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Orange +no. 16 Winter 2014 Shall We Share?
1. So, Are You Happy? 손미나, 먼저 채워라 그리고 나눠라
2. CD사용설명서 4편: 배금별 CD Why So Serious?
3. Cats & Dogs 이 겨울을 나는 법, 코트 VS 패딩
Next Paradigm, Sharing 공유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
이노션 백서(白書)
Collaboration Hello! Tomorrow 브랜드와 아트의 만남, 반갑습니다!
Let the Music Play 음악을 부탁해요, DJ
GET OUT THERE. EXPLORE. MEET NEW PEOPLE. SHARE YOUR STORIES AND INSPIRE OTHERS. SHARING IS COOL, SO START SHARING NOW!
Shall We Share?
Contents
Life is Orange +no.16
Winter 2014
04~
New Marketing Method
56~
조민기의 TV뽀개기
LETTER
in Sharing Trend
이노션 백서(白書)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공유 트렌드 속
Let the Music Play
진짜 직장인들의 이야기
기업들의 새로운 마케팅 행보
음악을 부탁해요, DJ
06~ INTERVIEW
표정훈의 철학으로 딴지걸기
So, Are You Happy?
32~
64~
손미나, 먼저 채워라
SHOWCASE
CATS & DOGS
그리고 나눠라
There is a Reason
The Only Winter Outer :
김현주 기자의 F5 + IT
for Their Living
Coat VS Padding
인터넷에서 잊히길 원하십니까?
그들의 동거에는 이유가 있다
이 겨울을 나는 법,
14~ ISSUE REPORT
코트 VS 패딩
Next Paradigm,
40~
Sharing
CREATOR’S NOTE 1
42~
88~ CREATOR’S NOTE 3
66~ CREATOR’S NOTE 2
공유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
터치, 이유 있는 인간의 본능
90~ CONTEMPORARY ART
Hash Tag_Generation
IN THE LIMELIGHT
68~
Art for All
#해시태그_세대
Mind Reading Tire
COLLABORATION
예술로 말 걸기
세상을 연결하는
by Hankook Tire
Hello! Tomorrow
가장 강력한 기호 #
생각을 읽는 타이어
브랜드와 아트의 만남,
98~
반갑습니다!
24h
Life in a Share House
brilliant talk
혼자지만 외롭지 않고
‘What is the [FRAME?]’
76~
100~
함께지만 똑같지 않은
현대자동차와 함께한
TREND REPORT
EPILOGUE
브릴리언트 토크
남충식의 뮤직에세이
Sharing Your Story
이케아 로맨스
& Inspiring Others
50~
당신의 삶을 나누는 방법
CD사용설명서
4편: 배금별 CD
음식이라는 물질
Welcome to
Why So Serious?
Human Library
가볍게. 가볍게.
사람이 책이고 도서관이다
노진희 카피의 Material Girl
듀나의 시네마투어 CG가 아니다
LETTER
04
SHARING IS BIG 2014년을 보내며, 신년 인사를 드립니다. 지난 일 년 동안 저희 이노션 월드와이드와 함께 <Life is Orange>를 통해 세계와 신선한 이슈를 공유하셨던 모든 분 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지면으로나마 전해드립니다. 2015년은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창립 1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이노션은 지난 10년 동안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보내주셨던 분들 덕분에 의미 있는 10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출발선에 선 저희들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사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노션은 창립 초기부터 현재의 상황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왔습니다. 지난 10년의 이노션을 기억하 시는 모든 분에게 또 다른 놀라움과 만족을 안겨드리기 위해 이노션은 ‘실천적 혁신’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을 여러분께 약속합니다. 2014년의 마지막 <Life is Orange>의 키워드는 ‘공유’입니다. ‘공유’가 커뮤니케이션 혁명과 더불어 산업혁명을 이룰 것 이라는 미래학자들의 전망과 함께 요즘 다양한 형태의 ‘공유’에 대한 실험적인 시도와 성공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 습니다. 그 다양한 흐름 속에서 이노션이 주목하는 공유는 바로 ‘취향’의 공유입니다. 편리하다거나, 효율적이어서 선 택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 삶 속에 깊이 파고들어가 자발적인 움직임을 이끌어낼 수 있는 키워드가 바로 ‘취향’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개인의 독창성이 중요해지고 개인의 독자성을 지키고자 하는 움직임만큼 타인과 또 사회와 연 계되고자 하는 욕구 또한 함께 커져간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네트워크를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비밀의 주 문, ‘취향’을 통해 연결되고 확장되는 삶의 모습을 저희와 함께 ‘공유’해보시겠습니까? 다시 한 번 일 년 동안 <Life is Orange>에 보내주셨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2015년에는 새로운 10년을 맞이하는 첫 해인 만큼 <Life is Orange>도 새로운 모습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안건희
Life is Orange Wint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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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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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 ARE YOU HAPPY ? 손미나, 먼저 채워라 그리고 나눠라 아나운서, 여행 작가, 소설가, ‘손미나앤컴퍼니’의 대표로 끊임없이 도전하던 그녀가 다시 언론인으로 돌아왔다. 이 노션이 새로운 ‘공유’의 흐름에 대해서 생각을 나눌 파트너 로서 그녀만큼 적합한 인물을 찾아보기 어려울 듯하다. 지 난 8년간 그녀의 삶은 ‘계획과 도전’이라는 모토 아래 사람 들에게 용기를 주고 자극하는 일종의 각성제와도 같은 것 이 아니었을까? 여행지에서든 지금 이곳, 서울에서든 사 람들과 부딪히며 그녀의 가치관대로 치열하게 쌓아온 삶의 선물을 이제는 모두에게 나누겠다는 마음으로 풍성한 밥 상을 차렸다고 한다. 새로운 변화와 흐름을 목격하기 이전 에 먼저 그 흐름에 뛰어들 것을 선택하는 그녀. 자, 이제 손 미나와 공유!
INTERVIEWER 김동욱 부장 (AE, INNOCEAN Worldwide)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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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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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
떠나다, 그리고 꿈을 찾다
요. 그래서 공부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고 스페인으로 떠나게 된 거죠.
김동욱 부장(이하 김) TV에서 뵙던 분을 직접 인터뷰하게 되어 정말
김 그렇게 해서 <스페인, 너는 자유다>라는 책이 나오게 된 거군요.
반갑기도 하고 떨리네요. 작가님 만나고 싶었던 분들이 많았는데, 제가
손 여러 유명 출판사에서 이것저것 제안했지만, 저는 제목과 표지에서
대표로 왔습니다. 책임이 막중하네요.
나를 빼달라, ‘손미나의 OO’ 이런 것은 안 하겠다고 했어요. 그랬더니
손미나 작가(이하 손) 반갑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다들 책이 팔리겠냐며 어려워했죠. 그런 와중에 좋은 책을 만드는 게
김 저는 ‘스페인’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작가님이거든요. 그전까지 스
목적이라고 저를 찾아온 출판사가 있었고, 책을 내게 됐어요. 그리고
페인에 대해서 궁금하지도 않았고 잘 몰랐었는데, 스페인에 대한 큰 관
그 책이 생각지 못한 베스트셀러가 되었어요.
심을 불러일으키셨죠?
김 그 이후 다른 곳에서의 러브 콜도 상당하셨을 텐데요.
손 저도 가보기 전에는 큰 관심이 없었어요. <스페인, 너는 자유다> 책이
손 이렇게 베스트셀러가 되니까 다른 출판사에서도 러브 콜을 받았어
나와서 반응이 좋았고, 그만큼 한국사람들이 스페인을 모르다가 이 책을
요. 항간에는 10억의 개런티를 받고 KBS를 나왔다는 소문이 있었대
통해 많이 알게 됐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인터넷 프로필을 보면 ‘스페인
요. 솔직히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이고요. 제가 받은 조건은 손미나의
홍보대사’라는 직책이 나와요. 그 당시 스페인 대사가 “내가 여기서 대사
렌즈로 세상을 보는 방식이 흥미롭기 때문에 당신이 원하는 시기에, 원
로 일한 3년보다 당신이 더 큰일을 했다”고 말씀하실 정도였으니까요.
하는 나라에 가서, 원하는 만큼 머무르고, 원하는 때에, 원하는 식으로
김 어떻게 스페인이 좋아지셨어요?
책을 내라, 그렇게 우리는 10권을 만들고 싶다, 이거였어요.
손 일단 전공이 스페인어예요. 어릴 적부터 외국의 언어와 문화에 관
김 와~ 그건 진짜 부럽네요.
심이 많았어요. 그리고 제가 대학 들어갈 때, 아버지께서 20년 후에는
손 정말 꿈 같은 일이었죠.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굉장히 멋있고 다이
세상이 많이 변할 테니 스페인어를 배워두면 굉장히 유용할 거라고 하
내믹하지만 10년이라는 시간을 일하면 직접 방송을 만들고 싶은 욕심
셨어요. 아버지께서 역사학자셨는데, 요즘 들어서 생각해보면 굉장한
이 생겨요. 하지만 시스템을 무시할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책을 출판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해보니까 이 일은 기획부터 글쓰기, 교정, 제목 짓고, 디자인 보고, 캡션
김 정말 그러네요.
달고, 그런 모든 과정이 완전히 제 작품인 거예요. 뿌듯한 충만감을 한
손 그런데 저는 1지망으로 스페인어를 선택한 건데, 남들은 영문과 떨
번 맛본 상태에서 그 제안이 왔을 때 뿌리치기가 힘들었죠. 사람들은
어져서 간 거 아니냐고 생각하더군요.(웃음) 그러다가 22살에 휴학하
저한테 ‘돌연’이라고 하시지만 저는 오랫동안 고민하고 재보고 어떤 것
고 스페인에 갔어요, 그 경험이 정말 좋았던 거죠. 혹시 <스페니시 아
이 내 미래를 위한 것인가 치밀하게 계획하고 결정한 거에요. 절대로 얼
파트먼트>라는 영화 보셨어요?
렁뚱땅 ‘어느 날 갑자기’는 없어요. 방송국에 남아서 10년을 산다면 나
김 네, 봤어요.
는 어떤 모습일까? 이곳에서 내가 멋있게 살아남으려면 많이 노력해야
손 거기에 나오는 학생들 같은 집에 살았어요. 8명이 모두 국적도 다
하는데, 똑같은 노력을 밖에 나와서 한다면? 이왕 똑같은 노력을 해야
르고 돈도 없는데, 젊음이나 열정은 최고일 때잖아요. 저도 그들처럼
한다면 새로운 분야에서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나오게 됐죠.
열심히 공부하고 아르바이트도 하면서 친구도 많이 사귀었어요. 아마
김 저희 광고하는 사람들도 비슷해요. 우리 손으로 뭔가 만들어보고
내 인생의 황금기였던 것 같아요. 내 인생의 휴식 시간, 쉼표가 필요하
싶은…. 과정은 힘들지만 프로듀싱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거든요. 그런
면 다시 이곳에 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아나운서로 일하다가
부분을 작가님도 많이 가지고 계시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큰 방송
휴직해야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스페인 외에 다른 생각은 안 했어요.
사의 조직 문화와 서로 안 맞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김 아나운서로 일하셨을 때 손미나 작가님을 보면서 제가 느꼈던 건
손 근데 나중에 저희 동기들을 만나서 얘길 들어보니까 제가 입사 초
정말 전형적인 아나운서와 느낌이 다르다는 거였어요. 아나운서들 보
기부터 그랬대요. 나는 여기 10년 다니면 충분할 것 같다고.
면 다들 경직되어 있잖아요? 그런데 작가님에게선 그런 느낌을 별로
김 아버님처럼 선견지명이 있으셨네요. (웃음)
못 받은 것 같아요. 돌연 퇴사를 하고 스페인에 간 것도 그렇고. 참 용 기 있다고 생각했어요. 쉽지 않은 결정이었죠?
공유문화의 싹(SSAC)을 키우다
손 아마 중간에 유학을 가지 않았더라면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김 또 여행의 기술 강연 ‘싹여행연구소’를 만드셨더라고요. 잘 모르시
거예요. 2004년도에 아나운서 8년 차였는데, 당시의 제가 너무 소진
는 분들을 위해서 무엇인지 소개 좀 해주세요.
되어 있다고 느꼈어요. 저널리스트라면 그 분야가 기자든, 아나운서든
손 싹은 영어로 SSAC인데요. ‘Sohnmina&co. Social Alliance
충분한 인풋을 바탕으로 아웃풋을 생산해내야 하잖아요? 나름대로
Community’라는 뜻입니다. 여행 관련 공동체, 커뮤니티 개념이라고
창의적인 생산을 해야 하는 직업인데, 거대 조직 안에서 사람이 너무
보시면 돼요. 파리에서 3년간 생활하고 있을 때 그곳에 많은 한국 사
기계적으로 돌아가는 거예요. 아무리 노력하고 애를 써도 그 안에서
람들이 여행을 오길래 그들은 여행하면서 무엇을 하나 관심 있게 지켜
인풋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자유가 없었어요. 없는 시간을 쪼개서 매일
봤어요. 그들 대부분이 여행에서 얻어야 할 것들을 얻지 못하는, 구경
책 한 권씩 사서 읽기도 했는데, 그래도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었어
을 하더라구요.
INTERVIEW
10
김 그렇죠. 정해진 루트대로만 가고, 갔던 데 또 가고….
뉴스를 소비하며 생산하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의 비전
손 우린 말 잘 듣는 민족이잖아요. 남이 정해놓은 길을 따라가고, 남
김 어떻게 보면 허핑턴포스트도 ‘공유’의 개념이지 않나요?
이 말해주는 걸 좋아하고 그런 데다가 프랑스로 오신 분들은 굉장히
손 기본적으로는 뉴스 사이트인데요. 다른 매체와 다른 점은 블로그
소비적이고 소모적인 여행을 많이 해요. 그래서 제가 붙인 이름이 여
와 뉴스 사이트를 합한 형태라는 것이지요. 굉장히 독특한 시스템이에
행자가 아니라, 여행소비자, 여행노동자예요.
요. 뉴스를 큐레이션한다는 점도 신선하구요. 기자만이 목소리를 내는
김 하하. 맞아요. 힘들다고 하면서 끝까지 다 봐야 해요.
것이 아니라, 검증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좋은 목소리, 사회
손 그때 느꼈던 것들이 여행의 즐거움에 대해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
구석구석에 있지만 들리지 않는 목소리들을 한데 모은다는 것이 허핑
는 안타까움 하나, 두 번째는 한국이 소통 없는 사회가 됐구나 하는 안
턴포스트의 철학이에요.
타까움이에요. 요즘에는 어디를 가도 전부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
김 뉴스의 생산과 공유가 가능한 새로운 큐레이팅 플랫폼인 거군요.
잖아요. 그래서 살과 살을 맞대는 소통의 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었
손 저희와 처음부터 콜라보레이션해서 뉴스를 제공하는 매체도 있고
어요. 그리고 테마가 ‘여행’이라고 하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죠. 여행은
요. 라이프, 문화, 정치, 경제 등 각 분야 12명의 에디터가 팩트 점검을
자기 껍질을 벗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진짜 거짓말처럼 들리실지 모르
해서 기사를 올리기도 해요. 치열한 팩트 점검이 중요하죠.
겠지만, 한 번 수업하고 두 번째 수업할 때 자기들끼리 언니, 오빠, 동생
김 저 같은 사람이 블로그에 올린 내용도 큐레이션해서 사이트에 올릴
사이가 돼요. 뒤풀이도 부족하다 해서 앞풀이를 하고 수업 듣고, 또 자
수 있는 건가요?
기들끼리 뒤풀이 가고…. 그렇게 해서 현재 6기까지 왔어요.
손 그건 아니고요. 사실 허핑턴포스트 코리아가 법적인 책임을 지지
김 강사 분들은 어떻게 초빙하신 건가요?
않기 때문에 블로그에 글 쓰시는 분들이 그야말로 자유롭게 블로깅을
손 저희가 수익을 내는 큰 사업이 아니다 보니 강사 분들도 제 친분으
할 수는 있어요. 다만 그것이 뉴스사이트 한구석에 올라가다 보니까 사
로 모셨어요. 제 얼굴을 봐서 한 번 해주겠다고 와서 하셨다가, 지금은
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잖아요? 그래서 블로그 에디터가 따로 있어
혹시 이 자리를 내줘야 할까 노심초사하실 정도로 얻는 것이 많다고
요. 블로그 에디터는 올라온 글들을 다 확인하고 팩트 점검을 하고, 그
좋아하세요. 지난주 토요일에 1기부터 6기까지 저희 회사에서 시간 되
걸 큐레이션하는 거죠. 요즘은 너무 많은 뉴스가 쏟아져나오니까 어떤
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했거든요. 외국에 나가서 여
것을 선택하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어요. 그래서 미술에서만 큐레
행하고 있는 사람 말고, 한국에 있는 사람과 강사가 100프로 출석한
이터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뉴스에도 큐레이터가 필요하게 되었지요.
거예요.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연말에 그것도 토요일에. 정말
엄밀히 말씀드려서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맞는 뉴스사이트라고 생각합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어요.
니다.
김 그렇죠. 페이스 북에 오백 명, 천 명 이렇게 친구가 있다고 한들 그
김 작가님 말씀을 듣고 허핑턴포스트에 대해 제가 받은 느낌은, 다양
중에 진짜 친구가 몇이나 되겠어요?
한 뉴스를 제공하고, 편향된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손 모두들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 ‘SSAC’이라는 게
선택권을 준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제가 알기로는 허핑턴포스트
사회의 좋은 ‘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다행스럽게도 제가 아이디어를
가 뉴욕타임스보다 트래픽이 더 높은 걸로 알고 있어요.
드린 것도 아닌데, 수강생들이 모임을 만들었다고, 이름이 ‘싹봉우리’래
손 지금 세계에서 가장 높아요.
요. 너무 예쁘죠? 그 뜻이 ‘싹으로 만나 봉사하는 우리들’이래요. 그분
김 그렇지만 아직 한국에서는 그 흐름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들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좋은 것을 많이 얻었다고 이제는 봉사활동도
손 저희가 론칭한 지 아직 일년이 안 됐어요. USA 포스트를 제외하면
하러 다닌다고 해요. 또 몇 분은 저희 프로그램을 마치고 회사를 그만
저희가 열한 번째인데, 다른 나라에서의 첫 일년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두고 여행을 떠났다고도 하고요.
빠른 시간 안에 큰 발전을 이루었어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저희가 더
김 왠지 저도 그럴 거 같아서 걱정이 되네요. 하하. 이와 관련해 앞으
노력을 해야죠. 올해는 동물 보호와 동성애 인권 분야에 집중했는데,
로 어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계신 것이 있나요?
앞으로는 여성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목소리를 많이 내려고 해요.
손 내년 1월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에 7, 8기 수업이 있어요. 그러고 나서
블로거 참여도 많이 넓히고 있고요.
상황에 따라 정규적인 수업으로 발전시킬 생각이에요. 많이들 관심 가
김 이노션에도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에 육아 카툰을 연재하고 있는 아
져주시고 함께했으면 좋겠어요.
트디렉터가 있어요.
김 이런 것도 어떻게 보면 가치관을 공유하시는 거잖아요. 저도 지금
손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런 아티스트도 계시고, 제가 추천한 맹아학교
까지는 뻔한 여행자였거든요. 그렇게 가치관을 공유하는 게 몰랐던 관
선생님도 훌륭한 블로깅을 올려주시고 있어요. 이렇게 넓혀가다 보니
점들을 트이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서로 얘기하다 보면 새로
까 더 좋은 반응이 있는 것 같아요.
운 관점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게 되고, 공유의 힘은 그런
김 작가로 활동하시다가 갑자기 신문의 편집인으로 등장하셔서 좀 놀
것 같아요. 제가 갑자기 정의를 하는 느낌입니다만.
랐어요. 어떻게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편집인으로 일하게 되신 건지 궁
손 맞는 말씀이신데요? (웃음)
금하네요. 그리고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Life is Orange Winter 2014
저 그
도 렇
몰 랐 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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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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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
요
는 것
. 게
같 아 요 .
서로 얘기하다 보면 새로운 관점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듣게 되고, 공
유
의
힘
은
그
런
것
같
아
요
.
11
손미나 모두가 영어에만 매달리던 시대에 “스페인어를 배우면 앞으로 쓸모가 많을 것이다”라는 역사학자인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스페인어학을 전공했다.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아나운서 시험에 딱 한 번 도전하여 단번에 합격했으며, 10년간 KBS 간판 아나운서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새로운 모험을 위해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지고 나와 2007년부터 세상을 누비는 여행 작가로, 소설가로 활약해왔다. 저서로는 <스페인, 너는 자유다>, <누가 미모자를 그렸나>, <파리에선 그대가 꽃이다> 등이 있다. 현재는 손미나앤컴퍼니 대표로, 허핑턴포스트 코리아 편집인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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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손 허핑턴포스트 편집인은 다른 매체 편집장들과는 그 역할이 좀
하는 게 좋고, 성장하는 게 좋아요. 넘어지는 것도 짜릿하고요. 그리고
달라요. 허핑턴포스트는 각 나라마다 ‘에디토리얼 디렉터(Editorial
최근 뉴욕 출장을 다녀와서 허핑턴포스트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
Director)’라는 시스템을 갖고 있어요. 그게 제가 맡고 있는 일이죠. 첫
을 더욱더 열정적으로 해나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우리 매체를 통해서
번째는 영어능력이 있어야 하고, 글을 쓸 수 있고, 방송 경험이 있고, 인
한국 사회와 사람들에게 뉴스를 제대로 보는 길이나 기회를 제공하면
지도가 있고, 그러면서 세상에 대한 공정한 시각과 큰 호기심이 있어야
서 우리 매체를 타고 한국이 세계로 더 뻗어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하는 등의 몇 가지 자격 조건이 있어요. 허핑턴포스트를 창립한 아리아
고 싶어요. 허핑턴포스트를 통해서 세계적인 작가나, 세계적인 칼럼니
나 허핑턴(Ariana Huffington)이 나라마다 편집인을 직접 선택해요. 어
스트가 탄생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거고요.
마어마한 사전조사를 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보다 아마 우리나라
김 듣기만 해도 좋습니다. 저도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뭔가 대변해줄
에 대해서 더 많이 알지 않을까 싶어요. 그 선정 과정에서 저하고 성향
수 있는 일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이 비슷한 사람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독일만 빼놓고 현재 허
손 저희의 진정한 목표이자 꿈이에요. 저뿐만 아니라 허핑턴포스트
핑턴포스트의 각 나라 편집인은 모두 여자라는 공통점도 있어요.
코리아 에디터들이 전부 그래요.
김 아, 그렇군요.
김 기회를 준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그렇게 기회를 주는 것이 저는
손 각 나라의 허핑턴포스트 편집인들은 자신의 국가에서 어떤 방향으
‘공유’라고 생각하거든요. 특별한 걸 나누는 게 아니라 우리가 줄 수 있
로 나아가야 할지 이런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미국
는 만큼의 기회를 주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에 가서 일련의 전략이라든지 내년에는 어떠한 큰 프로젝트를 할 것인
손 맞아요. 한국의 젊은 세대에게는 기회가 없어요. 다양성도 없고요.
지, 본사에서 주최하는 세계적인 컨퍼런스에 관여를 한다든지 이런 일
좀 더 다양해졌으면 좋겠어요.
을 하는 거죠. 정말 20년 전에 대학 다닐 때 꿈꿨던 것처럼 제 무대가
김 그런데 아직까지는 비난을 받죠. 다른 게 틀린 건 아닌데 말이죠.
여의도에서 세계가 됐어요.
손 그게 진짜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에요. 저희 에디터들에게도 우리
김 무대가 여의도에서 세계라… 엄청 멋있으십니다.
는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매체여야 한다고 얘기해요. 물론 시간은
손 저는 행운아예요.(웃음)
많이 걸리겠죠. 그래도 조금씩 변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노력하는 사 람들이 있어야지 변하는 거잖아요.
경 혼
계 란
인
러 그
어
김 동감입니다. 앞으로 대중의 취향이나 트렌드 특히 취향의 공유나
김 누구에게나 인생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것이 있잖아요? 작가님
생각의 공유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흐를 것 같은지, 마지막으로 뉴미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된 책이 무엇인지 궁금한데요.
어 허핑턴포스트 코리아의 편집인으로서 전망해주신다면요?
손 지금의 일이 가능하도록 스페인으로 떠날 용기를 주었던 책은 무
손 허핑턴포스트 코리아도 신문인지, 블로그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잖
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였어요. 그가 서른일곱 살에 떠날 수밖에
아요. 사실은 이런 새로운 흐름들은 우리에게 필요하기 때문에 발생한
없었던 이유와 그렇게 다 버리고 떠나서 3년 동안 <상실의 시대>를 쓰
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렇게 호응이 있
던 때의 생활 이야기를 에세이로 쓴 거예요.
고 빠르게 발전해가고 있다고 보거든요. 이런 것처럼 사회, 문화 전반
김 꼭 읽어보고 싶네요. 저는 작가님의 앞으로 5년도 정말 궁금하거든
적으로 경계가 무너지면서 새로운 조합들이 많이 생겨날 거라고 생각
요. 앞으로 또 어떤 파도를 타고 어디로 움직이실지 가늠할 수 없으니
하고 있어요. 경계가 무너지면 자칫 혼란스러워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
까요. 어떤 꿈을 가지고 계신가요?
겠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훌륭한 질서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어
손 지금은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재미있어서 열심히 하고 있어요. 도전
떤 방식으로든 인간은 이로운 방향으로 진화하니까요.
가
스
오 히 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 공유
워
무 질
안 에 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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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 륭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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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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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XT PARADIGM, SHA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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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로 세상을 바꾸는 방법
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속출하며, 예전보다 부담은 줄이면서도 삶의 질은 더 높일
SNS라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등장과 함께 삶의 모습도
실천적인 모습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며, 공감, 공유, 공존으로 가는 길을 스스로 모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공유’라는 키워드로
색 중이다.
발생하고 있는 새로운 흐름이 현실 기존 법칙들을 해체하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제적 이유 이외에도 ‘신뢰’와 ‘취향’의 공유라는 매력적인 가치 에 주목하면서 개개인 삶의 모습도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 을 공유하는 것에서 나아가 실생활 공간을 파고드는 공유의 모습은 조금 더 개인적이고
미래로 가는 동력을 얻었다고도 한다. 자연발생적으로 움직이는
스스로 공유하는 힘, 취향의 공유
거대한 동력, 공유의 내면에는 같은 취향을 지닌 친구를
토요일, 세종문화회관 뒤뜰은 독립출판물을 장려하는 플리마켓 ‘세종예술시장 소소’를 찾
만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있다.
은 젊은이들로 북적거린다. 셀러 신청을 하는 팀만도 800여 개에 이른다는 이 플리마켓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은 지난해부터 부쩍 출판계에 많이 등장한 독립 잡지를 비롯해 공예 작가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세종문화회관 같은 공공문화기관이 소규모 창작 시장에 자리를 내주는 ‘공유’ 의 예로 꼽힐 만하다. 사실 서울의 주말은 여기저기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규모의 플리마 켓으로 채워지곤 한다. 최근에는 점차 같은 취향을 지닌 이들이 자신의 물건을 갖고 와 교환한다든지, 특별한 장소라든가 특별한 작업을 하는 작가들의 플리마켓 등을 찾아 다 니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독립출판물, 신진작가, 대량 생산이 불가능한 소규모 생산자들. 이들의 생각과 취향을 공 유하는 방식으로 발전해가고 있기에 서울의 플리마켓은 저마다의 개성을 갖추고 골목골 목을 채워나갈 것이다. 플리마켓을 일시적인 이벤트라고 한다면, 셰어하우스는 가장 개인적인 장소를 ‘공유’하는
“앞으로 모든 것을 공유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산업의 패러다임
과정에서 취향을 공유하며 주거 문제를 해결하려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준다. 사실 서울
도 이에 맞게 변화할 것이다.”
과 같은 대도시에서 주거 문제란 주로 경제적인 영역에서 결정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셰
지난 10월, 한국을 다녀간 세계적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 펜실
어하우스는 가족 이외의 구성원과 함께 사는 새로운 해결 방법을 제시해준다. ‘취향의 공
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19세기의 석탄, 20세
유’라는 것만으로도 같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주었기 때문이다.
기의 석유에 이어 21세기 산업혁명을 이끌 주역으로 ‘공유’를 꼽은
해시태그의 힘에 주목하는 기업은 많지만 마크 제이콥스처럼 공유 행위를 기업의 자
것이다. 공유경제의 개념은 30년 전인 1984년 마틴 와이츠먼 하
산으로 만들어낸 경우는 드물다. 광고 캠페인 모델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탁하는
버드대 경제학과 교수에 의해 경제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으
#CastMeMarc 캠페인은 최종 선정된 7명의 일반인 모델이 직접 광고를 촬영했지만, 이
로 처음 제시됐다. 로렌스 레시그 하버드대 교수가 2008년 <리믹
캠페인의 진정한 효과는 수많은 지원자가 붙인 해시태그라는 날개를 달고 브랜드가 무한
스>라는 저서에서 공유경제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후, 인터넷
한 가능성을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공유경제 모델은 급속도로 확산됐다. 시
우리는 모두 ‘공감’을 꿈꾼다. 취향이라는 해시태그를 달 때, 타인과 나눈다는 것은 진정
사주간지 <타임>은 ‘2011년 세상을 바꾸는 10대 아이디어’ 가운데
성을 갖게 된다. 필요한 것을 갖게 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확인하는 방법, 당신의 취향
하나로 공유를 선정하기도 했다.
을 밝히고 세상과 나누어라.
우버와 에어비앤비, 언제까지 발전할까? 그 대표적인 예가 차량 중개 서비스인 우버이다. 개인 차량 소유자 와 탑승자를 스마트폰으로 신속하게 연결해주는 이 기업은 지난 2009년 설립되어 비약적인 발전을 기록하고 있다. 공유경제의 성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 2014 F/W 광고 캠페인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발탁됐다.
