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AR no.62,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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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삶의 균형, 그 새로운 시작 일상의 모든 순간이 근무 시간으로 변한 요즘, 일하는 공간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습니다. 수직적 위계보다는 수평적 커뮤니케이션을 촉진하고, 창의적 발상과 편안한 휴식을 보장하는 공간에 대한 선호가 높습니다. 국내 오피스 빌딩 설계를 선도해온 간삼건축이 우리 시대 일터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사무 공간에 대한 혁신적인 생각과 품격 있는 디자인으로 일과 삶의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직원공제회관


WideAR no.62

CONTENTS

김재경의 PHOTOSSAY

[16]

퍼레이드 parade가 프롬나드promenade에게

REPORT+ 청두로부터의 교훈 [32] 자유공간 Free Space 표류기 [35] ECC에 흐르는 두 개의 시간 [38]

한국건축역사학회 <작품상> 만든다 [40] 한국의 건축 지식 사냥꾼 02 : 김원갑 [43] CRITIQUE┃ KB청춘마루 : 프레임 속의 노란계단 그리고 생명 [44]

대한민국 젊은 건축인들을 향한 원로 건축가의 내리사랑 [50] 젊은 건축가상 심사 테이블의 딜레마 [52]

ARCHITECT YOON SEUNG HYUN

개발성장 시대의 건축을 보존하는 방법 [54] 나의 건축과 인사 하실래요? [56] 황순우의 도시재생 실험 [57] BOOK ESSAY┃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66] COLUMN┃잠실대첩 : 시소게임과 치킨게임의 사이 [68] Emerging Architect 02 지문 地文도시건축 [70]

ARCHITECT YOON SEUNG HYUN EDITORIAL

[76]

[80]

공공의 적과 마주하는 공공건축의 자세 PROJECT

[ 81]

조제 보건진료소 구름정원 협동조합주택 북촌마을안내소 및 편의시설 서소문 역사공원 EPILOGUE

공공공 公共空, 혹은 분위기의 정치학

2

[ 116]


www.101-architects.com



이광노�1928�2018��무애건축연구소���대한교육연합회�교육회관��서울��1965

외관투시도��1965���김자호�기증���MC24�0001�6000�0002

목천김정식문화재단 mokchon�kimjungsik�org T�02�732�1602



Photo by 윤준환








A Thousand City Plateaus Winner of International Idea Competition for urban regeneration of Jamsil Sports Complex

UnSangDong Architects


수류 산방 의

아주 까리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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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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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산림동, 서울, 2015


PHOTO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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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서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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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AR SE 02

ARCHITECTS IN KOREA · Ⅱ

세운상가, 서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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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의 PHOTOSSAY 02

par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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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레이드 가 promenade 에게 프롬나드 글, 사진 . 김재경 본지 부편집인 겸 사진총괄

쇠퇴와 성장을 계속하며 진화하는 도시에서 산보객들이 어쩌다 마주치는 주변의 급작한 변화는 느릿한 일상을 깨우는 청량제로 작용한다 . 방문지에서 외지인이 받는 첫인상의 강도는 매우 크다고 할 수밖에 없는데 이와 반비례해 늘 반복되는 시간 속에서 거주민들이 갖는 느낌 사이에는 과연 어떤 차이가 있을까 ? 외지인에게 낯선 도시의 모든 것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면, 거주민의 감각은 공간 변화의 강도가 클 때 비로소 반응하는지도 모른다 . 시간은 물이 스미듯 그 흐름이 미약하고 공간은 그 시간의 흐름이 한 곳에 모여 세력을 갖추는데 도움을 주는 것인가? 힘은 내부에 WideAR no.62

숨겨지는 것이라기보다 찬찬히 느껴야 할 대상이므로 더욱이 일상의 공간에서는 그조차 희미하다 . 어쩌면 이렇게 도시 일상의 모습들은 드러나기 전까지 무대 장막에 가려진 것처럼 다만 징후로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 서울은 (지리적) 변화의 강도에 있어 압축된 사연을 지닌 곳이다.

“ (이 지역 ··· 잘 해야) 앞으로 15년 유지될까 ··· . ”

중구 일대에 세로로 길게 놓인 건축물 세운상가 , 종묘 앞에서

“ 아끼야바라 전자상가처럼 사람들 많고 , 활성화되길 바라지 . ”

필동까지를 건물마다 보행 통로로 연결해 상가와 주거를 입체로

“ 일단은 사람이 와야 잘될 것 아니야 ,

기획했다 . 1960년대 준공 이후 매일의 삶터이자 도심 한복판의

(그 뒤에) 기억이 뒤따라올 거고···. ”

상업지로 작동했다. 오늘날 서울시는 쇠락한 이 지역을 살리려 도시적

“ 오ㅇㅇ식 재개발은 노우 ! 사람이 많이 와야 해 ! ”

재생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며 공중의 끊긴 통로를 다시 연결하고

“ 청계천이 옛날 같지 않아 ! 우리 세대로 다 끝났어 ··· . ”

작은 점포와 작업실 등을 재배치했다 . 전자 , 인쇄 , 철강 등 제조업에

“ 늘 변함없이 일해야 ! 계속 유지되어야 해 ! 인프라는 중요하지 .

맞춤한 주변 특성에 대응하려는 수순이다. 공중의 보행로 아래 놓인

(이곳은) 재개발 폐해의 본산이야. ”

또 하나의 철제 보행로 , 그 사이사이마다 작은 사무실들이 질서를

“ 각자 알아서 하도록 해야 해 . 관 주도(개발)는 필요 없어 ! ”

갖추고 통로를 공간으로 활용한 모습이 돋보인다 . 그러나 세련되고

“ MB가 상인들에게 사기치고 책임은 안지네 ! 상권이 무너지고

깔끔히 정리된 것에 비해 나다니는 사람들이 적다. 왜일까 ! 현장에서

권리금도 사라졌어! ”

들었던 저들의 목소리는 이랬다 .

“ (이 가게는) 부친의 가업까지 치면 50년인데 향후 10년 못가서

자영업은 구조조정 될 거야. 적자생존, 정글화가 (점점) 속도를 내겠지···. ” 공사가 시작되며 이 지역 재개발의 우려가 일시적이나마 도시재생의 기대감으로 바뀐 듯하다. 한켠에선 여전히 상인들 일부가 허탈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재생사업의 결과가 미흡하다면 또다시 기대는 실망으로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이것은 투명한 정신을 아름답게 구현하기 위해 중력과 싸우며 한편으로는 실제적인 쓰임을 만들어내는 사람 사는 공간에 얽힌 이야기이다. 개발시대 퍼레이드형 건축물이 우리 시대 도심의 프롬나드형 건축물로 거듭 날 것인가 ? 오늘은 그렇게 질문할 수 있는 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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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입정동, 서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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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장사동, 서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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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서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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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서울,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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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운상가, 서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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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청두로부터의 교훈

— 제 2회 SNU- 목천 렉처가 리우 지아쿤을 초청한 까닭 글 . 정평진 본지 편집간사 , 건축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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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SNU-목천 렉처(SNU- MOKCHON Lectures :

노름꾼들과 마피아의 도시를 오늘날과 같이 ‘글래머러스’한 모습으로

목천김정식문화재단의 기금 후원으로 서울대학교 건축학과가

바꾸어가기 시작하고 있었고, 그로부터 얼마 후인 1972년 예일대

운영하는 건축 강의)의 두 번째 연사로 중국 청두의 건축가 리우

학생들의 답사와 리서치 내용을 정리하여 포스트모던의 기념비적

지아쿤 Liu Jiakun을 초청한 것은 상당히 의외의 일이었다. 지난해 첫

텍스트 중 하나가 된 «라스베이거스의 교훈»이 출간되었다 . 이 책을

연사로 초청되었던 라파엘 모네오와 건축가로서 한 세대 이상의

통해 데니스 스콧 브라운과 로버트 벤츄리는 그들보다 한 세대 앞선

터울이 있는데다 개소 이후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나 아직까지

미국의 건축가들이 수용해온 유럽 국제주의 건축의 강령을 한 글자만

국제적으로 충분히 조명된 바 없는 ‘변방 ’의 건축가이기 때문이다.

바꿈으로써 재치있게 받아쳤는데, 눈여겨 볼 점은 이를 위해 그들이

배움의 대상을 설정하는 것은 건축의 근본적인 속성을 결정짓는 일이다 . 가까운 예로 , 1968년 예일대 대학원의 어떤 건축과 교수들은 한 학기동안 열세 명의 대학원생들을 데리고 설계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대신 열흘간의 답사와 리서치를 수행했다. 당시 뉴헤이븐의

배움을 얻고자 했던 대상이 선진적인 담론이나 이미 가치를 확정 받은 것들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는 것이다 . 지난해 시작된 SNU-목천 렉쳐는 첫 번째 강연자로 1996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스페인의 거장 라파엘 모네오를 초청했다 .

고딕풍 건물들로 둘러싸인 캠퍼스에서 공부하는 건축학과 학생들이

80세의 나이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그는 ‘ Behind buildings’ 라는

로마나 파리의 역사적인 유적지나 브라질리아의 기념비적 건축들을

주제로 자신의 대표작들 이면의 의미를 이야기했는데, 그것은 주로

보러가는 것은 흔한 일이었지만 , 생뚱맞게도 그들이 향한 곳은 사막

‘ 역사성 ’ 에 대한 것이었다 . 그는 자신이 건축 작업을 통해 과거의

한가운데 위치한 도박과 유흥의 도시 라스베이거스였다. 그즈음

정신을 살려내는 동시에 현대성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장소의

라스베이거스에서는 백만장자 하워드 휴즈가 여러 채의 호텔과

역사적 배경에 대한 이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에 도착한 라파엘

부동산을 사들여 확장공사를 함으로써 싸구려 카지노나 하는

모네오는 강연 전 덕수궁 길과 광화문, 서촌 , 종묘 등을 둘러본 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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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정식 목천문화재단 이사장은

REPORT+

강연에 앞서 축사를 통해 리우 지아쿤의 강연에 대해 개발과 보존, 전통과 현대라는 이슈와 관련하여 서방의 건축과는 나눌 수 있는 것이 다르리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2 강단에 선 건축가 리우 지아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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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서울의 경우 옛 도시와 고층 건물이 맺고

동등한 위계로 바라봄으로써 큰 건축물 하나에 창문을 내기보다 전체를

있는 관계 및 구조 체계가 다른 대도시와 달리 하나로 통합되어 있어

아주 작은 여러 건물의 집합으로 계획하고 그 사이의 외부공간을

고유한 방식으로 역사와의 관계를 유지하며 정체성을 형성하고 있다는

진입로로 구성하는 등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유럽 도시의 경험을 아시아

주변의 수목을 훼손하지 않고 출토된 돌을 조경 요소로 활용하기도

도시에 적용하거나 기대하기보다 아시아의 도시만이 가진 에너지와

했다. 문제는 ‘시공 상의 실수로 그를 때려 죽여도 다시 살아나서

혼합적인 성격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그의 방한과 강연은 많은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숙련된 기술이 없는 그

기대와 영감을 불러일으켰으나 , 그가 말했듯 아시아와 유럽의 거리와

지역의 농민공들에 의해 시공이 되어야 한다는 지역의 불문율이었다 .

차이를 생각해볼 때 세계적인 거장을 초청하여 이미 잘 알려진 그의

리우 지아쿤은 농민공들의 실력을 파악하기 위한 목업 mock-up 작업을

작업과 생각들을 육성을 통해서 주고받을 수 있었다는 것을 넘어

몇 차례 진행한 뒤에 그들의 능력에 맞춰 설계를 수정하며 시공을

실질적인 의미를 발휘하는 교훈을 발견하기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진행했다. 예컨대, 콘크리트 벽체를 균일하게 만들어낼 수 없다는 것을

반면, 리우 지아쿤에 대해 가졌던 의구심은 강연(제목 : THE SOUL OF THE PLACE)이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곧 해소되었다 . 그는

자신이 활동의 기반을 두고 있는 장소이자 건축 작업의 영감을 주는

확인한 그는 먼저 벽돌을 쌓은 뒤에 콘크리트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어서 2008년 쓰촨성의 대지진과 관련된 작업들에 대한

청두의 일상적인 모습을 소개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뒤에 여섯

소개가 시작되었다. 지진 후 폐허가 된 현장에 방문한 그는 그곳의

개의 키워드에 따라 본격적으로 작업들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였다.

폐자재들을 벽돌로 재생산하여 재건을 위한 재료로 활용하기로

그의 첫 번째 프로젝트는 대나무 숲과 강 사이에 위치한 천 평방미터

했다. 버려질 것들을 재활용함으로써 원가 절감과 환경적인 이점을

정도의 작은 박물관이었는데 , 여기에서 그는 건축물과 그 주변의 숲을

가진 재생 벽돌은 이후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어 이재민들의 집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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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강연 후 이어진 질의 응답

3

4 이튿날인 5월 11일 금요일

진행된 건축가와의 대화 현장 ⓒ김재경 (오른쪽부터 리우 지아쿤, 통역을 맡은 장진욱 연구생, 김승회 서울대학교 교수)

4

아니라 베니스비엔날레의 파빌리온, 박물관과 같은 공공 건축물

재난 상황에서 건축가가 수행해야 할 역할 등 우리와 비슷한 듯 다른

등으로 확장되어 갔으며 해외 프로젝트로까지 이어졌다 . 스위스에서

지점들은 청두의 건축가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를

프로젝트를 통해 그는 아시아와 유럽의 차이를 체험하는데, 문제가

비교적 선명하게 드러내주었다.

되었던 것은 흔들리는 대나무 차양이었다. 그가 느낀 바에 따르면

중국뿐 아니라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의 건축은 어딘가 우리와

아시아의 문화가 모호함과 불확실성이라는 특징을 갖는 반면 유럽의

닮은 데가 있다 . 그것은 아마도 유사한 바탕과 굴곡진 현대사 ,

경우 정확성과 확정성을 선호하며, 결국 차양은 움직이지 않도록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기

고정되었다. 또한 그는 대지진 당시 희생된 15살 학생을 위한 기념관을

때문일 것이다 . 리우 지아쿤은 {SPACE(공간)}와의 인터뷰에서

짓기도 했다 . 이 프로젝트는 일반적으로 의뢰를 받아 수행되는

건축가로서 시작하기까지의 배경에 대해 독재 정권의 문화대혁명과

작업들과 달리 건축가의 자의에 의해 진행된 것이었다. 그는 다가오는

실패한 민주화운동, 천안문사건 등과 연결지어 설명했다 .

10주기를 맞이하여 제작 중인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며 이 기념관이

목천김정식문화재단과 서울대는 앞으로도 아시아의 전도유망한

이후 자신의 작업에 커다란 영향을 주었음을 밝혔고, 끝으로 그가

건축가들을 연사로 초청할 계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수행한 프로젝트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웨스트 빌리지>에 대한

그들의 강연을 통해 앞서간 나라들의 건축으로부터는 얻을 수 없는

소개로 강연은 마무리 되었다 .

종류의 가르침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그러한 배움들은 건축의

이날 발표된 그의 작업들은 한국의 건축 작업들과 그것이 놓인 상황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전통 건축이 가진 원리와

역사적인 교훈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에게 새로운 건축의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다 .

태도를 현대화하는 작업이나 열악한 시공의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서양과의 문화적 차이,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어있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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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제공 : 서울대학교 전봉희 교수 연구실 (별도표기 외)


REPORT+

자유공간 Free Space 표류기

REPORT+

— 2018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현장 스케치 글 . 최춘웅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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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관

<자유공간 매니페스토>를 통해 2018년 베니스비엔날레 공동감독인 이본 파렐과 쉘리 맥나마라는 of humanity

관대함 a generosity of spirit과

인류애a sense

두 가지를 건축의 중심 주제라고 규정하며 , 공간 자체를

비판하거나 무시하는 것으로 대응했다. 그중에서 돋보이는 전시는 칠레의 < Stadium : an Event, a Building and a City>였다 . 1979년 9월 29일 산티아고

주목할 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기회의

국립경기장에서 일어난 역사적 이벤트를 전시의 주제로 선정한 이유는

공간 , 민주적인 공간, 그리고 비非확정적인 자유공간을 통해 건축물과

산티아고의 역사 속에서 도시공간의 필연적인 정치성을 복합적으로

인류가 함께 기억과 문화적 켜를 엮을 수 있고 , 사람과 장소 사이에

보여주기 때문이다. 피노체트 군사정권은 산티아고 전역의 판자촌에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건축의 힘을 배양할 수 있다. 공공의 영역과

살고 있던 37,000명의 불법 거주자들을 국립경기장에 집합시켰다 .

사유의 공간이 서로 교차하며 , 공간의 공유를 통해 커뮤니티의 정치적

경기장의 평면 위에 그들이 살고 있는 마을의 배치도를 겹쳐 넣어

가능성을 일깨우는 것이 건축의 역할인 것이다 . 따라서 감시와 차별의

배포한 후 각자의 거주지에 해당하는 관중석에 자리 잡은 군중들에게

사회를 청산하고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중요시하는 시민사회에서

무상으로 토지대장을 나눠주는 기록 영상은 마치 피노체트가 그들에게

건축에 대한 욕구는 바로 자유공간을 향한 욕망이란 것이다.

자비로운 독재자로 비춰지는 듯하지만, 이렇게 무상으로 얻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스테이트 아방가르드>라는 상황 설정을 통해 한국건축의 모순적 근대사를 재정립하고 , 한국사회 속에서

토지들이 결국 국가와 개인 간 채무관계의 시작이었으며 동시에 변질된 자유경제체제로 인한 도시의 기형적 분산의 시작점이었던 것이다.

여전히 자유공간이 낯선 개념일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를 묻고 있는 한국관의 전시는 자유공간이라는 명제에 대한 묵시적 비판이다.

도피적 유토피아로서의 1960년대 서울

비엔날레의 주제가 지극히 유럽문화의 경험에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한국관에서는 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여의도를 자유공간으로

비확정적이고 중립적이어서 전반적으로 사회적 , 정치적 의미가

설정했다. 파산 직전이었던 서울시는 거대한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사라져 버린듯한 올해 베니스의 자폐적 분위기 속에서 한국을 비롯한

포화상태인 서울에 광활한 빈 땅을 만드는 동시에 부동산정책과

다수의 국가들은 자유공간의 부재 , 변질 또는 실종의 역사를 날카롭게

도시개발이 중첩되는 시작점을 만들었고, 그 위에 박정희 정권은 군사

파고드는 것으로 전시를 구성하며 파렐과 맥나마라의 도피적 주제를

퍼레이드를 위한 광활한 아스팔트 광장으로 시민광장과 문화구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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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4

3

2 칠레관 3 영국관 4 네덜란드관 5 스위스관 6 바티칸 성좌 채플 중 , souto de moura

대체하며 도시공간의 군사 독재적 점유를 확장했다. 소수 권력자들의 야망을 통해 변질된 여의도의 기형적인 현실과 당시 건축가들이

건축가들의, 건축가들에 의한, 건축가들을 위한 전시

남긴 여의도마스터플랜 속의 유토피아적 이미지들 사이의 간격은

서로 다른 시대와 주제를 다루며 전체적인 담론보다는 각자의 독특한

바로 유럽의 건축가들이 생각하는 자유공간과 건축이 실종된 도시가

내적 상황에 주목한 듯한 국가관들과 달리 센트럴 파빌리온과

갈망하는 시민공간 사이의 간격이다.

아르세날레에 초청된 71명의 건축가들의 주제전은 지루할 정도로

1960년대 한국의 건축가들이 꿈꾸었던 여의도가 그들에게 도피적

정돈된 느낌이었다. 몇몇 작품들은 뛰어난 조형성이나 섬세함 ,

유토피아의 역할을 했다면 콘스탄트의 뉴바빌론 프로젝트를 비롯한

때로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건축의 힘을 엿볼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유럽건축가들의 유토피아는 20세기 초부터 건축계를 지배한 모더니즘

있었지만 그들의 작품보다 배경이 되는 전시공간의 건축적 맥락에 더

건축에 대한 거부감과 그 외 모든 기존 권력에 대한 반감을 반영한

관심이 많았다는 패럴과 맥나마라는 모든 작업들을 거대한 공간에

청년문화의 산물이었다. 올해 네덜란드관은 한국관과 같은 1960년대

동일한 간격으로 나란히 배열하는 것으로 기획의 틀을 제한했고 ,

유토피아 프로젝트를 주제로 선정했다. 당신이 비엔날레 현장에

대신 오랜만에 환하게 개방된 창문들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과 유난히

있다면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의 국가주도형 유토피아와 콘스탄트가

돋보이는 스카르파의 창호 디테일들이 전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꿈꾸었던 노동이 사라진 유희적 유토피아의 차이를 경험하는 것도

아르세날레 코르데리 건물이 선박용 밧줄을 제작하는 곳이었다는 것을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 네덜란드관 내의 다양한 설치 공간 중 존 레논과

설명하기 위해 전시장 입구에 밧줄을 걸어놓은 것이 마치 올해 전시의

요코 오노가 1969년에 묵었던 암스테르담호텔 902호실을 재현한

지극히 모호한 주제가 서론적 공간을 조성할 가치도 없었다는 것을

공간에서는 침대가 일하는 공간으로 혼용되는 설정 속에서 다양한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퍼포먼스가 펼쳐져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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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결국 건축가들이에요 . 큐레이터가 아니라 ···” 는 변명으로


5

6

REPORT+ WideAR no.62

유쾌하게 영국 가디언 신문의 인터뷰를 끝마치는 이본 패럴의 말처럼

들을 수 있었다. “ 이성애적, 또는 관행적인 공간생산 방식 hetero-

이번 전시는 기획자나 학자들의 전시가 아닌 건축가들의 전시다.

normative production of space” 에

1980년 미술전에서 분리된 이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의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건축공간과 섹스의 관계에 대한 전시를 꾸민 네

총감독은 학자, 비평가, 건축가들이 돌아가며 선정되지만 대체로

명의 큐레이터들은 ‘인터넷과 휴대폰의 시대에 건축공간이 만남의

유명한 건축가들이 총감독의 역할을 맡았다 . 작가 , 큐레이터,

공간으로서 지속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까지 이야기를 엮어냈는데

컬렉터들의 관계가 보다 명확한 미술계와 달리 베니스를 비롯한 건축

이는 바티칸 성좌가 비엔날레에 처음으로 참여하며 산 조르지오 마조레

전시의 특징은 건축가들이 기획과 전시를 함께 하고, 전시의 대상

섬에 지은 10개의 채플 오프닝과 함께 가장 많은 VVIP들을 불러 모은

또한 대부분 건축가들이라는 것이다 . 건축가들의, 건축가들에 의한,

전시로 평가되었다.

대한 방관을 올해 전시의 핵심적인

건축가들을 위한 전시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건축 전시가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노출하고 정치적 이슈들을 다루며 도시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것은 건축이라는 작업의 본질적인 정치성과 사회성 때문이다 . 2년 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국경과 경계, 그리고 난민 문제 등을 심도 있게 다룰 수 있었던 이유도 전시된 작업들이 어려운 이슈들을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주체들에 의한 현장감 넘치는 전시였기 때문이었다. 올해 주제에 대한 가장 노골적인 비판은 비엔날레와 공식적인 연관이 없지만 지우데카 섬에서 동시에 개막한 <크루징>전을 통해

최춘웅은 현재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건축가이자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로 2018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 한국관 큐레이터 및 작가로 참여했고 일민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 , 아트선재 등 전시에도 참여하며 건축의 영역을 독립된 문화행위이자 지식생산 분야로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 본문 전체 사진 : ⓒ최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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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ECC에 흐르는 두 개의 시간

— 도미니크 페로 초청 , 제 17회 김옥길 기념강좌가 말하는 10년 글 . 정평진 본지 편집간사 , 건축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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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은 때로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2008년 완공된 ECC(이화 캠퍼스 콤플렉스)에는 이화여대와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가진 두 개의 비전이 함께 응축되어있었고 , 지난 5월 17일 열린

동안 진행될 현상설계의 프로세스를 준비해왔다. 한편 그날 오후 심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자하 하디드, 알레한드로 자에라폴로와 함께 참석한 포럼에서 20분간의 짧은

제17회 김옥길 기념강좌는 ECC 준공 10주년을 맞아 건축가와 사용자

발표를 통해 도미니크 페로가 드러낸 건축의 비전은 이화여대의

각각의 목표가 완공 이후 협력적인 관계 아래에서 어떤 양상으로

21세기 발전계획과는 또 다른 층위에서 전개되었다 . 그는 이미

구현되어왔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였다.

잘 알려진 <프랑스 국립도서관>(1995)과 <베를린 올림픽 자전거

둘의 대비가 처음 , 그리고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 것은 2004년

경기장 &수영장>( 1999)이 가진 기하학적 질서와 미니멀리스트로서의

2월 첫째 날의 일이다 . 이날 오전 ECC 지명 현상 설계 공모

면모를 이야기하기보다 프로젝트에서 조경 계획이 갖는 의미를

심사위원들(김종성, 민현식, 마이클 헤이스 . 이소자키 아라타는

강조하는 한편 앞선 10여 년간 수행해온 프로젝트들 가운데

병환으로 불참했다)에게 자신의 계획안 ‘캠퍼스 밸리’에 대한

지하공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 프로젝트들을 소개했다.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도미니크 페로는 같은 날 저녁 경쟁자들로부터

출입구가 있는 하나의 파사드를 제외한 건물 전체가 땅속에 묻혀

축하와 함께 자신의 당선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다수의 국제 공모를

있어 마치 반쪽짜리 작은 ECC를 연상시키는 <빌라 원>( 1995),

경험한 그가 ‘이렇게 신속한 발표는 처음 ’이라고 할 만큼 심사 당일

기존의 저택을 보존하며 그 아래로 연결되는 지하공간을 창조한

참가자들이 동석한 자리에서 공모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상당히

<유시노 사실로 컨퍼런스 센터>(1991), 대부분의 공간은 언덕 지하에

이례적인 일이었으나, 이는 그만큼 정확한 기준과 철저하게 준비된

계획하고 빙산의 일각처럼 세워진 유리 매스가 있는 <갈라시아 문화

과정에 의해 공모전이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도시 계획안>(1999)등이 그것이다. 이날 발표에서 소개된 일련의

이화여대는 첫 직선제로 선출된 윤후정 총장이 1990년대 초 수립한

프로젝트는 2006년 김미상 한양대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명명되었던

‘ 21세기 이화발전계획 ’ 에 따라 캠퍼스 내 필요 공간과 시설을 마련하기

‘ 땅 - 재단사 geo-couturier’ 로서의 건축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

위해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캠퍼스 개발 구상을 시작했으며,

그리고 지난 5월 17일의 강연에서 도미니크 페로는 ‘지형학 ’과

2003년 구성된 위원회는 1년간 설계 가이드라인과 디자인 데이터를

‘ 그라운드 스케이프 ’ 라는 키워드로 <베르사유궁전 파빌리온> , <시테

만들고 총 15개의 건축설계회사 중 세 곳을 선정하는 등 이후 100일

섬 리노베이션>, <영동대로 복합환승 센터> 등 ECC 완공 이후 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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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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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적 행위로 완성되는 이화 공간의 역사” 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표를 수행했다. 2 강연 중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 3, 4 발표자 간 대담 이후 이어진 청중 질의에 도미니크 페로가 답하고 있다 . 5 <서울 지하공간 미래비전 展> 전시 홀 전경

수행해오고 있는 지하공간 프로젝트들을 소개했다. 건축가에게

하나의 장소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이날 김애령

있어서 ECC 완공 이후 10년이 갖는 가장 큰 의미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이화인문과학원 교수는 “꿈꾸는 장소 : 실천적 행위로 완성되는

통해 제시된 비전이 여러 경로를 통해 이후의 작업들로 파생되어

이화 공간의 역사 ” 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캠퍼스가 만들어진 1935년

나갔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 또한, 그가 강연 서두에 자신의 작업을

이후로 지금까지 여러 사건들, 그리고 다양한 형식의 텍스트들을 통해

묘사한 ‘지하공간의 탈 -악마화 ’라는 표현은 20세기 초 도시의 밀도를

장소의 정체성이 지속적으로 재생산되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 특히

해결하고 풍부한 녹지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던 건축가들의 임무를

지난 2016년 야외계단에서의 촛불 시위와 그에 대해 쏟아진 수많은

발전된 지하공간의 굴착 및 환경 제어 기술을 통해 이어가고 있는

기사들은 새롭게 만들어진 이 공간에 역사를 덧입힘으로써 ECC를

것이기도 하다. 각 프로젝트 간의 영향관계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공적인 장소로서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그밖에도

아닌 작업을 나열한 발표였으나 다양한 성격의 프로젝트들이 동일한

ECC는 최근 미투 운동의 확산을 위한 집회 공간으로 활용되었으며 ,

주제의식 하에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그동안 대학 캠퍼스 공간의 지나친 상업화에 관련된 논란이나 관광객의

나아가 , 그는 실제 프로젝트 외에도 서울 시청 앞 광장을 일부 파내어

무분별한 출입 문제 등에 있어서도 그 중심에 서서 지속적으로

시청의 지하 공간 및 지하철역과 연계하여 활용하는 계획에 자문을

존재감을 드러내왔다.

