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Orange +no. 09 Spring 2013 Why So Serious?
1. 신동엽, 9회말 2아웃 만루에 던지는 웃음 변화구 Nonsense Makes Sense
2. 타투이스트 NOVO가 새기는 치유의 詩
3. 談; 진짜 이태백이 말하는 광고천재 이태백
Wednesday to Thursday
Words Don’t Come Easy
Nonsense
Makes Sense
Why So Serious
Contents
Life is Orange +no.09
Spring 2013
04~
32~
76~
LETTER
IN THE LIMELIGHT
Past, Now and Future
CATS & DOGS
PyeongChang 2013
of Hand-drip Coffee
잘 쓰면 약이고 못 쓰면 독,
06~
Special Olympics
잠재된 심성
INTERVIEW
18개월의 뜨거운 기록
우려내는 느림의 미학
King of Comedy
Kid Assembles Team
Green Wave, Agritainment
CONTEMPORARY ART
신동엽, 9회말 2아웃
어게인! 슈퍼볼 2013
도시에서 남으로 창을 내고,
Mutant Esthetics
호미로 김을 매지요
환상과 현실,
Wednesday to Thursday
그 사이를 걸어가는 예술
이노션의 PPL 시간
54~
78~
What We Want from
만루에 던지는 웃음 변화구
14~
카카오톡
ISSUE REPORT
CREATOR’S NOTE 2
Going Weightless!
40~
에로 그로 넌센스한 나날들
CREATOR’S NOTE 1
84~ CREATOR’S NOTE 3
56~ COLLABORATION
86~ 24h
Is It Really O.K?
42~
NOVO & YOU & ME
나만 웃으면 돼!
TREND REPORT
한 남자가 새기는 치유의 詩
Precrime
타투이스트 NOVO
Dress from the Mars
마이너리티 리포트,
패션, 웃음의 미학을 만나다
현실이 되다
It’s Time to Go Home
Smells Like Yourself
Words Don’t Come Easy
그래도 땅은 디디고 웃자
우리 시대 그루누이들의 향수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88~ EPILOGUE
64~ 이노션 백서(白書)
언어와 마음
22~
Lucky Strike!
SHOWCASE
나에게 주는 깜짝 선물,
70~
Nonsense Makes Sense
럭키백
談; 이야기하다
난 이제 더 이상
진짜 이태백이 말하는
‘병맛’이 아니에요
<광고천재 이태백>
LETTER
04
Life is Orange Spring 2013
Nonsense Makes Sense 광고를 기획하고 소비자의 흐름을 미리 예측하려는 것이 몸에 밴 광고인들 이 요즘 자주 하는 말이 있습니다. ‘트렌드를 예측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작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보여준 엄청난 파급력과 글로벌 히트 를 바라보면서 지금까지 트렌드를 읽는 전문가라는 사람들은 이른바 ‘멘붕’ 을 경험하기도 했으니까요. 우리의 편견을 뛰어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아이 콘이 된 싸이를 바라보면서 다음은 어떤 것이 튀어나올까 흥미진진한 마음 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보고, 경험해온 세상을 뛰어넘은 기발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면 서도, 다른 한편으론 무의미한 개그에 열광하는 대중들…. 더 이상 ‘트렌드’ 라는 이름으로 대중을 묶고 규칙화하는 노력은 구시대적인 것 같습니다. 모 든 것을 역발상하며 새로운 의미를 재구축해내는 넌센스의 시대. 그로부터 새로운 시대를 읽어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도전,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2013년 <Life is Orange>의 첫 키워드로 ‘웃음’을 선택 한 이유입니다. 낯설게 보이기도 하지만 ‘웃음’은 분석과 예측을 뛰어넘어 강한 전파력과 공 감을 일으키는 원초적인 마력이기도 합니다. 그 힘을 즐기는 이들과 함께 시 대를 이끌어가는 창조, 이노션 월드와이드는 2013년을 이렇게 시작해보려 합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안건희
05
INTERVIEW
PHOTOGRAPHY. Studio 1839
신동엽, 9회말 2아웃 만루에 던지는 웃음 변화구
SHIN ‘19금 개그’의 제왕, 요즘 신동엽을 두고 신의 영역에 올랐다 평가한다. 그의 등장 만 보아도 웃음이 배어 나오는 이유는 ‘일 관되게, 포기하지 않고 세상이 받아들일 때까지’ 반복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상 외의 우직함 외에도 신동엽과의 대화는 단 순히 글로 옮기기 아까울 정도로 그가 ‘재 미있게 말하기’의 달인이라는 사실을 실 감하게 했다. 절묘한 타이밍과 맛깔스러운 단어 선택에 이르기까지 21년이라는 세월 이 흘러도 녹슬기는커녕 그 세월 덕에 더 여유로워지고 자신에 대해서는 더 냉철해 진 신동엽과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서희곤 국장이 만났다. 웃음을 원하고 웃음에 민 감해진 지금 세상과 사람들의 마음이 궁 금한 서희곤 국장과 그 웃음을 만들어내 고 지배하는 신동엽의 대화를 공개한다.
Life is Orange Spring 2013
What We Want from
INTERVIEWER. Suh Hee Gon (INNOCEAN Worldwide)
King of Comedy
y u p
DONG
INTERVIEW
08
Life is Orange Spring 2013
09
서희곤 국장(이하 서) 요즘 새 프로그램도 시작하시고, 많이 바쁘실
같아요. 개그맨들이 광고에도 많이 출연하고 있죠. 그만큼 개그가 생활
것 같은데, 이렇게 이노션 월드와이드에 직접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
속에 들어와 있는데요. 왜 요즘 사람들이 유독 개그에 목말라 할까요?
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신 저는 우리 사회가 점점 선진화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신동엽(이하 신) 일주일에 7일을 일하고 있어요. 다양한 프로그램을
웃음에 대한 철학이 있고, 웃음에 굉장히 관대하고 그걸 또 중요하다
맡아서 일하다 보니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이런저런 프로그램 촬영
고 생각하는 해외 사례만 봐도 알 수 있어요.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을 하면서 보내요. 주말이라도 시간이 있으면 좋을텐데, 토요일에는
유교적인 사상 때문인지 웃음을 경박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SNL 코리아> 생방송 촬영이 있어서 토요일 오전부터 회의하고 리허
이제 조금씩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소극적인 면
설하고, 그러다 밤 11시부터는 생방송이고요. 또 일요일에는 <안녕하세
도 있어요. 예를 들어 1970년대 영국에서 했던 <베니힐 쇼>는 지금 우
요>라는 프로그램을 하는데, 시청자들이 사연을 보내주고, 전국 각지
리나라 공중파에서는 심의에 걸려서 방영할 수 없을 정도로 수위가 높
에서 이러저러한 분들이 올라오셔야 하기 때문에 일요일밖에 프로그
고 세요. 그런데 그 자극을 웃음으로 받아들인다는 거죠. 일본판 <몰
램을 진행할 수가 없어요. 그러다 보니 일주일 내내 일을 하죠.
래카메라> 같은 걸 봐도 그래요. 이를테면 이경규 씨 같은 역할을 하는
서 집에도 들어가셔야 하잖아요. 술도 드셔야 하고.
사람과 어떤 유명인의 부인이 같이 작당을 하는 거예요. 그 유명인에게
신 그래서 시간을 잘 쪼개서 써야 하죠.
예쁜 여성이 호감을 표하고, 거부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남자분께 다가
서 제가 어제 얼핏 <안녕하세요>를 봤는데 그래서인지 약간 피곤해 보
가면, 이 남자가 결국 아내 몰래 자기가 사는 집으로 초대해요. 남자가
인다는 생각을 했어요
먼저 씻고 나오고 여자가 씻으러 가서는 아내랑 바꾸는 거죠. 두근구
신 숙취 때문이죠. (웃음) 피곤한 것을 시청자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근하면서 예쁜 여자를 기다리는데, 아내가 씻고 나오는 상황에서 얼마
무던히 애를 써요. 그런데 간혹 고수들한테는 들키더라고요.
나 놀라겠어요? 그런데 이런 내용이 방송에 나와도 아무도 비난하지
서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계절별로 매거진을 내는데, 이번 호 주제가
않아요. 그저 코미디로 받아들이는 거죠. 그 유명인의 평판이나 이미지
‘Why So Serious?’입니다. 인터뷰 대상을 정할 때 신동엽 씨가 가장
가 나빠지지도 않고요.
먼저 떠올랐어요. 요즘 즉흥적인 재미나 웃음을 좋아하고 진지한 걸
우리는 정서와 문화가 달라서 그렇게까지 될 수는 없겠지만 웃음이라
싫어하잖아요. 저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신동엽 씨도 이런 세태를
는 것을, 그리고 웃기기 위해서 하는 일에 관대해지고 적극적으로 수
대표하는 인물로 생각했는데, 실제의 신동엽 씨는 어떠세요?
용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거라고 생각해요. 간혹 어른들은 왜 이렇게
신 아니죠. 저는 굉장히 진지해요. 어렸을 때부터 진지했고요. 그런데
모든 것을 가볍게만 생각하냐 비난할 수도 있지만, 점점 세련되게 포장
내면이 진지하다 보니 항상 진지한 분위기를 싫어하고 진지한 것처럼
하고, 받아들이는 측에서도 그 행간에 숨은 뜻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
보이는 사람들을 멀리하려고 한 거죠. 사실 누구나 다 진지하다고 생
리게 되면, 우리 모두 서로가 생각하는 것을 진지하게 일일이 설명할
각하는데, 그 모습을 다른 사람이 눈치 채게 하는 건 재미없고 이상하
필요가 없어지겠죠? 그게 웃음을 받아들이고 이용하려는 이유가 아닐
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 굳이 그걸 드러낼 필요가 있
까 해요.
을까요? 그 진지함을 진지하지 않게 표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봐
서 지금 말씀하신 것이 신동엽 씨가 생각하는 웃음과 코미디의 철학
요. 중요한 건 진지하게 생각해서 얻어낸 결과잖아요. 그런데 그 생각
인 것 같아요.
하는 과정이 다 진지한 티를 낼 건 없다고 봐요.
신 저는 제 아이도 센스 있고 재미있고 유머러스한 사람으로 자랐으
서 광고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실제 행간에 담긴 내용은 진지하지
면 좋겠어요. 그래서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서로 장난치면서 재미있
만 그것을 그대로 전달하면 사람들이 흥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어떻
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렇다고 아이가 부모를 존경하지 않는
게 하면 그걸 효과적으로 ‘트위스트’할까, 그게 늘 고민이죠.
다든가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요즘 그 어떤 시기보다 개그를 친숙하게 느끼고 웃음에 열광하는 것
서 요즘 신동엽 씨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들 하고, 신동엽 씨
서희곤
신동엽
1971년생. 이노션 월드와이드 3본부캠페인1팀
1971년생. 91년 S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하여
팀장. 19년째 기획일(AE)을 하면서 광고밥을
SBS <TV 동물농장>, <헤이헤이헤이>, MBC
먹고 있다. 광고밥 20년 차지만 ‘아직 갈
<일밤>, <느낌표>, KBS <해피투게더> 등 굵직한
길이 멀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긴장을 풀지
예능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중3 때부터 일관성
않는 노력파로, 더 인간미가 묻어나는 광고,
있게 밀고 나간 ‘19금 드립’의 포텐이 제대로
인사이트가 담긴 광고를 만들고자 애쓰는 중.
터지면서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신동엽. 그의
현재 보험과 피자와 카메라와 라면의 캠페인을
쫄깃한 콩트가 그립다면 SBS <화신>과 tvN
담당하는 이노션의 숨은 패셔니스타.
<SNL 코리아>에서 제대로 충전할 것.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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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왜 이렇게 모든 것을 가볍게만 생각하냐 비난할 수도 있지만, 점점 세련되게 포장하고, 받아들이는 측에서도 그 행간에 숨은 뜻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되면, 우리 모두 서로가 생각하는 것을 진지하게 일일이 설명할 필요가 없어지겠죠? 그게 웃음을 받아들이고 이용하려는 이유가 아닐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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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19금 개그’에 호응도 많이 하죠? 신 농담처럼 받아들이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중3 때부터 지금까지 늘 일관되게 행동해왔습니다. (웃음) 서 요새 반응이 더 큰 것은 세상이 변한 것인지 아니면 신동엽 씨가 세상에 맞게 변형한 것이 있는지요? 신 아마 오랫동안 한결같이 19금스러우니까 이제는 저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어주신 것 같아요. 사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저만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제가 그런 이야기만 하는 것도 아니 잖아요? 그런데 요즘 들어 더 많은 지지를 보내주시는 것은 하루아침 에 일어난 변화는 아니겠지요? 웃음이란 것이 이래요. 똑같이 웃긴 이 야기라도 주변의 친한 사람들이 이야기하면 더 재미있어요. 지나가던 모르는 사람이 똑같은 이야기를 하면 재미없어요. 그렇게 크게 웃을 수 없죠. 가족들이 유치한 이야기를 하면 더 재미있는 것처럼요. 개그 맨이라는 직업도 그 사람의 능력과 상관없이 관객이나 시청자와 어느 정도 친밀감을 쌓아야 더 웃길 수 있죠. 더 교감을 할 수 있기 때문일 거예요. 그래서 개그맨들은 다른 장르와 달리 우선 시청자와 친해지는 것이 중요해요. 제 스타일을 처음에는 낯설어하시고,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시기상조 라고 말하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계속했더니 이 제는 친숙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어떤 백작 부인이 피카소에게 거금을 주고 자기 초상화를 부탁했는데, 피카소가 5분 만에 그림을 끝내더래요. 그래서 백작부인이 화를 내면서 큰돈을 냈는데, 어떻게 5분짜리 그림을 그리냐고 했더니 피카소가 이렇게 대 답을 했다고 해요. ‘부인, 저는 이렇게 5분 만에 그리기 위해 30년을 연 습했습니다.’ 저도 20년간 일관되게 해오다 보니, 21년째부터 사람들 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서 아, 20년은 넘어야 하는군요. 저는 19년째 광고 기획을 하고 있는 데, 20년을 넘겨야 하는군요. (웃음) 제가 신동엽 씨를 인터뷰하게 되 었다고 하니 제 주변에서 꼭 한번 물어봐달라고 요청한 질문이 있어 요. 많은 사람도 똑같이 궁금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언제부터 야한 것 을 좋아하셨나요? 실제로도 자신의 성격이 음흉한 편이라고 생각하 세요? 신 대체로 여러분이 좋아하는 만큼, 그때부터 좋아한 것처럼 저도 별 반 다르지 않죠. (웃음) 하지만 제가 독특해 보이는 것은 현실에서 훨 씬 더 야하고 발칙하고 음흉한 사람들이 많지만 방송에서 이런 이야 기를 하는 사람을 신선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밀폐된 공간에서 동성과 함께 있을 때 질펀하게 이야기하는 그 정도는 아니지만 방송 에서 쉽게 꺼낼 수 없는 소재를 넌지시 보여주는 맛이 있으니까요. <쟁반노래방>이라는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이승연 씨가 출연했을 때 이야기인데, 그 당시에 이승연 씨와 강호동 씨에 관련된 루머가 있었 어요. 전 국민이 다 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했죠. 그 래서 제가 그 루머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어요. 생방송도 아니니까 문 제가 된다면 편집으로 해결하겠지 하는 심정이었는데, 현장에서 작가 들도 그렇고 연출하는 사람들도 그렇고 너무 움찔하며 놀라는 거예
INTERVIEW
요.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반색을 해요. 누군가 방송에서 꼭 물어봐줬 으면 했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례라고 생각하면서 그걸 입 밖으 로 꺼내지도 않았던 거죠. 그래서 결국 재미있게 의학적으로 분석도 하면서 방송을 마칠 수 있었어요. 저는 이렇게 김원희 씨와 함께했던 <헤이헤이헤이>에서도 나름 ‘19금 개그’를 계속했고,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서도 틈만 나면 시도했지만, 제 성에 안 차서 성인 시트콤 기획하고 대본도 짜고 했죠. 미국의 <프렌즈> 같은 드라마를 보면 어 떤 에피소드는 콘돔이 주제인데, 아주 유쾌하고 재미있어요. 그것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콘돔이 소재가 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상황들을 자연스럽게 다루니까요. 서 용감하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런 아이디어로 광고를 만든 다는 것이 어렵겠지만요. 신 광고는 큰일나죠. (웃음) 저야 누군가 딴지 걸면 그런 의도가 아니 었다라고 빠지면 되지만, 광고는 계속 반복되잖아요. 빠져나갈 구멍이 없어 보이는데요? 서 방송을 보면서 궁금했던 것이 애드리브를 할 때 그 순간에도 계산 을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애드리브를 결정하는지요? 신 늘 계산을 하죠.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촉을 세워서 듣고 있다 가 그 사이를 파고들면서 재미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0.1초 안에 결정 을 해야 해요 그 사이를 이용할지 말지, 재미있을지 아닌지 너무 오래 생각하면 타이밍을 놓쳐서 이야기를 꺼내도 소용이 없어지니까. 야릇 한 느낌의 이야기를 할 때에도 이 내용이 너무 지나쳐서 부담스럽지 않 을까, 아니면 너무 안전하게만 가는 것은 아닌가 항상 생각하죠. 모험 과 안전을 가르는 선에 닿을락말락하는 선을 넘나드는 수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 아무래도 그런 것을 순식간에 판단하는 것은 감각의 영역이겠죠? 신 선천적으로 노래를 잘하거나 달리기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웃기는 데에 타고난 사람이 있어요. 오랫동안 하다 보면 트레이닝이 되 어서 잘할 수도 있겠지만 타고나는 감각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들어요.
얼마 전까지 저는 피처폰을 갖고 다녔어요.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지만, 이 스마트폰은 갖고 있으면 자꾸 꺼내서 보게 되요. 특히 연예인들은 인터넷에 자기 이름을 검색하면 관련 기사나 댓글들이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혼자 있을 때는 거기에 시간을 다 보내게 되요. 세상으로 눈을 돌리고 사람들을 관찰해야 하는데 그 시간을 뺏는 거죠. 지하철에 탄 사람들을 보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던 그 시간이 저의 가장 큰 자산인데, 그런 시간을 빼앗길 수 있어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려 노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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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안 하기도 하지만요. (웃음) 주로 사람들이 대화하는 상황을 관찰 하는데, 이 사람이 말을 하는데 다른 사람이 중간에 끼어들 경우에 어 떤 기분일까, 그리고 그걸 어떻게 표현하나 표정을 보면서 관찰하다 보 면 독특하고 재미있는 상황을 발견하게 되요. 이런 것들을 일부러 기 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중에 비슷한 상황에 처하면 그 기억이 떠올 라서 재미있게 연결시키거나 아니면 그 상황에 나를 대입하여 내가 겪 은 것처럼 전달하기도 하죠. 또 하나는 신문을 많이 보려고 노력하고 실제로도 많이 봐요. 적은 돈 으로 그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은 신문뿐이라고 생각하거든 요. 인터넷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종이 신문으로 봐요. 그 이유는 신문 을 펼쳤을 때 다양한 정보를 다루는 기술을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 거든요. 편집에 따라 어떤 정보는 읽고 싶게 만들고, 어떤 정보는 또 지 나치게 만드는 그런 기술에서 저도 ‘전달의 기술’을 배우는 셈이죠. 얼마 전까지 저는 피처폰을 갖고 다녔어요. 지금은 스마트폰이 있지만, 이 스마트폰은 갖고 있으면 자꾸 꺼내서 보게 되요. 특히 연예인들은 인터넷에 자기 이름을 검색하면 관련 기사나 댓글들이 나오잖아요? 그러니까 혼자 있을 때는 거기에 시간을 다 보내게 되요. 세상으로 눈 을 돌리고 사람들을 관찰해야 하는데 그 시간을 빼앗기는 거죠. 지하철에 탄 사람들을 보면서 저 사람은 어디서 무슨 일을 겪고 이 지 하철을 탔을까, 여기에서 누구에게 관심이 있을까 이렇게 상상하면서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던 그 시간이 저의 가장 큰 자산인데, 그런 시간 을 빼앗길 수 있어요. 그래서 가급적이면 스마트폰을 보지 않으려 노 력해요. 서 제가 작년에 담배를 끊었고, 올해의 목표는 스마트폰을 끊는 것입 니다. 지금 말씀하신 내용은 저도 절절하게 공감합니다.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세월 동안 그리고 앞으로도 자신이 가장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신 저는 신인 때부터 잘 풀려서 오랜 기간 사랑도 많이 받았어요. 그 래서 나름 방송국에서 PD에게도 ‘당신은 조직원으로 지금쯤 이렇게 하면 경력에도 도움이 되겠다’ 이런 충고도 하고 이랬어요. 그런게 잘 보이고 그랬어요. 출연료 협상할 때도 당당하게 내가 이만큼 받아야겠 다 누구와 비교하지 말고 절대적으로 판단해달라는 요구도 스스럼없 서 그렇다면 방송에 필요한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어떻게 얻으시나요?
이 하곤 했지요. 방송도 방송이지만 자신을 잘 관리하고 눈치도 빠르
아이디어를 만드는 비법 같은 것은요?
고 분위기 파악도 잘한다고 남들도 이야기해주고 저도 그렇게 생각했
신 후배들도 이런 질문을 하는데 저는 솔직히 비법은 없다고 생각합
어요. 하지만 저만의 착각이었죠. 저는 제가 주식을 하면 아주 잘 할
니다. 예전에 김국진 씨랑 김용만 씨가 잠깐 일을 쉬고 1년여 동안 미국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지난 7~8년 간 제가 잘하지 못하는 쪽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어요. 여행하면서도 계속 회의를 하면서 콩트 아이디
발을 잘못 디뎌서 정말 고생했어요. 그때도 제가 사업을 잘해낼 수 있
어 회의 몇 백 개를 만들었는데 돌아와서는 단 한 개도 사용할 수 없었
을 거라 생각해서 시작한 것인데요, 결국 방송만 할 줄 안다는 것을 깨
다고 해요.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는 것으로 아이디어를 만들 수는 없다
닫게 되었어요.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저는 그만큼 저를 몰랐던 거죠.
는 이야기죠. 물론 프로그램의 전체를 위한 기획이나 회의는 의미가 있
다른 이들의 눈에 비치는 이미지나 판단에 기대어 스스로도 착각을 하
지만, 제 경우에는 오히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듣는 데
게 되고, 가장 소중한 나의 행복도 그런 것에서 찾게 될 때가 있어요.
에서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요.
저는 비싼 대가를 치르고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알게
사람들은 대부분 저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나, 방송 뒷이야기 같은 것을
되었어요.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판단할 수 있고, 그래서 스스로 행복
기대하지만 저는 말을 많이 안 하고 듣는 편이에요. 음, 돈을 안 줘서
하다고 말할 수 있어요.
ISSUE REPORT
1930 TO 2013 GOING WEIGHTLESS! 에로 그로 넌센스한 나날들
14
영화 <남쪽으로 튀어>로 돌아온 임순례 감독은 “너무 정색하기 싫어서 코미디가 필요했 다”고 말한다. 2012년이 진정성의 시대였다면 2013년은 정색하기 싫은, 진지하면 지는 시 대다. 출구도 보이지 않는 암울한 현실과 유난히 추웠던 겨울 때문일까. 현실과 상상의 경 계는 더욱 무의미해지고, 그 자리엔 오로지 공허한 웃음만이 남았다. 여기도 넌센스, 저기 도 넌센스! 에로틱하고 그로테스크한 넌센스 사랑, 알고 보니 지금이 처음은 아니라는데? TEXT. So Rae Sub (Professor of Ulsan University)
Life is Orange Spring 2013
비록 과거의 글이지만 요즘 세태가 떠오르지 않 나? 1930년대는 요즘과 마찬가지로 지식인과 청 년층을 중심으로 비관적 풍조가 팽배했던 시기 였다. 대공황으로 인한 불경기가 지속되었고, 사 회는 더욱 폐쇄적으로 변해갔다. 그럴수록 사람 들은 더욱 ‘에로 그로’에 탐닉했다. ‘에로 그로’는 현실의 불만과 우울을 달랠 수 있는 도피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에로 그로’에 몰두하면서 사회 에 대해서는 냉소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상주의
넌센스는 조상님도 못 말려
자나 계몽주의자에 대해서는 빈정거리기 일쑤였
Nonstop Nonsense
다. 위 인용문의 필자는 당대 젊은이들의 그러한 태도를 ‘도피적 시니시즘’이라고 명명했다.
