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브랜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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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북

연희동

본 제작물은 숙명여자대학교 홍보광고학과 캡스톤디자인 프로젝트 '브랜드커뮤니케이 션전략' 수업 과제의 일환으로 제작되었으 며, 상업적 의도가 없음을 알립니다.

6 "어떤
동네를 가장 좋아하세요?"

여는 말

나는 울산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울산에 살았다.

그런 나에게 서울이란 ‘두근거리는 도시’였다. 서울이 두근거린다기보다는 14살쯤 언니와

단둘이 롯데월드를 갔던 기억, 16살 겨울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 서울으로 올라와 콘서트를

보러 갔던 기억, 19살 겨울 입시의 마지막 관문이었던 면접고사를 치르러 엄마와 숙대에

처음 왔던 기억들이 모여 만들어진 감정이 서울, 특히 서울역 앞 이름모를 주황색 건물에 투영된 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는 이름을 알게 된 그 주황색 건물이 지겨워질 때쯤, 나는 한강보다 태화강이 좋아졌

고, 바쁜 직장인들로 가득한 갈월동에서 느긋하고 한적한 약사동을 생각했다. 서울생활을

시작한 지 만으로 1년도 채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그러다 연희동을 만났다.

책 ‘그래서, 서울’의 도화동편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 2년마다 살 곳을 기웃거리는 세입자에게는 살기 좋은 동네를 판별하는 나름의 방법이 있

다. 그중 가장 확실한 건 엄마다. 이사하는 날 지방에서 올라온 엄마가 “여긴 서울 같지가

않다”고 하면 되는 것이다.

연희동은 서울 같지 않으면서도 서울 같은 동네이다. 소외감을 느끼기에는 서울 같지 않

고, 울산이 떠오를 정도라기엔 서울 같다. 그렇게 난 ‘내가 좋아하는 동네 = 연희동’이라는

준비된 대답을 담아두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 뒤에 따라올 "왜 그렇죠?"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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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목차 여는 말 나의 연희동 외지인의 연희동 주민의 연희동 브랜드로서의 연희동 닫는 말 참고문헌 p 5. p 8. p 20. p 24. p 34. p 52. p 54.

나의

연희동

갈월동 버스정류장에서 750 A나 B번 버스를 타고

연대 앞에서 내려 서대문구 마을버스 03번이나 04

번에 다시 올라 5분 정도 가면 연희 삼거리에 도착한

다. 연희동으로 가는 길은 교통이 불편해 작년 생일

내가 좋아하는 동네에서 만나자는 이유로 친구들을

연희동으로 불렀다가 눈치도 보였다.

하지만 친구들도 내가 짠 코스를 따라 돌아다니다 어

느새 연희동에 반해버렸다. 연희맛로를 중심으로 내

휴대폰 지도 어플을 빼곡히 채운 연희동의 장소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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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러가 쇼핑센터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맛로 23

연희맛로의 중심에 위치한 곳으로, 한국 최초의 근대식 마트이자 1965년부터 연희동과 함께하고 있는

건물이다. 연희동 주민들이 인정하는 ‘연희동의 랜드마크’라고 볼 수 있다. 1층에는 사러가 슈퍼마켓과 푸

드코트, 그리고 피터팬 빵집을 비롯한 상점들이 위치하고 있으며, 2층에는 오브젝트의 DIY 와펜샵인 옵

젵상가를 비롯한 상점들이 입점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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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젵상가 @object_sangga 패브릭 제품과 일러스트 와펜을 구매해 단 하나뿐인 디자인의 소품을 만들 수 있는 DIY 상점

옵젵상가 프로젝트는 오브젝트가 진행한 일러스트 브랜드 ‘겨울엔 토스트가 좋아’와 패브릭 브랜드 ‘표뵤 뵤’의 콜라보로, 동대문 종합상가에 두 브랜드가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만든 가상의 공간 ‘옵젵

상가’는 2022년 4월부터 약 한 달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 사랑을 바탕으로 진짜 상가를 만들어 봐야겠다고 다짐한 오브젝트는 그 위치를 연희동 사러가 마트 2 층으로 결정한다. 오브젝트 블로그에 따르면, 그 결정에는 사러가 마트의 오랜 역사와 연희동이 주는 따

뜻하고 정겨운 이미지가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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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 188-71, @chaegbar

바텐더의 쉐이킹 소리와 손님들의 책장 넘기는 소리만 들리는 바가 있다면 어떨까?

김영하 작가가 방문한 것으로도 유명한 책바는 그런 공간이다. 생각보다 작고 개인적인 분위기의 공간이

기에 이방인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지만, 그 기분도 찰나, 금새 운영자가 나와 책장으로 된 문을 열어 자 리로 안내해준다. 자리에 앉아 건네받은 메뉴를 찬찬히 읽으며 공간에 적응한 다음, 한 잔을 주문하고 일 어나 책을 한 권 고르면 된다.

메뉴를 찬찬히 읽어야 하는 이유는, 곳곳에 책바스러운 표

현법이 담긴 한 권의 책 같은 메뉴판이기 때문이다. 먼저 메

뉴판의 목차는 ‘독립 출판’, ‘시’, ‘소설과 만화’ 등으로 구성

되어 있다. ‘독립 출판’은 책바에서 자체 제작한 칵테일, ‘시’

는 시 한 편을 읽을 수 있을 정도의 높은 도수를 가진 술, ‘소

설과 만화’는 같은 이유에서 10도 미만의 낮은 도수를 가졌

거나 논알코올인 술들로 구성되어 있다.

바늘이야기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 130-8, @banulstory_official

2021년 오픈한 뜨개 용품을 판매하는 뜨개질 상

점으로, 유튜브 채널 ‘바늘이야기 김대리’를 운영

하기도 하는 김대리님은 바늘이야기 연희점을 ‘누

구나 편하게 들를 수 있는 편의점 같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한다.

건물에 들어가는 순간 만나는 큰 벽 한 면을 가득 채

운 실들은 연희점의 트레이드마크이자 이곳을 인스

타그래머블하게 만들어준다. 건물은 1층의 뜨개질

상점과 2층의 뜨개질 카페로 구성되어 있고, 2층의

뜨개질 카페에서는 단추 모양의 빵도 먹어볼 수 있

으며, 1층에서 뜨개질 거리를 사 2층에서 차를 마시

며 느긋하게 뜨개질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프로토콜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 137-1, @protokall.roasters

2021년 시작된 프로토콜 로스터스의 연희동 카페는 자칭 ‘프로토콜의 탄생지’이다. 프로토콜은 기록이라는 뜻으로, 프로토콜 로스터스는 커피의 로스팅을 기록하며 이곳의 가 구, 조명, 음악과 방문객으로 기록된다고 말한다. 그 말을 증

명하듯 프로토콜은 그 공간이 주는 매력으로 유명해졌다.

추천메뉴 | 푸릇

“산미 있나요? 산미 있는 커피를 싫어해서요.”

이러한 분들을 설득하고픈 욕심에 탄생한 프로

토콜의 두 번째 블렌드 ‘푸릇’입니다.

