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Orange_Summ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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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no. 10 Summer 2013 Minimize Minime

1. 미인이시네요, 옥상달빛

2. Collaboration 김기조, 공정한 청년의 탄생

Set Your Essential Kit 가방 속 물건으로 말해요

Congratulations! 새콤달콤 10번째 오렌지

3. 談; 와이키키 브라더스, 지금 행복하십니까? To My Yonger Senior 연차냐 나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Minime



LESS IS MORE But less is more difficult than it looks


Minimize Minime


Contents

Life is Orange +no.10

Summer 2013

04~

26~

58~

76~

LETTER

SHOWCASE

TREND REPORT

CATS & DOGS

Set Your Essential Kit

Lounging Urban Hippies

To My Younger Senior

가방 속 물건으로 말해요

도시로 돌아온 히피들

연차냐 나이냐

Fly Me to the Moon

36~

Girls Love Mirrorless

미인이시네요,

CREATOR’S NOTE 1

여성, 카메라 시장

78~

‘큰손’이 되다

CONTEMPORARY ART

06~ INTERVIEW

그것이 문제로다

옥상달빛

14~

38~

Small House

IN THE LIMELIGHT

I’m Yours, Lady

Scandinavian Life

ISSUE REPORT

With Nature,

내겐 너무 예쁜 누나

작지만 아름다운 공간

Zerimary Healthcare

for the People

Solutions

2013 서울모터쇼

Welcome Disposable

84~

착한 소비 시대의

CREATOR’S NOTE 3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 Your Best Way to Nature Ascetic Pleasure

사랑의 가위바위보

66~

쿠킹 미니멀리즘이 선사하는 극한의 쾌락

Congratulations!

Come and Share

새콤달콤 10번째 오렌지

Our Favorites

점점 가벼워지는 얼굴, 얼굴들

이노션의 즐겨찾기,

48~

이노션의 상상지도

Put the Pause,

COLLABORATION

Digital Fasting

FAIR-WELL KIJOSIDE

70~

스마트 라이프에 쉼표를 찍어라

김기조, 공정한 청년의 탄생

談; 이야기하다

The Return of the King of Pop

Minimize when Clapping

56~

와이키키 브라더스,

광고 미니멀리즘,

CREATOR’S NOTE 2

지금 행복하십니까?

그 자신감과 용기에 박수를

86~ 24h

이노션 백서(白書)

On Our 10 Edition th

Less Is Beautiful

일회용 상품들

88~ EPILOGUE


LETTER

ELLSWORTH KELLY, Chatham VI: Red Blue(1971, Oil on canvas, two joined panels, 290.8 x 259.7cm) Š Ellsworth Kelly The Museum of Modern Art, Photo: Tom Griesel


Life is Orange Summer 2013

MINIMALISM IS SIMPLE

유명한 미니멀리스트이자 미국의 조각가인 엘스워스 켈리(Ellsworth Kelly) 와 솔 르위트(Sol LeWitte)는 미니멀리즘의 10가지 조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Get rid of the unnecessary. Create structure. Stop searching for hidden meaning. Embrace what is solid. Lose yourself in patterns. Don’t fear empty space. Stay clean. Be bold and colorful. Don’t be too expressive! 그러곤 마지막으로 덧붙입니다. Less is more. But less is more difficult than it looks. 그렇습니다. 미니멀의 첨단을 달리는 이노션 월 드와이드 역시 ‘미니멀’하기 위해 수많은 고민을 거듭하곤 합니다. 2013년의 여름을 기념하는 Life is Orange는 이처럼 크리에이터의 숙명이 자 지금 라이프스타일을 지배하는 미니멀리즘 트렌드에 대해 다루고자 합 니다. 영양도, 정보도, 감정도 모든 것이 과잉인 지금, 사람들이 ‘담백한 것이 좋아!’를 외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겠지요. 근래 다시 읽고 있는 <피 로사회>란 책도 이러한 주장에 신빙성을 더합니다. 오늘날 스트레스는 지나 친 타자의 수용과 과잉긍정에서 시작된다고요. 실제로 우리는 너무 많은 것 에 Yes 하고 삽니다. Yes에 지친 대중이 이제는 No 하려는 움직임, 그것이 미니멀리즘 문화의 시작이 아닐지요. 그러나 우리는 또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 No라는 움직임 자체가 또 다른 Yes의 강압으로 다가와선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뜨거운 여름, 덜어낼 건 덜 어내고 모쪼록 시원하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안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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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PHOTOGRAPHY. Studio 1839

06


Life is Orange Summer 2013

INTERVIEWER. 유효영 대리, 이인규 대리 (통합플래닝팀, INNOCEAN Worldwide)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COOPERATION. 와가마마(www.facebook.com/wagamama5)

Fly Me to the Moon 미인이시네요, 옥상달빛 괜찮아. 잘될 거야. ‘입에 발린 위로’만큼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것이 있을까. ‘동시 대 언니들의 감성을 논픽션으로 노래하 는’ 옥상달빛의 위로 아닌 위로는 그래서 참 반갑고, 마음이 편안하다. 이게 나야. 그래서 뭐 어쩔 테냐! 듣기에 화려해도 도무지 따라 부를 수 없는 노래가 아니기 에 더욱 정이 간다. 일상에 치여 돌아볼 틈이 없었던 내 마음에 조용히 스며드는 달빛을 오랜만에 만났다.

07

© 매직스트 로베리사 운드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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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Summer 2013

09

새로운 곳이라면 어디든 괜찮습니다

윤주 자학?

유효영 대리(이하 효영) 처음 뵙겠습니다. 이노션 통합플래닝팀 유효

세진 뭔가 가족스러운 것?

영입니다. 이쪽은 이인규입니다.

인규 음…반성! 그래, 반성. 근데 2집에서는 그런 것보다 ‘괜찮아, 잘

김윤주(이하 윤주) 예, 저도 만나서 반갑습니다.

할 수 있어!’ 이런 긍정적인 메시지가 느껴졌어요.

이인규 대리(이하 인규) 회사에서 만난 절친인데, 엄청난 경쟁률을 뚫

효영 크게 나누자면, 소포모어 징크스(Sophomore Jinx)를 깼다는

고 이 자리에 왔어요. 둘 다 격하게 옥상달빛 팬입니다!

평과 아이덴티티가 흐려졌다는 평으로 갈리는 것 같아요. ‘하드코어 인

박세진(이하 세진) 어머, 취향이 바람직하신 분들이네요.

생’에서 시작해 ‘없는 게 메리트’였다가 이번에 급 ‘새로와’졌으니….

효영 홍대에서 가장 감정기복이 심하다는 세진 씨, 오늘 기분은 어떠

윤주 저희 딴엔 정말 새롭다고 생각해서 타이틀곡을 정한 건데, 한편

세요?

으론 ‘안 새로운데?’ 하는 반응도 있어요. 그래도, 저희는 저희가 하고

세진 지금 좋아요. 오늘 기분 완전 좋습니다.

싶은 곡을 담았습니다.

인규 다행이다.(웃음) 실제로 뵈니 팬심을 접어놓고 봐도 정말 예쁘세

인규 여자들은 20대 후반이 제일 싱숭생숭하잖아요. 막상 서른이 되

요. 본인들을 ‘홍대 흔녀’라 하셔놓고, 이렇게 예쁘면 반칙 아닌가요?

면 의외로 마음이 편하고. 다른 사람들이 사는 방식 혹은 세상이 바라

비결 좀 공유해주세요.

는 기준에 점점 연연하지 않게 된달까? 옥상달빛의 2집도 그렇게 탄생

윤주 어휴, 저는 그냥 할머니 같고요. 오늘 오면서 너무 할머니 같아

한 것이 아닌지, 그런 생각이 드네요.

서 깜짝 놀랐네요. 세진이는 교정이 거의 끝나가는 단계라.

윤주 그것도 맞는 말이에요. 나이를 한 살, 두 살 먹으면서 우리도 시

세진 부의 상징이죠. 아주 지긋지긋합니다. ‘반칙’은 안 했습니다만,

선이 달라지잖아요. 좀 더 다양한 것, 많은 걸 보니 사람이 더 긍정적

서른이 넘으면서 둘이 같은 피부과에 다니고 있어요.

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안 좋은 것도 그만큼 많이 보게 되지만, 아마

인규 아, 피부관리! 진짜 중요하죠. 저희도 요즘 절감하는 부분이에요.

도 내년엔 좀 더 긍정적이지 않을까요?

효영 나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얼마 전에 정규 2집 ‘Where’를 내

세진 죽을 땐 아마…긍정왕!(웃음) 준비할 땐 참 힘든 앨범이었는데,

셨잖아요. 1집 ‘28’과 비교해보면 뭐랄까, ‘하고 싶은 걸 한다’는 생각이

마치고 보니 만족스러운 작업이었어요.

들었어요. 이런 말 감히 하긴 그렇지만 옥상달빛이 확실히 성장하고 있구나….

이 세상의 모든 히어로

윤주 어이구, 감사합니다.

인규 옥상달빛의 음악이 ‘힐링음악’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동의하시는

인규 저도 좋았어요. 그런데 일부 음악평론가 중엔 ‘너무 밝다’고 안

지. 그것이 아니라면 ‘힐링을 해야 한다’는 대중의 기대가 부담스럽진

좋게 보는 시각도 있더라고요.

않으세요?

세진 그건 제대로 안 들어본 사람이에요!

효영 이제 ‘2집 가수’잖아요. 물론 전에 싱글 앨범이 있긴 했지만. 팬들

윤주 앞면 ‘새로운 곳이라면 어디든 괜찮습니다’가 발랄하고 통통 튀

의 기대와 옥상달빛이 가고자 하는 방향 차이로 인한 고충도 있었을

는 느낌이라면, 뒷면 ‘이 세상의 모든 히어로’는 어딘가 슬프고 진중한

것 같은데, 어떻게 중심을 잡는지 궁금해요.

느낌으로 꽤 대조적이죠. 사람들이 뒤까지 안 들어봤구나….

윤주 밝고, 긍정적이고, 힘을 주고…이런 이미지가 강해서…. 그걸 벗

세진 뭘 안다고, 진짜!(웃음)

어나고 싶었어요. 언제까지 우리가 힐링을 할 거냐. 그러려고 모인 밴

인규 앨범을 들으면 전체에 흐르는 스토리가 있잖아요. 예전 옥상달

드도 아닌데. 그게 제일 고민이었죠.

빛 노래들을 들으면….

세진 아까 잠깐 얘기가 나왔지만 저랑 윤주 정서가 막 “세상을 맘껏 비판해주마!”가 아니고 그냥 긍정적인 부분이 있다 보니…. 결과적으 로 다시 힐링으로 돌아온 것 같긴 한데. 처음엔 부담감이 정말, 정말 컸 어요. 막상 시작했을 땐 ‘어차피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거니, 앞으 로도 쭉 그냥 해보자!’ 하며 점점 편해졌지만요. 효영 그럼, 2집에서 팬들이 가장 열렬히 반응하는 곡은 무엇이던가

아까도 잠깐 나온 얘기지만, 29살과 30살의

요?

가장 큰 변화는 ‘의연함’인 것 같아요.

윤주 아무래도 선공개한 ‘새로와’죠. 얘네가 이런 것도 하네? 이런 반

누가 옆에서 잔소리를 해도 예전처럼

응. ‘괜찮습니다’는 지금까지 쓰던 가사랑 많이 달라서 관심을 가지시더

크게 신경 쓰이지 않고 나는 내 갈 길을 간다!

라고요. 많이 노력한 게 보인다고. 참, ‘히어로’도 정말 좋아들 하세요. 전철에서 듣다가 많이 울컥 하신대요.

유효영

인규 아, 저도 그랬어요!


INTERVIEW

윤주 저도 많이 울었어요. 세진이가 쓴 노래. 세진 자자, 앞으로도 많이 울어주시고요.(웃음) 의외로 윤주가 쓴 ‘하 얀’이 생각보다 반응이 뜨겁네요. 효영 매니아틱한 매력이 있어요. 윤주 사실 저한테 대중적이지 못한 정서가 많거든요. 세진 이젠 그게 대중적인가봐. 윤주 그런가?(웃음) 1집에 ‘그래야할때’라고, 제가 아끼는 노래가 있어 요. 그 노래와 ‘하얀’의 정서가 같거든요. 편곡이 너무 아쉬워서 지금은 잘 안 듣지만, 이렇게 다시 ‘하얀’에 관심을 가져주시니 당황스러우면서 도 한편으론 신기하네요. 세진 일단 멜로디가 심하게 좋잖아요. 아마 타이틀곡을 누르지 않을까? 윤주 안 눌러, 안 눌러. 아~무도 안 눌러. 인규 그럼 2집에서 가장 아끼는 곡은 무엇인가요? 윤주 세진이는 ‘공중’, 저는 ‘숲’이죠. 2집 구상하면서, 둘이 작업 핑계 삼아 태국으로 여행을 갔는데…. 세진 먹기만 했어요. 윤주 네, 진짜. 실컷 놀다가 마지막 날 불안해서 둘이 새벽까지 이야기 를 했는데, 저희 둘이 종교가 같아요. 별 이야기를 다 하다가 ‘신이 만 약 우릴 사랑한다면 어떤 느낌일까’란 화제까지 왔고, 그렇게 각자 만 든 곡이에요. 세진 그래서 두 곡이 가사가 같아요. 막 완성했을 땐 기분이 너무 좋아 서 ‘그래, 이건 타이틀감이야!’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프로듀서 오빠는 냉정했어요. 인규 저는 개인적으로 ‘하드코어 인생아’를 제일 명곡으로 꼽거든요. 마침 그때 제 인생도 하드코어이기도 했고.(웃음) 옥상달빛 노래의 가 장 큰 장점은 ‘공감’이라 생각하기에, 앞으로도 어디로 훅! 가지는 않았 으면 좋겠습니다. 윤주 못 갈걸요? 세진 어딜 가, 가긴.

거추장스러운 건 사양할게요 효영 아까도 잠깐 나온 얘기지만, 29살과 30살의 가장 큰 변화는 ‘의 연함’인 것 같아요. 누가 옆에서 잔소리를 해도 예전처럼 크게 신경 쓰 이지 않고 나는 내 갈 길을 간다!(웃음) 인규 어렸을 땐 다방면에 촉수를 뻗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면, 지금 은 쓸데없는 걸 배제하고 꼭 필요한 것만 하려고 하죠. 나를 더 잘 알 게 됐으니까. 이런 게 요즘 떠오르는 ‘미니멀 라이프’인가? 효영 옥상달빛 음악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거예요. 군더더기 없이 꼭 필요한 것만 들어 있잖아요. 세진 어머, 웬일이야.(박수) 윤주 이번 주에 들은 칭찬 중에 가장 좋은 칭찬이에요! 효영 그래서 사람들이 옥상달빛 음악을 두고 미니멀하다, 미니멀하다 하나 봅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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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Summer 2013

이인규

어렸을 땐 다방면에 촉수를 뻗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면, 지금은 쓸데없는 걸 배제하고 꼭 필요한 것만 하려고 하죠. 나를 더 잘 알게 됐으니까. 이런 게 요즘 떠오르는 ‘미니멀 라이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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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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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 그건 옛날부터 들어온 얘기인데요. 극과 극인 것 같아요. 너무 어

들한테 스스로 잘려나가는 편? ‘유서’ 쓸 때도 그랬어요. 이런 무심한

쿠스틱 사운드란 얘기도 있고, 반대로 그 여백이 좋다는 얘기도 있고.

나에게도 아직 남아 있는 친구들이 있구나. 고맙더라고요.

인규 그 사이에서 조율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두 분 스타일이 아무래

세진 에이, 윤주가 말만 그렇게 하는 거예요. 어디 좋은데 가서 누가

도 조금씩은 다를 것 같은데요.

생각나면 그 사람한테 바로 전화하거든요.

윤주 편곡에서 갈려요. 곡 쓰는 건 서로 좋아하니까 터치하지 않지만,

윤주 내가 그러나!?

편곡 취향은 확실히 달라요. 세진이는 클래지(clazzi)한 쪽, 이를테면

세진 근데 전 생각나도 안 해요. 그래서 친구가 진짜 없어요. 가족밖

보다 대중적이고 듣기에 편안한 쪽을 선호하고, 저는 좀….

에 없어요.

세진 윤주는 음, 범세계관적인…. 이번 앨범에서 예를 들면 ‘하얀’이죠.

윤주 그냥 우리 둘밖에 없다고 생각하시면 돼요.(웃음)

인규 아, 그런 거! 윤주 약간 좀 가는 거?(웃음) 본래 땅 파는 정서가 있어서. 지금 프로

괜찮아요, 우린 좋으니까!

듀서 오빠랑 EP(Extended Play)앨범 때부터 쭉 같이 작업했는지라,

인규 어휴, 두 분 말씀만 들어도 얼마나 깊은 사이인지 알겠어요. 옥탑

우리 세 명의 의견이 제일 중요해요. 셋이 얘기하다 정말 결론이 안 날

라됴 때도 심상치 않더니.

땐 과감히 다수결! 셋 다 거추장스러운 요소를 좀 싫어해요.

윤주 어딜 가도 이 친구랑 하던 옥탑라됴가 제일 재밌었네요.

세진 일단 제 주변의 모든 것이 다 미니멀해요. 윤주는 더하죠. 옷부터

세진 개그가…지금도 둘의 개그는 둘밖에 모르는 것 같아요.

가 완전 모노톤.

효영 왜 이러세요, 그 개그코드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앞으

윤주 원체 그런 컬러를 좋아하는 데다, 집이 더러우면 잘 못 견디는 성

로도 계속 개발해주세요!

격이라.

윤주 감사합니다. 아마 졸업하고, 지금까지 활동하면서 서로가 없었으

세진 집에 가보면 모델하우스가 따로 없어요. 왜 잡지 라이프 섹션에

면 너무 다른 걸 하고 있었을 거예요. 세진이는 원래 작곡만 하려던 친

실리는 그런 집 있죠? ‘이런 인테리어 했어요’ 하는.

구였고….

윤주 1~2년 동안 집 인테리어를 세 바퀴는 돌려요. 확실히 기분전환

세진 김형석 씨처럼 대중음악작곡가를 했을 거예요. 노래 안 하고?

이 되거든요. 특히 곡을 쓸 땐 작업할 수밖에 없는 형태로 만들어놓죠.

인규 아니, 왜 노랠 안 하세요!

인규 왠지 맘에 드는 옷 딱 하나만 사면 한동안 그 옷만 입고 다른 옷

세진 그러니까요.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웃음)

이 필요 없을 것 같네요.

윤주 저는 어디서 땅 파는 음악 하고 있었을 거예요. 혼자 심취해서.

세진 그쵸, 비싸고 좋은 거 하나만. 그에 반해 저는 돈을 다 어디다 썼

전 정말 제가 이런 정서를 갖게 될 줄 몰랐어요. 따뜻하고 편안한 감정

는지 모르겠어요….(웃음) 하지만 삶이 돌아가는 방식은 단순해요.

이 세진이를 만나서 더 커졌으니까요.

윤주 호불호가 아주 명확한 친구예요.

인규 서로가 서로에게 신이 준 선물, 이런 건가요? 훈훈하다.

세진 기다 아니다를 잘 판단하고. 이런 성격이 단순한 삶을 유도하나

윤주 2집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각자 여행을 갈 계획이에

봐요.

요. 일단 저는 북유럽에 좀 머무르면서 땅 파는 음악을 할까 하고요.

효영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뭘 하세요?

세진 저는 ‘토이’처럼 객원보컬을 섭외해서 프로젝트 앨범을 만들어보

세진 일어나서도 루틴이 있어요. 일단 일어나자마자 아이스 아메리카

려고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 노래를 불러주는 작업. 그렇게 각

노를 꼭! 마셔야 되요.

자 공부한 뒤 3집을 만들어야 ‘발전’이 있지 않을까요?

인규 도시여자!(웃음)

효영 우와, 개인앨범!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윤주 저랑은 좀 반대죠. 전 싫어하는 것도 별로 없고, 누구랑 싸워본

세진 열심히 만든 2집이지만, 싫어하셔도 별로 기분 나쁘진 않아요.

적도 없고…. 근데 사람들한테 꼬박꼬박 연락하는 걸 잘 못해요. 사람

윤주 왜냐면, 우린 좋으니까!(웃음)

옥상달빛

유효영 + 이인규

1984년생 동갑내기 김윤주, 박세진이 만든 싱어송라이팅 포크 듀오. 줄여서 ‘옥상달빛’이라 부른다. 홍

이미 고등학교 시절부터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다소 절제가 필요함’이란 학생

대 앞 놀이터에서 처음 공연할 무렵엔 ‘동방울 자매’라는 이름이었으나, 각자 좋아하는 단어인 옥상과

부 기록으로 오지라퍼를 인증한 이인규 대리와, ‘만’으로 서른이라 여전히 세상

달빛을 붙여 ‘옥상달빛’이란 이름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2010년 EP 앨범 ‘옥탑라됴’로 정식 데

모든 것이 궁금하고 아찔한 청춘 유효영 대리가 만나 이노션 통합플래닝팀의

뷔, 2011년 1집 ‘28’과 2013년 2집 ‘Where’를 발표하며 ‘공감음악’의 대명사로 자리를 굳혔다. 드라마 <파

소문난 ‘82모임’이 탄생했다. 경주용 말처럼 무작정 앞만 보며 달리기 보다 길

스타>에 삽입된 ‘옥상달빛’을 비롯해 ‘없는게 메리트’, ‘하드코어 인생아’ 등의 주옥같은 명곡으로 동시

에서 만나는 여러 매력적인 요소를 모아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자 BTL전략을

대 청춘을 어루만진 옥상달빛은 TV와 라디오, 드라마 및 영화 OST 등 폭넓은 활동으로 ‘소소한 일상의

짜는 팀에 왔건만, ‘통합’과 ‘플래닝’이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고. 그래도 좋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은 광고인,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두 여자는 ‘즐겁게 즐겁게!’를 외치고 있다.


ISSUE REPORT

ZERIMARY HEALTHCARE SOLUTIONS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

이상하게도, 아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의사들은 의 료소비에 있어서 일반인들과 다른 선택을 한다. 예를 들 면, 건강검진 받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거나, 인공관절 이나 척추, 백내장, 스텐트, 임플란트 등 그 흔한 수술 받 는 비율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심지어 항암치료 참여율도 떨어진다. 요컨대 검사도 덜 받고, 수술도 덜 받고, 몸을 사린다. 마치 손님에게는 매일 기름진 진수성찬을 차려내 는 일급요리사가 정작 자신은 풀만 먹고 산다고나 할까. 왜 그럴까? TEXT. 김현정 (서울시립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ILLUSTRATION. 류희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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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의사는 다르게 선택하는가?

받는다. 그러나 근원적인 치료는 자기 자신에게서 나오는

병)는 아닌지, 입이 마르면 당뇨병은 아닌지, 손가락이 뻑

주위에 가족이나 친한 친구 중에 의사가 있는 사람은 나의

것이며, 여기에는 반드시 시간이 걸린다.

뻑하면 류머티스는 아닌지…. 전 국민이 이런 의과대학생

이러한 지적에 공감할 것이다. 어떤 질문이 날아가도 돌아

세 번째 이유는 ‘자유롭기’ 때문이다. 사실 의료에는 콕 짚

증후군을 겪고 있다.

오는 대답은 거의 비슷하다. “괜찮아. 그냥 지내봐. 좋아질

어 정답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부에서 정해놓은 진료

거야.” 이런 양상은 의사 자신의 전문과목에서 더욱 두드

지침도 있고, 학회에서 권장하는 가이드도 있고, 병원에서

기다리면 안 아프다

러진다. 예를 들면, 정형외과 의사들이 무릎 수술이나 어

독려하는 경영방침도 있고, 보험회사에서 규정하는 수급

50대 여성, 기업의 임원인데 어느 날 무릎이 아프다고 찾

깨 수술을 받는 일은 그들 사이에서 특이한 뉴스거리가 될

기준도 있다. 평소 이러한 장치와 압력을 벗어나서 진료하

아왔다. 약간 퇴행변화 초기 현상이 보여 무릎 관리와 운

만큼 희귀하다. 왜 의사는 환자에게 권유하는 처방을 자신

기란 쉽지 않다.