장 속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기도 하다. 카셰어링 시장이 커
총 7만 명 이상의 치열한 경쟁자들
지자 자동차 제조사들도 카셰어링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BMW
속에서 7명이 선정되었으며,
는 ‘드라이브나우’라는 이름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지난달 런던에 서 선보였다. 드라이브나우는 독일, 미국 등 7곳에서 2400대 차 량을 운영하고 있다. 폴크스바겐도 독일 62개 지역에서 ‘퀵카’라는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렇게 성장하고 있는 공유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새로 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SNS 등으로 연결된 네크워크 시스템
다양한 국적의 일반인 모델들로 전폭 기용되어 화제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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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SH TAG _ GENERATION #해시태그_세대 세상을 연결하는 가장 강력한 기호 # # 기호를 보고 ‘우물 정’이 떠올랐다면 당신은 시대에 뒤처지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언제 사용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유선 전화 다이얼의 ‘샵 버튼’이 떠올랐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무슨 말장난인가 싶겠지만 이름 하나 바꾼 것만으로 # 기호는 이제 세상과 소통하는 가장 중요하고 간편한 도구가 됐다. 세상을 바꿀 강력한 약속이 된 것이다. 세상과 연결하는 강력한 기호 #의 이름은 바로 해시태그다. TEXT 최태형 (<에스콰이어> 피처 에디터)
공유와 교류의 키워드 요즘 # 기호가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곳은 바로 SNS다. 온라인은 지금 #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그 러니까 해시태그는 원래 SNS상의 특정 키워드만 모아 볼 수 있도록 약속한 기호다. 어떤 키워드든 단어 앞에 해 시태그를 붙이면 자동으로 검색 링크가 생성된다. 해당 링크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온라인상에 펼쳐져 있는 동 일 주제의 콘텐츠를 쉽게 모아서 볼 수 있다. 트위터에서 처음 시작된 기능은 이제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대표 SNS의 기본적인 기능이 됐다. 사실 검색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특정 키워드를 주제로 모으는 기술은 별로 특별할 게 없다. 특별한 것은 해시 태그를 ‘공유’와 ‘교류’라는 큰 키워드로 이해하는 사용자들이다. 기초적인 기술을 특별한 것으로 바꾼 건 지금의 세대라는 말이다. www 즉, 월드 와이드 웹으로 대표되는 지금의 인터넷은 처음부터 정보의 공유와 결합을 목표로 달려왔다. 하이 퍼텍스트(Hypertext)는 이런 개념에서 등장한 원리다. 과거에는 문서를 볼 때 시작부터 끝까지 읽어 내려가기만 했다면 하이퍼텍스트는 중간중간 모르거나 관심 있는 키워드에 또 다른 문서를 엮어두는 식이다. 문서상에 또 다른 문서들이 감자 줄기처럼 엮여 문서를 입체적으로 만든다. 이게 텍스트를 초월한 텍스트라는 뜻의 하이퍼텍 스트다. 웹은 하이퍼링크라 부르는 연결 고리를 통해 클릭 한 번으로 언제든 자신의 관심 분야로 이동할 수 있다. 웹의 세대는 종이의 세대와 다르게 공유를 고려해 문서를 제작했다. 문서를 작성하는 순간부터 다른 사람 혹은 검색 엔진의 검색 용이성을 고려해 문서를 검색할 수 있도록 최적화(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를 해왔 다. 웹사이트를 제작할 때 눈에 보이지 않는 소스에 검색 엔진이 구분할 수 있는 카테고리를 달아두거나(메타태 그) 문서를 공통된 형식으로 구조화하려는 표준화 노력(웹 표준)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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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문화 그러나 지금까지의 이런 노력은 개발자들의 전유물이었다. 그리고 이제 폭발적인 변화를 이루게 됐다. 해시태그가 나타난 것이다. 개발자를 넘어 각 개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이 만 든 콘텐츠를 카테고라이징하고 공유를 고려하도록 대중화된 게 바로 해시태그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동시에 지금 온라인을 이용하는 세대들의 시대정신의 반영이기도 하다. 여 기엔 위트도 포함된다. 설명은 거창했지만 사실은 간단하다. SNS 유저들은 단순히 해시태그를 검색의 용이함을 위해서만 사용하지 않았다. 지금의 온라인 사용자들은 설명서 따위는 별로 신경 쓰지 않 고 경험으로 익히는 세대다. 이리저리 터치해보며 사용법을 익히면 그만이다. 그도 아니 면 그냥 자신만의 스타일에 맞게 창의적으로 사용한다. 단순한 해시태그가 무한한 생명력을 갖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사용자들의 특징 덕분이다. 지난 2014년 5월 칸영화제의 레드 카펫에는 독특한 피켓을 든 여배우가 등장했다. 멕시 코 여배우 셀마 헤이엑이 그 주인공인데 그녀가 든 피켓에는 ‘#BringBackOurGirl(우리의 소녀들을 돌려보내라)’라고 적혀 있었다. 이는 나이지리아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된 270명의 여학생을 돌려보내라는 뜻이다. 그녀는 해시태그를 통해 이슈에 대한 관심과 관 심의 공유를 하나의 운동으로 증폭시켰다. 트위터 검색창에 ‘#BringBackOurGirl’를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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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심과 지지를 보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터키의 누리 빌제 세일란 감독 역시 레드 카펫에 ‘#SOMA’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입장했다. 터키 소마에서 일어난 탄광 사고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의미다. 이렇듯 해시태그는 하나의 사회 운동을 이끄는 시발점이 되기 도 한다. 물론 이렇게 진지하기만 한 건 아니다. 지난 동계올림픽을 마지막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김연아에게는 ‘#고마 워연아야’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그녀를 응원하기도 했다. 유독 오스카 상과 인연이 없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에게는 ‘#poorleo(불쌍한레오)’, ‘#GiveLeoAnOscar(레오에게 오스카 상을 줘라)’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위트와 애정을 함께 보냈다. 한국에서는 문장 형식의 해시태그를 이용해 하나의 릴레이 놀이로 만들기도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트위 터 ‘실시간 트렌트’에는 ‘#트친들에게_물어보자_내_분위기’라는 해시태그 놀이가 한창이다. 해당 해시태그를 누 르면 온라인상의 수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 보는 자신의 분위기와 그에 대한 답변으로 웃고 떠들고 있다. ‘#허니 버터칩’을 누르면 허니버터칩이 무엇인지, 왜 인기가 있는지를 비롯해 구하는 방법, 패러디, 유머 등등 허니버터칩 이슈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를 모아 볼 수 있다.
해시태그 세대 과연 이것들이 무슨 대단한 변화를 이끌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어떤 생산적인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겠느냐 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해시태그가 포함된 트윗은 그렇지 않은 트윗보다 두 배가량 더 많은 리 트윗이 일어난다고 한다. 특정 주제에 대한 공유와 확산이 훨씬 빠르다는 것이다. 기업의 마케팅에 해시태그를 적 극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물론 단순히 확산의 용의함과 적극적인 공감이 좋은 가치라 말하는 건 아니다. 해시태그의 진정한 가치는 자발적이라는 것이다. 지금 세대는 해시태그를 가지고 자신의 콘텐츠를 타인 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가공한다. 수십 수만의 사람들이 공통의 약속을 만들어 콘텐츠를 쉽게 찾고 공유한다. 이 는 가치의 집단적인 공유를 이루어 생산성을 향상시킨다. 타인과 생각을 교류하며 관심의 촉구와 지지를 동시에 이룬다. 때로는 그저 강조의 의미로 사용하기도 하고 시답잖은 농담처럼 쓰기도 한다. 한 가지 키워드를 통해 상 상할 수 있는 수많은 것을 수십 수만 명이 함께 고민한다는 것이다. 해시태그를 통한 새로운 경험은 지금 당장 가치를 정의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전파되며 그 의미 또한 팽창되 고 있다. 지금 이 세대는 작은 기호를 가지고 하나의 현상, 즉 문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해시태그를 다는 작은 움직임으로 맛본 경험이 습관화되면 어떻게 발전할지 모른다. 집단 창작, 집단 지성에 이 를 수도 있다. 인간은 의지를 동력으로 할 때 가장 강력한 힘을 낸다. 이게 해시태그의 영향력이며, 지금 세대의 잠재력이기도 하다. 지금 시대는 해시태그의 시대다. 그리고 이 세대는 아마도 해시태그 제너레이션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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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라이프는 공간적, 경제적, 정서적으로 한층 자유롭고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다. 바로 생활의 가능성이 확장되는 자유다. 가족과 살면서 혹은 혼자 살면서 지금까지 경험한 것보다 더 즐겁고 가슴 뛰는 생활이 될 것이다.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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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A SHAR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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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한 번도 가족과 떨어져 생활한 적 없다는 친구 B양. 이제 슬슬 독립 생활의 ‘자 유’를 찾아 나서고 싶지만 가족 생활이 주는 ‘안정'을 좀처럼 포기할 수 없다고 한다. 자취 생활 15년째인 친구 K군은 혼자 밥 먹고, 혼자 놀고, 혼자 잠드는 외로운 생활을 이제 좀 청산하고 싶단다. 문득 이 친구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얼까 생각해보니, 떠오르는 답은 하 나다. 셰어하우스 입주를 살포시 권해본다.
친구보다 가깝고 가족보다 자유로운 셰어하우스는 요즘 TV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 영화 등에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특 히 SBS <룸메이트>에서는 남녀 연예인들이 등장하여 공동주거 공간에서 생활하는 모습 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셰어하우스라는 말이 최근 들어 급부상한 것 같지만 예전부터 우
혼자지만 외롭지 않고 함께지만 똑같지 않은
리에게 익숙한 기숙사, 하숙집, 룸 셰어 등을 떠올린다면 그리 낯선 개념은 아니다. 셰어하우스란 말 그대로 집을 나누어 쓰는 공동 거주 형태이다. 거실과 부엌, 화장실 등 을 공용 공간으로 사용하고 방을 따로 쓰면서 타인과 함께 생활하는 방식이다. 혼자 사는 개인의 사생활이 존중되면서도 여럿이 함께 이야기하고, 식사를 하며, 삶의 가치를 나누
‘내 취향에 맞는 공간에서 좀 더 알차고 즐겁게 살 방법은
는 공유성이 합쳐진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외국에서는 이미 보편
없을까?’ ‘하루하루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하며 살 수는
화되어 있다.
없을까?’ 누구나 이런 생각 한번쯤은 해봤으리라. 매일 똑같은
그러고 보니 학창 시절 때 셰어하우스에 대한 로망에 불을 지핀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것
생활에서 벗어나 특별한 일상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솔깃한
은 1990년대 한창 인기였던 청춘 시트콤 <프렌즈>와 <남자 셋 여자 셋>이다. 이들 프로그
이야기. 혼자 사는 자유와 여럿이 함께하는 즐거움을 동시에
램이 생소하게 들리는 젊은 세대라면 작년에 방송된 <응답하라 1994>를 떠올려보자. 한
누릴 수 있는 곳, 바로 셰어하우스다.
지붕 아래서 숙식을 함께하며 또래들과 어울릴 수 있는 일상은 꽤나 낭만적으로 보인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팁
물론 그 당시는 ‘셰어하우스’라는 말조차 생겨나지 않았을 때지만, ‘대학에 가면 꼭 저런 집에 살아야지’ 하는 기대감을 실어주기에 충분했다. 비슷한 또래,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이들이 모여 살며 끈끈한 우정은 물론, 핑크빛 감정이 오고 가는 흥미진진하고 스펙터클 한 일상 말이다.
주거‛문제’에서 주거‛문화’로 하지만 현실은 어떠했나. 90년대 막바지에 시작된 편집팀원 H의 대학 생활은 TV 속 시 트콤처럼 그리 달콤하지도 판타스틱하지도 않았다. 꿈꿔왔던 드림 하숙 라이프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이유는 원룸 붐이 가장 컸다. 2000년대 초반에 원룸은 젊은 세대를 중 심으로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장해주는 보편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 잡았다. 개인 공 간을 우선시하는 학생들이 늘자 하숙집들은 하나 둘 원룸 형태로 탈바꿈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실패한 부동산 정책으로 젊은 층의 주거환경은 더욱 불안해졌다. 국가시험을 준비하던 이들이나 머물던 고시원은 방을 구하기 어려워진 대학생들의 전용 주거공간이 되었다. 비좁은 공간과 존재감 없는 크기의 창문, 옆방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자동 재생되는 열악한 방음 상태는 누군가에게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고시원의 기억으로 남았을 것이다. 이런 상황들을 겪고 보니 지금의 셰어하우스에 대한 높은 관심은 필연적 결과일 수도 있겠다 싶다. 보증금 없고 단기 사용이 가능한 고시원의 장점에 넓은 공간에 서 함께 어울려 사는 삶이 가능한 셰어하우스는 너무나 매력적이니까. 그런 의미에서 셰어하우스는 우리나라 주거문제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이다.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셰어하우스는 아직까지 걸음마 단계이긴 하나, 2013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확 산되는 추세다. 원룸이 혼자 사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꾼 것처럼 셰어하우스도 일단 젊은 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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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성공한 듯 보인다. 셰어하우스가 그저 한
가 가능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주는 관계! 셰어하우스가 탄생시킨 또 다른 개념
때의 유행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보편적인 라이프스타일로 정
의 ‘가족’이다.
착할 것인가는 더 두고 볼 일이다. 하지만 집을 셰어한다는 개념 을 넘어 즐겁고 유쾌한 주거문화로 거듭날 기세만큼은 꺾일 줄
취향을 공유하는 즐거움
모른다.
셰어하우스는 혼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최근 들어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 취미 생활을 위한 공용 공간, 탁 트인 전망 등 독자적인
관심 YES! 간섭 NO!
부가가치를 내세운 곳들이 많아 자신의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사람들이 셰어하우스로 모이는 진짜 이유? 물론 경제적인 이유
여러 가지 테마를 살린 셰어하우스 ‘우주’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창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
때문만은 아니다. 젊은 층에 가장 많이 알려진 셰어하우스 ‘우주
이 모인 ‘예비 창업가를 위한 집’을 시작으로, ‘미술가를 위한 집’,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
(woozoo)’의 입주 신청 사유에 따르면,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경
들의 집’,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집’ 등 다양한 콘셉트를 선보이고 있다. 같은 관심사
험을 해보고 싶어서’라는 이유가 5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와 취미, 꿈을 가진 사람들이 동고동락하며 지내는, 드라마나 영화에서와 같은 룸메이트
다. 새로운 커뮤니티에 대한 동경과 갈망이 젊은 층을 셰어하우스
생활이 이곳에서는 현실이 된다. 뜨거운 인기를 입증하듯 입주 대기자만 천 명이 넘는다.
로 불러 모은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올해 올리브TV에서 싱
외국인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셰어하우스 ‘보더리스하우스(borderless house)’는 또 어
글 남녀를 대상으로 실시한 셰어하우스 설문조사에서는 ‘셰어하
떤가. 보더리스하우스에는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이 절반 넘게 거주하고 있다. 세계 여
우스에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80%가 넘었
러 나라의 외국인들과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국제 교
다. 살아보고 싶은 이유에 대해서도 ‘상호교류’가 ‘비용절약’을 크
류를 경험해볼 수 있다. 다양한 언어로 대화를 나누며 저절로 글로벌 마인드까지 키울 수
게 앞질렀다. 이는 사람들이 바라는 건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집이
있으니 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덕분에 서울 법인을 설립한 지 2년 만에 21개 지점을 열 정
아니라 정서적인 만족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걸 입증한다.
도로 인기가 높다.
사실 사회인이 되고 나서 진정한 친구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회
서울소셜스탠다드와 정림건축문화재단이 손잡고 지난해 말 선보인 ‘통의동집’의 또 다른
사 동료와는 회사 일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만, 인
이름은 ‘혼자이면서 함께 사는 집’이다. 2층과 3층에 위치한 7개 방이 주는 ‘혼자’의 느낌,
생에 대해서는 밀도 있는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 하지만 셰어 메이
지하에 위치한 부엌, 그리고 1층의 커뮤니티 공간이 주는 ‘함께’의 느낌이 적절히 버무려
트라면 좀 다를 수 있다. 이해관계도 없고 서로 간섭하지 않기 때
져 있다. 효율적인 공간 분리와 배려로 가득한 개인 공간, 풍부한 지적 교류 기회를 누릴
문이다. 회사에서는 직원으로서, 가정에서는 가족 구성원으로서
수 있는 것이 통의동집의 매력이다. 그리고 통의동만의 고즈넉하고 여유로운 정취가 이곳
의 역할이 주어지지만, 셰어하우스에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오롯
의 매력을 더한다.
이 자기 자신으로 있을 수 있다. 함께 생활하면서 자연스레 교류
엄마의 집밥까지 누릴 수 있는 셰어하우스도 있다. 올해 처음 문을 연 ‘바다(baadaa)’ 셰
바다 엄마의 집밥을 누리는 내 집 같은 느낌 www. baadaa.kr
통의동집
함께 꿈꾸는 마을
혼자이면서 함께 사는 집
인문학적인 교류가 있는
3siot.org/roundabout
멘토 멘티 생활 공간 maeul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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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하우스는 전문가가 디자인한 아늑하고 편안한 공간은 물론 한
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양보할 수 없는 부분은 무엇인지, 눈 감아줄 수 있는 부분은
달에 한 번 차리는 ‘어머니의 집밥’ 서비스 덕분에 정말 내 집 같은
무엇인지 각자의 생각을 미리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느낌을 준다. 각 호점별로 당산동 집, 삼성동 집, 동대문 집, 신도
누군가와 함께 사는 공간이란 불편한 공유를 감수해야 하는 선택이다. 하지만 불편함에
림 집, 문래동 집, 상암동 집, 당산 한강 집이라고 이름 붙여서 더
그치지 않고 합의를 통해 맞춰가고 양보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면 공동생활에서뿐만 아니
욱 정감이 간다.
라 삶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터득할 수 있다. 셰어하우스를 통해 생각의 폭이 넓어지고 삶
그뿐 아니다. 건축 기술로만 해결할 수 없는 현대인의 단절, 외로
의 가치관에 긍정적인 변화가 온다면, 셰어하우스의 진정한 묘미는 어쩌면 여기에 있는
움의 문제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내려는 생각에서 만든 셰어하우스
건지도 모르겠다.
도 등장했다. 인문학이 있는 집 ‘함께 꿈꾸는 마을’이 그곳이다. 사 람들끼리 교류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어 멘토와 멘티 생활이 가 능하게 하고, 서로에게 좋은 영향과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사 람들을 함께 살도록 했다. 이처럼 셰어하우스에 산다는 것은 그저
* 참고도서 : <나는 셰어하우스에 산다 : 즐겁고 넓고 싸고 외롭지 않은>(니시카와 아쓰코 지음, 배가혜 옮김, 푸른지식), <같이의 가치를 짓다 : 청년 스타트업 우주(WOOZOO)의 한국형 셰어하우스 창업이야기>(김정헌 외 4명 지음, 유유), <함께 살아서 좋아 : 도시 속 둥지, 셰어하우스>(아베 다마에ㆍ모하라 나오미 지음, 김윤수 옮김, 이지북)
공간을 함께 쓰는 것만이 아니라 공통의 취향을 바탕으로 꿈과 비 전을 공유하며 그 속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너무 기대지 말고 “셰어하우스에서는 사람이 공간을 이긴다”라는 말이 있다. 주거 공간의 공유에는 서로 간의 소통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는 뜻 이다. 셰어하우스에 사는 개개인은 모두 다른 환경과 조건에서 살 아왔기 때문에 함께 모여 크고 작은 일상을 맞춰간다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셰어하우스에서 타인과의 차이를 조율하 고 규칙을 정하는 일은 필수 사항이다. 일률적이고 강제적인 규칙 보다는 입주민 각자가 필요한 규칙을 정해 합의하고 그에 따라 생 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셰어하우스 생활에서는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이 기본이다. 함께 사는 사람의 가치관과 태도, 라이프스타일을 미리 파악해두
우주
보더리스하우스
국내 최초 콘셉트 하우스
외국인과 함께 생활하는
www.woozoo.kr
새로운 거주 스타일 www.borderless-hous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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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RING YOUR STORY & INSPIRING 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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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a Backpacker, I rely almost completely on the experiences of other Backpackers. They shape my trip by helping me decide where I am going, what tour company to use, and what hostel to stay in. One of my favorite ways to research was Trip Advisor, which has recently exploded in the backpacking community. There’s also a great app called Backpackr, which can help with recommendations to find other solo travelers. Backpackers are always happy to give recommendations and advice on places they have been or things they have done, which is something great to take advantage
당신의 삶을 나누는 방법
of. Personally, I used Instagram and Facebook to share my own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느꼈던 진정한 공유, 삶을
journey. I liked that it gave me the opportunity to not only share
나누고 놀라운 깨달음을 나누며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경험을 나누어 더 큰 즐거움을 얻는다. 완전한 타인과
photos of where I’d been, but it was really easy for other travelers
교감하면서 그들에게 의지하는 방법, 그것이야말로 여행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to ask advice or suggestions based on the place where the photos
TEXT Melissa Walsh (INNOCEAN Worldwide Americas)
were taken. Backpacking teaches you how to wholeheartedly trust a stranger and how to share your experiences, knowledge, and 백패커(Backpacker, 배낭 여행객)들은 다른 백패커의 경험을 전적 으로 신뢰한다. 그중 한 사람인 나도 마찬가지이다. 다음 여행은
yourself.
어디로 갈지, 어떤 여행사를 이용할지, 어느 호텔에 묵을지를 결 정할 때 다른 이들의 경험을 먼저 살펴보게 된다. 이런 정보는 백
Throughout my travels in Europe, everyone was talking about
패킹 커뮤니티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고 있는 트립 어드바이저 (Tripadvisor)라는 사이트에서 주로 얻는데, 그 외에도 다른 여행
Latin America. It was cheap and still somewhat undiscovered and
자들의 추천수 위주로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백패커(Backpackr)라 는 앱도 훌륭하다. 백패킹을 즐기는 이들은 자신이 직접 다녀오고
sounded like the perfect next adventure. I recently spent about
겪은 경험을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기꺼이 나눈다. 나 같은 경우에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내가 여행을 통해 겪
9 months backpacking through Central and South America and
은 일들을 공유한다. 여행 사진을 함께 보고 즐기는 것 이외에도 여행에 대한 질문에 답하기에도 쉽기 때문이다. 백패킹은 타인을
truly got to experience the Latin culture. They are some of the most
온전하게 신뢰하는 방법뿐 아니라, 경험이나 지식, 더 나아가 ‘나’ 라는 사람을 타인과 공유하는 방법도 알게 해준다.
giving, loving people you will ever come across. Their culture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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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t on sharing and they are always happy to open their doors, their kitchens, and their minds for you to use. A few friends had recommended I try living with a host family, so on my first stop in Panama I did. I was treated as a family member and got to share dinners, parties, and happiness with them. My host mom painted my nails and my host dad watched telenovelas with me. The room I stayed in was basic and had little pink geckos crawling through the ceiling on rainy days and all of it made me feel more like a local and less like a tourist. Seeing a new culture, a new way of thinking, and/ or a new way of living is a very freeing thing. It makes you see that the life you live isn’t the only life worth living.
유럽을 여행하던 중에 만난 여행자들은 모두 라틴아메리카에 대
In the same way that I rely on the experiences of other
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라틴아메리카로의 여행은 저렴할 뿐 아니 라 아직도 미개척지 느낌을 갖고 있어서 다음 모험지로 적합해 보
Backpackers, it is always inspiring when I am able to share
였다. 그래서 떠난 9개월 동안의 중남미 여행을 통해 라틴 문화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게 되었다. 그곳 사람들은 기꺼이 자신의 것을
my own knowledge to help their travels. When you encounter
나누어주고 사랑이 넘치는 마음을 가진 이들이었다. 그들의 문화 는 나눔을 전제로 세워진 것이고,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타인을
another person, you too are sharing an experience. When those
받아들이며 마음까지 내준다. 어떤 친구들은 여행을 하면서 그곳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experiences are good, it will make your whole trip and keep you
권하기도 했는데, 나는 라틴아메리카로의 첫 여행 중 파나마에서 실제로 그 충고를 따르기도 했다. 그 기간 동안 가족들은 나를 진
hungry for more. Our world is gigantic and there are literally
심으로 가족 중의 일원으로 맞아들여 함께 가족 식탁에 앉아 저 녁을 먹고 가족들의 파티에 함께하며 그들의 행복을 함께 나누었
thousands of places you could choose to travel to. I sometimes get
다. 호스트 가족의 어머니는 내 손톱을 칠해주고 아버지는 나와 함께 TV 드라마를 봤다. 내가 묵은 방은 호텔 같은 방이 아니라
overwhelmed when I think of all the places I won’t have the time to
소박했으며, 비가 내릴 때면 작은 분홍색의 도마뱀이 천장을 기 어오르는 것을 쳐다보곤 했다. 이런 방에서 잠이 들 때마다 여행
see. The good news is every place you travel to will have amazing
객이 아니라 현지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꼈다. 새로운 문화를 만 나고 새로운 생각, 새로운 삶을 경험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삶이다.
people. Whether it is the locals or fellow travelers, you will meet
지금 살고 있는 방식만이 정답이라는 갇힌 생각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at least one person and they will help shape your trip. When I look
Life is Orange Winter 2014
이런 이유로 나는 다른 백패킹 여행자들의 경험에 의존한다.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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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on all the countries I’ve visited, I think of all
고 내 경험이 다른 백패커들에게 도움이 될 때 더욱 기쁘다. 왜냐 하면 서로의 정보와 경험을 주고받으면서 여행의 의미를 더욱 강
the friends I have met along the way and how they
화할 수 있고 또 다른 여행에 대한 욕구도 점점 커져가기 때문이 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거대하며 말 그대로 가볼 만한 데가 수
have influenced me one way or another. Some of
천 곳이나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나는 가끔씩 내게 충분한 시간이 없어서 가보지도 못할 장소를 생각하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 그
the most interesting people I have ever met I only
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내 여행이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준다는 것이다. 여행을 하는 중에는 아무리 적어도 현지인이든 같은 여
knew for 48 hours. I think backpacking is one of
행객이든 한 사람 이상은 만나기 마련이고, 이들과의 경험이 여행 을 완성해준다. 지금까지의 여행을 회상할 때마다 언제나 가장 먼
the best educations you can give yourself and will
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여행길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 이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은 고작 48시간이었다. 백패킹은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가 르침이고, 그 가르침은 대부분 당신에게 필요한 것인 줄도 몰랐던 그런 종류의 깨달음이다. 이런 경험은 개인적인 차원뿐 아니라 당 신이 일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준다. 전 세계에서 온, 서로 다른 배경과 문화를 지닌 사람들과 어울린 경험은 내가 이노션으로 돌아와 다시 일을 시작했을 때에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왜냐하면 나는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과 어울려
teach you things you weren’t even aware that you needed to learn. Things that help you not only personally, but professionally as well. Meeting people from around the world with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새벽 두 시에 그 나라 말을 한마디 도 못하는 곳에서 온갖 짐을 진 채로 그날 밤 묵을 곳을 찾아 헤
different backgrounds and different cultures
매는 것보다 더 스트레스 받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지금 나서라, 탐험하라.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당신의 이야기를 나누고
helped me when I came back to INNOCEAN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안겨줘라. 당신이 제대로 발음하지도 못하 는 어떤 나라의 미지의 친구가 그곳에서 당신이 오기를 기다릴지
because I work with people from around the
누가 알겠는가?
world. It’s also easier to not be stressed out, because nothing is as stressful as being in a country where you don’t speak the language at 2 a.m. trying to find your hostel with all your belongings on your back. So get out there. Explore. Meet new people. Share your stories and inspire others. Who knows… someone may be waiting to meet you in a country you can’t currently pronounce.
5 ISSUE REPORT
사람이 책이고 도서관이다 요즘 우리는 정보가 넘쳐나고 소통이 홍수를 이루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다르다. 사람들은 ‘너’와 ‘내’가 만나서 가슴을 터놓고 이야기하며 공유하는 기쁨을 SNS에 빼앗겨버렸다. 이런 현상에 지친 사람들이 새로운 해답을 찾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사람책’과 ‘사람도서관’이다. ‘사람책’과 ‘사람도서관’은 진정한 공유를 창출하는 가장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TEXT 박요섭 (<타임즈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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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서는 아이디어의 창발, 소통, 교류의 거대한 잠재력을 끌어내는 혁신적인 플랫폼이 되고 있다. 아울러 외부적으로는 적극적인 홍보의 통로로도 쓰이고 있다. 다양한 사회공 헌과 재능기부가 있겠지만, ‘사람도서관’이야말로 가장 적극적인 사회공헌이라고 할 수 있 다. 심지어 도서관에서도 ‘사람책’을 통해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사람도서관’을 사업으로 하는 업체도 있다. 방향과 용도는 제각각이지만 핵심은 ‘사람책’과의 만남이다. 여기에서 ‘사람책’이 가진 경 험, 지식, 재능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지혜를 얻으며, 그와의 만남 가운데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만남은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통로가 되기도 하며, 다양한 분야의 인맥을 형성해주기도 한다. 사람의 지식과 경험이 책으로 출판되면 그것은 공유의 자리로 나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의 책이 종이나 전자기기의 화면 형태로 제공되었다면, ‘사람책’은 직접적인 만남으로 제 공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그러므로 문자만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했던 많은 요소가 해결 될 수 있게 되었다. 이제까지 문자적으로만 공유했던 것들을 만남을 통해 더욱더 풍성하 고 세밀하게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책에 관한 세계관이 달라진 것이다. 한스 카로사는 “인생은 너와 나의 만남”이라고 했다. 마틴 부버는 <나와 너>에서 인간의 공존성과 함께 인격 상호 간의 관계성과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다는 것은 곧 만남 을 의미한다. 이것은 인간이 지닌 본질적 특성과도 연관된다. 만남에서 공유가 일어나고 공유는 우리가 삶에서 놓치거나 잃어버린 것들을 채워준다. 혼자서는 불가능하거나 어려 웠던 일이 만남을 통해 쉽게 해결될 수도 있다. 만남은 그저 1 더하기 1로 2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시너지를 창출할 수도 있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유익을 얻게 한다. 만남은 새 로운 풍요를 만들어내는 누룩과 같이 창발의 산실이며 퀀텀점프의 토대가 될 수도 있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꿈의 사회’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만남과 이야기가 중
‘사람의 인생은 한 권의 책이며 도서관’이라고 한다. 장 파울, 베르
심이 된다. 우리가 서로를 알아가는 기초는 만남과 이야기다. 만남에서 사람들의 지혜가
나르 베르베르, 아마두 앙파데바, 코피 아난은 물론, 많은 사람이
통섭되며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와 에너지도 창출된다. 이것은 지금까지
인생을 책과 도서관에 비유한다. 책이라는 것도 결국 인생에서 얻
의 어떤 혁신에서도 얻을 수 없었던 결과를 선사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고효율 저비용일
게 되는 많은 경험과 지식이 활자화되어서 나온 것이다. 이것을 모
뿐만 아니라, 부작용도 없고 모두에게 기쁨과 상생의 열매를 가져다줄 것이다. 이것은 개
아놓고 빌려주는 곳이 도서관이다. 그러니 본질적인 측면에서 보
인은 물론, 단체, 기업 등 모든 곳에서 예산, 규모, 시기와 관계없이 쉽게 가동할 수 있다.
자면 ‘사람도 책이고 도서관’이라는 것이다. 종이와 인쇄술이 인류에게 엄청난 진보와 발전을 선물했듯이 ‘사
이 시대를 앞서가며 모두의 행복을 창출하는 아름다운 꿈을 펼치는 가운데 참된 성공을
람책’과 ‘사람도서관’은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고 있다. 어
이루고 싶은가. 그렇다면 주저 없이 ‘사람책’이 되어라. 그리고 수많은 ‘사람책’을 읽어라.
느새 세계 70여 개 나라에서 ‘사람책’과 ‘사람도서관’이 인기를 얻
여기에 부응하는 과감한 출발은 미운 오리 새끼로 살며 힘들었던 백조가 자신을 회복하
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수도권은 물론,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사
여 하늘을 훨훨 날듯이 새로운 인생, 아름다운 미래를 선물할 것이다.
람책’과 ‘사람도서관’이 속속 등장하며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사람책’이란 하나의 주제(제목)에 따라 사람의 지식, 경험, 재능을 한 권의 책처럼 여기고 이것을 대출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대출 은 ‘사람책’과의 만남을 신청한 사람과 ‘사람책’이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만난다는 의미다. ‘사람도서관’은 ‘사람책’들을 확보하고 대출을 시행하는 시스템이라고 보면 된다. 시민단체, 봉사단체, 협회, 지자체, 대학, 초·중·고교, 마을을 비 롯하여 기업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각각의 특성과 용도에 맞 게 다양한 ‘사람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자신들이 펼 치는 시민운동의 방향에 맞는 ‘사람책’을 준비하고 대출한다. 지자
TIP> 사람책이 되거나 사람책을 빌리려면 *사람도서관 위즈돔 www.wisdo.me *아울러 사람도서관 humanlibrary.net *서울휴먼라이브러리 www.seoulhumanlibrary.org
체나 마을에서는 재능기부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고, 학교에
*노원휴먼라이브러리 www.humanlib.or.kr
서는 멘토와의 만남이나 진로 지도가 주를 이룬다.
*대구동구안심도서관 휴먼라이브러리 www.donggu-lib-hum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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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T E RY M O RA C L W E A N LIB H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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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REPORT
NEW MARKETING METHOD IN SHARING TR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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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 트렌드 속 기업들의 새로운 마케팅 행보 2008년 세계 경제가 휘청하면서 공유경제가 뜨기 시작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잠시 반짝하리라 생각했는데 사람들의 공감이 확산되면서 공유는 트렌드로 정착되는 분위기다. 공유의 급작스러운 부상에 안달하고 위협까지 느끼고 있는 곳은 신제품을 계속 출시해 대량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던 기존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공유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을까? TEXT 김민주 (<리드앤리더 컨설팅> 대표)
©kinfo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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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존 기업은 공유경제에서 두각을 보이는 기업을 인수합병
그런데 어떤 기존 기업들은 공유 개념을 단순한 상품에서 벗어나 무형자산인 특허나 가치
하고 있다. ‘자동차 공유’ 문화를 연 시간제 렌터카 회사인 집카
관, 취향 그리고 국가로까지 협력 마케팅 대상을 넓히면서 공유경제에 발을 내딛고 있다.
