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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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설 박영선 “협치 긴요”  홍준표는 ‘김한길 총리’ 추천

최근 국무총리 기용설이 불거진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8일 페이스

북에 “지금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한

다면 너무도 중요한 시기여서 협치가 긴

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어 “그 러나 지금 우리 사회는 서로 마주 보고 달리는 열차처럼, 두 도시 이야기처럼 보여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윤석열

정부 신임 총리 유력설 보도 이후 나온 첫 반응이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총리 지명에 관심을 보인 것” “(인사권 자가) 총리직을 제안하더라도 받기 어 려운 상황을 에둘러 표명한 것” 등으로 해석이 분분했다.

박 전 장관은 또 “지금 (일본) 오사카 에 있다”며 “제가 비행기를 타고 오는 동안 정말로 많은 일이 벌어졌더라. 수 많은 분이 전화를 주시고 문자를 남기 셨다. 깊은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썼다.

그러면서 찰스 디킨스의 역사소설 두

용산 “이르면 오늘 새 총리 발표”

박 “지금은 마주보고 달리는 열차”

“총리 관심”“거절한 것” 해석 분분

홍, 대통령 만나‘장제원 실장’추천

도시 이야기 서문에 나오는 구절이라 며 “우리는 모두 천국을 향해 가고자 했

지만 엉뚱한 방향으로 반대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시절은 지금과 너무 흡사하 게, 일부 목청 높은 권위자들은 그 시대

를 논할 때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 든 양극단의 형태로만 그 시대를 평가 하려 들었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지난 17일 일부 매체는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출신의 박 전 장관을 총리

로, 또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복심이라

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비서실장 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 다. 보도 3시간여 만에 대통령실은 “검

토된 바 없다”고 공식 부인했으나 파장 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양 전 원 장은 “뭘 더 할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박 전 장관은 직접적인 의사 표현이 없었다.  앞서 박 전 장관은 지난 16일 페이스

여당 수도권 당선인들 “위기 인식 못하는 게 진짜 위기”

윤상현·김용태 등 보수 재건 세미나 낙선자도“이대로는 다 죽어”쓴소리

국민의힘 수도권 당선인을 중심으로

4·10 총선 참패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촉

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선 윤상현(인천 동-미추홀을) 당선

인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총

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게 당 의 진짜 위기”라며 “지금이야말로 당원 분들이 당 지도부, 국회의원, 핵심에 있 는 사람들을 폭파해야 할 때”라고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김재섭(서울 도봉갑) 당선인은 발제 에서 “지금은 처절한 백서를 먼저 만드

는 게 필요하다”며 “낙선자들 이야기를

많이 듣고, 특히 수도권에서 선거를 치

렀던 사람들의 절절한 목소리들이 (백 서에) 담겨야 한다”고 했다.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은

“권력자와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까지

법의 잣대를 평등하게 적용하는 게 지

금의 시대정신”이라며 “법의 정의를 대

통령이 스스로 살리지 못한다면 이재

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

신당 대표와 같은 자들이 정부·여당을

조롱할 것”이라며 각성을 촉구했다. 다

만 윤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책임론에

는 선을 그었다. “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변화를 끌어내려고 설득한 게 있느냐.

변명으로 회피한다”며 “당이 먼저 반

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태 당선인도 “국정 운영은 대체

로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실용을 중

시하고 야당과 대화하고 권위주의를 버 리는 데서 출발해야만 저희가 다음에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낙선자 사이에서도 “이대로는 다 죽 는다”며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는 쓴 소리가 잇따른다. 수도권 낙선자는 “우리는 장렬하게 전사했지만, 정작 당은 위기감을 느끼 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졌잘싸’(졌지 만 잘 싸웠다)가 말이 되느냐”고 지적 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북에 자신의 저서 반도체 주권국가

관련 강의가 있어 예정보다 일찍 귀국

한다고 알렸었다. 반도체는 윤석열 정

부의 핵심 국정 분야다. 이와 관련, 대 통령실 참모는 “윤 대통령이 박 전 장관

에 대해 ‘야당 인사이지만 말이 잘 통한

다. 그의 조언이 도움된다’는 취지로 말

했었다”고 전했다. 여권 관계자는 “거

대 야당의 높은 국회 인준 문턱, 윤 대통

령과 박 전 장관의 친분 등을 고려하면

‘박영선 총리’ 카드는 여전히 가능성 있

는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2007년 민주당 정동영 대선캠프 당시

박 전 의원이 비서실장,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표가 수석부실장을 맡았었던

인연도 새삼 회자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이 홍준표 대

구시장과 지난 16일 서울 모처에서 4시

간 만찬 회동을 가졌다는 사실도 뒤늦

게 알려졌다. 홍 시장은 이 자리에서 “비

서실과 내각을 조속히 개편해야 한다” 며 “대통령비서실장은 정무 감각이 있 고 충직한 인물, 총리는 야욕이 없고 야 당과 소통이 되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구체적 인사로 총리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비서실 장에 장제원 의원을 추천했다고 한다. 만찬 중 윤 대통령의 총리직 제안에 홍 시장이 고사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 지만, 홍 시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비서실장 인선과 관련해선 호남 3선 출 신의 이정현(전남 순천) 전 의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의 이름이 여전히 거 론되고 있다. 장제원 의원과 원희룡 전 국 토교통부장관은 정무수석을 제안받았 지만 고사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대통령 실 관계자는 “이르면 내일(19일) 새 비서 실장과 국무총리를 동시에 발표할 가능 성도 있다”고 전했다. 현일훈·박태인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2024년 4월 19일 금요일 3 이슈 윤 정부 인사
국민의힘
기자 박영선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A3
윤상현 의원(오른쪽)이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 건의 길’ 세미나에서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당선인과 대화하고 있다. 김성룡

의료공백 장기화

빅5 병원 “전공의

이탈, 암수술

의대증원 갈등 두달, 커지는 의료공백

이달 말 서울의 대형 병원에서 종양 제

거 수술을 받기로 돼 있는 한 환자는 “이

달 중순까지 의료 파동이 해결되지 않으

면 수술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병원의

전북 병원, 환자에 “큰 병원 가라”

수도권 병원 찾아가니 “수술 못해”

환자 가족은 “될 줄 알았는데 황당”

연락을 받았다. 이 환자 가족은 “이미 수 술이 한 번 연기된 건데 또 연기될 것 같 아 답답하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 신장암 환자도 인터넷 커뮤니티에 “수술받기 위해 입원을 준비하던 중 ‘마 취과 의사가 협조하지 않아 수술을 못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언제 수술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탄식했다. ‘빅5’ 병 원의 한 외과 의사는 “전공의가 나간 후 수술을 많이 줄였는데도 5개월 넘게 밀 려 있다. 오래 기다리는 환자가 많다”면 서 “진행성(주로 3, 4기) 암 위주로 먼저 수술하고 있지만 일부는 암세포가 퍼질 수 있다. 그러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조 기 암으로 진단된 경우도 5, 6개월 지나 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전북의 한 병원에서 뇌동맥류(뇌혈관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 사직 등 의료계

의 집단행동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1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이송된 환자가 응

급실 입원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병) 진단을 받

은 50대 김모씨는 “큰 병원으로 가라”

는 권고를 받고 지난 16일 수도권 대형

병원을 찾았다. 거기서 “수술이 시급하

다. 하지만 우리는 수술할 수 없으니 다

른 데로 가라”는 말을 들었다. 김씨의 조

줄였는데도 5개월 넘게 밀려”

카는 “큰 병원이라서 당연히 될 줄 알았 는데 황당하다”고 말했다.

최근엔 사망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이달 11일 경남 김해와 부산에서 대동맥 박리 환자가 수술할

병원을 빨리 찾지 못해 사망하는 사고

가 발생했다. 지난달 충북 보은군에서 는 도랑에 빠진 33개월 아이가, 충북 충 주시에서는 전신주에 깔린 70대 여성이

병원 이송에 어려움을 겪다 끝내 숨졌

6개 국립대 총장 “자율모집 허용을”  의대정원보다 적게 선발 시사

정부는 “의료개혁 흔들림 없이 완수”

의료개혁특위 이르면 내주 출범

의협·전공의협은 참여 의사 안밝혀

국립대 총장들이 2025학년도 의대

신입생 선발 시 증원된 의대 정원의

50~100%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18일 강원대·경상국립대·경북대·제주

대·충남대·충북대 등 6개 국립대 총장들 은 공동명의의 대정부 건의문을 발표했

다. 총장들은 건의문에서 “정부는 2025

학년도 대학입학 전형의 경우, 각 대학

별로 자체 여건을 고려해 증원된 의대

정원의 50~100%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

로 신입생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

다. 의대를 보유한 국립대 중 부산대·전

남대·전북대는 건의에 참여하지 않았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중앙일보와

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달 말 한국대학

교육협의회 모집요강 변경안 제출을

앞두고 각 대학의 교무위원회, 교 수평의회 등 의사결정이 다음 주

에 줄줄이 예정돼 있다”며 “이 과 정이 지나면 의대 증원이 입 시 국면으로 전환되며 갈등

을 봉합할 기회를 놓치게 돼 건의문을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가 안팎에선 대학 총장들이 증 원된 의대 정원을 줄여 달라고 사실상 요청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025

딸은 “이번 의료공백으로 인해 혹시 모 를 생존 가능성을 저버린 것은 아닌지 원통할 뿐”이라고 말했다. 부산 대동맥 박리 환자의 딸은 “의료 파업이라고 해 도 응급환자만큼은 빨리 치료받는 방안 을 마련하지 않는 정부가 원망스럽다” 고 말했다.  정부는 이들의 사망사고가 의료공백 으로 인한 것인지 조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사고 원인을 ‘응급실 뺑 뺑이’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대 한응급의학회는 “흉부외과는 20년째 전공의 지원이 적은 탓에 전공의에게 의 존하지 않은 지 오래 됐다. 전공의 사직 사태와 아무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권 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전공의 이탈 이전보다 ‘뺑뺑이’가 더 심해졌다고 보긴 힘들다”면서 “지역·필 수 의료의 핵심이 응급의료다. 이번 계 기로 응급의료 문제는 지방정부와 지역 상급종합병원, 지역의사회가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8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

본) 회의를 주재하고 의료개혁을 “반드

시 필요한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흔들

림 없이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총선 후

의료개혁 관련 언론 브리핑을 열지 않는

등 언급을 줄여 왔던 정부가 추진 의지

학년도부터 제주대(100명)와 강원대 (132명)를 제외하면 국립대 의대 정원은 모두 200명으로 늘어난다.  이어 총장들은 정부가 의료계와 갈 등을 정리하고, 증원 관련 결정을 빨리 내려달라고 촉구했다. 총장 들은 “개강 연기, 수업 거부 등이 이어지며 의대 학사가 파행 적으로 운영되는 한편,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기다리는 2025 학년도 대입 전형을 확정하는 데에도 학교마다 진통을 겪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보건복지부와 함께 논의해 입장을 정 하겠다”고 했다.