동법에 대해 알려주었다. 환자는 우스갯소리처럼 말했다.

을 위해서는 선택하지 않을까?

따라서, 의사들은 비로소 자기 자신이 대상이 되어서

“아유, 이러다 늙으면 인공관절 하면 되지요? 요즘 의술이

첫 번째 이유는 ‘잘 알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많은 투병과

야 이런 부담에서 훨훨 벗어나 가장 솔직한 선택을 하

참 좋잖아요.” 엥? 이게 무슨 얘기? 마치 인공관절 수술이

정과 죽음을 이미 지켜봤다. 의료란 양날의 칼과 같은 것

는 것이다. 그들은 보수적이고(conservative) 보존적이고

나이 들면 누구나 거쳐가는 만능 해결사 내지 인생의 종착

이다. 나를 치유하게도 하지만 나를 다치게 하기도 한다.

(preservative) 최소한의(minimal) 의료를 신속하고 조용

역쯤에 있는 목표처럼 들린다.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깍지.

현대의학에는 혜택뿐 아니라 한계와 허상도 있다는 것을

히 선택한다. 우리나라에서 으뜸가는 대학병원의 의료원

어떻게든 평생 자신의 관절로 사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

잘 알기 때문에, 웬만한 검사나 치료에 섣불리 몸을 맡기

장이었던 나의 은사는 전립선암에 걸렸음에도 모든 치료

다. 관절염 질환의 치료에서 인공관절은 최초의 선택이 아

지 않는다.

를 거절하였다. 마지막에 약간의 통증 치료를 받은 것 외

니라 어쩔 수 없는 최종상태에서의 선택이다. 피하면 피할

두 번째 이유는 ‘기다리기’ 때문이다. 요즈음 대부분의 사

에는 몇 해 동안 끝까지 평소대로 지내다가 돌아가셨다.

수록 좋다.

람들은 아픈 것을 참지 않는다. 되도록 빨리, 가능하다면

‘의과대학생증후군(medical student syndrome)’이라고

치아도 마찬가지다. 임플란트 시술에 신중해야 한다. 심장

당장 낫기를 원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노력을 기울여 차

의대생들이 농담처럼 겪고 지나가는 병이 있다. 수업시간

질환에 흔히 삽입하는 스텐트도 마찬가지다. 내 몸에 들어

근차근 얻는 근본적인 치유책보다, 꼼짝 안 하고 저절로

에 어떤 병의 증세에 대해서 강의를 듣고 나면 마치 그것

오는 이물, 더구나 인공삽입물을 장착하기 위해서는 크든

낫는 방법에 더 솔깃하다. 이쪽 병원에서 신통한 처방이 나

이 전부 내 병인 것처럼 느끼는 것이다. 피곤해서 눈썹이

작든 본래의 정상 조직을 깎아내거나 도려내야만 한다. 결

오지 않으면 바로 다른 병원으로 가서 약을 타고 수술을

실룩이면 ALS(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일명 루게릭

코 되돌릴 수 없다. 그러니 좀 뻑뻑하고 쑤셔도 씻고 조이


ISSU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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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광 내서 끝까지 내 관절로 사는 게 좋다. 아무리 상하고

소리 중엔 이런 말도 있다. “기다리면 안 아파질 테니. 안

보다 더 능률적이리라는 묵언의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런가?

아무리 못났어도 내 몸보다 좋은 것은 이 세상에 없기 때

아파지기 전에 얼른 수술 받으세요!”

아니, 결코 그렇지 않다.

문이다. 내 몸의 세포들은 퇴화하기도 하지만, 변화하고 새

요즈음 인공 수술이 너무 만연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제

로 돋아나기도 하는 ‘적응’이 가능하다. 하지만 인공물에는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사는 거다

발 내 관절로 살자. 내 치아로 살자. 내 혈관으로 살자. 내

이런 작용이 없다. 심는 그날부터 망가지는 일만 남는다.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열한 살 조카가 치과 정기검진을

디스크로 살자. 내 몸으로 살자. 부족한 듯 보여도 내 몸이

예를 들어 무릎에 퇴행성관절염이 있다고 하자. ‘연골’이

받던 중, 교정을 시작해야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최고라는 걸 제발 잊지 말자. 자연으로부터 받은 내 몸을

닳아 없어지는 병이다. 닳는 동안 아프다. 연골이 닳으면

덜컥 걱정이 되어 서둘러 치과로 출동했다. 담당 선생님이

보존하자.

그 아래로 ‘연골하골’이라는 생뼈가 노출된다. 여기엔 신

말하길, 조카의 영구치가 나는 과정에 현재 치아들이 방

경세포 말단이 분포하고 있으니, 움직일 때마다 서로 마

해가 되어 그냥 놔두면 심한 부정교합이 생기게 될 것이라

찰하면서 얼마나 아프겠는가. 또한 관절을 둘러싼 활액낭

하였다. 교정은 피할 수 없는 일이겠으나, 교정할 때 흔히

세포들이 떨어져 나온 연골 부스러기를 없애려고 관절 안

하는 생니를 몇 개 뽑는 것이 더 염려가 되었다. 치과 선생

으로 물을 뿜고 염증을 일으킨다. 무릎이 붓고 열도 나고

님께 이렇게 부탁했다.

아프고….

“선생님, 저는 이 아이들 세대에는 사람들이 백 살까지 거

그러나 실은 이 모두가 우리 몸의 ‘자기방어 기제’이며 스

뜬히 살 거라고 생각해요. 그때까지 자기 치아로 건강히 살

스로를 고쳐나가는 ‘자정작용’이다. 연골이 벗겨져 나간 자

길 원합니다. 좀 삐뚤어지고 튀어나와도 좋아요. 생니를 뽑

리에는 시간이 지나면서 주위에 섬유조직이 자라 메우기

는 일만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최대한 치아를 보존할 수

도 하고, 연골하골에 미네랄이 모여 단단해지면서 연골 역

있다면, 그걸 바랍니다.”

할을 대신하기도 한다. 그러면 엑스레이에서는 설사 심한

치과 선생님은 무슨 뜻인지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끄덕했

퇴행성관절염을 보일지라도, 실제 환자는 별로 아프지도

다. 인간은 사이보그가 아니다. 인간은 그냥 인간으로 살

않고 별다른 증세도 없는 단계에 이른다. 자연은 우리가 다

때가 복되다. 그런데 세상은 인간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살아가도록 방법을 마련해놓았다. 그래서 항간의 실없는

자꾸 사이보그로 만들려고 한다. 그 바탕에는 기계가 인간

본 기사는 <의사는 수술 받지 않는다>(원제 ‘0차 의료 해법과 의료 미니멀리즘’, 김 현정, 느리게읽기)에서 발췌, 재구성한 것임을 밝힙니다.

1 모든 약은 독이다. 다만 그 용량에 따라 약이 되기도 하고 독이 되기도 한다. -파라켈수스 2 서너 가지 약을 복용 중인 어느 50대 아주머니가 말한다. “내가 먹고 싶어서 먹 나? 병원에서 의사들이 주니까 먹지.” 명답이다. 약은 결코 밥이 아니다. 양약은 결 코 보약이 아니다. 3 ‘영(0)차 의료 해법’은 사람을 되찾자는 뜻을 담고 있다. 자본 너머에 간직된 인적 요소, 그중에서도 환자들 자신의 힘과 역할을 찾고 키우자는 것이다. 즉, 여기서 ‘0 차’란 의료기관을 찾기 전 순서상 영 순위, 우리들 자신을 가리킨다. 인류출현과 함 께 언제나 존재해왔고 평소 부지불식 중에 우리가 하고 있는 기초적이고 상식적인 건강행동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정화하고 강화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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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CETIC PLEAS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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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영양 부족보다는 영양 과잉으로 인한 질병들 이 늘어난 지 오래다. 과잉 영양의 시대야말로 진정한 쿠 킹 미니멀리즘이 필요한 때다. 미니멀(Minimal)에 ‘이즘

쿠킹 미니멀리즘이 선사하는

(-ism)’을 덧붙인 미니멀리즘은 ‘최소함’과 ‘간결함’을 추구

극한의 쾌락

하는 예술과 문화적인 흐름이다. 단순, 최소, 반복, 미래 지향적인 키워드가 그 특징. 미니멀리즘은 이제 건축이나 패션, 음악, 미술, 인테리 어, 가구, 디자인 등을 비롯해 다이닝과 식생활에도 영역 을 넓히며 세련된 삶의 방식 중 하나가 되고 있다. TEXT. 문경옥 (월간 Cookand 수석기자) ILLUSTRATION. 이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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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의 미학, 꼭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

에 따라 꽃잎을 고명으로 올리며, 찜통에 찔 때는 넓게 펴

챙겨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니 말이다.

쿠킹 미니멀리즘은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절제된 요리’

거나 틀에 넣어 찐빵처럼 둥글고 큼직하게 쪄낸다. 방울

1일1식 이론을 한국인의 식습관에 맞게 식단을 제안한 <오

라고 표현하자면 신선한 재료, 그 자체로 먹는 것이지만

증편의 형태도 있는데 고명을 올리지 않고 팥소를 반죽

늘부터 시작하는 1일1식 레시피>의 저자 김은아 씨. 그녀

불을 사용해 요리하는 것은 재료의 물성을 바꿔놓는다.

위에 얹은 뒤 다시 반죽으로 덮어서 볼록한 모양으로 만

는 ‘하루 한 끼 식사만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재료가 지닌 맛을 더 끌어올

드는 것이 전통적인 방식이다.

란 호기심과 함께 도전의식으로 시작했다. “1일1식을 하기

릴 수 있다. 이를테면 데치거나 굽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인사동 떡카페 ‘합’의 신용일 셰프는 이런 증편의 미니멀

전, 속이 좋지 않을 때는 단기간 굶어서 속을 비우거나 채

스테이크는 재료의 조리를 최소화한 방식 중 하나이면서

리즘을 잘 보여준다. “우리 떡은 케이크나 빵과 비교해 종

식을 하며 속을 다스린 후 원래의 식생활로 돌아가는 것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다. 10여 년 넘게 ‘진짜배기 스테이

류나 맛 모양 등에서 뒤지지 않아요. 특히 증편은 식감이

을 반복했어요. 그러다 1일1식을 하니 최소한의 끼니로 최

크’를 만들고 있는 이트리의 김욱성 오너 셰프는 “고기를

진득하지 않고, 막걸리로 발효시켰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대한의 감동을 얻게 되었어요. 이제는 자연스레 공복을 즐

불에 구워 먹는 방법이야말로 인류 최초의 조리법이자 미

호감도가 높습니다. 증편의 장점을 보다 잘 살리는 방법

기게 되는 기이한 현상까지 생겼어요.”

니멀리즘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요리”라고 정의한다. 같

이 무엇일지 고심하다 크기를 최소화하고 고물도 생략하

1일1식을 실천하면서 그녀에게 생긴 변화는 다이어트 효

은 고기라도 굽는 방법에 따라 맛도 달라진다. 그래도 스

고 찜통에 찌는 대신 스팀오븐에 쪄보았어요.”

과뿐만이 아니다. 하루 한 끼를 먹다 보니 식단의 양보다

테이크의 백미라 할 수 있는 것은 직화구이다. 여기엔 특

신용일 셰프의 백증편은 아무런 고명도, 소도 없이 간결

질을 중시하게 되었다는 것. 미각도 더 섬세해져서 조미

별한 소스도 필요없다. 고기 자체의 육즙과 조리법이 만

한 떡 그 자체다. 프랑스 과자 마카롱이 부럽지 않은 우리

료를 생략하고 양념도 최소화한다. 덕분에 재료가 지닌

든 질감을 그 어떤 소스로 감추겠는가. 겉은 갈색으로 먹

전통 음식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세계적인 음식이 되기에

고유의 맛을 더욱 즐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외식을 하더

음직스럽게 굽고, 속살은 선홍빛 육즙이 흥건한 미디엄

도 충분하다.

라도 양질의 식사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자연스럽게 하루 1끼 식사에 큰 즐거움을 얻는다.

레어 상태가 가장 맛있다. 따뜻한 육즙이 흐르면서도 고 소하게 씹히는 고기 맛은 이제 미식의 고전이자 미니멀리

극한의 생략, 미니멀리즘 밥상

사실 1일1식 논란은 여전히 있다. 오히려 폭식을 불러일으

즘의 대표적인 요리다. 그렇기에 재료의 품질이나 셰프의

미니멀리즘은 사실 우리 밥상, 혹은 식단에서도 찾을 수

키거나 영양의 불균형 같은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기

테크닉이 까다롭게 요구된다.

있다. 요즘 회자되는 1일1식만 해도 그렇다. 일본인 나구

때문. 그러나 1일1식의 요지는 음식의 과도한 섭취가 오히

모 요시노리 박사가 주장한 1일1식은 간단히 말하면 하루

려 건강에 해롭다는 것이니, 배가 고파서 꼬르륵 신호가

미래지향적인 쿠킹 미니멀리즘

에 한 끼만 먹는다는 얘기다. 하루 세 끼 끼니를 절대 거

올 때 음식을 섭취하자는 교훈으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곱게 빻은 멥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발효시키는 술떡,

르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마저 있는 우리에게 적잖은 충격

질 좋은 재료, 최소한의 조리, 최소한의 양념만으로도 식

증편. 증편은 본래 대추채, 석이채, 잣 등을 비롯해 지방

이었다. 건강을 위해서는 습관처럼 삼시세끼를 꼬박꼬박

탁은 충분히 건강할 수 있을 것이다.


ISSU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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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S IS BEAUTIFUL

토너, 에센스, 로션, 아이크림, 자외선차단제…. 낮에는 평균 13개, 밤에는 평균 7개의 화장품을 발라온 한국 여 자들이 최근 달라지고 있다. 한 듯 안 한 듯 수수한 피부

점점 가벼워지는

표현, 여러 가지 기능을 하나로 압축한 멀티펑션(multi-

얼굴, 얼굴들

function) 제품의 인기, 심지어 세안만으로 화장을 깨끗 이 지워주는 올인원 클렌저의 등장은 그토록 견고했던 이 중세안의 신화까지 무너뜨릴 기세다. 소비자들이 똑똑해 진 결과일까? 혹은 기업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일까? TEXT. 최지현 (화장품 비평가) ILLUSTRATION. 신형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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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지금 피로한 이유

(구희연·이은주, 거름)은 뷰티 분야에 ‘비판’이라는 새로운

건축, 인테리어, 패션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미니멀리즘

흐름을 소개했다. 이 책들은 ‘아이크림은 그냥 크림과 똑

사조가 등장한 것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부

같다’, ‘기초 4종 세트는 기업의 마케팅 전략이다’ 등의 주

터 지금까지 미니멀리즘은 그 기세가 잠시 꺾일 때는 있었

장으로 소비자의 알 권리를 일깨웠다. 필자의 책 <명품피

지만 사라진 적은 없었다. 하지만 미니멀리즘이 수차례 왔

부를 망치는 42가지 진실>(위즈덤스타일) 역시 ‘이중세안

다 가는 동안에도 피부미용만큼은 미니멀리즘과 거리가

은 불필요하다’, ‘화장품에는 나이별, 성별 구분이 없다’ 등

멀었다. 그 이유는 여자들의 화장품 소비문화는 주로 화장

의 주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품 기업들의 판매 전략에 지배되어왔기 때문이다. 기초 4

책을 읽고 지식에 눈을 뜬 소비자들은, 비록 수가 적을지

종 세트의 신화, 미백, 주름 개선, 보습, 재생, 진정 등으로

언정 확실한 틈새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화장품 회사들

잘게 구분된 기능, 시즌마다 새롭게 포장된 신제품 출시

은 이들을 공략하여 발 빠르게 이중 기능성 인증 제품, 보

전략은 더 많은 화장품 구입을 부추겼다.

습, 재생, 노화 방지 등을 겸비한 멀티제품을 개발하여 성

이러한 전략은 굉장한 효과를 거두어왔다. 2009년 태평

공을 거둔 것이다. 특히 스킨케어부터 메이크업까지 올인

양과 TNS(전문조사기관)의 공동조사에서 한국 여성의

원을 주장하는 CC크림의 등장은 책을 읽지 않은 소비자

연평균 화장품 지출액은 약 47만 원으로 나타났다. 또한

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았다.

2012년 겟잇박스(회원제 미용정보 서비스 기업) 조사에서 는 한국 여성의 30%가 한 해 60만 원 이상을 화장품 구

피부, 성분에 주목하다

입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멀티제품의 성공은 화장품 소비를 줄인다는 면에서 분명

그런데 겟잇박스의 조사에서 주목할 만한 변화가 감지되

바람직하다. 단, 소비자가 그 이유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

었다. 여러 가지 기능이 합쳐진 올인원(all-in-one) 제품을

한 기업의 또 다른 마케팅 전략으로 전락할 소지가 다분

사용해본 여성이 75%에 이르고 이에 대해 ‘번거로움이 줄

하다. 사실 모든 화장품은 굳이 라벨에 ‘멀티제품’이라 표

었다’(40%), ‘경제적이다’(60%) 등 긍정적인 평가를 한 여

기하지 않아도 기본적으로 멀티제품이다. 자외선차단제는

성이 압도적이었다는 점이다.

이미 충분한 보습제가 함유되어 있어 그 자체로 하나만 발 라도 되는 낮 전용 모이스처라이저이며, 모든 클렌저는 굳

소비자, 진실에 눈을 뜨다

이 ‘이중세안 기능’으로 홍보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메이크

멀티제품은 예전에도 몇몇 기업에서 출시했지만 별다른

업까지 깨끗이 제거해준다. 게다가 현재 각광받는 대부분

반응을 얻지 못했었다. 그런데 작년부터 갑자기 멀티제품

의 성분들은 효과가 거기서 거기라 이중 삼중으로 겹겹이

이 등장하여 시장에서 선전을 하고 있는 현상을 어떻게 해

바를 필요가 없다.

석해야 할까?

결과적으로 지금의 멀티제품은 기존 제품을 재포장하여

멀티제품은 결코 기업의 광고 공세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홍보 문구를 바꾼 것에 불과하다. 책을 읽고 화장품의 진

품목이다. 이미 수차례 실패를 겪었기에 기업들도 신중할

실을 깨달은 사람이라면 ‘올인원’과 ‘멀티펑션’ 역시 기업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멀티제품이 나

의 마케팅 전략이며 이런 문구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걸

왔다는 것은 이미 소비자들이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

인식할 것이다. 결국 화장품 선택의 기준은 첫째도 둘째도

어 있었고, 기업들도 이에 대해 확신을 했다는 증거이다.

‘성분’ 하나뿐이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출간된 몇 권의 뷰티 관련 책의 영

멀티제품은 갑자기 등장한 신기술이 아니다. 화장품 자체

향이 크다. 그동안 뷰티 책은 한결같이 방법론을 소개하기

가 이미 한두 가지만 쓰면 충분한 멀티제품인 것이다. 또한

에 바빴다. 여성들은 ‘이렇게 하면 예뻐진다’, ‘이런 화장품

화장품은 방부제와 향 등 여러 화학성분이 들어 있기 때

을 사용하라’ 식의 난무하는 방법론과 더 많은 화장품 사

문에 적게 쓸수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이 사

이에서 헤매야 했다. 그러나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

실을 인식하고 실천한다면 화장품의 미니멀리즘은 하나의

라>(폴라 비가운, 중앙북스)와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굵직한 소비자 운동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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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REPORT

PUT THE PAUSE, DIGITAL FAS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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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다운시프트, 슬로시티…. 역사상 가장 스마트한 일 상을 영위하고 있는 우리가 요즘 원하는 것은 아이러니하 게도 스마트하지 않은 삶이다. 그렇다고 스마트 라이프에

스마트 라이프에

반기를 들지는 말자. 무인도에 들어앉거나 세상과의 소통

쉼표를 찍어라

을 거부하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잠시 pause(일시정지) 를 눌러주자는 말이다. TEXT. 최진주 (디지털매거진 Feeling Punch 편집장) ILLUSTRATION. 정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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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처음으로 미니멀하다

부족한 인간이 되었다. 부팅이 필요 없는 태블릿PC와 스

보를 받아들이느라 뇌에 과부하가 걸린다. 여기에 SNS를

새로운 디지털 기기가 등장할 때마다 많은 이들(과학자,

마트폰 탓에 수면 시간도 줄어들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디

하면서 느끼는 인간관계의 피로감까지! 스마트 라이프는

의사, 방송, 그리고 부모님)이 그것의 폐해를 걱정했고, 그

지털 기기는 발광매체 즉, 빛을 내뿜는 기기다. 발광매체

총체적인 행복지수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려는 이따금 현실이 됐고, 그럼에도 이것들은 없으면 안

를 집중해서 오랜 기간 쳐다보면 눈과 뇌가 극심한 피로감

디지털 피로는 지속적이고 벗어나기 쉽지 않기 때문에 더

되는 일상적인 존재로 우리의 머리맡에 놓여졌다.

을 얻게 된다(참고로, 피부 역시 광노화의 단계를 밟는다).

욱 심각하다. 상황이 이러니 스마트 라이프에 반기를 든

ADHD와 비만율을 높이는 TV부터 시작하여, 누군가를

더불어 현재 자신의 자세를 점검해보라. 거의 <반지의 제

사람들도 생겼다. 이른바 ‘디지털 단식’이다. 그러나 이는

난청으로 만든 학창시절의 워크맨과 MP3 플레이어, 손목

왕> 골룸 수준으로 척추를 쭈그리고, 목을 움츠리고 있을

끼니를 굶는 단식보다 훨씬 어렵다. <로그아웃에 도전한

터널 증후군과 거북목을 일으키는 컴퓨터 모니터…. 이 중

것이다. 이쯤 되면 몸이 안 피곤한 게 이상할 상황이다.

우리의 겨울>의 저자 수잔 모샤트처럼 집 안의 모든 디지

에서 ‘갑’을 선정한다면 단연 휴대전화가 아닐까 싶다. 피

정신적으로는 어떨까? 우리는 스스로를 2~3가지 작업을

털 기기를 6개월간 창고에 숨겨두는 무시무시한 실험을

처폰이던 시절부터 남자의 정자 수를 줄이고, 여자의 임

동시에 하는 멀티태스킹 인간이란 것에 자부심을 갖지만,

과연 한국에서 할 수 있을까? 특히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신 가능성을 줄이며,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며 의사

애초에 ‘멀티태스킹’은 불가능하다. 뇌는 동시다발적으로

면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을까?

들의 맹공격을 받아왔던 그것은 영민하게도 ‘스마트폰’으

여러 행위를 구현하지 못한다. 계속 주의를 전환하고 있을

디지털 기기를 끊을 수 없다면, 적당히 하면 된다. 우리의

로 변모하여 우리 모두를 굴복시켰기 때문이다.

뿐이다. 그러니 멀티태스킹을 하면 작업의 질이 떨어지고

뇌를 팝콘이 아니라 단밤으로 만들어보는 거다. 직업상 디

앱을 내 맘대로 꽂아 넣을 수 있고, 인터넷 세상에 마음껏

실수도 늘어나는 것이다.

지털 세상에 남보다 오래, 깊이 빠져 있는 필자가 보증하

접속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원리 덕분에 스마트폰을 향한

니 한번 믿어보시라. 발광하는 액정 대신 우리 주변에 조

열광은 현재진행형이다. 회사 화장실에서도 쇼핑이 가능

끊을 수 없다면 적당히

하며 책 볼 시간이 없어도 세상 돌아가는 일에 빠삭해진

요즘 학계에서 큰 이슈는 스마트폰 중독이다. 뇌에 영향을

다. 만난 지 오래인 지인들의 근황도 스마트폰 하나면 지

끼쳐 현실에 무감각해지고, 주의력, 반응속도가 현저히 떨

금 당장 알 수 있다.

