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AR no.69,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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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 11-12, no.69 김재경의 Photossay 09 [18] 박성용의 Discovery [32] 한국의 건축 지식 사냥꾼 09 이일훈 Report [34] 인천광역시건축사회관 손장원 Research [40] 한국근대건축의 현장과 이슈 04 부평 미쓰비시 사택 이연경 GAIA Topic [30][72] Climate Crisis 편집실

이중용의 Keyword of Archi-World [46] Reading Lists [48] 묵상 건축, 전시, 큐레이팅 아름다움 수리수리 집수리 보는 기계와 읽는 인간 집의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도시디자인 101 Focus [51] TROPICAL SPACE

The manner of the design 03 [64] 소보건축의 우리가 디자인하는 법 Emerging Architect 09 [90] 김유빈 FREESPACE

Contents & Flow Map 구분

인물

응웬 하이 롱, 쩐 티 응우 응온•

비평대상

장소

사무소

사건

땅집사향 155-156차•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공모 접수마감

WIDE건축영화공부방 47차• 책. 묵상• 책. 집의 시대• 기타 책. 건축, 전시, 큐레이팅• 책. 보는 기계와 읽는 인간• 책. 수리수리 집수리• 책. 아름다움• 책. 우리가 알아야 할 도시디자인 101•

Feature Corporate Architect 02 해안건축의 design principal 4인 주상선, 박민진, 김영택, 박재우

Notice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접수마감 [표2] 제47차 WIDE건축영화공부방 [123] 제155차 땅집사향 [125] 표지 이미지 설명: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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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죽림동성당• 연천 아우구스띠노수도원• 속초 청호동성당•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 부평 미쓰비시 사택• 인천광역시건축사회관• 창신·숭인동• 해안건축• FREESPACE• SOBO architects• TROPICAL SPACE• 11-12월 키워드: 탈피• 2019 인천 아키텍트 파이브• 〈한국현대건축, 세계인의 눈 1989-2919〉 전

[73]

Special Feature [98] 건축가 임근배 임근배의 가톨릭 교회 건축 4제 그림건축 작가론 [103] 건축과 종교의 보편적 언어 찾기 이주연

콘텐트 김영택• 김유빈• 박민진• 박재우• 이일훈• 임근배• 주상선•

파트너십

가로건축• 동양PC• 마실와이드• 목천김정식문화재단• 삼현도시건축• 삼협종합건설• 수류산방• 시공문화사• 오씨에이건축• 운생동• 원오원 아키텍스• 유오스• 유하우스-메가판넬• 이건창호• 인문집• 해안건축• 헌터더글라스• 현일건축•

생산자

•강병국 •김기중 •김기현 •김명규 •김미현 •김연흥 •김영택 •김용남 •김유빈 •김재경 •김재관 •김정식 •남수현 외 •박달영 •박민진 •박상일 •박성용 •박재우 •박지일 •배형민 •백승한 •손세관 •손장원 •승효상 •신현보 •윤세한 •응웬 하이 롱 •이관직 •이승용 •이연경 •이윤정 •이종건 •이주연 •이중용 •이태규 •이태현 •임근배 •임재용 •장윤규 •전소현 •전진삼 •정림건축문화재단 •정승이 •조순익 •주상선 •쩐 티 응우 응온 •최욱 •최원영 •편집실 •한제임스정민

페이지 123 8 122 12 3, 47 표4 82 9 90 18, 98 49, 125 3, 47 50 14 78 17 32 86 125 47 51 50 34 48 64 1, 73 51 125 11 40 13 49 103 46 표2, 표3 51 98, 125 6 16 64 51, 125 48 10 49 74 51 5 15 표2, 123,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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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장원�1938����신아건축연구소���경상대학교�종합기본설계��진주

전체조감도��1979���곽재환�작도���안장원�기증���MC26�4000�0100�0001

목천김정식문화재단 mokchon�kimjungsik�org T�02�732�1602


19 : 11-12, no.69 pp.18-29 김재경은 인문학적 감각과 절제된 심미성을 바탕으로 공간과 건축, 인간의 풍경을 기록하는 사진가다. 1998년 월간 《건축인(poar)》의 ‘11인의 주목받은 건축인’에 선정됐다.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사진집 『자연과 건축』, 『MUTE』, 『MUTE 2: 봉인된 시간』, 『수원화성』(공저) 및 『셧 클락 건축을 품다』, 『김중업의 서산부인과 의원』(공저) 등이 있다. pp.32-33 박성용은 서울시립대학교를 졸업하고 Virginia Tech에서 M.Arch를 마쳤다. 한국과 미국에서 10여 년의 실무를 거쳤다. AIA(미국건축가협회 회원)이며, 현재 금오공과대학교 건축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설계 작업보다 건축비평 글쓰기에 집중하며 항상 두 영역의 통합을 꿈꾸고 있다. 계간《건축평단》 편집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pp.34-39 손장원은 인천재능대학교 실내건축학과 교수. 인천을 무대로 근대건축을 공부하는 연구자로 『인천근대건축』(간향 미디어랩, 2006) 저술이후 대불호텔, 인천신사국팔십팔영장, 일본우선회사인천지점, 공화춘, 인천부청 등을 조사·연구했으며, 최근에는 개항장 인천의 중심이 일본이 아니라 조선정부였음을 입증하기 위해 인천감리서, 화도진, 인천전환국과 같은 조선정부의 인천지역 근대건축활동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pp.40-45 이연경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건축역사이론 전공으로 석·박사를 취득했다. 심원건축학술상 제6회 수상자이며 연세대학교 4

Profile of the Writers and Protagonists 학부대학 학사지도교수를 역임하고 현재는 인천대학교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에 재직하고 있다. 저서로 『한성부의 ‘작은 일본’ 진고개 혹은 本町』(2015) 및 『사진으로 만나는 개항장 인천의 경관』이 있다. pp.46-47 이중용은 정보와 건축에 관심이 많다. 생각을 생각하고 정리를 정리하는 게 취미다. 오래 전에 건축디자인지 《C3》에서 짧은 기간이나마 잡지의 세계를 맛봤다. 그 후 자유인이 되어서 『차운기를 잊지 말자』(2006)를 썼고, 이후 설계사무소를 거치며 여러 결의 전시 및 연구 프로젝트에 관여했다. 하루 한 권 책읽기를 즐기며 간간히 글쓰기도 한다. 그렇게 쓴 책이 『생활면허증』(2013, 공저) 등이다. 본지 2대 편집장을 역임했다. pp.51-63 응웬 하이 롱Nguyen Hai Long, 쩐 티 응우 응온Tran Thi Ngu Ngon은 본문에 포함 pp.52-54 백승한은 가톨릭관동대학교 건축학과에서 도시설계 및 건축역사이론을 가르치고 연구한다. 주요 연구 관심분야는 학제 간 도시연구, 하부구조론, 일상생활의 철학적 담론, 공동체와 공공성, 분위기와 정동이론, 신유물론, 동아시아의 시각문화와 매체경관 등을 포함한다. 최근 연구는 《Positions: Asia Critique》과 《Korea Journal》을 포함한 다수의 국내외 논문집에 게재되었다. 또한 정림건축의 《SPACE(공간)》 특별호 『일상감각: 정림건축 50년』(2017)을 총괄 기획하였으며, 서인건축 40주년을 기념하는 프로젝트 『다른, 상징적 제스처들: 서인건축 40년의 비평적 탐문』(2018)의 주요 저자로 참여하였다.

pp.52-54 이태현은 THE A LAB(에이랩 건축연구소)의 대표/소장 건축가이다. 동시대의 아이디어, 미학, 기술 그리고 친환경적 요소들의 통합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건축디자인을 추구하며, 건축을 기반으로 한 도시, 공공, 예술,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국민대학교 건축대학을 졸업했고, 바틀렛 건축대학 석사과정을 최우수로 졸업했다. 서울시 ‘2019 사회혁신 리빙랩’ 사업 공모에 당선되었고, ‘2018 바틀렛 서울쇼’ 기획과 전시에 참여했으며, ‘제4회 국제건축문화교류’에서 우수 교류자로 선정되어 한국건축가협회장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본지 편집위원이며, 젋은건축가포럼코리아 운영위원으로 활동하며 대중과 건축의 소통에도 기여하고 있다.

표방한다. 그로써 보편성과 지역성을 동시에 추구하며 각 지역의 차별화 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국내 굴지의 건축설계집단으로 우뚝 섰다.

pp.64-71 신현보, 전소현은 본문에 포함

pp.103-105 이주연은 서울시립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건축을 전공했다. 《공간》 건축기자를 필두로 《꾸밈》, 《플러스》, 《공간》지의 편집장과 주간을 역임했다. 《건축인(poar)》

pp.73-89 해안건축(대표 윤세한)은 1990년 설립 이래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현장의 자연을 잘 이해하고 그 안에 살아야 하는 사람에 대한 깊은 사랑과 과거·현재·미래를 연결하는 시대정신이 무엇인지 깊은 통찰을 통해 모두가 소망하는 환경을 창조하는 것에서 기업의 존재이유를 찾는다. 이들은 건축주에게는 신뢰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영감을 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세계와 호흡을 같이 한다. 건축, PCM, 도시, 조경, EV, 인테리어, 녹색건축 등 프로젝트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전문가들의 협력체이면서 개성적인 제안을 탁월한 작품으로 만들어내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내세운다. 더불어 열정과 소명의식을 갖춘 전문가를 육성하고 능동적이고 즐겁게 일하는 기업문화를 중시하는 젊은 회사를

pp.74-77 주상선은 본문에 포함 pp.78-81 박민진은 본문에 포함 pp.82-85 김영택은 본문에 포함 pp.86-89 박재우는 본문에 포함 pp.90-97 김유빈은 본문에 포함 pp.98-121 임근배는 본문에 포함

편집인으로도 활약했으며, 초대 한국건축기자협회장 및 건축저널리스트포럼을 주도했다. 도코모모코리아 부회장을 역임하며 건축비평과 근대건축보존 운동에 앞장서 왔다. p.123 강병국은 본문에 포함 p.125 김재관, 이관직은 본문에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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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사원 신입사원모집 모집 1차 1차 서류심사 서류심사 : 이력서,포트폴리오,자기소개서 : 이력서,포트폴리오,자기소개서 제출 제출 2차 2차 면접 면접 : 1차 : 1차 합격자에 합격자에 한해 한해 추후 추후 공지 공지 원서접수 원서접수 및및문의처 문의처 E-mail E-mail : karo7755@naver.com : karo7755@naver.com 문의처 문의처 : 070-7771-7754 : 070-7771-7754 ㈜건축사사무소 ㈜건축사사무소 가로 가로 서울시 서울시 강남구 강남구 선릉로 선릉로 555555 선릉빌딩 선릉빌딩 60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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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 건축의 대중화와 세계화, 그 중심에서 마실이 함께합니다. 이제는 네트워크의 발달로 인터넷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건축물 정보를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정보 속에서 한국의 건축정보를 얼마나 찾을 수 있을까요? 한국 현대 건축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PR, 출판 기업인 마실와이드가 함께합니다. 하나의 집이 모여 마을을 형성하듯, 마실와이드는 세계 곳곳으로 마실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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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인천건축의 리더 그룹에 선정된 것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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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housand City Plateaus A Thousand City Plateaus

Winner of International Idea Competition for urban regeneration of Jamsil Sports Compl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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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SangDong Architec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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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22


염화미소[拈花微笑] 꽃, 웃음 Pick up Flower, Subtle Smile 화장 황수로의 삶과 꽃 이야기 [책을 열며] 염화미소 : 채화(綵花)로 세운 서원(誓願) [황수로] [A] 웅장하고 잔혹하던 유년의 정원 [화보] 순조지당판(純祖池塘板), 고종 지당판(純祖池塘板), 청개(靑蓋), 홍개(紅蓋) [B] 자주빛 바위 끝의 꽃 한 송이 [화보] 한국병화(韓國甁花) [C] 매곡리 대운산 자락에서 [화 보] 동부산컨트리클럽 [D] 예술로의 여행, 여행이라는 예술 [화보] 홍벽도화준(紅碧桃花樽) [E] 화장의 일생일화(一生一花) [화보] 한국궁 중꽃박물관(韓國宮中꽃博物館) [F] 한 송이 시들어도 꽃은 영원하다 [화보] 한국궁중꽃박물관(韓國宮中꽃博物館) 전시실 [G] 수로, 장인 의 이름 [화보] 한국궁중채화연구원(韓國宮中綵華硏究院) [책을 닫으며] 꽃에 미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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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_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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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의 포토세이

과거와 현재의 조화로운 공존 글, 사진. 김재경 본지 사진총괄 부편집인

한양도성의 내사산(북악산·낙산·남산·인왕산) 가운데 가장 낮은 낙타산(낙산) 기슭에 자리한 종로구 창신동은 청계천 지류(永美亭洞川:낙산에서 발원하여 청계천으로 합류하던 하천)의 물길을 지나는 지하철 6호선 동쪽의 숭인동과 이웃한 동네이다. 조선시대 한성부 5부 가운데 동부의 숭신방과 인창방이 있던 곳이며 글자를 조합해 ‘창신동’과 ‘숭인동’이란 동명이 되었다. 동대문 바깥 언덕에 위치한 이곳의 돌산이 채석장이 된 것은 일제강점기이다. 조선은행(1912), 경성역(1925), 경성부청(1926), 조선총독부(1926) 건립에 쓰일 석재를 공급했고 6.25전쟁 이후 산기슭에 판잣집, 천막집(65년경), 벽돌슬라브집(70년대)이 들어섰다. 평화시장(1961~)의 전태일 열사 분신사건(1970)으로 생산과 판매가 분리되자 배후의 의류공급지로 자리를 잡았다. 근래에 창신동에 재봉틀 소리가 줄어듦은 서민 삶의 단편을 드러내며 대도시 서울을 압축해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왕권 강화(찬탈)에 뜻을 둔 수양대군의 기획은 정순왕후 송씨를 왕비(15세)로 책봉(1454)했으며, 이듬해 어린 단종이 숙부 수양대군(세조)에게 왕위를 넘기고 상왕으로 물러나자 정순왕후는 왕대비가 되었다. 성삼문, 박팽년 등 사육신이 추진하던 단종복위운동이 발각되어 상왕 단종은 노산군으로 강봉돼 영월로 유배되자 의덕왕대비는 노산군부인 신분으로 정업원淨業院(고려시대와 조선 전기에 존재했던 비구니 처소로 창덕궁에 있던 것)에 들어가게 되었다. 왕대비가 관노비로 전락해 동대문 밖 청룡사 터淨業院舊基에서 천에 자주색 물을 들여 팔아 살림을 이어갔다. 단종의 유배 길에는 영도교 너머로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던 송씨는 매일같이 그의 안위를 동망봉에서 빌었고, 그의 죽음 후에는 떠도는 고혼孤魂의 명복을 빌었다. 지금의 동묘(관양묘) 앞(싸전굴

Photossay 09

조선 초, 세종과 문종이 연이어 승하하자 단종(12세)이 즉위했으나 왕실보다 신하들의 역할에 힘이 실렸다.

장거리마을)에 여인들만 모이는 채소시장이 섰다는 기록(한경지략)은 송씨를 도우려는 여인들이 정순왕후에게 채소를 공급한 사실도 알려준다. 이렇듯 창신동은 지역에 얽힌 이야기가 깊은 곳이다. 어린이 완구 도매시장, 가죽이나 원단 및 부속품을 취급하는 신설종합시장, 빈티지 옷가게들, 백남준과 박수근화백의 집터도 있고 도시 서울다운 모습을 간직한 몇 곳 중의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뉴타운개발’은 일정 규모의 생활권역이 필요한 도시기반 시설을 손쉽게 마련하는 종합도시계획사업이다. 앞서 재정비촉진사업으로 대규모 도시정비를 추진했으나 해제가 취소된 지역은 창신 숭인지구가 처음이었다. 주민들의 신청에 의해 제일 먼저 해제된 지역이다. 최근 ‘철거 후 신축’을 피하고 도심의 원형을 유지하며 개발하는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이 시험대에 올랐다. 종로구 창신 1~3동·숭인1동 일대 83만130㎡ 규모로, 2014년부터 국비와 시비를 합친 200억 원을 투입해 ‘마중물’ 재생사업을 마무리했다. ‘관’주도의 ‘계획’ 아래 이미 투기도 예상되었지만 CCTV 비상벨(16곳), 태양광 조명등(250곳), 안심이장치(160곳)가 설치되거나 봉제거리, 봉제역사관 등이 완성되었고, 고지대의 돌산마을에는 전망대와 어린이공원, 소통공작소 등 굵직굵직한 도시재생 기반시설이 들어왔다. 하지만 일부 주민은 도서관, 마을회관보다 도로확장과 주차장을 바랬다. 임대수입으로 가계비를 보태는 대개의 주거지는 이처럼 직접적인 효과를 바라는 사정도 있는 것이다. 복잡한 이해들 가운데 어느 층위의 시민을 위한 정책인가를 살피는 일은 결코 쉬울 수 없다. 넓은 길보다 좁은 길로 가는 일은 과거와 현재의 조화로운 공존이며 결국 모두를 위하는 일이 될 것이다.

참조 : [서울특별시고시] [위키피디아] [나무위키] [한겨레] [경향신문] [법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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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교, 숭인동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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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루놀이터,창신동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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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동_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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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자이아파트, 2013 가이아 토픽

Giddens’s Paradox 기든스의 역설. ‘기후변화의 위험은 일상생활에서 심각하게 감지하기 어려워 그저 방관한다. 결국 무시무시한 위기가 눈앞에 닥쳤을 때는 이미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된다’는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Anthony Giddens의 주장. 『기후 변화의 정치학』(기든스, 2009) 개인 차원의 심리도 인식 전환을 가로막는 장애다. 아직도 기후나 환경문제를 이상주의적 성향을 지닌 일부 녹색 ‘마니아’들의 전유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의식의 칸막이를 당장 허물어야 한다. 보통사람들은 하루하루 살기에 바빠 기후위기에 대해 아무리 경고를 들어도 그 심각성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상황이 아주 심각해져서 사람들이 큰일 났다고 느낄 정도가 되면 이미 때는 늦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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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mate Crisis 기후위기는 인권에 해악을 끼친다. 기후위기는 폭력과 갈등을 증가시킨다. 기후위기는 전쟁으로 인한 취약 상태에 대처하기 어렵게 만들고, 전쟁은 기후위기에 적응하기 어렵게 한다. 기후위기는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닥치지만, 그 피해는 차별적으로 발생한다. 쪽방 거주민, 홀몸 노인, 환기불량주택 거주자, 저소득층, 빈곤층 여성, 개도국 여성과 아동, 에너지 빈곤층, 야외 건설·산업 노동자, 비닐하우스 (거주) 이주 노동자, 노약자, 만성질환자, 심신 쇠약자, 정신질환자, 상습 침수 지역 및 녹지 협소 지역 주민, 재정자립도 낮은 지역 주민들은 기후위기의 직격탄을 맞는 계층이 된다.1)

p.72

1) 조효제, 《녹색평론》, 2019년 9-10월호, ‘기후위기와 인권’, pp.6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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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의 디스커버리

한국의 건축 지식 사냥꾼 09 이일훈

: 소박한 삶에 기반한 인식과 사유의 풍요를 꿈꾸는 건축가 글. 박성용 본지 비평위원, 금오공대 교수

잠 깨어 오라』, 2012년 서해문집에서 출판한 『제가 살고 싶은 집은』, 2014년 수필춘추사에서

출판한 『삶에 색을 입히다』가 있다.

건축가인 그이지만, 저술의 폭은 건축에

국한되지 않고 폭이 매우 넓다. 교보문고에서 발견한 그의 단행본 13권 중 건축 분야라고 국한할 수 있는 책은 사실상 시공문화사의 『가가불이』와 솔 출판사의 『모형 속을 걷다』 정도다. 또한 그가 글을 기고한 8권 정도의 정기간행물들 중 건축전문 정기간행물은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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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인(poar)》, 《건축문화》 뿐이고, 그 외 《작은것이 아름답다》, 《좋은생각》, 《수필춘추》,

1978년 한양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한 건축가

이일훈은, 지금까지 ‘한국의 건축 지식 사냥꾼’ 칼럼에서 주로 다룬 대학교수들과 달리

실무 건축가이자 수필가이다. 표현 방식은 지금까지의 학자들과 상당히 다르지만,

가깝다. 또한 건축전문서적들을 저술한 시기가 비교적 초기에 몰려 있어서, 그의 저술활동은

건축 분야에서 일상에 대한 포괄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수필로 점점 옮겨왔음을 알 수 있다.

사색의 깊이와 활동의 폭은 오랜 기간에 걸쳐

집필과 연구가 주업무가 아닌 건축가인 그의

출판한 저서의 수 또한 웬만한 전문 작가나

다를 수밖에 없다. 학자들의 집필이 주로 전문

이미 많은 건축인들에 의해 인정받고 있다. 학자들을 능가하는 수준인데, 2017년까지 13권 정도의 단행본을 발간하였으며, 그

외에도 다수의 정기간행물에 수필을 기고하며 왕성하게 집필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초의 저술은 2000년 시공문화사에서 출판한 『가가불이』이며, 그의 건축설계 작업의

작품집이다. 가장 최근 저술은 2017년 서해문집에서 출판한 『이일훈의 상상어장』으로 2000년 『가가불이』의 저술 이후 뚜렷한 휴지기

없이 꾸준한 집필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단행본 총 13권의 저작 중 공동저술은 4권 정도로, 2001년 역사비평사에서 출판한 『전통과 서구의

충돌』, 2006년 숨비소리에서 출판한 『젊은 그대

32

《Paper》, 《월간 에세이》 등은 순수 수필집에

1. 이일훈의 저서들

저술은 지금까지 다룬 학자들의 저서와 성격이 지식을 전달하는 것을 위주로 했다면, 이일훈의 저술들은 보다 유연하게 우리의 일상과 삶에

대한 체험과 관찰을 담고 있다. 집이 삶을 담는 그릇이라면, 그의 글 또한 삶을 담는 그릇인 셈이다. 전문 수필가이기도 한 그는, 글도

일종의 집이고 따라서 글쓰기도 짓는 작업이라

이야기하며, 건축과 글쓰기를 병치시킨다. 집이 물질적 구축이라면, 글쓰기는 사유의 구축인 셈이다. 일견 그의 관심사는 물질을 짓는

건축보다 오히려 사유를 짓는 글쓰기에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 있는 듯 보이기도 하는데,

물질적 제약에 초연한 소박한 삶을 목표하기

때문이다. 건축이 물질에 메인 것이라면, 물질적


풍요보다는 소박한 삶에 기반한 인식과 사유의

그리고 사물에 대한 인식의 켜를 두텁게

밀레니엄이 도래하고 현대문화는, 우울한

삶에 묻혀 역사, 전통, 이념 등 진지한 문제들을

풍요롭게 살아내고자 한다. 일상의 사물에

활기찬 출발에 열광했다. 발전된 과학기술은

풍요를 꿈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범부의 외면하는 것은 아니다. 그의 글쓰기 속에서는 건축 뿐 아니라 전통과 역사처럼 이념과

맞닿은 상위 차원의 문제부터 소소한 일상속

사물들까지... 우리 삶과 관련된 전반의 것들이 사유의 대상이 된다.

이일훈이 다루는 글쓰기 소재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사물이나 삶의 일상이라는

함으로써 단순하고 소박한 삶의 모습이지만 대해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사유하는

것, 그럼으로써 일상의 반복 속에 가려졌던

삶의 미세한 결들을 도드라지게 만들어주는 것이, 그가 말하는 ‘사유의 짓기’인 셈이다.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지향하며 노래하듯

수필을 지어내는 이일훈은, 치열하게 자연을 개척하여 건축물을 축조하는 열정적인

건축가의 일반적인 상 과는 거리가 멀다. 像

점은 그의 저술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접근을

그래서 혹자들은 그를 “식물성을 사유하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주목하는데, “사물과

변화를 꿈꾸면서도 폭력을 동반하지 않고

쉽게 한다. 그는 우리 주변의 사소한 것들과 사람 사이를 본다는 것은 인식의 여러 결

사이를 살피며 걷는 일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건축가”라고 하는데, 이는 삶에서 의미 있는 소박하게 삶을 수용하는 그의 태도에서 기인한 것일 테다.

세기 말 현상을 탈출하여, 새로운 세기의

모더니즘이 좌절했던 이상을 실현시켜주기에 충분한 듯 했고, 스마트폰의 소개, 컴퓨터

IT 기술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인류는 드디어

물질적 제약마저 넘어 바야흐로 ‘빛’의 시대에 돌입한 듯 했다. 건축계에서는 네덜란드

건축가들을 중심으로 Super-Modernism이

등장하였고, 모더니즘의 야심찬 기획이 진보된

과학기술을 통해 재-부활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20년이 지난 현재, 사람들은 지나치게 빠르고, 거대하며, 사이버틱한

세상에 지치기 시작했다. 인간이란 존재는 어지간해선 그런 것들과는 물과 기름처럼

겉돌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분명

편리하고 빠르고 효율적인 것이지만, 너무나

비인간적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쿠마 겐고 등

저술 순번

출판연도

책 이름

출판사

1

2000

가가불이

시공문화사

2

2001

전통과 서구의 충돌 (역사문제연구소 저)

역사비평사

3

2005

모형 속을 걷다

4

2006

젊은 그대 잠 깨어 오라

5

2008

불편을 위하여

6

2011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사문난적

7

2011

뒷산이 하하하

하늘아래

8

2012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서해문집

9

2013

사물과 사람 사이

서해문집

10

2017

이일훈의 상상어장

서해문집

공저

건축 O

‘약한 건축’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약한 건축’은 물리적 수준에서 자신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고 유연하게 주변 환경과 삶을

수용한다는 측면에서는 ‘약한 건축’이지만,

O

솔 숨비소리

동양 건축가들을 중심으로 소개되고 있는

O

우리의 삶과 오래 어울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지속가능한 강한 건축이다. 1990년대 중후반 설계 작품을 통해 건축계에 등장한 이일훈

O

건축가는 초기 몇 권의 건축전문 서적을 저술한 후 이내 소박하고 식물적인 삶에 대해 노래하기

키와채

시작했고, 건축계에서는 점점 잊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일찍이 삶과 우리 주변의 사물에 대한 관심을 노래했던 이일훈의 ‘사고 짓기’야말로 지금 세계인들이 관심을 귀 기울이고 있는

O

‘약한 건축’의 한 모습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기간행물 순번

책 이름

출판사

1

작은것이 아름답다

녹색연합(월간지)

2

좋은생각

좋은생각(월간지)

3

Paper

4

월간 에세이

5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6 7

건축분야

*한국의 건축 지식 사냥꾼 연재 목록 01 임석재 2018년 5-6월호(통권 61호)

페이퍼(월간지)

02 김원갑 2018년 7-8월호(통권 62호) 03 이종건 2018년 9-10월호(통권 63호)

월간 에세이(월간지)

04 박철수 2018년 11-12월호(통권 64호)

간향미디어랩(격월간지)

O

05 서 현 2019년 1-2월호(통권 65호)

건축인(poar)

간향미디어(월간지)

O

06 김광현 2019년 5-6월호(통권 66호)

건축문화

건축문화사(월간지)

O

07 김정동 2019년 7-8월호(통권 67호) 08 이상헌 2019년 9-10월호(통권 6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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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포트

인천광역시건축사회관 ; 이케마쯔池末상점의 변신 : 목조 근대건축물의 특성을 제대로 살려 보수하다 글. 손장원 본지 기획자문,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1

조선총독부청사 철거논쟁 이후 낡은 건물은

이슈로 떠오르면 관련 전문가와 시민단체는

역사문화적 가치에 주목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내세운다. 반복되는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철거한다는 시각에서 벗어나 건축물의

등록문화재 제도가 등장했고, 여러 도시가 근대건축물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대건축물의

역사문화자원으로서 가치 여부, 처리방법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정착되지 못한 채 2

34

부유한다. 근대건축물 철거나 이전이 사회적

1. 인천광역시건축사회관 전면부 2. 인천광역시건축사회관 전경

원형 유지를 주장하고, 개발주체는 어불성설을 품격있는 도시로 나아가는 일은 불가능한가. 소모적 논쟁이 이어지는 동안 보존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은 끊임없이 사라져갔다. 많은 근대건축유산을 보유한 인천은 그

대표적인 도시이다. 인천 중·동구에 위치한

개항장 일대는 현대도시 인천의 시작점으로


곳곳마다 당시에 만들어진 도시공간과

건축물이 현존한다. 특히 해안동과 항동 일대에는 연근해에서 고기를 잡던 배가

드나들던 어항이 대형화물선이 입출항하는 국제무역항으로 변모하는 과정이 담긴

장소이다. 매립으로 조성된 이곳은 어구 漁具,

선구船具, 도료를 취급하던 상점이 밀집해 있던

지역으로 池末, 石川, 濱田, 橫田, 姬島 등이 세운 전문상점가와 항만을 배경으로 형성된

운송회사와 창고가 즐비했다. 창고가 사라진 자리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주차장으로

변했어도 이 일대를 걷다보면 범상치 않은

건물 세 채를 만나게 된다. 이케마쯔 池末상점,

쿄도協同해운회사, 야마구찌山口운송회사이다.

