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Orange_Wint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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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no. 12 Winter 2013 Punk’d Punkid

1. I Betray, therefore I Am 김윤아와 펑크, 자우림, 그리고 꿈보다 해몽 Rebel with a Cause 이유 있는 반항

2. Collaboration 루이강과 초콜릿 공방

3. 談; 이야기하다 폭로, 하고 안 하고의 문제를 떠나서

백서(白書) 광고계와 광고제의 상관관계

Cats & Dogs 매월 14일, 안녕하십니까?




Punk’d Punkid


Contents

Life is Orange +no.12

Winter 2013

04~

26~

56~

70~

LETTER

CREATOR’S NOTE 1

CREATOR’S NOTE 2

談; 이야기하다 Are You in or out?

06~

28~

58~

폭로, 하고 안 하고의

INTERVIEW

SHOWCASE

TREND REPORT

문제를 떠나서

I Betray,

Rebel with a Cause

We are ‘Creative Being’

therefore I Am

이유 있는 반항

납땜하는 광고인

76~ CREATOR’S NOTE 3

김윤아와 펑크, 자우림,

38~

Popping Up Pop-Up Store

IN THE LIMELIGHT

경험에 목마른 자,

14~

78~

Oh! Brilliant Masterpiece

팝업 스토어로 오라

CATS & DOGS

ISSUE REPORT

현대자동차, 김용호 작가의

Punk is Dead,

신개념 아트 프로젝트

그리고 꿈보다 해몽

Long Live Punk

Anniversary Online Love Actually

Present to My Boss

S양의 ‘씨버 러버’로

매월 14일, 안녕하십니까?

펑크는 죽었으나,

Kia Surprise Weekend!

흥하는 세상

스타일은 영원하리라

자동차, 예술, 젊음이 만난

‘서프라이즈’한 주말

Missing Ballad,

80~

90’s Sensibility

CONTEMPORARY ART

Crooked but Clever Slackers

Sincerity & Passion

그 많던 발라드는

Do It Yourself,

잊지 말자 그날의 말달리자

0914 with INNOCEAN

다 어디로 갔나

Punk Yourself

진심과 열정으로 탄생한

D.I.Y. 정신으로

‘0914 아트 프로젝트’

66~

펑크에 응답하다

Bittersweet Punk on Tongues

이노션 백서(白書)

혀 위의 펑크,

48~

Winning Awards

86~

아프거나 달콤하거나

COLLABORATION

and Making Awards

24h

LouisKang and the

2013년 이노션

A Punk Mind in

Chocolate Atelier

월드와이드의 기록들

a Sound Body

루이강과 초콜릿 공방

‘펑크’ 라는 라이프스타일

88~ EPILOGUE


LETTER

D.I.Y.: Graffiti & Agitprop Š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Life is Orange Winter 2013

TOO FAST TO LIVE, TOO YOUNG TO DIE 2013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인사드립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만큼 도전하는 한 해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늘 기쁘고 보람된 시간이 이어지길 기원합니다. 이번 겨울호를 맞아 <Life is Orange>는 한 해 동안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분주하게 땀 흘려 노력한 현장을 담으려 노력했습니다. 최근 아티스트 혹은 대중문화와의 과감한 콜라보레이 션으로 다양한 세대에게 영감을 주고 대중과 호흡하려 한 새로운 시도들, 지난 1년간 저희의 노력이 국내외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알려드립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추 구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크리에이티비티에도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대중에게 영감을 주는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대중을 움직이는 새로운 생각과 역동적인 문화의 현장에 늘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겨울호에서 주목한 움직임은 바로 ‘펑크(Punk)’입니다. 펑크라고 하면 1970년대의 음악을 먼저 떠올리실 분들이 많겠지만, 요즘의 펑크는 기존의 심각한 메시지에서 벗어나 사회적 틀 안에서 안전하게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을 말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요즘 젊은이들은 꽤 영리해서 사회적 물의를 빚지 않는 선 에서 펑크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줄 안다고 합니다. 무대에서는 꽤 삐딱하고 과감하게 보일지 라도 무대 아래로 내려오면 90도로 인사하는 아이돌의 모습에서, 퇴근 후에는 과감한 복장 으로 파티에 열광해도 아침이 밝으면 나무랄 데 없이 자신의 책상으로 돌아오는 젊은이들의 모습에서 21세기 펑크족을 창조해보았습니다. ‘On-Off’ 스위치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그 들에게서 한 가지 잣대로만은 가늠할 수 없는 대중의 다양함을 실감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것은 젊은 세대만의 특권은 아닐 것입니다. 21세기적인 펑크 라이프스타일, <Life is Orange> 겨울호와 함께 고민해 보시죠. 이노션 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안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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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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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BETRAY, THEREF 김윤아와 펑크, 자우림, 그리고 꿈보다 해몽

KIM YUNA


Life is Orange Winter 2013

ORE

I AM

INTERVIEWER. 박명진 부장 (컨텐츠사업팀, INNOCEAN Worldwide)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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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그때는 아직 꽃이 아름다운 걸 지금처럼 사무치게 알지 못했던’ 스물 다섯, 스물하나와 ‘빛나는 태양과 같이 찬란하게 타오르는 줄 알았던’ 스물. 마흔이 된 김윤아와 16년 차 장수밴드 자우림은 아직도 청춘을 노래하고, 슬픔에게 안녕을 고한다. 팬들의 기대에 흔들리지도, 움직 이지도 않고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해온 그들은 역설적이게도 ‘배신’ 으로 사랑에 보답한다. 그리고 그 배신에 긍지를 표한 그날의 김윤아 는, 그 누구보다 펑크스러웠다.

평온한 이 시대에 ‘펑크’라는 것 박명진 부장(이하 박) 윤아 씨를 보니 <응답하라 1994>가 생각나요. 당 시 제가 이번 9집 타이틀곡처럼 스물한 살이었는데, 윤아 씨 팬이었거 든요. 툭하면 성신여대 가서 기웃거리고 그랬어요. 김윤아(이하 김) 어머, 정말요? 박 그때 마침 여자친구가 성신여대 다니기도 했고. 하하. 김 (웃음)그랬구나. 반갑습니다. 박 예전에 6집 <All You Need Is Love>로 인터뷰할 때 “펑크는 음악의 장르나 테크니컬한 문제가 아니라 삶에 대한 태도의 문제라고 생각한 다”던 대답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요. 김 ‘말 잘 듣는 아이’가 되는 건 역시 펑크하고 거리가 있겠죠? 음…좀 웃긴 표현일 수도 있는데, 정신적인 불꽃을 계속 태울 수 있는 게 펑크 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저한테는. 아니라고 여기는 길을 선택하지 않 고, 어떤 얘길 들으면 항상 의심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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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Winter 2013

09

그 ‘기존 체제’라는 게 시대마다 굉장히 다르잖아요.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부조리함을 갖고 있는 큰 흐름이라는 거? 순진하게도 그걸 ‘아, 정답이구나’ 하고 받아들인다면 살긴 편할 것 같아요. 하지만 편한 삶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의심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의심하는 것. 이것이 펑크의 첫 걸음이 아닐까요.

박 어릴 때부터 다들 편안하게 지나가는 부분을 ‘왜 그럴까’ 하고 생각 했던 거군요. 그런 부분이 지금 하는 음악장르와도 연관이 있을까요? 김 아뇨. 다만 그런 성향이 잘 맞는 장르이긴 하죠. 박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들이 있으시잖아요. 자녀교육에도 그런 마이너한 태도들, 흔히 말하는 비주류랄까…. 김 착하지 않은? 박 네, 약간 삐딱한. 그런 것도 잘 받아주는 편인가요? 박 어렵게 얘기하는 분은 펑크를 이렇게도 표현하더군요. 거대한 시사

김 비록 교감선생님께 그런 건의를 했지만, 저는 예의를 굉장히 중요시

나 담론, 엄숙주의에 대한 저항이라고.

해요. 남들이 나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해주길 바라는 것보다 더 남에게

김 기존 체제에 대해 반발한다는 얘긴데요. 그 ‘기존 체제’라는 게 시대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아이한테도 마찬가지죠. 자유롭게

마다 굉장히 다르잖아요.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부조리함을 갖고 있는

자기 생각을 얘기하되, 예의를 지키라고 강조하고 있어요.

큰 흐름이라는 거? 순진하게도 그걸 ‘아, 정답이구나’ 하고 받아들인다

박 이번 키워드와 잘 맞는 얘기인 것 같은데요. 예전에는 마릴린 맨슨

면 살긴 편할 것 같아요. 하지만 편한 삶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의심하

(Marilyn Manson)처럼 ‘갈 데까지 가는’ 하드코어한 걸 펑크 애티튜드

지 않으면 얻을 수 없는 부분이 분명히 있을 거예요. 의심하는 것. 이것

라고 봤다면, 요즘은 그런 삐딱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예의를 갖춘, 어

이 펑크의 첫 걸음이 아닐까요.

떤 영리함이 느껴져요.

박 와, 말씀 진짜 잘하신다.(박수) 역시 여성들의 워너비답네요. 사실 오

김 저는 평소에 자신의 비논리적인 것, 부조리한 것을 의문 삼는 태도

늘 인터뷰에 제 와이프가 정말 오고 싶어 했거든요. 물론 남성팬도 많지

가 펑크 애티튜드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솔직히 지금 이런 시대에

만, 이렇게 여성팬에게 더 큰 사랑을 받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하세요?

펑크는 시대정신이나 어떤 거창한 생각의 흐름으로 불리기보다는, 특

김 글쎄요. 왜일까요?(웃음) 공주 캐릭터가 아니라서 그럴까요?

히 패셔너블한 느낌이나 어떤 사운드적인 요소를 살리는 편이 맞는 것

박 외모적인 것도 클 거예요, 분명. 너무나도 아름답고 매력적인데, 자

같네요. 펑크음악이 태동했던 1970년에는 싸워야 할 대상이 있었고,

의식이 확실하시니까. 여기에 약간의 삐딱함이 신의 한 수랄까! 원래부

개인이 지금보다 더 무기력했기 때문에 자기를 파괴하는 것 외엔 분노

터 그러셨어요? 그러니까, 옛날부터?

를 표출할 방법이 없었을 테니까요. 지금 세계의 흐름이나 우리의 일상

김 음, 고등학교 1학년 때 롤링페이퍼를 했는데요. 거기에 어떤 친구가

은 그렇게 격렬하지 않으므로, 펑크 역시 보다 자연스러워진 것이겠죠.

‘우리 반의 대변인’이라고 써준 적이 있어요. 왜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

박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과 영리하게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펑크와

아침조회 있죠? 거기서 끊임없이 뭔가를 건의했었거든요. 교감선생님,

굳이 결부시킬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신 것 같은데요. 좀 더 단순하게

조회시간에 ‘입 다물어’란 표현 쓰지 말아주세요. ‘조용히 하세요’로 순

펑크를 ‘주류에 대한 비틀기’라고 보면 말이 되지 않을까요? 사실 요즘

화해주세요. 이렇게요. ‘우리가 왜 입을 다물어야 되지?’란 생각에 그

에 그런 것들이 참 많잖아요. 정치와 관련된 것을 예로 들자면 <나는

랬던 것 같아요. 입 다물란 말, 되게 안 좋은 말이잖아요.

꼼수다>라든가, <썰전>이라든가.


INTERVIEW

김 거기에 사람들이 또 열광하죠. 박 혹자는 <무한도전>을 펑크라고 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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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아 1974년생. 마흔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미모와 팔색조 같은 보컬을 갖춘 싱어송라이터. 자우림

김 오, 네. 펑크예요. 동의합니다. 제가 무한도전을 좋아하는 이유기도

멤버들과 홍대클럽에서 언더그라운드 활동을 하다 1997년 ‘Hey Hey Hey’로 데뷔했다.

하고요.

되었고, 김윤아는 자우림과 별개로 세 개의 솔로앨범을 발표했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아들을

박 하하, 펑크라서요?

2013년, 자우림은 멤버 변경 전혀 없이 9집 <Goodbye, grief.>를 낸 대한민국 대표 밴드가

둔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매순간 자신을 의심하며’ 충실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김 예의가 있어요, 확실히. 박명진

자우림 씨, 저는 당신의 팬이에요

이노션 월드와이드 컨텐츠사업팀 팀장. 학창시절엔 레오 카락스

박 9집 <Goodbye, grief.>의 타이틀곡이 ‘스물다섯, 스물하나’죠. 청춘

좌절, 광고마케팅을 전공하여 밥벌이하고 있다. 경영학박사라는

을 노래하는 자우림다운 선곡인데요. 스물한 살 때의 김윤아와 마흔에 접어든 김윤아,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김 많은 것이 변했지만, 기본적인 틀은 변하지 않았어요. 박 저의 스물한 살은 제법 저항적이었거든요. 학생운동을 하기도 했었 고. 그렇지만 직장인이 되고, 결혼을 하고, 아기 아빠가 되니까 많이 둥 글둥글해졌어요. 윤아 씨도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게 되면서 그런 변 화가 있지 않았을까요? 막 데뷔했을 때와 비교하면 말이죠. 김 그때 몰랐던 걸 지금은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만큼 더 깊게 생각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고도 생각하고요. 스무 살 무렵 의문을

같은 영화감독을 꿈꿨으나 불행히도 재능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타이틀 때문에 이지적이고 학구적인 캐릭터라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애니메이션이나 뮤지컬, 음악, 영화에 빠져 사는 덕후 중에 덕후 캐릭터. 지금은 두 살짜리 아들에 푹 빠져 사는 그냥 아저씨지만, 7년 전 이노션에 막 입사했을 땐 나름 훈남이라는 소리도 종종 들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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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홍대에 ‘경록절’이란 명절이 있어요. 크라잉넛 베이시스트인 한경록 씨의 생일에 홍대 밴드인들이 모여서 흥청망청 술을 먹는 모임인데요. 직접 가 본 적은 없지만 지인들의 중계를 들으면 (비장하게)이것이 바 로 펑크다! 박 어떻게 보면 방금 제가 윤아 씨를 ‘똑똑하다’고 표현한 것이나, Life is

‘자우림 씨’란 말이 정말, 너무 싫었어요. “어, 자우림 씨! 정말 팬이에요. 떼떼떼~ 그 노래 있죠? 정말 좋아해요.” 처음엔 되게 불쾌했거든요. 노래도 모르고 내 이름도 모르면서 어떻게 팬이지? 하지만 지금은 알아요. 그것이 그저 순수한 호의였다는 것을.

Orange가 윤아 씨를 ‘펑크’에 어울린다고 생각한 것이 편견일 수 있잖 아요. 실제 윤아 씨와 다른. 이런 대중들의 시선이 불편하진 않으세요? 김 음…저는 실존인물이니까요. 많은 분들의 생각 속에 있는 인물이 아 니니까. 그걸 혼동하지 않으니 그렇게 부담스럽진 않아요. 박 ‘꿈보다 해몽’식의 결과로 곤란을 겪은 적도 많을 것 같은데. 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일들도. 처음 데뷔해서 2~3년 동안은 모르는 사람이 저를 알아보고, 혹은 저를 안다고 생각하는 일 자체가 제일 고 생스러웠어요. 그러고 나서 깨달았죠. 그게 정말 철딱서니 없는, 배부 른 소리라는 걸. 그런 현상이 존재하지 않으면 지금 내가 음악을 업으

가졌던 몇 가지 일에 대해서는 체념할 수 있게 되었고요. 만약 어떤 사

로 삼아서 음악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걸 서서히 깨닫게 됐어요. 그러

람이 20대 초반에 가졌던 세계관으로 40대 초반에도 똑같은 음악을

자 그 모든 관심이 되게 감사해졌고요.

하고 있다면…. 무서운 일이죠. 저는 제가 매년 성장하기를 바라거든요.

박 이것이 아까 ‘스무 살 때 의문을 가졌던 몇 가지 일’ 중 하나인가요,

좀 더 많은 현상을 이해하고, 많은 사람을 이해하고, 깊이 있는 소리를

혹시?

내는 게 성장 아닐까요. 그리고 나이에 걸맞은 펑크가 있는 것 같아요.

김 네. ‘자우림 씨’란 말이 정말, 너무 싫었어요. “어, 자우림 씨! 정말 팬

나이가 들어도 펑크를 잃지 않고…. 네, 쭉 걸어가겠습니다. 하하.

이에요. 떼떼떼~ 그 노래 있죠? 정말 좋아해요.” 처음엔 되게 불쾌했

박 윤아 씨를 보고 있으면 참 똑똑한 사람 같아요, 정말로.

거든요. 노래도 모르고 내 이름도 모르면서 어떻게 팬이지? 하지만 지

김 어휴, 헛똑똑이예요. 진짜 펑크는 크라잉넛이죠. 음악과 생활 모두.

금은 알아요. 그것이 그저 순수한 호의였다는 것을. 지금은 제가 의도

그들이 술자리를 갖는 걸 보고 있으면 정말이지….

치 않은 호의나 관심에 감사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는 오해가 있다는

박 하하하. 어떤 면에서요?

것도 이해해요.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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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 정규 9집 [Goodbye, grief.] 김윤아(V), 이선규(G), 김진만(B), 구태훈(D)으로 구성된 대한민국의 대표 모던록 밴드 자우림(紫雨林)이 2년 2개월 만에 발표한 신보. ‘자줏빛 비가 내리는 숲’이란 이름처럼 어둡고 무거운 측면과 밝고 경쾌한 측면의 양극단을 아낌없이 표출한 ‘완전판’이다. 청춘에 대한 애틋함을 그려낸 타이틀곡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비롯해 우아한 스트링 세션과 현악 사운드가 돋보이는 ‘Anna’, 시조를 연상케 하는 가사와 구성진 가락을 결합시킨 ‘님아’, 드럼 연주로 강렬한 이미지를 그려내는 ‘템페스트’ 등 총 11곡 트랙이 수록돼 있다.


Life is Orange Winter 2013

1집 인터뷰를 한창 할 때였어요. 신인이니까 ‘10년 뒤 자우림은 어떤 밴드가 되고 싶나’류의 질문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때 “계속 팬들을 배신하는 팀이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한 적이 있어요. 팬들이 이만큼을 기대할 때, 그 기대에 따라 흔들리고 움직이는 게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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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네, 정확해요. 그리고 그 약속을 지금까지 지켜왔다고 생각해요. 우 와, 말하고 나니 멋있는 것 같아. 어떡하지?(웃음) 박 최근 음악계 동향을 보면 말이죠. 아이돌이 이제 무시 못할 만큼 주 류잖아요. ‘쟤는 참 펑크스럽다’고 생각되는 아티스트가 있나요? 김 그럼요. 패션에 관해서라면 지드래곤! YG아티스트들이 굉장히 스 타일리시하다고 생각하고요. 약간 다른 느낌이지만, 일상복 스타일의 샤이니도 펑크하다고 생각해요. 박 아이돌에 대한 선입견은 없으신가 봐요. 김 전 좋아해요. 흐뭇해요, 보고 있으면. 보기 좋잖아요!(웃음) 그치만 음악적인 펑크와 패션으로서의 펑크, 삶을 대하는 태도로서의 펑크는 다 다르겠죠. 그리고 진짜 ‘펑크’의 시각으로 바라보자면 앞의 모두가

앞으로도 계속 팬들을 배신하며

다 아닐 수도 있는 거고.

박 그만큼 대중이 보기엔 윤아 씨가 독보적인 셈인데, 다른 자우림 멤

박 그럼 여기에서 질문 하나! 자우림 멤버 중 펑크와 가장 잘 맞는 사

버들이 서운하겠어요.

람은 누구일까요?

김 그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우리 팀이 오래 버티는 이유 같기도 한데

김 선규 오빠는…. 영혼이 펑크한 양반이라. 진만 오빠도 인생을 대하

요. 제가 혼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심지어는 ‘자우림 씨’라고 오해까

는 태도 같은 걸 보면 되게 자유로운 느낌이 있어요. 한순간 탁 놔버

지 받는 현상에 대해 오히려 저한테 미안해해요. 네가 고생이 많다! 이

리는! 태훈 오빠도 그런 편이죠. 맨 처음 밴드를 만들었을 땐 객원드러

러면서.(웃음)

머가 연주만 하는 시스템이었어요. 정규 드러머가 있어야겠는데, 이선

박 혼자 다 짊어진다고?

규·김진만하고 맞을 사람이 누굴까 고민하니 구태훈이 딱 떠올랐어요.

김 네. 그게 정말 고맙고, 미안하고.

박 대학생이면 아무래도 군대 문제도 걸려 있으니, 밴드 멤버에 고심이

박 그런 건 어때요. 인디밴드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타공인 메이저잖

많았겠군요.

아요.

김 우리 데모 테이프를 주고 생각해보라 했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김 엄격히 따지면 저희는 아직도 인디밴드지요. 인디레이블에서 음반

태훈 오빠가 이미 공연기획사에 들어가서 무대디자인 일을 하고 있었

을 내고 있으니까요. 메이저 방식이라면 우리 음악에 메이저 음악을 하

나봐요. 꿈이었거든요. 그렇게 2~3일이 지나고 태훈 오빠가 당시 작업

는 프로듀서가 개입하고, 이미지나 곡의 내용을 기획사에서 통제하겠

실이던 신림동 옥탑으로 찾아왔어요. 소주를 양손에 가득 들고 ‘나 사

지요? 그런 기준으로 따지면 저흰 인디밴드, 유명하냐 안 유명하냐는

표냈다!’ 그러는 거예요. 그때나 지금이나 취직하기 쉬웠던 것도 아니

간단한 논리로 보자면 저흰 메이저밴드.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고…. 말하고 보니 구태훈이 가장 펑크하네요.

특수한 위치에 있는 밴드라고 생각해요.

박 갑자기 만화 <나나>의 야스가 오버랩되네요. 변호사를 때려 치우고

박 그러고 보니 자우림이 막 데뷔했을 땐 특히나 여성보컬리스트가 많

드러머로 복직하던 장면.

았던 것 같네요.

김 어머, 야스는 굉장히 멋진데 구태훈은…어떡하지?(웃음)

김 줄리엣, 주주클럽, 삐삐롱스타킹 등이 같이 활동했었죠. 그래서 ‘여

박 28일 서울, 31일 부산에 예정된 콘서트 얘기도 좀 해주시죠. 미리

성보컬춘추전국시대’ 라는 제목으로 기사가 많이 나갔었어요.

준비하면 좋을 팬들의 자세(?)라든가.

박 그때 자우림을 ‘팬들의 뒤통수를 때리는 밴드’라 표현했었죠.

