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Orange_Wint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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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IT. LOVE IT. MAKE IT.

+no. 24 Winter 2016

한 땀 한 땀, 만드는

즐거움 _

_COOL CR AFT MA

젊은 장인들

KERS

THE EVOLUTION OF BOOK CULTURE

문화의 조정자가 왔 _ 다

KOREAN FONT IN

_문자 이상의

G P I N H S U YO MAN S T F A CR

ADVERTISING

힘, 한글꼴 디자인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F E AT UR E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L E T T ER

THE VALUES OF YOUNG CRAFTSMANSHIP 다시 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일 년 동안 열심히 자기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오신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2016년의 시간을 도약대로 삼아 2017년에는 더 크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해를 준비하겠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일상에서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것을 느낍니다.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떠나서 단지 내 손으로 만든다는 즐거움, 내 힘으로 완성해나가는 과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 시대이지 않나 싶습니다. 기계화되고 양산화되는 물질이 주는 가벼움을 ‘핸드메이드’나 ‘크래프트맨십’에서 채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흐름에 주목하며 이번 <Life is Orange> 겨울호에서 조명하고자 하는 키워드는 ‘Young Craftsmanship’, 바로 ‘젊은 장인정신’입니다. 흔히 ‘장인정신’이라고 하면 허름한 공방에서 혼자만의 수공예 작업에 몰두하는 전통적인 장인의 이미지를 떠올리겠지요. 하지만 우리가 이야기할 장인정신은 오히려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입니다. 영 크래프트맨십은 예술의 영역에 국한하지 않습니다. 패션은 물론, 푸드, 컬처, 리빙, 비즈니스 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빛나는 창조적인 정신인 동시에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는 개척정신입니다. 한 분야의 장인으로 성공하기까지는 오랜 시간과 숙련된 솜씨가 필요하겠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한 땀 한 땀 성장해가고 끊임없이 도전해가는 정신이야말로 장인의 성공을 뛰어넘는 진정한 가치의 크래프트맨십이 아닐까요. 모두가 장인이 될 수는 없겠지만 누구나 장인정신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장인정신은 거창한 게 아닙니다. 무슨 일이든 끝까지 해내려는 자세와 노력, 열정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내 것으로 여기고 아끼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뜨거운 마음이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장인정신일 수 있습니다. <Life is Orange>는 크래프트맨십의 본질을 되새기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으로 2017년에 새롭게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안건희


C

06 VIEW1-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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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it. Love it. Make it.

Korean Font in Advertis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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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l Craft Ma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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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I Do What I W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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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이상의 힘, 한글꼴 디자인

한 땀 한 땀, 만드는 즐거움

VIEW2-PEOPLE&PLACE

젊은 장인들

VIEW3-CULTURE

The Evolution of Book Culture 문화의 조정자가 왔다

CD MANUAL

있잖아요, 딴짓 좀 할게요 11편: 이일호 YCD

CELEBRITY

Respond, My Music of the 1990s 응답하라, 그 시절 나의 음악 015B 장호일 X 배금별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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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광고인 보호 프로젝트 Episode. 03

Preview &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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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NNER NOTE

DIGITAL PLANET AD SKETCH

그림에다의 일상의 발견 새로움에 관하여

44 GLOBAL REPORT

Is the Autoshow Really Doomed?

48 PROJECT

INNO-SALON

광고인의 시선, 네 번째 소중한 가족을 위한 추천 리스트

60 DIGITAL PLANET 24H

이노션 월드와이드 뉴스

모터쇼는 진정 이대로 괜찮은가

COVER STORY

Young Craftsmanship <Life is Orange>의 스물네 번째 키워드는 ‘젊은 장인정신’입니다. 공예품을 넘어서 패션, 푸드, 인테리어, 출판, 광고 분야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로 결합하고 진화하는 크래프트 문화와 지금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크래프트맨십을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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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LIVE IT. LOVE IT. MAK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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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땀 한 땀, 만드는 즐거움 더 이상 물건을 소유하는 그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풍요의 시대라서 그렇다. 물건 자체가 아니라, 어떤 특별한 물건이어야 한다. 돈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물건으론 만족을 얻지 못한다. 예술품이자 골동품인 앤티크를 찾고, 대량 생산품이지만 세월의 흔적과 희소성이 담긴 빈티지 제품을 찾고, 불편하고 번거롭더라도 수작업으로 직접 물건을 만들기도 한다. 대량생산의 시대, 첨단기계화와 IT 전성시대에 우리는 오히려 수공예이자 장인정신을 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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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재봉틀의 부활과 각종 공방 전성시대 ‘코코지니의 재봉틀 놀이’라는 재봉틀과 바느질에 대한 블로그는 하루 방문자 2~3천 명에 누적 방문자 수 180만 명이 넘는다. 네이버 카페 ‘미싱으로 옷 만들기’는 회원 수가 20만 명을 넘는다. 바느질과 재봉틀을 다루는 온라인 카페나 블로그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커지고 있고, 대형 서점에 가면 바느질에 대한 책이 수백 권에 이른다. 재봉과 바느질 관련 공방도 급증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도 관련 강좌가 급증했다. 재봉틀 시장은 더 폭발적이다. 국내 재봉틀 시장은 주로 싱거와 브라더미싱 등 수입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는데, 2015년 재봉틀 수입 물량이 13만 2천 대로 이는 2014년 대비 400% 증가한 물량이다. 2016년에는 5월까지 10만 대가 수입되었으니, 연간 규모로 20만 대는 훌쩍 넘어갈 기세다. 이런 트렌드는 돈을 아끼겠다고 집에서 직접 옷을 만들어 입기 위해서가 아니다. 돈을 아끼고 싶다면 사 입는 게 훨씬 합리적이다. 물론 원단을 사서 만드는 게 백화점에서 옷 사는 가격보단 분명 싸지만, 옷 하나 만들겠다고 재봉틀 비싸게 사고 공방 가서 강좌도 수강하고, 거기에 옷 만드는 시간과 노력까지 들어간다. 시행착오도 겪을 수 있고, 막상 만들어도 생각보다 예쁘지 않을 수 있어 잘 입지 않을 수도 있다. 파는 것만큼 멋지게 만들려면 꽤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시간과 노력, 비용을 돈으로 환산하면 명품 브랜드 옷 사는 가격을 능가할 수도 있다. 돈 드는 고급 취미인 것이다. 요즘 목공을 배우는 사람도 꽤 많다. 전국에 수백 개 이상의 목공 공방이 운영 중이고, 계속 증가세다. 가죽 공방도 전국에 300여 개 이상이라고 하는데, 가죽으로 스마트폰 케이스나 가방을 직접 만든다. 핸드메이드 혹은 크래프트맨십이 트렌드가 된 시대라서 그렇다. 직접 만들어야 하는 적당한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얻을 새로운 즐거움이자 자기만의 개성이자 창작 욕구가 만들어낸 욕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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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핸드메이드와 크리프트맨십에 열광하는가

DIY를 넘어서는 Maker 시대

대량생산 체제의 풍족한 소비문화에 익숙한 이들에게

자동차를 복원하는 리스토어(restore)도 크래프트맨십이다.

핸드메이드는 과거로의 귀환이다. 자칫 자가 생산 소비라는

리스토어(restore)는 개조하는 튜닝과 달리 과거의 것을

점에서 왠지 대량생산 체제의 현대문명에 거스르는 것

복원하는 것이다. 오래된 차량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해

같지만, 이것이 오히려 현대인들에겐 흥미로운 즐거움이 된다.

부활시키는 것이다. 자기차를 복원하려는 개인들 여럿이서

자기만의 개성을 추구하는 건 사람이 가진 기본적 욕구다.

외곽에 허름한 창고를 빌려서 취미처럼 놀 듯이 작업하다가

그 욕구를 소비에서 드러내는 것이 바로 핸드메이드다.

실력도 늘고 소문도 나면서 취미가 아예 직업이 된 경우도

사람들이 핸드메이드에 열광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소비에서도

많다. 갤로퍼, 베스파, 포니 등 다양한 리스토어가 이뤄지는데

개성을 추구하고 싶어서다. 획일화된 제품 속에서 자신만의

3D 프린터 기술의 진화로 과거 부품들을 좀 더 수월하게 구할

개성을 드러내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직접 만들어서

수 있게 되면 리스토어는 더 활발해질 수 있다. IT의 진화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제품을 소비하면서 자신만의

우릴 다시 수공업이자 핸드메이드의 길을 열어준 셈이다.

개성을 찾고 싶은 것이다. 자신의 가치를 더욱더 확인하고자

메이커 페어(Maker Faire)는 200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하고 자신만의 고유성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직접 만드는

시작된 이래로 전 세계로 확장 중이다. 연간 150여 차례 전

작업이야말로 가장 흥미로운 소비 방법이자 자신의 가치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데, 메이커 페어의 확장은 누구든

드러내는 방법이 된다.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우린 대량생산된

자기가 직접 자기 손으로 뭐든 만들어낼 수 있다는 DIY이자

제품들에 대한 불신이 크다. 몸에 안 좋은 재료가 들어가거나

자급자족, 혹은 1인 제조혁명에 대한 열광이자 동조로 이해할

화학물질이 있을 것 같다는 불안감은 직접 내 손으로 양질의

수 있다. 흥미롭게도 실리콘밸리에서 1인 제조업이 뜨고 있다.

재료로 만들고 싶은 욕구를 부추긴다. 노케미족의 확산,

그동안 제조업은 대규모 시설을 가진 기업들의 분야였다.

도시농부의 급증도 이런 배경과 일치한다.

그런데 3D 프린팅의 진화와 확산, 아울러 IT가 모든 산업과

핸드메이드는 생산의 즐거움을 누리는 놀이이자 취미다. 결국

제조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이 1인 제조를 확대시킨다.

재미가 있어서 핸드메이드 라이프에 빠져든 것이다. 만드는 데

미국에선 테크숍(Tech Shop)의 활성화가 이를 해결해준다.

시간도 들고, 재료비도 들고, 실패하면 또 만들어야 하는 등

전자나 IT를 비롯해 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곳인데, 차고에서

소비 자체를 위해서 하는 선택으로선 그리 합리적이지 않다.

뭐든 고치고 만들던 게 문화적으로 보편화된 미국에선 이런

능숙해지기 전까진 그냥 완제품을 사서 쓰는 것보다 훨씬

기계공방, 아니 전자공방도 활성화됐다. 요즘은 혼자서 부품

더 돈이 들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드는 것이 주는

구해서, 테크숍에서 물건 만들어서 그걸 킥스타터 같은

성취감과 재미가 있다. 만들어 쓰는 게 목적이 아니라, 만드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에서 투자금을 유치해서 좀 더 확장된

과정과 그 즐거움 자체가 목적이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제조업을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만큼 제조업에 대한

나만의 것을 만드는 그 즐거움, 그걸 우린 소비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낮아진 셈이고, 누구나 창작과 제조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시대라는 의미다. 크래프트맨십이 취미를 넘어 비즈니스도 되는 시대인 셈이다.

핸드메이드와 크래프트맨십, 그야말로 자급자족의 시대다. 도시농부가 되어 직접 먹을 것을 키우고, 가구와 생활용품을 공방에서 직접 만들고, 옷도 재봉 틀로 직접 만들고, 전자기기나 기계제품도 3D 프린터나 공방을 통해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는 시대다. 우린 지금 모두가 즐거움을 위해 뭔가를 만들 수 있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제 당신 차례다! 무엇을 만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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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COOL CRAFT MA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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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장인들 공장에서 찍어내듯이 만들지 않는다. 만드는 사람의 시간과 열정을 담고 여기에 개성과 예술성까지 더했다. 틀에 박히지 않는 젊은 생각을 가진 이 시대의 장인들. 내 손으로 만드는 즐거움을 알고 그 안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으며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해가는 젊은 장인과 그들의 아틀리에를 소개한다.

어쩌다 모인 개성 있는 가게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Y. Studio 1938

UHJJUHDAH 어쩌다 가게@망원 https://twitter.com/uhjjuhdah

배우 유아인이 이끄는 아티스트 크루

붉은 벽돌집이 밀집해 있는 주택가 한복판에 비집고 들어선 또 다른 골목 상점. 어쩌다 모이게 된 작은 가게들이 이번에는

STUDIO CONCRETE 스튜디오 콘크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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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crt-stores.com

망원동에 자리 잡았다. 2014년 연남동의 낡은 2층짜리 단독주택을 개조해 만든 ‘어쩌다 가게’의 2호점이다. 매달 주인이 바뀌는 프로젝트형 책방, 큐레이션 맥주 숍, 밥집,

젊은 예술가 집단이자 아티스트 에이전시이면서 갤러리이기도 한 스튜디오

토스트 카페, 플랜트 디자인 숍, 향초 공방 등 조그맣고 개성

콘크리트는 배우 유아인의 제안으로부터 시작됐다. 배우, 포토그래퍼, 아티스트,

있는 가게와 공방이 4층 건물 계단을 따라 옹기종기 모여

편집숍 디렉터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면서도 취향과 관심사가 비슷한 80년대생

있다.

친구들. 열정과 재능은 있으나 돈이 없어서 늘 새로운 도전에 목말라하는 이

업종은 다르지만 어쩌다 보니 망원점에 둥지를 튼 가게의

친구들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거로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돈을 벌지 않겠냐”라는

젊은 오너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유아인의 저돌적인 한마디에 망설임 없이 뭉치기로 했다. 유아인의 친구이자

본격적으로 찾아나선 30대가 대부분이다. 직장을 다니다가

공동대표인 차혜영, 아티스트 권철화, 권바다, 포토그래퍼 김재훈 등이 주축이 됐다.

자기 일을 해보고 싶은 마음에 밥집을 차린 작은 식당 주인,

스튜디오 콘크리트는 서울 북한남동에 있는 폐가 수준의 허름한 건물을 변화시켜

결혼 후 자신의 일을 찾기 위해 향초 공방을 열게 됐다는

그들의 모습을 투영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양한 성질이

주부, 느리고 천천히 사는 삶을 동경해서 플랜트 디자인 숍을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공간을 꾸리고자 했던 그들의 의지는 갤러리, 라이브러리,

오픈하게 된 전직 디자이너, 서촌에 있던 가게가 너무 잘되는

아틀리에, 편집숍과 카페가 복합된 오픈형 종합 창작 스튜디오로 거듭났다. 그들은 예술과 창작 활동에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는다. 최근에는 ‘CCRT AEROSPACE: 씨씨알티 에어로스페이스’라는 새로운

바람에 손님을 피해 여유를 찾아 이곳에 온 토스트 카페 주인 등 다양한 사연의 입주민들이 어울려 작지만 알차게 공간을 꾸려가고 있다.

아트 레이블을 공개하면서 프롤로그 에피소드 캠페인도

어쩌다 가게는 건축사사무소 사이(SAAI)와 콘텐트 디자인

동시에 선보였다. 하나의 주제를 두고 미술부터

회사인 공무점의 합작품이다. 작은 가게들이 임대료 걱정

사진, 그래픽, 음악, 퍼포먼스까지 다양한

없이 재미있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해

채널을 통해 자신들의 사상을 전개해갈

시작한 것이 ‘어쩌다 가게’ 프로젝트의 출발이었다. 그리고

예정이다. 틀에 얽매이지 않으며 폭넓은

이들의 프로젝트는 점점 그 영역을 확장해가며 왕십리에

가 능성을 스 스 로가 인정하고

‘어쩌다 시장’을 만들고, 삼청동에는 ‘어쩌다 갤러리’를

확 인해가 는 과 정이 ‘스튜디오

기획하고 있다. 이들이 구상하는 ‘어쩌다’의 종착지는 ‘어쩌다

콘크리트’라는 그들의 이름처럼

동네’가 될 것이라고 한다. 어쩌다 시작된 좋은 사람들의

더욱 다부지고 공고해지기를

프로젝트가 더 큰 시너지를 내며 아름다운 결실을 맺게 되는

기대한다.

날이 머지않길 바라본다.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V IEW2 - P EOP L E & P L AC E

자연주의 크리에이터스 그룹

VERYTHINGS 베리띵즈

재생하는 동대문의 두 번째 창신기지

CRAFT BASE 크래프트 베이스

http://verythings.org

http://www.craftbase.co.kr

베리띵즈의 키워드는 ‘식물’이다. 이들이 펼치는 다양한

2013년 ‘창신기지 크리에이티브 하우스’가 세상에 첫선을

활동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도시 안에 자연을 끌어들이는

보이고 2년 동안 창신동 쪽방촌에는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일이다. 자연을 좋아하지만 도시를 떠나기 싫은 사람들을

1930년대 지어진 한옥을 매만져 유니크한 게스트하우스로

위해 식물을 접목한 공간과 제품을 디자인하며 콘텐츠를

기획된 첫 번째 창신기지는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만들어낸다. 식물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담은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의미를 되새겨

‘북커진(BOOKAZINE)’을 발행하는가 하면, 여러 작가와의

이름 지었다.

협업을 통한 전시, 식물에 대한 연구와 식물을 유지, 보수할

그리고 2016년 1월 창신기지의 두 번째 이야기가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까지 모두 이들이 하는 일이다. 현재

새로운 공간 ‘크래프트 베이스’에서 시작됐다. 두

베리띵즈는 윤숙경 대표를 포함해 총 4명의 멤버로 구성되어

번째 창신기지는 1940년대에 지어진 오래된

있다. 한때 패션 마케터로도 활동했던 윤숙경 대표는 영국을

한옥으로 쪽방이 12개나 되는 동네의 현실을

여행하던 중 공원 문화에 매료되어 본격적으로 공원 브랜딩을

보여준다. 이곳은 ‘ㄷ’자 한옥이 갖는 원형을

공부했다. 패션 마케터로 일했던 경험은 자연에 접근하는

보존하며 영국식 펍이 아닌 한국 정서가

방식에 재미와 호기심을 더해 새로운 영역의 작업을 가능케

가미된 펍으로 기획됐다. 창신동 골목의

했다. 이런 새로운 시선은 베리띵즈의 작업 공간에도 그대로

이야기를 담고 한옥의 섬세함을 살린 공간에

드러난다.