(Zipcar)는 1999년 설립 이후 계속되는 적자를 감수해야 했으나
우선, 기업이 단순한 상품을 벗어나 무형자산인 특허를 공유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특
2011년 나스닥 상장에 성공한 뒤 흑자로 전환했다. 그러자 굴지의
허는 자사 기업만의 경쟁력을 일정 기간 동안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권한이다. 어느 기업
렌터카 회사인 에이비스버짓그룹(Avis Budget Group)은 2013년
이나 특허를 많이 보유하기를 원한다. 하지만 때로는 이런 특허를 무상으로 다른 기업과
5억 달러를 들여 이 경쟁자가 더 크기 전에 아예 인수해버렸다. 에
공유하는 기업이 있다. 전기차 회사인 테슬라모터스는 전기차 기술 발전을 위해 전기 구
이비스는 집카를 인수함으로써 미국에서만 연 4억 달러에 달하는
동장치와 초고속 충전기술 같은 전기차의 핵심 기술을 다른 업체에 무료로 오픈했다. 전
시간제 렌터카 시장에서 주도적 사업자로 올라서게 됐다.
기차 기술은 많이 전파될수록 전기차 생산 기업이 많이 생겨 가솔린 자동차를 몰아낼 수
다른 기존 기업은 보다 적극적으로 신설 기업을 만들어 공유 시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더구나 테슬라모터스의 CEO 엘론 머스크는 자신의 회사인 솔라
장에 뛰어들고 있다. 카셰어링이 신차에 미치는 악영향이 제한적
시티(Solar City)가 구축하고 있는 미국 내 충전소 네트워크를 BMW 기업과 공유하는 것
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오히려 카셰어링을 장려하고 나선 것
도 검토하고 있다.
이다. BMW, 미니(Mini)가 렌터카 회사인 식스트(Sixt)와 합작해
둘째, 어떤 조직들은 가치관이 맞으면 사업을 함께 진행하기도 한다. 일본의 피스재단
2011년 카셰어링 업체로 ‘드라이브 나우(Drive Now)’를 독일에 설
(Peace Foundation)은 1970년대부터 크루즈를 타고 전 세계의 평화 관련 지역에 정박
립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현재 6만 명 회원을 대상으로
해 현지의 사정을 듣고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래서 크루즈 이름도 피스보트
차량 1000대 이상을 운행하고 있다. 이 밖에 푸조시트로엥그룹
(Peace Boat)이다. 일본 안에서도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PSA)이 프랑스에서 직접 카셰어링 ‘뮈’를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
그런데 이 재단은 2005년부터 한국의 환경재단과 함께 매년 한 번씩 피스앤그린보트를
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띄워 동아시아의 평화와 환경 관련 지역을 순항하고 있다. 평화와 환경은 기본적으로 코 드가 맞기 때문이다. 필자도 탑승한 적이 있는데 배 안에서도 평화와 환경 관련의 다양한 강의와 세미나/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셋째, 어떤 기업은 사람들과 취향을 공유하기도 한다. 창간한 지 4년밖에 되지 않은 미 국 라이프스타일 계간지 <킨포크(Kinfolk)>가 전 세계적으로 급신장하고 있다. 이 잡지는 2011년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창간한 글로벌 감성 실용 매거진으로 슬로 라이프스타일 의 소박한 모임을 사랑하는 커뮤니티 성격을 띤다. 이 잡지의 부제는 아예 ‘A guide for small gatherings’다. 목차도 투섬플레이스(A Twosome Place)처럼 ‘홀로’, ‘둘이서’, ‘여럿 이’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매달 세계 여러 지역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열고 있다. 넷째, 어떤 기업은 규모를 넓혀 국가와 가치관을 공유하기도 한다. 스웨덴은 대표적인 사 회민주주의 국가로, 1930년대부터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사이에서 절묘한 국가 체제를 일찍이 도입했다. 그런데 스웨덴의 이케아 기업은 스웨덴의 이런 국가 체제와 이상을 자 신의 기업 가치에 담았다. 이케아 창업자인 잉바르 캄프라드는 일찍이 유언장을 써서 오 랜 기간 기업 내 교재로도 사용하고 있는데 앞머리는 이렇게 시작한다. “우리는 완전히 다수의 편에 서기로 결심했다. 우리 고객에게 좋은 것은 결국 우리에게도 좋다.” 이케아는 필요 이상으로 값비싸게 가구를 만들어 돈 많은 사람에게 팔지 않고 저렴한 가구를 많이 만들어 풍족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팔겠다는 것이다.
공유경제는 일시적인 트렌드로 그치지 않고 본격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물 론 국가에 따라 소비자의 특성이 다르므로 파급 속도가 국가마다 다를 수는 있다. 어쨌든 기존 기업들은 앞으로 공유 신생 기업들이 자신의 업종에 진입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 지 다양한 시나리오를 미리 만들어두어야 할 것이다.
SHOWCASE
THERE IS A REASON FOR THEIR LI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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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동거에는 이유가 있다 누군가와 혹은 무엇과 공간을 공유하며 일상을 함께하고 있는 사람들. 그들은 왜 한 공간, 한 건물에서 생활하게 되었을까. 어쩌다 보니? 아니면 필요에 의해? 그들의 이유 있는 동거, 그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1.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포토그래퍼 홍승현 × 반려견 탱크
2. 건담에 둘러싸인 꿈꾸는 작업실 디자이너 김대영 × 건담 프라모델
3. 아뜰리에 숲의 단짝 친구 아트테라피스트 유지 × 플로리스트 박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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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G SHOWCASE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포토그래퍼 홍승현 × 반려견 탱크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32세 포토그래퍼입니다. 패션 스튜디오 어시스턴트로 시작했 고, 그 이후 동네 친구들과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스트리트 매거진 <블링>의 하우스 포토를 했어요. 근데 생각보다 패션 사진이 나한테 맞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재미있는 다른 일을 생각하다 가로수길에서 테 이크아웃도 하고 배달까지 하는 작은 레스토랑도 운영해봤죠. 그러다 나의 운명적인 그녀(?) 탱크를 만 나서 반려동물 전문 스튜디오 ‘땡큐스튜디오’를 만들게 됐습니다. 예전 성격은 부정적인 면이 많았는데 군대 갔다 온 후 긍정적으로 바뀐 것 같아요. 그리고 내 인생을 바꾼 탱크 덕분에 요즘엔 웃을 날이 더 많습니다.
탱크는 4세 포메라니안인데요, 어릴 때 색깔이 까맣고 땅땅해서 걸어올 때 마치 탱크가 굴러오는 것 같 아서 그 이름이 되었어요. 탱크는 암컷인데 이름 때문인지 다들 수컷인 줄 알아요. 현재는 그 귀여운 얼 굴로 여러 브랜드의 모델로 활동 중입니다. 어릴 때부터 많이 해봐서 그런지 사진 촬영에 아주 능숙하 죠. 성격은 싸가지가 없지만 귀여운 얼굴에 싸가지 없는 캐릭터를 사람들은 많이 좋아하더라고요. 그래 서 사람들이 예쁘다고 만지려고 다가오면 탱크가 물고 으르렁거려서 다들 당황합니다. 탱크와의 만남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요. 우연히 동물병원에 들어갔는데 병원 바닥에 있는 새까 맣고 작은 애가 자꾸 나한테 오더랍니다. 처음에는 두더지인 줄 알았는데 그게 바로 탱크였던 거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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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고 나서 그날은 그냥 집에 갔어요. 그런데 꿈에도 나오고 자꾸 생각이 나 고 기분이 이상한 거예요. 그래서 다음 날 다시 동물병원을 찾아 탱크를 가 족으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탱크를 데리고 왔을 때 어머니가 많이 반대하셨어요. 키울 거면 나가 라고. 그래서 정말 군말 없이 집을 나왔죠. 집에서 쫓겨난 뒤로 스튜디오에서 3달 동안 탱크랑 살았어요. 잠은 소파에서 자고 씻는 것도 뜨거운 물이 안 나와서 찬물로 씻었던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계절이 여름이어서 견뎌냈던 것 같아요. 3달 동안 집에 안 들어가니까 그제야 어머니도 포기하시고 탱크 랑 같이 들어오라고 하셨죠. 처음에는 탱크를 내 방에만 있게 하셨어요. 그 런데 탱크가 아기일 때라 자꾸 밖에 나오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친해지셨더 라고요. 지금은 어머니가 나보다 탱크를 더 많이 예뻐하세요. 탱크와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심심할 날이 없어졌어요. 사람들을 만날 때도 탱크가 분위기를 더 좋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특히 미팅을 할 때 탱크가 있어서 좀 더 화기애애하게 진행되기도 합니다. 촬영을 할 때는 탱크가 옆에
SH A
RE =
LO VE
앉아서 잘 기다려줘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있어주죠. 그래서 내가 촬영 이 없거나 빨리 끝나면 같이 산책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우리는 서로 안 그 런 척해도 많이 배려하는 것 같아요. 교육을 따로 시키지 않는데 촬영할 때 집중할 수 있게 간식을 앞에 들고 인내심 훈련 같은 건 해요. 단지 걱정되는 점이 하나 있다면, 탱크 이 녀석이 유명해질수록 성격이 점점 안 좋아져가고 있다는 것이에요. 조금만 더 겸손해지면 좋겠는데…. 이 녀석은 이런 내 맘을 알까요. 이 동거 생활에 만족하냐고요? 물론이죠. 탱크가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했 으면 좋겠어요. 탱크로 인해 반려동물 스튜디오를 만들게 됐고, 개토그래퍼 가 되었으니까요. 제 삶의 거의 모든 부분이 탱크에게서 영감을 받고 있거든 요. 그만큼 탱크는 제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존재입니다. 지 금은 탱크 한 마리만 키우지만 나중에 능력이 된다면 더 많은 반려동물을 키
HUMAN 우고 싶어요. 나중에 가정을 갖게 되어도 동물과 아이들을 함께 키우는 환경 을 만들어갈 생각이에요. 이 모든 게 탱크 덕분인 거죠.
SHOW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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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담에 둘러싸인 꿈꾸는 작업실
했었죠. 그런데 잠시 잊었던 건담에 대한 기억이 떠올라서였을까요? ‘내가 대
디자이너 김대영 × 건담 프라모델
스플레이…. 사소한 것부터 큰 것까지 고민거리는 계속 쌓여가고 있어요. 그
신 해볼까’ 하는 생각을 갑자기 하게 된 거예요. 그리고 고민할 것도 없이 바 로 결정을 내렸어요. 마치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요. 이제 건담이 지키는 작업실은 나에게 또 새로운 의미의 일이 됐어요. 자금 문제, 새로 들여올 건담 선정, 스프레이 부스 운용, 작업 일정 조율, 작품 디
런데도, 즐거워요.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갈 때 즐겁고, 계획한 방향 으로 조금씩 흘러가는 게 즐거워요. 그동안 나는 무슨 일을 하든 정말 즐겁 게 보내려고 늘 노력했고, 실제로 즐거웠어요. 일에서 오는 적당한 스트레스 와 긴장감도 즐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작업실을 통해 새롭게 느끼고 있어요. 이렇게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끼는 걸 안 다음부터는 주변이나 가족들도 더 이상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내지 않아요. 건담이 지키는 작업실은 꿈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곳이고 모처럼의 휴일에 찾아올 수 있는 곳이에요. 손때 묻은 물 건이 있는 작업실이며 취미 생활을 자랑할 수 있는 작업실이죠. 이제 막 건
건담에 둘러싸여 지내는 불혹의 디자이너입니다.
담에 입문한 친구가 있는가 하면 수십 년을 해온 분도 함께 찾는 곳이에요.
대학에서는 건축을 전공했고 컴퓨터그래픽회사
저만의 공간은 아니죠. 누가 와도 편안한 곳이 되도록 하고 싶은 게 제일 큰
(3D)를 거쳐 지금은 마포구 서교동에서 ‘자작나
바람입니다.
무’라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건담이 지키는 작업
그러고 보니 저는 디자인이라는 일과 프라모델이라는 취미와 동거를 하는
실’이라는 프라모델 숍을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것이네요. 일과 취미가 한곳에서 이루어지게 되니 두 개를 연관 지어 생각하 는 상황이 점점 많아지게 되요. 예를 들면 건담투어 여행상품을 만들거나, 건
작업실에는 미개봉 건담 키트 300여 개와 완성
담을 이용해 책을 만든다거나, 다양한 이벤트도 기획하게 되었어요. 결국 동
되어 전시 중인 100여 개의 건담이 있어요. 사실,
거의 대상을 통해 어릴 적 꾸던 재미난 꿈들을 하나씩 기억해내고 만들어나
건담이 좋은 것도 있지만 엄밀히 얘기하자면 ‘건
가고 있는 거죠.
담 프라모델이 좋다’가 더 맞는 것 같아요. 건담이
건담과 함께하는 생활이 지금 제겐 낙서하는 느낌이랄까요. 살면서 꼭 무언
주는 매력은 다른 프라모델에 비해 훨씬 다양하
가를 이루어야 한다거나, 반드시 어찌해야 하는 일들, 항상 마음 한구석에
거든요. 내가 원하는 포즈가 가능하도록 신체의
부담을 가지고 해야 하는 일들이 있잖아요. 근데 낙서를 할 때는 별다른 생
비율을 가지고 있다는 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장소도 시간도 종이와 펜 같은 도구에도 별로
도 정말 두 손 두 발 다 들게 만들 만큼 섬세하게
구애받지 않으니까요. 좋으면 좋은 대로 맘에 들지 않으면 맘에 들지 않는 대
제작되었다는 점, 그중에도 나만의 작품을 만들
로. 언제 어디든 부담이 생기지 않는, 가장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의 끄적거
수 있다는 점이 으뜸이죠. 같은 키트를 이용해 만
림. 내게 낙서란 그런 거였거든요. 건담도 마찬가지예요.
들어도 도색 방법이나 컬러 지정에 따라 전혀 다
사실 얼마 전부터 작업실에 새 식구가 생겼어요. 어미 잃은 새끼 길고양이인
른 형태의 건담이 나오니까요.
데 작업실에서 키우기로 결정했고, 지금은 작업실의 마스코트 ‘하로’라는 이
건담과 함께 살기 시작한 건 2011년이에요. 그 당
름을 가지고 함께 지내고 있어요. 또 하나는 사무실을 이전하면 아트토이에
시 홍대에 ‘북새통’이라는 만화도매점이 있었어
관심을 가져보자고 작업실 식구들과 얘기한 적이 있는데, 아마도 아트토이
요. 그 서점의 한쪽 공간에서 건담을 팔았는데,
가 다음 동거 대상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로를 돌보는 것도 아트토이를
어느 날 어떤 이유에서인지 더 이상 판매를 하지
만들어보자는 것도 딱히 어떤 이유 때문에 시작하려는 건 아니에요. 물론 건
않기로 했다는 거예요. 그때만 해도 ‘그래, 건담은
담도 그렇고….
HUMAN 장사가 잘 안 돼서 그런 거’라는 단순한 생각과,
그저 행복을 좇고 싶을 뿐이에요. 꿈을 꾸는 순간만큼은 누구나 행복하니까
‘그래도 재미있는 공간이었는데 아쉽네’라고 생각
요. 꿈은 이루었을 때보다 꾸고 있는 순간이 더 행복하기 때문에 훨씬 가치 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결국 나의 동 거생활은 꿈을 잃고 싶지 않은 내 작 은 욕심의 투영인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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プラモデル
SHARE = DREAM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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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SH = RE A HE G LIN 아뜰리에 숲의 단짝 친구 아트테라피스트 유지 × 플로리스트 박유리
FLORIST Life is Orange Wint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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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아뜰리에 숲’이라는 작업실에서 생활하고 있는 유지와 율이라고 합니다. 유지는 아트테라피라
는 치유 목적의 미술활동과 그림진단 수업을 하고 있고 그림도 그리고 있고요, 율은 플라워테라피로서 의 꽃 수업과 프렌치 스타일의 꽃을 작업하고 활동하고 있어요.
저희는 수업할 때 붙임성도 좋고 매우 활발한 것 같지만, 실제 성격은 내향적인 면이 강해요. 조용하게 영화를 보거나 책을 보고 소소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죠. 아뜰리에 숲은 아트테라피와 플라워테 라피 수업이 이루어지는 공간이에요. 그저 그림과 꽃을 수업하는 것이 아니라 활동을 통해 개인의 성 향과 기질을 분석해주고, 개인에게 도움이 될 만할 활동을 추천해주며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수업의 목적이 그저 가르치는 것이 아닌 치유와 힐링인 거죠. 지금은 수업을 들었던 분들이 많이 놀러 오시기 도 해요. 저희가 이곳을 열 때 많은 사람이 아뜰리에 숲에 오셔서 힐링하고 행복해지면 좋겠다고 이야 기한 것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는 듯해서 정말 행복해요. 동거를 시작한 지는 벌써 6개월이 지났네요. 율이는 꽃 때문에 작업할 공간이 필요했고, 유지도 그림을 그리며 아트테라피 수업을 할 곳이 필요했었어요. 저희 둘 다 테라피를 목적에 두고 학생들을 만나고 싶 었기 때문에 뜻도 잘 맞았죠. 게다가 오랜 친구이기도 해서 충동적으로 집을 구했고 갑작스러운 동거가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벌써 10년 지기 친구예요. 좋아하는 것과 주변 환경, 성향이 비슷해서 꾸준히 친 하게 지냈는데, 지금은 가족 같아요. 사실 유지는 혼자 지낸 적이 많아요. 미국에서 혼자 생활할 때에는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고 외롭기도 했었죠. 율이는 지금이 처음이에요. 서로 의지도 되고 너무 편해지는 것이 좋은 점이 자 안 좋은 점 같기도 하네요. 항상 둘이 할 수 있으니 이제는 혼자가 어색할지도 모르겠어요. 저희는 규칙 같은 것은 따로 없어요. 불편한 것은 그때그때 말하고 서로 합의점을 찾도록 대화하는 것 이 중요한 것 같아요. 가족들끼리도 잡음이 있는데, 아무리 가족 같아도 저희는 친구 사이니까요. 단지 수업을 한 후에는 청소만큼은 꼭 하자는 것 정도. 수업이 겹치는 날도 있으니, 우리끼리 있을 때는 지저 분해도 되지만 손님들이나 학생들은 쾌적한 곳에서 수업을 들을 권리가 있으니까요. 함께하게 되면서 기억에 남는 거라면, 저희 공간 이름이 아뜰리에 숲이라 학생 분들이 ‘숲에 거주하는 짐승들’이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만드셨어요. 짐승 모임에는 참여할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들어오실 수 있어요. 그리고 율이의 부케와 꽃다발이 드라마와 매체에 소개되어서 함께 기사와 드라마를 챙겨 보던 것도 기억에 남네요. 아, 지금처럼 잡지 인터뷰했던 것도 기억에 남아요. 2달 동안 연달아 한 잡지에 유 지의 일러스트와 율의 꽃 작업, 그리고 저희 아뜰리에 숲에 대한 기사가 나왔거든요. 혼자였더라면 겪 어보지 못할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아무래도 혼자가 아니니까 서로에게 영향을 많이 받긴 해요. 그래서 게으름도 많이 줄었고, 항상 무언가 를 하려고 노력하죠. 서로에게 좋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있어요. 저
ART THERAPIST
희가 바라는 점은 정말 예쁜 작업실을 꾸미는 것이에요. 이 집 계약이 끝나면 스튜디오 형식으로 작업 실을 할 수 있도록 지금 구상 중에 있어요. 꼭 그렇게 되면 좋겠네요.
CREATOR’S NOTE
01 CREATOR’S NOTE IDEAS, IDEAS AND MORE IDEAS Eddie Wong (Chief Creative Officer, INNOCEAN Worldwide China) For every creative review, the biggest pressure for my creative team is about filling up at least 50 blank pieces of paper on the ideas wall. There’s no comprom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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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READING TIRE BY HANKOOK TIRE 생각을 읽는 타이어 단지 생각만으로 운전을 한다? SF 영화나 공상 과학 만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타이어의 미래 드라이빙에 대한 실험정신과 혁신적 가치를 담은 ‘The Next Driving Lab’ 캠페인, 그 두 번째 프로젝트 ‘Mind Reading Tire’의 실체다. 말 그대로 ‘운전자의 생각을 읽는 타이어’ 라는 말도 안 될 것 같은 상상이 한국타이어의 하이 테크놀로지와 만나 드라이빙의 놀라운 미래를 보여준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Life is Orange Winter 2014
Mind Power Test
Mind Power Test
Step1. Mind Power Test에는 약 350명의
Step 1: The Mind Power Test involved about 350
인원이 참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participants who showed keen interest. It was
체험자들은 뇌파감지기를 착용하고 싱크율 및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직진 방향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통과 여부가
aimed to see if drivers, wearing the brainwave sensor, could drive a car in a straight direction using their minds alone.
결정되었다.
타이어, 미래 드라이빙의 중심에 서다
았고, 특히 유튜브 동영상은 공개 11일 만에 70만 뷰(View)를 기록해 대중
한국타이어의 ‘The Next Driving Lab’ 캠페인은 혁신적인 하이 테크놀로
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그리고 지난 11월 1일, Mind Reading Tire, 미래
지(High Technology)를 통해 타이어를 중심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드라이
드라이빙의 실체를 여의도 IFC몰에서 드디어 공개했다.
빙을 꿈꾸고 도전해가는 캠페인이다. 2013년 150여 개의 LED를 활용한 ‘환상 속으로의 드라이빙(Driving Illusion)’을 선보여 큰 관심을 끈 첫 번째
드라이빙의 미래는 상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프로젝트에 이어, 2014년 두 번째 프로젝트 ‘Mind Reading Tire’를 공개
Mind Reading Tire를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보는 프로젝트가 IFC몰
했다. Mind Reading Tire는 인휠모터(In-Wheel-Motor)와 뇌파감지기술
내 사우스 아트리움과 노스 아트리움 2곳에서 350여 명의 참가자가 모
을 결합해 완성한 최첨단 기술의 결과물로 두 손과 두 발의 제약 없이 사
인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프로젝트는 마인드 파워 테스트(Mind Power
람의 뇌파만으로 타이어를 움직여 운전하는 새로운 드라이빙의 미래를 보
Test), RC 카 레이스(RC Car Race), 마인드 리딩 타이어 익스피어런스(Mind
여준다.
Reading Tire Experience) 등 점점 난도가 높아지는 총 3단계로 구성됐
Mind Reading Tire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로 MCU센서가 있다. 이는 사람
다. 1, 2단계를 차례로 모두 통과해야만 가장 마지막 단계인 Mind Reading
의 뇌파를 감지하는 뇌파감지기에서 전달된 뇌파 신호를 고성능 모터를 장
Tire 차량을 직접 탑승할 기회가 주어지기에 행사장 안은 레이싱 경기장
착한 인휠모터와 조향장치 모터에 전달하는 소프트웨어로, 이 MCU센서
못지않은 뜨거운 응원과 열기로 가득했다.
를 통해 핸들링이나 별도의 조작이 없이 타이어와 운전자의 마음이 하나 가 되는 혁신적인 프로젝트라 할 수 있다. 마치 SF영화 속 내용 같은 이 놀
Step 1. Mind Power Test_ 사람의 몸에는 ‘생체전기’라는 일종의 전기신
라운 프로젝트를 담은 동영상은 지난 10월 6일 케이블 광고와 유튜브 동
호 체제가 존재하는데, 뇌파도 그중 하나다. 뇌파감지기에서 전달된 신호
영상, 그리고 홈페이지(tndl.hankooktire.com)를 통해 공개돼 큰 화제를 모
를 패턴으로 만들어 고성능 하드웨어에 전달하고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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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LIME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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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C Car Race
RC Car Race
Mind Power Test를 통과한 사람들은 바로 옆에
Participants who passed the Mind Power Test
있는 Step2. RC Car Race를 바로 체험할 수 있도록
proceeded to Step 2: RC Car Race. They had to arrive
했다. 뇌파감지기를 통해 RC Car를 직진 컨트롤하여 2분 내에 골라인에 도착하면 성공하는 방식으로
at the goal line within two minutes while wearing the brainwave sensor.
진행되었다.
로 자유롭게 운전하는 것이 바로 Mind Reading Tire의 핵심이다. 노스 아
Reading Tire 차량에 탑승하기 전 참가자들은 한국타이어 레이싱걸과의
트리움에서 진행된 ‘마인드 파워 테스트’는 바로 그 뇌파감지기를 착용하
기념촬영으로 이날의 특별한 추억을 남겼다. 이후 뇌파 감지를 마치고 본
고 싱크로율 및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직진 방향의 컨트롤 여부를 측정하
격적인 최종 체험에 들어갔다. 생각만으로 타이어를 움직이기에 차 안에는
는 테스트다. 당연히 고도의 집중력이 성패의 가장 큰 열쇠다. 뇌파만으로
놀랍게도 핸들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 ‘뇌파 드라이빙’으로 상하 좌우 움
직진 방향을 컨트롤한다는 것에 대해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참가자들도
직이는 것을 모니터를 통해 방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스 내 직진 방향
실제로 대다수가 성공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다음에 준비된 스텝 2
으로 골라인에 도착하는 최종 성공체험자에게는 영화 상품권을 증정했고,
에 대한 더 큰 기대감을 보였다.
언론사의 취재와 바이럴 영상 필름 촬영도 동시에 진행돼 IFC몰을 찾은 고
Step 2. RC Car Race_ 스텝 2는 뇌파감지기를 착용하고 RC 카를 직진 컨
객들의 관심까지 모은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
트롤해 2분 내에 골라인에 도착해야 하는 좀 더 어려운 미션이었다. 도우 미 진행자들의 재치 있는 입담과 진행으로 실제 경기장을 방불케 하는 전
한국타이어와 함께 이번 캠페인을 기획하고 진행한 이노션은 “타이어에 대
율과 열기가 더해져 참가자들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더욱 실감 나는
한 소비자의 고정관념을 깨고 인식수준을 바꾸는 데에 이번 프로젝트의
레이스를 체험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뇌파 감지가 강한 사람들은 RC 카
목적이 있다. 타이어를 자동차의 부속품이 아닌 또 하나의 드라이빙 주체
를 빠른 속도로 운전해 골라인까지 질주하는 모습을 보여줘 관중들의 박
로서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첨단기술이 결합된 타이어
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미션에 성공한 참가자들은 마지막 스텝 3의 체험이
기술로 새로운 드라이빙을 만드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라며 기획의도와
기다리는 사우스 아트리움으로 이동했고, 아쉽게 실패한 체험자들에게도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The Next Driving Lab’이라는 캠페인 이름처럼
소정의 커피 상품권을 증정해 아쉬움을 달랬다.
타이어의 진화를 통해 새로운 드라이빙의 역사를 써가고 있는 한국타이어
Step 3. Mind Reading Tire Experience_ 처음에 약 350명으로 시작
의 도전을 응원하며, 2015년에는 또 어떤 새로운 드라이빙의 미래를 보여
한 참가자는 결국 100여 명만이 남아 마지막 스텝 3에 진출했다. Mind
줄지 기대해본다.
Life is Orange Winter 2014
It is now possible to drive with the mind. This is achieved through the "Mind Reading Tire," the second promotion of "The Next Driving Lab" campaign by Hankook Tire.
Tires are at the center of future driving
is the very key to the MRT.
The goal of Hankook Tire’s “The Next Driving Lab” campaign
The Mind Power Test, held at the North Atrium, was aimed to
is to continue to challenge and dream of new ways of driving
see if drivers, wearing the brainwave sensor, could drive the car
with a focus on tires through highly innovative technology. The
in a straight direction. Focused concentration was the biggest
company disclosed its second project “Mind Reading Tire” in
key to the Test’s success or failure. Participants who were initially
2014, following its first promotion that drew much attention
reluctant of the idea of using their brainwaves to drive a car in a
by introducing “Driving Illusion”, which utilized about 150 LEDs
straight direction were amazed.
in 2013. The cutting-edge MRT technology was completed by combining the in-wheel motor with brainwave-sensing
Step 2. RC Car Race_ Step 2 involved a more difficult mission;
technology to reveal the new future of driving by moving tires
participants had to control the RC car, and arrive at the goal line
with brainwaves alone without using hands and feet.
within two minutes while wearing the brainwave sensor. Those
For the Mind Reading Tire project, Hankook Tire developed a
who succeeded in the mission proceeded to the South Atrium,
microcontroller unit (MCU) sensor, which transmits brainwave
and those who failed were awarded with gift certificates.
signals from the sensor to the in-wheel motor and the powersteering motor. It proved to be an innovative project, linking tires
Step 3. Mind-Reading Tire Experience_ Only about 100 out
with the driver’s mind through this MCU sensor.
of over 350 participants advanced to Step 3. Prior to driving
The promotional video revealing this amazing project was
the MRT-installed car, they captured special memories of the
released on October 5 through network advertising, YouTube, and
event by posing for photos. The last pool of participants then
the company’s homepage (tndl.hankooktire.com). The YouTube
proceeded to the final stage. It was no wonder that there was
video recorded 700,000 views within 11 days after its release.
no steering wheel in the car as they were supposed to drive the
The MRT was finally open to the public at the IFC Mall in Yeouido,
vehicle with their thoughts alone. They were able to confirm the
Seoul, on November 1.
car’s direction and choose the tires’ four directions by seeing
The future of driving is not imagined but experienced.
arriving at the goal line in a straight direction within the course
A promotional event allowing consumers to personally experience
were presented with movie gift certificates. It was a successful
the MRT was held at IFC Mall in the South Atrium and the North
promotion, as press coverage and filming were carried out at the
Atrium, and attended by over 350 participants. The promotion
same time, attracting customers to IFC Mall.
their brainwaves on a monitor. Participants who succeeded in
consisted of three steps with gradually increasing difficulty: Mind Power Test, RC Car Race, and Mind Reading Tire Experience.
INNOCE AN Worldwide planned the campaign, breaking
Step 1. Mind Power Test_ Electric signal systems, also called
campaign revealed the future of driving when tires will merge
bioelectricity, exist in the human body, and brainwaves are one
with technology and will no longer be an automobile component
of them. Signals are transferred from the brainwave sensor and
but another subject in driving. In 2015, it is expected that
consumers’ notions and changing their perceptions of tires. The
transformed into patterns to be transmitted to high-performance
innovation in tire technology will continue and show the world a
hardware. Driving the car in the direction of the driver’s thoughts
new age in driving.
Mind Reading Tire Experience
Mind-Reading Tire Experience
전체 참가자 중 100여 명만이
Only about 100 out of the 350
마지막 단계인 Mind Reading Tire
participants had a chance at the
차량에 탑승할 기회를 가졌다. 뇌파로 차량을 움직여 코스 내 직진 방향으로 골라인에 도착하는 최종
final stage to drive the MRTinstalled car. Those who succeeded in arriving at the goal line in a straight direction within the course
성공체험자에게는 영화 상품권이
by driving the vehicle with their
주어졌다.
brainwaves were presented with movie gift certific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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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LLIANT TALK ‘WHAT IS THE [FRAME?]’ 프레임에 프레임을 더해 창조적 교집합을 만들다 현대자동차와 함께한 브릴리언트 토크 닫혀 있으면서 열려 있다. 제한적이면서 무한하다. 협소하면서 광대하다. 프레임의 가치는 이렇게 역설적이다. 이런 가치 때문에 많은 크리에이터는 프레임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창조해 왔다.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프로젝트 브릴리언트 토크 또한 이러한 프레임의 가치에 주목했다. <이코노미스트>의 카투니스트 케빈 칼 캘러허(이하 ‘칼’)와 만화가 이현세와 강풀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콜라보레이션의 현장. 각기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세 크리에이터의 프레임이 살포시 포개지자 흥미로운 교집합이 보이기 시작했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Life is Orange Winter 2014
케빈 칼 캘러허
Kevin KAL Kallaugher
칼은 세계적인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에서 정치를
KAL, the editorial cartoonist for The Economist
풍자하는 만화인 ‘만평’을 개척한 선구적인 인물이다.
magazine and The Baltimore Sun, is well known for
그는 특유의 위트 있는 그림과 핵을 찌르는 표현으로 최고 명장의 자리를 오랜 시간 지켜왔다. 현재 AAEC(미국시사만평협회) 회장, 퓰리처 어워드 심사위원
his witty and to-the-point drawings. He also served as the President of the Association of American Editorial Cartoonists (AAEC), and a jury member for the 2012 Pulitzer Prizes.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새로운 생각 그리고 가능성의 발견
을 지키는 것이죠.(웃음)”
사람들은 쉽게 크리에이티브와 프레임을 양 극단에 있는 개념이라 생각한
칼은 이를 수월히 하기 위해서 카투니스트는 때로는 저널리스트가 되어야
다. 프레임을 벗어나야 진정한 크리에이티브에 다다를 것이라 믿기 때문일
한다고 말했다. 이슈와 사람을 넓은 견지에서 바라봐야 프레임 안으로 들
테다. 사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생각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든지 프레임 안으로 끌어오는 것만이 능
프레임을 사랑해왔다. 손에 잡히지 않는 추상적 생각들을 구체화시키는 데
사는 아니다. 강풀이 생각한 프레임의 개념은 앞선 크리에이터들과는 다소
프레임만 한 것도 없다. 또한 두 개 이상의 프레임을 겹쳐놓으면 놀라운 시
다른 접근이 엿보였다.
