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de AR no.83, Desig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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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경의PHOTOSSAY23[18]

건축미학자의편지03[36]

키냐르의 나라, 나의 나라, 우리나라 김원식

김정동의레코드재킷에서음악과건축읽기08[38]

RESEARCH[44]

한국근대건축의현장과이슈18 이연경

지심도의 일본군 요새

GAIA TOPIC [34][72]

냉전 해체자 고르바초프 타계 편집실

READINGLISTS[50]

동아시아 도시 이야기

대서울의 길

일제시기 보물건조물의 보존과 수리

뮤지엄 건축 기행

DOCUMENTA04[52]

신사 507.5 김형석, 박정용

RISINGARCHITECT13[62] 건축사사무소 봄 건축연구소 김유홍 이태현

SPECIAL FEATURE [73]

건축가 나인혜 · 이종건

Jongkeun Lee · Inhye Na Architect

PROJECTS[74-111] 디스헛 몸-집 ESSAY[85] 디스헛_내가 지은 나의 집 이종건 ESSAY[91]

몸-집 : 도둑맞은 이야기 나인혜

CRITICISM[112]

이종건의 디스헛과 나인혜의 몸-집 정승이

CRITICISM[114]

디스헛, 죽음에서 발아한 살리는 집 최우용

몸-집, 길항의 장력으로 팽팽한 집

CRITICISM[116]

건축비평가의 집: 나무와 철, 그리고 이상향의 정토 김영철

CREDITS[119]

NOTICE WIDE [영화로 건축 읽기] Academy

1년차 정규과정 개강

제15회 심원건축학술상 공모요강 발표 2022 와이드AR 건축평론 공모 추천제 시행

제179차-제180차 땅집사향

22 : 09-10, no.83 표지이미지설명: 디스헛외부상세 Ⓒ김재경

Contents & Flow Map

구분콘텐트생산자지면

김유홍강병국122 나인혜김기현122 이종건김명규14 김승환표4 김시덕50 김영배123 장소

인물

디스헛김영철73,116,표2 몸-집김용남8 신사507.5김원식36 다섯,뜰김재경18,73 양명초체육관+급식시설김정동38 평거동931김종수10 백악관김현섭표2 지심도김형석52 김희옥13

Organism2021-1노경62 문신박민철123 박상일17 사무소 건축사사무소봄건축연구소박정용52 웍스건축집단박지일123

예술

서정일표2 사건

WIDE[영화로건축읽기]Academy서효원51 제15회심원건축학술상공모요강발표신창훈16 땅집사향(179차-180차)우의정6 와이드AR건축평론공모추천제이백화5 이복기123

추천도서

2
엠에스오토텍최민욱123 운생동건축최우용51,73 원스퀘어미터건축연구소최욱3
동아시아도시이야기이수열1 대서울의길이연경44,50 일제시기보물건조물의보존과수리이윤정122 뮤지엄건축기행이치훈9 이태규표2,표3 이태현62,62 파트너십 건축공감임근배123 마실와이드임성필11 메타건축장윤규16,16 삼현도시건축전진삼122,123 수류산방정승이73,112 시공문화사조세연123 심원문화사업회조진영16 에스오에이건축조택연12 에이텍건축주성진122
원오원아키텍스최원영15 유오스최창우52 제효텍스처온텍스처62 집파트너스건축편집실123 토문건축한동수표2 퓨즈랩한제임스정민7 헌터더글라스코리아

: 09-10, no.83

pp.18-33

김재경은 인문학적 감각과 절제된 심미성을 바탕으로 공간과 건축, 인간의 풍경을 기록하는 사진가다.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사진집 『자연과 건축』, 『MUTE』, 『MUTE 2: 봉인된 시간』, 『수원화성』(공저) 및 『셧 클락 건축을 품다』, 『김중업의 서산부인과 의원』(공저), 『반포성당 짓기(1권)』(공저)등의 책을 냈다. 현재 본지 사진총괄 부편집인이다.

pp.36-37

김원식은 필명인 김미상을

사용해왔으나 최근 출판사의 권유로

원명 김원식을 사용하곤 한다.

한양대학교 건축공학과 학사 및

석사 졸업했다. 이후 벨기에 루벵 가톨릭 대학교에서 예술사학과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한양대학교 교수 및 단우 도시 건축 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예술사학자, 건축역사가로서 건축, 미술, 무용 등의 역사이론, 비평 활동을 하고 있다. pp.38-43 김정동은 1970년 홍익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근대건축사 연구로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2013년 목원대학교에서

정년퇴직했다(명예교수). 이후 세운상가 내에 「우리근대건축연구소」를

열고, 운영해오고 있다. 건축문화재분야(건축시공기술사)를

전문으로 연구하고 있다. 토탈디자인

전문지 격월간 《꾸밈》의 주간을

역임했고, 도코모모코리아 창립

회장을 역임했다. 한국건축역사학회

회장, 문화재청 근대건축분야

문화재위원장을 역임했다. 10여 권의

저서가 있다. 현재 본지 명예고문이다.

pp.44-49

이연경은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건축역사이론 전공으로 석·박사를

취득했다. 심원건축학술상 제6회 수상자이다. 현재 인천대학교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

학술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건축역사학회 이사이다. 저서로 『한성부의 ‘작은 일본’ 진고개 혹은 本町』 및 『사진으로 만나는 개항장 인천의 경관』, 『인천, 100년의 시간을 걷다』(공저), 『도쿄제강 사택에 담긴 부평의 시간』(공저), 『쉽게 읽는 서울史(현대편 2)』(공저), 『서을 역사 답사기 5』(공저), 『동아시아 도시이야기』(공저) 등이 있다.

pp.52-61 김형석, 박정용은 본문에 포함 pp.62-71 김유홍은 본문에 포함 pp.62-71 이태현은 THE A LAB(에이랩 건축연구소)의 대표 건축가이다. 국민대학교 건축대학을 졸업하고, 바틀렛 건축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Distinction으로 졸업했다. ‘2017국제건축문화교류’에서 Best Fellowship을 수상했고, ‘2019 사회혁신 리빙랩 프로젝트’에 선정되었으며, 2021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미래학교’의 참여 작가이다. 국민대, 한양대, 서울시립대에서 건축설계와 도시건축디자인을 강의했다. 젊은건축가포럼코리아

운영위원이며 최근 동양대학교

예술대학 디자인학부 조교수로 임용됐다. 현재 본지 편집위원이다.

pp.73-121

이종건은 여태 건축비평가로 불린

가난한 지식인이다. 가난하게 성장한

행운으로 가난의 가치를 수시로

인식하며 가난하게 살았다. 그리하여

결코 순조롭지 않은, 아니 다분히

적대적인 사회 시스템 안에서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유정신의

기질을 자유롭고 기쁜 삶의 동력으로

큰 문제없이 삼았다. 공부에 대한

Profile of the Writers and Protagonists

열정을 중단 없이 이어온 것도 그러한 정신 덕분이다. 가난하지만 에오라지 탐구의 삶에 몰입함으로써, 세상의 무엇(돈, 명예, 권력 등)에도 종속되지 않고 풍요로운 삶의 시간을 향유했다. 대학교수로 정년퇴직할 수 있게 된 행운은, 사회와 후학을 위한 적정한 봉사를 통해 일정 부분 갚으려 애썼지만, 미흡한 나머지는 한 사람의 작가로서 죽음을 명상하고 정진하며 갚아나갈 작정이다.

pp.73-121 나인혜는 공이림 건축사사무소 소장이자 독립연구자이며, 현재 가천대학교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건축 실무 작업과 연구 활동을 병행하면서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을 반추하고, 건축을 통한 문화적 개입을 실천하고자 노력 중이다. 건축을 삶과 예술 사이를 건너는 다리로 생각하며, 건축을 구축하는 방법으로서 공간과 시 그리고 몸과 이야기의 관계에 천착한다. 사무실 이름 공이림(Empty Forest Architecture)은 ‘허공을 건너가는 이름없는 그림자’다. pp.112-113 정승이는 서울산업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쌍용건설, ㈜내외건축사사무소 등에서 실무를 쌓았다. 1999년 유한건축사사무소를 설립, 현재 U-SPACE 건축사사무소를 중심으로 U-HAUS 및 메가판넬을 운영하고 있다. 사무소의 주요 작업을 책으로 묶은 『U-HAUS(택지지구 내 新주거공간)』, 『스토리가 있는 단독주택』, 『스토리가 있는 상가주택』 등을 통해 대중과 적극적인 소통을 해오고 있다. 매일매일 건축 현장의 일기를 개인 블로그에 담아내고 있는 그는 이야기가 있는 건축물로 이야기가 있는 아름다운 도시를 만든다는 기치하에 진솔한 건축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건축문화상, 인천광역시건축상 등을 다수 수상했으며 현재 본지 발행위원이다.

pp.114-115

최우용은 2018년 일본 건축가 단게 겐조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 졸업 이후 줄곧 설계사무실에서 근무하며 틈틈이 글을 쓰고 있다. 『일본건축의 발견』, 『뮤지엄 건축 기행』 등 몇 권의 책을 출간했고 《와이드AR》, 《건축평단》, 《공간(SPACE)》 등 건축전문지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기관지 《나라경제》등에 건축 평론과 칼럼을 써왔다. 우리 건축의 정체성과 주체성에 대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글을 쓰며 공부하고 있다. 제10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2019)을 수상하며 건축평단에 들어섰다. 현재 본지 편집위원이다.

pp.116-119

김영철은 고려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건축역사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9년~2008년 베를린공대 건축학과 건축이론연구소에서 수학하며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귀국 후 건축이론연구소 군자헌을 개소했고, 현재 배재대학교 주시경교양대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2012년부터 매주 ‘토요건축강독’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2016년부터는 새물결아카데미의 하이데거 세미나에 참여하고 있다. 베를린 AEDES GALERIE에서 ‘구축과 공간-김종성 베를린 건축전’(2006), ‘파주출판도시 베를린 건축전’(2005), ‘승효상 베를린 건축전’(2005)의 전시 코디네이터로 활약했다. 현재 건축평론동우회 회원이며, 한국건축역사학회 편집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본지 기획자문이다. p.122 강병국은 본문에 약식 표기함 p.123 조세연, 이복기, 최민욱, 김영배는 본문에 약식 표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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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soa@soaaos.com

Tel +82-2-6407-0559

Fax +82-2-6404-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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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록] 『문신 文信 : 우주를 향하여Moon Shin Retrospective : Towards the Uni verse 』 일시 一始Monograph 2022 년 8 월 30 일 출 간. 무종 無終Commentary 2022 년 10 월 출 간 예정. 국립현대미 술 관 [ MMCA ] + 수류산방 [SuRyuSanBang] | ● 4×6배판 변형(190×245mm) ● 일시 一 始 : 384쪽 , 32 , 000원 ● 무 종 無 終 : 미 정 [기획 편집 사진 디자인 제작 ] 수류 산방 樹流山房 S uR y uSanBang © [ S ur y usanbang ] Lee Jhee y eun g SuRyuSanBan g [전시] 문신(文信) : 우주를 향하여 2022.9.1.~2023.1.29.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Moon Shin Retrospective : Towards the Universe September 1, 202 2-January 29, 2023 MMCA Deoksug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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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선유도정수장(2001)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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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선유도정수장(2001) Ⓒ김재경

PHOTOSSAY

2001년의 선유도정수장

글, 사진. 김재경 본지 사진총괄 부편집인, 건축사진가

디지털 세계는 언제나 새것의 세계이다. 이 세계의 SNS 정보와 의견은 호기심을 주는 대상이다. 이미지는 표면에서 반짝인 다음 이면으로 사라지고 자신을 부르는 신호가 잡힐 때까지 긴 잠에 빠져 든다. 간혹 호출로 깨어나 현재로 불려온 지난 시공간 속에서 과거의

사진(디지털)은 기쁨을 주거나 의문을 던지기도 한다. 사진의 흐름에서 양차대전과 냉전시대를 통해 형성된 현실의 눈은 일상에 가 닿았고 또 현대사진의 가교로서

도시의 인공적 풍경과 정경이 사진으로 남았다. 시대가

사람들 인식에 미친 영향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진 사조의 발전 아래 주류 미술시장에서 현대사진의 위상을 보면 관심의 크기를 볼 수 있는데 천문학적 거래가 뿐만 아니라 이미 사진이미지는 생활세계에 차고 넘친다. 매순간 핸드폰 영상으로 찍히고 소비되고 축적되는 사태는 현실 그 자체의 구성물로 자리매김 했다. 그 가운데 필름의 귀환처럼 보이는 현상, 즉 필름을 스캔해 디지털로 소통하는 새로운 감성을 보면 이런 디지털 필름사진이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로 작용해 인스타그램이나 트윗이 붐비는 것일까. 그도 아니라면 돌아갈 수 없는 그 때의 감성이 다시 온 것인가 생각해 보았다. 핸드폰 카메라와 더불어 이미지 처리성능이 강화되자 다양한 메뉴 중 선택할 수 있게 되었어도 직접 필름에 찍은 사진의 느낌을 선호하는 듯하다. 그러나 현실을 떠내는 도구로써 기계시대의 사진기는 감각의 화석이 된다 해도 디지털 위세는 폭주의 궤도 위를 멈추기 어려울 것이다. 이렇게 물질이 코드로 전환된 사진세계는 오히려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초월해 지각을 흔들어 깨우는 각성의 기제로 작용할 수 있으나 그 끝 모를 가능성이 어디까지 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나간 시대가 다시 올 수 있다면 그조차 코드의 변형(실제와 가상이

뒤바뀐 세계)이든, 아니면 현실의 공간이 휘어져야만할

텐데 지난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며 기계의 감각을

유지하는 것조차 미망으로 남을 것이다.

‘신선이 노니는 곳’으로 불리던 선유봉은 한강의 아름다운

정취와 서울의 산자락을 바라보던 곳이었다. 예로부터

양화나루와 강 건너 망원정, 마포 잠두봉을 잇는 한강의

절경으로서, 조선시대 중국 사신들 사이에 “조선에

가서 양천현양천구 일대을 보지 못했다면 조선을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했을 만큼 한강 일대의 빼어난 풍광을 지닌

곳이었다. 그 봉우리를 허물어 메운 선유도(1920년대)에 수돗물 공급시설인 정수장(1978)이 들어섰다. 그리고 그 기능을 다하자 도시민 휴식을 위한 공원을 만들려 공사 중(2001)이었다. 이미 신선이 떠나간(?) 자리에서 그

아우라의 자취는 하나도 없었고 오로지 건너편에 보이는 풍광을 바라보며 옛 시절을 가늠하는 정도 이상의 생각은

접을 수밖에. 이상과 동떨어진 간극만큼이나 현실이

눈앞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다만 흑백사진의 톤으로

추상의 세계를 현시할 수 있도록 조절했다. 촬영에서

시간(-2)을 당기고 필름 현상에서 미(+3)는 적극적인

수단을 취했다. 공사 중의 현실보다 향후 완성된 공원에서

떠올릴 수 있을 법한 이상향을 그렸다 할 수 있겠으나

이는 하나의 몸짓일 뿐이다.

시각자료 중심인 매체 인터넷은 세계를 손에 잡힐 듯이

보여 준다. 즉각적이고 간편해서 마치 세계가 손가락 끝에 달려있는 착시를 형성한다. 인터넷이 최적화한 정보의 세계에서

필요하고 그조차 가능하려면 새가 아닌 이상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래서 정신의 승리를 위해, 건물이 몸이고

인간은 제각각의 수단으로 날기를 도모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바닥을 두드려 지붕을 세우고 별을 보려는 건축은 몸을 떠나 존속할 수 없는 숙명 또한 지녔다. 그만큼 영혼을 키우고 지키기 어려운 순간들로 가득 찬 현실은 넘기 어려운 벽이 된다. 소설 『파운틴헤드(The Fountainhead)』 국내에 소개된 영화와 소설은 공히 『마천루』로 번역되었다.는 법정에서 하워드 로크가 자신을 변론하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는 학생으로서 대학의 퇴교 조치에 “나는 내 기준을 내손으로 만들겠다.”는 결심에 따른 일이었다. 집산주의에 맞서 개인의 고결성을 지키려던 일이었고 이는 개인주의적 위험 요소를 떠나서 뜻하는 바가 작지 않다. 세운 뜻을 위해 돌이키는 용기. 지금 여기의 삶은 순간마다 선택적으로 흐르고, 빠른 속도 위에서는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인터넷은 우리의 시간 감각을 마비시킨다. 그렇게 우리 망막에 호소하는 이미지들의 향연에 취해있는 동안 덧없는 시간 또한 흘러간다. 에드문트 후설의 말에 따르면 “우리의 의식은 반성의 주체와 대상 사이를 오가며 흐르는데, 이 ‘시간의 근원’을 의식하지 않는 한 그 존재를 느낄 수 없다.” 밖을 보니 꽃이 진다.

참조 : 『선유도공원화사업 1999~2002』

조성룡·정영선, 서울특별시 한강사업기획단, 『마천루(1.2)』 아인 랜드 지음, 허종열 외 옮김, 도서출판 광장, 『20세기 건축의 모험』 이건섭 지음, 수류산방, 『살아 있는 시간』 이종건 지음, 궁리

23 김재경의 포토세이 23
가벼운 이미지를 탓할 수는 없다. 그러나 물질의 세계에 속한 인간의 몸으로 날고자 한다면 날개가
건축이 새라면 모든 건축가는 나는 꿈을 깰 수 없을 것이다.
종교적
그래서일까
초월과 해탈을 통해서라도
(옆 면)선유도정수장(2001)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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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선유도정수장(2001)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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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선유도정수장(2001)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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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선유도정수장(2001)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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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선유도정수장(2001) Ⓒ김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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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선유도정수장(2001) Ⓒ김재경
34 해에게서 소년에게1) GAIA Topic 동서 냉전의 해체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2022년 8월 30일 향년 91세로 타계(1931-2022) 1) 이 꼭지의 명칭 ‘해에게서 소년에게’는 최남선 선생(1890~1957)이 1908년 11월에 한국 최초의 종합잡지 《소년》을 창간하고 발표했던 권두시 제목에서 따왔다. 그로부터 100년 뒤 2008년 1월에 창간한 본지는 선생의 계몽주의적 정신과 시선으로 현 인류와 미래의 인류가 함께 살아갈 지구를 향한 생각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35 p.72 2) 미하일 고르바초프 [Mikhail Sergeyevich Gorbachyev]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및 중앙일보 22년 9월 1일자(8면 기사), Voice of America 22년 9월 1일자 기사 등 참조 Mikhail Gorbachev died on 30 August 2022, aged 91 1985년 52세로 역대 최연소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오른 고르바초프는 페레스트로이카(Perestroika, 개혁)와 글라스노스트(Glasnost, 개방)를 추진하여 소련 국내의 개혁과 개방뿐 아니라, 동유럽의 민주화 개혁 등 세계질서에도 큰 변혁을 가져왔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는 소련 선수단을 보내 역사적인 동서 화해의 드라마를 쓰게 되는데 이로써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동서 진영이 모두 함께하는 평화의 올림픽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서울올림픽 다음해 1989년 11월 베를린장벽 붕괴 당시엔 무력 개입을 자제해 1990년 독일 통일과 동유럽 국가들의 체제전환의 길을 터주게 된다. 그리고 같은해 12월 조지 HW 부시 미 대통령과 몰타에서 만나 상호 적대행위 중단을 선언하며 사실상의 냉전종식을 전 세계에 알리게 된다. 그는 냉전의 평화적 종식과 평화를 진작시킨 공로로 1990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1991년 공산당을 해체하여 소련의 공산 통치사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1990년 한국과 소련의 수교를 이끌었으며, 노태우 대통령의 초청으로 1991년 4월 한국(제주)을 방문한 첫 번째 소련의 지도자였다. 고르바초프는 노벨상 수상에 임하여 “평화는 유사성의 통합이 아니라 다양성의 통합”이라고 말했다.2)

건축

편지 03

미술가, 조각가 문신을 말하다

글. 김원식 예술사학자, 건축사가, 비평가

I. 키냐르의 나라

우연히 눈에 들어온 파스칼 키냐르(Pascal Quignard)의 책 하나. 아름다운 장정. 심상치 않은,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판형. 적은 쪽 수의 얇은 장정. 하지만 사랑스런, 내겐 반드시 사랑스러워야만 할, 음악 이야기가 한 가득 들어있다. 그간 키냐르는 내가 미처 읽지 못해 ‘혀끝에 맴도는 떠도는 이름’, ‘떠도는 그림자들’ 중 하나가 아니었던가. ■기억과 망각, 그것은 앎과 모름으로 인식되곤 한다. ■혀끝에 올려지는 아무개의 이름, 그것은 인정(認定)의 국경을 통과하는(pass-) 관문(-port), 신분증(passport)이다.

국경 대문 뒤 키냐르 나라의 건물 하나1)는 이상하다. 돌, 재료, 요소의 배치는 서양 것인데 처마 밑엔 크나 큰 공포(栱包)가 만들어져 구법이 기괴하다. 무엇보다 외양이 낯설고 불편하다. 설계자 키냐르를 의심케 한다. 과연 이 집의 작가, 건축가는 ‘세상의 모든 아침’을 노래할 만큼 온 세상에 정통했던가? 정관헌(靜觀軒), 또는 큐가든(Kew Garden) 타워의 건축가, 그 누군가가 여기 이 건물에 대한 도발자, 압제적 주인이라도 되었단 말인가? 이 집에 대한 불만은 ‘혐오’를 낳는다. 집을 구상한 사람, 지은 사람을 직접 접하게 만든다. 다시 눈을 돌려 찬찬히 키냐르 나라를 살피고 건물 하나하나 방문한다. 새로 마주치는 키냐르의 건물들은 팝업북이다. 문을 열자마자 숲과 나무, 우물과 강이 달리는 길이 나타나고, 하늘이 열려 황금마차가 달린다. 손을 대면 사물마다 압축된 이야기가 튀어나와 팽창되어 정확하고 구체적이자 사실적으로 전개된다. 키냐르 나라, 키냐르의 게임에 참여하려면 고대 이집트의 신들과 하늘, 그리스의 투구, 방패, 검, 배, 돛, 마차, 류트와 술, 명부(冥府), 에우리디체와 아프로디테... 인도, 중국, 일본의 종교 및 노래와 예술, 로마제국과 중세시대 수도원, 궁정, 그리고 최근 새로 불어닥친 바로크 음악과 고악기, 그 소리, 반향, 기법, 모든 음악의 의미에 이미 정통해 있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연주자가 되어 있도록 초대한다. 문을 열면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1) 필자가 최초로

데카르트는 스타디움의 중앙에 앉아, 먼 곳의 심판자, 여러 다수가 존재하는 테오리아(theoria) 중 한 기준점을 이룰 뿐이다. 여기서는 신화뿐만 아니라, 야사까지도 엄밀 정확해야 하는 현현된 과거의 현실 판단이 가장 시급해진다. 키냐르 나라를 이해하는 것, 아는 것, 거기 사는 것은 심각한 현실에서의 애증, 전투, 전쟁, 중재, 해결을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신화의 세계이자 음악, 예술, 철학, 신학, 문학... 무엇보다도 현실보다 훨씬 더 생생하여 드라마틱한, 생에 대한 가상현실이다. 그의 세계란 치밀히 엮인 그의 언어들이 담고 있는, 엔트로피와 당량(當量)이 충만 그득한 총체적 그 무엇의 역량, 물질화된 분자와 컨텍스트의 체험이다. 그 건물에 들어선 이상 방문자 자신은 건축가로 화(化)해 건물을 구축해야만 한다.

