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Debut vol.19

Page 1




Ed it or 's

le tt er

칩 경 . 다 니 던 납 누 각 가 생 로 못 짱으 , 이 벽 새 몸을 배 사람 . 와 다 던 가 탓에 포부 로운 니 는 합 새 에 집 은 길 있는 가 생각 ’이라 과 ’ 두 나 고 얼 도 션 열 모 시 수 버 니었 , ‘패 ‘균 기억 마 꽁꽁 울 멤 아 은 의 . 탕 는 도 진 요 우스 뷰 이 라 수많 밤 라 . 지 데 ’이 을 서 로 그 일지 것 . 르 던밤 생 술 이었 다. 는 에 학 니 에 서 날 합 바 여정 다 다 속 안 짝이 ‘대 에 선 동 회 지던 로 여정 것은 는 야 한 습니 도, 영 에 치 내 는 장반 으 있 수 던 환 쏟아 가 부 신 그 드 귓 만 에 가 정 다. 려 했 에 지켜 담겨 금’일 있고 기 전 니 ‘ 힘 록 10 설이 가 를 번 이 도 하 정 도 뷰 수 ,이 . 폭 소리 19호 열 의 했습 우선 금은 도 오롯 않는 데 될 든 니다 않 이 만 력 가 ,조 르 적인 웃음 은 로운 지 이 이 지 노 제 에 뷰 밤 득 록 되 상들 를 잃 것 아 들 했습 봄을 . 문 기 들의 그 꿈, 새 르데 고자 순간 기 색 있 퇴 의 단 가치 어떤 받 분투 직한 니다 에 터 했던 운 수 는 든 로 에 울 디 가 서 에 얘기 새로 우리 깨부 그 모 밤 치 노력 그 ’된 그 ’으 고군 고 솔 어봅 김영 , 가 서 기’를 만 로 그 란 잖은 이며 금지 떤 ‘금 고자 볍 길 빌 을 가 면 금 지 바 꿈 이 적 반짝 . ‘ 어 지 하 하 하 ‘ 더 정 . 다 그 해 은 이 작 제 어진 니다 동력 의 열 정과 따라 습니 요. 솔직 금은 맞 주 었습 원 를 지 고 있 조 리 은여 에 호 있 가 놓 19 역에 겪 뷰의 는 우 않 이기 수도 도 두 려 영 남’도 데 수 지 들 이 내 ,모 일 르 반짝 의 짧 받아 ‘선’ ’일 를 서 긋 . 로 함 에 ‘어 다 럼 는 간 다. 밀 스 니 스 의끝 입 금’처 개월 ’입니 분하 ‘은 이 ‘ 의 울 3 ‘금 구 능 들 겨 는 것을 본 디터 던 의 제 같 주 다른 간 든 에 만 인 모 것 로 을 서 는 서 지않 에 호 끝나


or ct e r Di

on HEE om r hi M JI ver.c to s I i a Fa 희 K @n Ed A 지 _kim n -R 김 e e io NG U r.com or jih sh O ve ct e Fa 라 H @na r h 유 Di YE 홍 gno u e r NH om a ur EU ail.c or er NHA om t h O a H it gm s r.c EU Fe 혜 C 89@ Ed OO m li NG nave f b e S .co 은 o A e i N 조 ych r Pu 하 J ync@ ur YEO ave Ch m 은 6s t a n n a 장 r7 M @ I i m e Fe 수K 002 G co ev or 연 im2 or OUN mail. t 김 t k Y g i o ec so Ed KIM kim@ ir NG 영 ng . D U 김 u e t o HY yo iv SOO ail.ne t a m N n e A a Cr 형 H 9@h or 수 51 m ct n 한 a co e h r BAE mail. sh i O g D B @ t er EE 08 Ar 배 L 008 gn NG m o i 보 o9 s MA il.c 이 m De HEE gma mo t @ KIM ish Ar

r e b m Me

망 .w m 희 김 h.ki s i w

Ca

ta 조 lo 형 wh 운 g 9 0 CH Di Ca 74 O r @ HY t 최 al na UN ec 샛 v og er. GW to 별 to c tq u f CH O Ed om OON r d l9 IS i 1 A Ad to @ na ETB ve r ve 김 Y As rt r.c EO 영 om L si yh 환 i 왕 KIM ke s st 한 Pu eem Y in 슬 이 a d 경 EO W b @ 근 이 li gm N 이 AN nt 상 GH Di 상 L G c Ed E a 훈 훈 sa 이 E H n 서 L Re il.com WAN rec 진 LEE GYU ANS ito 홍 ghu EE 이 t l 다 진 S E or at r 수 LEE SAN NGG UL hd 영 nhy@ AN 이 혜 G y0 HO na GHU io 연 LEE SEO HO EUN 정 81 N n v J N 다 ON 7@ G er 운 LEE JINS IN na DAY .com JU H Y U ve O C N E r.c U G Y ol om NG DA EO ab 김 W N 태 OO or 준 목 N 진 at 우 KIN 정 i 택 T MO A o 최 n 원 J O U K J EJ U N 석 Ph N G IN 김 세 W ot 진 CH O T E OO A KIM I W og K O ra SE N J I N SE ph OK er

t s li


혹 하

Ite

m An 처 a 해 데 to m 야 님 터 y 사 할 팬 빈 치 금 츠 티 스 기 우리 지 럽 ,유 까 의 지 지 혹 않 ,만 의 자세 다 능 고 패 션 체 자 C 부 he 크 아 하 c ‘여 는 kC 이 성 당 HE 템 의 신 CK 을 전 유 향 물 한 사 ’에 옷 치 일 깃 침 손 허 과 을 가 옷 그 령 뻗 깃 치 남 는 사 자 금 이 의 남 을 ,V 자 타 두 존 이 른 에 즈 소 관 년 襟 한 은 (옷 고 금 보 깃 찰 다 금 도 ) 반 Go 짝 lde 인 nB 다 oy St re e 뒤 t 태 클

Co nt en ts

st yl e

B DE LE

UT

래 식 부

l.19 vo

영 저 티

상 상

Dr

aw

지 금 u Yo

rL

ine

날 흘 열 Sh

ed

n

ew

lig

ht

l a i r o t c pi


e l p o pe ’의 동 _‘철 w vie

예 ,이 동 철 이

한 윤 er 트 nt I 스 r 훈 니 지 ne 아 sig 너드 ,이 _피 경 De 와 w 이 드 vie 벽함 이 너 er 우 In t 는 완 배 t _ w tis 않 vie Ar 지 er 치 nt I 넘 y 장 rit 성 leb 의 e 봄 C _금 른 이 iew e3 r v 묻다 e tak 해? In t 게 다 α + ’에 는 켜야 망 않 ‘욕 지 왜지 늙 , 결 는 순 녀 소 의 성 여

낯 선 라 땅 오 에 스 서 ,일 만 난 낡 상 음 의 사 이 람 낡 감 들 음 어 각 과 의 색 을 하 감 미 깨 지 각 학 연 우 들 않 인 다 은 보 금 다 공 쪽 도 간 같 들 지 은 의 독 내 아 포 삭 새 하고 토 함 끼 사 에 사 에 과 세 랑 는 놓 이 스 쳤 금 러 을 이 운 ‘아 다 사 청 관 과 나 법 계 의 의 ’에 진 미 면 미 ‘억울 모 를 발 에 칙 지 하게 관 한 켜 빨 하 줘 ’ 희생 간 컨 여 텐 딱 된 츠 지 세 , 남 더 줄 남 자 까 발 자 의 ? 남 칙 의 자 본 한 이 는 능 리 야 에 햄 뷰 기 게 버 소 거 주 비 를 어 자 내 진 먹 고 몸 는 두 발 에 다 가 금 _타투 지 긋 메 기 뉴

fe at ur e

s t n e t n Co


Co nt ri bu to r 아! 나름 고난과 역경의 작업이었다. 이래저래 참 많이 엎어지고 깨지고 하면서 드디어 이 컨트리뷰터를 쓰는구나 싶다. 이 순간 두 달간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 나의 모습이 아련하게 스쳐지나간다. 먼저 포토 그래퍼 정택님. 무리한 스케줄에도 언제나 웃는 얼굴로 맞아주시고 아직은 어리바리한 에디터를 성심 껏 도와주신 포토계의 마더 테레사! 게다가 얼굴도 잘생기셨다. 아부 아니라 진짜다. 꽃이라도 사들고 감사함을 전하고 싶지만 그건 부끄러우니까 그냥 마음 으로 드리는 걸로 하겠다. “택님 감사해요.” 그리고 배우 이지훈님, 이이경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참 좋은 사람들이다’ 라는걸 느꼈다. 진짜 사람 냄새 나는 배우들이다. 흥해라, 이지훈! 흥해라, 이이경! 다음에 좋은 기회에 다시 뵐 수 있으면 좋겠다. 더 멋진 배우가 되시기를 바란다. -진수

스튜디오 만두의 김세진 실장님, 아니 세진이 형! 길고 힘들었던 촬영이 끝나고 그의 호칭은 형이 되었다. 살을 찢을만큼 너무나 추웠던 2월, 싸늘한 스튜디오를 스스로의 열기로 가득 채웠던 포토그래퍼. '프로'라는 말은 그에게서 나온 단어가 아닐까. 단 한 컷의 완벽한 사진을 얻어내기 위해 수백번 셔터를 누르는 끈기와 칼날같은 예리함, 단순한 '사진' 그 이상을 해내는 눈썰미. 게다가 촬영 후 새벽 3시까지 이어진 술자리에서 볼 수 있었던 인간적인 면모까지. 촬영이 끝나고도 그의 잔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분명 묵묵히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있으리라 -정다운

철동 신사동의 춥고 작은 쇼룸 안을 열자마자 온기가 느껴졌다. 철동의 디자이너 이철동과 이예진 디자이너 의 열기와 따듯함이 그들의 표정을 보자마자 느껴 졌다. 그들의 옷이 너무나 좋아서 시작하게 된 인터뷰.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묵묵히 자기들의 디자인을 고집해 나가는 그들의 모습이 사랑스럽고 보기좋다. 자신들만의 디자인이 아닌 다른 디자인에 대해서는 절대 끌려가지 않고 '철동'만의 디자인을 만들겠다는 이철동 디자이너와 이예진 디자이너. 인터뷰 내내 그들의 눈빛이 그들의 철학과 그들이 걸어갈 길에 대해 알게 해주었다. 두 디자이너는 남들과 다른 고집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고집으로부터 브랜드를 시작하였고 브랜드의 성공도 그 고집으로 이루어낼 것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인터뷰 진행하는 내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주셨던 이철동, 이예진 디자이너. 궁금한게 너무나 많았기에 생각외로 길어진 그들과의 인터뷰 내내 궂은 표정 하나 지어보이지 않았던 배려심까지. 프로젝트로 인해 정신이 없다는 두 디자이너에게 실크같이 부드러운 길만이 펼쳐졌으면 한다. -정다운, 홍유라

우리가 함께 일하다니, 정말이지 우리 둘 다 처음 만났을 때에 비하면 많이 자랐나 봐요. 오빠도 저도 오직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달리는 마라토너 잖아요. 세상이 우리에게 어떤 답을 줄지는 조금 더 달려봐야 알겠지만요. 그래도 이미 달려간 사람들의 한숨 섞인 그 한탄을 우리만큼은 하지 않길 바라 봅니다. '너의 유종의 미는 내가 걷어주겠다'며 한달음에 달려와 준 태준오빠 다시 한번 감사하고요. 그럼 우리 이제 토요일에 만나요! -홍유라

DRAW YOUR SPACE 반년 동안 화보를 진행하면서 이번 메인화보는 가장 화보다운 화보였다. 누가 급히 먹은 밥이 체한다고 했던가. 진행은 급히 되었지만 촬영은 무사히 끝났다. 타이밍이 좋아 섭외 할 수 있었던 메인 화보 모델 태환이. 촬영 날 고생해주어 고맙고, 내가 추가로 진행 하게 된 화보에서도 자기 일처럼 도와주어 또 고맙다. 왠지 모르게 모델보다는 게스트 에디터라고 해야 할 정도로 그의 사진 분석력은 정말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 "태환아! 촬영 날 무리한 요구에도 날고 뛰며 수고해줘서 고맙고 앞으로 너가 하는 일 다 잘 되길 항상 응원할께! 나중에 서로 유명한 모델과 디자이너가 되어 콜라보하는 날이 오길! 벌써 촬영 했던 날이 추억이 되었지만 좋은 경험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p.s. 야 나 사실 아직도 사약 먹는 연기 생각만하면 창피해. -조형운


r o t u b i r t n o C 골든보이 귀가 떨어져 나갈 듯이 매서운 바람을 뚫고 거대한 캐리어와 함께 스튜디오로 향하는 길은 녹록치 않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친 느낌이었지만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알 수 없는 활기가 나를 반겨주었다. 동갑내기인 포토그래퍼,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리고 모델은 이미 서로 말도 놓고 친해져 있었다. 이렇게 훈훈함이 가득한 촬영 분위기에서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을 리가 없었다. 이번으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춘 포토그래퍼 숙향이. 나의 어리바리한 디렉팅이 항상 미안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내가 원하는 느낌을 사진으로 잘 표현해준 숙향이가 정말 고맙고 또 한 수 배워간다. 숙향이의 소개로 처음 만난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나연이. 컷마다 다른 스타일을 잘 표현해주었고 그녀 덕분에 스타일링이 완벽해질 수 있었다. 모델을 표현할 때 제일 진부한 말 이지만 정말로 '키 크고 잘생긴', 게다가 성격도 좋은 모델 규현이. 빠른 이해력으로 촬영을 수월하게 도와줘서 고마웠다. 아쉽게 책에는 싣지 못했지만 진짜 황태자처럼 멋있게 나온 컷은 개인적으로 보내 주는 걸로. 책이 나왔으니 이번엔 넷이서 함께 '치맥'을 하러 가자. -김지희

STREET_뒷태 이번 19호 "뒷태" 촬영을 도와주신 재민씨. 많은 분들에게 본명보다는 직접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W.S.C(World-Fashion Street-Fashion Culture)로 더 익숙할 것이다. 엽사도 상관없다며 아무 사진이나 사용해도 된다고 하신 쿨한 재민씨, 난생 처음 간 패션위크 때의 인연으로 아주 흔쾌히 촬영에 응해주셔서 매우 감사하다. 매주 이천에서 한시간 조금 넘는 시간을 달려 가로수길로 촬영을 오시는 그의 열정에 한 수 배운다. 촬영 요청을 드릴 때 했던 대화가 생각난다. 재민씨의 성숙한 외모 탓에 내가 무려 나이를 7살이나 올려서 말했다. 그렇다, 재민씨는 무려 21살이다. 수많은 사진중에 단 몇 장 건질 뿐이라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좋은 실력과 미모의 여자친구 그리고 젊은 나이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재민씨를 보며 나를 돌아보는 계기까지 되었다. 9월 처음 뵀을 때 세 자리에 머물던 페이지 뷰어도 어느새 3천 명이 훌쩍 넘었다. 촬영 진행해주시는 한 달 동안 시간이 어긋나 한번도 뵙지 못해 죄송하다. 말도 편하게 하라고 말해주던 재민씨에게 고마움과 앞으로 더 좋은 사진을 기대하는 팬이 되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경근

아이템 아나토미 Vol.19 item anatomy 촬영을 도와준 포토그래퍼 나영씨. 현직 디자이너(iam240.com에서 작업물을 확인할 수 있다)인 동시에 나와 24년을 함께 지내 온 전혀 닮지 않은 친누나이다. 페이지 운영을 핑계로 소소한 디자인을 의뢰한 적은 있지만, 공적인 일을 함께 진행해 본 것은 처음이다. 24년 동안 보았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을 봤다. 프로가 무대에서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와 안에서 새는 바가지가 꼭 밖에서 새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나영씨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나의 미숙함으로 인해 다시 무언가 함께 작업할 여지가 사라진 것 같지만, 두 살 터울인 누나와 일을 하는 동안 24년을 봐왔지만 다른 사람 같았다고 정말 멋있었다고 전하고 싶다. -이경근

이상한 상상 금지 나는 매번 촬영을 진행 할 때마다 덜렁거리는 성격 때문에 사서 고생을 하는 편이다. 무조건 그냥 생각나는 일을 벌려놓고 고민한다.아니나다를까 역시 이번에도 나는 실수를 했다. 하지만 너무 좋은 포토그래퍼 덕분에 멋진 화보를 만들 수 있었다. 다른 화보와는 달리 내 화보에서는 포토와 모델 모두 좋았고 문제점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바로 내가 문제였다. 그래서 문제 점을 몰랐던 거다. 이런 부족한 나의 여러번의 촬영 부탁도 흔쾌히 들어주신 실장님께 정말 감사하다. "너무 감사해서 이제는 감사하다는 말 그만 할게요. 촬영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죄송한 마음도 많지만 다음에 더 좋은 기획으로 뵙도록 해요!" -조형운



e l y t s

Ite m 금 기 A na to Ch , 유 m ec 혹 y 사 치 k CH 의 패 그 허 션 E C 가 남 령 K 襟 자 ( 의 Go 옷 깃 타 이 즈 뒤 lden 금) 태 Bo y


Fa sh io n

오늘 무엇을 입을지 고민이라면 일단 데님팬츠부터 입고 보자. 상의로 어떤 옷을 입든, 어떤 신발을 신든 마법같이 잘 어울릴 테니까 말이다. 사실 깨끗한 흰색 티 셔츠만 입어도 부족함이 없다. 나머지는 취향대로 몸에 얹기만 하면 된다. Editor 김지희, 이경근, 정다운, 홍유라

Photo 이나영

Art 왕한슬

Chapter 1 매력 빅뱅의 태양이 달콤한 목소리로 나직이 말했다. 치마보다 청바지가 더 잘 어울리는 여자가 좋다고. 대한민국 여성에게 어떻게 입은 남자가 좋으냐고 물어보면 팔 할 이상은 ‘청바지에 무지티’라고 답한다. 이처럼 데님팬츠는 멋을 따질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기본 아이템이다. 덕분에 데님팬츠는 무엇과 함께 스타일링하느냐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이다. 데님팬츠의 많고 많은 매력 중에서 가장 큰 매력은 유행을 타지 않고 계절에 상관 없이 편안하게 입을 수 있다는 점이 다. 웬만한 데님팬츠는 하나 사두면 사계절 내내 입는 것이 다반사다. 최근에는 상의까지 데님으로 입는 일명 ‘청청 패 션’이 트렌드가 되면서 데님팬츠는 과거에 비해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형형색색의 데님팬츠가 등장해 보다 다 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해졌다.

12


em It

‘Denim Pants’

Chapter 2 원단 바야흐로 5년 전, 혜성처럼 나타난 데님팬츠 누디진은 헐리웃 스타 잭 에프론과 올란도 블룸이 착용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자신만의 워싱, 하나뿐인 데님팬츠를 만드는 것에 열광했고 뒤이어 A.P.C 등 다양 한 브랜드의 데님팬츠가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 에 따라 LVC, LEE101등 해외 프리미엄 데님들을 수입 하는 편집샵의 수가 늘어났고, 국내 브랜드들도 앞다투어 좋은 데님팬츠를 발매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국내 브랜드 도난과 커버낫은 원단을 강조하며 자신만의 데님 팬츠를 시장에 선보였다. 도난은 일본에서 자체적으로 원단의 생산과 공급을 했지만 안타깝게도 일본에 불어 닥친 쓰나미로 공장운영에 큰 타격을 입어 지금은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국내 브랜드는 주로 카이하라, 쿠라보, 쿠 로키, 사카모토 니신보 등 일본산 데님원단을 사용했다. 리바이스 사의 원단으로 잘 알려진 미국의 콘밀, 터키의 이스코 등 질 좋은 데님원단 또한 주목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데님의 후(後)가공과 워싱에 대한 관심도 증가 했지만 무엇보다 셀비지라는 단어가 눈에 띄게 많이 사용되기 시작한다. 셀비지(Selvage)는 ‘Self-edge’ 라는 어원에서 나온 단어로 데님팬츠 마감이 스티치 (stich, 바늘로 뜬 한 땀이나 한 코)로 되어있는 것이 특징 이다. 데님팬츠를 뒤집었을 때, 시접 부분이 깔끔하고 자연 스러운 셀비지를 가지고 있는 데님을 셀비지 데님 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인 데님팬츠의 경우 커다란 원단을

재단하여 필요한 만큼 잘라서 이어 붙이는 방법이라면, 셀비지는 단위 원단을 통째로 쓴 제품이다. ‘Self-edge’ 는 빈티지 셔틀 방직기에서만 생산되는 원단의 제작 방식에 따라 생기는 마감선이다. 쉽게 얘기하면 셀비지 데님은 골동품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데님팬츠는 프로젝 타일 방직기법으로 생산된다. 이는 효율적이고 대량생산 에 유용하지만 퀄리티와 견고함이 조금 부족하다. 셀비지 데님은 데님팬츠 생산에 사용되는 데님 중에 최상 급에 속하고 그 가격대 역시 높다. 원단이 촘촘하고 온스가 높기 때문이다. 온스(oz)는 무게단위로 데님에서는 1평방야드 당 데님 의 무게를 의미한다. 1평방야드는 가로, 세로 약 1cm의 사각형으로 11oz, 13oz, 15oz 등이 일반적이다. 즉, 온스로 데님의 두께를 가늠할 수 있는데 보통 9oz이하 가 저온스, 11~12oz가 보통, 13oz이상이 고온스에 속한다. 고온스의 데님일수록 내구성이 뛰어나 자신만의 워싱을 만들기에 적합하다. 다만 초기에는 착용감이 다소 빳빳하고 불편하다. 저온스의 데님은 생산성이 좋고 착용감도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Chapter 3 구매법과 관리법 데님팬츠는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는 필수 아이템 이다. 다시 말해, 누구나 데님팬츠를 구매해 봤으며 또 이제껏 관리해왔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제대로’ 구매하고 관리해 온 사람은 몇 없을 것

이다. 아마 대 부분 사람들은 가격과 디자인 정도만을 보고 구매했을 것이고 가끔 세탁기에 돌리는 것만으로 관리해왔을 것이다. 그래서 여기 데님팬츠 구매와 관리에 대한 짧지만 중요한 팁을 가지고 왔다. 정확한 시력교정을 위해서는 안경을 미리 써봐야 하듯 이 데님팬츠도 직접 피팅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완벽한 사전 피팅의 절차는 다음과 같다. 우선 팬츠를 입고 가볍게 걸어보며 길이를 체크한다. 그 후 의자에 앉아서 기장 및 허리 뒷부분의 탄력을 확인하 고, 마지막으로 몸을 숙여서 허리 뒷부분의 탄력을 재 확인한다. 아무에게나 속옷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면 위 몇몇 자세의 확인은 반드시 필요하다. 디자인은 그 후 고려해도 늦지 않다. 맘에 들고 편한 데님을 정성껏 골라 구매했다면 이제는 관리해야 할 차례다. 데님은 자주 빨지 말아야 한다. 우선 물이 빠지기 십상이며 늘어날 위험도 있다. 구매한 지 얼마 안 되어서 빳빳한 데님이라면 세탁보다는 욕실에 걸어두거나 냉장고에 보관한다. 습기를 먹어 곧 부드러워 질 것이다. 그리고 처음 데님의 색상을 오래 유지하고 싶다면 하루 정도 소금물에 담가두자. 물빠짐이 현저히 줄어든다. 정 데님을 세탁해야 한다면 옷을 뒤집은 후 지퍼와 버튼을 채우고 찬물에서 중성세제로 세탁하기를 권한다. 새 것 같은 데님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건조 시에는 그늘에서 거꾸로 매달아 말리면 데님 팬츠의 수축 감소와 색상 유지에 더욱 도움이 된다.

Chapter 4 디테일 알수록 매력적인 것이 데님팬츠다. 이제는 단순히 엄마가 사오는 데님팬츠를 입는 걸로는 부족하다. 스스로 공부해보자.

1. 리벳(Rivet): 데님팬츠의 이음새에 있는 금속이다. 1872년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한 재단사로부터 바지의 이음새를 리벳으로 고정시키면 더 강한 팬츠가 된다는 편지를 받는다. 데님팬츠는 움직임이 격하고 원단마모가 심한 상황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입는 팬츠인 만큼 그 어떤 팬츠보다도 내구성이 강해야 했다. 이에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리벳을 팬츠에 이용하는 것을 특허로 등록했다. 리벳의 사전적 정의는 ‘굵은 못’, ‘빌딩이 나 철교 따위의 철골 부재를 조립하거나 선체 철판을 잇는 데 쓰는 못’이다. 리벳이 얼마나 튼튼하고 강했던지 말 안장에 손상을 입히게 되었다. 이에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기존의 노출된 리벳이 아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히든리벳(Hidden Rivet)을 고안해낸다.

2. 셀비지(Selvage): ‘천을 짜거나 완성 가공할 때 그것을 보호하기 위하여 또는 장식의 목적에서 짠 천의 양쪽 가장자리’를 의미한다. 원래의 셀비지는 올풀림을 방지하기 위해서 원단의 양쪽 가장자리에 만들어진 부분이다. 하지만 장식적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이 부분을 특별하게 재단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셀비지’는 셀비지 가공이 된 원단 자체를 지칭하게 된다. 셀비지로 만들어진 팬츠라면 팬츠 밑단을 접었을 때 다양한 색의 라인이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셀비지 데님과 일반 데님의 차이는? 사실 퀄리티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셀비지 데님의 경우 만드는 기계의 특성상 표면이 울퉁 불퉁하다. 이 때문에 일반데님보다 더 마찰하는 횟수가 많기에 마찰이 빠르다. 덕분에 셀비지 데님만의 독특한 물빠짐이 있어 일반데님에 비해 가격이 높고 인기가 많다.

13


페이즐리 프린트 재킷, 프린트 티셔츠, 보이프렌드 핏의 데님팬츠, 레몬색 가방은 모두 자라. 화이트 보트슈즈는 케즈. 터키 블루색의 귀걸이는 에디터 소장품.

레오파드 프린트 재킷과 블랙 터틀넥, 그리고 볼드한 목걸이는 H&M. 레드 퀄팅백과 에나멜 슈즈 그리고 레오파드 프린트 지갑은 ASOS, 연한 컬러의 데님팬츠는 에디터 소장품.