너지 효과가 나기도 한다.
“일상의 모든 것은 프레임입니다. 프레임 밖의 삶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예상치 못한 추위가 찾아온 12월 1일과 2일,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브릴
단지 그 프레임을 변화시키는 것은 가능합니다. 프레임을 한계라고 생각하
리언트 토크 ‘What is the [FRAME?]’이 진행됐다. 이번 토크의 메인 게
지 말고 변화의 대상이라 생각해야 합니다.”
스트는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의 카투니스트 칼. 그는 38년간 매주 빠짐없
만화의 기본 골격인 프레임을 벗어나 스크롤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에 접근
이 한 편의 만평을 만들어온 크리에이티브 최전선에 자리한 인물이다. 그
한 강풀. 그에게 프레임이란 혁파의 대상이 아닌 변주의 대상이었다. 세 크
와의 만남이 더욱 특별한 까닭은 현대자동차와의 인연 때문. 그는 지난 5
리에이터의 각기 다른 매력의 프레임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중첩되며 이전
월부터 현대자동차와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현대자동차의
까지 찾아볼 수 없었던 흥미로운 교집합을 만들어냈다.
글로벌 메시지 ‘Premium for All’을 만화 특유의 직관적이고 해학적인 시 선으로 재탄생시킨 프로젝트였다. 브릴리언트 토크 또한 이 놀라운 콜라보
당신의 프레임은 무엇입니까?
레이션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됐다. 그와 더불어 프레임에 대해 논할 또 다
게스트의 강연이 끝나고 대담이 이어졌다. 대담 중간마다 마이크는 객석으
른 게스트는 바로 만화가 이현세와 강풀. 첫날은 칼과 이현세의 콜라보, 둘
로 넘어갔다. 담론이 무대 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객석과 적극적으로
째 날은 칼과 강풀의 콜라보로 진행됐다. 칼과 이현세 그리고 강풀과의 만
소통하는 것이 브릴리언트 토크의 미덕이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에 대
남은 브릴리언트 토크가 아니고서는 실현할 수 없는 드림 매칭인 셈. 또한
한 다양한 생각, 그리고 작품을 바라보는 비평가의 입장에 선 날카로운 질
ABC뉴스 조주희 한국지부장과 영화평론가 허지웅이 각각 1일과 2일의 진
문에 이르기까지. 주어진 시간으로는 모든 질의응답을 진행할 수 없었고,
행을 맡은 것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가 종료된 후에 따로 시간을 마련해 못다 한 담론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질의응답 중 자신의 마지막 작품을 그려야 한다면 어떤 작품을 그리고 싶
프레임 밖으로 세상을 탐험하다
은지에 대한 물음이 나왔다. 즉문즉설, 막힘없이 쏟아져 나오던 게스트들
“저는 원래 아웃사이더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저는
의 답이 잠깐 머뭇거린 유일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게스트들의 크리에이티
인사이더였지요. 세상의 호기심을 모두 프레임 안으로 넣는 작업을 지난
브가 마무리되는 일은 당분간은 요원할 것 같다. 칼은 자신의 작품을 애니
37년간 이어왔습니다.”
메이션화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 말했고, 이현세는 이제 막 시
만화가 이현세의 프레임에 대한 정의는 간단했다. 자신을 인사이더로 고백
작한 웹툰에서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 대답했다. 다만 강풀
한 그는 프레임을 통해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다 말했다. 그에게 프레임이
은 차후작에 대해 말을 아꼈다. 좋은 작품으로 다시 찾아뵙는 것이 가장
란 협소한 개념이 아니다. 프레임은 작가의 ‘호기심’으로 무한히 확장되기
중요하다는 뜻일 테다. 세 크리에이터의 새로운 도전이 더욱 기대되는 순
때문이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칼은 프레임을 ‘카투니스트가 살고 있는 세계
간이었다.
이자 집’이라 답했다. 정확히 이해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지 그는 무대
현대자동차에서 주최하고 이노션이 진행한 브릴리언트 토크는 깊이 있는
위에 마련된 스케치북에 드로잉을 하며 설명을 시작했다.
담론을 양방향 소통으로 담아낸 놀라운 자리였다. 세 크리에이터의 프레임
“첫 번째 벽이 있습니다. 이것은 메시지입니다. 두 번째 벽은 메시지를 전달
이 켜켜이 쌓여 전혀 새로운 교집합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브릴리언트 토
할 도구입니다. 세 번째 벽은 메시지와 도구를 잇는 스토리입니다. 마지막
크 두 번째 시간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다시 기회가 찾아온다면 이 흥미
벽이 뭐냐고요? 그건 시간입니다. 만화가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마감기한
로운 콜라보레이션을 놓치지 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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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LIME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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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단발성 기획으로 시작된 현대자동차와 칼의 콜라보레이션은 13회까지 이어졌고, 30초 분량의 애니메이션 제작 그리고 브릴리언트 토크까지 이어지게 됐다.
Life is Orange Wint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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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y are closed, yet open; restrictive, yet unlimited; and narrow, yet extensive. Frames are more than bordered enclosures; they are paradoxical. Many creators produce their works with frames. The "brilliant talk," a new project by introduced Hyundai Motor Company, takes a closer look at frames and their impact on creators.
Discovering new creative possibilities
live. He began to explain by drawing on a sketchbook on the stage. "There
People think that creativity and frames are concepts that run opposite
is the first wall. This is a message. The second wall is a tool to deliver the
extremes; it is often believed that creativity is achieved only when we
message. The second wall is a story that connects the message with the
break away from the established norms of frames, when actually, most
tool. What is the last wall? That is time. The most important thing for
artists have loved frames. Nothing is better than frames when we want
cartoonists is to meet the deadline.”
to make abstract ideas concrete, and thought-provoking results are born
Kang Full approached the concept of the frame differently from his
when more than two frames overlap.
predecessors, KAL and Lee: "Everything in our everyday life is a frame.
The brilliant talk "What is the [FRAME?]" was held at the SongEun
No life exists outside the frame. We must think that frames are not
ArtSpace on December 1 and 2. The main guest was KAL, the editorial
limitations but targets to change."
cartoonist for The Economist magazine. He has also been leading a
To him, frames are not targets for reform but targets for variation.
collaborative project with Hyundai Motor Company since last May, recreating its global message, “Premium for All.”
What is your frame?
Other guests were cartoonists Lee Hyun-se and Kang Full. The event was
The guest talks were followed by a Q&A session. There was a question
carried out with collaborations by KAL and Lee on the first day, and by
that asked the guests what type of works they would make if they were
KAL and Kang Full on the second day. It was also hosted by Cho Joohee,
to draw their final cartoons. KAL said that he would accelerate the
the Seoul bureau chief and reporter at ABC News, and film critic Heo
transformation of his works into animations, while Lee answered that
Ji-ung, drawing the public’s attention.
he’d continue his work in webtoons that he’d recently begun. Kang spared his words for his next work, which probably indicated that he would
Viewing the world through and outside the frames
produce quality work that would allow him to meet his fans again.
Cartoonist Lee Hyun-se’s description of a frame was simple: "I thought
The brilliant talk, sponsored by Hyundai Motor and carried out by
I might be an outsider from the beginning. Looking back, I have been an
INNOCEAN Worldwide, was an innovative event where profound
insider. I have continued my work of putting all curiosities of the world
conversations were held. The frames of three creators were layered
inside the frames for the past 37 years." He was able to communicate
to create completely new intersections. The second installment of the
with the world through frames. To him, a frame is not a confined concept
brilliant talk is yet to be confirmed. Do not miss the next fascinating
because it is infinitely expanded through his curiosity.
collaboration.
KAL answered that the frame is a world and a house where cartoonists
칼은 항상 스케치북과 함께한다. 그의 강연은 입으로 손으로 그리고 펜으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강연 이후에는 대담이 이어졌다. 두 거장 간의 솔직한 대화는 브릴리언트 토크의 화룡점정이었다.
Since KAL always carries around a sketchbook, his speech was done by his hand and pen. His talk was followed by an honest conversation with another master, which was the finishing touch of the Brilliant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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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사용설명서
WHY SO SERIOUS? 4편: 배금별 CD
가볍게. 가볍게. 2014년 마지막을 장식할 네 번째 CD사용설명서의 주인공은 이름만큼이나 반짝이는 능력과 미모를 갖춘 배금별 CD다. 쿨한 이미지, 시원시원한 작업 스타일, 숨길 수 없는 카리스마 등 외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 외에 그녀의 내면을 채우는 것들은 무엇일까. “친해지고 싶어서”라는 간절한 마음을 전해준 3편의 김기영 CD를 포함해 이노션의 많은 이가 궁금해하는 배금별 CD의 모든 것. 탐색을 시작한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Life is Orange Winter 2014
1. 이름
2. 출생지
3. 좋아하는 것
4. 싫어하는 것
5. 어린 시절 자주 하던 행동
6. 현재 자주 하는 행동
7. 자주 출몰하는 장소
8.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9. 만약 광고를 안 했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10. 나를 움직인 카피, 혹은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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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사용설명서
10× 10
배금별 CD를 상징하는 물건들을 소개합니다. 그녀가 직접 고르고 설명하는 열 개의 물건, 열 개의 이야기.
Leather Binder
01 <시간상자> 올해 가장 좋았던 영화는 <그랜드부다페스트 호텔>인데, <시간상자>를 처음 봤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어딘가 파나쉘 향수가 존재할 것 같은. 셰익스피어의 <소나타>와 더불어,
Flotsam 소개하기 아깝지만 소개하는 책.
02 가내수공업 지유가오카 출장 갔다가 가죽바인더를 봤다. 어머 이건 사야 해, 했는데 가격을 듣고 포기했다.
Sunglasses
장인의 수제품이라나. 그때부터였던 거 같다. 내 별명이 ‘학원’이 된 게. 옷도 만들고, 지갑도 03 이번에도 보잉
적성에 맞다. 소득을 학원에 바친 십수 년의
몇 년째 똑같은 모자를 쓰고 다니시길래 모자 하나 사드리고 싶었던 모 감독님의 작업실에 갔다가,
소득인 셈이다. 훌륭한 재료로 내가 디자인한
거의 똑같은 모자가 100개쯤 진열될 걸 보고 놀란 적이 있다. 사람들은 왜 자꾸 똑같은 잠자리
우주 단 하나의 제품. 사소해도 경이로운 일이다.
선글라스를 사냐고 묻지만, 집중해서 사랑하는 하나가 있다는 건 즐겁다. 내가 10개의 선글라스를
지유가오카의 장인을 떠올리며 직접 만든
가졌다는 것과, 내가 가진 10개의 선글라스가 오직 ‘보잉’이라는 것은 전혀 다른 삶이지 않겠는가.
가죽바인더, 이참에 팔아볼까?
나는 그런 게 삶의 퀄리티라 생각한다.
말 타면 잘 어울릴 것 같은
t
이 헬멧을 자전거 탈 때 쓴다. 나의 빨간색 클래식 픽시에 딱이다. 이 헬멧을 쓰고 싶어서 라이딩을 자주 나가게 된다. 야밤에 이거 쓰고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에 출몰해서 은박지라면을 먹곤 한다.
Estrella D amm
04 라이딩 헬멧
me
R id in g H el
Inedit
만들고, 접시도 만든다. 나는 가내수공업이
05 에스트렐라 담 이네딧 수업 중에 선생님이 “누구 한번 발표해볼까” 출석부를 살피면 일단 준비해야 하는 불편했던 이름. 어른이 되고 보니 꽤 좋은 이름이다. 별에 대한 우선권이 있는 것도 같고. 지인이 ‘금별맥주’라는 별칭을 지어준 ‘에스트렐라 담 이네딧’은, 먹기도 전에 반해버렸다. 극도로 단정한데 저토록 화려할 수 있는, 저 고매한 라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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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 e m
Rollei c a
06 <Flight to Denmark> 재즈피아노는 브래드 멜다우만 편식하던 나에게 어느 날 듀크 조던이 나타났고 <Flight to Denmark>는 내 인생의 앨범이 되었다. 음악에 조예가 깊었던 전.전.남자친구의 화해선물로 기억된다. 이 앨범을 알게 해준 것으로 그는 내 인생에
07 목측식 카메라 Rollei 10년을 써도 줄기차게 불편한 카메라다.
훌륭한 영향력이리라.
경통을 빼서 필름을 넣고, 수동감개로 필름을 감고, 눈으로 거리를 짐작해서 초점을 세팅한 후에야 겨우 사진 한 장 찍을 수 있다. 정복욕이 생기더라. 아직도 잘 모르겠으니 여전히 매력적이고.
08 앤디 워홀의 다큐멘터리 필름 CD가 되고선 자주, 결국 상업가라는 직업적 의식과
jazz music
직면하곤 한다. 상업작가 워홀로 인해 예술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워홀의 생전 모습들, 그를 기억하는 지인들의 날 선
weight training
인터뷰들. 당시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아 아마존에서 구입해 따로 번역을 부탁해서 봤지만, 그만한
09 웨이트 트레이닝
같지만, 무게와의 사투처럼 대하면 어김없이 다친다. 기구와의 교감이
아무리 바빠도 웨이트 트레이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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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멘탈 운동이다.
일상처럼 만들고 싶다. 내년 목표 중 하나는 PT 당일에도 PT받는 배포
An
있는 CD.
Rain 10 비
2009년에 시작해서, 아직도 미완성인 비 사진집.
arh o
무거운 걸 들어 올리는 게 전부인 거
l
보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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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사용설명서
심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나의 사안을 너무 깊게 보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일을 대하는 방식. 가볍게. 가볍게. 이런 가벼움 짜장면과 짬뽕, 그 긴긴 갈등의 역사를 끝내고자 짬짜면을 개발했더니 이제 짜장면과 짬뽕과 짬짜면을 고민하게 되었다는 재미있는 기사를 본 적 있다. 간단하게 살면 좋겠는데, 갈수록 선택할 게 많은 시대다. 결정장애라는 신생어가 나올 정도니. 이런 시대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산다는 것. 내 일상에서 사적인 부분을 빼고 업무로서의 결정은 또 얼마나 많은가. 오늘 나는 두 개의 PPM과 간단한 녹음이 있었는데, 꼽아보니 약 70가지의 결정을 해야 했다. 모델은 29살이 좋을지 33살이 좋을지. 바닥재는 우드가 좋을지 메탈이 좋을지, 하다못해 남자모델이 챕스틱을 바를지 말지. 시디 3년 차. 처음과 달라진 것은 내가 어떤 결정을 할 때의 멘트들이다. 이를테면 “콘셉트가 휴먼이니까 좀 더 인간적인 A톤의 음악이 좋을 거 같아요”라던 패턴이 요즘은 “저는 A가 좋아요. 그냥 감이 그래요”라는 식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직감에 따르려고 한다. 직감은 막연한 느낌이 아니라 인체기관의 과학적 데이터에 의한 6번째 감각이라잖은가. 이성적 훈련을 담당하는 좌뇌가 발달한 사람은 직감력이 떨어진다니 늘 논리 전쟁을 하는 우리에게 어쩌면 가장 미약한 능력이며 동시에 가장 절실한 감각이리라(3초 이내에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직감훈련에 도움이 된다니 자신이 너무 진중해서 손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시도해보시길). 참 신기한 것이, 논리적으로 심각하게 고민한 결정들보다 순간적인 직감에 따른 선택이 대체로 결과도 좋았다는 것. 저런 가벼움 일단 종교인들에게는 질타받을 이야기임을 밝혀둔다 (하나님의 은혜와 부처님의 자비와 성모마리아의 평화로 이해해주시길). 나는 무교다. 그런데 신실한 크리스천 남자친구를 만나면 새신자 예배를 다닌다. 그냥 따라가주는 게 아니다. 찬송가도 외우고 심지어 새벽기도도 나간다. 나를 하나님께 제대로 인도해준 사람은 애석하게도 없었지만, 그 순간엔 진심으로 마음이 홀리했다. 마음이 복잡할 땐 절에 간다. 사향 냄새도 좋아하고 정신도 맑아지는 거 같다. 요즘은 사찰들마다 신축공사를 하느라 시끄럽지만, 가끔 템플스테이도 한다. 북한산 올라가면 문수사 절밥도 먹는다. 종교를 대하는 자세가 그러하니 다른 것들은 오죽하겠는가. 대단히 진지한 이유로 뭔가 하고 안 하고, 되고 안 되고를 가늠하지 않는다. 그 순간에 집중하는 것, 그게 전부다. 나는 수시로 뭔가를 배웠는데, 그게 플라워레슨, 베이커리 같은 취미 정도가 아니라 예를 들면 성우아카데미, 의상디자인, 영화마케팅 같은 것들이었다. 직업 바꾸려고? 라고들 물었지만, 단 한 번도 언젠가 새로운 잡이 될지도 모른다는 효용을 꿈꾼 적 없다. 크리에이티브에 도움 될 것 같아서? 그럴 리 없다. 그렇게 진지한 자세였다면 업무 틈틈이 가열차게 다닐 의욕까진 없었을 거다. 그냥 그때 그게 재밌어서였다. 내가 가수가 아니었다면, 훨씬 더 즐겁게 노래했을 겁니다, 라는 어느 가수의 인터뷰에 공감한다. 광고 크리에이터라는 게 감당 못할 직업적 무게로 다가올 때, 나는 홀연히 다른 일을 찾지 않을까. 새벽 3시에 이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면 쉽게 그럴 거 같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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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Winter 2014
배금별 CD의 다 알려주마 배금별 CD의 팀원들이 그간 궁금했던 것들을 가감 없이 물었습니다. 물론 무기명으로.
Q. 내년 휴가는 어디로 가실 계획이신가요?
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을 고르는 게 일의 일부이기도 하구요.
A. 아일랜드에서 일주일, 독일 시골마을에서 사흘, 그리고 어딘가에 있
이 자리를 빌려, 저희팀 선곡을 담당하고 뱅앤올룹슨 스피커를 제공하
을 콜드플레이의 공연을 보고 오겠습니다. 가서 재주 있으면 안 돌아오겠
고 계신 최가홍 카피님께 다시 한 번 감사.
습니다.
Q. 광고 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인물과 간략한 이유?
Q. 사내에서 나의 미모와 가장 대등한 라이벌은?
A. 연암 박지원. 태어나보니 천재인데, 자라면서 방대한 지식까지 갖춘.
A. 여러분이 지적하듯 제 외모가 그날 그날이 너무 다르다 보니, 라이벌
그런 사람이 매우 유머러스하다는 게 포인트.
을 정할 수 없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권혜진
Q. 신께서 주신 능력 중에 가장 좋은 능력은?
카피라이터, 김희중 아트디렉터.
A. 어쩌자고 신은 나를 이토록 게으르게 세상에 내놓으셨을까.
Q. 인생에서 중요한 한 가지
그래서 후천적으로 숙련된, 나도 놀라는 초집중력.
A. 음악. 라디오를 듣다 보면 “회사에서 몰래 라디오 듣다가 신청합니
Q. 요즘 관심사
다” 이런 사연 나오잖아요. 음악을 들으며 일할 수 있는 직업, 참 다행
A. 조선, 건강한 신체, 피키캐스트의 성공적 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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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백서(白書)
오후 8시 : Music & the Place 새벽 2시 : 블랙뮤직 Like 오늘밤
오후 4시 : 견뎌볼게, 4시. 허니버터칩 주면 밤 12시 : Round Midnight
* 누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 ** 함께 듣고 싶은 광고음악
낮 12시 : 누군가들이 좋아했던 음악
아침 6시 : 겨울, 아침 그리고 음악.
어느 겨울날, 이노션의 라디오데이, <나도 일일 DJ> 특집 방송 편성표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On Air,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엄선한 10곡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글자로 보는 라디오, 이제부터 즐겨보실까요?
책임질 6명의 DJ가 당신의 일상에 노크합니다. 라디오에서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 감성! 그들이 특별히
흐르고 있지는 않나요? 좋은 음악을 공유하며 사연을 함께 나누는 시간. 여기, 이노시안의 하루를
치유제로, 나의 이야기와 세상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메신저로, 당신의 일상 곳곳에서 BGM으로
음악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출퇴근길 무료함을 달래주는 수단으로, 지치고 힘들 때 힘이 되는
음악을 부탁해요, DJ
LET THE MUSIC PLAY
Life is Orange Wint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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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백서(白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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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대리(HR)
겨울, 아침, 그리고 음악.
AM 06:00
제가 즐겨 듣는 곡으로 준비해보았습니다.
따뜻한 곡으로 선곡합니다. 요즘같이 추운 겨울 아침에
귀를 꽁꽁 얼립니다. 이어폰을 통해 들려올 음악은
얼굴에 닿은 차가운 공기가 코와 볼, 그리고
낮아진 기온에 두터운 옷을 껴입고 깜깜한 새벽 집을 나서면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침 날씨를 확인합니다. 어제보다 더
이노션 백서(白書)
2 5
까 싶습니다. 리는 곡이에요.
이어지는 아코디언, 그리고 왈츠 사
를 하는 듯한 보컬도 좋아요.
운드가 잘 어울리는 곡입니다. 이야기
담하게 하루를 시작해보시는 게 어떨
담은 곡인데요. 곡 도입부의 기타와
감사합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마음은 따뜻한 하루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음악도 광고도 잘 모르는 제가 두 가지를 같이 하려고 하니까 참 어렵네요.
침도 좋지만, 오늘은 여유롭지만 담 소리와 편안한 기타 소리가 잘 어울
쏠해요. 아 작년에 발매했는데요. 달달한 목
곡입니다. 활기차고 파이팅 넘치는 아
기타 음율과 보컬이 편안함을 주는
의 삽입곡으로 정했습니다. 서정적인
마지막 곡은 현대차 i40 와이너리 편
Cayman Islands **
Kings Of Convenience -
10
루를 잘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을 소중한 아이를 떠올리며 오늘 하
시안 분들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
겠어요. 더불어 많은 엄마, 아빠 이노
는데, 이 노래를 듣고 힘을 냈으면 좋
즘 출퇴근길이 고돼서 많이 힘들어하
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 입니다. 요
큰 축복을 받게 될 재경팀 김의림 대
연인들의 이별 여행 마지막 순간을
가수들의 커버 곡을 듣는 재미도 쏠
레이하는 곡입니다. 유튜브에서 다른
깜하고 조용한 버스 안에서 자주 플
요즘이 더 잘 어울리는 곡 같아요. 깜
올여름에 발매된 곡인데, 여름보다는
태양 - 눈, 코, 입
8
7
9
이번 곡은 내년 4월에 세상에서 가장
스탠딩 에그 - Little Star *
에 수록된 곡을 어쿠스틱 앨범에 담
이돌 가수의 곡입니다. 데뷔 미니앨범
이번 곡은 무려 97년생 호주 출신 아
(Acoustic Ver.)
Cody Simpson - All Day
숙하실 것 같아요.
더라고요. 아마 멜로디는 많이들 익
이 곡이에요. 9년 전에 발매된 곡이
래에 꽂히면 무한 반복하는데 요즘은
인 부분인 것 같아요.
되는 소절이 이 곡에서 가장 인상적
지고 말았어요. 특히 2:40부터 시작
의 노래는 잘 안 듣는데, 이 노래는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지라 그런 가사
요즘 가장 많이 듣는 곡이에요. 나쁜
WINNER - Different
담담한 가사가 매력적인 곡입니다.
보았어요. 윤종신 특유의 솔직하고
을 꼽자면 아침인 것 같아서 선곡해
해서 하루 중에 가장 어울리는 시간
용의 가사이지만 멜로디는 밝고 화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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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louSpoon - Shall We Dance
3
일 좋아요. 특히 깜깜한 새벽에.
노래는 추운 날 밖에서 들을 때가 제
하는 보컬이 인상적인 곡입니다. 이
잔잔한 피아노 위에 속삭이듯이 노래
Maria Mena - Secrets
원곡을 찾아서 들어보았지요. 한 노
참가자가 완곡을 못하게 되어서 냉큼
자가 가창곡으로 불렀던 곡입니다. 그
주는 곡입니다.
4
최근 SBS <K-POP스타>에서 한 참가
Daniel Powter - Free Loop
라도 멜로디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이별에 대한 가사인데 스페인어를 몰
인기를 끌었던 곡이라고 하네요. 슬픈
는 곡입니다. 스페인어권에서 상당한
버된 곡을 듣고 원곡 찾아서 줄곧 듣
스페인어는 전혀 모르지만 우연히 커
Jesse & Joy - ¡Corre!
1
6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내
윤종신 - 수목원에서
Life is Orange Winter 2014
음악을 잘 모릅니다. 그래서 음악 얘기 하기가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김의상 본부장
누군가들이 좋아했던 음악
PM 12:00
그래요. 겨우 영화 한 편 보고 오는 건 데요 머! 영화 <Knockin’ On Heaven’s Door>.
그래도 모자라실까봐 준비한 곡입니다. 한희정
의 ‘오늘은 휴일입니다’ 반차라도 내시고 사라
져버리세요.
주제가입니다.
영화죠. 그리고 그 영화의 모티프이자
‘델마와 루이스’의 쌍둥이 버전 같은
Knockin’ On Heaven’s Door
한희정 - 오늘은 휴일입니다
4
서 애를 태우게 하는 거잖아요?
제목은 딱 우리 얘기인 듯하네요.
Bob Dylan -
주인공은 원래 그렇게 가끔씩 사라져
첫 번째 곡으로 식사시간을 알려드립니다.
2
선우정아 - 주인공의 노래
괜찮아요.
좋은 아침이야. 점심을 먹자
3
가을방학 -
1
그 어느 구석에 짱박혀 계실 여러분도 ‘누군가들’을 잠깐이라도 꺼내보세요.
시작합니다. <누군가들이 좋아했던 음악>입니다. 역삼동 837번지 점심의
곡들입니다. 그 ‘누군가들’을 대신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집니다.
후다닥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음악은 모두 다 ‘누군가들’이 알려준
이노션 백서(白書)
8
9
할게요. 스포일러가 있어서 자세한
7
니다.
근데 저도 수지 서가 누군지 잘 모릅
리는 누군지 알 수 있죠.
정체불명의 누군가지만 직감으로 우
Susie Suh - Shell
도 모릅니다.
누군가 간절한 저주를 퍼붓고 있을지
10
합니다.
퍼시픽의 ‘누군가들’과 함께 들었으면
의 ‘누군가들’, 현장에 계셨던 아모레
했던 이노션의 ‘누군가들’과 프러덕션
악이 될 뻔했습니다. 그 과정을 함께
자, 데미안 라이스의 첫 번째 광고음
헤라 브랜드 필름의 콜라보 음악이
미션을 한방에 해결합니다.
션과 특정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음악
드디어 마지막 곡입니다. 광고음악 미
My Favourite Faded Fantasy ***
Damien Rice -
겁니다. 마칩니다. 지금까지 <누군가들이 좋아했던 음악>이었습니다.
을 준비하세요. 그렇다면 당신은 Begin Again을 위한 모든 준비를 하신
컬러링을 바꾸고, 자동차 볼륨을 높이고, 이어폰 스플리터와 ‘누군가들’
겨울입니다.
는 Queen의 ‘Bohemian Rhapsody’.
어느 소년의 리얼 라이프라 일컬어지
자빠져도 코가 깨지신다면 의심해보 세요.
있었기 때문입니다.
있습니다. 프레디 머큐리만이 알고
세상에 아무도 모르는 진실이 하나
아! 요즘 되는 일 하나도 없이, 뒤로
아마도이자람밴드 - 우아하게
6
제가 왜 이러는지 모릅니다.”
Sugar Man, 2011>이었다면 다 용서
Queen - Bohemian Rhapsody
우리는 보통 이렇게 말합니다. “저도
더군다나 그 영화가 <Searching for
내용은 생략합니다.
자신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진짜 모르는 건 어쩌면 자기
심규선 - 보통
동시상영이어도 뭐, 상관없습니다.
Rodriguez - I Wonder
5
Life is Orange Winter 2014
58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의류매장에서 처 음 이 노래를 듣고 제목을 알아내기 위
니다. BGM으로 써먹어야지 하고 생각
했지만, 이젠 너무 유명해져서….
으리….
었던 음악입니다. 언젠가 개사해서 써먹
가사가 재미있어서 몇 번을 반복해 들
씨 없는 수박 김대중 - 300/30
3
CD님팀 문 대리님에게도 추천합니다.
래. 장가 못 간 게 아니라 안 간(?) 조
BGM으로 쓰면 재미있겠다 싶었던 노
결혼적령기를 타깃으 로 하 는 광고
커피소년 - 장가 갈 수 있을까 *
2
늑대 울음소리로 음악을 만든 후렴구
스스로 위로하고 싶을 때 듣는 음악입
해 하루 종일 인터넷을 뒤졌던 기억이.
Duck Sauce - Big bad wolf
5
다. 제목도 마치 한 줄의 카피 같은.
처음 시작하는 도입부 부분이 좋습니
사랑해줄 건가요?
심규선 - 꽃처럼 한철만
4
“그래, 오늘 하루도 난 너무 수고했어”
지친 퇴근길에 가끔 찾아서 듣는 음악.
옥상달빛 - 수고했어, 오늘도
1
이노션 백서(白書)
노래.
감사 광고의 BGM으로 어울릴 것 같은
인 노래입니다.
허스키한 남자의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
Rod McKuen - Thank you
6
8
9 10
문나리 차장(아트디렉터)
견뎌볼게, 4시. 허니버터칩 주면
PM 04:00
는 사랑입니다.
종종 등장하던 그 광고음악. Daft Punk
광고음악 하나 추천합니다. 회의시간
Harder Better Faster Stronger **
Daft Punk -
아무 생각 하고 싶지 않을 때 듣는 음악.
아이데이션이고 뭐고, 놀고 싶습니다.
Sleepless (Feat. The High)
59
음악들을 선곡해봤습니다.
노래 제목들을 주섬주섬 모으기 시작) 아이데이션에 팁이 될 만한
점점 멀어지고… 할 때! 들으면 아주 조금은 도움이 되는, (노트를 꺼내 적혀 있던
4시. 집중은 안 되고, 시간은 안 가고, 아이디어는 안 나오고, 퇴근은
착각에 빠지는 음악.
다. 듣기만 해도 바다에 누워 있는 듯한
아이데이션이고 뭐고, 바다 보고 싶습니
Swimming
Breathe Owl Breathe -
펠라의 고정관념을 깨준 음악입니다.
인 유명세를 탔고, 많은 이들에게 아카
리. Pentatonix도 Daft Punk로 세계적
아카펠라 그룹이 부른 Daft Punk 메들
Pentatonix - Daft Punk
7 Cazzette -
Life is Orange Winter 2014
1
마에서 본 한 음악영화 때문입니다. 그
좋아했던 곡입니다.
5
님의 센스 넘치는 선곡 덕분에 알게 된 아티스트가 Boddhi Satva인데요, R&B나 Soul 곡에다 아프리카 느낌이 나는 비트를 신기하게 비벼(?) 리믹스 하는 DJ입니다. ‘Last to Know’의 원
오래 남는 경우가 많죠. 그런 의미에서 저녁 8시는, 퇴근 후 어디로든 떠
나 기억에 남을 좋은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은 시간인 것 같습
니다. (물론 일단 퇴근을 해야겠지만 말이죠.ㅠㅠ) 제가 어떤 장소에서
우연히 듣고 알게 된, 그리고 지금까지도 제 음악 플레이리스트에 자리
잡고 있는 10곡의 노래를 지금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R&B 가수의 곡입니다.
