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사비나미술관 110-2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안국동 159 TEL.02-736-4371 FAX.02-736-4372 SAVINAMUSEUM #159, Anguk-Dong, Jongro-Gu, Seoul 110-240, Korea www.savinamuseum.com
ArtiST ArtiST PROJECT PROJECT
예술과 과학의 판타지
ArtiST PROJECT
2005. 11. 23 (수) - 2005. 11. 30 (수) 사비나미술관 전관
주최: 후원: 협찬:
사비나미술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문화재단 앨리스온
뉴큐시스템
한국휴렛팩커드
6
인사말
8
서 문 ArtiST PROJECT
15
노진아
19
문 주
21
안수진
25
양아치
29
이장원
33
이중근
37
최성록
41
최태윤
WORKSHOP 1_Docking Artist & Scientist 52
노진아 + 강성철, 유영숙
61
문 주 + 김재경
66
안수진 + 유범재, 임형철
72
양아치 + 강성철
78
이장원 + 문성욱
84
이중근 + 이광렬
89
최성록 + 문성욱
92
최태윤 + 강성철, 안상철
WORKSHOP 2 _ 예술과 과학의 만남 한국미디어아트의 흐름
109 2006년 가을 _ 미디어아트의 르네상스를 꿈꾸다 - 신보슬 117 세기의 충돌 - 안광준 예술과 과학의 만남과 미래 123 온/오프라인 네트워킹에 의한 인터랙티브 아트와 '디지털 미술관' - 이원곤 133 예술과 과학기술의 재회와 미래 - 황인 예술과 과학의 만남과 미학적 접근 145 예술과 과학의 상호 관계에 대한 미학적 접근 - 심혜련 155 과학이란 무엇인가 - 정광수
169 BIOGRAPHY
인사말
사비나미술관에서는 2005년 여름기획전이었던 <미술과 수학의 교감>전에 이어, 미술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의 대표적 종합연구기관인 KIST와 한국미술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사비나미술관이 과학과 예
겨울기획전<예술과 과학의 판타지 ArtiST PROJECT>전을 준비했습니다. 지난 여름기획전이 미술과 함께 접목하기
술의 만남을 주제로 <예술과 과학의 판타지 ArtiST PROJECT>展을 열게 된 것을 매우 뜻 깊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에 어려움이 있었던 수학을 함께 묶은 국내 최초의 전시였다면,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흐름에 있어서 다소 자연스 러운 접목의 자리로 비춰질 수 있을 것입니다. 올해만 해도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주제로 한 대규모 전시들이 전국
KIST와 사비나미술관이 공동 주최한 이번 전시회는 과학과 미술의 대중화를 위해 연구소와 미술관이 기획 단계에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는 사실도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서부터 작품구상 및 제작, 전시에 이르기까지 서로 협력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학과 예
하지만 단순히 과학기술을 응용한 작품이기 때문에 과학과 예술이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판단한다면, 대다수의 현
술의 만남이라는 커다란 주제 아래, 한국현대미술작가들과 과학자들이 서로 짝을 이뤄 예술적 감성과 과학적 창의
대미술을 표면적으로만 이해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과학과 미술의 만남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요? 과학과
력을 결집하여 작품을 형상화하는데 서로 긴밀히 협력해왔던 것입니다.
예술의 진정한 만남을 위해서는 두 분야가 오랜 시간 서로 다른 행로로 전개되어 온 시간만큼이나, 만남에 앞서 고 려되어야 할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는 사실을 우선 깨달아야 합니다. 두 분야가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
이번 전시 작품들은 참여 작가들이 KIST의 연구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실험실을 둘러보고 느낀 예술적 감성과 상상
할 때 진정한 만남은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력을 토대로 과학자들과 작품에 관해 토론한 뒤, 여러 차례의 의견조율 과정을 거쳐 완성된 작품입니다. 그런 만큼
이번 ArtiST PROJECT는 예술과 과학의 진정한 만남을 위한 구체적인 방식을 모색한 전시입니다. 현대과학기술과
예술가와 과학자의 입장에 서서 각각의 작품들을 비교하면서 감상하는 즐거움도 만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이
그로 인한 문화적 현상에 주목하고 있는 현대미술작가 여덟 명과 한국의 과학기술력을 대표하는 한국과학기술원의
번 전시회는 과학적, 예술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형상화한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관람객들의 과
박사님들이 서로의 예술적 감성과 과학적 창의력을 바탕으로 하나의 작품을 제작, 전시합니다. 지난 5월부터 11월
학적 호기심과 동시에 예술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며, 청소년들이 과학과 예술을 이해하는 데도
까지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위해 노력한 6개월의 시간들이 하나의 결실이 되어 전시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작품의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학부모님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제작부터 전시까지 과학자 예술가 간에 이뤄진 의견조율의 전 과정을 기록한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전시의 의미 를 되새겨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끝으로 <예술과 과학의 판타지 ArtiST PROJECT>展을 공동주최해주신 이명옥 사비나미술관 관장님, 그리고 이번
끝으로 본 전시에 참여해주신 여덟 분의 10분의 과학자분들, 공동주최해주신 김유승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님과
기획에 후원해주신 한국과학문화재단에도 감사를 드립니다.
전시를 후원해주신 한국과학문화재단에 감사드립니다. 특히 전시진행에 도움주신 KIST의 오건택 실장님과 이동주 팀장님, 앨리스 온 이은주님, 늘 아낌없이 전시를 협찬해 주시는 한국휴렛팩커드와 (주)뉴큐시스템 관계자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미술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은 본 미술관의 의욕적인 시도에 관객들의 아
KIST 원장 김 유 승
낌없는 사랑을 부탁드립니다.
사비나미술관 관장 이 명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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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과학의 만남, 그 접점을 찾아
황 정 인 (사비나미술관 큐레이터)
냉철한 지성과 뜨거운 감성의 만남. 이것은 우리가 흔히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일컫는 표현이다. 아마도 정확한 수
전문가들이 만나, 작품을 매개로 서로의 관심사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마련된다면 그 자리에서는 어떠한 이야기가
치와 정밀한 계산으로 가설을 검증하고 연구하여 새로운 법칙을 발견하는 과학자는 그만큼 냉철한 지성으로 무장
오고 갈 것인가? 작가와 과학자간의 대화가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큰 주제 안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
했다는 뜻이고, 개인의 내면과 주위의 현실에 대해 사유하고, 이를 작가적 감성을 토대로 선을 긋거나 색을 칠하고
엇인가?
행위하듯이, 표현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자유로울 수 있는 예술가는 뜨거운 감성을 지녔다는 의미일까? 하지만 현 대미술작품들을 보면, 이러한 표현은 다소 무색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현재에는 디지털 매체의 발달에 따라 전
ArtiST PROJECT는 예술가와 과학자가 만나 서로의 관심분야를 이야기하고, 그 안에서 작품이라는 하나의 결과
통적인 의미의 작가적 개념을 넘어서 프로그래머로서의 위치까지 획득하고 있는 작가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한
물을 만들어 내는 프로젝트형 전시이다. 전시제목의 ArtiST는 'Art in Science and Technology'의 약자이며, 좁게
국에서 열리는 대규모 미디어아트전시에 출품된 각양각색의 작품들이 이를 잘 보여준다.
는 예술가와 과학자의 만남을, 넓게는 예술과 과학의 만남을 개념화한 조어이다. 이번 전시는 기획 단계부터 크게
오늘날 미술계에서는 왜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이야기하는가? 이는 고대 테크네의 개념에서예술이 분리되어 온
세 가지 형태로 진행되었다. 첫째는 작가와 과학자의 실제적인 협업과정과 그 내용에 주목한 워크샵 '도킹AS', 둘
시간만큼 과학과 예술이 그 동안 너무나도 오랫동안 결별하여 전개되어 왔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고, 현대미술
째는 매체미학자, 과학철학자, 미디어전시기획자, 미디어작가 등이 모여 예술과 과학의 만남에 관해 토론하는 워
에 있어서 작품의 존재 방식들이 상당부분 과학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이유에서 연유한 결과이기도 하다. 과학과
크샵 '예술과 과학의 만남', 마지막으로 '도킹AS' 을 통한 결과물의 전시가 그것이다.
예술의 만남은 주로 미디어아트 전시를 통해 많이 다뤄지고, 대체로 미학적인 접근방식으로 해석되곤 하는 양상을
'도킹AS'는 6개월간 작가와 과학자의 실제적인 만남을 진행하면서,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주제에 대한 작가
보인다. 하지만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는 늘 뭔가 중요한 사실들이 빠진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와 과학자들의 개인적인 견해와 작품제작을 하면서 서로 간의 전문 영역에 대해 느낀 공통점과 차이점, 한계점을
수 없다. 서로 다른 분야가 만날 때에는 적어도 두 분야가 구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지점들을 정해놓는 것이 중요
짚어보는 자리이다.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론가 워크샵은 전시와 아울러 예술과 과학
한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모색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현재 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작품의 구상, 제작,
의 만남에 관한 실천적 담론들을 생산하고 이러한 형태의 전시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모색해보
감상, 판매,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유발될 수 있는 쟁점들에 대한 다각적인 성찰들이 그 어느 때보다 절
는 자리이다.
실히 요구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형태는 작가와 과학자 간에 이뤄진 협업의 결과물을 전시하는 것이다. 양자 간의 협업은 참여
아마도 그 만남의 지점들 중 하나에는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그것들의 만남을 가능케 한 작가와 과학자의 만남도
작가들의 기존 작품의 성향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 형태나 정도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를 보인다. 전시는 작가와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기술을 매개로 과학과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는 미디어아트분야에서는 디지털 기
과학자의 협업 형태에 따라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과학자와 작가의 견해 차이 자체를 주제로 하여,
술이 보편화됨에 따라 작가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이것을 역으로 다시 생각해
작품의 형태와 내용에 알맞게 재구성한 작품과 또 하나는 과학자의 연구 분야를 통해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주제
보면, 작가들은 현재 상용화 되어 있는 디지털 매체의 범주에 한해서 작품을 제작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대변한다.
를 현실화하거나 더욱 부각시킨 작품이다. 노진아와 양아치, 이장원은 전자에, 문주, 안수진, 이중근, 최성록, 최태
지금도 여전히 작가들이 다룰 수 있는 기술적 측면에는 한계가 있다. 작가들은 이 한계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윤은 후자의 경우에 속한다.
까? 한편 과학자들은 과학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첨단과학의 원리들을 연구하고, 이를 응용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가운데, 자신이 연구, 개발한 매체가 본래의 기능과 달리 작가들에 의해 다양하게 변용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먼저 노진아는 기계(로봇)와 생명의 관계에 대한 주목한 인터렉티브 설치작품<R1007세포덩어리>를 선보인다. 작
생각할까? 혹자는 예술가와 과학자가 한 사회의 변화를 제일 먼저 감지하고 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들
품과 함께 KIST과학자(생체대사연구센터 유영숙 박사, 지능로봇연구센터 강성철 박사)가 기계과 생명의 관계를 주
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하며, 이 두 분야의 사람들이 세계를 변화시킨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면 이 두 분야의
제로 나눈 대화내용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작가의 시각와 과학자의 시각을 함께 보여준다. 양아치는 예술가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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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시각을 형상화한 작품<Osama bin Laden's Hindenburg>를 선보인다. 작가는 작가적 상상력을 통해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한 결과이다. 최태윤은 미디어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작가는 직접 서울 시내를 여
1937년 일어났던 힌덴부르크 참사와 2001년 일어났던 9.11 테러사건과 연결시켜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는 시간
행하는 관광객이 되어서 직접 체험하고 느낀 점을 작업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시내 곳곳에서 사진을 찍은 관광객
의 비선형적 형태를 보여준다. 동일한 역사적 사건에 대한 과학자(KIST지능로봇연구센터 강성철 박사)와 예술가의
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개의 카메라를 몸에 장착하고, 과장된 동작과 다양한 표정으로 찍고, 찍히는 상황을 반복한
시각 차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장원은 과학자와 예술가사이의 끊임없는 소통의 관계와 과정을 형상
다. 여러 대의 카메라와 사진기 앞에서 취하는 과장된 몸동작은 관광객의 특징을 단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카메라
화한 작품<untitled(두 사람)>을 선보인다. 5개월간 공동으로 아티스트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있었던 기대감,
는 퍼포먼스의 진행을 위해 KIST지능로봇연구센터의 도움으로 퍼포머의 심장 박동에 의해서 자동으로 사진이 찍
실망감, 현실적 어려움, 작가와 과학자(KIST마이크로시스템연구센터 문성욱 박사) 간의 견해차 등을 두 개의 자화
히도록 제작된다. 11월 23일 전시오픈과 함께 전시장 내부에서 관람객과 사진을 찍고, 찍히는 퍼포먼스를 선보일
상이 투사된 모니터가 좌우로 움직이는 형태로 제작한 것이다.
예정이고, 이후에는 퍼포먼스 장면을 찍은 영상물을 전시한다.
문 주 는 LED소 재 의 특 성 을 사 용 하 여 이 미 지 의 실 재 와 허 상 의 관 계 에 대 해 이 야 기 한 작 품 <Twilight Landscape(Version2)>를 선보인다. 작가는 LED를 통해 우리가 보는 이미지들은 눈으로 감지할 수 없는 재료들의
예술과 과학의 구체적인 만남 지점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외형적으로 작가와 과학자의 만남의 자리를 마련하는
반응과 과학기술의 세밀한 효과에 의해 재현된 것이라는 것을 KIST광전자재료연구센터 김재경 박사의 자문을 통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실제 두 영역의 종사자들이 만나서 협업으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해 의도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인간의 지식도 문자나 미디어, 테크놀로지에 의해 매개된 형식에 의해 인공적으로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단적으로 도킹AS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예로 들면, 서로간의 의사소통에 있어
합성된 결과라는 사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안수진은 그동안 작품의 움직임을 통해 현실을 이야기하고자 한 작품
서도 하나의 단어에 대해 서로 다른 의미로 해석하여 각자의 입장에서 다시 이해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었다. 한편,
을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동안 작품으로 가시화시키지 못했던 지구자전의 움직임을 형상화한 작업을 선
작가가 극복하고자 했던 기술적인 한계지점이 시간, 자본, 인력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과학자와의 만남을
보인다. <평면의 시간>은 지구의 형태, 자전, 자전축과 인간과의 관계를 모색한 작품으로, 지구 자전각도 데이터
통해서도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겨지는 상황도 목격했다. 하지만 만남의 과정에서 오고간 이야기들은 미디어아트
를 입력하고 프로그래밍하여, 서울, 부에노스아이레스, 나이로비에서 지구자전이 어떻게 느껴지는지를 보여준다.
의 현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대변해 주고 있으며, 현실적인 여건과 두 영역간의 대화의 단절 등 그 속에서 우리가
한국천문연구원의 임형철 박사로부터, 자전각도 데이터에 대한 자문을 얻고,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KIST지능
놓치고 있는 부분들, 필요한 부분들,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
로봇연구센터의 유범재 박사와 함께 작품의 움직임 측면을 연구한 결과이다. 이중근은 인간의 신체 부위를 이용하
이번 프로젝트는 만남의 구체적인 형태를 모색해본 첫 번째 시도이니만큼,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작가와 과학
여 꽃을 형상화한 작업과 KIST미래기술연구본부의 이광렬 박사 연구팀에서 원자현미경으로 촬영한 나노이미지를
자 간에 좀 더 긴밀하고 구체적인 협업의 형태를 제시하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러나 양자 모두
가공, 확장한 작업을 서로 병치시켜 보여줌으로써,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계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이때
이러한 구체적인 만남의 장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자리가 되었으며, 이를 워크샵 기록을 통해 그
사용된 나노이미지는 꽃의 형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을 보임으로써, 작품이미지와 연결되어 복합적인 의
대로 드러냄으로써 지금의 현실을 좀 더 명확하게 직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데 그 의의를 찾을 수 있을 것
미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최성록은 일상의 사물들을 현미경으로 촬영한 이미지와 특정한 사건이 있는 장면들을 조
이다. 전반적인 프로젝트를 통해 드러난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예술과 과학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것이 단순히 매
합, 가공하여 제작한 가상의 애니메이션<microscenic>을 선보인다. KIST마이크로시스템연구센터에서
체를 이용한 작품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술과 과학의 진정한 만남은 구체적이고 다양한 만남의 거점들을
Camscope라는 현미경으로 침핀을 80배, 돌멩이를 40배, 10원짜리 동전을 100배, 알밤을 80배로 확대, 촬영하
확보하고, 그 만남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두 분야가 서로의 미래를 향해 진일보하는 과정 속에서 이뤄질 수 있
여 낯선 이미지들로 변화시킨 후, 확대된 이미지의 형상에 헬리콥터의 이착륙, 암벽등반, 우주여행이라는 장면을
을 것이다.
합성한 것이다. 마이크로시스템이라는 연구 분야와의 만남을 통해 일상의 작은 사물들이 새롭게 변환되는 지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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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ArtiST PROJECT PROJECT
노진아+강성철, 유영숙 작 가 : 노진아 과학자 : 강성철(KIST지능로봇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유영숙(KIST생체대사연구센터장, 책임연구원)
노진아는 현대문명이 만들어낸 기계적 장치에 영향을 받고 있는 인간의 문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것은 기계와 인간이 결합한 존재인 사이보그의 형태로, 항상 휴대폰과 인터넷을 놓고는 살지 못하는 현대의 인 간상과도 연결된다. 나아가 그는 "인간과 기계를 넘어서서 기계가 인간의 기능을 능가하는 또 다른 차원의 생명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부분에서 이야기를 가지고 풀어나가고 싶다"고 언급한다. 아티스트프로젝트에서 노진아는 후기 PC산업이 대두되면서 이전에 인간이 기계에 영향을 주었던 관계에 서 벗어나, 기계 안에 내장된 칩, 지능적인 센서들로 인해 기계가 스스로 생명을 가지고 자가 증식하는 모 습을 다큐멘터리로 풀어내고 있다. 기계인형으로 이루어져 꿈틀대는 세포덩어리를 만들어 세포 구성원의 하나하나가 재생하고 분열하고 복제되는 로봇 인형으로 이루어져있다. 그 세포 안에 또 무엇인가가 있고 그 세포 안에 또 무엇인가가 있어서 우리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그려내고 있다. 이를 통해 우 리는 인간이 생활의 편리함을 위한 도구로서 만들었던 기계들이 영혼을 지닌 생명체로서 자가 발전하고 행위 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사이보그에 대한 존재성을 다시금 일깨우게 한다.
"HD3090은 Cybernetic Organism의 한 종으로써, 크기는 약 20cm정도이고, 전기가 제공되는 어느 곳 에서나, 서식하고 개체증식을 할 수 있는 제법 생존력이 강한 사이보그이다. HD 3090은 기어 다니거 나 서서 머리와 몸을 흔드는 등의 동작을 하며, 갖가지 시끄러운 소리를 내거나 주변의 소리나 동작을 인식하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HD3090은 너무나 시끄럽기 때문에 소리와 주변 인식 기능을 제거한, 새로운 모델인 R1007을 제작하였다. 그 외의 기능은 모두 같으므로, R1007은 HD3090의 증식을 위한 실험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종자라고 할 수 있겠다." - 작업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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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1007세포덩어리 인터렉티브 가변설치 혼합매체 2005
기형생산 : 머리분열 C-프린트 2005 머리와 목의 절단 : 배양전
머리와 목의 절단 : 배양후
C-프린트
C-프린트
20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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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주+김재경 작 가:문 주 과학자 : 김재경(KIST광전자재료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문주는 우리의 현실에서 존재하는 절대적 진리와, 그것이 옳다고 믿는 앎은 불변하는 것이 아닌 우리 사회 에서 약속된 일종의 텍스트적 효과임을 말하고자 한다. 그리고 앎은 문자나 미디어, 테크놀로지에 의해 매 개된 형식을 취하므로,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 삶에서 진짜라고 믿는 것이 인공적으로 합성된 현실의 효과 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아티스트프로젝트에서 문주는 기존의 LED를 사용한 작업에서 발전하여, 유기LED라는 신소재를 사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문주와 함께 작업한 KIST의 김재경 박사의 연구 분야이기도 한 유기 LED는 UV광선을 쐬면 빛을 내는 재료를 사용한 것으로, 기존의 무기 LED와는 차이점을 보인다. 유기LED 표면은 광선을 쐴 때마다 빛을 내면서 이미지가 변하는데, 이러한 과학적 기술로 작품의 시각적 이미지가 변하게 된다. 우리 가 이를 접했을 때, 과학적 기술의 미세한 부분까지 감지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실재는 하나의 환영, 마법으로 느껴질 수 있다. 문주는 이러한 소재를 사용하여 계속 물음을 던져왔던 실재와 허상의 관계에 대 해 이야기한다. 즉 매체를 통해 재현된 이미지들, 리얼리티라는 허구적 차원의 본질과 이에 대한 우리의 제도화된 인식의 한계를 좀 더 확장하여 말하고자 한다.
"Twilight Landscape(Version 2)는 작년 제작했던 작품 <Twilight Landscape>를 좀 더 발전시켜 새롭 게 업그레이드 하려고 하는 작품이다. 이것은 Lighting과 나뭇잎의 아웃라인으로 어떤 풍경을 연상시 키고 있다. 여기에는 금속의 차가운 알루미늄과 빛이 만들어내는 허상과 실재가 혼재한다. 마치 스치 는 풍경이 우리 기억 속에 희미하게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과학기술과 예술에 대해 드는 생각은, 기계로서 기계를 제어할 수밖에 없는 테크놀로지, 인간의 감각을 필요로 하지 않는 기술… 인간을 떠나버린 기술을 다시 한 번 인간의 손끝으로 끌어들여 본다면 어떨까… 물론 이것은 꼭 예술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꼭 세상이 필 요로 하지 않는 일이지만… 예술이 해서는 안 되는 일도 아니지않는가…" - 작업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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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진+유범재, 임형철 작 가 : 안수진 과학자 : 유범재(KIST지능로봇연구센터장) 임형철(한국천문연구원 우주측지연구그룹 선임연구원)
안수진은 움직이는 조각을 만든다. 그가 움직임에 주목한 이유는 '서사'를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서사란 유동하는 현실을 밀착시켜 이야기하는 것을 뜻한다. 따라서 움직이게 하기 위한 기계적 장치에 대 한 고민은 그 속에 담아내게 될 이야기와 연결된다. 그는 "기계적 알고리즘과 문학적 알레고리는 일정한 문맥의 성격을 띠며 이는 잘 제어된 작품의 내적, 외적 구성의 풍경으로 협소한 심미적 기계미학으로 함몰 될 위험성으로부터 작업을 보다 자유롭게 열어놓게 된다. 이로써 나의 작업은 '장치'로서의 모습을 전개하 게 된다."고 언급한다. 아티스트프로젝트에서 안수진은 기존의 작품세계와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새로운 물음을 던진다. 지구의 형태, 자전, 자전축과 인간과의 관계를 모색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지구 자전각도 데이터를 바탕으로 움직 이는 작품으로, 지구는 둥글지만 그것을 실감할 수 없는 인간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에게 세 상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인간은 과학적 증거와 감각 사이에 서 또 다른 세계관을 끊임없이 만들어 가는 존재임을 깨닫게 한다.
"상상해 보라 내 눈앞에 한사람이 서 있다. 그는 지표면에 두 다리를 딛고 당당하게 수직적으로 서 있 다. 이 모습으로부터 끝없이 Zoom out 하여 우주 공간에서 다시 조망해보면 조금 전 그 사람은 원형 의 지구위에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다. 다시 천천히 돌고 있는 지구를 상상한다. 지구는 동그란 형태 를 하고 있으며-사실은 찌그러진 타원형이지만- 상층부 지구 회전축을 중심으로 한 평도 되지 않는 땅 위에 서있는 단 한사람만이 천천히 지구와 함께 돌고 있고 그는 좌나 우로 편향되지 않은 그대로의 중 심을 잡고 서 있다. 그 사람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24시간 비행 해야지만 갈수 있는 지구 한 바퀴의 거 리를 단 한걸음에 돌 수 있는 가장 최적의 위치를 잡고 서 있는 사람으로 60억 인구 중에 단 한 사람 만이 온전한 수직성을 견지 한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권력적이다. 이것이 작업의 시작 이다. 이번 Twilight Landscape(Version 2) 100×100×5cm 알루미늄, 아크릴, LED, Controller 2005
작업은 A4 용지 위에 그려진 착시와 넌센스에 기반한 공상이다. 마치 아인슈타인이 상상실험과도 같 이 눈으로 확인 할 수 없는 어떤 조건 속에서 아주 간단하게 스케치북을 펴고 그 위에 지구의 도상과 직립한 인간을 상정한 단순한 그림에서부터였다. 21
세상에는 상식적인 지식을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것 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
라 상상해 본다. 그 것의 이름이 지구일 뿐 동구 밖에서부터 확인한 친근한 고향집과는 다르다는 것이
지구는 둥글다' 사실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원형의 형태이며 그 위에 살고 있는 인류는 마치 솔방
다. 정작 예외적인 경험을 한 사람은 실존 인물은 아니지만 자신보다 서너 배 큰 별에 살던 '생텍쥐페
울의 가시처럼 지구표면에 붙어 있다는 것인데 이것을 나는 도통 실감을 하질 못한다는 것이다. 물론
리의 어린왕자'쯤 일까?
갈릴레오나 코페르니쿠스 선생의 선각자적 업적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아울러 우주의 시
이번 작업은 우리들이 심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수직성과 실제적(과학적) 수직성 간의 각도의 변화를
청각 자료를 보고도 그 믿음이 의심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뭐랄까 이를 심정적으로 받아들이기에는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장치이다. 내가 살고 있는 서울과 이 도시의 대척점에 있는 '아르헨티나의 부에
나의 시야각이 너무 좁은 것 같다.
노스아이레스' 그리고 적도 근처의 '케냐의 나이로비'를 기준으로 각도시의 지구 자전운동에 의한 위
우주와 세계에 대한 인식을 처음 하던 고대인부터 지금까지 인간은 수직적으로 자신이 딛고 선 땅에
치 각도의 변화를 나타낸다. 가령 서울은 시계방향으로 104도를 '부에노스아이레스'는 110도를 '나이
수직적으로 서있었을 뿐 단 한 번도 기울어진 적은 없었다. 물론 우주선을 타고 지구 밖으로 여행을
로비'는 시계반대방향으로 177도의 각도를 하루 1번 왕복하게 되는데 이는 실시간으로 기준각도인
해본 우주인들은 제외될 것 같지만 그들도 기록화면을 보면 자신들이 대기권을 벗어나면서 차츰 수
지구 공전축의 각도 즉 0도를 가리키는 것으로 작품과 관람자 간의 각도차가 과학적 세계와 심정적
평선이 원형으로 변해가는 광경을 볼 수는 있지만 지구가 거대하게 직선에서 원형으로 변해가는 엄
감각 사이의 차이를 의미 한다. 그러나 이 각도 계산은 정확한 3차원 공간을 구현하기 보다는 직립성
청난 광경 앞에서 지구는 방금 전 자신이 딛고 선 그 땅이 아니라 거대한 한 객체를 확인하는 것이리
과 수직성만을 작업의 개념으로 삼은 관계로 공간 좌표 중 y축만을 표현하였다. 이는 고대인의 시각
평면의 시간 370×370×200cm 스테인리스 스틸, 모터, 전자제어장치, LCD모니터
평면의 시간_Detail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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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끝없이 넓은 세계(수평선)와 대면하고 있는 외로운 단독자의 주체성-자신의 좌표를 설명하기 위
양아치+강성철
해서는 어떠한 기준을 상정 할 수밖 에 없는 상대적 관점보다는 더 멋지지 않은가? - 을 부각시키기도 하면서 우리가 매 순간 부딪치는 일상_자신이 지구에 매달려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 과 도 부합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역설적으로 세상을 향한 우리들의 인식의 평면성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 구를 포함한 우주의 그 거대한 스케일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고 그 엄청난 질량 앞에서 모든 것은 휘
작 가 : 양아치
어지듯이 정확히 자신이 서있는 좌표의 심도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상을 입체적으로
과학자 : 강성철(KIST지능로봇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이해할 물리적 시각은 존재하지 않으며 따라서 과학적 증거와 감각 사이에서 또 다른 세계관을 인간
오승용(KIST지능로봇연구센터 학생연구원)
은 끊임없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 작업노트 중에서.
양아치는 핵티비즘이나 텍티컬 미디어로서 웹을 사용하는 미디어아티스트이다. 핵티비즘이란 해커와 액 티비즘이 합성된 조어로 양아치의 작품세계를 알 수 있는 핵심적 단어로, 그의 작업 형태는 온라인과 오프 라인을 통해 이루어진다. 웹을 통한 전시와 세미나, 워크샵을 병행하여 수용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이끌 어내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형태는 이데올로기적 주제와 함께 결합되면서 체제 비판적이고 사회참여적인 작품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그는 "새로운 풍경이나 환경에 대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서 제안하는 사람들이 예술가"라고 언급한다. 아티스트프로젝트에서 양아치는 예술가에 대한 자신만의 독특한 생각을 펼친다. 그의 작품 에서는 1937 년 일어났던 힌덴부르크 참사와 2001년 일어났던 9.11 테러사건과 연결시켜 과거와 현재를 뛰어넘는 시 간의 비선형적 형태를 보여준다. 힌덴부르크 참사는 힌덴부르크라는 독일의 수소 경비행선이 1937년 97 명의 승객을 태우고 가던 중 미국 뉴저지주의 레이크 허스트 공항에서 폭발하여 35명의 승객이 사망하는 사건이었다. 이 사건에서 양아치는 비행기의 폭발형태가 9.11사건과 비슷한 점을 발견하고, 힌덴부르크 참사와 연결시킨다. 이로서 1937년과 2001년 사이의 시간은 사라지고, 비선형적인 시간으로 변형된다. 이러한 변형에 초점을 맞추어 볼 때, 양아치가 바라보는 예술가는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하더라도 상상 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풍경과 사건으로 끊임없이 재구성을 시도하는 존재임을 알 수 있다.
"2001년 9.11 테러를 일으킨 후, Osama bin Laden은 타임머신을 타고 1937년으로 간다. 1937년으로 이동한 Osama bin Laden은 힌덴버그 참사(Hindenburg disaster)를 일으켜, 알카에다 조직이 비선형 평면의 시간_Drawing
시간 네트워크를 지향하고 있음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 작업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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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ama bin Laden's Hindenburg_Detail 80×260cm 디지털 프린트
Osama bin Laden's Hindenburg_Detail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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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문성욱 작 가 : 이장원 과학자 : 문성욱(KIST마이크로시스템연구센터장, 책임연구원)
이장원의 작업은 그가 말했듯이 "기계/사람/인종/문화/자연/문명/미디어 사이를 탐색하고 실험하는 과정" 이다. 자연과 기계와 사람 사이를 이어주고 있는 어떠한 연결고리를 찾고, 소통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끊 임없는 노력은 그의 작품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아티스트프로젝트에서 이장원은 과학자와 예술가사이의 끊임없는 소통의 관계와 과정을 이야기한다. 5개 월간 공동으로 아티스트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있었던 기대감, 실망감, 현실적 어려움, 예술가와 과학 자 간의 견해차 등을 두 개의 자화상으로 작업하여, 유기적으로 결합된 풍경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과 학이 보는 예술, 예술이 보는 과학이 서로 결합하고 충돌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예술가와 과학자는 하나의 지점을 바라보면서도 다른 차원의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5개 월간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꼈다. 이러한 특징이 두 분야를 만나기 힘들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만나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성욱 박사와 본인이 바라보는 예술과 과학의 지점은 어떨까? 본 설 치 작업은 본인과 문성욱 박사가 예술과 과학에 관해 대화하는 퍼포먼스이다." - 작업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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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두 사람)_Detail
untitled(두 사람)_Detail 가변크기 설치 혼합재료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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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이광렬 작 가 : 이중근 과학자 : 이광렬(KIST미래기술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최정혜(KIST 미래기술연구본부 초빙연구원) 신승도(서울대학교 미세조직창의연구단 선임연구원)
이중근은 다양한 이미지의 규칙적인 반복으로 독특한 조형적 미감을 갖춘 패턴 작업을 한다. 패턴을 구성 하는 모티브는 자신의 신체일부나 권력을 행사하는 정치가, 영화배우 등 현실 속의 다양한 모습들로, 마치 만화경의 이미지처럼 규칙적으로 반복된다. 작가는 만화경 이미지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것의 구멍을 처음 들여다보았을 때의 신비한 시각적 충격은 이후 나에게 세상을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관계의 구조로 관찰하게끔 하는 습관이 생기게 하였다." 이처럼, 이중근에게 반복되는 패턴은 현실과의 다양한 연결고리 로서 사유하게 하고, 끊임없는 상상의 세계 속으로 이끄는 매개로서 작용한다. 아티스트프로젝트에서 이중근은 기존의 작품세계와 이어지면서 새로운 변신을 시도한다. 그의 작업은 원 자 현미경을 통해 보았을 때 나타나는 나노이미지를 가공, 확장하여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로 보여주는 평 면작품이다. 이때 사용된 이미지는 구리와 실리콘의 화학반응을 통해 얻어진 결과물을 원자현미경으로 촬 영한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게 된다.
"나의 작업은 사실적인 사진이미지가 재구성되고 반복되어, 추상적인 패턴의 이미지를 이루는 방식 을 취하고 있다. 나노(Nano) 세계의 이미지를 접하면서도 이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접했었는 데, 이는 역으로 추상적인 개체가 재구성되고 집적되어 구상적인 형상을 띄는 것이었다. 일상의 소재 를 사진으로 포착하고 채집하여 작업을 이루는 개체적 이미지로 사용하여 반복적인 추상의 패턴으로 구성하였듯이, 거꾸로 일상의 소재 속, 나노 세계를 이루고 있는 추상적 패턴의 이미지로 탐험을 해 보는 작업이다. 추상적으로 패턴화 된 이미지를 구성하고 있는 극도로 미세한 풍경들은 나에게 또 다 른 생태계의 신비로운 우주적 공간을 느끼게 해주었다. 나노 이미지에서 발견하고 볼 수 있는 추상적 풍경은 작품에서 또 다른 풍경으로써 비유되고 병치된다. 나노 세계의 사진이미지와 작품을 병치시 켜 보여줌으로써, 상호 간의 시각적, 감성적 연관성을 찾아볼 수 있다. 나노 이미지와 병치될 작업은 오감(五感)을 상징하는 신체부위 5곳(눈, 코, 입, 귀, 혀)을 찍은 사진으 로 각각의 꽃 이미지를 형상화시킨 작업 중, 내 귀를 찍은 사진이미지를 개체로 하여 컴퓨터그래픽을 사용하여 구성하고 재조합하여, 꽃과도 같은 추상적 패턴의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다. 보는 거리에 따 라 추상적인 패턴의 꽃으로 보여지던 이미지가 사진으로 구성된 사실적인 귀 이미지로 교차되어진 다." - 작업노트 중에서. 33
Copper silicide nano flower_나노이미지의 재가공 가변크기 사진, 컴퓨터 그래픽, 디지털 프린트 2005
Visible & Invisible_EarFlower 가변크기 사진, 컴퓨터 그래픽, 디지털 프린트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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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문성욱 Copper silicide nano flower (top view) Copper silicide nano flower (side view)
작 가 : 최성록 과학자 : 문성욱(KIST마이크로시스템연구센터장, 책임연구원) 서호원(KIST마이크로시스템연구센터 학생연구원)
최성록은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작은 사물들을 재조합하여 새로운 이미지 창출한다. 버려진 프라모델(플라 스틱 모델)을 모아 작업을 한 그는 고급문화와 반대적 개념으로 논의되는 대중문화에 그만큼 관심이 많다. "프라모델 같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소재적인 차원에서 작업을 바라보고 그것을 저급하다고 판명 내리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예술인가, 키치인가를 묻는 것보다는 창조성을 묻는 게 좀 더 적절하 다."고 언급한다. 아티스트프로젝트에서 최성록은 기존의 작업에서 한걸음 나아가 '마이크로micro'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진행한다. 우리가 평소에 접하는 것들을 작게 설정해 놓을 때, 혹은 너무 작아서 지나쳐버렸던 것을 확대 시켜 볼 때 일어나는 흥미로운 상황을 부각시킨다. Camscope라는 현미경으로 침핀을 80배, 돌멩이를 40 배, 10원짜리 동전을 100배, 밤을 80배로 확대시켜 낯선 풍경으로 변환시킨다. 이러한 풍경을 배경으로 싱글채널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보여준다. 이를 통해 스쳐갔던 일상의 작은 사물들이 새롭게 변환되는 지 점을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계기로 확인할 수 있다. Carbon nano tree
Copper silicide nano flower "실리콘 기판위에 구리를 매우 얇은 박막의 형태로 증착한 후 열처리를 통하여 박막의 분화와 실리콘과의 화학적인 반응을 유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면서 스쳐지나가는 주변 사물과 풍경, 소사에 대한 마이크로한 접근을 통해 하나의 작은 씬(scene), 작은 환상을 만들어 본다. 각각의 5개의 모니터들은 각각 하나의 씬을 구성하
도해 주면, 위와 같은 형태의‘nano flower’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재료과학자들은 위의 사진을 통하여 실리콘의 결정 방향, 구
며 이 씬들은 각기 하나의 마이크로풍경을 보여준다. 이 풍경들은 마이크로스코프를 통해 얻은 작고
리와의 반응 시 반응이 일어나는 모양, 구리가 실리콘 내부로의 확산속도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의 내용을
정적인 화면 안에 조용히 멈춰있다. 우리는 그 풍경 안에서 움직이며 속삭이며 적막한 그 화면을 잠시
넘어서서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작은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KIST-DLC(diamond-like carbon)Team
나마 깨우고 지나간다." -작업노트 중에서.
Carbon nano tree "이 사진 속의 이미지는‘nano tree’라고 이름을 지어 봤습니다. 마치 사막에 서있는 선인장이나 바다 속의 산호초와 같은 모 습을 하고 있는데, 이 물질은 모든 분들이 생활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숯 검댕의 확대 사진입니다. 난로나 자동차 배기가스의 불완전 연소된 탄소 덩어리들이 주변 물건들의 표면에 묻었을 경우 보이는 숯 검댕은 눈으로 보기에는 단지 검은색의 얼룩으 로 보이지만 이를 확대하여 보면 위와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 숨어 있습니다." - KIST-DLC(diamond-like carbon)Team 37
microscenic_Detail
microscenic 2분 다채널 비디오 LCD모니터, DVD플레이어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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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윤+강성철, 안상철 작 가 : 최태윤 과학자 : 강성철(KIST지능로봇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안상철(KIST영상미디어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이우섭(KIST지능로봇연구센터 연구원) 전세웅(KIST지능로봇연구센터 학생연구원) 의 상 : 최기련 촬 영 : 이도형(Dio Studio), 심재경
최태윤은 무대 위 혹은 길거리에서 연출되는 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관람객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퍼포먼스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음악, 미디어 등의 타 장르와 적극적 만남을 통해 이루어지는 다양한 매체적 실험이다. "나는 신체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뉴미디어에 관심 가지고 있다. 나의 작업에서 비디오와 인터렉티브 작업을 접근하는 방식은 퍼포먼스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언급한다. 아티스트프로젝트에서 최태윤은 기존의 작업에서 발전하여 퍼포먼스와 미디어, 인터렉티브의 만남을 시 도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즉 미디어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데, 이는 두 가지의 작업 형태로 전시된 다. 그 중 하나는 작가가 직접 서울 시내를 여행하는 관광객이 되어 체험하고 느낀 점을 영상으로 보여준 다. 작가는 시내 곳곳에서 사진을 찍은 관광객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개의 카메라를 몸에 장착하고, 과장 된 동작과 다양한 표정으로 찍고 찍히는 상황을 반복한다. 또 다른 작업은 아티스트프로젝트의 오프닝 퍼 포먼스로서, 작가의 몸에 부착된 여러 개의 카메라가 참석한 관객의 모습을 찍고 작가 자신도 찍힌다. 그 이미지는 약간의 시간차를 두며 연결된 모니터를 통해 바로 볼 수 있다. 작품을 통해 작가의 다양한 매체 실험과 관객과의 적극적 소통을 위한 노력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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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대상 Object of Desire_Drawing 퍼포먼스 가변설치 혼합재료 2005 욕망의 대상 Object of Desire_Photo+Drawing
" I am a tourist with many cameras. Everywhere I go is a tourist attraction. Shoot photos. Take photo with other tourists(Be in the photo of other tourists)." "나는 여러 개의 카메라를 지니고 있는 관광객이에요. 내가 가는 곳은 어디든지 관광지이죠. 사진을 찍으세요. 다른 여행객의 사진에 나오세요." 43
"이 퍼포먼스는 서울 시내를 관광객이 되어서 직접 체험해 본 후, 느낀 점을 작업으로 옮긴 것이다. 그 리고 퍼포머는 의상과 동작 시퀀스를 만들어서 관광객들에게 보여준다. 여행객(퍼포머)은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끊임없이 사진을 찍는다. 그가 가는 곳은 어디든지 여행지 가 된다. 서울시에는 'Photo Point'와 'Photo Island' 같은 사진 촬영 장소 구조물이 여러 장소에 있다. 여행객이 관광 명소에서 편리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배려이다. 주변 환경과 부조화를 이루는 상황을 만드는 이 구조물은 그 장소를 순식간에 여행지로 정의 해 버린다. 전시공간에 사진촬영장소 구조물을 가져다놓음으로써 그 장소를 관광지로 만든다. 여행객의 몸에 달려 있는 여러 개의 카메라가 심장 박동에 의해서 자동으로 사진을 찍는다. 그는 관 광지와 붐비는 시내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주변 환경과 다른 사람들을 끊임없이 사진 찍는다. 디지털 카메라(디카), 휴대폰카메라(폰카)를 든 행인들에게 사진 찍힌다. 그는 과장된 동작으로 사진을 찍고 찍힌다. 전시장에 들어온 퍼포머, 관람객의 모습을 사진 찍으면서 걸어 다닌다. 관람객에게 사진 찍힐 때는 즐 겁게 커다란 동작을 취한다. 전시 되어 있는 사진촬영장소 조형물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다. 손가 락으로 V자를 그리고, 디카로 사진을 찍은 후에 확인 하는듯한 동작을 반복한다." -작업노트 중에서.