이들은 인천항을 배경으로 영업하던 건물로 과거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일본식 지붕, 신고전주의 양식의 외벽과

창문이 특징적인 건물이 유독 눈에 띈다.

3

그런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건물의 유래는 알려지지 않았다. 단지 인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일식집이었다. 인천개항장

일대에 산재한 여러 근대건축물 가운데

하나였던 이 건물이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인천광역시건축사회(회장 류재경)의 깊은 안목 때문이다.

보수공사를 마치고 인천광역시건축사회관으로 변신한 이케마쯔상점은 1932년에 세워진

지상2층 목조건축물로 중구 제물량로 2031에 위치해 있다. 그간 근대건축물 연구를

지속해 오면서도 유독 이 건물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못했다. 인천광역시건축사회가 건물매입을 추진하면서 건축물에 대한

자료가 필요하다는 부탁을 받고서야 몇 가지

사실을 찾아냈다. 건물의 유래를 밝힐 수 있는

4

관련 자료가 적어 애를 먹으면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 데이터베이스를

뒤지고,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결과 이케마쯔1)가 신축한 건물임을 알게 되었다.

이케마쯔는 항동에서 가게를 운영하다

이곳에 건물을 새로 지어 옮겨온 뒤 해방

무렵까지 선구점, 질소 카바이트 판매점으로 썼다. 해방 후에서 1950년대 초반까지의

1) 이케마쯔토이치로(池末登一郞)는 일찍이 선구점을 개업한 무라타니(村谷吉藏)가 세운 (주)인천수산의 대주주 가운데 한 사람으로 선구점과 수산회사 등 인천 앞바다를 배경으로 사업하던 인물이다. 철도국 직원과의 사기사건(1929), (주)인천수산 배임사건으로 참고인 심문을 받는 (1931) 등 사업상으로는 순탄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인천제2공립보통학교(현, 송림초등학교) 설립시에는 기부금을 내기도 했다.

5

3. 1930년대 해안동, 항동일대. 이케마쯔상점 주변으로 선구점과 운송회사가 밀집된 특화거리였다.(필자 제공) 4. 1956년 당시의 외관.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 인천지점으로 쓰이고 있을 때의 모습이다. 건립 당시의 외관으로 보이며, 시멘트몰탈로 마감된 벽체와 2층 오르내리창이 모습이 남아있다.(필자 제공) 5. 벽체상세. 도코노마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공간이다. 보수공사 과정에서 건축 당시의 벽체단면과 내부공간이 드러났다.(필자 제공)

35


6

기록은 찾지 못했다. 1956년에 발간된

1934년과 달리 1933년에 발간된 인천부사에

형태 선정에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기록되어 있어 당시의 용도가 드러난다.

등장하므로 실제 건축 시기는 1932년경으로

숙제를 던졌다. 2층 창문에는 건축 당시

도서에 한국미곡창고주식회사 인천지점으로 이후 대한통운주식회사 인천지점으로 상호 변경(1963.2.), 대한통운 민영화(1968.7.), 개인(이○○)에게 소유권 이전(1974),

증축공사(1991), 인천광역시건축사회 매입과

첨부된 항공사진에 이케마쯔상점 건물이 보인다. 후에 증축된(1991.4.9.) 평슬라브 건물은 연면적 48.7㎡(1층 18.18㎡, 2층 30.52㎡)이다.

보수공사(2019)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목조 근대건축물 보수공사는 건축물을

된 유래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설계가 곤란하고 공사비와 공정예측 또한

그런데 이 건물이 한미곡창고 인천지점이

이 회사의 최초 위치는 이케마쯔상점 바로

뒤편인 항동5가 2번지(건물이 없어 도로명

주소가 없다. 2019.10.기준)이다. 한국전쟁 당시 사무실이 없어져 이 건물을 택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본다.

대지 안에는 다른 유형의 2층 건물 2개가

있다. 일본기와를 올린 ㄱ자형 건물과 후면에

위치한 벽돌조 평슬라브 건물이다. 두 건물은 내외부가 서로 연결되어 하나의 건물처럼

쓰이고 있으나 건축구조와 건립시기가 다르다.

이케마쯔상점으로 세워진 건물은 목조 일본식 합각지붕으로 연면적 281.74㎡(1층 170.61㎡, 2층 110.74㎡)이다. 건축물대장상의 건축연도 36

뜯어보기 전까지 상태를 알 수 없어 정확한

이 건물 보수공사에서도 창문공사는 많은 오르내리창으로 시공한 추갑과 도르래가

남아있을 정도로 원형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어, 정면과 우측면 창문 보수에 사용할 재료와

시공방법 선정에 많은 시간을 들였다 한다.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다 기존 창틀 안에

알미늄 창틀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았다.2)

유동적이다. 건물을 해체하다보면 생각하지도

구조보강, 상하수도와 냉난방, 도시가스,

손대야 하는 부분은 주요 구조부, 창호, 설비,

벽체와 단열공사로 틀어진 디테일 보강도

못했던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기본적으로 단열, 방수이다. 그중에서도 창호공사는 건축주의 의지를 약화시키고, 공사비를

증가시키는 주범이다. 오랜 세월이 지난 만큼 창호의 기밀성이 떨어져 열손실이 높아 전면 교체해야한다. 창문을 설치할 창틀 시공을 위해 기존 창틀을 뜯어내면 열화된 벽체는 먼지처럼 허물어진다. 결국 창문으로써의

기능 확보와 원형유지라는 상충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창호는 건물

외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에 6. 인천광역시건축사회관 2층 강당

통신설비공사를 위해 필요한 공간 확보와 해결해야하는 문제이다. 벽체단열은 기존

벽면 단열재를 두른 다음 인조석 외벽마감재 시공으로, 지붕단열은 기존 일본기와 위에 단열페인트를 칠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100여 년 전 일본인의 신체 치수에 맞춰 세운 건물이라 낮은 천장고도 문제이다.

2) 박재형(ANC건축 대표)은 인천광역시건축사회관 보수설계를 맡은 건축사이다. 인천광역시건축사회의 요구사항을 적용한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선배 건축사들과 함께 원형 유지에 주안점을 두고 설계를 진행해 좋은 근대건축물 보수사례를 남겼다.


7

8

7. 2층 강당 천장의 탄화 트러스와 보강 8. 보강목을 댄 탄화 트러스 부위

37


9

천장고 확보를 위해 1층 천장은 멍에와

장선을 그대로 노출시킨 뒤 검은색 페인트로

마감했다. 2층 천장은 지붕트러스를 노출시켜 개방감을 키웠다. 보강목을 댄 탄화 트러스, 보강용 철골보로 구성된 2층 천장은

인천광역시건축사회관에서 가장 드라마틱하다. 탄화 트러스 천장과 어울리도록 흙벽을

그대로 노출시켜 구성한 2층 실내공간은

이번 보수공사의 또 다른 상징이다. 구조적인

문제는 탄화 트러스의 구조보강과 지붕하중을 지탱하기 위해 철골보를 올리고 기둥을 세워 해결했다.

1층 벽체는 최초의 시멘트몰탈 마감(1956년 사진), 갈색타일, 회색타일, 철판마감에

이르기까지 총 3회에 걸친 변화가 있었고, 2층은 건립 당시의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 보수공사를 통해

드러났다. 1층 벽체에 부착되어 있던 타일 두 겹을 벗겨내 건축 당시에 시공된 몰탈면을

드러낸 다음 균열부 보수를 거쳐 단열재를

10

성능을 높였다.

건축자재인 메탈라스, 금속망 등이 널리 쓰이던

두르고 인조석 패널을 달아 방수와 단열

몰탈을 발라 외벽을 만들었다. 당시는 벽바탕용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인천지역 다른 근대건축물과 이케마쯔상점의

시기였으나, 이 건물에는 과거의 방식인 오림목

축적된 시간의 켜를 읽어내는 데 시간과 비용을

차이는 외벽마감공법에 있다. 기둥 사이에

대나무 외(竹ラス)를 대고 흙을 발라 토벽을

바탕(목제라스)이 쓰였다.

도시재생사업이 그간 추진되어 온

벽체축조법이다. 여기서는 이와 달리 토벽

벗어나기 위해서는 지역의 역사문화 자산을

사이에 간격을 두어 공기층(中空)을 만든 다음 오림목(木摺 ; きずり)을 대고 그 위에 시멘트 38

도시개발사업의 또 다른 얼굴이라는 비판에서 계승 활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근대건축물 활용이 디자인적 수사

들여야 한다.

인천개항장에는 선구점으로 세워진 건물 두

만든 다음 내부에 회를 올려 마감하고 건물

외부를 회나 판재로 마감하는 것이 일반적인

건축물이라는 물리적 특성과 더불어 그 안에

rhetoric

를 넘어

9. 보수공사한 벽체 상세 10. 보강목을 댄 탄화 트러스 부위

채가 현존한다. 하나는 이케마쯔상점이고, 다른 하나는 대불호텔 옆에 위치한

무라타니村谷선구점이다. 공교롭게도 두

건물은 모두 보수공사를 거쳐 재활용되고

있으나, 보수공사의 수준과 접근 방법상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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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차이가 만든 결과는 크다. 이케마쯔상점은

철거한 건축물의 외양을 본따 새 건물을

스토리텔링을 만들고, 근대건축물 종이모형과

살려 보수한 사례이고, 중구청이 매입해

반복되지 않길 빌어보지만, 근대건축물 철거와

방문객들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천광역시건축사회가 건축물의 특징을 제대로 전시관으로 사용하는 무라타니선구점은

오히려 건축자산의 가치를 훼손시킨 경우이다. 인천지역의 대표적인 근대건축물 보수공사로 전국적인 명성까지 얻은 인천아트플랫폼

조성공사 또한 대표적인 근대건축물 훼손

사례이다. 개항 무렵부터 줄곧 한 자리에서

원형을 유지해온 여러 채의 건축물을 철거하고,

짓는 우를 범했다. 다시는 이러한 행태가

재현이라는 모순이 반복되고 있다. 이렇듯

터무니 없는 일이 벌어지는 인천의 문화현실

속에서 새로 태어난 인천광역시건축사회관이라 더욱 빛난다.

건축물보수만큼 중요한 일이 건축물에 담긴

역사를 바탕으로 문화콘텐츠를 만드는 일이다.

같은 문화상품을 개발하여 회관을 찾는

나아가 문화상품과 인천지역 건축사들의 작품, 지역의 역사를 만날 수 있는 공간에서 담소를 나누는 날을 기대한다. 자료 협조 및 사진 크레딧 본문 전체 사진(별도 표기 외) : 김재경 스케치업 도판 : 박재형, ANC건축

11. 1층 업무공간 12~13. 스케치업 도판 민원실 14. 스케치업 도판 상담실 15. 스케치업 도판 트러스 보강 16. 스케치업 도판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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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서치

한국근대건축의 현장과 이슈 04 부평 미쓰비시 사택 : 공업도시 부평의 시작지점

글, 자료. 이연경 인천대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 책임연구원

1

이번 호에 소개할 부평 미쓰비시 사택은

시간들을 다 지워내고, 자동차로 채워질 빈

부평 공업도시화의 시작, 히로나카상공과 사택

처해 있는 장소이다. 언론에 ‘강제징용자의

채 남지 않았다. 게다가 일제 말기 건축되어

230 일대의 연립사택들은 사실 1939년

내년 여름이면 철거되어 주차장이 될 운명에 주택’으로 몇 번 소개되며 관심을 끌기도

하였지만, 그럼에도 철거 후 주차장으로 사용할 것이라는 부평구의 결정은 변하지 않았다.

부평의 공업도시화가 시작된 장소이자, 공장

노무자들의 주거지였으며, 해방 이후에는 미군 부대의 배후지로 기능하던 장소인 이곳의 40

공터가 되기까지의 유효기간이 이제 1년도

양질의 재료와 기술을 사용할 수 없었던 데다가

미쓰비시 줄사택이라 불리는 부평동 760번지부평에 공장을 설립한 히로나카弘中상공의

최근 몇 년간 빈 집이 늘어나며 슬럼화 되고

사택으로 지어진 것이다. 히로나카상공은

아닌 존치 자체가 가능할 것이냐를 고민하게

설립한 히로나카상회를 모태로 하는 것으로,

황폐해졌기에 이제는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가 된다.

1916년 히로나카료이치弘中良一가 부산에

1924년 경성으로 본점을 이전한 이후 1938년 5월 현재 부영공장 자리의 부지를 매입한 후

1. 경인시가지계획평면도 (출처: 《매일신보》 19391003)


기계공장인 제2 공장 건설을 시작하였다.1)

부평공장은 부지 47,000평(건평 8,200평)의

대규모 기계공장으로 광산기계류 및 객화차를 생산하였다. 히로나카공장의 설립과 거의 비슷한 시기인 1939년에는 현재의 캠프

마켓 위치에 무기제조창인 일본육군조병창 제1 제조소가 발족되었으며, 이외에도

조선국산 朝鮮國産자동차공업, 도쿄자동차공업, 일본고주파중공업 등 기계·화학 분야의 중공업공장들이 부평에 건설되었다.

이렇게 중공업공장들이 부평에 대규모로

건설된 것은 한반도의 병참기지화에 따른

것이기도 하였지만, 1938년부터 본격적으로 서울-인천 간 메트로폴리스를 계획하던 〈경인시가지계획〉에 포함된 내용이기도

2

하였다. 1940년 1월 본격적으로 공포된 〈경인시가지계획〉은 서울-인천 간 총 1억 605만 3천 평을 포함한 것으로, 공업용지 조성 및

주택지 경영을 주목적으로 하였다. 부평지구는 부평역 일대의 구획정리지구를 공업용지가 둘러싸고, H자형의 공업용지를 주택지가 둘러싸는 형태로 계획되었다.

히로나카 부평공장의 종업원은 1940년 당시 1,365명이었다. 히로나카상공은 공장 설립

초기부터 이들을 위한 주택들을 건립하였는데, 1939년경 현재 구사택이라 불리는 줄사택 10여개 동을 우선적으로 건립하였고,

이어서 760번지 일대에 단독사택, 2호 사택 및 줄사택들, 그리고 복리시설들을 포함한 신사택지를 건설하였다.

그러나 히로나카상공은 과도한 사업

확장과 무리한 경영으로 1942년 결국 미쓰비시제강으로 회사를 넘겨주게

3

되었다. 이후 이곳은 히로나카상공이 아닌 미쓰비시제강의 사택지가 되었으며, 이후 이 지역은 삼릉三菱이라 불리게 되었다.

히로나카상공의 1940년 배치도와 이후 1942년 미쓰비시제강이 히로나카상공을 인수할 때의 재산 목록, 1947년의 항공사진을 비교하며

살펴보면 사택수가 크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는데, 1940년 이후 추가적으로 건설된

사택들은 기존 사택과 같은 2호 사택이거나 혹은 ㄱ자형 단독사택들이었다.

히로나카상공의 종업원은 직원과 공원工員으로 구분되었는데, 당시 이곳에서 일했던

1) 《동아일보》 1939년 11월 04일 〈弘中富平工塲供覽〉 4 2. 히로나카상공 주식회사 부평공장 사택촌(弘中商工株式會社富平工場 社宅村) 시설 분포(출처 : 부평역사박물관 소장 엽서 위 표시) 3. 1947년경 미쓰비시 사택지 현황(출처: 1947년 항공사진 위 미쓰비시 사택지 표시) 4. 1948년경의 미쓰비시 사택지(출처 : https://flic.kr/p/6Sz4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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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의 구술2)에 따르면 조선인들은 모두

따른 유형별 사택군과 공동욕장, 구락부,

한 유형으로서 공업주택단지를 건설한

공원 사택의 구분은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구성되어 있다. 미쓰비시 사택지의 경우

건설은 체계적인 계획에 따른 것이라 하기에는

공원이었다고 한다. 사택지 내에서 직원 사택과

의무실, 운동장, 학교 등의 복리시설들로 3)

않으나, 나가야長屋 형태의 줄사택인 4호, 6호,

경인선 철로를 경계로 공장과 분리되어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구술에 따르면, ㄱ자형

나뉘어져 있다. 구사택지의 경우 공장건설과

10호 연립사택들은 공원사택으로 계획된

단독사택들은 한옥이었으며 조선인 반장들이 거주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사택지는 전

종업원을 수용할 수 없어 인근에서 하숙하는 노동자들도 많았다고 한다.

근대적 공업주택단지와 강제징용자의 주거지 사이

지금은 낡고 황폐해져버렸지만, 미쓰비시 사택지는 1930년대 말 시도된 근대적

공업주택단지로서의 의미가 큰 장소이다. 공업주택단지는 대개 공장과 철길 혹은

대로를 두고 분리되어 있으며, 사택지 내부는

관리자사택, 직원사택, 공원사택 등으로 직급에 2) 송백진은 20세 때 히로나카상공에 입사해 미쓰비시제강에서 기계검사공으로 근무했는데, 그의 구술에 따르면 히로나카상공 시절부터 조선인의 수가 일본인보다 많았으며, 그 대부분은 기술 없는 이들로 조선인 기술자는 열 명도 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또한 조선인은 기술직이라 해도 사원이 될 수 없는 공원이었다고 한다. - 부평역사박물관, 『미쓰비시를 품은 여백, 사택마을 부평삼릉』, 부평역사박물관, 2016. 107-109쪽

있으며 서측의 구사택지와 동측의 신사택지로 함께 급하게 건설되어 계획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물론 미쓰비시제강 인수 이후의 사택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적어도 초기 계획은

공업도시화를 시작하던 부평의 공업주택단지 건설로서 의미가 있다.

것이라 보기 어렵지만, 신사택지는 현재의

한편 미쓰비시 줄사택들의 보존 여론이 형성된

가로지르고 있으며, 직교하는 도로들로

일하던 소위 ‘강제징용자’들이 거주하던

부영로인 중앙도로가 사택지 한가운데를 이루어진 장방형 블럭들 내부에 사택을

배치시키고 있다. 서측 구릉지에 위치한

사택군은 북에서 남으로 사택의 규모가

작아지고 있으며 사택의 유형도 단독사택, 2호 사택에서 연립사택으로 변하고 있어,

직급에 따른 위계적 배치를 엿볼 수 있다. 또한 중앙 도로의 동측으로는 의무실과 구락부

등 복리시설이 존재하였다. 현재는 2호 사택 3동과 4호, 10호 연립사택인 줄사택 6개 동

밖에 남아 있지 않지만, 처음 건설되었던 당시 미쓰비시 사택지는 하나의 작은 도시와 같이 기능하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특히 부평이

본격적으로 도시화 되기 이전, 교외 주거지의 3) 片木篤, 藤谷陽悦, 角野幸博 編, 『近代日本の郊外住宅地』, 鹿島出版会, 2000, 32-35쪽

데에는 이곳의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제강에서 삶의 터라는 인식이 바탕이 되었다. 1938년 4월 국가총동원령법이 공포된 후 일본은 식민지와 점령지에서 인적, 물적 자원과

자금을 동원하였고, 그 일환으로서 강제징용,

강제징병 등을 포함한 강제동원이 이루어졌다. 조선인 노무자4)들은 일본을 비롯한 해외로 강제징용 되어 갔을 뿐 아니라 한반도 내의

4) 국내 노무동원 작업장들의 경우 ‘조선 땅을 벗어나야 강제 동원의 피해’를 입은 것이라는 인식이 있어 피해자들의 신고가 많지 않았으며, 미쓰비시제강 인천제작소에서 일했던 송백진의 경우에도 징용당한 것이 아니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학계에서 인정한 강제동원은 신체적인 구속이나 협박은 물론, 황민화 교육에 따른 정신적 구속회유, 설득, 본인의 임의결정, 취업 사기, 법적 강제에 의한 동원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총동원령 체제에서 군수산업체였던 미쓰비시제강의 국내 노무자들 역시 강제동원 노무자로 볼 수 있다. 부평역사박물관, 『미쓰비시를 품은 여백, 사택마을 부평삼릉』, 부평역사박물관, 2016. 71, 85, 111쪽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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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940년 히로나카상공 사택지 배치 현황(출처: 東拓ノ弘中商工株式会社貸付金ニ関スル件, アジア歷史資料センター, B06050264400)


노무 작업장들에 동원되기도 하였는데,

미쓰비시제강도 국내 노무 작업장 중 하나였다. 따라서 미쓰비시 사택은 강제징용자들의

주거지라기보다는 국내 동원노무자5) 주거지라 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또한 미쓰비시 사택지에서는 계급별

위계에 따른 주택 유형이 곧 민족별 차이로

나타나기도 하였다. 일본인이 대부분이었던 직원사택의 경우 대부분 단독형 혹은

2호 형의 세대형 노무자주택으로 계획된

반면, 조선인이 대부분인 공원사택은 소위 줄사택이라 불리는 연립주택, 즉 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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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의 탄광노무자주택으로 계획되었다.

이 나가야형 노무자주택은 방과 부엌으로

이루어진 간단한 구조의 7평 규모 주택으로,

공중화장실을 사용하였으며 온돌이 설치되어

있었다. 즉, 미쓰비시 사택지는 공업주택단지의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조선인 노무자들이

거주하기 위한 장소인 나가야형 노무자주택을

포함함으로써 단순히 근대적 공업주택단지라기 보다는 병참기지화라는 시대적 상황이

반영된, 동원된 노무자들의 주거지라는 성격이 공존하는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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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지는 집들, 황폐화되는 마을, 철거를 위한 알리바이들

해방 이후 미쓰비시제강이 있던 공장은

미군에 접수되었다가 이내 한국군부대가 되었으며, 미쓰비시 사택 역시 처음에는

미쓰비시제강과 함께 미군에 접수된 이후

대한민국 정부의 소유가 되었다가 1960년대에 일반에 불하되었다. 부평에 미군부대, 즉

애스컴시티Ascom City가 크게 분포하였을 당시 미쓰비시 사택지는 군부대의 배후지로서

미군과 기지촌 여성들이 동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후 미쓰비시 사택은 수많은

증개축을 거치며 변화하였으며, 도시의 성장과

발전에 따라 대다수가 철거되었다. 2017년 12월 주민공동이용시설 건립을 위해 10호 연립 2개 동이 철거되었으며, 2019년 7월 행정복지센터 건립을 위해 10호 연립 1개 동이 추가적으로

철거되어 현재는 구사택지의 10호 줄사택 4개

동 일부와 상당히 많이 변형된 동서방향의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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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 줄사택 4개 동 및 4호 줄사택 2개 동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또한 2호 사택과 ㄱ자형

5) 노동자가 주체적 개념의 용어라면, 노무자는 수동적 개념의 용어이다. - 부평역사박물관, 『미쓰비시를 품은 여백, 사택마을 부평삼릉』, 부평역사박물관, 2016. 71쪽

2호 사택 3개 동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동, 남측의 10호 줄사택 2개 동, 신사택지의

사택들 역시 거의 철거되어 현재는 신사택지의 현재 남아 있는 미쓰비시 사택들도 주차장

확보 및 재개발 사업으로 근시일 내에 철거될 예정이다.6)

6) 《연합뉴스》 2019. 8.15

6. 三井砂川鉱·鉱夫社宅平面図 (1928~1930)(출처:北海道の住宅形式の変遷過程について) 7. 미쓰비시 연립사택 평면도 (원형추정)(2019년 6월 실측도면(대연건축 제공) 바탕 위에 필자 수정) 8. 2014년경의 미쓰비시 줄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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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이 결정되면서 빈 집이 늘어나게 되자 이 일대에는 쓰레기가 쌓여 가며 슬럼화 되었고, 이는 인근 주민들에게 불편을 크게 끼치는

요소가 되었으며 결국 철거를 위한 당위성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게다가

미쓰비시 사택이 건축될 당시는 총동원령 체제 하에서 물자가 제한되어 있었기 때문에 양질의 건축이 불가하였고, 따라서 현재 남아 있는

줄사택들의 경우 건축물 자체의 질이 높거나

건축적 가치가 큰 대상들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건축물의 보존가치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쓰비시 사택지는

부평공업도시화의 시작점에 있는 곳이자, 국내 동원 노무자들의 삶이 터로서 역사적, 사회적 의미가 깊은 곳이다.

미쓰비시 줄사택이 위치한 곳은 민간이

재개발할 예정의 부지가 아닌 공공이 개발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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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지라는 측면에서, 이곳을 남기면서도 공공을 위한 주차장, 공원 등을 조성할 방법은 정말

없는 것일까? 마스터플랜 없이 줄사택을 1~2개 동씩 계속하여 철거하면서 개별 건축물을

세우는 게 아니라 지금이라도 이 일대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미쓰비시 줄사택의

일부를 존치시키면서 이곳을 거쳐 간 시간들을

알려주는 장소로, 혹은 주민공공시설로 이용할 건축적 아이디어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미쓰비시 줄사택을 완전하게 복원하거나 전체적으로 보존하고자 함이 아닌, 또한

낭만적 노스탤지어로 소비하고자 함도 아닌,

그저 그곳에 있었던 장소의 기억을 남기면서도 앞으로의 시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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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주차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철거가 예정되어 있는 미쓰비시 줄사택 10. 증개축을 거듭하며 많이 변형된 구사택지 줄사택 11. 줄사택의 공동화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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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1. アジア歷史資料センター, 「東拓ノ弘中商工株式会社貸付金ニ関スル件」, B06050264400

2. 三菱製鋼株式会社,『三菱製鋼四十年史』, 三菱製鋼, 1985

3. 同潤会,『労務者住宅建設指針』, 厚生省社会局, 1940

4. 片木篤, 藤谷陽悦, 角野幸博 編, 『近代日本の郊外住宅地』, 鹿島出版会, 2000

5. 駒木定正, 「北海道の住宅形式の変遷過程について - 炭鉱住宅(明治開拓期~昭和20年代)の分析による一考察 -」, 『住宅組合硏究財團硏究年報』 17, 1990

6. 박길룡, 『노무자주택시안』, 미발표원고, 1940

7. 부평역사박물관, 『미쓰비시를 품은 여백, 사택마을 부평삼릉』, 부평역사박물관, 2016

8. 손민환, 「〈자료소개〉 기록물로 보는 근현대 인천(3) 히로나카상공(弘中商工)의 부평공장 운영 현황」. 『韓日民族問題硏究』 34(1), 2018

9. 이연경, 홍현도, 「부평 미쓰비시(三菱)사택의 도시주거로서의 특징과 가치 — 1930년대 말 부평의 병참기지화와 노무자주택의 건설」, 『도시연구』 22, 2019

10. 정안기, 「전시기 홍중상공(弘中商工)(주)의 성장전략과 경영역량 -성장, 위기, 재건을 중심으로-」, 『경제사학』 53, 2012

11. 『朝鮮總督府官報』 1940.01.19.: 1940.07.09.: 1940.08.15

12.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 있는 2호 사택 13. 비교적 원형이 잘 남아 있는 줄사택의 일부 14. 줄사택 내부 벽지로 사용된 영자신문 15. 여러 번 덧대어진 벽지들과 원래의 심벽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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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용의 키워드로 읽는 건축세상

탈피脫皮

: 포스트-트루스Post-Truth! 현실 안에 갇힌 진실 글. 이중용 본지 기획자문, 〈건축편집자[AE]> 블로그 운영자

모빌리티 플랫폼 서비스가 2019년의 국내 택시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오래되었음에도 출판계 어디에서도 시대에 맞서는 정도의 뚜렷한

선언하고 그에 걸 맞는 새로운 터미널인 스카이포트 건축 디자인

저자로 활용하는 전략은 진즉에 노출되었다. 이러한 방식의 일시적

해당 분야의 국제적 선도 기업은 2023년 드론택시 서비스 출시를 사례들을 발표했다. 뒤따르는 자율주행기술은 숫제 인간에게서

운전과 배송 관련 직업마저 거두어 갈 기세다. 구독경제는 영화관,

잡지, 생필품을 비롯한 다양한 오프라인 콘텐츠 시장을 흔들고 있다.

동영상 공유 서비스를 활용하는 일개 채널들이 1,700명 준공영방송의 광고수익에 필적하고 7,000명 공영방송과 진실을 다투고 있다. 균일한

품질의 과일을 동일 시간에 인간의 4~7배 이상 수확할 수 있는 로봇이 농업 분야 상륙을 준비하고 있다. 중앙집권의 형식을 해체하면서도

신용사회를 유지하게 할 블록체인 기술은 아직 은행을 없애지 못했고 앨런 머스크가 꿈꾸는 화성 여행도 아직은 실현되지 않고 있지만,

이제는 정확한 내용을 모르더라도 새로운 기술과 알고리즘이 확실한

존재감으로 기존 산업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는 누구나 알 수 있다. 건축

분야에도 징후는 있다. 한 국내 기업이 출시한 AR

기반 앱은 전통적인 프레젠테이션 분야와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3D

프로그램 플러그-인으로 2020년 출시 예정인 스웨덴의 한 제품은 평면의 크기와 공간구성을 연동하여, 설계를 할 때 선택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 줄 전망이다. 하지만 기술적 성취를 즐기는 것도 잠시다.

