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창작스튜디오 서울시 종로구 장사동 227-1번지 센추럴관광호텔 1, 3층 Tel. 02 2285 3392(94), 2290 7134 www.artstudio.sisul.or.kr
Jung Seung
2009. 11. 19 - 12. 3 Cheonggye Art Studio
Jung Seung
인사말씀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강한 자연이 숨쉬는 청계천에 ‘예술’의 씨앗을 심었습니다. 2008년의 일입니다. 사람의 발길이 조금은 뜸한 청계3가 부근에 「청계창작스튜디오」를 만들고 젊고 실험정신이 강한 예술가를 모았습니다. 예술 창작의 인큐베이터로서, 5명의 작가들에게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특화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도록 정성을 기울였습니다. 예술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상업 지역에 힘들게 예술이 움틀 환경을 조성한 것입니다. 그리고 2009년 3월, 1기 작가가 성장해 떠난 자리에 금속 문화 거리를 추가해 조성하고 새로운 예술가 5명을 맞았습니다. 6개월여가 지난 지금, 우 리는 이들의 창조적인 결과물을 자랑하는 「청계창작스튜디오 2기 입주작가전」을 열게 되었습니다. 「청계창작스튜디오 2기 입주작가전」은 5명의 입주 작가들이 축적한 예술적 결과를 선보이는 보고 전시회입니다. 입주 작가들의 독창적 예술성과 시 민들과 함께 했던 프로젝트 결과물을 직접 확인하고 경험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서울시설공단은 앞으로 청계창작스튜디오 지원 사업을 확대함으로써 예술인들에게 보다 내실 있고 특성화된 예술 창작기반을 지원해 나갈 것을 약 속드립니다. 아울러 짧은 기간이었지만 이번 전시를 위해 최선을 다한 입주 작가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인정 받는 작가의 대열에 오르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서울시설공단 이사장
우시언
정승 Idea of Complex _ 많음과 반복의 수사
유진상 계원디자인예술대학 교수
Multi Complex 가변사이즈
멀티탭, 선풍기
2009
정승이 ‘컴플렉스’라고 부르는 것에는 두 가지 요소가 간여하고 있다 : 하나
사물들 자체는 엄격하게 정지된, 의문의 여지가 없는 것들이다. 그것들이 지닌 기능과 역 할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구축된 의미체계’ 안에서의 정해진 위치와 위상에 따라 식별된다.
는 ‘많음’으로, 그것은 동일한 것들의 반복이자 대상화된 생산의 비극적 운명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물들은 본질적으로 그것들이 우리가 만들어낸 유기적 의미체계 바깥
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반복’으로서, 이는 단순한 나열이 아
에 존재한다는 사실 때문에 낯선, 출처를 알 수 없는 대상들이 되기도 한다. 즉 그것들은 우
닌 자기지시, 동어반복을 통한 스스로의 식인(食人)에 해당하는 것이다. <서
리가 그것들을 구체적으로 명명(命名)하는 범위 내에서만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사물들인
클링 컴플렉스>는 수많은 목없는 사이클러 인형들의 맹목적이고 순환적인
것이다. 이러한 점은 우리가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산업 생산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대
질주를 일으키는 놀라운 작품이다. 약 200여개의 자전거들이 엄청난 소리를
량생산을 통해 동일한 양태로 존재하기 시작하는 산업적 사물들은 특정한 기능을 위해 특
내며 제자리를 맴돌다가 갑자기 정지했을 때 느껴지는 충격적인 정적은 다른
정한 위치에서 의미를 획득하는 것들이지만, 조금만 그 자리에서 벗어나면 전혀 이해할 수
어떤 작품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극적인 카타르시스를 일으킨다. <멀티 컴플
없는 사물들로 변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렉스>는 수십개의 멀티탭들이 마치 수많은 관절로 이어진 다족류처럼 허공 에 매달린 작품으로, 끝부분의 붉은색 스위치가 달린 멀티탭들은 마치 발기
정승은 대량으로 만들어진 산업 생산물들을 사용한다. 그것들의 많음과 동일성은 점점 더
한 성기의 충혈된 핏줄들처럼 느껴진다. 그것으로부터 플러그로 연결된 작
사물들을 그것들의 생산방식이나 생산관계로부터 유리된 존재들로 보이게 한다. 오늘날의
은 선풍기 하나가 마치 죽어가는 작은 동물처럼 머리를 땅바닥으로 향한 채
산업 생산물이 자아내는 ‘낯섦’은 20세기 초에 뒤샹이 경험했던 준 공예적 산업 생산물들과
꿈틀거리는 모습은 그 어떤 연기자가 연기하는 최후의 모습보다도 더 절망적
또 차원을 달리한다. 마르크스는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대량생산이 생산관계 및 인간과
이다.