이 땅에 ‘넌센스’라는 말이 처음으로 유행하게 된
발전하는 현대과학에 대한 역반응임을 지적한다.
때는 1930년대이다. 이 시기 넌센스는 에로, 그
또한 이러한 욕망이 단순히 외래 사조를 추종하
로라는 말과 뗄 수 없는 개념이었다. ‘에로 그로
는 데서 생겨난 유행심리만이 아니라 문명의 발
넌센스, 수동적 허무주의의 산물인가
넌센스’는 20세기 초에 미국에서 새롭게 나타난
달과 궤를 같이하는 필연적 반작용임을 나타내
The Babies from Nihilism
대중문화의 흐름을 일컫는 말로 일본을 거쳐 조
고 있다.
선에 상륙했다. ‘에로’는 ‘에로티시즘’, ‘그로’는 ‘그
이렇듯 ‘넌센스’의 역사를 살펴보면 고통이 크고
로테스크’의 줄임말이다. 즉 ‘에로 그로 넌센스’는
슬픔이 깊을수록 웃음에 대한 욕망은 더 세차게
선정적이고 기괴하며 무의미하고 우스꽝스런 것
도망치면서 시니컬하기
끓어오른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코미디보
들에 탐닉하는 당대 문화의 경향을 간명하게 압
Being Cynical, Running Away
다 더 코미디 같은 현실에, 그런 현실을 신랄하게 비웃는 코미디가 더해져, 웃음은 기하급수적으
축한 말이었다. 1930년대 조선에서 ‘에로 그로 넌센스’가 확산된
윗글에서 나타나듯 ‘에로 그로 넌센스’는 근대에
로 늘어난다.
것은 일본의 향락산업 및 성 풍속이 식민지로 이
들어 상업화된 감각적 쾌락의 대명사였다. 상황
결국 무의미와 웃음을 주된 속성으로 하는 ‘넌센
동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1920년대 중반부
에 따라 에로, 그로, 넌센스 셋 중 어느 하나가 특
스’는 허무주의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 철학자 니
터 본격화된 일본의 퇴폐적 문화가 조선에도 그
별히 부각되는 시기가 있었을 뿐, ‘에로 그로 넌
체는 허무주의를 부정적 허무주의, 반동적 허무
대로 유입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당대의 지식인
센스’는 20세기 이후 대중이 열광하는 상업화된
주의, 수동적 허무주의로 구분한다. 부정적 허무
들은 대부분 ‘에로 그로 넌센스’에 비판적이었다.
문화의 핵심을 차지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언제
주의는 고차적 가치들을 추구함으로써 현실을
1930년 어느 잡지에 실린 다음과 같은 언급은
‘넌센스’가 특별히 부각되는 것일까? 이에 대한
평가 절하하는데, 이것이 팽배하면 자신만의 진
요즘 상황에 그대로 대입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대답 역시 1930년대의 글에서 찾을 수 있다.
리에 맞춰 현실을 개조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환멸이 우리를 침노한다. 정직한 사람, 성실한 사
다. 반동적 허무주의는 고차적 가치들 자체를 평
현대인의 신경은 나날이 둔해간다. 현대과학의
람, 민중을 위해 진심으로 애쓰는 사람은 결국 고
가 절하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신, 진리,
끊임없는 자극에 극도로 첨예화한 그들의 신경
생하고 손해 보고 버림을 받는다. 그 대신 거짓
선(善) 등 그간의 모든 이상적 가치들이 부정된다.
이 밟은 반동적 경향이리라. 이리하여 그들의 마
말을 잘하는 사람, 남을 해하려고 밤낮 궁리하는
허무주의의 극단인 수동적 허무주의자들은 ‘만
음 가운데는 어느새 부질없이 괴기를 찾는 일종
사람, 비굴한 사람, 겉으로 젠체하고 속으로는 비
사가 공허하다. 모든 것은 과거로 사라졌다’고 외
의 엽기벽(獵奇癖)이 생겼다. 그로테스크! 그로테
열한 행동을 하는 사람, 민중을 파는 사람이 출
친다. 아무도 가치를 평가하려 하지 않으며 어떠
스크! 나체화적 에로, 신화적 그로테스크, 이것이
세를 하고 환영을 받고 상좌에 앉고 무엇보다도
한 변혁의 힘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요즘의
현대인의 시들어가는 명맥을 끌고 나가는 위대한
괴상한 것은 상당한 사업을 성취하는 것이다. 그
‘넌센스’ 열풍이 얼마나 더 진행될지, 어떤 웃음이
매혹이요, 생명수다.(「거인 김부귀를 요리했소」,
래서 새로운 철학이 생겨난다. 모든 이상을 파괴
주류를 이루게 될지는 우리 사회의 허무주의가
『별건곤』, 1930년 9월호)
하고 오직 ‘빈정거림’이 유일한 가치의 비판이 되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 글은 ‘에로 그로 넌센스’에 대한 욕망이 나날이
고 만다.(「세태비평」, 『동광』, 1931. 6. 1.)
요새 표기로는 ‘난센스’가 맞지만, 이 글에서는 1930년대의 표기를 살려 ‘넌센스’라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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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REPORT
IS IT REALLY O.K? 나만 웃으면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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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에서 흔히 보는 한 장면. “나만 아니면 돼!” 복불복 게임에서 승자가 이렇게 외치면 패자는 ‘이건 현실 이 아닐 거야’ 하는 멍한 표정으로 승자를 바라본다. 이윽고 어김없이 따라오는 자막 ‘무한 이기주의’. 가위바 위보 하나로 누군가는 혹한기에 한데서 잠을 자고, 누군가는 군불 땐 따뜻한 아랫목에서 자는 운명이 갈리는 그 순간, 출연자들의 리액션에는 아마도 진심이 들어 있을 것이다. 꽤 많이 반복되어 이제는 식상할 법도 하지 만 여전히 웃음이 피식피식 비어져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도대체 이 원초적인 웃음의 이유는 뭘까. TEXT. Jung Duk Hyun (Colum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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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학은 코미디가 현실을 뒤틀어 웃음을 주는 하 나의 중요한 방식이기 때문이다. 1980~1990년 대의 가학적인 코미디가 당대 권력의 원초적인 작동 방식을 그대로 보여줬다면 2000년대로 넘 어오면서 이 가학의 방식은 새롭게 변모한다. 즉 스스로 자신을 가학하는 방식으로 보여지거나 혹은 풍자의 방식으로 표출되거나. <개그콘서트> 마빡이의 인기는 이 가학과 피학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스스로 관리되고 통제되는 시
마빡이가 마빡을 때릴 때 우리는
대의 징후를 보여준 것이었다. 끊임없이 자신의
Hit and Laugh, and Hit
마빡을 때리는 것으로 웃음을 주어야 생존할 수 있는 시대. 이것은 신자유주의 시대에 흔히 ‘자기
대상으로 하든 상관없이 ‘재미있으면 그만’이라
“나만 아니면 돼!”라는 말에는 여러 의미가 들어
관리’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강박적인 가학과 피
는 식의 사고방식은 ‘재미’가 모든 가치에 우선하
있다. 웃음을 주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지만 그 웃
학의 밑그림을 보여주었다. 이른바 ‘자기계발서’
게 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이제 ‘재미’는 진리
음을 주기 위해서는 약간의 가학이 필요한 법이
의 봇물은 마빡이의 그 절박한 동작에서 이미 감
나 윤리, 도덕의 차원을 넘어서고 있다. 과거 진선
다. 가학은 벌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다. 결국
지되었던 셈이다.
미(眞善美)에서 진(眞)과 선(善)이 미(美)보다 우
웃음을 목적으로 허용되는 가학의 상황 속에서
위에 있었다면 이제는 미(美)가 이 모든 것을 압
‘나만 아니면’ 다른 사람이 걸려도 상관없다는 얘
도하고 있다. 미학적인 것이 주는 재미가 진리나
기다. 누군가의 고통이 나에게는 웃음이 되고, 때
웃음의 화살이 나를 향할까봐 우리는
선보다 앞선다는 얘기다. 정사(正史)에서 벗어나
로는 고통을 받는 이들조차 웃는 장면은 우리에
To Be or Not to Be
면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던 1990년대 사극과 이제 역사의 차원을 넘어서 판타지와 SF적인 요
게 아무런 죄책감도 주지 않는다. 즉 “나만 아니 면 돼!”라는 말은 “나만 웃으면 돼!”라는 말과 다
그러나 코미디가 보여주는 가학적인 요소가 무조
소까지 뒤섞인 오늘날 퓨전사극의 변화를 보라.
르지 않다.
건 비판할 것만은 아니다. 가학은 그 대상을 누구
또 타블로나 최민수처럼 제아무리 진실을 드러내
코미디에서 가학은 단골 소재다. 슬랩스틱의 대
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뉘앙스로 다가
고 도덕적 입장을 끄집어내도 ‘재미’의 차원으로
가인 심형래는 ‘변방의 북소리’ 같은 유명한 코미
올 수 있다. 1980~1990년대에 심형래로 대변되
폭력이 행하는 작금의 흐름을 떠올려보라. 재미
디 코너에서 끊임없이 죽도로 두드려 맞는 것으
는 어딘지 모자란 바보(낮은 자)에게 행해지던 가
는 이제 모든 것을 압도한다.
로 대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심형래 본인의 입장
학이 있었다면, 다른 한편으로는 김형곤으로 대
“나만 아니면 돼!” 혹은 “나만 웃으면 돼!”라는 극
에서는 피학이지만 때리는 것을 바라보는 우리
변되는 높은 자들에 대한 가학이 있었다. 이것을
단적 이기주의 속에는 강박적으로 재미를 추구
입장에서는 가학이 된다. 본래 가학과 피학은 동
우리는 풍자라 부른다. 현실의 권력자들을 코미
하는 사회 속에서 생겨나는 극도의 불안감이 녹
시에 나오기 마련이다. 약간은 바보스러운 캐릭
디 소재로 끌어와 거침없이 비틀고 조롱했던 풍
아 있다. 누군가의 재미를 위한 가학은 누군가의
터를 세워두고 계속해서 때리고 놀리는 코미디
자 코미디의 전통은 <개그콘서트>의 동혁이형이
피학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누군
들은 <유머 일번지>와 <쇼 비디오자키> 같은 콩
나 공감개그의 일인자 최효종 등을 통해서 그 명
가는 언젠가 내가 될 수도 있는 일. 그래서 “나만
트 코미디 전성시대의 단골 소재였다.
맥이 이어져왔다. 똑같은 말의 가학이라도 그 대
웃으면 돼!”는 동시에 이렇게 들리기도 한다. “혹
물론 이런 가학적인 소재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
상이 낮은 자가 됐을 때와 높은 자가 됐을 때는
시 나라면 어떻게 하지?” 어쩌면, 이 불안감이 거
들이 나오면서 누군가 누구를 때리는 설정들은
이렇게 다르다.
꾸로 극도의 재미만을 추구하는 사회를 추동하
거의 없어졌지만 그렇다고 가학적인 소재가 사라
확실히 지금은 ‘웃음’이 만사가 된 시대인 것만은
는 건 아닐는지.
진 건 아니다. 권력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가학과
분명하다. 그것이 가학이든 피학이든 또 누구를
인기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2주 연속 15%대의 시청률을 찍으며 2011년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음 스타개그맨을 발굴해야 할 ‘세대교체’와 함께 ‘몸개그 혹은 입담개그’의 양극화를 벗어나야 할 미션이 주어진 셈. 높아진 시청자의 눈높이만큼 현실 공감에 기반을 두고 때론 날카로운 풍자도 서슴지 않는 코미디가 필요하다.
ISSUE REPORT
DRESS FROM THE MARS 패션, 웃음의 미학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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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 샤넬은 말했다. “패션이란 옷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거리와 대기 아래, 우리들의 삶과 생각 속에 존재한다.” 그녀의 말이 오늘날까지 우리의 가슴을 울리는 건 사회적 구성물로서 패션의 속성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했기 때문이 아닐까. 싸이 본인조차 놀랄 만큼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를 휩쓸 고, 27만 원어치 맥도날드 감자튀김을 한꺼번에 먹어 치우는 놀이가 까닭 없이 유행하는 요즘, 패션 역시 ‘넌센스’의 시류를 십분 반영하고 있으니 말이다. TEXT. Kim Hong Ki (Fashion Cu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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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만든 1960년대 풍 버킨스톡 샌들, 베르수스 (Versus)는 아예 레고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온 듯 한 색채와 플라스틱 체인을 결합한 가방을 신상 으로 내놓았다. 패션 브랜드 펜디도 가방의 여밈 장치를 조립식 레고처럼 보이도록 디자인했다. 샤 넬의 캣워크에서 모델을 뒤뚱뒤뚱 걷게 하는 건 풍력터빈이 달린 구두가 아니던가? 관객들에게 약간의 당혹과 웃음을 머금게 할 만한 아이템이 대거 등장했다. ‘진지하면 지는 것’이란 세간의 평 을 확연하게 보여준 올 봄/여름의 컬렉션이다.
사회를 치유하는 웃음,
이번 컬렉션의 가장 큰 영감은 1960년대다. 패
패션의 코드가 되기까지
션은 10년 단위로 쪼개진 이전 시대를 참조하여
Fashion Must Be Fun
트렌드 속에 사람이 있다
새로운 패션을 조형한다. 런웨이에는 1960년대
Trend Reflects Ourselves
에 등장한 옵아트의 영향을 고스란히 녹여낸 색
웃음에 대해 예찬한 철학자 앙리 베르그송의 말
채 조합과 무늬에 대한 해석이 그대로 나타난다.
을 들어보자. “웃음은 사회적 제스처다. 웃음은
패션은 시대의 분위기를 비추는 거울이며, 옷은
블랙 앤 화이트와 스트라이프의 강세가 그것이
사회적인 육체에 남아 있을 수 있는 메커니즘적
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찬연한 오브제다. 패션 트
다. 극명하게 충돌하는 세계를 표현하기에 블랙
인 경직성을 이완시킨다.”
렌드를 읽는 것은 런웨이에서 선보인 패션 경향
앤 화이트만큼 효과적인 것이 있을까 싶다. 줄무
60년대에 이미 씨앗을 뿌린 고도 기술사회와 업
을 분석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옷을 입은 사
늬는 또 어떠한가? 많은 패션평론가가 스트라이
적주의는 신자유주의란 괴물을 낳았다. 이런 괴
람들의 표정과 정서 상태를 살피는 일이 포함된
프를 향해 수평적 사고로 무장한 사회의 단면을
물 앞에 선 인간이, 여전히 자신의 인간됨을 놓
다.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줄을 긋는다는 것
치지 않고 살아가는 법은 무엇일까? 바로 웃음의
사실 패션의 역사에서 표정과 정서가 전면에 등
은 결국 이전 시대와 정서적으로 결별한다는 뜻
힘을 되찾는 것이다. 이때 웃음은 두 가지 방향에
장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기독교가 인간의 모
도 포함되지 않겠는가. 디자이너들은 1960년대
서 힘을 발휘한다. 베르그송의 말처럼 하루하루
든 정신작용을 장악하고 삶의 모든 기준을 선포
의 어떤 측면들과 작별하고 싶었던 걸까?
를 지탱하며 살아가는 통에 기계화된 몸짓에 활
하던 중세에는, 인간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1960년대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진 시대였다. 서구
력을 부여하는 법, 두 번째는 웃음을 통해 삶의
인간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인간 본연의 감정의
에서는 이를 ‘흔들리는 60년대(Swinging Sixties)’
질서에 적대적인 것을 드러내고 받아들일 수 있
중요성에 눈뜨기 시작한 르네상스에 와서야 인간
라 부르기도 했다. 전쟁 이후 풍요로움을 맛본 젊
는 여백을 만드는 것이다.
은 ‘표정 지을 수 있는 존재’로서의 자신을 발견하
은 세대가 패션 소비를 이끄는 주력으로 등장했
결국 패션이 웃음을 지향하고, 그 내부에 웃음
게 된다. 표정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학습된 행동,
고, 피임약의 개발로 성 해방이 본격적인 물꼬를
의 코드를 삽입한다는 것은 패션 스스로 자기
바로 제스처의 개념도 배우게 된다. 이러한 인간
텄다. 꽃의 자식들이라 불리는 히피(Hippies)와
치유의 길을 가겠다는 뜻이 된다. 레고 블록 같
의 자의식의 발전은 시간과 장소, 경우에 따라 옷
비트족이 탄생한 시대이기도 했다. 기성의 사회통
은 가방을 들면 좀 어떠랴. 나 역시 어른이 된 지
을 입는 TPO의 개념과 연결되면서 다양한 종류
념과 제도, 가치관을 부정하고 인간성 회복, 자연
금도 레고를 조립하며 스트레스를 푼다. 1949년
의 옷차림을 개발하게 된다. 르네상스 시대부터
으로 돌아가기를 주장한 히피는 20세기 대표적
에 내놓은 조립식 블록 완구 레고. 이 이름의 유
인간의 역사에서 옷의 종류와 유행의 속도가 빨
인 청년문화를 형성했다. 한편 비트족은 업적 위
래는 덴마크어로 ‘잘 놀다’라는 뜻을 가진 ‘LEG
라지고 다양해진 이유다.
주의 사회와 확고한 지위를 가진 사람들의 숨막
GODT’를 줄인 것이란다.
히는 질서로 이루어진 세계에 대한 경멸을 너저
놀라운 것은 LEGO가 라틴어로 ‘내가 되다’란 사
분한 외모를 통해 표현하기도 했다.
실! 장난감 취급했던 레고가 실은 자아 찾기의 도
패션, 웃음의 두 얼굴을 빚다
또한 1960년대 하면 팝아트를 빼놓을 수 없다.
구였던 셈이다. 나는 패션의 각 아이템이 레고처
From Swinging Sixties
앤디 워홀이 대중문화의 우상들과 함께 수프깡통
럼 우리의 정체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이나 코카콜라 병 등의 소비품을 자기 그림의 슈
있다고 믿는다. 그러니 풍차바퀴 같은 힐을 신은
2013년 봄/여름의 패션 경향 중 주요하게 드러
퍼스타로 선언하던 시대. 1960년대는 고도 기술
들 어떻겠는가? 한바탕 웃음으로, 진지함에 교묘
나는 특징이 유머와 코믹이다. 즐거움이란 감정
사회가 된 현재 우리 시대를 발아시킨 씨앗과 같
하게 눌려버린 답답함을 시원하게 뚫어줄 통풍구
이 런웨이 위를 달린다. 프라다의 나무로 만든 탑
았다. 올 봄/여름 60년대가 부활한 것은 이런 이
가 된다면 말이다.
모양의 구두, 셀린에서 선보인 붉은 모피를 이용
유일 것이다.
라틴어로 ‘불안’인 Angor의 어원은 Angustia. 호흡기관을 병적으로 닫는다는 뜻이다. 결국 불안은 ‘호흡의 장애’를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이 호흡장애를 이길 수 있는 것이 바로 ‘웃음’이라고 생각했다.
ISSUE REPORT
IT’S TIME TO GO HOME 그래도 땅은 디디고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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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나? 웃으면 웃을수록 몸이 점점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지 않나? 그러다 갑자기 ‘퐁’ 하고 공중으로 몸이 튀어오를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늘을 나는 메리 포핀스> 에 나오는 ‘웃음가스(Laughing Gas)’를 들이마신 것마냥. 그러나 여행은 돌아갈 집이 있어야 완성되고, 웃음은 끝이 있어야 목청껏 웃을 수 있듯, 땅은 디디고 웃어야 하지 않을까? 비록 누군가 “That’s the saddest thing I’ve ever heard!”라 외칠지라도. TEXT. Park Myung Jin (Contents Business Team, INNOCEAN Worldw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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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을 찾았기 때문 아닐까? 최근 새롭게 시작한 종편 프로그램 중 <썰전>이 라는 것이 있다. 감히 예상컨대, <썰전>은 종편 프로그램 사상 최고시청률을 기록할 것이다. 초 지일관 언어유희에 몰두하는 불세출의 ‘국민 비 호감’ 김구라와 하버드 출신 국회의원이자 성희 롱·고소왕으로 이름난 강용석 변호사, 전직 대통 령을 향해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며 거침없이 돌 직구를 던지는 이철희 교수가 빚어내는 앙상블이 를 가진 뚱뚱한 사람입니다. 저를 싸이로 만들어
그야말로 끝내준다. 시사라는 다소 딱딱한 주제
주셔서 정말 온몸으로 감사드립니다” 하고 울먹
를 한없이 가벼운 접근으로 난도질하지만, 정치
였을 때, 수많은 언론이 그를 진정성의 아이콘이
적 우파와 좌파 각자의 논리를 진정성 있게 펼침
라 칭하지 않았나. 당시 대선주자들에게 ‘싸이의
으로써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밸런스가 돋
진정한 사랑 vs 넌센스
진정성을 배워야 한다’는 조언을 서슴지 않으며.
보인다.
True Heart vs Nonsense
그런데 싸이가 언제부터 우리 사회 진정성의 심 벌이었던가? 그는 우리사회 B급 문화의 선두주자
바야흐로 멘붕의 시대. 처음 ‘멘붕’이라는 말을 접
였으며, ‘엽기가수 PSY’라는 타이틀로 소개되던
지상의 웃음
했을 때 이렇게까지 시대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가요계의 비주류였다. (물론 나는 그가 가진 탁월
Laughing on the Earth
될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코믹하다 못해 다소
한 B급 감성의 오랜 팬이었으며, 그의 양아스러
경박해 보이기까지 하는 ‘멘탈붕괴’란 말이 남녀
움(?)에 열광하긴 했지만) 강남스타일 신드롬이
불어로 멘탈은 ‘망탈리테(mentalite)’, 즉 집단적
노소 누구나 사용하는 대유행어가 되어버린 지
2013년에 만들어졌다면, 아마도 싸이는 진정성
사고방식과 세계관, 태도 등을 가리킨다. 긴 역사
금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트렌드 분석의 권
이 아닌 넌센스의 아이콘이 되어 있지 않을까?
속에서 기존의 망탈리테가 무너질 때마다, 시대
위자이자, 아픈 청춘을 위로하는 데 탁월한 식견
는 성큼 진일보했다. 코페르니쿠스가 그러했고,
을 가진 어느 교수는 멘붕의 시대엔 논리와 상식
베를린장벽이 무너졌을 때도 그러했다. 프랑스혁
을 뛰어넘은 기발한 감성과 상상이 만들어내는
균형점
명은 또 어떠한가. 기존의 망탈리테와 부딪치는
‘넌센스’에 열광하게 될 것이라 예언했다. “사람들
The Equilibrium Point
현실에 직면했을 때, 그것을 이해하고 극복하기
은 심각하고 진지한 접근보다 가볍고 위트 있는
위한 진지한 고민과 성찰이 수반될 때, 바로 미래
재치를 좋아하게 되고, 무의미한 허무개그가 유
싸이가 진정성의 아이콘이냐 넌센스의 아이콘이
를 바꾸는 원동력이 생긴다.
행하며, 아이러니가 넘실대는 멘붕의 감성시대가
냐를 논하자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싸이가 가진
우리가 지금 전 세계적 불황이 지배하는 멘붕의
올 것이니라.”
내적 진정성과 표현적 넌센스의 균형점에 주목
시대에 살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시대가
작년에는 ‘진정성’이 그렇게 판을 치더니, 올해는
해야 한다. 지난해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이슈메이
무의미한 가벼움으로 치장되어서는 안 될 것이
‘넌센스’라니…. 이것이야말로 넌센스! 아무리 트
커였던 <나는 꼼수다>를 보자. 기성세대에겐 한
다. 넌센스가 2013년의 ‘트렌드’라는 함정에 빠져
렌드가 봄처녀 마음마냥 변덕스럽기 짝이 없다
없이 상스럽고 경박한 것이었지만, 기존의 정치
진짜 소통의 핵심이 무엇인지 잊지 말아야 한다.
해도, 이건 너무 극과 극을 치닫는다. 지난해 싸
평론에서 볼 수 없었던 나꼼수 특유의 삐딱한 진
웃음가스가 아무리 유혹적일지라도, 몸이 허공
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 돌풍을 일으켰을
정성이 한없이 가볍고 거침없이 분출되면서 젊은
에 붕 떠 있는 기분일지라도, 적어도 한쪽 발만큼
때를 떠올려보자. 싸이가 시청광장에서 “제가 잘
이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는 싸이처럼, 그
은 땅에 닿은 채로 웃자. 그러자, 우리.
