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우 개인전 2011 출 사 표 선정전시
오재우
인사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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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미술시장의 확장과 미술 세계
4
박성광
동시대 미술의 담론과 현대미술의 지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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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정
이지은
Andy Warhol - Dollar Sign
12
반이정
Jake and Dinos Chapman - Insult to Injury no.39
14
이대형
Marcel Duchamp - Fountain
16
임경훈
Julian Opie - In Kyu, Kyung Hoon
18
지경민
Mark Rothko - Saffron
20
성중모
이우환 - 東風(동풍) s84_9
22
박영신
Gerhard Richter - Betty
26
소재희
오형근 - 화장소녀 Plate. no.6 July 18
30
최기석
Pablo Picasso - The Doves
32
정시우
Marc Chagall - Le Coq
36
이경욱
Robert Combas - L’ange A Tete De Baboushka
38
조광제
Dieter Kiessling - Untitled
42
문선오
Henry Darger - Child - Headed Whiplash Tail Blengins, Blengiglom - Enean Island
44
이순한
Damien Hirst - An Altar Boy from the Undefined Depth Weds the Mother of a Pregnant Woman who Wants to Join the Circus
46
김정연
On Kawara - 22 Sept.1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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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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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재우
Jaewoo Oh
인사말
Acknowledgement
무더운 여름에 <Collector’s Choice>전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Thank you for coming to my exhibition <Collector’s Choice>.
이 전시는 ‘실제로 작품을 소장하고 계신 분들에게 그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듣고, 그 작
This exhibition started with a somehow absurd idea that “What would it be, if
품들을 빌려서 전시를 하면 어떨까?’ 라는 다소 터무니없는 생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미술 작
I listen to collectors of artworks about what they say for what they have and
품을 소장하고 계신 분들을 찾아뵙고, 대여하는 과정들과 대여한 작품들을 직접 전시하는 것
then loan the works for an exhibition?” The procedure of organizing the ex-
이 기획의 의도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가 궁금했던 점들에 대한 답을 얻기도 했고, 컬렉터들
hibition included listening to and documenting the collectors’ thought about
의 소장 작품과 미술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경험들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그것들을 듣고, 기록
art and their experiences related with it, which encouraged me to reconsider
하는 가운데 제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미술에 대한 생각을 재고해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the notion of art that I’d been questioned.
본 전시는 그 과정들의 기록들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를 통해서 미술사의 주요한 작품들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제가 얻은 가장 큰 영광이었습니다. 컬렉터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저는 책이나 인터넷으로만 접할 수 있는 작품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고, 더욱이 사적인 공간까지 공개해주시며 환대하여 주신 분들에 대한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다행히 제가 만난 대부분의 컬렉터들은 미술 작품을 개인 적으로 소유하고 있으면서도 미술작품의 공공재적인 성격에 동의하셨고, 제가 터무니없이 기획 한 이 전시에도 흔쾌히 작품을 대여해 주었습니다. 고급문화의 소비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노 블리스 오블리제’를 다시금 느낄 수 있었습니다.
In the process of organizing the exhibition, what I would like to appreciate most was the opportunity to see diverse artworks at firsthand. I could take a look at some works that I had an access only by the Internet or publications. Moreover, the assistance from the collectors who were willing to expose their private space without any hesitation deserves permanent remembrance. Fortunately, most of the collectors I have met agreed the public trait of artworks despite artworks belonged to individuals, readily entrusting their assets to me for my exhibition. It reminds me of noblesse oblige of the highcultural consumers.
이번 전시를 기획하면서 가장 곤란하면서도 동시에 흥미로웠던 부분은 제가 만난 컬렉터들의 소
Selecting artworks among numerous collections to include in the exhibition
장품 중 어떤 작품을 전시에 포함시킬지를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저는 전문 전
was the most challenging and exciting task. Since I was not a professional
시기획자의 입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작가에게 전시 참여를 직접적으로 제안할 수 있는 상황이
curator, it seemed inappropriate for me to suggest an artist participate in
아니었습니다. 또한 컬렉터들을 만나기 전에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그들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the exhibition. Aside from that, I had only confined information about what
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몇몇 컬렉터들은 많은 작품을 소장하고 있었지만 크기와 운송
kind of people the collectors were and which artwork accurately they owned.
문제로 인하여 작품을 대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고, 또 어떤 컬렉터들은 소장 작품 수가 적었음
Even though some collectors had numerous works in their collection, the siz-
에도 불구하고 한 점 한 점이 매우 중요한 작품이라서 전시 작품을 결정하는데 많은 고민을 해
es and weight of certain works kept me from loaning and transporting them,
야 했습니다. 결국 어려운 결정 과정을 통해서 이번 전시 작품들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렇게 선정한
and some collectors required me intensively considerate choice, for every
작품들을 전시공간으로 빌려와 제 나름의 문맥을 만들어 전시를 기획하였습니다. 이 같은 전시
work had a significant meaning to them. Eventually, through the demanding
의 기획과 구성은 제게 새로운 도전이자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procedure, several crucial works had been opted. Hence, the method to organize the exhibition was a sort of experiment and adventure.
