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Bum S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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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otional Space Kim, Bum-Su


감성의 공간 김범수 2008. 11. 26 - 12. 21 사비나미술관 Art Vitamin

사비나미술관 전시총괄|이명옥(관장) 진 행 |황정인(책임큐레이터) 진행보조|우선미(큐레이터), 박노춘(테크니션), 박원표(인턴) 홍 보 |박민영(홍보담당) 교 육 |윤희은(에듀케이터) 도 록 발 행 처 | 사비나미술관 발 행 인 | 이명옥 편 집 인 | 황정인 번 역 | 임성연 촬 영 | 박현진(씨엘스튜디오, simeonbak@hanmail.net) 디 자 인 | KC Communications 등 록 | 1996. 1. 20 제 1-1971호 ⓒ 2008 본 도록에 실린 글과 그림은 사비나미술관의 동의 없이 무단 전재 및 복제할 수 없습니다.

Emotional Space Kim, Bum-Su 2008. 11. 26 - 12. 21 Savina Art Museum Art Vitamin

Savina Art Museum Directed by Savina Lee(Director of Savina Art Museum) Curated by Hwang, Jung-In(Chief Curator of Savina Art Museum) with assistance of Woo, Sun-Mi(Curator), Park, Noh-Choon(Technician), Park, Won-Pyo(Intern) Public relations by Park, Min-Young(PR Manager) Educations by Yoon, Hee-Eun(Educator) Catalogue Publishing Office Savina Art Museum Published by Savina Lee Edited by Hwang, Jung-In Photographs by Bak, Hyon-Jin(Ciel Studio, simeonbak@hanmail.net) Translations by Lim, Sung-Youn Design by KC Communications Registration # 1-1971, 1996. 1. 20 ⓒ No part of this catalogue may be reproduced or utilized in any means without the written permission from Savina Art Museum Printed by KC Communications

후원

협찬

(주)현대아크릴

Sponsored by Art Council Korea, CJ Culture Foundation, Hyundai Acryl 도움주신 분들|조영주, 배은지, 임현준, 여인모, 박성호, 이채신 Special thanks to|Cho, Young-Joo, Bae, Eun-Ji, Lim, Hyoun-Jun, Yeo, In-Mo, Park, Sung-Ho, Yi, Chae-Sin


Emotional Space 감성의 공간 김 범 수 Kim, Bum-Su

2008. 11. 26 (WED) - 12. 21 (SUN)



김범수 개인전에 부쳐

김범수는 극장에서 상영된 후 용도 폐기된 다양한 종류의 영화필름들을 자르고 붙여서 황 홀한 이중이미지의 세계를 창조하는 특별한 예술가입니다. 이중이미지란 멀리 떨어져 보면 정교한 기하학적인 문양들로 이뤄진 신비로운 세계, 가까 이 다가서면 영화필름에 새겨진 다채로운 인간사가 눈앞에 펼쳐지는 것을 말하지요. 관객 들은 근거리에서 관찰한 영화 필름 속 이미지가 원거리에서 화려한 문양으로 구성된 패턴 화로 바뀌는 신기한 체험을 하면서 세상만물은 겉으로 드러난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진리 를 깨닫게 됩니다. 여러분들도 사비나미술관에서 드러난 형상과 숨겨진 형상을 찾아내는 놀이를 즐기면서 사물의 부분뿐 아니라 전체도 함께 바라보는 눈을 기르시길 바랍니다. 2008년 11월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패턴과 장식, 빛과 어둠을 머금은 오브제 고 충 환 (미술평론)