나서가 아닙니다. 저는 그냥 한국에 사는 두 아이
들 나름의 진정성과 넌센스적 표현이 절묘한 균
작년 7월 ‘강남스타일’로 대히트를 친 가수 싸이가 그 명성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신곡을 고심 중이다. 말춤을 능가할 캥거루춤, 돼지춤, 무생물춤까지 시도했다는 그의 신곡이 어떤 반응을 얻을지는 미지수. 아무튼 ‘강남스타일은’ 유튜브에서 14억 조회수를 넘기며 단일 영상 사상 최다 조회수를 보유하고 있다.
SHOW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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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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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Laugh but 1% Serious 좀 더 대충 살걸 그랬지
나는 전자책 서비스 기획자다. 디자이너다. 그리고 SNS 시인이다. 솔직히 <서울 시>가 이렇게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 아니, 그런데 이미 무료 전자책으로 서비스했던 걸 도대체 누가 사서 읽는 걸까? 그럭저럭 나쁘지 않다는 단행본이 그야말로 넌센스! 너무 용감 하기만 해서 안 뜰 줄 알았던 ‘용감한 녀석들’ 만큼이나 신선한 충격이랄까. 주변에선 워낙 ‘특이한 놈’으로 찍혀 있었기 때문에 내 가 책을 냈다고 해서 아무도 놀라지 않더라. 혹자는 <서울 시>를 두고 일본의 하이쿠(俳句)에 빗대기도 하고, 혹자는 귀여니의 <아 프리카>에 빗대기도 한다. 글쎄, 그런 게 중요한가? 난 그저 내 생각을 틈틈이 페이스북에 올렸을 뿐이고, 친구들 반응이 좋았을 뿐 이고, 심심풀이로 회사 전체 메일로 돌렸을 뿐이고, 마침 우리 회사가 전자책 출판사였을 뿐이고! 나는 책 읽는 걸 싫어하는 시인, ‘시인’이란 말에 집착하지 않는 시인, 긴 글이 싫어서 키도 안 큰 시인이다. Why so serious? 그러나 99%가 웃음이라면 1%의 진지 함이 숨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웃음은 중요한 가치이지만, 웃기만 하다 끝나는 건 싫잖아. 언젠가는 <서울 시>도 사람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아랑곳 않고 내가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만큼 줄기차게 쓸 테다. 그렇게 자기 스타일대로 살다가 운 좋 게 걸리면 장땡! 참, 주변에서 하도 물어봐서 미리 대답한다. <서울 시>에 영감 이런 건 없다. 제목부터 먼저 정한 다음, 글자를 넣었 다 뺐다 퍼즐처럼 맞춰나갔다. 나름 기승전결을 생각하면서. 그러니, “서울 시도 시냐?”고 무시하지 마라. 마음만은 ‘특별 시’니까!
하상욱 어쩌다보니 글 쓰고 있는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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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en I Was Your Man 한물간 진주를 찾아라
이 얼마 만에 얻은 ‘꿀잠’인가요. <이웃집 꽃미남>이 드디어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꽃미남’도 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된 것 같네요. 그래도 <꽃미남 라면가게>에 이어 몇몇 분이 사랑해주시는 걸 보면 ‘Something New’를 고민한 보람이 있군요. 이번 작업의 키워드는 ‘힐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례 없이 어두운 여주인공과 조증 남주인공의 ‘케미’에서 나오는 치유를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영화판에서 자랐는데요. 제작 기간이 아무리 짧아도 1~2년은 걸리는 영화를 과연 몇 년 뒤의 트렌 드까지 예측해서 작업할까요? 아니겠죠. ‘반드시 뜬다’고 생각했던 영화가 흥행에 참패하는 모습도 많이 보았고, 그 반대의 경우 도 정말 많이 봤는데요. 가장 가까운 예로 지금 영화 <7번방의 선물>을 보세요. 아마 영화를 만드신 감독님조차도 ‘천만 관객’을 넘으리라 예상하진 못하셨을 거예요. 하하. 이렇게 의외의 결과가 소용돌이치는 곳에서 잔뼈가 굵어 그런지, 저는 ‘Back to the Basic’을 선호합니다. 지금 저에게 문화적 만족감을 주는 것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로운 것이 아니라 과거의 감성을 현대적으 로 재해석한 것들이에요. 고전의 힘이 어디에 있는지를 고민해보고, 가장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을 떠올려보세요. 그때의 취향 을 지금에 완벽히 녹여낸다면, 매우 멋진 작품이 나오리라 믿습니다. 넌센스와 센스를 가르는 기준은 ‘사회의 편견’이고, 그 선을 지우는 지우개가 바로 ‘개인의 취향’이니까요. 제 말을 못 믿으시겠다고요? 그럼 Bruno Mars의 ‘When I Was Your Man’ 뮤직비 디오를 보세요. 모두가 이제 한물갔다고 생각했던 촌스러움 속에서도 분명 반짝이는 진주가 숨어 있습니다.
정정화 씨스타의 ‘Whoo whoo whoo whoo~’를 흥얼거리는 PD+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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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or Detailism 오직, 재미만을 위한 몰입
광고회사 다니는 사람이라면, 요새 트렌드가 뭐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하지만 트렌드를 예측하기란 점점 어려워진다. 이유 가 뭘까. 아마도 사람들 삶의 방식이 예전보다 많이 세련된 까닭이 아닐까? 무조건 얼리어답터가 먹어주던 시절은 끝났다. 구형 스타텍을 12년째 쓰면서도 ‘이게 내 모습이야’라며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이 오히려 세련돼 보인다. 즉, 사람들이 트렌드가 아닌,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기 시작했다는 거다. (어떤 잡지의 표현처럼, ‘무심한 듯 시크한’ 태도가 트렌드인 건가?!) 아무튼 트렌드 를 예측하기 어려운 작금의 상황은 ‘트렌드’라는 미명 아래 갈대처럼 흔들리는 마케팅을 일삼는 한국 기업에겐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도 모른다. 어떤 트렌드에도 흔들리지 않을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게 될지도 모르니…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오렌지캬라 멜과 가인도 자신만의 정체성을 고수하다 보니 ‘센스’가 된 케이스 아닐까. 처음엔 노래가 아닌 ‘앙탈’을 부리는 오캬와 ‘짱딸막한’ 가인의 섹시 콘셉트가 기획사의 과욕으로만 보였다. 하지만 그들이 3년째 줄기차게 싱글을 들고 나왔을 땐 ‘그래, 너네 원래 그런 애들이지?’ 인정할 수밖에 없더라. 오캬의 요상함은 ‘병맛’이지만 왠지 빠져들고, 가인은 섹시함은 연구하고, 가지고 놀고, 즐기는 경지에 이르렀다! 처음엔 말도 안 됐던 그 콘셉트가 그냥 ‘척’이 아닌 ‘진짜’(identity)임을 알게 될 때, 우리는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마는 것 아닐까. 넥스트 난센스가 뭐일 것 같냐고? 감히 예측하자면, ‘쓸데없는 고퀄리티’(Minor Detailism 정도?) 아닐까? 최근 화제가 된 ‘레밀리터리블’이나 ‘붕어싸만코’를 보면 깨알 같은 디테일이 그득하다. 하등 쓰잘데기 없는 얘기를 참 열심히도 만들었 다. 저걸 만들면서 얼마나 자기들끼리 재미있었을까? 부러움마저 든다. 세상만사 지친 사람들을 몰입하게 하는 건 결국, 쓰잘데기 는 없어도 ‘재미’ 아니겠는가.
이가영 남편이 지적인 ‘병맛’이라 결혼했다는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새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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Šleeyunho_ apartment, removal,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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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More No Less, Like a Wind Non 없는 Sense는 없어요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지금처럼 무색한 때가 있을까요. 요즘은 예측할 수 있건, 예측할 수 없건 ‘트렌드’ 자체가 다른 형태로 적용되는 것 같아요. 어떤 형태로 접근하는지 알 수 없게, 지나치게 보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마치 조용히 부는 바람처럼 소리 없이 흘러가고 있네요. ‘큐레이터’라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지도 모르겠어요. 숨가쁘게 움직이는 트 렌드를 재빨리 포착해야 하는 광고와 ‘미술’의 흐름은 분명 다를 테니까요. 제가 몸담은 갤러리팩토리가 아무리 현대미술을 중점 으로 다룬다 해도 그 점은 변함이 없겠죠. 그래서일까요? 지난 몇 년간 ‘식물’에 푹 빠져 있어요. 짬이 날 때마다 나무 사진을 찍어 서 개인 홈페이지(www.hejj.co.kr)에 올리지요. 다육식물도 키우고 있고요, 도시에 숨어 있는 나무들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기도 해요. 수시로 “정말 좋아!”를 외칠 만큼 좋아하게 되었는데, 왜 좋은지는 아직까지 모르겠어요. 이런 상황 자체가 ‘넌센스’일지도 모르죠. 하지만 전 넌센스와 센스가 동등하게 균형을 이루는 것이 제대로 된 ‘sense’라고 봐요. 또 어떻게 보자면 sense라는 단어 자체도 넌센스 아닌가요? 큐레이터의 관점으로 봤을 때, 이윤호 작가(leeyunho.tumblr.com)를 ‘Next Nonsense’로 추천하겠어 요. 사진을 찍지만 다양한 오브제 작업으로도 풀어내고, 무얼 하든 그 친구의 특별한 시각이 묻어나서 보는 이의 웃음을 유발하 죠. 저처럼 강남스타일 말고 ‘이윤호스타일’이 궁금하신 분은, 갤러리팩토리에서 매년 비정기적으로 진행되는 <versus> 프로젝트 를 기대해주세요! 될성부른 신진작가는 아직 넌센스일 때 보는 재미가 남다르답니다.
노혜정 아직은 ‘안경’을 벗는 데 용기가 필요한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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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꿈의 합창’을 모티브로 하여 꾸민 개막식. 공존과 화합을 향한 인류의 아름다운 꿈의 메시지가 전 세계에 닿은 날이었다.
PYEONGCHANG 2013 SPECIAL OLYMPICS WORLD WINTER GAMES 18개월의 뜨거운 기록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지금까지, 올림픽은 지구촌의 축제다. 우리가 가진 한계를 때론 극복하고, 때론 뛰어넘는 그 순간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우리 가 스타 금메달리스트의 유려한 몸짓에 찬탄을 표하는 순간, 또 다른 세상 에서 남몰래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있다. 올림픽, 패럴림픽과 함께 3대 올림픽으로 불리는 스페셜올림픽의 주인공이다. 지적장애를 가진 이들이 2년마다 한 번씩 모여 꿈의 나래를 펼치는 스페셜올림픽이 지난 2월, 평창 에서 무사히 마무리되었다. 소복이 내리는 눈처럼 조용히, 그러나 오래도 록 기억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최선을 다한 참가자들 을 위해 한발 먼저 길을 준비하고, 말없이 뒤에서 응원하던 이노션 월드와 이드가 있었다. TEXT. <Life is Orange> Editorial Dept PHOTOGRAPHY. Studio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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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은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홍보·마케팅을 총괄 대행했다. 프로그램표가 너덜너덜할 정도로 모든 일정이 머릿속에 완벽히 들어 있었지만, 프로모션3팀은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았다.
‘스페셜’한 올림픽, 스페셜올림픽
으로서 인정받는다면, 스페셜올림픽은 그 역할을 다한 셈이다. 오상도 국장을 비롯, 프로모션3팀의 구경우 부장, 노현택 차장, 이주명 차
평창이 그토록 염원하던 동계올림픽 유치 소식이 뇌리에 강하게 남았던 탓
장, 박병규 대리, 신장용 사원 6명은 1년 반 전부터 스페셜올림픽을 담당해
일까.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을 처음 들었을 때 ‘벌써?’란 생각이 앞섰다.
왔다.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8일간의 여정을 숨가쁘게 진행하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아닌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이란 말을 듣고
이제 마지막 피날레, 폐막식만을 남긴 상황. 이미 오랜 철야와 긴장의 반복
나서야 비로소 오해가 풀렸다.
으로 초췌한 모습이었지만, 눈빛만큼은 기대와 흥분으로 빛나고 있었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오해하세요. 그리고 뒤이어 질문하시죠. 그냥 올림픽과
폐막식 마지막 리허설을 체크하던 노현택 차장이 잠시 숨을 고르며 뿌옇게
스페셜올림픽은 뭐가 다르냐고. 아마 대부분 잘 모르실 거예요. 저희 역시
김 서린 안경을 닦았다. “사실 이번 대회는 저희에게 매우 값진 경험이었어
행사를 맡기 전까진 제대로 몰랐으니까요.”
요. 이미 월드컵과 엑스포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운영했던 이노션에게도 특
이노션 프로모션3팀 오상도 국장의 말이다. 스페셜올림픽의 목적은 금메달
별한 경험일 거예요. 보통 국제스포츠 행사는 여러 대행사가 파트별로 나눠
이 아니다. 지적ㆍ자폐성 장애인들에게 지속적인 스포츠 훈련 기회를 제공해
서 진행하는데,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은 이노션이 단독으로 모든 부
신체적 능력과 사회 적응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주요 목표. 따라서 성적보다
분을 총괄했으니까요. 개ㆍ폐막식 기획부터 후원 기업 유치, 전 국민 홍보 외
는 올림픽에 참여했다는 경험, 그리고 다양한 국적의 선수들이 서로 교류하
에도 대회 기간 동안 진행되는 30여 개의 문화행사를 기획했는데 오늘이
는 데 초점을 맞춘다. 차별받고 외면당하기 쉬운 그들이 어엿한 사회구성원
폐막식이라니…. 1년 반이 그야말로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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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식 축하공연에 참가한 가수 인순이와 이적, 그리고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의 이병우 예술총감독의 모습.
스노우맨이 전한 따뜻한 우정
소년’ 박모세 군의 애국가 제창과 자폐증을 극복한 황석일 선수의 성화 점화 는 전 세계 106개국에서 모인 관계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2013평
개·폐막식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을 무엇일까. 머리를 질끈 동여 맨
창동계스페셜올림픽의 주제인 ‘꿈의 합창(Dream Chorus)’이 잘 드러났던 개
이주명 차장은 두 번 고민하지 않고 ‘지적장애인을 이해하는 일’이라 대답했
막식은 ‘감동과 눈물이 있다’는 외신의 극찬을 받기에 충분했다.
다. “맨 처음 우리가 생각했던 개·폐막식의 콘셉트는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
막내인 신장용 사원 역시 고무감을 숨기지 않았다.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
하거나,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화려함이었어요. 이전 스페셜올림픽을 보면 대
림픽의 또 다른 묘미는 ‘재능기부’예요. 개막식의 아름다운 영상을 만들어준
부분 국가의 위상이 드러나는 외면적인 것들이었거든요. 하지만 아이디어를
아트센터 나비와 가수 이적 씨, 피겨 유망주 강감찬 군 모두 노개런티로 흔쾌
진행할수록 어딘가 허전하달까요. 그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히 참여했어요. 오늘 폐막식 역시 홍보대사인 김연아 선수와 미셸 콴이 합동
들었어요. 주인공이자 관람객인 지적장애인들이 감동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
아이스쇼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또한 지적장애인 피겨 스케이터들과 함께하
까? 이런 고민에서 새로 시작하게 되었죠.”
는 플래시몹 형태의 쇼로 지적장애인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려 합니다.”
지적장애인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들이 가진 재능을 마음껏 뽐낼
몇 시간 뒤, 그의 말은 현실이 되었다. 머라이어 캐리의 발라드곡 ‘히어로
수 있는 자리. 그때 이병우 예술총감독이 ‘스노우맨’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드
(Hero)’에 맞춰 유려한 동작을 선보이던 김연아와 미셸 콴이 20여 명의 지적
디어 개막식 날. 순수한 영혼을 가진 지적장애인을 상징하는 ‘스노우맨’의 탄
장애인과 함께 ‘강남스타일’에 맞춰 경쾌하게 말춤을 출 때, 우리는 이미 하나
생과 성장을 담은 이야기가 화면 가득 펼쳐졌다. 3중 장애를 이겨낸 ‘기적의
가 되어 있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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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반 동안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차 평창을 방문한 이노션 통합부문 이우찬 전무. 초반 후원기업 유치의 어려움을 딛고 목표를 초과달성한 프로모션3팀이 내심 대견하고, 또 자랑스러웠을 것이다.
진심이 저지른 ‘대박 사건’
스페셜올림픽의 인지도가 70%까지 높아지면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후원 이 연일 이어졌고, 급기야는 목표했던 후원 금액을 초과하는 ‘대박 사건’까
박병규 대리는 뉴미디어의 저력과 사람들의 관심이 빚어낸 ‘진심의 위력’을
지 벌어졌다. 그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지, 오상도 국장이 고개를 절레
생생히 경험했다. “해외에서 스페셜올림픽은 스타벅스나 맥도날드보다 더
절레 흔들었다.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지적장애인에 대한 이
“솔직히 이번 대회는 다른 국제스포츠 행사에 비해 스폰서십에 대한 기대가
해도 부족하고, 스페셜올림픽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편이죠. 이런 상황에서
낮았어요. 경기 자체를 TV로 중계하지 않았으니까요. 기업 입장에서 보면
기업의 후원과 협찬을 이끌어내기란 분명 쉽지 않았어요. 새로운 방법을 찾
쉽게 후원하기 어려운 일이죠. 그러나 결국 경제적 효과를 넘어 ‘사회적 변
아야만 했죠. 젊은층에게 익숙한 SNS 십분 활용하기! 그렇게 대회의 진정성
화’라는 대회 취지를 공감해주시더라고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화합과 공
을 알아주시는 분이 하나둘씩 늘면서 거스 히딩크, 김태원, 팝핀현준, 남경
존, 마냥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에 얼마나 힘이 나던지요.”
주, 양준혁, 홍명보, 이문세 씨 등 많은 유명인사가 스스로 동참해주셨어요.
18개월 동안의 우여곡절을 어찌 다 말로 풀 수 있을까. 그러나 2013 평창동
주제곡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주신 네이버의 도움도 컸고요. 개막식이 가까
계스페셜올림픽에는 이노션 프로모션3팀의 까칠한 수염과 부스스한 머리,
워질수록 스페셜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는 걸 알 수 있었어요.”
다듬지 못한 손톱을 보상하는 그 ‘무엇’이 있었다. 106개국에서 모인 3,000
이렇게 자연스럽게 스페셜올림픽의 의미와 진정성이 알려지면서 부정적으
여 명의 선수단과 경기장을 채운 20만 명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관중은 굳
로 바라보던 기업들의 시선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0%에서 출발했던
이 입 밖으로 꺼내 말하지 않아도, 그들의 ‘진심’을 알고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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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A의 ECD Greg Braun. 신형 싼타페 광고로 슈퍼볼 광고 톱 10에 오르는 놀라운 결과를 낸 그는 이 모든 것이 전 임직원의 각별한 지원 덕이라고 밝혔다.
KID ASSEMBLES TEAM Q1. What inspired the creative team at IWA to come up with
relate to and that also showcased the all-new seven-passenger
the idea behind the in-game commercial <Team>?
Santa Fe.
The idea for <Team> was born out of the fact that the all-new
Q3. Any interesting behind-the-scene anecdotes that you can
Santa Fe holds seven passengers. Seven people can make an
share with us about <Team>?
entire team, a “Magnificent Seven.” And if you’re assembling a
There were some fun behind-the-scene anecdotes from the
team for a Super bowl commercial, it goes without saying that it
set of <Team>. First, it took almost three weeks to cast the
has to be a “Dream Team.”
perfect team - including looking for actors on the east and west
Q2. Were there any challenges in making <Team>? How did
coasts. The bear in the commercial was named “Amos” and did
you overcome them?
what he was told as long as he got a marshmallow or a cream
The biggest challenge is to create a spot for the Super Bowl
filled cookie every ten seconds. He was demanding. The bear
audience that will have the right balance of entertainment
wrestling scene was shot twice to make it look real, once with
but not lose sight of telling the audience about Hyundai’s key
the child wrestling a man in a bear costume, then again with a
benefits. I think we struck that balance perfectly with <Team> -
real bear without the child. Then the two scenes were comped
it was an extremely entertaining spot, that the audience could
together using state of the art computer graphics. Also, it took
어게인! 슈퍼볼 2013 우승상금 850만 달러, 티켓 3,000달러, 점유율 71%, 시청자 1억 840만 명…. 올해로 47회를 맞는 슈퍼볼(Super Bowl)은 프로 미식축구 챔피언 결정전이다. 그러나 광고인에게 슈퍼볼은 운동경기 이상의 가치가 있다. 바로 경기 중간에 삽입되는 광고! 30초에 4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광 고비용은 그 파급 효과에 비하면 전혀 아깝지 않다. 그렇기에 광고인들은 슈퍼볼 광고에 최고의 아이디어, 최고의 모델, 최고의 스태프를 동원해 기 어이 ‘꿈의 30초’를 만들어낸다. 그러다 혹 경기가 끝난 뒤 발표하는 USA TODAY 슈퍼볼 광고 조사에 이름을 올린다면 그보다 더 큰 영광도 없을 것이다. 그러니 오죽할까.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톱 10에 이름을 올린 이 노션 월드와이드의 마음은! 이번 USA TODAY 슈퍼볼 광고 조사에서 9 위를 수상하고, 국내 유일의 쾌거에 일조한 IWA의 ECD, <Team>의 Greg Braun이 그 심경을 직접 전한다. TEXT. <Life is Orange> Editorial Dept COOPERATION. Greg Braun (Executive Creative Director, IW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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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볼 경기 중 1쿼터에 방영된 30초짜리 광고 <Team>. 불량소년에게 미식축구공을 뺏긴 주인공이 엄마와 함께 싼타페를 타고 6명의 ‘드림팀’을 모아 불량소년 팀과 대결하는 내용으로, 싼타페의 7인승 사양을 재치 있게 강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five people to hoist the man being rescued from the burning
The reaction has been simply incredible. In addition to making
building so that the child could be comped into the scene,
USA TODAY Ad Meter Top 10, Hyundai made a host of other
making it look like he was actually carrying the man.
notable Super Bowl Top 10’s, including Time Magazine’s Top 10,
Q4. What do you think of the USA TODAY Ad Meter results?
MTV’s Top 10, Auto Week’s Top 10, Yahoo’s Top 10 Most Buzz
Did they meet your expectations?
Generating Ads, TiVo’s Top 10 Most Re-watched Ads, and many
We’re thrilled with the results. This year, the voting system
more. Additionally, the commercials created a flood of online
changed dramatically, as the number of worldwide panelists
traffic to both Edmunds.com and AutoTrader.com, with online
increased by a factor of ten. Every major advertiser in the Super
traffic increases of 738% and 1,004% as reported by AdWeek.
Bowl leverages the very best thinking, best talent, and best
The day after the Super Bowl, CNN Money reported, “Hyundai
resources at their disposal. The competitive stakes couldn’t
Wins Super Bowl Auto Ad Wars.” Something that wouldn’t have
have been higher, and we’re very pleased with the outcome.
been possible without the exceptional support of the entire
Q5. Aside from USA TODAY Ad Meter results, what has been
INNOCEAN organization.
the general reaction to the commercial <Team> and Hyundai’s Super Bowl eff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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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오수(조인성 분)의 자동차로 등장하는 제네시스 프라다. 프라다 고유 컬러인 블루 발티코(Blue Baltico)가 조인성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져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에쿠스, 벨로스터 터보, 제네시스 쿠페, i30 등이 주인공의 캐릭터에 맞게 등장한다.
WEDNESDAY TO THURSDAY 그 강이 얼지만 않았어도
이노션 브랜드플래이스먼트팀(BPL팀)의 김도균 대리입니다. 현대자동차의
강에 빠지는 장면이 있었어요. 중요한 건 물에 빠진 뒤 제네시스 프라다에
PPL(Product Placement)광고와 가상광고 등 ‘신유형광고’를 담당하고 있습
서 몸을 녹이는 그 다음 장면. 무려 5시간 넘는 운전 끝에 현장에 도착했는
니다. 아직 PPL을 잘 모르는 분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드라마나 영화
데, 이럴 수가. 강이 꽁꽁 얼어 송혜교 씨가 도저히 강물에 들어갈 수 없는
등의 콘텐츠에 제품 및 브랜드를 결합하여 소비자의 무의식을 자극하는 마
상황이었죠. 결국 촬영은 취소됐고, 전 소득 없이 왕복 10시간 동안 운전만
케팅 기법입니다. 요즘엔 매의 눈을 가진 시청자들이 많아 더욱 정교하고 세
하고 말았습니다.
