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veller] 취미도 배달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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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도 배달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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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두 번, 집으로 꽃다발이 온다. 커피가 떨어질 때쯤 문 앞에 갓 볶은 커피 빈이 놓여 있다. 매월 그날엔 세계 곳곳의 달콤한 스위츠가 안방으로 배달된다. 큐레이터가 내 취향에 맞춰 배달해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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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bEan brothers 1/month

커피 큐레이터, 빈 브라더스 수없이 많은 커피 가운데 나의 솔 커피는 어디에 있을 까? 커피의 세계는 넓고도 깊어 알면 알수록 가이드가 필요하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subscription commerce가 등장 하면서 ‘원두 정기 구독’의 꿈은 현실이 되었다. 서브스 크립션 커머스란 매월 잡지나 신문을 구독하듯 일정 비 용을 내면 생수, 화장품, 커피 등 생필품과 기호품을 정 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빈 브라더스Bean Brothers는 원두를 정기 배달한다. 타업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무기는 원두에 스토리텔 링을 입혔다는 것. “매달 계절이나 시대의 흐름과 관련 된 주제를 선정합니다. 3명의 바리스타가 주제를 놓고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그에 맞는 커피와 추출 방법 을 고르는 거죠. 고객들은 매달 빈 브라더스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3인 3색의 이야기를 살펴본 뒤, 마음에 드는 에피소드를 골라 커피를 주문하면 됩니다.” 빈 브라더스 의 커피 가이드인 재키가 정기 구독법을 설명한다. 재키 는 8년 차 바리스타로, 작년 5월, 빈 브라더스의 론칭과 함께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세계에 발 담그게 되었다. 그럼 과월호를 살펴보자. 그간의 주제는 한여름 밤의 꿈, 천고마비, 크리스마스의 악몽 등. 가장 최근에 발매된 1월호의 주제는 ‘나’였다. 재키, 제니, 레오는 새해맞이 심 리 검사를 통해 ‘내마음보고서’를 작성하고 자신과 닮은 커피 3종을 내놓았다. 재키의 콜롬비아 산 세바스찬은 고급스러운 산미를, 제니의 브라질 산토스와 케냐 니에 리의 블렌딩은 깔끔한 보디감을, 레오의 르완다는 우유 와의 환상적인 조화를 선보였다. 커피 입문자에게는 이보다 훌륭한 가정교사가 없을 것 이다. 정기 구독 박스에는 커피와 함께 로스팅 과정, 추 출법, 마실 때 팁까지 상세히 적힌 ‘테이스팅 노트’가 배 1월의 스타트 키트. 커피 입문자를 위한 박스다. 재키, 제니, 레오가

달된다. 또 테이스팅 이벤트 등 오프라인의 모임을 통해

선택한 원두가 각각 100그램씩 세

바리스타를 직접 만나고 커피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

봉지 들어 있다. 기본적으로 커피와

다. 한편으로 커피에 조예가 깊은 사람들에겐 매달 가만

함께 그달의 포스터, 빈 브라더스 자체 제작 메모지, 추출법이 자세히

히 앉아 전 세계에서 배달되는 신선한 원두를 기다리는

적힌 테이스팅 노트, 뚜껑이 있는

일이 기쁨일 것이다.

테이크아웃 컵이 따라온다. 그 외에

재키는 그간 자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커피 중 가장 기

서버, 드리퍼, 계량스푼, 전용 필터, 핸드 드립 방법이 적힌 스타트 키트

억에 남는 것으로 ‘이태리의 여름’을 꼽는다. 초콜릿 맛

매뉴얼은 스타트 키트를 선택한

이 특징인 블렌딩 커피를 맛보는 사람들의 머릿속엔 그

이들을 위한 준비물이다. 그림까지

가 들려준 베네치아 여행 이야기가 떠오를 것이다. 이야

그려놓은 매뉴얼을 아무리 읽어봐도 잘 모르겠다면, 빈 브라더스 홈페이지에서 핸드 드립 동영상을 찾아보자. 재키가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5만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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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담긴 커피에는 신기하게도 감칠맛이 더해진다. PRICE 재키 박스, 제니 박스, 레오 박스 각각 2만8천원. WEB www.beanbrothers.co.kr

the traveller FEB 2014


Flower

snack

Br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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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om & Bowl