김 팬들은 지금부터 체력관리를 하셔야 합니다. 보통 공연은 강약중강

김 아, 정확히 기억나는데요. 1집 인터뷰를 한창 할 때였어요. 신인이니

약, 약약중중강강 이런 템포가 있는데 이번 저희 콘서트는 강강강중강

까 ‘10년 뒤 자우림은 어떤 밴드가 되고 싶나’류의 질문을 많이 받았거

강강! 여자분들 절대 하이힐 신지 마시고, 소지품은 그냥 갖고 오지 마

든요. 그때 “계속 팬들을 배신하는 팀이 되고 싶어요”라고 대답한 적이

시고.(웃음) 그리고 자길 잃어버릴 준비도 해오시면 좋아요. 요즘 저희

있어요. 팬들이 이만큼을 기대할 때, 그 기대에 따라 흔들리고 움직이

는 계속 혹독한 연습 중입니다.

는 게 아니라…오, 이게 펑크네요!

박 약간 힌트를 주신다면?

박 우리가 그 순간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밴드가 되겠다는?

김 세상에, 구태훈 씨가 춤을 춥니다!


14 ISSU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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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크 , 펑 나 으 은 었 일 라 죽 타 스 하리 원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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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an d on an t s nd V be k M Lo i n s , A t h e pun ’ g y l hi of in b t g, is atc u a ec rt in e S a a r g eff ve t i s th r e ad DP, ng th n? d v e ‘ I n also , in C ci id t. io t g ity like odu . D but n A n o idn’ kin e tiv es pr orld ntri y o ys t d hin lac . i i t a t ea t e p o i r , s w l c cr enc er its f i l l as ed o n a w the ive e g a B H t i os ag P t in o m t in rea , H f B pp ent ng bu on o k o B M rk d c i fro er v e, siti re o ea g i l e ur o o r t y nly ’ on yth o up t w n a t b c u l p f n o a a s ak cu op f yo ave se its ju a e g nk) l t e d u t a u t m his ro h i t d ur b H ly to s p o u n e n d a I , i d in o s on hat you ffer e (p I t j r n hn an o ve ger t w nd t u n k o to b tu a vo ain J o d it s e . i s es s t g. ou fin e w d u n g l t s n n o e at s m p en o p o ’ t i e d st qua dle ivin rd su n t , re ffer ght g 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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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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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CREATOR’S NOTE 크리스마스는 서핑을 타고 INNOCEAN Worldwide Americas 드라마 <상속자들>의 촬영지이기도 했던 캘리포니아 Huntington Beach에 위치한 미국법인. 1년 내내 서핑하기 좋은 이곳에도 크리스마스에 설레긴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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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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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내 인생을 뒤흔든 펑크 히어로! 누구는 문방구 주인아저씨일 수도 있고, 누구는 영화 배우일 수도 있겠죠. 더러는 황금용사 골드런이나 미키마우스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중2병’을 앓던 시절, 나와 함께 울고 웃었던 내 ‘반항의 상징’에 대해 고백하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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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OW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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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마, 해치지 않아 이재상 베스파에서 슬슬 할리 데이비슨이 탐나기 시작한 이노션 월드와이드 옥외미디어팀

(깍듯이)안녕하세요, 이재상입니다. 제가 말 안하 고 있으면 세고, 건방지고, 더럽고, 위아래 없는 사람인 줄 아시는데요. 겉모습만 보고 오해하진 말아주세요. 소심한 A형 남자니까요. 제 얼굴을 가만히 뜯어보면 아시겠지만 여리고 순수한 구석 이 있어요. 남들한테 쉽게 보이는 게 싫어서 수염 을 기르기 시작한 게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이젠 이 ‘그러데이션’이 없으면 와이프도 저도 모두 어 색할 정도예요. 그래도 저처럼 첫인상이랑 나중

다 보니 60년대 영국에 관심이 생겼고, 그때 한

인상이 다른 반전 있는 사람, 섹시하지 않나요?

창 붐이었던 모즈(Mods) 패션에 빠져들었죠. 모

아직도 안 믿으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고등학생

즈는 ‘moderns’의 약자인데, 기성세대에 대한 반

때까진 여러분이 ‘모범생’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

발을 클래식하면서도 경쾌하게 풀어낸 무리를 뜻

가 딱 저였어요. 청소당번 도망가는 걸 제일 싫어

해요. 당시 펑크와 쌍벽을 이뤘던 문화인데, 낮에

하고 선생님이 눈감고 있으라고 시키면 제일 오

공장에서 힘들게 일하던 영국 노동자들이 퇴근

래 감고 있는 사람. 정말 예의 없는 사람을 보면

후 깔끔하게 슈트를 차려입고 그 위에 야상을 걸

참을 수가 없어요. 대중교통에서 이어폰 없이 드

치고 클래식 스쿠터를 타고 다녔죠. 당시 사이드

라마를 보거나 시끄럽게 벨소리를 울리면 직접

미러가 없으면 단속이 심했는지 일부러 몇십 개

가서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해요. 얼마 전엔 버스

씩 달고 다닌 사진이 많은데, 진짜 인상적이에요.

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남고생 무리에게 조용히 하

펑크와 모즈 둘 다 저항인데 표현하는 방식이 좀

라고 일갈하고 일산까지 두근거리면서 왔던 적도

달랐던 거지.

있어요. 이건 와이프 영향이 큰데요. 와이프가 정

그래서 와이프 몰래 시원하게 질렀어요. 2천 달러

의감이 뛰어난 성격이라 그런 걸 못 참거든요. 그

짜리 한정판 칼 라거펠트 헬멧. 사실 용돈 타 쓰

러다 언젠가 와이프가 맞을 것 같은 거예요. 얘가

는 형편이라 비싼 걸 지를 상황이 아닌데 너무 갖

맞기 전에 내가 먼저 던지고 내가 먼저 해결해야

고 싶어서 냅다 질렀네요. 제가 또 리미티드에 환

겠다! 덤으로 와이프한테 칭찬도 받고!

장하거든요. 하하. 와이프가 나중에 다시 팔라고

어렸을 때 제 히어로는 바로 아버지였어요. 주한

한 지 꽤 됐는데 안 팔고 있는 것도 저한텐 되게

미8군 밴드에서 베이스를 치셨는데, 주위에 음악

큰 반항인 셈이에요. 그 외에 또 뭐가 있을까요.

하는 아빠가 흔하진 않잖아요? 아빠 방에 들어

아, 2G 프라다폰 쓰고 있는 것? 사람들이 왜 안

가면 젊은이의 반항이 느껴지는 제임스 딘과 엘

바꾸냐고 자꾸 물어보니까 바꾸지 말야야 할 이

리자베스 테일러의 포스터가 일단 시선을 빼앗았

유를 찾게 되더군요.

고, 그 옆에 레드 제플린부터 레인보우, 비틀스 같

곰곰 생각하니 이유가 많아요. 일단 2007년 2월

은 명반이 주욱 걸려 있었죠. 제가 나중에 블랙뮤

에 결혼해서 2007년 5월에 이걸 샀으니, 거의 내

직 디제이를 잠깐 했던 것도 분명 아버지의 영향

결혼생활과 함께했고. 아버지가 폐암 수술 하셨

이었을 거예요. 어린 마음에도 우리 아빠가 비록

던 기록도 문자로 남아 있고. 소중한 데이터가 들

돈은 많이 못 벌지만 다른 아빠보다 훨씬 멋있다

어 있는 거죠. 그리고 스마트폰이 싫은 것도 있어

고 생각했거든요. 그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고.

요. 사람 만나서 각자 스마트폰 들여다보는 거, 진

지금은 다 정리했지만 제 취미는 클래식 스쿠터

짜 이상하지 않아요? 길 다닐 때 핸드폰 들여다

라이딩이에요. 베스파에 진짜 미쳐 있었죠. 그러

보느라 사람 치고 다니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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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까지 했으니까. 그러다 우리 학교에서 <베르사유의 장미>로 유 명한 다카라즈카 극단의 내한공연이 열렸다. 평 소 정말 좋아하던 공연이라 ‘이건 꿈이야’라며 황 홀한 시간을 즐겼는데, 당시 공연의 메시지가 이 거였다. 너도 할 수 있으면 해봐. 무대에서 춤추 고 노래해봐. 그때 정말 ‘그래, 나도 할 수 있지 않 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당시 잘한다고 칭찬해주 시던 발레 선생님이 다른 연습실을 추천해주시면 서 배우의 길이 시작됐다. 정말 4~5년은 백수나 다름없이 지내면서 엄청 고생했다. 오디션도 계속 떨어지고. 엄마가 ‘어휴, 우리 딸 수의사나 됐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하실 땐 진짜 속상하면서도 오 기가 돋더라. 지금도 계약할 때마다 ‘나이에 비해 서 경력이 없으시네요’란 말을 듣지만, 젊은 나이 에 톱스타를 꿈꾸는 건 아니니까. 나의 꿈은 멋진 아줌마 배우! 길게 보기로 했다.(웃음) 그래도 올

내 삶을 그냥 내버려둬

해 목표는 다 이뤘으니 후련하다. 명절, 생일, 연

박수향

나는 대체로 엄마가 시키는 대로 순응하던 착한

비로소 본인이 가진 알코올의 힘을 각성한 뮤지컬 배우

딸이었다. 그런데 아마 중학교 2학년이던가, 정형

말에 일하기!

외과에서 TV를 보는데 <세일러문> 만화영화가 나오는 거다. 진짜 충격적이었다. 기존 변신소녀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제목에서도 짐작하듯 故

물과는 확연히 다른 비주얼에 지금 들어도 센세

김광석의 노래로 꾸민 뮤지컬. 대학가요제 대상

이셔널한 단조 주제가. 친구였던 플루토와 새턴이

경력의 밴드 ‘바람’ 멤버들의 대학시절과 10년 뒤

환생하면서 엄마와 딸 같은 관계가 된다거나, 우

밴드 재결성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서 선생님이

라누스와 넵튠의 동성애 코드도 충격적인데 생각

꿈이었으나 임용고시 실패 후 시민단체에서 노래

해보면 중학생 세일러문과 대학생 턱시도가면이

선생님을 하는 최고은을 연기하고 있다. 이 공연

야말로 원조교제의 대명사다. 소녀만화치고는 대

의 특징은 배우들이 직접 악기를 하나씩 맡아 연

단히 펑크적인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세일러문>

주한다는 것. 거의 콘서트나 다름없다. 덕분에 나

은 정말 내 인생을 바꿔놨다. 못하게 하면 12층에

도 젬베를 처음 쳐봤는데, 사람 살을 때리는 느낌

서 뛰어내리겠다며 시작한 코스튬플레이도, 그러

으로 쳐야 된다 들어서 연주할 때마다 아주 스트

다 의상학과로 전과한 것도, 다카라즈카와 무대

레스가 팍팍 풀린다. 흐흐.

의상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지금 뮤지컬 배우가

사실 남 얘기 같지 않아서 더욱 역할에 몰두하게

된 것도 다 그녀들 때문이니까.

되는 부분이 있다. 나는 본래 연극영화과 출신이

참, 지금은 김광석 씨에게 작은 반항 중이다. ‘잊

아니다. 이학부에서 생물학과로 배정받았다가 의

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란 주옥같은 노래를 솔로

상학과로 전과한 케이스다. 나름 올 에이쁠도 두

곡으로 부르는데, 일견 단순해 보이지만 정말 어

번이나 받은 우등생이었다는 거! 하지만 패션회

렵더라. 근데 김광석 팬들이 좀 많아야지. 다들

사에 취직한다거나 독립 브랜드를 갖겠다는 생각

감 놔라 배 놔라 한마디씩 보태니까 원래 부르던

은 없었던 것 같다. 무대의상, 특히 취미로 배우

노래도 안 나오는 거다. 아 몰라. 내 맘대로 부르

던 발레 때문에 발레의상을 너무 만들고 싶었다.

자. 그의 팬들은 굉장히 실망하고 있지만, 어쩌겠

근데 교수님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어떻게 하면

나.(웃음) 나중에 노래실력이 월등히 나아진다고

되는지 몰랐던 거지. ‘러시아에 가야 되나!?’란

해도 똑같이 부르겠어? 또 내 맘대로 부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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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순정만화가 맞고요 이윤희 로키에게 펑크록을 권하고 싶은 히어로물 마니아, 만화가

<어화둥둥 내 보르미>를 무사히 끝내고, 저는 건 강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피부가 엄청 좋아졌 어요. 한창 연재 중일 때는 피부가 이리 뒤집어지 고 저리 뒤집어지고 난리였거든요. 이제 다시 새 연재에 들어가면 또 제 몸과 피부가 괴로워하겠 지만, 일단 지금 이 달콤한 휴식에 집중할래요. 저는 2010년 순정만화잡지 <윙크>로 데뷔했는데 요. 오프라인 만화잡지로 데뷔한 마지막 세대라 고 볼 수 있어요. 주변 만화가지망생들은 전부 웹 툰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저는 예전부터 꼭 출판 만화를 하고 싶었거든요. 만화잡지에서, 한 번이

대로만 실천하면 일이 틀어질 일은 없어’ 하고 절

라도요. 그때 <윙크>에서 연재하던 한 작가님께

다독인 뒤 다시 놀기 시작해요. 그렇게 지금까지

서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침몰하는 타이타닉

마감을 어기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음?)

에 한번 타보고 싶다면 그렇게 해라.”

만화가인 제게 큰 영향을 미친 것이 만화라면,

2012년 여름쯤이었어요. <윙크>가 웹진으로 넘

역시 식상할까요? 그치만 사실인걸요. 사춘기

어간 것이. 말도 안 되게 속상했죠. 오히려 독자

시절 좋아하던 만화와 만화가들은 정말 많았

로서의 경력이 더 길기 때문에 더 속상했을지도

지만 그 중 하나만 꼽자면 전 옆 나라 작가집단

모르겠어요. 내 손에 쥐고 한 장 한 장 책을 넘겨

CLAMP를 꼽고 싶어요. 탄탄한 스토리, 독창적

가는 그 느낌이 이제는 사라진다니 정말 안타까

인 세계관, 미려한 그림까지, 그들의 만화는 정말

웠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훌륭해요. 그리고 팬서비스가 정말로 확실하죠.

도 생각했어요. 격변기니까요. 출판시장뿐만 아

비교적 최근작인 <츠바사>에 지금까지 그들이 그

니라 세상이 온통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옮겨가

려왔던 만화의 등장인물이 총출연하는 것만 봐

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약간 혼란스럽지

도 그렇죠. 사실 <츠바사>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만 어쩌겠어요, 새로운 매체에 적응해야죠. 사실

작품에도 세계관을 공유하며 등장인물이 몇 번

그렇게 디지털 문명(?)과 동떨어진 세대도 아니잖

이고 다시 등장하곤 하지만요. 오래된 팬을 위한

아요. 하하.

서비스인 동시에 독립된 형태의 훌륭한 작품이

저는 밖에 잘 안 나간답니다. 특히 연재 중에는

니, CLAMP는 참 캐릭터를 잘 키우고 돌보는 작

나가 놀고 싶어도 잘되지 않더라고요. 어쩌다 한

가들인 것 같네요.

번 겨우 나갔다 오면 신나서 블로그에 글을 쓰는

보르미처럼 ‘박씨전’을 모티프로 한 다른 만화들

거지요. 블로그엔 제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적

이 있는데요. 설마 박씨부인의 아버지인 신선 박

게 되니까요. 사실 저는 꽤 불안이 많은 사람입니

처사가 카사노바 양성애자로 나오진 않겠지요?

다.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놀 때고 일할 때

설마 박씨부인의 남편이자 만화의 남자주인공이

고 미리 그 일을 걱정하며 계획하는 피곤한 습관

‘얼빠’ 난봉꾼으로 나오진 않겠지요? 설마 박씨부

이 있어요. 놀기 전에도 놀기 위한 계획을 짜죠.

인이 상반신에 문신 두르고 나오진 않겠지요? 설

비록 실천은 못한다 해도 계획은 꼭 짜요. 사실

마 박씨부인 남편의 전 약혼녀가 오히려 박씨부

놀 때도 할 일이 생각나서 종종 불안하지만 그럴

인을 좋아하는 건 아니겠지요? …그런 만화입니

때마다 ‘나는 계획을 미리 짜두었으니 괜찮아. 그

다. 순정만화 맞고요. 많이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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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스가 없었던 당시 반짝반짝한 젤이 싫어서 마 른 비누로 머리를 세웠던 기억이 난다. 아톰리턴즈는 사촌끼리 만든 밴드다. 너바나나 그린데이를 알게 된 것도 사촌형들 때문이었다. www.punk77.com에 드나들면서 게시판 글을 읽 는 게 일상이었는데, 좋아하면 할수록 이건 펑크 가 아닌 것 같더라. 어린 마음에 섹스 피스톨스는 펑크고 그린데이는 펑크가 아니라고 생각한 거지. 지금은 섹스 피스톨스도 한창 활동하던 당시엔 아이돌이나 다름없었고, 그들이 했던 행동이 어떻 게 보면 더 잘 포장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은 어쿠스틱 밴드를 하지만, 그래도 펑크가 없었다면 음악에 관심을 갖지 않았을 거다. 그리 고 상수동 차트 1위였던(웃음) ‘바보’란 노래를 봐 도 그렇지만 우리 음악이 화성이 뛰어난 것도 아

하기 싫은 건 정말 못하겠는 걸 어떡해

니고, 촘촘하게 완성된 스타일도 아니다. 그래서

에스테반

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별로

새벽 1시부터 비로소 더욱 재밌어지는 서울살롱 CEO·아톰리턴즈 보컬리스트

다. 지금은 일반인도 취미로 음악을 할 수 있는 시

우리가 ‘어쿠스틱 펑크’를 표방한다고 하는 거다. 하하. 간혹 ‘우린 뮤지션이니까’ 하고 어깨에 힘주

대 아닌가? 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나는 어릴 때부터 누가 나한테 강요하는 걸 참을

없다. 항상 ‘재미있게 놀’ 궁리만 했는데, 그렇게 갈

수 없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한 번도 자율학습

고 닦은 ‘촉’으로 지금 서울살롱을 운영하고 있으

에 들어간 적이 없고(말 그대로 ‘자율’학습이니까),

니 잘된 거 아닌가? 처음엔 힘든 점도 있었다. 아

놀 거 다 놀고 가려고 늦게 간 군대에서도 ‘제대하

무래도 안에 바가 있으니까 앞에서 공연을 해도

면 놀 리스트’를 적느라 바빴고, 4년간 기자생활

뒤돌아서 술을 마신다거나, 공연 중에 옆에서 생

을 했던 <bling> 면접도 편집장이 날 찾아왔으며

일파티를 한다거나. 그런데 얼마 전에 마이크 없

(알바하느라 바빴으니까), 지금 아는 동생들과 하

이 라이브 공연을 했더니 사람들이 오히려 집중

는 ART-O 활동도 흔히 오해하는 것처럼 젬베로

하는 게 아닌가. 앞으로 계속 그런 콘셉트로 갈까

거리청소년을 교화하려는 ‘착한’ 것이 아니다. 그

봐. 엄청 재밌었거든.

저 북치는 게 좋고, 그 와중에 아이들의 악의 기

아, 얼마 전에 했던 내 결혼식도 정말 재밌었다. 여

운(?)을 약간 희석시키면 더 좋을 뿐이다.

자친구도 나도 예식장에서 결혼하는 게 싫어 계

생각해보니 고등학교 때 펑크밴드를 했었다. 그전

속 결혼을 미루고 있었는데 부모님이 채근을 하

엔 어려운 테크닉을 요하는 그룹사운드가 인기가

셔서 드디어 식을 올렸더랬다. 친구 빼고 50명 정

많았는데, 그게 싫었다. 내 또래(99학번) 중 밴드

도 하객을 모시고 좋은 날 잡아 점심만 대접해드

에 관심 있던 애들은 웬만큼 펑크를 좋아했을 거

린 거지. 등 파임이 과감한 푸시버튼 박승건 디자

다. 당시 홍대 ‘드럭’에서 크라잉넛이랑 노브레인

이너의 드레스에 스타워즈 주제가로 입장하는 등

이 공연을 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노브레인 기타

나름 형식은 갖췄는데, 어른들이 전부 ‘너네 뭐하

리스트였던 차승우는 그야말로 내게 시드 비셔스

는 거니’ 하고 어이없어 하셨다. 어머니는 그럴 거

같은 존재였다. 체인 목걸이에 타탄 체크 본디지

면 그냥 혼인신고만 하라 하셨고, 아버지는 아예

팬츠, 옷핀 달린 찢어진 티셔츠에 버클이 화려한

안 오려고 하셨다니까? 하하. 대신 뒤풀이는 친구

벨트까지…. 솔직히 처음엔 무작정 외모부터 흉내

들이랑 아주 ‘찐하게’ 했다. 너무 찐해서 기물이 많

를 냈다. 머리는 어떻게 세우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이 부서졌지만, 친구들이 안 다쳐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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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BRILLIANT MASTERPIECE 현대자동차, 김용호 작가의 신개념 아트 프로젝트 기존의 편견을 무너뜨리고, 산업과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린 신개념 아트 프로젝트의 탄생. 지난 11월 14일, 현대자동차와 김용호 사 진작가의 공동프로젝트 <브릴리언트 마스터피스>전이 청담동 비욘드 뮤지엄에서 열렸다. 지난 1년간 현대자동차 곳곳을 피사체로 삼아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형식으로 담아낸 김용호 사진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현대자동차의 아름다움을 새 롭게 발견한 뜻깊은 자리였다. 그 뜻깊은 자리에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함께했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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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작가는 자동차 충돌테스트에 쓰이는 인형더미와 자동차 엔진을 예술적으로 배치했고, 시각적 이미지를 확대하고 증폭시켜 현대자동차의 브릴리언트함을 강조했다.

1년의 기다림, 그 화려한 개막

선에서 현대자동차의 힘을 상징하는 3개의 엔진 조형물이 함께 전시되었다.

거친 붓놀림으로 구름 한 점 없는 하얀 하늘, 울퉁불퉁 고르지 않은 땅을 은

특히 전시의 메인 테마인 ‘절차탁마’의 감동을 전하기 위해 충돌테스트에 실

유하고 있는 것만 같다. 언뜻 전후 독일을 대표하는 추상화가 게르하르트 리

제로 쓰였던 더미 인형을 예술적으로 배치해 프레임 안에 머무를 수밖에 없

히터가 떠오르는 이 작품은 놀랍게도 현대자동차 남양연구소 일부분을 카메

는 사진 작품을 프레임 외적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라의 프레임 안으로 살포시 옮겨놓은 것이다.

이번 전시회의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공간을 시각적 의도에 따라 구성했다는

지난 11월 15일 청담동 비욘드 뮤지엄에서 진행된 <브릴리언트 마스터피스>전.