프로토콜의 창밖 너머 ‘플라타너스의 푸르름’을

바라보며 마시기 좋다는 소개에 산미를 싫어하

는데도 선택한 푸릇은 내 커피 선택의 스펙트럼

을 넓혀주었다. ‘커피에 진심인’ 프로토콜을 믿

고 선택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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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셋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 92-18, @poset.official

포셋은 오브젝트가 만든 ‘엽서 도서관’으로, 포셋의 상호는 엽서(postcard), 종이(paper), 포스터 (poster) 등 종이와 관련된 단어들을 조합해서 만든 이름이다. 포셋은 연희동의 한 건물 3층에 조용히 자

리하고 있아 비슷하게 생긴 건물들을 따라가다 자칫 지나칠 수도 있지만, 1층과 3층에 있는 작은 입식 간 판이 등대처럼 길을 알려준다.

포셋의 엽서 도서관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 내부에는 나란히 서있는 칸막이들에 다양한 작가의 엽서들

이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사람들은 조용히 한 칸 한 칸 돌아다니며 엽서를 고르고, 창가의 책상은 편지를 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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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도서관에서 첫 번째로 주목할 것은 입구에 붙은 편지이다. 엽서 도서관의 사서님이 매일 아침 엽서 하 나로 테마를 정해 도서관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인스 타그램 팔로워들에게 쓰는 편지는 항상 멋진 구절과

따뜻한 마음이 포함되어 있어, 테마로서 소개되는 엽 서에 더 큰 애정을 가지게 만든다.

두 번째로 주목할 공간은 기록 보관소이다. 한

달 단위로 계약 가능한 기록 보관함 서비스는

대여자가 자유롭게 자신의 기록을 담는 공간으

로, 몇 칸은 포셋에서 미리 채워두어 사용 예시

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작은 면적에 마

음을 모아담는 엽서와 한 뼘 남짓의 작은 공간

을 온전한 자신만의 기록으로 채워넣는 기록 보

관소의 연결성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엽서들을 살펴보는 것이다. 그러

다 보면 ‘이거다!’하고 그 사람에게 건네야만 하는 엽서를 발견할 수 있다.

17 더블랭크와의 인터뷰를 통해 포셋과 연희동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Q. 연희동이 주는 여유와 한가로운 분위기가 포셋과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어떻게 연희동에 위치하게 되 었나요? 포셋은 가까이에 우체국이 있고 오래된 건물에 자리하고 있어요. 창 너머로는 푸른 가로수들이 조화롭게 펼쳐져 있고요. 연희동은 조용하고 정감 있는 동네라는 점에서 저희가 생각하는 ‘엽서 도서관'의 모습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포셋이 빠르게 소비되는 공간이 아니길 바랐습니다. 한 동네에 자연스 럽게 스며들었으면 했어요. 포셋을 알고 찾아와 주시는 분들을 비롯해, 동네 주민들도 편안히 머물다가는 장소가 되었으면 했죠. 엽서 도서관을 온전히 즐기는 팁이 있다면, 편지를 쓸 대상을 떠올리며

연희문학창작촌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 203-1

연희문학창작촌은 2009년 옛 시사편찬위원회를 리모델링한 서울시 최초의 문학 전문 창작공간으로, 서

울문화재단에 소속된 기관이다. ‘문학 전문 창작 공간’이라는 말은 자칫 문학가들만을 위한 공간으로 느껴

지기도 하고, 실제로도 연희문학창작촌의 주요 사업 중 하나가 입주 작가들을 모집해 집필 및 거주 공간

을 제공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연희문학창작촌은 다양한 행사를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있다.

그 예시로 서울스테이지11이 있다. 서울스테이지

11는 서울문화재단 소속 11개의 창작공간에서 매

월 첫째 목요일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행사로, 연

희문학창작촌의 경우 야외무대 ‘열림’에서 진행된

다. 지난 5월에는 ‘천선란 작가와 함께하는 북 콘

서트’가 진행되었으며, 6월에는 소설가 정선임과

피아니스트 조영훈 등이 참여하는 북 콘서트 ‘여름

으로 돌아올 때’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연 관람 신

청은 서울스테이지11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연희문학창작촌은 온라인을 통해서도 시민과 소통

하고 있는데, 언제 어디서나 문학을 즐길 수 있는 ‘주

머니 속 문학잡지’를 콘셉트로 한 웹진 ‘비유’가 대

표적이다. 비유는 2017년 12월에 창간된 월간지로, ‘하다’, ‘쓰다’, ‘묻다’ 세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

다. 섹션들은 각각 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젝트

성 연재물, 기성 및 청년 작가의 신작, 키워드에 대한

여러 작가의 시각과 사유를 엮어내는 글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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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어마인드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 132-32, @your_mind_com

유어마인드는 2009년부터 국내 소형 출판사, 작가 개인에

의해 제작된 독립출판물과 아트북을 굿즈, 음반과 함께 판매

하고 있다. 2017년 연희동에 자리잡은 유어마인드의 오프라

인 공간에서는 아트북페어 ‘언리미티드 에디션’을 주최하고

있기도 하다.

처음 유어마인드를 알게 된 것은 유어마인드의 굿즈 자판기

‘스몰 박스’ 덕분이었다. 책방 외벽에 설치된 자판기에서는 아

주 작은 크기의 책과 노트, 굿즈를 구매할 수 있으며, 모든 제

품은 작은 종이 상자에 담겨 나온다. 자판기를 지나 서점 안으 로 들어가면, 다양한 장르의 책은 물론 달력이나 책갈피와 같 은 소품부터 일러스트 포스터까지 각양각색의 물건들이 나무 로 된 인테리어와 어우러져 있었다. 나무 창틀 사이로 보이는 초록빛 풍경까지 완벽히 힐링 되는 공간이다.

마우디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동 132-18, @maudie_dining

사러가 쇼핑센터의 옆에 위치한 서양 가정식 식당 마우 디는 내가 연희동을 처음 방문하게 된 계기였기도 하 다. ‘마우디’는 화가 ‘모드 루이스’의 애칭으로, 모드 루

이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의 제목이기도 하다. 자리에 앉으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냅킨에 그려진 일 러스트 역시 모디 루이스의 그림을 모티브로 했다. 올

해 초부터는 브런치 전문 매장 ’마우디 브런치 바‘도 운 영중이다. 위치는 연희동 초입의 다이소 맞은편.

추천메뉴 | 트러플 크림 버섯 리조또와 뇨끼

처음 방문했을 때 먹고 감탄했던 음식은 트러

플 크림 버섯 리조또였다. 리조또를 둘러싼 양

송이 버섯 구이에서 관자 구이 맛이 났기에 버

섯이 맛있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깨닫게 된 곳

이기도 하다. 트러플을 싫어하던 친구도 맛있

게 먹었던 메뉴들이기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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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장소들이 모인 연희동은 내게 ‘책’이 연상되

는 동네이다. 책바, 유어마인드, 연희문학창작촌의

공통분모인 ‘책’을 중심으로 바늘이야기와 포셋의 아

날로그함이 강화하는 연희동의 이미지는 몇 번을 방

문해도 크게 변하지 않는 동네와 낮은 건물들의 ‘천

천한 변화’와도 어울린다.