이제까지 보기 어렵던 작품들을 직접 만나는 이번 전시가 아무쪼록 여러분에게 새로운 미술 감상의 경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여러 컬렉터들을 소개해 주신 미술과 미래
I hope you have a decent experience with the works you cannot easily see.
연구소의 이지훈 소장님과 소중한 작품을 대여해주신 컬렉터 여러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
Lastly, I would like to express my gratitude to Ji-hoon Lee, the chief director
을 올립니다.
of The Art and The Future, and to the collectors for their ceaseless support I have recei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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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미술과 미래 연구소 소장)
미술시장의 팽창과 미술 세계
2011년 현재 한국의 컬렉터 층은 3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미술품 컬렉터란 미술 작가의 작품을
현대미술에서 미술품의 소비는 가장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다. 다양한 취향의 컬렉터들의
최소 한 점 이상 구매한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매년 열리는 많은 아트 페어와 갤러리에서
소장품을 한 곳에 모아 볼 수 있는 기회는 그리 흔치 않다. 각 컬렉터들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
소비되는 작품의 양과 질을 결정하는데 있어 중대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놓고 말해주는 경우가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 전시를 통하여 각 컬렉터들의 취향과 관 심 정도, 미술품의 투자가치와 전망을 면밀히 분석해 볼 수 있었다. 평소에 컬렉팅에 관심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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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미술에서 컬렉터는 미술 세계를 이끌어 가는 강력한 주체 중의 하나다. 그들은 미술 시장
거나 컬렉팅을 시작하려는 많은 분들에게 이 전시를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관심 있는 작품에
을 형성하고,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지속시키며 나아가 그들의 작품 세계를 발전시키는데 도움을
대한 다른 컬렉터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기도 하고, 자신이 꿈꾸는 컬렉팅을 어렴풋이나마 그려
준다. 그들이 미술 시장에 공급하는 자본이 바로 미술계를 움직이는 주요한 원동력이 되는 것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른 이들의 컬렉션을 볼 수 있는 이 전시는 앞으로 컬렉팅을 고려하는 분
다. 이들 컬렉터가 실천하는 도덕적 의무와 윤리적 실천은 또한 미술이 발전하는 바탕이 되기도
들에게 좋은 시작점이 될 것이다.
한다. 그러나 미술품을 구입하는 소비자의 수적 증가가 미술시장의 질적 증대와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품을 소비하는 규모가 한 국가의 미술계 전체의 부흥과 연관 성이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2008년까지 미술시장의 활황은 많은 작가들로 하여금 그들 만의 창작세계를 구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그로 인하여 한국 현대 미술은 유래 없이 풍성 한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이는 절대적으로 컬렉터 층의 성장 덕분으로 이것이 미술계의 성장으 로 이어진 것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 질 것으로 보인다.
많은 한국인 작가들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도 한다. 그들의 작품은 세계 유수의 미술품 경매에서 고가에 낙찰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히 경제적 지표 상으로 드러나는 미술품의 판매 가격이 아니라 한국인 작가들의 작품이 세계 미술시장에서 양 적으로 얼마나 소비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이다. 그런 의미에서 젊은 컬렉터층의 성장은 한국 의 젊은 작가들에게 매우 좋은 신호로 보인다. 2004년 이후 40대 미만 컬렉터 수의 증가 비율은 23.4%에 육박한다. 기존의 컬렉터들과 다르게 이들은 자신의 미술적 취향을 상업화랑의 추천 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컬렉터 대상 교육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 고, (현재 미술과 미래 연구소에서도 한 달에 한 번 컬렉터들을 대상으로 현대미술 가이드 프로 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매달 새로운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미술에 대한 관심과 지식을 넓혀 가는데 매우 열정적이다. 이러한 젊은 컬렉터들의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젊은 작가들의 폭넓 은 활동이 절실하다. 젊은 컬렉터 층의 확대가 젊은 작가들의 예술적 성취와 맞물려야만 한국 미술계의 건전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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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광 (미술사)
동시대 미술의 담론과 현대미술의 지형도
“미술작품의 가치는 그 작품의 가격이나 소비선호도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현대미술의 큰 흐름 가운데 한 줄기를 이루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이 작품들에 사용된 달러 사인
- Richard Murron, In the middle of Contemporary Art -
이나 캐릭터들과 같은 대중문화적인 코드들의 차용은 20 세기와 21세기 초반의 미술의 확연한 변화들을 알려준다. 이 전시공간에서 기획자는 시스템을 노리고 작용하는 자본에 대한 이야기들
미술작품은 결코 그 작품의 가격이나 그 작품에 대한 소비 선호도로만 그 가치를 평가 할 수 없다.