점이다. 이에 대해 김용호 작가는 “현대자동차가 오늘날 얼마나 브릴리언트한

지난 1년간 김용호 사진작가와 현대자동차가 함께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는

컴퍼니인가 하는 감성의 영역에서 시각적 확대와 이미지를 증폭시키는 의도

작가의 눈으로 바라본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모습을 담아냈다.

와, 단순히 사진을 정지된 것에서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채워주는 생

그동안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기 때문일까?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모습에

명체가 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정보 전달이 목적이 아

많은 이들의 관심이 이어졌다. 2만 컷의 촬영분 중 엄선된 29컷의 사진을 보

니다. 현대자동차가 지닌 시간의 여운에 대해 감동을 남기고자 하는 작가로

기 위해 많은 이들이 비욘드 뮤지엄을 방문했다. <브릴리언트 마스터피스>전

서의 간절한 바람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브릴리언트 마스터피스>전은 현대

은 비욘드 뮤지엄 1층과 2층을 전시공간으로 사진전,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자동차 그 자체가 아닌 존재의 근원이 되는 재료로 작업하여, 보는 이의 주관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되었다. 1층을 가득 채웠던 초대형 미디어에서 펼쳐지

에 따라 달리 볼 수 있는 포스트모너니즘적인 감동에 기초하고 있다.

는 ‘미러 아트’는 거울로 확대된 이미지를 통해 무한 확장의 존재 의미를 드러 내고자 한 작품이다. 보는 이의 주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진 이미

김용호 작가가 발견한 수백억 원 가치의 흔적의 벽

지들에 많은 관객은 눈을 떼지 못했다.

사진작가 김용호는 상업사진과 예술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일상

2층에서는 1층 ‘미러 아트’ 속 사진 이미지를 담은 대형 액자들과 작가적 시

적인 경험과 기억의 이미지들을 조합해 독특한 스토리의 실험적인 작품을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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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해왔다. 그의 작업은 어떤 형식이나 제약에 의해 표현되는 관념적 미학을

것들, 기중기 자국이 새겨진 공장 바닥 그리고 기름때 묻은 현장 등은 지금까

따르지 않는다. 오히려 동시대를 관통하는 다양한 시선과 자유로움, 무의식

지와는 달리 자동차를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도달하는 경계의 순간에 더욱 근접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김용호 사진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숨어 있는 가치’를 강조했다. 흥미로운

획기적인 레코더로서 늘 새로운 관점과 발견으로 작품을 만들어온 사진작가

점은 김용호 사진작가의 작품을 통틀어 현대자동차가 단 한 대도 부각되지

김용호. 어느 날 이제껏 느끼지 못했던 흥미로움을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수

않았다는 것이다. 수백억 원의 가치를 지닌 흔적의 벽, 바닥만으로 김용호 사

밀 테스트를 찍은 한 장의 사진으로부터 목격한다. “현대자동차를 수십 년간

진작가는 현대자동차의 아이덴티티를 확연하게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생산해낸 그곳이 정작 우리 눈에 보이던 것 너머의 어떤 존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몰랐던 진정한 현대자동차의 브릴리언트한 그 무엇이

다이아몬드의 58면체를 닮은 ‘브릴리언트 마스터피스’

라는 것에 강하게 이끌리게 되었다.” 그렇게 1년이라는 긴 여정 동안 현대자

다시 <브릴리언트 마스터피스>전으로 돌아와보자. 김용호 작가의 작품은 추

동차의 공장과 연구소는 김용호 사진작가의 시선에 따라 새로이 태어났다.

상화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절차탁마’는

자동차에 대해 떠올리면 보편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

관람객의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자동차 충돌테스트 현장을 포착한

러한 스테레오타입들은 김용호 사진작가의 작품에서 여지없이 부숴진다. 차

작품으로 수없이 많은 자동차가 부딪혀 부서진 벽을 마치 추상표현주의 회

가운 금속을 어떻게 따뜻하게 담아낼 수 있었던 것일까? 이에 대해 김용호

화와 팝아트 작품처럼 담아낸 것이다. “수 많은 자동차의 충돌 흔적이 있는

사진작가는 “있는 그대로, 나의 관점으로”라고 짤막하게 대답한 후, “눈에 보

벽을 찍으면서 자동차 수량만큼의 자본 가치는 물론, 현대자동차가 만들어

이는 완성된 자동차의 심미학적 접근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실질적으로 아름답

지기까지의 시간과 산업 노동자들의 노고를 느낄 수 있었다”는 김용호 작

지 않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충돌테스트장이나 엔진이 마구잡이로 쌓여 있는

가의 말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는 현대자동차가 고객의 안전을 위해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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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호 작가는 추상표현주의, 팝아트적인 시각으로 현대자동차 공장과 연구소 구석구석을 피사체로 담아냈다. 현대자동차 곳곳의 고유한 패턴과 기하학적인 곡선들은 김용호 작가의 시각 아래 전혀 새로운 오브제로 재탄생했다.

해온 의지와 혼연일체된 작품이다.

가치를 표현하는 것이 자신의 이상이었다는 김용호 작가. <브릴리언트 마스

이 밖에도 자동차 차체 공장의 바닥 부분의 흔적이 붉은 꽃을 연상시킨다고

터피스>전을 통해 그는 자신의 이상을 실현했다.

하여 이름 붙인 <붉은 꽃>, 충돌 시험으로 인해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대신 그

“현대자동차는 1967년 창업한 국내 최초의 자동차 기업이고 꾸준히 성장한

로 인해 희생된 부품에 대해 기억하라는 의미로 붙인 <메멘토모리>, 자동차

관록의 시간을 가졌다. 그 가치는 세계의 잣대를 뛰어넘고 수많은 이들을

의 차체에 아름다운 유리천장이 반사되어 마치 유리구슬 같은 모습을 보여

꿈꾸게 했다. 현재에 재발견될 만한 기업적 이념이다. 바우하우스의 이념을

준다고 하여 이름 붙인 <리플렉션> 등, 그의 작품들은 현대자동차의 지난 세

실현해내기 위한 땀과 노력의 흔적이 현대의 미학에 있어 빠트릴 수 없는 것

월과 현재를 잇는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담아내고 있다.

임을 직시하고 싶었다.” 김용호 작가와 현대자동차의 크리에이티브한 콜라

“자동차라는 하나의 피사체보다 그것을 생성할 수 있고 또한 동시에 파괴할

보레이션 <브릴리언트 마스터피스>전은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발견뿐 아니

수 있는 현대자동차의 현재를 입체적인 다이아몬드의 날카롭고 예민한 면처

라 작가가 새로운 관점으로 무한한 예술의 세계를 넓혔다는 것에 그 의미가

럼 다각도로 반영하고 싶었다.” 김용호 사진작가의 말은 단지 자본이 투입된

충만하다.

대규모 사업의 피상적 아름다움이 아닌 수많은 자동차를 이루던 물질, 자본, 시간과 노고가 뒤섞여 새겨진 흔적을 가리킨다. 기술과 노고를 들여 수없이 깎고 또 깎았던 현대자동차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것이 곧 디자인이며, 가장 기능적인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바우하

Tip

<브릴리언트 마스터피스>전을 놓쳤다면 현대자동차 브랜드 사이트(brilliant.hyundai.com)에서도 만날

우스 이념을 실현한 김용호 작가의 작품들은 공간 예술이 가장 잘 녹여내 숨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전시회를 안타깝게 놓친 이들을 위해 ‘brilliant masterpiece’ 웹페이지를 제작해서 지

어 있던 현대자동차의 모습을 담고 있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너머의

공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다.

난 11월 14일 오픈했다. 해당 페이지를 통해 전시 작품의 고화질 이미지와 스크린 세이버, 메이킹 영상 등을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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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는 <기아 서프라이즈 위크엔드> 행사를 열어 ‘미래 고객들을 위한 기아 브랜드 체험’의 자리를 마련했다.

KIA SURPRISE WEEKEND! 자동차, 예술, 젊음이 만난 ‘서프라이즈’한 주말 지난 9월의 27일,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기아 서프라이즈 위크엔드>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기 아자동차와 함께 ‘미래 고객을 위한 기아 브랜드 체험’이라는 테마로 20대의 젊은이들을 초대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 도록 마련한 자리였다. 27일 오픈 이후 28일, 29일 전시와 함께 참여 작가들과 젊은이들의 ‘토크(talk)’의 장이 마련되어 행사의 의 미를 더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젊은 열기와 에너지로 서프라이즈했던 그 주말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TEXT. 류동현 (미술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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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의 행진, 기아 서프라이즈 위크엔드

이번 행사는 기아자동차가 ‘미래 고객을 위한 기아 브랜드 체험’이라는 목표

비가 오는 9월의 마지막 주말 저녁이었다. 여전히 더운 날씨 때문에 여름의

로 대학생과 20대 젊은이를 위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소개하기 위해 기획

분위기를 풍겼던 며칠간과는 달리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의 초입 분위

되었다. 참가 희망자를 행사 홈페이지인 페이스북을 통해 신청받는 등 철저

기에 걸맞은 스산함이 대기 중에 스멀거렸다. 이는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

하게 젊은이들을 위한 행사로 기획되었다. 행사 또한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센터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됐다. 9월 27일부터 29일까지 열리는 <기아 서프

수 있는 콘텐츠로 가득 차 있었는데, 전시의 경우에는 국내외 젊은 작가와

라이즈 위크엔드> 행사를 둘러보러 가는 길이다. 27일 오픈 이후 28일, 29

디자이너의 작품으로 꾸밈과 동시에 참여 작가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토크

일 전시와 함께 참여 작가들과 젊은이들이 함께하는 ‘토크(talk)’ 자리가 마

시간, 젊은 영화감독의 영화 상영, 디제잉 파티 등으로 채워졌다. 이 프로그

련된다기에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겼다. 날씨 때문에 행사 분위기가 가라앉

램을 기획한 기아자동차의 유스마케팅팀은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중

지 않았을까라는 불안감이 스산함과 함께 스멀스멀 머릿속으로 들어왔다.

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지난해 발표한 기아의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 체

그러나 그 불안감은 한마디로 기우였다! 가나아트센터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계를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기아의 브랜드 슬로건 ‘세상을 놀

넘쳐나는 열기와 에너지라니! 젊은 열기가 행사장을 꽉 채우고 있었다.

라게 하는 힘-Power to Suprise’의 의미를 내포하는, 다양한 ‘A different

기아자동차가 개최한 <기아 서프라이즈 위크엔드(KIA Surprise Weekend)>

Beat’을 통해 기아의 브랜드를 체험한다는 뜻으로 본 행사를 ‘기아 서프라

는 평상시 미술계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이벤트였다. 금·토·일 3일간의 주

이즈 위크엔드’로 이름 붙였다. 여기에 기아의 브랜드 에센스인 ‘또 다른 박동’

말을 젊은이들이 ‘서프라이즈’하게 보내도록 기획해 ‘서프라이즈 위크엔드’라

과 ‘자동차 등 이동수단’이라는 자동차 관련 소재로 여러 아티스트가 작업

는 이름이 붙었다. 단지 3일간만 열리는 전시는 최근 점점 전시기간을 길게

한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예술을 통해 감성과 개성이 뚜렷한 대학생 및 20

잡는 미술계의 분위기와 달랐다. 그리고 대상도 불특정 다수가 아닌, 20대

대 청년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들의 마음속에 기아가 자리 잡을 수 있도

젊은이들만을 대상으로 한정함으로써 전시와 행사의 집중도를 높였다.

록 노력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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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행사는 젊은이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되었다. 특히 젊은 감독의 영화 상영과 디제잉 파티는 젊은이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서 진행되었다.

예술적 영감으로 탈바꿈한 자동차

경이다. 그리고 움직이는 속도에 따라 그네 밑에서 작가가 미리 설치해 놓은

이를 보여주기 위한 가나아트센터의 전시는 기아의 신 브랜드 아이덴티티 체

다양한 음악이 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작품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자

계인 ‘믿음직스러운(Reliable)’, ‘활력 넘치는(Vibrant)’, ‘독특한(Distincture)’

동차를 타고 가면서 보는 ‘풍경’, 자동차가 행하는 ‘움직임’(자동차의 가장 기

이라는 키워드에 부합하는 국내외 아티스트 3명의 작업으로 구성되었다고

본적인 용도인), 자동차 안에서 듣는 ‘음악’을 은유한다. 관객은 리본의 변화

이노션은 밝혔다. 바로 마이클 라우(Michael Lau), 빠키(Vakki), 줄리앙 발레

하는 색상들이 ‘풍경’으로, 그네 타기 퍼포먼스가 자동차의 ‘움직임’으로, 그

(Julien Vallée)의 작품이 그것이다. 특히 작가들은 이번 3일간의 전시 기간을

네의 움직임과 속도에 따라 변화하는 음악은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할 때 들

위해 새로이 작업을 선보였다.

리는 엔진과 음악으로 ‘변신’하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뉴욕 아트디렉터

1층 전시장은 마이클 라우의 작품으로 시작되었다. 마이클 라우는 우리에게

스 클럽의 ‘영건(Young gun)’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받은 젊은 아티스트의 통

는 ‘장난감’으로, 혹은 서브컬처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알려진 ‘피규어’를 예술

통 튀는 예술적 아이디어가 ‘자동차’라는 키워드와 잘 버무려진 작품이었다.

의 단계로 끌어올린 홍콩 출신의 피규어 아티스트다. 국내에서는 2월부터 4 월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마이클 라우 아트토이전>을 열면서 주목받았다.

유쾌한 전시, 흥겨운 축제

‘아트토이’의 창시자로 평가받는 작가는 1998년 <이스트 터치>라는 잡지에 연

줄리앙 발레의 작품 옆에는 빠키의 화려한 작품이 자리 잡고 있었다. ‘Vakki

재한 만화를 토대로 <가드너 시리즈>를 선보임으로써 유명해졌는데, 2008

Park’로도 알려진 빠키는 이번에 참여한 세 명의 작가 중 유일한 국내 작가

년 한 매체에서는 ‘어번 트렌드’를 이끄는 선구자 20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다. 비주얼 디자인과 사진, 필름을 전공하고 현재 설치작가, 그래픽 아티스

이번 전시에 마이클 라우는 ‘Dare to Dream’이라는 콘셉트로 작업을 했는

트,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빠키가 출품한 작

데, 현대 사회에서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닌 운전자의 개성을 표현

품은 바로 자동차. 흡사 팀 버튼의 <찰리의 초콜릿 공장>에 등장할 듯한 형

하기 위한 수단이며, 그 개성은 본인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정의되어야 한다

형색색의 그래픽 패턴으로 채워진 자동차는 엔진이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

고 작품을 통해 이야기한다. 특히 20대가 가진 자신만의 개성을 ‘I am what

이기도 하고 세밀하고 발랄한 색상의 그래픽 오브제이기도 했다. 복잡하면

I am’이라고 정의해, 이번에 선보인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만의 숨겨진

서도 유쾌한 느낌의 그래픽 패턴은 작가의 젊은 감수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

가능성을 생각하고 탐색하도록 배려했다. 작가는 대표작인 <가드너> 시리즈

수작이었다. 쏘울을 모델로 한 프레임에 채워진 이러한 그래픽 패턴으로 인

의 커다란 피규어와 함께, 기아에서 출시한 자동차 ‘쏘울’에서 영감을 받은

해 관객들은 동화나 판타지 이야기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묘하고 즐거운

작품을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특히 등신대로 구현한 쏘울의 차량 오브제에

체험을 경험하게 된다.

‘I AM __’이라는 문구를 써놓아 관객 스스로가 그 빈칸에 넣을 자신만의 개

‘기아 영 크리에이터스’에 선정된 주유진과 조기석의 작품 또한 흥미로웠다.

성을 생각해보게 했다. 다양한 색상으로 개성을 보여주는 기존 쏘울 자동차

‘기아 영 크리에이터스’는 외부 심사위원의 심사로 선정된 젊은 작가 2명에게

와는 달리 순백색의 쏘울 자동차 오브제는 오히려 젊은이의 다양한 가능성

2박 3일간의 ‘홍콩 아트 트립 패키지’와 이번 행사의 전시 기회를 제공하는

을 대입시킬 수 있는 여백으로 치환되어 또 다른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한류

프로그램으로, 180여 명의 지원자 중 올해에는 홍익대 판화과 08학번 주유

를 이끄는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초상화를 일러스트적으로 표현한 작품 또

진과 국민대 시각디자인과 10학번 조기석이 선정되었다. 지금까지 해온 작

한 젊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업과 함께 홍콩 아트 트립의 경험을 통한 작업이 출품되었다.

2층은 줄리앙 발레와 빠키, ‘기아 영 크리에이터스(KIA Young Creators)’에

이렇게 전시장은 관객들에게 난해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작

선정된 주유진과 조기석의 작품으로 꾸며졌다. 그래픽 디자이너 겸 모션아트

품들로 꽉 채워져 있었다. 그야말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2박 3일이라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캐나다 출신의 줄리앙 발레는 ‘My Dream Ride’를 주

는 짧은 일정이 아쉬울 정도였다. 공간 구성도 대담했다. 물 흐르는 듯한 느

제로 작가가 자동차를 통해 느낀 경험, 자신이 꿈꾸는 자동차 라이프를 ‘그

낌의 붉은색 띠로 꾸며진 전시장은 작품들과 독특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네’ 형태의 작품으로 구현했다. 전시장 천장에서 늘어뜨린 다양한 색상의 수

행사 첫째 날 TIP Crew, 피터팬 콤플렉스, 기린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축하

많은 리본 사이에 설치된 그네 작품은 관객이 타면(실제로 탈 수 있다) 리본

공연이 열린 것을 시작으로 둘째 날인 토요일에는 전시에 참여한 국내외 아

을 뚫고나와 전시장의 공간을 둘러보게 된다. 위치에 따라 변하는 새로운 풍

티스트들의 ‘아티스트 토크’와 칸영화제 단편 부문 황금종려상을 국내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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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의 메인 작가인 줄리앙 발레, 빠키, 마이클라우 뿐만 아니라 ‘기아 영 크리에이터스’로 선정된 주유진과 조기석이 작품을 출품해 주목을 받았다. 마지막 날에 젊은 작가 주유진과 조기석이 아티스트 토크 시간을 가져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했다.

로 수상한 젊은 영화감독 문병권의 영화 상영이 있었다. 마이클 라우는 아

2박 3일의 짧은 쇼케이스 행사였지만, 이번 <기아 서프라이즈 위크엔드>는

쉽게도 직접 참석을 하지 못해 영상 인사말로 대체했다. 직접 내한한 줄리앙

다양한 문화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들의 행보와 맞물려 신선함으로 다가왔

발레는 전시에 대한 소감과 함께 이번 작품을 제작하면서 느낀 자유로움과

다. 특히 젊은이, 대학생을 위한 기업 행사가 봉사활동이나 브랜드 서포터즈

도전에 대해 관객들과 소통했다. 특히 자신이 경험한 자동차 라이프에서 음

정도에 머무는 데 비해 이번 행사는 젊은이를 타깃으로 한 좀 더 차별화되

악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작품과의 연관성을 설명했다. 토크 이

고 확장된 문화행사이자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단

후 상영된 영화는 문병권 감독의 칸영화제 수상작인 <세이프(Safe)>. 러닝타

순한 상품의 판매와 촉진이 아닌, 이러한 문화적 접근을 통한 마케팅과 쇼

임 13분의 짧은 영화였지만, 문 감독의 번뜩이는 재기를 알아채는 데는 부

케이스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

족함이 없었다. 불법게임방 환전소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사건은 현실과 공

이 든다. 이번 행사에서 개인적으로 아쉬운 점은 이벤트와는 별도로 전시

포, 환상을 넘나들면서 관객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문 감독은 토크 시간

기간이 좀 더 길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점이다. 행사에 대해 널리 알릴 뿐만

에 “직접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일에 자신을 던져라”라고 얘기해

아니라 더 많은 젊은이가 재미있는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물

동시대 젊은 관객과 공감대를 이루기도 했다. 행사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

론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니, 다음을 기대할 수밖에.

는 ‘기아 영 크리에이터스’에 선정된 주유진과 조기석의 아티스트 토크가 있

그렇기에, “처음 시행한 ‘기아 서프라이즈 위크엔드’에 많은 대학생과 20대

었다. 홍콩 아트 트립 여정에 대한 영상과 함께 자신의 작업을 소개하는 두

청년들이 관심을 갖고 찾아와주었다. 앞으로도 기아의 미래 고객들이 다양

‘젊은’ 작가의 모습에서 열정과 패기가 느껴졌다. ‘다양한 활동과 재주’(조기

하고 특별한 문화 콘텐츠를 통해 기아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

석), ‘강한 힘’(주유진)이 작업에서 느껴져 선정되었다는 평가답게 다양한 스

다”는 이노션의 각오와 함께 앞으로 어떤 ‘서프라이즈’한 행사가 등장할지

펙트럼의 작업을 엿볼 수 있었다.

벌써부터 궁금해지는 것은 비단 필자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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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공원 앞 패션거리의 랜드마크가 된 ‘0914 아트 프로젝트’의 가림막. (주)시몬느 자체 브랜드 ‘0914’의 성공적인 론칭을 위한 사전 홍보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SINCERITY & PASSION 0914 WITH INNOCEAN 진심과 열정으로 탄생한 ‘0914 아트 프로젝트’ 명품가방 제조업체 ㈜시몬느가 자체 브랜드 ‘0914’의 성공적인 브랜드 론칭을 위해 이노션 월드와이드와 함께 ‘0914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0914 아트 프로젝트’는 핸드백이 지닌 미적 가치를 다양한 각도로 조명하기 위해 전시, 설치미술 등 다양한 방식의 예 술을 활용하는 새로운 마케팅적 접근이다. 2015년까지 이노션과 함께할 ‘0914 아트 프로젝트’의 크리에이티브한 행보를 기대해보자.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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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이 (주)시몬느와 함께 진행하는 ‘0914 아트 프로젝트’는 ‘0914’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를 다양하게 선보이는 것에 중점을 둔 다채로운 접근 방식으로 대중들과 소통하고 있다.

명품 패션 브랜드의 메카로 불리는 도산공원 앞. 형형색색의 실(Thread)로

찾을 수 있는 기획을 통해 0914의 정체성을 확립하고자 하는 것이다. 도

이어진 정체불명의 설치물이 등장했다. 설치미술 작품이 아닐까 의구심이

산공원 앞 플래그십 스토어 <가림막 설치미술 프로젝트>와 <Bagstage展

들 만도 하지만, 이것의 정체는 바로 공사장 가림막이다. 독특한 디자인과

by 0914>가 바로 이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활동들이다.

다채로운 컬러로 행인들의 눈길을 끄는 공사장 가림막은 어느새 패션 거리 에 없어서는 안 될 랜드마크로 변모했다.

