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ce
종로 다반사
서울시립 정독도서관
Hyehwa Stration
춘곡 고희동 가옥
한국불교미술 박물관 창덕궁
종로의 골목길은 시공간을 오간다. 좁은 골목길 사이사이에는 조선시대 시전부터 근대 음악감상실까지 시대별 흔적이 박제되어 있고 새로운 카페와 젊은 디자이너의 작업실도 자리하고 있다. 아르코 예술극장
종로 1가에서 5가까지 이어진 8차선 도로를 거쳐 출퇴근한다. 차를 타고 지나가면
경복궁
서 보는 종로는 항상 번잡하고 분주하다. 동대문시장에서 광장시장까지 이어지는 서울대학교병원
아트선재센터
좌판에서는 약장수처럼 목소리가 큰 아저씨가 만능다지기를 팔고 있다. 새로 단장
북촌창우극장
한 세운상가 앞 쟁기 끄는 황소 모형 앞에선 아주머니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옛 세 운상가의 명성은 불법 복제 비디오를 거쳐 DVD로 진화한 에로 비디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단성사와 피카디리극장은 사라졌고 서울극장만 남아 좌판에서 말린 문어를 사야 할 당위성을 제공하며 영어학원이 점령한 종로3가를 지나면 건물 하 나에 대형 체인점 간판 여러 개가 주렁주렁 매달린 상가가 나타난다. 피맛골은 사
카페 브람스
라져도 새해에 보신각 타종 광경을 보려고 몰려드는 인파는 줄어들지 않는다. 9년 차 서울 이주민의 눈으로 본 지금의 종로는 그렇다. 풍문여자 고등학교
한편 30년 동안 서울에 살아온 청년의 종로 연대기에는 10년 전까지만 해도 문화
anguk station
의 중심지였던 옛 모습이 녹아 있다. “중학생 때 처음 종로에 왔어요. 낙원상가에 숍 52
서 기타를 사려고 했죠. 대학생 때는 인사동에 전시를 보러 다녔고 탑골공원 뒤편 에 자리 잡은 2천원 국밥집에서 허기를 채웠어요. 그때만 해도 개봉한 영화의 시
종로경찰서
덕성여자대학교 종로캠퍼스
사회는 모조리 서울극장에서 열리던 때였죠. 한동안 종로2가와 3가 사이 젊음의 거리에서 술을 마셨지만 요즘은 종로 출입이 뜸해요.” 홍대로, 가로수길로, 이태원 으로 놀거리와 마실거리가 분산된 지금, 종로를 고집한다는 건 촌스럽게 여겨질지
아트 스페이스 53
모른다. 진짜 종로의 매력은 골목길에 숨어 있어서 모험가의 마음가짐을 지녀야 그것을 얻을 수 있다. 종로의 골목길에는 사대문 안 육의전부터 우리 아버지 세대 오디너리랩
에 유행했던 음악감상실의 흔적까지 600년간의 역사가 박제되어 있다.
조계사
태곳적 종로를 상상해보자. 조선시대 초 한양 천도와 함께 계획된 가장 넓은 도로
유진식당
인 종로는 육의전 등 시전이 있어 상업의 중심지였다. 당시 조선에서 가장 혁신적
낙원동 악기상가
인 문물을 접하려면 사대문 안 종로통으로 향해야 했다. 시간이 지나 국호가 대한
종로구청
민국이 되어서도 여전히 종로는 새로운 문물이 모여드는 곳이었다. 1929년에는
커피친구
한국인이 세운 최초의 현대식 백화점, 화신상회가 지금 종로2가 국세청 자리에 들
미미 고전의상실
어섰다고 한다. 1920년 조선극장에는 3년간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무용가
공평아트센터
최승희가 무대에 올라 화제가 되었고 1960년대 젊은이는 종로 거리를 지나는 길 교보문고
에 미8군 쇼를 보고 재즈를 처음 접했다. 종로3가에 있던 대형 레코드점에서는 빌
탑골공원 종로보석상가
jongGak station
에반스가 울려 퍼졌고 르네상스 음악감상실의 DJ는 뜨내기 손님을 내쫓느라 스트
jongno 5-ga Station
종로성당
금강제화
라빈스키나 힌데미트 같은 어려운 곡을 틀었다. 그야말로 종로에 낭만이 머물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그 낭만의 후예들은 프랜차이즈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
jongno 3-ga station
는 마천루 사이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일민미술관
라커스
볕이 좋은 날 종로를 정처 없이 떠돌았다. 좁은 골목은 더 좁은 골목으로 이어진
광장시장
다. 이름 없는 골목에선 종로의 정취에 반한 젊은 디자이너들의 스튜디오가, 커피
tion a sta
서울극장
반쥴
장인들이 소란스럽지 않게 커피를 볶는 카페가, 음악감상실을 떠올리게 하는 LP
-g
no 3 jong
바가, 서울이란 도시의 축소판을 전시하는 갤러리가 발견된다. 여행의 마지막은 40년이 넘도록 한자리에서 차를 내고 있는 카페가 적당하다. 가끔 젊은 시절 데이 트하던 곳의 기억을 더듬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이곳의 문을 열고 들어온다. 서
다동커피집