외지인의 연희동

내가 설정한 ‘연희동=책’이라는 공식을 활용하기에 앞

서, 외지인 한 분, 주민 한 분과의 인터뷰를 진행해보았

다. 이들은 연희동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먼저 외지인의 연희동이다. 연희동을 알긴 하지만 좋아

하는 동네로 연희동을 먼저 떠올리진 않는 사람은 연희

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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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안녕하세요,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울살이 4년차 채하영이라고 합니

다.

현재 일본에서 한 달 살이를 하고 있습니다. 2주 간

교토, 2주 간은 도쿄에 머무를 예정인데요. 교토의

정서가 저와 너무 잘 맞아서 도쿄에서의 삶이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그러했

듯, 저와 주파수가 맞는 곳을 잘 찾아다니려고 합니

다. (웃음)

자신과 맞는 사람이 있듯 자신과 맞는 공간이 있다

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가끔은 자기 소개를 할 때

저의 생활 공간과 좋아하는 동네를 설명하곤 하는

데요. 공간을 통해 사람을 이해하고, 소개하고, 소

통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라는 사람은 외부의 감각(소리, 빛, 향 등)이 너

무 강할 때면 사유와 향유의 에너지를 빼앗기고 금

세 시들해집니다. 조용하고 차분한 곳, 나무와 바

람, 햇살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선호합니다. 지금도

교토의 한적한 카페에 앉아 인터뷰 질문을 작성하

고 있습니다.

Q. 이유 없이 계속 가고 싶은 동네가 있나요? 가장

좋아하는 동네를 소개해주세요.

마음이 분주할 때면 조용하고 푸르름을 간직한 동

네에 찾게 됩니다. 잘 가꾸어진 매력을 힘주어 설득 하기보다는 큰 기척도 없이, 있는 그대로 자신을 보 여주는 동네를 선호합니다.

서촌-삼청동-부암동(특히 가을), 연희동, 뚝섬역서울숲, 망원동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만, 평일 낮에 방문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동네 하나를 꼽기가 너무 어려워서

자주 가는 산책 코스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중구 장

충동에 살고 있는 저는 다산동 성곽길을 자주 산책 합니다. 동대입구역 사거리에서 시작해 다산 성곽

도서관까지 약 20분이 걸리는데요. 개성을 품은

가게, 귀여운 벽화, 멋진 야경과 나무가 내는 소리

를 만날 수 있습니다. 다산 성곽 도서관에도 방문해

보시는 것도 추천 드립니다.

Q. 연희동에 방문한 적이 있나요? '연희동' 하면 떠

오르는 단어 세 가지를 알려주세요.

연희동은 계절에 한 번씩은 방문하고 있습니다.

프로토콜 커피에 자주 가는데요. 창가에 걸린 나무 가 새순을 틔웠다가, 무성했다가, 산들산들 흔들렸 다가, 앙상해지는 모양을 보며 계절을 실감하는 것 같습니다.

단어 세 가지 - 고즈넉함, 들꽃, 아날로그 : 계획적으로 심겨진 알록달록한 화단같기 보다는, 길가에 핀 들꽃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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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희동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공간이 있다면 추 천해주세요.

‘글월’이라는 곳을 방문하며 연희동을 더욱 좋아하

게 되었습니다. 우선,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지도를 켜고서도 한참 헤매었는 데요. ‘이런 곳에 가게가 있어?’라고 생각하며 계단

을 오르내렸던 그 ‘낯선 감각’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있지만 아는 사람만이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이 품은 개방성과 폐쇄성. 일종의 몽환적

인 요소가 ‘편지 가게’라는 테마와 매우 잘 어울렸

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간을 찾아온 사람들의 애정 과 존중, 예의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기대감을 품고 서랍장을 열어보는 과정도, 한 쪽 구

석에서 편지를 쓰고 있는 사람을 지켜보는 일도, 이

편지는 누구에게로 갈까? 상상하는 일도 재밌었습 니다. 아, 건너편 아파트 뷰가 생각보다 좋아서 놀

랐던 기억이 납니다. (웃음)

Q. 연희동에서 찍은 사진이 있나요? 사진에 담긴 일화와 함께 소개해주세요.

좋아하는 동네를 가족들에게도 소개해주고 싶어

함께 간 적이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엽서 가게, 소품샵, 책방을 함께 가

보았는데요. 행복해하는 저와 달리 금세 흥미를 잃

고 소파에 앉아 저를 기다리던 가족들의 얼굴이 생

생합니다.

그렇지만 함께 차분히 정리된 연희동의 주택가를

걸으며, “언젠가 연희동으로 이사오자!”라는 귀여

운 목표를 공유하기도 했답니다. 각자 누릴 수 있는

것, 좋아하는 것은 다를지라도 연희동만이 품고 있

는 정서에 모두가 감화된 것이었겠지요.

Q. 하영님에게 연희동은 어떤 곳인가요?

연희동은 불편합니다. 신촌역이나 홍대입구역에서

바로 갈 수 없고 지역 버스를 이용해야 하거든요.

따라서 약속 장소로 삼기에도 애매하고, 외부인이 방문하기에는 ‘랜드마크’라고 할 것도 없어 보입니

다.

그렇지만 그러한 수고로움이 빛을 내는 공간이 아 닐까요? 편리하고 빠른 삶 속에서 ‘지연’의 감각을 주는 곳, 나만의 보물을 찾을 수 있는 곳, 애써 찾아 온 것을 알기에 ‘느슨하지만 긴밀한 연결’이 이루어 질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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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의 연희동

하영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희동의 아날로그함은 나

만이 느끼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외지인

들의 공통점은, 매체를 통해 접한 연희동의 이미지가

적지않은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연희동에서 직접 살아보고 느끼며 연희동을

알아간, 연희동 주민이 생각하는 연희동은 어떨까? 이

를 위해 연희동 주민이자 책 ‘연희동 우현이 걷다’를 쓰

신 우대성 소장님과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다.

우대성 소장님

우연히, 프로젝트. 건축사무소의 대표이신 우대성

소장님의 '연희동 우현이 걷다'는 2021년 출판된

책으로, 연희동 주민이자 건축가의 시야에서 바라

본 연희동의 장점과 단점, 더 나아가 연희동을 위한

발전 전략까지 제안되어 있는 책이다.

연희동 우현이 걷다의 목차는 24절기에 따라 정리

되어 있다. 첫 장인 '입춘'에 그 이유가 나와있는데, 절기는 땅과 자연의 리듬에 따라 몸과 마음을 준비 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매 주 연희동 골목길을 걷고 궁동산을 오른 부부가 각 절기마다 발견한 연희동의 모습을 담게 되었다.

연희동 우현이 걷다

우연히 마주한 궁동산의 풍광에 반해 연희동에 살

게 된 우대성 소장님과 현영미 작가님 부부의 연희

동 산책기. 겪어야 비로소 보인다는 생각으로 24

절기를 따라 동네를 기록했다.

