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목소리
#ListenUp
소프트 톤즈는 운영자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드립니다.
소프트 톤즈 책방 달리봄
책방 달리,봄은 관악구 봉천중앙시장에 위치한 책방입니다.
작년 여름에 관악구에서 시작
류소연 (책방대표, 이하 류) 이 책방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16년 부터
해온 허스토리에요. 지금은 다시 허스토리를 만드는 중입니다. 허스토리는
기존의 역사에서 배재된 목소리를 듣고자 시작했습니다. 히스토리의 주체를 여성으로 바꿨어요. 그중에서 엄마라는 이름으로 사는 사람들인 엄마의 자서전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사업의 확장성이 없었고, 수익모델이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작은 자서전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이 사업의
주고객은 자녀들입니다. 몇몇의 남성들도 있지만 대다수 여성들의 자서전 의뢰를 받습니다. 류
남성과 여성은 구술방식이 좀 다릅니다. 남성들은 업적과 성취해온
것이 위주죠. 자서전을 만들다 보니 남성보다 여성의 구술사가 더 맞다고 느꼈습니다. 여성들은 조금 더 경험에 맞춰서 이야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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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스토리가 펴낸 여성 구술사 서적
주승리 (책방 기획자, 이하 주) 역시 여성사가 맞는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여성들은 작은 에피소드들을 잘 기억해서 이야기를 잘해요. 처음에는 자신들의 이야기가 책이 되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다보면 작은 경험들을 잘 이야기 합니다. 그들의 이야기 중심에는 가족 이야기가 있습니다.
류 그에 반면에, 남성들은 사회적인 측면에서 실패와 성공기를 주로 이야기하고,
가족과 같은 사적인 이야기는 거의 배제되어있습니다. 물어보지 않으면 거의 말하지 않아요. 여성들은 한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 할때에도 사람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합니다. 사건과 에피소드가 중심이 되며, 남성들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부분이 많이
다릅니다. 이럴 때면 우리가 지치기도 합니다. 남성들의 서사들이 똑같이
느껴져요. 결국에는 우리가 좋아하고 잘하는 걸 하자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소프트 톤즈 책방 달리봄
할머니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기다
류 할머니께서 옛날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래서 할머니의 이야기를 책으로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친할머니께서 돌아가시고는 외할머니 이야기를 기록해서 책으로 만들었어요. 처음 만든 책입니다. 이 책을 만들고 나서 사업으로 발전시킨 허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기록 프로젝트를 다루는 사회적 기업으로 지원사업도 따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기획출판물도 다뤄보고 싶습니다. 만들려고 하는데 실행을 아직 못했습니다.
류 자금적 부분이 가장 어렵습니다. 기업이다 보니 가지고 있는 사업을
기반으로 확장해야 하는데 아직 자서전 사업은 안정화된 사업이 아닙니다. 자서전을 매게로 대상들을 잡아서 확장해 나가고 싶은 바입니다. 아직까지 고난이 있다거나 역경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두렵긴 해요. 동네
아저씨들 경우에 그냥 여자가 혼자 가게를 지키고 있는 걸 보면 들어와서
시비를 겁니다. 페미니즘 서점이어서 누군가 와서 행패를 부리고 간다던지
한적은 없어요. 다음번에 있는 병역거부 행사는 이슈가 되서 그런지 댓글에 안 좋은 말들을 써놓긴 해요.
류 앞으로도 많은 걱정이 되지는 않다. 다만 애매한 부분은 여성들로
이루어진 모임에 신원확인이 불분명하거나 껄적대는 느낌의 남성이 참여하고
싶다고 한적이 있었는데, 그때에는 다른분들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회원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만의 기준인 진입장벽이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매 모임마다 참가비를 받는 것입니다. 돈을 내면서까지 행패를 부리러 오는 사람은 없었어요. 두번째로는, 신원확인을 위해 SNS를 찾아보기도 합니다.
페미니즘 책방은 아직 없었다!
주 허스토리를 하면서 언젠가는 책방을 하자는 이야기만 했었어요. 여성들의 생애사 -서간집, 전기, 자서전-을 모은 책방을 할까도 생각했습니다.
5 그녀의 5 인터뷰 달리, 봄 02
소프트 톤즈 책방 달리봄
하지만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좀 더 확실하게 하는게 어떨까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여우 책방과 카페 두잉 이렇게 2곳이 서울에 있었고, 페미니즘 책방은 아직 없었거든요! 자연스럽게 상황이 맞아떨어졌습니다. 작은 자서전 사업을 하면서 왜 남성들은 안해?라고 묻는 분들도 계시죠.
이때에 정체성이 모호하다고 생각이 되어서 고민을 했었고, 페미니즘 책방을 열기 위해 크라우드 펀딩을 해서 도서 수급비용을 마련했습니다.
류 페미니즘적인 실천이었기에 여성구술사로 시작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생각했지만 지금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합니다. 여성들에게는 이야기가 중요합니다. 레베카 솔닛의 저서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든다》에서 왜 여성에게 이야기를 하는게 중요한지 말하는 대목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어 발언할 권리는 우리의 생존과 존엄과 자유의 기본 조건이다.
Having the right to show up and speak are basic to survival, to dignity, and to liberty. I’m grateful that, after an early life of being silenced, sometimes violently, I grew up to have a voice, circumstances that will always bind me to the rights of the voiceless.