욕망의 대상_Drawing
Atelier + Lab
ArtiST PROJECT WORKSHOP1 Docking Artist & Scientist
Docking Artist & Scientist ArtiST PROJECT WORKSHOP 1
"그럼, 작가 분께서는 유비쿼터스를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이것은 지난 6월 초 과학자와 예술가의 첫 만남의 자리에서 한 과학자가 작가에게 던진 질문이 다. 다소 뜬금없을지도 모르는 이 질문은 그동안 도킹AS를 진행하면서 과학과 예술의 진정한 만남을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알리는 신호탄과 같았다. 이것은 단순히 작가의 생각을 묻 는 질문인 것 같지만, 작게는 과학자와 작가 간에 풀어야 할 용어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으며, 크 게는 과학자와 작가가 바라보는 시각, 인식의 차이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기도 했다. 프로 젝트의 마지막 형태로서의 전시도 중요했지만, 그것이 실현되기 위해 가장 필요했던 것은 당사 자 간에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적절한 만남의 시점, 장소, 형태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이었다. 이러한 취지에서 마련된 작가-과학자 워크샵 '도킹AS(Docking Artist & Scientist)'는 6개월간 작가와 과학자의 실제적인 만남을 진행하면서,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주제에 대한 작가와 과학자들의 개인적인 견해와 작품제작을 하면서 서로 간의 전문 영역에 대해 느낀 공통점과 차 이점, 한계점을 짚어보는 자리이다. 이는 단순한 워크샵의 개념을 넘어, 이번 프로젝트를 수행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도킹AS의 내용은 참여 작가 인터뷰와 과학자 인 터뷰로 나눠 구성되며,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과학자와의 협업이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노진아 작가의 경우는 과학자와의 협업의 형태가 인터뷰로 이뤄졌으며, 공통된 주제에 관한 과학자와 작가간의 견해의 차이가 드러난 인터뷰를 통해 보다 복합적인 작품 감상 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도킹AS는 과학자와 작가 간에 이뤄진 협업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아울러 기존 작품들에 관한 작가의 생각, 작가와의 만남에 관한 과학자의 시각, 앞으로 과학과 예술의 만남의 접점을 모색하 는 데 있어 양자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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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king 노진아&강성철,유영숙
1. Artist interview_노진아
지만요. 이번 출품작에서는 인형 혹은 사람 이외의 다른 생물체에 가하는 실험들을 은근히 비꼬는 면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노진아씨의 작업에 등장하는 사이보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이제 사 이보그는 적당한 몸체를 찾아서 사람과 비슷한 단순한 모양만을 갖추는 것, 그 이상
Q: 인간의 편리를 위해 만들어 놓은 기계들의 도구적인 측면에서 시각을 다시 한번
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생각하게 하는 지점이라고 생각되는데요.
A: 저는 사람과 기계와의 관계에서 어느 한 쪽으로도 머무를 수 없는 지점을 이야기
A: 우선 제 작업 스토리는 기계가 인간한테 하는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생명이 없다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기계와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할 때 이미지 허구성과 실
고 생각하는 인형들이 가상설정인 인형들도 생명일 수 있지 않는가에 대한 문제를 드
재와의 연결시키곤 합니다. 컴퓨터의 발달로 가상적 공간을 넘나들면서 기계를 사용
러내었습니다. 흔하게 제 작업의 제목에서 "저들이 생명을 알까"라는 부분에서 사람
하는 유저들은 가상과 실재에서 혼란함을 느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
KIST지능로봇연구센터 방문
간과 기계를 넘어서서 기계가 인간의 기능을 능가하는 또 다른 차원의 생명을 가지고
들은 이러한 제목에 대한 답변으로는 "어떻게 기계인형들이 생명을 알겠어"라고 답 할 수 있겠지만, 사실은 이러한 반응과 반어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부분에서 이야기를 가지고 풀어나가고 싶습니다. Q: 노진아씨가 생각하는 과학 분야에서 이야기하는 생물체 증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Q: 로봇의 개념을 넘어선 사이보그는 인간의 육체의 본뜨기를 넘어서 정신적인 부분
싶습니다.
을 불어넣어 인간과 기계에 대한 이분법적인 구분이 모호한 지점도 생각해 볼 수 있
A: 제 작업에서는 증식의 방법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
을 것 같습니다.
는 것처럼 기계의 틀을 떠서 기계를 넣고 전기를 넣으면 생명이 부여되는 점과 두 번
A: 저는 이러한 관심이 제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제가 컴퓨터에 관심
째는 플라나리아식의 증식입니다. 한 마리가 두 마리가 되거나, 머리 부분만 잘라도
을 가진 시기가 대학 2, 3학년 때였는데, 컴퓨터를 배우면서 제가 생활하고 있는 실재
증식할 수 있는 생물적인 개념을 나타냈습니다. 또한 단순히 하나의 객체일 뿐 아니
의 공간과 가상적 공간의 구분이 혼란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다. 제
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줄기세포가 되어서 다른 생물의 정보를 가지고 재생, 복제할
가 3D그래픽을 열심히 배우고 있었을 시기에 나무로 작업을 하게 되었는데, 나무를
수 있는 부분도 이야기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우리가 모르는 더 거대하고 능
깎다가 중요한 부위가 떨어져 날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다시 복구하면 되겠
력이 있는 생물체라는 것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습니다.
지 하는 생각으로 Ctrl Z를 누르는 무의식중의 행위를 하고나서, 잠깐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미지의 허구와 실재적인 것들을 연결시키는 작업을 하기
Q: 지금까지 전시과정에서 초기에 생각했던 작업 방향과 달라진 계획은 어떤가요?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실재적인 것과 이미지에서 오는 가상적인 경험의 구분이 다
A: 제가 사실 연구소 마다 가지고 있는 데이터들이 있는데, 제가 시간적 여유가 많았
르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도 기계의 부분될 수 있다는 생각 아래, 기계와 사람
다면 키스트에 자주 방문해서 박사님과 충분한 대화를 나누었을 텐데 그렇게 진행되
사이의 경계의 공허함을 드러내는 작업을 했습니다. 사이보그를 양쪽의 시선으로 봤
지 못한 점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을 때는 또 다른 한 종자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기술적인 협업의 형태가 아니어도 과학자분들의 과학관 쪽으로 접근하여 작업을
KIST로봇연구센터 방문
Q: 작업에 등장하는 로봇에 생명체를 부여하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로봇도 생명을
진행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작품의 주제도 그렇고 선생님의 작업의도를 잘 전달할
가질 수 있고, 기계도 스스로 증식할 수 있다는 견해라고 생각됩니다.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 과학자들의 로봇 개발에 대한 의견을 조율해서 문제의식을 던
A: 제 작업에서의 로봇은 또 다른 생물체입니다. 인간이 기계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
지는 방식으로 진행을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이 했다면, 이번 작업에서는 기계가 완벽히 인간을 능가하는 생물이 될 수 있는 것처
A: 제가 작업을 하면서 가지고 있던 과학적인 의문을 박사님과 다시 이야기 할 수 있
럼 설정 한 것 입니다. 이번에는 인간과 기계의 생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다른 생물을 분해하고 실험합니다. 이러한 행위는 실험대상물이 사람이 아
이렇게 해서 노진아 작가와 과학자의 협업은 상호 간에 질문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
니기에 어떠한 죄책감 없이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제 작업의
행 되었다. 평소에 작업을 하면서 작가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과학적인 의문들을
이미지들을 보면서 인형이 분해나 잘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잔인하다는 생각을 하지
정리했고, 그에 관한 답변을 받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작가의 로봇에 대한 질의응
만 사실은 "그래도 인형이이니까"하고 가볍게 넘길 수도 있다고 봅니다. 가령, 작품
답은 지능로봇연구센터의 강성철 박사님, 기계와 생물체의 관계에 대한 질의응답은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을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장면연출이 될 수 있겠
생체대사 연구센터의 유영숙 박사님과 진행했다. 작가인터뷰
53
2. Docking 노진아 & 강성철, 유영숙
니지요. 기계와의 합성체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니까요. 혹자는 '인간이 도구를 사용 한 이래로 인간은 '사이보그'였다.' 라고 합니다. 그 반면 기계들은 점점 인간의 언어
1) Docking 노진아 & 강성철
를 구사하고, 인간처럼 걷고, 생각을 전달하고, 인간의 형태를 닮아가고 있습니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인간의 감성을 따라하고, 인간처럼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
<R1007세포덩어리>
Q: 저는 주로 인간이 되고픈 욕망을 지니고 있는 사이보그나 인간으로 진화하고 있
밍 되겠지요. 그렇다면 점점 유사해지고 있는 두 존재의 경계점은 무엇일까요? 오시
는 기계를 만듭니다. 이와 함께 인간은 스스로를 기계의 노예로 만들면서 기계 없이
이 마모루의 애니메이션 'Ghost in the shell'에 나온 것처럼 '영혼'일까요? 기계에겐
는, 혹은 기계로 둘러싸인 시스템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음을 풍자합
정말 '영혼'이 없을까요? 다니엘 데넷은 의식을 두뇌라는 하드웨어에서 수행되는 가
니다. 물론 제가 만드는 로봇이라고 해 봤자 모터 몇 개가 들어가서 실리콘 피부를 움
상의 소프트웨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물질에 불과한 뇌에서 의식이 나왔듯 로봇에
직이고, 제가 입력해놓은 질문에 관련한 답만 열심히 할 수 있는 정도의 기술적 한계
게도 의식이 생길 것이라고 했지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전 그 녀석들이랑 대화를 할 때 제가 만들고도 섬
A: 사이보그의 개념을 많이 확장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알기로 사이보그는 우리말
뜩함을 느끼곤 합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도 누군가가 만들어낸 복잡한 구조물인 것처
로 '생체인간'으로 인간 몸 내부에 일부분이 기계화된 인간을 말합니다. 따라서 인간
럼, 지금 무서운 속도로 인간에 의해 개발되고 있는 로봇들 또한 어느 순간 통제되거
이 기계화된 도구를 쓴다고 해서 사이보그화 된다고 하는 건 좀 확대해석 같습니다.
나 분석하기 어려운 한 종의 생물이 아니라고 할 수 없는 날이 올 것이라고 생각됩니
제 생각에는 로봇의 지능이 아무리 발달해도 인간의 인식 수준에 다다를 것이라고 보
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박사님은 견해가 듣고 싶습니다. 흔히 SF 영화에서 나오듯이
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지능은 세상의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고, 표현하고 추론, 행
박사님이 만들어내고 있는 로봇들이 통제되지 않는 생명을 가진 존재가 될 수도 있다
동하는 능력이라 요약할 수 있는데 여기서 현재의 기술은 근본적인 한계가 많이 있습
는 생각은 하지 않으시는지요? 또 어떨 때 그런 생명감을 느끼시는지요? 저 같은 경
니다. 인간의 지능의 발현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잘 모르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지
우엔, 가끔 제가 만든 인간이 되고픈 기계들이 프로그래밍 한대로 말을 해야 하는데,
능과 관계된 '의식'이 시간이 지나면 우연히 발현된다고 보진 않습니다. 즉, 인간과
예상외의 엉뚱한 답으로 넘어갈 때가 있습니다. 그것도 뭔가 버그이겠지만 아무리
로봇은 '영혼'이나 '실체적 감성', 스스로 의미론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의식'에서 그 경
찾아도 그 원인이 나오지 않을 때, 가끔 제 통제를 벗어난 생명감을 그들에게서 느끼
계가 있다고 봅니다.
곤 합니다. 또 제가 입력해놓은 여러 답들을 조합해서 대답하는 것인데도 어느 순간
<R1007세포덩어리_Detail>
굉장히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루어질 때도 그렇습니다. 기계의 생명에 대한 박사님의
Q: 생명체의 신비한 점은 자신의 생명을 자손을 낳음으로써 연장한다는 데에 있는
의견이 궁금합니다.
것 같습니다. 기계도 그런 자가 분열이 가능한 날이 올 수 있을까요? 물론 기계가 공
A: 노작가님, 반갑습니다. 우선 직접 뵙고 논의하는 게 좀 더 좋은 주제인 것 같네요.
장에서 다른 기계를 조립하고 만들어내는 과정 또한 넓은 의미에서 보면 자식을 생산
공학자인 제가 이렇게 글로서 의미 있는 답변을 드릴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작가님
하는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자기의 유전자 정보를 가진 또 다른 하드웨어를 생산
께서 느끼시는 "생명감"과 생명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로봇의 인간다운 행동
해내는 인간의 몸은 정말 신비합니다. 지금의 기술로는 어렵지만 기계의 하드웨어
을 보면 가끔씩 그런 생명감을 느끼긴 하지만, 그것을 인간과 같은 생명으로 간주하
자가 복제가 가능한 날이 올 수 있을까요?
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모습을 보면, 어떻게 프로그래밍이 되었을까? 센서는 무얼
A: 로봇 연구자들도 관심 있는 이슈로서, Reconfigurable robot 혹은 self-sufficient
썼을까? 저렇게 훌륭히 동작하기 위해 기술자들이 얼마나 시행착오를 겪었을까? 등
robot 이라 해서 몇몇 연구자들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화성에서 작업하는 로
의 생각을 합니다. 어디까지나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기계라는 것이지요. 다른 기
봇이 필요한데 지구에서 모두 만들어 보내기 번거로우니, 큰 어머니 로봇이 몸속에
계나 가전제품보다 "지능"이 좀 더 들어가 있는 사람에게도 "지능"과 "생명"의 의미가
각종 부속과 software 를 가지고 필요할 때 하드웨어를 조립하고 software 를 다운로
다르듯이, 로봇의 지능은 앞으로 무한히 발전 할 수 있으나 그렇다고 생명의 범주를
드하여 새끼로봇을 만드는 개념입니다. 실제 연구사례로서 정육면체 형태의 로봇 모
넘어서리라 보진 않습니다.
듈(CPU와 구동부로 구성)들이 여러 가지 형태로 조합하여 보행로봇, 뱀 로봇, 로봇팔 등의 형태로 변신하는 reconfiguration robot 은 일본 AIST난 미국 Xerox park lab 에
Q: 인간과 기계의 경계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인간은 안경이나 자동차등의 보조
서 연구되고 있습니다.
물로 능력을 확장하고, 네트워크 안에서 살아야 안심이 되고, 모바일 전화기를 들고 다니며 지구 어디서나 서로 연락이 되어야 합니다. 그야말로, 인간은 기계로 둘러싸
Q: 박사님께서 로봇을 만드시면서 어떤 것을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인 시스템 안에서 살아야 합니다. 이미 인간이라는 동물은 자연 그대로의 상태는 아
A: 저는 공학자로서 실용적인 로봇제품을 만드는데 중점을 둡니다. 마치 더 좋은 가 55
전제품을 만드는 일과 비슷하지요. 이를 위해 중요한 기술이 뭔지를 찾아 연구하고
엄연히 동물학대로 비추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험 현장에 있
개발하여 로봇에 적용하여 다른 로봇보다 성능이 좋고, 잘 팔릴 수 있는 로봇 제품을
는 사람들이 동물의 희생에 대해 많이 무뎌져 있기는 하겠지만 전혀 죄책감이 없이
만드는 게 제 연구 마인드입니다. 너무 삭막하고 단순한가요? 이러한 마인드로는 창
연구에 임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그저 실험의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
의적인 컨셉, 디자인 등이 나오기 어렵다는 생각에 미디어 아트 등 예술을 하시는 분
다. 동물이 희생되는 순간마다 느끼는 감정 또한 말로 쉽게 표현하기는 힘들다고 생
의 창의적이고 인간적인 아이디어를 많이 듣고 싶습니다.
<외형 틀 뜨기 - 겉가다 실리콘 작업>
각합니다. 처음 동물을 희생시켰을 때 몇 날 몇 일을 꿈속에서 시달렸던 기억을 아직 도 잊을 수가 없으니까요. 아마 모든 생명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하신다면 분 명 실험동물에 대한 마음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질문에서 보면 생명이 주어지지 않은 난자라고 하셨는데요, 그 난자를 가지고 생명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또, 그 생명은 인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난자를 얻기 위해서는 한 인간을 실험대에 앉힐 수밖에 없
2) Docking 노진아 & 유영숙
습니다. 따라서 그 난자를 얻는 과정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 Q: 인간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여러 실험에 대해 저는 개인적으
<틀에서 빼내기>
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무분별하게 난자채취가 이루어질 경우 난자를 사고파
로 그다지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어떤 생명체든지 자신의 생명을
는 행위도 일어날 수 있으며 이것은 곧 인간의 생명을 사고파는 것과 다를 것이 없습
연장시키고픈 욕구는 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 연구 방법에 있어서 이미 멀쩡히
니다. 그로 인한 사회질서의 파괴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러므로 난자채취
살아있는,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체들은 그 연구를 위해 주어진 도구처럼 마음껏 이
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묻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문제를 간과한다면 일제시대 마
용하면서, 미처 생명이 주어지지 않은, 난자 등의 인간을 구성할 요소 등을 사용하는
루타가 되살아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듯 인간 생명 연장을 위
것에 대해 도의적 책임을 묻는 등의 반발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듭니다. 제 견해로는
해서 인간을 도구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인간보다 약자인 동물을 이용할 수밖에
인간 스스로를 위해 다른 생물을 희생시키는 것에 훨씬 더 죄책감을 느껴야 하는 것
없는 것입니다. 그 동물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현재 생명과학이 있는 것이고 많은 의
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고기를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론 그 살을
약품들이 나와 인간을 치료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생명과학자들이 절대로 가벼
제공해주는 소나 돼지 등의 가축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그
운 마음으로 실험동물들을 다루지 않는 다는 것을 저는 말할 수 있습니다. 실험동물
고기를 먹는 것을 포기하진 않습니다. 스스로 그들의 목을 따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들의 희생으로 질병에 걸린 많은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을 수 있
제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 살생을 하면서 살지 않는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그리고
기에 과학자들에게 그리고 인간에게 실험동물들은 단순한 실험의 도구일 수 없다고
제 대신 살생을 해주는 분들께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생명을 연장해주기 위해 다른 생물을 살생하시는 과학자분들께서 이런
<분열을 위한 실험 : 자르기> 연작
분들과 같은 역할을 하시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살생을 하는 것이 무뎌져서 어느
Q: 이번에 사비나 미술관과 공동으로 열리는 전시에 출품할 작품으로 저는 움직이는
순간 실험용 쥐가 생명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어쨌든 그 녀석들은 사람을 살
기계 인형으로 이루어져 꿈틀대는 세포덩어리를 만들었습니다. 세포 구성원의 하나
리기 위한 도구는 아닌 것이니까요. 어쨌든 저는 생명의 탐구, 연장에 대한 연구를 조
하나가 다시 재생하고 분열하고 복제되는 로봇 인형으로 이루어져있다는 설정입니
심스럽게, 환호하며 바라보는 입장입니다. 비록 다른 희생이 따르더라도 그것은 제
다. 물론 그 설정 안에서 그 인형 또한 우리가 알 수 없는 구성으로 이루어진 복합체
가 고기를 먹듯이, 그리고 저뿐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다른 동식물을 먹고 살듯이, 모
이지요. 전 세포에 관해 그다지 많은 이미지를 접해보진 못했지만, 그 움직임을 조합
든 생물이 자신의 생명을 소중히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자연의 섭리라고 생각합니다.
해 놓은 영상을 보면 정말 너무나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열심
그런 부분에 있어서 인간의 생명을 탐구하시는 분 들이 느끼시는 점에 대해 궁금합니
히 만들고 그려도 그렇게 아름다운 영상이 나올 수는 없으리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다. 물론 박사님의 분야가 정확히 이런 쪽이 아니더라도 늘 생명을 연구하시는 분으
가끔 저는 세포 안에 또 무엇인가가 있고 그 세포 안에 또 무엇인가가 있어서 우리가
로써 어떤 마음으로 피 실험동물을 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또한, 인간의 생명을 연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그야말로 소우주가 다시 존재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장하기 위해 실험하는데, 오히려 인간과 관련된 것들은 전혀 실험대상으로 받아들여
혹은 그 반대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그것을 싸고 있는 우주도 어떤 거대한 생물체
지지 않는, 거기에 인간의 '존엄성'을 운운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 세포 하나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박사님께서는 늘 움직이고
궁금합니다.
있는 생물체의 세포를 관찰하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인간의 생명의 신비를 탐구하고 연장시키기 위하여 동물을 이용하고 있는 현실은
A: 우리는 많은 생명의 신비를 풀었고 많은 질병을 이겨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57
<실험을 위한 해부>
<기계장치 조립>
도 생명은 신비한 것이고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수많은 작은 세포 안에서 이루어지는
전달 체계에 관한 생화학적, 분자생물학적, 세포생물학적, 그리고 분석생화학적 연구
모든 과정을 종합적으로 완벽하게 밝혀낸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 몸 속에 있
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모든 생명체가 그렇듯이, 우리의 몸속에도 다양한 종류의 수
는 수많은 종류의 세포들, 각자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또 스스로 사멸되기도 하는 그
많은 세포들이 존재합니다. 그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은 적절한 시기에 맞추어 각자
세포의 움직임, 그리고 그러한 세포하나하나의 움직임에 이상이 생길 때 인간은 아무
의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또한 적절한 시기에 맞추어 스스로 사멸을 하기도 합니다.
힘없이 병들어가게 됩니다. 어떻게 보면 강자라고 하는 인간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이와 같이 정교한 자연의 계획에 따라 세포들이 분열하고 증식을 하여 생명체가 성장
세포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 인간들이 모여서 사회라는 거대한 공동체
을 하기도하고, 때로는 특정 부위의 기능을 수행 할 수 있도록 세포들이 특정 세포로
를 형성하는 것과 세포들이 분열하고 분화하면서 생명체를 만들어 내는 과정은 흡사
분화를 하기도 하며, 또한 성장의 시기에 따라서는 수많은 세포들이 스스로 사멸을
비슷한 과정이라고 여겨집니다. 따라서 세포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 세상
하기도 합니다. 자연의 신비라고도 할 수 있는 세포들의 이와 같은 정교한 조절에 이
모든 자연과 동물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그 세포의 신비를 하나씩 풀어 갈 때마다
상이 생길 때 인간은 아무런 힘도 없이 병들어 가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신비한 생명
우리는 생명의 신비함을 새삼 느낄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
현상을 좀 더 명확히 이해하기 위하여,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질병이 발생하는 메
알게 되는 것은 아주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그 작은 세포 안에서 아주
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그 해결책을 모색 할 수 있기 위하여, 저의 연구실에서
작은 부분만을 알게 되는 것뿐입니다. 따라서 세포는 작지만 아주 큰 힘을 가지고 있
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하여 왔습니다. 세포들이 보여주는 세
다고 여겨집니다.
포 분열과 분화 등의 신비하고도 아름다운 움직임들을 현미경을 사용하여 관찰을 하 기도 합니다. 저희들의 연구 과정에서 볼 수 있었던 이와 같은 세포들의 움직임을 통
Q: 박사님께서 평소에 연구하시며 느끼시는 부분 중 담론이 될 만한 것들로 어떤 것
하여 이번의 사비나 미술관에서 특별 기획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에게 예술적 창작 활
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동에 모티브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A: 질문하신 내용들과 비추어 볼 때 생명윤리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눈부신 과 학의 발전은 오늘의 이 사회를 있게 하였고 생명과학의 선두주자에 서게 된 한국의
Q: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
기술발전이 또한 매우 자랑스럽게 여겨집니다. 다만 앞만 보고 달려가는 기술의 발
을 만들어 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지점을 가지고 진행된 전시인
전은 반드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모든 일에 견제가
만큼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
필요하듯이 눈부신 생명과학의 발전에 있어서 견제할 수 있는 시각들이 많이 생기고
품 제작에 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느
과학자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많은 학문들의 융합
끼신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시도되고 있는 것과 더불어 이러한 윤리와 과학의 조합도 반드시 필요한 항목이
A: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품 제작에 관한 저의 견해는 상당히 긍정적입
아닐까 여겨집니다.
니다. 저도 과학자의 한사람으로서 과학자의 입장에서는, 아름다운 예술 작품을 통 하여 일반대중들 특히 청소년들에게 자연과학의 원리나 어떤 현상 또는 이론을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해주고 가까이 다가 갈 수 있게 해 줄 수 있다면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예술가의 입장에서는, 시대가 바뀌면서 눈부신 과학의 발전과 첨 단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새로운 과학적 발견과 새로운 첨단기술 제품들이 쏟아져 나
3. Scientist interview_유영숙
오고 있으므로, 이들로부터 예술적 창의력을 발휘 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재와 모티브 들을 얻을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이 되어집니다. 그리고 이번의 특별
Q: 이번 전시가 박사님께서 연구해 오셨던 과학적 기반이 예술작품을 통해 가시화
기획 전시에 간접적으로나마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전혀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과학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연구 기반이 이번 작가와의 결과물 도
자와 예술가 간에 좀 더 많은 대화와 만남 등의 상호 교류를 통한 이해 증진이 필요하
출에 영향을 주셨나요?
다고 생각했습니다.
A: 저의 연구실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생체대사연구센터의 생화학 연구실입니다. 저의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연구 분야는, 크게 나누어 말씀드리면, 생명과학 분야의
Q: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한 뉴 미디어 아트가 선보여지고 있습니
연구입니다. 좀 더 세분화하여 말씀을 드리자면, 인체를 포함한 고등동물의 생명체
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주
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를 대상으로 하여 그 세포 속에서 일어나는 신호
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의 과학과 예술의 상호교류에 관한 박사님 59
의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A: 앞의 질문에서 말씀을 드린 내용과 일부 중복이 되리라 생각이 됩니다만, 자연과
Docking
학의 연구 결과에 바탕을 둔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하여, 예술의 영역에서도 New
문 주&김재경
1. Artist interview_문 주 Q: 예술과 과학,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테제로 한 이번 아티스트 프로젝트 전에 어떠
Media-Art 또는 Sci-Art가 새로운 문화로써 자리 매김을 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한 작업을 선보이실지 궁금합니다.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과학과 예술을 접목하고자 과학자와 예술가들 간의 상
A: 우선 처음에 Kist쪽과 미팅을 가지게 되었을 때, 제가 원했던 원재료를 가지고 작
호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하여서는,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발
업을 진행시키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키스트 쪽과 작
굴하여 서로 Win-Win 작용을 할 수 있는 접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 할 것으로 생각합
업 구현에 대한 대화를 했을 때, 이 재료를 사용해서 작업결과물을 도출하게 되는 것
니다.
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오갔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기술을 작업에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었습니다. 그 가운데 유 기LED를 선택하게 되었고, 이것은 UV광선을 쐬면 빛을 내는 재료였습니다. 박사님 과의 미팅 후 실질적인 기술을 구체화시켜 시각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원재료를 구하기 힘들 뿐 아니라 가격 면에서도 작업으로 만들어 내 는 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념적인 부분으로 그 재료를 가지고 제 작업으로 와서 좀 더 발전시켜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구상을 하는 단계에서 어느 정도의 가능성을 갖게 되어서 이러한 작업방향을 설정하게 되었습니다. Q: 그동안 협업은 여러 번 해 오셨지만, 이번 전시는 기존의 작업과는 다르게 키스트 박 사님과의 기술적인 공유를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A: 우선 솔직히 기대를 많이 안했습니다. 처음에 키스트 박사님과 만나게 된다는 점 은 흥미롭게 다가 왔지만 제가 작업을 어떻게 진행시켜야 나아가야 할지 아무런 아이 디어가 없었습니다. 우선 작업을 같이 진행하게 될 박사님과 만나서 다양한 의견검 토 후에 점차적으로 작업의 구체적인 방향을 생각하려고 했었습니다. 저 혼자 일단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것 보다는 이번 프로젝트는 박사님과 만나서 그 안에서 또 다 른 결과물을 생산해 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만나 뵌 박사님은 유기 LED의 분말 원재료를 가지고 연구하시는 분이었고, 이를 계기로 유기 LED분말 재료를 활용한 작업을 이끌어 내기로 했습니다. Q: 그 재료를 사용했을 때 보통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모니터와 어느 점이 달라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우선 시각적으로 보여 지는 효과가 굉장히 다릅니다. 우선은 기술적인 부분을 전 부 다 알지는 못하지만, 그 재료가 전기를 통해서 용기에 닫지 않게 코팅을 하게 되 고, 그렇게 설치된 것들이 발광을 하면서 시각화되는 것입니다. 지금 작업에서 보여 주는 것은 그러한 기술적인 차원에서의 문제들을 아주 유치한 수준으로라도 인간적 인 단계로 돌리게 되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Twilight Landscape(Versi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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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렇게 보여 진다면 기존의 작업의 비주얼적인 측면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고
Q: 처음에 구체적인 기대나 계획 없이 과학자 분들과의 접촉하는 부분에서 어려웠던
싶습니다.
점은 어떠한 지점이었나요.
A: 우선 제가 스케치한 개념들이 거칠게라도 화면에 표현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
A: 과학기술을 연구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도 있지
게 됩니다. 이런 작업을 통해서 우선 추상적인 이미지라도 만들어지면 좋겠습니다.
만 이번 전시가 과학자는 직접적인 커리어로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실
지금 실정에서는 아주 기초적인 단계에서 과학기술의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작품의
적으로 전시의 결과물에서 얻어지는 것이 공유 될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
결과물밖에 낼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기술적인 부분을 예술작품으로 옮겨올 때 많
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과학자는 단지 서포터의 개념으로만 남게 되는 것입니다. 만
은 제약을 받게 되는 것이 사실이거든요.
약에 이러한 현실적인 상황이 변화한다면, 즉 이 분들의 참여가 자신의 경력으로 확 고하게 인정이 된다면 좀 더 다르게 접근할 수 있는 시각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Q: 예상이 안 되었던 부분은 아니었지만, 과학과 예술이 만나는 접점에서 과학기술 KIST광전자재료연구센터 방문
에서 제시된 기술들이 그대로 예술적 개념에 정확하게 연결되어 작품의 결과물이 도
Q: 과학자가 제시하는 기술과 예술가의 창조적인 개념이 잘 조화되어 만들어지는 결
출되기는 좀처럼 쉽지 않은 작업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 이러한
과물 자체가 다양한 한계점들 때문에 그 결과물 제작이 개념적으로 이상적인 현상에
시도를 통해 과학과 예술의 접목에서 기술과 예술 개념의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
머무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는지 궁금합니다.
A: 우선 키스트 과학자는 너무 바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이번
A: 기술이 발달되는 현상은 분명 인간의 차원을 넘어섰다고 보는데, 그것이 인간적인
프로젝트를 이끌어 나가는데 무리가 뒤따랐습니다. 더욱이, 예술에 관심이 없는 과
차원으로 이야기가 풀릴 때 어떻게 시각화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학자들은 이러한 부분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을 단지 도네이션 정도로 여기지, 예술가
하이테크를 로우테크적으로 다루는 것을 하게 되는 측면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들과 어떠한 협업을 통해서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합
하지만 이러한 상황조차 어렵게 다가올 때가 더 많다고 생각됩니다. 개발을 막 마친
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하자면, 현실적인 한계가 느껴집니다.
한 개인 손을 떠난 기술을 다만 예술가들은 굉장히 수동적으로 받아서 사용하게 될 뿐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그 자체의 기술을 예술가가 필요한 적시에 활용하는 측
Q: 과학자와 예술가가 하나의 컨셉을 가지고 결과물을 도출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양
면은 아니라고 봅니다. 즉, 하나의 개념이 기술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
한 한계점들이 있겠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나가셨는지 궁
로 기술이 개념을 잡아먹으면서 기술이 요구하는 것을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금합니다.
다고 봅니다.
A: 우선 제가 과학자를 만나야 되는데 현실적으로 그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는 않 았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실험단계의 기술을 그대로 적용을 하게 되었을 때 기술적
Q: 이러한 문제들은 기술과 예술의 접점에서 어느 부분이 정답이 될지 결론짓기 힘
인 부분에서 가작업의 결과물 생산이 가능한지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작업의
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은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커다란 프레임은 그려졌지만, 과학자와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유기 LED는 전기를 사
인한 작업생산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러한 상호 영향
용해서 발광되기가 힘들다는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었습니다. 또한 작업개
력을 어떻게 조율해야 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념은 있었지만 실제로 기술적인 부분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테스트해야 되는데 제가
A: 예술가들은 조형적인 부분을 계속 버리지는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첨단기술
작업에 사용하려던 분말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쉽지가 않았습니다.
을 사용해서 그것을 예술적인 것으로 이끌어 왔을 때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 다고 봅니다. 가령 어떤 하나의 부품은 기계의 공장의 조립라인에서 만들어지는데,
Q: 작업진행 과정 중에서 초기의 기술적인 부분을 실제적인 작업으로 연계시키면서
그 부품 하나를 떼어내어 자동차를 만들 때 생겨나는 현상들, 즉 공업화 되면서 잊혀
어려웠던 점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졌던 것들을 다시 가지고와서 로우테크 한 부분으로 만들어질 때의 반응들의 고민을
A: 우선 원재료를 가지고 쉽게 실험을 해볼 수 없기에 항상 개념적으로 생각해야 되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한 개인이 모니터를 만들 수 있다면, 공장생
는 부분이었습니다. 이 재료의 활용가능성이 제 작업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것 같
산의 방식과는 다르게 접근하게 되는 것이고, 이러한 접근 방식이 재미있는 요소로
습니다. 유기LED를 구하기 위해서는 국내업체를 이용해야 되는데, 이러한 통로로 구
도출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입하게 될 경우에는 퀄리티가 많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또한 아직은 이 재료는 개발 과정으로 상용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험 외에 다른 곳으로 노출이 되어 사용되는 것에도 문제가 뒤따릅니다. 63
Q: 기존의 작업에서 사용해 왔던 LED재료와 이번전시로 사용하게 될 유기 LED에 대
A: 저에 국한된 의견을 말하자면 이러한 준비는 언젠가는 실현될 것으로 생각합니
한 접근을 통해 생각하게 된 지점이 있다면요.
다. 그러나 저도 준비가 충분치 않아서 충분하게 도움이 안 된 것 같습니다. 제가 하
A: 요즘 일상생활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는 LED를 작업에서 조금씩 사용하여 왔는데
고 있는 분야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서 재료 및 이를 구현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그 LED의 제작과정과 이론적인 부분을 조금이나마 구체적
이러한 전시를 준비할 때는 양쪽의 견해가 정확하게 서야 될 것으로 믿습니다.
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김재경 박사의 연구는 유기 LED 분야라서 제가 사용했 던 무기 LED와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아직 구체적으로 새
Q: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한 뉴 미디어 아트가 선보여지고 있습니
로운 가능성까지 바라볼 정도는 아니지만 과학기술에 대한 새로운 문제의식을 가지
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주
게 됐다는 것이 저에게는 더욱 의미 있는 성과 입니다. 기계로서 기계를 제어할 수밖
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의 과학과 예술의 상호교류에 관한 박사님
에 없는 테크놀로지, 인간의 감각을 필요로 하지 않는 기술, 이런 단편적 생각들이 스
의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쳐지나갑니다.
A: 지금 전시를 하려는 작가 분들의 작품제작비가 상당히 들어간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완성품을 가지고 모든 작품을 구현하지는 않겠지만 작가 분들의 예술성을 보다
Q: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초기 작업 계획과는 다르게 진행과정이 수정된 부분이
잘 구현하기위해서 이러한 점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합니다. 2항에서도 언급한 것처
있었나요.
럼 이러한 교류를 통한 작품 탄생을 위해서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A: 제 스스로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작품에 대한 구체적이고 특별한 계획이나 이미지를 그리지 않았습니다. 우선 만나서 그 분들의 연구를 이해 할 수 있는 부분까 지 이해하면서 무엇인가 예술적(?), 창조적(?) 화학작용이 일어나기를 기다렸습니다. 이런 저의 태도가 예술가로서는 좀 소극적인 태도로 비춰질지는 몰라도 나름대로의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좀 더 깊은 이해를 나눌 수 있 는 시간이 부족한 것이 아쉽습니다.
2. Scientist interview_김재경 Q: 우선 이번 전시가 박사님께서 연구해 오셨던 과학적 기반이 예술작품을 통해 가 시화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연구 기반이 이번 작가와의 결과 물 도출에 영향을 주셨나요? A: 전기발광재료를 이용한 디스플레이를 협조하였습니다. 그러나 완성된 디스플레 이는 도움을 못 드렸고 작가와 협의해서 작가분이 재료를 이용해서 작품이 도출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 중입니다. Q: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 을 만들어 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지점을 가지고 진행된 전시인 만큼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 품 제작에 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느 끼신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65
Docking 안수진&유범재, 임형철
1. Artist interview_안수진
제가 살고 있는 서울과 이 도시의 대척점에 이르는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 과 적도 근처의 케냐의 나이로비를 기준으로 각도시의 지구 자전운동에 의한 각도변
Q: 전시의 테제인 '예술과 과학의 만남'을 자신의 작업과 관련하여 이번 전시를 위한
화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각도 계산은 정확한 3차원의 공간을 구현한다기
출품작의 어느 부분까지 진행시키셨는지 궁금합니다.
보다는 수직성Y축만을 기준으로해서 매시간 0도를 가리키도록 했습니다.
A: 눈에 보이는 가시적으로 들어나는 부분은 많이 진행 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이번 전시는 과학자들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작업의 조형적인 형태보다는 형
Q: 작품이 0도를 가리키는 것을 관객이 확인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태를 움직이게 하는 내부 작업에 시간이 더 소요되는데, 그 부분은 아직 시작하지 못
A: 서울은 시계방향으로 104도를 '부에노스아이레스'는 110도를 '나이로비'는 시계
했습니다. 작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대전의 임박사님께서 시간을 많이 할애해 주셔서
반대방향으로 177도의 각도를 하루 1번 왕복하게 되는데 이는 실시간으로 기준각도
1차적인 프로그램은 이미 맞추어진 상태입니다. 하지만 1차적인 작업에 지나지 않
인 지구 공전축의 각도 즉 0도를 가리킵니다. 이는 초당 0.04도 움직임이며, 1분 동안
고, 아직까지는 작품의 부동에서 어떠한 변수가 생길지 예상치 못하고 있습니다. 과
일점 몇도 정도밖에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시각적으로는 볼 수 없습니다.
학자들이 제 작품을 실제로 본 것이 아니라 개념이나 설계도만 본 상태이기 때문에 제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고 계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전시가 임박해서 무척 바빠지
Q: 관객이 작품 앞에 얼마나 서 있어야 그 움직임을 느낄 수 있나요.
지 않을까 합니다. 과학자들과 함께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작업에 있어 제가 범접해
A: 사람들이 실제 움직임을 느낄 수 없다는 부분에 있어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나왔
들어갈 수 없는 부분이 많습니다. 과학자들이 적극적으로 하신다면 쉽게 해결될 수
습니다. 예를 들어 센서를 이용해서, 어떤 관람객이 왔을 때, 바로 전에 왔었던 다른
있을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잘 되지 않아서 조금 답답하기는 하지만, 우선은 제가 해야 할 부분은 제작해 놓고 있는 상태입니다.
작가인터뷰
관람객과의 시간 차이 만큼을 움직이게 하는 방법도 모색했었습니다. 하지만 작업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기술 조건과 맞지 않아 실행시킬 수 없었습니다. 제 작 품은 그동안 시각적으로 키네틱 아트의 개념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시
Q: 작가의 컨셉에 과학자들의 어떤 부분이 기술로 들어온 것인가요.
각적으로 무엇인가를 보여주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제 작업개
A: 세 개의 링을 부동시킬 계획입니다. 개념적으로 보면 지구의 자전과 같이 움직이
념에 기술을 투입시키는 과정에서 임박사님은 24시간을 1시간으로 조정해 작품에 이
는 것이기 때문에 가시적으로는 고정된 것처럼 보입니다. 눈으로 그 움직임을 파악
용하자는 의견을 제시 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실시간에 대한 것과 부동에 대한 부
할 수 없지만 실제로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바로 이 부동에 대한 작업이 과
분은 절대 버릴 수 없었습니다.
학자들께서 하는 부분인데 아직 얘기도 되지 않았습니다. 외적인 조각은 완성도가 있어 보이겠지만 내부적으로는 해결되지 않아 불안하고 힘듭니다. 어렵고 시간이 많
Q: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작업 컨셉을 기술적인 부분에서 풀어나가려고 할 때 처음
이 걸리는 부분이긴 합니다.
에 구상했던 방향과는 다른 값들이 생산된다고 생각되는데요. 앞으로 작품의 방향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Q: 어떤 부분에 관심을 두시고 이번 작품을 제작하게 되었는지요.
A: 현재의 현실적인 조건으로 더 이상 욕심을 낼 수 없기 때문에 리얼타임으로 천천
A: 기본적으로 저는 시계나 계기판 같은 기계를 보면 시각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것들,
히 움직이는 것으로 설치 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과학자 분이 새로운 프로그램을 가
그런 것을 작품으로 만들어내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어떤 기준 하에
지고 오신다면 바꿀 생각도 있습니다. 그건 별로 어려운 문제가 아닙니다. 사실 처음
서 세상을 바라봅니다. '지금이 몇 시 인가?', '지금이 몇 도인가?'하는 것도 어떤 기준,
에 저는 노트LED를 달려고 했습니다. 저는 이번 작업에 기본적인 각도정보를 이용하
장치 하에서 말하는 것인데 그런 장치의 개념을 이번에 도입했습니다.
기 위해 박사님께 의견을 제시했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진행된다면 시간적으 로나 현실적으로 진행하기 힘들다는 박사님의 의견 때문에 저는 다른 방향을 모색하
Q: 이런 컨셉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번 작품과 연결시키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게 되었습니다.
A: 지구는 공전축과 자천축이 있는데 이번 작품은 공전축을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
작가인터뷰
다. 원리적으로 보통 지구가 기울어져 있다고 하는데 무엇을 기점으로 기울려 진 것
Q: 지금까지의 작업에서는 작품의 컨셉부터 기술적인 부분까지 스스로 다 감당 해
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상반구만을 이용해서 세부분으로 나누고
오셨는데, 이번 전시는 과학자와의 만남에 그 의의를 두고 예전 작업과는 다른 결과
서울, 뉴욕, 런던을 기준으로 하려고 했는데 실제적으로 계산을 해보니 작품에서 움
물을 생산 해 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계기
직임의 각도가 일정하여 처음 생각과는 조금 달라지게 됐습니다. 이번 작업에서는
가 되었는지요. 67
KIST지능로봇연구센터 방문
A: 처음에는 아무런 아이디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번 전시에서 기대할 만
Q: 과학 분야에서도 기술개발의 성과가 연구소 안에서의 그 자체적인 평가보다는 더
한 것들은 예전부터 협업을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었던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공유되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요. 끊임없이 발전
궁극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결과가 어
되고 있는 기술을 가시적으로 보이기 위해 예술가들과의 접촉도 필요로 한다고 생각
떻게 도출될지 모르고 진행하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작업 방향의 분명한 결실
됩니다.
을 알고 작업에 임한다면 더 의미 있는 결과물을 제작해 낼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A: 협업 과정을 위해 그분들과 대화를 나누어 본 후, 저는 그분들의 입장을 어느 정도
했습니다. 우선 제 스스로 작업 구상을 마친 후에 과학자와 의견을 조율해 나가야겠
이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그 분들은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
다는 생각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제 생각과는 다르게 예술과 과학이라는 만남이라
하기 위해 제반을 마련하는 부분에 대해 어려움을 표명했습니다. 무엇인가를 제작한
는 부분을 상정해 두었지만, 예술가는 단지 기술적인 부분만을 서포터 받는 위치가
다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든 작업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동감
설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기술적인 부분을 서포터 받기 이전에 제 개념을 잡아
을 했습니다. 아무리 간단한 것이라도 기존의 것을 그대로 쓰지 않는 한 모든 작업은
놓아야 된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번에 기존에 해보고 싶었던 기회가 주어진 것
시간이 많이 걸리고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은 사실이었지만, 막상 처음엔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었습니 다. 이번 작품은 예전에 제가 미디어 시티에서 선보이려고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하
Q: 과학자와 예술가가 하나의 작품을 제작하는 진행 과정에서 협업의 형태가 서로의
지만 기술적으로 제가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나게 되는 과학자
의견수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들과 구체적으로 진행시키고 싶습니다.
