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N KI CHANG
AMOR FATI
HAN KI CHANG
AMOR FATI 2012. 5. 16 - 6. 29
한기창 전을 열며 2012년 사비나미술관 첫 번째 초대작가는 한기창입니다. 한기창 작가에게 주목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그가 사용하는 미술재료는 그동안 미술에서는 거의 사용된 적이 없던 의료용 도구와 X-선 필름입니다. 예를 들면 수술환자의 상처부위 봉합에 사용되는 스킨스테이플이나 압박붕대를 활용해 산수화를 그리고, 병원에서 폐 기처분된 환자들의 손상된 뼈들이 찍힌 X선 필름을 편집해 생명력을 상징하는 물고기, 꽃, 나비 등으로 재창조합니다. 즉 그는 새로운 미술인 메디컬 아트, X-레이 아트의 선구자인 셈이지요. 다음은 작품의 메시지입니다. 1993년 초, 그가 운전하던 차가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중상을 입고 1년 반 동안 병원에 입원합니다. 그는 병원에서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았던 환자로서의 체험을 미술에 융합합니다. 그에게 예술은 자신의 트라우마(trauma)를 치 유하고 생명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는 뜻이지요. 관람객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삶과 죽음, 생성과 소멸 기 쁨과 고통이 하나임을 깨닫게 됩니다. 인간은 제아무리 견디기 힘든 아픔이나 상처도 스스로 봉합하고 치유하는 힘을 지녔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것이 한기창을 사비나미술관 초대작가로 선정한 배경입니다. 2012년 5월 사비나미술관장 이명옥
Remarks on Ki Chang Han’s Solo Exhibition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presents the solo exhibition of Ki Chang Han as its first invited exhibition in 2012. There are notable two main reasons why I focus on the artist Ki Chang Han. Firstly, Han uses distinctive mediums such as surgical appliances and x-ray films that have not been previously used in the Korean contemporary art arena. For instance, he creates a variety of landscapes through the use of compression bandages as well as surgical skin staples used in surgery in place of sutures to close skin wounds. Furthermore, Han recreates the discarded x-ray films he got from a hospital into fish, flowers, and butterflies by cutting and pasting them together; the creation of new fish, flowers, and butterflies symbolize vitality. In other words, Ki Chang Han is a pioneer of medical or x-ray art as the new art. Secondly, his artwork conveys a significant message. In the early of 1993, Han got into a terrible car accident and then spent a year and a half in recovery mode in a hospital. Since then, Han reflects his personal experience as a patient who has undergone several surgeries and received medical treatment and then brings them into his own art world. To him, art is defined as the energy that can heal one’s trauma, thus making it move forward in life. While viewing his artwork, the audience would be able to realize that life and death, creation and extinction, and pleasure and pain are referred to as one whole. All humans possess the power to suture and heal one’s intolerable pains or wounds by oneself. These are the reasons why I selected Ki Chang Han as invited artist of the Savina Museum.
May 2012 Savina Lee, the Director of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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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죽음의 탄생 : 한기창 작품전에 부쳐 박신의_미술평론가, 경희대학교 교수
1. 동력
명애’로 번역되어 사용되는 이 말은 니체의 용어로 알려져 있다. 필연적인 운
어떤 계기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새롭게 하는 것, 바로 그것이 화가의 동력
명을 긍정하고, 단지 이를 감수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랑하는 것이 인간의
일지도 모른다. 한기창의 작업을 보면 먼저 그런 생각이 든다. 물론 그는 그
위대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니체는 이러한 운명론이 창조
림만을 고집하는 전형적인 화가는 아니지만 여기서 굳이 화가라는 호칭을 쓰
적인 것과 합치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 근저에는 인간 누구나 겪는 영
는 건, 세상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존재라는 의미에서의 화가를 이름이다.
원히 회귀하는 원리가 자리하고 있다. 우주만물의 영원 회귀, 즉 만물은 나타
동양화라는 전공에 의해 그가 구사하는 작업의 정체성이 부여된 바 있지만,
났다가 사라지고 다시 같은 것으로 되돌아온다는 것이다. 영원한 반복, 그것
실제로 그는 동양화를 벗어나 작업하고 또 동양화를 지속하면서 작업한다.
이 숨결을 받고 태어난 사람이 떠안은 불가피한 운명이다.
여기서 동양화라는 것도 기법이나 매체의 문제가 아니라 이념이나 사유방식 으로서의 의미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는 화가이고 인스톨레이션 작가
그러나 되돌아옴 그 자체는 단순 반복이나 동일한 것의 회귀가 아니다. 되돌
이고 영상작가이기도 한 것이다.
아옴은 자신을 생성으로, 지나가는 것으로 긍정하는 한에서 존재를 구성하지 만, 영원 회귀 속에서 돌아오는 것은 살아가는 일에서 벌어지는 예기치 않음,
한기창이 세상과의 관계를 달리 보게 된 것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그의 자전
그 알 수 없음 속에서 주어지기 때문이다. 나를 얽어매고 있는 원인들의 매듭
적 경험에 의거한다. 유학을 위해 준비하던 중 출국을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
은 영원히 회귀하지만, 그리고 그를 통해 다시 태어나지만 그 결과는 알 수
에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그의 인생 설계가 완전히 바뀌어버린 상황이 그랬다
없는 것이다. 운명애란 바로 그 회귀 자체를 받아들이는 것이나, 그 과정에서
는 것이다. 병상에서 일년 반이라는 세월을 회복을 위해 지내는 시간 속에서
주어지는 창조적 과정은 결코 동일한 것이 아니다. 지금 살아있는 우리는 수
그는 자신을 돌이켜보고, 자신을 발견하고 그래서 세상에 대한 생각을 달리
많은 죽음의 여건과 맞닥뜨리며 살아가며, 또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
갖게 되었다고 한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늘 그러하나, 그 공간에서 삶과 죽음
다. 삶은 여전히 치욕과 절망과 고통으로 점철되더라도 그것은 영원히 회귀되
을 넘나드는 환자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를 얻어내는 계기가 제공되는 것이
며, 그러니 그것을 넘어서는 일은 그 자체를 받아들일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 일테면 다음의 인용이 그럴 것이다. “수술 이후에 내 뼈가 어떻게 굳어져 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촬영한 엑스레이 필름을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런 점에서 모든 예술은 자신으로부터 나온다. 자신을 돌아봄으로써 자신
거기서 나는 나의 한 부분을 이루고 있는 뼈의 경이로움을 아직도 잊지 못한
을 이해하고 자신을 전적으로 받아들임으로써 자신에게 주어진 우연을 이
다. 그 뼈 사이로 흐르는 생명의 경이로움을.”
해하고, 우연을 긍정하며, 그것을 삶이라는 필연 속에서 녹여내면서 오는 것 이다. 그리고 그러한 계기가 한기창으로 하여금 매체와의 일체감을 이루려
퇴원 후 그의 작업이 전적으로 바뀌게 된 것은 물론이다. 그로서는 여느
는 의지를 발현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이번 전시의 경우 자
화가처럼 막연히 가져왔던 예술의 개념이나 이론, 미학적 가치들을 자신
기를 온전히 받아들이면서 자기를 온전히 넘어서는 일, 자기를 온전히 지우
의 삶에서 주어진 고통과 절망, 그리고 희망의 관계를 통해 걸러낸 것이
면서 자기를 온전히 찾아내는 일에서 그 동력이 주어지는 것 같은 과정을 보
다. 어찌 보면 한기창은 자신으로부터 작업의 동력을 얻어낸 셈이라 할 수
게 된다. 일테면 엑스레이 사진과 자신의 구분이 없어지는 순간을 이루려는
있다. 자신의 현실로 인해 이전과는 달리 주변을 보게 되면서 자기 변화
것, 사진을 소재로 변형하기 보다는 사진 스스로가 말하게 하는 상태를 제시
에 대한 내적 당위성을 얻어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엑스레이 필름을 자
하려는 것, 치유와 재생의 의미를 회귀의 자연 원리로 일치시키려는 것, 궁
신의 매체로 선택하고, 그 매체로부터 제공되는 모든 내용과 형식적 의
극에는 회귀의 원리를 온 몸으로 사유하는 경지를 얻어내려는 것, 이런 변화
미를 주제로 되살려냈다. 그리고나서야 그는 비로소 “진정으로 작품 앞
가 읽힌다는 것이다.
에 바로 설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고백한 바 있다. 그리고 2003년 <뢴트겐의 정원> 연작 이후 10년, 이번엔 어떤 다른 동력이 그의 작업을 가능 케 했을까. 그 또 다른 동력은 어디에서 비롯했을까를 생각해 본다.
3. 자연 회귀 이번 전시회는 크게 설치와 평면작업, 영상물 등으로 구성된다. 한기창의 작 업에 대한 열정과 동력이 엄청난 량의 작업을 가능케 함과 동시에 표현의 차
2. 운명애(運命愛)
원을 거리낌 없이 취하게 되는 모습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매체
한기창은 이번 전시를 위해 ‘아모르 파티’(amor fati)라는 제목을 부여했다. ‘운
사용의 다양성과 달리 의미론적으로 일관된 맥락이 잡히고 있음을 어렵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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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간파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생성과 소멸의 질서, 자연과 삶의 순환논리 혹
으로써 지속한다는 논리를 매우 서정적이고 아련한 풍경으로 그려내고 있다.
은 ‘지혜로운 죽음’의 깨달음이다. 즉 죽어야 살고 살아야 죽을 수 있는 회귀 적 논리에 대한 깨달음을 갖게 된 표정을 연상시킨다. 그리고 자연의 원리, 즉 모든 것은 자연 속에서 살고 죽어야 자연과 하나가 된다는 그런 것 말이다.
