월간 인드라망 2017년 4월 138호

Page 1

정보간행물 신고번호 양천 라 00074

생명살림의 연대 138호 2017년 4월

특집 | 직조생활 귀농탐방기 | 경기 양평 박은경·최용석 부부 기획연재 | 세월호 이어쓰는 편지 ㉖


사진으로 이야기하기

‘광장이야기’는 진행 중이다. 뜨거운 가슴들이 모두 태극이다. 모든 것을 껴안는 당당함이 진리이다.

<3월 10일 탄핵인용 날, 안국역 근처에서>

사진_ 양시영 사진은 사는 것 그리고 살리는 것이다. “짱짱한 아름다움을 위하여”블로그: http://yangssi2000.blog.me


삶의 결을 바닥부터 바꾸는 운동

인드라망이란?“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는 연기적 세계관을 상징하는 말로 그물코마다 유리구슬이 달린 그물의 모습입니다.

02 04

삶과 인드라망 세월호 희망으로 피어나다 | 사무처

08

귀농탐방기 | 경기 양평 박은경· 최용석 부부 귀농, 운동에서 시작하여 삶으로 바뀌어 가는_경계에서 거울을 보듯 | 나익수

14

단순 소박한 삶 느린 민주주의 | 이영희

16

특집 | 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쓸모없음의 아름다운 쓸모를 찾다 | 최현지

22

짱짱의 농사일기 생태 화장실에 대해서... | 오창균

25

인드라망학림 | 실상사 보현법회 불구부정(不垢不淨), 더러움도 깨끗함도 없네 | 실상사

28

살아가는 이야기 1 텃논, 텃밭에서 소꿉놀이 | 한동훈

30

살아가는 이야기 2 생명평화가 피어나는 배움의 숲 | 현미선

32

우리동네는 병아리떼 쫑쫑쫑 | 정청라

34

구슬인터뷰 제지현 구슬님 | 사무처

36

기획연재 | 세월호 이어쓰는 편지 ㉖ 친구 잘 있었는가...! | 서만억

38

인드라망 추천도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 | 이세열

42 44 48 52

사진으로 이야기하기 | 양시영

시를 적다 시를 만나다 | 《 낙서 》 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회원님들의 손길, 고맙습니다. 보내주신 정성 소중히 쓰고 있습니다. 4월의 행사·교육일정 *인드라망 소식지는 푸른 숲을 살리는 재생용지로 만들고 있습니다.

통권 제138호 발행일 2017년 4월 1일 발행인 도법 발행처 인드라망생명공동체 www.indramang.org 편집팀 조선원 허갑열 오창균 나익수 이현이 최세현 최현지 정보간행물 신고번호 양천 라 00074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10길 16-23(신정동 144-35번지) 전화 02-576-1886/1866 전송 02-576-1890


삶과 인드라망

세월호 희망으로 피어나다 세월호. 녹슬고, 찌그러진 모습으로 1,073일 만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기다 린 시간만큼이나 우리의 슬픔은 깊어 있습니다. 차가운 바다에서 엄마·아빠 를 기다렸을 아이들을 생각하니 또다시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아직도 세월호 를 생각하면 슬픔과 비극이 떠오릅니다. 며칠 후면 세월호 사고 3주기가 됩니 다. 이제는 삼 년 탈상하는 마음으로 그 슬픔에서 벗어나야 하지 않을까 합니 다. 벗어남은 그 사건을 잊는 것이 아니라, 기억하고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달라지는 것입니다. 세월호의 슬픔과 절망을 넘어 희망으로 가야 합니다. 세월호는 우리 사회가 겪고 있던 아픔이 만든 참사였습니다. 생명질서를 벗어 나 생명보다 물질을 우선하는 사고방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안전 관련 규제 완화, 과적된 화물, 비정규직 등 세월호 안에는 우리 사회가 앓고 있는 병폐들 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사고를 대처하는 정부기관의 태도를 보면서, 누구 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이기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 다. 세월호로 인해 아파하는 희생자, 생존자, 유가족들에 대한 태도는 그들을 위로하고 치유하기보다는 정치적·사회적 이유로 인해 갈등을 만들고, 유가족 들이 광화문 거리로 나서게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이전의 사고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온 국민이 세월호가 바닷속 으로 기울어져 가라앉는 모습을 TV 생중계와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 았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들의 충격과 아픔은 더 컸습니다. 거리 곳곳에 노란 리본을 매고, 옷이나 가방에 달고 다니며, 남의 일이 아니라 이미 우리 가

4


족, 친구, 이웃의 일처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드라망에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사회로 전환되기를 바 라는 염원을 이루고자, 개인의 성찰로부터 시작해 사회적 전환의 몸짓을 만들 기 위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리산 권역에서는 지리산 세월호천일기도 를 실상사와 산내마을, 지리산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이 힘을 모아 진행하고 있 고,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일요일마다 광주 전역을 순례하는 빛고을천일순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드라망 소식지에서는 세월호에 대한 마음을 다른 이에게 잘 전달할 수 있도록‘세월호 이어 쓰는 편지’를 연재 중입니다. 세월호가 남긴 교훈을 잊지 않고, 우리의 삶과 이 사회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활동 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의 3주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인드라망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 에서 세월호 이후의 세상을 만들어가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젠 그만 잊자고 이야기합니다. 무엇하나 제대 로 달라진 것이 없고, 피로감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세월호가 인양되었듯이,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사회로 거듭나기를 바라며, 그 뜻을 모으는데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작년 8월 진행된‘세월호 희망의 길 찾기 워크숍’에서는 세월호가 출발했던 인 천항을 시작점으로, 서해안 길을 따라 팽목항까지 걸으며 자신을 성찰할 수 있 는‘서해안 마을 순례길’을 만들기로 하였습니다.‘한국의 산티아고 길’처럼 성찰과 전환을 상징하는 길이 만들어지고, 잊지 않겠다는 나와 그만 잊어버리 자는 네가 함께 손잡고 그 길을 걸을 수 있다면, 그때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달 라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5


삶과 인드라망

순례길 조성을 위한 첫 걸음으로 순천사랑어린배움터의 중학교 1학년 9명의 친 구들이‘첫걸음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이 어린 친구들이 작년 9월 5일(월) 인 천항에서 출발하여 45일간 [인천여객터미널-시흥-안산-화성-평택-아산-태안-서 산-보령-서천-군산-부안(새만금)-고창-영광-함평-무안-목포-해남-진도(팽목항)] 까지 700km를 걸었습니다. 아이들의 걷기를 응원하며 도왔던 어른들을 포함하 여 1백여 명이 넘는 이들이 순례를 마치는 날 팽목항 인근‘기억의 숲’에 모여 서로를 위로하며 축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부쩍 성장한 아이들의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은 마을회관, 경로당, 마을 종교시설 등에서 잠을 자고 쉬면서 지역주민들이 내밀어 준 손을 잡고 자립과 환대의 정신을 배 울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순례를 통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힘을 키울 수 있었다고 합니다. 날마다 걷고 기도하고 명상하면서 커진 배움이 앞으로 아이 들의 미래에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나서서 이 순례길을 제대로 만들고 함께 걸을 차례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순례길이 세월호를 추모하는 일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 전반의 성찰과 전환을 염원하는 시민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길로 만들고자 합니다. 삶에 지 치고 힘겨워하는 이들 누구라도 훌쩍 배낭 하나 메고 떠날 수 있는 위안의 순례 길, 달라진 세상을 위해 일하다 지친 이들이 쉴 수 있는 휴식의 순례길, 아픈 상 처를 어루만지고 싶은 이들에게 치유의 순례길이 되었으면 합니다. 세월호가 남기고 간 슬픔과 고통이 희망의 꽃으로 잘 피어날 수 있도록, 생명평화를 삶으 로 꿈으로 가꾸어온 분들이 기꺼이 함께 해주셨으면 합니다. ■세월호 희망의 길을 걷는 사람들 누리집 www.hopeway.kr www.facebook.com/416hope

6


글_ 사무처

7


귀농탐방기

경기 양평 박은경·최용석 부부

귀농, 운동에서 시작하여 삶으로 바뀌어 가는 _경계에서 거울을 보듯 아직 한겨울 기운이 남아 있었지만, 봄기운이 단단한 땅을 뚫고 벌써 나온 듯했 다. 2월 말은 겨울과 봄의 기운이 공존하는 때인가 보다. 두 기운이 공존하는 경 계에 있다 보면, 아무래도 어떻게 갖춰 입을까 하고 고민을 하게 된다. 경계에 있다는 것은 이쪽저쪽을 둘러보며 변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번에 만난 박은경 ·최용석 부부도 서로의 다름을 사이에 두고 그 경계에서 흔들리면서도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는 듯했다. 경계에서 거울을 보듯. 서울 청량리역에서는 전철로 50분쯤이면 닿을 수 있는 국수역. 마포에서는 몇 차례 전철을 갈아타 1시간 반쯤 걸려 도착했다. 이곳에서 차로 10분 정도 산길 을 타고 고개를 하나 넘으면 조그만 동네가 나온다.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도곡 리에 있는‘질울고래실 녹색농촌체험마을’이다. 선조들이‘질그릇을 만들던 울 타리’였다는 뜻이 담긴 질울고래실마을은 고래실논들이 대부분이어서 쌀도 좋


다고 알려져 있다. 예전부터 이곳 어르신들은‘질울마을’이라고 즐겨 불렀고, 10년 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친환경 농사를 권장하며 녹색농촌 체험마을을 운영 하고부터는 도곡리보다는‘질울고래실마을’이라고 주로 소개하는 편이다. 질울고래실마을은 남한강 북쪽에 있으며, 마을에서 서쪽으로 10여 분만 더 가 면 두물머리(양수리, 남한강과 북한강 두 물길이 만나는 곳)가 나온다. 고래실 마을은 원래 30여 가구가 사는 아담한 동네였다. 2006년쯤 귀촌 인구가 늘면서 40가구 정도에 이르다가 지금은 100가구를 넘어서는 마을이 되었다고 한다. 마 을 둘레를 청계산 자락이 감싸고 있고, 마을 가운데로는 마을길을 따라 개울이 흐르며, 마을 앞 천을 따라가면 남한강이 나온다. 아래쪽 마을 입구에는 녹색농 촌체험마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고, 곳곳에 체험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들 이 펼쳐져 있다. ‘농(農)’을 삶에서 떼어 놓지 않기로 한 두 청춘 얼마 전 이사한 국수리 집에서 이야기를 나누다, 10여 년 전부터 지난해까지 두 부부가 살았다는 고래실마을 옛집과 농터들을 둘러보았다. 200년 넘은 흙집을 여러 차례 수리하며 마을 주민들이 살기도 했다던 이 집은 서울 사람에게 팔린 뒤 여러 해 비어 있었다. 폐가가 거의 되어갈 때쯤 마을 어르신의 도움으로 집 주인을 설득하여 어렵게 임대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동네로 귀농한 특별한 이유는 생명을 살리는 친환경 농사를 지을 수 있어서 라고 한다. 게다가 뇌졸중으로 긴 투병 중이던 아버지와 아버지를 돌보시는 어 머니를 두고 멀리 갈 수 없다는 아내 박은경 님의 주장에 서울에서 가까운 고래 실마을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힘들게 귀농을 결심했지만, 어려웠던 처가 가족들을 돕느라 거의 맨손으로 귀 농할 수밖에 없었다. 오래된 이 집은 여름에는 아주 습하면서 더웠고, 겨울에는 난방도 쉽지 않아 세월이 지날수록 추위를 견디기 힘든 집이 되었다. 하지만 스 스로 가난한 삶을 선택한 두 사람이 처음 시골살이를 오롯이 함께한 보금자리

9


귀농탐방기

이기도 했다.‘ㅁ’자 모양의 옛집에는 조그마한 안마당이 있었다. 마당에 빙 둘러앉아 있으면 밤하늘이 아름다울 것만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아내는 농사일을 거들겠다고 하 면서도 농촌을 잘 몰랐고, 아파트에 살면서 간호사로 13년간 다니던 병원을 그만둔 직후였으니 습기와 벌레들이 집 주인 행세를 하는 시골집살이는 버거우며 고통스럽기도 했다. 고심 끝에 최용석 님은 아내를 위해 올 1월 국수역 근처 새집으로 이사를 결심 하였다고 한다. 그동안 물질보다는‘농(農)’과‘사람(人)’을 중심에 두고 살겠 다고 해왔지만, 막상 새집으로 이사를 와서 처음 한동안은 한없이 좋았단다. 한 달이 채 안 되어 그런 자신을 만나고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을 때는 편리함을 선 택한 뒤 딸려온 혼란스러움과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불편한 감정들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고 고백하는 박은경 님 이야기에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최용석 님은 남의 땅이기는 하지만, 이곳에서 10여 년째 친환경 유기재배 노지 농사를 짓고 있다. 간호사인 아내 박은경 님은 대학 시절부터 농촌 사회 활동가 를 꿈꾸었기에 퇴사 후에는 고래실마을 체험마을 사무장 일도 잠시 하였고, 초 등학교 종이접기 강사와 보건 강사로 일을 하면서 틈틈이 농사일을 거들었다고 한다.“나는 농부는 아니고 농부 마누라지요.”라고 웃으며 건네는 표현에서, 농 부 남편의 농사를 거든다기보다는 농사와 농촌 생활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오고 만들어 오는 게 아닐까 싶었다. 농부의 아내 박은경 님은 간호사와 농부라는 경 계에서‘농(農)’의 삶을 찾고 만들어 온 셈이다. 두 사람은 대학 시절 농촌 봉사활동을 인연으로 알게 되었다. 박은경 님은 간호 대 학생이었고, 졸업 무렵부터는 간호사를 천직으로 생각하며‘농’과 연결하여 진로를 고민했다고 한다.‘나는 농촌 공동체에서 어떤 간호사가 되고 싶은가?’