맡거나 지난해 로잔공대 , 이화여대 학생들과 함께 을지로 지하상가

이번 기념 강좌는 ECC가 이제 또 다른 10년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재생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기도 했다. ECC를 포함한 그의 작업들은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 다가오는 10년에도 도미니크 페로와

연세대학교 백양로 프로젝트를 비롯한 국내 대학들의 지하 캠퍼스 개발

이화여대의 구성원들 모두에게 ECC의 의미는 끊임없이 새롭게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장용순 , SoA, 김광수 , 위니마스

규정될 것이다. 2004년 2월 공모 결과가 발표되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등 국내외 건축가들과 함께 참여한 ‘서울 지하공간 미래 비전’과 같은

벌어진 수많은 일들을 예상할 수 없었듯 어디에 또 다른 지하공간이

전시로도 이어지고 있다.

만들어지고 어떤 시간들이 그 위에 쌓여갈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기

반면 건축의 사용자인 이화여대의 구성원들에게 완공 이후의

때문이다.

시간이 갖는 의미는 일상적인 시간들과 비일상적 사건 및 실천들이 기존의 운동장이 사라진 후 새롭게 마련된 공간에 쌓여감으로써

* 자료제공 : 이화여자대학교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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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AR no.62

1 김애령 이화인문과학원 교수는 “ 꿈꾸는 장소 :


REPORT+

한국건축역사학회 <작품상> 만든다 — 국가주도 건축상 대세 大勢의 시대에 존재감 찾기 글 . 전진삼 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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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축역사학회 2018년 춘계학술발표대회가 5월 18일(금)

본상(1979~현재) 및 특별상, 서울특별시건축상(1979~현재),

조선대학교 본관에서 열렸다. 18~19일 양일에 걸쳐 16분과의 논문

김수근건축상(1990~2016) , 젊은 건축가상( 2008~현재) ,

발표가 진행되었는데 이 글에서는 그중 필자가 토론자로 참여한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2006~현재) , 대한민국

제2분과 ‘건축상의 현황과 전망 ’에 한하여 한국건축역사학회(회장

공공건축상(2007~ 현재) , 대한민국 한옥공모전( 2011~현재), 대한민국

전봉희 , 이하 역사학회)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작품상의 향방을

녹색건축대전(2012~현재) , 건축명장(2012~현재) 등 현재까지

위한 역사학회 내부자의 의견을 지면에 옮기고 당일 현장에서 말한

운영되고 있는 건축상들을 주목했다.

나의 생각을 외부자의 견해로 함께 정리하고자 한다.

김 교수는 이들 건축상들로부터 크게 네 가지의 시사점을 읽어낸다 .

제2분과(좌장 조성용, 광운대 건축학과 교수) 논문 발표는 “한국의 건축상 , 그 발자취와 전망 ” (김현섭, 고려대 건축학과 교수), “ 한옥 관련 공모전 현황과 시사점 ”(신치후 ,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국가한옥센터장) , “ 건축상의 해외 사례와 시사점 ” (최원준 , 숭실대 건축학부 교수) ,

1 지금까지 명멸한 대개의 건축상은 건축문화 발전이라는 대의를

목적으로 하되 건축가나 대중의 건축에 대한 인식 제고와 홍보를 위해 전시, 출판 등 다양한 이벤트에 동반되거나 이를 동반한다 . 2 건축상은 본질적으로 시상 주체의 존재근거 혹은 이데올로기를

“ 건축상의 운영 방식과 심사 기준에 대한 기초 조사 ” (이종우 , 명지대

강화하는 수단이 된다(정부기관, 협회 , 학회 , 지자체 등). 때로

건축학과 교수)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

경쟁 단체와의 뚜렷한 차별화 없이 유사한 상이 중복 제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

역사학회 현 집행부(제14대, 2018~2019)는 <한국건축역사학회

3 초기 건축상은 ‘ 건축의 예술성 ’ 에 대한 강조가 눈에 띄었던 반면

작품상>(가칭)의 신설을 기정사실화하여 상의 정체성과 방향성

이후 신진 건축가 발굴, 공공성, 환경문제, 시공자 존중 등으로

모색을 위해 기초연구사업을 수행해왔으며 금번 제 2분과 발표논문은

상의 지향성이 변화해왔다.

역사학회의 소규모연구모임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작성된

4 건축상의 정체성은 상의 권위와 지속가능성에 직결된다 .

성과품이었다. 건축상의 해외 사례와 시사점 비대증에 걸린 건축상 그리고 시사점

1979년 미국의 세계적 호텔 체인 하얏트재단 Hyatt Foundation이 제정한

김현섭 교수는 양적 성장에 치우친 건축상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프리츠커상Pritzker Prize은 오늘날 현대건축에 주어지는 최고 명예의

수용하는 입장에서 지난 반세기 한국건축의 평가 시스템으로서

건축상으로 자리매김하였다고 운을 뗀 최원준 교수는 특정 문화권의

작동해온 건축상의 대표적이며 , 비교적 정체성이 뚜렷한 건축상의

건축가를 대상으로 하는 아가 칸 건축상Aga Khan Award for Architecture,

현황과 특성을 개괄적으로 고찰하였다.

건축 ·도시계획· 산업디자인 등 디자인 분야 전반에 걸쳐 경쟁이

국전의 건축부문 시상(1955~69, 1974~81)을 필두로

이루어지는 커리 스톤 디자인상Curry Stone Design Prize, 보존 프로젝트를

현대건축작가전(1962~81) 등 건축(이 포함된) 전람회(건축대전

대상으로 한 리처드 모리스 헌트상Richard Morris Hunt Prize, 부정기적으로

등)에서 건축인에게 주어진 상의 기록으로부터 한국건축가협회상

수여하는 알바 알토 메달Alvar Aalto Medal 등 수여대상(건축가, 건축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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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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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리츠커상 시상식 , 워싱톤 DC( 2011) 2 프리츠커상 시상식 , 베이징( 2012) 3 프리츠커상 시상식 , 암스테르담( 2014) 4 프리츠커상 시상식 , 도쿄( 2017)

수상자의 확장성과 관련하여 바르셀로나현대문화센터 등 유럽

건축상이라는 이름의 다른 시선 본 지면에서 거론하고 있는 대개의 국내외 건축상들은 현존한다는

7개 기관에서 공동 주관하며 프로젝트를 수행한 건축가와 기획자에게

공통점을 지닌다 . 제아무리 유의미한 가치를 표방하고 제정되어 일정

수여하는 유럽 도시 공공공간상 European Prize for Urban Public Space,

기간 제도화 되었다 한들 지속적이지 못한 것은 내용적으로 성공 /

건축가와 건축주에게 동시 수여하는 프랑스 르 모니터Le Moniteur지의

실패를 논하는 것조차 부질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인연이

에케르다르장상 Prize de l’Équerre d’Argent, 설계분야뿐 아니라 담론영역을

녹아든 (현재는 사라진) 건축상의 재론을 통해 역사학회가 신설을

포함하여 실무건축가 , 학자 , 비평가 등 다양한 범위에서 수상자를

예고한 작품상에 힘을 보태고자 한다 .

선정해온 빈센트 스컬리상 Vincent Scully Award(제인 제이콥스, 찰스 왕세자 , 폴 골드버거 등 수상)을 소개했다. 또한 최 교수는 시상의 주기에 대하여 주목했다 . 대부분 건축상은

1992년 1월 {공간}지(공간사)를 통해 <건축 25년상>(영문명 : Space Time Award)의 제정을 알렸다 . 지어진 지 만 25년이 넘은

건축물을 대상으로 그것의 건축적 가치를 묻고, 현재까지 잘 사용되고

연례로 시상이 이루어지는데 2, 3년을 주기로 시상하는 상들의

있는가를 평가하여 시상하는 것이었다. 초대 심사위원으로 김광현 ,

존재를 예시했다 . 비엔날레 등에서 수여되는 상이 여기에 포함된다.

김봉렬, 박길룡, 임창복 4인이 참여하여, 그해 11월 김중업 선생의

그중 특별한 것은 독일 뉘른베르크 시에서 수여하는 뉘른베르크

<프랑스대사관>을 1회 수상작으로 선정했고, 이후 이희태 선생의

건축상 Architekturpreis der Stadt Nürnberg(1987, 1993, 2004, 2007,

<절두산 복자 성당 및 기념관>을 2회 수상작으로 선정하는 등 의미

2016년에 수여함)으로 시간에 구애됨 없이 특별한 가치를 가진 사례에

있는 행보를 한 후 특별한 메시지 없이 자취를 감췄다. 이유라면

한정하여 시상을 한다는 원칙하에 선정의 엄정성을 강조하여 상의

{공간}지가 스폰서 없이 <건축 25년상> 운영에 따른 제반 경비를 자체

가치를 높인 사례로 시선을 모았다.

조달하는데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다.

최 교수는 건축상의 제정에 앞서 고려해야 할 중요 사안을 2가지로 정리했다 . 1 선정의 안정성과 참신성의 문제 . 대표적 사례로 프리츠커상을

1997년 {건축인 poar}(간향미디어)를 발간하면서

<크리악어워드(Cri- Arc Award, 올해의 비평 건축상)>를 제정하여 이후 5년 간 운영한 바 있다. 매월 하나의 건축물을 선정하고

꼽은 그는 이 상이 오늘날의 명성을 얻은 이유로 홍보 전략의

비평가들이 서로 다른 시각으로 작품비평을 한 것을 1년 뒤 독자들의

성공, 10만 달러에 상당하는 상금액의 규모 , 그리고 역대

엽서 투표로 순위를 매겨 최다 득표를 한 작품에 시상하는 방식이었다 .

수상자들의 유명세를 들었다 .

상금은 당시 구독자 1,000명의 연간 구독료 총액의 1%( 50만원 남짓의

2 시상식의 개최 문제 . 건축상의 궁극적인 목적은 건축적

금액)를 지급하였다. 상금과 함께 부상으로 안필연(경기대 미대 , 작가)

성취에 대해 전문가적인 공정한 평가와 찬사를 보내고 동시에

교수가 매년 다른 형태로 작업한 아트 트로피가 주어졌다 . 독자들은

대외적으로 건축의 역량과 의의를 사회에 공표하는 것이므로

건축의 사회성에 천착한 건축물에 손을 들어주었고 조병수(1998),

건축상의 시상식 형식도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메시지를 지닐 수

장세양(1999) , 김효만(2000), 이일훈( 2001) , 권문성( 2002) 등이

있다.

수상했다. 상의 운영방식이 독특했던 만큼 매번 주요 일간지에도 크게 소개되었고, 이를 계기로 젊은 건축비평가들의 모임(포아비평가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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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수여시기 등에서 저마다의 특성을 지닌 다양한 사례를 발표했다.


이후 비평가포럼 DAZ로 개칭) 결성으로 발전하기도 했지만 잡지의

사회의 결속력에 심각한 구멍이 생긴 것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발행주체가 바뀐 상태에서 상의 운영은 더 이상 지속되지 못하였다.

소치다 . 이는 상의 기획과 설계가 중요하지만 그보다 상을 운영/ 관리하는 디테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

건축상의 지속성 그리고 건강성 지난 2017년 이래 김수근건축상도 휴면상태에 접어들었다. 처음

건축상 디테일의 역설

김수근문화상의 세 부문(미술 , 공연예술 , 건축)으로 주어졌던 상이

현재 이 땅에 존재하는 유명 건축상의 운영주체는 민간이 아니고

김수근 타계 후 10여 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생전에 어깨동무했던

국가(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이하 같은 의미로 표기)로 집약된다. 가히

문화예술계의 동지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났고 어느 순간

국가 주도의 건축상 대세의 시대라 할만하다. 일단 안정된 예산의

김수근문화상은 예의 미술부문, 공연예술부문의 수상자를 내지

확보라는 면에서 상 운용의 난제를 극복한 사례가 다수다. 이들은

않고 건축부문에 집중하며 김수근건축상으로 축소된다. 그나마도

민간(기관 혹은 단체)에 위탁 운영하는 시스템을 통해 공무원 사회

수상 예상 건축가가

일순一巡된

상태에서 상에 대한 기대감은 점차

특유의 책임지지 않는 프레임을 구축한다. 정부 예산을 기초로 하기에

약화되었고, 급기야 존속 의의가 불투명해지며 응급 처치를 하게

상의 연속성에의 관심과 성과품 위주에 방점을 찍을 뿐 상의 권위 ,

되는데 본상 수여 이전에 후보작을 선정하는 방안으로 우회하게

정체성 , 반응 등은 특별히 문제 삼지 않는다. 거기에 국가의 권위를

된다. 방법적으로는 실제 지어질 계획안을 접수하여 수상권에 드는

숭상 또는 적극 활용할 줄 아는 민초적·기업가적 건축인들에 의해

여러 개의 작품을 ‘프리뷰상 ’이라는 이름으로 발표하게 되며, 본상은

각각의 상들은 각별하게 떠받들어진다.

이후 프리뷰상 수상자들의 완성작 가운데서 선정하게 된다 . 문제는

따라서 영민한 상의 기획자라면 지속가능한 상을 만들기

프리뷰상에 응모하는 건축인들이 대부분 젊은 층으로 작업의 규모,

위해서라도 일단 국가와 손을 잡아야 한다. 민간 영역의 신뢰가 쌓이지

성격 등이 제한적이라는 한계에 봉착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이 땅의

않은 사회에서는 국가가 그 자리를 차지한다. 그러다보니 너도나도

대표 건축상이라는 종전의 위상을 회복하지 못하고 여러 다른 내 ·외부

(각급의 건축단체는 특히나) 호시탐탐 관과의 연대를 모색하고

사정과 맞물려 휴면상태에 접어든 것이다.

기회를 엿보기 마련이다. 그렇게 제정된 건축상들이 오늘, 여기 ‘ 대한민국 ~ ’ 으로 표제하는 건축상의 지도를 가득 채우고 있다 . 그러한

이쯤에서 김수근문화상(건축상)의 부침이 시사하는 바에

상 대부분은 공무원의 결재서류 파일과 해당 수상자의 이력서와 장식장

주목해보도록 하자.

위에서만 웃을 뿐 사회적 반향이란 기대하기 어렵다.

전술했듯이 상은 일회성의 이벤트가 아니다 . 그것으로 말미암아 특정 사회가 형성되고 , 그 사회적 성격이 고스란히 상의 권위에 덧입혀져 정례적 이벤트로 자리매김한다 . 김수근문화상의 경우도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렇다. 흔히 심사의 공정성 , 투명성을 앞세우지만 상은 흥행성이

선생의 타계 후 한동안 김수근을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우선이다 . 시상(주체)자의 권위, 상금의 규모, 시상의 방식 , 행사장 ,

끈끈한 연대를 확인할 수 있었고, 그 기운은 이후 (준비기간 포함하여)

공식 참석자의 범위, 축하연회, 미디어 홍보 등을 염두에 둔 입체적

30년 가까이 이어졌다 . 수상자들 또한 김수근으로 지칭되는 공동의

관리가 필요하고, 보다 중요한 것은 수상자들의 네트워크가 살아있을

전선 혹은 소속감을 통해 존재감을 키울 수 있었으나 김수근에

때라야 만이 효과적이다. 상의 개체 수가 매우 많을 때 (현재

대한 세상의 관심이 시들어갈 즈음에 이르러 예의 수상자들조차

전국적으로 60여 종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후발 주자의 건축상 신설은

굳이 김수근의 그늘 혹은 울타리 안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찾지

밥상에 얹은 숟가락 하나 그 이상이 아닐 수 있다 . 그렇다면 어떻게

못한 채 각자도생의 길을 걷게 되었고 급기야 김수근문화상 (혹은

흥행전략을 강구할 것인가? 전술한 바와 같이 (참고도판으로 제시하고

김수근건축상)은 한 세대 만에 멈춰서고 만 것이다. 흔히 바닥난

있는) 프리츠커상은 단서가 될 수 있다.

재원(財源)을 제 1의 원인자로 거론하지만 실상은 상이 만들어온

앞에서 여러 번 강조했지만 재원이 부족하고, 운영주체가 주기적으로 바뀌고, 권위 또한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역으로 보유 조건에 걸 맞는 건축상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현실적이고, 바람직하다. 그게 억지스럽다면 막강한 자금력을 갖춘 스폰서부터 찾아야 한다 . 한 걸음 더 나아가 건축상 운영을 위한 별도의 기구가 역사학회 외부에 설립되어 호혜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기획 - 설계-운영의 삼박자가 초기 단계에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상을 제정하는 것은 쉽지만 운영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

* 자료협조 : 최원준(숭실대 건축학부 교수) * 자료참조 : {한국건축역사학회 2018년 춘계학술발표대회 5 AIA총회 , 보스톤(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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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집}


REPORT+

한국의 건축 지식 사냥꾼 02 : 김원갑 REPORT+

글 . 박성용 본지 칼럼전문위원 경일대학교 건축학과에 재직한 김원갑 교수는, 20권에 가까운 저작활동을 통해 건축계의 지식인으로서 활발히 활동해왔다. 교보문고에 등록된 저작 총 17권 중 저술이 11권, 번역이 6권으로 저술 뿐 아니라 번역에도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왔다 . 저술 분야는 ‘역사 및 이론’과 ‘비평 및 인문’이다 . 그 둘 사이의 기준을 명확히 나누기 쉽지 않지만, 대략 ‘역사 및 이론 ’ 분야가 5권, ‘ 비평 및 인문 ’ 분야가 12권에 달한다 . ‘ 역사 및 이론 ’ 분야의 저술은 비교적 활동 초기에

집중되어있으며 , ‘ 비평 및 인문’ 분야의 저술은 중· 후반기에 집중된다. 김원갑 교수의 저술은 88올림픽 이후 해외 문화가 국내에 빠르게 소개되기 시작한 1991년에 번역 활동을 통해 시작됐다 . 처음 번역한 책은 만프레도 타푸리의 «건축과 유토피아»( 1991)이며, 두 번째 번역본은 렘 콜하스의 처녀작 «정신착란증의 뉴욕»( 1992)이다. 번역 책의 원저자를 살펴보는 것은 번역자의 관심을 알 수 있는 좋은 지표인데 , 특히 김원갑 교수의 경우는 이후 저술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 첫 번째 번역 책 저자인 만프레도 타푸리는 프랑크푸르트 학파가 주도한 비평이론의 영향을 받아 도구적 수단 1인 ‘조작적 비평’Operative Criticism2을

1) 타푸리가 사용한 ‘ 도구적

순번

출판연도

1

1991

2

1992

3

1993

4

1994

5

1994

6

2000

7

2001

8

2001

9

2003

10

2008

저자인 렘 콜하스는 러시아 구성주의, 만프레도 타푸리, 피터 아이젠만

11

2009

12

2010

등 건축에서의 진보주의 비평이론의 역사적 맥락을 계승한 건축가다.

13

2011

14

2012

렘 콜하스가 2000년대 건축의 탈-비평문화 Post-Critical를 주도하긴

15

2015

16

2016

했지만 , 진보주의자로서 근대건축의 이데올로기 비평에 크게 기여한

17

2018

타파하고자 했으며, 냉철한 비평을 통해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극복하고자 했다 . 이후 피터 아이젠만으로 대표되는 비판적이고 전위적인 건축 사상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 두 번째 번역 책

책 이름 건축과 유토피아(건축환경선서 32) , 멘푸레도 타푸리 저 정신착란증의 뉴욕 , 렘 콜하스 저 이야코프 체르니코프와 그의 건축적 환상 세계혁명을 위한 건축: 러시아, 엘 리스츠키 저 안전측면의 인간공학 건축과 해체 광기와 밀집문화의 건축 렘 콜하스 (전2권) 광기의 뉴욕 메트로폴리스(아방가르드 예술과 건축)

출판사 기문당 태림문화사 세진사 세진사 겸지사 세진사

번역서 분류 ◦ (역사 및 이론)1 ▒ ◦ (비평 및 인문)1 ▒ 2▒

3▒ 2▒ 3▒ 4▒

세진사 세진사 열린책들

5▒

렘 콜하스의 건축 건축과 시간속의 운동

SPACETIME

5▒

13개 고원 위의 건축과 음악 건축의 향성과 흐름 : 은유적 활성화와 건축 건축의 디지털 문화 사이버 문화와 SF 사이보그 건축 건축에서의 생물학적 형태와 형태 발생 렘 콜하스 : OMA 불가사의의 구축

SPACETIME

4▒

SPACETIME

시공문화사 SPACETIME

6▒ 7▒

◦ ◦

8▒ 9▒

시공문화사

10 ▒

SPACETIME

11 ▒

시공문화사

12 ▒

출처: ‘교보문고’ 검색결과 편집

바 또한 부정하기 어렵다 . 따라서 포괄적 맥락에서 렘 콜하스 또한 비평적 건축역사의 중심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김원갑 교수가

번역하기 얼마 전 «이야코프 체르니코프와 그의 건축적 환상»이란

번역한 «정신착란증의 뉴욕»은 , 자본주의 최고 도시 맨해튼의 모습을

책을 저술함으로써, 러시아 구성주의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

통해 근대주의의 경직된 이데올로기로는 설명할 수 없는 거대하고

이후의 저작들은 대체로 ‘비평 및 인문 ’ 분야에 집중되는데 , 여전히

환락적인 자본주의 도시의 편집증적 물질 현상을 분석한 책이다. 그

그 성향은 아방가르드 예술(진보적 전위예술)과 건축에 관한 것들이

책을 간단히 말하면 , 근대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평이라고 할 수

주류를 이루며, 건축가들 중에는 특히 렘 콜하스에 관련된 책이 다수를

있다 . 그들의 영향을 증명하듯 김원갑 교수의 이후 저술은 비평이론,

이룬다.

진보주의 , 러시아 구성주의 , 아방가르드 건축, 렘 콜하스 등의 맥락으로 구성된다 . 특정 이념이나 건축 경향에 대한 선호는 차치하고, 현대

교직을 은퇴한 최근에도 저작(저술 및 번역) 활동을 늦추지 않고 지속하고 있다 . 최근 활동으로는 «건축의 형성과 흐름 : 은유적 활성화와 건축»(2011, 번역서), «건축의 디지털 문화»( 2012, 번역서),

건축비평이론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한 명인 타푸리의 저작을 번역해

«사이버 문화와 SF 사이보그 건축»(2015) , «건축에서의 생물학적

국내에 소개한 것은 국내 건축계 지식의 지평을 넓힌 중요한 기여라고

형태와 형태 발생»(2016) , 그리고 가장 최근작으로 «렘 콜하스

할 수 있다. 또한 , 렘 콜하스의 출세작인 « S.M.L.XL.»이 1995년에

: OMA 불가사의의 구축»( 2018, 번역서)이 있다 . 이중 번역서가

출판되고 국내에서 그가 유명세를 얻기 시작한 것이 1990년대

3권인데 흥미로운 것은 저작활동 초기에 번역서들이 집중되었던

중후반임을 생각할 때, 1992년에 이미 렘 콜하스의 최초 저작인

것과 마찬가지로 2010년 이후 최근에 다시 번역서가 증가하고 있다는

«정신착란증의 뉴욕»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한 김원갑 교수의 안목과

점이다. 초기 번역서가 이후 저술활동의 방향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학문적 기여는 매우 높이 살만하다 .

점을 확인한 것 같이, 2010년 이후의 번역서들을 통해서도 김원갑

최초 두 권의 번역서에서 나타난 비평 이론과 진보주의 건축에 대한 김원갑 교수의 관심은, 세 번째 번역서 엘 리시츠키의 «세계혁명을 위한 건축, 러시아»에서도 이어진다 .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엘 리시츠키는 20세기 초반 러시아 구성주의 , 진보주의 건축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건축가 중 한 명이다 . 또한 ‘엘 리시츠키’의 책을

교수의 이후 저술 활동의 경향을 예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성용은 서울시립대학교를 졸업하고 Virginia Tech에서 M.Arch를 마쳤다. 한국과 미국에서 10여 년의 실무를 거쳤다 . AIA(미국건축가협회 회원)이며 , 현재 금오공과대학교 건축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설계 작업보다 건축비평 글쓰기에 집중하며 항상 두 영역의 통합을 꿈꾸고 있다 . 계간 {건축평단} 편집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 * 본문 전체 사진 : Ⓒ김재경

43

WideAR no.62

비평 ’ 이라는 용어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인 아도르노가 사용한 ‘ 도구적 이성 ’ 이라는 용어와 매우 유사한 어법과 개념으로 , 비평이 주체적이지 못하고 기존 이데올로기에 대한 도구로 전략한 상황을 말한다 . 2) 타푸리가 말하는 ‘ 조작적 비평 ’ 이란 비평이 특정 이데올로기를 지지하기 위해 그 논리에 따라 ‘조작된 ’ 상황을 말한다 .