개성 있는 양조장에서 만든 술을 기반으로

옥수동에 있는 작업실은 원래 미싱 공장이었다. 답답하고

하는 크래프트 베이스. 이름에서도 알 수

낡은 공간을 개조해 하나부터 열까지 윤숙경 대표의

있듯이 손으로 창조적인 작업을 이어가는

아이디어를 녹여냈다. 그중에서도 답답한 벽면에 크게 낸

사람들을 응집하고 그들의 문화를 발신하는

원형 구멍은 어디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새로운 뷰를 끊임없이

거점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았다.

만들어내는 신기한 힘을 발휘한다. 대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크래프트 베이스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창신동의

바라보려는 윤숙경 대표의 흥미로운 접근방식과 맥을

오래된 시장인 창신골목시장의 식재료와 음식을

같이하는 것이다. 베리띵즈가 꿈꾸는 미래는 ‘모던 유토피아

활용해서 메뉴를 개발했고, 그렇게 탄생한 메뉴들은

리빙(Modern Utopian Living)’. 디자인과 아트, 자연의 경계를

한국적이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낸다. 모든 메뉴는

넘나들며 다양한 도시자연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베리띵즈의

이곳을 운영하는 부현수 대표가 직접 요리한다. 디자인을

유토피아는 현재진행형이다.

전공한 그는 새롭고 의미 있는 작업에 갈증을 느끼던 중 이 오래된 동네에서 답을 찾았다고 한다. 그와 같이 작은 골목 안에서 일궈내는 젊은 창작자들의 새로운 도전이 앞으로 창신기지 3, 4, 5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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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없는 디자인 듀오

FABRIKR 패브리커 http://www.fabrikr.com

패브리커는 김동규, 김성조로 이루어진 아티스트 그룹이다. 아트 퍼니처 등의 단일 오브제부터 공간 전체를 아우르는 공간설치미술까지 한 장르에 국한하지 않고 폭넓은 작업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초창기에는 버려지는 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래서 이름도 ‘패브릭(Fabric)’, ‘천’을 다루는 사람이라는 뜻을 담아 ‘패브리커’로 지었다. 하지만 작품 활동을 이어가면서 그들이 다루고자 하는 사물과 대상의 범위는 넓어졌다. 천뿐만 아니라 모든 대상과 사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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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소재로 삼게 된 것이다. 이들은 장르와 규모의 경계, 디자인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물이나 공간, 대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탐구한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들의 목소리로 재해석한다. 최근 성수동에서 가장 핫한 공간으로 떠오른 ‘ONION’ 카페 역시 이들의 작품이다. 1970년대 슈퍼, 식당, 가정집, 정비소, 공장 등으로 사용된 옛 공간의 흔적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카페의 멋을 살렸다. ‘공간은 작은 오브제의 확장판이고, 작은 오브제는 큰 공간의 축소판’이라는 패브리커의 관점을 잘 대변해준 작업이었다. 패브리커는 언제나 장르나 규모의 모색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을 모색한다. 그것이 공간으로 표현되느냐 오브제로 표현되느냐의 차이일 뿐. 그리고 언제나 즐겁고 행복하게 작품 활동을 한다. 그들이라고 7년 동안 승승장구하기만 했겠는가.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며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해온 태도와 정신. 그것이 지금의 패브리커를 있게 했고, 이 시대의 젊은 장인들에게 필요한 진정한 크래프트맨십이 아닐까 한다.


문화의 조정자가 왔다 모두가, 아니 꽤 많은 사람이 종이 책의 수명이 다했다고 말한다. 모바일 기기가 종이 책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가? 나는 종이 책이 끝장나기 전에 먼저 책 자체가 소멸할 것 같은데. 잘 읽지 않으니까. 당연히 잘 팔리지도 않고. TEXT. 이우성 (시인, <아레나 옴므 플러스> 피처에디터)

1 4 수류산방이라는 출판사가 있다. 종이 책의 종말을 기어이 떠올리게 하는 출판사다. 베스트셀러가 될 책을 만드는 건 수류산방의 목표가 아니다. 수류산방은 잘 안 팔릴 책을 만든다. 잘 팔릴 책들, 잘 팔리는 것을 목표로 삼아 기획된 책들은 이미 다른 출판사에서 많이 만들고 있다. 수류산방은 다만, 독자들이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을 기억해내고, 그것이 담긴 책을 기꺼이 집어 들기를 바란다. 단 몇 명이라도 그런 독자가 있기를, 남아 있기를, 기대하며. 그래서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수류산방은 책들 바깥에서 책을 만든다고. 수류산방이 만들지 않았다면 존재하지 않았을 책들을.

안 팔려도 있어야 할 책 만드는 출판사 수류산방이 책을 만드는 방식은 독특하고, (누군가에겐 이렇게 판단을 내리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옳다. 대부분의 출판사는 책의 꼴 속에 내용을 집어넣는다. 수류산방은 책의 내용을 깊게 이해한 후, 내용에 부합하는 책의 꼴을 상상한다. 종이, 편집 디자인, 판형 등 책을 이루는 세부를 개척하는 것이 수류산방이 책을 만드는 과정이다. 어떤 책들은 다른 출판사에서 만든 책과 비슷하게 보일 수도 있다. 비슷하다면, 수류산방은 그것이 그 책에 어울리는 형태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책을 펼쳐서 몇 장만 넘겨봐도 안다. 엄연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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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정이 가능하게 하려고 수류산방은 그 책을 저자

종이라는 공간을 탐구하는 사람들

수준으로 공부한다. 그래서 자신들이 기꺼이 공부하고 싶은

2016년 9월 30일. 출판사 스윙밴드에서 <하우스 오브 픽션>이 출간됐다. (사실 이런

내용의 책을 만든다. 저자를 존중하거나 저자의 생각을

출판사가 있는지도 몰랐다.) 6명의 작가가 각각 쓰고 그린 픽션을 모은 책이다. 이들에겐

존중해야 수류산방은 책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그들이

4절지 4장이 주어졌다. 작가들은 ‘이곳’을 그림과 글로 채웠다. 그들은 이곳을 공간으로

관심을 두는 것들은 저 앞에서도 언급했듯, 별로 팔릴 만한

생각했다. 원고지가 아니라 자유롭게 무엇이든 들여놓을 수 있는 공간. 책은 두 가지

게 아니다. 하지만 도대체가 모든 게 비정상인 이 나라에서

버전으로 출간됐다. 하나는 양장본. 4절지를 두 번 접으면 일반적인 책 크기와 비슷해진다.

그나마 문화가 진보하고 있다면, 누군가는, 많이 안 팔릴

그래서 양장본은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다. 하지만 글과 그림이 어우러져 한 편의 픽션이

것들을 만들고 있기 때문 아닐까? 이 사회의 의식이 많이

완성되는 것을 보는 경험은 꽤 낯설다.

팔릴 만한 것들로 ‘통일’되는 순간 한 나라의 빛은 소멸한다.

다른 하나는 무선본과 ‘리브르 아 를리에’가 함께 담긴 패키지다. 리브르 아 를리에는

그래서 역설적으로 수류산방은 종이 책의 종말을 기어이

제본되지 않은, 낱장의 상태로 판매하는 책을 뜻한다. 그래서 작가들이 애초에 부여받은

떠올리게 한다.

4절지가 그대로 담겨 있다고 보면 된다. 펼치면 세계다. 작가들 고유의 작품 세계. 글과 그림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글과 그림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종이 위에 얹혀 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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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의 책꽂이를 이룬 작은 책방들

볼 수 있다. 한국에서 리브르 아 를리에 형태로 책이 출간된 것은 처음이다. 특별한

이태원, 해방촌, 경리단 골목엔 작은 책방들이 있다.

책을 갖고자 하는 사람들은 리브르 아 를리에를 구입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제본하거나,

언제부터인가 이런 공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단 이름이

제본예술가들에게 의뢰한다. 나는, 책이, 물성 그 자체로도 광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는

예쁘다. 햇빛서점, 고요서사, 치읓, 별책부록 등이다. 작은

사실을 리브르 아 를리에를 통해 깨달았다. <하우스 오브 픽션>은 제본예술가 조효은이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목록 안에 있는 책들을 안 파는

감수했다. 조효은은 예술제본공방 렉또베르쏘를 운영한다. 렉또베르쏘는 특별한 책을

건 아니지만, 굳이 그런 책을 팔기 위해 애쓰고 있진

만든다. 렉또베르쏘는 공장이 아니다.

않다. 이 서점의 주인들은 서점이라는 공간 자체를 사랑하는 것 같다. 그들은 자신들의 취향이 흠뻑 담긴 책들을 골라서

한편에선 종이 책의 종말을 예측하고, 그런 시대는 정말 오고 있는 것

책꽂이에 꽂아둔다. 마치 거실 책꽂이를 채우듯.

같지만, 신기하게도 근래 들어 꽤 많은 사람이 다시 종이 책의

‘서사’라는 이름이 암시하듯 고요서사엔 소설책이 많다. 물론

가능성을 전망하기도 한다. 책을 많이 만드는 대형 출판사,

시집도 있고, 에세이집도 있다. 고요서사의 주인은 출판

책이 많이 팔리는 대형 서점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아니다.

편집자였다. 그는 좋은 문장, 아름다운 서사로 이루어진

안 팔려도 있어야 할 책을 만들겠다는 출판사, 취향의

책들이 고요서사 안에 넘치기를 바란다. 책을 팔아 돈을 버는

책꽂이를 이룬 작은 서점들, 종이라는 공간을 탐구하는

게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이들이 아주 조금 주목받고 있을 뿐이다. 그들이 도서

온다면 그곳에 ‘고요’가 사라질 것이다.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그런데도 왜 이런 흐름

이 작은 서점들 안에 들어가면 누구라도 알아차린다.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는 것일까? 나는 감히 이렇게 말하고 싶다.

개별적인 공간이라는 것. 이런 말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문화의 조정자들이 등장했다고. 시대가 변했다. 시민 한 명 한 명이

있지만, 이곳 서점들은 대중을 자처하는 이들을 기다리고

문화의 조정자가 되어야 한다. 바야흐로 눈부신 취향의

있지는 않다. 누군가의 고유한 취향을 존중하고, 그 취향을

시대. 그것을 촛불이라고 불러도 될까?

03 THE EVOLUTION OF BOOK CULTURE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기다린다. 나는 저 작은 서점들을 ‘눈부신 취향’이라고 부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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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이상의 힘, 한글꼴 디자인 제작을 하다 보면 작고 큰 고민이 항상 존재한다. 작고 디테일한 것들, 자동차 연비 같은 단순한 정보조차도 사소한 텍스트로 치부해선 안 된다. 늘 우린 이 작은 텍스트 하나하나를 존중해야 한다. TEXT. 오유경 국장 (Studio G, INNOCEAN Worldwide)

6백 년의 완성도를 갖춘 글자, 한글 조선 초 세종대왕이 글을 모르는 백성을 위해 조정의 학자들을 밤새워 엄청난 야근을 시키며 한 땀 한 땀 만든 한글. 한글의 시초 ‘훈민정음 해례본’을 처음 봤을 때 어찌 이렇게 감각적일까 하고 생각한 건 나뿐이었을까. 세모, 네모, 동그라미가 한자 사이에서 그 음을 떠올리게 하는 그 기하학적인 기호 같은 한글의 조형적 모양새는 동양은 물론 서양에서도 그 독창적인 아름다움과 효율성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나는 한글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지는 않았다. 90년대 그래픽을 전공하면서 6백여 년간 네모틀 속에 갇혀 있던 한글꼴이 한글의 새로운 글꼴들의 이탈로 시도되는 것을 보아온 세대다. 순식간에 한글꼴의 종류가 디지털이라는 제작도구와 과정에 의해 다양하게 수만 가지의 색깔로 변화하는 것을 지켜봤다. 최초 탈 네모꼴 한글은 가독성이 떨어져 그저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시도로만 묻히는가 했지만, 샘이깊은물체, 안상수체로 조형미와 실용성을 인정받으며 대중화됐다. 그런 서체 디자인을 실무에 적용하면서 이 글자들의 조합으로 단순한 지면에 생동감이 생긴다는 것이 놀라웠다. 매번 실수와 후회를 번복하면서 느끼는 건, 한글꼴에는 다양한 공간과 형태 그리고 긴장감과 웃음, 힘과 품위 같은 것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늘 후배들에게 이 활자들이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지금 막 들어온 신입사원이든 경력을 쌓은 중견이든 디자이너가 타이포그래피 분야, 특히 한글 디자인에 대한 이해를 충분히 연마하면 직장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글자꼴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디자이너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KOREAN FONT IN ADVERTISING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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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즘 은 서체 수가 기 하급수적으로 늘 어나고 있다. 개인용 활자꼴 프로그램도 나와 있어서 타이포그래피를 전문 적으로 공부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감각과 태도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나 만의 서체를 만들 수 있다. 기업들은 자신 들만의 전용 서체를 개발해 전략적이고 효율 적으로 활용한다. 우리도 이노다움체를 개발해 활 용하고 있다.

대충 올라탄 글씨들 과거에는 인쇄매체가 전부였던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온라인 매체인 TV, 모바일 단말기 등 새로운 매체가 등장하고 그 발달에 맞춰 다양한 글자꼴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늘 창의적인 도전은 멈춰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디자이너들의 그 창의적인 노력이 고스란히 모든 이들이 이해하는 광고의 형태 속에 녹아들어 반영되기 때문이다. 서체도 마찬가지다. 자연을 찬미할 때에는 유려한 이탤릭체를,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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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언문에는 돋움체를, 신뢰도를 높이고자 할 땐 신문명조체를 쓰는 등, 조용한 체가 필요한지, 근육질의 힘 있는 체가 필요한지 디자이너의 감각으로 정서를 강력하게 어필한다. 광고의 완성도가 대충 올라탄 글씨들로 인해 실패하는 것을 여러 차례 보았다. 그 반대로 별거 없던 것이 단어와 단어 사이, 서체와 다른 서체 안에서 상관관계를 가지며 흥미로워진 적도 있다. 자연스럽고, 빈틈없이 자신이 의도한 대로 스타일, 크기, 무게, 폭 색상, 대비를 그 외의 다른 요소들과 감안하며 보정되고 조정되어야 한다. 글 한 자 한 자가 완성도를 결정짓는 작고도 큰 요소이다.

법칙과 규칙이 깨지는 미래의 글꼴 수백 년을 거쳐 바뀌고 다듬어진 한글을 볼 때면 정말 이보다 아름다운 철학을 가진 폰트 디자인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디어 플랫폼이 진화하면서 활자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 그래도 이 폰트 분야에서는 사람이 주다. 세종대왕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보다 객관적인 자료, 합리적인 판단으로 글자를 만들었으니, 이러한 한글 창조의 배경은 우리 디자이너에겐 매우 중요한 철학이다. 인간의 고령화는 심화되고, 기기는 작아지고, 어떤 환경에서도 글자는 쉽게 읽혀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에 디자이너에게는 점점 난제가 많아진다. 새로운 매체와 환경 속에서 더 이상 글자는 2차원의 평면에서 움직임 없는 글자가 아니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글자는 움직이고 홀로그램과 같은 3차원, 4차원 공간에서도 사용된다고 한다. 가슴 뛰는 일이 지금도 어딘가에서 실험되고 있을 것이다.

가독성은 좋은지, 손에 들고 볼 수 있는 것인지, 빛이 반사되어 글자를 읽어야 하는 환경인지, 텍스트를 읽는 거리는 어떠한지, 인쇄 종이가 무광인지 유광인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는지…. 누구보다 한글을 통해 소통하므로 카피 한 줄 옮겨 쓰는 것에도 무엇 하나 놓치지 않고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지금 순간에도 미래 환경에 대응하는 새로운 매체들이 생겨나고 그것에 맞춰 새로운 글자들이 탄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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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I DO WHAT I WANT 있잖아요, 딴짓 좀 할게요 11편: 이일호 YCD 책상머리에 앉아 머리 싸매고 있어 봤자 나오는 답은 다 거기서 거기다. 카페로 가든 거리를 걷든 누구를 만나든, 직접 몸으로 부딪히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최고다. 평범하게 연애하고 결혼도 하고 두 아이의 부모가 되어보니, 쌓이는 경험만큼 낼 수 있는 아이디어의 폭은 넓어지더라. 책상을 떠나 사람들과 부딪히며 만들어가는 일상의 이야기들이 그 사람을 키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일호 CD는 오늘도 최선을 다해 딴짓을 한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Y. Studio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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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토할게요. 출근해서 퇴근하기까지 주로 딴짓을 해요. 와, 이거 끝내준다 에이, 이건 별로네 광고주가 시킨 거, 접어두고 기획이랑 약속한 거, 넣어두고 잡생각으로 하루를 보내죠.

변명 좀 할게요. 이 일을 그래도 몇 년은 해왔고 또 아주 바보는 아닌지라 회의 몇 번 하다 보면 보고 몇 번 들어가다 보면 무엇을 원하는지 대충은 알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약간은 보여요 그러다가, 에라, 시간에 쫓겨서 모르겠다, 스스로 지쳐서 그래, 이쯤에서 맞춰주자. 그러다 보면, 어? 어어어? 제 손을 떠나더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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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티브는 어디 가고 납품을 하고 있더라, 이 말입니다.

회의실에서 회의 계속하잖아요. 광고주 가면 피드백 바로 오잖아요. 맞추려 들면 언제든지 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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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싶을 땐 칼같이 맞춰주실 거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된다 안 된다는 잠깐 잊어둘게요. 하고 싶은 거 위주로 생각할게요. 맞추기는 쉬워도 잘하기는 어려우니까 없는 시간 짜내서 최선을 다해 딴짓 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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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X10 이일호 CD를 상징하는 물건들을 소개한다.

그가 직접 고르고 설명하는 열 개의 물건, 열 가지 이야기.

반지

돌잔치 초대장

결혼반지인데, 다이아몬드가 빠져버렸습니다.

둘에서 셋으로, 다시 넷으로 불어난

형식은 갖췄지만, 빛나지 않아요.

행복의 증거들입니다.

