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lon] 서울 자전거 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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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드컵공원 정문 - 난지천공원 영상 작업을 하다 보면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그럴 때 집에서 멀지 않은 월드컵경기장에 들르는데, 월드컵공원 정문에서 시작되는 평화의 공원에서부터 페달을 밟으면 새벽녘, 가로등이 아른거리는 숲길이 조용하게 펼쳐진다. 천천히 나가다 보면 증산로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지나 하늘공원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인다. 늦은 시각에 하늘공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입구는 막혀 있지만, 하늘공원이 있는 언덕의 아랫길을 돌아 난지천공원을 가로지르는 내리막길 코스가 매력적이다. 언덕이 완만하고 길어서 긴 시간 동안 내려올 수 있는데, 안개가 살짝 끼어 주의를 해야 하지만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몽환적인 길을 만날 수 있다. 새벽엔 사람도 거의 없어 마치 동화 속에 나오는 숲 속을 달리는 듯하다. 조범진(‘VM 프로젝트’ 영상 디렉터)

map the seoul E D I TO R : K I M YO O N JU N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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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기역 - 월곡역

경복궁 뒤쪽 길을 좋아하는 이유는 자전거

한강만큼 자전거를 타기 좋은 곳도 없지만,

도로에 주차된 차가 없기 때문이다. 차도 옆에

한강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도 자전거를 탈

만든 자전거 도로에는 자동차가 주차되어

만한 곳은 있다. 지금 소개하는 건 회기동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곳은 근처에 위치한

있는 자전거 코스다. 회기역에서부터 출발해

청와대 때문에 곳곳에 경찰이 배치되어

월곡역을 지나 상월곡역에서 돌아오는 길인데,

있어 장애물 없이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일단,

정릉천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정비되어 있지만

상명대학교 정문 앞에서 출발해 부암동 쪽으로

둑 위에 있는 일반 도로로 달릴 것을 권한다.

난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간다. 부암동까지는

자전거 도로 쪽으로 내려가면 홍릉수목원과

일반 도로를 이용해야 하므로 차량을 주의해야

국제정책대학원의 담장을 타고 늘어선 울창한

하고, 종아리에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지만 곧

나무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봄에

다가올 내리막길을 생각하면서 힘을 내야 한다

아름답기로 유명한 경희대학교 캠퍼스를

(부암동까지 계속 오르막이니 커피가 맛있는

자전거로 돌아보는 것도 좋다. 또 서울 시내의

카페 ‘클럽 에스프레소’에서 잠깐 쉬어가면

유일한 수목원인 홍릉수목원은 밖에 자전거를

좋다). 지금까지 코스는 부암동부터 경복궁으로

세워놓고 들어가야 하지만, 매주 토·일요일에

이어지는 내리막길을 위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무료로 개방하므로 참고할 것.

아닌데, 경복궁을 거쳐 안국역으로 이어지는

박준수(자전거로 등교하는 학생)

끝없는 내리막길을 페달을 밟지 않고 내려올 때의 기분은 아는 사람만 안다.

+ 동호대교 - 군자 교

윤기석(픽시드 기어 크루 ‘플레닛 홉스’ 멤버)

혼자 자전거를 타고 싶을 때는 중랑천을 찾는다. 옥수역에서 출발해 군자교까지 중랑천의 물이 한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반대 방향으로 자전거 도로를 타고 거슬러 올라가는 코스. 응봉역 근처에서 가슴에 ‘즐거운 마음으로’, ‘세상 사는 재미’, ‘이쁘게 사세요’ 등의 팻말을 단 허수아비를 발견할 수 있는데, 갈대밭 사이에 생뚱맞게 서 있는 허수아비도 구경할 겸 이 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그리고 해 질 녘 중랑천에 오면 기가 막힌 노을을 볼 수 있다. 한양대학교 근처에 다다르면 조선 시대에 가장 긴 다리였다고 하는 살곶이 돌다리가 있는데, 강 반대편으로 건너는 돌다리 가운데에 서서 강이 붉게 물드는 모습을 보면 감탄이 나올 수밖에 없다. 참고로, 가을에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코스모스가 피어 있어서 길이 더욱 아름답다.

+ 가로수길 - 반포대교

이고운(픽스드 기어 애호가)

‘번잡한 가로수길 근처에서 어떻게 자전거를 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까운 거리에 자전거 타기 좋은 곳이

+ 홍남교 - 홍제역

있다. 신사중학교와 현대고등학교 사이의 골목길을

계곡의 찰랑거리는 물소리와 돌다리, 길가에 핀 개나리를 볼 수 있는 풍경이 바로 집 앞에 펼쳐진다는 건 행운이다.