14


니트 가디건과 셔츠는 오베이, 스트레이트 핏 데님 팬츠는 칼하트, 신발은 레드윙 헤리티지. 시계는 카시오. 양말은 유니클로.

그레이 코트와 네이비 니트 스웨터는 철동. 진한 데님팬츠는 이스트 쿤스트. 블랙 울 플로피햇과백팩은 에디터 소장품. 시계는 헬다이버. 네이비 보트슈즈는 스페리 탑사이더.

15


Fa sh io n

금기,

16


mn lu o C

유혹의 패션

아담과 이브가 본능적으로 서로를 유혹한 이래 인류사에서 유혹은 항상 존재했다. 특히 여성의 옷은 철저히 유혹의 도구로 사용되어왔다. 금기시하는 시대현실 속에 서도 유혹의 패션은 피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앞으로 우리가 유혹에 대처하는 자 세는 보다 대담해져야 한다. Editor 이경근

Art 김희망

남성과 여성은 모두는 서로를 유혹하기 위해 각종 제스처와 말재주를 동원하며 서로의 관심을 끌려고 애쓴다. 하지만 이 때 여자는 남자에게는 없는 무기를 가지고 있다. 다름 아닌 옷이다. 여성의 패션이 남녀 관계 발전 에 공헌하는 바는 그야말로 지대하다. 옷을 통한 전략이 애용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여성의 강조된 실루엣은 남이 자기를 쳐다보게 만든다. 여자는 이런 시선을 칭찬으로 간주한다. 자신을 향한 남들의 시선은 자신감을 고취시키기 때문이다. 자신의 몸매를 훑어보는 것을 은근히 즐기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 느낌을 갖게 해 주는 도구 들로는 미니스커트나 목선이 푹 파인 상의, 모자, 하이힐 등이 있다. 최신 유행하는 아이템 역시 주목 받기 위한 도구이다. 시선과 감탄을 자아내기 위해 옷과 패션을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유혹의 패션을 만끽하기는 쉽지 않다. 모두 의도를 알고는 있지만 감춰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풍만한 가슴의 한 여성이 깊게 파인 옷을 입고 있다. 한 남성이 실수로 그 재킷 안에 시선이 머물고 말았다. 그러기 무섭게 여자가 날카롭게 소리친다. “어딜 쳐다보는거에요?” 여자가 유혹을 의도했다고 해도 남자는 비난 받아 이상할 것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남자들은 기껏해야 유혹의 패션을 몰래 엿볼 수 있을 뿐이다. 성적으로 더 강하게 어필하는 신체부위일수록 대놓고 쳐다보는 것은 금기시된다. 로코코 시대에는 남성이 여성의 발을 쳐다보는 것조차도 부적절하게 여겨졌다. 신발이나 양말을 신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유혹의 의도를 숨겨야하는 것은 여성의 경우에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로코코 시대의 여성들에게 합당한 이유 없이 발목이나 종아리를 드러내는 것은 금기시되었다. 패션을 이용해 유혹을 하면 정숙하지 못하다고 비난받기 일쑤였다. 뒤에서 속삭여지는 말들과 부정적인 시선으로 인해 여성 또한 맘껏 유혹을 즐길 수 없었다. 이슬람 여성의 히잡 또한 그 예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을 이용한 유혹은 계속 되어 왔다. 역사 속에서도 알 수 있다. 18세기 말 무렵, 이미 영국 상류층 여인들은 얇은 모슬린이나 거즈 천으로 만든 슈미즈 드레스를 즐겨 입었다. 그 당시 기록 된 어느 문건 에 따르면 ‘벌거벗은 군상들이 떼를 지어 다녔다’고 한다. 여성의 옷은 몸을 가리면서도 동시에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 여성의 옷은 풍만한 가슴, 탄탄한 엉덩이, 허리라인, 허리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라인, 긴 다리, 앙증맞은 발을 보여주기 위해 부단히 발전해왔다. 대표적으로 코르셋과 크리놀린, 중국의 전족 등이 있다. 코르셋은 여성의 내부 장기들이 병들게 만들었고 한껏 과장된 크리놀린은 여성들로 하여금 마차에 오르지 못하게 만들었다. 전족은 많은 여성들의 발을 기형으로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여성들은 이런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유혹적인 옷차림을 포기하지 않았다. 현대로 넘어오면서 유혹의 패션은 새로이 정제된 형태로 나타난다. 시대가 빠르게 변하고 그에 따라 추구하는 이성적인 여성상은 역시 계속해서 변화했기 때문이다. 특히 20세기 초부터 그 변화 추세가 두드러진다. 1920년대 유럽을 휩쓸었던 배출러 걸과 가르손느가 상징하는 진보적 여성상, 1980년대 한국과 유럽에 나타났던 세련된 전문직 스타일인 여피와 파워 드레싱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몸을 드러내고 실루엣을 강조하는 형태 에서 벗어나 지적이고, 세련된 여성을 나타내는 형태로 발전했다. 또한 시스루처럼 가리면서도 드러내는 스타일, 과할 정도로 모든 것을 보여주는 옷에 반하는 동시에 고전적인 청순한 여성상이 주목 받기도 한다. 우리는 우리의 다원화된 욕망이 일부 천재적인 디자이너들에 의해 실체화 되었을 때 탄성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유혹에 솔직하지도, 대담하지도 못하다. 문란한 성생활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유혹과 사랑, 섹스 모두 가장 행복하게 해야 될 유쾌한 일들이다. 너무 무겁게 보지 말자는 말이다. 행복을 누리지 못하고 즐기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2006년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가 전 세계 27개국 성인 남녀 1만 26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의 87%가 섹스를 인생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 응답해 조사대상 27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9년 여론조사기관 해리스 인터렉티브의 조사 결과 한국인의 성생활 만족도는 아시아, 태평양의 OECD국가 13개국 중 12위로 최하위권이다. 서양을 제외하고 그나마 보수적인 동양국가들 사이에서 말이다. 성생활을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실제는 만족하지 못한다 는 증거다. 유혹, 진지하게 대해야 할 필요는 있지만 즐길 줄 알아야 한다. 여자들은 옷이라는 유혹의 도구를 이용하여 남자들을 유혹해 왔다. 그리고 이런 전략에 남자들은 언제나 넘어왔다. 소유하고 싶은 욕망과 유혹의 게임은 인간의 말초적인 본능이다. 이제는 본능에 좀 더 충실하게, 밀고 당기는 유혹의 게임을 맘껏 즐기자.

17


Fa sh io n

check, CHECK 수십개의 금과 금이 만나 만들어진 체크는 거의 모든 브랜드에서 사용되는 문양이다. 그 종류가 무수히 많고 유행을 타지 않아 시즌에 구애받지 않고 스타일링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클래식부터 빈티지까지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Editor 이경근

A

Photo 이나영

Art 김희망

C

B

D E

F

G

A 아가일 체크(argyle check) 유니클로 니트 베스트/삭스 정식으로는 아가일 플래드라고 한다. 격자 무늬의 일종으로 대게 화려한 색체 배합에 따른 마름모색 무늬다. B 타탄 체크(tartan check) carhartt L/S Flash shirts 스코틀랜드의 씨족에 전해지는 전통적인 격자 무늬이며, 체크가 2중 3중으로 겹쳐져 복잡한 무늬를 형성한다. C 트 위드(Tweed) 노스페이스 화이트 라벨 헤리스 트위드 백팩, 지갑 사선무늬 직물의 일종. 헤링본(herring bone : 트위드를 V형으로 능직한 것과 같다.)도 트위드 직물 조직 중 하나이다. D 블록 체크(block check) moyen check shirts 농담의 2색이 교대로 바둑판의 눈과 같이 4각의 블럭으로 늘어서 있는 격자. E 글렌체크(glen check) 유 니클로 이지 프린트 레깅스 팬츠 작은 격자로 구성된 큰 격자 무늬의 일종으로 스코틀랜드의 글레너카트 체크의 약칭이다. 단순한 큰 격자가 겹쳐지며 여러 색으로 구성되 는 것도 포함해서 부른다. F 나바호(Navajo) obey native osw 북미 인디언들의 전통문양으로 호전적이며 직선을 활용한 강렬한 무늬가 특징이다. G 깅엄 체크(gigaham check) 유니클로 드라이 프린트 복서 브리프 서로 교차하는 2색 이상의 줄무늬를 평직한 선염면직물. 최근에는 프린트 무늬도 많이 사용된다.

18


mn lu o C

사치 허가령 홍덕왕 3년(서기 2013년) 말하기를 "사람에게는 위와 아래가 없어도, 욕망에는 높음과 낮음이 있어 서로 같지 않으니 의복에 대한 욕망 또한 다른 것이다. 그런데 세상의 습속은 사치스럽고 아니고를 가격표 따위로 쉽게 나누며 또 이에 남을 헐뜯기에 바쁘다. 스스로를 돌아볼 줄 모르며 결국 너와 내가 같음을 인정할 줄 모르니 이에 사치허가령을 내린다. 예법에 따라 엄한 명령을 내리는 것이니 그래도 만약 일부러 범하는 자가 있으면 국법을 시행할 것이다." 라고 하였다. - 홍덕왕, 「친등초서(親登初書)」제3권 제19호(르데뷰 출판, 2013), p. 22 Editor, Illust 홍유라

Art 이보배

여기 두 여자가 있다. A는 백화점에서 20만 원짜리 빨간 원피스를 구매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즐겨 입고 다닌다. 두 번째 여자 B 역시 빨간색 원피스를 구매했다. 홍대 로드샵에서 5만 원 가량을 주고 구매했다. B는 예쁜 원피스를 싸게 잘 구매했다고 자부했다. 그리고는 그 이후에도 몇 번에 걸쳐 총 3벌의 원피스를 더 구매했다. 그렇지만 B도 역시 빨간 원피스만을 자주 입는다. 다른 원피스들은 수선 및 치수의 문제로 손이 잘 안 가기 때문이다. 결국, 여자 A, B 둘 다 20만 원가량을 썼고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다닌다. 둘 중 더 사치스러운 사람은 누구인가? 방금 던져진 저 질문을 판가름하는 기준이 그저 옷의 가격표였다면 다시 생각해보길 바란다. 사치의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과연 옷의 가격표일까? 사치는 '필요 이상의 돈이나 물건을 쓰거나 분수에 지나친 생활을 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지닌다. 즉 쉽게 말해 쓸데없이 하는 모든 짓을 뜻한다. 그리고 사실 A와 B 중 쓸데없는 짓'을 한 사람은 B이다. 다시 한번 더 묻겠다. 둘 중 더 사치스러운 사람은 누구인가? 아니 좀 더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은 사치스러운 사람인가? 사실 패션은 사치스러울 수밖에 없는 산업이다. 그리고 그런 패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당신 역시 사치 스러움을 피할 길은 없다. 따라서 앞서 던진 질문의 답은 이것이다. 당신은 사치스럽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패션의 사치스러운 부분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은 쇼핑 자체에 있다. 혹시 지금 입고 있는 스웨터를 샀던 이유가 생각나는가? 혹시 그 이유가 당신이 이미 구매한 바지와 잘 어울릴 것 같아서는 아닌가? 그럼 그 바지를 산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이유 역시 비슷하지는 않은가? 이런 식의 무한히 꼬리를 물고 거슬러 올라가는 사고의 경험은 당신이 조금이라도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공감할 것이다. 내가 말하는 패션의 사치적인 부분은 바로 이 연쇄성이다. 한 번의 소비가 다음 소비의 연결고리가 되어 결국 계속적인 소비를 야기한다. 이러한 '부분'은 끝내는 우리로 하여금 이런 말을 하게 만든다. "(옷장은 가득 차 있지만) 내일 당장 입을 옷이 하나도 없어!" 그 말은 즉슨 지금 장롱에 있는 것들이 모두 쓸데없음을 반증하는 것 아닐까? 사치스럽다는 말을 쉬이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을 당신을 돕기 위해 몇 가지 자료를 준비했다. 우리나라의 고급화 소비트렌드, 즉 사치에 관해서는 수많은 연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 사회의 사치풍조는 사치의 보편화 추세, 소득증대와 소비 취향의 고급화 등 여러 요인이 모두 복합되어 나타난 결과라고 말한다. 쉽게 말해 우리 모두 살기 편해지면서 눈도 높아지고 또 씀씀이도 커졌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이런 식의 일반적인 설명은 어딘가 와 닿지 않는다. 좀 더 개인의 차원으로 접근해보자. 당신은 '왜' 사치를 하는 것일까? 이러한 점을 설명하려면 당신의 감정과 그러한 욕망을 키우는 조건을 함께 들여다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친구가 '코트가 추위만 막아주면 되지, 뭐 이렇게 비싼것을 사냐'는 식의 훈계를 한다면 이것은 욕구와 욕망의 개념을 혼동한 발언이라고 볼 수 있다. 추위를 막아 살고자 하는 생리적 욕구와 스스로를 꾸미고자 하는 욕망을 구분하지 못한 것이다. '욕구'는 일정 정도 충족을 시켜주면 해소되지만 '욕망'에는 한계가 없어 완전히 해소될 수 없다. 배고픔이라는 욕구는 음식물을 섭취하면 충족되지만,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망은 만족이 더 큰 욕망을 부르게 된다. 동물은 욕구만을 충족하며 살아가지만 인간은 욕구 외에 욕망에도 의지한 채 살아가며 그 욕망의 크기의 차이는 개인마다 다르다. 그래서 당신은 욕망이 어느 정도 충족된 이후에도 멈추지 않는 소비를 통해 자신을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코트를 '추위를 막을 수 있는 도구' 로만 사용한다면 실용적인 것 한 개만 있으면 욕구의 문제가 충분히 해결되겠지만, 그것을 자신의 취향과 정체성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욕망은 만족시킬 수 없다. 프랑스의 철학자 보드리야르 식으로 표현한다면 '소비가 억제될 수 없는 것은 소비가 욕구 충족과는 아무 관련도 없는 이상주의적인 실천이기 때문'인 것이다. 소비는 결코 충족 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지속적인 소비인 사치를 하게 되는 것이다. 동전의 양면처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있다. 패션의 아름다움이 빛이라면 그림자가 바로 사치이다. 이처럼 패션과 사치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니 이제 그만 인정하자. 패션을 사랑하는 당신은 사치스럽다. 그러나 내가 이 글을 쓰는 의도는 당신을 나무라려는 의도는 아님을 알아주길. 나 역시도 사치스러우니까.

19


Fa sh io n

그 남자의

오로지 특정한 성별의, 특정한 성별에 의한, 특정한 성별을 위한 아이템은 존재하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 대표적인 예가 타이즈다. 많은 사람들이 타이즈는 왠지 여성스럽고 여자만 입어야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편견은 타이즈가 정말 여성만의 전유물이기 때문이 아니라 문화와 패러다임에 의해 생긴것이다. 섹시하게 느껴지든 터프하게 느껴지든 간에 사실 타이즈는 애초에 남성의, 남성에 의한, 남성을 위한 아이템이었다. 시대는 중세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남자들은 타이즈의 전신인 쇼즈(Chausses)를 즐겨 입었다. 쇼즈는 울 소재로 엉덩이, 다리, 발을 가리는 기능을 했다. 그들은 각양각색의 아이템으로 그들의 각선미를 뽐냈다. 물론 그 시대의 쇼즈는 현대의 소수의 남자들이 착용하는 발목까지 오는 타이즈와는 형태가 조금 다르다. 중세에 남성이 신던 쇼즈는 현대의 여성용 팬티스타킹과 똑같이 발 전체가 감싸져있었다. 그렇다면 남자의 물건인 동시에 오랫동안 입어오던 타이즈를 오늘날의 남성은 왜 선호하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는 암묵적 으로 작용하는 사회적 부끄러움에서 찾아볼 수 있다. 타이즈가 ‘여성성'을 대변한다는 인식이 보편적이고 사회적 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1960년, 미니스커트의 출현 이래 치마의 기장이 점점 짧아지면서 여성의 허벅지가 드러나는 정도도 점점 심해졌다. 미니 스커트의 유일한 단점이 움직임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미니 스커트를 입고는 싶은데 미니스커트는 생활하기에 불편해도 너무 불편했다. 심미성과 실용성 사이의 딜레마에 빠진 여성들을 위해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 다름 아닌 타이즈다. 여성들은 타이즈 덕분에 다리를 마음대로 노출할 수 있었고 이후 타이즈는 스커트와 함께 입는 아이템으로 인식되었다. 나아가 타이즈를 신은 여성의 다리는 맨 다리와는 또 다른 느낌의 섹시함 으로 어필하기도 했다. 이런 기능 때문에 타이즈는 치마, 여성의 다리, 여성성 및 섹슈얼리티와 깊이 연관된 아이템이 되었다. 타이즈를 입은 남자에게 괜히 '남자답지 못하다', '여성스럽다', '이상하다', 심하게는 '게이 같다' 등 의 수식어를 갖다 붙인다.

20

남자가 사랑에 빠졌다. 넘치는 각선미와 섹시함, 매끈하게 흐르는 윤기, 감촉도 부드러운 자꾸만 스킨십하고 싶어지는 그런. 여자가 아니라 타이즈의 이야기다.


mn lu o C

타이즈 Editor 정다운

Photo 김세진

Art 이보배

경험담을 짧게 이야기 해보자면 작년 가을, 반바지에 타이즈를 입고 학교에 간 적이 있다. 긴 바지는 꺼려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오래 앉아있기 거추장스러울뿐더러 가뜩이나 두꺼운 전공 책들도 날 짓누르며 내 목을 조여 오는데 긴 바지로 내 몸까지 조이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반바지만 입기에는 가을 날씨가 꽤나 매서웠다. 집을 나서면서 솔직한 심정으로 내 옷차림에 대해 칭찬 반, 놀림 반의 유쾌한 반응을 기대했다. 하지만 내게 돌아온 반응은 싸늘하기만 했다.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다들 내 두 다리만 보고 있었다. 뒤통수에 눈이 달리진 않았지만, 분명 고운 시선이 아님을 본능 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어깨를 살짝 스친 2명의 수군거림. “저 XX 스타킹 신었다.” 물은 편하다. 왜냐하면 어머니의 양수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은 잘 때 본능적으로 웅크리게 된다. 우리가 엄마 뱃속에서 그렇게 잠을 잤기 때문이다. 타이즈 또한 편하고 좋다. 우리의 몸과 마음에는 '타이즈 DNA'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비록 따갑게 내리 꽂히는 사회적 '눈치' 때문에 타이즈에 쉽사리 손이 가지 않는데도 말이다. 내복과 같은 원리다. 처음에는 내복의 촌스러움과 꽉 끼는 착용감 때문에 기피 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낯선 감각이 익숙함이 되면 그 매력에 중독되어 벗지 못한다. 타이즈에도 분명 그런 매력이 있다. 여자들이 스타킹을 괜히 신는 건 아닐 테니까. 게다가 모든 남자들에겐 도전의식과 정복욕, 청개구리 심보가 있다. 유년시절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하던 남자들 아닌가? 청개구리가 되어 ‘타이즈’라는 블루오션에서 유유히 헤엄쳐보 자. 혼자 이상하면 정말 이상한 것이지만 모두가 함께 하면 ‘정상’이자 ‘평범함’이 된다. 먼저 시도하라. 당신은 패션추종자가 아닌 패션선도자가 될 것이다. 거리로 나서서 남의 이목이 당신에게 집중되는 것을 느껴라. 시선이 좋든 안좋든 주목받는 것 자체의 희열을 느껴보아라. 그 시선 중에는 분명 당신의 용기와 비상한 감각에 놀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눈을 감고 상상해보자. 남자들이 타이즈의 매력을 깨닫고 거리 에서 모두 타이즈를 착용하고 당당한 걸음을 옮기는 모습을. 그 대열을 당신이 선봉하며 뒤따르는 남자들이 당신의 타이즈를 동경하며 곁눈질 하는 모습을. 비로소 남자의 ‘타이즈 시대’가 부활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당신은 절대로 타이즈를 벗지 못할 것이다.

21


Fa sh io n

(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셔츠, 니트, 타이, 아우터 모두 에잇세컨./ 자켓은 에이치엔엠, 점퍼와 넥타이는 자라, 셔츠는 더 클래식./ 더플코트는 빈티지 제품, 야구잠바는 에이치엔엠, 셔츠와 넥타이는 자라./ 아우터, 야구잠바, 셔츠 모두 에이치엔엠, 넥타이는 에잇세컨. / 셔츠, 타이, 자켓 모두 더 클래식, 니트 베스트는 빈티지 제품./ 자켓과 셔츠는 더 클래식, 넥타이는 에잇세컨, 점퍼는 자라.

22


mn lu o C

(옷깃금) Editor, Illust 홍유라

Photo 김태준

Art 왕한슬

* v존이 무엇을 뜻하는 용어인지 모른다. * 셔츠는 색깔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 여자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을 알고 싶다. * 정장은 칙칙하다고 생각한다. * 나만의 넥타이를 찾고 싶다.

레귤러

*당신이 해당되는 항목은 몇 개인가? 0개 : 당신은 누구신지? 1개 이상 : 필히 다음 기사를 정독하시오.

윈저칼라

버튼다운

소검(tip) 타이의 좁은 부분

루프(loop) 소검을 통과시켜 두 개의 검을 한데 묶어주는 부분

피크드 라펠

피시 마우스

노치드 라펠

(peaked lapel)

(fish mouth)

(notched lapel)

세미 클로버 리프 라펠

클로버 리프 라펠

세미피크드 라펠

(semi-clover leaf lapel)

(clover leaf lapel)

(semi-peaked lapel)

바택(bar tack) 타이의 뒷면 좌우 여밈 부분을 고정시키는 스티치

대검(apron) 인상을 결정하는 타이의 넓은 부분

하프 원저 노트 (half windsor knot) 원저 노트에서 좌우로 두 번 돌리는 절차를 한 번으로 줄인 매듭 법이다. 폭이 조금 좁은, 컬러 감이 화려한 레귤러 타이에 잘 어울리는 연출법이다.

플레인 노트 (plane knot) 가장 기본적인 매듭 방법. 타이종류 중에는 슬림타이에 잘 어울리며 캐주얼한 자리의 옷차림에 연출한다. 매듭 바로 아래쪽에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잡아 주는 것이 포인트.

크로스 노트 (cross knot) 플레인 노트와 같은 형태의 매듭에 사선 하나가 생기는 스타일의 매듭법이다. 매듭의 형태가 눈에 띄는 형이므 로 전체적으로 단순한 스타일의 타이에 어울린다.

블라인드 폴드 노트 (blind fold knot) 플레인 노트로 매듭을 만든 후 대검 부분을 매듭 위로 돌려 덮어주는 매듭 법이다. 굉장히 독특하면서도 포멀 한 느낌을 준다.

23


Fa sh io n

GOLDEN 남자들에게 골드 액세서리라고 하면 눈살을 찌푸리거나, 과하다는 반응이 일반적이다. '금반지=중동의 기름 부자', '금목걸이=뒷골목 깍두기'식의 억울한 공식이 굳어져 버린 탓일까? 남자들도 골드와 좋은 궁합을 가지고 있다. 단지 익숙하지 않을 뿐. 은밀하게 드러난 골드가 당신을 꾸민 듯 안 꾸민 듯 '반짝거리게' 해 줄 것이다.

골드 체인이 달린 팔찌와 볼드한 골드 반지는 모두 페리앤소나. 브로치처럼 사용한 레오파드 목걸이는 미앤제나(ME&ZENA). 재킷, 셔츠, 쇼츠는 모두 Fifth Avenue Shoe Repair by 피플오브테이스트. 양말은 토드랜드. 골드 스니커즈는 오니츠카 타이거.

24


em It

BOY Editor 김지희

Photo 이숙향

Beauty 김나현

Model 이규현

Art 왕한슬

골드 스터드가 박힌 모자는 굿스타일. 체크 패턴의 도톰한 로브는 토드랜드.

25


카라 모양의 골드 목걸이는 페리앤소나. 라임색 니트는 자라.

26


et re t s

뒤태

S ex

다.

www.facebook.com/W.S.C fashion

yB a ck 뒤태 는자 Pho to 양 뒤태 신만 보 재민 는사 지못 Ar t 김희 마 성 람 에게 할 뿐 타 망 호기 의뒤 인의 심을 태를 눈길 갖 의대 가진 게하 상이 이들 고 그의 을포 될수 앞모 착했 도있 습을 다. 다. 상상 하게 한

27


www.facebook.com/W.S.C fashion

28


29


www.facebook.com/W.S.C fashion

30



pi ct or ia l

지 금 e 상 상 r L in 한 ou 상 Y t 이 w 화 a 매 li g h Dr 날 흘 n ew 열 d e Sh


이상한 상상금지 Editor_ 조형운 Photo_ 최원석 Compilation_ 왕한슬






DRAW YOUR SPACE Editor_ Cho hyungwoon Photo&Art_ Choi wonseok Model_ Kim taehwan Make-Up_ Choi saetbyeol Hair_ Ko nayeon Compilation_ Wang hanseul Sponsorship_ Kud, Aland, Mskshop








큐알코드를 찍으시면 화보촬영현장을 보실 수 있습니다


&EJUPS тАл╓з█ЛтАм╨╗ 1IPUPHSBQIFS ╨АтАл┌Н▌ХтАм .PEFM ┼е╟г═Т )BJS NBLFVQ ▀п╘д╤╗ "SU ┼ерза╧Р

╦Ъ═к╓Я рдС╓▒ ╒╡раР ╓ЩтАл ▌ЛтАм╪Й╧н╬╜рад тАл╪▒тАмрдГ═г тАлрвБ╪бтАм╘С╓Я ╘С╓Я реЫ

┘ОрзЩ╟и ╧ФржЬ


ࠢ˥æ ऑֱ Ҫ࣯֟‫ ق‬؉ϭνࠤ ‫ر‬ःͣ


Ҹ͆‫ ֟ڍ‬υࡾ ‫ ֟ࡖۋ܃‬յࠐ ؉ϭνࠤ ‫ر‬ःͣ


˚ͪ֟ ؉βυɦ ‫ݓۍߕ֟ی‬


֟‫ ࢢڟ‬цǣǣνऎҸξ յࠐ υÀοय़ä֟


큐알코드를 찍으시면 화보촬영현장을 보실 수 있습니다

֟‫ ࠘͢ࡆͿ ࢢڟ‬յࠐ υÀο य़ä֟ ‫ࢁء‬ԑ֟ ԑ֟ ज़ ֙‫ ݋‬؉ϭνࠤ ‫ر‬ःͣ


Shed New Light I

n

t

h

e

g

o

l

d

e

n

t

e

m

p

t

a

t

i

o

n

Editor & Make up_최샛별 / Photo_김재욱 / Model_김예은 / Art_이보배






e l p o pe

너 드 와 넘 치 지 너드 이 른 않 는 ‘욕 봄 의 완 망 벽 ’에 여 성 함 성 의 게묻 장 순 다 결 ,왜 지 켜 야 해 ?