조규홍

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정부는 총선 이후 중단된 중수본 브 리핑도 19일부터 재개한다. 이날 브리핑 에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출범에 대한 설명이 나올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주 중 의료 개혁특위를 출범할 것으로 보인다. 위 원장부터 참여 위원들 구성에 대한 논의 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의 료개혁특위는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 개혁 전반을 논의하는 기구로, 아직까 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사단체는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 고 있다.  장주영·이후연·최민지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제17회 민초해외동포문학상 작품 공모

-공모기간: 4월부터 6월 30일

-자격: 전 세계 해외동포 및 이민 2 세, 1.5세대, 외국인 작가

-모집 장르: 시, 소설, 수필 등

-수상 내용: 상금, 상패, 문예지 등재

-시상식: 수상자 소재국에서 개최 (변

경 가능)

-우편: gary, Alberta, CANADA. T2J 2L4 -이메일: ysspoet7788@daum.net

사물놀이, 컨텐프로리댄스 (현대무용) A5

2024년 4월 19일 금요일 5
이슈
제18078호 40판
있다. 김해 대동맥 박리 환자의
다. 유족들은 정부와 의사들을 모두 비 판하고
>> 1면 의료공백에서 계속
A6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멀리 볼 순 없지만  멀리 던지고 달릴 순 있어요

장애 선수 3남매 김천천·지혜·선정

오빠·언니는 투척, 동생은 달리기 전국장애인체전서 각각 3관왕 올라 유전성 망막 질병 앓아 시각장애 “각자 꿈은 선생님·요리사·국가대표”

멀리 볼 순 없지만, 멀리 던지고 멀리 달 릴 순 있다. 장애인 육상 삼 남매 김천천 (24·한전 KDN), 김지혜(18), 김선정(17· 이상 광주시장애인육상연맹) 이야기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열린 제43회 전 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 진기록을 세 웠다. 동시에 3관왕에 오른 것이다. 김 천천은 F13(시각장애) 남자 포환던 지기·원반던지기·창던지기, 김지혜는 F13 여자 포환던지기·원반던지기·창 던지기, 김선정은 T13(시각장애) 여자 100·200·400m에서 우승했다. 지난 14일 전북 익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회 종별선수권에서도 나란히 금메달을 목 에 건 이들은 “날씨가 좋지 않아 기록을 못 냈다”며 아쉬워했다.

이들은 유전성 망막 디스트로피(이 영양증)로 인한 저시력과 야맹증 탓에 아주 가까운 곳만 보인다. 1남 5녀 중 장남인 김천천은 초등학생 때 장애를 발견했다. 삼 남매의 어머니 박수진(54)씨는 “어렸을 때 TV를 너무 가까이에서 봐 검사했더니 처음엔 황반변성이라고 했 다. 나중에 유전성 고 했다. 넷째 지혜와 다섯째 선정도

오빠와 같은 증세를  김천천은 운동을 좋아했다.

특수학교인 세광학교를 다닌

그는 “형들과 축구를 하다 특기·적성 교육으로 기도를 배웠다. 그러 다 중2 때 학교 육 상부를 찾아가 (육상을) 시 작했다”고 설명했다. 힘이 좋아 투척 종목을 선택했고, 금세 기량을 끌어올렸다. 한국기록을 세우고 체전에서도 메달 을 연거푸 땄다.  “오빠를 따라 (운동을) 하게 됐 는데, 금세 좋아졌 다”는 김지혜는 종 목도 오빠와 같은 투척

종목을 선택했다. “여러 종목 테스트를 했는데 투척이 맞았다”는 게 이유였다. 달리기를 고른 김선정은 “사실 구경하 러 갔는데, 갑자기 뛰어보기도 하고, 던 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육상을 시 작할 땐 오빠가 어떤 조언 을 해줬는지 묻 자 김지혜는 “아무 말 도 안 해줬다”며 웃 었다. 그러면서도 “궁금한 걸 물어 보면 잘 알려줬 다”며 은근슬쩍 우애를 자랑했다.  동생들도 실력 이 좋았다. 특히 김 지혜는 한국기록을 세우며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올해 파리패럴

림픽은 기준기록에 못 미쳐 나갈 수 없지만, 4 년 뒤를 기대한다. 김지 혜도 “2028년 LA 패럴

림픽에는 꼭 나가고 싶

다”고 했다. 일반 대회의

경우 여고부 선수가 적어 혼자 달리는 경우가 많았던 김선정은 “체전은 선수 가 많아 긴장했다. 오빠, 언니처럼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천천은 훗날 자신처럼 장애를 가 진 학생들을 지도하는 게 꿈이다. 조선 대에서 특수교육을 전공했고, 임용고 시를 준비 중이다. 김천천은 “운동에만 집중하기도 힘들지만, 코치님이 격려 해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대 외식조리학과에 진학한 김지혜 는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조리자격증 을 따 요리사가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언니처럼 국가대표가 되는 게 꿈인 김 선정은 “단거리 종목에 집중할 계획” 이라고 했다. 김천천은 “기록이 안 나와 도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고 동생들을 격려했다.  장애인도 비장애인 못지않게 체육 활 동이 필요하지만, 여건이 만만치 않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어머니 박씨는 “다행히 아이들이 하고 싶은 운 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됐고, 좋은 지도 자도 만났다. 운동으로 더 건강해졌다” 며 장애인 체육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 했다. 익산=김효경

이화영 “7 <지난해> 월3일 검사가 음주 회유” 검찰은 “명백한 허위”

이화영, 술판 날짜·장소 다시 바꿔 검찰, 일지·이송시각 공개 재반박 민주당은 수원지검·대검 항의 방문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재판 받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

하며 날짜 및 장소로 지난해 7월 초순

수원지검 검사실(1313호) 맞은편 창고 (1315호)를 꼽았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지 난 17일에는 일부 언론에 음주 날짜로 지 난해 6월 30일을 거론했다. 검찰은 “당시

입회한 변호사와 교도관 등이 음주 사

찰청 술판 회유’ 주장을 둘러싼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사이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이 전 부지사는 지난 4일 열린 대북송 금 공판에서 ‘검찰청 술판 회유’를 주장

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반박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인 김광민 변호 사는 18일 “검찰이 본질을 외도해 이화 영 피고인을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고 있 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전 부지사는 피고인 신문조서 작성 직후 음주가 이 뤄졌다고 주장한다. 출정 기록을 살펴 보면 같은 해 6월 22·28·30일과 7월 3·5

화실과 검사휴게실은 교도관이 들어오 지 못했다”며 검사휴게실 등을 술판 회

유 장소로 추가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출정 일지와 호송계획서상의 이송 시각까지 공개하

일 조사를 받았으니 7월 3일 음주가 이 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며 날짜를 재수 정했다. 그는 이 전 부지사가 그린 검사 실(1313호실) 구조를 공개한 뒤 “진술녹

며 “음주 주장은 명백한 허위”라고 재차 반박했다.  한편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 위원회는 이날 오전 수원지검을 찾아 민 원실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연 데 이 어, 오후에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항의방문해 수원지검 감찰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는 박찬대·김승원 등 현직 의 원, 양문석·전현희 등 제22대 총선 당선 인 일부가 함께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A7 2024년 4월 19일 금요일 10 이슈 내일 장애인의 날
기자 kaypubb@joongang.co.kr 김선정 김지혜 김천천

기업 떠나는 독일, 몰려드는 프랑스  전기료가 갈랐다

탈원전 vs 친원전 정책 희비 독일 전기료 급등, 프랑스의 1.5배 외국인투자, 프랑스가 3.6배 많아 “독일 제조업 체인 통째 잃을 위기”

“독일 에너지 정책은 맹독성이 있다. 기 업들이 해외로 떠나고 있다.” (지그프리 트 루스부름 독일산업연맹의회장, 지난

2월 6일자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프랑스는 국제 투자자들로부터 매력 을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 일간지 르몽 드의 지난 2월 29일자 보도)  유럽연합(EU)의 양대 경제대국 독일 과 프랑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독 일에선 기업이 국경 밖으로 빠져나가지 만, 프랑스로는 해외 기업이 몰려든다. 양국의 상반된 에너지 정책이 핵심 원 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통계청이 취합한 경제협력개발 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22년 프 랑스의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363

억6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EU에서 스 웨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반면에 독일은 110억3900만 달러로 프랑스의 30% 수준에 그쳤다. 프랑스 FDI가 독일 을 넘어선 건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지난해 양국 간 격차는 더 벌어진 것

으로 추정된다. 지난 2월 프랑스 엘리제

궁 발표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해 1815개의 국제 투자 프로젝트를 유지

했는데, 이는 전년(1725건)보다 5% 넘게 불어난 수치다. 특히 독일로부터 유치한

프로젝트 수가 272개에 달했다.