REPORT+ CRITIQUE

KB청춘마루 : 프레임 속의 노란계단 그리고 생명 — 홍대 앞 핫 플레이스 현장 비평 글 . 우영선 건축비평 , 건축학 박사

1

노랑 : 브랜드의 향연

금융디지털화의 영향으로 은행점포의 기능이 축소되면서

지난 4월 27일에 ‘ KB락스타 청춘마루 ’가 홍대거리에 들어섰다. 걷고

금융기업들은 잉여의 공간들을 활용해 새로운 브랜드이미지 구축에

싶은 길 인근에 위치한 이 건물은 40년 동안 영업해오던 국민은행의

열을 올리고 있다 . ‘ 문화’의 마크를 브랜드이미지에 새기려는 5대

서교동지점을 리모델링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국민은행은 2016년

은행의 ‘슬로뱅킹’은 마케팅 전략의 하나다. 슬로푸드가 선봉에 서고

11월에 홍익대학교 건축대학과 디자인사업 MOU를 체결했으며 ,

슬로라이프, 슬로시티 등이 합류한 ‘슬로’는 기업과 기관이 애호하는

5명의 교수들(이영수 + 이현호 + 장용순 + 이경선 + 김수란)이 설계에

브랜드명으로 자리 잡았고, 금융기업들은 비교적 늦게 이 마케팅

참여했다. 이 건물의 ‘노란계단 ’들은 이미 상징적 이미지로 굳혀지고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젊은 층들을 겨냥한 ‘락스타’라는 금융브랜드를

있다. 1층의 노란계단은 공공에 열린 휴식공간으로 계획되었기

출시했던 국민은행은 이제 ‘청춘마루’를 통해 미래 고객들을 맞는다 .

때문에 , 오전 시간에 이 건물을 찾아가며 라이프치히의 어느 공원이

복합문화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국민은행 앱의 회원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소란스런 밤의 흔적들을 청소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등록해야하며 정보 인증을 거친 바코드를 미리 받아야 한다. 내부로

계단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 노란계단에 앉아 휴식을 취하려던

들어갈 때는 이 바코드 확인을 거쳐야 한다.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 노란계단 앞에는 반투명 셔터가 굳게

국민은행 로고의 노란색은 국민은행 앱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

내려져있었다. 주중 영업시간이 12시부터라는 공지를 확인하는 순간

스포츠 스타와 K팝 스타로 구성된 광고 모델의 의상 등에서도

아직도 은행이구나라는 생각이 스쳤다.

나타난다 . 이 노란색 이미지는 청춘마루의 계단에서 극대화된다 .

은행건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시킨 근본적 계기는 기술체계의 도도한 흐름과 이에 편승한 자본의 공모이다.

44

저녁이 되면 조명이 밝혀진 간판들이 상업거리의 향연에 동참하듯 , 계단 아래쪽에 설치된 조명이 켜지면, 노란 색조는 더 영롱해진다 .


1 전면 도로의 건너편에서 바라본 전경 .

REPORT+

노란계단이 시각적 지배력을 갖는 이 건물은 차라리 ‘청춘계단 ’에 더 가깝다. 2 스페인 광장과 타임 스퀘어 박스오피스의 계단과 달리 , 청춘마루는 누구나 머무를 수는 있으나 다양한 행위와 동선의 흐름이 발생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도시의 구조와 대면하고 있다.

WideAR no.62

계단은 건축 요소를 넘어 브랜드이미지를 함축하는 거대한 오브제로

6월호에 쓴 글에서는 청춘마루의 영어 표기가 ‘ Youth Step’ 으로

변신한 채 건물 프레임 속에 삽입되어 있다 . 코엑스몰을 인수한

되어 있다. 이 글의 제목인 ‘위상학적 공공성’은 스테이지(지하) ,

신세계가 문화콘텐츠로 기획해놓은 별마당도서관의 거대한 책장들

계단광장(1층), 스페이스( 2층), 루프탑으로 변신하는 이 노란계단을

역시 마찬가지다 . 가구 요소인 책장은 거대한 탑처럼 확대되어

해명하는 단어들이다. 공공성의 차원에서 이 설계에 영향을 준 것은

금빛별까지 닿으며, ‘ 별마당 ’의 오브제 이미지가 된다. 이 ‘마당’이라는

스페인 광장의 계단과 타임 스퀘어의 붉은 박스오피스 계단이다 .

용어처럼 , 국민은행은 ‘마루 ’를 선택했다 . 마당과 마루는 별과 꿈과

사적인 건물에 누구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삽입해 놓음으로써

청춘 등의 용어들과 접속해 노스탤지어를 발산하는 브랜드이미지들을

공공성을 확보하겠다는 생각이다.

완성해낸다 .

그러나 두 광장과 비교해보았을 때 청춘마루 계단의 공공성은 기형적이다. 스페인 계단은 분수가 있는 광장과 뒤쪽의 성당을

계단 : 기형적 공공성

이어주고, 박스오피스 계단은 타임 스퀘어와 박스오피스 건물을

KB청춘마루에서 ‘ 마루 ’ 는 가변적이며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공간의

이어줌으로써, 머물러 있는 곳이면서도 동시에 동선의 흐름이 있는

의미와 , 젊은이들이 소통하는 장의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옥상의

곳이다. 계단에 앉은 사람들은 아래 광장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일부에는 마루가 깔려있기도 하다 . 특히 이 건물들에서는 사랑채의

행위들을 바라보고, 그 반대로 광장에서 오가는 사람들은 계단에

툇마루의 주요 기능이었던 ‘응시’가 강조되어 있다 . 그런데 노란계단이

앉은 사람들에게 시선을 보낸다. 계단은 객석이면서도 성당이나

주는 강렬한 이미지와 지배력으로 인해 , 마치 ‘청춘계단’으로 불려도

박스오피스를 배경으로 한 무대가 된다. 두 계단은 광장을 둘러싼

좋을 것이다. 설계에 참여한 장용순 교수가 { SPACE(공간)} 2018년

다채로운 도시의 물리적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는 곳이다 . 청춘계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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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46


3 내부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 가로수와 인도 ,

4

REPORT+

차도와 촘촘한 상업건물들이 콘크리트 프레임 안에 담긴다 . 4 운영관리 상의 문제로 루프탑까지 이어지는 옥외계단이 폐쇄된 청춘마루의 노란계단은 위상학적 공공성을 구현하고자 했던 설계 의도와 달리 불안정과 유동성, 연속성을 결여한 채 경사판도 아니며 계단도 아닌 모호한 성격을 갖게 되었다 .

WideAR no.62

누구나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지만 , 콘크리트 프레임 밖으로 보이는

“ 도시와 건축을 연결하는 위상학적 공간이 사적 용도가 아니라

것은 인도와 차도 , 촘촘한 상업 건물들뿐이다 . 젊은이들의 다양한

시민과 도시를 향해 열리면서 위상학적 공공성이 실현된다 . ”라는

문예적 행위들이 일어나기 어려운 방식으로 건물은 도시의 구조와

설계 의도는 이러한 현실의 기형적 공공성과 대치된다. 이 건물에서는

대면하고 있다.

공공성보다는 ‘위상학 ’이 주연배우라고 할 수 있다 . 장용순 교수는 여러

오히려 건물 밖에서 바라다 볼 때 청춘계단은 멋진 무대가 된다.

논문을 통해 들뢰즈 철학에서 가져온 접힘 , 이질성, 이접 등의 개념어와

프레임과 조명에 의해 이러한 특성은 더 극대화된다 . 계단에 앉은

위상학적 사유를 활용해 현대건축을 효과적으로 분석해왔다 . 그러나

사람들은 핸드폰을 보거나 천장의 거울을 바라봄으로써 다시 자기

기존 건물의 프레임과 공공성이라는 범주 내에서 위상학적 개념을

자신을 응시하게 된다. 청춘마루가 도시의 불특정한 관객들에게

접목시켜야 하는 작업의 어려움은 컸을 것이다. 말려 올라가며 도시와

제공하는 연극은 이들의 ‘바라봄 ’ 그 자체이며 , 계단 옆의 ATM 공간에

건물, 내부와 외부라는 경계를 넘나들며, 이질적인 사건의 장소가

난 대형 창을 통해서도 보인다. 도시와 접하는 계단은 하늘과 마주하는

되는 계단은 일종의 경사판이다. 장용순 교수는 클로드 파항의 경사판

옥상의 계단까지 이어지도록 되어 있다 . 1층의 계단은 접혀 올라가며

개념과 쿤스트할로부터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음을 밝힌 바 있지만 ,

한 부분은 내부공간의 ‘스페이스 ’가 되고 다른 한 부분은 2층으로

청춘마루의 노란계단은 경사판도 아니며 계단도 아닌 모호한 성격을

이어지는 옥외 계단이 된다. 이 옥외계단을 통해 루프탑까지 올라갈

띤다.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 그러나 청춘마루의 운영진들은 관리 문제의

노란계단은 클로드 파항이 주장한 경사판의 ‘비유클리드적인

차원에서 이 계단을 막아놓고 있다 . 옥상의 마루와 계단에 가려면 , 건물

불안정과 유동성 ’을 결여하고 있고, 이질적인 것들의 연속 개념도

내부의 이동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

효과적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노란계단은 프레임 안과 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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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6

5 2층 갤러리의 청춘다리와 계단은 상황에 따라

서로가 서로의 풍경이 된다 . 6 지하의 계단과 스터디 공간은 1층의 카페와

시각적으로 상호작용한다 . 7 저녁에 촬영한 모습 . 계단 아래 설치된 노란

조명이 점등되며 남겨진 흰색의 골조 밖으로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

공간에 안전하게 안착해있고, 동일한 것들이 불연속적으로 반복되는

스터디 공간은 1층 카페의 시각적 풍경이 된다. 카페의 청춘들은 무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쿤스트할은 위상학적 공공성 개념의 모범답안과도

주인공이며 스테이지는 객석이 된다 . 공연과 강연이 있는 경우에

같은 건물이다 . 도시 가로축과 평행하는 길과 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이

스터디 공간은 무대로 변모한다. 2층에 배치된 계단과 청춘다리와의

건물을 관통하며 각기 다른 층을 가로지른다. 층과 방향을 달리하는

관계도 마찬가지다. 다리는 내부와 루프탑을 연결해주는 요소이자

두 경사판은 다양한 사건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위트레흐트 대학의

아래의 전시 공간을 바라볼 수 있는 산책로이지만, 다리 난간은 잠재적

에듀카토리엄에서도 경사판은 내부와 외부를 가로지르며 경사로나

벽이기도 하다 . 이곳에 스크린이 걸리게 되면 , 객석의 사람들은

계단 등의 여러 건축 요소로 변형된다 . 노란계단은 ‘연결’이라는

스크린의 화면과 다리의 일부 풍경을 동시에 바라보게 된다. 가상과

계단의 속성에서도 벗어나 있다 . 세이나요키 도서관 신관에 배치된

현실 , 가변적인 공간과 이질적인 행위들이 서로 맞물리는 이 ‘마루 ’는

거대한 계단은 휴식공간이나 객석이자, 층이 다른 열람실과 뉴스실을

청춘이라는 이질적이며 시간적 함의의 단어를 만나게 된다 .

이어주는 연결 요소다 .

이 건물의 시간성은 ‘기억들’의 콜라주와 같다. 국민은행 서교동지점의 오래된 뼈대를 둥지 삼아 웅크려 있다가 상부로

마루 : 기억의 콜라주

비상하는 이 청춘마루는 40년의 도시적 기억을 간직한 곳이며 ,

프레임과 창문 너머로 보이는 노란계단들은 마치 연결된 요소처럼

공간건축사무소를 기억나게 하는 곳이다 . 또한 기둥과 보, 마루와

보이지만 서로 단절되어 있다 . 사실 노란계단은 휴식과 응시의

관련된 전통 논의와 근대건축의 ‘백색’의 기억도 담고 있다 .

장소라는 점에서 계단이라기보다는 마루에 가깝다 . 지하의 계단과

1970~80년대 한국의 현대건축과 공간의 시기는 마치 청춘과도 같은

48


7

REPORT+ WideAR no.62

아련함의 시간으로 다가온다 . 청춘계단에 앉은 채 빠르게 움직이는

노란계단처럼, 이 시대의 ‘청춘’은 자본과 기술의 달콤하면서도

도시 흐름과 남겨진 골조를 보게 되면 , 오래된 ‘청춘’이 뼈처럼 남아

기만적인 프레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려 분투하면서도 그

새로운 청춘을 감싸고 있는 시간의 얽힘이 감지된다. 청춘계단으로

억압의 위태로움에 노출되어 있다. 노란계단은 프레임을 뚫고 하늘로

흘러들어오는 ‘음악 ’은 자동차 소리다 . 역설적이게도 이 소란스러운

치솟는다. 밤하늘의 별은 희미하고 고층호텔의 불빛은 더 찬란하게

소리가 도시의 잡다한 소음들을 잠재운다 . 마치 소쇄원의 광풍각

빛난다.

마루에 앉아 풍경을 응시하다보면 , 흐르는 물소리가 주변의 모든 것과 바람조차 침묵하게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 수직과 수평으로 결구되며 연속되는 청춘마루의 시각적 공간 풍경은 소쇄원의 수평적이며 수직적인 관조의 배치를 연상시킨다. 500년 전 유학의 청춘들이 정치의 소용돌이에서 물러나 자연에

은거하며 사유와 만남을 통해 문화담론을 조성해 나갔다면, 기술체계가 종교의 경지에 이른 21세기의 지식인 청춘들은 경제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 금융기업의 미래고객으로 자청하며 청춘마루에서 복합문화를 향유하기 위해 바코드를 받는다. 백색 프레임을 지배하면서도 동시에 그 속에 억눌려 있는 형상의

우영선은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건축이론과 역사를 공부했으며, 루이스 칸 건축의 ‘ 문지방 ’ 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 과학기술대 , 강원대 등에서 현대건축사와 건축론을 강의했으며 <건축산책>시리즈를 기획 및 감수했고 , <파울로 솔레리와 미래도시> , <세계건축의 이해>를 번역했다 . 건축비평 작업과 함께 ‘문학과 영화에서의 건축’이라는 주제로 강연과 분석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 성경과 공간 ’ 에 대한 연구에 도전하고 있다 . * 본문 전체 사진 :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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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대한민국 젊은 건축인들을 향한 원로 건축가의 내리사랑 — {김태수 해외건축여행 장학제} 스물일곱 번째 수상자 최재석 씨 선정 글 . 김태형 건축아키비스트 , 목천김정식문화재단 연구원

1980년대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건축 작업을 진행한 재미

김태수장학재단에서 건축가 3인 이상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건축가 김태수는 1991년 김태수장학재단 T.S.Kim Architectural Fellowship

접수된 포트폴리오 심사(1차)를 통해 2~4명의 수상 후보자를

Foundation

설립을 통해 {김태수 해외건축여행 장학제}(TSK Travelling

선발한다 . 이후 한국 내 건축계 인사로 구성된 2차 심사위원단에게

Fellowship, 이하 김태수장학제)를 신설하였다 . 한국의 재능 있는 젊은

후보자의 명단이 넘겨지고 면접interview을 통해 최종 수상자 1명을

건축인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해외건축여행’을 위한 장학기금을

선발한다 . 장학기금을 수여받은 수상자는 자유로이 계획한 여행

수여하고, 보다 넓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여러

일정을 통해 자신만의 건축기행을 떠난다. 돌아와서 여행의 소감과

절차를 지원하는 것이 취지다 . 한국에서 건축학위를 취득한 만 35세

사진 , 스케치 등의 내용이 담긴 간단한 보고서report를 제출하면 된다 .

미만의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1992년 첫 수상자로

올해로 27번째를 맞는 김태수장학제는 한국 내 접수처인

건축가 조영돈을 선정한 이래 장윤규, 지정우 , 권형표, 나은중, 김태영

목천김정식문화재단을 통해 총 14건의 포트폴리오가 접수됐다.

등 올해까지 총 27명의 수상자를 배출하였으며 , 이들은 현재 건축

접수된 포트폴리오는 김태수장학재단으로 전달되었으며, 건축가

실무와 교육 활동을 통해 한국 건축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김태수(FAIA), Whit Iglehart(AIA), Ryszard Szczypek(AIA)으로

역대 수상자들의 활동 지표를 살펴본다면 김태수장학제의 의의를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지난 5월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1차 심사를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진행하였다. “ 학생 때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자신의 작품을 다른

김태수장학제는 해마다 그 개최를 공지하며 , 지원신청자는 자신이 직접 창작한 건축 작품 또는 예술 활동을 통하여 만든 작품들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제출하면 된다. 미국 코네티컷에 위치한

1

사람에게 설명하고 정리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한 건축가 김태수는 3인의 1차 수상 후보자를 선정한 후 그 이유에 대해 다음과 평하였다 . “ 조성권 후보자의 경우 다른 후보자와 달리 대학 졸업 후

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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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공주 다가구주택 , 2014 ©OA 3, 4 흑석동 다가구주택 , 2017 ©Taeyoon Kim 5 마포 실버케어센터 , 조감도 , 2017 ©OA+ODETO.A 6 심사장면(좌 → 우 : 김정곤 , 유걸 , 서현) © 김태형 7 수상자 최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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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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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계획분야 전공을 통해 연구와 실무를 병행했다는 점이

명쾌하게 보여준 건축적 투지와 일관된 모습 때문” 이었다 . 자신이 지금

인상적이었으며 , 최재석 후보자는 대학 시절부터의 꾸준한 건축공모전

무엇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관한 생각을 명료하게

참가와 실무경험 , 독립 후 설계와 구축을 통해 건축가로서의 성장

보여주었으며, 장학제가 제공하는 여행이 본인에게 앞으로 어떤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고 , 유상훈 후보자 또한 건축공모전과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인지에 관한 설명은 심사위원들에게 충분한 선발

실무활동을 통해 주변 환경과 조화된 세련되고 감각적인 조형미를

동기를 제공해 주었다.

선보였다 ” 고 전했다. 선택되지 못한 참가자들에겐 “장학제 지원이 그간

한편 올해부터 목천김정식문화재단이 {김태수 해외건축여행

해왔던 자신의 작업을 검토하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니 결과와 관계없이

장학제}의 한국 측 운영에 참여하며 그 의미를 더하게 되었다 .

그 노력이 보람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 고 전했다 .

기 출간된 «김태수 구술집»의 제작과정은 김태수장학재단과

2차 면접심사는 선발된 후보자 3인의 개별 면접으로서 , 지난

파트너십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건축문화에 기여하는

5월 30일 목천김정식문화재단에서 진행되었다 . 심사를 진행한

방안으로서 또한 김태수장학제에 영속성을 부여하고 오래도록

유걸(아이아크), 서현(한양대) , 김정곤(건국대)은 후보자 3인 모두

지속하고자 두 재단이 함께한다는 것에 의미가 크다.

“ 펠로우십 Fellowship 수상에 모자라지 않는 충분한 건축적 투지와

첫 공조를 통해 확인된 바는 김태수장학제 프로그램이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 는 데 동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사람을

여타의 건축공모전들에 비해 자격요건과 제출도서가 간소한

선정해야 하는 김태수장학제의 운영규정에 의해 심사위원단은 최재석

편임에도 불구하고 참여도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라는 점이다.

후보자를 27번째 수상자로 최종 선정하였다 .

김태수장학제는 대학(원)의 건축과 재학생, 실무자, 그리고 이제 막

심사위원단은 최종 심사에 오른 후보자 중 한명인 유상훈

독립하여 자신의 언어로 발아하려는 젊은 건축가들 모두에게 열려 있는

후보자에겐 “본인의 지향점이 뚜렷하면서도 만만치 않은 호기심을

지원 프로그램이다. 매년 2월, 웹사이트( tskaf.org)와 잡지지면 광고 등

갖고 있는 존재임을 명쾌하게 부각시켰다 . 특히 앞으로 여행을

온오프라인 매체를 통해 당해연도의 개최 일정을 알리게 된다. 건축에

통해 얻고자 하는 바를 제시한 것은 인상적 ” 이라 하였으며, 조성권

열정을 가지고 있는 젊은 건축인들의 많은 참여를 기대한다 .

후보자에겐 “그간의 펠로우십 지원자와 전혀 다르게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했다는 점이 독특했고 , 그런 과정이 자신에게 왜 필요했는지의 설명이 상당히 설득력 있었다 ”고 평하였다. 이처럼 최종 심사에 오른 후보자 모두 충분한 역량과 발전가능성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 결국 심사위원단이 최재석 후보자를 선택한 것은 “그가

김태형은 경기대학교 건축전문대학원에서 한국의 근대건축을 공부하고 ‹구 서울역사의 건축구법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 현재 목천김정식문화재단 , 목천건축아카이브의 연구원으로서 한국의 근 · 현대건축 자료를 수집 , 기록 ·연구하고 있다 . * 자료협조 : 목천김정식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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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젊은 건축가상 심사 테이블의 딜레마 — 2018 제 11회 젊은 건축가상 공개심사 참관 후기 글 . 정평진 본지 편집간사 , 건축전문기자 1

각 세대는 다른 세대로부터 온전히 이해받기 어려운 고유의 경험과

아니라 정치적 성향, 라이프스타일 등 수많은 부분에서 나타나며

정서를 갖는다. 제 11회 젊은 건축가상 공개심사 현장은 너무도 당연한

건축에 대한 태도 역시 예외일 수 없다 .

이 사실이 심사자와 피심사자 사이에도 역시 유효하며 그로 인해 심사가 갖게 되는 딜레마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 예컨대 , 1999년 93세의 나이에 젊은 건축가로 선정된 필립 존슨은 자신의 파빌리온이 설치 장소 MoMA P.S1에서 열리는 여름 음악 페스티벌

웜업Warm-up의

정신을 담은 21세기의 ‘디스코’ 라고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준성(건국대 건축전문대학원 교수)은 심사자와 피심사자 간에 존재하는 간극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그는 서울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진행된 제 11회 젊은 건축가상 공개심사의 서두에서 발표와 심사가 이루어지기보다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이 발언은 단순한

설명했으나, 3개월 동안 진행된 축제는 디스코가 아닌 일렉트로닉,

인사치레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젊은 건축가상의 심사가 갖는

하우스 , 힙합, 락과 같은 장르의 음악들로 채워졌다 . 왜냐하면

모종의 딜레마를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디스코는 이미 오래 전에 한물갔기 때문이다. 물론 존슨의 파빌리온은

가령, 발표가 끝난 뒤에 진행된 라운드 테이블에서 심사위원

건축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축제의 모든 음악들을

최춘웅(서울대 교수)은 ‘왜 젊은 건축가 상에 지원했는가 ? ’ 라는 질문을

담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고, 아마도 그가 말한 ‘디스코 ’는 음악

던졌다 . 심사자가 피심사자에게 수상의 자격 조건에 앞서 지원의

장르라기보다는 일종의 공간 형식을 일컫는 용어였을 것이다. 레코드

동기를 물은 것이다. 그는 수주의 기회가 없었던 과거와 달리 공공발주

음반 라이브러리를 의미하는 불어 ‘ Discotheque’는 2차 대전 당시

체계가 바뀌면서 디자인이 좋으면 당선이 되는 상황에서 왜 이 상을

나치 점령 하의 파리 시민들이 음악과 춤을 즐기기 위해 노출되기 쉬운

받아야 하며 이 상을 받음으로써 과연 어떤 도움을 얻을 수 있는지에

밴드를 대신해 애용하던 곳으로 , 디제이(DJ)와 플로어 사이의 교감과

대해 의문을 던졌다. 또한 그는 특정 유형의 프로젝트만 노출됨으로써

1970년대의 패션 및 생활양식이 결합하며 만들어낸 ‘ 디스코 ’ 라는

오히려 이후의 작업이 다운그레이드downgrade될 소지가 있지는 않은지 ,

하나의 문화현상은 그리 오래지 않아 또 다른 장르에게 그 자리를

혹 디자인 능력 외의 요소로 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있는지를 물었고

내어주어야 했지만 그 공간의 형식은 조금씩 변형되며 지속되어왔다는

이 질문에 대해 지원팀들은 공통적으로 평가에 대한 갈증에 대해서

것을 필립 존슨은 분명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야기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분명한 것은 당시 파빌리온을 찾은 관객들이

이에 최문규(연세대 교수)는 이 자리가 객관적 평가가 아닌 주관적

어떤 장르의 음악에 반응할 것인지 노년의 건축가가 공감할 수 있을

논의를 위한 것이며 김준성 심사위원장의 말대로 심사보다는 이야기를

확률은 몹시 희박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하나의 장르는, 디스코가

듣기 위한 시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는 김효영과 학교에 적을

한때 그러하였듯이 그것이 속한 세대의 정신 혹은 공기 같은 것이기

두고 있는 김이홍 , 남정민 외의, 아이디알, 서가건축, 경계없는 작업실 ,

때문이다. 이처럼 극복되기 어려운 세대 간의 간극은 음악 장르뿐

푸하하하 프렌즈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파트너십 체재,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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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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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표 후 진행된 공개 토론 및 질의 현장

5 푸하하하 프렌즈(왼쪽부터 한승재 , 윤한진 , 한양규)는 최근의

2 아이디알 건축사사무소(좌 - 전보림 , 우 - 이승환)는 ‘ 공공에게

건축 프로젝트뿐 아니라 개소 초기 주목받았던 인테리어 작업들을 포함하여 진정성에 기반한 다채로운 작업 세계를 선보였다 . 6 남정민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건축산업학과 교수는 ‘ 표면의 깊이 ’라는 제목 하에 건물들로 가득 찬 도시의 틈새에서 자연

공을 드리다 ’ 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시작하였으며 , 개소 후 예기치 않게 당선되었던 공공도서관을 계기로 기존의 관행을 극복하고 더 높은 수준의 공공건축을 구현하기 위해 보다 많은 도면을 그리고 건축과장에게 손편지를 쓰는 등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했다. 3 경계없는 작업실(좌 - 임지환 , 우 - 문주호)은 ‘ 현실의 건축 ,

업자와 같은 이야기 , 새로운 테크놀로지 등 새로운 건축을 가능하게

문제는 그것을 결정하는 권한이 심사자들의 몫으로 남아있다는

하는 조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고 말했으며, 장윤규(국민대

점이며, 그들과 다른 배경에서 성장해온 심사위원들이 과연 젊은

교수)는 건축이 실제로 만들지는 과정과 그 결과물에 대해서는 상세히

건축가들이 처한 시대의 분위기를 충분하고 적확하게 진단하고

소개된 반면 지어지기 이전에 생각이 구축되는 과정에 대해서는 설명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라운드 테이블이 진행되는 중 한 지원자는 심사

부족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 건축을 도출하는 방식에서의 새로움에

기준을 두고 이정도면 프리츠커상을 받아야 되는 것 아니냐는 반문을

대해서 물었다.

