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2013년 1월 7일 월요일 제2643호 www.metrobusan.co.kr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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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브랜드숍 판매원
치즈 올려 덜매운 떡볶이
60~70% 외국출신 채용
소시지 꽂은 퓨전꼬치 등
중국어 일본어 등 술술술
길거리 간식까지 세계화
외국인이 바꿔 놓은 명동의 한류 혹한에 폭설까지 내렸던 지난 설날 오전. 오랜만에 서울 명동을 찾은 직장인 양민정(34)씨는 별세 계를 만난 듯 깜짝 놀랐다. 쇼핑 하기에 이른 시간인데도 중국 일 본 관광객들이 미끄러운 빙판길 을 부지런히 누비고 있었다. 양씨 는 화장품 매장을 갔더니 중국 어로 인사하고 패스트푸드 매장 에서도 햄버거를 먹는 내내 한국 사람은 찾기 힘들어 마치 해외여 행 중인 것처럼 느껴졌다 고 말했 다. 서울의 안방이라 할 명동의 주인 이 바뀌는 모습이다. 국내 화장품 숍에서 외국인들이 물건을 팔고,
골목에 늘어선 노점상들은 관광객 들의 입맛에 맞춘 간식거리로 세계 맛지도 를 그리고 있다. 명동 중앙로를 따라 늘어선 화장 품 브랜드숍에선 요즘 한국말을 듣기 힘들다. 판매원들이 외국인으 로 물갈이되고 있어서다. 명동에 매장을 5개 이상 운영하고 있는 더 페이스샵, 네이처리퍼블릭, 잇츠스 킨 등의 판매원 가운데 일본어나 중국어가 유창한 외국 출신 비율이 평균 60~70%, 많은 곳은 90%에 이른다. 그중에서도 중국인 판매원의 비 중이 크게 높아졌다. 더페이스샵을 운영하는 LG생활건강의 김지숙 대
리는 일본인은 구매할 제품을 미 리 찍어놓고 쇼핑하는 데 비해 중국 인은 매장 직원의 상담과 권유를 적 극 수용해 대량으로 구입하는 경향 을 보여 중국인 채용에 더 신경을 쓴다 고 말했다. 명동 쇼핑의 또 다른 재미인 길 거리 음식 도 외국인들의 입맛에 맞 춰 무한 진화 중이다. 떡볶이는 치즈를 올려 덜 맵게 만들었고, 쫄깃한 떡꼬치엔 독일식 소시지를 꽂아 퓨전 요리 로 변신 시켰다. 통감자 사이사이로 소시지 를 맛볼 수 있는 소시지 회오리 감 자 는 쇼핑으로 출출해진 관광객들 의 배를 채워준다.
이 밖에 일본의 타코야키, 벨기 에 와플, 중국식 호떡 등 명동 골 목마다 토종 메뉴를 업그레이드 한 세계 음식 퍼레이드 가 펼쳐지 고 있다. 명동 밀리오레 앞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정모(48)씨는 일본인들 은 담백한 핫바를, 중국인들은 매 콤한 양념 순대볶음을 좋아한다 며 손님 열 명 중 일곱, 여덟은 외국인 인 것 같다 고 말했다. 명동이 한류 쇼핑 1번지 로 떠오 르자 기업들은 재빠르게 해외 진출 전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하고 있 다. 최근 명동에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 매장을 연 CJ올리브영은 한국
식품과 한류 아이돌의 음반 기념 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따로 만들 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올해 중국 진출을 앞두고 관광객들의 소비 성 향을 분석해볼 수 있는 인큐베이 팅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 설 명했다.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 를 비 롯해 이랜드의 스파오 , 신성통상 의 탑텐 , 에이다임의 스파이시 칼라 등 현재 해외 진출했거나 검 토 중인 국내 SPA패션브랜드들 또한 외국 관광객들이 사가는 아 이템을 눈여겨보며 구매 패턴을 주시하고 있다. /박지원기자 pjw@metroseoul co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