기업의 정반대 움직임은 내수·순수 출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성장률 차이도 벌려놓았다. 지난해 프랑스는 0.8% 성장해 EU 평균(0.5%)을 웃돌았 다. 독일은 -0.3%로 역성장했다. 프랑스 는 2021년부터 3년 연속 경제성장률에 서 독일을 앞섰다.

이런 배경에는 20여 년 전부터 엇갈 리기 시작한 양국의 에너지 정책이 자

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독일은

2000년 중도좌파 성향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연립정부가 들어서면서 “원전

은 안전성이 떨어진다”며 ‘탈원자력발

전(이하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

했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속력을 붙였고, 지난해 4월 15일

독일 내 모든 원전이 가동을 멈췄다. 원

전의 빈자리는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로 채워나가겠다는 게 독일 정부

의 방침이다. 현재 독일 내 신재생에너

지 발전 비중은 50%를 웃돈다. 신재생

에너지 생산단가는 원전보다 4배가량

비싼 게 문제다.

반면에 프랑스는 원전의 안전성 우려

가 과장됐다는 판단에 따라 대체로 ‘친

원자력발전(이하 친원전)’ 정책을 이어 왔다. 현재 프랑스 발전량 중 70% 정도 가 저렴한 원전에서 나온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때문에 2001년 독일의 산업용 전기 요금(66.3원/㎾h)은 프랑스(52.5원/㎾ h)와 큰 차이가 없었지만, 2021년엔 독일 (212.9원/㎾h)이 프랑스(143.1원/㎾h)보

다 50%가량 높아졌다고 한국에너지정 보문화재단이 분석했다. 러시아가 우크 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부터는 독일 전 기요금 상승세가 더욱 가팔라졌다. 한국

전력이 취합한 국제에너지기구(IEA) 자

료에 따르면 독일은 전년보다 30%가량

오른 281.8원/㎾h(1달러당 1385원 기준)

을 기록하며 프랑스(187.3원/㎾h)를 크

게 앞섰다. 독일 철강기업 잘츠기터의 군

나르 그로블러 최고경영자(CEO)는 지

난해 11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

에서 “높은 에너지 가격 때문에 독일이

제조업 가치사슬을 통째로 잃을 위기”

라고 하소연했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무탄소 청정에너지만으로는

국내 여건상 전력공급 힘들어

AI·데이터센터도‘전기 먹는 공룡’ 2026년까지 수요 2.3배 늘 수도 >>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월 발간 한 ‘전력 2024’ 보고서에서 내년엔 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석탄 연료를 추월하고

원자력 발전량도 최고치를 경신할 것 으로 내다봤다. 넷제로 목표와 전력 수 요를 모두 충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와 원자력이 모두 증가할 거라는 분석

이다. 특히 IEA는 2050년 원자력 발전

이 현재의 2배가 될 거라고 봤다. IEA 에 따르면 세계 데이터센터·AI·암호화

폐 전력 소비량은 2022년 460TWh(테라 와트시)에서 2026년 적게는 620TWh으

로 1.3배, 많게는 1050TWh로 2.3배 증가 할 전망이다.

국제사회도 원자력을 넷제로 수단

으로 인정하는 추세다. 지난해 12월 유

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는

원자력과 수소에너지도 ‘탈탄소’ 수단

에 넣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 유럽연합

(EU) 역시 기후중립산업법(NZIA) 최 종 합의안에서 탄소중립 기술에 원자력 을 조건부로 포함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그린에너지실 임은정 과장은 “유럽 국 가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지 정학적 위기 때문에 에너지 안보 측면에 서 원자력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반도체 제조 기지의 쌍벽인 한 국과 대만은 국토가 좁고 인구밀도는 높아 재생에너지 수급에 불리하다. 대 만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로 올리겠다는 기존 목표를 2022 년 15%로 하향 조정했다. 전력난도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4 AI발 전력대란 기획
반도체 클러스터 최대 난관은 전력 
1면
계속 ↗ 데이터센터·AI·암호화폐 전력 소비량 전망 212.9 1050TWh 최대 620TWh 최소 460TWh 기본 2001년2021년2022년 자료: 국제에너지기구(IEA) 2022년 2026년 프랑스 독일 281.8 66.3 187.3 143.1 52.5 2001년2021년2022년 탈원전으로 전기료 급증한 독일 단위: 원/㎾h 자료: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산업용 A8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AI에서

세계는 신재생+원전+SM

<소형모듈원전>

한국도 원전·재생에너지

심각하다. 지난달 미국 싱크탱크 제

임스타운이 “TSMC가 일본 구마모토

에 반도체 공장을 지은 배경에는 대만

의 전력 부족도 있다”고 분석할 정도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한국·대만의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이

많은 건 수출 비중이 높은 제품을 생산

하기 때문”이라며 “제조업 국가의 에너

지 정책은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역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서

전력 공급이 최대 난관으로 꼽힌다. 산

업통상자원부는 2030년부터 가동할 용

인 반도체 팹 일정에 맞춰 일단 액화천

다 확보를

연가스(LNG) 발전소를 짓고 장기적으 로는 호남의 태양광이나 동해안 원전에

서 전력을 수급할 수 있도록 장거리 송

전선로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재생

에너지 전환율은 각각 31%와 30%로

TSMC(10%)보다 높으며, 미국·중국 등

해외 사업장에서는 이미 100% 전환을

달성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낮은 일

조량과 영세한 사업 구조 때문에 태양

광 등 재생에너지만으로는 반도체 공정

에 적합한 일정 전압·주파수 전력을 대

기후협약·전력대란 동시 해결법은

영국“신재생+가스발전 늘리겠다”

미·중·러 중심 SMR 시장도 확대 “한국, 수소 에너지 기술도 선도를”

세계 각국이 원자력 발전과 재생에너지 를 ‘넷제로(탄소중립) 쌍두마차’로 활

용하는 현실을 한국도 참고해야 한다

는 지적이 나온다. ‘태양광은 좌파, 원자

력은 우파’라는 이념적이고 이분법적인

접근에서 벗어나 둘 다 일관성 있게 키 워야 한다는 얘기다.  각국은 기후변화 대응도 자국 손익을

따져 진행하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

리는 지난달 일간 텔레그래프 기고문에

서 “에너지 안보가 곧 국가 안보”라며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계속하면서도 가 스 발전 용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지 난 2월 미국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 체(APEC) 에너지 실무그룹에서 ‘공정 에너지 전환’ 이니셔티브 신설을 주장 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면서도 자국의 일자리·산업에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노 력이다.  원전 산업계는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 유럽연합(EU)은 2025년까지 사고저항성 핵연료(ATF) 를 사용하고, 최종 처분장 계획을 2050 년까지 세우면 택소노미(녹색분류체

계)에 원자력을 포함할 수 있다고 명시

만큼 정치적 고려보다 현실적인 대책을 세우고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기

술을 선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다. SMR은 기존 원전보다 입지 구하기 가 쉽고 안전해 데이터센터용 전력 공 급에 알맞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성민 KAIST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혁신형 SMR 기술에 투자해 원전

량 확보하기 어려워 재생에너지 인증서 (REC) 구매로 대체하는 실정이다.  한국은 지진이 잦은 대만·일본에 비 해 원전 가동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했다. 한국수력원자력도 ATF 개발에

나섰고, 인허가를 거쳐 2033년 이후 적 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대건설은 지 난 2월 총사업비 18조7000억원 규모의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건설 공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국·중국·러시아·아르헨티나 등 16

개국이 추진 중인 소형모듈원전(SMR)

시장도 커지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엑스에너지 등

과 협업해 SMR 시장의 파운드리(위탁 생산) 강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SK(주)·SK이노베이션과 HD현대도 빌 게이츠 MS 창업자가 설립한 SMR 설계 기업 테라파워에 투자했다.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때도 시장 관점 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 승관 고려대 에너지환경대학원장은 “원 전과 재생에너지는 공존할 수 있다”며 “RE100을 부담으로 여길 게 아니라 수 소 등 천연 에너지 기술을 선도해 다음 세대에 신산업으로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해상풍력발전 사업에는 한국 장비·부 품 기업의 진출이 활발하다. 아시아 최 대 해상풍력 시장인 대만에는 최근 SK 오션플랜트가 고정식 해상풍력 하부구 조물(재킷)을 수출하고, LS전선이 해 저케이블 수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LS에코에너지는 덴마크에 해상풍력용 지중 케이블을 수출했다.  국내 재생에너지의 경쟁력 확보를 위 해서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 개선이 급 선무로 꼽힌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 지정책학과 교수는 지난 4일 “국내에선 기업이 해상풍력 인허가를 받으려면 국 방부·해수부·환경부·산업부에 어민까 지 만나야 해 착공까지 10년 걸리고 생 산 단가도 높다”면서 “국회에 계류된 해 상풍력특별법을 통과시켜 이 과정을 정 부가 직접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영세 사업자가 난립하는 태양광 발전 은 규모화가 급선무다. 홍근기 고려대 연구교수는 “지자체가 지역 조합을 관 리하는 등 매개자로 나서면 국내에서도 규모 있는 산업용 태양광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재생에너지 업체 한 관계자는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정 부 정책에서 지속성·연속성이 담보돼야 기업이 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심서현·최선을 기자 shshim@joongang.co.kr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A9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5 AI발 전력대란 기획
R ‘에너지 멀티엔진’ 키운다
이후 또 하나의 수출 아이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 2023년 이후는 예상치 한국 연료원별 전력거래량 자료: 한국전력거래소 6.2 신재생 0.7 양수 0.5 기타 31.5 원자력 32.9 석탄 28.2 LNG 2023년 % 단위: TWh(테라와트시) 자료: 국제에너지기구(IEA) 1000 2000 3000 19842002 2026년 2023 2014 EU 미국 기타 인도 아시아 기타 중국 글로벌 원자력 전력 발전 1972
김태호 “총선 민심은

대선 0.73%P 차 되돌아보라는 것”

0.73%는 협치의 길 가라는 의미

통치권 위임받았단 생각은 독선

경남 양산을에서 당선돼 네 번째 금배 지를 다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에게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형님·누님·아우