A: 특별히 어려움을 겪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임박사님과 작업진행을 위해 많은 이 야기를 나누었는데, 처음에 박사님은 제 작품의 의도 자체도 잘 모르셨다가 나중에는
Q: 지금까지 과학자 분과 서로 메일로 주고받으며 의견을 교환을 해 오셨는데요. 하
흥미로워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분들이 어느 정도까지 제 작품에 동참 하실 지는 모
나의 작업을 만들기 위한 의견수렴 부분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무엇인가요?
르겠습니다. 저는 이번 전시에서 과학과 예술과의 접점의 이야기들을 풀어내야 하는
A: 한 가지 목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데 의무감도 느껴집니다. 미술은 해석적 요소가 강하며 과학은 실증적이고 논리적
하지만 이런 작업의 변수가 앞으로 생길 수 있는데, 작품이 실제적으로 구동하는 것
이여야 한다는 것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과학이나 예술이나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에 있어 제가 생각하고 있는 기본적인 개념과 그분들이 생각하는 것에 차이가 있을
생각하는데 그 둘은 성질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과학자와 함께 실제적인 작품을 가지고 실험도 해 보면서 적절한 해결점을 찾아야 되는데, 아직 그런 기회를 한 번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기본
Q: 이번 전시를 통해 과학과 예술의 접목의 부분을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실현화 시키
적으로는 제가 생각하는 것과 과학자가 생각하는 것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
려고 노력하셨는데요. 아직은 그 지점이 턱없이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앞으로 과학
문에 제가 완벽하게 제 부분을 잘 수행해야지 그분들과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입니
과 예술의 만남에 대해 어떠한 조망을 가지고 있는지요.
다. 또한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기에 이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습
A: 저는 미래에 과학도 예술도 아닌 제3의 새로운 것이 생산될 것 같다고 생각합니
니다. 키스트가 국가기관이면서도 사기업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에, 그 분들도 프로
다. 과학과 예술은 계속해서 평행선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전시의
젝트식의 일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바쁜 것도 사실이고, 일반적으로 정부기관이라 이
기획도 예술분야에서의 기획이기에 예술 쪽의 성격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과
런 기회가 있으면 지원이 이루어져야 되는데, 실제 그러한 환경이 조성되지 않는 부
학과 예술이 만난 이번 전시 역시 전시, 미술적 성격이 훨씬 강합니다. 그 속에 과학
분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 그대로 들어왔기 때문에 충돌이 일어난다고 생각됩니다. 반대로 예술이 과학 안 에 들어간다면 장식만을 하는 부분으로 비추어지며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
Q: 기술적인 부분의 소통에서는 작업의 구동 여부만을 과학자와 나눈다고 생각되는
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가지가 합쳐진다면 전혀 다른 분야의 결과물이 생산되지 않
데요. 기술소통 부분을 넘어서서 지금 함께 작업하고 있는 과학자가 어떠한 과학관
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두 집단이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 보려는 의지가 있다면 우리
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도 작업 컨셉에 중요한 영향력이 된다고 생각됩니다.
가 바라는 이상적인 것이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A: 그러한 서로의 개념적인 부분을 소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접촉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제 작업 개념에 단지 기술만을 투입했을 때, 기술만으로 풀어낼 수 없는 지점을 서로 알아가게 되는 것이 중요한 경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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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cientist interview_유범재&임형철
2) Scientist interview_임형철
1) Scientist interview_유범재
Q: 이번 전시가 박사님께서 연구해 오셨던 과학적 기반이 예술작품을 통해 가시화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연구 기반이 이번 작가와의 결과물 도
Q: 이번 전시가 박사님께서 연구해 오셨던 과학적 기반이 예술작품을 통해 가시화
출에 영향을 주셨나요?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연구 기반이 이번 작가와의 결과물 도
A: 천체 좌표계와 인공위성 정밀궤도를 결정할 때 이용하는 시간계에 관한 연구가 바
출에 영향을 주셨나요?
탕이 되었습니다.
A: 로봇의 동작을 제어하기 위한 기술이 조형물의 운동을 제어하는 분야에 적용되었 습니다.
임의날짜에서 세 도시의 다빈치 각도
Q: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 을 만들어 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지점을 가지고 진행된 전시인
Q: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
만큼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
을 만들어 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지점을 가지고 진행된 전시인
품 제작에 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느
만큼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
끼신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품 제작에 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느
A: 예술은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지만, 과학은 소수인의 공유물로 인식되고 있는 것
끼신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 일반적인 사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난해한 과학의 현상들을 예술로써 형
A: 이번 작업은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
상화하는 것은 보다 일반인들이 과학에 친숙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입니다. 최근
이 매우 적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주로 작품을 움직이거나 작품을 위한 장비를 사용
들어 이공계 회피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러한 전시회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에서 이번 작업은 진행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가분들
개최함으로써 일반인 및 학생들에게 과학기술의 흥미를 갖도록 유도하여 이공계 회
과 과학자들이 함께 토의를 하여 새로운 형식의 혹은 새로운 관점의 작품을 만들 수
피 문제를 풀 수 있으리라 기대됩니다. 그러므로 국가적인 지원 아래에서 이러한 전
있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보다
시회가 지속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과학 및 예술 종사자들이 노력해야합니다.
높은 수준의 과학 기술을 작품과 접합함으로써 좀 더 새로운 작품의 세계를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한 뉴 미디어 아트가 선보여지고 있습니
그리고 현실적으로 작품을 구상하고 제작하기 위한 경비가 어느 정도 지원되어야 할
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주
필요성이 있습니다. 지난 미팅 중에도 제시되었던 부분이지만 과제 중심으로 운영되
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의 과학과 예술의 상호교류에 관한 박사님
고 있는 연구소에서 혹은 대학교인 경우에도 이러한 활동을 하기위해 별도의 시간을
의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할애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입니다.
A: 과학은 예술은 서로 동떨어진 분야가 아닌 매우 밀접한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흐 름인 바, 두 영역에 종사하는 예술인과 과학인이 서로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
Q: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한 뉴 미디어 아트가 선보여지고 있습니
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주 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의 과학과 예술의 상호교류에 관한 박사님 의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A: 기본적으로 과학과 예술의 교류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입니다. 그 이유는 위에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새로운 과학기술이 예술적인 영감과 만나면서 새로운 형식의 예 술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디스플레이, 통신, 개인용 컴퓨터, 내장형 제어기, 인공시각, 음성인식 및 합성, 사람과 작품의 상호작용, 착용 형 컴퓨터, 센서 네트워크, 지능형 로봇 등 다양한 과학기술과의 접목은 예술가의 관 도시별 다빈치 조각상 정보
점에서도 매우 흥미로운 작업일 것으로 보입니다. 71
Docking 양아치&강성철
1. Artist interview_양아치
론 양아치씨의 기본 컨셉도 녹아들어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서로의 분명한 의도들을 어떻게 조율했는지요.
Q: 처음에 어떤 계기로 아티스트 프로젝트전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A: 이번에 사용되는 기술은 작업개념 그 자체의 역할이라기보다 작업 컨텐츠를 실행
A: 사실, 여러 조건들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키스트 쪽에서 예산 배정이 된 것도 아니
시키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키스트 박사님들은 자신들이 어떠한 상상을
었고, 그분들의 경력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형식상으로 도와준 것에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기술들은 상상으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현실에서 계속 작업을 진행시켜야 할지에 대한
로부터 가져 올 수도 있는 것인데, 박사님들은 그러한 상상력을 예술가의 몫으로 할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 후에도 계속해서 이러한 방향설정을 해 나가기
당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위해서는 서로의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가 선행되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초기 작업 계획과는 다르게 수정된 부분이 있었나요. Q: 이번에 선보이는 작업은 기존 작업의 어떠한 개념과 연관성을 두고 진행시키는지
A. 저는 처음에 고희동 박사님과 유비쿼터스에 대해 연구를 해보고 싶었는데 박사님
궁금합니다.
께서도 힘들겠다고 말씀하셨고 키스트에서도 반응이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겉으
A: 모던화된 사회가 붕괴되는 요즘, 동시대에 비행선을 떠 올리는데 여러 가지 목적
로 보이는 시스템적인 것들은 포장되어 있지만 과학과 예술을 창조한다는 것은 당사
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층위를 만들어 보자는 의도인 것 같습니다. 조금 더 높이 올
자들끼리 작업을 하는데 있어 과학자들에게는 이중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라갈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감시를 잘 해보겠다는 것을 의미하죠. 우주선을 쏘아 올
키스트에서 진행되는 일에도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겠죠.
리는 것처럼요. 이전 작업이 어마어마한 지역에 대한 것이었다면 이번 작업은 지역 을 감시하는 작업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Q: 처음에는 네트워크에 관한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로봇으로 방향을 바꾸 신 이유가 있다면요.
Q: 현재 로봇 연구를 하시는 분과 연관되어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는데요. 이 박사님
A: 이번 작업도 제가 기존에 사용해 왔던 감시체계에 대한 것입니다. 전에 전자정보
과의 만남이 지금 진행하고 있는 작업에 어떠한 영향이 있었는지요.
화 작업을 했을 때, 유비쿼터스와 관련된 이야기도 있었고, 감시에 대한 걸 감안하고
A: 우선 저는 박사님의 연구 결과물을 보았습니다. 보통 공중에 떠 있는 기계는 무선
작업한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기반이 이번에 로봇과 관련된 작업을 하게 되는 부분
으로 작동되는데 박사님의 연구 결과물은 스스로 작동을 했습니다. 그것은 8자형을
에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그리며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작업을 하게 된 계기는 박사님이 만드신 8자로 움직이는 비행선을 보고 나서였습니다. 저는 그 연구를 보고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
Q: 이번 작업에서 기존에 양아치씨가 제작해왔던 작업 컨셉이 엿보인다고 생각되는
습니다.
데요. 기존 전시진행과 다르게 이번에는 키스트와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 는데, 작업결과물에서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Q: 기존해 해 오던 작업 컨셉을 비롯하여 이번 전시에 선보이게 될 출품 예정작에 대
A: 사실, 모양새만 바뀌었지 내용적으로는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해 알고 싶습니다. A: 제가 만드는 비행선은 조정자 없이 움직임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근데 이건 박
Q: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시면서 과학과 예술의 만남에서 실질적으로 느껴지는 문
스 안에서만 움직일 수도 있고, 조그만 바람이나 우리가 말하는 음파에 의해서도 위
제의식이 있으셨다면 무엇인가요.
치 이탈을 할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비행선을 통해 무엇
A: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물은 전시형태 그 자체가 만들어낸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
을 이야기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 생각한 것은 헌법재
각을 했습니다. 과학과 예술의 만남을 위한 전시가 단지 시대상의 유행에 불과한 행
판소를 영상에 담아내는 것이었습니다.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그냥 '비행기가 떠있
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현대의 미디어 아트 분야의
구나'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단순한 비행선이 아니라, 그들이 감시받는 구조 속에
다양한 문제점들이 떠오릅니다. 우선, 미디어 아트가 과학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오
서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매개물이 되는 것입니다.
는 예술의 형태이고 과학에 근거해서 만들어 질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 이 들었습니다. 주변의 근거들만 가지고 이야기를 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에 관한
작가인터뷰
Q: 키스트에서 제시한 기술부분에 의해 영감을 받아 작업을 진행시켜 나가고 있다고
진실여부의 이론, 인터페이스는 아직 미약하고 단지 시스템이 이러한 빈자리를 채우
할 수 있겠는데요. 하지만 비행기를 띄우고 그 안에 감시시각을 이용하는 면에서 물
고 있을 뿐입니다. 가령, 영화를 볼 때 감독이 누구이고, 네러티브는 무엇인지에만 관 73
심이 있고, 그 안에서 언급하는 진정한 의미는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도 말씀드린 내용이지만 나중에도 이런 작업을 하게 된다면 선행 작업이 먼저 이루어
앞으로 스펙타클 한 작업을 볼 때도 단지 그 작업의 화려한 부분만을 표피에서 읽히
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런 점에 있어 이번 프로젝트는 물리적인 접촉에만 치우
는 것이 아니라, 더 깊은 의미들이 있음을 알리는 기반을 가지고 있는 작업이 전개되
쳤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 시점에서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과학과 예술의 만남이 라는 의도도 너무 낯설고 부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Q: 물론 기술이 예술의 내용적인 부분까지는 담당할 수는 없겠지만, 과학기술의 발
눈으로 가시화되는 결과물 보다는 그 작업 안에서 진정한 콘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전은 현재 미디어아트의 작업생산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그 이야기가 중요하면 매체가 과학이 되었
A: 우선 기술을 이야기 할 때, 기술과 기술 문학으로 구분을 지었으면 합니다. 제가
건 예술이 되었건 간에 별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선호하는 것은 기술 문학으로 그것은 기술의 상위 개념이고 예술은 그 위의 개념이라 봅니다. 기술과 예술은 수직 관계로는 만날 수 있어도 수평적으로는 절대 만날 수 없
Q: 과학자에게서 단지 기술만을 서포터 받는 개념으로서의 예술과 과학의 만남은 무
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술 문학은 그 위의 학문과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
의미한만남에 불과하며, 이러한 선상에서 작업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면 서로 다른 두
다. 설령, 과학자가 기술적인 이야기만 한다고 해도 그것을 소비하는 제 입장에서는
분야가 진정하게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문적으로 받아드려야 합니다. 전 이번 프로젝트에서 이런 부분이 흥미롭게 다가왔
A: 저도 정작 고립된 현실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기술철학이나 기술에 대한 이야기
습니다.
들은 많이 오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답답한 현실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술과 과학이 평행선상으로 걸어가고 있다는 것을 절감할 때는 또 다른 괴리감을 느
Q: 이번 전시를 통해 앞으로의 작업궤도에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낍니다. 분명 과학적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미디어 아트의 한정된 범위는 분명히 보
요?
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벗어나면 미디어 아트는 너무나 무궁무진 힘을 가지고 있는
A: 저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만나게 된 인적 네트워크를 유지,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데, 아직 정리되어 있지 않아 무의미한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부족한 현실을 좋다, 나쁘다로 판단하는 것보다 그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조금 씩 발전했으면 합니다.
Q: 이번 전시를 통해 과학자와 예술가 각자의 위치설정에 있어 많은 논의들이 뒤따 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령, 과학자는 예술가에게 단지 기술서포터 역할로 남 을 것인가, 혹은 예술가는 과학발전의 결과물로 남는 기술을 보여주는 치장의 역할로 남을 것인가의 문제인데요. 앞으로 과학과 예술의 만남에 어떠한 예술적 조망을 가 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2. Scientist interview_강성철
A: 이번에 기획한 것을 보면 이번 프로젝트는 과학이라는 것에 주목을 해야 하는데 그것이 아니라 단지 과학을 테크놀로지로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과
Q: 우선 이번 전시가 박사님께서 연구해 오셨던 과학적 기반이 예술작품을 통해 가
학과 예술이 학문적으로 순수하게 만나야 하는데 잘못 전달이 된 것이 아닌가 합니
시화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연구 기반이 이번 작가와의 결과
다. 저는 과학철학과 예술철학이 만나서 서로 연결고리를 만드는 것이 예술과 과학
물 도출에 영향을 주셨나요?
의 만남에 적정한 지점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기
A: 양아치 작가님과의 작업에서는 저희가 지난 4년 동안 연구용으로 개발한 flying
본적인 베이스 없는 연결들은 허상에 불과한 만남으로 끝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
display 라고 이름 지은 광고용 비행선 개념을 양작가님이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론, 물리적인 만남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 전에 서로의 생각을 교류할 수 있는 시간
실내에서 원하는 경로를 따라 비행할 수 있는 헬륨가스를 넣은 소형비행선을 카메라
과 감정이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과학철학을 연구하시는 분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가 움직임을 추적하여 그 비행선 면에 영상을 투사하는 장치로 비행선과 display를
기회가 있었다면 좀 더 섬세하게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개념의
결합한 개념입니다. 저는 이 비행선이 실용성도 있다고 보고 개발을 했으나 아직 상
직접적인 교류 없이 과학자의 기술만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니 작업과정에
용화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비행선이 주는 fancy함, 디스플레이가 전달하는 영
감정이입도 생기지 않고 작업을 하고 싶다는 의지도 줄어드는 게 사실입니다. 기술
상, 음성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시선을 끌 수 있어 광고용이나 홍보용으로 적합하다
을 알아가거나 배워서 그 기술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작업진행에서 있어야 하는데, 그
봅니다. 더 나아가서는 나와 원격지 다른 사람을 연결하는 "원격존재(tele-presence)"
런 기회 없이 기술 자체만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이전에
로서 지면상의 장애물에 구애받지 않는 좋은 매개체가 되리라 봅니다. 75
Q: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 을 만들어 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지점을 가지고 진행된 전시인 만큼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 품 제작에 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느 끼신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예술에는 문외한인 저로서는 어려운 질문이네요. 사실 공학을 하는 저로서는 먼 저 과학과 공학이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공학은 기본적으로 쓸모 있는 제 품을 만들기 위해서 과학을 수단으로 하는 학문이라 봅니다. 따라서 저도 과학이라 는 영역에 깊이 빠져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과학-예술의 관계를 깊이 고민해 보지 못 했습니다. 더구나 저로서는 공학-과학-예술의 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양아치 작가님과의 대화에서 서로 사용하는 용어의 생소함만으로도 공학자와 예술 가와의 갭이 매우 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사실 큰 시장을 만들 수 있는 (돈 을 많이 벌수 있는) 제품이 될 만한 첨단의 로봇기술을 개발하는 데 제일 관심이 있습 니다. 그런데 예술가는 자신이 정말로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로봇을 만들거나 사용하고자 하는 것 아닐까요? 이러한 점에서 공학자와 예술가의 갭은 있 어 보입니다. 단, 희망적인 것은 (이게 제가 예술가 분들을 만나고 싶었던 이유입니 다) 공학자들도 단지 기술만으로 사람을 감동시키고 사람과 인터랙션하는 데는 한계 가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디자인의 문제이고, 현재 로봇 산업의 최 대 화두인 산업을 일으킬만한 killer application을 찾는 중요한 단서로서, 예술적 수 단을 통한 사람과의 인터랙션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없을까 하는 것입니다. 로봇은 사 람과 닮고 사람과 인터랙션하기 좋은 대상으로서 단지 기능적인 서비스를 하는 기계 가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사는 존재라 생각되므로, 이를 "문화적"인 관점에서 봤으면 합니다. 하지만 이런 화두를 공학자들 사이에서 제기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어, 예 술가와의 만남을 통해 문화적 양분을 공급받고 싶습니다. Q: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한 뉴 미디어 아트가 선보여지고 있습니 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주 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의 과학과 예술의 상호교류에 관한 박사님 의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A: 예술작품이 작가와 세상(대중)과의 매개체라 보면, 과학기술 분야에서 humancomputer(혹은 robot) interaction에서 제안되는 인터페이스(인터랙션) 장치는 인간 과 다른 세상(사이버 공간 포함)을 이어 주는 매개체가 됩니다. 여기서 저는 깊은 유 사성을 발견하게 되고, 현대에서는 결국 같은 도메인의 문제라고 봅니다. 이러한 관 점에서 뉴미디어 아트에서 과학기술은 인간-인간, 인간-세상을 더욱 실감나게 (tangible) 연결해주는 매개체 기술로 많이 활용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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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king 이장원&문성욱
1. Artist interview_이장원
고, 저도 제가 가진 컨셉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하 나의 실마리를 찾아내기도 했었습니다. 우선 과학과 예술의 접점의 부분을 쉽고 재
Q: 새로운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의 출현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그 맥을
미있게 풀 수 있는 결과물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작업에 직접적인
같이 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미디어아트라는 장르가 과학기술에 기반이 될 수
영상촬영을 통해 박사님의 인물이 작업이미지로 등장하는 등의 제안을 했었습니다.
도 있는 예술의 유무문제와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겠지만요. 이번 전시에서 예 술가들이 키스트에서 기술을 받아 예술가의 조형적 작품결과물이 달라진다는 논의
Q: 우선 작업만을 박사님과 서로 공유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과학과 예술을 연결시킬
보다 이러한 진행과정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움직임들을 포착하고 싶습니다. 한쪽에
수 있는 지원을 어떻게 이끌어 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서의 일방적인 지원보다는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 설정이 중요한 지
A: 작업방향을 설정하는데 있어서 한 두 번의 교류 정도로 그렇게 큰 의미를 부여시
점이 될 수도 있다고 보는데요. 이러한 부분의 고려에 있어, 예술가는 어떠한 기술을
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과학자들이 그렇게 기술적으로 많은 지원을 해준 다는 것과,
개발하고 있는 과학자와 만남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고려되어야 된다고 생각되는데,
과학과 예술을 연결하는 접점의 문제가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설득이 되지 않았
처음에 문성욱 박사님과 작업을 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습니다. 이런 차원의 문제는 장비, 기술지원의 문제라기보다는 예산만 있으면 해결
A: 처음 키스트 박사님들과 참여 작가들이 만나는 자리는 생소한 분야의 사람들이 만
되는 문제라고 생각되거든요. 더욱 중요한 것은 과학자와 예술가 사이의 지적, 감성
나는 분위기였습니다. 과학자 분들이 미술이라는 영역에 관심을 두고 계신 분이 많
적 교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전시에서는 과학자가 보는 예
지 않았죠. 작가들의 대표작들을 소개하고 이어서 과학자 분들의 연구 분야에 대한
술과 예술가가 보는 과학의 의미에 초점을 두려고 합니다. 서로 만나고 이야기되었
간단한 소개가 이어졌는데, 그 중 문성욱 박사님께서 이번 전시에 굉장히 호의적이셨
던 상황들이 모티브가 되는데, 과학자가 평상시에 생각하는 예술에 대한 지점과 제
습니다. 우선, 그 점이 박사님과 커뮤니케이션하고, 함께 작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입장에서 생각하는 과학과 나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낼 생각입니다. 어쩌면 서로
었던 이유였습니다. 사실 제가 필요하고 관심이 있던 분야는 로봇이었습니다. 로봇
다른 분야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이 단순화 될 수도 있지만, 그러한 시각들이 그대로
을 만들려면 필요한 제반 기술이 많이 필요한데, 그것을 진보한 개념으로 만들어보려
드러나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작업의 영상콘텐츠를 가지고 전달될 수 있도록 할
고 했었습니다. 현실적인 문제이지만, 일단은 참여하시는 작가분들이 로봇 분야에
계획입니다.
많이 연관되어 있었고, 과학자 분들께서도 이미 KIST에서 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계신 터라 제가 원했던 방식의 협업은 조금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정 지었었습니다.
Q: 과학자와 예술가의 지적, 감성적 상호교류를 통해 작업을 제작해 내는 것이 이번
다른 것보다 문성욱 박사님께서 이번 전시에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계셨기 때문
전시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 이것이 박사님과 작업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A: 과학자와 두 번의 미팅을 하면서 의견을 나누었습니다. 우선 과학자 분께서 이번 모임에 흥미를 보여주셨습니다. 저와 작업을 같이 하게 되신 과학자 분은 나노 분야
Q: 이런 자리를 통해서 이장원씨도 과학자의 의견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되
를 연구하고 있어서 나노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을 작업에 단지 도구적인 의미를 연결
는데요. 과학자이기 때문에 알 수 있었던 태도나 개념에 관련된 콘텐츠를 작품으로
시켜야 되느냐의 고민도 있었습니다. 기술적인 부분만 지원을 받는다는 것이 제 작
제시할 수 있는 방향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업에 어떠한 의미가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A: 제가 과학을 생각할 때 나노 기술이 먼저 생각나는 것처럼 과학자들도 예술 그러 면 다빈치나 반 고흐를 생각합니다. 다빈치, 고흐에서 받았던 예술적인 영감이 아니
Q: 이번 전시의 컨셉을 과학자 분과의 의견공유를 통해 작업의 제작이 이루어진다고
면 같이 작업을 하기가 힘든 수준에 머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서로 다
볼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번 전시에 출품 예정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른 입장들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과학자 분들
A: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기어 다니는 곤충이나 냇가의 송사리를 한참동안 바라본 기
과도 지속적으로 만남을 가져야 되는 것도요.
억이 있나요? 별 의미는 없지만 자신도 모르게 가끔씩 하곤 하는 그런 기억 말입니 다. 지난 개인전 때 보여줬던 작품 <untitled>(참고 도판1)를 보면 2.5인치 포터블 TV
작가인터뷰
Q: 지금까지의 진행사항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박사님과는 어떠한 조율로 작업방
가 좌?우로 움직이며 잠시 멈추기도 합니다. 그 TV는 불안정한 노이즈 영상과 소리
향을 설정하셨는지요.
가 나오도록 제가 일부러 안테나 부분을 잘라내었기 때문에 난시청 지역의 공중파 방
A: 우선 작업방향의 설정이 순조롭지는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문성욱 박사님도
송에나 볼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연출 되었습니다. 또 벽에 설치된 7인치 와이드 액정
자신의 기술이 예술과 어떻게 만나서 시각화 되는지의 여부에 많은 생각을 하고 계셨
KIST마이크로시스템연구센터 방문
모니터 속의 4명의 사람(본인)은 그 움직이는 TV를 집요하게 바라봅니다. TV가 오른 79
쪽으로 움직이면 시선과 고개를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왼쪽으로 가면 왼쪽으로 움직
Q: 이번 전시는 키스트와의 연결을 통해 결과물을 생산해 내지만, 기존작업에서 사
이게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을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전자 공학적 방법으로 처
용되었던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변화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리했기 때문에 정확히 싱크가 맞았었고 인공적인 느낌이 들었지요. 이는 전통적인
A: 작품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기존에 제 작업의 개념을 넘어서는 이야기를 만들어
퍼포먼스를 새로운 매체를 개발함으로써 대신하게 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내고 싶습니다. 그냥 단순하게 키스트에서 기술적인 부분을 받게 된다면 제가 사용
통적인 비디오아트와도 거리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싱글채널 비디오로 표현 한다
하는 모토의 종류를 바꾸는 것인데, 이러한 기술적인 부분에서의 세련됨이 제 작업
면 상당히 다른 느낌 일 것입니다. 가끔“이 작품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는 경우
컨셉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칠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예술가가 기술적인 부
가 있는데 그럴 때 마다 은근슬쩍 넘어가곤 하는데 사실 이 작품의 경우는 제 태도를
분만을 서포터 받는 상황에서 작품이 제작된다면 서로 실망하는 수준에 머무를 수 있
보여주는 일종의 자화상 같은 거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아티스트 프로젝트에
다고 봅니다. 우선 제가 사용하는 기술로 본다면, 그것은 과학계에서 60, 70년 전의
출품 할 작품은 위에서 설명한 작품의 연장선으로 약 5개월간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기술이니까요.
진행하는 동한 있었던 기대감, 실망감, 현실적 어려움, 예술가와 과학자간의 견해차 등을 두 개의 자화상으로 작업할 예정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하나는 자화상이고 하
Q: 과학자가 하이테크놀로지를 개발하고, 예술가들은 그러한 기술이 발전된 다음에
나는 초상화가 되겠지요.. 하지만 두 개가 별개가 아닌 유기적으로 결합된 풍경으로
야 그 기술의 상용화 여부에 따라 작업에 적용정도를 측정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
설치 할 계획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저 뿐만 아니라 문성욱 박사님을 능동적으로 참
러한 순환 때문에 예술에서 사용되는 기술이 로우테크로 그 가치가 매겨 진다는 견해
여시켜야 했습니다. 그가 생각하는 예술과 과학에 관해 이미지나 텍스트를 모아 줄
에 어떠한 입장을 표명하고 싶은지요.
것을 부탁 드렸습니다. 그것을 제가 수집한 예술과 과학에 관한 이미지들과 병치시
A: 하이테크, 로우테크 이러한 용어 사용이 편리해서 이렇게 사용하기는 하지만, 이
켜 작업 할 생각입니다.
개념이 굉장히 모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굳이 과학과 예술을 분리 해놓은 것이 아 니라 학문에 따라 달라지는 구분이 아닐까 합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화가가 그림
참고도판1<untitled>
Q: 작업의 진행과정에서의 어려운 부분들을 감수하면서 과학과 예술의 접점을 찾아
을 그리는 기술을 로우테크하다고 본다면, 그러한 기술이 조각가가 보기에는 오히려
나가는 것이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는지 짚어보는 것이 더 중요한 지점이라는 생각이
하이테크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과학자가 보기에는 양쪽 모두가
듭니다.
로우테크하게 볼 수 있다고 봅니다.
A: 저는 과학자와 예술가가 만나서 작업을 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문제만은 아니라 고 생각합니다. 그룹전 형태로 작업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렵지만 예술가와 과학자
Q: 미디어아트에서의 기술은 작업을 만들어내고 도구로 쓰일 수도 있지만 컴퓨터 프
가 만나서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양쪽
로그래밍이나 기술적으로 구조화된 틀에서 움직이는 조작들도 작업 컨셉에 영향을
모두 서로의 결과물에 열의를 가지고 있는 경우에 가능하겠죠. 서로가 의지만 있다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과학의 개념과 공학적인 부분이 다른 것임은 분명
면 각기 다른 분야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
하지만, 과학과 예술이 통합되면서 상호영향력을 줄 수 있고, 그 영향력을 주고받으
의 경우 현실적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만남을 추진하
면서 시너지 효과도 얻어 낼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이번을 계기로 서로 발전할 수
려 했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있는 어떠한 가능성을 발견하셨는지요. A: 나노 쪽과 관련된 작업을 한다면 흥미로울 것이란 지점을 발견했지만, 우선 그 분
Q: 이번에 출품할 작업은 기존의 작업을 각색, 변형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되는데, 과
야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이 기술에 대해 알아가고 사용
학자와 만나서 어떠한 다른 결과물들이 제작될 수 있다고 보는지요.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때 과학자 분들께 부탁의 형태가 아니라 제 스스로 공부하
A: 프로젝트 초기 단계에서는 문성욱 박사님의 전문 분야인 나노기술을 작업에 어떻
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작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게 직접적으로 이용 할 수 있을까에 몰두했었는데 참 어려웠습니다. 저와 문성욱 박
작업을 진행시키지 않는다면 작품에서는 기술만을 보여주려는 심리가 더 강하게 작
사 사이에 몇몇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실현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너무
용한다고 생각됩니다.
나 많았습니다. 하지만 서로의 상황과 각 분야에 대한 이해의 계기가 되었다는 부분 에 의의가 있습니다. 앞으로 제 작업실에서 문성욱 박사님 촬영이 있을 예정인데 박
Q: 이장원씨의 작업에서는 작업을 위한 설계도 작성에서도 알 수 있지만, 기술적인
사님이 해외출장이 너무 잦아서 일정 조정에 어려움이 있어 걱정입니다. 저도 고민
언어가 작업에 뼈대를 두고 있다고 생각되는데, 기술의 어떠한 부분에서 작업의 영감
하느라 시간을 다 써버려서 정작 작품을 제작 할 시간이 여유가 많지 않습니다.
을 포착해 내는지 궁금합니다. 81
A: 제 작품이 예술(조각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미디어아트)의 전통적인 형식을 따르
2. Scientist interview_문성욱
고 있지 않아서 첫 인상이 그렇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그건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기
작품제작 드로잉
술적인 언어가 작품 제작과 마무리에 중요한 요소이지만 뼈대를 이루고 있다는 말은
Q: 우선 이번 전시가 박사님께서 연구해 오셨던 과학적 기반이 예술작품을 통해 가
좀 조심스럽군요. 특히 저는 하이테크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하이테크는 과정을 캡
시화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연구 기반이 이번 작가와의 결과
슐화 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풋(input)과 아웃풋(output)만 존재 할 뿐 그 과정은
물 도출에 영향을 주셨나요?
감춰지는 경우가 많지요. 원인과 결과의 메커니즘이 시각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A: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마이크로/나노시스템입니다. 크기가 작은 구조물을
무덤덤할 때가 있습니다. 태엽시계를 보면 그것이 어떤 원리에 의해서 움직이는지
만들면 성능이 좋아 집니다. 작기 때문에 소비전력이 줄어들고, 동작 속도를 증가시
한 번에 이해 할 수 있지만 전자시계는 메커니즘이 한 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시간
킬 수 있습니다. 작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은 보다 정밀한 구조물의 제조를 가능케 합니
은 더 잘 맞을지 모르지만요. 그래서인지 몰라도 물리학 책의 일러스트를 보는 것을
다. 마이크로는 1밀리미터의 1,000분의 1이고, 1나노는 1마이크론의 1,000분의 1입
좋아 합니다. 그것을 보면 많은 상상력이 발동 합니다. 물리학은 자연의 이치를 이론
니다.
과 실험을 통해 알아가는 것입니다.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해 놓은 것을 보면 영감이 떠오르곤 합니다. 그림 한 장으로 방정식과 자연의 구조가 한 번에 느껴지는 체험을
Q: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
하게 되지요. 물리학자들의 다이어그램들도 흥미롭습니다. 그러한 것들이 작업까지
을 만들어 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 지점을 가지고 진행된 전시인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예는 그리 많지 않지만 사물이나 현상을 보는 흥미 있는 시각이
만큼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
생기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저도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다이어그램과 같은
품 제작에 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느
드로잉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장사동과 용산의 전자부품 가게나 문래동의
끼신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엄청난 스케일의 철판이나 알루미늄 판을 보면 그것 자체가 예술이라는 생각을 하곤
A: 과학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미 알려져 있는 것을 잘 만들 수 있는 것
합니다. 대자연을 볼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당연히 영감을 받은 것이겠지요.
을 생산이라고 한다면, 과학은 이제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을 새롭게 만드는 작업 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과학과 예술은 매우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예술 작품이
Q: 이번 전시와 관련된 작업의 이야기와 이장원씨의 작업의도를 들었던 시간이었습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감동시켜야 합니다. 과학도 마찬가지로 결과물
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전시진행 부분에서의 계획이나 구체적인 작업구상에 대해
이 사람들을 감동시킬 때 가치 있는 연구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전시 준비 과정의 문
알고 싶습니다.
제점은 서로의 의견을 나눌 시간이 부족한 점입니다.
A: 제가 구사하고 있는 것은 박사님께서 예술작업에 직접 참여를 해주셔야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과학과 나노 기술에 대해 영상을 편집해서 넣을 생각이고, 과학자분을
Q: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한 뉴 미디어 아트가 선보여지고 있습니
작업실로 초대해서 촬영을 할 생각입니다. 박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예술의 흥미로운
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주
부분의 지점을 영상으로 편집할 생각입니다. 과학자와 예술가가 생각하는 예술에 대
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의 과학과 예술의 상호교류에 관한 박사님
한 것을 관객들이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서로의 소통이 원할 할 수 없는 부분의 문제
의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점을 드러내서 내용적으로는 냉소적일 수도 있습니다. 아티스트 프로젝트가 좋은 의
A: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미시의 세계인 나노 영역에서의 현상에 예술가의 영
도를 가지고 출발했지만 이러한 것이 우리나라만, 혹은 지금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
적 감동이 있을 수 있고,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빛인 적외선을 이용한 새로운
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긍정적일 수 있는 것은 서로가 다른 시각이라는 것
형태의 예술 작품의 탄생을 기대합니다.
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보다 서로를 알려고 노력을 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시도가 일어난다고 봅니다.
83
Docking 이중근&이광렬
1. Artist interview_이중근
A: 제 작업 이미지의 반복적인 것을 수학의 요소로 봤던 것 같습니다. 이번 전시의 경 우 작가만의 전적인 입장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과학적인 자세와 입장이 개입되어 함
Q: 이번 전시는 기존에 작업을 해 왔던 방식과 다른 연결선상에 놓여있다라고 할 수
께 추진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저 역시 과학자분이 예술을 하신다면 어떻게 할 것인
있겠는데요. 어떠한 작업 방향을 설정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가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A. 이번에 키스트와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참여 작가로 제의를 받게 된 것은 기존에 제가 해왔던 작업이 나노 과학자들과 성격적으로 비슷하다는 것이 어느 정도
Q: 이번 전시에서는 과학과 예술의 접목이라는 테제아래 작업을 시작했는데, 어떠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됩니다. 실제 나노 작업을 하시는 과학자분께서 보여주신 작업
과정으로 진행시켰는지 궁금합니다.
을 보면, 몇 백배 확대 촬영해서 들어가 미세한 부분까지 보여주는 자료가 있는데, 저
A. 키스트 이광렬 박사님과 두 번 정도 미팅을 했었는데 1,2차 미팅 때까지는 제가 진
역시 그 자료를 보며 마치 제 작업의 이미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키스
행하려고 하는 방향이나 의도에 대해 제대로 이해를 못하셨던 것 같습니다. 나름대
트(KIST)의 나노(Nano) 기술팀이 촬영한 눈으로는 볼 수 없지만, 광학현미경 등의
로는 기술적인 것들에 대해 충분히 말씀드렸고 이러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설
장비를 통해 보여지는 새로운 풍경의 나노이미지에서 조형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명을 드렸습니다. 충분히 어떤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가를 설명 드리긴 했지만 얼마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이미지들은 가시적인 모양과 패턴적인 형상들로 이루어져
전 3차 미팅 때 장비사용에 대해 세부적으로 말씀 드렸더니 키스트에는 그런 장비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연관성에 대해 생각하면서 이광렬 박사님과 파트너가 되어 작업
없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한편 키스트의 이광렬 박사팀에서는 여러 가지 사정을
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유로, 제가 직접 촬영하는 작업방식보다는 키스트 측에서 기존에 촬영한 나도 이미 지에 관련된 사진들을 최대한 이용하여 나노 세상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부
Q: 평소의 관심부분과 작업 컨셉들을 가지고 키스트 쪽의 기술과 맞물리게 되어 작
각시켜 보여주자는 전시연출을 제안하였습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작업의 진행을 위
품을 출품하게 되었는데, 이번 출품작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해 서울대 신승도박사님을 소개시켜 주셨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여 지금
A: 저는 이번 프로젝트의 작업구상을 일상 속의 다양한 소재(손톱, 머리카락, 동전,
예상되는 주 전시 작업은 키스트 나노기술팀에서 촬영한 나노 이미지들과 제 작업을
담배 등)나 신체부위(눈, 코, 입술, 귀, 혀, 손가락)등을 원자현미경 등의 특수 장비로
여러 가지 맥락에서 서로 연관성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하는 것입니다. 관람객들을
촬영하여, 극 미세한 세상 속으로의 시각적 탐험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제 작업에서
위해 키스트 나노기술팀이 촬영한 나노 이미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제 작업과의 연결
관람자의 거리감에 따라 이미지를 이루는 층위가 오버랩되며 교차되는 것을 느끼듯
고리를 발견하고, '과학과 미술의 만남과 접점'을 상상해 볼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
이, 원자현미경을 통해 줌인(zoom-in)되어지는 이미지에서도 여러 층위의 풍경이 교
다.
차되어지는 착시적 풍경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 출품 예정작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는 제가 선택한 소재들을 원자
Q: 이번 전시에서 이중근씨 작업에 과학의 기술적인 부분이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현미경 등의 특수 촬영 장비를 통해 나노 세상으로까지 다가가는 시각적 풍경을 직접
있다고 생각합니까.
촬영한 후, 스틸 컷과 동영상으로 재구성한 작업과 키스트 나노기술팀의 연구과정중
A: 이전에 광학현미경으로 찍은 사진들을 봤는데, 일상적으로 알고 있는 사물의 모습
에 촬영되어진 나노 사진들을 본인의 작업과 함께 시각적 연관성이 있게끔 연출하는
과는 전혀 새롭고 추상적인 풍경들을 보았습니다. 이러한 장면 연출을 만들어 낼 수
작업입니다. 제 작업은 사실적인 사진이미지가 재구성되고 반복되어, 추상적인 패턴
있는 촬영이 가능한 장비대해 이광렬 박사님께 의뢰한 적이 있습니다. 제 작업은 사
의 이미지를 이루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나노(Nano) 세계의 이미지를 접하면서
실적인 이미지와 추상적인 이미지의 거리감에 따른 일루젼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
이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느꼈었는데, 이는 역으로 추상적인 개체가 재구성되
니다. 저는 추상적으로 보여 지는 이미지들이 다른 맥락에서 읽힐 수 있는 사실적인
어 구상적인 형상을 띄는 것이었습니다. 일상의 소재를 사진으로 포착하고 채집하여
이미지들로 중첩되어 있고, 사람이 본다는 행위와 보는 방식이나 거리감에 따라서 다
작업을 이루는 개체적 이미지로 사용하여 반복적인 추상의 패턴으로 구성하였듯이
르게 보여 질 수 있는 일루젼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저의 생각을 과학
거꾸로 일상의 소재 속, 나노 세계를 이루고 있는 추상적 패턴의 이미지로 탐험을 해
의 기술적인 부분이 어느 정도 채워 주리라 생각했습니다.
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지금까지 전시를 해 오시면서 다양한 협업관계로 작업을 진행해 보셨겠지만, 이 Q: 이러한 작업 컨셉을 과학자분들과 어떻게 조율해 해 갔으며, 평소에 작업을 해 오 면서 과학적인 부분을 발견하신 적이 있나요.
번 전시를 통해 과학자분들과 하나의 결과물을 도출하는 것에 의의가 있는데요. 이 KIST미래기술연구본부 방문
전의 작업진행과정과 달랐던 점은 있다면요. 85
A: 작가들은 보통 작업에 있어 작가 자신의 직관적인 느낌으로 작업을 진행하는데,
2. Scientist interview_이광렬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과학자와 일대 일로 만나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그런 성격의 작 업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내세운다는 것이 약간 부담스럽기
Q: 이번전시가 박사님께서 연구해 오셨던 과학적 기반이 예술작품을 통해 가시화 될
도 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자료를 보면서 '이 건 참 좋네요. 아름답네요.' 라고 말하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연구 기반이 이번 작가와의 결과물 도출
는 부분이 그분께는 별로 와 닿지 않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건 아마 어떤 형상 이미
에 영향을 주셨나요?
지를 봤을 때 과학자와 예술가가 다가가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번 프
A: 저는 재료의 미세조직(수 마이크로미터 혹은 수십 나노미터 크기)에 관심을 가지
로젝트를 통해 전반적으로 과학자와 예술가가 다가가는 관점이 다르다는 생각을 하
고 일해 오면서 미시의 자연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에 경탄한 경험을 많이 가지고
게 되었습니다.
있습니다. 저와 저희 그룹의 최정혜 박사와 같이 작업을 하시는 이중근 작가께도 이 런 저희의 경험이 작품의 모티브가 되도록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Q: 과학자와 예술가 사이에서 하나의 의견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사항을 가
작가인터뷰
지고도 접근해 들어가는 방식이 상이한데, 의견수렴을 지금까지 어떻게 진행시켜왔
Q: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
는지요.