세계로 뻗어나갈 ‘0914’ 그리고 이노션

이렇게 아름다운 공사장 가림막은 누가 만든 것일까? 명품가방 제조업제

<가림막 설치미술 프로젝트>가 첫 번째로 선보인 디자인은 핸드백 제작의

㈜시몬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공사장 가림막은 2015년 정식 론칭을 앞

기초 재료인 ‘실(Thread)’이다. 실이라는 소재를 통해 한 땀, 한 땀 공들여

두고 있는 ‘0914’를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성장시키기 위한 사전 커뮤니

만든 ‘0914’의 가치와 정성을 표현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플래그십 스

케이션 ‘0914 아트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명품 브랜드로 거듭날 ‘0914’의

토어를 오픈하는 2015년까지 ‘실’을 시작으로 장인의 손, 도구, 가죽 등 핸

세계적인 행보를 위한 첫걸음, ‘0914 아트 프로젝트’. 그 동행에 이노션도

드백 제작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소재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표현한 가림

함께하고 있다.

막 디자인을 3차례 더 선보일 예정이다. <Bagstage展 by 0914>는 총 9번의 전시를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가방

진심과 열정을 담은 0914 아트 프로젝트

을 조명하는 전시 프로젝트다. 회화, 설치, 사진, 디자인, 퍼포먼스 등 시각

‘0914 아트 프로젝트’의 주인공 ㈜시몬느는 미국의 코치, 케이트 스페이드

예술뿐만 아니라 문학이나 음악을 접목하고, 나아가 심리학자, 수학자, 배

등 전 세계 25개의 인터내셔널 브랜드의 핸드백 제품을 개발•제조하여 수

우, 언론인과 함께 가방에 대한 새롭고 다양한 관점을 제시한다. 올 10월

출하는 회사이다. ODM(Original Design Manufacturing) 방식의 생산

부터 시작된 첫 번째 전시 <Bag is psychology: 여자의 가방>은 정신과 교

으로 유럽과 미주 지역의 매스티지와 럭셔리 브랜드에 핸드백을 공급했고,

수 김현철의 텍스트와 포토그래퍼 김용호, 홍종우 작가가 작업한 사진전

지금까지 쌓아온 30년 이상의 노하우를 담아 자체 브랜드 ‘0914’를 출시

으로 기획됐다. 1월 오프닝을 앞두고 한창 준비 중인 두 번째 전시 <Bag is

했다. 이렇게 시몬느의 헤리티지를 모두 담은 0914는 한국의 글로벌 명품

History: 가방을 든 남자>는 GQ 이충걸 편집장의 연출로 남자와 가방에

브랜드로 성장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이노션과 함께 가방을 주제로 하는

대한 담론을 시각화 할 예정이다.

0914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641일간 지속될 이 전시 프로젝트는 가로수길에 위치한 핸드백 모양

흔히 한 브랜드를 시장에 빠르게 정착시키기 위해 패션마케터들은 이슈를

의 Bagstage 건물 지하 2층 Gallery 0914에서 진행 중이다. 가로수길

만들고 유행을 이끌어낼 수 있는 ‘셀러브리티 마케팅’이나 ‘it bag으로 띄우

Bagstage 건물 에서는 Gallery 0914외에도, 시몬느의 헤리티지와 노하

기’와 같은 방법들을 활용한다. 그런 검증된 쉽고 빠른 방법들이 있음에도

우를 담아 세계 최초로 문을 연 핸드백 박물관 ‘시몬느 핸드백 박물관’, 핸

불구하고 굳이 장기간의 아트프로젝트를 기획한 이유는 무얼까?

드백 제작 체험을 할 수 있고 다양한 가죽을 만나볼 수 있는 Material

“시간이 걸려도 본질과 정체성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시몬느 박은관 회

Bazaar & DIY Shop 등 0914 정체성의 바탕이 될 핸드백에 대한 모든 것

장은 이 프로젝트를 ‘족보와 주민등록증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소개한다.

을 만나 볼 수 있다.

브랜드가 세계적인 명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선 뿌리를 깊게 내릴 수 있는

마지막으로 0914가 소비자와 진심으로 소통하고 만나기 위해 운영 중인

좋은 토양이 필요한 법이다. 2015년 정식 론칭 전까지 2년의 시간은 그 브

또 다른 장소로는 0914 페이스북이 있다. 매일 가방을 주제로 우리가 몰

랜드가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을 다지는 기간이 되는 셈.

랐거나 무심코 지나쳤던 다양한 관점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는 0914

‘무조건 빨리’ 보다는 느리더라도 제대로 성장하기 위한 방법을 선택한 만

페이스북에서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깜짝 이벤트들도 진행이 되고 있으니

큼, 0914 아트 프로젝트는 핸드백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브랜드가 추구하

0914 페이스북(www.facebook.com/Genuine0914)을 주시해보자.

는 진정한 핵심 가치를 보여주는 것에 중점을 둔다. 소비자와 진심으로 소

진정성과 열정으로 소비자에게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가치를

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흔한 콜라보레이션이나 노골적

보여주고자 시작한 ‘0914 아트 프로젝트’. 한국 고유 브랜드 ‘0914’가 세계

으로 상품이나 브랜드 노출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핸드백의 본질적 가치를

적인 명품으로 거듭날 때까지 이노션도 함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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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쇼콜라티에 루이강 + 김양아 차장 (SI(Space Intelligence)팀, INNOCEAN Worldwide)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Y. Studio 1839

루이강과 초콜릿 공방 10여 년 전 떠난 유럽 여행에서 백발 장인이 만든 초콜릿에 반해 쇼콜라티에의 길로 뛰어든 남자, 루이강. 그는 자신이 아직 젊다고 말한다. 배울 것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초콜릿 이 받는 오해에 속상해하면서도 디저트 문화의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사진도 찍고 그림도 그리고 방송도 하는, 욕심 많고 달콤한 초콜릿 공예가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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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운명으로 다가와 업이 되다

강 처음 카카오 열매를 즐겨 먹은 건 마야와 아즈텍 사람들이었어요.

김양아 차장(이하 김) 어머, 진열대가 있는 ‘매장’을 상상했었는데, 오

그래서 지금도 남미, 특히 멕시코에 가면 초콜릿 페이스트를 향신료로

히려 공방에 가깝네요. 이름대로 정말 ‘아틀리에’군요.

사용해요. 치킨 요리나 치즈수프 같은 일상 요리에 활용하는 거죠. 물

루이강(이하 강) 네, 여기는 초콜릿 수업을 하거나 특별한 주문을 받은

론 우리가 생각하는 정제된 초콜릿과는 느낌이 많이 다르지만, 실제로

초콜릿을 주문·제작하는 곳입니다. 한 4년쯤 됐을까요? 오리지널 초

초콜릿이 어느 정도 포만감을 준다고 해요.

콜릿 숍에 아주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지금 하고 있는

김 저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이라는 영화를 참 좋아하는데요. 별사

일만도 손이 모자라서, 나중에 좀 더 경험을 쌓고 여유가 생겼을 때 천

탕이 가득 든, 달콤함이 극대화된 특별한 초콜릿을 한입 가득 깨문 느

천히 생각해볼까 해요. 기회는 충분하니까요.

낌이 들거든요. 그렇지만 사실 저에게 ‘초콜릿’ 하면 떠오르는 맛은 비

김 루이강씨를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면 첫 마디가 ‘요리연구가’예요.

가 내리는 우울한 오후에 위안을 주는 핫초코 한 모금이에요. 그럼 쇼

단순히 디저트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여기 와 보니 초콜릿도 하나의 훌

콜라티에 루이강에게 초콜릿은 어떤 의미일까요?

륭한 ‘끼니’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강 음…제 분신 같은 존재죠. 인생을 살다 보면 참 별 일이 다 있잖아

강 그럼요, 충분히 대체할 수 있죠. 실제로 ‘초콜릿 크로켓’이란 메뉴

요.(웃음) 초콜릿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고 생각해요. 특별한 사람에게

가 있어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고로케’ 안에 초콜릿을 넣은 건데,

줄 선물용 초콜릿, 우울한 날에 먹는 크런치 하나, 피곤할 때 먹는 봉봉

전혀 어색하지 않고 맛있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초콜릿을 제한적

쇼콜라…. 여기 공방도 마찬가지예요. 직원들과 얘기하다 보면 여기에

인 요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알면 알수록 그 세계가 매우 광

서 행하는 모든 게 초콜릿과 닮아 있어요.

범위하다는 것이 초콜릿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저도 아직 다 알지 못

김 유럽 배낭여행 중 벨기에에서 우연히 접한 초콜릿 때문에 쇼콜라티

하니까요.

에가 되었다고 들었어요.

김 학생 때 시험 보기 전, 주술처럼 초콜릿을 먹었던 기억이 나요. 밖

강 본래 요식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독일 맥주랑 소시지를 간접적으

에 나왔는데 너무 바빠서 밥 먹을 짬이 없을 땐 지금도 가끔 초콜릿으

로나마 공부하려고 떠난 여행이었는데, 독일에 들어가기 전 잠시 벨기

로 대신하기도 하고요.

에를 거친 거죠. 초콜릿으로 유명한 작은 마을이었는데, 정말 별세계인

우리나라 사람들은 초콜릿을 제한적인 요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알면 알수록 그 세계가 매우 광범위하다는 것이 초콜릿의 가장 큰 매력이에요.

초콜릿 조리의 상징적인 도구라 할 수 있는 디핑포크(dipping fork)들. 녹인 초콜릿이 손에 묻지 않도록 굴리거나, 초콜릿을 코팅하고 무늬를 넣는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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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 전통 나카무라의 말차케이크를 꼭 먹고 싶다는 김양아 차장과, 0.1g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FM식’ 일본 베이커리 장인에게 감동한 루이강은 디저트만 이야기해도 밤을 꼴딱 새울 기새였다. 마케터-크리에이터인 두 사람의 진짜 ‘콜라보레이션’을 곧 목도할 것 같은 예감!

거예요. 매대마다 산처럼 쌓여 있는 초콜릿도 신기하고, 외국인이 줄지

생 때 이미 베이커리 자격증을 갖고 있었지만, 초콜릿은 얘기가 달랐

어 기다리는 모습도 신기하고, 그 산더미 같은 초콜릿이 다 팔리는 것

죠. 캐나다 밴쿠버에 ‘에콜 초콜릿 밴쿠버’라고, 초콜릿 전문가 과정이

도 신기했어요.

있어요. 필리핀은 그야말로 밴쿠버를 위한 어학연수가 목적이었는데,

김 역시 초콜릿 하면 벨기에인 건가요.(웃음)

공교롭게도 제 개인교사의 고향이 카카오농장으로 유명한 곳이었던 거

강 학생이라 여유가 없어서 친척들한테 선물로 주려고 고르고 골라 네

죠. 덕분에 카카오농장에서 수확부터 유통, 조리 과정까지 몽땅 체험

상자를 샀어요. 공원에 앉아서 초콜릿을 보는데, 조그맣게 포장한 모

할 수 있었어요.

양도 어찌나 귀엽고 예쁘던지. 맛은 어떨까 너무너무 궁금한 거예요.

김 이쯤 되면, 초콜릿과의 조우는 진짜 운명이라고 해도 되겠는데요.

티 안 나게 하나를 슬쩍 꺼내서 입에 넣었는데…. 그 길로 멈추지 못하

강 그렇게 밴쿠버에서 전문과 과정을 수료했는데, 운 좋게도 우수학생

고 한 상자를 다 비운 기억이 나요.

12명 안에 제가 들었어요. 발로나(Valrhona)란 프랑스 고급 초콜릿 회

김 그때부터 초콜릿의 마력에 빠져드신 거군요. 어떤 맛이었을지 저도

사에서 설립한 학교가 있는데, 이 12명 안에 들면 그 학교로 연계를 해

진짜 궁금하네요.

주거든요. 그렇게 또 프랑스에 가서 르 코르동 블뤼까지 섭렵할 수 있

강 단, 그때 아껴둔 초콜릿을 기차에 몽땅 두고 내린 건 비극이었

었죠. 당시엔 소위 ‘스펙 쌓기’에만 치중했었는데, 돌이키고 나니 어학

죠!(웃음) 벨기에 초콜릿은 클래식한 느낌이라 지금도 좋아해요.

에 좀 더 충실할걸 하는 아쉬움도 드네요. 김 와,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합니다. 결국 캐나다와 독일, 프랑스에서 다

초콜릿과 함께 지구 반 바퀴

초콜릿을 공부해보신 건데, 본인에게 가장 잘 맞는 초콜릿을 하나만 고

김 쇼콜라티에 전문 교육기관이 없어서 많이 고생했다고 들었어요. 유

른다면 어디일까요?

학의 첫발이 필리핀의 카카오 농장이라는 것도 매우 독특하네요.

강 음, 특정 나라를 꼽기엔 제가 아직 많이 부족하네요. 다만 프랑스

강 시작할 길이 막막했어요. 어릴 때부터 요리는 다 좋아해서 고등학

는 다크 초콜릿 위주에 미니멀한 경향이 있고, 벨기에는 프랑스보다 좀


COLLABO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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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 보면 참 별 일이 다 있잖아요. 더 투박하고 전통적이에요. 개인적으로 제가 존경하는 쇼콜라티에는 파트릭 로제(Patrick Roger)라는 프랑스 장인인데, 초콜릿을 예술로 승 화시킨 분이죠. 젊었을 땐 바이크를 타고 프랑스를 일주하던 자유로운 영혼이었다는데, 그 감성이 초콜릿에 그대로 담겨 있어요. 초콜릿의 질 감이며 형태며, 하나의 공예 작품이거든요. 김 영화 <초콜렛>을 보면, 줄리엣 비노쉬가 마을의 카운슬러 역할을 하잖아요. 초콜릿으로 고민을 해결해주는 일종의 마녀인 셈이죠. 그래 서 그런지 당신을 볼 때도 뭔가를 ‘힐링해줄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들었 어요. 아틀리에를 찾는 사람 중에 실제 초콜릿으로 고민을 덜어낸 사 례가 있을까요? 강 보통 20대 대학생부터 60대까지 다양한 분이 배우러 오세요. 열 명 중 2~3명이 남성분인데, 계속 늘고 있어요. 사실 초콜릿이 체력적 으로 힘든 분야라 해외에선 남성이 주류를 이루거든요. 최근 기억에 남는 학생은 60대 번역가 분. 당뇨를 앓는 지인을 위해 설탕을 넣지 않 은 특별한 초콜릿을 만들어드렸더니 무척 즐거워하시면서 계속 수업에 나오시더라고요. 이런 게 바로 ‘배움을 나누는 즐거움’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저도 무척 기뻤습니다. 김 그래도 평일 내내 일하면서 주말에 수업까지 하시려면, 너무 힘들 지 않으세요? 강 학생 중에 학원 선생님이 있는데 그러시더라고요. 가르치는 거 5년 이상 하면 무리가 온다고.(웃음) 실제로 지금 청력이 약간 떨어졌어요. 워낙 귀가 예민한 편인데, 몸에 과부하가 오니 바로 신호가 오더라고 요. 그래도 수업은 제 스스로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니까, 어떻게든 열 심히 하고 있습니다.

초콜릿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고 생각해요. 특별한 사람에게 줄 선물용 초콜릿, 우울한 날에 먹는 크런치 하나, 피곤할 때 먹는 봉봉쇼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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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BO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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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일을 꾸준히 해서 나중에 하나의 브랜드가 됐을 때, 재밌는 히스토리가 될 수 있잖아요.

A와 B가 만났을 때

사춘기 한때의 고민이었던 귀가 브랜드의

김 귀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틀리에 로고가 상당히 독특해요. 어떻

로고로 자리 잡기까지.

게 만들어진 건가요? 강 이쪽 업종은 로고를 수시로 바꾸는 경우가 많아요. 귀는 일종의 제 상징 같은 것이니까, 쉽게 바꿀 일이 없을 거란 생각에 로고로 쓰게 되 었고요. 아틀리에 이름도 정말 많이 고민했었는데, 결국 담백하게 제 이름과 쇼콜라티에, 아틀리에를 합쳤어요. ‘루이강’은 유학시절 친구가 붙여준 소중한 이름이거든요. 김 언뜻 보기엔 ‘초콜릿’과 연관이 없어서 고개를 갸우뚱할 수도 있겠 는데요. 강 바로 그걸 노린 겁니다.(웃음) 사실 디저트랑 조화로운 로고는 아 니죠. 하지만 제가 이 일을 꾸준히 해서 나중에 하나의 브랜드가 됐을 때, 재밌는 히스토리가 될 수 있잖아요. 사춘기 한때의 고민이었던 귀 가 브랜드의 로고로 자리 잡기까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갖는 것도 재 밌고요. 김 디자인도 직접 하신 건가요? 뭔가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강하달까, 따뜻한 이미지라서요. 강 디지털 작업은 다른 분이 도와주셨지만, 제 귀를 아이폰으로 찍어 서 인쇄하고, 그 위에 초콜릿으로 그림을 그린 건 저예요. 하하. 글씨도 하나하나 초콜릿으로 다 쓰다 보니 삐뚤삐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폰 트가 나왔네요. 김 쇼콜라티에는 초콜릿 공예가 혹은 디자이너란 의미를 포함하고 있 다고 들었어요. 루이강 씨를 봐도 그렇지만, 크리에이터는 참 다방면에 관심을 두고 있네요. 그 영감은 다 어디서 오나요? 크리에이터로서 관 심을 갖고 있는 다른 분야는 무엇인지. 강 음, 우선 사진 찍는 데 큰 흥미가 있고요. 시간 날 때마다 문화활동 을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특히 뮤지컬을 즐겨 보는데, 발레나 무용도 자주 보는 편이에요. 동작으로 의사소통하는 것도 재미있고, 무대의 색감이나 연출도 흥미로워서 작품 구상에 많은 도움이 되거든요. 아, 초콜릿은 패키지도 상당히 중요한데요. 이런 아이디어는 화장품 패키 지에서 가장 큰 힌트를 얻는 것 같네요. 김 블로그에 보니까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자주 진행하시더라고 요. 저도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많이 하는 사람인지라, 작업 과정이 무 척 궁금한데요. 초콜릿에 단순히 로고만 넣는 게 아니니까요. 협업 요 청이 들어왔을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지? 강 브랜드도 브랜드지만, 직접 실무를 맡은 담당자가 어떤 사람인지 가 작업에 영향을 정말 많이 끼칩니다. 이 사람이 정말 이 브랜드에 애 정을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 아니면 그저 의무적으로 자신의 할 일만 하는지. 아이러니하게도 시작부터 ‘어느 정도 협력이 가능할지’가 정해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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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대적으로 뜨끔한 부분인데요?(웃음)

는 초콜릿처럼 가격 절하를 위해 재료를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맛이

강 하루아침에 손바닥 뒤집듯 기획안 바꾸고서 ‘일주일 안에 다시 해

떨어지겠죠? 그들만의 리그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주세요’ 이러면 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니까요. 조직이 커질수록 어쩔

봅니다.

수 없는 시스템이란 생각도 들긴 하지만.

김 그럼 국내 초콜릿 시장이 교체 시기인 이 시점에서, 초콜릿 문화의

김 저는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마케터기 때문에 기존에 있는 것들을

개척자로서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조합하는 형식으로 일을 진행하거든요. 연결고리를 찾는 거죠. 크리에

강 엇, 꿈이 날마다 바뀌는데.(웃음)

이터의 입장에서 저 같은 마케터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것

김 예를 들면 도제식으로 올바른 초콜릿 문화를 널리 전파시키겠다,

같은데요.

라든가. 하하.

강 음, 일단 ‘콜라보레이션’이라는 건 A와 B가 만났을 때 극적인 효과

강 그렇진 않아요. 솔직히 제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요. 첫 번째 꿈은

가 있어야 되잖아요. 기존에 없던 걸 시도하려는 용기를 내보셨으면 합

이 일을 오랫동안 하는 것입니다. 그게 제일 대단하고, 또 중요한 일이

니다. 시안도 많이 참고하는 것이 나쁘다고 할 순 없겠으나, 크리에이

라고 생각해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오래 버텨서 장인이 되어가는 것!

티브란 좀 더 새로운 결과물에 욕심을 내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20~30년 뒤에 ‘최신 트렌드는 루이강 쇼콜라티에 공방에 가

김 어느 정도의 리스크 테이킹이 필요하단 말씀이시죠?

면 배울 수 있다’란 공식이 나오면 더 좋겠지요?

강 작년 디올과 협업했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과감한 투자도 투자

김 그러고 보니 지금 한창 올리브TV에서 <노 오븐 디저트> 촬영 중이

였지만 담당자의 ‘어떻게든 해보자’란 의지가 정말 대단했었어요. 덕분

시죠? 오븐을 쓰지 않는 디저트라, 몹시 궁금한데요. 보통 쿠키만 해도

에 저도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는 식용 펄을 써서 고급스러운 색감

오븐에 구워야 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의 작업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딱 300세트 제작이었는데, 주얼

강 잘못하면 업계 사람들한테 욕 제대로 먹겠다 싶어요. 왜냐하면 제

리 느낌이 잘 살아서 반응이 좋았다고 하더군요.

과의 기본이 저울, 계량부터 시작하거든요. 근데 여기선 계량기도 하 나도 안 써요. 아빠 숟가락 하나, 종이컵 반 컵 이렇게. 첫 번째는 밥통,

일단은, 오래 버티는 것

두 번째는 프라이팬, 세 번째는 전자레인지, 마지막 네 번째는 총동원

김 지금 우리나라에 고디바(Godiva), 레더라(Laderach), 마카롱으로

해서. 일단 밥통으로는 당근 케이크와 티라미수를 만듭니다.

유명한 라뒤레(La Duree)도 론칭했잖아요. 이런 고급 디저트가 지금

김 그게…가능해요?

트렌드란 생각을 했어요. 그럼에도 아직 일부 사람만 즐길 수 있다는

강 그러니까 내 말이!(웃음) 그런데 이번에도 한 가지 교훈을 얻었어

느낌이 강한데, 현재 우리나라의 초콜릿 문화가 어느 정도까지 온 거

요.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구나. 당근 케이크는 오히려 더 촉촉해서 맛

같다고 생각하세요?

있더라고요. 프라이팬으로 마카롱이랑 쿠키도 만들고요, 전자레인지

강 사실 디저트 시장은 초콜릿뿐만 아니라 2000년대 초부터 매년 상

로 초콜릿도 만듭니다. 오븐이 없다면, 한 번쯤 따라 해보세요.

승세였어요. 더욱 세분화되고 전문화되는 추세죠. 1인당 국민소득이 2 만 달러 이상이면 초콜릿 시장이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해가 바뀔수록 마카롱의 인기가 치솟는 걸 보면, 변화가 피부로 느껴 지죠. 제가 하는 것 같은 개인공방도 점점 느는 추세고, 말씀하신 대로 해외 유명 브랜드도 속속 들어오는 걸 보면 전망은 밝지만 아직 시간 이 더 걸릴 거라고 봅니다.