4. 죽음의 탄생 한기창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의료기구들을 모았다. 고장 난 휠체어를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한기창은 병원을 통해 버려진 엑스레이 필름을 구한
얻어 바퀴에 물고기 형상이 담긴 LED 판을 달아 과감하게 벽에 설치하였고,
다. 그 필름에 담긴 익명의 상처들은 그 자체로 이미 놀라운 작품이다. 부러
어렵게 임대한 각종 수술도구들을 박물관 진열창 속에 모아냈다. 휠체어 바
지고 망가진, 그럼에도 어느새 새롭게 생성되는 생명의 끈이 그림자 형상으
퀴에 모터가 장착되어 회전하도록 하여 마치 휠체어가 벽을 타고 걸어가는
로 담겨진 엑스레이의 ‘빛 그림’을 그는 그대로 살려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형상으로 배치하였고, 진열된 수술도구들은 마치 해부된 동물의 뼈 모양처
에는 그 형상을 살려내 수족관으로 만들었다. 수족관에는 물고기와 나비, 해
럼 널부러져 있다. 이로써 이미지는 실제 물건과 만난다. 그런데 그 물건들은
초와 같은 식물 형상들을 배치하였고, 그것은 밝고 현란한 색채로 치장되어
이미 죽은 것이고, 이미 생명을 다한 것이다. 폐허의 잔해처럼 풍경을 만들
있다. 어찌 보면 수족관은 생명력에 대한 찬사를 담은 일종의 기념비 같은 것
어내는 이 물건들은 상처에 대한 연민과 해방을 불러일으키고, 궁극에는 상
일 수도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요소는 물이다. 모든 생명은 물을 통해, 물
처에 대한 긍정으로 돌아가게 하는 장치라 할 것이다. 그 순간 물건들은 훌
의 자연스러운 흐름 혹은 순환 논리에서 찾아지기 때문이다. 물고기의 화려
륭한 변신을 이루어낸다. 더 이상 화가에 의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자기 변신
한 몸짓, 해초들의 동적인 움직임은 살아가는 자의 찬란한 외출로 비쳐진다.
을 이룬다는 것이다.
자연회귀의 의미는 다시 동영상 작업에서도 확인된다. 잔잔한 파도 소리와
봉합용 스테이플로 그려진 나무는 그런 의미에서 ‘처절한’ 아름다움을 대변
함께 물방울이 떨어질 때의 깊은 소리와 결합한 이미지는 모두 사람의 신체
한다. 우리는 아름다운 선의 흐름으로 묘사된 나무의 형상을 보는 것이 아니
내부를 촬영한 엑스레이 필름의 연속이다. 처음에는 눈언저리를 가리키는 듯
라, 스테이플 자체가 뼈와 살에 고정될 때의 ‘철커덕’하는 차가운 소리와 연
한 신체의 작은 부위에서 시작하지만 점차 몸통이 드러나고, 내부의 장기와
상되는 아픔을 보고 듣는다. 이에 반해 한기창이 펜으로 그린 드로잉 작업은
척추, 뼈들이 서서히 움직이듯 전환되다가 다시 작은 부위로 줄어들고, 그러
마치 의사가 상처를 봉합하기 위해 꿰맬 때의 실 작업을 떠올리게 된다. 촘
다가 다시 가슴뼈가 호흡하듯 심장의 이미지로 변하고, 그리고 핏줄이 자라
촘하게 드리워진 선 작업은 무수한 상처에 대한 봉합작업 같기도 하다는 것
나무가지 형상처럼 되다가 뼈 형상에 의해 감추어지고, 다시 해골과 같은 형
이다. 그 봉합된 신체 부위가 한편으로는 나무 줄기 같고, 꽃 같고, 떨어지는
상으로 바뀌고 또 다시 엉치뼈 부위로 변환되는 듯하다가 이내 사라져버린
꽃 잎 같고, 거대한 대지 같은 형상으로 비쳐진다. 죽음의 죽음, 죽음의 생장
다. 이미지의 출현과 변형, 소멸과 재생, 그 모든 과정에 맞춰 떨어지는 물방
과 소멸의 전 과정을 담은 병상일지 같기도 하다.
울 소리로 인해 전체적인 이미지의 변형은 물살을 가르면서 펼쳐지는 물결무 늬 같이 여겨지기도 한다. 그리고 그 소리는 지극히 영적인 분위기와 어떤 정
그리고 엑스레이 필름과 세포사진 자체가 우리를 기다린다. 운명애의 의
신적 긴장감을 불러일으켜 묘한 신비로움까지 제공한다.
미가 종국에는 이렇게 연결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 이것이다. 멀리서 보면 먹의 느낌 속에 유연한 선이 움직이는 듯하지만, 가까이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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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창은 영상작업에서 시간성을 통해 그러한 순환적 이미지를 신비롭게 혹
서 보면 그것은 다리 안쪽으로 흐르는 실핏줄이다. 멀리서 보면 점으로 이
은 매혹적으로 재현하고 있다. 그가 제작한 애니메이션은 그런 의미에서 매
루어진 추상화 같지만, 가까이 가서 보면 그것은 세포의 생명활동의 궤적
우 이례적이다. 시작은 혈관이나, 그 혈관은 담배 연기처럼 솟아오르는 듯한
이다. 어두운 배경에 가늘게 움직이는 실핏줄과 근육의 덩어리, 뼈의 모
움직임을 보이되, 마치 수묵화에서의 선과 여백, 강한 필치로 그려지는 동적
양들이 그 자체로 병든 상태를 말한다. 또 세포의 구성분자인 DNA, RNA,
라인을 만들어간다. 혈관은 생명의 태초로서 터널 같은 기공을 따라 이동하
단백질이 어떻게 서로 상호작용하여 섭식, 자극에 대한 반응, 이동, 성장,
고, 이내 화사한 목련으로 변화함으로써 죽음과 고통을 견디고 생명으로 승화
분열 및 증식과 같은 놀랄만한 시스템을 이루는지를 발견하게 해준다. 사
한 꽃의 찬란함을 그려낸다. 그러나 이내 목련에 암세포가 번지기 시작하면서
실 모든 생명은 죽음을 전제로 한다. 그 이치를 깨닫게 되면서 누구든 자
목련 꽃이 떨어지는 장면을 장렬하게 묘사하고 있다. 자연은 살아있으나 시간
신을 받아들이고 우연의 운명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하여
은 죽어야 하는 것처럼, 시간을 살게 하는 것은 자연이나, 자연은 시간을 죽임
‘지혜로운’ 죽음이 탄생하는 순간을 만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The Birth of “Wise Death” : An introduction to the Ki Chang Han Exhibition Shin-Eui Park_Art Critic, Professor at Kyunghee University
1. The Motive
believed that by loving our fate we could show the greatness of the human be-
Han Ki Chang’s works gives me the impression that the main motive for the
ing. He also stated that this kind of fatalism coincides with creativity. There is
painter is to give the viewer an opportunity to acquire a new perspective. Al-
an ultimate principal to return to. There is an eternal cycle which every human
though Han is not a typical painter who only sticks to the act of painting itself,
being would experience, and return to, at some point in their lives. The Eternal
the reason why I am using the word ‘painter’ to refer Han is that a ‘painter’
Return (Ewige WiederKunft) is a concept which states that every single living
is a person who builds a relationship with the world. He has previously been
thing appears, disappears, and comes back to life as it used to be. The eternal
labeled as an “Oriental painter” by the discipline he majored in, but in fact, he
circle is a fate that no living human being can get away from.
has actually been breaking the boundaries of the Oriental painting tradition while simultaneously maintaining the Oriental painting style. The definition of
However, in this case the return itself is not a simple repetition or return to the
Oriental painting is not derived from the method or medium. Rather, it is more
same thing. “Return” enables the construction of the existence to be equal
about the theory or aesthetic. From this point of view, Han is at the same time
to accepting it as it passes. In the eternal cycle, “return” provides an insight
an Oriental painter, an installation artist, and a video artist.
into what the unexpected and uncertain could have done. The tightly related causes that one is attached to circle around one’s being and any one of them
It is well known that Han’s changed perspective of the world is based on his
could arise within the cycle with unknown results. “Amor Fati” means accept-
personal experience. While he was getting ready to study abroad, he got into a
ing the returning fate with the knowledge that both the processes and the re-
terrible car accident which brought about a complete reversal of his life’s tra-
sults could be unique upon each cycle. We are living creatures which, despite
jectory up to that point. During his year and half recovery in a hospital bed, he
facing numerous life-and-death situations, will continue to exist. Although life
reflected on his past and began a process of discovering his real self. It is this
is filled with humiliation, despair, and pain, we can escape this cycle when we
process which led him to a change in the way he was thinking about society. To
realize and accept that this is merely the natural course of life.
a patient who is in a life and death situation, a hospital is a place that provides the opportunity to find the completely different perspective. For example, one
From this point of view, all art comes from our being. By reflecting on ourselves
of Han’s notes reads: “After surgery, I had a chance to take a look at the X-ray
it is possible for us to understand and accept ourselves. We can understand
film to see how my bones are healing and repairing. I cannot forget about the
all the coincidences that we encounter, accept them, and dissolve them as an
wonders of the body. The wonder of life was flowing between bones which are
inevitability in life. It is this mentality which inspired Han to try to become one
the very parts I am composed of.”
unified body with the medium. Therefore, this exhibition shows the process of overcoming the self while accepting the self, and finding self while erasing
After being discharged from the hospital, it was natural that his work had com-
oneself. This process seems to be a true driving force to Han. For instance, he
pletely changed. This extreme experience filtered his thoughts; he was now
attempts to remove the distinction between the X-ray film and artist himself,
able to see the vague ideas of art theory, -ism, and aesthetic value through
and allows the picture talk about itself rather than actively transforming the
the filter of pain, despair, and hope which was given to his life. In other words,
picture into the medium. He tries to reconcile the meaning of healing, resurrec-
Han was motivated by his experience and his own physical body and mind.