곡은 Karina Pasian이라는 미국 여자
하여 차린 바입니다. DJ 출신의 사장
는 사장님(DJ 진욱)이 ‘서핑’을 테마로
중, ‘Disco Surf’는 서핑을 사랑하시
한남동에 제가 자주 가는 몇몇 Place
(2012) @Disco Surf(한남동)
(Boddhi Satva Ancestral Soul Mix)
Karina Pasian - Last to know
타이틀 곡입니다.
이자, 그들의 음악으로 채워진 OST의
는데요. ‘Play’는 바로 그 영화의 제목
버들이 직접 출연하여 제작된 영화였
퇴근 후 방문하는 ‘어떤 장소’에서 우연히 듣게 된 노래들이, 더 기억에
김대길 차장(AE)
MUSIC & THE PLACE
PM 08:00
갖게 된 건, 어느 날 브로드웨이 시네
(바람이 지나는 길)’은 <이웃집 토토로>에 등장하는 여러 음악 중에서도 가장
들의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밴드 멤
메이트의 음악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로>에서 들었던 멜로디가 재즈로 연주되어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風の通り道
4
@브로드웨이 시네마(신사동)
어느 순간 귀가 번쩍 뜨였습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애니메이션 <이웃집 토토
7
떠오릅니다.
9
난 크리스마스의 기억들이 희미하게
나갈 때면 Keith Sweat의 노래와 지
게도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 부근을 지
‘A Christmas of Love’였습니다. 아쉽
던 음악이 Keith Sweat의 캐럴 앨범
를 먹었습니다. 그때 카페에서 틀어주
2010년 크리스마스, 그곳에서 브런치
에 T8이라는 작은 카페가 있었습니다.
경리단길 입구와 녹사평역 사이 골목
(2007) @T8(이태원)
Keith Sweat - Be your Santa Claus
6
오버 곡, ‘그리움은 별이 되다’가 그중 하나입니다.
의 곡들이 주로 나왔습니다. 피아노 연주에, 해금 소리가 더해진 크로스
찾았었습니다. 음악 역시 그 공간과 어울리는, 조용하면서 ‘예’스러운 느낌
를 파는 카페로 꾸민 공간입니다. 운치 있고 고즈넉한 느낌이 좋아 종종
메이트(Mate) - Play (2011)
2
3
‘수연산방’은 옛 문인(文人)의 고택을 후손들이 보존하여, 전통차와 다과
꽃별 - 그리움은 별이 되다 (2011) @수연산방(성북동)
들르는 곳입니다. 그냥 거기에 있는 게 좋아서 책 보는 척 삐대고 앉아 있다가,
‘이음’은 작고 소박한 책방이지만, 편안한 느낌이 좋아서 낮에 대학로에 가면 꼭
Kazumi Tateishi Trio - 風の通り道(바람이 지나는 길)(2010) @이음(대학로)
그리고 보컬만 3명…. 그야 말로 무대가 꽉 찼습니다.
New Under The Sun’이었습니다. 건반, 베이스, 드럼에 기타, 브라스(관악기),
전히 매료되고 말았는데, 그 노래가 바로 JHG(Just Hip ‘n Groovy)의 ‘Nothing
에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느 날 그곳에서 처음 보는 밴드의 라이브 연주에 완
이태원의 재즈 클럽 ‘올 댓 재즈’가 현재의 위치가 아닌 이태원 대로변 건물 2층
Nothing New Under The Sun (2010) @All That Jazz (이태원)
Just Hip ’n Groovy (feat. Nam Yeji) -
이노션 백서(白書)
8
60
10
많이 많이 들으시길! 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이지요.
Love’ 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재즈곡
Dusty Springfield의 ‘The Look of
광고로 남아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하셔서, 좋은 장소에서, 좋은 음악
오늘도 8pm이 되기 전에 퇴근
입니다. 이노시안 여러분, 부디
제가 준비한 곡은 여기까지
hands up-!
고 있는 깨클 친구들 모두 Put your
을 대신 소개해드립니다. 이 글 보
중 Groove가 있는 다른 곡(Forever)
마지막 곡이니만큼 Melo의 노래들
Real Slow는 이름처럼 느린 곡인데,
나가 Melo의 ‘Real Slow’였습니다.
억이 납니다. 그때 나온 노래 중 하
석아영과 함께 이곳을 방문했던 기
혜승, 이가영, 그리고 LAB의 김진,
다. 작년 여름, 입사 동기 이지원, 장
면서도 고급스러운 라운지 바입니
쪽, ‘세로수길’에 숨어 있는 빈티지하
1950 Hotel은 신사동 가로수길 안
(2008) * @1950 Hotel(신사동)
Melo - Forever
Life is Orange Winter 2014
는, 아련한 느낌의 BGM과 함께, 17
때 TV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이 광고
TV 광고에 사용된 음악입니다. 중3
1997년, 청바지 브랜드 ‘닉스(NIX)’
Love (1967) ** @집(상계동)
Dusty Springfield - The Look of
우스곡 입니다.
람을 맞으며 들을 만한 기분 좋은 하
Thing’입니다. 맑은 날, 야외에서 바
노래 중, 귀에 걸린 곡이 바로 ‘Real
한가로이 뒹굴었습니다. 그때 나오던
밭에 돗자리를 깔고, 음악을 들으며
행을 갔을 때입니다. 센트럴파크 잔디
대학교 4학년 여름, 뉴욕으로 배낭여
(2000) @Central Park (뉴욕)
Monday Michiru) - Real Thing
Sakura Hills Disco 3000 (feat.
움을 가진 노래입니다
깨가 들썩이는, 시공을 초월한 흥겨
에 부합하는 곡이죠. 지금 들어도 어
‘Celebration’은 물론 사장님의 ‘기준’
제외됩니다. Kool and the Gang의
준’에서 벗어나는 곡은 과감하게(?)
고, 신청곡도 받지만 사장님의 ‘기
즈 위주로 사장님이 직접 틀어주시
입니다. 노래는 오래된 팝, 소울, 재
쪽 구석에 숨어 있는 작고 조용한 바
‘Oldies(올디스)’는 대학로 거리의 한
(1980) @Oldies(대학로)
Kool and the Gang - Celebration
ISSUE REPORT 60
1 2 6
는 밤에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망각’이 라는 제목이 붙은 이 곡은 묵직한 현과
합니다. <더 폴>의 오프닝 장면에도 이 곡이 나오고 그가 감독한 Reebok 광 고에도 이 곡을 썼습니다. 유튜브에 ‘Beethoven reebok’이라는 검색어를 넣으시면 볼 수 있습니다.
제목 그대로 사방을 가득 채운 마법 같
은 누군가의 기운을 느껴보고 싶을 때
들어보세요.
부드러운 저음을 가진 사람처럼 살며시
다가오는 트럼본의 매력이 돋보이는 곡
깊은 밤으로 초대하는 느낌입니다.
먹먹한 반도네온이 더해져 밤보다 더
반도네온이라는 악기는 확실히 낮보다
베토벤 7번 교향곡 2악장을 좋아한 듯
Everywhere
입니다
Astor Piazzolla - Oblivion
은 원래 CF감독이었습니다. 그는 특히
Curtis Fuller - Love, Your Spell is
7
이 넘은 시간을 두드립니다.
영화 <더 셀>, <더 폴>로 유명한 타셈 싱
3
슴까지 몸속의 건반을 두드립니다. 자정
제가 추천하는 광고 음악입니다.
식을, 밤과 낮을 넘나들며 머리에서 가
요. 키스 자렛의 피아노는 재즈와 클래
op. 92 II. Allegretto **
나의 노래라니. 더 무슨 말이 필요 있나
Keith Jarrett - My Song
Beethoven - Symphony No.7 in A,
5
럽지만 강렬한 밤에 어울리는 곡.
곡입니다. 짧지만 잊혀지지 않는, 부드
짝살짝 놀라운 테크닉으로만 선보이는
9
피아노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는 듯한 첼로의 선율과 속삭이는 듯한
고마운 사람이라는 것뿐. 하루를 위로하
데요, 실명을 밝히지는 않겠습니다. 그저
이노션의 누구에게 들려주고 싶은 곡인
Remembering You *
Eugene Friesen & Scott Cossu -
8
흐르는 리듬과 감기는 멜로디에 몸을 맡기고 하루를 잊어버리세요.
오늘 이런 모든 분들을 위해 연주곡으로 채워집니다. 가사가 주는 추억보다
시작인데 아직 맞을 준비가 안 되어 있는 시간, 12시. Round Midnight는
생각에 잠겨 있거나, 꿈에 빠져 있거나, 야근에 허우적대거나…. 다른 하루의
양승규 CD
ROUND MIDNIGHT
AM 12:00
와 피아노가 매력적인 곡입니다.
절제된 리듬 위에 대화하듯 얹혀진 기타
야경이 떠오릅니다.
-나와는 상관없지만 화려한- 서울의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자동차에 반사된
슬픈 나의 밤
영화 <달콤한 인생> OST -
를 부드러운 멜로디 속에 절제하고 살
록 기타리스트로서의 폭발적인 에너지
Always with Me, Always with You
함께 자정을 맞이해보세요.
4
Joe Satriani -
차가우면서도 관능적인 트럼펫 연주와
쿨 재즈의 창시자 마일즈 데이비스의
이 프로그램의 타이틀이 된 곡입니다.
Round Midnight
Miles Davis -
이노션 백서(白書)
10
다들 잘 자요~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늦은 밤 좋은 시간
린다고 생각합니다.
어간 곡이 더 제목이나 분위기에 어울
처링한 버전이 있는데 전 색소폰이 들
색소폰이 들어간 버전과 불독맨션이 피
UFO가 온다의 ‘비행’입니다. 이정식의
마지막 곡은 프로젝트 그룹 6월엔
비행(飛行) (feat.이정식)
6월엔 UFO가 온다 -
습니다.
이 시간에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닐까 싶
감성의 깊이는 그의 다른 어떤 곡보다도
일이 크지 않은 소품입니다. 하지만 그
반젤리스의 신시사이저 연주곡 중 스케
‘바닷가의 소녀’라는 제목을 단 이 곡은
La Petite Fille De La Mer
Vangelis -
Life is Orange Winter 2014
61
Life is Orange Winter 2014
61
AM 02:00
3
로 발매해 곡은 없으니, 유튜브에서 보세요. 빛나는 재능을 가진 프로듀
실 Curren$y라는 West Coast 힙합 아티스트입니다. 슬슬 수면 위로 떠오
여전히 최고의 멜로디를 뽑을 줄 알죠. 말랑말랑하니 이 시간 즈음 혼자 듣기 좋습니다. 가사도 철학적이고요.
노래는 가사가 5줄 정도로 계속 반복
되는데, 모르셔도 됩니다. 장르가 소울
이니 네오소울이니 하는 건 까먹으셔
겠지만, 이 노래만큼은 아닐 거예요.
낸다 하고 안 내고 있네요. 신보도 좋
좋은 노래는 없으니까요. 신보를 낸다
2
드레3000은 오랜 시간 활동했지만,
‘Voodoo’라는 위대한 앨범에 있는 이
도 되요. 이런 밤에 이만큼 흥얼거리기
은 진정한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안
곡으로 시작하겠습니다.
힙합의 왕 아웃캐스트의 곡입니다. 아 웃캐스트는 힙합이라는 영역을 뛰어넘
1 조금 피치를 올려보죠. 이번 곡은 남부
네오소울계의 섹시가이 디앤젤로의
Feel Like Makin' Love
D'Angelo -
Outkast - Life is Like a Musical
<Pilot Talk> 꼭 들어보세요. 21세기에
흑인 음악을 들으시죠.
7
5
사랑해요 퍼렐. 다태퍼.
면, 게이가 되고 싶어지기도 합니다.
하게 되는 앨범이에요. 퍼렐을 생각하
사랑스럽습니다. 매번, 언제나 놓지 못
마지막 키보드 코드는 진짜 너무나도
정말 놀랍습니다.
창기 작업물들의 번뜩이는 상상력은
N.E.R.D의 노래 듣겠습니다. 퍼렐의 초
아티스트 Pharrell Williams가 소속된
기타 소리 나온 김에, 사랑해 마지않는
N.E.R.D - Breakout
랑 듣고 싶네요.
노래는 3층의 갱스터 방승태 사원이
질감이 정말 쩝니다. 쩔어요. 쩔어. 이
운드 디자인도 굉장히 뛰어나 소리의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풀어냅니다. 사
마의 자전적인 10대의 사건을 멋진
주는 압박의 예술’입니다. 켄드릭 라
그중에서도 돋보이는 트랙 ‘친구들이
앨범으로 엄청난 것들을 성취해냈죠.
계의 신성 켄드릭 라마입니다. 데뷔
힙합을 들은 김에 하나 더. 최근 힙합
The Art of Peer Pressure *
듣고 좋으시면 이 곡이 들어간 앨범
록은 프레디 머큐리가 죽었을 때 끝났어요. 오늘밤에는 저랑 같이
Kendrick Lamar -
Dogg의 Verse에 전혀 밀리지 않아요.
어찌됐건 흑인이 음악을 만들면, 굉장히 아름답다는 겁니다.
에 랩을 했죠. 환상적인 트랙입니다.
꼽히는 수작입니다.
하는 랩은 서부 힙합의 대부인 Snoop
스티비 원더가 그랬고, 모건 프리먼이 있죠. 오바마는 모르겠네요.
서 허드슨 모호크(백인)가 공개한 곡
나온 West Coast 힙합 앨범 중 손에
르고 있습니다. 마성의 목소리로 그가
Seat Change (ft. Snoop Dogg)
있는 크리스 브라운입니다. 아시다시
분기점이 된 노래입니다. 믹스테이프
행 이후 많은 여성분의 공분을 사고
Curren$y -
조금 더 딥하게 가보죠. 대부분은 모르
다들 모를 만한 노래입니다. 리아나 폭
들어보시죠. 이 곡도 좋으니까요.
피 요새 힙합에 기웃기웃하는데, 그
이 게이라고 커밍아웃했죠. 그래서인
이번 곡은 다들 알 만한 아티스트에
서 쓰였죠. 같은 아티스트의 다른 곡도
4
정규앨범 1개를 냈죠. 얼마 전에 자신
Real hiphop #2 (Rising 5)
노래로 이민호가 나온 ‘아이더’ 광고에
9
62
좋아지실 거예요.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좋은 밤 되시고, 내일 아침에 또 만나요.
분짜리 짧은 노래지만, 여운은 훨씬 더 깁니다.
로움. 그래요. 누구나 그런 느낌이 들죠. 이 노래 듣고 누워보세요. 2
혼자 야근하고 불 꺼진 집에 들어가면 괜히 쓸쓸해요. 우주적인 외
OST에도 들어간 리틀 윌리 존의 ‘너의 사랑이 졸라 필요해’입니다.
마지막 트랙 고민 많이 했습니다. Blues예요. 얼마 전에 영화 <Her>
10
들이 많이 나오니 한번 보세요. 기분
느낌 풍성하게 담은 비디오에 멋쟁이
랙이에요. 뮤직비디오도 신납니다. LA
Punk가 생각나는 총명함이 보이는 트
악 하는 친구들입니다. 초창기 Daft
이 나온다는, 재기발랄한 하우스 음
드에서 활동하다가 이제 곧 정규 앨범
쯤 듣기 좋은 노래입니다. 언더그라운
이제 퇴근하셨나요? 회사 나가실 때
Tuxedo - Do it
Life is Orange Winter 2014
Little Willie John - Need Your Love So Bad
이 곡도 아름답죠.
니다. 유튜브에서 감상하세요. 물론
인데, 아마 앨범에는 담기지 않을 겁
이 곡은 갑자기 툭하고 공개해버린 곡
니다. 항상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요.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대단한 감각입
고 싶지만, 위대한 믹스테이프 1개와
기를 쓰고 돌아다녀서 한 대 쥐어박
나쁜 놈 프랭크 오션입니다. 욱일승천
(Prod. Hudson Mohawke) -
Frank Ocean - Blue Whale
Chris Brown
8
도 종종 쓰이곤 했는데요. Radio라는
6
아티스트입니다. 그래서인지 광고에서
도 잘하지만, 옷도 잘 입는 감각적인
라파엘 사딕은 언제나 훌륭하죠. 노래
Let's Take a Walk **
Raphael Saadiq -
백인은 세상을 망치지만, 흑인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듭니다.
양희욱 사원(AE)
블랙뮤직 Like 오늘밤
이노션 백서(白書)
바쁜 하루를 마감하는 퇴근길에 즐겨 듣는 힐링 곡
하루 중 음악을 많이 듣게 되는 때와 장소
로 아트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다. 노래를 듣는 순간 머릿속 에서 미친 듯이 영상이 떠올라서) / Jonsi - Go do (펑펑 때 리는 비트감이 좋아서 자동차 광고에 한번 써보고 싶다) / Chopin - 겨울바람 (클래식이 깔리는 웅장한 광고. 스탠 리 큐브릭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처럼) / 아이유&성시 경 - 그대네요 (아름다운 노래지만 스산한 스릴러 스토리와
이지 음악 Freetempo - Imagery, Ryuichi Sakamoto Rain, Jimbrickman - Serenade / 30 Seconds to Mars Closer to the Edge / 클라츠브라더스 - Elegia / 좌뇌 가 동시 : 가사와 일정한 멜로디 없는 재즈, 클래식 종류 / 우뇌 가동시 : 일정하고 강한 비트의 트랩이나 일렉트로닉, 힙합 등 / 무음(집중이 필요하면 아무 음악이 안 나오는 커널형
io’ (미끄러지듯 드리프트해 들어오는 슬로우 모션 장면과 절 묘하게 맞아떨어져 소름이 돋는다) / SKY의 It’s different : llya - Bellissimo (남자끼리 레슬링하는 장면에 깔린 BGM 이 어찌나 야릇한지 정말 BGM 하나로 끝난 광고) / 두산기 업 PR : <바람의 화원> OST - 울다가 웃다가 / K7 : It’s A Man’s Man’s World by James Brown (15개월 된 우리 딸 로 멈춰 듣게 되는 노래) / 아이폰6 : 아무 배경음악 없이 < 스페이스 오딧세이> OST를 절묘하게 패러디하여 활용한 점 / Avante : We are Young / Evian : Here Comes the Hotstepper / SK브로드밴드 : W&Whale - R.P.G Shine / 기아차 쏘울 : Lady Gaga - Applause / 현대카드 M3 Platinum2 : Peter Fox - Alles Neu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부분이 잘 부각되며 현대카드가 강조하고 싶은 이미지와 잘 어울렸던 듯) /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 차이콥스키 - 피아노 협주곡 1번 (아파트 분위기가 멋있어졌다)
상 - 나를 위로하려거든 / 이적 - 같이 걸을까 / 옥상달
빛 - 수고했어, 오늘도 / 권영찬 - 바람, 노래 (열심히 일한
후 보답 받는 기분) / <Midnight in Paris> OST / 브라보 마
이 라이프 / 윤석철 트리오 - 안녕히 주무세요 / Infected
Mushroom - Now is Gold (스트레스 많이 받은 날도 이
노래를 들으면 지금 이 순간을 즐길 힘이 생긴다) / 정준일
- 고백 / Maroon5 - Sunday Morning / B.B. King - See
that My Grave is Kept Clean / Primary - 자니 / 주다스
프리스트 - Breaking the Law / 이진아 - 시간아 천천히
/ 장기하 - 사람의 마음 / 하림 - 위로 / 그냥 요즘 듣는 노
래들, 또는 신나는 노래 / 도끼&더블케이 - 힙합(라랄라) /
Pitbull 음악 / 주로 이적이나 김동률 노래 (감성 돋는 노래)
/ 이병우 - <흡수> 앨범 통째로(돌핀은 Skip) / <비긴 어게인
> OST / 매일 달라요 / 사실 출근길에는 듣는데, 퇴근길에는
코~자요
Shostakovitchovitch / 제네시스쿠페 프리런칭 TVC : <파
Acro - Perfect World / 현대카드 3series : Peter Fox -
요처럼 뇌리에 남네요) / K5 : 징글 사운드 / 멜론 광고 :
을 향합니다 : Let it be / 풀무원 : 바른 먹거리 (마치 동
기보다는 악기 구성이 좋아서) / SK텔레콤 기업PR 사람
빠름빠름빠름 / 대림 e편한세상 : 캐논변주곡 (선곡이라
로해주는 친구 / 화수분 / 문화적 군것질
대변해 주는 수단, 나의 감성 분출구 / 언제 어디서나 날 위
기분을 Up시켜주는 활력소 / 또 다른 나의 표현 방법, 나를
제 / 공기 / 심심풀이 땅콩 / 흡연실 담배연기 같은 것 / 내
BGM / 디톡스 / 쉼표 / 분위기메이커 / 활기 / 인생의 치료
일상이자, 추억이자, 여행이다 / 어릴 땐 Anthem, 이젠 걍
위해 꼭 필요한 것 / 소망하지만 얻을 수 없는 것 / BGM /
로 변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존재! / 추억 / 무인도에서 살기
Soul Food / 아무것도 아닌 시간의 나날들이 특별한 삶으
핫소스 / 주전부리 / 꼭 필요할 때 항상 곁에 있는 친구죠 /
휴식 / 한마디로는 어렵네요 / 가끔 필요한 냉각수 / 공기 /
단 / 있어줘서 좋은 것 / 국가가 내게 허락한 유일한 마약 /
또 하나의 언어 / 마음에 주는 소주 한잔 / 감정 표현의 수
노래, 이유는 30초만 들어보면 안다)
웨스트가 프로듀서계의 신성이던 시절 미친 센스를 보여준
려 무음이 집중도가 높은 것 같다) / Common - Be (칸예
성 때문에) / 무음(요즘은 소리와 음악이 너무 많아서 오히
- Il mondo (클라이막스를 향해 빠르게 치닫는 멜로디의 특
Ke Ya Mas (잔잔한 음악으로 감동 전달) / Jimmy Fontana
억되는 것을 만들고 싶어서) / Agnes Baltsa - Aspri Mera
수 있을지도…) / Queen 노래 (언제 어디서나 명작으로 기
인디 음악을 하는 친구가 만든 노래 (광고로 사람 하나 살릴
Grosso-1974 Way Home) / Daft Punk - Get Lucky 갤럭시노트 : Maroon5 - Moves Like Jagger / olleh :
와서) / Pharrell Williams - Happy (기분 좋아지는 음악) /
- The Mind, Nujabes-Refletion Eternal, Mondo
내 일상에 있어서 ‘음악’이란
(감정에 호소) / Soho by Julian Jeweil (이 노래를 BGM으
도 잘 어울릴 듯) / Queen - Love of my life (무척 감미로
망을 그려낼 수 있을 것 같다) / You do Something to me
는다. 감성이 아닌 두뇌로 아이데이션해야 하니까 / 뉴에
이어폰을 꼽는다) / 조용한 Instrumental Hiphop(Nomak
낙 좋다) / 유희열 - 라디오천국 (추억을 기반으로 내일의 희
/ Pe’z - Akatsuki (엄청 좋아하는 노래고, 연주실력이 워
Somewhere Over the Rainbow (아름답고 희망적인 노래)
적인 전주를 가진 재즈 연주곡, 고급스럽고 귀에 걸림) /
Curtis Fuller - Love, Your Spell is Everywhere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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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주니어의 삶 / 음악 말고 두뇌활성 애플리케이션을 듣
BGM으로 사용하고 싶은 음악
내가 만든 광고에
Life is Orange Winter 2014
을까봐 안 듣게 된다. 누가 부르면 바로 바로 튀어가야 하
라 음악 장르가 바뀐다 / 이어폰 꽂다가 다른 소리 못 들
(기타의견) 그때그때 다르다. 어떤 아이디어를 찾느냐에 따
2위_ 가사가 없는 연주곡, 피아노곡, 클래식, 재즈 등
1위_ 집중할 때는 음악을 듣지 않는다
리넬리(Farinelli Il Castrato)> OST - Ombra Fedele Anch’
‘신의 한 수’라 생각하는 신들린 선곡 센스의 광고와 그 BGM
업무, 아이데이션 등 집중이 필요한 순간 즐겨 듣는 음악
요즘 꽂힌 노래 그대로 / Slipknot - Everything Ends / 윤
말에 운전할 때 / 0시 1분에 신곡을 찾아서 듣게 된다
에서 아이데이션 할 때 / 야근할 때 / 점심시간 산책길 / 주
할 때 / 잠자리에 들기 전 / 새벽에 방에 혼자 있을 때 / 회사
(기타 의견) 출근 준비할 때 집에서 / 퇴근 후 방에서 / 샤워
1위(압도적)_ 출퇴근길 지하철이나 버스 안, 길거리
이노시안은 어떤 노래를 즐겨 듣나요?
“플레이리스트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고. 그래서 묻습니다.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 주인공 댄이 이런 말을 하죠.
내 일상의 BGM
MY PLAYLIST
이노션 백서(白書)
CATS & D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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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NLY WINTER OUTER : COAT VS PADDING 나는 겨울이 편하다. 겨울은 내가 태어난 계 절이기도 하고 겨울에 하는 스포츠 또한 좋 아한다. 겨울엔 외로워도 들뜨는 크리스마
도 빛나는 몽클레르 로고, 가슴팍에 자랑
코트 하나면 충분하다 장호준 차장 (아트디렉터, INNOCEAN Worldwide)
스럽게 자리한 캐나다구스 로고. 고급스러 운 패딩일수록 자신의 출신을
스가 있고 연말연시 핑계로 사람 만나는 재
자랑스럽게 밝힌다. 하지만 뱅뱅
미도 있다. 하지만 나에게 겨울이 가장 편한
사거리 앞에서 파는 십만 원
이유는 바로, 단 한 벌의 코트로도 겨울을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짜리 더플코트나 애비뉴엘에서 팔고 있는 수백만 원짜리
물론 패딩은 참 편하고 따뜻하다. 하지만 패딩 한 벌로 겨울을 나라고 하
더플코트나 겉으로 보면 그냥 같은 더플코트일 뿐(물론
면…? 음… 곤란하다. 때로는 지인들의 결혼식에도 가야 하고 때로는 격식
이노션의 패셔니스타들은 순식간에 구별해내겠지만).
을 차려야 하는 미팅에 참석할 수도 있다. 적어도 여자들보다는 남자들의
나는 코트의 이런 점이 특별히 좋다. 누가 만들든 누가
패션이 보수적이기에 더 그렇다. 예전에 일하다 만난 유명한 스타일리스트
디자인하든 그 고유의 아우라를 지니고 있다고나 할
가 나에게 해준 말이 기억난다. “추운 겨울이지만 중요한 자리에 멋 좀 내
까? 벨기에 더플 지역 어부들이 추운 겨울바다에
고 싶다면, 간단하다. 멋진 코트를 걸쳐라. 가끔은 캐주얼하고 싶다면, 간단
서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었던 더플코트, 체스터
하다. 멋진 코트를 걸쳐라. 그리고 스니커즈를 신어라. 한 손에 라테까지 들
필드 백작이 멋 부리기 위해 만든 라인을 슬림하
어준다면 당신은 영락없는 뉴요커다.” 물론 내가 아무리 그렇게 입은들 죽
게 뺀 체스터필드코트, 제2차 세계대전 영국해
어도 뉴요커가 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코트는 누가 입든지 간에 어떤 TPO
군의 방한복에서 유래한 피코트, 폴로경기에
에서도 늘 그 특유의 유연성을 발휘한다.
선수들이 입장하면서 입었다던 3/4길이의
내가 처음으로 코트를 입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쯤이었나?
폴로코트, 비 오는 날을 위해 디자인된 트
그 시절, 반에서 멋 좀 부릴 줄 안다는 놈들이 하나 둘씩 입고 다니기 시작
렌치코트, 추우니까 오바 입고 나가라 부
했던 코트, 그것은 떡볶이 코트라 불리던 더플코트였다. 무릎 위로 올라오
모님이 말씀하시던, 무릎 아래까지 내려
는 길지도 짧지도 않은 적당한 길이, 어깨 위로 달린 큼지막한 모자, 가죽
오는 두꺼운 모직 혹은 가죽으로 만든
끈에 섬세하게 묶인 버팔로 뿔로 만든 토글… (물론 떡볶이 모양의 싸구려
그 오버코트(overcoat). 물론 코트는
플라스틱이었지만 당시 내 눈엔 고급스러움의 극치였다) 하지만 청렴표창
누가 만들었느냐에 따라 가격은 천
을 받으신 공무원의 맏딸인 어머니께서 그런 멋진 코트를 그냥 사주실 리
차만별이지만 가격의 경중을 떠나
만무했다. 딜의 여왕답게 역시나 당신께서 원하시는 나의 등수와 코트를
저마다의 스토리가 있고 스타일이
딜하셨다.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지금 생각해도 그때만큼 열심히 공부한
있다는 점이 좋다. 정장구두와 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어렵게 얻어낸 카페라테 색깔의 더플코트. 교
께 입어도, 에어조던과 함께 입
복에도 사복에도 너무나 잘 어울렸던 그 코트는 지금도 내 옷장에 걸려 있
어도 그 나름의 스타일을 살려
다. 다른 옷들은 철 지나고 유행 지나 결국 옷장에서 사라지지만 이 코트만
주는 유연함은 더더욱 좋다.
큼은 유난히 간직하고픈 마음이다.
난 편하고 가볍고 따뜻한 패딩
몇 년 전 인터넷에 뜬 사진을 보고 쓴 웃음을 지은 적이 있다. ‘우리 반 교복’
도 너무나 좋고 그래서 올겨울에도 종
이라는 제목의 사진 속엔 한 반의 학생들이 하나같이 교복 위에 까만 노스
종 입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굳이 코트와 패
페이스를 걸친 모습이 찍혀 있었다. 무섭다. 그나마도 요즘은 몽클레르 정도
딩 둘 중에 하나만 선택해 입을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단 1초
는 입어줘야 무시 안 당한다고 한다. 등 뒤에 붙은 하얀 노스페이스 로고, 그
도 고민하지 않겠다. 겨울엔 코트다. 단 한 벌이면 어떤 상황에
리고 그 옆에 붙은 의미심장한 숫자들, 어깨에 보일 듯 말 듯 작지만 유난히
서도 충분하다.
Life is Orange Wint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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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을 나는 법, 코트 VS 패딩 본격적인 겨울, 갑작스러운 한파가 찾아오면 아우터를 찾는 이노션 패셔니스타의 마음은 바빠지기 마련이다. 겨울 패션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 인 패딩과 코트를 두고 무엇을 사야 할지 고민한 적은 한 번쯤은 있었으리라. 멋과 격식의 상징인 코트, 보온성과 편안함이 최우선인 패딩. 올겨 울 코트든 패딩이든 단 하나의 아우터만 사야 한다면? 곽희용CD팀의 쿨한 겨울남자와 핫한 겨울여자가 서로 다른 매력의 아우터 예찬론을 펼 쳤다. 이 겨울, 너에게 나를 맡긴다!
입구는 있지만 출구는 없다. 바로 패딩의
그런 겨울옷이 나에겐 필요했다. 그러던
매력에 빠졌을 때의 이야기다. 명품 패딩 의 위엄이 가진 허세로운 매력이 아니라
패딩의 따뜻함에 빠지다 송민영 대리 (카피라이터, INNOCEAN Worldwide)
그 따뜻함에 한번 빠지면 다른 아우터
이스급 패딩이 가격에서도 덩치에서도 부담스러웠다면 유니클로급 패딩은 전국
는 입을 수 없어서 하는 말이다. 코트냐 패딩이냐 이 질문을 듣고 나의 겨울 옷 입는 습관을
중 저렴한 패딩이 대거 등장했다. 노스페
민의 겨울에 얹어지기에 딱이었던 것 같 다. 내가 패딩 맛을 확실히 알게 된 것은 팔할이 유니클로 덕분이다.