련된 PPL 기법을 고민하게 되네요.
이렇게 안 보이는 곳에서도 여러 사람의 노력이 숨어 있는 드라마, <그 겨울,
현재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런닝맨>, <짝>, KBS <1박2일>, MBC <우
바람이 분다> 많이 사랑해주십시오. 노희경 작가의 주옥같은 대사와 김규
리 결혼했어요> 등에서 현대자동차의 PPL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다양한 현
태 감독의 영상미, 송혜교와 조인성 두 톱스타의 브라운관 복귀작이란 것만
장에서 일을 진행하다 보니 여러 사건·사고도 많지만, 최근 가장 기억에 남
으로도 충분히 시청할 가치가 있지만, 무엇보다 조인성 씨의 애마 제네시스
는 에피소드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입니다. 전남 고흥에서 송혜교 씨가
프라다가 기가 막히게 잘 빠졌거든요. 종방까지, 파이팅입니다!
이노션의 PPL 시간 “로고를 보여주는 걸 보니 PPL이네. 근데 너무 오래 잡고 있는 거 아니 야?” 시청자는 점점 똑똑해지고, 어설픈 PPL은 환영받지 못한다. 극의 몰 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광고할 수 있는, 심지어 광고인지 전 혀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시청자의 무의식을 유연하게 건드리는 것. PPL 담 당자가 꿈꾸는 순간이다. 이를 위해 클라이언트와 제작진 사이에서 부지런 히 널을 뛰는 그들. 적어도 대한민국 수목드라마는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세상이다. TEXT. <Life is Orange> Editorial D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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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 촬영이 많은 KBS <아이리스2> 현장에서는 극중 전개만큼 긴박한 상황이 종종 연출된다. 해외 로케이션 촬영에 기아자동차를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도 BPL팀의 몫. 도로 추격 장면에서 사고라도 나면, 근처 다른 차량을 신속히 섭외하여 촬영을 이어가야 한다.
PPL의 영역은 무한하다 기아자동차를 담당하는 BPL팀 서정우 차장 인사드립니다. 우선 PPL에 대한
아이리스 시리즈처럼 오랜 기간 협업하는 또 다른 프로그램은 <무한도전>을
오해를 풀고자 합니다. PPL은 ‘대놓고 하는’ 광고가 아닙니다. 과하면 과할
들 수 있겠네요. 특히 2011년 말, 레이 론칭 시기에 맞춰 진행한 ‘달력배달’
수록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오히려 반감을 사게 되지요. 자연스럽게 임팩트
편은 스스로도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레이의 특성이 잘 드러나면서도
를 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만, 아무래도 클라이언트 입장에서는 강력한 브
프로그램과도 크게 튀지 않아 자연스러웠거든요.
랜딩이 중요하지요. 중간에서 적당한 선을 조율하고 설득하는 일이 만만치
언젠가 <어벤져스>의 ACURA와 같은 PPL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PPL을
않습니다.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이벤트를 병행하는 캠페인 툴이 제법 흥미롭더군요.
지금 가장 집중하는 작업은 KBS <아이리스2>입니다. 몇 년 동안 아이리스
기아자동차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긴 합니다만, 특정 제품보다 브랜드를 중
시리즈를 담당했고, 지금은 마케팅 총괄을 맡고 있기에 더욱 애착이 크지
시하는 풍토가 영화 콘텐츠에 PPL을 접목할 수 있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요. 기아자동차는 물론 파리바게뜨, 한국타이어 , 삼성전자, 제주 삼다수 등
국내에선 아직 제품 자체에 더욱 집중하기 때문에 제작과 배급 일정이 유동
PPL을 집행하는 모든 광고주에 대한 니즈를 제작진과 조율하고 있습니다.
적인 영화에 유료 PPL을 진행하기란 어려움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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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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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CREATOR’S NOTE 손정화 Son Jung Hwa
(Copywriter, INNOCEAN Worldwide)
‘VEGA NO.6’ 아이디어 회의 중, 카피라이터의 사유가 여실히 드러나는 노트. 세상에 속지마, 진실을 찾아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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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TREND REPORT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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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
마이너리티 리포트, 현실이 되다
TEXT. Jeong Ji Hoon (Futurologist, Head of Myongji Hosp. IT Fusion Research Institute)
작년에 히트친 10대 상품 중 하나가 ‘차량용 블
<블레이드 러너>, <토탈 리콜>로 유명한 20세기를
랙박스’란 사실을 아는지? 범죄가 줄고 사회가
대표하는 SF소설의 거장 필립 K. 딕(Philip K. Dick).
안정화될수록 사람들은 ‘안전’에 더욱 신경 쓰
그는 정말 미래에라도 다녀온 것일까. 그가 소설에
게 된다. 범죄가 일어나기 전에 미리 차단하고
서 그려낸 미래가 차츰 현실이 되고 있다.
안전 센서를 가동하여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그의 작품 중 최근 다시 화제가 된 것이 있으니,
것, ‘Precrime’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뜨겁다.
톰 크루즈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영화로 제작한
<마이너리티 리포트>다. 배경은 2054년의 워싱 턴. 이 도시에는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여 사전에 차단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
‘프리크라임’이 가동 중이다. 언제나 선두에 나서 예비 범죄자를 제압하는 프리크라임의 팀장, 존 앤더튼(톰 크루즈 분)의 활약으로 도시는 언제나
조용하다. 그러던 어느 날, 프리크라임이 도저히
믿기 어려운 범죄를 감지한다. 바로 존 앤더튼 자
신이 누군가를 살해하는 장면. 이때부터 앤더튼 은 자신의 살인을 막기 위해, 또 숨겨진 음모를
<가타카>, 앤드류 니콜,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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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ME 파헤쳐 미래를 바꾸기 위한 고군분투를 시작한
가장 유명한 것이 일본의 방사능 지도다. 후쿠
록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범죄 자체는 줄어
다. 프리크라임의 감시하에 계획적 살인 대신 우
시마 원전사태 이후 방사능 확산에 대한 우려가
들고 있지만, 범죄에 대한 불안은 더욱 늘어난다
발적 살인만 존재하는 세상, <마이너리티 리포
높아지자 일반인도 쉽게 방사능 측정이 가능한
는 한 조사결과가 이런 심리를 반영한다. 그러나
트>가 보여준 미래다.
‘가이거 계수기’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프리크라임이 언제나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이
<가타카>는 근미래에 유전자의 기록을 바탕으로
저마다 가이거 계수기 만드는 방법을 적극적으
미 거리에는 수많은 CCTV가 사람들을 감시하고
모든 것을 재단한다는 측면에서 <마이너리티 리
로 알리고 ‘우샤히디(Ushahidi)’ 플랫폼을 활용
있다. 경찰과 국가기관, 막강한 인프라를 가진 기
포트>의 프리크라임과 맥락이 같다. 프리크라임
해 그 위치를 공유했다. 이 웹 지도를 기반으로
업 등이 사람들을 주시하는 감시사회, 그리고 이
은 앞으로 일어날 범죄를 미리 알아내 범죄자를
한 오픈 소스 플랫폼과 집단지성의 결합은 일본
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체포하고 시민을 보호하는 ‘안전’을 강조한다. 단
정부의 대응보다 월등히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윤리적인 측면도 문제다. <가타카>나 <마이너리
지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페이스북 역시 비슷한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페
티 리포트>는 미리 단정하는 것이 개개인에게
주의 산타크루즈 경찰청은 최근 과거의 범죄기
이스북에 사진을 올릴 때를 떠올려보자. 마우스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잘 보여
록을 바탕으로 범죄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가 페이스북 친구의 얼굴을 자동으로 인식하여
주고 있다. 급격한 기술의 발전은 자칫 인간으로
업무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프레드폴’이라는 소
태그까지 달아준다. 이는 페이스북이 인수한 ‘페
서 살아가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존엄과 윤리적
프트웨어 회사와 산타크루즈 대학 연구소에서
이스닷컴’의 얼굴인식 프로그램이다. 심지어 페
인 부분을 해칠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를 막기
공동개발한 이 시스템은 과거 범죄기록과 시간,
이스북에 허락을 받지 않은 프로젝트이기는 하
위해서 과학자와 공학자, 정책책임자가 항상 열
장소 등을 입력하면 이를 범죄행동인류학 데이
지만, ‘페이스딜스(Facedeals)’라는 기기도 있다.
린 마음을 가지도록 하며, 시민들은 정보와 지
터를 이용하여 분석, 어떤 범죄가 어느 지역에서
페이스딜스는 가게 입구에 설치, 들어서는 손님
식을 공유하여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첨
나타날 수 있는지 예측해준다고 한다.
의 얼굴을 인식해 페이스북에 체크인한다. 그리
단기술을 적용하려는 곳에서는 프리크라임의
최근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의 불안심
고 가게는 손님이 그간 페이스북에 눌렀던 ‘좋
부정적 측면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해소하
리를 해소하는 기술도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아요’ 기록들을 분석하여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제공하는 것. 이후 손님에게는 해당 가게의 할인 정보 등이 페이스북으로 전송된다. 실제 한 칵테 일 바에서 페이스딜스로 손님이 좋아하는 칵테 일이나 맥주를 미리 바텐더에게 알려주는 서비 스를 시연하기도 하였다. 이런 종류의 기술들은 사람들의 불안을 다룬다 는 측면에서 앞으로 더욱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 다. 안심사회를 원하는 인간의 욕구가 날이 갈수
<마이너리티 리포트>, 스티븐 스필버그, 2002
S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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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SMELLS 우리 시대 그루누이들의 향수
TEXT. Kim Tai Min (iPublics)
천부적인 후각을 갖고 태어난 남자, 그러나 불
나를 위한 작은 사치품
행히도 자신의 향은 갖고 있지 않은 남자가 있
최근 백화점 1층이 변하고 있다. ‘아닉구딸
다.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소설 <향수>의 주인공,
(Annick Goutal)’ ‘르라보(Le Labo)’ ‘조말론(Jo
장 바티스트 그루누이 이야기다. 소설은 냄새,
Malone)’ 등 이름조차 생소한 프리미엄 향수 브
향기로 표현되는 그루누이의 정체성 찾기를 보
랜드들이 앞다투어 입점하고 있는 것. 이 브랜드
여준다. 그루누이는 말한다. “말이나 눈빛, 감정
들은 기존 향수 제품들에 비해 고가임에도 불구
이나 의지보다 향기가 훨씬 설득력이 강하다”
하고, 출시 첫날 고객들이 길게 줄을 늘어설 정
고. 힘이 센(?) 향기를 찾으려는 그루누이처럼
도로 예상 외의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한 백화
지금 우리 시대 그루누이들은 자신만의 향을
점 통계에 따르면 고급 향수의 매출은 일 년 새
찾으러 백화점 1층으로 모여들고 있다.
30~40%가량 신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화장
<향수>, 톰 튀크베어, 2007
like
‘절대후각’을 타고 난 영화 <향수>의 주인공 그루누이. 자신의 가장 순수한 본능에 이끌려 지상 최고의 향기를 만들려 했던 그의 욕망은 오늘날 현대인의 그것과 닮아있다.
품 규모가 5% 정도 신장한 것에 비하면 향수 시 장의 성장세는 가히 폭발적이라 할 만하다. 사실 국내에서 향수의 인기는 다소 이례적인 일 이다. 지금껏 기초 제품 위주로 성장해온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 향수는 브랜드의 럭셔리 아이 템 정도로 구색을 맞출 뿐이었다. 불황이라 불 리는 이 시기에, 고가의 향수 브랜드를 앞다투어 론칭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걸까.
YOUR
Life is Orange Spring 2013
혹자는 이런 현상을 소비자들이 불황 스트레스
군가의 사랑을 받을 수도 없었다. 그리하여 그는
에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평한다. 불황기에 소비
세상에 하나뿐인 가장 좋은 향수를 만들어 자신
자들이 명품 가방이나 옷보다 비교적 적은 돈으
에게 선물하고자 한다. 고독한 그루누이가 나라
로 심리적 만족감을 채울 수 있는 고급 향수에
는 존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마련한 처절한 처
눈을 돌렸다는 것. 하지만 새로 론칭한 향수 브
세술이었달까.
랜드들은 단순히 고급 향수라는 데 머물지는 않
아마도 그루누이는 인간의 뇌는 냄새에 민감하
는 것 같다.
게 반응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후
‘소녀의 붉은 뺨’ ‘어린 시절’ ‘사랑에 빠지는 순
각이 시각보다 더 오래 뇌에 기억된다는 사실도.
간’ ‘아름다운 예술품을 만났을 때’ 등 살면서 느
체취가 없던 그루누이는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인
끼는 특별한 감성을 표현한 향수, 고객이 원하는
상도 남기지 못한 것일 게다. 스쳐도 아무 전율
향기를 믹스해 만든 단 하나뿐인 향수, 향수병에
없는 밋밋한 낱장짜리 인물. 대부분의 사람이 누
이름과 메시지를 새겨주는 맞춤형 향수, 사람 냄
군가에게 그런 밋밋한 낱장짜리 존재로 기억되
새를 지워 좀비의 공격을 방지하는 향수, 딸기향
기를 원치는 않을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 시대
혹은 피자향 향수 등 그 발상이 독특하고 희소
그루누이들은 상대가 나라는 존재를 좀 더 입체
가치가 높은 향수들이 유독 많이 등장하고 있는
적으로 기억해주기를 기대하면서 양 귓불 아래
것이다.
살짝 향수를 뿌린다.
샴푸나 섬유유연제 등 생활용품의 향 또한 더욱
우리가 일반적으로 ‘향수’라 부르는 ‘오드투왈렛
다양해졌으며, 향기 관련 제품들을 한데 모은
(Eau de Toilette)’ 풍의 향수는 1370년 발명되
편집숍이 우후죽순 생길 정도로 제품군 또한 풍
었다. 이는 헝가리의 엘리자베스 왕비를 위해 만
부해졌다. ‘나를 위한 작은 사치품’으로 충동적
들어진 것으로 ‘헝가리 워터’라 불렸다는데, 이와
으로 향수를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이제 자신의
관련해 재미난 이야기가 있다. 당시 70세가 넘는
개성에 맞는 향을 직접 골라 즐기기를 원하고 있
나이였던 왕비가 이 향수를 바르고 폴란드 왕에
는 것이다.
게 청혼을 받았다는 것! 아마도 향기의 힘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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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경쟁 시대는 현대인을 피곤하게 한다. 격무에 지친
장 잘 말해주는 에피소드가 아닐까 싶다.
향기가 나를 채우다
또한 향수를 선물하는 데는 ‘나를 잊지 말아라’
소설 <향수>에서 그루누이는 자기 나름의 체취
라는 의미도 있다고 하니 혹시나 누군가에게 향
가 전혀 없어서 무리에 끼어도 아무도 그를 인
수를 선물 받는다면 절대로 그를 잊지 말자. 하
식하지 못하고, 동물조차 그에게 다가와 냄새 맡
긴 당신의 코가 그 향수를 맡을 때마다 저절로
지 않는다. 때문에 그는 누구를 사랑할 수도, 누
그를 떠올리게 될 것이다. 향기는 힘이 세니까.
SELF
우리가 최고급 향수를 장만하는 것은 일종의 보상심리가 숨어 있다.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아는 유명 브랜드부터, 아는 사람만 아는 희소한 브랜드까지, 다양한 향기가 오늘도 우리를 유혹한다.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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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LUCKY 나에게 주는 깜짝 선물, 럭키백 TEXT. Oh Hae Jin (Brand Communication Institute, INNOCEAN Worldwide)
여기 방금 구입한 물건의 포장을 급하게 뜯어보
크리스마스트리 아래 놓여 있던 선물 상자. 퇴근
면서 안에 뭐가 들어 있을까 궁금해하고 설레어
하는 아빠보다 더 반갑게 맞이했던 종합과자선
하는 사람들이 있다. 무슨 물건을 받는지도 모
물세트를 떠올리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 안에 내
L
르면서 돈부터 내고 즐거워하고 있는 이 사람들
용물이 좋기도 하지만 사실 정말 설레었던 건 상
은 도대체 무슨 생각이 있는 걸까? 이들이 진짜
자를 발견하고, 리본을 풀고, 포장을 뜯어 열어
사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보기 전까지 ‘과연 무엇이 들어있을까?’ 하고 이 런저런 상상을 하는 시간이었다. 이처럼 무엇을 받을지 몰라 생기는 두근거림, 이 두근거림을 자 극하는 마케팅 활동이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 고 있다 2달 전, 출근길 강남대로에서 버스정류장보다 훨씬 긴 사람들의 행렬과 마주쳤다. 바로 프리스 비에서 진행한 럭키백(Lucky Bag) 이벤트 때문 이었다. 럭키백은 내용물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 고 임의의 세트를 구성해 실제보다 저렴한 가격 에 제공하는 판매 방식을 일컫는 말이다. 이날 프리스비는 선착순 500명에게 애플 정품이 들
STRI
Life is Orange Spring 2013
어 있는 3만 원짜리 럭키백을 판매했다. 각 세 트마다 구성이 다르고, 운이 좋으면 고가의 상 품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애플 마니아의 호기 심을 자극한 것일까. 판도라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결국 상자를 열어보았듯이 럭키백을 열고 자 하는 마음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밤까지 지 우새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그들에겐 그 기다
성 속옷, 공연 티켓을 서비스하는 업체등 다양한
림조차 축제였고, 밤새워 나눈 얘기는 추억이었
분야에서 이 판매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한 예
고, 한정된 수량을 ‘득템’한 것은 자랑거리가 되
로 마케팅 컨설팅업체 엠앤에스파트너스의 ‘스
었다. 개봉한 럭키백의 내용물을 SNS에서 공유
마트 체험 박스’는 월 9900원을 지불하면 아이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국내에서 가
와 엄마를 위한 5~6만 원 상당의 건강식품, 생
장 먼저 도입한 스타벅스의 럭키백 5000세트가
활용품 세트를 제공한다. 이달에 친환경 수저와
반나절 만에 팔려나간 것을 보면, 럭키백에 대한
포크, 오스트레일리아산 베이비 워터, 저자극 자
사람들의 관심은 당분간 뜨거울 것 같다. 기업에
외선 차단제 등을 받았다면 다음 달에는 홍삼,
서는 50% 이상 할인해도 판매가 어려운 재고를
비타민, 아이용 쌀과자, 뇌기능 검사권, 마스크
럭키백에 담아두면 기꺼이 사가는 소비자들이
팩 등으로 구성된 박스를 받는 식이다. 한 가지
신기하고 또 고마울 것이다.
브랜드의 상품으로 구성된 럭키백과는 달리 다
한편, 이런 기대감과 호기심을 이용해 지속적 수
양한 브랜드, 그리고 아는 사람만 아는 희소한
익을 창출하는 케이스도 있다. 서브스크립션 커
브랜드의 제품을 다룬다는 점에서 또 다른 매력
머스(Subscription Commerce)라 부르는 이 서
이 있다.
비스는 잡지를 구독하듯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무료로 샘플을 제공하는 방식의 경우 기업 입장
특정 주제에 부합하는 다양한 상품을 구성, 정
에서도 손해는 아니다. 소비자에게 전달된 제품
기적으로 소비자에게 배달한다. 비록 내가 돈을
이 자연스럽게 홍보나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지불했을지라도 어떤 물건을 받을지 모르는 의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변 사람에게 소문을 내
외성에 매달 선물을 받는 기분이 든다.
거나 SNS를 통해 온라인 리뷰를 올리고, 샘플로
화장품 전문가들이 엄선한 제품을 제공하는 ‘글
받은 것의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사례가 많다.
로시 박스’나 ‘미미 박스’처럼 처음에는 뷰티 업계
생각해보면 참 재미있는 현상이다. 경제 불황 때
가 중심이 되어 시작했지만 지금은 아기용품, 남
문에 미래의 불확실함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KE!
역설적으로 또 다른 불확실함에 열광하고 즐거 워하니 말이다. ‘지루하게 선명하기보다는 흐릿 해도 흥미롭게’라는 노랫말처럼 일상적인 구매 행동에 약간의 흐릿함을 더했을 뿐인데 소비자 가 이렇게 큰 반응을 보일 줄 누가 알았을까. 앞 으로 또 어떤 새로운 판매 방식이 우리의 호기심 을 자극할지 사뭇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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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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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PAST, NOW and
FUTURE 잠재된 심성 우려내는 느림의 미학 TEXT. Ji Young Gu (Chief Editor of Coffee&Tea)
커피바람이 뜨겁다. 국내 커피시장은 지난 5년
우리 동네에는 ‘앨리 스토리’란 카페가 있다. 대로
간 연 15% 내외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여왔다.
변을 살짝 벗어난 뒷골목에 자리한 로스터리(자
전체 시장에서 커피전문점이 차지하고 있는 비
가배전) 카페로, 60제곱미터의 작은 규모에 실내
중은 약 1조 7,000억 원 규모로, 순수 원두커
장식도 수수한 편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피 시장은 약 8,000~9,000억 원 수준. 10년
카페가 드립커피를 찾는 손님들로 북적인다. 점
전에 비해 7배가량 늘어난 수치이다. 최근 이
심 때는 물론, 저녁 무렵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
뜨거운 커피 시장에서 조용한 반란이 일고 있
이질 않는다.
다. 골목길을 따라 커피 원두 볶는 향과 함께
이는 단지 수도권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이른
느릿느릿 한 잔의 커피를 우려내는 핸드드립 커
바 ‘대가’, 혹은 ‘장인’이라 일컫는 초창기 커피인
피가 그것이다.
들이 포진해 있는 지역(특히 강릉과 원주, 포항, 울산, 부산 등지)에서는 일찌감치 핸드드립 커피 가 ‘진정한 커피’의 대명사처럼 자리 잡았다. 이 들은 때로 ‘일본식’이란 비아냥의 표적이 되기 도 했지만, 직·간접으로 이들 ‘선생’들로부터 핸 드드립 커피의 비법을 전수받은 ‘제자’들이 전국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속속 카페를 내면서 점차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도시 기반의 에스프
HAND-D COFFEE
Life is Orange Spring 2013
of
레소(디지털) 문화에 대한 지역문화의 역습이자
와 로스터리 카페가 알려진 것이다. 여기에 지난
아날로그의 반격인 셈이다.
2011년 월드커피이벤트(WCE)에서 제1회 브루
로스터리 카페는 주인이 직접 볶은 커피를 핸드
어스컵(Brewers Cup) 대회를 열면서 전 세계 바
드립 위주로 내린다는 면에서 기존의 커피전문
리스타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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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대개의 로스터리 카
필터드립 커피는 유럽에서 발원한 추출 방식이다.
페가 로스터기를 잘 보이는 곳에 보란 듯이 모
에스프레소 커피에 눌려 한동안 뒷전으로 밀어
셔둔(?) 것도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함
둔 사이에 일본이 집중적으로 개발 발전시킴으
이다. 로스터에게 있어서 로스터기는 크든 작든
로써 종주국처럼 여기기도 했다. 이런 필터커피
담겨 있는 정성과 마음씀씀이를 내세울 것이다.
가격이 만만치 않은 고가품이자 밥줄이다. 그것
가 서양권에서 다시 부활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개중에는 잘 내려서 멋진 잔에 담긴 커피의 우아
은 카페의 전문성을 살리는 동시에 은근하고 강
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베리에이션 커
함과 고즈넉함을 높이 평가하는 낭만주의자, 칼
력한 흡인력까지 발휘하는 소중한 존재이기도
피에 식상한 사람들이 찾기 시작했다고 하지만,
로리와 다이어트를 먼저 떠올리는 젊은 여성도
하다.
아직은 우리나라나 일본과 달리 에스프레소가
적지 않으리라.