을 미술사의 주요 작품들을 빌려와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상품으로 소비되는 미술작품, 즉 시장 안에서 유통되는 작품들의 미술사적인 가치는 금전적 가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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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하여 평가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시 <Collector’s Choice>에서 작가이
자본과 미술의 질퍽한 바다를 건넌 다음에 만나는 공간은 ‘추상과 관계’의 방이다. 세계와의 관계
자 기획자인 오재우는 상품으로 소비된 미술작품에 초점을 맞추어 전시를 기획하였다. 누군가가
를 회화로 풀어내려 시도한 두 명의 작가의 작품이 여기에 있다.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작품
소장한 작품들만으로 전시를 구성한 것이다. 그에 따르면 컬렉터가 작품을 선택하고 구입하는 과
<Saffron>과 이우환의 작품 <東風(동풍)s84_9>이 한 공간에 마주보고 전시되어 있다. 이 방에
정은 순전히 우연의 산물이었고, 기획자가 개입할 의도나 의지는 애초에 전무했다고 한다. 자의적
서는 관람객에게 자신의 순수한 신체 혹은 의식만으로 작품과 대면할 것을 권해주고 싶다. 마크
으로 작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낯선 사람들이 소유한, 낯선 사람들의 공간에 놓여 있는 예상
로스코의 ‘숭고’도, 이우환의 ‘만남의 현상학’도 당신이 가지고 있는 그 번잡한 고민들을 떨쳐 놓
치 못한 작품들로 하나의 전시를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임은 예상할 수 있는 바이다.
아야만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오재우의 기획전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전시의 구성 방식이다. 매우 제한
그 다음 공간에 들어서면 관람객은 두 장의 사진을 대면한다.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의
적인 조건 안에서 그는 미술이 가지고 있는 ‘소비와 향유’의 지점들, 그리고 미술작품이 ‘미술’이
<Betty>와 오형근의 사진 작품 <화장소녀 Plate. no.6 >가 만나는 이 공간에서는 얼굴이 드러나
되도록 하는 구조들에 대한 질문들과 현대미술 지형도의 여러 층위들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지 않는 두 명의 소녀가 자리 잡고 있다. 그들의 시선은 관객을 향하고 있지 않은데, 그들은 사르 트르Jean Paul Sartre가 『존재와 무』에서 언급하였던 대자 존재로서 세상을 직면하는 것이 아닌 즉
전시장 내 첫 번째 공간에는 컬렉터들로부터 빌려온 앤디 워홀Andy Warhol의 <Dollar Sign>과 줄
자 존재로서 세상에 던져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 타자란 원칙상 나를 바라보는 자이다. 하지만
리안 오피Julian Opie의 <In Kyu, Kyung Hoon>, 마르셸 뒤샹Marcel Duchamp의 <Fountain>, 제이
그들의 시선이 제거된 사진에서 그들의 의식의 ‘지향성’은 소멸된 채로 제시되고, 그들은 대자 존
크 앤 디노스 채프먼Jake and Dinos Chapman의 <Insult to Injury no.39>가 전시된다. 이 같은 작품
재의 실질적인 어려움을 제거한 후 즉자 존재의 위상을 획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객체-타
구성에서 흥미로운 점은 공산품인 변기를 예술로 탈바꿈시킨 뒤샹과 고야Francisco Goya의 오리지
자를 바라보려는 욕망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시선이 제거된 사진들 앞에서 우리는 자
널 판화를 자신의 작품으로 만든 채프먼 형제, 컬렉터에게 주문을 받아 작품을 제작하여 판매하
신의 시선이 객체화되어 자신을 향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주체와 타자의 경계가 타자의 시선
는 오피, 예술 자체를 자본의 흐름에 완전히 편입시켰던 워홀이 서로 마주보도록 배치한 방식이
의 부재에 의해 자신을 소외시키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이 구성의 시선에서 자유로
다. 아서 단토Arthur Danto가 『예술의 종말』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내러티브 미술의 완벽한 종말
울 수 없는 이유이다.
이후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는 시대에 탄생한 작품들을 만나 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예술계라는 예술 작품에 내재한 본질적인 속성이 아닌, 그것 밖에서 주어지는 외적이고 비본질
다음 전시 공간에는 햇살이 밝게 들어온다. 이 곳은 제욱시스Zeuxis와 파라시오스Parrhasios의 대결
적인 것들의 실체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뒤샹으로부터 시작된 현대
이후로 끊임없이 지속되어 온 ‘그리기’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20세기 초의 미술가 피카
미술은 미술관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일종의 시스템으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팝아트에 와서 미술
소Pablo Picasso와 샤갈Marc Chagall로부터 프랑스 자유구상의 대표적인 화가 로베르 콩바스Robert
계는 ‘미술관, 딜러, 컬렉터’의 시스템을 좀 더 확고히 구축하기 시작했고, 이는 컬렉터가 현대미
Combas에
술작품 생산의 출발점이 되는 오피의 작품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오늘날 채프먼 형제의 <Insult
공간에서 예술의 근원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to Injury no.39>처럼 기존 예술작품의 권위를 자신의 작업으로 전유하거나 차용하는 사례들은
이르기까지 예술과 표현의 자유로움을 표상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모여 있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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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곳을 벗어나면 다른 작가들이 던지는 또 다른 질문들과 만나게 된다. 작품의 소유와 장소 특정적 미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질문하는 디터 키슬링Dieter Kissling의 슬라이드 작품 <Untitled>이 있다. 또 작품의 가치와 작가성에 대해서, 그리고 예술 작품은 어느 공간에 어떻 게 놓여야 하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의 작품 <An Altar Boy from the Undefined Depth Weds the Mother of a Pregnant Woman who Wants to Join the Circus>가 예상치 못한 공간에 전시되어 있다. 나아가 온 카와라On Kawara의 <On Kawara-22 Sept.1970>, 헨리 다거Henri Dager의 <Child-Headed Whiplash-Tail Blengins, Blengiglom-Enean Island>는 전시공간과 그 외의 영역 (전시장 내에 존재하는 공공의 영역과 8
사적인 영역)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설치됨으로써 미술 작품과 그 제도화된 공간 사이의 관계, 나아가 그들의 충돌에 대한 폭넓은 예술적 관념들을 환기시키고 있다.