돌아보니 웃음이 나왔다. 나는 한겨울에 절대 코트만 입
한겨울 야외 촬영장을 가보신 분들은 다 안다. 세상의 모든 패딩이 그곳
지 않는다. 코트 위에 패딩 조끼를 껴입든지, 코트 안에
에 모인다는 것을. 각종 아웃도어 브랜드 패딩부터 프리미엄 브랜드 패
라운드넥의 가벼운, 일명 내복 패딩을 껴입기 때문이
딩까지. 감독님 패딩이 제일 비싸 보이고, 촬영 스태프 분들의 패딩이
다. 나에게 있어서 코트란, 겨울엔 도저히 혼자 입
제일 따뜻해 보이는 그곳. 나는 그곳에서 패딩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으면 안 되는 아우터이고 패딩이란 겨울엔 도저히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아우터다.
그리고 길고 두툼한 패딩의 고마움을 절절히 느꼈다. 촬영장과 패딩은 떼려야 뗄 수 없다는 확실한 사례가 있다. 유행하는 프
엄빠들의 등골브레이커 조상님 노스페이스
리미엄 패딩 캐나다구스의 경우, 이 정도로 대중화(?)된 것엔 여배우 한
패딩의 서막은 내가 고등학생 때 이미 열리
가인의 기여가 있다. 그녀가 추운 겨울날 촬영장에서 대기 탈 때 입은
고 있었다. 겨울이 되자 남자 선배들 몇몇
빨갛고 큼직한 캐나다구스는 겨울에 패딩으로도 멋 내고 싶어 하는 사
이 교복 위에 노스페이스 근육 점퍼를 입
람들을 자극했고 이만큼의 유행을 이뤘다. 역시 촬영장엔 감독님도 배
고 미쉐린처럼 복도를 휘저었고 난 저
우도 구경꾼도 패딩이 진리다. 내가 다른 사무직이었으면 과연 코트보
손목 부분의 숫자가 뭔지 정도 궁금했
다 패딩을 좋아할 수 있었을까.
을 뿐(수치가 높을수록 공기를 많이
고가의 명품백이 모두에게 한두 개씩 있듯 이제는 고가의 프리미엄 패
품어 따뜻하다는 필파워 수치였다)
딩이 옷장 속에 한두 개씩 차지하게 되었다. 몽클레르는 비싸질수록 더
그땐 패딩의 매력을 미처 몰랐다.
잘 팔리는 것 같고 캐나다구스는 뭐가 진짜고 가짠지 얼핏 봐선 모르겠
한겨울에 살색 스타킹 하나 입을
다. 유행이라고 무작정 사기엔 가격이 너무 높고 한국 소비자들은 호구
까 말까 하고 칠렐레 팔렐레 다니
취급당하니 이런 유행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패딩이 추위만 막
며 추위 무서운 줄 모르던 시절이
아주는 무식하게 큰 옷이 아닌 기능성과 디자인을 모두 갖춘 완성체로
었기 때문이다.
인식되는 것에는 미쉐린족으로서 기쁘다. 품질 좋고 성능 좋은 패딩에
한 해, 두 해 혹독한 겨울을 겪으
게 명품백보다 더 뿌듯하고 유용한 느낌을 받는 걸 보면 나는 패딩덕후
면서 드디어 패딩에 눈을 뜨기 시
가 맞나 보다.
작했다. 20대 초에 이미 겨울의 멋부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오늘의 최저 최고 기온부터 확인한다. 기온이
림이란 치기 어린 무모함이라는 결론
약간 오른 날엔 코트와 간단한 패딩을 껴입고, 기온이 뚝 떨어진 날은
을 내려버렸다. 겨울의 멋 부린 패션-얇
뚱뚱이 패딩을 고르는 것이 나의 겨울 패턴이다. 패딩 조끼, 내복 패딩,
고 예쁜 코트에 짧은 치마, 가벼운 스타킹
짧은 패딩, 긴 패딩 등이 걸린 옷장은 보기만 해도 훈내가 폴폴 난다. 따
에 롱부츠-그런 건 그냥 소개팅 나가는 여
뜻함을 지킬 수 있어야 긴긴 겨울을 미워하지 않고 보낼 수 있기에 오늘
대생들의 몫으로 주고 택시 안 잡히는 연말연
도 난 코트보단 패딩에 몸을 숨긴다. 수많은 거위와 오리들에게 정말 고
시 새벽 퇴근길, 집까지 행군하더라도 끄떡없는
맙고 미안하다.
CREATOR’S NOTE
02 CREATOR’S NOTE 문화의 발견 그리고 공유 DISCOVERY 2014 올해로 6회째를 맞은 ‘Discovery’ 행사가 지난 9월 서울 본사에서 열렸다. 세계 각지에서 초청된 24명의 직원은 한국의 광고와 문화 체험의 기회를 통해 서로 다른 문화와 정서, 크리에이티브를 공유할 수 있었다.
COLLABO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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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Winter 2014
흔히 ‘광고는 상업적인 것, 예술은 비상업적인 것’이라고 이분법적인 선 을 긋기 쉽다. 하지만 ‘크리에이티브’라는 공통의 목표를 지향한다는 점 에서 예술의 영역에 있는 사람이든, 브랜드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든 분명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 그 좋은 예가 바로 이노션이 공동주최로 나선 <투모로우 2014>가 아닐까. 기
INTERVIEW 백승경 부장 (컬처마케팅팀, INNOCEAN Worldwide) + 홍소미 이사 (Korea Tomorrow 사무국) + 방현우&허윤실 작가 (EVERYWARE)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업 브랜드와 예술계가 힘을 합쳐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분명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그것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길이라면 더욱더 환영할 일이다. 이번 전 시회를 함께 준비한 큐레이터와 아티스트, 브랜드의 입장을 대표하여 네 사람이 만났다. 다른 듯 닮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이들의 만남을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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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꽃
면 리 그
왜
을 꽃
,그 지 는 리 그
이 꽃
는 하 달 전
는 지 시 메
서 래 ,그 지 인 엇 무
이 것 그
게 에 드 랜 브
떤 어
을 향 영
가 계 관 과 ,인 지 는 치 끼
야 해 확 명
는 다 한
요 예 거
의 작가라도 이 전시를 통해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 가 된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사실 브 랜드와 콜라보레이션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 니거든요. 마침 지인 분의 소개로 백 부장님을 만 나게 됐고, 부장님이 저희 전시를 좋게 봐주셔서 올해 의기투합하게 된 거예요.
<투모로우 2014>로 모이다 허윤실 작가(이하 허) : 저희가 좀
늦었죠? 죄송합니다.
백 : 작년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코리아 투모로우 전시를 봤을 때, 굉장히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제가 원래 간송에 관심이 많았 고, 언제 기회가 되면 간송미술관과 함께 무언가를 하고 싶었거든
백승경 부장(이하 백) : 아닙니다. 바쁘실 텐
요. 코리아 투모로우에 출품된 작품들, 현대미술을 한눈에 볼 수 있
데 시간 내주셔서 감사해요. 이렇게 뵈니 더 반갑
는 전시가 굉장히 좋았어요. 이건 아트페어처럼 하루에 수백 점씩
습니다. 홍소미 이사(이하 홍) : 그러니까요, 저도 오랜만에 뵙는 것
디스플레이되는 작품을 보는 것과 다르고, 광주 비엔날레에서 어 려운 주제로 맞닥뜨리는 전시하고도 다른, 쾌적한 느낌의 전시였어
같아요. 선생님들 잘 지내셨죠?
요. 그래서 제가 이사님께 함께 하자고 제안드렸죠.
방현우 작가(이하 방) : 오랜만인가요? 처음 뵙는 게 아니고요? 하
방 : 하고 싶다고 해도 회사에서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잖아
하, 죄송합니다, 농담입니다.
요. 회사를 설득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요.
백 : 자, 그럼 다들 모이셨으니까, 본격적으로 이야기 나눠볼까요?
백 : 맞아요. 이노션이 광고대행사이다 보니까 사실 대행이라는 프
오늘 저희가 여기 모인 이유는요, 이번 <투모로우 2014>전을 준비
레임이 아닌 투자, 주최, 그것도 현대미술 전시를 주최하는 접근 자
하면서 전시 기획자, 작가, 기업의 입장에서 느꼈던 점들, 한국 현
체가 굉장히 낯선 것이었어요. 그래서 쉽지 않았는데, 회사에서 기
대미술이 나아갈 발전적인 방향, 브랜드와 예술이 만나는 아트마
회를 주신 것 같아요. 새로운 변화에 대한 니즈도 있고, 그런 측면
케팅에 대한 이야기를 두루두루 해보려고 해요.
에서 지지를 해주신 거겠죠.
방 : 이거, 밤 새워야 할 것 같은데요.(웃음)
홍 : 에브리웨어 작가님들은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이전부터 쭉
백 : 그렇죠? 그럼 일단, 투모로우 전시회가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
해오셨어요. 그래서 아예 작업을 안 해보신 분들과 하는 것보다 쉬
지부터 자연스럽게 이야기해볼까요?
운 점도 있었고 지금 전시 기획 주제와도 딱 맞아떨어졌어요. 현대
홍 : ‘코리아 투모로우’는 올해로 6회째를 맞이했어요. 보통 ‘아트페
자동차 ‘브릴리언트 메모리즈’를 비롯해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함께
어’ 하면 시장의 구조라는 선입견이 있는데, 저희는 건전하고 밝은
해오면서 이번 전시에도 참여하시게 된 거예요.
분위기로 양질의 것을 유통하는 시장을 개척하고 싶었어요. 한 분
허 : 코리아 투모로우 전시는 저희도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거니까
Life is Orange Winter 2014
의 앞 눈 는 다 보 익 이 더 리 멀
불러주시면 무조건 하죠.
을 술 예 · 화 ,문 고 보 다 내
방 : 사실 저희가 하는 설치미술이 나 인터랙티브 미술은 작업실에서는 반 밖에 완성이 안 된 거예요. 어느 공간에 이걸 놔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작업이 되죠. 그래서 처
고 하 원 지
음에 말씀하셨을 때, “어딘데요?”라고 먼저 물었어요.
야 가 어 끌 이
그랬더니 DDP라고 해서 “아, 그럼 하죠” 이렇게 된 거예요. 여기는 그림이 딱 그려지잖아요.
는 다 한
허 : 설치미술은 어디에 설치했느냐에 따라 작품의 정의와 가치가
말 좋은 기회예요.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 작가 분들은 즉각적
방 : 여기에 설치하니 150% 더 좋아진 것 같아요.(웃음) 여긴 진짜
이고 영감적인 표현이 많아서 인과관계에 맞춰서
공간 자체가 작품이라서….
설명하라고 하면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잖아요.
는 가 어 뀌 바
향을 끼치는지, 인과관계가 명확해야
로 기 위 분
달라지기 때문에 이렇게 멋진 공간에 할 수 있다는 건 저희로선 정
브랜드와 아트가 만나다
허 : 콜라보레이션 작업할 때 중간에 클라이언트가 궁금하다며
백 : 작업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으셨어요?
보러 오시겠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그러면 저희는 작업하는 중간
방 : 전혀요. 어려움보다는 홍소미 이사님과 같이 진행을 해보면 터
에 안 보셨으면 좋겠다고 홍소미 이사님께 부탁드리죠. 중간에서
치가 없어서 좋아요. ‘브릴리언트 메모리즈’ 광고 때도 그랬지만, 이
이사님이 완벽하게 방어해주셨어요.
번에도 작품 걸리기 전까지 정말 스케치 한 장밖에 없었거든요.
백 : 하하, 브랜드 입장에선 중간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는 게 중요
허 : 사실 우리의 작업 진행 속도를 보면 엄청 초조해하셨어야 되는
해요.
데….(웃음)
허 : 그런데 아무래도 오시면 뭐든 한 말씀 하시니까….
홍 : 워낙 마지막에 작품 완성도가 높은 분들이시기 때문에 작품에
방 : 그러면 중간에 다 바뀌어요.
있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어요. 제가 터치할 수 없는 전문가 분
백 : 너무 잘 아시는데요.(웃음) 콜라보레이션의 전문가가 되신 것
들이시니까 믿고 같이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같아요.
백 : 브랜드와 아트가 만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힘든 점이 그
허 : 그렇게 바뀌게 되면 아티스트 입장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아
거예요. 브랜드 입장에서 마케팅적인 접근을 하게 되면 인과관계
이건 내 작품이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고, 정성을 이전만큼 못 쓰
가 정확해야 한다는 것이죠. 꽃을 그리면 왜 꽃을 그리는지, 그 꽃
게 되는 건 있어요.
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그래서 그것이 브랜드에게 어떤 영
방 : 말 그대로 클라이언트 작품이 되는 거니까요.
. 요 예 거
홍 : 아무래도 그렇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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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BO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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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아트의 공존 <투모로우 2014>에서 이노션은 마케팅 역량과 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현대자동차와 ㈜시몬느의 핸드백 브랜드 ‘0914’ 등 기업들의 전시를 선보였다.
열어주고, 이런 역할을 많은 기업이 나서서 하면 아트에 대한 대중
‘브릴리언트30’ : 현대자동차는
들의 접근이 쉬워지지 않겠어요? 코리아 투모로우도 그런 일의 하
‘브릴리언트30(Brilliant30)’ 아트 프로젝트로 <투모로우 2014>에 참여하는 30명의 작가를
나 생각하고요.
조명하는 디지털 특별전과 관람객을 위한 VIP 라운지를 준비했다. ‘0914’ : 0914도 가방을 화석화한 이진용 작가의
함께할 미래를 말하다
아트작품을 통해 브랜드의 탄생을 예고하는 전시공간을 마련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기업과 아트의
홍 : ‘브릴리언트30’의 경우 아티스트들도 반응이 진짜 좋아요. ‘브
공존을 보여주었다.
랜드 마케팅’이라고 하면 현장에서 브랜딩하고 끝나버리는 일, 기업 만 부각시키고 비용을 거기에 다 써버리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백 : 그래서 저는 아티스트 분들한테도, 클라이언트 분들한테도, 서로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많이 드려요. 홍소미 이사 님처럼 큐레이터로서 작가 분들이 마음껏 작업할 수 있도록 해주 셔야 좋은 프로젝트 결과물이 나오고, 그렇기 때문에 큐레이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껴요. 홍 : 선생님들은 어떠세요? 계속 뉴미디어 아티스트들과 같이 최첨 단 전시만 하시다가 이런 전시를 하신 소감은요? 방 : 저희는 정말 좋아요. 이런 기회가 아니면 좀처럼 말 섞기 힘든 분들과 언제 함께 일해보겠어요. 백 : 근데 기업과 작업하는 부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작가들도 계시잖아요. 많이 상업적이라고. 홍 : 그분들도 다들 하고 싶어 하실 거예요, 속으로 분명히! (웃음) 허 : 작품이 상업적이면 안 된다는 것도 이해 안 되지만, 상업적이 라서 작품이 안 좋아지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원래 우리 하던 스 타일대로 작품도 하고 많은 사람에게 알릴 수도 있으니 더 좋은 것 아닌가요? 홍 : 이제는 기업에서 아트 마케팅을 활발하게 하고 있어요. 어떤 대 행사에서는 마케팅을 할 때 아트나 아티스트가 안 끼면 촌스럽다고 느낄 정도로 수요가 많아요. 예전에는 사장님이나 사모님들의 취미 처럼 한번 후원해주고 ‘좋은 일 했다’라는 차원에서 끝났다면 지금 은 완전히 다른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백 : 저는 아트 마케팅의 가장 좋은 예가 ‘크리에이터스 프로젝트’가 아닐까 해요. 전 세계의 아티스트가 영 역을 막론하고 작업을 디스플레이할 수 있는 온 라인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요. 그들의 재미 난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접근들 있잖 아요. 작가들끼리 서로 교류할 수 있고, 그들을 알 수 있는 창 구를 대중에게 더 많이
데 우리는 공간 브랜딩에 쓰는 게 아니라 영상을 만드는 데 훨씬 더 많은 비용을 써요. 그래서 그 수혜가 작가 한 분 한 분에게 돌아가 고, 자료로 남게 되니까 본인들 홍보하기에도 좋죠. 작가들 사이에 서는 이미 좋은 프로젝트라고 칭찬이 자자해요. 백 : 대중들이 현대미술에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작가를 알아서 시 작하는 게 아니라, 작품을 보고 그 작품에 호감을 갖게 되면서부터 라고 해요. 그래서 저도 영상을 만들 때, 먼저 작품을 포커스로 해 서 어떤 시나리오를 가지고 어떤 방식으로 제작하는지에 대해 설명 하면서 작가로 귀결되는 인터뷰의 흐름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매년 현대미술 작가들을 영상으로 소개하는 일을 지속해가려고요. 허 : 기업이 직접 나서서 현대미술 작가들을 조명하고 영상 콘텐츠 까지 만들어서 지원하는 경우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백 : 그렇죠. 기업이 당장의 즉각적인 반응이 아니라 이렇게 아카이 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쉬운 접근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방 : 그만큼 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커졌기 때문인 것 같아요. 당 장 한 대 더 팔아보려는 자동차 회사를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위치와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 거 죠. 눈앞의 이익보다는 더 멀리 내다보고, 문화·예 술을 지원하고 이끌어가야 한다는 분위기로 바 뀌어가는 거예요. 그럴수록 우리 입장에서 는 좋죠.(웃음) 홍 : 기획자나 아티스트 입장에 서는 기업에게 어떻게 돌려 줄 수 있는가 하는 부 분을 좀 더 많이 고민 해 야 겠
백승경 부장 <투모로우 2014>의 이노션 공동주최를 성사시킨 주인공. 현재 이노션의 다양한 문화공연마케팅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진행하고 있다. 원래부터 전시나 공연에 관심이 많아서 아트 매니지먼트를 전공했으며 현재 문화콘텐츠학 박사과정 중에 있다. 기업이 현대미술과 갈 수 있는 길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안한다.
홍소미 이사 <투모로우 2014>의 큐레이터로서 모든 플랜을 담당했다. 전시 기획과 작가 관리는 물론 공간 구성, 컬러링, 작품을 거는 위치 하나까지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재능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는 것도 그녀의 몫. 작가의 입장을 가장 많이 존중해주는 큐레이터로서 함께 작업하는 작가들에게 최상의
한
분 의
작 가 라 도 기 회 이 가 전 된 시 다 를 면 통 좋 해 겠 다 제대 고 로 생 각 보여 했 죠 줄수 .
있 는
파트너로 통한다.
COLLABORATION
어느 한 쪽만 좋은 게 아니라, 서로에게 좋아야지 이 관계가 오래가고 더 큰 일을 할 수 있잖아요. 우리가 받는 것으로 끝이 아닌, 아트로 인해서 기업이나 사회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어요. 어느 한 쪽만 좋은 게 아니라, 서로에게 좋아야지 이 관계가
줬으면 좋겠다는 점이 있나요?
오래가고 더 큰 일을 할 수 있잖아요. 우리가 받는 것으로 끝이 아
방 : 그런 건 없어요. 기업들도 잘해주고 있으니까요. 글로벌 수준
닌, 아트로 인해서 기업이나 사회가 더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생각해
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그 수준으로 우아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봐야 할 것 같아요.
엄청 쿨하잖아요.
백 : 장기적인 안목으로 아트 마케팅에 접근하지 않으면 서로 실망
홍 : 선생님들은 정말 좋은 시기에 좋은 환경에서 작업하고 계시는
이 빠를 거예요. 기업 입장에서는 뭔가 했는데 당장 안 나타나거나,
거예요. 제1세대 미디어 아티스트 분들은 분노가 많으시거든요.
작가들도 금방 좋게 될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없으니 이용당했다는
방 : 그러게요. 저희는 쌓인 분노가 없어요.(웃음)
느낌이 들기 쉽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존중’이라는 키워
홍 : 일을 했는데 손에 쥐어주는 것 하나 없고, 하다못해 내 작업도
드를 가져가지 않으면 쉽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 아
내 뜻대로 안 되고. 이런 것에 대한 억울함이 많은 분들도 계세요.
트마케팅이 되려면 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과 시장이 더 커져야
에브리웨어 선생님들은 지금 굉장히 좋은 타이밍에서 작업하시는
하고요. 그래서 투모로우는 다른 전시들과 다르게 아카데믹하게
거예요.
매일 주제별 강의도 하고 그림도 보면서 현대미술을 이해할 수 있
방 : 수혜자네요, 진짜.
는 채널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홍 : 그러니까 선배들한테 잘하셔야 해요.(웃음)
홍 : 맞아요. 대중들이 현대미술을 공부할 기회가 좀처럼 없잖아요.
방 : 선배님들이 파이팅해주신 덕분에 저희가 이렇게 편하게 일할
현대미술은 설명이 있으면 재미있는데 그냥 즐기기에는 좀 어려운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부분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내년에는 좀 더 아카데믹한 프로그램
허 : 정말 감사드립니다.
을 마련해서 전시와 같이 가면 좋을 것 같아요.
백 : 그럼 이런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를 마무리하면 되겠네
백 : 우리 내년에는 할 수 있겠죠? 작가님들은 작업하시는 입장에
요. 오늘 말씀 즐거웠습니다.
서 기업에 바라는 점이나 기업이 조심해주었으면 부분, 이렇게 해
TOMORROW 2014 <투모로우 2014> 올해 6회째를 맞는 <투모로우展>은 한국의 현대미술을 국내외에 알리고 동시대 미술작가의 작업세계를 소개하는 대규모 미술기획 행사다. 매년 대한민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회화, 디자인, 사진,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 현대미술 전반의 경향을 살펴볼 수 있어 국내 대표적인 아트전시로 꼽힌다. 올해는 생전에 동시대의 젊은 작가를 아낌없이 지원하고 후원했던 간송 전형필 선생의 정신을 이어가고, 디자인 창조 문화의 발신지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의 역할이 함께 하는 취지로 기획됐다. 단순한 미술행사를 넘어 대중과 시각적 즐거움을 소통하는 크리에이티브의 장으로 그 가치를 확산했다고 볼 수 있다.
Life is Orange Winter 2014
에브리웨어 (EVERYWARE) 기계공학을 전공한 방현우 작가와 디자인을 전공한 허윤실 작가 부부가 중심이 된 뉴미디어 아트 그룹. 현재 양가의 부모님과 동생들까지 합류해 말 그대로 가족 그룹이 됐다. 팀명처럼 특정 재료나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다. 미술과 음악, 디자인, 엔터테인먼트 영역을 넘나들며 하드웨어(Hardware)와 소프트웨어(Software)뿐 아니라 모든(Every) 기물(Ware)을 사용해 관객에게 반응하는 작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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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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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RY, IKEA. I AM NOT COOL.
썸네일 프로젝트#03, <이케아 로맨스> 앨범재킷
남충식의 뮤직에세이
이케아 로맨스 드디어 이케아(IKEA)가 대한민국에 온다. 그리고 드디어 ‘썸네일 프로젝트’의 세 번째 앨범도 온다. 이케아의 한국 입성 이슈에 편승하기 위해 새 싱글 앨범의 테마를 ‘이케아’로 정한 것은 결코 아니다. 전적으로 우연임을 밝힌다.(하지만 이렇게 된 거, 새 앨범 흥행에 견인차가 되었으면!) 이케아를 노래한 이유? 이케아를 좋아하니까.
왜 우리는 이케아를 좋아하는가? 젊은 세대는 이케아를 세련되고 쿨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 말은 단지 ‘디자인’이 세련되고 쿨하다는 것 이상이다. ‘생각’이 쿨하다는 의미다. 요즘 젊은 세대는 ‘뇌색남, 뇌색녀’라는 말을 브랜드에도 적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들은 뇌가 섹시한 브랜드를 사랑한다. 이케아의 생각의 쿨함을 세상에 가장 섹시하게 보여준 사건을 하나만 꼽으라면 이케아의 2003년 광고, ‘램프(Lamp)’라고 말하고 싶다. 광고계의 스티브 잡스, 알렉스 보거스키가 만들고 2003년 칸 광고제 필름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해 유명해진 광고다. 비 오는 날, 헌 램프가 길가에 버려지고 아늑한 집 안에선 새로운 램프가 자리 잡았다. 불쌍한 헌 램프의 모습에 연민을 느끼는 순간, 한 남자가 나타나 비웃듯이 말한다. “당신들은 이 램프에게 미안해하죠. 바로 그래서 당신들이 미쳤다는 겁니다. 램프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어요. 그리고 새로운 것이 훨씬 낫습니다(Many of you feel bad for the lamp. That is because you're crazy. It has no feelings,
1 TEXT
남충식 부장 (Next Solution 1팀, INNOCEAN Worldwide)
and the new one is much better).” 이케아의 ‘가구 합리주의’를 쿨하다 못해 매몰차게 표현한 수작이었다. 개인적으로 처음 본 순간 작은 전율을 느꼈을 정도로 좋아하는 광고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이케아의 쿨함의 이면이다. 생각해보면 이케아는 쿨하지 않으면 안 되는 브랜드다. 왜? 태생이 저가제품이기 때문이다. 부담 없이 구매해서 한 철 쓰다가 내다버려지는 제품이다. 이런 저가제품의 운명은 고객들에게 ‘(역시나) 싸구려 제품’으로 인식되느냐, (의외로) ‘가치 있는 제품’으로 인식되느냐에서 갈리는데, 그것은 그들의 ‘제품 철학’이 고객들에게 당당하고 멋있게 전달되느냐, 아니냐로 결정이 난다. 따라서 이케아의 쿨한 철학이 그들의 저렴하지만 세련된 제품전략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저가제품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전략적으로 이케아의 철학을 쿨하게 만들었다고 보는 게 옳다. 어쨌든, 이케아는 쿨함과 찌질함 모두를 가지고 있는 흥미로운 역설의
Life is Orange Winter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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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충식 캠페인플래너. 인생에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광고를 직업으로 택하고 첫 번째로 좋아하는 음악을 취미로 택한 행복한 싱어송아이디어라이터 (Singer Song Idea Writer)이자 <기획은 2형식이다>의 저자.
이케아 플로어 램프 아래서 함께 책을 읽고, 이케아 칼스타드 소파에서 함께 맥주 마시며 영화를 보고, 이케아 노르덴 식탁에서 함께 밥을 지어 먹고, “당신들은 이 램프에게 미안해하죠. 바로 그래서 당신들이 미쳤다는 겁니다. 램프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어요. 그리고 새로운 것이 훨씬 낫습니다.”
이케아 헴네스 침대에서 섹스를 나누고,
- IKEA, <LAMP>, 2003 칸광고제 필름부문 그랑프리 수상작
스토리를 만들었다. 등장인물(?)은 남자, 여자 그리고 이케아. 남자와 여자는 사귄 지 8개월 된 연인으로 브랜드다.
이케아 마니아다. 이케아로 채워진 남자의 반지하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이케아의 주 사용층인 젊은
자취방에서 집데이트를 즐기던 그들에게 권태기가
세대에게도 이 역설의 로직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찾아오고 어느 날 여자가 이별을 고한다. 남자는 여자를
데 있다. 삼포세대(취직, 결혼, 집 포기)로 불리며 그
쿨하게 보낸다. 그런데 남자는 그녀와의 추억이 묻어
$ 55/each
어떤 시대보다도 힘든 인생을 사는 대한민국의 젊은 30대들의 또 다른 이름이 다름아닌 ‘이케아 세대’인
있는 이케아 가구들을 보며 매일 찌질하게 운다. 보고 있던 이케아가 쿨하게 한마디한다. “넌 미친 거야. 날
것이다. 학창시절 호황의 시기를 지내면서 고등교육(유학
보고 왜 우니? 날 버려. 새것으로 사. 가구도, 사랑도
혹은 어학연수까지 포함한)을 받고 외국문물도 손쉽게
새것이 좋단다.” 노래 제목은 ‘이케아 로맨스(Ikea
접하면서 눈은 높아졌으나 현실은 그 높은 눈을 감당할
Romance)’로 정했다. 부제, ‘이케아的 연애개론’.
수 있는 경제여건이 되지 못하고 전세 혹은 월세로 이사할 때 편하게 버리기도 편한 경제적으로도 싸고 세련된 이케아 가구를 산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케아 세대다. 이들은 겉으론 쿨한 척 행동하지만 속으론 불안과 걱정이라는 찌질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쿨하게 욕하고 비판하지만
이케아 로맨스(IKEA ROMANCE) - 이케아的 연애개론 Executive Producer 썸네일 프로젝트 Composed & Lyrics & Programming & Vocal by 남충식 램프가 고장났어. 눈물이 쏟아졌어. 의자가 망가졌어. 심장이 무너졌어.
음악도 최대한 찌질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찌질함을 표현하는 장르로 발라드만 한 것이 없다. 역설의 콘셉트에 부합하도록 말투는 쿨하게, 내용은 찌질하게 썼다. 악기는 피아노, 기타, 드럼, 베이스의 단출한 어쿠스틱 조합으로만 구성했다. 창법도 찌질하게, 절규하듯 불렀다. 주의사항. 듣다가 너무 슬퍼서 울음이
실상은 정작 찌질하게 ‘아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램프에 너의 눈빛 소파에 너의 웃음.
터질 수도 있다. (그 반대가 될 수도?) 팬들의 반응이
잔인하게도 나는 이케아 세대의 이런 역설을 음악으로
침대에 너의 체온… 모두 다 남아 있어.
궁금하다.
너와 고른 가구인데, 너와 만든 가구인데,
만들고 싶었다. 그들의 쿨하지만 찌질함을 노래하고
너는 여기에 없고 이케아만 남아서 살아갈 이유 잃은
끝으로 마침내 한국에 입성하는 이케아님에게
싶었다. 그래서 ‘사랑노래’여야 했다. 사랑 앞에서 쿨할 수
나를 위로해준다.
한마디. 부디 한국시장에서 진정성 있는 마케팅을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왜 잊지를 못하지…? 떠나가지 마 가지 마 가지 마왜 너여야 하는지…? 다시 돌아와 돌아와 돌아와-
펼쳐주시길, 대한민국 이케아 세대의 쿨한 친구가
곡을 쓰기 위해 리서치에 들어갔다. 내 주위 20대
램프는 램프이고 탁자는 탁자일 뿐, 아무것도 아니야.
되어주시길, 기회 되면 내 노래 ‘이케아 로맨스’도 한번쯤
후반~30대 중후반까지의 이케아 세대들을 밀착
아무것도 아니야-
들어주시길(연락주시면 거부하지는 않겠음), 새해에는
가난한 나의 미련, 세련된 너의 작별- 사랑은 지나가고,
취조(?)했다. 가난한 이케아 세대는 소위 ‘집데이트’라는
가구는 낡아가고-
‘썸네일 프로젝트’가 이케아 세대의 사랑을 듬뿍 받을 수
걸 많이 한다고 한다. 남친이나 여친의 자취방에서 돈도
새것이 좋은 거야, 낡으면 버리면 돼. 가구도, 사랑도,
있기를…. 이런 위시들을 담아, 메리 크리스마스!
아끼고 스킨십도 자유로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데이트 풍경은 대충 이러했다.
가구도, 너의 의미도… *램프가 고장 났어 눈물이 쏟아졌어. 그래서 넌 미쳤어. 가구는 감정이 없어.
아듀 2014! *‘ 썸네일 프로젝트’의 세 번째 디지털 싱글 ‘이케아 로맨스’는 2015년 1월 네이버 뮤직, 멜론, 벅스 등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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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희 카피의 Material Girl
JUST MY DELICIOUS
2
TEXT 노진희 부장
(카피라이터, INNOCEAN Worldwide)
노진희 카피라이터, <서른다섯까지는 연습이다>를 썼다,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보여줘라, 아티스트처럼>을 번역했다.
음식이라는 물질
: 몸속으로 타고 들어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음, 주로 살이 되는 애증의 물질.
물질에게서 위안받는다.
엇, 이거 너무 삭막하고 속물 같은가.
물질은 사람보다 더 의리 있고 가식 없다. 늘 그렇진 않지만 분명 그렇다.