어지는 ‘팝콘브레인’ 증후군은 비단 어린이들만의 문제가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피로감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늘어

아니다.

났다. 이른바 ‘디지털 피로’다. 어릴 적부터 디지털 기기를

수많은 정보가 널려 있는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만지며 지냈던 우리는 이전 세대에 비해 훨씬 강력한 디지

우리가 이전 세대보다 똑똑하다고 여길지 모르겠다. 그러

털 피로에 노출되어 있다.

나 선택지가 과도하게 많아진 통에 우리 중 대부분은 결

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 정말 급한 용무라면 전화로 걸겠지!

사실 피로의 원인은 간단하다. 육체가 쉬지 못하기 때문이

정장애가 있다. 그에 따라 자기 선택에 대한 만족지수 역

독자들이 범람한다. 완전히 끊는 것이 어렵다면 스마트폰에서 SNS 앱을 삭제하고,

다.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건 결코 휴식이 아니다. 우

시 훨씬 낮아졌다. 또 정보를 놓치면 뒤처지는 기분을 느

리는 순간의 심심함을 참지 못하는 역사상 가장 인내력이

끼고 불안해하는 정보강박증 역시 심각하고, 불필요한 정

금만 눈을 돌려도 삶이 얼마나 아름답고 풍요로운지.

필자가 실행하는 디지털 ‘절식’ 노하우 1. 스마트폰이든, 태블릿이든 결국 몸집 작은 컴퓨터다. 컴퓨터도 24시간 365일 켜 놓으면 수명이 줄어든다. 가끔 스마트폰을 꺼두어 쉬게 해줄 필요도 있다. 잠자리 에 들기 직전 ‘종료’ 버튼을 눌러라. 스마트폰이 쉬는 동안, 당신의 뇌도 쉬게 될 것 이다. 아침의 알람은 진짜 시계로 맞춰둘 것. 2.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 등의 알림음을 ‘무음’으로 설정해둔다. 조금 늦게 봐도

3.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계정을 삭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지만, 여전히 SNS 중

컴퓨터로만 한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억제가 된다. 4. 다이어리든, 드로잉 노트든, 블로그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시간을 투자할 것. 내 머리로 정리하는 동안 스마트 라이프는 분명 미니멀해진다.


ISSU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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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MIZE WHEN CLAPPING 광고 미니멀리즘, 그 자신감과 용기에 박수를

글로벌 광고회사 오길비앤매더는 2012년 칸에서 세상에서 가장 긴 레드카펫을 깔았다. 축제가 끝난 후, 그 레드카펫은 신발 ‘깔창’ 이 되어 전 세계 주요 클라이언트들에게 날아갔다. 메시지는 심플 했다. “위대한 발걸음을 내딛어라! 100% 진짜 칸 레드카펫으로 만들었습니다. 사자처럼 걸으세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깔창을 받 은 클라이언트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수많은 답장을 받은 것은 물 론 필립스의 글로벌 사업 경쟁PT에 초대받았다. 잘 만든 깔창 하 나가 두껍고 지루한 회사소개서를 대체했던 것이다. TEXT. 강정구 국장 (AE, INNOCEAN Worldwide) ILLUSTRATION.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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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생각을 가능하게 2013년 오늘을 사는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

지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이며, 비주얼은 위대한 아이디

다. 인터넷 시스템이 만든 과잉 정보 시대를 사는 현대인은

어라는 자신감이다. 무엇보다 브랜드의 위상을 드러내는

정보 제공식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무관심하다. 인터

자신감이다.

넷이라는 정보의 창고에서 얼마든지 필요한 정보를 검색

같은 의미에서 광고에서 미니멀리즘은 용기이기도 하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요(Needs)와 욕구(Wants)

상대적으로 덜 차별적이고 덜 분명한 요소를 제외히는 용

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달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무

기이며, 한정된 지면과 방송에 더 많은 메시지와 더 많은

관심할 뿐만 아니라 거부하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비주얼을 담고픈 욕망을 억누르는 용기이며, 선택한 하나

과연 우리가 기억하는 전화번호가 얼마나 될까? 나는 가

의 제안(Single Proposition)에 대해 확신을 갖는 용기이다.

끔 집 전화번호도 휴대폰 속의 연락처에서 확인하곤 한다.

현대건축의 3대 거장으로 불리는 미스 반 데어 로에(Mies

비단 나이 탓만은 아니다. 외울 필요가 없으니 외우지 않

Van Der Rohe)는 이렇게 말했다. “Less is more.” 과잉정

는 것이다. 브랜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보의 시대, 정보의 홍수시대를 살고 있는 소비자. 그들을

과잉 정보 시대에서 광고의 역할은 브랜드에 대해서 한 번

이해하고, 설득하고, 그들의 관심을 이끌어내야 하는 우리

더 바라보고,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시끄럽고

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감과 용기다.

많은 메시지의 광고, 복잡하고 현란한 이미지로 구성된 화

지금 만드는 광고물을 다시 한 번 살펴보자. 우리는 과연

면,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동원되는 다양한 테크

자신감과 용기를 갖고 광고를 만들고 있는가? 그렇다면 우

닉의 향연(?)은 소비자로 하여금 ‘광고는 광고일 뿐’이라는

리의 광고물은 한층 심플할 것이다. 광고 미니멀리즘은 소

생각을 갖게 하고, 제품에 대해서도 그리고 브랜드에 대해

비자들이 주체적으로 브랜드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가장

서도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 광고는 심플해야 한다.

효과적인 행위임이 분명하기에.

여러 개의 공을 던지지 마라. 소비자는 하나의 공도 받지 못한다. 소비자를 움직일 수 있는 독특한 하나의 제안을 해야 한다. 오늘도 광고인이 숱하게 반복하고, 또 듣는 말

? & ! : 역사상 가장 짧은 편지, 오직 ‘?’와 ’!’로 이루어진 편지는 프랑스의 위대한

이다. 그런데도 많은 광고가 여전히 ‘과잉 정보 제공’의 성

문호 빅토르 위고가 <레 미제라블>을 완성한 후 출판사에 보낸 물음표에서 시작되었

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광고주와 광고회사 모

금했을 것이다. 구구절절한 문장보다 단 하나의 기호로 자신의 궁금증을 표현한 그

두 불안하기 때문이다.

다. 아마도 빅토르 위고는 자신의 작품에 대한 출판사의 의견과 독자들의 반응이 궁

의 편지에, 출판사의 대표 역시 느낌표 하나로 책에 대한 대중의 반응을 전달했다. Face Time : 2011년 출시된 아이폰4의 화상통화 광고는 미니멀리즘의 전형이다. 제품의 기능, 디자인, 편의성에 대한 설명 없이 오직 보여주는 두 사람의 화상통화

광고 미니멀리즘은 자신감 광고에서 미니멀리즘은 ‘자신감’에서 비롯한다. 광고 메시

장면. 연인인 듯한 그들의 말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 의아할 때쯤 수화를 하는 둘 의 모습에서 우리는 무릎을 치게 된다. 그러곤 ‘아, 나도 아이폰4의 Face Time을 다 양하게 활용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가방 속 물건으로 말해요 TEXT.

지금 당신에게 ‘Orange Essential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Kit’를 드리겠습니다. 단순한 모양을 한,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데일리

COOPERATION. Pierre Ltd(www.pierrecigar.com)

백이지요. 당신이 너무나 애용한 나

Bobby Brown

머지 이젠 거의 한 몸과 같은. 여기에 당신이 하루 동안 필요한 물건을 담 아보세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집을 떠나 있는 동안 지니고 있어야 할 물 건들을 말이죠. 어쩌면 ‘생존’과는 무 관하지만 당신에게 없어선 안 될 무 언가가 들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도 몰랐던 나의 성향이 드러날지도 모르 고요. 자, 당신의 가방엔 어떤 것들이 들어 있을까요?


SHOW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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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BAG NEVER ENOUGH 내 아가들을 부탁해요

이노션에서 정말이지 난감한 부탁을 해왔네요. 하루 동안 가방에 넣어다니는 물건을 공개해달라니! 그도 그럴 것이 제 가방은 ‘하 나’가 아니거든요. 여자라면 알 거예요. 가방을 바꿔 들 때마다 내용물을 옮겨 담는 행위가 얼마나 귀찮은지…. 어쩔 땐 가방 서너 개를 한번에 차에 싣고 다닌다니까요. 그래요, 이쯤에서 인정할게요. 솔직히 꼼꼼하고 깔끔한 성격이 못 된답니다. 자, 어디 한번 블랙홀을 열어볼까요? 일단 가장 디자이너다운 물건으로 스크랩북이 보이네요. 왓아이원트의 브랜드 엠블럼부터 꿈의 슈즈 디자인을 잔뜩 담아놓았지요. 각종 레이스와 포장재 샘플도 스크랩해두었어요. 아, 성수동 필수 준비물! USB 메모리와 은행 보안키를 담는 주머니도 있네요. 성수동 가죽 장식 업체는 거의 현금결제라 하루에도 여러 번 결제할 일이 생기거든요. 두 개를 항상 같이 담아놓는데, 주머니가 좀, 아니 많이 촌스럽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있던 물건이라 바꾸면 어색할 것 같아 계속 쓰고 있어요. 입술이 건조해서 입술보호제를 꼭 챙겨야 해요. 자주 잃어버리니 여분도 함께 챙기고, 잘 뿌리지는 않지만 향수도 항상 가지고 다 니는 물건이죠. 단, 무거우니까 미니어처 위주로 갖고 다녀요. 백화점에 들르면 시향지를 버리지 않고 일부러 가방 안에 넣어두기 도 하지요. 향기가 은은히 퍼져서 기분까지 달콤해지거든요. 향수는 어쩐지 ‘여자!’란 이미지라 포기할 수 없는 물건이에요. 그렇지만 가장 좋은 건 역시 구두죠. 정신없이 후다닥 나온 아침, 사무실 전신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럽거나 마음에 안 들면 빨리 집에 가고 싶잖아요. 그렇지만 저는 사장이니, 꾹 참고 구두를 다른 걸로 바꿔 신어요. 구두를 바꾸면 룩이 드라마틱하 게 바뀌기도 하거든요. 다른 스타일의 구두 몇 켤레를 항상 차에 넣어두는 것, 제 스타일링 비결이랍니다. 새것만 바라고 낡은 건 버리는 요즘 세상엔 잘 만든 구두를 장만하세요. 잘 길들인 구두가 당신을 멋진 곳으로 데려갈 테니까요.

오경희 <사장의 일>을 읽으며 각오를 다지는 왓아이원트 CEO·슈즈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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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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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 HATES SUNLIGHT 태양을 피하고 싶어서

무슨 남자가 선크림부터 챙기냐고 말하겠지만, 예전에 화장품 경쟁PT를 할 때 폴라 비가운의 <나 없이 화장품 사러 가지 마라>란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책을 읽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나이 들어 보인다”라는 말의 주범이 무엇인지. 특히 어릴 적부터 바 닷가에서 반강제적 태닝을 당하고 산 본인에게 마흔 후에 찾아오는 건 중년의 여유보다 얼굴에 핀 검버섯이 먼저일 테니, 지금도 부지런히 바르고 또 바른다. 그러고 보면 흑이 백을 탐하는 것만큼 회화적이고 탐미적인 욕망의 미니멀리즘이 또 있을까? 최근엔 키스 자렛 트리오 내한공연을 다녀왔다. 30년을 함께 연주해온 세 명의 아티스트의 무대는 숭고하면서도 열정적이었다. 요 즘 하나의 일에 평생의 열정을 쏟아 부은 사람들을 보면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란 생각을 한다. 하루키의 이 책도 그런 욕심의 연 장선상에 있다. 삼십 년 넘게 글을 지어낸 생각의 향기와, 삼십 년 넘게 달려온 몸 냄새가 묻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몇 달째 가방 안에 이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읽고 또 읽는다. 평소 선택을 결정하는 순간, 머리가 복잡해지는 편. 그런데 지난주, 점심을 먹다 문득 뉴욕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10분 만 에 항공권 발권, 30분 만에 ESTA를 받아 뉴욕 여행을 다녀왔다(물론 허락해주신 팀장님께 뼈에 사무치는 고마움을). 즉흥적이었 지만 너무나도 짜릿했고, 준비 없는 여행이었지만 그 나름대로 알차고 즐거웠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조금 덜 신중해질 필요도 있는 것 같다. 밤만큼 달달한 시간은 없다. 아이데이션을 하거나 밀린 드라마, 책 몇 장을 꿀꺽 하다 보면 어느덧 두세 시. 아침마다 ‘5분만 더, 5 분만 더’ 알람시계와 에누리 장사치를 벌이다 보면 결국 세수는커녕 산발한 머리와 부은 눈을 모자와 선글라스로 가린 채 출근길 에 오른다(이런 점에서 회사에 사우나가 있는 건 큰 축복). 선글라스를 낀 채 지하철에 앉아 있으면 ‘무슨 연예인 병이냐’는 듯 쳐다 보는 이도 있지만, 그냥 딴 곳을 보면 그뿐. 서울이라는 인구 2천만 명의 과포화 도시에서의 에티켓은 가끔 도가 넘는 압박이다. 그 럴 때 우리는 서로 ‘생’까는 ‘생’판 모르는 남이 될 필요가 있다. 서로 낯선 자로 만들어주는 관계의 미니멀리즘적 도구, 그것이 나의 모자와 선글라스이다. 물론 게으른 자의 변명일 테지.

문성훈 아직 대리다 보니, 인간 문성훈이다 보니 명함 쓸 일 없는 이노션 월드와이드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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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EAUTY’S POEM 칭송할 거면, 시집으로 해줘요

콤팩트(얼굴 확인 겸 화장을 수정하기 위해 하지만 대부분 얼굴 확인용으로 씀), 거울(상대방에 대한 에티켓이랄까), 틴트(앵두 같 은 입술로 누군가를 만나고 싶다), 시집(주로 내 시집-누군가에게 선물할 일이 있을까봐), 펜과 메모지(떠오르는 것을 적어놓기 위 해서), 지갑(자본주의 사회에서 안 들고 다니면 이동이 어렵겠지)…. 늘어놓고 보니 생각보다 물건이 많지도, 적지도 않다. 딱 ‘나만큼’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적고 보니 내가 거울을 두 개나 갖고 다닌 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공주병은 아닌데, 얼굴을 늘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도. 여러 색의 틴트를 갖고 다니는 것도 제법 흥미롭다. 한 가지 색만 바르기 아쉬울 땐 여러 색을 덧바르는 탓이다. 펜과 메모지는 늘 갖고 다니지만 막상 잘 쓰지 않는 물건. 예 전부터 뭐든 떠오르면 언제든지 적는 버릇 때문인데, 요새는 주로 핸드폰에 적다 보니 쓸모없어졌다. 하지만 없으면 불안하다. 요즘 주위에서 ‘끊는’ 사람이 많다. 육체의 피로감 때문에 그럴 거라 짐작한다. 굳이 사물에게서조차 그걸 느낄 필요가 있을까. 과한 관계, 취미, 생활 과잉의 불필요함을 스스로 자각하는 것 같다. 나는 아무래도 규칙이나 미래, 계획과는 거리가 먼 직업을 가진 터 라 억지로 기호식품을 끊거나 하진 않는다. 딱 정해놓고 하면 더 망가지는 편이라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산다. 아, 술은 좀 그만 마시 고 싶긴 하다. 시인은(진짜 시인은) 다 존경하지만 그들의 과격하고 불행했던 삶은 닮고 싶지 않다. 가끔 ‘소설에 비해 스타성 있는 젊은 시인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는다. 희귀한 젊은 시인 중 하나인 나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글쎄, 장르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을까? 현대시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장르도 아니고 순수 예술에 가까워져버렸으니(혹은 순수 예술이니). 또 시인은 감추기를 좋아하는 사람들. 작품이 아닌 것, 예컨대 사생활이라든지 외형적인 것이라든지 스포트라이 트를 받기 시작하면 굉장히 괴로워할 사람들이다. 대체로 매체가 가지고 있는 선정성을 경계하고 경멸한다고 생각한다. 소비되기 쉽다. 그들은 연예인이 아니니까. 첫 번째 시집 <비벌리힐스의 포르노 배우와 유령들>이 나온 지 세 달밖에 안 됐으니 아마 두 번 째 시집은 삼 년 후가 되지 않을까. 그때까지도 가난하고 고달프게 산다고 생각하면 지금 당장이라도 죽고 싶다는 생각이! 하하. 산문집을 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요새는 지옥과 악상에 대한 생각을 자주 한다. 두 번째 시집에는 조금 변화가 생길 것 같다. 어쨌든, 내가 제일 궁금하다.

주하림 이태원 글램에서 시집 들고 사인 받으러 올 팬을 기다리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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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S LOOKING AT YOU, KID 내가 바로 쾌남일세

풍요에 대한 식상함, 과도함에 대한 불편함, 필요를 넘어선 과함이 어색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미니멀리즘은 무엇보 다도 유행의 흐름이죠. 과함에서 모자람으로, 모자람에서 과함으로…. 대중문화는 늘 이쪽에서 저쪽으로, 저쪽에서 이쪽으로 주기 적으로 움직이니까요. 특별한 이유보다는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집을 떠날 때, 카메라를 가장 먼저 챙깁니다. 사진은 삶의 한순간을 강렬하게 음미하는 것! 안타깝게도 요즘은 일하느라…사진 찍 을 시간이 없네요. 너무 열심히 일하면 사는 법을 잊어버리는 법이라고 했던가요? 요즘은 일을 좀 줄여볼까 고민 중입니다. MBC 라디오 DJ, TV 출연 7개, 칼럼 3곳 연재, 문창과 대학원생, 콘텐츠 기획사 운영…여기에 2년째 하는 복싱에 베이스 마스터까지! 그 야말로 죽어가고 있어요…. 인풋에 필요한 시간이 아웃풋만큼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네요. 하루 살고 말게 아니라면, 공부해야 합니다! 이렇듯 바쁘게 사는 저지만, 소지품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가방도 잘 안 들고 다니는 남자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하하. 최근 아이 폰4에서 갈아탄 아이폰5와 지갑을 주머니에 넣으면 끝. 전화, 알람, 스케줄러, 메모장, 게임기, ted 동영상 강의, 영어사전, 라디오, 뉴스, 검색기, mp3 플레이어, 내비게이션까지, 이 모든 것이 여기에 다 들어 있다니! 꼭 아이폰5여야만 합니다. 혹자는 ‘앱등이’라 부를지언정, 우리는 압니다. 왜 아이폰이어야만 하는지. 근래 구입한 고글형 선글라스를 폼나게 쓰고, 아직 자유로운 두 손에 시가를 챙깁니다. 외출은 집을 나서는 것. 집과는 다른 여유 가 있어야 하죠. 시가는 마치 낯익은 도시를 낯선 여행지로 바꾸어 잠깐 동안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합니다. 위스키에 시 가는, 현재 가장 빠져 있는 무엇입니다. 담배를 끊은 지는 3년쯤 되었지만, 저녁 시간 지인들과 위스키 한잔할 땐 시가 한 개비 피워 주는 센스! 공식적으론 명함이 없습니다만, 예쁜(!) 여성들에게만 가끔 건네는 명함과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까지 챙기면, 어떤가요. 단출해도 남부럽지 않은 외출 아닙니까?

김태훈 늙어 죽을 때까지 머리 짧은 히피로 살고픈 팝칼럼니스트·D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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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CREATOR’S NOTE 이노션의 모든 프로모션을 총괄하는 송정준 EI본부 본부장. 그는 지난 20년간 현대·기아자동차의 국내외 모터쇼를 담당한 '모터쇼의 달인'이기도 하다. 전 세계 모터쇼를 돌아다니다 저절로 쌓인 티켓들은 팀원들의 존경으로 액자에 곱게 담겨 그만의 '훈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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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t Moment O’를 주제로 꾸민 현대자동차관의 모습. 메인스테이지에서 프레스데이를 위한 리허설이 한창이다.

WITH NATURE, FOR THE PEOPLE 이노션과 함께한 2013 서울모터쇼 지난 4월 7일, 자동차 애호가들의 축제 ‘2013 서울모터쇼(Seoul Motor Show 2013)’가 105만 명의 뜨거운 성원 속에 막을 내렸다. 3월 29일부터 열흘 동 안 일산 한국국제전시장(KINTEX)에서 열린 이번 모터쇼는 서울모터쇼 사상 최대 규모(102,431㎡)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볼거리를 제공했다. 그리고 유수 의 해외 자동차 메이커들 사이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부스가 당당히 빛을 발했던 결과 뒤에는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땀과 열정이 숨어 있었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Life is Orange Summer 2013

이노션은 2013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관, 기아자동차관, 현대모비스관, 현대상용관, 기아상용관 등 총 5개관을 담당했다. 이는 초반 기획부터 홍보, 마케팅, 본행사 진행까지 도맡은 것.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울이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흔히 ‘모터쇼’라 하면 입이 떡 벌어지는 화려한 슈퍼카와 아름다운 자태를

‘자연을 품다, 인간을 담다’란 주제로 진행된 2013 서울모터쇼. 이노션 월드

뽐내는 레이싱 모델이 떠오른다. 물론 중요한 볼거리 중 하나임은 분명하다.

와이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상용차, 기아상용차

그러나 모터쇼는 ‘자동차 산업의 꽃’이라 불리는 만큼 승용차와 상용차, 이

등 총 5관의 기획과 진행을 담당했다.

륜차, 자전거, 각종 자동차 부품과 정비기계 등 자동차 전반에 걸친 것들을 다룬다. 특히 1995년부터 시작한 서울모터쇼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세

The Brilliant Day & Night

계자동차연합회(OICA: Organisation Internationale des Constructeurs

이번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는 5,300㎡의 거대한 공간을 획득했다.

d’Automobiles)의 공인을 받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모터쇼라 해도 손색이

국내 모터쇼 사상 최대규모다. 전시 주제는 ‘브릴리언트 모먼트 O(Brilliant

없다. 지난 10여 년 동안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한 서울모터쇼. 그 과정은

Moment O)’. 숫자 0이 상징하는 ‘시작점’과 알파벳 O가 상징하는 ‘소통’을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선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위상과 궤를 같이한

표현한 것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다. 20년 넘게 국내 및 해외 모터쇼를 총괄하며 ‘모터쇼의 달인’으로 불리는

담았다.

이노션 EI(Experience Innovation)본부 송정준 본부장에겐 그 변화가 더욱

현대자동차의 전시관은 ‘O’의 이미지에 걸맞게 360° 관람이 가능하도록 꾸

남다르다. 20년 동안 현대·기아자동차가 모터쇼에 임하는 자세가 바뀌었듯,

며졌다. 메인스테이지, 베스트셀러 존, 블루드라이브 존, 블루링크 존, 캠핑

모터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놀랄 만큼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제 현대·기아

위드 SUV 존, 키즈 존, 모터스포츠 존, 마이베이비 존, 프리미엄 존, PYL 존

자동차 전시관은 당당히 메인무대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 반드시 관람해야

의 총 10개 존으로 구성,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 베스트셀러 존에는

할 ‘필수 코스’가 됐다. 과거 여러 까다로운 규제와 관람객의 외면이 예고될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엑센트 등 현대자동차를 대표하는 주력 양산차를

수밖에 없는 전시장 중앙에서 힘겹게 부스를 꾸리던 기억이 무색할 정도다.

전시했으며, 블루드라이브 존에서는 투싼 ix 수소연료전지차, 쏘나타 하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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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rozen Wave’를 주제로 역동적인 공간을 구현한 기아자동차관. 프레스데이에 앞서 ‘스마트 뮤직 플레이 레이’ 쇼카 및 무대장치를 시험하고 있다.