뉴욕의 한 젊은 건축가는 AI가 건축업과 연동되는 순간 1 내지 5% 정도를 제외한 대부분의 건축가가 불필요할 것이라며 직업을 잃지 않으려면 건축가도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개

분야 내에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일어나는 변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처럼

액션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과물을 세일즈할 수 있는 셀럽을 효과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체의 침체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은 두 가지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다. 셀럽의 숫자가 충분하지 않거나, 혹은 생산된 콘텐츠의 질이 소비하는 독자의 호기심과 지적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

하는 상황이 반복되어 왔거나. 모든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수는 없어도 어떤 책이든 스테디셀러가 될 가능성은 있다. 독자의 수준이 낮다는 전제를 피한다면, 당장 호기심을 채워주거나 단박에 눈길을 끌지

않더라도 좋은 책은 결국 발견되고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 전작이 100만 부를 넘어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저자의 올해

신간이 여전히 초판 1쇄에 머물고 있는 현실과 그에 대한 전문가 계통의 평가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현재의 상황에서 감지되는 건 작품과 현실을 냉정하고 공정하게 살피려는 노력보다 상처를 회피하려는 두려움의

냄새뿐이다. 번역서 발행 비율이 세계 최고인 나라에서 어느 정도 책을 팔 수 있는 셀럽이나마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다행스럽지만,

결과적으로 이들을 활용한 생존전략은 대중음악의 아이돌 활용 전략과 비슷해진다. 음원을 출시하는 것이 생존 사이클의 시작일 뿐인 것처럼 책을 출간하는 일도 마찬가지다. 방송 출연과 순위가 중요한 이유는 최소한의 공정함 안에서 마케팅과 활동 권한을 보장받기 위함이듯

책도 공신력 있는 서점의 매대와 홈페이지 초기화면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한다. 결과적으로 아이돌의

수익은 음원보다 행사에서 판가름 나고 저자의 수익 역시 인세보다 강연 같은 행사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진다. 이러한 구조는 두 가지

보이지만, 오늘날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경향을 양산한다. 하나는 매력적인 작품보다 매력적인 저자에게 유리한

이런 와중에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몸은 낡은 습관을 새로운

경향이 생긴다. 다른 하나는 아이돌 음악이 유행하는 정서를 따라가듯

바라보면 도무지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정도로 아사리판이다. 습관으로 대체하고 있다. 전통적인 출판 산업은 대체재로 등장한 전자책 시장 때문이 아니라 순식간에 확장된 인터넷 정보와 간편해진 장치들에 익숙해져버린 인간의 몸 때문에 새로운 수요 창출의 도전을 머뭇거리고

있다. 신간 서적의 유통기한이 요구르트(3일)와 동급이라는 표현은 이제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상투적인 말이 되었다. 한때 50만 부를 찍었다는 월간지 《샘터》가

2019년 12월 이후 사실상 폐간 수순을 밟는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을 내비치는 사람이 있을지언정 충격과 불안을 토로하는 사람은 없다. 그냥 일어날 일이 일어났다는 반응이다. 흥미로운 건, 이런 상황이 46

구조이기 때문에 작품의 가치보다 저자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부각되는 동일한 구조 안에서 태어나는 책 역시 유행하는 정서를 대변하려는 경향이 생기기 쉽다. 이러한 경향들은 독자의 특성을 단순화시키는

경향으로 이어진다. 저자의 글을 읽고 반성적으로 사색하며 이성적으로 동화되어 지속적으로 성장을 도모하는 독자보다 자신의 현재 상태를 잘 읽어줄 것처럼 보이는 책을 선택하고 감정적으로 동화되어 일시적 해소에 만족감을 느끼는 독자들이 더 많이 눈에 띈다. 책을 읽고, 그

과정에서 하나 혹은 여럿의 영감과 시각을 자기 안에 형성하는 과정을 거치고, 그렇게 형성된 관점으로 현상과 세계를 읽는 노력을 하여

새로운 몸(정신)을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 책이 인스타그램을


얼마나 멋지게 꾸며주는지, 자신도 책 좀 읽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과시할 수 있는지, 같은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 유대감을

공유하고 있음을 알려줄 수 있는지 같은 눈에 보이는 문제가 중요해진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의 독자들이 훨씬 빠르고 집단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단기성과나마 아쉬운 시장에서는 중요하게 취급될 수밖에 없다. 새로운

혁신 환경과 그에 어울리는 새로운 몸(육신)으로 연동하기 시작한 인간 앞에서 과거만 답습하는 어떤 일들은 앞을 내다보는 전망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저 인간이 다음 몸으로 탈피하는 과정에서 벗겨질 순서만 기다리는 기능 정지의 껍질 같은 상태를 유지할 뿐이다. 전문가의 존재도 껍질이 된 자신의 분야와 함께 박피될 운명이다. 그리고 자신을 과거로, 지나간 것으로,

현재에는 불필요한 것으로 낙인찍어버리려 으르렁거리는 현실 앞에서

때가 되면 자신에게 내려질 사형선고를 묵묵히 이행하겠다는 가소로운

의기만을 뜨문뜨문 내비칠 뿐이다. 현재의 산업 혁신이 이전과 다른 점은 그것이 지향하는 미래 안에 노동자의 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모든

과정이 기계화되고 마지막 검수만 인간이 하는 공장의 영상은 최종적인 신용 문제를 제외하고 단순화 할 수 있는 모든 작업이 기계화 될 수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더 나은 생각을 할 수 없는 분야는 기존의

것을 더 잘 활용할 방법을 찾는 쪽으로 생각이 쏠리게 되고, 하지만 결국 데이터로 남아 있는 과거는 인간보다 기계가 더 잘 다룰 수 있는 것으로 증명되고 만다. 정신을 차리고 사태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보

생산자들의 상태 역시 문제다. 과거의 종이 매체는 진지하게 저널리즘을 고민하면서도 독자에게 직접 종이값을 받을 수 있었다. 오늘날의 온라인 매체는 독자와 직접적으로 거래할 물질이 없다. 드라마가 시청자를 확보해서 돈은 광고주에게 받듯 온라인 매체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한국-헝가리수교 30주년 기념 〈한국현대건축, 세계인의 눈 1989-2019〉 전 주헝가리 한국문화원, 목천김정식문화재단 공동주관,

생존 형태 역시 광고다. 광고는 방문자수에 비례하고, 콘텐츠가 클릭을

국립현대미술관 협력

구호로 시작했던 온라인 매체의 흥행은 가짜뉴스로 절정에 이른다.

기간: 2019. 11. 11 - 2020. 02. 28 (프리오프닝 11.8)

유도하는 것이 매체 생존을 위한 미덕이 된다. ‘충격’과 ‘경악’ 같은

포스트-트루스Post-Truth! 포스트-트루스! 진실은 현실 안에 갇혀 버린다.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진실은 너무나도 왜소해서 수익과 연결되는 비대한 사실 뒤로 쉽게 가려진다.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는 혁신의 속도에

장소: 주헝가리 한국문화원/기획전시실 (1023 Budapest, Frankel Leó út 30) ■ 참여 건축가와 작가

망연자실한 절망은 당연히 승리해야 할 진실이 꺾이는 광경을 목도하면서

강예린, 김영준, 김인철, 김종규, 김종성, 김찬중, 김택빈, 민성진,

살았듯 오늘의 사람들도 아무렇지 않게 오늘을 살고 있지만, 과거

서승모, 승효상, 안성우, 양수인, 우규승, 원유민, 유걸, 유이화,

이중-절망의 상태에 빠진다. 어제의 사람들이 아무렇지 않게 어제를

민현식, 민현준, 배석훈, 백윤석, 플로리안 베이겔, 패트릭 슈마허,

절대적 믿음이 사라진 정신에 스며든 허무와는 성격이 다른, 한계를

윤승중, 이상구, 이정훈, 이치훈, 이타미 준, 이택수, 이흔주,

넘어버린 기술과 극단적인 앎의 상대화 속에 작동회로가 망가지며

나타나는 무기력이 곰팡이처럼 빛이 닿지 않는 곳부터 번지고 있다.

결국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로 다음 세계에 이르게 되는 것일까? 탈피는 시작되었다. 건축도 예외는 아니다. 욕망을 필요로 해석하는

장용순, 전진홍, 정기용, 정수진, 정영선, 조민석, 조병수, 조성근, 조성룡, 조성현, 조장희, 최문규, 최욱, 최윤희, 필립 크리스토, 데이비드 치퍼필드, 크리스토퍼 푈저, 자하 하디드, 하진우, 황두진

파라메트리시즘 정도의 이슈들이 응집된 자본의 뾰루지처럼 지구 위에

■ 협력 작가

줄만큼 안전하고 큰 방주는 아니다. 새로운 몸을 만드는데 기여한 산업은

김재경, 김종오, 남궁선, 노순택, 박영채, 박호관, 시린 사바히,

몇몇 흔적을 남길 수 있겠지만 현재의 건축업 전체를 혁신의 시대로 옮겨 새로운 시간을 얻을 것이고, 그러지 못한 산업은 박물관 속 껍질로 남을 것이다.

강래윤, 라우리안 기니토, 기린그림, 김봉주, 김신중, 김인철, 송재영, 송준호, 슈가솔트페퍼, 슬기와 민, 신경섭, 신혜원, 아키프레임, 양해남, 염승훈, 이동협, 댄 정, 정지현, 진효숙, 세르지오 피로네, 황우섭, 티모시 허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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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브리프

『묵상』

『건축, 전시, 큐레이팅』

『묵상』 돌베개 발행

『건축, 전시, 큐레이팅』 도서출판 마티 발행

: 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

승효상 지음, 2만8천 원

정림건축문화재단 엮음, 1만 원

승효상은 ‘빈자의 미학’과 ‘지문’地文,landscript이라는

남은 클뤼니 수도원 등 종교 건축과의 주요한 만남이

《건축신문》(vol.23)의 이번 호 특집은 ‘건축, 전시,

바탕에는 자본주의와 상업주의에 맞서는 ‘영성’에 관한

『묵상』은 종교 건축과 관련한 여정이기에 승효상은

엮어내는 큐레이팅 활동은 한국에서 이제 막 진지한

건축 철학으로 잘 알려진 건축가다. 그 사유와 건축의 깊은 고민이 있다. 그래서 그는 틈이 나면 수도원과 묘역을 찾는다. 세상을 등진 이들의 공간에서 삶의

근본을 확인하고자 하며, 그 지방 고유의 집을 축약한 무덤과 가장 기초적 형식을 갖춘 수도원 건축에서 건축의 본질을 찾으려 한다.

『묵상-건축가 승효상의 수도원 순례』는 승효상이

종교 건축물을 순례하며 사색한 기록을 담은 건축

여행 에세이다. 이 여정은 이탈리아 로마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걸쳐 있으며, 이전 여행 때 방문한 그리스, 아일랜드, 티베트 등을 포함하여 30여 개의 도시와 50여 곳의 건축적 장소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승효상이 르 코르뷔지에 최고의 건축이라 말하는 라 투레트 수도원, 르 코르뷔지에가 ‘진실의 건축’이라

칭한 르 토로네 수도원, 현대 건축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롱샹 성당, 영화 〈위대한 침묵〉으로 1,000여

년 만에 최초로 내부를 공개한 그랑드 샤르트뢰즈

수도원, 스스로 유폐시키고 오로지 묵상과 찬송으로 일생을 보내는 수도사들의 봉쇄 수도원 체르토사 델

이루어진다.

필수적으로 이해해야 할 기독교의 종교사적 사건을 깊이 있게 다루며, 이 과정에서 한국 기독교의

문제 또한 고민하고 성찰한다. 독자는 이 책으로

기독교사를 이해하는 동시에 비판적으로 사유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또 수도원 건축 순례의 여정에서 건축가로서 겪는 내면의 불안과 방황, 건축가로

성장하고 발전한 과정, 사람과 삶에 관한 태도,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 및 고민 등 진솔한 자기 고백을 담아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승효상의 인간적인 면모 또한 들여다볼 수 있다.

승효상은 우리가 수도원의 삶에서 배우는 것은

진리에 대한 사모와 그를 지키려는 열망, 그리고

이를 남과 같이 나누려는 선의라고 주장한다. 그는

모든 사람에게 다른 진리가 있을 수 있고, 그 모두가 모두에게 존중받아야 한다고 여긴다. 그런 까닭에 각자가 자신의 진리를 찾아 여정을 떠나야 한다고 말한다.(자료제공 : 돌베개)

갈루초, 중세 최대의 수도원이었으나 지금은 폐허로

큐레이팅’이다. 건축의 실천적 가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논의가 시작되는 시점에 놓여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건축 큐레이팅에 대해 한국 건축계가 공유할 만한 공동의 지식은 미처 쌓일 새도 없이 소모되고 휘발되기를 반복해오고 있다. 이 고착된 상황에

돌파구를 찾기 위해 ‘건축큐레이팅워크숍’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의 논의가 2019년 1월에 시작되었다. 모임은 1월~2월 사이 6회에 걸쳐 주제발표 및

참고문헌 읽기, 라운드테이블을 수행했다. 책은 저들

건축큐레이팅워크숍(1기) 활동의 보고서이자 주제와 관련한 외부 필자들의 생각을 한 곳에 모은 것이다.

책에는 건축 큐레이팅의 합의된 어휘를 발굴하기 위한 아홉 편의 글이 실려 있다. 건축과 큐레이팅이 만나

만들어지는 중간지대를 살펴보고 그 안에서 촉발되는 의미를 공론화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건축을

매개로 일을 만들고 있는 여러 사람들에게 이 책이

각자의 실천 도구로 유용하게 쓰이기 바란다. 배형민,

정다영, 박정현, 최춘웅, 김상호, 윤원화, 이성민, 정현, 김동신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자료제공 : 정림건축문화재단)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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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묵상 2. 건축, 전시, 큐레이팅


『아름다움』

『수리수리 집수리』

『보는 기계와 읽는 인간』

『아름다움』 도서출판 서광사 발행

『수리수리 집수리』 문학동네 발행

『보는 기계와 읽는 인간』 시공문화사 발행

몇 년 전부터 건축의 영역을 넘어 사회의 다양한

집은 사람의 삶을 담는 공간이다. 우리의 생활은 집의

건축서 전문 번역가이자 서평가로 활약해온

건축비평가 이종건이 ‘아름다움’에 대한 깊은 고찰이

낡고 좁은 집을 떠나, 쾌적하고 넓은 집에 살기를

기고한 서평들을 모은 것이다. 이 책은 현대 건축을

이종건 지음, 1만6천 원

영역에서 실천적 사유를 좇아 글을 쓰고 강연을 하는 담긴 글을 책으로 펴냈다.

“궁극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는 것이 예술의 운명이

아니고, 운명이었던 적도 결코 없다.” 저명한 현대예술 비평가이기도 했던 철학자 단토Arthur Danto는

심지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것은 예술의 목적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후 단토는 생각을

고쳤다. 그는 9 11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만든 예술 구조물을 바라보며 인간적인 삶을 온전히

사는 데 ‘아름다움’이 필수 불가결하단 것을 깨달았다. 아름다움은 예술가가 그리고 우리가 목적으로 삼기에 이미 충분히 온당한 것이었다.

이 책은 이렇듯 아름다움이 컴백한 사건으로 포문을

연다. 그리고 지난 한 세기 동안 전쟁의 참상과 광기를 겪은 아름다움이 어떻게 정치적인 것의 희생양으로 전락하여 멸시와 수모를 당했는지, 우리가 가진

아름다움에 대한 편견은 무엇이며, ‘아름다움’ 자체의 순수 가치와 담론을 어떻게 회복해야 할지 사유한다. 나아가 ‘지금 여기’ 온전한 아름다움을 누리며 사는 우리네 삶이 진정 어떠해야 할지 반추한다.

김재관 지음, 1만9천8백 원

구조, 크기, 실용성 등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것은, 투자 혹은 투기가 목적이 아닌 바에야, 당연하다. 인간 삶의 기본 조건이기에

그렇다. 그러나 오랜 세월 살아온 집도 나이가 들어

낡고 허름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재개발, 재건축에 밀려 흔적도 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동네의 지형도, 도시의 지형도, 거기 사는 사람들의 삶도 밑도 끝도 없는 재개발에 떠밀려 끊임없이 변해간다.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삶의 공간을 수리해가며

살아가는 일은 대한민국처럼 끊임없이 재개발이 이어지는 나라에서는 웬만해선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그러나 이것은 그대로 두어도 괜찮은 일일까. 건축가 김재관이 잘나가는 건축가에서 집수리업자로

전향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장의 장인, 기술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집을 둘러싼 동네 이웃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집수리의 구체적인 현실을 유쾌하게

재현해 보여주는 이 책은, 그 어디서도 알 수 없었던 집에 관한 생생한 지식을 전달해주고 있다. (자료제공 : 문학동네)

(자료제공 : 서광사)

조순익 지음, 1만4천 원

조순익이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몇몇 간행물에 둘러싼 문화적 사상적 지형의 파편화 된 현실을 매개하며 그 맥락을 읽어내는 데 필요한 인식의

지도를 그린다. 이러한 텍스트 읽기는 기술 매체적 시각화가 이뤄지는 스펙터클의 층위와 인체의 감각성과 결부된 일상적 층위가 어떤 정치적

역학관계속에서 연결되는지를 드러내는 패턴화

작업으로서, 스펙터클적 사물화와 비인간적 기계화에 포획된 현실에 맞서 재생해야 할 인간의 주체적

실천을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는 기계와 읽는

인간』이라는 제목은 대비적 구도를 내포한다. ‘보는

기계’가 드보르적 의미의 스펙터클, 비릴리오적 의미의 시각기계, 벤담적 의미의 판옵티콘, 라캉적 의미의

시선과 응시를 모두 아우른다면, ‘읽는 인간’은 이미지 이면의 실재와 틈새를 읽는 매개적 실천, 즉 타자를 마주한 인간의 주체적 행위를 함축하는 것이다.

하지만 양자의 구도는 서로 대립하는 동시에 공존하는 변증법적 관계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제1부는 ‘스펙터클에서 공공성으로’ 나아가는 지향성을

공유하고, 제2부는 ‘주체와 타자 사이의 인간’을 탐구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자료제공 : 시공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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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아름다움 4. 수리수리 집수리 5. 보는 기계와 읽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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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도서 브리프

『집의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도시디자인 101』

: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

『집의 시대』 도서출판 집 발행

『우리가 알아야 할 도시디자인 101』 도서출판 정예씨 발행

손세관 지음, 2만7천 원

매튜 프레더릭 외 지음, 남수현 옮김 지음, 1만6천 원

『집의 시대 : 시대를 빛낸 집합주택』은 좋은

실수가 아프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20세기의

대한민국 인구의 절대 다수는 도시에 모여 살고

실존에 바탕을 둔 주택, 겸손하고 진솔한 태도로 만든

시대’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16.7%, 2018년 기준 도시계획 현황 통계-국토교통부)

집합주택이란 무엇인가를 성찰하게 한다. 인간의

주택, 자연과 사회의 한 부분으로 의도된 주택, 고유의 문화와 역사를 존중하는 주택, 도시환경을 존중하는

주택. 좋은 집합주택이 무엇인가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집합주택들이 그 대략의

답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건물의 부동산적 가치에만 무게를 두는 우리네 아파트와는 거리가 있다.

20세기에 지어진 집합주택 속에는 당시의 사회적 이념, 시대정신, 새로운 미학, 공간적 혁신, 수준 높은 기술

등 20세기 건축의 중요한 화두가 모두 녹아 있다. 셀 수 없이 많은 건축가가 집합주택 계획을 통해서 20세기의 인간에 부합하는 주거 상을 정립하려고 했다. 따라서

20세기의 건축문화를 이해하려면 당시의 집합주택을 들여다봐야 한다. 20세기 건축문화의 심장이 바로

집합주택이기 때문이다. 동서양의 도시와 주거문화에 관해 꾸준히 탐구해온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이다. 20세기는 집에 관한 지침서, 더 나아가서는 하나의

주거문화를 모르는 우리는 과거 서구가 경험한 ‘무지의 만들어가는 주거환경에는 전통도, 문화도, 질서도, 깊이도 없다. 저자는 이것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20세기의 주거문화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20세기 주거문화에 담긴 빛과 그림자를 쳐다보면 앞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우리 주거문화 바로 세우기’를

있다.(91.8%가 도시에 거주, 도시지역은 국토 면적의 그러나 서울을 비롯한 많은 도시가 도시를 이루던 전통적인 모습과 달리, 도시화의 속도만큼이나

급속하게 서구 근대 도시계획(모더니즘 도시계획) 방식으로 변경되어 왔다.

도시사상가/계획가이자 활동가인 제인 제이콥스Jane Jacobs

있는 능력이 있지만 모든 이의 참여로 창조되었을

이념을 바탕에 깔고 있다. 그것도 좋지만, 도시를

만드는 도시디자인(도시설계)이 시민의 참여를 전제로

아파트단지는 르 코르뷔지에를 위시한 근대주의자들의 ‘예술품’으로 보면서 길과 주거블럭을 존중하고 주동

하나하나를 ‘건축’으로 대하는 주거환경도 만들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너무 한 방향으로만

달려왔다는 것이다. 적어도 세종시만은 그렇게 건설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료제공 : 도서출판 집)

경전으로 다가온다. 저자는 20세기의 주거문화를

때만 발현”된다고 말한다. 수준 높은 시민의 삶을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 같은 관점으로 도시디자인의 기본 원리와 개념,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방법과 지침 등이 총 101개의 ‘주제어+도판’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살고 싶은

도시’ ‘행복한 도시'를 위해 실천하는 시민의 도시건축 입문/교양서로서, 디자인을 공부하는 (예비)학생,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실무자, 도시 행정/정책

입안자를 위한 지침서로서 유익한 내용을 담고

바라보면, 시대가 추구한 이념, 열정, 성취도

있다.(자료제공 : 도서출판 정예씨)

흥미롭지만 그에 못지않게 시대가 범한 크고 작은

2

1

50

는 “도시는 모든 이에게 무언가를 제공할 수

위한 바탕 작업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짓고 있는

1. 집의 시대 2. 우리가 알아야 할 도시디자인 101


포커스

TROPICAL S P A C E 응웬 하이 롱Nguyen Hai Long, 쩐 티 응우 응온Tran Thi Ngu Ngon과의 대화 제3회 SNU-목천 렉처 선정 건축가

1. 응웬 하이 롱(좌). 쩐 티 응우 응온(우)

Focus

본지는 2019년 제3회 SNU-목천 렉처의 건축가로 선정돼 방한한 베트남의 TROPICAL SPACE 건축가 부부와의 인터뷰와 그들의 주요 작업을 압축하여 소개한다. 이들은 호치민 시를 주무대로 한 베트남 남부 지역 특유의 건축색깔로 국제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젊은 건축가 집단이다. ARCASIA Award for Architecture 2018 금상, Brick Award 2018 수상, Fritz Hoger Prize 2017 금상, AR Emerging Architecture 2016 파이널리스트 등 화려한 수상경력이 이들의 활동상을 대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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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시 : 2019년 10월 18일(금) 10:00~11:30am 인터뷰 장소 : 이건하우스 1층 미팅룸 참석자 : 응웬 하이 롱, 쩐 티 응우 응온(이상, 트로피컬 스페이스 건축가), 백승한(본지 편집위원, 가톨릭관동대 교수), 이태현(본지 편집위원, 에이랩 스튜디오 대표), 김재경(본지 사진총괄 부편집인), 전진삼(본지 발행인), 강예린(인솔, 서울대 교수), 응웬 티 타오 쓰엉(통역, 서울대 대학원생) W. 사무소 명칭은 어떤 배경으로 지었나?

W. 사무소 명칭에서처럼 베트남이라는 지역이

특별한 변화를 느끼지 않으며, 개미 집 안에서

것으로 보인다. 그런 작업 성향으로 말미암아

착안한 것이다.[그림 1]

갖고 있는 특성을 건축에 잘 반영해오고 있는

국제적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는데 정작 건축가

자동 습도,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

자신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W. 서늘한 공간을 위해 그늘을 만든다거나

나라 베트남의 기후를 건축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장치는 무엇인가?

그렇다. 트로피컬 스페이스가 표명하듯 열대 반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우리의 작업이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다는

점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흘러서 과거에 우리가 환경을

생각하며 무슨 일을 했는지 그리고 미래에는

어떤 일을 해야 하고,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통풍을 유도하기 위해 특별히 디자인에

그늘과 통풍이라는 두 가지 요소는 우리가

설계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이다. 각각의

집들은 그것을 여하히 반영하였다. 이중벽의 설치라든지, 적절한 개구부, 연속적인 열린 공간 등.

그런 의미가 더욱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W. 벽돌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어떤 계기로

SPACE’(이하, 트로피컬 스페이스)는

W. 환경이란 이슈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건축가의 시선이 궁금하다.

열대나라에 속한다. 사무소 명칭에는 우리가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

특별한 아젠다를 두고 네이밍 작업을 했나?

처음 이름 지을 때 서로 토론했다. ‘TROPICAL 열대공간을 뜻한다. 아시다시피 베트남은

태어난 국가, 고향에 대한 책임의식 같은 거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W. 사무소의 인적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10명 정도이다.

W.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몇 개 정도 되나?

10개 정도 있는데 장기 프로젝트도 있고,

단기 프로젝트도 있다. 진행 중 멈춰 있는

프로젝트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어서 정확하게 답하기는 어렵다.

W. 몇 년 정도 사무소를 운영해왔나? 2011년 개업하여 지금까지 9년 정도 운영해오고 있다.

W. 두 분은 (1975년 기준으로) 전쟁 이후 세대인가, 아니면 이전 세대인가?

우리 둘 다 1975년 이후, 전쟁 이후 세대에

속한다. (미국과의) 전쟁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태어났다.

W. 국제적으로 두 분(의 건축)에 대해 관심이 모아졌을 때 처음 들었던 기분은 어떠했나?

처음엔 무척 영광스러웠다. 그런 기회를 통해

듯하다. 구체적인 작품 사례를 통해 환경을

일례로 베트남의 호치민 지역은 점점 더워지고 있다. 길도 많이 막히고 사람들이 거주하는

방도 좁고, 인구도 증가하고 있는 등 그 결과 환경이 점차 나빠지고 있다. 사람들이 좁은 방에 살다보니 에어컨도 많이 켜는 편이며,

이에 따라 에너지 낭비도 심각하다. 우리는 이런 이슈들에 주목하며, 에너지를 최대한

절약할 수 있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한다. 이에 따라 환경 문제도 해결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W. 환경에 대한 고민이 반영된 구체적 작업

사례는 무엇인가? 주요 특징은 무엇인가? 〈Termitary House〉가 적절한 사례이다. 이는

벽돌로 만든 첫 번째 프로젝트이다. 이 집은 베트남 중부지방에 지어졌다. 중부 지방의

기후는 베트남에서 가장 까다로운 편이다. 비바람이 많이 불며, 날씨도 덥고 태풍도

전 지역에 걸쳐 널리 퍼져있는 보편적인

자재이기 때문이다. 가격도 매우 합리적이다.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자재를 간단한 시공방식으로 집을 지을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벽돌의 특징 중 하나는 습기를 잘

빨아들이는데 햇볕이나 바람이 잘 통과하게끔 처리하여 습기를 머금은 벽돌을 이용해

실내공간을 시원하게 만드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중 처리된 벽돌벽을 사용하면 실내 공간이 보다 더 시원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벽돌은 저렴한 만큼 베트남인들의

의식에 가난한 이미지가 강하다. 베트남에서도 대단한 건축물을 만들려면 고가의 자재를 사용해야한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우리는 벽돌이라는 간단한 자재를 가지고 집을

만들어도 된다는 인식을 심고자 노력해왔다.

어제오늘 이틀에 걸쳐서 한국(서울)의 건축을

더위를 피하려면 여건이 좋아야 하는데, 중부 지방 사람들은 사실 가난하고 적절한 대처를

할 여력이 없다. 집짓는 방식을 포함하여 날씨에 견디기 힘든 집의 조건을 갖고 있다. 그래서

위한 공간이다. 프로젝트 시작 전 ‘흰개미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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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에 적응력이 높기 때문이고, 특히 베트남

밑이라든지 공원 등에 가서 휴식을 취한다.

더운 날에 집에 있지 않고, 밖에 나가서 교량

건축에 대한 사람들의 고정적인 인식도

친근한 느낌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바랐다.

하나는 베트남의 기후 특성에 비추어 벽돌이

W. 방한하여 짧은 기간 동안 돌아 본 한국

베트남의 건축을 세계에 전파하고 싶었다.

깨뜨리고 싶었다. 사람들이 건축에 대해 좀 더

우리가 벽돌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이유 중

많이 출현한다. 중부 지방 사람들은 보통

우리는 이를 해결하는데 주목했다. 〈Termitary House〉는 ‘흰개미 집’이란

우리가 지닌 건축의 영감을 전하고 싶었다.

사용하게 되었나? 벽돌이라는 소재에 대한

뜻이며,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자녀 세 명을 대한 관찰로 아이디어를 얻었다. ‘흰개미 집’은 오랜 세월 극심한 기후 변화에도 불구하고

건축에 대한 인상은?