마지막 절기 '대한'에는 동네를 공부하며 찾아낸 지

점과 그에 대한 생각들이 모여 있다. 연희동 발전

전략이라고도 볼 수 있으며, '연희동의 처음 이름을

되찾자', '막힌 길을 열자', '나만의 동네 지도를 만

들자' 등 건죽가이자 연희동 주민인 소장님이 제안

하는 연희동을 위한 조언들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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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희동에서 특별히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

요?

연희동의 자연환경이다. 연희동은 산으로 둘러싸

여 있고, 주택들이 높거나 튀지 않아 자연을 해치지

않는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존속되어야 할 부분이

라고 생각하고, 이것이 연희동을 서울에 있는 다른

동네들과 구별되게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서울에는 낮은 건물들만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그리

고 그런 곳들에 가면 느껴지는 위압감이 연희동에

서는 느껴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낮은 건물들만 있

는 곳은 대개 개별적인 주택들만 존재하기 때문이

고, 연희동에는 주택과 더불어 사러가 마트와 같은

주민들과 동네가 교류하는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 이다.

Q. '연희동'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 나요?

독일은 지역에 따라 맥주의 맛과 만드는 방식이 구 분된다. 따라서 ‘맥주’가 지역의 고유성을 상징하게 된다.

이처럼 연희동이 다른 동네와 비교했을 때 어떤 가

치를 가지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연희동 우현이 걷

다’에서 강조했던 세종대왕이 그 중 하나다. ‘연희’

라는 이름을 세종대왕이 지었고, 그 이름이 무려

600년간 이어져오고 있는데 이 점이 강조되고 있

지 않다. 또, 연희동의 ‘연희’라는 이름만으로 사람

들에게 특정한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Q. 연희동의 방문객으로서, 연희동은 ‘책’이라는 키

워드가 연상되는 동네였습니다. 연희동 주민으로

서 이에 공감하실까요?

연희동이 아날로그적이긴 하다. 연희동은 천천히

변하고, 무엇보다 교통편이 불편하기에 도보로 이

동해야 한다는 점이 그 이미지에 영향을 준다고 느

낀다. 하지만 ‘연희동 = 책’이라는 것에는 크게 공

감이 가지 않는다.

연희문학창작촌과 책바, 유어마인드와 같은 공간

역시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연희동과 교류하지 않

Q. ‘연희동 우현이 걷다’ 책이 출판되고도 2년이 지 났습니다. 책에서 업데이트가 필요한 부분이 있을 까요?

업데이트보다는 책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다. ‘연희동 우현이 걷다’는 건축물의 형태라든

가, 길의 특징이라든가 하는 연희동의 외면적인 모

습들만을 담았다. 그 건물의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

나 연희동의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는 다루지 못했

다. 지엽적이고 보편적이지 않았기 때문이기 때문

이었다.

연희동에도 다이나믹함은 존재하지만, 연희동의

변하지 않는 부분을 다루고자 했다. 그것을 전달하

기 위한 방법으로 지도나 산책과 같은 요소를 책에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다시 다룬다면 위의 두 주제

를 다룰 것 같다. 오랫동안 있으면서 변하지 않은, 사러가 마트와 같이 동네의 거점 역할을 하며 연희

동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준 건물들에 관 한 이야기는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는다. 연희동 어르신들 중에는 엽서를 파는 포셋이

라는 곳이 있는 줄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오

히려 사러가 마트가 동네와 더 깊은 관련을 맺고, 동네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연희동에 방문했을 때 느꼈던 감정이 어디에서 오

는가를 깨닫고, 그걸 전달할 수 있는 키워드를 찾아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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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대성 소장님의 책과 인터뷰를 통해 ‘연희동 주민’의 관점을 접하면서, 또 브랜드 북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계속 했던 고민은 바로 ‘이 책에서 연

희동을 주민의 관점과 외지인의 관점 중 어떤 관점에서 전달해야 하는가’ 였다. 나를 비롯한 연희동 방문객의 대부분은 연희동을 SNS를 포함한 구

전을 통해 접한다. 대개는 SNS의 공간 소개 계정을 통해 프로토콜, 스웨

이 커피 스테이션과 같은 카페를 시작으로 바늘이야기, 포셋과 같은 공간

까지 ‘가 볼 만한’ 곳을 발견하고, 그곳에서의 경험을 기대하며 불편한 교 통편을 통해서라도 한번 와 볼 것이다.

외지인인 나의 목적은 더 많은 사람들이 연희동을 알고, 연희동에 호감과

관심을 가져 연희동이 그들 마음 한 구석에 자리 잡는 것이었다. 그렇기

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희동을 쉽게 알릴 수 있는 통로인 온라인을 주

요 매체로 이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연희동의 요소를 소개하는 것에 집중

했다.

하지만 소장님의 책을 읽고, 인터뷰를 통해 브랜드 북 제작에 대한 다양

한 조언을 받으며 내린 결론은, 그럼에도 연희동 그 자체에 집중해야 한

다는 것이었다. 사람들이 포셋이나 프로토콜과 같은 연희동의 멋진 공간

에 관심을 가지고 한번 방문하더라도 그 공간들과 연결되는 ‘연희동’의 특

징이나 그 공간을 뛰어넘는 연희동을 가야 할 이유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연희동을 기억할까? 그렇다면 그 매력적인 공간들이 연희동에서 떠난다

면 연희동에는 무엇이 남을까?

그 공간들이 연희동에 위치해야 할 이유이자 연희동과 연결될 수 있는 링

크, 그리고 공간을 넘어 지역 자체로서 사람들과 가게들이 연희동에 매력

을 느낄 만한 연희동의 요소를 찾는 것의 필요성을 느꼈다. 그리고 어떤

프로그램을 제안하더라도 그 중심에 변하지 않는 연희동만의 가 치가 자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30
마케팅

변하지 않는 연희동

외지인이 느끼기에는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되었지만, 주민의 입장에서는 느리게나마 변하고 있었던 연희 동. 사람들의 기억에 연희동을 남기기 위해서는 연희동에 항상 존재하는 기둥을 중심으로 살을 붙여나가

야 한다고 느꼈다.

그렇다면 연희동의 중심에서 변하지 않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자연환경

연희동이 주는 편안함의 원천은 단연코 자연환경

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연희동의 낮은 건물들은 그

뒤에 있는 산과 공원을 보게 만든다. 연희동의 북

쪽에는 안산이 있고, 서쪽에는 안산도시자연공원

과 궁동근린공원, 궁동공원, 그리고 홍제천이 있

다. 연희동에 걸쳐 있는 연세대학교 역시 안산의

줄기에 둘러싸여 있기에 연희동과 연세대학교 캠

퍼스 사이에도 산이 있다. 즉, 연희동은 자연이

품고 있는 동네로 보인다.

또한 연희동은 자연을 품고 있다. 연희동을 걷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고개를 들면 나무에 둘러싸

인 공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궁뜰어린이공원

뿐만 아니라 안산의 한 자락으로도 보이는 연희

문학창작촌 등 연희동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나

무가 우거진 공간을 발견할 수 있다.