Fa sh io n

너드와

너드(nerd), 즉 찌질이, 답답한 모범생 쯤으로 해석되는 이 캐릭터를 모티브로 하는 패션 브랜드가 있다. 너드에도 귀엽고 또 심지어 섹시한 면마저 있다고 주장하는 남자와 여자. 그들이 만들어 낸 너드가 궁금하다면 '철동'을 기억하라.

Editor 정다운, 홍유라

Photo 김세진

우선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철동(이하 철) 이철동이고 브랜드 '철동'의 디자이너다. 예진(이하 예) 철동의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이예진. 여성복 쪽을 맡고 있고, 브랜드 '철동'의 전체적인 컨셉을 이철동 디자이너와 잡고 있다. 디자이너로서 경력을 이야기한다면. 철 경험은 없다. 예 나 또한 경험은 없고 브랜드 철동으로 오기전에 패션 프로모션 쪽에서 일을 잠깐 했다. 디자이너로서 일한 경험은 철동에서 처음이고. 이철동 디자이너와 학교에서 만났다. 철 난 학교를 다니던 중 유학과 런칭 둘 중에 고민 하다가 브랜드를 런칭하게 되었다. 패션계에서 디자이너로 일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다. 보통은 다른 디자이너 밑에서 일한다든지 회사에서 일을 배워온다든지 하지 않나. 그런데 그렇게 일찍 브 랜드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철 유학 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그 비용과 시간을 단축 시켜서 내 브랜드를 시작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유학을 가면 드는 비용과 시간에 비해 얻는 게 많이 없다고 생각한 건가? 철 유학을 가려는 이유가 패션을 하는 사람들끼리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사람을 만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한국에서 먼저 탄탄히 자리를 잡고 미국 쪽으로 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브랜드 '철동'의 시작은 언제인가? 홈페이지에 2012 F/W, 2013 S/S 시즌에 대한 정보가 나와있던데. 철 시작한 지는 1년 정도 됐다. 예 브랜드 런칭은 12년 3월에 했다. 철 9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는데 9월부터로 계산하면 1년 반 정도 준비했던 것 같다. 신인이라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공장, 원단 등도 다 직접 알아보고 찾아 다니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다. 판매를 개시한지는 생각보다도 훨씬 얼마 안됐다. 이제 4개월 남짓인데 어떻게 홍보하고 있나? 철 홍보만을 목적으로 하는 채널은 뚜렷하게 없다. 예 페이스북 페이지는 하고 있고 블로그도 하고 있는데 아직 크게 하는 건 없다. 철 우리 둘 다 컴맹이라. (웃음) 원래 도와주시는 분이 있는데 그 분이 유학을 가시는 바람에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운영이 잘 안되고 있다. 안 그래도 검색했을 때 블로그가 뜨길래 들어가봤다. 막상 들어가 보니까 글이 많이 없었다. 혹시 둘 중 블로그 관리를 담당하는 디자이너가 있나? 철 이 누나는 나보다 컴맹인데. 나도 아직 그런 것에 서툴러서 노력 중이다. 그보다도 사실 지금 우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 '에잇세컨즈'랑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3월 중순쯤 나올 것같고 '퓨마'랑도 프로젝트가 있는데 2월이나 3월 중에 나올 것 같다. 디자인에 열중하다 보면 홍보 쪽으로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데. 홍보 관련된 부서나 인원을 따로 둘 생각이 있나?

56

철 CEO, MD, 디자이너의 역할을 혼자 소화해야 하는 것이 특히 힘들다. 각각의 역할이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게 조금씩 다르니까. CEO는 수익을 많이 내야하고 디자이너는 디자인을 통해 자신의 철학을 자주 보여줘야 하는데 동시에 둘 다 이루기가 힘들다. 이예진 디자이너와 종종 의견충돌이 일어나는 부분이 그 부분이다. 그런 부분의 신진디자이너의 고충이 아닐까 싶다. 해야하는 일은 많고, 자금력은 떨어지고. 철 사실 재정적인 측면이 제일 힘들다. 그럼 반대로 신진디자이너로서 뿌듯함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예 우리가 경력도 없이 시작했는데 브랜드 '철동'의 작업이나 철학을 관심 있게 생각해주시고 우리가 의도한 바와 지향하는 바를 잘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는 것 같다. 그런 분들을 보면 '아, 우리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자신감이 생긴다. 잘하고 있다는 말은 상업적인 성공을 의미하는 말인가? 아니면 소수의 매니아 팬분들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인가? 예 우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는 것도 중요시 하지만, 우리 만의 룩을 완성하는 것을 더 중시한다. 그런데 이미 그것을 알아주시는 분들이 꽤 많다. 좋다. ‘철동’하면 딱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는 분들이 계시다니. 아, 철동 만의 시그니처룩이 정립됐다는 이야기? 철 그렇다.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노력하고 있다. 예 차차 보다 세밀하게 다듬어가고 있다.

요즘은 브랜드명을 수출을 염두에 두거나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서 영어로 많이 하고 있는 추세 아닌가? '철동'이라는 브랜드는 외국인 입장에서는 발음이 힘들 것 같다. 굳이 '철동'이라는 이름을 고집 한 이유가 있다면? 철 단 한 번도 다른 이름으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혹 촌스럽고 이상하더라도 브랜드명은 무조건 내 이름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 해왔다. 지금 생각해보니 이름이 도리어 좀 촌스러워서 한 이유도 있는 것 같고. 또한 이름만으로 디자인을 하는 것도 아니니 괜찮다. 예 우리의 브랜드 컨셉은 ‘너드’다. '철동'이 이야기 하는 '남자'는 너드로부터 출발한다. 철 그게 사실 나한테서 나왔다고 할 수도 있겠다. 사실 내가 멋있는 남자는 아니니까. (웃음) 우리만의 멋과 우리만의 룩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멋있다’는 굉장히 정형화되어 있는 말이다. 우리는 그것과는 차별화된 우리만의 ‘멋’을 만들고 있다. 룩북을 보다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와이드팬츠가 있다. 상업적으로 보면 스키니한 실루엣의 팬츠가 훨씬 잘 팔릴 텐데.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면서 와이드팬츠를 만든 이유가 있나? 철 '철동'의 디자인은 내 몸에 가장 잘 맞고 잘 어울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무작정 따라 하기 보다는 가장 나답고, 가장 우리답고, 가장 철동다운 룩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와이드팬츠는 그 노력의 산물이다. 그렇다면 옷들이 이철동 디자이너에게 잘 어울리는 것인가? 철 키가 큰 모델 같은 분들보단 키가 작거나 평균인 사 람들이 찾는 옷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키가


w ie v r te In

너드

모르는 사이였다. 그런데 딱 자퇴 신청하러 가던 중에 마주치게 되어서 연락처 주고받고 그때 만난 게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이런 게 인연인지 싶다.

Art 이보배

이철동 디자이너가 듀오 제의를 했다고 들었다. 이예진 디자이너는 제의를 받았을 때는 어떤 기분 이였나? 흔쾌히 응했나? 예 좀 망설여졌다. 내가 졸업반이던 때라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데 우선 이철동 디자이너와 잘 맞고 좋은 기회인 것 같아서 고심 끝에 같이 일하게 되었다. 듀오로서 일을 하면서 장단점으로는 뭐가 있나. 철 장점은 머리가 두 개라서 두 가지 색깔이 나오고 그 두 가지 느낌이 '철동' 안에서 하나로 섞인다는 점. 예 어떤 아이디어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니까 결과적으로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둘이 싸운 적은 없나? 철 많이 싸웠다. 그만두려고 한 적도 있고. 우리 둘 다 고집이 보통이 아니라서... . 일본에 원단을 보러갈 때는 크게 싸웠다. 비행기 탑승시간 40분 남겨두고 출국을 하지 않겠다고 할 정도 였다. 내가 “이대로 헤어진다 쳐도 우선 가서 놀기라도하자.”라고 하면서 누나를 설득했다. 그렇게 우선 일본에 갔고 일본에서 얘기로 풀었다. 그 이후로는 내가 많이 져주고 있다. 예 그런데 의견이 충돌하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더라. 결과적으로 더 좋은 것 같다. 너무 평탄하게만 작업을 했다면 결과적으로 더 안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것 같다. 철 일단 의견이 충돌하면 서로 더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만일 그 의견이 확실 하다고 믿으면 밀어붙인다. 서로 그렇게 밀어붙이고 양보해주고 또 타협하고, 이런 식으로 작업하는 것 같다. 160cm 약간 넘는 남자분이 옷을 입었는데 너무 잘 어울리더라. 예 사실 키 큰 사람들은 뭘 입어도 멋있다. 그래서 우리는 평범한 키의 사람들이 입으면 잘 어울리는 옷을 만들고 싶었다. 이철동 디자이너도 키가 평균이지 않은가. 이 정도 키에도 우리의 옷은 잘 어울린다. 철 동양인은 서양의 브랜드들을 보면서 '저 백인처럼 되고 싶다'고 많이들 상상한다. 우리는 오히려 그 반대로 서양인들이 '철동'의 옷을 입은 동양인들을 보고 '저 동양인의 얼굴과 귀여운 매력을 갖고 싶다' 라고 생각하게끔 옷을 만들고 싶다. 실제로 외국인들이 입어서 잘 어울렸는지 궁금하다. 예 외국인이 입은 걸 본 적이 있다. 실제로 외국인 모델을 쓰려는 생각도 했었고. 피팅까지 해봤는데 그리 나쁘진 않았다. 그래도 역시나 한국사람이 입었을 때 가장 느낌이 좋았다. 20~30대 초반의 모든 체형, 모든 얼굴을 타겟으로 하 는 것인지. 예 그래도 너무 덩치가 크면 입기 좀 그렇다. 실제로 사이즈가 나오지도 않고. 철 대한민국 표준에 맞췄다. 20대 초중반~30대 초중반. 하지만 표면적인 주 타겟층일 뿐이고 실질적으로는 옷을 좋아하는 모든 연령의 남녀가 입을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갑자기 궁금해졌다. 예상하지 못한 나이대나 체형의 고객이 옷을 주문한 적이 있나? 예 '커드'라는 압구정샵에 스위스 남자분이 방문하신 적이 있다. 덩치가 정말 크셨는데 옷이 잘 어울렸다. 커드에서는 우리가 고객에게 맞춤을 해 주고 있는데 XL사이즈로 맞춰드렸다.

초반에는 이철동 디자이너 혼자서 브랜드를 이끌어 나가다가 이예진 디자이너가 영입되었다. 여성복을 염두에 둔 것인가? 철 여성복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 남녀컬렉션을 따로 준비한 적은 없었으니까. 그냥 이예진 디자이너와 디자인 철학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서로가 보는 서로의 매력이 궁금하다. 인간적인 매력이라던가, 디자이너적인 매력이라던가. 예 뭐가 있지. 철 사실 우리가 칭찬하고 막 그런 사이는 아니라서. 정말 기본적인 칭찬이라도. 일을 정말 열심히 한다거나. 예 우리 둘 다 열정이 있지만 목숨걸고 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일에 쫓겨가지 않고 놀면서 일하려고 하고 그런 스타일이다. 철 디자인이 단순히 열심히 한다고 잘 되는 건 아니니까. 예 막 머리를 싸매고 그러면 더 방향이 틀어지는 것 같다. 가끔은 오후 2시에 일찍 퇴근할 때도 있고. 철 아마 우리 브랜드에 디자이너로 들어오시는 분이 있다면 정말 편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할당량만 잘 하면 된다. 정말 자유롭게. 결과물만 잘 나온다면 밤새 클럽에서 놀다 와도 된다. 예 일주일 안에 작업을 해야 한다면 6일 놀고 마지막 날에 잘 하기만 하면 된다. 철 그런데 디자이너는 그런 식으로 자유로워도 되지만 MD분들은 매뉴얼대로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둘이 만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예 같은 학교 출신 동기다. 학교에서 만났다. 철 사실 못 만날 수도 있었다. 내가 이 학년 일 학기 조금 덜 되어서 자퇴를 했었는데 사실 그 전까지는

일을 비교적 공평하게 분담하는 데 비해 브랜드 이름은 '철동'이다. 다른 듀오 디자이너들의 경우 '스티브J& 요니P', '돌체앤가바나'처럼 브랜드명을 함께 쓰는데. '철동'이라는 브랜드명을 바꾸는 것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나? 예 없다. '철동'의 여성복은 철저하게 '철동'의 남성복에서 파생된 것이다. '철동'의 남성복은 브랜드 '철동'에서 나왔고 브랜드 '철동'은 엄연히 이철동 디자이너로부터 나온 것이다. 그래서 당연히 브랜드명은 '철동'으로 가는 것이 맞다. 또 내 이름이 꼭 들어가야 한다는 생각도 없다. 만약에 그런 욕심이 있었다면 애초부터 철동에 들어오지 않았겠지? 마지막으로 브랜드 '철동'의 미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철 궁극적인 목표는 우리가 하고 싶은 걸 마음대로 하는 것이다. 사실 이 안에 많은 의미가 있다. 예 디자이너가 자기 뜻대로 디자인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자금이나 인지도 같은 면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게 되는 단계를 목표로 삼았다. 디자이너 마음대로 디자인을 할 때 더 멋있고 기발하고 재밌는 것들이 나온다. 아직은 신진 브랜드이다보니 마냥 과감하게 나가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철 어떠한 제약없이 원하는 것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철동'이 되는 날을 꿈꾸고 있다.

큐알코드를 찍으시면 화보촬영현장을 보실 수 있습니다

57


Fe at ur e

그래, 너 잘났다. 자기 잘난 걸 이리도 잘 아는 사람 처음 봤다. 워낙 부족한 게 없는 사람이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질문마다 돌아오는 답변들에 하나같이 자신감이 꽉꽉 들어있다. 그런데 또 밉지 않다. 아티스트가 가진 자신감은 매력으로 치환되기에. 동시에 이렇게 성실한 사람도 처음이다. 아티스트가 이렇게 성실해도 되나 싶 다. 넘치지 않을 정도의 자기확신과 몸에 밴 부지런함으로 다듬어진 아티스트 ‘윤한’을 만났다. Editor 조은혜

58

Photo 최원석

Stylist 박정진, 구민아, 홍주연

Art 왕한슬

넘치지 않는


ew vi r te In

완벽함 지금껏 두 장의 앨범을 발매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뿌듯 했을 것 같은데 나는 100% 만족한다. 와. 정말? 원래 결과물이 나오면 뒤돌아보고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뭐 더 많은 분이 좋아해 주셨다면 하는 아쉬움은 조금 있 다. 9월에 나오는 3집 때 좀 더 잘해야겠지. 드라마 OST도 많이 참여한 걸로 안다. 본인 앨범보다 더 인기가 있더라. 아무래도 드라마가 인기가 많았기 때문인 것 같다. 드라마 OST는 지금도 참여하고 있다. <청담동 앨리스 > 후속 드라마 <돈의 화신>에서도 피아노 전부를 연주 하기로 했다. 드라마 OST 작업과 본인 앨범 작업할 때 많이 다른가? 내 음반을 작업할 때는 모든 것을 혼자 한다. 작곡, 작사, 연주, 프로듀싱까지 전부 혼자 하니까 다 하고 싶은 대로 한다. 반면에 드라마 음악을 작업할 때는 중간에 참여하 는 사람이 많지 않나. 한 마디로 함께 작업하는 셈이다. 혼자 작업할 때 음악이 ‘좋다/안 좋다’ 평가하는 것도 혼자 해야 될 텐데. 내 곡은 다 좋아서(웃음). 곡을 많이 쓰고 그중에서 더 좋은 곡을 몇 개 골라서 앨범을 낸다. 다시 말하지만…… 내 곡은 다 좋다. 좋다. 그런데 음반을 전부 들어보면 어떤 장르인지 모르겠다. 한 가지 장르만 하고 싶지 않고 여러 장르를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처음에는 그 점 때문에 애를 좀 먹기도 했 고. ‘색깔이 불분명한 아티스트다’ 뭐 이런. 첫 음반을 내고 나서 음원 사이트에 등록 할 때 장르를 나눠야 한 다더라. 난감했다. 내 앨범에 있는 곡들이 저마다 장르 가 다르데 말이다. 그럼 윤한의 음악 장르는 정할 수 없는 건가. 국내에서 유난히 장르를 나누려고 하는 것 같다. 예를 들 어 외국에서 마이클 잭슨이나 스티비 원더를 두고 어떤 장르의 뮤지션이라고 구분하는 경우 본 적 있나? 계속 이것저것 시도를 하고 나중에는 ‘윤한’이라는 장르를 만 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

부터 잘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나라는 이미 잘하는 학 생들을 뽑지 않나? 그러다 보니 입시경쟁률이 유독 치 열한 거다.

석박사까지 한 걸 보니 공부가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편안하다. 나랑 잘 맞는다. 나중에 후배양성을 하고 싶단 생각도 있다. 가르치는 것도 재밌더라고.

대학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피아노는 언 제 시작했나. 고2 때 처음 시작했다.

대학이 가능성을 봤다면 버클리 진학 후에도 엄청난 연 습을 해야 했을 것 같은데. 사실 마음을 좀 비웠다. 정말 신기한 친구들이 많았다. 비 오는 소리도 전부 음악으로 듣는 친구도 있고 리듬 감이 엄청난 친구도 있었다. 정말 널리고 널렸다. 그러 다 보니 시키는 대로만 잘하자고 생각했다. 결석도 절 대 안 하고. 좀 고지식한 면도 있어서 석박사까지 합쳐 서 개근이다.

그럼 석박사 때는 왜 한국으로 들어온 건가. 외국에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었을 텐데. 개인적인 사정이 좀 있었다. 버클리 졸업하기 바로 전에 아버지가 쓰러지셨다. 우왕좌왕하다가 한국으로 급히 돌 아왔다. 지금은 회복하셨지만. 이것도 벌써 10년 가까 이 된 일이네.

연습 정말 열심히 했겠는데. 열심히 했다. 내가 남들처럼 절대음감도 아니고 평범하 다. 피아노 레슨 받고 화성학 수업도 따로 받았다. 다른 사람 수능 공부할 때 토플공부랑 영어회화도 공부했고.

편견일지 모르겠지만 아티스트들에게는 성실성보다 자 유로운 사고가 더 필요하지 않나? 아티스트는 그런 걸 원하는데 교수님들은 성실성을 더 요구하시더라.

그래도 6개월 열심히 한다고 그 좋은 대학을 진학하는 건 아니지 않나? 당시 버클리 진학할 때 대학에서 잠재력이나 음악을 좋 아하는 마음을 더 많이 봤다고 생각한다. 내가 붙은 걸 보면? 사실 외국의 모든 대학이 입학률은 높은데 졸업 률이 낮다. 대학교가 잠재력이 있는 사람을 뽑으니 처음

본인은 아티스트 아닌가. 그런데도 결석하고 싶었던 적 이 없었다고? 없었다. 나는 감성적인 면보다 이성적인 면이 더 많은 사 람이다. 뭐든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게 편하다. 그냥 변호 사나 의사를 했어야 될 놈이 어쩌다 음악에 빠져서 여기 까지 온 셈이다.

멋지다. 음악을 들을 때에도 가려서 듣지는 않는 편인가? 난 다 좋아한다. 클래식도 좋아하고 재즈는 말할 것도 없고. 영화음악도 자주 듣는다.

한국에서의 음악수업은 어땠나. 솔직히 처음에는 좀 실망했다. 학부시절에 배운 음악수 업을 반복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조금 심한 경우는 대 학교 1학년 때와 같은 교재로 공부한 적도 있다. 그러 다 보니 지식의 범위를 늘린다기보다는 여러 사람을 만 나고 인맥을 넓히는 데에 더 집중했다. 결과적으로는 음 반 제작할 때 같이 작업하게 된 사람도 만났고, 좋은 선 택이었다. 대학 때 전공한 영화음악은 본인의 앨범에 어떤 도움 이 되었나? 도움 진짜 많이 된다. 음반 작업할 때 학교에서 그냥 곡 쓰는 걸 배우는 게 아니라 오케스트라, 편곡, 지휘법 등

59


Fe at ur e

활동 영역이 상당히 넓다. 뮤지컬 <모비딕>이나 MC 활 동을 보면 대중 앞에 서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많이 떤다. 사실 외국에 있을 때는 한 번도 대중 앞에 설 거라고 생각 안 해봤다. 보통 연주자는 뒤에 있으니까. 첫 공연 때는 거의 멘트도 거의 없었다. ‘이번 곡은 ~입니다. 다음 곡은 ~입니다’ 이게 끝이었다. 계속 공연을 하다 보니까 말도 많이 늘고 목소리 톤도 높아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퍼포머가 돼 있었다. 공연의 경험이 많은 편인가. 재밌는 경험을 많이 했다. 많으니까 한두 개 만 말해볼 까? 대학교 4학년 때 흑인음악 밴드를 했었다. 나 빼고 전부 흑인이었다. 언젠가 보컬 하는 친구가 클럽 공연을 하나 받아와서 갔다. 흑인만 있는 클럽이었다. 그것도 몇 백 명씩이나. 와, 처음엔 좀 무서웠다. 그 사람들도 동양 인 한 명만 있으니 어색해했던 거 같다. 두 번째는? 한국에서 있었던 건데 무작정 여고 투어를 다녔다. 여학 생들 강당에 불러서 피아노 연주를 들려줬다. 여고생들이 진짜 좋아했겠다. 그렇지(웃음). 그 친구들이 대학생이 되어서도 계속 팬 이 되어 주셨다. 혼자서 다닌 건가? 응. 혼자였다. 다들 알겠지만, 학교 피아노 상태가 너 무 안 좋다. 조율도 안 돼 있고 어떤 건반은 치면 들어갔 다 안 나와. 와, 환경이 진짜 안 좋아 보이는데. 이건 클래식 피아노 하는 사람으로서 자존심 문제도 걸 려있는 건데 피아니스트들은 키보드치는 걸 안 좋아한 다. 진짜 피아노는 망치로 현을 때리니까 소리가 나무통 을 울리면서 음을 낸다. 그런데 전자피아노는 그렇지 않 다. 어떻게 보면 전혀 다른 악기다. 그럼 좀 꺼려지지 않나? 계속한 건가. 나 역시 키보드 치고 싶지 않았다. 근데 악기를 가리다보 니 내가 연주할 수 있는 곳이 너무 적어지더라. 심지어 페 달이 없는 곳에서도 해봤다. 그런 환경에서도 여러번 공 연을 하다 보니 노하우도 제법 쌓였다. 내 첫 개인 공연 때 좋은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을 전부 배웠다. 그때 그렇게 배운 게 프로듀싱 할 때 도 움이 되더라. 내 음반을 프로듀싱할 때 세션 연주자 분들 이 오신다. 예를 들어 콘트라베이스라는 악기 연주자 분 이 오셨는데 내가 그 악기를 정확히 모른다면 힘들 거 아 닌가. 이런 때 대학 수업이 많은 도움이 된다. 앨범에 노래 부르는 곡도 많다. 노래는 배워보지도 않고 잘하지도 않아서 연주곡만 하 려고 했다. 회사에 노래곡 몇 곡을 들려줬는데 좋다고 하 시더라. 그래서 노래곡을 넣었는데 연주곡보다 노래곡이 더 사랑받았다. 갑자기 노래하는 사람이 됐지. 1집과 2집 가사들이 사랑에 관한 줄거리를 담고 있더라. 이런 특징도 전공에서 영향을 받은 건가. 아니다. 내 경험에서 우러난 거다. 그래서 그런가. 사람들이 그 ‘경험’에 관심이 많던데. 그러게. 내가 연애를 하면 길게 하는 편이다. 제일 짧았 던 연애 기간이 2년이니까 몇몇 안 만난 셈이지. 오래 만 나다 보면 온갖 일을 다 함께한다. 말 그대로 희로애락을

60

다 경험한다. 추억거리도 많고. 그럼 사랑을 하는 중간마다 음악적 영감이 떠오르는 편인가? 주로 사랑이 다 끝나고 회상하면서 쓴다. 당시에 어떤 여 성을 만나고 관심이 가지 않나. 그럼 집에 와서 바로 곡을 쓰는 게 아니라 몇 년 동안 연애를 하고 결별까지 하고 난 이후에 처음 그 순간에 관해서 쓴다. 겉으로 보기에는 대학 진학부터 음반 작업까지 탄탄한 성공궤도를 달리는 것 같다. 슬럼프도 없나? 당연히 있다. 나는 3달에 한 번씩 온다. 그렇게 자주?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왔다. 수업은 너무 힘들고 잘하는 친구들은 너무 많고. 가장 힘든 슬럼프 기간이었다. 그런 데 계속 버티다 보니까 실력이라는 게 정체하는 시점이 있더라. 지나면 확 늘고. 보통 안 늘 때 슬럼프가 온다. 나 중에 계산을 해보니 3달에 한 번쯤 슬럼프가 오는 걸 알 았다. 이제는 별로 신경도 안 쓰인다. 슬럼프가 와도 ‘왔 니?’ 뭐 이 정도.

또 해보고 싶은 다른 영역이 있다면. 원래 대학교 때는 음악 외에 다른 활동은 절대 안 하겠다 는 고집이 있었다. 그런 생각이 뮤지컬을 하면서 많이 달 라졌다. 연기도 재밌었다. 솔직히 내가 진짜 그 배역이 되 는 것까지는 못하겠더라. 난 이성적이니까. 그래도 마지 막 회에 마지막 장면에서는 진짜 몰입이 됐다. 여러 장르를 시도했지만, 항상 음악이라는 컨텐츠를 담 고 있었다. 음악이 없는 장르에도 도전할 생각이 있는지. 요즘은 콜라보레이션이 워낙 많지 않나. 음악 안에서 도 접목이 이뤄질 수 있지만 다른 영역 간에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음악이라는 금을 그어놓지 않으 려 한다. 워낙에 성실한 사람 같으니, 새해계획은 물론 있겠지? 너무 많은데. 난 5년 계획, 10년 계획도 세워둔 사람이다. 3월부터 디지털 싱글을 낼 예정이다. 하나 씩 세 달 동 안. 9월에는 3집 정규앨범도 낼 거고, 12월에는 전국투 어도 하려 한다.