결혼도 그렇죠. 농담입니다.

다섯은 절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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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스

모자

머리가 누우면 자신감도 눕습니다.

여의치 않으면, 차라리 가리죠.

바짝 세워줍니다.

헤어는 둘 중 하나입니다. 바른 헤어. 가린 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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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

머그컵

별의별 게 다 들어 있습니다.

하루 최소 두 잔 이상의

신이시여, 부디 죽기 전에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컴퓨터 좀 정리할 시간을

설거지는 새로 받는 아메리카노로 합니다.

허락해주시길.

켜켜이 얼룩이 져서 굉장히 더럽습니다. 너무했다 싶을 때 바꿔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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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하드 이 길 들어선 이래 모든 아이디어가 착착 정리되어 있습니다. 형편없고, 쓸모없는데,

라미펜

버리긴 좀 그렇군요. 남들 보면 몽블랑도 선물로 받고 그러던데, 1. 나는 인덕이 없고 2. 지인들은 돈이 없어 라미펜에 만족하며 삽니다.

15노트 선물로 받은 노트. 숫자 15(일호)가 맘에 듭니다. 사족인데, 제 사번이 215OOO입니다. 운명인가 봅니다. 이노션은.

ABOUT 이일호 CD + 카피라이터 출신으로 CD가 된 지는 일 년이 조금 넘었다. 이노션에는

허리보호대

2015년 7월에 입사. 현재 3명의 팀원과

발로 카피를 쓰다가,

나머지 시간은 알아서들 쓰자는

주 5일 근무, 정시 퇴근을 외치며

CD가 되었습니다.

주의로 일하고 있다. 단, 회의 시간에

그러다 허리디스크가 왔어요.

낼 아이디어만 제대로 준비해올 것!

요추 1번으로 디렉션하고 있습니다.

회의에서는 팀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밖에 나가서는 팀원들을 대신해 열심히 이야기하는, ‘잘 듣고 잘 말하는’ CD가 목표다.


LLIF IFEE IS IS OR ORAANG NGEE .. SWIN UMMER T ER 2016 . CVDIEW1-L M A NUA IFLE

1. 이름

2. 출생지

3. 좋아하는 것

4. 싫어하는 것

5. 어린 시절 자주 하던 행동

6. 현재 자주 하는 행동

7. 자주 출몰하는 장소

8.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9. 만약 광고를 안 했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10. 나를 움직인 카피, 혹은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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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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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호 CD의 팀원들이 그간 궁금했던 것들을 가감 없이 물었다. 물론 무기명으로.

CD Records - 이일호 CD의 대표 광고 캠페인

Q. 회의실 이름이 2:15잖아요. 주중의 2시 15분엔 늘 일하는 중이시고 주말의 2시 15분엔 뭘 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A. 주말 2시 15분에는 보통 둘 중 하나를 합니다. 점심 차려서 애들 먹이거나, 애들 때문에 애먹거나. 그나저나 주중 2시 15분에 <늘> 일하고 있는 거로 보이나 본데, 팀장의 구석 자리란 참 좋은 거군요. Q. 알코올 애호가 CD님 가장 사랑하는, 일상의 위로가 되는 술+안주 조합을 꼽으신다면? A. 술은 소주. 일상의 위로가 되고, 가정 경제도 크게 해치지 않으니까. 안주는 가리지 않고, 없어도 무방한데 굳이 하나 꼽자면

▲ 현대자동차 안전기술 홍보영상 <Safety team>

국밥이 좋네요. 뜨끈한 국물, 차가운 소주의 조촐한 합을 즐깁니다 Q. 아인이와 아훤이(CD님의 두 자녀분!)에게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으세요? A.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광고하는 친구. 말 잘 통하고 재밌게 살고 얼굴 보기 힘든… 농담입니다. Q. 광고회사가 모두 사라지고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한다면, 어떤 직업을 선택하고 싶으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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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전업주부. 밥 짓고 집 가꾸고 가족들 돌보며 살고 싶네요. 다만, 광고회사가 모두 사라지면 와이프 -제일기획 다니는- 도 다른 직업을 찾아봐야 할 텐데, 이 보직을 양보할까 싶습니다.

▲ 하나투어 <여행 잘하는 습관 하나>

Q. 광고일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있으신가요? 있다면 무엇 때문에 힘드셨는지? A. 일 힘든 거야 어제오늘 일도 아니고… 예상 못한 힘듦이 있다면, 니네 힘든 얼굴이 참 힘들더라고요. 그렇게 보면, 요 몇 년이 제일 힘듭니다. 팀장을 배워가고, 또 팀장이 되어가는 중이니, 차차 나아지겠죠. Q. 회의 때보다 평소에 말씀이 없으십니다. 다른 이유가 있으신지? 아니라면 둘 중 어디가 진짜 성격이신지? A. 이 질문 받고 놀랐습니다. 진짜 그러네요. 회의할 때랑 평상시가 되게 다르네요. 예전엔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제 결론은, <깝 총량의 법칙>이 있는 ▲ 세스코 <해충 없이 사는 법>

것 같습니다. 신께서 제게 허락한 <깝>이 있는데, 그걸 우리끼리, 기획이랑, 광고주한테 일하면서 다 쓰다 보니, 나머지 시간엔 조용히 살고 싶은가 봅니다. Q. 지금으로부터 딱 한 번만 어떤 순간으로 시간을 돌이킬 수 있다면 언제로 돌아가서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A. 98년 3월 2일, 대학생으로서의 첫날을 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오는 와이프를 가로막고, 아무도 알 수 없는 비밀들을 늘어놓을 겁니다. 절친 생일은 언제고, 주로 쓰는 비밀번호는 뭐고, 몸의 어디에 점이 있고…. 그리고 말해야죠. 이제 알겠냐. 10년 후 우리는 결혼을 하게 돼 있다. 차라리 지금 하자. 시간 낭비 말고. Q. 이노션의 다른 팀보다 우리 팀이 이거 하나는 괜찮다 하는 게 있다면? A. 아직은 뭐라 말할 수 없네요. 말했다시피, 팀장이 되어가는 중이다 보니.

▲ 하이트 <뭐라고>

목표치는 있어요. <팀 하나는 괜찮다> 이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러려면 내가 괜찮은 CD가 되어야 할 텐데, 이거, 외통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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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D MUSIC THE 1990s 0 1

응답하라, 그 시절 나의 음악 015B 장호일 × 배금별 CD INTERVIEWER. 배금별 CD (INNOCEAN Worldwide)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Y. Studio 1839 COOPERATION. 트랜드앤코 (TREND&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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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많이 하는 건 아닌데 꾸준히 하고 있더라고요. 배: 그러게요, 장호일 씨는 TV를 통해서 뵐 수 있는데, 어 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정석원 씨는 잘 지내고 계신가요? 장: 정석원 씨는 지금 미스틱이라는 회사의 프로듀서 로 고용돼, 윤종신 사장님을 모시고 그 회사 음악 작업 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웃음) 미스틱에서 나오는 많 은 음악에 관여하고 있죠. 가수가 아니고 프로듀서이다 보니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 잘 찾아보면 작사, 작곡, 편곡에 이름이 꽤 많이 올라가 있어요. 배: 저희가 광고회사라서 드리는 질문이기도 하지만, 독특하게 장호일 씨 이력도 광고회사로 시작하셨잖아 요. 깜짝 놀랐어요. 지금 계속 이 일을 하셨더라면 저희 회사 이사님이 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광고회 사 다니실 땐 직종이 뭐였는지 궁금하네요. 장: AE였어요. 제 동기 중에는 아직 광고계에 있는 친구 들이 있어요. 이제는 아마 높은 임원 자리에서 은퇴를 준비하고 있을 거예요.(웃음) 만일 제가 광고회사에 계 속 있었으면 지금이랑은 또 다른 모습이었겠죠. 그때는 정말 재미있는 경험이었어요. 사실 초창기에는 광고 일 과 015B 활동을 병행했어요. 015B 자체가 그렇게 방송 활동을 많이 하는 팀이 아니었기 때문에 가능했죠. 가 끔 인터뷰만 했으니까요. 그러다가 양쪽 일이 바빠지면 서 병행이 어렵게 되더라고요. 제가 광고회사를 나올 때 는 015B가 뜨기 전이었거든요. 재미있는 게, 그로부터 6개월 뒤에 제가 다니던 회사에서 광고를 찍게 됐어요.

<응답하라> 시리즈에 흐르던 그 시대를

배금별(이하 배): 어제 <불타는 청춘> 잘 봤어요.(웃음)

배: 어머 진짜요? 모델로?

추억하는 음악들. 유독 015B의 곡이 많았다.

장호일(이하 장): 아휴, 감사합니다. 모든 걸 다 내려놓

장: 네, 그게 엄청 드라마틱한 일이잖아요. 같은 회사

그만큼 015B의 음악은 시대의 아이콘이었고,

는 프로죠.

동료로 지내다가 6개월 후에 저는 스타가 돼서 카메라

새로운 트렌드였다. 물론 지금 들어도 전혀

배: 퇴근하고 TV를 켰더니 열심히 요리하고 계시더라

앞에 서고, 제 동료들은 카메라 뒤에서 모니터링하고,

촌스럽지 않은 세련되고 감각적인 음악이다.

고요.(웃음) 요즘 예능을 통해 만날 수 있어서 반갑고

“네가 광고를 찍다니, 세상이 왜 이렇게 변했냐” 그러면

현실적인 이야기를, 낯선 장르 안에서, 기존에

좋기도 하지만, 제가 015B 음악의 오랜 팬이라서요. 저

서 신기해하고 재미있어 한 기억이 있어요.

없던 방식으로 풀어내며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한테는 장호일 씨나 015B가 너무 익숙한데 이 사보를

배: 와, 진짜 신기하네요. 졸업하시고 나서 직업군이 다

스펙트럼을 넓힌 015B. 팀의 맏형 장호일과

보게 될 젊은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일 수도 있

양하게 있었을 텐데, 처음에 광고회사를 선택하신 계

015B의 오랜 팬인 배금별 CD가 만났다.

을 것 같아서, 좀 식상한 질문이 있더라도 이해해주세

기는 무엇인가요?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익숙하게 서로의

요. 그럼 근황부터 여쭤볼게요. 015B 멤버이시지만 지

장: 어릴 때는 방송국 PD가 되고 싶었어요. 아버지가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어느새

금은 새로운 그룹도 하고 계시죠?

대구MBC 프로듀서 생활을 하셔서 자연스럽게 PD에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즐거운 시간여행에

장: 네, 요즘 ‘이젠’이라는 록밴드를 하나 만들었어요.

관심을 갖게 됐었죠. PD라는 직업이 되게 자유분방하

빠져들게 했다.

홍대 클럽에서 라이브를 많이 하고 있죠. 그렇다고

고 크리에이티브해서 좋았거든요. 그래서 전공도 신문

015B가 해산한 건 아니고요, 아주 간간이 음반 내면서

방송학을 택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 아버지를 보니까

생존신고를 해오고 있습니다. 개인 방송활동은 틈틈

방송국 안에서 파워게임에 밀리고, 조직생활의 어두운

이 하고 있어요. 작년에도 드라마 2편 정도 했었고, 최

면을 알게 돼서 마음이 많이 상했죠. 그 다음에 크리에

근에는 <불타는 청춘> 프로를 하고 있지요. 이상하게도

이티브한 직업이 뭐가 있을까 찾다 보니 광고가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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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더라고요. ‘그래, 저거네! 저거다!’ 그래서 선택하

나이였잖아요. 그러니까 주위에 누구를 섭외하고 싶어

게 됐어요.

도 섭외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노래 잘하는 프로 가수

배: 저희 대선배님 중에도 그런 이유로 오신 분들이 많

가 게스트로 올 리도 없고, 그러면 오히려 우리가 주눅

더라고요. PD를 꿈꾸다가 그 다음엔 광고를 해볼까 해

들어서 녹음도 못 했을 거 같고요. 그 당시는 약간 동

서 일하게 되셨다고….

아리 같은 느낌이었어요. 학생들끼리 모여서 음악 하

장: 광고 일을 했던 경험이 인생에 좋은 영향을 많이

는. 어렸으니까 그런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끼쳤어요. 안 좋은 거라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배: 저는 보컬 중에 김태우 씨를 제일 좋아하는데요, 어

것 정도?(웃음)

떻게 같이하시게 된 건가요?

배: 하하, 너무 잘 알고 계시는군요. 어쨌든 015B의 영

장: 알고 보면 태우 씨도 되게 드라마틱하게 뽑혔죠. 원

향력을 얘기하지 않을 수가 없겠는데요, 015B가 없었

래 김태우 씨가 윤종신 씨랑 동창이거든요. 가수 지망

다면 대한민국의 대중음악이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그래도 015B 노래는 좀 다른 게,

생이었는데, 가수 하고 싶다고 맨날 우릴 따라다녔죠.

없었을 거라고 다들 이야기해요. 최초로 시도한 것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듣기에도

하지만 우리에겐 윤종신이라는 싱어가 있으니까, 말하

이 많았어요. 장르적으로도 그렇지만, 슬로우 랩이라든 지, 하우스 음악의 본격적인 시작이었다고도 하고요. 무엇보다 객원 보컬 시스템을 시작한 게 015B잖아요. 요즘에는 너무나 일반적인 ‘피처링’이라는 개념이요.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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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나 곡의 감정, 이런 것들이 요즘 노래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10대나 20대들의 호응이 대단했고

걸 만드시게 된 계기가 특이하다고 들었어요. 너무 보

실시간 음악 차트에 매번

컬만 집중받는 게 질투 나서 그랬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오르기도 했어요.

자면 야구 경기랑 똑같은 거예요. 선발투수가 있으니 까, 그 친구는 후보선수라서 벤치를 지키면서 게임에 못 나가는 상황인 거죠. 그런데 그 당시 저희가 부업으 로 광고음악도 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광고회사에 다닐 때니까 수주를 했죠. 배: 아, 그래서 BGM으로 쓰인 적도 있었죠?

요(웃음), 실제로는 어떤가요?

장: 네. 예전에 저희 곡이 몇몇 CF에 BGM으로 쓰이기

장: 사실, ‘피처링’이라는 단어 자체도 저희가 제일 먼

도 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급하게 광고 데모를 보내야

저 썼어요. 시작하게 된 계기는 말씀하신 것처럼 약간

할 때가 있었어요. 보통 때는 윤종신 씨가 불렀는데, 갑

은 치졸한 이유예요.(웃음) 015B 멤버는 싱어가 아니라

작스럽게 부탁받은 거라 다른 스케줄로 자리에 없었죠.

연주자예요. 정석원 씨는 건반, 저는 기타였고, 원래는

빨리 노래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고, 주위를 둘러보니

베이스를 담당한 조형곤 씨라고, 한 분이 더 계셨어요.

때마침 태우가 의자에 앉아 있더라고요. 그래서 “너,

근데 우리나라에서 밴드를 하면, 지분이 너무 보컬에만

노래 좀 한다며? 한번 해봐” 해서 시켰는데, 목소리가

몰려요. 물론 어쩔 수 없는 일인데, 그래도 보컬이 절반 이고 나머지 멤버가 절반이면 우리도 이해를 하겠어요. 하지만 실상은 보컬이 90%, 나머지는 병풍 같은 느낌 이죠. 그래서 객원 시스템을 도입해서 보컬 없는 팀을 만들게 된 거예요. 지금 생각하면 젊었기에 가능한, 치 기 어린 일이었죠. 근데 나중에 보니 그게 또 저희 색 깔이었던 것 같아요. 배: 그리고 원래 톱이었던 사람들을 보컬로 쓴 게 아니 라 제야에 숨어 있는 고수들을 발굴해냈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항간에는 진짜 노래 잘하는 사람은 안 쓰더라 하는 소문도 있었죠.(웃음) 그것도 무슨 의도가 있지 않 았겠느냐는 추측이 있던데요. 장: 많은 분이 저희가 뭘 할 때는 철저한 기획과 의도 를 가지고 했을 거로 생각하시는데요, 사실 결과적으 로 잘 되어서 그렇지, 처음에는 딱히 그렇지도 않았어 요. 015B라는 팀이 처음부터 인지도가 있었던 것도 아 니고, 그 당시는 대학생, 이제 막 학생 티를 벗은 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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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의 가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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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우리 노래에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 당시에는 남들과 좀 다른 음악을 했다고 스스로도 평가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것 같아요.

너무 좋은 거예요. 그 당시에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라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는 곡을 녹음하려던 참이었는데, 누구를 시킬까 고민

장: 음악프로에서 나오는 것과 드라마나 영화에서 깔

하고 있었거든요. 태우 군의 노래를 듣고 석원이에게

리는 것은 느낌이 많이 달라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

바로 전화를 걸었죠. “야, 정말 좋아. 보낼 테니까 한번

오면 우리 노래 같지 않고 새로운 생명을 얻는 것 같거

들어봐.” 그렇게 해서 석원이도 마음에 들어 했고, 바로

든요. <응답하라> 시리즈 세 편에 모두 노래가 나온 가

그 다음 날 녹음에 투입된 거예요. 그 노래가 대박이

수는 아마 우리밖에 없을 거예요. 제작진이 특히 저희

났죠.

음악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웃음) 제일 처음 나왔던 드

배: 그렇게 해서 015B 대표곡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라마가 <응답하라 1997>이었죠? ‘어디선가 나의 노래

지금의 느낌으로 완성될 수 있었군요. 보컬의 힘없는

를 듣고 있을 너에게’가 아마 고백 신에서 나왔을 거예

매력이 한몫했다고 생각해요.(웃음)

요. 고백했다가 차이고 밖에 나와서 우는 장면이었는

장: 그죠? 그 묘한 목소리가 영향을 많이 끼쳤어요. 그

데, 되게 짜릿하더라고요. ‘오, 저 노래가 저런 느낌이

래서 모든 것에는 정해진 운명이 있는 건가 싶었죠.

구나, 드라마에 깔리는 게 이런 맛이구나’를 알게 됐죠.