지역 커피축제가 세인의 입에 오르내리고, 이른
대세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핸드드립은 ‘느림의 미학’이다. 바쁘다고 서둘러
바 고수들의 핸드드립 장면이 매스컴을 장식하
현대 커피의 꽃이자 최대 성과라 일컬어지는 에
서는 제맛을 내기 어렵다. 일사분란하게, 빨리
면서 로스터리 카페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
스프레소 커피가 고개를 내민 것은 탈레랑 사
빨리 움직이는 것이 최선인 문화코드와는 본질
다. 2007년에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커피프린
후 63년 후인 1901년 이탈리아 밀라노의 베체라
적으로 다르다. 아날로그적이고, 수동적이다. 스
스 1호점’이 대중으로 하여금 젊고 생기발랄한
(Luigi Bezzera)에 의해서였다. 독일의 평범한 가
타벅스 이후 15년 동안 우리나라 커피시장은 놀
바리스타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에스프레소에
정주부였던 멜리타 벤츠(Melita Bentz)가 오늘
라운 발전을 거듭한 반면, 미국식과 이탈리아식,
열광하게 만들었다면, 최근 들어 각종 매체와 인
날과 같은 형태의 여과식 필터커피를 개발한 것
일본식이 혼재하면서 적지 않은 갈등도 동시에
터넷, SNS를 통해 비춰지는 다양한 핸드드립 모
은 그로부터 7년 뒤인 1908년의 일이다. 멜리타
겪었다. 그러나 갈등은 ‘우리식’을 찾고 가꾸기
습은 그것이 일반 소비대중 속으로 폭넓게 확산
를 세계화시킨 주인공은 일본이다. 일본은 핸드
위한 또 하나의 실험 과정이기도 했다. 그 오랜
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
드립 커피가 강세인 나라이다. 최근 그 수가 많
진통의 결과물이자 대안이 바로 원두커피요, 핸
지난 2년 사이 필터를 이용한 드립커피가 미국
이 줄긴 했으나, 독특한 스타일의 커피를 추구하
드드립이다.
과 유럽, 호주 등지에서 갑자기 화두로 떠오른
는 개성적인 카페가 많이 남아 일본 커피의 저력
아직 국내 원두커피 시장에서 가정용 원두커피
것도 특이할 만한 사항이다. 인터넷을 통한 유튜
을 이어가고 있다. 1950년대 이후 멜리타 외에
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전체 커피시장에
브 동영상 정보가 1차적인 원인이었지만 직접적
도 칼리타(Kalita), 고노(Kono), 하리오(Hario) 등
비하면 ‘새 발의 피’격이다. 하지만 전국 4,000
인 계기는 2007년 도쿄에서 열린 월드바리스
모양과 원리가 조금씩 다른 다양한 핸드드립 기
여 개 로스터리 카페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커
타챔피언십(WBC)에서 일본식 핸드드립 커피
구가 개발되고 보급되었다. 또 이런 내수 기반을
피공장에서 뿜어 나오는 열기와 커피향이 만만
RIP
바탕으로, 일본의 드립 기구가 우리나라는 물론
치 않다. 앞으로 3~4년 후쯤이면 이들 스몰 로
세계적으로도 각광을 받게 되었다.
스터들의 커피, 다양하고 개성적인 원두커피가 가정과 사무실의 인스턴트를 상당량 밀어낼 것
잠재된 심성 우려내는 손흘림,
으로 보인다. 그때쯤이면 우리나라의 핸드드립
느림과 누림의 미학
커피와 로스터리 카페 문화도 조정기를 거쳐 성
2013년 현재, 우리가 핸드드립에 점점 더 이끌
숙기로 접어들 것이고, 뛰어난 손기술과 창의적
리는 까닭은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해 커피 마
인 두뇌, 특유의 근면성과 융통성을 바탕으로
니아들은 깔끔하고 부드러운 맛을 우선으로 꼽
중국은 물론 이탈리아와 미국에서도 또 하나의
을 것이고, 감성주의자들은 핸드드립 커피 속에
한류를 형성하며 꽃피게 될 것이다.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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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N 도시에서 남으로 창을 내고, 호미로 김을 매지요 TEXT. Ahn Myung Jun (Landscape Architecture Critic)
녹 색바람이 불면서 ‘도 시농사 (U r b a n
정원의 재발견과 도심 가드닝
Agriculture)’가 주목받고 있다. 자연 상태의 흙
도시에 사는 우리의 삶을 예술로 만들려는 노력
을 흔히 만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날마다 외
이 ‘정원’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삶이 관조의
부에서 먹을거리를 공급받는 도시에서 농사라
태도가 아니라 참여의 생성적 태도에 있음을 이
니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도시농사는
해하고 실천하는 문화로 접어든 것이다. 여기에
도시 커뮤니티의 성장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
정원이 통념처럼 거대하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
한 해답을 제시한다. 도시의 공공정원 기능을
라 어디나 손쉽게 가까운 마음으로 가능하다는
하면서 텃밭으로 인한 커뮤니티 형성과 도시
것이 알려지면서, 생산과 여가가 통합된 도시의
경관 향상, 녹지 네트워크 강화, 환경복지 증진
재탄생이 사회적으로도 중요해졌다.
등 공적 임무를 새롭게 수행하기 때문. 오래된
이런 변화와 성장을 읽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텃
미래, 도시농업과 함께 우리의 앞날을 들여다
밭의 가치가 부각되는 배경을 먼저 살펴야 한다.
본다.
그래야 도시농업보다 도시농사로 접근해야 하 는 이유가 이해되고, 도시농사가 창조적인 도시 정원문화를 형성하고 있음이 보이고, 비로소 우 리 도시의 미래를 점쳐볼 수 있다. 첫째, 도시(Urbanism)가 바뀌고 있다. 개인이 소 비하는 공간(객체성)에서 점차 소통하며 나름
AGRIT
Life is Orange Spring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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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VE 의 삶의 가치를 추구하는 생산 공간(주체성)으
은 본래 구획된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생산과 즐
에 걸쳐 이룬 산업화와 민주화를 약 50년이라는
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것. 전통적으로 도시
김(Pleasure)의 공간으로, 공간과 자연의 사유화
짧은 시간에 겪으면서 문화적 변화가 아직 혼재
는 생산과는 거리가 먼 교류와 소비의 공간이었
로 사회적 편견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매우 중요한 장점이다.
으나, 최근의 도시이론은 시민사회 또는 커뮤니
이후 도시 공원과 정원이 재부각하며 시대적 변
서구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중심으로 이익사회의
티 중심의 도시 주체(Urban Actors) 활동에 초
화를 예고했는데, 최근에는 노동과 예술이 통합
문화로 접어들었다면, 아직 우리는 농촌사회의
점을 둔다.
되는 장이자 문화와 자연의 접점(문화적 자연)이
특성을 가진 채 산업화와 민주화의 혜택을 누리
둘째, 농업 역시 전환이 이루어졌다. 전반적인
라는 측면에서 ‘제3의 자연’으로 주목받고 있다.
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우리
생산 활동이 경제성보다 심미성을 추구하고 있
의 아파트 문화, 아줌마 문화는 세계적으로 유
다. 1차 산물을 통한 직접적 성과보다는 녹색관
우리시대 공공정원의 가능성
례가 없는 공동체성의 단면이다. 참으로 얼마나
광, 농촌체험 등과 같은 2, 3차 성과에 더 초점
산업화 이후 극도의 효율성을 강조한 직주분리
다행인가.
을 두기도 한다. 이는 농업이 가진 참여와 체험
형의 기계적 도시, 많은 사람이 빽빽이 모여 사
여기에 ‘아름다움’에 대한 태도 변화가 정원과
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측면
는 좁은 주거 공간, 직장에 따라 손쉽게 옮겨가
도시 가꾸기의 의미를 재설정하고 있다. 과거 ‘조
에서 도시농사를 문화로 먼저 이해하고 그것이
는 주거지…. 오늘날 현대인에게 장소와 삶이 맺
각미남’, ‘컴퓨터미인’ 등 형식적 아름다움(The
공간 또는 장소와 잘 융합할 수 있도록 지원하
는 다양한 관계성, 기억과 추억, 사촌 같은 이웃
Beauty)을 추구했다면 이제는 내용적 아름다
는 것이 우선이다.
등은 모두 옛 기억이 되어버렸다.
움(The Aesthetic)이 중요한 시대다. 즉, 객관적
셋째, 정원에도 변화의 바람이 분다. 정원에 대한
그러나 우리는 아직 농촌사회의 공동체성을 완
아름다움보다는 주관적 아름다움이 중요하다.
사회적 통념이 공공성으로 확장되고 있다. 정원
전히 벗어나지는 않았다. 서구 사회가 200여 년
이런 변화는 ‘생태, 기억, 참여, 지속’이라는 네
AINMENT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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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소비와 생산을 융합하고, 깊이에만 몰두 하고 있는 분야를 인접 분야와 먼저 교류하도 록 하는 것이다. 가로지르기를 통한 공진화의 시 대에 정원이 그 대표적인 교류의 장이자 소통의 매체로 부각되는 이유다.
도시농사와 정원문화의 즐거움을 위하여 정원을 가꾸는 일은 오로지 나 혼자만을 위함이 아니다. 크게 보면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새 롭고 아름다운 삶의 실천 마당이면서, 도시 문 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실천이다. 이러한 모든 과정은 궁극적으로 도시의 커뮤니티를 복 가지 사회적 관심 주제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원하고 삶의 가치를 배양하는 공공의 정원 역할
이러한 아름다움의 주제와 방향은 정원을 통해
을 불러와 녹색의 아름다운 도시를 구현하는 중
종합적으로 체험되고 발현된다. 그것은 공원과
요한 방편이 된다.
같은 공적인 공간이 아니라 정원이기 때문에 가
여기서 정원일이 본질적으로 과정을 중시하는
정원일이 본질적으로 과정을
능한 일이다. 정원은 참여하는 모두를 주인공으
자연 즐기기이자 돌보기 행위임을 기억해야 한
중시하는 자연 즐기기이자
로 만들며, 누구나 사색을 통해 정원이 주는 풍
다. 정원에 들이는 노력은 ‘패스트’(Fast)하게 생
요로움을 누리기 때문이다.
산될 수 없기 때문이다. 긴 시간과 노력을 요하
도심의 정원화가 정원과 공원의 공진화(Co-
는 점에서 정원일은 그 자체로 삶의 태도를 바
Evolution)를 이끌고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
꿔주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정원문화란 느림의
‘패스트’(Fast)하게 생산될 수
다. 우리 시대 도시농사는 그 결과물에 방점
문화이고, ‘충분히-천천히’의 문화이자, 생각과
없기 때문이다. 긴 시간과 노력을
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 먼저 의미를 두
고민의 문화다.
요하는 점에서 정원일은 그
고 있다는 데 특징이 있다. 얼마나 크게 많이 생
현대 정원은 결국 자연과 인간의 교감이 이
자체로 삶의 태도를 바꿔주는
산해낼 것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재미있고 의
루어지는 가장 기초적인 행위로서, 자연에 대
미 있게 길러내느냐에 더 초점이 있는 경작문화
한 본성적 복고주의이자 자연물을 통한 즐김
(Cultivation)인 것이다. 기르는 과정에 먼저 의
(Entertaining)의 정원문화를 지향한다. 그것은
미를 둔다는 것은 그것이 결국 정원문화의 하나
자연물(인공물의 반대적 개념으로, 자생성이 있
천천히’의 문화이자, 생각과
임을 강조해준다.
는 자연 속 다양한 동식물, 무기물)을 다루는 행
고민의 문화다.
그러다보니 도시농사라는 주제는 우리 도시의
위이자, 인간의 의지와 요구에 따라 자연물을 활
대표적 자연인 정원과 공원의 경계를 흐리게 하
용하는 방식이며, 자연물을 선택하고 배치하고
며 세분된 일상에 통합을 요청하기도 한다. 유리
유지·관리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과 교감을 추
된 일상과 도시를 통합하고, 기계적 공간과 정
구하는 모든 활동이다. 우리 시대 공공정원과 애
서적 감흥을 통합하고, 세대 간 소통을 이루며,
그리테인먼트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돌보기 행위임을 기억해야 한다. 정원에 들이는 노력은
역할도 한다. 이러한 정원문화란 느림의 문화이고,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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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얼로트먼트 Allotment
캐나다 커뮤니티 가든 Community Garden
작물 재배를 목적으로 개인에게 임대해주는 토지로 도시개발로 줄어들다
동계올림픽이 있던 2010년까지 밴쿠버 시내에 2010개의 도시텃밭을 만드
가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 1887년부터 소규모 농지를 원하는 사람이나
는 사업을 벌인 바 있다(2010 공공텃밭 프로젝트). 뒤뜰 나누기, 한줄 나
실업자 구제를 위해 얼로트먼트법(식량자급을 위한 얼로트먼트와 농가정
누기 등의 사업으로 직접 기른 먹거리를 저소득층에 기부하는 프로그램도
원보상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정원문화의 형태로 발전되어 있다.
운영하고 있으며, 시민과 전문가, 행정 등 도시 주체들의 역할과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다.
일본 시민농원 市民農園 네덜란드 얼로트먼트 Allotment 유럽의 시민농원에서 유래하여 1924년 최초의 시민농원이 개설되었고, 전 쟁으로 거의 사라졌다가 1966년부터 다시 등장했다. 체제형 시민농원이
시민의 뜰이라는 뜻으로, 원예농원으로 부를 수 있으며, 여가생활 및 공공
인기가 있으며 휴식과 여가활동이 주목적이다.
녹지 기능을 위해 조성되었고, 빈곤한 농업 노동자의 구제를 목적으로 19 세기에 나타난 레저 채원형 농원에서 시작되었다. 시민농원협회가 지주로 부터 임차하여 회원이 구획 이용권을 구하여 사용하게 된다.
미국 커뮤니티 가든 Community Garden
다양한 도시 녹색화 운동 중 하나로 안전한 먹거리와 커뮤니티의 관점에
러시아 다차 Dacha
서 추진되고 있다. 뉴욕의 그린 섬(Green Thumb) 프로그램이라는 시영 도 시텃밭사업으로 활성화되었고, 도시텃밭 이용 조직에 대하여 지자체의 지
뒤뜰, 지하실, 옥상 등 도심에서 농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특히 도시 외
원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곽에 다차(시골 별장)를 두고 농사를 짓는 경우가 많다. 텃밭이 있는 작은 주택으로 휴가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독일 클라인가르텐 Kleingarten
19세기 중반 빈민원(Armengarten)에서 시작되어, 채마밭 목적으로 조합 이나 협회가 지주로부터 임차하여 회원에게 일정한 면적을 이용하게 한다. 전쟁 중에는 도시민들의 중요한 식량 공급원 역할을 하기도 했으며, 1983 년에는 연방소정원법이 제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 도시농사
전통적으로 채마밭, 문전밭 역사가 오래되었으나, 외침과 상업화, 경제성 장 등에 따라 사라졌다가 2000년대 초반 도시의 레저, 교육, 생산 등 애그 리테인먼트의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1년에는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 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도 했다.
쿠바 오르가니포니코 Organiponico
친환경 유기농 도시농사의 대표적 사례로, 아바나시의 경우 도시 내에서 90% 이상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다. 시내에서 농사를 지을 경우 화학비료 나 농약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조례를 제정했고, 생태적 측면에서 주목 받고 있다.
ISSUE REPORT CREA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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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CREATOR’S NOTE 장혜승 Chang Hye Seung
(Art Director, INNOCEAN Worldwide)
왜 야근할 땐 배가 더 고픈걸까? 한 아트디렉터가 ‘야근 중 먹고싶은 음식’을 캘리그라피로 재치있게 표현한 회의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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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BORATION
INTERVIEW. NOVO + Choi Chang In (AE, INNOCEAN Worldwide) PHOTOGRAPHY. Studio 1839, Kim You Rim
NOVO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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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한 남자가 새기는 치유의 詩 핸드드립 커피의 고소한 향이 코끝을 간질이는, 느리게 살아도 재촉하지 않는 동네. 원서동 75번지에서 만난 NOVO는 이름처럼 ‘어린아이처럼 맑고 순수한’, 그의 그림과도 꼭 닮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최창인은 오랫동안 마음속에 숨겨둔, 아직도 얼마는 숨겨두고 싶은 이야기를 낮은 목소리로 조근조근 늘어놓았다. 전혀 터프하지 않았던, 두 남자의 힐링캠프.
57
COLLABO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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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비행기는 사랑을 싣고
견이에요. 정말 그림이 좋아서 새길 수도 있고, 의미를 담아서 새길 수
NOVO(이하 N) 많이 기다리셨죠? 오늘 아이가 병원 가는 날이라서요.
도 있고, 그날 날씨가 좋아서 충동적으로 새길 수도 있죠. 이것도 본능
NOVO라고 합니다.
의 행위니까.
최창인 AE(이하 최) 이노션에서 광고기획을 하는 최창인입니다. 근데
최 하나를 새기면 두 개를 새기고 싶고, 두 개를 새기면 점점 더 새기
‘아이’라니, NOVO 씨, 아빠셨어요?
고 싶다던데….
N 하하, 네. 이제 갓 ‘7일차’ 아빠지만요.
N 그런 부분이 있긴 해요. 하지만 ‘채운다’기보다 내 몸의 조화를 찾고
최 와, 축하드려요. 우리 어머니가 이거 보시면 또 ‘너는 언제 결혼하
싶었다는 게 맞아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도안을 잘 안 봐요. 정형화되
니?’ 하고 구박하실 텐데…. (웃음) 실은 오늘 NOVO 씨를 만난다니까
고 완성된 것보다 문명이 발생하면서부터 본능적으로 생겨난 타투 문
진짜 부러워하던 친구가 있었어요. 종이비행기 타투를 계획 중인 친구
화 그 자체가 재밌거든요. 다 지은 건물을 보고 즐거워하는 건축가가
인데, 그게 NOVO 씨의 트레이드마크라고 했더니 자기가 대신 가면
있다면 저는 짓는 과정을 더 즐기는 사람인 셈이죠.
안 되겠냐고 떼를 쓰더라고요. N 많은 분들이 종이비행기 도안을 보고 저를 떠올리세요. 여기서 참 재밌는 게, 제가 의도했던 일이 전혀 아니라는 거죠. 타투 문화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제비’ 타투가 꼭 있다는 거 아세요? 최 흥부전에서 박씨를 물어오는 그 제비요? N 네. 복을 가져오는 제비요. 그리고 일종의 메신저이기도 하죠. 이렇 게 밝고 희망적인 오브제인 제비가 타투를 통해 전 세계 사람들에게 공통된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 무척 신기하더라고요. 처음엔 이 사실 을 단순히 알리고 싶었어요. 어떻게 하면 제비를 선으로 단순화시킬까 고민하다 종이비행기가 나왔던 거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니 저절로 그 안에 담긴 의미에 공감하시더군요. 어떠한 부연설명 없이도. 최 NOVO 씨 얼굴은 몰랐지만 ‘종이비행기=노보’는 알고 있었어요. N 정말 입에서 입으로. 자연스럽게 전파가 되었달까요. 어느새 제 상 징이 되어 있더라고요. 값지고 고마운 일이죠. 최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NOVO 씨 타투는 요즘 유행하는 이레즈 미(いれずみ)와는 상당히 다르네요. 보통 ‘문신’ 하면 포효하는 호랑 이나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용 따위의 일본식 타투를 떠올리는데, NOVO 씨의 도안을 보면 참 서정적이고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N 전 그것도 편견이라고 봐요. 타투의 역사는 우리 생각보다 훨씬 길 온몸에 타투를 새긴 NOVO는 거리에 나갈 때마다 색안경을 끼고 쳐다보는
고, 종류도 어마어마하니까요. 요즘 타투는 패션 액세서리 같아요. 자 연히 어떤 균형미나 정교한 디테일이 중시되죠. 하지만 예뻐야만 다 타
사람들의 시선에 상처를 받는다. 그 차가운 시선에 그가 유일하게 대항하는 수단은 ‘천진난만한 미소’. 1호선을 타면 동물원 원숭이가 된 것 같고, 2호선을 타면 제일 괴롭고, 3호선을 타면 그래도 제법 견딜 만하다는 그는 ‘내가 똑같이 화를 내는 순간, 그들의 편견에 확인도장을 찍어주는 셈’이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투인 건 분명 아닙니다. 최 듣고보니 이레즈미는 한 부위에 여러 개를 새겨도 커다란 중심 이 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다른 타투는 그 메인 타투를 돋보이는 역할을 하는 느낌? N 정확하게 ‘옷을 입는’ 타투죠. 의복 없이도 완벽한 조화미를 느끼게 하니까요. 최 근데 NOVO 씨 타투는 참 다양하네요. 의도된 강약 조절이 느껴 지지 않아요. N 저는 ‘새긴다’는 말이 참 좋아요. 공들여 각인하는 것 같고, 아름답 게 들리지 않나요? 제게 타투는 파거나 박는 게 아니고 ‘새기는’ 거예 요. 지우지 않음을 전제하는 것. 그래서 타투에는 항상 책임이 따르죠. 그렇다고 해서 타투를 하기 전에 반드시 신중해야 할까요? 그것도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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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새긴다’는 말이 참 좋아요. 공들여 각인하는 것 같고, 아름답게 들리지 않나요? 제게 타투는 파거나 박는 게 아니고 ‘새기는’ 거예요. 지우지 않음을 전제하는 것. 그래서 타투에는 항상 책임이 따르죠. 그렇다고 해서 타투를 하기 전에 반드시 신중해야 할까요? 그것도 편견이에요. 정말 그림이 좋아서 새길 수도 있고, 의미를 담아서 새길 수도 있고, 그날 날씨가 좋아서 충동적으로 새길 수도 있죠. 이것도 본능의 행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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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섣불리 재단하지 말아줘요
복한 비명을 질렀죠.
최 그러고보니 NOVO 씨, 조소 전공이잖아요.
최 대학 수업은 어땠어요? 한국과는 다른 ‘재미’가 있던가요.
N 맞아요. 처음엔 파인 아트를 하려고 했어요. 근데 뭔가 학교에서 계
N 안 갔어요.
속 겉도는 느낌? 최선을 다해서 수업을 들었지만 재미도 없고, 점수는
최 안 갔다고요!?
당연히 안 나오고…. 그러다보니 자연히 제가 좋아하는 것, 수업 외 시
N 어학코스 밟으면서 틈틈이 청강도 해봤는데, 굳이 수업을 듣지 않
간에 계속 그림을 그렸어요. 서양화 수업을 늘리면서 종이에 그리던 것
아도 원하는 건 배울 수 있겠더라고요. 진학을 포기하는 대신 필드에
들을 친구들 몸에 옮겨보기도 하고. 그런데 어느 날, 학교에 누드모델
서 살아 있는 타투 문화를 흡수하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어요. 그러
로 오신 분 몸에 처음 보는 타투가 있더라고요. 자기가 그려간 그림으
면서 파인 아트를 하겠다는 생각도 버렸고. 솔직히 파인 아트, 사람들
로 타투를 해주는 분이 있다는 거예요. 완전 충격이었어요.
관심 없잖아요.(웃음)
최 그렇게 충격이었나요.