큐알코드를 찍으시면 화보촬영현장을 보실 수 있습니다


ew vi r te In

이른 봄의 성장

이제 스물여섯, 1988년에 태어난 동갑내기 배우 이지훈과 이이경은 요즘 가장 ‘핫’ 한 남자들이다. 신인배우가 갑자기 크면 교만해진다고 하던데 이들은 전혀 아니었다. 더 크고 싶다며 아직은 목이 마르다는 두 남자를 봄 기운과 함께 만났다. Editor 이진수

Photo 정택

Beauty 윤성희, 신재은, 신혜주

Art 김희망

하늘색 니트와 노란색 셔츠는 유니클로

61


이지훈 데뷔작 <학교2013>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어떤가? 길거리에 나가면 싸인 요청도 해주시고 많이 알아봐 주시니까 좋다. 조금은 얼떨떨하다. 자신이 대중에게 주목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이현주 작가님이 캐릭터를 잘 만들어 주셨다. 연기하기 편하도록 섬세하게 이야기를 잘 풀어주시 기도 했고. 자신을 배우의 길로 접어들게 한 계기는 어떤 건가? 음, 군대 있을 때였다. 장래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전역할 때쯤엔 그 고민이 “뭘 해야 후회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로 커졌다. 그러다가 <아이리스>의 이병헌 선배의 연기를 보게 되었고 그 이후 연기 에 재미를 붙였다. 배우를 하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고? 집에서 쫓겨나기도 했었다. 군대에서 연기한다고 말씀 드리니까 면회도 안 오시고. 현실적으로 어려우니까 부모님이 반대하셨던 것 같다. 결국 집을 나와 친구 집 에서 지냈다. 일주일 단위로 친구들 집을 전전했다. 생활비는 하루종일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충당했다. 꽤 어렵게 연기공부를 했다. 보통 그런 어려운 상황이 면 자신의 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지 않나? 생각은 했는데 몸이 반응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연기 관두고 아빠 말처럼 편하게 공부해서 임용고사 준비해서 체육선생님 되면 어떨까?’하다가도 정말 그랬다간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또 오기도 많이 생겼던 것 같다. 과거 축구를 했다고 들었다. <학교>에서도 ‘흥수’의 축구장면을 대역으로 했다던데. 그만 둔 이유가 뭔가. 키가 작아서. (웃음) 키가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161cm밖에 안됐다. 근데 고3 여름 방학 때 한 달 조금 넘는 기간 동안 14cm가 컸다. 병원에 입원도 했었다. 무릎에 피가 검게 차오르기도 했다. 여러분, 키 작다고 희망을 잃지 마라! 아이돌 연습생으로 있었다고 들었다. 그 정도면 외모 는 증명된 건데. 이지훈씨는 언제부터 자신이 잘생겼 다는 걸 알았나? 축구시합이 끝난 후에 샤워를 하고 딱 전신거울을 봤을 때. 허벅지가 근육이 갈라져있고 그런 힙과 얼굴이 뭔가 매치가 잘되는구나 싶을 때. 이거 나가도 괜찮나. 괜찮다! 나 엉덩이도 예쁘다. (웃음) 학창시절이 궁금하다. 드라마에서처럼 일진이었나? 키가 작고 얼굴이 작아서 별명이 쥐방울이었다. 그래서 이성으로서의 매력은 별로 없었다. 대신 발랄한 학교생활을 했다. 말도 많고 선생님들한테 예쁨도 많이 받았다. 근데 공부는 하기 싫어했다. 내가 생각해도 엄청 뺀질거렸다. 축구를 그만두고 한참 방황했다고 들었다. 그 때 얘기 좀 해 달라. 그 때 희한한 짓 엄청 많이 했다. 한강 가서 맨날 돌 던지고 친구랑 기타치고 노래 부르고 밤 한시에 노래 크게 부르면서 뛰다가 아파트 경비아저씨가 막 따라 오셔서 도망가고. 아직도 답답할때면 고수부지 가서 소리 지르면 기분이 풀리더라. 이상한가?

62

나도 그렇다. 그럼 이상형은? 많은 소녀 팬들이 가장 궁금해 할 질문 같다. 나는 일단 김치볶음밥을 잘해주는 여자. 김치 볶음밥을 진짜 좋아한다. 그리고 나처럼 웃을 때 눈이 반달이 되는 여자가 좋다. 또 밝은 계통의 옷이 잘 어울리는 여자. 마지막으로 대화가 잘 통해야겠지. 보기만 해도 힘이 나는 사람이 있나? ‘팬’의 존재가 이렇게까지 힘이 되는 줄 정말 몰랐다. 다른 연예인들이 수상소감에서 팬을 거론하는 걸 TV로 볼 때는 그냥 하는 말이겠거니 했는데, ‘이건 정말 가식 없는 말이구나.’ 느꼈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도 힘을 받는다. 물론 부모님도 힘이 된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선물이 있는지. 면도기! 새벽 촬영하느라 피곤해서 수염이 많이 비춰진 적이 있는데 그걸 봤는지 바로 면도기를 사주셨다. 그래서 요즘은 깨끗하게 하고 다닌다. 그리고 또 <학교 2013> 이지훈의 앨범, 직접 뜬 니트 목도리, 시계, 속옷 등 하나를 꼽을 수 없다. 근데 팬들이 속옷 사이즈는 어떻게 알아냈지? 그러게 말이다. 어디서 봤을까? 내 속옷 사이즈는 100이다. (웃음) <최고다 이순신>에서 배우 이지훈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두 번째 작품으로 공영방송사의 주말 드라마를 한다 는 건 정말 큰 기회이자 영광이다. 그래서 당장에 어떤 타이틀을 얻기보다도 빨리 부딪쳐서 빨리 배우고 싶다. 슬럼프도 빨리 겪어보고 싶고. 욕심이 많고 낙천적인 성격이다. 연예계는 치열하다. 이 치열한 현장에서 신인 배우로 살아남을 수 있는 무기는 무엇일까? ‘나는 ‘이번에 데뷔 할 거야.’, ‘나는 이번에 좋은 제작진을 만날 거야.’, ‘좋은 작품이 올 거야.’ 아침마다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태까지 모두 이루어졌다. 결국 나의 무기는 ‘말하는 대로’인 것 같다. 곧 있으면 봄이다. 연기 말고 봄에 하고 싶은 건 무엇 인가? 역시 연애? 에버랜드에 가고 싶다. 동물 보는 걸 좋아해서. 아, 츄러스도 진짜 좋아한다. 에버랜드 츄러스가 그렇게 맛있다. 나는 나중에 팬미팅도 에버랜드에서 할 거다. (웃음)


이이경 인기가 부쩍 많아졌다. 많이 알아봐주는 분들이 많아 지면 스스로 달라진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이이경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위탄’이 연관검색어다. 알고있나?

맞다. 학교를 찍으면서 정말 놀라울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제는 행동 하나를 하더라도 내 스스로의 얼굴이알려진 것을 생각해서 조심해야 된다.

안다. 그게 나까지 대학교 동기들 네 명이 친해서 놀기도 많이 놀고 오디션 프로그램도 엄청 많이 나갔었다. 하나가 터진 것일 뿐이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훨씬 많다. (웃음)

<백야>도 봤고 <학교2013>도 봤다. 둘 다 깜짝 놀랄 만큼 연기를 잘하더라. 특히 퀴어 영화인 백야 같은 경우는 연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동성애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근데 막상 베드신을 찍게 되는 날에는 스스로가 부담이 있었나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처음 찍는 거니까. 환각이 필요해 핫식스 6개를 사먹었다. 그런데 장면이 끝나고 나서는 허무했다. 이번에 백야로 베를린 갔다 오셨지 않나. 신인으로서 큰 영화제에 가보니 어떤 느낌이던가? 성격이 덤덤해서인지 그냥 그랬다. 약간의 설렘? “거기서는 시선 신경 안 쓰고 돌아다닐 수 있겠구나.” 싶었다. 그러고 보니 베를린 길거리에서 커피 한 잔 마시자고 하면 한 잔 사주겠다고 트위터에 올리셨더라. 암호가 “태준아, 커피한 잔 하자”였다고. 독일에서 암호를 외치던 여성분이 있던가?

학창시절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좀 있었을 거 같다. 원래 엄청 뚱뚱했다. 어마어마하게 뚱뚱했다. 초등학교 때는 말라서 인기가 많았던 것 같은데 어느 순간 케찹에 밥을 비벼먹기 시작한 게 문제였다. 키도 굉장히 작아서 반에서 키번호 6, 7번 하다가 키가 갑자기 컸다. 초등학교 동창들은 내가 제일 용됐다고 하더라. 잘난 사람들은 자기가 잘난 걸 알던데. 스스로 잘생겨 보일 때가 있겠지? 나는 잘 생기고 싶은, 진행형이다. 음, 옆모습? 옆선이 마음에 들어서 스스로 옆모습을 의식하게 된다. 그리고 입술과 턱선. 이것도 없었으면 정말……. 이지훈씨는 샤워하고 난 뒤의 자신이 제일 멋있다고 하던데. 어? 생쥐 같던데? 이상형이 궁금하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붙잡기는커녕 말도 못 건네시더라. 그래서 내가 끌어서 사진 찍고 얘기도 좀 하고. 커피는 여건상 못 사드렸다. 내가 어려운가 보다. 인상이 사나워서 그런가?

자기 일을 사랑하는 여자. 덧붙이자면 지금까지 동갑만 만나 와서 연상이 궁금하다. 연하는 생각해본 적 없고. 나도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 같다.

롤 모델로 삼은 배우가 있나?

다음 드라마 <나인>이 곧 방영된다. <학교2013>때와 는 어떤 점이 달라진 것 같나? 마음가짐이라던지.

연기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이병헌 선배의 임팩트였다. 그 때 받은 신선한 충격이 커서 내가 받았던 그 감동만큼 언젠가 다른 사람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

배역 자체의 폭이 정말 다른 거 같다. 예전에는 거친 배역들 이였는데 이번 <나인>은 이과 전교 1등에 나중에 신경외과 의사가 되는 모범생이다.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힐 수 있겠다는 기대로 성실히 임하고 있다.

배우의 길로 들어서는데 있어 조금 힘들었다 들었다. 군대있을 때 부모님한테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돌아온 것은 바로 거절이었다. 설득 대신 뭔가 보여줘야 겠다는 생각에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군대 에서 모은 돈으로 연기학원을 다녔다. 결국 집에서 쫓겨났다고? <백야>를 찍는 중간에 어머니가 아셨고 크랭크업 후 아버지한테 말씀을 드렸다. 많이 실망을 하시더라. 아버지가 집에서 나가라고 해서 병원 대합실에서 10일정도 지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일약 스타덤에 오른 배우가 아닌, 스스로 스펙트럼을 넓혀서 주위에서 인정받는 배우. 곧 있으면 봄이다. 봄에 가장 해보고 싶은 건 무엇인가? 코미디 연기. 뮤지컬도 해보고 싶다. (놀러 가고 싶진 않나?) 내가 되게 감정이 없나 보다. 참! 그건 있다. <백야>가 영화제에 갈 일이 더 있다. 독일 갔다 오니까 욕심이 생기더라. 다른 영화제들도 잘 다녀오고 싶다.

집을 나올 정도로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은 역시 하고 싶은 걸 하고 살아야 하는 게, 하고 싶은 걸 하니까 힘들어도 좋았다. 또 지칠 때쯤 작품이 들어와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연기하며 활력을 찾기도 했고. 그럼 현재 배우로서 자신이 가진 무기는 뭐라고 생각하나? 조급해 하지 않고 넓게 보려고 한다는 것, 그리고 ‘작은 배역은 있어도 작은 배우는 없다’는 생각. 사실 지 금 들어가는 <나인>이라는 드라마에서 분량은 거의 없다. 그러나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천천히 달리고자 하는 신념이 무기가 되길 바란다. ◁△ 상/하의 모두 유니클로

63


Fe at ur e

▽상의 에잇세컨즈 ▷상의 낙타스타일

솔직히 누가 팬이 더 많은 것 같나? 지훈 음. (이경에게) 난 내가 더 많다고 할 테니까 넌 네가 더 많다고 그래. 사랑해, 자기야! 이경 어림 반 푼 없는 소리다. 지훈이가 어마어마하다. <학교> 출연진 30명이 인정할 거다. 그리고 지훈이 팬 분들은 뭔가를 많이 해주고 싶어하시더라. 팬 자체도 많고. 둘의 애칭이 ‘자기’, ‘여보’라고 들었다. 도대체 왜 그러나? 지훈 이경이는 나한테 짜증을 잘 낸다. 나는 이경이가 좋아서 팔도 잡고 애교도 부리는데 그게 싫단다. 이 나쁜 놈이. 이경 지훈이가 시작한 건 있다. 워낙 스킨십을 잘한다. 어느 정도는 괜찮은데 가끔씩 도를 넘는 게 문제다. 한 번은 지훈이가 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길래 ‘이건 아니다. 이건 진짜 싫어하니까 하지마라.’ 고 했다. 그런데 또 굳이 싫다는 걸 하는 성격은 아니더라. 얼마나 좋나. 이렇게 친근하게 대해주는 친구는 몇 없다. 둘 사이가 더 남달라보이긴 한다. 서로가 보는 이지훈, 이이경이 궁금해진다. 지훈 내가 보는 이이경은 굉장히 남자답고 의리 있고 친구들 걱정할 줄 알고 무엇보다 자기일을 확실히 하는 친구다. 또 성격은 얼마나 유쾌한지. 그래서 둘이 있으면 항상 안 좋은 생각보다 좋은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같이 있으면 좋고 같이 있고 싶기도 하고. 이경 정말 친화력이 그 누구보다 좋고 스킨쉽이 아무렇지도 않는 친구, 쉽게 믿음을 심어주는 친구 같다. 친구 없이 혼자 인터뷰 진행하려니까 문득 외로워졌다. 앞으로도 각별한 우정 유지하면서 배우로서도 성장하길 기대하겠다. 지훈 물론! 이경 앞으로도 관심어린 시선으로 우리 둘 다 지켜봐주시길 바란다.

64


ew vi r te In

‘욕망’에게 묻다

왜 우리는 ‘금’을 좋아할까. ‘금’의 빛깔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 모습 그대로 좋아하고, 은빛을 좋 아하는 사람은 ‘백금’으로 만들어 금을 보관한다. 도대체 왜 금은 인류에겐 변치 않는 욕망의 대 상일까. 혹자는 본능이라 칭할 정도로 ‘금’의 매력은 퇴색지 않는다. 이에 우리는 직접 ‘금’에게 그 이유를 묻고자 한다. Editor 조은혜

귀하신 분 모시느라 고생 좀 했습니다. 바쁘실 텐데 감사합니다. 시간은 내게 별것 아닙니다. 네? 무슨 말씀이신지. 늙는 건 사람들의 몫이죠. 전 변하지 않습니다. 부럽습니다. 그나저나 인기 많으신 건 여전하시네요. 언제부터 인기가 많으셨나요? 지금 하늘을 좀 보세요. 태양이 보이지요? 무슨 색입니까? 아! 금색이죠. 태양은 오래전 숭배의 대상이었으니 제가 귀하게 여겨진 건 그 때부터 아니었을까요? 뭐 실제로 귀한 것도 사실입니다. 지구를 벗어나면 거의 찾을 수도 없는 광물이니까요. 게다가 반짝이는 게 예쁘기 까지 하니 원. 그래서 그렇게 비싸신 건가요? 언제 어디서나 비싸신 것 같아요. 물론 제가 비싸지 않았던 적은 없습니다. 항상 귀하디 귀한 것들과 교환되죠. 후추가 귀하던 시절에는 후추와 교환되었고요. 현재는 아시다시피 달러와 견줄 수 있는 대표적 자산입니다.

Photo 정택

Art 왕한슬

하긴 금 모으기 운동을 할 때도 금을 모았지, 다이아몬드를 모으지는 않았네요. 네. 그때 얼마나 많은 백일 금반지가 쏟아져 나왔나요? 요새 다이아몬드로 결혼 예물을 맞춘다고들 하는데 아직 아기들 백일 반지는 저 ‘금’이 맡고 있어요. 다이아몬드에 밀렸다고 보기에는 좀 섣부르십니다. 좋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항상 좋은 위치에만 있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금은 욕망과 사치의 역사와 함께하지 않았나요? 금을 빼앗고 착취하는 것은 모든 전쟁의 일부이기도 하고요. 확실히 저의 역사는 욕망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금을 빼앗기 위한 혈투는 지긋지긋할 정도입니다. 전쟁에서 이기면 금으로 만들어진 사치품을 모두 빼앗아 가죠. 뺏고 빼앗고, 참 지치지도 않아요. 또 신대륙으로 사치품 착취를 위한 모험을 감행하기 일쑤였습니다. 금을 향한 탐욕은 참 오래되었군요. 지금도 보세요. 결혼하는데 금반지 안 끼면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연애할 때도 제가 꼭 필요한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저를 한번 사기 위해 얼마나 많이들 싸우고 고민하는지요. 도대체 왜들 그러는 건지.

괜히 화려하고 부티나시는 게 아니군요. 변치 않으면서도 멋지기까지 하니 다들 저를 결혼 예물로 쓰겠죠. 화가 클림트만 해도 그래요. 클림트가 괜히 저를 사용한 게 아닙니다. 이름부터 직설적인 <키스>라는 작품 한번 보세요. 남녀가 뒤엉켜 남근처럼 보이는 덩어리가 되었습니다. 외설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금으로 이뤄진 남근은 또 얘기가 다르지 않습니까? 위대한 회화 <키스>의 탄생은 바로 저 ‘금’의 효과가 큽니다.

본인에게 세속적인 측면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시는 건가요? 이 사람이 정말! 여보세요. 전 단지 ‘금’일 뿐입니다. 어떻게 보면 ‘노란색 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잘못이라면 반짝거린다는 것 정도랄까요. 오히려 되묻고 싶네요. 왜 저를 가지기 위해 서로 다투는 거죠? 제가 상당한 세월 동안 귀한 존재였던 이유도 사실 여러분이 계속 저를 원했기 때문이죠. 전 만들 수도 없으니 사람들은 더더욱 간절히 원하더군요. 지금도 무덤 속에 곱게 파묻힌 저를 얻기 위해 도굴꾼들이 끊임없이 관을 들춥니다.

예물 얘기가 잠깐 나와서 말입니다. 요즘은 다이아몬드 에 좀 밀리고 계신 거 같은데요? 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다이아몬드가 저를 뛰어넘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사람들은 항상 금을 만들어내고 싶어 했죠. 그 옛날 연금술사들 말입니다. 하지만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단 말입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어떤가요? 요새 인공 다이아몬드 구하는 건 일도 아닙니다. 연필심과 다이아 몬드는 한 끗 차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라고요.

그럼 도대체 왜 사람들은 당신을 갖기 위해 안달일까요? 믿을 건 ‘금’밖에 없다는 말 들어보셨는지요? 전 ‘귀한 물건’이라는 사람들의 믿음이 만들어낸 산물입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금’은 사람들에게 ‘귀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파라오나 황제들이 저를 얼마나 아꼈 습니까. 오래전부터 시작된 ‘귀하다’는 인식은 사라지지도 않고 계속 고착되어갔습니다. 어쩌면 전 별것 아닌 광물 일지 모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귀하다고 여기고 그런 인식은 지금까지 사라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사실 일상생활에서도 다이아몬드보다는 금을 더 많이 쓰죠. 그렇지! 뭘 좀 아시네. 다이아몬드는 한번 가공하면 재가공은 불가능합니다. 저야 녹이고 굳히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죠. 금목걸이가 질리면 녹여서 다시 금팔찌 만들면 되잖아요. 얼마나 활용도가 높습니까. 그러고 보니 당신이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에도 제가 있네요. 들고 있는 핸드폰에도 있고요.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지만 당신이 예쁜 건 사실입니다. 부정하지는 않겠습니다. 저도 언젠가 당신을 가질 수 있을까요? 글쎄, 돈을 벌면서 얘기하는 게 어때요? 전 비싸니까요.

65


Fe at ur e

여성의 순결, Editor 김연수, 이진수, 조은혜

은근녀 선허리 다알아 언젠가 술궁합

S#1

66

Art 이보배

해볼 건 은근 다 해봄. 누구보다 폭발적인 호기심 때문에 질문던지느라 바쁨. 사람은 식욕보다 성욕이 먼저. 홍콩 비슷한 곳 다녀온 후 믿음이 강해짐. 최고 많은 경험의 소유자. 그 경험이 사실 보고 들은 것이 전부라는 게 함정. 마음에 딱 맞는 ‘그’를 기다리는 순결주의자. 언젠가 ‘그’를 찾을 수 있기를. 대담 내내 술궁합이 중요하다 외침. 그러다 술궁합 맞아 잠들어버린 그녀.

S#2

S#3

너 해본 적 있어?

하룻밤 사랑, 괜찮아?

어떤 남자랑 하고 싶어?

은근녀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찬성? 반대? 간단하게. 다알아 난 반대. 선허리 너 반대? 나도 반대. 언젠가 난 살짝 찬성. 술궁합 나도 반대. 다알아 아 뭐야, 찬성이 너무 없어. 은근녀 그럼 내가 일단 찬성할래(웃음). (속삭이며) 여기서 안 해본 사람 있어? 언젠가 난 혼전순결 찬성이라니까. 다알아 나는 반대인데, 아직 안 해 봤어(웃음). 언젠가 아 뭐야! 찬성으로 와 얼른. 다알아 이것밖에 없어? 선허리 (민망해하며) 아, 여기서 그만할까? 다알아 괜찮아. 난 친구들의 연애상담을 주로 해주기 때문에 사례는 많아. 술궁합 혼전 순결은 손해야. 일동 왜? 술궁합 궁합이 중요하니까. 언젠가 나는 결혼할 사람이랑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직 그런 사람 못 만났어. 은근녀 살면서 오르가즘을 경험하는 여자의 확률이 10%밖에 안 된 데잖아. 다알아 진짜? 의욕 떨어지네. 은근녀 내가 아는 동생 중에 느껴본 애들한테는 내가 언니라고 부른다니까. 선허리 아, 부럽다. 난 좋다고 느껴지는 데 거의 1년이 넘게 걸렸어. 다알아 근데 기간이랑 상관없는 거 아니야? 선허리 상관없는데, 처음에 한다고 맞는 게 아니라 해보면서 잘 맞춰봐야 하니까. 다알아 아 근데 좀 불공평한 것 같아. 남자는 할 때마다 좋은 거 아니야? 은근녀 아냐 상황마다 느끼는 게 다르다던데. 다알아 그래도 기본적 기준치는 있잖아. 여자는 아예 못 느낄 수도 있는데. 선허리 맞아. 아프기도 하고. 술궁합 솔직히 나는 지금까지 하면서 오르가즘을 느껴본 적이 없어. 남자는 분명 좋아 하는데, 나는 그냥 ‘이거 왜하지?’이런 기분. 다알아 게으른 남자들은 여자를 위에 올린다던데. 일동 맞아! (격한 공감) 은근녀 (‘다알아’에게) 근데 너 진짜 안 해본 거 맞아? 언젠가 쟤 전문가야. 다알아 그냥 상담을 많이 해줬을 뿐이라고!

은근녀 원나잇 해본 사람? (한 명이 끄덕) 언젠가 그럴 줄 알았어. 다알아 눈빛에 다 보여. 술궁합 아 근데 원나잇을 하려던 게 아니고. 난 진짜 서로 좋아하는 건 줄 알고 했는데…… 선허리 남자들이 그러고 끝내 버린 거야? 술궁합 진짜 그 순간에 분위기에 취했던 거지. 다알아 여자는 진짜 분위기에 약한 대, 남자들은 그걸 몰라. 눈 한번 보고, 입술 한번 보고. 선허리 남자 나름이야. 오히려 하고 나서 잘하는 남자들도 있잖아. 다알아 근데 흔하지 않다는 거지. 술궁합 와, 그 남자들의 말발이 장난이 아니었어. 언젠가 거기에 넘어간 너 잘못이야. 술궁합 진짜 그 자식이 뭐라 했는 줄 알아. 내가 지금까지 좀 병신 같은 남자애들만 만났단 말이야. 진짜 병신들. 근데 그 원나잇한 걔는 ‘너가 지금까지 어떤 애들을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는 다르다’고. 언젠가 딱 봐도 사탕 발린 말이네. 선허리 아냐 이게 또 저 상황에 있으면 모른다니까. 술궁합 진짜 몰라. 걔가 얼마나 진실한 눈빛을 하고 그런 말을 했는데. 다알아 너 너무 순진한 거 아니야? 은근녀 너무 전형적이다. 다알아 내 친구도 그랬어. 걔는 소개팅으로 만나서 세네 번 정도 만났대. 고백받을 때쯤 되는 모텔에 가게 된 거야. 근데 그 이후로 남자가 가족을 만나야 한다느니 별 거지 같은 핑계 대면서 연락 끊었잖아. 걔는 맨날 멘붕되서 연락기다리고 학교 앞 찾아가고 심지어 여자는 처음이었단 말이야. 선허리 아, 마음 아프다. 은근녀 자의적인 거 든 타의적인 거든 혼전 순결이란 뚝심이 있었으면 그 남자랑 안 했겠지. 언젠가 맞아. 여자도 하고 싶어서 했을 거 아니야? 다알아 여자도 가끔 성욕이 넘칠 때가 있잖아. ‘굶주린 상태’ 같은 거? 근데 진짜 이럴 때는 사랑이 문제가 아니고 원나잇도 가능할 것 같아. 은근녀 내 친구는 오히려 마음이 없던 남자랑 원나잇한 이후로 감정이 생겼데. 그러면 별로 안 좋은 거 아닌가? 선허리 원나잇을 너무 많이 하면 성행위가 무슨 게임 같은 걸로 느껴지지 않을까. 다알아 박진영이 말했잖아. ‘섹스는 게임이다!’