II. 나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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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하고 내용전달에 실패하고 있다고 단언한다. 문화에 대한 공감과 이해의 역량, 그리고 언어가 지니고 있거나
접한 키냐르 저술의 번역서 중 하나는, 원전이 지닌 심오하고 훌륭한 내용에도
전달되는 의미론의 차원에서 꽤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키냐르 번역서는 흠잡을 일이 거의 없음을 밝힌다.)
나는 키냐르의 문화권에 속한 학교에서 뒤늦은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지도교수와 첫 만남 후, 정식으로 지도교수 신청 및 학사행정 일체를 명확히 정하기 위해 다시 또 만남을 위한 편지를 작성했다. 교정자로부터 넘겨받은 교정문엔 ‘X 건으로 언제 만나 뵙길 청합니다’라는 본문 두 줄뿐이었다. 교정자의 방법론, 논리전개의 철칙은, 쓸데없는 것, 중복되거나 중첩되는 것은 제외하고 필요한 것, 에센스만 언급해야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데카르트주의식 생활, 그리고 순정(純晶)함으로 아름답게 비쳐지는 추상화의 실천자였다. 학교에서 본격적인 과정이 시작됨과 아울러 그의 충고를 존중하여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피할 길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었다. 밤 새워 마련하여 제출한 리포트, 논문은 여지없이 한층 더 생략을 요청하는 붉은 줄과 교체되길 제안하는 함축된 단어들로 가득 차 되돌아왔다. 새로이 등장한 어떤 경향에 의하면 글, 논문마다 또박또박 결론을 작성하지 않아도 되리라는 지도교수님의 조언도 얻었다. 이미 본문에서 충분히 얘기했으니 결론 부분을 더해 중언부언할 필요가 있겠냐고 오히려 내게 물었다. 그 역시 추상이 일상화되고 미니멀리즘이 익숙한 곳에서의 형용 못할 만큼 한없는 충격이었다. 미술사 강의 내용이 근현대, 모더니즘으로 진행되어 내려올수록 추상, 환원, 생략에 대한 화두는 점점 더 가장 비중이 큰 주제 중 하나가 되었다. 레이너 밴험(Reyner Banham)은 데 스틸(De Stijl)의 추상운동은 비교적 전화(戰禍)를 피할 수 있었던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것일 뿐, 전화의 피해가 없었다면 유럽 그 어느 곳에서든 반드시 일어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내용을 언급하였다. 20대 중후반 한국의 미학자의
키냐르의 나라, 나의 나라, 우리나라

미국의 백악관

대통령의 ‘파워’ 공간

글, 자료. 김정동 우리근대건축연구소 대표, 건축사가

이승만(1875-1965) 대통령은 1948년

우리 정부 수립과 함께, 사저(私邸) 이화장(梨花莊)을 떠나 경복궁(景福宮) 경내 경무대(景武台)로 들어갔다. 그곳은 조선조와 일제 그리고 미군정과 관련된 곳이다. 이승만은

양녕대군 16대손이라 하며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다. 그 집은 1939년 지어진 조선 총독 관저였다. 경무대라는 이름은 그 자리에 있던 연무장 융무당(隆武堂)의 이름에서 딴 것이다. 어쨌든 이승만의 잘못된 선택은 이후로 오래 갔다. 논란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대통령은 그곳을 떠났다. 구중궁궐의 이미지가 부담되었던 것이다. 어떤 면에서 잘 나왔다고 생각된다. 그러나 너무나 빠른 졸속 선택으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용산 국방부 청사를 선택하다 보니 그곳은 당사자들도 흡족한 곳이 아니었다. 가을부터는 용산에서 한남동 전 외무부장관 공관으로 출퇴근하는 대통령을 보게 된다. 용산 군 시설, 외무부 등 여러 이미지가 겹쳐 든 것이다. 장소뿐만 아니라 건물들도 못 보던 건물, 남의 건물같이 보였다. 나라의 상징공간이기도 한 곳인데…. 사실 다른 나라에서 볼 때, 우리 대통령 관저 이름이 경무대건 청와대건 아무 관계도 없을 것이다. 발음하기도 힘들어 그냥 (Korea)

President House면 충분했었다. 우리는 굳이 외신 보도용 영어명, Blue House 혹은 Cheong Wa Dae란 이름을 만들어 놓았다. 그런데 이제 ‘용산대통령실’이라 한다. Yongsan President House인데, 사실 그 건물은 하우스가 아니라 빌딩이다. President Building이다. 비례가 어설픈 그 격자형 건물은 아무리 휘장으로 가려도 역시다. 외국에서 볼 때 나라가 바뀐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1) 1) 서울 종로구 청와대로1, 이제 동네 주소도 바꿔야 한다.

새 대통령의 결정 이후 누구든지 한마디씩

한다. 어느 외국인 건축가도 한마디 거든다. 엉뚱한 데다 핀트도 맞지 않는 말을 했다. 뒷북치는 한국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청와대가

중국 ‘궁(宮)’을 잘못 모방한 형태라고 했다.2)

미국에 있는 지인이 이제 한국 뉴스의 로고와 사진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건물이 좀 억지인 느낌이라고 격정을 토했다. 그동안 무의식 중에 본 청와대 클로즈업 사진이

아득하단다. 다른 나라 사람들은 한국의 대통령이 어디서 뭘 하는지 별 관심 없을 것이다. 몇 사람 관계자 이외에는…. 지금 나도 또한 걱정이다. 5년 후 다음 대통령 당선자가 용산에는 절대 안 들어가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밀어 넣는 법을 만들어야 하나. 감히 대통령에게 의견을 말할 핵관(核關)이 누굴까…? 국가에서 만든 건축정책위라는 것도 있지 않은가. 잘 리드해서 좀 걸 맞는 건물을 지었으면 한다. 위치도 건물 스타일도 생각해 가면서…. 최고의 설계경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미국의 백악관은 좀 다르다. 우리가 태어나서 본 미국 대통령 관저 그대로이다. 미국의 핵 도시는 워싱턴시(Washington, DC)이고 여전히 ‘미국 불패(不覇)’의 상징인 곳이다.(재킷1)

미국 대통령 관저(백악관) 건물은 1792년 조지 워싱턴에 의해 설계경기에 붙여졌었는데 그때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도 익명으로

응모했었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제임스 호반(James Hoban)의 안이 채택되었다. 그는 아일랜드계 미국인 건축가였다. 건축 담당자는 프랑스인 랑팡이 해임된 자리에 2) 프랑스인 기 소르망. 2022년 8월 25일,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이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개최한 '문화소통포럼(CCF)'에서 발표한 내용 중 보도된 자료이다.

이제 영국인이 임명되었다. 1792년 영국인 라트로브(Benjamin Henry Latrobe)가 미국 공공건물 담당관이 되었던 것이다. 라트로브는 그 일로 인해 1796년 미국에 이민 왔다. 그는 백악관 건설 책임자가 되었다. 1800년 미완성인 채로 처음 입주한 대통령은 2대 존 애덤스였다. 워싱턴시의 시작은 따라서 1800년부터였다. 1812년 미국과 영국의 전쟁 즉, 미영전쟁캐나다에서는 미카전쟁-때, 영국군은 워싱턴시를 공격, 그 거리의 건물들을 불살랐다. 1814년 8월 백악관도 불탔다. 4대 메디슨 대통령 시절이었다. 이후 돌아온 대통령은 불탄 ‘궁전’을 수리, 흰색을 칠했다. 그것도 제임스 호반이 맡아 했다. 웬만하면 철거하고 새로 지을 수도 있었는데…. 그것도 역사이기 때문에- 1819년부터 이 건물은 자연스럽게 ‘화이트 하우스(White House)’라 불려 지게 되었다. 아시아에서는 ‘白堊館’이라 썼다. 화이트 하우스란 이름은 영국 런던의 옛 궁전, 화이트홀(White Hall)에서 따온 것이다. 유길준은 『서유견문』(1895년)에서 이 백악관을 보고, “건축 자재는 순전히 흰 돌만 사용하였다. 너비는 170척이고, 길이는 86척이며, 높이는 3층이다. 재무성(戶部)·국방성(兵部)·국무성(國務部)의 사이에 자리 잡았다. 관저의 동북쪽 언덕을 둘러 동쪽과 남쪽에 철책으로 문을 세웠고, 그 서쪽에는 넓은 정원을 만들어 꽃과 나무를 심었으며, 연못을 파고 둘레에 의자를 설치하였다. 대통령의 관저라고 하더라도 경비하는 사람을 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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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동 교수의 라이브러리
39 재킷1. 타이틀은 ’미국은 아름답다‘이다, LP 제작자는 상징물 찾기에 고심했을 것 같다. 숨은그림찾기 숙제 같다. 제일 아래 백악관 건물이 불타고 있다. 남자들로만 이뤄진 저니 맨 싱어스(The Johnny Mann Singers)가 노래하고 있다. 이 판은 뉴욕 여행 중 뒷골목 고물상에서 산 것이다. 정말 미국적인 판이다. 1 레코드 재킷에서 음악과 건축 읽기 08

고 하였다.

우리에게는 백악관에 대한 또 하나의

기록이 있다. 민영익은 귀국하는 길에

대통령관 즉, 백악관을 방문한다. 민영익은 고종에게 복명하며 백악관에 대해

설명한다(『승정원일기』, 1884.5.9.).

“고종; 미국의 궁궐 제도가 어떠하던가. 민영익; 궁궐은 매우 검소하고 규모가 작으며, 오히려 상민(商民)의 집만도 못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각국이 다 그렇습니다. 궁궐의

규모가 검소하다고 말한 것은 유럽 각국의 장려(壯麗)한 것과 비교해서 이른 말이고, 아시아 제국과 비교해서 이른 말은 아닙니다.”

당시 우리의 눈에도 백악관은 놀라운 규모로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재킷2)

1976년 미국은 개국 200주년을 맞아 국가적

잔치가 대단했었다. 바이센테니얼(American Revolution Bicentennial 1776-1976)행사를 우리는 멀리서 구경만 했다. 기껏 하는 것이

“200년밖에 안 됐어” 그 정도였다. 우리는 서울만 해도 1996년 600년을 맞았는데…. 지금

20대 후반, 40대 후반의 젊은이들은 그때 이후 역사를 살고 있다. 그들이 우리의 미래이고 동력이다.(재킷3)

나는 몇 년 전 워싱턴 여행길에 다시 펜실베이니아 가(街)를 걸어 보았다. 국회의사당에서 백악관까지 뻗어 있는 약 2.8km 길이의 사선 길이 펜실베이니아 가였다. 그 1600번지에 백악관이 자리 잡고 있었다.

40 재킷2. 미국 건국 200주년 판. 서부 개척도시 중심지 살롱부터 뉴욕
고층빌딩까지 200년(1776-1976)간의 발전사를 한 장에 그렸다. 총이 중요한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노래는 The Mike Jammes Singers. 1976 Ronco판, 속지를 펼친 것이다.
2
41 레코드 재킷에서 음악과 건축 읽기 08
42 4 재킷4. 몇 년 전 한 외신(AP. 1996.6.20.)은 1953년 케네디 대통령은 재클린과 결혼한 후에도 영화배우 오드 리 헵번과 밀회를 즐겼는데 그곳은 워싱턴시 코네티컷 거리에 있는 메이플라워(Mayflower) 호텔이었다고 했다. 메이플라워는 1620년 순례자(Pilgrims)들이 신세계 즉, 미국 대륙을 찾아 떠나던 배 이름 3 재킷3. 누구나 자식을 낳으면 대통령 꿈을 꾼다. 특히 공부를 잘해 로스쿨에 들어가면 그 꿈이 심해진다. 모두가 드라마 속 주인공 ‘우영우’를 부러워한다. 아마 엄마(Mom)들이 더한 것 같다. 실패하면 독박 쓰고 시댁에 엄청 시달리기 때문…. 여기 미국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이 판은 케네디 대통령과 영부인 재클린(John F. Kennedy & Jackie)을 풍자적(satire)으로 노래한 뮤지컬 판이다. 1962년 출반. 6 재킷6. 워싱턴 힐빌리즈(The Washington Hillbillies)는 1977년 미국 TV에서 방영된 홈 코미디물이었다. 워 싱턴 촌놈들이란 뜻인데 감히 백악관을 코미디물로 만든 것이다. 이 그룹은 이후 베벌리 힐스 힐빌리즈도 만들었 다. 1977년 미국 카사블랑카 판이다. 앞의 판은 캐리커처 판인데 이 판은 사진을 배경으로 했다. 주두와 페디먼 트가 약간 다르다. 대조해 보는 재미도 있다. 5 재킷5. 판은 1968년 코미디 앨범(Bob Booker) 백악관 북쪽 면 잔디밭의 여러 미국인, 미국을 이끈 사람들이 다. 캐리커처만 보아도 미국의 현대사를 알 수 있다. 대통령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음악가, 영화배우, 가수 등 대 중 스타가 즐비하다.

정문에 서서, 펼쳐진 정원과 함께 그

하얀 집을 보았다. 현재의 것은 1948년 개축된 4층 건물로 평면은 25.5m×51m짜리이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이 건축물은 속칭 오벌 하우스(Oval House)라고

불리고 있다. 이는 그 서쪽 별관(서관) 1층에

있는 대통령 집무실 평면이 타원형(계란형)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 전면 중앙 리셉션 룸에는 발코니가 있어 국민과의 친화적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게 되어있다.(재킷4, 5, 6, 7)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의 대통령 격이라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스트레스도 장난이 아닐 것이다. 밥 돌(Bob Dole) 미국 상원의원은 2002년 미국 『대통령의 위트(The Presidential Wit)』라는 책을 냈다. 책 중에 우드로 윌슨 항목도 있다. 우리는 1919년 그의 민족자결주의를 믿고 3.1운동에 나섰던 것이다. 그는 유머리스트로 소개되고 있어 놀랍다. 같은 책에서 해리 트루먼은 솔직담백하고 무표정한 사람으로 적혀 있다. 그런 그가 ‘유머 감각이 없다면 누구도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는 우리 6.25를 맞닥뜨린 대통령이어서 정신이 없었을 것이다. 한국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에 간 것은 박정희가 처음이다. 대통령 이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때(1961.11.14.)였다. 상대는 케네디…. 북쪽 회견실(North Portico)에서 만나는 장면이 지금도 뜬다. 그 이후로도 우리 대통령은 그곳에 간다. 앞으로도 계속 갈 것이다.(재킷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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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8 재킷7. 1962년 2월 21일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
케네디 부부와 귀빈들 앞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장소는 백악관 스테이드 다이닝 룸이다. 컬럼비아 레코드(CBS)에서 출반한 이 음반의 제목은 “A Concert at the White House”, 피아니스트 Mieczyslaw Horszowski, 바이올리 니스트 Alexander Schneider의 것도 실려 있다. 백악관 실내 연주 장면 LP는 아마 이 판이 유일한 것 같다. 기자 출신인 영부인 재클린의 케네디 업 시키기 일환이었을 것이다. 그녀 혼자서 LP 판 듣기는 언제나 가능했었는데도…. 재킷8. 드물게 백악관 남면을 보여준다. 미국으로 볼 때 세계정세 판도는 큰 게임(Big Game)판일 것이다. 그림의 동물은 라이언이다. 아마 미국 을 지키는 거겠지. 더구나 건물을 닮아서 화이트 라이언이다. 연주는 뉴 욕 출신의 4인조 헤비메탈 그룹 화이트 라이언, 3집인데 일렉 기타가 주 이다(1983-2013). 1989년 뉴욕 아트란틱 레코드판을 국내 오아시스 레 코드와 위아(WEA)가 라이선스로 옮겼다.
7
1876-1973)가

한국인들에게 ‘전쟁’이라 하면 아마도 ‘한국전쟁’이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일어난 한국전쟁은 3년이나 지속되었고, 북에서 남으로 남에서 북으로 이동하던 전선은

수많은 전쟁의 상흔을 만들어내었으며,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20세기 한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은 이뿐이 아니었다. ‘일제강점기’라는 이름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 않지만 일본이 일으킨 중일전쟁(1937~1945)과

태평양전쟁(1941~1945) 역시 한반도에 수많은

전쟁의 상흔을 남겼다. 1937년 중일전쟁의 발발과 함께 전시체제기로 들어감에 따라 식민지 조선의 곳곳에는 전쟁을 위한 시설들이 들어섰으며, 수많은 젊음들은 전쟁터로, 또한 전쟁을 위한 무기를 생산하기 위한 시설로 강제동원 되었다. 그리고 전쟁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한반도 남단의 작은 섬, 지심도 역시 전쟁 요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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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등소장 관사에서 바라본 지심도 앞바다 ⓒ이연경 2. 전등소장 관사 기와 ⓒ이연경 한국근대건축의 현장과 이슈 18 지심도의 일본군 요새 동백꽃 피는 작은 섬에 남은 전쟁의 상흔 글, 자료. 이연경 인천대학교 지역인문정보융합연구소 학술연구교수, 건축사가 1 2

1936, 동백섬에 들어선 캐논포와 헌병분주소 거제도 동쪽에 위치한 면적 0.356㎢의 작은 섬인 지심도는 섬 전체 나무의 70퍼센트가 동백일 정도로 동백숲이 울창하여 동백섬으로 불리는 섬이다. 겨울부터 봄까지 동백꽃이 피고 지는 모습이 장관인 이 작고 아름다운 섬은 일본의 대마도와 대한해협을 두고 마주하고 있어, 지정학적으로도 중요성을 가진다. 중일전쟁 및 러일전쟁 당시부터 한반도에 요새를 건설하기 시작한 일본군은 1921년 워싱턴군축회의에서 ‘미국, 영국, 일본 등 3개국은 태평양의 섬에 요새나 해군기지를 신설하지 않고 현상유지를 한다’에 합의하고 1933년 ‘요새수정계획요령’에 따라 각종 진지 및 포대를 축소하였으나 다음 해인 1934년 12월 해군군비제한조약의 파기를 결의, 통보하였다. 이어서 1936년 9월에는 ‘요새건설재수정계획요령’을 수립하고

본격적으로 제1선에 위치한 요새의 정비 및 건설을 시작하였는데 지심도의 요새화 역시 이때 이루어졌다. 이본군은 태평양전쟁을 대비하여 지심도 뿐 아니라 부산 장자등 2포대, 3포대, 절영도 포대, 기장 포대 등을 건설하였으며, 러일전쟁 당시 최초로 건설하였던 외양포, 저도 포대에도 시설을 증설하며 부산·진해만 일대를 전략적으로 요새화해나갔다. 당시 요새 건설의 목적은 대한해협에 대한 통제 및 일본, 한국 양쪽의 해상수송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지심도 포대 역시 이러한 목적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지심도 포대는 마주하고 있는 대마도의 쓰쓰자키(豆酸崎) 포대와 쌍을 이루어 대한해협을 제압하였다.

지심도 포대 건설은 1936년 7월 10일 착공을 시작하여 18개월이 지난 1938년 1월

27일 준공되었다. 건설에 앞서 토지매입과 헌병분주소 설치가 결정되었으며 지심도에 거주하던 기존의 주민들은 모두 강제로 이주 당했다. 지심도 내에 가장 먼저 설치된 헌병분주소는 선착장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리고 헌병분주소 주변으로는 중대장 관사 및 일반사병 관사와 세면장, 취사장 등이 들어서 1개 중대, 즉 100여명의 일본군이 생활하는 장소가 되었다. 헌병분주소를 지나 대한해협을 바라보고 있는 언덕 위에는 사정거리 20km에 이르는 150mm 캐논포 4문과 탄약진지가 설치되었으며 현재의 국방연구소가 있는 위치에는 관측소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지심도의 북쪽 끝에는 지심도 내 전기 공급을 위한 전등소, 즉 발전소가 설치되었다. 발전소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전등소 소장 관사와 대한해협의 경계 및 함선엄호를 위한 시설물인 서치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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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심도의 지정학적 위치 (출처: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홈페이지 https://nationaltrust.or.kr/bbs/board.php?bo_table=B21&wr_id=736) 4. 지심도 내 시설 배치도 (이지영·서치상(2013), 42쪽 〈그림 4〉 인용 (원자료 출처: 지심도 중포대 배치도 제 340호,「陸軍一般史料」朝鮮,1942.07.)) 4 3
46 5. 지심도에 남은 전쟁의 흔적 ⓒ이연경 5 서치라이트보관소 중대장관사헌병분주소탄약고 포진지 전등소장관사전등소(발전소) 관측소

설치되었다.1) 이로써 지심도는 이곳에

터전을 잡고 살던 주민들 대신 대한해협을

향해 설치된 캐논포와 지심도 주변을

정찰하기 위한 서치라이트, 그리고 100여명의 일본군으로 가득 찬 전쟁요새가 되었다.