tion, and the laws of nature. Ultimately, he tries to reach what he believes to be
His new reality caused him to observe his surroundings differently than he
the highest level of thinking: contemplation through the use of the whole body.
had before, and he gained justification for the self-transformation which came from within. He chose X-ray film as his primary medium and used it to reveal the story, and formative significance, that the medium (X-rays) contained. He
3. Natural Return
once confessed, “I could sincerely stand in front of my work after all.” Ten
This exhibition includes installations, two-dimensional works, and media art.
years have passed since Han introduced <Roentgen’s Garden (2003)>. What
Han’s passion and motivation towards the creation of art has enabled him to
has been driving him? Where does his inspiration come from?
complete a massive amount of works. Exploring various ways of expression without reserve is the virtue of Han’s art. Although he uses many different types of media to express ideas, his work has always been focused on a consistent
2. Amor Fati
theme. This exhibit could be described as a journey through course of birth
Han titled this exhibition <Amor Fati>. ‘Amor Fati’ became well known because
and death, an exploration of nature’s life cycle or a realization of wise death.’
of Friedrich Nietzsche, and is translated in English as ‘the love of fate’. It is
It reminds us of the face of a person who has perceived the core of the eternal
about not only accepting the undeniable destiny we each have been given,
cycle-- a cycle which states that we must die in order to live and we must live in
but also going beyond that acceptance and embracing that destiny. Nitetzsche
order to die. This is a fundamental truth of the nature: everything on earth m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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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and die in nature in order to became one with nature.
4. The Birth of Death Han collected medical equipment for this particular exhibition. He boldly in-
Han usually looks for abandoned X-ray film from the hospital. The anonymous
stalled LED plates forming the shape of a fish onto the wheels of a broken
wounds in the film are amazing artwork in itself. However broken or ruined,
wheel chair. He also showcases rare surgical machines in museum displays.
each one still shows a hint of life through the shape of its shadow. Han found
The LED plates attached to the wheel chair wheels are equipped with motors.
this ‘light painting’ in the X-ray and gave breath to this abandoned item. This
These motors enable the wheel chair wheels to freely spin, thereby giving the
time, he saved the shape of the object and made a water tank out of it. In the
appearance that wheel chair is moving across the wall. The displayed surgical
water tank, there are fishes, butterflies, and seaweed, and they are decorated
equipment are arranged in the shape of dissected animal bones. The exhibit
with bright and vivid colors. The water tank could be a monument with praises
mimics the intersection of a theoretical image and a physical object. These
of the power of the life. The most important element is water. Every life form
objects are already dead and have lost breath of life. Like the debris of ancient
springs forth from water and water is found in all living organisms. The gor-
ruins, the objects from which the scene is composed reminds us of half of the
geous movement of the fish and the waving seaweed seem like a mass of hu-
cycle of destruction and repair within our own physical bodies. They are an
manity flowing together in a splendid concert of motion.
apparatus which lead us to the other half of this cycle, which is a revitalization within us. At the moment that eternal cycle is revealed to the viewer through
The meaning of the natural return can be found in his video works. The sound of
the exhibit, the objects undergo a marvelous transformation. This transforma-
dripping water and calm waves are arranged with continuous display of X-ray
tion is not brought about by the artist; it is revealed to the viewer through the
film of the inside of a human body. This work begins with a very small part of the
exhibit itself.
body, which looks like an eye socket, and continues on to the torso, the inside of the organs, up the spine and bones with a slow and gradual movement, and
A tree composed of medical staples simultaneously represents the wretched-
then zooms out to return to a small part (similar to the one from which it began),
ness and beauty. We do not look at the shape of the tree with flawless lines
and then it becomes an image of breathing. Then, the work reveals to us a
and beauty. Instead we look at and feel the pain which we are reminded of by
blood vessel which becomes a tree branch, which then becomes transformed
the cold sound of the staples being pinned to the bone. On the contrary, Han’s
into a bone. The bone is then transformed into a scull, which, in turn, is then
pen drawing reminds us of the stitches of a doctor’s suture applied to a wound
transformed into a sacrum, and then disappears. This process, the transfor-
with surgical thread. The fine line drawing resembles a suture that would typi-
mation of the image including appearance, transformation, death, and rebirth,
cally be applied to a wound. The stitched part looks like a tree branch, a flower,
seems like a wave pattern because of the sound of the waterdrops coming
a falling petal, and a broad landscape. His work is also like the journal of a
from the audio portion of this exhibit. The sound creates tension and provides
patient with chronological records of the birth of death, the death of death and
a mysterious feeling with a spiritual atmosphere.
disappearance.
Han presents circulating images mysteriously and intriguingly throughout
The X-ray film and photographs of cells await the audience. The meaning of
video portion of his work in order to convey a sense of the passage of time to
Amor Fati becomes clear when it comes down to this particular work. From
the viewer. The animated portion of his video is very exceptional in this sense.
a distance, the elastic lines with a touch of ink appear to be moving, but upon
It begins with a blood vessel which gradually moves like cigarette smoke and
closer inspection, it is a series of blood vessels inside a leg. From a distance,
then changes into a combination of lines, blank spaces, and strong brush-
what looks like an abstract painting with many dots is actually a series of path-
strokes which typically are found in Eastern ink painting. The blood vessel,
ways contained within a living cell. The movement of blood within the blood
which represents the origin of life, flows through a tunnel, which bears resem-
vessels, the shape of the muscle, and the shape of the bones reveal to us the
blance to an air pipe, and transforms into a beautiful magnolia. It depicts splen-
condition of anonymous patient’s health. Within any living cell, the molecules
did flowers which were able to overcome the pain and death of the eternal
of DNA, RNA, and protein are interacting together. This interaction correlates
cycle and were finally able to blossom. After the flower blossoms, a tumor be-
to the way we view eating and stimulation, movement, development, and pro-
gins to spread throughout the magnolia. However, the scene of flowers falling
liferation, and reveals to us how this wonderful system works. The fact that all
down is not depicted tragically, but heroically. This story, which illustrates how
life eventually results in death is set forth as a premise. Once we realize this
nature is living while at the same time expiring, how nature infinitely endures
fundamental principle of life, is this, or is this not, a means by which we can
and is also finite, is depicted as a sentimental and indistinct image.
finally accept ourselves and overcome destiny? Is this, or is this not, a way for us to witness the moment of the birth of a ‘wise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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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죽음 Wise Death object, surgical instruments, table
80×400×110.5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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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운명애-運命愛)”
니체가 한 말이다. 지금까지 나는 운명 저 너머의 무언가를 응시하는 삶을 살아왔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 어딘가에 우물이 있기 때문이다......” 내 삶의 나침반이 돼오던 어린 왕자의 한 구절.
그러나 문득 내 안에서 시간이 다 돼버린 모래시계와 같이 ‘희망’ 이란 녀석이 서걱이는 마지막 작은 모래 알맹이처럼 깊은 바닥 아래로 가라앉아 버리자 세상은 나와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니 내가 세상을, 삶을, 사랑을, 인연을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을 안을 수 있는 마음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는 침묵과 어둠과 고립....... 그리고 잃어버린 시간들이었다. 지친 인생의 모퉁이에서 구겨진 삶 속에서 펼쳐 든 니체의 책 한 구절 “Amor Fati” 빛을 잃은 내 가슴에 다시 불을 붙여 주는 그 한 마디.