던지기도 했는데 , 단순히 훌륭한 건축가가 아닌 올해의 젊은 건축가를

그러나 질문 의도와 달리 , 대부분의 지원팀들은 새로운 개념보다는

뽑기 위한 심사 기준이라면 조금이라도 시대와 조우하기 위한 노력을

공공 또는 민간 영역에 존재하는 현실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극복하고

보여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된 세 개의 기준은 논란의 여지없이

기본에 충실하고자 함으로써 자신들에게 주어진 작은 주택이나 소규모

교과서적이었다. 어쩌면 차라리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동시에

공공건축물을 과거와 다른 수준의 질과 완성도로 구현하는 것이

서로 간의 차이 또한 인지하고 있는 지원팀들 간의 토론과 투표를 통해

자신들의 목표라고 답했다 .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더 정확하고 적절하게 그들이 속한 시대를

위와 같은 일련의 질문과 답변들은 대략 20년 정도의 터울을 가진 두 세대의 건축가들 스스로 설정한 극복의 대상이 서로

호명할 수 있는 방식일는지도 모르겠다. 공개심사 당일 젊은 건축가상 수상자로서 지원팀들과 가장 가까운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 거칠게 말해 앞 세대는 설계방법론에

시대를 경험하고 있는 이은경(EMA 대표)은 지원팀들에게 앞으로

있어서 정보의 부족과 세계와의 거리를 소거하는 것이 주요한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지 물었고, 이는 그날 질문들 중 가장 다채로운

과제였다고 한다면, 그와 같은 문제들이 상당 부분 해소된 오늘날

답변들을 도출했다. 올해의 젊은 건축가상이 그러한 바람들을 이루는

젊은 건축가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그동안 건축의 손길이 미처 닿지

데 부디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그들의 작업이 비록 언제나

못했던 영역들의 건축적 질을 확보하는 것에 있었다 . 사실 지금 젊은

사랑받는 클래식 음반처럼 폭넓은 공감과 지지를 받지 못하고 금세

건축가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은 갑자기 새롭게 나타난 것이라기보다

촌스러워진다고 하더라도 한 세대를 풍미했던 디스코처럼 시대와 깊이

앞서 해결되지 못한 채 지속되어온 것이며 , 동시에 그 문제들의 극복을

공명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가능케 하는 현재의 조건은 앞선 세대의 노력과 성과에 기대어 있는 것이기도 하다. 다소 거창하게 말하자면 , 한 해의 젊은 건축가를 선정하는 것은 곧 그가 놓인 시대의 성격을 규정하는 일이다. 일곱 팀의 건축가는 각자의 문제의식과 해결방식을 통해 자신이 속한 시대를 규정했다.

* 본문 전체 사진 제공 : 새건축사협의회 사무국 * 올해의 수상자 : 경계없는 작업실 , 남정민 , 김이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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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을 기회로 ’ 라는 주제 아래 IT와 같은 타 분야와 협력하여 부동산 개발 논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도출한 해결방안과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 4 김효영은 네 개의 프로젝트를 순차적으로 설명하며 , 각 작업마다 표현하고자 했던 건축의 감정적인 측면들에 중점을 두었다.

발생하는 식생들에 주목하여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의 경계면을 공업화된 모듈로 구축함으로써 도시 경관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 7 중학교 시절 목수의 꿈을 가졌던 김이홍 홍익대학교 건축도시대학원 교수는 목공을 통해 익혔던 크래프트맨쉽을 기반으로 개념설정과 구축 , 머리와 손의 균형을 보여주는 작업들을 소개하였다 . 8 서가건축(좌 - 오승현 , 우 - 박혜선)은 주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기존에 건축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거주 공간의 질을 채워나가기 위한 노력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REPORT+

개발성장 시대의 건축을 보존하는 방법 — 다시 시작하는 ‘ 한국 도코모모 ’ 의 배경과 과제 글 . 정평진 본지 편집간사 , 건축전문기자 1

얼마 후면 <삼일빌딩>이 등록문화재 대상에 포함된다. <공간사옥>처럼

그러나 이제 많은 것이 바뀌었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편화됨에

이례적인 경우도 있었지만 , 고도성장이 시작되어 특히 도심 내에

따라 필름 카메라라는 말이 생겨났듯이 서양식 건축이 일반적인 주거

이전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양의 건축이 생산되기 시작한

형식이 된 시점부터 양옥이라는 단어는 점차 사라지고 한옥을 구별하여

1970년대 이후의 건물들이 준공 후 50년을 맞는다는 것은 건축을

부르기 시작했으며, 아직 반세기도 되지 않은 아파트가 보존의

보존하는 방식에 있어서 이전과는 다른 접근이 요구된다는 것을

대상으로 논의된다. 이러한 오늘날의 변화는 지난 시간 도코모모

의미한다.

코리아가 수행해온 여러 활동들의 결과이기도 하다 . 도코모모

따라서 올해 2월 창립한 한국 도코모모는 15년 전 도코모모

코리아는 건축사무소와 대학의 설계 스튜디오에서 아직 리노베이션의

코리아가 설립되었던 때와는 상당히 다른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고 볼

중요성에 대해 크게 인식하고 있지 못했던 상황에서 신촌역사와

수 있다 . 2003년 기준으로 보존 대상에는 한국전쟁 이후의 건물들이

충남도청사 등 서울과 지방의 근대 건축물들을 대상으로 열한 차례

포함되지 않았으며 일제 강점기에 건립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디자인 공모전을 개최함으로써 설계 교육에 대한 대안적 역할과 동시에

도코모모 코리아 창립 당시 김정신(단국대 명예 교수)은 한국

근대건축물의 재활용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 나아가 구

근대건축사의 타율성론을 극복하고 독자적인 이론과 사관을

서울역사와 기무사 터의 활용 방안을 모색하는 등 도시 공간 내의 근대

확립하기 위해서는 근대적 자아가 건축에 반영되기 시작한 1970년대

건축물들의 보존과 활용에 대한 실천적인 활동들을 전개해나갔으며

이전의 건물들에 대한 보존과 연구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이번 한국

등록문화재 제도의 개선과 정비를 촉구하는 데에도 앞장섰다 . 2014년

도코모모 창립총회와 함께 열린 故 윤일주 교수 기념 심포지엄에서

9월에는 아시아 최초로 제 13회 도코모모 세계대회를 유치하기도 했다 .

‘ 한국양식건축 80년사 , 그 후 50년 ’ 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맡은

그러나 그 후 지난 3년간 도코모모 코리아는 사실상 활동이

이연경(인천대 일본문화연구소 연구교수)은 52년 전 출간된 책에서

중지되었다. 대회 종료 이후 2014년 11월 이사회는 공금 집행과

윤일주 선생이 ‘근대건축 ’이 아닌 ‘양식건축 ‘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운영상의 난맥상을 이유로 김태우 회장에게 사임을 요구했고 , 김

배경에 대해 타율적으로 만들어진 건축을 한국의 근대건축으로

회장이 이에 불응함에 따라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여 2015년 1월 15일

규정하는 것에 대한 의문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측했다. 그에 앞서

임시 총회를 개최하고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하였으나 이후 김

윤일주 선생에 대한 개인적인 인연에 대해 이야기한 김정동(목원대

회장이 절차상의 부당함을 제기한 재판에서 승소하여 단체의 정상화를

명예교수) 역시 지난날 근대건축 연구자들에게 우리의 건축이 아닌

위한 노력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일제 잔재를 다룬다는 비난이 적지 않았음을 회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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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는 사이 근대건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점점 높아졌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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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 윤일주 교수의 아들 윤인석 성균관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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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정책들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었다 . 결국 근대건축연구자들의

미래유산이나 국토부의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 ’과 같이6

활동의 장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됨에 따라 2016년

문화재로 지정 , 등록하지 않더라도 건물을 보존할 수 있는 방법들이

초 ‘근대건축연구회 ’가 결성되었고 , 연구회는 2016년 한 해 동안

존재하며, 문화재청이 관할해온 것들은 주로 도시에서 벗어난 곳에서

45개월 분량의 {독립신문}을 읽는 기초사료 정리 연구세미나를 5회 ,

오랜 시간을 견뎌온 소수의 문화재들인 반면 점차 보존의 대상으로

근대건축물의 보존-보강 - 보수에 대한 내용을 다루는 기술세미나를

포함되기 시작한 고도성장과 대량생산 시대의 도심 내 근대 건축물들은

6회 진행하였으며 2017년에는 각각 4회의 근대도시건축답사와

그 양과 성격을 고려할 때 문화재청의 관리방식보다는 도시계획

학술세미나를 수행하였다 .

전반과 연계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1988년 설립된

그와 동시에 근대건축연구회는 문화재청과 새로운 단체 설립에

도코모모가 1964년 베니스 헌장에 따라 세계 각지의 역사적 기념물과

관한 논의를 이어갔으며 , 2016년 9월 23일 리스본에서 열린 제 14회

유적지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단체인 이코모스와 스스로를 구분하여

도코모모 세계대회에 참석하여 인터내셔널 본부와 재가입 및 신규 법인

창립한 것 또한 근대건축의 기록화와 보존에 있어서 다른 접근을

설립을 검토한 끝에 2016년 11월 26일 근대건축연구회 발기인 대회를

필요로 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열어 새로운 단체의 창립 준비위원장으로 안창모(경기대 교수)를

창립총회에 앞서 2017년부터 재개된 디자인공모전 Re-

선출하였고 , 이후 1년여의 시간동안 한국 도코모모의 설립을 준비한

birth에서는 기존의 문화재청장상과 더불어 국토부장관상이 추가되어

끝에 지난 2월 돈의문박물관마을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문화재 개별적인 단위에서의 입장과 도시적인 규모에서의 입장에

가장 크게 달라진 두 가지는 종래의 사단법인이 아닌 재단법인으로

따라 두 개의 대상을 수여한다. 올해 공모전은 구 서울농대 본관을

설립되었다는 것과 단체가 문화재청이 아닌 국토교통부에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234팀이 사전 접수하고 147팀이 작품을 제출한

등록되었다는 것이다 . 안창모 위원장에 따르면 , 법인 형식의 변화는

가운데 김승회, 배정한, 우대성, 이영범의 심사에 따라 이호림 , 홍현준 ,

공금의 집행에 있어 과거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엄격히

김기영의 ‘ CORRIDORIUM’이 국토교통부장관상을, 최현원의 ‘남겨진

통제하고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함이며 , 문화재청이 아닌 국토교통부에

흔적에 미술관을 입히다’가 문화재청장상을 수상했으며 그 외에

등록한 것은 문화재청에 등록된 도코모모 코리아의 문제가 아직

50개 팀이 우수상( 2) , 특별상( 3) , 특선( 8) , 입선( 37)에 선정되었다 .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성격의 단체가 추가되는 것이

수상작은 6월 23일 토요일부터 일주일간 돈의문박물관마을 D동

어려웠을 뿐 아니라 , 지난 경험을 통해 근대건축을 다루는 방식에

서울도시건축센터 1층에 전시됐다.

대한 새로운 접근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는 서울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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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학과 교수가 본 행사에 앞서 발언을 하고 있다 . 그는 이날 윤일주 교수의 형 윤동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 형제가 쓴 동시를 묶어 출간한 시집 «민들레 피리»를 소개하며 심포지엄의 의미를 밝혔다. ⓒ서울도시건축센터 심포지엄의 첫 발제를 맡은 김정동 목원대학교 명예교수는 고 윤일주 교수의 저서 «한국양식건축 80년사»를 종로서적 센터에서 1900원에 구입한 기억을 시작으로 이후 이어진 그와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서울도시건축센터 한국도코모모 설립 추진위원장을 수행해 온 안창모 경기대학교 교수가 창립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 ⓒ서울도시건축센터 2016 한국근대건축 기술 세미나 포스터 2017 Re- birth 공모전 포스터 2018 Re- birth 공모전 포스터


REPORT+

나의 건축과 인사 하실래요 ? — «클럽나인브릿지 파고라» 출간의 의미 글 . 정평진 본지 편집간사 , 건축전문기자

(좌) «클럽나인브릿지 파고라», 공간서가, 2018. 4 (우) 클럽나인브릿지 파고라 전경 ⓒ에프라인 멘데스

기공식 고사상의 돼지머리는 건물이 잘 완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이다 . 그밖에도 여러 설이 난무하지만, 모든 것을

건축이 가진 특정한 패러다임의 일부이다. 한편, 크리스티앙 프랑소아(낭시건축대학 유리 디자인 학과장)의

예측하기 어려운 과정에 대해 무운을 비는 이 오래된 한국의 문화는 전

글은 식물원 건축에서 시작되는 철과 유리의 역사적 건축물들을

과정을 데이터화함으로써 극한의 정도까지 예측가능성을 끌어올린

나열하고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철과 유리의 건축이, 강한 장소성을

첨단의 기술로 건물을 짓는 오늘날에도 지속되고 있다.

가진 <클럽나인브릿지 파고라>와 달리, 정복과 수집이라는 대단히

문제는 고사를 잘 지내고 바람대로 건물이 무사히 세워진 뒤에도

반 -장소적인 동기에서 시작되고 발전해왔다는 사실이다. 그는 환경과

건축가의 고민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건물의 물리적 완공이 곧

생태의 보존 및 존중에 대한 당위와 희망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글을

건축으로서의 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이 차이는

맺고 있으나 언급된 역사적 건물들이 그러했듯이 <클럽나인브릿지

건축가 이정훈이 <클럽나인브릿지 파고라>의 완공 후 지난 4월

파고라>가 그러한 전환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앞으로의 유리 건축에

프로젝트와 같은 이름으로 출간한 책의 의미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가는 시간을 두고 지켜 볼 일이다.

이유이다. 그는 서문에서 건물과 건축의 완성을 구분하며 그 기준점을

이처럼 프로젝트에 대한 모순적인 서술은, 완성된 파빌리온을

매체를 통한 의미와 가치의 공유 , 즉 출판으로 삼고 있다 . 건축 출판이

주변의 경관과 함께 아름다운 사진으로 담아 낸 에프라인 멘데스의

단지 작가와 작품을 알리고 기록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것이며, 또한

포토 에세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면들이 <클럽나인브릿지

그래야 한다는 요청이다. 이처럼 건축과 출판의 의미에 대해 건축가가

파고라> 자체의 성취보다는 그것이 열어젖힌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서

가진 적확한 인식과 태도는 이 책의 성취를 뒷받침하는 가장 큰 요소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과 관련되어있다. 책 후반부의 이중 덕트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

시스템을 비롯한 제작 기술 및 시공 과정에 대한 내용 역시 마찬가지로

그렇다면 <클럽나인브릿지 파고라>는 동명의 책을 통해

동일한 요리의 반복과 재현으로 본다면 지루하게 느껴지겠지만 향후

진정으로 건축적 완성을 이루었을까? 먼저 , 책의 전반부를 이루는

확대 , 확장 및 변용 가능한 레시피로 받아들이는 독자들에게는 대단히

세 개의 글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장소 -특정적 성격과

흥미로운 안내서가 될 것이 분명하다.

비-장소/ 반 -장소적 가치 사이에서 이 프로젝트가 가진 모순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클럽나인브릿지 파고라>의 건축적 완성을

이정훈은 600년 넘은 팽나무를 비롯해 주변의 건물, 환경과 관계 맺는

알리는 준공식의 테이프보다는 그것이 지닌 가능성의 실현을 염원하기

파빌리온의 장소성에 대해 설명하는 동시에 기술적인 면에서 이 건물이

위한 기공식 고사상의 돼지머리에 더 가깝다. 지폐를 말아 돼지

다시 분해되어 제주가 아닌 다른 곳에도 정확히 재현가능하다는 사실을

콧구멍에 꽂아 넣는 대신 독자가 책을 집어 드는 순간 <클럽 나인

강조했다. 이것은 본문 중에서 피포 쵸라(로마국립 21세기 미술관의

브릿지 파고라>는 비로소 건축으로서 완성되기 시작할 것이다.

큐레이터)가 안정성과 유동성이라는 용어로 표현하고자 했던 파빌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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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황순우의 도시재생 실험

: <팔복예술공장>으로 <인천아트플랫폼>을 넘어서다 REPORT+

글 . 전진삼 본지 발행인

WideAR no.62

1 공장 전경

인천아트플랫폼 1으로 도시재생에서의 눈에 띄는 건축적 성취를 일궈낸 황순우(57, 바인건축 대표)의 근작 팔복예술공장에 대한 이야기다 .

1) {와이드 AR} 2009년 3- 4월호(통권 8호) ‘ 이슈 3: 인천아트풀랫폼 ’

기사 참조 바람

2015년 우연한 기회에 전주시의 공설운동장 주변 도시문화재생

되고 공단 인근 마을에는 지역의 원로들에게 ‘단칸방’으로 기억되는 근로자들의 열악한 거주형태가 기생하게 된다. 이후 산업구조의 변화, 첨단 기술 및 소비 형태의 급격한 발전 양상으로 인해 발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제조업은 자연도태되고, 점차 시설의 노후화와

프로그램의 자문을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되어 2016년 3월

환경개선 미비로 공단에서 퇴출되는

전주시(전주문화재단)와 계약을 맺고 현재까지 매주 절반의

기업들이 많아진다. 공단 내 곳곳에

시간을 각각 인천과 전주에서 보내며 열정적으로 작업을 수행해온

오랜 세월 빈 건물로 남아 있는 공장들이

황 대표는 팔복예술공장의 총괄기획자(건축 및 아트 디렉터)로서

출현하게 된 이유다 .

인천아트플랫폼에서의 경험을 넘어서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생 작업을 구현해내고 있다. 팔복동은 1961년 5· 16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박정희 정권의

팔복예술공장이 위치한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 2가 243- 3번지는 구 쏘렉스(SOREX, 1979~1991)

제 3공화국 시절에 공단지대로 주목받는다 . 1960년대 후반 팔복동

공장 터로 약 4천 평 남짓하다. 한때

3가 일대에 삼성계열사 새한제지가 공장을 건립( 1968)하면서 도로망

새한미디어와 경쟁하는 국내 굴지의

구축 , 사택단지 조성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전주 제 1공업단지가

카세트테이프 생산업체였던 이 기업은

조성된다 . 기록(자료사진 참조)을 살펴보면 새한제지 공장 기공식에

당시 450여 명의 (그 중 400명이 여성)

박정희 대통령이 참석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발전단계

근로자가 근무했었는데 400일이 넘는

국가의 주체들이 산업단지가 조성되는 수도권 및 지방 각처에 공을

노동쟁의 등 노사 갈등 및 산업모형의

들이고 있는 태도를 엿보게 한다. 반면에 이 같은 공단의 조성은 서슬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까닭에

푸른 권력의 비호 아래 저항이 거세된 기존 마을의 해체로 이어지게

시장에서 퇴출되고 공장 시설은 25년간

황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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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주 제 1공업단지 새한제지공장

기공식(1967.3.22.) 3 전주 제 1공업단지 새한제지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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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공식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 (사진 중앙) 전주 제 1공업단지 전경(1968.7. ) 대지 전경 공사 후 공사 전 투상도 및 평면도

버려진 채 비어있었다 . 전주시는 이곳에 공원을 조성키로 하고

잊혀져가는 가까운 과거의 사건을 재생함에 있다 . 그렇게 수집된

부지를 매입하여 도시문화재생의 앵커시설로 조성하는 큰 그림을

자료들은 아카이빙 되어 이 지역의 생활문화자산으로 거듭나게 된다 .

그린다 . 문화체육관광부의 폐산업시설을 이용한 문화시설조성

팔복예술공장의 생성과정이 특이한 (응당 그러해야 함에도

지원금을 더하고, 부지에 연접하여 코레일 소유의 전주 제 1산단

현실이 외면하는) 것은 시설 계획을 우선시하지 않고 버려진 장소를

산업철로(동산역과 북전주역을 잇는 1.7km의 화물전용 단선

기반으로 하는 시범운영pilot 프로그램을 통해 항차 이곳을 사용하게

철로)와 금학천이 흐르고 있는데 철길은 산단재생사업 , 하천은

될 주체들(예술가, 문화기획자, 시민, 기업 및 근로자, 학생 , 마을주민 ,

국가지원사업으로 사업비를 지원받는 구조로 추진하고 있다.

행정 관계자 등)의 소통과 참여를 유도하는 충분한 준비 과정을

중앙정부의 지원금 활용 경로에 밝은 황 대표의 기획이 돋보이는

거친다는 점이다. 이는 황 대표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이루지 못한

부분이다.

프로세스 기반의 아트작업(프린지 스테이 & 네트워크 파티 , 공장 레지던시 프로그램, 파일럿 전시 등)과 커뮤니티 디자인 작업(커뮤니티

행정 리더십이 빛나는 프로젝트

매핑 , 라운드 테이블, 컨퍼런스 등)의 결과를 토대로 팔복예술공장

팔복예술공장 예술감독(총괄기획자의 현장 호칭)으로 부임한

리모델링 건축의 디테일 도면을 그리게 되는 주요한 팩트fact로

황 대표는 전북대 무형문화연구소 아카이브 팀을 이끄는

활용하게 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거기에는 민선시장 임기

함한희(고고문화인류학과) 교수와의 협력 작업을 통해

말 1년여의 시간에 걸쳐 프로젝트가 진행됨으로써 자칫 눈에 보이는

팔복예술공장이 위치한 역사적 , 문화적 장소성 발견을 위한 밑 작업에

성과품 생산이라는 행정의 압력에 밀렸을 법한데 이 지점에 대해서는

착수한다. 이들 작업의 목표는 현대산업사회의 대표 아이콘인 공장과

최근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김승수 전주시장의 무간섭주의가

그곳을 기반으로 일하면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을 조망하며 빠른 템포로

바람막이가 되어 주었다. 바람직한 행정 리더십의 사례가 쌓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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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WideAR no.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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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평면도

팔복예술공장의 공간은 크게 3단계로 나뉘어 조성된다. 현재는 1단계까지 조성된 상태 . 창작공간(스튜디오) , 실험공간(랩) ,

전시장 +멀티박스(전시, 공연 , 컨퍼런스 , 워크숍), 팔복살롱(커피숍 & 베이커리 , 아트샵) , 창의예술공간(창의예술학교 , 상상놀이터)이

2층 평면도

완성된 상태이다 . 2단계에서는 꿈꾸는 예술놀이터(예술교육), 커뮤니티 가든+예술놀이터 , 다목적홀( Future space, 파티 공연 전시) , 그림책 공방이 준비되고 있으며 , 3단계에서는 (철길을 이용한) 도시갤러리 , (주민과 기업이 함께 만드는) 시간의 숲 , (팔복예술공장과 삼례예술촌을 연결하는) 아트 트레인이 조성될 예정이다 . 팔복예술공장은 공장부지 내 폐건물을 공원의 핵심 요소로 제안한다 . 예술놀이터로서의 건축의 역할에 주목하며 예술가와 함께 하는 공간성, 주민과 함께 하는 장소성을 강조한다. 이는 리모델링 비용의 최소화와도 연결되는데 철거와 보존에 예술가와 주민의 감성과 기억을 적절히 용해시켜 물리적 형태의 보존에 기억의 감성적 공유를 연결하고 철거 흔적을 보존하며 기존 공장 건물의 재료를 재활용하여 시간이 적층된 재료의 퇴색을 최대한 유지하는 등 재생의 원칙을 삼고 있다 . 이를테면, 400명 여공 중 교대 근무제에 따른 200여 명이 동시에

3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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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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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 팔복예술공장 외부 14~15 컨테이너박스 연결통로 ⓒ마당발 16 팔복예술공장 외부

16 WideAR no.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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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팔복예술공장 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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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층 가이드 월 ⓒ마당발 19 2층 화장실 아트작업 ⓒ마당발 20~22 전시장 내부 ⓒ마당발 23~24 카페 써니 25 카페 써니 조형물 ⓒ마당발 26 전시장 천창 ⓒ마당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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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하던 2층 여자 화장실 4칸의 존치는 그 시절 우리네 누이들이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고통을 감내해야 했던 근무환경을 상기시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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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에서 바람직한 모형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 사업 초기, 지역에서 이곳을 바라보는 시선 혹은 생각은 어땠을까 ?

장치이며, 남겨진 가로로 긴 고창 또한 외부세계와의 철저한 단절을

기존 체계를 유지하려들며, 변하지 않으려는 보수성향의 문화예술

통해 기계적으로 작업에만 몰두하게끔 만든 감방監房형 공장 창호의

권력층의 반발이 거셌을 것이 예상된다. 외지인이란 이유만으로 그

흔적이라는 점에서 보존을 주장하는 여러 참가자들의 생각을 반영한

논란의 정점에 서서 위기의 시간을 보내야 했던 총괄기획자 황 대표가

것이다 .

말을 아끼는 지점이다. 우여곡절 끝에 1단계 공간의 완성에 이르는 동안 저간의 오해와 이유 없는 거부는 상당 부분 자정되었다.

동네 보물창고로 거듭나기까지

정작 황 대표의 현실적 고민은 지방이라는 한계상황에서 기인하는

이렇듯 준비과정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주민들의 동선을

것인데 지속가능한 재원 조달의 문제와 지리적으로 불편한 접근성을

공장 곳곳에서 발견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 그중에서도 카페 써니를

어떻게 극복하는가에 닿아 있다. 공단 내 섬과 같은 위치로 말미암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다섯 명의 스태프들의 존재는 인상적이다. 저들은

당장은 학생 및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과 당분간 공공의

모두 여성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하는 일은 카페 공동운영,

지원을 유지하면서 이곳이 공단 내에 위치하고 있음을 기회요인으로

전시장 도슨트, 건물 청소 등에 이른다 . 공장의 안살림꾼이자,

삼아 지역 기업의 후원 프로그램을 정착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자발적 PR인력으로 활동한다 . 저들은 주저 없이 이곳을 “우리 동네

있다 . 전주의 강점인 전통예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분야인

보물”이라고 말한다 . 주민 스스로가 팔복예술공장에서의 경험을

현대미술을 기반으로 하여 예술공장을 팔레트 삼아 주변공단을

매력자본화 한다는 기치가 구호를 넘어 건강하게 구동되고 있다는

캔버스로 작동시킴으로써 역사도시 전주에 현대예술을 전파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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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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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이자 주변도시와의 네트워크를 가능케 하는 기능을 차분하게

있을 정도로) 올해 4월의 개관전과 5~6월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안착시켜나가면 충분히 지역 내외의 잠재 자본을 끌어낼 수 있을

기획전 등의 연속 프로그램을 통해 실험성 짙은 젊은 현대미술

것이라고 황 대표는 자신한다 .

작가들과 함께 전주가 배출한 육근병 , 정현 작가의 계보를 연결하는

인터뷰를 하는 내내 황 대표는 건축가이기에 앞서

등의 일련의 기획은 팔복예술공장이 단순한 산업시설재생 사업에

팔복예술공장의 콘텐트와 운영 전반을 아우르는 예술감독의 위치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예술가 중심의 탄탄한 콘텐트 기반 문화재생 사업의

인천아트플랫폼에서 하지 못한 역할 게임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모습이

팩토리로서 성장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곳은 당분간 지역의

역력해보였다 . 물리적 공간의 재생작업에 더하여 생기가 넘쳐나는

핫hot플레이스로 전국적 유명세를 탈 전망이다 .