지심도에 남은 전쟁의 상흔, 그리고 지심도를

둘러싼 갈등

1945년 8월, 태평양전쟁에서 패전한 일본군은

지심도에서 철수하였다. 하지만 지심도는

2016년까지 국방부 소유의 땅으로 개발이 제한되어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남았다. 해방 이후 지심도로 이주해 온 주민들은 일본군이 떠난 시설들에 살면서 농업 및 어업 등에 종사하였였으나, 주민들의 활동은 국방부에서 임차한 건물들의 사용과 농업 활동에 국한되었다. 그마저도 1968년 지심도의 토지소유권이 국방부로 이전된 이후의 일로 이전까지 주민들은 불하를 받거나 공식적으로 임대를 하기도 불가한 상황이었다. 역설적으로 이러한 상황은 지심도가 무분별한 개발에 의해 크게 훼손되지 않은 채 남을 수 있는

결과를 만들었다. 그러나 2016년 6월 국방부가 거제시에 소유권을 넘겨주고, 2017년 거제시가 지심도 관광개발계획의 발표와 함께 지심도 주민들의 이주를 추진함에 따라 지심도는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주를 둘러싼 지심도 주민과 거제시의 갈등은 2021년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으로 진정 국면에 들어서긴 했지만, 지심도의 미래가 어떻게 1) 이지영·서치상, ‘지심도(只心島)의 일본군사시설에 관한 연구’, 건축역사연구 22(5), 2013 참조

될지는 아직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1936년 이후 건설된 지심도의 핵심 군사시설이라 할 수 있는 포대와 탄약고, 관측소 등은 거의 온전한 모습으로 그대로

남았다. 그러나 지심도 주민들의 생활공간으로

사용된 헌병주재소나 관사 등은 대부분 상당히 변형되었고, 불법증축으로 인해 건물의 원형 역시 알아보기 힘들어진 공간들도 있다. 발전소로 사용된 건물은 벽체만 제외하고는

대부분 변형되어 버렸고, 목욕탕이었던 곳은 수풀 속에 가려져 보이지도 않다가 최근 다큐 탐사팀에 의해 발견되었다. 섬 북쪽에 위치한 서치라이트 보관소와 전등소장 관사 등은

비교적 온전한 모습으로 남았지만 지심도 내

전기 공급을 책임지던 발전소는 벽체 외에는

원형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훼손되었다.

사병 관사가 있던 곳으로 예상되던 장소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헬기장이 되어 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심도에 남은 일본군

시설들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일본에서

가까운 지리적 특징상 일본에서 직접 재료를

공수해서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관사들은

증축된 부분들을 걷어내면 옛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으며 포진지와 탄약고, 관측소의 위치와 향해 있는 방향, 서치라이트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서치라이트

보관소와 주변의 주요 위치를 표시해둔 표지석 등은 지심도가 20세기 중반 지정학적으로 가졌던 중요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이는 일본군이 한반도를 요새화하고자 하였던,

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지심도에 남은 전쟁의 흔적은 최근 8·15

광복절 기념 다큐와 내셔널트러스트의 보존

운동 등을 통해 조금씩 알려지고 있지만

여전히 앞으로 지심도가 어떤 섬으로 남을지는 미지수이다. 지심도는 한반도가 겪은 태평양전쟁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섬으로, 개별 시설 하나 하나가 아닌 전체적인 군 시설들이 집합적으로 남아 있어 섬 전체가 전쟁유산이자 우리에게는 아픈 역사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네거티브 헤리티지이다. 또한 지심도를 둘러싼 다양한 갈등이 있는 불편문화유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해방 이후 지심도에 쌓인 시간들 역시 아직은 많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그 의미가 작지는 않다. 1968년까지 토지대장상에서는 일본 육군성의 소유였던 지심도에 들어와서 살던 이들은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일본군이 떠난 빈 집에서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섬을 다시 삶의 터전으로 가꾸었던 것일까? 해방 이후 소위 적산(敵産), 즉 일본 소유의 재산들은 귀속재산처리법에 의해 대부분 민간에 불하되었지만 이곳의 토지와 가옥은 국방부 소유인 당시에도, 또한 거제시로 소유권이 이전된 후에도 민간에 불하되지도 않았다. 이 같은 과정에서 주민들은 거제시 또한 국방부와 갈등을 겪어 왔고, 그 과정에서 지심도의 전쟁시설들은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변형되기도 하고 버려지기도 하였다.

47 보관소가
살아 있는
6. 표지석 7.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 한 켠에 남은 진짜 포로수용소 유적 ⓒ이연경 7 6

전쟁의 상흔이 유희가 되어버린 섬, 거제도를 보며 지심도의 미래를 고민한다 그렇다면 지심도는 어떤 미래를 준비해야할까? 지심도에 남은 역사의 무게가 가볍지 않고, 지심도를 둘러싼 이해당사자들 간의 갈등이 있기에 지심도의 미래를 논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상태로 관리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개별 사용자가 시설물들을 변형시켜나가거나, 주민들이 떠난 빈 집으로 남아있는다면, 지어진 지 80년이 훌쩍 넘은 건물들은 빠른 시일 내에 회복 불구하게 훼손되어 문화유산으로서의 진정성을 다 잃어버릴지도 모른다. 한편 거제시가 세우고 있는 지심도 관광개발계획 역시 거제도의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보고 있자면 심히 염려스럽기만 하다. 거제도에는 한국전쟁 당시 조선인민군과 중공군 포로를 수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포로수용소가 위치하였고, 포로수용소의 잔존유적들은 이후 1983년 12월 경상남도 지방문화재 자료 제99호로 지정되었다. 1999년 10월 포로수용소 유적관 개관에 이어 2002년 11월에는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이 개관하였는데, 사실상 이 유적공원에서 잔존유적은 공원 한쪽 구석에 덩그라니 놓여 있고, 공원 대부분은 전쟁 체험 테마파크와 마찬가지로 만들어졌다. 모노레일에 짚라인, 놀이기구들과 서바이벌, VR체험장까지 갖춘

48 8~10. 공원 전반을 구성하고 있는, 조악하게 재현된 포로수용소 유적 ⓒ이연경
8 9

이 공원에서 전쟁은 하나의 체험꺼리로 철저하게 타자화 되며 나와는 상관없는 유희가 되어버렸다. 입구부터 쿵짝쿵짝 하는 음악소리가 들리고, 내부에서는 신나게 짚라인을 타고 전쟁놀이하듯 총을 쏘는 이곳에서 한국전쟁은 전시관 속 일부 디오라마로만 남아버렸다. 민속촌처럼 재현된 포로수용소의 모습은 공원 한 가운데 자리 잡고 있지만, 실제 포로수용소 건물이었던 문화재는 보호 목적에서인지 공원 한쪽 끝에 접근이 금지된 채 섬처럼 남아 있다. 거제도의 주요 관광자원이기에 전쟁이라는 무거운 주제 대신 체험형 놀이공원을 택한 거제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을 보고 있자면 지심도의 미래 역시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동백꽃이 아름다운 섬, 지심도. 그러나 그 이상의 역사적 아픔이 있는 섬. 섬을 둘러싼 아름다운 풍광 구석구석 남은 전쟁유산들은 어떻게 체계적으로 보존되고 관리되어야 할까. 아니 그에 앞서 우리는 어떻게 이 섬을 기억해야하는 것일까. 그 고민이 시급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 남아 있는 지심도 전쟁 유산들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관광이라는 단기적 목적을 위한 시설 활용이 아닌 지심도의 아픈 시간을 우리 모두가 기억하고 이를 통해 배워나갈 수 있는 공공적 활용을 더 늦기 전에 모색해야할 것이다. 참고문헌 1. 이지영·서치상, ‘지심도(只心島)의 일본군사시설에 관한 연구’, 건축역사연구 22(5), 2013 2. MBC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 ‘비밀의 섬 지심도’, 20220815 방영 3. 한국내셔널트러스트 https://nationaltrust.or.kr/

10 11

49
바라본
선착장과 중대장 관사 등이 보인다.
11. 바다에서
지심도.
ⓒ이연경

서효원 지음 시공문화사 발행, 2만원

이 책은 심원문화사업회(이사장 이태규)의 신진연구자 발굴 및 저술지원 사업인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수상작을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심원건축학술상 총서 8권. 한반도에서 근대기는 우리 건축 전통이 단절된 시기로 평가된다. 이는 한반도의 근대가 식민지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전개되었고, 보존대상 선택의 주도권이 타의에 맡겨졌기 때문이다. 식민지 근대가 왜곡한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노력에 기반을 둔 ‘단절’이라는 해석은 그 타당성에도 불구하고 때때로 우리 건축이 근대기에 맞닥뜨린 현실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균형감각을 잃게 만든다. 이 책에서 「보물건조물」 성립 과정이나 보존 수리체제 성립 양상 등과 함께 이에 대한 일제의 태도와 인식을 함께 살피는 이유는 이 시기 보존 활동에

조선총독부라는 식민통치기구의 선택과 결정이 지속적인 배경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총독부의 영향력 아래 우리 건축문화유산 보존과 관련된

법령, 기구, 예산이 처음 만들어졌고, 건축 보존을 위한 첫 수리공사가 이루어졌다. 또한, 수리공사 세부지침, 수리원칙, 수리기술 등이 도입·정착되었고 실측 조사가 시행되어 우리 건축의 기법과 특징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의 주도권이 일제에 있었으므로 이 시기 활동이 우리 건축문화를 계승하고, 국가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기 위한 순수한 근대적 보존의 시작이라고 보기 힘들다. 우리 근대기 보존 활동에 대한 가치평가가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일제강점기 보존 활동을 세밀하고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시덕 지음 열린책들 발행, 2만원

도시 문헌학이라는 고유한 방법론으로 도시 답사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서울 선언』 시리즈가 시즌 3으로 돌아왔다. 규장각 한국학 연구소 김시덕 교수의 신간 『대서울의 길』은 제목 그대로 ‘길’이 주인공이다. 교외선, 수려선, 48번 국도 등 서울 내외곽에서 번성했던 철길과 도로를 따라 걸으며 시민의 잊힌 역사와 대서울의 구조를 읽어 낸다. 『서울 선언』 애독자라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 이번 답사에도 ‘전근대의 왕과 양반과 전쟁 영웅들’의 기념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 대신 철길 변 마을의 옛 지명과 비석, 국도의 표지석과 폐역의 플랫폼 등 대서울 주변의 ‘길’과 관련된 ‘도시 화석’이 지면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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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제시기 보물건조물의 보존과 수리 2. 대서울의 길: 확장하는 도시의 현재사 추천도서 브리프 건축학술총서 『일제시기 보물건조물의 보존과 수리』 지리기행서 『대서울의 길: 확장하는 도시의 현재사』 1 2

도시사학회 연구모임 공간담화 지음 서해문집 발행, 2만7000원

도시는 각양각색의 다층적이고 중층적인 기억의 장소이다. 고대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정치·종교 경제 엘리트 지배층이나 시민들은 도시 곳곳에 계승하거나 전승하고 싶은 여러 기억의 매개물들을 만들어 왔다. 이 책은 한·중·일 3국은 물론, 베트남과 말레이반도 등의 동남아, 극동 러시아 일부 도시도 포함해 주로 근현대 동아시아 도시 자체나 도시의 특정 구역이 어떻게 기억의

장소들을 형성해 갔는지, 어떻게 다층적 도시 정체성을 가졌으며, 이 정체성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어떻게 유지 변화·변용되어 가는지를 살펴본다. 이를 위해 책에서는 동아시아 도시들이 간직한 역사, 문화, 기억을 매개로 해서 도시 정체성을 크게 1부 ‘식민도시’, 2부 ‘문화유산도시’, 3부 ‘산업군사도시’로 범주화했다.

이 책은 동아시아 도시의 널리 알려지거나 익숙한 곳만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고 익숙하지 않은 도시들도 포함했다. 근현대에 집중해 동아시아 도시들의 주요한 기능과 형태에 따른 범주 또는 정체성에 해당하는 식민도시, 문화유산도시, 산업군사도시를 검토한 것은, 이들 도시 유형이 오늘날 동아시아의 많은 도시에 계속해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 책은 2017년 『도시는 기억이다』를 출간해 서양의 도시들과 역사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도시사 연구자들의 모임인 ‘도시사학회’와 도시사를 비롯해 도시문화를 연구하는 신진 연구자들의 ‘연구모임 공간담화’가 힘을 합쳐 펴낸 뜻깊은 결과물이다. 또한 《도시는 기억이다》에서 다루지 못한 아시아 도시에 관한 연구자들의 연구 성과와 고민이 오롯이 담겨 있다.

최우용 지음 미메시스 발행, 2만4000원

건축 설계 일을 하며 그와 관련된 글을 쓰는 저자는 이 땅 위의 뮤지엄을 찾아다니는 일이 스스로 배워 알게 되는 ‘자기 교육’과도 같다고 말한다. 그는 ‘알고 싶어서’ 뮤지엄/박물관에 간다. 무엇보다 뮤지엄이 품고 있는 의미와 더불어 그것이 공간과 어떻게 어우러지고, 혹은 어우러지지 못하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밝힌다. 이 책에서 저자는 발로 걷고, 손을 놀리며, 냄새 맡고, 귀로 들으며, 눈으로 볼 수 있는 스물여섯 곳의 뮤지엄을 소개한다. 그리고 명상 단계처럼 뮤지엄을 다섯 개의 주제로 나눠서 각 공간이 무엇을 품고 있는지 그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그가 하고 싶은 단 한마디는 ‘우선 뮤지엄부터 가보자’는 것이다. 무엇을 배우고 느끼고는 나중의 문제다.

51
도시사연구서 『동아시아 도시 이야기』 건축기행서 『뮤지엄 건축 기행』 3. 동아시아 도시 이야기 4. 뮤지엄 건축 기행 3 4

향한 건축해법

도큐멘타 네 번째 콘텐트. 근린생활시설이라는 프로그램은

의뢰인이 자본을 투입하여 이익을 실현하려는 투자 목적의 소규모 건물이다. 이전에는 용적률이라는 측면에서 최대면적을 확보하여 수익을 실현시켰다면 요즈음은 사람들이 건물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디자인으로서 얼마나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WORKS(웍스)건축집단의 건축가들은 생각한다. 그 같은 판단 아래 〈신사 507.5〉는 적용되는 법적 제약요소들을 한계로 보지 않고 활용함과 동시에 공간을 면적이 아닌 체적으로 보아 공간적 해법을 찾아낸다. 그로써 건축주의 이윤추구라는 목적을 해결하고 더하여 도시의 풍경을 변화시키고 환기시키는 건축의 목표를 달성한다. 이들은 도시 내 소규모 건축물들이 조금씩 더 도시를 향해 틈을 벌리고 길을 연장하고 자연을 다시 채워나가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도시풍경과 도시공간의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고 제안한다.(편집자)

서울이면도로변주거지의도시풍경 서울 면적의 대부분은 일반주거지역인 이면 도로변의 소규모 건축물, 아파트로 대변되는 공동주택 집합단지 그리고 대규모 업무 및 상업지역으로 구성된다. 신사동 가로수길 이면에 위치한 계획대지는 그 중 일반주거지역에 속하여 있다. 가로수길 주변은 1970~80년대에는 단독주택이 주로 있었고 1990년대부터 이곳도 소규모 건축물인 빌라와 근린생활시설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에 가로수길이 활성화되면서 거의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길 이면은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빌라와 상가건물이 혼재하고 있다. DOCUMENTA 1 1. 전경 글, 자료. 김형석, 박정용
도큐멘타 04 신사
외부는 유지한 채 내부가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되었다.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근 20년 동안 가로수
웍스(WORKS)건축집단 공동대표, 건축가
507.5 건축의뢰인과 도시 풍경에의 일조, 두 가지 목표를

이곳의 풍경을 만들고 있는 소규모 건축물들(빌라와 상가)은 건축주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법적 한도 내에서 최대한의 덩어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건축물들은 거리를 향해 꽉 찬 입면을 구성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도시의 길과 건물(외부와 내부)과의 단절을 초래해 답답한 풍경만을 만들어 내고 있다. 주거, 상업, 업무시설이 섞여있어 살며, 일하며, 문화를 만들어가는 중층밀도 지역에 근린생활시설(이하, 근생)이라는 용도가 건축주의 이익을 최대한 확보함과 더불어 도시를 이루는 하나의 표정으로 간주되어 단일건물이지만 도시의 풍경을 환기시킬 수는 없을까? 〈신사 507.5〉는 이상의 의문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다.

도시의풍경을변화시키는3개의매스(mass)와 3개의레이어(layer)

신사동 이면도로의 소규모 건축물들 또한 1개의 매스와 1개의 레이어로 이루어져 단지 길과 건물이라는 이분법적인 공간만을 구성하고 있다. 이는 어떠한 매개공간 없이 도로에서 바로 건물로 출입하는 구조로 도시와 건물을 단절시킨다. 본 프로젝트도 일조사선이라는 법규만을 적용하면 1개의 매스로 구성된다. 다이어그램1-1

이러한 단절을 극복하기 위하여 길의 연장인 외부계단과 삽입된 자연으로 건물로 갑자기 들어가지 않고 도시공간을 확장하며 동시에 매개공간의 역할을 하는 수직동선을 계획한다. 다이어그램1-2 도시가 가지는 공간의 진폭을 확장시키고 풍경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매스를 3개로 나누고 길로부터 연장된 3개의 레이어에 따라 나열하였다. 이는 고전건축에서도 흔히 쓰이는 3단 구성으로 수직적인 레이어의 분절은 입면상의 휴먼스케일을 가진다. 또한 이 3개의 매스와 레이어는 도로에서 점점 셋백(set-back)되면서 도시와의 틈을 벌린다. 다이어그램1-3

법적제한 요소인 일조사선을 형태적으로 적용하여 3개의 삼각형과 1개의 사각형으로

입면을 분절시켰으며 각각의 입면은 서로 다른

재료를 사용하여 상층부에서 저층부까지 순차적인 위계를 갖도록 구성하였다. 그리고 일조사선으로 만들어지는 3층의 발코니에 법적 조경의무대상은 아니지만 조경을 계획하여 도시의 풍경을 환기시킨다. 다이어그램1-4

53
다어어그램1-3다어어그램1-4 다어어그램1-1 다어어그램 다어어그램1-2

ASE-1]

여 굴토심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하2층까지 굴토하기로

결정되었다.

[PHASE-2]

조경을 경험하며 출입하는 외부계단은 도시공간의

연장이라는 의미와 더불어 법규를 고려한 계획이다.

외부계단의 바닥면적은 건축물 끝선에서 1m를

초과한 면적만을 포함한다. 이를 활용하면 연면적

계산 시 계단의 바닥면적이 감소하여 실내면적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외부계단은 적게나마 지하2층까지 자연광을 유입시킨다.

[PHASE-3]

근생에서 대부분의 임대수익은 지상1,2층과 지하1층인 저층부에서 발생한다. 하지만 지표면에 주차를 고려하면서 지상1층의 최대면적을 찾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주차대수를 확보하면서 어떻게 하면 저층부에 최대한의 면적을 확보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은 자연스럽게 지하 같지 않은 지하를 구성하는 것으로 연결되었다. 건축법 중 건축물의 바닥이 지표면 아래에 있는 층으로서 바닥에서 지표면까지 평균높이가 해당 층 높이의 1/2이상은 지하층이라는 정의를 적용하여 지하 같지 않은 지하를 만들었다. 지하층으로 인정받기 위해 지하1층 면적의 반 정도(바닥레벨 GL 3000, 층고3m)는 완전히 지표면에 묻혀있어 그 위 (GL±0)에 주차를 확보하며 나머지 면적의 반 정도(바닥레벨 GL-1500, 층고3m)는 층고의 반 정도가 지표면으로 드러나게 하는 스킵플로어(Skip floor)로 계획하였다. 지하 같지 않은 지하는 반층(1 5m)만 내려가면 되므로 지하층으로 진입의

54 면적이아닌체적을고려한공간적 해법 찾기 근생이라는 프로그램의 첫 번째 목적은 건축주의
을 찾는다. [PH
건축물의 연면적을 결정하는 데는 크게 용적률, 일조사선제한 그리고 주차대수의 산정이라는 법규가 적용된다. 대부분 일조사선제한이 적용되는 지역에서는 최대허용 용적률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또한 일조사선제한과 용적률을 모두 적용하여도 대지가 넓지 않은 소규모 건축물에는 지하주차장을 고려할 수 없으므로 주차대수도 연면적 결정에 고려사항 중 하나이다. 본 프로젝트 역시 최대 연면적을 결정할 때에 마지막 고려사항은 주차대수였다. 주차대수를 고려한 연면적은 자
스럽게 임대수익을 고려하
임대수익을 보장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건축가들은 주어진 땅에 지을 수 있는 최대면적을 계산한다. 건축주는 더 넓게 더 많이 더 높이 짓기를 원하고 법규는 그 한계를 정해놓는다. 건축가들은 두 상충된 이해관계에서 법규를 제한요소로만 보지 않고 활용을 하여 공간적 해법
느 근생과 마찬가지로 건축주는 지가(地價)가 높은 강남에서 최대한의 수익을 보장받길 원했다.
[PHASE-1] 수익을고려한지하2층까지터파기 [PHASE-2] 조경을경험하며 출입하는외부계단과 엘레베이터실 [PHASE-3] 가중평균을적용한SKIP FLOOR의지하같지 않은지하 [PHASE-4] 주차와지하의형태를 고려한 떠있는1층의SKIP FLOOR [PHASE-5] 일조사선으로인한면적감소를 고려한3,4층을동시에사용 [PHASE-6] 상층부와 저층부가 별도의 위계를 갖는 입면

ASE-4]

구성은

[PH

ASE-5]

지상2층은 건폐율을 충족시키는 최대한의

면적을 확보한 일반적인 형태이며 지상3층부터는

일조사선 제한의 영향을 받는다. 일조사선으로

인해 지상3층부터는 바닥면적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수직동선인 외부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지상3층까지만 사용하게 하고 지상3층과 4층은

최소한의 면적을 가진 내부계단으로 동선을 계획.

지상3,4층을 복층으로 사용하게 하여 조금이나마

지상4층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재료의사용 [PHASE-6] 휴먼스케일을 고려하여 분절된 3개의 매스

중 상층부는 혼재된 주변상황과는 다른

정제된 느낌의 세라믹타일을 적용하였다.

오픈조인트(Open Joint)로 시공된 세라믹타일은 유지관리 최소화라는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면서 삼각형 매스를 구성하기 위한 띠와 입면을 만든다.

중층부에 해당되는 사각형의 매스는 상층부의 흰색 세라믹타일과 저층부의 진회색의

종석미장의 중간인 연회색의 벽돌타일을 적용하여 형태가 드러나지 않도록 하였다.

저층부는 세라믹타일과 반대되는 거친 느낌의 종석미장을 사용함으로써 거리에서의 아이덴티티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상기 서술한 재료들은 산업화된

재료(박판세라믹의 재료적인 특성과 시공법)와 수공예적인 재료(종석미장의 재료적인 특성과 시공법) 그리고 그 가운데 영역에 있는 벽돌타일이 상층부에서 저층부까지 순차적인 위계를 갖도록 입면을 구성하였다.