살펴볼 수 있었다. 특별히 관심을 끈 건축물이

있는데 하나는 서울시청과 고궁(덕수궁) 인근의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인상적이었다. 지하공간엔 전시장, 상부는 공공에 열린

형식의 공간이 좋아 보였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 안내받은 (연남동) 폐선 부지를

이용한 경의선숲길공원과 가로변의 70대

건축가(김인철, 아르키움 대표)가 설계했다는 노출콘크리트 작품(〈프레임〉)이 특히 좋았다. 짧은 소견이지만 한국건축은 전통적 요소와


1

현대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면서 공존하고 있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W. 온라인상에서 확인한 것만으로 트로피컬 스페이스 건축에 대하여 질문하는 것이

제한적이긴 한데 두 분의 작업내용을 보면 〈Termitary House〉, 〈Terra Cotta Studio〉 등에서 보여지듯 굉장히 심플한 볼륨을 가지고 작업하는 것 같다. 심플한

볼륨 안에 베트남의 전통적 요소, 기후 등을

반영하여 여러 가지 건축적 가치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 좋아 보였다.

의한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있다. 북부 지역은 기후변화의 폭이 크다보니,

W. 건축 작업을 함에 있어서 영감을 어디에서

상호작용이 많지 않은 건축을 보여준다고 할 수

받아서 하는 편인가? 영향을 크게 받은 건축가는 있는가?

W. 건축가들은 기후적으로 여름의 건축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것이 있어야 한다’는

높다고 본다. 트로피컬 스페이스의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는 ‘건축가는 누구(무언가)를

것을 강조했는데 깊이 공감했다. 같은 의미에서 현재 우리가 가고 있는 진로가 앞으로도 지속되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W. 트로피컬 스페이스의 주된 활동무대인

스페이스 홈페이지를 살펴봐도 그에 대한

비해 상대적으로 북부 지역을 떠올리게 된다.

정보가 없었다.

우리는 10년에 걸쳐 건축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왔다. 우리는 건축을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소박하게, 단순한 것으로부터 시작하자는 태도에 뜻을 맞추고 작업에 임해 왔다. 우리 둘 다 건축대학 출신이다. 대부분 스스로

연구하고, 공부했다. 특별히 누군가의 가르침에

있다.

대학에 다닐 때 프랭크 게리로부터 많은

두 분은 어떤 건축수학의 배경을 가지고 지금과 같은 작업에 이르렀는지 궁금하다. 트로피컬

겨울철 추운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외부와

호치민 시를 중심으로 하는 남부 지역에

지도상에서도 남부와 북부가 선형의 장축을 이루고 있다. 남부와 북부가 건축적으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 그렇다면 그것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기후 측면에서 남부 지역은 여름 지향의 개방성이 큰 반면 북부 지역은 사계절에

대응하는 건축이란 점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 1. 흰개미 집 단면개념도

통해 풍요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확률이 특히 그러한 특징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두 분이 겨울의 건축을 해야 하는 곳에 맞닥뜨리게 된다면 어떤 해법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궁금해진다.

건축가는 어떤 환경에서도 근본적으로

아이디어에 대한 제한은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익숙지 않은 환경에 놓여

진다면 그곳의 환경과 어울리게 작업하고 있을 것이다. 자연히 접근법부터 달라질 것이다.

프로젝트의 영감도 시작점부터 새롭게 접근할 것이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기존 환경이 지닌 전통방식에서부터 시작할 것이다. 그

땅의 전통방식을 알아보고, 그것으로부터

아이디어를 끌어내는 접근이 주효하다고 본다. 53


W. 한국 또는 미국으로 통칭되는 상업자본

내지는 거대자본이 두 분을 건축가로 선택하여 설계를 의뢰한다는 가정하에 드리는 질문이다. 트로피컬 스페이스가 주로 사용하는 벽돌

재료가 아닌 여타 (산업용) 자재 가운데 한번 과감하게 사용하고픈 자재를 제시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웃음) 클라이언트가 자본이 풍부하더라도 일단은 벽돌을 선택하고 싶다. 같은

벽돌일지언정 구축방식에 따라 많이 다르고 그렇게 만들어진 벽돌건축만의 특유의

분위기가 있다. 작은 집에서는 소박한 느낌의 벽돌건축을 만들 수 있다면 재벌 집에서는

우아한 느낌의 건축공간을 표현해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역에 따라서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자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

자재의 운반 문제라든지 해결해야할 사안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때그때 유연하게 대응할 생각이다.

W. 여러 작업 내용 중에 특히 흥미롭게 본 프로젝트로 〈Organicare Showroom〉,

〈Terra Cotta Studio〉, 〈Chicken’s

House〉가 있다. 이들 작업의 구축방법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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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출발점이 궁금하다. 〈Chicken’s House〉는 어르신 두 분이

우리는 건물에 간판 등을 구태여 설치하지

본지 편집위원들과의 예정된 인터뷰는 오전

뜸하고 해서 아이들이 자주 찾아와 뛰어

가지는 편을 선호한다.

통역을 통해 진행됐다. 통역을 맡아준 응웬 티

거주하는 집인데 다 큰 자식들의 방문도

놀 수 있는 공간을 구상하다가 현재의 〈Chicken’s House〉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닭들은 높은 곳에서 자는 습성이 있는데 철제

계단으로 단차를 둔 공간 구축을 하여 닭들의

시점에서도 유용한 공간이 되도록 신경을 썼다. 〈Terra Cotta Studio〉는 콘크리트 프레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곳은 도예작가의 작업

공간으로 만들어졌다.[그림 2] 이것이 콘크리트 프레임과 벽돌이 결합한 건축물로 만들었다면 〈Organicare Showroom〉은 철구조물과

벽돌이 결합한 형태로 만들었다. 이 집은

1975년 전부터 존재해왔다. 리모델링한 것이다. 특히 〈Organicare Showroom〉의 철구조물은

장소를 이동해서도 전시가 가능하게끔 유연한 구조로 구축했다.

않아도 될 만큼 그 자체로 (건축적) 특징을 W. 베트남에서는 (사회적으로나 가정 내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크다고 알고 있다. 베트남에는 두 분과 같은 부부건축가가 흔한가? 두 분과 같은 젊은 건축가가 많은가?

베트남에서 부부건축가는 흔하지 않은 편이다. 그에 비해 젊은 건축가들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W. 바쁜 일정 중에도 본지의 인터뷰

요청에 임해주어 감사하다. 오늘 저녁

서울대미술관에서 열리는 공개강연에서 두

분의 건축세계를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될 것이란 점에서 기대가 크다. 초대해주어 감사하다.

W. 〈Organicare Showroom〉의 파사드 이미지에서 광고물(간판)이 배제되어 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간판을 어떠한 식으로

타오 쓰엉Nguyen Thi Thao Suong 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인터뷰 장소는 짧은 기간 서울에 체류하는 트로피컬 스페이스 건축가 부부를 위해 연남동 경의선숲길공원과 주변 상가 및 가로변의 몇몇 주요한 현대건축물을 주마간산 식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게끔 동선계획을 조정하는 가운데 정해졌다. 그렇게 40여 분을 길 위에서 보내고 나서야 이건하우스에 안착했고 우리는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들은 인터뷰를 마치고 SNU-목천 렉처의 주최측이 마련한 오찬 모임과 오후에 서울대 건축학과 학생들과의 대화, 그리고 저녁에 개최되는 공개강연 그리고 건축계 인사들과의 만찬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부랴부랴 공유택시 ‘타다’에 몸을 실었다.

자료 협조 및 사진 크레딧

이해하고 디자인 프로세스로 반영하는가? 54

중 1시간에 걸쳐 이뤄졌다. 인터뷰는 베트남어

본문 전체 사진(별도 표기 외) : TROPICAL SPACE 도판 자료 : TROPICAL SPACE 2. 테라코타 스튜디오 구축 다이어그램


3. 테라코타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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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mitary House

2014

베트남의 해안 도시 다낭에 위치한 이 집은 세

극단 사이에서 변화하는 이 지역의 기후를 적극

중앙에서 일광욕을 가능케 한다. 위층에는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오래된 2층짜리 집을

반영한 결과다. 구멍이 뚫린 벽 그리고 집의 앞과

화장실이 딸린 침실, 기도실, 그리고 독서실을

개조한 것이다. 우리는 콘크리트 슬래브 구조물만

뒤에서 슬림한 테라스 공간을 만들어 바람과

배치했다.

남겨둔 채 구멍이 뚫린 벽돌로 된 그릴로 그

비로부터 보호해 주는 이중 피부를 제안했다.

공간을 에워싸고 ‘흰개미 집’이라는 이름의 새

빛의 계획은 두 방향에서 접근했는데 밤에는

위치: 베트남, 다낭

주거지를 만들었다.

집의 앞면과 뒷면의 벽돌로 빛나는 인공적인

준공년도: 2014

집에 사용된 주황색 벽돌은 4세기에서 15세기

빛을 들이고 낮에는 자연적인 빛이 내부를

대지면적: 190㎡

사이 샹파 왕국시기 동안 이 지역의 성지에

가로질러 무늬가 있는 그림자를 드리우게 했다.

연면적: 140㎡

세워진 구운 벽돌탑을 참조했고 집의 중심

집 내부는 콘크리트 천장을 노출시켰고 바닥은

주재료: 구운 벽돌, 콘크리트, 테라조, 나무

생활공간을 보호하는 계획은 흰개미 둥지의

회색 테라조로 마감했다. 그 공간의 중심에는

사진촬영: Oki Hiroyuki

토실로부터 영감을 받았다.

오픈 플랜식의 생활공간을 배치했다. 고체 및

이 집의 설계는 매년 열대성 폭풍우가 몇 차례

천공 블럭 작업의 조합은 공간마다 서로 다른

발생하는 건조한 더운 계절과 장마라는 두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제공한다. 긴 천창은 건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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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 TROPICAL S P A C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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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ganicare Showroom

이 집은 베트남 전통의 생선 소스와 유기농

위치: 베트남, 호치민

제품을 전시하는 곳이다. 이 프로젝트는 1975년

주재료: 철구조물, 점토벽돌

이전에 지어진 오래된 집을 리모델링하는

건축유형: 리모델링

것이었다. 집 자체는 이미 여러 번 고쳐 쓰며

사진촬영: Quang Dam

확장된 상태였다. 우리는 파사드를 위한 벽돌과 금속의 결합과 제품을 전시하기 위한 선반으로 사용되는 인테리어를 위한 일관된 프레임 시스템을 제안했다. 이 프레임 시스템은 제품의 크기에 따라 유연하게 변경 및 제거할 수 있다. 우리는 이 집의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서 베트남 전통 생선 소스의 가치를 기리는 것 외에도 전통적인 점토벽돌의 가치를 기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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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Focus : TROPICAL S P A C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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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rra Cotta Studio

2016

이 집은 저명한 예술가 르덕 하의 작업 공간이다.

스튜디오의 내부는 60cm×60cm의 입체 목조

메자닌 층에서 방문객들은 스튜디오 안과 밖의

본체는 7m×7m×7m 크기의 정육면체 건물이다.

프레임 시스템으로 구축하여 테라코타 작품,

풍경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앙에 있는 둥근

스튜디오 주변은 테라코타 제품을 말리는 데

복도, 계단을 설치하는 선반 역할을 한다.

턴테이블에서 작업하는 예술가를 관찰할 수 있다.

사용되는 대나무 프레임 비계를 설치했다. 그것은

프레임의 높이는 7m이다. 복도를 따라, 사람들은

이는 또한 이 지역에서 매년 일어나는 홍수로부터

작가가 중간 중간 휴식을 취하고, 차를 마시기

창문을 통해 작업장, 강둑 그리고 정원 전체를

작업장과 예술가의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위해 두 개의 큰 벤치로 디자인되었다. 동시에,

관찰할 수 있다.

사용된다.

이 비계는 작업장의 전체 공간과 스튜디오를

스튜디오의 중심은 2층으로 되어 있다. 1층에는

분리하는 울타리 역할도 한다.

예술가가 일하는 턴테이블이 있다. 작가와 그의

위치: 베트남, 쾅남

집의 외부는 점토고형벽돌로 만들어져 베트남

작품들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햇빛과 상호 작용할

준공년도: 2016

전통 용광로를 연상케 한다. 이 지역은 또한

수 있다. 방문객들은 예술가와 그의 작품들을

대지면적: 49㎡

4세기부터 7세기까지 샹파 왕국 수도였던 트라

만날 수 있다. 동시에, 태양의 움직임에 의해

연면적: 98㎡

키유의 일부분이었으며, 이 스튜디오는 샹파

테라코타 미술품을 통과하는 시간의 변이를

주재료: 점토고형벽돌, 나무, 콘크리트, 대나무

문화의 정신성을 일정 정도 반영한 것이다.

느껴볼 수 있다.

사진촬영: Oki Hiroyu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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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 TROPICAL S P A C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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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ckoo House

2019

이 집은 베트남 다낭에 위치하고 있으며

산책용 옷장으로 구성했다. 블럭 B도 2층으로

위치: 베트남, 다낭

커피숍과 4명(부모와 2명)의 가족이 거주하기

되어 있다. 위층은 아이들의 침실이고 아래층은

준공년도: 2019

위한 공간으로 계획됐다. 이 프로젝트는

거실이다. 블럭 C는 부엌과 식당을 배치했다.

대지면적: 297.3㎡

사용자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는 지역 점토벽돌에

대부분의 사람들의 일상 활동은 보통 기능적인

연면적: 274㎡

착안하여 만들어졌으며 ‘뻐꾸기시계’를

공간에서 이루어지는데, 우리는 그 장소를

주재료: 벽돌, 콘크리트

연상시키는 건축 형태를 가지고 있다.

정의하고 사람들이 방을 나와 함께 하도록

사진촬영: Oki Hiroyuki

‘뻐꾸기 집’은 완충 층으로 연결된 세 블럭을

촉구하기 위해 완충 공간을 제공함에 있어서

포함한다. 이 블럭들은 베이스로 기능하는 또

습관적으로 사용되는 벽을 제거했다. 이 완충

다른 직사각형 블럭 위에 위치한다. 베이스

층은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어 집안 내부는 물론

블럭은 정원이 있는 실외공간과 실내공간으로

옥외를 연결하여 가족 활동을 비공개로 할 수

구분된 커피숍이 자리한다.

있고, 그 사이 미풍이 집 구석구석을 지나며 열대

주거용 블럭 A는 2개 층을 이용한 마스터

여름에도 서늘하게 지낼 수 있게 해준다.

침실이다. 위층은 침실이고, 다른 하나는 욕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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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 TROPICAL S P A C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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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디자인하는 법

소보 건축사사무소 SOBO architects

글, 자료. 신현보, 전소현 소보 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건축가

0. 들어가며 이번 특집의 영문제목인 ‘The manner of the design’을 놓고 한참을 고민했다. ‘우리가 디자인하는 법’의 번역이 단순히 ‘design method’나 ‘how to ~’ 가 아닌 것에 의미가 있지는 않을까. 나름 혼자서 내린 결론은 질문이 건축 방법과 더불어 건축하는 ‘태도’까지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작업하는 태도에 대해서 얘기하려면 늘 떠오르는 스승이 세 분 있다. 학부 시절의 강석원 선생님, 기오헌 시절의 민현식 선생님, TU Delft에서의 석사 시절의 Christoph Grafe 선생님. 그 분들을 통해 떳떳한 건축가로서의 삶, 건축가의 윤리의식, 작업의 원칙을 되묻는 자세에 대해 배웠다. 2013년에 디자인밴드요앞을 공동설립하고 내 작업을 시작하고서는 그 위에 사무소의 정체성 찾기, 경제성 상황의 해결 등이 얹혀졌다. 상황이 태도를 압도하고, 지나간 뒤에 반추하며 다시 돌아가려 노력하는 줄다리기를 반복했다. 그 후 혼자만의 작업을 시작하며 만든 BO.PUB.은 네덜란드어 단어인 ‘Bouw/Publiek’의 줄임말이다. ‘건축/공공’ 이라는 뜻인데, 처음으로 돌아가 기본적인 건축적 태도들을 바탕으로 건축가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싶은 뜻을 담았다. 건축의 공공성과 건축가의 태도에 대해 논하면서 사무소 구성원들의 삶을 뒷전에 둘 수 없다 생각하여, 아틀리에의 건강한 운영과 각 구성원의 균형 잡힌 삶을 함께 이루어내기 위한 실험을 시작하였다. 최근에 전소현 소장과 함께 ‘소보 건축사사무소’를 시작하면서 BO.PUB.에서의 짧았던 실험을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대학과 교육에로 힘과 시선을 돌린 것은 지금까지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체험한 건축주와 건축가의 관계, 설계비와 수주 및 운영방법 등 건축설계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에 대한 대응 태도를 오히려 더 건축가의 본질적인 업무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돌리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스스로

1. 배경으로서의 건축 : 〈6 gardens〉 나에게 건축의 외부공간은 늘 주된 관심사였다. 이는 건축이 도시와 거리의 주인공이 아닌, 평범한 일상생활의 배경이 되게 하고 싶다는

오랜 공사기간 끝에 이번 달 완공을 앞두고 있는 강릉시 사천해변 근처의 복합시설인 〈6 gardens〉는 같은 개념의 확장을 꾀한 프로젝트다.

졸업작품인 암스테르담 대학 재구성 계획을 하면서였는데, 기존 건물들

단독주택이 조경시설물 및 대지의 단차와 어우러지며 6개의 각기 다른

바람에 기원한다. 이런 욕구를 처음으로 구체화시켜본 것은 석사과정 사이에 자리잡은 무표정하지만 이질적인 건물 한 동이 만들어내는

각기 다른 모양과 재료, 구조형식의 PUB/목공방, 게스트하우스, 온실,

외부공간의 파급효과에 대한 것이었다. 이 목표를 처음으로 현실화 해본 것은 김포 한강신도시의 단독주택인 〈Zeppelin〉을 설계하고

지으면서였다. 경사지형에 20%의 건폐율 제한을 갖는 대지의 조건을 거꾸로 이용해, 20%의 건축물 보다는 80%의 외부공간이 주인공이 되도록, 건물은 그를 뒷받침하는 조연이 되도록 계획하였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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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3

1. Spatial story of the Ground, TU Delf 졸업설계 (사진 신현보) 2. Zeppelin (사진 변종석) 3. 6 Gardens, 배치 다이어그램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는 선생님들로부터의 가르침이 실무와 별개의

건축가로서 우리는 탁 트인 자연속에 자리잡은 5성급 호텔을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싶고, 그를 바탕으로 건축하는 태도를 유지하려

설계하기도 하고, 복잡한 도심의 좁은 골목길에서 용적률을 가득 채운

한다. ‘소보 건축사사무소’는 건축작업의 원칙과 건축가의 직업윤리를

원룸을 설계하기도 한다. 건축작업이 건축가 개인의 삶과 닮아 있을

지켜나가는 것을 기본 태도로 하는 집단이 될 것이다.(신현보)

때도 있고, 전혀 경험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삶을 그려보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늘 다른 조건들을 마주하며 작업하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작업의 태도에 대해 생각을 정리하다가 얼마 전 방송에서 본 한 배우의

대한 호기심과 사회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고자 하는 것이 건축을 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새로운 작품에서 노래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며 다른

나의 태도라고 할 수 있겠다.(전소현)

배우들 앞에서 그간 연습해온 발성법을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늘 새로운 인물을 연기하면서 그 역할에 대해 공부하며 다양한 삶을 알아가는

그간 작업해온 프로젝트들과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들을 네 개의

배우. 그렇게 그는 작품속에서 가수도 되었다가 또 다른 작품에서는

테마로 나누어 서술해보려 한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건축가의

학교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상류층의 사모님이기도 했다가 또 비정규직

건축관이 우선시 된 경우이고, 세 번째와 네 번째 이야기는 건축주의

노동자가 되기도 한다. 그를 통해 배우라는 직업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요구조건, 또는 상황에 맞는 프로젝트의 방향성에 대해 고민한 결과다.

보니, 건축가와도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설계를 진행하는 동안 우리는 건축주와 긴 시간 꽤 깊은 이야기를 있는 시간과 비용 등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면 건축주라는 감독으로부터 대본을 건네 받은 배우가 된다. 설계할 대지와 주변

신현보SHIN Hyunbo는 한국과 네덜란드 건축사이며, 고려대학교와 TU Delft에서 공부하였다. 공간 종합건축사무소와 기오헌 건축사사무소에서 경험을 쌓은 뒤 2013년 디자인밴드요앞 건축사사무소를 공동설립하여 5년여간, 그 후 BO.PUB./ 신현보 건축사사무소를 개소하여 활동하였다. 현재 한남대학교 건축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환경을 읽고, 용도와 규모에 대해 각종 법규를 검토하는 과정부터 건축주의 여러 요구조건을 고려하여 설계안을 완성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건축가는 대본속 인물을 자기만의 색으로 살려내는 배우와 같다. 한 때는 건축가가 건축작업 전반을 지휘하는 감독의 역할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새로운 대지와 프로그램을 만나 그 속의 다양한 삶을 들여다보고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는 역할을 하는

전소현JEON Sohyun은 한국 건축사이며, 고려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였다. 황두진 건축사사무소에서 근무하였고, 에스화이브건설에서 시공관리 경험도 쌓았다. 2016년 아틀리에 담을 공동설립하여 운영하였고, 2019년부터 에스제이 건축사사무소로 작업을 이어왔다. 현재 소보 건축사사무소의 대표이다.

건축가는 배우에 가깝다고 본다.

이야기를 갖는 외부공간들을 만들어낸다.

안에 채워지는 일상생활이 해줄 것’이라는 건축가로서의 바람이 실현되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즐거움이 있다. 때문에 〈6 gardens〉는

처음 건축주가 찾아와서 500여 평의 대지와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제시했을 때부터 외부공간을 주제로 한 계획안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배치 구성을 고민한 초반의 스케치 모두가 여러

개인적으로 특별한 의미와 위치를 차지한다.

채의 건물이 방법을 달리하며 모이고 흩어져 다양한 외부공간을

만들어내는 방식이었다. 각 외부공간에서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The manner of the design 03

신현보, 전소현은 지난 몇 년간 각자의 사무소를 운영해오다 최근에 ‘소보 건축사사무소’를 통해 다양한 삶의 형태와 이를 담는 건축의 관계에 관심을 갖고 함께 작업하고 있다.

나눈다. 건물을 짓고자 하는 이유, 담고자 하는 바람, 들일 수

행위들을 상상하고 건축주에게 설명하였고, 제시한 대안 중 가장 많은 수의 외부공간을 갖는 안이 빠르게 선택되었다.

이후 건축주와의 논의 과정은 바로 건축물 내부로 들어가 각

내부공간의 크기와 질, 그를 반영하기 위한 재료와 개구부들을 구체화하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나는 외부공간에 온전히

집중하여 각각의 위계와 성격, 그 사이의 구분과 연결을 고민하며 계획안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법적으로는 완공된 상태에서 그 외의 부분들을

조금씩 가꾸고 고쳐 나가는 작업을 계속하며 아직도 현재진행형에 있고, 오래된 프로젝트의 관련 업무가 지속된다는 괴로운 점이

있다. 하지만 그간 심어놓은 조경수들이 자라나고, 건물들 사이사이 공간들에 건축주의 손길이 닿으며 이야기가 채워진다는 면에서는 ‘삶의 배경이 되는 건축물을 만들고, 프로젝트의 완성은 그

4

4. 6 Gardens, 1층 배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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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공간을 구성하는 구조 요소 : 〈EDC〉 프로젝트 외부공간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건축물의 외관을 드러내기 위한

표현보다는 건축의 상황과 내부구조를 정직하게 반영하는 데에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앞서 서술한 〈6 gardens〉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단독주택동은 요구조건과 주변환경을 아주 정직하게 반영한 결과이다.

건축주의 요구조건은 ‘30평 정도의 면적’과 ‘3층 높이에 올라가야

멀리 바다가 내려다 보이니 3층으로 계획해 줄 것’이었다. 여기에 ‘전체 건물 배치상 바다쪽을 바라보는 면이 너무 열리면 프라이버시가 침해

받는다’는 건축가로서의 판단과, ‘바다가 보이는 방향과 남향은 서로 반대 쪽’이라는 대지의 조건이 얹혀졌다. 바다와 다른 건물군을 향한 자리에 계단실을 위치시켜 1,2층에서는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고, 계단실이

끝나는 3층 높이에서만 바다를 향한 조망을 확보하였다. 남향이 다른

방향이었으므로 자연스러운 선택이었고, 30평을 3층으로 나눈 덕에 각 층에는 하나씩의 큰 공간이 들어가게 되어 사방으로 창을 낼 수 있는

형태가 만들어져 환기 조건도 충족시킬 수 있었다. 자연스레 만들어진

좁고 높은 비례의 단독주택동은 다른 건물군과 구분되는 형태를 가지며 외부공간을 형성하기 위한 부속조건도 만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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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임대용 근린생활시설의 덕목 : 〈Urban Space〉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100~200평 정도의 소규모 임대용 근린생활시설을

가능하고, 주변 거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라는 것은 장점이었다.

투자 용도로 지어지며, 비슷한 라이프싸이클을 갖는다. 프로젝트 예산은

남쪽으로 최대한 밀어서 똑바로 선 형상을 만드는 것이 공사비를 가장

연달아 계획해왔다. 건물주와 이용자가 서로 다른 이 시설군은 대부분은 부동산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한 예상 수익을 통해 역으로 산출되고, 건축가에게는 최대 효율의 임대면적과 부가가치를 이끌어낼 것이

요구된다. 이렇게 ‘가성비’를 목적으로 계획되는 임대용 근린생활시설은 토지매입과 시공과정의 이자를 임대수익으로 충당해가다가, 적당한

매수자를 찾으면 큰 이익을 창출하면서 새 건물주에게 넘어가게 된다. 기존의 프로젝트들인 〈the Rock〉, 〈581〉, 〈35520〉 모두 같은 과정을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한 북향 대지이기에 일조사선을 피해 건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임대용 건축물의 상업성을 포기할 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저층부는 북측으로 최대한 밀어 올렸지만, 상층부로 갈수록 일조사선제한의 영향을 심하게 받으며 심하게 뒤틀려진 형상의 매스가 만들어졌다.

거쳐 현재는 소유자가 바뀌어 있다. 처음에는 건축주가 바뀐다는 사실에 내심 프로젝트가 소중히 여겨지지 못한 것 같아 서운했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될 수 있었던 것이 그 프로젝트가 ‘수익창출형 프로젝트’로서의 덕목을 제대로 갖추었다는 반증이라 여기고 있다.

건축가로서 할 일은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추어 상업성과 건축적 가치를 동시에 갖는 방향을 창출해내는 것이라 생각한다. 〈Urban Space〉는 마포구 상수동의 좁은 골목길 안에 위치해 있다.

200㎡가 안 되는 작은 크기에,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 쪽은 다른 대지에 반 이상이 막혀 있는, 얼핏 보기에 상업적으로 불리한 형상의 대지이다. 하지만 작은 골목에서이지만 남쪽과 북쪽 양방향에서의 접근이 66

5. 6 Gardens, 단독주택동 분해도


이번 달 완공을 앞두고 있는 〈EDC〉 프로젝트는 ‘editorial design

café’의 약자이다. 이름처럼 저층부에는 café를, 상층부에는 단독주택을 가지고 있는 4개 층의 복합건축물이다. 앞의 경우와 비슷하게 이번에도 채광과 조망의 주향이 반대로 위치하고 있었다. 북사면에 위치한

대지는 북쪽으로는 산을 향한 멋진 경관을 가지고 있었지만, 맞닿은

대지가 위치한 남향으로부터는 풍부한 채광을 받기도 힘들고, 오히려 프라이버시가 심하게 침해받을 수 있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건물의 양방향의 상반된 상황과 두 가지 프로그램을 이용해 3×4×4

그리드의 직육면체를 만들기 위한 실험을 시작했다. 외곽의 칸들은 수직, 수평으로 결합해가며 필요한 공간의 크기를 만들어내거나 프라이버시 확보와 채광 조건의 타협점을 찾아나간다. 빛이 들어오지 않는 내부의

칸들은 수직으로 결합해 동선을 만들거나, 보이드 공간을 형성하며 바깥 공간과 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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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후면도로

측) 전면도로(북측)

a. 최대의�효율, a. 최대의 효율, 최대의�용적률을�위한�배치 최대의 용적률을 위한 배치

b. b. 상업적�컨텍스트를�고려한�배치�조정 상업적 컨텍스트를 고려한 배치 조정

d. 컨텍스트에 컨텍스트에�따라�저층부와�고층부의�방향�및�성격�규정 d. 따라 저층부와 고층부의 방향 및 성격 규정

c. 일조사선제한에�따른�조정 C. 일조사선제한에 따른 조정

e. 매스의�성격에�맞는�개구부�형성 매스의 성격에 맞는 개구부 형성 e.