언젠가 난 찬성의 관점에서 말할게. 거의 하기 직전까지 갔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이건 아닌 것 같다’라는. 그 ‘아니다’는 기준은 이 사람이 내가 믿고 결혼해도 되는 사람인지 아닌 지거든. 뭐 그런 의미에서 완전 혼전 순결 주의자는 아니고. 반 혼전 순결 주의자인 경우지. 다알아 근데 왜 그런 기준을 두는 거야? 언젠가 글쎄, 그냥 평생같이 갈 사람이니까 믿음이 더 가고. 은근녀 나랑 한 거 안 떠벌릴 것 같은 그런 사람. 언젠가 그리고 약간 남자에 대한 불신이 있어. 나를 좋아하는 게 아니고 여자가 좋아서 나한테 접근하는 게 아닐까 이런 생각. 실제로도 좀 그런 의도로 다가오는 남자들이 있었어. 은근녀 막상 꼭 자는 것까지도 아니더라도, 스킨십을 하고 나서 그 사람에 대해 정떨어지고 나면 후회하기도 하잖아. 술궁합 후회하지. 엄청. 은근녀 그런 상실감 피하기 위해서라도 혼전순결이 필요하지 않을까? 선허리 어차피 깨지면 다 후회해. 나중에 후회하는 일 많은데 순간에 충실해도 되는 거 아닌가? 다알아 혹은 속궁합이 안 맞는 다거나 그러면 그때 상실감은 어찌 할 거야. 은근녀 그렇다고 결혼생활 전체가 흔들릴까? 술궁합 이혼해, 이혼. 은근녀 정말 사랑하는 데도? 선허리 야, 이건 네가 죽을 때까지 맛있는 음식 못 먹는 거랑 똑같은 거야. 술궁합 근데 난 오히려 그 과정의 문제인 것 같아. 분위기랑 그 전 단계. 다알아 나 그런 경우 있었어. 소개팅 했는데 남자가 너무 괜찮은 거야. 와, 진짜 소개팅 10번 만에 광명이 비치는구나 했지. 그런데 집 갈 때 택시 안에서 내 손을 그렇게 쪼물딱대는거야. 언젠가 그래 그 느낌이라니까! ‘얘는 나를 여자라서 만났구나’. 술궁합 능숙한 남자가 좋아? 다알아 어수룩해도 노력할 수 있는 남자. 자존심만 강해서 자기 방식만 고집하는 사람은 싫어. 선허리 내가 커플 야동을 봤는데 여자가 아무리 아파해도 남자는 멈추지 않는 거야. 너무 아파하면 좀 안아주거나 사랑한다고 말 좀 해주면 안돼나. 은근녀 사정하고 난 직후의 행위로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대. 술궁합 최악은 바로 샤워하러 가는 남자. 선허리 남겨진 나 자신이 너무 짐승같이 느껴질 거 같아. 술궁합 배려해주는 남자가 최고지.


lk Ta

왜 지켜야 돼? 싶다가도 무시하기엔 마치 주홍글씨 같이 새겨진 순결. 생리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여성은 ‘순결’이란 이데올로기에서 한 순간도 벗어나지 못한다. 순결을 두고 누군가는 성스러운 것으로 여기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상처와 강요의 도구일 뿐이다. 순결은 정말 필요할까. 여기 2013년도를 살고 있는 여성들 에게 직접 묻는 자리를 마련했다.

왜 지켜야 해? 소녀는 늙지 않는다 TAKE3

S#4

S#5

S#6

혼전 순결 지키는 여자

남자도 혼전순결 지키나?

순결? 아니면 피임과 낙태?

은근녀 혼전 순결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우월감이 있는 거 같아. 선허리 아 맞아. 내 친구도 혼전 순결 안 지키는 애들은 더럽다고 생각한 데. 그런 애 앞에서는 무슨 얘기를 한마디도 못하겠더라. 은근녀 내 친구 중에도 모태 솔로가 있거든. 걔는 막 ‘키스 같은 거 어떻게 해? 더럽잖아’이러는 거야. 근데 그래놓고 막상 속으로는 외로웠나 봐. 술 취하니까 ‘난 왜 남자가 없을까?’하면서 울면서 하소연하더라. 다알아 열등감이네. 난 ‘진짜 불쌍하다’ 이런 생각 들던데. 언젠가 뭔 소리지? 다알아 그니까 나도 아직 안 자봤지만, 넌 그런 걸로 우월감이나 느끼다니 불쌍하다 싶다고. 은근녀 20대 초반까지는 우월감 많이 느끼지. 다알아 차라리 무서워서 못 자겠다고 하면 그러려니 하지. 근데 허세로 안 하는 애들도 있더라. 선허리 맞아. 꼭 순결 지키는 걸로 허세 부리는 애들 있어! 다알아 그니까. 그런 애들 보면 속으로 ‘진짜 불쌍하다’ 그래. 은근녀 우월감 느끼는 애들은 허세로 안 하는 경우가 많고, 정말 신념이 있어서 안 하는 애들은 ‘난 그냥 안 하는 거야’ 여기서 끝나는 거 같아. 선허리 내 주위 애들은 전부 배타적이던데. 이런 얘기 할 때 딱 사전에 ‘난 혼전 순결주의자야’ 하면서 뭔가 잘난 척하는 느낌? 다알아 열등감에서 비롯한 우월감 아니야? 술궁합 아니지. 남자 친구 있는데 안 하는 애들도 있잖아. 은근녀 무서워서 안 하는 경우도 많아. 선허리 순결이 정숙한 여자의 상징이라 그런 거 아냐? 다알아 내 친구는 그냥 하기 싫대. 남자 친구가 진짜 좋고 믿음 가고 그런데, 그냥 ‘그것’만은 하기 싫다고. 솔직히 나는 좀 이해 안 갔어. 은근녀 넌 지금까지 믿을만한 남자를 못 만난 거야? 언젠가 응. 그런 것 같아. 항상 남자가 다가와도 ‘쟨 여자가 없어서 나한테 이러나보다’하는 느낌이었어. 은근녀 남자들은 대체 왜 처녀성을 중요하게 생각 할까. 자기도 아니면서. 언젠가 그냥 자기 좋으라고. 평생 살 여자가 과거가 없었으면 하는 거지. 막상 자기 생각은 못하고.

다알아 선허리 은근녀 술궁합

은근녀 혼전순결이 여자를 지키는 방법이라는 얘기도 있던데. 선허리 난 그게 이해가 안 가. 왜 그게 여자를 지키는 거지? 은근녀 관계를 갖기 시작하면 여자가 임신할 수도 있으니까 보호한다는 뜻이지. 선허리 피임하려고 노력할 수도 있잖아. 은근녀 내 친구 중에는 실제로 ‘내가 임신시켜도 책임 질 수 있다’ 싶은 여자랑만 하는 경우도 있어. 다알아 근데 임신은 여자의 혼전순결보다는 남자가 순결해야 더 가능한 얘기 아니야? 은근녀 뭐 서로 지켜야지. 실제로는 여자한테 강요되는 게 사실이고. 선허리 그니까 여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순결을 강요하는 것 같다는 거지. 은근녀 그럼 낙태는 어떻게 생각해? 언젠가 낙태는 공동책임이니까 어차피 여자 혼자 비난받을 일은 아닌 거 같아. 은근녀 그런데 낙태를 하면 항상 여자가 더 욕먹는 건 사실이잖아. 언젠가 200% 손해지. 선허리 남자들은 또 콘돔 쓰는 걸 싫어하잖아. 그럼 여자가 더 책임감 느끼고. 다알아 난 피임방법 중에 여자가 피임약 먹는 거 진짜 싫어. 은근녀 임신테스트기하면 느낌 진짜 더러워. 선허리 너 해봤어? 은근녀 그냥 생리 날짜가 조금만 늦어져도 불안 하니까 자꾸 하게 되더라고. 콘돔 끼고도 임신하잖아. 느낌이 정말 기분 나빠. 다알아 으. 그럴 것 같아. 근데 우리 부모님 세대도 낙태를 한 경험이 한 번씩은 있대. 언젠가 그래 맞아. 사실 어쩔 수 없이 낙태하는 경우가 진짜 많아. 오히려 통계를 보면 결혼한 사람이 낙태하는 경우가 더 많다더라. 은근녀 미혼인 상태에서 낙태하면 더 죄의식을 느껴서 그런가? 다알아 근데 정말 피임은 약 먹어서 하지는 말자. 꼭 콘돔 끼는 남자 만나야지. 은근녀 어떻게 피임을 하느냐,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가 중요하지. 다알아 콘돔 끼는 게 가장 확실한 데 그걸 안 하겠다니? 그 정도도 안 하는 사람이랑은 난 하기 싫어.

다알아

술궁합 언젠가 술궁합 은근녀 언젠가

선허리 언젠가

다알아 은근녀

은근녀

선허리 은근녀 다알아 은근녀 다알아 은근녀 일동 은근녀 다알아 언젠가

다알아

은근녀

제일 좋았을 때 어땠어? 그때는 진짜 사랑한다는 말이 절로 나와. 아, 부럽다. 여자랑 남자가 스킨십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다르면 자주 싸운다며. 내 친구네 커플도 그래. 여자가 보수적이고 남자가 급진적인 경우인데 맨날 싸운 데. 남자로서는 내가 이렇게 원하는데 왜 안 해주냐 이거지. 근데 정말 남자 입장에서는 고문이야. 너 남자였어? 아니(웃음). 배우자는 처음이었으면 좋겠어? 나는 완전 혼전 순결주의자는 아니니까. 내 생각을 상대방에게까지 강요하고 싶진 않아. 나는 안 했고 상대방은 한 것을 억울하게 생각하는 애들도 있더라. 근데 나는 어차피 내가 결혼할 사람하고‘만’ 해야지 이건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억울하진 않을 것 같아. 처음이든 아니든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한숨)아 맞아. 내 첫 경험 상대였던 남자 친구도 처음이었는데 진짜 너무 못했어. 하다가 안보여서 안경 찾더라니까. (일동 경악) 지금 생각하기엔 그저 처음이니까 좋은 추억이다, 하면서 넘기지만 이게 만약 첫날밤이었는데 그랬어봐. 아…… 그건 로맨스가 아니라 개그인데? 심지어 쓰면 눈 핑핑 돌아가는 안경이었어. 남자 중에도 혼전 순결 지키는 사람 있을까? 있데. 기독교 이런 데만 있을 것 같은데. 하긴 남자들 안마방도 자주 가잖아. 진짜 싫어. 근데 안마방 가는 남자랑 혼전 순결 안 지키는 여자랑 비슷하지 않아? 야! 그건 다른 거지. 나 아는 오빠가 안마방 갔다는 얘기 듣고 진짜 충격받았거든. 근데 남자들은 나한테 왜 이해 못해주느냐고 하는 거야. 그냥 심심하면 가는 곳이라는 거지. 개념이 아예 다른가 봐. 근데 매춘은 엄연히 다르지. 원나잇은 서로 합의하고 좋아서 하는 거지만 안마방은 돈을 주고 욕구를 푸는 거잖아. 그건 완전히 차원이 다르지. 그래도 안마방 다 가는데 뭐.

아무도 모른다. 우리 여성들이 왜 순결을 강요 받아 왔는지. 대담을 통해 숨겨뒀던 우리의 이야기를 꺼내놓았고, 알 수 있었다. 몸의 ’순결’이란 가치가 조금은 옛것이 되었다는 점을. 왜 순결을 지켜야 하는지 모른다면 굳이 찝찝해하지 말자. 차라리 더 아름답게 사랑을 나누기 위해 나에게 맞는 남자를 찾는 편이 더 낫다.

67



e r u t a e f

라 오 스 낡 , 음 의 일상 금 쪽 미 학 의감 같 사 은 과 각 는 내 을 나 의 금 깨 이 새끼 빨 우 미 다 간 다 미 를 남 딱 자 지 지 는 켜 내 줄 줘 햄 까 몸 ? 버 에 금 거를 긋 기 먹는 다


Fe at ur e

일상의 모든 것이 무의미해지는 때가 있다. 친구들의 배려가 고맙지 않 고, 가족의 관심이 답답해지는 나날들. 모든 관계가 땅 속으로 꺼져가는 느낌의 연속이었다. 그 시간들을 보내다 결국 떠났다. 혼자 새로운 곳에 도착했다. 평온하다 못해 지루하기까지 한 라오스에. 철저히 사람에게 의지해야 하는 낯선 땅에서 잊고 있던 일상 속 ‘사람’ 들에 관한 감각을 조금씩 일깨웠다. Editor 조은혜

70

Art 김희망

라오스, 1월 20일 첫 째날이다. 두껍게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옷을 입었다. 호텔 문을 열려 하는데 조금 떨렸다. 두 번쯤 침대에 앉았다가 다시 일어났다. 이 방만 나가면 모르는 사람 뿐인데, 괜찮을까. 지도를 움켜지고 밖으로 나왔다. 듣던대로 도시 비엔티안은 조용 했다. 곳곳에 사원이 많아서일까 단정하고 평화로운 느낌이 묻어났다. 먼저 과일주스를 한 잔 마시기로 했다. 파인애플 주스 한 장에 만 2천 킵(라오스의 화폐 단위)이었다. 쪽쪽 빨며 돈을 꺼냈다. 응? 만 1천 킵 밖에 없다. 주스를 내려놓아야 하나 싶은데, 주스 파는 어린 소녀가 웃으며 그냥 가라한다. 공짜 라면서 쿠키도 두 개나 쥐어준다. 견과류가 섞인 쿠키 를 씹으며 나오는데 긴장이 조금 풀린다. 20분 거리의 사원을 걸어 가는데 뚝뚝(현지 교통수단)에 타고 있는 사람, 노점 장사하는 사람, 그냥 앉아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괜히 움츠러든다. 내가 정말 타국에 와 있다는 게 실감난다. 땅을 한 번 보고 앞을 한 번 보고 그러다 지나가는 라오스 청년과 눈이 마주쳤다. 나를 보고 웃기에 나도 웃었다.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다. “사바이디(안녕하세요).” 똑같은 인사말이 돌아온다. 신이 나서 눈이 마주치기만 하면 ‘사바이디’라 말했다. 누구에게 말을 걸든 사랑 스러운 웃음이 돌아온다. 인사말 한 마디일 뿐 인데 마음이 충만해진다. ‘안녕하세요’ 한 마디에 이렇게 웃음이 넘치니 처음 보는 사람도 친근해진다. 그렇지. 마음이 오고가는 건 정말 한 순간이지.


ip Tr

일상의 감각을 깨우다 1월 22일 짧은 비엔티안에서의 여행을 끝내고 오전 11시 차를 타고 방비엥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5시간이나 타야하는 현지 고속버스의 모습이 뼈다귀만 남은 생선같다. 의자는 부서져있고 창문은 열리지도 닫히 지도 않는다. 커튼이라고 달려있는 천조각들은 그나마도 고속도로에서 다 날아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옛날 ‘버스양’같은 청년이 함께 탔다. 그런데 이 버스 11시가 지나도 출발하지 않는다. ‘버스양’ 청년 이 결국 버스에 승객들로 가득 채우고 나서야 뼈다귀 버스가 삐그덕댄다. 무슨 짐들은 그렇게 많이 가지고 타는지 짐칸으로도 모자라 좌석 사이의 공간도 짐으로 채워졌다. 뒷자석에 앉은 나는 졸지에 5시간 동안 밖으로 나갈 수 없게 되었고. 버스가 출발하자 ‘버스양’청년은 바빠졌다. 목적지는 방비엥 이지만 원한다면 중간 중간에 세워도 되는지 한 명 한 명씩 승객들이 내린다. 원한다면 집앞까지 데려 다주는건 기본옵션. ‘버스양’청년은 자고 있는 사람 깨워 ‘내려야 된다’고 말해주는 것은 물론 승객들이 갖고 탄 짐들을 다 기억하고 알아서 척척 내려 준다. 어떻게 이리 기억을 잘하는지 다 비슷해보이는 짐들 중 내리는 승객 짐만 쏙쏙 골라낸다. 신통하다. 그렇게 5시간을 지나 ‘버스양’ 청년이 나를 부른다. “여기에 너가 찾는 게스트하우스가 있을 거야. 내려.” 내 배낭까지 내려준 후 버스는 떠났다. 승차역 을 알리는 녹음된 사람소리도 승차벨도 없었지만 라오스에는 ‘버스양’청년이 있으니 충분하다. 고마워, ‘버스양’청년. 1월 23일 괜히 아픈 날이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뒹굴거렸다. TV에서 K-POP이 끊임없이 나오고 여기가 한국 인지 라오스인지 모르겠다. 아무 생각 없이 보는데 갑자기 황당하다. 내가 왜 여기서 저 노래를 듣고 있는거지? 대충 씻고 나갈 준비를 하니 벌써 오후 3시 다. 욕심 내지 않고 도시를 서서히 구경하기로 한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보니 강가에 닿았다. 밖에 나오니 내가 마치 서양에 여행 온 기분이다. 방비엥에 서양인들이 많다더니 진짜였나보다. 강 주변에 오자 온통 튜브를 들고다니는 서양인들 뿐이다. 그것도 주요부위만 가린 채. 노출이 거의 없는 라오스 사람들 옆에 거의 다 벗은 서양인들이라니! 무언가 어긋나보인다. 노점에 앉아 요기를 하고 있는데 역시 저 멀리서 주요부위만 가린 서양남자들이 물을 뚝뚝 흘리며 걸어온다. 내 앞에 앉아있던 라오스 아주머니는 그 모습이 우스운가보다. 마치 응원하듯 환호하시더니 깔깔거리며 웃으신다. 괜시리 나까지 웃음보가 터졌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웃기 시작한다. 옆자리에 할아버지도, 팬케이크 파는 소녀도. 수영복 입은 서양남자들만 묵묵히 지나 간다. 그냥 함께 웃었을 뿐인지만, 그 웃음은 마치 징표 같았다. 아직은 이 거리가 그들의 것이 아닌 이들 의 것이라는 상징말이다. 괜한 안도감이 든다.

1월 25일 미니밴을 타고 루앙프라방으로 넘어왔다. 7시간 이나 걸렸고 산을 여러번 오르내린 탓에 속이 뒤엉켜 져 버렸다. 생각보다 쉽게 숙소를 찾고 믹스커피 한 잔 마시고 나니 어느새 저녁이다. 어슬렁어슬렁 걸어 나왔다. 큰 도로에 야시장이 한창이다. 대충 과일 로 저녁을 대신하고 한 번 둘러보기로 했다. 라오스 특유의 패턴으로 이뤄진 온갖 수공예품이 한가득 이니 마음같아선 다 사고 싶다. 그 중 아주머니가 팔고 계신 팔찌 하나가 유독 마음에 들었다. 가격을 물으니 대략 7500원정도란다. 살까말까 망설이니 가격이 조금 내려간다. 5000원! 당장 사야겠지. 팔찌를 채워주시며 아주머니는 오늘 운이 좋다는 말을 계속 하신다. 순간 ‘아, 내가 진짜 비싸게 산거 구나…….’ 싶다. 억울한 마음이 드려는데 아주머니, “오늘 너를 만나서 정말 행복해, 고마워”라며 웃으시는 거다. 차라리 말씀을 마시지 싶다가도 이상하게 화가 안난다. 어디서 그렇게 예쁘게 웃는 법을 배우 셨을까. 웃음 한 번에 모든 황당함과 억울함이 날아가버렸다. 사랑하는 여자를 보는 남자의 심정이 이럴까 싶다. ‘그래요. 아주머니 한 분 행복해 지셨다니 다행입니다.’ 1월 27일 내일 비엔티안으로 돌아가는 야간버스를 예약하러 호텔 로비에 갔다. 그런데 이 호텔 로비 직원(알고 보니 호텔 사장의 아들이더라), 첫 날부터 지금까지 참 무례하다. 이틀 전에 빨래를 맡겼는데 계속 잊어버려서 결국 그대로 돌아오지를 않나, 그러면서도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다. 그 정도는 그러려니 했는데 버스표를 예약하면서 결국 일이 터졌다. “내일 야간버스 예약하려 하는데요.” 말을 꺼냈는데도 쇼파에 누워 일어날 생각을 않는다. 두 번 정도 지금 예약하고 싶다고 하자 그제야 일어난다. 가격을 지불하는데 내가 5000킵 정도를 적게 낸 모양이다. 갑자기 “5000킵 더 내라고요.” 라며 소리를 지른다. 순간 나도 울컥하지만 좋게 끝내고 싶어 참았다. 지불하고 나자 호텔에서 터미널까지 누군가 나를 픽업할 거라고 한다. 난 자연스레 “픽업은 언제 오는 데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그 직원, “내일.” 이런다. 와, 지금 내일인 거 모르는 사람도 있나? 결국 난 화를 주체하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말았다. “몇 시 냐고 물어본 거 잖아요!” 방으로 들어와서도 화가 넘쳐흘러 어찌할 바를 몰랐다. 사랑스럽게 웃는 사람 들이 너무 많아 잠시 잊고 있었다. 어딜 가나 무례한 사람은 있다는 사실을. 여행에 항상 낭만만 있지는 않다는걸 인정하고 나니 편안하다.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일어났을 뿐이니까.

1월 29일 저녁에 비행기를 타야 한다. 나는 비엔티안으로 다시 돌아왔고, 천천히 돌아다니기로 했다. 야간버스 에서 만난 친구 한 명과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맡기고 나왔다. 누군가 “안녕하세요.” 한다. 한국인 중년 아저씨다. 오늘 처음 비엔티안에 왔다면 같이 구경하자 하신다. 뭐 나쁠 것 없으니 그러자고 했다. 그런데 이 아저씨, 계속 ‘짝퉁’ 가게를 찾으 신다. 동남아시아에 으레 있을 법한 가짜 명품 가게 말이다. 괜한 흥미가 생긴다. 대체 라오스 ‘짝퉁’ 가게는 뭐가 그리 대단하길래. 아저씨는 한국인만 만나면 물었다. “여기 유명한 ‘짝퉁’ 가게는 어딘 가요?” 라오스 사람들은 모르고 한국 사람들은 안다는 그 ‘짝퉁’ 가게들을 결국엔 찾았다. 예상대로 가게 앞에서 무수히 많은 한국인을 만났다. 그렇게 ‘짝퉁’ 가게를 둘러보고, 흥정하는 걸 구경했다. 숙소로 천천히 걸어오는데 내가 은근히 재밌는 시간을 보냈다 는 걸 알았다. 솔직히 난 ‘짝퉁’ 가게를 가는 것도 싫어하고 한국인이 몰려다니는 것도 싫어한다. 그런데 오늘 하루 모든 시간이 즐거웠다는게 신기했다. 라오스에는 경악할 정도로 신기한 일은 없다. 소소한 일상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일상이 외국인인 내겐 신기했고, 그들이 지어보인 모든 웃음이 아름다 웠다. 이 모든 자질구레한 일이 어느새 내 감각을 깨운 모양이다. 진심으로 웃는 일이나 남을 인정하는 일 같은 너무나 당연한 일에 관한 감각들이 말이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언제까지 이 감정이 지속될지 는 모른다. 아마 한 달도 못 갈 수 있다. 그래도 다행이다. 다시 일상이 지겨워 질 때쯤 이 곳, 라오스를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평범하기만 했던 일들이 한 없이 특별해지던 많은 순간들을 보았으니, 내 작디 작은 일상도 남달라질 수 있겠지.

71


Fe at ur e

낡음의

서촌 한옥마을 경복궁역 4번 출구로 나와 경복궁 담벼락을 따라 걷는다.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진 자리에 그림으로 생명을 불어넣은 벽들을 만날 수 있다. 관광 코스를 따르는 것보다는 그냥 발길 닿는 대로 걷는 걸 추천한다. 코스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골목길 사이사이를 돌 때마다 마주치는 예상 밖의 풍경이 반갑기 때문이다. 서촌 한옥 마을은 옛 것과 오늘날의 것이 적절히 조화되어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건물이 지나온 세월이 보이는 듯하다.서촌 한옥마을을 거닐 때는 이렇듯 여유가 가장 중요하다.

답십리 고미술 상가 답십리역 1, 2번 출구로 나오면 이정표가 보인다. 5, 6동 허름한 건물 두 채에 1층만 상가다. 생각보다 넓지 않다. 상가들은 중국과 한국 미술품을 취급한다. 요즘은 사람들이 화려한 것을 찾기 때문에 중국 미술품을 취급할수록 장사가 더 잘된다고 한다. 하지만 내 눈에는 화려한 색상의 중국 미술품보다 한국 것이 아름답다. 사진 찍을 땐 항상 양해를 구해야 한다. 박물관에 넘길 미술품들은 희소성이 중요 하므로 촬영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수놓은 베개들은 각각 사연에 따라 값이 틀리다. 신사임당의 마을에서 나온 베게는 특히 값이 매우 나간다고 한다.

72


o ot ph

미학

y sa es

금이 간 벽이 어색하지 않은 곳들이 있다. 3,800원짜리 아메리카노만큼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값을 따질 수 없는 서울의 묵은 맛을 보여주는 곳. 세월의 담벼락을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낡음의 미학에 한껏 취해있는 자신을 만날 수 있다. Editor 김연수

Art 이보배

문래동 예술촌 문래역 7번 출구로 나와 직진하면 금세 문래동 58번지 골목에 발이 닿는다. 낮은 2층짜리 건물들로 이루어진 이 골목길에 주로 1층은 철강소, 2층은 예술가의 공간이 차지하고 있다. 혹자는 주중에 가면 철강소가 열려 있어 구경하기 좋지 않을 것이라 했다. 하지만 철과 철이 부딪히는 맑은소리와 철강소의 낯선 풍경이 구경꾼을 신세계로 이끈다. 철강소의 풍경에 넋이 나가 있다가 곳곳에 보이는 예술 가들의 흔적으로 정신이 깬다. 회색 벽과 철에 스며든 예술은 이곳에서 예술가들과 철강소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데이트를 위한 이들에게는 조용한 주말이 좋겠지만 뚜벅이들에겐 주중을 더 추천한다.

동대문 연예인 아파트 동묘앞 7번 출구에서 내리면 눈에 확 띄는 건물이 하나 있다. 1960년대 초호화 아파트였던 동대문 아파트. 당시 연예인이 많이 살았다 하여 연예인 아파트라는 별명이 붙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ㅁ 자의 독특한 구조로 내부에 들어가면 공동 마당을 볼 수 있다. 공동마당에는 갖가지 빨래들이 널려 있다. 공동 마당에서 올려다본 하늘. 빨랫줄이 하늘에 의도치 않은 수를 놓는다. 세월을 이고 헤진 건물과 그 옆의 초호화 건물이 주는 대비가 묘하게 다가온다.