쇼콜라티에 루이강

김 저도 밴쿠버에 있었는데요, 올해 우리나라에 들어온 록키 마운틴

프랑스 르 코르동 블뤼(Le Cordon Bleu

초콜릿 팩토리(Rocky Mountain Chocolate Factory)를 10년 전에 처

Pierre Herme Paris) 등에서 수학했다. 대표를

Paris)와 아틀리에 피에르 에르메(Atelier

음 보고 엄청난 문화적 충격을 받았던 게 떠오르네요. 제 주위에도 이

맡고 있는 아틀리에 ‘루이강 쇼콜라티에’를

런 수제 초콜릿을 먹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들만의 리그’란 느낌이 강

공식지정업체로 초콜릿을 납품 중. 이 외에도

한 것도 사실이예요. 강 아무래도 가격을 무시할 순 없으니까요. 좋은 초콜릿은 원재료도 비싸고, 만드는 과정도 엄청나요. 제가 하루 종일 초콜릿만 만들어도 200개가 채 안 나올 거예요. 비쌀 수밖에 없죠. 그렇다고 시장에 나오

통해 플라자호텔과 그랜드하얏트서울에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독창적인 초콜릿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매주 토요일에 아틀리에에서 초콜릿 전문가 수업을 진행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나카무라아카데미 제과 과정을 수료하는 등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열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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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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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CREATOR’S NOTE 괜찮아, 내가 있으니까 INNOCEAN Worldwide Europe 유럽법인의 ‘Creative floor’로 불리는 일층 스튜디오에 자리 잡은 꼬마 병정. 밤새 컴퓨터를 지키기라도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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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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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납땜하는 광고인 TEXT. 니가가라 MIT팀 (이가영 대리(EI4팀) + 황선화 대리(1본부캠페인1팀), INNOCEAN Worldwide)

“미국의 모든 학생에게 코드(Code)를 가르쳐

makey makey에 과일을 연결한 음악 연주

칸국제광고제(Cannes Lions International

야 합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무료로 교

Festival of Creativity)가 이노베이션 부문을 신

육하는 미국 비영리 단체, code.org의 ‘The

설했다거나, 해외 대행사가 테크놀로지 에이전

Hour of Code’ 캠페인 영상이 한동안 화제였

시를 세웠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 우리가 즐겨

다. 마크 주커버그, 빌 게이츠 같은 IT계의 거

하는 말이 있다. “그래도 결국 ‘인사이트’가 더

물이 대거 출연해 프로그래밍 교육의 중요성

중요한 법이지.” 정말 맞는 말이긴 하지만, 문제

을 말하는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뮤지션인

는 우리가 이 문장을 ‘테크놀로지에 대한 막연

윌 아이엠과 NBA선수 크리스 보쉬, 배우 애슈

한 두려움’ 또는 ‘귀차니즘’에 대한 핑곗거리로

턴 커처가 같은 주장을 한다는 것이다. 현재 프

활용할 때가 더 많다는 점이다.

로그래밍을 배우고 있다는 윌 아이엠의 주장은

굳이 서두에 code.org 얘기를 꺼낸 건, 우리(광

이렇다. “2013년의 세계는 모든 것이 테크놀로

고하는 사람들)가 아직까지 테크놀로지를 하나

지와 연결돼 있죠. 우리는 컴퓨터를 이용해 대

의 트렌디한 표현 방식, 선택의 문제로 받아들인

화하고 은행 업무를 보고 정보를 찾습니다. 하

다는 점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역사나 국어처럼

지만 프로그램 코드를 읽고 다룰 수 있는 사람

‘프로그래밍’을 필수과목으로 가르치겠다고 한다.

은 아무도 없죠.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사람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이 된다는 얘기다. 자신이

미래의 슈퍼스타가 될 겁니다.”

가진 아이디어 구현을 다른 이에게 위탁할 수밖

니가가라 MIT팀

에 없는 사람과 스스로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

주제: ‘Technology를 기반으로 한 Creative’ 배워오기 (아두이노 기술을 활용한 토킹힐 제작) 여행지: 미국

가지는 파워의 차이는 점차 커질 것이다. 물론 모두가 전문 프로그래머나 엔지니어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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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토킹힐의 모습(위)과 NY TECH MEET UP, 미국 내 테크놀로지 관련 스타트업, 학생들이 모여 프로젝트 데모를 하는 행사(아래).

이 원고는 ‘2013 INNOCEAN Creative Adventure’ 경쟁 PT를 통해 선발된 두 팀이 미국과 이탈리아에서 2주간 보고 느낀 생생한 체험과 트렌드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여행을 통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Creative Adventure’는 직원끼리 자유롭게 팀을 구성하여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는

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약

얼마나 큰 욕심인지 알게 되었지만) 생각으로,

간의 체험은 해보자는 거다. 코딩을 직접 배우

구글의 토킹슈를 해킹하여 여성을 위한 토킹힐

는 게 나은지, 그냥 전문가한테 통으로 맡기는

(Talking Heel)을 제작하기로 했다. 토킹힐의 기

게 나은지에 대한 결론은 그 후에 내려도 된다.

능은 크게 다음 다섯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어드벤처를 준비하며 놀랐고, 또

1. 데이트 걸음 속도 컨트롤 기능: 남자가 여자

알리고 싶었던 점은, 이 약간의 체험을 위한 쉽

보다 너무 빨리 걸을 때, 천천히 걸으라는 메시

고 재미있는 툴이 여럿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지 출력(When you walk slower, you would

우리가 방문한 MIT 미디어랩의 Lifelong

become a romanticist.)

하지만 NY Tech Meet Up(미국 스타트업들의

Kindergarten에서는 아티스트, 뮤지션, 어린이

2. 키스 타이밍 안내 기능 : 여자가 발끝으로 서

프로젝트 데모 행사)에 참관했을 때 작게나마

등 테크놀로지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이

서 Tip-toe kiss 준비를 할 때, 키스할 준비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전문가들도 우리와 마찬

를 쉽게 즐기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한

되었다는 메시지 출력(I am ready to kiss.)

가지로 실내에서 작동하지 않는 GPS 센서 문제

다. 기술의 문턱을 낮추는 게 왜 중요한지 질문

3. 구두 내부 환기 경고 : 구두 내부가 땀으로

는 해결하지 못했고, 오히려 쿨하게 ‘이게 실내

하자 미디어랩의 에릭 로센바움은 이렇게 답했

차며 습해질 때, 신발을 벗으라는 메시지 출력

에선 작동하지 않으니 그냥 말로 설명할게요’ 하

다. “Because people are creative being.” 완성

(Too clammy with sweat, we need fresh air.)

고 넘어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에게는 시행착

된 제품을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고 스스로 만

4. 쇼핑 VIP 쿠폰 수령 : 상점에 들어갔을 때 고

오를 겪는 것은 당연하고 그런 과정을 거쳐야

들어볼 때 창의성이 더 자극된다는 것이다.

객의 구두를 인식하여, 환영 메시지와 트위터·

프로토타입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암묵

MIT 미디어랩이 만들어낸 개발 툴 중, ‘MaKey

이메일을 통해 VIP 쿠폰 발급

적 동의가 있는 것도 같았다.

MaKey(www.makeymakey.com)’는 전기가 통

5. SOS 기능 : 핸드폰을 꺼내 신고를 하거나 도

아직 우리는 테크놀로지 영역의 맛을 살짝 본

하는 다양한 물질(바나나나 연필 등)을 컨트롤

움을 요청할 수 없는 위급한 상황에서, 특정 발

햇병아리 수준의 광고인이지만, ‘프로토타입’이

러로 만들어주는 발명 키트이고, ‘Scratch(www.

동작만으로 트위터와 이메일로 현 위치 정보를

라는 것을 만들어봤던 유경험자로서 다음 한 가

여행 테마 및 방문지역을 선정, 탐방계획서를 제출한 후 사내 경쟁 PT를 통해 선발하고 있습니다. 2007년 부터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회사는 비용과 휴가를 지원합니다.

scratch.mit.edu)’는 프로그래밍 언어를 몰라도

포함한 SOS 메시지 송부

지만큼은 강력하게 권하고 싶다. 아주 초보적인

아이콘화된 버튼으로 게임 같은 프로그램을 짤

이런 기능들이 실제로 구현될 수는 있는지, 필

수준이라도 앞서 언급했던 쉬운 툴을 활용하여

수 있게 해준다. 각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이를

요하긴 한 기능인지 끝없이 의문을 제기하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보라

활용한 일반인들의 황당하고 재미있는 프로젝

도, 우리는 매주 코딩 수업을 받고 납땜을 하고

는 것. 분명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이다. 구동의

트를 만나볼 수 있다. 이들을 활용하여 실제로

구두를 뜯고 붙이는 작업을 하여 결국에는 ‘토

논리를 짜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실제 상황에

브랜드 캠페인에 사용한 사례들이 있으며(Pizza

킹힐’이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물론 알 수 없는

서 정말 유용한지 우리가 그토록 원하는 ‘fun’하

Hut Canada, Dip Hop), 우리 역시 토킹힐을 제

오류는 반복되고, 사람들 앞에 시연하려고 하면

고 ‘interactive’한 요소는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작하기 위해 MaKeyMaKey를 활용했다.

평소에 잘되던 것도 안 되고, 튼튼하게 연결되어

구체화할 수 있다.

기왕 테크놀로지 프로젝트를 체험한다면 구글

있던 전선들은 끊어져 긴박하게 인두를 찾아 헤

연애를 ‘글’로 배워선 도통 감을 잡지 못하는 것

수준은 되어야겠다는 호기로운(나중에야 그게

매야 하는 등 어려움도 많았다.

처럼, 여기서 언급했던 콘텐츠들도 글로만 접 해서는 감 잡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인쇄나 영 상 외에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다른 방 법들, 예를 들면 3D프린터나 프로그래밍 토 이 등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소규모의 Fab Lab(Fabrication Laboratory)이 회사 안에 있다 면 얼마나 좋을까? 광고회사의 아이디어가 ‘광 고의 범주를 벗어나 제품이나 서비스라는 ‘경험 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는 현 시점엔 더더욱 이런 체험이 절실하다.


TREND REPORT

60

02

경험에 목마른 자, 팝업 스토어로 오라 TEXT. 팝핀크루팀 (노경화 차장(AP1팀), 김건 사원(SI팀), 이인 사원(AP1팀), INNOCEAN Worldwide)

친구와의 약속으로 가로수길의 한 카페에 도

나아름 씨가 방문한 공간처럼, 갑자기 나타나서

착한 29살 직장인 나아름 양. ‘아니 화장품 매

짧게 운영되고 사라지는 매장을 일컬어 팝업 스

장이 왜 여기 있지? 지난주까지만 해도 없었는

토어(Pop-Up Store)라 한다. 2002년 미국의 대

데.’ 잘생긴 남자 스태프가 2주 동안만 운영하

형할인점 ‘타깃’이 신규매장 부지를 찾지 못해

는 팝업 스토어란 설명과 함께 바코드가 인쇄

단기간 임대한 임시매장이 인기를 끌자 기업들

된 종이팔찌를 손목에 둘러준다. 내 피부 타입

이 이를 벤치마킹하면서 생긴 개념으로, 2004

을 체크해주고 그에 맞는 샘플까지 받고 보니

년 트렌드워칭(www.trendwatching.com)이 팝

갑자기 해당 브랜드에 대한 애정이 샘솟은 아름

업리테일(Pop-Up Retail)을 새로운 트렌드로

양, 단체 카톡창에 화장품 샘플을 들고 찍은 셀

제안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짧

카를 전송한다. ‘너네 기다리는 동안 뷰티 서비

은 기간 동안 한정판, 혹은 신규 론칭 브랜드를

스 받았지롱. 팝업 스토어래!’ ‘우와 정말? 나

전시하거나 판매하고 사라지는 매장을 일컫는

도 할래!’ 단체 카톡창이 갑자기 분주해진다.

것으로 시작되었지만, 최근엔 범위가 확대되어 기존 브랜드들의 공간·체험 마케팅 전술로서 활

팝핀크루팀 주제: 글로벌 브랜드들의 최신 팝업스토어 비법 학습 및 향후 팝업스토어에 활용 가능한 예술적 영감을 받아오기 여행지: 이탈리아

발히 사용되고 있다. 왜 요즘 특히 팝업 스토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일까? 우선 ‘경험이 가진 위력’에 기인한다.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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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고는 ‘2013 INNOCEAN Creative Adventure’ 경쟁 PT를 통해 선발된 두 팀이 미국와 이탈리아에서 2주간 보고 느낀 생생한 체험과 트렌드를 바탕으로 정리한 내용입니다.

국의 저명 심리학자 소냐 류보머스키 캘리포니

게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아대 교수는 “더 비싸고 더 좋은 물건과 직접 비

첫 번째, 팝업 스토어의 핵심으로 부상한 가로

교하는 순간 만족감이 현저히 떨어지는 물건과

수길이다. 2013년 30개 정도의 팝업 스토어가

달리 경험은 직접 비교하기가 어려워 만족감이

운영된 것으로 조사되었는데(백화점 내에서 열

훨씬 더 높고 더 오래 지속된다. 물건은 시간이

린 팝업 스토어 제외), 이 중 80%가량이 가로

지나면 식상하고 교체하고 싶지만, 좋은 경험은

수길에 위치했다. 가로수길은 구매력이 높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긍정적으로 기억된다”며 경

20~30대 여성이 선호하는 지역이고, 그들 대

의 판매활동 역시 중요하게 이루어진다. 올해 여

험이 소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역설한 바 있

부분이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높고 그것을

름, 많은 화제를 모았던 기린 이치방 가든이 좋

다. 이에 비추어볼 때 팝업 스토어는 간접적으로

주변에 퍼뜨리는 성향이 짙어 팝업 스토어 운영

은 예로, 프로즌나마라는 맥주거품 슬러시를 얹

느껴오기만 한 브랜드를 직접 보고, 만지고, 느

엔 최적이다.

은 독특한 맥주를 홍보하기 위한 이 팝업 스토

끼는 과정을 그것도 한정된 기간, 특별하게 꾸며

두 번째, 팝업 스토어를 활용하는 산업의 범위

어는 고객들의 열렬한 요청에 의해 5일간 연장

진 공간에서 제공하므로 독특한 경험에 목마른

가 부쩍 확장되었다는 것이다. 기존의 패션, 화

하여 35일 동안 운영되는 등 많은 이슈를 만들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밖에 없다.

장품, 식품 이외에 자동차, IT기기 및 서비스, 미

었을 뿐 아니라 매출이익 약 2억 원을 달성하는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객들과 직접적으로

디어, 항공업체에 이르기까지 팝업 스토어와 거

실질적인 이익도 얻었다.

교류하며 브랜드를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을

리가 멀 것 같았던 산업의 브랜드들이 속속 팝

지금까지 팝업 스토어의 개념과 각광받는 이

뿐 아니라 위의 나아름 씨처럼 모바일 기기를 통

업 스토어를 소개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로,

유, 올해 국내 팝업 스토어 트렌드까지 숨가쁘

해 팝업 스토어에서의 경험을 자발적, 즉각적으

<월 스트리트 저널>은 언론사 중 최초로 한국어

게 정리해보았다. 전통적인 미디어의 힘이 약화

로 주변 사람과 공유, 확산시키는 소비자들로 인

애플리케이션 론칭을 기념한 팝업 스토어를 선

되고 있고, 브랜드가 전하는 일방적인 메시지에

해 추가적인 홍보 효과까지 누리며 저비용 고효

보였다. 단순히 브랜드를 홍보하는 것이 아닌 강

대한 고객의 싫증이 커지고 있는 현재의 마케팅

율이란 아름다운 조합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이

연회를 개최하여 ‘이 시대가 필요로 하는 실용적

환경을 고려했을 때, 고객에게 흥미로운 경험을

러니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들에게 꼭 한번 시도

인 지식을 전달하는 Media’로서의 이미지를 자

선사하며 자연스럽게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

해보고 싶은 마케팅 전술이라 할 수 있다.

연스럽게 전달하는 스마트한 시도였다.

는 팝업 스토어는 더 이상 새로운 유행이 아닌

이쯤에서 ‘팝업 스토어’라는 용어가 부쩍 친숙하

세 번째, 플래그 팝업(Flagship Store+Pop-Up

지속적인 마케팅 전술로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게 된 2013년, 국내 팝업 스토어 문화는 어떤 흐

Store)의 등장이다. 말 그대로 플래그십 스토어

2014년엔 어떤 팝업 스토어가 우리에게 즐거운

름을 보였을지 한번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크

의 특징을 일부 가지고 있는 팝업 스토어로서,

경험을 선사해줄까?

보통 팝업보다 긴 준비와 운영기간(보통 한 달 이상)을 가지며 정식 매장처럼 짜임새 있는 인테 리어의 비교적 넓은 공간에서 운영되는 것이 특 징이다. 또한 팝업 스토어의 목적인 신제품, 브 랜드 홍보 등의 의도는 충분히 살리되, 현장에서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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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S양의 ‘씨버 러버’로 흥하는 세상 TEXT. 무한 (연애 칼럼니스트)

언제부턴가 사람들이 연애를 ‘글’로 배우고 ‘사

S양(28세, 회사원)은 외로웠다. 그리고 심심했다.

이버’로 행하고 있다. ‘이음’, ‘정오의 데이트’,

대학생 시절엔 졸업만 하면 직장에 취직해 ‘사회

‘당연시’ 등 일명 ‘소개팅앱’이 성행하는 것. 심

인의 연애’를 하게 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안타깝

지어 결혼정보회사처럼 커플매니저가 관리해

게도 그녀는 여자가 가득한 직장에 들어갔다. 친

주는 ‘아임에잇’도 생겨났다. 손가락으로 만나

구들에게 부탁해 몇 번 소개팅을 한 적도 있긴

고 손가락으로 헤어지는 이 손쉬운 세상, 이래

하지만, 마음에 드는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 그

도 괜찮은 걸까?

녀는 생각했다. ‘이대로 1년, 2년이 지나가다 보 면 서른이다. 이미 몇 번 부탁을 한 터라, 지인들 에게 소개팅을 더 부탁하는 것도 구차해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대로라면 남자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이러다 내 연애 인생이 종말 을 맞을 수도 있다. 독거노인이 남의 얘기가 아닌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앱을 까는 것만으로도 이 성을 만날 수 있는 소개팅앱에 접속했다. 그녀가 앱으로 알게 되어 처음 오프라인에서 만 난 남자는 A군이었다. 그는 앱으로 대화를 한 이 후 아침저녁으로 S양의 안부를 물었고, 그녀의 말에 리액션을 해주었으며, S양이 퇴근한 이후 에는 잠이 들기 전까지 카톡으로 말벗이 되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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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를 시작하자 B군은 S양의 자취방에 눌러앉

를 했기에 S양은 더욱 그가 마음에 들었다. 그래

았다. 결혼하면 같이 살게 될 텐데 뭐가 문제냐며

서 둘이 나이 차이도 좀 나고 서로 사는 곳도 좀

아무렇지 않게 동거를 했고, B군이 요리를 만들

떨어져 있지만 그와 사귀게 되었다.

거나 설거지를 하며 S양을 기쁘게 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련은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왔다. 결혼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여러 문제가 발견되었다.

전제 어쩌고 하던 그 남자가 S양을 방목한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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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B군에게 이렇다 할 확실한 계획이 없다는

다. 마치 “네가 온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 하

게 문제였다. 그가 하는 말들은 분명 달콤했지

지만 내가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듯,

만 현실성이 없었다. 처음 만났을 때 ‘취업준비

그는 S양이 액션을 취할 때만 반응했다. 그는 S

었다. S양은 그런 A군을 보며 자신이 이제야 비

생’이었던 그는, 반년이 지나도 ‘취업준비생’이었

양에게 “네가 정말 보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자

로소 짝을 만나게 된 것이라 생각했다. 이제 그

다.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모두 S양의 몫이었고,

주 했지만, 실제로 S양의 동네에 찾아온 적은 없

감정을 오프라인으로 이어가는 일만 남았다고

S양이 애정의 표시라고 한 선물들이 그에겐 점

었다. 그의 이런 태도를 사귈 때 S양이 발견했던

생각한 S양은, A군과 약속을 잡고 현실에서 만

점 당연한 것이 되어갔다. 신발, 점퍼, 모자…. 정

건 아니다. 사귈 땐 그가 늘 교묘하게 핑계를 대

나게 되었다.

신을 차리고 보니 S양은 자신이 ‘연애’가 아니라

고, 피곤하다고 말하고, 또 S양이 왕복 3시간 걸

현실의 A군은 S양이 상상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육아’를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무엇보

리는 거리를 오면 누구보다 반갑게 맞아주었기

분명 카톡에서의 A군은 다정하고 수다스러웠는

다 가장 큰 문제는, B군이 여전히 소개팅앱에 접

에 눈치 채지 못했다. 그런 일들이 겹치고 겹쳐

데, 현실의 A군은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치며 S양

속해 S양 몰래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있다는 것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으로 S양이 말을 꺼냈을

을 어려워했다. 만나면 이것저것 같이 하고 싶은

이었다. 어느 날 B군의 폰을 몰래 확인한 S양은,

때, 그는 “난 결혼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앞

게 많다고 카톡으로 말했던 것과 달리, A군은 교

그가 자신을 만나기 이전에도 다른 ‘누나’의 집

서 자신이 한 말을 뒤집었다. 그 말을 듣고 정신

무실에 들어온 학생처럼 S양과 함께 앉아 있는

에서 같이 살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충격을 받

을 차린 S양은 그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것조차 어려워했다. S양은 혹시 첫 만남이라서

은 S양은 B군을 추궁했고, 그에게서 “그럼 그냥

아마 오늘도 S양은 소개팅앱에 접속해 ‘네 번

그가 그런 건가 싶었지만, 다음에 만났을 때에도

가볍게 생각하면서 날 만나면 안 돼?”라는 말을

째 남자’를 찾을 것이다. 온라인으로만 용감한

그는 계속 그랬다. 온라인에서만 용감한 남자. 사

듣게 되었다. 그 말을 듣고 그녀는 B군을 깨끗하

남자나 애정결핍에 시달리는 남자, 오는 여자

실 S양은 외모와 관련해서도 A군의 프로필 사진

게 정리했다.