7 6. EDC, 평면도 7. Urban Space, design proc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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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그리드 플랜은 내부구조에 그대로 드러나 있으며,

내장재의 패턴과

가구의 모듈로 반복 적용되며, 종국에는

입면에까지 정직하게 반영되어나간다. 이와 같이 〈EDC〉

프로젝트는 그리드

실험이라는 한 가지 요소와, 그를 가장

정직하게 반영할 수 있는 구조계획만을 가지고 건축계획

전체를 아우르려

시도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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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층부의 상업성을 보존하려는 목표에서 나온 이 결과는 묘하게 남은 모든 상황에 들어맞기 시작했다. 저층부는 본래부터 음식점으로의

임대를 목표에 두고 계획되었는데, 일조사선의 영향을 덜 받으려 반층 내려서 계획한 1층은 아늑한 반지하 느낌과 높은 층고를 가진 형상을, 마포구의 계단형 발코니 개수 제한은 오히려 저층부 매스를 통일된 느낌으로 만들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뒤틀려진 상층부는

자연스레 남동쪽을 향하게 되었는데, 정확히 홍익대학교 상업지역을

주변건물보다 높은 위치에서 바라보는 조망을 제공하여 ‘외부로부터는 보호받고, 내부에서의 조망은 좋은’ 사무소로서의 가치를 높여주었다. 이 결과를 더욱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저층부와 상층부의 상반된

느낌의 재료를 연구하였다. 저층부의 긴 비례의 시멘트 타일에 대비되는 상층부의 조개껍질 같은 느낌의 타일은, 기성 박판 세라믹타일 위에 특수도장하여 별도로 제작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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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DC, 내부구조모듈 (사진 이충건) 9. EDC, 마감에 반영된 모듈 (사진 이충건) 11. Urban Space, 북쪽 도로측 전경 (사진 노경)


10

12

10. EDC, 외부에 드러난 그리드 (사진 이충건) 12. Urban Space, 상층부 매스 (사진 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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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규모 공동주택의 덕목 : 〈Project Moon〉 임대용 근린생활시설이 투자 용도로 임대수익과 면적, 이자 등의

아니다. ‘주인세대도 임대세대와 똑같이 설계해 주세요’라는 건축주의

건축주들은 삶이 더 큰 비중인 경우가 많았다. 오랜시간 살아온 주택을

물론 4인 가족을 위한 주인세대와 1, 2인 주거를 고려한 임대세대가

숫자를 중심으로 계획이 진행된다면, 우리가 만난 소규모 공동주택의

허물고 그 땅에 소규모 공동주택을 지어 세입자들과 함께 살아가려 하는 점이 공통적이었는데, 주거공간과 수익을 창출하는 공간이 한 건물에

얽혀 있어 임대용 근린생활시설을 설계하는 것과는 다른 태도로 접근할 수밖에 없었다. 신축을 목적으로 취득한 땅이 아니기 때문에 대지의

최대 개발 면적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건축주의 예산에 맞추어 규모가 결정된다.

요구사항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자 전체 개념을 구성하게된 논리였다. 물리적으로 똑같을 수는 없지만 채광, 내부마감 등의 주거조건을

동등하게 계획하고자 했다. 그리고 그 결과 모든 세대가 중정을 갖는

평면이 구성되었다. 임대세대를 단순히 수익을 창출하는 용도로 보지

않고 건축주 가족들과 한 건물에서 살아갈 이웃을 맞는 공간으로 보았기 때문에 가능한 요구조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올 여름부터 진행중인 〈Project Moon〉은 준공업지역에 속해 최대

용적률에 맞출 경우 9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설 수 있었다.

헌데 그 규모의 건축을 위해서는 건축주의 예상 범위를 한참 웃도는

대출이 필요했다. 우리는 건축주가 초기에 제시한 예산 안에 공사비를 맞추기 위해 지하층 없이 지상에 확보할 수 있는 최대 주차대수를

정하고 역으로 그에 맞는 건축규모를 검토하였다. 초기 검토를 통해

건축주의 예산과 주변의 부동산 시세를 고려한 임대면적과 세대수를 확인하였다. 그 후 여러 번의 반복적인 사업성 검토를 통해 기계식 주차를 도입하여 저층부의 근린생활시설 임대수익을 최대화 하고

임대주거의 면적도 확보한 안이 선택되었다. 건축주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건축물이기에 효율성과 초기 투자금, 그리고 그로인해 얻을

수 있는 수익 등을 다른 어떤 프로젝트보다 더 섬세하게 조율해야하는 작업이었다. 그렇다고 오로지 사업성의 논리로만 설계가 진행된 것은

14

70

14 & 15. Project Moon,임대세대 및 주인세대 평면


용적률 400%

용적률 200%

13

15

13. Project Moon, 최대용적룰 계획용적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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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아 토픽

waiting for godot 사뮈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고도를 기다리며』. 1953년 1월 5일 파리의 바빌론 소극장에서 초연된 후 전 세계 50여 나라에서 번역 소개됨은 물론 오늘날까지 베케트의 작중 인물 고도에 대한 여전한 의문을 관객들에게 던진 채 무대에 오르고 있다. 고도는 영어의 God과 프랑스어 Dieu를 하나로 압축한 합성어의 약자라는 해석이 있다. 고도는 신이다, 자유다, 빵이다, 희망이다······ 고도는 구원을 갈망하는 관객 각자의 몫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고도가 누구인지 과연 언제 나타날는지······ 이 작품이 씌어 진 배경은 이렇다.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베케트는 중립국 국민이라는 안전한 신분을 이용하여 프랑스 친구들의 레지스탕스 운동을 돕는 한편 비점령지역인 남프랑스의 보클루즈의 농가에 피신해 작품 집필을 계속하는데 그 때 쓴 소설이 그의 두 번째 소설 『와트』였으며, 당시의 피신 생활 경험은 『고도』(1952년 작)의 밑그림이 된다. 그는 보클루즈에 숨어 살며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자신의 상황을 인간의 삶속에 내재된 보편적인 기다림으로 작품화한 것이다.2)

오늘, 그대에게 ‘고도’는 누구인가? 아니 그대가 기다리는 ‘고도’가 있기는 한가? 72

p.30

2) 오증자 옮김,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민음사, 작품해설 중 인용


특집

코퍼레이트 아키텍트Corporate Architect 02

㈜해안건축Haeahn Architecture

디자인 총괄design principal 건축가 4인

박재우

김영택

박민진

디자인 향방을 총괄 하 는

주상선

본지는 기업형 건축사무소의 디자인 프린시펄design principal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 지면을 연재한다. 국내 굴지의 대형 건 축 설 계 조 직 은 5 백 ~1천 명을 웃도는 구 성원들의 집합체로서 개인의 성향은 기업의 철학, 목표 , 비전 들어가 유연하지 못하다는 인식하에 시장에서의 중대한 역할 에도 불 구하고 종 종 화제의 바깥으 로 내몰리기 일쑤였다. 따라서 그 중심에서

Feature

등으로 불리는 블랙홀에 빨려

맹활 약하 는 디자인 기반 건축가들의 존재감을 떠올리는 데에는 더더욱 인색한 것 이 현 실 이 다. 그럼 에 도 불구하고 이들 대형 조직은 국내외 건축설계시장에서 그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기간산업으로서 건축의 선진화 된 위상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저들 코퍼레이트 아 키텍 트 C o r p o r a t e

A rchitect

시선을 맞추고 , 그 세계의 중심에서 각사의 디자인을 리드하는

건축가들을

소개한다. 더하여 이 특집으로 말미암아

한국건축의

계층과 세대, 업역에 걸쳐 있는 오래 된 갈등 구조를 풀어내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편집자)

73


주상선

Joo Sangsun

KIRA

Principal / Head of Division / Architectural Design Division 1

꿈꾸던 일, 하고 싶은 일

하였지만 무엇보다 상업시설은 고객의 불편을

몇 년간의 시기가 건축에 대한 이해의 폭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아틀리에 사무실에서 실무경력을 쌓았던

프로세스로 평가받던 학창시절과 달리 일관성 있는 작품을 추구하고자 했던 사무소의

분위기가 처음에는 낯설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었으나 그때 그 시간들이 건축에

ICSC건축상, 한국건축문화대상 우수상, 경기도 건축문화상 등의 수상에 기여하였고, 한국건축가협회 정회원, 대한건축사협회 정회원, 그린빌딩협회, 한국경관협회 정회원이다.

이를 통해 건축물을 소유하거나 이용하게 될 그 누군가에게 가치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 제공한다는 것 자체에서 일에 대한 보람과

가치를 깨닫고 건축가로서의 기본적 소양을 갖추어 가는 계기가 되었다

백화점인 봉마르셰Bon March é 백화점이 파리

인한 화제성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의

도시의 상업 가로와 광장이 내부공간으로 변화되는 도시의 공간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꾸었고, 운영자의 판매 방식도 정찰제와

함께 한 공간에서 수많은 상품들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그곳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공간과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갖게 하였다. 이렇게 시대 흐름에 따른 리테일 공간의 변화가 소비자의

소비를 위한 공간과의 만남

1990년대 후반 우리 사회의 전반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무렵 건축시장에도 여러가지 변화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백화점의 시대를 지나 할인점의 시대가

시작되고 전문점 형태의 상업시설들이 생겨 나면서 해안건축으로 이직한 나는 상업시설

분야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특히 국내에는 해외의 Gensler나

RTKL&Callison, Jerde, Benoy 등과 같은 상업 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회사들이 거의 없었기에 한발 앞서 준비를 잘 갖추어 가고

있던 우리에게 좋은 기회가 많이 찾아왔다. 대형유통업체 및 개발사업 주체들의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으며 해외의 많은 사례들에 대한 답사와 연구, 그리고 해외 설계회사들과의 자연스러운 협업이 업무

경험을 통한 노하우로 축적될 수 있었다. 그

문화와 생활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었고,

운영자의 운영방식을 변화시킬 수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로웠다. 한편 상업시설에서 건축을 통한 삶의 변화라는 것은 그것들이 만들어지기 전 사람들의 행동양식과 생활, 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고찰이 전제가

된다. 기술적으로는 거리의 폭과 주변 건물의

높이, 채광과 환기를 고려하고, 다양한 행위를 담을 수 있는 모임 공간들의 크기와 배치 등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고려사항들을 과거

도심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용하던 길과

광장들과 비교하며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 건축적 관점과 더불어 사회학적, 인문학적,

요소들의 고려사항들에 대한 고찰이 기본이

되고 도래하지 않은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며 제안하는 것이 당연시 되는 상당히 난이도 높은 작업이다.

중에서도 대규모 상업시설로서는 처음으로

상업시설의 디자인적 가치

여러가지 면에서 리테일 설계의 중요한 경험이

비해 언제나 매우 흥미롭다. 건축물이 가지는

설계하게 된 일산 라페스타 프로젝트는 되었다. ICSC국제쇼핑센타협의회

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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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었다. 역사적으로 1852년 세계 최초의

방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한다.

제안을 하기 위해 노력하며 보낸 시간들이었다.

청주 지웰시티 몰 등의 설계를 담당하였다.

어떤 관점으로 일을 해나가야 하는지도 깨닫게

경험하게 될 건축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며

소홀히 여기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통해 최선의

웨스턴돔, 라페스타, 부천터미널 소풍과

상업시설을 설계하며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시내에 등장하였을 때 새로운 업태의 탄생으로

일할 수 있었고,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라도

경기점,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 원마운트,

설계기준과 프로세스를 다듬어가게 되었다.

가지고 작업을 진행하고자 했다. 다양한

변화에 대한 시도보다는 건물을 사용하며

신세계 센텀시티 몰,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될 부분들을 체크해 나가며 상업시설의

들여다보니 지나온 역사적 기록 앞에 내가

구성방식 등에 관심을 가지고 같은 방향을

주요 준공작으로 신세계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준공 후 직접 시설을 이용해 보고 보완해야

보편적 공간을 추구했던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건축의 선구자들의 사고와 공간에 대한 이해와

복합시설 분야의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계기가 되었다. 이후 설계되는 상업시설들은

시대와 문화에 대한 고찰, 길과 광장

건축적 사고를 기본으로 루이스 칸 등 근대

상업시설분야의 설계업무를 기반으로 다양한

최소화하기 위해 디테일한 부분에 많은

대해 깊이 있게 배우며 일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사무실에서 하던 작업들은

현재 해안건축의 소장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건축상을 수상하기도

건축가의 길을 가기 위해 대학 졸업 후

넓혀가는 발판이 되었다. 개인의 아이디어와

경상대학교를 졸업하고 토반건축을 거쳐

Council of Shopping Centers

상업시설이라는 주제는 일반적인 건축물에 가치를 고민하면서, 당연하게도 이 건축과


공간이 ‘소비’를 촉진해야 하는 과제하에

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공공

영역의 작업이 지속성을 가진 건축의 가치에

대부분 강조점을 두는 것에 비해, 상업시설의 디자인 영역은 외피로 드러나는 것에만

가치를 두는 것 같은 편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비자와 공급자의 만남의

장소만으로 끝날 수 있는 공간에 대해 단순한 경제적 활동 소비 개념이 약해지고 ‘시간을 소비’하게 하는 것으로 상업시설 마케팅 포인트가 변하면서 건축가의 작업 영역

범위가 많이 확장되었다.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공간은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은 잘

갖춰진 MDMerchandising 계획에 따른 콘텐츠와

매장 외에 이용자들의 구매활동이 없는

공용공간에서 이용자들이 어떤 활동을 하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비일상적인 공간의 분위기나 스토리, 이벤트

1

등 관심거리들이 필요하고 그것을 통해 체류 시간은 늘어나게 되는데 건축가는 이러한

사실에 주목하며 관련된 디자인 요소들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얼마 전에는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환경 때문에 공조시스템이 잘 설치되어 있는 실내형 공간에 많은 이용객이 몰려드는 사례도 보게 되었다. 실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건축적, 기술적 요소들을

2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소로서 좀 더 신중하게

공간으로 변화하고 확장되어 나아가고 있다.

의지는, 사업주의 상업적 이익에 사용자의

분야에 대한 이해와 해법을 찾아 제안하고

잘 정리해 주는 것도 고객의 체류시간을

다루어야 할 내용이 된다. 결국 건축가의

행동이 도구화 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풍요로운 감성적 욕구를 만족시키는 공간을 만들어 방문객들의 체류시간을 늘려주고

편안함 속에 소비활동을 증대시키고, 재방문을 유도함으로써 사업의 지속성과 공간의

지속성을 만들어가는 데에 있는 것이다.(사진1, 2) 변하는 것 vs. 변하지 않는 것

리테일 분야는 역사적 흐름과 시대적 요구, 자연과 사회적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발전을 거듭해 왔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이에 맞게 건축가로서의 역할은 더욱 많은

설계로 반영해 나가는 길고 긴 여정을 갖게

된다. 변하지 않는 것보다 변화하는 것에 더 많이 반응하며 설계를 진행한다는 것은 참

고달픈 일이면서도 무엇인가 기대를 갖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사람들의 일상적인 활동들과

행동과 태도에 대한 계절별, 시간대별 활동하는 모습에 관심 가지게 되고, 개인을 위한 공간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생산적 활동이 일어나는 공공재에 가까 운 공간을 만들어 간다는 것은 건축가로서의 또 다른 책임을 생각하게 한다.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프로세스

: 장소성, 도심의 활력을 불어넣는 곳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행태에 대한 관찰과

전반에 걸쳐 사업자의 영업적 이익을 전제로

분석, 연구가 뒤따르고 있다. 한편으로는 소비

위주의 공간에서 문화적 공간으로서 사회학적 공공 공간의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 매장의 면적은 줄어들고 있으며 전시, 공연, 강연,

레저 등 모두가 무엇인가를 공유할 수 있는

3

정부정책에 의해 조성되었던 1기 신도시 중심 상업블럭들이 도심속에서 제 모습을 갖추어

4

가지 못할 즈음에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미개발지로 남아있던 대지에 대한 설계를

스트리트 쇼핑몰 개발로 자신감을 얻은

하게 되었다. 주거 및 공공 시설 외에 시민들을

개발자가 웨스턴돔을 유럽의 시장거리처럼 만들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위한 편의시설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한

상태로 도시는 정체되어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것이 프로젝트 출발점이 되었다. 많은 답사와

회의를 진행하며 사업의 성공을 위한 전략들을

1. Westerndom 스케치 2~3. Westerndom ⓒ박완순 4. Westerndom_Bellflower Street ⓒ박완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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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고받으며 건축가에게는 도시적 컨텍스트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속에 새로운 공간과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배려를 건축적으로 잘

부지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었다 무엇인가를

고려한 가로의 연속성과 시민들을 위한

만들어내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도시의 가로 속에 자연스럽게 연속되어 나타나는 광장은

또 다른 길의 시작점을 만들어 내고 사람들의 모임과 이동이 어색하지 않도록 배려하게 5

되었다. 동선의 구성과 공간의 배치가 먼저이고 시설의 인지성을 확보하기 위한 장식적

건축요소가 가미되어 일산이라는 신도시의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 상업적

이익만을 추구했다면 800%대 용적률의 고밀도 오피스텔로 건축되어질 뻔했으나 다행히

신도시의 상업시설로서의 필요한 장소성과

커뮤니티 공간, 도시적인 공간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계획적으로 잘 반영하여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되었다. 도심 내에 보행자들의 발길을

머무르게 하는 진입공간과 신도시로 진입하는 6

가로변 대형 막구조의 경관적 포인트는

지금도 상업시설의 인지성과 장소성 측면에서 디자인적 가치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사진 3, 4)

: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일상의 공간-UEC 리테일

그리고 오랫동안 한 분야의 일을 하다 보니

시대의 변화에 의한 공간의 변화도 경험하게 되었다. 1990년 대 초반 군부대 비행장으로 사용되었던 부지에 대한 마스터플랜이

MD에 대한 연구와 도전의 결과로 2단계 강요당하는 것 같은 공간인 백화점의

시대에서 다양하고 자유로운 동선의 선택이

가능한 쇼핑몰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던 시점이었다. 먼저 50평 내외 규모의 보이드

공간에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수직적으로

이동하며 단순하게 시설을 이용하던 고객들을 위해 건물 내, 외부로 연결되어 있는 동선을 따라 이전보다 다양한 공간을 선택하여

경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층별 동선 유형을 달리하고, 쇼핑을 하는 도중에도 외부를

바라볼 수 있거나 옥외공간으로 쉽게 접근하여 수영강변의 경치와 도시의 전경을 바라보며

휴식하거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단지 전체적으로는 UEC의 3개 블럭을

연결하는 지하 보행통로와 지하광장, 지상

연결 브리지를 만들어 기존 시설과 하나의

시설로 인지될 수 있도록 하고, 대중교통과

보행동선의 연결점에 개방적인 입구를 갖도록 하였다. 외부적으로는 부산 영화의 전당 등

도심의 아이콘이 되는 시설과 주변 주상복합 단지와 오피스 단지에서의 접근을 고려한

외부공간 계획으로 시민들이 누구나 일상 속에 쉽게 접근하여 이용할 수 있는 UEC의 기능을 담고자 하였다.(사진 5~9)

수립되었고 전체 단지의 중심에 국내 최초로

: 도시적 스케일의 상업가로

이후 세계 최대의 백화점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현재까지 도시활성화의 핵심적 요소이면서

UEC라는 개념의 도시계획이 수립되고 난

신세계 센텀시티 백화점이 준공되었다. 이후

도시민들의 욕구는 끊임없이 확장되어져 갔고

상업시설은 도시가 생성되던 초기부터

대단위의 개발 프로 젝트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부분이다. 특히 기존의 도시속에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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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5. 신세계센텀시티몰 4층 테라스 ⓒ이남선 6. 신세계센텀시티몰 브리지 야경 ⓒ이남선 7. 신세계센텀시티몰 보이드 ⓒ이남선 8 신세계센텀시티몰 지하광장 ⓒ이남선 9. 신세계센텀시티몰 횡단면도


새롭게 계획되어지는 복합단지 구성에서는 전체 단지의 플랫폼 역할을 하기에 다양한

마스터플랜 수립 시 주요한 고려사항이 된다. 1950년대 근대화 시기에 국가경제발전을

주도하며 섬유산업의 거대 심장으로 전성기를 누렸던 섬유기업을 디벨로퍼가 인수하고

사업 부지의 공장들을 이전한 후 16만5천

평의 부지에 주거, 상업, 업무 등이 결합된

복합단지를 설계하게 되었다. 주거와 상업의

적절한 공간배치와 도심속 공공공간들에 대한

배치 및 계획이 세밀하게 진행되었고 부동산의 가치와 사업의 수익성을 고려하여야 하는

어려운 작업이 이루어졌다. 전체 단지의 코어 역할을 하는 상업시설을 주거와 분리시키고, 백화점과 전문상가, 일반 리테일이 새롭게

형성되는 단지 중심의 특화된 거리를 조성하여 가로의 활성화를 유도하였다. 각 블럭들을

입체적으로 연결하여 서로의 시너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전략적 배치를 통해 단지의 계획적

10

완성도를 갖게 하였다. 10년에 걸쳐 준공된

대규모 복합단지의 상업가로에 대한 설계는

도시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되는 상업시설들 간의 유기적 관계성에 대한 안목을 갖게

하였고, 중심가로 상업시설들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가 도심의 활성화에 도움이 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사진 10~12) 미래를 바라보며

최근 어느 글로벌기업에서 무인 판매 상점을 오픈하였다고 하여 해외출장길에 둘러보게

되었다. 무인은 맞는데 수없이 많은 카메라들이 천정에 달려 내방객들의 모든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하고 있었다. 관리자 없이 더욱 자세하게 사람을 관찰하고 그에 맞는 매장의 구성과

진열, 물류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음이 한 눈에 보였다. 백화점의 많은 관리 인력의 시선이

11

측면에서 획기적인 물류시스템의 발전으로는

그렇기에 미래의 리테일 공간은 기술적 혁신이

확실하게 느껴졌다. 수없이 많은 정보와 고밀의

공간에 목말라 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카메라의 렌즈로 바뀐 느낌이다. 운영적

이해되나 고객에게 매력적인 공간은 아님이 도시공간 내 숨막히는 환경속에 살아가고

거듭될수록 더욱 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있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실험적인 공간 앞에서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하게 될 미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미래의 상업공간을 휴식, 레저 등 머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계획하고, 보다 여유있는 환경속에서 구매할

12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공간들로 만들어 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설계되어지고 있다.

10~11. 청주 지웰시티 몰 배치개념, 단면개념 스케치 12. 청주 지웰시티 몰 전경 ⓒ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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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진

Park Minjin

KIRA

Principal / Head of Division / Architectural Design Division 4

교외로 이주하는 교외화suburbanization가

성장배경, 행복한 건축가의 길을 꿈꾸다 : 유형적 사고Typological Thinking

정보 하나하나는 무수히 다양하지만 세분화된

정보를 이론적 기준에 의거 비슷한 무리들끼리 분류하고 구분하는 것은 디자인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나는 대학 2학년 무렵

무엇이라도 공부해야겠다는 심정으로 건축계획

연구실 학부 연구생으로 들어간다. 이 연구실은 공동주택 단위주거들을 유형적으로 분류하고

교수님과 여러 선배님들의 연구를 도우면서

어깨 너머로 배울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훗날 내가 건축을 하면서 사람들의 생활 특성을 이해하고, 다양한 형식의 건축과 공간을

유형적으로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초를 쌓았다고 생각한다.

공공의 사옥 및 다양한 용도의 복합시설을 수행하였다. 본부 내 BH2Bio, Healthcare & Hi-Tech Architectural Design Lab

을 운영하며 높은 난이도의

첨단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연구소, 병원, 데이터센터 등 특수시설 분야를 이끌고 있다.

Urban Planning은 도시사회경제학자urban

socio-economists

, 도시계획 및 설계가urban

, 건축가들architects이 서로

학문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한 가지 분야로만은 공감하고 있었다. 때로는 관점과 사상이 달라서 격론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서로 다른 분야의 석학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연구와

실험을 함께 하는 것은 흥미로운 광경이었다.

이러한 환경속에서 공부한 나는 다양한 각도와 관점에서 도시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활기 넘치고 지속 가능한 도시Lively 가 되기 위해서는 건축과

and Sustainable City

도시환경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어야 하며,

understanding Culture and Values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좋은 건축, 도시환경을

학부를 졸업한 나는 내 삶과 일에 대한 가치를

소통하고 협력을 통해서 가능하다는 것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함께 역사에 기록되는 예술작품과 건축물들은 왜 그렇게 만들어졌는가? 등 많은 의문이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느꼈다.

: 조형과 공간에 대한 탐구Experiment on Form and Space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건축은 인문적

이러한 사회 문제에 진지한 석학들과 달리, 내

구상하고 그 시대의 기술을 활용해 현실화

흥분된 건축가, 교수들도 있었다. 나는 이들을

사고를 바탕으로 사람들을 위한 환경을

시키는 일인데, 나는 인문학에 대한 공부가

부족했던 것이다. 대학원 입학 전 1년의 시간은 이러한 지적 갈증을 해소하기에 소중했던

눈에는 형태와 공간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기에 하이퍼 액티브 아키텍트hyperactive architects라고 생각했다. 프랭크 게리Frank Gehry, 톰 메인Thom Mayne, Morphosis

, 에릭 오웬 모스Erick Owen Moss,

시간으로 기억된다. 미국 대학에서 처음으로

프랭크 이스라엘Frank Israel 등이 그 당시에

고대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사회,

지기 시작한 소위 진보적인 건축가들progressive

접한 서양 예술사, 현대 예술사 공부는

학교와 주변에서는 비교적 젊고 세계에 알려

이었다. 그들은 조형과 공간을 만드는

철학, 문학, 미술, 건축을 서로 연관관계속에서

architects

인류 역사가 남긴 예술, 건축 작품에는 그

솜씨도 뛰어났다. 도면도 멋지게 잘 그리고

이해할 수 있었던 의미있는 시간여행이었다. 시대 및 장소의 문화와 가치

culture and values

담겨 있기에, 우리는 역사에 대한 깊은 고찰을

통해서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의 나아갈 방향에 대한 통찰력insight을 얻을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감각이 뛰어나며, 빛을 이용해 공간을 연출하는 모형도 잘 만들었다. 나는 그들의 재능, 열정과 도전 정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건축적 자극을 받았다.

디자인 철학과 어휘 : 사람을 위한 장소Place for People

: 도시환경의 지속성Urban Sustainability

하늘과 대지는 사람을 통해서 하나로 통합되어

돈 있는 사람들이 도심을 버리고 새로 개발된

하늘의 기운을 몸으로 느끼고, 하늘의 질서에

1990년대 미국(캘리포니아 LA도 마찬가지)에는

78

UCLA 당시 school of Architecture and

서로를 이롭게 하는 상생의 관계가 되어야

: 문화와 가치의 이해를 통한 통찰력Insight

가르쳤다. 2006년부터 해안건축에서 민간 또는

도심 재생을 위한 노력, 연구에 열심이었다.

도시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서로

생활 방식, 요구사항들을 분석하는 방법을

고려대, 한양대 겸임교수를 역임, 건축설계를

쇠퇴가 악화되는 상황이었다. 학교와 정부는

연구했다.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새로운 주거 건축/공간을 유형화 하고, 사람들의 다양한

에서 건축 및 도시설계를 공부했다.

범죄율이 높아지고 지역의 경제적, 환경적

planners and designers

평면을 제시하기도 했다. 나는 이를 통해서

California, LA

빈민 그룹minority poor group의 영역ghetto이 되어

서로 다른 가족들의 생활 실태를 직접

조사해서 주거 특성과 거주 방식의 상관관계를

한양대학교와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University of

계속되고 있었다. 도심의 일부 지역들은 소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사람은 대지에 서있지만


순응하며 성장과 창조를 반복한다. 내가 건축에 있어서 사람을 말할 때는 사람과 연결되어 있는 환경속에서의 사람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위한 장소에 대한 생각을 할 때, 대지의 특성, 하늘의 질서가 어떻게 해석되었으며,

장소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고민한다.(그림

1~3)

지난 10여 년 동안 해안건축에서 다양한 기업 또는 공공기관의 사옥 및 연구개발 센터,

4

데이터 센터와 같은 특수 시설을 설계하면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값비싼 기술 또는 보안에

민감한 장비를 다루는 시설은 테러에 대응하고,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서 시설을 외부와

차단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려는 속성이

1

있다. 위험물질, 유해물질을 다루는 실험

시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차단과 고립의 속성을 지닌 업무 환경은 일견 평범한 건물,

업무환경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의

5

업무 특성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우리는

대부분의 특수 시설들은 열악한 업무환경임을

발견하게 되고, 그들에게 일상 업무의 즐거움이 가능하도록 “사람을 위한 장소”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새로 조성되는 국가00보안시설은 최대

500명이 사용하는 시설이다. 자연경관이

훌륭한 산중 경사지에 얹혀지는 지하1층,

2

지상3층의 건물로서 수평적으로 넓게 펼쳐진 건물이지만 단 한 개의 보안포인트를 통해서

6

출입이 가능하여 외부공간으로 근무자들이

나오기 편치 않은 공간구조이다. 근무자들이 보안 영역 내에서 편하게 나와서 휴식하고 자연과 호흡할 수 있는 빛과 녹색 자연이

충만한 크고 작은 보안 마당(빛 우물)을 곳곳에 심어주는 디자인 컨셉을 제안하였다. 이처럼 외부와 차단되고 보안 영역에 고립되어 있는 근무자들에게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건축적 장치를 제공하고자 했다.(그림 4~8)

3

7

: 협력과 창의의 라운지Lounge for Collaboration and Creation

이제 익숙해진 4차 산업혁명은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기술과 기존 산업을 융합하는 것을 의미한다. 빅데이터·3D프린터·로보틱스 등 신기술을 어떻게 융합해서 어떤 창의적인

결과를 만드느냐가 기업들의 목표가 됐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을 어떻게 소통하고 교류하게 만들 것인가가 요즘 기업들의

고민이다. 단순한 만남에 그치지 않고 협력을 통해 창의적인 활동이 벌어지게 하는 건축적

장치가 필요하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대지와

8

1~3. 사람을 위한 장소- 하늘, 사람, 땅 4~7. 국가00_광정 8. 국가00_투시_석경

79


마당과 주변 녹색 자연과 연계된 ‘ㄷ’ ‘ㄴ’ 자의 열린 테라스, 실내에는 서로 엇갈리며 떠있는

정원hanging garden 등 다양한 형식의 공간에 대한

시도가 그것이다.(그림 9, 10) 한국산업은행 Digital Square에서는 에코 테라스, 에코 아트리움

이라는 조금은 다른 형식의 공간들로 구현되어 있다.(그림 11)

: 공공의 이익Public Interest

도시 건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슈 중

하나는 공공성이다. 건축에서 공공성은 개인 또는 기업의 요구 이외에 도시환경과 사회

일반 시민의 이익을 고려한 설계를 의미한다. 건축주의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경제성

논리에 국한된 설계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는 일이다. 공공에 기여하는 환경을 생각하는

계몽된 건축주 또는 공공의 적극적 개입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기도 하지만, 공공성에 대한 건축가의 의식과 신념이 필요하다.