<Collector’s Choice>가 이처럼 말끔하게 풀이되는 전시라면 좋으련만 유감스럽게도 이것이 끝 이 아니다. 이번 전시는 컬렉터들이 자신이 컬렉팅한 작품을 직접 설명하는 것 까지를 포함하고 있다. 애석하게도 그 모든 설명들은 필자가 앞에서 서술한 해석과 일치하지 않는다. 소비자의 입 장에서 구술된 미술품에 대한 이 해설들이 우리가 미술관에서 듣던 도슨트의 해설처럼 낭랑하 게 울려 퍼진다. 이를 통해 기획자는 미술이 존재하는 지점을 메타적 관점에서 묻고 있는 것인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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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워홀의 달러사인을 구매한 선택은
이지은
Ji Eun Lee
금융 전문 변호사
Corporation Financial Lawyer
위악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모순적인 행위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Andy Warhol-Dollar Sign 1982, Acrylic on canvas, 228.6x177.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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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유명한 바로크 시대의 화가인 고야의
반이정
E Jung Ban
미술 비평가
Art Critic
작품을 훼손해서 자기 것이라고 내 놓은 것이 2000년대 이후 현대미술이 갖고 있는 아주 각별한 존재론을 드러낼 것으로 여 겨졌습니다. 두 명의 유명한 지명도 있는 작가의 이름
Jake and Dinos Chapman-Insult to Injury no.39
이 한 작품 안에 중첩되어 있는 모습이 비
2003, Drawing on Goya’s Aquatint, 15.5x20.7cm
평가의 입장에서 봤을 때 호기심을 자극 하기에 충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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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문고리 하나만 보고 열심히 만드
이대형
Daehyung Lee
큐레이터
Curator
느냐 아니면 집 전체를 보고 문고리를 만 드느냐 그 차이를 보여줄 수 있는 작가의 작 품을 콜렉션 합니다. 마르셸 뒤샹은 그것 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구요.
Marcel Duchamp-Fountain 1917, Readymade object, 77x35x2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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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이라는 것은 시대흐름에 따라서 그
임경훈
Kyunghoon Lim
주부
Housewife
시대의 문화, 역사, 모든 것을 다 함축하 고 있기 때문에, 그 시대에 그 작가가 그 환경 속에서 그 고민을 했다는 것은 그 때 밖에는 허락되지 않기에 공공재로서의 역할이 상당히 있는 것 같아요.
Julian Opie-In Kyu, Kyung Hoon 2011, UV print on canvas, 40.9x31.8cm (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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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좋아했던 로스코의 작품이면
지경민
Kungmin Ji
이베이 옥션 마케터
Ebay Auction Marketer
좋을 것 같았고, 그 중에서 따뜻한 느낌을 원해서 이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우리 아 기에게 차가운 느낌 보다는 따뜻한 느낌 이 교육적으로도 좋을 것 같아서요.