김범수의 작업은 뉴욕 유학시절 벼룩시장에서 우연하게 구입한 오랜 영화필름이 그 발단이 되었다. 당시로선 작업과의 연계성을 인식했다기보다는 단순한 취미와 호기심이 발동했을 것이다. 그리고 작업실에 돌아와 상영된 형태로 필름 속 이미지를 보면서 작가 는 색다른 경험에 빠져든다. 현재가 집어 삼킨 줄로만 알고 있었던 과거가 현존하고, 부재가 존재를 고집하는 아이러니를 경험한다. 그리고 역사적 관음과 물신적 관음 그리고 가상적 관음과 맞닥트린다. 결국 시각예술이란 이런 온갖 형태의 관음증에 복무하는 것이 아닌가. 관음증의 문법은 필연적으로 암시적이고 상기적이다. 부재하는 것들을 말하는 방법이고 기술이기 때문이다. 영상이란 부재 하는 것 곧 그림자가 아닌가. 일종의 빛 그림이다. 필름이라는 물질에 빛이 투과되면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모르긴 해도 처음의 영화적 서사로부터 이렇듯 이미지가 재생되는 메커니즘에로의 이행이 자연스레 이뤄졌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의 작업 속엔 운명적으로 서사와 조형이, 이야기와 구조가, 빛과 어둠이, 물질과 영상(그림자)이 길항하고 부침하며 뒤섞여있다. 그 내부로부터 탈장르를 실행하고 있고, 요새말로는 통섭의 원리를 잉태하고 있는 것이다(통섭의 원리를 굳이 거대담론의 차원에서 이 해할 필요는 없다. 이는 거대담론과 똑같이 미시담론의 층위에서도 작동하는 것이며, 나아가 오히려 이런 미시담론에 힘입어 거대담 론의 틀을 깨는 전략적이고 실천적인 차원에서 이해되어져야 한다). 영상이란 분절된 순간이 연이어진 것이다. 해서, 필름 속엔 외관상 동일하거나 어슷비슷해 보이는 순간적인 이미지들의 연쇄가 기 록되고, 이로부터 패턴화된 이미지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작가는 필름으로부터 이런 패턴화된 이미지를 조형의 요소로 끌어내는 과 정을 통해서 영화적 서사를 순수한(?) 시각정보로 전이시킨다. 이로써 작가의 작업은 외관상 순수한(?) 조형예술의 소산처럼 보이면 서도 그 이면에서 영화적 서사를 철저히 털어내지는 못하는, 부지불식간에 영화적 서사를 암시하고 상기시키는 어중간한 위치를 점 유하게 된다. 말하자면 예술의 미덕인 소위 경계 위에 서기에 성공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작가가 유별나게 변칙을 감행한 것은 아니다. 서사를 암시하는 형태, 물질, 이미지란 조형예술이 공유하 는 문법이 아닌가. 해서, 작가의 작업은 조형예술에 대한 변혁이나 반칙으로서보다는, 이를테면 어떠한 물질적 매개도 경유하지 않은 (물신화의 혐의로부터 자유로운) 순수한 서사 가능성을 묻는 것과 같은 급진적인 경우로서보다는 조형예술 고유의 표현영역을 확장 시키고, 그 생리를 더 유연하게 가져간 경우로 보인다. 작품의 제작과정을 보면, 우선 투명 아크릴 판을 이용해 그 전면이 편평한 입체패널이나 박스 구조물을 만들고, 그 위에 자잘한 조 각들로 분절된 영화필름을 일일이 붙여 나간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원하는 패턴이나 형상이 만들어지고 나면, 최종적으로 그 위에 투명 레진을 덧발라 마무리한다. 레진은 필름조각들의 접착성을 더해줄 뿐 아니라 필름 자체의 투명성을 강화해주는 효과도 있 다. 그리고 이때 필름조각을 붙여나가는 양상을 보면 그 목적이 특정의 패턴을 얻고자 하는 것인 만큼 같은 문양, 같은 색상을 조합해 재구성하는데, 이로써 특정의 색띠를 중첩시키거나 병치하는 식의 패턴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말하자면 필름 자체는 서사를 함축하 고 있는 것이지만, 정작 이를 이용해 조형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서사는 순수한 구조와 형식적 요소로 그 형질이 변환되는 것이다. 그 리고 대개는 이렇게 완성된 패널이나 박스 이면에다 조명을 장착해 사실상 라이트박스의 형식으로 마무리한다. 이렇게 완성된 단위 별 구조물 자체를 독립적인 작품으로 제안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이를 재차 재조합하거나 중첩시켜 일정한 형태(이를테면 무슨 구름 모양이나 유기체 형상을 연상시키는)를 만든 것을 벽면이나 공간 그리고 때로는 천장을 이용해 설치한다. 이로써 평면과 입체, 회화와 조각, 구조와 패턴, 그리고 오브제와 공간설치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 모두를 내부에 포섭해 들이는 유 기적인 작업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여기에 빛이 더해져서 명상적이고도 환상적인 감각적 효과를 연출해내는 것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사랑이다. 