소규모건축,작은노력 근생이라는 프로그램은 의뢰인이 자본을 투입하여 이익을 실현하려는 투자가 목적이다. 이전에는 용적률이라는 측면에서 최대면적을 확보하여 수익을 실현시켰다면 요즈음은 사람들이 건물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디자인으로서 얼마나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지가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 아래 본 프로젝트는 적용되는 법적 제약요소들을 한계로 보지 않고 활용함과 동시에 공간을 면적이 아닌 체적으로 보아 공간적 해법을 찾고자

55 2. 단면 다어어그램 편이성과 동시에 도로에서 일부이지만 지하층을 인식할 수 있는 결과 그리고 지하층이므로 건폐율의 적용을 받지 않아 최대한의 면적을 확보할 수 있는 결과를 가진다. [PH
지하 같지 않은 지하를 만들기 위한 지하1층의 스킵플로어 형상은 자연스럽게 지상1층의 형태를 결정지었다. 지상1층의 후면부 바닥레벨은 지하1층의 층고에 따라 GL+1 5m이고 전면부 바닥레벨은 주차장의 법적확보 높이(2.1m이상)를 확보한 GL+3 0m로 계획하여 지상1층도 스킵플로어의 형태를 가진다. 결과적으로 건물의 전면부는 다른 건물과 비교하면 지상2층 같지만 후면부 바닥레벨인 반층(1.5m)만 올라가서 진입할 수 있는 구조로 이 역시 진입의 편이성과 후면부의 층고는 4 5m로 높임으로써 내부 볼륨을 강화하였다. 지하1층과 지상1층의 스킵플로어
을 적극
법적제약
적으로 활용하
사용공간을 확장시켰다.
면적을 더 확보할 수 있게 하며 층고를 높였다. 본 계획은 단순히 평면을 층층이 쌓는 면적중심의 계획이 아닌 공간의 고유한 성질인 체적을 중심으로 계획함으로써 임대수익 보장과 도시공간과의 소통을 동시에
해법이 될 수
달성하기 위한 공간적
단일건물이지만 도시의 풍경을 변화시키고 환기하고자 하였다. 이제는 도시와 도시민 모두가 공존하기 위한 노력들을 시작할 때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도시를 향해 틈을 벌리고 길을 연장하고 자연을 다시 채워나가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도시풍경과 도시공간의 경험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길 기대해본다. 2
했다.
서 언급했듯이 서울 일반주거지역은 최대면적을
보하기 위한 박스형태의 소규모 건축물이 모여 답답하고 혼재된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다. 본 프로젝트는 건축주의 이윤추구라는 목적과 더불어
56 3. 지하2층 평면도 4. 지하1층 평면도 5. G.L ±0.0m 평면도 6. G.L ±1.5m 평면도 5 6 3 4 1.근린생활시설2.오수펌프실3.화장실4. 엘레베이터실5. 계단실6. 비상탈출구 7.우수펌프실 1.근린생활시설2. 비상탈출구3.화장실4. 엘레베이터실5. 계단실6.주차장 1.근린생활시설2. 비상탈출구3.화장실4. 엘레베이터실5. 계단실6. 비상탈출구 7.조경8.정화조 1.근린생활시설2.화장실3.화장실4. 계단실
57 7. 지상1층 평면도 8. 지상2층 평면도 9. 지상3층 평면도 10. 지상4층 평면도 9 10 7 8 1.근린생활시설2.화장실3. 엘레베이터실4. 계단실5.실외기실 1.근린생활시설2.화장실3. 엘레베이터실4. 계단실5. 테라스 1.근린생활시설2.화장실3. 엘레베이터실4. 계단실5.실외기실 1.근린생활시설
58 11~14. 입면도 13 11 12 14
59 15. 배치도 16~17. 단면도 16 15 17
60 18. 정면 19. 떠있는 세락믹타일 벽체와 외부계단의 개구부 20. 주차장에서 바라본 루버천장과 원형파이프 난간 21. 조경과 어우러지는 수직동선 22. 지상4층 박공형태 지붕의 내부공간 27~32. 3D모델 렌더링 21 22 20 272829 19 18

사회현상을보편적이지만 창의적인생각으로재고 및 탐구하여 현시대의현상들을도시 및 건축적관점에서 구성하는설계를 추구한다. 주요작업으로신사507.5(근생),사당 소고원(협소주택), 나무의집(APT리모델링),신사652.4(근생),신공덕 139.150(상가주택),산남86.17(단독주택),대치 941.32(근생), 선단53.7(도시형생활주택), 여주시 이포초등학교(마스터플랜),한강포차(2017서울건축문화제 한강상상전시)등이 있다.

61 23. 조경을 경험하며 출입하는 외부계단 24. 지하1층의 내부에서 보이는 조경과 엘리베이터 출입동선 25. 스킵플로어의 지하1층 26. 전면이 들려있는 스킵플로어의 지상1층 23 25 303132 26 24 자료 협조 및 사진 크레딧 본문전체사진 및 자료제공:웍스(WORKS)건축집단 건축사진 크레딧(별도표기외):최창우 건축 개요 작품명:신사507.5 설계
대표건축가
위치:서울시강남구신사동507-5 용도:근린생활시설 대지면적:164.60㎡ 건축면적:98.42㎡ 연면적:434.45㎡ 규모:지
용적
구조:철근콘
외부마감:13T세라
벽돌타일 내부마감:(벽체,천장)견출마감,(바닥)에폭시코팅 설계기간:2020.07.-2021.02. 시공기간:2021.04.-2022.04. 건축주:디웨이브 시공:대원건영 조경:조경작업장라디오 구조엔지니어: 프라임구조 기계엔지니어:진경이앤지 전기엔지니어: 극동전기 김형석은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건축공학과 졸업 후 기용건축,한울건축, 금성건축,스튜디오메타에서실무를 익혔다.웍스(WORKS)건축집단의 책임건축가이다. 박정용
쌓았다.웍스(WOR
웍스(WORKS)건축집단은다수의건축가가 서로의 다양한생각들을공유하고발전시켜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모인건축디자인 플랫폼이다. 프로젝트별로 참여를 원하는건축가가 모여 다양한의견을공유하여 함께 설계를 진행한다.동시대에일어나고 있는건축현상
:웍스(WORKS)건축집단
:김형석,박정용
하2층,지상4층 높이:17.95m 주차:3대 건폐율:59.79%
률:158.91%
크리트
믹타일,종석미장,18T
은경희대학교 건축공학과,건축전문대학원을
업하였고,대학원 당시일본 와세다대학에서
환학생을경험하였다.스튜디오아키홀릭,한울건축, 조병수건축연구소,O.C.A.건축사사무소에서실무를
KS)건축집단의
임건축가이다.
1. 김유홍 인터뷰 일시: 2022년 8월 중 인터뷰 장소: 건축사사무소 봄 건축연구소 사무실 참석자: 김유홍(건축사사무소 봄 건축연구소 대표), 이태현(본지 편집위원, 동양대 교수, THE A LAB 대표) 이태현의 떠오르는 건축가 13 건축사사무소 봄 건축연구소 김유홍 손발이 잘 맞는 하나의 팀으로 설계를 해 나가는 건축가 RISING ARCHITECT 건축사사무소봄건축연구소의김유홍대표는 〈평거동931 빌딩〉, 〈양명초체육관+급식시설〉, 〈장지동다섯,뜰〉 등의 완성도 높은 여러 준공작을 통해 이미 두각을나타내고 있는건축가이다.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의건축에대한 여러 생각을 들을수 있었고, 그만의건축을대하는 솔직함과정직성도 느낄 수 있었다. 건축사로서기본적인 직업윤리를 갖추어 클라이언트에게 질 좋은서비스를 제공하려는노력과동시에건축가로서설계 의도들을 잘 녹여 질 좋은건축을 만들고자 하는의지를 그의작업과 언어를 통해 보고 들을수 있었다.다양한 층위 혹은상관관계에 놓여 있는한국건축의상황에서,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한 그의노력과시간을 통해 나온 여러 프로젝트들에대한이야기는매우 흥미로웠다. 또한 그가 건축을시작하고현재까지 걸어오며 목표한 바들을 하나씩 성취해온이야기는사무소를 시작하는 많은 젊은건축인들에게 좋은 귀감일 될 거라생각되었다. 때로는생존에서, 때로는보다 완벽한 결과물을 위해,고민하고 최선을다해온 그의행보가 앞으로더 좋은건축을 낳을 것이라생각된다.

4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건축사사무소 봄 건축연구소’ (이하 봄 건축연구소)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저희는 건축사사무소입니다. 건축사사무소라는

이름이 참 재미없고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사업자등록증에는 건축사사무소라고 적혀

있죠. 그리고 서비스업이라고 나와 있어요. 제가 세상과 만나는 틀이죠. 고객에게 질 좋은 설계와 감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저의 기본적인 직업 윤리입니다. 저와 봄 건축연구소의 개별적인 캐릭터와 고민들이야 있겠지만 우선 저희에게 일을 맡기는 고객들이 만족해야 합니다, 제가 아니라. 그러기 위해 사무실을 만들었고 고객들은 저에게 돈을 지불합니다. 최선이 무엇인지, 어떻게 건축적인 제안을 할 것인지, 건축은 대체 어디에 있는지, 나는 누구인지 수많은 고민이 있겠지만 출발은 그렇습니다.

ⓦ 사무소의 시작이 궁금합니다. 어떻게 봄 건축연구소를 설립하였고 시작하였나요? 건축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은 때부터 제 꿈은 언제나 작은 아틀리에를 차리는 것이었습니다. 건축이 지긋지긋해서 건축 자체를 때려 치자는 생각은 수없이 했어도, 건축을 하는 동안 건축의 다른 분야를 고민해 본 적은 없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니 어렸던 저에게 있어 건축이라는 말과 소규모 아틀리에는 동의어였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흘러 때가 되었고, 다니던 사무실에서 나와서 독립을 했죠. 처음부터 어떤 프로젝트를 갖고서 시작한

건 아니었기에 일차적인 고민은 그저 생존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좀 더 거창한 고민을 했다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살아남기가 일차 목표였습니다. 인테리어도 하고, 외주 일도 하고, 입찰도 하고…, 말하기 민망한 많은 프로젝트들이 아직 회사 서버에 많이 남아 있어요. 꾸역꾸역 했던 것 같습니다. ⓦ 그동안 봄 건축연구소가 진행해온 프로젝트는 어떤 것들이 있고, 대표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그러던 중에 〈평거동 931〉 프로젝트가 들어왔습니다. 진주시 평거동에 있는 지하2층, 지상 5층 규모의 근린생활시설이었습니다. 말하자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 이름으로 계약하고, 제 의도대로 디자인하고, 감리도 스스로 하고, 마감재료도 의뢰인과 함께 사이좋게 보러 다니곤 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당시 진주의 근린생활시설 건물은 대부분

가로와 면한 저층부라고 해서 딱히 개방적인

공간을 두는 사례가 많이 없었습니다. 1층

임대공간을 중심으로 한쪽은 지하주차장

입구가 되어야 했고, 다른 한쪽은 건물 전체의

입구가 있어야 했는데 그렇게 가로와 만나는

건물의 세 접속점이 그대로 구조의 형태가

되어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끝까지

관철시켰습니다. 그런 공간의 개념을 명쾌하게

드러내기 위해 모든 슬라브를 중공슬라브로 계획하여 라멘구조의 평범함을 벗어나려고 했습니다. 그렇게 2층을 포함한 저층부는

2 1 5 1~5. 동탄중앙초 교사동 증축

3

63
개방적이되, 상층부는 반복되는 단순한 형태를 갖고 각층마다 서로 발코니 또는 테라스를 두자, 옥상정원을 꾸며 개방하자 정도로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한편 〈평거동 931〉에서의 개방감은 전면 양측 모서리의 기둥이 삭제된 4.2미터×8.1미터의 슬라브가 캔틸레버로 떠 있는 구조를 통해 드러납니다. 2018년에 〈양명초 체육관 및 급식시설 설계공모〉에 하나의 제안을 하고 싶어 지침의 의도와는 좀 다르게 1층안을 내었는데 운 좋게 당선이 되었습니다. 사례조사를 하며 보게 되는 외국의 체육관들은 1층이나 반지하로 묻힌 경우도 많았으니 사실 새로울 것은 없었지만 국내 공립학교의 체육관은 모두 필로티 구조의 2층 이상의 체육관들이어서 그런 관성에 저항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마침 건폐율에 여유도 있고, 체육관이 놓일 대지의 형태가 1층으로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심사위원 평가서를 보니 ‘1층 계획안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당선 이유로 꼽았더라고요. 감사했습니다. 이후 긴 이야기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지금은 2층짜리 체육관입니다. 교정을 조금이라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학교의 현실을 무시할 수는 없었고, 1층 체육관이 건축가 개인의 욕심인지 정말 학교와 아이들에게 좋을 지 판단하기 힘들었습니다. 절차에 대한 행정적인 싸움은 끝까지 갈 자신이 없으면 하지 않겠다고 애초에 생각을 정리했었고, 한편으로는 학교와 교육청에서 원하는 2층

불과하다고 믿는다.)처음부터단순한 매스와 그 매스를 상쇄시킬 온화한 톤의마감재, 치장벽돌의구축성을드러내는방식보다는 없애는방식으로중정의보이드가 도드라져 보이는 하나의 덩어리 또는단일한 벽면이 되는 것을의도했다.평면을 늘이니 중정이 만들어진다. 중정은 가까이 있는마당과 멀리 있는풍경을

집안으로 끌어들이고 내부는중정을매개로

외부공간으로 확장된다.너무나고전적이어서

새로울 것 없는수법이지만 실패할 리도 없는 ‘치트키 다.중정은평면의구성을 따라배치되었고

다섯개가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다.현관의리셉션, 막내딸의음악작업실을 위한기능적인이격,이집의중심공간이자거실의 확장으로서의 역할,아내이자엄마인이집의 실질적인주인과 그이의개인적인 손님을 위한 뒷마당, 욕실의 프라이버시와 욕조에서 바라 보는풍경을 위한장치.다섯명인 가족과일대일 대응하여 중정의이름을지으려고 가족 모두의 한자이름까지 받아 놓았으나 능력 밖의일임을 깨달았다. 직원의제안으로건물이름을 ‘다섯, 뜰이라고지었고,집주인은 흔쾌히 받아주었다.집 이름도,집이름을 새긴 머릿돌도.한편중정 벽의 일부가 연장된 낮은 담과 가벽들은외부공간을 주차장과 앞마당,현관과 안마당으로나눠주는 장치가 되고동측이웃의보강토 블록을 가리는 스크린의 역할을한다. 조경이자리 잡고나니 앞마당은 그저 시원한데 반해, 뒷마당은오밀조밀하며 풍성하다.은밀한 느낌도 들고 살림집 같다.약간 남서향이라 볕도

제법 들어온다. 그렇게 외부공간이 앞뒤로다른

투명하게 조우한다.나머지는 빛과 그림자의 역할이다. 벽돌은 그 자체로분홍색과노란색, 베이지색 있는데 날씨와 햇빛의 질감에 따라 각각의 색이 차례로드러나는 걸 보는소소함도이집에사는 사람에게만 주어진 즐거움일 것이다. 1 2 3

64 1. 1층 평면도 2. 2층 평면도 3. 횡단면도 다섯, 뜰
동쪽에서 달려오는작은동산은대지를 지나 서쪽으로 가며 나직이 내려앉고 있었다. 그렇게 남서향으로열려 있는대지였다.마을의 몇몇 파란색 샌드위치 패널 지붕은 담장을 높이면 가려질 것 같았다. 그러면 푸른 마당, 담장의수평선과 그 위로 하늘, 동쪽 가까운작은동산과남서쪽으로열린 원경의 조화가 근사할 것 같았다.집은 그 풍경 뒤에 얌전히 놓여 이것들을 담아내는장치가 되어야 했다. 집을 가로로길게 앉히고 가능한 벌려 둔다. 벌려서대지와적극적으로관계를 맺지만 위압적인 느낌은 들지 않도록 한다. 가능한 오브제가 아닌배경으로남으려는 ‘제스처’가 필요하다.(건축이배경이 된다는 것은수사적 표현에
분위기를 지닌 채 중정과창들을 통해 서로 을조금씩 편차를 달리하며 지니고

안으로도 좋은 체육관을 만들면

하는 낙관적인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설계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되었고, 공사가 진행되며 초대 없이 현장에 찾아가 (당시는 설계의도구현 제도가 없었던 것으로 압니다.) 이것저것 요청해도 많이 받아주었던 현장소장님, 많이 지지해 주셨던 교장선생님, 교감선생님, 행정실장님도 감사하고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완공이 되면서 코로나 국면이 되어 아이들이 사용하는 모습을 보지 못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장지동 주택 〈다섯, 뜰〉은 단독주택으로, 가장 밀도 있게 진행해 본 프로젝트입니다. 예전 마곡에 있는 ‘스페이스 K 서울’ 답사를 갔을 때 매스스터디스의 조민석 건축가가 현장 설명을 하며 ‘그래도 이 정도면 꽃방석에 앉아서 한 프로젝트라고 말할 수 있죠.’라는 말을 한 기억이 납니다. 그것의 십분의 일도 되지 않겠지만, 〈다섯, 뜰〉 프로젝트가 저에게는 어떤 ‘방석’에 앉아 본 프로젝트였습니다. 예산도 여유가 있었고, 무엇보다 의뢰인과 시공사와의 ‘케미’가 너무 좋았습니다. 죽은 도면이 아니라 살아 있는 현장에 얼마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조경에서 가구까지, 수전 어댑터 캡의 마감 재질까지, 집의 거의 모든 것을 조율하고 결정하고 블라인드와 커튼까지 건축주와 함께 다니며 골랐습니다. 모든 마무리가 끝나고 현장을 나오는 날 저녁이 생각납니다. 기분이 묘했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내 집처럼 들락거렸는데 내일부터는 초인종을 누르고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이 그렇게 서먹할 수가 없더라고요. 모르겠습니다. 단독주택 뿐 아니라 모든 건축에서 건축가의 반은 도면 위에 있고, 나머지 반은 현장에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이걸 제도적으로

못하게 막는다는 것은 그 어떤 명분과 논리를 떠나서도 우선 정합적이지 못하다고 생각됩니다.

ⓦ 오래전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 처음에 어떻게 건축을 시작하게 되었나요?

지극히 사소한 개인사라 말씀드리기가 민망하네요. 고3 수능을 마치고 담임선생님과 사정표를 놓고 진로 상담을 할 때 그랬던 거 같아요. ‘어디 가고 싶은지 모르겠어요. 성적대로 써 주시면 갈게요.’ 그런데 선생님도 참 ‘쿨’하셨던 게, 사정표를 한 5초쯤 보시더니

65 4~11. 다섯, 뜰 Ⓒ텍스처 온 텍스처 12~13. 종단면도
되지 않나
4 6 9 7 10 8 11 5 13 12 대지위치:경기도화성시장지동768,768-5 지
역,지구:생산관리지
,성장관리권역 대지면적:969㎡ 용도:단독주택 건축면적:193.77㎡ 건축개요 연면적:412.32㎡ 용적률 산정연면적:316.29㎡ 건폐율:19.99% 용적률:32.64% 주차대수:3대 조경: 해당 사항 없음(관리지역) 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규모:지상2층 높이:7.67m 준공연도:2021

고,지금

르게 모든

방향을 그대로 반영한디자인이다.

체육관은 벽돌 한 가지재료만으로건물의

볼륨이더욱 솔직하게 드러나는 것을의도했다.

그만큼 벽돌의 색상과 질감이중요했는데,한달

반 가까운시간을 들여 결국이 프로젝트만을

위해 벽돌업체에서 따로주문생산 하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설계자의의도를 전적으로

신뢰해준 학교측의배려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록 1층 체육관의 꿈은사라졌지만

식당만큼은운동장에면하여 장방형으로

배치하고 가능한 큰 창을 두었다(급식 컨설팅 회의 과정에서동선과효율성의이유로전면재설계가 될 뻔하였다).식당보다3미터 가깝게 돌출된 2층 체육관의매스는식당에 그늘과 비가림의 역할을 해줄 것이다.코로나사태로개학이 늦어져 아직 아이들을 맞이하지 못했다.아이들은 새로 생긴 정문과이단순한 벽돌 덩어리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좋아해 줄런지, 훗날 초등학교 시절의 추억에서어떤 배경으로남을지,설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떨리는마음으로지내는요즘이다.