리드, 아반떼 전기차 등 세계적으로 우수성을 인정받은 현대자동차의 친환

The Frozen Wave

경 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자동차가 블랙으로 고급스러움을 표현했다면, 기아자동차는 깔끔한 화

메인스테이지에 전시한 럭셔리 스포츠 쿠페 콘셉트카 ‘HND-9’ 역시 큰 주

이트로 청량한 인상을 선사했다. ‘프로즌 웨이브(The Frozen Wave)’란 콘

목을 받았다. ‘HND-9’은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디자인한 아홉 번째

셉트에 걸맞게 파도가 물결치는 순간(Ocean Wave)을 구현, 3,600㎡의 널

콘셉트카로, 고유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

찍한 공간을 기아자동차의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로 가득 채운 것.

를 한 단계 발전시킨 고급스러움이 특징이다.

다양한 체험 공간을 구비한 덕분에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많았다. 특히 CJ

유니크한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한 PYL 존은 젊은 층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E&M과의 제휴로 탄생한 ‘스마트 뮤직 플레이 레이’ 쇼카가 아이들의 인기를

특히 세계적인 산업디자이너 카림 라시드(Karim Rashid)와 협업한 i40 아

독차지했다. 이는 UVO 음악서비스와 연계하여 운전자의 스타일에 맞는 음

트카가 가장 인기였다. 아트카 외에도 손목시계, 백팩, 여행용 캐리어, 텀블

악을 추천하는 것으로, 향후 기아자동차 모델에 반영할 예정이다. 또한 스마

러 등의 ‘PYL 카림 라시드 스페셜 컬렉션’을 함께 선보이기도 했다.

트폰 레이싱게임 ‘K-레이서’ 역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게임으로 구현된

그러나 전시의 주인공은 단연 메인스테이지를 장식한 ‘에쿠스 by 에르메스’

기아자동차의 모습이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서는 듯했다.

였다. 1837년 유럽 귀족에게 납품하기 위한 마구(馬具) 작업장으로 출발한

이 외에도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크로스 GT, 레이 전기차, K5 하이브리드

에르메스는 켈리 백(Kelly Bag)과 버킨 백(Birkin Bag)을 탄생시킨 최고의 명

및 친환경 엔진을 전시한 에코 존, 4DX 체험관이 마련된 기아시네마와 기

품 브랜드다. 기획부터 개발, 제작에 이르기까지 장장 2년에 걸친 시간도 시

아자동차 브랜드 컬렉션 제품이 있는 기아 브랜드 존, 사내 공모전 ‘아이디

간이지만 무엇보다 에르메스가 직접 디자인과 내부 인테리어에 참여했기에

어 페스티벌’ 우수작 4종을 시연한 퓨처 모빌리티 랩(Future Mobility Lab)

뜻깊은 협업이었다.

존 등이 화제가 됐다.


Life is Orange Summer 2013

기아자동차의 신차도 큰 주목을 받았다. 강렬한 노란색으로 단번에 시선을

로 ‘인간과 첨단 기술의 교감’을 구현했다. 천장부터 바닥까지 그린 컬러를

끈 월드 프리미어 콘셉트 ‘캅(CUB)’이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베일을

사용, 라인을 연결해 유기적인 느낌을 주고 중앙에 무대를 배치하여 관람객

벗은 것. 아담한 차체에 19인치 대구경 휠을 적용, 독특하면서도 역동적인

들이 자연스럽게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자태가 특징이다. 간편한 조작시스템을 구현한 모션 인식 기술과 바이오 리

드라이빙 이노베이션관에서는 차체를 잘라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한 K9

듬 체크가 가능한 스티어링 휠 및 조수석 풋 레스트 등으로 기아자동차만

절개차를 만날 수 있었다. 평소에 보기 힘든 에어백 구현 과정, 서스펜션 구

의 우월한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었다.

성 원리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만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가장 반응이 뜨거웠던 것은 역시 7년 만에 돌아온 2013년 기아자동차의 첫

한편 튜닝된 제네시스와 스타렉스도 선보였다.

신차 ‘올 뉴 카렌스’ 였다. 다이내믹하고 세련된 외관 스타일에 가족을 배려

그린 드리이방관에서는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인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 부

한 여유로운 실내 공간을 조합하여 기존 카렌스보다 성공적으로 업그레이

품을 전시했다. 온실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아 미래형 그린카로 기대되는

드됐다는 평을 받았다. 이에 기아자동차 이삼웅 사장은 “올 뉴 카렌스는 편

수소연료전지차는 현재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다. 현대모비스는 핵심 부품인

안하고 여유로운 실내공간과 2013 레드닷 수상에 빛나는 세련된 모델”이라

저전압 전력변환장치, 모터, 수소연료공급장치, 배터리팩 등 수소연료전지차

며 “세단에서 아쉬웠던 공간 활용성과 디젤 LPI 엔진의 강점을 모두 충족했

의 핵심 부품을 이곳에 전시했다.

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밖에 초등학생이 과학체험을 할 수 있도록 주니어 공학교실을 운영하는 한편 관람객에게 방울토마토를 키울 수 있는 플라워팩을 증정하여 큰 호응

인간과 첨단 기술의 교감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 전문기업인 현대모비스의 전시관은 친환경을 주제

을 이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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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스포츠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4본부캠페인4팀 박진희 부장, 하성민 차장, 한세령 사원과 커뮤니케이션디자인센터 김석형 부장, 이성수 차장, 최현주 대리의 모습.

YOUR BEST WAY TO NATURE 사랑의 가위바위보 벚꽃이 흩날릴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가위바위보를 할 때 생각나는 장소가 있다. 그리고, 천만 인구에 육박하는 거대 도시 서울에서도 이런 자연의 흔 적을 얼마든지 만끽할 수 있다. 환경 캠페인이 아니다. 그냥 브랜드 필름도 아니다. <사랑의 가위바위보>는 김지운 감독과 코오롱스포츠, 그리고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함께 빚어낸 자연과의 아름다운 소통이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사진문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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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 및 주연배우 윤계상, 박신혜를 비롯, 게스트로 참석한 영화배우 진구와 국민여동생 김유정, 온주완 등의 셀러브리티에게 플래시 세례가 쏟아지고 있다.

자연은 우리와 항상 함께하는 일상, 그 모든 것이다 자연은 동경의 대상이 아니다. 자연은 그 자체가 우리와 항상 함께하는 일 상, 그 모든 것이다. 그러기에 자연에 다가간다는 것은 인간과 자연의 자연 스러운 어울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서로에게 어울리는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처럼 말이다. 순간의 선택과 이끌림을 통해 자연스레 다가갈 수 있는 순수한 관계, 그것이 자연이 가진 힘이고 매력이다. 자연은 스스로 그러한 존재다. 내가 이야기하고 싶은 Your Best Way to Nature는 이러한 일상의 순간을 최선을 다해 즐기고 자신의 선택을 최고라고 믿고 그 길을 따라 멈추지 않 고 걸어가는 것이다. -김지운 감독 지난 4월 29일 저녁, 영등포 타임스퀘어 CGV에서 영화 <사랑의 가위바위 보> 프리미어 쇼케이스가 열렸다. 이는 코오롱스포츠 론칭 40주년을 기념 한 ‘Way to Nature Film Project’의 일환으로, 박찬욱·박찬경 감독이 연출 하고 송강호가 출연한 <청출어람>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다. 1973년 론칭해 대한민국 레저 문화의 역사를 만들어온 코오롱스포츠의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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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 40주년 기념을 두고 이노션에서도 고민이 많았다. 단순히 축하파티를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교량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로 한 것. 이를 위

연다거나 기념할 만한 상징물을 만드는 데서 그칠 순 없는 노릇. 더구나 코

해 국내 최고의 영화감독과 협업, 감독 각각의 개인적 상상력에 기반한 스토

오롱스포츠는 지난 2011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피에르 발맹 오트 쿠튀

리와 시선으로 자연을 만나는 길을 이야기하기로 했다. 그 첫 신호탄인 <청

르 하우스 출신 디자이너 장 콜로나(Jean Colonna)를 영입, 새로운 캐치프

출어람>이 기대 이상의 호평을 받은 데 이어 김지운 감독의 <사랑의 가위바

레이즈로 ‘Your Best Way to Nature’를 내건 터였다. 이 캐치프레이즈는

위보> 역시 그저 브랜드 이미지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는 타 브랜드 필름

‘자연’의 개념을 넓게 확장한 것으로 ‘우리 주변의 그 어디든 자연이 될 수

과 달리 문화를 통해 대중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콜라보레이션이란 평가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를 받았다.

우선 코오롱스포츠의 40년 역사가 대한민국 레저 문화의 역사와 다름없다 는 부분에 착안했다. 등산학교를 세워 2만 명이 넘는 대한민국 산악인을 양

남산의 봄날이 그리우세요?

성하고, 히말라야 최고봉 등정을 포함한 50여 회의 해외 원정 등반을 지원

김지운 감독의 첫 번째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 그리고 요즘 대세 남녀인 주연

하는 등 인간과 자연을 이어준 활동에 주목한 것이다. 더불어 최근 등산이

배우 윤계상과 박신혜의 만남만으로도 화제가 된 <사랑의 가위바위보>. 영화

나 낚시, 사냥, 자연탐사, 트레킹, 캠핑, 오지탐험, 배낭여행 등 극한의 환경

<조용한 가족> <장화, 홍련>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을 만들어온 김

을 극복하고 대자연과 조우하려는 대중의 욕망을 충족할 필요가 있었다.

지운 감독이었기에 그가 보여주는 ‘로코’가 과연 어떤 느낌인지 모두들 궁금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바로 ‘Way to Nature Film Project’다. 국내 아웃도

했을 것이다. 자연이란 모티브에 사랑을 붙인 것도 남다른 접근일진대, 그는

어 문화를 선도한 코오롱스포츠가 이젠 한국 영화와 노래, 예술을 전 세계

로케이션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자연과 거리가 멀 것 같은 서울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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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막 설레기 시작한 두근거림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영화 <사랑의 가위바위보>.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저 찌질남이었던 운철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사랑의 가위바위보>는 코오롱스포츠의 홈페이지나 유튜브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분홍 벚꽃잎이 흩날리는 어느 저녁, 서울의 남산에서 연애 백전백패 무리

록 부드러운 매력에 설렐 수밖에 없었다”며 짧은 기간 큰 배움에 대한 소회

수남 운철(윤계상 분)과 미스터리한 매력의 여인 은희(박신혜 분)의 이야기

를 전했다. 이에 김지운 감독은 “여느 해보다 유독 추운 4월이었기에 배우들

가 시작됐다. 어린 시절, 아버지(안내상 분)에게서 가위바위보에 담긴 철학

이 고생이 컸다”며 “계단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는 장면을 보면 윤계상이 알

에 깊은 인상을 받은 운철이 남산 계단에서 가위바위보를 하다 소개팅녀(박

게 모르게 화를 내는 표정이 보인다”며 배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수진 분)에게 무참히 차이는 장면, 그때 우연히 만난 강아지와 그 주인 은희 와의 운명적인 만남…. 은희와의 만남이 ‘절대 피할 수 없는 운명적인 순간’

바람직한 콜라보레이션의 예

임을 직감한 운철은 또다시 가위바위보 게임을 제안하고, 밤과 꽃과 도시가

이날 프리미어 쇼케이스에는 영화감독 이호재, 이경미, 임필성, 배우 온주

어우러진 아름다운 배경이 긴 여운을 남긴다. 예상치 못했던 결과를 낳은

완, 진구, 김유정, 김지훈, 장다윤, 박서연, 박미소 등의 셀러브리티가 참석

운철과 은희의 가위바위보. 사랑이 이기고 지는 ‘게임’이 아닌 진심으로 이

해 자리를 빛냈다. 각종 매체에서 찾아온 취재진의 플래시 세례만 봐도 이번

어가는 인연이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코오롱스포츠 프로젝트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을

35분의 러닝타임 동안 관객들은 김지운식 유머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후 김

정도였다. Way to Nature Film Project는 브랜드와 자연, 대중과 문화소통

지운 감독과 윤계상, 박신혜가 무대로 올라 영화 속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에 고루 만족감을 준 ‘착한 콜라보레이션’의 예로 자리 잡았음이 확실하다.

하는 미니토크쇼가 이어졌다. 윤계상은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김지운 감독 과 작업하고 싶을 것”이라며 좋은 기회에 대한 감사를 표현했으며, 박신혜 는 “처음 카리스마 넘치는 감독님의 모습에 무척 긴장했었는데, 보면 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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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Spring No. 1 MEET THE BRAVE <Life is Orange> 첫 번째 키워드로 선정된 ‘Meet the Brave’는 세상에 없던 길을 용감하게 개척하는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정신을 표현하며, ‘용기’야말로 크리에이티비티의 필수 요소임을 어필했다.

2011, Summer No. 2 THINKING MINOR, LIVING MAJOR

2011, Fall No. 3 SPOTLIGHT THE STAGE-HOLIC

세상에 내놓은 두 번째 오렌지는 더 이상 스스로 주류(Major)에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 그리고 그 위에서 마음껏 자신을

오르려 노력하지 않아도 당당한 시대의 젊은 영혼으로부터 그

발산하는 새로운 세대, <Life is Orange>는 이들을 ‘Stage-

키워드를 찾았다. 소수의 한계 변방의 문화만으로도 주류 못지

Holic’이라 이름 붙였다. 지루한 일상을 꿈같은 환상으로

않은 완성도와 영향력을 갖추게 된 변화의 현장.

변화시키는 마력의 무대, 이제 더 이상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CONGRATULATIONS! ON OUR 10TH EDITION 새콤달콤 입안에 가득 퍼지는, 10번째의 오렌지 2011년 봄호를 시작으로 이노션 월드와이드만의 감각으로 세상을 읽는 키워드를 제시해온 <Life is Orange>가 어느덧 10호를 발 행했다. 지난 2년 반 동안 광고회사의 신선한 발상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며 10개의 굵직한 키워드를 발산한 것. 10번째의 오렌지를 완성하며, 그동안 <Life is Orange>가 계절마다 선보인 키워드를 모아보았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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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Winter No. 4 ANOTHER ECHO, ANOTHER GENERATIONS

2012, Spring No. 5 YOUNGER, LONGER, STRONGER

세대를 가르고, 이름 짓는 연구와

그 어떤 나이에도 ‘청춘’은

발표가 끊이지 않는 것은 ‘나’의 위치를

존재한다. 단순한 나이가

확인하고 싶다는 욕망의 반증이

아니라, 가장 빛나는

뜨거운 여름,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확장하는 도시와 그

아닐까?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그 그룹

시절이라고 ‘청춘’을

도시의 미세한 움직임을 따라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는

안에서도 스스로 특별하다고 인정받고

받아들이는 이들에 의해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에 의해 도시는 다시 생명력을

싶어 하는 이들을 만나보았다.

‘청춘의 제국’이 확장되고 있다.

얻고 그 풍부한 이야기를 따라 ‘길’이 만들어진다.

2012, Winter No. 8 FOOD ORGASM

2012, Fall No. 7 MIRROR YOURSELF, MIRROR YOUR MENTAL SELF

스타 셰프의 등장, 드디어 대한민국에도 ‘미식’의

‘멘붕’이라는 단어가 일상적으로 쓰이고,

시대가 열리고 있다. 생존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지갑을 여는 사람들. 잠시

행위가 아니라 예술적 감상의

멈추어 서서 자신을 돌아볼 것을, 그리고

대상으로 변신하고 있는

다시 전투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힘을 얻을

‘음식과 요리’. 그 뜨거운

것을 권유한다.

상상력의 현장 속으로.

2012, Summer No. 6 ON THE ROAD AGAIN

Life is Orange 2013, Summer No. 10 MINIMIZE MINIME

2013, Spring No. 9 WHY SO SERIOUS?

‘본질’에 가까이 다가설수록 치장은 필요 없다.

웃길 수 있는 사람이 ‘갑’이다. 그 웃음에는 어떤 이유도

세상의 기준에 맞추기보다 내가 진정 원하는 단

존재하지 않는다. 웃음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힘에서부터

한 가지만으로도 행복한 이들에 의해 세상의

극한의 웃음을 추구하는 시대의 현상을 들여다보았다.

문화는 더욱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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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김 의년청 한정공 생탄 )ediwdlroW NAECONNI ,터이라피카( 리대 라리홍 + 조기김 .WEIVRETNI 팀집편 egnarO si efiL .TXET 9381 oidutS .YHPARGOTOHP

FAIR-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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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조, 공정한 청년의 탄생

K I JO S IDE INNOCEAN Worldwide) INTERVIEW. 김기조 + 홍리라 대리 (카피라이터,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Y. Studio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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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측면, 도봉구 방학동엔 타이포그래피 아티스트 김기조의 작

성이 느껴져요.

고 네모난 작업실 ‘기조측면’이 있다. 간판도 없어 얼핏 지나칠 무렵,

김 약간은 투정부리듯 귀여운 ‘반작용’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어요.

제주에서 막 올라온 그가 갈색문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민다. 안녕

사실 우리가 겪는 일상이 언제나 올곧고 정직하고 모범적이지는 않잖

하세요, 김기조입니다. 읽고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모든 것이

아요. 누구나 마음속에 삐딱한 부분은 있으니까요.

카피라 믿는 이노션월드와이드의 홍리라 카피라이터는, 오랜만에 만

홍 레터링 말고 카피도 직접 쓰시는 거죠?

난 ‘동지’의 인사에 강을 건넌 수고도 멀찌감치 잊어버렸다. 유리병 하

김 제 개인적으로 발표하는 작업은, 그렇죠. 말의 방향성이 뾰족한 것

나도 보물처럼 간직하는 그, 도심 속 피난처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는

이 흔히 말하는 ‘모났다’는 것인데, 제 작업은 그 방향이 탄력적인 이미

그. 소문처럼 ‘존나 공정한’, 불친절한 기조 씨 맞나요?

지예요. 어느 쪽으로 공격이 들어와도 튕겨낼 수 있는. 어물쩍 넘어가 는 척하지만 곰곰 생각하면 뼈가 있는, 능글맞은 타입이죠. 애늙은이에

그건 귀여운 ‘앙탈’이에요

요.(웃음)

홍리라 카피라이터(이하 홍) 세상에, 겨우 찾아왔어요. 완전 여행이야!

홍 그런 작업이 때론 괴롭지 않나요? 저도 나름 아이디어를 생산해야

김기조 작가(이하 김) 그래서 제가 작업실로 오신다 하면 한 번씩 만

하는 입장이잖아요. 어떤 걸 새로 만들어야 할 때, 무척 괴로운 순간이

류를 하는데…. 밖이 많이 덥죠? (주섬주섬 물건을 정리하며)앉으세요.

있어요.

제주도에서 막 올라온 터라 정리를 못했네요.

김 그쵸. ‘발견’의 즐거움이 분명 있지만, 그 발견을 위해 고행이 시작

홍 동네가 제법 특이해요. 요즘 보기 힘든 ‘진짜 동네’ 느낌? 간판에

되면 괴롭죠. 시간이나 일정 같은 상황이 따라주지 않고 억지로 뭔가

영어가 없어서 신선하네요.

를 쥐어짤 때가 가장 힘든 것 같아요.

김 오래된 동네라서요. 골목도 다 옛날 구조고.

홍 하지만 직업으로 선택한 이상, 내 아이디어에 대한 결과를 기다리

홍 10년 동안 방학동 주민이었는데, 스튜디오까지 집 근처로 고집한

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정해진 시간까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일이

이유가 있나요? 강남보다 강북 정서가 더 좋다든가 하는.

나의 책임이자 의무!

김 음, 사실 계기는 되게 단순해요. 제대하고 나서 집에서 작업하면

김 다들 알고 있겠지만, 그런 아이디어는 대부분 어떤 우연한 기회에

답답하니까 근처에 독립된 공간을 따로 마련해야겠다는 가벼운 마음

포착하게 되죠. 사실 제주도에 다녀온 것도 그런 활동의 일종이었어요.

이었죠. 홍 방금 전에도 동대문에 있다 오셨잖아요. 예전보다 사람을 많이 만

기조 씨의 네모네모 취향

날 텐데, 불편하진 않으세요?

홍 그럼 길을 걷다가 ‘어라, 저 말 괜찮은데?’ 하고 수집하시는 건가요?

김 하루에 웬만큼 돌아다니는 건 적응의 문제니까요. 아직까지 불편함

김 우연한 채집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구체화 내지 결정화라고 봐야 해

을 인지하지 못하는 거죠. 그래도 언젠가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있으

요. 그 당시 생각하는 사고의 덩어리가 있는데. 그것이 촘촘히 압축되

리라 생각해요. 확실히 여긴 외부인이 찾기 위한 공간은 아니다 보니.

면서 나오는 것 같아요. 저는 작업을 할 때 우선 많은 안을 만들고, 그

홍 흠, 그러고 보니 여긴 정말 ‘작업’을 위한 최적의 공간이군요. 기조

안에서 범위를 좁혀나가지는 않아요. 처음에 커다란, 두루뭉술한 덩어

씨의 아지트 같기도 하고. 근데 뭔가…물건이 엄청 많네요!?

리를 만들고, 그걸 천천히 다듬어나가는 방식이죠.

김 하하, 네. 물건을 잘 못 버려요.

홍 흠, 그럼 작년에 저희팀과 함께했던 ‘캐논 EOS M 캠페인’ 때는 어

홍 저는 오래되고 낡은 건 최대한 버리는 주의거든요. ‘잘 버려야 잘

떠셨어요? 이제는 솔직히 말씀해주실 수 있죠?(웃음)

산다’는 말을 신봉하는 제 기준에서는 버려야 할 물건들이….(웃음)

김 서체를 만드는 작업이었죠. 과정 자체는 굉장히 부드러웠어요.

김 음, 버리는 속도보다 괜찮은 걸 가져오는 속도가 빠른 편이에요. 어 떤 걸 버리기 전에 한 번 제동장치를 거치는 것 같아요. 처음 봤을 때 ‘아, 시간이 누적되면서 오랫동안 나이 먹을 만한 물건이겠다’란 생각 이 들면 바로 버리기 아쉽죠. 옛날엔 다 마신 유리병이나 캔도 예뻐 보 이면 쉽게 버리지 못했어요. 홍 다정하시네요. 한 동네에 오래 머무는 것도, 물건을 소중히 갈무리 하는 것도 그렇고. 존나 공정한 사회! 이런 작품만 봤을 땐 다소 까칠 한 사람일 거라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김 성격 자체는 오히려 유들유들해요. 홍 사실 제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이 ‘싫은데요’거든요. 페이스북엔 ‘좋 아요’ 버튼밖에 없으니까, 싫어도 싫다고 할 수 없는 환경을 꼬집어보 고 싶었어요. 예의 기조 씨 작품을 주욱 보면 확실히 공격성 아닌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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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조’는 본명인 김경준에서 ‘ㄱ’과 ‘ㅈ’을 따온 예명이다. 한창 군생활을 하던 김경준과는 독립된 개체로 작업하고 싶어 만든 캐릭터에 가까웠다. 그런 김기조는 어느 순간부터 고스란히 그의 자아가 됐다. 김경준이란 캐릭터가 오히려 밀려나고, 기조가 주류가 되었을 정도. 아마 전체 생활에서 김기조가 차지하는 비중이 훨씬 커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는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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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 더, BLUES

별일 없이 산다

붕가붕가레코드에서 기획한 우리나라

2009년에 발매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최초의 블루스 컴필레이션 앨범.