연희동의 가로수들도 빼놓을 수 없다. 연희동에는

느티나무, 은행나무, 플라타너스, 메타세쿼이아 등

다양한 종류의 가로수가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플라타너스 나무가 가장 길게 도로를 따라 심어져

있다. 플라타너스 나무의 큰 잎과 껍질이 벗겨져

흰색으로 보이는 나무 줄기는 연희동에 이국적인

이미지를 더함과 동시에 훌륭한 그늘을 만들어 준

다. 가로수가 주는 이미지는 가게들 역시 활용하고

있는데, 그 예시로 첫 장에서 살펴본 가게들 중 프

로토콜과 포셋은 가로수를 볼 수 있는 큰 창을 내

어 가게 안으로도 그 자연친화적이고 이국적인 이

미지가 전이될 수 있게 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32

/소리

연희동에 친구들을 데리고 오면 항상 “신기하게

조용하다”라는 말을 듣곤 했는데, 거주공간의 비

율이 훨씬 큰 동네인 점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

다. 먼저 조금만 내려가도 연남동과 홍대에서 쉽

게 들을 수 있는 가게들의 큰 음악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또 연희 초등학교, 태권도장, 어린이 공

원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는 연희

동에 정겹고 친근한 이미지를 더한다. 내가 처음

연희동을 방문했을 때 서울 같지 않다고 느낀 것

도 아이들의 소리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가 집 옆에 조르르 붙

어있었던 본가에서나 들을 수 있었던 소리였기 때문이다.

위에서 말했듯 나무가 많기에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도 끊이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도란도

란 대화하는 소리도 들려온다. 모두 조용한 동네

이기에 들을 수 있는 소리인 것이다. 기억에 남는

연희동의 소리 중 하나는 골목길 담쟁이 사진을

찍다 들은 소리였다. 한창 날이 더워지고 있었기

때문인지, 저녁을 준비하다 환기가 필요했던 것

일지 문과 창문을 활짝 열고 있던 집에서 아이가 ‘부엉이’며 ‘토끼’하는 옹알이를 연습하고 있는 소

리가 들려왔다. 그때 행복감과 함께 연희동이 더

좋아졌던 기억이 난다.

연희동의 ‘연희’라는 이름은 무려 6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세종대왕이 이름을 붙인 ‘연희궁’이 그 시작이었다. 이후 일제에 의해 1914년 ‘연희리’로, 1936년 ‘연희정’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해방 후 마 침내 ‘연희동’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부르는 방식은 여러 번 바뀌었지만, 그럼에도 ‘연희’라는 이름은 이어져 왔다. 이후 1975년 자치구 경계 조정 과정에서 연희동의 남쪽이 연남동이 되었고, 연희 1동~3동 으로 나뉘어 있던 행정동은 2008년 연희동으로 통합되게 되었다. 이러한 ‘연희’의 이름은 연세대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연희전문학교는 1957년 연희대학교와 세브란스의과대학이 통합해 연세대학교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하지만 그 연희 라는 이름은 아직도 연세대학교 근처 가게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 때문에 연희동에 가는 길에 연세 대학교 앞을 지나가면 친구들이 “여기가 연희동이야?”하고 묻곤 한다.

이러한 연희동의 역사는 다른 누군가가 따라할 수도 없고, 사라질 수도 없어 유의미한 가치를 가진다.

33
/역사

지역 브랜드란?

연희동으로 브랜드북을 만들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연희동이 왜 브랜드예요?”였다. 브랜드커뮤니 케이션전략 과목의 첫 시간에서 ‘무엇이든 브랜드가 될 수 있다’라고 배웠던 나 역시도 브랜드 북을 제작

하는 과정 내내 스스로에게 물었던 질문이기도 했다. 다음 장에서 다루겠지만, 연희동은 ‘브랜드 요소’라

고 할 것도 ‘브랜드 네임’ 뿐이고, 직접 분석해보기 전까지는 연희동에 포지셔닝이나 유사점과 차별점 같

은 내용을 적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들었다.

이 책을 읽을 대부분의 독자 역시 작게나마 가지고 있을 의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브랜드로서의 연희 동을 소개하기 전에, 사람들이 지역 브랜드를 어떻게 정의하고 만들어왔는지를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1. 브랜드

미국 마케팅 학회에 따르면, 브랜드란 판매자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식별할 수 있게 하고, 이들을 경쟁자

의 제품과 서비스로부터 차별화할 의도로 만들어진 네임, 용어, 상징이나 디자인 또는 이들의 조합을 말 한다. 여기서 방점은 ‘차별화’에 찍힌다. 즉, 브랜딩의 핵심은 소비자가 브랜드 간의 차이를 지각하는 것이

다.

소비자가 브랜드 간의 차이를 지각하는 것이란 무엇일까? 휴대폰 케이스를 예로 든다면, 예쁘면 좋은 휴

대폰 보호 수단일 뿐이었던 ‘휴대폰 케이스’에 브랜드를 더한 것이 케이스티파이이다. 만약 브랜드가 없는

동일한 디자인의 케이스 둘이 있다면, 그 경쟁은 온전히 가격의 영역에 있다. 여기에 케이스티파이의 케

이스가 더해져 동일한 디자인의 케이스 셋이 있다면 어떨까?

홍보광고학과 학생이라면 대부분 1학년때 수강하는 PR원론 과목에

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개념은 ‘깃털’이다. 당시 배웠던 깃털

의 기능은 다음과 같다. 기술의 발전으로 대부분 기업이 거의 동일한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기업 간 경쟁의

저울은 수평을 이루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수평을 깨는 것이 보기엔

그저 가벼워 보이는 ‘깃털’인 것이다. 즉, 똑같이 생긴 동일한 품질의

휴대폰 케이스에 ‘케이스티파이’라는 이름을 더하는 것이 바로 한쪽

저울에 깃털을 올리는 것이다.

34

2. 도시 브랜드

지역 브랜드 중 가장 유명하고 널리 활용되는 것은 도시 브랜드이다. 도시 브랜드는 특정 도시가 다른 도 시로부터 차별화될 수 있는 유.무형 적인 가치들의 총합’이다.(문빛, 2013) 따라서 도시 브랜딩은 도시 브 랜드를 바탕으로 타 도시와 차별화된 지역의 이미지를 수용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이다.

도시 브랜딩은 내부 지역민뿐만 아니라 외부 다른 지역의 주민에게도 도시의 이미지를 전달하는 개념이 자 방법이지만(김지선&김범관, 2022), 적절한 도시 브랜드 속성의 발굴은 이해당사자들의 참여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박성옥&태지호, 2020). 즉, 도시 브랜딩은 지역 내부는 물론 외부의 수용자에게도 도달

되는 커뮤니케이션이지만, 그 틀인 도시 브랜드를 형성하는 과정은 지역의 이해당사자들, 특히 지역 주민

과의 참여를 통해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 브랜딩의 예시로는 뉴욕시의 I♥NY 캠페인, 암스테르담의 I Amsterdam 캠페인, 서울시의 I Seoul U 캠페인, 그리고 강남구의 ME ME WE Gangnam 캠페인 등이 있다.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던 도시 브랜딩을 참고하면, 대체로 도시 브랜딩 과정에서 활용되는 도시 브랜드 요 소로는 슬로건, 로고, 캐릭터 등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효과적으로 소구한 도시 브랜드 요소를 소개하고 자 한다.