계공모에

그램

1층으로배치한 안이었다. 왜 모든 체육관이 2층이나3층에 있어야 하는지의문이었다. 체육관이운동장과소통하며 1층에 있거나 반쯤 땅아래 묻혀서 볼륨을 줄이고지붕을정원이나 놀이터로 활용할 수도 있을텐데 그런 단순한 마음으로1층으로 된 계획안을제출했고,운 좋게도 당선이 되었다. 그리고1층짜리체육관은 거기까지였다.지금 나는 내가 (다시)설계한 2층짜리체육관 앞에서 있다. ‘필로티(급식실) 위 체육관’이라는전형성만큼은 피해보자고시작한 여정이 그 전형성으로 끝맺게 되었다. 풀어내면 긴 이야기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교정을조금이라도 더 활용해야 하는학교의현실을무시할 수 없었다. 모두가 각자의 논리가 있었지만, 논리로는아무도 승자가 될 수 없고아무도행복해지지 않는다. 교육청과학교 관계자들과치열하게 고민했고, 후회 없을 만큼 대안을 만들었고,현장에서 싸웠으며, 그 모든 과정의 결과물이지금의 체육관이다. 교정은도로보다5미터가량 높다. 교정과도로

66 양명초 체육관+급식시설
비교해 보는 것도의미 있을 듯하다.설계공모를 통한방식이 얼마나다양한 가능성을 만들고 있는지,실제로더나은 결과물과 공간의 질을 만들어 내는지 그렇지 않은지, 또 한계는무엇이고 그것을 넘어설방
사이에 있는 완충녹지를 점용하여 설치한 목재계단을 통해 주로아이들이등교하고 있었다. 설계공모단계에서는이 목재계단을조금 손보는 정도로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실시설계를 시작하고보니,학교와 교육청에서는도로에서 운동장 쪽의 옹벽에터널을 뚫어신설정문으로 만드는 안을 따로생각해두고 있었다. 내버려두면 내가 설계하는체육관도학교도 망가질 터였다. 터널 형식의신설정문을다듬고,체육관의매스와 연
로만 둥글게 꺾여 들
이다니는
공립 초,중학교의체육관 증축공사가 한창이었다. 서울시는설계공모방식을택하고 있었고,경기도 등다른 지역은설계용역 입찰을 통해 지어지고 있었다(경기도는최근설계공모대상을설계비 2억 원에서1억 원이상으로 확대한다고한다. 체육관단독이면 여전히 입찰로나올 것이고 체육관과급식시설이 함께 포함된 경우면 설계공모로나오게 되겠다). 두 방식으로지어진 결과물이이제는제법 쌓였기 때문에 하나의 아카이브로정리해서
법은무엇일지. 서울의양명초체육관 및 급식시설도설
당선되었
과는다
프로
결시
다.한쪽으
어오는 신설정문은등하교시더 많은아이들
1~6. 양명초 체육관+급식시설 Ⓒ노경 7~8. 단면도 124 3 6 5 대지위치:서울특별시양천구중앙로 204 대지면적:24,493.7㎡ 용도: 교육연구시설 건축면적:933.39㎡ 연면적:1,616.62㎡ 용적률 산정연면적:1,599.57㎡ 건폐율:10.21% 용적률:30.45% 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철골구조 규모:지하1층,지상2층 높이:15.10m 준공연도:2020 건축개요 8 7

‘그래? 그럼 전자공학과 가’ 라고 하시면서

상담이 마무리되었죠. 그렇게 전자공학과를

가게 되었고, 짧았던 고민에 대한 대가는 1년이라는 휴학과 재수의 시간이었죠. 재수를 하며 건축공학과를 선택했어요. 기억의 단편들을 모아보면, 초등학교 방학과제로 색깔 마분지로 내가 갖고 싶은 방을 모형으로 만들어 갔었어요. 그 다음 방학 때에는 철사를 동그랗게 구부려 만든 농구대가 있는 농구장을 만들어 갔던 기억이 납니다. 건축이라는 말 자체를 모르던 때였는데, 나이가 들어 건축을 하고 있을 때 문득 그 기억이 나더라고요. 재수를 하며 가끔 학원을 ‘땡땡이’ 치고 지금은 이바구길로 유명한 부산의 산복도로를 혼자 정처 없이 걸을 때가 종종 있었어요. 꼬불꼬불한 길과 수많은 계단길을 걷다 보면 가까이 부산항과 그 너머로 영도섬이 시시각각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나곤 하는데 여기가 부산의 진짜 모습이다, 잘 가꾸면 정말 근사하겠다, 누가 나더러 부산에 가면 무엇을 보아야 하는지 물어본다면 나는 여기를 걸어보라고 할 테다, 생각했는데 지금은 관광명소가 되었죠. 아직 건축을 전공해야겠다 생각하기 전이었지만 도시 조직과 컨텍스트에 대해서 어렴풋이 매력을 느끼고 있지 않았나 싶고, 그런 단초들이 저를 건축으로 데려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 학생때나 실무수련을 하던 주니어 건축가 시절 소장님은 건축의 어떤 부분에 매력을 느꼈는지 그리고 그 꿈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던 계기들이 있었다면 그것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장림종 교수님이 저의 첫 설계 교수님이셨는데, 인장처럼 기억에 찍혀 있는 어떤 장면이 있습니다. 한창 각자의 제도판 위에서 설계를 하고 모형을 만드는 중이었고, 교수님은 한자리 한자리 학생들을 돌아보시고 계셨어요. 제 자리에 오셔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어 그래, 이렇게 하면 재밌겠다” 하시면서 제가 아무렇게나 의식의 흐름대로 구불구불 그려 놓은 선 위에 직접 펜으로 덧그리시면서 “여기가 마당이 되는 거겠네” 라고 하셨어요. 아, 그런데 저는 거기가 마당이 아니었거든요. 거기가 마당이 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거기가 마당이 되는 순간 모든 게 마법처럼 술술 풀리는 것이었죠. 그러고는 다른 자리로 가셨어요. 그 짧은 순간의 터치가 저에게는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건축적으로

67 9. 지하1층 평면도 10. 1층 평면도 11. 2층 평면도
9 10 11

듯이보인는 것을의도했다.이런 공간을 위해 기둥은철근콘크리트구조

용하는 범위 내에서최소한으로 계획하고, 플랫 슬라브(flat slab)의일종인보이드 슬라브(voidslab)구조 방식을 선택했다. ‘ 성문이일곱 개나 되는 테베를 누가 건설했던가’로

시작되는 브레히트의 ‘어느 책 읽는노동자의 의문이라는시가 있다. 손수 돌을운반하고, 벽돌을구웠던 건설노동자들을 호명하는시. 흑백사진과 브레히트시의영향으로 언젠가 머릿돌에건축주와설계자,감리자,시공자의 대표들만이아니라공사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의 이름이 들어가면 좋겠다생각하고 있었는데,이름 없는노동과수고에대한존중과감사의 취지를 건축주가 흔쾌히 공감해 주었다. 하지만 모두의 동의를 얻어이름을 받는 것이 막상 쉽지 않았고, 결국은 각 공종을대표하는사람들의이름정도만 새길수 있었다.

68 1~3. 평거동 931 Ⓒ노경 4. 1층 평면도 5. 2층 평면도 6. 입면도 평거동 931 건물은
점을
의 내부공간은기둥과 보, 슬라브 각각의부재가 분리되지 않고 커다란 하나의 덩어리에서부터파내
가로와4개의 접속
갖는다.건물의 주출입구,1층 임대공간으로의진입,지하주차장, 그리고외부계단을 통한2층으로의진입 그런 건물의 프로그램은 송판노출콘크리트의 육면체에서 덩어리를 덜어내는방식으로 표현되고, 그 이외의요소는최대한생략하여 가능한명쾌한디자인이 되었으면 했다. 또한 전면양측코너의기둥을 없애 버림으로써 단정한 박스형태의기준층과대비하여 저층부는 가로를 향한개방감과더불어 캔틸레버가 주는구조적 긴장감을 갖는다. 노출콘크리트로마감한1층
어공간을 만들어낸
가 허
6
2. 홀 3. 여자화장실4.남자화장실5. 휴게데크 6.진입마당 1.임대공간 2. 홀 3. 여자화장실4.남자화장실5. 비상구전실6.발코니 대지위치:경상남도진주시평거동931 지역,지구:일반상업지역,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 대지면적:500.8㎡ 건축개요 용도:근린생활시설 건축면적:344.05㎡ 연면적:1,910.40㎡ 용적률산정연면적:1,484.73㎡ 건폐율:68.70% 용적률:296.33% 주차대수:10대 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규모:지하2층,지상5층 높이:23.8m 준공연도:2017
1 4 5 2 3 1.임대공간

생각하는 방법의 첫 번째 문을 열어주신 거죠.

입사를 하고서 단편적인 일들을 하다가

처음으로 계획부터 인허가, 실시설계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서 하고선 공사가

진행되어 소장님을 따라 현장을 갔는데 콘크리트 원형기둥과 벽의 개구부 사이로 빛이 떨어지고 있었어요. 세상에, 내가 그린 도면 위의 선들이 현장에서 콘크리트의 공간이 되어 있는 거예요. 그날 집에 돌아와서 개인 블로그에 일기를 썼어요. ‘나는 어떻게 종이 위의 선들이 차갑고 촉촉한 콘크리트가 되었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할 수 없어서 그냥 감동하기로 했다.’ 좀 오그라들지만, 그렇게 건축을 한다는 것의 매력을, 선 하나를 긋는 것의 무게를 그렇게 느껴 갔던 것 같아요. ⓦ 사무실 오픈 이후 주로 주택, 근린생활시설, 체육관 위주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상에 가까운 건축 프로그램과 시설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종류의 프로젝트를 하게 된 계기나 하면서 느낀 점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프로젝트는 들어오는 대로 하고 있으니 제가 선택한 것은 아닙니다(웃음).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된 체육관은 예외지만요. 보통 새로운 프로젝트가 들어오면 주어진 조건 내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자는 다짐까지만 합니다. 대지나 프로그램, 건축주의 요구사항에서 어떤 단서를 찾으려고 애쓰는 정도죠. 그러면서 새로운 접근법, 방법론에 대한 한계와 갈망을 늘 느끼고, 우리의 생각이 닫힌 회로 안에서 맴도는 것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나 심각하게 위축되기도 하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갑니다. 대부분 그렇습니다. 한계와 갈망과 위축, 예산의 압박과 서로 다른 인식의 충돌 끝에 벽체 하나가 대지 위에 섭니다. 무엇이 더 나은 건축인가에 대한 입장이 의뢰인과 건축가는 처음부터 다릅니다. 게다가 어떤 건축적인 실현에는 항상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렇기에 많은 실물자본과 문화자본을 가진 의뢰인과 문화권력을 지닌 건축가는 더 멀리 갈 수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아직까지 제가 다루는 프로젝트와는 다른 종류의 게임입니다. 저는 의뢰인을 배신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건축적인 인식을 만들어낼 만한 장치들을 넣어야 합니다. 단순히 조형적으로 예쁘게 잘 다듬은 건물을 넘어서 말이죠. 그것이

69 7. 5층 평면도 8. 옥탑층 평면도 9~12. 평거동 931 Ⓒ노경 13. 종단면도 14. 횡단면도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13 14 7 9 10 8 12 1.임대공간 2. 홀 3. 여자화장실4.남자화장실5.실외기발코니 6. 테라스 1. 홀 2. 하늘정원 1.임대공간 2.물탱크실3.주차장4. 하늘정원1.임대공간 2.전기실3.주차장4. 하늘정원 5.진입마당 6.발코니 7. 테라스 11
거기까지입니다.

ⓦ 그렇다면 앞으로 새롭게 다뤄보고 싶은 프로그램이나 건축의 종류가 있을까요? 숲으로 둘러 쌓인 곳에 숨어 있는 듯 작은 오두막 같은 주택을 제 마음대로 한 번 해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아주 ‘핫’하거나 ‘힙’한 사이트에서 한 번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관심 받아보고 싶어요(웃음). 말하고 보니 두 개가 상반되고 극단적인 컨텍스트네요. 건축은 정말 어떤 컨텍스트에 놓이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공공프로젝트에 대한 갈망은 그렇게 크지 않은 거 같아요. 공무원과 협의하는 지난한 과정과 절차를 즐기지 못하는 편이예요. 좀 더 ‘네임드’ 건축가가 된다면 달라질 수 있겠죠. 아, 80년대 지어졌던 주택들을 아카이빙 하고 복기해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 80년대 지어진 2층짜리 단독주택들이 너무 좋아요. 그것도 당시의 효율성을 바탕으로 지어졌겠지만 지금은 없는 무언가가 있죠.

70
1~4. 의왕 다가구주택+근린생활시설 4 3 2 1

ⓦ 사무소 시작 이후 봄 건축연구소만의

특별한 목표는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궁금하고, 새롭게 목표하고 있는 것들이 있을까요?

특별한 목표라, 시작하면서 딱 하나를

다짐했어요. 10년을 버텨보자, 10년을 살아남자, 10년은 그냥 뿌리만 내리자고. 10년을 살아 남아서 뿌리를 내리면, 그 다음

10년은 꽃을 피우든 열매를 맺든 뭐라도 되지 않겠는가 생각했어요. 이제 제 사무실 시작한 지 8년째 예요. 아직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이고, 10주년까지는 사무실의 시스템을 좀 더 체계화해서 10주년을 맞고 싶어요. 좀 더 본질에 집중할 수 있게요. 좋은 건축을 만들어내는 것만큼 똑같이 중요한 것이 좋은 사무실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말로 좋은 팀을 구성하는 것이죠. 저에게도, 팀원 모두에게도 좋은 사무실이요.

좋은 팀은 언제든 또다시 좋은 프로젝트를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같이 고민하고, 소통하면서 근사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느끼는 희열이 사실 이 일을 하는 이유입니다. ⓦ 소장님의 작업을 보면 내부와 외부의 공간을 연결하고 만드는 방식이 다양하고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내외부 공간을 다양하게 설계하는 특별한 이유나 방법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건 모든 건축가가 다 하는 일이고 저만의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그런 것들을 전복하거나 문화적인 층위에서 재해석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 아직까지는 그런 건축적 장치들을 알뜰하게 챙겨 넣고 너무 거칠거나 노골적이지 않게 잘 다듬어내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계획할 때 어린 시절 개인적인 기억과 연결되는 공간의 원형들, 그런 공간에 머물렀을 때의 오감과 감정들을 소환하는 것 같긴 합니다. 그리고 추상적인 개념보다는 구체적인 공간의 배치로 풀어나가는 편입니다. 예를 들어 흐릿한 경계, 공간의 중첩 같은 말을 저는 도면으로 번역해 낼 수 없습니다. 그냥 주어진 프로그램을 잘 푸는 동안 제 안에 있는 공간의 심상들이 은연중에 드러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봄 건축연구소의 소개와 소장님의 글을 보면 건축을 둘러싼 풍경, 자연 혹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많이

언급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건축은 무엇인가요?

건축은 태생적으로 반 자연적이기에 풍경과

자연에 대해서는 양가적인 입장일 수밖에

없습니다. 건축이 쉽게 풍경과 자연을 끌어들일

때 요즘 말로 ‘2차 가해’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일단 의심해봐야 합니다. 제가 쓴

글에서 그런 풍경, 자연 혹은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한 가능성을 읽으셨다면 그 또한 멋부리려고 쓴 문학적인 수사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맞고 틀림의 문제라고 보다는

진정성의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추구하는

건축은 그럴 마음이 있는 의뢰인이라면, 그에게 예산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좋은 건축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좀 두리뭉실한 이야기지만 건축주, 시공자, 설계자가 모두 만족하고 돌아갈 수 있는 건축입니다. ⓦ 현재 봄 건축연구소는 어떤 프로젝트들을

진행 중이고, 어떤 과정에 있나요? 단독주택들과 다가구주택들, 크지 않은 회사 사옥, 근린생활시설 리노베이션(대수선), 그리고 정말 재미없는 실무적인 프로젝트들이 있습니다. 이제 막 시작된 계획부터 사용승인까지 거의 모든 단계에 다 걸쳐 있어 조금 바쁘긴 합니다. ⓦ 그럼 현재 봄 건축연구소와 소장님이 갖고 있는 고민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요. 사무실의 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재무나 경리의 측면에서 사무실 운영의 체계도 필요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창조적인 일이 아닌 반복되는 지루한 일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체계도 다듬어야 합니다. 지금 직원이 3명인데 이렇게 말하니 좀 우습게 들릴 수 있겠지만 당분간 이렇게 유지될 거 같으니 어떻게든 일의 효율성을 찾아야 합니다. 사무실과 현장 모두에서 프로젝트의 퀄리티를

유지하는 것, 계획단계에서 더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 지속적인 인풋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는 것 등도 늘 하는 고민입니다

ⓦ 앞으로 개인적인 목표들은 어떤 게 있는지

궁금합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목표는 어떤 형식이든

지속적으로 글을 써보는 것입니다. 글을 매체로

삼는 것 역시 하나의 분야라 생각하기에 글

쓰는 일에 재능이 없거나 훈련이 되지 않은

사람들이 쉽게 쓰는 글에 비판적이지만,

글은 생각을 정리하고 제 관점을 사격에서

영점조준 하듯 조율해보는 데 확실히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어떤 한 주제에 대해 내용을 압축하거나 손실하지 않으면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명쾌하고 평이한 말로 설명하는 글이나 책을 최고로 생각하는데, 건축에 대해 그런 책을 써보고 싶습니다. 목표라기보다는 꿈에 가깝네요.

ⓦ 마지막으로 건축가로서 앞으로 되고자 하는 건축가의 상을 한 줄로 정리한다면? 손발이 잘 맞는 하나의 팀으로 설계를 해 나가는 모습이 제가 그리는 봄 건축연구소의 모습입니다. 소장 또는 대표 건축사라는 직함보다 팀의 리더라는 말이 더 와 닿습니다. 아틀리에가 하나의 팀이 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소장과 직원은 각자의 입장이 다르니까요. 열정을 요구하던 시절은 지나갔습니다. 명백한 계약관계, 나쁘지 않은 계약조건은 출발점이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화학작용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서로를 신뢰하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존중하면서 소통이 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과 연습이 필요합니다. 그런 팀의 팀원이자 리더로서 의미를 부여할 만한 계획안을 하나씩 만들어가는 것이 제가 그리는 앞으로의 모습입니다.

71
대표(가운데)와 멤버들
5. 김유홍
자료 협조 및 사진 크레딧 본문전체사진 및 자료제공:건축사사무소봄건축연구소 건축사진 크레딧(별도표기외):건축사사무소 봄건축연구소 김유홍은건축사사무소봄건축연구소의대표건축사이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였고, 씨지에스 건축사사무소에서다양한장르의실무를 경험하고 2015
작업
5
년부터건축사사무소봄건축연구소를 설립하여
해오고 있다.
72 해에게서 소년에게 GAIA Topic p.34 Gorbachev, a strong critic of President Vladimir Putin 지난 2월 발발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고르바초프 재단은 “인간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며 “가장 첨예한 모순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호 존중과 이익에 입각한 협상과 대화가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전쟁 중단과) 협상 과정의 재개를 목표로 하는 모든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83 Special Feature 9771976-741204-09
74 지형배치도_전체 이종건,
디스헛 나인혜, 몸-집
75 높은 경사지의 디스헛과 몸-집 전경

D's Hut & Mom-House

Jongkeun Lee, Inhye Na Architect

76
77 주변 마을 전경

건축개요

위치:경기도양평군 강상면 용도:단독주택 대지면적:409m2

건폐율:19.99% 용적률:37.44%

건축면적:[디스헛]42.91m2[몸-집]38.88m2

연면적:[디스헛]79.70m2[몸-집]73.44m2

규모:[디스헛]지상3층 [몸-집]지상2층

높이:[디스헛]9.15m[몸-집]9.45m

주차:2대

구조:경량 목구조+중목 구조 외부마감:스터코플렉스

주요내부마감: [디스헛](벽)T8OSB 인테리어 합판 위 친환경 페인트 (바닥)T5SPC flooring,전통한지장판 위 옻칠 2회마감 (천장)장선 노출,자작나무 합판

[몸-집](벽)T8OSB 인테리어 합판,석고보드 위 수성페인트 (바닥)T5SPC flooring,전통한지장판 위 옻칠 2회마감 (천장)장선 노출, 골함석판

설계기간:2020.04..2020.12. 시공기간:2021.05.~.2022.02.

78 배치도_전체
79 몸-집과 디스헛 사이 마당
80
81 디스헛(좌)과 몸-집(우) 사이 마당과 중간영역의 데크와 허수아비 조형물
82 입면도
83 입면도
84 디스헛의 상징

디스헛_내가 지은 나의 집

글. 이종건 건축가, 작가

결코 어울릴 수 없고 안착할 수

없는 남의 공간에 몸과 정신의 일정 부분을 공물로 바쳐가며 이리저리 ‘끼워 맞춰’ 살다가 마침내 하늘이 때를 주시매 나만의 집을 지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곧 나(와 모든 개별자)는 존귀한 존재이니, 그리고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니, 그리해야 나만의 삶을 제대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부터 처분까지 오직 시장 논리에 따르는 집-상품1)의 주인은 자본이지 ‘내(우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동물은 제집을 스스로 짓는다. 우렁이가 그렇듯 미물도 제집이 있다. 그런데 인간은 왜 그렇지 않은가? 불과 반백 년 전만 해도 지금과 달랐다. 땅이 없으니 개천 위라도, 돈이 없으니 주워 온 판자로도 제집을 제 손으로 지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고 국가권력이 확장되면서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전문가들과 법들과 제도들과 관료들을 만들어 제가 사는 제집이건만 통제하고 규제해 그리할 수 없게 만든다. 성인 혼자 사는 집이건만, 집의 난간까지 규제한다. 나에게 집은 내밀성(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사랑’이 가장

그렇다) 혹은 프라이버시의

최종 벙커다. 그런 까닭에 내가

있든 없든 낯선 이가 창문을

깨뜨려 침입할 크기의 개구부를 가진 집은 나에게 집이 아니다. 모름지기 집이란, 시선을 포함해 누구의 간섭이나 침입도 불허하는

1) 우리의 삶은 상품 범벅이다. 옷도 밥도 집도 상품이며, 출생도 혼례도 장례도 상품 의례다. 욕망도 자유도, 다소 극적으로 말하자면 생존마저 상품으로써만 가능하다. 상품 없이는 하루도, 아니 반나절도 버티기 어렵다. 편리와 효율과 감각에 중독된 우리는 그렇게 소비자로

전락해, 우리 자신뿐 아니라 우리의 삶의 터이자 환경인 지구의 건강도 해친다(상품이 겨냥하는 것은 판매자의 이윤이지 소비자의

건강이 아니다). 그럴 뿐 아니라 삶의 본질도

놓친다. 옷 짓고 밥 짓고 집 짓는 능력, 그리고

그러한 행위가 주는 의미와 기쁨을 상실한다.

난공불락의 성채라야 마땅하다. 나에게 집은 또한 영혼의 거처다. 그러므로 집짓기는 나의 영혼을 두루두루 챙기는 천혜의 기회다. 현실에 맞춰 사느라 오래오래 잊고 있던, 깊은 내면에 늘 웅크리고 있는 태초(혹은 최초)의 집의 기억과 새집에서 살아갈 새로운 삶에 대한 상상을 지금여기의 형편에 맞춰 구현하는 일인 까닭에 그렇다. 집짓기가 내가 희망하는 궁극의 삶을 직조하는 일이라면, 그리고 그로써 내 영혼에 정직하게 응답하는 일이라면, 그렇게 짓지 않은 집은, 엄밀히 말해 집이라고 할 수 없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나의 영혼이 흡족할 집에 대해 잘 모른다. 집을 말 그대로 삶과 죽음의 주제로 삼았던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진정한 집을 찾기 위해 일찍이 물었던, 그리고 지금도 많은 수행자들이 탐문하는, ‘내’가 누구인지 혹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 지금 ‘집이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니 릴케의 시적 명령에 따라 ‘지금’, 그러니까 인간이 발명한 진리에 접근하는 최상의 길인 과학이 그리해 왔듯, 나중에 고치거나 허물고 다시 짓더라도, 정신이 쇠락해 움막마저 지을 힘이 다 빠져나가는 인생의 겨울이 오기

ARCHITECT'S ESSAY

85
에세이
86 디스헛 스케치 Ⓒ이종건

전에, 혹은 더 절박하게, 우리자신의

죽음이 느닷없이 들이닥치기 전에

속히 자신의 집을 지어야 할 것이다.

