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나팔 2017 · 12 · 제11호 천주교의정부교구 “뿔나팔” 소리는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하느님께서 나타나실 때, 또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실 때 울려퍼지던 소리입니다. 정의 평화 위 원 회 하느님의 현존이 가득한 세상, 뿔나팔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희망합니다. •발행인 상지종 •편집 천주교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제11호 •주소 경기도 의정부시 신흥로261 천주교 의정부교구청 4층 •전화 031 850 1501 •이메일 upeace@ujb.ucaholic.or.kr
‘야훼와 바알’이냐, ‘오직 야훼’냐 1 - 아합과 엘리야
평
주원준 토마스아퀴나스 / 의정부교구정의평화위원회 위원
왕국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왕과 왕비는 이스라엘의
이렇게 기능화된 하느님 신앙은 결국 ‘하느님 백성의
구약성경은 하느님 백성의 지도자가 바알 숭배에 빠
양대 종교 세력이 서로 양보하고 화합하라고 주문했
절반’ 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모
진 안타까운 역사를 전한다. 대표적으로 아합 임금과
을 것이다. 그러면서 왕국의 세력 균형도 도모했을 것
든 것이 아니라, 특정한 영역만을 관장하는 신으로 추
이제벨 왕비를 들 수 있다. 그런데 조금 자세히 들여다
이다. 어쩌면 아합의 정책은 현실과 이상을 조화시키
락한 것이다. 이스라엘은 ‘주님의 백성’이 아니라 ‘주
보면, 그는 바알만을 숭배하고 야훼신앙을 일방적으
는 묘책이라고 받아들여졌을 수도 있다. 한 편으로는
님과 바알의 백성’이 된 것이다.
로 탄압한 것이 아니다. 아합은 야훼 신앙을 꽤 존중
다신교 세상의 세계적 흐름과 현실을 무시할 수 없고,
다신교 신앙을 받아들였던 바알숭배자들에 이런 주
했다.
다른 한 편으로는 나라의 정체성도 지켜야 했으니 말
문은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여러 신이 각자의 기능을
이다.
담당한다고 생각하는 다신교에서는 이런 생각을 수용
아합과 이제벨
야훼와 함께 바알을 섬기다
하기 쉽다. 아합과 바알숭배자들 사이에는 아무런 갈
히브리어로 ‘야훼’를 넣은 이름은 ‘-야’로 끝나든
등도 찾아볼 수 없다.
가, ‘요-’로 시작하는 특징이 있다. 아합의 왕자들 이
아합 측에서 보자면 바알숭배자들은 왕국의 운영
름을 보자. 아하즈야(1열왕 22,40.50.52), 요람(2열왕
과 발전에 협조하는 세력으로서 ‘왕국의 절반’에 만족
1,17; 3,1), 요아스(1열왕 22,26) 등 모두 ‘야훼’(주님)
하는 자들이다. 하지만 야훼 신앙인들은 달랐다. 그
의 이름이 들어있다. 신하들인 오바드야(1열왕 18,3)나
래서 이제벨은 주님의 예언자 등을 압박하고 길들여서
치드키야(1열왕 22,24)도 마찬가지다. 아합은 야훼 신
국가에 협조하라고 강요한 것 같다(1열왕 18,13). 그런
앙인들을 중용했다는 말이다. 아합은 전쟁이 닥치면
데 엘리야에게는 이런 시도가 전혀 통하지 않았다.
하느님의 뜻을 물었다(1열왕 20,1-12.13-21; 22,16-19 등). 물론 그는 바알에도 문의하고 바알도 숭배했다.
엘리야: “반(半)주님은 반(反)주님이다"
그의 아들 아하즈야도 부상을 입었을 때, 바알에게 치
엘리야는 이원적 종교정책의 문제점을 정확히 보고 혼합주의의 기능화
최초의 반기를 든 인물이다. 그는 하느님은 하느님 백
아합의 종교정책은 명백한 혼합주의다. 이 혼합주의
성의 절반만으로 절대 축소될 수 없는 분이라고 주장
이원적 종교정책
가 특히 나쁜 점은 하느님 신앙과 바알숭배를 기능화
했다. 그에게 하느님은 전부였고, 하느님 백성에게 하
아합의 주장을 요약하면 ‘야훼를 버리고 바알을 섬
(functionalisation)하여 공존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
느님은 전부인 것이 너무도 당연했다. 현실을 고려하여
기자’가 아니라 ‘야훼와 함께 바알을 섬기자’는 것이
외적이 침략하여 이스라엘에 위기가 닥쳤을 때는 ‘만
주님을 절반만 섬기는데 만족하고 양보하자는 주장은
다. 일찍이 알트(A. Alt)는 이를 ‘이원적(dualistic) 종교
군의 주님’이자 승리의 신인 하느님을 찾았다. 하느님
주님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일과 동의어였다.
정책’이라고 불렀다. 아합과 이제벨 등은 하느님 신앙
신앙인들은 이런 영역에서만 자신의 역할을 찾아야 한
과 바알숭배의 두 축으로 나라를 운영하려고 시도했
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일상의 풍요와 치유를 위해서
다.
는 바알을 찾았다.
유를 문의했다(2열왕 1,2).
**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 이 글은 『경향잡지』 2017년 10 월호에 기고한 ‘구약성경의 물신’을 일부 다듬은 것입니다.
제7회 사회교리주간 (2017. 12. 10 - 16) 제36회 인권주일 (12월 10일)
'민족들의 발전' 반포 50 주년 우리는 모두 다 참되고 유익한 진보를 촉진하는 사도들입니다. 이러한 발전은 개인의 이익만을 위하여 얻어지는 재화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봉사하기 위한 경제관이 수립되고 사람에게 일용할 양식이 제공되고 형제적 사랑이 꽃피어 하느님의 섭리를 표현할 때에 참된 발전이 성취될 것입니다. - 교황 바오로 6세의 민족들의 발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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