최 어, 그거 위험 발언 아닌가요? 누군가 ‘그건 당신 작업이 매력이 없
N 네. 그 전까진 당연히 기존에 있던 도안으로만 타투를 한다고 생각
어서 그렇잖아’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했거든요. 그래서 정말 급하게, 3개월 만에, 후닥닥 짐을 싸서 프랑스
N 물론 그 말도 맞아요. 하지만 ‘이 작업은 돈이 안 되잖아’ 하고 반박
로 떠났죠. 타투로 파인 아트를 하겠다는 꿈을 품고! 한국에 타투 전문
하는 것도 솔직히 이해해줘야 하지 않나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서적이라곤 달랑 한 권 있었는데, 프랑스에서는 방대한 자료에 매일 행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싶어요. 그래서 옛날엔 갤러리에서 전시 했지만 지금은 카페에서 전시를 하죠. 카페는 목적이 없잖아요. 차를 마시러 올 수도 있고, 누군가를 만나러 올 수도 있고. 그렇게 왔다가 제 그림에 관심을 가지고, 그 옆에 있는 제 책을 보면서 저를 이해해주시 면 그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최 어쩐지 당신을 ‘타투이스트’라고 부르기가 점점 미안해지는군요. 디테일과 테크닉에만 치중하는 많은 타투이스트와 같은 카테고리에 묶는다는 것이. N 그렇다고 그들이 잘못된 것은 아니에요. 다만 그들은 대부분 자신 이 무어라 규정되는지 관심이 없고, 저는 타투를 소재로 아트를 하는 사람으로 분류되고 싶을 뿐. 혹시라도 선입견을 가질까봐 이젠 굳이 ‘타투이스트’란 말을 붙이지 않으려고 해요. 최 그럼 NOVO 씨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 뭐예요? N 책이요. 책을 만들고 싶어요. 분명 우리나라에도 오래전부터 타투 가 있었어요. 하지만 거의 사장되었죠. 저는 어떠한 ‘흔적’들이 자취를 감추는 것이 참 슬퍼요. 그래서 제가 하는 작업만큼은 아트북 형태로 고스란히 남기고 싶어요. 최 그럼 이제 첫 번째 꿈을 이루신 거네요. 첫 번째 책 <타투를 말하다> 에서 우리가 가진 타투에 대한 고정관념에 시사점을 던졌고, 두 번째 책 <NOVO&YOU>를 내셨으니. N 4년 넘게 걸린 작업이었죠. 지금 제 와이프, YOU를 만났기 때문에
타투이스트 NOVO 1982년에 태어난, 엄마 오미자 아빠 강상택의 막내아들이자 누나 강재은 동생, 부인 김유림의 남편, 강바하의 아빠, 그리고 타투를 소재로 하는 ‘아티스트’. 프랑스 낭시에서 열린 개인전 <Hope and Courage_2009>을 비롯 <홍역_2008, 상상마당>, <Just art_2009, 성곡미술관>, <가짜전시_2010, 175갤러리>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버커루,
가능했을지도 몰라요. 나중에 아이가 크면 세 번째 멤버로 영입해서 같이 책을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음, 강요는 안 하겠지만. 그래서
젠틀몬스터, 어그 등 여러 브랜드와 다수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피부와 피부가 닿는, 바늘로
말인데, 언제쯤이면 광고 소재로 타투가 등장할수 있을까요? 최 엇, 갑자기 역질문을 하시네. 제 생각엔 그리 머지않다고 봅니다. 광고주의 요청사항 중 첫 번째가 새로운 것, 낯선 것이거든요. 타투도 언젠가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아직 신선한 소재니까요. N 프랑스에서 테제베를 타면 티켓을 넣어주는 종이가 있는데, 거기에
체온이 전해지는 순간, 타투로 소통하는 그 순간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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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생대회에서 그림을 그릴래, 글을 쓸래 하면 전 항상 그림을 그렸어요. 고등학교 때 어쩌다 한 번 쓴 글이 큰 대회에서 상을 타면서 이런 부담은 더욱 강해졌죠. 아버지가 ‘시인’이란 팩트는 참 자랑스러웠지만, 한편으론 늘 부담이었거든요. 말씀을 듣고보니 꼭 그 시일 필요는 없겠네요. 아버지의 시를 제대로 마주하지 못해서 새기고픈 마음이 제일 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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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광고가 있었어요. 온몸에 문신이 가득한 사람들이 할리족 스
태어날 때쯤 쓴 아버지의 시를, 서른 몇 해 넘게 살면서 한 번도 제대로
타일의 고글을 쓰고 열차에 앉아 있는 장면. 그만큼 빠르다는 거죠. 정
마주하지 않았다는 게….
말 재밌지 않아요? 청소년 보험 중 타투 보험도 있고. 이런 게 바로 문
N 흠…. 그 시를 새기고 싶으신 건가요?
화선진국이죠.
최 단순히 시를 새긴다기보단, 문구가 선이 되어 제 몸에 남길 원했어 요. 흉터처럼.
남자의, 아들의, 아버지의
N 저는 아직 그 시를 읽어보지 못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최 NOVO 씨는 상대방과 대화를 통해 영감을 얻어서 도안을 그리
그 시를 얼마나 많이 읽어보셨겠어요. 어떤 느낌이 드는 시인가요?
시죠. 사실 저도 예전부터 새기고 싶은 타투가 있었는데, 도안이 없어
최 아버지 시는 제게…굉장히 어려웠어요. 어떤 건 ‘이게 어떻게 시
서…. 몇몇 타투이스트에게 상담해봤지만, 다들 이해를 못 하시더라고
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이 시는 누가 읽어도 무엇을 이야기
요. 전혀 엉뚱한 걸 권하기도 하고.
하는지 명확하게 들어와요. ‘내가 죽어서 ~가 된다’는 내용이 계속 이
N 그렇게 말씀하시니 궁금하네요. 말씀해주세요.
어지거든요. 그렇게 많이 읽었어도 아직까지 외워지지 않는 이 시를,
최 돌아가신 아버지가 시인이셨어요. 돌아가시기 몇 달 전부터 계속
채찍 자국처럼 제 몸에 남기고 싶어요. 옷을 입었을 때 아무도 모르게
똑같은 시만 반복해 쓰셨는데, 저는 그걸 아버지의 유작이라고 생각하
끔. 최근에는 이 자체가 허세란 생각이 들기도 해요.
고 장례식 때 걸어두었었죠. 그런데 알고보니 그 시가 유작이 아니라,
N 음…. 말씀하시는 동안 제가 시를 한 번 읽어봤는데요. 이 하나의 시
아버지의 첫 번째 시집에 실린 시더라고요. 굉장히 충격이었어요. 제가
로 원하는 걸 다 만족시킬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최 사생대회에서 그림을 그릴래, 글을 쓸래 하면 전 항상 그림을 그렸 어요. 고등학교 때 어쩌다 한 번 쓴 글이 큰 대회에서 상을 타면서 이런 부담은 더욱 강해졌죠. 아버지가 ‘시인’이란 팩트는 참 자랑스러웠지만, 한편으론 늘 부담이었거든요. 말씀을 듣고보니 꼭 그 시일 필요는 없 겠네요. 아버지의 시를 제대로 마주하지 못해서 새기고픈 마음이 제일 크니까. N 아버지께서 시를 쓰셨다는 걸 완전히 배제하고, 그저 아버지가 어 떤 분이었는지 생각해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창인 씨도 저도 둘 다 남자고, 아들이잖아요. 언젠가 아버지가 될 거고. 시나 글에서 완전 히 벗어나 왜 새기고 싶은지,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하고 나면 그것이 글이 되든 이미지가 되든 의미가 생기지 않을까요? 보통 깊고 오래된 것일수록, 선뜻 뭔가를 몸에 옮기는 데 망설임이 크거든요. 최 시기를 놓친 것 같다는 생각도 해요. 그때, 충격을 받았을 때, 몸에 새겨야겠다고 생각한 그때 실행에 옮겨야 한 게 아닌가. 시간이 지나면 이 감정이 희석될지, 아니면 후회로 남을진 모르겠지만요. N 제가 타투를 새기면서 정말 보람을 느낄 때가 언제인지 아세요? 딸 이 한 타투가 예쁘다고 어머니가 오실 때, 미성년인 막내만 빼고 온 가 족이 타투를 새길 때, 저한테 타투를 새겼던 손님들끼리 만나 제게 청 첩장이 올 때…. 저는 창인 씨 말 중 ‘흉터가 됐으면’이란 부분이 참 마 음에 들어요. 진짜 상처인 거죠. 옛날 고된 시집살이를 겪던 아낙들이 새기던 ‘점성문신’이 있어요. 부엌에서 바늘로 허벅지나 팔 안쪽에 점 을 찍으면서 고통을 승화시키는 거죠. 만약 창인 씨가 어떤 걸 해결하 는 종지부를 찍고자 한다면 , ‘진정 내 몸의 상처는 뭘까’란 고민으로 다시 시작해도 될 것 같아요. 최 NOVO 씨 아이 이름이 뭐예요? N 바하요. 제 성이 강 씨니까, 강과 바다와 하늘. 강바하. 너무 놀고 싶 은 게 있어서 학원 가기 싫어하는, 그런 아이로 자랐으면 하는 아버지 의 마음을 그애는 알까요.
故 최석하 시인의 시집 <바람이 바람을 불러 바람 불게 하고>와 NOVO와 YOU가 만나 4년 동안 공들인 아트북 <NOVO&YOU>. 쓴 시기가 다르고 표현 방법도 다르지만, 시간과 공감을 넘어 서로의 마음을 나누기엔 충분했다. 최창인 차장과 NOVO는 ‘흉터처럼 남길 바라는’ 숙제를 두고 이후에 따로 고민을 계속 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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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Don’t Come Easy The Study of Language of INNOCEAN Worldwide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언어와 마음
그 집단만의 조사하여 분석하는 방법이 있다. ‘언어 습관’은 한 집단을 정의하는 요소 중에 ‘언어 습관’을 월드와이드의 때문이다. <Life is Orange> 9호에서는 이노션 특징을 두드러지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기 연구하기로 했 하기 위해 사용하는 특징적인 ‘언어 습관’을 구성원들이 일을 하거나, 서로와 커뮤니케이션 월드와이드의 서 더 큰 시너지를 일으키려 노력하는 이노션 다. 단순한 유행어가 아니라 일과 사람 사이에 . 마음이 그 안에 담겨 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Text. <Life is Orange> Editorial Dept
Life is Orange Spring 2013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회의에서 미처 해결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니 참 ‘짜치다’. 어떻게 ‘닦아’야 좀더 ‘있어빌리티’하게 만들 수 있을지 같다. ‘히뜩한’것을 찾아보지만 이것은 ‘선수’의 영역인 것 하루를 시작하는 어느 이노션 월드와이드 광고인의 누군가 보기에는 외계어처럼 보이기도 할 것이고,
마음 속이다.
. 또 누군가는 국어 파괴의 현장이라고 노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릇 언어란, 그것을 사용하는 이의 마음을 비추어주는 거울과 같은 것. 당신의 다음 장을 펼쳐 우리의 레슨을 따라 하다 보면 동화될 것이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란 이들의 치열한 머리와 마음에 Listen Carefully and Repeat after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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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U INN sage o O Ter CEAN f ms Wo
rldw 이노 션월 ide 드와 함께 이 배워 보기 드 용어 를
광고 생활 용어 지만 꼭 의학 를 채워줄, 작 이 등장 하 는 없 새 쉴 면 % 부족한 뭔가 보 2 : 를 치 마 어 라 원 드 십 의학 문 ’의 값어 론 그만큼의 전 하는 말. ‘십 원 때가 있다. 물 디어 요소를 뜻 질 이 해 아 감 한 난 요 에 필 용어 않 직업 의식 아직 접하지는 한다는 투철한 광고 드라마를 자람이 없어야 는 모 주 지 여 까 보 치 을 성 보이지만 이 용어, 혹 눈에는 완벽해 그만큼의 전문 들 남 도 . 에 다 사 있 회 수 을 엿볼 았지만, 광고 원 어치’ 모자 한다. 누구보 기준에는 딱 ‘십 용어들이 난무 의 드 한 이 별 와 특 드 의 노션 월 . 은 그들만 큼 광고인 애용하고 있다 있는 직업인만 내는 선배들이 아 고 찾 하 시 을 주 틈 를 그 라는 다 트렌드 이묻 고인들의 열정 울타리를 리티를 향한 광 혹 회사라는 퀄 간 성 는 완 어 의 용 극 궁 들만의 고 답한 을 갖고 있다 치기도 라 특히 애착 이 에 영향을 미 현 반 표 전 는 회 나 사 어 넘어 어를 미리 습 용 의 들 이 . 이들도 있다. 한다 을 일컫는 미도 없는 일 할 용 사 게 도 안 나고, 의 롭 티 유 : 자 다 치 고 짜 하 득 . 왜 저래?” 등 로다. 이상하다 별 . 그 다 도 하 신 이 당 말. “기대 수 있다면 으로 담고 있기 의미를 포괄적 인 적 정 렌 부 트 든 선 거의 모 들처럼 앞 모르는 고업에 대해 위가 넓다. 광 범 용 될 활 가 에 때문 드 세터 버릇 감을 잡으면 입 뉘앙스에 대한 단 일 도 . 들 다 람 사 수도 있 어. 되는 마법의 단 처럼 사용하게 주는, 번뜩이는, 죽여 하고, 새롭고, 히뜩하다: 참신 르는 표현. 멋진 등을 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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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전달해야 하 많은 정보를 약어를 는 리 우 , 상 직업의 속성 다. 많이 사용한
야기가 아닌 광고주 입장에서 전달하
고 싶은 이야기
톤앤매너(Tone & Manner): ‘분위기’ 혹은 ‘느낌’을 의미함. 얼터(Alternative): 선택의 대안, 옵션 을 뜻함.
일본어가 남긴 잔재들
낌을 ,그느 인 느낌 느낌적 에 문 때 야 하기 된다. 표현해 를 찾게 인 용어 적 축 함
한국어와 영어의 창조 적인
합성어 바리치다: Variatio n의 Vari에 한국어 ‘~ 치다’를 합성한 용어이다. 지면 광고를 제작할 때, 매체 마 다 광고 면의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에 기본 광고 를 각 매체의 사이즈에 맞게 크기를 변형시키 고 조절하는 것과 같은 행위를 말한다. 신규 안 개발 이 아닌 기존 안을 디벨 롭(develop)하거나 약간 의 수정을 할 때도 사용 한다. 있어빌리티: ‘있다‘라는 한국어와 ‘~(a)bili ty’라는 용어를 합성한 경우 이다. 직역하자면 ‘있 어 보인 다’라는 뜻으로 이해 할 수 있겠다. 이미지에 민감 하고 대중의 감각을 자극하는 영상을 만들 어내야
하는 직업의 특성상 광고인에게 ‘있어빌리티 ’는 매우 중요한 능력이라 고 할 수 있다. 이 단어 를사 용할 때는 ‘고급스럽다 . 외국 것 같다. 뭔지 모르 게 좋아 보인다’라는 뉘앙스를 풍겨야 한다 . 영어를 그대로 쓰는 경우 컨썬(Consern): “광고주 가 이런 강한 표현에 컨 썬이 있더라구요.” 인볼브(Involve): “이 번 PT는 어떤 팀에 인볼브 되었대?” 바이어스(Bias): “그 자료를 보시면 오히 려 바이 어스가 껴서 아이디어 내기가 힘들어요.” 메이커 보이스(Ma ker Voice): 소비자 입장 의이
기까끼: 유래는 가부 키에서 배우의 출 입, 음악·조명의 변화 등 진행상의 신 호가 되는 동작이나 대사를 일컫는 킷 카케(切っ掛け)로 추정 . 레이아웃의 틀 이 안 맞거나 영상물에 서 음향과 그래 픽을 맞출 경우 ‘기까끼 를 맞춘다’는 식 으로 사용한다. 데꼬보꼬: ‘요철’ 혹은 ‘울퉁불퉁한’의 뜻을 가진 데코보코 (でこぼこ)에서 유 래. ‘헤드카피와 바디 카피 사이에 데꼬 보꼬를 더 주면 어때 ?’처럼 주로 요소의 배치, 크기 등에 대비 를 줄 때 사용한다. 데모찌: ‘손에 들다’, ‘쥐다’인 데모찌(手 持ち)에서 유래했으나, ‘일거리가 없어 서 두 손 놓고 쉬는 상태’란 뜻으로 쓰 인다. 주로 건설 현장 에서 많이 쓰이는 용어로, 광고 회사에서 는 중간에 잠깐 텀이 생겨 기다리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언어 습관 분석은 5~10년 차 광고인을 대상으로 진행 한 설문 결과를 재구성한 것이다. 어느 한 집단 에서 습득한 용어의 뜻과 사용 예시 등을 짚어 보며 , 우리가 일상에서 어떤 용어를 쓰고 있는지 다시 한 번 되돌 아볼 수 있었다. 또한 이노 션에서 주로 애용하는 언어를 통해 ‘광고인’의 속성과 그들 의 삶을 들여다보는 기회이기 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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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사용하는 언어 때문에 벌어졌 던 에피소드
-첫 대면한 광고주에게 최근 만든 광고가 참 ‘있 어빌리티’ 하다고 하자, 폭소를 터트리며 “광고대 행사라 그런지, 표현도 참 크리에이티브하다”라 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ide w d l Wor ir N CEA ut The O N IN s abo Talk uage g La n
-아주 중요했던 어느 경쟁 PT 날. 회장님 이하 여러 어르신들을 모시고 PT를 하던 중이었다. 기 획팀의 컨셉과 방향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후 크리에이티브를 발표할 순서가 되었다. 모 CD: 자, 그럼 이제부터 크리에이티브를 ‘까’ 보 도록 하겠습니다. 순간 당황하는 광고주 실무진과 대행사 스텝 들… 그리고 이어지는 회장님의 헛기침 소리! 모 CD는 자신의 순간적 실수에 PPT 화면에 시선을 고정하고 고개를 돌리지 못했다는 에피소드. 하 지만 훌륭한 컨셉과 크리에이티브로 당당하게 경 쟁 PT에서 승리했다는 아름다운 결말!
Life is Orange Spring 2013
-오랜만에 친척들과의 모임이 있던 날. 맛있게 식
-일본에 영향을 받은 산업적 특성으로 인해 일
사를 마치고 누군가 다 함께 모여 사진을 찍자고
본식 용어가 많고,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제안했다. 나도 모르게 “삼촌이 저쪽에서 떼샷으
다소 폐쇄적인 비즈니스 영역이다 보니 용어 순
로 찍어줘”란 말이 튀어나왔고, 모두들 날 이상한
화에 대한 요구도 크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얼굴로 쳐다보더라.
-한국어로 할 수 있는데 굳이 영어로 남용하는
2
말들은 조금씩 순화할 필요를 느낀다.
타 집단이나 업종에 비해 광고인만이 이해 할 수 있는 단어나 문장이 많은 이유는?
-같은 말(What to Say)도 다르게(How to Say)
4
회사에서 주로 사용하던 말인데, 나중에 보니 대중에게도 널리 전파되었던 경우
하고 싶은 본능적 직업병이 아닐지.
-대략 10년 전쯤 선배에게 ‘간지’나는 그림을 가
-바쁘고 빠르게 돌아가다 보니 ‘짧게 말해도 서
져오라는 말을 듣고 ‘당췌 무슨 말이지!?’ 싶었던
로 뜻이 통하는’ 말이 필요한 것 같다.
기억이 있다.
-광고라는 직업이 말과 숫자로 정의하는 결과물
-대표적인 경우가 ‘짜치다’, ‘갑질하다’, ‘엣지있다’,
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적인 느낌’을 찾아
‘울림이 있다’ 같은 말. 회사에서 주로 우리끼리
내고 만드는 일이다 보니 그 ‘느낌적인 느낌’을 표
통하던 말이었는데, 3~4년이 지나니 어느새 방
현하는, 보다 함축적이면서 한 단어 안에 다양한
송에서 쓰이고 어느 자리에서나 통하는 말이 되
뜻을 가진 용어를 자꾸 만드는 게 아닐까.
었다.
3
일본어나 외래어를 많이 사용하는 이 유는?
-현장에서 습득하는 언어 중에 일본어에서 유래 된 현장 용어가 많다. 제작 전반에 걸쳐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들, 대대로 전해오는 일본 광고업 계 용어들이 변형되어 지금까지 남아 있다. 처음 에는 재미 삼아, 또 이런 단어를 자유자재로 써야 프로답다고 의식한 적도 있는데, 이제는 진지한 ‘생활용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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談 ;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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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Life is Orange> Editorial Dept PHOTOGRAPHY. RAMSTUDIO
Our Twisted Hero
진짜 이태백이 말하는 <광고천재 이태백> 에디터는 <스타일>을 보며 황당해하고, 의사는 <하얀거탑>을 보며 고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정미 차장 (AE, INNOCEAN Worldwide) 장호준 차장 (Art Director, INNOCEAN Worldwide) 정필남 대리 (Copywriter, INNOCEAN Worldwide) 김무진 차장 (Art Director, SK플래닛 도어스) 우동수 차장 (Copywriter, SK플래닛 블랙앤컴퍼니)
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하루하루가 격하게 흘러가는 그들의 실상은 드라마보다 더욱 드라마틱하기 때문. 그렇다면 광고인이 보는 <광고 천재 이태백>은 어떨까? 다섯 명의 진짜 ‘이태백’이 솔직담백하게 털 어놓는, 광고회사의 리얼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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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목과 비슷한 이름의 저자가 모티브라던데…. ‘광고천재’라니 좀 오그라들긴 한다. 근데 막상 드라마에서는 그 사람 스토리가 별로 두드러지진 않잖아.
의사는 <하얀거탑>을 보지 않아
호준 그러고보니 너희랑 꽤 비슷한데? 진구가 아트 디렉터고, 박하선
장호준(이하 호준) 요즘 KBS에서 한창 <광고천재 이태백> 방영하잖아.
이 인턴 카피라이터잖아.
본 사람?
필남 근데 박하선은 재벌이고 난….
우동수(이하 동수) 광고회사 이야기라길래 궁금해서 한 네 편 봤나?
동수 나 참, 본부장(조현재)이 인턴을 좋아한다는 게 말이 되나? 옛날
진짜 애쓰면서 봤어. 광고를 욕되게 하는 걸 떠나서, 재미가 없어서 화
같으면 신 상무님이 필남이 널 좋아했던 거야.
가 나더라고.
정미 오우, 말도 안 돼!
김무진(이하 무진) 캐릭터가 너무 작위적이야. 착한 사람은 착하기만
무진 난 그때 대리니까 괜찮았던 거지. 흐흐.
하고, 못된 사람은 못되기만 하고.
필남 그치만 우린 일을 열심히 하면서 몰래 연애를 했죠. 얘네는….
정필남(이하 필남) 의사는 <하얀거탑>을 안 본다잖아요. 똑같은 거 아
정미 갑자기 ‘그분이 오셨어요!’ 하면서 막 버스 창문에 카피를 쓰지 않
닐까요?
나. 나 그 장면에서 진짜 오그라드는 줄 알았어.
이정미(이하 정미) 드라마 제목과 비슷한 이름의 저자가 모티브라던
호준 경쟁작인 <야왕>이 너무 재밌어. 권상우가 완전 크리에이티브해!
데…. ‘광고천재’라니 좀 오그라들긴 한다. 근데 막상 드라마에서는 그
동수 1편에 보면, 광고주가 등장하는 장면이 있어. 검은차 여섯 대가
사람 스토리가 별로 두드러지진 않잖아. 진구랑 박하선이랑 연애하기
촤르륵 서더니, 무슨 마왕(?)스러운 의자에 앉히는 거야. 옥외 전광
바쁘지.
판 보여준다고. 그러고는 아주 혁신적인 카피를 보여준다면서 나온 게
동수 무진이 너 엄청 찔리겠다. 필남이 인턴일 때 꼬여서 결혼까지 한
‘New Revolution’. (웃음)
거 아냐.
무진 음, 나는 한채영이 AE라는 게 이해가 안 가. 그렇게 호피 재킷에 가
무진 그런 면에선 현실을 잘 반영했지. 어떻게 회사에서 일만 하니! (웃음)
죽바지 입는 육감적인 AE가 어딨어? 정미를 봐봐, 이게 현실적인 AE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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談 ; 이야기하다
월요일날 출근해서 목요일날 겨우 들어가던, 인턴 시절의 흑역사가 떠오르네요. 그래도 <광끼>를 보며 키운 광고인의 꿈을 이뤘다는 기쁨 하나만으로 정말 재미있게 일했던 것 같아요.
정미 나는 왜 걸고 넘어져!
게 봤던 장면이, 하루는 후배가 자기보다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낸 거야.
동수 그래도 AE가 한채영처럼 CF감독의 뒷조사까지 하진 않잖아. ‘옛
그러곤 광고주에게 가는 길에 그 아이디어를 버려. 자기 것만 갖고 가
날 모델 누구랑 사이가 꽤 좋으셨던데 사모님이 알면 어떻게 생각하실
서 광고주한테 파는 거지. 이게 더 현실적이지 않아? 광고천재도 이렇
까요?’ 이런 거. AE들이 보면 기분 나빴을 것 같아.
게 위기감을 느끼고 이렇게 비겁할 수 있다! 이 정도는 돼야 현직에 있
무진 에이, 그 정도는 극적 과장으로 이해해주자고. 난 더 황당했던
는 사람들도 인정을 하지.
게, 광고 모델한테 아트디렉터가 무릎을 꿇어. 스타의 환상을 방해했느
필남 일본 드라마 <사프리>도 광고회사가 배경이잖아요. 사실 검증도
니 어쩌니 하면서. 실제라면 내가 광고현장에서 모델한테 무릎을 꿇는
검증이지만, 드라마 안에 나오는 광고가 실제로 ‘히뜩해야’ 재미가 있
거야. 이게 말이 돼? 절대 안 그러잖아.
지 않나요? 그런 면에서 <사프리>는 작가가 광고회사를 다닌 적이 있
호준 무릎이라도 꿇고 싶었을 땐 사실 있었는데. (웃음)
거나, 검증에 굉장히 신경 쓴 것 같아요.
필남 전 “광고인에게 식상함은 사형선고와 같습니다”처럼 밑도 끝도 없는 조현재의 대사에 공감이 안 가요. 특히 회의할 때 이런 말을 많이
역주행 안 해봤음 말을 말어
하더라고요. 보통 사람이 생각하는 광고인은 이런 이미지일까요?