배: 사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면서 제가 좋아하는

그 외에 영화 <건축학개론>에도 저희 노래가 나오고,

015B 곡들이 나오면 막 심장이 뛰고 그러거든요. 근데

90년대를 상징하는 노래로 저희 곡이 많이 쓰이는 것

본인의 노래이기도 하니까, TV에서 그 옛날 내 전성기

같아요.

때 노래가 나오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올

배: 그래도 015B 노래는 좀 다른 게, 지금의 젊은 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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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7 015B 1988년 <MBC대학가요제> 대상 수상 그룹 ‘무한궤도’의 멤버였던 정석원, 조형곤이 정석원의 형 장호일과 함께 1990년에 결성한 그룹이다. ‘015B(공일오비)’라는 이름은 ‘무한궤도’의 또 다른 표현법으로, ‘무=0, 한=1, 궤도=5B(Orbit)’를 뜻한다. 뛰어난 음악적 센스와 신세대를 대변하는 세련된 화법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고 객원 가수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는 등 우리나라 대중음악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들이 듣기에도 가사나 곡의 감정, 이런 것들이 요즘 노

사를 보면 잘 쓴 카피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주 현

래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 10대나 20대들의 호응

실적인 표현이나 말하듯이 툭툭 던지는 가사들이 시대

이 대단했고 실시간 음악 차트에 매번 오르기도 했어

를 넘어 공감을 얻을 만하죠. 혹시 곡 만드실 때 어떤

요. 이렇게 015B 노래가 시대를 아우를 수 있는 힘이

방법으로 하시나요? 가사는 정석원 씨가 주로 쓰시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것 같던데….

장: 글쎄요,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젊음’이라는 배경에

장: 곡 작업할 때는 저희만의 방식이 있어요. 물론 최

공통된 뭔가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예나 지금이나 젊

종은 정석원 씨가 만들어내지만, 예전에는 같이 살면

은이들의 가치에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우리 노래에

서 새벽 회동을 많이 했어요. 보통 새벽에 감수성이 예

있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그 당시에

민하잖아요. 그때 모여서 얘기를 나눠요. 일종의 브레

는 남들과 좀 다른 음악을 했다고 스스로도 평가하기

인스토밍 같은 거죠. 우리 이번 음반에는 뭘 할까 하고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크게 어색하지 않은 것 같아요.

요. 예를 들어, ‘푸른 바다의 전설’이라는 연주곡을 할

배: 20년 정도 앞서간 음악이지 않을까요?

건데 그냥 들으면 재미가 없으니까 스토리를 하나 주면

장: 그냥 시대를 잘 안 타는 스타일의 음악이지 않을까,

어떨까 얘기하죠. 인어공주 이야기를 보면서 연주곡을

그런 생각은 좀 하죠.

들으면 사람들이 좀 더 찌릿해하지 않을까, 이런 식으

배: 그만큼 015B의 노래들이 시대의 아이콘으로 사람

로 계속 아이데이션을 하는 거예요.

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아요. 특히 015B 가

배: 와, 되게 독특하네요. 작사를 할 때 그렇게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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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들어본 적이 없어서….

배: 그럼 이번엔 음악 얘기 말고. 요즘 싱글의 삶을 즐

장: 저희는 이렇게 서로 이야기해서 미리 상황을 만들

기는 기류가 크잖아요. 사실 광고회사에도 싱글이 굉

어놔요. 그걸 가지고 정석원 씨가 대충 정리하고 다시

장히 많아요. 돌싱도 많고. 그래서인지 요즘엔 혼술, 혼

한 번 얘기해서 OK 하면 가사를 마무리하는 방식이죠.

밥도 유행하고 있고, 예전처럼 싱글의 삶이 외로운 코

어떻게 보면 특이하죠. 다른 예술가들처럼 혼자만의 영

드는 아닌 것 같아요. 어떠세요? 싱글이라서 좋은 점과

감에 의해 나오는 게 아니라, 설정을 만들어놓고 필요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한 경우에는 조사도 하니까요. ‘아주 오래된 연인들’에

장: 누가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사람 자체가 싱글라이

식상한 연인들의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그것도 주변 설 문조사를 통해 나온 거예요. 주위에 일일이 전화해서 연애하면서 식상하다고 느끼는 일이 뭔지 묻고 거기서 나온 답변을 쭉 뽑아서 그중 몇 개를 골라 쓴 거죠. 그 러니까 정말 리얼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거겠죠. 순수 예술혼에서 나오는 창작이 아니라 어떻게 보면 마케팅 처럼 필터링을 거친 데이터를 통해 나온 거라서 좀 다 르긴 하네요. 배: 하하하, AE 출신이라는 게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 것 아닌가요? 장: 정석원 씨는 AE가 아니었는데도 저희 둘 성격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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슷하니까 그런 경우가 많았어요. 특히 발라드는 상황 이 정해져 있어요. <응답하라> 시리즈에도 나왔던 발라

프에 어울리려면 외로움을 잘 타지 않아야 한다고요.

광고인들이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할 대상은 또 다른 광고인이 아니라, 다른 콘텐츠를 만드는 창작자들이 아닐까. 배금별 CD에게는 이번 인터뷰가 그랬다. 015B의 오랜 팬으로 있었지만,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새롭게 듣게 된 그들의 작업 에피소드가 또 다른 자극이고 충격이었다. 015B의 음악이 지금 들어도 여전히 새롭고 세련되게 느껴지는 이유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이야기를 꺼내놓으면서도 그 표현 방법을 새롭게 고민하고 다양하게 변화를 시도하려는 노력이 더해져서일 것이다. 20년을 앞서가는 음악이 아니라, 20년의 시간을

그러면 저는 말하죠, “나는 외로움은 잘 안 타는데 심 심함은 가끔 탄다”고. 그럼 이 두 개가 뭐가 다르냐, 심 심함은 뭘 하면 없어지는 거예요. 심심함은 친구들 만 나서 수다 떨고 영화를 보면 해소되지만, 외로움은 뭘 해도 해소가 안 되는 거죠. 그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야 해결되는 거니까요. 다행히 저는 심심함만 타기 때 문에 싱글라이프에 최적화된 성격이라고 할 수 있죠. 기타 하나만 안겨주면 혼자서도 몇 시간씩 잘 노니까 요. 싱글라이프의 좋은 점은, 자기 자신에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 뭐든 자기 마음이잖아요. 사고 싶은 것 마 음대로 사고 되고, 내 뜻대로 시간도 쓸 수 있고요. 굳 이 안 좋은 점을 꼽자면, 혼자 아플 때 좀 서럽다, 정

드 중에 ‘우리 이렇게 스쳐보내면’이라는 듀엣 곡이 있

아우르는 음악을 선보이는 015B.

도? 저는 싱글라이프에 대한 만족도가 80~90% 되는

어요. 오래전에 만났다가 헤어진 연인이 우연히 만나서

그들의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

것 같아요. 20~30%의 불편함이 있다면 그에 비해 만

서로 스쳐 지나가는 30초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족도는 엄청나게 높은 거죠. 제가 무슨 싱글 전도사 같

내 옆에 다른 이성과 함께 지나가는데, 눈빛만 보면 딱

네요.(웃음)

알잖아요. 아는 척 못하고 스쳐 지나가는 그 30초 안

배: 앞으로도 변함없으실 것 같아요. 참, 몇 년 전에

의 감정을요.

20주년 공연을 하셨는데, 제가 못 갔어요. 그래서

배: 작업 방식이 정말 재미있네요. 어떤 앨범이 가장 좋

015B 공연을 한 번 더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저

다고 콕 찍어서 얘기할 수 없을 만큼, 015B 음반은 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계실 텐데, 혹시 공

명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좋은 곡이 많아서 선

연 계획 있으신가요?

택하기가 쉽지 않으시겠지만, 그래도 한 곡을 싱글로

장: 015B 공연은 저희도 하고 싶은데, 그게 현실적으

낸다면 어떤 곡을 내고 싶으신지 궁금하네요.

로 힘든 사항이 많아요. 단독 공연을 하면, 예전 팬분

장: 안 그래도 1, 2년 전쯤 예전 노래 중에서 한 곡을 골

기타리스트라고 하면 어떤 분들이 있을까요?

들이 많이 오시기도 하고, 그분들은 오리지널 객원들

라 새로 싱글을 내려고 계획했었어요. ‘그녀의 딸은 세

장: 지금 상황에서 3명을 꼽으라면, 제 영원한 기타 히

을 보고 싶어 하시죠. 윤종신 씨나 김태우, 김돈규 이런

살이에요’라는 곡이에요. 근데 아이디어만 내놨다가 각

어로, 에드워드 벤헤일런이라는 벤헤일런 밴드의 기타

친구들이 있어야 하는데, 문제는 그 친구들이 다들 바

자 삶이 바쁘다 보니 지금까지 왔네요. 아마 015B 싱글

리스트가 있어요. 제가 솔로 기타리스트보다는 밴드

쁘고 각자의 생활이 있다 보니까 스케줄 맞추기가 힘

이 나오게 되면 그 노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의 기타리스트를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요. 에드워

들어요. 예전에 공연할 때도 일정 조절하느라고 정말

그 노래는 요즘 정서에도 맞을 거 같아요, 현실에서도

드 벤헤일런 형님과 유명 록 밴드 건즈앤로지스의 슬래

힘들었거든요. 하고는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

가능한 이야기거든요.

시라는 간지 폭발하는 아저씨가 있죠. 그리고 미국의

이 있어요.

배: <불타는 청춘>에서 김도균 님과 합주하는 장면을

기타 선생님으로 굉장히 유명한 조 새트리아니라는 사

배: 아… 그렇군요. 당장은 힘드시겠지만 저처럼 기다

봤어요. 저도 기타 연주를 좋아해서 리 릿나워, 산타나,

람이 있어요. 그분이 아마 2월에 내한하는 거로 알고

리는 팬들을 위해 단독 공연은 꼭 해주셨으면 좋겠어

제프 벡 등 내한 공연을 챙겨가곤 했는데요. 보통 3대

있는데요, 모든 정통파 스타일의 이론을 하나씩 보여

요. 아쉬운 대로, 저는 '이젠'의 홍대 공연을 한번 가보

기타리스트 하면, 에릭 클랩튼, 지미 페이지, 제프 벡을

주는 교과서적인 기타리스트죠. 이게 언제든 또 바뀔

는 거로 하고요.(웃음) 오늘 이야기 정말 즐거웠습니다.

꼽는 경우가 많은데, 기타리스트 장호일 씨가 꼽는 3대

수도 있는데 지금은 이렇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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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03

TEXT. 넥스트캠페인4팀 (석아영 차장, 김진 대리, 최문희 대리, 최하빈 대리, 길아름 대리) PHOTOGRAPHY. AM12 Studio 넥스트캠페인4팀 2016년, ‘멸종위기 광고인 보호 프로젝트’를 위해 철없고 맥없는 과잉웃음장애 아영 팀장을 중심으로 광고인 5명이 모였다. 무결점 막내 Killer 아름, 유리멘탈 Lovely 하빈, 오지라퍼 Sweet 문희, 그리고 외장하드 Genius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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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광고인 보호회 비정상회담 (12월 9일, 7:30PM~10:00PM, 신사역 르슈멩)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위해 각국 정상들이 모이는 세계정상회담처럼, 광고인들의 행복한 미래를

넥스트캠페인4팀은 멤버 한 사람당 1~2명씩

멸종위기의 순간 #1

위해 각 대행사의 광고인들이 모였다. 서로

다른 광고회사의 지인분들을 초대했다. 팀원

묵묵히 일하고 있는데 일을 주려고

다른 회사와 직급의 다양한 시선으로 멸종위기

개개인의 성향을 똑 닮은 각 회사의 비정상(?)인

‘너 요즘 뭐해?’ ‘바쁜 거 있어?’ 라고 물어볼 때

광고인 보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사람들만 엄선했다. 석아영 팀장이 초대한

1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할, 멸종위기 광고인

지인은 선배인 TBWA의 카피라이터 정유미

보호 프로젝트의 세 번째 에피소드는 멸종위기

차장, 김진 대리는 절친인 오리콤 AE 장설기

광고인 보호회 ‘비정상회담’이다.

차장과 TBWA 카피라이터 서준혁 대리를

솔루션

초대했다. 최하빈 대리는 포스트비주얼의

책상 양옆에 먹다 남은 커피잔을 배치해두고,

박인아 AE를 친구로 불렀고, 최문희 대리는

피곤한 티를 팍팍 내보세요.

BBDO의 디지털AE 이지연 차장을, 길아름

그런 질문은 싹 사라질 것입니다~

랜덤워드

키워드

아메리카노

커피잔

대리는 서비스플랜의 아트 조선광 차장을

3 5

파티에 초대했다.

멸종위기의 순간 #2

이들이 지인을 초대한 이유는 간단하다.

윗사람이 힘들 때

‘멸종위기 광고인 보호’ 연대를 만들어보고 싶어서다. 연대라고 해서 거창할 건 없다. 광고인의 힘듦에 대한 문제의식과 해결방법의

랜덤워드

키워드

더치페이

더치페이

실천이 자칫 넥스트캠페인4팀이라는 젊은이들의

솔루션

철없는 생각으로 치부되거나 이노션만의

팀끼리 식사 또는 회식하다 보면 윗사람이

움직임으로 그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살 때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얻어먹으면

그리고 이런 문제의식과 해결방법이 널리 널리

‘을’의 입장이 된 것 같고, 빚진 느낌이 들

퍼져나간다면 ‘저녁 있는 광고인의 삶’이 좀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10원, 1원 단위도

더 빨리 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작은

깨끗하게 정산해서 ‘지금 저를 너무 힘들게

바람에서다.

하시네요. 너무 엮이긴 싫어요.’ 이런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더치페이를 하자고 당당히

파티는 각 대표의 광고에 대한 시선을

말하세요!

공유해보는 안건으로 시작됐다. 각자의 이야기에 견주어 ‘멸종위기 광고인’에 대한 정보와

멸종위기의 순간 #3

노하우를 공유하고 공감대를 만들어갔다.

야근해서 피곤한데, 아침에 또 출근해야 할 때

그리고 ‘멸종위기 광고인 보호’의 새로운

그냥 이대로 일어나지 말까 싶다.

솔루션으로 ‘Randomness Brainstorming’ 방법을 활용해 아이데이션을 공유했다. 총 20개의 랜덤워드 중에 한 단어를 선택해서

랜덤워드

키워드

초콜릿

찰리 초콜릿 공장

옆 사람의 멸종위기 순간에 대해 자기 나름의

솔루션

솔루션을 제공하고 점수를 받는 방식이었다.

공장처럼 일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약속을

그중 호응이 좋았던 몇 가지 위기의 순간과

간다는 느낌으로 다른 팀의 사람과 점심 약속을

솔루션을 소개한다.

잡고 출근해보세요. 활력을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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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의 순간 #4

“음악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연습이 필요한

연휴를 앞두고 미팅에 참석했는데,

이유를 분명히 이해하게 되면 음악적 자아와

연휴 다음 날 아이디어 제안을 해야 할 때

개인적 자아가 내면 깊은 곳에서부터 조화를

랜덤워드

키워드

오타쿠

음흉

이루게 돼요. 음악과 삶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끝없이 목표를 실현해나가는 거죠.” –시모어 번스타인-

솔루션 음흉하게 같이 웃으면서, 일정을 계속 되묻다가 급 흥분하며 ‘그 일정은 안 된다능!’이라고 소리

석아영 팀장

쳐보세요. 더 밀어붙이고 싶은 의욕을 꺾을 수

★★★★★

있습니다. 그래도 안 통한다면, 같은 과정을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소네트’라는

제작팀 또는 외주업체에게 반복하는 수밖에.

다큐멘터리가 있다. “Why it is that I do what I do?(내가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항상

멸종위기의 순간 #5

가지고 있던 에단 호크가 ‘음악을 사랑하지만

휴가 중인데 팀장님이 의도적으로

음악계를 떠난’ 시모어 번스타인이라는

업무 공유 메일을 보낼 때

피아니스트와 대화를 나누는 영화다. 한창 힘들

랜덤워드

키워드

Pooh

때 봐서인지 영화 속의 모든 말들이 잠언처럼 느껴졌고,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그래, 음악이고 뭐고 자신을 지키는 게 제일 중요한 거야’라는

솔루션

데까지 생각이 다다랐다. 마침 그때, 시모어

Pooh처럼 해맑은 표정으로 티셔츠만 입은

할아버지가 나를 붙잡아줬다. 자신은 떠났지만,

사진을 보내세요. 꿀 같은 휴가를 보내기 위한

이것이 옳은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필수조건, 업무메일을 확인하지 않는 거죠!

그리고 자신이 찾은 방법은 제자들을 가르치는

명심하세요!

것이었다고. 광고인의 멸종 위기는 ‘광고인 석아영’이어야

두 시간 남짓 툭 터놓고 나누는 이야기

하는데, ‘광고인’이기만을 요구받을 때 시작된다.

속에서 분명 광고인으로 생존해갈 수 있는

어느 순간 광고만 있고, 나는 사라진 것 같은

해답을 각자의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을

그때 ‘지킬앤하이드’처럼 하나라도 살기 위해

것이다. 모든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난 지금

둘 중 하나가 사라져야 하는 선택의 순간에

행복하게 일하고 싶다는 이들의 작은 바람은

놓이게 된다. 각자가 다른 이유로 마주칠 그때,

이루어졌을까? 그럼 진짜 마지막으로 길다면

둘 중 하나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긴 1년간의 프로젝트를 끝마치는 소감과 함께

지난한 과정이겠지만 개인적 자아와 광고적

팀원들 각자의 별점을 매겨보기로 한다. 아주

자아가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낼 아름다운

솔직한 내 점수는요?

삶을 위해 끝까지 남아 있었으면 한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남아서, 힘이 들수록 더 남아서 서로를 독려하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되어준다면 언젠가 우리가 멸종을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오리라 생각한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고 모일수록, 설사 그 움직임이 조용하다 한들 언젠가는 힘을 가질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광장에 모인 밝은 빛들을 통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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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대리

그 위험한 경계에서 나는 ‘멸종위기’를 극복할 수

★☆★☆★

있는 나름의 답을 찾은듯하다.