정규 1집. 사진 속 앨범은 600세트로

씨 없는 수박

강산에, 김태춘, 깜악귀, 하헌진 등 총

제작한 LP 한정판이다. 최근에 한 작업

최근에 한 작업 중 하나인 블루스

12팀이 참여했다. 고전음악에 가까운

중 하나인 ‘싸구려 커피’를 필두로

뮤지션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의 첫 번째

블루스는 최근 가장 트렌디한 음악으로

예상을 넘어선 큰 인기를 끌었으며

앨범. 트로트 스타일 블루스와 달리

각광받는 분야. 김기조가 앨범 재킷

‘한국 대중음악의 오래된 미래’란 평을

고전적인 어쿠스틱 블루스를 다양하게

디자인을, 눈뜨고코베인의 보컬

받았다. 이와 동시에 김기조를 대중에게

담아냈다. 직접 사온 수박을 활용한

깜악귀가 프로듀서를 맡았다.

널리 알린 작품이기도 하다.

재킷 디자인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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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정말요? 그럴 리가 없는데. 까칠에 까칠을 더해도 부족했을 텐데! 김 아뇨, 정말로. 사실 걱정을 많이 했었어요. 프로세스 자체가 공유 되는 작업이니까. 과연 내 방식이 공유가 가능할까 하는 걱정. 시간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빼면, ‘자원이 고갈되었다’는 류의 괴로움은 적었 어요. 아, 광고회사에서 왜 ‘시안’이 필요한지는 확실히 알겠더군요. 홍 결말이 훈훈하네요. 콜라보레이션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건, 확실히 고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좋은 자극이 분명이 남는다는 거예요. 그 럼 지금은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계세요? 김 얼마 전에 ‘서울재즈페스티벌 2013’에서 포스터를 비롯한 비주얼 작업을 진행했어요. 잠깐 한숨 돌리고 붕가붕가레코드의 새로운 블루 스 뮤지션, ‘씨 없는 수박 김대중’의 앨범 디자인을 마쳤습니다. 잠깐만 요, 여기 앨범이…. 홍 씨 없는 수박 김대중? 뭔진 모르지만 위트 있네요. 어머, 재킷에도 진짜 씨가 없어요!(웃음) 김 그게 블루스 작명법이래요. 1920년대 미국 블루스 뮤지션에서 유 래한 것인데, 맨 뒤에는 역대 대통령 이름을 넣어야 하고요. 맨 앞은 일 종의 장애를 뜻하는 단어를 붙여요. 블루스 뮤지션 중에 태생적인 장 애를 가진 사람이 많아서 그렇다고도 하고…. 그리고 가운데엔 과일 하 나를 끼워 넣습니다. 홍 ‘블라인드 레몬 재퍼슨’ 이런 식인가요? 김 네. 근데 김대중 씨는 원래 본명이 김대중이에요. 작년에 낸 ‘블루 스 더, Blues’란 컴필레이션 앨범이 인연이 되어 붕가붕가레코드에 합 류했죠. 음, 지금은 7월에 있을 개인전시와 8월 말~10월에 열릴 ‘타이 타이포그래퍼 김기조 1984년생으로 붕가붕가레코드의 수석디자이너이자 곰사장의 소울메이트. 1인 스튜디오 ‘기조측면’을

포잔치’라는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를 준비하고 있네요. 홍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가 열리는군요! 그 때도 기조 씨 특유의 ‘장방형’ 작품을 볼 수 있는 건가요? 요즘 타이포

운영하고 있다. 2004년 ‘뺀드뺀드짠짠’ 3집 기획으로 고건혁 대표와 인연을 맺은 뒤 붕가붕가레코드에 소속된

그래피는 탈장방형이 추세라던데 기조측면의 ‘측면’이 주는 사각형 느 낌도 그렇고, 장방형 디자인을 활용하는 것도 그렇고…. 의외로 각 맞

아침, 눈뜨고코베인, 생각의 여름, 술탄 오브 더 디스코, 장기하와 얼굴들 등의 음반 디자인을 담당하는 한편, 한글 레터링을 중심으로 다양한 그래픽 아트를 전개해왔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작업 없지만, 그래도 ‘김기조’를 널리 대중에 알린 장기하와 얼굴들 첫 정규 앨범 ‘별일 없이 산다’에 가장 애착이 가는 편. 전반적으로 시크한 외모와 심하게 진지한 성격 이면에는 칭찬 앞에서 과감히 무너지는 앙탈 청년 ‘김경준’이 있다.

추는 걸 좋아하는 타입? 김 직각이나 수직, 수평이 가장 단순한 규칙이긴 하죠. 우리나라 아파 트 단지를 보면 정서적인 느낌이 있어요. 어딘가 기괴하고, 추레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과거, 짚고 넘어가야 할 지점이 거기에 있 죠. 그런데 우리는 그걸 부정하듯이, 뒤로 미루듯이 기억에서 지워나가 면서 앞으로 나아가려 하잖아요. 내가 딛고 있는 땅이 어떤 곳인지도 모른 채, 이후엔 사라질지도 모르는 맹목적 가치를 좇아가며 살잖아 요. 그런 거에 대한 안타까움이랄까, 반작용으로서의 의식이 평소에도 있긴 해요.

엄마가 꼭 예뻐서 좋아하나요 홍 이렇게 꾸준히 ‘한글’을 소재로 삼는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김 음, 그게…계기라고 하면 ‘뺀드뺀드짠짠’이겠네요. 교내 밴드의 컴 필레이션 음반인데, 한참 선배 때부터 내려온 전통이었어요. 2집까지 나와 있는 상황에서, 지금 붕가붕가레코드의 대표인 곰사장을 만나 함 께 3집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았어요. 뺀드뺀드짠짠이란 고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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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을 굳이 영어로 바꿔 쓰기도 어색하니, 정해진 명칭을 제일 적절

도, 그 고민은 하지 않을까요? 날 때부터 증여자본을 타고난 소수가 아

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죠.

니고서야,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이라면. 예전에 2년 반 정도 게임회사

홍 그러고 보니 붕가붕가레코드엔 유독 한글 이름의 밴드가 많네요.

에서 그래픽 작업을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작업의 수

김 ‘관악청년포크협의회’라든지 ‘그림자궁전’, ‘브로콜리너마저’…. 그들

명 자체가 짧고 피상적이더군요.

역시 대부분 대학교에서 만난 인연이었거든요. 공교롭게도 그들의 음

홍 아,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요. 무언가를 남기지 않고 계속 작업을 이

반을 디자인하다 보니 어느새 제가 한글 레터링을 하고 있더라고요.

어나가는 느낌.

홍 다른 언어보다 한글로 작업하는 것이 좋으신 건가요?

김 네, 그 당시 필요한. 그 당시 논리에 맞춰서 무언가를 계속 쏟아내

김 편하죠. 저한테 익숙하고. 가장 잘할 자신도 있고. 한국에서 태어

는 느낌. 나이를 먹어서도 꾸준하게 이어나가는 활동이 아니었죠.

나 지금까지 일상적으로 쓰고 있으니 의미나 맥락, 오묘한 정서를 가

홍 나이 먹을 수 있는 물건을 수집하신다더니, 일에도 적용되는 논리

장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잖아요. 다른 언어로 해보라면 사실 자신이

였군요. 이젠 기조 씨 취향을 어느 정도 알 것 같아요.

없어요.

김 유들유들해도, 어쩔 수 없는 애늙은이인가 봐요.(웃음)

홍 흠, 그럼 혹시 한글 자체가 가진 조형미나 우수함에 대해서도 높이

홍 청년 김기조의 행보는 앞으로 어떻게 그려질지, 사뭇 궁금한데요?

평가하시는지?

꼭 해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김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하고 아름다운 글자…라고 우리는 추어올리

김 예전엔 ‘장래희망이 뭔가요?’란 질문이 귀찮아서 농담으로 건물 사

려 하는데, 글쎄요. 합리적인 문자라고는 생각해요. 지구상에 남아 있

는 거라고 했어요.

는 문자 중 몇 안 되는 인공문자니까. 분명한 목적성을 가지고 제조한

홍 ‘건물주’가 꿈이었나요?

문자잖아요. 하지만 ‘아름다움’이라. 비교 자체가 무리 아닐까요? ‘한글

김 네, 이젠 진지하게 건물주가 꿈이에요. 대한민국, 특히 서울이라는

강낭콩체는 영문 헬베티카보다 아름답다’는 우스꽝스러운 명제가 나

곳에 ‘지속 가능한’ 가치가 정립되지 않는 이유가 사람들이 사는 땅에

올 테니까요.

뿌리를 내리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하거든요. 지역문화가 발생하려

홍 우와, 기대보다 날카로운 반응인데요. 서체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

면, 오래 살 땅이 필요하잖아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돈을 벌 수 있

인데, 제가 보기엔 영문 서체보다 한글 서체의 다양성이 조금 떨어지

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 부동산이니, 그 안에서 주도적으로 소유할 수

는 것 같아요.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인공문자라 알파벳보다 그 역사

없는 사람들이 휩쓸릴 수밖에 없죠.

가 짧은 탓인지.

홍 가로수길이 뜨니까 거기에 자리 잡은 사람들이 세로수길로 밀린 것

김 서체 디자인은 모든 경우의 수에 해당하는 ‘조형적 규칙’을 만드는

처럼요?

과정입니다. 알파벳과 한글은 음절을 구성하기 위한 방식이 굉장히 다

김 네, 홍대가 뜨니까 괜찮은 가게들이 상수나 합정, 망원까지 흩어진

르죠. 영문은 글자 오른쪽에 바로 다른 글자가 붙잖아요. 근데 한글은

것처럼. 무언가 의지가 있는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쫓아내는 것이 부동

옆에도 붙고, 아래에도 붙고, 심지어 ‘받침글자’까지 있죠. 여기에 맞춤

산이잖아요. 거기서 불안감이 생기기 시작하는 거예요. 지역을 기반으

법엔 없지만 받침글자가 붙는 경우의 수, 받침글자 다음에 또 받침글자

로 교류가 생기고 사람들이 모였을 때, 그들을 한번에 뿔뿔이 흩어지

가 붙는 경우의 수까지 생각하면….

게 하는 건 부동산이니까.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면, 차라리 하나의 피

홍 말만 들어도 머리가 아프네요. 경우의 수를 논하는 의미 자체가 없

난처를 마련하면 어떨까 싶어요.

는 수준이겠어요. 그래서 알파벳보다 한글 서체 디자인이 어려운 것이

홍 그것 참, 소신 있는 건물주네요.

군요.

김 역설적으로 제가 건물을 산다면, 그건 부동산이 안정되었을 때의

김 어딘가 평범하고 무난한 것밖에 나올 수가 없지요. 그래서 저는 서

이야기니까요.(웃음) ‘우리 동네’란 생각이 들면 맘에 안 드는 걸 발견해

체보다는 정해진 몇 개의 글자에 적용되는 조형원리를 만들어서 시각

도 ‘이 동네 그냥 뜨고 말지’라고 하지 않아요. 어떻게든 개선해나가려

적으로 보다 정제된 한글 레터링을 보여주려고 해요. 한글은 나에게

하겠죠. 지역문화는, 거기서 발생해요.

부여된 조건이니까, 대단히 사랑할 것까진 없지만 ‘인정하는’ 태도는 필요하기에. 그 방식이 부딪히는 것일 수도 있고 서로 북돋울 수도 있 겠지만요.

홍리라 카피라이터에게 ‘카피’는 도처에 있는 모든 것이다. 길거리 안내판도, 화장실 낙서도, 김기조의 작품도 모두 카피다. 어떤 거창한 문장이

지속 가능한 그리드질(?)을 하려면 홍 붕가붕가레코드가 ‘지속 가능한 딴따라질’을 표방하니, 수석 디자

아니더라도, 읽고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카피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녀는 ‘가장 좋아하는 카피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가장

이너인 기조 씨는 언제까지 이 삶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해본 적 없

곤혹스럽다고 했다. 이를 듣던 김기조

으세요? 이를테면 ‘지속 가능한 그리드질(?)’ 같은 거.

역시 ‘나는 실시간으로 변화 중인데,

김 네, 뭐. 공식적으로는 ‘무직’이니까요. 그렇지만 내가 어디에 있어

않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정적 대답으로 기록을 남기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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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REPORT CREA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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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CREATOR’S NOTE 이노션의 제작팀은 팀마다 독립적인 회의실이 있고, 회의실마다 흥미로운 이름이 붙는다. 금요일 오후 6시, 한 제작팀이 새로운 회의를 시작했다. 그 옆으로 보이는 또 다른 제작팀의 회의실 이름. ‘지금 포기해도 늦었어’.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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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도시로 돌아온 히피들 TEXT.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나 혼자 밥을 먹고, 나 혼자 영화를 보고, 나

2013년의 나홀로족과 1960년대의 히피족은 유사

혼자 노래하고…. 어느 유행가 노래가사처럼,

한 점이 많다. 그렇다고 나홀로족이 히피족의 정신

실연을 당해야만 ‘나 혼자’ 노는 것이 아니다.

을 의식적으로 계승하는 것은 아니다. 1960년대

느지막한 주말, 혼자 느긋하게 카페에 앉아 브

히피족들은 기존 사회의 제도와 관습을 거부했다.

런치를 즐기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는 모습

강제적으로 그리고 획일적으로 주입되는 스타일

을 상상해보라. 나 홀로 당당하게 문화를 향유

에 대해 저항했다. 물질문명과 국가, 사회의 구속

하는 행위는 이제 청승맞은 무언가가 아닌 본

적인 틀을 벗어나 인간 본연의 삶과 행복을 중요하

연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수단이다. 타인의

게 생각했다. 그래서 도시를 버리고 숲으로 향했다.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에게 충실한 ‘나

나홀로족 역시 진정한 삶을 위해 일정한 강요나

홀로족’은 기존 사회의 강요를 거부하고 숲으

의무를 거부한다. 강제되는 사회적인 관습이나 인

로 떠난 1960년대의 히피와 닮았다. 차이가 있

식을 넘어서고 자율과 주체성을 갖고자 한다. 예

다면, 숲이 아닌 도심 한가운데서 활동한다는

컨대, 혼자 밥을 먹고, 혼자 쇼핑하고, 혼자 공연을

점이다.

보고, 혼자 카페에 가며 혼자 여행한다. 한국사회 에서는 둘 이상이 해야 했던 것들이다. 그렇지 않 으면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거나 심지어 이기적인 사람으로 간주되던 것들이다. 1981년 5월 <트리뷴>지에 ‘여피족’이란 단어가 처 음으로 등장했다. 여피는 젊은(young), 도시화 (urban), 전문직(professional)의 첫 글자를 따서 YUP이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한때 히피이 기도 했던 스티브 잡스이다. 글레이저가 <도시의 승리>란 저서에서 ‘가장 창조적인 공간’이라 칭찬 해마지 않았던 도시에 남아 히피의 정신을 계승하 려 했던 여피족과 히피족 사이에 있는 것이 바로 나홀로족이다. 나홀로족 현상에는 인간이 염원하 는 어떤 이상적인 꿈이 담겨 있다. 이런 맥락을 따


Life is Orange Summer 2013

른다면 나홀로족은 도시로 다시 돌아온 ‘어번 히

여기는 것 말이다.

피(Urban hippie)’라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그들이 항상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어번 히피는 다른 이들의 평가에 연연할 선택을

않고 혼자만 지내진 않다. 히피족이 자연으로 돌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러한 평가에 대한 두려움

아가서 자신들의 히피 빌리지를 만들고 공동체

과 공포를 견디어낸다. 그로 인해 자신의 평온함만

생활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다. 그들은 다만 도시

이 아니라 다른 이들의 해방도 동시에 이룬다. 홀

에서 상부상조 공생하는 모임을 적극적으로 만

로 있으되 타인의 자유와 주체성을 보장하는 것,

들어낸다. 그것은 인터넷 공유 사이트 공간일 수

그것이 어번 히피가 추구하는 새로운 ‘나홀로 철학’

도 있지만, 협동조합과 같은 제도적인 조직일 수

이다. 짧은 시간이나마 도시 속 무인도에서 스스

도 있다.

로 충전하는 어번 히피를 떠올려보자. 도심 한가

협동조합 열풍은 이런 어번 히피들의 도시 공동체

운데의 카페는 그들에게 남태평양의 무인도이며,

이다. 일반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처럼 규모를 확

치유의 동굴이다. 사람의 소중함을, 관계의 소중함

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거나 돈만 벌기 위해 구성

을 잊지 않는 도심 속 무인도다. 사람 사이의 섬은

원들을 착취하거나 대상화하고 소외시키지 않는

외로움과 고독이 아니라 새로운 정과 사랑을 위한

다. 구성원들의 참여와 합의 그리고 공정한 분배

비어 있음의 공간이다. 비어 있어야 무엇인가를 채

와 향유를 통해 행복을 추구한다. 그리고 그것이

울 수 있다.

그 협동조합의 이익만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실

그러나 ‘스마트 라이프’라는 정의에 묶여 함께 있

현하는 다양한 테마를 지닌다. 막연하게 도시와

으되 따로 노는 우리들은 어떤가. 일순 보기엔 화

문명을 거부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려 한 히피와는

기애애하지만, 실상 사람 귀한 줄 모른다. 항상 억

좀 다른 점이다.

지로 사람을 채워 넣은 이들은 반드시 사람에

어번 히피는 혼자 있으되 혼자 있지 않다. 그렇기

대한 피로와 노이로제로 가득 차 있다. 어번 히

때문에 은둔형 외톨이와 다르다. 그들은 더 나은

피를 움직이는 요소가 바로 이 ‘집단주의 피로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행복을 위해, 그리고 더 품

(collective fatigue)’이기도 하다. 마음에 없는 어울

격 있는 창조와 생산을 위해 스스로 충전을 하는

림으로 오히려 서로를 소외시키는 것, 다른 사람

어번 히피들이다.

의 색안경을 피하기 위해 상대방을 하나의 도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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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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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여성, 카메라 시장 ‘큰손’이 되다 TEXT. 박웅서 (inews24 기자)

자고로 디지털 카메라는 자동차, AV기기와 더

잠깐 국내 디지털 카메라 시장 상황을 짚고 넘

불어 남성들의 대표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요

어가자. 요즘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는 ‘미러리

즘은? 여성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꽉 쥐고 있

스 카메라’를 빼놓고는 얘기를 할 수가 없다. 지난

다. 스마트폰 인기에 직격탄을 맞은 카메라 시

2008년 말 처음 등장한 미러리스 카메라는 5년

장이 더 이상 기존 고객들만으로는 안정적인

도 채 안 된 짧은 사이 전체 카메라 업계를 먹여

성장을 담보할 수 없게 되자 결국 여성에게까

살리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 눈을 돌리게 된 것. 이처럼 디카시장의 ‘女

시장조사기관 GFK에 따르면 미러리스 카메라는

風’은 요즘 디지털 카메라 시장을 분석할 때 가

매년 10%씩 고성장하며 전체 디지털 카메라 시

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현상이다.

장에서 비중을 늘려나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인 2012년 전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는 미러 리스 카메라의 점유율이 39.8%나 됐다. 이번 점유 율은 수량 기준 약 18만 대 수준으로 DSLR 카메 라와의 차이도 10%p 차로 좁혀졌다. 카메라 업계 는 올해 미러리스 카메라가 DSLR의 판매량을 넘 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취급하는 업체들도 그만큼 늘 어났다. 2000년대 말 미러리스 카메라 초창기에 는 미러리스 전용 규격인 ‘마이크로포서드’를 공 동 개발한 파나소닉과 올림푸스만 있었지만 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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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삼성전자, 소니, 펜탁스리코, 후지필름 등이 잇

탐험심 등을 주로 자극했지만 요즘 광고는 여성

따라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고객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NE1 산다라박이

DSLR의 비중 축소 및 판매 감소를 우려하던 니콘

화장대에서 카메라를 꺼내거나(니콘), 배우 손예진

과 캐논도 각각 ‘니콘1’(2011년), ‘EOS-M’(2012년)

이 셀카를 찍고(소니), 한효주는 페이스북으로 바

이라는 미러리스 카메라를 내놨다.

로 사진을 업로드하는(삼성) 식이다.

미러리스 카메라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펼쳐놓은

덩달아 카메라가 예뻐지기도 했다. 원래 디지털 카

이유는 미러리스 카메라의 인기가 바로 여성 유저

메라는 멋 없는 물건이었다. DSLR을 보라. 마치 성

에게서 기인하는 까닭이다. 실제 사례를 보면 더

능과 디자인이 정확히 반비례 곡선을 그리는 것처

확실해진다.

럼 좋은(비싼) 제품일수록 크고, 무겁고, 못생겼다.

소니 ‘NEX-F3’는 지난 2012년 한 해 단일 모델

이런 불상사는 올림푸스 ‘펜(PEN)’ 이후로 달라졌

로 가장 많이 판매된 미러리스 카메라다. 이 제품

다. 수려한 디자인의 미러리스 카메라 올림푸스 펜

은 전체 구매자 중 여성 고객의 비율이 무려 70%

이 인기를 끌자 카메라는 점차 세련된 외관을 갖

에 이른다. 소니는 지난해 5월 이 제품을 출시하

추기 시작했다. 물론 이 역시 까다롭고 섬세한 여

면서부터 여성 고객들을 타깃으로 잡았고, 제대

성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다.

로 먹혀들었다. 제품 뒷면에 있는 LCD를 위로 180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여성들의 입지는 앞으로

도 거꾸로 올려 마치 거울을 보며 ‘셀카’를 찍는 기

더 높아질 전망이다. 이는 역설적이게도 카메라

능에 여성들은 열광했다. 소니는 올해 후속 모델

시장을 잠식하는 스마트폰 덕분이다.

인 ‘NEX-3N’을 내놓으며 여심을 공략했고 그 결

스마트폰은 사실 디지털 카메라 시장 침체의 주

과 지난 1분기 국내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약

범이다. 실제로 스마트폰 때문에 지난해 국내에

48%가 넘는 높은 점유율을 독차지하는 쾌거를

서 컴팩트 카메라 시장 규모가 40%나 줄어들었다.

이뤘다.

그런데 이런 스마트폰이 반대로 ‘사진 문화’를 키

후지필름 ‘X 시리즈’도 좋은 예다. X100, X-pro1

우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등 X 시리즈는 아날로그 디자인과 수동 조작 등

늘어나면서 일상에서 사진을 촬영할 기회가 많아

레트로 콘셉트를 고집하는 제품 라인업으로 여성

졌기 때문. 비록 계기는 스마트폰이었지만 어찌됐

소비자들의 취향과는 사실 거리가 좀 멀다. 그런

건 사람들이 사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나중

데 놀랍게도 이 제품들의 사용자 중 초보 유저가

에는 더 제대로 된 촬영기기, 즉 디지털 카메라로

70%, 이 중 여성 유저가 40%에 이르는 것으로 나

관심을 확장하게 된다.

타났다.

스마트폰과 여성, 그리고 디지털 카메라와의 관계

여성 소비자가 중요해지자 카메라 광고도 달라졌

는 꽤 흥미롭다. 우리나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다. 겨냥하는 소비자층이 달라졌으니 당연한 현

(KISDI)은 최근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시간을

상이다. 과거 카메라 광고는 남자들의 소유욕이나

스마트폰에 투자한다는 결과를 내놨다. 영국에서 도 소비자통계기관 데일리리서치의 조사를 인용 해 스마트폰 사용자의 58%가 여성이라는 내용이 보도됐다. 카메라를 꽉 쥔, 혹은 앞으로 쥐게 될 여성들의 손 에 더욱 힘이 들어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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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의 선두주자인 캐논과 소니는 각각 수지와 손예진을 모델로 기용하며 여심몰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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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내겐 너무 예쁜 누나 TEXT. 이현화 (iPublics)

분명 이승기가 “누난 내 여자니까”라며 포문을

기성용의 축구화에서 HJ란 이니셜을 발견했을 때

열었고, 이에 뒤질세라 샤이니가 “누난 너무 예

만 해도 우리의 의견은 분분했다. 초반에 저렇게

뻐”라며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2013년, 한혜진

티 내면 오래 못 간다, ‘힐링 여신’ 한혜진이 뭐가

과 기성용이 연상연하 커플의 진화를 예고했다.