10


수없이 질문하며, 앞으로 간호사가 된다면 지역 공동체에서 약자이며 돌봄이 가장 필요한 여성 농민과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는 지역 활동가가 되고 싶었다 고 한다. 귀농을 염두에 두고 농촌을 연구하는‘흙바람’이라는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던 최용석 님 눈에‘인간 박은경’이라는 후배가 자꾸 들어왔다고 한다. 좋아하는 마음을 속으로만 품은 채 주변을 맴돌다 조심스레 다가가 함께 귀농의 꿈을 키 우고 오늘에 이르렀다고 한다.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과 함께한 농민의 삶 최용석 님은 2002년 팔당생명살림영농조합 실 무자를 구한다는 소식을 듣고 실무자로서 귀농 생활을 시작하였다. 팔당생명살림에서 4년 동 안 생산 조직 관리 및 농산물 유통이라는 실무 를 하면서 농민들과 친환경 유기농 공부를 하 기도 하였다. 공부를 통해 생명, 생태, 유기농에 대해 알아 가게 되었다. 이런 실 무와 공부를 바탕으로 직접 농사를 짓기 위해 2006년 지금의 도곡리, 고래실마 을로 옮겨 왔다. 고래실마을에서 600여 평의 땅을 얻어 채소 농사를 중심으로 농부의 길에 서서히 들어서게 되었다. 지은 농산물을 와이엠시에이(YMCA)와 지인들에게 매주 제철꾸러미로 보내기 시작하였다. 또한, 고래실마을로 온 이듬해부터는 도시 소비자들이 이곳에 와서 농촌 생활을 겪어 보고 농사 경험도 하는 체험마을 프로그램을 마을주민들과 함 께 시작하였다. 그게 고래실‘체험마을’프로그램이다. 박은경 님은 간호사로서 출퇴근하면서도 틈틈이 최용석 님이 농사지은 채소들을 꾸러미에 포장하여 넣 고, 체험마을 준비를 위해 마을 어른들과 소통하는 일을 하였다. 무뚝뚝한(?) 편 인 최용석 님을 대신하여 앞장서서 관계를 맺고 넓히는 일을 해 온 셈이다.

11


귀농탐방기

자연과 이어져 있는 삶은, 바뀌어 가더라도 끝나지는 않아 고래실마을이 고향인 노국환 농부를 중심으로 시작한‘팔당생명살림 제철작목 반’은 처음에는 노지 농사만을 하는 네 농가로 시작했다고 한다. 이곳으로 귀농 하면서 합류한 최용석 님은 작목반 총무 역할까지 하면서 제철농사, 노지농사 의 의미를 꾸러미 가족들과 함께 나누고자 했다. 제철작목반은 여태 이어져 오 고 있고, 어느덧 10살이 넘었다. 박은경 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최용석 님은 일 중독인 것 같다. 틈틈이 쉬는 것 을 자신에게 쉽게 허락하지 않다 보니,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고 술에 기댄 적이 많았다고 한다. 사람의 관점에서 농사짓지 않고 작물의 입장에서 농사를 고민하였기에 농번기에는 해뜨기 전 들에 나가서 한밤중 달빛과 가로등 불빛 아래서도 농사일을 했다고 한다. 그저 농사만 지으면 되는 삶이 아니고, 사람을 만나서 일을 벌여 나가고 조직을 관리하고, 체험마을 일도 하였으니 일 중독임 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최용석 님은 2006년 영농조합 실무자 일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농부의 삶을 실 천하던 때에 좌골신경통이라는 병을 얻어 크게 아팠다고 한다. 아내 박은경 님 역시 이중삼중으로 살아가면서 건강이 좋지 않았다. 이때 서양의학보다는 대체 의학을 통해 건강을 회복하고자 하였다. 유기 농사를 짓고 관련된 공부를 하면 서 자연스레 이런 치료를 받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건강을 회복하게 되었다고 한다. 유기 농사도 작물이 자라는 토양을 건강하게 해야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듯, 사람도 섭식과 올바른 습관으로 몸을 건강하게 해야 병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해준 경 험이었다. 박은경 님도 건강을 되찾고 간호사 일을 쉬면서 2009년에는 마을 사 무장을 맡기도 하였다. 올해는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 궁금했다. 나아가 앞으로는 어떤 계획을 그 리면서 농부의 삶을 이어갈까? 2015년부터는 제철작목반에서도 한발 물러서 있다고 한다. 그리고 리버마켓 등 장터에도 부부가 함께 나간다고 한다. 올해는

12


농사짓던 땅이 다른 사람에게 팔릴 것 같지만, 그럼에도 최용석 님은 여전히 짓 고 있던 농사는 꾸준히 할 거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동안 농부로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며 조금 더 유연한 미래를 고민해 보려고 한다. 고래실마을로 온 이듬해부터 마을에서 시작한 체험마을 프로그램 운영은 최용 석 님에게 큰 경험이기도 하였고, 고민을 던져 주기도 하였으며, 다양한 농촌 생활을 그려 보게도 한 것 같다. 그런 까닭에 그림을 그려 나가는 계획에 농사 짓는 것만 있지 않아 보였다. 농사와 함께, 교육, 문화, 공동체 등을 비롯하 여 조금 더 폭넓게 그림을 그려 보고 있는 듯했다. 생산의 농사에서 관계의 농사로 귀농·귀촌 20년이 되어 가는 두 부부 에게 최근 한두 해는 그동안을 되돌아보는 시기인 듯하다. 농촌 운동과 농부의 삶이라는 그 경계에서, 여성과 남성 또는 부부라는 경계에서 서로를 거울처럼 들여다보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그런 시기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이런 시기를 겪으면서‘농민 운동’으로서 농부의 삶에 가까웠던 위치를 한걸음 옆으로 옮겨 도시(예비) 소비자와 함께하는 농부로서의 삶으로 조금 더 다가가고자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곳 체험마을에서 농촌 체험을 하러 찾아오는 아이들에게, 두 사람은 생글이 이모와 킹콩 삼촌으로 통했다. 생글이 이모와 킹콩 삼촌이 여태까지는 남의 땅 에서만 농사를 지었는데, 머지않아 땅을 마련하여 농사도 지었으면 좋겠고, 여 러 이웃과 행복한 교감을 나누며 살아가길 빌어 본다. 글_ 나익수 인드라망소식지 편집위원 책을 만듭니다. 녹색 삶을 지향하며 그렇게 살 수 있는 삶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에코페미니 즘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13


단순 소박한 삶

글·그림_ 이영희 불교귀농학교 18기 돈이 아닌 손으로 살고 싶은, 손살림을 일상의 실천으로 만들려 끙끙대는, 그림 그리는 사람. nearzoo.blog.me

14


15


특집│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쓸모없음의 아름다운 쓸모를 찾다 직조생활·정은실 작가 도구가 개발되고 기계가 보급된 이래로 삶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렇게 빨라진 속도감으로 인해‘삶’이라는 레일 위에서 우리는 종종 길을 잃고 헤매게 된 다. 이런 현상에 대해 문제의식을 지닌 한 축에서는 조금 느리게, 조금 천천히 살아 가는‘슬로 라이프’에 대한 운동을 전개해 나갔고, 얼마 지나지 않아‘슬로 라이프’ 를 지향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브라운관을 통해 시장으로 쏟아져 나왔다.‘슬로 라 이프’는 하나의 추세로 자리 잡으며 기존에 지니고 있던 의미에서 색이 바랜 듯 보 이기도 하였지만, 속도를 늦추고 소박하며 느긋한 삶이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마다 동의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어령 선생은 수필 <바늘이 칼을 이기는 자수문화>에서 쇠로 만들어진 물건인 ‘칼’과‘바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전쟁의 상징이자 상흔을 남기는‘칼’과 찢 긴 것을 합치고 헤진 것을 기우는‘바늘’을 통해서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폭력을 삶 의 무늬로 바꾸는 작업의 소중함에 대해서 생각해보게끔 한다. 21세기에 필요한 문 화는 이처럼‘쓸모없이 버려진 천 쪼가리들’이 모여서‘쓸모 있는 아름다운 조각


보’를 만드는 상생의 문화가 아닐까 싶다. 느리지만, 끊어지지 않게 삶의 조각보를 잇는 작업 중에서도 씨실과 날실을 엮어 직물을 만들어 내는 직조(織造, weaving)에 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이번 특집 에서는 얼마 전 열렸던 세월호 엄마들의 뜨개전시‘그리움을 만지다’를 기획한‘직 조생활’의 정은실 작가를 만났다. 알록달록한 실과 소품들로 꾸며진‘직조생활’은 망원동 작은 골목에 위치한 4평 정 도의 작은 공간이다. 작업실 겸 공방으로 1년여를 운영하던 공간은 얼마 전 문을 닫 고 현재는 새로운 터전을 알아보고 있다. “캠퍼스 이전 후 폐쇄된 서울대 농생대 부지(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소재)를 복합문 화공간으로 만든 경기상상캠퍼스에서 함께 할 입주작가를 모집하고 있다는 걸 알 게 되었어요. 현재 서류를 넣고 2차 심사를 기다리는 중이에요. 고즈넉한 분위기와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를 보고 있자니 이 공간에서 작업하면 좋겠다는 바람이 점점 커지네요.” 수원이 본 거주지인 정은실 작가는 작년 하반기 무렵, 안산에 있는‘치유공간 이웃’ 과 함께 세월호 엄마들의 뜨개전시‘그리움을 만지다’를 기획하였다. 세월호 전시 작업 때문이라도 망원동에 있는‘직조생활’작업실을 빨리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고 한다. 그만큼 전시 작업에 집중하고 싶은 바람이 컸던 정은실 님이다. 그리운 마음을 어루만지다 미술계에 있는 지인의 추천으로‘치유공간 이웃’의 대표님과 인연이 닿게 되었다 는 정은실 님. 처음 연락을 받고 전시기획을 제안받았을 때는 부담감 때문에 쉽사 리 승낙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렇게 3번의 거절을 하고 다시금 제안이 들어오자 ‘이 일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구나’라고 마음먹게 된다. 그렇게 작년 여름부터 오갔

17


특집│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던 이야기가 매듭지어지자 같은 해 10월부터는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10 월부터 12월까지 짧다면 짧은 기간 동안 의견을 주고받고 손발을 맞추며 하나둘 일 을 진척시켜 나갔다. “‘치유공간 이웃’에서는 매주 수요일이면 뜨개질을 가르쳐 주시는 자매 선생님의 도움으로 뜨개질 수업이 이루어졌어요. 뜨개질을 처음 접한 어머님들도 많았는데 한해, 두 해 시간이 흐르다 보니 어느덧 목도리도 뜨고 옷도 만들 수 있게 되었죠. 특히 혁이 엄마 같은 경우는 300개가 넘는 목도리를 하염없이 떴는데, 그것이 이번 전시의 모티브가 되었다고 해요.” ‘그리움을 만지다’전시에 정은실 님이 합류하며 새롭게 기획한 것 중의 하나가 바 로‘기도하는 마루’이다. 전시장 가운데 위치한‘기도하는 마루’는 각각 4m, 2m 크기의 원형 바닥 위로 어머님들과 이웃 치유자가 릴레이로 작업하여 완성한 형형 색색의 대형 러그를 깔았다. 마루의 바로 위 천장에는 희망의 날갯짓을 하며 비상 하는 2,800개의 손뜨개 작품이 이어져 있다. “어머님들과 전시장을 방문한 분들이 따뜻한 공간에서 앉았다 돌아가시면 좋겠다 고 생각했죠.‘기도하는 마루’위에 앉아서 뜨개질하고,‘치유공간 이웃’에서 준비