그리해야만 진짜 중요한 무엇을

놓쳤는지 그 때야 실감할 수 있으며, 그로써 다음에 지을 행운이 행여 또

온다면 그 때는 한 치나마 더 낫게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영혼의 요구에

부응하는 공간의 형식은 무엇인가? 그것은 일상에 조직과 맞물린다. 일상은 삶의 근간이다. 인간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인간적인 일상을, 신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신적인 일상을, 최고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최고의 일상을 살아야 한다. 반복은 습관을 낳고, 습관은 성격을 형성하며, 성격은 운명을 좌우한다. 후마니타스란 물리(중력과 필연성)에 저항하는 정신의 함양인데, 그 한 갈래인 일상의 의례화는 몸과 사물을 다스려 삶을 예술로 끌어올리는 행동양식이다. 기계적 반복이 아니라, 마치 최고의 검객이 되기 위해 정신을 집중해 거듭 연습하는 무사의 동작처럼. 혹은 마치 때와 장소에 알맞은 최적의 나무를 골라 지금까지 들어 몸에 새긴, 그리고 지금의 행동에 반응하며 말하는 나무 이야기에 귀 기울여 무언가를 제작하는 장인(匠人)처럼. 커피든 샐러드든 샤워든, 변화하는 빛과 공기와 풍경에 조응하는 몸 이야기에 귀 기울여, 삶의 마지막 커피, 마지막 샐러드, 마지막 샤워인 듯, 그렇게 주변의 온당한 사물들을 정확히 조율해 일상 행위가 빛나는 삶의 순간이 되도록 만들어 만물과 자신을 찬양하는, 그런 반복. 혹은 그런 정신의 기예 “삶이라는 예술의

대가는 일과 놀이, 노동과 여가, 정신과 몸, 교육과 레크리에이션,

사랑과 종교 등을 거의 구별하지

않는다. 그는 어떤 것이 어떤

것인지 거의 모르며, 자신이 일하고

있는지 놀고 있는지 다른 사람들이 결정하도록 내버려둔 채 무엇을 하든

자신이 상상하는 탁월성을 쫒는다.”

석가모니의 말씀이다.

무릇 생명 있는 것은 모두 ‘더불어’

산다. 세포가 그렇듯, 고립된 채 홀로

살 수 있는 생명은 없다. 그러니 삶은 어떤 식으로든 ‘관계’로 지탱되는데, 나의 일상을 수행하는 거처는 수평과 수직의 형식으로 그 여지를 마련한다. 수평의 형식으로는 나와 이웃을, 수직의 형식으로는 나와 땅과 하늘을 잇거나 끊는다. 전통마을의 대면사회의 집이 공동체의 한 부분이라면, 그래서 개인이 이웃과 실선의 관계라면, 현대도시의 익명사회의 집과 개인은 이웃과 기껏해야 점선의 관계이거나 무관계다. 땅과 하늘도 그렇다. 전통사회의 집의 마당이 자연의 연장이라면, 대도시의 집은 철저히 인공이다. 옛집과 궁이 비와 눈에 응대하는 형태와 벽사(闢邪)의 상징을 띤 지붕을 가졌다면, 처마가 없는 현대의 집은 지붕이라기보다 뚜껑으로 덮였다. 현대사회와 전통사회는 양의와 한의가 서로의 빈 곳을 보충하듯, 상호교섭하거나 지양할 수 있는 여지가 여전히 존재할 뿐 아니라 그리하는 것이 온당하다. 우선 “우리는 절대적으로 현대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 천재시인 랭보(Arthur Rimbaud)처럼 철저히 현대적이어야 하지만, 노벨상을 수상한 양자물리학자 보아(Niels Bohr)가 당대에 미신으로 간주되던 전통사회의 지혜를 수용한 것처럼, 높은 수준에서 그리해야 한다. 보아는 자신의 집 대문 위에 행운을 불러들이는 말편자를 걸어

둠으로써, 이성이 접근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 개방적이었다.

대면사회는 공동체의 이름으로

개인이, 적어도 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자신의 삶을 마음껏 펼치고

자유롭게 살 여지를 박탈한다.

혈족인 부모나 형제도 때때로

‘사랑’이라는 이유로 그리한다.

예수는 이렇게 선포한다. “내가 땅

위에 화평을 주러 온 줄 생각하지

말라. 나는 화평을 주러 온 것이

아니라 칼을 주러 왔노라. 내가 온 것은 사람이 그 아버지와, 딸이 그 어머니와, 며느리가 그 시어머니와 서로 대적하게 하려 함이니라. 사람의 원수들은 그의 가족 중에 있으리라.” 나를 존귀하게 대하는 자는 참으로 드물고 드물다. 우리 모두 지혜롭지 않을 뿐 아니라 크든 적든 인격적으로 결함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나는 ‘거리’를 통해 수평의 관계를 맺는다. 이웃과 거리를 둔다. 나의 수평적 관계의 전략의 핵심은 한 마디로 이것이다. “사랑할 능력이 있거든 먼저 너 자신을 사랑하라.”(찰스 부코스키) 석가모니는 이렇게 말했다. “너 자신은 전 우주의 누구 못지않게 너의 사랑과 애정을 받아 마땅하다. 그러므로 집짓기 작업은 철저히 집의 거주자의 원망(願望)을 무엇보다 우선한다. 법이 규정하는 조건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이웃이나 주변의 집들을 배려하는 것은 그 다음 일이다. 특히 거주자의 사적 공간은 무조건 보호하는데, 이웃이 어디서도 내부를 볼 수 없도록, 그리고 그 반대도 그렇도록 한다. 코로나19의 발발이 인간과 자연 간의 불안정한 경계, 혹은 자연에 대한 인간의 과도한 침탈이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자연도 분명한 경계로 각자의 독립성을

유지하도록 한다. 인간이 개입한 자연은, 마치 길들인 개가 야생이 아니듯, 자연이 아니다. 기껏해야 인간화된 자연이다.

“사람들은 위를 올려다보는 걸 잊고 살았어. 수평적으로만 살지. 우리 관계 속에서

말이야.” 헝가리의 영화감독 문드럭초(Kornél Mundruczó)가 주피터스 문(Jupiter' s Moon, 2017)의 인물을 통해 말하듯,

87
88 디스헛 스케치_귀면조 Ⓒ이종건

수직의 도시에 살든 수평의 시골에

살든, 현대인은 수직성이 없는 삶을 산다. 인간관계의 그물에 얽히고 각종 인간사로 분주해 우리 위 존재를 잊고 산다. 혹은 도외시한다. 시인 와일드(Oscar Wilde)의 말처럼 별 혹은 하늘을 보는 사람은 몇 없으며 대부분

시궁창에 산다. 그러므로 나에게

수직성은 일상의 거처인 집 공간에 특히 중요하다. 아무리 강도가 높은 경험이더라도 일상에 편입되지

않으면 어느새 휘발되어 사라져

쉬이 망각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계단을 밟고 위로 올라갈 때 편하지

않은 물질성과 빛의 변화와 모종의

형상으로 감각과 인식을 깨워, 잠시

나를 초월하는 무엇을 향할 수

있도록 한다.

나를 넘어서는 것은 공간적으로

위에 있는 것들뿐 아니다. 현존하는

것이든 부재하는 것이든 지금여기

있지 않는 것과 낯선 존재는 모두

나를 초월한다. 시인 지브란(Kahlil

Gibran)처럼 우리 또한 집을, 우리를 한 곳에 붙박아 살게 하는

닻이 아니라 다른 곳들로 떠나게 하는 돛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집은 나를 다른 곳으로 데려가기에 적절한 공간이어야 한다. 내가 어디 있든, 나를 다른 세계로 데려가는 것은 음악과 영화와 타자의 현존인데, 그런 점에서 피천득 선생의 시 <이 순간>은 우리의 일상에 발생해야 마땅하다. 선생은 이렇게 썼다.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그 얼마나 즐거운 사실인가 //두뇌가 기능을 멈추고 /내 손이 썩어가는 때가 오더라도 /이 순간 내가 /마음 내키는 대로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은 /허무도 어쩌지 못할 사실이다” 나의 집은, 음악을 듣고 영화를 보고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또 그리고 글을 쓰기 좋은 환경이어야 한다.

삶은 그것의 짝인 죽음과 함께 함으로써 비로소 제대로 된 형상을 갖는다. 죽음이 영면(永眠) 곧 영원히 자는 잠이라면, 잠을 자는 공간은 죽음을, 그리고 정결한 몸으로 반복해 태어나는 씻는 공간은 재생(再生) 혹은 환생(還生)을 인식(recognition)하는 곳이면

좋겠다. 죽는 것은 별로 돌아가는

사건이며, 다시 사는 것은 지상으로

내려오는 사건이라면, 자기 위해

누울 때, 그리고 씻을 때 시야가

하늘을 향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그리해서 누워 자는 공간과 씻는

공간은 삶과 죽음을 ‘새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

나는 집에서 무엇보다도 자연과

만나고 싶다. 수시로 변하는

바람과 빛의 경(景)에 너끈히

빠지고 싶다. 그러므로 허공에

떠 있는 발코니와 옥상

테라스(테라노바)는 나에게는

집을 이루는 필수요소다. 거기서 라야 자연의 우발성이 몰고 오는 무(無)시간성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서 라야 나의 에고를 잠시 무방비로

내맡긴 채 어디선지 잠들어 있는 나의 영혼을 깨워 불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사태는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누구도 모른다. 그런 까닭에 건축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오직, 그리될 수 있을 조건을 세심하게 마련하는 것뿐이다. 거주하는 자는 그러한 사태가 도래할 때까지 수시로 무작정 기다리는 것뿐이다. 그러므로 우리에게는 자연이 기습할 때를 기다리는, 곧 ‘기다릴 대상 없는 기다림’의 공간이 필요하다. 나는 또한 빛과 어둠을 생생히 대면하고 싶다. 온 세상에 만연한 그런 빛이 아니라 하나의 형태, 하나의 덩어리로 현상하는 그런 탈속의 빛, 그리고 빛에 의해 무조건 만들어지는 어둠이 아니라, 스스로 움터 생겨나는 어둠, 곧 밝은 어둠이 아니라 어둡고 신비한 어둠, 그런 것을 무시로 들이닥치는 자연을 통해 만나고 싶다. 하나 더 덧붙인다면, 나는 평생 가난했고, 가난하며, 앞으로도 가난할 것이므로 가난한 (그러면서도 품격을 제법 갖춘) 집이 나에게 딱 맞다. 가난의 경계를 넘는 물질은 마치 남의 옷 걸친 것처럼 거북하고 불편하다. 뭉뚱그려 나에게 집이란, 나의 영혼에 거리낌 없이 부응하는 그런 장소이자 그런 공간이다. 밖으로는 누구의 진입도 불허하는 단단한 성채요 안으로는 영혼을 진동하는 잘 조율된 현(絃). 단단한 껍질로 감싸인 신비의 블랙홀이라 부를 수 있을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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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 몸-집 Still-life No.1_정지된 생명들 Ⓒ나인혜

몸-집 : 도둑맞은 이야기

글. 나인혜 건축가

자전거를 처음 탄 순간, 학교 가던

첫날, 첫 키스, 첫...

‘첫’ 경험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고

지나도 어제 같다. 분주한 삶의

갈피들 사이 때때로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풋풋하고 감미로운

첫 순간들의 향기에 젖어 들다 문득, 깨문 생살 입안 가득 고인

피비린내처럼 ‘어떤 것’들이 올라온다. 그 ‘어떤 것’ 중 나는 나의 첫 도둑질을 잊지 못한다. 강력한 혐의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완전범죄로 남은 그것. 지금 여기 고백하자면, 그때 나는 훔쳤다. 초등학교 3학년, 오십여 명의 반 아이들 앞에 나를 세워놓고 행해진 담임선생님의 서늘한 추궁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까지 뻔뻔하게 그것이 내 것이라고 고집했다. 남의 것이 탐나도 불호령이 무서워 어느 것 하나 손대지 않던, 차고 넘친

반항심도 대체로 ‘심(心)’으로만 그친

내 유년의 억압된 행동 양상으로 볼 때, 그 일은 순식간 빵 터져버린 풍선이었다. 그때 내가 훔친 건,

인형도 돈도 아닌 ‘이야기’였다.

나는, 또래의 어떤 아이가 문고지에 기고한 글 일부를 카피해 나의 글쓰기 과제로 제출했고, 조용히

넘어갈 법한 작은 비행(非行)은

우연히 두 글을 읽은 한 친구의

고자질로 그 날의 사건이 되었다.

반쯤 미심쩍었을 내 연기는 두 글을

대조해 볼 만큼 투철하지 않았던

선생님의 성품으로 무마되었다. 그렇게 사건이 일단락되었고 반 아이들의 수근거림은 곧 찾아온

방학과 함께 사그라졌다. 불행 중 다행. 그 후 삼삼한 세월이 흘렀건만, 뉴스에 아무개의 표절 시비가 붉어질 때마다 그날의 기억이, 끝까지 당당했던 가면 뒤 세포 하나하나가 화끈거렸던 그때의 감각이 피어오른다. 그렇지만 굳이 한 번 더 ‘당당’하자면, 나는 글쓰기가 싫어서 베낀 게 아니었다. 더 잘 쓰고 싶었다. 자신의 일화를 단어 하나하나, 조사 하나하나에 새겨 넣어 완성한 단편의 드라마에, 나는 그것을 기꺼이 나의 일화로, 나의 이야기로 만들고 싶을 만큼 매료되었다. 나는 그날 겪은 민낯의 뜨거움을 생생히 기억하지만, 그리 두껍게 뻔뻔할 만큼 매료됐던 이야기를 정작 기억 못 한다. 한 번도 그려진 적 없는 새하얀 종이처럼 윤곽조차 사라져 버렸다. 그 이야기는 지금 어디 있을까? 누구에게 언제 어디서, 그것을 도둑맞은 것일까?

‘집’을 ‘건축’하는 과제 앞에서, 나는 내가 훔친 그리고 도둑맞은 이야기를 더듬거렸다. 성인이 되어 독립한 후 나는 줄곧 원룸, 오피스텔, 아파트, 다세대 주택 등 여러 주택 사이를 뜀뛰기 하듯 살아왔다. 바뀌는 학교와 사무실, 그리고 주머니 사정에 따라 집이 바뀌었지만, 그것들은 그때그때 내 거처로 손색이 없었다. 그런데 집을 옮길 때마다 이사 후 곧장, 예전 집에서의 기억이 순식간에 포맷됐다. 크든 작든, 사는 내내 애지중지

꾸미고 쓸고 닦으며, 살붙이고

발붙였던 공간에서의 기억들이 하루 이틀에 사라진 것이다. 그리운

무언가가 그곳에 남겨져 있길 내심 바라며 매번 돌이켜 봐도, 그곳에서의 감각이나 기억은 쉽사리 떠오르지 않았다. 새집은 헌 집처럼 잘 작동했고, 헌 집에 맞춰져 있을 법한 몸의 감각은 버튼을 누른 것처럼 새집에 곧장 적응했다. 굳이 떠올려보자면, 간간이 파편 같은 가족사, 연애사, 사회적 성취 등 나의 개인사는 새로운 버전으로 무한 반복되는 일상사이거나 무용담일 뿐, 그리울 것도 당당할 것도 없어, 내어놓고 이야기할 성질의 것이 못되었다. 내가 살던 곳에서의 기억이 이토록 빈약하다니... 그럼 그 집(house)들은 나에게 집(home)이 아니었나? 분명 집이었다. 그것들은 따뜻하고 쾌적하고 안전했으며, 값이 올라 통장을 살짝 불려주기도 했다. 향수병이 불가능한 시대에 옛집이 그립기를 바라는 로맨티스트가 아닌 나는, 아마도, 키보드 엔터키를 누르듯 집이 바뀔 때마다 삶이 한 단락 한 단락 숙성되어 굳이 내 것이라 우기지 않아도 될 이야기로 완성되어있길 바란 것 같다. 집을 돌아보니, 이야기의 자리는 도둑맞은 듯 텅 비어있었다. 누가 범인인가?

범인은 집이 아니었다. 집이 알아서 삶을 위한 이야기의 자리가 되어 주리라는 기대는 누군가 삶을 대신 살아주거나 글을 대필해

주리라는 희망만큼 무모했다. 1LDK–2LDK–3LDK로 대동소이 변하는 집의 형식 그리고 그에 맞춰 무난히 적응하는 삶의

91
에세이
92 몸-집 Still-life No.2_정지된 생명들 Ⓒ나인혜

형식적 변화도 잘못이 없었다.

문제는 삶의 텅 빈 내용이었다.

내용이 형식이 되고 형식이 내용이

되는, 그로써 집과 삶이 온전히 서로

주고받는 이상적인 관계를 꿈꿀

여지도 없이, 내용 없이 잘 포장된

형식적인 삶에 채워진 건 행복과

오락을 위한 소비였다. 집을 옮길

때마다 나는 점점 더 가벼워지는

솜덩어리를 점점 더 버겁게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가 된 것일까? 내가

견디고 있는 것은, 무엇을 견디는

중인지 알 수 없이 텅 빈 비밀이

되어버린 삶인가?

집이 삶을 담는 그릇이라면, 삶이라는 단어만큼 텅 빈 것은

없다. 나의 첫 번째 집 작업인 〈몸-집〉은 삶을 위한 그릇을 빚는 과정이 아니다. 기능과 공간의 효율성은 지상과제가 아니었고, 삶의 형식에 대한 깊은 성찰과 그에 따른 집의 형식은 먼 미래의 과제로 남겨두었다. 다만 삶의 내용과 함께 사라진 이야기의 단서를 찾고 그것을 다시 발화하기 위해 애썼다. 이야기를 훔쳤던 그때, 이야기 세계에 빠져들던 경이로운 순간에 머물며, 잃어버린 첫 문장을 다시 쓰고자 했다.

사물화 된 ‘몸 나는 이야기가 발화하는 가장 가까운 문(門)으로 ‘몸’을 지목한다. ‘나’라고 착각할 정도로 익숙하지만, 결코 나일 수 없는 것. 내 의지와 무관하게 호흡하고 장기를

작동시키며 어떤 생각을 떠올리는

몸의 주인은 생명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자연이라는 단어만큼 헤아리기 어렵고 붙잡기에 먼

생명이라는 존재는 ‘나’라는 익숙한

가면으로 낯선 자신을 은폐한다.

겉과 속, 같음과 다름, 낯익은 낯섦...

마치 일란성 쌍둥이가 서로를

바라보듯, 몸에는 공존 불가능한

것들이 필연과 우연으로 동시에

거하며 아우라를 품는다. 낯익은 강도만큼 낯선 타자는, 프로이트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어떤 노인으로

착각한 순간처럼, 불식 간 현상한다. 이러한 몸의 상태는 ‘정지된 생명(still

life)’ 혹은 ‘사물화 된 몸’이(라 불릴

수 있겠)다. 사물화 된 몸을 대면할

때, ‘나’는 ‘나’ 혹은 ‘내 것’이라는

익숙한 세계로부터 이탈해 낯선

곳으로 추방된다. 미지의 세계에

서서 눈을 감고 더듬듯 내가 서

있었던 익숙한 지점들에 상상의

끈을 연결하며 낯선 곳을 건너가기 시작한다.

단(壇) 〈몸-집〉을 짓는 과정은 ‘집’을 ‘건축’하는 과정이 아니라 사물화 된 ‘몸’을 ‘건축(적으로 극)화’하는 과정이었다. 건축의 기본단위인 벽 그리고 바닥으로 공간을 구성하기에 앞서, 벽과 바닥으로 조합된 높은 단(壇)들을 쌓아 올렸다. 단(壇)들은 그리스 비극을 여는 한 무리의 코러스가 각자 거리를 두고 정물처럼 도열한 채 한 곳을 응시하며 음(音)을 발화하는 무대다. 벽도 바닥도 아닌, 정지된 응시의 장소인 단들이 만들어 내는 윤곽은 하나의 몸을 비스듬히 가른다. 모호하고도 명확한 경계의 이편과 저편에는, 밝음과 어두움, 하늘(상승)과 땅(하강), 우주와 동굴, 초월과 내재가 서로 필연과 우연으로 잠복한다. 하나이자 둘인 존재의 비스듬한 공극에는 정지된 응시의 그림자가 건너간다. 이름 없는 그림자.

사물화 된 몸을 대면하는 것. 그것은 의지와 무관한 수동적 부딪힘이다. 〈몸-집〉에 들어선다고 해서 이야기가 술술 풀릴 리도

만무하다. 다만 ‘몸’을 건축화 하는

작업을 통해, 길 없는 첫 문장이 머물

여지가 적극적 수동의 상태, 정지된 아우라로 잠복하길 바랄 따름이다. 나는 〈몸-집〉을 통해 희극과

비극을 비스듬히 오가는 이야기를 상상한다. 그것은, 과거로 번역할 때, 이야기를 도둑맞은 아이가

1. 모리스 드니_닫힌 정원 안의 여인, 오르세 미술관 소장

‘작가를 찾는 6명의 등장인물’을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현재로

접근할 때, 성지순례에 갔다가

행방불명된 어느 목사의 편지가

1

단막극 전문 연극배우에게 잘못 전달된 해프닝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미래로 상상하면, AI가 인간이 되기를 원한다고 믿는 사람과 AI가 되기를 갈망하는 인간이 벌이는 대화다. 이야기가 고전으로 회귀하길 바란다면, 잠에 빠진 아리아드네가 꿈속에서 이카루스의 떨어진 날개를 발견하는 장면이다. 시작된 첫 문장은 계속될 이야기를 기다린다. 호모옥토르(Homo Auctor) 박완서의 『도둑맞은 가난』에서, 가난조차 불가능한 시대를 살아가는 주인공이 느낀 깜깜한 절망마저 우리 시대에는 깜깜히 가벼워졌다. 〈몸-집〉은 버겁도록 가벼운 표면의 시대를 살아가는 나의 자화상이다. 이야기를 되찾으려는 시도는, 예측 가능한 낯익은 세계로부터 경이로운 낯선 세계로 건너가는 황무지 위 다리다. 이야기를 통해 세계를 짓는 사람이 작가(author)이고, 작가(作家)는 말 그대로 집을 짓는 자다. 호모 사피엔스, 호모 파베르, 호모 루덴스, 호모 에코노미쿠스 그리고 호모 옥토르. 삶의 내용을 결정짓는 인간 본성을 택할 수

있다면 나는 ‘호모 옥토르(Homo Auctor)’를 취해, 건축과 삶

사이를, 집과 무덤 사이를, 기억과 상상 사이를 이야기하겠다. 그리고

이런 생각과 상상은 건축으로 구축되기를 기다린다.

93
94 몸-집 Still-life No.3_정지된 생명들 Ⓒ나인혜
95 1. 모형사진_디스헛 2. 모형사진_몸-집 2 1
96 1층 평면도_디스헛 이종건, 디스헛
97 디스헛 1층
98 2층 평면도_디스헛
99 디스헛 2층의 브리지
디스헛 2층의 침실과 욕실(위), 죽음과 재생 혹은 환생의 공간을 연결하는 2층 브리지(옆면) 100
101 단면도_디스헛 13 5 687 4 2
102 3층 평면도_디스헛
103 몸-집과 마주하는 2층의 빌코니와 3층 이벤트름과 테라스
104 진입구에서의 몸-집(앞)과 디스헛(뒤) 나인혜, 몸-집
105 몸-집, 두 개의 출입문
106 1층 평면도_몸-집
107 몸-집 1층의 사적 공간
2층 평면도_몸집 108
109 몸-집 2층의 공적 공간
110 단면도
111 몸-집 2층의 공간들

날씨가 무더운 여름 〈디스헛〉과 〈몸-집〉을 방문하는 시간을 가졌다. 양평에 있는 작은 마을이 모여 있는 곳이다. 마을 초입에서 좁은 길을 쫓아가다 보니 경사지에 있는 흰색의 〈디스헛〉과 〈몸-집〉이 보이기 시작했다. 경사가 있는 위치에 있어 올라갈수록 전망이 아름답고 조용하게 살아갈 수 있는 주거지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도시외곽 전원 주거의 문제점인 좁은 진입도로와 경사지를 이용한 획일적인 대지의 모습이었으며 겨울철 결빙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도로의 형상을 가지고 있었다.