정미 옛날에 EBS에서 했던 <극한직업>인가? 이노션에서도 촬영했던
동수 그게 바로 시청률이 썩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일 거야. 단순히 자
걸로 기억하는데…. 차라리 그렇게 군더더기 없이 그려냈으면 어떨까
막만 내보낸다고 카피라이터가 뭔지, 아트디렉터가 뭔지, AE가 뭔지
아쉬움도 들어. 그걸 보면 광고하는 사람들조차 ‘야, 너 저렇게 일해?’
잘 알겠냐고. 혹시 <Mad Men>이란 미드 알아?
하면서 놀랄 정도야. 라이브로 그려내면 격한 에피소드가 얼마든지 있
호준 어, 나 그거 알아! 엄청 재밌잖아.
을 텐데.
동수 거기도 이태백처럼 ‘광고천재’가 주인공이잖아. 내가 제일 인상 깊
무진 우리 일이 그렇게 박진감 넘치는 일은 아니잖아?
Life is Orange Spring 2013
내가 AE라 좀 속상한 게 있어. <광고천재 이태백>도 그렇고, <트리플>의 이정재도 그렇고, 드라마에서 AE는 항상 차갑더라. 다른 사람 막 쪼고, 싫은데 억지로 맡기고. 아무래도 제작팀과 광고주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이니까,
일동 얼마나 넘치는데!
정미 어머, 없어. 진짜 없어.
정미 광고주 보고 5분 전에 CD님 모시고 출발해봐. 역주행은 기본이
호준 어, 나 며칠 전에도 당한 것 같은데!
고 총알택시가 따로 없지. 버스노선 활용은 당연하고!
정미 우리끼리야 실제 작업에 드는 물리적인 시간이 어느 정도인진 대
무진 너 그렇게 일해? 우리 SK플래닛은 굉장히 안정적이라…. (웃음)
충 알잖아. 그치만 광고주가 갑자기 스케줄을 바꾸면 우리도 마찬가지
동수 너의 의견에 절대 동의할 수 없어. 역주행을 왜 해?
로 당황스러워. 각각 제작팀마다 성격이 다르니, 그때그때 맞춰서 노하
정미 왜 이래. 우리 솔직해지자고. 드라마처럼 엘리베이터 앞에서 “주
우를 발휘하는 수밖에.
님 오시기 5분 전입니다” 같은 건 비현실적이지만, 극한으로 시간 맞추
무진 당했다고 깨닫는 순간이 제일 괴롭지. 왠지 진 것 같고.
는 건 정말 피말리는 것 같아.
정미 제일 좋은 건, 내가 당해준 척하면서 원하는 대로 끌고 가는 것!
호준 시안 다 만들어서 프린트만 하면 되는데 갑자기 프린터가 고장 나고!
엄청 기뻐하면서 해주거든. 헤헤.
필남 맞아, 맞아! 꼭 그러더라.
무진 우릴 그런 식으로 돌린 거야? 그런 거야?
동수 SK플래닛은 프린터도 아주 고급으로…. (웃음)
호준 하루라도 시간 더 벌려고 광고주한테 얼마나 사정하겠어. 어쩔 수
정미 내가 말을 말아야지…. 아까 동수차장님도 그랬지만, 내가 AE라
없이, 막을 수 없어서 스케줄 꼬인 거 알지. 근데 가끔 알면서도 괜히
좀 속상한 게 있어. <광고천재 이태백>도 그렇고, <트리플>의 이정재도
AE한테 화풀이할 때가 있어. 나중에 되게 미안하지.
그렇고, 드라마에서 AE는 항상 차갑더라. 다른 사람 막 쪼고, 싫은데
정미 제작팀 입장에선 AE가 광고주니까.
억지로 맡기고. 아무래도 제작팀과 광고주 사이에서 조율하는 역할이
동수 거기서 같이 욱하면 선배들 무용담처럼 날라차기 나오는 거고.
니까, 중간에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는다는 걸 이해해줬으면 좋겠어.
무진 난 내 뒤에 AE들이 나란히 모여서 이거 조금만 옮겨주세요, 저거
필남 나 진짜 궁금했던 거 있어요. 우리한테 스케줄 거짓말할 때 있죠?
조금만 키워주세요, 이럴 때 진짜 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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談 ; 이야기하다
사실 며칠 전에 광고에 족적을 남긴 분께 물어봤었어. 광고천재가 생각하는 광고천재란 무엇인가요? 바로 전활 끊으려 하시더라고. (웃음) 그분 말씀이, 천재가 어디 있느냐고. 본인이 광고를 쭉 해오며 깨달은 바 ‘광고는 천재가 아니라 팀워크가 만드는 것’이라며.
정미 개념 없는 짓이긴 하지. 근데 상황이 진짜 애매할 때가 있어. 광고
동수 적어도 여러분은 확실히 본 적이 있어요.
주 요청으로 반드시 로고를 이만큼 키워야 하는데, 내가 끝까지 확인
일동 어우, 넌 아니야!
안 하고 자리를 떴다가는….
호준 사실 며칠 전에 광고에 족적을 남긴 분께 물어봤었어. 광고천재가
무진 아트에게 미완성인 컴퓨터 화면은 치부야, 치부. 벌거벗은 기분!
생각하는 광고천재란 무엇인가요? 바로 전활 끊으려 하시더라고. (웃
아마 아트의 모든 욕심은 과정을 들키지 않고 완성해서 정말 잘된 결
음) 그분 말씀이, 천재가 어디 있느냐고. 본인이 광고를 쭉 해오며 깨달
과만 딱 보여주는 걸 거야.
은 바 ‘광고는 천재가 아니라 팀워크가 만드는 것’이라며.
필남 가만히 듣다보니 카피랑 아트 사이에도 이런 신경전이 있을 것
무진 난 천재는 아니더라도 재능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 요즘은 재
같아요. 우리가 카피를 넘겨야 아트가 작업을 할 수 있으니까.
능 없는 애들이 너무 많아. 만날 얘기해. 넌 광고하지 말라고. 하도 하
호준 CD님 스타일에 따라 체감이 다를걸?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카
니까 이젠 애들이 농담인 줄 알더라.
피 베이스 CD님이면 어쩔 수 없이 카피 쓸 시간을 더 많이 주더라. 반
정미 프레젠테이션을 굉장히 잘하기로 소문난,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
대로 아트 베이스 CD님이면, 회의 끝나자마자 레이아웃이라도 잡아
있어. 하루는 회사 복도에서 계속 왔다 갔다 하며 뭔가를 중얼거리시
놓게 당장 더미라도 달라고 재촉하시지.
는 거야. 알고봤더니 머릿속으로 계속 프레젠테이션 리허설을 하고 계
동수 개인적으론 PD출신 CD님이 제일 좋더라. 카피도 아트도 공평하
셨던 거지. 프레젠테이션 몇 년 했다고 ‘애드리브 치면 되지’ 하는 사람
게 시간을 주니까. 단, 광고대행사에 PD가 잘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
이 있는가 하면, 알게 모르게 노력파들이 굉장히 많아. 스크립트 백 번 씩 읽으면서 조금씩 수정하고 또 수정하고.
진짜 광고천재 본 적 있어?
동수 하긴. 어린 애들 중에도 보면, 열심히 하는 애는 또 엄청 열심히
호준 근데 실제로 ‘광고천재’를 본 적 있어? 광고에 천재가 가능할까.
해. 우리가 까는 아이디어 중에도 정말 눈에 보이는 것들이 있지 않
Life is Orange Spring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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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여기 앉은 사람 중 대기업 공채 출신은 하나도 없잖아? 소규모 독립대행사에서 대리 달고 만났으니까…. 이야, 남 얘기가 아니었네. 우리가 바로 이태백이었네.
아? 얼마나 공들여 생각한 것인지가. 언젠가 나를 치고 올라올지 모르
먹는 걸로 콘티가 바뀌어 있고, 광고주가 와서 뭐라고 하니까 갑자기
는 후배지만, 기특한 건 어쩔 수 없더라.
커리어우먼이 먹는 걸로 바뀌고…. 사실 광고하다 보면 많이들 겪어봤
호준 사실 <광고천재 이태백>을 엄청 디스하긴 했지만, 드라마를 보면
을 거야.
서 공감하는 부분도 있었어. 아이데이션하는 장면이었는데. 이태백이
필남 근데 <광고천재 이태백> 방영 이후에 회사에서 이런 유행어 생기
속한 작은 대행사랑 다른 대기업 대행사가 아이데이션하는 모습을 교
지 않았어요? 한창 회의하다가 누가 ‘어, 나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 떠
차로 편집해줬어. 노숙자 캠페인을 만들던 이태백이 직접 노숙을 해가
올랐어’ 이러면 다들 “광고천재 나왔네” 하는 거.
며 갖은 수모를 당하고, 노숙자들의 실제 이야기를 듣는 반면, 대기업
정미 우리 팀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광고천재 드립!
사람들은 사무실에 앉아서 그래프랑 차트만 보고 있더라. 그걸 보면서
호준 그러고보니 여기 앉은 사람 중 대기업 공채 출신은 하나도 없잖
‘아, 이태백처럼 저래야 되는데…’ 하고 반성했었어.
아? 소규모 독립대행사에서 대리 달고 만났으니까…. 이야, 남 얘기가
필남 호준 차장님 말이 맞아요. 우리가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들어가면
아니었네. 우리가 바로 이태백이었네. (웃음)
보통 2주 정도 시간을 받잖아요. 그 짧은 시간에 모든 전략과 크리에이
정미 우리가 바로 광고천재네!
티브를 총동원해서 패키징까지 끝낸 다음 광고주에게 ‘이게 최고의 길
동수 난 라임천재!
입니다’ 하고 제시해야 하죠. 근데 그 짧은 시간 동안 과연 내가 얼마나
호준 난 퇴근천재. 어떠한 상황에서도 정당하게 퇴근하는.
그 제품에 대해 제대로 알려고 했는지 뒤돌아보게 되네요. 더 깊숙이
무진 그럼 난….
들어가야 하는데.
동수 넌 연애천재! (웃음)
동수 나는 라면광고 찍는 장면에 진짜 공감 가더라. 맨 처음 신혼부부 가 먹는 아이디어로 계약을 땄는데, 촬영장에 가니까 여자모델 혼자
CATS & D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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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WEEN PRIVACY AND CAREER 잘 쓰면 약이고 못 쓰면 독, 카카오톡 TEXT. <Life is Orange> Editorial Dept
NO SEIZE MY GROUND!
Lee Seung Hyun (Digital Convergence Team, INNOCEAN Worldwide)
카톡은 내 땅이요, 내 집이요, 내 놀이터 연일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박시후와 A양 사건. 은밀한 사생활이었
거움의 과정을 수반하며 놀이의 순간에 일은 중지되어야 한다. 놀면서 일한
던 카톡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되면서 그 논란이 더욱 거세다. 최대한 선정적
다? 노는 게 일이 되는 순간 그건 놀이가 아니다. 남들이 보기엔 노는 것이
으로 기사를 뽑아내야 하는 언론의 특성상 사건이 공개된 지 일주일 동안 포
그들에게는 일인 것이다. 게임회사 다니는 사람이 매일 게임만 한다고 해서
털을 비롯한 연예 관련 기사는 ‘박시후 카톡 전문’, ‘A양 카톡 전문’ 등의 제
그가 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 회사는 없다
목으로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었다. 사건의 결론을 떠나서 개인의 카톡 전
고 자부한다. 스마트폰 사용이 대중화되면서 연결되는 모든 디바이스로 24
문이 공개되어 박시후 본인은 다시 연예계에 돌아오기는 쉽지 않은 상황까
시간 업무가 가능하면서, 카톡과 같은 메신저가 업무적으로 사용되고, 내 스
지 가버린 것 같다. 카톡 사용자들은 사생활 노출 불안감에 그야말로 멘붕상
마트폰에 업무적인 앱이 설치되고 내 폰으로 테스트해보고 내 스마트폰에
태에 빠졌다. SNS 사용주의보가 발령된 것이다. 이에 따라 카톡 서버 내역을
설치해서 광고주에게 보고하러 다니고 하는 등 개인적인 영역이 공개되는
열람하려는 경찰의 빈도와 대상자, 그리고 처벌사례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순간 업무 효율은 더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의 개인생활이 공개되
고 한다. 카톡은 이런 논란에 대해 전송되지 않는 메시지만 서버에 저장하는
고, 스마트폰으로 일거수 일투족이 감시될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이 세계야
방식으로 바꾼다고 하지만, 개인의 대화 내용이 수사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
말로 빅브라더가 존재하는 세상이 되고 만다.
다면 이제 카톡 사용에도 주의가 필요할 때이다. 박시후 사건은 극단적인 사
본론으로 들어와서 카톡은 필자의 생각으로는 나만의 놀이터이다. 내 공간
례이긴 하지만, 사적인 영역까지 늘 공적인 영역이 침범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에 내가 허락하지 않는 누군가가 들어오려고 한다면 그건 무단 침입이다. 지
된다. 수사를 목적으로 공개 열람이 가능한 카톡을 업무적인 용도로 사용한
금은 아주 개인적인 대화조차도 다양한 목적으로 공개될 수 있는 세계이다.
다고 하면 이는 개인 대화 내용이 공개되는 수준을 넘어 이미 내 스마트폰에
이런 상황에서는 카톡 자체를 쓰는 것도 부담스럽다. 이런 세상에 카톡을 업
사적인 영역은 점점 줄어들게 될 것이다. 현실은 더 비극적이다.
무적으로 이용하라고? 다행히 우리 회사는 와이파이를 이용한 카톡은 막아
개인 영역 안에서 나눈 대화가 약간의 조작으로 공개되는 현실과 더불어 내
놨다.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힐링은 디지털 디톡스이다. 모두가 연결하는
스마트폰으로 업무까지 보라니. 그럴 수는 없다. 사적 영역을 지키고 싶고 또
초연결사회가 현대인의 스트레스를 막을 수는 없다. 모든 디지털 환경에서
나는 놀고 싶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은 놀고 싶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한번쯤은 벗어나보는 것이야말로 탈스트레스의 첫걸음이다. 카톡을 좀 쉬어
유희의 존재이다. 호모루덴스 인간은 여타 동물과 다른 본질적인 특징인 유
보고, 페북도 좀 내려놔보자. 지하철을 타면 휴대폰은 가방 깊숙이 넣어두고
희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카톡 등을 업무적으로 사용하는 순간 순수한 놀
책을 꺼내보자. 쉽지 않다. 조금만 보고 책을 보려고 하면 이미 목적지에 도
이는 없어진다. 네덜란드 역사학자 호이징거의 개념이지만, 놀이는 재미와 즐
달해 있다. 내가 스마트폰인지 스마트폰이 나인지?
Life is Orange Spring 2013
비즈니스에 있어서 가장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은 전화와 이메일일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서 전화보다 문자를 선호하는 사람이 늘어나는가 하면, 문자보다 ‘카카오톡’을 애용하는 사람도 더러 생겨났다. 잘 쓰면 빠른 소통이 가능하지만, 못 쓰면 소위 ‘카톡지옥’에 빠질 수도 있는 일. 모바일메신저의 대표주자인 카카오톡, 과연 업무에 활용해도 될까요?
IT DEPENDS ON OUR ATTITUDE
Lee Sung Hun (AE, INNOCEAN Worldwide)
카톡은 도구이자 플랫폼일 뿐
여자 글, 아랫글, 반절…. 한글이 ‘한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역사는 그리 깊
해해야 할까요?
지 않습니다. 주시경 선생이 ‘하늘 아래 으뜸가는 글’이란 뜻을 붙여주기 전
아무래도 우리 업의 특성상, 다수의 팀원이 협력하여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까지 참으로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지요. 한글이든 한문이든, 글은 도구이자
많습니다. 공통의 스케줄이나 메시지를 여럿에게 전달해야 하는 일이 자주
플랫폼일 뿐입니다. 각각의 장단이 있을 뿐 서로 다른 도구인 두 개의 글이
발생합니다. 또한, 거의 모든 프로젝트가 명확한 마감 일시를 갖고 있기에 부
당시 사회의 주도권을 놓고 싶지 않았던 사람들의 집단적 이기심과 배타심이
득이 밤낮없이, 혹은 비즈니스와 사생활의 영역구분 없이 진행되기가 십상
더해져 높고 낮음이 갈린 것이지요. 결국 사람의 어떤 마음이 가치중립적인
이기도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많은 의견을 즉시 교환할 수 있는 카카오
한 도구의 ‘사용자’와 ‘역할’을 규정한 것입니다. 결국 또 사람의 마음이지요.
톡을 이용하게 되는 것이죠.
조금 다른 측면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만, 요즘 ‘카카오톡은 사생활이
결국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나름대로 이유와
다’라는 주장을 왕왕 듣습니다. 카카오톡이 왜 사생활일까요? 한글이 그랬듯
명분이 있습니다. 그럼 대체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단순히 회사
또 한문이 그렇듯, 카카오톡은 또 하나의 플랫폼이자 도구일 뿐입니다. 오히
내 와이파이로 카카오톡을 막아두면 해결될까요? 바람으로는 행인의 외투
려 다수의 다양한 의견 개진과 즉시적 피드백, 이미지·영상 전송이 가능하기
를 벗기지 못합니다. 만사가 그렇듯 이 문제 역시 ‘사람의 마음’에 달려 있는
에 업무에 매우 효율적이지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카카오톡에 마녀 사냥하듯 ‘사생활 불가침’이라는 멍에를 씌우는 건
가족 간의 관계, 친구와의 관계에서 이해와 배려는 몹시 중요합니다. 그러나
일에 지친 마음, 하루 종일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때론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직장 동료를 대하는 태도에, 혹은 그
맹목적으로 달리다 기진맥진하여 집으로 돌아온 사람들의 마음 때문 아닐
와 나누는 대화에 이러한 ‘이해와 배려’가 얼마나 담겨 있는지 생각해본 적이
까요? 온종일 나눈 ‘영혼 없는 대화’를 집까지 가져오고 싶지 않은 마음 탓은
있는지요. 일에 대한 걱정과 조바심에 재촉하고, 채찍질하고, 평가하고, 가끔
아닐는지요.
은 내 일이 힘들어 ‘알아서 하겠지’라며 미루고 외면하진 않았는지요.
카카오톡을 위시한 모바일메신저의 업무적 사용은 사생활 침해가 아닙니
카카오톡은 분명 ‘효율적인 도구’입니다. 이러한 도구에 동료를 이해하
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더 효율적인 도구를 찾아온 인
고 배려하는 ‘사람의 마음’이 더해질 때, 비로소 ‘카카오톡=사생활 침해’
간의 본성이지요. 진짜 사생활 침해는 ‘사생활 내에까지 침입한 업무’입니
란 공식이 무너질 것입니다. 영단어 Companion이 ‘마음이 잘 맞는 친구’
다. 노벨의 다이너마이트가 그랬듯, 문제는 카카오톡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
와 ‘직장 동료’를 동시에 의미하는 것처럼요. 아, 참고로 제 카카오톡 ID는
하는 우리의 자세입니다. 왜 우리들은 카카오톡까지 써가면서 사생활을 침
esunghun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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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TANT ESTHETICS 환상과 현실, 그 사이를 걸어가는 예술 예술에서 동화와 같이 막연한 상상의 세계를 그 려내는 것보다, 페이크 다큐멘터리처럼 일상의 현실에 대한 심리적 전복을 통해 허구적 세계를 그려내는 방식은 사람들에게 무엇이 사실이고 거 짓인지를 구별하기 어렵게 하면서 예술이 보여주 는 환상이 어쩌면 우리의 일상 어딘가에 존재하 고 있을 거라는 믿음을 심어준다. 즉, 사실과 허 구를 교묘히 교차시킨 예술 작품은 현실을 참조 하며 관객에게 더 강력한 마법을 거는 것이다. 게 다가 이 방법은 예술가들에게 현실계의 부조리 한 측면을 공격하기 위한 초강력 무기가 되기도 한다. 그것도 무겁고 진지한 어법을 사용하는 것 이 아니라 매우 하찮고 가볍고 사소한 방식을 쓰 되 그 안에 비수를 숨기고 있는 모습으로 말이다. TEXT. Seo Jung Im (Senior Editor of Kyunghyang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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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미술관을 침입한 인간의 더러운 그것
적이고 경직된 미술시장을 조롱한 것이었다. 이후 이 작품들은 대단한 예술
일상의 기성품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며 예술과 제도에 대한 맹신을
작품으로 취급되어 수집가들의 구매욕을 자극했고 ‘똥’과 같은 무게의 금값
공격한 예술가로는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으로 판매되었다.
오늘날에는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기성품을 작품의 재료로 사용하는 경우
뒤샹의 아우라와 만초니의 도발은 현대의 다다이스트, 돼지문신 작가, 현대
를 자주 볼 수 있게 되었지만, 뒤샹이 활동했던 1910년대에는 일상의 물건
미술의 파렴치한이라 불리는 빔 델보예(Wim Delvoye)에게서도 발견된다.
들이 전시장에서 작품으로서 보여질 수 있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델보예 역시 <Cloaca>라는 작품으로 인간의 배설물을 미술관으로 끌어들였
그러나 뒤샹은 1917년 뉴욕 <독립미술가전>에 ‘R. Mutt’라고 사인한 남성
는데, 그는 자신의 배설물을 깡통에 담았던 만초니의 행위에서 한발 더 나
용 소변기를 거꾸로 뒤집어 설치한 후 ‘샘’이라 이름 붙여 작품으로 출품했
아가 아예 똥을 만들어내는 ‘배변기계’를 만들어버렸다. 멸균된 스테인리스
1 질 바비에(Gilles Barbier).
고, 이 작품은 당시 미술계에서 비도덕적이고 천박하다는 이유로 논란의 대
스틸 테이블 위에 6개의 비커와 와이어, 전기 펌프, 플라스틱 튜브, 컴퓨터
상이 되었다. 이 사건은 이후 기존의 예술 개념을 완전히 전복시켜 개념미술
등으로 구성된 이 기계에는 매일 두 번씩 일정한 양의 음식-고기, 생선, 채
질 바비에는 헐크나 슈퍼맨,
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출현시켰고, 예술가가 직접 손으로 그린 회화나 만든
소와 가루반죽-이 투여되었고, 우리가 씹는 것과 같이 음식찌꺼기 처리기
절대로 죽지 않을 것 같은
조각만이 예술품이라는 전통적 사고를 해체시키며 예술가가 선택한 기성의
에 의해 분쇄되고, 비커와 다른 비커를 거치며 물과 단백질 분해효소인 펩
실용품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작가중심주의’를 만들어냈다. 뒤샹은 <샘> 외
신, 췌장효소, 염화수소산 등 다른 소화액들과 섞여 사람의 체온과 같은 약
에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명작 <모나리자>가 인쇄된 싸구려 엽서를 길거
35℃에서 유지되었다. 그리고 이틀 후 이 기계는 분리기를 통해 남아 있는
리에서 구입해 거기에 검은 펜으로 콧수염과 턱수염을 그려넣고, 아랫부분
고체를 플레이트 위에 압출했는데, 그것은 실제로 인간의 배설물에 가까운
의 여백에 알파벳 대문자로 ‘L.H.O.O.Q’(프랑스어로 그 여자의 엉덩이는 뜨겁
물질이었다. 전시기간 내내 고귀한 미술관에서 ‘더러움’의 상징인 ‘똥’이 만들
다)라고 적으며 모든 사람이 찬양하고 숭배하는 대가의 작품을 한순간에 우
어지는 과정을 목격하고 불쾌한 냄새를 맡아야 했던 관람객들은 쇼킹한 충
스꽝스럽게 만들어버렸다.