Food Plab

2, 3, 4/month

1/month

꽃다발 큐레이터, 블룸앤보울

스낵 큐레이터, 푸드플랩

두 달의 예행연습 끝에 1월 1일, 드디어 블룸앤보울

어린이날 최고의 선물이 과자 종합선물세트였던 시절이

Bloom & Bowl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에게

있다. 가치가 로봇이나 마론 인형과 비등했다. 푸드플랩

2주에 한 번, 또는 주마다 한 번 작은 꽃다발을 배송해주

에선 이 ‘과자 종합선물세트’를 정기 배달해준다. 게다가

는 서비스는 블룸앤보울이 유일무이하다. 남자들이여,

‘세계 각국의 과자’들로 꽉 채운 박스다.

여자친구 또는 아내에게 점수를 딸 수 있는 기회다.

과자를 왜 배달까지 시켜야 하지? 백화점, 슈퍼마켓, 편

“사랑하는 사람에게 멋진 남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더

의점, 게다가 동네 상가 수입품 상점에도 진진한데. 심우

많이 이용해줬으면 해요. 그런 이들을 독려하고자 블룸

창 대표가 기다렸다는 듯 입을 열었다. “수입 식품은 유

앤보울을 시작하게 되었죠.” 김하영 대표가 은근슬쩍 속

통 경로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개인이 운영

내를 드러낸다. “몇 달 전에 런던과 파리를 다녀왔는데

하는 소규모 식품점엔 유통기한이나 출처가 불분명한

유럽에선 생활에 꽃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더라고요.

것들도 있고요. 무엇보다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잖아요.

창문에, 식탁에, 주방에, 안방에, 집 안 어디서든 꽃을 볼

큐레이션curation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생각했죠.”

수 있어요. 꽃이 사치가 아니라 없으면 허전한 존재인 거

일리가 있다. 세계 곳곳의 편의점을 들락거릴 때마다

죠. 국내에서도 그런 움직임이 미미하게 느껴져요.”

“이 나라에서 맛있는 과자는 뭐야?”를 묻곤 했다. 현지

꽃이란 것이 참으로 신비로운 존재다. 아무리 선물 받아

인 친구가 없으면 정보를 얻기가 어려웠다. 단것을 즐겨

도 질리지 않는 것이 꽃 아닌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가

먹는 이에게 여행 중 슈퍼마켓 순례는 중요한 일과다.

장 먼저 꽃망울이 눈에 들어온다면 나도 모르게 미소 짓

푸드플랩은 무려 100여 개 이상의 나라에서 공수한 스

게 될 것이다. 작은 사치가 그날의 컨디션과 공간의 분위

낵들을 선보인다. 배달 과자 박스엔 두 종류가 있다. ‘테

기를 좌우할 수 있다. 블룸앤보울은 받는 이의 기쁨을 극

이스티 로드 박스’는 매달 셀러브리티가 선별한 제품으

대화하기 위해서 깜짝 배달을 감행하고 있다. 시간을 정

로 꾸린다. 전문가의 셀렉션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밸런

확하게 공지하지 않고 슬쩍 꽃다발을 건네주어 마치 평

타인데이가 끼어 있는 2월엔 쇼콜라티에 루이강이 직접

범한 날에 날아들어온 특별한 선물같이 느껴지게 하는

견주고 고른 초콜릿과 스낵으로 박스를 채웠다. ‘푸플 박

것이다. 이를 위해 친절함이 몸에 베인 전문 배달 기사를

스’는 40여 곳의 스낵 전문 벤더와 푸드플랩이 자체적인

고용했다.