솔직히 모든 프로젝트가 쉽지 않았다. 언제나

단순히 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보에 참여하는

한 명 이상은 무리한 일정조정이 필요할 만큼

‘프로젝트’로 준비를 했던 우리 팀에는 언제나

바빴고, 스스로 시작한 프로젝트면서 ‘일도

‘배려’가 있었다. ‘네가 바쁘면 내가, 다 같이

많은데 이런 프로젝트까지 해야 하는 걸까’

바쁘면 조금이라도 덜 바쁜 사람들이’ 그렇게

자조적인 투정을 반복했다. 게다가 항상 미리

우리는 서로의 ‘시간’을 챙겼고, 바쁘고 바쁜

준비했음에도 어쩐지 사보마감 일자에는

일상 속에서도 하루하루 ‘우리를 위한 시간’을

마법처럼 턱걸이였다. 돌아보니 문제는 하나였다.

만들어왔다. 하는 일도 다르고 서로의 역할이

우리에겐 ‘시간’이 부족했다. ‘간담회’를 통해 내가

나누어져 있음에도 팀 동료가 보여주는 ‘배려’의

느낀 광고인들의 가장 큰 결핍 또한 ‘시간’이었다.

힘은 생각보다 컸고, 프로젝트를 하나씩

(바쁜 광고인의 일상으로 인해 무언가를

마무리할 때마다 내 시간만큼 동료의 시간을

잃어가는 에피소드들은 참 많기도 했다. 친구,

소중히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생활은 크게

건강, 취미, 돈, 나 자신…)

달라질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나의 시간’을

우리의 프로젝트를 알게 된 주변의 지인들은

배려해줄 수 있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다들 부러워했지만, 언제나 그렇듯 우리가

그보다 먼저 내가 ‘동료의 시간’ 배려해줄 수

경험한 현실은 밝은 면만 있지 않았다. 다같이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면, 광고인의 멸종을

즐기는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직전까지, 우리는

두려워할 일은 없지 않을까? 얼마 전 대학생인

정말 쉽지 않은 많은 노력을 해야 했다. 이렇게

후배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여전히 다들

보면 우리가 ‘멸종을 막기 위해서 시도한 것’들이

광고를 제일 하고 싶어하죠. (매우 작게) 연봉만

‘멸종위기를 초래한 사례’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높다면….”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P L A NNER NOT E

최하빈 대리 ★★★☆☆ 비슷한 경험을 해왔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자리는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작은 위안을 주긴 했지만, 당연하게도 멸종위기의 해법이 마법처럼 나타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새삼스럽게 다시 하게 된 생각은 광고인들은 광고에 대한 애착도 크지만, 광고를 좋아하는 자신에 대한 애착 또한 크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성향이야말로 멸종위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훨씬 좋은 조건을 뿌리치고 꿈꾸었던 광고인을

최문희 대리

선택한 신입사원부터, 애증으로 돌고 돌아 다시

★★★★☆

광고인의 자리로 돌아온 차장님까지. 즐거워야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세 번째 에피소드

능력이 발휘되는 종의 유전자 특성상, 우리는

‘비정상회담’을 진행하면서 ‘멸종위기 광고인이

누구보다도 예민한 감각과 촉수로 저마다의

과연 이슈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광고

즐거움과 보람을 찾을 것이고, 정착할 것이다.

업계가 힘들다는 사람도 많고, 업계를 떠나는

(늘 그래왔듯이…!!??)

사람도 많지만 비정상회담에서 각자가 공유했던

가뜩이나 천적이 도처에 널려 있는 광고인

‘멸종위기 순간’들을 하나씩 들여다보면 광고

생태계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는

업(業)에만 국한되지 않고 어느 직종에서나 겪을

필사적으로 즐거움을 찾아 나서야 하지

수 있는 순간들이었다. 어느 직종에나 해당하는

않을까. 그것이 광고이든, 다른 크리에이티브한

문제라면 ‘왜 우리 광고업계는 이런 stance’를

일이든, 즐거워야 일을 잘하는 광고인 유전자를

갖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이 중요한 것 같았다.

보존하며 생태계 어디에선가 서식하고 있다면

누구나 다 겪는 어려움이고, 여느 직장에서나

그것은 광고인 ‘멸종’이 아니라 멋진 ‘진화’일 수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인데 힘듦을 ‘위기’로

있지 않을까.

인식하고 계속해서 광고 일을 할지 운운하는

‘멸종위기 광고인 보호 프로젝트’라는 거창한

이유는 기본적으로 이 업에 대한 기대와

타이틀로 1년 동안 해온 활동들도 뾰족한

자부심이 너무 크기 때문이 아닐까? 단순히

솔루션을 찾기 위함보다는 ‘즐겁고 싶다’는

직장에서 발생하는 일로 인식하기보다 ‘내가

시도에 가까웠듯이 모두가 나의 즐거움을,

그렇게 일하고 싶었던 광고회사’에서 일어나는

같이 일하는 사람의 즐거움을 생각하며 우리의

일로 인식하기 때문에 더 힘들게 느껴질지도

유전자를 잊지 않고 멋지게 서식하기를 바란다.

모른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고, 업계가 바뀔 수 있는 방법도 많이 고민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필요한 건 ‘업에 대한 기대감과 기대감에서 비롯된 상실감의 완급 조절을 이루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완벽한 솔루션을 찾지는 못했지만, 시간을 할애해 나의 직업 status를 성찰해볼 수 있어 의미 있고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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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P L A NNER NOT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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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아름 대리

광고인으로서 내 자신이 멸종되지 않을 수

★★★☆☆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프로젝트를 빌미로 좀 일찍 퇴근도

이런 와중에, 감사하게도 나의 신혼을

해보고(노트북 꺼지면 집으로 꺼져),

지켜주시려는 팀장님과 대리님의 배려 덕택에

나름 사무실도 벗어나봤다(Hot Place에서

어느 정도는 잘 지낼 수 있었고,

Hot Working). 1년 동안의 프로젝트를 하면서,

내 개인적으로 이른 결론은 바로

우리 팀도 바쁘게 돌아갔다. 바쁘게 돌아가는

‘우리 스스로가 멸종 위기에서 빠진(혹을 빠질)

와중에 사보 프로젝트도 진행하면서

주위의 동료들을 보호해주면 어떨까?’ 하는

보호 프로젝트에 앞장서야 하는

다소 시원하지 않은 해결방안이다.

‘우리가 먼저 멸종될 것 같다’라는 결론에

당장 불가피한 상황을 드라마틱하게 바꿀 방법이

이르기도 했다.

없다면, 하나 남은 해결책은 우리끼리 보호하는

올해 9월 결혼을 하게 되면서 바쁜 프로젝트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와중에 2주간이나 신혼여행을 가면서 팀장님과

참 당연한 말이겠지만, 함께 일하는 셀끼리

대리님께도 죄송했고, 매일매일 야근 때문에

업무는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무조건적인

TBWA 서준혁 대리 장사익 – 찔레꽃

Twice – Cheer Up

남편에게도 미안했다. 그 와중에 주말마다

회의나 야근을 없애고,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이

강백수 – 벽

이노션 김진 대리

가족행사도 참 많았다. 결혼하고 나니 싱글 때는

있을 때는 미리 공유하고 그에 맞춰서 업무를

그냥 모른 척 지나갔던 행사들도 그냥 넘길 수가

진행하는 방법이다. 말은 참 쉽고 실행은 참

없게 되었다.

어려운 것 같다. 나조차도 시원한 해결책이

정신없는 3개월을 보내면서 이제는 바쁘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우리가 서로를 아끼며

돌아가는 광고회사에서 살아남는 것뿐만이

보호하는 것만이 가장 어렵지만 쉬운 방법이

아니라 광고와 가족 2가지를 잘 챙겨야지만

아닐까?

멸종위기 광고인 보호 프로젝트 노동요 플레이리스트 TBWA 정유미 차장

이노션 석아영 팀장

Armin Van Aurren – This Is What It Feels Like

Ben Folds Five – Do It Anyway 이노션 최문희 대리

R. Kelly – I Believe I Can Fly 오리콤 장설기 차장 옥상달빛 – 수고했어 오늘도

이노션 최하빈 대리

어반자카파 – 그날에 우리

Sparklehorse – It’s A Wonderful Life

포스트비주얼 박인아 사원 임상아 – 뮤지컬

이노션 길아름 대리 신승훈 – 하늘 가까이

BBDO 이지연 차장 Bruno Mars – Runaway Baby As One – Lalala… Love Song Service Plan 조선광 차장 Ed Sheeran – Thinking Out Loud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A D SK E TC H

그림에다의 일상의 발견

IN PHUMYHUNG, KOREAN TOWN IN VIETNAM 새로움에 관하여

TEXT&ILLUSTRATION. 심재원 부장 (Art Director, INNOCEAN Worldw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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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A D SK E TC H

택시 안에서 정적을 깨고 남편분이 택시 밖 풍경에 대해 간간이

생각이 든다. 물론 다음 겨울이 오면 지금을 기억 못하겠지만,

설명해주었다.

온도의 체감은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조금씩 다르게 느껴진다.

“베트남은 한때 프랑스령이었어요. 미국과의 전쟁에서 베트남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매일 보는 직장 동료의 일상이 얼마나

공산당이 승리하긴 했지만, 당시 미국의 영향도 많이 남아

다르겠냐마는 오늘 비가 왔다고 하자. 퇴근하면서 무의식중에

있어 도심 곳곳에 베트남의 문화와 함께 서구의 다양한 문화가

막걸리 생각이 날지도 모른다. 만약 실망스러운 점심을 먹었다면

공존하는 독특한 구조의 나라예요. 수도인 하노이는 좀 덜하지만

괜찮은 음식점에서 점심의 불쾌감을 만회하고 싶은 마음에 늘

이곳 호찌민(사이공)은 특히 더 그렇죠. 시내 곳곳에 프랑스를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다. 매일매일 같은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건물들이 있고, 실제 프랑스의 벽돌까지

모닝커피를 마시더라도 지금 내 생각에 따라 그 맛이 새롭게

옮겨와 그대로 지은 건축물도 많아요.”

느껴질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택시에서 베트남에 대한 설명을 듣다 보니 금세 푸미흥의 아파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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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오랜 친구 남편이 베트남 회사의 지사장을 지낸 지 1년이

도착했다. 아파트의 맨 위층이었는데 그 첫인상에 좀 놀랐다.

지났다. 아내의 친구는 딸아이와 함께 몇 개월 전 베트남으로

펜트하우스가 이런 건가 싶을 정도로 넓은 두 층을 쓰고 있었기

건너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고 나서 우리 가족을 베트남으로

때문이다.(큰 소파가 놓인 응접실만 3개나 됐다.) 집주인은 따로

초대했다. 며칠 뒤 우리 가족은 한국의 추운 겨울을 피해 따뜻한

있고 세를 내고 있다고는 했지만.(물론 주재원이다 보니 회사에서

베트남에서 1주일여 반복되지 않을 일상을 보낼 기회가 왔다.

집세를 지원해주긴 한다.) 이 아파트에 도착하기까지의 소소한

아들이 생기고 나서 겨울이 더 싫어진 이유는 외출을 자주 할

풍경과는 사뭇 다른 집 내부 스케일은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수 없다는 것 때문이었다. 그런 연유로 베트남에 도착해 호찌민

놀라움을 뒤로하고 짐을 풀기도 전에 우리는 식사를 하러 바로

공항을 빠져나올 때 동남아 특유의 뜨거운 공기는 오히려

아파트를 나왔다. 쌀국수집을 찾아서 걸어가던 중에 등이 땀으로

반가웠다. 아내 친구 남편분이 공항에 직접 나와 우리 가족을 맞아

조금씩 젖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이곳 날씨는 따뜻하기보다

주었고, 우리는 그들 가족이 머물고 있는 호찌민의 푸미흥으로

덥다는 표현이 정확할 듯했다.

가는 택시에 올랐다. 베트남은 처음이었지만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벌떼처럼 몰려다니는 것 외엔 예상했던 동남아의 풍경과 사뭇

우리가 머물게 된 푸미흥은 주재원뿐만 아니라 여러 이유로 많은

다르지는 않았다.

한국인이 거주하는 한인 밀집 거주지역이다. 그러다 보니 주변을 간단히 돌아봐도 한국과 별다른 점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한국의 음식점, 빵집, 커피숍들이 한국어로 된 간판을 내걸고 장사하는 모습이 한국과 다를 바 없었다. 며칠 머물며 한번은 배달음식을 시켜 먹었는데 한국보다 더 괜찮은 짬뽕과 탕수육을 먹어보니 사는 데 크게 지장이 없을 것 같은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그건 일주일을 머무는 여행자의 짧은 견해일 뿐 밤이 되어 남편분과 맥주를 마시며 나눈 얘기는 당연히 그렇지 않았다. 베트남에서의 새로운 삶 그리고 온 가족이 함께 와서 앞으로 가족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생각은 굳이 묻지 않아도 타이거(베트남 맥주) 몇 번의 목 넘김과 함께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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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면 늘 하는 반응이지만 이번 겨울도 그 어느 때보다 춥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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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여 년 동안 여러 분야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교류가 활발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곳에 한국 기업들의 주재원이 많이 머물게 되었죠. 재미있는 사실은 실제 주재원분들이 많이 있지만, 임기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갔던 주재원들이 다시 베트남으로 찾아온 경우도 있어요. 이곳에 더 있고 싶었지만 여력이 안 돼서 가족만 남겨두고 기러기 아빠로 한국에서 회사 생활을 하는 가족도 많고요. 아예 퇴사하고 베트남에서 세탁소나 음식점같이, 한국인을 상대로 제2의 인생을 사는 한국인도 많이 있어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베트남은 외국인 학교가 잘되어 있고, 아이가 크면 미국이나 유럽의 대학에 들어가는 것도 한국보다 수월해요. 결국, 아이들 교육 때문이죠. 그런 문제로 베트남을 선택하게 될 한국인들이 앞으로도 더 많아질 거로 생각해요.”

베트남에 대해 간단한 부연설명을 하자면 나라의 성장동력이 되는 30대 인구가 전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유독 많은 나라이기도 하고,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

“결혼하고 아이가 학교를 들어가야 할 시점이 되면서부터 생기는

평가를 받는 나라이다. 특히 교육 측면에서 2016년 12월 6일에

새로운 동력은 ‘자식의 미래’인 것 같아요. 그런 이유에서 우리

발표된 PISA(국제학업성취도평가)의 특징을 살펴보면 싱가포르가

가족 역시 새로운 삶에 도전할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된 셈이죠.

1위, 일본이 2위, 에스토니아가 3위, 대만이 4위, 핀란드가 5위,

베트남에 거주하는 많은 한국인 역시 그런 이유가 아니었을까

마카오가 6위, 캐나다가 7위, 베트남이 8위, 9위가 홍콩, 10위가

생각해요. 앞으로 걱정이 되는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보단

중국이다.(한국은 11위다.) 열정적 교육열을 보이는 아시아 국가들

지금의 새로운 삶을 하나씩 발견해가는 것으로 위로받으며

사이에서 에스토니아, 핀란드, 캐나다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하루하루를 살고 있네요.”

것도 인상적이다.(물론 2009년까지는 핀란드가 계속 1위였다.) 하지만 경제수준이 절대적으로 떨어지는 베트남이 유럽 국가들을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안정적인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제치고 타이거 맘의 발원지인 동아시아 국가들을 위협할 수준에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해나가기는 쉽지 않다.

올랐다는 것을 보면 베트남 자체의 교육열도 어느 정도인지

특히 나이가 들수록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곳의 한국인 부모들은

가늠해볼 수 있다.

젊을 때도 시도해보지 않던 모험을 자식이라는 새로운 동력을 통해 해나가고 있다.

가족이 생기면서 새로운 환경을 받아들이는 것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일이다. 한국에서도 아이가 태어나면 시부모님이나 장모님 댁 가까이 이사를 한다거나 학교에 들어갈 즈음 아이의 교육문제로 이사를 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아버지라는 직함이 내게 생긴 순간부터 가끔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20년 전에 공부나 좀 더 할걸…. 세계일주도 하고 책도 더 많이 읽고…. 마지못해 야근하고 그런 아쉬움을 토로하며 술잔을 비우고 또다시 내일 출근 시간을 맞춰야 하는 한국의 아버지들. 그들의 뒷모습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난 과거에 대한 아쉬움만 쌓여간다. 하지만 시간을 돌이킬 수 없다면 10년 후에 같은 후회를 또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는 것이 낫다는 것. 이곳의 한국 아빠들은 그 생각을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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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고정관념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관념은 결코 고정되어 있을 수 없다. 앞으로 우리의 아이들은 우리의 세대보다 더 큰 변화들을 겪게 될 테니. 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충분한 워밍업 시간을 주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생각에는 나도 동의한다. 물론 베트남에서 살겠다는 것은 일반 부모들이 받아들이기엔 상당히 부담스러운 선택일 것이다.(우리가 만난 베트남의 한인 가족 역시 베트남에 와서 몇 개월 동안 어려움이 많았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될 때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것에 우리가 너무 큰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한 번쯤 생각해봤으면 한다. 나이가 들수록 가지고 있는 것도 놓기 힘들고 그냥 익숙한 것이 좋아질 것을 알지만, 베트남의 중년 한국 아빠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두려움도 지나고 나면 그렇게 두려워만 해야 했던 것일까 하는 아쉬움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아빠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공포 그리고 베트남에서 돈벌이가 잘될지에 대한 걱정, 무엇보다 익숙한 한국에서의 생활을 내려놓아야 하는 두려움 그 모든 것들을 떨쳐버리고 자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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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력으로 미래를 찾아가고 있다. 새로움의 결실은 어쩌면 그런 절박함의 황무지에서 나오는 것일 수도 있다. 모든 인간이 세상에 태어났을 땐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것에 익숙했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익숙한 것에만 머무는 것은 젊은 사람도 마찬가지. 지금의 나 역시 새로움을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가 얼마나 되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떠밀려서 새로운 삶을 찾아야 하는 것만큼 비굴한 일도 없다. 일하면서도 매번 새로운 것을 찾는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적극적이었나 스스로를 한 번쯤은 돌아볼 일이다. 이정표도 보지 않고 살다가 이정표를 보기 시작하고 아빠가 되고 나서는 오히려 이정표를 만들어가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이곳 한국 아빠들. 그 모습을 보며 나에게도 그럴 용기가 아직 남아 있기를 기대해본다.