한‘치유밥상’을 함께 나누며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갈 수 있기를, 이번 전시를 준비한 모두가 두 손 모아 바랐어요.” 그렇게 밤낮으로 준비한 전시가 문을 열던 날,‘치유공간 이웃’대표님한테 문자를 보내고 눈물을 흘렸다는 정은실 님. 부족한 부분이 많은 자신을 한없이 믿어준 분 들 덕분에 마음이 더욱 단단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꿈을 짓는 베틀 ‘직조생활’이 문을 열기 전까지 정은실 님은 다양 한 영역의 활동을 하였다. 공연 분장팀, 카페 매니 저, 영화 미술팀 등의 활동을 하는 마음 한구석에 는 베틀을 짜고 싶은 마음이 늘 함께했다고 한다. 시민청 내에 자리한 공정무역가게 지구마을에서의 활동을 마무리하면서 본격적으로 베틀 공부를 시 작하게 된다. “그렇게 하고 싶으면 쉬는 날 하면 되는데 왜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 요. 가만 보니 제가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못 하는 성격이더라고요. 그래서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은 정말 열심히 직장생활만 했죠. 그렇게 했기 때문에 나올 때 도 후회 없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을 그만두고 베틀 공방을 나가면서, 끝없는 배움의 길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밤 새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배움의 즐거움에 빠져든 정은실 님을 보며 주변에서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고 하니, 그 당시의 열정을 어림잡아서 짐작만 해 볼 뿐이다. “직장생활이나 다른 활동을 해도 언젠가는 베틀을 하게 될 것을 의심하지 않았

19


특집│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어요. 마흔이 넘기 전에는 꼭 시작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품고 있던 차에 용기를 내어 시작하게 되었죠. 정말 원하는 것,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간절한 마음 이 있어야 해요. 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 어서는 안 되는 것 같아요. 직장생활을 하며 베틀을 못할 때는 사랑하는 애인을 못 만나는 심정, 그 자체였어요.” 아름다운 사람들과 연을 맺다 우연한 기회에 망원동에 있는 작은 공간과 연이 닿아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 게‘직조생활’을 열 수 있었다는 정은실 님. 4평의 자그마한 공간에 베틀기 3대가 들어가고 수업을 들으러 오는 이들의 걸음걸음이 이어져 웃음소리가 끊긴 적이 없었다고 한다. 공방뿐만이 아니라 외부에서도 수업을 하고 있다 보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이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중 몇몇은 창업을 하기도 하였고,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힘들 때마다 서로 의지하는 도반이 되어주고 있다. “제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은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인데, 이런 일들 은 결과가 빠르게 안 나와요.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많은 분이 이런 부분을 힘 들어하세요. 결과물이 빨리 나와야 하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거죠. 그러던 분 들이 한 회, 두 회 시간이 흐를수록 급하게 마음먹었던 것을 내려놓고, 차분하 게 작업을 해나가세요. 이걸 보면 직조도 일종의 마음공부인 셈이에요.” 꿈꾸던 일을 하고 이를 통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감사함을 느끼지 만, 이따금 힘든 일도 생겼다. 무엇보다 오랜 시간 공들여서 해야만 하는 베틀 작업을 꾸준히 해나가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수업을 통해 만나는 이들이 늘

20


어날수록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다른 무엇보다 작업을 하고 싶은 바람이 컸던 정은실 님은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이어가 는 틈틈이 개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 여러모로 고민을 하는 중이라고 한다. 새로이 지원한 공간에 입주가 될지 안 될지 아직은 모르지만, 여러 식물이 어우러 진 정원과 하늘 쉼터에서 많은 이들과 함께할 거리를 만들고, 직조를 통해서 자연 과 교감하는 작업을 꾸준히 진행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품고 있는 정은실 님.‘직 조생활’이 엮어나갈 이야기를 기다리는 매 순간이 설렐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직조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들로도 충분히 가능한 활동 이에요. 액자 틀로도 가능하고, 주부님들 같은 경우는 빨래판에 못을 박아서 틀 을 만들기도 하세요. 직조 틀이나 베틀이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 은데, 실제로 수업을 할 때는 재활용품을 활용해 틀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요. ‘쓸모없어짐이 쓸모 있게 되는 행위’를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거예요. 앞으로 이런 활동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어요.” ‘쓸모없이 버려진 천 쪼가리들’이 모여서‘쓸모 있는 아름다운 조각보’를 만들어 나가는 여정. 이 아름다운 조각보를 통해 들여다본 세상은 성글게 엮여 있어, 그 벌어진 틈 사이사이로 색색의 실과 한 땀 한 땀 이어진 흔적이 드문드문 엿보인다. 손끝 움직이는 방향 따라서, 오르내리는 씨실과 날실 엮이는 순간 따라서, 봄이 오는 길목 나란히 걸어가기를 바란다.

글_ 최현지 사무처 활동가 평화가 깃든 세상을 꿈꾸며, 좋은 벗들과 함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21


짱짱의 농사일기

생태 화장실에 대하여... ‘이 음식이 어디에서 왔는가...’불교에서 공양을 받을 때 외우는 게송 오관게(五 觀偈)의 시작 구절이다. 불교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에서도 음식 앞에서 행하는 의식이 있다. 종교를 따르지 않더라도 음식이 인간의 생명유지와 삶에 중요하 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먹은 음식은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물음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닐까? 인간은 음식을 먹어야만 생존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배설의 욕구도 풀어야 한 다. 넘쳐나는 먹을거리만큼이나 화장실도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는 불편하지 않 을 만큼 많다. 도시에는 모든 화장실이 수세식이고, 농촌에도 상하수도가 들어 가는 곳이면 다 있다. 수세식 화장실을 통해서 버려지는 용변은 정화조와 처리 시설을 통해서 돌고 돌아 다시 물이 되어 인간에게 되돌아온다. 한 바퀴를 도는 순환이기는 하지만, 위생적이지도 친환경적이지도 않다. 수세식 화장실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도시와 떨어진 산골이나 외진 생활권역에 들어가면 화장실에 대한 공포가 있는 것을 자주 봤다. 오래전에 강원도 외진 곳 으로 귀농한 친구는 원래 있었던 재래식 화장실에 익숙해지는데 많은 시간이 걸 렸다고 한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이사하여 집안에 수세식 화장실을 만들었지 만, 바깥에는 생태 화장실을 만들어두고 퇴비화시켜서 흙으로 되돌리고 있다. 농사를 근본으로 살았던 옛날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갈수록 늘어가는 농촌으로 의 귀농과 도시농업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소박하고 생태적인 삶을 지향하는 비 율이 늘어나고 있다. 직접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생태화장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2


생태 화장실로 유기순환 농사를

20년 전 이후로 농촌으로 이주하는 숫자 는 해마다 늘고 있으며, 도시 텃밭을 가꾸 는 시민은 16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4 년 동안 2배가 급증했다고 하니, 사람들 의 경작본능을 자극하는 요인은 무엇이었 을지 궁금하기도 하다. 실제로 도시주변 에는 지자체에서 주관하는 공공텃밭과 개 인 텃밭을 분양하는 농장이 많이 생겨나 고 있다. 여러 곳의 도시 텃밭 농장을 방 문해보면서, 아쉬운 것은 화장실이었다. 도시 텃밭이나 농촌에서 전업 농사를 짓더라도 불편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화 장실이다. 갖춰진 화장실 대부분은 PVC 재질의 이동식 화장실로 냄새가 심하 고 청결하지 못하다. 설치가 간단하게 만들어진 화장실은 배설물을 퇴비로 순 환하려는 목적이 아니라서 흙으로 되돌리는 유기 순환이 막히는 지점이기도 하 다. 농사를 통한 다양한 가치 중에는 대소변을 농사로 되돌리는 실천은 사소한 일이 아니라 매우 중요한 것 중의 하나다. 귀농을 했거나 도시 텃밭을 일구는 농부 중에는 대소변을 퇴비로 순환시킬 수 있는 생태 화장실을 직접 만들어서 실천하는 경우도 많다. 생태 화장실을 만드 는데 특별한 기술은 필요하지 않다. 기초적인 목공에 대한 이해와 공구를 다룰 줄 알면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목재를 많이 이용하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창의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대소변을 분리할 수 있는 구조

생태 화장실의 중요한 핵심은 대소변을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

23


짱짱의 농사일기

으면 악취의 원인이 되지만, 분리를 하면 냄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리고 화장실 내부의 청결을 위해서 신발을 벗고 들어갈 수 있도록 만 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빗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지붕은 방수작업을 하 고, 처마도 본체보다 길게 나오도록 하는 것이 좋다. 바깥의 풍경이 보이도록 창문을 내면 한 폭의 그림 액자를 걸어둔 효과도 있다. 창문은 바람이 통풍되는 효과가 있으며 방충망을 설치 하여 벌레의 접근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이와 같은 청결한 생태 화장실을 농장에 만들어서 3 년째 사용하고 있는데, 이용해 본 사람들이 관심을 자주 보인다. 대·소변을 분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변기구조에서 따로 분리되게 만 들면 된다. 예를 들면, 소변은 바가지와 같은 재료를 이용해서 톱밥이나 왕겨를 채우면 소변이 튀지 않는다. 바가지에 구멍을 뚫고 배수 튜브를 연결하면 소변 을 모을 수 있는 통으로 모인다. 대변은 반드시 톱밥, 낙엽 등의 목재류나 왕겨, 나뭇재로 덮어줘야 냄새가 없 다. 이 과정은 퇴비를 만드는 것과 같다. 질소성분의 대변에서는 암모니아 냄새 가 나는데, 목재류 같은 탄소성분의 재료로 충분히 덮어주면 냄새를 억제하고 발효과정을 통해서 거름이 된다. 생태 화장실을 만들 때 퇴비간을 함께 만들거 나 한쪽에 모아두고 퇴비를 만들면 된다.

글_ 오창균 인드라망소식지 편집위원 흙에서 사람 냄새를 느낄 때 가장 행복한 도시농부.

24


인드라망학림│실상사 보현법회

불구부정(不垢不淨), 더러움도 깨끗함도 없네 실상사 보현법회(매달 셋째 일요일)에서는 삼귀의와 반야심경을 공부합니다. 아래 글은 보현법회에서 법문을 하시는 회주 도법스님께서 1월 보현법회의 삼귀의와 반 야심경 8강을 옮긴 것입니다.