님과 그렇지 않은 자. 36세의 나이에 경

남도의원이 된 이후 거창군수를 거쳐

42세에 경남지사가 된 그는 경남 전역에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는 형님’ 이 있다. 그런 그조차 4·10 총선을 불과 두 달여 앞두고 원래 지역구인 산청-함 양-거창-합천을 떠나 험지인 양산을에 출마하라는 당의 제안을 받았을 때 ‘황 당하다’는 생각이 앞섰다. 김 의원은 “아 내는 ‘당신 혼자 가서 하라’며 드러누웠 었다”며 “나는 한 번도 편한 선거를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대 총선 때 양산갑· 을로 분구된 이후 양산을에선 두 번 연 속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고, 김태호 의 원의 맞상대는 역시 경남지사 출신인 이 지역 현역 김두관 의원이었다. 엎치락뒤 치락 박빙 승부를 펼친 끝에 김태호 의원 은 가까스로 이겼다. 선거 일주일 만인 17 일 국회 본청 외교통일위원장실에서 만 난 김 의원은 “정말 절박한 선거였다”는 말을 연거푸 되뇌었다. 그는 “낙동강 벨 트에서 교두보를 만들어 달라는 당의 명 령을 피할 길이 없었다”며 “다행히 낙동

김태호 의원이 선거 유세 도중 악수를 청하며 유권자에게 다가가는 모습. 송봉근 기자

그간 용산출장소로 불렸던 여당

대통령과 치열하게 논쟁해야

대통령·의원 선거 시기 맞추고

승자독식 소선거구제 바꿔야

경남 양산을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

은 17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패한

뒤 ‘네가 잘했니, 못했니’ 하는 건 국민이 볼 때

꼴불견”이라며 “우리 당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강을 사수해 당이 개헌 저지선(100석)은

지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자평했다.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그는 총선

민심에 대해 “지난 대선 격차인 0.73%

포인트를 되돌아봐야 한다”며 “그 정도

의 미세한 차이는 ‘겸양을 바탕으로 협

치의 길을 가라’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그러곤 “‘내가 권력을 다 잡았다, 통치권

을 국민에게 위임받았다’고 생각하는 건

자칫 독선으로 보일 수 있다”며 “지금은

그걸 복기해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옳으니 따라오라는 건 오만으로 보여”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총선 결과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그러

나’와 ‘하지만’을 15차례 사용해 “반성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서도

성과를 강변하고 싶었겠지만, 오히려 철 저히 반성하고 되돌아보겠다고 더 낮은 자세를 보이는 게 좋았을 것 같다”며 “어 떤 정책도 국민이 이해하지 못하면 성공 하지 못한다. ‘옳으니까 따라오라’고 하 는 순간 오만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는 “그동안 ‘여의도 용산출장소’로 불릴 정도로 여당과 대통령은 수직적 상하관 계였다”며 “대통령에게 제대로 말할 용 기도, 철학도 없었다. 대통령이 ‘하라’고 하면 ‘네, 알겠습니다’로 끝나지 않았느 냐”며 당의 책임도 거론했다. 그러고는 “이제는 당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반자

로서 치열하게 논쟁할 줄 알아야 한다”

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크게 작용했다.

다 왜 대통령이 심판 우선순위에 있었 을까. 통치행위는 국민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정치적으로 포장돼야 하는데 그

과정이 생략되면서 개발독재 시대의 권

위주의로 비쳤을 수 있다. 획기적으로 변해야 한다.”

-자칫 당정 갈등을 빚는 거 아닌가.

“정치력과 절박한 용기를 갖고 대통령

과 치열한 논쟁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면

입장이 다를 수가 없다. 국민에게 제일

민폐를 주는 건 대통령과 ‘맞짱’ 뜨는 것

처럼 해서 자기 인기를 구하려는 사람들

이다. 그건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전당대회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나.

“엄중한 시기에 출마 얘기는 국민들

에게 한가해 보일 수 있다. 다만, 낙동강

벨트에서 민심의 깊이를 봤다는 점에서

-‘당심(黨心) 100%’ 전당대회 규칙을 바 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대표는 당심으로 뽑는 게 맞다. 지금 상황에서 친윤이 퍼뜩 나올 수 있겠나. (거론되는 후보는) 모두 비윤이던데? 룰을 바꾸고 말고 할 필요도 없는 거다.”  김 의원은 묻기도 전에 먼저 소선거구 제의 문제점을 꺼냈다. 그는 “네가 죽어 야 내가 사는, 유혈 스포츠식의 정치 구 조가 우리의 잠재력을 많이 깎아먹고 있다”며 “1987년 체제는 대한민국의 에 너지를 거꾸로 갉아먹는 쪽으로 작동하 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대선거 구제 등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도입해 승리를 위해 어떤 짓도 할 수 있는 구조 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개헌 시기는 차차기 대선 정도가 맞아” -개헌은 어떻게 생각하나.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시기 를 일치시켜야 한다. 지금은 대통령이 정권을 잡아도, 의회 권력을 잡은 다수 당이 입법독재식 횡포를 벌이지 않나. 다만 윤 대통령이 임기를 단축하는 문 제는 부정적이다. 개헌 논의는 곧바로 시작하되 (개정 헌법) 시행 시기는 차차 기 대선 정도로 하는 게 맞다.”

-야권이 추진하는 각종 특검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치열한 난상토론을 통해 당의 입장 을 정리해야 한다. ‘무조건 특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은 섣부르다. 독소조항 여 부 등이 충분히 논의돼야 한다.” -양산을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가 있다.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들을 지 원하며 ‘이 정도로 못하는 정권은 처음 봤다’고 했다. 웃어른이신데 안타까웠다. 양산을로 온 뒤 한번 인사드리고 싶어서 면담을 신청했는데 아직 답이 없다.” 허진·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국민의힘 김태호 화제의 당선인

입을 열었다. 김 의원은 “대통령은 국정

“범죄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보

김태호에게 비교우위가 있다고 본다.”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6 이슈 22대 국회 당선인 인터뷰
A10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전 주미 일본대사>

도쿄=오누키 도모코 특파원

6자회담 대표 거친 외교통 인터뷰 “일본, 북과 국교정상화 추진하지만 북핵, 북·미관계 진전없인 해결안돼

한미일 안보·경제 협력이 더 중요”

지난 10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조 바이 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자위대와 주일 미군의 연계 강화 등 양국의 안보 협력 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사사에 겐이 치로(佐々江賢一郎·72·사진) 전 주미 일 본대사는 지난 15일 중앙일보와의 인 터뷰에서 “일본이 억지력 강화를 위해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등을 갖 추는 것은 동맹국이나 우방국과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이제

는 일본과 한국이 안보협력

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말했다.

- 이번 미·일 정상회담 핵심은.

“일본은 2022년

국가안전보장전

략 등 ‘안보 3문서’ 개정을 통해 반격 능

력 보유를 비롯해 안보정책의 방향을 제

시했다. 이에 맞는 형태로 일·미 동맹을

강화한다는 것이 이번 안보 관련 합의의

핵심이다. 또 일·한 관계 개선을 바탕으

로 일·미·한 안보협력도 강화될 것이다.”

- 일본이 방위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방위력 강화와 일·미 동맹 강화 논의

는 1990년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급진전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중국에

대한 위기의식이 커졌다. 여기에 러시아

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것이 결

정타가 됐다. 미국의 힘이 상대적으로

약화하면서 일본이 자체 방위력 강화와

일·미 안보체제를 업그레이드할 필요성

이 증가했다.”

- 한·일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북·러 간 군사협

력 강화도 양국 공통의 문제다. 양

국은 한 배를 타고 있다. 이제 일·

한이 안보협력을 할 수 있는 시

대가 왔다.”

- 일본의 군사력 강화 를 경계하는 목소리 가 나온다.

“과거 일본의 군사적 확장정책과는 전혀 다르다. 아세 안(ASEAN) 국가도 한때 경계했지만, 이제는 이해하고 환영한다. 중국의 도 전이 워낙 커져서다. 일본은 스스로 전 쟁을 도모할 의지가 전혀 없다. 2차 대전 이후 자위대는 단 한 번도 포탄을 쏘지 않았다. 일본이 위협을 받았을 때 대응 하는 수동적인 움직임일 뿐이다.”  - 중동 정세가 긴박하다.

“양국 모두 에너지안보와 경제안보 의 관점에서 중동 분쟁이 확대되는 것 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이를 피하기 위

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동 정세는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미국이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에

도 바쁘다. 이 때문에 일·한 양국이 동아

시아에서 함께 억지력을 강화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 기시다 총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과의 정상회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현재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적극적 인 자세를 보이는 나라는 일본뿐이다. 다만 핵·미사일 문제는 미·북 관계가 진 전되지 않는 한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일·북 대화가 이뤄지면 지역 긴 장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어느 정 도 실질적인 진전이 있을진 봐야 한다. 현재로썬 북한과의 국교정상화는 우선 순위가 높은 과제는 아니라고 본다. 일· 미·한 간 안보와 경제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onuki.tomoko@joongang.co.kr

일본국제문제연구 소 이사장=일본 외무성에서 아시 아대양주국장(6자회담 수석대표 겸임), 사무차관, 주미대사(2012~18) 등의 요 직을 거쳤다. 국가안보전략 등 ‘안보 3문 서’ 개정을 위해 일본 정부가 지난 2022 년 설치한 전문가회의 좌장으로서 일본 방위력 강화를 제안한 인물이다. 지난 8 일 기시다 총리가 방미길에 오르던 날 관저로 불러 조언을 구했을 만큼 신뢰 가 두텁다.