데이터를 기초로 리스트를 추린 후 시식을 거쳐 품목을

또 하나의 기쁨은 첫 주문 고객에게 꽃병이 함께 배송된

결정한다. 벤더들은 모두 국내 대형 백화점, SSG 마켓

다는 것. 프티 사이즈의 꽃다발이 쏙 들어가는 시약병은

등과 거래하는 업체로 신뢰도가 높다. 신제품은 물론 장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인테리어 소품이 된다. “정수기를

인이 만든 과자, 우리의 ‘초코파이’와 같은 세계 각국의

렌털하면 정기적으로 물을 배달해주잖아요. 거기서 힌

‘불멸의 스테디셀러’ 과자를 만날 수 있다. 한 달에 한 번

트를 얻었어요. 꽃병을 선물하고 거기에 꽂을 수 있는 꽃

배달되는 이 달콤한 박스는 지인들과의 소모임에서 간

을 정기적으로 배달하면 근사하겠다 싶었죠.” 꽃다발은

식을 준비해야 하는 경우나, 수입 스낵을 구매하기가 힘

대략 4~5송이의 꽃과 열매 식물, 그린 플라워로 구성된

든 지방 거주자들에게 특히 인기다. 시중 판매가보다 가 2월의 테이스티 로드 박스와 루이강

다. 장미나 국화 등 너무 흔한 꽃이나 지나치게 화려해서

격이 10~35퍼센트까지 저렴한 것도 푸드플랩 배달 과

1월 첫째 주의 꽃 배달. 화이트

여자들 눈에만 예뻐 보이는 구성은 피하는 편. 플로리스

초콜릿 박스). 두 패키지 모두 루이강과

자의 강점이다. 절반 이상이 신제품이라 ‘먹거리 얼리어

러넌큘러스, 동글동글한 잎의

트가 전문가의 안목으로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꽃다발

협업했다. 루이강은 프랑스 르 코르동

답터’의 취향도 만족시킨다. 곧 새로운 박스들도 선보인

유칼립투스, 작은 솔방울이 달린 오리목나무로 구성되어 있다. 찬바람이

블루, 아틀리에 피에르 피에르, 에콜

을 구성한다. 동시에 꽃가루나 꽃잎이 떨어지지 않고 얼

뒤그랑 쇼콜라 발로나 등을 수료한

다. 건강과 다이어트가 관심사인 이들을 위한 뮤즐리(곡

마나 싱싱하게 지속되는지도 꼼꼼하게 살핀다.

쇼콜라티에다. 테이스티 로드 스낵

식, 견과류, 말린 과일 등을 섞은 것으로 우유에 타 아침

수 있는 러넌큘러스는 300장이 넘는

황소 수백 마리를 팔아야 하얀 튤립을 가질 수 있었던 몇

박스는 벨기에의 가바니 코코아 트러플

식사로 먹는다), 비타민 등으로 꾸린 ‘다이어트 박스’, 끼

앙증맞은 쁘띠 사이즈라 사무실 책상에

세기 전 인류에 비해 우리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이다.

놓고 근무 시간 내내 힐끔거리기에도

꽃집이 문을 여는 시간이면 회사에 있어야 한다고 투덜

적당하고 식탁 위에 두고 집 안의

대는 건 이제 그만.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하루에 한 번

분위기를 환기하는 데도 안성맞춤이다. 첫 주문 고객에게는 꽃병이 함께 배송되는데 브라운과 화이트 중 선택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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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 갈아주면 생활이 풍요로워진다. PRICE 바이위클리 블룸(2주에 한 번) 3만9천9백원, 위클리 블룸(1주에 한 번) 7만6천9백원 WEB www.kimma.kr

에디터 류진, 김윤정 포토그래퍼 이혜련

불기 시작할 때 등장해 늦은 봄까지 볼 꽃잎이 둥글게 포개져 있다고 한다.

the traveller FEB 2014

밸런타인데이 패키지(왼쪽, 하얀색

초콜릿, 터키시 딜라이트, 스웨덴의 안나 오렌지 향 비스킷 등 7종의

니 해결이 가능한 즉석식품들로 꾸린 ‘레토르트 박스’ 등

스낵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다. 시즌

카테고리를 확장할 예정.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시대엔

스페셜로 루이강이 직접 만든 고급

간식도 ‘큐레이션’해 먹는다. 뭣 좀 아는 이가 대신 골라

수제 초콜릿도 독점으로 선보인다. 주문 후 제작하는 방식으로 2월 3일부터 받을 수 있다. 각각 2만9천7백원, 3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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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과자를 배달받고 싶다면. PRICE 테이스티 로드 박스 2만9천7백원부터, 푸플 박스 2만7천5백원. WEB www.foodplab.com

the traveller FEB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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