9

한국산업은행 Digital Square 대지는

미사대로와 한강을 바라보고 있다. 배후

도시에서도 한강을 조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속동의 단변부를 도로에 면하게 했고, 업무동은 ‘ㅁ’ 형태의 콤팩트한 유형을

선택하여 동과 동 사이에 사이공간(시각통로)을 확보하여 배후 주거단지에서도 한강 조망이 가능하게 하였다.(그림 12, 13) 10

또한 전면 가로변의 여유있는 공개공지,

개방된 로비 및 카페 라운지는 시민의 마당이 된다. 공공에 열린 공개공지와 로비 라운지는

12

그랜드 캐노피 공간이라는 건축적 장치를

제안함으로써 사적영역과 공적영역을 하나로 묶어내고자 하였다.(그림 14)

: 미학과 기술의 결합Integration of esthetics and technology 건축 외관은 자기 정체성의 표현으로서

미학적 의미와 외부환경에 대응하는 외피로서 기능성을 동시에 포함한다. 자생한방병원

강남(그림 15~19)의 경우, 한방의학의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를 위해 오롯이 한 길을 걸어온

13

11

자생의 정신이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프로그램 등 여러 조건에 따라서 협력과 창의의

수직 패턴의 석재 디테일은 수평 차양 역할을

라운지는 획일적이지 않고 다양한 유형의

공간으로 표현될 수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포스텍 캠퍼스는 수학, 물리학, 생물학, 화학 등

서로 다른 연구 분야의 과학자들이 한데 모여서 연구하는 융복합 연구소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14

80

협력과 창의의 라운지는 하늘을 보는 ‘ㅁ’ 자

대나무와 같다고 생각했다. 대나무를 상징하는 하는 메탈 부재와 만나서 여름철 서향, 남향 일사부하를 저감하는 환경조절 장치가

된다.(그림 20)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ling

설계기법은 석재 패턴의 질감의 정도와 일사

차폐 성능을 동시에 테스트해볼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도구였다. 미학과 기술의 결합을 통해서

9~11. 기초과학연구원 포스텍 캠퍼스_조감도, 마당 투시도, 배치도, 캠퍼스 단면개념_hanginggarden 12~14. 한국 산업은행 Digital Square_공간개념, 실시투시도_미사대로쪽, 실시투시도_공개공지


하나로 융합된 창의적 디자인을 목표로 하는 것은 매 시대마다 영원한 아름다움 timeless beauty

을 추구했던 건축가들의 희망이었을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과제이다. 전략과 비전 : 즐거운 협업Joyful Collaboration

기업에 소속된 건축가는 개인의 개성을

잃지 않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항상 독특한

제안을 요구하는 현실속에서 집단창의를 위한

15

17

16

18

리더십이 필요하다. 집단창의는 즐거운 협력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비롯된다.

첫째, 분석의 과정을 통해서 공통의 목표와 디자인 기준Design Criteria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팀 구성원의 개성과 창의의

발현의 기회가 주어지며, 모두가 능동적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셋째, 우리의 창의가 상황에 맞는지

스스로 확인Self-Criticism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서로 수평적 조직 문화를 유지한다. 이러한

기업문화에서 나를 포함한 구성원들이 더 나은 건축가로 발전할 수 있고,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가는 것이 건축가의 한

사람으로서 나의 소명 의식이며,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19

20

15~16. 자생한방병원 강남_월 디테일 남, 서, 17~18. 옥상정원1, 2, 19. 투시 뷰 20. 녹색 BIM

81


김영택

Kim Youngtaek

KIRA

Principal / Head of Division / Architectural Design Division 7

건축, 그 다양성과 공통점

공기가 어우러진 기억은 주거복합 설계에서

내딛은 지점은 전주월드컵경기장이다. 주변에

비록 신축 건물이지만 광교더샵레이크시티에서

디자이너로서 본격적으로 실무의 첫발을 아무것도 없는 텅 빈 벌판이었다. 그곳에 덩그러니 세워질 커다란 구조물은 어떤

이야기들을 방문자들에게 할 수 있을까?

여기만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경기에 대한 설레임을 고양시키는 높은 마스트를 세우고,

운동장 모서리들을 과감하게 떼어내어 벌판에 이벤트의 열기가 흘러 나가게 했다. 그렇게

흘러나오는 경기의 함성과 불빛을 직접 듣고 보면서, 디자인하는 재미와 그 장소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 냈다는 것에 흥분이 느껴졌다.

(사진 1)

합리적인 모듈과 분명한

생성되는 것이 아니어서 처음에는 무척이나

주요작으로는 갤러리아포레, 마포한강푸르지오, 광교더샵레이크시티, 범계역모비우스, 부천중동금호리첸시아, 잠실향군타워, 파인애비뉴, 구로지밸리복합시설 등이 있으며, 송파KT호텔/업무복합시설, 광진KT복합개발사업 등의 도심 고밀복합개발 사업의 설계를 수행 중이다. 다양한 기능이 집적된 건축을 통해 도시 활성화에 기여하고, 도시인의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을 개성있는 장소에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대한건축사협회 회원, 한국건축가협회 회원이다.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하면서, 매번 부지가 지닌 특성을 최대한 이용하여, 개성있는 결과물을 창조하는

즐거움이 있는 분야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도심에서는 주변과 필연적으로 연결되며, 다른 곳에서는 재현되지 못하는 장소성을 확보해

드리워진 광장에는 바닥분수가 있고 독립형 상가들이 전개된다. 가족과 친구를 만나는

이곳의 일상속에서 감성적인 가치를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하며, 장소를 디자인했다. 익숙한 도시가 주는 편안한 일상을 경험함으로써 거주와 휴식이 일체화된 장소를 만들고자 했다.(사진 4) 내가 즐겨 설계해오고 있는

풍부한 문화 여가생활, 다양한 교류를 통한 장소이며,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는 쉬크한 생활공간이다. 젊은이들과

가족들이 붐비는 마포한강푸르지오와 서울숲 방문객들의 발길을 뮤지움으로 이끌고 있는

갤러리아포레의 경우처럼, 상업시설과 주거의 정교한 공존(정주성과 편의성을 입체적으로 기획하는)이 성공한다면, 도시생활의

풍요로움이 서로에게 장점이 될 수 있음을 시간을 두고 증명해내고 있다.(사진 5)

나가기 위한 많은 고민들이 수반된다. 들판에

: 그럼에도 사람이 ‘잘’ 살아야 하는 곳

들어서는 주거복합에서도 나는 늘 장소에

우선되어야 한다. 도심은 고층건물로

세워지는 경기장과는 정반대인, 번잡한 도심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스스로 답해온 것 같다.

모든 각각의 프로젝트들이 나름의 이야기들을 이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는 개성있는 장소가 되도록 노력해왔다.

도심, 그 중심에서 산다는 것 : 즐거운 City life… 시공간이 수직적으로 압축된 장소

도시는 점점 팽창되어 그 경계가 모호해지며, 복잡한 도시적 요구가 좁은 장소 내에 고밀 집적되어 가고 있다. 런던의 과거

산업창고지역이였던 Shad Thames 와 St.

Paul대성당에 인접한 Paternoster Square는 업무, 상업, 문화와 더불어 과거의 흔적속에 주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명소가 된 곳들이다.

(사진 2, 3)

자연스레 길을 따라가다

보면 여러 표정의 장소들이 상점의 테이블과

가판들을 매개로 사람들을 끌고 있는데, 오랜 런던골목을 배경으로 마시던 커피와 주위의 82

가판과 테이블이 놓여 있으며, 나무그늘이

사회적 성장의 기회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모듈도 없고 규준선도 없으며 논리적 기하로

담당하고 있다. 현재 7본부 본부장이다.

길을 만들었다. 여러 표정을 지닌 상가 앞에는

작업을 통해, 공사를 위한 작업의 지표로서

하고 만나게 된 건축은 도심 고밀주거복합이다.

중심으로 민간부분의 개발사업관련 디자인을

만들어 골목같이 자연스레 걸어갈 수 있는

주거복합이라는 복합 건축물은 맛있는 음식,

도면의 중요성도 익혔다. 이러한 경험을 뒤로

거쳐 해안종합건축사사무소에서 주거복합

과감하게 계단을 지양하고 완만한 램프를

원칙을 지닌 2차원의 규준선이 도면을 통해 3차원의 곡선을 만드는 정확한 기하학적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포스에이씨를

입주민과 늘 공유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주거”복합은 언제나 입주민의 거주성이 가로막히기 일쑤고, 진입로는 여관과 술집들로 둘러싸여 있기 십상이다. 여기에 더하여 높은 용적률을 확보해야 하는 사업적 명제가 있다. 그래서 여러 세대가 하나의 코어에 집적되어 용적률을 확보하면서도, 거주성이 보장되는 주동 유형의 개발에 분투해 왔다. 여의도

트럼프월드에서 시작한 주동작업은 그 조합

수를 더해가면서 진화해 왔다. 4호에서 6호까지 조합되는 고밀한 타워유형을 만들면서도

우리네 주거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향, 조망 프라이버시를 고루 충족하게 하는 일은 늘 어렵고도 낯설다.(사진 6) 주동의 주인공인

유닛은 기존 판상형 아파트와는 달리, 도심의 활력있는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야 한다.

특히 탁 트인 도시의 전망이 일상의 배경이

되는 생활을 꿈꾼다. 서울숲 갤러리아포레는 숲/강/산을 동시에 바라볼 수 있는 거실

만들기를 중심으로 평면을 계획했다.(사진 7, 9)

조망 가능한 외피면적을 최대한 늘려서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짜릿한 조망이 전개된다. 이런 것이 밀도 높은 도심주거에서 시도해볼 수

있는 반전의 매력이다. 조망이 우수한 입지에는 발코니, 테라스를 도입한다. 도시 전망/자연과 교감을 이루며 번잡한 환경으로부터 비켜난

휴식이 있는 공간이다. 서울숲 위로 부유하는 갤러리아포레의 테라스에서 느끼는 초록의 경관과 마포한강푸르지오의 한강을 향해

돌출된 발코니에서 조망되는 여의도 마천루의

스카이라인은 이러한 작은 공간이 만들어내는

1

2

3

개개 주호의 시그니처이며, 장소에 대한

특별한 각인이다.(사진 8, 10) 접지층 디자인을

하면 늘 진입방향으로 도면을 세팅하는

습관이 있다. 이는 높은 밀도의 압박속에서도 주거의 진입에서부터 모든 프로젝트마다

차별화된 인상을 만들어, 확장된 집에 대한

장소의 기억을 부여하고자 하는 노력이기도 하다. 마포한강푸르지오에서는 상업시설과

완전히 분리된 햇빛이 들여진 중정이 거주민을 맞이한다. 중정을 지나 높은 천정고를 지닌

로비를 통해 엘리베이터로 걸음을 옮기게 한다.

비록 짧고도 작은 공간들이지만, 내집으로 가는 풍요로운 여정이 전개된다.(사진 11) 이와 더불어

지하철과 연계된 저층상업시설과의 접점부를

4

통해 다양한 문화, 여가생활로 복잡하지만

자연스럽게 섞이며 즐거워하는 주거복합만이 가질 수 있는 도시생활의 매력을 즐긴다. 도시와 더불어 : 언제나 랜드마크

설계를 의뢰받을 때, 늘 빠지지 않는 요구가 랜드마크가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모든

건물이 랜드마크일 수는 없으나 사업의

투자주체에게는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이 되어야 함은 당연한 기대치이다. 고층건물을

처음 만나게 되는 원경에서부터 부지가 지닌 장소의 특성이 이해/암시되도록 한다. 그

도시지역의 스카이라인을 떠올릴 때, 주변

맥락과 더불어 잘 기억될 수 있는 실루엣으로 디자인한다. 기준층의 복잡한 주호의 조합은 하늘과 접한 부분에서 간결하게 조형되며, 전체 매스의 흐름은 도시로 녹아 든다.

마포한강푸르지오 4개의 백색타워는 한강을 향한 열린 프레임의 반복을 통해 한강과의 소통을 암시하며, 한강을 향해 상승하는

매스의 반복은 강변 고속화 도로에서 속도감과 호응한다. 갤러리아포레에서는 크기가 다른 두

개의 타워를 공유하며 지배하는 유기적 곡선이 강의 흐름과 숲의 일렁임을 매스로 흘리고

5

1. 전주월드컵경기장-마스트와 열린 모서리 2. Shad Thames 3. Paternoster Square 4. 광교더샵레이크시티 스케치 5. 갤러리아포레-뮤지엄으로 가는 길 ⓒ김용관

83


Trump World l (1999)

Hyperion (1999)

Trump World lll (2000)

Galleria Foret (2006)

Richencia (2007)

Purgio World Mark (2011)

Hapjeong 3 District (2012)

6

숲을 포용하게 했다.(사진 12) 보행레벨에서도

위한 곡선으로 흐르는 선형을 사용했다. 거주의

종단하는 숲길을 걷다 보면, 마지막에 이르러

보행자에게 재미있는 배경을 만들어 주는

랜드마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서울숲을 숲을 환기시키는 커다란 나뭇잎 형태의

아트리움을 만날 수 있다. 뮤지엄의 입구로서 서울숲에 느낌표를 찍는 곳이다.

(사진 14)

7

마포한강푸르지오에서는 나루의 기억을 담기

다양한 요구가 담긴 복잡한 매스의 조형과

작업을 통해, 도시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는 없지만 언제나 기억되게는 할 수 있지 않을까?

: 걷고 싶은 길, 머물고 싶은 장소

의미있는 장소를 만들기 위해서 우선 명확한 동선, 즉 쉽게 찾을 수 있는 길 만들기에

집중한다. 기존 도시의 모세혈관같이 산개되어 있는 번잡스런 보행 흐름을 정리하여,

가로의 흐름을 시원하게 받아들이고 다시

흘러 나갈 수 있는 동선을 건축적 선형으로 구체화 한다. 복잡하고 낙후된 도심에

위치한 마포한강푸르지오에서 핵심 주제는

길만들기였다. 지하철역과 연결된 지하/지상의 보행 흐름을 단지 내부로 끌어들였고,

명확하면서도 변화감 있는 동선을 통해서

단지 외부의 공공공지로 흘러 나갈 수 있게

했다. 지하철역의 보행 흐름을 썬큰을 매개로

지상과 지하로 분화시키고, 다시 지하와 지상의 입체적 연결통로를 계획하여 도로로 단절된 두 부지를 하나의 단지로서 단단히 고정시켰다. 걷고 싶은 길을 만들기 위해, 기대감을 불러 일으켜주는 선형 만들기를 늘 고민한다.

마포한강푸르지오의 완만한 곡선의 흐름은

앞에 전개될 장소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어내고, 여정의 끝에 펼쳐지는 넓은 마당에는 식음과 만남의 도시생활이 전개된다.(사진 15) 동선의

흐름, 길을 만드는 방법은 내겐 늘 유사하다.

하지만 구체적 디자인은 입지에 따라, 그리고 이용객들의 세대와 연령의 눈높이에 따라 8

9

84

6. 다이어그램-주동유형의 다양한 변용 7. 갤러리아 포레-거실에서의 전경 ⓒ김용관 8. 갤러리아 포레-돌출테라스 ⓒ김용관 9. 갤러리아 포레-숲강산의 조망 ⓒ김용관


달라진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관통하는

형태적 일관성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도시의 일상적인 표정이 녹아 들게 했다.(사진

16)

지니며 존재하게 된다. 그들에게 주거복합은

그보다는 하나의 프로젝트에서 다양한

형태 사이의 의미있는 조화를 만드는 것에

이용자들이 다시 오고 싶은 건물로 기억될 수

의미있는 기억과 함께하는 배경이기를

집중한다. 마포한강푸르지오는 대학가와

있도록 한다.

건축은 도면을 벗어나 지어지는 순간,

인접하여 젊은 계층이 주방문객이다. 그들에게 익숙한 단순하고 디테일이 가미된 여러

늘 장소에 대한 특별한 이미지를 만들어

이용자에 의해서 세상속에 구체적인 의미를

도시생활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는 장소이자, 희망한다. 늘 다양한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이를 도시인들과 공유하는 일상속의 건축가로 활동할 것이다.

디자인 요소를 과거 마포나루를 모티브로 한

역동적인 선형에 모자이크 (사진 13) 하고자 했다.

광교더샵레이크시티에서는 호수공원으로 가는 산책의 즐거움을 위해서 La Foret(숲)이라는 주제를 배경으로 한다. 입체적인 산책로와 구릉을 조성하고, 그 아래 나무와 더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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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마포한강푸르지오 발코니 ⓒ이남선 11. 마포한강푸르지오-중정 ⓒ이남선 12.마포한강푸르지오 입면 디자인 모자이크 ⓒ이남선 13. 마포한강푸르지오 길만들기 ⓒ이남선 14. 갤러리아포레-서울숲과 만남 ⓒ김용관 15. 갤러리아 포레-BIG LEAF ATRIUM1 ⓒ김용관 16. 광교더샵레이크시티 La Foret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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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우

Park Jaewoo

Principal / Head of Division / Architectural Design Division 8

건축을 접하며

영감을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 때론 혼자서

같다. 설계수업을 제외하곤 그렇게 관심도

핑계로 팀원들과 같이 다니기도 하면서, 건축과

학부시절 난 그렇게 모범생은 아니었던 것

없었고 진로에 대한 고민도 없이 그저 신나게 대학생활을 즐기던 중 우연히 과내 작업실에 놀러갔다 다들 무언가 열중해서 스터디하고 있는 모습에 이끌렸고, 반대하는 선배들을 어렵게 설득하여 작업실 생활을 시작하며

막연히 건축가를 꿈꾸기 시작했다. 열심히 많은 것을 스터디했지만 어려웠고, 건축의 사조와

가장 활동이 왕성하고 인상적인 작품들을 배출해내는 사무소에서 실무를 경험하며

다양한 성향과 가치관을 가진 소장님들에게서 디자인적 가치와 건축을 대하는 자세까지

참 많은 걸 배우며 성장할 수 있었다. 시대적

혜택으로 다양하고 많은 프로젝트를 접할 수

아파트건설 50주년 기념 디자인시범사업(세종시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 장기임대 100만호 기념사업(화성동탄2지구 A4-1BL), 대한민국 공공주택 설계공모대전(아산탕정2A-15BL) 등이 있으며,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계획안으로 새로운 주거문화를 제시하며 우리나라 공동주택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있었던 것 또한 내게는 큰 행운이었던 것 같다. 이제 해안건축에 터를 잡고, 10여 년을 주로 공공분야 공동주택에 몰두하고 있다. 차이에서 느끼는 영감

저연차 때 턴키 프로젝트를 위해 떠났던 일본 주거건축답사는 건축가의 꿈을 구체화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 중반 일본주거는

국내의 획일적인 형식의 공동주택이 아니라

굉장히 다채롭고 다양한 형식의 공동주택이 많았고, 그러던 중 방문한 어느 복도형

아파트에서 놀라 멈춰 서있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 아파트의 복도는 집으로 가는 동선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연결된

복도가 꺾이며 나타난 작은 알코브 공간은

프레임속 경관을 품고 완전히 다른 공간으로

다가왔다. ‘아! 이런 게 공간감이구나!, 아파트

복도에서도 공간감을 가질 수 있구나!’ 말로만

듣던 공간감을 몸으로 체험하게 된 순간이었다. 이후 관습적으로 해오던 계획 방법에 대해

돌이켜 보게 되고, ‘아파트에서 복도란 뭘까? 공간의 연결은 어떻게 해야 하나? 등 기능이

가져야 하는 의미와 공간이 가지는 가치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시간만 나면

나는 계속 자극받아야 하고 늘 자극이 필요한 그런 류의 사람이다.[사진 1~3]

우리는 보통 살기 좋은 집에 대해 이야기할 바람이 잘 통함은 편안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 충족되어야 할 조건이고 이를 잘 만족시키는

집이 좋은 집으로 평가되어 인기를 얻어 왔다. 이런 것들이 일반대중이 좋은 집을 평가하는 부인할 수 없는 판단 기준들이다. 하지만

과연 살기 좋은 집을 평가하는 기준은 세대

내의 실내공간에만 국한되어야 하는 것일까?

집이란 사람이 거주하는 곳으로 주변의 자연,

사람들과 끊임없이 교류하고 소통하며 자신의 삶의 방식을 확립하고 이를 공간에 담아내고

표현해 내는 장소로서 집은 생활공간과 하나로 엮여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의 공동주택은 생활공간에 대한 배려를 잘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주거공간의 표준화는 땅과 사람의 이야기를 면적과 세대수라는 단순한 숫자로 환원하여 생활공간을

단순화시켜 버렸다. 이러한 생활공간의 배려에

관한 문제는 오랫동안 제기되어 왔고, 지금까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 또한 단순한 조형적 변형이나 세대 내부공간의 다양성에만 치중하는 등 또 다른 공식을 만들어 냈을 뿐 여전히 생활공간의 다양성을 잘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공동주택의 계획은 거주성의 범주를 사유화된

공간으로 국한하지 않고 삶의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생활공간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사람의 눈높이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구현하고 담아낼 수 있는 세대, 공동시설, 외부공간, 그 연접부 등의 형태,

공간구성 등이 연속적이고 종합적으로 고려된

입체적인 생활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 각지의 유명 건축물과

분석과 모형, 모형, 모형

요인을 조사하고 공간을 체험하며 건축적

대한 분석과 모형 스터디에 대부분의 시간을

주거단지를 찾아다니며 문화적 요인과 사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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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객처럼 떠다니며 즐거운 노력을 하고 있다.

때 편안함을 먼저 떠올린다. 볕이 잘 들고

되었다. 운좋게도 시기별로 주거부분에서

설계를 담당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몸으로 느끼며 현재까지도 많은 국가와 도시를

같다. 이후 학교를 졸업하고 여러 사무소에서 부분들의 거품과 실체를 판단하고 이해하게

경험하고, 현재 해안건축 소장으로 공동주택

공간을 체험하고, 형태와 조형의 의미를

살기 좋은 집이란?

실무경력을 쌓아가며 학생시절 스터디했던

신한건축, DA건축에서 다양한 주거 프로젝트를

실생활과의 상관관계의 중요성을 배우고,

공간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는 보여지는

형태와 경관적인 요소에 집착하며 보낸 것

경남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무영건축,

티켓을 끊기도 하고, 때로는 프로젝트를

나는 프로젝트에 들어가면 대지와 자료조사에


쏟는다.

공동주택 부지는 비슷비슷한 형상을 가진

대지가 많아 분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계획안의 결과는 많이 달라진다. 그래서 대지의 경사, 지형과 지물, 향과 경관 등 주변 현황과 입주예상자와 최신 트렌드 등 많은 부분을 꼼꼼히 챙겨볼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들리겠지만 나는 이 단계가 가장 중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큰 방향을 결정하고

모형을 만들며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대안과 마주하게 되고, 힘든 선택과 결정의

과정을 거친다. 이때 도면과 함께 반드시 모형을 만들어 확인한다. 사소한 변화라도 꼭 모형으로 확인한다. 3D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모형이 가장 왜곡이 덜하고 공간과 경관을

1

직관적으로 보여주며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2D상에서 미세한 각도와 층수 조정 후 모형을 만들어 보면 완전히 다른 계획안으로 바뀐

걸 느끼는 경우가 많고, 경사의 정합성이나

주동들의 조합으로 생기는 공간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확대 모형을 만들어

확인한다. 2000년대 초반 MP회의를 위해 스킵형으로 구성된 생활가로형 단지를

지하층부터 기준층까지 1:200 스케일로 층층이 쌓아 올려 모형을 만들었다. 이것을 보면서

2

3

비로소 지하주차장의 레벨구성과 생활가로와 주동과의 관계를 확인하고 설득할 수 있었다. 아직도 이 경험을 추억하며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왜 아파트는 다 비슷하게 생긴 걸까?

아파트는 워낙 고가의 상품으로 많은 사업비와 분양에 대한 부담으로 보편성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브랜드도 생기고 기술력도

발전했지만 여전히 다들 비슷비슷하다. 그러다

보니 온동네가 성냥갑 같은 무표정한 콘크리트 덩어리로 쌓여간다.

브랜드는 달라도 검증된 유사한 유닛들의

사용이 과연 최선인지? 천편일률적인 판상형과 타워형만으로 계획되어져야 하는지? 축구장 크기의 광장이 최고인지? 등 보편적으로 받아들이는 사실에 의문을 던지며 ‘꼭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이렇게 지어야 하는

걸까? 거주성과 사업성은 확보하면서 개별성도 담을 수 있고 공동성도 담아 보기도 좋고

살기도 좋은 아파트를 만들 수는 없는 걸까?’ 란 반문을 항상 가지게 된다. 이러한 현실에

대한 반발로 잘 짜여진 프로세스나 보편적인 매뉴얼에 의한 작업은 좋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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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위례지구 A1-5BL_투시도, 모형사진 4. 세종시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 매개가로변 소형주거동_평면 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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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다양한 주거유형을 고민하고, 다양한

공간들에서 일어날 행위들을 상상하며 새로운 유형을 탐구하고 새로운 건축적 시도들을

즐기며 계획하길 좋아한다. 함께 어울려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생활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선 개개인의 다름을 인정하고 지금보단

훨씬 더 다양성과 공공성에 관대해져야 한다. 보편성과 획일성에 대한 도전으로 시작한

아파트건설 50년 기념 디자인시범사업 세종시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는 다양한 개성과 취향을 가진 현대인들을 위해, 단독주택같은

주호와 주동도 만들고, 아랫집과 위층의 평면의 다름으로 생기는 테라스도 만들고, 판상형

저층부엔 테라스를 가진 주호들을 돌출시키고, 여러 타입의 루프탑 세대도 만들어 획일적인 주동과 경관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층수와 주거 유형에 대한 선택의 폭을 넓혀

주었다. 큰 중앙광장 대신 크고 작은 다양한

스케일의 마당들에서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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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럽게 펼쳐지는 살아있는 주거단지로

만들고 싶었다. 이 프로젝트가 건축가로서의 새로운 출발점이 된 것 같다.[사진 4~7] 더불어 사는 골목길과 마당

다 함께 모여 사는 공동체적 생활을 위해선 나의 생활을 드러내고 가족과 그리고

이웃이 함께할 수 있는 배려와 생활공간이

필요하다.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속에서 각자의 공간속으로 숨어들고, 모여도 함께하기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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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는 각자 스마트폰에 집중하며 멀어지고

5~7. 세종시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 ⓒ이남선 8~10. 아산탕정2A-15BL_투시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같은 공간에 모여는 살지만 배타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하여,

공동체적 삶보단 낯선 사람들이 모여만 사는 집합주택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나 단위 주호의 면적이 작은 임대아파트의 경우는

더더욱 생활영역을 외부로 확장하여 좁은 집의 면적을 극복하고 공동주택의 장점을

극대화시키며 살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서로를 경계하고 이웃과 멀어지고 지역

사회에서도 외면받으며 소외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축가는 무얼 할 수 있을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를 고민한다. 나는 모두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자신을 드러내고 함께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아이들도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고, 사람들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오가는 다채로운 골목길과 마당공간을 좋아한다.