을 만들어 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지점을 가지고 진행된 전시인
A: 과학자분들은 예술가 입장에서 보는 창조적인 행위조차 현실적이고 생산적인 입
만큼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
장에서 접근을 하시려고 하는 거 같습니다. 그래서 단지 전시로써 끝나는 것, 그 자체
품 제작에 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느
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예술가들 입장에서도 그런 과학자들의 생
끼신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각이 느껴져서 과학자들에게 우리의 작업이 하나의 아이템, 아이디어가 되도록 접근
A: 과학적 토대의 예술작품에 대한 견해를 펼칠 정도로 예술에 조애가 깊지 못합니다
해보자라는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것은 몇 달 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할 수
만, 예술가들에게 과학이 모티브를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
있는 그런 성격의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 새롭고 독특한 presentation tool이라는 기능으로서의 역할도 있을 수 있겠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과학적 지식의 증가에 따라 자연을
Q: 이번 전시를 통해 과학과 예술의 만남에 대한 예술적 조망에 어떠한 견해를 가지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달라져 왔는데, 그러한 시각의 변화는 새로운 예술로 반영될
고 있는지요.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창의적인 예술작품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인류의 자
A: 과학과 예술의 접점에 대한 생각을 했습니다. 이러한 논의가 된 책자나 관련기사
연관 혹은 우주관의 변화를 감지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를 접하고 외국의 잘 된 사례를 봤을 때는 '정말 이런 것이 필요해'라고 생각하지만,
과학기술 분야 내에서도 전공이 다르면 함께 일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이
서로에 대한 생각을 충분히 나누지 못하고, 서로 바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질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과학기술자와 미술가들이 만나서 일을 벌이는 것이 어
점이 많았습니다. 기존에 이러한 점들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이 어
디 쉽겠습니까? 서로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점만으로도 큰 진전이라고 생각합니
떤 면에서는 동상이몽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다. 첫 경험인지라 시행 상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분야에 따라 일률적으로
러한 과학과 예술의 접점을 위한 가능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해 볼 수 있는 시간이라고
counterpart를 정하는 것 보다는 우선 서로의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생각합니다. 각 분야들마다 서로 '좋아요 재미있겠네요.'라고 이야기는 하지만, 지금
시작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KIST 연구원들이 모두 여유 있
까지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이건 과학자와 예술가가 해야
게 시간을 내지 못하는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히 이 점이 중요했
하는 접점이다'라는 생각과 '정말 이 프로젝트는 두 분야의 사람들이 만나서 할 수 밖
던 것 같습니다.
에 없는 작업이다'라고 할 수 있는 지점들이 지금까지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 니다. 이러한 부분이 작은 자리에서 설정이 된다고 하더라도, 과학자가 제 작업을 어
Q: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한 뉴 미디어 아트가 선보여지고 있습니
느 정도 협조해주는 정도, 아니면 과학자의 업적을 예술가의 입장에서 그럴싸하게 가
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주
시화시켜주는 것이 전부였으니까요. 과학과 예술은 아직까지도 이러한 관계설정에
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의 과학과 예술의 상호교류에 관한 박사님
멈추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의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A: 과학기술의 툴로서의 기능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비단 현대 뿐 아 니라 과거에도 (물감의 발전이 화학과 무관하지 않듯이) 그랬을 것입니다. 과학기술 87
은 미술 작품을 지을 수 있는 building block들을 수도 없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것 을 이용해서 어떤 표현들을 해 낼 것인지는 미술가들의 몫입니다. 그러나 과학기술
Docking
의 발전은 새로운 tool의 제공뿐 아니라 contents자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최성록&문성욱
1. Artist interview_최성록 Q: 기존의 작업에서 주 소재로 프라모델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저의 생각입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변하는 우주관을 감지하는 것이 새로운
A: 프라모델은 제가 본능적으로 익혀왔던 소재입니다. 그것은 제가 가지고 있는 기
예술의 모티브가 될 것입니다.
억과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바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죠. 처음에는 그것을 의도적으 로 제시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최초의 프라모델 작업이 된 배 모양의 작품들은 설계 도 없이 저만의 공상으로 만들다가 우연하게 나온 것들입니다. 또 저는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습니다. 학부 4학년 때까지는 예술이 숭고한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졸업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버리게 되었습니다. 이제 너무 진지하고 숭고한 작업은 진 부하게 느껴져서 별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Q: 프라모델를 사용하게 된 계기와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최성록씨 작업에 어떠한 관련성을 제시하는지 궁금합니다. A: 저는 버려진 프라모델로 작업을 해 왔습니다. 저는 이러한 재료를 소재적인 차원 에서 작업을 바라보고 그것을 저급하다고 판명내리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인가, 키치인가를 묻는 것보다는 창조성을 묻는 게 좀 더 적절하다는 겁니다. 이 런 견지에서 잘 만든 3D 애니메이션도 예술일 수 있다고 봅니다. Q: 전시의 테제인 '예술과 과학의 만남'을 자신의 작업과 관련하여 어떻게 이해하시 는지요. A: 처음에 '예술과 과학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접했을 때, 이것을 어떻게 풀어나가야 될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우선 어떤 개념에 준해서 작품을 선보여야 할지가 문제 였습니다. 일단은 지금까지의 작업과는 다른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해야겠다는 생각 을 했어요. 그래서 저는 '마이크로(micro)'라는 개념을 택해서 작업을 진행시켰습니 다. 우리가 평소에 접하는 것들을 작게 설정해 놓을 때, 혹은 너무 작아서 지나쳐 버 렸던 것을 확대시켜 보일 때 일어나는 흥미로운 상황을 부각시키는 것이죠. 가령 10 원짜리에는 다보탑 윗부분의 작은 탑 6개가 있는데 저는 그 부분을 촬영했습니다. 과 학자들과의 상호 교류를 통해 이렇듯 우리가 쉽게 지나친 것들을 부각시키고 싶었습 니다. 같이 작업했던 박사님의 요즘 관심사는 빛 알갱이를 이용해서 암호를 만드는 것인데요. 빛의 알갱이 하나에다 정보를 얻어놓고 다른 쪽에 보내면 다른 한쪽은 보 지 못한다는 겁니다. 사실 이해가 잘 안되지만 흥미로운 접근이라고 생각됩니다. Q: 기존에 해 왔던 프라모델 작업의 연장선상에서 키스트와 연관해서 작품을 출품 하게 되는데, 이번 출품작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A: 이번 전시에서는 지금까지의 제 작업들과는 다르게 싱글채널 단편 영화를 계획하 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 북한산에 올라가서 암벽등반을 하는 사람들을 찍고 왔는데 작가인터뷰
요. 이 암벽등반 하는 사람들과 제가 찍은 작은 돌맹이들이 이번 작업의 모티프들입 89
니다. 7인치 모니터에 이 두 가지를 합성해서 조그마한 풍경을 만들어 볼 예정입니
아요. 공상과 현실의 차이가 점점 좁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과학이 SF소설을
다. 다른 작품들과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제작될 겁니다. 또한 동전 작업을 예로 들자
곧 앞질러버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 과학자는 이제 작가들의 상상력을 뛰
면, 혹시 레밍즈라는 게임을 아시나요? 그 게임과 유사하게 여기서도 사람 같기도 한
어넘어 버린다고 생각합니다.
생물체가 탑에 올라가서 계속해서 떨어져요. 10원짜리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사람들 작품제작 드로잉
이 계속해서 올라가고 떨어지는 하나의 씬, 이것도 7인치 크기로 제작될 겁니다. 그 리고 아예 10원짜리로 찍었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작품을 보는 사람들 이 작품 앞에서 '어디서 찍은 것인가?' 하는 추측을 하게 해주고 싶어요. 또 다른 장면 들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헬기가 와서 새들이 날아오르는 장면 같은, 합성을 통해 몇
2. Scientist interview_문성욱
개의 씬을 만들 겁니다. Q: 우선 이번 전시가 박사님께서 연구해 오셨던 과학적 기반이 예술작품을 통해 가 Q: 이번 작업의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시화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연구 기반이 이번 작가와의 결과
A: 촬영을 할 때는 과학자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연구소에서 레이저를
물 도출에 영향을 주셨나요?
이용해 촬영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이미지를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것이어서 작
A: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마이크로/나노시스템입니다. 크기가 작은 구조물을
업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레이저에는 못 미치지만, 그보다 다루기가 쉬운 도구로
만들면 성능이 좋아 집니다. 작기 때문에 소비전력이 줄어들고, 동작 속도를 증가시
대상을 40-400배까지 크게 볼 수 있는 카메라로 다시 촬영했습니다. 촬영하면서 연구
킬 수 있습니다. 작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은 보다 정밀한 구조물의 제조를 가능케 합니
원과 함께 기계사용법을 익혀가고 있는 단계입니다.
다. 마이크로는 1밀리미터의 1,000분의 1이고, 1나노는 1마이크론의 1,000분의 1입 니다.
Q: 그러한 작업과 기존 작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연관성이 있습니까. A: 이번 작업은 제 전작들을 관통하는 어떤 환상들, 인간적인 풍경, 쉽게 스쳐지나가
Q: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
는 것들, 버려진 것들, 일상적으로 널려 있는 것들에 대한 관심과 연결됩니다. 쓸데없
을 만들어 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 지점을 가지고 진행된 전시인
는 관심일 수 있지만, 저는 그런 것들에 시선이 가고, 그것들로 작업하는 것이 재미있
만큼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
습니다.
품 제작에 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느 끼신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Q: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 협업으로 작업을 제작해 내는 것은 혼자서 컨셉을 만들고
A: 과학은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입니다. 이미 알려져 있는 것을 잘 만들 수 있는 것
진행시 나가는 과정과는 다르게 의견조정의 역할이 부가된다고 봅니다. 이번 전시에
을 생산이라고 한다면, 과학은 이제까지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을 새롭게 만드는 작업
서 과학자들과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과학과 예술은 매우 유사한 면이 많습니다. 예술 작품이
A: 예술에 대한 인식 차이였습니다. 그 분들은 예술이 아름답고 즐거워야 한다고 생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감동시켜야 합니다. 과학도 마찬가지로 결과물
각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은 예술 작품들도 많지 않습니까? 또 제일 큰 한계는 공유할
이 사람들을 감동시킬 때 가치 있는 연구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전시 준비 과정의 문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또 예술과 로봇의 만남과 같은 표
제점은 서로의 의견을 나눌 시간이 부족한 점입니다.
피적인 접근도 아쉬웠습니다. 기술적인 부분은 중요하지만 단순히 기술을 표피적으 로 보여주는데 만족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Q: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한 뉴 미디어 아트가 선보여지고 있습니 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주
Q: 이번 전시를 통해 과학과 예술의 접목의 부분을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실현화 시키
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의 과학과 예술의 상호교류에 관한 박사님
려고 노력하셨는데요. 아직은 그 지점이 턱없이 미흡하고 부족하지만, 과학과 예술
의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과의 앞으로의 만남에 대해 조망에 대한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요.
A: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미시의 세계인 나노 영역에서의 현상에 예술가의 영
A: 저는 요즘 멀리 지구 밖으로 나가려는 시도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공위 성이나 로켓 발사들. 옛날에 SF에만 등장하던 것들이, 이젠 정말 현실이 되어 버렸잖
KIST마이크로시스템 연구센터 방문
적 감동이 있을 수 있고, 사람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빛인 적외선을 이용한 새로운 형태의 예술 작품의 탄생을 기대합니다. 91
Docking 최태윤&강성철, 안상철
1. Artist interview_최태윤
메라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는 이미지와 신체입니다. 사비나 아티스트 프로젝트에 출품하는 이번 작업<Object of Desire:욕망의 대상>은 지금까지 진행해 왔던 퍼포먼
Q: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진행해 왔던 퍼포먼스 작업 컨셉이 이번 전시 출품작에서
스와 인터렉티브 작업의 만남을 꾀하는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작업에 등장
또 다른 이야기의 확장이 일어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하는 퍼포머는 서울의 이곳저곳을 여행하기 위한 관광객입니다. 이 퍼포머는 관광객
A: 저는 무대 위 그리고 길거리에서 연출되는 퍼포먼스 작업을 좋아 합니다. 이 작업
의 중요한 징표가 될 수 있는 카메라를 몸에 주렁주렁 달고 여행지의 새롭고 이국적
을 통해 관객과 가장 현장감 있는 방식으로 소통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퍼포먼스
인 풍경을 끊임없이 찍습니다.“내가 이곳에 있었다”라는 증거를 남기기 위한 행위
의 또 다른 중요한 매력은 공연 시작하기 전에 느낄 수 있는 긴장과 흥분감입니다. 퍼
의 도구로 쓰이는, 그의 몸에 매달려 있는 수많은 카메라가 보는 시선은 어떤 것일까?
포먼스는 준비하는 긴 과정에 비해 짧은 순간에 끝나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여기
관광객은 자신의 일상적인 사물의 익숙한 것들에서 이탈되어 호기심의 대상들에 둘
서 오는 긴장감과, 공연 되고 있는 동안의 가장 강렬하고 직접적인 것들을 관객과 소
러싸이게 됩니다. 또한 자신의 홈 타운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을 타국에서 보게 되었을
통 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같은 컨셉의 작업을 갤러리에서 했을 때와 행인들이 지
때 그 기쁨 또한 감추지 않고, 즐기게 되는 것이 관광객의 심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나다니는 길거리에서 했을 때 반응은 완벽히 다르게 재현되기 때문입니다.
곧 서양에서 한국에 온 관광객이 이태원에 가서 즐거워하고 한국 관광객이 미국에 가 면 꼭 코리아타운을 가보는 것과 같은 상황입니다. 그런데 제가 이 작업에서 퍼포밍
Q: 최태윤씨의 작업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혼합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하는 관광객은 그 어디에서 온 사람이 아닙니다.(He is a tourist from nowhere)
번 전시에서도 오프닝 퍼포먼스를 비롯해서 전시 진행과정에서도 생산되는 사진형 태의 작업 결과물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는데요. 지금까지 진행되었던 작업에 대해
Art Institute of Chicago 게릴라 퍼포먼스_2001
Express to Nowhere 비디오 시리즈
이러한 상황설정은 제 비디오 작업 시리즈 <Express to Nowhere>에서 그 개념이 더
알고 싶습니다.
잘 들어난다고 봅니다. 이 작업은 세계의 이국적인 장소와 상황을 찾아다니면서 찍
A: 저는 신체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뉴미디어에 관심 가지고 있습니다. 제
고 편집한 3개의 영상 시리즈물입니다. 여행객과 관광객은 작은 차이를 갖고 있다고
가 비디오와 인터렉티브 작업을 접근하는 방식은 퍼포먼스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행이 다른 환경에 준비되지 않은 상황을 경험하러 가는 것 이라면 관
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매체를 사용해서 작업할 때 한 명의 퍼포머와 작업 하듯이 충
광객은 이미 만들어져서 준비되어 있는 이국적인 모습을 찾아다니는 문화 관광객
분히 시간을 가지고 서로 익숙해 질 때까지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cultural tourist)이기 때문입니다. 여행객은 자신을 그 지역에 최대한 스며들게 노력
고 생각합니다. 영상 작업은 일회성 퍼포먼스를 다양하게 리플레이 하기 위해서 시
하고 관광객은 에어컨디션이 되는 버스를 타고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합니
도하기도 하는데요.
다. 이 작업은 아티스트가 직접 관광객이 되어서 서울 시내 관광을 체험함으로써 영 감을 받고, 찍은 사진의 결과물을 다른 관광객에게 보여주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당신의 아침 산책을 파세요>는 퍼포머가 여행 가이드처럼 관객을 일상적인 산책로
설정을 저는 여러 개의 카메라와 특이한 복장을 한 퍼포머가 만들어 내는 상황으로
로 인도하는 작업입니다. 퍼포머가 관람객과 함께 걸으면서 그 지역에 대한 축적된
만들어 낼 생각이고, 이러한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얻게 되는 자연스러운 참여관객
지식과 기억을 공유하는 작업입니다. www.morningwalk.biz 웹사이트에는 이러한
의 반응 또한 작업의 일부가 될 것입니다.
시도들이 아카이브 되고, 관객이 자신의 산책의 금전적인 가치를 매기고 가상으로 사 고 팔 수 있는 마켓도 만들었었습니다.
Q: 이번 전시준비를 통해 과학자와의 연계지점에서 기존에 해 오던 작업 방식과는 어떠한 부분이 달라지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당신의 아침 산책을 파세요 퍼포먼스_2005
<Shoot Me If You Can: 카메라 게임>은 폰 카메라로 상대팀의 모습을 찍어서 서버에
A: 저는 제가 익숙한 분야에서 벗어난 영역의 매체와 주제를 다룰 때에는 무용수, 작
전송하면 서바이벌 게임과 같이, 사진 찍힌 사람이 게임 아웃 되는 것입니다. 이 작업
곡가, 패션 디자이너, 그리고 과학자, 기술자 등의 다양한 전문가와 학생들과 공동 작
은 퍼스널 미디어를 통한 이미지가 넘쳐나는 요즘 상황과 감시 카메라의 폭력적인 역
업을 해왔습니다. 모든 작업의 기초는 충분한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특정 기
할에 대한 주석역할입니다.
술을 이뤄내기 위해서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고, 아이디어를 같이 구체화 시키면서 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이 기본적으로 중요하
<Shoot me if you can> 도시형 네트워크 게임_2005
Q: 기존에 해 왔던 퍼포먼스작업의 연장선상에서 키스트와 관련되어 작품을 출품하
고, 그러면서도 솔직한 의견 제시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러한 기본생각이 기본 전
게 되는데, 이번 출품작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제가 되어야 되기도 하지만, 공동 작업 파트너를 만나는 과정은 천차만별입니다. 제
A: 제 작업의 기본적인 뼈대는 비디오카메라를 통해서 보는 사람의 몸, 내 몸이 본 카
가 협업을 해 왔던 기억을 해 보자면, 작년에 우연히 갤러리 오프닝날 문 앞에서 커피 93
를 마시다가 이야기가 잘 통해서 바로 공동 작업을 한 작곡가 전현석 씨와 한 영상 작
습니다.
업 <site of chasm>입니다. 작업의 시작을 위한 만남은 우연이었지만 이 작업은 한국
우선 이때 제시했던 제 컨셉은 심장 박동에 따라서 여러 개의 웹캠에서 보이는 이미
컴퓨터 음악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11월에 독일 브뤼멘 음악 대학 에서도 상영 및 연
지가 순차적으로 노트북 컴퓨터에 저장되고, 그 이미지들이 무선 네트워크를 통해서
주가 되는 뜻 깊은 결과를 가지고 왔습니다. 또한 2000년부터 시카고를 기반으로 같
갤러리의 관객에게 보여 지는 것이었습니다. 이 연구원은 그 방식은 너무 어렵고 실
이 작업을 해온 그룹‘장승’은 한인 학생 4~5명이 시작을 했지만, 2002년경에는 다양
험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다른 방식을 제안했습니다. 그 제안은 다
한 국적의 아티스트들이 정기적으로 퍼포먼스와 전시에 참가했습니다. 또한‘수다’
음과 같습니다.
라는 릴레이 퍼포먼스 이벤트를 열어서 참가자들이 같이 음식을 만들어 먹고 서너 시
몰래카메라로 불리기도 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의 눈 부분에 들어가는 소형 CCD 카
간씩 끊이지 않고 퍼포먼스를 합니다. 서로에 대해서 가장 많이 알 수 있는 경험 이었
메라를 무선 카메라에서 찍는 장면이송, 수신 시키는 방송 장비인 NTSC 모뎀을 통해
습니다. 4년 동안 시카고 미대를 중심으로 재미있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해왔습니다.
서 보내지고, 이러한 과정에서 사진이 찍히는 느낌을 주기 위해서 눈가리개와 같이 렌즈 커버가 카메라 렌즈를 가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버튼이 눌리거나, 심
작가인터뷰
작품제작 드로잉
Q: 과학기술의 가시화 작업은 전시의 형태를 통해서도 가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듭
장이 박동 할 때마다 커버가 돌아가는 것이죠. 검은 화면이 나오고 있다가 커버가 돌
니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과학자 분들과 다양한 컨셉에 대한 의견조율의 과정
아갈 때 렌즈를 통한 화면이 잠깐 보이는 것입니다. 이것을 구현하기위해서는 작은
이 있었을 텐데, 과학기술이 예술적으로 시각화 될 수 있는 통로에 대해서 어떠한 견
회로와 기계를 만들어야 되는데, 처음 이 연구원은 설계도 면만을 그려준다고 제시
해를 가지고 계신지요.
했습니다. 하지만 설계도가 있어도 직접 그린 사람이 제작을 해야지 정확하게 되지
A: 과학기술과 예술의 만남이 아름답고, 스팩터클하게, 또는 세심하게 중요한 메시지
그렇지 않으면 시행착오도 많이 질 뿐 아니라, 제작을 맡기면 작업비용도 많이 소비
전달을 원활히 하는 작업이 얼마든지 많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과학 기술은 많은 전
되는 이유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습니다. 우선 키스트 쪽에서 제시하는 기술
시화의 과정을 만들어 낸다고 봅니다. 공학학회에는 논문 발표와 함께 포스터도 발
적인 소프트웨어도 작품의 중요한 부분이고, 결과적으로 작업결과물에서 얻는 효과
표됩니다. 특히, 파워포인트 자료 6장을 붙여서 만든 패널이 수없이 진열되었던 디스
는 비슷하더라도 접근 방식과 구현이 판이하게 다르면 그 작업은 의도하지 않은 방법
플레이가 기억이 나는데요. 미적인 감각은 떨어지더라도 가장 중요한 메시지 전달에
으로 만들어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몇 일간 고민을 하다가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는 충실하고 있다고 봅니다. 과학 기술은 근본적으로 예술적으로 시각화 될 수 있는
했습니다.
통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열역학 박사이신 아버지께서 그래프를 그리시는 모습을 봤습니다. 특정 물체가 타는 온도와 환경을 나타내는 그
Q: 과학자와 예술가가 하나의 작품을 제작하는 진행 과정에서 서로의 의견수렴에 어
림들은 무지개와 같이 화려하고 모든 그림이 각각 다릅니다. 그때 그것이 저에겐 아
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로 인해 작업의 컨셉을 잡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름다움으로 다가왔었습니다.
다양한 시행착오와 고민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고민 끝에 어떠한 작업 제 작을 구상 했는지요.
Q: 이번 전시에서는 과학과 예술의 접목이라는 테제아래 작업을 시작했는데, 어떠한
A: 앞서 말씀 드린바 있지만, 한 연구원과 첫 미팅 후 다양한 실현 불가능성으로 제가
과정으로 진행시켰는지 궁금합니다.
제시한 작업 컨셉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연구원을 찾았고, 때마
A: 제가 정리한 컨셉과 기술 스케치를 키스트 쪽에 보여드리고, 기술적인 solution 가
침 KIST로봇연구센터에 1차 필드트립을 갔을 때 Vision Based Motion Capture를 연
능성을 확인받으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키스트 쪽에서 제 작업 스케치에 기술적으로
구하시는 분이 계신지 문의를 드리게 되었고, 이러한 절차 후에 지금 같이 작업을 진
어려움이 있을 때 마다 알려주는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항을 검토
행하고 있는 전세웅 연구원을 소개 받았습니다. 8월 19일 연구실을 찾아 가서 작업의
한 후 저 또한 기술적으로 실현 여부의 가능성을 실험해 보고 있습니다. 이 작업을 진
컨셉에 대한 설명과 새 작업 Object of desire 를 하는 이유, 그리고 예상 결과 등에 대
행하는 처음 대화단계에서는 키스트 쪽에서 전혀 익숙해 하지 못하는 현대 미술, 특
해서 자세하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아무래도 과학 기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연구
히 퍼포먼스와 미디어 아트에 대해서 의아해 하셨지만, 작업을 위한 구체적인 대화
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실험적인 미디어 아트에 대하여 생소하게
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8월 3일에 처음으로 로봇 연구 센터의 이우섭 연구
느끼셨을 테지만, 대화를 통해서 이해의 폭을 좁힐 수 있었습니다. Vision based
원과 회의를 했을 때 제가 준비한 작업 스케치를 가지고 이것이 실질적인 작업 구체
motion capture 는 카메라 세 대가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어서 앞, 옆 ,위에서 사람의
물로의 연결이 가능한지 질문했었고, 이 연구원은 투자 할 수 있는 시간과 비용이 많
동작을 인식하고 그림자 값 등으로 연산을 하여서 위치를 계산 하는 것입니다. 그것
이 부족하기 때문에 제가 구상한 방법으로는 실질적인 제작이 어렵다는 대답을 했었
출품작<욕망의 대상> 설명
은 외부에서 신체를 보는 방식이고, Object of Desire 작업에서 퍼포머가 입고 있는 95
여러 개의 카메라는 신체에서 외부를 바라보게 됩니다. 이러한 컨셉 이야기를 키스
2. Scientist interview_강성철&안상철
트 연구원과 나눈 후 2주 정도 지난 다음에 전 연구원에게 첫 실험 결과를 들을 수 있 었습니다. 웹캠 4~5대 정도를 한 컴퓨터에 연결 시켜서 동시에 사진을 캡쳐 받는 것
1) Scientist interview_강성철
이 기술 구현에 첫 단계였습니다. 이 컨셉이 실험 전에는 쉽게 구현될 줄 알았었지만, 실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Q: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 을 만들어 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지점을 가지고 진행된 전시인
Q: 진행과정 중에서 초기의 개념을 실제적인 작업으로 연계시키면서 어려웠던 점은
만큼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
있다면 어떠한 부분이었나요.
품 제작에 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느
A: 무엇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시간 부족 이었습니다. 이번에 작업을 같이 진행시키
끼신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는 전 연구원은 10월 중반에 석사 논문 발표가 있어, 바쁘게 연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
A: 예술에는 문외한인 저로서는 어려운 질문이네요. 사실 공학을 하는 저로서는 먼
에 본격적인 작업은 10월 중반부터 하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발표가 11월 초로 미
저 과학과 공학이 다르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공학은 기본적으로 쓸모 있는 제
루어지면서 작업 진행 스케줄이 많은 영향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는 기술을 제외한
품을 만들기 위해서 과학을 수단으로 하는 학문이라 봅니다. 따라서 저도 과학이라
다른 부분을 진행 시키고 있고, 전 연구원이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를 기다리고 있는
는 영역에 깊이 빠져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과학-예술의 관계를 깊이 고민해 보지 못
상황입니다. 아티스트 사이언티스트 프로젝트에 의한 전시가 아니었다면, 전 연구원
했습니다. 더구나 저로서는 공학-과학-예술의 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의 작업을 연기하고 제가 예전부터 같이 작업을 해온 기술자와 작업을 시작 했을
작가와의 대화에서 서로 사용하는 용어의 생소함만으로도 공학자와 예술가와의 갭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학자와 예술가의 만남이기 때문
이 매우 크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사실 큰 시장을 만들 수 있는 (돈을 많이 벌
에 차분히 기다리고 있고, 또한 전 연구원이 시간적 여유가 생길 때부터 full time 으
수 있는) 제품이 될 만한 첨단의 로봇기술을 개발하는 데 제일 관심이 있습니다. 그
로 집중적으로 아티스트 프로젝트에 참가할 의사가 있다고 하셔서 긍정적으로 생각
런데 예술가는 자신이 정말로 표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로봇을 만들거
하고 있습니다.
나 사용하고자 하는 것 아닐까요? 이러한 점에서 공학자와 예술가의 갭은 있어 보입 니다. 단, 희망적인 것은 (이게 제가 예술가 분들을 만나고 싶었던 이유입니다) 공학
Q: 이번 전시를 통해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좀 더 가까운 곳에서 실현화 시키려고 노
자들도 단지 기술만으로 사람을 감동시키고 사람과 인터랙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력하셨는데요. 아직은 그 지점이 미흡하지만, 앞으로 과학과 예술의 만남에 대해 어
는 것을 인정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디자인의 문제이고, 현재 로봇 산업의 최대 화두
떠한 조망을 가지고 있는지요.
인 산업을 일으킬만한 killer application을 찾는 중요한 단서로서, 예술적 수단을 통
A: 지난 6개월간 INP (Interactivity and Practice) 라는 미디어아트팀에서 활동하고 있
한 사람과의 인터랙션의 폭을 더욱 넓힐 수 없을까 하는 것입니다. 로봇은 사람과 닮
습니다. 그곳에서는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전문가가 회화 조소 출신의 작가 뿐 만 아
고 사람과 인터랙션하기 좋은 대상으로서 단지 기능적인 서비스를 하는 기계가 아니
니라 문화연구자, 미학 이론 전공자와 함께 작업을 합니다. 컨셉 구상부터 전시 설치
라 사람과 함께 사는 존재라 생각되므로, 이를“문화적”인 관점에서 봤으면 합니다.
까지 같이 하기 때문에 충분한 대화가 가능했었는데요. 오랜 기간 동안 자발적으로
하지만 이런 화두를 공학자들 사이에서 제기하기가 어려운 한계가 있어, 예술가와의
함께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기술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만남을 통해 문화적 양분을 공급받고 싶습니다.
10% 라고 해도, 상대방의 사고방식(혹 공학적 사고방식)을 알게 되고 소통 할 수 있 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러한 부분들이 작업에서 그대로 나타나게 됩니다.
Q: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한 뉴 미디어 아트가 선보여지고 있습니 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주 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의 과학과 예술의 상호교류에 관한 박사님 의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A: 예술작품이 작가와 세상(대중)과의 매개체라 보면, 과학기술 분야에서 humancomputer(혹은 robot) interaction에서 제안되는 인터페이스(인터랙션) 장치는 인간
작가인터뷰
과 다른 세상(사이버 공간 포함)을 이어 주는 매개체가 됩니다. 여기서 저는 깊은 유 사성을 발견하게 되고, 현대에서는 결국 같은 도메인의 문제라고 봅니다. 이러한 관 97
점에서 뉴미디어 아트에서 과학기술은 인간-인간, 인간-세상을 더욱 실감나게 (tangible) 연결해주는 매개체 기술로 많이 활용되리라 봅니다.
2) Scientist interview_안상철 Q: 이번 전시가 박사님께서 연구해 오셨던 과학적 기반이 예술작품을 통해 가시화 될 수 있는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어떠한 연구 기반이 이번 작가와의 결과물 도 출에 영향을 주셨나요? A: Human-Computer Interaction에 대한 연구가 작가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 같 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와 처음 몇 차례 접촉만 있었고 실제 작업은 없었습니다. Q: 과학과 예술의 접목을 꾀하는 이번 전시는 각기 다른 두 분야에서 하나의 결과물 을 만들어 내고자 기획된 전시입니다. 여러 가지 한계지점을 가지고 진행된 전시인 만큼 어려움이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평소에 과학적 토대를 바탕으로 한 예술 작 품 제작에 관한 박사님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준비하시면서 느 끼신 문제의식이 있으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예술이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과학기술이 우리 삶에 스 며들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과학이 가지는 좋은 영향과 나쁜 영향에 대한 통찰과 반 성을 예술작품을 통해서 했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Q: 예술의 영역에서 새로운 매체들을 활용한 뉴 미디어 아트가 선보여지고 있습니 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예술에 직 ? 간접적인 영향을 주 고 있는데요. 이러한 부분에 있어 앞으로의 과학과 예술의 상호교류에 관한 박사님 의 전망을 듣고 싶습니다. A: 저도 과학기술이 예술에 직,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고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과학기술이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직관력 과 예술적 영감까지도 필요한데, 예술가들께서 이러한 영감을 과학자들에 불러일으 켜 줄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많겠지만, 이러한 과학과 예술 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ArtiST PROJECT WORKSHOP1 Docking Artist&Scientist
ArtiST PROJECT WORKSHOP 2 예술과 과학의 만남
예술과 과학의 만남 ArtiST PROJECT WORKSHOP 2
본 워크샵은 매체미학자, 과학철학자, 미디어전시기획자, 미디어작가 등이 모여 예술과 과학의 만남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이다. 아티스트프로젝트의 부대행사이지만, 본 전시의 보조역할 이 아닌 예술과 과학이 만남으로서 이루어지는 본격적인 담론이 형성되는 자리이며, 전시의 한 형태로서의 위치를 가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미디어전시들이 열렸다. 그리고 본 전시의 기획형식처럼 예술가와 과 학자들이 만나는 학제간의 교류형식을 띤 전시도 있었다. 그러나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아 티스트프로젝트는 이전의 전시와는 다른 독특한 위치를 선점한다. 그 이유는 작가와 과학자들 이 만나는 과정을 상세히 기술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났던 구체적 사건들을 다 담고 있기 때문 이다. 최종적 결과물들을 전시하는 것만으로 아티스트프로젝트의 위치를 말할 수는 없는 것이 다. 아울러, 이론가 워크샵도 전시의 한 과정이다. 이는 보여주는 전시에서 벗어나 실천적 담론 들을 생산하고 현재진행형의 살아있는 전시를 만들기 위해 기획되었다. 따라서 예술과 과학이 만나 좋은 풍경을 연출할 것이라는 매우 추상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지금의 현실을 인지하고 진단하여 구체적인 충돌과 시너지효과들을 말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3일 동안 이뤄지는 이번 워크샵에서 첫째 날은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전시팀장인 신보 슬과 미디어작가인 안광준이 만나 한국미디어아트의 흐름에 관해 논한다. 둘째 날은 미디어이 론가인 이원곤과 전시기획자인 황인이 만나 예술과 과학의 만남과 미래에 관해 논한다. 이어 세 번째 날은 매체미학자인 심혜련과 과학철학자인 정광수가 만나 예술과 과학의 만남과 미학 적 함의에 관해 논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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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정
▒
한국 미디어아트의 흐름 2005. 11. 24(목) 오후 5시~7시
○ 2006년 가을_미디어아트의 르네상스를 꿈꾸다 신보슬(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전시팀장)
○ 세기의 충돌_디지털 미디어아트 작가로서 작업과 전시의 현장에서 느낀 사항들을 중심으로 안광준(미디어작가, 한성대 전임강사) ▒
예술과 과학의 만남과 미래 2005. 11. 25(금) 오후 5시~7시
○ 온/오프라인 네트워킹에 의한 인터랙티브 아트와 '디지털 미술관' 이원곤(단국대 예술학부 교수/미디어예술론)
○ 예술과 과학기술의 재회와 미래 황인(아트 액티비스트) ▒
예술과 과학의 만남과 미학적 접근 2005. 11. 26(토) 오후 5시~7시
○ 예술과 과학의 상호 관계에 대한 미학적 접근 심혜련(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 과학이란 무엇인가 정광수(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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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PROJECT 2006년 가을 미디어아트의 르네상스를 꿈꾸다 신보슬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전시팀장)
2006년 가을_미디어아트의 르네상스를 꿈꾸다
트의 미래를 바라본 결정일 수도 있다는 자못 억지스러운 낙관적인 견해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신 개관을 10년 앞에 두고 결국 ICC는 폐관에 이르렀으며, 전자의 시각이 옳았음을 증명해주는 것이었다. ICC의 폐관은 국제 미디어아트계에 직간접적으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된다. 우선 아시아에
신보슬(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전시팀장) 2006년 가을. 대한민국은 미디어아트 전시로 술렁이고 있다. 얼마 전 첫 단추를 끼운 대구 디지털아트 페스티 벌을 비롯해서, 새롭게 문을 연 비트폼 서울Bitforms Seoul, 그리고 대전 디지털아트 페스티벌 FAST의 디지털
서 거의 유일하다 할 정도의 규모 있는 센터가 사라진다는 것은 아시아에서는 상설 기관에서 검증된 작품들과 자료들을 볼 수 있는 장소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더 나아가서는 미디어아트 관계자들이 모일 수 있는 미 팅 포인트를 상실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4) 나아가 미디어아트가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는데 분명 큰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파라다이스, 그리고 의정부디지털 아트 페스티벌인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 레스페스티벌이나 SeNef등에서
본 고는 이러한 국내외적인 상황을 바탕으로 하여, 몇몇 미디어아트 국제 행사들을 살펴보고 그 행사들의 특
이루어지는 부대행사로서의 미디어아트 전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싶을 정도로 대한민국은 미디
징에 대해서 살펴볼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오늘날 미디어아트의 큰 흐름을 되짚어 보도록 하겠다. 이와 더불어
어 아트 붐이 일어나고 있다. 그것도 서울에서만이 아닌 한반도 여기저기에서.
거칠게나마 앞으로 우리나라 미디어아트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서도 모색해보기로 한다.
하지만 2005년 가을 세계 미디어 아트계엔 씁쓸한 소식도 있다. 아시아 미디어아트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우선 최고의 미디어아트센터라고 할 수 있는 독일 칼스루에에 있는 ZKM5)에서부터 이야기를 다시 시작해보자.
일본은 ICC(InterCommunication Center)1) 폐관 결정을 내렸다. 사실 ICC의 폐관은 일본에 있는 미디어 아트센
ZKM은 미디어아트의 메카라고도 불릴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슈트트가르트에서 약 1시간 정도 되는 거리
터 하나가 문을 닫는다는 의미 그 이상을 지닌다. 이는 세계 미디어아트계의 판도가 변화되고 있음을 단적으로
에 위치한 칼스루에는 ZKM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전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곳이지만, 최근에는 미디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전 IAMAS에서 발표한 ICC 폐관에 대한 공식 성명서에도 나타나는 것처럼, 그동
아트를 한다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어느 도시보다 잘 알려져 있는 곳이다. ZKM이 이렇게 우뚝 자리를 잡게 된
안 ICC는 일본 미디어아트계 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미디어아트의 발전과 육성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공
데에는 ZKM만의 독특한 시스템이 있다. 미디어아트라는 것이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을 무렵인 1980년대부터
공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왔다.2)
1990년부터 약 7년간의 철저한 준비 끝에 동경 오페라 시티에 문을 열었
미디어아트센터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도출되어 프로젝트 그룹이 만들어지면서부터 ZKM의 설립에 대한 구체
다. 그 후 InterCommunication이라는 미디어관련 중요 저널을 지속적으로 발간하는 한편, 국제적인 명성의 미
적인 그림들이 그려져, 1988년 바덴-뷔어텐베르크 정부의 결정에 따라서 미디어아트 센터가 설립되기에 이르
디어아티스트들을 초대하여 소개하기도 하고, 미디어아트 관련 서적을 출간하는가 하면, 다양한 워크샵과 전
렀다. ZKM의 독특한 특징은 단순히 전시 기능을 갖춘 전시장의 개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아티스트
시로 아시아 미디어아트의 중심 메카로서의 기능을 잘 해오고 있었다. 그러던 중 리노베이션이라는 명목으로
와 공학자, 이론가 들이 함께 어울려서 작업하는 작업장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 경제의 어려
잠정적인 휴관에 들어갔다가 재개관을 한 이후부터 ICC를 둘러싼 무성한 소문들이 난무했다. 일본 거품경제
움이 ZKM의 여러 활동을 축소시키고, 운영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기본
시기에 미디어아트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던 정부와 민간업체들은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후원을 급격하게 감소
적인 특징은 여전히 계속해서 운영되고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ZKM의 건물이 이전에 군수품 공장
시켰고, 이러한 경향은 ICC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우선 ICC는 컬렉션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였고, 협
이었다는 점이다. 이는 공간이 우선 넓고 크기 때문에 다양한 규모의 활동과 전시가 어우러질 수 있다는 장점
력관계에 있던 ZKM으로부터 컬렉션을 임대해 오는 식이거나 그동안의 컬렉션을 활용한 전시를 위주로 기획
을 가지고 있게 된다.6) 현재에도 전자음악을 전문으로 하는 곳과 미디어아트 뮤지엄, 특별 기획전 ZKM 곳곳에
하였다.3) 이러한 흐름을 두고 ICC도 캐논 아트랩처럼 곧 없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하는가 하면, 다른 한 켠
서 벌어지고 z학자들이 어울어지는 시스템등은 비록 ZKM이 설립 초창기에 비해서 그 활동이 저조하다고는 해
에서는 10년 전에 비해서 미디어아트의 경향이 바뀌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이며, 미디어아트가 기존의 제도
도 여전히 미디어아트계의 중심 위치를 유지하게 하는 힘이라고 생각된다.
권 미술계와 동일한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ICC의 이러한 행보는 어쩌면 미디어아 1) http://www.ntticc.or.jp 2) ICC 폐관에 대해서 한국과 일본이 주축이 되어 공동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the show must go on 이 있다. 원래 the show must go on은 일주아 트하우스의 폐관결정에 대해 양아치 작가가 진행했던 프로젝트였으나, ICC폐관소식을 듣고 프로젝트 2탄을 준비 진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 은 움직임이 ICC폐관을 번복하는 큰 이변을 낳을지도 모른다는 낙관적인 기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미디어아트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 람으로서, ICC의 중요성과 의미를 다시한번 되짚어보고자 하는 것이다. http://www.theshowmustgoon.org 3) 2005년 있었던 ICC의 전시들을 두고 논란이 많았는데, 기획의 견고함이 보이지 않고 기존의 컬렉션을 우려먹기식이었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일본 미디어아트계의 새로운 세대들을 소개한다던 N_ext 전은 일본 ArtIt에 당시 최악의 전시 베스트에 꼽힐 정도였다. 이러 한 일련의 경향들은 일본 미디어아트계가 얼마나 그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ZKM, ICC와 함께 3대 미디어아트센터로 불리는 곳으로는 오스트리아 린츠의 Ars Electronica Center가 있다. 4) 미팅 포인트의 상실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실제로 많은 관계자들은 작가나 큐레이터를 만나고 이론가들의 특별강연을 듣기 위 해 ICC를 찾았으며, 그동안 ICC가 진행시킨 많은 프로젝트의 성과물들 InterCommunication, 단행본들, 도록, CD 나 DVD자료들은 그 어느 센 터나 기관도 넘볼 수 없는 중요한 자료들이었다. 이러한 자료들을 매개로 사람들이 모임으로써, 이는 또다른 작품을 창작할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되었던 것이다. 때문에 ICC의 폐관은 물리적으로 하나의 센터가 문을 닫는다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닐 수 밖에 없다. http://www.zkm.de 5) 이같은 공간적인 특이성은 ZKM으로 많은 연구자들과 작가들이 모이게 하는 하나의 요소가 되었고,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연구를 펼칠 6) 수 있게 하였다. 특히나 미디어아트의 경우 프로젝션의 길이나 공학적 설비 기자재들을 실험하기 위해서는 넉넉한 공간이 필요한데, 이러한 점 을 비추어 볼 때, ZKM은 미디어아트를 하는 이들에게는 파라다이스와도 같다고 해도 큰 과언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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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KM이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위주로 한 기본 인프라에 중점을 둔 센터라면, ICC는 기획전을 중심으로 한 센터
것은 '미디어아트에 대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애정과 에너지'였다.
라고 특징지을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비해 Ars Electronica Center는 페스티벌과 PRIX라는 수상제도로 미디어아
그러나 아쉽게도 지금 우리에게는 그런 애정과 에너지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안정된 구조가 없이 소모적
트계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세 곳의 센터들 중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Ars Electronica Center
인 행사 위주로 모든 전시와 페스티벌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귀결점인 듯싶다. 내
는 1979년 첫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오늘에 이어지고 있고, 약 7년 후인 1987년에 생긴 PRIX라는 시상제도 역시
공이 없이 내지르듯 벌어지는 행사장들은 마치 지금 우리나라가 미디어아트의 르네상스를 구가하고 있다고 자
Ars Electronica Center는 다른 두 곳과는 달리 축제의 특징이
랑이라도 하는 듯 앞 다투어 행사를 벌이기에 급급하다. 미디어아트라는 것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2000년
두드러진다. Ars Electonica Center 역시 재정적으로 풍족한 편은 아니지만, 시상제도는 센터의 위상을 공고히
미디어시티 서울을11) 통해서였다. 막대한 예산 투입을 통해서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작업이 대거 초청되었으
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으며, 센터를 중심으로 전 세계의 미디어아티스트들이 함께 모인다는 것은 이 센터가 앞
나, 본격적으로 미디어아트 전시라는 것을 해 본 것도 처음이었던 상황에서 이러저러한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으로도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점을 믿어 의심치 않게 한다.