조형물에 사용된 주요 필름 역시 <감각의 제국>, <바보>, <첫사랑>, <왁스마스크> 등으로서, 이 중 <왁스마스크>를 제외한 모든 필름들이 하나같이 사랑을 테마로 한 영화들이다. 필름을 내용으로서보다는 물질로서 사용하는 만큼 서사가 결정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하튼 작가는 영화적 서사의 가능성의 끈을 놓고 싶어 하지는 않은 것 같다. 해서, 영화적 서사를 조형문법 특유의 재현의 층위로 끌어올리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그 과정에서 상상력이 개입될 여지가 조성되고, 상상력은 한정된 형태와 같은 기술적인 제약에 맞닥트린다. 이처럼 서사의지와 조형의지가 부닥치면서 또 다른 서사를 불러들이는 것, 그렇게 새로운 서사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게 하는 것, 그러면서도 비록 처음의 서사가 발단이 되었지만 이에 예속되지는 않는 새 로운 서사의 연쇄가 가능해지는 형식실험의 일단을 확인해볼 수 있다(자크 데리다의 산종이론에서 하나의 의미는 또 다른 의미를 불 러들이는 계기로서만 의미를 가지는데, 이렇게 불러들여진 다른 의미는 그 의미하는 바가 처음의 의미와 같지 않다). Hidden Emotion(숨겨진 혹은 잠재된 감성을 찾아서). 작가의 작업 전체를 지배하는 대전제에 해당한다. 작가는 말하자면 이 전제 나 제명 하에서 자신의 대부분의 작업을 풀어내는 한편, 이를 통해 때로는 자신에게마저 알려져 있지 않은 숨겨지거나 잠재된 감성을 일깨우고 객관화하는 것이다. 이 일련의 작업들은 그때그때 주어진 상황논리에 따라서 매번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변태되는 것이 특 징이다. 그 형태를 보면 각종 크고 작은 원형들이 어우러지고 포개어진 전체 형상이 흡사 비정형의 유기(체)적 덩어리 같고, 뭉게구름 같고, 핵융합반응을 형상화한 것 같고, 우주가 처음 생성되는 빅뱅의 순간을 표현한 것 같은 스펙터클한 장관을 연출한다. 작가는 이 번 작품을 영화 <시네마천국>에서 주인공 토토가 불탄 옛 극장에서 어린시절 보았던 키스장면만을 모아놓은 필름 조각을 보며 그 때 를 회상하는 장면을 상상하며 제작했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시네마천국>은 영화를 소재로 한 영화로서 메타영화, 이중영화, 액자 영화의 전형을 예시해준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제는 말하자면 영화의 아우라(이를테면 우리는 영화가 그려 보이는 가상현실을 통해 서만 진정으로 꿈꿀 수 있다는 식의)인 것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다 조명을 장착해 페이드인이나 페이드아웃 시키는 방법으로써 이러 한 아우라를, 판타지를, 꿈을 추체험하게끔 유도한다. Contact(접속). 매번 대면할 수 있는 우연한 기회가 있었지만, 사실은 결코 마주할 수 없었던 남녀를 다루고 있는 영화 <접속>을 테 마로 한 작업이다. 이 영화에서의 접속은 오프라인상의 접속을 의미하며, 온라인상의 접속을 의미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온라인상 의 접속으로 나타난 새로운 연애풍속도를 예시해주는 한편, 이로써 결코 진정으로 접속(사랑)할 수는 없는 현대인의 공허함을 그린 다. 여기서 작가는 그 남녀들이 얼마나 접속을 원했을까 라고 상상하고, 마침내 그 접속을 실제로 실현했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남녀 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포옹하기 위해 서로를 향해 질주하는 극적 순간을 형상화한다. 그런데, 그 형상은 엉뚱하게도 만화적이 다. 그 남녀 주인공은 말하자면 무슨 동물(이를테면 개 같은)을 의인화한 만화영화 속 캐릭터 같고, 내달리는 발은 맹렬하게 구르는 차바퀴 같고, 심지어는 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흔적마저 뚜렷하다. 극적 순간을 표현하기에 만화는 현실보다 더 적격이다. 만화는 현실을 더 생생하게 해주고, 더 실감나게 해주고, 더 극적이게 만들어준다. 작가는 유년시절 보았던 만화영화 속 주인공을 빌려 이렇 듯 사랑의 극적 순간을 표현하고, 그 가슴 떨리는 현장에 동참하게 한다. Love(100가지의 사랑). 하트를 형상화한 총 70여개(사실상 100개를 의도했지만, 여기서 숫자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에 달하는 패널 작품을 모아 하나의 전체 작품으로 재구성해낸 일종의 모자이크 식의 작품이다. 각각의 패널 속에 하트 모양과 일치되게끔 LED