에펠탑, 오페라 하우스, 그리고 서울 스퀘어

지역 브랜드의 브랜드 요소가 다른 브랜드와 구

별되는 점은 바로 랜드마크이다. 에펠탑, 서울 스

퀘어 등 랜드마크로서 기능하는 건물들은 단순한

건축물 이상의 기능을 한다. 이는 상징물로서 캐

릭터와 유사하게 지역을 언급할 때 등장해 브랜

드 인지도를 높이고, '방문해 보고 싶은 명소'와

같이 여겨지며 지역의 호감도를 높여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영향을 미친다.

쿠마모토의 ‘쿠마몬’

지역 캐릭터 중에서도 매우 인지도가 높은 '쿠마

몬'은 일본 큐슈의 쿠마모토 현의 캐릭터로, 일본

어로 '쿠마몬'은 쿠마모토 지역의 방언으로 '쿠마

모토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짐과 동시에 일본어

로 곰을 말하는 '쿠마'를 포함하고 있다.

다양한 캠페인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얻게 된 쿠

마몬은 2011년 일본 지자체 및 기업 캐릭터의 순

위를 정하는 ‘유루캬라 그랑프리’에서 1위에 선정

되기도 했으며, 전국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35
3. 도시 브랜드 요소

브랜드로서의 연희동

이 브랜드 북의 마지막 장인 ‘브랜드로서의 연희동’에서는 연희동을 보다 객관적

인 브랜드 전략적 관점에서 바라볼 예정이다.

브랜드로서의 연희동은 어떤 가치를 가질까? 연희동의 경쟁 브랜드는 어떤 것들

이 있고, 연희동은 이들과 비교해 어떤 강점을 가질까? 연희동의 브랜드로서의

치를 키우기 위해 어떤 전략을 제안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알아보고, ‘전략적 브랜드 관리’ 교재에서 소개

된 다양한 브랜드 관련 이론을 적용해보았다.

브랜드 요소 분석

브랜드 요소란 브랜드를 식별하고 차별화하기 위해 적용되며, 브랜드네임, URL, 로고, 캐릭터, 슬로건 등 이 존재한다. 또한 책에 따르면, 브랜드 요소가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 있는 연상이나 반응을 나타내거나

의미할 수 있는 것이 될 때 브랜드 자산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요소를 평가하기 위해 다음의 여섯 가지 기준을 활용한다.

브랜드 요소의 평가 기준

기억 용이성 : 이 브랜드 요소는 인지하고 기억하기 쉬운가?

유의미성 : 이 브랜드 요소는 설명적이며 설득력 있는가?

호감성 : 이 브랜드 요소는 시각적, 언어적, 혹은 다른 어떤 면에서 호감을 주는가?

전이성 : 이 브랜드 요소는 새 제품군 혹은 새로운 시장 진출에 유용한가?

적용성 : 이 브랜드 요소는 시간 경과에 따른 유연한 변화가 가능한가?

법적 보호성 : 이 브랜드 요소는 법적인 측면과 경쟁적인 측면에서 보호받을 수 있는가?

브랜드 네임 '연희'는 위의 기준에 따라 다음과 같이 평가할 수 있다.

기억용이성

'연희동'이라는 이름은 브랜드 인지도의 폭이 넓다. 먼저 '연희대학교'라는 이름을 사용했으며 연희동에도

일부 걸쳐 있는 '연세대학교'가 있으며, '연'으로 시작하는 이름은 근처에 위치했으며 '연희동의 남쪽 동네' 라는 이름에서 출발했지만 이제 연희동보다 인지도가 높은 '연남동'을 연상하게 한다. 또 사람 이름으로도

자주 사용되기에 기억 용이성이 매우 높은 이름이라고 판단했다.

유의미성

'연희동'은 세종대왕이 이름을 붙인 '연희궁'에서 시작된 이름이다. 처음 이름을 붙일 당시의 '연희'는 '기

쁨이 넘쳐 흐르는 동네'라는 뜻의 한자를 사용했으며, 세종대왕은 한글을 완성하고 반포하기 전까지의 기

간인 1445~1446년에 거의 연희궁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38 1.
이러한 특징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연희동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문화재단의 '연희문학창작촌'과도 연 결되며, 세종대왕이 직접 지은 이름이라는 점 그 자체로도 유의미하다고 판단했다.

호감성

2008년부터 현재까지의 이름의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인 'NAMEChart'에 따르면, '연희'라는 이

름은 현재 2,296명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당장 나도 동네 친구 중 '연희'라는 친구가 존재하고, 아는 친구가 없더라도 유명한 연예인인 '이연희'를 연상할 수 있기에 사람 이름이 연상된다는 점에서 친근감과 호감을 느끼게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전이성

'연희'라는 이름은 특정 업종이나 지명과 직관적이고 강한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지 않기에 제품군 간의 전

이성은 높지만, 해외로의 전이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먼저 ‘연희’는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렵다. 또한, '연 희'의 로마자 표기는 'Yeonhui', 'Yeonhee', 'Younhee' 등 다양하다. 이는 연희동은 Yeonhui'를 사용하

지만, 연예인 이연희는 'Yeonhee'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복합적으로 고 려했을 때, 전이성은 보통 정도라고 판단했다.

적용성

연희동이 현재 가진 브랜드 요소는 '지역명'이며, 연희동에 위치한 다양한 점포와 길의 이름에 '연희'가 들 어간다. 이러한 브랜드 요소를 바꾸는 경우 지자체가 주체가 되어 제작과 홍보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혈세낭비라는 지적을 비롯해 '일단 부정적인' 평가가 끊이지 않는다. 따라서 브랜드 네임을 포함해 연희동 의 브랜드 요소는 시대에 맞춰 변경하는 것이 타 기업들에 비해 어렵다는 점에서 전반적으로 그 적용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법적 보호성

연희동의 브랜드 네임은 다음의 이유에서 법적보호성이 매우 낮다고 판단했다.

1) 법적인 측면

상표법 제2장 제33조에 따르면, ‘현저한 지리적 명칭이나 그 약어 또는 지도만으로 된 상표’는 상표 등록

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여기서 ‘현저한’의 의미에는 지역의 인지도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사람들이

그 이름을 보고 지역을 떠올려야만 이 조항의 제약을 받는다. 또한 지역 이름이 높은 인지도를 확보해 ‘현

저한’의 기준을 충족시켰더라도, 사후적 식별력 획득 제도에 따라 해당 상표를 오랫동안 사용한 결과 식별

력을 획득했다면 상표등록이 가능하다. 그 예시로 현저한 지리적 명칭을 사용했지만 그 사후적 식별력을 인정받아 상표등록에 성공한 '서울대학교'의 사례가 있다.