Mark Rothko-Saffron 1957, Oil on canvas, 227.5x18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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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선생님 작품이 주거공간에 아늑
성중모
Dschunmo Seong
법학자
Legal Scholar
하기도 하고 무리가 없기 때문에 구매하 였습니다. 미술작품도 사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가 있고, 거래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생
이우환 - 東風(동풍)s84_9 1984, Oil on canvas, 162.1x130.3cm
각하지만 우리가 한번 쓰고 버리는 아주 사적인 그런 재화는 아닌 것 같고, 공공 성을 갖추고 있어서 소유나 거래의 대상 일 수도 있지만, 한 사람에게 소유가 되더 라도 그 작품을 향유하고 누릴 수 있는 기 회는 더 많은 사람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 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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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저처럼 이렇게 개인적으로 소
박영신
Yeong Sin Park
방송 솔루션 마케팅
Broadcast Solution Marketer
장하는 것은 저야 좀 여유가 되서 구매하 게 되었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정말 갖고 싶은데도 갖지 못하는 것이고, 그럼 결국 에는 이런 그림들은 어떤 특정 계층만 소 유하게 된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Gerhard Richter-Betty
기본적으로는 예술작품이 사재이지만 적
1991, Digital print, 97.1x66.2cm
어도 공공재적인 성격이 뒷받침해주는 부 분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이 들거든요. 그렇 지 않으면 아까 말했던, 투자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소유물로만 전락하는 게 아닌 지, 그런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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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작품과 저의 관계가 맺어진 것 같
소재희
Jae Hee So
고등학생
Arts High School Student
아요. 정말 진정한 관계는 편한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오늘 만약 제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데 저와 가장 친한 친구가 힘들어서 같이 와서 있어주면 좋겠다고
오형근-화장소녀 Plate. no.6 July 18
했을 때 아무 사이도 아니면 제가 갈 필
2008, Digital print, 102x77cm
요가 없죠. 불편하지 않잖아요 전혀. 근데 제 친구니까 제가 관계를 맺은 사람이니까 제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가서 같이 있는 건데 저도 그 작품이랑 관계를 맺었 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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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무엇을 소유한다기 보다는 반대로 버
최기석
Mark Choi
실리콘벨리 소속
Technical Expert
첨단 엔지니어
려야 한다, 내려놔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어떤 것에 대해서는 소유한다는 것이 그런 것 같아요, 가까이 한다. 또 어느 순간에는 내려 놓을 수도 있겠죠. 가까이 한다는 것은 괜찮은 것 같아요.
Pablo Picasso-The Doves
소유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는 여러 방법
1957, Oil on canvas, 100x80cm
이 있지만 지금의 생각으로는 안할 이유도 없고, 기회가 되면 하고 그 시점에서 내가 그것을 충분히 즐긴다, 그것이 작가의 의도 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내가 가장 시 간을 많이 보내고 사람들이 많이 접할 수 있는 곳에 두었기 때문에 나누는 의미도 있다고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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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에서 신기한 점은요, 사람 크기와
정시우
Si Woo Jeong
초등학생
Elementary School Student
수탉크기가 비슷하다는 거고요, 어떻게 사 람이 수탉 등에 올라 탈 수 있는지 그게 참 신기해요. 풍경을 보면 편안한 느낌이고, 여 자 표정을 보면 뭔가 슬프고 조금은 편안한 표정이고, 또 수탉은 이 여자를 보고 위로
Marc Chagall-Le Coq
해주고 용기를 주는 그런 존재인 것 같아
1928, Oil on canvas, 81x65.5cm
요. 그래서 나에게도 수탉 같은 존재가 있 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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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세가지 경계에서 살고 있는 것
이경욱
Chris Kyungouk Lee
일러스트레이터
Illustrator
같아요, 공급자, 메신져, 수요자. 그림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 에 따라서 예술작품의 역할이 바뀌는 것 같아요.
Robert Combas-L’ange A Tete De Baboushka 2010, Acrylic on paper, 75x 5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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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특정적 미술이라고 하는 것도 기본적
조광제
Kwang-dje Cho
철학자
Philosopher
으로 사고 팔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니예 요. 왜냐하면 그 장소를 벗어난 작품은 장 소를 벗어나면 작품이 안되기 때문에, 그 것을 내가 산다고 할 때는 그 장소까지 다 사야 되는데, 그렇게 산다는 것은 보통사
Dieter Kiessling-Untitled 1994, Projection blurred light-projection onto four nails by means of a slide-projector, Installation
람들한테는 불가능하고, 설사 재력이 뛰 어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사려고 할 이 유가 없죠. 그다지 투자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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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오
Sunno Moon
인터넷 전자부품
Owner of an Online Shopping Mall
쇼핑몰 운영
Henry Darger-Child-Headed Whiplash-Tail Blengins, Blengiglom-Enean Island Undated, Watercolor, pencil and carbon tracing on paper, 46.35x59.0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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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당연히 그냥 사재라 생각하는데, 이 작품 같은 경우에는 자기만을 위해서 만든 것이잖아요. 남한테 보여주기 위한 것도 아니고.
미술에 대한 관심이 있어서 그 전부터 보
이순한
Soon Han Yi
신길 5동
Government Official
주민센터 직원
아오긴 했는데, 미술에 대한 생각은 뒤샹 의 변기를 보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거든 요. 이것과 일맥상통하게 이 작업을 사서 전시하면 많은 일들이 생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Damien Hirst-An Altar Boy from the Undefined Depth
화장실이라는 장소가 강제성도 있잖아요.
Weds the Mother of a Pregnant Woman who Wants to
작품이 있으면 내가 의도하지 않아도 봐
Join the Circus
야만하고, 이런 것들도 작품이라고 생각
2009, Ink on toilet paper, 9.5x12cm
하실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런 것도 작품 이다라고 이야기 해주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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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렉터로서 그림을 만날때 인연이라는 것
As a collector, when one sees an
이 있어요, 이 작품과 저는 같은 날에 태
artwork, there’s a little destiny at
어난 인연이 있죠. 그 그림의 가치에 대해
play. This one, for example, was
서 고민을 했다면 구입하지 못했을 수도
created on the day I was born.