사에 “북·일 관계개선, 한·미·일 협력보다 우선순위 낮아” 바이든, 중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3배로 인상 검토

불공정 무역 주장, 관세 7.5%�25% 대선 앞두고 노동자 표심잡기 분석

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이 어 바이든도 11월 대선

을 앞두고 ‘중국 때리기’로 표심 얻기에

조 바이든(얼굴) 미국 대통령이 미 무역 대표부(USTR)에 중국산 철강과 알루 미늄에 대한 관세를 현재(7.5%)의 3배 이상인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 라고 지시했다. 미국 근로자들이 중국 과의 불공정한 경쟁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집 권하면 중국산 제품에 초고율 관세를 적용하

나서는 모양새다.  AFP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 이 17일(현지시간) 중국의 불공정한 통 상 관행을 지적하며 관세 인상 조치를 고려할 것을 미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관세 인상의 명분은 중국의 불공정

통한 중국산 저가 대체재 때문에 고품 질의 미국 제품 (경쟁력이) 인위적으로

약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지

시가 USTR의 대(對)중국 무역법 301 조 적용 검토 결과에 맞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USTR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무역 관행이다. 백악관은 “미 근로자들 이 중국의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수입 으로 인해 불공정한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며 “보조금과 (보호주의) 정책을

무역법 301조를 이용해 중국산 수입품 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조치를 갱신할 지 여부를 검토해왔다. ‘수퍼 301조’로 통하는 무역법 301조는 교역상대국의 불공정하거나 차별적인 무역 행위 또는 특정 수입 품목으로 인해 미국

wonderman@joongang.co.kr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A11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10 외교안보
산업
판단되면
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대통령 권한으로 무역 보복을 허용한다. 이승호 기자
2005년 7월 서울서 만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왼쪽부터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 크리
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중앙포토]
사사에
겐이치로
A12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야당‘이화영 술판’진상조사 추진  검찰 “술 반입 없었다”

이화영이 폭로한 검찰 회유 의혹

민주당 조사단장에‘처럼회’민형배

검찰“명백한 허위, 법적 대응 검토”

더불어민주당이 이화영(사진) 전 경기

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 술판’ 발언과

관련해 진상조사단을 꾸리기로 하는

등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검

찰은 “명백한 허위”라며 조목조

목 재반박하고 나섰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최고위원 회의 의결을 거쳐 ‘수원지검 술판 회유조작 진상조사단

(가칭)’이 꾸려진다. 단장은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민형배 의원이 맡 는다. 당내에선 처럼회 출신을 비롯해

‘검찰개혁’ 강경파가 당의 노선을 주도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내 검찰독 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18일 수원지

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수원

구치소를 항의 방문할 예정이다.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구속

수감 중인 이 전 부지사는 지난

해 “2019년 경기지사이던 이재 명 대표에게 쌍방울의 방북 비

용 대납 사실을 보고했 다”고 진술했다가 “검

찰의 회유·압박에 의한 허위 진술이었 다”고 번복했다. 지난 4일 법정에선 “검

찰이 회유하면서 (구속 상태인)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검사실 앞 창고에 서 소주 마시는 걸 묵인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사건과 관련 제3자 뇌물죄 혐의를

받는 이재명 대표는 지난 15일 “대명천

지에 대한민국 검찰이라고 하는 데가

동네 건달들도 하지 않는 짓을 한다”며 “교도관들이 술 파티를 방치했다는 것 은 검사의 명령·지시 없이는 불가능하 다”고 주장했다. 다음날엔 SNS를 통해 “검찰실 앞 ‘창고’로 표시된 방에 안 들

“사고 책임 떠안을라” 초등교사 봄소풍 보이콧

체험학습 때 안전사고 처벌 우려

교장·교사가 서로 갈등 빚거나

고학년만 소풍가는 초등교도

초등학교 체험학습 장소로 인기가 높은

경기도의 한 업체는 올해 ‘봄 소풍 대목’ 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예약이 예년 보다 30~40%가량 줄었기 때문이다. 치 즈 만들기와 염소 밥 주기 등 다양한 프 로그램을 운영하는 이 업체 사장은 “지 난해 ‘노란 버스’ 논란과 서이초 사건이 있으면서 학교 60곳이 예약을 취소 했는 데, 올해도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말 했다. 실제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5월에 체험학습을 오겠다고 예약했다가 ‘안전 상의 이유’로 10월로 연기했다.

봄 소풍 시즌이 찾아왔지만, 학교 현 장은 아직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 은 왔으나 봄 같지 않다)’이다. 안전사고

책임과 각종 민원을 떠안은 교사들이 봄철 체험학습을 ‘보이콧’하거나 최소

화하는 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 A초등학교는 안전사고 우려가

큰 저학년 교사들이 체험학습에 반대

하면서, 고학년만 가는 방식을 택했다.

경기 김포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도 체

험학습을 두고 교사와 교장이 갈등을

겪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 학교 교사

는 “4개 학년 교사가 반대하는데도 교

장이 전 학년이 현장학습을 가야 한다

고 지시했다”며 “현장학습을 강행하지

말라는 공문을 발송해달라고 경기초등

교사협회 측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체험학습을 꺼리는 이유는

안전문제가 생겼을 때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지난해 7월 교육

부가 일선 학교에 “체험학습에 일반 전

세 버스가 아닌 어린이 통학 버스를 이용

해야 한다”는 공문을 보내며 시작된 이

른바 ‘노란 버스’ 사태 당시 각 학교는 체

험학습을 잇달아 취소했다. 이후 어린이

체험학습에 전세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서 통과했지만, 이동 수단 외 문제는 교 사 책임일 수 있다는 인식이 여전하다.

실제 체험학습에 관한 안전 관리 문제 로 법정에 가는 사례도 적지 않다. 2022 년 11월 강원 속초에서 현장체험학습을 하던 초등학생이 버스에 치여 숨지자, 검 찰은 인솔 교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했다. 첫 재판은 오는 19일 열린다. 교원단체를 비롯해 신경호 강원 특별자치도 교육감, 교사들은 무죄 촉 구 성명을 내고 릴레이 탄원에도 나선 상태다.  1년에 한 번뿐인 봄 소풍이고 교육적 인 취지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해 체험 학습을 가겠다는 학교도 있다. 서울시교 육청 관계자는 “안전에 관한 학교의 문 의 전화가 많다. 지난해 급격히 감소한 체험학습이 대부분 회복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교원배상책임보험과

소송 전후 지원 등을 확대해 교사를 보 호하겠다”고 했다. 서지원·최민지 기자 seo.jiwon2@joongang.co.kr

어갔으면 수감자가 그 방이 ‘회의실’인 걸 어찌 아나. 공범 수감자들 모임만으

로도 불법”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수원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 전 부지사와 정치권의 주장은 허위임이 분명하고, 회유나 진술조작은 전혀 없 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 조사에 입회한 변호사와 계호 교도관 38명 전원, 대질조사를 받은 김성태·방

용철 등 쌍방울 관계자는 물론 조사 당

시 음식 주문 및 출정 기록 등도 확인했

다고 한다. 그 결과 당시 검찰청사에 술

이 반입되거나 쌍방울 측에서 음식을

반입한 사실이 일절 없었고, 이 전 부지

사가 음주 장소로 언급한 검사실 앞방 ‘창고’ 표기 사무실(1315호)도 식사 장 소로 사용된 사실이 없다는 게 검찰 입 장이다. 법적 대응 방침도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부지사 측이 이 날 언론을 통해 ‘2023년 6월 30일 검사 실(1313호 검사실 오른편 진술 녹화실) 에서 음주를 했다’고 새롭게 주장했는 데, 당일 이 전 부지사는 별도 건물인 구 치감에서 식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1315호실 CCTV 공개 요구에 대해선 “사무실에는 설치돼 있지 않다” 고 밝혔다. 성지원·최모란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두바이 홍수  1년치 비 하루에 쏟아졌다 1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폭우로 가슴까지 물이 잠긴 도로를 헤쳐가는 남성. 이날 두바이에서는 12시간 동안 1년치 강우량인 100 의 폭우가 쏟아졌다. 인근 오만에서도 14일부터 비가 이어져 최소 18명이 숨졌다. [AFP=연합뉴스]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12 종합
B2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병원 6곳 거부’김해 60대 심

인근 대학병원 등 “의료진이 없다”

신고 4시간 지나서야 부산에 이송

응급수술 기다리다 병원서 심정지 이달 초에도 같은 질환자 숨져

경남 김해에서 가슴 통증을 호소하던 60대 환자가 인근 병원 6곳에서 응급실 이송을 거절당한 뒤 부산의 한 병원으 로 옮겨졌고, 수술을 기다리다 사망했 다. 유족은 “긴급 수술을 받았다고 살 았을 거라 장담할 수 없으나, 의료 공백 으로 인해 혹시 모를 생존 가능성을 저 버린 것은 아닌지 원통하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아무리 중증 질환 이라 하더라도 환자를 살리지 못하면 의사를 죄인으로 만드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필수의료는 살릴 수 없다”고 주 장했다.

17일 경남소방본부에 따르면, 김해 대동면의 한 밭에서 60대 여성 A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한다는 119 신고가 접

수된 것 지난달 31일 오후 4시9분쯤이

다. 신고 1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119

구급대는 인근 병원 6곳에 10차례에 걸

쳐 응급실에서 수용할 수 있는지 문의

했지만 “의료진이 없다” “환자가 많다”

등의 이유로 거절당했다. 오후 4시42분

쯤 부산의 D병원으로부터 수용 가능하

다는 답변을 받고 A씨 이송을 결정했

다. 구급대의 현장 도착 19분 만이다. 현

장에서 22㎞ 떨어진 D병원에는 오후 5

시25분쯤 도착했다.