대상의 관계에 어떻게 변화를 일으켰는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 바 있다.
유화 연작인 <하이 볼티지 컴플렉스>는 구체적으로 뇌에 연결된 전기적 자 극 혹은 그것이 떠올리는 사물들을 묘사하고 있다. 고압의 전류를 필요로 하
노동자가 더 많은 부를 생산할수록, 또 그의 생산이 힘과 범위에서 더욱 증가할수록, 노
는 뇌란 마치 자본주의가, 예술의 자율적 순환체계가 그러하듯이 끊임없이
동자는 더욱 가난하게 된다. 상품을 보다 많이 창조하면 할수록 노동자는 더욱더 값싼
자극과 흥분을 필요로 하는, 탈현실화된 뇌인 것이다. 예술가의 뇌라고 예외
상품이 된다. 사물세계의 가치증식에 인간세계의 가치절하가 정비례한다. (...) 이 사실
는 아니다. 정승은 자신이 다루는 과다한 반복과 자기지시의 수사를 통해 언
은 단지 노동이 생산하는 대상 - 노동의 생산물-이 하나의 낯선 존재로, 생산자에게서
뜻 그 안에서 정지의 순간들을 만들어냄으로써 스펙타클을 대상화하는 기지
하나의 독립된 힘으로 노동과 대립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노동의 생산물은 한 대
High Voltage Complex I
상 속에 응고되고 물화된 노동으로, 이는 노동의 대상화이다. 노동의 실현이 노동의 대
65 x 91 cm
상화이다. 정치경제학이 다루는 조건하에서 노동자에게 이러한 노동의 실현은 노동의
acryl on canvas
를 발휘한다. 그것이 정승이 지닌 시적(詩的) 자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스 2009
펙타클 자체가 그러한 정지의 순간들을 더욱 효과적이고 강렬하게 만드는 것 은 물론이다.
탈현실화로, 대상화는 대상의 상실과 대상에 대한 예속으로, 전유는 괴리와 소외로 나 타난다.
굳이 정승의 작업에 덧붙이자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산업 생산물은 그 자체로서 산업적 생산관계를 결정화하는 대상이다. 그것
노동이 인간이 대상에 인식가능한 의미를 부여하는 구체적 과정이라면, 노동의 대상화는
은 동시에 철저하게 낯선 사물들이다. 그것이 지난 20세기에 레디메이드
그것이 그러한 의미로부터 독립적인 탈현실화의 체제로 편입되는 것을 가리키는 것이다.