격과 함께 악마를 보고 나온 듯한 표정을 짓곤 했다. 작가는 여기에서 멈추
이러한 돌발 행위와 기발한 아이디어로 사람들을 놀라게 한 뒤샹의 유전자
지 않고 불쾌한 이 ‘똥’을 대량공산품처럼 포장해 서명하고 탁월한 심미안과
는 이후 많은 현대 미술가에게 이어졌다. 그중 이탈리아의 전위예술가 피에
투철한 투자 관념의 컬렉터들을 대상으로 “현대미술 염가 판매, 아방가르드
로 만초니(Piero Manzoni)는 1961년 오브제를 이용한 도발적인 작품을 발
필을 더해줄 장식품, 자긍심과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켜줄 희귀한 제품”이라
표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배설물을 90개의 깡통에 담고 그 깡통에 ‘내용
는 낚시 광고를 내걸며 1000달러에 판매했다. 이러한 행위는 장인정신과 테
물: 미술가의 똥, 30그램, 신선하게 보존됨. 1961년 5월 생산되어 저장됨’이
크놀로지, 사회생물학과 신성함을 뒤섞으며 미와 추, 순수와 타락 사이의 경
라는 문구를 새겨 전시한 작품 <예술가의 똥>이었다. 이는 예술과 예술가의
계를 파괴하고 인간이 이룩한 업적의 어리석음에 대한 신랄한 비평, 소비중
관람객들은 쇼킹한 충격과 함께
사회적 기능에 대한 코멘트로서, 예술의 순수한 실존만을 가치로 삼는 권위
심주의, 문화가 배설한 물질과 ‘예술가의 손’을 제거하며 예술품을 둘러싼
짓곤 했다.
L’ivrogne. 1999-2004
원더우먼 등 그래픽노블에서
슈퍼히어로들을 백발이 된 채 쭈글쭈글해진 모습으로 요양원에 앉아 TV를 보며 시간을 때우거나 재활 기구를 이용해 간신히 걷거나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으로 제시한다.
2 빔 델보예(Wim Delvoye). Cloaca. 2007 현대의 다다이스트, 돼지문신 작가, 현대미술의 파렴치한이라 불리는 빔 델보예. 그는 똥을 만들어내는 ‘배변기계’를 만들어버렸다. 고귀한 미술관에서 더러운 것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목격하고 불쾌한 냄새를 맡아야 했던
악마를 보고 나온 듯한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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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주의를 전복시키는 행위였다. 이 외에도 빔 델보예는 살아 있는 돼지
환상은 현실을 참조한다
들의 피부에 종교화, 할리 데이비슨, 월트 디즈니, 장미, 루이비통 마크 등의
일상에 바탕을 두고 환상을 만들어내는 예술 행위는 미술관에 해가 뜨게 하
상징을 정교하게 문신하며, 삶과 죽음, 가상과 실재, 신성모독과 무슬림종교
거나, 사람들이 스파이더맨처럼 벽을 오르내릴 수 있게 하거나, 또는 늙어
를 대비시켰다.
버린 슈퍼 영웅들의 모습을 마주하게 한다. 먼저 동시대의 가장 핫한 미술
이러한 인간의 배설물 중에는 혈액도 포함되는데, 영국 yBa의 현대미술가
가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은 물, 이끼, 얼음, 빛, 파장, 온도, 무지
마크 퀸(Marc Quinn)은 <Self>(1991)라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피도 예술의
개 등 자연의 원소들과 그것들이 발현되는 환경을 작업의 방식으로 적극 끌
재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작가가 자신의 피를 직접 6주에
어들인다. 그는 전시장 천장에 거꾸로 매달린 물 분무기에서 미세한 물방울
한 번씩 5개월간 몇 차례에 나누어 뽑아, 인간의 총 혈액량인 4.5리터가 모
을 아래로 분무하고 농도 짙은 연무 사이에 프레즈널 램프를 설치해 허공에
이면 그것을 자신의 두상 석고 틀에 부어 냉동시킨 것이다. 따라서 작품의
영롱한 무지개를 만들어내거나(<Beauty, 1993>), 화산지대에서 채취한 용암
재료가 혈액인 만큼 냉동 상태에서만 형체가 유지된다는 속성을 가진다. 즉,
슬러지를 미술관 바닥 전체에 깔아놓고 곳곳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게 해 관
냉동장비의 전원이 없으면 작품은 녹아 소멸되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생
람객들이 전시장에서 화산지대를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맛보게 했다(<Lava
명이 얼마나 나약하고 쉽게 훼손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삶의 이원성과 존
Floor, 2002>). 그러한 프로젝트 중, 2003년 런던 테이트 모던 갤러리에서
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는 <The Weather Project>라는 작품을 진행했는데, 이때 작가는 전시장에
인간의 또 다른 배설물은 바로 쓰레기이다. 팀 노블과 수 웹스터(Tim Nobie
자욱한 수증기와 태양과 같은 빛을 내는 단색파장 전구 구조물, 알루미늄
& Sue Webster)는 이러한 길거리의 쓰레기를 재료로 삼아 전시공간에 ‘그 림자 이미지’로 제시한다. 그들은 쓰레기들을 조심스럽게 쌓아 올린 후 그 앞에 조명을 설치해 두 남녀가 와인과 담배를 즐기고 있거나 두 마리의 쥐가 교배하고 있는 등 명랑하거나 로맨틱하고 때론 저급하기까지 한 그림자 이 미지를 만들어내며, 소위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 의미의 ‘미’의 개념을 해 체하고 사회의 쓰레기 조각들을 미술관에서 유쾌하면서도 풍자적인 예술 행위로 전환시킨다.
소위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적 의미의 ‘미’의 개념을 해체하고 사회의 쓰레기 조각들을 미술관에서 유쾌하면서도 풍자적인 예술 행위로 전환시킨다.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Weather Project. 2003. 런던 테이트 모던 갤러리 작가는 전시장에 자욱한 수증기와 태양과 같은 빛을 내는 단색파장 전구 구조물, 알루미늄 포일 반사판으로 천장을 가득 메워 북구의 백야와 같은 일몰의 장관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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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안드로 에를리치(Leandro Erlich). Swimming Pool. 1999 이 작품은 그저 평범한 수영장처럼 보이지만 아크릴 시트 사이에 물을 집어넣어 ‘수면(水面)’인 척하는 막을 설치한 트릭으로, 오직 수영장 밑에 뚫린 입구로만 들어갈 수 있다. 관람객들은 물 한 방울 젖지 않으며 숨을 쉴 수 있는 등 상식을 깨는 경험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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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일상에 가까이 접근해 건물 외벽, 헤어살롱, 수영장, 엘리베이터 등 친숙한 공간을 재현하되 공간의 확장과 축소, 광학적 반사와 전도의 환영으로 관람객의 눈과 지각을 속이는 방식을 취한다. 일상의 리얼리티를 살려 환영성을 극대화하며 보는 자의 눈과 지각을 속이는 ‘트릭’을 이용해 일상에서 세뇌된 고정관념에 허를 찌르는 것이다.
포일 반사판으로 천장을 가득 메워 북구의 백야와 같은 일몰의 장관을 연출 했다. 당시 200만 명의 관람객이 찾았을 정도로 이 작품은 이슈가 되었는 데, 사람들은 이곳에서 재현된 대자연의 풍광을 직접 체험하며 몽환적인 산 책을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올라퍼 엘리아슨이 자연의 원리를 전시 공간 에 재현했다면, 레안드로 에를리치(Leandro Erlich)는 좀 더 일상에 가까이 접근해 건물 외벽, 헤어살롱, 수영장, 엘리베이터 등 친숙한 공간을 재현하 되 공간의 확장과 축소, 광학적 반사와 전도의 환영으로 관람객의 눈과 지 각을 속이는 방식을 취한다. 일상의 리얼리티를 살려 환영성을 극대화하며 보는 자의 눈과 지각을 속이는 ‘트릭’을 이용해 일상에서 세뇌된 고정관념에
크 호프스트라(Henk Hofstra)는 네덜란드 북부 프란슬란트 주의 레이우아
허를 찌르는 것이다. 이를테면 <Swimming Pool>(1999)은 그저 평범한 수영
르던(Leeuwarden)에 위치한 한 광장의 바닥을 노란색과 흰색의 스프레이로
장처럼 보이지만 아크릴 시트 사이에 물을 집어넣어 ‘수면(水面)’인 척하는
칠하고 지름 30미터의 노란색 반원형 입체를 흰색이 칠해진 영역 가운데 설
막을 설치한 트릭으로, 오직 수영장 밑에 뚫린 입구로만 들어갈 수 있는 작
치한 <Art Eggcident>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작품은 하늘에서 보면 거대
품이다. 그 안에서 관람객들은 물 한 방울 젖지 않으며 숨을 쉴 수 있는 등
한 크기의 계란프라이가 광장을 점령한 것처럼 보이는데, 이런 식의 위트와
상식을 깨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때 물속을 응시하는 자(능동)와 수면 밖을
재미를 섞은 계란프라이들은 농축산물로 유명한 도시 레이우아르던의 성
응시하는 자(수동)는 지각적이고 물리적인 방법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고,
격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주민들에게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의 다른 프로젝
동시에 작가가 의도한 은유-물이 가득 찬 것 같은-와 허구-결국은 수영장
트 <Uran River> 역시 드라흐덴 도시를 관통하는 1킬로미터에 이르는 도로
이 아닌-가 조립된다. 다른 작품 <Batiment>에서는 주변의 집과 유사한 가
를 푸른색으로 칠하고, 강물에 잠기는 자동차 조형물을 유머러스하게 배치
짜 건물을 바닥에 만들고 그 반대편에 같은 크기의 거울을 세워 관람객들이
하거나 푸른색 위에 흰색으로 ‘Water is Life’라는 문구를 새겨 넣은 것이다.
설치물의 형태에 맞춰 누웠을 때 스파이더맨처럼 지붕 위에 올라가거나 2층
그는 전 세계인들이 구글어스를 통해 이 도시에 예술로서 재현된 푸른 강을
창문에 매달려 책을 보는 등 반사원리를 이용한 로맨틱하고 마법 같은 경험
볼 수 있게 하면서, 이와 함께 지역민에게 과거 이 도로에 존재했던 물이 흐
을 맛보게 했다. 이처럼 그는 발상의 전환으로 관람객들을 깨닫지 못했던 유
르던 강을 추억하게 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게 했다.
희의 세계로 초대해 짜릿한 쾌감을 맛보게 할 뿐만 아니라 어떤 사실-결국
이 외에도 인물 조각상을 극사실적인 기법으로 정교하게 만들되, 마치 걸리
현실은 예술처럼 ‘가짜’라는 것-을 일깨워주려 한다.
버 여행기에 빠진 게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거대한 크기로
브라질의 현대미술가 앙리크 올리베이라(Henrique Oliveira) 역시 건축 폐
제시하는 론 뮤엑(Ron Mueck)을 비롯해, 헐크나 슈퍼맨, 원더우먼 등 그래
자재와 합판을 이용해 전시 공간에 거대한 환영을 연출한다. 스튜디오 창밖
픽노블에서 절대로 죽지 않을 것 같은 슈퍼히어로들을 백발이 된 채 쭈글쭈
을 보다 발견한 길가에 버려진 건축용 비닐과 합판 조각들에서 작품의 영감
글해진 모습으로 요양원에 앉아 TV를 보며 시간을 때우거나 재활 기구를
을 얻었다는 그는 PVC를 이용해 조형물을 만들고 그 위에 뼈대와 살을 만
이용해 간신히 걷거나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으로 제시한 질 바비에(Gille
들어 각종 버려진 합판을 조심스레 감싸 완성하는데, 이러한 작품은 물결
Barbier) 등등 많은 예술가는 일상의 지점에서,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무언
같은 생동감과 딱딱하고 직선적인 느낌의 나무가 대비를 이루며 건물 내부
가를 끄집어내어 보여줌으로써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은 충격에 빠지
나 외벽에서 마치 거대한 뿌리가 자라나는 것 같은 광경을 보여준다.
게 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충격 이후에 우리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게 함으
이러한 작가가 의도한 환영은 때론 거리에 출몰하기도 한다. 공공미술가 행
로써 자신의 삶에 대해 재성찰할 수 있게 한다.
Life is Orange Spring 2013
83
행크 호프스트라(Henk Hofstra). Art Eggcident 작가는 네덜란드 북부 프란슬란트주의 레이우아르던(leeuwarden)에 위치한 한 광장의 바닥을 노란색과 흰색의 스프레이로 칠하고 지름 30미터의 노란색 반원형입체를 흰색이 칠해진 영역 가운데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CREATOR’S 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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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CREATOR’S NOTE 최민경 Choi M i n Kyou ng
(A r t Di rec tor, I N NOCEA N Worldw ide) 2년차 아트디렉터가 스스로에게 주는 귀여운 경고. 컴퓨터 화면의 폰트 사이즈에 속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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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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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I INNOCEAN Worldwide India (New Delhi, Nov 2005)
IWUK INNOCEAN Worldwide UK (London, Jul 2006)
*IWA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Dec 2008)
IWCa INNOCEAN Worldwide Canada (Toronto, Jan 2010)
Central Europe INNOCEAN Worldwide Central Europe office (Vienna, Apr 2010)
IWF INNOCEAN Worldwide France (Paris, Jan 2010)
IWC SH I 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Nov 2006)
*IWE INNOCEAN Worldwide Europe (Frankfurt, Jul 2007)
*IWC BJ INNOCEAN Worldwide China (Beijing, Dec 2005)
INNOCEAN Worldwide News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WTr INNOCEAN Worldwide Turkey (Istanbul, Jul 2009)
IWCZ INNOCEAN Worldwide Czech office (Prague, Jul 2009)
IWR INNOCEAN Worldwide Russia (Moscow, Jan 2009)
IWS
INNOCEAN-CBAC
INNOCEAN Worldwide Spain (Madrid, Nov 2009)
INNOCEAN-CBAC (Beijing, Jan 2010)
IWIt INNOCEAN Worldwide Italy (Milan, Aug 2008)
Nanjing INNOCEAN Worldwide China Nanjing office (Nov 2008)
IWAu INNOCEAN Worldwide Australia (Sydney, Aug 2008)
IWB INNOCEAN Worldwide Brazil (Sรกo Paulo, Sep 2012)
*=RHQ office
Life is Orange Spring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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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WHQ
IWHQ
IWTr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NNOCEAN Worldwide Turkey (Istanbul, Jul 2009)
INNOCE AN Worldwide was in charge of PR
INNOCEAN Worldwide donated KRW 30 million to
INNOCEAN Worldwide Turkey(IWTr), which is part
marketing activities and the operation of a number of
the 2013 Hope Ondol (under-floor heating) Warm
of INNOCEAN Worldwide Europe (Europe RHQ), has
cultural events at the 2013 Special Olympics World
Winter operated by the Gangnam-Gu Office and
acquired Turkish Airlines as a new client. Turkish
Winter Games held near the city of Pyeongchang,
the Community Chest of Korea. The program took
Airlines operates fortyone routes domestically and
Gangwon-Do, from January 29 to February 5.
place from December to February as a public-
130 around the world. IWTr won the advertising
In addition to planning the opening and closing
private collaboration project to support the needs
rights for the airliner's Miles & Smiles loyalty program
ceremonies and attracting sponsors, INNOCEAN
of the socially vulnerable. Some of INNOCEAN
after competing in a series of presentations with
Worldwide was responsible for more than thirty
Worldwide’s other social contribution activities
other Turkish ad agencies. It began carrying out the
cultural events during the games. The games
include donating the talents of its employees to the
campaign in February. INNOCEAN Worldwide is
featured appearances by more than 3,000 athletes
Seoul Metropolitan City's Hope Promotion Campaign
expanding its presence in the global marketplace by
from 106 countries, attracting a record-breaking
and Childfund Korea and operating the Innocean
winning contracts from locally-based advertisers in
audience of over 200,000 people. One of its most
Mentoring Course for university students who would
the USA, the UK, Spain, and many other countries.
important benefits was to strengthen the relationship
like to work in the field of advertising.
between the differently challenged and other people.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1월 29일부터 2월 5일까지 강원도
이노션 월드와이드 안건희 대표가 2월 4일 강남구청 본
이노션 월드와이드 유럽지역본부(Europe RHQ) 산하 터
평창에서 열린 ‘2013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의 홍보마케
관에서 강남구청과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추진하는
키법인(IWTr)이 세계적인 항공사 터키시 에어라인을 신규
팅 및 행사 운영을 총괄했다. 이노션은 이번 대회의 개ㆍ폐
‘2013 희망온돌 따뜻한 겨울나기’ 사업에 기탁금 3,000만
클라이언트로 영입했다. 터키시 에어라인은 41개 자국 노
막식 기획 및 후원 기업 유치 외에도 대회 기간 동안 진행
원을 전달했다. 이 사업은 생활이 어려운 취약계층을 지원
선과 전 세계 130개의 노선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
되는 30여 개의 문화행사를 기획했다. ‘2013 평창 동계 스
하는 민관공동협력사업으로 지난해 12월 1일부터 3달간
드이다. IWTr은 터키 내 10개의 톱 클래스 대행사가 참여
페셜올림픽’에는 106개국에서 3,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
시행되었다. 이노션은 ‘서울시 희망홍보 캠페인’과 ‘초록우
한 경쟁 PT를 통해 로열티 프로그램 Miles & Smiles의 대
가했고 20만 명이 넘는 역대 최고 규모의 관중이 경기장
산 어린이재단’에 무상으로 광고 재능을 기부하고 광고인
행권을 수주했으며 2013년 2월부터 본격적인 캠페인을
을 채웠다. 특히 전 국가적인 관심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노션 멘토링 코스’를 운
진행할 예정이다. 이노션은 미국, 영국, 스페인 등지에서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화합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영하는 등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잇따라 현지 광고주를 영입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
호평을 받았다.
하고 있다.
IWA
IWF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Dec 2008)
INNOCEAN-CBAC
INNOCEAN Worldwide France (Paris, Jan 2010)
INNOCEAN-CBAC (Beijing, Jan 2010)
A Super Bowl commercial produced by INNOCEAN
INNOCEAN Worldwide France held a ceremony
INNOCEAN-CBAC celebrated its third anniversary
Worldwide Americas(IWA) was included among
on January 10 to commemorate its move to a new
and held a commemorative event at the Westin
the top ten on the USA Today Super Bowl Ad
office located in the city of Levallois. It was attended
Hotel. The event was attended by many of its
Meter, a live, annual survey of responses to TV
by officials from Hyundai Motor Company and Kia
employees, the management of the IWHQ, and
commercials conducted during the game. IWA
Motors in France, Vice Chairperson Jacques Seguela
representatives of media outlets and the company’
ran five advertisements during the Super Bowl
of Havas Media, and over fifty of its employees.
s business partners. The program included review
this year, and one of them, called the Santa Fe
of INNOCEAN-CBAC’s growth and presentation of
"Team," ranked ninth among the fiftyfour ads in the
awards to outstanding employees.
survey. The result was especially gratifying since the survey was answered by people watching from around the world. Hyundai Motor Company was the first Korean company to ever appear on the top ten list. That happened last year, with its "Cheetah" ad for the Veloster Turbo ranking seventh in the survey. 이노션 월드와이드 미국법인(IWA)이 제작한 현대자동차
이노션 월드와이드 프랑스법인(IWF)이 1월 10일 신규 사
이노션북광이 창립 3주년을 맞이했다. 창립 기념 행사는
슈퍼볼 광고가 2년 연속 USA Today 슈퍼볼 광고 조사에
무실 이전 기념행사 겸 신년 하례회를 진행했다. 이번 행
본사 경영진을 비롯해 이노션북광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
서 톱 10에 진입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IWA는 올해 슈퍼
사는 프랑스의 트렌디한 도시로 주목받고 있는 르발루아
데 웨스틴 호텔 진마오 볼룸에서 1, 2부로 나누어 진행되
볼에서 총 5편의 광고를 선보였으며 싼타페 광고 ‘Team’
에 위치한 신규 사무실에서 열렸으며 현대·기아자동차
었다. 1부에서는 매체사, 협력사 대표 등 업계 관련자들이
편이 전체 조사 대상 54편의 가운데 9위를 차지했다. 이번
프랑스 관계자들과 협력사인 하바스 미디어의 부회장 자
참석하여 이노션북광 3주년의 기쁨을 함께 나눴으며, 2부
결과는 기존의 패널 대상 조사가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
크 시겔라를 비롯하여 임직원 50여 명이 함께해 자리를
는 이노션북광의 성장을 회고하며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
들이 직접 평가하는 방식이었기에 의미가 더욱 크다. 한편,
빛냈다. IWF 임직원들은 이날 고객사와 협력사에 감사의
사를 표하고 우수사원을 표창하는 등 지난 3년을 돌아보
지난해에는 벨로스터 터보 ‘Cheetah’편이 해당 조사에서
인사를 전하고 새롭게 각오를 다지며 2013년을 뜻깊게
는 시간을 가졌다.
7위를 기록하면서 현대자동차가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의
시작했다.
광고 전쟁 속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10위권에 진입했었다.
EPILOGUE
It’s Time To Go Home
먹구름이 잔뜩 낀 수상한 날, 이노션 본사에서 서희곤 국장이 누군가를
그야말로 살아 있는 ‘레알 이태백’을 만나다! 십 년 전, 작은
기다리고 있었다. 이윽고 도착한 사람은 요즘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독립대행사에서 다 함께 흑역사를 썼던 다섯 명의 광고인이 술 마시기
신동엽 씨. “나는 지구에서 가장 진지한 사람”이라던 그가 한마디씩
좋은 저녁, 신사동 ‘부엌’에 모였다. 이노션 장호준 차장, 이정미 차장,
할 때마다 우리는 눈물을 흘리며 웃어야 했다. 분 단위로 움직이는
정필남 대리 말고도 SK플래닛에서 온 특별한 손님이 있었으니. 바로
동갑내기 두 남자와 함께 하는 동안, 머릿속의 먹구름이 싹 걷히는
SK플래닛의 김무진 차장과 우동수 차장! 여기에 신원을 밝힐 수 없는
기분이었다.
아리따운 한 무명氏까지, 고생하셨어요.
사진으로 만난 NOVO는 와일드해 보였다. 그리고 원서동에서 만난
Showcase를 진행하면서 인터뷰이에게 가장 많이 듣는 소리는 ‘질문이
타투로 예술하는 남자, NOVO는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말간 얼굴을
너무 어려워요!’. 항상 추상적인 질문을 던져 인터뷰이를 괴롭히는
하고 있었다. 조근조근한 목소리의 최창인 차장과 대면하니, 어쩐지
Showcase의 이번 주제는 ‘Nonsense Makes Sense’란 제목답게
두 남자를 소개팅시키는 것 같아 보는 사람이 다 수줍을 지경. 참
무척이나 ‘넌센스’했다. 그럼에도 성심껏 답변해 준 <서울 시>의 하상욱
다정다감한 아빠를 둔 바하와, 참 좋은 아들을 둔 故 최석하 시인이
시인, <이웃집 꽃미남>의 정정화 PD, 이노션 이가영 대리, 갤러리팩토리
자꾸만 부러워지는 날이었다.
노혜정 큐레이터 네 분, 정녕 복 받으실 겁니다.
©Kim You Rim
©leeyunho-palm, palm, 2013
2013 Spring, Contributors of INNOCEAN Worldwide 김도균, 박명진, 서정우, 서희곤, 손정화, 오혜진, 이가영, 이성헌, 이승현, 이정미, 장혜승, 장호준, 정필남, 최민경, 최창인, Greg Braun
Life is Orange +no. 09 Spring 2013 Why So Serious?
비가 내리고 나면 사뭇 포근한 것이 생각보다 봄이 성큼 다가온 듯한 요즘입니다. 아마 봄호를 손에 받아보실 때면, 시샘을 이겨낸 꽃들도 근사하게 피어 있겠지요.
어떠신가요? 산으로, 들로, 또 바다로… 같이 있기만 해도 좋은 사람과 아름다운 약속들 하셨는지요. 할 일이 태산 같아도, 황사가 두렵더라도 뭐 어떤가요. 봄, 봄이잖아요.
발행인 안건희 발행일 2013년 3월 31일 발행처 이노션 월드와이드 INNOCEAN Worldwide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37-36 랜드마크타워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만 누군가 ‘정신의 감기’라고 했던가요? 만물이 생동하는 이때 우울증이 가장 극심하다 합니다.
837-36, Yeoksam-dong, Gangnam-gu, Seoul, Korea www.innocean.com blog.innocean.com www.facebook.com/innocean www.twitter.com/innocean
짐짓 찌푸렸던 미간도 쫙쫙 펴보고, 내려간 입꼬리도 슥슥 올려보고,
<Life is Orange> Editorial Dept 기획 INNOCEAN Worldwide 홍보팀 02-2016-2214
심각한 일도 웃음으로 재치 있게 승화하는…
편집 디자인 제작 iPublics Inc. 02-3446-7279
‘Why So Serious?’ 하지 않은 따사로운 날 되시길.
사진 Studio 1839 02-548-1839
돌아갈 집이 있음을 잊지 않는다면 웃음은 언제나 이로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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