왔다. 전시장 안에 캡스 복장을 하고 안전요원이 도입되는 해프닝까지 벌어질 정도였으며, 관객의 대다수는 미
지금까지 그 명성을 유지하면서 이어지고
있다.7)
미디어아트계의 중요 행사로서 빠질 수 없는 것으로는 ISEA(Inter Society of Electronic
Arts)8)가
있다. 1990년
디어아트가 무엇인지도 몰랐다. 아무튼 이를 계기로 지금까지 미디어시티 서울은 공식명칭을 서울국제미디어
네덜란드에 설립되어 활동하고 있는 ISEA는 미디어아트관련 학회로서 좀 더 전문화된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아트 비엔날레라는 타이틀로 2년마다 한번씩 개최해 오면서, 광주, 부산과 함께 대한민국의 3대 비엔날레로 자
매 번 행사의 장소를 바꾸어 가면서 미디어아트를 매개로 하는 이론, 기술, 작품 등에 대한 내용을 발표하게 되
리 잡고 있다.
는 ISEA의 꽃은 심포지엄이다. 약 일주일 가량 행사장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프레젠테이션과 심포 지엄은 미디어아트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행사로는
SIGGRAPH9)가
이외에도 지난 10월 20일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린 대전FAST(Future of Art, Science and Technology)12)가 있다. '디지털 파라다이스'라는 제목으로 열린 본 전시에는 육태진, 이한수, 김기철 등의 국내작가와 8명의 외
있다. 매년 미국에서 개최되는 SIGGRAPH
국작가가 참여했으며, 바로 다음날 열린 의정부디지털아트 페스티벌의 '디지털 플레이그라운드' 전시에는 서효
행사는 미디어아트 행사라기보다는 미디어와 관련된 견본시의 특징이 더욱 두드러진 행사인데, 물론 여기에도
정, 전병삼, 박소현 등의 국내작가와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에서 선보였던 <Commotion>, <Jumping
미디어아트 전시가 포함되어 있고, 세계 각국에서 미디어아트 관계자들이 모이기 때문에 행사에 출품하는 것
Rope>등의 10여팀의 외국작가들이 함께 하였다. 이외에도 인천에서 개최된 주안 미디어 문화축제, 이화여대
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겠다.
에서 개최되는 EMAP 등 매년 크고작은 미디어아트 전시들이 개최되고 있다.
이외에도 규모는 좀 작지만 유럽 내에서는 나름의 인지도를 가지는 행사로 매년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트랜스 미디알레(Transmediale)10)가
국내에서 개최되는 미디어아트 행사들을 돌이켜 볼 때, 늘 고질적으로 따라붙는 문제점은 국내미디어아트 작
있다. 트랜스미디알레는 전시에 대한 비중보다는 학술행사에 대한 비중이 더 높
가들이 거의 부재 한다는 점이다. 아니 미디어아트 작가들은 많으나 적절하게 찾아지지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
은 행사로 유럽 전역의 미디어 이론가들의 특별 강연과 심포지엄 등이 역시 일 주일가량 지속된다. 지난 2월에
하는 편이 큐레이터로서 책임감을 안고 가더라도 훨씬 마음편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전시를 기획해서 진행하
는 Basic이라는 주제로 개최되었는데, 미디어아트가 가야하는 방향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들이 이루어졌다.
다 보면, 외국 큐레이터와 작가들에게 늘 듣는 말이 있다. 한국은 미디어아트를 하기에 천국이라는 점이다. 인
지금까지 대표적인 미디어아트 행사에 대해서 개략적으로 살펴보았다. 이들 기관이나 행사가 10여년이 넘도
터넷 망이 이처럼 발달된 곳도 없고, 관련 기자재들이 이렇게 풍족한 곳도 없다. 게다가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록 지속되어 올 수 있던 것에는 미디어아트에 대한 희망과 믿음, 그리고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례로
많은 미디어아트 전시가 개최되는 예도 드물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는 한국 작가들이 드물다는 사실이다. 전
"Basic"이라는 주제의 트랜스미디알레05의 경우 아침 10시부터 시작된 심포지엄과 강연의 공식행사는 저녁 7
시 참여 작가 리스트를 보면, 거의 동일하다. 새로운 작가와 함께 작업하는 데에서 오는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
시까지 이어졌고, 공식 일정이 끝난 후에도 카페나 클럽, 혹은 전시장 곳곳에 사람들이 모여서 미디어아트의
함이라고 애써 이해하려고 하더라도,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향후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서로의 정보를 나누는 시간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으며, 그 곳에서 느끼고 배운
이에 대한 몇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각각의 행사가 전문 인력으로 구성되는 것 이 아니라, 대부분 일회적이고 시기성 축제의 성격을 지닌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의 최고 미디어아트 행사이자
7) 아르스 일렉트로니카의 시상제도인 PRIX는 미디어아트 분야에 있어 그리 많지 않은 컴피티션제도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카테 고리가 약간씩 변화하면서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얼마전 생긴 U19이라는 카테고리는 본격적인 작가는 아니지만, 이후 미디어아 트를 이끌어갈 19세 미만의 작품 공모전이고, 처음에는 없었지만 요즘에 추가된 것으로 웹아트 부문이나 전자 커뮤니티 부문등이 있다. 아르스 일렉트로니카PRIX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골든 니카를 수상하는 것은 미디어아티스트로서 더 없이 영예로운 활동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이 러한 시스템이 역으로 다시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센터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http://www.isea-web.org/ 8) http://www.siggraph.org/ 9) http://www.transmediale.de 10)
국제적으로도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든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인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의 경우에도 고정된 기구가 있다거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시립미술관 내에 있는 특별팀 비전임 인력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시 말해서 행사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이다. 시장의 결정 아래 행사 여부가 결정된다는 뜻인데, 이런 구조로 6년을 버텨오고 다시 8년차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11) http://www.mediacityseoul2004.org 12) http://www.daejeonfast.org/page/dp.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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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 경우에는 시립미술관에서 직접 기획을 한다는 점에서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 페스티벌보다 훨씬 안정
든 것을 진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그만큼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보편화
된 구조이긴 하지만, 일년 전시 계획을 따라가기도 벅찬 일정 속에서 얼마나 꼼꼼하게 전시를 준비할 수 있을
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 10여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디지털 카메라의 해상도 증대 및 대중화, 어느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는다.
정도 서버의 역할까지도 할 수 있는 G5컴퓨터, 다양한 소프트웨어들로 인해서 굳이 연구소 단위의 지원이 없
이보다 훨씬 더 심한 경우가 의정부정보문화축제(의정부디지털아트페스티벌)이다. 본전시는 의정부 예술
더라도 충분히 작품을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것은 달리 생각하면 미디어아트를 예술
의 전당에서 진행되지만, 정작 예술의 전당에는 큐레이터도 없으며, 행사 전반은 의정부 시청의 정보문화국
과 기술, 그리고 공학의 만남으로 이해했던 상황이 전도되어 이제 아티스트가 예술과 기술, 공학을 모두 파악
에서 진행한다. 전문 기획자가 없는 상태에서 예산만을 확보한 채 전시 행사의 주제를 업체 공모를 통해 결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14) 일례로 전시에 초청되는 작가들은 거의 대부분 아티스트이자 동시에 프로그래
정하고, 전체 진행 역시 업체에서 전담한다. 그렇다고 업체에 맡겨 놓는 것도 아니고, 아무 때고 불쑥 불쑥 전
머이고 엔지니어인 경우가 많다.
시장에 들어와 정리된 전시자체를 헤집는가 하면, 작품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전시 관계자들을
최근 미디어아트의 또 다른 경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프로젝트로 움직이는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협박하기까지 이르는 상상할 수 조차 없는 열악한 상황들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확보된 예산이 전시에
경향은 우리나라에서는 특히나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미디어아트가 발생하게 되었던 시절, 인터넷이라
쓰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개막식이라던가 각종 부대행사에 쓰이는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
는 것을 통해서 서로의 사상을 공유하고 인터넷이라는 매체를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발전시키려 했던
생한다는 점이다.
시절을 생각한다면,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사례로는 독일 미디어 작가 Axel Roch의 <
지금까지 간략하게 살펴보았듯이 우리가 처해있는 미디어아트에 관한 상황은 경악할 정도로 열악하다. 서울
달평화프로젝트MoonPeace Project>를 들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일종의 NGO 성격으로 운영될 장기 프로젝
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가 4회의 전시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나, 미디어아트에 관한 자료실조차 제대로 구비
트인데,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웹디자이너, 큐레이터, 아티스트, 프로그래머 등등 다양한 분
되지 않고 있을뿐더러 지난 1회, 2회 행사의 자료조차 정리되지 않은 실정이다. 그나마 우리나라 미디어아티스
야의 사람들이 함께 공동 작업을 하고 있다. 이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지원을 받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작가가 제
트들을 후원하고 내실있게 자료실을 운영,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일주아트하우스는 문을 닫았고, 이
시한 '평화'라는 목표를 위해서 함께 가고자 하는 이념적인 동맹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모든 것들 아트센터 나비에 기대하기는 무리인 듯하다. 미디어 아트를 전문으로 하는 큐레이터는 물론 이론가
미디어아트는 오브제적인 성격을 띠면서 기존의 미술계에 포섭되는 경향이 있다. 이 역시 무시할만한 것은 아
마저 부재한 상태에서 각급 학교에는 미디어 관련 학과들이 속속 개설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 안에서 어떤
니겠지만, 우리의 미디어아트 작업이 지나치게 인터렉티브 인스털레이션 일색으로 치우치는 상황과 함께 반성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있다.
해볼 만한 새로운 경향으로 보인다.
앞서 언급했듯 국제 미디어아트 계는 그 전성기를 구가한지 약 10년도 되지 않아서,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것처럼 오늘날 미디어아트계는 일종의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대기업이나 정부의 지원
다. 이러한 상황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들은 작품들에서도 잘 반영된다. 초기 미디어아트 작품들이 기술
이 축소되고, 테크놀로지의 보편화는 작가들이 좀 더 편하게 작업할 수 있게 하는 틀을 제공하는가하면, 다른
적인 새로움을 추구했었다면, 최근 작품들에는 그 비중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듯하다. 물론 유전자 아트
한편으로는 여전히 작가들이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측면들에는 여전히 많은 제약들이 있다. 이것은 특히 우
(genetic art)나 우주예술(space art)등 웬만한 기술로는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최첨단 공학의 접목이 없이는 불가
리나라와 같은 경우 작가 부재라고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우후죽순처럼 늘어가고 있는
능한 분야들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작품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기술적인 측면들이 소프트해진 경향을 보인다.
미디어아트 전시들은 상황을 점점 악화시킨다. 전문 인력의 부재, 상이한 학제간의 대화단절, 기술적 지원 부
이러한 예는 ZKM의 새로운 컬렉션들에서도 잘 드러난다. 초기 컬렉션에는 중공업현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육
족 등 우리가 걸어가야 하는 길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 이러한 여러 가지 문제들이 어느 날 갑자기 모
중한 철과 구조물들이 빈번하게 드러났지만, 요즘 새로운 컬렉션에는 웹 아트라던가 소프트웨어 아트 등이 추
두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아마도 걸어갈 길은 생각보다 더 험난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이대로 방치하
가되고 있다. 말 그대로 가벼워지고 있다. 지난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나 이번 의정부 디지털 아트 페스
고 있을 수만도 없다.
티벌에 참여한 작품 경향에서도 분명이 나타나는데, 최근 작가들은 작품 설치를 위해서 소프트웨어 키만을 가
이 시점에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전시기획이 아니라, 미팅 포인트의 확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고 움직이는 경우가 허다하다. 빔 프로젝터라던가 기타 장비는 현지에서 조달하게 되고, 작가는 소프트웨어
그 미팅 포인트는 (우리에게 가장 취약한) 장기계획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적어도 한 개 정도는 제대로 된 미디
키만을 가지고 와서 설치하고 가버린다. 물론 작품 운송에 따른 경비도 최소화된다. 인스털레이션이 필요한 경 우에도 트레블 키트라고 해서 현장에서 조립 가능하게 컴팩트한 사이즈로 보내고, 인스트럭션에 의해서 조립 하기만 하면 되는 경우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13) 이러한 경향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는데, 먼저 이 것은 미디어아트에 대한 지원 상황이 열악해지고, 많은 작가들이 연구소 단위의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는
13) 국내 작가들의 경우 이런 측면에서 많이 부족한 듯하다. 작품의 개념이나 기술적인 면의 구현도의 측면에서는 뒤쳐지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전 시를 구현하는데 있어서의 완결성은 아무래도 많이 부족한 듯한데, 이것은 아마도 경험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미디어아티스트들이 가야할 길은 더욱 험란하다고 할 수 있는데,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미술대학 출신의 미 14) 디어아티스트들은 기술적인 면에 접근하는 것이 그리 용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과정을 걸어가기 위해서 별도로 관련 기술들을 일일 이 습득해야 하는데, 그 역시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며, 다른 학제간의 연구 기회는 스스로 기술을 습득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실정이다.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대규모의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하고 간편한 작업들을 진행하고, 작가가 모 115
어아트 아카이브나 프로젝트 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누구나 수시로 들러서 자료를 찾아보고, 작가들이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해외에서 온 큐레이터나 이론가들의 특별강연회나 작가와의 만남을 지속적으로 운 영해주는 그런 곳이 필요하다. 작가가 필요한 기술적인 지원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곳이 지금 우리에겐 없다. 한시적으로 작가와 큐레이터를 만나게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언젠가 작가와 공학자, 과학자들이 함께 만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그 첫 인상을 잊을 수가 없다. 이들 은 각각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다.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이 스스로의 세계 안에서 살아온 이들이 함께 만나서 하나를 향해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화하는 법부터 새롭게 익혀야 한다. 흔히 농담 삼아 하는 이야기 로, 작가에게 과학자나 공학자들이 기술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하지만, 과학자나 공학자는 굳이 예술과 닿지 않아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다. 이렇게 서로의 요구가 다른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것 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 없이 과학과 예술의 만남은 그저 만남에 지나지 않을 뿐이기 때문이다. 아마 지금 우리 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이러한 만남, 만남의 장소, 그리고 대화를 익혀나가기 위해 필요한 워크샵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이 이루어졌을 때, 진정 미디어아트의 르네상스를 꿈꿔볼 수 있을 것이다.
ArtiST PROJECT 세기의 충돌
디지털 미디어아트 작가로서 작업과
전시의 현장에서 느낀 사항들을 중심으로 안광준(미디어작가, 한성대학교 전임강사)
하지 않는 완결성을 가진다. 만약 증명 상에서 단 하나의 하자라도 존재할 경우 규칙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이
세기의 충돌 - 디지털 미디어아트 작가로서 작업과 전시의 현장에서 느낀 사항들을 중심으로 -
러한 엄격한 규칙에 의하여 증명되고 지배되는 자연과학은 엄정한 객관성을 담보로 하나, 매우 주관적인 예술 분야로 도입 응용됨에 있어서 당연히 언어방식의 상이함에서 오는 충돌이나 편견이 있을 수 있지만 만약 양자 가 조화로이 운용된다면 오히려 이데올로기의 개입을 한번쯤 의심해 볼 필요도 있다.
안광준(미디어작가, 한성대학교 전임강사)
현대미술이 시작되기 전 19세기까지 미술은 원근법과 사실적인 대상묘사를 기본으로 일루젼을 창출하고자 하 는 비교적 객관적인 언어의 시기였다. 하나의 작품을 감상함에 있어서 그 작품의 일차적 시각적 정보를 이해하
미디어의 범주는 광범위하지만 그 중에서도 본인이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매체 작업을 하면서 과학과
기 위하여 그 작품의 이미지가 지시하는 대상이 명료함으로 인하여 다른 부차적인 정보가 비교적 필요하지 않
예술의 접근방식 또는 상호관계에 대하여 느낀 점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본 논의에서 과학은 순수과학과
았다. 20세기의 모더니즘 이후의 미술은 추상이나 구상을 막론하고 이미지의 객관적인 지시를 작품 자체가 일
공학을 아우르는 광의의 개념이며, 예술은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한 Fine Art를 말한다. 먼저 21세기 초인 현
차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만으로는 감상자가 이해하기 힘들다. 아울러 작품의 이러한 난해성이 일반인의 접근
재의 과학과 예술의 관계에 대하여 살펴보고,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아트의 전형의 하나를 보여주고 있는 웹의
을 막아 왔다. 즉 작품은 19세기 이전과는 달리 작품자체의 완결성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작품 감상을 위하여
성격과 비교해 본 다음, 미디어아트의 현실과 동향, 전망에 대하여 기술하며 끝맺고자 한다. (이 글은 보편적인
작품 이외의 요소들이 필수적으로 개입된다. 예로 장황한 작품론, 작품의 배경을 이루는 철학적 사유, 작가의
미학적 관점에서 기술한 것이 아니고 작품을 제작하고 전시하는 현장에 임하는 작가로서 그 동안에 느낀 것들
사회적 배경 등이다. 자연과학은 공통의 명료한 수학이라는 언어방식으로 되어 있으므로 컴파일러가 필요치
을 하나의 솔직한 편견 또는 졸렬한 주장으로 기술한 편에 가깝다.)
않아 매우 효율적이다. (물론 고전역학에서 양자역학으로 넘어오는 시기는 세상을 해석하는 컴파일러의 교체 의 시기였으므로 많은 진통이 따랐다. 그러나 컴파일러가 통일된 이후는 단일한 양자역학의 컴파일러로 현대
▒ 21세기 초, 과학과 예술의 언어방식 그리고 컴파일러
물리는 일원화되었다. 컴파일러의 통일은 효율성을 가져오고 20세시 과학발전의 밑거름이 되었다.) 그러나 이 에 비하여 현대미술은 각각의 작품을 이해하기 위하여, 각각의 작품 또는 각 개인의 작가에 대하여 독립적인
예술과 과학의 관계는 시대와 문화 지역 등의 변수가 개입되어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기 때문에 쉽게 규정지을
컴파일러가 필요하다. 즉 작품을 감상자 또는 컬렉터에게 이해시키기 위한 장황한 컴파일러가 필수적이다.
수는 없지만, 한마디로 요약하여 21세기 초의 미디어아트는 '양대 세기의 충돌' 또는 '패러다임의 충돌'의 극적
이에 비하여 시각분야의 응용예술(영화, 광고, 일러스트레이션 등의 상업미술)에서는 이러한 컴파일러 기능이
인 지점에 위치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필요치 않다. 대중의 시각적 감수성이라는 수용과정에서의 분명한 공통언어가 있기 때문이다. 고급미술과 상
자연과학과 공학은 엄정한 수학규칙과 인과관계를 전제로 하며 공리와 정리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러나 외견
업미술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 중 가장 큰 부분이 수용자 계층일 것이다. 고급미술은 작품을 고가에 구매해줄
상 공고해 보이는 이 기계적인 세계관은, 만약 새로운 해석방식이 증명이 될 경우 언제든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수 있는 컬렉터에 초점이 모아진다. 근본적으로 고급미술은 일반대중을 지향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자본이 추
바뀔 수 있는 파격적인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 이미 20세기 전반에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하이델베르그의
구하는 보수적 이데올로기를 지향하게 된다. 20세기 선진자본주의 사회에서 발달해온 모더니즘 미술이 미술관
불확정성 원리,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이 증명되며 바로 뉴튼역학에 의한 거시적 세계관은 종말을 맞이하였고
에 수용되면서 자본의 결합은 필연적이었고 구매자의 지배이데올로기를 강화하는 추상화의 길은 당연하였다
미시적 세계관으로 대체되었다. 세상의 해석방식이 입자로부터 파동으로 대체되었지만 그러나, 그 속에는 또
고 볼 수 있다. 구상인 경우도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언어방식 보다는 몇 단계 걸러서 표현하는 모호한 추상화
다른 세계의 해석이 장차 대두되어 입증될 경우 현재의 파동에 의한 세계관도 언제든지 종말을 맞이할 준비가
의 방식을 택한다. 일반대중이 직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작품과는 거리가 멀다. 이에 비하여 디지털은 수용
되어 있음을 뜻하기도 한다. (과학에 있어서 기존의 패러다임은 언제든 도전을 받으며 무수히 대체되어 간다.)
자와의 직접적인 언어방식을 취한다. 이러한 점에서 수용자의 직관적인 수용을 원하는 상업미술의 속성과도
자연과학과 공학에는 모두의 의견이 일치하는 엄정한 규칙과 객관적인 언어가 존재한다. 과학에서는 언어의
유사한 점이 있다. 상업미술과 다른 중요한 점은 디지털은 생산자와 수용자 계층이 동일선상에 수평적으로 위
해석방식에 있어 컴파일러의 존재가 필요 없는 통일된 언어를 가지고 있다. (컴퓨터에서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치함으로써 자본이나 권력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졌다는 점이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하는 열린 커뮤니케이
위하여 다양한 고급언어들을 기계어라는 0과 1의 이진코드로 이루어진 전기신호로 번역하여야 하며 이 역할을
션 공간이 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소통을 위한 공간이 일반인에게도 열려있다. 아울러 이데올로기가 개입
수행하는 프로그램이 컴파일러(번역기)이다. 포트란, 코볼, 베이직, 델파이, C, 자바 등의 각종 언어들은 결국
할 수 있는 작품론이라는 생산자의 전유물로부터 예술행위가 자유로워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컴파일러를 거쳐 이진코드로 전환되며 이때부터 모든 컴퓨터가 인식하고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 컨텐츠의
디지털아트는 물론 진행형이므로 그 범주와 미학을 정확히 규정하기는 힘들다. 프로그램이 수개월 단위로 업
형태를 띤다.) 객관적인 언어방식으로 이루어진 자연과학과 그 결과물을 예술로 응용할 때 예술의 언어방식과
그레이드되고 새로운 툴들이 계속 출현하여 작품 활동의 외연이 확장된다. 실제로 인터넷상에서는 아티스트가
의 관계에 있어서의 충돌 또는 엇박자를 예상할 수가 있다. 자연과학은 그 자체로서 타 분야의 도움을 필요로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게시판을 중심으로 행해진다. 아마추어 네티즌들이 수많은 동영상과 게 119
임, 패러디, 그래픽 등이 뒤섞인 퓨젼 장르를 쏟아내고 있다. 물론 예술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들과 학생계층
가 재단되고 수용되지만 장차 이것과는 별도로 디지털 미학에 의하여 작품이 평가되고 전시 수용되는 형태가
이 많다. 그러나 그 기술적 완성도가 매우 높은 경우도 허다하다. 미디어아트 작가들이 아마추어 수준의 기술
나타나리라고 생각된다. 이 경우 자연과학의 언어방식과 디지털미디어아트의 언어방식이 모순 없이 일치할 것
로서 개념으로 포장된 작품을 아트로 발표할 때, 디지털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툴로 무장한 아마추어들이
이다.
오히려 상당한 수준의 작품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은 사회를 담고 사회를 향하여 열려있으며 자연과학에서와 같은 매우 직접적인 소통의 언어방식을 취하고 있다. 본 논의에서 발표의 장으로 인터넷을 하
▒ 미디어아트의 현실과 동향, 전망 등
나의 중요한 모델로 삼고 있는 이유는 아직 혼재되어 분화하는 과정에 있는 무수한 디지털 장르 중 인터넷의 게시판 중심의 작품 활동이 체계적으로 관찰 가능한 유형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붐 게시판의 베스트
1. 미디어아트(아날로그가 제외된 디지털 분야를 지칭함)는 자유경쟁체제를 갖추고 있다. 미디어아트를 구성
뷰는 매일 갱신되지만 하루 페이지뷰가 수만 건을 기본으로 십만 건을 넘기도 한다. 엽기토끼의 수편의 애니메
하는 재료인 툴이 발전하므로 그 버전에 따라서 컨텐츠의 질이 달라지게 된다. 작품론으로 기술의 부족을 방
이션이 일년간 1800억의 직간접 부가가치를 창출한 기록도 있다. 이러한 웹에서의 디지털 예술행위가 팽창할
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연과학에서 하나의 공식이나 규칙에서 모순이 발견되고 새로운 규칙이 증명될 경
수 있는 이유는 수용자의 호응과 스스로 생산에 참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며 그 기저에는 언어의 소통의
우 즉시 규칙은 교체된다. 디지털에서 컨텐츠의 질이 비교되어 계속 경쟁되며 컨텐츠 자체를 끊임없이 업그레
문제 즉, 컴파일러가 필요 없는 통일된 언어방식 때문이다. 디지털 미학의 중심은 바로 통일된 컴파일러가 전
이드해야 한다. 하나의 작품 군을 심화시킨다는 명분으로 장기간 집착하는 창작형태가 발붙이기 힘들다. 수년
제가 되므로 언어는 하나이며, 이것은 19세기까지의 미술의 언어방식과도 같고 또한 21세기의 디지털의 언어
전까지 3D나 플래시, 게임 등은 전문가의 영역이었지만 현재는 보편화되어 있는 기술이다. 디지털의 정보유통
방식이기도 하다.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아트는 아날로그 중심의 비디오아트와는 전혀 다른 성격으로
과 획득의 자유로움과 P2P의 발달로 인하여 고립적인 소수전유물의 영역이 부정된다. 따라서 미디어아트 분야
자연과학의 발전과 직접 인과관계를 가지며 그 언어방식도 실제적으로 자연과학의 그것과 일치한다고 본다.
에서는 작품을 구성할 수 있는 기술의 습득이 먼저이다. 담론에 집착하여서는 작가로서 오래 버티기 힘들다고
다만 현재 제도권의 미디어 아트는 전혀 다른 언어방식의 미디어아트를 아날로그 미학에 의하여 편집 수용한
봐야겠다. 아날로그 미학이 지원해주는 당분간은 가능할지라도 앞으로 미술을 지배하는 시스템 자체가 근본적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세기의 충돌이 있으며 현재의 다소 혼란한 양상은 20세기 아날로그 미학이 디지
으로 변화할 때는 힘들 것이다. 따라서 자연과학의 명징한 언어방식에 따르고 있는 웹에서의 작품 미학을 참조
털아트를 그 권력 하에 수용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미디어아트 속에 비디오와 디지털이 공존해도
할 필요가 있다. (현재의 아날로그 미학은 컴파일러를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디지털미학과는 다른 전제에서 출
모순을 느끼지 못한다.
발한다. 자연과학과 예술의 언어방식이 정확히 일치하는 디지털미학의 시간이 오고 있으며 그것은 아날로그
대중의 호응이 없는 디지털이란 매체의 특성상 생각하기 힘들다. 웹에서 행해지는 웹아트의 경우 웹의 특성을
미학의 계승 발전이 아니라 아날로그 미학과는 별개로 전개된다. 디지털미디어는 표면상으로는 멀티미디어적
언어방식이 아닌 단순한 인터랙티브에 두기 때문에 당연히 일반 네티즌들로부터는 소외당할 수밖에 없다. 만
인 흥겨움이나 인터랙티브 또는 오락성으로 본체를 감추고 있지만 그 실상은 아날로그 예술과 미학 그리고 예
약 한 페이지가 5초 내에 뜨거나 또는 이해되지 않으면 네티즌은 다른 페이지로 서핑을 계속한다. 제도권에서
술구조의 해체를 향하여 치닫고 있다.)
알려진 웹아트 사이트도 방문해보면 빈약한 조회수를 보인다. 오프라인의 미학을 단순히 웹에 적용시켰기 때 문에 소수의 폐쇄적 공간으로 남게 된다. 당연히 그런 사이트에는 관객을 이해시키기 위한 많은 텍스트들과 논
2. 네트워크를 통해 이동하는 예술의 해방구
리가 등장한다. 즉 직관적인 작품의 이해가 배제되고(또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황한 컴파일러의 도움을 받아
고급미술은 생산자와 수용자가 분리된 수직적 구조이며 소수가 이 과정에 참여한다. 구매력이 없는 대중은 배
야 한다. 매체는 디지털을 수용하였지만 컨텐츠는 아직 아날로그에 머물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또 컴파
제되며 고급예술의 대표성으로 인하여 대중에게 아우라가 강요된다. 또 구매자의 자본 아래 구매계층의 지배
일러 자체도 그들만의 언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인내심을 가지고 보더라도 궤변에 가깝게 보이게
적 이데올로기에 생산자에게 행사된다. 상업미술은 역시 소수가 자본의 논리 아래 소수의 생산과 다수 대중의
된다. 디지털아트의 핵심은 이러한 작품 외적인 컴파일러의 유무에 있다고 본다. 디지털 아트가 수용자에게 다
수용이라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고급미술과 상업미술에서 수용자 계층은 생산과정에서 배제되어 있다, 이
가서기 위하여서는 컴파일러가 필요 없이 직관적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자연과학이 컴파일러가 필요 없듯이
에 비하여 디지털 미술은 수용자가 생산자가 될 수 있는 통로가 네트워크를 통하여 열려있다. 그리고 참여자
자연과학을 밀접하게 응용한 디지털 미디어도 컴파일러가 없으며, 이러한 징후들은 인터넷 작품들과 게임, 플
다수에 의하여 구성되는 공통의 미적 감수성 즉, 단일한 언어방식을 보인다. 앞으로 디지털의 특성상 디지털의
래시 등의 동영상, 가상현실, 그래픽 등등 여러 디지털 분야에서 관측되고 있다. 아울러 미디어아트의 현장에
제 장르는 네트워크를 통하여 통합되는 과정을 겪을 것이다. 네트워크는 생산자와 수용자가 혼재되어 수평적
서도 관람자의 반응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가 있다. 관객들은 일차적으로 미디어아트를 엔터테인먼트로
구조를 이루며, 정보의 다양화와 공용으로 특정 이데올로기의 조작과 종속을 거부하는 예술의 해방구가 될 수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멀티미디어적인 성격도 있지만, 컴파일러가 필요 없이 우선 성공적으로 그들에게 수용
있다. 현재 초기의 미디어아트는 고급미술의 범주에서 움직이고 있으나 대중적 디지털미술의 영역으로의 전이
이 되고 있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현재 아직은 미술의 권력을 쥐고 있는 아날로그 미학에 의하여 미디어아트
가 예상된다. 121
3. 미디어아트와 작가의 관계에 있어서 디지털미디어 시대의 도래는 새로운 기회의 시간이 될 수 있다. 테크놀 러지의 발달과 함께 미디어의 범주는 광범위하게 확장되고 심화되는 추세이지만 아직은 Fine Art에서 비디오 가 미디어아트의 주종을 이루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설치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였고 비디오작업이 예술 로서 일반화되지 않았었지만, 지금은 편집 중심의 비디오작업이 광주비엔날레나 부산비엔날레 등에서 주종을 이루고 있다. 캠코더와 PC기반의 영상편집 툴의 보급과 함께 이제는 누구나 쉽게 비디오를 제작하고 예술로 내세우는 시대가 되었다. 지금 비디오 작업을 통하여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 전보다 훨씬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 비디오로 소위 '뜨려면' 지금 시작하기에는 이미 늦은 감이 있다. 아마도 최소한 5년 또는 그 이전 에 시작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작가의 입장이다 보이 이점에 자연스레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같은 원리가 현재에도 적용된다. 미디어에서 비디오가 주종을 이루고 있고 포화상태인 점을 감안한다면, 다음 세대는 자연 스럽게 디지털미디어일 것이다. 새로이 작가 군에 편입되고자 하는 지망생들은 디지털 미디어를 잘 활용함으 로써 보다 쉽게 기회를 잡을 수 있다. 특히 광범위하게 확장 분화 발전되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 있어서 는 동일한 작업을 하더라도 미디어의 종류선택과 시기가 중요하다. 남보다 반 박자 빠른 순발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아울러 분화되고 전문화되어가고 있는 디지털 미디어 분야에서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면 작품 활동과 동시에 직업을 가짐으로써 생계문제와 작가생활을 동시에 해결할 수가 있다. 현대미술은 피라미드 구 조를 가짐으로써 소수의 스타를 탄생시키기 위하여 다수의 희생이 필연적인 제로섬 공간의 성격을 띠지만 디 지털아트분야는 전체가 같이 성장하고 생계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윈윈게임이 가능하다. 최근 미디어아트가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초기의 전시형태로서 수익성과 오락성 교육성과 관련된 Kids Art와 이벤트 전시의 유행을 들 수 있다. 2003년경부터 여름방학이나 겨울방학의 수행평가 또는 부모의 교육열에 편 승하여 전시 자체의 수익으로 대박을 노리는 Kids Art가 등장하여 지금까지 양적 팽창 속에 지속되어 오고 있 다. 미술과 교육, 또는 오락의 결합에 의하여 가족단위로 어렵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미술장르의 출현은 자체 수 익성이 확보되고 많은 미디어아트 작가들에게 전시의 기회를 주고 있는 점에서 작가의 한사람으로서 긍정적으 로 평가하고 싶다.
ArtiST PROJECT 온/오프라인 네트워킹에 의한 인터랙티브 아트와 '디지털 미술관' 이원곤 (단국대 예술학부/미디어예술론)
온/오프라인 네트워킹에 의한 인터랙티브 아트와 '디지털 미술관'
선진국이라 불리는 한국에서 진행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며, 예전의 경우처럼 서구의 연구결과나 제도를 수 입함으로써 새로운 환경에 대처하는 노하우를 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인터랙티브 아트에 대한 체계적 인 독자적인 분석과 전망의 수립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전화에서 인터넷, 인공위성과 같은 다양한 미디어의 네트워킹과, 온라인만이 아니라,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네트워킹과 그 유형이라는 종합적 시
이원곤 (단국대 예술학부/미디어예술론) 1. 들어가는 말
각에서 풀어가는 담론은 매우 드문 편이다. 또한 이 영역에 대한 논의 대체로 (이른바)'뉴미디어'와 새로운 예술의 양상, '과학기술과 예술의 만남'과 같은 근원적인 주제, 혹은 비디오나 컴퓨터와 같은 개별적 미디어와 예술의 관계에 집중되어 있다. 나아가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예전의 조형예술이 그 수단을 확장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는 시각에서부터, '예술' 그 자
정보기술과 소통수단의 혁명으로 인해 예술은 하나의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른바 '상호작용적' 소통은 책(book)으로 대표되었던 일방 통행식 소통을 과거의 것으로 만들어버렸고, 미술작품은 교회와도 같이 신성하
체의 개념을 근본에서부터 재정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보는 견해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 하는, 다소 혼돈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고 엄숙한 자세로 감상해야 하는 대상물이 아니라, 참여하고, 놀고, 스스로 창조의 과정에 가담하는 시스템이 되었다. 이윽고 예술은 전달할 내용이 미리 결정되어 있는 책과 같은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의미를 발견해 가는 게임과 같은 그 무엇인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필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작가-미술관(화랑)-미술저널리즘'과 같은 제도의
이 글은 미술의 제작, 유통, 향수 등 모든 측면에 혁명적이랄 수 있는 네트워크 아트의 영역을 중심으로, 상호 작용적(Interactive)인 예술 활동들의 제양상을 살펴보고, 특히 그것들이 채용한 미디어의 내역과 네트워킹의 방식에 따라 짚어봄으로써, (미래의 제도로서의) 미술관에 대한 논의로 전개시켜보고자 하는 것이다.
변화이다. 새로운 예술의 시스템에서는 작가도 '작품을 통하여 자연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개인이 아니며, 대상
특히 '정보미디어의 네트워킹(networking)'에 의한 상호작용성과 리얼리티의 양상에 주목하고자 하는데, 여
으로서의 미술품을 수집, 보관, 전시, 유통시키는 기존의 미술관과, 전문가들의 비평을 (일방적으로) 전하는 예
기서 '네트워킹'은 어떤 시스템을 지칭하는 명사(名詞)적 표현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만드는 행위'를 지칭한다.
술비평도 원래의 지위를 상실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즉 두 곳 이상의 장소, 혹은 주체들을 상호작용적인 통신수단을 통하여 연결 짓는 행동을 말하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서구회화에서 이와 같은 제도가 성립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캔바스라는 테크놀러지의 발 명과 보급 때문이었다. 캔바스에 의하여, 원래 지지체(支持體, =벽)와 일체였던 이미지가 그것으로부터 독립하
2. 1970-80년대의 활동 및 네트워킹 유형
여 이동할 수 있었고, 작품을 각각 독립된 개체로 간주하고 그것을 그린 작가를 구별하기 시작했으며, 그것들 을 수집하는 일이 가능해 졌고 종국에는 미술관의 탄생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서구에 비해 이른 시기에 종이와
먼저 초기에서 지금까지 채용되어온 미디어와 네트워킹의 방법 등을 분석하고,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진단하
비단 두루마리와 같은 회화의 테크놀러지가 정착되었던 동아시아지역에서 일찍부터 화가들의 존재가 각각의
고자 한다. 여기에는 전화와 팩스, 아마추어 라디오(HAM) 등을 이용한 초기(1970-80년대)의 활동과, 인공위성
심미관과 함께 널리 알려져 있었다. 이 사실은 지지체로부터 독립하여 이동이 가능한 회화의 테크놀러지야 말
을 이용한 네트워킹의 기법과 현대의 인터넷을 통하여 행하여지는 활동들을 형태별로 짚어보기로 한다.
로 근대적 미술의 제도를 성립시킨 기본요인의 하나라는 사실에 대한 하나의 방증이기도 한 것이다. IT기술혁명에 의해, 이미지는 지지체로부터 완전히 이탈하여 부유하는 존재가 되었다. 벌써 약 70년 전의 사
1) 위성중계예술(Satellite Art)
진, 인쇄, 영화 등의 미디어테크놀러지에 대해, W. 벤야민이 '복제기술에 의해 회화의 전시적 가치는 극대화된
전신네트워크를 예술작품의 제작에 이용하거나, 그 공간을 일종의 작업공간으로 보는 경향이 나타난 것은 대
데 비해, 예배적 가치는 현저히 감소'하였다고 지적(1936)하였듯이, 이미 원본의 권위조차 없이 이미지가 무한
체로 70년대 중반부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전후에 개발이 진행되었던 각종 정보매체가 위성중계 방송이
한 복제되는 상황만으로도 미술의 제도는 다시 한번 혁명을 겪고 있는 것이다.
나 퍼스컴 등의 형태로 개인의 생활에까지 침투하기 시작했으며, 제4세대 컴퓨터(1977)와 광섬유(1979) 시대
굳이 기술결정론적인 입장에 서고자 하는 바는 아니지만, 소통수단의 혁신이 예술의 모습과 그 제도를 변혁
가 개막되는 등, '지구촌'이 생활주변의 현실로 다가온 때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본격적으로 의식되기 시작
시킬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일부 예술가들은 이 분야의 기본적 형태라고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한 정보의 개념은 예술이 본질적으로 하나의 소통양식이라는 인식과 맞물리면서, 새로운 장르의 출현을 보게
실험들을 실행하였고, 그러한 형식적 기반 위에서, 21세기에 이르러서는 더욱 발달한 미디어의 기능을 활용하
된 것이 '네트웍 아트', '텔레컴 아트(전신예술)'등으로 불리게 되었다.
는 작가의 수도 급증하였다. 국내에서도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예술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등, 새로운 정보기반 위에서의 예술이 드디어 새로운 형태의 미술관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정보화
70년대의 네트워크 아트는 위성중계를 통해 하나로 연결된 지구촌에서 각 지역의 다양한 문화가 만날 수 있 125
다는 (M. 맥루언의) '지구촌'이라는 이상향적인 비전을 실천한 것이 많았고, 그것은 백남준 싱글채널비디오작
면서 ARTEX를 사용해서 1982년의 '아스 엘렉트로니카 비엔날레'에서 기획했던 <세계의 24시간>(The World
업 <지구의 축>(Global Grove, 1973)에 의해 제시되었는데, 1977년에 이르면 실제로 위성중계를 이용해서 이
in 24 Hours)이라는 공동작업프로젝트에서는 4개 대륙의 다양한 통신수단을 한꺼번에 연결한 네트워킹에 의
러한 아이디어를 실천한 이벤트들이 행하여지게 된다.
해 진행되었다.
대표적으로는 갤러웨이(Kit Galloway)와 라비노비츠(Sherrie Rabinowitz)가 기획하고 진행한 <위성예술 프로
R. 애스콧은 1983년의 <엘렉트라>전에서 '텍스트의 주름'(La Plaissure du Texte)이라는 이벤트를 기획했는
젝트>(Satelite Art Project)와, <도큐멘타 6>(카셀, 독일)에서 더글라스 데이비스(Douglas Davis)가 백남준, 보
데, 이 제목은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의 저서 <텍스트의 쾌락>(Le Plaisir du Texte)에 대한 패러디이며,
이스(Josef Beuys)와 공동으로 행한 '마지막9분'(Last 9 minutes), '보냄/받음'(Send/Receive) 등의 이벤트들을
ARTEX 네트웍을 이용해서 지구적인 규모의 공동저작 가능성을 보여주고자 한 최초의 본격적인 이벤트였다.
들 수 있다. 또, 갤러웨이와 '모빌이미지(그룹)'의 라비노비츠는 '공간의 구멍 '(Hole in Space)이라는 작업을 통
네 개 대륙에 14개 의 지국(nod)으로 연결된 그룹이나 개인이 주야로 3주간 동안 만들어간 이 이야기는 비선형
해 뉴욕과 LA의 두 공공장소를 위성으로 중계되는 화면을 통해 연결함으로써, 그곳을 지나가는 통행인들은 화
적이고 불확정적인 전자텍스트의 전형으로 기억되고 있다.
면을 통해 리얼타임으로 만나게 한 바 있다. 또 80년대에 이르러 1984-8년 사이에 백남준에 의해 기획 연출된 <Good morning Mr Owell>(1984), <Bye bye Kiepling>(1986), <Wrap around the world>(1988)등을 들 수 있다. '위성예술(Satellite Art)'이라고 소개되
여기서 보듯이 작가들은 전산시스템을 이용하여 예술작품정보의 부호화와 해독하는 과정을 통하여 예술의 제작, 소통, 향수 등 모든 양상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정보화 시대의 미술을 규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상호작용성'과 비선형성을 도입하고 있다.