아쉬워서, 한창 끓는(?) 기성용이 하필 왜 8살 연

괜찮은 남자는 죄다 유부남이거나 게이라더니,

상을…. 우리가 호사가에 빙의되어 한혜진과 기성

원숙미로 치장한 골드미스와 존재만으로도 황

용의 우열을 가리는 동안, 그들은 쿨하게 열애를

홀한 젊은 청년은 오늘도 연애하기 바쁘다.

인정했고 이젠 당당히 결혼까지 한단다. ‘경악-질 투-납득-행복하세요’의 가파른 감정곡선을 경험 했던 지난 몇 개월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한혜진-기성용 커플, 얼마 전 결혼한 백지 영-정석원 커플만 봐도 지금 ‘연상연하’가 얼마나 대세인지 알 수 있다. 대중의 욕망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TV 드라마를 보면 더욱 심하다. <해를 품은 달>의 한가인-김수현부터 <7급공무원>의 최 강희-주원, <야왕> 김성령-권상우, <장옥정, 사랑 에 살다> 김태희-유아인,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박 보영-이종석까지…. 일일이 열거하는 것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연상연하 커플투성이다. 이는 20대 여배우 기근 현상으로 치부할 일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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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스타인 마돈나(54)와 데미 무어(50), 제니퍼 애니스톤(43)은 섹시한 쿠거의 좋은 예. 참고로 현재 가장 최고령의 셀러브리티 쿠거는 영국 여배우 조안 콜린스(79)로 무려 32세 연하의 남편을 자랑한다.

니다. 소셜데이트애플리케이션 ‘정오의 데이트’의

여기서 가만히 되짚어보자. 쿠거족이 정말 요즘에

설문조사(총 18,467명 참여)에 의하면 연상연하

야 대세가 된 것일까? 사실 할머니, 할아버지 세

커플을 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여성은 58%, 남

대에도 연상연하 커플은 매우 흔했다. 물론 우리

성은 62%가 yes라 답했으며 여성은 1~2살 연하

가 상상하는 그런 로맨틱한 이유는 아니다. 알다시

까지(37%), 남성은 3~5살 연상까지(35%)를 긍정

피 7080세대가 태어난 일제강점기엔 강제징용을

제력(그것이 설사 남편의 것일지라도)과 궁정에서

적으로 평가했다. 무려 19살 어린 애인으로 화제가

피하기 위한 조혼이 만연했으며, 그 대상은 자연스

다져놓은 입지, 풍부한(?) 성경험으로 풋내 나는

된 팝의 여왕 마돈나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쿠

레 초경이 지난 신부와 어린 신랑으로 귀결되었다.

청년 기사를 무장해제한 그녀들은 애인을 사교계

거’ 데미 무어의 이야기가 더 이상 바다 건너 딴 나

근대소설에서 제국대학쯤 다니며 외국물을 먹은

에 데뷔시키거나 연줄을 대어주는 등 안팎으로 후

라 이야기가 아닌 것이다.

남자가 집안에서 짝지어준 나이 많은 조강지처를

원을 아끼지 않았다.

제 나이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외모에 관리가 잘

버리고 ‘모단걸’과 자유연애를 즐기는 모습을 떠올

이처럼 기존의 쿠거는 종의 존속을 위한 사회적 요

된 몸매, 확실한 커리어로 지성미와 경제력을 두루

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구이거나 혹은 여성의 부와 남성의 젊음을 등가교

갖춘 골드미스로는 부족하다. <너는 펫>처럼 열 살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면 제법 낭만적인 연

환하는 방식이었다. 오늘날의 쿠거 역시 분명 그런

가까이 훌쩍 어린 남자를 애인으로 두어야만 비

상연하 문화도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장년-소년

경향이 있었다. 먹고살기 팍팍한 요즘 ‘돈 많은 여

로소 ‘쿠거(cougar)’라는 영예로운 호칭이 허락된

의 동성애가 권장되었던 것처럼, 11세기 후반에

자 잡아 여생을 편안히’를 표어로 삼는 새끼 짐승

다. 본래 쿠거는 북미에서 퓨마를 지칭하는 단어

서 12세기 유럽에는 귀부인-기사로 이어지는 ‘궁

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쿠거 커

다. 한마디로 대형 고양잇과 동물이다. 해가 질 무

정 연애(Minnesang)’가 있었다. 중세 유럽의 서정

플은 말한다. 한국형 마초와 의존증에 걸린 된장

렵 깨어나 어슬렁거리다 한 번 찍은 먹이는 절대로

시와 기사도 로맨스에 기반한 것으로, 트리스탄과

녀를 피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렇게 되었다고. 쿠거

놓치지 않는다. 이런 탓에 쿠거족과 연애하는 젊

이졸데, 란슬롯과 기네비어 왕비처럼 결혼한 귀부

커플의 나이차가 점점 주는 동시에 결혼하는 비율

은 청년들은 ‘새끼 짐승(cubs)’이라 불리기도 한다.

인과 총각 기사 간의 사랑을 의미한다. 탄탄한 경

이 해가 갈수록 상승하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과 권리 요구가 당연시되는 만큼 남성에게 부과된 과도한 부담을 조금 내려놔도 이 젠 괜찮은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소리다. 그리고 때 에 따라선 연봉 35억짜리 cup도 있다는 사실! 그 러니 우리는 네가 아깝니 쟤가 아깝니 이러쿵저러 쿵하기 전에 차라리 ‘연상연하’가 연상여성-연하 남성에만 해당되는 부조리를 지적하자.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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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착한 소비 시대의 일회용 상품들 TEXT. 박현준 대리 (마케팅팀, INNOCEAN Worldwide)

요즘 화장품 업계의 트렌드는 금방 상하는 화

지금은 착한 소비 시대

장품이다. 일견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천연화

아이러니하게도 화장품 업계의 다른 한편에서는

장품의 인기를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그렇다.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니스프리는 최근

개봉한 화장품은 3개월 이내에 써야 한다. 제

수년간 ‘에코 손수건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휴지

품이 상했다면? 기분 나빠할 필요 없이 버리면

대신 손수건을 사용하자는 이 캠페인의 대의는 환

된다. 내 화장품이 진짜 천연화장품이라는 좋

경보호다. 지구를 위해 일회용 제품의 사용을 줄

은 증거 아닌가? 오히려 상해버린 화장품에 대

이고, 손수건처럼 두고두고 쓸 수 있는 물건을 사

한 믿음이 솟아난다.

용하자는 것이다(이와 동시에 이니스프리는 유통 기한 3개월짜리 화장품을 출시했다). 일회용품의 사용 자제를 촉구하는 사례는 또 있다. 바로 커피 업계다. 일회용 컵 대신 텀블러 사용을 장려하는 캠페인이 유행이다. 바야흐로 재활용품의 전성기다. 가방, 파우치 등 패션 소품을 만드는 프라이탁(Freitag)은 재활용 브랜드라는 이유로 유명세를 탔다. 아름다운가게 는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됐다. 매번 새 제품을 사는 데 들어가는 돈을 아낄 수 있으니 합리적 소비요, 환경을 생각하니 착한 소비다. 이는 곧 일회용품 의 황혼기가 찾아왔다는 말이다. 다시 쓰고 오래 쓰는 착한 소비의 세상에서 하루살이 제품은 자 원 낭비의 원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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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수명이 짧아야 인기를 얻는다?

시장 트렌드 분석글을 보면 요즘 화장품을 가리

로 활용한 사례가 오래전부터 있었다. 지금도 활

그러나 정작 인기를 얻는 상품을 보면 과연 지금

켜 ‘음식’이라고 정의한다. 수명이 짧아진 제품

발히 신제품이 출시되는 오랄-비 인디케이터 칫

이 ‘착한 소비 시대’가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패

이 더욱 인기를 끄는 이유를 이 말만큼 잘 보여

솔이 대표적이다. 오랄-비 인디케이터의 특징은

션 업계에서 정작 인기몰이 중인 것은 유니클로,

주는 말은 없는 것 같다. 내 몸에 직접 닿는 화

칫솔 교체 시기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칫솔모 끝

자라, H&M 등의 SPA 브랜드이다. 한 철 입고

장품은 단순히 화학적 기능만 중요한 것이 아니

의 파란 부분이 사라질 때 제품의 수명도 끝난

버려도 부담 없다는 점이 인기의 이유 중 하나이

라 신선하고 자연친화적이어야 한다. 내 눈에 닿

다. 오랄비 인디케이터는 그저 제품의 사용기한

며, 이들에게 백화점 브랜드 같은 엄격한 품질을

는 렌즈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이제 주스는 더

을 표기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적

기대하는 사람도 없다.

이상 맛이 중요하지 않다. ‘짧은 제품 수명=위생

극적으로 알려 마케팅의 핵심으로 활용한다.

일회용 소프트렌즈 또한 날로 인기를 얻고 있다.

과 신선함’이다.

최근에는 작년 엘지생활건강에서 출시된 화장

2012년 식품의약청의 일회용 소프트렌즈 허가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의 기호도 이 같은 현상의

품 프로스틴이 흥미롭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

건수는 전년 대비 26.8%나 증가했다. 편리함은

원인 중 하나다. 신제품 출시 주기가 빠른 SPA

로 냉장고에서 보관해야 하는 화장품이다. 그럼

물론이요, 반복 착용하는 일반 렌즈보다 위생적

브랜드들은 이런 소비자의 성향을 사업전략으

에도 사용기한은 개봉 후 6주에 불과하다. 냉장

이라는 평가가 인기에 한몫을 했다. 그러나 이

로 활용한 경우이다. 천연과일주스 제품 한 개

고에 보관해야 하는 불편함이 이 제품을 특별하

또한 아이러니하다. 휴지 대신 손수건을 써야 하

의 용량은 캔커피와 다르지 않다. 냉장고에 주스

게 만든다.

는 이유는 손수건은 세탁해서 다시 쓸 수 있기

1.5리터 한 병을 넣어두고 일주일간 매일 아침마

분명히, 과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일회용

때문이다. 그런데 렌즈 시장에서는 그 반대의 논

다 마시는 모습은 이제 없다. 매일 구입 시마다

품은 그 전성기가 지나갔다. 그렇다고 지금이 착

리가 통용되고 있다.

새로운 선택이 기다린다.

한 소비 시대요, 일회용품 시대는 끝났다 선언

사례 하나를 더 보자. 일반적으로 식품은 남은

또 하나의 이유는 마음의 가벼움이다. 과거 일

하는 것은 섣부르다. 소위 ‘일회용품’이라 분류

유효기간이 짧을수록 구매 기피의 대상이 된다.

회용품이 몸을 편하게 해줬다면, 최근 짧은 수

하던 제품은 친환경 패러다임 속에서 소비문화

그래서 우유 한 팩을 사면 한 팩을 공짜로 주는

명을 가진 상품들은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사

의 주변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일회

것과 같은 ‘덤’ 마케팅이 흔하다. 그런데 주스 시

실 물건 하나를 오래 쓴다는 건 생각보다 부담

용품이 아닌 제품이 ‘일회용품화’되고 있다. 튼

장을 보면 이러한 상식이 무너진다. 요즘 뜨는

스러운 일이다. 고가의 하드렌즈라면 잃어버리

튼하게 만들어 오래 쓰는 전통적인 미덕을 가진

제품은 천연과일주스인데, 풀무원의 ‘아임리얼’,

거나 파손되지 않도록 항상 조심스럽게 다뤄야

제품 대신 오래 쓰지 않아 좋은 제품들이 유행

CJ제일제당에서 작년에 선보인 ‘스퀴즈’가 대표

한다. 또한 제품에 싫증이 나서 버리기라도 한

의 선두에 있다. 어쩌면 지금은 착한 소비의 시

적이다. 그런데 이런 천연과일주스는 유통기한

다면 ‘된장’ 소리를 들을까봐 신경 쓰인다. 그러

대인 동시에, 패스트(fast) 소비의 시대인지도 모

이 2주 정도로 가공주스의 절반도 안 된다. 만약

나 제품의 신선함과 위생을 위해서라는 명분은

르겠다.

빨리 상한 우유를 두고 고급 우유라서 그렇다면

물건을 버릴 때의 심적 부담을 덜어준다. 위생과

이를 받아들일 소비자가 많지는 않을 것이다. 그

관련 없는 SPA 브랜드의 경우에도 한 철 입고

런데 왜 주스 시장에서는 이게 가능한 걸까?

버리는 데 죄책감은 없다. 그건 원래 그렇게 입 는 브랜드니까.

제품의 짧은 수명을 이용한 마케팅 제품의 수명이 짧아져서 인기를 얻는 경우가 아 주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오히려 이를 노골적으


이노션 백서(白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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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Summer 2013

Come and Share Our Favorites 이노션의 즐겨찾기, 이노션의 상상지도 매일 아침, 출근과 함께 컴퓨터를 켜는 것까지 회사에 출근하는 이들 의 일상은 마치 복사를 한 듯 똑같은 모양새일 것이다. 그러나 하루의 시작을 자신의 ‘즐겨찾기’ 사이트를 방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사 람들은 즐겨찾기 리스트에서 하루를 시작할 에너지를, 혹은 위로를 받고 비로소 하루가 시작되었음을, 진정한 ‘세팅’이 이루어졌음을 실 감하게 된다. 매일매일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위해 전쟁 같은 하 루를 보내는 광고인의 ‘즐겨찾기’가 궁금한 것도 그들이 치열한 하루 를 치러내는 에너지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여기 이노 션 월드와이드의 알토란 같은 ‘즐겨찾기’를 공유한다. 세상의 흐름을 읽는 전문가의 식견에서부터 세계적인 크리에이터들의 아이디어를 보 며 감탄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보고, 그리고 잠시 뜨거워진 몸과 마음 을 식혀줄 오아시스 같은 나만의 휴식처까지. 아낌없이 공개한 이들의 ‘즐겨찾기’로부터 또 다른 당신의 ‘즐겨찾기’를 더해보시길!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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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백서(白書)

아트의 눈을 가진 카피, 카피의 날카로움을 가진 아트가 많아질수록 더 좋은 광고를 만들

상쾌한 하루의 시작, 아트디렉터의 즐겨찾기

수 있지 않을까요?

예전부터 좋아하는 일러스트 작가인 스노우캣의 다이어리를 즐겨 보고 있습니다. 이제는 좀 늙은 할아 버지가 되어버린 스노우캣님의 고양이 나옹의 사진을 보기도 하구요. 블로그 제목 그대로 고양이와 빵, 면, 커피에 대한 사진과 일상의 이야기를 담은 스노우캣 블로그도 자주 가는 편이구요. 스노우캣이 지 극히 개인적인 즐겨찾기라면, 백과사전 같은 네이버 캐스터는 쓸모 있는 잡학상식을 쌓을 수 있는 곳이 라 종종 여유가 있을 때 들어가서 관심 테마를 하나하나씩 읽고 있습니다.

01 쉽고 빠르고 강하다, 알아두면 유용한 업무지원 파트너 PPT 구성, 디자인, 내용 참고에 유용함 (http://slideshare.net) PPT 문서 작성에 필요한 폰트 사이트 (http://www.dafont.com)

02 세상에 이런 아이디어가! 아이디어가 고플 때 황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 (http://www.inewidea.com) 상상력공작소 디자인하우스 (http://blog.naver.com/adbrain0518) 답답할 땐 티케팅 알아보는 느낌이라도! (http://www.skyscanner.com) 잡다한 아이디어를 모은 하늘소 블로그 (http://hanulsoblog.com) 크리에이터들의 크리에이티브한 프로젝트 (http://gallery.thecreatorsproject.com) 영국의 국민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의 홈페이지 (http://www.jaspermorrison.com) 크리에이티브한 애플리케이션 아이디어 (http://www.creativeapplications.net) 아이디어 정보 (http://www.7typeinnovation.com)

마케터가 하루를 시작하는 방법 03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산이 없거늘, 잡학다식의 전당 지식을 넓히다, 네이버 캐스트 (http://navercast.naver.com) 눈에 띄는 비주얼은 여기에! (http://www.booooooom.com) 세계가 궁금하다면 (http://www.bbc.co.uk) 생각이 세계를 움직이는 현장 (http://www.ted.com)

가장 자주 들르는 사이트는 ‘Warc.com’이라는 마케팅 트렌드/뉴스 사이트예요. 매일까지는 아니어 도 이틀에 한 번 정도는 일과 시작 전에 방문하는 것 같습니다. 해당 웹사이트의 이메일링 서비스를 신 청하면, 주목할 만한 마케팅 관련 뉴스를 지역별로 정리해서 매일 보내주는데요, 눈에 띄는 헤드라인 이 있으면 가급적이면 클릭해서 전체 내용을 꼭 읽어보려고 노력하죠. ‘Springwise’라는 사이트는 뭔 가 답답한 기분이 들 때마다 들어가서 봅니다. 그 사이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보면서 자극받을 때

04

가 많거든요. ‘Ads of the World’, ‘Best Interactive Advertising’은 전 세계 최신 광고들을 모니터링하

일상이 갖는 위대한 힘

기 좋아서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방문하는 편이에요. ‘Think Insights with Google, Harvard Business

블로그 스노우캣, 고양이와 빵, 면, 커피 이야기 (http://blog.naver.com/snowcathome)

Review’, ‘동아비즈니스리뷰’ 같은 사이트는, 기획서 작성 시 이론적 배경으로 활용할 자료를 찾으러 방

씨네큐브 홈페이지 (http://icinecube.com) 브리티시 록 그룹 라디오헤드의 홈페이지 (http://www.radiohead.com) 감각을 뒤흔드는 현대카드 뮤직 (http://www.hyundaicardmusic.com)

문하는 곳입니다.


Life is Orange Summ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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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에 민감한 카피라이터의 즐겨찾기 보통 광고를 생각할 때 사람들은 글과 비주얼을 구분지어 생각하는데요. 사실 우리가 하는 일은 이 두 가지가 서로 강하게 연동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메시지의 표현 범위를 넓히기 위해 시간 날 때 마다 비주얼 사이트를 즐겨 찾고 있습니다. 아트의 눈을 가진 카피, 카피의 날카로움을 가진 아트가 많 아질수록 더 좋은 광고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05 세상을 움직이는 마케팅 인사이트 스투시의 Marketing&AD Factory (http://blog.naver.com/stussy9505) 마케터를 위한 아이디어와 풍부한 자료 (http://www.warc.com) 구글에서 제공하는 마케팅 인사이트 (http://www.google.com/think) 디자인부터 트렌드까지 브랜딩의 모든 것 (http://www.brandingmagazine.com) 세계적인 브랜드의 활동을 보여주는 사이트 (http://www.brandchannel.com) 트렌드 백과사전 (http://www.trendpost.com) 디지털 엔터테인먼트의 최신 트렌드를 경험할 수 있는 곳 (http://www.tubefilter.com)

06 그림의 떡? 영혼의 양식 영국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의 홈페이지 (http://www.heatherwick.com) 건축, 예술, 디자인 전문 매거진 (http://www.dezeen.com) 인테리어 디자인 전문 그룹 (http://wonder-wall.com) 세계적인 디자인 포털 (http://www.designboom.com) 디자인소품 전문업체 XD design 홈페이지 (http://www.xdmodo.eu) 비주얼 포털 (http://www.behance.net)

07 전문가다운 비전이 필요하시다면 쉽게 읽히는 경영 전문지 <동아 비즈니스 리뷰> (http://www.dongabiz.com) 세계적인 마케팅 트렌드 흐름을 정리한 <포브스> 매거진 (http://www.forbes.com) 글로벌 기업들의 프리젠테이션 자료 공유 창고 (http://www.slideshare.net)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영국 편애적인 즐겨찾기

마케팅 전문가들을 위한 사이트 (http://www.marketingprofs.com)

저는 영국 문화, 디자인에 관한 사이트를 많이 찾아보고 있습니다. 예전 회사에서 9년 동안 담당했던

글로벌 비즈니스를 위한 80개국의 시장 정보 (http://blog.euromonitor.com)

주요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소소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독 창적인 아이디어와 위트를 더한 그들만의 디자인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무언가를 ‘더해 서’ 아름답게 만들기보다는 필요 없는 군더더기를 ‘제거’하면서 심플하고 직관적으로 만드는 철학이나,

창의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트렌드를 소개하는 스프링와이즈 (http://www. springwise.com) -> 경제 외에도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미국 인터넷신문 <비즈니 스인사이더> (http://www.businessinsider.com) KT 경제연구소 디지에코 (http://www.digieco.co.kr)

다문화적인 배경에서 나온 특유의 독특함이 묻어나는 독창성이 좋습니다. 첫눈에 특별해 보이지 않지만, 세대와 시간을 넘나들며 그 가치를 더해가는 디자인의 철학들에서 ‘의연

08 세상의 광고를 한눈에

함’의 강함을 보았고, 모든 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잔잔한 파도가 결국에는 큰 힘을 가지게 되는 지

그야말로 지금 뜨고 있는 광고들 (http://www.adsoftheworld.com)

혜를 저의 일과 생활에 적용해나가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광고 투표 사이트 (http://www.veryfunnyads.com) 해외광고제를 한눈에! (http://www.welovead.com/en/awards) CF 모음 사이트 (http://www.tvcf.com) 최고의 인터랙티브 광고 모음 사이트 (http://www.bestadsontv.com)


談 ; 이야기하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Y. Studio 1839

THE RETURN OF THE KING OF P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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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Summer 2013

와이키키 브라더스, 지금 행복하십니까? 듣는 순간 목젖이 울컥하고, 들으면 들을수록 꿀꺽 소화하고픈 노래가 있었는지. 세월이 흐르고 세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명곡’의 조건은 무엇일까? 음악 에 살고 음악에 죽던 스무 살 청년들은 20년 뒤, 광고기획자와 음반제작자, 사업가, 가수 겸 회사원이 되어 오늘을 살고 있다. 그러나 주말에는 ‘투데이스페셜(www.facebook.com/ bandtodaysspecial)’이란 이름의, 그저 취미라기엔 몹시 다부진 밴드의 로커이기도 한 그들. 가왕이라 쓰고 ‘오빠’라고 읽는 조용필의 19집 앨범으로 소란스러운 어느 거리에서, 네 명의 남자가 각자 마음에 품은 ‘요즘 노래’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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談 ; 이야기하다

복고라 하면 너무 흔하고, 추억과 관련된 것이라 해야 할까.

그 양반은 어떤 박자를 갖다 놔도 기가 막혔지.

과거의 것을 지금 다시 해석할 계기를 주는 것이 요즘 붐이라고

정열 그런 ‘조용필’이니, 이번 19집 앨범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어마

봐. 아마 조용필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어마할 수밖에. 다들 들어봤어? 철희 일단 첫인상은 이거였지. 조용필이 마룬5를 부른다!? 정훈 아주 ‘기획적으로’ 했다 싶기도 하고. ‘Bounce’를 바비킴이 부르

오빠가 ‘오빠’여야 할 이유

면 어땠을까 하는 사람도 있더군.

김철희(이하 철희) 매주 보는 얼굴이지만 이렇게 보니 또 새로운데?

상협 일단 곡을 별로 안 썼다는 점이 제일 아쉽더라. 얼마 전에 데이비

옛날에 우리 처음 데뷔했을 때 생각도 나고.

드 보위(David Bowie)도 신보를 냈었잖아. 조용필의 <Hello>와 데이비

정열 그러게. 우리 첫 녹음하던 날…. 그게 벌써 21년 전 일이네.

드 보위의 <The Next Day>를 듣고 공통적으로 떠오른 감상은 그랬어.

이상협(이하 상협) 기억나? 그때 조용필 선생님께서 녹음하신다고 오

너무 요즘 애들한테 보여주기 위해, 들려주기 위해 만들었다는 아쉬움.

셔서 얼른 자리 비켜드리고 구경했었잖아.