이것이 자연스런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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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다. 특히, 옛날 다용도로 활용되던

마당의 개념은 공동체의 삶을 영위하기에 아주 좋은 요소로 외부공간뿐 아니라 단위세대

내에서도 적극 활용하려고 노력한다. 불필요한 복도 공간을 모아 만들거나, 복층 구조를

활용하여 외부 활동이 가능한 테라스 공간을

만들어 삶을 드러내고 소통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든다. 이렇게 함으로서 획일적인 경관도

변화시키고 생활공간도 개방하고 확장시켜

훨씬 윤택한 삶의 공간을 제공하고자 하는

12

13

골목길 개념의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우리가 사는 곳 - 아파트

나는 항상 컨셉 제안 단계부터 살기 좋은 집은

외부로 연장시켜 좁은 집을 확장해서 사용할

프로젝트가 공동주택이었고 현재까지

팀원들과 머리 맞대어 고민하며 지금까지

이유에서다. 장기임대 100만호 기념사업은 스폰지 형태의 주동 내부에 복도가 아닌

졸업 후 실무를 시작하며 처음 접한

생활공간을 제공해 집안에서의 생활을

공동주택 디자인을 주로 하고 있다. 흔히들

수 있게 하고, 판상형 주동을 더블레이어

건축을 ‘일반건축’ ‘주거건축’으로 분류한다.

형식으로 구성하여 사이마당을 만든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사진 11~13]

아산 탕정 하우징 대전 프로젝트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님비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임대주택을

지역사회와 동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 중요성이 쉽게 간과되어온 게 사실이다.

더하여 지역주민 누구나 이용 가능한 커뮤니티

그러다 보니 이젠 아이들에게 집을 그리라고

코어로 만들고자 했다. 기존 임대주택에 대한

하면 성냥갑 같은 박스만 그리는 시대가 된

인식과 개념을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주말이면

것 같아 가슴 아프다. 주거는 생활의 근본이

만들어 이웃과의 경계를 허물고 다 함께 어울려 희망하고 있다.[사진 8~10]

좋은 효자 프로젝트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차지하고 있지만, 심지어 공공 공급 입장에서도

유니크한 경사지붕을 가진 독특한 경관을

사는 임대주택의 새로운 프로토 타입이 되기를

온 공동주택은 쉬운 프로젝트로 단지 돈벌이에 현실적으로 국내 주거의 70%를 아파트가

주출입구 전면에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을 두고

가족과 함께 가보고 싶고 즐겨 찾는 장소로

새로 지어지는 ‘주거건축’의 대부분을 차지해

되는 장소로 그 어떤 건축물 보다 더 섬세하고 소중하게 디자인돼야 한다. 특히 공동주택은 구조적인 특성으로 자칫 잘못하면 획일화된

구조속에 갇힌 삶을 강요당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세심하고 신중하게 디자인해야 한다.

어떤 집일까?, 살고 싶은 집은 어떤 집일까?를 다양한 계획안들을 제시해 왔다. 때론 실현

가능성이 없고 시공성이 고려되지 않은 ‘그림’ 이라는 이야기도 들었고, 시공하는 분들의 타박도 많이 들으며 힘겹게 계획안들을 지켜오고 있다. 그 과정속에서 조금씩

진화하는 국내 공동주택의 모습을 보며 미래의 공동주택에 대한 상상과 기대와 함께 새로운

도전의식 또한 갖게 된다. 건축가로서 건축적 철학이나 논리는 거주성이 담보돼야 하고

사회적 책임감을 가지고 새로운 주거문화를 만들고 선도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기 위해 계속 신선한 자극을 찾고 학습하며 노력해 나가려고 한다

나는 ‘누구나 꿈꾸는 가보고 싶고, 살고 싶고, 살기 좋은’을 만들고 싶다.

11~13. 장기임대 100만호 기념사업(화성동탄2지구 A4-1BL)_확대모형, 모형, 투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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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건축가 열전

김유빈, 프리스페이스 YouBeen Kim, FREESPACE

‘공간’ 그리고 ‘아름다움’ 에 대하여

FREESPACE 스튜디오는 ‘공간’을 중심으로 예술과 디자인의 다양한 분야 간의 융합을 통하여 새로운 공간과 아름다움을 다각적으로 표현한다. 무중력의 우주와 물리적인 장소 사이에 실재하는 ‘無’, ‘공간’은 모호하면서도 구체적인 존재의 경계선상에 위치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범주를 통하여 상상력과 인식 그리고 판단의 과정속에 ‘본질’ 과 ‘새로움’이 순수하고 과감하게 만나게 될 기회를 항시 열어두고자 하며 그 과정은 공간에 참 자유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자유로움에 질서가 더해지면 유연함이 된다. 유연함은 자연스럽다. 자연스러움은 아름답다. 참 아름다움은 본질을 내재하고 드러낸다. FREESPACE는 감성과 지적 조화로 인한 절제된 ‘아름다움’ 의 가능성을, 각 프로젝트의 스케일과 방향에 기반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유도한다.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는 감각적이고 유연한 실제적/개념적 공간을 이끌어내고자 하며, ‘공간’이라는 범주를 공통 접점으로 건축, 실내, 조형예술, 전시기획 등 다양한 장르 간의 경계와 관계에서 작업을 진행한다.

김유빈은 FREESPACE 대표/공간 디렉터이자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겸임교수이다. 온타리오 예술 & 디자인 대학교(Ontario College of Art and Design)에서 환경디자인학과를 수석 졸업한 후, 토론토대학교(University of Toronto)에서 건축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미국의 Morphosis Architects(L.A.), Laguarda.Low Architects(New York), Raad Studio(New York), 그리고 한국의 꼬레아키즘 건축연구소(Corearchism Archtects)에서 활동하였다. 현재 그는 공간개념을 축으로 건축, 실내, 조형예술, 전시기획, 가구 등의 여러 분야를 아우르며 다양한 스케일의 작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한양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였으며, 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홍익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초청크리틱으로 참여하였다. 또한 2019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도시전(Cities Exhibition)의 협력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며, 출판전시 및 공간디자인(image 2)을 총괄하였다.

www.freespace.studio / ykim.freespace@gmail.com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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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유빈 ⓒSunho Roh 2. ‘Living Coral’, Seoul Biennale 2019 ⓒPier Alessio Rizzardi


Emerging Architect 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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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많은 시간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다. 만들기로 한 상상의 대상이 떠오르면 동네 문구점과 주변 가게들을 다니며

어울리는 색채와 질료를 가진 재료들을 찾고 구경하는 것이 신이 났고, 목표물을 만들어 보며 나의 손으로 감각으로 직접 확인해 보는 과정을 ‘놀이’ 삼았던 시절이다. 그때 그 경험은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일’과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은듯 하다. 이는 성장과정에서 가장 자연스럽고 밀접한

거리에서 노출되었던, 창작이 늘 공존하던, 부모님 일상의 이미지들에서 연장되는 당연한 결과물 일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 나의 궁금증과 감각을

건드리던 일상의 이미지들 중에, 어머니(이명숙)가 작업하시던 캔버스 위의 강렬하고 매력적인 색채들과 완성된 작품들이 전시되어지는 화이트큐브의 공간들, 아버지(김영회)가 작업하시던 건축 모형들과 색연필 레이어가 가득하던 도면들, 그리고 “순수미술”과 “건축” 사이에 계시는 두 분이 작품을 두고 종종 나누시던 대화의 장면 등이 스친다. 이는 나의 공감각적 감각과 사고에 가장 자연스러운 원초적 영감이 되어 왔으며 현재 공간과 예술이 맺는 다각적 관계를 만들어내는 여정의 길 위에 있음을 근거한다. 이제 전시공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다음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색채와 공간 – “Living Coral” 2019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도시전이 열리는

돈의문박물관마을의 30평 남짓한 이 공간은 새문안로에 인접해 있으며, 80개 도시 전시들을 연결하는 관람

루트의 최종 동선지점에 위치한다. 이 공간을 출판전시 공간으로서 전 세계 다수의 도시에서 수집한 도시건축 저널, 잡지, 출판물 등을 통하여 도시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집합적 무대이자 플랫폼으로 계획하고자

하였고, 동시에 도시전 참가자들의 출판물도 함께

기획함으로써 방대한 도시전의 응축된 장이 되었으면 하였다. 설계를 시작하며 기존 공간의 협소한 공간적 제약과 전체 동선에서 동떨어져 있는 위치적 제약을 되려 기회로서 틀어보고자 ‘계단’ 공간과 ‘색채’를

기회요소로서 끌어들였다. 평범하고 협소한 공간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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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전시공간에서 사용하는 전시 전용면적의 한계를 넘어 기존 대지 면적 위에 ‘계단’ 플랫폼을 도입함으로써 공간내 수평수직축으로 최대 확장

가능하게 하였다. 확장된 모든 표면은 감각적이고

화려하지만 차분한 전시물들의 배경이 될 수 있는

‘리빙코랄Living Coral ’색채를 도입하여 공간의 연속성을 강조하였다. 동시에 측면에 열려있는 새문안로

보행로까지도 공간적 화음이 연장되기를 의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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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공간요소와 색채만을 통하여 사용자의 감각을

기분좋게 자극하고 공간내 자연스러운 유입을 유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이다. 또한 도시전의 최종 관람 지점으로서 계단으로 구축된 마이크로 플랫폼은 긴

호흡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될 뿐만 아니라 소규모

강연 또는 토론의 장으로도 가능해진다. 계단 측면에서 드러나는 단면에서 파생되는 삼각형의 아일랜드

파편들은 공간내 새로운 전시 영역의 확장을 가능하게

하고 공간의 흐름을 유도하고 조율함으로써 관람객들을 리빙코랄 표면 위로 이끈다. 본 프로젝트를 통하여

회색빛 도심속 잠들어 있는 사용자의 공감각을 기분좋게 깨워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공간적 요소와 색채가 맺는 관계에 대한 탐구는 기존 공간의 컨텍스트Context적

제약을 기회로 역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이며 감각적인 대안이 될 수 있으며 FREESPACE에서 또다시 시도해보고 싶은 프로젝트의 방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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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4(아래) & 7~8. ‘Living Coral’, Seoul Biennale 2019 ⓒPier Alessio Rizzardi 5. ‘Living Coral’, Seoul Biennale 2019_개념 평면 6. ‘Living Coral’, Seoul Biennale 2019 ⓒ진효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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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과 변주 – “그 집” 경기도 판교에 계획한 “그 집” 프로젝트이다. 적은 예산으로 최대

면적 효율성과 단연 감각적인 디자인을 동시에 기대하는 중년 조각가 부부의 집이다. 1층은 카페로 상부 2개 층은 3세대 주거 유닛으로 크게 구성하였으며, 2층에는 임대를 위한 2세대의 주거를, 그리고

3층에는 건축주 부부를 위한 작업실을 겸한 주거를 배치하였다. 디자인 컨셉은 실내 최대면적 배치를 위한 박스 형태와 그 위에 박공지붕으로 구성하여 ‘집’의 보편적 형태로 구축하되, 입구와 계단실 코어 그리고

발코니와 같은 보이드의 공간이 어울리는 공간들을 설정하고, 공간과 색채를 결합시켜 보편적 집 형상의 매스에 위트있는 공간을 접목시켜

보기로 하였다. 즉 평범한 제약과 요구조건을 충족시키는 과정속에서 평범한 집이 될 뻔한 ‘집’은 되려 기존 제약들과 한계를 탈피하여 “그

집”으로 변모하고자 한 것이다. 가능성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위트가 더해진 공간으로 변주함으로써 평범함속에 의외의 요소가 대비되어

특별함이 극대화 되는 효과를 기대한다. 동시에 예산의 한계에 부딪혀

감각적 요소를 포기하게 되는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전략이기도 하다. 마치 프랑스의 민요가 위트있고 매력적인 모차르트의 변주곡으로

승화되었듯이, 공간을 통한 위트있는 변주는 건축가와 건축주에게 동시에 매력적인 과정과 결과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mezzanine 8980.00

3rd floor 6180.00

2nd floor 3380.00

0

1

1st floor 150.00

2M

GL 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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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 10(아래)

개념으로서의 공간 추상과 실체의 경계선상을 여행하는 개념 단계의 과정은 정말 즐겁다.

그 과정은 나에게 예술과 건축이 서로 가장 밀착된 관계로서의 공간적 탐구가 가능하게 하는 기회일 뿐더러 앞으로 구체화 하고자 하는

공간에 대하여 무한한 잠재적 비판적 탐구를 할 수 있는 여정이다. 또한

건축가에게 온전한 표현의 자유와 본질을 고민할 수 있는 고요한 순간이 되기도 한다. 표면적 형태에 대한 집중과 과한 의미들로 가려지는 본질, 즉 비본질적임으로 넘쳐나는 세상에 대한 차분한 저항이자 도전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즉, 건축적 개념과정은 진실을 찾아내고 표현하고자 하는 열망임과 동시에 비본질적임에 저항하는 예술의 행위인 것이다.

이어서, 개념과정에 방대한 비중을 두었던 두 가지의 개념 프로젝트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94

12

9(위)~10(아래). ‘그 집’ 11. ‘그 집’ 단면 드로잉 12. DMZ_Occupying Territorial Paradox


“DMZ: Occupying Territorial Paradox” 비무장지대에 존재하는 철제 펜스fence는 한반도의 분단 이후 유일한

건축적 직물과 도구로서 사용되어 왔다. 이 도구로 인하여 DMZ는

남북 간의 외부적 영역과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분리되는 DMZ의 내부적 영역으로 크게 나뉘어져 있으며, 이 관계를 기반으로 역사, 문화, 자연, 고고학적 시점에서 발생되는 이율배반적Paradoxical인

관계들을 프로젝트를 통하여 탐구하고자 하였다. 본 프로젝트의

목적은 패러독스Paradox적 관계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함이 아니라,

금지되어 있는 비무장지대의 영토에 정치적 논쟁 없이 접근 가능하며 탐구할 수 있는 공식적이며 유연한 방법론들에 대한 가능성을 밀도있게 탐구해보기 위함이었다. 동시에 새로운 공간적 질서,

네트워크, 전략을 평화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잠재력과 방법론에 대한 개념적 탐구에 목적을 두었다.

오늘날까지 남북의 경계를 물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비무장지대의 철제 펜스는 3m의 높이와 군사적 접근 영역을 위하여 약 3m의

간격을 두고 두 겹으로 구축되어 있다. 정치적이며 사회적 질료로서

DMZ의 영역에 닿아 있는 유일한 구조체이지만 공식적으로 DMZ의 영역에 속하지 않으며 남‧북의 영역에도 속하지 않는 이율배반적인 강력한 관계적 특성을 내재하고 있기에 본 프로젝트의 개념을

확장시켜 나갈 건축적 도구로 설정하였다. 이어서, 반 세기 이상

출입이 금지되어 왔던 비무장지대DMZ의 영역에 발을 들여 연구하고

경험하고자 하는 생태학자, 고고학자, 예술가 등과 같은 방문객들을 제어된controlled 방식으로 유연하고 평화로운 방법으로 유도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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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한 건축적 방법을 제안한다. 비무장지대내에 설정한 대지영역을

다층적으로 분석한 후, 기존의 펜스에 새로운 네트워크를 연계하고자

하는 지점을 설정한다. 이후 지정된 지점을 벗겨내어 생긴 틈에 새로운 펜스 네트워크를 맞물려 끼워넣는 방식으로 생성된 이음매적transitional

공간, 즉 DMZ내 공간으로의 새로운 “침범 전략occupying strategy”을

도출한다. 기존의 경계로부터 새롭게 연장되고 확장되어가는 펜스를 통한 네트워크는 다양한 프로그램적 개입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전략 도출은 DMZ를 규정하는 영역과의 유연하고 다양한 공간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공간적 탐구이다. DMZ의

긴장된hard 군사적 경계에서 유연한soft 경험적 경계로서 정치적 논쟁

없이 점진적으로 변화되어가는 방향으로 유도함과 동시에 비무장지대 내의 또 다른 대지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개념이자, 전략적 시도이다.

14

15 13. DMZ_Occupying Territorial Paradox 14~15. ‘Urban Oasis_Reborn into Life’ Conceptual art pieces ⓒ김진영

95


16

“Urban Oasis : Reborn into Life”, Museum of Nature and Environment “Urban Oasis : Reborn into Life”는 캐나다 토론토 다운타운 중심부를 연결하는 거리인 Bay Street에 인접한 기존 두 개의 건물[사진 18]을

자연환경 박물관으로 재생하는 프로젝트이다. 대로변에 인접한 두 개의 기존 건물들은 좁고 긴 사이골목을 끼고 배치되어 있다. 서로 물리적으로는 가깝지만 주변 환경과 단절되어 있으며 노후화된 채 방치되어 있는 상태였다. 어떠한 공간적 개념이 과연 두 매스를 내외부적으로 통합하고

도심속에 자연스럽고 매력적인 숨을 불어넣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을까? 초기 과정중에 찾아낸 열쇠는 두 매스 사이에 존재하는 좁은

사이골목길이었다. 기존 두 개의 매스를 분리하던 공간이자 평소 정적으로 가득하던 골목길이 ‘빛’으로 채워지게 됨으로써 공간 개념의 축으로 탈바꿈 되며, 고립되어있던 두 개의 기존 매스를 통합 가능하게 하고 외부적으로는 도시와 연계될 수 있는 프로그램적 힘을 발생시킬 것이라 판단하었다. 버려진 골목길의 보이드에 새롭게 끼워지는 유리매스의 공간은, 보태니 가든Botany garden의 단면이 드러나는 살아있는 전시, 주요 수직동선 램프,

그리고 시간에 따라 변주하는 빛으로 가득 채워지게 된다. 이는 방문객들이 램프 공간을 이동하며 살아있는 시간과 공간을 직접 경험하게 되기를

의도하였으며 주변 평면을 구체화해 나가는 데 있어 가장 주요한 개념적 축의 역할을 한다. 또한 디자인을 구체화 하기 전에 도출된 개념을 도시적

맥락과 대지내 맥락의 두 가지 스케일의 조형[사진 14, 15]으로 구축해 봄은 내가 디자인을 구체화하는 과정의 큰 원동력이 된다. 동시에 기존 건물들의

구조적 뼈대만을 최소한으로 남긴 후 설계를 시작하였고, 이는 노후화된 기존 건물이 완전히 새로운 성질로 재해석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탐구로서

도시적 맥락에서 진화되는 건축물에 대한 고찰로도 연장된다. 프로그램은 크게 상설 및 기획전시 구간으로 나뉘며, 기존 정방형의 건물에는 도서관과 싱크탱크Think Tank와 같은 아카이브Archive개념의 전시공간 및 부대시설들, 그리고 기존 두 개층 건물은 주요 전시공간과 보태니 가든으로 구성하였다.

주요 수직동선 램프를 통해 건물 전체를 수직으로 관통하는 수직 보태니 가든을 따라 방문객을 최종지점인 옥외 숲으로 유도한다. 뮤지엄 관람의

최전방에 위치한 옥외 숲은, 도심속 대표 유휴 공간인 옥외 공간에 실제 자연을 도입함으로써 드러난다. 자연과 기존의 도시 패브릭이 서로 대비되고

엮이는 그 장소에 도달했을 때 관람객 스스로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도시에 대하여 비평적이거나 시적인 질문들을 자유롭게 던져 볼 수 있는 정신적 물리적 경험의 여지를 열어주는 장이 될 것이라 상상해 본다. 17

96

16. ‘Urban Oasis_Reborn into Life’ Museum of Nature and Environment 17. ‘Urban Oasis_Reborn into Life’ Museum of Nature and Environment_입면(위)&단면(아래)


앞서 소개한 작업들에는 과정 단계에서 도출되는 공간과 예술의 관계에

대한 고민이 공통적이면서도 서로 다른 방식으로 녹아져 있다. 그 고민에 대한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가 아름다운 음악이나 시를 조우했을 때 설명과 분석이 있기 이전에 느끼게 되는 따스함과 진정성의 감동이,

‘아름다운’ 공간을 통해서도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꿈꾼다. 이는 결국 공간 창조의 행위를 빌어 아름다움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스스로 질문하고자 하며 서로 다른 프로젝트들을 통하여

차근차근 답변해 보고자 하는 꿈인 것이다. 우리를 감동케 하는 대상은

설명이 있기 이전에 우리의 감각으로 먼져 다가오며, 이 순간은 아름답다. 이러한 순간은 매우 다층적이며 무수히 많은 레이어들이 끊임없이

겹치고 뒤섞이며 경험하는 각도에 따라 변화하기도 한다. 추상적이라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결국 추상과 상상의 단계를 현실화 시키기 위해

내재하고자 하는 창작인으로서의 용기이고, 감각의 순수성에 다가가기

위한 실행일 것이다. 충실한 공간이되 사용자만의 감각적 경험의 여지를 열어줄 수 있는 자유공간 FREESPACE을 앞으로 계속 만들어 나가고 싶다.

18

19

Basement

Level 1

Level 2

Level 5

Level 3

Lvel 4: Rooftop

0

20

40 FT

20 18 & 20. ‘Urban Oasis_Reborn into Life’ Museum of Nature and Environment 19. ‘Urban Oasis_Reborn into Life’ Museum of Nature and Environment_평면

97


특집 | 표지작가

건축가 임근배

Architect Lim Kunbae

98


Special Feature

속초 청호동성당, 회랑에서 성전 입구를 바라봄

99


100

춘천 죽림동성당, 승천탑에서 성전을 바라봄


임근배의 가톨릭 교회 건축 4제

: 적당주의 건축의 보편성 탐문

101


102

연천 아우구스띠노수도회, 발코니석에서 바라본 성당 전경


작가론

건축과 종교의 보편적 언어 찾기 : 임근배의 가톨릭 교회 건축론 글. 이주연 본지 부발행인

네 개의 가톨릭 교회 건축 연작

이번에 소개되는 프로젝트들은 건축가 임근배가 2010년 이후 수년 사이에 완성한 가톨릭 교회 건축

연작이다. 종교와 건축의 보편적 언어를 건축가가 실제 공간구성에 어떻게 담아내고 있는지를 네 가지 프로젝트를 통해 들여다본다.

춘천교구 주교좌 죽림동성당 성역화 사업

천주교 춘천교구는 2013년 교구를 대표하는 주교좌성당인 죽림동 본당이 지닌 역사와 아름다움을

살리면서 근현대 신앙의 증인들과 순교자들의 삶을 기억하고 현양하기 위해 성당 터에 있던 기존 기관들의 이전으로 확보된 성당 앞의 마당을 새롭게 단장해서 〈춘천교구 주교좌 죽림동성당 성역화

사업〉(이하, 죽림동성당)을 벌이게 되는데, 이 사업의 설계를 맡은 임근배는 우선 주변 지대와

도로 등의 복잡한 환경을 고려해 성당 앞마당을 넓은 인공대지로 조성하고 전정-중정-회랑을 두어 체계적인 공간질서를 구획했다. 이런 공간 질서는 1950년대 지어진 석조 로마네스크양식의 성당

건축을 포근하게 감싸 아우르면서 신자들이 성당으로 진입하며 기도를 하거나 묵상을 하는 길을 제공하는 한편 성당의 전례와 공동체 활동의 장으로 거듭나게 해주었다. 건축가는 기존 성당과

성역화 사업으로 조성된 마당을 하나의 공간으로 엮어내기 위해 죽림동성당 진입부인 회랑의 대문을 기존 성당 주출입구와 같이 아치로 구성하는가 하면 진입부 양끝의 전망대탑 역시 기존 성당의 첨탑 양식과 닮은꼴을 택해 기존 환경과 새로운 질서가 자연스런 조화를 이루게 했다. 인천교구 제물진두 순교기념관(경당)

이듬해에 완공된 〈인천교구 제물진두 순교기념관(경당)〉(이하,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은 한국 천주교 역사에서 가장 많은 신자들이 희생당한 병인박해(1866~71) 시기에 제물진두祭物津頭, 즉

제물포 나루터에서 숨진 신자들의 순교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 경당은 매일 미사나 예절이 있는 성당이나 공소와 달리 기도나 묵상을 위한 공간이다. 일반적으로 규모도 아주 작을뿐더러

간결하고 단조로운 공간으로 구성된다.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은 개항기에 조성된 차이나타운을 상징하는 한중문화원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면적이 109.1㎡(33평)인 좁고 긴 땅에 건축면적은 43.3㎡(13평)밖에 안 되는 지상 1층짜리 경당이지만 높이가 15m이고 벽채가 곡면을 이루고

있어 작지만 강건함이 돋보인다. 경당은 좁고 긴 땅의 형국을 따라 배치했고, 길에서 경당 안으로 바로 진입하는 동선 대신 작고 좁은 땅임에도 골목길 같은 긴 복도를 조성해 순교 정신을 기리며

마음을 가다듬는 예비 영역을 거쳐 경당에 이르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건축 형태는 우선 완만한

노출콘크리트 곡면이 정면에서 엇갈려 만나게 함으로써 좁고 긴 대지의 옹색한 환경에 여유를 줌은 물론 규모에 비해 높은 입면을 가볍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게 해준다. 속초 청호동성당

동해 바다와 설악산으로 대표되는 수려한 자연자원이 풍성한 영동의 관광지 영역에 위치한 〈속초 청호동성당〉은, 설립된 지 20여 년이 지난 기존 성당 길 건너 건어물 가공공장으로 쓰던 비교적

넓은 땅에 새롭게 지어졌다. 신앙생활은 공동체가 함께 길을 걸어가는 여정으로 비유되곤 한다.

103


그 길은 물론 하느님 나라를 향해 가는 길일 것이다. 성당은 바로 이런

모두의 프로젝트에서 서로 통하는 몇 가지 질서가 존재한다. 그 단서는

지향하는 ‘성가정’(예수, 성모 마리아, 요셉 성인의 가정)의 상징성을

몸담았던 동우건축 시절 말기에 주도했던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길을 인도하는 신앙 공간이다. 건축가는 청호동성당이 신앙정신으로

이런 신앙적, 지리적 정서를 반영해 건축 공간 안에 상징으로 담아내는 것을 설계 주안점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성당의 공간 영역을 크게

셋으로 엮어 아기 예수에 해당하는 조배실, 아기 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에 해당하는 성전 그리고 성모자를 보호하는 성 요셉에 해당하는 교육관으로 구성했다. 성당과 조배실을 묶어 성모 마리아(성당)가

아기예수(조배실)를 안고 성모자가 마주보는 형식을 취하고, 그 옆에서

요셉 성인(교육관)이 성모자를 보호하는 구도가 그려진다. 마당의 회랑이 이런 공간 구성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워 보인다.

연천 아우구스띠노수도원

경기도 산골 한 마을에 산과 들판을 끼고 있는 〈연천 아우구스띠노수도원〉은 앞서 둘러 본 성당이나 경당과는 다른 성격을

지닌 공간이다. 수도원은 한 믿음으로 지향하는 길이 같은 수도자들이

모여 기도생활을 하고 자급자족을 위해 노동을 하며 가족같이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사는 집이다. 그래서 수도원 건축은 대개 기도하는 집과

이들 프로젝트에 앞서 건축가가 자신의 아틀리에를 직접 운영하기 전

여주수녀원(2000년)에서 찾아볼 수 있다. 건축가는 이 수녀원 설계를

구상하면서 ‘원초적 적당주의’를 주요 개념어로 내놓았었다. ‘적당’이란

용어는 일반적인 사회 통념에서 다소 부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에 대한 반론으로 제시한 것이며, 거기에 ‘원초적’이란 수식어가 붙었으니 이는 곧 우리네 정신문화의 ‘우리다움’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를 내 나름대로 의역하자면, 이 시대에 주목해야 할 우리의

정체성은 우리다움, 즉 ‘전통의 현재성’을 이르는 것으로 이를 건축 공간

안에 담고자 하는 고민으로 읽힌다. 그래서일까. 여주수녀원은 산사山寺를

닮았다. 집터의 구성과 접근 동선과 건물들의 배치 등이 산사에서 우리네 정서에 친근한 건축수법과 자연 요소들을 보는 경험과 그리 많이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는 “사용자들의 삶을 담을 그릇으로서 건축은 삶의 터전인 땅을 닮은 집으로서 이 땅의 문화와 전통을 머금은 것이어야

한다”는 견해를 여주수녀원 건축설계 설명서에서 밝힌 바 있는데, 그

맥락이 여주수녀원에서부터 이후의 작업으로 촘촘히 스며들고 있음을 본다.

기거하는 집 그리고 일하는 집 등으로 구성된다. 외부인들이 출입할

연천 아우구스띠노수도원은 여주수녀원과 여러 면에서 궤를 같이한다.