었던 이 일련의 이벤트들은 크게 보아 주로 70년대 이래의 네트워크 아트의 실험내용을 총괄하는 성격으로서 도 볼 수 있으며, 전신시스템을 통해 예술가들의 작업내용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하거나, 연주나 퍼포먼스와 같
3. 유비쿼터스 네트웍 - 복합현실(MR)에 의한 리얼리티의 합성
은 공동 작업을 행하거나, 네트워크로 연결된 화면 즉 사이버스페이스에서만 실현 가능한 '다른 공간과의 만남' 을 연출하는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예를 들어 장영혜중공업(http://www.yhchang.com)경우엔 웹 브라우저를 이용해서 접속할 수 있으며 그것 은 거의 온라인상에서만 제공되는 형식의 이른바 '웹 아트'라 불릴 수 있겠다. 그러나 위에서 보듯이 80년대까
2) 전화에 의한 다중/복합미디어 네트워킹
지 거의 모든 네트워크 아트는 온/오프라인의 네트워킹에 의한 것이었고 할 만하다. 즉 컴퓨터끼리 연결되어,
전화는 이 세상에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는 쌍방향적 매체로서 처음부터 예술가들의 관심이 여기에 집중되
그것들의 메모리공간이 접속되어있는, 순수하게 가상공간 상에서만 네트워킹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었다. 1978년의 <위성통신 복합제작>(Sat-Tel-Comp Collaboratory)이라는 공동작업 프로젝트는 전신과 관련
는 참여자들의 연주, 퍼포먼스 등이 포함되고, (전자텍스트의 경우에도) 그것이 투사되는, 혹은 연출되는 실제
된 기재, 사진, 장비기록, 공개토론회, 워크샵, 논의, 관련 하드웨어의 전시와 보충행사가 포함된 복합적인 이벤
의 공간이 동원되는 것이다. 즉 많은 경우에 온/오프라인 네트워킹은 바로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의 네트워킹이
트로서. 특히 이 행사에 사용되었던 슬로우 스캔 비디오(Slow Scan TV: 이하 SSTV)라는 시스템은 전화회선을
기도 하며, 그러므로 네트워킹에 의한 제3의 공간이 탄생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용해서 화상을 전송하는 것으로서, 8초당 한 프레임의 화상을 보낼 수 있었다고 한다.
1989년 이래, 인간의 의식을 완전히 몰입시켜버리는 최상의 가상환경으로서 '가상현실(VR)'이 제창되었지만,
그리고 전화를 중심으로 하면서, 팩스, 아마추어 라디오(HAM)와 같은 매체를 실질적이고 지구적인 규모의 통
그것은 오로지 사용자를 현실로부터 분리시켜 그의 감각세계를 인공적인 환경에 빠트리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신수단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수단은 비록 통신위성만큼의 전송능력은 없지만, 비용 면에서 훨씬
었다. D. 젤쩌의 AIP 큐브15)에서와 같은 '최후의 VR'(ultimate Virtual Reality)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사
수월하고 많은 사람들이 참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예를 들면 1980년에 개최된 <예술가들의 전신이용>은
용자를 공중에 띄우는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신체감각을 제공하기 위한 수많은 장
네트워크 아트의 새로운 장을 연 행사였다고 할 수 있다. 이 행사에서는 전 세계의 아홉 개 도시의 참가자들에
치와 함께 거의 체육관만한 거대한 공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과학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거의 없다'고
게 SSTV와 전화 그리고 퍼스컴을 연결한 일종의 사이버스페이스가 제공되었다고 한다.
말해지지만 막대한 자금을 들여 이러한 장치를 셋업한다는 것은 지극히 비현실적인 가정일 뿐인 것이다. 심지
3) 전자텍스트에 의한 미학적 실험
어 <토탈리콜>과 같은 SF에서 조차, 가상현실은 사용자의 뇌(腦)에 가짜기억을 이식하는 정도인 것이다.
1981년, R. 에이드리안(Robert Adrian)은 캐나다의 샤프(I. P. Sharp)사의 지원 아래 ARTBOX(후에 ARTEX로 불리게 됨)라는 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이것은 가격이 저렴하고, 이 네트웍을 통해 사용자들이 서로 만나서 의
이와 같은 VR의 실제적 한계를 넘어, 최근에 개발되고 있는 기술로서 복합현실기술(MRT: Mixed Reality
논하거나 일정한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고, SSTV나 팩스와 같은 다른 수단의 병용도 가능했다고 한다. 이
Technology)16)이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 기술은 확장현실(AR: Augmented Reality)의 발전된 형태로서, 현실
ARTEX는 예술가들에게 최초로 텔레매틱 네트웍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고, 세계적으로 전자통신에
공간과 가상공간의, 혹은 격리된 두 장소의 공간적 위상을 위화감 없이 합치시키는 기술의 개발이 가장 집중적
관심이 있는 예술가들 사이에 널리 사용되는 시스템으로 정착되었다. 특히 R. 에이드리안이 BLIX그룹을 이끌
인 과제이다.17) 그러므로 기술적으로는 '무엇과 무엇을 합치시키느냐'가 문제가 되겠는데, 여기에는 물론 GPS 127
등을 이용한 각종정보기기들의 광범위한 네트워킹 즉 유비쿼터스 환경이 전제되어 있다.
니카 페스티발>(1989)에서 '가이아의 양상, 지구전체를 횡단하는 디지털 도로'라는 이벤트를 기획 연출하였는 데, 그것은 공공적인 성격의 상호작용적 설치와 세 개의 대륙을 연결해서 영상, 음향, 텍스트 등을 주고받는 세
MR의 미래에 관한 하나의 단서는 컬럼비아대학 컴퓨터과학과의 파이너(Steven K. Feiner)교수의 지적에서
계적인 네트워크였다. 이 행사는 새로운 형태의 미술관이라고 할 수 있는 미디어아트센터에서 전세계를 다양
찾아볼 수 있다. 그가 말하는 '입을 수 있는 확장현실 시스템'(Wearble Augmented Reality System)에서 공간적
한 방법으로 네트워킹하여 실행한 새로운 미학적 실험의 전형으로 남을만하다. 스위스의 철강도시에서 린츠에
위상을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사용자의 움직임, 또는 사용자의 시선의 변화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서, 비교적 공공적 성격이 강한 미래형 미술관으로 출발(1981)했던 '아스 엘렉트로니카'가 이와 같은 '지구적'이
는 점이 중요하다. 즉 컴퓨터는 사용자나 그가 보고 있는 대상을 반드시 트래킹하여 기록하여야 한다는 점이
벤트에 대한 전략과 지침과 함께 여기서 설정했던 미래형 미술관의 모습은 여러모로 참고가 될 만하다.
다. 그러나 일단 컴퓨터에 들어온 정보는 어딘가 다른 장소에 보냄으로써, 다른 공간의 정보를 지금 자신이 위 치한 공간과 동일한 시야에 중첩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파이너는 이 정보가 원격지에 있는 다른 사람과의 통 신에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연결되어 있는 두 사람은 각각 상대가 처해있는 정황을 디스플레이에 표
디지털시대의 도래와 함께 '디지털미술관'에 대한 예측, 담론, 실험, 부분적인 실천 등이 계속되고 있으나, 현 재의 단계에서 그 유형들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시함으로써 파악할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사용자의 영상을 다른 각도에서 촬영함으로써) 사용자 자신의 영 상을 원격지에 있는 상대의 시야에 오버랩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원격지에 있는 상대와의 대화가 가까이
1) 1단계: 미술관/박물관의 홈페이지에서와 같이, 기존의 컨텐츠를 네트 상에서 공개하여 네티즌으로 하여금
서 마주 보고 있는 상태와 다름없는 것으로 변질되는 것이다.
방문/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단계.
특히 광대역통신과의 결합에 의한 응용가능성이 점차 확산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와 같은 융합형 기술의 연 구개발은 바로 시장에 내놓기 용이해 졌고, 따라서 이 기술이 일상생활에서 실용화되는 날도 멀지 않다고 할
2) 2단계: 원래 컴퓨터 화면에서 보여질 수 있도록 제작된 작품들을 보관하고 넷 상에서 공개하는 미술관. (그
수 있다. 그러므로 MR은 현재 휴먼인터페이스학회의 관심사이자 미래의 테크놀러지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입
러나 이런 종류의 미술관은 지금까지의 다른 갤러리 메커니즘이 도달할 수 없었던 것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미
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 및 유비쿼터스 환경과도 관련이 깊다.
적 이미지나 개념의 레퍼터리를 확대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기술로서의 MR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현실과 가상의 공간적, 시간적, 화상의 해상도의 차이를 해소하 고, 양자가 어디까지나 위화감 없이 융합'하는 것에 있으므로, 이윽고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없어지는 사태가
3) 3단계: 네트웍에서, 네트웍을 위해서 그리고 오직 네트웍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예술작품 혹은 활동.
올 것이다. 이것은 현실과 가상이 중첩된 세계로서 (나날이 확장되어 가는)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에서 동시에 삶을 영위하고 있는 현대인에게 제시된 새로운 차원의 리얼리티로서, 사용자는 현실과 가상 사이의 리얼리티
위에서 언급한 제1, 제2 단계 등 모든 경우에서, 네트는 배송시스템에 불과하고, 자료보관소(an archival
즉 '인터리얼리티'(inter-reality)를 경험하게 되는 것이며, 그것은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이 중첩되는 사이공간 즉
source) 혹은 소장품 카탈로그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전통적인 조형예술에 대한 도전도 아니
'인터스페이스'(interspace)18)를
고, 그 전통적인 작품들이 단지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이런 종류의 미술관은
전제로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다른 갤러리 메커니즘이 도달할 수 없었던 지구의 다양한 지역에 손을 뻗으면서도, 단지 미적 이미 4. 제3의 미술관
지나 개념의 레퍼터리를 확대한 것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이런 프로젝트들을 '디지털 뮤지엄'이라고 부르는 것 이 현재의 관례이지만, 이러한 용어는 잠정적인 것일 뿐이며, 실제로는 일종의 당착어법(oxymoron)이다. 왜냐
다시 시선을 1980년대로 되돌려 보자면, 컴퓨터의 각 기종 사이의 방식차이로 인한 호환성의 결핍과 같은 장
하면 '디지털'이라는 말은 유동성(fluidity), 일회성(transience), 비물질성(immateriality), 그리고 변용
애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각종정보처리와 전송능력이 향상된 환경을 바탕으로, 설치
(transformation)을 의미하고 있지만, '뮤지엄'은 늘 고체성(solidity), 안정성(stability), 영구성(permanence)의
나 행위와 같은 요소가 상호작용적인 예술이벤트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시기였다. R. 애스콧은 <아스 엘렉트로
편에 서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15) 1994년 젤쩌가 내놓은 이 모델, AIP cube는 자율성(Autonomy), 상호작용성(Interactivity) 그리고 현장감(Presence)와 같은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충족시키는 경우를 가장 완벽한 VR이라고 가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다마고치'의 경우에는 'A'와 'I'는 높지만 'P'는 거의 제로에 가까우며, 홀 로그램영화가 실현된다면 단지 'P'가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6) 토론토 대학의 P. 밀그램(Paul Milgram)이 제창 17) 기술개발의 핵심과제로는 1. 현실과 가상의 융합방식, 2. 현실세계를 가상화하는 계측 및 제시수법, 3. 위치/자세센서와 트래킹 기술, 4. 이를 위한 3D 디스플레이와 햅틱 디스플레이, 5. 웨어러블 컴퓨터/디스플레이등이 있다. 이중에서 1. 3. 이 여기에 직접 관련된 기술이다.
이제 현대인은 컴퓨터를 끄면 바로 현실공간으로 돌아오는 것이 아닌, 늘 기계와 기계, 인간과 기계가 소통하 고 있는 유비쿼터스 환경에 살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아이디가 말하는 것처럼 인류가 살아왔던 대기권
18) 이 글에서 '인터스페이스'와 '인터리얼리티'의 차이는 '가상공간'(virtual space)과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그것과 같다.
129
(atmosphere)에 버금가는 기술권(technosphere)이기도 하다.
화면이 크게 확대되었을 경우에 보이는 비디오프로젝터의 해상도, 그리고, 물리적 현실공간에 존재하는 조형
또한,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인간은 이제 인간의 영역에서 '신탁'의 영역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확대해 놓았다.
물이나 배우와는 다르게 편집되는 영상 등의 '거리'가 있다. 이러한 것들은 현실과 가상을 '위화감 없이 융합'시
이것이 우리시대가 기술시대라고 불리는 것이 합당한 한 이유이다. 다른 한 이유는 배경관계가 가리키는 기술
키기 보다는 그 차별의 요소를 드러냄으로서 그 두 세계의 존재를 각각 부각시키고, 보는 사람의 의식을 그 '사
권 때문이다. 오늘날 인간은 집안에 산다고 하기보다는 기계 안에 살고 있고, 자연 속에서 산다기보다는 기술
이'로 밀어 넣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의식이 '이중적'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만
속에서 살고 있다. 우주비행사나 심해잠수부만이 인공적인 장치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인
약 이러한 차별의 요소를 제거하고 '현실과 가상을 위화감 없이 융합'시킨다면,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중적
들의 삶의 배경이 이미 기술권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기술시대의 인간은 다른 어떤 시대의 인간과도 다
일 수 없을 것이고, 그 리얼리티는 또 다른 차원의 것이다.
른 삶을 살고 있다.
그리고 미디어에 의하여 인간이 취할 수 있게 된 이중의 시선과 의식과 샤먼(shaman)의 그것에는 명백한 유사
실제로 현대의 미디어아트센터들은 과학적 연구의 결과로서 생명, 물질, 정보간의 네트웍이 해석되고, 이와
성이 있다. 이러한 점은 샤먼에게나 현대의 미디어아티스트에게나 그 의식(儀式. 혹은 퍼포먼스)과 표현의 원
같은 지식과 기초기술을 응용, 혹은 그것을 은유적으로 구성(construct)한 인터랙티브 아트의 실험이 이루어지
초적 발단이 바로 인간의 '내면적 에너지' 혹은 '내면공간'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예술작품은 그 '내면'의 역동성
고 있는 곳이다.
이 외부로 확장된 결과인 것이다. 그리고 인간은 이러한 예술 혹은 정신활동을 통하여 의식의 새로운 차원을 획득하게 되는 것이다.
5. 연결과 의식 - 제3의 공간 네트워킹에 의한 상호작용성을 핵심적인 요소로 삼는 예술장르로서는 70년대 이래의 '위성아트(satellite art) 를 시작으로 현재의 '웹 아트', '인터넷 아트' 등등이 있고, 이들은 각각 그 성격이나 미디어를 달리하면서도 그 것이 '상호작용적'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여기서 예술작품의 메시지가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 라, 관객의 개입, 참여에 의해 새롭게 구성되고, 그 의미구조는 닫힌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에 의해 교섭되고 생 성되는 것이다. 여기서 예술작품은 하나의 열려진 세계이며, 관객 혹은 사용자가 직접 참여하고 교섭함으로써 그것을 변형시킬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처럼 네트워킹에 의해 다양한 세계를 향하여 열려진 구 조는 공간 뿐 아니라, 의식세계에 까지 그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예술에서 네트워킹은 공간과 공간 뿐 아니라, 현실과 가상, 혹은 상이한 두 세계를 통합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단지 기자재의 연결에서 출발하지 만, 예술 자체의 모습과 미술관의 기능과 외관을 변혁시키고 있다. 최근의 테크노 유토피아 주창자들은 VR이 신체와 정신이라는 데카르트적 2원론을 극복하게 할 것이라고 말 하고 있지만 사실은 상당히 다른 것 같다. 우리의 신경조직도 그러하듯이, 미디어는 각각의 감관을 다른 트랙 에 담아 그것을 합치시킴으로서 리얼리티의 일원화를 실현한다. 그러나 미디어테크놀러지가 (전감각이라고 표 현해온) 오감은 주로 신체바깥으로 향하는 감각이며, 우리가 신체내부로 향하는 감각은 주로 체성감각으로서 내면적인 것이다. 미디어테크놀러지가 신체내부의 운동, 압박, 통증, 갈증 등의 체성감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뇌신경을 차단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요컨대, VR은 신체를 물질적인 그것과 전자적 신체로 분리한 다. 그것은 데카르트적 2원론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그 확인이다.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실재공간과 가상공간을 연결하여 하나의 사이공간을 연출하였을 때, 그 두 공간들 사이 에는 분명히 어떤 차별의 요소가 존재하며, 그 둘 사이에는 일정한 긴장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60-80년대의 비 디오설치에는 '견고한 상자 속에 수납된 모니터'라는 오브제가 '가상공간과 현실공간의 거리'를 드러내 주었고, 131
ArtiST PROJECT 예술과 과학기술의 재회와 미래 황인(아트 액티비스트)
평문을 쓰거나 낙관(落款)을 하는 등 좀 더 유연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테크놀러지 아트는 한편 표현 매체의 확
예술과 과학기술의 재회와 미래
대이기도 하지만 더욱 주목할 면은 미술을 대하는 자세의 변화에 있다 할 것이다. 이른바 인터액티브 (Interactive)이다. ●ASTA는 작품과 관객 상호간의 순발력 있는 소통을 위해서 복잡한 경로를 배제한 인간의 황인(아트 액티비스트)
五感에 반응하는 접속경로(Interface)를 이용한다. 감성공학의 산물인 맥박센서, 온도센서, 모션캡처 센서 등 다양한 장치를 이용하여 관객의 반응에 따라 작품이 움직인다. 이는 기존 서양미술에 있어 지속되어오던 작품 과 관객의 룰을 깨어버리는 일이다. ●1층 전시장 중앙의 테이블 위에는 박제된 한우가 누워있다. 소의 눈, 입,
국내에서 예술과 과학기술이 공동 작업을 하는 일이 최근에 와서 빈번해졌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가슴, 배 부분엔 구동장치가 들어가고 관객은 자신의 움직임, 맥박, 호흡을 통해 작품 한우를 감상한다. 본 작업
현대미술이나 과학기술은 대부분 서양에서 수입된 것이기 때문에 이 둘 사이의 공통된 역사를 눈치 채기가 쉽
의 목적은 소의 즉물성이 아니다. 황소라는 매재(媒材)를 놓고 인간의 감성이 신체의 개입을 통해 어떻게 오브
지가 않았다. 이 둘을 완전히 분리해서 취급하는 것이 현실의 대세이며 이런 대세 속에서 예술과 과학기술의
제의 내부로 틈입할 수 있는가를 실험해보려 하는 것이다. 감상자의 몸 속에서 나오는 호흡은 온도센서를 통해
공동 작업을 하다 보니 국내의 경우 오해가 더욱 심하게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아날로그 신호로 소의 내부로 들어가 인공호흡을 시키고, 입을 움직거리게 한다. 걸어다니는 감상자의 동작은
이런 작업을 보고 이해하려는 관객이나 환경은 물론 심지어 공동 작업에 참여한 예술가나 공학자 자신 역시
모션캡처 센서를 통해 소에게 전달되어 눈으로 쫓게 된다. 심장의 박동은 손끝까지 전달되어 맥박센서를 통해
이러한 뒤틀린 인식에서 자유롭지가 못한 경우를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분야에도 뭔
CPU에서 디지털화되어 다시 공간에 울림으로 변형된다. ●2층 전시장에는 본 작업을 준비한 작가들의 생각,
가 조금씩 변화가 보이는 듯하다. 내가 참여했던 전시들도 그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진행된 것들이다. 의욕
고민, 대화들이 보여질 예정이다. 개인작업이 아닌 공동작업의 단점(계획 변경의 어려움, 의사소통 문제) 그리
과 오해, 그리고 실망과 보람이 함께 한 것들이다.
고 공학자와 예술가 간의 사용 언어의 상이성. 예술과 공학 양자가 주종관계가 아닌 등가적 공존으로서의 영역
다음은 전시 혹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남긴 텍스트를 정리하면서 첨삭을 하고 개인적인 소회를 덧붙인 글 이다.
가로지르기를 시도하는 데에서 오는 어려움과 갈등은 앞으로의 화두로서 남을 것이다. 본 전시는 '첫 시도Project 1'이다. ●ASTA(Arts, Science and Technology in Asia) 소개 예술과 공학 간의 상호이해를 도모하고 학 제간(學際間)의 협력체제 구축과 공동프로젝트 수행능력을 갖추기 위해 실험적으로 조직된 팀이다. 국내테크
2000년 서울 갤러리 퓨전에서 있었던 아스타전은 원래 1999년에 수행했어야 할 전시였다. '아스타'라는 연구 그룹을 그 전에 만들었는데 주로 학회/학술활동만 하다가 처음으로 공동작업에 의한 전시를 가져보았다.
놀러지 아트의 현실적 역량을 고려할 때 작가 개인의 의욕과 노력만으로는 세계 현대미술의 변화무쌍한 요구 에 부응할 수가 없는 점이 확인되며 이에 공학자들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기술, 장비의 지원은 물론 학문적 방 법론의 교환을 통해 상승작용을 꾀하고 실천적 성과의 획들을 목적으로 삼는다. 중장기 목표- 예술가와 공학자
"예술과 공학의 미래로의 회귀 - Techne ●테크놀로지 아트? 본래 서양에서 예술과 기술은 '테크네'라고 하는
간의 학제간 이해를 돕기 위해 중,소규모 세미나 개최- 전시를 통해 예술가의 상상력과 첨단공학의 성과를 당
동일한 조어(祖語)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테크놀로지 아트란 '예술 예술' 혹은 '기술 기술'이란 말이 되어버
대적인 감각으로 결합,시연, 확인- 공대 혹은 산업체의 프로젝트에 예술가가 참여하여 예술가의 사회적 지위와
린다. 하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 데카르트 이후 극도로 분화되어온 예술과 과학은 서로 대척점(對蹠點)에 선
역할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의 모색- ASTA와 유사한 해외미술 동향의 단체와 정보교환, 전시 공동개최, 공동프
듯한 인상마저 풍기고 있다. ●21세기 멀티미디어시대를 맞이하여 대척점의 양자는 새로운 동반자적 관계를
로젝트 수행- ASTA의 개념과 입장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는 해외 공학단체, 소사이어티, 펀드 등과 협조하여 국
요구받고있다. 페인팅의 한계에 도달한 현대의 작가는 후기산업사회의 환경, 자유로운 표현의지의 확대, 새로
내의 가능성 있는 예술가들을 추가로 합류시켜 지원 해택을 받게 함- 공학자와의 프로젝트 결과물인 패러다임,
움에 대한 순수한 열망으로 테크놀러지 아트에 몰입한다. 현대산업은 예술가들의 상상력을 결합시켜 새로운
아이디어, 신제품 등을 상품화로 응용시켜 예술문화의 생산적인 순기능을 확인시킴 ●1999년 12월 현재 아스
패러다임, 아이디어, 신제품을 개발하고자 한다. ●예술가는 자신의 상상력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도구로서 현
타는 황인, 이용백, 문주, 윤중선, 정현기, 장성호 등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대의 공학적 지식과 기계를 사용하고자 한다. 공학자와 산업계는 그들의 지식과 제품이 대중과 소비자에게 건 조한 무생물이 아닌 감성적 교감이 가능한 대상이 되기를 원한다. 창작을 위해 매체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 좀 더 인간에 가까운 기술의 발전. ASTA는 이 양자의 욕구가 만나는 지점이 되고자 한다. ASTA는 작가의 테크놀
위의 글은 당시 제1회 아스타전의 광고 문안이다. 1차 원고는 내가 보내었는데 갤러리퓨전에서 편집 보완하 여 내보낸 것으로 기억된다.
러지 아트에 대한 상상력과 공학자의 감성 공학적 지식의 결합을 통해 예술, 과학 기술, 인간 3자간의 조응을
관객들에게 극적인 오브제 감각과 디스플레이 환경을 보여주기 위해 박제된 소를 이용했는데, 인터액션을 위
시도할 메타 테크놀러지를 실험한다. ●Interactive Art 과거의 미술은 작품과 관객간의 절대적 거리를 유지해
해 당시에 부산대학교 공대에서 공동으로 연구 중이던 모션캡쳐링 기술을 응용하였다. 부산대에서 로봇을 연
왔다. 미술관의 '손대지 마시오'(Keep Out)라는 문구가 대표적일 것이다. 반면에 동양미술은 감상자가 작품에
구 중인 윤중선의 프로젝트에 황인이 가세하여 로봇(특히 휴먼 로봇)의 인식에 관한 연구를 할 때이다. 온도센 135
싱과 사운드 구성은 정현기가 하였다. 황소를 하나의 로봇으로 가정하여 죽은 황소를 되살리고 관객과 인터액
고 싶어하는 감각의 유전질이 있다. 이것이 전통적인 미술이 지금껏 살아남은 이유다. 만약 현대적인 테크놀로
션을 하는 경우를 설정하여 보았다. 실제 전시에 참여한 사람은 황인, 윤중선, 정현기, 이용백 등 4인이었다. 그
지가 이를 손상치 않고 미술의 범주를 확산시켜 줄 수만 있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예술과 과학, 기술의 만남이
리고 작품제작에는 한명의 필드전문 기술자가 가세하였다.
가능해 질 것이다.
공학자와 예술가의 전혀 다른 개성이 모여 하나의 작품 혹은 제품을 만든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여실
탠져블 사운드 스컵쳐는 이런 욕망을 실험하고 구체화해보는 전시가 될 것이다.
히 보여준 전시였다. 예술가는 작업을 공동으로 한다는 경험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계속 개인적인 것
사운드는 그 자체로서는 무질량적인 것이기에 언탠져블이지만 그러나 작가의 상상력과 현대공학의 기술력은
으로 고집하려 한다. 모더니즘 이후에 형성된 일종의 개인 신화적인 발상일 것이다. 공학자는 물성에 대한 감
연금술사처럼 이를 탠져블한 어떤 상태로 만들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러기 위해서는 귀로 듣는 사운드가 아닌
각이 약하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능력과 기술이 어떻게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감각적으로 이해하는데 서툴다.
몸의 다른 감각들- 예컨대 촉각 혹은 공간각, 필요하다면 시각까지-을 종합적으로 동원시키는 장치와 연출이
이후 이 점을 조절하여 충돌이 없는 방향으로 유도하려고 애를 썼다.
필요하다.(기존의 사운드 스컵쳐는 주로 청각과 공간각에 의존했다)
광고문안대로라면 당장에라도 엄청난 일을 하여야 할 것 같지만 학제간 사이에 놓인 갈등을 해소하는데 상당
기계와 미술의 공통점은 '오브제'라는 점이다. 사운드라는 기준을 놓고 여기에 무게를 더하여 구체적인 형상
한 에너지를 소모하여야만 하는 예상외의 복병에 걸려든 것이다. 상당한 공부가 되었고 이후 비슷한 일을 하는
을 만들어 나갈 때 작품도 될 수가 있고 제품이 될 수도 있다. 이는 미술의 실험이자 공학의 실험이 되기도 한
데 좋은 참고자료가 되었다.
다. 이 오브제가 인간의 신체와 어떻게 만나는가 하는 점은 공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는 '약전(弱電)시대에 신체
2002년, 제2회전(서울 토탈미술관)부터는 공동 작업이 아닌 작가개인에게 독립적으로 작업의 전 과정을 일임
내부로 향하려는 현대의 기술'의 문제가 될 것이고 예술의 측면에서는 21세기의 화두인 '신체의 담론'이 될 것
하였다. 아직 국내작가들의 자신에 대한 정체성의 이해정도를 고려할 때 이러한 방법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판
이다. 오브제와 신체 사이에는 공간과 센서(오브제 쪽과 신체 쪽에 각각)가 있지만 감각의 통로가 사통팔달로
단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작가가 공학자와 협업을 하는 것은 허용되고 또 권장되었다.
열린 심신일치의 어떤 단계에서 진정한 탠져블 사운드 스컵쳐는 가능해 질 것이다. 그리고 그 통로의 시작은
사운드 아트는 국내작가들에게 다소 생소한 분야였다. 기획을 할 때마다 항상 겪는 일이지만 예술가와 공학
우선 피부이기가 쉽다."
자가 동시에 이해할 수 있는 키워드를 제시하고 텍스트를 만드는 일이 상당히 힘들다. 그래서 그냥 사운드 아 트라 하지 않고 탠져블 사운드라는 말을 굳이 만들어서 사용하게 되었다. 로봇연구를 하다 보니 로봇의 인식 시스템에 있어 카메라를 사용한 시각 센싱 기법이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음
이후 베르톤치니의 강연이 있었고 건축잡지 'POAR'에 전시에 관한 생각들을 미리 정리해보았다. 소리조각의 현재지점이란 글이다.
을 알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무턱대고 카메라를 쓰는데 여기에 대한 반성이 별로 없던 상태였다. 모든 기계는 제어/계측 부분과 구동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둘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는 방법을 생각해내었다. 그러 다 보니 로봇의 몸 자체가 구동부이자 동시에 센서가 되는 장님 로봇을 개발하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 카메라 와 CPU가 없는 상태의 촉각적 로봇인 셈이다. 동시에 '탠져블 엔지니어링'이란 말도 만들어내었다. 이렇게 하여 예술과 공학 양쪽에서 접근할 수 있는 빌미가 생겨나게 되었다.
Ⅰ. 시간은 흘러가고 공간은 모였다간 흩어진다. 시간의 결, 공간의 매듭. 대부분의 예술은 이 좌표에서 궤적을 그린다. 음악은 시간의 좌표축에 그리고 미술은 공간의 좌표축에서 각각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시간의 축을 따르는 음악이 공(空)에 가깝다면 공간의 구체
공학 쪽 파트너로 부산대와 함께 거리가 가까운 한양대도 확보하였다. 3월에는 독일 베를린의 베르톤치니란
성을 띄는 미술은 색(色)에 가깝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공과 색은 불이(不二)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 둘은 확
음악가의 강연을 한양대에다 유치하였다. 통영음악제에 온 사람을 참여 작가인 작곡가 이윤경이 섭외한 것이
연한 분별심을 불러일으킨다. 만일 이 둘이 동시에 존재하도록 하는, 말하자면 공(空)이 색이 묻어 있고 색(色)
다. 운이 좋았다. 베르톤치니는 존 케이지와 함께 활동한 사운드 아트의 대가였다. 이 강연과 만남을 통해 국내
에 공의 떨림이 잠겨있는 양성구유(兩性具有)의 상태가 가능하다면.
의 미술/음악가 그리고 참여공학자에게 사운드 아트란 개념이 다소 선명하게 자리잡게 되었고 또 전시에 대한 방향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소리조각은 이런 기대감에서부터 출발한다. 말 그대로 소리조각은 소리(sound)와 조각(sculpture)로 되어 있다. 사운드 스컵쳐라고 했으되 이에 근접하는
다음은 작가/공학자에게 아마도 최초로 보낸 편지인 듯하다.
단어는 매우 많다. 예컨대, 사운드 아트, 사운드 인스톨레이션 등이 그렇다. 그런데 국내의 상황이 소리조각에
"오늘날 멀티미디어란 이름으로 여러 가지 실험들이 행해지고 있다. 미술의 경우 과거의 오브제 혹은 머티리
대한 경험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인지는 모르나, 이들 용어들이 의미상의 구별없이 쓰이는 경향이 자주 목격된
얼의 숙명에서 탈피하여 영상, 소리 등 무질량적인 표현방식을 디지털적인 기법에 의해 표현하고 있다. 이들은
다. 또 음악과 미술이라는 이질적인 장르의 다른 출발점에서 서로 용어의 약속없이 전개되어 왔기 때문에 똑같
흔히 예술과 과학기술의 절묘한 만남이라고 한때 찬사를 받았었지만 지금은 그 한계에 부닥치고 있다. 미술의
은 용어에서도 양태가 서로 다른 행위와 사건이 발생함도 자주 발견된다. 다소 부자연스럽긴 하지만 나름대로
가장 좋은 미덕이- 즉 머티리얼-이 빠져버렸기 때문이다. 인간은 시각예술에서 조차 대상 가까이로 가서 만지
용어의 정리를 통해 소리조각의 윤곽을 잡아보겠다. (중략) 137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은 현대예술의 한 경향인 인터액티브 아트와도 정신적, 방법적 유대를 맺고 있다. 작품
Ⅲ.
과 관객 간의 소통에 관한 부분인데, 사운드 인스톨레이션에 들어가는 센싱 기법은 인터액티브 아트에 공통적
지난 3월 13일 한양대학교 한양종합기술연구원 (HIT) 6층 대회의실에서 베를린 호흐슐러의 베르톤치니
으로 투입되는 요소이다. 차단이 힘든 소리의 특성상 동일공간 속에서 여러 개의 음원은 서로 중첩되기 때문에
(Mario Bertoncini, 1932- ) 교수의 소리조각에 대한 강연이 ASTA와 한양대학교 IT특성화 연구 사업단의 주최
어느 정도 강제적으로 음장(音場 sound field)을 만들어주어야만 감상이 가능하다. 이때 센서는 표현되는 아웃
로 진행되었다.
풋의 'On Off'와 강약을 결정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센서의 이런 기능을 통해 관객과 작품은 상호 인터
존 케이지의 바로 밑 세대인 베르톤치니는 이태리 생으로 주로 독일에서 활약하는 작곡가, 연주가, 소리조각가
액션의 초보적인 관계에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이다. 이날 강연에는 주로 그의 작업에 대한 소개와 감상 그리고 제작과정 등에 대한 설명 등이 있었다. 그의 작업은 언플러그드 사운드 스컵쳐라는 점에서 유럽의 소리조각 전통에 매우 충실한 편이라 할 수가 있
Ⅱ.
다. 그는 기존 피아노의 현에다 건반과 연결된 햄머가 아닌 자신이 직접 고안했거나 발견한 여러 가지 도구들
소리조각에서 다룬 여러 상황들을 공간과 공감각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를 통해 살펴보기로 한다.
(구두솔, 그릇 등)을 동원시킨다.(prepared piano) 그의 작품 중에 가장 전형적이라 할 만한 것은 그가 직접 제
공간의 문제
작한 공기 하프다. 이 하프는 실외에 세울 수 있을 정도로 큰 것이다. 대기 중의 바람이 이 하프의 현에 부딪혀
앞서 말한대로 소리를 채집하여 이를 배치하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조합하는 인스톨레이션 기법이 있다.
서 연주가 된다. 그러니까 플레이어가 사람이 아닌 자연이 되는 셈이다. 이 역시 언플러그드이다. 물론 그에게
이때 소리는 작가 자신이 직접 채집하는 것이 요즘의 일반적인 경향이다. 작가가 여행 중에서 채집하거나 주변
도 전기장치에 의한 실험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서울에 와서도 그가 가장 즐겨 찾은 곳은 현대미술의 세계적
의 고의적인 상황을 만들어 녹음하기도 한다. 전자회로나 기기에 의존하는 미술은 그 시스템의 중성적인 성격
재료공급지라 할 수 있는 청계천 일대였다. 그러나 장비의 과시에 의한 작업은 거의 보이지 않고 스스로 논리
으로 인하여 시간이 지날수록 작품 간의 차별성이 없어지기가 쉽다. 여기에서 차별화의 전략은 결국 작가 자신
적 사유를 통해 작업의 당위성을 풀어나가는 점, 그리고 레디메이드 제품이 아닌 자작 회로를 통해서 기술구현
의 인격의 상태를 어떤 식으로든지 개입시키는 일이 되지 않을까. 전시장이라는 제한된 공간(site specific)을
을 한다는 점이 돋보이고 있다.
택할 때도 있지만 사막과 같이 넓은 공간 혹은 도심의 통행로 한 가운데나 개울 등이 선택될 때도 있다.
국내의 경우 소리조각가로 분류될 만한 작가는 퍽 드물었다.(중략) 최근에는 기존의 환경조형물을 소리조각
일반적인 전시장에서는 어느 정도의 폐쇄적인 공간으로 구획 지워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소리가 다른 작품에
으로까지 확장시키려거나 조경을 소리조각으로 대체하려는(sound scape) 사업자까지. 약전(弱電)에 의한 핸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센서의 작동효율을 높히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드폰 벨소리부터 스피커와 도시의 소음과 자연의 소리까지 우리는 생활 속에서 소리의 포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최근 소리조각은 건축에도 많이 응용되고 있는데, 과거 건축물의 기능성에 심미적 장치로서 조각이나 페인팅 등 환경조형물이 추가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소리의 껍질이 한겹 더 입혀졌다고 보면 된다. 이 경우 건물 전
수가 없다. 이들 소리는 계속 어디론가 흘러가면서 우리 주변의 공간에 와서 부딪히고 있다. 엄청난 소리의 세 계. 소리조각은 여기에 대한 질문이고 대답이다.
체가 거대한 악기로도 될 수가 있고 또 하나의 거대한 소리조각 전시장으로 간주될 수가 있다. 다시 말해 사운 드 인테리어 혹은 사운드 엑스테리어기 되는 셈이다. (중략)
마침 독일과 더불어 사운드 아트의 세계적 강국인 이웃 일본에서도 사운드 아트에 대한 논의가 미술잡지
한편 빛의 반대방향으로 향하려는 소리는 촉각적인 영역으로도 연장될 수가 있다. 아주 낮은 파장의 파동은
BT(미술수첩)을 통해 다시 불붙기 시작했다. 미리 부탁한 작가섭외가 미적거리고 있어 직접 일본으로 건너
더 이상 소리가 아니라 떨림이다. 기다란 현(絃)이나 관(管)을 진동모터 등으로 떨게 해준 다음 손이나 다른 신
갔다. 첫 번째는 실패, 책방을 뒤져 자료수집만 하고 돌아왔다. 두 번째는 마침 동경의 NHK 방송기술연구소
체부위와의 접촉을 통해 촉각적인 감각공간을 만들 수가 있다. 영상작업에서 관중(觀衆)이 되었던 청중(聽衆)
에서 탠져블 사운드에 대한 미래기술(일종의 가상적 기술) 발표를 내가 하기로 되어 있어 생각을 정리할 수
이 여기서는 촉중(觸衆)이 된다. 또 진동수가 낮은 대신 파장이 긴 떨림은 신체의 내부로 쉽게 스며들기 때문에
가 있었고 쯔쿠바의 로봇학회에 다녀온 다음 다시 동경에서 미술수첩 편집팀과 독립큐레이터(아즈마야 타카
귀의 고막이 아닌 피부나 내장의 떨림을 유도하기도 한다. 아주 시끄러운 댄스홀에서 울리는 강력한 스피커의
시)를 만나 그동안의 경과보고와 정리된 생각을 전달할 수가 있었다. 이걸로 일본 측 참가는 결정이 되었다.
저음에 내장이 울렁거리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이럴 때 몸은 이제까지의 예술이 접근이 힘들었던 내피감각(內
일본 사운드 아트를 대표하는 WrK의 '쯔노다 토시야'가 참가하였다. 국내의 작가들과 공학자들 역시 최선을
皮感覺)의 환기까지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이럴 경우 사운드 스컵쳐는 하나의 떨림 장치가 된다. 이런 경우를
다한 전시였다.
탠져블(tangible) 사운드 스컵쳐라고 할 수가 있겠다. 소리는 본래 공간을 통과해버리는 것인데 일정한 공간에
사실 탠져블이란 개념은 과거에 공학과 미술이 결정적으로 분리되는 역사를 연구하는데 있어 점검되어야 할
가두어 두는 일, 그리하여 만지게 하고 살이 떨리게 하는 일, 즉 전맹(全盲)의 미술이자 전농(全聾)의 음악이 되
중요한 키워드다. 나중에 알았는데 미술사가인 뵐플린은 이를 언급하려다 말았다고 한다. 뵐플린의 시대에는
는 어떤 단계가 탠져블 사운드에서는 가능해지는 것이다. (중략)
학제간 작업이 없었으므로 애매한 상태로 밖에 말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139
2003년 제3회전은 로봇 아트 전(서울 갤러리 피쉬)이었다. 그동안 로봇에 관한 연구를 쭉 해왔으니 가장 멋진 전시가 되리라고 했으나 오히려 이 전시는 가장 맥 빠진 전 시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재원을 지능로봇에다 투자하고 있는 까닭은 국제경쟁에서 이미 선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IT분야의 기술력 때문이다. 로봇과 IT를 결합하면 정밀기계공학적인 방향에서 개발이 진행되어온 일본과 전혀 다른 룰의 게임을 할 수 있
로봇은 구현과 표현이라는 점에 있어 국내작가들에게 사운드 아트보다 더 어려운 과제였다. 당연히 공학 측
다는 것이다. 아시모는 가라쿠리 로봇의 태엽 대신 축전지와 모터가 들어간 형태가 진화된 것이라고도 할 수가
의 분발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이게 힘들었다. 당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구비가 투여되고 있던 KIST와
있다. 물론 컴퓨터가 들어 있어 자동제어 및 인터액션을 한다. 그런데 로봇에 IT 기술이 결합한다고 하면 사정
는 공동과제도 수행하고 있었고 또 특강도 맡았기 때문에 로봇을 전시하는 일이 어렵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이 좀 달라진다. 이는 로봇이 네트워크에 편입되고 또한 컨텐츠를 포함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학이 컨
그런데 전시를 앞두고 거액을 들여 개발한 로봇을 며칠만이라도 전시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
텐츠를 포함하게 된다는 것은 뭘 의미하는 것일까? 이는 공학이 이제까지 대상으로 삼지 않았던 표현 즉, 예술
다. 완성된 제품으로서의 로봇이 아니라 개발 중인 로봇을 전시할 때 안정성은 떨어지지만 학습효과는 물론 작
의 영역으로 들어간다는 말이 된다. 즉 기술과 예술이 분리되기 이전의 상태, 한때 동거관계였던 상태에로 되
가들에게 보다 많은 상상력을 자극할 수가 있어 더욱 아쉬웠다. 경남대에 부탁하여 로봇을 가져왔지만 워낙 작
돌아감을 의미한다. 물론 그동안 기술도 변했고 예술도 많이 변했지만 말이다. 또한 네트워크에 로봇이 포함된
은 연구비의 열악한 상태에서 개발한 것이라 전시효과와 개념전달력이 많이 떨어졌다. 작가들에게 제한적인
다는 것은 이제 로봇이 하나의 공학적 구조물이 아니라 삶의 둘러싼 환경 혹은 공간으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한
연구비/작품제작비로 로봇을 만들라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인 것이다. 대신 로봇에 적용 가능한 가상적인
다. 환경으로서의 로봇 혹은 유비쿼터스 로봇이라는 새로운 인공공간이 조성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개념과 기술과 표현 등을 상상해보라고 주문했지만 어려움이 많기는 피차일반이었다.
이런 시점에서 로봇아트전은 열렸다. 로봇공학의 흐름이 이러할진대 테크놀러지 아트가 어떤 식으로 대응하여
사운드 아트에서 범주를 탠져블 사운드로 제한시킨 것과는 달리 로봇이라는 범위를 개방시켜놓으니 작가들 의 적응력이 오히려 더 떨어지는 것을 알 수가 있었다.
의미를 창출할 수 있는 전시가 가능할 것인가 하는 것은 기획자의 큰 고민일 수 밖에 없다. 처음에는 일본의 작가들에게 기대를 많이 걸었다. 왜냐 하면 일본은 세계제일의 로봇 제작 국가이고 또 기술
일본작가를 섭외하려고 해도 로봇강국인 일본에서도 어찌된 셈인지 작가를 찾을 수가 없었다. 다행한 일은 당
력도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데다 아톰세대가 분명하게 존재하고 있을 뿐 아니라 간다무 세대로까지 이어지는
시 일본의 로봇 아티스트를 찾으려 애를 쓰던 아즈마야(탠져블 사운드 전 일본 측 커미셔너)가 기획하여 올해
여전히 로봇 매니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는 아마츄어 로봇제작팀들이 많은데(우리나라의 배틀 로봇 대
오사카에서 대규모 로봇아트 전(간다무를 주제로 한)이 열렸다는 점이다.