정열 난 반대로 좋았다고 생각해. 작사·작곡을 얼마나 했든, 앨범에

서정훈(이하 정훈) 노래는 못 듣고 발렌타인 21년산을 내리 드시는 것

누가 참여를 했든, 상협이가 내내 발라드만 하다 록음악을 하는 것처

만 봤었지. 그 녹음실 한 타임 가격이 어마어마한데, ‘오늘은 아니다’라

럼 그도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겠지. 하루 만에 뚝딱 나온 건 아니

시면서. 내리 세 번을 그러다 마지막에 한 방에 완창하셨잖아. 그때 느

잖아. 우리 가게 아주머니들은 조용필이 공연하면 갈 거래. 예나 지금

낀 전율이 아직도 생생해.

이나 그의 음악엔 문화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상협 흔히 ‘코러스를 쌓는다’고 하지? 화음을 네 가지 버전으로 연달아

힘이 분명 있어.

부르고는 ‘됐다, 가자’ 할 때의 그 카리스마! 괜히 ‘가왕’이 아니었던 거지.

정훈 복고라 하면 너무 흔하고, 추억과 관련된 것이라 해야 할까. 과거

철희 노래 하난 진짜 끝내주니까. 사실 옛날 가수들이 싱커페이션

의 것을 지금 다시 해석할 계기를 주는 것이 요즘 붐이라고 봐. 아마 조

(syncopation)이 약하잖아. 음을 밀었다 당기는 그 감각. 근데 조용필

용필도 그런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단순히 그의 19집을 갖


Life is Orange Summer 2013

고 왈가왈부할 게 아니라 전체적인 트렌드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

정훈 나도 지금 글을 쓰잖아. 비록 그 형태는 말랑말랑할지언정, 아이

상협 조용필 선생님이 돈이 필요하겠어, 인기가 필요하겠어. 분명한

디어가 뻗어나가는 과정은 굉장히 논리적이어야 하지. 그런 훈련을 십

건 <Hello>가 조용필 전후의 아티스트가 다시 활동할 물꼬를 텄다는

수 년씩 받으니 맘 잡고 가사를 쓰다가도 스스로 의문을 가지게 돼. 내

거야. 롤링스톤스가 다시 재결성한 것처럼, 배철수가 자극을 받고 송

가 왜 그녀랑 지금 이런 상황에서 사랑을 해야 하지? 하고.

골매도 다시 나오고…. 그런 부분에선 정말 고마운 일을 하신 거지.

정열 넌 옛날부터 심하게 논리적이었어. 내가 중학생 때 쓴 연애편지

정열 어휴, 내가 조용필이라면 되게 부담스럽겠다.

가지고 지금도 놀리잖아.

철희 부담스럽지. 부담스러울 만한 위치야.

상협 너는 정말 beauiful해(t없이 아름다워)라고 썼던 그거? 철희 답장은 당연히 안 왔겠네.(웃음)

‘명곡’의 필요충분조건

상협 나도 얼마 전에 놀랄 일이 있었어. 내가 우리 아들 옹알이할 때부

철희 며칠 전에 공모가 있어서 신인뮤지션 음악을 몇 백 곡은 들은 것

터 모차르트랑 비틀스를 번갈아가며 들려줬었거든. 근데 하루는 “나

같아. 근데 정말 가사가 하나같이 너무 후진 거야. 대부분 영어였고.

나난나~” 하면서 ‘Hey Jude’의 후렴구를 따라 부르더라고. 너무 놀랐

하림이랑 둘이서 ‘가사가 주는 힘이 얼마나 큰데’ 하면서 개탄했었어.

지. 폴 매카트니 형님은 대체 얼마나 대단하길래 네 살짜리가 따라 부

상협 요즘엔 곡 하나에 작사가 몇 십 명이 붙어서 될 때까지 써오는 시

르는 멜로디를 만들어내는가!

스템이잖아. 그래서인지 예전만큼 가사의 전달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정열 어느 세대나 공감할 수 있고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 명곡의 조

철희 내가 고등학생 때 일이야. LP를 사러 세운상가를 가는데 갑자기

건이지.

시위가 벌어진 거야. 전경들이 최루탄 쏘고 백골단 튀어나오고…. 그

정훈 명곡이 탄생하려면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고 봐. 근데 지금 우리

때 어디선가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하면서 ‘임을 위한

나라 환경은 이런 명곡이 나올 수가 없어. 음악성 자체보다 기획과 타

행진곡’이 울려 퍼지는데, 흩어지던 시민들 눈빛이 대번에 변하더라고.

기팅, 매체에서의 노출 빈도가 더 영향을 미치니까. 더군다나 음악을

정열 가사가 주는 힘을 제대로 실감했구나.

접하는 채널이 과거에 비해 무척 다양하기 때문에 전 세대가 한 곡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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談 ; 이야기하다

서정훈(좌 bass guitar) 이노션 기획팀장 그룹 이야기 2집 발매 동물원 김창기 독집 하강의 미학 참여 듀엣 하오몽상 1집 발매

이상협(우 vocal / guitar) KT뮤직 실장 그룹 이야기 2집 발매 이상협 솔로앨범 발매 예당 뮤직 보컬 트레이너

집중하기도 힘들지.

면, 지금까지 할 수 있었을까?

정열 좋아하는 여자에게 불러주고 싶어서 죽어라 연습하게 만드는 노

정열 그것 참 예리한 질문일세.

래…크. 그런 노래가 그립다.

상협 2000년대 초반이었나? 그때 나는 아직 학생이었고, 누구는 음

철희 너답다. 정말 t없이 아름답다.

악, 누구는 사업을 하면서 한창 방황할 때였지. 갑자기 철희가 전화를

상협 그래도 옛날보다 상황이 많이 좋아지지 않았어? 과거에 ‘마흔 넘

하더니, 영화를 하나 보라는 거야. <와이키키 브라더스>. 그걸 보면 소

어 활동하는 밴드’는 상상도 못했잖아. 시장 자체의 토양이 더 풍성해

주가 너무 당길 거라면서.

진 건 확실해. 우리가 다시 밴드 하는 게 전혀 특별한 일이 아니듯.

정열 기억난다. 우리 서로 “행복하니…?” 문자 보내고 난리도 아니었지.

철희 사실 작년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가장 주목받은 건 ‘3호선 버터플

상협 솔직히 남들만큼 공부하고 남들만큼 취직했으니 다시 음악을 하

라이’였어. 보컬 맡은 기완이 형이 66년생인 거 알지? 우리가 나이 때

고 있지, 만약 음악이 내 유일한 업이었으면 진작에 그만뒀을지도 몰

문에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웃음)

라. 진짜 크게 성공한 극소수가 아니면 가족을 부양하는 것도, 밥벌이

정훈 조용필 선생님이 한창 활동했을 땐, 정말 모든 가족이 들었었잖

도 쉽지 않잖아. 이건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도 마찬

아. 그럴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가수를 하려면 판을 내야 하고, TV에

가지지. 투잡을 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 과연 전업으로 음악을 했으면

나와야 하고, 라디오에 곡을 내보내야 했지. 그래야만 ‘명곡’이 된다면

‘행복했을까’.

지금 세태에선 대입이 조금 어려울 것 같아. 어떤 특정한 사람에게 꾸

철희 나는 이런 질문을 어린 뮤지션들한테 받아. 그럼 항상 하는 얘기

준히 향유되는 것도 명곡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가 있어. ‘음악은 비싼 취미야’. 정원영 씨도 똑같은 얘길 학교에서 한

철희 명곡의 정의가 다변화된 것이지.

대. ‘나는 음악을 하기 위해 교수를 한다. 다행히 운이 좋아서 음악을 가르칠 뿐이지’라고. 홍대에서 꾸준히 활동하는 친구들을 보면 그런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영화가 아냐

부분에서 세팅을 잘해놓더라. 모 밴드만 봐도 그래. 다 같이 새벽 6시

정훈 난 가끔 생각해. 우리가 과연 20년 전에 음악을 ‘생업’으로 했다

에 일어나서 마트에서 일하고, 점심 같이 먹고 난 다음 5~6시간 연습


Life is Orange Summer 2013

정열(좌 drum) 즉석떡볶이 프렌차이즈 고양이 부엌 대표 그룹 이야기 2집 발매 스푸키바나나 2집 발매

김철희(우 guitar) 음반제작자 CJ 아지트 이사 버튼 매니지먼트 대표

해서 밤에 공연하고. 그렇게 몇 년 하다 보면 소위 ‘알바’를 하지 않아

영화 보고 기타 치면 난리가 났잖아. 그러니 유학을 보내놓으면 공부벌레

도 밴드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성장하게 되지.

처럼 공부만 하거나 아예 공부랑 담 쌓고 한량처럼 놀러 다니는 거지.

정열 내가 스푸키바나나 활동할 때 철희 같은 기획자를 만났더라면 그

정열 무의식 중에 학습되는 게 진짜 무서워.

런 생각을 빨리 했었을 텐데…. 지금은 내 개인적인 삶을 절대 포기할

정훈 분명 누구나 한 가지씩 좋아하는 것이 있는데 말야. 설사 본인은 잊

수 없으니까. 그렇지만 그 와중에 음악을 다시 한다는 게 얼마나 기쁜

고 지낼지라도, 분명히 있거든. 그걸 발견하면 삶이 훨씬 풍요로울 텐데.

지 몰라. 주변에서도 정말 부러워해. 네가 하고 싶은 거 다 한다고.

정열 그럼. 짧은 인생, 좋아하는 것만 하고 살아도 부족할진대!

상협 근데 마누라들이 싫어한다는 불편한 진실! (웃음)

철희 우린 진짜 즐겁게, 재미있게 밴드하자. 되도록 오래 할 수 있는

정훈 음악은 ‘업’이 아니니까.

방향으로. 마에스트로급 밴드가 되려는 ‘과한 욕심’은 버리고.

철희 설사 음악인일지라도 부지런하고 비즈니스 감각이 있어야 해.

정열 어이고, 우리가 그러려면 이미 27세에 죽었어야 돼.

상협 근데 말야, 나도 40대지만, 솔직히 40대 한국 남자들, 너무 놀

정훈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시대가 변했으니 마흔 넘어서 히트

줄 몰라. 조금만 시간을 투자하고 조금만 노력하면 재미있는 게 엄청

치는 첫 번째 밴드가 되어서, 우리가 누군가에게 롤모델이 되는 거지.

나게 많은데도.

상협 그래, 우리가 얼굴이 빠져, 뭐가 빠져? (웃음) 요즘 애들, 테크닉

정훈 ‘놀 줄 모른다’는 현실이 그저 안타깝고 슬프지.

만 좋지 우리처럼 살아 있는 감성은 부족하잖아. 옛날만큼 음악을 찾

상협 애들이 모이면 기껏 한다는 게 뭔지 알아? 다들 와인 마신다니

아 듣지도 않고.

까 앞으론 와인 마셔야 돼, 이러다 얼마 전부터 싱글 몰트위스키 유행

정열 오, 갑자기 투지가 불타오르는데?

한다니까 또 우르르 몰려가서 위스키 마시다가 결국 맥켈란 12년에 맥

철희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영화도 아니고, 희귀한 일도 아니고, 우리

스랑 섞어 마셔. 말이 되냐고, 이게.

주변에 있는 현실인 지금, 너희들이 있어서 새삼 고마운데? 앞으로도

정열 맥스에 섞어 마셔!? 푸하하하.

쭉 재미있게 놀아보자!

철희 놀면 큰일 나는 것처럼 교육을 받아서 그래. 학교 다닐 때 음악 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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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S & D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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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MY YOUNGER SENIOR 연차냐 나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연차가 2년이나 높은데? 나이가 3살이나 적은데!

강지연 대리 (카피라이터, INNOCEAN Worldwide)

이노션에서 팀이나 업무가 바뀔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엠채널’을 보

이 모든 걱정을 껴안고 새로운 팀에 들어간 지 반년, 두 사람은 의외로 잘 지

는 것입니다. 누가 사수인지, 혹은 부사수인지, 막내가 설마 나인지(정산이

내고 있습니다. 나이 어린 선배는 그때 그런 고민을 한 것 자체가 후배의 인

라는 중대한 임무가 걸려 있으므로) 미리 파악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저에겐

격을 의심한 것 같아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이 지면을 빌려 말하고 있

그것보다 더 큰 문제가 걸려 있었습니다. 연차가 2년이 낮은, 하지만 나이는

을 정도니까요. 이렇게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서로 말

3살이 많은, 직무와 직급이 같은 카피라이터 대리가 팀에 있었던 거죠.

을 놓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편하게 말을 놓는 후배도 있고, 10년

개인적으로도 1년 가까이 외국을 떠돌다 갓 회사에 복귀한 시기였고, 예전

이하는 다 친구라고 주장하는 선배도 있지만 감정적으로 부딪히는 순간에

SENIOR 팀에선 막내 카피라이터였기에 더욱 긴장이 되었지요. ‘나이도 어린데 일도

결국 따지게 되는 건 연차, 나이차거든요. 내가 높니 네가 높니 따지는 것보

못한다’고 무시하면 어쩌지? 후배를 따르게 하는 카리스마 따위는 눈을 씻

단 처음부터 둘 다 높여주는 게 가장 정확한 예방책. 하루에도 몇 번씩 부딪

고 찾아봐도 없는데 우습게 여기면 어쩌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친구들

칠 일이 생길 텐데 매일 소주 나눠 마시며 풀 순 없잖아요? 더군다나 혼자서

의 분노에 찬 직장 이야기도 불면증을 키웠지요. 한 친구는 남자 후배에게

생각에 잠기는 것이 취미이자 일인 카피라이터들이라면 더욱 그러하지요.

일을 인수인계를 하려던 과정에서 갈등이 생기더니 급기야 반말을 들었다며

또 하나의 이유를 들자면, 결정을 해야 할 땐 선배 의견대로 하자며 먼저 양

분노하더군요. 친구는 그저 후배에게 일을 가르치려고 했을 뿐이었지만, 후

보하고, 자잘한 업무가 생길 땐 본인이 후배라며 먼저 가져가려는 동료의 태

배 입장에선 아무래도 2년 이상 어린 여자가 자신을 아랫사람처럼 대하는

도 덕분일 겁니다. 따지고 보면, 세 살이나 어린 사람에게 존칭을 쓰고 선배

태도가 싫었던 듯합니다.

대접을 해주는 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걸 알기에 선배 입장에서도 더욱

그 남자 후배도 자신의 태도가 옳지 않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을 겁니다.

조심하게 되고, 넘기지 않아도 될 업무라 판단되면 혼자 해버리기도 해요.

회사에선 생물학적 나이를 고려하지 않으니까요. 오직 직급 차이와 선후배

결론은, 나이차와 연차가 엇갈릴 때는 함께 하는 존대와 배려가 문제를 해결

관계만을 인정하죠. 하지만 이는 종종 흐트러질 때가 많습니다. 누군가는 특

한다는 것! 너무 뻔한 결론인가요? 하지만 문제가 어려울수록 정답은 심플

진을 하고, 누군가는 휴직을 하고…. 심지어 대학 선배를 부사수로 맞이하거

하다는 것, 다 알고 계시잖아요? 말을 놓고픈 순간, 좋은 게 좋은 거다 대충

나, 괴롭혔던 군대 후배를 직장 선배로 만났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러니

넘어가고 싶은 순간마다 이 사자성어를 생각합니다. 易地思之. 언제 입장이

감정의 골이 깊어진 순간, 어떻게 변할지도 모르는 직장 나이보다 확실한 생

바뀌어 나이 열 살 많은 후배 입장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그때엔 어

물학적 나이가 앞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죠.

린 선배에게 제 나이에 대한 존중 정도는 받고 싶으니까요.


Life is Orange Summ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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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낯선 갈등에 직면한다. 생물학적 나이로 상하를 구분하던 방식이 더 이상 능사가 아님을 깨닫는 것이다. 출발지점이 더욱 다채로운 사회생활에선 이러한 갈등이 보다 복잡다단하게 나타나기 마련.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몇몇 회사에서 직급 대신 이름을 부르는 파격을 감행하지만, 조사 하나에도 위아래가 구분되는 한국어로는 여전히 미묘함을 남긴다. 그렇다면 더욱 시스테믹하게 움직여야 할, 그러나 보다 자유분방한 광고회사 이노션 월드와이드에서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나이 많은 후배와 나이 어린 선배와 함께 일하는 이노션 카피라이터들에게 물었다.

나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이채승 사원 (카피라이터, INNOCEAN Worldwide)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입사 후 가장 많이 들은 말이다. 왜 내게 이런 말

어떻게든 후배답게 보이려 애썼다. 우선 외모부터 동안으로 만들려 애썼으

을 하지? 의문은 오래가지 않았다. 신입치고는 꽤나 많은 나이였다. 팀 내 선

나 태생적 한계로 인해 대실패. 그렇다면 뇌라도 동안으로 만들어야겠다는

배 절반은 동갑 아니면 어렸다. 어찌 보면 격려가 아니라 위로의 말이었던 셈

생각에 귀엽지 않아도 귀여운 척하려고, 어리지 않아도 어린 척하려고 캐릭

이다. 아직 불혹도 아니건만, 지인들은 “나이 때문에 힘들지 않아?”라는 질

터 티를 입는 만행까지 저질렀지만, 나이에 어울리게 입으라는 인신공격으

문을 자주 했다.

로 되돌아와 대실패. 연이은 대실패에 그냥 정공법으로 가기로 했다.

분명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그래서 높고 낮음이 있다. 이 높고 낮음으로

나를 바꾸려 하지 않았다. 나이를 생각지 않았다. 그저 한 팀의 막내로서 역

JUNIOR

인해 사람의 관계가 애매해지는 게 장유유서의 나라, 대한민국이다. 아직도

할에만 충실했다. 우선 호칭부터 명확하게 구분지었다. ‘나는 후배고, 선배

기억한다. 팀 배정 후 처음 만난 선배들의 표정이. 분명 ‘파릇파릇한’ 신입을

는 선배야’를 매번 강조하기로 한 것이다. 질문을 하거나 대답을 하거나 항상

기대했겠으나 나는 파릇파릇과는 멀었다. 오히려 노릇노릇했다. 신입다운 모

대리님, 선배님을 입에 달고 살았다. 아침인사에도 “대리님, 안녕하세요”, 밥

습을 보여주고 싶어 큰 소리로 말했다. “신입사원 이채승입니다.” 그렇게 나

을 먹어도 “많이 드세요, 선배님” 하며 어디에도 호칭을 빼놓지 않았다. 어쩌

이 많은 신입의 처세가 시작되었다.

면 지나칠 정도로 예의를 차렸을 수도 있다.

나이가 많으니 몇 가지 다른 점이 눈에 보인다. 우선은 호칭이다. 신입이 들

이는 훗날 애늙은이라 불리는 역효과를 초래했지만 개의치 않는다. 그냥 늙

어오면 보통은 ‘~씨’로 시작해 막역해지면 ‘~야’가 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은이가 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가. 또 하나의 비결은 항상 가르치고 싶

나는 아직도 ‘채승 씨’다. 2년 반이 넘었지만 여전히 채승 씨다. 가끔 “채승!”

게끔 만드는 것. 막내이다 보니 일에서 부족한 건 당연하니, 이를 굳이 숨기

이라 불릴 때는 오히려 선배가 먼저 당황했다. 마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른

거나 포장하지 않았다. 선배가 가르치는 상황을 기쁘게 생각하고 모르는 건

홍길동마냥…. 그러자 깨달음이 있었다. 내가 불편한 게 아니라 선배들이 불

항상 물었다. 가끔은 알아도 물었다. 나이로 인한 노련미와 원숙미는 개나

편하겠구나.

줘버렸다. 나는 아직 연차가 어려 모른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줬다.

실제로 나의 입장에는 거의 문제가 없다. 아니 오히려 편하다. 막 대하는 사

이렇게 나(이)를 버리고 산 지 어언 2년 반, 겉으로는 여전히 채승 씨고 애늙

람도 없을뿐더러 어느 정도 차 있는 나이 개념에 트러블이 생기지도 않는

은이지만 제법 후배다운 후배로 여겨지고 있(는 듯하)다. 물론 내 방식이 정

다. 오히려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불편하지 내겐 전혀 지장이 없었

답은 아니다. 하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란 격려 대신 ‘나이는 핑계에 불과

다. 그래서 그들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강구했다. 일명 ‘진격의 후

해’란 꾸지람을 받진 않았으니, 이 정도면 썩 괜찮지 아니한가?

배’ 코스프레.


CONTEMPORARY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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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

HOUSE

1

작지만 아름다운 공간 나 홀로 지내는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이미 전체

1 듀플렉스홈 경기도 화성에 자리한 듀플렉스홈(땅콩집). 대지면적은

인구의 24%를 넘어서면서, 20년 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가구 형태가 1인

261㎡(78.95평), 건축면적은

가구가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탈가족화로 인해 1인 생

왼쪽 집은 싱글남이 살고,

활 패턴에 맞춘 주택, 복지, 치안, 교육, 식품, 생필품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 다. 자신의 편리를 최우선에 둔 일종의 개인주의 트렌드에 사회와 경제 시스 템이 맞춰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가장 중요한 쟁점인 주거 문화는 최근 급속한 변화를 겪고 있다. 소유보다는 임대의 개념이 커지고, 1~2인 가구를 위한 주거 패턴의 소형화가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도심형 생활 주택, 오피스텔을 거쳐 최근에는 1인 가구가 모여 사는 다양한 형태의 거주 양식들이 태어나고 있다. 물개성적인 아파트를 떠나 혼자만의 공간을 찾고, 그곳에서 누리는 자신만의 시간을 최고의 가치로 두는 성향은 비 건축을 떠 나 인테리어까지 전방위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Text. 이세정 (월간 전원속의 내집 편집장)

137.7㎡(41.65평)에 불과하다.

오른쪽 집은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가 거주한다. 설계 및 시공ㆍ(주)G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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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ANDINAVIAN LIFE

2

1~2인 가구를 위한 주거 형태의 다변화

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버거운 이들은 한 가구가 대출을 통해 집을

키워드는 소형화, 개별화, 공업화

먼저 짓고, 나머지 세대를 임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사례도 많다. 임대

그동안 우리나라의 집은 삶의 공간인 동시에, 중요한 자산 가치로 인식되어

세대는 주변 아파트와 비슷한 시세로 1인 가구나 신혼부부들이 입주 경쟁

왔다. 그러나 이제 아파트의 투자 가치가 무너지고 1인 가구가 증대되면서

을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집에 대한 생각 역시 많은 부분 달라졌다. 대표적으로 자신만의 집을 꿈꾸

‘캥거루하우스’라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집도 나타났다. 겉으로 보기엔 단독

는 젊은 세대들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모여살기’가 시도되고 있다.

주택과 똑같은데, 두 세대가 함께 사는 집으로 일종의 다가구주택으로 보면

그 선두주자는 많이 알려진 ‘땅콩집’이다. 두 세대가 한 필지에 사는 땅콩집,

된다. 큰 집이 작은 집을 품고 있는 디자인으로, 주인 세대의 라이프스타일

듀플렉스홈은 미국이나 캐나다, 영국 등지에 이미 널리 보급된 주택 유형이

에 맞춰 임대가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 어린 자녀를 둔 주인 세대는 2층과

다. 국내에서는 등기나 소유권 문제에 몇 가지 걸림돌은 있지만, 가격과 효

다락, 옥상 정원을 활용하고 1층 일부분은 소규모 가구에게 임대한다. 주인

율성 면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크다. 듀플렉스홈은 한 가구당 대개 100㎡

세대가 자녀가 성장해 공간이 더 필요하게 되면 1층까지 같이 쓰다가, 자녀

(30평)를 넘지 않는 면적으로 1층에 공용 공간을 두고 2층과 다락방은 개인

가 독립하면 다시 임대로 돌려 노후 수익을 보장받는 메리트도 있다.