정치라는 말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스스로가 정치를 이야기 할 때, 우리 사회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일, 진정으로 민생을 위한 일을 중심에 두고 사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런데 올바른 방향과 중심 없이 현실정치에 관련되 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즉각 기존 정치판으로 끌려들어 가고 말지요. 권력을 중 심에 놓고 누가 권력을 잡느냐의 문제로 접근하는 정치에 희망은 없다고 봅니다. 붓다는 현실을 진리의 정신으로 잘 파악하고 그 정신으로 생활정치를 잘 실천하 신 분입니다. 예를 들어 살아계실 때도 그랬지만, 돌아가실 때도 후계자를 정하 지 않았습니다. 만약 부처님께서 권력 중심의 교단운영이 법에 맞는다고 생각했 다면, 그는 교단운영의 책임자로 당연히 후계자를 정하셨겠죠. 그런데 붓다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열반을 앞두고 제자들이‘스승 의 은밀한 교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아시고,“나는 안과 밖이 다 르지 않은 가르침을 설했다. 그 어떤 비밀도 없다.”고 말씀하시죠. 그리고‘비구의 집단인 교단을 내가 지도하고 있다.’든가‘비구의 모임은 나의 지시를 따르고 있 다.’고 생각한 일도 결코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법을 등불로 삼고 자신을 등불로 삼으라. 법을 의지처로 삼고 자신을 의지처로 삼으라”고 하셨습니다. 대의명분의 실종, 소통의 부재는 문제를 풀어내는 쪽으로 나아가기는커녕 오히 려 문제를 더 왜곡시키고 혼란스럽게 합니다. 온갖 좋은 말로 환상을 심어주는

25


인드라망학림│실상사 보현법회

행사나 축제로 국민을 현혹할 뿐으로 그 결과는 문제의 확대재생산입니다. 요즘 정국을 봐도 그렇습니다. 문제를 덮어서 밀쳐놓으면 잊히고 없어질 것으로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 니다.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는데, 예를 들어 호수에 쓰레기를 버렸다고 합시 다. 세월이 가면 물속으로 가라앉아서 눈에는 안 보이겠죠. 시간과 함께 기억에서 도 사라지겠죠. 그렇다고 그 쓰레기 문제가 사라졌을까요? 시간이 흐르면 썩어 문드러져서 다 괜찮아지는 것일까요? 우리 눈에 남아있지 않고 우리 기억에 남아있지 않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더 심각 하게 우리 삶을 오염시키고 병들게 하고 삶을 위태롭게 만들고 고통스럽고 불행 하게 만드는 것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가능하면 문제를 드러내어 풀어 내는 게 중요합니다. 덮어놓는다고 해서, 잊힌다고 해서, 내 눈앞에 없다고 해서, 실제로 없어진 것은 아니고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것을 놓치지 않고 챙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내용이 현실을 보는 반야심경의 사고방식입니다. 그것은‘지 금 여기에서 직접적으로 주체적으로 삶의 문제를 바라보고 다루는 것이 문제를 바람직하게 다루는 것이기도 하고, 올바른 삶이기도 하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래 부처, 그리고 본래 부처로 온전히 사는 실천 ‘본래 부처에 대한 이해와 확신’, 그리고‘본래 부처’답게 지금 여기에 온전히 존 재하는 실천을 두 가지로 이야기하면‘노는 입에 염불하는 집중수행’과‘부지깽 이 노릇하는 자비수행’입니다. 여기서‘노는 입에 염불하는 집중수행’은 홀로 있 을 때 주로 그렇게 하라는 것이었고,‘부지깽이 노릇하는 자비수행’은 사람과 관 계할 때 다른 나무들이 잘 타도록 하는 부지깽이 역할, 즉 자비롭게 살아야 함을

26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반야심경에서 이야기하는‘본래 부처’의 내용은 무엇일까요? 색즉시공 (色卽是空), 공(空)입니다.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즉 오온이 다 공이다, 오온이 본래 공임을 제대로 알면 삶이 자유로워진다. 고난 으로부터도, 불안으로부터도, 어리석은 탐욕과 집착으로부터도, 어리석음으로부 터도 자유로워진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표현은 달라도 내용으로는 본래 부처 론 하고 같습니다.‘본래 부처’는 실천주체인 인격적 표현이고, 공(空)은 철학적 이고 논리적인 표현일 뿐입니다. 그러면‘노는 입에 염불하는 집중수행’은 무엇일까요? 반야심경에서는 무엇을 하라고 합니까?‘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사바하’라는 진언을 지극한 마음으로 외우라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는 몸이건 마음이건 주체적으로 정신 바짝 차려 잘 쓰지 않으면 대부분 습관 대로 가게 되어 있습니다.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이 아니고 습관의 노예로 살게 되는 거죠. 사실 우리들이 가진 습관이라고 하는 것은 좋은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렇죠? (웃음) 따지고 보면 나를 주체적인 의도로 해치고 너를 해치는 것들이 대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 습관은 즉각 즉각 나타납니다. 시기, 질투를 일으키는 것 이 아니고 거의 본능적으로 자신도 어찌할 수 없이 일어납니다. 욕심도, 분노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휘발유에 확 불이 붙듯이 통제 불능으로 나타납니다. 습관이 란 그런 것이고 그것을 불교에서는‘업력’이라고 합니다. 그다음엔 관계의 측면에서‘부지깽이 노릇하는 자비수행’, 즉 자비롭게 마음 쓰 고 사는 수행입니다. 반야심경에는 자비수행에 대한 표현이 직접적으로는 없습 니다. 그렇지만 반야심경에서 말하는 공(空)의 정신을 잘 이해하고 그 정신에 따 라 마음 쓰고 살면 그 자체가 자비수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_ 실상사

27


살아가는 이야기 1

텃논, 텃밭에서 소꿉놀이 땅속에 존재하는 우주가 꿈틀대기 시작하는 경칩이 다가옵니다. 올해는 봄이 일 찍 시작되어서인지 산내에는 개구리가 긴 겨울잠에서 깨어 논밭에 알을 낳기 시 작하네요. 해탈교 건너 실상사 농장의 묵혀둔 밭에 불을 놓아 연기가 솟아오릅니 다. 겨우내 마을회관 따끈한 방안에만 계셨던 마을 어르신들도 이제 슬슬 호미와 삽괭이를 들고 들로 나옵니다. 3월 1일(수) 삼일절에 한생명은 나눔텃밭 회원들과 올해 첫 모임을 했습니다. 작년에는 직장 일로 바쁜 분, 결혼하신 분 등 여러 사정으로 텃밭 농사를 소홀 히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주 생태적으로 풀숲이 울창해진(?!) 텃밭 때문에 윗다랭이 고사리 농사 지으시는 어르신은 마주칠 때마다 풀씨 날려 피해 입으 신다고 난리였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농사 초보, 신입 귀농인 등 새로운 텃밭 지기가 많습니다. 기존 에 50평짜리 텃밭만 운영하다가 올해부터 초보자를 위한 10평, 농사 고수들을 위 한 100평짜리 텃밭도 분양하였습니다. 다양한 구성원들이 참여하여 기대와 활기 가 넘칩니다. 작년에 운영이 잘 안 된 탓에 여러모로 신경을 썼습니다. 특히, 올해는 운영이 어 려워진 실상사농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한생명에서 다양한 지원사업을 준비 하고 있어 나눔텃밭이 어느 때보다 의미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다 함께 경계측량을 새로 해서 울타리를 치고 각자의 텃밭 팻 말도 손수 만들었습니다. 팻말은 나눔텃밭의 터줏대감이신 정회석 회원님이 손 수 만들어 주셨고 아크릴물감으로 그림도 그리고 농장 이름도 만들어 써넣었습 니다. 나눔텃밭에 예술작품이 하나씩 걸리네요. 씨드림 행사에서 회원들이 얻어온 토종씨앗 나눔도 하고, 겨우내 묵은 밭정리에, 실상사 해우소에서 받아온 웃거름주기 등등 하루에 참 많은 일을 했습니다. 삼일

28


절 공휴일에 이만큼 뿌듯하고 행 복한 사람들 드물 듯합니다. 요즘은 농사지으려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귀촌하여 자급할 먹거 리 농사 조금 짓다가도“어렵게 농사짓는 것보다 사 먹는 게 더 싸 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땅과 이 별합니다. 몸은 편할지 몰라도 시 골에서 땅과의 이별은 구름 위에 돛단배 타고 다니는 격이 아닐까요? 가을이 되 고 풀 관리를 못해 소출이 적어도‘農’적인 삶을 위해 하루의 일부라도 투자하는 것은 절대 경제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습니다. 저녁이 되니 봄비가 조용히 내립니다. 오늘 텃밭 팻말 만들고 토종씨앗 나눔 받 은 회원님들 특히, 양파, 마늘 심은 밭에 웃거름 뿌린 텃밭 지기들은 참 뿌듯하고 행복한지 카톡방(카카오톡 채팅방)에 글과 사진을 올리고 난 뒤 잠을 청했습니 다. 올해는 한생명에서 나눔텃밭과 더불어 토종씨앗 복원 텃밭, 왕초보들끼리 경 작하는 나눔텃논 등을 새로 시작할 것입니다. 농사지어 돈이 안 되니 마을 둘레 길 근처 아름다운 다랭이논들이 비닐하우스로 바뀌어 가는 풍경이 참 안타깝습 니다. 논밭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갖추어 도시에서 망명 온 사람들을 땅과 인연 맺어 주는 중매쟁이 역할을 끈질기게 해 나갈 것입니다. 실상사 농장 의 텃논, 텃밭에서 하는 소꿉장난은 계속됩니다.

글_ 한동훈 한생명 활동가 한생명 사무국에서 일하며, 산내마을에서 더불어 사는 지역공동체를 만들어 가고 있다.

29


살아가는 이야기 2

생명평화가 피어나는 배움의 숲 ‘인드라망대학’에서‘생명평화대학’으로 십여 년 전만 해도 낯선 개념이었던‘생명평화’라는 단어가 이제는 흔히 들을 수 있는 익숙한 용어가 되었습니다. 사회 곳곳에서‘생명평화’라는 이름으로 많은 활동과 운동이 이루어지고 있죠. 이렇게 여기저기에서 생명평화가 이야기 되고 다양한 활동으로 펼쳐지고 있지만,‘생명’이 무엇인지,‘평화’가 무엇인 지,‘생명을 평화롭게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 깊이 성찰해 보는 기회와 장 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생명평화 사상의 의미를 체계화하고 더욱 풍부하 게 하며 더 나아가 이를 공유하고 확산하려는 시도는 크게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죠. ‘생명평화’개념과 관련해서 사상을 정립해 내는 일과 더불어 또 한 가지 중요 한 숙제는 이를 깊이 이해하고 체화한 청년활동가들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관 계보다는 물질이, 공감과 소통보다는 경쟁이 우선시 되는 지금과 같은 사회 분 위기 속에서는 다른 흐름을 형성해 낼 청년들을 길러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 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이와 같은 청년교육 프로그램을 위해서도 생명평화 사상을 잘 정립해 내는 일은 필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우리 대학은 1) 생명평화 사상을 보다 깊이 연구 하여 체계적으로 정립해내고 2) 이를 체화한 청년들을 길러낼 수 있는 배움과 탁마의 장을 형성하는 것을 대학의 주요 목표로 재설정했습니다. 그리고 스스 로 이러한 목적의식을 분명히 하고 외부로도 우리의 지향과 활동을 더욱 명확 히 드러내기 위해 대학의 명칭을 바꾸었습니다. 이제‘인드라망대학’이‘생명 평화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합니다. 서로를 비추는 빛나는 구슬들의 아름다운 관계의 망(인드라망)이 생명평화의 꽃으로 더욱 향기롭게 피어날 수

30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 길을 더 많은 분과 함께, 더 힘껏 걸어가기 위해‘생명평화학림’이라는 이름 으로 도반들을 모시려고 합니다. 생명평화학림은 사회변화를 이끌어낼 사상적 토대를 마련하고 이 시대 청년들을 따뜻하게 품어주면서도 그들이 치열하게 탁마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저희와 뜻을 함께하실 귀한 도반을 기다립니다. 천 일 동안 1,000원씩(백만 원), 우리 사회와 청년들을 위해 마음을 내주세요. 생명평화학림의 도반이 되시면 학림이 운영되는 천 일 동안 대학에서 이루어지 는 크고 작은 연구모임에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100일에 한 번은 도반 전체가 모여 소통하고 탁마하는 작은 축제와 배움의 장도 마련하려고 합니다. 또한, 그 림처럼 아름다운 화림원(생명평화대학이 자리한 터)을 연구와 수행, 또는 휴식 의 공간으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 자본과 물질 중심이 아닌 다른 흐름을 만들어갈, 작지만 소중한 발걸음에 힘을 더해 주시길 마음으로 부탁드 립니다. 계좌 (농협) 351-0589-1104-13 예금주 인드라망생명공동체

글_ 현미선 생명평화대학 활동가 생명평화대학 실무자로 있으며, 대학 식구들과 티격태격 지지고 볶으며 재미나게 살고 있다.