와 오브제를 예술적 담론의 중심으로 끌어들인 이유이다. 따라서 지나친 시
마르크스가 설파한 노동의 대상화는 오늘날의 예술에 있어 두 가지 양상으로 나타난다. 하
적 감정이입은 자칫 이러한 사물들을 감상(sentimentality)의 장으로 변질시
나는 ‘예술적 의미체계의 탈현실화’이고 다른 하나는 ‘제국‘으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적 자
킬 우려가 있다. 다시 말해 대상을 파악된 사물로 탈바꿈 시키는 것이다. 정
본주의의 존재양태와 마찬가지로 독립적이고 자기지시적인 ’예술적 순환체제‘를 구축한다
승의 작품들은 그 경계에 놓여있다. 대상이 노동을 대상화한 것만큼, 대상을
는 것이다.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자면 이것이 예술가와 작품, 혹은 예술가와 관객을 괴리와
철저하게 예술로부터 대상화하는 것이 지속적인 문제로 남을 것이다. 대상
소외로 이끄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다른 한편으로 자본주의와 마찬가지
에 대한 인식은 우리의 시선 속에서 존재한다. 그러므로 그 시선으로부터 벗
로 예술에 지속적인 흥분과 대규모의 네트워크를 보장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어나고 그것을 문제 삼는 것이 항상 과제로 주어진다.
Jung Seung Idea of Complex_ Rhetoric of numerous and repetition
YOO Jin Sang Kaywon School of Art & Design a professor
Objects themselves are things strictly halted, with no room for questions. The functions and roles of such
‘repetition’, and rather than being simple arrangements, they represent a type
objects are identified according to the location and position as defined with the ‘constructed meaning system’ as
of cannibalism of self through self instruction and mindless repetition. <Circling
developed by humans. Even still, objects
Complex> is a surprising work which elicits a blind and circulatory race by
as objects fundamentally exist outside of the organic meaning system we have created, they also become
cycler dolls. The extreme catharsis felt when the approximately 200 bicycles
unfamiliar subjects with doubtful origins. In other words, such objects are objects which we recognize from only
cycle around in their original places making large noises and then abruptly stop
within the context in which we name them. Such a point is relevant in industrial products we mass-produce.
is a feeling experienced in no other type of work. <Multi Complex> the work
Industrial objects, which start to exist in identical forms through mass production, acquire meaning within certain
comprised of numerous multi taps look as like millipeds connected together at
places for certain functions, yet they become incomprehensible once removed from their intended position. Jung
the joints hanging in the empty sky. Multi taps with red switches at the end look
Seung uses industrial objects produced in mass. The large quantity and identicalness of such objects makes
like congested veins of an erected genitalia. The small fan connected from them
them gradually seem more separated from their production method or production relationship. The ‘unfamiliarity’
with a plug elicits the feeling of a small, dying animal with its head towards the
evoked by industrial objects of today is different from the semi-industrial objects as experienced by Duchamp in
ground and squirming. Such a scene is more tragic than any final scene acted by
the early 20th century. Within <German Ideology>, Marx discussed, as mentioned below, about what types of
any actor.
change mass production has brought for production relationships and relationships of humans and subjects. <High Voltage Complex>, an oil painting, is a description of the electric stimulus The worker becomes all the poorer the more wealth he produces, the more his production increases in power
connected to the brain or the objects which comes to our mind. The brain, which
and range. The worker becomes an ever cheaper commodity the more commodities he creates. With the
requires high pressure voltage, is suggestive of a derealized brain requiring
increasing value of the world of things proceeds in direct proportion to the devaluation of the world of men.
endless stimulation and excitement, much like capitalism or the autonomous
(...) Such truths are not simply the subject which labour produces - the commodities of labour - but as one
circulatory system as found in art. The brain of an artist is no exception. Through
unfamiliar existence, expresses the separation from labour. Labour does not only create goods; it also
the excessive repetition and self instruction of Jung Seung, he brings forth a
produces itself and the worker as a commodity, and indeed in the same proportion as it produces goods.
base of objectification of spectacles by creating still moments of time. Such
Political economy thus does not recognize the unoccupied worker, the working man so far as he is outside this
is the highlight of the poetic qualities possessed by Jung Seung. Spectacles,
work relationship. The yare ghostly figures outside the domain of political economy.
themselves, make such still moments more effective and powerful.