를 장착해 조명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이를 통해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추체험하게 했다. 다른 작품들에 비해 사랑이라는 주제가 상대적으로 더 뚜렷하게 부각된 경우로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랑 이야기들, 이를테면 간절하고 절실한 사랑이나 잊혀지고 흐릿해진 사랑 등등 사랑의 다양한 방식을 예시하고 그 진정한 의미를 묻는다. 여기서 사랑 이야기는 사실상 삶에 대한 이야기 곧 존 재론적인 이야기와 동일시된다. 사랑의 스펙트럼 속에는 말하자면 삶의 희로애락이, 애와 증이, 희와 비가 고스란히 투사되는 것이 다. 여기서 문제는 잊혀지고 지워진 사랑을 표현할 때인데, 작가는 필름 자체의 성질을 이용해 이를 해결한다. 즉 필름은 수분에 취약 한데, 작가는 장기간 대기의 습기에 노출된 필름의 상이 부분적으로 흐릿해지거나 지워지는 자연현상을 이용해 이를 표현하고 암시 한 것이다(그렇다고 작품의 내구성에 문제가 있는 정도는 아니다). Beyond Description(서술을 넘어서). 이 작품에서 작가는 말로써 형언할 수 없는, 언어로 환원할 수 없는 어떤 절대적이고 내면적인 경험을 암시한다. 작품이 설치된 지하라는 공간적 특수성을 이용해 전체적으로 어두운 가운데 은근하게 빛을 발하는 내면적 아름다 움과 사유와 명상으로 공간을 가득 채운다. 오브제와 공간이 일체화된 경우로써 장소특정성을 강하게 부각하는 편이며, 관객들 저마 다의 경험과 기억 그리고 관점에 따라서 다양한 감각경험이 가능하게 했다. 이 작품은 말하자면 의미로서보다는 감각적인 경험으로 써 어필되게끔 유도한 것이다. 그 분위기로 치자면 특히 종교적인 아우라를 불러일으키는데, 흡사 이름모를 작은 교회의 세로로 긴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해 빛이 투과되는 것 같은 내면적이고 명상적이고 성스러운 기운에 감싸이게 한다. 이 일련의 작업들에선 각종 패턴들이 두드러져 보인다. 크고 작은 격자구조가 중첩된 기하학적 패턴, 원형들이 병치된 유기적 패 턴, 그리고 때로 격자와 원형이 서로 어우러진 그 구조가 상대적으로 더 복잡하고 복합적인 패턴들이다. 이런 정형화된 패턴들과 함 께, 패턴은 때로 하트나 불꽃 모양, 나뭇잎 모양, 영문자 X자나 십자가 모양, 다이아몬드 모양, 아치 모양, 그리고 만곡 패턴 같은 여러 변형패턴으로 확장되고 변주된다. 이 패턴들 대개는 중심성이 강하고 좌우대칭이 엄격히 적용된 전통적인 종교적 도상화의 패턴을 닮아있다. 흡사 중심으로부터 외부로 무한정 확장되는 빛, 기, 에너지의 방사 현상을 물리적으로 형상화한 것 같다. 말하자면 그 자체 세속적인 도상으로서보다는 어떤 신성한 존재, 어떤 구체적인 형상으로도 환원되어질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의 신성을 표상하고 있 는 것 같다. 그런가하면 패턴들은 우주의 이치나 원리를 도해한 만다라를 상기시킨다. 여기에 일말의 아이러니가 개입하고 작용한다. 작가의 작업은 비록 영화적 서사를 함축한 세속적인 소재를 취한 것이지만, 정작 그 형상은 어떤 성스러운 경지를 불러일으킨다. 패 턴으로 나타난 기하학이(신성비례로부터 예시되듯 예로부터 기하학은 어떤 성스러운 경지나 존재와 관련이 깊다), 필름의 투명성이, 어둠을 부드럽고 신비롭게 감싸는 빛이 이런 아우라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작가의 작업은 조형작업이 갖는 실체감을 넘어 일종의 그림자 조형으로 부를 만한 한 지점을, 그 가능성을 예시해준다. 우리가 영화로 지각하는 시각정보가 사실은 그림자를 실체로서 받아들이는 것이듯, 작가의 작업에서 아우라를 내뿜는 것으로 치자 면 필름으로 구조화된 조형물보다는 오히려 그 조형물 뒤에 맺힌 그림자가 더 눈에 들어오고 더 마음을 끈다. 그리고 그 끌림이 단순 한 실상과 허상, 실제와 허구와의 경계에 대한 인식을 넘어 어떤 부재하는 존재, 암시와 상기를 통해서만 겨우 표상되는 존재와 대면 케 한다. 영화(영화필름)를 회화처럼 사용하는가 하면(평면상에 조립된 패턴이 두드러져 보이는), 조각처럼 사용하기도 하는(입체로 나타난 필름을 지지해주는 지지대의 구조가 두드러져 보이는) 작가의 작업을 읽다보면, 독해 내내 영화의 내러티브가, 미장센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옴을 느낀다.