73


Fe at ur e

금쪽같은

누구보다 좋은 나의 연인 그녀의 애인은 조인성이고 조승우이다. 영화 <클래식> 의 이야기다. 손예진은 한 세대를 지나도 여전히 손예진 이었지만 그녀의 애인은 조승우에서 조인성이 되었다. 두 손예진은 두 번 모두 충분히 매력적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다른 점이 있다면 과거의 손예진은 조승우와의 사랑에 실패하지만, 현재의 손예진은 조인성과 이뤄진다 는 것 정도? 연애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손예진이란 배우에게 엄마와 딸이라는 1인 2역을 요구하며 새로운 효과를 거둔다. 마치 딸이 엄마의 못다 이룬 사랑을 대신 이룬다는 느낌을 주는 것 이다. 별개의 사랑이었을 뿐인데 말이다. 그럼에도 관객에게 두 손예진의 사랑은 꽤 낭만적으로 느껴진다. 엄마의 지난 사랑을 딸이 운명처럼 되풀이하는 내용은 클리셰에 가까운 소재인데도 말이다. 이 코드가 계속 먹히는 데는 사실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 이 있다. 엄마의 인생을 딸이 따라가기 마련이라는 옛 이야기 덕이다. 옛이야기라기엔 생생하게 살아숨쉰다는 게 함정이다. 우리 사회가 아직 가부장제 아래 위치한다는 전제 하에 엄마의 역할은 어떠한가. 실생활에 밀접히 뒤 따르며 딸의 일상 전반에 퍼져있다. 게다가 엄마는 딸에게 있어 가장 가까운 ‘여성’이다. 성 정체성이 완전해 지기 이전부터 볼 수 있는 ‘여성’의 전형이다. 엄마가 갖춘 성 역할이 옳은지 그른지와 관계없이 엄마는 딸이 ‘여성’이란 모델을 받아들이는 첫 번째 통로인 셈이다. 엄마에게 딸이란 존재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많은 부모가 사랑이란 이름 아래 자신이 이루지 못한 조건을

74

자식에게 강요한다. 여기에 모녀관계에는 한 가지가 더 추가된다. 엄마와 딸은 ‘여성’이란 동일한 사회적 성 역할 을 부여받는다. ‘여성’이란 성 정체성 덕에 갖지 못한 욕망을 실현하기에 딸은 참으로 적당한 동반자가 되어 준다. 결국 딸은 엄마에게서 자신의 미래를 보고, 엄마는 딸에게 자신의 과거를 투영한다. 서로 다른 의미에서 서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은 상당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 하기 마련이다. 보살피고 보살핌을 받으면서 엄마의 경험을 공유하고 감정을 나누는 것이다. 당신이 아닌 다른 것의 존재 세상 누구보다 친밀한 모녀는 대부분 아름다운 관계로 치부된다. 마치 하나의 성역처럼 견고해야 할 것만 같다. 독일의 여성 작가 엘프리데 옐리넥은 이 아름다운 관계에 해부의 칼날을 들이댄다. 그녀의 대표적인 소설 <피아노 치는 여자>를 살펴보자. 소설은 엄마와 딸이 어떻게 서로 구속해 가는지를 보여준다. <피아노 치는 여자> 속 엄마와 딸은 연인을 넘어 마치 부부 같다. 같은 침대에서 생활하고, 서로의 일과를 모두 공유한다. 다소 과한 스킨십은 덤이다. 아빠란 존재는 딸 에리카가 태어난 순간부터 없었다. 두 사람에겐 오로지 서로가 있을 뿐이다. 엄마는 에리카가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 이길 원했고, 에리카는 뛰어난 피아니스트가 되는 데에 성공한다. 여기까지는 나쁘지 않다. 문제는 다음이다. 에리카는 여기서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 피아니 스트로 사는 삶과 엄마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남자와의 연애에서도 다소 변태적인 성관계를 갖는 것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한다.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결국 에리카는 엄마 곁에서 사는 삶을 사는 것으로 소설은 끝이 난다. 에리카의 삶은 엄마의 욕망에 고착된 채 그냥 그렇게 머무르는 셈이다. 사실 작가의 실제 삶도 에리카와 다르지는 않다. 그의 지인은 인터뷰를 통해 ‘옐리넥이 엄마에게 복종하는 존재’라고 밝혔을 정도다. 에리카와 엄마의 관계는 구속하는 데에 집중한다. 그 둘은 결국 분리되지 못한다. <피아노 치는 여자>는 절대 나누어질 수 없는 두 사람의 모습에 주목하며, ‘아름다운 모녀 관계’의 허상을 폭로한다. 때문에 에리카와 그의 엄마가 보여준 것은 충격적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딸이 아주 어린 아이일 때에만 가능한 종속적인 관계가 딸의 모든 일생을 지배한다. 중년의 여인 에리카는 여전히 엄마에게 6살 꼬마고, 보살핌을 받아야 하는 존재이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를 상상해 보기로 하자. 만약 에리카가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알았다면 어땠을까. 피아니스트인 그녀가 실제로 피아노가 아닌 다른 것을 하고 싶어 했다면 어땠을까. 아니면 진정으로 사랑을 나눌 남자가 있었다면? 가정일 뿐이지만 많은 것이 달라 졌으리라는 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 모든 가정은 엄마로부터 독립할 기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공교롭게 도 평범한 딸들은 쉽게 이 기회를 갖는다. 그리고 서서히 엄마와 이별할 준비를 시작한다. 지루한 싸움의 시작점 고등학교 시절 여자인 친구가 처음으로 남자 친구를


mn lu o C

내새끼

엄마는 공주 같은 딸을 꿈꾼다. 딸은 여왕님 같은 엄마를 따른다. 설사 여러분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지라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떠한가. 모녀 사이에는 많은 집착과 싸움이 있다. 서로가 일상을 공유하는 수준은 남편, 남자친구보다 더할 때도 있다. 연인과는 달리 영원히 헤어지지 않을 뿐. 모든 딸의 영원한 연인, 엄마와 의 관계를 이야기해보자. Editor 조은혜

사귀고, 엄마와 갈등을 빚었다고 했다. 엄마가 서운해 한다는 것이다. 엄마는 ‘나에게 말하지 않아서’라고 했고, 딸은 이해하지 못했다. ‘딸의 연애이고 딸만의 감정일 뿐인데 둘이 왜 싸우는 걸까’싶지만 그냥 흘려듣기에는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여성이 꽤 많다. 물론 사춘기가 오고 엄마와 딸의 갈등을 잦아진다. 많은 엄마는 ‘딸이 사춘기이기 때문’이라고 단순화해버린다. 그럼 딸의 입장은? 당연히 다르다. 호르몬의 변화로 감정이 변덕을 부리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딸은 나이가 들수록 엄마의 취향, 욕망으로 부터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동안 자신의 욕망이라고 여겨왔던 많은 것으로부터 자유롭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엄마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게 되는 명확한 징표는 딸의 연애다. 엄마는 공유할 수 없는 감정을 딸만 느낄 수 있다. 본능적으로 연애라는 감정에 눈을 뜨고 딸은 스스로의 욕망에 충실할 기회를 가진다. 더불어 그동안 한 몸처럼 많은 것을 공유했던 사이는 달라질 일만 남았다. 딸이 남자를 만난다 해도 엄마와 딸은 쉽게 분리되지 않는다. 성인이 되면서 많은 엄마들은 딸에게 ‘많은 남자 를 만나보라’고 조언한다. 진정한 사랑을 하라는 엄마는 생각보다 찾기 어렵다. 연애를 많이 해봐야 한다는 조언은 대부분 딸의 결혼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더 좋은 인품, 조건을 갖춘 남자를 찾으라는 압박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좋은 남자의 기준은 엄마가 정한다.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와 같은 드라마는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혜윤의 엄마 들자가 딸의 결혼에 집착한 것은 우연이 아니란 말이다. 들자는 남편이 가난했고 일찍 사별했고, 그래서 힘들었다. 이는 엄마가 ‘여성’으로서 좋은 남자를

만나지 못한 한이다. 이 때문에 딸은 조건 좋은 남자를 만나 사회적 지위를 높이기를 바란다. 이러한 성 역할이 옳아서가 아니라 그저 엄마의 욕망이다. 그리고 대다수 엄마들이 극 중 들자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렇기에 딸의 연애와 결혼은 참으로 힘들다. 그동안 모델이 되었던 ‘여자’ 엄마와 다른 무언가를 만들어가야 한다. 내 욕망은 엄마와 다르다는 걸 끊임없이 되풀이해야 한다. 이 거대한 싸움의 원동력은 딸 스스로이다. 될 때 까지 싸우든가 아니면 엄마를 받아들이든가. 결국엔 달라져야해 엄마와 이별하는 과정은 매우 어렵다. 많은 것을 인정 하고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엄마가 보여줬던 성 역할이 딸 본인과 다름을 이해하는 단계에 접어든다.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게 당연해진 시대라지만, 가까운 사이일수록 쉽지 않다. 모녀 사이에선 유독 ‘다름’이 ‘틀림’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난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는 대사는 가족드라마의 대표문장이다. 그동안 듣고 보았던 엄마의 모습이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딸은 변하겠다고 다짐 한다. 하지만 엄마가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기는 힘 때문에 딸의 변화는 늘 쉽지 않다. 딸 역시 단번에 엄마로부터 독립하는 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배신한 것 같다. 엄마의 욕망을, 엄마의 삶을 거부한 것처럼 느껴진다. 마치 없어질 듯 다시 돋아나는 딱지처럼 그에 대한 죄책감이 다시 붙고 또 다시 붙는다.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 속에서 주준영이 가진

Art 왕한슬

트라우마도 엄마였다. 늘 다른 남자를 만나고 아빠를 속이던 엄마의 모습에 질릴 대로 질려버린 상태였다. 어릴 적에 엄마의 잘못된 행동을 본 이후 그녀 자신은 엄마와 달라지기를 바랐다. 그럼에도 준영은 어느 순간 엄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엄마 주위를 맴도는 자신을 보았다. 앞선 사례 <피아노 치는 여자> 속 에리카와는 달리 그녀는 엄마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행동을 옮긴다. 자신의 모습에서 겹쳐 보이는 엄마를 확인하고 그의 연인과 트라우마를 공유한다. 엄마를 이해하지는 못했지 만, 엄마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자신을 인정한다. 이러한 인식은 극 중 준영이 새로운 정체성, 삶의 지표를 찾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된다. 그렇게 엄마와 헤어진다. 엄마와 딸이 더 이상 하나가 아니라 해도 좋다. 그들의 관계는 영원한 결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연인과의 사랑과는 또 다르기에. 단지 다른 사람 두 명이 만나 서로가 서로의 공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균형을 맞추는 것 뿐이다. 환상 속의 완벽한 모녀관계는 없다. 악다구니가 반복되는 싸움과 엄마로 돌아가는 끈질긴 관계만이 존재한다. 중요한 건 딸 스스로 자신의 욕망이 엄마의 욕망과는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이다. 혹여 자신에게 서 끊임없이 엄마가 비춰 보인다면 과감히 인정해라. 그리고 원치 않는 엄마의 욕망을 대신할 자신의 진짜 욕망을 찾는 데 집중해라. 엄마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 대 성인으로서 관계의 평형을 이루는 과정이 되어 줄 것이다. ‘꿈 속의 연인’은 아닐지라도 싸우느라 지친 모든 모녀관계를 응원한다.

75


Fe at ur e

사과는 뱀이 이브에게 선악과를 내민 순간, 인류는 최초의 시험을 치른다. 이후 후손들은 이 역사적인 순간을 묘사하는 데 있어 새빨간 사과를 쥐고 있는 요망한 이브를 상상했다. 하지만 성경에는 선악과가 ‘동산 가운데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 열린 과일로만 기술되어있을 뿐 어떤 과일이라는 구체적 명시가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과가 금단의 열매라 오인당하게 된 걸까? 이에는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성경 번역 과정에서 생긴 오류때문이라 주장한다. 히브리어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 하는 과정에서 우연히도 ‘악’을 뜻하는 라틴어 ‘malum’이 사과의 철자와 같았다. 이 때문에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이 성경의 선악과를 사과로 오독, 선악과의 자리에 사과를 그려 넣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사과의 붉은색을 근거로 제시한다. 예로부터 붉은색은 유혹의 상징이었다. 따라서 화가들이 ‘이브를 홀릴 만큼 치명 적으로 유혹적인’ 선악과를 표현하기 위해 붉은색의 동그란 과실을 상상하여 그려 넣었는데, 이것이 후에 사과로 보이게 됐다는 주장이다. 사실 둘 중에 어떤 주장이 맞든지 간에 사과가 선악과라는 우리의 굳건한 믿음은 흔들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사과가 떠난 선악과의 빈자리는 어떤 과일이 채울 수 있을까. 댄 쾨펠의 저서 『바나나』에서는 선악과가 바나나라는 주장이 소개돼있다. 왠지 피식 웃음이 나오지 만 서도 바나나의 학명에 의거하여 꽤 여러 명의 학자가 지지하는 주장이라고 하니 앞으로는 바나나를 쥐고 있는 이브가 익숙해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사과는 몸에 좋다. 사과에 함유되어있는 펙틴은 장운동을 도울 뿐만 아니라 비타민 C는 우리의 피부를 좋게 하고……. 사실 ‘아침에 먹는 사과는 금’이라는 말도 있을 정도인데 구구절절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사과가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마법의 과일 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과는 네거티브 칼로리, 또는 ‘콩글리시’로 ‘마이너스’ 칼로리로 분류되는 음식이다. 칼로리 표기 앞에 ‘-‘가 어떻게 붙느냐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가능하다. 이 음식들은 자체가 가진 열량보다 소화하는 데 소모 되는 칼로리가 더 크기 때문이다. 먹을수록 살이 빠지는 음식이라니, 365일 다이어트로 고뇌하는 이들에게 한줄기 빛 같은 소식이다. 더욱 기쁘게도 네거티브 칼로리 음식의 종류는 상당히 많다. 셀러리, 콩, 양배추, 오이 등 잡다한 채소들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닭 가슴살, 참치, 오징어, 귤, 수박, 멜론, 복숭아와 같이 의외의 음식들도 포함되어있다. 흔한 인터넷 뉴스 배너의 광고문구가 아니라 정말 ‘먹으면서 빼는’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네거티브 칼로리 음식으로 구성한 식단만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실제 에디터도 지난 여름, 더위만큼 치열했던 다이어트 시기, 복숭아를 맘껏 먹고도 살 빼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맛있는 음식들을 먹으면서 살을 뺄 수 있다니, 역시 세상은 살만하다.

애플 사의 로고에 관한 유언비어를 들어보신 적 있는지. 단순해 보이는 이 베어먹은 사과가 독극물을 주입한 사과를 먹고 자살한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을 기리기 위함이라는 소문이다. 안타깝게도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음모론자들의 오지랖으로 판명났지만 앨런 튜링의 비극적 삶은 이러한 유언비어를 낳기 충분하다. 1912년 런던 출생의 앨런 튜링은 어릴 적부터 소위 ‘천재’였다. 이미 그 시대에 인공 지능을 구상하여 현대 컴퓨터의 시초라 불리는 ‘튜링 기계’를 설계했으며 그가 개발한 ‘튜링 테스트’는 현재까지 인공지능 컴퓨터 실험에 쓰이고 있다. 이에 컴퓨터 공학계는 튜링의 위대한 업적을 기려 컴퓨터 공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제정 하여 수상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앨런 튜링은 암호 해독가로서 세계 2차대전 당시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가 만든 암호 해독기로 열세였던 연합군은 전세를 역전, 최종 승리를 거둔다. 그러나 당대 최고의 수학자이자 전쟁 영웅인 이 남자는 이후 비극적인 삶의 행로를 걷는다. ‘동성애자’였기 때문이다. 당시 영국에서 동성애는 법적으로 금지돼있었다. 그가 동성애자라는 것이 우연히 경찰의 귀에 들어가면서 그는 ‘성 문란죄’로 법원에서 화학적 거세형을 판정받는다. 이후 그는 주입받는 여성호르몬 때문에 점점 변해가는 몸을보며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다. 그리고 마침내, 극단적 선택을 하게된다. 생전 디즈니의 백설공주를 좋아했다던 그는 독극물을 주입한 사과를 베어물어 상징적 죽음을 택한 것이다. 빛나는 업적을 이뤘음에도 이런 기묘한 죽음 때문인지 그의 존재는 영국 정부의 외면 아래 20년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다. 참 기구한 운명이다.

76


mn lu o C

금이다

사과는 금이다. 성화에 선악과로 강림하사 수세기 동안 금(琴)단의 상징이었으며 영양상, 영향상 가치는 금(金)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 언어적으로 발화된 사과조차 사람간의 관계에 빗금으로 작용한다. 이렇듯 사과는 어느새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 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 사과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기는 한 걸까? Editor 김연수

Photo 정택

Art 김희망

‘사과로 파리를 정복하겠다’고 당돌하게 외치는 시골 뜨내기가 있다. 폴 세잔, 사과 같은 조그마한 정물화를 그리는 화가 주제에 포부가 너무 큰 거 아닌가 싶다. 세잔은 후기 인상파시대 화가이다. 당대 인상파 화가들은 빛의 변화에 따라 사물의 변화를 포착하는 것에 주목했다. 하지만 세잔은 평면에 완벽한 ‘현실’을 담아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대신에 완벽한 ‘사과’ 자체를 그리기 위해 노력했다. 세잔이 그린 사과를 보면 현실 속 사과라고 보기 어렵다. 사과, 사과가 놓여있는 접시, 탁자 모두 묘한 형상을 하고 있다. 원근법과 명암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다시점 에서 본 물체를 동시에 그려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여러 각도에서 본 사과를 평면에서 하나로 완성시킨다는 그의 그림 철학은 당시 엄청나게 파격적이었다. 동시대 화가들에게는 비웃음 거리였지만 이후 그의 그림에서 영감을 받아 입체파가 나타났다. 입체파의 대표적 화가인 피카소는 평생 세잔의 사과를 연구했다고 한다. 이후 현대 미술로 분류되는 초현실주의 또한 입체파를 이어받았기 때문에 폴 세잔은 현대 미술의 시초인 셈이다. 폴 세잔의 포부가 메아리로 퍼져 나간 지 100년 이 넘은 지금, 세잔의 사과는 현대 미술의 상징으로서 아담과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에 이어 세계 3대 사과로 꼽힌다. 포부를 외치던 당시 그는 웃음 거리였지만 ‘파리 정복’ 하려다가 세계 정복까지 이뤄낸 것이다.

혼기 꽉 찬 한 여자가 있다. 7년차 애인에게 차였다. 전조도 없이, 심지어 함께 떠난 여행지에서. ’미안해’ 한마디를 끝으로 잡아도 잡히지 않는 짝을 그녀는 결국 보내준다. 이때 방황하는 그녀에게 한 남자가 적극적으로 다가온다 (역시 여자는 예뻐야 한다.). 절망을 추스르고자 그녀는 결국 이 남자의 애정공세에 상처의 도피처를 짓고 쫓기듯 결혼한다. 행복한 신혼도 잠시, 현실에 치인 부부는 권태를 맞이한다. 이때 전 애인이 다시 그녀를 찾아온다. ”그 때 그렇게 헤어져서 미안했어.” 지쳐있던 그녀에게 전 애인과의 은밀한 재회는 달콤한 일탈이 되지만 자극의 신선함은 오래가지 못한다. 너덜너덜해진 결혼생활에 이혼 수속을 밟아가던 중 전 애인과의 밀애는 남편을 포함한 주위 사람 모두에게 미안한 일이란 걸 깨닫는다. 여자는 남편에게 전화를 건다. “나 지금까지 딴 남자 계속 만나왔어. 이것 때문에 헤어지자는 건 아니고. 미안해.” 문소리, 김태우, 이선균 주연 영화<사과>에서 사과 는 관계의 매듭을 짓는 역할을 한다. 관계 위의 매듭은 회복 불가능한 관계의 끝 일 수도, 지속적인 관계의 빗금일 수도 있다. 인간관계라는 오묘한 줄다리기에서 한 명이 기권을 선언하며 줄 한쪽을 놓고, ‘넌 어쩔거니?’ 하고 묻는다. 피상적으로는 사과를 한 사람이 숙이고 들어가는 것 같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다. 명백한 책임 전가다. 오히려 숙인 머리로 상대방의 가슴께를 툭툭 치며 ‘난 사과를 했고 내 뜻이 받아 들여지기를 바라.’라고 하는 것 이다. ‘쿨’한 척 받아들여야 할지 심보 대로 거부할 지는 상황에 따른 심리적 문제다. 이 영화는 미묘하게 진행되는 인간 관계와 그 안에서 사과의 역할을 잘 보여준다. 먼저 사과해버리라는 어른들의 조언이 결코 착한 짓하라는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 7년전 문소리는 꽤나 예뻤다.

77


Fe at ur e

나의 미미를 죄수

2756 의 이야기

저는 굉장히 평범한 대학생이었어요. 학교생활도 그저 그랬고 학점도 평균이었죠. 흥미랄 것도 없었어요. 그냥 집에서 영화나 다운받아 보거나 만화책보면서 뒹굴 거리는 게 낙이였죠. 그런데 제가 체포되기 얼마 전에 TV에서 간호사 한분이 성폭행을 당했더라고요. 간호사 협회에서 난리가 났고, 역시나 여성가족부에서 가만있지 않았죠, 간호사 권익을 보호해야한다는 입장의 논평이 쏟아졌고 언론에서도 하루에 열 댓 개씩 관련 뉴스를 내보냈죠. ‘법 하나 만들어지겠구나.’ 했는데, 역시나! ‘간호사권익보호법안’이라고 한 달 만에 통과 시키더라고요. 복지법안이나 그렇게 빨리 통과시켰으면 벌써 미국 따라잡았죠. 안 그래요? 하여튼 그래서 간호사복장이나 병원을 연상시키는 모든 표현물은 위법이래요. 참 잘 돌아가는 세상이라며 SNS에 욕을 한참 쓰고 있는데 아차 싶더라고요. 엊그제 다운 받은 야동이 병원물이였거든요. <간호사의 관장이야기>. 그걸 또 하드에 올려 놨어요. 당장 지우고 올린 것도 삭제 하고 두근두근하고 있는데 경찰에서 전화가 왔죠. 와서 조사 받으라고 했어요. 난생 처음 경찰서에서 조서를 꾸미는데 대뜸 경찰이 물어보더라고요. “좋았어?” “이거 보고 뭐 하려고 했어?” 뭘 하긴 뭘 해요! 따져 물었더니 간호사들한테 이상한 짓 하려고 이런 거 보는 거 다 안다고 낄낄거렸어요. 이 아저씨들이…. 아니, 야동보고 그대로 다 따라하면 우리나라 성범죄율이 이것밖에 안 나오겠어요? 한 99%는 나와야지. 안 그래요? 안 그러냐고요!

78


mn lu o C

지켜줘

죄수번호 2756, 3782, 8756은 한 방을 쓰는 죄수들이다. 그들은 나이, 외모, 사회에서의 직업 모두 다르지만 같은 죄목으로 이 감옥에 들어와 있다. ‘아동청소년법위반’. 21세기 새로운 19금의 의미를 어긴 남자들. 뭐, 남들이 보면 여고생이라도 강간해서 들어온 더러운 놈들인 줄 알겠지만 이들은 차라리 그랬다면 억울하지는 않았겠다고 호소한다. 이들의 기막힌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Editor 이진수

죄수

Photo 정택

Art 이보배

3782 의 이야기

나는 꽤 여러 책을 히트시킨 나름 베스트셀러 작가였어. 상도 여럿 받았고 문단에서의 평가도 나쁘지 않았지. 그런데 난 지금 감방에 들어왔어. 단 한 번의 실수 때문에……. 이전 작품 <건전한 사랑>은 나를 베스트셀러로 올려 주었지만, 책의 인기만큼 나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왔어. 다음 작품이 전작을 도저히 뛰어넘지 못할 것 같았지. 한 달을 끙끙대며 살았지. 그러나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더라고. 그러다 문득 학창시절, ‘디씨’에 소설을 연재하던 때가 떠오른 거야! 신나게 글을 쓰던 기억이 스쳤지. 여중생의 사랑이야기……. 지금은 감히 쓸 수 없는 청소년 로맨스 장르였어. 재미로 그 때 쓴 원고를 찾아 읽어 봤는데, 손발이 오글거렸지만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함이 있었지. 난 그저 장난으로 그 연재에 후속편을 적어나갔어. 주인공인 여중생이 선생님에게 사랑을 느끼고 구애 끝에 사랑을 이어나간다는 내용이었지. 하지만 이 글을 누구에게도 보일 수는 없었어. 자칫 잘못하면 ‘아파라치’(아청법 위반내용을 전담으로 신고하는 파파라치)에게 신고 당할 수도 있으니까. 그냥 컴퓨터에 저장해놓고 혼자 뿌듯해 했지. 그런데 한참 뒤 이 문서가 날 감옥에 들어가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 내 실수였어. 출판사에 초고를 넘기는데 하필 이 문서가 같이 보내진 거야. 출판사는 바로 아청 법 전담반에 신고했고, 난 아청법 위반으로 어느새 성범죄자가 되어 있더라고. 난 키보드를 두드렸을 뿐인데, 진짜 여중생을 성폭행한 범죄자와 죄목이 다르지 않았어. 언론은 나를 강간범으로까지 몰아세웠고, 사회는 나에게 빨간 줄을 그어줬지. 억울했어. 유포시킬 생각은 없이 취미로 글을 쓴 것일 뿐 아무도 피해당하지 않았냐고 판사에게 항의해 봤지만 그는 청소년이 선생님과 사랑을 하는 것이 불법 이라는 말만 했어. 보호해야 될 청소년을 불륜의 소재로 쓴 것 자체가 사상이 의심된다는 거지. 징역 10일의 판결이 떨어지고 양로원 사회봉사도 하래. 아내는 이미 이혼 소송 중이고 아이들은 면회조차 오질 않지. 이미 난 더러운 성범죄 자니까. 이 곳을 나가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나를 버릴 생각이야. 아니, 사실은 이미 이 사회가 날 버렸지. 어젠가? 신문에 어떤 여중생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기사가 실렸더라.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는데, 가만히 기사를 들여다 보다 문득 식은땀이 흘렀어. 순간 그 범인이 부러웠기 때문이야. 여중생을 범한 그도 결국은 이 사회에서 나와 같은 강간범이 되어있을 거잖아?