A씨는 D병원에서 2시간30분간 검사

끝에 대동맥 혈관 안벽이 찢어진 대동맥

박리 진단을 받았다. 대동맥 박리는 응

급 수술이 필요한 급성 심장질환이다. D

병원에서는 이 수술이 불가능했고, A 씨는 부산의 한 대학병원으로 재이송됐 다. 오후 8시20분쯤 대학병원에 도착한

A씨는 수술 준비 도중 심정지 판정을 받 았고, 오후 10시15분쯤 숨졌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동맥 박리는 발

생 직후 사망률이 30~40%에 달해 신

장질환자, 부산에서 숨져

<대동맥박리>

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A씨 유족은 의

료 공백 피해를 접수하는 보건복지부 의사 집단행동 피해 신고·지원 센터에 신고했다. 경남소방본부 관계자는 “김 해와 부산은 가까워서 환자 이송이 잦 은 편”이라면서도 “(의료 공백 사태 이 후) 병원의 (이송) 거부가 일상적”이라 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장 조 사 결과를 복지부에 제출했다”며 “A씨 사례가 의료 공백 여파에 해당하는 재 해인지는 복지부가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부산에서도 50대 남성이 수술할 병원을 찾지 못해 최초

신고 5시간 뒤에야 울산으로 옮겨져 수 술받았고, 6일 만에 숨졌다. 당시 119 구 급대는 10곳 넘는 병원에 이송을 문의 했으며, 처음 도착한 부산의 병원에서 대동맥 박리 진단을 받았으나 수술이 어려워 울산의 종합병원으로 이송됐다. 채혜선·안대훈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서울시, 2000가구 넘는 아파트 지을 때 ‘요양시설 의무화’추진

서울 요양시설 꽉차, 대기자 2만명 국토부 “거주자 시설 아니다” 반대 일각선 “생활편의시설로 볼 필요”

서울시가 2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 를 지을 때 노인요양시설도 의무적으로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16일 “최근 주민공동시설에

노인요양시설을 포함하는 것을 주요 내 용으로 하는 법령 개정을 국토부에 요 청했다”고 밝혔다.

주택법 시행령(주택건설기준) 등에

따르면 100가구 이상 주택을 지을 때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주민공동시

설은 최다 16개다. 단지 규모에 따라 경

로당·놀이터·어린이집·주민운동시설· 다함께돌봄센터 등을 지어야 한다. 여

기에다 2000가구 이상의 아파트를 지

을 때 노인요양시설을 포함하자는 것이

다.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요양시설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노

인요양시설은 요양등급 1~2등급을 받

아야 입소할 수 있다. 거동이 불편해 일

상생활을 스스로 할 수 없는 노인이 여

기에 해당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전체 요양시설

은 241곳(시·구립 34개, 사립 207개)으

로 정원은 1만3906명인데 현재 입소율

은 91.6%로 거의 꽉 찼다. 대기자만 1만 9062명에 달한다. 주민 반대가 걸림돌 이 되기도 한다. 2022년 동대문구 답십

리동 시유지에 들어선 시립동대문실버

케어센터(정원 116명)는 2007년 시립서 부노인전문요양센터 개관 이후 15년 만 에 지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반발 했다. 결국 주민 요구대로 센터 인근에 산책로와 휴게공간을 조성하고 센터 안 에도 북카페 등을 만들기로 하면서 사 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현재 신속통합기획사업(재건축) 1

호 단지인 여의도 시범아파트도 서울

시가 공공기여 목적으로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요구하면서 주민과 대립하고

있다. 데이케어센터는 요양등급 3~5등

급 주민이 낮에 다니는 ‘노인 유치원’으

로 불린다.

국토부는 주민공동시설이 아파트 단

지 거주자를 위한 시설임을 고려할 때

노인요양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서울

시는 2021년 시행령을 개정해 500가구

이상 주택단지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

록 한 다함께돌봄센터(방과 후 돌봄시

설) 사례가 노인요양시설과 비슷하다고

주장한다. 다함께돌봄센터는 단지 내

거주자뿐 아니라 자치구 구민 전체가 입소 대상이다.  초고령화 시대인 만큼 노인요양시설 을 생활편의시설로 봐야 한다는 의견 도 있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 연구위원은 “유치원·어린이집을 지역 사회의 중요한 인프라로 보듯이 노인 요양시설이나 데이케어센터도 누구나 이용하는 생활편의시설로 볼 필요가 있다”며 “집 근처에 이런 시설이 있다 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 로 꼽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기·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B3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14 사회
한강대교 고공시위, 출근길 꽉 막혀 17일 오전 한 남성이 서울 한강대교 위에 올라가 시위를 벌여 출근시간 한강대교 북단에서 남단 방향 2~4개 차로가 부분 통제돼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 졌다. 이 남성은 경찰·소방대원과 5시간 대치 끝에 스스로 내려와 경찰에 체포됐다. [뉴시스]

냄비 속 음식의 끓는 정도를 파악해 물

기업 신년사로 본 2024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

유럽 빌트인 가전시장 84조원 규모

삼성, 스마트싱크로 가전기기 제어

LG 인덕션, 스스로 화력 조절 기능

가구·도자기 브랜드 디자인 협업도

식재료를 넣어두면 알아서 식재료 리스 트를 만들고 보관 기한을 관리하는 냉 장고, 인덕션이 음식이 끓는 정도를 알 아서 파악해 물이나 국이 넘치지 않도 록 조절하는 인덕션. 모두 가전제품에 적용된 인공지능(AI)이 하는 일이다.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인 ‘밀 라노 디자인위크 2024’에서 AI의 향연 이 펼쳐졌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한 이 박람회(62회)는 2300여 개 업체가 참여하고 37만여 명 의 관람객이 찾는 행사다. 보쉬·지멘스· 스메그·밀레·월풀 등 세계적인 가전 업 체가 대거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 전자와 LG전자는 AI를 적용한 빌트인 주방 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보쉬에 이어 중 두 번째로 큰 전시관(964㎡)을 마련해 가전 기기 를 연결하고 AI로 제어하는 ‘스마트싱 스’를 강조했다. 냉장고 문에 32인치 디 스플레이가 설치된 ‘비스포크 AI 패밀 리허브’는 식재료를 스스로 관리했다. 냉장고 안에 양파를 넣으니 3초 만에 ‘식재료 리스트’에 양파를 추가하고 관 련 요리를 추천했다.

LG전자도 AI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 엄 빌트인 가전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

트’로 전시관을 꾸몄다. 직사각형 모양 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프리존 인덕 션’은 화구 위치에 제한이 없었다. 원하 는 곳에 냄비를 올리면 알아서 감지하 고 냄비 크기만큼 열을 발생했다. AI가

이나 소스가 넘치지 않게 제어하는 ‘끓

음 알람’이 적용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다

운드래프트 후드’는 평소엔 조리대에 매

립돼 있다가 조리가 시작되면 위로 올

라와 연기·냄새를 흡수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빌트인 가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새 활로를 찾기 위해

서다. 일반 가전 시장은 포화상태인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보복 소비’, 글로벌 인

플레이션(물가 상승) 여파로 가전 교체

수요가 크게 줄었다. 중국의 빠른 추격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604억 달

러(83조5300억원, 2022년 기준) 규모의

빌트인 가전 시장은 탐나는 먹거리다.

가구와 어우러져야 하는 빌트인 가전

은 일반 가전보다 단가가 높아 가전 시

장에선 프리미엄 영역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전부터 이 시

장을 노렸지만, 밀레·가게나우·라코르

뉴 등 전통의 강자가 많아 고전해왔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2018년 유럽 빌트 인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유럽 명품 가 구업체인 발쿠치네·시크·지메틱·불탑

등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2005년 설립한 밀라노 디자인연구소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도자기 브랜드인 무

티나, 목재 브랜드인 알피 등과 함께 디

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생활가전(H&A)사

업본부장(사장)은 “3년 안에 빌트인 사

업 매출을 현재의 두배 수준인 1조 원대

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만큼 많은

제품을 만드는 곳이 없고 스마트폰까지

있으므로, 이들 제품의 커넥티비티(연

결성)를 잘 살리면 애플도 겨뤄볼 만하

다”며 “올 하반기엔 가전 사업부가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벌려

기업의 시총 합은 1565조4222억원으 로, 대만 100대 기업들의 1649조8709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지난해 말 기준).

2013년 말에는 한국 기업들 시총이 대 만 기업을 앞섰지만, 뒤집혔다. 지난 10

년 새 대만 기업들의 시총이 205% 증가

할 사이에 한국 기업들의 시총 증가는 88.9%에 그친 결과다.

양국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도 뒤집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가 한국과 대만의 시가총액 100대 기 업을 조사(금융업·지주사·특수목적회 사 제외)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100대

밀라노=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한국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몸값과 영 업이익이 대만 기업에 역전당한 것으 로 나타났다. 양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 자와 TSMC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TSMC가 삼성을 뛰어넘은 뒤 격차가 벌 어지고 있다.

혔다. 지난해 말 한국 100대 기업 영업이

익은 71조6491억원으로, 10년 전의 88조 1953억원보다 18.8% 줄었다. 반면 대만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36조3947억원에

서 86조960억원으로, 136.6% 늘었다.  삼성전자와 TSMC 실적도 지난 10년 새 뒤집혔다. 두 회사는 각각 한국·대만 시총의 29.9%와 39.1%를 차지한다. 삼성 전자 시총은 202조947억원(2013년)에 서 266조5332억원(2023년)으로 10년 새 131.9% 늘었으나, 이 기간 TSMC 시총 은 96조1509억원에서 549조4057억원으 로 571.4% 늘었다. 지난해 TSMC 매출 이 2013년 대비 4배(311.9% 증가)인 반 면, 삼성전자 매출은 이 기간 13.2% 증 가에 그쳐 제자리 수준이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B5 이슈
냉장고에 재료 넣으면 요리법 딱  유럽 주방, AI로 뚫는다 한국 100대 기업 시총·영업이익, 대만에 밀렸다
10년새 대만 기업 시총 205% 증가 TSMC, 삼성전자와 이익격차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의 주방가전 전시인 ‘유로쿠치나’에 마련된 스메그 전시관에 독특한 디자인의 빌트인 가전이 전시 돼 있다. � 안드레아 버튼 셰프가 삼성전자 부스에서 AI 냉장고의 디스플레이를 조작하고 있다. � LG전자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AI 끓음 알림 및 조리기구 추적 기능을 탑재한 프리존(Free-zone) 인덕션과 다운드래프트 후드를 살펴보고 있다. 최현주 기자, [사진 삼성전자·LG전자] AI B4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16일(현지시간)