익숙함을 밀어내야 새로움이란 게 들어올 수 있다. 용기는 그때 필요한 거다.

심재원 아트디렉터. 육아에세이 <천천히 크렴>의 저자. 쪽잠 자며 그리는 직장인 아빠의 에세이 <그림에다> SNS 연재 중.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G L OB A L R EP OR T

IS THE AUTOSHOW REALLY DOOMED? 모터쇼는 진정 이대로 괜찮은가

Lewis Hunt Lewis Hunt는 유럽법인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라이브 마케팅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Lewis Hunt is Creative Director, Live

TEXT. Lewis Hunt (Creative Director, INNOCEAN Worldwide Europe)

Marketing INNOCEAN Worldwide Eur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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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G L OB A L R EP OR T

01

01

다른 세기에 갇혀버린 모터쇼

I have an admission to make. I feel

Stuck in a different century like every time I step into an autoshow

나는 사실 매번 모터쇼에 참가할 때마다

I’m being thrown back in time and

‘정치적 정확성’이라는 용어가 상상 속의

transported to a dream-like era of

한낱 허구일 뿐이었던 예전의 꿈같은 시절로

yesteryear where the term ‘political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correctness’ is a mere figment of one’s

부스 사이를 돌아 다니다보면 금속 차체

imagination. As you travel from booth

옆에서 몸을 거의 다 드러낸 모델들이 아찔한

to booth you could be forgiven for

하이힐을 신고 유혹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그 모습이 1970년대라고 생각하면 용서가 될 수도 있다. 흡연의 건강상 이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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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it’s 1970 as scantily clad models stand in impossibly high heels and pose seductively across fresh metal bodywork. You almost half expect to come across

옹호하는 의사들의 광고들도 쉽게 발견할 수

an advertisement of a doctor espousing

있을 것이다. 그러다 문득 몇 시간 동안 쉬지

the health benefits of smoking. Just

못하고 힐을 신고 서 있느라 지친 모델들을

occasionally though the tiredness of

보면서 꿈에서 깨어나, 현실은 2016년이라는

standing in heels for hours on end breaks

것을 깨닫는다.

the models pout and you are woken from the dream to realise it’s actually 2016.

우리는 스스로 물어야 하며, 또한 고객들도 우리에게 이렇게 묻고 있다. 모터쇼는 신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시대착오적이고

We have to ask ourselves, and indeed our clients are now asking us - is the autoshow an anachronistic and outdated

시대에 뒤떨어진 마케팅 모델이 아닌가?

marketing model to showcase our new

오늘날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마케팅

products? In today’s ever-changing

환경에서 과연 적합한가? 과연 현재 혹은

marketing landscape where does it fit?

미래의 오디언스들에게 말하고 있는 것인가?

And does it really speak to an audience of

여성 오디언스를 만족시키고 있는가? 자동차

today, or tomorrow? Does it cater for an

산업은 차세대 자동차 구매자들인 밀레니얼

audience that is female? The car industry

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필사적인데, 모터쇼가 시대에 맞춰 진화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02 생존을 위한 진화 모터쇼에 변화와 적응이 필요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그렇지 않으면 주요

is desperate to appeal to millennials - that next generation of car buyers, so how is it that the autoshow seems to have not evolved with the times?

02

Evolve to survive There is no doubt that there are elements of an autoshow that need to shift and adapt otherwise its role as a key

마케팅 플랫폼의 역할은 의미를 잃게 될

marketing platform will lose relevance.

것이다. 모터쇼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브랜드

The very notion that we need the press

포지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자

conference at an autoshow to launch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G L OB A L R EP OR T

회견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50년간 비교적 변하지 않고 남아 있다.

이제 모터쇼는 더 거대한 마케팅 환경의 일부일 뿐이며, 제품을 선보이는 유일한 수단이라 여겨서는 안 된다. 모터쇼에서 주력상품 론칭에 투자하던 날들은 역사책 속에 묻어야 한다. 점점 더 많은 브랜드가 어떻게 누구와 어디에서 이야기하는지에 대해 재평가하고 있다. 볼보, 포드, 람보르기니, 마쓰다 등의 브랜드들은 더 이상 모든 모터쇼에 참석하는 낡은 방식을 걷지 않는다.

이것은 제품 출시에 쏟는 투자에 대한 열정이 식었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 론칭 단계에 있어서 지리적, 물리적 영향을 덜 받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디스커버리를 최대 규모의 레고 모형 무대에서

것을 의미한다. 모터쇼가 기업의 메시지라는

모터쇼에서의 론칭이 이벤트였고, 이를

세계에 첫선을 보였다. 워릭셔 패킹톤

족쇄를 끊어내고 제품을 경험하는 진정한

경험하기 위해서는 모터쇼에 참여해야 했다.

에스테이트에서 미디어와 게스트를 앞에

몰입형 환경을 조성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는

그러나 21세기에는 제품 론칭을 알리고

두고 열린 이 이벤트는 파리모터쇼의 사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래의 모터쇼는

임팩트를 선사할 수 있는 더 빠르고 저렴한

행사로서 생중계됐다. 재규어는 모터쇼의

밀착되고 개인화된 몰입형 기술의 통합을

방법을 갖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와 VR의

물리적, 규제의 제약을 넘어 변화된 출시를

통해 고객들에게 놀라움을 주고 영감을 주는

등장에 힘입어 제품 론칭이 스마트폰이나

통해 정확히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이야기하고

장이 될 것이다.

태블릿만큼이나 가까워졌다. 그러니 어째서

싶은지를 분명히 주장할 수 있었고, 론칭

VR이 제품의 스토리를 강화하는 강력한

모터쇼의 제약 안에 우리를 가둘 필요가

콘셉트를 다시금 생각하게 했다.

도구가 되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만, 게임의 역할은 여전히 의미 있는 경험의

있을까? 현대차나 기아차는 경쟁 브랜드 옆에서 제품을 선보이고 컨트롤할 수 없는 청중 앞에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을까?

점차 브랜드들은 메인 플랫폼으로써 모터쇼를 이용하기보다는 제품 론칭을 컨트롤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재규어는 최근 새로운 랜드로버

03

창조라는 면에서 작용하고 있다. 콘텐츠는

여전히 많은 것을 제공하는 경험과 상호작용

강력한 스토리가 있을 때 가장 큰 효과를

그렇다면 모터쇼와 멀어지고 있는가?

흥미를 끌 수 있어야 한다.

기억의 한켠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가?

이러한 변화에 절망감에 젖어 있기보다는

다행스럽게도 관계자들의 답은 ‘아니다’이다.

기회로 삼아야 한다. 고객들을 고루한

모터쇼와 오디언스의 역할은 점점 새롭게

방식에서 벗어나 기억에 남을 만한 론칭

정의되고 있다. 대기업 브랜드에 있어서

이벤트에 끌어들이고, 제품과 브랜드의

모터쇼는 제품을 소개하는 자동차를 위한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끌어내는 흥미진진한

자리가 아니라 고객을 위한 경험을 창조하고

수단으로써 모터쇼를 활용할 기회이다. 일전에

홍보하는 장이 될 것이다. 점차 기자를 직접

돈 드레이퍼는 “대화가 마음에 안 들면 화제를

겨냥한 사전 론칭 이벤트에 더 중점을 두는

바꿔라”라고 말했다. 만약 그 화제에 있어

브랜드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모터쇼가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모터쇼는 이전보다 더

바로 최종 사용자에게 초점을 두게 되리라는

관련성 있고 흥미롭게 변모할 것이다.

관련성을 갖추어야 하며 전하고자 하는

발휘한다. 모터쇼의 스토리는 재미, 놀이, 자극이 필요하며 이는 남녀노소 모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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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r products and communicate our brand positioning has remained relatively unchanged for 50 years. The reality is that the autoshow is now just part of a greater marketing milieu and shouldn’t be thought of as the sole means to launch a product. The days of investing in the flagship launch at the autoshow is about to be consigned to the history books. More and more brands are reassessing how they speak and who and where they do the talking. Brands such Volvo, Ford, Lamborghini and Mazda are

in Warwickshire in front of media and

a truly immersive environment to

guests as a prelude to the Paris autoshow.

experience the product. The future of the

feel they have to.

Shifting the launch away from the

autoshow will be an environment that will

physical and regulatory constraints of the

amaze and inspire our consumer through

This is not necessarily a reflection of a

auto-show enabled Jaguar to assert its

the integration of immersive technologies

muscle on exactly what it wanted to do

in an up close and personalised manner.

no longer treading the well-worn path of attending every autoshow because they

decline in enthusiasm to spend 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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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product launches, but rather the stage by which we launch that product is becoming less dictated by geography and physical presence. In the past the launch at an autoshow was an event - and you needed to be there to experience it. However, in the twenty-first century we have at our disposal far more agile and cheaper methods to generate impact and reach with our product launches. With the advent of social media and now with VR the launch is as close as a smartphone or tablet - so why limit yourself with the constraints of an autoshow? Why should Hyundai or Kia launch a car next to a rival brand and speak to an audience they don’t really control? Increasingly, brands are controlling their launch rather than using the auto-show as the main platform. Jaguar for example recently launched the new Land Rover Discovery by building the largest ever LEGO structure as its setting for the car’s unveiling to the world. This event was broadcast live at Packington Estate

and who it would talk to - and they did it in a way that brought the buzz back to the

Already we are seeing VR becoming a

concept of a launch.

powerful tool to enhance the product story, but the rules of the game st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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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y in terms of creating meaningful experiences. The content needs to be

Experience and interaction have still a lot to offer

relevant and it works most effectively

So where does this leave the autoshow?

to be fun, playful and thrilling and it needs

Is it headed for the dustbin of nostalgia?

to appeal to all age groups and sexes.

when you have a powerful story to tell. That story at an automotive show needs

Thankfully for those of us involved the answer is no. It’s simply a case that the

Rather than view this transition with

role of autoshow and its audience is

despair we need to embrace this change.

increasingly becoming redefined. For the

It’s an opportunity to push our clients

larger brands the autoshow won’t be the

to concentrate budgets on memorable

vehicle to launch the product, but rather

launch events outside the traditional

showcase the product and promote the

scenarios and to use the autoshow as an

experience to the consumer. Increasingly

exciting vehicle to create a meaningful

we find brands are placing greater

interaction with the product and brand.

importance on pre-launch events that

As Don Draper once said “If you don’t

are targeted directly to journalists. So this

like what’s being said, change the

means that the autoshow will become

conversation”. And if we are smart with

more focused on the end user - you. That

that conversation then the autoshow will

translates to the autoshow shedding the

evolve to become something far more

shackles of corporate messaging and

exciting and relevant than it’s even been

placing greater emphasis on becoming

bef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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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를 줄이기, 어렵지 않아요 환경부와 함께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친환경 광고 이노션은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민적 인식 개선 및 자발적 참여 확산을 위해 총 5편의 광고를 만들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설득하는 내용이 아닌 재미와 흥미 요소를 전면에 등장시켜 국민들의 공감을 유발하는 데 초점을 맞춰 광고를 제작했다.

‘파인애플’이라는 가상의 벤처기업에서 온실가스 절감을 위해 개발한 혁신적인 신제품을 소개하고

CAMPAIGN

홍보한다. 하지만 해당 신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매우 거추장스럽고, 불편하고, 한편으로는 우스꽝스럽기까지 해 결과적으로는 소등, 대중교통 이용, 전기코드 뽑기 등 평소에 권장되던 실천방안이 쉽고 유용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힙스테이션> 편에서는 온실가스 주범 중 하나로 꼽히는 소의 방귀를 모아 에너지로 재생해서 가정용 가스레인지를 작동시키는 가스로 활용하는 코믹한 영상을 보여준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이렇게 어려운 것을 하거나 더 쉬운 것을 하거나’라는 내레이션과 함께 전기 스위치를 끄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사용하지 않는 전기코드를 뽑는 영상으로 마무리된다. 이 같은 구성으로 <에어바스켓>, <카본킬힐>, <컬링헬멧>, <썬팟> 편 등 총 5편을 제작했다. 광고는 11월 18일부터 TV를 통해 방영되기 시작했으며 유튜브, 페이스북 등 온라인을 통해서도 순차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또 가상기업 파인애플의 팝업스토어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정문 인근에 설치해 운영했다. 파인애플이 만든 5가지 발명품을 시민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공유함으로써 온실가스 감축 방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취지였다. 전기를 절약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안 등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실천 수단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이번 광고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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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ZAAR 내게 쓸데없는 물건이 누군가에게 쓸모 있다면! 소아암 어린이 돕기 위한 나눔 바자회 이노션은 소아암 어린이를 돕기 위해 지난 12월 1일과 2일 양일간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나눔 바자회’를 열었다. 나눔 바자회는 이노션이 매년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자선 모금행사로 올해로 7회째를 맞았다.

11월 한 달 동안 이노션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개인 소장품과 광고 촬영에 사용했던 소품 등 총 1만 점 이상의 물품이 바자회에 선보였다. 장난감, 서적, 의류, 가구, 와인, 도자기, 주방용품, 식기류 등 다양한 물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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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련됐다. 일부 인기 아이템은 경매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별히 별도의 온라인 경매 시스템을 구축해 외근 등으로 바자회 현장을 찾지 못한 임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도 했다. 11월 30일에는 바자회에 초청받은 배우 고준희 씨가 나눔 바자회에 참석해 개인 소장품인 선글라스 등을 기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바자회가 진행되는 동안 임직원과 함께 사진도 찍고 참여를 독려하는 등 행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번 바자회를 통해 마련한 수익금 전액은 소아암 어린이 치료 비용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할 예정이다. 바자회에서 판매되지 않은 물품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된다. 내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다른 사람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수익금으로 소아암 어린이들을 도울 수 있다는 점 등이 나눔 바자회의 가장 큰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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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영세한 단체도 광고할 수 있다는 희망의 씨앗 서울시 희망광고 캠페인 캠페인 한 번 진행할 때마다, 제작비와 매체비까지 적게는 수억에서 많게는 수십억이 지출되는 광고. 큰 기업의 전유물로만 여겨지고 작은 공익 단체나 소상공인들은 광고와는 거리가 멀게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런 그들에게 손 내밀어준 희망광고 캠페인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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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들에게 큰 비용 없이는 접근이 불가능한 옥외 광고 캠페인을 무료로 집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업이다. 비영리법인과 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전통시장, 장애인기업, 여성기업,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공유기업 등 영세 소상공인들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단체와 기업을 선정해 무료 광고를 지원해오고 있다. 서울시와 서울메트로에서는 광고 매체(지하철 승강장 광고, 가판대 광고 등)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이노션은 여기에 게재될 광고를 재능기부로 제작해주고 있다. 한 회 차에 십여 개 단체의 광고가 한꺼번에 제작되기 때문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반짝반짝 빛나는 광고물들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올겨울에도 11개 단체의 광고가 완성돼 12월부터 서울시 전역의 가판대와 지하철 광고를 통해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노션과 함께한 서울시 희망광고 캠페인은 2012년부터 시작해 올해까지 5년 동안 200여 개 기업 및 단체에게 무료 광고를 지원해주었으며, 이를 통해 공익활동 활성화와 소상공인들의 경제활동 촉진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비용 때문에 광고를 할 수 없는 소상공인, 비영리단체에게 희망광고가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줄 수 있길 바란다.

DONATION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희망광고 캠페인은 바로 이러한 소상공인들과 비영리법인,


대한민국 해외여행 시장은 2015년 해외출국자 1,900만 명으로 매년 그 수치를 갱신하고 있을 정도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대한민국 No.1 여행사 하나투어는 꼼꼼해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우수한 혜택들(항공권 최저가 보상제, 항공권-호텔 연계 할인, 다양한 테마 여행 상품 및 알찬 현지 여행정보 제공 등)을 준비했고, 소비자들은 이 서비스를 하나투어 통합앱을 통해 한 번에 접할 수 있게 됐다. <여행 잘하는 습관, 하나> 캠페인은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하나투어 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장점을 각각의 습관으로 정의한다. 항공권을 최저가로 끊는 습관, 호텔도 덩달아 할인받는 습관, 기회를 잡는 습관, 챙길 건 챙기는 습관 등 여행을 잘할 수 있는 다양한 습관을 하나투어 앱을 통해 가져보는 것을 제안한다. 이번 캠페인은 여행을 잘하는 습관에 대한 생각이 담긴 <매니페스토> 편부터 11월 한 달간 열린 하나투어 <온라인박람회> 편, 그리고 하나투어만의 혜택인 <호텔연계할인>과 <테마여행> 편 등 4개의 TVC를 중심으로 17년 1월까지 진행된다.

TVC

하나투어 앱 하나면 여행준비 끝! 여행 잘하는 습관 하나, 하나투어 여행에 있어 ‘어디로 가는가(Where to go)’뿐만 아니라 ‘어떻게 가는가(How to go)’도 중요한 시대다. 거기에 각종 여행 예능 프로그램과 블로거, OTA(Online Travel Agengy) 서비스의 등장으로 소비자들은 예전보다 능동적으로 여행을 준비하기 시작했고 스스로 효율적인 여행을 계획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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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BORATION 중국의 20대들이 열광하는 컬처 코드를 잡아라 KX3 + League of Legend 컬래버레이션 캠페인

KX3의 이번 캠페인 콘셉트는 ‘Exciting level up’이다. 세련미가 더욱 보강된 외관과 트렌디한 실내공간, 1.6 터보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파워는 중국 로컬이나 중국합자사 브랜드에 견주어도 월등히 익사이팅한 즐거움을 준다. 이번 콘셉트에 맞춰 지금 중국에서

소형 SUV인 KX3의 F/L 론칭에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 타깃은 20대. 중국의 핵심 소비 주체이자 중국의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핵심 타깃이다. 지난 KX5+X-MAN 컬래버레이션 캠페인에 이은 DYK의 SUV 라인업의 두 번째 컬처 코드화 작업은 이렇게 시작됐다.