죄수

8756 의 이야기

“판사님 준비 되셨어요?” 한 달 전 나는 법정에 섰어. 물론 죄수들에게 망치를 두드리는 판사의 입장이었지. 숙연한 재판장, 어느 평범한 청년이 고개를 숙이고 있더군. 제목은 아동청소년법위반. “더러운 자식, 멀쩡해보이는 것들이 더하다니까.” 표정은 경멸로 가득 찼어. 청년은 억울한 듯 눈물을 흘렸지. “육체는 정신의 수단으로만 가치가 있는 것입니까? 어째서 육체의 자유는 인정하지 않으십니까?” 더 이상 더러운 족속의 말은 듣고 싶지 않더군. “우리는 건전한 성을 이뤄야하는 책임이 있다. 고로 성에 대해 몰지각한 사람들을 지식인인 우리가 계도해야할 책임도 있다. 구형 15일에 처한다.” 멋지게 판결문을 읽어주고 재판장을 빠져나오자마자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가 터졌어. 한 여기자가 큰소리로 묻더군. “현 아청법의 기준이 너무 광범위하고 모호한 것 아닙니까!” ‘참나, 재판의 ’재‘도 모르는 풋내기 아가씨야! 재판이라는 건 말이지, 어차피 나 같은 판사의 재량적 판결이 이끌어 가는 거야. 그리고 곧 판결은 판례가 쌓이고 또 지법 판사가 모르는 건 대법원 판사가 알아서 해주는 거지.’ 속으로 한바탕 쏟아주고 나서는 멋진 표정으로 기자들 사이를 뚫고 나왔어. 다음 스케줄이 있었거든. “김 판사님 오늘 판결 멋지던데요.” “오늘 저희가 스트레스 푸시라고 청담동의 선물을 준비해 놨습니다.” 룸에 들어가자마자 동료가 양주에 취해 아가씨의 가슴을 주무르고 있는 거야. 얼굴이 벌개진 그 녀석이 씩 웃더니 마리 앙투아네트의 명언을 멋지게 외치더군. “아니 왜 그 새끼들은 여자 가슴을 직접 만지면 되지, 왜 자꾸 야동에 집착하는 거야.” 이 녀석, 술에 취했는지 말이 점점 거칠어졌지만 뭐 틀린 말은 아니라고 혼자 샐쭉 웃었지. 그 때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리더라고. 귀찮지만 전화를 받았는데 경찰서라는 거야. 나보고 서에 출두하래. 뭔 일인지 물었더니 아청법 위반이라네. 황당해하며 그럴 리 없다고 따졌지. 그러나 황당한 그럴 리 없는 일에 이 교도소 까지 왔어. 한 여고생이 내가 자기를 15초 이상 야릇하게 쳐다봤다고 신고했더라고. 황당해 말도 안 나오더군. 다시 재판장에 섰어. 룸에서의 그 녀석이 날 내려다보고 있더군. “대체 이런 황당한 일에도 법의 심판이 필요한 겁니까!” 나는 따져 물었지. 그러자 그놈이 하는 말, “우리는 건전한 성을 이뤄야하는 책임이 있다. 고로 성에 대해 몰지각한 사람들을 지식인인 우리가 계도해야 할 책임도 있다. 구형 15일에 처한다.” 꽝! 꽝! 꽝!

79


Fe at ur e

빨간 딱지

80


mn lu o C

줄까?

빨간 딱지. 글자만으로도 남사스러운 이 단어에 대한민국 20대 여성이 선뜻 다가가기란 어렵다. 하지만 성인물도 엄 연히 한 시대의 작품이다. 당당하게 ‘민증 까고’, 성인이라는 권리를 누리기 위해 봐야 할 대표 성인물을 뽑아봤다. 보 고 싶은 충동을 애써 참아왔던 당신을 대신한 살신성인 빨간딱지 리뷰. Editor 김연수

photo 정택

Art 왕한슬

소설-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1,2

만화-누들누드1,2 성인용 블록버스터라는 다소 거창한 수식어를 단 이 애니메니션은 그냥 20여 개의 단편 ‘섹드립 메들리’였다. <아색기가>로 유명세를 탄 만화가 양영순의 동명의 인기 만화를 영상화한 것으로 야하다기보단 그냥 피식거 리며 보기 좋다. 어이없어하다가 어느새 2탄도 찾아 보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저질과 기발함 사이를 오묘하게 오가며 야한 상상, 어디 까지 해봤느냐며 우리에게 묻는다. 잠들기 전 이불 속에 서나 잠시 해봤을 상상을 만화로 빚어낸 제작자의 기획 력과 용기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야한 걸로 장난을 치려 니 주로 남근을 주제로 다룬다. 각각의 에피소드마다 ‘거시기’의 다채로운 변신을 보고 있으면 기가 막히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새끈한 여자의 뒷모습을 보고 흥분한 남자의 그것에 여자가 치여 선로로 떨어지는 건 기본이 다. 남근이 사실 진짜 세 번째 다리여서 설 때마다 슈퍼 킥을 날린다거나, 야자수가 되어 여자가 비빌 때마다 쑥쑥 자라 열매가 열린다. 다 보고나니 이거, 본인의 ‘그 곳’에 ‘그런 파워’가 깃들기를 바라는 남자들의 무의 식적 소망이 엿보이는 것 같다. 맞지?

잡지-맥심 맥심은 잡지다. 새삼스레 무슨 얘기냐면 사실 여자들 에게 맥심이란 막연히 군대 필수품, 혹은 ‘두루마리 화장지를 부록으로 끼워 팔 것 같은 남성용 자위 기구’ 정도였다. 그런데 막상 앞에 두고 보니 엄연히 빳빳한 종이에 글들이 인쇄된 잡지였다. 그렇게 야하지도 않다. 알아두면 친구들과 얘깃거리로 써먹기에 좋은 성적 지식도 풍부하고(호주에서 A컵 여자들이 포르노를 찍는 건 법에 위반된다며?), 곳곳의 음담패설은 여자도 낄낄 거리며 보기 좋다.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UFC, 프리미 어리그, 자동차 얘기는 좀 지루해서 넘겨버렸지만 콘텐츠 자체는 남녀공용이다. 물론 맥심의 명성을 만드는 것은 1할이 화보요, 9할이 남자들의 무한한 상상력 이겠지만. 그나저나 화보를 보니 남녀 간의 미의 기준의 극명한 차이가 드러난다. 모델들이 모두 여자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길쭉길쭉하고 마른 몸’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통통하고 풍만한, 한마디로 하자면 아이돌 전 모 양 스타일이다. 젠장, 여자는 역시 가슴인가 보다.

연극-교수와 여제자 보x, 자x, 극장을 빠져나오고 난 뒤 머릿속에는 저 두 단 어밖에 없었다. 이 연극에 대한 나의 소감은 딱, ‘멘붕’이 다. 스토리 자체는 매우 평범하다. 제목만 보고는 지성의 전당에서 펼쳐지는 은밀한 불륜 스토리를 떠올릴 건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저 교수는 남편이고 여제자는 부인이었다. ‘섹스리스 부부의 카운셀링을 통한 눈물겨운 화해와 재결합’이라는 다소 건전한 전개에 지루함마저 느껴졌다. 생면부지의 남들과 멀쩡한 상태로 두 눈앞에서 남녀가 ‘그 짓’하는 것을 보다니! 그러나 이 연극의 진정한 묘미는 예술성보다는 선정성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노골적인 단어들과 배우들의 대책 없이 벗은 몸은 관객을 당황케 한다. 연극 중 관객들 에게 연극 표를 주는 곳은 봤어도 입던 팬티를 주는 곳은 처음 봤다. 남자 배우는 그나마 살구색 티 팬티를 입어 혹 있을지 모르는 순수한 여성 관객의 시력을 보호했지만 여자 배우는 정말 ‘거기’털까지 다 내놓았다. 그리고 마침내 두 배우가 서로 뒤엉켜 서로의 가슴을 물고 빨고 애무할 때는 보는 내 정신이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나 의외로 야하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았다. 배우 들의 민망한 연기력이 의도찮은 거리 두기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발음은 리스닝을 해야 겨우 알아들을 수 있는 데다가 특히 여제자역 배우의 독백에서는 민망함에 내 고개를 숙일 정도였다. 이쯤 되니 예술성보다는 선정성 이라는 연출자의 의도가 200% 발휘된 듯하다. 아니면 브레히트의 ‘거리 두기’를 선정적 방식으로 표현한 진정한 예술극이었을 수도.

영국의 한 중년 여성이 『트와일라잇』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하지만 10대 감성에 맞춰 한 권당 한번 할까 말까 한 작가의 밀당이 맘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는 직접 펜을 들어 아쉬웠던 갈증을 모조리 글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아줌마를 위한 트와일라잇’이라 불리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다. 이 책에서 풋풋한 10대 청소년의 설렘은 20대의 절절 끓는 성욕으로, 뱀파이어라는 비현실적 상황설정은 SM이라는 현실적인 판타지로 변모한다. 솔직히 정사씬이 나오기 전까지는 인물 간 대사와 행동은 마치 우리가 10대 때 읽었던 귀여니 소설마냥 오글거리기 짝이 없다. 완벽한 외모에 도도한 억만장자 남자와 평범한 여대생의 사랑이라니,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본 스토리다. 그러나 이 책의 저술목적이 분명해지는 대목이 나오면, 뭐 오글거리든 말든 후루룩 짭짭 읽어버리게 된다. 충격적인 사실은 소금 절인 배추마냥 한 장 한 장 성욕에 절여진 이 책이 현재 ‘엄마들의 야동’이라 불리며 SM의 바이블로 추앙 받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책에 나오는 SM 용품들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고 심지어 주인공들의 ‘플레이’를 따라 하다가 사망한 사례도 있다. 우리 엄마들은 이런 걸 꿈꾸고 있던 것이다(엄마!). 글쎄, 20대 초반인 나는 모르겠다. 아직 나는 채찍보다는 뱀파이어에 더 설레는 소녀이고 싶다.

영화-애마부인9 보다 잠들었다. 물론 고전 영화에 엄청난 것을 기대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무려 20여 년이라는 세월의 차이는 에로를 기대하던 나에게 개그를 던졌다. 90년대 초반의 어색한 연출과 패션 센스는 더빙 영화의 촌스러움을 극대화했다. 기름 바른 올백 머리에 배바지를 추켜 입고 여자를 유혹하기 위해 씩 웃으며 엄지를 치켜드는 남자 는 그 당시는 몰라도 지금은 영 아니다. ‘애마’ 진주희는 지금 기준으로도 꽤나 예뻤다. 처음에 여주인공 이름이 애마라는 것을 알고 놀랐다. ‘애마부인’이라기에 음탕한 유부녀의 나체 승마 따위를 상상했는데 혼자 김칫국 마신 꼴이다. 하지만 후반부에 갑작스럽게 전개되는 레즈비언 줄거리는 충격적이었다. 공인 최초로 커밍아웃 한 그분께서 이제야 나와 힐링한다는 대한민국에서 레즈비언의 정사씬이라니! 어쨌든 ‘애마부인’이 당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는 것은 충분히 알겠다. 하지만 이제 애마부인은 ‘명작’일 뿐이지, 이런 거 보고 흥분할 20대 는 없지 않나.

81


Fe at ur e

는 자 남 Ed i

to r

수 이진

Pho

택 to 정

Ar t

배 이보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남자인가? ‘yes’를 선택했다면 다음 질문, 자신이 지극히 정상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면 당신은 자위행위를 하는 남자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솔직해져 보자. 신체 건강한 남자로서 매일 밤 섹시한 미인들과 화끈한 섹스를 하는 상상에 빠지는 게 나쁜 건 아니다. 당신이 야동에서 보여 주는 흔한 판타지, 그러니까 가슴골이 훅 파인 유니폼을 입은 간호사의 가슴이나 혹은 빨간 하이힐을 신은 여성의 엉덩이로 말미암아 조용한 밤, 혼자 바지지퍼를 내린다 해도 말이다. 물론 아직 2차 성징도 덜 끝난 꼬맹이에게도 섹스 충동을 느끼는 남자와는 얘기가 좀 다르다. 지금 이야기 하고자 하는 건 변태성욕을 가진 전자발찌 남이 아니다. 성인 여성과의 성적 판타지를 그저 판타지로만 남길 수 있는 의지를 가진 정상적인 남성들의 이야기다. 이 점, 여성가족부에서 명심해주길 바란다. 원래 남자라는 족속은 그렇게 생겨 먹었다. 남성은 자위에 집착한다. 그리고 그것이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걸 학술적으로 증명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영국 맨체스터 대학의 생물학자 베이커와 벨리스다. 그들은 남성의 자위가 생명번식을 위한 중요한 행위라고 설명한다. 정액은 유통기한이 있어서 그 기한이 지나면 정액 안 정자의 활동수가 현저히 줄어든다고 한다. 이런 오래된 정자는 성교 혹은 수음을 통해 우선순위로 배출이 되고 싱싱한 새 정자들은 고환에 남는다. 피 터지는 전투를 치러야 하는 전쟁터에 팔팔한 젊은 군인들을 내보내는 것이 상식적으로 더 이득이지 않나. 한국 남성의 90% 이상이 자위행위를 적어도 한 번은 경험했고, 기혼남성의 48% 이상이 자위를 한다는 대한비뇨기학회의 통계가 있다. 물론 지금 시시한 성교육이나 하자는 말이 아니다. 여기에 중요한 포인트는 파트너가 있는 기혼 남성조차 자위행위를 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흔히 섹스를 하지 못해 자위를 한다고 생각한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니다. 섹스는 굉장히 까다로운 조건들이 필요하고 남자들은 그저 섹스를 위해 해야 하는 수만 가지 행위들이 귀찮아서 자위를 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이건 스테이크와 햄버거의 차이로 쉽게 설명될 수 있다. 당신은 여자 친구와 멋진 프랑스 스테이크를 먹기 위해 어떤 일련의 행동들을 거치는가. 레스토랑에 잘 어울리는 포멀한 옷을 고르고, 수염을 깎고, 머리를 매만지고, 애인을 멋진 차로 에스코트한 다음 예약된 테이블에 멋진 남자 코스프레를 하고 앉아 와인 한 잔을 홀짝이며 애피타이저부터 메인 스테이크까지 천천히 음미한 다음 블라블라. 설명하기에도 숨넘어가는 절차를 거쳐 한 끼를 먹는다. 그럼 햄버거를 먹을 때는? 맥도날드에 전화한다. 취향대로 고른 햄버거가 온다. 먹는다. 끝. 간단하기 그지없다. 나는 그저 배달된 햄버거를 우걱거리면 그만이다.

82


mn lu o C

다 는 먹 를 거 버 햄

게 밤 편하 ,간 다. 늦은 고 있 고 이 가 리 것 그 메뉴 고를 다. 른두 것이 크를 다 다. 이 릴 혀 재한 걱거 스테 ,전 존 우 면 크 가 를 이라 테이 메뉴 버거 와 스 은 이들 면 햄 가지 거 두 라 싶 버 남자 하고 게햄 이이 자 에 식사 를 고 싶은 똑같 남 도 게 ,한 때우 침실에 기 있 끼를 시간 그의 한 분위 점심

물론 스테이크는 맛있다. 사실 제대로 된 스테이크의 육즙을 감히 패스트푸드의 햄버거 따위가 넘볼 수는 없다. 하지만 남자들에게는 햄버거처럼 편하게 먹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다. 나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 세 명에게 이 이야기를 둘려주었다. 다들 격하게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심리학과에 다니는 친구 A는 애인이 섹스를 너무 못한다고 투덜거렸다. 도저히 자신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거다. 사귄지 1년이 조금 넘은 여자 친구는 언제나 잠자리에서 꿔다놓은 보릿자루 마냥 군다고 했다. 하루 종일 온갖 아양을 떨어대며 침대까지 가도 딱딱하게 굳은 여자 친구는 아랑곳 하지 않는다. 결국은 숨긴 따오기 폴더 앞에 바지지퍼를 내리는 나를 발견하게 될 뿐이다. ‘탁탁탁’ 야동에서 육감적인 여인과의 화끈한 오르가즘 뒤에는 언제나 애인에 대한 미안함이 밀려온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한번 달아오른 욕망을 이렇게라도 달래줘야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겠냐는 것이 친구의 변. A의 말이 끝나자마자 옆에 앉아있던 친구 B는 오히려 애인과의 배려가 섹스를 방해한다고 했다. 그녀와의 섹스는 그 자체만으로도 좋다. 애인의 머리카락에서 풍겨오는 향기와 나와 한 몸이 되었다는 만족감은 자위로는 채워지지 않는 섹스의 중요한 매력이다. 그러나 나 혼자만이 아닌 둘이 같이 즐거워야한다는 압박감이 사정을 늦춘다고 했다. 절정으로 치달은 욕망이 타이밍을 놓치고 그녀의 교성 사이에서 헤맨다는 것이다. 그래서 혼자만의 자위는 오직 자신의 욕망에 충실한 정직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자유로운 영혼인 친구 C는 언제 스튜어디스와 비행기 화장실에서 섹스를 할 수 있겠냐고 따지듯 물었다. 하지만 자위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비록 상상일 지라도, 육체의 허전함은 적절한 리듬과 사정의 타이밍 그리고 컴퓨터 화면에서 아른거리는 금발의 스튜어디스들이 채워준다. 그녀와 섹스하기 위해서 필요한건 비행기 티켓도 아니고 화장실에서 그 짓을 할 수 있는 용기도 아니다. 단지 1기가 내외의 영상과 화장지 한 롤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곧 그 친구는 자신이 바라는 판타지의 세계에서 황홀한 섹스를 할 것이다.

남자들에게 욕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배가 고프면 배를 채워야 하듯 섹스에 대한 욕망도 어떤 방식으로든 해소를 해야 한다. 그리고 남자들에게는 배고픔을 채울 두 개의 메뉴가 존재한다. 전통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그녀와 함께 스테이크를 음미할 것인가. 맥도날드에서 우걱우걱 햄버거를 씹을 것인가. 선택은 자유다. 상황에 맞게 자신의 취향대로 고르면 된다. 그러나 자신이 고른 메뉴를 창피해하지는 말자. 섹스와 자위는 전혀 별개의 행위이고 당신은 그저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했을 뿐이니까. 다만 이 두 개의 메뉴에서 벗어나지는 말자. 섹스와 자위 이외에 다른 메뉴는 불법이다. 적어도 남자의 세계에서는 그렇다. 그리고 하나 더. 굳이 여자 친구에게 자위를 하는 모습을 보이지는 말아라. 당신이 다른 미녀에게 정신이 홀린 모습을 보면 애인이 얼마나 가슴 아프겠나. 당당한 행위임은 맞지만 그렇다고 애인 앞에서까지 당당할 필요는 없는 거다. 스스로 만족하는 데 만족할지어다.

83


Fe at ur e

내 몸에 금을 그었다. 종이가 아니라 몸에다 그었다. 대한민국 평균의 평범한 에디터 세 명 이 타투를 했다. 이 리뷰는 아직도 타투를 조폭이나 하는 ‘금기’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두려워하지 마시라. 그저 필요한 건 돈과 시간 그리고 스스로 의 ‘금기’를 넘어설 수 있는 약간의 용기 뿐이다. Editor 김연수, 이진수, 조은혜

Photo 정택

Art 김희망

연수 1 .타투를 하기 전 타투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 2. 타투를 새기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3. 그 부위에 타투를 새긴 이유는? 4. 타투 도안의 의미는 무엇인가? 5. 타투를 새길 때 어떤 느낌 이였나?

1.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중에 나이 들 면 이런저런 이유로 지울 거 같아서 20대 초반에는 해둬야겠다고 생각했다. 2. 막연한 동경이 있었다. 멋있는 타투를 보면 그에 어떤 사연이 담겨 있을지 항상 궁금했다. 특히 레터링은 마음에 그 뜻을 평생 품고 다닌다는 게 멋있어 보였다. 음, 좀 더 솔직히 말하면 타투한 사람이 섹시하다고 생각했다. 그래, 섹시해 보이고 싶었다. 젠장.

6. 타투를 하고나서 느낀 스스로의 변화. 7. 타투를 하고나서 느낀 주변 시선의 변화. (-친구, -부모님) 8. 타투를 하려는 사람에게 한마디.

3. 대놓고 보이는 곳보다 보일 듯 말 듯한 장소에 하는 게 더 예쁘다고 생각했다. 원래는 머리 한쪽으로 넘겼을 때 보이는 목선 부분에 하고 싶었다. 하지만 주위 사람 들이 너무 많이 보일 것 같다고 반대했다. 차선책으로 목 뒤로 결정했다. 무심코 머리를 올려 묶었을 때 드러나는 하얀 목덜미, 그 목덜미 위의 타투를 원했다. 4. 레터링을 더 선호했다. 문구가 문제였는데 처음에 ‘capediem’한다고 했다가 오글거린다고 욕먹었다. 나도 진심은 아녔는데....... 가벼워 보이지 않고 나와 관련 있으면서 의미도 있는 글귀를 찾는 게 상당히 어려웠다. 문구를 정하고 나니 또 적당한 글씨체를 찾는 것이 어려웠다. 흔한 건 싫어서 결국 상담할 때 직접 그렸다. 5. 생각보다 상담이 착착 진행됐다. 가격도 시술시간도 예상보다 많이 적었다. 하지만 막상 시술 당일이 되자 기분이 묘했다. 아픔에 겁먹을 나이는 지났다고 생각 했는데 알 수 없는 겁이 났고, 도안이 수정을 거듭해도 완벽하지 못한 것 같아 조바심이 났다. 시술실에는 윙윙거리는 기계음이 가득했다. 시술 시작하는 데 움직이면 안된다 그래서 굳어 있었다. 숨 쉬면 목덜미가 움직였기 때문이다. 숨 참느라 힘들 었다.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 걸렸다. 좀 아프긴 했다. 처음에는 못 참을 정도였는데 점차 무뎌졌다. 주사 맞는 정도의 아픔이었다. 피부과 여드름 주사 말고 감기 주사 정도. 6. 크게 변화한 것은 없다. 잘 보이지 않는 곳에 했기 때문에 남들이 아직 알아보지 못한다. 겨울철이라 목덜미 내놓을 때도 없다. 나 자체도 타투했다는 사실을 잊고 지낸다. 그래도 가끔가다 생각날 때면 인생에서 뭔가를 하나 해치운 듯한 기분이 들어 기분이 좋다. 조금은 더 특별해진 느낌이다. 7. - 다들 부러워했다. 막상 하고 나니까 별거 아닌 느낌이었는데 친구들이 놀라워하니 새삼 어깨가 으쓱해졌다. 또 할 수 있을 것 같다. 올여름에 좀 더 과감한 데에 하고 싶다. - 엄마한테는 사전에 말했는데 아직 아빠한테는 말도 못 꺼냈다. 왠지 모르겠는데 들키면 안 될 것 같다. 하지만 이 기사를 썼기 때문에 들키겠지.

tatoo sponsorship_Yellow Monkey

84

8. 강력 추천한다. 하고 보니 다들 왜 망설이는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나에게 ‘겁도 없다’고 했는데 그렇게 대단한 일이 아니다. 고민하는 당신이 내 옆에 있었다면 하라고 등 떠밀었을 것이다. 하고 싶었던 일을 해치운 자의 뿌듯함은 참 좋다. 도안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고 가야한다.


mn lu o C

긋기 은혜

진수

1. 사람들 몸 곳곳에 박힌 타투는 마치 ‘내가 어떤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듯했다. 평생 남을 표식을 새긴 사람은 분명 자신의 삶을 반영할만한 그림을 새겼으리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온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늘 멋지다.

1. 제일 처음엔 멋지다. 그리고 무섭다. 타투 자체가 무섭다기보다는 타투를 하고 난 뒤의 주변의 반응과 사회적인 시선이 두려웠다. 아직 한국에서 타투는 조폭이나 양아치나 하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2. 나는 주로 ‘어떻게 살아야 재밌을까’에 관해 고민했다. 이는 삶의 재미를 얻고자 함이었고, 한 편으론 나 스스로 정체성을 묻고자 함이었다. 올해로 반 50세가 되었고 어김없이 나에 관해 생각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나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로 타투가 떠올랐고, 나는 타투를 결심했다.

2.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타투를 새기게 된 것은 새로운 나를 발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일에 도전해서 스스로 새로워지고 싶은 마음. 물론 타투 하나로 원래의 내가 완전한 다른 사람이 되지는 않겠지만 기분과 생각만은 달라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3. 보이는 곳에 굳이 하고 싶지는 않았다. 혹자는 ‘보이지도 않을 텐데 왜 해?’라 물기도 했다. 나는 단지 내 몸의 타투에 관해 질문받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호의적인 눈빛이라 할지라도. 그래서 택한 곳이 발밑이다. 맨몸으로 돌아다녀도 그 누구 하나 내 타투를 발견하지 못하리라.

3. 난 오른손잡이다. 그래서 오른팔에 하게 됐다.

4. 작지만 귀여운 도안을 선택하고 싶었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도안이 행성이다. 왠지 내 엄지발가락에 새겨놓으면 우주를 밟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았다. 화가 불쑥 올라올 때마다 내 발가락에 새겨진 우주를 생각하면 대부분의 일이 작아질 것 같은 그런 느낌. 5. 하기 전에는 떨렸지만, 막상 시술이 들어가니 그다지 별 느낌은 없었다. 발가락이 아픈 부위는 아닌가 보다. 손가락에 한기가 돌았지만 참을만했다. 다시 해도 할만하겠다 싶더라.

4. ‘la joie de creer’. 불어로 ‘창조하는 즐거움’. 오글거린다. 이해한다. 다른 사람도 다 그런다. 그래도 뭐, 나만 만족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이게 다 심오한 의미가 있는 거다. 펜을 끄적거리는 게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 즐거우면 오래 일할 수 있으니까. 나는 글쟁이로 오래 일하고 싶다. 어떤가, 이젠 좀 덜 오글거리나? 그래, 아니라면 어쩔 수 없고. 5. 시술을 기다릴 때 윙윙 울리는 기계소리가 무섭다. 바늘이 살갗을 파고들 때 아프다. 시술을 다하고 난 뒤에는 별 거 없다. 타투샵을 나서면서, ‘다음엔 왼팔에 새겨볼까?’