있을 것 같아요.
If I’d gotten stuck on the value of
저 그림이 제 영정사진이 되었으면 좋겠
the painting, I would have not been
On Kawara-22 Sept.1970
어요. 그 날 태어난 사람이 그날 죽었다는
able to purchase it. I’d like this
1970, Liquitex on canvas, 33x43cm
것을 알기위해 저 그림이 영정 사진이 되
painting to substitute my portrait at
었으면 좋겠어요.
my funeral someday. I’d like this to
김정연 전시 기획 및
Jyeong-yeon Kim Non-profit Gallery Director
전시 공간 운영자
let people know that the deceased person was born on this date has just passed away on that date.
48
49
50
51
52
53
54
영수증
Receipt
이지은
Ji Eu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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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이정
56
E Jung Ban
이대형
Daehyung Lee
57
임경훈
58
Kyunghoon Lim
지경민
Kungmin Ji
59
성중모
60
Dschunmo Seong
박영신
Yeong Sin Park
61
소재희
62
Jae Hee So
최기석
Mark Choi
63
정시우
64
Si Woo Jeong
이경욱
Chris Kyungouk Lee
65
문선오
66
Sunno Moon
이순한
Soon Han Yi
67
김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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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eong-yeon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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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정
새.빨.간. 거.짓.말.
오재우 작가와 만나기 10분전. 충무로에서 급한 볼일이 있어서 조금 늦어지겠다는 그의 메시지
경해 마지 않던 사진작가 오형근의 작업을 최근 구입했다. 그것도 단돈 5만원에. 작가의 작업실
에 ‘이 친구 요즘 정말 바쁘네’ 라고 혼잣말을 한 뒤 다시 컴퓨터 옆에 쌓인 서류더미를 뒤적인
을 우연한 기회에 방문하게 된 여고생이 오형근 작가와 영화 포스터 수집이라는 공통된 취미를
다. 두어 시간쯤 지났을까, 갑자기 더워진 날씨 탓인지 서둘러 온 탓인지 약간은 피곤해 보이는
찾아내어 이 여고생이 5만원에 작품을 구매한 것이다. 이에 대한 증거로 여고생은 작품을 구입
모습으로 나타난 오재우 작가가 늦어서 미안하다며 인사를 건넨다. 사무실이 답답한 필자와 지
한 영수증과 보증서를 내민다.
친 작가는 시원한 커피나 한잔 하자고 하며 밖으로 나간다. 커피를 마시며 간만의 여유를 되찾 은 우리는 요즘 작가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콜렉터스 초이스Collector’s Choice’에 관한 이야기
폭로하자면, 새.빨.간. 거.짓.말.이다. 작가가 허구를 조장하고 참여자가 그 허구를 완벽히 연출
를 시작한다. 약 17인의 콜렉터를 대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말에 필자가 작가의
하여 보여주는 작가와 참여자와의 완벽한 자작극인 것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사실상 작가도 없
재정상태를 걱정하자 쑥스럽지만 강한 어조로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고 콜렉터도 없는 것이다. 오재우 작가가 미술사의 전례나 유명작가들의 작품을 그대로 차용한 다는 점에서 세리 르빈의 리포토그래피(Re-photography) 연작이나 스턴트번트의 앤디 워홀 작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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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오재우 작가의 이번 프로젝트 ‘콜렉터스 초이스’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구체적으로 하
떠올릴 수 있겠다. 그러나 이들의 경우 유명작가의 작품을 차용한 자신들의 행동에 새로운 의미
자면, 작가가 다양한 계층의 콜렉터를 선별하여 그들이 원하는 작품을 제작해주고-그 작품이
를 부여함으로써 작품의 원본성을 자신에게 부여하고자 했다면 오재우 작가는 스스로를 모사
무엇이든지 간에-작품 선정 이유에 대한 인터뷰와 구매과정 전반에 대한 내용을 다큐멘테이
작가로 치부하고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숨기고 있다는 점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정리하자면, 세
션 하는 것이다.
리 르빈과 스턴트번트는 모더니즘이 갖는 원본성에 공격을 가하기 위해 유명작가의 작품을 차 용했다. 반면 오재우 작가는 작가가 갖는 원본성을 의도적으로 포기하고 차용을 넘어 모사작가 프로젝트 첫 단계 #1
의 위치를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그렇다. 오재우 작가는 이를 통해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미술
학생, 주부, 공무원, 은행직원, 미술평론가 등 오재우 작가는 사회 각계 각층의 인물을 선별하여
에서 계속적으로 회자되고 있는 ‘작가의 죽음, 복제의 담론’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스스로를
그들에게 콜렉터의 위치를 부여한다. 작가에 의해 선별된 콜렉터들은 자신의 원하는 작품을 오
모사작가로 치부하며 동시대 미술에서 어쩌면 작가란 처음부터 태어날 수 없었던 것이 아닐까
재우 작가에게 주문한다. 오재우 작가는 이들이 주문한 작업을 똑같이 모사하여 제작한다. (불
라는 존재론적 물음을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것이다.