39
2) 경쟁적인 측면 다른 한자를 사용하지만, 인천에도 '연희동'이 존재한다. 또 명칭변경은 해당지역 주민 과반수 이상 세대 를 대상으로 주민 의견을 조사해 2/3 이상이 찬성하는 경우 조례 개정으로 변경하게 된다. 즉, 마을 주민 이 2/3 이상 찬성하는 것 외에는 까다로운 조건이 없으며, 그 결과 김삿갓의 고장인 강원도 하동면은 '김 삿갓면'으로 이름을 바꾸는 등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명을 변경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

2. 연상 네트워크 분석

Keller 박사는 브랜드 관리에 있어 ‘소비자 기반’의 중요성을 책 전반에 걸쳐 강조한다. 그 중 하나가 ‘연상

네트워크 기억 모델’으로, 소비자의 기억 속에 브랜드 지식이 어떻게 존재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도

구로 볼 수 있다. 브랜드 연상 네트워크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특정 브랜드를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묻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무작위로 수집한 키워드를 바탕으로, 마인드맵과 유사한 형식의 네트워크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연희동의 연상 네트워크를 제작하기 위한 응답은 세 가지 방식으로 수집했다. 인스타그램 스토리의 ‘질문’

기능을 통해, 구글폼을 제작해서, 마지막으로 연희동을 걸어다니며 사람들에게 직접 물었다.

*연희김밥과 연희동칼국수의 경우, '이름에 연희가 들어가서' 응답했다는 설명을 들었기에 브랜드 네임과 연결했다.

'연희동' 하면 무엇이 떠오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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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개성

브랜드 개성이란 브랜드와 관련된 인간적인 특성들의 집합으로, 브랜드의 상징적 의미를 구체화할 수 있는 도구이다. 여기서 '인간적인 특성'이란 ‘이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어떤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가?’에 대한 답변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브랜드 개성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전달될 경우,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단’으로 여기게 한다. 즉, 브랜드 개성이 자신이 가진, 혹은 가지고자 하는 사회적 아이덴티티와 일치한다면, 브랜드와 자아를 동일시하게 되고, 브랜드와 자신의 관계에 만족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브랜

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져 장기적 관계를 형성하게 한다.

요조는 2008년 데뷔한 싱어송

라이터로, 앨범 ‘Traveler’과

책 ‘오늘도, 무사’를 포함한

여러 권의 노래와 책을 만들

었으며, 현재 제주도에서

‘책방 무사’를 운영하고

있다.

'연희동'이 사람이라면?

나이는 29세, 성별은 여성 베스트셀러에는 오른 적은 없지만

한 번쯤 들어는 본, 오랜 팬들이 있는 수필 작가

브랜드의 이미지와 가장 유사한 인물은? : 요조

41 3.

브랜드 포지셔닝 맵 분석

브랜드 포지셔닝이란 소비자 집단이나 세분시장의 마음에서 적절한 위치를 찾아 선점하는 과정을 말한

다. 여기서 그 ‘포지션’을 결정하기 위해선 표적 고객이 누구인지, 주요 경쟁사는 누구인지, 그리고 그 경

쟁사와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Step 1. 표적 고객 확인

Step

2. 경쟁의 본질 확인

42 4.

Step 3. 주요 경쟁자 분석

43

Step 4. 경쟁자와의 유사점과 차이점 분석

Step 5. 브랜드 포지셔닝 맵 분석

브랜드 포지셔닝 전략

연희동의 조용하고 한적하다는 특성은 강화하되, 즐길 거리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포지셔닝 상에서 성 수동과 용리단길에 비해서는 붐비지 않아 조용하고, 망원동보다는 가볼 만한 공간이 많다고 인식하게 되 는 위치에 자리해야 한다.

5. 브랜드 공명 모델 분석

브랜드 공명 모델이란 브랜드 계획을 위한 도구 중 하나로, 고객과의 긴밀하고 적극적인 충성 관계를 말

하는 ‘브랜드 공명’을 어떻게 창출해내는지 설명한다. 브랜드 공명 모델은 4단계의 브랜드 개발 단계를 따

라 채워가는 피라미드 형식인데, 그 4단계는 정체성, 의미, 반응, 관계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이 모델에

따르면, 소비자와의 공명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제일 아래에 위치한 ‘현저성’부터 제일 위에 위치한 ‘공명’

까지 모든 단계를 채워나가야 한다.

일룸의 팝업스토어 '엄마의 서재', 켈로그의 팝업스토어

'오트로드'를 비롯해 브랜드의 오프라인 캠페인이 진행되었다.

건축가 김종석을 통해 '연희동 카페거리'가 주목받았다.

깊이 뻗어나간 골목 상권과 곳곳에 자리한 가게들 많지 않은 유동인구가 주는 심상

46
연희동의 브랜드 공명 모델

PROBLEM

1. 연희동에 대한 현저성이 떨어진다. 자체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확인해보면 연희동은 알고 있으며, 좋은 감정은 가지고 있지만 구체적으 로 연희동의 무엇이 좋은 것인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전에 진행한 인스타그램 설문조사에서

도 '아주 먼 홍대'라는 답변이 있었다.

2. 브랜드 성과와 감정이 얕고 차별화되지 않는다.

연희동의 성과로 소개한 브랜드의 오프라인 캠페인이 꾸준히 진행된다는 점은 연희동이 캠페인을 열 가 치가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유의미한 성과라고 판단했지만, 그 성과가 두드러지지는 않는다는 점이 첫 번째 단점이다. 2019년 6월 시작했던 일룸의 '엄마의 서재'는 타겟이 제한적이었으며, 인스타그램의 #엄 마의서재 해시태그 역시 총 1000개 미만의 게시글이 등록되는 등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2022년 10월 진행했던 켈로그의 '오트로드' 역시 소극적인 홍보활동의 결과 인스타그램 #오트로드 해시태그를 포함한 게시글이 100개를 넘지 못했다. 연희동 카페 거리의 경우 네이버 데이터랩을 통해 그 언급량이 줄어드는 추세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그 성과가 경쟁 지역과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점이 두 번째 단점이다. 예를 들어, ‘카페’는 썸트렌드를 통해 언급량을 분석했을 때 성수동과 함께 언급되는 경우가 네 배 이상 존재했다. 즉, 연희동보다 성수동 과 더 깊은 관련성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현저성부터 부실하기에 다음 단계가 구축되기 어렵다.

연희동에 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연희동에 대해 들어 본 사람 중 44%가 연희동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연희동을 어느 정도 좋아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연희동의 충성 고객은 한 명도 없었다. 특히, 연희동을 들었을 때 좋은 감정은 떠오르지만, 좋아하는 지역을 떠올렸을 때 그 중 하나가 연희동일 정도 는 아니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따라서 현저성을 비롯한 아래 단계가 부실했기에 당연한 결과였겠지만, 연희동은 브랜드 공명을 형성하지 못했다.

SUGGESTION

: 앞서 도출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희동’ 브랜드를 위한 두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1. 연희동의 브랜드 요소를 제작한다.

연희동은 브랜드 연상의 폭이 좁고 얕다. 브랜드 연상의 폭이란, 얼마나 다양한 상황 또는 다양한 키워드

를 바탕으로 해당 브랜드를 떠올리는가에 대한 것으로, 앞서 연상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한정적이며 얕은

응답을 받으며 내린 결론이다. 따라서 연희동의 현저성을 높이기 위해 우선 브랜드 요소를 제작할 것을 제안한다.