냄비 속 음식의 끓는 정도를 파악해 물

기업 신년사로 본 2024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

유럽 빌트인 가전시장 84조원 규모

삼성, 스마트싱크로 가전기기 제어

LG 인덕션, 스스로 화력 조절 기능

가구·도자기 브랜드 디자인 협업도

식재료를 넣어두면 알아서 식재료 리스 트를 만들고 보관 기한을 관리하는 냉 장고, 인덕션이 음식이 끓는 정도를 알 아서 파악해 물이나 국이 넘치지 않도 록 조절하는 인덕션. 모두 가전제품에 적용된 인공지능(AI)이 하는 일이다.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인 ‘밀 라노 디자인위크 2024’에서 AI의 향연 이 펼쳐졌다.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막한 이 박람회(62회)는 2300여 개 업체가 참여하고 37만여 명 의 관람객이 찾는 행사다. 보쉬·지멘스· 스메그·밀레·월풀 등 세계적인 가전 업 체가 대거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서 삼성 전자와 LG전자는 AI를 적용한 빌트인 주방 가전을 대거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보쉬에 이어 중 두 번째로 큰 전시관(964㎡)을 마련해 가전 기기 를 연결하고 AI로 제어하는 ‘스마트싱 스’를 강조했다. 냉장고 문에 32인치 디 스플레이가 설치된 ‘비스포크 AI 패밀 리허브’는 식재료를 스스로 관리했다. 냉장고 안에 양파를 넣으니 3초 만에 ‘식재료 리스트’에 양파를 추가하고 관 련 요리를 추천했다.

LG전자도 AI 기능을 강화한 프리미 엄 빌트인 가전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

트’로 전시관을 꾸몄다. 직사각형 모양 의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프리존 인덕 션’은 화구 위치에 제한이 없었다. 원하 는 곳에 냄비를 올리면 알아서 감지하 고 냄비 크기만큼 열을 발생했다. AI가

이나 소스가 넘치지 않게 제어하는 ‘끓

음 알람’이 적용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다

운드래프트 후드’는 평소엔 조리대에 매

립돼 있다가 조리가 시작되면 위로 올

라와 연기·냄새를 흡수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빌트인 가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새 활로를 찾기 위해

서다. 일반 가전 시장은 포화상태인 데다

코로나19 팬데믹 ‘보복 소비’, 글로벌 인

플레이션(물가 상승) 여파로 가전 교체

수요가 크게 줄었다. 중국의 빠른 추격도

부담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604억 달

러(83조5300억원, 2022년 기준) 규모의

빌트인 가전 시장은 탐나는 먹거리다.

가구와 어우러져야 하는 빌트인 가전

은 일반 가전보다 단가가 높아 가전 시

장에선 프리미엄 영역으로 분류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이전부터 이 시

장을 노렸지만, 밀레·가게나우·라코르

뉴 등 전통의 강자가 많아 고전해왔다.

이 때문에 LG전자는 2018년 유럽 빌트 인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유럽 명품 가 구업체인 발쿠치네·시크·지메틱·불탑

등과 협업을 이어오고 있다. 삼성전자도

2005년 설립한 밀라노 디자인연구소를

중심으로 이탈리아 도자기 브랜드인 무

티나, 목재 브랜드인 알피 등과 함께 디

자인을 연구하고 있다.

류재철 LG전자 생활가전(H&A)사

업본부장(사장)은 “3년 안에 빌트인 사

업 매출을 현재의 두배 수준인 1조 원대

로 올려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만큼 많은

제품을 만드는 곳이 없고 스마트폰까지

있으므로, 이들 제품의 커넥티비티(연

결성)를 잘 살리면 애플도 겨뤄볼 만하

다”며 “올 하반기엔 가전 사업부가 웃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벌려

기업의 시총 합은 1565조4222억원으 로, 대만 100대 기업들의 1649조8709억 원에 미치지 못했다(지난해 말 기준).

2013년 말에는 한국 기업들 시총이 대 만 기업을 앞섰지만, 뒤집혔다. 지난 10

년 새 대만 기업들의 시총이 205% 증가

할 사이에 한국 기업들의 시총 증가는 88.9%에 그친 결과다.

양국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도 뒤집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

가 한국과 대만의 시가총액 100대 기 업을 조사(금융업·지주사·특수목적회 사 제외)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100대

밀라노=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한국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몸값과 영 업이익이 대만 기업에 역전당한 것으 로 나타났다. 양국 대표 기업인 삼성전 자와 TSMC의 영업이익은 지난 2022년 TSMC가 삼성을 뛰어넘은 뒤 격차가 벌 어지고 있다.

혔다. 지난해 말 한국 100대 기업 영업이

익은 71조6491억원으로, 10년 전의 88조 1953억원보다 18.8% 줄었다. 반면 대만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36조3947억원에

서 86조960억원으로, 136.6% 늘었다.  삼성전자와 TSMC 실적도 지난 10년 새 뒤집혔다. 두 회사는 각각 한국·대만 시총의 29.9%와 39.1%를 차지한다. 삼성 전자 시총은 202조947억원(2013년)에 서 266조5332억원(2023년)으로 10년 새 131.9% 늘었으나, 이 기간 TSMC 시총 은 96조1509억원에서 549조4057억원으 로 571.4% 늘었다. 지난해 TSMC 매출 이 2013년 대비 4배(311.9% 증가)인 반 면, 삼성전자 매출은 이 기간 13.2% 증 가에 그쳐 제자리 수준이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2024년 4월 18일 목요일 B5 이슈
냉장고에 재료 넣으면 요리법 딱  유럽 주방, AI로 뚫는다 한국 100대 기업 시총·영업이익, 대만에 밀렸다
10년새 대만 기업 시총 205% 증가 TSMC, 삼성전자와 이익격차
‘밀라노 디자인위크 2024’의 주방가전 전시인 ‘유로쿠치나’에 마련된 스메그 전시관에 독특한 디자인의 빌트인 가전이 전시 돼 있다. � 안드레아 버튼 셰프가 삼성전자 부스에서 AI 냉장고의 디스플레이를 조작하고 있다. � LG전자 부스에서 한 관람객이 AI 끓음 알림 및 조리기구 추적 기능을 탑재한 프리존(Free-zone) 인덕션과 다운드래프트 후드를 살펴보고 있다. 최현주 기자, [사진 삼성전자·LG전자] AI B6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 16일(현지시간)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B7
B8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재학생들이 시도해 보며 배울 수 있게 학부 연구소 운영”

“강의실이 교육의 전부가 아니잖아요.

학생들이 뭔가 시도하면서 배우는 게 훨씬 더 많죠.”

서강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학부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교수·대학원

생을 위한 연구실이 아닌, 학부생이 주 축이 돼 다양한 프로젝트를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심종혁 총장의 아이디 어였다. 그는 “과거와 같은 단계별 개념 학습으로는 학생의 잠재 능력을 꺼낼 수가 없다”며 “학생들이 동아리 활동을 하듯, 그렇게 스스로 프로젝트를 하면 서 배운 게 더 오래 가고, 더 많이 익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일 서강 대 총장실에서 심 총장을 만나 서강대 의 교육 철학과 비전에 대해 물었다.

- 학문의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심종혁 서강대 총장 실용 전문가 양성이 교육 철학

“배우고 알게 된 것을 지식이라는 개 념으로만 갖고 있기보다, 그 지식을 우 리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용성 을 갖추도록 하는 게 서강대의 전통 중 하나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전문 교육 을 하고, 산학협력에 앞장서는 게 그 일 환이다. 학부생 연구소도 학문의 실용 성을 강조하는 전통에서 탄생했다. 24

시간 열려 있는 공간에서 학생들 머릿 속에 있는 지식을 자유롭게 꺼내서 이 것저것 실제로 만들어볼 수 있다.”

- 창업을 잘하는 대학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상장한 엔젤로보틱스, 이미 유 명한 스마일게이트 모두 교내 창업의 성 과다. 학생·교원 모두 창업을 꿈꿀 수 있 도록 창업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부생의 작은 아이디어 하나도 캡 스톤(작품을 기획·설계·제작하는 전 과 정) 프로젝트를 통해 구현하도록 권장 하고, 창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고 있 다. 교원의 경우 창업 관련 매우 협조적 인 인사 제도를 갖고 있는 데다가, 국문

과 교수도 지식재산권이 있다면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학교가 지원해준다.”  서강대는 국내 대학 가운데 ‘융합’ 교 육의 원조로 꼽힌다. 1960년 개교 때부

터 학문간 통섭을 강조한 서강대는 연계

전공·복수전공·학생설계전공 등 융합전

공 제도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서강대는 18일 성남시와 업무협약을 맺

고 가칭 판교디지털혁신캠퍼스에서 ‘평

생 교육’과 ‘재직자 고등교육’이라는 새

로운 통합 교육 모델을 시도하기로 했다.

- 판교디지털혁신캠퍼스에선 어떤 교육 이 이뤄지나.

“산업체 재직자 중심의 반도체 특화

교육 과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학령인구

급감으로 고교 졸업자 중심 교육만으로

대학이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또 사

회적으로는 한 사람이 한 가지 직업으

직장인 위주 반도체 과정 추진

병원과 협력해 의대 설립

로 일생을 책임지게 되는 것도 어려워지 는 상황이다. 대내외적으로 대학 교육 의 역할이 변해야 하는 시점이다. 서강 대는 인문·교양 중심의 평생 교육에서 벗어나 전략산업 및 과학기술 중심의 평 생 고등교육을 추진하려고 한다. 기업 임직원과 가족은 물론, 지역 주민과 재 취업자를 위한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교 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다.”  - 융합 교육을 위해 무전공 선발 제도를

도입한다고.

“소프트웨어융합대학 내 ‘AI기반 자

유전공학부’를 50명 정원으로 신설했다.