그러니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 때,
니네 커플은 챠암 부지런히 잘 다닌다,는 얘길 듣는다. 출근 없는 주말이면 일단 서울을 벗어나고 본다. 이런 우리의 행각을 여행이라 부르기도 사실 좀 그렇다. 경치 좋은 곳으로 떠나봐야 풍경은 한눈에 담고, 몇 분 우와! 감탄하고, 사진 몇 방 찍고, 끝이다. 온천여행을 가면 되게 빨리 씻고 나온다. 등산을 가도 정상을 찍기가 무섭게 산 아래 맛집을 향해 돌진, 논스톱 익스프레스로 하산한다. 우리의 목적은 단호하다. 맛있는 걸 먹을 테다. 주말여행이라기 보다는 멀리, 아주 멀리, 서울에서 몇백 킬로미터나 떨어진 멀리 외식을 하러 가는 장거리 요식 행위라고 하는 편이 더 맞겠다.
늘 주변엔 맛있는 집이 없다. 뱅뱅사거리엔 도통 먹을 게 없다는 게 이노시안들의 중론이다. 전 세계 음식들이 즐비한 한복판에 서 있는 제일기획 사람들도 은근히 먹을 데가 없다고 불평하긴 마찬가지다. 가로수길 초입의 TBWA 사람들 역시 수더분하게 한 끼 먹을 맛집이 정작 없음을 성토한다. 그들의 맛집 인프라가 부러웠는데, 화려한 거리 위의 풍요 속 빈곤. 저마다 나름의 고충이 있는 거였다. 누구나, 자기가 다니는 회사 주변엔 맛집이 참 없다.
나는 산다. 물질만능주의는 확실히 구리지만, 물질이 유능한 건 고마운 일이다.
가만히 날 달래주는 물질이 고맙다.
집 주변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집엔 밥이 없고, 가족은 늦겠다 하고, 어떤 약속도 없는 그런 저녁에 나만 혼자 배를 채워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고민 없이 들러 맥주 한 잔, 밥 한 그릇, 꼬치 몇 개,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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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요기할 수 있는 일본만화 ‘심야식당’ 같은 곳을
마리아주. 씹으면서 저절로 웃고 있는 내 모습에
하나 갖는 것. 이것은 이 땅 위 수많은 식탐人들의
당황하게 된다.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솜씨 좋고 부담 없는
마지막으로 실버를 차지한 담양의 대나무통 순대.
식당을 지척에 두는 행운이란 삼대가 덕을 쌓아야
담양엔 삼지내마을이라는 예쁜 마을이 있다. 세 개의
일어나는 일로, 대개는 내가 사는 집 주변엔 만만한
작은 시냇물이 오래된 한옥 돌담길을 따라 흐르는
맛집이 잘 없다.
고즈넉한 곳이다. 쌀엿 장인, 야생화 효소 담그는 장인, 짚풀 엮는 장인 등 마을 어르신들로부터 재미있는 걸
평일의 점심과 저녁의 대부분을 R, S, A, B, C 중 A 또는 B 정도의 맛으로 때워야 했던 식탐을(진짜 급하게
배울 수도 있다. 전 세계 슬로시티 중 하나로 지정된 이 <식객 27 - 팔도 냉면 여행기>(허영만 저 | 김영사)에 소개된 진주냉면
때워야 할 땐 김밥천당의 이런 C같은 맛도 있습니다;)
곳은 시간마저 쉬어가는 곳이라는데, 꼬르륵 소리에 내 맘은 급해진다. 전통시장에 있는 순대집으로 간다.
주말엔 꼭 R등급으로 달래주고 싶다. 먹기만 하자고
2014 ‘올해의 맛’ 골드와 실버는 각각 목포의
대나무통에 순대를 쪄내고, 그 대나무통이 그대로
그토록 장거리를 뛰는 행위가 식탐人 중에서도 상
한우낙지탕탕이와 담양의 대나무통 순대다.
그릇이 되어, 순대들이 범선을 타고 있는 모습으로
식탐人인 것 같아 부끄럽다. 그러나 제철 음식을
한우낙지탕탕이는 육회와 산낙지를 함께 먹는 음식으로
나온다. 다른 순대들보다 창자가 유독 두툼한데 질기지
산지에서 바로 먹는 싱싱한 기쁨, 같은 가격에 더
육낙과 비슷하다. 육낙과 한우낙지탕탕이의 결정적
않고 쫄깃하다. 어금니를 파고드는 치감을 뒤따라
푸짐하게 먹는 잉여로운 만족감을 포기하기란 쉬운 일이
차이는 ‘탕탕이’라는 부분에 있다. 육회와 산낙지를 집어
감칠맛이 번진다. 대나무통에 쪄서 잡내가 안 난다고
아니다. (불포함 내역: 연료비, 통행료, 숙박비 등 ‘배보다
별도의 종지에 담긴 참기름에 찍어먹는 게 육낙이라면,
했는데, 솔직히 조금 났다. 그래서 실버다.
배꼽’에 해당하는 비용 일체)
한우낙지탕탕이는 육낙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지를 더 작게 썰어 처음부터 참기름에 버무려 낸다. ‘탕탕이’의
11월 말에 ‘올해의 맛’ 수상 맛들을 발표하다니 다소
2014 연말결산 ‘올해의 맛’ 영예의 그랑프리는
어원은 칼로 낙지를 자르는 소리지만 참기름의 중대한
이른 감이 없지 않다. 신에게는 아직 12개의 휴일이 남아
진주냉면이다. 진주냉면은 쇠고기와 각종 해산물-
역할을 내포한다는 점에서 마냥 귀엽기만 한 의성어는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연말결산에 공정함을 기하는
멸치, 디포리, 새우, 홍합, 바지락, 다시마, 문어, 황태
아니다. 참기름이 아우르는 육회와 산낙지. 참기름은
취지에서, 12월 한 달 동안은 새로운 장거리 요식 행위를
등-을 3일 동안 끓여 진한 육수를 뽑는다. 뜨겁게 달군
비중 있는 명품조연이 아니라 엄연한 세 번째 주연이다.
꾀하기보다 베스트 3 중 한두 군데를 다시 가보는
무쇠봉을 육수 속에 담갔다 빼는 방식으로 잡내를
육회만 집었는데 산낙지가 육회를 감싸안고 딸려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몇 번 안 남은 주말에
잡아내는 점도 특이하다. 고명으로는 무김치, 배, 오이
올라온다. 저절로 블렌딩이 되고 마는 땅과 바다의
아무래도 출근을 하게 될 것 같다.
그리고 흰자 노른자를 따로 단정하게 부쳐낸 달걀지단이 올라간다. 고명은 육전으로 한번 더 고고해진다. 기름기 없는 얇은 쇠고기에 계란을 묻혀 구워낸 육전을 가늘가늘하게 썰어 넉넉히 쌓아준다. 그 자태도 맛도 화려한 고명에서 양반가의 특식으로 기방의 야식으로 오랜 세월 사랑받아온 귀티가 흐른다.
처음으로 진주냉면을 한입 가득 물었을 때 나는 탄복했다. ‘여태껏 내가 먹어온 물냉면은 전부 그냥 물에 말은 냉면이었구나!’ 진한 맛은 자칫 질리기도 쉬운데, 이건 싫증이 나지 않는 진한 맛이다. 어차피 서울엔 없는 음식이니 싫증날 기회 자체가 차단되어 있기도 하다. 많은 호텔과 외식업체에서 서울에 분점을 내자고 했다가
외식업계 큰 손이 운영하는 왕갈비집 메뉴에서 진주냉면을 발견했다. 먹어봤지만, 아류였다. 장거리를 감내해야 하는 번거로움은 참 번거롭지만, 진주냉면은 진주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함으로 남아줬으면 좋겠다.
이미지 출처 : gorapapa.tistory.com
퇴짜를 맞았다고 한다. 여배우의 남편으로 유명하신
TREND REPORT
MOVIES WITHOUT C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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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의 시네마투어
CG가 아니다
CG는 한국어 사용자들이 여러모로 오용하고 있는 단어이다. 모두 그게 컴퓨터 그래픽의 준말이라는 걸 알고 있는데 오용할 구석이 뭐가 있냐고?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 단어를
무의식적으로 잘못 쓴다. “이 영화는 CG가 시원치 않아”라고 말할 때 사람들이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생각해보라. 대부분 “이 영화는 특수효과가 시원치 않아”라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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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듀나 (SF작가, 영화평론가) COOPERATION 인터스텔라 공식 홈페이지
당연히 이 표현은 잘못되었다. CG는 특수효과의 일부에 불과하니까. 요즘 들어 점점 활용도가 높아지고 더 많이 쓰이고는 있지만 그래도 CG가 특수효과의 대체어가 되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 특수효과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 CG를 쓴다. 나쁜 건가? 이건 그냥 ‘시크’를 ‘무심한 듯 시크’의 의미로 쓰는 한국어식 사용법에 불과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지는 않다. 사실 시크도 그렇게 잘 쓰고 있는 단어 같지는 않다. 언중의 힘에 맞설 수는 없겠지만. CG는 훌륭한 도구이다. CG가 등장하면서 영화는 드디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화면 위에 띄울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다. CG는 제한적이나마 평등 역시 약속했다. 이전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서나 가능했던 마술이 지금은 노트북 컴퓨터를 가진 극저예산 인디 영화감독에게도 가능하다. 올해 <고질라>를 만든 가렛 에드워즈가 바로 그렇게 <몬스터즈>를 만들었다. 참 좋은 도구이다. 단지 전부는 아니라는 말이다. 훌륭한 CG가 가능하려면 바탕이 되는 프랙티컬 이펙트가 적절하게 따라주어야 한다. 그리고 여전히 애니메트로닉스와 특수분장이 남아서 해주어야 할 일들이 있다. 무엇보다 CG는 아직 미완성으로 100퍼센트 현실감을 살리기엔 무리가 있다. 여러분이 종종 사실적이라고 생각하는 CG의 사실성은 사실 진짜 사실성이 아니라 오로지 CG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사실성에 가까운 환영으로, 사실 여러분은 진짜 사실성이 뭔지 모르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터스텔라>가 개봉되면서 이 문제는 표면으로 떠올랐다. 아시다시피 그는 <다크 나이트> 이후로 CG를 최소한으로 제한한 액션 영화를 만들어왔다. <다크 나이트>, <인셉션>, <다크 나이트 라이즈>, <인터스텔라>에 나오는 수많은 액션 장면은 재래식 특수효과거나 진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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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의 영화는 아이러니 없이 직설적이고 <인터스텔라>는 그의 영화 중 유달리 결이 거친 편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SNS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이 영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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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나(DJUNA) 소설뿐 아니라 영화 평론 등 여러 분야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SF 작가. 지은 책으로 소설집 <나비전쟁>
‘촌스러움’을 지적했다. 그중 재래식 특수효과에 대한
<태평양 횡단 특급> <대리전>
그의 집착은 놀림감이 된다. 왜 CG로 할 수 있는데 굳이
<용의 이> <브로콜리
옥수수밭을 심고 골판지를 갈아 먼지를 만들고 모형과
장편소설 <제저벨> 그리고
세트를 만드는가? 그린스크린을 두고 무엇하게? 그렇게 만든 그림이 더 사실적인 것은 아니잖아? 사실성의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위에서 지적했다.
평원의 혈투> <면세구역>과
영화 비평집 <스크린 앞에서 투덜대기>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를 비롯한 다수의 공저서 집필에 참여했다.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을 그리는 SF나 판타지 영화를 볼 때, 여러분은 사실성을 구별할 수 있는 레퍼런스가 될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 여러분 중 누구도 우주여행이나 시간여행을 해보지 못했고, 살아
것은 방대한 재래식 특수효과가 따라주었기 때문이다.
재미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배우들의 진짜 연기는
있는 공룡이나 용을 본 적이 없으며, 반중력 우주선이
<인터스텔라>는 조금 더 나아간 것뿐이다. 만약 완벽하게
대상을 직접 접할 때에야 나온다. 나름 컴퓨터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른다. 오로지 여러분은 영화와
CG만으로 만든 세계가 진짜로 어떻게 보이는지 알고
그래픽과 그린 스크린에 익숙해진 이언 맥컬런 경도
텔레비전을 통해서나 그런 것들을 보았는데, 최근엔
싶다면 케리 콘랜의 <월드 오브 투모로우>를 보라.
<호빗> 영화를 그린 스크린 앞에서 초록색 옷을 입은
그게 대부분 CG였다.
이건 오히려 경제적 문제에 가깝다. 만약 여러분이
더블과 연기를 하면서 이게 뭐하는 짓인가 하고 한숨이
많은 사람은 <인터스텔라>에 나온 미니어처 우주선
저예산으로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려고 한다면 CG는
나왔다고 한다. 배우들도 그렇지만 감독 입장에서도
모형들이 너무 티가 난다고 지적했다. 나로서는 이
필수이다. 하지만 놀란처럼 대자본 할리우드 영화를
눈에 보이는 무언가를 만들고 그를 바탕으로 연출을
주장이 조금 수상쩍게 보인다. 바로 앞에 한 말을
만든다면 오히려 특별한 부담없이 CG를 피할 수 있는
하는 게 더 재미있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뒤집은 거 같긴 하지만 아직 미니어처 모형은 자주
여유가 생긴다.
최근 들어 CG에 대한 반동의 흔적이 여기저기에서
쓰이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과 <해리 포터> 시리즈를
이럴 때 재래식 특수효과나 실제 액션을 택하는 건
발견된다. 예를 들어 J.J. 에이브럼즈의 새 <스타
보라. 그리고 이 영화에서 CG와 모형을 구별해보라.
나에게 당연해 보인다. 순수성에 대한 집착이고 뭐고를
워즈> 영화는 CG로 떡칠이 되었던 조지 루카스의
사전 정보 없이는 어렵다. 사실 이들 영화가 완전한
떠나 일단 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린스크린 앞에서
<스타 워즈> 프리퀄에 대한 반항처럼 보인다. 그는
CG 영화의 공허함에서 어느 정도 빠져나올 수 있었던
보이지 않는 대상이 있는 척하고 연기하는 것도 나름
필름으로 영화를 찍을 생각이고 루카스라면 CG로 만들어 삽입했을 우주선이나 외계 생물 대부분을 진짜로 만들 생각이다. 그리고 <스타 워즈> 팬들은 대환영이다. 그들만큼 루카스가 오리지널 <스타 워즈> 영화에 삽입한 CG 괴물들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제다이의 귀환>에 나오는 애니메트로닉스 자바 더 헛과 <새로운 희망>에 어설프게 삽입한 CG를 비교해보라. 누구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는 말할 필요도 없다. 이런다고 CG가 특수효과의 영역을 잠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 그럴 가능성은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하지만 여전히 재래식 특수효과를 고수하는 감독들에겐 충분한 이유가 있다. 그건 종교적 순수성의 영역이 아니라 예술 작업의 재미와 사실성의 영역이다. 영화건, 다른 무엇이건 예술이란 일단 재미가 목적이라는 것을 잊는 사람들이 왜 이리 많은가. 놀란이 영화를 만들면서 그 재미를 취한 것이 그렇게 이상한 걸까.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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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기의 TV 뽀개기
THE REAL STORY OF WORKERS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진짜 직장인들의 이야기
대학민국 취업 준비생들은 단군 이래 최고 스펙을 매년 갱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발표된 청년 실업 인구는 약 72만 명, 대기업에 다니는 신입사원을 만나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직장생활을 경험해볼 기회조차 없는 청춘들에게 ‘회사’나 ‘직장상사’란 말 그대로 언젠가 꼭, 반드시 만나고 싶은 환상의 공간이자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안타깝고도 슬픈 현실이지만, 청년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어느덧 우리는 이 비정상적인 상황에 익숙해지고 있는 중이다. 이를 반영하듯 ‘회사’를 배경으로 한 예능 <오늘부터 출근>과 드라마 <미생>이 방영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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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조민기 (TV칼럼니스트) COOPERATION tvN
자극적이고 매력적인 소재들로 넘쳐나는 시장에서 무역상사를 배경으로 한 회사원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미생>은 평범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졌던 재벌, 로맨스, 출생의 비밀이 쏙 빠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웹툰을 그린 원작자의 단호한 의지가 한몫했다. 그래서 <미생>에는 백마 탄 왕자님 역의 재벌 혹은 실장님도, 캔디처럼 씩씩한 여주인공도, 남발되는 우연 속에 시작되는 로맨틱 판타지도, 무시무시한 시월드도, 삼각관계 심지어 스타도 없다. 대신 선배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신입사원과 언어폭력에 가까운 성희롱을 당하는 여직원들, 사내 정치를 못해서 승진에서 밀려나는 관리직들의 세세한 감정들과 지루하지만 치열한 직장인의 하루하루를 보여준다. 덕분에 퇴근 후 시청하면 계속 직장에 있는 것 같은 부작용이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런 리얼함을 위해 드라마 작가들은 실제로 회사 생활을 하며 회사원의 분위기를 익혔고, 대본을 쓸 때 작은 부분이라도 반드시 현직 회사원들의 확인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그 결과 <미생>에 자문을 해주었던 회사원들은 <미생>이 방영된 후, 연기자들의 말투나 행동에 소름이 끼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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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체험하면서 조금씩 변화해가는 출연진들의 ‘진심’이 드러나면서 예능과 리얼리티의 조화를 조금씩 보여주었다. <오늘부터 출근>의 진짜 승부는 아마도 1기 멤버들이 모두 빠진 3기부터일 것이다. 이제까지 출연했던 연예인들과 달리 개그맨이자 실제 방송작가로서 ‘회사생활’ 경험이 있는 유병재가 투입된 3기는 일단 예고편에서부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유병재의 독특한 캐릭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이 작가로 활동 중인 예능 프로그램의 한 코너인 ‘극한직업’에 직접 출연,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연예인 매니저’를 연기하며 눈물 젖은 웃음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왔다. 유병재의 투입이 ‘신의 한 수’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오늘부터 출근>이 예능으로써 넘어야 할 산은 취업 준비생은 드라마를 보면서 실제 회사생활에 도움이
모습은 재미있기보다 당혹스러웠다. 이제까지의
될 만한 상황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직장인들은 팀과
능력이나 경력이 갑자기 단절되어버린 채 순식간에
동료 그리고 업무에 대해 얼마든지 공감하며 이입한다는
‘잉여’가 되어버린 모습을 부각하는 것이 불편했기
<미생>은 시청자들에게 색다른 대리만족을 느끼게 한다.
때문이다.
하지만 <미생>에도 판타지는 분명 존재한다. 첫 번째는
프로그램의 성격이 정착되지 않았던 초반, 지나치게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이다. 거대한 톱니바퀴에 나사처럼
위축된 특별 신입사원과 비정상적일 정도로 살벌한
딱딱 맞아떨어지는 연기자들로 채워진 드라마를
상사와 회사 분위기 역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만난다는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다. 두 번째는 주인공
어디까지가 예능인지 가늠하기 애매했고 지켜보는
‘장그래’가 계약직 직원이 된 사실 그 자체이다. 대졸
내내 일방적이고 불공평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석·박사 출신의 실업자들이 넘쳐나는 요즘, 검정고시
다소 어수선했던 1기와 달리 2기에서는 처음으로
출신으로 프로기사가 되기 위해 바둑에만 10년 이상 매진해왔던 ‘장그래’가 계약직이지만 대기업에 취업 했다는 것은 판타지가 아닐 수 없다. 세 번째 판타지는 바로 주인공 장그래가 속한 ‘영업 3팀’ 팀원들에게 흐르는 진한 동료애이다. 직장생활을 아니 아르바이트를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이라면 상사가 신입사원의 의견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신입사원은 상사를 진심으로 존경하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상황임을 안다. 마지막 네 번째 판타지는 바로 케이블 드라마로써 재벌과 로맨스 그리고 출생의 비밀 없이 공중파를 능가하고 있는 시청률이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미생>이 가진 힘이자, <미생>이 개척한 기적인지도 모른다. 초근접 직장 리얼리티를 내세운 <오늘부터 출근>은 샐러리맨으로 살아본 적이 거의 전무한 연예인들이 나이 및 커리어와 상관없이 ‘신입사원’으로 직장생활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화려하고 프로페셔널한 연예인에서 회사원이 되기 위해 이력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보는 순간 어리바리한 ‘일반 신입사원’이 되는
아직도 많다.
조민기 영화사를 거쳐 광고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근무, 현재 작가이자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외조-성공한 여자를 만든 남자의 비결>이 있으며 세계일보에 ‘꽃미남 중독’을 인기리에 연재했다. 눈을 호강시키고 세상의 빛이 되는 꽃미남의 존재를 지독히 사랑한다.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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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훈의 철학으로 딴지걸기
‘마이더스 터치’(Midas touch)라는 표현이 있다. 손대는 일마다 (재정적인) 성공을 이뤄내는 능력을 뜻한다. <포브스(Forbes)>의 ‘마이더스 리스트’(Midas List of Top 100)는 최고의 벤처투자자 순위다. ‘벤처투자에서 손대는 일마다 대박을 터뜨리는 투자자 순위’라 하겠다. 그 밖에 우리나라에서도 ‘마이더스의 손’이라는 말은 어떤 분야에서 일에 착수하기만 하면 놀랄 만한 성과를 올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인다. 마이더스는 그리스 전설에 나오는 소아시아 지역 프리기아의 왕이다. 디오니소스의 양부 실레노스가 왕궁으로 이끌려오자 마이다스는 실레노스를 환대하여 잘 대접했다. 디오니소스는 답례로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고 제안한다. 마이더스는 자신의 몸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막상 소원이 이루어지자
WHAT TOUCH MEANS
음식물까지 황금으로 변해버려 곤경에 빠진 왕은 디오니소스에게 도움을 청했고, 파크톨로스 강에서 몸을 정결히 하여 겨우 본래의 몸으로 돌아왔다. 입으로 주문을 외우거나 눈으로 뚫어지게 쳐다보기만 해도 황금으로 변하는 게 아니라, 만져야 변한다는 것. 시각이나 청각이 아니라 촉각이라는 것. 사람이 무언가를 손으로 건드리고 만진다는 것은, 그 무언가를 다른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라 내 것으로 만드는 가장 확실한 행위일 것이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가 유권자들과 눈만 마주치며 인사해서는 내 표를 만들기 어렵다. 눈을 마주치며 유권자의 손을 붙잡아 악수를 해야 내 표를 만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악수할 때 많은 후보자는 아주 잠깐 손에 힘을 주었다가 빼서 촉각의 포인트를 준다. 그렇게 하면 후보자에 대한 인상이 오래 남는다고 한다. 미국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Harry Harlow)가 1958년에 시행한 유명한 실험으로 가짜 엄마 원숭이 실험이 있다. 북인도산 새끼 원숭이들을 칸막이로 분리된 두 우리에 각각
터치, 이유 있는 인간의 본능 손 대고 건드리고 만지는 ‘터치’는 가장 기본적인 감각인 촉각에 바탕을 둔다. 영어 단어 ‘터치’(touch)는 13세기 라틴어 토카레(toccare)가 그 어원인데 토카레는 닿다, 타종(打鐘)하다, 건드리다, 느끼다 등을 뜻했으며 오늘날 이탈리아어에서도 같은 뜻으로 쓰이는 동사다. 만지다, 건드리다, 대다, 닿다, 접촉하다, 마음을 움직이다, 감동시키다, 관련되다, 이르다, 달하다, 관여하다, 스치다, 느낌, 솜씨, 손질, 마무리, 기미, 흔적, 느낌, 촉감, 감촉, 손길. 영어 ‘터치’의 다양한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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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훈
TEXT
저서 <탐미주의자의 책>, 번역서 <젠틀
표정훈 (출판평론가, 한양대학교 교수)
매드니스> 등 10여 권의 책을 냈다.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번역과 저술, 출판평론을 해왔다. 한양대학교 기초융합교육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서도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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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마리씩 집어넣는다. 한 우리에는 철사 그물망으로 엄마
위안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적인 기준이었던 것.
존슨(Johnson)이 1965년에 개발했다.
원숭이 모양을 만들어놓고 다른 우리에는 부드러운
인간이든 원숭이든 어린 자식을 어루만지고 쓰다듬고
이후 1980년대에 상용화되기 시작했지만 기술을 적용할
천으로 역시 엄마 원숭이 모양을 만들어놓았다. 두 엄마
보듬어 안아주는 것이 자식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한
곳이 많지 않아 널리 채택되지는 못하다가, 2000년대
형상 모두에 우유병을 메달아놓았다. 두 집단 원숭이의
성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어린 자식들만 그러할까?
이후 내비게이터와 가전제품, 핸드폰 등에서 터치스크린
적응 상황을 비교해보니, 철사 엄마가 있는 우리의
외로운 많은 사람은 채워지지 않는 촉각에 목마르다.
기능이 쓸모 있게 활용되었고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원숭이들은 천 엄마가 있는 우리의 원숭이들에 비해
오죽하면 프리허그가 유행했을까.
큰 인기를 끌면서 터치스크린 및 터치기술 전성시대가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며 번번이 설사를 했다.
터치패드는 1994년 애플컴퓨터가 파워북에 적용한
열렸다. 애플이 멀티터치 인터페이스 전문 회사
두 우리 사이의 칸막이를 제거하자 철사 엄마에게
것이 처음이다. 이후 노트북에서는 터치패드가
핑거웍스(Fingerworks)를 인수하여 기술을 발전시킨
수유를 받은 원숭이들은 우유를 먹을 때만 철사
마우스를 대신하기도 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끝에 최초로 멀티터치를 상용화했다고 할 수 있는
엄마에게 갔고 나머지 시간에는 부드러운 천 엄마에게
등이 개발되면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도 변화해왔는데,
아이폰을 내놓았던 것이다.
가서 지냈다. 새끼 원숭이가 엄마를 선택할 때
최근에는 ‘터치’ 기술이 가장 중요하다. 세계 최초의
거리에서 지하철에서 커피전문점에서 사람들은 촉각의
배고픔이나 갈증 같은 생물학적 욕구의 충족보다도 접촉
손가락 기반 터치스크린은 영국 과학자 E. A.
목마름을 채우기라도 하는 양 자꾸만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손가락으로 터치한다. 스마트폰이 제아무리 첨단 기술을 갖추어 스마트하다 해도,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눈으로 보고 음악을 귀로 듣고 하더라도, 나의 시각(視覺)을 대신하여 카메라가 되더라도 결국 그것은 ‘손으로 건드리고 만지는 물건’이다. “인간의 손을 동물의 앞발과 원숭이의 손과 비교했을 때 가장 명백하게 알 수 있는 점은 인간의 손은 정신활동을 대표한다는 점이다.” 철학자 헤겔의 말대로 정신활동을 대표하는 인간의 손, 그 손으로 하는 섬세한 터치는 다른 동물들과 인간을 구별해주는 확실한 징표다. 이렇듯 인간은 ‘터치하는 인간(Homo touchcus)’이기에 오늘날 터치 기술의 발전과 그것에 대한 사람들의 애호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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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의 F5+IT
RIGHT TO BE FORGOTTEN 김현주
IT가 낳은 ‘희대의 기형아’.
최근까지 <아이뉴스24>에서 기자생활을
했고, 현재 IT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6년째 쩔뚝거리며 쓰는 중.
인터넷에서 잊히길 원하십니까? 이렇게 해서 소위 ‘털어낸’ 소개팅남의 정보에 친구는 실제 만나보기 전에 “나와 정치적 성향뿐 아니라 성격조차 안 맞는 사람”으로
소개팅 할 생각에 들떠 있던 친구가 어느 날 시무룩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평가했던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포털
“그 사람 스펙만 좋지, 이상한 사람이었어. 나 소개팅 안 할 거야.” 만나보지도 않은 사람에
검색을 통해 의외로 많은 개인정보를 쉽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해 어떻게 그리 판단할 수 있는지 의아했지만, 친구의 설명을 듣고
원본 글을 지웠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남아 있는 인터넷 검색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 친구 주변에는 일명 ‘구글 털이 전문가’로 불리는
결과에 고민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글쓴이도 수습기자 시절 쓴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신조는 “구글을 털면 안 나오는 게 없다”다.
(개발새발) 기사와 촌스러운 사진이 포털에 여전히 노출되는 것을
간단한 프로필만으로도 그 사람에 대한 모든 정보를 인터넷으로 조사할 수 있다는 거다.
보고 이불을 찬 적 있다. 특히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과 공인들은 사라져야 할 흔적이 자꾸만 되새김질되는 것에 대한 파장이 더 크다. 몇 년 전 모 연예인의 40년 전 스캔들이 새삼스레 화제가 된 바 있다. 그 가수의 아들이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연관 검색어로 떴기 때문이다. 기억 속으로 사라진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다시 한 번 나오면서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꼭 필요한 자료는 인터넷을 샅샅이 뒤져도 찾기 어려운데 감추고 싶은 이야기는 어찌 그리 잘 노출되는 지 알 길이 없다. 보존해야 할 정보는 사라지고, 꼭꼭 숨겨야 할 정보는 튀어나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것이다. 정보의 영속성 측면으로 볼 때 인터넷은 취약하기 그지없다. 오히려 도서관이나 정보 기록소에서 찾을 때 훨씬 양질의 데이터를 얻는 경우가 많다. 어릴 적 사용했던 포털이나 미니홈피, SNS에 기록된 나의 흔적을 누락 없이 퍼가고 싶어도 불가능할 때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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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김현주 (前 아이뉴스24 기자) COOPERATION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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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힐 권리’를 아시나요
페이지는 40만8737개였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
인터넷 기업들이 정보를 마음대로 조작, 통제할 수
숨겨야 할 정보의 노출을 차단하는 방법에 대한 논의는
중 41.8%의 링크를 삭제해 검색결과에 나타나지 않도록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 기업들이 공익성으로 삭제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이른 바 ‘잊힐 권리’는
조치했다. 요청받은 대로 모두 삭제 조치한 것이 아니라
여부를 검토한다고 하지만, 그 정보는 어떤 소수의
세계적으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잊힐 권리’는
공익성 등을 판단해 삭제 여부를 결정했다고 밝히기도
잣대에 의한 것일 뿐이라는 의견도 있다. ‘흑역사’도 어떤
인터넷에 떠도는 자신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삭제해
했다. 유럽의 이 같은 법 시행에 미국, 일본에서도 지금
역사의 한 부분이며 시간이 흐르면 귀중한 자료가 될 수
타인의 접근을 차단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뜻한다. 올해
‘잊힐 권리’에 대한 활발한 논의를 펼쳐나가고 있다.
있다는 설명도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5월 유럽연합의 최고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가 ‘잊힐
국내에서는 현행법상 인터넷 ‘임시조치’라는 제도가
어떤 일방의 요청에 의해 정보가 삭제됨으로써 피해를
권리’를 인정하면서 인터넷 이용자들은 ISP나 SNS 업체
있다. 게시물로 사생활 침해나 명예 훼손을 당했다고
보는 쪽이 등장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과거 중요하게
등에 자신과 관련된 데이터를 삭제해달라는 요구를
여겨지면 포털 업체 등에 해당 게시물의 삭제를
다뤄졌던 사건이 훗날 중요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할 수 있게 됐다. 삭제 요구 범위는 부정확한 정보에
요청하는 제도다.
실마리나 단서가 될 수도 있기 때문. 인터넷 정보가
머무르지 않는다. 정확한 데이터라 할지라도 더 이상
법정에서 중요한 증거로 사용된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엔 삭제를 요구할 수
‘잊힐 권리’, 반대 주장도 ‘활활’
있도록 했다. 개인의 ‘잊힐 권리’를 포괄적으로 인정해준
한편에서는 ‘잊힐 권리’를 반대하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나에게는 좋은 법, 남에게는 나쁜 법
것이다.