6. 또 하나를 새기고 싶어졌다.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던 거라 그런지 무언가 하나를 해낸 기분도 들었다. 벌써 다음 도안은 어떤 걸 해야할지 고민이다. 오로지 나 자신의 만족감만 생각해 봤을 때 타투는 구두 한 켤레 보다 나를 더욱 꽉 차게 해주었다. 7. – 별 반응이 없었다. 오래전부터 하고 싶다고 입에 달고 살았기 때문인지 ‘드디어 했어?’ 라더라. 조금 더 반응이 있다면 ‘나도 할까?’ 정도. 아마도 내 도안이 자신들의 취향이 아닌 모양이다. 이번 타투를 통해 느낀 거지만 다른 사람이 예쁘게 봐주기 를 바라는 마음에서 타투를 하면 곤란하다. 내 타투가 내가 볼 땐 예쁘지만 남이 볼 땐 아닐 수도 있으니까. 괜히 실망할 수도 있다. – 생각보다 멀쩡한 반응에 놀랐다. 처음에는 조금 당황하시는 듯하더니 그냥 넘어가신다. 예상컨대 아마 쉽게 보이지 않는 부위 탓에 별 반응 없으셨던 것 같다. 눈에 확 띄는 부위에 했다면 어떠셨을지 궁금하다. 더불어 눈에 보이는 부위에 시술을 받은 진수 에디터의 생사가 알고 싶다. 8. 사실 하고 난다고 남의 관심을 받는 건 아주 짧다. 최소 5초, 최대 1분정도. 그러니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시안이 없거나 평생 관리할 자신이 없다면 하지 않기를 권한다. 특히 남의 관심을 위한 타투는 정말 말리고 싶다. 자신에게 꼭 새기고 싶은 무언가가 있을 때 시술을 받는다면 왠지모를 자신감이 생긴다. 확신이 든다면 도전해보시길.

6. 본인은 추위를 많이 탄다. 그런데 요즘 그렇게 반팔이 입고 싶다. 겨울이 싫은 이유 하나가 더 생겼다. 빨리 내놓고 다니고 싶다. 방금도 굳이 긴 팔 소매를 둘둘 말아 올렸다. “어때, 내 타투 예쁘지?” 한 번만 더 자랑하면 오늘 10번 채운다. 7. - 친구들은 다들 칭찬 일색. 딱 한 명이 그 나이에 무슨 타투냐고 타박하긴 했지만 대체로 쿨하게 인정하는 분위기다. 딱히 타투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 것 같다. 대신 타투를 자기 몸에 새기겠다는 친구는 별로 없다. 한번 해보고 싶긴 하지만 쉽게 할 건 아니라는 게 지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 나이 26살, 군대도 다녀온 대한민국 신체 건강한 남자로 나름 자부심이 있는데 아직까지 부모님이 무서운 건 어릴 때나 똑같다. 무서워서 말을 못하겠다. 변명 하자면 우리 아빠 엄청 무섭다. 타투를 하기 전에 아빠에게 살짝 물어보긴 했는데……. 아빠 曰, “함 해봐! 사포로 지워질 때까지 문데 뿐다!” 바로 옆 엄마 曰, “문신 파, 대신 난 너 호적을 팔 거니까.” 텔레비전 보던 누나 曰, “진수야, 말 안 해도 알지?” 그럼 알지, 하하하하. 들키면 들켰지, 내 입으로는 절대 말 못한다. 진짜 호적파일지도 모른다. 8. 많이 고민하길 바란다. 정말 하고 싶은지, 나중에 후회하진 않을지. 또 왜 타투를 새기려고 하는지.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보길. 적어도 일주일 이상은 고민해 보시라. 그래도 해야겠다면 그 때부터 어떤 도안을 선택할지 고민해도 늦지 않다. 자신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했을 때 더 예쁜 타투, 더 의미 있는 타투가 되는 것 같다. 한번 새기면 지우기 힘들다.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생길 때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할 것.

85



르데뷰와 함께 성장할 광고/파트너십을 모집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르데뷰 공식 메일 ledebutkr@naver.com 로 보내주세요.

공식 홈페이지

www.ledebut.kr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LEDEBUTKR 블로그

blog.naver.com/ledebutkr 트위터

twitter.com/LEDEBUTkr Advertising Director

김영환 010. 4944. 1550

공식배포처


ᜅ┡ღᜅ ",⠪┾ᩎᔍᱱ ⪙ᱱ (4ᜅ⑹ᨕᇡ⃽ᱱ ⪙ᱱ (4┡ᬭᱱ ⪙ᱱ 1*''Ųᰆᱱ ⪙ᱱ 4,5 5PXFSᱱ ⪙ᱱ 8 NBMM ⪙ᱱ aಽᙹʙᱱ ⪙ᱱ aᔑॵḡ▙ᱱ ⪙ᱱ a᧲ᯕษ✙ᱱ ⪙ᱱ vԉ ᱱ ⪙ᱱ vԉǍℎᩎᱱ ⪙ᱱ vԉ‫ݡ‬ಽၹ⡍ᱱ ⪙ᱱ vԉᔝᖒ┡ᬕᱱ ⪙ᱱ vԉᱱ ⪙ᱱ ్ญᦥ➑ญᜅᱱ ⪙ᱱ Ñᱽ᪆⡍ᱱ ⪙ᱱ Õ‫ݡ‬ᄲᬱᱱ ⪙ᱱ Õ‫ݡ‬ᜅ┡᜽❑ ⪙ᱱ Õ‫ݡ‬᯦Ǎᱱ ⪙ᱱ Ğʑ‫ݡ‬ᱱ ⪙ᱱ Ğʑክঊᱱ ⪙ᱱ Ğᅖᦥ❭✙ᱱ ⪙ᱱ Ğᔑᯕษ✙ᱱ ⪙ᱱ Ğᖒ‫ݡ‬ᱱ ⪙ᱱ Ł‫ᦵᦩݡ‬ᄲᬱᱱ ⪙ᱱ Ł‫ݡ‬ᱱ ⪙ᱱ ŲƱᱱ ⪙ᱱ Ųӹ൉ᩎᱱ ⪙ᱱ Ųᦩญᱱ ⪙ᱱ Ųᵝᔢྕᱱ ⪙ᱱ Ų⪵ྙᱱ ⪙ᱱ Ʊ‫ݡ‬ᩎᱱ ⪙ᱱ Ʊ‫ݡ‬ᱱ ⪙ᱱ Ǎಽᨱᯕᜅᱱ ⪙ᱱ Ǎၙᯙ࠺ᱱ ⪙ᱱ Ǎၙᱱ ⪙ᱱ ǍᩎᔝᔍÑญᱱ ⪙ᱱ Ǎᬵಽߑ᪅ᱱ ⪙ᱱ Ǎᬵᔝᖒ⪵ᰍᱱ ⪙ᱱ Ǎ᮹ᱱ ⪙ᱱ ǎʑᬱᔍÑญᱱ ⪙ᱱ ǎၝᮡ⧪໦࠺ᱱ ⪙ᱱ ǎၝᮡ⧪ᩍ᮹ࠥᱱ ⪙ᱱ Ǒᔑ"#ᱱ ⪙ᱱ ʑᚁᖝ░ᱱ ⪙ᱱ ʡ⡍Ŗ⧎ ⪙ᱱ ⪙ᱱ ʡ⡍Ŗ⧎ ⪙ᱱ ⪙ᱱ ʡ⧕Ŗ⧎ᱱ ⪙ᱱ ԉᇡ░ၙձ ᱱ ⪙ᱱ ԉᇡ░ၙձᱱ ⪙ᱱ ԉᔑ݉ᦵᱱ ⪙ᱱ ԉ⃽ᱱ ⪙ᱱ ԉ⡍࠺ᱱ ⪙ᱱ ‫⩥ם‬ᱱ ⪙ᱱ ٩ᜅ⑹ᨕᱱ ⪙ᱱ ‫ᦥ⎵ە‬vԉᱱ ⪙ᱱ ‫ᦥ⎵ە‬ŝ⃽ ⪙ᱱ ‫ᙹ࠺ᦥ⎵ە‬ᬱᱱ ⪙ᱱ ‫⪙ ┲᧝ᦥ⎵ە‬ᱱ ‫ݚ‬ᔑᩎᱱ ⪙ᱱ ‫ݡ‬Ǎĥ໦‫⪙ ݡ‬ᱱ ‫ݡ‬Ǎ⌁⥥ᬭ⍅ᱱ ⪙ᱱ ‫ݡ‬໦Ñญᱱ ⪙ᱱ ‫ݡ‬ᬑ᷾ǭᱱ ⪙ᱱ ‫ݡ‬ᱥࢵᔑ࠺ᱱ ⪙ᱱ ‫ݡ‬ᱥ᜽ℎᩎᱱ ⪙ᱱ ‫ݡ‬ᱥ┥ႊᱱ ⪙ᱱ ‫⊹ݡ‬ᩎᱱ ⪙ᱱ ‫⊹ݡ‬ᱱ ⪙ᱱ ‫⚍ݡ‬ᱱ ⪙ᱱ ‫⦽ݡ‬ɚᰆᱱ ⪙ᱱ

ࠥᝍŖ⧎ᱱ ⪙ᱱ

ᙹᕽᱱ ⪙ᱱ

ᮡ⠪ᯕษ✙ᱱ ⪙ᱱ

⪮‫ݡ‬ᱱ ⪙ᱱ

࠺ኺŁᱱ ⪙ᱱ

ᙹᘂ࠺ᱱ ⪙ᱱ

ᮡ⧪࠺ᱱ ⪙ᱱ

⪮‫ݡ‬ᱶྙᱱ ⪙ᱱ

࠺ᖒಽᱱ ⪙ᱱ

ᙹᬱๅᔑᱱ ⪙ᱱ

᮹ᱶᇡᵲᦺ ⪙ᱱ

⪵łᩎ ⪙ᱱ

࠺ᦥᙹᖒᱱ ⪙ᱱ

ᙹᬱᯕษ✙ᱱ ⪙ᱱ

ᯕ‫&ݡ‬$$ᱱ ⪙ᱱ

⪵ᱶᱱ ⪙ᱱ

ࢵᔑᮡ⦹ᙹᱱ ⪙ᱱ

ᙹᮁᩎᱱ ⪙ᱱ

ᯕ‫ݡ‬ᱱ ⪙ᱱ

⫊⦺⋱ᜍᱱ ⪙ᱱ

ॵ⒱ቭÑᱽ ⪙ᱱ

ᙺ‫ݡ‬ᱱ ⪙ᱱ

ᯕษ✙ᅙᔍ ⪙ᱱ

⭹‫ܪ‬ᜅ❭Ⓧᱱ ⪙ᱱ

೐ߑ⋱ᜍᩍ᮹ࠥᱱ ⪙ᱱ

ᙽ⪵࠺޵ᕖ ⪙ᱱ

ᯕ┽ᬱ ᱱ ⪙ᱱ

ษಽ‫ܩ‬ᨱŖᬱᱱ ⪙ᱱ

ᚎಡྙᱱ ⪙ᱱ

ᯕ┽ᬱ᯦Ǎᱱ ⪙ᱱ

ᨵᱽญթᜅ

ษ⡍ᦥⓍಽ ⪙ᱱ

ᚎᝅ‫ݡ‬ᱱ ⪙ᱱ

ᯙᔍᱱ ⪙ᱱ

vԉƱᅕ┡ᬭᱱ

ษ⡍ᯝḥክঊᱱ ⪙ᱱ

ᜅ⟹ᯕᜅᅙᱱ ⪙ᱱ

ᯙ⃽Ŗ⧎௽ऽᱱ ⪙ᱱ

ႊ႑ᱱ

ษ⡍✙௝➑ᱱ ⪙ᱱ

ᝁࠥฝ5.ᱱ ⪙ᱱ

ᯙ⃽Ŗ⧎ᨱᨕᱱ ⪙ᱱ

ᖁ෪ᱱ

อⅭᯕษ✙ᱱ ⪙ᱱ

ᝁฝᱱ ⪙ᱱ

ᯙ⃽Ŗ⧎ᵲᦺᱱ ⪙ᱱ

ᔝᖒᩎᱱ

໦࠺ ᱱ ⪙ᱱ

ᝁฝ⡍ࠥ༑ᱱ ⪙ᱱ

ᯙ⃽Ǎᬵᱱ ⪙ᱱ

vԉ ၝᄲ℁ᨕ⦺ᬱᱱ

໦࠺ ᱱ ⪙ᱱ

ᝁᔍ ᱱ ⪙ᱱ

ᯝᔑ௝⟹ᜅ┡ᱱ ⪙ᱱ

ԉᇡ░ၙձᱱ

໦࠺. 1MB[Bᱱ ⪙ᱱ

ᝁᖙĥvԉ ⊖ᱱ ⪙ᱱ

ᯱ᧲ᱱ ⪙ᱱ

ᦶǍᱶಽߑ᪅ᱱ

໦࠺ၙ௹ᱱ ⪙ᱱ

ᝁᖙĥĞʑᱱ ⪙ᱱ

ᰁᝅᩎᱱ ⪙ᱱ

Ʊ‫ݡ‬ᱱ

໦࠺ᖒ‫ݚ‬ᱱ ⪙ᱱ

ᝁᖙĥŲᵝᱱ ⪙ᱱ

ᰆᔑᩎᱱ ⪙ᱱ

ᦶǍᱶᱱ

༊࠺ᱱ ⪙ᱱ

ᝁᖙĥࠥłᱱ ⪙ᱱ

ᱢᖁᱱ ⪙ᱱ

ᖝ✙ౕ᜽❑ᱱ

།▭ᗭญᱱ ⪙ᱱ

ᝁᖙĥษᔑᱱ ⪙ᱱ

ᱥԉ‫ݡ‬ᱱ ⪙ᱱ

vԉǍℎᩎᱱ

ྕƱ࠺ᱱ ⪙ᱱ

ᝁᖙĥᅙᱱ ⪙ᱱ

ᱥᵝ‫ྙ⦽ݡ‬Łᱱ ⪙ᱱ

‫⩥ם‬ᱱ

ྙ⪵ᯝᅕᱱ ⪙ᱱ

ᝁᖙĥᅙᱱ# ⪙ᱱ

ᱶᯱᔢਝቑ ⪙ᱱ

໦࠺ᵲᦺᱱ

ၹᬵ‫ݚ‬ᱱ ⪙ᱱ

ᝁᖙĥᦥᯕᧅᦉᱱ ⪙ᱱ

ᱶᯱᩎᱱ ⪙ᱱ

໦࠺ᱱ

ၹ⡍ᩎᱱ ⪙ᱱ

ᝁᖙĥᩢ॒⡍#ᱱ ⪙ᱱ

᳦bᱱ ⪙ᱱ

᳦ಽš℁ᱱ

ႊ႑ᩎᱱ ⪙ᱱ

ᝁᖙĥᯙ⃽ᱱ ⪙ᱱ

᳦ಽ:#.ᱱ ⪙ᱱ

೐ߑᩢ⥥௝ᯱᗭŖᱱ

႒ᄲᬱᄥšᱱ ⪙ᱱ

ᝁⅭ ᱱ ⪙ᱱ

ᵝᦩᩎᱱ ⪙ᱱ

೐ߑ႒Õ‫ݡ‬ᱱ

ႦႦᱱ ⪙ᱱ

ᝁⅭ‫ݡ‬ಽᱱ ⪙ᱱ

ᵝ᨝ญ᜽❑ᱱ ⪙ᱱ

Õ‫ݡ‬ᩎᱱ

ჵᯝ࠺ᩎᱱ ⪙ᱱ

ᝁⅭᱱ ⪙ᱱ

ᵝᩞᔍÑญᱱ ⪙ᱱ

ᰁᝅƱᅕᱱ

ᄁօ᜽❑ᱱ ⪙ᱱ

៉ນᖬ➑ญᜅᱱ ⪙ᱱ

ᵞᱥ$(7 ⪙ᱱ

⦽᧲‫ݡ‬ᱱ

ᄂᜅ⎵ᱱ ⪙ᱱ

ᦉօ᜽❑ᱱ ⪙ᱱ

ᵞᱥᯕษ✙ᱱ ⪙ᱱ

ᖙ᳦‫ݡ‬ᩎᱱ

ᅕ௝ๅ┡ᬕᱱ ⪙ᱱ

ᦉ❑ɚᰆᱱ ⪙ᱱ

ᵲĥᮡ⧪ᔍÑญ ⪙ᱱ

ᩢ॒⡍ᩎᔍᱱ

ᇡᔑ‫ݡ‬ᱱ ⪙ᱱ

ᦥ᜽ᦥᖁᙹⅭᱱ ⪙ᱱ

ᵲᦺಽᱱ ⪙ᱱ

ᯕ‫ݡ‬ᱱ

ᇡᔑᩎᱱ ⪙ᱱ

ᦥᯕ᪉᜽❑ᱱ ⪙ᱱ

ḥᵝĞᔢ‫ݡ‬ᱱ ⪙ᱱ

ᩑ‫ݡ‬ᱱ

ᇡ⃽ᗭ⣮ᱱ ⪙ᱱ

ᦩǎᩎᱱ ⪙ᱱ

₞ᬱᔢԉ࠺ᱱ ⪙ᱱ

⪮‫ݡ‬᯦Ǎᩎ ၝᄲ℁ᨕ⦺ᬱᱱ

ᇡ⃽ᜅ▭ᯕ✙ᱱ ⪙ᱱ

ᦩᔑᵲᦺᩎᱱ ⪙ᱱ

₞ᬱ᜽❑ᖙቱᱱ ⪙ᱱ

ᇡ⃽ᰝ᳕ᱱ ⪙ᱱ

ᦩ᧲ᯝჩaᱱ ⪙ᱱ

⃽ᦩᝁᇡ࠺ ⪙ᱱ

ᙺ‫ݡ‬᯦Ǎᱱ

ᇡ⃽┡ᯕÑᱱ ⪙ᱱ

ᦶǍᱶ ᱱ ⪙ᱱ

⃽⪙ᩎᱱ ⪙ᱱ

ᖒᝁᩍ‫ݡ‬ᱱ

ᇡ⠪ಽߑ᪅ᱱ ⪙ᱱ

ᦶǍᱶಽߑ᪅ᱱ ⪙ᱱ

ℎ‫ݕ‬ᩎᱱ ⪙ᱱ

ᕽᬙ᜽พ‫ݡ‬ᱱ

ᇡ⠪ᱱ ⪙ᱱ

ᦶǍᱶၙᗭᱱ ⪙ᱱ

ℎపญᩎ ⪙ᱱ

Ğ⯍‫ݡ‬ᱱ

ት൉ᜅ⑹ᨕᱱ ⪙ᱱ

ᦶǍᱶᩎᱱ ⪙ᱱ

ℎᵝಽߑ᪅ᱱ ⪙ᱱ

᫙‫ݡ‬ᱱ

ᔍ‫ݚ‬ᩎᱱ ⪙ᱱ

ᦶǍᱶᱱ ⪙ᱱ

⇹⃽໦࠺ᱱ ⪙ᱱ

ᔑᅙᱱ ⪙ᱱ

᧝┲ᱱ ⪙ᱱ

⇹⃽ᯕษ✙ᱱ ⪙ᱱ

┱ᧅ┱ᜅ

ᔝᖒ ᱱ ⪙ᱱ

᧲ᰍᩎᱱ ⪙ᱱ

∊ᰆᕽฝᱱ ⪙ᱱ

&ษ✙ ໦ᯝᱱ

ᔝᖒᩎᔍÑญᱱ ⪙ᱱ

ᨵ░᜾ᜅ ⪙ᱱ

⋱⦝┩┡ᬭᱱ ⪙ᱱ

(4Ǎญᱱ

ᔝᖒᩎᱱ ⪙ᱱ

ᩍ᮹ࠥᱱ ⪙ᱱ

⎵ᨲᜅ ᱱ ⪙ᱱ

(4ᘂ❭ᱱ

ᔝᖒᱱ ⪙ᱱ

ᩍᵝℝ᜽ ᱱ ⪙ᱱ

⎵ᨲᜅᱱ ⪙ᱱ

,#4ᄥšᱱ

ᔝᖒ⩥‫⯱ݡ‬ᱱ ⪙ᱱ

ᩍᵝℝ᜽ᱱ ⪙ᱱ

ⓑʙ┡ᬭᱱ ⪙ᱱ

⼏┱ᧅ┱ᜅ ᅙᔍ

ᔝ⪙ྜྷᔑᱱ ⪙ᱱ

ᩎᔝᩎᱱ ⪙ᱱ

┡ᯥᜅ⑹ᨕᱱ ⪙ᱱ

a௞ᱱ

ᔢ໦ᦥ✙⪡ᱱ ⪙ᱱ

ᩎᔝᩩḡᱱ ⪙ᱱ

┽⠪ಽᱱ ⪙ᱱ

aಽᙹʙᱱ

ᔢᦵ%.$ ⪙ᱱ

ᩎᔝᯕษ✙ᱱ ⪙ᱱ

┽⪵ᕽ໕ᱱ ⪙ᱱ

vԉ ⪙ᱱ

ᔩ໦࠺ᱱ ⪙ᱱ

ᩎᔝᱱ ⪙ᱱ

❵౩ऽ᜽ᷩ ⪙ᱱ

vԉ ⪙ᱱ

ᔩ᳦ಽᱱ ⪙ᱱ

ᩑ‫ݡ‬ᱶྙᱱ ⪙ᱱ

⠪ⅭᦥⓍಽ┡ᬭ ⪙ᱱ

vԉǍℎᱱ

ᕽv‫ݡ‬ᱱ ⪙ᱱ

ᩑᖙ᳦⧊š ⪙ᱱ

⠪┾⨹⥥ญᱱ ⪙ᱱ

vԉ໕⨩ᱱ

ᕽ௹ษᮥᖒ‫ݚ‬ᱱ ⪙ᱱ

ᩢ࠺ Ʊᱱ ⪙ᱱ

⡍ᜅ⎵ᔍÑญᱱ ⪙ᱱ

vԉᅙᱱ

ᕽ௹ษᮥ᯦Ǎᱱ ⪙ᱱ

ᩢ࠺ᱱ ⪙ᱱ

⡍ᯕᱱ ⪙ᱱ

v࠺Ǎℎᱱ

ᕽ໕ᩎᱱ ⪙ᱱ

ᩢ⣮ྙŁᱱ ⪙ᱱ

⡍⧎᜽օษ ⪙ᱱ

vᄡᱱ

ᕽᗭྙᱱ ⪙ᱱ

ᩩᚁ᮹ᱥ‫ݚ‬ᱱ ⪙ᱱ

⦹݉ᩎᱱ ⪙ᱱ

్ญᱱ

ᕽᩍ᮹ࠥᱱ ⪙ᱱ

᪅༊Ʊᩎᱱ ⪙ᱱ

⦹ქ┡ᬕᱱ ⪙ᱱ

Ñᱽ Ł⩥ᱱ

ᕽᬙɚᰆ ⪙ᱱ

᪅ᔑ"# ⪙ᱱ

⦹ᯕቭ௽ऽᱱ ⪙ᱱ

Łᗮ░ၙձᱱ

ᕽᬙ‫ݡ‬ᱱ ⪙ᱱ

᪅ᖹᬵऽ ᱱ ⪙ᱱ

⦹ᯕ▭Ⓧ᜽❑ᱱ ⪙ᱱ

ŝ⃽ᱱ

ᕽⅩᩎᱱ ⪙ᱱ

᪍ญቭ┡ᬭᱱ ⪙ᱱ

⦺࠺ᩎᱱ ⪙ᱱ

Ų࠺ᦥᯕእ┡ᬕᱱ

ᕽ⩥ၙ௹ᨱᖬᱱ ⪙ᱱ

᪍ฝ⦞Ŗᬱᱱ ⪙ᱱ

⦺ᩍᬙᩎᱱ ⪙ᱱ

Ųᵝᔢྕᱱ

ᕽ⩥ᱱ ⪙ᱱ

᪍ฝ⦞⥥௝ᯱᱱ ⪙ᱱ

⦽᧲‫ݡ‬ᱱ ⪙ᱱ

Ųᵝᜅ┡┡ᬭᱱ

ᖁ෪ᩎᱱ ⪙ᱱ

᫙‫ݡ‬ᱱ ⪙ᱱ

⦽❑ᱱ ⪙ᱱ

ᖁ෪ᱱ ⪙ᱱ

᫙⪹ᮡ⧪ᅙᱱ ⪙ᱱ

⩥‫࠺ݡ‬Ǎᱱ ⪙ᱱ

ᖒ‫ݡ‬᯦Ǎᱱ ⪙ᱱ

ᬊᔑၙ Ǒᱱ ⪙ᱱ

⩥‫ݡ‬༊࠺ᱱ ⪙ᱱ

ᖝ□ ్ญᱱ ⪙ᱱ

ᬊᔑᩎᱱ ⪙ᱱ

⩥‫⪙ ᦥၙݡ‬ᱱ

ᖝ□‫י‬ት౩ᜅᱱ ⪙ᱱ

ᬊᔑ┡ᬕ⦹ᬑᜅᱱ ⪙ᱱ

⩥‫ݡ‬ᬙᔑᱱ ⪙ᱱ

ᖝ□ಽ฾ᜅᱱ ⪙ᱱ

ᬑᖒᔍÑญᱱ ⪙ᱱ

⩥‫ݡ‬ᵲ࠺ᱱ ⪙ᱱ

ᖝ□᜽❑ᱱ ⪙ᱱ

ᬙᔑᔝᔑ࠺ᱱ ⪙ᱱ

⩥‫⪙⃽ݡ‬ᱱ ⪙ᱱ

ᗭŖ࠺ᱱ ⪙ᱱ

ᬙᔑᖒԉ࠺ᱱ ⪙ᱱ

⩽⪵ᱱ ⪙ᱱ

ᙹԕᩎᱱ ⪙ᱱ

ᬵऽ⍖Ğʑᰆᱱ ⪙ᱱ

⪮‫్ ݡ‬ญᱱ ⪙ᱱ

ᙹԕᱱ ⪙ᱱ

ᭉᜅ▕࠵ ⪙ᱱ

⪮‫ݡ‬ಽߑ᪅ᱱ ⪙ᱱ

MFEFCVULS!OBWFS DPN

-&%&#65 $BNQVT 'BTIJPO .BHB[JOF 8JOUFS 7PM ᱶʑǍࠦྙ᮹


http://www.facebook.com/LEDEBUTKR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