살아 있는 공간으로 완성시키는 작업이 매력적이지만 매우 고단한 일임에 분명해 보이는데 예술가 중심의 공간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들이 꿈꾸는 지속 가능한 삶이 이 공간(공장)에서 실존 가능한 구조로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렬하게 다가왔다 . 건물 리모델링 공사에 앞서 18인의 아티스트가 참여하여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개최됐던 전시(‘비일상 ’ 전)에 5천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한 (지역 내 어느 누구도 그렇게 많은 수의 관람객이 찾을 거라고 예측한 사람은 없었다) 진기록을 세울 때 이미 예술공장으로의 성공적 진화를 예단케 했으며 (혹자는 그 때 그 전시를 개관전으로 인식하고

팔복예술공장 개요 대지면적 : 13,224.00㎡ 건축면적 : 2,630.87㎡ 연면적 : 4,246.73㎡ ( 1단계 : 2,693.40㎡ , 2단계 : 1,553.33㎡) 조성비용 : 50억 원 * 취재협력 : 황순우(팔복예술공장 총괄기획자 , 바인건축 대표 , 건축가) * 사진 및 도판 출처 : 황순우(별도 표기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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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비일상 ’전 참가작 1 강현덕 2 김영섭 3 박박영 4 손몽주 5 이자연 6 정승 7 이자연 8 한석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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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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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BOOK ESSAY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 조성룡의 첫 책 , «건축과 풍화»에 대한 바람 잡는 이야기 글 . 조병준 시인 , 문화평론가 1

“ 건축은 지어지는 순간부터 풍화(風化 , weathering : 지표를

동네의 골목길과 오래된 집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구성하는 바위, 돌 따위가 햇빛 , 공기, 물 등의 작용으로 점차

복덕방이라는 단어 자체가 죽은 말 死語이 되어버린 시대다. 부동산

파괴되고 부서지는 현상)라는 과정을 통해 퇴화하고 소멸에

중개소에서는 더 이상 복과 덕을 중개해주지 않는다. 심지어 움직이지

이른다 ... 건축의 목표는 이 피할 수 없는 과정에서 (기술을

않는 재산 不動産이라는 단어조차 원래의 뜻을 잃어버린 지 오래다 .

통하여) 가능한 한 풍화를 지연시키며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아파트의 경우 , 그 소유권은 얼마나 쉽게, 자유롭게 움직이는가 .

노화를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는 데 있다. ”

한국에서 아파트는 심지어 풍화의 과정을 제대로 겪을 틈도 없이

— «건축과 풍화» 머리말 중에서

철거된다 . 지어라, 사고팔아라, 부숴라, 다시 지어라, 그러면 너희가 돈을 얻으리라 . 아파트 공화국 대한민국의 민낯은 그래서 언제나

모든 태어난 것은 죽는다 . 태양에도 정해진 수명이 있고, 심지어 우주에도 정해진 종말이 있다 . 엔트로피 증가, 열역학 제 2 법칙은

보톡스 맞은 것처럼 팽팽하다. 풍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 아시아 선수촌 아파트에서 시작된 조성룡의 건축 인생 중 몇 개의

가차 없고 예외 없다 . 나이가 오십 중반을 넘어가면서 문자 그대로

중요한 이정표들을 거치면서 ‘건축가 할아버지’의 이야기는 이어진다 .

‘ 뼈저리게 ’ 실감하는 우주의 법칙이다 . 자꾸 고장 나고 제대로 수리하지

소마 미술관 , 서울역 고가,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북촌 가회동 11번지

못한 채로 굴려야 하는 몸이 나를 서글프게 한다. 심지어 내 집은

계획 , 해운대/분당/ 양재 / 도곡동의 연립주택, 이화마을 재개발 계획...

이제 겨우 22년밖에 안된 주제에 벌써부터 끝없는 수리를 요구하기

실현된 계획들의 이야기도 귀를 즐겁게 하지만, 끝내 ‘계획’으로

시작했다. 뼈마디엔 바람이 들고 , 콘크리트 사이엔 빗물이 스며든다 .

끝나버린 건축의 이야기는 귀를 더 쫑긋 세우게 만든다. 아까워라 .

풍화. 바람이 되기. 건축가 조성룡 선생이 세상에 내놓은 ‘첫 책 ’ «건축과 풍화»는

‘ 수목원(콘크리트 고가도로에 수목원이라니 이 무슨 기괴한

명칭인가 !)’ 이 된 서울역 고가를 걸으면서 느꼈던 분노가 되돌아왔다 .

쉽게 술술 읽혔다. 건축의 밖에서 서성이는 사람, 문외한인 내가 이

나무들이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이리 참혹한 고문을 겪어야

책을 '어 , 이건 내 얘기야 !', 아주 많은 대목에서 '공감 '하면서 읽을 수

하는가 ... 어릴 적부터 내 ‘개인적’ 기억들이 쌓여온 동네에 낡은 집들을

있었다 . 건축을 이야기하는 책에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미덕이다.

리모델링한다며 들어선 희한한 카페들을 지나며 내뱉을 수밖에 없었던

그 미덕이 가능했던 것은 우선 이 책이 ‘입말口語’로 전한 이야기였기

탄식도 돌아왔다. 고층 아파트 단지로 변한 것보다야 백 번 낫긴

때문이었으리라. 구술口述의 힘이다 . 조성룡 선생에겐 죄송하지만,

하지만 , 그래도 동네의 역사, 주민들의 시간과는 아무 맥락도 연결되지

마치 동네에서 오래 살아오신 복덕방 할아버지에게서 동네 이야기를,

않는 그 리모델링의 몰인정함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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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2 본문 중 142~143p ⓒ수류산방(이지응) 3 본문 중 232~233p ⓒ수류산방(이지응)

죽은 자식 무엇을 만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는 하나 , 그래도

싶었던 일이 바로 그것이 아닐까, 나는 그렇게 믿는다. 숨 불어넣기.

그 이야기들은 해야 하고 들어야 한다 . 모든 전설과 신화에서 주인공

바람을 통하게 하기 . 그래서 다시 살게 하기 . 이 책은 조성룡이 혼자

영웅의 실패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실패가 영웅을 만들기 때문이다.

책상에 앉아 쓴 책이 아니다. 건축을 공부하는 제자들과 함께 , 시인들 ,

실현되지 못한 계획의 이야기는 그 실패의 이유를 곱씹게 만든다.

책쟁이들과 함께 구성한 작은 마을에서 함께 만든 책이다 . 듣는 이가

이유를 알게 되면 대비책을 강구, 또는 상상하게 된다. 서울이라는

있었으니 이야기하는 자도 신나서 풀어내지 않았겠는가 .

도시 , 범위를 확장하면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빚어진 그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건축의 실패를 우리는 이야기해야 한다 . 자꾸 되풀이해야 한다. 서울 시민 천만 중에 백만 명이라도 , 아니 청와대에 청원을 넣을 수

조성룡이 이 책에 실린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자리들에 끼지 못했던 것이 아깝다. 엮은이 심세중이 충실하게 문자로 전화시키긴 했겠지만, 현장에서 듣는 이야기는 얼마나 더 풍성했을까. 복덕방 할아버지의

있는 20만 명이라도 건축에 , 서울역 고가와 이화마을에 관심을 갖고

안내를 받으며 골목길을 순례하고, 집주인들이 살아온 이야기, 동네의

있었다면 , 상황은 지금과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다. 시민들이 풍화의

역사를 듣는 것처럼 재미나고, 피와 살이 되는 이야기였을 텐데 ...

과정을 겪고 있는 건축물에 대해 ‘공감’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면, 우리

다행인 건, 이 책이 또 다른 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건축과

도시의 모습은 지금과는 아주 많이 달랐을 것이다. 이 책을 보다 많은

풍류»로 , 그리고 «건축의 소멸»로 이어질 계획이라고 한다. 그 계획이

시민들이 읽어야 하는 이유다.

계획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책이라는 구조물이 되어 또 내 손에

이 책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는 ‘길’과 ‘마을 ’이다. 길과 마을.

들어오기를.

사람이 다니는 길 , 사람이 사는 마을. 사유재산으로서의 건축이 아니라 ‘ 공공재 ’ 로서의 건축을 작업의 중심에 두는 조성룡이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 자연스러운 일이 부자연스러워지는 일이 너무도 일상다반사가 된 한국이다. 도시의 재생을 떠들지만 그 결과는 예외 없이 뿌리 뽑힘(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우리는 이미 충분히 보고 듣고 경험했다. 이 도시에서 공동체는 복덕방처럼 죽은 말에 가깝다. 빈사 상태에 빠진 공동체 , 그리고 건축의 공공성 . 빈사 상태에 빠진 사람을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인공호흡, 숨을 불어넣는 일이다 . 조성룡이 이 책을 통해 하고

조병준은 서강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을 공부했고 , 관련된 직장생활을 잠시 했다 . 나이 서른을 눈앞에 두고 처음 , 바다 건너 인도로 여행을 시작했다 . 첫 여행에서 돌아온 후 넥타이를 풀고, 어린 시절부터의 꿈이었던 ‘시인의 길 ’로 들어섰다 . 프리랜서 글쟁이 생활 틈틈이 배낭을 메고 지구별 세상을 들락거렸다 . 인생길 , 여행길에서 얻은 이야기들을 이리저리 꿰어 «나눔, 나눔, 나눔»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사랑을 만나러 길을 나서다» «따뜻한 슬픔» «나는 세상을 떠도는 집» «정당한 분노» «기쁨의 정원» 등의 책을 펴냈다 . * 자료협조 : 수류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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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AR no.62

1 책 표지 ⓒ수류산방(이지응)


REPORT+ COLUMN

잠실대첩 : 시소게임과 치킨게임의 사이 —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국제설계공모전의 쟁점 글 . 전진삼 본지 발행인

1

“ 문제도 이 땅에 있고 , 해법도 이 땅에 있다 . ”

기점으로 표류하면서 행정과 민간, 건축계의 뿌리 깊은 불신을 노정시키며 건축가의 설계 의지는 주민들이 관심하는 경제적 가치와

오늘 새삼스럽게 고故 정기용 선생이 남기고 떠난 마지막 경구가

건축전문가들이 좇고 있는 사회적 가치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귓전을 때린다. 나는 지금 선생이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우정을 나눴던

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건축가 조성룡과 관계된 글을 적고 있다. 막연하게 뇌리를 스치는 선생의 고언을 글의 머리에 적은 이유다 .

애당초 서울시의 기획은 ‘아파트 공화국’이란 명예롭지 못한 수사의 대표성을 지닌 도시 서울의 부정적 이미지를 단칼에 베고

조성룡(74, 성균관대 성균건축도시설계원 초빙교수)은 최근

공공성을 앞세운 도심주거문화의 특별한 모범으로서 잠실주공5단지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국제설계공모전의 당선작가로 화제의 인물이

재건축 사례를 빛나는 시정 업적의 전선에 세울 것인 양 재건축부지의

되었지만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건축계의 축하 인사를 받아 마땅한

성격을 종 상향시켜 주는 등 예외적인 대우를 마다하지 않았다.

그가 현실적으론 종내 심적 괴로움과 정신적 고통을 감내하느라 노장의 기백은 나날이 쇠잔해지고 있다 . 서울시가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의 국제설계공모를 추진하며

그러나 재건축에 따른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의 관련 조항을 간과한 채 국제설계공모전이란 프레임 행정을 통해 공모요강의 1등 당선작가의 지위는 무색해졌고 급기야 조성룡은

사유재산권에 공공성을 개입시키려 한 ‘근사한’(개인적으로 나는 이

바람 앞의 등불 신세가 되고 말았다. 도정법에 아파트 재건축조합은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 그럴듯하게 괜찮다 ’는 의미의 형용사를

주민총회의 투표로 주민들이 설계안을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건축동네에선 의외로 자주 쓴다 . 하여) 기획은 그로써 막상 재산 가치의

조합원들이 설계안에 만족하지 않을 경우 복수 후보 중에서 다른

고공행진과 사회적 계급 상승을 욕망하는 주민 조합(원)의 강한 반발에

설계안을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부딪혀 버렸다. 게다가 국제설계공모전의 결과 발표시기가 지난 6월

금번 당선안의 결정 과정에서는 실제 재산권을 행사하는 주민들의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이었는데 서울시는 당선작 발표의 방식에서부터

입장을 원천 차단하고 외부 전문가들로만 구성된 통상의 설계공모전

석연찮은 운영을 통해 당선한 건축가와 재건축 조합, 건축계 모두의

심사방식을 택하였다. 심사과정에 비전문가인 주민이 배제된 것에

감정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

대하여 그 이유를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그렇다하더라도

일의 진행이 순조로웠다면 도시건축 및 주거정책 초유의 ‘박원순

주민(조합)이 권한을 위임한 제 3의 인물이 심사위원단에

프로젝트’ 라 불릴 만큼 의미와 여파가 컸을 금번 잠실주공5단지

합류하였다면 당선작 결과 발표 이후 상황은 다른 국면으로 전개되었을

재건축 프로젝트가 예고된 암초에 발 묶여 국제설계공모전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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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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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잠실주공 5단지 주거복합시설 국제설계공모 당선작 _ 조감도 3 배치도 4 미기후(일영도) 분석(엑소노메트릭) 5 미기후(바람과 미세먼지) 분석

긴 시간대로 보면 지금의 시간은 국민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아카데미 안에서 그의 지향점이 각별한 가치를 지녀왔듯

행사하는 건축정책의 초기 시대를 지나가고 있는 것임에 시행착오가

고통을 수반하게 될 필드에서 그것이 꽃을 피우길 기대한다 .

당연지사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주민의 정서를

우선협상대상자로서 주민들과의 대화가 설계안을 수정하는 지난한

무시하고 , 또한 법조항 이해의 실기를 방조하고 , 국제설계공모전이란

과정이라고 단정짓기보다는 당선안에 담은 건축의 깊고 아름다운

‘ 근사한 ’ 프레임의 과포장에 판단이 흐려졌을뿐더러 , 막상 주민들의

생각을 주민(조합)들에게 충분히 전달하고, 아울러 저들의 생각을

거센 저항과 맞닥뜨려지자 발뺌하는 모습으로 비추는 서울시의 행정은

꼼꼼히 듣고 디자인에 담아 공공성과 사유재산권이 동시에 보호받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서울시는 좋은 뜻에도 불구하고 절차상에서

유례없는 합의의 결과로서 잠실주공5단지의 재건축 설계안을

빚어진 행정의 과오를 인정하고 당선작가 조성룡과 주민(조합)에

확정짓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진심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며, 국제설계공모전의 주최자이자, 민원의 중재자로서의 소임을 충실히 해야 할 것이다 . 미래의 생활 안정이 불투명한 주민들이 사유재산권을 보호받고

모든 문제의 발단이 시간과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기대치의 크기와 그로 인한 시선의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이니만큼 주민과 행정 , 전문가 사회의 각기 다른 입장에서의 공방은 늘상 있어온 것이다 .

싶은 것을 두고 저들이 강남 주민들이라는 선입견으로 가진 자의

이후에도 시소게임seesaw game은 지루하리만치 계속될 터 중요한 것은

오만이라고 비난하고 추궁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지난 10년 오매불망

그것이 치킨게임chicken game이 되어 파국을 향해 가지 않아야 한다는

재건축의 시작을 기다려왔던 주민(조합)들의 시선이 그 사이 전개돼온

것이다. 주민들은 당선안이 경제적 가치, 사회적 가치를 넘어서 사람의

도심 재건축 아파트들의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그보다 더 크고

가치를 소중히 여긴 노작 勞作임을 이해하고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화려한 것을 욕망하는 심리를 경계하고 단죄하려 드는 건축전문가

갖기를 희망한다. 국내외적으로 실력이 인정된 대가 大家를 극진히

사회의 태도 또한 제고의 여지가 있다 .

대우하고 그의 건축생각을 존중하면서 주민들의 꿈을 담아갈 때에

금번 조성룡의 당선안 또한 주민들과의 충분한 대화, 설득 , 소통을 통해 재건축 설계안이 확정되는 것은 평소 거버넌스governance를

잠실주공5단지는 우리 도시주거문화의 미래비전으로 기록되기에 맞춤할 것이다.

교육의 핵심가치로 주장해온 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다. 국제설계공모전이라는 프레임 안에 갇혀서 권력화된 디자인의 무소불위 힘을 행사하는 데에 불편을 주는 작금의 사태에 대해 불안해하고 , 고뇌하는 것은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만은 않는다.

* 자료협조 : ubac 조성룡도시건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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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AR no.62

1 책 «건축과 풍화» 출판기념 특강( 2018.5.28., 보안여관)에서의 조성룡 ⓒ김재경


REPORT+

Emerging Architect 02

지문 地文도시건축

1 (좌로부터) 이승한 , 조현정 , 최영순

지문地文은 ‘바탕글 ’로서 ‘땅 위에 쓰는 이야기 ’라는 의미다. ‘ 지속

Constructives,

가능한 문화 ’적 바탕으로서의 건축과 도시 그리고 일상 환경을

현장을 기반한 실무 경험도 하게 된다. 지금은 지속가능한 문화적

연구하고 실천하고자 2018년 3월에 개소한 건축 도시를 연구하는 신생

바탕으로서의 건축과 도시 , 일상 환경을 고민하는 지문도시건축에서

사무소이다.

공동대표로 활동을 하고 있다.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을 조직의 형태에 담아보고자 사회적 기업으로 접근하였다. 2018년 사회적 기업 육성사업에 선정되어 활동 중이며 현재는 서울시 사회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국토부에서 주관하는 주민참여 프로젝트팀 자문단의 일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지문도시건축(이하, 지문)은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과 지속가능이라는 주제의 언저리에서 방황하던 세 건축가(조현정 , 이승한 , 최영순)가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인 만남을 통해 결성하였다. 현재는 창업 초기(석 달 째)로, 사무소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과정에 있다. 이들은 지역이 당면한 문제들을 건축가로서 함께 고민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와 건축에 관한 연구에 참여하는 경험과

[논문 및 저서] ▣ « La pérennité du métier d’ architecte, L’ architecte, face à l’ évolution des outils et de l’ environnement du métier» , 2017, Lyon. Mémoire de l’ HMONP( Habilitation à exercer la Maîtrise d’ Oeuvre en son Nom Propre) , ENSA Lyon «건축가라는 직업의 지속성 , 작업 환경과 도구의 진화를 맞이한 건축가의 역할에 대해서» , 2017, 리옹 . 프랑스정부공인건축사 논문 . ▣ « Les dialogues du Village d’ arroseurs» , 2016, Grenoble. Projet de fin d’ études : Master Architecture, Environnement et Cultures Constructives, ENSA Grenoble

«물 주는 사람들의 마을에서의 대화» , 2016, 그르노블 . 건축 , 환경 , 지역기반문화 석사 논문 . ▣ « L’ art de la relation dans la vie quotidienne» , 2015, Grenoble. Mémoire du Diplôme de Spécialisation et d’ Approfondissement - Architecture de Terre, ENSA Grenoble

해결방안 모색에 참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DSA( Poster Master) / Architecture de Terre / ENSAG( École Nationale Supérieure

관계에 주목하는 건축 , 이를 구현하는 적정 재료 개발 및 자원의 순환을

d’ Architecture de Grenoble)

실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조현정 , 프랑스 국가 공인 건축사 (HMONP) 한국에서 건축과 생태건축을 수학하고, 크고 작은 사무실에서 실무를 경험했다. 그 와중에 틈틈이 한국에서 “풍경이 지속되지 못하는 것”에 관한 질문들을 갖게 된다 . 그리고 배운 것과 실무에서 실행하는 프로젝트 사이에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이를 빌미 삼아 고대 도시들이 현존하는 서유럽 여기저기를 자주 기웃거리게 된다 . 결국 원하는 건축적 방향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보다 직접적인 실행 경험이 필요함을

«일상에서 관계 맺기 기법» , 2015, 그르노블 . 흙건축 석사후(특별심화연구과정) 논문. ▣ « Grand- Bassam, Ville inscrite sur la liste du patrimoine mondial, intervenir sur le site historique : conseils et prescriptions» , 2015, / CRAterre- ENSAG / Auteurs : Hyeon- Jeong CHO, Emmanuelle ROBERT, Enrique SEVILLANO GUTTIEREZ

«그랑 바쌈 , 세계문화유산 도시 , 문화유산도시에서 접근 방법 가이드», 2015, 끄라떼르, 유럽연합 , ACP. 저서 . ▣ « Le patrimoine bâti face aux normes thermiques, Communauté de communes Chalaronne- Centre» , 2014, Recherche, CRAterre- ENSAG ; Association Saint Guignefort; Communauté de Communes Chalaronne Centre; Conseil général de l’ Ain; Châtillon sur Chalaronne, Auteurs : Hyeon- Jeong CHO, Alejandro BUZO / * Prix Honorable, la meilleure recherche des jeunes chercheurs / VerSus 2014

«건축 문화유산과 현재 단열 지침의 접근 방법 , 프랑스 샬라론쌍트르 지역», 연구, 2014, 끄라떼르 . 연구 . 베르수스 2014 젊은 연구자상 우수상 .

느끼게 된다 . 또한 한국사회를 좀 더 새롭게 보는 경험이 필요한 것을 느끼게 된다 . 그렇게 프랑스로 유학을 결심, 세계 각국에서 지속가능한

이승한 , 프랑스 국가 공인 건축사 (HMONP)

사회를 만들기 위한 건축과 건축가의 역할을 고민하는 친구들이 모인

한국에서 실내건축을 전공하며 스스로 혼란스러웠던 시절을 보낸

끄라떼르 흙건축 연구소CRAterre-ENSAG에서 학업을 이어가게 된다.

(아련한) 기억이 있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건축에 임할 것인가 ?

덕분에 세계 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 방향을 직간접적으로 교류하는

과연 어떤 공간이 좋은 공간인 것인가? 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답하기

기회를 갖는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 환경 , 지역기반문화Cultures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설계업에 대한 스스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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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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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물주는 사람들의 마을

대한 ‘이유’와 ‘다양성’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나 자신이 사회에서

느끼게 된다 . 학업을 마친 직후 , 실무를 시작하기에 덜컥 겁이 났고

건축가로서 역할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 요소로 작용한다 .

건축 공부를 더 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 유학을 결심하고 알아보던

이력사항은 이렇다. 한국의 건축교과과정에 ‘안일’한 생각이 들

중 , ‘ 시대유행’에 반대하며 근대공간의 본질적 가치를 연구하는

무렵, ‘ 자기객관화’를 위해 한국의 지구반대편 프랑스를 거점으로

실험적인 교육프로그램 , ‘ 우노 스튜디오 Studio UNO’가 있던 프랑스 파리

파리벨빌건축학교 (ENSAPB)의 특별심화연구과정 (DPEA, DSA,

벨빌건축학교 (ENSAPB)에서 학 / 석사/건축사 과정을 마치게 된다.

‘ 건축 , 도시 , 문화유산 ; 북아프리카와 중근동을 중심으로 ’ )을 위한

건축사 취득 후, 도시계획회사 Latitude Nord, 아뜰리에식 소규모

‘ 현장연구 ’ 위주의 건축 워크숍을 통해 낯선 ‘ 제 3세계 ’ 로의 지평을

설계사무소 Agence Silvio & Vodar와 대형 설계사무소 Wilmotte et

넓혀왔다. 각 (역사)도시의 ‘마을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소소한 그들의

Associés 에서 경험하기 힘든 상징적인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삶을 만나고, 연결된 공간 그리고 유무형(도시 및 사회적)의 환경

건축설계에서 도시계획까지 다양한 실무 수련을 한다. 그곳에서

요소들까지 속속들이 들여다 보고 배울 수 있었다. 주민 및 (국제적인)

사회적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하려는 건축가의 이상적인 모습이

지역활동가들과 나의 만남(들)은 이 모든 과정이 ‘함께’하는 작업

아닌 재력가 또는 권력자들의 하수인이 되어있는 듯한 모습을 보게

이라는 것을 반증하며 ‘빈 땅에 새롭게 형상을 구축하는 작업 ’보단

되었고 , 무엇이든 스스로 해보고 싶은 , 끓어오르는 욕구에 이끌려

복잡하게 얽혀있는 기존 건축공간을 ‘보존’ 뿐만 아니라 ‘재활용 ’까지

귀국을 결심한다 .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어하는 때로는

연계시키는 작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 수많은 ‘창조적 점/ 선/

무모하지만 순수한 모습으로 건축작업에 임하고 싶은 바람을 갖고

면’의 실현을 고민하는 시간의 무게만큼 ‘현장’을 누비는 나의 발품의

있다 .

양과 강도 또한 세상에 유익을 더하는 ‘참한 ’ 건축가를 실현할 수 있을

[논문] ▣ «Qualité et efficacité : Entre la grande société et atelier d’ architecture» , 2016,.Paris Mémoire de l’ HMONP ( Habilitation à exercer la Maîtrise d’ Oeuvre en son Nom Propre) ,

것이란 생각이다. 세상은 참으로 넓다!

ENSA Paris- Belleville

«완성도와 효율성 , 대규모 건축사사무소와 소규모 건축사사무소 비교 연구 » , 2016, 파리 . 프랑스정부공인건축사 논문 ▣ Master / « Le parcours ou cheminement de communication au sein d’ un musée » / ENSA- Paris Belleville( École Nationale Supérieure d’ Architecture de Paris- Belleville)

석사 / «동선, 커뮤니케이션의 흐름» , 2016, 파리. 프랑스정부공인건축사 논문 . 프랑스 파리 벨빌 국립 고등 건축학교 ▣ «아뜰리에 형태의 사무소와 대형 설계사무소의 효율성과 퀄리티» , 2016, 파리 . 프랑스정부공인건축사 논문 .

[논문] ▣ «Revitalisation de la ville historique de Bénarès à travers la réhabilitation de Ghât»( ENSAPB, Paris) . «가트의 복원을 통한 역사도시 바라나시의 활성화» , 파리벨빌건축학교 심화연구과정 논문 , 2018 ▣ «Typologie des Ghât et ses usages de Varanasi » ( ENSAPVS, Paris) . « 바라나시의 가트의 유형과 역할 » , 파리 발드센 건축석사 졸업작 및 논문 , 2010 / Prix de bourse Besnard de Quelen

▣ «수원역사 주변의 주거환경개선안» , 남서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작, 2000

지문 이전의 작업들 :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질문들

최영순 , 건축가, 벨기에 자유대학교 (ULB) 건축도시예술박사과정, 국제현장건축워크숍 (프랑스, 인도, 2012-현재)

물주는 사람들의 마을 (조현정)

성향은 이렇다. 호기심 많고 추진력 괜찮고 더불어 긍정적이다. 특히

“ 물 주는 사람들의 마을 ” 은 프랑스 그르노블 Grenoble시의

‘ 인간애 ’ 가 깊다 . 학부 시절 성적과 상관없는 공부에 열을 올리거나

플로베르Flaubert 개발예정지에 지어지는 45세대를 수용하는

‘ 인문학 ’ 과 더 어울렸고 현장 위주로 진행되는 다양한 건축워크숍에

공동주택단지를 계획한 프로젝트다.