로 손을 꼭 잡은 채로. 종로의 낭만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에디터 김윤정, 이혜리 포토그래퍼 유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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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커스
탑골공원 사거리에서 청계천 방면에 위치하고 있는 로큰롤 바 라커스Rockers는 올해로 14주년을 맞이했다. 1999년 처음 문을 연 이래로 종로의 나이트클럽이 5개에서 1개로 줄어들고 피맛골이 사라지고 영어학원과 프랜차이즈 카페가 빽빽하게 들어서는 동안 라커스만은 제자리를 묵묵하게 지키고 있었다.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도 실내는 비교적 깔끔하게 정돈된 인상을 준다. 바 뒤쪽을 가득 메운 LP판과 CD들, 벽에 붙은 로큰롤 가수들의 포스터는 예전 음악감상실을 연상시킨다. 개업 초기에는 1960~70년대 음악을 주로 틀었지만 지금은 솔, 펑키, 포크 록, 모던 록까지 비교적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흘러나온다. 퇴근길, 라커스에 들러 데이비드 보위의 음악을 신청할까 싶다.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관철동 5-6 TEL 02-2265-7689
숍 52
숍 52는 전직 mmmg 디자이너인 오현석, 이준용 실장이 만든 브랜드 ‘서커스보이밴드’에서 프로젝트로 운영하고 있는 오프라인 숍이다. 올해 3월, 종로구 통인동에서 원남동으로 둥지를 옮겨 새롭게 오픈했다. 번듯한 간판도 없는데다 워낙 규모도 작아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쉽다. 그러나 일단 들어가보면 작은 공간을 살뜰하게 메우고 있는 소품들을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숍 52에서는 서커스보이밴드에서 직접 제작한 제품들을 비롯해서 엄선된 소품들과 소규모 독립 출판물을 판매하고 있다. ‘쓰임새가 분명한’, ‘정 붙이고 오래 쓸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하자는 철학에 맞게 디자인과 실용성을 모두 갖춘 야무진 제품들이 돋보인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6시까지만 영업을 하기 때문에 헛걸음 하고 싶지 않다면 영업 시간을 기억해두자.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원남동 52-2 TEL 02-733-2265 web www.circusboyband.com
아트 스페이스 53 서울53호텔이라는 작은 부티크 호텔
“한결같은 커피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 5년 동안 실험을 했죠. 그 결과 원두 종류에 따라 단맛, 쓴맛, 신맛, 깊은 맛의 농도를 분류해서 표기했어요. 손님이 커피를 고르기 좋도록요.”
커피친구
1층에 자리한 갤러리다. 건축가 출신 호텔 대표가 익선동의 호스텔로 쓰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작년 8월 오픈했고 1층에 작은 전시 공간을 만들었다. 에이랩A*Lab과 협업하여 전시를 꾸려가고 있는데 작년 9월부터 ‘도시’와 ‘서울’을 주제로 한 기획 전시를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최근 전시는 5월에 열린 다섯 번째 전시, 김승택 작가의 <일상적인 것들>이다. 전시의 백미를 느끼려면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해보자. 밀실에서 열리는 살롱처럼, 다양한 예술 분야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커피친구 대표
나눈다. 프런트 데스크부터 아침 식사와 컴퓨터 사용을 겸하는 커뮤니티 룸을
8년째 종로통을 지키고 있는 커피 전문점. 커피 좀 마신다는 사람들 사이에선 소문이 자자하다. 커피친구Coffee Friend,
의 마지막 글자 한문이 통속적으로 사용하는 ‘옛 구
거쳐 작품이 1층 전역에 분포되어 있어
’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외국에서 온 관광객에게 ‘서울’에
‘오랠 구 ’인데 ‘가까이 두고 오래 사귄 벗’이란 뜻으로 주인이 직접 지은 이름이다. 그는 커다란
대한 이미지가 노출된다. 손님들은 주로
로스터를 내부에 갖추고 8년 동안 변함없이 직접 로스팅에서 핸드드립까지 맡고 있다. 주문을 하면
일본, 중국, 홍콩, 유럽 등지에서 찾아온다.
로스팅 날짜가 씌어 있는-대체로 일주일을 넘기지 않은-커피를 그 자리에서 갈아 아무리 바쁜
오는 8월 지하 1층에 공연도 즐길 수 있는
점심시간에도 시간과 타협하지 않고 차분하게 내려준다. 흔히 취급하지 않는 르완다, 파나마 등
바를 오픈할 계획이다.