31


우리동네는

병아리떼 쫑쫑쫑 집짐승이라고는 개 한 마리 키우는 게 고작이지만, 그것도 보통 마음이 쓰이는 게 아니다. 날마다 밥 챙겨줘야지, 수시로 개똥 치워야지, 개밥 걱정에 먼 나들 이는 꿈도 못 꾸지... 사정이 이러하니 애들도 있는데 달걀이라도 먹게 닭은 안 키우냐는 질문 앞에서 늘 고개를 가로젓곤 했다. “아유, 닭은 아무나 키우나요? 개 한 마리도 간신히 키우는데... 게다가 저는 조 류 공포증이 있어서 닭은 쳐다보기도 싫은 걸요.” 그랬다. 닭을 키우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치도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 조류독감 파동이 불거지면서 우리 부부는 닭을 키울까 말까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 했다.‘달걀을 아예 안 먹는다면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달걀을 이렇게나 좋아하 는데 닭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그래, 남들도 다 키우는데 우리라고 못할 게 무 어냐. 한번 키워보자!’ 그리하여 너저분한 하우스 한쪽을 정리하고 아담한 닭장을 마련하여 병아리 열 네 마리를 들여왔다. 문제는 병아리가 너무 어리다는 것. (보통은 태어난 지 60 일 이상 된 병아리를 들여오는데 어쩌다 보니 알에서 나온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어린 병아리들을 데려오게 되었다.) 병아리를 전달해 주신 분이 말하길 한 달 가까이 상자에 넣어 따듯한 방에서 키워야 한단다. 헉! 안 그래도 식구가 다섯 이라 방이 비좁은데 병아리까지 한 방에서? 그것도 한 달이나? 이거 큰일 났다 싶어 눈앞이 캄캄한 와중에, 이 소식을 듣고 달려온 마을 할머


니들까지 못 미더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아따, 째깐 더 키워서 가꼬 오제. 집이가 삥아리를 키우겄어?” “삥아리 키우기가 깐난이 키우는 거랑 똑같어. 한나도 내삘지 말고 잘 키워야써.” 그렇게 시작된 병아리들과의 동거! 나는 병아리가 무서워 상자 근처에도 가지를 못하니 신랑과 아이들이 지극정성으로 돌봐주고 있다. 수시로 밥 주고 물 주고, 아침저녁으로 똥 치워주고, 풀 뜯어다 깔아주고, 상자 밖으로 (날아서!) 나온 녀석 을 다시 넣어 주고... (누가 닭을 날지 못하는 새라 했는가. 병아리가 푸드덕 날아 오를 때마다 나는 혼비백산 놀라며 병아리가 새였다는 사실을 확인하곤 한다.) 심 지어 우리 신랑은 텃밭에 있는 개나리 나무 앞에다 병아리 놀이터까지 만들었다. 햇볕이 따사로운 한낮, 하루가 다르게 뿅뿅 피어나는 개나리꽃 앞에서 병아리들이 놀고 있다. 푸드덕푸드덕 날갯짓하고 삐삐 빼빼 소리를 내며 열심히 땅을 쪼아댄다. 한편, 그 곁에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소란스럽다. 병아리 놀이터 안에 들락날락하 며 병아리들을 잡으러 다니기도 하고, 고양이로부터 병아리를 지키기 위해 고양이 덫을 만든다며 수선을 떨기도 한다. 그렇게 지들끼리 신이 나서 깔깔깔 낄낄낄 웃고 떠들고 뒹굴면서 쉴새 없이 재잘거리다가 때때로 나를 부르러 달려오기도 한다. “엄마, 병아리한테 벌레 잡아서 넣어 줬더니 쪼아 먹고 있어. 빨리 와봐.” “엄마, 병아리가 엄청 높이 날아올랐어.” “엄마, 병아리가...” 빨래를 널다가, 씨앗을 뿌리다가, 나물을 뜯다가... 아이들 호출에 달려가 병아 리들 노는 모습을 들여다보면 어느새 나도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게 된다. 그리고 는 무심코 노래를 흥얼거린다. “나리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떼 쫑쫑쫑 봄나들이 갑니다~” 병아리들까지 함께 있어 더욱, 봄빛이 깊은 나날이다.

글_ 정청라 귀농한 지 10년, 그사이 아이 셋 딸린 아줌마가 되어 심심할 틈 없이 살고 있다. 때때로 삶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를 책으로 펴낸다.

33


구슬인터뷰

사람냄새나는 공동체를 꿈꾸는

제지현 구슬님을 소개합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31살 청년입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나요?

사회적경제생태조성사업단에서 일하고 있어요. 3개월 전부터는 필라테스를 시작했어요. 일주일에 두 번을 나가고 있는데 제 몸의 변화를 느끼는 중이에요. Q. 인드라망생명공동체와는 어떻게 인연이 되셨나요?

저는 불자예요. 절에 다니며 스님의 법문도 듣고 부처님 법에 따른 삶을 살고자 노력해요. 3년 전쯤 불교를 바탕으로 하는 공동체는 없을까? 하고 찾아보다가 알게 되었어요. 귀 농, 불교, 대안교육 등 제가 원하는 것이 다 있는 곳이라 반가워서 회원 가입을 하게 되었어요. Q. 요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필라테스 운동이요. 필라테스를 하면서 저의 몸과 대화를 나누는 기분이랄까요. 몸이 예 민해진 거 같아요. 예전에는 아무거나 먹고 마시며 살았다면 운동을 하면서 제 몸에 맞

34


는 음식과 생활방식을 찾게 되었어요.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으면 불편하듯 술이나 조 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을 먹으면 바로 몸에 반응이 느껴져요. 운동하면서 제 몸을 살 피는 계기가 되었어요, Q.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요?

사실 이런 질문을 해본 적이 없어서... 참 어려운 질문 중 하나에요. 글쎄요... 재 미있게 살고 싶어요. 60살 정도 되면 농촌에서 텃밭을 가꾸고 마을 아이들과 어 울리며 살고 싶어요... 아직은 이 정도이고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어요. 왜 학교에서 삶에 대해 사유를 할 수 있게 가르쳐주지 않을까... 서른이 넘었는데도 이런 질문을 받으면 눈앞이 깜깜해져요. 앞으로 조금씩 고민을 해보려고요. Q. 작년 심심학교를 공부했는데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저는 사람 냄새가 나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요. 공동체가 이루어져 있는 세상이랄 까요. 저희 집은 아랫집 윗집 간에 사이가 좋아요. 먹을 거 하면 서로 나눠 먹기 도 하고... 서로가 서로를 믿을 수 있는 세상, 불안 속에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편 히 살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심심학교 강의 때 도법스님의 부지깽이 삶에 대한 말씀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제가 원하는 세상을 위해 부지깽이 같은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Q. 근래 마음을 움직였던 삶의 경험이나 글이 있나요?

<중쇄를 찍자>라는 일본드라마에서 나온 대사인데요. ‘자신의 힘을 최대한 살려 올바른 곳에 사용하고 타인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감사해 하며 서로를 신뢰하고 함께 도우며 살아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마음에 큰 울림이 왔어요. Q. 인드라망에게 바라는 것?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요?

귀농학교나 생명평화대학에 꼭 다니고 싶어요. 제가 하고 싶고 꿈꾸는 것이 다 있는 곳이에요. 취재 및 정리_ 사무처

35


세월호 이어쓰는 편지

친구, 잘 있었는가...! 지금쯤이면 학교에서 돌아와 제수씨와 조카들과 저녁을 하고 있겠군. 학생들과 씨름하느라 조금은 지쳐 있겠다 싶네. 그러고 보면, 컴퓨터란 게 참 요물이야. 10년 공백을 훌쩍 뛰어넘게 하다니 말 일세. 이러저러한 이유로 자네와 연락이 끊어진 게 10년인데, 그‘페이스북’이 란 게 우리를 다시 연결해줄 줄이야. 지난 시간이 길어서, 말이 서로 듬성듬성 했지만, 참 반가웠네. 고마웠고...! 내가 있는, 자네가‘실상사’로 기억하고 있는 곳에서‘편지’를 써 보라고 권했 는데, 자네가 생각났어.‘동호한테 쓰면 되겠다.’그런데 막상 쓰려니까, 좀 그 렇군. 연애할 때도 쓰지 않던 건데 말이야. 하하하. 내가 오늘 쓰려고 하는 건‘세월호’야. 음, 약간 주저되는 게, 어쩌면 자네 마음 을 꼬집는 게 아닐까 싶어서. 어린 학생들 눈망울을 매일 봐야 하는 자네인데, 참 힘든 주제일 수 있겠다 싶어. 하지만 한번 해 보세. 또 해야 할 것 같아. 내가‘세월호’를 처음 접한 건, 실상사에서 점심을 먹으면서였어. 켜 놓은 TV 에서 긴급뉴스로 다뤄지고 있더군. 이런저런 사람들이 오가고, 여기저기 장비 들이 설치되고...‘아, 저렇게 하고 있으니까, 별일 없겠구나’했는데, 웬걸 정말 ‘별’일이 되고 말았어. 아니,‘큰’일이 되고 말았지. ‘나라’도,‘정부’도,‘부처’도,‘담당자’에서부터‘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어 느 곳에서도‘내 잘못이다’책임지지 않고, 그 아픔을 보듬지 않고... 휴 자네도 잘 알고 있을 테니, 그만하지. 내가 절망한 건 우리가 그렇게‘사회’,‘사회’, 사회’를 외쳤는데, 그게 실은 허망한 것이었다는 점 때문이었네. 우리를 지켜줄 든든한‘울타리’라고 배웠

36


고, 그렇게 믿었고, 그렇게 생각하며 나름으로 열심히 살아왔는데, 아니었어! 노랫말처럼‘소금인형’이었어! 그러면서 참 부끄러워졌다네. 나도 학교에서 그렇게 가르친 적이 있거든. 그런 데 그게 전혀 아닌 것이 되었단 말이야. 자네도 아이들을 키우니까 잘 알 거야. 부모가 되고, 아빠가 되어서 앞서 산 사람으로서 할 말이 궁한 게 어떤 건지 말 이야. 기성세대랍시고 목에 힘 빳빳하게 주었는데, 알고 있었던 게 그런 거고, 했다는 게 그런 거였다니...! 요즘은...‘촛불’에 대해 생각이 많다네. 나라도 중요하고, 정부도 중요하고, 정 책도 중요하고, 모두 다 중요하지만, 그것들보다 더 중요한 건 각자의 깨어있음 이겠다 싶어서 말이야. 그게‘희망’이라면 희망이 될 수 있고, 그게‘미래’라면 미래가 될 수 있겠다 싶어. 끊임없는 관심... 그렇게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다 싶어. 촛불 하나 켠 사 람, 또 촛불 하나 켠 사람, 다시 촛불 하나 켠 사람... 그렇게 100만이 되었고, 그 렇게‘큰’하나가 되었고, 그렇게‘새로운’역사가 되었지. 남 이야기할 거 없는 것 같아. 내가 깨어 있으면 되고, 깨어 있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 끊임없는 관심...! 이런... 다 저녁에 너무 무겁게 만든 것 같네. 자네 말처럼‘살아가면서 느끼는 걸 이야기 하고 싶었어.’그래... 동호,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나면, 소주 한잔 하지! 그럼, 이만...!

글_ 서만억 실상사 종무원 더불어 사는 세상, 함께하는 삶을 꿈꾸는, 마음 푸른 청년. 산내마을에 살고 있다.