방문에 앞서서 설계 도면을 먼저 받아 보았는데 도면상으로는 평범한

전원주택으로만 여겨져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을 하였다. 집주인

중 한 분이 그 유명한 건축비평가

이종건 교수라는 말에 사실인즉 호기심이 컸다. 집 주인 건축가의 친절한 대접을 받으며 집짓기에 대한 일화를 들을 수 있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방문한 이곳에서 쉽지 않았던 집짓기에 대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차를 마시며 집짓기에 대한 짧은 몇 가지의 일화를 듣는 것만으로도 집짓기에 따른 고생의 시간들이 공감되어 다가왔다. 먼저 〈디스헛〉 프로젝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종건 교수에 대해 알아야 한다. 이 교수는 날 세운 평론작업을 통해 건축비평가로서

자리매김을 하였고 많은 건축과

건축가에 대하여 작심 발언을

해왔던 분이다. 그러하기에 오랜

시간 타자의 건축을 접하며 평소

가지고 있던 건축의 생각을 본인의

주거에 표현한 것으로서 〈디스헛〉

프로젝트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리고 이 교수가 등장시킨 후배 건축가 나인혜 소장과 그가 설계한 〈몸-집〉의 관계성을 들여다보는 것이 핵심일 터다.

무엇보다도 이곳에 이종건 교수와 나인혜 소장이 함께 집짓기를 결정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디스헛〉은 먼저 비평가이자 건축가로서 이종건 교수 자신의 건축을 표현하고자 하는 꿈이 있었을 것이고, 두 번째는 정년퇴직 후 보낼 공간과 삶에 대한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몸-집〉은 건축가 나인혜 소장의 개인 공간으로서 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며 느꼈던 작업 공간 그리고 교단에서 가르치는 건축에 대한 실현을 목표로 하였을 것이다. 양평 경사지 대지에 두 명의 건축가가 살아갈 두 채의 집이 1년의 공사기간을 거쳐 각자의 건축공간으로 실현됐다. 생각한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더구나 집을 짓는다는 것은 기대되면서도 번거로운 일을

것이다. 비용을 지불하여야

불편한 인간관계가 생길 수

마음을 써야만 하는 원치 않는

과정들이 생긴다. 〈디스헛〉과 〈몸-집〉이 만들어지는 과정도 순조롭지 않은 공사의 과정으로 인하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공사의 어려움에 대한 내용으로 건축이 만들어졌다. 예술가는

작품을 창조하면서 자신의 고유한 자유를 객관화하고 실현함으로써 스스로와 다른 사람에게 욕구를 충족시키고 발휘하도록 한다고 한다. 〈디스헛〉과 〈몸-집〉을 만들어 가는 시간을 통해 건축가는 더욱더 강한 예술적 자아실현의 건축이 만들어졌고 이론의 건축이 아닌 만들어 가는 건축의 세계를 깊게 들여다보았을 것이다. 예술은 인간이 실천적 활동으로 자기 자신을 알아보고 자신을 구성하려는 욕구를 통해 계몽의 효과를 가지게 한다고도 한다. 〈디스헛〉과 〈몸-집〉은 건축이 자본의 힘보다는 철학의 부재에 따른 허함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함으로써 생각 있는 건축을 하고자 하는 계몽적 건축으로 다가왔다. 오래전 우리는 흙집 등 우리가 살아갈 공간을 스스로 만들어 왔고 입는 것, 먹는 것, 살아가는 공간에 대한 지혜가 있었다. 산업화가 되면서 분업화된 건축에서 설계는 문(文)의 건축이 되었고 현장을 위주로 하는 건축은 무(武)의 건축이 되었다. 최소한 살아갈 작은 집은 문과 무로 분리하지 않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창조의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것 또한 중요한 시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설계를 표현해 내는 것은 몸을 움직이는 땀의 건축이 있어야만

이론적인 근거를 마련함과 함께 몸을 이용한 건축을 통해 나를 주체로써 행동하게 하며 건축이라는 예술을 통해 미루어 왔던 개인의 큰 숙제를 마무리함으로써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하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다. 카를 융은 아프리카 가나를 여행하면서 원시 건축의 기운을 받아 살아가며 그 형태를 본떠 32년 동안 돌집을 지었다. 이 집에서 정신분석학 연구에 전념할 수 있었다. 르코르뷔지에의 18평의 작은(어머니)집은 1923년에서 1924년 걸쳐 건축하였고 2016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되었다. 이 집은 모더니즘 건축의 중요한 증거이며 르코르뷔지에의 노년을 보낸 마지막 집인 4평 오두막도 우리의 주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4평이야말로 인간에게 충분한 최적의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하이데거는 깊은 겨울밤 사나운 눈보라가 오두막 주위에 휘몰아치고 모든 것을 뒤덮을 때야말로 철학을 할 시간이라고 하였다. 세상의 소리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나를 고립시켜 힘을 다해 한 가지 만을 추구하는 장소로 만든 것이다. 〈디스헛〉에서 이종건 교수는 공간이 생기니 사람들과 함께 함에 있어 행복하고 혼자 있음에 행복하다고 한다. 그러고 보면 경사지가 있는 이곳을 선택한 것도 겨울철 세상의 소리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공간에 건축가 자신을 고립시켜 힘을 다해 한 가지 만을 추구하는

시작한
하고
있고
고생의
헛〉과 〈몸-집〉의 건
비평 이종건의
나인혜의
글.
CRITICISM
결과물로 나타나는데 이론적 건축과 땀을 흘리는 노동의 건축이 동반되었던 〈디스
축에서는
축을 통해 탐구하고
디스헛과
몸-집
정승이 건축가

공간을 심리적으로 확보하였고, 산의 겹침에 의해 생기는 먼 곳에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까지도 내부로 가지고 왔다. 내부의 부담되지 않은 적절한 빛의 농도는 내부에 있는 사람들을 서로에게 집중하게 하여 주었고 시간의 가늠을 멈추게 하였다. 내부에서 보이는 바닥, 벽, 천정 마감재는 최대한 마감을 제어함으로써 공간을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고저에 의한 바라보는 시선, 자연과 어우러지는 색상, 빛과 어우러지는 가구와 소품이 공간과 어우러진다. 창에 의한 수직 수평의 빛과 그림자는 조화롭게 어우러진 침묵의 공간이 되고 달빛은 공간과 어우러지는 장면이 될 것이다. 〈디스헛〉과 〈몸-집〉은 건축의 공간을 통해 순응하는 건축과 대응하는 건축으로 다가왔다. 〈디스헛〉은 순응하는 건축으로 다가오고, 〈몸-집〉은 대응하는 건축으로 다가온다. 〈디스헛〉의 공간은 어느 정도 공간이 인지되어 산책하듯이 들여다보는 공간이고 자연을 수긍하며 바라보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편 〈몸-집〉은 공간에 대한 강약을 명확하게 하며 자연에 대응하며 바라보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 각자의 공간이 명확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더불어 주거

예술을 이야기하고 있다. 볼수록 두

채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 명확하다.

한 채는 주거공간으로 한 채는 작업 공간으로 사용하고 싶은 건축이다.

현재 아파트에 거주하는 비율이

70%를 넘어가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 주거의 문제는 같은 형태

같은 공간에 따른 결핍으로

나타나고 있고 공간이 결여된 주거

부족을 양적 공급으로만 확대할

때 조만간 커다란 사회적 문제로

나타날 것이다. 나만의 패션이

있고 나만의 먹거리가 있고 나만의 주거가 있기를 바라는 시대에 공간적 부족을 해결하고 주거비

부담이 적은 작지만 강한 건축을

원할 것이다. 누구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나를 위한 공간, 최소한의 것들이 채워지는 순간 모든 것들이

충족되어 결핍에서 벗어난다고 한다.

주거 공간에 대한 관심이 커져가는

오늘날 거주할 공간에 대한 화두를 새롭게 던지는 두 건축가의 주거를 보게 되어 건축의 미래를 생각하게

하고 미래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집은 나의 마음을 지키는 공간이고 튼튼한 방어벽이고 나를 위로하고 쓰다듬어 주는 공간이다. 계몽은 어두운 상태를 밝게 해주고 어두운 과거로부터 벗어나게 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113 1. 디스헛을 지키는 허수아비 조형물 2. 몸-집 외벽 상세 3. 이웃집의 경계를 짓는 조형물. 시공현장의 잡물을 재활용한 설치작업 장소로 만든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디스헛〉과 〈몸-집〉은 공간을 풀어감에 있어 대지와 건축이 순응하는 방법은 단순함으로 그리고 내부에서는
움으로 공간을 확장시켜 지
을 이
의 영
다채로
루함
겨내고자
였다. 바라봄
역으로 인하여 작은
방식으로 신뢰성 있는 지식을 추구하게 하므로 〈디스헛〉과 〈몸-집〉은 현재의 주거 건축과 삶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계몽적 작업의 결실이란 면에서 소중하게 다가온다. 23 1

죽음은 무차별적 현상으로, 인간에게 죽음은 자명한 숙명이다. 그리하여 매일매일 살아간다는 것은, 또한 하루만큼씩 죽음을 향해 간다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래서 죽음을 사유하는 일은 삶을

명징하게 인식하는 일이기도 하다. 빅터 프랭클이 그러했고, 프레모 레비가 그러했고, 장 아메리가 그러했다. 이들 모두 죽음의 문턱에서 생환하여 인간의 삶을 비추는 작업을 남겼다. 그들은 다만 죽음을 모면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죽음의 심연을 들여다보며 삶의 의미와 가치를 치열하게 사유했다. 죽음은, 다만 생물학적 파멸이란 공포의 대상을 넘어, 우리의 삶을

반추하게 하여 그로써 우리를 주체적 삶으로 견인한다. 그런데 오늘날 일상의 삶에서

죽음에 대한 숙고는 언감생심이다. 자본에 의해 온통의 삶이 포획된 우리에게 자기응시와 죽음의 숙고를 통한 자아의 발견 또는 자기소외 극복은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인다. 빨리빨리로 족쳐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관성으로 하루를 ‘소비’ 할 뿐이다. 오늘 우리의 공간과 시간은 오직 현재만을 빠르게 재생 반복시킨다. 살림집조차 합리와 경제성에 포획된 오늘, 죽음을 사유하는 집은 희소하다. 〈디스헛〉은 한적한 산자락, 소로가 끝나는 막다른 길 끝에 위치한다. ‘ ㄷ’자 요철 끝이 하늘로 향해

있는 집의 조형은 단순하다. 다만

주출입구에 위치한 조형물만이

상징으로 자리하는 바, 긴 창과 작은

창 몇 개가 전부인 집 외부의 색상은

오직 하얀색 하나뿐이다.

하얀색 외벽의 집이건만 집안은

검정의 메타포로 가득하다.

빛은 세로로 긴 창 몇 군데로만

들어오고, 작은 창 몇 개는 오직 환기를 목적으로 한다. 헛집의 창은

채광창과 환기창 몇 개가 파사드의

중심을 이루는데, 풍경창은 오직 3층 방에 두 개뿐이다. 건축가는 일상의 공간 속으로 무시로 침투하는 풍경을 배제하고, 오직 보려는 의지를 통해서만 외부를 보려 한다. 건축가에 의해 계산된 창은 빛을 길들여 내부로 들인다. 길들어진 직사광선은 한정된 범위 안에 머무르며, 산란광이 중심이 되어 통층 거실을 밝힌다. 1층의 서재도 그러하고 2층의 침실도 그러하다. 〈디스헛〉의 내부는 어둡지는 않지만, 밝지도 않은 검정의 은유로 만들어졌는데, 통층 거실 천장의 검정색은 이를 보다 분명히 한다. 심지어 2층 침실의 벽은 우둘투둘한 표면 위 새카만 검정으로 잠드는 공간을 포위하고 있다. 건축가는 잠드는 공간(침실)과 죽음과 검정을 서로 대응시켰다고 했고, 잠 깨는 공간(화장실)과 성스러움과 흰색(그리고 원형창)을 서로 연결시켰다고 했다.

자취를 공간에 빛으로 찍어낸다. 밝음은 어둠으로 서서히 전환되고, 재실자는 이 변화를 통해 시간의 흐름을 지각한다. 〈디스헛〉의 집주인은 낙조와 더불어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검정벽의 침실에서 잠이 들고, 다시 일조와 더불어 삶으로 귀환한다. 그리고 죽음에서

달리하고, 산란광은 농도와 색채를 달리하며 시간의

1. 디스헛
1
건축가는 죽음에 대한 사유를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일상의 공간 안으로 끌어들여 자기응시와 자아대면의
일조
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이후 채광창에 의한 긴
모양의 빛이 태양의 이동에
라 궤적을
허공에서 관통하는 브리지를 건너 하얀색 화장실에 이르러 절정에 이른다. 죽음의 공간과 삶의 공간이 일상의 시공간에서 무시로 엮이며 하나가 되고, 집주인은 끊임없는 죽음과 고독의 반추를 통해 삶을 견인해 나간다. 〈디스헛〉은 건축가가 집주인인 살림집이다. 살림의 어원 ‘살리다’는 말 그대로 생명을 지니게 한다는 의미인데, 그래서 〈디스헛〉은 죽음에서 발아한 살리는 집인 것이다. 비평 디스헛, 죽음에서 발아한 살리는 집 글. 최우용 건축비평가 CRITICISM
생으로의 전환은 거실을

마주하는 시인, 무음의 대기를 마주하는 음악가, 꽉 찬 돌덩어리를 마주하는 조각가 그리고 빈 땅을 대면하는

생각을 맹렬히 투사한다. 작가들의

작업은 발산하는 것이고 또

원심력에 의해 구체화 된다. 그러나 일상이라는 것은 내면으로 귀환을 의미한다. 그것은 외부의 자극을 절연하고 자기 안으로 침잠해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무시로 쏟아지는 바람과 빛을 일상의 채에 걸러 순치하여

더불어 함께 머문다. 작가에게 집이란 달팽이의 집처럼 깊이가 있는 공간, 웅크릴 수 있는 공간으로써, 자기내면으로 수렴해 들어가는 공간이며 구심력으로 지탱되는 공간이다.

〈몸-집〉은 창작과 일상이 한 몸에 붙어 있다. 〈몸-집〉은 살림살이만이 목적이 아니고 또한 작업만이 목적이 아닌, 이 서로 다른 두 형태의 행위가 한 공간으로 얽혀 있다. 이질의 두 공간이 직육면체의 상자 안에 얽혀 있는데, 서로의 공간은 수직 또는 수평으로 단순 분절되어있지 아니하고, 서로가 서로의 공간을 규정하며 3차원으로 물려 있다. 한 공간 없이 다른 한 공간이 있을 수 없는 구조가 몸집의 뼈대다. 〈몸-집〉은 출입문이 둘이다. 각각의 출입문으로 작업실과 살림집으로 진입하는데, 이 두 출입문 사이에 또 다른 출입문이 있어서 집주인은 두 공간을 외부 경유 없이 오고 간다. 내부 출입문으로 연결된 두 현관은 창작과 일상을 가르는 전이의 공간으로써, 말 그대로 어두운(玄) 경계공간(關)으로 처리되어 전이의 깊이를 더한다. 두 현관은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을 가르고 또 연결하는, 고대 로마 도무스 주택의 타블리눔을 떠오르게 한다. 〈몸-집〉은 타블리눔으로 바로 찌르고 들어가 이쪽과 저쪽을 선택적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동시에 타블리눔을 통해 창작과 일상을 연결한다.

〈몸-집〉은 1층의 팔 할이 살림집이고 나머지 이 할은 창고며 2층 전부가 작업실이다. 그런데 2층 단(壇) 공간이 1층 침실의 높이를 결정하고 있다. 1층의 침실은 2층 단 구조에 눌려 있는 공간으로 낮고 어둡다. 1층의 나머지 서재와 화장실의 작은 창들은 바람과 빛을 순치시켜 내부로 들이는데, 그리하여 1층의 살림집은 낮고 어둡고 깊고 웅크린 공간이다. 집주인은 이 공간 안에서 잠이 들고, 깨어나면 〈몸-집〉 버전의 타블리눔을 거쳐 2층 작업실로 향한다. 어두운 경계공간을 거쳐 좁은 계단을 오르면, 단으로부터 시작되는 작업실 공간이 폭발하듯 펼쳐진다. 작업실의 입면을 지배하는 커다란 창이 산자락의 풍광을 거대하게 차경하면서 동시에 최대의 일조를 채광하며 작업실 내부를 밝힌다. 작업실은 높고 밝고 외부를 안으로 들이는 동시에 외부를 향해 발산하는 공간이다. 〈몸-집〉에서 창작 공간은 발산하는 원심의 공간이고, 살림 공간은 수렴하는 구심의 공간이다. 두 공간은 목구조의 얇은 바닥판을 경계로 3차원으로 물리면서 서로를 규정하고 또 지탱하고 있다. 두 공간은 구심과 원심이 서로 길항하며, 그 장력의 긴장으로 창작과 일상을 팽팽히 엮고 있다.

115 2. 몸-집과 디스헛 출입구의 다른 어법 몸-집, 길항의 장력으로 팽팽한 집 창작은 작가의 내면을 외부로 드러내는 행위다. 창작은 작가를 작가되게 하는 근간으로, 그것은 작가의 치열한 자기대면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적극적 행위다. 빈 화폭을 마주하는 화가, 빈 종이를
건축가,
그 비워져 있거나
라사에
갖고
그들은
혹은 인위가 개입되기 전의
블라
그들이
있는
이, 순화된 자극은 일상을 향해 사납게 달려들지 않고 시간과
곁에 둔다. 마치 헛집에서 본 것과 같
2

지어질 집

이종건은 건축교육자로서의 활동

마지막 즈음에 자신이 거주할 집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도 이는 자주 소재가

되었다. 그리고 단호해 보였다.

재료와 구조, 기능뿐만 아니라

담아내야 할 의미의 내용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분명해졌다.

목적은 보호로부터 시작하는

여러 욕구, 특히 정신적 욕구의

충족이었다. 그는 이 마지막을 “자신이라는 존재의 꽃을 피우고자 하는 욕구”(이종건, 『지금은 집을

지을 시간』, 2020)라고 표현했다. 오랜 시간 건축비평가로서 활동했던 그의 이력이나 성과를 보면 이

말은 단지 도구에 머물 미사여구는

아닌 것 같았다. 도구가 아니라면 목적이어야 할 터인데 어떻게

‘존재’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까? 자신은 어떻게 또 누가 정의하게 되는지? 그리고 그는 집이 있는 까닭에 누구나 불안과 소란에서 벗어나 앞으로 도래할 무엇을 기다리는 시간의 존재가 된다고 했다. 그 의미를 되새기면, 시간의 존재가 되려면 반드시 집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며 일반화 성격의 명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 둘의 인과 관계를 의구심 없이

받아들였는지, 또 가치로 인정해

왔는지 여러모로 되돌아봐도

긍정하기가 쉽지 않다. 집 이야기를 하는 곳마다 들리는 소리는 도구적

기능이거나 경제성의 논리를 위한

것뿐이었기 때문이다. 집의 모양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대개 시간 개념이 들어설 자리는 없었다.

집주인인 비평가가 던진 말의

의도를 되새겨 보면 확실히 20세기

지성사의 중요한 단면과 주제가

엿보인다. 그래서 그가 설계한 건축물에 대한 기대는 대화의 계기마다 소재가 되었다.

지어 가는과정과건축적일상

대지는 양평의 깊숙한 곳, 나지막한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었다. 두

채를 지을 규모의 크기였다. 이미

집터 아래와 위에는 집들이 들어선

상태였고, 새로 지어질 집은 오랜

자연의 경관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었다. 절토, 축대, 집들 사이로 낸 차량 진입의 경사진 도로. 기단 위에 선 철재 비계 사이로 구조체 목재들이 집의 규모를 가늠하게 했다. 두 채의 집. 도로에서 가까운 터에는 건축가 나인혜가 자신의 첫 주택을 실현하고 있었다. 이에 이어 다른 새로운 집은 대지 깊은 곳에 위치했다. 이 집을 위해 공사 기간 햇빛에 오랜 시간 노출되어 건강한 인상의 건축가는 인부들과 함께 여전히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재료의 선은 자신이 희생해 이뤄낼 모양을 향해 기계 소리와 함께 조율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하루 노동의 마무리. 추임새처럼 들리는 수고의 소리가 트럭의 시동과 함께 도시의 번잡을 이곳에서 다시 연상시켰지만, 이내 고요가 넓은 자연으로 되돌아왔다. 초대된 비평가들 몇 사람과 건축가는 건물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있던 탁자에 걸터앉아 시공 과정과 재료 수급, 구조의 특징, 빛과 공간의 주제도 대화의 소재로 삼았다. 구조체만 막 완성된 집안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건축가는 자신의 집이 어떤지, 무엇인지 말했다. 육신이 머물기 위해서는 익숙한 장소, 정신이 모험하기 위해서는 낯선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가 집을 짓기 전 집의 원형은 흔히 말하는 ‘오두막집’이었다. 피아노의 두 평 남짓 크기 디오게네스로 이름 붙인 집, 소로의 월든 오두막, 법정

1. 공사가림막 속의 두 집 Ⓒ김영철

비평 건축비평가의 집 : 나무와 철, 그리고 이상향의 정토 글. 김영철 건축비평 및 이론가 CRITICISM 1
117 2 2. 몸-집과 디스헛 3. 공사 중인 몸-집 2층에 펼쳐진 외부 조망 Ⓒ김영철 4. 공사 중인 디스헛 내부 공간의 목구조체계 Ⓒ김영철 3 4

집들이다. 그러나 가치를 도외시하고 단지 경제 규모가 허용할 집이라고 하면

누구라도 수긍할 것이다.

그럼에도 그가 지을 집의 관심사는

모양이나 크기만은 아니었다.