다수 참여한 후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늘 , 사람들의 ‘삶 ’의 ‘결과 ’에

1858년 그르노블에 새롭게 철로가 들어서면서 알프스 일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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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확신성을 갖게 할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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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2 <인도프렌치 국제현장 건축워크숍 , 인도 케랄라주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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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거건축의 유형별 분석 ’ , 프랑스 파리 라빌레트건축학교( ENSAPLV)와 인도 바라티 비디아피스건축학교(BVCOA) 학생들의 현장 작업을 통한 케랄라주의 알레포도시 지역의 건축 , 도시 문화에 대한 연구자료를 구축하였다 . (출처 : LATTITUDE, ENSAPLV, 2015) . 9 ‘ 도시의 변천 과정에 대한 자료 조사 및 개념도 ’ , 학생들은 서적과 인터뷰 , 시대별 지도의 비교를 통해 케랄라주의 도시 , 콜람의 발전 형태를 정리하며 지역의 문화유산의 가치를 발굴하는 연구자료를 구축하였다 . (출처 : LATTITUDE 2015, ENSAPLV) . 11~12 ‘ 백워터( Backwater)의 기능과 역할 ’ , 학생들은 현장 답사와 사전 작업을

통해 직접 지도를 제작하고 현장 검증을 통한 수정 작업을 진행한다. 동시에 장소가 주는 영향에 따른 생활문화의 차이에 대한 관찰 후 연구자료를 구축하였다 . (출처 : LATTITUDE, ENSAPLV, 2015) . 13~15 <인도프렌치 국제현장 건축워크숍 , 인도 우다이푸르 2013~14> ‘ 우다이푸르의 문화유산 ’ , 학생들의 현장 작업을 통한 지도 제작에서부터 문화적 ,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건축물을 찾아내고 관련 거주민들과의 인터뷰와 도면 , 스케치 , 사진 비디오 등의 자료구축을 통해 도시를 이해하고 지역의 문화유산의 가치를 발굴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 (출처 : LATTITUDE, ENSAPLV, 2014) . 6~8 <런던탑 문화공간> 7 3개의 경사로 사이에 만들어지는 보이드 공간을 통해 문화공간 내부와 런던탑

사이에 강한 시각적 연계성을 가지게 하였고 램프 사이의 보이드 공간을 거치며 확장되는 시선을 통해 , 계획한 램프 위를 산책하는 사람들을 통해 문화공간 내부에 생기를 부여하기를 원했다 . 8 램프는 런던탑을 배경으로 하는 이용자들의 무대 역할을 하며 , 무대를 걷는 시민들은 무대 위의 연기자 혹은 내부를 바라보는 관람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 .

16~17 <인도프렌치 국제현장 건축워크숍 , 인도 바라나시 , 2016> ‘ 가트 주변의 공공장소를 활용한 공간의 상징성 확보 ’ , 바라나시의 상징성을 담은 공공 공간으로서 주거민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공간의 복합성을 제시해주는 작업인 동시에 인도 힌두건축 및 (중정형) 주거문화의 분석을 동반한 작업이다 . 지역의 문화유산의 가치를 발굴하는 연구 자료를 구축하며 지역 개발을 위해 공유한다 . (출처 : YANN DOUIK, LATTITUDE, ENSAPLV, 2016) .

물자의 운송이 가능한 기반을 만들게 된다 . 1968년 동계 올림픽이

사람들의 삶을 조직하고 일상에서 관계 맺는 방법에 개입하는 것을

그르노블에 개최되면서 그르노블은 본격적인 도시 발달의 발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거주에 있어서 “지속가능성” 에 대한

만들게 된다 . 이후 과학기술 관련 학교들이 들어서면서 관련 산업이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관계 맺기” 인 것이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발달하게 되고, 물자들의 운송 및 산업이 확장하면서 도시도 확장되게

다소 폭력적이고 버려진 듯한 일상의 “분위기” ambiance에서 프랑스의

된다. 알프스로 이어지던 철로는 확장된 도시에 맞게 철로를 수정하게

“ 개인주의 ” 적 성향을 체감할 수 있었는데 , 이 프로젝트는 이런

되고, 철로가 지속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 철로를 정비하고 기차를

“ 분위기 ” 에 균열을 내보고자 한 실험으로서 , 한국적( ? ) 공동체성을

정비하던 구역이었던 플로베르 구역은 이후 도심에서 다소 거리가

통해 프랑스의 개인주의적 일상을 보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있는 한적한 구역으로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고립되어 도시의

것이기도 했다 . 공동체적 관계 맺기를 통한 주민들의 안전과 신뢰를

슬럼화가 진행되기도 하였다. 이주민과 빈민들이 점거하는 공간들이

회복하려는 실험이라 할 수 있다.

생겨나고, 범죄나 폭력이 나타나기도 하는 지역이었다 . 그런데 , 도시가

한편 “연대문화”가 잘 형성된 프랑스에서는 이미 주민들이

점차 확장되면서 도시의 새로운 지리적 중심적 입지를 갖게 되었고,

주도하는 프로그램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문화적 기반” 이 잘

구도심과 신시가지로의 접근성이나 인접한 공원 등의 장점 등으로

형성되어 있었다. 따라서 마을 내부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를

새로운 주거지역으로 주목 받게 된다.

유도하는 프로그램들을 마련하여, 함께 “돌봄”을 통해서 공동체적 마을

물주는 사람들의 마을은 이 지역 한가운데 입지한다. 제목에서

분위기를 형성하여 동네의 안전과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 마을

보는 “물 주기” 라는 “돌봄 ” 의 “행위 ”와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관계 ” 에

내부의 텃밭과 실내정원 활동들을 통해서 자연을 이해하고 경험할

주목한다. “ 물주기” 같은 “돌보는 행위” 를 통해서 장소와 관계를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면서 자원의 순환과 지속 가능한 관계 맺기를

“ 자기화 ” approprition 하는 것 , 건축이 그 형태나 기능을 넘어서 , 거주하는

일상에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도 했다 . 뿐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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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 , 이런 공동체적 소속감을 통해서 , 겨울은 더 따뜻하고, 여름은

시설 등이 있는 10,000m² 크기의 새로운 문화공간을 제안하는

더욱 시원할 수 있는 심리적 에너지 계획도 포함하였다 .

프로젝트이다.

건축이 형태나 기능을 넘어서 , 그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에

문화재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재가 도시 내

개입하여 사람들을 조직하고 관계를 맺는 가능성을 고민해보고, 이를

현대인들의 삶 속에 밀접한 관계 맺기를 하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통한 지속 가능한 관계 맺기가 지속 가능한 도시와 사회를 만드는

하였다. 제안하는 새로운 문화공간은 건축을 통해 기존 시민들이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다 . 이는 곧 한국에서

느끼는 공적 영역의 한계인 광장에서 런던탑 둘레의 해자 공간까지

실천하고 싶은 문제들이기도 하다 .

공적 공간을 확장하여 시민들이 자유롭게 런던탑 둘레에 접근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와 사회를 만드는 데 있어서 건축의 역할이

밀도 높은 도시 안에서 공공 공간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새로운 통행로

생각보다 사람들의 삶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가

역할을 하기를 원했다. 광장에서 보여지는 런던탑의 조망 자체가

고민하는 부분들이 어떤 풍경(또는 분위기)을 만들어내고, 어떤 관계를

유네스코 문화재로 지정되어있어 제안하는 문화공간은 자연스럽게

만들어내고 , 어떤 삶을 만들어낼지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분명 있다고

광장의 밑으로 계획하게 되었으며, 기존 광장과 런던탑 둘레 해자

본다 .

공간의 레벨 차에 의한 사이트의 단절을 3개의 램프로 연결하여 물리적 단절을 없애길 원했다.

런던탑 문화공간 Fondation Wilmotte 주최 Le prix W 2014 공모전, Honorable Mentions (이승한 , 공동참여 조호제)

현장을 기반한 국제건축워크숍 : 프랑스, 인도 , 2012-현재 (최영순)

시민들의 유동인구와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런던 중심에 위치한

프랑스 벨빌건축학교(ENSAPB)에 이어 라빌레뜨건축학교

런던탑에 광장과 연계하는 전시공간 , 행사장, 도서관, 대강당 , 다목적

(ENSAPLV)가 국제현장워크숍( International Field Workshop)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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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아츠스테이 창신(계획) 19 아츠스테이 창신(현황) 20~24 아츠스테이 성산

통한 국제문화협력정책의 이해와 양 국가(프랑스 , 인도)간의 문화교류

진행하기 위한 자료로써 사용된다. 프랑스 건축학교와의 적극적인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학생에 의한 , 학생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이다.

아카데미 교류와 협력으로 인도에서도 새로운 교육모델로서 제시 ,

나는 건축, 문화유산 분야 전문가로서 2013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튜터로 참여하여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워크숍은 인도 내의

활용되고 있다 . 자료구축, 경제적 지원 등을 필요로 하는 국가 간의 문화협력(ODA) 정책 시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램으로 주목할 만하다 .

다른 역사도시를 선정하여 파리에서 미리 기본적인 작업을 준비하고 매년 1월 말 2~3주간의 집중적인 현장작업(기록작업 : 도면, 인터뷰, 스케치 , 사진촬영 등)으로 이뤄진다 . 이른 아침부터 (그룹별로

ON- GOING 프로젝트 3제

지정된) 현장에서 각 그룹별 관심사와 선정된 주제를 중심으로 관찰과 자료수집을 하고 난 후, 저녁에 다 같이 모여서 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아츠스테이 창신 (사회주택)

진행된다. 워크숍은 사전작업과 자료구축 및 전시로 마무리되는

창신동은 동대문 인근 봉제산업공장이 밀집해 있던 동네로, 해외

현장작업과 졸업작품 및 출판작업의 후속작업으로 나뉜다. 각 국가

의류공장과의 가격경쟁과 빠른 의류공급 경쟁 과정을 거치면서

또는 지역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존재하는 도시를 단기간의

저임금 , 불규칙한 노동시간, 노동력 고령화 등의 문제들을 안고 있다 .

체류기간 동안 온전히 발품으로만 진행되는 ‘현장학습’ 을 통해

서울의 많은 노후화된 저층주거지가 그렇듯 , 창신동도 접근성 및

‘ 독해 ’ (읽어내는)하는 작업으로 , 건축 , 문화 , 역사 , 경제 , 사회 등의

인프라가 부족하고, 방범에 취약하며, 저소득층이 몰리면서 서서히

분야를 고루 섭렵하여 현재 도시의 모습이 이루어지기까지의 과정을

활기를 잃고 있다 . 또한 소위 “개발” 이라는 물리적인 방법의 환경

다각적으로 추측하고 이해해 나가는 과정이다 . 대상 역사도시의

개선작업으로 이미 많은 풍경과 흔적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

현재의 모습을 통해 과거를 이해하고 미래의 모습을 추측하여 확장된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보존 또는 개발에 필요한 제안을 하기 위한

프로젝트 대상지는 1925년에 지어진 건물로 오랜 시간 불법적으로 증축이 단계별로 진행된 남산과 낙산공원으로의 전망이 탁월한

가장 기본이 되는 작업이다 . 건축학교 학생들에 의한 현장 워크숍의

3층의 노후 주택이다 . 이미 구조적으로 기능을 상실하여 기존 건물을

결과 및 성과물이 도시, 지역 , 국가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자료로써

유지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되어, 신축으로 검토하였으나 ,

활용이 되며 한편 건축 및 도시 주거환경 개선 및 개발 계획 프로젝트를

신축의 경우 , 도로에 편입된 면적으로 인해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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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WideAR no.62

현저히 줄어드는 관계로 리모델링으로 진행되고 있다. “ 수명이 다 된

제공되기를 기대한다.

건축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와 “새롭게 편입될 이야기가 기존의 이야기와 어떻게 조화될 것인가 ”의 질문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아츠스테이 성산 (사회주택)

장소와 집의 이야기가 동네에 조화롭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성미산 자락에 위치한 성산동은 이미 성미산 학교, 성미산 마을극장 ,

방법을 아직도 고민하고 있고, 입주할 청년 예술인과 신혼부부들에게

주민쉼터 카페 , 동네부엌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을공동체 활동이

따로 또 같이 조화롭게 살면서 동네와 소통하는 주거환경을 제공하고자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프로젝트 대상지는 이런 주민들의 활동이

계획 중이다.

조성되어 있는 성미산 마을 중심지에 위치한다.

아츠스테이 신림 (사회주택)

“ 비싼 동네 ” 로 청년들이나 예술인들에게는 거주할 수 있는 문턱이 높은

고시원이 밀집한 신림의 고시촌에 위치한 프로젝트이다. 고시원은

편이고, 또한 마을에서도 이러한 예술인들과의 교류가 쉽지는 않은

오늘날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힘겹게 미래를 준비하는 청년들의

실정이다.

예술인들이 밀집하는 홍익대와 망원동이 인접하지만, 성산동은

주거문제를 떠오르게 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 경쟁을 기반한 취업

이 프로젝트는 이미 공동체가 잘 형성된 곳에 새로운 입주자들이

환경을 건축을 통해서 당장 변화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그럼에도

어떻게 조화롭게 입지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

불구하고 건축가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이들이 가지고 있는 지금 그곳의

입주자들간의 공유공간을 동네의 특성과 연계하여 작업실이 모여있는

환경을 공간을 통해 개선할 수 있는 여지를 찾는 것 ” 일 것이다. 스스로

열린 골목을 주요한 개념으로 접근하였다. 남측을 비롯한 3면이 5층의

고립되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고시원의 청년들에게 공유를 통해

건물로 막혀있는 대지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이에 마당으로 비워진

새로운 주거 환경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공간을 두어 빛과 바람의 통로를 만들어 주고 , 건물 내의 비워진 외부

고시원이 가진 좁은 공간을 넘어, 보다 쾌적한 공유환경을 통해

공간을 청년예술인들과 입주자들의 공용공간으로서, 예술인들의 열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제시하길 원한다 . 동료들 , 취업한 선배들,

작업실 또는 벼룩시장도 열릴 수 있는 , 주민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예술인 , 주민 등 주변과의 교류를 통해서 주거환경에서 공유하고

공유공간으로 계획하였다.

협력하는 새로운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이 시대 청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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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역사공원 시공 현장 전경 , 2018. 6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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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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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

공공의 적과 마주하는 공공건축의 자세

갱스터 영화의 원전이라 불리는 <공공의 적> (the public enemy, 1931)은 주인공인 갱단 두목 톰 파워스의 시체가 가족들의 집 앞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감독은 충격적인 엔딩 씬 뒤에 ‘공공의 적이란 사람이나 캐릭터가 아닌 조만간 우리, 즉 공공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내용의 자막을 띄웠다. 이 문구는 오랫동안 그 진정성을 의심받아왔는데 , 아마도 영화의 지나친 폭력성과 선정성에 대한 형식적 안전장치로서 삽입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 실제로 이후 갱스터 영화가 하나의 장르로서 자리 잡고

글 정평진

오늘날까지 다채롭게 변주되며 관객들의 공감과

본지 편집간사, 건축전문기자

호응을 받아오고 있는 걸 보면 자막의 내용과 달리 공공의 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창작의 원천으로 기능하고 있는 듯하다 . 한국의 공공건축은 오랫동안 공적 공간의 질적 저하를 유발하는 수많은 적들과 마주해야 했다. 이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까닭은 공공건축을 둘러싼 현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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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가 영화처럼 뚜렷하거나 평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서 이야기하려는 공공건축의 적들은 부도덕한 개발업자나 비리 공무원과 같이 수갑을 채우거나 소탕해야 할 악당이라기보다 관련된 모든 인물들, 그리고 그들이 속한 시스템 전체라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할 것이다. 말하자면, 공공건축은 그것이 이루어지는 조건 자체와 갈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은 개별 클라이언트의 요구 및 공공의 규제 등 비교적 명료한 조건 아래 수행되는 민간 영역에서의 프로젝트들과 달리 명확히 포착하기 어려운 ‘공공’ 이라는 복무할 대상과 그를 대리하는 행정 시스템의 관행과 체질, 그리고 그들 사이에 존재하는 괴리 등 공공건축이 놓여있는 특수한 상황으로부터 기인한다. 윤승현을 비롯한 인터커드의 건축가들은 지난 몇 년간 공공건축을 둘러싼 온갖 복잡한 문제들과 온몸으로 부딪히며 유의미한 사례들을 만들어왔다. 본지가 주목한 것은 불비한 여건 속에서 발휘되었던 건축가들의 노하우나 그들이 이루어낸 성과보다 그에 이르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구조적인 문제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공공건축이 마주해야 하는 수많은 적들 가운데 가장 질이 나쁜 것은 그 성패의 공과를 개별 건축가가 가진 능력의 문제로 귀결시킴으로써 구조적인 양태를 ‘바꿀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상태’ 로 받아들이는 인식과 태도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각자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은 문제 해결의 작은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호에 정리된 이야기의 구성은 영웅적 성격의 형사가 극악무도한 사회악적 존재를 처단하는 장르의 통쾌함보다는 지루하고 긴 시간동안 답답함과 불편함을 유발하는 다큐멘터리에 더 가깝다. 현실의 불만을 대리 해소함으로써 실제가 아닌 만족을 제공하는 것보다는 그것을 보다 뚜렷하게 드러내는 이야기의 형식이 공공의 적을 물리치는 변화를 위한 실천에 더 도움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 공공의 적은 여전히, 공공건축의 질적 개선을 위해, ‘ 언젠가’ 우리, 즉 공공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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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보건진료소 [82] 구름정원 협동조합주택 [92] 북촌마을안내소 및 편의시설 [100] 서소문 역사공원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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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섹션에서는 윤승현을 포함하여 각각의 프로젝트를 맡았던 인터커드의 건축가들과 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내용들을 바탕으로 작업의 진행 과정을 재구성하였다. 여기 소개되는 네 개의 프로젝트는 완성된 모습이 서로 다른 만큼이나 지어지는 과정 또한 제각각이었으며 , 가장 뚜렷한 차이를 보였던 지점은 그로부터 도출할 수 있는 공공건축에 관한 이슈의 내용이었다 . 프로젝트의 성립 배경과 설계, 시공 과정 등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부딪혀야 했던 각기 다른 장애물들을 드러냄으로써 오늘날 공공건축이 이루어지는 조건과 극복해야 할 대상이 조금이나마 구체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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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보건진료소

#1 : 두 개의 자문 요청서와 공공건축에 대한 의문

건축기본법 제 22조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건축디자인 시범사업 시행에 관한 규정으로, 조제 보건진료소 프로젝트의 발단이 되었다 . 2009년 영주시는 국토해양부가 상기 법률 조항에 따라 시작한 국토환경디자인 시범사업 공모에서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 윤승현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제 1기 영주시 공공건축가를 맡게 된다 . 부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두 개의 자문의견서를

위치 : 경상북도 영주시 문수면 조제리 용도 : 근린생활시설(보건소) 대지면적 : 595m² 연면적 : 149.82m² 규모 : 지상 1층 설계팀 : 배지영, 송민준, 윤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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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청받는데 , 설계안의 황망함에 상의 차 걸었던 영주시 공무원과의 전화 통화에서 커다란 충격을 받는다. 담당 공무원은 당시 전화상으로 “시골에서는 그 정도만 지어줘도 감사히 생각한다 ”고 답했고 , 예기치 못했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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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그에게 한 가지 문제의식을 불러일으켰다 . 인프라

원인을 찾고 ,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정비하기 위해

서비스가 잘 갖추어진 도심에 비해 공공건축물이 제공하는

이듬해 영주시에서 시행되는 작은 공공건축물 중 몇 개를

사회적 서비스의 비중이 훨씬 더 큰 지방의 공공건축이 그

시범사업으로 선정하여 시행할 것을 청원하였다 .

중요성에 비해 수와 양으로만 환산될 뿐, 오히려 반대로

다행히 영주시로부터 사업의 기회를 얻게 되었고 ,

더 열악한 예산과 부실한 설계, 공사 상황에 놓여 있다는

이전 및 신축이 예정된 조제 보건진료소를 시범사업

것이다 . 2

대상으로 선정했다 .3 윤승현은 스스로 이 사업에 두 가지 조건을 붙였다 . 먼저 공공건축가로서의 권한을 보장할

#2 : 시범사업의 기회를 얻다

민선 4기로 당선된 김주영 당시 영주시장이 공공건축물에 대한 주요 결정 권한을 가진 실질적인 클라이언트였으므로 , 윤승현은 당시 조준배 디자인관리단장과 상의 끝에 시장 보고를 통해 작은 공공건축물에서 나타나는 부실의

1 조제 보건진료소 전경 , 2012 ⓒ김재윤 2 윤승현이 자문을 요청받았던 영주시에 위치한 보건진료소의 공사원가 계산서 .

서울 도심에 지어지는 보건소와 2배가량 차이를 보이며 , 소지역 공공건축물의 질적 저하를 유발하는 열악한 생산 조건이 단적으로 드러난다 . 3 조제리 보건진료소(좌)와 노인회관(우) 사업 시행이 예정된 영주시의 소규모 공공건축물들 가운데 주민들의 생활과 가장 밀착되어 있는 것들 중 하나인 조제리 보건진료소가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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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그리고 모든 조건은 기존과 동일하게 할 것. 물론 평당

#4 : 생략할 수 없는 절차와 비용들

479만원이라는 예산 기준까지 포함해서 .

소규모 건축에서 흔히 간과되거나 생략되는 지질조사의 시행 결과 농경지를 성토한 대상 부지는 매우 연약한 지반을 갖고

#3 : 답사와 부지 선정

있었으며 , 상부 구조를 지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초 보강

5만이 조금 안 되는 총 가구 수를 가진 영주시에서 조제리가

공사가 필요했다 .7 그로 인해 총 3000만 원의 추가 비용이

속한 문수면에는 1천여 가구가 거주하며, 조제 보건진료소가

발생했고 , 이는 전체 예산의 15%를 차지하는 것이었다 .

위치한 마을에 사는 가구 수는 20여 호에 불과했다 . 영주

윤승현은 영주시장과 영주보건소장에게 공사 품질을

시내에서 차로 20분가량 떨어진 마을의 전경은 한가로운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부지조성 예산을 요청하였으나 ,

농촌마을을 생각했던 답사팀의 기대와는 사뭇 달랐다 .4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8

한가롭기보다는 적막했고, 마을의 배치보다는 낡고 방치된

결국 주어진 예산 내에서 지중 파일이 설치되었고9, 10

집들의 형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답사 당시 촬영된

조제 보건진료소는 영주시에서 시행되었던 100평 미만의

사진들은 주로 조악하게 만들어진 마을의 물리적인 환경들을

공공건축물 가운데 파일이 시공된 최초의 건축물이

담고 있었다 .5 부지 선정에 참여한 인터커드의 설계팀은 노인회관과 기존 진료소의 사용현황, 그리고 진료소장과의 대화를 통해 조제보건소가 단순한 의료서비스를 넘어 마을의 사랑방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으며, 이에 따라 마을 초입의 노인회관과 인접한 부지를 대상지로

4 마을 전경 5 마을 현황 6 조제리 항공 사진

마을 초입에 위치한 노인회관의 전면 부지가 신축 대상지로 선정되었다. 7 성토된 대상지 전경 8 부지 조성 검토 의견서

지질조사 시행 후 부실을 방지하기 위해 콘크리트 파일 기초 공사 비용에 대한 증액을 요청하였으나 결국 수용되지 않았다 . 9 파일 캡 배치도 및 배근도 10 지중 파일 기초 시공 현장

선정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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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었으나 , 그 결과 당초의 계획했던 금속기와와 온돌마루 등

윤승현은 공공 서비스의 질이 그 제공자의 사적

내외부의 마감재는 리얼 징크와 플라스틱 마루로, 시스템

생활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 그에 따라 가족의

창호는 기밀성이 낮은 제품으로 변경될 수밖에 없었다.

방문이 용이하도록 두 개의 방과 화장실 및 거실, 그리고 보건소와 사택을 구분하며 개인적으로 활용 가능한 마당을

#5 : 사택은 공공건축인가

가진 설계안이 만들어졌다 .12 그러나 영주시 보건소장은

김순애 조제 보건진료소장은 20대 초반에 첫 부임한

보건복지부의 지침을 근거로 공공시설의 지나친 개인적

조제리에서 27년 동안 근무를 계속해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사용을 문제 삼고 사택 건설을 불허한다는 지시를 내렸다 .

보건소는 의료서비스뿐 아니라 따듯한 휴게 공간의 제공 ,

윤승현은 보건소장을 설득한 끝에 사택의 비중을 일정 부분

말벗, 편지 대필 , 택배와 장을 대신 보아주는 등 거의 모든

축소한 변경안으로 계획을 진행한다.13

종류의 생활 서비스를 도맡아왔다 .11 때문에 기존 보건소의 사택 공간은 가족들이 머무를 만큼 사생활을 충분히 보장해주지 못했고, 진료소장은 주말이면 가족들이 거주하는 대구를 오고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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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보고 자료에 수록된 설계 개념 일부

인터커드는 진료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보건소가 실제로 사용되는 양상을 파악했고 , 이를 바탕으로 설계 개념을 도출하였다 . 12 변경 전 평면도 13 변경 후 평면도 보건소장과의 의견 충돌에 따라 사택의 규모와 기능이 일부 축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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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임의 시공 vs. 무상 감리 60평이 넘지 않는 조제 보건진료소는 건축신고를 해야

하므로 감리를 전제하지 않지만, 인터커드의 설계팀은 계획대로 건물이 시공될 수 있도록 공사기간 동안 무상으로

14 1층 골조 시공현장

감리를 지원했다. 그러나 그럼에도 몇 건의 임의 시공은

15 단면 다이어그램

바닥 슬라브 임의 시공으로 인해 1층 레벨이 계획보다 60cm 상승했다.