스페셜티 커피도 맛볼 수 있다. 어떤 커피를 고를지 고민일 땐 매일 바뀌는 오늘의 커피를 마시는 것이 방법이다. 인사동을 드나드는 원로 예술가들의 아지트이기도 하다. 선생님을 따라왔다가 커피 맛에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53 TEL 02-763-3833
반해 제자들도 이곳의 단골이 되곤 한다.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수송동 58 TEL 02-725-0179
web www.seoul53ho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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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곡 고희동 가옥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춘곡 고희동 화백(1886~1965년)이 살던 곳이다.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춘곡이 1918년에 직접 설계하고 지은 목조 기와집으로, 서양과 일본의 주거 문화를 한옥에 접목시킨 근대 초기 한국 주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특히 북향으로 큰 창을 낸 춘곡의 작업실은 빛에 민감했던 예술가의 취향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고희동 가옥에서는 오는 7월 31일까지 <세한삼우歲寒三友전>이 열린다. ‘세한삼우’는 춘곡 고희동, 육당 최남선, 위창 오세창 세 사람을 말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고희동과 오세창의 작품이 같이 실려 있는 서화첩과 최남선이 발간한 잡지 <청춘>, 저서 <심춘순례> 등의 자료들이 대중에게
반쥴
공개된다. 고희동 가옥은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개방되며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1974년 종로 한복판에 있는 이 건물에 ‘레스토랑 반쥴’이 들어섰다. 국내외 문화예술인 및 정재계 인사들로부터 깊은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원서동 16 TEL 02-2148-1824
사랑을 받았던 곳, 1970~80년대 대학생이었다면 한 번쯤 찾아 데이트를 즐기던 곳이다. 어머니가 운영하던 곳을 하피스트인 딸이 물려받은 다음 ‘카페 티포투’란 이름으로 운영하다 작년 다시 원래 이름인 반쥴Banjul로 돌아왔다. 3~5층까지 꽤 넓은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데 4층에는 피아노와 하프를 두고 공연장으로 활용하고 공연이 없을 때는 무성영화를 상영한다. 재즈 1세대 트럼페터 최선배 선생의 공연부터 얼마 전 열린 루시드폴의 콘서트까지 전 세대의 뮤지션을 아우른다. 운이 좋으면 뮤지션들이 놀러왔다 즉석 잼 공연을 펼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가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전시, 바자회, 막걸리 파티 등 재미있는 기획이 많으니 홈페이지를 항시 체크할 것.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관철동 12-16 TEL 02-735-5437 web www.banjul.co.kr
다동커피집
“전통적인 문화가 지닌 매력을 현 시대에 맞춰 멋지고 명쾌하게 바꿔보고 싶어요. 그래서 얼마 전 ‘한국식생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현대식 입춘첩을 만들었어요.”
다동커피집은 ‘우리커피연구회’를 창립한 이정기 선생과 5명의 후배가 같이 운영하고 있는 커피 전문점이다. 2005년 ‘명동 커피집’으로 시작해서 인사동에 잠시 머문 뒤 2007년 이곳에 정착했다. 커피와 관련된 표현들을 우리말로 순화시켜 사용하는 점이 인상적이다. 핸드드립 대신에 ‘손흘림’을, 배전도 대신에 ‘볶음도’를, 일본식 표현인 생두보다는 ‘생콩’이나 ‘커피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식이다. 다동커피집의 커피는 깔끔하면서도 상큼한 향이 입안에서
김지은(오디너리랩 디자이너)
은은하게 맴돌아 마치 차茶를 마시는 느낌인데 기분 좋은 신맛과 달콤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밥은 안 먹어도
오디너리랩Ordinary Lab은 디자인을 전공한 친구 둘이 모여서 만든 디자인 스튜디오다. 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소규모
커피는 마시는’ 현대인들을 위해 커피를
기업이나 단체의 브랜딩과 디자인 작업을 돕고 있다. 익선동에 자리한 스튜디오는 오디너리랩의 사무실이자 ‘아마추어서울’이란
제외한 부분에 들어가는 비용을 최소화시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아지트다. 아마추어서울은 오디너리랩의 디자이너 둘과 친구 둘이 힘을 합해 아마추어 서울 여행자가
양질의 커피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된 다음, 서울의 주목받지 못했던 곳을 조명하고, 아주 주관적이고 느슨한 여행 가이드 맵을 발간하는 프로젝트다. 2009년
입장료 개념으로 1인당 4천원만 내면 어떤
발행한 1호의 이슈는 옛 서울을 주제로 종로의 원서동에서 재동까지를 다뤘고 2호에서는 오디너리랩이 자리하고 있는 익선동을
음료를 주문하더라도 커피 종류에 제한 없이
재발견했으며 3호에서는 독립문에서 서대문까지 가장 오랜 시간을 들여 걷는 법을 제안했다. 다가올 여름에 4호를 발간할
리필이 가능하다.
예정이다. 한 편의 가이드 맵이 나올 때마다 투어를 진행하는데 서울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려는 사람에겐 만족스러운 경험이
LOCATION 서울시 중구 다동 164-1 2층 TEL 02-777-7484
될 것이다. 참고로 지난 익선동 투어에서는 익선동의 시조 선생님에게 시조를 배우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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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너리랩
LOCATION 서울시 종로구 익선동 120 TEL 070-4024-7156 web www.ol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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