행인지 다행인지 이 과정에서 오재우 작가의 작품을 주문한 콜렉터는 아무도 없다) 나아가 오재우 작가는 ‘콜렉터스 초이스’ 를 통하여 작품을 제작, 배송, 설치, 영수하며 실제 미 프로젝트 다음 단계 #2
술작품이 거래되는 과정을 그대로 답습하여 보여주고 있다. 이를 통해 오재우 작가는 생산, 유
앤디 워홀, 데미안 허스트, 마크 로스코, 온 카와라 등 콜렉터는 자신이 주문한 작가의 작업을
통, 소비(향유)의 구조로 짜여진 미술시장의 위계질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작가가 사라진
얼마 후 본인이 원하는 장소로 배송받는다. 오재우 작가에게 작품을 증여받은 콜렉터들은 오재
시대’의 미술품의 유통구조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스스로 모사작가가 되어 생산자의 위치
우 작가가 작성한 인터뷰지에 응할 의무를 갖는다.
를 박탈시키고, 증여의 형식을 통해 유통의 망을 무너뜨림으로써 생산-유통-소비(향유)의 질서 로 짜여져 있는 미술시장의 위계질서를 소비(향유)-유통-생산의 구조로 전복시키며 우리에게
프로젝트 그 다음 단계 #3
새로운 청사진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의 내용은 콜렉터가 작품을 소장하고자 했던 이유, 작품에 대한 설명, 작품가격, 소장 경 위 등이며 이 모든 내용은 작가에 의해 영상으로 기록된다. (이 과정에서 애초 오재우 작가가 콜
최근 오재우 작가는 미술이론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한 여성과 미술사책 집필을 기획하고 있다.
렉터에게 모사 작품을 증여한 사실은 철저히 배제된다)
물론 이것도 허구를 기반으로 한 픽션이 될 예정이다. 대단히 그럴듯 하게 기획될 오재우 작가의 또 다른 자작극에 ‘누가 진짜이든 무슨상관인가? 누가 말하든 무슨 상관인가?’라고 언급했던
이해를 돕기 위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여고생의 인터뷰를 예로 들자. 이 여고생은 평소 존
한 철학가의 말을 떠올리며 그의 작품을 통해 보여질 더 나은 모방을 기대해 본다.
71
Ryu Hee Jung
A Flat-out Lie
10 minutes to meeting Oh Jaewoo – he informs me that he will be late due
this process, the fact that Oh has given the collector the artwork is com-
to the meeting in Chungmuro. After mumbling to myself ‘he really is busy
pleted excluded)
these days’, I browse through the stack of papers piled next to my com-
For a better understanding of the process, here is an example of an inter-
puter. About two hours later, Oh arrives looking a little tired. Both of us –
view with a high school girl who has participated in this project.
worn-out from work – recuperate over a cup of iced coffee, and we begin to talk about the artist’s current project – Collector’s Choice. The project
She has recently purchased a work of long respected photographer – OH
consisting of 17 collectors – Oh utters in a timid yet strong tone that it’s
Hein-kuhn. One day, she had an opportunity to visit his studio and learned
T.O.U.G.H – as I express my concern for the artist’s financial condition.
about their common interest of collecting movie posters, which allowed her to purchase his artwork for only 50,000 Korean Won. She holds out t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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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this point, to clarify Collector’s Choice in detail; the artist selects di-
receipt and certificate of authenticity as a proof of purchase.
verse class of collectors and creates artworks of his choice – whatever it may be – then creates a documentation of interviews on his reason for
This is a COMPLETE FABRICATION. The artist encourages a lie, and the
choosing a specific work and of the acquisition process.
participant directs it flawlessly. In reality, this project neither has an artist nor a collector. Through replicating the precedents of art history and the
Project First Stage #1
works of renowned artists as they are – Oh highlights the predecessors of
Oh selects figures from various circles of society – student, housewife,
‘appropriation art’ such as re-photography works of Sherrie Levine and
public official, bank employee, art critic and more – and offers them collec-
Elaine Sturtevant’s works on Andy Warhol. These artists were among pio-
tor status. Each collector requests an artwork of his or her choice. The art-
neers of a generation of artists who have added new values to the action
ist then identically reproduces the requested artwork. (Whether it’s a relief
of replicating the works of renowned artists thereby acknowledging the
or misfortune, none of the collectors has ordered Oh Jaewoo’s work)
originality of the work to oneself. However, Oh’s work is distinguished as he accepts himself as an appropriation artist and completely conceals his
Project Second Stage #2
existence. To clarify, Levine and Sturtevant have appropriated the works
Shortly the collectors receive the artworks of their chosen artists – Andy
of other artists to confront the power and the autonomy of the original in
Warhol, Damien Hirst, Mark Rothko, On Kawara etc – to the place they
modernism. On the other hand, Oh intentionally abandons his originality
prefer. The collectors who have received artworks from Oh are obliged to
and has chosen to position himself as an appropriation artist. Oh brings
respond to interview questions prepared by the artist.
up the constant issue of postmodernism – ‘death of the artist, discourses on reproduction.’