+ 여의도 한바퀴

홍제천에 가면 그런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 하천은

잘 알겠지만 여의도는 섬이다. 제주도 해안 도로를 따라 섬을

인공적으로 만든 거지만 청계천보다 더 자연스러운 맛이

한 바퀴 돌 수 있듯 자전거 도로를 타고 여의도 둘레를 한

있다. 생태가 잘 복원되었는지 청둥오리가 유유히 떠다니고,

바퀴 돌 수 있다. 여의도로 진입하는 서울교 아래에서 시계

운이 좋으면 왜가리나 백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홍제천을

방향으로 출발하는 게 일반적. 빌딩 숲과 우거진 나무, 한강이

따라 만들어진 자전거 도로는 인도와 분리되어 있어 걷는

동시에 보이는 진풍경을 감상하면서 달리다가 63빌딩이

사람도, 자전거 타는 사람도 편하게 다닐 수 있다. 백련교

나오면 절반은 온 거다. 계속 달리다 보면 샛강 생태공원을

하류에는 물레방아와 인공 폭포 등 볼거리도 많아 혼자

만나게 되는데, 이곳에서 습지 위에 깔아놓은 나무 바닥

자전거를 타고 가도 심심하지 않다. 홍은동 사거리에서

위로 자전거를 탈 수 있고, 잠시 버드나무와 물억새를 보면서

통해서 조금만 북쪽으로 가면 쉽게 한강에 닿을 수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은 듯. 신사나들목을 빠져나와 한남대교를 거쳐 반포대교까지 가는 그래픽 JIN SOL

서울은 넓고 자전거 탈 곳은 많다. 길이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망설이진 않아도 된다. 가보지 않은 길이 많을수록 눈앞에 펼쳐질 풍경에 감탄할 가능성은 더 높으니까. 게다가 안개 낀 언덕길, 섬 둘레를 따라 한 바퀴, 메타세콰이아가 늘어선 도로 등 어디를 달려도 신날 것 같은, 봄이다.

+ 상명대 정문 - 부암동 - 안국역

코스는 자전거 도로와 한강공원이 잘 정비되어 있고,

+ 양재천 둑길

오르막길이 거의 없어 자전거 초보도 쉽게 도전해볼

개포동과 대치동 사이를 흐르는 양재천을 따라 자전거 도로가 있지만,

만한 길이다. 한강 너머로 보이는 남산과 이태원을

둑길 위의 일반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걸 더 좋아한다. 영동 6교에서부터

구경하면서 반포대교 남단에 도착하면 넓은 광장과

영동 2교까지 2차선 도로 양옆으로 메타세콰이아가 줄지어 늘어선 이

자전거길

한창 짓고 있는 인공섬 플로팅 아일랜드가 나타난다.

길은 서울에 있는 길 중에서도 손꼽을 정도로 예쁘기 때문. 차량도 많지

자전거는 반입되지 않지만 유채꽃이 활짝 핀 5월의

오르막길

않아 자전거를 타기에 불편하지 않다. 드라마 <가을동화>의 자전거 신으로

서래섬도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내리막길

유명해진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을 보러 담양까지 가지 않아도 양재천에만

자전거 도로가 끝나지만 홍제천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면

자연을 만끽해도 좋다. 주말엔 여의도 섬 탐방에 나서보는 건

세검정 정자가 나오고, 반대편으로 열심히 달리다 보면

어떨까? 자전거를 가지고 있지 않아도 여의도 곳곳에 설치된

한강과 월드컵경기장에 닿을 수 있다.

공공 자전거 대여소에서 교통 카드를 이용해 자전거를

남자친구’ 뮤직 비디오에서 한고은이 자전거를 타고 나오는 길이 바로

박준수(자전거로 등교하는 학생)

대여할 수 있다. 윤기석(픽시드 기어 크루 ‘플레닛 홉스’ 멤버)

이곳이다. 이고운(픽스드 기어 애호가)

김해란(픽시드 기어 여성크루 ‘Fg2’ 멤버)

오면 울창한 나무가 양옆으로 늘어선 장관을 볼 수 있다. 박혜경의 ‘새

information

공원, 녹지

2011.6.24 2:16:8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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