브랜드 요소의 제작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지역 브랜드니까’라는 사고방식을 주의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 논문에 따르면, "지자체를 위한 상징물로 꽃, 동물, 나무 등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발상 자체가 전형 적인 탁상행정임과 동시에 디자인 마인드 결여의 증거"라고 한다(박영주, 2021). 이는 브랜드 커뮤니케 이션적 관점에서도 차별점을 고려하지 않은 방식으로 보인다.

지역 브랜드이기에 브랜드 요소로 꼭 로고, 슬로건, 캐릭터를 제작해야 한다는 사고에서 벗어나야 하고, 브랜드 요소가 필요한 이유가 연희동의 현저성을 높이기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즉, '세종', '여유로

움', '아날로그’와 같이 연희동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고려해 제작하는 것이 필요하다.

교보 손글씨 대회

‘책 속에서 감명받은 문장’을 자신만의 개성있는 손글씨로 적어주세요

2022년 수상자 김혜남씨의 손글씨와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2022 교보 손글씨 김혜남 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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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방안 | '나의 연희' 공모전을 통한 연희동 서체 제작

나는 브랜드 요소 중에서도 연희동의 '서체'를 개발할 것을 제안한다. 서울을 비롯해 다양한 지자체에서는

현재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서체를 개발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그 예시로 울산중구전용서체, 서울한강

체, 서울남산체가 있다. 서체는 온라인으로 공유되기에 인지도를 높이는 것에 효과적이며, 무료로 배포할 경우 호감도도 높일 수 있다.

서체의 제작을 위해 외주를 맡기거나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것도 좋지만, 보다 현실적이고 유의 미한 과정과 결과를 위해서 공모전을 진행하는 것을 제안한다. 공모전을 통해 제작한 폰트의 예시로 내가

브랜드 북에 사용한 ‘교보 손글씨 폰트’가 있다. 이는 손글쓰기 문화 확산 캠페인의 일종으로, 책 속의 문장을 손글씨로 적어 응모하는 공모전인 ‘교보 손글씨 대회’의 수상작들이다. ‘책 속의 문장’을 손글씨로 적게 해 교보문고의 정체성을 강화한 이 사례처럼, 자신이 경험하고 느낀 연희동을 한 문장의 손글씨로 적게 하는 ‘나의 연희’ 폰트 공모전을 진행하는 것을 제안한다. 특히, 연희동의 가치에 대한 설명을 기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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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 공모전 참여 시 참고하고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도 필수적이다. 무료로 다운로드 및 사용 가능한 지역 폰트들 (예시) 서울남산체, 서울한강체, 울산중구전용서체

2. 연희동 SNS 채널을 운영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공간 큐레이션 SNS 채널은 새로운 공간에서의 차별화된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매체로, '흐린 날에 사색하기 좋은', '별장처럼 쉬었다 가는', '메뉴까지 현지 스타일로'

와 같이 컨셉을 설정하고 어울리는 공간을 추천하는 곳이다. 데이트립과 블림프의 경우 자체 어플을 통해

큐레이션 공간들이 표시된 지도와 공간 소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이들은 팔로워만을 대상으로 한 콘텐츠가 아닌, 인스타그램 탐색 창에 표시될 맞춤 콘텐츠 중 하나

로 노출될 콘텐츠를 제작한다. 인스타그램 유저들 역시 탐색 창을 통해 공간 큐레이션 콘텐츠를 받는 것

에 익숙하며, 해당 콘텐츠의 제작자가 누구인가는 관심사가 아니다.

따라서 연희동이 자체적으로 연희동의 공간과 풍경을 공유하는 SNS 채널을 운영할 것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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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방안 | 연희동 SNS 계정 '연희동', '연희로드' 운영

트위터 계정 ‘연희동’ - 연희동의 '지금'을 공유한다.

전문 포토그래퍼를 통해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플라타너스 가로수길, 주택들의 담쟁이 덩쿨을 촬영해 올 린다. 매일 손님들을 위한 편지를 쓰는 '포셋', 문학 웹진 '비유'를 매달 발송하는 '연희문학창작촌', 아카데 미 수상작이나 독립영화 등을 상영하고 영화들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개하는 독립영화관 '라이카시네

마'와 콜라보해 짧은 편지, 문학 작품의 한 구절, 영화의 한 대사를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인스타그램 계정 ‘연희로드’ - 연희동의 공간들을 공유한다.

공간 큐레이션 SNS와 유사한 컨셉으로 카페, 베이커리를 비롯해 연희동의 갈 만한 공간들을 소개한다.

연희동의 숨은 공간들이 충분히 보러 갈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은 물론, 짧은 기간에 진행하기에

홍보가 중요한 브랜드의 오프라인 공간에게도 새로운 홍보 채널이 되어줄 수 있다. 참고할 만한 사례로 창덕궁의 트위터 계정이 있다. 창덕궁은 더 인지도가 높은 경복궁은 물론, 덕수궁, 종

창덕궁 트위터 계정

묘 등 타 트위터 계정에 비해 1만 명은 더 많은 팔로워 수를 가지고 있는데, 계정을 방문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창덕궁의 트위터는 일반 방문객은 놓치기 쉬운 창덕궁의 숨은 '볼 거리'를 촬영해서 올리곤 하며, 방문객

이 촬영한 사진을 업로드하기도 한다. 또, 가끔씩은 이를 어울리는 고전시가와 함께 업로드하기도 한다. 즉, 기관 SNS가 주는 효과인 ‘가치있는 정보 제공’과 ‘수용자와의 소통’을 성공적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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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는 말

마침내 닫는다. 브랜드 북은 생각보다 할 만하고 생각보다 어려운 과제였다.

연희동으로 브랜드 북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던 날이 생각이 난다. 작년 6월 25일 내 생일

이었는데, 친구들에게 내가 그간 발견해왔던 연희동의 공간들을 소개하며 신났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 말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연희동을 소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랜드 북을 제작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연희동을 소개하는 것 이상이었다. 그 전까지는

내가 드디어 ‘그 브랜드 북’을 만든다는 사실에 무시하고 있던 빙산의 덩어리가 점차 드러

났다. 선배들의 과제나 친구들의 과제를 참고하기도 어려웠기에 연희동을 브랜드로 선정

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지금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연희동이 맞아 바꾸

고 싶지 않았다. 덕분에 그 과정에서 많은 추억을 얻었다. 매주 방문했던 연희동은 여전했

으며, 다른 사람들이 보는 연희동은 어떤지 알아가는 과정은 재미있었다. 우대성 소장님과

하영님의 인터뷰를 담을 수 있어 감사하기도 했다.

고민이 유독 많은 학기였고, 이번 학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브랜드 북으로 채워져 있기에

언제 다시 읽어봐도 책 곳곳에 내가 그때 하던 고민이 묻어있을 것 같다. 다시 읽어볼 때는

해결되어 있을 고민들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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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중구전용서체,”
“서울특별시
울산광역시
연희동 브랜드북 제작지원 숙명여자대학교 '브랜드커뮤니케이션전략' 강의 제작 홍보광고학과 임예서 (yes_prad@sm.ac.kr) 2023.05
연희동 브랜드북 © 2023 임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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