얼핏 기존 자유전공학부와 같아 보이지 만, 서강대의 AI기반 자유전공학부는 1

학년 때 AI·SW 중심 기초교육을 받고 2

학년 때부터 본인이 선택한 전공을 아무

런 제한 없이 선택해 이수할 수 있다. 1학

년 때 받은 AI·SW 기초 교육을 토대로

새로운 전공을 배우는 것은 학생들의 시

야를 넓히는 데 중요한 시작이 될 것이

라고 생각한다. 또 인문대학, 자연과학

대학 내 각각 ‘인문학 기반 자유전공학

부’와 ‘SCIENCE 기반 자유전공학부’를

설치할 예정이다.”

심 총장은 병원과의 협력 등을 통해

의대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꾸준히 동문들을 만나 앞으

로 학교가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겠 다고 약속했다”며 “의대 유치 등 대학·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학교 위상을 높이겠다고 했는데.  “대외적 평가, 리더십 부분에서 최근 몇 년간 학교가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게 사실이다. 동문들로부터 비판도 많 이 받았다. 총장 취임 후 동문들 만나서 사과했고, 많이 바꾸겠다고 했다. 학생 들과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지금은 ‘으 쌰으쌰’ 하는 분위기다. 우리만 좋은 학 교라고 주장할 게 아니라 대외적 평가 가 좋아야 좋은 인재가 들어오고, 결과 적으로 학교 발전을 더 이끌 수 있는 것 아니겠나.”  - 의대 유치도 준비 중이라고.  “의대 유치는 서강의 미래를 걱정하 는 많은 동문들의 오랜 희망 사항이다. 총장에 취임 후 꾸준히 준비하고 있다. 외적으로는 기존에 있는 의과대학과의 협력·연합을 통해 의대를 확보하는 방 법, 또는 병원 협력을 통해 서강의대로 확장하는 방법 등 다양한 가능성이 있 을 수 있다. 지금은 다각도로 검토 중이 다. 내적으로는 이미 대학 내 바이오 메 디컬 부문에서 연구하는 교수들이 상 당히 많다. 협업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다른 의료기관과 연구 협력도 꾸준히 맺으면서 내실을 기하려고 한다.” 이후연·서지원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심종혁 총장=1974년 서강대 수학 과에 입학, 물리학을 복수전공했 다. 동대학원에서 물리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 웨스톤 신학대학원에서 신학·사목 학 석사, 이탈리아 그레고리오대학교에 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 년부터 서강대 교수로 부임해 총무처장, 대외협력처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B9 2024년 4월 19일 금요일 18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엔젤로보틱스 등 유망기업 배출 검토 심종혁 총장은 “우리대학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시대와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며,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인재를 원한다”고 했다. 김종호 기자
고질병 오십견 고쳤다, 치앙마이 나무망치 마법

천년 전통‘톡센’마사지 매주 받아

몸속 근육 흐름 따라 2시간 두드려 무에타이·언어 등 교육 프로도 많아 몸·마음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기회

태국 치앙마이는 한국인 사이에서 ‘한

달 살기’의 성지로 추앙받는 장소다. 비

교적 선선한 날씨와 여유로운 도시 분위

기, 저렴한 물가 덕분이다. 일반 여행자 도 많이 찾는 관광지이지만, 그래도 할 이야기는 있다. 모두 48차례의 한 달 살 기를 경험한 우리 부부의 노하우를 살 려, 그 누구도 알려 주지 않은 ‘치앙마이 사용법’을 공유하려 한다.

남편의 치앙마이

나는 치앙마이에서 오십견을 고쳤다.

이것이 치앙마이 사용법 첫 번째다. 치

앙마이로 떠나기 전인 지난 1월, 나는 뒷 짐을 질 수 없을 정도로 굳어 버린 어깨 때문에 병원 신세를 지고 있었다. 나이 마흔에 오십견이라니. 믿을 수 없었다. 의사가 “요즘은 서른에도 찾아와요”라 고 위로했지만, 위로가 되지 않았다. 수 술은 아직 이르고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열심히 하라고 했다. 한 달 동안 마사지 나 실컷 받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치앙마 이로 떠났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숙소 근처 마사 지사에게 며칠간 지압을 받았지만, 굳 어 버린 내 어깨를 풀기에는 부족했다.

그러던 차에 지인이 “영험한 마사지사 를 알고 있다”며 연락을 해왔다. “손이 아니라 나무 방망이로 몸을 때립니다” 라는 다소 살벌한 추천사와 함께.  소문난 무당집을 소개받은 기분으로 마사지를 찾아갔다. ‘아무렴! 용하다고 소문이 나려면 남들과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지’ 싶으면서 한편으로는 불안함 이 밀려왔다. ‘내 몸이 쇳덩이도 아닌데 어찌 두드려 팬단 말인가’ 싶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태국 북부에서 천 년 동안 이어져 온 ‘톡센(Toksen)’이라

는 마사지였다. 타마린드 나무로 만든

망치와 정을 이용해서 몸속 근육의 흐

름을 따라 2시간 동안 두드리는 방식이 다. 이때 나무가 부딪히며 생기는 진동

으로 치료하는 건데 마치 체외충격파

치료 때와 같은 아픔이 온몸을 타고 흘

렀다. 수개월 받아온 물리치료와 다르

게 톡센은 바로 효과가 나타났다. 현대

의학도 아닌 민간요법인데 말이다.

첫 방문 시 가졌던 의심은 어느새 믿 음으로 변했다. 매주 한 번씩 총 4회(1 회 2만5000원), 내 발로 찾아가 나무 방 망이로 온몸을 두들겨 맞고 왔다. 사실 더 많이 맞고 싶었다. 매일 찾아오겠다

고 억지를 부려봤지만, 마스터(그는 마

스터라는 호칭으로 불렸다)는 몸속 근 육이 회복될 시간이 필요하다며 나 를 진정시켰다. 의학적으로 어떤 효과가 있었는지 사실 나는 잘 모른다.

그저 한 달 동안 내 어 깨가 눈에 띌 정도로 호전되었으니, 내 몸 이 증거일 뿐이다. 몇 년 간 나를 괴롭히던 오십견을 치앙마이에서 고쳤다. 지난 10년 중 최고의 한 달 살기였다.

아내의 치앙마이  ‘평생 못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

치앙마이 한 달 살기의 인기를 이보

다 잘 표현할 수 있을까. 지금 치앙마이

는 시쳇말로 ‘폼 미쳤다’. 장기 체류를 위한 인프라가 치앙마이처럼 훌륭한 도

시도 드물다. 체류 비용이 방콕의 3분의

2 수준인데도 깔끔하고 가성비 좋은 숙

소가 많다.

우리는 작은 수영장과 체육시설이 딸

린 숙소에서 한 달을 살았는데 300달러

(약 41만원)밖에 들지 않았다. 방콕에

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이다. 태국 북

부지역의 소울푸드로 통하는 국수 요

리 카오소이나 팟타이도 우리 돈으로

2000원이면 충분했다. 고산지대에 위치

한 치앙마이는 동남아 여행의 최대 단

점인 습도의 허들도 가볍게 뛰어넘는 다. 1~2월 겨울의 치앙마이는 한국의

봄 날씨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부부는 2015년과 2024년, 두 차 례 치앙마이에서 한 달 살기를 했다. 10 년 전에는 태국어 공부가 목적이었다. 치앙마이 대학교에서 한 달 내내 어학 연수를 받았다. 우리의 일과는 꽤 규칙 적이었다. 매일 오전 4시간씩 수업을 듣 고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러고 나 서 카페에서 두어 시간씩 예습·복습을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오후 늦게 수영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한 뒤 잠 자리에 들었다. 30일 내내 일과가 똑같 았다.  하루는 매일 공부만 하는 우리를 보 고 같은 반 한국인이 빈정거리듯 말했 다. 공부 못 하는 애들이 놀 줄도 모른다 고. 그는 수업 대신 밤새 클럽에서 현지 인과 술 마시고 노는데 집중했다. 하지 만 내 생각은 좀 달랐다.  한 달 살기에서 ‘배움’보다 만족도가 큰 것도 없다. 요즘 한국에서 한 달 살 기 강연을 다니다 보면 ‘시간 사용법’을 알려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 ‘해외 에서 한 달씩이나 있는 동안 뭘 해야 알 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가 질문의 핵심이다.  내가 치앙마이에서 본 외국인 여행 자는 늘 무언가를 배우고 있었다. 골프· 요가·무에타이·요리·바느질 등 치앙마 이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수업 속에서 그들의 문화를 배우고 친 구를 사귈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우 리도 태국어 수업을 받으며 여러 나라 에서 온 친구들과 만났다. 현지에서 오 랜 시간을 들여 무언 가를 배워 본다는 건 한 달 살기 여행에 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글·사진=김은덕·백종민 여행작가 think-things@naver.com

2024년 4월 19일 금요일 20
제18078호 40판
치앙마이는 여행자 사이에서 ‘한 달 살기’의 성지로 통한다. 비교적 선선한 날씨, 다양한 문화와 유적 그리고 저렴한 물가가 이유로 꼽힌다. 사진은 고대 도시의 흔적이 남아 있는 ‘타패 게이트’. 늘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장소다.  보상우산축제에서 만난 치앙마이 사람들.  코끼리 체험 프로그램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 기다.  태국식 백반 칸똑.  국수 요리 카오소이.  한국 돈 4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도 한 달 짜리 숙소를 얻을 수 있다.  톡센 마사지. 타마린드 나무로 만든 도구를 이용해 온몸을 두드린 다.  요리를 비롯해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며 전 세계 여행자와 어울릴 수 있다. 태국 치앙마이 10년째 신혼여행  치앙마이 한 달 살기 여행정보  비행시간 : 6시간  날씨 : 겨울, 여름, 봄 순 으로 추천  언어 : 태국어  물가 : 방콕 3분 의 2 수준  숙소 : 300달러 이상(집 전체, 큰 수영장이 딸린 집은 500달러 이상) B10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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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th, 2024
B12  2024년 4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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