Patterns and Ornaments, Objects Impregnated by Lights and Darkness Kho, Chung-Hwan(Art Critic)

The work of Kim, Bum-Su started with an old film he found in a flea market while he was studying in New York. It was probably just out of a simple curiosity and an interest toward the film rather than recognizing a connection to his work at that time. After he came back to his studio and watched the images in the film, Kim began to experience something unusual. He experienced an irony of the past that he thought had been swallowed by the present. An absence was claiming its existence as well. And then he started to encounter a voyeurism of history, fetish and imaginary: isn't visual art supposed to serve all these kinds of voyeurism after all? The grammar of voyeurism is always suggestive since it is a way to recite absence. It is like a painting of light: the light goes through a material named film and creates an image. Maybe it was the transition from the filmic narration to the mechanism of reproduction of images that made it be this way so naturally. For that reason, in his work, such elements like description and formation, narrative and structure, light and darkness, objects and images(reflections) are struggling and harmonized by fate. From this background he practices post-genre, and conceives, so to speak, the principle of consilience. (There is no need to understand the principle of consilience in terms of macro discourse. It works as micro discourse as well. Furthermore, with the support of micro discourse, it should be understood as a practical tool for the deconstruction of the frame of macro discourse.) As a matter of fact, film images are the result of the connection between segmented moments. Therefore, in a film a series of similar looking instant images get recorded, and from that point, patterned images become possible. And there the artist can transform the filmic narration into pure visual information through a process of extracting such patterned images to a formative element. By doing so, the work of the artist appears as an outcome of genuine plastic arts in its external appearances but at the same time falls on the fence between plastic arts and filmic narrative. In other words, he accomplishes the feat of staying at the border, a virtue of fine art. Nevertheless, the accomplishment doesn't imply that the artist has executed abnormal irregularity. Wouldn't images, objects or forms that imply narrative hold the same grammar as that of plastic arts? Therefore, it seems as though the artist's work expands the sphere of authentic expression in plastic arts and takes along its physiology supplely rather than becoming an example of a radical case that questions the pure possibility of narrative without passing through any material agency-therefore, free from suspicion of fetish. When looking into the production process, at first he makes a box shaped structure or a three dimensional structure with panels that is made of clear acrylic flat boards. In addition to that, he puts fragmented films on the surfaces. After a desired pattern of shape is produced through this, as a final process, he finishes the surface with resin. Here the resin works as glue for the fragmented films, at the same time it strengthens the clarity of the films. In its modality, one can see that the same patterns or colors are reconstructed together in order to get some particular patterns that the artist intends; therefore, by doing so, his works gain the patterns with various types of colored lines. In other words, although the film itself implicates a narrative, when it is used as a work of plastic arts the narrative gets transformed into a genuine structure and a formative element. Most of these panels and boxes are fitted with lighting and finished as a form of light box. Sometimes such a finished structure unit is presented as an individual art work, but most of the time these units are reconstructed as a sort of organic form and are installed on a wall or in a space or onto a ceiling. With this- such an organic work having all these aspects of two dimension and three dimension, painting and sculpture, structure and pattern- objects and installation become possible. Plus the lighting in the works creates more meditative and illusory effects.