가장 핫한 온라인게임인 ‘League of Legend’의 ‘World Championship’과 전략적 제휴를 맺어 캠페인을 진행했다. TV, 인쇄, OOH는 물론 신차발표회 및 중국 성도, 광주 모터쇼에서 LOL(League of Legend) 버전의 래핑카를 전시하고 동시에 코스튬플레이를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중국 LOL 프로팀인 OMG와 협업해 일반인과 프로게이머들과의 대결 프로모션을 펼치는 한편, LA에서 개최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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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대회 월드컵인 ‘LOL World Championship’ 대회 티켓 추첨행사도 함께 진행했다. 놀라운 것은 LOL World Championship의 온라인 중계 미디어 패키지를 집행해 중국 총 7개 인터넷 중계방송에서 총 7억 뷰(중복노출)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KX3+LOL 컬래버레이션은 지난 KX5+XMAN과 비교해 이슈화나 파급력 측면에서 상당히 성공한 캠페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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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인의 시선, 네 번째 소중한 가족을 위한 추천 리스트 광고회사에 다니다 보면 소홀해지기 쉬운 관계가 내 주변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 바로 가족이 아닐까. 가족들의 헛헛한 마음에 훈훈함을 채워줄 선물이 필요할 때다. 이번 겨울호에서는 비록 몸은 회사 일에 묶여 있지만 마음은 늘 가족을 향해 있다는 이노시안 세 명에게 물었다. 연말연시 소중한 가족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안겨줄 문화 콘텐츠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냐고! INTRODUCER. 음대영 차장 (카피라이터, 김기영ECD팀), 조문상 대리 (아트디렉터, 김상수CD팀), 이지민 사원 (AE, 2본부캠페인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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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전라남도 신안군 하의면 신도해변 × 백사장 길이 800m | 목포시에서 남서쪽으로 42km, 하의도에서 서쪽으로 3km 떨어진 신도에 위치 | 백사장 주위에 울창한 곰솔숲과 산림이 원시림을 이루고 있음 목포까지 내려가 배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도착할 수 있다는 그곳. 다섯 가구밖에 없는 조그만 섬을 반 바퀴쯤 빙 돌아 들어가면 ‘문라이즈 킹덤’의 해변을 닮은 전설의 비바크지가 모습을 드러내는데….

MUSIC

산울림 - 회상

사랑하는 가족을 위한 연말 비바크 생존키트

× 1982년 발표된 산울림 제8집 앨범 수록곡 | 이후 여러 가수가 리메이크하는 등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은 곡이며, 2016년에는 tvN 드라마 <시그널> OST에서 장범준이 불러 큰 화제를 불러모음 도시에서 연말 카운트다운을 외치고 있을 시각,

겨울의 꽃은 비바크*라 말하는, 사서 고생을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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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17층 카피라이터. 어쩌다 아주 운 좋게 취미 까지 공유할 수 있는 여자와 결혼한 덕에 올겨울

그곳에서 들을 수 있는 건 고요한 파도소리뿐이다. 혹시나 연말 비바크를 꿈꾸는 누군가가 있다면 적막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쓸쓸한 가사의 옛 노래를 다운 받아 가기를.

도 틈나는 대로 새로운 잠자리를 찾아 산기슭을 헤매고 있다. *비바크(biwak): 등산 용어로, 텐트를 사용하지 않고 지형지물을 이용하여 하룻밤을 지새우는 일을 뜻하는 독일어

INTRODUCER. 음대영 차장 (카피라이터, 김기영ECD팀)

SURVIVAL

몽벨 슈퍼 스파이럴 다운허거 800EXP 침낭 MOOD

코베아 헬리오스 가스랜턴 × 규격: 108×104×167(수납), 240×175(설치) | 중량: 248.5g | 점화방식: 압전 자동점화 | 사용연료: 나사식 부탄가스 | 가스소비량: 51g/h-603kcal | 사용시간: 4시간 40분 | 밝기: 90LUX

× 소재: 발리스틱 에어라이트(나일론 100%), 800FP 구스다운, 폴카텍스 가공 | 무게: 1,610g | 색상: 라이트 오렌지 | 쾌적수면 온도: -23℃~ | 사용가능 한계온도: -40℃~ 취미생활이고 뭐고 일단 살아야 한다. 영하 40℃에도 생존 가능하다는 800필 파워 침낭 속에 몸을 뉘면 텐트 안 생수가 어는 중에도 땀이 나는 신박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무겁고 사용하기도 어렵고 심지어 고장까지 잘 난다. 그럼에도 누군가와 함께하는 비바크엔 LED보다 가스랜턴이 좋다. 까짓거 쓰기 좀 번거로워도 이렇게 분위기가 죽여주는걸.

PLAY

다이소 44088 휴대용 체스 게임 × 판 사이즈: 약 13×16.5×1.5cm(가로×세로×높이) | 말 사이즈: 2.2cm | 재질: PP 비바크지로 떠나기 전 터미널 다이소에 들러 단돈 2,000원에 살 수 있다. 작고 가벼운 휴대성에 고르지 않은 지면에 최적화된 자석 소재까지, 20만 원어치 재미는 충분히 뽑아먹을 수 있는 최고의 가성비 아이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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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Eddie Higgins Trio - Christmas Songs ×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에디 히긴스가 이끄는 재즈 트리오의 보물 같은 크리스마스 앨범 | 누구나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에디 히긴스 트리오만의 스타일로 재탄생 12월엔 가족과 함께 캐럴을 듣고 싶다. 들어야만 한다. 특히, 전형적인 캐럴보다는 재즈 밴드 Eddie Higgins Trio의 Christmas Songs 앨범을 추천한다. 흥겨운 재즈 피아노 선율로 시작하지만 어느새 익숙한 캐럴 멜로디가 흘러나올 때의 아!! 하는 반가움이 있거든. 캐럴이 좋은 건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분명 크리스마스 얘기를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조용한 거실에 캐럴을 트는 순간, 방으로 GOODS

가정용 화목 난로

흩어졌던 가족들이 거실로 하나둘씩 모이지 않을까?

× 나무 장작을 연료로 쓰는 난로 | 가정용, 업소용, 캠핑용 등 종류와 가격대 다양함 | 주 원료가 나무이기 때문에 연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연통을 설치해야 함 요즘 대세(?) 가정용 화목 난로를 사드리고 싶다. 겨우내 고구마도 구워 먹고 타닥타닥 장작 소리도 즐기고 싶은데 연통 때문에 벽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니 사드려도 고민이긴 하다.

이런 나에게 그린 라이트를 켜줄래? 비달상수살롱 머리숱 담당. 주말이면 클럽으 로 출근해서 귀가 먹먹해질 때까지 뛰고 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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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걸 좋아하고 격한 운동으로 땀 흘리는 걸 좋아했다. 하지만 결혼 2년 차가 된 요즘은 클 럽 대신 새로 들여온 뱅갈고무나무랑 대화를 하기도 하고, 설거지하면서 노래를 흥얼거리 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흠칫 놀란다. 선명했 던 취향이 변하는 요즘, 나의 남성호르몬 수치

WORKS

는 그린 라이트일까?

어머니

INTRODUCER. 조문상 대리 (아트디렉터, 김상수CD팀)

× 한국인 미술학 박사 1호이자 러시아 최고의 예술대학인 레핀미술대학 교수로 35년간 재직했던 천재 화가 변월룡(1916~1990) 화백의 작품 변월룡 화백이 그린 ‘어머니’를 꼽고 싶다. 보통 서구 화가들이 그린 가족의 초상화는 한없이 온화하고 인자한 모습인데, 변월룡이 그린 어머니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 고려인이었던 어머니가 타향에서 보냈던 고단한 삶의 흔적을 그림에 그대로 담아내었는데, 사실 저 역시 나이가 들수록

BOOK

부모님의 모습이 작게만 느껴져 더 공감되었던 그림이다.

이중섭의 편지와 그림들 × 저자: 이중섭 | 역자: 박재삼 | 다빈치 | 2011 | 이중섭의 대표작품과 가족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엮은 책 가족을 다시 ‘관찰’하게 되었던 책, ‘이중섭 편지와 그림들(1916-1956)’을 소개한다. 이 책은 고국에서 작품 활동을 했던 이중섭과 일본에 있는 그의 아내가 주고받은 편지를

PLACE

엮은 것인데, 늘 가족을 그리워했던 이중섭의 심정이 편지

베트남

구절구절마다 듬뿍 묻어나 있어 그중 한 구절을 소개한다.

“자기가 가장 사랑하는 소중한 아내를, 진심으로 모든 걸 바쳐 사랑할 수 없는 사람은 결코 훌륭한 일을 할 수 없소. 독신으로 제작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고리는 그런 타입의 화공은 아니오.” 아내의 긴 발가락에 아스파라거스라는 별명을 지어준 이중섭은 편지 말미마다 아스파라거스의 안부를 물으며 겨울엔

× 수도: 하노이 |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느림 | 언어: 베트남어 사용, 관광지 및 관광업 종사자 제외하면 영어소통 거의 불가능 | 화폐단위: 동(VND) | 하노이의 겨울은 우리나라 늦가을 날씨와 비슷함 겨울 여행을 떠난다면 따뜻한 남쪽 나라로

아스파라거스에게 따뜻한 옷을 입혀달라고 당부까지 한다.

가고 싶다. 가족들과 함께 베트남 쌀국수

얼마나 좋으면 발가락까지 예뻐 보이는 건지. 책을 읽다 문득,

투어를 떠나고 싶다. 여행 코스 중 베트남

나도 가족의 발가락을 관찰하게 된다.

요리도 배울 수 있는 클래스도 있다고 하니 함께 요리하고 음식을 나눠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따뜻한 해변에서 모래찜질도 하고, 와이프와 같이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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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Jonas Blue - Perfect Strangers ×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프로듀서 조나스 블루와 제이피 쿠퍼(JP Cooper)가 함께한 싱글로 2016년 6월 발매 내적 댄스 미친 듯이 유발하는 곡. 뛰기 시작할 때 늘 시작곡으로 둔다. 첨 보는 남자와 만난 설렘을 통통 튀기는 비트 위에 그대로 얹어놓았는데 듣다 보면 몸이 절로 움직인다. 우리 엄마 기분 우울할 때 호수공원 한 바퀴 돌며 힘차게 조깅하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노래.

PLACE

런베이스서울 ×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73-1 | 문의: 070-7797-1207 | 이용시간: 평일 12:00~22:00, 주말 08:00~21:00(연중무휴) | 이용요금: 3,000원 동생이 ‘누난 이 겨울에 뛰고 나서 땀도 안 식히고 꼬질꼬질하게 귀가하냐’고 물어봤다. 천만에. 3,000원의 라커 이용료만 내면, 짐 보관 및 이온음료 제공, 그리고 샤워시설까지 모두 제공하는 아디다스 런베이스서울이 있잖아! 남산 업힐 미친 듯이 뛰어올라갔다가 런베이스서울로 몸 풀러 가자 동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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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인 듯 강요인 듯, 가족과 함께 뛰는 즐거운 취미생활 소울 충만한데 비트는 빵빵한 노래 서칭해서 귀 멍멍한 상태로 한강 뛰는 것이 최대 취미다. 이런 내 취미를 주변 PLACE 한남동 KIND × 류 화랑에서 운영하는 심플&코지 콘셉트의 레스토랑 | 서울시 용산구 한남대로20길 47 | 문의: 02-796-4544 | 이용시간: 매일 11:00~01:00(월요일 휴무) 한 번에 손님을 3~4팀밖에 받지 않아 굉장히 아늑한 레스토랑. 카레우동부터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취미가 또 있어 올겨울에는 가족들과 건강 챙기며 뛰어볼까 한다.(이미 몇 차례 데리고 뜀. 정신 못 차림) INTRODUCER. 이지민 사원 (AE, 2본부캠페인2팀)

트러플파스타 등 소소하게 맛있는 메뉴들이 엄마 밥 생각나게 한다. 나의 취미 강요당한 우리 가족들에게 한턱 크게 쏘고 싶다.

WORKS

Flo Rida - I Don‘t Like it, I Love it × 클럽 힙합의 최강자 플로 라이다가 선사하는 경쾌한 힙합으로 로빈 시크(Robin Thicke)가 참여한 싱글 | 2015년 4월 발매 MUSIC

대회 스타트 선 바로 앞에서 듣는 노래.(마음만은

Campsite Dream - Driving Home for Christmas

늘 박태환) 플로 라이다의 목소리에 휘파람이

× 차세대 하우스 음악의 귀재로 불리는 네덜란드 출신의 혼성 듀오, 캠프사이트 드림의 최신 싱글 | 2016년 11월 발매

얹어져 흥이 마구마구 뿜어져 나오는데 무릎

듣는 순간 쓸쓸한 감성에 가족들이 확 그리워지는 노래. 가족 다 같이 거실에

일어나 뛰게 만들 것 같다.

옹기종기 모여 들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 크리스마스는 한강 말고 엄마아빠에게로 달려가야지♪

아파서 더 이상 못 뛰겠다는 우리 아빠도 벌떡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24H

INNOCEAN Worldwide News

IWI INNOCEAN Worldwide India (New Delhi, Nov 2005)

IWUK *IWA

INNOCEAN Worldwide UK (London, Jul 2006)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Apr 2009)

IWCa INNOCEAN Worldwide Canada (Toronto, Jan 2010)

*IWE INNOCEAN Worldwide Europe (Frankfurt, Jan 2007)

*IWC BJ INNOCEAN Worldwide China Beijing (Beijing, Dec 2005)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WTr New York Office INNOCEAN Worldwide Americas New York Office (New York, Jun 2011)

IWF INNOCEAN Worldwide France (Paris, Jan 2010)

IWC SH I 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Shanghai, Nov 2006)

IWS INNOCEAN Worldwide Spain (Madrid, Nov 2009)

IWIt INNOCEAN Worldwide Italy (Milano, Aug 2008)

INNOCEAN Worldwide Turkey (Istanbul, Feb 2011)

Czech Office INNOCEAN Worldwide Europe Czech Office (Prague, Jan 2009)

IWR INNOCEAN Worldwide Russia (Moscow, Jan 2009)

INNOCEAN-CBAC INNOCEAN-CBAC (Beijing, Dec 2009)

Nanjing Office I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Nanjing Office (Nanjing, Nov 2008)

IWAu

6 0

INNOCEAN Worldwide Australia (Sydney, Aug 2008)

IWB INNOCEAN Worldwide Brazil (Sรกo Paulo, Sep 2012)

Chicago Office IWMEA INNOCEAN Worldwide Middle East & Africa FZ-LLC (Dubai, Apr 2015)

INNOCEAN Worldwide Americas Chicago Office (Chicago, Apr 2011)

IWM INNOCEAN Worldwide Mexico (Mexico City, Feb 2014)

*=RHQ office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24H

HQ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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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페이스북과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업무협력 체결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페이스북 코리아와 지난 11월 2일 페이스북 및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개발을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앞으로 1년간 페이스북 사용자들의 광고 소비 성향, 광고 효과 측정 등의 연구 결과를 공유하기로 했으며, 360도 영상, 캔버스 광고, 페이스북 라이브,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되는 광고 노하우도 공유할 계획이다. 페이스북은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역량 강화를 위한 첫 협력 파트너로 유수의 글로벌 광고대행사 중 이노션을 선택했고, 이노션도 페이스북과 협력 체계를 통해 급변하는 뉴미디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노션은 ‘Creative ∝’팀을 출범하고,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자체 콘텐츠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Agreed to cooperate on digital creative business with Facebook INNOCEAN Worldwide agreed to cooperate on establishing an optimized digital creative development for Facebook and mobile platforms with Facebook Korea on November 2, 2016. Through the cooperation, both companies decided to share their research results such as advertising consumption trends by Facebook users and advertising impact measurements throughout the following year. They will also share their expertise on advertisements produced in diverse formats including 360-degree images, canvas ads, Facebook Live, and virtual reality (VR). Among leading global advertising agencies, Facebook chose INNOCEAN as its first cooperative partner to enhance its digital creative capabilities. INNOCEAN also plans to preemptively cope with the rapidly changing new media market through partnership with Facebook. To this end, INNOCEAN will launch a "Creative ∝" team and focus on creating of its own content in combination with cutting-edge digital technologies.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24H

HQ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ASIA CREATIVE RANKINGS

2016 CAMPAIGN BRIEF CREATIVE RANKINGS

Once again Japanese powerhouse agency, Dentsu Inc Tokyo has topped the Campaign Brief Asia Creative Rankings. It’s a familiar position for Dentsu Tokyo as they have been #1 in our Rankings since 2011. In 2016 they didn’t have it all their own way with Ogilvy & Mather knocking off Dentsu as the top creative Network. This year also saw Ogilvy & Mather Singapore bounce back to narowly edge out the consistant top 3 agency, McCann Mumbai. It was also a great performance from BBDO with Bangkok, Malaysia and Mumbai all in this year’s top 10 Agencies. The full results of this year’s Creative Rankings, including overall Asia rankings and country breakdowns, can be seen over the next 24 pages.