If labour is a specific process to which a meaning possible for humans to recognize is given, then the
If we connect back with the works of Jung Seung, we could use the following
objectification of labour is suggestive of a transferring to a system of an independent derealization of such a
story: that is that an industrial product per is the object which decides the industrial
meaning. The objectification of labour as asserted by Marx is displayed in today’s art in two forms. One is the
production relationship. Such, at the same time, is strictly unfamiliar. That is also
‘Derealization of the artistic meaning system’. The other, same as the existential mode of capitalism based
the reason why Ready-made and Objet were brought to the center of artistic
on neo-liberalism representing ‘Empire’, is the creation of an independent and self-guided ‘artistic circulatory
discussion during the 20th century. Consequently, excessive poetic emotions can
system’.
inadvertently transform these objects into a center of sentimentality. In other
Borrowing from the expression of Marx, such can be seen to bring about alienation between the artist and
words, the object is transformed into the understood product. The artworks of Jung
artwork or estrangement between the artist and audience. In another way, such also works to guarantee the
Seung stands precisely on those boundaries. In the way that the subject objectifies
continuous excitement for art and its large-sized network, similar to capitalism.
labor, the objectification of the subject strictly from art will continue to persist as
There are two elements in the works in what Jung Seung refers to as ‘complex’: one is ‘numerous’, which involves the tragic fate of production through the repetition and objectification of identical things. The other is
Circling Complex 320 x 320 x 20 cm
혼합재료
2009
a problem. The perception of a subject exists with our eyes. As a result, the task always before us to get over such a perception to recognize it as a problem.
Circling Complex 320 x 320 x 20 cm
혼합재료
2009
High Voltage Complex II 120 x 120 cm
acryl on canvas
High Voltage Complex III 2009
131 x 162 cm
acryl on canvas
High Voltage Complex IV 2009
191 x 218 cm
oil on canvas
2009
정 Jung Seung 승
gongann@hotmail.com
010 4899 9680
2004 프랑스 파리 세르지 국립미술학교 졸업- DNAP학위(3년 과정) / 2006 프랑스 파리 세르지 국립미술학교(Ecole Nationale Superieure d’Art de Paris-cergy) 졸업- DNSEP학위(2년 과정) 개인전 2009 “Idea Of Complex”전, 청계창작스튜디오, 서울 / “기계의 진화 Part-I“, 브레인팩토리 갤러리, 서울 / 2008 조각난 일상, 쿤스트독 갤러리 그룹전 2009 “조각적인것에 대한 저항”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 “공통경계”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08 “가나25주년 The Bridge”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 “Funny Painting Funny Sculpture”전 세줄갤러리, 서울 / 홍제천프로젝트, 쿤스트독 갤러리 주관 홍제천, 서울 중앙미술대전, 한가람미술관, 서울 / “A Piece of A Piece“, 창동미술창작스튜디오 갤러리, 서울 2007 Mutual Induction, KTF 갤러리 / 광주 신세계미술제 수상작가전, 신세계갤러리, 광주 / 2006 “L’APOSTROPH”전 참가, 프랑스 / 2004 “EPOUVENTAIL”전 참가, 프랑스 레지던스 및 수상 경력 2009 청계미술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 / 2008 CROSS NATION ENSEMBLE, GWALIOR, 인도 / 중앙미술대전 선정 작가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신진예술가 지원 선정 2007-2008 창동 국립창작미술스튜디오 단기 입주 / 2007 광주 신세계미술제 - 장려상
주최, 주관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후원
서울특별시
발행인
우시언
발행
서울특별시 시설관리공단
기획
큐레이터
진행
코디네이터 조채린
에듀케이터 김주리
정광민
디자인
bA 디자인
인쇄제작
반월문화인쇄
발행일
2009년 12월 30일
청계창작스튜디오 서울시 종로구 장사동 227-1번지 센추럴관광호텔 1, 3층 Tel. 02 2285 3392(94), 2290 7134 www.artstudio.sisul.or.kr
본 도록에 실린 글과 도판은 서울시설관리공단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전재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