그래 이제는 도망치지 말자. 나의 이 아름다운 삶을 나의 이 운명을 사랑하자. 나의 새로운 나침반 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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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죽음 Wise Death polycarbonate, LED, staple pin
100×122.5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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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Fati polycarbonate, X-ray film, OHP film, LED 200×300×150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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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Fati polycarbonate, X-ray film, OHP film, LED 120Ă&#x2014;160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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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Fati polycarbonate, X-ray film, OHP film, LED 122Ă&#x2014;160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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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Fati polycarbonate, X-ray film, OHP film, LED 32Ă&#x2014;23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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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Fati polycarbonate, X-ray film, OHP film, LED 160Ă&#x2014;122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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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Fati polycarbonate, X-ray film, OHP film, LED 122Ă&#x2014;100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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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Fati polycarbonate, X-ray film, OHP film, LED 122Ă&#x2014;100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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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or Fati polycarbonate, X-ray film, OHP film, LED 122Ă&#x2014;130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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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죽음 Wise Death object, wheelchair, motor
variable installation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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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회귀 Cycles of Nature single channel video
2min 50sec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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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회귀 Cycles of Nature ink on paper
28×39cm (each)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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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회귀 Cycles of Nature digital print
50.5×40.5cm (each)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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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회귀-근육 Cycles of Nature-muscle ink on paper
130×170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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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회귀-양수 Cycles of Nature-amniotic fluid ink on paper
155×155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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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회귀 Cycles of Nature ink on paper
117×106cm (each)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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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minar 의학, 심리학 전문가와 함께하는 전시연계 세미나
AMOR FATI _ 상흔, 치유, 도구로서의 예술과 의학
한성구
신동근
일시
2012년 6월 1일(금) 16:00 - 18:00
장소
사비나미술관 3층 세미나실
진행
강재현 (사비나미술관 전시팀장)
발제
한성구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신동근 (용인정신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
고충환 (미술평론가), 한기창 (작가)
고충환
한기창
※ 본 세미나는 인터넷 방송(www.ustream.tv/channel/savinamuseum)을 통해 생중계 되었으며 사비나미술관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 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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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1
의학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예술은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까. 한성구_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
1. 고통에서 치유… 살아남은 자의 송가 예술가가 고통을 겪고 치유가 되는 과정이 작품으로 승화되는 것을 보는 일은 참으로 감동적이다. 사람은 누구든 심리적이든, 신체적이든 원하지 않는 고통을 겪게 되는데 어떤 사람들은 치유를 하게 되고 그 반면에 치유를 얻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치유가 된 사람이라도 기억을 지울 수는 없겠지만 아무튼 치유를 받지 못하고 고통을 계속 겪고 있는 사람에 비해서는 참으로 행운을 얻은 사람들이다. 아는 바처럼 한기창 작가는 생사를 넘나는 큰 사고를 당하고 오랜 기간 고통을 겪었지만 결국은 치유를 얻었다. 그 과정에서 뼈가 부러지고 으스러 지고 뭉개졌던 육신이 서서히 복구되는 과정을 목격하는데 작가에게는 참으로 경이롭고 생명의 신비로 이해를 하게 된다. 이런 이해는 작가가 자 신을 객체로 볼 수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보고 있는 작품 속에는 X-ray 필름 속에 수많은 부러진 뼈와 두개골… 그리고 혈관이 있고 현미경 속에서 보는 다채롭고 화려한 모습의 암 세포가 있다. 의료인이 아닌 사람의 시각에서는 징그럽거나 무서운 대상으로 느끼겠지만 오랜 기간 다친 몸이 치유가 되면서 자신의 세포와 부러 진 뼈가 치유되어 가는 경이로운 과정을 목격하면서 이런 대상을 생명의 본질로 보게 된 것일 것이다 작품 속의 x-ray 필름을 오리고 자르고 해서 붙인 필름은 대부분 녹색의 물풀이나 나무의 형상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곧 녹색의 생명을 말하는 것이다. 한기창 작가의 작품을 본 의사의 입장에서는 고통에서, 죽음에서 살아남은 자의 송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자기 자신을 객체로 볼 수 있고 승화시 킬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면에서 작가는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인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한기창 작가의 작품은 보는 사람에게 행복감 을 준다. 그런데 이렇게 승화시키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일단 작가의 성품에 따른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겠지만 또 하나 작가의 고통이 큰 장애나 후유증이 크지 않아(?)-일견 그렇단 말이다-가능했던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작가는 행운을 탄 사람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빛 이 있다면 그림자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세상에는 그보다 사람들이 심적, 육체적인 고통에서 치유를 얻지 못하고 고통 속에 헤매는 경우가 훨 씬 더 많다. 예술가들 중에도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이 고통이 작품으로 생생하게 나타나는 것을 보면 관객도 함께 전율을 하는 경우가 있다. 작가의 진심과 역량이 조화를 이뤄 질 때의 말이다. 한기창 작가와 거의 비슷한 교통사고를 겪었던 칼로의 경우 평생을 따라다녔던 육체적 고통, 사고의 후유증인 불임, 보행의 장애, 이에 따른 심적 인 고통이 작품에 생생하게 나타나고 있다. 보는 사람의 마음을 절절하게 만들어 준다. 하지만 칼로의 경우 자신에 대해 몰두하여 자기가 모든 우 주의 전부로 생각하는 것이 보인다. 이런 면에서 한기창 작가처럼 주체를 객체화해서 볼 수 있었던 여유가 없었다고 할까? 호들러의 경우를 보면 가장 사랑했던 여인이 암으로 죽어 가는 과정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는 없었던 고통을 수많은 그림 속에 우리는 본 다. 아름다웠던 여인이 점점 수척하고 병색이 짙어 가다가 결국은 죽는 모습을 만나게 된다. 건강할 때의 초상화는 꼿꼿이 앉아 있어 수직선이라 면 이후 침대에 기대어 비스듬히 있다가 점점 수평선에 가까워지다가 결국은 반듯이 누워있는 최후의 모습을 보는데 참으로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점에서 한기창 작가처럼 주체를 객체화 하는 작업을 보여준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인이 병색이 짙은 모습의 그림의 벽에 걸린 시계….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음을 상징하는 시계는 어쩌면 저렇게도 작게 위축된 모습으로 그려놓았는지…. 작가의 두려움이 느껴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석양의 제네바 호수의 수평선을 반복해서 그렸는데 바로 사랑하는 여인의 마지막 모습인 주검을 그린 것이다. 호들러 역시 궁 극적인 치유에 이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게르스틀의 경우는 엄청난 심적인 고통에 휩쓸려간 경우이다. 치유는커녕 스스로 죽음을 택한 작가는 마지막 초상화를 보면 섬뜩한 느낌을 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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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젊은이는 한 발짝만 뒤로 물러났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주체를 객체로 볼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2. 고통을 바라보는 의사…. 의사가 왜 그림을 보나? 의사가 아닌 사람들은 의사는 병을 고치는 사람으로 생각할 것이다. 의사가 병을 척척 고쳐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의사의 능 력은 한계가 있어서 특히 내과 의사의 경우는 죽어 가는 사람을 영웅적인 치료로 살려내는 경우보다는 죽어 가는 사람을 옆에서 같이 지켜보아야 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어찌 보면 고통을 같이 나누어야 하는 직업인 것이다. 즉 실험실에서의 의학 연구가 희망을 안고 하는 것이라면 현실 에서의 임상의학은, 특히 대학병원의 내과는 본질적으로 우울한 경우가 훨씬 많다. 병과의 싸움은 이기는 싸움보다는 지는 싸움인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이다. 그러니 의학은 본래 질병과 건강을 다루는 분야이지만 본의 아니게 죽음과도 자주 만나게 된다. 미술 속의 의학에 대해서 공부하면 뜻밖에도 삶과 죽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 그러나 남는 자도 언젠가는 떠나게 되어 있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들은 오늘도 서로 에게 상처를 주며 치고받는다.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한 편 의과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의사들은 학생들에게 “환자를 질병의 증례로 보지 말고 인격을 가진 하나의 인 간으로 보아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막상 어떻게 하면 환자를 인격체로 볼 수 있는지, 그 방법에 대해서는 가르치지 않는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우리 스스로가 모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의사가 되기 위한 고되고 혹독한 수련은, 전문지식이나 기술의 습득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의사가 환 자를 인간으로 볼 수 있기 위해서는 의사가 인간의 본성에 대한 폭 넓은 이해,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력 등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의사를 양성하는데 4년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의과대학이 예과를 두고 있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 이지만 불행히 도 오늘 날 예과의 교육은 이 필요성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신화, 역사, 예술에는 인간 본성의 여러 원형(prototype)이 녹아 있게 마련이다. 혹은 과장되고 혹은 표현이 거칠지 몰라도 여기에는 사랑, 질투, 절망, 복수, 회의, 양가감정, 이기심과 자기희생, 강력한 의지 등 인간의 다양한 내면세계가 묘사되어 있다. 문학, 오페라, 미술, 역사를 이해하고 즐기는 것은 우리의 인성을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타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사뿐 아니라 ‘사람을 다루는’ 직업을 택한 이들이 갖추어야 할 덕목의 하나다. 옛 그림은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고 이를 찾아 음미하는 것도 이런 종류의 일인 것 같다. 그림을 ‘본다’고 하지 않고 ‘읽는다’고 할 때는 그런 의 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의사가 어떻게 하면 “환자를 인간으로 볼 수 있는가” 라는 숙제에 대한 답을 찾는 하나의 길이 될 수 있 다고 필자는 믿는다. “그림 속의 의학”을, 끊임없는 전공 공부의 압박과 과도한 진료업무에 지친 중년 의사의 단순한 심심풀이 여기(餘技)만은 아니라고 애써 우기는 이 유가 여기에 있다. {저서 “그림 속의 의학” 2007 일조각 에서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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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2
고통, 재경험, 그리고 승화 신동근_용인정신병원 신경정신과 전문의
불안과 공포
외상과 예술의 연결
- 불안 : 전반적이고 불쾌하며 막연한 걱정같은 정서로 대부분 신체
- 외상으로부터의 도피
반응이 동반함 - 불안과 동반된 신체반응 : 심장박동, 호흡 증가, 발한(땀), 머리카 락과 털이 서고 동공이 커짐
- 외상에 대한 반동형성 - 외상으로 인한 생사의 고민과 사색 - 외상의 고통을 직접 표현
- fight or flight response
- 외상의 재경험과 재통합
- 공포 : 어떤 대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한 심한 불안감과 그에 동
- 외상의 극복과 재창조
반한 신체반응
한기창 작가 외상(trauma)이란?