The theme of this exhibition is ‘love’. The films used for the structures are <The Realm of the Senses>, <Babo>, <First love>, and <Wax Mask>. Except the <Wax Mask> all are movies about love. Since the film is used as a material rather than as contents, the narratives might not be so important. However, the artist seems to be concerned about the possibilities from the narratives of the films. For that, he tries to find a way to realize the filmic narratives with his formative grammar. And in this process, he discovers room for imagination but his imagination later faces a technical restriction for limited possibilities about forms. In this way, we can observe how a narrative develops a series of different narratives when a will of narrative and a will of forms confront: a narrative calls another narrative, and then creates a series of new narratives, and each new narrative does not get subordinate to the first narrative. Here we may be able to see what Jacque Derrida said in his Dissemination, one meaning only has a meaning as a chance to call another meaning, and this meaning that is called by the first meaning does not share the original meaning. Hidden Emotion(To search for a hidden or latent emotion). This is a major premise that controls the whole span of Kim’s work. He makes most of his works under this premise or objectifies his latent or hidden emotions through this. Such a series of works tend to change its appearances little by little each time under the given situations. In its forms, it reminds of atypical organic mass or a cumulous cloud, a form of nuclear fusion or even a spectacle moment of the big bang with its overlapping circles in various sizes. The artist says that this time he was watching the famous compilation of kiss scenes from <Cinema Paradiso> while working on this work. He tried to imagine the scene where the main character, Toto, watched the kiss scene compilation at the burned theatre as he reviewed his own childhood. As you probably well know, <Cinema Paradiso> is a movie about a film that suggested types of metafilm, duplex film and framed film. The real theme of this movie is about the aura of film that we can only dream of through the virtual reality film itself creates. The artist attached lighting to this work and used a fadein and a fade-out technique. And with that technique, he tries to encourage the audience to experience an aura, a fantasy, a dream in this work. Contact. It is a work about a Korean movie, <Contact>, which is about a man and a woman who had many chances to meet each other in person but could not in the end. The contact that this movie implies is that of both on-line and off-line worlds. It suggests a new way of romance involving contact through the internet, and depicts the emptiness of modern experience where people cannot contact (love) truly. Here the artist imagined the couple thinking how much they would have wanted to contact each other, and made an assumption that the two finally realized contact. What he encapsulated in his work is a dramatic climax where the two were running toward each other to hug after confirming each other's existence. However, the outcome of the work reminds of a form of animation. The heroine and hero of the movie are depicted as some sort of running animal character such as a dog: their feet are like tires of an automobile and there is a trace of wind when they run. Indeed, a cartoonish character might be much more appropriate for expressing a climax than a live actor would. A cartoon makes the reality become more vivid, full of life, more realistic and more dramatic. In this way, by using animated characters from his childhood the artist depicts the dramatic moments of love and invites the audience to come to the emotive scene. Love (100 kinds of love). This work consists of seventy panels represents a heart presented together as a whole. In the


beginning the artist planned to make 100 of them, however, the number is not so important here. In this mosaic style work, each panel has a LED light that makes a heart shape as a whole. This way, the artist tries to maximize the lighting effect and enables an alternate experience for a fantasy about love. Comparing to other works, the theme of love is relatively more engrained in this work. It depicts various types of love represented in film such as sincere love, or forgotten and faded love, and after that he asks the real meanings of the love. Here a love story is treated as a story of life, in other words, a story of existentialism: in the love spectrum, the reflections of joy, anger, sorrow and pleasure of life are represented in their entirety. For instance, for the expression of a fading love the artist used the characteristic of a film itself to depict emotions: film is very fragile, and especially vulnerable to moisture. In this work, the artist used such emotions relating to the nature of a film that it gets partially faded when it is exposed a long period of time. This does not mean that there is a problem with the durability of Kim’s work. Beyond Description. In this work, the artist connotes some kind of absolute and internal experiences that cannot be translated in any word or language. By using the regional specificity of a basement where the work is installed, the space is filled with lights reflecting inner beauty and contemplation while giving off a subtle light in the darkness. There the objects and the space become unified and such regional specificity becomes emphasized, which enables the audience to have various emotional experiences according to each individual's memories, experiences and perspectives. In this way, the work is made with an intention to lead the audience into sensuous experiences rather than certain meanings. In particular, this work arouses a religious aura, which makes us to feel as if we are experiencing the light through long vertical stained glass windows in a small church. It creates such inner, contemplative and religious energies. In this series of works, various patterns such as a geometrical pattern with grids of different sizes, an organic pattern with juxtaposed circles or even a more complicated patter with those two overlapping each other are clearly noticeable. With these regular patterns, sometimes his patterns are variable in form and are expanded to diverse patterns like shapes of a heart, a flame, a leaf, an X, a cross, a diamond, an arch or a curve. These patterns somehow resemble traditional religious iconography where centrality and symmetry are strictly applied. It seems as though a radiation of a light, energy expanding from the centre to the outside infinitely; it might look as thought it actually signifies the sacredness of an absolute existence that cannot be construed in concrete form. On one hand, these patterns recall mantra, which illustrate the foundation and logic of the universe. Here such an irony intervenes. The artist's work started from the acquisition of secular materials with narratives in films, but the outcome of the work evokes the sacred. The geometry of patterns - as we can see divine proportions and geometry have a profound connection to some sort of sacred state or existence - the clarity of a film, the mysterious light covering the darkness enable such an aura. With that, the artist's work suggests the possibility of a place where a shadow of art is more recognized than the artwork itself. As the visual information that we sense in a movie is actually a shadow of the actual thing, what makes the aura of the artist's work is not the structuralized art of films but rather the shadows behind the works. And such a fascination pulls us to confront some absent existence that only appears through allusion and remembrance beyond the consciousness of border between the reality and virtual images. In this way, we can feel the narratives of the films and mise-en-scene throughout the appreciation of the work that used a movie film as a painting where the constructed patterns on the flat surface stand out, or a sculpture where the support for the solid look of the film is noticeable.