를 ‘환영만’ 하는 남자들은 이미 경험했으니, 이

과 현실의 A군 사이에 격차가 심하다고 생각했

이제 저런 남자들 말고, 결혼할 만한 남자를 만

제 그들과 다른 남자를 앱 속에서 만나려는 생

는데, 그것과 앞선 이유 두 가지로 인해, 그녀는

나야 한다고 생각한 S양은, 다시 소개팅앱에 접

각으로 말이다. 그런데 그녀가 정말 그런 남자

A군과의 연락을 끊었다.

속했다. 그렇게 만나게 된 것이 세 번째 남자 C씨

를 앱 속에서 만날 수 있을까? 난 그녀가 외롭

S양의 두 번째 남자는 연하남 B군이었다. B군은

다. C씨는 S양보다 네 살 연상이었다. 그는 B군

고 심심하며 현실에서는 이성과의 아무 일도 일

S양이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로 들이댔다. 자

처럼 격렬한 애정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오빠가

어나지 않기에 앱을 찾듯, 그 앱을 찾는 남자들

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했고, “누나 같은

여동생을 보듬어줄 때 느낄 수 있는 포근함을 느

역시 그녀의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 생

여자를 만나서 난 정말 행복해” 하며 달콤한 말

끼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는 “난 이제 누군가를

각하는데, 이 글을 읽는 독자 여러분은 어떻게

들도 가득 쏟아냈다. 그래서 둘은 사귀게 되었다.

만나면, 결혼을 전제로 만나고 싶다”라는 이야기

생각하시는가?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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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그 많던 발라드는 다 어디로 갔나 TEXT. 강명석 (문화평론가, 웹매거진 <ize> 편집장)

“요즘은 아무도 발라드 음악을 하지 않아서 그

SNS에서 발라드에 대한 향수가 깊어지던 그 가

냥 예전에 하던 평범한 발라드를 해도 흔하지

을, 음원 차트의 위에 있는 팀은 지드래곤, 크레

않은 음악이 될 것 같다.” 가을 초입이던 지난

용팝, 엑소 등 강하고 빠른 음악을 하는 아이돌

2013년 9월 6일, 김광진은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었다. 발라드가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경

발라드 없는 요즘 음악계를 아쉬워했다. ‘마법의

우도 있지만, 드라마 OST가 대부분이다. 지난 연

성’, ‘편지’ 등 한국 대중음악사에 남을 발라드를

말에는 엑소의 발라드 ‘12월의 기적’이 차트 1위

작곡한 그의 발언에 많은 사람은 동감과 아쉬움

를 차지하기는 했지만, 발라드의 1위라기보다는

을 표했다. 인터넷에는 발라드의 황금기던 1990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의 승리라고 할 만하다. 과

년대를 그리워하는 글이 종종 올라온다.

거 신승훈처럼 발라드 가수가 톱스타가 되는 경 우는 극히 드물고, 발라드 가수들도 점점 음악을 바꿔간다. 케이윌은 발라드 가수로 유명하지만, 최근에는 조금 더 리듬을 가미한 곡들로 반응을 얻고 있다. 사람이 반드시 발라드를 들어야 할 필요는 없 다. 최근 발라드가 대중에게 쉽게 먹히지 않는 것 은 그만큼 요즘 시대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일 수 도 있다. 음악의 주도권이 라디오에서 TV로, 다 시 유튜브 같은 인터넷 매체로 넘어가고 있는 상 황에서 ‘듣는 음악’인 발라드는 ‘보는 음악’들에 비해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드라마나 영화에 삽 입된 발라드 곡들, 또는 KBS <불후의 명곡>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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픔을 담담하게 노래한다. 어른의 일상에 대한 섬 세하고 복잡한 감성은 느린 호흡의 발라드가 아 니라면 표현하기 어렵다. ‘내게는 소중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사 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추억은 다 르게 적힌다’가 포함된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의 가사는 과거에 발표됐다면 그대로 교과서에 오를 시라 해도 좋았다. 댄스 음악은 그 시대의 유행을, 사람의 가장 직관 적인 감각을 건드린다. 반면 발라드는 그 시대의 감성에 대한 기록과도 같다. 공일오비의 객원가 수이던 윤종신이 ‘텅 빈 거리에서’를 부르며 공중 프로그램에 출연한 가수들의 노래가 비교적 성

전화 앞에서 연인에게 전화를 걸려는 남자의 심

적이 좋은 이유다.

리를 ‘동전 두 개뿐’이라는 가사로 응축시킨 것처

댄스곡이 화려한 무대로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

럼, 2013년의 사랑과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는 상황에서 서서 노래를 해야 하는 발라드 가

면 여전히 발라드가 필요하다. 그래서, 윤종신이

수들이 시선을 끌기란 쉽지 않다. 노래의 인기를

제작한 가수 김예림이 ‘All right’과 ‘Rain’ 등의 곡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는 아이돌 그룹도 특별한

들로 연이어 차트 1위를 한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경우가 아니면 댄스 곡을 선택하니 발라드를 부

몇 년 전부터 ‘월간 윤종신’을 통해 꾸준히 발라

들을 통해 그 정서를 2013년의 버전으로 부른다.

르는 스타들의 숫자는 점점 줄어든다. 과거 트로

드 곡들을 만들고 부르던 그는, 후배 가수들을

과거의 발라드처럼 피아노를 주축으로 대규모 오

트가 젊은이들도 좋아하는 음악이었다가 이제는

통해 1990년대로부터 시작된 발라드의 어떤 정

케스트라를 동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록

중장년층이 좋아하는 음악이었듯, 발라드 역시

서를 담아낸다. ‘All right’은 김예림이 춤을 출 수

과 포크, 때로는 힙합적인 요소까지 결합하면서

그런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있을 만큼 리듬이 있고, ‘Rain’도 약간의 리듬을

그 음악 속에 시적이고 섬세한 정서를 표현한다.

그러나 한국 최고의 발라드 곡 중 하나인 ‘천일동

유지한다. 그러나 두 곡은 모두 과거의 발라드와

윤종신 본인이 부르고 뮤지션 이규호가 작곡한

안’을 부른 가수 이승환은 얼마 전 경력이 20년

맥이 닿아 있다 할 수 있는 어떤 정서를 유지한다.

‘몰린’은 포크를 바탕으로 윤종신이 마치 낭독하

넘게 차이나는 신인 김예림과 노래 ‘비누’를 불렀

리듬이 있지만 곡은 신나거나 활기차지는 않다.

듯 가사를 노래한다.

다. 사랑해서 동거하고, 다시 헤어진 연인의 이야

오히려 허스키한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김예림을

‘시린 가을 하늘 찬 바람 따라 정처 없이 헤매이다

기를 그린 이 노래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비누

통해 낮고 우울한 감정들을 드러낸다.

가 그러다 세상 밖으로 몰린 아름다운 내 첫사랑.’

에 빗대 ‘빨리도 닳고 물러질 거면서 견고한 척을

댄스는 일할 때 흥을 돋우고, 모두가 모여 즐겨

첫사랑에 대한 추억과, 그것이 점점 세상에 치여

했네 / 못됐나봐 내가 사람 싫어지는데 이유 따

놀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발라드는 쓸쓸한 가

사라져가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그림처럼 이어

위 없더라’라며 담담하게 헤어짐의 이유를 말한

을 거리를 걷는 사람의 이어폰 속에서, 겨울밤에

진다. 그렇게 발라드는 계속된다. 조금은 다른 옷

다. 한국 대중음악에서 혼전 동거라는 소재는 여

불을 꺼놓은 방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다. 윤

차림으로, 여전히 차가운 겨울밤에 따뜻한 온기

전히 자극적이지만, 표현하는 가사는 일상의 슬

종신은 김예림을 비롯해 자신이 제작하는 가수

가 필요한 모든 사람의 귓가를 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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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백서(白書)

Winning Awards and Making Awards 2013년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기록들

영화배우에게 레드카펫과 영화제의 트로피가 있듯이, 광고인들에게도 그들만의 축제가 있 다. 한 해 동안의 치열한 노력과 크리에이티비티를 담은 작품으로 국내외의 다양한 광고제에 서 경쟁하고, 전세계 광고인들이 모여 서로를 격려하며 정보를 나누는 축제로서 광고제는 단 연 광고인들의 축제라고 할 수 있다. 세계 3대 광고제라고 불리는 칸, 클리오, 뉴욕페스티벌, 그리고 최근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광고제들, 대한민국광고대상을 비롯한 국내 광고제와 대한민국 첫 국제광고 제로 성장 중인 부산국제광고제 등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2013년을 돌아볼 수 있는 광고제 에서의 활약을 공개한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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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 유명 광고제를 마치 그림의 떡처럼 바라보던 시절에서 이제는 광고계에도 ‘한류바람’이 분다는 기사를 국내외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국내 광고업계의 질적 성장을 실감할 수 있는 의미있 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광고제에서의 수상은 단순히 명예에만 그치지 않는다. 해당 기업의 브랜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요 광고제의 수상 경력은 광고대행사 랭킹 점수로도 환산되기 때문이다. 크 리에이티비티를 점수로 평가한다는 것이 생소하게 여겨질 수도 있지만, 오랜 시간 동안 그 권위를 다져 온 광고제는 그 이름만으로도 세계 광고계가 동의하는 이름값을 자랑한다. 그 대표적인 것이 세계 3대 광고제라고 불리는 칸 국제광고제, 클리오 광고제, 뉴욕 페스티벌이다. 그 중에서도 칸 국제광고제는 독보적으로 ‘세계 최고의 권위’이자 ‘전 세계 광고인의 올림픽’이라고 꼽힌다.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이 축제의 오프닝과 클로징 갈라를 후원하면서, 또 연이어 수상 소식을 전하면서

World's Most Wanted Awards 세계 최고를 선정하는 권위의 광고제

‘한류 바람’의 주역이 된 것은 그래서 의미깊은 일이다. 전통적인 광고제 이외에도 최근 몇 년 사이 두드러지게 발전하는 것이 바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광 고제이다. 스파익스 아시아(Spikes Asia)와 애드페스트(AdFest)가 그 변화의 주축을 맡고 있는데, 한 국의 부산국제광고제가 그 뒤를 이어 아시아-태평양을 대표하는 광고제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대한민국 광고대상’은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대한민국의 대표 광고제이다. 이 노션은 올해 8개 부문 대상 중 3개의 대상을 포함해 총 13개의 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최다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2013년 이노션이 국내외에서 수상한 96개의 면면은 모두 한 해 동안 치열하게 노 력한 대가이자, 광고인으로서의 자랑이다.

케이션 축제로 성장했다. 2011년 공식 명칭을 Cannes Lions International

뉴욕 페스티벌(New York Festivals)

Advertising Festival에서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뉴욕 페스티벌은 1957년 비방송매체 분야의 두

Creativity로 변경했다. 2013년에는 ‘이노베이션(Innovation)’ 부문을 신설해

드러진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이후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하드웨어, 급진적 소프트웨어를 출품할 수 있다.

1970년에 텔레비전, 영화 부문과 텔레비전 프로 그램, 프로모션 부문을 신설하였고, 1982년에

클리오 광고제(Clio Awards)

라디오 광고 부문, 1984년에 인쇄 광고, 디자인,

광고계의 오스카상이라고 불리는 클리오 광고제는 1959년 미국 텔레지번

사진, 일러스트레이션 부문 등을 신설해 급속한

라디오 광고제라는 이름으로 창설되었다. 창설 당시에는 뉴욕 등 미국 내 텔

성장을 해왔다. 일 년에 두 번, 봄과 가을로 나누

레비전 광고를 대상으로 하였으나, 1966년에 국제 텔레비전, 극장광고, 1971

어 시상하며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28개국에

년 국제 인쇄광고, 1974년 국제 라디오광고, 2000년 뮤직 비디오 부문을

대표부를 두고 있다.

추가하며 전 매체를 대상으로 한 국제광고제로 성장했다. 2013년에는 처음 으로 ‘브랜드 아이콘(Brand Icon)’이라는 부문을 신설했다.

칸 국제광고제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애드페스트(AdFest)

1953년에 창설된 칸 국제 광고제는 창설 당시

매년 3월, 태국 파타야에서 열리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광고 크리에이티브

극장용 광고 중심으로 개최되다 TV 매체의 발

를 겨루는 경연장이자 아시아 광고인들의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전과 함께 TV CM을 포함한 광고 페스티벌로 확대되었다. 최근에는 뉴미디어의 성장과 매체

스파익스 아시아(Spikes Asia)

의 다양화에 힘입어 세계 최고, 최대의 커뮤니

매년 9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스파익스 아시아는 칸 광고제의 조직 운영사인 IAF와 미디어(Media)지를 발간하는 다국적 출판사 헤이마켓 (Haymarket)이 합동 개최하는 아시아권 광고제이다.


ISSU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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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HIGHLIGHTS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2013년 한 해 동안 국내외 광고제에서 수상한 경력은 모두 96건. 세계적인 광고제의 수상작 리스트에 두루 이름을 올리면서 글로벌 광고회사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 받았다. 한 해 동안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활약을 짐작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순간을 소개한다.

2013 한국광고대회: 안건희 대표이사 동탑산업훈장 수훈 안건희 이노션 월드와이드 대표가 2013 한국광고대회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안건희 대표 는 칸 국제광고제 본상 수상 등 한국 광고 산업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사회적 기업의 광고를 만드는 사회공헌프로그램 운영, 협력사와의 공생 발전 등 광고업계의 건전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2013 칸 국제광고제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동사자상 1개 수상 2013 칸 국제광고제 미디어 부문에서 동사자상을 수상한 도미노피자 ‘워터드롭(Waterdrop)’편은 자전거가 지나가면 길 위에 물로 광고 메시지가 써지고 그 메시지는 소비자에게 보여진 후 햇볕에 천천히 증발해 사라지는 친환경적 뉴미디어 광고로 주목 받았다.

2013 애드페스트(AdFest): Gold 1개, Silver 2개, Bronze 2개 수상 굿네이버스&홈플러스의 ‘러브 파킹 캠페인(Love Parking Campaign)’은 홈플러스 매장 지하 주차 장 기둥에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이름과 사진을 붙여놓은 뒤, 카트를 끌고 주차장까지 내려온 소비 자들에게 카트를 이용하고 남은 100원을 자연스럽게 기부하도록 만든 캠페인이다. 2013 애드페스

1

트 광고제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2013 스파익스 아시아(Spikes Asia): Silver 3개, Bronze 5개 수상

1. 이노션 안건희 대표이사

소리가 아닌 진동으로 음악을 전달하는 자동차 시트를 통해 실제 청각장애가 있는 아이가 태어나서

2. 굿네이버스 &홈플러스 ‘Love Parking Campaign’

처음으로 음악을 접하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담아낸 현대자동차 쏘나타 브랜드필름인 ‘터처블 뮤직

3. 현대자동차 쏘나타 브랜드필름 ‘Touchable Music Seat’

시트(Touchable Music Seat)’. 이 프로젝트는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이 영상을 본 사람들이 ‘뮤직시

4. 도미노피자 ‘Waterdrop’ 5. 현대자동차그룹 비전홀 ‘Who am we?’

트 기부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1,000명이 참여할 때 마다 1개의 시트가 제작되어 농아학교 쪽에 전

6. 기아자동차 쎄라토 ‘Lisa’ 편

달되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 프로젝트이다. 또한 호주법인이 제작한 기아자동차 쎄라토 ‘Lisa’ 편이

7. 야생생물관리협회 ‘Tape for Wildlife’

필름 부문에서 자동차 광고로는 유일하게 본상(은상)을 수상하며 주목 받았고, 초록우산 어린이재

8. 현대자동차 쏘나타 ‘빗방울’ 편

단의 ‘Dying Face’로 미디어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2013 부산국제광고제: Gold 3개, Silver 5개, Bronze 4개, Crystal 21개 수상 현대자동차그룹 인재개발원 마북캠퍼스에 위치한 ‘비전홀’을 장식한 전세계 22만 임직원의 인물 사 진과 자신의 비전이 담긴 문구를 토대로 만들어진 서도호 작가의 인터랙티브 비디오 작품 ‘Who am we?(나/우리는 누구인가?)’가 금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도 현대자동차 쏘나타 브랜드필름 ‘터처 블 뮤직시트’는 필름 부문 금상을, 도미노피자 ‘워터드롭’은 프로모션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2013 대한민국광고대상: 대상 3개, 금상 6개, 은상 2개, 동상 1개, 특별상 1개 현대자동차 쏘나타 ‘빗방울’ 편은 ‘쏘나타에서 느끼는 감성’을 컨셉으로 제품의 물성적 속성을 강조 하는 기존 자동차 광고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누구나 자동차 안에서 한번쯤은 느꼈을 법한 감성적 인 순간을 효과적으로 표현하여 영상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또한 사라져가는 야생생물을 보호해 야 하는 당위성을 표현한 야생생물관리협회의 ‘Tape for Wildlife’로 대한민국광고대상 디자인 부 문 대상을, 현대자동차 쏘나타 브랜드필름 ‘터처블 뮤직시트’로 프로모션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9.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Dying 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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談 ; 이야기하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Y. Studio 1839 INTERVIEWER. 진서현 차장, 국정애 차장, 윤건희 대리, 양희욱 사원 (4본부캠페인3팀, INNOCEAN Worldw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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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하고 안 하고의 문제를 떠나서 스스로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이 아름답게 느껴지던 시절도 있 다. 자신의 약점이나 불행을 고백하는 스타의 모습을 보며 ‘힐 링’받았다는 이들도 많았고, 완벽하게 느껴지던 아이콘의 허술 한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아름다운 자기 고백에 더 이상 감동받지 않는다. 그보다 더 센 이야기, 더 내밀한 이야기들이 넘치는 세상이 되었으니까. 폭로에 폭로를 더하는 시대를 부추기는 자극적인 프로그램과 그 폭로를 바라 보는 대중의 모습, 그리고 이 모든 폭로의 끝이 어디일지에 대 해 이노션 월드와이드에게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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談 ; 이야기하다

폭로(暴露)에 폭(暴)자가 폭력과 같은 의미잖아요? 상대방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폭로의 원천인데, 최근에는 셀프 폭로가 늘어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져요.

✚ 최근 <썰전>이나 <마녀사냥> 등의 폭로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고 있다. 예전의 연예인 이야기보다 연예인 주변의 이야기, 일 반인의 이야기가 그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폭로가 일상화되 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진서현 차장(이하 진서현) 회사는 조직이다 보니, 아무리 광고 회사가 자유분방해도, SNS는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 어요. SNS를 하는 사람들보다 안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친 구가 200명이라 하면 그 중 꾸준히 글을 남기는 사람들은 약 50여 명, 대부분 관음이에요. 스크리닝 하는 거죠. 사실 그런 현상을 완전한 소통이라고 보긴 어렵죠. 양희욱 사원(이하 양희욱)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일과 연관되 었다 싶으면 다 눈치를 채거든요. ‘아 얘네가 어떤 일이 있었겠 구나’ 그런 것들. 그래서 조심스러워지는 것 같아요. 내 기분을 하나하나 다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채널로 SNS는 오히려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국정애 차장

윤건희 대리 (이하 윤건희) 이 일을 하다보면 보안이 굉장히 중 요한데, 사람들이 대부분 촬영 가서 사진 찍어서 올리고 클라이 언트 대외비 같은 거 올렸다가 낭패 보는 사람들이 있어요. 연예 인들도 실수로 글 올려서 낭패 보는 경우 굉장히 많잖아요?

✚ 일반인들이 방송에 나와서 자신의 사생활을 이야기하는데

진서현 그런데 점점 무서워지고 있는 것 같긴 해요. 지문인식 핸

이렇게 매체에 스스로를 폭로하는 현상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드폰이 나오는 걸 보면 폭로에 대한 방어 심리도 보이죠. 실수로

특히 <마녀사냥>처럼 지극히 사생활적인 부분에서 강도 높은

자기 이야기가 흘러나가면 워낙 빨리 전파가 되니 걷잡을 수 없

자기 폭로에 대한 의견들.

는 상황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양희욱 긍정적이에요. 여성이 자신의 성의 권리에 대해 행사하

양희욱 폭로하는 사람들은 내가 주인공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내

는 것 같아서 저는 긍정적이에요. 예를 들면 얼마 전에 유행했

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놀라는 반응, 확산성이나 이런

던 코드가 ‘라면먹고갈래’였잖아요. 여자가 남자를 자기 집에 초

것에 희열을 느끼는 것 같아요. 외로운 사람들이나 우울한 사람

대하는 걸 그렇게 패러디해서 유행했는데, 예전에는 그렇게 우

들이 그럴 수도 있죠.

회적이었다면 이제는 직설법으로 바뀐 셈이거든요. 성평등 국가

국정애 차장(이하 국정애) 내가 갖고 있는 정보의 양을 보여주

로 변화하는 것 같아서 긍정적이라고 생각해요.

면서 파동이 어떻게 일어나느냐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겠죠? 권

국정애 심지어 엄마랑 같이 와서 보는 방청객도 있었잖아요?

력자의 기분을 느끼는 것일 수도 있어요.

가리고 숨겨서 음담패설화되는 것보다는 유쾌하게 얘기할 수

진서현 폭로(暴露)에 폭(暴)자가 폭력과 같은 의미잖아요? 상대

있다는 부분이 긍정적인 것 같아요.

방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 폭로의 원천인데, 최근에는 셀프 폭로

진서현 외국의 사례와 국내의 사례를 보면 다른 점이 많아요.

가 늘어난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져요. 사실 <안녕하세요>

외국에서는 액션이나 장치들을 사용해서 시각적인 효과로 성에

같은 프로그램에 나온 사람들은 자기 스스로 출연하는 것이지,

대한 재미를 만들거든요. 우리나라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

누가 폭로해서 나온 것이 아니잖아요?

아요. 서로에 대한 이야기, 자극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드러내


Life is Orange Winter 2013

는 것에 희열을 느끼죠. 영국의 케이블 TV를 보면 <마녀사냥>

윤건희 자극적이라는 것이 처음에만 눈길을 끌지 계속되면 면

정도는 교육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수위가 센 방송들도 있어

역이 되면서 일반적인 현상이 되는 것 같아요.

요. 일본은 더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마녀사냥>에서 신동엽을

국정애 모든 폭로나 스캔들에 관심 가는 것은 아니에요. 장윤정

보면서 ‘천재’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들면

의 개인사 같은 경우 그 집안의 이야기를 모두 알고 싶지는 않

서 위험하다 싶은 선을 살짝살짝 넘나드는 센스가 정말 발군이

거든요. 그런데 왜 지속적으로 언론에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을

에요. 우리나라에서 따라갈 자가 없어요.