‘위키피디아’의 설립자 지미 웨일스는 ‘잊힐 권리’에
‘잊힐 권리’에 대한 옳고 그름은 가리기가 쉽지 않을 것
지난 10월 구글은 법제화 이후 약 5개월간 이용자로부터
대해 “비도덕적이고, 심각한 정보 검열이 우려된다”고
같다. 개인에게는 행복했던 기억이 남에게는 고통이
삭제 신청을 14만5644억 건 받았고, 삭제를 요청한 웹
반대했다. ‘잊힐 권리’를 강조하다 보면 정부기관, 거대
될 수도 있다는 점, 권리를 악용한 사례가 등장할 수 있지만 순기능도 있다는 점을 볼 때 그렇다. 글쓴이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누군가의 신고로 인해 임시 조치를 당해본 기억이 있다. 내가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은 가벼운 글이었지만, 누가 보기에는 차단당해도 마땅할 글이었던 모양이다. 원본 글은 지워지지 않았지만 약 30일간 포털에 노출되지 않도록 차단당했다. 이의 신청을 했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실제로 겪어보니 ‘이의 신청’이라는 제도도 이처럼 부당하게 느껴지는데, 만일 ‘잊힐 권리’가 법제화되면 더욱 강도 높은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눈앞이 깜깜했다. 지금도 임시조치를 악용한 무분별한 신고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인터넷에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정보로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재산을 잃는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한 대학생이 인터넷에 알몸 사진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자살하거나, 전남편이 유포한 은밀한 사진에 악몽 같은 시간을 보낸 이야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포털이 담당하는 임시조치 건수와 인터넷 명예훼손 고소, 사이버수사대 신고 사례 등이 날로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잊힐 권리’에 대해서는 어느 편도 들기가 쉽지 않다. 다만 반드시 적용 범위와 한계를 같이 논의해야만 한다는 점은 알겠다. 향후 문제를 제대로 판단하지 않을 경우 ‘인터넷 라이프’의 근간이 흔들릴지도 모르겠다.
CREATOR’S NOTE
03 CREATOR’S NOTE 좋은 기운이 가득한 이곳은요~♬ 미디어본부 ‘하이파이브 존(HI-FIVE ZONE)’ 격식 따지는 딱딱한 인사는 가라! 기분 좋게 하이파이브로 인사하는 미디어본부. 밝고 활기찬 분위기 살리고~ 살리고~ 오늘 하루 다 함께 파이팅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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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버스에 전시된 미국 사실주의 화가 윈슬로 호머 (Winslow Homer)의 <The Water Fan>. 아트 에브리웨어 US (Art Everywhere US) 프로젝트 2014.
E V E R Y E V E R Y
O N E , T H I N G ,
E V E R Y E V E R Y
B O D Y , W H E R E !
ART FOR ALL 예술로 말 걸기 TEXT 서정임 (미술 칼럼니스트)
Life is Orange Winter 2014
‘공유’를 무언가를 ‘함께 나눈다’는 의미로
이러한 대화에 의한 ‘관계의 감각’은 직접적으로
있게 하며 일종의 향유자 중심의 토론장을 만들
한정할 때 그 반대말은 어떤 대상을 ‘자기의
는 미적 감각을, 간접적으로는 그 예술이 의미하
어 예술에 대한 어떤 해석도 가능하다는 열린 자
것(eigen)’으로 규정하는 ‘소유’일 것이다. 그런데
는 사회적 의미를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주
세를 취한다.
예술작품에서는 서로 대척점에 있는 이 같은
며, 마지막에는 이상적인 관람자들이 예술로부
두 단어의 원리가 동시에 작동된다고 할 수
터 비롯된 개별적인 미적 감성을 소유할 수 있도
미술에서 소외된 계층을 직접 찾아 나서다
있다. 예술품은 탄생되는 시점에 예술가 개인의
록 도와준다. 즉, 예술작품은 그 자체(즉자적)로
아트 에브리웨어와 아트앤젤
소유물이 되지만, 자신의 예술성을 인정받길
존재하는 방식과 우리에 대하여(대자적) 존재하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로 고흐나 다빈치, 피카소
원하는 예술가의 강한 욕망에 의해 되도록
는 두 가지 양태를 가진 것이다.
같은 대가들을 꼽으면서도 정작 그들의 작품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지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그러나 이러한 예술에서 함께 발생하는 ‘공유와
보기 위해 직접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이 얼마나
예술작품 스스로 누군가에게 자꾸만 말을 걸며
소유’는 예술을 즐기기 위해 미술관이나 갤러리
될까. 정확하게 그 수치를 알 수 없지만 바쁜 일
이상적인 관람자의 지지를 얻으려 애쓰고,
를 제 발로 찾는 관람자들의 몫일 뿐이다. 다시
상에 쫓겨 그럴 만한 여유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그러한 사람들과 소통하는 가운데 자신이 속한
말해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 특히 비교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만약 출퇴근길에 항상
장소에서 잠재적인 사회적 효과 혹은 예술성에
적 쉽게 도상을 읽어낼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나다니던 버스의 광고 배너나 건물 외벽의 광
대해 말하려 한다.
난해함으로 무장한 현대미술에 와서는 더욱 그
고 전광판, 고층빌딩의 파사드, 각종 표지물 등
렇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문제점
에서 광고물이 아닌 한눈에 봐도 척하니 알 수
을 인식한 몇몇 기관과 단체, 예술가들은 예술에
있는 유명 화가의 작품 이미지가 등장한다면?
의한 미적 경험을 가능한 한 모든 사람에게 나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예를 들어 도서관이나
눠주기 위해, 또 미술관의 문턱을 넘지 않으려는
공원, 폐허가 된 건물에서 현대미술 작품을 우연
사람들을 위해 도시에 침투해 ‘예술로 말 걸기’
히 마주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떤 느낌을 받게 될
를 적극 시도한다. 그들은 예술을 규정한 교과서
까? 아마 형형색색의 현란함과 자극적 색채로
적인 내용을 주입식으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도배된 광고의 시각 이미지에 익숙한 도시민들
예술이 우리 삶 곳곳에 스며 있는 것임을 알 수
에게는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여기 두 개의 기관, 아트 에브리웨어(Art Everywhere)와 아트 앤젤(Artangel)이 실천하는 아트 프로젝트들은 미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조차 재촉하던 발걸 음을 멈추게 한다. 먼저 ‘거리를 지나며 생활하는 모두를, 그리고 이곳에 방문하는 모두를 위한 공공미술’라는 슬 로건을 내세운 ‘아트 에브리웨어’는 지난해 영 국에서 시작되어 올해 미국에까지 퍼진 공공미 술 프로젝트이다. 공공 공간에 조형물 또는 벽화 와 같은 형태로 시각 이미지가 제시된다는 측면 에서 기존의 공공미술과 유사해 보일 수 있으나, 여러 리서치 작업으로 현실을 반영한 접근 방식 과 개념, SNS를 통한 참여 유도로 대중에게 다 가간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나스닥 빌딩의 외벽에 전시된 미국 초상화의 아버지 길버트 스튜어트(Gilbert Stuart)의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초상화. 아트 에브리웨어 US(Art Everywhere US) 프로젝트 2014. 사진 TIMOTHY A. CLARY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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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스정류장 광고배너에 전시된 로이 리히텐슈타인(Roy Lichtenstein)의 1963년 작 <Cold Shoulder>. 아트 에브리웨어 US(Art Everywhere US) 프로젝트 2014 . 2. 거리 광고물에 전시된 패트릭 콜필드 (Patrick Caulfield)의 1969년 작 <Pottery>. 아트 에브리웨어 UK(Art Everywhere UK) 프로젝트 2013. 3. 주디스 클락(Judith Clark)과 아담 필립스(Adam Phillips)의 2010년 아트앤젤 프로젝트 <The Concise Dictionary of Dress> 4. 료지 이케다(Ryoji Ikeda)의 2014년 아트앤젤 프로젝트 <Spec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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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한 방식으로 뉴요커들이 언제 어디서든 다양 한 예술품을 즐길 수 있도록 진행됐다. 미국을
예술에 의한 미적 경험을 가능한 한 모든 사람에게 나눠주기 위해, 또 미술관의 문턱을 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위해 도시에 침투해 ‘예술로 말 걸기’를 적극 시도한다.
상징하는 대표적 미술관 5곳에서 각 20점씩 총 100점의 이미지가 거리 곳곳에 전시되었다. 시 민들은 에드워드 호퍼, 잭슨 폴락, 앤디 워홀, 척 클로스와 같은 이들의 그림 한 점을 커다랗고 형 형색색의 화려함으로 점철된 뉴욕의 거리 간판 들 속에서 문득 마주치며 잠시 예술을 감상하는
아트 에브리웨어가 처음 영국에서 진행되었을 때 마치 나라 전체를 전시장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이처럼 아트 에브리웨어
으로 사용하겠다는 듯 잉글랜드와 웨일스, 북아일랜드, 스코틀랜드 전역의
프로젝트는 원본 작품의 오리지널리티를 강조하
버스정류장, 지하철, 쇼핑몰, 택시, 피트니스센터 등 생활과 밀접한 공공장
는 예술의 관행에서 벗어나 유명 작품을 복제한
소의 2만2000개 광고 전광판, 배너, 포스터 광고 사이트를 일시적으로 점
이미지를 거대하게 출력해 도시 어디에서도 볼
거했다. 그리고 그곳에 약 2주간 57점의 미술작품(현대미술작품 23점, 모
수 있게 한다는 아주 단순한 원리로, 예술이 멀
던회화 15점, 20세기 이전의 작품들 19점) 이미지를 대형 포스터로 출력해
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
반복적으로 뿌렸다. 특히 이 이미지들은 영국 내 28개의 미술관, 대학 및
게 누릴 수 있는 것임을 말하려 한다.
공공기관의 소장품 중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영국 작품을 선정한 것
아트 에브리웨어가 익숙한 공간에서 사람들에
으로서, 우리에게도 익숙한 루시앙 프로이드, 터너, 게리 흄, 피터 도이그,
게 친숙한 현대작품들을 이용했다면, 아트앤젤
코넬리아 파커, 트레이시 에민 등과 같은 대가들의 작품이 총출동해 더욱
은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좀 더 최근에 논의되고
화제가 됐다. 주최 측의 통계에 의하면 영국 성인인구 90%가 2주간 각각의
있는 현대미술 작품들을 템스 강의 교각, 주택가
작품을 15번 정도 생활 속에서 접하게 되었다고 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모퉁이에서 자라는 쐐기풀, 갤러리나 미술관이
굳이 찾아서 보지 않더라도 고개만 돌리면 보게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길
문 닫은 깜깜한 런던의 밤거리 등 도시의 예상
가의 작품 설치 컷을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찍어 올린 사람 중 하루에 한
치 못한 곳이나 그동안 예술이 잘 닿지 않았던
명씩 선정해 아트상품 바우처, 리미티드 에디션 작품을 선물하거나, 작품의
장소에 프로젝트를 설치해, 미술관을 굳이 찾아
상세한 정보를 알고 싶어 하는 이들을 위해 전시작의 소장처, 작가 소개 및
오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예술 서비스를 펼
작품 내용 등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관련 정보를 찾아볼 수 있도록 배려했
친다. 이런 성격 때문에 그들의 프로젝트가 예술
다. 차후에는 전시된 모든 작품 중 관객 투표로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10
작품인지도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고. 갤러리도
점을 선정하기도 했다.
자선단체도 미술관도 미술품 소장단체도 아닌,
영국발 아트 에브리웨어의 흥행은 약 1년 후 뉴욕의 거리에서 ‘아트 에브
정확히 무엇이라 규정할 수 없는 이 단체는 영
리웨어 US’라는 이름으로 재현되었다. ‘아주 아주 큰 아트쇼’라는 슬로건을
국 전역을 자신들의 전시공간으로 활용하며 그
내건 미국편 아트 에브리웨어는 작품 리스트만 바뀌었을 뿐 영국에서와 동
곳이 어디가 되었든 간에 작품이 반드시 있어야
CONTEMPORARY ART
할 공간에서 작품이 요구하는 적절한 시간에 전
늘날 현대인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이다. 대표적
시를 설치해왔다. 약 15년간 수많은 작가가 ‘과
인 설치 작품은 공공장소에서 새로운 테크놀로지, 도시 공간, 관객들의 능
연 저것이 가능할까’ 싶은 일들을 하나씩 실현하
동적인 참여, 색다른 기억 간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관계적 건축> 시리즈이
며 영국 예술의 수호천사로, 뉴스 메이커로 자리
다. 여기서 ‘관계적인(Relational)’이라는 용어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보
잡았다. 집 내부 전체에 콘크리트를 부어 통째
다는 수평적이며 공동체적 함축을 갖는 것으로서, 작가에 의하면 <관계적
로 캐스팅하거나, 25미터의 쓰레기 인간을 만들
건축>은 ‘색다른 기억을 갖게 하는 건물과 공공장소의 기술적인 현실화’이
고, 1984년 영국 북부 광부 파업에 참여했던 광
다. 그래서 그는 이 시리즈에서 관람객들이 참여를 통해 다른 정치적 배경
부와 경찰을 섭외해 2001년 그 파업 현장을 재
과 미학적 배경, 다른 역사와 세계를 전부 포함하는 일시적 건축을 경험하
현하는 영상을 제작하거나, 허가 없이 출입이 불
게 하고, 자신이 가진 개인적 배경에 따라 각기 다른 심상을 가져갈 수 있게
가능한 국립박물관의 창고에서 미로처럼 헤매고
했다.
다니며 찾아보는 전시를 기획하고, 작가가 자신
거대한 이상이나 담론 형성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자신의 예술 행위를
의 소유물을 백화점 1층에서 2주간 갈아 없애버
통해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고 살 만한 곳으로 만들려는 예술가도 있다. 대
리는 현장을 보여주거나, 철거 예정인 집 한 채
만 출신의 리 밍웨이(Lee Mingwei)가 바로 그런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 있
를 블루 크리스털로 덮어 환상적이고 오묘한 공
어 관람객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이다. 왜냐하면 관객의 경험
간을 만드는 등 1992년부터 최근까지 상상할 수
이 모여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되기도 하고 감상자 각자가 세상을 이해하
없는 일들을 실현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러
는 방식이 작품에 고스란히 대입되어 이야기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 작품들은 반드시 완벽한 결과물의 형태로 제
그는 전시장에 실타래와 수선대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수선할 옷을 가져오
시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작가의 아이디
면 자신이 직접 그것을 수선하면서(물론 수선된 옷은 원형으로 돌아간 것
어, 작업의 과정, 텍스트, 일회적인 퍼포먼스나 해프닝, 일상 오브제 등을 통해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그들의 성향을 관찰하는 데 집 중하려는 아트앤젤의 숨겨진 의도로서, 작가가 어떻게 작업을 진행하며 작품을 어떠한 방식으 로 공개하는지, 관객 및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 을 어떻게 참여시키는지를 공유하기 위한 장치 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 문제에 관한 작은 토론장을 만드는 ‘아트 프로듀서’ 아트 에브리웨어나 아트앤젤이 도시에서 이벤트 성 작품을 제시해 미술에 대한 이해의 장을 확장 시켰다면, 미술을 사회적인 테두리 안에 끌어와 토론의 장으로 변모시키는 작가와 그룹도 있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사회와의 융화에 참여하되
5. 전시장에 실타래와 수선대를 설치해 관람객들이 수선할 옷을 가져오면 작가가 직접 그것을 수선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리 밍웨이의 2009년 작 <The Mending Project>. 6. 전시장에 아름다운 꽃들이 있는
그곳에서 자신의 주장이나 개성만을 펼치기보다
작은 정원을 설치해 관객이
는 소통의 촉매자 역할에 주력하며 사회적 논리
전달하도록 한 리 밍웨이의
나 대중의 만족을 우선시하는 자세로 주변적 상
그 꽃을 가져가 다른 사람에게
<The Moving Garden>(2009년 리옹비엔날레 출품작) .
황을 수렴하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에 동참 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작가들의 역할 은 예술가이기보다는 프로듀서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주로 공공장소에서 벌어지는 대규모의 설치 작
7. 라파엘 로자노 헤머의 2001년 V2가 주최한 Cultural Capital of Europe Festival의 일환으로 제작된 작품 <BODY MOVIES Relational Architecture No.6>. 로테르담, 마드리드, 멕시코, 몬트리올의
업으로 유명한 멕시코계 캐나다인 라페엘 로자 노-헤머(Rafael Lozano-Hemmer)는 미디어 와 수없이 접촉하며 기술의 언어를 사용하는 오
거리에서 촬영한 천 개의 인물 사진이 로봇으로 조종되는 프로젝터에 의해 광장의 벽에 투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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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사회와의 융화에 참여하되 그곳에서 자신의 주장이나 개성만을 펼치기보다는 소통의 촉매자 역할에 주력하며 사회적 논리나 대중의 만족을 우선시하는 자세로 주변적 상황을 수렴하고 사회적 문제에 대한 해결에 동참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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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컨플릭트 키친의 이란 프로젝트. 2010 9, 10 컨플릭트 키친의 북한 프로젝트. 2013. ‘세상에 부럼(부러움)없어라’라는 문구를 새겨 김정은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은 과자 봉투를 똑같이 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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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닌 작가 특유의 패턴으로 고쳐진 형태였다) 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 를 나누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The Mending Project>). 이는 사적 경험 을 공적 공간으로 끌어들인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작가는 이 행위를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주고자 했다. 한편, 정치와 사회 문제에 대해 좀 더 직접적으로 발언하되, 아주 평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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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식으로 풀어내는 ‘컨플릭트 키친(Conflict Kitchen)’은 미국 펜실베이니 아 주 피츠버그 중심가에 간이식당을 세워, 음식을 통해 문화, 정치에 대 한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고자 하는 소셜 아트 프로젝트이다. ‘대립 주 방’이라 해석되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이 식당에서는 미국과 분쟁 관계에 있는 나라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을 접하며 때로는 가볍게, 때로 는 진지하게 그곳의 문화와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사회정치 적 갈등을 중재하는 예술을 추구하는 존 루빈(Jon Rubin)과 사람들의 무지 함과 적개심을 파괴하려는 다윈 웰레스키(Dawn Weleski)에 의해 기획된 이 프로젝트는 2010년부터 현재까지 이란, 베네수엘라, 아프가니스탄, 쿠 바, 북한, 팔레스타인의 음식을 몇 주 간격으로 소개해왔다. 단, 단순히 그 나라의 음식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해당 국가 출신자들을 만나 인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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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하며 그들의 생활과 문화에 대해 깊이 연구한 결과물을 식당 간판, 메뉴, 포장지 디자인에 담아냈다.
작성한 ‘오바마 대통령이 해주었으면 하는 연설문’을 2천 부 정도 발행하거
또한 식당 직원들이 음식을 기다리는 손님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이 소개
나, 북한 버전에서는 북한식 요리법이 적힌 책을 나누어주거나 ‘세상에 부
하는 나라들에 대한 미국 정부의 정책과 같은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주제들
럼(부러움) 없어라’라는 문구를 새겨 김정은의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를 담
로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즉, 이런 방식으로 그 나라의 사람들이 가진 다
은 과자 봉투를 똑같이 재현하고 그 안에 북한에서의 성장기, 북한의 연애
양한 시각과 생각,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는 시도들을 진행한 것이다. 특히
문화, 통일, 음식, 귀순, 남한에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이벤트를
컨플릭트 키친은 핵, 전쟁, 테러와 같은 미국과 갈등 관계에 있는 국가의 단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듯 컨플릭트 키친은 어떤 한 부분만 보고 판단하는
편적인 면만 보도하는 언론매체가 알려주지 않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는 것
것이 아닌, 편견이나 오해를 넘어 그 안의 ‘진짜 모습’을 발견해내는 것을
에 집중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이란 버전에서는 전 세계의 이란 사람들이
목표로 하고 있다.
Life is Orange Winter 2014
Life is Orange + Tapz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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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CEAN Worldwide News
IWI INNOCEAN Worldwide India (New Delhi, Nov 2005)
IWUK INNOCEAN Worldwide UK (London, Jul 2006)
*IWA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Apr 2009)
IWCa INNOCEAN Worldwide Canada (Toronto, Jan 2010)
IWA New York INNOCEAN Worldwide Americas New York office (New York, Jun 2011)
IWF INNOCEAN Worldwide France (Paris, Jan 2010)
IWC SH I 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Shanghai, Nov 2006)
*IWE INNOCEAN Worldwide Europe (Frankfurt, Jan 2007)
*IWC BJ INNOCEAN Worldwide China Beijing (Beijing, Dec 2005)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WTr INNOCEAN Worldwide Turkey (Istanbul, Feb 2011)
IWCz INNOCEAN Worldwide Czech office (Prague, Jan 2009)
IWR INNOCEAN Worldwide Russia (Moscow, Jan 2009)
IWS
INNOCEAN-CBAC
INNOCEAN Worldwide Spain (Madrid, Nov 2009)
INNOCEAN-CBAC (Beijing, Dec 2009)
IWIt INNOCEAN Worldwide Italy (Milano, Aug 2008)
IWC SH (Nanjing) I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Nanjing office (Nanjing, Nov 2008)
IWAu INNOCEAN Worldwide Australia (Sydney, Aug 2008)
IWB INNOCEAN Worldwide Brazil (Sรกo Paulo, Sep 2012)
IWA Chicago INNOCEAN Worldwide Americas Chicago office (Chicago, Apr 2011)
IWM INNOCEAN Worldwide Mexico (Mexico City, Feb 2014)
*=RHQ off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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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HQ
IWA
IWE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Apr 2009)
INNOCEAN Worldwide Europe (Frankfurt, Jan 2007)
INNOCEAN Worldwide obtained the 2014 Best
INNOCEAN Worldwide Americas (IWA) closed the
INNOCEAN Worldwide Europe (IWE) received the
Family Friendly Management certification from the
year by winning a series of awards in international
Silver Award in the Automotive category at the 2014
Ministry of Gender Equality & Family. The company
advertising festivals. Among them include the Bronze
Euro Effie Awards for Kia Motors' "Growing Up Can
was highly rated in 18 categories, including support
Award in the Commercials category at the CLIO
Be Fun" campaign, continuing the streak of sweeping
for child care, flextime, management's promotion of a
Awards for Hyundai Motor's "Dad's Sixth Sense"
the coveted award for the third consecutive year. IWE
family-friendly workplace, and employee satisfaction.
campaign and another Bronze in the Sponsorships
secured Silver Awards for Kia Motors' "Admiration
INNOCEAN Worldwide plans to continue its efforts
category at the CLIO Sports Awards for Hyundai
Guaranteed" campaign in 2012 and Hyundai i30’s
to be a company that operates exemplary family-
Motor's "Lens of Loyalty" campaign.
"Think Again" campaign in 2013.
friendly programs through a wide range of services
Previously, IWA had received The 2014 Automobile
The "Growing Up Can Be Fun" campaign was highly
and benefits.
Advertising of the Year Award at the One Show
praised as it contributed to the sharp increase in sales
Awards for Hyundai's "Elantra Driveway Decision
of the Kia Carens by changing the popular perception
Maker" campaign and Bronze at the New York
of family car buyers.
Festivals for Hyundai's "Dad's Sixth Sense."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여성가족부에서 인증하는 ‘2014년
이노션 월드와이드 미국법인(IWA)이 세계적인 국제광고
이노션 월드와이드 유럽지역본부(IWE)가 2014 Euro
가족친화기업’으로 선정되었다. 이노션은 자녀출산 및 양
제에서 연이은 수상으로 한 해를 마무리했다. IWA는 최
Effie Awards에서 은상을 차지하며 3년 연속 본상 수상
육지원, 유연근무제도, 가족친화 직장문화를 추진하기 위
근 CLIO Awards에서 현대자동차 <Dad's Sixth Sense>
이라는 쾌거를 이루었다. IWE는 2012년 기아자동차 리
한 경영층의 의지, 가족친화실행제도, 임직원의 만족도
캠페인으로 Film 부문 동상, 스포츠마케팅 캠페인을 대
오 <Admiration Guaranteed> 캠페인, 2013년 현대자동
등 18개 항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노션은 앞으로
상으로 진행되는 CLIO Sports Awards에서 현대자동차
차 i30 <Think Again> 캠페인에 이어 올해 기아자동차
도 다양한 복지제도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친화제도를 모
<Lens of Loyalty> 캠페인으로 동상을 차지했다. IWA는
<Growing Up Can Be Fun> 캠페인으로 자동차 부문 은
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속
올해 One Show (현대자동차 <Elantra Driver Decision
상을 수상했다. 이 캠페인은 기존 패밀리카 구매자에 대
적인 노력을 할 계획이다.
Maker>, 그랑프리), New York Festivals (현대자동차
한 인식을 탈바꿈하여 카렌스 판매량을 대폭 증가시켜
<Dad's Sixth Sense>, 동상)에서도 수상한 바 있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IWTr
IWAu
IWC SH
INNOCEAN Worldwide Turkey (Istanbul, Feb 2011)
INNOCEAN Worldwide Australia (Sydney, Aug 2008)
I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Nov 2006)
INNOCEAN Worldwide Turkey (IWTr) of INNOCEAN
INNOCEAN Worldwide Australia (IWAu) won a
The China Media Center of INNOCEAN Worldwide
Worldwide Europe (IWE) acquired Tepe Home as a
total of 15 awards in 2014 with Kia Motors' "Game
China celebrated its first anniversary. To mark the
new client. An affiliate of the Bilkent Holding Group,
on" campaign. A mobile interactive app released in
occasion, Global CEO of INNOCEAN Worldwide
which engages in diverse business areas including
Australia, "Game on" allows users to play against pro
Ahn, Kun-Hee visited the Center and acknowledged
education and construction, Tepe Home is the first
tennis player Sam Groth, who also appears in Kia's TV
the employees for their hard work of stabilizing
and largest manufacturer of household products in
commercial. These awards include Bronze at Spikes
its operations in a short period of time and their
Turkey with a large-scale chain store that mainly sells
Asia among others at the Mumbrella Awards, Asia-
outstanding performance in attracting new clients,
furniture, home appliances, and glassware. IWE has
Pacific Smarties Awards, MFA Awards, Australian
including China National Petroleum Corporation
been taking the lead in strengthening the position
Mobile Design Awards, and Adnews OOH Locus
PetroChina. Meanwhile, INNOCEAN Worldwide
of INNOCEAN in the European market by steadily
Awards.
China-Shanghai (IWC SH) also wished for the
attracting local clients such as Turkish Airlines and
Center's continued development by presenting a
Tepe Home.
painting of the Chinese “God of Wealth.”
IWE 산하 이노션 월드와이드 터키법인(IWTr)이 Tepe
이노션 월드와이드 호주법인(IWAu)이 기아자동차 <Game
이노션 월드와이드 중국지역본부(IWC) 산하 중국미디
Home을 신규 광고주로 영입했다. 교육, 건설 등 다양한
on> 캠페인을 통해 2014년 한 해 동안 총 15개의 상을 연달
어센터가 창립 1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글로벌 CEO 안
사업 영역을 가지고 있는 빌켄트(Bilkent) 그룹의 계열사
아 수상했다. <Game on>은 호주 오픈에 맞춰 출시된 모바
건희 대표이사가 중국미디어센터를 방문하여 짧은 시간
인 Tepe Home은 터키 최초·최대 가정용품 제작업체
일 인터랙티브 앱으로, 사용자는 앱을 활용하여 기아자동
에 업무 안정화를 이루어낸 노고와 중국석유천연가스공
로 가구, 생활가전, 유리제품 등을 취급하는 대형 체인
차 TVC에 출연하는 Sam Groth 선수와 인터랙티브 테니스
사 윤활유분공사 등 신규 광고주 영입 성과에 대해 직원
점이다. IWE는 Turkish Airlines, Tepe Home 등 현지 광
게임을 즐길 수 있다. IWAu는 이 앱을 통해 Spikes Asia 동
들을 격려했다. 한편 상해법인(IWC SH)은 미디어센터의
고주를 꾸준히 영입하며 유럽시장에서 이노션의 입지를
상 수상을 포함 Mumbrella Awards, Asia-Pacific Smarties
발전을 기원하며 재물신(财神) 그림을 준비하기도 했다.
강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Awards, MFA Awards, Australian Mobile Design Awards, Adnews OOH Locus Awards 등 6개의 광고제에서 총 15개 의 상을 수상했다.
EPILOGUE
Happy Together!
이번 겨울호 최대 난관(?)이었던 메인 인터뷰. 손미나 작가의 스케줄이 확정될 때까지 마음 졸이고 손에 땀을 쥐던 나날이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성사된 두 사람의 만남! 손미나 작가와 김동욱 부장의 화려한 입담과 수려한 외모, 훈훈한 분위기의 삼박자가 갖춰진 현장은 겨울호 작업의 대미를 아름답게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90년대 학번끼리 통하는 게 있어서 더욱 친근한 분위기였던 걸까. 딱 한 가지 걸리는 점이 있다면, 난방이 제대로 안 된 탓에 인터뷰와 촬영이 진행되는 내내 추위와 맞서야 했던 두 분에게 죄송한 마음이…. 뜨거운 차 한 잔으로는 해결이 안되는 추위였죠? 두 분, 추운 곳에서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찬 바람이 매섭게 불던 12월 초 늦은 밤, 한남동 스튜디오 안은 유난히 뜨겁고 밝았다.
이번 호 콜라보레이션은 백승경 부장님 덕분에 섭외부터 인터뷰와 촬영까지 정말
다른 팀의 스케줄 착오로 배금별 CD님 촬영과 또 다른 광고 촬영 일정이 딱 겹쳤기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편집팀이 이렇게 손을 놓고 있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조금은
때문이다. 편집팀이 도착했을 때 이미 스튜디오 안은 수많은 스태프와 모델들로
죄송한 마음도 들었지만, 대신 감사한 마음을 담아서 콜라보레이션 페이지에 많은
바글바글…. 때문에 어느 구석진 골방(?)에 CD님을 가둬놓고 메이크업을 할 수밖에
공을 들였다. (티가 좀 나는지 모르겠지만.) 현대미술과 브랜드가 함께 나아갈 길에 대해
없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열악한 준비 과정을 보상받듯 광고 촬영 세팅을 맘껏 누릴 수
열정적이고 때론 유쾌한 네 분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아! 미술의 영역이 이렇게나
있었으니, 화려한 조명 아래 기존 모델들보다 더 모델다운 포스를 보여주신 배 CD님.
흥미롭고 다채롭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2015년의 <투모로우> 전은 또
그 좋은 컷들을 온전하게 살릴 수 없는 칼럼인 것이 못내 아쉽다.
어떤 모습일까. 네 분 모두 내년에도 만나뵐 수 있겠죠?
2014 Winter, Contributors of INNOCEAN Worldwide 이번 겨울호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 주신 김대길 차장님, 김동욱 부장님, 김양아 부장님, 김예지 대리님, 김의상 수석국장님, 문나리 차장님, 배금별 CD님, 백승경 부장님, 송민영 대리님, 양승규 CD님, 양희욱 사원님, 윤건희 대리님, 장호준 차장님, 상해법인 Eddie Wong CCO님, 미국법인 Melissa Walsh님에게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그리고 2014년 한 해 동안 Trend Report 고정 필진으로 함께 해주신 남충식 부장님, 노진희 부장님 정말 감사합니다!
Life is Orange +no. 16 Winter 2014 Shall We Share?
올겨울 유난히 찬바람이 매섭습니다. <Life is Orange> 편집팀이 있는 강남의 빌딩 숲 사이로 부는 골바람은 살을 에는 듯한 아픔이 있습니다. 끝날 것 같지 않은 겨울처럼 이번 16호 작업은 정말 끝없는 마감과의 싸움, 그리고 추위와의 싸움이었습니다.
메인 인터뷰를 탈고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안심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네요. 2014년의 크리스마스 역시 사무실에서 질긴 마감과 함께합니다. 그리고 아팠던 한 해도 마무리합니다.
‘공유’라는 키워드로 겨울호를 준비한다고 했을 때, ‘아픔’보다는 ‘즐거움’을 공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누면 나눌수록 특별해지고, 함께하면 할수록 즐거워지는 ‘취향의 공유’. 나를 바꾸고, 내 주위를 바꾸고, 나아가 세상을 바꾸는 힘은 내가 가진 생각과 가치관을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것에서
발행인 안건희 발행일 2014년 12월 31일 발행처 이노션 월드와이드 INNOCEAN Worldwide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37-36 랜드마크타워 837-36, Yeoksam-dong, Gangnam-gu, Seoul, Korea www.innocean.com blog.innocean.com www.facebook.com/innocean www.twitter.com/innocean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Life is Orange> 편집팀
<Life is Orange>는 새해에도 더 많은 분들과 나눌 수 있도록 뾰족한 생각과 새로운 감각, 따뜻한 감성으로
기획 INNOCEAN Worldwide 홍보팀 02-2016-2214 편집 디자인 제작 iPublics Inc. 02-3446-7279 사진 Studio 1839 02-548-1839 인쇄 (주)삼성문화인쇄 02-468-0361
이 시대의 마음을 읽어내는 이야기를 채워가겠습니다. 다가올 행복한 일들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2015년 힘차게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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