37


인드라망 추천도서

가르칠 수 있는 용기 가르침의 진정한 정신을 찾아 떠나는 여행 <가르칠 수 있는 용기> 파커 J. 파머 | 한문화 | 2013 | 일만오천 원 올 한 해는 여성 귀농인 센터에서 주관하는 방과 후 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아이들을 방과 후에 지도하는 일이다. 초등학교 아이들을 가 르치는 일은 처음이라 설레고, 한편으로는 걱정스러 운 마음이 든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교육 관련된 책으로는 유명한 책이라고 하 여 기대를 하고 읽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어떤 부분은 번역 때문에 그런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고, 어떤 부분은 잘 집중이 되지 않았 다. 하지만 책을 다 읽어보니 왜 좋은 책인지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우리는 인생의 많은 기간 동안 교육을 받는다. 교육에 있어서 중요한 주체는 학 생과 교사이다. 그중 학생에 대해서는 많은 생각을 하지만 교사에 대해서는 그 렇지 못한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인 파커 J. 파머는 미국에서 교사들의 교사로 불릴 정도로 존경받는 교육 지도자이자 사회 운동가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가르치는 교사들이 자기 자신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내가 나 자신을 모른다면, 나는 내 학생이 누구인지 모르게 된다. 나는 반 성 없는 생활의 그림자 속에서 검은 안경을 쓰고 학생들을 보게 된다. 학생들을

38


제대로 보지 못한다면 그들을 제대로 가르칠 수 없다.” 이 책의 핵심 주제는‘교사의 자아의식이란 무엇인가’이다. 교육은 학생들의 내면적인 여행을 인도하여 이 세상을 진지하게 보는 방식과 이 세상을 진지하 게 살아가는 방식을 가르치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가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역설한다. 학교도 교사의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 본인도 수업을 하면서 얼마나 자신의 자아의식을 발휘했느냐 혹은 위축시 켰느냐에 따라 수업의 질이 결정되었다고 얘기한다. 그럼, 어떻게 하면 교사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을까? 이 책에서 저 자가 제시하는 방법들로는 고독과 침묵, 명상적인 독서와 숲 속 산책, 일기 쓰 기,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친구 찾기 등이다. 이 방법들 말고도‘자기 자신에게 말을 거는 방법들’을 가능한 한 많이 찾으라고 말한다. 저자는 우리가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 목소리는 말하기를 중단하거나 더욱 난 폭해질 것이라고 한다. 반면에 우리가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준다면 한결 부드럽게 말할 것이고 생명을 주는 영혼의 대화에 우리를 참여시킬 것이라고 한다. “내면의 목소리는 나에게 나의 진정한 자아를 존중하라고 말한다. 직업은 당 신의 진정한 기쁨과 세상의 깊은 허기가 만나는 장소이다. 만약 어떤 일이 나 를 기쁘게 하지 않는다면 그 일을 그만두는 문제를 진지하게 고려해 보아야 한 다. 나의 정체성에서 흘러나오지 않는 것에 나 자신을 비출 때, 그것은 나의 본 성을 위반하는 것이 되고, 세상의 허기를 달래 주기는커녕 더욱 심화시키는 꼴 이 된다.”

39


인드라망 추천도서

저자는 교사 자신의 내면을 되돌아보고, 그다음으로는 일체감을 느끼는 커뮤니 티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학생과 교사 사이에 일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위대한 사물’을 중심으로 교육을 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위대한 사물이란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 그 주위에 모여드는 주제, 즉 사물 그 자체를 의 미한다. 다른 말로 설명하자면, 교실에서 주제 중심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 다. 가령 원시인이 불 주위에 몰려들어 그것을 이해하려고 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위대한 사물(주제) 주위에 모여서 그것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인식하고 가르치고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이럴 때 일체감을 느끼는 커 뮤니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진정한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서 교사는 지성, 감성, 영성의 3대 노선을 취 해야 하며 그 중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지성은 가르 침과 배움에 대한 우리의 사고방식을 뜻하며, 감성은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 서 우리와 학생들이 느끼는 방식을 말한다. 영성은 삶의 장엄함에 연결되려는 가슴속 동경이 다양하게 표현되는 방식을 뜻한다. 이 세 가지는 인간의 자아와 교육에서 가장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므로 교사들은 가르칠 때 항상 이것들을 염두에 두고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저자가 제안하는 또 다른 방법은 동료 교사들과 대화하 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교사는 교실에 들어가는 순간 동료 교사들에게 문을 닫 고, 교실에서 나오면 교실에서 벌어진 일 또는 벌어질 일에 대해 거의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렇게 교직이 너무 개별화되면 교사는 교육 능력의 발전을 기 대할 수 없고 교육 기관은 무능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교사로서 필요한 것들은 동료 교사들과의 관계 속에서 풍성하게 발견할 수 있다. 좋은 가르침에 대한 좋 은 대화야말로 교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고 중요하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40


교사의 영향력은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한 아이의 인생을 완전히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헬렌 켈러의 인생을 설리반 선생님이 바꾸었듯이. 그래서 앞으로 아 이들을 가르칠 생각을 하면 부담감이 생긴다. 하지만 아이들과 지내면서 어려 움에 부딪힐 때마다 이 책에서 얘기한 것들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 로 이 책에서 인상 깊게 읽은 문장을 소개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교사가 가르침을 사랑하면 할수록 그것은 가슴 아픈 작업이 된다. 가르침의 용 기는, 마음이 수용한도보다 더 수용하도록 요구 당하는 그 순간에도 마음을 열 어 놓는 용기이다.”

글_ 이세열 생명평화대학 학생 생명평화대학 학생으로, 지리산 자락에서 하루하루 즐겁게 공부하며 살고 있다.

41


시를 적다 시를 만나다

낙서 박준 저도 끝이고 겨울도 끝이다 싶어 무작정 남해로 간 적이 있었는데요

남자는 돼지비계며 김치며 양파를 썰어 넣다 말고 여자와 말다툼을 합니다

거기는 벌써 봄이 와서 농어도 숭어도 꽃게도 제철이었습니다 혼자 회를 먹을 수는 없고 저는 밥집을 찾다 근처 여고 앞 분식집에 들어갔습니다

조미료를 그만 넣으라는 여자의 말과 더 넣어야지 맛이 난다는 남자의 말이 끓어넘칩니다 몇 번을 더 버티다 성화에 못 이긴 남자는

조미료 통을 닫았고요 몸의 왼편은 겨울 같고 몸의 오른편은 봄 같던 아픈 여자와 금세 뚝배기를 비웁니다 늙은 남자가 빈 테이블을 지키고 있는 집 저를 계속 보아오던 두 사람도 그제야 안심하는 눈빛입니다 메뉴를 한참 보다가 김치찌개를 시킵니다 휴지로 입을 닦다 말고는 아이들이 보고 싶다, 좋아한다, 사랑한다, 여자는 냄비에 물을 올리는 남자를 하 잔뜩 낙서해놓은 분식집 벽면에 나하나 지켜보고 저도 조금 불안한 눈빛으로 그들을 봅 봄날에는 니다 ‘사람의 눈빛이 제철’이라고 조그맣게 적어놓았습니다.

視詩한 한마디! 늘 누군가를, 무엇인가를 쳐다보며 삽니다. 우리는 어떤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 볼까요? 그 눈빛은 나를 바라보는 눈빛과 같을까요? 다를까요?

42


이달의 캘리그라피!

시 고르고 씀_ 인드라망 시 모임 다달이 한 차례씩 만나 시를 읽고 느낌을 나누는 인드라망 소모임. 캘리그라피_ 최훈 생명이 약동하는 녹색세상을 꿈꾸는 캘리그라퍼. 인드라망 '녹색평론 읽기 모임' 회원.

43


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실상사

붓다로 살자 공부모임 도법스님과 함께하는 <붓다로 살자 공부모임>이 3월 18일(토) 첫 모임을 했습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부처님 생애>를 공부하기로 하고, <불본행집경>과 <내가 본 부처>를 교재로 서로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준비해서 첫 모임을 하였습니다. 자기소개도 하고 각자가 밑줄 쳐온 교재의 내용도 함께 나누고, 자연스럽게 모아진 주제로 토론도 했습니다. 함양, 남원, 마천, 인월, 산내, 전주, 멀 리 서울에서까지... 전국에서 모인 30여 명의 선남선녀들이 밤이 깊어가는 줄도 모르고 법희선열 (法喜禪悅)로 설법전을 그득하게 물들인 찬란한 봄날 저녁이었습니다. 식구들이 많이 바뀌었네요 그동안 함께 지내던 혜도(상연)스님과 인묵스님, 향묵스님이 각각 공부하러 봉선사와 동국대학교, 불국사로 떠나셨습니다. 약사전 기도를 하셨던 현조스님은 건강상의 이유로 치료하러 떠나셨고, 템 플스테이 담당을 했던 법광보살님도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났습니다. 약수암을 지키셨던 해강 스님도 미뤘던 공부를 하기위 해 먼 길을 나섰고, 새롭게 흥선스님이 약수암에서 함께 지내시게 되 었습니다. 그동안 공석이었던 종무실장(수진거사)님이 새롭게 오셨고, 원주거사님(서만억)과 공양주 보살(지혜화)님도 새 식구가 되었습니다. 회자정리 거자필반(會者定離 去者必返)이라는 말을 다시금 생각하는 요즘입니다.

44


(사)한생명

살래 416기억행동“십시일병”안내 세월호 참사 3주기 추모 기간인 4월 1일(토)-4월 16일(일) 동안 살래 416 기억행동에서는 마음을 함께 보태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십시일병’을 제안합니다. * <세월호 기억하기 산내모임>의 활동기금 마련을 위한 공병 모아 팔기 대작전 * 세월호 기억하기 산내모임의 3년 활동을 종합하여 안산 ‘세월호기억저장소’로 보내는데 쓰입니다. * 한생명앞과 토닥 두 군데에 공병집합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 한생명은 느티나무 매장 옆, 2층 올라가는 계단 아래 공병을 모으는 박스가 있습니다.

실상사 작은학교 많은 분의 축복 속에서 입학식 잘 치렀습니다 지난 3월 5일(일) 중학생 10명과 언니네 4명의 입학식을 했습니다. 이이서 2주간 함양 두레마을, 고흥 등 나들이 를 나서며 한해를 여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3주 동안 새 로운 시작의 시간을 갖다 보니 설렘과 함께 서서히 피 로함도 쌓여갑니다. 이번 토요일인 25일부터 일주일간 각자의 집에 다녀옵니다. 집에 다녀와서 4월 18일(화) 부 터 5월 1일(월) 까지 2주 동안 팽목항까지 세상보기를 떠납니다. 잘 쉬고 잘 다녀오겠습니다.

45


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광주도량 선덕사 정월 사찰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멀리 서울 조계사와 법련사를 순례지로 정 하였습니다. 조계사는 초하루라 많은 불자님이 오셨 습니다. 조계사에서 많은 시간 동안 머물지 못함에 아쉬움은 있었지만, 이내 발길을 돌려 법련사로 향했 습니다. 법련사에서는 앞으로 광주 도량에서 함께하 실 상묵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주지이신 진경스님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하루 일정으로 다녀오기에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서로 위하고 함께하는 아름다운 순 례길이었습니다.

수련원 귀정사 문종이 울력 지난 3월 중순 절 식구들이 모두 모여 낡은 문종이 를 떼어내고 다시 새 문종이를 바르는 울력을 하였 습니다. 여섯 명의 식구가 문짝 한 개씩 담당하여 누구는 요사채 앞에서, 누구는 법당 앞마당으로 가 져가서 문짝에 붙어있는 손톱만큼의 낡은 종이를떼 기도 했습니다. 문짝의 수가 적지 않다 보니 오전부 터 시작한 울력이 저녁 무렵이 다 되어서야 정리될 수 있었습니다. 새봄을 맞이하는 울력이 잘 마무리 되어 귀정사의 모습이 한결 정갈해졌습니다.

광주전남인드라망 불교사회포럼 마지막 회기가 진행되었습니다 마지막 회기는 (사)한알마을 이사장, ㈜노나메기 이 사, 생명결사 정책위원장(현)직을 역임하고 있는 김 용우 님의 마을만들기 운동의 사상적 기초와 마을 운동의 필요성, 마을운동은 공동체 운동이어야 한다 는 주제에 대한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마을 만들 기는 국가·지자체에 의해 주도되는 운동이 아니라 주민의 자율적인 공동체 운동이어야 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46


생명평화대학 11일(토)에는 생명평화대학의 발전전략과 2018년 생명평화대학의 교육과정 연구를 위한 대학 비전 연구 모임이 있었습니다. 회의에 이어 2기 졸업식 과 간담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산내마을 분들과 인 드라망생명공동체 각 영역에서 함께 하여 졸업생 들의 새 출발을 축하해 주셨습니다. 모두의 마음 이 모여 봄 날씨처럼 따뜻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인드라망생협 3월 11일(토) 조합원들의 참여와 관심 덕택에 대의원총회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올해도 알찬 한해 함께 만들어가길 기대해 봅니다. 아침저녁으로 다소 일교차가 있어 조금 쌀쌀하지만,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면서 맞이하는 봄은 늘 신선한 느낌입니다. 2017년 생협 이용에 새로운 변화가 생겼습니다. 기존에 이용하면서 발생하던 매장 이용 출자금이나 공 급 출자금이 약간식 조정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장보기사이트 공지사항에 설명되어 있 으니 참고 바랍니다. 올해 인드라망생협은 새롭고 다양한 공간쉐어링 사업을 진행합니다. 함께 할 다양한 거리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협 사무실로 문의해주시기 바 랍니다.