교육이나 마음의 정화를 위한 피정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그렇고, 건축은 삶을 담는 그릇이고 삶의 터전인 땅을 닮아야 ‘적당’하다

수 없는 이른바 봉쇄수도원이 대개 그렇고, 신자들의 신심을 북돋우는 수도원은 더욱 복잡한 공간 환경을 필요로 하게 마련이다. 연천

아우구스띠노수도원은 후자에 해당한다. 이 수도원은 이번에 소개하는 임근배의 근작 네 작품 가운데 가장 최근에 지어졌지만 2010년 수도원 조성사업을 시작해 7년여 만에 완성을 보게 된 작업이다. 수도원은

대개 가난한 수도자들의 공동체니 필요 시설을 한꺼번에 갖추기가 쉽지 않다. 이런 경우 건축가가 주목할 일은 완성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미리

그려내는 것이다. 아우구스띠노수도원은 바로 그런 과정을 거쳐 지어져 오랜 시간을 필요로 했던 셈인데, 수도사들의 거처인 수도원과 성당

그리고 피정의집이 들판과 하천과 산을 아우르는 경사지에 들어서 있고, 이 시설들은 중앙 마당의 회랑을 통해 서로 이웃해 있다. 땅의 형국과 집들의 자세

앞서 대강 들여다본 임근배의 가톨릭 교회 건축 연작 네 가지 프로젝트는 건축이 앉혀진 지형이나 공간 안팎의 환경이 조금씩 다른 양상이면서도 104

수녀들의 삶이나 수사들의 생활이 대체로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도

했으니 건축 공간 질서가 자연스럽게 보편성을 지니게 되는 셈이다. 이 자연스러움, 적당함, 보편성 등의 언어는 가톨릭의 기본정신을 이르는

것에 다름 아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건축가 임근배의 땅을 대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건축공간 질서와 겹쳐진다. 돋보이고자 하는 강박을

버린 적당함과 보편함 그리고 자연스러움을 땅 위에 그려낸다. 그 과정은 철저히 가톨릭의 보편적 가치를 그려내는 일이다. 그에게는 그것이 건축의 존재 이유임을 알리는 힘이다.

앞서 관찰한 아우구스띠노수도원은 땅의 형국이 그 자체로 건축

공간의 배치를 자연스럽게 하는 바탕이 되었지만, 춘천 죽림동성당

성역화 사업은 핵심 공간인 마당을 기존 성당의 정체성을 더욱 강하게 드러내도록 인공대지로 꾸며 땅의 형국을 조정한 경우에 해당한다.

평지에 앉힌 속초 청호동성당은 진입부에 첨탑같은 전망대를 두어 주변 자연 경관과 성당의 축에 질서를 부여하면서 지리적 환경을 끌어들여 주변과의 소통을 꾀한다.


도심지 지역적 특성이 강한 장소에 이웃 건물 사이에 끼워 넣듯

‘연작’도 그의 꾸준한 작업 태도의 결실이다. 자기언어라는 굴레가

랜드스케이프로서 건축의 보편성을 강조하고 있다.

‘적당주의’라는 언어를 내세운 것이 자신의 건축 태도를 말하는 것이든

세워진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은 땅과 건축이 일체화된 형국으로 사유와 전이 공간

임근배의 가톨릭 건축 연작이 보여주는 공간 배치의 특징 가운데

두드러져 보이는 것은 회랑을 예로 들 수 있다. 네 개의 작업 가운데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회랑을 둔 마당이 전체

대지의 중심을 잡고 있다. 회랑은 중세 서양 종교건축 양식에서 중요한

공간의 질서를 구축하는 수단이었다. 조형적 요소로나 기능 공간으로나 매우 강한 성격을 드러낸다. 임근배의 가톨릭 교회 건축 연작에서도

역시 회랑은 건축 전반의 질서를 담당한다. 강렬한 햇빛이나 빗줄기를

피해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단순한 통로로 쓰일 수도 있지만 그곳에서는 다양한 종교적 사유가 일어난다. 많은 신자들은 회랑을 돌면서 예식을

그에게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가 자신의 건축설계 작업을 설명하면서 우리네 문화적 정서를 가늠하는 명제를 포괄하는 해석이든 이는 그의 가치관의 일단임은 분명하다. 그가 꺼낸 적당주의는 그의 건축설계

작업에서 일관되게 담겨 있는 문법으로 읽힌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그는 교회 안에서나 일상에서 가톨릭 정신의 실천적 구현을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의 이번 연작 몇 작업을 살피면서, 인류 구원과 사회적 공동선을 이루는 것이 가톨릭이 추구하는 보편성의 가치인

것처럼 그도 우리네 삶의 터전에 ‘알맞게’ 적당한 ‘그만큼의 중용’의

의미를 품고 ‘적당주의 건축의 보편성’을 통해 이 시대 우리 사회 안에서 보편적으로 누구에게나 존엄한 공간을 만드는 일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가져 본다.

갖춘 기도를 바치거나 명상에 잠기기도 한다. 회랑이 감싸고 있는

임근배는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1980) 후 극동건설에 입사하여 열사의

기능한다. 특히 넓은 인공대지를 아우르고 있는 춘천 죽림동성당의

입사하여 박경리 선생의 〈토지문화관〉, 〈여주수녀원〉 등 주옥같은 작업을 수행하며

마당은 신앙 공동체의 다양한 활동이 벌어지는 친교와 화합의 공간으로 회랑은 이 성당이 간직하고 있는 가톨릭 역사를 기리는 성역화 공간으로서 상징적 가치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중동 건설현장에서 건축가의 몸을 만든다.(1980~1986) 귀국 후 동우건축에 종국엔 대표이사를 역임(1986~2005)한다. 비록 이루지 못한 꿈이 되었지만

한때 문화예술인공동체를 표방한 〈여주문화마을〉 조성의 장대한 계획을 세우고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은 규모가 작아 회랑이 설치되지는 않았지만,

부분적이나마 현실로 옮기기도 했다. 건축의 문화적 힘을 중시하는 그는 연세대

고요한 사유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전이공간이며 마음을 가다듬는

독립하여 현재 14년째 운영해오며 성당, 수도원 등 종교건축과 대학캠퍼스

경당으로 이르는 복도는 마치 골목길을 걸어가듯, 번잡한 도시 일상에서 준비 공간이다. 이 사유와 전이 공간을 지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면 천장이 높게 트인 경당의 엄숙하고 경건함을 만나게 된다. 적당주의 건축의 보편성

임근배의 건축은 앞서 언급한 대로 자연스러움과 보편성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어찌 보면 이는 특별한 자기언어이기보다 누구에게나

화우회 회장, 연세건축동문회 회장을 역임했다. 2005년 지금의 그림건축사사무소로 설계 전문 집단으로서 그림건축의 색깔을 입혀오고 있다. 〈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캠퍼스〉로 인천광역시건축상 장려상(2011), 〈장한평성당〉으로 동대문구 아름다운 건축상(2013), 〈인천교구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으로

인천광역시건축상 우수상(2015)을 수상했다. 저서에 『여주수녀원』(건축의 바다 총서, 공저) 등이 있다.

가능한 건축의 태도라고 할만하다. 그래서 그의 건축은 이른바

‘사진빨’(건축사진가의 몫이 아니라 건축가의 몫으로서) 화보를 기대하고 보면 이렇다 할 장면을 발견하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건축가 스스로도

자신의 건축에서 발현하는 특징적 건축어휘를 내세우는 것을 주저한다.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소극적 자아가 읽힌다. 건축가에게 이런

잣대는 분명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기언어가 없는 건축가를

자료 협조 및 사진 크레딧

건축 태도로 꾸준히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번에 묶어 들여다 본

도판 자료 : 그림건축

세상은 잘 알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건축가 임근배는 일관된

본문 전체 사진 : 김재경

105


춘천 죽림동성당

11

지하1층 평면도

1 11 2

2

2. 대성전

1. 주차장

3

13

20 21

1. 주차장

12

19 20

지하1층 평면도

1

12

19

2013

2. 대성전 3

13 14

4

21

14

4

5

22

1 5

22

1

23

6

23

24

6

15

7

24 25

15 16

25 26

7 8

16

17

8

9

26

17 18

9 10

2

18

10

2

1

4

4 4

설계명: 춘천교구 주교좌 죽림동성당 성역화사업 위치: 강원도 춘천시 죽림동 38외 9필지 대지면적: 12,440㎡ 건축면적: 2,219㎡중 276㎡ 건축종별: 증축

지상1층 평면도 2

지상1층 평면도

2

연면적: 6,822㎡중 1,212㎡

1. 정원

2

2. 회랑

1. 정원

3. 대성당

2. 회랑

4. 말당회관

3. 대성당 4. 말당회관

건폐율: 17.8%중 2.2% 용적률: 41.6%중 2.3% 용도: 종교시설(성당) 규모: 지상2층, 지하1층

1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3

1

3

3

1

높이: 5m(종탑11.4m) 비고: 회랑 및 주차장 신설

2

2

2

0 0 1 1

5 5

0 1

106

1. 원경 남측 드론 뷰

지상1층 평면도

1 0 10 5

1 0

1. 정원 2. 회랑 3. 대성당 4. 말당회관


2

2. 성삼문聖三門에서 고요마당을 건너 바라보는 성전

107


3

4

108

3. 회랑 승천탑 앞에서 성전을 바라봄 4. 부활탑 엘리베이터 앞에서 내려 고요마당과 성삼문을 바라봄


5

6 5. 성전에서 고요마당을 건너 진입구를 바라봄. 좌측 승천탑(계단탑) 중앙 성삼문 우측 부활탑(엘리베이터 탑) 6. 고요마당 진입로에서 성전을 바라봄

109


속초 청호동성당

2015

1

2

12

10

8

9

11 7

2 1 3 5 성당, 회랑 및 종탑 1층 평면도

110

1. 정문 진입 마당 2. 성전 입구 회랑

6

0 1

5

10


3

설계명: 속초 청호동성당 위치: 강원도 속초시 청호동 459-110외 2필지 대지면적: 4,400㎡ 건축면적: 1,537㎡ 건축종별: 신축 연면적: 2,406㎡ 건폐율: 34.9% 용적률: 52.7% 용도: 종교시설(성당) 규모: 지상3층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높이: 14.5m(종탑20.8m)

1. 대성전

7. 로비

2. 제의실

8. 성체조배실

3. 유아실

9. 상담실

4. 고해소

10. 사제집무실

5. 헌화실

11. 사무실

6. 준비실

12. 부속실 4

3. 동측 전경 4. 성전 내부 전경

111


5

6

112

5. 회랑에서 고요마당을 바라봄. 북동측 뷰 6. 성전 입구에서 고요마당을 통해 종탑을 바라봄


7

8

7. 회랑과 고요마당을 통해 성전을 바라봄. 남서측 뷰 8. 교육관 입구에서 고요마당을 바라봄. 남측 뷰

113


연천 아우구스띠노수도원

2017

1

배치도 7 2 3 1

6

4

5

0

114

1. 수도원 전경, 피정의집에서 바라봄, 북서측view

10

20

30


2

설계명: 아우구스띠노회 연천수도원 위치: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동중리 333-5 대지면적: 9,940㎡ 건축면적: 1,856㎡ 건축종별: 신축 연면적: 2,611㎡ 건폐율: 18.7% 용적률: 25.4% 용도: 종교시설(수도원, 성당, 피정집, 봉안당) 규모: 지상2층 구조: 목구조 높이: 8.65m(종탑15.6m) 1. 아우구스띠노의 정원 2. 수도원 3. 수도원 정원 4. 성당 5. 피정집 6. 정자 7. 주차장 3

2. 성당 전경, 발코니석에서 바라봄 3. 성당 성체조배실

115


4

5

116

4. 회랑에서 고요마당을 바라봄, 북서측 뷰 5. 회랑에서 고요마당을 바라봄, 남서측 뷰


성당 지상1층 평면도 6 1. 남자화장실 2. 여자화장실 3. 사무실 4. 휴게실 5. 추모방 6. 봉안당 7. 홀/복도 8. 성전 12

9. 고해실 10. 제의실 11. 기도실 12. 성구실

성당 지붕 평면도

6

6

1 2

3

4

7

9

5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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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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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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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12

12

1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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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7

3

16 00 11

55

10 10

1

성당 지상1층 평면도

1

1

1

1

1

1

1

1

1

2

피정집 지상1층 평면도

1. 남자화장실

4. 휴게실

7. 홀/복도

10. 제의실

1. 피정실

4. 회랑

7. 소강의실

10. 기도실

13. 세탁실

16. 식당

2. 여자화장실

5. 추모방

8. 성전

11. 기도실

2. 가족실

5. 대강의실

8. 사무실

11. 남자화장실

14. 휴식실

17. 복도

3. 사무실

6. 봉안당

9. 고해실

12. 성구실

3. 창고

6. 방풍실

9. 대기실

12. 여자화장실

15. 주방

6. 피정집 명상의방

117


제물진두 순교기념경당

2014

1

설계명: 인천교구 제물진두 순교기념관 위치: 인천시 중구 항동 1가 1-13 대지면적: 109㎡ 건축면적: 43.3㎡ 건축종별: 신축 연면적: 40.3㎡ 건폐율: 39.7%

1

용적률: 37% 11

용도: 제2종근생(종교집회장) 규모: 지상1층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높이: 15m

0 성당 1층 평면도

성당 단면도

1. 경당

1. 경당

3

5

성당 단면도 1. 경당

0

118

1

1. 원경, 서측 뷰

1

3

5


2

2. 남서측 전경

119


3

120

3. 진입구 부분


4

4. 내부 전경

121


구입문의 : 시공문화사 http://www.spacetime.co.kr, spacetime@korea.com, T. 02) 3147-1212, 2323, F. 02) 3147-2626


제47차 2019 송년 프로그램 발표

WIDE 건축영화 공부방 2019년 WIDE건축영화공부방은 도시(City/

Urban)에 시선을 맞추었습니다. 이미 우리는

2012년 8월 도시영화의 바이블격인 프리츠 랑 감독의 ‘메트로폴리스’를 살펴본 바 있으며, ‘증오’, ‘크로노스’, ‘삼사라’, ‘어버나이즈드’,

‘프루이트 아이고’, ‘도시의 여신: 제인 제이콥스’ 등 수많은 도시 관련 영화를 접한 바 있습니다. 가장 광대한 소재와 예측할 수 없는 가능성을 가진 주제입니다. 그래서 더욱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기도 합니다. 우리의 환경, 즉 삶의 질과 직접 연관되니까요.

이번 달은 2019년의 송년 프로그램으로

운용합니다. 한 해를 돌아보는 넉넉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일시

2019년 12월 4일(수) 7:00pm 장소

이건하우스(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1) 방장

강병국(간향클럽 기획자문, WIDE건축 대표) 신청 예약 방법

네이버카페 <와이드AR>

WIDE건축영화공부방 게시판에 각 차수별 프로그램 예고 후 선착순 50명 내외 접수 주최

간향클럽, 미디어랩&커뮤니티

프로그램

프라이스 오브 디자이어The Price Of Desire│2015│108분│Biography, Drama│감독_메리 맥귀키언Mary McGuckian

2009년 2월, 프랑스 파리 크리스티 경매에서 디자이너 ‘아일린 그레이’의

드래곤 체어Dragon Chair가 추정가보다 10배나 많은 2190만 유로(약 350억

원)에 낙찰된다. 이는 20세기 경매 역사상 최고가이다.

시간의 간극을 훌쩍 뛰어넘는, 지금 봐도 아름다운 아일린 그레이의 가구. 그녀는 가구 외에도 지중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건축 작품 〈E-1027〉(1926~1929)를 남긴다. 사랑하는 연인 장 바도비치Jean Badovici(1893~1956)를

위해 건축한 이 주택은 그녀와 그의 이름 머리글자를 따 〈E-1027〉로 명명했다.

건축가이자 《아키텍처 비반테L’Architecture Vivante》지의 비평가였던 장 바도비치는 평소 친분이 있는 르

코르뷔지에를 그녀에게 소개하고, 르 코르뷔지에는 여름휴가를 이 별장에서 보내게 된다. 그가 몇 년 후에 발표하게 될 ’건축의 5원칙‘이 이미 구현되어 있는 〈E-1027〉에서...!

르 코르뷔지에는 〈E-1027〉에 벽화 8개를 그리는데 이로 인해 그들의 관계는 급속도로 멀어진다.

22년 뒤 1951년, 르 코르뷔지에는 〈E-1027〉 인접한 곳에 유명한 〈오두막(Cabanon, Roquebrune-CapMatin)〉을 건축한다.

영화는 르 코르뷔지에와 화가 페르낭 레제, 그리고 아일린 그레이와 그녀의 연인 장 바도비치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드라마다. 영화 속에서 르 코르뷔지에는 1인칭 영화 해설자의 역할을 함께 수행한다. (글. 강병국)

주관

WIDE건축, 와이드AR 후원

이건창호

123


간향클럽, 미디어랩 & 커뮤니티

간향클럽 사람들

우리는

mc 1

프로듀서 전진삼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건축한다는 것만으로 반갑고

디자이너 심현일, 디자인현

우리는

mc 2

편집위원 백승한, 이태현

공론화하고, 나아가 건축동네의 계층, 세대, 업역 간의

비평위원 김현섭, 박성용, 박정현, 송종열, 이경창, 이종우, 현명석

GANYANG CLUB, Media Lab. & Community 건축가와 비평가 및 다방면 건축의 파트너들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짓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건축계 안팎의 현안을 주시하며 이슈를 발굴-

골 깊은 갈등 구조를 중재하는 매개자 역할을 통해

프로그래머 박지일

사진총괄 부편집인 김재경 사진위원 남궁선, 진효숙

mc 3

제작자문 김기현, 시공문화사spacetime

인쇄관리부장 손운일

이 땅에 필요한 건강한 건축 저널리즘을 구현함은

인쇄처 대표 강영숙, 서울문화인쇄

되겠습니다.

mc 4

독자지원 및 마케팅 박미담

우리는

서점관리 심상호, 정광도서

우리 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견인하는 통합의 지렛대가 되겠습니다. 우리는

물론 건축과 대중 사회를 연결하는 미디어 커뮤니티가

종이공급 박희진, 신안지류유통

인쇄제작국장 김은태

과월호 공급 심상하, 선인장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건축가들의 이슈가 있는 파티 《ABCD Party》

mc 5

기획자문 강병국, 고영직, 고충환, 김영철, 박병상, 손장원, 안철흥, 우종훈,

Party》

운영자문 류영모, 신창훈, 안용대, 이수열, 이승용, 이윤정, 조남호, 최원영, 하광수

월례 저녁 강의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땅집사향)》 지역 건축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응원하는 《ICON

건축역사이론비평의 연구자 및 예비 저자를 지원하는

직판관리 박상영, 삼우문화사 이정범, 이중용, 전진성

《심원건축학술상》

mc 6

고문 박민철, 박영채, 박유진, 이충기, 정귀원, 조택연, 황순우

건축비평상》

이종건, 임창복, 최동규

신예 비평가의 출현을 응원하는 《와이드AR

내일의 건축에디터&저널리스트 양성소 《간향저널리즘스쿨》

건축 잡지&저널리즘을 아카이빙하고 연구하는 《한국건축저널리즘 연구회》

건축 비평도서 출판 《간향 critica》

건축가(집단)의 모노그래프 출판 《wide document》

mc 7 mc 8

명예고문 곽재환, 구영민, 김정동, 박길룡, 박승홍, 우경국, 이백화, 이상해, 이일훈, 대표고문 임근배

패트롱 김연흥, 김정후, 나명석, 목천, 박달영, 이태규, 장윤규, 최욱 발행위원 김기중, 김용남, 김태만, 손도문, 오섬훈, 우의정, 임재용, 정승이

부발행인 이주연

국내외 건축과 도시를 찾아 떠나는 현장 저널

대표, 발행인 겸 편집인 전진삼

인간·시간·공간의 이슈를 영상으로 따라잡는

mc 9

심원건축학술상 수상자 박성형, 서정일, 이강민, 이연경, 이길훈, 강난형, 도연정

건축·디자인·미래학 강의실 《포럼 AQ korea》

심원문화사업회 사무장 신정환

《WIDE아키버스》

《WIDE건축영화공부방》

등 일련의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또는 파트너들과 함께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124

mc 10

심원건축학술상 심사위원회 김종헌, 박진호, 우동선, 함성호

마실와이드 대표 김명규 팀원 고현경, 김용수, 김정아, 박영선, 최지희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

‘건축가 초청강의’(시즌5) : Architects in Korea ·Ⅳ

우리 건축 장場의 새 얼굴로부터 기성,

2019년 11월_제155차 : Architects in Korea 43

중견, 노장 건축가를 아우르는 폭넓은

스펙트럼 하에 이 땅에서 활동하는 벽안의 건축가까지 주목하고자 합니다. 2016년 5월~2017년 2월(1라운드), 2017년

3월~2018년 2월(2라운드), 2018년 3월 ~

2018년 12월(3라운드), 2018년 3월~2018년

12월(3라운드), 2019년 1월~12월(4라운드)로 이어지는 건축가 초청강의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합니다. 주관

와이드AR 주최

그림건축, 간향클럽

이야기손님 : 김재관(무회건축연구소 대표)

협찬

일시 : 11월 13일(수) 7:30pm

수류산방

주제 : 수리수리 집수리

시공문화사Spacetime, 유오스Knollkorea,

장소 : 이건하우스(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1)

후원

㈜이건창호 문의

02-2231-3370, 02-2235-1960

2019년 12월_제156차 : Architects in Korea 44

*<땅집사향>의 지난 기록과 행사참여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카페(카페명: 와이드AR, 카페주소: https://cafe.naver.com/aqlab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야기손님 : 이관직(BSD건축 대표) 일시 : 12월 18일(수) 7:30pm

장소 : 이건하우스(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 161) 주제 : 건축가의 시간

125


《와이드AR》 2019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3

間鄕

X세대 Generation-X

19 : 03-04

03994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 175 (동교동,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www.ganyangclub.com ISSN 1976-7412 9771976-741204-03

SE 03

본지는 2017년판부터 매년 3-4월호를 『Special Edition』으로 제작하여 “한국의 건축가 특집” 시리즈를 엮고 있습니다. 본지가 주관하는 월례 저녁 강의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땅집사향)》에 한 해 동안 초대된 건축가를 한 권의 책에 담아 동시대의 건축 상황과 그들의 작업세계를 기록해오고 있습니다. 정기간행물의 시간적, 매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Special Edition』 발간 1년 후 시점부터는 본지가 운영하는 간향클럽 홈페이지 www.ganyangclub.com을 통해 pdf 파일을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건축저널과 한국현대건축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이용을 기대합니다.

한국의 건축가들

ARCHITECTS IN KOREA・Ⅲ

: ARCHITECTS IN KOREA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 2019년 03-04월호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Special Edition

19 : 03-04

PARTNERS ARCHITECTS IN KOREA . Ⅲ EDITORIAL

X세대 건축가들의 자서전Architect’s Autobiography ESSAYS

김주경 OUJAE Architects : 나의 건축 인생 연대기 혹은 기억조작

김범준 TOPOS Architectural Firm : 오리지낼러티 탐문의 건축여정 김태만 HAEAHN ARCHITECTURE : 실패의 역사 (to be) unbuilt 이상대 spaceyeon architects : 어느 건축 마라토너의 방백傍白 임영환 D·LIM architects : ‘지속가능한’ 아마추어 건축 김선현 D·LIM architects : 꿈꾸는 자의 행복한 건축 조성익 TRU Architects : 냅킨 드로잉

박창현 a round architects : 몇 가지 단서들 김세경 MMKM : 건축이라는 올가미

민서홍 MMKM : 건축 짓는 농사꾼의 길

조진만 JO JINMAN ARCHITECTS : 어느 젊은 건축가의 회상

홍재승, 최수연, 이강희 PLAT/FORM : 풍경風景, 반 풍경 그러나 알레고리 NOTICE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공모

제28회 김태수 해외건축여행장학제 공모 126


《와이드AR》 2018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2

PUBLISHER’S COLUMN – ABCD파티–올해의 발견 ARCHITECTS IN KOREA . Ⅱ EDITORIAL

한국 건축의 새 판을 여는 젊은 리더들의 12가지 화법 ESSAYS

건축의 엄밀성과 농담, 혹은 사랑과 체념 : aoa architects 건축이 남긴 이야기들 : CHAE–PEREIRA architects 새로운 프로세스와 시스템 : EMER–SYS 경계에서의 점진성 : EUS+ architects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리드하는 건축, 건축가 : johsungwook architects

엘리스의 비눗방울 놀이, 그리고 일상 속 이야기 생성 : L’EAU Design 스타일의 전략–작업의 방법에 대한 근본적 이해 : Min Workshop 근대 건축, 수용과 변용의 미 : OFFICE ARCHITEKTON 들띄우기와 흰색 그리고 부산 : RAUM architects 새로운 눈을 갖기 위한 발견의 방식, 질문 : Samhyun Urban & Architecture

길, 에움길, 샛길 : SUPA schweitzer song 따뜻한 건축 그리고 10+ : UTAA NOTICE

제10회 심원건축학술상 심사결과 발표 당선작 : 해당작 없음

심사위원 김종헌, 박진호, 우동선, 함성호

《와이드AR》 2017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1

PUBLISHER’S COLUMN – 친구 ARCHITECTS IN KOREA . Ⅰ

EDITORIAL 젊은, 내일의 건축 리더들이 말하는 우리 건축 장場의 단면 #1. 건축의 뿌리 혹은 공부의 배경에 대하여 #2. 한국 건축 비평(계)에 대한 바람 #3. 귀 사무소(팀)의 작업 화두는? #4. 현대건축을 수행함에 있어서 ‘전통’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5. 귀하(또는 사무소, 팀)가 이해하고 있는 ‘개념’이란 무엇인가? #6. 현 단계 한국 건축계, 무엇이 문제인가? PROJECTS : OFFICE INFORMATION a.co.lab : 휴먼 네트워크의 수행자 BOUNDLESS : 관계의 진화를 엮는 전술가들 designband YOAP : 3인 3색의 피보나치 수열로 건축하는 집단 FHHH Friends : 좌충우돌 화려한 팀플레이 집단 HG–Architecture : 디지로그의 세계를 실천하는 스튜디오 JYA–rchitects : 함께 흘리는 땀의 가치로 무장한 팀워크 mmk+ : 한 방의 장외홈런 다음을 준비하는 히어로 OBBA : 건축, 내러티브의 소중함으로 승부하는 사무소 stpmj : 아트와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파이어니어 Z–Lab : A to Z, 콜라보&커뮤니케이션스 컴퍼니 NOTICE 제9회 심원건축학술상 당선작 발표 경복궁 궁역의 모던 프로젝트 — 발전국가시기 광화문과 국립종합박물관을 중심으로(1962~1973) 수상자 : 강난형

127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통권 69호, 2019년 11-12월호, 격월간

정기구독(국내 전용) 신청방법 안내

《와이드AR》 주요 배본처

2008년 1월 2일 창간 등록,

〈배송지 주소〉,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11번가, 인터넷 교보문고

2019년 11월 15일 발행, ISSN 1976-7412 2008년 1월 15일 창간호(통권 1호) 발행

2009년 4월 17일 변경 등록, 마포 마-00047호 발행인 겸 편집인|전진삼

발행소|간향 미디어랩 GANYANG Media Lab. 주소|03994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 175

〈구독자명(기증하실 경우 기증자명 포함)〉, 〈구독희망 시작월호 및 구독기간〉, 〈핸드폰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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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동,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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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02-2235-1960

예금주|전진삼(간향 미디어랩)

팩스|02-2235-1968

홈페이지|https://ganyangclub.com 네이버 카페명|와이드AR

네이버 밴드명|와이드AR 프렌즈 본지는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의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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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의 광고는 본 잡지를 함께 만드는

건축(가)네트워크와의 연계를 지원합니다. 지면

위에서의 1차적 홍보 효과를 넘어, 실질적 수익 효과의 창출을 위해 데스크가 함께 고민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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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점(02-393-3444) 강남점(02-5300-3301) 잠실점(02-2140-8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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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센텀시티점(051-731-3601) 창원점(055-284-3501) 천안점(041-558-3501) ・영풍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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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점(02-2218-3050) [투고 안내]

본지에 작품소개, 사무소 소개, 비평요청 등 투고를 원하는 분들은 아래의 내용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 다.

[바로 잡습니다]

1) 2019년 9-10월호(통권 68호) 내용 중 잘못된 부분 p.2 “목차” 중 -넷째 줄(타이틀) : Perspective → Research -Emerging Architect 08 쪽 번호 : [90] → [66] 2) 2019년 7-8월호(통권 67호) 내용 중 잘못된 부분 p.32 “박성용의 디스커버리” 중 -첫째 줄 : 1981년 → 198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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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게재를 원하는 지면의 타이틀 기입(예, ‘Critique’/ ‘Emerging Architect’/‘The manner of the design’ /‘Building Ideas’ 중 해당 타이틀 선택) 2- 상기 1)번에 따른 게재 희망 건축물 또는 건축가 의 포트폴리오와 연락처를 3- 본지 공식 이메일 widear@naver.com 으로 보내 주시면 4- 편집실 내부 검토 후 게재여부 등 연락드리게 됩 니다. 5- 통상 투고 접수 후 게재여부 판단까지 1~2개월 이 소요됩니다.

・종로서적

종로점(02-739-2331) ・북스리브로

홍대점(02-326-5100) 동네 서점

효자책방 소란(서울 통인동, 02-725-9470) 《와이드AR》 과월호 구입처 본지 총판 정광도서 내

선인장(담당 심상하 방장, 02-725-9470) *2008년 판: 절판

*2009년~2015년 판: 파격 할인가 적용(한정수량) *2016년~2018년 판: 일반 할인가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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