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여러 건강법과 사상체질론
자연은 질병을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자연에는 하고자 하는 것을 하려고 하는 힘이 구비되어 있다. 자연의 치유과정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의사의 책무는 자연과 합작하고 자연을 돕는 것인바, 그것이 바로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ㅡ 히포크라테스
경솔하게 한 첩의 약이라도 잘못 써서는 안 되며, 중병이나 험병(險病)에는 한 첩약을 잘못 써서 사람을 죽인다. ㅡ 이제마
제2장 여러 건강법과 사상체질론
인간이 건강을 회복하거나 유지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지켜야 할 공통사항이 있고, 특수한 질 병이나 개인의 특수체질을 고려해 각 개인이 지켜야 할 개별사항이 있다. 이 책에서 다루고자 하는 건강법은 현대의학적인 대증요법(對症療法)이 아니고 인간이 본래 가지고 있는 치유력(흔 히 자연치유력이라고 한다)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여러 건강법들이다. 자연치유력이 증가하면 건강이 좋아지며 병은 저절로 물러간다는 개념에 기초한 건강법이므로 공통사항을 많이 가진 건강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미 알고 있는 건강법들도 굳이 다시 설명하고자 하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적용될 것 같은 기 초적인 건강법도 자세히 살펴보면 개인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원래 기대했던 효과가 나 타나지 않고 심한 경우에는 도리어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누구에게나 좋 은 줄 알았던 건강법도 개인의 특수성을 감안해야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각 개인의 특수성을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각 개인의 사상체질을 확인해서 사상체질에 맞게 여러 건강법들을 활용하는 것이 다. 그렇게 하면 빠른 건강의 회복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자기에게 맞는 정 확한 건강법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가끔 이런 질문을 받는다. 사상체질론 대로만 생활하면 다른 것은 안 지켜도(예: 과식, 인스턴트, 식품의 과다섭취, 비규칙적 생활습관, 운동부족, 흰 설탕이나 화학조미료의 과다섭 취 등) 건강해 지느냐는 것이다.
독자 여러분들은 이미 답을 아시겠지만, 대답은 물론 아니라는 것이다. 사상체질론은 모든 것 이 아니다. 다른 훌륭한 원리들과의 조화를 도모하는(다시 표현하면 다른 원리나 건강법의 효 과를 극대화시켜 주는 방법을 제시하는) 이론이요, 다른 건강법의 약점을 보완하는 이론이지, 다른 원리나 건강법들을 배격하는 독선적인 이론이 아니다. 그러므로 기본 원리이며 근본적인 것이고, 인간과 관련되는 분야는 어디든 적용 가능한 이론인 것이다. 따라서 사상체질을 파악 한 다음 체질에 맞춰 기존의 건강법들을 재해석해 활용하면 건강증진의 목적을 보다 쉽게 달 성할 수 있다. 이 점이 바로 이 책을 쓰는 동기이고 목적이다.
혹자는 어떻게 그 많은 인간이 네 가지 체질로 단순히 구분될 수 있느냐고 의문을 요하는데 사상체질론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가지는 큰 특성을 기준으로 대분류한 것이지 모든 사람은 모 두 각기 다른 특질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곧 대분류 속에 얼마든지 작은 세분 류를 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혈액형에 의한 분류도 인간을 네 종류로 나누지 만 그렇다고 개인의 특징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과 같다. 또 사상체질은 유전된다는 내용을 트집잡아 사상체질론은 너무 결정론적이라고 해서 부정하는 분도 있는데, 사상체질론은 바로 결정론적이라는 그 점 때문에 그 가치가 더욱 빛나게 되는 것이다. 영국의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STEPHEN W. HAWKING)은 그의 강연에서 ‘모 든 것은 미리 결정된 것인가? (Is Everything Determined)’라는 주제를 놓고 결정론과 자유 의지론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해 나가는데 그의 결론은 ‘그렇다’이다. 그리고 덧붙이는 말 이 “그러나 모든 것이 결정된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무엇이 결정됐는지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호킹 저, 과학세대 옮김 『시간은 항상 미래로 흐르는가』, pp.17~33, 우리시대사) 호킹의 말이 다 맞는 것은 아니더라도 이제 우리는 과학의 발달로 육체적인 유전은 이미 당연 시되고 범죄나 동성연애 경향 같은 정신적인 이상형태도 유전이나 선천적인 요인에 의해 나타 난다는 증거들을 각종 학술잡지나 뉴스를 통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이미 결정론을 부정한다 는 것은 의미가 없는 일이고 만약 자유의지가 인간에게 허락되어 있다면 과연 얼마만큼이나 될까 하는 의문이 도리어 현실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선천적으로 정신적 • 육체적 질병의 소인을 타고 나더라도 우리 인간의 노력으로 (물론 우리에게 주어진 여러 법칙이나 이론들을 활용하는 노력이어야 한다) 질병 없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 관심사항이기 때문이다. 요즘 암이나 당뇨에 걸린 쥐를 인위적으로 만들어서 출생시켜 특수한 요법(예: 식이요법 등)을 실시해 해당 질병이 발생하지 않고 제 수명을 다하는가 하는 연구는 그러한 관심사항을 해결
하기 위한 연구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그 결과는 아무리 유전 요인을 가지고 태어나더라도 적절한 처방을 내리면 그 유전병에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질병 극복을 위한 인간의 노력은 바로 그 적절한 처방을 찾는 일이고, 이제껏 인간이 알고 있는 여러 치료 법이나 건강법들을 자기 체질에 맞게 재구성해서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것이 바로 그 지름길 이라고 필자는 굳게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