- 29세 미국 유학 준비 중 불의의 교통사고 당함
- 심리적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사건을 외상이라고 하며
- 하루 동안 의식소실, 대퇴골, 상완골, 발목 부위 복합골절
그 스트레스의 정도는 그러한 상황에 처한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
- 1년 반 동안 병원 생활
칠 만큼의 압도적이어야 함
- 이후 10년 동안의 PTSD - 외상 경험 회피의 시기
예) 전쟁, 고문, 자연재해, 강도, 강간, 자동차 사고, 빌딩화재 같은
- 10년이 지나고 PTSD 극복 : 극복과 동시에 공포의 상징물인 엑스
심각한 사고
레이 필름을 작품 재료로 사용하기 시작 - 외상으로 생사의 고민, 재경험, 재창조가 예술적으로 승화함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 외상의 직, 간접적인 경험 이후 나타나는 전형적인 불안 증상을 말 하며 다음 세 가지 증상이 전형적으로 나타남
왜 엑스레이 필름인가? - 기본적으로 흑백임
- 꿈이나 일상생활 중 외상의 재경험
- 흑백은 빛의 근본이며 특히 동양화의 근본임
- 외상을 떠올릴만한 물건이나 상황을 회피
- 엑스레이의 주된 주제는 뼈
- 반응둔감이나 과각성 상태가 나타남
- 뼈는 인간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 요소이자 중심임 - 뼈와 해골은 죽음이나 두려움의 대상이자 생과 사의 고민으로서 두 려움의 극복을 위해 뼈와 해골의 두려움을 이겨야 함
공포를 재경험하는 심리 - 역공포행동(counterphobic behavior) - 충동을 발산하고 긴장을 해소 - 고통의 재경험과 반복강박(repetition compulsion) : 무력감의 재통합 - 더위를 이겨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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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뼈의 재구성 → 불완전하고 외로운 인간의 완전성과 관계 욕구
발제3
한기창의 작업 삶을 재생하고 갱신하는 계기로서의 죽음 고충환_미술비평가
주제로부터, 아모르 파티 혹은 운명애. 니체는 쥐가 궁지에 몰리면 자기 내면으로 숨는다고 했다. 자기 내면 말고 따로 숨을 데도 없을 것이다. 얼 핏 보면 이 말은 수동적으로 보이고 불가항력으로 보이고 불가피해 보인다. 그런데 의외로 니체는 이 말에서 긍정적이고 능동적인 메시지를 끌어낸 다. 쥐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것만큼이나 자기 내면에도 직면해 있다. 현실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자기 내면을 선택할 것인가(물론 여기서 자 기 내면은 선택사항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을 것이다. 여하튼). 선택의 귀로에 서 있고 운명의 귀로에 서 있다. 흔히 운명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정 하는 태도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 니체는 현실과 함께 또 다른 현실이랄 수 있는, 어쩌면 피상적 현실이 아닌 진정한 현실일지도 모를 자기 내면을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안한다. 스스로를 궁지로 내몰아 자기 내면에 숨어들게 하는 것, 그리고 그 내면에서 진정한 자기에 눈 뜨고 새로운 세 상이 열리게 하는 것이다. 자기를 궁지에 내몰아 자기에 눈 뜬다는 역설이다. 이 지극한 아이러니야말로 한기창이 이번 전시의 주제로 내세운, 니 체에게서 인용해온 아모르 파티(amor fati) 즉 운명애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운명애는 진정한 현실인식을 전제로 할 때 그 의미가 진정해진다(현상학적 에포케와 낯설게 하기 그리고 무의식이 이런 현실인식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목으로부터, 지혜로운 죽음. 조르주 바타이유는 인간이 원초적으로 고독한 이유가 삶과 죽음의 불연속성 때문이라고 했다. 원래 삶과 죽음은 연 속돼 있었는데(이를테면 제의와 무속의 시대에 삶과 죽음의 연속성은 자연스런 사실로 받아들여졌었다), 문명이 삶과 죽음을 불연속적으로 떼놓았 다고 한다. 삶의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경제적인 이유와 목적으로 죽음이 삶의 영역으로부터 잉여의 영역으로 추방되고 배제된 것(잉여는 비생산적 이고 반사회적인 영역으로서, 문명 자체에 의해 생산된 것). 여하튼 그렇게 문명의 수혜를 입은 현생인류는 삶을 예찬하고 죽음을 멀리하게 되었 고, 지금도 여전히 죽음은 최고의 금기며 터부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 고독을 끝장낼 수 있는 방법으로서 삶과 죽음과의 연속성을 다시 회복하고 복원하는 일이 과제로서 주어진다(예술의 실천논리는 일정하게 이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여기서 주도권을 쥐는 것은 삶보다는 죽음이다. 삶 이 관성적이라면 죽음은 그 관성을 깬다는 점에서 창조적이다. 죽음을 매개로 해서만 관성적인 삶의 고리가 끊어진다. 죽음으로 인해 매순간 거듭 나는 삶이 가능해진다. 거듭난다는 것, 그것은 바로 죽는다는 것이며, 죽음으로써 다시 산다는 것이다. 한기창이 이번 전시를 위해 도입한 지혜로 운 죽음이란 제목은 이처럼 매순간 삶을 갱신하고 재생하는 죽음을, 그 능동적이고 긍정적인, 주술적이고 원초적인 죽음의 계기를 떠올리게 한다. 지혜로운 죽음이란 이처럼 매순간 삶을 갱신하고 재생하는 계기를 의미하며, 이로써 삶과 죽음의 연속성을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의 작업 에서 그 계기는 계속해서 돌아가는 휠체어 바퀴로 상징된다. 공교롭게도 바퀴는 진즉에 삶과 죽음의 순환을 상징했고, 윤회설을 상징했다. 그리 고 그 계기는 생과 사가 순환하고 생성이 소멸로 변환되는 영상작업으로 확대 재생산된다. 이를테면 화면에서 신체 내부 장기는 자연의 모티브로 혼성되고 변환되는 일종의 생태풍경을 연출한다. 신체 장기가 열어 보이는 풍경이 자연 풍경에 오버랩 되고, 소우주가 대우주에 포개진다. 이처럼 오버랩 되고 포개진 풍경은 닮은꼴에 연유하는데, 양수가 바다를 연상시키고, 세포 덩어리가 야트막한 구릉을 떠올리게 한다(인간의 몸은 자연과 같다거나, 인체를 이루는 세포조직의 형상이 자연의 이미지를 닮아 있다거나, 인체를 생명이 순환하는 소우주로 본다는 작가의 고백이 이 작업이 며 주제의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종의 혼성풍경이 연출되는 것인데, 작가는 진즉에 이 주제의 풍경을 제안한 바 있다. 작가의 작업이 대개 삶과 죽음의 존재론적 문제의식에 포 커스를 맞춘 것이지만, 이런 유형학 내지 경향성에 비해 그 표현의 영역과 범주가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문제의식의 지평으로까지 확장된, 시트지 를 소재로 한 일련의 작업들이다. 지금껏 스틸화면으로 구현된 혼성풍경의 한계를 동영상매체의 구동력으로 넘어선 경우로 볼 수가 있겠고, 이로 써 가변적이고 가역적인 풍경, 순환하고 변태되는 풍경, 비결정적인 풍경으로 확대 재생산된 경우로 볼 수가 있겠다. 뢴트겐 정원과 수족관. 한기창은 엑스레이 필름 작가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근작에서 작업이 다양한 형식으로 변주되고는 있지만, 그 와중에서도 핵 심 소재 내지 형식은 여전히 엑스레이 필름이 될 것이다. 이 예사롭지 않은 소재는 당연히 어떤 연고가 있을 것이고, 그 연고는 작가의 자전적 경 험에 연유한다.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작가는 자연스레 엑스레이 필름을 접하게 되고, 이로부터 소재적인 가능성을 생각해낸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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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다시피 작가는 한국화를 전공했다. 그 전력을 염두에 두고 엑스레이 필름을 보면 한국화와의 일정한 닮은꼴이 유추된다. 한지처럼 엑스레이 필름도 투명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더욱이 필름에 찍힌 피사체는 무슨 먹그림 같다. 작가는 이 필름을 이용해 일종의 꽃밭으로, 정원으로 재구성 해낸다. 뢴트겐 정원으로 이름 붙인 이 작업의 핵심논리가 바로 아이러니며 역설이다. 멀리서 보면 이면에서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빛과 더불어 꽤 나 장식적인 꽃밭이며 정원이 보이지만, 정작 그 꽃밭이며 정원을 이루고 있는 소립자는 엑스레이 필름 곧 일종의 뼈 그림이다. 삶과 죽음이 충돌 하고, 죽음을 통해 삶을 이야기 한다. 삶과 죽음이 하나의 화면에 중첩된 것이란 점에서 일종의 혼성풍경으로 볼 수가 있고, 주지하다시피 이후 혼 성풍경이란 주제는 시트지를 소재로 한 또 다른 작업을 낳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작가는 근작에서 엑스레이 필름에 담긴 익명의 주검들이며 그 흔적들을 이용해 일종의 수족관을 만들었다. 뢴트겐 정원과 마찬가지로 멀리 서 보면 흐늘거리는 해초 사이로 물고기가 헤엄쳐가는 수족관이지만, 정작 그 수족관을 만드는 입자는 뼈 그림이다. 수족관에는 물이 담겨져 있다 (실제로는 담겨져 있지 않지만, 의미론적으로 그렇게 유추된다). 그 물은 삶과 죽음이 하나로 합류돼 흐르는 생명수며 양수에 해당하고, 차이 나는 모든 계기들을 자기 속에 포용해 들이는, 그럼으로써 삶과 죽음의 연속성을 회복하고 복원한 우주적 바다를 상징한다. 노자는 인간의 비극이 지식 곧 차이와 구분에서 온다고 했다. 차이를 지워 노자의 유토피아를 실현한 경우로 볼 수가 있겠고, 그 자체 자족적이고 완전한 세계인 상상계(자크 라캉)를, 엄마와 아기가 분리되기 전의 세계인 코라(chora, 줄리아 크리스테바)를 실현한 경우로 볼 수가 있겠다.
그러면 더 이상의 문제는 없는 것인가. 우리는 과연 삶과 죽음의 연속성을 회복하는 방법을 배운 것인가. 차이를 지운다는 것은 가능한 일인가. 지 식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인가. 지식은 지식의 대상과 일치하는가. 혹 지식은 지식의 대상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것은 아닌가. 지 식 없이 대상 자체만으로 살 수는 없는 일인가. 노자는 천지가 참을성이 없어 만물을 짚으로 만든 개처럼 여긴다고 했고, 존 그레이는 호모 사피엔 스 곧 하찮은 인간을 들어 휴머니즘의 미몽으로부터 깨어나라고 주문한다.
작가의 그림에는 나비가 등장하고, 그 나비가 장자몽을 떠올리게 한다. 장자의 꿈에 나타난 나비와 나비의 꿈속에 출현한 장자는 경계를 허물기 위해 온 전사다. 지식으로 분화되기 전의 대상 자체(세계 자체?)를 제안하기 위해 온 전사다. 나비의 화려한 자태가 삶을 떠올리게 하고, 나비의 나풀거리는 날개짓이 무슨 죽음의 전령 같다. 작가는 왜 해골(뼈 그림도 마찬가지지만)을 이야기하면서 나비를 끌어들였을까(좀 데미언 허스트적 인?). 양가성? 양면성? 야누스? 죽음을 매개로 삶을 이야기하는 한기창의 논법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리고 어쩌면 당연하게도 재차 죽음 앞에 서 게 만든다.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진 것인가? 아님, 다른 원점인가? 삶도 거대담론이고 죽음도 거대담론이다. 거대담론은 때로 사람을 지나치게 진 지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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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의 응답
Q1. 작품에 나비가 등장하는데. 한기창. 나비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5년 스테이플 작업에서부터였다. 장자지몽 이야기에 등장하는 나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작품에 등 장시켰다. 나비의 존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작가들이 많이 쓰는 아이콘과 같은 소재이다.