16

This year’s Campaign Brief asia Creative Rankings sees three new agencies join three perennial performers in the 2016 Top 6. Following a strong performance at this year’s awards shows Ogilvy & Mather Singapore (#2), BBDO Proximity Bangkok (#5) and Hakuhodo Kettle Tokyo (#6) join Dentsu Tokyo (#1), McCann Worldgroup Mumbai (#3) and Hakuhodo Tokyo (#4) in the Top 6 best performing creative agencies. (see page 19). The Most Awarded Network Creative Ranking Table (see page 27) has also seen a reshuffle with Ogilvy & Mather and BBDO placed above Dentsu in the Top 3. Hakuhodo, McCann and TBWA round out the Top 6. Ogilvy has 11 offices that contributed to their #1 Network ranking. BBDO has 9 offices that helped lift them to #2. (see page 28) McCann has been one of the consistent performers over recent year’s and their 5th placing in the

Network ranking is almost solely due to India, who contributed 1125pts of their 1475pts total. TBWA’s #6 position is lead by TBWA Hakuhodo at #11 overall, with TBWA Santiago Mangada Puno Philippines at #24 also performing well. Cheil Seoul’s improved showing (#9) saw the network increase a massive 7 places up to #7. Grey Worldwide jumped from #13 to #8, lead by the Singapore office. Y&R lost ground on 2014’s high #4 ranking, dropping to #9 overall. Y&R Malaysia was their best performer at #28, but their previous top agencies Red Fuse Hong Kong (#141) and Y&R Singapore (#153) dropped away badly. Leo Burnett rises one spot in the Network Ranking, and surprisingly, their best performing office is Leo Burnett Solutions in Sri Lanka at #27. Thailand and Jakarta both contributed but their creative performances in Singapore,

MOST NOTABLE MOVES UP THE TABLE IN 2016

MOST NOTABLE MOVES DOWNWARDS IN 2016

AGENCY

AGENCY

Ogilvy & Mather Singapore BBDO Proximity Bangkok Hakuhodo Kettle Tokyo BBDO Mumbai Ogilvy & Mather Tokyo Saatchi & Saatchi Singapore Innocean Worldwide Seoul BBDO Pakistan Cheil Worldwide Seoul

UP FROM

UP TO

16 60 52 77 81 50 18

2 5 6 8 10 14 17 19 9

BBDO Proximity Singapore Publicis Singapore DDB DM9 JameSyfu Manila MullenLowe Shanghai Red Fuse Hong Kong Dentsu Nagoya ACE Saatchi & Saatchi Manila Y&R Singapore TBWA Singapore

CAMPAIGN BRIEF

2016 CREATIVE AGENCY OF THE YEAR Dentsu Inc Tokyo

Malaysia, India and Japan remain disappointing. The Saatchi & Saatchi network improved four places overall to #11 thanks to their Singapore office that re-entered the Creative Ranking table at #14. J Walter Thompson dropped three spots to #12 Network overall. Their best performer was the Thailand office at #29 then Shanghai at #72. ADK and Innocean Worldwide both had substantial gains with ADK Taiwan and Innocean Seoul both jumping up into the Agency Ranking Top 20 at #20 and #15 respectively. MullenLowe and DDB join Y&R as the most disappointing Networks in these Campaign Brief Creative Rankings. MullenLowe dropped from #8 to #15 with Singapore the highest ranked at #36. DDB dropped from #10 in 2114 to #16 this year - DDB Singapore ranked the highest at #40. (See pages 2729 for the Overall Network Creative Rankings.)

DOWN FROM

DOWN TO

4 6 5 11 6 8 13 21 20

131 141 102 109 153 98

SEPTEMBER / OCTOBER 2016

2016 CREATIVE NETWORK OF THE YEAR Ogilvy & Mather 2016 CREATIVE DIRECTOR OF THE YEAR Yuya Furukawa

#1 Creative Agency - Dentsu Tokyo ECD Yuya Furukawa

<파워배틀 와치카>, ‘2016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공동 제작한 글로벌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파워배틀 와치카’가 12월 6 #1 Network - Ogilvy Regional ECD Eugene Cheong

On the up - BBDO Bangkok

On the up - Hakuhodo Kettle Tokyo

SEPTEMBER / OCTOBER 2016

On the up - BBDO Mumbai CAMPAIGN BRIE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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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6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애니메이션 대상 대통령상 을 받았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2016 대한민국 콘텐

이노션, 캠페인 브리프 ‘아시아 광고회사 톱20’ 선정

츠 대상’은 2016년 한 해 동안 가장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며 문화콘텐츠산업 발전에 기여한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글로벌 광고 전문지 '캠페인 브리프 아시아'가 발표한 '가장 주목받는 아시아 지역

국산 콘텐츠를 평가•수상하는 시상식이다. 지난 4월 지상파를 통해 첫선을 보인 ‘파워배틀

광고회사 톱 20'에서 17위로 선정됐다. 캠페인 브리프에 따르면 이노션은 2015년 7월 ~ 2016년 6월 기

와치카’는 흥미로운 경쟁구도와 역동적인 액션으로 국내에 많은 반향을 일으켰으며, 또 액션

간 동안 435점을 획득해 17위에 오른 것으로, 지난해 81위에서 64계단 상승한 수치다. 톱 20 선정은 각

뮤지컬 공연 기획을 비롯해 완구, 의약, 잡화 등 약 100개 품목을 아우르는 라이선스 제품을

광고회사의 수상 실적을 기반으로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다. 이노션은 클리오 어워즈, 애

출시하는 등 콘텐츠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기도 했다. 이노션은 내년 5월 새로운 캐릭터들

드페스트, 부산국제광고제 등 여러 국제광고제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이 대거 등장하는 극장판 ‘파워배틀 와치카’를 전국 개봉할 계획이다.

캠페인 브리프가 발표한 아시아 지역 광고 제작자 순위에선 김정아 이노션 제작1센터장이 한국인 가

Won Grand Prix for "Power Battle Watch Car" at Korea Content Awards 2016

운데 유일하게 선정되어 17위에 올랐다. 김정아 제작1센터장은 칸 국제광고제, 뉴욕페스티벌 등과 같은

"Power Battle Watch Car", a global animation project co-produced by INNOCEAN

주요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한 바 있다.

Worldwide, won a Presidential Award, the highest honor, at the Korea Content Awards

Listed as one of the 20 Most Awarded Agencies in Asia by Campaign Brief Asia

2016 on December 6. Sponsored by the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and

INNOCEAN Worldwide was ranked 17th on the 20 Most Awarded Agencies in Asia at the Campaign

organized by the Korea Creative Content Agency, the Korea Content Awards 2016

Brief Asia 2016 Creative Rankings. According to Campaign Brief Asia, a global advertising trade

recognized domestically produced contents that contributed to the development of the

magazine, INNOCEAN obtained 435 points for six months from July 2015 to June 2016, moving up

cultural content industry by playing the most outstanding performances during the year.

the table by 64 notches from 81st last year. The top 20 rankings are based on the award-winning

“Power Battle Watch Car”, which premiered through terrestrial broadcasting last April,

performances of each agency. INNOCEAN was rated high as it did well in an array of international

has been highly praised for its exciting story and dynamic action. It has also briskly

ad festivals including the Clio Awards, ADFEST, and AD Stars. Kim Jung-A, the head of Creative

carried out a content business, launching licensed products encompassing about 100

Center 1, was also ranked 17th on the Top 20 Most Awarded Creative Directors in Asia. To note, she

items including toys, medicines, and general merchandise, in addition to planning an

has received a number of awards at such renowned international ad festivals as the Cannes Lions

action musical performance. INNOCEAN plans to release the theatrical version where a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and New York Festivals.

number of new characters will appear in May 2017.

이노션, 2016 대한민국광고대상 7년 연속 대상 수상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주최하는 ‘2016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7년 연속 대상을 받았다. 이노션은 영상광고 부문에서 대상 을 수상한 데 이어 금상 2개, 은상 3개, 동상 2개, 특별상 1개 등 총 9개의 상을 받았다. 대상 수상작은 쌤소나이트의 ‘CURV REAL TEST’ 편 으로 쌤소나이트의 독점개발 소재인 커브(CURV)의 특성을 100% 리얼리티 실험을 통해 증명한 바이럴 영상 시리즈이다. 이노션은 현대카드 ‘채널 현대카드’로 온라인 부문, 현대자동차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로 프로모션 부문에서 각각 금상을 받았으며, 현대자동차 ‘건강충전소’로 옥외 부문에서, 현대자동차 ‘SUV 통합 캠페인’으로 인쇄 부문, 기아자동차 ‘스포티지 The SUV Road’로 통합미디어 부문에서 각각 은상을 차 지했다. 이어 현대자동차 ‘프로젝트 미니 쏘나타’로 디자인 부문, 기아자동차 ‘K5 써프라이징 디젤’로 온라인 부문에서 각각 동상을 추가 수상 했으며, 싼타페 ‘공사장에서의 하루’로 특별상을 받았다. Won Grand Prix at 2016 Korea Advertising Awards for seven straight years INNOCEAN Worldwide won a total of nine awards at Korea Advertising Awards 2016, sponsored by Korea Federation of Advertising Associations. The awards included INNOCEAN’s seventh consecutive Grand Prix, two Gold Awards, three Silver Awards, two Bronze Awards, and one Special Award. Grand Prix winner in the Film category was "Curv Real Test", a TV Commercial for Samsonite. It was a viral film series that proved the features of Samsonite's exclusive material CURV through 100% real test. Gold Award winners were "Channel Hyundai Card" for Hyundai Card in the Online category, and "Brilliant Kids Motor Show" for Hyundai Motor Company(HMC) in the Promotion category. Winners of the Silver Award were "Health Charging Station" for HMC in the OOH category, "SUV Integrated Campaign " for HMC in the Printed category, and "Sportage: the SUV Road" for Kia Motors in the Integrated Media category. winners of the Bronze Award were "Project Mini Sonata" for HMC in the Design category and "K5 Surprising Diesel" for Kia Motors in the Online category. The winner of the Special Award was "One Day At Construction Site" for HMC Santa 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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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24H

HQ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이노션, 9회 해피아워 ‘이노포차’ 진행 지난 10월 12일 제9회 해피아워가 전 직원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본사에서 실시됐다. 해피아워는 임직원 간의 소통과 교류 활성화 및 즐거운 회사 분위기 조성을 위해 기획된 사내 프로그램으로 광 고 회사답게 매번 창의적인 콘셉트로 진행된다. 이번 해피아워는 가을밤에 어울리는 포장마차 콘셉트로, 본사 옥상에 이노션 직원 들만을 위한 ‘이노포차’가 꾸며져 임직원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Operated the 9th Happy Hour "Innopocha" INNOCEAN's ninth Happy Hour was held at its HQ in Seoul, attended by all of the employees on October 12. Happy Hour is an in-house program that was planned to activate communication and exchanges among the employees and executives and to create a pleasant corporate environment. It is carried out with a creative concept each time. This year, the Happy Hour adopted a tent bar (pocha) concept that harmonized with the autumn night, and created Innopocha for INNOCEAN employees exclusively at the rooftop of its head office building.

이노션, 2016 디스커버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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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월드와이드는 10월 19일부터 21일까지 세계 각지에 있는 해외법인 현지 직원을 본사로 초청하여 한국광고와 문화를 체험 하게 하는 ‘디스커버리(Discovery) 2016’을 실시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은 ‘디스커버리’는 해외 현지 직원들이 본사가 위치한 한 국을 체험하면서 본사에 대한 이해와 소속감을 증대시키고 법인별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기획된 연간 프로그램이다. 이번 행사 에는 12개국에서 총 26명이 한국을 방문했으며, 참가자들은 3박 4일 동안 남산 한옥마을, 경리단길, 이태원 탐방 등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본사 및 광고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세미나를 가졌다. Held Discovery 2016 INNOCEAN Worldwide held "Discovery 2016" in Seoul from October 19 to 21, inviting its employees from around the world to experience Korean advertising and culture. Marking its eighth year, "Discovery" is an annual program that brings employees of the company’s overseas operations to South Korea to assist them in their understanding of the HQ, increase their sense of belonging, and create synergies by corporate entity A total of 26 employees from 12 countries participated in the event, which included visits to Namsan Mountain Hanok (Korean-style house) Village, Gyeongnidan-gil road, and Itaewon, in addition to various seminars to better understand the HQ and advertisers.

IWTr INNOCEAN Worldwide Turkey (Istanbul, Feb 2011)

IWTr, Crystal Apple 광고제에서 최우수상 수상

Won the Top prize at the Crystal Apple Festival of Creativity

이노션 월드와이드 터키법인(IWTr)이 터키 내 최대 광고제인

INNOCEAN Worldwide Turkey (IWTr) won the Top prize in

‘Crystal Apple’에서 Turkish Airlines의 상용고객 우대 프로그램

the Excellence of Execution category at the Crystal Apple

Miles&Smiles TV 광고 ‘Program Partners’로 ‘Excellence of

Festival of Creativity, the largest advertising festival in

Execution’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를 통해 IWTr은 업계 관

Turkey, with its "Program Partners", a TV commercial for

계자들을 대상으로 자사의 인지도를 높이고 크리에이티브 역량

Turkish Airlines’ Miles & Smiles frequent flyer program.

또한 입증했다는 평이다. 이번 수상작은 Miles&Smiles Frequent

The commercial emphasized alliances between the Miles

Flyer 프로그램의 특징인 마일리지를 쌓아 현금처럼 사용한다는

& Smiles frequent flyer program and numerous retail

개념을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Miles&Smiles와 여러 소매

companies. This was aimed at informing consumers of the

기업들 간의 제휴를 강조했다. 광고가 온에어된 후 카드 이용량

program's feature, enabling the points to be accumulated

이 대폭 상승하고, Miles&Smiles와 제휴를 희망하는 업체가 늘

and used as cash. The commercial received high scores in

어나는 성과를 달성해 이번 평가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its evaluations as it led to a sharp rise in card usage and an increase in the number of companies desiring to establish partnerships with Miles & Smiles since it was aired.


L IF E IS OR A NG E . WIN T ER 2016 . EP IL OG UE

B CUT STORY

CELEBRITY

015B 장호일 × 배금별 CD

이노시안이 가장 만나고 싶은 셀럽을 직접 만나서 인터뷰하는 코너. 네 번째 주인공은 대한민국 대중음악계의 한 축을 개척해온 실력파 뮤지션 015B의 장호일과 그의 음악을 들으며 한때 뮤지션을 꿈꾸기도 했다는 배금별 CD다. 혹시라도 준비해온 질문에 단답형으로만 대답하지 않을까 걱정했다는 CD님. 그 걱정을 단번에 날려버릴 만큼 깨알 같은 수다 모드를 장착해주신 장호일 님 덕분에 훈훈한 분위기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갈 수 있었다. 광고회사 다닐 때의 에피소드에는 신기하다고 맞장구를 치며,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를 할 때는 눈빛을 반짝이며, 싱글라이프에 대해서는 밑도 끝도 없는 예찬론을 펼쳐 보이며, 두 사람은 차곡차곡 공감대를 쌓아갔다. 인터뷰가 끝나고 나서 알게 된 건데, 두 사람의 인연은 오늘이 처음이 아니었다. 자세히 언급할 수 없지만(^^), 음악으로 쌓아온 추억의 시간만큼 서로 다른 분야의 창작자로서 자극받고 교감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CD MANUAL

이일호 CD

PLANNER NOTE

넥스트캠페인4팀

시키면 무조건 해야 하는 줄 알고 편집팀의 섭외를 덜컥 수락하게

1년간 진행된 멸종위기 광고인 보호 프로젝트. 그 대장정의

됐다는 이일호 CD님. 그렇다고 해서 매거진에 나오는 일이

마무리로 다른 광고회사 지인들을 불러 파티를 열게 된

부담스럽거나 싫지는 않은 눈치. 적극적으로 알아서 포즈를

넥스트캠페인4팀. 사실 이 프로젝트가 이 정도로 일이 커질 줄

취해주신 덕분에 촬영은 일사천리로 마무리되고. 원래 딱 5분만

몰랐다. 작은 카페를 대관하고, 인원수에 맞게 음식과 마실 것을

인터뷰하려고 했으나, 술술 풀어놓는 CD님의 이야기에 휩쓸려

준비하고, 가내수공업으로 제작한 명패와 책자 등 준비물 세팅

편집팀의 본분(?)을 잊고 20분 넘게 수다에 동참했다. 평소에 말을

완료! 총 11명의 참석자에 편집팀과 촬영팀까지 있으니 안 그래도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서, 본인이 말을 하기 시작하면 팀원들이

좁은 카페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의도하지 않아도 친밀하게

말할 기회를 놓치게 될까 봐 조심스럽다는 CD님. 그래서 회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갖추어진 것. 다만, 초반부터

때는 팀원들을 위해 일부러 아이디어를 내지 않으려고 한다는,

허기진 배를 맥주로 달랜 멤버들의 얼굴이 더 불타오르기 전에

사려 깊은(?) 리더다. 집에서는 어떤지 물었더니, ‘각자 일은 각자가

사진부터 찍는 게 급선무였다. 친한 척하는 포즈를 몇 번씩 반복한

알아서 잘하자’라는 ‘Self’를 가훈으로, 내가 먹을 밥을 알아서

덕분인지, 이후로 한층 업되고 말랑말랑한 분위기로 회담을 이어갈

준비하기 위해 오늘도 정시에 퇴근하려 한다는 CD님. 회사에서나

수 있었다. 2시간 남짓한 의미 있고 유쾌한 시간을 통해 광고인으로

집에서나 (지킬 건 지킬 줄 아는) 믿음직스러운 모습이다.

생존해갈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충전이 되었기를.

2016 Winter, Contributors of INNOCEAN Worldwide 스물네 번째 <Life is Orange>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 주신 배금별 CD님, 오유경 국장님, 음대영 차장님, 이일호 CD님, 이지민 사원님, 조문상 대리님, IWE의 Lewis Hunt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1년 동안 ‘플래너 노트, ‘애드 스케치’ 칼럼의 고정필진으로 활약해주신 넥스트캠페인4팀(석아영 차장님, 길아름 대리님, 김진 대리님, 최문희 대리님, 최하빈 대리님, 최현수 인턴사원님)과 심재원 부장님,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고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발행사 (주)이노션 / 발행인 안건희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 308 308, Gangnam-daero, Gangnam-gu, Seoul, Korea 발행일 2016년 12월 30일 www.innocean.com blog.innocean.com www.facebook.com/innocean 편집인 김양순 등록일 2016년 10월 26일 등록번호 강남, 바00197 <Life is Orange> 편집팀 기획 INNOCEAN Worldwide 홍보팀 02-2016-3898 편집 디자인 제작 iPublics Inc. 02-3446-7279 사진 Studio 1839 02-548-1839 인쇄 (주)삼성문화인쇄 02-468-0361 본지에 실린 글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나타냅니다. 본지에 실린 이노션 월드와이드 관련 콘텐츠는 본사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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