발생했다 . 먼저 1층 바닥 슬라브는 계획보다 60cm 상승했는데 ,14 이로 인해 과장된 형태의 지붕 처마선 높이를 인근 담장과 건물에 맞추어 낮추려 했던 설계 의도는 지켜지지 못했다 .15 또한, 진료소와 사택을 구분짓는 마당에는 조경이 계획되어 있었으나 바닥 전체가 시멘트로 마감되는 바람에 이후 원형으로 홈을 파내어 식재를 조성해야 했다.19, 20, 21 선정된 공사업체의 현장소장은 세부도면을 이해하지 못했고 , 마감 시공 중에는 슬라브 바닥에 마감선을 그려주어야 하는 상황도

발생했다.16

다행히 목공을 맡은

시공자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에 지붕 마감을 비롯한 공사 과정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었다.1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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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된 지붕의 처마선 높이를 노인회관 담장과 일치시킴으로써 주변 환경과 조화를 형성하고자 하였으나 시공상의 임의적인 변경으로 인해 설계의 의도가 일정 부분 훼손되었다 . 내벽 마감 시공 과정 실내 마감 시공 현장 지붕 마감 시공 과정 목공 반장의 적극적인 협력 덕분에 마감 공사는 비교적 순탄히 마무리되었다 . 시멘트로 마감된 중정 바닥 중정은 사택과 진료소를 분리하는 동시에 조경을 갖춘 마당을 생활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마련하였으나 계획과 달리 시멘트로 마감되었다. 중정 바닥 마감 수정 과정 식재 조성을 위해 시멘트로 마감된 바닥에 작은 원형의 구멍을 뚫었다. 준공 후 식재 조성된 중정 전경 ⓒ김재윤 창호 프레임 설치 후 현장 전경 지중 파일 시공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지 못함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 기밀성이 낮은 창호로 교체 시공되었다 . 결국 한차례 겨울을 보낸 후 주민들의 반발과 벽난로 설치 등의 요청으로 인해 이중창이 덧대어져 추가 설치되었으며 , 여기에는 지중 파일 시공에서 지출했던 만큼의 비용이 필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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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두 개의 수상 , 절반의 성공

일말의 위안을 주는 것이었다 . 그러나 이것이 곧바로

류춘수 이공건축 대표는 제21회 한국건축문화대상

부조리하거나 바뀌어야 할 행정 체계나 사업비의 책정 ,

심사위원장으로서 본상을 수상한 조제 보건진료소에 대해

건축가의 책임과 권한, 용역비의 정상화 , 감리 강화, 공사업체

‘ 우리 사회에서 여태 볼 수 없었던 최고의 모범 사례로

선정 방식과 같은 시스템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5, 26 함께 심사를 맡은 건축가

아니었으며 , 상황은 여전히 크게 개선되지 않은 채로

김영섭은 ‘기존 환경과의 교감’과 ‘공공건축에 대한 남다른

지속되고 있다 . 어쩌면 기존의 여건에서 개별 건축사무소의

사명감 ’ , ‘성실한 태도와 열정’ , ‘영주의 오지까지 서울에서

의지에 의지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일이 도리어

매주 왕복하면서 공공건축의 감리 수행을 재능기부 하는

구조적인 문제들을 은폐하는 방향으로 작용될 여지를

등의 희생을 무릅쓴 노력’과 ‘사업기간 중에 발생하는

남긴 것일지도 모른다. 인터커드가 조제 보건진료소를

돌발변수들을 조정하거나 통제해나가면서 공공성이라는

통해 이루고자 했던 목표는 그래서 아직 절반의 성공으로

주제를 일관성 있게 구현’한 점 등이 심사의 기준이 되었다고

남아있다 .

설명했다 . 조제 보건진료소는 같은 해 제7회 농어촌건축대전의 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27 마찬가지로 ‘공공건축가로서의

23 준공 후 전경 ⓒ김재윤

책임감과 전문가로서의 사명감’ , ‘농촌건축의 가능성을

24 진료소 대기공간에서 체력단련실의 개구부를 바라본 모습 ⓒ김재윤

제시함으로서 삶의 질을 높이는 단초를 제공하고자 했던 노력의 산물’이었다는 점 등이 높이 평가되었다 . 이러한 평가들은 인터커드의 지난했던 ‘투쟁 ’에 대해

완공된 조제 보건진료소는 마을 초입에서 사랑방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소지역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공간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조명 등의 소품 활용이 중요 요소로 고려되었다 . 25 제 21회 한국건축문화대상 시상식 26 서울경제 기사( 2012. 10. 23. ) 27 제 7회 농어촌건축대전 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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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정원 협동조합주택

#1: 조합 설립과 부지 확보

하우징쿱은 2012년 제정된 협동조합기본법에 근거하여 이듬해 6월 기노채 이사장이 설립한 대한민국 최초의 주택협동조합이다. 2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그는 돈보다는 하고 싶고 재미있는 일을 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시작했으며, 그것은 중산층 이하를 대상으로 주택에 가치와

위치 : 서울특별시 은평구 불광동 용도 : 다세대 주택, 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 : 511m² 연면적 : 855.68m² 규모 : 지하1층 , 지상4층 설계팀 : 서준혁, 송민준, 장병수 , 윤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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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부여하는 것으로 이는 대학생 시절부터 그가 가졌던 꿈이기도 하다 . 대학 시절 그가 설계한 작업 중 하나는 서울에서 밀려난 구로동의 빈민들을 위한 ‘구로동 벌집 개선 ’이었고 , 결국 D학점을 받았지만 ‘멋있는 것’보다 ‘절박한


1 구름정원 협동조합 주택 64개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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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우징쿱 주택협동조합 설립총회 3 대상지 전경 4 전면 도로에서 바라본 기존 건물 5 지적현황측량성과도

구름정원 협동조합주택은 총 3개의 필지를 점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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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구유재산매입비 부과고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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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따듯하게 누울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건축이라는

매입함으로써 사업의 기초가 마련되었고 ,5, 6 협동조합의

생각은 졸업 후 30년 가까이 건축 일을 한 뒤에도 여전히

설립에 함께하며 건축분과의 위원을 맡아왔던 윤승현은 한국

남아있었다 .

최초로 지어질 협동조합주택의 설계를 맡게 된다.

하우징쿱의 첫 사업인 <구름정원>의 땅이 정해지면서 시작되었다 . 사업대상지 기존 건물에 거주 중이던 하기홍씨는 조합 가입과 함께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내놓았다.3, 4 기존 건물이 점유하고 있던 토지에는 구유지가 일부 포함되어 있었으나 매달 10만 원씩 출자금을 내고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등 하우징쿱의 방향성에 공감을 갖고 있었던 김우영 은평구청장의 협조를 통해 불하된 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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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입주자 모집공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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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입주자들이 작성한 각호 평면 구성안 9 설계 협의 회의 현장 10 계획안 스케치 11 1층 평면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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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설계 과정

중도하차와 새로운 입주자의 등장이 몇 차례 반복된 끝에 최종적으로 입주하게 될 여덟 가구가 확정되었다. 앞서 경험해본 적 없는 방식의 집짓기였으므로 이에 참여할 입주자를 모집하는 일부터 어려움이 따랐다.7 설계 과정에서도 조합과 입주자, 건축가 각각에게 부여된 권한이 명확하지 않은 탓에 수많은 협의의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8, 9 여러 곡절에도 불구하고 모든 과정들이 잘 진행될 수 있었던 것은 하우징쿱이 계획 초기부터 완공에 이르는 1년 동안 건축 관련 교육 , 설계 협의 , 운영에 관한 논의

등의 내용을 담은 30여 차례의 단계적인 프로세스를 사전 계획하였으며, 건축가와 입주자 모두가 그것을 준수하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이다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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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2층 평면도 스케치 13 3층 평면도 스케치 14 4층 평면도 스케치 15 지하 1층 평면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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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최종 계획안 조립도 17 기공식 18 준공식 19 서울시 건축상 전시 설치 전경 20 제주 오시리가름 주택협동조합주택 21 지축 여백공유주택 22 서대문 하나의 주택협동조합주택 23 푸른마을 주택협동조합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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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계속되는 협동조합주택

<구름정원 협동조합주택>은 큰 무리 없이 완공되었고 ,17, 18 그로부터 몇 해가 흐른 지금 하우징쿱은 12차 주택사업을 추친 중에 있다. 전체 주택 수에 비하면 미미한 숫자에 불과하지만 , 대안적인 주거의 유형을 하나씩 쌓아가고 있는 것이다 . 20–23 그러한 성과는 상당 부분 첫 번째 프로젝트인 구름정원에서의 경험에 빚지고 있다 . 구름정원은 준공된 해에 서울시 건축상을 수상함으로써 그 건축적 가치를 인정받았을 뿐 아니라 ,19 잡지와 일간지 등 정확하게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수많은 매체에 소개되며 협동조합주택의 가치와 성과를 사회에 전달하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 불가능할 것 같았던 최초의 협동조합주택 건립을 이루어낸 건축가와 입주자 , 하우징쿱의 노력이 담긴 과정은 한국 주택의 역사에 하나의 기념비로 남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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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마을안내소

#1: 현상공모 당선 ‘ 북촌 관광 안내소 및 공중화장실 ’ 은 <북촌 마을안내소

및 편의시설>의 설계경기 공모 명칭이다 . 2012년 6월 27일 오후 종로구청 본관 2층 기획상황실에 모인 아홉

명의 심사위원들은 접수된 작품 8점 가운데 인터커드의 ‘ 북촌사이 ’ 를 당선작으로 , 이진욱건축사사무소와

헤이마건축사사무소의 작품을 각각 우수작과 가작으로 선정했고 결과는 이튿날 발표되었다.3 이 사업은 서로 이해관계가 일치한 종로구청과 서울시교육청의 협력에 의해 이루어졌다 . 교육청은 주변보다 위치 : 서울특별시 종로구 화동 용도 : 관광 안내소 및 갤러리 , 화장실 대지면적 : 856m² 연면적 : 150.08m² 규모 : 지상1층 , 지하1층 설계팀 : 신병철, 윤승현, 이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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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가 높은 탓에 35m의 옹벽으로 가로막혀있어 하나의 보차혼용 진입부만 존재하는 정독도서관의 폐쇄적인 공간구조의 개선을 원했고 , 2, 4 구청은 마을에서 요구하는 주민지원시설과 관광 인프라를 건립할 부지가 필요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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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화동길 맞은편에서 바라본 북촌 마을안내소 ⓒ김재경

그 너머로 교육사료관과 정독도서관의 녹지가 눈에 들어온다. 2 옹벽 철거 전의 화동 고갯길 . 35m 길이의 옹벽이 정독도서관과 마을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 . 3 북촌 관광 안내소 및 공중화장실 설계경기 당선자 시상식 4 현상설계안 설명서에 수록된 동선 다이어그램 5 계획안 스케치

윤승현은 세 동의 건물 주변에 오름마당 , 마루 쉼터 , 큰나무 쉼터, 역사 광장 등 다양한 외부공간을 계획함으로써 근대문화유산인 서울교육사료관 건물의 파사드를 화동길에 드러내고 , 이 공간이 정독도서관의 진입 기능뿐 아니라 쾌적한 휴게 공간 및 도시의 완충 공간으로 작용할 방안을 제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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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북촌문화마을가꾸기회 창립총회 현장

이 단체는 2010년 7월 김영종 구청장 주재로 열린 주민과의 대화 중 ‘주민이 참여하는 지역공동체 구성을 통해 지역의 문제를 주민 스스로 풀어내며 북촌을 보존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 권대성 당시 한국불교미술박물관장의 제안에 김 구청장이 긍정적으로 화답함에 따라 통장단 , 음식점과 갤러리 , 자영업 대표 등의 모임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했고 같은 해 12월 창립되었다. 7 화동길 레벨 조정 후 조감도 8 화동길 레벨 조정 전 조감도 전면 도로가 평탄화된 상태를 전제로 계획했기 때문에 도로면 높이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건물 하부가 땅 속으로 묻히게 되므로 계획안의 변경이 불가피했다 . 9 변경 후 조감도 10 변경 후 단면도 중앙에 위치한 건물을 위로 들어올림으로써 도로 레벨 조정 전후의 상황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계획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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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차 설계 변경

권대성 북촌문화마을가꾸기회 대표는 설계경기에 앞서 2011년 3월 ‘화동 고갯길의 급격한 경사로 인해 반대편에서 오는 자동차를 볼 수 없어 차량 간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고 , 보행에도 크게 불편하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개관으로 급증할 방문객의 불편이 예상된다 ’는 이유로 북촌 주민 및 사업체 관련 종사자 2,053명, 북촌 주변의 종로구민 978명, 기타 서울시민 1,409명 등 4,440명의 서명을 받아 화동 고갯길 하향 조정을 요청하는 진정서를 종로구에 제출한다 . 이듬해 종로구는 이를 2013년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했고 , ‘ 북촌 관광 안내소 및 공중화장실 ’ 설계경기 역시 화동길의 평탄화를 전제로 진행되었으나 ,7, 8 종로구는 화동길 정비 사업이 그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므로 평탄화 전 , 후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계획안 변경을 인터커드에 요청하였다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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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조한혜정 칼럼 , {한겨레}( 2013.4.3) 12 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 게시글( 2013.4.3)

조한혜정 교수의 칼럼이 실린 신문 발행일과 같은 날 게시된 이 글은 6000여개의 추천을 받았으며 600회 이상 공유되었다. 여기에서 박 시장은 칼럼을 읽은 후 김영종 종로구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업의 재고를 요청했음을 밝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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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차 설계변경 ( feat. 조한혜정 , 박원순)

한국 ABC통계에 따르면, {한겨레}는 2013년 일일 257,303부를 발행했다 . 조한혜정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한 달에 한 번 꼴로 {한겨레}에 칼럼을 게재했는데 , 어느 날 화동 고갯길 공사를 반대하는 입장에서 주민참여예산의 대표성과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표하며 고민하던 북촌 주민들과 논의할 기회를 갖게 된다 . 그는 이내 2013년 4월 3일자 신문에 ‘ 시간이 머무는 길 , 모래가 흐르는

강’이라는 제목으로 화동 고갯길 사업을 반대하는 취지의 칼럼을 썼다 .11 같은 날 이 칼럼을 읽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한 교수의 의견에 공감을 표현했다.12 이 내용은 온라인상으로 빠르게 퍼져나갔고, 이후 화동 고갯길 정비 사업에 관한 논란은 방송 및 신문 기사 등에 의해 한동안 지속된다 .14–16 이에 인터커드와 종로구는 반대의견을 가진 주민들을 만나 설명회를 갖고 수차례 면담을 통해 의견을 청취하여 설계안에 반영하였다.13 그해 8월 결국 화동길 정비 사업은 취소되었고, 고갯길이 존치됨에 따라 인터커드는 또 다시 계획안을 수정해야 했다.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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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주민 의견수렴을 위한 면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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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동 고갯길 평탄화 사업에 반대 의견을 가진 주민들의 모임인 ‘북촌을 아끼는 사람들’ 은 면담을 통해 장소의 역사성 인식 , 공중화장실 등 정주성을 훼손할 여지가 있는 관광시설 반대, 구정 시행시 여론을 왜곡하지 않고 주민의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여론 수렴 장치 등을 요구하였다. 찬성 측 인터뷰 , ‘ 북촌 한옥마을 화동 고갯길 찬반 논란 ’ , < TBS>( 2013.7.18.) 반대 측 인터뷰 , ‘ 북촌 한옥마을 화동 고갯길 찬반 논란 ’ , < TBS>( 2013.7.18.) ‘ 종로 , 북촌 화동 고갯길 존치 결정 ’ , <티브로드 서울>( 2013.8.2.) 화동 고갯길 정비 사업 취소 결정 후 제작된 스터디 모형 - 1, 2, 3 전면 도로의 레벨이 그대로 유지됨에 따라 들어 올려졌던 가운데 건물은 다시 기존의 계획안과 같이 지면과 접하는 높이로 재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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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차 설계 변경

당초 소변기 3개 , 대변기 3개와 대변기 6개가 각각 설치된 남녀 공중화장실이 만들어질 계획이었으나, 20, 21 이 또한 반대에 부딪혔다 . 반대 측 주민들은 ‘관광객용 10억 원짜리 화장실이 북촌의 가치를 훼손한다 ’ 며 기존 시설들을 적극 활용하고

일정부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들은 또한 개화사상가 김옥균의 집터인 사업 대상지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주목해야 한다며 종로구 측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실제로 대상지에서는 문화재 시굴 조사 중 유물이 발견되어 문화재청에 의한 조사와 발굴이 이루어졌다 .19 사업 진행이 멈춘 1년 후 화장실의 18 기존 교육사료관 부속 화장실의 노후화된 모습 19 종친부와 사업 대상지의 배치도 20 변경 전 지상 1층 평면도 21 변경 전 지하 1층 평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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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수와 면적은 축소되었으며 , 위치 또한 변경된다 . 화동길에 면해 있었던 기존 지하1층의 공중화장실은 삭제되었고 , 1층으로 위치를 옮겨 공중화장실이 아닌 노후화되었던 교육사료관의 부속 화장실 18을 대체하는 것으로 계획된 것이다 . 2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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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4관왕

그러나 정확히 말해서 ‘우수하다 ’는 평가를 받은 대상은

한 명의 선수가 하나의 경기에서 두 개의 메달을 수상할

건축의 과정과 결과 자체라기보다 결코 ‘우수하지 못했던’

수 없는 것처럼, 준공 후 <홍현 북촌사이>에 수여된 4개의

과정으로 인해 발생한 사건들과 사회적 비용에 대응해야

왕관 22–25은

했던 건축가와 행정의 고군분투와 노력, 그리고 헌신이다 .

각기 다른 종목에서, 서로 다른 선수의 머리 위에

씌워진 것이다. 먼저 4개의 상은 크게 행정과 건축 , 두 가지

<홍현 북촌사이>가 우리에 주는 교훈은 도시와 건축에 대한

영역으로 분류되며,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국무총리상과

시민사회의 의식이 날로 성숙해져 가고 있는 지금, 명확히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 대통령상은 전자에, 서울시

포착하기 어려운 공공의 의견을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건축상 최우수상과 한국건축문화대전 우수상은 후자에

수렴하는 도구와 절차가 절실히 요구된다는 사실이다 .

해당한다 . 앞의 두 개의 상은 행정기관과 단체장에게

빈 외양간을 수리하는 능력이 권장되는 사회에서는 어느

수여되는

상으로, 26

<홍현 북촌사이>는 특히 지난했던

누구도 소를 지킬 수 없다 .

주민들과의 협의, 조정 과정이 높이 평가받았다. 2016년 서울시 갈등해결 우수사례 발표대회의 최우수상 수상 역시 같은 맥락이다. 한편 뒤의 두 개의 상은 주로 건축설계의

22 변경 후 지상 1층 평면도 23 변경 후 지하 1층 평면도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며, 특히 서울시 건축상의 심사위원을

24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 대통령상

맡은 임재용, 승효상, 배형민, 김정임, 정재헌은 응모된

26 제 34회 서울시 건축상 최우수상

68작품 가운데 서류 심사를 통해 19작품을 선별하고 그중

28 국토경관디자인대전 발표 현장

10작품의 현장심사를 진행했으며 , <홍현 북촌사이>의 건축적

가치뿐 아니라 도시적인 맥락에서 그것이 가진 의미를 높게 평가했다 . 27

25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 국무총리상 27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북촌 마을안내소 및 편의시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9 서울시 건축상 시상식 현장 프로젝트 전반을 총괄했던 인터커드 이지선 실장(왼쪽)이 시상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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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역사공원

서소문 프로젝트의 타임라인은 마구 뒤엉켜있다. 현상설계 당선 후 사업 범위와 시공 예산의 적정성을 문제로 계약이 미뤄진 6개월 간 10여 차례 운영위원회의를 통해 기본설계가 진행되는가 하면, 설계가 미처 완료되지 않은 시점에 구청의 요구에 의한 기존 지하 시설의 사전 철거 공사가 이루어졌고, 각종 심의 절차들은 서둘러 앞당긴 기공식 이후에나 수차례 거듭된 끝에 통과되었으며 공사 중 구의회를 통해 추경 예산이 가결되는 데도 반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일반적인 순서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없었다는 사실은 곧 이 프로젝트가, 그 규모와 시간적 깊이만큼이나 다양한 주체들에 의해 완성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1 서소문 역사공원 시공 현장 , 2018. 6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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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현상 설계 당선 패널

#1: 사업제안 / 현상공모 당선 2011.7.24

중구로 위임

원종현 신부, 서울시 중구청에 ‘서소문 역사공원 , 순교성지 조성사업’ 제안

안전행정부의 중앙투자심사 통과 2014.6.30. 서소문 역사공원 설계 공모 인터커드 당선 2

2011.12.7

서소문공원 역사관광자원화 심포지엄 개최

2012.10.4

서소문 역사공원 조성 시민 아이디어 공모전

#2: 기본 설계 / 1차 계약

2013.4.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기념사업 연구 용역

2014.8.6

운영위원회 - 1차

2013.9.16

실무자 회의에서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2014.9.11

운영위원회 - 2차 (추기경 참석)

관광자원화 사업 명칭 도출

2014.10.7

운영위원회 - 3차

2013.10.10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의 협조로

기획재정부의 국유지 사용 승인

2014.11.20 운영위원회 - 4차 2014.12.16 운영위원회 - 5차

2014.2.28 서소문 역사공원 설계 공모 시작

2014.12.17 공동수급표준협정 (인터커드 / 보이드 / 레스 / 한길)

2014.3.

2014.12.22 계약일(장기 - 1차)

문화체육관광부가 국유지의 관리 사무를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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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2.24 착수일(장기 - 1차) . 착수계 제출

2015.9.1

서울특별시의회 특위보고

2015.1.19

선금신청

2015.9.4

구청장 보고

2015.1.22

서소문공원, 천주교 성지화 아닌 역사공원으로 ,

2015.9.10

VE 착수 회의 (기본설계)

<한겨레>

2015.9.10

공원조성계획 열람공고( 2015.9.10~2015.9.24)

2015.2.10

운영위원회- 6차

2015.3.24 운영위원회 - 7차

#3: 2차 계약 / 사전 철거 공사

2015.4.10

2015.10.5

천주교 보고

2015.4.21 운영위원회 - 8차 2015.5.11

구청장 보고

2015.6.9

운영위원회- 9차

계약일(장기 - 2차, 착수일 : 2015.10.5)

2015.10.19 용역계약(장기 - 2차) 연장( 2015.10.19 -- > 2016.2.19) 2015.10.19 천주교 보고

2015.6.24 전체 감독관회의

2015.11.9

2015.8.28 신재생에너지 설치의무화 면제요청 심의 (부결)

2015.11.18 서울특별시의회 특위 보고

서울특별시 건설기술심의 (조건부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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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기공 당시 발표된 서소문 역사공원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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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18년 1월 발표된 서소문 역사공원 조감도

공원 심의 과정을 거치며 타워가 삭제되었다. 5 지하 1층 편의시설 시공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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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부족하게 책정되었던 예산으로 인해 실내 마감에 소요되는 시공 비용은 시설 운영관리를 맡은 천주교 측에서 지불하게 되었다. 6 지하 1층 편의시설 투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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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9.12

2015.11.30 용역계약(장기 - 1차) 완수일

2016.9.20 서울특별시 도시공원위원회 (조치계획보고) -

2015.12.7

최종완료 4

사전공사 / 서울특별시 계약심사 결과

2015.12.22 서울특별시 도시공원위원회 현장조사 2016.1.15

사전공사 시공 착수회의 (CM,시공사 ,설계사)

2016.2.17

용역계약 일시중지 (2016.2.17~2016.4.16)

현장설명회 (시공사 입찰)

2016.10.13 실시계획인가 열람공고문 (서울시보 3374호) 2016.11.17 건축허가일 #5: 추경 예산 확보

#4: 기공식 / 건축허가 2016.2.17

2017.6.16

위기 , <한국경제>

기공식3

2016.2.23 서소문 역사공원 종교갈등 비화 , <한국일보> 2016.3.31

조달청 설계적정성검토 (중간설계)

2016.4.14

운영위원회- 10차

2017.6.26 서소문 역사공원 건립예산 끝내 부결 ... 공사

중단 위기 , <뉴스 1> 2017.7.28

용역계약(장기- 2차) 연장(2015.2.19-->

2017.11.16

서소문 역사공원 추경 또 부결 ... 공사 중단 가시화 , <티브로드>

2016.7.19) 2016.5.24 서울특별시 도시공원위원회 (재심의)

서소문 역사공원 조성사업 표류 개입 꺼리던 천주교계 집단행동, <서울신문>

2016.4.16 VE 완료 (실시설계 , 선진엔지니어링) 2016.4.18

중구청 -의회 불협화음 ... ‘서소문 역사공원 ’ 중단

2017.12.28 서울 중구의회 , 제 241회 정례회 폐회 ... 서소문

역사공원 조성사업 예산안 통과, <시민일보>

2016.5.25 조달청 설계적정성검토 (실시설계) 2016.5.26 구)건축심의 - 구조안전심의 (원안동의) 2016.6.16

조달청 단가심사 완료

2016.6.20 용역계약(장기 - 2차) 최종 완수일 2016.7.19

서울특별시 도시공원위원회 (조건부 가결)

2016.8.3

기획재정부 총사업비 조정

#6: 위탁 공모 / 순례길 지정 2018.3.13

<가톨릭평화신문> 2018.6.12

2016.9.5

성과품 제출

서소문 역사공원 문화시설 관리, 서울대 교구가 맡아 5,6, <가톨릭평화신문>

2016.8.26 최종공사비 결정 및 발주공고 준비 2016.8.29 발주공고

서소문 역사공원 위탁 공모 앞두고 마지막 점검,

2018.9.

완공 및 교황청 승인 세계 공식 순례길 지정 선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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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24 서울특별시 도시공원위원회 (재심의)


EPILOGUE

공공공公共空, 혹은 분위기의 정치학 글 . 백승한 본지 편집위원

본 글은 지난 6월에 진행된 인터커드 건축사사무소의 대표 윤승현과의 대담에서 비롯한다 . 이번 대담은 필자가 제안한 주제인 ‘공공공 公共空’ 에 대한 그의 입장을 들어보는 시간이었으며 , 특히 인터커드의 작품들 중 <영주시 조제 보건진료소> ( 2012), <홍현 : 북촌 마을안내소 및 편의시설> ( 2016) , <서소문 역사공원> (공사 진행 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사전적 정의를 바탕으로 필자가 확장한 ‘공공공 ’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 ‘공평하게 함께 하되 , 또한 헛되다 Equal, Collaborative, and Inoperative’ .