사무처 활동가 집중수련 다녀왔습니다 5박 6일간 귀정사로 집중수련을 다녀왔습니다. 화창한 봄 날씨와 내음을 마음껏 느끼며, 각 기관기구의 활동 가들이 모여 참된 수행의 시간,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법이 끊기지 않게 하려면 자주 모여 탁 마 하라’는 스승님의 말씀처럼 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한 탁마의 시간은 진리의 숲을 가꾸는 소중한 시간이 었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47


회원님들의 손길

“회원님들의 손길, 감사합니다!” 인드라망 활동을 위해 기꺼이 마음을 내어 활동해 주신 자원활동가 여러분, 고맙습니다. 귀한 시간 을 내어 도량을 찾아 주시고, 나눔을 실천하시는 회원 분들 덕분에 인드라망이 더욱 빛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누구나 기분 좋아지는 공간으로 서울교육도량을 꾸미고 있습니다. 도량 곳곳에서 인드라망 활동과 문화가 드러날 수 있는 아름다움 공간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4층 옥상엔 꽃들이 만발한 미니정원, 문간방은 바느질 공방으로, 3층 교육관은 인드라망의 활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미니 전시관으로, 2층 계단과 복도는 미술관처럼 시와 사진, 그림을 전시합니다. 인드라망 사무실을 깨끗이 정리하여 아늑한 카페 같은 공간으로 꾸며볼까 합니다. 이렇게 계획해보니, 교육도량 활동가의 힘으로만 부족한 부분이 보이네요. 그래서 인드라망 회원님의 힘이 필요할 듯합니다. 무겁고 많은 짐을 옮길 때, 화단을 만들려고 손이 많이 필요할 때, 이곳저곳 색색 페인트를 칠 할 때, 인드라망 홈페이지,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드리면 얼른 달려오셔서 기분 좋아지는 공간으로 함께 만들었으면 합니다. 정성 가득한 밥과 막걸리를 준비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인드라망 생협 총회 자원활동 : 이소영님, 윤광숙님 물품보시 집중수련 다과 : 정웅기님, 정혜지님, 한형민님 캘리그라피 액자 : 최훈님 재능보시 인드라망생협 총회 공연 : 인드라망생협 기타모임‘한울통’

48


보내주신 정성 소중히 쓰고 있습니다

2017년 2월 수지 결산서 수 관

이월금

금액

소계

전월이월금

2,254,527

2,254,527

회비

11,640,000

항 사무실운영비 인건비

비경상수익

소계

691,256 6,680,000

자료구입비

25,000

후생복지비

809,618

경상관리비 지급수수료

153,350

교육사업 경상수익

출 금액

귀농사업

-

회원사업

-

기타

-

회의비

후원금

250,000

출장비

245,600

기금사업

-

기타관리비

410,992

사업지원금

-

교육사업비

기관수익지원금

-

기타

-

특별사업 기타

11,640,000

3,950,000

3,700,000

차입금

-

- 사업비

대여금반환

-

-

조직사업비

3,478,000

회원사업비

1,040,980

홍보사업비

270,000

연대사업비

200,000

특별사업비

2,900,000

기관기구지원비

기금사업 기타

9,015,816

600,000 - 8,488,980

차입금 반환

-

오납입 반환

-

외부대여금

월계

수입총계 17년 수입누계

15,590,000

17,844,527 34,385,800

월계

17,504,796

이월금

339,731

지출총계

17,844,527 40,289,321

17년 지출누계

● CMS로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 중 미납분에 대해서는 3개월 전까지 미납출금을 하고 있습니다. ● 주소가 바뀐 회원들께서는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수정하시거나, 바뀐 주소와 연락처를 알려주세요!! ● 자동이체 후원 : 인터넷뱅킹이나 은행에 가셔서 아래계좌로 자동이체 신청을 하신 후 홈페이지에 회원가입 해주세요. 전화주셔도 되구요~ ● 농협 100012-55-012462 / 국민은행 787201-04-027130 (예금주 : 인드라망생명공동체) ● 회원가입문의 메일 san@indramang.org 전화 02-576-1886/1866

49


고맙습니다 - 생명평화를 위해 보시해주신 구슬들입니다

만의 구슬을 꿰자 2월 신입회원 고광균, 김은희, 김진희, 노을혜, 손미연, 유금님, 유정호, 이경숙, 이수민, 이창림, 장영례, 최혁희, 하영아

회원목록 - 2월 회비 납부해 주신 분 강대규,강덕순,강동민,강보라,강손주,강수돌,강수형,강영인,강용준,강유진,강종구,강지영,강화석,고명석,고병헌, 곽우석,구은모,구장현,권기철,권다솜,권도익,권명희,권선아,권성실,권순상,권순용,권오현,금정길,기영/김선미,김 경룡,김경숙(의왕),김경예,김경자(강남),김경호,김경희(마포),김귀옥,김기정,김길련,김낙희,김남희(파주),김대성/ 길은실,김도연(안동),김란영,김만수(19기),김명숙,김명철,김명화,김미경(용산),김미경(의령),김미경(주안),김미숙 (심심3기),김미향,김백규,김병주/정영아,김복희,김봉구,김상률,김상채,김상천,김서연,김석정,김선엽,김성동,김성 수(불귀24기),김성수(전주),김성수/이종진,김성일,김성희/조용대,김소연(지행동),김수,김수경,김순미,김승석,김승 열,김시향/전상규,김양주,김여진,김연순,김영국,김영근,김영옥(강서),김영옥(분당),김영희(고양),김용구,김용식,김 용진,김우석,김유미(의왕),김윤미(마포),김윤희,김은경(수지),김은숙,김은희(부안),김인복,김잔디,김장전,김정수, 김정순(도봉),김정연,김종숙,김좌웅,김주리,김준권,김지은(서울),김지은(횡성),김지호,김진강,김진천,김진희(양 천),김춘우,김태경,김태균,김태환,김하연,김현숙/이성근,김형균,김형숙,김혜경(분당),김혜란,김혜옥,김호영,김희 준,김희태(예천),나명숙,나익수,남태희,노시춘,노을혜,도법스님,동영준,류지호,마정숙,명훈재,모아라,문근식,문병 국/김계연,문영선,문희영,미타선원(하림스님),민경은,민성원,박경선,박경호(양주),박경화,박명구,박미경/고영록, 박민주/최정훈,박병기(서울),박상진,박상희(종로),박선경,박선태,박소현,박수정(괴산),박수환,박순천,박영규,박영 선(대전),박영호,박영희,박용규,박용배,박용주,박유미,박윤용,박윤희,박은숙,박인선,박일남/이정자,박정애,박종 숙,박종학,박지선,박진숙(성북),박진신,박진영/정은경,박진헌,박진현,박차식/정혜숙,박철규,박해준/염경순,박현 숙,박후임,배병국,배영화,배은미(거창),배정환,백승권,백승준,백영호,백향숙,변충희,변택주,봉은사,불광사,상정스 님,서강석,서금주,서석원,서수보/김연수,서순화,서현석,서현정,선덕사,설동인,설동진,설헌동,설혜윤,성미선,성연 동,성용숙,성종기,성진스님,손정옥,송기봉,송미정,송병희,송선우,송은주,송지연/민태문,송지희,송혜주,승묵스님, 신명희,신승순,신유정/김문욱,신재열(정애란),신한보경,신현종,실상사 ,심우영,심호석,안문재,안미숙,안선주,안 수현,안정연,안정혜,안혜영,양난영,양미희,양승익,양시영/박은정,엄대용,엄혜원,여원익,여희동,연성오,오미정,오 수영,오진탁,오창균,오현주,왕영미(왕영옥),왕영술/최명자,용묵스님,우경식,우리옷살림,우정원,원종호,원현경,원 현욱,월정사,위양자,유백식,유선화,유이상,유재림,유현경/조형원,유희경,육경영,윤광숙,윤대중,윤덕영/김춘희,윤 미경,윤미순,윤상복,윤유미,윤정인,윤중우,윤현자,윤효영,윤희중,은동원,이강구,이건열/이재건,이걸재,이경미,이 경섭/정성화,이경숙,이경순(종로),이경실,이경희(수원),이관희,이광희/이금희,이귀선,이규원/박세진,이기원/이향 숙,이기춘,이동언,이동열,이동춘(대전),이동호,이명귀,이명심,이명자,이모정,이미선,이미숙(울산),이미연,이미현, 이병성,이병욱,이병인,이봉규(남양주),이상경,이상기(성북),이상동,이상민(대전),이상민(파주),이상원,이상정,이상 화,이석민,이선화(과천),이성미/이병석,이성우,이소영,이순우,이승용,이연창,이영란(통영),이영민,이영숙(거제),이 영숙(서울),이영주(분당),이영한,이영희,이용미,이용진/장인영,이원숙,이윤순,이은,이은미,이은주(보은),이은주(사 당),이인희(마산),이일구,이장림,이재근,이재영,이재희,이정남,이정자(포항),이정철,이정호,이종명,이준경,이지영 (마포),이채화,이천호,이평래,이학,이한재,이향민,이현애,이현이/윤동희,이현재,이형숙,이혜정(용인),이화전,이환 욱,이효선,임경도,임완숙,임재복,작은학교,장경숙(경기도),장극수,장기용,장도원,장동임,장상준,장순자,장진수,장 철현,전대식,전영호,전원배,전재현,전정희,정계영,정교용,정남수/성경모,정면,정명희,정명희(하동),정묵스님,정봉 수,정석우,정설경,정세홍,정송미,정순교,정영남,정영일,정영재,정영태(주안),정웅기,정은주,정제봉,정진희,정춘 심,정현임,정혜선,정호상,제용스님,제지현,조경숙/이호균,조경순,조계향,조규영,조남순,조문제,조문희,조미정,조 선원,조순례,조순미,조원옥,조윤미,조인옥,조장래,조재원/구진아,조정연,조찬욱,조태임,조행임,조현삼,조호범,주 경순,주염숙,주용수,주정옥,진미정,차상조,채수광,천기원,천용규,최경애,최복순,최세현,최수정,최연희,최영규/박 연옥,최요신,최우영,최은아,최은정,최정예,최정은,최충기,최태영,최평식,편정자,하건찬/백해순,하성준,하충식,한 광용/장희정,한생명,한설룡,한숙영,한영미,한주영/윤남진,한해정,함지호,해공스님,허갑열,허극,허금희,허남결,허 용석,허현정,현영심,현혜련,홍민철,지각스님,홍승규,홍영미,홍영숙,홍영진,홍용호,홍진섭,홍태경,홍현경,홍현숙 (마포),황남채,황말희,황명은,황은영,황인정찬(지각스님),홍승규,홍영미,홍영숙,홍영진,홍용호,홍진섭,홍태경,홍 현숙(마포),황남채,황말희,황명은,황인정

50


광주전남지부 회원 강동완,강미다,강은정,강인란,강지수,고난순,고영석,권태성,김경미,김경아,김경자(광주),김선규,김선아,김선애,김 선주(순천),김성부,김소운,김송자(광주),김연희(순천),김영봉,김영임(광주),김옥자/설이원,김용성(광주),김유경,김 유미(광주),김은숙(광주),김재홍,김정미(광주),김정아(광주),김정태(19기),김정희(광주),김종근,김종덕,김주헌,김판 례,김향화,김화자,김활현,노병암/박경여,노상훈,노주실,류성임,마금자,문동숙,문서희,문영숙,문한식,문혜원,박귀 환,박길원,박병기(광주),박숙/최기주,박영숙,박윤희(부산),박정출/김우용,박태양,박희선,방상영,백경화,봉문수,서 마리아,서판규,송화숙,신숙,양선숙,양성미,양옥자(행법스님),양은석,여은영,염준구,오경애,오선옥,원묵스님,유경 준,유순종,윤근자,윤우향,윤종민,이경순(광주),이동호(광주),이명규,이명진,이영숙(광주),이옥인,이윤희,이재관,이 재규,이중근,이창식,이해모,이혜연,임선현,임수연,임유경,임진행,임현수,장동권,장춘호,장흥수,전성수,전재수,전 향진,정성태,정옥순,정은희(광주),정찬희,조동숙,조배균조봉태,조태정,조효정,진석만,최병욱,최선영,최점화,최정 준,최홍규,한희정 한생명(남원함양) 회원 각묵스님,강봉주,강태형,고자연,곽수진,권시은,권오준/김은성,김경림/홍종표,김대웅,김미정(산내),김병호,김상수, 김수미,김영균/윤선영,김영임,김용규,김용민,김용현,김윤정(함양),김은경,김은숙(남원),김은영,김인중,김정오,김종 옥,김진희,김태식,김태정,김한나,김현임,김현지,노경애,류순영/김경식,류정희,박미경(함양),박세정,박승년,박은영/ 이강진,박이은실,박형대,서광석,서동우,서만억,서상남/김미정,서석곤,석라비,신윤상,신정근,신현미,양상은,양재경, 여명화,오균용/김은정,오정윤,오지영/김성오,용춘란/양운석,유정호,유현미,윤수민/이귀섭,윤용병,윤혜숙,응묵스 님,이경재/류귀자,이규동,이덕임,이득규/오혜원,이명희(수지행),이민제/이훤민,이선진,이숙경,이영경,이영준,이은 희/송사석,이일형/김영선,이주신,이주희(함양),이지윤,이진순,이창호,이철승,이해경(이향천),이현정,이혜경(남원), 이혜정(산내),임동석,임송,임희경,장동욱/오선미,장일안장준모,전석규,전소영(산내),전순우,전재성,정경아,정경화/ 조의제,정계임,정대환,정도경,정상길,정상순/윤정준,정용우,정충식,정회석/조성미,조경미/이주승,조경숙(남원),조 미영/임현택,조선희,조숙경,조양호/김현숙,조창숙/윤여정,주상용,주지환,진상훈/최윤선,차상영,채윤경,천유라,최 귀순,최석민,최수옥/박찬은,최은주(남원),최종식,최혁희,표외숙,하대덕,하수용,하태운,한동훈,한미경/조종환,한승 명,한형민,허은정,허현주,홍순원,홍현숙(남원),황대중/안수희,황미경,황의동/김영숙