회에 나오는 대학생들처럼) 연령층이 소년에서부터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그런 아마추어의
다음은 당시의 텍스트다.
기술력이 실제로 국내의 대학연구소보다 훨씬 더 뛰어난 경우가 많다. 이런 형편이니 로봇아트를 하는 작가가 많을 줄로 알았다. 작년 겨울 동경에서 한달이상을 머무르며 수시로 일본 측 커미셔너인 아즈마야상(현재는 모
"나는 로봇아트전을 이렇게 생각한다"
리미술관 큐레이터)를 만나 서울에서의 로봇아트 전에 관한 의견을 나눌 때 그는 곤란함을 표했다. 실제로 일
-'We are The Robot'전(2003년 12월, 서울 갤러리 피쉬)의 경과보고- (중략)
본에는 로봇아트를 하는 작가가 별로 많지 않다는 얘기였다. 로봇의 나라에서 로봇작가가 적다니. 더구나 일본
작년은 아톰의 탄생원년이다. 1952년 만화에서 먼저 데뷔한 아톰은 처음부터 미래소년이었다. 그 미래가 작
은 MIT의 미디어랩에 대항하여 아시아 테크놀러지 아트의 베이스캠프를 자처한 NTT의 ICC(Inter
년이었던 것이다. 아톰은 자신의 생년을 맞아 일본인들의 마음속에 다시 부활하기도 했지만 아시모(혼다사 제
Communition Center)를 통해 예술과 과학기술의 학제 간 인프라를 미리 만들어 지원을 쏟아 붓고 있는 곳이
작)라는 실제 로봇을 통해서, 애니메이션 속에서가 아닌 현실 속에서 질량을 가진 존재로 다시 태어났다. 아시
아닌가. 실망이 컸지만 어쨌거나 이때 아즈마야상과 수시로 나눈 이야기는 로봇아트 전에 관한 주제였다. 막연
모는 어릴적 텔레비젼을 통해서 아톰을 보았던 그 세대(40대)가 주축이 되어 만든 로봇이다. 제로베이스에서
하게 백화점 진열식의 로봇아트전은 하지 말고 현대미술과 현대공학의 흐름에 맞는 주제를 정하자는 것이었고
출발한 로봇 아시모 프로젝트는 결국 이족보행의 최첨단 기술을 확보하게 되는데 제작 동기는 아톰을 실제로
그래서 택한 것이 '로봇과 현대미술의 신체성'이었다. (중략)
구현해보다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로봇공학이 다른 공학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마음을 담으려는 공학이라는 것이다. 이 마음은 컨텐츠와는
그리고 미래의 아톰을 이를 기념한 행사가 일본에서는 대대적으로 열렸다. 작년 4월 아톰의 실제생일에 맞추
조금 다른 것이다. 컨텐츠는 자신의 몸(기계의 경우에는 구조)을 제외한 소프트웨어 상에서 오가는 디지털적인
어 열린 '로보덱스(Robodex) 2003' 역시 그런 들뜬 분위기를 잘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비록 큰 행사는 아니
정보의 성격을 가지지만(따라서 지금 국내에서 하려는 IT와 로봇의 결합에 의한 새로운 로봇양식의 개발은 이
지만 서울에서는 로봇아트전이 열렸다. 'We are the Robots'전이 그것이다. 전시기획을 맡은 사람으로서의 전
상태까지를 말하는 것이다) 마음은 자신의 몸과 동반된 어떤 상태를 말한다. 로봇공학이 다른 공학과는 다르다
시진행의 소회를 이 글을 통해 밝히고자 한다. (중략)
고 하는 것은 처음에는 물론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지만, 주어진 자신의 몸을 인식하고 또 그 몸을 통해서 스스
최근 국가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의 하나로 지능로봇에 관한 관심이 매우 고조되고 있다. 우리의 로봇개발 기 술력은 선진국에 비해서 5-8년 뒤쳐지고 있는데 현대 공학에서 이 정도의 시차라면 사실상 극복이 거의 불가능
로 학습하여 새로운 로봇으로 성장해나간다는 데에 있다. 이것은 기계, 더 나아가 물질에도 마음이 있을 수 있 는가 하는 기계 현상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인간의 신체론과도 비교될 수 있는 부분이다. (중략) 141
대충 이런 주제를 잡고 전시의 방향을 잡았지만 진행과정과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가 못했다. 서울의 여러 미
잔느도 있다.
술관과 공동기획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로봇이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는가는 회의적인 반응이었고 펀드를
보로노이 다이어그램(Voronoi Diagram)은 아주 간단한 기하학적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 그것은 고대인들
받으려 했던 일본 측에서도 마찬가지 결과였다. 따라서 일본작가들도 참여할 수가 없었다. 일본은 로봇강국임
이 자신과 남의 땅 영역을 가르기 위해 경계선을 긋기 위해 했던 고심과 비슷하다. 그러나 경쟁적으로 금을 긋
에는 분명하지만 로봇을 예술이라는 패러다임에서 수용하기에는 아직 일본 문화계 전반의 이해도와 특히 일본
는 것이 아니고 그 속에서 양보와 조화, 그리고 균형을 찾는 방법이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속에는 있다. 이런 감
테크놀러지 아트의 인프라가 허약하다고 할 수 밖에.
각은 본능적으로 화면의 조화를 꾀하려는 미술가의 작업 속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런 어려움과 우여곡절 속에서 열린 전시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전시회를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는 다
이번 전시는 학제간(interdisciplinary) 전시다. 그러나 사실은 이종집단간의(interpopulational) 전시라고 하는
음과 같다.
편이 더 정확할 듯하다. 실제로 공학과 미술은 그 결과물의 도출 과정과 방법론에 있어 상당한 유사성을 지니
1. 로봇공학은 다른 공학과 달리 마음을 담는다.
고 있다. 표현과 구현, 작품과 제품 사이에는 약간의 차이만이 존재할 분이다. 사실,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이
2. 대부분의 공학이 계통진화를 하는데 비해 로봇은 개체진화를 인정한다. 예술은 대체로 창조론과 개체진화
둘 사이에 장르간의 경계가 아직 모호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공학자와 미술가 사이에는 사유의 전개와 표현방
론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이 둘은 서로 공유할 부분이 많다.
식에 있어 엄청난 차이를 보여준다.
3. 국내의 경우 로봇개발의 IT산업과 연계해서 하는데 그렇다면 앞으로는 로봇자체의 공학적인 구현능력보다
수학이나 공학에 비해서 미술은 신체 및 재료와 많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공간을 다루더라도 수학자가 비물
는 컨텐츠로서의 매력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질적인 관념을 기반으로 계통진화적인 전개와 발전을 보여 주고 있다면 미술가는 똑같은 상황에서도 신체와
4. 테크놀러지 아트를 가능케 하는 기본적인 요소 즉, 센싱, 제어, 구동이라는 3요소를 볼 때 로봇공학은 가장
재료를 개입시켜 개체진화적인 태도로 개인화시키며 이를 개성이라고 이름 붙이기를 좋아한다.
종합적으로 그리고 최첨단의 위치에서 이 분야에 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미술이 가장 효율적으로
기하학은 원래 재료학을 배척한다. 관념이란 항상 재료의 반대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술가에게는
첨단기술을 만날 수가 있다.
이 둘을 동시에 다루어야만 하는 운명 같은 것이 있다. 다소 무리가 다르지만 학제간의 전시를 하는 이유도 여
5. 현재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로봇공학이 인문학(인지과학 등)을 다루려고 있다. 로봇공학의 중요한 키워드인
기에 있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란 똑같은 키워드를 놓고도 수학자/공학자가 보는 입장과 미술가가 보는 방
신체성이란 공통의 주제를 통해 학제간의 가장 구체적인 매핑작업이 가능하다. (중략)
식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참여한 대부분의 작가들은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전
이후 아스타를 통한 전시는 후면계좌 상태로 들어간다. 대신 2004년부터 한양대의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연구단과 공동으로 전시를 수행하고 있다. 이 결과가 2005년
시가 가능한 것은,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이 공간의 본질을 설명해주는 훌륭한 도구라고 했을 때, 그 원리는 많 은 작가들의 작품 내부에 이미 깃들어 있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중략)
10월에 열린 '진화공간'전(한양대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연구단 및 AVA association of voronoi art 주최/서울 갤
우리에게 공간이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다. 인간은 어차피 자연공간과 관념적인 공간을 적당히 블랜딩해서
러리 아트파크)이다. 꾸준히 연구해 오던 촉각에서 다시 시각으로 넘어간 점이 있지만 이 사이의 갈등은 앞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다. 보로노이 다이어그램은 100년 전에 등장하였지만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아주
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해소되리라고 본다.
최근의 일이다. 이는 컴퓨터의 발달과 관련이 깊다. 이제까지 인간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관념공간을 인간과는 다른 능력인 탁월한 반복적 작업능력을 지닌 컴퓨터가 발견하고 진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또다시 자연공간을
(중략) 수학자들과 마찬가지로 미술가들은 그동안 무한한 공간을 유한한 것으로 포작하는 문제에 대해 많은 고
새롭고 정밀하게 이해하는데 응용되고 있다.
민을 해왔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대상을 압축하여 화면 속에 잡아가둔다는 뜻이 되기 때문이다. 3차원을 2
물질성이 희박한 컴퓨터 내부에서 진행되는 보로노이 다이어그램과 컴퓨터의 내부와 외부를 드나들며 언제
차원 공간에 옮기는 일이므로 압축과 더불어 왜곡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인간이 최초로 회화를 발명했을 때
나 신체성과 물질성을 동반하기 마련인 작가들의 그것과는 사뭇 양상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 전시의 의의를
이미 기하학적인 사유의 과정이 개입되어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두고자 한다.
기하학의 중요한 요소이며 동시에 미술의 유익한 도구이기도 한 점, 선, 평면 등은 자연 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고의적으로 만들어 낸 관념의 산물인 것이다. 미술에 있어 재현(再現)의 역사에는 항상 관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국제 심포지엄에는 30여명의 외국 수학자.공학자가 참여하였으며 이들은 내년에 캐나
념의 개입과 공간의 왜곡이 있어왔다. 그런데 이런 관념의 조작과 공간의 왜곡 과정을 추적하고 일반화하는 중
다 캘거리에서 열릴 보로노이 심포지엄 및 보로노이 아트전에 국내외 작가들과 함께 참여를 한다. 예술가와
에 대상의 본질이 훨씬 더 확연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반복되는 왜곡에는 어떤 근본적인 원리 같은 게 숨어 있
과학기술자의 동거는 참으로 까다롭고 의혹과 오해 투성이의 살림이지만 그걸 즐기다 보면 재미도 생긴다. 지
기 때문이다. 그 원리를 찾아 공간의 본질을 끈질기게 규명하여 마침내 근대미술의 극적인 계기를 이끌어준 세
금이 그런 상태인 것 같다. 143
로봇공학, 보로노이 다이어그램 등에서 보듯이 이제 과학기술이 인문학이 되려는 경향을 발견할 수가 있다. 이제 미술의 서식공간은 참으로 넓어졌다.
ArtiST PROJECT 예술과 과학의 상호 관계에 대한 미학적 접근 심혜련(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예술과 과학의 상호 관계에 대한 미학적 접근 과학과 예술은 거칠게는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실제로 과학과 예술은 떨어질 수 없다. - 폴 발레리 -
하는 원리와 작용의 힘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근본적으로 같은 지평에 서 있다. 그렇다면 그 지평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창조의 원리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상상력이다. 예술적 상상력과 과학적 상상력은 무언 가를 발견하고 창조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전제 조건이다. 2. 예술적 상상력과 과학적 상상력 상상력(Imagination, Einbilungskraft)이란 사전적 의미로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스스로 표상할 수
심혜련(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있는 능력"19)이다. 현실적으로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을 머리 속에서 구상하거나 또는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들을 머리 속에서 다르게 구상하는 것을 '상상한다'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상력은 바로 예술과 과
1. 예술과 과학의 공약 가능성
학에서 창조를 원리로 작용한다. 예술과 과학은 둘 다 창조의 원리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상상력에 기반을 두고 있다. 작품 창작이든, 새로운 과학적 가설의 설정이든 간에 이는 둘 다 상상력이 작동해야만 하는
최근 들어 우리는 많은 과학기술에 대한 용어를 대중매체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었다. 정보과학에 특별한 지
것이다. 과학 이론가인 브로노프스키는 바로 이러한 창조의 원리와 상상력에서 예술과 과학의 공약 가능성을
식이 없다하더라도 우리는 디지털과 인터넷을 알고 있으며, 생명공학기술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복제'라는 말
찾고 있으며, 이러한 공약 가능성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 그에 따르면, 창조 행위는 예술과 과학에서 동일한
을 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제부터인지 과학기술의 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계에서도 '나노' 또는 '바
의미를 갖는다. 그는 창조의 과정이란, "다양함에서 통일성을 찾는 일"20)이라고 규정하며, 다양함에서 통일성
이오'라는 말이 화두로 등장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문화예술계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즉 가전제
을 찾는 창조의 과정은 무엇보다도 예술 창작과 과학적 원리의 발견에서 잘 드러난다고 한다. 이 창조의 과정
품이나 화장품 등에서도 이러한 용어를 접두어로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상품들을 접하게 되었다. '디지털', '바이
에서 상상력의 역할을 매우 크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오', '나노' 등의 접두사가 붙은 상품들은 마치 최신의 것, 첨단의 것이라는 의미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례들에 서 우리는 이제 첨단과학기술이 과학기술이라는 좁은 둥지에서 벗어나 문화와 일상생활에 까지 그 영향력을
"나는 이미지를 만들어 머리 속에 새롭게 배열하는 능력을 상상력이라고 기술해 왔다. 상상력은 특별히 인간
확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비단 최근의 현상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지만, 그
만이 지닌 재능이며, 과학과 문학이 돋아나 함께 성장하고 번성하는 공통의 뿌리이다. 실제로 문학과 과학은
러나 지금처럼 구체적으로 전문용어가 등장해서 상품화되는 것이 붐을 이루진 않았다. 이러한 현상 속에서 우
함께 번성하고 함께 시들었으며 과학이 번성한 시대는 모든 예술이 번성한 시대였다. 위대한 정신들은 숨가쁘
리는 과학기술과 일상생활 그리고 문화예술에 대해 또는 그들의 관계에 대해 체계적인 고찰이 요구되고 있음
게 뒤죽박죽 서로에게서 영감을 얻으며, 상상력을 한 분야에만 제한시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21)
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깊은 상관관계에도 불구하고 별로 상관이 없으리라고 생각한 과학기술과 문화 그리고 예술은 이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명확해지고 있다. 각각의 상이한 분야들은 같은 키워드를 가지고 서로의 연
따라서 그는 상상력을 기준으로 과학과 예술 그 둘 중 어느 하나가 우위에 있는 것도 아니며, 모든 과학자들에 게 있어서 상상력이 얼마나 큰 역할을 했는지를 강조한다.
관 관계를 찾기도 하고, 이들이 본래부터 상이한 관계가 아니었음을 밝히기도 한다. 그렇다면 문제의 범위를
독일의 현대 미학자 벨슈도 브로노프스키와 마찬가지로 과학에서 상상력, 특히 심미적 상상력이 가지는 역할
좁혀 예술은 과학에 무슨 의미이며, 또 과학에게 무엇을 줄 수 있으며, 반대로 과학은 예술에게 어떤 의미로 다
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철학자와 미학자 또는 예술가만이 심미적 관점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가가며, 또 예술에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또 예술과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알려진 미학(물론 나는 이
고 강조한다. 이러한 현상은 20세기 이후 현대 과학에서 근본 문제들을 해명해야할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러한 견해에 동의하지는 않지만)은 이러한 상관관계들에 대해 지금까지 어떤 이론적 접근을 취해왔으며, 또 현
한다.22) 즉 무언가의 근본을 설명해야 할 때 과학자들은 상상력을 작용시켜 이에 대한 설명을 시도해야 하는
재는 어떠한 방향에서 이들을 연구하는가?
것이다. 사물과 사태에 대한 이해를 넘어 이를 직관하고 직관된 내용을 개념으로 추상화 작업을 할 때 상상력
예술과 과학이 서로에게 미친 영향을 미학적 입장에서 접근하기 이전에, 먼저 이 둘의 관계에 대해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들은 과연 공약 가능한가 아니면 공약 불가능한가? 나는 당연히 공약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들 은 때로는 대립하는 것으로 보이고, 또 때로는 서로 적대적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만약 그렇게 보일지라도(나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다만 현상적으로 그러할 뿐이다. 예술과 과학은 그것을 가능하게
19) 행크만, 로터 엮음,『미학사전』, 김진수 옮김, 예경 1998, 154쪽. 20) J. 브로노프스키, P. E. 아리오티 엮음,『과학과 인간의 미래』, 임경순 옮김, 대원사 1997, 32쪽. 21) 같은 책, 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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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기 때문에 예술과 과학에서 상상력은 중요 원리가 되는 것이다. 또 각자의 영역에서
요성을 새삼 강조하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예술과 과학은 둘 다 무엇인가를 표현해야만 하는 것이고,
발휘되는 상상력, 즉 예술적 상상력과 과학적 상상력은 서로에게 자극이 되면서 각자의 영역에서 새로운 무언
또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고 이를 표현해야 하는데, 여기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상상력과 감성이라
가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비단 미학에서 뿐만 아니라, 과학에서도 그 어느 때보다 과학적 상상력과 감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교육이 절실히 요청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
3. 예술과 과학에서 감성과 상상력에 대한 재평가
황은 과학계뿐 만 아니라, 미학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와 더불어 미학계에서는 예술 영역에서 과학이론과 과 학기술이 미친 영향에 대해 숙고가 요청되기도 한다. 이는 현대 미술이 과학이론에서 많은 영감을 받고 있으
앞서 과학에서 예술적 상상력 또는 상상력 일반이 가지고 있는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서술했다. 그렇다면
며, 또 과학기술의 발전이 현대 미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상상력, 감성 그리고 직관과 아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미학에서는 과연 이들을 어떻게 평가 하는가?
4. 과학이론과 과학기술이 예술에 미친 영향
상상력이 예술을 만들어내는 근본 원천임을 어느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그러나 상상력의 근원으로 작용하 는 감성과 직관에 대한 평가는 철학 내에서도 애초에는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는 감성적 인식은 이성
미학적 관점에서는 과학과 예술의 상호 관계를 과연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가? 미학적 관점에서 과학과 예술
적 인식보다 낮은 것이라는 오래된 서구 전통에 따른 것이다. 바움가르텐이 미학이라는 학문을 구체적으로 규
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의가 지금 많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제는 사실 미학 영역 내에서 익숙한 주
정하고 만들었을 때, 그는 미학을 '감성적 인식에 관한 학문'이라고 규정했다. 즉 미학은 이성과 지성이 아닌,
제는 아니다. 특히 과학기술과 예술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이 둘의 관계가 뗄래야 뗄 수 없는 없는 관계임에도
감성에 관계된 학문이며, 이는 이성과 지성보다는 낮은 단계의 인식이었던 것이다. 비록 바움가르텐이 미학이
불구하고 미학 내에서는 대체로 이 둘의 관계를 서로 대립적 또는 공약 불가능한 관계로 파악하곤 했다.
라는 학문의 이름을 명시한 학자이기는 하나, 그 또한 이러한 기본적 입장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다시 말해서
그러나 최근에 와서 이러한 이론적 방식에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또 이러한 전통적 접근방식으로는
감성은 이성과는 다르게 완전하지 못한 것이며, 지극히 불합리하고 감정적일 수 있는 것이었다. 이는 전통 서
현대의 많은 예술현상들을 설명해낼 수 없다. 예를 들어 보자. 첨단과학기술 중에서도 특히 정보과학기술이라
구 사상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기본 입장을 되풀이하는 것이기도 했다.
고 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예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아트라고 할 수 있는 새로운
그렇다. 미학은 인간의 감성에 관한 학문이다. 따라서 미학은 인간의 정서, 감정, 지각, 아름다움 그리고 예술
예술은 이제 디지털 기술 없이는 불가능하다. 여기서 디지털 첨단기술은 이제 더 이상 도구의 자리에 머무르지
을 그 학문적 대상으로 삼는다. 미학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이성적 능력보다는 인간이 가지
만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매체를 통해 익히 들어왔던 첨단과학기술들은 거의 모두 다 예술의 영역에
고 있는 상상력의 원리가 작동해야만 한다. 이러한 논리에 의해서 우리는 예술가에 대한 '낭만적 표상'을 갖기
서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나노 아트, 바이오 아트, 인공 지능 아트, 인공 생명 아트, 로봇과 예술의 결합
도 했으며, 이성적 천재라기보다는 감정으로 격정적인 예술적 천재들이 만들어 낸 창조의 작품인 예술작품 또
등이 그러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많은 미학자들은 다시 예술과 과학의 관계,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예술
한 합리적 인식의 대상이라기보다는 감정의 논리에 따라 평가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평가하였다. 이러한 전통
과 과학기술과의 관계에 대해 고찰하기 시작했다.23)
미학이 가진 논리의 전제는 분명하다. 미학은 감성과 관계된 것이며, 이는 이성과는 무관하며, 더 나아가 감성 은 이성보다는 낮은 단계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사실 미학이라는 이론 틀 내에서보다도 미학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구체적 예술에서는 훨씬 더 예술과 과 학기술 그리고 기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예술이 기본적으로 상상의 작용 속에, 즉 머리 속에 머물러
이러한 전통 미학이 가지고 있는 논리, 아니 전통 서양 철학이 가지고 있는 논리는 20세기에 들어서 여러 가지
있는 한, 예술작품이 될 수 없기에 예술은 항상 표현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객관세계에 표현되어서 어떤 방식
방면에서 공격을 받아왔다. 인간 이성에 대한 회의, 이성 인식이 가지고 있는 불완전성에 대한 인식 등이 그러
이라도 자신의 물질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은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표현을 해야만 하
한 경우였다. 또한 이성적 존재라고 생각되는 인간이 인류와 자연에 행한 작태들을 보면서 이러한 회의는 여러
는 예술은 표현하기 위해서 매개물을 필요로 한다. 그 어떤 매개물 없이 정신 속에서 구현되는 예술은 객관 세
가지 이론적 측면에서 구체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감성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하고자 하는 시
계에 그 모습을 드러낼 수 없다. 바로 여기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예술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게 되는 계기가 된
도들이 미학 내부와 미학 외부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감성' 또는 '감각'이 가지고 있는 논리에 대한 재평가가
다. 맥루언이 말했듯이, 예술가는 늘 외부의 매체에 어느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왜냐하면 작가는 자
바로 이러한 경우이다. 과학이론에서도 마찬가지다. 20세기 새로운 과학이론들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과학이
신이 가지고 있는 상상력을 구체화시킬 때, 바로 매개물(Medium)을 필요로 하며, 또 작가들은 좀 더 구체화를
론을 만들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상상력과 감성이 지극히 이론적이며, 이성적 영역이라고 여겨지는 감성의 중
잘 하기 위하여 또는 좀 더 새로운 표현방법을 찾기 위해서 매개물에 관심을 갖게 된다. 여기서 바로 직접적으
22) 참조: 볼프강 벨슈,『미학의 경계를 넘어』, 심혜련 옮김, 향연 2005, 94-103쪽
23) 참조: Stephen Wilson, Information Arts. Interactions of Art, Science and Technology, The MIT Press. Cambridge, Massachusetts London, England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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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기술이 예술에 개입하게 되는 지점이 열린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예술가들은 과학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새
는 급변한다. 누구나 손쉽게 움직일 수 있을 만큼 가볍고, 누구나 작동해서 이미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비디오
로운 매체와 물질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또한 그림의 내용이 다양하지 않고 다소간 제한되어 있었을 때
의 등장은 예술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비디오 아트'가 바로 그것이다. 비디오 아트야말로 과학기술과 예
에는 예술가들은 더욱 매체와 물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같은 그림의 내용이라고 표현되는 물질과 매체
술의 결합에서 과학기술이 예술 표현의 도구나 수단에 머무르지 않게 된 바로 그것이다. 비디오 아트라는 말에
에 따라 아주 다르게 구체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이전에 예술가들은 스스로 다양한 매체와 물
서 알 수 있듯이 이는 내용상 또는 표현상 분류되는 새로운 예술 사조가 아니라, 표현 매체에 따라 분류한 새로
질을 탐구하는 과학자이기도 했었다.
운 형식의 예술이다. 매체가 예술 형식을 규정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그 후 등장한 다양한 매체 예술 또는 과학
그러나 20세기에 들어오기 전까지 과학기술과 예술이 이렇게 밀접하게 연관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술에서
기술과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예술 또한 이러한 비디오 아트와 그런 측면에서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볼 수 있
과학기술은 하나의 보조적 역할에 그쳤다. 사진이 초기에 독자적인 영역을 갖지 못하고, 회화의 보조 수단으로
다. 디지털 기술의 등장이후 이러한 현상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제 모든 길은 로마로 대표되는
쓰였듯이 말이다. 20세기에 들어와서 비로소 기술들은 예술의 영역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차지하기 시작했으
현실적인 길 또는 공간이 아니라, 인터넷을 향하고 있다. 인터넷은 지구 전체를 말 그대로 넷이라는 그물망 안
며, 비디오 아트를 거쳐 현재에 와서는 단지 도구나 수단에 머무를 수 없는 단계에 까지 왔다. 따라서 20세기
으로 포섭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바로 예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아트, 넷 아트, 인터넷
초반부터 미학 이론 내부에서도 과학기술과 예술의 결합이라는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이론가들이
아트, 정보 예술, 가상 예술 등등의 다양한 개념이 바로 디지털 기술과 맞물려 있다. 과학기술은 이제 예술에서
등장했다.
도구나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본질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론적 영역, 즉 미학의 영역에서 이러한 결합을 살펴보기 이전에 구체적으로 예술에서는 어떤 관계를 맺어 왔는지에 대해 먼저 간략하게 살펴보자. 엑스레이는 비가시적인 신체 내부를 가시화시켰다. 이를 통해 우리는
5. 예술과 과학기술의 상호작용에 대한 미학적 접근
대상에 내재되어 있는 대상이 가지고 있는 속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외적인 것과 내적인 것에 대한 명확한 기준들은 그 경계가 흐려지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철강 산업의 발전과 유리공업의 발전은 철과 유리
이러한 예술과 과학기술의 구체적인 관계를 목도한 미학은 이제 이들의 관계에 대해 더 이상 침묵으로 일관
를 대량생산하기에 이르렀고, 대량생산된 철과 유리는 건축 재료로 대중적으로 사용되게 되었다. 철과 유리의
할 수는 없다. 또는 기존에 과학기술을 단지 도구나 수단으로 파악하는 관점 또한 수정이 필요함을 느끼지 않
도입은 엑스레이와 마찬가지로 외적 공간과 내적 공간의 경계를 없애는 것이었다. 즉 외적 공간의 내면화와 내
을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미학 내에서 현재 과학기술과 문화 그리고 예술의 상호 작용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
적 공간의 외면화가 과학기술영역과 일상문화영역에서도 일어났다. 게다가 철도기술의 발전은 인간들에게 새
했다. 이들의 논의의 중심은 다시 예술과 기술의 관계로 돌아가 고대 그리스의 테크네 개념에 대한 주목에서
로운 속도감 그리고 새로운 공간감각을 제공했다. 이러한 변화된 공간감각과 속도감에 심취한 예술가들이 바
시작된다. 즉 테크네가 예술과 기술로 구체적으로 분화되기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 예술의 표현 영역의 확장
로 미래파이다. 미래파들은 과학기술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여러 가지 의미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라는 측면에서 기술의 도입과 기술의 도구적 측면의 극복이라는 점에서 기술 영역에서 예술의 도입이 의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가지고 있었던 정치적 성향과 과격함 때문에 사실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
하는 바를 바로 테크네 개념에서 찾으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예술과 과학 기술간에 관계에
도 사실이다. 이들이야말로 예술에서 기술 또는 기계가 가지고 있었던 부차적 지위를 완전히 거부하고 과학기
대해 미학적 접근을 시도하려고 하는 현대의 많은 미학자들 또는 문화 이론가들은 바로 이러한 관점 때문에 다
술이 가지고 온 혁신성을 찬양했던 대표적인 조류였다.
시 하이데거와 벤야민을 주목한다. 이는 이론적 과정에서 보았을 때, 필연적인 결과다.
미래파뿐 만 아니라, 큐비즘 또한 과학기술과 예술의 관련성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매우 중요한 위치를
미학적 관점에서 특히 테크네에 주목한 사람은 바로 하이데거이다. 그는 현대기술이 가지고 있는 도구성을
차지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피카소를 비롯한 큐비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문제로 지적했다. 이러한 기술의 도구성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바로 기술이 고대의 테크네 개념으로 돌아갈 것
아인슈타인 이론이 큐비즘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는 없다. 왜냐하면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등장하기 전에 이
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기술과 예술이 분화되기 이전의 고대의 테크네 개념은 기술의 도구성을 극복할 수 있
미 피카소는 평면 회화에서 시각에 따라 대상이 다르게 보일 수 있음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후
는 대안이 되며, 산출이라는 의미로 파악될 수 있는 계기로 작동한다. 도구적인 이해없이 산출될 수 있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바로 큐비즘의 기본 사상으로 작용했다. 관찰의 대상이 위치에 따라 그리고 관찰자에 따
바로 예술이다. 따라서 하이데거는 이러한 예술적 산출만이 기술이 가지고 있는 현대적 도구성을 극복할 수 있
라 달리 보여줄 수 있다는 그의 이론은 피카소가 대상을 해체해서 정면에서 보이는 그림을 부정하고 입체적인
으리라 생각한다. 벤야민 또한 마찬가지다. 그 또한 자신이 살았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기술, 인간이성이 가지
그림을 그린 것과 바로 상통한다고 볼 수
있다.24) 한
마디로 말해서 큐비즘에 와서 현대 예술과 현대 과학은 공
고 온 폐해를 충분히 경험했고 파악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폐해를 기술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로 돌리
약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내용들은 사실 과학이론과 과학기술의 발전이 예술의 내용에 또는 예술 표현에 영향을 미친 경 우라고 할 수 있다. 즉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간접적 영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비디오의 등장 이후 사태
24) 이와 관련해서는 다음의 책을 참조하길 바란다: 스티븐 컨,『시간과 공간의 문화사』, 박성관 옮김, 휴머니스트 2004. 이 책은 1880년에서 1918 년 사이의 시간과 공간의 문화사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따라서 딱히 어느 한 부분에서 과학기술과 문화의 상관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 는 것이 아니라,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가 이러한 상관관계와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151
기 보다는 기술의 사용으로 문제를 파악한다. 기술이 타인과 자연을 지배하기 위해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타 인과 자연과의 조화와 놀이를 위해 사용될 때, 이러한 폐해가 극복될 수 있으리라고 본 것이다. 바로 이러한 예 를 벤야민은 예술에서 찾았다. 벤야민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기술과 예술의 결합은 기술에게도, 또 예술에게 도 새로운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기술은 예술과 결합됨으로써 타인과 자연을 지배하려는 속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며, 예술은 기술과 결합됨으로써 예술의 독점화와 종교적 가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이 둘은 서로가 결합됨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자유케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한다. 6.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에서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꿈꾸며 아도르노는 현대 예술이 가지고 있는 난해함이 문제로 지적되자, 이렇게 이야기했다. 왜 과학적 지식에 대한 무지는 자신의 게으름과 과학지식에 대한 공부가 부족함으로 돌리는데, 예술은 그렇지 않은가라고 말이다. 즉 그에 따르면 현대 예술은 매우 어렵고 다층적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과학지식처럼 학습을 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아도르노의 이 말은 일반적인 예술 정의와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예술은 접근이 쉬운 것, 그리고 과학은 일반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한다. 즉 과학지식이 있는 소수의 사 람만이 접할 수 있는 그러한 것으로 말이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일반적 규정은 정말 의미가 없게 되었다. 아도 르노의 말처럼 현대예술은 무지 어렵다. 방대한 인문학적 지식과 심지어 최근에 와서는 과학지식이 없으면 이 를 이해하기 힘들다. 과학은 말할 것도 없이 말이다. 이 두 영역은 인간의 창조성과 상상력이라는 본원적인 능 력에 아주 충실하면서도 점점 인간에게서 멀어지고 있다. 과학은 과학대로, 예술은 예술대로... 그래서 예술과 과학계에서는 동일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대중과 함께하는 예술과 과학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고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물론 대중화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반드시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 그러나 고립화는 더 큰 문제다. 왜냐하면 예술과 과학 또한 인간 삶과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중화는 대 중화인데, 일방적으로 대중에게 눈높이를 맞추는 대중화는 의미가 없다. 대중의 눈높이를 끌어올릴 수 있는 대 중화가 대답이다. 그러나 이러한 대중화는 말은 쉽지만 그 길은 매우 험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전보다도 오늘 날에는 모든 분야가 아주 세분화되어가고 있으며, 지나치게 전문화되고 있다. 각 분야 간의 벽은 물론이고, 한 분야에서도 벽은 점점 높아만 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르네상스 시대에서처럼 모든 것들을 아는 르네상스맨이 될 수도 없고, 되어야한다고 강조할 수도 없다. 그러나 갈수록 협소해지고 각 학문 간의 경계가 확실해지는 지금, 적어도 정신만은 르네상스맨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153
ArtiST PROJECT 과학이란 무엇인가? 정광수 (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과학(science)은 정당화된 옳은 신념들의 체계를 의미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러한 신념
과학이란 무엇인가?
들의 내용들의 체계를 의미한다. 즉 "과학(science)"에 대한 객관적 정의 "옳은 명제들의 체계"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옳은 명제를 우리는 진리(truth)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A는 A다", "1 더하기 1은 2다", 정광수(전북대 과학학과 교수)
"자석은 쇠붙이를 끌어당긴다", "단풍잎은 가을에 빨갛게 물든다", "지구는 둥글다" 등등이다. 따라서 과학의 의미를 밝히는 일은 "과학"의 일반적 정의" 옳은 명제(진리)들의 체계"를 명료하게 분석하는 일이다. 즉 명제가 옳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옳은 명제들을 어떻게 체계화하는가를 이해하는 일이다.
1. 과학의 의미
우리가 "지구가 둥글다"는 명제가 "옳다"고 말할 때, 이 명제의 "옳음(진리성,truth)"은 이 명제가 이 세상에 존 재하는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fact)과 대응(correspondence)함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구가 평평하다"는 고대
"과학(科學)"이라는 낱말은 명치초기 일본에서 영어의 "science"에 대한 번역어로서 등장하였고, 우리나라와
인들이 믿었던 명제는 그르다. 왜냐하면 이 명제에 대응하는 사실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
중국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science"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먼저 그것의 어원을 살펴보면, 라틴어의
럼 어떤 명제가 옳다는 것이 그 명제가 이 세상의 사실과 대응함을 의미한다고 보는 견해를 진리성(truth)에 대
"scientia" 즉 "알 수 있는(sciens)"의 추상명사에서 유래하고 있으며, 이점에서 그리스어의 "知(sophia)"에 바탕
한 대응설 이라고 부른다.
을 둔 "철학(philosophia)"과 깊은 관계 속에 있다. 실제로 오늘날 자연과학(natural science)이라고 부르는 것 을 19세기 초반까지는 자연철학(natural philosophy)이라고 부른 예가 이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물론 "옳다"는 단어는 앞의 의미로만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1 더하기 1 은 2다"는 명제가 "옳다" 고 말할 때, 우리는 이 명제에 대응하는 사실 즉 물리적 사태가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
"Science"의 어원이 앎 즉 지식(knowledge)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로부터 "과학"에 대한 일반적 정의 "과
라, 이 명제가 산술학 체계와 정합(coherence)한다 즉 산술학의 기초를 이루는 기초개념, 공리, 규칙들로부터
학이란 지식들의 체계이다"를 이해할 수 있겠다. 여기서 지식이란 몇몇 특징을 갖는 신념(belief)이다. 그리
이끌어 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명제의 옳음이 어떤 개념체계와 그 명제의 정합성이라고 보는 견해를 진
고 신념이란 무엇이 어떠하다는 것에 대한 믿음의 상태이고, 신념의 내용 즉 무엇이 어떠하다는 것을 명제
리성에 대한 정합설 이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수학과 논리학의 진리는 정합설에서 주장하는 의미로
(proposition)라고 한다. 어떤 사람 S가 1 더하기 1은 2다 또는 지구는 둥글다고 믿을 때 그 신념들의 내용 즉
옳은 명제인 반면에, 자연과학의 진리는 대응설에서 주장하는 의미로 옳은 명제이다.
1 더하기 1은 2다는 것 또는 지구는 둥글다는 것이 명제들이다. S의 신념들이란 명제들에 대한 믿음의 상태 들이다.
그런데 과학이란 옳은 명제들을 어떻게 체계화한 것일까? 사람들은 옳은 명제들을 가지고 연역체계를 구성하 는 것을 이상으로 삼아왔다. 가장 모범적인 과학은 옳은 명제들의 연역체계이다. 연역체계가 어떠한 것인가를
어떤 신념이 지식이 되려면, 우선 먼저 그 신념의 내용 즉 명제가 옳아야 한다. S가 1 더하기 1은 3이라고 믿을
이해하기 위하여 플라톤이 아테네 사람들에게 그것을 모르는 자는 자기가 세운 학교 아카데미아에 들어오지
수는 있지만 1 더하기 1은 3이라고 알 수는 없다. 예를 들어, 1 더하기 1이 무엇이냐는 산수 문제에 어떤 어린
말라고 외칠 만큼 학문의 모범으로 삼았던 유클리드 기하학을 살펴보자. 유클리드는 우선 "부분" ,"길이", "넓
이가 3이라고 답했다면, "그가 1 더하기 1이 3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는 1 더하기 1이 무엇인지
이"와 같은 무정의 용어들을 가지고 기하학을 전개하는 데 많이 사용되는 "점", "선" 등과 같은 용어들을 정의한
모르고 있다 즉 알고 있지 않다. 지식의 이 조건을 명제의 진리성(truth) 조건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어떤 신념
다. 정의 1은 "점이란 부분이 없는 것이다"이고, 정의 2는" 선이란 넓이가 없는 길이이다"이다. 그리고 이 정의
의 내용이 옳기만 하면 그 신념은 지식인가? 예를 들어, 어떤 고대인 A가 우연히 지구가 둥글다는 신념을 가졌
된 용어들과 다른 무정의 용어들을 가지고 새로운 용어들을 다시 정의한다. 예를 들면, 정의 4는 "직선은 . . .
었다고 가정해 보자. A의 신념의 내용 즉 지구가 둥글다는 것이 옳다 할지라도, 우리는 "A가 지구가 둥글다는
두 점 사이에 있는 곧은 . . . 선이다"라고 되어 있다. 또한 유클리드는 그 체계 안에서는 증명되지 않는 명제들
것을 알고 있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A가 그의 신념의 내용 즉 지구가 둥글다는 것이 옳다는 것에 대
즉 공리와 공준을 도입한다. 그 다음에 이 정의, 공리 그리고 공준들로부터 정리들을 단계적으로 연역해낸다.
한 훌륭한 증거를 가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A의 신념이 지식이 되기 위해서는 그의 신념이
결과적으로 기하학적 명제들의 이러한 체계는 큰 연역논증인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체계를 연역체계라고
훌륭한 증거에 의해서 정당화되어야만 한다. 지식의 이 조건을 정당화(justification) 조건 또는 증거(evidence)
부른다.
조건이라고 부른다.
뉴턴 물리학 역시 이러한 연역체계이다. 뉴턴은 물리학의 기초 개념들 즉 "질량", "힘", "속도", "가속도" 등을
결론적으로 지식이란 (최소한) 정당화된 옳은 신념이다. 그런데 신념이란 무엇이 어떠하다는 것에 대한 믿음
명확하게 정의한다. 그리고 아주 일반적인 물리학적 진리들 즉 질량불변의 법칙, 에너지 보존의 법칙, 중력법
의 상태 즉 주관적인 것이므로 "과학"에 대한 "지식들의 체계 또는 체계화된 지식"이라는 정의는 "과학 (또는
칙, 관성법칙, 작용·반작용법칙 등을 공리로 도입한다. 그 다음에 여러 다른 물리학적 진리들 즉 갈릴레이의
학문)"에 대한 주관적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이 "S가 학문이 높다"고 말한다면, S는 깊고 넓은 체계화
법칙, 케플러의 법칙 등을 정리로 연역해낸다. 뉴턴은 자신의 물리학을 기하학과 같은 수학의 체계처럼 연역체
된 지식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학문"은 "과학 (또는 학문)"에 대한 주관적 정의를 취하고
계로 구성하였다. 그래서 그는 그의 물리학을 정리한 것을 Philosophiae Naturalis Principia Mathematica (자연 157
철학의 수학적 원리)라고 발표하였다. 결론적으로, 과학(science, 학문)이란 옳은 명제 즉 진리들의 체계이며,
말 것을 당부한 이유를 여기서 찾아볼 수도 있겠다. 다시 말해서, 어떤 개인의 지식 습득은 자기 자신뿐만 아니
우리는 옳은 명제들을 가지고 연역체계를 구성하는 것을 이상으로 삼는다.
라 타인의 불행을 막고, 타인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science"를 일본에서 "科學" 즉 "科로 나누어진 學問"으로 번역한 이유는 이 번역어가 만들어질 때인
또한 옳은 명제들 즉 진리들의 체계 또는 체계화된 지식으로서의 학문은 "모든 p는 q이다"라는 보편명제 형
19세기 후반의 유럽의 학문상황 때문이다. 이때 유럽에서는 여러 개별 학문영역들 즉 오늘날 대학의 학과의 고
식을 갖는 법칙과 같은 일반적 지식을 포함하는데, 우리는 이것을 토대로 예측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상학
전적인 학문영역들(수학, 물리학, 화학, 생물학, 사회학, 정치학, 경제학, 심리학, 철학 등등)이 독자적인 대상,
에서 발견해낸 태풍에 관한 법칙들과 같은 일반적 지식을 토대로 우리는 어떤 태풍 발생을 예측할 수 있고, 결
독자적인 방법론 등을 가지고 독립 전문화하는 경향을 현저히 보이고 있었다. "科學"은 넓게는 이러한 개별 학
과적으로 그 태풍에 의한 피해를 막거나 줄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자연과학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자연의 보
문영역들 모두를 가리킨다.
다 많은 법칙들을 찾아내고 이론화 작업을 통한 자연에 관한 보다 더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세워진 고도로 일
그러나 일반적으로 현재는 "과학(science)"이란 여러 학문영역 중에서 자연과학을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되는
반적인 지식들을 토대로 우리는 예측을 하거나 부분적으로 자연을 조절·통제할 수 있게 된 결과로 많은 경우
것이 보통이며, "과학적(scientific)"이란 형용사의 경우에는 특히 "자연과학적"이란 형용사와 동의어로만 사용
에 불행을 줄이고 행복을 늘릴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베이컨이 주장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제가
된다고 보아도 좋다. 자연과학이란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질학, 천문학 등과 같은 자연에 관한 옳은 명제들의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이해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학문하는 일은 대부분의 경우에 개인 또는 인간 사회에 행
체계인데, 그 명제들은 관찰보고들로부터 이 관찰명제들을 설명하는 법칙 그리고 고도로 추상적인 이론들까지
복을 증진시켜주는 바람직한 즉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나 때때로 과학자들의 행위로 이해된 과학이나 그 성과
를 포함한다. 그런데 때로는 "과학"이란 과학적 관찰과 이해라는 목표를 추구하고 있는 과학자의 제반 행위들
는 인간 사회에 큰 불행을 낳는 행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과학기술 발전에 힘입어 이루어진 산업
전부를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화, 그리고 도시화로 인한 공해문제 등은 인간사회에 큰 불행을 안겨주곤 한다. 그렇지만 이러한 불행을 가장 효과적으로 막는 길도 환경공학과 같은 과학의 안내로 찾아지고 있다.