앞의 두 공공 公共에 대해서는 아마 많은 이들이 이미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 하지만 마지막 공 空에 대해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다 . 필자는 ‘비어있음 ’ 혹은 ‘헛됨 ’ 을 의미하는 공 空을 덧붙임에 따라 , 공공성이라는 ARCHITECT YOON SEUNG HYUN

개념이 가지는 유동적이고 불확정적인, 그리고 프랑스 철학자 장 -뤽 낭시JeanLuc Nancy가

말하는 ‘무위 inoperative’ 혹은 작동하지 않음이라는 공공의 다른 차원을

환기시키고 , 이를 통해 기존 공공성 담론의 지평을 확장하고자 한다 . 하지만 공공 프로젝트가 단순히 공허하고 헛되다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 그보다 공공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발생하는 다양한 종류의 장애와 어려움의 순간들이 그 자체로 공공성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 아무리 이상적인 계획안이 있다고 할지라도 , 이는 주어진 현실 속에서 작동하기 마련이다 . 그 현실이 아무리 척박하고 모순에 차 있는 것처럼 보일 지라도 말이다 . 또한 원하는 대로 구현되기 어려운 것이 공공 프로젝트의 현실이기도 하다 . 공공성이란 개인적이면서도 공동의 가치이고 , 이상과 현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일종의 실타래이다. 이러한 실타래를 차근차근 , 하나씩 합리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건축가의 (이상적인) 사회적 역할일 것이다 . 하지만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주체는 또한 때로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따라 좌절하고 , 감정적으로 동요하고 , 그 의미 자체에 대해 회의하는 불완전한 개인이다 . 그리고 역으로 합리적 해결안이 성공적으로 구현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지닌 공공적 가치가 덜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 공공성이란 다름 아닌 개인이 맞닥뜨리는 과정으로서의 세계와의 관계 맺기 , 프로젝트라는 형식 아래에 흐르는 광범위한 감정과 감각의 층위이며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맞서는 분위기의 정치학이다 . 윤승현 대표가 <영주시 조제 보건진료소>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은 다소 개인적인 종류이다 . 2011년 당시 영주시 공공건축가를 맡은 그는 두 개의 보건진료소 프로젝트에 대한 도면 검토 요청을 받았다 .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너무나도 많은 문제가 있는 도면이었고, 이에 따라 도면 검토 자체는 반려한 후 이런저런 곡절을 통해 직접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 이후 지어질 건물에 상주하게 될 보건진료소장과의 대화를 통해, 그는 시골에서 근무하는 보건진료소장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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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라는 것이 반드시 정규 근무시간에 한정하는 종류가 아님을 깨닫는다. 20대 초중반에 근무를 시작한 진료소장에게 비슷한 연배에서 오는 일종의 감정적 연대의식을 느낀 그는 , “ 얼마나 내가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을 EPILOGUE

위한 (멋진) 집을 만들 것이니 기대하십시오 ” 라고 말한다 . 하지만 공공시설인 보건진료소를 일종의 사택으로 만들겠다는 그의 제안은 영주시와 의견교환을 하는 과정에서 갈등을 지속시키는 원인이 되었고, 이후 설계변경과 시공 과정 전반에 걸쳐서 그러한 갈등의 골은 좁혀지기보다는 평행선을 달린 채로 진행되었다 . 한정된 예산에 ‘부잣집 ’ 을 만들어주겠다던 그의 약속은 충분히 실현되지 못했고 , 완공 후 한 주민으로부터 ‘찻집 같다 ’ 라는 좋은 의견을 받기도 하였지만 , (적어도 그의 시선에서 볼 때) 조금만 노력하면 더욱 개선될 수 있는 영주시의 도시 및 건축 환경은 일부 프로젝트들을 제외하면 여전히 크게 나아지지 않은 상태였다 . 마을 주민인 할머니와 할아버지들 , 그리고 보건진료소장에게 ‘ 개인적 ’ 삶의 즐거움과 편안함을 제공하기를 원했던 그의 바람이 담긴 진료소

프로젝트는 반쪽짜리 성공으로 종결되었다. 이후 몇 년의 시간이 지나 그는 <서소문 역사공원>이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지만 , 사업 발주처 및 관계자들과의 의사소통에 있어 어려움이라는 측면, 그리고 개인과 공공의 복합적 관계망 속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사실에서 이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 여전히 사업을 직접적으로 관할하는 중구청과의 관계는 다양한 문제들로 인해 순조롭지 않았고, 이전보다 규모가 훨씬 큰 까닭에 온 /오프라인의 공론장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되어오고 있다 . WideAR no.62

주요 쟁점들 중 하나는 , ‘ 본 설계부지가 누구의 땅인가 ’ 라는 것이다 . 행정적으로 본 대지는 중구에 속한 ‘공공 공간 ’이다 . 하지만 동시에 천주교를 위한 성지로 간주되어 이를 기념하는 공간으로 취급되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 특정 종교 단체의 소유물이라는 비판 또한 받아왔다 . 이에 대한 윤승현의 입장은 , 땅이 가진 역사가 지니는 특수성을 감추기보다는 오히려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여 ‘장소성’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 설계 대지가 가지는 장소성은 가치중립적이거나 문자 그대로 모두를 위한 것이 될 수는 없다 . 장소는 누군가가 살았던 땅이고 , 이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행위는 그 속성상 특정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 . 대신 , 건축가로서 이러한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그의 대안은 특정 종교에 한정하지 않는 열린 공간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 예배당으로 가는 성당의 정문과 마주할 때 드는 웅장함 혹은 위압감에 대한 기억을 환기시키면서, 그는 예배를 드리는 본당에 어떠한 벽도 없는 열린 공간을 제안한다 . 흥미로운 부분은 이러한 설계 대안이 그의 ‘개인적’ 성찰에서 비롯한다는 사실이다 . 공론장이 세계 여느 지역과도 비교해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요즘의 한국 분위기에서, 공공성 논의는 어떤 식으로도 쉽게 해결될 수 없는 종류이다 . 서로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공공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한편으로 설계에 가담하는 윤승현은 누구보다도 이해관계의 당사자이기도 하지만 , ‘ 무신론자 ’ 인 그가 , 그리고 이 글을 쓰는 필자를 포함한 다수가 생각하는 천주교

공공 공간에 대한 다양한 제안은 어떤 면에서 지극히 개인적이면서도 동시에 공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 한편 <홍현 : 북촌 마을안내소 및 편의시설>은 상대적으로 갈등이 적었던 공공 프로젝트이며, 기존 도시지역의 분위기를 설계를 위한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고려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사례이다 . 정독도서관을 포함하여 삼청동과 북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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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르는 지역에 위치한 마을안내소는 많은 사람들이 항상 지나가는 대표적인 공공 영역에 위치한다 .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존의 옹벽을 허문 다음 , 열린 공간에 필요한 시설들을 계획하는 것이었다. “ 경관의 연속성이 어떻게 도시로 흘러갈 수 있는가 ”가 설계안의 주요 개념이었으며 , 이는 자연스럽게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공공 공간을 형성하는데 기여하였다. 정독도서관으로 올라가는 경사로를 따라서 낮게 깔린 마을안내소 및 편의시설은 주변에 위치한 카페 , 음식점 , 아트샵 , 갤러리 등이 만들어내는 활기 있는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연계한다 . 적벽돌과 징크 , 그리고 콘크리트와 반투명 재질이 조합된 건물군은 크게 두드러지지 않으며 , 서울교육박물관과 한옥 , 그리고 부지에 접한 상업건물과 어느 정도 시각적 조화를 이룬다 . 사람과 사람, 혹은 장소와 장소 사이에 매듭을 지어주는 방식에 주목한다는 윤승현의 발언처럼, 북촌 안내소는 자기 완결적 작품으로서의 특이성보다는 주변 분위기와 조우하는 유연한 태도가 특징적이다 . 조제 보건진료소나 도화동 공영주차장이 어느 정도는 시각적 상징성을 염두에 두었던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 북촌 안내소를 인지함에 있어서 , 어디에서 어디까지가 작품의 영역인지를 파악하기가 어렵게 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본 작품을 공공적인 차원에서 작동하게 하는 동력이기도 하다 . 대담의 말미에서 윤승현이 스스로를 “반드시 사명감을 가지고 ” 공공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한 부분은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 대신 그는 “주택과 ARCHITECT YOON SEUNG HYUN

같은 건축 프로젝트를 작업할 때 밀려오는 서글픔 ” 때문에 좀 더 보람을 느낄 수 있고 즐거울 수 있는 , ‘ 공공 ’ 이라는 딱지가 붙은 작업에 매진한다고 설명한다 . 본 글에서 그의 건축적 태도나 철학을 옹호하거나 비판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다 . 그보다는 , 그가 공공 프로젝트를 수행함에 있어서 생겨나는 개인적 생각이나 느낌이 도덕적 당위성이나 명목상의 이유만큼이나 중요할 수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 사명감을 가지고 할지라도 개인의 역량을 초월하는 복합적인 이해관계의 층위 때문에 공공 프로젝트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며 , 반대로 개인적인 관심 혹은 즐거움으로 시작한 공공 프로젝트가 오히려 흥미로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 공공이라고 할 때 나로부터 거리를 둔 채 객관적이거나 윤리적인 올바름에 호소를 하는 태도는 긍정적인 종류일 수 있지만 , 결국은 그러한 공공을 구성하는 단위 요소가 다름 아닌 나와 당신의 사소한 감정이나 의견이라는 사실은 간과되곤 한다 . 부족한 현실을 개선시켜서 보다 나은 미래를 열망하는 태도는 자연스럽고 필요한 부분이며, 필자는 공공 프로젝트에 임하는 윤승현의 태도에서 어느 정도 윤리적 당위성에 근거한 , 이른바 ‘올바른 ’ 사회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모더니스트의 건축적 측면을 느낄 수 있었다 . 다만 ‘척박한 현실 / 보다 나은 미래 ’라는 이분법은 그 자체로 단선적인 역사의 전개라는 측면에서 역사가 되어버린 모더니즘적 사고라는 측면을 환기시켜볼 때 , 그리고 이후 다양성의 공존을 강조하는 포스트모더니즘적 입장 역시 그러한 입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후기 자본주의 체제를 벗어날 수 없다는 한계를 이미 보여주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 규정되지 않은 의미의 층위에 따른 프로젝트의 수행과 이와 관련하는 개인의 판단과의 관계 맺기는 여전히 중요한 건축적 태도일 수 있을 것이다 . 백승한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에서 학사 및 석사를 , 그리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미술사학 박사를 취득하였으며 그 후 예일대학교 동아시아학 센터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 현재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의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 그의 주요 연구 분야는 건축역사 , 이론 및 비평 , 동아시아 현대미술과 건축 , 도시론 , 일상생활의 철학적 담론 , 분위기와 정동이론 , 공동체와 공공 공간 , 그리고 환경성 논의이다 . 이러한 주제들과 관련하여 그는 건축학과 미술사학 , 그리고 아시아학 분야에서 한글 및 영어 논문과 에세이 , 그리고 북 챕터를 광범위하게 작업해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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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S of PHOTOGRAPHY

CREDITS

김재경 76- 78, 100( 1) , 110- 111, 115( 5) , 120- 121

김재윤 82, 90

건축가제공 83, 84, 85, 88, 89, 92, 93( 3) , 93( 4) , 95( 9) , 100( 2) , 105( 13) , 106( 18)

표지 서소문 역사공원 기념전당 시공현장 , ©김재경

WideAR no.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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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T YOON SEUNG HYUN


PROJECT WideAR no.62

서소문 역사공원 하늘광장 시공 현장, 2018. 6 ⓒ김재경 121


{와이드AR} 2017년 3- 4월호 , Special Edition Vol.01

PUBLISHER’ S COLUMN – 친구

ARCHITECTS IN KOREA · Ⅰ

designband YOAP : 3인 3색의 피보나치 수열로 건축하는 집단 FHHH Friends : 좌충우돌 화려한 팀플레이 집단 HG- Architecture : 디지로그의 세계를 실천하는 스튜디오 JYA- rchitects : 함께 흘리는 땀의 가치로 무장한 팀워크

EDITORIAL

젊은, 내일의 건축 리더들이 말하는 우리 건축 장場의 단면

mmk+ : 한 방의 장외홈런 다음을 준비하는 히어로 OBBA : 건축 , 내러티브의 소중함으로 승부하는 사무소

#1. 건축의 뿌리 혹은 공부의 배경에 대하여

stpmj : 아트와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파이어니어

#2. 한국 건축 비평(계)에 대한 바람

Z- Lab : A to Z, 콜라보 & 커뮤니케이션스 컴퍼니

#3. 귀 사무소(팀)의 작업 화두는 ? #4. 현대건축을 수행함에 있어서 ‘ 전통 ’ 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 #5. 귀하(또는 사무소 , 팀)가 이해하고 있는 ‘ 개념 ’ 이란 무엇인가 ? #6. 현 단계 한국 건축계 , 무엇이 문제인가 ?

PROJECTS : OFFICE INFORMATION a.co.lab : 휴먼 네트워크의 수행자 BOUNDLESS : 관계의 진화를 엮는 전술가들 122

CHARACTERS

제 9회 심원건축학술상 당선작 발표 경복궁 궁역의 모던 프로젝트 — 발전국가시기 광화문과 국립종합박물관을 중심으로(1962~1973) 수상자: 강난형


{와이드AR} 2018년 3- 4월호 Special Edition Vol.02 REPORT+ WideAR no.62

PUBLISHER`S COLUMN – ABCD파티 - 올해의 발견

ARCHITECTS IN KOREA · Ⅱ EDITORIAL

한국 건축의 새 판을 여는 젊은 리더들의 12가지 화법 ESSAYS

근대 건축, 수용과 변용의 미 : OFFICE ARCHITEKTON 들띄우기와 흰색 그리고 부산 : RAUM architects 새로운 눈을 갖기 위한 발견의 방식 , 질문 : Samhyun Urban & Architecture

길 , 에움길, 샛길 : SUPA schweitzer song 따뜻한 건축 그리고 10+ : UTAA CREDITS

건축의 엄밀성과 농담 , 혹은 사랑과 체념 : aoa architects 건축이 남긴 이야기들 : CHAE- PEREIRA architects 새로운 프로세스와 시스템 : EMER- SYS 경계에서의 점진성 : EUS+ architects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리드하는 건축, 건축가 :

제 10회 심원건축학술상 심사결과 발표 당선작 : 해당작 없음 심사위원 김종헌 , 박진호, 우동선, 함성호

johsungwook architects

엘리스의 비눗방울 놀이, 그리고 일상 속 이야기 생성 : L’ EAU Design 스타일의 전략 -작업의 방법에 대한 근본적 이해 : Min Workshop 123


주최 : 간향클럽,

후원 : 건축평론동우회

미디어랩&커뮤니티

협찬 : 자담치킨

주관 : 《와이드AR 》

본지는 2010 년 이래 꾸밈건축평론상과 공간건축평론신인상,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수상자들의 모임인 건축평론동우회와 손잡고 <와이드 AR 건축비평상>을 제정하여 신진 비평가의 발굴을 모색해오고 있습니다 . 우리는 한국 건축평단의 재구축은 물론 건축과 사회와 여타 장르를 연결하는 통로로서 건축비평의 가치를 공유하는 젊은 시각의 출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새 얼굴들의 많은 관심과 응모를 바랍니다.

제9회 와이드 AR건축비평상 공모 시상내역

당선작 발표

- 당선작: 1 인 - 기타(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당선작 외에도 가작을 선정할 수 있음)

2019 년 1 월 초 개별통보 , 《와이드 AR 》 2019 년 1–2 월호 지면 발표 및 2019 년 1월 초 네이버카페 <와이드 AR > 게시판 및 SNS 발표

수상작 예우

심사위원

- 당선작: 상장과 고료( 200 만원) 및 부상

수상작 발표와 함께 공지 예정

- 가작: 상장과 부상 - 공통사항

시상식

1 ) 《와이드 AR 》 필자로 대우하여 , 집필 기회 제공

2019 년 3 월(예정)

2 ) ‘건축평론동우회’의 회원 자격 부여

응모작 접수처 응모편수

widear@naver . com

- 다음의 ‘주 평론’과 ‘부 평론’ 각 1 편씩을 제출하여야 함 .

주 평론과 부 평론의 내용은 아래 ‘응모요령’을 반드시 확인하고 제출바람

기타 문의

1 ) 주 평론 1 편( 200 자 원고지 50 매∼ 100 매 사이 분량으로 ,

대표전화: 02-2235-1960

A4 용지 출력 시 참고도판 등 이미지 제외한 6 매∼ 10 매 사이 분량 .

단 , ‘주 평론’의 경우 응모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분량의 제한을

응모요령

두지 않음)

1 . 모든 응모작은 응모자 개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함 .

2 ) 부 평론 1 편( 200 자 원고지 20~30 매 내외 분량으로 , A4 용지 출력 시 2~3 매 분량)

응모자격 내외국인 , 학력 , 성별 , 연령 등 제한 없음

기존 인쇄매체(잡지 , 단행본 기타)에 발표된 원고도 응모 가능함 . (단, 본 건축비평상의 취지에 맞게 조정하여 응모 바람) 2 . ‘주 평론’의 내용은 작품론 , 작가론을 위주로 다루어야 함 3 . ‘부 평론’의 내용은 건축과 도시의 전 영역에서 일어나는

시의성 있는 문화현상을 다루어야 함 4 . 응모 시 이메일 제목란에 “제 9 회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응모작”임을

사용언어 1 ) 한글 사용 원칙 2 ) 내용 중 개념 혼동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괄호( ) 안에 한자 혹은

원어를 표기하기 바람

표기할 것 5 . 원고는 파일로 첨부하길 바라며 원고 말미에 성명 , 주소 ,

전화번호를 적을 것 6 . 원고 본문의 폰트 크기는 10 폰트 사용 권장 7 . 이메일 접수만 받음

응모마감일 2018 년 11 월 30 일(금) 자정(기한 내 수시 접수)

8 . 응모작의 접수여부는 네이버카페 <와이드 AR >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음

역대 수상자(좌→우), 박정현-이경창- 송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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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영화 공부방

제 39차 상영작

2018년 WIDE건축영화공부방은 ‘ 다시 ’

건축물( Building)에 시선을 맞춥니다. 우리는 2012년 4월 이 코너를 시작하며 ‘ 성가신 이웃 ’ (제 1차

상영작)을 통해 르코르뷔지에의 크루체트 하우스를, ‘ 콜하스 하우스라이프 ’ (제 2차 상영작 , 2012년 6월)를

통해 렘 콜하스의 보르도 주택을 살펴본 바 있습니다 . 건축가가 설계한 집의 사용자 관점이 투사되는 각각의 경험은 건축전공자는 물론 건축에 관심 많은 일반 대중에까지 영화로 소통하는 건축 이야기의 진수를 보여줄 터입니다.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일시 2018년 8월 8일(수) 7: 00pm

장소 이건하우스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1) 방장

WideAR no.62

WIDE

강병국 (간향클럽 자문위원, WIDE건축 대표) 신청 예약 방법 네이버카페 <와이드 AR> WIDE건축영화공부방 게시판에 각 차수별 프로그램 예고 후 선착순 50명 내외 접수 주최

상영작

인피니트 해피니스(The Infinite Happiness)│ 2015│ 85분 감독 일라 베카 & 루이스 르모안(Ila Beka & Louise Lemoin)

간향클럽, 미디어랩&커뮤니티 개관 주관 WIDE건축 , 와이드 AR

후원 이건창호

BIG그룹 Bjarke Ingels Group이 덴마크 코펜하겐의 외레스타드 Ørestad에 건축한

< 8하우스8House>의 다큐. 외레스타드는 신도시 개발지역으로 크게 4개의 지구로 구분되어 있으며 , <8하우스>가 들어선 곳은 ‘시티지구’라는 곳으로, 비야케 잉겔스는 이미 이곳에 두 건의 주거건물 , < VM하우스>와 <마운틴 드웰링Mountain Dwellings>을 설계하여 준공한 바 있다. < 8하우스>의 용도는 주거와 상점, 사무실 등 크게 3가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10층 규모에 연면적 61,000㎡, 총 476세대가 살고 있다 . 8자처럼 생긴 배치 모양의 이름 < 8하우스>는 , 지상에서 10층까지 뫼비우스 띠처럼

보행로가 연결되어 있어서인지 영화제목의 ∞(무한Infinite)이라는 형용사가 더 (잘) 어울리는 듯하다 . 아무튼 영화는 < 8하우스> 건축개념의 핵심인 ‘건축적 산책로promenade’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개인주의화 되어가는 현대 사회의 삶 , 특히 고밀화된 공동주택 속에서 사회적인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는 보행로와, 프라이버시가 가장 요구되는 주거라는 점에서 예상되는 마찰은 없는지 주목해 볼만하다. 늘 사용자user의 관점을 좇는 일라 베카의 거의 모든 영화들처럼 이 영화 역시 어린이 집 아이들에서부터, 우편배달부나 피자배달부, 다양한 거주자들의 의견을 담는다 . 다큐에서도 여러 번 언급되는 건축가 비야케 잉겔스 ··· 저들의 다양한 의견에 대해 그의 견해가 궁금하다. ‘ 콜하스 하우스라이프‘에서의 렘 콜하스처럼 그 반응을 코멘터리로 담았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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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향클럽, 미디어랩& 커뮤니티

간향클럽 사람들

GANYANG CLUB, Media Lab. & Community mc 1

우리는

편집간사 정평진

건축가와 비평가 및 다방면 건축의 파트너들과 함께

편집위원 강권정예 , 백승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건축한다는 것만으로 반갑고

디자이너 신건모, 낮인사

행복한 세상을 짓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사진총괄 겸 부편집인 김재경

우리는 건축계 안팎의 현안을 주시하며 이슈를 발굴-

mc 2

사진전문위원 남궁선, 진효숙

공론화하고 , 나아가 건축동네의 계층, 세대, 업역 간의

비평전문위원 박정현, 송종열, 이경창

골 깊은 갈등 구조를 중재하는 매개자 역할을 통해

칼럼전문위원 김정후, 박성용, 박인수

우리 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견인하는 통합의 지렛대가

논설고문 이종건

되겠습니다 .

mc 3

우리는

제작자문 김기현, 시공문화사spacetime

이 땅에 필요한 건강한 건축 저널리즘을 구현함은

종이공급 박희진, 신안지류유통

물론 건축과 대중 사회를 연결하는 미디어 커뮤니티가

인쇄관리부장 손운일

되겠습니다 .

인쇄제작국장 김은태 인쇄처 대표 강영숙, 서울문화인쇄

우리는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 AR)} 월례 저녁 강의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땅집사향)}

mc 4

독자지원 및 마케팅 박미담

건축가들의 이슈가 있는 파티 { ABCD파티}

과월호 공급 심상하, 선인장

지역 건축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응원하는

서점관리 심상호, 정광도서

{ICON파티}

직판관리 박상영, 삼우문화사

건축역사이론비평의 연구자 및 예비 저자를 지원하는 {심원건축학술상} 신예 비평가의 출현을 응원하는

mc 5

기획자문 강병국, 고영직, 고충환, 김영철, 김원식, 박병상, 박철수 , 손장원,

{와이드 AR 건축비평상}

안철흥, 우종훈, 이정범, 이중용, 전진성

내일의 건축에디터& 저널리스트 양성소

운영자문 김동원, 김태만, 류영모, 신창훈, 안용대, 이성우, 이수열 , 이윤정,

{간향저널리즘스쿨}

조남호, 최원영, 하광수

건축 잡지& 저널리즘을 아카이빙하고 연구하는 {한국건축저널리즘 연구회} 건축 비평도서 출판 {간향 Critica}

mc 6

고문 박민철, 박유진, 이충기, 정귀원, 조택연, 황순우

건축가(집단)의 모노그래프 출판

명예고문 곽재환, 구영민, 김정동, 박길룡, 박승홍, 우경국, 이백화 , 이상해,

{WIDE Document}

이일훈, 임창복, 최동규

국내외 건축과 도시를 찾아 떠나는 현장 저널

대표고문 임근배

{WIDE아키버스} 인간·시간· 공간의 이슈를 영상으로 따라잡는 {WIDE건축영화공부방}

mc 7

패트롱 김연흥, 김용남, 나명석, 목천, 박달영, 승효상, 이태규, 장윤규, 최욱

mc 8

운영간사 박지일

건축·디자인· 미래학 강의실 {포럼 AQ korea}등 일련의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또는

발행위원 김기중, 손도문, 오섬훈, 우의정, 임재용, 정승이

파트너들과 함께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

부발행인 이주연 대표, 발행인 겸 편집인 전진삼 mc 9

심원건축학술상 심사위원회 김종헌, 박진호, 우동선, 함성호 심원건축학술상 수상자 박성형, 서정일, 이강민, 이연경, 이길훈 , 강난형 심원문화사업회 사무장 신정환

mc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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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와이드 대표 김명규 팀원 박소정, 최지희, 구아람, 박은진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우리 건축 장場의 새 얼굴로부터 기성, 중견, 노장

‘ 건축가 초청강의 ’ : Architects in Korea

2018년 7월 _ 제 139차 : Architects in Korea 27

건축가를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 하에 이 땅에서 활동하는 벽안의 건축가까지 주목하고자 합니다. 2016년 5월 ~2017년 2월( 1라운드) , 2017년 3월 ~2018년 2월( 2라운드) , 2018년 3월 ~2019년 2월( 3라운드)로 이어지는 건축가 초청강의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주관 와이드 AR 주최 그림건축 , 간향클럽 협찬 시공문화사 Spacetime, 유오스Knollkorea 후원 ㈜이건창호

이야기손님: 이상대(스페이스연 건축 대표)

02- 2231- 3370, 02- 2235- 1960

일시 : 7월 18일(수) 7: 30pm

WideAR no.62

문의

장소: 이건하우스(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1) * <땅집사향>의 지난 기록과 행사참여 관련한

주제: 풍경 만들기 – 기억 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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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_ 제 140차 : Architects in Korea 28

이야기손님 : 김범준( TOPOS건축 소장) 일시 : 8월 22일(수) 7: 30pm 장소: 이건하우스(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1) 주제: 건물이 아닌 장소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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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통권 62호, 2018년 7- 8월호 , 격월간 2018년 7월 15일 발행 , ISSN 1976- 7412 2008년 1월 2일 창간 등록 , 2008년 1월 15일 창간호(통권 1호) 발행 2011년 1월 19일 변경 등록 , 마포 마 - 00047호 발행인 겸 편집인: 전진삼 발행소: 간향 미디어랩 Ganyang Media Lab. 주소 : 03994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 175 (동교동,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전화 : 02- 2235- 1960 홈페이지 : www.ganyangclub.com 네이버 카페명: 와이드AR 본지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본지에 게재된 기사나 사진의 무단 전재 및 복사 , 유포를 금합니다. 1권 가격 : 12,000원 연간구독료 1년 구독 : 65,000원 2년 구독 : 1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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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AR} 과월호 구입처 본지 총판 정광도서 내 선인장(담당 심상하 방장 , 02- 725- 9470) *2009년 ~2015년 발행 잡지 : 파격 할인가 적용(한정수량) *2016년 ~ 최근호 발행 잡지 : 일반 할인가 적용

▣ 알림 본지 편집간사로 활약해오던 정평진 건축전문기자가 금번 호를 끝으로 {와이드 AR}을 떠나 창간작업 중인 {도무스 코리아( domus korea)} 편집팀에 합류한다 . 정 기자는 학부 재학시절 본지 인턴기자 1기로 출발하여 , 간향저널리즘스쿨 7기 기장으로도 활동했다 . 건축동네의 신진 건축저널리스트로서 발군의 역량을 과시해오던 그가 새로운 환경에서 크게 성장하는 시간을 보내길 바라는 마음 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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