책방 곳곳마다 붙어 있 는 포스터들이 문구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Rebecca Solnit, Men Explain Things to Me, 2015
7 그녀의 7 인터뷰 달리, 봄 02
두 책방지기가 당신의 지적 허기를 책임질 것이다
류 남자들이 설명을 해서 여성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에서 확장해서 강간과
살인까지의 연결성을 글쓰기를 통해 발견했다고 합니다. 서로는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인 것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힘을 받고, 확신을 가지고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허스토리를 처음 시작할 때 페미니즘에 관한 막연한
관심으로 시작했다면, 지금은 공부도 더 하고 내가 하고자 하는 실천을 하게 됐습니다.
지향점을 같이 고민하다
주 같이 운영하는 기획자로서 당연히 대표에게 영향을 받습니다. 이해를
많이 하게 됐습니다. 내 생각들과 행동들을 바꾸려는 행동들을 하게 되요.
예를 들면, 예전에 한 인터뷰를 보면 페미니즘이 남자에게도 좋잖아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요. 이 말의 무게감이 여성들에게는 다르다는 걸
알게되서부터는 이런 말을 하지 않게 됐습니다. 여성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되어 있고 무게감이 다릅니다. 지금도 어떤 것들을 지향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공부하고 있어요. 책방과 허스토리가 같이 가는 부분은 많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나오게 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주는 데에 있습니다.
주 책방을 같이 운영하기 때문에 혼자 자리를 지키고 있을 때나 언론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을 때 상대편이 당황하게 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처음 페미니즘 책방이라고 했을 때 드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제가 모임을 주도하기에 불편한 지점이 있기 때문에 그 모든 책임을 대표님이
지어야 하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조신하게 있어야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웃음)
소프트 톤즈 책방 달리봄
책방의 로고는 대표가 직접 쓴 손글씨이다
페미니즘이란 나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것
주 페미니즘이 처음에는 어려웠어요. 지금은 생각이 정리가 조금씩 됩니다.
아마도 같은 생각을 공유할 것 같은데 페미니즘이란 나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젠더와 여러가지 차별 없이도 살게 해주는 것입니다.
예전에 남성성에 대한 독서모임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책 3권을
읽었어요. 도란스 총서의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벨 훅스의 《사랑은 사치 일까》, 《남자다움이 만드는 이상한 거리감》인데, 가부장제 안에서 남성도
여성도 상처받는 것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여성을 상처주는 주체가 남성인데, 이 남성이 어떻게 상처받는지, 그리고 여기 있는 남성들이 남성성에 어떻게
갇혀있는지 이야기하는 책들입니다. 페미니즘은 사람을 성별 상관없이 살게 만들어주는 삶의 도구이자 신념입니다. 페미니즘을 알고나니 바라보는게 더 명확해졌습니다.
커뮤니티를 모으고 싶다
류 하다보면 이런것도 같이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데 다 실행을 못해서 아쉬고, 역량이 더 쌓인 다음에 해야 겠다는 행사들도 있습니다.
독서회가 처음 생기게 된 것도, 막연한 생각을 하다가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페미니즘적 자기성찰을 해보는 글쓰기 모임을 갖는
것입니다. 예전에 책을 만드는 모임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자기 기억에 대해 서 이야기를 하고 자기 가족들에 받은 상처들을 풀어내는 묘한 분위기의 좋은 모임을 가진적이 있습니다. 이때 이런 저런 주제들로 자기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것이 영감이 되어 특정주제를 여성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보고 글을 써보는 모임을 생각했습니다.
9 그녀의 9 인터뷰 달리, 봄 902
여성들에 의한, 여성들을 위한, 여성들에 관한 책이 가득한 책방 달리봄
둘다 역사학 전공
주 역사학을 배웠지만, 세부적인 전공은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서울대에는 동양사학 서양사학이 나뉘어져 있지만, 학교에서는 전체적으로 역사학적 방법론을 배웠어요. 사고를 배웠던 거죠. 책방의 분위기
류 애초에 초록색을 쓰려고 했어요. 항상 인테리어 사진을 보면 관심있게 봐둡니다. 짙은 색중에서도 초록생이 사람을 편안하게 해줘서 짙은 초록색을 선호하였고,
선반을 보면 짙은 갈색 원목과 잘 어울린다 생각하는 편입니다. 녹색은 페미니즘의 상징으로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보라색도 쓰이지만, 녹색당의 녹색도 결정에 작용을 했습니다.
주 까만색 천장은 시공해주시는 아저씨께서 흰색 까만색 중에 고르라고 하셨는데,
글쎄.. 라고 대답했는데도 까맣게 칠해주셨습니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천 장 아래의 벽면에 바른 하얀 페인트는 책방이라면 조명이 어두우면 책이 잘 안보이기 때문에 선택했습다. 가장 맞은편에 있는 벽면에 바른 색은 에버그린 색입니다.
그래서 직접 페인트 칠을 할때에는 에버그린 노래도 틀면서 칠했어요. (웃음) 달리 봄의 색깔로도 쓰고 있고, 로고에도 이 색을 사용할 때도 있습니다.
류 달리봄의 로고는 손글씨로 직접 쓴 것을 따온 것이에요. 냥이들의 이름을 각각 합치니까 달리봄이 되었고, 여기저기 붙여도 말이 되는 로고입니다. 예를 들면,
다음 주에 있을 병역거부 행사가 병역거부 달리, 봄이 됩니다.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럽게 편안한 곳
류 적극적으로 해석하실 때 뿌듯해요. 여기가 우리만의 것이 아니구나 라는 걸
느낍니다. 이제 1년이 되어가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듭니다. 여기를 찾아온 사람들에게 이곳이 자신에게 특별한 곳으로 느끼게 되는 곳으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그녀의 톤즈 인터뷰 책방 달리봄 소프트 책방 달리봄
11 02 그녀의 11 인터뷰 달리, 봄
여성들의 이야기를 나오게 하고,
여성들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