2. 과학의 가치
그리고 근·현대사회는 여러 문화 영역 중에 과학 특히 자연과학의 발전과 성과가 돋보이고 있다. 또한 자연 과학의 철학·사회과학·종교·예술 등에 대한 영향도 증대되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자연과학의 발전에 보다
대학을 우리는 "학문의 전당"이라고 부른다. 대학생활을 통해서 학생들은 다양한 종류의 경험들을 쌓아가겠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첫째로, 자연의 여러 신비스러운 현상은 우리의 지적 호기심을 유발시키기에
만 대학생으로서의 가장 중요한 일거리는 지적인 호기심과 정직성을 바탕으로 체계적 지식을 습득하는 일이
충분하고 그것에 대한 원인을 찾아내서 그 현상을 설명해 보고자 하는 노력은 아주 당연한 일이고, 자연재해의
다. 그런데 왜 우리는 고등학교까지 학교 공부에, 그리고 대학생활과 "평생교육"이란 말이 시사하듯이 죽는 날
무서운 위력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고 부분적으로나마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확한 예측을 위하여 그 원인과
까지 학문하는 일에 값진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가? 그 답은 아마 학문하는 일이 무척 값어치 있는 일이기 때문
규칙성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한 노력은 우리에게 자연과학의 순수학문영역들인 천문학, 물리학, 생
일 것이다. 그렇다면 학문의 가치는 무엇인가? 다시 말해서, 학문은 우리의 인생에 어떤 도움을 주는가? 그리고
물학, 화학, 지질학 등의 보다 깊고 높은 수준에 도달하게 한다.
특히 자연과학의 가치는 무엇인가?
둘째로, 이러한 순수학문의 노력으로 얻어진 진리들의 체계를 응용한 결과로 얻어진 공학, 의학, 농학 등의 기
사람은 살아가면서 신체적 행위·정서적 행위·종교적 행위·도덕적 행위·지적 행위 등을 행하는데, 정상
술과학(technology)은 우리의 생존과 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 그런데 최근의 경향은 순수과학과 기
적인 경우에 이 모든 행위들은 궁극적으로 자신 또는 남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것 또는 불행을 감소시키는 것을
술과학의 상호 영향이 더욱 증대하고 있다. 순수과학연구가 기술과학의 기초를 제공하고, 순수과학연구에 기
목표로 삼는다. 우리의 지적 행위 즉 학문하는 일은 우리에게 행복을 증진시켜주는 바람직한, 가치 있는 일이
술과학이 제공하는 기술적 협조가 필요하다. 이렇게 자연과학의 순수영역은 우리에게 자연에 관한 일반적이고
다. 예를 들어, 무지(無知)한 어린이, 미신에 사로잡혀 사는 어른, 그리고 해결해야 할 지적 문제들을 가지고 있
체계적 지식을 제공하고, 이 영역은 간접적으로 그리고 자연과학의 응용분야는 직접적으로 우리의 생존과 생
는 사람의 불안과 답답함이 지식을 습득하고, 합리적이고 과학적 사고를 통해서 미신으로부터 해방되고, 문제
활의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요건들에 대한 질적·양적 향상을 제공함으로써 복리증진에 큰 역할을 한다.
를 해결하여 그들이 행복해진다. 이렇게 학문하는 일은 개인의 무지와 미신 그리고 지적 혼란으로부터 그 자신 을 벗어나게 해줌으로써 그 자신에게 행복감을 안겨준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학문을 통하여 지적 호기심을
3. 과학적 방법
충족시키고, 무지로 인한 지적 부자유로부터 벗어남에 의하여 행복해진다. 더욱이 우리는 어떤 개인의 무지가 다른 사람에게 큰 불행을 초래하는 경우들을 경험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 이비 종교의 교주의 무지가 그를 따르는 신도들의 죽음이라는 큰 불행을 낳는 것을 종종 접하게 된다. 인류의
과학은 자연에 관한 성과 있는 과학적 이해를 위하여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가? 과학적 방법이란 무엇인 지 살펴보기로 하자.
스승들 중의 한 사람인 소크라테스가 그렇게 "무지에 대한 지"를 강조하면서 "무지"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지 159
1) 관찰과 실험
3) 가설의 방법(method of hypothesis)
관찰이란 단순히 감각기관을 통한 직접적인 지각행위로부터 현미경을 통한 세포관찰의 경우처럼 관찰될 세
우리는 때때로 어떤 예기치 못한 사건에 부닥쳐 "왜 그런 사건이 일어났는가?"라는 의심을 갖는다. 그러면 우
포를 정교한 방식으로 염색하는 일, 현미경의 조절나사를 조작하는 일, 빛과 관찰대상에 의해서 만들어진 상을
리는 그 설명되어야 할 사실에 대한 시험적 설명을 제안하게 되는데, 이때 우리는 가설(hypothesis) 즉 시험명
렌즈들을 통해서 보는 일 등등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행위까지를 가리킨다. 자연현상을 관찰할 때에는 일정한
제를 갖게 된다. 그런데 이 가설이 우리의 의심을 충분히 해소시킬 만큼 만족스러운 설명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목적이 있어야 하되,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관찰해야 하며 선입견에 빠져서는 안된다. 그리고 발견된 사실 중
그 가설을 받아들인다. 이렇게 간접적 지식을 얻는 방법을 가설의 방법이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가설을
에서 연구목적에 따라 결과를 선택해야 한다. 실험이란 관찰의 특수 형태인데 정상구조를 포함하는 자연현상
토대로 새로운 예측들을 해본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부터 "빛이 태양 근처를 지날 때 태
을 인위적으로 변경하거나 소요를 일으켜 나타나는 결과를 관찰하는 조작이며, 가설의 검증 또는 자연의 상수
양 쪽으로 굽을 것이다"라는 예측이 만들어졌었다. 몇 년 뒤에 영국의 천문학자들이 개기일식을 관찰했고, 그
를 발견하는 일 등을 위하여 사용하는 방법이다. 우리는 관찰과 실험을 통하여 특수(particular)하고 직접적인
것들의 빛이 태양 근처를 지날 때 굽어야만 보일 수 있는 별들이 담긴 사진을 촬영함에 의해서 즉 앞의 예측이
지식을 얻는다. 이렇게 얻어진 자료들은 정확하고 완전하게 전문적으로 수집되어야 하고, 자료의 상호관계와
옳다는 것이 밝혀짐에 의해서 상대성이론의 확증의 정도가 강해졌다. 어떤 가설에 대해서 반증사례들을 발견
연속관계 등에 주의를 기울이며 통계학적 방법 등을 사용하면서 면밀히 정리하고 분류되어야 한다. 그리고 개
하지 못하고 다양한 확증사례들을 발견하게 될 때 그 가설에 대한 신뢰도는 높아진다.
개의 사실에 관한 결과를 정확하게 기술하여야 한다.
한편, 때로는 어떤 사실을 설명하는 가설이 하나가 아니라 둘이 제안될 수도 있는데, 어느 것도 증거에 의하여 반증될 수 없지만 두 개의 가설이 서로 양립 불가능하여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라면, "보다 더 단순한
2) 일반화의 방법(method of generalization)
가설을 선택하라"는 단순성 규칙(rule of simplicity)에 따르는 것이 상례이다. 그리고 단순한 가설이란, 물리학 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기본입자의 종류, 기본과정의 종류가 적은 가설이다. 그리고 가설이 많고 다양한 종류
과학의 지식들 중에는 보편명제 형식(모든 p는 q이다)을 갖는 법칙과 같은 일반적(general) 지식들이 있다.
의 확증사례들을 갖게 될 때 정리나 법칙으로 인정된다.
관찰한 것들을 토대로 이러한 일반적 지식을 구성하는 방법을 일반화의 방법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한편, 가설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초기 단계에는 상상력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상상(imagination)이란 외부의
먹구름이 끼면 비가 온다는 것을 관찰한다. 그리고 반복해서 이 사실을 관찰하게 된다. 그 뒤에 우리는 지금까
자극 없이 의식 내부에서 일어나는 직관이며 감정까지도 관여하기 때문에 이성에 의한 사고작용과 구별된다.
지 그랬었다는 일정한 수효의 관찰 사례에 관한 명제들로부터 과거·현재·미래를 통틀어 언제나 일반적으로
여러 과학자들이 과학연구의 과정에서 상상의 중요성을 강조했었다. 예를 들어, 뉴턴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먹구름이 끼는 모든 경우에 비가 온다"는 명제를 보편적 일반화(universal generalization)를 통하여 얻는다. 때
보고 중력의 존재를 생각해 낸 것은 능동적인 상상력의 힘이었다" 하였고, 달튼은 "구상적 상상력으로 원자론
로는 병원의 여러 임상실험의 경우에서처럼 어떤 약을 투여한 환자들 중에 약 90%정도가 회복되는 것을 통계
을 구상하였다"고 말하였다.
적으로 알게 될 때 우리는 통계적 일반화(statistical generalization)를 통하여 "그 약은 약 90%의 환자에게 효과
과학적 지식이란 앞에서 설명한 과학적 방법들 즉 관찰과 실험·일반화의 방법·가설의 방법 등에 의하여 얻
가 있다"는 일반명제를 얻는다. 그런데 이러한 일반화들이란 관찰이 무수히 반복되더라도 언제나 새로운 관찰
어지는 지식이다. 그래서 이러한 과학적 방법에 따라 획득한 과학적 지식들의 체계로서의 과학은 경험적 데이
에 의해서 반증될 가능성 즉 반증가능성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이렇게 얻은 보편법칙이나 통계법칙들 즉
터에의 직접적 의존, 반복 가능한 현상에의 의존성, 보편성, 반증가능성, 계통적 회의주의, 객관성, 주관적인 가
인과법칙들을 토대로 우리는 어떤 특정 사실을 설명하거나 예측한다.
치기준으로부터의 자유, 정량적 방법의 적용 등의 특징을 갖는다. 그런데 현대의 과학은 20세기 전반까지의 과
그런데 관찰과 실험을 통하여 얻어지는 결과로부터 이것들 사이의 인과관계를 찾아내어 법칙에 도달하려고
학과는 상당히 다른 점이 지적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후 급속하게 진행된 과학의 제도화에 의해서 과학
하지만 끝내 법칙에는 이르지 못하고 개괄(槪括)의 단계에서 멈출 때가 있다. 그러나 여러 개괄들 사이에 공통
은 개인의 지적 행위를 넘어 사회적으로 조직화된 지적 행위가 되었다. 업적의 평가, 과학자로서의 경력의 준
점이 있다면 이것들을 더 높은 차원의 넓은 테두리 안으로 일괄할 수 있고, 이러한 방법으로 공통 영역을 더욱
비부터 성공·실패의 과정, 그리고 연구내용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사회 속에 제도로서 준비된 테두리 안에서
확대해 나아가서 마침내 법칙에 이를 수 있다. 생물학의 경우에 개괄의 방법을 통하여 가설이나 법칙에 이르는
진행되는 현재의 과학은 산업화, 거대화라는 현상과 맞물려 매우 새로운 양상을 들어내고 있다.
수가 많다. 4. 과학의 분류 "과학(science)"은 오늘날 그리고 좁게는 자연과학을 가리키는 것으로 사용된다는 것을 앞에서 살펴보았다. 161
그러나 "과학(science)"은 가장 넓게는 "학문(學問)"과 동의어로 사용된다. 이 책에서 대부분 "과학"은 자연과학
앞서는 철학, 논리학, 수학, 역사학, 사회학, 물리학 등의 순수학문 전반을 일반적으로 기초학문이라고 부른다.
을 가리키지만, 이 자연과학이 학문의 일부이고 학문이라는 큰 구조 속에 어디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이해하기
그리고 이 기초학문을 이용하는 학문 분야 즉 법학, 경영학, 가정학, 공학, 의학 등의 실용학문 전반을 응용학문
위하여 학문이 어떻게 분류되는가를 알아보고자 한다.
이라고 부른다.
첫째로, 학문들은 일반성을 기준으로 철학(philosophy)과 특수학문(particular science)으로 나누어진다. 철학
여섯째로, 암 연구의 경우에서처럼 어떤 한 주제에 관하여 여러 학문들이 협동으로 연구하는 경우에 그 참여
이란 "인간·세계·인간의 행위들에 관한 가장 고도로 일반적인 신념들에 대한 비판적 반성의 결과들의 체계"
학문들의 역할에 따라 기본학문(main science)과 보조학문(auxiliary science)으로 나누어지기도 한다. 암 연구
라고 정의된다. 철학의 주제가 자연, 인간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친 일반적 주제라면, 물리학, 역사학 그리고 사
의 경우에는 생물학이 기본학문이 되고, 심리학, 전기공학 등까지의 여러 학문들이 보조학문으로서 협조하고
회학과 같은 특수학문들은 이것들의 어떤 부분을 주제로 삼는다. 그리고 철학, 물리학, 역사학, 사회학 등 어떤
있다.
학문이든지 최종 학위를 영어로 Ph. D 즉 Doctor of Philosophy라고 부르는 것은 이 학위를 받는 사람들이 가 장 일반적 수준 즉 철학적 수준에서 학문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격을 갖추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과학자들의 행위의 종류에 따라 이론과학(theoretical science)과 실험과학(experimental science) 으로 나누기도 한다. 과학자들의 행위는 크게 이론화작업(theorizing)과 실험 작업(experimentation)으로 나누
둘째로, 학문의 주제는 가장 근원적으로 형식적 주제와 경험적 주제로 나누어지고, 형식적 주제를 다루는 학
어진다. 이론화작업이란 가설을 만들거나 관찰명제들과 법칙·이론들을 논리적으로 체계화하는 일이고, 실험
문들을 형식과학(formal science) 그리고 경험적 주제를 다루는 학문들을 경험과학(empirical science)이라고
작업이란 자연의 상수를 발견하거나, 거친 추측을 가설로 만들거나, 가설을 입증 또는 반증하기 위하여 관찰·
부른다. 형식과학에는 논리학과 수학 등이 속하는데, "A는 A다"라는 논리학의 명제 또는 "1 더하기 1은 2다"라
실험하는 일이다. 이론화작업 행위 전반을 이론과학이라 부르고, 실험 작업 행위 전반을 실험과학이라 부른다.
는 수학의 명제들은 순전히 사고의 형식에 관한 명제들이다. 이러한 옳은 명제들을 체계화시켜 놓은 것이 형식 과학이다. 반면에 경험과학은 우리가 이 세계 속에서 경험하게 되는 사물과 사실에 관한 옳은 명제들 즉 경험 적 진리들의 체계이다. 논리학, 수학, 통계학, 전산학 등과 같은 소수의 학문분야들을 제외한 대학에서의 대부 분의 학문분야들이 경험과학에 속한다. 셋째로, 경험적 주제는 크게 인간·사회·자연에 관한 주제들로 나누어진다. 그래서 경험과학은 인문과학 (humanities), 사회과학(social science) 그리고 자연과학(natural science)으로 나누어진다. 인문과학이란 값어 치 있는 인생과 문화적 주제들에 관한 진리 탐구를 목표로 삼는 학문영역으로 언어학, 어문학, 역사학, 윤리학, 인류학 등이 여기에 속한다. 사회과학이란 사람들의 여러 사회적 행위들에 관한 진리 탐구를 목표로 삼는 학문 영역인데, 사회학, 지리학, 정치학, 경제학, 심리학, 법학, 행정학, 경영학, 교육학, 가정학 등이 속한다. 자연과 학이란 자연의 물리적, 화학적 그리고 생명 현상 등에 관한 진리 탐구를 목표로 삼는데, 물리학, 화학, 생물학, 지질학, 천문학, 분자생물학, 공학, 농학, 의학, 약학 등이 속한다. 과학학(science studies or science of science) 은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간학문적(間學問的, interdisciplinary) 성격을 지닌 학문 분야인데, 형식과학 인 수학이 인문·사회과학 보다 자연과학적 탐구에서 널리 사용되는 실질적 이유 때문에 수학과가 자연과학대 학에 속해 있듯이, 과학학의 대상이 과학 즉 주로 자연과학이기 때문에 자연과학대학에 속해 있다. 넷째로,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동기나 목적의 종류에 따라 순수학문(pure science)과 실용학문(practical science)으로 나누어진다. 순수학문이란 우리의 순수한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학문들이다. 예를 들어, 철 학, 수학, 역사학, 사회학, 물리학, 생물학 등등이다. 반면에, 실용학문이란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닥치는 실질적 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진리들의 체계인데, 전산학, 법학, 무역학, 도서관학, 공학, 의학 등등이다. 다섯째로, 학문들의 논리적 순서에 따라 기초학문(basic science)과 응용학문(applied science)으로 나누어진 다. 어떤 학문이 성립하기 위하여 먼저 확립되어 있어야만 하는 학문을 논리적으로 앞서는 학문이라 한다. 예 를 들어, 기계공학이 성립하기 위하여 수학, 물리학 등이 논리적으로 앞서는 학문이다. 논리적으로 무엇보다도 163
미팅일정 잡아 진행 시작
중간점검
2005. 06. 09
2005. 07. 26
2차 공식 미팅 관련 업무 체크 :
앨리스온에서 참여작가에게
2005. 01. 25
과학자/작가 연락, 자료 전송
진행상황에 관한 조사메일 발송
2005. 10. 15
기획서 수정 및 보완을 위한 스크랩 자료 검토,
6월 2일 미팅내용 정리
작가제출용 문서 포맷정해서 일괄 발송함.
안수진 작업실 방문
2005. 01. 24 과학문화재단 과학문화지원사업 공모준비 기획안 준비
요약, 정리
2005. 06. 15
7월 30일까지 회신 요청
2005. 10. 14 노진아-KIST유영숙, 강성철 인터뷰 관련차 통화
2005. 10. 22
2005. 02. 18
과학자/작가 연락하여 2차
2005. 07. 29
워크샵2(예술과 과학의 만남)
과학문화재단 과학문화지원사업 신청서 접수
공식미팅 스케줄 잡기
작가 포트폴리오 제작용 자료 요청: 약력,
원고 1차 마감
2005. 03. 30
2005. 06. 21
과학문화재단 과학문화지원사업 결과 발표 확인
2차 공식미팅 스케줄표 작성 완료
2005. 04. 04 기타 기관, 단체들과의 연계 방안 모색 워크샵 세부 실행 계획안 작성 시작 2005. 04. 20 과학문화지원사업 협약서 체결 2005. 04. 30 세부 진행 일정표 작성 2005. 05. 10 일정표 재검검 및 진행예정업무 정리
스케줄표 및 6월 2일 회의내용 자료발송 : 과학자/작가, 앨리스온, KIST 이동주 팀장님 최태윤 작가 미팅 2005. 06. 22 김재경-문주, 최성록 미팅 2005. 06. 23 6월 22일 과학자-작가 미팅내용 정리 시작 2005. 06. 24 6월 22일 미팅내용 정리완료 및 발송 : 앨리스온
2005. 05. 18
다음주 2차 미팅 확인 통화 : 앨리스온
작가 연락 시작
최태윤 작가에게 전시기획초안 및
앨리스온 미팅 약속
과학자 미팅 일정표 이메일로 발송
2005. 05. 19
2005. 06. 27
과학관련 기사 스크랩 열람
이번 주 2차 미팅에 관한 확인연락
앨리스온 미팅용 자료 정리 및 준비
녹취 포맷 완성(앨리스온과 논의)
2005. 05. 25 앨리스온 미팅 : 오후 5시 2005. 05. 26 앨리스온 미팅결과보고 : 협찬기관 확정 2005. 05. 28 앨리스온 참여방식에 관해 통화 2005. 05. 31 참여작가 : 6월 2일 KIST 미팅 공지
과학자별 방문예정 작가 그룹표 재점검 2005. 06. 28 문성욱, 이상배 박사 미팅 미팅 후 간단히 앨리스온과 정리 회의 2005. 06. 29 유범재, 이우섭, 고희동, 안상철 박사 미팅 노진아 작가 미팅
대표작이미지, 작품관련텍스트 작가지원금 관련차 계좌번호, 주민등록증 사본 팩스 요청 앨리스온에서 작가들에게 요청한 자료에 대해 답신요청 재공지 2005. 08. 08 3차 공식미팅일정 공지:
2005. 08. 13 안수진 작가미팅 2005. 8. 22
임시 파트너쉽 구성,
3차 미팅 일정에 관한 내용 발송 : 과학자
참여작가 대표작 프레젠테이션 및 과학자 연구 분야 간략 소개 참여작가 개인적으로 비공식
2005. 07. 19 앨리스온 & 사비나미술관 학예실 미팅 :
참여작가 도록자료 1차 마감
참여작가 도록자료 2차 마감
4차 공식미팅 공지 작가별 비공식 미팅진행상황 점검 2005. 08. 30 양아치 작가미팅-전시공간 논의(특수조건) 2005. 09. 01 전시진행사항 공지-KIST과학자 참여과학자 및 연구원 리스트 점검 : 협업방식점검 2005. 09. 27 양아치, 최태윤 작가미팅작업진행상황 중간보고 양아치박사, 강성철 박사 10월 4일 미팅약속
2005. 10. 30 도록자료 1차 편집 2005. 11. 02 도킹AS 인터뷰 마감 2005. 11. 09 도록수록 관련텍스트 최종마감 2005. 11. 14 작품 디스플레이 시작 양아치, 이중근, 최태윤 디지털 샘플 출력: 오후 4시 미팅 2005. 11. 16 도록반입 및 보도자료 배포
앨리스온과 이후 3차 미팅 진행에 관한 건으로 회의
작가, 앨리스온
2005. 10. 28
2005. 10. 29
6월 2일 미팅용 기획서 수정 및 보완
2차 공식 미팅 자료 발송 및 3차 미팅에 관한 내용 공지 :
자료집 제작미팅
앞으로 작업방향 논의
문주 작업진행 인터뷰
KIST 국제협력관, 제 1회의실
워크샵 2원고 마감 완료
3차 공식미팅 진행-작업중간점검,
노진아 작가 동행
과학자-예술가 미팅 : 오후 2시,
이중근, 양아치 작업진행인터뷰
참여인원 도록기재용 약력사항 요청
2005. 06. 01
2차 공식 미팅 내용 요약 정리본 완성
2005. 10. 26
2005. 10. 27
2005. 09. 30
2005. 07. 05
작업진행인터뷰
참여작가, 앨리스온 전체메일 발송
2005. 06. 30
2005. 06. 02
이장원-KIST미팅 및
사비나미술관 8월 22일 월요일 오후 3시 진행
이광렬, 이우섭 박사 미팅
프레젠테이션용 참여작가 대표작품 PPT문서 작성
2005. 10. 25
2005. 10. 04 이장원 작업실 방문 및 인터뷰 2005. 10. 04 KIST 강성철 박사 미팅 연기 2005. 10. 13 안수진 작업실 방문 미팅 약속 문주 작가 자료 재요청
2005. 11. 19 디스플레이 종료 2005. 11. 21 기자간담회 실시 2005. 11. 23 ArtiST PROJECT 전시오픈 2005. 11. 24 - 11.26 ArtiST PROJECT WORKSHOP2 진행 : 사비나미술관 세미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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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PROJECT BIOGRAPHY
ARTIST
'황금날개'(모란미술관, 2002), '미술에 담긴 과학'(대전시립미술관, 2001),
노진아
'놀이공원'(성곡미술관, 2000) 등 다수의 단체전 참여 서울대학교 조소과 졸업,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아트 & 테크놀로지전공 석사 개인전 2004-2005 : '질투하는 사이보그들'(일주아트하우스), '나는 오믈렛입니다!!'(대안공간 루프) 등 개인전 3회
양아치
단체전
개인전
2005 : '하드코어 머신'(아트스페이스 휴), 'Robot is Coming'(대전 국립중앙과학관) 등
2002-2003 : '양아치조합 yangachiguild.com'(일주아트하우스), '전자정부 eGovernment.co.kr'(인사미술공간) 등 개인전 2회
2004 : '디지털아트 페스티벌'(의정부 예술의 전당), 'Funny Sculpture, Funny Painting '(갤러리 세줄) 등 '일주오픈하우스 지원작가 특별전'(일주아트하우스, 2003), 'Cybernetic Organism'(Gallery 2, 미국, 2002), 'Last, First, MI'(1926 Exhibition Studies Space, 미국, 2000) 등 다수의 단체전 참여
단체전 2005 : '대구 국제뉴미디어아트페스티벌'(대구문화예술회관), '테크노폴리스의 여름'(광화랑) 등 2004 : '젊은 모색 2004-Grotesque Reality'(국립현대미술관), '리얼링 15년'(사비나미술관),
문
'Tactical Media Stage'(아트스페이스 휴) 등
주
'일주오픈하우스 지원작가 특별전'(일주아트하우스, 2003), 'Project Public Cell'(갤러리 피쉬, 2002), '상어, 비행기를 물다'(일주아트하우스, 2001), '미술-그 주술적 힘'(성곡미술관, 2000) 등 다수의 단체전 참여
서울대학교 조소과 및 동대학원 졸업, 뉴욕공과대대학원 커뮤니케이션아트전공 졸업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부교수
이장원
개인전 1988-2003 : '문주 개인전'(토탈미술관), '문주 개인전'(도쿄갤러리, 일본), 'Tears of the Land'(IASKA Gallery, 호주) 등 개인전 6회
서울대학교 조소과 졸업 (주) 영린기기 기술연구소 연구원(embedded LINUX)
단체전 2004 : 'Reality Check' (대전시립미술관), '정지와 움직임'(서울올림픽미술관) 등 2002 : '제 2회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서울시립미술관), '미디어아트 대전-뉴욕 : Special Effect'(대전시립미술관) '연금술'(성곡미술관, 2001), 'Mix-up'(토탈미술관, 2000), '새천년의 항로'(국립현대미술관, 2000), '미메시스의 정원'(일민미술관, 1999) 등 다수의 단체전 참여
개인전 2004-2005 : 'Encoding/Decoding'(아트스페이스 휴), 'Protocol'(스페이스 셀) 등 개인전 2회 단체전 2005 : '테크노폴리스의 여름'(광화랑), '하드코어 머신'(아트스페이스 휴) 2004 : 'Red Heaven'(창동스튜디오), 'Squat'(에스파스다빈치), 'MAC 2004, 충돌과 흐름'(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등 다수의 단체전 참여
안수진 서울대학교 조소과 및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 1994-2004 : '潛行'(금호갤러리), 'Neo Kinetic Arts Installation Show'(토탈미술관), 'Metronome'(일민미술관) 등 개인전 4회
이중근 경원대학교 섬유미술과 및 동 대학원 응용미술과 졸업 개인전 2002-2004 : '유희적 수수께끼'(돈 오멜베니 갤러리, 미국), '카_레이_도_스코프'(갤러리 아트링크),
단체전
'멋진 신세계'(덕원갤러리) 등 개인전 3회
2005 : '한국미술의 새로운 흐름'(모란미술관), '하드코어 머신'(대안공간 휴, 스케이프), '다시 쓰는 파블로 곤충기'(가일미술관), 'Go! Go! 신나는 미술관'(인사아트센터),
단체전
'청계천을 거닐다'(서울시립미술관) 등
2005 : 'Banana Surfer'(798 이음갤러리, 중국), '미술관 봄나들이'(서울시립미술관),
'물 위를 걷는 사람'(서울시립미술관, 2003), '미디어시티'(서울시립미술관, 2002),
'Mix & Match'(대전시립미술관), '미술과 수학의 교감'(사비나미술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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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IENTIST
2004 : '리얼-리얼리티(국제갤러리)', '당신은 나의 태양 : 한국현대미술 1960-2004'(토탈미술관),
강성철
'크로스-오버 2004'(세오갤러리), 'Cutting Edge'(서울옥션센터) 등 'Facing: KOREA-Korean Contemporary Art 2003'(Canvas Art International, 네덜란드, 2003)',
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책임연구원
'광주 비엔날레 프로젝트 4-접속'(도시철도 폐선부지, 2002), '시대의 표현-상처와 치유'(예술의 전당, 2001),
서울대학교 기계설계학과 학사, 석사, 박사
'핑크빛 박테리아'(대안공간 루프, 2000) 등 다수의 단체전 참여
주요경력사항 현재 : 21C 프런티어 연구사업, 노인생활 지원용 지능로봇 SilverMate 조작기술 연구책임자
최성록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2004-2005 : 세계지능로봇경진대회 (ROBOCUP 2004 US-Open) 구조로봇부문 우승, ROBOCUP 2005 World Championship 구조로봇부문 준우승 2004 : 위험작업 로봇 롭해즈(ROBHAZ) 상업화 및 이라크 자이툰 부대 현지활용 2001-2003 : 원격존재(tele-presence)를 위한 비행선형 flying display (일본 Tsukuba 대학 공동연구)
단체전 2005 : '서울청년미술제-포트폴리오 2005'(서울시립미술관), ' 지나친 환상'(갤러리 큐브) 등 2004 : 'ZOOM+- 3인전'(한전프라자 갤러리), '걸리버여행기'(성곡미술관) 등 단체전 참여
최태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퍼포먼스 & 뉴미디어 전공 졸업,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디지털 퍼포먼스전공 석사과정 단체전
중점연구분야 지능형 dependable 매니퓰레이션, 위험작업용 필드 서비스 로봇, Haptic·Tactile Interface, 소형 비행선 설계·제어 및 응용
김재경 KIST 광전자재료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서울대학교 섬유고분자공학과 박사
2005 : 'Site of Chasm : Video'(한국컴퓨터음악대회 대상), 'TY Show : Performance'(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미국, 2004),
주요경력사항
'한국실험예술제'(갤러리 라메르, 2003), 'Metromalice : 뉴미디어퍼포먼스'(시카고문화센터, 미국, 2002),
고효율 광원용 백색전기발광 나노소재 개발
'고깃간. Performance, Installation'(프로젝트 스페이스 4, 2002),
고효율 OLED를 위한 microlens 공정 기술 및 적용 기술 개발
'Action/Reaction: Performance'(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미국, 2001) 등 단체전 참여
대면적 OLED 적용을 위한 thin-composite film 보호층 기술 개발 전기발광 디스플레이용 나노소재 개발 중점연구분야 유기광전 재료 및 소자
문성욱 KIST 마이크로시스템연구센터장, 책임연구원 연세대학교 금속공학 박사 주요경력사항 2005 : 양자암호시스템개발 2003 : MEMS Optical Switch 개발 2003 : 경기도지사상 수상 2001 : KIST 박원희연구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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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997 : 영국국립중앙연구소 (Rutherford 연구소) 객원연구원 중점연구분야 마이크로·나노 센서 및 엑츄에이터
2004. 3-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센터장 1994. 10-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선임/책임연구원 1991. 3-1994. 9: (주)터보테크 연구실장 중점연구분야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지능형 서비스 로봇, 시각 기반 로보틱스, 센서 기반 제어, 생체 모방 시각
신승도 유니세라 대표, 서울대학교 미세조직창의연구단 선임연구원
유영숙
서울대학교 무기재료 학사, 석사, 재료공학 박사 KIST 생체대사연구센터장, 책임연구원 주요경력사항
이화여자대학교 화학과 학사, 생화학 석사, 오레곤 주립대학교 생화학 박사
다이아몬드 코팅 절삭공구 국내 최초 개발 및 상품화 세계 최초로 접합계면이 나타나지 않는 세라믹스의 완전 접합방법 개발 및 상품화
주요경력사항
마이크로파 소결로 국내 최초 개발 및 상품화
2004. 4-현재 : KIST 역사관분과위원회 위원 2004. 4-현재 : KIST 생체대사연구센터 센터장
중점연구분야
1997. 8-현재 : KIST 생체대사연구센터 책임연구원
마이크로파 소결로 세라믹스 접합 다이아몬드 코팅
1994. 3-1997. 7 : KIST 도핑콘트롤센터 책임연구원 1990. 4-1994. 2 : KIST, 도핑콘트롤센터 선임연구원
안상철
중점연구분야 세포신호전달, 분석생화학, 단백질 간 상호작용, 시스템생물학
KIST 영상미디어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 박사 주요경력사항
이광렬
2005-현재 : 실감만남 기술개발 책임자
KIST 미래기술연구본부 책임연구원
2002-2004 : Tangible Interaction 기술개발 책임자
서울대 재료공학부 학사, 한국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 박사
2000 : 경주 가상현실 극장 구축 1997-현재 : KIST 영상미디어연구센터, 책임연구원
주요경력사항
1996-1997 : 미국 USC 방문연구원
하버드 대학 응용과학부 박사후연구원, 비엔나 공대 방문연구원 다이아몬드상 카본 코팅 VCR 헤드드럼 개발
중점연구분야
1996 : KIST 우수연구개발상
Human-Computer Interaction, Tangible Communication, Mixed Reality, Smart Object
역서 :『지식의 원전』 중점연구분야
유범재
카본계 나노박막 합성 및 응용, 재료전산모사
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센터장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학사, KAIST 전기 및 전자공학과 석사, 박사
임형철
주요경력사항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연구부 우주측지연구그룹 선임연구원
2005. 5 : 이달의 KIST인 상, 네트워크 기반 휴머노이드 '마루'와 '아라' 개발
연세대학교 천문기상학 학사, 천문대기학 석사, KAIST 항공우주학 박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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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EARCHER
서호원 주요경력사항 한국항공우주학회 정회원(2003-현재), 한국우주과학회 평의원(2002-현재),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2000-현재)
KIST 마이크로시스템 연구센터
1998-1999 : (주) 지오시스템 과장
고려대학교 전자정보 공학부
1996-1998 : (주) 현대전자 위성사업단 주임 연구원 위성추적 및 우주감시 시스템 기반기술 개발, 고정밀 GPS 자료처리를 위한 우주측지 원천기술 개발
중점연구분야 마이크로 센서, MEMS
중점연구분야 레이저를 이용한 인공위성 추적 시스템 개발, 인공위성 편대비행을 위한 임무 및 제어기 설계, GPS 및 레이저 데이터(SLR)를 이용한 인공위성 정밀궤도 결정, GPS를 이용한 고정밀 자료처리
오승용 KIST 지능로봇연구센터 학생연구원
최정혜 KIST 미래기술연구본부 초빙연구원 서울대학교 박사 주요경력사항 미국 상무성 산하 표준기술국 초빙연구원 삼성전자(주) 메모리본부 선임연구원 서울대학교 재료미세조직창의연구단 연구원
연세대학교 대학원 주요경력사항 2004, 2005 : 대한민국 과학축전 참여 국내특허 : 비행 스크린 기구의 비행 궤적 추적을 이용한 자동 영상 디스플레이 장치 국외특허 : Flying Display system by Tracking the Screen of Autonomous Airship 중점연구분야 HCI(Human Computer Interaction), 자율비행로봇
독일 율리히 연구소 방문연구원 미국보석감정사(GIA-GG) 및 영국보석감정사(FGA)
이우섭
중점연구분야 재료미세조직, 재료전산모사
KIST 지능로봇센터 연구원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 석사
전세웅 KIST 지능로봇센터 연구원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과 석사 주요경력사항 원격 텔레포트 TSI(Tangible Space Interaction) 중점연구분야 Robot Vision, Human Computer Interaction,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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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CTURER
신보슬
역임 (주)뉴트란 부설연구소 소장, 부일미디어연구소 부소장,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전시팀장
단국대학교 서양화과 겸임교수,
이화여자 대학교 철학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미학과 석사, 박사과정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사업 과제책임자
역임
전시
아트센터 나비 큐레이터, 청년작가회 소속 큐레이터
2002-2005 : 국내외 단체전 33회, 개인전 6회
전시기획
수상
'Middle Corea' 프로젝트, (2005)
미술세계 신진작가상, 뉴프론티어전 특별상, 신진작가발언전 인기대상,
'On_difference' 프로젝트(슈투트가르트 뷔어텐베르기셔 쿤스트버라인, 독일, 2005)
서울대총장상, 대한민국미술대전(3회) 등
'의정부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2005)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 (2003) '아프리카의 아름다운 비밀'(가나아트센터, 2003)
이원곤
'Audio-Visual Matrix(space imA, 2002), '금단의 열매' 학술 큐레이터(성곡미술관, 2002)
단국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 교수
'탄광촌 미술관'(강원도 고한, 2000)
서울대학교 서양화 전공, 일본 쓰쿠바대학 대학원 예술이론 석사, 박사
'깃발 미술제'(여의도 공원, 1999)
역임 한국영상학회 회장(2005~), 연세대학교 미디어아트연구소 객원연구원
심혜련 전북대학교 자연과학대학 과학학과 교수 베를린 훔볼트 대학 문화학부 철학박사 역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예술학과 겸임교수, 건국대학교 인문학 연구소 전임연구원 저서 및 역서 미학의 경계를 넘어, 볼프강 벨슈 지음, 심혜련 옮김, 향연 2005 매체철학의 이해(공저), 인간사랑, 2005 공간과 도시의 의미들(공저), 소명, 2004 철학으로 매트릭스 읽기(공저), 이룸, 2003 기호학과 철학 그리고 예술(공저), 소명, 2002
안광준 미디어 아티스트 한성대학교 미디어디자인컨텐츠학부 전임강사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및 동대학원 석사, 박사과정
국제학술지 'Technoetic Arts' 편집자문위원(2002~) 전시 개인전 3회, 단체전 50여회 전시기획 '충돌과 흐름'(서대문형무소 역사관, 2004), 'MUDIA'(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2002), 'MAAP 2001'(Brisbane Powerhouse & Online, 호주, 2001), '가상공간의 샤머니즘'(한원미술관, 2000), '사진의 시각적 확장전'(국립현대미술관, 1998) 저서 및 역서 디지털화 영상과 가상공간, 연세대출판부, 2004 테크노에틱 아트, 로이 애스콧 저, 이원곤 역, 연세대 출판부, 2002 영상예술-기원에서 미래까지, 조형미디어, 2000 영상기계와 예술, 현대미학사, 1996
정광수 전북대학교 과학학과 과학철학 교수, 한국과학철학회 편집이사 전북대학교 철학과 졸업, 미국 알칸사스 대학교 철학과 석사, 유타대학교 철학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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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임 한국과학문화재단 자문위원 한국과학철학회 연구이사 2004년 과학기술부 지정 과학문화연구센터장 (통합 및 서부지역) 저서 한국의 과학문화, 생각의 나무, 2003 철학이란, 도서출판 열림, 2001 과학학 개론, 신아출판사, 2001 언어 표상 세계, 철학과 현실사,1999 과학학이란 무엇인가, 전북대학교 교육매체제작실, 1995
황 인 미디어 액티비스트 ASTA(Art, Science & Technology in Asia)리더 AVA(Association of Voronoi Art) 대표 한양대학교 공과대학 산업공학과 졸업,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역임 무크지 '판화' 주간 정갤러리 큐레이터 계간 '현대미술' 편집장(갤러리 현대), 갤러리 현대 큐레이터 전시 Exploration of Steel beyond & beneath Earth(갤러리 신라, 1995) 질량을 가진 언어(공간미술관, 1990) 전시기획 '진화공간-보로노이 아트'(아트파크, 2005), ASTA 제3회 기획전 'We are the Robots'(갤러리 피쉬, 2003), ASTA 제 2회 기획전 'Tangible Sound'(토탈미술관, 2002), ASTA 제 1회 기획전 '인공, 감성'(갤러리 퓨전, 2000), 한국고근대판화전(예술의 전당, 대구문화회관, 1995), 'Impact 3'(류마니테 화랑, 동경, 1990), 'Petit Exhibition'(프랑스문화원, 1989) 등 저서 탠져블 사운드, 토탈미술관, 2002
예술과 과학의 판타지
ArtiST PROJECT 2005. 11. 23 (수) - 2005. 11. 30 (수) 사비나미술관 전관 사비나미술관 관
장│이명옥
전시감독│박영택 수석큐레이터│황정인 홍
보│박민영
도록 발행처│사비나미술관 발행인│이명옥 편집인│황정인 디자인│K·C Communications 등 록│1996. 1. 20 제 1-1971호 ※ 전시를 위해 도움주신 한국과학문화재단과 앨리스온, 한국휴렛팩커드, (주)뉴큐시스템에 감사드립니다. 공동주최 기관인 한국과학기술 연구원(KIST)과 각 연구센터의 과학자, 연구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전시진행과 준비에 애써주신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이무창님, KIST의 오건택님과 이동주님, 앨리스온의 류임상님과 이은주님, 한국휴렛팩커드의 오정철님과 (주)나은미래 김상철님, (주)뉴큐시스템의 신재민님을 비롯한 기타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도킹AS의 진행초기에 연구 분야에 대한 좋은 설명을 해주신 KIST영상 미디어연구센터의 고희동 박사님, 광기술연구센터 이상배 박사님, 의약화학연구센터의 한호규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2005 이 도록에 실린 작품사진이나 글을 사용하시려면 사비나미술관에 상의해주세요. Printed by K·C Communications
예술과 과학의 판타지
ArtiST PROJECT
예술과 과학의 판타지
ArtiST PROJECT 2005. 11. 23 (수) - 2006. 1. 27 (금) 사비나미술관 전관 사비나미술관 관
장│이명옥
전시감독│박영택 수석큐레이터│황정인 큐레이터│우선미 홍
보│박민영
2005. 11. 23 (수) - 2006. 1. 27 (금) 사비나미술관 전관
인턴 큐레이터│박주영 윤희은 이경민 도록 발행처│사비나미술관 발행인│이명옥 편집인│황정인 디자인│K·C Communications 등 록│1996. 1. 20 제 1-1971호 ※ 전시를 위해 도움주신 한국과학문화재단과 앨리스온, 한국휴렛팩커드, (주)뉴큐시스템에 감사드립니다. 공동주최 기관인 한국과학기술 연구원(KIST)과 각 연구센터의 과학자, 연구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전시진행과 준비에 애써주신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이무창님, KIST의 오건택님과 이동주님, 앨리스온의 류임상님과 이은주님, 한국휴렛팩커드의 오정철님과 (주)나은미래 김상철님, (주)뉴큐시스템의 신재민님을 비롯한 기타 관계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도킹AS의 진행초기에 연구 분야에 대한 좋은 설명을 해주신 KIST영상 미디어연구센터의 고희동 박사님, 광기술연구센터 이상배 박사님, 의약화학연구센터의 한호규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2005 이 도록에 실린 작품사진이나 글을 사용하시려면 사비나미술관에 상의해주세요. Printed by K·C Communications
주최: 후원: 협찬:
사비나미술관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과학문화재단 앨리스온
뉴큐시스템
한국휴렛팩커드
※ 이 전시는 한국과학문화재단의 후원으로 2005년 11월 23일부터 11월 30일까지 열리며, 2006년 1월 27일까지 연장전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