Q2. 이번 전시에서 개인적으로 드로잉 작업을 흥미롭게 보았다. 가까이서 보았을 때 수많은 선들이 얽혀 있고 뭉쳐져 있는 것을 보았는데, 작가 개인 적인 감정들이 분출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한편으로 보면 작가가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지점과 맞닿아 있다고도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한 부 분에서 작가의 개인적인 감정들이 적극적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가. 드로잉 작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린다. 한기창. 사실상 이번 드로잉 작업 전에는 그동안 작품 활동을 하면서 언제 해보았는지 까마득할 정도로 드로잉을 해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 러나 작가의 모든 작품은 그 매체를 막론하고 드로잉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드로잉이 중요하다. 저는 주로 설치, 평면 설치 등의 작업을 해왔지만 지난 2년 동안은 엄청난 양의 드로잉을 거의 매달려 해왔다. 이것은 저 자신의 모습을 좀 더 정신적으로, 그리고 원초적으로 드러내고 싶었던 감정의 표출이었다. 무겁고 진지한 패러디는 현대 미술의 매력이긴 하지만, 너무 고지식하게 또는 너무 가볍게 들어가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고, (죽음과 삶에 대 한) 너무 뻔한 이야기를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나아가 심각한 문제를 심각하게 드러낸 것에서 끝내지 않고, 그 이후의 방향을 제시하고 싶었 다. 물론 작품 자체는 개인적인 경험, 트라우마가 계기가 되어 그쪽으로 시작되긴 했지만, 그러다 보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들이 같은 경 향으로만 몰리게 되는 것을 발견했다. 루이스 부르주아나 요셉 보이스처럼, 개인의 이야기에서 사회적인 담론으로 발전시키는 작가들이 대표 적인 예이다. 개인적으로는 어느 지점으로 갈려고 하는 것이 아닌,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이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에서 시작되다 보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좀 더 깊이를 갖춰 가게된 것 같다. 드로잉은 이런 지점에서 본인이 생각하고 사유하는 부분에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강재현. 드로잉 작업을 보면서 본인 역시 작가가 동양화적인, 어떠한 에너지를 캔버스에 분출하는 부분에서 그동안 많이 목말라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Q3. 서양화를 전공하고 추계예술대를 졸업한 학생이다. 드로잉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꼈던 점은, LED나 X-ray로 만들어진 화려한 작업들은 삶과 죽 음에 대한 관념과 개인적인 경험을 완전히 벗어나서, 객체의 입장에서 거리를 두고 바라보았을 때 완성된 결과물로 보였다. 반면 드로잉 작업의 경우는 이것과 달라 굉장히 인상 깊다. 좀 더 프로세스에 집중하는 작업이었고, 특히 지하 전시장에 있는 에스케스식으로 글과 함께 드로잉한 작 업이 매우 와 닿았다. 작가가 작업을 하며 무엇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한기창. 죽음의 고비를 경험한 첫 번째 트라우마 외에, 제가 가진 두 번째 트라우마는 작가로서의 트라우마였다. 일반인으로서 삶과 죽음의 트 라우마를 벗어나자 찾아온 시련이었다. 2005년 파리에서 1년간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하면서 문화적인 변화를 겪었고 그 이후 한국에 와서 학 고재 갤러리에서 두 번 연속으로 개인전을 했는데, 이 시기 작품에 대한 일종의 벽 같은 것을 느꼈다. 그렇다고 붓을 내려놓고자 하지는 않았 지만, 작품을 이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되겠다는 오기가 생겼다. 지하에 있는 드로잉은 6개월 동안 준비한 애니메이션을 위한 콘티 작품이다. 준비기간이 너무 짧아 만들어놓은 영상이 기준 미달이라고 생각 하여 전시에서는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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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현. 저는 신동근 교수님께 여쭤보고 싶다. 한기창 선생님은 보통 트라우마에서 벗어나 엑스레이 작업을 해왔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개 인적으로는 벗어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작업을 하면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본다. 신경정신과 의사로서 어떻게 보시는지 여쭤보고 싶다. 신동근. 작업을 하면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트라우마에서 어느 정도는 회복이 되면서 자신을 돌이켜 볼 수 있을 정도의 시점에서 작업이 시작 되었다고 본다. 사실 트라우마가 100% 회복되기는 힘들다. 일부는 항상 남아 있으며, 그러한 상처는 일 생을 살면서 언제든지 다시 덧날 수 있다. 그러므로 시작 단계에서 어느 정도 회복이 되었다 하더라도 앞으로 작업 활동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작가가 더 성장을 할 수 도 있다는 의미에서 작업과정이 치유의 과정이라도 볼 수도 있다. 한기창. 신교수님이 저의 작업을 심리학적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해 주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고무적으로 생각한다. 트라우마는 사실 상 개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개념만은 아닌 것 같다. 현대인들은 누구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이겨나가는가가 중요하다. 그것을 내려놓는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말 그대로 새로운 창조가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상황을 재해석 해 본다던가, 새로운 방향 을 제시하는 등 스스로 노력이 이루어져야 의미가 있다. 저도 처음 작업 시작할 때는 트라우마 자체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자 했다. 죽음과 삶 의 경험을 했을 때 예술적 미학과 같은 이야기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신동근. 제가 아까 외상과 예술이 연결된다고 하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언급했었다. 회피부터 시작해서 프리다 칼로처럼 직접적으로 외상을 이야기하는 경우, 재경험, 재통합의 단계 등을 거쳐, 마지막으로는 회복의 단계가 있다. 이렇게 6단계로 나뉘어 지는 것이 보통이긴 하지만, 완전한 재창조 단계나 고통을 표현하는 단계 등 언제든 그 아랫 단계로 내려와서 표현하는 것이 예술에 있어서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4. 작가님께서 외상적인 고통을 완전히 극복했다, 깨끗하게 극복했다고는 볼 수 없다. 앞으로 작업하시는 방향이나 이런 것을 보았을 때, 신교수님 이 말씀하시는 6단계적인 흐름들이 계속 순환되고 반복되고 또 역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보시는가? 신동근. 가능하다. 예를 들어서, 낮은 급수의 태권도 유단자는 높은 단계를 할 수는 없지만, 그 반대는 가능하다. 이러한 경험이 작가에게 삶과 죽음의 내용으로, X-ray 필름이라는 오브제로, 또 그것에서 더 확장된 소재로(예를 들어 수술용 의료도구나 인체 봉합용 스테이플과 같은) 확 대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제가 더 권해주고 싶은 의학적 소재나 재료도 있다.(좌중 웃음) 작업의 동기는 의식적일 수도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더 새로운 발전이 나올 수 있다고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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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 창
추계예술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
<마이애미 국제 아트 페어> 마이애미, 미국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학과 졸업
<두바이 국제아트페어> 두바이
단국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학 박사 수료
<Antipodes>, 이영미술관, 용인
<신호탄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전 기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서울
<우리들의 초상- 삶의 표정, 시대의 표정> 가나아트센터, 서울
주요 개인전
<환태평양의 눈 - 제주도립미술관 국제전>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2012 사비나미술관, 서울
<숨비소리 - 제주도립미술관 국제전> 제주도립미술관, 제주
2010 학고재 갤러리, 서울
<화음 - 유아트스페이스개관 6주년 기념> 유아트스페이스, 서울
2007 학고재 갤러리, 서울
<과거로부터의 메세지 : 전통에 대한 현대미술의 사유>
카이스트 갤러리, 서울
그림손 갤러리, 서울
2006 Gana-Beaubourg Gallery, 파리, 프랑스
<Korean Eye 2009 Moon Generation> 사치 갤러리, 런던, 영국
2005 Cite Internationale Des Art Gallery, 파리, 프랑스
<자연-스러움> 성곡미술관, 서울
2004 갤러리 세줄, 서울
<Art Funiture> NefSpace, 서울
<신화조도> 인터알리아, 서울
2003 갤러리 현대 윈도우 갤러리, 서울
<행복한 동행> 갤러리 더 케이, 서울
금호미술관, 서울
<2009 한국 현대회화의 빛 - 우림35주년 개관전> 우림화랑, 서울
창동미술스튜디오 / 서울
<New Generation of New Space> 복합문화공간 Kring, 서울
2002 토탈미술관, 장흥
<Chocolate Box> 장흥아트파크미술관, 장흥
1999 아르코미술관, 서울
2008 <블루 닷 아시아 2008> 예술의전당, 서울
1998 인천문화예술회관, 인천
<MEME TRACKERS 초대전> 송장미술관, 베이징, 중국
갤러리 21, 서울
<작품의 재구성 - 신소장품전> 경기도미술관, 안산
웅전 갤러리, 서울
<정원 -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전남문예회관, 여수
1997 모인 갤러리, 서울
<지구의 빛> 국립과천과학관, 과천
<학고재 소장전> 학고재, 서울
1996 도올 갤러리, 서울
<양평프로젝트 - 연기된 구름> 마나스아트센터, 양평
<The Bridge - 가나아트센터 25주년기념> 가나아트센터, 서울
헤이리 커뮤니티 하우스, 파주
공평아트센터, 서울 한전프라자 갤러리, 서울
<천 송이 꽃을 피우자 - 가나아뜰리에 입주작가 보고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주요 기획전
<근,현대미술의 흐름 - 시정풍경> 알바로시자홀, 안양
2012 <비밀의 숲>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빛으로 빚은 그림> 장흥아트파크, 장흥
<山水, 디지털을 만나다> 경남도립미술관, 창원
<월간조선 ‘평론가선정 현대작가 55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산수너머> 경기도미술관, 안산
<Up To The Minute> 코리아아트센터, 부산
<히스토리 앤 해리티지>, 고려대학교박물관
<Now Landscape> 인사아트센터, 서울
2011 <엄마는 도슨트> 쿠오리아 갤러리, 서울
<Leaving The Brush> 두산위브더제니스 아트갤러리, 부산
<마법의 나라> 양평군립미술관, 양평
<The Story> 이목화랑, 서울
<안견회화 정신전> 세종문화회관미술관, 서울
2007 <한국 컨템퍼러리 작가 40인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40代 대표작가 오늘의 미술> 현대백화점 갤러리 H, 서울
<박물관에 꽃이 피는 날> 북촌미술관, 서울 / 국립공주박물관, 공주
2010 <한국화 판타지-한국화의 감각적 재해석>
<거울보기 ‘Visual Reflection’> 갤러리 아트파크, 서울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서울
<즐거운 배신> 리즈 갤러리, 양평
<REMIND - 영은미술관 10주년 기념전> 영은미술관, 광주
<꽃을 피우다 - 아람미술관 개관 기념전> 아람미술관, 고양
<컬처노믹스 - Seoul Open Art Fair> 예화랑, 코엑스, 서울
<공통경계 - 국립미술창작스튜디오 대표작가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The More, the Better - 선화랑 33주년 기념전> 선화랑, 서울