Project Third Stage #3
The interview – reason for selecting the work, description of the work,
Furthermore, through Collector’s Choice the artist demonstrates the ac-
price of the work, details of the possession – is recorded as a video. (In
tual transaction process of an artwork by creating, delivering, insta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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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receipting the work. Oh frankly articulates the order of rank governing the art world constituting of production, distribution and consumption and questions the distribution structure of the artworks in a ‘period where the artist is vanished.’ In establishing himself as an appropriation artist, Oh deprives the position of the producer and subverts the – productiondistribution-consumption – order of rank into consumption-distributionproduction. In doing so, Oh offers a new blueprint in the contemporary art market. 74
75
Currently Oh Jaewoo is planning on writing an art history book with a student in Ph.D program of art theory. This too is intended to be a fiction based on fabrication. To Oh’s another plausible self-fabricated scenario, I recall one philosopher’s statement – ‘why does it matter who is real? Why does it matter who says it?” and look forward to a better simulation to come.
작가 약력
Artist CV
오재우
Oh Jaewoo
2008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서울
2008
BFA, Hongik University, Seou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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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Solo Exhibition
개인전
2009
만성적 판단 유보, 아트스페이스 휴, 서울
태화강 국제 설치 미술제, 태화강변, 울산
2011
Intro, 창동창작스튜디오갤러리, 서울 2010
Biennale + One, Space Zoo, 광주
2008
Taehwa-river Eco Art Festival, Ulsan, Korea Intro, The National Art Studio_Changdong, Seoul, Korea
2010
Biennale + One, Space Zoo, Gwangju, Korea
Symbolon_Everything Is Never as It Seems, 화갤러리, 상하이, 중국
Symbolon_Everything Is Never as It Seems, Hwas Gallery, Shanghai, China
Present from Past, 주영 한국 문화원, 런던, 영국
Present from Past, Korean Culture Center UK, London, UK
Squared Secret Room-Secret Square, _Space, 서울
Squared Secret Room-Secret Square, _Space, Seoul, Korea
Can Can Project, Space Can, 서울
Can Can Project, Space Can, Seoul, Korea
초아살롱을 만나다, 금산갤러리, 파주
Meet the Artists, Keumsan Gallery, Paju, Korea
Text@Media, 서교예술실험센터, 서울 2009
Chronic Withholding of Judgement, Artspace Hue, Seoul, Korea
Selected Group Exhibitions
주요 단체전
2011
2009
Winter Special: Oddinary Days, PKM트리니티갤러리, 서울
Text@Media, Seokyo Art Experiment Center, Seoul, Korea 2009
Winter Special: Oddinary Days, PKM Trinity Gallery, Seoul, Korea
제 3의 불:태양과 바람의 이야기,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 영천/음성문화예술회관, 음성
The Tale of the Sun and the Wind, Yeongcheon Art Studio, Yeongcheon,
감각의 몽타주,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 서울
Korea/Eumseong Culture & Arts Center, Eumseong, Korea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수원미술전시관, 수원
Sensable Montage, Seoul Museum of Art Nam Seoul, Seoul, Korea
Decode, 이즈갤러리, 서울 사회적 개입, 갤러리상상마당, 서울
From Text to Image, Suwon Art Center, Suwon, Korea 2008
Decode, Is Gallery, Seoul, Korea
Daily Life in Korea, Queen’s Gallery, 방콕, 태국
Social Intervention, Gallery Sangsangmadang, Seoul, Korea
The Bridge, 인사아트센터, 서울
Daily Life in Korea, Queen’s Gallery, Bangkok, Thailand
생의 매력, LVS갤러리, 서울
The Bridge, Insa Art Center, Seoul, Korea
SeMA 2008,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Fascination of Life, LVS Gallery, Seoul, Korea
서교육십_취향의 전쟁, 갤러리상상마당, 서울
SeMA 2008,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2007
Exhibitionists, 덕원갤러리, 서울
2006
서교동 398-22, 서교동 398번지 일대, 서울
2007
Exhibitionists, Dukwon Gallery, Seoul, Korea
개와 아티스트 출입금지, 대안공간 미끌, 서울
2006
Seogyodong 398-22, Around 398 Seogyodong, Seoul, Korea
Seogyo Sixty 2008_The Battle of Taste, Gallery Sangsangmadang, Seoul, Korea
No Dogs and Artists Allowed, Alternative Space Miccle, Seoul, Korea 레지던시
2011
창동창작스튜디오, 서울
Residency Program
2011
The National Art Studio_Changdong Residency, Seoul, Korea
2011 출사표 선정전시 오재우 개인전 Collector’s Choice
2011.6.24 - 7.24 아트라운지 디방 기획&제작 아트라운지 디방 디자인 mykc ⓒ2011, 아트라운지 디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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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Jaewoo Solo Exhibition Collector’s Choice 2011.6.24 - 7.24 ART+LOUNGE DIBANG Organized and published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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