공간으로 활용한다. 마당이나 지하, 다락방에 취미 공간을 구성해 개성 있

대지 면적은 최대한 줄이는 대신 층수를 높여 다양한 가구가 모여 사는 시

는 라이프스타일을 구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덕분에 판교,

도도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축소판으로 1층은 카페나 아트숍 같은 상업

용인 동백, 화성 동탄 등의 택지지구에는 어린 자녀를 둔 3~4인 가구나 싱

공간으로, 2층은 소규모 스튜디오, 3층은 주거용으로 쓰는 식이다. 주인은

글족이 모여 사는 합리적인 주거 형태로 안착하고 있다. 애초 건축 기획 단

2개 층의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입주자들은 작지만 개성 있는 공간에

2 건축 면적 74.58㎡(23평)의 강화도 주택. 경량목구조로 지어진 집 앞에는 낮은 데크와 작은 나무 작업실이 자리한다. 집주인은 이곳에서 지인들과 파티도 하고, 직접 가구를 짜는 목공DIY 시간도 갖는다. 설계ㆍ스무숲건축이야기 홍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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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ECTO DESIGN 디자이너 Seppo Koho가 3

바구니가 놓인 형상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는 조명

4

서 단독주택에 버금가는 생활을 누릴 수 있다. 50㎡ 내외의 좁은 땅을 활용

서 만들어 현장에서 간단하게 조립해 짓는 모듈러(Modular) 공법이 대표적

하는 이러한 프로젝트는 최근 젊은 건축가들 사이에서 새롭게 제안되고 있

이다. 이전에 기숙사나 군대 막사 등에 적용하던 기법을 일반 주거용으로 변

는 건축 디자인이다.

형한 형태로, 공사 기간이 짧고 해체와 이동, 재활용이 가능하다. 다가구 주

이 외에도 셰어하우스(Share house), 코하우징(Co-housing) 등 ‘공유’의 개

택, 원룸 건물, 소형 면적의 아파트까지, 그 적용 범위가 넓다고 알려져 있다.

념으로 접근한 주거 형태도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입주자가 각각 개인 공간

일반 주택 시장에는 시멘트콘크리트 대신 경량 건식 공법인 목조주택이 확

활용할 수 있는 긴 테이블을

을 확보하고 주방, 서재 등은 공동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다. 개인은 적은 비

산되고 있고, ‘패널라이징(Panellizing)’ 공법이 막 도입되는 추세다. 공장에

배경에 패브릭 포인트로도

용으로 좀 더 풍요로운 주거 환경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입주자 간 안정적인

서 벽체와 지붕 등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시스템으로 모듈러하우스

인간관계를 확보할 수 있다. 1인 가구지만 입주자 간의 연대로 주거의 근본

와 마찬가지로 공업화 주택의 한 면모라 할 수 있다.

다용도 거실 공간 TV를 없앤 거실은 더 이상 한가지 용도의 공간이 아니다. 앉거나 누울 수 있는 너른 소파

적 기능을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는 대안이다. 실제 ‘우주(Woozoo)’라는 한 셰어하우스 브랜드는 오래된 집이나 비어 있

북유럽 라이프스타일을 좇는 주거 문화 트렌드

는 집을 개보수한 후 대학생과 사회초년생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임대하는

단순하고 실용적인 힐링 인테리어

프로젝트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만 서울에 12~13채의 셰어하우스를

소형 가구일수록 설계와 디자인은 더욱 까다로워진다. 공간이 작아도 욕실,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방 등 기본 생활 요소가 들어가야 하니, 최적화된 실내 구성이 무엇보다

이처럼 변화하는 주거 콘텐츠에 맞춰 건축의 하드웨어 역시 소형화, 개별화,

필요하다. 데드스페이스(Dead-space : 쓸모없는 자투리 공간)를 철저히 없

공업화의 길을 걷고 있다. 골조, 전기배선, 온돌 등 집의 70~80%를 공장에

애고 층고를 다소 높여 다락을 두는 등의 아이디어로 부족한 공간을 보완한

앞으로 책상으로도, 식탁으로도

두었다. 군더더기 없는 화이트

충분한 인테리어가 된다. 디자인ㆍ바이올렛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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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NTEMPORARY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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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다. 동선은 최대한 간결하게, 인테리어 역시 심플하고 효율적인 구성을 최우

에서 올해의 키워드로 선정한 만큼 큰 공감을 얻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쉬

선에 둔다. 화려한 장식을 배제하고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은 스칸

는 데 그치지 않고, 혼자만의 라운징을 통해 휴식을 취하고, 자신에게 만족

디나비아 스타일로 불리는 북유럽 디자인 문화와 일맥상통한다. 최근 가구,

을 주는 활동을 찾는 등 개인적인 공간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고자 하는 사

소품, 패브릭 등 대부분의 인테리어 요소들에서 북유럽 디자인 성향을 찾아

회 전반의 욕구로 인식된다.

5 캥거루하우스 2층이 주인 세대, 1층은 임대 세대가 양존하는 트랜스포머형 주택. 생애 주기에 따라 자유로운 변형이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거주 문화를 반영하고

볼 수 있는 것은 이러한 이유다.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은 친환경, 아날로그,

있다.

개인주의 등 이 시대를 대표하는 키워드들과 맞물려 커다란 흐름을 이룬다.

ALONE WITH LOUNGING

결국 스스로 ‘트렌드를 좇지 않는 디자인’이라 말하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온전한 삶을 위한 동굴 같은 공간

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스스로 트렌드가 되어 큰 반향을 일

디자이너, 예술가, 영상작업자, 수집가 등 창의적인 활동을 하는 이들이 라

으키고 있는 것이다. 자연과 공존하는 여유로운 라이프스타일, 작은 공간도

운징 공간을 주도하고 있다. 거실을 다이닝룸, 서재 등 여러 용도로 결합해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마인드, 오롯이 혼자만이 사색할 수 있는 공간 등 북

쓰거나 집안 한 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작업실, 수장고 등 나만의 공간

유럽의 마인드는 우리나라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일종의 멘토처럼 다가온다.

을 배치한다. 지하의 A/V룸, 다락방의 공예실, 별채의 목공소 등도 모두 개

무한경쟁 속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집을 통해 힐링받기를 갈망하고 있다. 이

인만의 라운징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뿐 아니라 차를

러한 행태는 주거에 ‘라운징(Lounging)’의 의미를 더하기에 이르렀다. ‘라운

즐기고 오수를 누리는 등 24시간 있어도 부족하지도, 지루하지도 않은 상태

징’이란 자기에게 위안을 줄 수 있는 취미에 몰두하고 자신의 만족을 위한

를 유지할 수 있도록 꾸며진다.

활동을 모색하는 것을 뜻한다. 이 중 ‘나 홀로 라운징’은 2013 트렌드코리아

창의적인 작업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시대 누구나 나만의 공간은 필

설계ㆍtas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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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6

advice 요하다. 미국의 한 TV 프로그램은 목수가 유명인의 집을 찾아가, 그의 비밀 공간을 만들어주는 내용이었다. 창고가 오토바이 수리실로, 다락방이 잡동 사니 연구실로 뚝딱 변신하면 유명인은 손바닥만 한 공간에 온갖 호들갑을

6

TUULIPUU 디자이너 Tuuli Autio가 건조한 나무를 직접 자르고 깎고 다듬어 만들었다.

떨며 환호한다.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맨케이브(Man cave)’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동굴 같은 공간은 ‘나 홀로 라운징’에 최상의 조건 이다. 50㎡(약 15평)짜리 집을 짓고 사는 한 남자는 최고급 홈시어터 시설을 둔 지하실을 갖고 있었는데, 내려가는 통로를 교묘하게 숨겨두어 웬만해서 는 찾기 힘들었다. 어떤 안주인은 부엌 뒤에 조그맣게 혼자 책을 읽는 한실 을 두고 문 앞에 이런 글귀를 붙여놓았다. ‘2시간은 누구든 접근 금지’. 집이 작다고 라운징 공간을 만들 수 없는 건 아니다. 어떤 이는 거실 한 켠 에 작은 물확과 의자를 두고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내 공간’이라고 설명했 다. 그곳에서 사색하고 이를 통해 재충전을 할 수 있다는 손바닥만 한 작은 곳이라도 그에게는 충분한 라운징 공간이다. 현대 사회는 누구에게나 동굴 을 가지라 권한다. 작은 집, 그 속에서 누리는 나 홀로 라운징은 시대를 말 하는 하나의 현상이 되고 있다.

북유럽 디자인 스타일링 인테리어의 기본은 자연주의. 아늑한 원목가구, 질감이 강조된 패브릭, 북유럽 특유의 따뜻한 색감, 이 세 가지 요소를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푼다. 먼저 벽의 경우, 화이트 또는 베이지, 오트 밀 등의 잔잔한 색채 및 나뭇결을 살린 질감 있는 벽지를 활용

7 스칸디나비아 스타일 인테리어 마감재는 최대한 컬러와 패턴을

한다. 한쪽 벽면을 목재패널을 시공해 내추럴 느낌을 강조하면 더욱 감각적으로 연출할 수 있다. 블라인드나 테이블, 수납장은 원목(또는 원목 느낌)으로 차분하게 꾸미고, 실내 소품인 조명

배제하고 우드가 가미된 가구와

등, 쿠션, 액자를 오렌지ㆍ블루ㆍ그린 등 비비드한 컬러로 포인트

패브릭 조명으로 스칸디나비아

를 주어 배치하면 바로 강약을 조절할 줄 아는 북유럽의 스타

스타일을 완성했다. 모던하지만

일로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조명은 어두운 실내 조건을 장점

따뜻한 온도의 가구와 소품들이

으로 극복하고자 한 북유럽 디자인의 핵심으로 꼽히므로, 놓치

빛을 발한다.

기 쉽지만 가장 완성도를 높여주는 인테리어 아이템이다. 한 공

디자인ㆍ바오미다

간에 하나의 조명을 쓰기보다 테이블 램프와 플로어 램프 등을 다양하게 두도록 하고 간접조명으로 벽과 천장, 바닥에 빛을 반 사해주면 은은한 실내 분위기를 완성할 수 있다. 또한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은 사실적 문양이나 그래픽 패턴이 그려진 그림을 걸어 보다 감각적인 공간을 연출해볼 수도 있다. 최대한 간결하 고 단순한 삶, 북유럽 인테리어는 비운 상태에서 최소한을 더한 다 생각하고 접근한다.


CREA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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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Summer 2013

03 CREATOR’S NOTE 곽희용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등신대(等身大)가 팀원을 인자하게 바라보고 있다. 사실 이 등신대의 용도는 팀원을 ‘감시’하기 위함이 아니라 다른 팀 사람들의 괴롭힘(?)으로부터 팀원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나 없을 때 우리 애들 괴롭히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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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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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I INNOCEAN Worldwide India (New Delhi, Nov 2005)

IWUK INNOCEAN Worldwide UK (London, Jul 2006)

*IWA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Dec 2008)

IWCa INNOCEAN Worldwide Canada (Toronto, Jan 2010)

Central Europe INNOCEAN Worldwide Central Europe office (Vienna, Apr 2010)

IWF INNOCEAN Worldwide France (Paris, Jan 2010)

IWC SH I 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Nov 2006)

*IWE INNOCEAN Worldwide Europe (Frankfurt, Jul 2007)

*IWC BJ INNOCEAN Worldwide China (Beijing, Dec 2005)

INNOCEAN Worldwide News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WTr INNOCEAN Worldwide Turkey (Istanbul, Jul 2009)

IWCZ INNOCEAN Worldwide Czech office (Prague, Jul 2009)

IWR INNOCEAN Worldwide Russia (Moscow, Jan 2009)

IWS

INNOCEAN-CBAC

INNOCEAN Worldwide Spain (Madrid, Nov 2009)

INNOCEAN-CBAC (Beijing, Jan 2010)

IWIt INNOCEAN Worldwide Italy (Milan, Aug 2008)

Nanjing INNOCEAN Worldwide China Nanjing office (Nov 2008)

IWAu INNOCEAN Worldwide Australia (Sydney, Aug 2008)

IWB INNOCEAN Worldwide Brazil (Sรกo Paulo, Sep 2012)

*=RHQ office


Life is Orange Summer 2013

87

IWHQ

IWA

IWAu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Dec 2008)

INNOCEAN Worldwide Australia (Sydney, Aug 2008)

INNOCEAN Worldwide won a number of awards

INNOCEAN Worldwide Americas (IWA) won a

INNOCEAN Worldwide Australia (IWAu) won a

at the 2013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Bronze World Medal at the New York International

silver trophy at the 2013 AdFest Advertising Show,

of Creativity. INNOCE AN Worldwide hosted a

Advertising Awards, one of the world’s top three

Asia’s premier advertising festival. It won the award

“Design&Art: East Meets West” seminar, featuring

advertising festivals. The prize was awarded for the

for its “Break Free” TV commercial for the Hyundai

g u e s t sp e a ke r s Pete r S ch reye r (Chief D e sig n

Hyundai Elantra “Driveway Decision Maker,” which

i30. The commercial was particularly praised for its

Officer for both Hyundai Motor and Kia Motors)

it had entered in the “Digital: Websites & Microsites”

effectiveness in using Queen’s “I Want To Break Free”

and Do-ho Suh(a renowned Korean installation

category. The Driveway Decision Maker enables

song in the ad, encouraging people to break away

artist). In addition, Jung Young-Tak, Head of Media

potential buyers to use Google’s Street View to

from their boring daily lives and have a fun time on

Division(HQ), and Kwon Ill-Kwon, Head of Europe

customize a Hyundai Elantra GT, Coupe, or Sedan and

the i30.

RHQ, served as jurors for the Media Lions, while Greg

then “virtually” park it in their driveways. IWA was

Braun, of INNOCEAN Worldwide Americas, served

also awarded finalist certificates for four of its entries,

as a jury member for the Young Lions categories.

including its Hyundai Sonata “Why” TV commercial.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6월 16일부터 22일까지 프랑스 칸

이노션 월드와이드 미국법인(IWA)이 세계 3대 광고제

이노션 월드와이드 호주법인(IWAu)이 현대자동차 i30

에서 열린 2013 칸 국제광고제에서 2년 연속 본상을 수

중 하나인 뉴욕 페스티벌에서 설립 이래 첫 본상을 수상

TVC ‘Break Free’ 편으로 AdFest 2013에서 은상을 수

상하며 글로벌 광고회사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광

하였다. IWA는 저명한 글로벌 기업들의 작품 100여 편

상했다. 올해 16회를 맞은 AdFest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고제 기간 중에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자동차 디자인

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디지털 부문에서 현대자동차 엘란

광고제이다. ‘Break Free’ 편은 Film Craft 카테고리 Best

총괄 사장과 국내의 유명 설치미술가 서도호 작가를 공

트라 <Driveway Decision Maker>로 동상을 수상했다.

Use of Music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금상 수

동 연설자로 세워 ‘동서양 크리에이티브 융합’을 주제로

<Driveway Decision Maker>는 구글의 Street View를 이

상작이 없는 관계로 해당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

‘Design&Art: East Meets West’ 세미나를 개최해 큰 주

용해 3종의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모델을 간접적으로

은 것이다. 이 광고는 록밴드 Queen의 ‘I Want to Break

목을 받았다. 이 밖에도 이노션 본사 미디어본부 정영탁

체험해보는 디지털 캠페인이다. 이 밖에도 IWA는 쏘나타

Free’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여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이사와 유럽지역본부장 권일권 이사가 미디어 라이언즈

TV 광고를 포함해 4개의 캠페인을 파이널리스트에 올리

i30를 타고 활기찬 시간을 보내라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부문의 심사를 맡았다.

며 대규모 국제 광고제에서 IWA의 영향력을 증명했다.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IWE

IWUK

INNOCEAN Worldwide Europe (Frankfurt, Jul 2007)

IWI

INNOCEAN Worldwide UK (London, Jul 2006)

INNOCEAN Worldwide India (New Delhi, Nov 2005)

INNOCEAN Worldwide Europe (IWE), INNOCEAN

Became member of IPA UK

INNOCEAN Worldwide India, or IWI, won a silver

Wo r l d w i d e R u s s i a ( I W R ), a n d I N N O C E A N

INNOCE AN Worldwide UK (IWUK) became a

award at GoaFest , India’s most authoritative

Worldwide Turkey (IW Tr), that are all par t of

member of the UK’s Institute of Practitioners in

advertising festival. The festival, which is organized

INNOCEAN Worldwide Europe RHQ, moved into new

Advertising, or IPA. The IPA, which is one of the most

by the Advertising Agencies Association of India, was

offices in May. IWE moved to Hanauer Landstrasse,

influential bodies in the global advertising industry,

held at the Zuri White Sands Resort in Goa in April,

the main street of Frankfurt, Germany, and installed

provides a wide array of support services to its

with over 250 companies participating. IWI’s award

a series of different workstations, including INNO

members, all of whom are key players in the country’s

was given for its “Surrogate Hands” ad for Famus

LAB, Think Tank, and Hot Desk, which are especially

advertising, media, and marketing communications

Hand Sanitizer. It also received a gold medal at the

designed to enhance employee creativity. IWR moved

industry. It also acts as an industry spokesman

IAA Olive Crown Awards, an international advertising

into the Moscow City Business Complex, while IWTr

and runs award schemes. IWUK expects that its

festival for “green” advertising, with its “Trees Can’t

took over a new location in Bagdat, the downtown

membership in the IPA will go far toward advancing

Do It” viral tree planting campaign for the Open

section of Istanbul.

its position in the European advertising market.

Magazine weekly.

이노션 월드와이드 유럽지역본부(IWE) 및 러시아법인

이노션 월드와이드 영국법인(IWUK)이 영국 IPA 회원사

이노션 월드와이드 인도법인(IWI)이 40년 이상의 역사

(IWR), 터키법인(IWTr) 등 유럽지역본부 산하 3개 법인이

로 선정되었다. 글로벌 광고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를 자랑하는 인도 최고 권위의 광고제인 GoaFest에서 은

사무실을 이전했다. IWE는 5월 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중

협회 중 하나인 IPA는 전문적인 교육, 우수 운영사례 표

상을 수상했다. 지난 4월 인도 남부 휴양도시 Goa에서 개

심가인 Hanauer Landstrasse에 위치한 세련된 디자인

창, 광고컨설팅, 법률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된 이 광고제는 인도광고업협회가 주관하고 있다. 총

의 신규 사무실로 이전했고 INNO LAB, Think Tank, Hot

엄선된 회원사들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IWUK는

250여 개의 회사가 참가한 가운데 IWI는 생활용품 제

Desk 등 다양한 크리에이티브 공간을 설치해 직원들의 업

IPA 네트워크의 일원이 됨으로써 유럽 시장에서 한층 더

조회사인 Fena의 손 세정제 Famus Hand Sanitizer 광

무 창의성과 크리에이티브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 공간을

약진할 수 있는 기반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 ‘Surrogate Hands’로 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마련하였다. IWR은 5월 1일 모스크바 내에서 글로벌 기업

IWI는 환경부문 국제광고제인 Olive Crown Awards에서

들의 비즈니스 거점으로 불리는 Moscow City Business

인도 주간지 Open Magazine의 나무 심기 바이럴 캠페인

Complex로, IWTr은 이스탄불의 번화가 Bagdat에 위치

인 <Trees can’t do it>으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 사무실로 이전했다.


EPILOGUE

Behind a Blank

옥상달빛의 아지트, 홍대 ‘와가마마’에서 여자 넷이 사이 좋게 접시를

스스로를 ‘전반적으로 시크하지만 칭찬 앞에 무기력’이라 표현한 기조

밴드 하는 남자는 다 이렇게 멋있나? Today’s Special(한글로는

깨뜨렸다는데!? 소문의 주인공은 2집 기념 단독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씨는 ‘잘생기셨네요’라는 홍리라 대리의 칭찬에도 (겉으로는)그저

투데이스페셜)의 보컬리스트 이상협, 드러머 정열, 베이시스트

여성 듀오 옥상달빛과 이노션 통합플래닝팀의 이인규 대리, 유효영

의연했다. 그렇지만 에디터의 바보 질문(한글의 조형미를 물었다가

서정훈, 기타리스트 김철희는 지성과 야성, 마성(?)까지 갖춘 멋있는

대리. 평소 옥달의 팬임을 숨기지 않는 두 사람은 그렇게 홍대에서 또

16분 동안 혼나야 했다)에도 단어 하나를 세심하게 골라가며 찰떡같이

남자들이었다. 마흔 넘은 그들을 순수하게 ‘오빠’라 부르고 싶었던,

하나의 ‘옥탑라됴’를 완성했다.

대답해준 그는 정말 좋은 사람!

웃음과 추억과 꿈이 함께한 저녁이었다.

크리에이터스 노트 촬영을 위해 불금에 ‘급습’한 이노션 월드와이드.

이노션이 코오롱스포츠 40주년을 기념해 야심차게 준비한 ‘Way

‘당신의 가방 속을 공개해달라’는 이번 쇼케이스 미션에서 이노션

일전에 찜한 등신대를 사진에 담고자 주저 없이 17층으로 향했다.

to Nature Film Project’, 그 두 번째 시리즈인 김지운 감독의

문성훈 대리가 유독 기억에 남는 이유는? 뉴욕에 있었음에도

회의실에 덩그러니 놓인 곽희용CD님만 담자니 뭔가 심심하여 장호준

<사랑의 가위바위보> 시사회에 다녀왔다. 4본부캠페인4팀과

쇼케이스를 위해 칼귀국(?)하는 센스와, 좋아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차장을 급섭외! 만사 제치고 아낌없이 ‘명품 등연기’를 선사한 그에게

커뮤니케이션디자인센터가 느꼈던 뿌듯하고도 보람찬 감정을 어찌

문구까지 꼼꼼히 체크하는 세심함, 태양을 피하는 무기마저 아낌없이

지난호 ‘담’에 이어 2연속 감사를 전한다.

말로 표현할 수 있으랴.

협조하는 과감함 때문!

2013 Summer, Contributors of INNOCEAN Worldwide 강정구 국장, 강지연 대리, 김문섭 부장, 김민성 부장, 김석형 부장, 남재영 차장, 노경화 차장, 문성훈 대리, 박진희 부장, 박현준 대리, 서정훈 국장, 선희조 사원, 송정준 수석국장, 유효영 대리, 이성수 차장, 이인규 대리, 이채승 사원, 임예술 사원, 장성일 부장, 장현진 사원, 최하빈 사원, 최현주 대리, 하성민 차장, 한세령 사원, 홍리라 대리


Life is Orange +no. 10 Summer 2013 Minimize Minime

7월엔 한 달 내내 비가 오고 8월엔 태양이 제대로 작열해주신다는 일기예보, 모두들 들으셨나요? 이번 여름엔 날씨마저 몹시 미니멀하겠군요.

지금 Life is Orange 편집팀에선 ‘단식’이 한창 유행 중입니다. 주말엔 핸드폰을 아예 꺼버리는 디지털 단식은 물론 아파도 웬만하면 꾹 참고 약을 먹지 않고요, 하루에 딱 한 끼만 먹되 아침엔 ‘해독주스’를 꼭 챙긴답니다. 화장도 줄인다며 너도나도 얼굴이 민낯화하고 있지요.

발행인 안건희 발행일 2013년 6월 30일 발행처 이노션 월드와이드 INNOCEAN Worldwide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37-36 랜드마크타워 837-36, Yeoksam-dong, Gangnam-gu, Seoul, Korea

그렇게 정신없이 Minimize Minime를 실천하다 보니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니 뭘 이렇게까지!?

무조건 비우고 끊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것, 덜어낸다고 다 미니멀리즘은 아니라는 것. 현명한 여러분을 믿습니다.

www.innocean.com blog.innocean.com www.facebook.com/innocean www.twitter.com/innocean <Life is Orange> 편집팀 기획 INNOCEAN Worldwide 홍보팀 02-2016-2214 편집 디자인 제작 iPublics Inc. 02-3446-7279 사진 Studio 1839 02-548-1839 인쇄 (주)삼성문화인쇄 02-468-0361 본지에 실린 글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나타냅니다. 본지에 실린 이노션 월드와이드 관련 콘텐츠는 본사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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