<The Blooming Tale> 갤러리 유진, 서울
<찾아가는 경기도미술관 - 이음길> 경기도미술관, 안산
2009 <금호미술관 개관20주년 기념전> 금호미술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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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 아트. 세트> MBC 갤러리, 대구
2002 <한·일 청년작가전> 한국문화원, 도쿄, 일본
<Living Art Room> 롯데백화점, 부산
<현대미술 아트페어>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 서울
2006 <과학예술 특별전> 국립중앙과학관, 대전 / 사비나미술관, 서울
<창동미술스튜디오 개관기념전> 창동미술스튜디오, 서울
<미디어아트 안산 2006> 단원전시관, 안산
2001 <한국미술, 정과 동의 미학 - 갤러리 라메르 개관기념전>
<Brand New - 유진갤러리 개관 기념전> 유진 갤러리, 서울
<장흥아뜰리에 오픈스튜디오> 장흥아트파크 아뜰리에, 장흥
<헤이리 판 페스티발 2006> 헤이리 아트벨리, 파주
2000 <한국화 새 천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세계 빛 엑스포> 심양, 중국
<쌈지 아트마트> 갤러리 쌈지, 서울
1999 <세계 한민족 작가 100인전> 세종문화회관미술관, 서울
<PURPLE CAKE - 신세계 아트페어> 신세계백화점 본점, 서울
<Cutting Edge> 서울옥션, 서울
1998 <한국현대미술 100인 초대전> S 갤러리, 서울
<미술, 꽃을 피우다 - 갤러리 이안 개관기념전> 갤러리 이안, 대전
1997 <영국대영박물관 기념 미술제> LOGOS Gallery, 영국
<시와 그림 - 꽃피우다> 인사아트센터, 서울
1996 <‘올해의 한국미술선’ 선정작가전> 아르코미술관, 서울
갤러리 라메르, 서울 <세계 도자기 엑스포 기념전> 이천 야외전시장, 이천 <청담미술제> 조선화랑, 서울 <프레스코, 그 천년의 미학> 성곡미술관, 서울
<역사와 의식 - 독도진경> 서울옥션, 고양 KINTEX, 대구, 청원 등 순회 2005 <길 - 포천아시아미술제> 반월아트홀, 포천
<시간을 넘어선 울림 - 전통과 현대> 이화여대박물관, 서울
<미디어시티 서울 2005 - 제 4회 서울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국내외 레지던시 프로그램 및 수상경력 2012 서울문화재단 개인전 전시지원 선정, 서울문화재단 2011 Korean Artist Project 온라인 미술관 선정, 문화체육관광부,
<미술과 놀이 ‘Funsters’>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장면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지필묵 놀이미술관> 금호미술관, 서울
2008 가나 2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 가나아트센터 장흥 아트파크
<영은레지던시2005> 영은미술관, 광주
2006 가나 1스튜디오 레지던시 프로그램, 가나아트센터 장흥 아트파크
<고려대학교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현대미술 소장품전’>
한국사립미술관협회
2005 파리 CITE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 연수, 삼성문화재단,
고려대박물관, 서울
<올해의 한국 현대미술> 광화문 갤러리, 서울
<경기도미술관 건립기념 한국화 특별전 ‘墨風’ 5인초대전 > 경기도박물관, 용인
뷰콜레지던시 프로그램
삼성미술관 리움 / 파리, 프랑스 2004 영은 레지던시 프로그램, 영은미술관 경안창작스튜디오
한국문예진흥기금 개인전 전시지원 선정, 한국문화예술진흥원
2003 창동 미술스튜디오1기 레지던시 프로그램, 국립현대미술관
<월간미술 기획 동양화 ‘건춘문’> 금호미술관, 서울
창동스튜디오
<세계 빛 엑스포> SBS, 서울
<Flower Flow Flowery> 아티뉴스 갤러리, 서울
<생활의 발견 ‘RE-Creative Artwork’> 아트팩토리, 파주
작품소장
<식물도감 - 삼성테스코 개관기념전> 삼성테스코,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 국립민속박물관 / 경기도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과학·놀이·체험> 가나아트, BEXCO, 부산
미술은행 / 대전엑스포첨단과학관 / 양주시 덕계공원 / 연세대학교
2004 <Harmony : Flowers & Birds> 가나아트센터, 서울
연세재단 세브란스빌딩 / 고려대학교100주년기념관 / 고려대학교박물관 /
<시선의 확장과 공존 - 금호미술관 15주년 기념전> 금호미술관,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 / 가나아트센터 / 금호미술관 / 영은미술관 / 이영미술관
/ 성곡미술관 / 사비나미술관 / 하나은행본점 / 헤이리 아트벨리 /
<복화술사의 인형들> 단원전시관, 안산
2003 <아트스펙트럼2003> 삼성미술관, 서울
장흥아트파크 / 김달진미술연구소 / 서울대학교병원 검진센터
<유쾌한 공작소>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헤이리페스티벌2003 - 건축 속의 미술전> 헤이리 아트벨리, 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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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오브제> 금호미술관, 서울
현재
<평론가 선정 ‘한국 미술의 몽타주’> 고양 꽃 박물관, 고양시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Korean Nude Art Exhibition 2003> 세종문화회관미술관, 서울
<창동미술스튜디오 1기 오픈스튜디오> 창동미술스튜디오, 서울
HAN KI CHANG
BFA, Chugye University for the Arts, Seoul, Korea MFA, Graduate School of Korea University, Seoul, Korea
Gallery H, Seoul, Korea 2010 <Fantasy of Korean painting - Sensitive Reinterpretation>
Ph.D Course, Graduate School of Dankook University, Seoul, Korea
Seoul Museum of Art, Nam Seoul, Seoul, Korea <REMIND - Youngeun Museum’s 10th Anniversary Exhibition> Youngeun Museum, Gwangju, Korea
Selected Solo Exhibitions
<Culturenomics - Seoul Open Art Fair> Gallery YEH, COEX,
2012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Seoul, Korea 2010 Gallery Hakgojae, Seoul, Korea
Seoul, Korea <The More, The Better - Sun Gallery’s 33rd Anniversary
2007 Gallery Hakgojae, Seoul, Korea Korea Advanced Institute of Science and Technology Gallery,
Exhibition> Gallery Sun, Seoul, Korea 2009 <Gumho Museum’s 20th Anniversary Exhibition> Gumho
Seoul, Korea
Museum, Seoul, Korea
2006 Gana-Beaubourg Gallery, Paris, France
<Miami Art Fair> Miami, USA
2005 Cite International Des Arts Gallery, Paris, France
<Dubai International Art Fair> Dubai, UAE
2004 Gallery Sejul, Seoul, Korea
<Antipodes> ICAM, Yongin, Korea
<Beginning of New Era - Inaugural Exhibition of National
Heyri Community House, Paju, Korea
2003 Gallery Hyundai, Window Gallery, Seoul, Korea
Museum of Contemporary Art> National Museum of
Kumho Museum of Art, Seoul, Korea
Contemporary Art, Seoul, Korea
Changdong Art Studio, Seoul, Korea
<Portraits of Our Lives> Gana Art Center, Seoul, Korea
2002 Tot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Jangheung, Korea
<Eye of the Pacific Rim> Jeju Museum of Art, Jeju, Korea
1999 Arko Art Center, Seoul, Korea
<Sumbisori - International Exhibition> Jeju Museum of Art ,
1998 Incheon Culture & Arts Center, Incheon, Korea
Jeju, Korea
Gallery 21, Seoul, Korea
<Harmony - 6th Anniversary Exhibition> Yoo Art Space,Seoul, Korea
Gallery Woongjun, Seoul, Korea
<Message From the Past : Contemplation of Tradition under the
1997 Gallery Moin, Seoul, Korea
Seoul Art Center, Seoul, Korea
Context of Contemporary Art> Gallery Grimson, Seoul, Korea <Korean Eye 2009 Moon Generation> Phillips de Pury,
1996 Gallery Doll, Seoul, Korea
KEPCO Plaza, Seoul, Korea
London, England
<Naturally Natural> Sungkok Art Museum, Seoul, Korea
<Art Funiture> NefSpace, Seoul, Korea
<Modernized Conventional Flowers and Birds> Interalia, Seoul, Korea
Selected Group Exhibitions 2012 <The Secret Forest> Nationl Museum of Contemporary Art, Gwacheon, Korea
<Contemporary Korean Art - Woolim’s 35th Anniversary
<Landscape Meet Digital> Gyeongnam Art Museum, Changwon, Korea <Beyond Landscape Paintings>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 Ansan, Korea
<History and Heritage> Korea University Museum
<Pleasant Accompany> Gallery The K, Seoul, Korea Exhibition> Gallery Woolim, Seoul, Korea
<New Generation of New Space> Kring, Seoul, Korea
<Chocolate Box> Jangheung Art Park Museum, Jangheung, Korea 2008 <Blue Dot Asia 2008> Seoul Arts Center, Hangaram Art Museum, Seoul, Korea
2011 <Mam is a Docent> Gallery Qualia, Seoul, Korea
<MEME TRACKERS> Songzhuang Art Center / Beijing, China
<The Magic World> Yangpyeong Art Museum, Yangpyeong, Korea
<GMA New Acquisitions - Collection Reconstructed>
<The Spirits of Angyeon’s Painting>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Seoul, Korea <The Contemporary Art of 40th Representative Artists>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Ansan, Korea <Garden - Yeosu International Art Festival> Jeonnam Art and Culture Center, Yeosu,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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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iance of the Earth> Gwacheon National Science
Atelier, Jangheung, Korea
Museum, Gwacheon, Korea
<Heyri Pan Festival 2006> Heyri Art Valley, Paju, Korea
<Hakgojae Collection> Gallery Hakgojae, Seoul, Korea
<World Light EXPO> Shenyang, China
<Yangpyeong Project - Inevitable Cloud> Manas Art Center,
<Ssamzie Art Mart> Gallery Ssamzie, Seoul, Korea
Yangpyeong, Korea