2017년 연회비 납부해 주신 분 곽만연,권명심,김범용,김병찬/강양화,김보영(청주),김성희(원주),김정순(이천),김태준/김현정,배문희,백원경,변강훈,안미루,양경자,어 현숙,오정은,이경희,이남곡,이인석/차영미,이일우,이재관,이정민(파주),이정훈,이창림,전순란,정규원,정기효,정윤화,정진철,조봉순

2월 후원금 강유진, 윤수민, 최세현

‘100인의 마음을 모읍니다 ‘ 특별후원금 강수돌,김성희/조용대,김양주,김○○,김종숙,덕산스님,류영미,무주스님,박병기,박정애,박정출/김우용,법안스님,보문사,지각스님,선 덕사,성전스님,송화숙,수원사,용묵스님,유홍열,윤수민/이귀섭,응묵스님,이경자,이동춘,이영숙,인광스님,일감스님,전재성,정경득,정 념스님,정은진,조재원,하림스님,지홍스님,직지사,승묵스님,한마음선원 진주지원,해량스님,행법스님,혜자스님 * 2016년부터 이정호(국민/농협) 개인 명의로 된 통장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해당 통장으로 회비를 납부하고 계신 회원님은 아 래 계좌로 변경등록 해주세요*^^* 농협 100012-55-012462 / 국민 787201-04-027130 (예금주 인드라망생명공동체) ☏ 문의 사무처 02-576-1886

51


2017.

4 행사·교육일정

4/1-2 4/3,10,17,24 4/7,14,21,28 4/8 4/14 4/15 4/15 4/15-16 4/20 4/23 4/27 4/28-30

[귀정사] 템플스테이‘작은 숲이 주는 여유’ [선덕사] 무등불교대학 [선덕사] 삼장학림 [한생명] 살래장터 [귀정사] 템플스테이‘자연담금 숲’ [실상사] 붓다로 살자 공부모임 [인드라망학림] 심심학교-평화로이끄는 대화 워크숍(김점란님) [귀정사] 아이와 함께하는 숲 템플스테이 [인드라망학림] 심심학교-대승불교에서 말하는 사람이란? 보살(도법스님) [인드라망생협] 골목 큰장터 [생명평화대학] 생명평화세계관과 실천론 연구모임 [인드라망학림] 심심학교 공동체 탐방(남원 산내마을)

인드라망 교육도량 소모임 일정(서울 양천구 신정동) 양천강서녹색평론모임 : 4월 11일(화) 늦은 7시 30분, <녹색평론 153호>를 읽고 이야기 나눕니다. 시모임 : 4월 26일(수) 늦은 7시 시를 읽고 차담의 시간을 가집니다. 명상모임 : 4월 22일(토) 이른 10시 30분-늦은 4시에 진행합니다.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홈페이지 [회원마당]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한생명 소모임 일정(남원 산내면) 판소리모임 : 매주 화요일 늦은 7시 / 느티나무사랑방 어르신 한글교실 : 매주 월, 화 늦은 6시 30분-9시 / 원천리, 중황마을회관, 매동마을회관 서각모임 : 매주 목요일 늦은 7시 / 느티나무사랑방 목공교실 : 격주 일요일 늦은 2시 / 백일리목공장 반찬나눔‘게미’: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이른 9시 / 맛있는 부엌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한생명 홈페이지나 전화 063-636-5388 로 문의하세요.

광주전남인드라망 소모임 일정(광주 동구 산수동) 시모임 나루터 : 매월 첫째 주 토요일 늦은 7시 씨앗독서모임 :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늦은 2시 도법스님과 함께 걷는 빛고을천일순례 : 매월 첫째 주 일요일 늦은 2시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다음카페‘광주전남인드라망’이나 전화 062-264-4660 로 문의하세요.

52


아껴입고 고쳐입고 아름답고 편안한

우리옷

인드라망은 1999년부터 생활한복을 제작, 보급하고 있습니다. 우리 옷 강좌를 통해 우리 몸에 맞는 옷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상품을 확인하세요. ■ 주문 및 판매 물품 - 한 벌 옷: 아래위 한 벌로 저고리와 바지, 속저고리와 속바지의 아래 위 옷 - 조끼: 단체복으로 많이 이용 - 면 T-shirts: 단체복으로 많이 이용 - 속저고리: 겉저고리 속에 입는 옷, 겉옷으로도 이용 가능 - 소품: 천연염색 스카프와 면생리대, 가방, 앞치마, 다포, 황토속옷 등 - 봉축연희단복: 사월초파일 행사에 입는 옷 - 전통한복: 각종 행사에 입는 전통한복 ■ 수련복, 단체복을 만들어 드립니다 우리 옷 인드라망은 정직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바른 우리 옷을 제작 보급합니다.

전화 : 02-576-1895 www.indramang.org/woorioht 53


‘평화로운 작은 숲’귀정사 템플스테이 평화로운 작은 숲 귀정사에서 비우고 내려놓음으로써 나에게 신비롭게 다가오는 여유롭고 평화로운 일상을 가꿔가는 템플스테이 템플스테이 이름

주요 프로그램

작은숲이 주는‘여유’ 숲속명상, 산야초차 만들기, 걷기명상 평화로운 삶 ‘내려놓음’ 자비명상, 산책, 임종체험, 생명평화100대 절명상

운영일자

참가비

매월 첫째주 토,일(1박2일) 5만원 매월 둘째주 토,일(1박2일) 5만원

아이와 함께하는 숲 체험 템플스테이

숲생태체험 및 놀이, 타종체험, 자연생태와 놀이, 명상

매월 셋째주 토,일(1박2일)

자연담금 숲 템플스테이

산야초, 약초 채취, 숲걷기 명상

매월 둘째주 금요일(당일)

3만원

• 문의 : 063-626-0106

실상사 작은학교에 새 배움지기 모십니다 실상사 작은학교는 지난 한해 전환과 모색을 통해『배움과 우정의 공동체』로 거듭나고 있습니다.『기꺼이 벗이 되어 함께 배우는 사람』으로서 실상사 작은 학교에서 선생님·학생·학부모와 함께 배우고 일하면서 자신의 삶을 가꾸어 가실 분을 모시고자 합니다. • 모시고 싶은 분 : 예술 분야와 자연과학 분야를 즐겁게 탐구하실 분 • 제출 서류 : 삶의 이력과 작은학교에 기여하시고 싶은 내용을 적어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세요. • 제출 방법 : 전자우편 silsang@jakeun.org • 모집 기간 : 충원될 때까지 • 서류 심사 후 심층면접이 진행됩니다. 면접 일정은 개별적으로 연락드립니다. • 문의 : 담당자 이경재(010-5284-0793)에게 전화주세요.

54


불기 2561년 부처님오신날 지혜와 자비의 등불을 밝혀주세요 이 깊고 깊은 생명위기, 평화위기의 시기에 인드라망 도량에 생명평화등불을 함께 밝혀주세요! • 근본도량 실상사 - 우리 가족과 이웃을 위한 등불 : 10만원(1년)

- 자신과 이웃을 위한 등불 : 5만원(1년)

-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등불 : 6만원(1년)

- 부처님 오신 날 봉축등 : 2만원(하루)

- 세월호 생명평화 기원등 : 1만원 이상 형편껏 • 수련원 귀정사 - 우리 가족과 이웃을 위한 등불 : 5만원(1년)

-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등불 : 5만원(1년)

- 부처님 오신 날 봉축등 : 2만원(하루) • 광주도량 선덕사 - 우리 가족과 이웃을 위한 등불 : 10만원(1년)

- 자신과 이웃을 위한 등불 : 6만원(1년)

- 돌아가신 분들을 위한 등불 : 5만원(1년)

- 부처님 오신 날 봉축등 : 3만원(하루)

2017 인드라망 추천도서 함께 읽어요! 인드라망에서는 매년 추천도서를 선정하여 함께 읽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올해 에도 인드라망 철학과 세계관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일상에서 실천하기에 도움 이 될 만한 도서를 선정하였습니다. 선정된 도서를 읽고 다른 분들과 이야기 나누고 싶으신 분, 읽고 난 소감을 나 누고 싶은 분은 연락 주세요! • 문의 : 전화 02-576-1886(사무처) 전자우편 indramang1@hanmail.net • 인드라망 소식지에 읽고 난 소감을 나누고 싶은 분께는 해당 도서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틱낫한 갈등을 해결하는 7가지 방법」은 절판본으로 읽기를 원하시는 분은 문의해주세요!

55


세월호 편지 쓰기에 동참해 주세요 2014년, 새 생명이 피어나는 4월, 그 봄날 온 국민이 아파하고 슬퍼했던 세월호참사가 일어났습니다. 인드라망생명공동체에서는 세월호 이후의 우리 사회가 더욱 안전하고 평화롭게 변화하기를 바라며 ‘세월호 편지 이어쓰기’ 를 하고 있습니다. 천일동안 세월호에 대한 마음이 내가 아는 누군가에게 잘 전달 될 수 있도록 편지를 써주세요. 편지를 받은 사람은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 마음을 담아 보내주세요 그렇게 천일동안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한 번은 편지를 받아 볼 수 있도록 함께 해주세요.

- 동참 방법 * 가족, 친구, 동료, 지인 중 두 사람에게 세월호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씁니다. * 편지를 받은 분도 두 사람에게 편지를 이어 쓸 수 있도록 해주세요. * 편지를 쓰신 후에는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하실 수 있도록 인드라망 홈페이지에 간략한 댓글을 남겨주세요.

※ 세월호 참사가 남긴 교훈을 잊지 않고 우리 삶의 변화로, 이 사회의 변화로 이어가는 이 길에 함께 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청합니다.

이 세상에 함께 있음이 고마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 • • • • • • • • • •

56

교육도량 근본도량 실상사 (사)한생명 실상사작은학교 남원귀농귀촌학교 수련원 귀정사 생명평화대학 인드라망생협 우리옷인드라망 광주도량 선덕사 광주전남인드라망

Tel 02-576-1886 Tel 063-636-3031 Tel 063-636-5388 Tel 063-636-3369 Tel 063-636-4325 Tel 063-626-0106 Tel 070-4155-5688 Tel 02-576-1882 Tel 02-576-1895 Tel 062-263-4660 Tel 062-264-4660

Fax 02-576-1890 Fax 063-696-3772 Fax 063-636-5390 Fax 063-636-3878

Fax 02-2653-1897 Fax 02-576-1890 Fax 062-267-4660 Fax 062-267-4660

www.indramang.org www.silsangsa.or.kr www.indramang.org/hanlife www.jakeun.org cafe.daum.net/jirisannamwonrefarm cafe.daum.net/gwijeongsa cafe.daum.net/indramangdaehak www.indramangcoop.or.kr www.indramang.org/woorioht cafe.daum.net/suntemple cafe.daum.net/gjindramang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