때가 많아요. 이런 현상에 대해 자정작용을 하는 언론도 없는 것 같고요. 그래서 지나치게 폭로 그 자체만으로 이슈를 삼는 프로그램들을 계속 지켜보기 어렵다고 생각해요. 윤건희 제 생각도 프로그램 구성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안 녕하세요>는 매주 우승자가 있어서 더 자극적인 소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오게 하도록 만들거든요. 점차 프로그램 취지에 서 벗어나 자극적으로 변해가고, 폭로 내용 자체에 대한 신빙성 문제도 있고요. 이런 분위기를 조장하려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사람들 자체도 그런 성향을 갖고 있는데 그걸 자극해서 깨우는 거죠. 진서현 영화와 비슷한 점도 있어요. 처음에는 폭력성이나 선정 적인 장면에 놀라워했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다들 면역력이 생기 잖아요? 이미 센 것을 많이 봐서 그런지 TV 프로그램에서 웬만 한 것 가지고는 화제가 되질 않으니, 경쟁이 붙은 거죠. 국정애 폭로 자체가 순기능을 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썰전> 이나 <마녀사냥>이 사실은 정치가 되었든 성적인 이야기가 되었 든 공론화되고 뒷얘기들을 해주면서 사람들이 정치적인 이슈를 받아들이는 태도에도 변화를 주었다고 생각해요. 정치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고 할까?

진서현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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談 ; 이야기하다

한 사람이 뒷담화의 표적이 되면 계속 그 사람만 몰리는 경향이 있지요. 갑작스럽게 연대감이 생기면서, 서로 공유하는 부분이 있다고 안심하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양희욱 사원

진서현 차장 회사는 조직이다 보니, 아무리 광고회사가 자유분방해도, SNS는 아직까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어요. SNS를 하는 사람들보다 안 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친구가 200명이라 하면 그 중 꾸준히 글을 남기는 사람들은 약 50여 명, 대부분 관음이에요. 스크리닝 하는 거죠. 사실 그런 현상을 완전한 소통이라고 보긴 어렵죠. 국정애 차장 모든 폭로나 스캔들에 관심 가는 것은 아니에요. 장윤정의 개인사 같은 경우 그 집안의 이야기를 모두 알고 싶지는 않거든요. 그런데 왜 지속적으로 언론에 나오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아요. 이런 현상에 대해 자정작용을 하는 언론도 없는 것 같고요. 윤건희 대리 자극이라는 것이 처음에만 눈길이 가지 계속되면 면역이 생기면서 일반적인 현상이 되는 것 같아요. TV 프로그램도 그런 이유 때문에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자극적으로 변해가고, 자극을 원하는 사람들의 성향을 자극해 깨우는 거죠. 양희욱 사원 사람들 사는 패턴이 지루하니까 뭔가 터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어요. 이게 뭔가 터지면 가지를 치고 확장이 되는 거죠. 증권 찌라시 같은 경우도 회사에 대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가지를 치면서 불어나니까요.

윤건희 대리


Life is Orange Winter 2013

<마녀사냥> 같은 경우에는 성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이야기 안 했잖아요? 내가 남자친구를 위해 무엇을 했고 여자친구가 어떤 것을 좋아했다는 등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하던 이야기들을 수 면 위로 떠오르게 한 셈인데, 부담스럽지 않잖아요? 오히려 공 개되니까 퇴폐적이라는 느낌보다 재미있다고 받아들이잖아요? 그러면서 건강한 사회가 되는 것 아닐까요?(웃음) 진서현 <썰전>이나 <마녀사냥> 같은 경우, 하나는 정치고 하나 는 성이에요. 이 두 가지 소재가 모두 예전에는 금기라고 여겨지 던 것들이에요. 누가 이야기해주거나 군중집회 같은 곳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를 TV에서 본다는 것에 사람들이 희열을 느낀 다고 봐요. 정치에 대한 불만은 어느 정도 다 있는데, 그걸 대놓

윤건희 폭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찌라시도 한 번 짚고 넘어

고 보여주니까 사람들이 그것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찌라시에 등장하는 70~80%의 내

요. 성도 마찬가지로 정치와 비슷한 면이 있는 점이, 누구나 다

용이 사실이라고 해요.

좋아하는 소재거든요. 가리거나, 덜하고 안 할 뿐이지. 쭈뼛쭈

내가 이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권력을 과시하는 측면도 있

뼛하던 것을 빵 터뜨려주니 대리만족으로 시원하게 받아들이는

지만, 사실 우리랑 상관없는 이야기들이잖아요? 그런데도 누가

것 같아요. SNS에서의 관음과 연결되는 점도 있고요.

서로 사귄다더라, 누구는 남성편력이 있다더라 같은 자극적인

국정애 맞아요. SNS도 사실 내 생활을 보여주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는 배경에는 특정인에 대해 갖고 있던 이

데, 스스로 보여주고, 굳이 알고 싶지 않은데도 타인의 삶을 자

미지가 망가지면서 그 추락에서 오는 쾌락을 즐기는 거죠. 나랑

연스럽게 엿보게 되니까요.

똑같은 사람이네 같은 자기만족? 양희욱 사람들 사는 패턴이 지루하니까 뭔가 터졌으면 좋겠다

✚ 타인의 사생활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예전에 비해 많이 너그

는 생각이 은연중에 있어요. 뭔가 터지면 가지를 치고 확장이

러워지고, 성에 대한 담론이나 성을 받아들이는 태도도 자유롭

되는 거죠. 증권 찌라시 같은 경우도 회사에 대해 분석 하는 과

게 변하고 있는데, 이런 변화에는 어떤 계기가 있었을까요?

정에서 나온 이야기들이 가지를 치면서 불어나니까요.

윤건희 영국이나 미국의 콘텐츠를 많이 접하게 되면서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해요. 미드나 영드 같은 것들은 폭력이나 성적인

✚ 사회생활에서 ‘생활형 폭로’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표현이 우리보다는 자유롭잖아요?

진서현 한 사람이 뒷담화의 표적이 되면 계속 그 사람만 몰리는

양희욱 제가 고등학생 시절에 <섹스앤더시티>를 많이 봤는데,

경향이 있지요. 알게 모르게 조직 내에서 보이지 않는 동맹을 형

그 세대가 자라면서 자극적인 것을 받아들이는 포용력도 함께

성하게 되고요. 갑작스럽게 연대감이 생기면서, 서로 공유하는

성장했다고 봐야죠.(웃음)

부분이 있다고 안심하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진서현 아마도 연애나 섹스에 대한 경험이 많으니깐 공감도 커

국정애 뒷담화의 주인공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 진실은 중요하

지는 것이겠죠? 공감이 되어야 재미있을 테니까요. 특히 <마녀

지 않죠. 연예인 스캔들과 비슷한 것 같아요. 중요한 이야기는

사냥>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것은 자

아니지만 서로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다가 끝난다는 점에서요.

신이 갖고 있는 생각을 누군가가 대변해서 이야기해주니까 ‘아,

회사 생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니까 그런가봐요. 한 사람이

맞아. 맞아’ 이러면서 재미있어 한다고 봐요.

표적이 되면 모두 그 사람을 예의주시하면서 처음에 나온 이야

국정애 예전에는 아줌마들이 나와서 수다 떠는 프로그램이 많

기를 반복하면서 공감대를 넓히잖아요? ‘나도 그런 거 봤어’ 이

았는데, 요즘에는 남자들이 많이 등장하니까 남자들이 어떻게

러면서요. 사실 악의로 그러는 것은 아니지만, 단순히 재미있자

이야기하는지 알게 되어서 좋은 점도 있다고 봐요.

고 그런 일을 반복하면 안 좋은 결과를 낳을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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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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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CREATOR’S NOTE 모두 잠든 후에 연말이 다가와도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크리에이티브는 불이 꺼질 줄 모른다. 불철주야 야근 중인 새벽, 잠시 쉬러 나온 이노시안과 트리의 앙상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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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S & D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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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IVERSARY PRESENT TO MY BOSS 매월 14일, 안녕하십니까? 올해도 편의점에 가득 쌓인 영혼 없는 ‘양산형 빼빼로 더미’를 보니, 그리고 그걸 주 섬주섬 사가는 어린 양들을 보니 안구에 습기가 차오른다. 안 주자니 눈치 보이고, 주 자니 어디까지 줘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는 직장 내 기념일 선물. 이노션 월드와이드 의 팀장과 1년차 신입사원에게 각각 물었습니다. 다들 어떻게 넘기고 계십니까? 다가 올 밸런타인데이와 화이트데이 대처법도 알려주시지요.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기념일 선물, 저도 참 궁금했는데요

이미진 사원 (카피라이터, INNOCEAN Worldwide)

즐겨 보는 웹툰 중에 ‘야매요리’라는 웹툰(개그만화 좋아하신다면 강추)이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빼빼로데이에 받는 빼빼로의 양은 일종의 인기 척

있다. 젊은 작가가 매번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것이 만화

도로 통했던 것 같다. 한창 이성에 눈뜰 나이인 중학생 때는 문방구에서 낱

의 주된 내용으로, 기념일에는 그날에 맞춰 특수 조리한 요리들을 선보인다.

개로 팔던, 뭔 맛인지도 모를 밀가루 맛이 강한, 팔뚝만 한 빼빼로를 보물인

지난 빼빼로데이는 ‘농업인의 날’ 특집으로, 가래떡을 구워 초콜릿을 입힌

양 안고 다녔다. 여고를 다닐 때는 몇 반의 누구 남자친구가 오토바이를 타

‘가래로’를 만들었다. 작가의 창의력에 감탄하며 웃다가, 그렇게 아무 생각 없

고 모셔온 커다란 빼빼로 바구니를 보며 유치하다면서도 속으로 부러워한

이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았다.

적도 있었다. 그러다가 대학에 가고 세상을 조금씩 알아갈 시점부터, 밸런타

사실 난 고등학생 시절 이후로 빼빼로데이를 챙겨본 적이 없다. 5년을 만난

인데이나 크리스마스 같은 주요 기념일이 아닌 빼빼로데이는 점점 기념일

남자친구와도 서로 챙겨준 적도, 그럴 생각도 없었다. 아침 출근길에 남자친

리스트에서 사라져갔다.

구가 관례상 보낸 카카오톡 빼빼로 기프티콘이 전부(심지어 아직 교환도 안

그러나 직장생활은 다르다. 다시 우리 팀 이야기로 돌아오면, 다음 날 아침

했다). 같은 팀 아트 막내인 사원 선배도 딱히 빼빼로데이는 챙기지 않는다

막내들이 준비한 ‘아몬드 빼빼로’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뒷면에 적힌 ‘빼빼

는 주의였다. 막내들이 둘 다 관심이 없었으니, 평소대로 아무 일 없이 지나

로에 지각을 더하다’는 카피로 선배들은 빵터졌고, 그날의 일은 추억 속 해

갈 줄 알았다. 그렇게 소리 없이 비극은 오고 있었다.

프닝으로 남았다. 이러한 해프닝 속에서 배운 것은, 다름아닌 유쾌하게 빼

선배들이 하나둘씩 출근한 시점, 평소에도 센스가 좋은 차장님이 웃으시

빼로를 건네던 차장님의 센스였다. 여고시절 빼빼로 배달부를 보며 유치해

며 가방 지퍼를 열었다. 마치 스타워즈의 광선검이 뽑히듯 번쩍 섬광이 일

하면서도 내심 부러워했던 것처럼, 별것 아닌 선물이지만, 없으면 아쉽고 또

며, 테이블에 여섯 개의 빼빼로가 가지런히 놓였다. 이것을 ‘웃픈’ 상황이라

받으면 부러움을 사게 되기 마련이다. 어쩌면 사회인의 기념일 선물은 크기

고 하던가. 선배와 나는 웃으며 차장님의 은총을 받아들였지만, 대뇌 전두

나 가격이 아니라, 센스와 애교 차원에서 해결될 문제가 아닐까. 부담을 느

엽 깊은 곳에서 이미 사태에 대한 멘붕이 오고 있었다. 고난은 거기서 끝이

낄 정도의 비싼 선물이나 화려한 포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또 굳이 밸런

아니었다. 평소에도 농담과 장난을 즐기는 우리 팀에서는 점심을 먹을 때에

타인데이에 초콜릿이, 빼빼로데이에 빼빼로가 아니어도 좋다. 작은 선물 하

도, 회의실에서도, 심지어 카톡의 그룹 대화방에서도 빼빼로 이야기가 나왔

나로 팀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면, 바쁜 업무 속에서도 팀원들끼리 웃고

다. 둘씩이나 돼서 쌍으로 안 챙긴 막내들은 선배들의 농담 섞인 말들에도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추억 거리를 쌓아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선배님

가슴이 콕콕 찔렸다.

들, 내년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에는 구운 가래떡과 꿀을 준비하겠습니다.


Life is Orange Winter 2013

직장생활에서의 기념일. 안 챙기면 ‘센스꽝’이요, 잘못 챙기면 ‘아부맨’으로 전락하니 머리가 빠질 수밖에. 작은 선물 하나로 팀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다면, 바쁜 업무 속에서도 팀원들끼리 웃고 즐길 수 있는 소소한 추억 거리를 쌓아갈 수 있지 않을까.

안 주자니 눈치 보이고

유욱상 국장 (스포츠마케팅팀, INNOCEAN Worldwide)

직장에서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러니 기념일 역

시하고 외면하고 싶어도 마음속 한구석에 일말의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직

시 마찬가지. 나는 직장생활에서의 기념일은 사생활에서의 기념일과는 정

장생활에서의 기념일. 안 챙기면 ‘센스꽝’이요, 잘못 챙기면 ‘아부맨’으로 전

의 혹은 기준 자체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안 그래도 이래저

락하니 머리가 빠질 수밖에.

래 신경 쓸 일 많아 피곤한 회사에서, 기념일로 인해 소모적인 고민까지 해

그렇다면, 우리 직장 동료들은 과연 어떤 기념일 때문에 고민하고 스트레

야 할까? 절대 환영할 수 없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 우리 팀원들이 생각보

스를 받을까? 팀장의 권력(?)을 사용해 우리 팀 15명 전원에게 설문지를

다 신경이 많이 쓰이나 보다. 그래서 진지하게 한번 생각해봤다. 우리는 왜,

돌렸다. 직장생활에서 반드시 챙겨야 하는 기념일로는 생일, 결혼식, 2세

기념일을 고민하는가?

출산일, 간간이 자녀 돌잔치라는 응답이 돌아왔다. 내 예상과 크게 다르지

직장생활에서의 기념일 챙기기로 고민을 하는 이유는 첫째, 개인마다 ‘온

않은 대답이다. 그리고 이상 등장한 기념일은 응당 축하받고, 축하할 가치

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기준을 정함에 있어 개인의 진심보다

가 있는 기념일이라는 것이 우리 팀의 생각이다. 가장 고민하는 기념일로

는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 주변에서는 어떻게 할까’에 눈치를 더 많이

는 열에 아홉이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빼빼로데이를 꼽았다. 근본 있

봐야 하므로 스트레스 지수가 팍팍 올라가는 것이다. 직장생활에서 누누

는 기념일 대 근본 없는 기념일. 마치 근본 있는 놈과 근본 없는 놈의 대결

이 들어왔던 선배들의 충고, 그리고 내가 선배가 되어서 후배에게 종종 하

처럼 명확하게 갈라진다.

는 “직장생활을 잘하려면 공과 사는 확실히 구별해야 해”라는 조언을 작금

물론, 회사 안에서 연애하고자 하는 청춘 남녀들의 사랑고백까지 방해할

의 기념일 챙기기에 적용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은 없다. 그리고 비록 ‘사랑’은 아닐지라도 생각해서 챙겨주는 ‘의리 초

사실 기념일의 출발은 명확하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부터 출발할 것.

콜릿’을 공과 사를 운운하며 거절하기엔 너무 매정해 보인다. 모두가 단호

그리고 그것이 그를 기쁘게 할 것. 무언가 기쁜 일이 생겼을 때 같이 축하

박이라면 세상 사는 재미도 단호해질 테니. 이렇게 선포하리라. 사랑고백이

하고, 또 축하받는 날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요즘은

아니라면! 점심도 거르고 일에 매진하는 동료를 진심으로 응원하기 위한

가히 ‘기념일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기념일이 넘

성의와 배려로 받아들이자고! 기업이 의도하는 상업성 판촉 기념일에 우리

쳐난다. 과연 축하할 일이 맞는가 싶은 것까지 쥐어짜내서 축하하는 것 같

의 팀워크와 신뢰가 흔들릴 정도로 허술하지는 않으니까….

다. 기업이 만들어낸 ‘판촉성 기념일’까지 포함하면 가히 쓰나미 수준. 마케 터의 관점으로 보면 치면 참 성공적인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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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MPORARY ART

1 젠더 블롬(Zander Blom) <The Travels of Bad-Scene 14 Mosquitoes of Deathness: Terribly Noble, Manipulative, Blood, Addict, Monsters on a Rampage>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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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Y. 정신으로 펑크에 응답하다

DO IT YOURSELF,

1970년대 히피의 평화주의가 쇠퇴하면서 기존 사회문화에 딴죽을 걸고 모 든 것을 해체하고 바꾸고자 했던 과격분자들이 모여 시작된 ‘펑크’ 문화는 주류 문화를 폭력적으로 해체하고 그것을 다시 재구성하는 모습으로 나타 나곤 했다. 무스와 달걀 등으로 세운 모히칸 헤어, 가죽옷과 징이 박힌 액 세서리,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짙은 화장 등 정돈되지 않은 스타일 의 펑크 룩은 당시 어지러운 사회상, 사회에 대한 불신을 자신의 삶으로 끌 고 와 온몸 그 자체로 표현한 아이콘이었다. 그 안에서 D.I.Y. 정신은 자본과 거리를 두고 사회를 조롱하는 펑크 특유의 저항 정신을 상징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Text. 서정임 (경향 <article> 수석기자)

70년대 유행했던 펑크 문화와 미술은 초기 이러한 D.I.Y. 정신을 보여줄 수

PUNK YOURSELF

있는 표면적인 카테고리 내에서 파편적으로 나타나며 연을 맺었다. 일명 ‘펑 크 비주얼 아트(Punk visual art)’라 지칭된 이 움직임은 펑크 록 앨범 커버, 또는 펑크 록 콘서트 포스터, 잡지나 웹사이트를 통해 발표되거나 때때로 미술 전시공간에서 소개되기도 했다. 펑크 비주얼아트의 주요 미학은 애시 드 뮤직이나 빈정거림을 최대 포인트로 삼아 충격을 주거나 공감을 유도하 는 감각 혹은 혁명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예술가들은 낡은 관습 을 깨는 방식으로 신문이나 잡지를 오려 붙이는 ‘콜라주’를 택했다. 이전에 도 미술에서 이 방식이 쓰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그들에게 기존 대 중문화의 속성과 자본주의의 폐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이미지를 해체시 켜 쇼킹하게 제시하는 시각적 방법론으로 콜라주만큼 적합한 것은 없었다. 제이미 레이드(Jamie Reid)가 디자인한 섹스 피스톨스의 <Never Mind the Bollocks> 앨범 커버가 그 대표적인 예이며,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뉴욕에서는 펑크 뮤직과 아트신을 결합한 전시회가 종종 열리기 도 했다. 그러나 이는 단발적으로 나타났으며 미술사에서도 그리 큰 주목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런 이유로 오늘날 딱 꼬집어 ‘펑크 아트’라 불릴 만한 작업을 보여주는 현 대예술가들을 찾긴 매우 힘들다. 단지 펑크 문화가 태동했던 동시대를 살았 거나 여기에 심취한 이들이 과거를 추억하고 그 정신을 오마주하는 몇몇 작 품에서 그 잔재를 발견할 수 있을 뿐이다. 때문에 이 글에서는 틀에 박힌 재 료가 아닌 색다른 재료와 발견된 오브제를 자유로운 방식으로 사용하며 장 르의 경계도 모호하게 만드는 작품들을 채집해, 시각 예술가들에게 스민 펑 크 문화의 심벌인 어지러운 사회상을 공격하는 무기로서의 콜라주, 기존 문 화의 허를 찔러 해체하고 재결합하는 D.I.Y. 정신을 읽어보고자 한다.


CONTEMPORARY ART

82

2 린더 스털링(Linder Sterling) <Sans titre> 포토 몽타주. 1976 ⓒLinder

어릴 때, 나는 나 스스로 어떤 여성으로 성장할지에 대해

스 그룹의 앨범 표지 작품 <Orgasme Addict>에서는 격렬한 불경스러움의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사진을 통해 비친

하드코어 펑크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노란색 바탕에 다리미 머리를 한

여성의 모습은 너무나도 연약했다. 이런 사진들을 이용한 콜라주로

여성의 나체를 등장시켰고, 나체 여인들의 머리를 주방기구들로 대치한 작

사람들을 당혹케 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품에서는 기계처럼 복종하며 남성을 위해 집안일을 하며 성적 노리개로 전 락한 당시 여성의 사회적 이미지를 날것 그대로 전달하기도 했다. 그녀는 콜

1

라주 방식을 이용한 이유에 대해 “어릴 때, 나는 나 스스로 어떤 여성으로

남성중심주의를 공격한 페미니스트의 ‘펑크콜라주’

성장할지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사진을 통해

영국의 페미니스트이자 펑크 밴드 루두스(Ludus)의 싱어였던

비친 여성의 모습은 너무나도 연약했다. 이런 사진들을 이용한 콜라주로 사

린더 스털링(Linder Sterling, 1954~)은 독특한 펑크 콜라주와 포토 몽타주 를 구사하는 파격과 충격의 아이콘이랄 수 있다. 리버풀의 노동자 집안에서 태어나 맨체스터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그녀는 어린 시절 펑크 문화에 심취 했고, 이런 영향은 이후 작업세계에 큰 영향을 주었다. 린더는 여성의 이해

람들을 당혹케 하는 것은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고 밝혔다.

