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장관님에게 묻습니다 - 잇따른 가정 내 아동 폭행치사 사건과 관련하여 세이브더칠드런이 보내는 질의서 -
담당: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 부장 김희경 (02-6900-4450), 김은정 (02-6900-4452)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아동권리실현을 위해 일하는 국제비영리단체 세이브더칠드런입니다. 올 들어 아이들이 가정 내에서 폭행당하여 숨지거나 장애가 된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2월 9일 아버지에게 맞아 숨진 채 공사장에 버려진 세 살 배기 아이가 발견됐고, 채 한 달도 지나지 않은 3월 6 일에는 서울 다른 지역에서도 세 살 배기 아이가 아버지에게 짓밟혀 숨지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런 가 하면 3월 18일에는 수년간 초등학생 아들을 폭행해 하반신 장애로 만든 아버지가 경찰에 입건되었습 니다. 사건들은 반짝 관심을 끈 뒤 곧 잊혀졌습니다. 잇따른 가정 내 아동 학대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개선책 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폭행해 숨지게 만들고 이를 방치한 부모의 슬하에 다른 자녀들이 더 있 는데도, 이 아이들을 제대로 보호하고 치유하기 위한 정부의 후속 조처가 마련되었는지도 불분명합니다. 가정 내 아동 학대는 저항할 수도 없고 도움을 청할 사람도 없이 절대적으로 고립된 상황에 처한 가장 무력한 인간에게 가해지는 잔혹한 폭력입니다. 이를 묵과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수치이자 제 3, 4의 사 건이 잇따르게 방치하는 것에 다름 아닐 것입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 하에 저희는 보건복지부 장관님 에게 다음과 같은 사항을 묻고 요청 드리고자 합니다. 1.
두 건의 아동폭행치사 사건에서 이미 존재하는 국내의 아동보호체계가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철저한 조사, 분석을 실시해주십시오. 국내에는 불충분하나마 아동보호체계가 마련돼 있는데도 두 사건에서 이 체계는 전혀 작동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어느 대목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영국에서도 과거 비슷한 가정 내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지만 사건 이 후 대응 방법은 달랐습니다. 2000년 가정 내 폭행으로 아홉 살 아이가 숨진 ‘빅토리아 클림비’ 사 건이 발생했을 때 보건장관과 내무 장관이 공동 주도하여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졌고 이는 아동법 을 전면 개정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보호체계의 어떤 부분이 작동하지 않았는지 확 인하는 재조사를 실시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두 사건 모두 이웃들이 오래 전부터 가해자의 폭행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언론 보도가 있 었으나 신고의무자를 포함하여 어느 누구도 폭행 사실을 공공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신고를 받은 공공기관이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인지 여부가 불분명합니다. 사건의 재조사 과정 에서 정확한 진상이 밝혀져야 하는 사안입니다. 2. 두 사건에서 폭행 가해자의 남은 자녀에 대한 후속 조치를 밝혀주십시오. 해당 가정에 숨진 아동 이외의 자녀가 더 있는데도 남은 자녀에 대한 부모의 친권 제한과 아동 분리, 후속 치료와 보호 등의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도되었습니다. 폭행한 아버지 가 구속되고 남은 자녀들이 친척 집에 맡겨졌다고 해서 보호를 위한 후속조치가 이뤄졌다고 할 수 없습니다. 형제의 구타와 죽음을 목격했거나 그들 역시 폭력의 피해자였을 남은 자녀들을 어떻게 치유하고 보호해야 하는지 밝혀주십시오. 또한 우리 사회는 가정 내에서 아동에 대한 폭행이 일어 나도 그 해결을 다시 가족에게 맡기고 있고 폭행 피해를 당한 아이의 형제들까지 사회적으로 보호 할 수 있는 제도가 미비한 상태입니다. 차제에 이에 대한 대책도 아울러 마련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