Hidden Emotion-Ⅰ 450×310×50cm 영화필름, 아크릴, 레진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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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Emotion-Ⅱ 160×160×120cm 영화필름, 아크릴, 레진 2008



Hidden Emotion-â…Ą Detail






100 Kinds of Love 330×180×10cm 영화필름, 아크릴, LED조명 2008





Contact 610×110×20cm 영화필름, 아크릴, 레진 2008


Contact Detail




Contact-Ⅱ 110×35×90cm×2ea. 영화필름, 아크릴, 레진 2008



Beyond Description 가변설치 영화필름, 라이트박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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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yond Description Det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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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범 수 金 範 洙 Kim, Bum-Su 1965 1991 1998 현재

경기도 고양 출생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석사 동국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출강

개인전 2008 2006 2006 2006 2004 2003 2001

Emotional Space (사비나미술관, 서울) Beyond Description-Ⅱ (국립고양스튜디오 전시실) Expansion (토탈미술관, 서울) Beyond Description (Sculpture Square, 싱가포르) The Passions (갤러리현대 윈도우갤러리, 서울) Art in Architecture 열림-DARK (카메라타 뮤직스페이스, 파주) Hidden Emotions (사간갤러리, 서울)

주요 단체전 2008 화음 쳄버 오케스트라 30회 정기연주회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서울) 크리에이티브 마인드 (사비나미술관, 서울) 2007 포천아시아미술제 (포천) Cutting Edge-1, ARTCURIAL (Hote Dassaut, 파리) 생각하는 I(아이) (성곡미술관, 서울) 2006 미래를 여는 창, 과학과 예술 (국립중앙과학관, 대전) 한-중 조각전 (시립하문미술관, 중국) 메르츠의 방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분관, 서울) Welcome to Magic Door (난시앙, 카이스갤러리, 서울) Cutting Edge (가나아트센터, 서울) 오픈스튜디오 sub (국립고양스튜디오, 고양) Esprits (갤러리 큐브, 서울) Foresight (오프라갤러리, 서울) 2005 고양국제야외조각 심포지움-횡단과 종단 (일산문화광장, 고양) 앙코르 (제주월드컵경기장, 서귀포) 시각서사 (사비나미술관, 서울) 2004 RE-Creative Artwork (아트팩토리, 파주) Light Collection (갤러리현대플러스, 서울) Traveling Window (국립대만예술대학교, 타이페이) Enter-Exit (타이페이 국제예술촌, 타이페이) 2003 Body+Space (타이페이 국제예술촌, 타이페이) Mindscape (현대갤러리 플러스, 서울) 헤이리 페스티발-Art in Architecture 열림-DARK (카메라타 뮤직스페이스, 파주) 한국미술, 네 개의 눈-수직적 욕망, 수평적 욕망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주) 물(水)-물을 느끼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2 제 2회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미디어시티 2002-달빛흐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Street Furnitures (미림광장, 고양) 2001 Esprits (종로갤러리, 서울) 1999 The Small Work (Federal Art 갤러리, 뉴욕) Ideas and Images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 캘리포니아) The Passion of Art (리처드 앤더슨 갤러리, 뉴욕) 1998 Selection from the M.F.A. Special Project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갤러리, 뉴욕) 오픈스튜디오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스튜디오, 뉴욕) 1997 All Rods Lead to Roam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갤러리, 뉴욕) 오픈스튜디오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스튜디오, 뉴욕) 레지던시 2006 Sculpture Square’ s Artist Residency (싱가포르) 2005 국립고양스튜디오 (국립현대미술관) 2003 타이페이 국제예술촌 레지던스 프로그램 (경기문화재단) 작품소장 사비나미술관, 삼성물산, 상암동 DMC 팬택계열 R&D센터, 서울아산병원, 서울시립미술관, CJ 문화재단, 일산 M-city, 장성조각공원, 포스코 더 샵 등.