<PURPLE CAKE - Shinsegae Art Fair> Shinsegae
<The Bridge - Gana Art Center’s 25th Anniversary Exhibition> Gana Art Center, Seoul, Korea <A Thousand Flowers Blossom - Atelier Artists Exhibition>
Department Store, Seoul, Korea
<Art, It Blooms - Opening Exhibition of Gallery Yian> Gallery
Insa Art Center, Seoul, Korea <Wave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Alvaro Siza Hall, Anyang, Korea
Yian, Seoul, Korea <Poem and Art - In Full Blossom> Insa Art Center, Seoul, Korea <History and Consciousness - Dokdo Scenery> Touring
<Painting Made by Light> Jangheung Art Park Museum,
Exhibition, Seoul Auction / Goyang KINTEX, Daegu,
Jangheung, Korea <Monthly Chosun ‘55 Contemporary Artists of Critic’s Choice’>
Cheongwon, Korea 2005 <The Road - POCHEON Asia Art Festival> Pocheon Banwol
Seoul Arts Center, Hangaram Art Museum, Seoul, Korea
<Up to the Minute> Korea Art Center, Busan, Korea
<Now Landscape> Insa Art Center, Seoul, Korea
<Leaving the Brush> Doosan WE’VE The Zenith Art Gallery,
Art Hall, Pocheon, Korea <Echoing Beyond Time - Conventional and Contemporary> Museums of Ehwa Womans University, Seoul, Korea <Media City Seoul 2005 - 4th Seoul International Media Art
Busan, Korea
<The Story>, Gallery Yeemock, Seoul, Korea
Biennale>,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Art and Play ‘Funsters’> Seoul Arts Center, Hangaram Art
2007 <Critical View - From Modern to Contemporary> Insa Art Center, Seoul, Korea <Flowering Day at the Museum> Bukchon Art Museum,
Museum, Seoul, Korea
<Visual Reflection> Gallery Art Park, Seoul, Korea
<Joyful Betray> Gallery LIZ, Namyangju, Korea
<Just Flowering - Opening Exhibition of Aram Art Gallery>
Seoul, Korea <Youngeun 2005 Residency Exhibition> Young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Gwangju, Korea <Exhibition Celebrating of Century Anniversary> Korea
Goyang Aram Nuri Arts Center, Goyang, Korea <Con-terminal - Representative Artists of the National Art Studio>
University Museum, Seoul, Korea <Korean Contemporary Art of the Year> Gallery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Gwacheon, Korea
<The Blooming Tale> Gallery Eugene, Seoul, Korea
Gwanghwamun / Seoul, Korea <Five Korean Painting Artists Invitational Exhibition>
<Museum Looking for You - New Landscape>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Ansan, Korea
<Total. Art. Set> MBC Gallery M, Daegu, Korea
<Living Art Room> Lotte Department store, Busan, Korea
2006 <Science and Art Special Exhibition> National Science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Ansan, Korea <Wolganmisool Project - Oriental Painting ‘Gunchoonmoon’> Geumho Art Gallery, Seoul, Korea <World Light EXPO> Seoul Broadcasting System, Seoul, Korea
<Flower Flow Flowery> Gallery Artinus, Seoul, Korea
Museum, Daejeon /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RE-Creative Artwork> Art Factory, Paju, Korea
Seoul, Korea
<Plant Portrayals - Opening Exhibition of TESCO> TESCO
<Media Art Ansan 2006> Danwon Art Gallery, Ansan, Korea <’Brand New’ Collector’s Item - Opening Exhibition of Gallery Eugene> Gallery Eugene, Seoul, Korea <Jangheung Atelier Open Studio > Jangheung Art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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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S>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Kids Having Fun with Korean Painting> Geumho Art Gallery,
Seoul, Korea / Gongju National Museum, Gongju, Korea
<Cutting Edge> Seoul Auction / Seoul, Korea
Sansung, Seoul, Korea <San Francisco Science Fun Experience> Gana Art, BEXCO, Busan, Korea 2004 <Harmony : Flowers&Birds> Gana Art Center, Seoul, Korea
<Sight Expansion and Coexistence> Geumho Art Gallery, Seoul, Korea <Ventriloquist’s Dummy> Danwon Arts Center, Ansan, Korea 2003 <Art Spectrum 2003> Samsung Museum of Art Leeum, Seoul, Korea
BeauKor Residency Program
2008 Jangheung Atelier, Gana Art Center Residency Program / Jangheung, Korea 2006 Jangheung Atelier, Gana Art Center Residency Program / Jangheung, Korea
<Pleasure Factory> Seoul Museum of Art, Seoul, Korea
2005 Paris CITE International Residency Program / Paris, France
<Heyri Festival 2003 - Art Exhibition with Architecture> Heyri
2004 Youngeun Studio, Youneun Museum of Contemporary Art /
Art Valley, Paju, Korea
<Dreaming Objet> Geumho Art Gallery, Seoul, Korea
<’Montage of Korean Art’ of Critic’s Choice> Goyang Flower Exhibition Center, Goyang, Korea <Korean Nude Art Exhibition 2003> Sejong Center for the
Gwangju, Korea Korean Culture and Arts Promotion Fund Recipient, Korean Culture and Arts Foundation 2003 Changdong Art Studio,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 Seoul, Korea
Performing Arts, Seoul, Korea <Changdong Art Open Studio>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Seoul, Korea 2002 <Korea-Japan Young Painters Exhibition> Korean Cultural Center, Tokyo, Japan
Collections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 National Folk Museum of Korea /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 / Advanced Science &
<Contemporary Art Fair> Central City Millennium Hall, Seoul, Korea
Technology Center / Deokgye Park / Yonsei University’s Severance
<Opening Exhibition of Changdong Art Studio> Changdong
Building / Korea University Museum of Century Anniversary / Korea
Art Studio, Seoul, Korea 2001 <Korean Art, Esthetics of Activity and Inactivity - Opening Exhibition of Gallery Lamer> Gallery Lamer, Seoul, Korea <Exhibition Celebrating the World Ceramic EXPO> Icheon outdoor exhibition, Icheon, Korea 2000 <New Century of Korean Painting> Seoul Museum of Art,
University Museum / Samsung Museum of Art Leeum / Gana Art Center / Kemho Museum of Art / Youngeun Museum of Art / ICAM / Sungkok Art Museum /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 Hana Bank Main office / Heyri Art Valley / Jangheung Art Park / Kim Daljin Art Research and Consulting / Seoul National University Hospital
Seoul, Korea
<Cheongdam Art Fair> Chosun Art Gallery, Seoul, Korea
1999 <100 Korean Painters All Over the World>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Seoul, Korea <A Thousand Years of Fresco Aesthetics> Sungkok Art Museum, Seoul, Korea 1998 <100 Korean Contemporary Artists> Gallery S, Seoul, Korea 1997 <Exhibition Celebrating the British Museum> Gallery LOGOS, England 1996 <Korean Art of the Year> Arko Art Center, Seoul, Korea
Residency&Awards 2012 Grants for Arts Creation /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2011 Korean Artist Project / 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The Korean Art Museum Association
Current Adjunct Professor of Sung Kyun Kwan University
HAN KI CHANG
AMOR FATI 2012. 5. 16 - 6. 29
기획총괄
이명옥 관장
기획/진행
강재현 전시팀장
교육/홍보
박민영 에듀케이터
보조진행
김소정 민지영 최재혁
QR코드제작
김소정
사진촬영
류승현 (Season2 st)
테크니션
박노춘
번역
민지영 정지연
발행처
사비나미술관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159
발행인
이명옥
디자인
KC communications T 02 2277 5246
후원 선광메디텍(주)
• 본 도록에 실린 글과 도판은 사비나미술관과 참여작가의 동의없이 무단전제 및 복제할 수 없습니다. ⓒ 2012 Savina Museum of Contemporary Art
HAN KI CHANG
2012
110-240 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159 TEL.02-736-4371 FAX.02-736-4372 #159, Anguk-dong, Jongno-gu, Seoul, 110-240, Korea www.savinamuseu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