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나팔 제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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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나팔 2017 · 06 · 제8호 천주교의정부교구 “뿔나팔” 소리는 이스라엘 민족들에게 하느님께서 나타나실 때, 또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내실 때 울려퍼지던 소리입니다. 정의 평화 위 원 회 하느님의 현존이 가득한 세상, 뿔나팔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퍼질 수 있는 세상이 되길 희망합니다. •발행인 상지종 •편집 천주교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주소 경기도 의정부시 신흥로261 천주교 의정부교구청 4층 •전화 031 850 1501 •이메일 upeace@ujb.ucaholic.or.kr

“정의로운 나라를 희망하며...”

김 스텔라 수녀 /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

국정농단 사태로 지난겨울 우리 사회를 강타한 촛불집회와 대통령의 탄핵

오늘 날에도 우리는 정의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은 민주화 이후 가장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한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평화로

우리 사회가 불평등한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불평등이 해소될 때 정의로운

운 정치 참여이며 참여의 열매라 할 수 있습니다. 연인원 천 만여 명의 촛불

사회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디에 있습니까? ‘금수

집회 참여는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 만이 아니라 그 이면의 누적된

저’ 와 ‘흙수저’의 간격을 좁히는 일은 멀고 험한 길입니다. 가난의 원인이 되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게 나라냐"라는 광장의 슬로건이 담

는 부당한 구조를 바꾸고 사회변화를 위한 노력도 멀고 험한 길입니다. 이렇

고 있는 메시지는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에게 투명한 정치, 국민을 섬기는 정

게 멀고 험한 길에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처지에 따라

치,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어 가자는 호소라 할 수 있습니다.

참여해야 합니다.

교황님께서도 “좋은 가톨릭 신자라면 정치에 관여해야 합니다. 스스로 최

그리스도적 사랑에 바탕을 둔 정의는 국가적 정치 실현에서 뿐만 아니라

선을 다해 참여함으로써 통치자들이 제대로 다스리게 해야 합니다.” 라고 말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아름다운 이상의 길입니다. 정의는 공평한 상태에서

씀하셨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인들은 길거리로 나가라고 우리를 격려하십니

우리가 함께 살고, 함께 대화하고, 함께 나누도록 초대합니다. 정의는 사회

다. 예수님은 복음적 가르침을 통해 우리 개인의 이익이 아니더라도 보편적

공동의 에너지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창의적이고 실천적인 섬김에로의 통로

정의를 위해 길거리로 달려가라고 하십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교회의 지침에

가 되라고 메시지를 건넵니다. 정의는 새로운 사랑의 방법, 우리의 마음 안

따라 정의로부터 멀어진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에 하느님과 가난한 사람들이 머물 수 있도록 자유를 지니는 지성소를 만드

정의에 대한 정의는 다양합니다. 불의가 만연한 시대적 상황에서는 더 많

는 길로 우리를 이끌어 줍니다.

은 이들이 정의에 대해 언급합니다. 정의가 필요하다는 반증이라 생각됩니

우리는 겨울의 칼바람을 이겨내고 새로운 정부를 맞이했습니다. 섬김의

다. 사전적 의미를 볼 때 정의는 사회나 공동체를 위한 옳고 바른 도리라고

정치를 통해 새로운 역사가 세워지기를 희망해 봅니다. 새로운 정부 출범 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에서도 다양하게 표현합니다. 교리서에서 말하

대통령의 감동적이고 진심이 담긴 “공감 행보”에 기대와 희망이 높아지고 있

는 정의는 당연히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드리고 이웃에게 주어야 할 것

습니다. 새로운 정부는 녹녹치 않은 정치상황과 냉혹한 현실을 직면해야 할

을 이웃에게 주려는 노력이라고 합니다. 때로는 정의가 왜곡되어 사용됨으

것입니다. 우리의 현실은 새로운 양식의 통치, 창의적인 통치를 요구되고 있

로써 참의미가 변형되기도 합니다. 저는 어릴 때 ‘정의사회구현’이라는 구호

습니다. 새로운 정부의 성공으로 가난하고 고통 받는 이들이 좀 더 정의롭고

를 듣고 자랐습니다. 어릴 때 이 구호를 들으며 두려움을 느꼈던 기억이 납

자유로운 사회에서 베려 받으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정의로운 나

니다. 정의사회구현을 외치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라를 희망해 봅니다. 새로운 정부를 위해서도 기도를 선물하여 정부의 성공

정의사회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정의사회는 구호로 얻어지는 것이 아닌데

이 우리의 성공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영란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 우리

말입니다. 정의는 사랑에 바탕을 두고 실현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 줄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은 기도입니다.

주님, 주님의 힘과 빛으로 저희를 붙잡아 주시어 저희가 모든 생명을 보호하며 더 나은 미래를 마련하여 정의와 평화와 사랑과 아름다움의 하느님 나라가 오게 하소서. 찬미받으소서 ! 아멘 교황 프란치스꼬 "찬미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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