1965 1998 1991 Present

Born in Goyang, Gyeonggi-do, Korea M.F.A. School of Visual Art, New York B.F.A. College of Fine Arts(Sculpture), Hongik University Dongguk University, University of Seoul

Solo Exhibitions 2008 Emotional Space (Savina Art Museum, Seoul) 2006 Beyond Description-Ⅱ (The National Art studio Goyang, Goyang) 2006 Expansion (Total Museum, Seoul) 2006 Beyond Description (Sculpture Square, Singapore) 2004 The Passions (Gallery Hyundai Window Gallery, Seoul) 2003 Art in Architecture OPEN-DARK (Camerata Music Space, Paju) 2001 Hidden Emotions (Sagan Gallery, Seoul) Selected Group Exhibitions 2008 Hwaum Chamber Orchestra 30th Concert (Seoul arts Center, Seoul) Creative Mind (Savina Art Museum, Seoul) 2007 Pocheon Asia Biennale (Pocheon) Art in philosophy (Sungkok Art Museum, Seoul) Cutting Edge-1, ARTCURIAL (Hote Dassant, Paris) 2006 Science and Art (National Science Museum, Daejeon) Korea-China Sculpture (Amoy City Museum, China) Merz’s Room (Seoul Museum of Arts Namseoul Annex, Seoul) Welcome to Magic Door (Nanxiang, Gallery Cais, Seoul) Cutting Edge (Gana Art Center, Seoul) Open Studio sub (The National Art studio Goyang, Goyang) Esprits (Gallery Cube, Seoul) Foresight (Opra Gallery, Seoul) 2005 Goyang International Open Air Sculpture Symposium (Ilsan Culture Sqaure, Goyang) Encore (Jaeju Worldcup Stadium, Seogwipo) Visual Narrative (Savina Art Museum, Seoul) 2004 RE-Creative Artwork (Art Factory, Paju) Light Collection (Gallery Hyundai Plus, Seoul) Traveling Window (Taipei National University of Arts, Taipei) Enter-Exit (Taipei Artist Village, Taipei) 2003 Body+Space (Taipei Artist Village, Taipei) Mindscape (Gallery Hyundai Plus, Seoul) Heyri Festival-Art in Architecture OPEN-DARK (Camerata Music Space, Paju) Perpendicular Desire, Horizontal Desire (Sori Arts Center, Jeonju) Seeing Warter, Feeling Water, Crossing Water (Seoul Museum of Arts, Seoul) 2002 The 2nd Seoul International Media Art Biennale (Seoul Museum of Arts. Seoul) Street Furnitures (Mirim Square, Goyang) 2001 Esprits (Chongro Gallery, Seoul) 1999 The Small Works (Federal Art Gallery, New York, NY) Ideas and Images (Los Angeles Korean Cultural Center, CA) The Passon of Art (Richard Anderson Gallery, New York, NY) 1998 Selection from the M.F.A. Special Project (School of Visual Art Gallery, New York, NY) Open Studio (School Of Visual Art Studio, New York, NY) 1997 All Rods Lead to Roam (School of Visual Art Gallery, New York, NY) Open Studio(School Of Visual Art Studio, New York, NY) Residency 2006 Sculpture Square's Artist Residency (Singapore) 2005 The National Art studio Goyang-2nd Period Artist in Residence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 Korea) 2003 ‘Taipei Artist Village’ Residence Program (Gyeonggi Cultural Foundation) Collections Savina Art Museum, Samsung Corporation, Sangam DMC Pantech R&D Center, Asan Medical Center, Seoul Museum of Arts, CJ Culture Foundation, Ilsan M-City, Jangseong Sculpture Park, POSCO the #, etc.



2008

110-240 서울특별시 종로구 안국동 159 TEL.02-736-4371 FAX.02-736-4372 #159, Anguk-dong, Jongno-gu, Seoul, 110-240, Korea www.savinamuseu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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