2

발견된 오브제와 다색 테이프의 무음 반주 쿵짝쿵짝. 전시장에 사이키 조명과 미러볼이 돌아가고 있어도

를 침해하는 남성 지배 중심적 요소인 포르노그래피와 남성의 권력에 의한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형광색 줄무늬로 도배한 바닥 위에 번쩍임과 현란함

섹슈얼리티의 재생산으로 자리 잡아가는 여성의 상품화에 주목하며, 여권

으로 무장한 조각 작품을 주로 출현시키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아티스트 짐

신장을 위한 급진적 페미니즘 운동을 시작했다. 이때 그녀는 자신의 주관을

램비(Jim Lambie, 1964~). 한눈에 봐도 쿨하고 펑키한 그의 작업들은 현대

표면으로 드러내기 위해 검정 가죽 재킷, 너덜너덜 찢어진 청바지, 형형색색

미술에서 이젠 식상한 기법인 테이핑으로 무한 상상의 진수를 보여준다. 작

의 기괴한 머리와 화장, 쇠사슬과 안전핀 등을 이용한 펑크 패션으로 직설

품 제작 과정을 단순화시켜 설명하자면, 일정한 장소(보통은 바닥)에 다색

적이고 공격적으로 혐오감을 표현하고자 했다. 1976년부터 미술계와 접촉

인쇄 테이프로 지그재그 현기증이 날 것 같은 줄무늬를 모퉁이부터 중심으

하기 시작한 린더는 시장의 카탈로그나 포르노 잡지, 또는 여성 잡지 속에

로 좁혀가며 입힌, 옵아트 스타일의 배경을 깔고 그 위에 드리핑(물감을 떨

서 발췌한 이미지들을 펑크 콜라주로 제작해 여기에 남성 지배적인 사회 속

어뜨리는 행위)된 기성 오브제를 설치하거나 정크숍에서 구입한 의자를 절

에서 벌어지는 여성 차별화에 반대하는 조롱과 외침을 가득 채웠다. 버즈콕

반으로 쪼개 건축적 구조물로 형상화하는 식이다. 때론 의자나 오브제에


Life is Orange Winter 2013

‘빙고 날개(Bingo Wings)’라 불리는 깨진 거울 파편을 덕지덕지 붙인 핸드 백을 걸어 반짝이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그의 명성을 확고히 하는 데 일조한 작업은 <Zobops>. 그는 전시 공간의 계

3

이미 있는 것과의 협업 어릴 때 풍경을 연필이나 물감으로 그리기보다는 이것저것을

뜯어 붙이며 표현했던 일본 작가 신로 오타케(Shinro Ohtake, 1955~)는 무

단과 마루에 모두 현기증 나는 다양한 색깔과 패턴을 입힌 후, 그 사이사이

사시노 대학 회화과에 입학하며 평범한 미술교육 과정을 밟다 1977년 런던

에 세라믹으로 만든 새의 형상에 물감을 떨어트려 기괴한 모습으로 연출했

에서 1년간 머물게 되며 작업 인생에 있어 큰 전환기를 맞게 된다. 그는 아무

다. 램비는 이 작품에 대해 “당신이 만약 여기 방의 중심에 서 있다면 ‘벨벳

연고 없는 런던 거리에서 발견한 인쇄물과 광고지를 노트에 붙이거나 벼룩

언더그라운드’가 청중에게 그들의 몸을 던져 연주했던 것처럼 모든 새는 당

시장에서 성냥갑 커버를 모아 붙인 공책을 상당량 획득하며 오타케의 트레

신에게 자신의 몸을 던질 것이다. 나는 새들이 계속해서 당신을 끌어들이는

이드마크가 된 작품 <Scrapbook>(1997~) 제작의 동기를 부여받는다. 게다

수수께끼 같은(불가사의한) 특성이 있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 부분에서 눈

가 자신과 비슷한 작업성향의 러셀 밀즈(Russell Mills)를 만나 음악에 입문

치 챌 수 있듯, 그의 작품은 펑크록을 배경음악으로 놓는 직접적인 방식을

했는데, 특히 런던의 펑크 문화에 크게 영향을 받은 그는 자국으로 돌아와

취하진 않았지만, 시각적 충족은 머릿속에서 그 운율을 마구 떠오르게 한

노이즈 밴드를 결성해 거리의 소음을 스크랩해 녹음했다.

다. 그 이유는 작가가 일찍이 밴드에서 연주하거나 DJ로 활동한 경험 탓도

이런 식의 작업은 70년대 일본 미술계를 잠식하던 미니멀리즘으로부터 벗

있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조형언어와 펑크록의 감성을 결합시켜 청각과 시

어나 매스미디어, 언더그라운드 음악문화, 도회환경에 대한 새로운 시각언

각의 교차, 공간에 대한 차원 변경의 개념을 설정하기 때문이다. 그는 벨벳

어를 제시한 것이었다. 일례로 나무, 짚, 철사, 계산기, 기타의 부품 등 쓰레

언더그라운드를 오마주한 작품 외에도 일렉트릭 사운드와 포크 음악을 결

기 더미 속에 빈티지 녹음기 루프를 설치해 당시 도쿄의 피폐함을 상징하는

합한 록밴드 버즈(The Byrds)를 검은 실루엣의 테이프로 변신시켜 벽면에

남성의 모습을 희미하게 드러나게 했고(<Rubbish Men>(1987)), 원격 조정되

비스듬하게 붙여놓기도 하고, 60년대 록그룹 ‘Doors’의 노래와 여성 팝 보

는 인터랙티브 설치 작품 <Dub-Hei & New Chanel>(1999)로 음악 퍼포먼

컬 샤키라(Shakira), 뉴욕 클럽신을 이끌었던 ‘Paradise Garage’의 곡명을

스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자본과 거리가 먼 스스로 만든 산물로

자기 작업들의 타이틀에 그대로 가져와 사용하곤 했다.

펑크적 진수를 보여주는 작품은 앞서 언급한 <Scrapbook>이다. 이 작품은 “이미 있는 것과의 협업이 예술”이라 할 정도로, 작가가 여행한 지역의 신문, 잡지, 광고 전단지, 서적, 지하철 티켓 등 각종 인쇄물과 사진을 오려 붙이고 쌓고 드로잉하고 뜯고 덧붙인 1만2,500여 페이지로 구성된 책이다. 작품에 내재된 의미 역시 사회적 의미로부터의 해방, 사물에 부여된 고정관념으로 부터 탈피하기, 과잉정보의 폐해를 비판하고 정보의 낭비를 역으로 재생산 한다는 것이다.

4

엘비스 + 서부 카우보이 + 로큰롤 사기꾼 = 권총을 든 시드 비셔스

영국 yBa 소속 작가 개빈 터크(Gavin Turk)란 이름을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킨 계기는 1991년 왕립미술학교에서 ‘동굴’이란 제목으로 열린 그의 석사학위 전시였다. 당시 그는 회색으로 칠해진 방에 푸른색의 잉글리시 헤 리티지 명판(역사적으로 저명한 인사들이 살았던 곳의 런던 주소를 기념하 는 용도로 벽에 붙인 것) 하나만 덩그러니 위치시켰다. 그러고는 그 명판에 “켄싱턴 구, 개빈 터크, 조각가, 여기서 작업하다, 1989~1991”이라고 썼다. 이는 자신을 이미 죽은 사람처럼 다루며 미술계 입문을 알리는 석사 전시에 오히려 종말을 고하는 반항적 행동의 결과물이었다. 당시 상당한 논란을 일 으켰던 이 작품은 개빈 터크가 차용을 통해 독창성을 거부하며 차후 예술제 도와 예술가라는 존재의 명성에 관한 날카로운 비판을 보여주는 작업을 이 3 신로 오타케(Shinro Ohtake) <Found Lightscape/New Seoul> 네온, 전자부품. 가변

어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 <동굴>이 작가로서의 시작을 화려하게 장식했다면, 개빈 터크를 일약 스타 덤에 오르게 한 문제적 작품은 <Pop>(1993)이다. 그는 밀랍과 파이버글라

크기. 2012. 사진 박명래

스로 실물 크기의 인체를 만들어 그 위에 옷을 입히고 모형 권총을 들게 한 후, 그것을 자연사박물관의 전시품처럼 유리 케이스 안에 가둬두었다. 이 작

83


CONTEMPORARY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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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짐 램비(Jim Lambie) <Forever Changes>전 전경. 2008. 글래스고 GOMA 5↓ 젠더 블롬(Zander Blom) <The Travels of BadScene 1 The Decision: Fuck Europe and the Disease of Civilisation> 2009


Life is Orange Wint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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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크의 특유성이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목격될 수 있는 연유는 어찌 보면 그것이 특정한 시대를 풍미한 문화 코드라기보다는 시대와 무관하게 언제 어디에나 적용 가능한 급진적 가치관을 지녔기 때문이리라.

품이 발표되었을 때 사람들은 격한 반응을 보였는데, 그 이유는 줄리언 템 플의 영화 <위대한 로큰롤 사기꾼>에서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 웨이>를 부른 다음 관객들에게 총을 쏘는 섹스 피스톨스의 멤버 시드 비셔스와, 영 화 <플레이밍 스타>(1960)에서 권총을 든 카이보이 역의(앤디 워홀이 실크 스크린으로 복제하기도 한) 엘비스 모습을 결합시켰기 때문이었다. 터크는 대중문화의 진부한 표현을 이용해 유명인의 명성과 아티스트의 지위가 예 술에 부여하는 영향에 대해 조롱조로 답함과 동시에, 미술과 대중문화의 두 얼굴에 대해 넓은 식견을 지닌 관객들에게 예술가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자 했다.

5

자체 생산 패키지로 예술의 신화를 공격하다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 출신의 젠더 블롬(Zander Blom,

1982~)은 20세기에 모더니즘 비평의 대가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

가 주창한 형식주의 미학의 ‘자기비판(self-criticism)’ 과제에서 벗어나고자 자신만의 공간에서 미리 구상한 원칙에 의해 그리거나 붙이며 잘라낸 설치 물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작가이다. 즉, 형식주의자 또는 모더니스트의 구 6↑ 린더 스털링(Linder Sterling) <Femme/Objet>전 전경. 2013. Musée d’Art moderne de la Ville de Paris. 사진 Pierre

성 방법을 알리바이로 역이용해 회화의 순수성에 반기를 든 포스트모더니 즘의 ‘복제’라는 도구(사진)로 동시대 미술과 모더니즘에 총구를 겨누고 있 는 것이다.

Antoine

이러한 작업 개념을 실천하기 위해 블롬은 제한된 영역(자신의 집)에서 침

7↓

대와 선반 위의 천장 모퉁이에 색을 칠하고 직접 그린 드로잉과 프린트, 오

신로 오타케(Shinro Ohtake)

브제를 설치하는 등 자체 생산한 시각적 물질들의 조합을 사진으로 기록한

<Scrapbook #65> 혼합재료. 2005.3-2010.5.20, 우야지마. Courtesy of the artist and Take Ninagawa, Tokyo. 사진 Kei Okano

후, 완성된 결과물을 해체시켰다. 그 이유는 과거에는 있었지만 현재에는 존 재하지 않는 예술품의 유일성을 파괴하고 오로지 작가 자신과 예술 작품 사 이의 중간자인 사진에 의해서만 그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이다. 그만의 논 리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The Travels of Bad> 시리즈. 19세기 말 유 럽 중심의 아방가르드 시스템에서 소재를 가져온 이 연작은 단조로운 교향 악이 록음악으로 바뀌는 듯한 모습으로 구현되며 서구권 중심의 문화가 비 서구권 문화를 잠식하는 것에 대해 풍자적 제스처를 취한다.

펑크는 모두 알다시피 과거의 산물이 되었다. 오늘날 떠도는 펑크‘적인’ 것 을 실행하는 이들 역시 원전이 오래전에 죽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펑크의 특유성이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목격될 수 있는 연유는 어찌 보면 그것이 특 정한 시대를 풍미한 문화 코드라기보다는 시대와 무관하게 언제 어디에나 적용 가능한 급진적 가치관을 지녔기 때문이리라. 펑크가 지닌 기질을 조형 적 맥락에 손쉽게 첨부한 예술 작품에서도 읽어낼 수 있듯 말이다.


24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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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CEAN Worldwide News

IWI INNOCEAN Worldwide India (New Delhi, Nov 2005)

IWUK INNOCEAN Worldwide UK (London, Jul 2006)

*IWA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Apr 2009)

IWCa INNOCEAN Worldwide Canada (Toronto, Jan 2010)

IWA New York INNOCEAN Worldwide Americas New York office (New York, Jun 2011)

IWF INNOCEAN Worldwide France (Paris, Jan 2010)

IWC SH I 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Shanghai, Nov 2006)

*IWE INNOCEAN Worldwide Europe (Frankfurt, Jan 2007)

*IWC BJ INNOCEAN Worldwide China Beijing (Beijing, Dec 2005)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WTr INNOCEAN Worldwide Turkey (Istanbul, Feb 2011)

IWCz INNOCEAN Worldwide Czech office (Prague, Jan 2009)

IWR INNOCEAN Worldwide Russia (Moscow, Jan 2009)

IWS

INNOCEAN-CBAC

INNOCEAN Worldwide Spain (Madrid, Nov 2009)

INNOCEAN-CBAC (Beijing, Dec 2009)

IWIt INNOCEAN Worldwide Italy (Milan, Aug 2008)

IWC SH (Nanjing) I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Nanjing office (Nanjing, Nov 2008)

IWAu INNOCEAN Worldwide Australia (Sydney, Aug 2008)

IWB INNOCEAN Worldwide Brazil (Sรกo Paulo, Sep 2012)

IWA Chicago INNOCEAN Worldwide Americas Chicago office (Chicago, Apr 2011)

*=RHQ office


Life is Orange Winter 2013

IWHQ

IWE

IWA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NNOCEAN Worldwide Europe (Frankfurt, Jan 2007)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Apr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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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r. Ahn, Kun-Hee, the global CEO of INNOCEAN

1 INNOCEAN Worldwide Europe won its second

I N N O C E A N Wo r l d w i d e A m e r i c a s h a s b e e n

Worldwide, was presented with a Bronze Tower Order

straight bronze prize for the best campaign in the

selected by Alpina, a top-rated dairy brand in South

of Industrial Service Merit award for his invaluable

automotive category at the Euro Effie Awards 2013.

America, to smooth the way for the company’s

contributions to the South Korean adver tising

This time, it won the award for its Hyundai i40

goal of penetrating the US market. Its efforts will

industry. The ceremony took place on November 8 at

“Think Again” campaign. The Euro Effie is Europe’s

include developing brand positioning strategies for

the 2013 Korea Advertising Congress. Mr. Ahn was

most authoritative marketing award, and IWE was

the company’s entry into that market, as well as the

especially praised for his many efforts towards the

recognized for its signal success in transforming

development of a campaign to underpin the launch of

globalization of the industry. They included winning

perceptions of the i40 brand through its campaign.

its Alpina Green Yogurt product.

이노션 월드와이드 안건희 대표이사가 11월 8일에 열린

이노션 월드와이드 유럽지역본부(IWE)는 유로 에피어워즈

이노션 월드와이드 미국법인(IWA)이 남미 정상급 유가공

‘2013 한국광고대회’에서 올해 광고산업발전 유공자로 선정

2013에서 현대자동차 i40의 <Think Again> 캠페인을 통해

식품 브랜드인 Alpina의 성공적인 미국시장 진출을 위해 통

돼 동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안건희 대표는 칸 국제광고제

자동차 부문 베스트 캠페인 상 동상을 수상하며 2년 연속

합 캠페인을 펼칠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로 선정되었다.

본상 수상 등 한국 광고 산업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사회적

수상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유로 에피어워즈는 유럽에서

IWA는 에콰도르, 페루, 베네수엘라를 거쳐 미국 동부지역

기업의 광고를 만드는 사회공헌 프로그램 운영, 협력사와의

가장 권위 있는 마케팅 관련 시상식으로 마케팅 커뮤니케

을 중심으로 미국시장에 진입한 Alpina의 원활한 시장 안착

공생 발전 등 광고업계의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한 공로를

이션의 성과를 평가한다. 이번 수상은 IWE가 캠페인을 통

을 위해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과 주요 제품 Alpina Greek

인정받았다. 유공 광고인에 대한 정부포상은 ‘광고의 날(11

해 소비자의 인식 개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는 점을

Yogurt의 출시 캠페인을 담당할 예정이다.

월 11일)’을 기념하고 광고 산업 발전에 공헌한 광고인들을

입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awards at 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the introduction of social contribution programs that produce advertisements for social enterprises, and his enthusiastic support of shared growth between partner companies.

격려하기 위해 1992년부터 매년 실시하고 있다.

2 INNOCEAN Worldwide appointed Bob Isherwood,

2 IWE is also demonstrating its enhanced status in

one of the leading lights of the advertising world, as

the European advertising industry through a broad

its global creative advisor. He will offer directions

range of other activities. For example, its chief

that will enable INNOCEAN Worldwide to grow

creative officer, Mr. Jamie Colonna, was chosen to

into a truly global marketing and communications

act as a judge for the M&M Global Awards 2013.

company, while also leading its Global Creative

The awards evaluate the creativity and efficiency of

Council of fifteen executive creative directors of the

advertising campaigns for global brands. In addition,

company’s overseas subsidiaries. The Australian-

Mr. Santiago Gramunt, INNOCEAN Worldwide

born Isherwood made enormous contributions to

Spain’s managing direc tor, was named a vice

the professionalism and influence of ad agencies

president of the Asociacion Espanola de Agencias

throughout the world while serving as the worldwide

deComunicacion Publicitaria. Last but not least,

creative director of Saatchi & Saatchi from 1996 until

INNOCEAN Worldwide France was selected as a

2008. The winner of more than 8,000 awards at

member company of the L’Association des Agences-

international advertising festivals, he was also the

Conseils en Communication.

seventh recipient of a Clio Lifetime Achievement Award.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세계적인 크리에이터이자 광고계의

이노션 월드와이드 유럽지역본부가 다양한 활동으로 유

거장인 밥 이셔우드를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어드바이저로

럽 광고업계에서 높아진 이노션의 위상을 입증하고 있

영입했다. 밥 이셔우드는 이노션 15개 해외법인의 ECD들

다. IWE의 CCO인 Jamie Colonna는 글로벌 브랜드에 대

로 구성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협의회(GCC)의 위원장으

한 광고 캠페인의 창의성과 효율성을 평가하는 24년 전

로 활동하며 향후 이노션이 진정한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

통의 M&M 글로벌 어워즈 2013의 심사위원으로 발탁되어

케이션 회사로 도약할 수 있기 위한 전략적인 방향을 제시

큰 활약을 펼쳤다. 아울러 이노션 월드와이드 스페인법인

할 전망이다. 호주 국적의 밥 이셔우드는 1996년부터 2008

(IWS)의 Managing Director인 Santiago Gramunt가 스페

년까지 뉴욕에 위치한 사치앤사치의 월드와이드 크리에이

인 광고 커뮤니케이션 에이전시 협회(AEACP)의 신임 Vice

티브 최고 책임자를 역임하며 광고회사의 전문성과 영향

President로 선출되어 향후 3년 동안 협회를 이끌어갈 예

력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킨 인물이다. 그는 다수의 국제광

정이다. 이와 더불어 이노션 월드와이드 프랑스법인(IWF)

고제에서 8,000개 이상의 수상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클

이 프랑스 광고 에이전시 협회(AACC)의 회원사로 선정되

리오 평생공로상의 7번째 수상자다.

기도 했다.


EPILOGUE

Let It Punk

성수동에 여신이 강림한 날, 매서운 바람마저도 한 풀 꺾이고 봄이

한 공간에서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겠지만 간혹 공간을 바꾸는 것만으로

도래한 착각이 들었다. 74년생 김윤아와 76년생 이노션 박명진 부장은

신선한 기분이 들 때가 있다. 4본부캠페인3팀의 이날이 그러하지 않았을까?

그야말로 <응답하라 1994>를 연출하며 추억 속 성신여대 교정과 홍대

진서현 차장, 국정애 차장, 윤건희 대리, 양희욱 사원 이들 네 명은 ‘폭로’라는

언더그라운드 클럽을 오갔다. 아직도 가끔 ‘자우림 씨’라고 불리지만

주제에 걸맞지 않은 진중함에서 시작해 역시 ‘한 팀’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유 있게 웃어넘기는 윤아 씨, 그리고 훈훈한 기럭지의 박명진 부장님,

다양한 주제를 엮어나가는 호흡을 보여주었다. 다소 쌀쌀한 날씨의 야외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촬영에도 몸을 사리지 않았던 그들의 겨울이 더욱 따뜻하기를!

‘Punk Hero’와 관련된 소장품을 수집하라! 이번 쇼케이스 촬영을

겨울엔 초콜릿, 달달한 아이템이 필요하다는 편집부의 강력한 의지와

두고 Life is Orange 편집팀에 일대의 소란이 일었다. 에디터는 아침

초콜릿과 디저트 시장에 비상한 관심을 가진 김양아 차장의 참여로

일찍부터 동대문 종합상가를 뒤지며 망사, 지퍼, 대바늘 따위를 사

쇼콜라티에 루이 강의 아틀리에를 급습했다. 우르르 몰려온 여자 스태프에

모았고, 가로수길 철물점에서 굵직한 쇠사슬을 산 가녀린 디자이너는

잠시 당황하던 루이 강은 특유의 달달한 미소로 사태를 수습, 능숙하게

이상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아, 전구가 깨질 때 그렇게 생동감 있는

인터뷰를 이어갔다. 포즈 역시 수준급이라 함께한 포토그래퍼가 모든 걸

‘퍽’ 소리가 날 줄이야! 아무도 몰랐을 거다.

불태울 수(?) 있었다고.

2013 Winter, Contributors of INNOCEAN Worldwide 국정애 차장, 김건 사원, 김양아 차장, 노경화 차장, 박명진 부장, 양희욱 사원, 유욱상 국장, 윤건희 대리, 이가영 대리, 이미진 사원, 이인 사원, 이재상 차장, 진서현 차장, 황선화 대리, Peter Algate(IWE) 외 멀리 해외에서 많은 도움 주신 미주지역본부와 유럽지역본부에 감사 말씀 전합니다.


Life is Orange +no. 12 Winter 2013 Punk’d Punkid

“펑크가 메가 트렌드래!” 라는 호들갑에서 이번 겨울호가 시작됐습니다. 다른 매체가 ‘펑크 패션 리얼웨이에서 소화하기’나 ‘펑크 메이크업 마스터’란 기사를 쏟아낼 때, 우리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대체 왜, 지금, ‘펑크’일까? 발행인 안건희

‘트렌드가 없는 것이 트렌드’인 요즘 광고도, 잡지도 만들기가 영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취향이 소비될수록 우리 각자에게 ‘단단한 중심’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발행일 2013년 12월 31일 발행처 이노션 월드와이드 INNOCEAN Worldwide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37-36 랜드마크타워 837-36, Yeoksam-dong, Gangnam-gu, Seoul, Korea www.innocean.com blog.innocean.com

우리가 펑크에 또다시 매료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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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스타일 자체로도 힘이 있으면서 복잡한 이 세상에 돌직구를 날리는 화끈함, 시대에 맞춰 말랑말랑해진 융통성까지! 1970년생 펑크는 이렇게 우리와 함께 진화해갑니다.

그럼, 한껏 펑크한 겨울 되시길. Punk Christmas and Punk New Year!

<Life is Orange> 편집팀 기획 INNOCEAN Worldwide 홍보팀 02-2016-2214 편집 디자인 제작 iPublics Inc. 02-3446-7279 사진 Studio 1839 02-548-1839 인쇄 (주)삼성문화인쇄 02-468-0361 본지에 실린 글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나타냅니다. 본지에 실린 이노션 월드와이드 관련 콘텐츠는 본사의 허락 없이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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