그가 집을 말할 때 등장했던

다른 이름들이 있다. 키리코, 마그리트, 엘리아데, 바타이유 등이다. 건축가가 이들과 생각을 나누었던 이유는 건축의 또 다른 핵심, 조심스럽게 표현하자면 세계를 정의할 주제 때문이었다. 건축가는 이를 “진정한 세계의 핵심은 신비다”라고 했다. 무기력, 갈등과 고통, 전쟁과 파괴 등 우리가 여러 가지로 이름할 수 있는 삶의 조건을 넘어설 가능성은 바로 신비에 있었다. 이것의 형식은 ‘시적인 것’이었고, 그 성취의 심급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가 붙잡을 수도 없고 따라서 대상으로 재생산해 낼 수도 없는 것에 대해서 건축가라면 도대체 어떻게 관계할 수 있을까? 불가능 아닌가? 기껏해야 침묵하거나 혹은 적극적으로 부정하는 것이 대안일 것이다. 건축에서 신비는 들어설 자리가 없다고 하면 될 것이다. 이를 다시 부정하려면 우리는 우리가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꿈꾸면서 아는 수밖에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건축가는 이

문제에서 전혀 후퇴하지 않고 있다. “신비는 성스러움의 사태다”라고

6 5

했다. 성스러움의 개인적 경험은 전위, 곧 두 장소에 동시에 있으며 동시에 어떤 장소에도 있지 않음의 경험에 지배된다는 것이다. 세계에 살면서도 세계 바깥에 있다고 해야 하는 말, 모순처럼 들리는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 있지만, 여기가 아닌 곳에 있다는 기분을 사실로 여겨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전히 모던의 이념을 위해서 키리코나 마그리트와 같은 예술가들이 보여주려고 했던 세계이며 양평집의 건축가도 보고 있던 세계다.

비평가의집 양평 주택(이하, 디스헛)의 내부는 확연히 기하학의 질서였다. 직교 좌표 체계의 논리가 주도적이었다. 구조재 사용에서도 그랬고, 공간들을 정의하는 방식도 그랬다. 중목구조재의 특징에 머물렀기 때문이었을까? 구조재의 모양을 가감 없이 드러내서 조형에 이르도록 했다면 오히려 형상에 대한 의지는 뒤로 물러나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건축가와

나눈 대화의 내용이나 그가 남긴 글들을 되새기면 오히려 이 집은 조형의 의지가 더없이 충만한 집이다. 어떤 의지? 그리고 그 의지는 어떻게 표현되고 있는가? 나는 건축가를 보면 가끔 두 가지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하는 일이 어떻게 다른 영역의 일과 다르게 보이길래 건축가라는 이름을 얻는가?’가 그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이 건축할 때 그 시작의 이름은 무엇인가?’다. 이 질문이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닐 텐데, 영역의 구분이 왜 필요한가라는 반문을 듣기 일쑤이다. 그리고 시작은 대개 경험이거나 알려진 상이라고 제시한다. 이와 달리 〈디스헛〉은 답이 분명해 보였다. 건축가에서 직접 온 것은 아니지만, 이론가, 비평가로서의 내가 요약한 답이다. 첫 번째는 ‘나는 공간을 실질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건축가라고 여긴다’였다. 추상적으로 다루지 않고 실질적으로 다룬다고 한 이유는 여러 기능의 영역을 정의할 때, 각 영역의 세 축의 선들이 명료하게 제시되어 있고, 이들은

각각의 차원에 고유하게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건축을 그림처럼 보는 사람들에게서 발견하는 특징은 3차원과 2차원 지각을 동일시 한다는 사실이다. 3차원은 동시 지각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결정적으로는 건축에게만 고유한 영역이다. 그리고 두 번째에 대한 답이 하나는 ‘시작의 이름은 기원(origin/arche)이라’고 했다. 기하학의 논리대로라면 영점(zero point)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그는 이를 적극적으로 건축적으로 해석해서 보고 있었다. 이 영점에 해당했던 이름, 곧 신, 혹은 절대자아(데카르트)를 〈디스헛〉의 건축가는 ‘신비’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하고, 또 ‘실체적 물질 그 자체가 정신의 창조와 현시로 해결하는’ 우주(H. Jeans, Physics and Philosophy, 1943, 1981)라고 과정에 대한 시선도 함께 명시했다. 이제 집의 주인인 된 건축가는 이 〈디스헛〉의 영역(장소)마다 시작이자 기원으로서 자신의 지향을 늘 함께 품게 되었다. 그는 이 전체 구도의 주인이 되려고 한다. 단지 의지요, 희망 사항일 뿐일까? 〈디스헛〉에서 주인(주체)과 현실(진리) 거리는 하나의 사실이 아니라, 아직 채워야 할 간극이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의문이 남아 있다. 그래서 주인이 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런데 어쩌면 나는 여전히 공간을 지배하는 자로서의 주인에 집중한 나머지, 대상에 자신을 투사하는 일을 거부하고 있던 것은 아닌지도 모르겠다. 완공된 후의 〈디스헛〉에는 기억을 되살린 소품들이 있었다. 벽면에도 공간 이동의 결절점에도 있었다. 나는 이들에 대해 건축적

118 5. 몸-집 2층의 떠있는 의자 6. 디스헛의 주출입구 스님의 집, 르코르뷔지에의 카바농 그리고 하이데거의 토트나우베르크 오두막집. 모두 다 작은 규모다. 거주자의 이름을 지워내고 일반인의 단순한 눈으로 본다면 기술적 역량이나 흔히 말하는 건축적 가치를 찾기는 어려운

해석을 꺼렸지만, 건축가는 건축적 의도를 부여했다. 그 의도는 그의 생각의 구도에서도 분명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건물 외부에서 시각적으로 두드러지고, 건축물 전체를 볼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건축가는 이들과 늘 대화한다고 했다. 그는 늘 존재 자체의 영역에 머물고자 했으며, 그 영역은 의식(이성)이 지배하고 있었다. 이 영역으로 육신의 한계도 딛고 옮겨갈 그는 초월이라고 했다 매개가 늘 필요했다. 그가 대상을 손으로 가리킬 때, 나는 상징을 생각했다. 〈디스헛〉의주인 이 집은 특히 모던의 사유가와 예술가들이 창조적 순간에 살던 집들과 비슷한 데가 있다. 장소로서의 가치가 그렇다. 비트겐슈타인의 노르웨이 집, 하이데거의 토트나우베르크의 오두막, 니체의 차라투스트라의 탄생지 펙스탈, 말러의 오스트리아 아터제 오두막 등이 그렇다. 이들은 작은 규모였고, 그 대지는 과거의 성취나 연상과 거리가 먼, 오히려 새로운 미지의 세계만을 암시할 곳이었다. 최소의 기능, 그리고 육신의 보호만이 눈에 띄는 외적 형식이었다. 그러나 이곳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가능성의 조건은 뒤로 물러남(reducere/reductum)의 모양이었다. 줄이고 줄여서 도달할 곳, 그 곳은 처음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곳이다. 이들 집의 주인공은 모던이라는 이름으로 귀결될 이상(Ideal)과 한 몸이었다. 원리로서의 분석의 명료함, 사유 주제인 존재, 위버멘쉬의 고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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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을 넘어 시선을 우주로 향했지만 다시 우리의 장소로 부르는 대지의 노래 등 〈디스헛〉은 기하학의 질서가 분명했다. 그리고 지형의 속성이나 지난 문명의 성과들과 거리가 멀다. 건축가는 오히려 신비라는 이름의 주인과 함께 세상과 새롭게 대화할 장소를 만들어 조건을 바꾸어 놓았다. 진입구, 작업의 공간, 이동 통로, 대화의 장소, 낯선 이들도 머물 미지의 공간,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늘과 자연으로 시선을 열어가도록

장치가 되어 있는 곳들. 그러나 주인이 언제나 머물고 육신을 보조할 곳은 보통의 집들과는 다른 언어로 말하고 있었다.

Image Credits & Contributors

모든 도면 도면(별도 표기 외) Ⓒ공이림 건축사사무소

스케치 Ⓒ이종건: p.86, p.88 Ⓒ나인혜: p.90, p.92, p.94 인물 사진 Ⓒ김재경: p.73, pp.120-121

모형 사진 Ⓒ공이림 건축사사무소: p.95

건축 사진 Ⓒ김재경: p.75, pp.76-77, p.79, pp.80-81, p.84, p.97, p.99, pp.100-101, p.103, pp.104-105, p.107, p.109, p.111, p.113, pp.114-115, p.117, p.118

현장 사진 Ⓒ김영철: pp.116-117, p.119

자료 협조

본문 전체 자료 제공: 이종건, 나인혜 & 공이림 건축사사무소

현장 촬영 및 답사 지원 이종건 건축가, 작가 나인혜 건축가, 공이림 건축사사무소 대표

119 7. 디스헛의 상징적 제스처 Ⓒ김영철
120 이종건(좌), 나인혜(우)
121

“벌레를 디자인한 방법” 그리고 “빔이란 존재의 잇점” 등의 부분에서 인간과 자연의 창조물에 대한 유머러스한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건축가와 엔지니어는 응력, 전단력, 비틀림, 파괴, 골절, 그리고 압축력 등등의 개념에 대한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설명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여러분이 집을 짓거나 보트와 발사총을 만든 다면, 그 연결부와 바닥, 천정, 몸체, 돛대, 플라잉 버트레스 등의 공학적인 면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도구가 여기에 있다. 어려운 말이나 지나치게 단순한 것이 없이, 구조물은 가장 솔직한 질문에 대한 상세한 답을

안녕하세요. 드디어 W/A 정규 프로그램이 출발합니다. [일시] 2022년 9월 26일(월)7:00pm [장소] 인천광역시연수구인권로27(노아빌딩,성학건축사사무소)3층 홀 [프로그램] 인생 후르츠(LifeIs Fruity)│90min│2017│감독_후지하라 겐시│일본│드라마 “바람이 불면 낙엽이 떨어진다. 낙엽이 떨어지면땅이 비옥해진다. 땅이 비옥해지면열매가 여문다. 차근차근...천천히 인생의 궁극적인행복이무엇인지, 혹은건축의 궁극적인 목적이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하는영화입니다. 주인공은건축가인90세의

할아
츠바타 히데
젊은시절 나고야지역의고조지‘라는신도시 조성계획에 참여한 계기로이곳에서 히데코 할머니와 함께 느린 삶을 살고 있습니다.수십 가지 채소와과일을재배하며 자연과 함께 소소한일상을 누리는 것을소확행 이라고 했던가요...? 이부부는소확행을 누리며 삶에대한 많은이야기를 전합니다. 옛날에한건축가가 말했습니다. “집은 삶의보석상자여야한다”고 말이죠 대지는300평,집은15평,방은 하나,마당엔 채소70종,과일나무50종이자랍니다. 낙엽을모으고, 묵히고 썩혀 퇴비로 만들고,땅에 뿌립니다. 비가 내리면과일과 채소가 자랍니다. 그 땅에 할머니와 할아버지의정성이더해지죠 새삼삼라만상의변화가 가져다주는자연의이치와 그에 순응하는 삶의 가치를 발견케 하는드라마입니다.건축이도달해야할 경지가 있다면...나를 돌아보는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글. 강병국 건축가) 제임스 에드워드 고든(JamesEdwardGordon) 지음, 반상철 옮김, 1만 9천원 5백원 “구조 설계에 대한 입문서를 원하신다면 정말 정말 좋습니다.” 일론 머스크 “풍부하고 읽기 쉽다... 개인적이고, 재치 있고, 아이러니하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여기에서 우리는 그의 예술, 그러한 역사, 그 범주와 함께 발생되었던 어이없는 일들 등에 대해 넓은 공감을 갖고 숙련된 엔지니어와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갖게 된다. 이 책은 쉽게 읽히고 따라서 무한한 매력을 가지게 한다.” ARCHITECT’S JOURNAL 이 세계의 원초적이고 근본적인 과제들이 함께 묶여진 기본적인 힘들에 대한 정보들을 설명해준다. 건축물과 인체에서부터 항공기와 계란껍질 까지를 망라해서.... 지력과 그가 가진 과제에 대한 능숙한 처리방식, 그리고 백과사전 급의 해설 등이 결합되어 하나의 양식이 되었다. 저자는 폭넓고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기술적인 데이터화와 바탕이 되는 이론과의 교류를 통해 엔지니어링을 해석해냈다.
제공해 준다.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서 기초가 되어주는 것에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기술력의 경이로움을 열어준다. 『구조』 구조물은 왜 무너지지 않는가? 시공문화사 http://www.spacetime.co.kr spacetime@korea.com T : 02) 3147 1212, 2323 / F : 02) 3147 2626 WIDE [영화로 건축 읽기] Academy 9월 개강 프로그램
츠바타슈이치
버지와87세의
코 할머니입니다. 츠바타슈이치
아버지는

그동안 3회(박정현), 5회(이경창), 6회(송종열), 10회(최우용)에 걸쳐 현 단계 한국 건축평단의 새얼굴을 배출한 통로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그러나 재작년 제11회(2020년)에 수상자를 내지 못한 채 지나온 것에 이어서 작년에 공모한 제12회(2021년)에는 응모자가 한 사람도 없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종전까지의 건축비평상 공모제 시스템이 날로 무한 확장되는 개인 미디어 세

경쟁력을 잃었고, ‘비평상’이란

린 양 합니다.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여 올해부터 본지는 건축비평상 제도에서 탈피하여 ‘건축 평론 공모 추천제’로 선회하려 합니다. 건축평단에 관심 있는 건축인들에게 활짝 문을 열고, 일련의 단계를 거쳐 등단이 가능한 공모 추천제를 시행합니다. 응모자격에도 나이 제한을 없앱니다. 건축 평론 공모 추천 3회(작가론, 작품비평, 시론 각 1회)를 통과한 응모자(제출 순서는 자유)에게는 본지가 발행하는 등단 증서와 함께 《와이드AR》 필자로 대우하여, 지속적으로 집필 기회를 제공합니다. 매번 추천된 응모작은 본지에 게재하고,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접수]

widear@naver.com

-응모작 제목 앞에 ‘[건축 평론 응모]’라고 기입 바람

-응모작은 ‘한글/워드’ 파일과 ‘pdf’ 파일을 동시에 제출 바람 [접수 마감] 홀수 달 25일 [응모 부문 및 분량]

1) 작가론 또는 작품비평(200자 원고지 50~60매 분량으로, 본문 10폰트 사용 A4용지 출력 시 6~7매 분량)

시론

집과 사람의 향기

‘건축가 초청강의’ 〈시즌6〉 Architects in Korea· Ⅵ

2라운드; Emerging Power

주관 와이드AR 주최 그림건축, 간향클럽 협찬 시공문화사Spacetime, 수류산방, Knollkorea 후원 간향건축 문의 02-2231-3370, 02-2235-1960

*<땅집사향>의 지난 기록과 행사참여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카페(카페명: 와이드AR, 카페주소: https://cafe.naver.com/aqlab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2022년 9월(제179차) Architects in Korea 15

> 2022년 10월(제180차) Architects in Korea 16

와이드AR 건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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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부터
행 본지는 2010년 이래 ‘꾸밈 건축 평론상’과 ‘공간 건축 평론 신인상’ 수상자들의 모임인
평론 공모 추천제
2022년
건축평론동우회와 손잡고 〈와이드AR 건축비평상〉을 제정하여 한국 건축평단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신진 비평가의 발굴을 모색해왔습니다.
계에서는 1년 주기의 시간성이
구시대적 발상의 제도 자체도 이미 낡아버
] -원고 말미에는 ‘휴대전화번호’와 ‘성명’을 기입하기 바람 -추천 통과 여부는 접수 시점 기준으로 1개월 내에 개인 e메일 또는
2)
(200자 원고지 25매 내외 분량으로, 본문 10폰트 사용 A4용지 출력 시 3매 분량) -참고 도판 및 사진은 분량에서 제외하며 별도로 제공 바람 -각 부문 원고의 분량 초과 제출은 가능하며, 이 경우 원고료 산정에서는 제외함 [기타
문자메시지로 통보함 땅과
이야기손님 : 김영배(DRAWING WORKS 대표) 주제 : 자연스러운 건축 일시 : 10월 19일(수) 7:30pm | 장소 : Lighthouse(서울시 중구 을지로 146-1, 5층) 이야기손님 : 조세연, 이복기, 최민욱(NOMAL 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주제 : nomalance(nomal+balance) 일시 : 9월 14일(수) 7:30pm | 장소 : Lighthouse(서울시 중구 을지로 146-1, 5층)

미디어랩 & 커뮤니티

GANYANG CLUB, Media Lab. & Community

우리는

건축가와 비평가 및 다방면 건축의 파트너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건축한다는 것만으로 반갑고 행복한 세상을 짓는데 힘을 보태겠습니다.

우리는

건축계 안팎의 현안을 주시하며 이슈를 발굴공론화하고, 나아가 건축동네의 계층, 세대, 업역 간의 골 깊은 갈등 구조를 중재하는 매개자 역할을 통해 우리 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견인하는 통합의 지렛대가 되겠습니다.

우리는

이 땅에 필요한 건강한 건축 저널리즘을 구현함은

물론 건축과 대중 사회를 연결하는 미디어 커뮤니티가 되겠습니다.

우리는

격월간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월례 저녁 강의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땅집사향)》

건축가들의 이슈가 있는 파티 《ABCD Party》

지역 건축의 콘텐츠를 발굴하고 응원하는 《ICON Party》

인천건축의 디자인 리딩 그룹을 선정하는 《Incheon Architect 5(I.A.5)》

건축역사이론비평의 연구자 및 예비 저자를 지원하는 《심원건축학술상》

신예 비평가의 출현을 응원하는 《와이드AR 건축평론 공모 추천제》

내일의 건축에디터&저널리스트를 위한 《와이드AR 건축저널리즘워크숍》

건축 비평도서 출판 《간향 critica》

건축가(집단)의 모노그래프 출판 《wide document》

국내외 건축과 도시를 찾아 떠나는 현장 저널

《WIDE 아키버스》

인간·시간·공간의 이슈를 영상으로 따라잡는

《WIDE[영화로 건축 읽기]Academy(W/A)》

실시간 ZOOM으로 진행하는 건축 대화의 창

《와이드AR [LIVE 티백]》

건축 잡지&저널리즘을 아카이빙하고 연구하는

《한국건축저널리즘연구회》

인천도시건축의 건강한 생태계를 준비하는

《인천건축발전연구소》

등 일련의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또는 파트너들과

함께 수행해오고 있습니다.

mc 1 프로듀서 전진삼 사진총괄 김재경 섹션 편집장 박지일 편집위원 김태형, 백승한, 이태현, 최우용 디자이너 심현일, 디자인·현

mc 2 사진위원 남궁선, 노경, 진효숙 비평위원 김현섭, 박성용, 박정현, 송종열, 이경창, 이종우, 현명석

mc 3 제작자문 김기현, 시공문화사spacetime 종이공급 박희진, 신안지류유통 인쇄처 서울문화인쇄 인쇄인 강영숙 제작국장 김은태 관리부장 손운일

mc 4 독자지원 및 마케팅 박미담 과월호 공급 심상하, 선인장 서점관리 심상호, 정광도서 직판관리 박상영, 삼우문화사

mc 5 기획자문 강병국, 고영직, 고충환, 김영철, 김정후, 박병상, 박진호, 손장원, 신용덕, 신창훈, 안철흥, 우종훈, 이중용, 이정범, 전진성, 허은광 고문 김종헌, 박민철, 박영채, 박유진, 이충기, 정귀원, 함성호, 황순우 명예고문 곽재환, 구영민, 김연흥, 김정동, 박길룡, 박승홍, 우경국, 이백화, 이상해, 이종건, 임창복, 최동규 대표고문 임근배

mc 6 운영자문 김종수, 김창균, 이윤정, 최원영 운영위원 강승희, 손도문, 이수열, 이치훈, 임성필, 주성진 발행위원 김기중, 김태만, 우의정, 이승용, 임재용, 조남호, 조택연, 하광수 패트롱 김용남, 오섬훈, 이태규, 장윤규, 정승이, 최욱, 한승윤 mc 7 부편집인 김재경 부발행인 이주연 발행인 겸 편집인 전진삼 mc 8 심원건축학술상 수상자 박성형, 서정일, 이강민, 이연경, 이길훈, 강난형, 도연정, 서효원, 이상명 심원건축학술상 심사위원회 김영철, 김현섭, 서정일, 한동수 심원문화사업회 사무장 신정환 mc 9 마실와이드 대표 김명규 팀원 최지희, 고현경, 김현경, 김정아, 김찬양, 윤은지

124 간향클럽,
간향클럽 사람들

임성필, ㈜집파트너스건축사사무소 홍만식, ㈜리슈건축

ESSAYS & WORKS

내 건축의 주 종목 솔기의 상상 구승민; 갤러리, 주택, 펜션 무심한 아름다움 김종수; 대사관, 골프 클럽하우스, 목조주택 인간 시간 공간 김태성;

125 《와이드AR》 2021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5 PARTNERS ARCHITECTS IN KOREA . Ⅴ EDITORIAL 한국 건축의 미래를 준비하는 젊은 리더들에게 묻다 PROLOGUE 이제는 건축가의 호칭에서 ‘젊은’ 수식어를 빼자! ESSAYS 건축이란 무엇인가? & INTERVIEW 김남건축(김진휴, 남호진) OA-LAB(남정민) 아이디알건축(이승환, 전보림) 준 아키텍츠(김현석) 이용주건축스튜디오(이용주) 착착 스튜디오(김대균) 포머티브건축(고영성, 이성범) 비유에스건축(박지현, 조성학) vs. 박지일 NOTICE 제13회 심원건축학술상 2차 본선 심사 안내 제30회 김태수 해외건축여행 장학제 공모 제12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 공모 PARTNERS ARCHITECTS IN KOREA . Ⅵ EDITORIAL 강호의 고수들 ARCHITECTS 구승민, 스튜디오 꾸시노 김종수, 원스퀘어미터 건축연구소 김태성, ㈜간삼건축 이수열, ㈜토문건축 이재혁, ㈜에이디모베건축사사무소
오피스, 연수원, 연구소, 학교, 상업시설 유형의 건축 이수열; 관공서, 캠퍼스시설, 가톨릭교회 놀이터
공공도서관, 교육시설 좌향 여백 표층 홍만식; 주거, 근린 복합시설, 일상건축 NOTICE 제14회 심원건축학술상 2차 본선 심사 안내 제31회 김태수 해외건축여행 장학제 공모 제173차-제174차 땅집사향 《와이드AR》 2022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6
같은 최소한의 집짓기 이재혁; 협소주택, 상가주택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종교건축 임성필; 교회건축,

PARTNERS ARCHITECTS IN KOREA Ⅳ

EDITORIAL 나의 건축 인생작Masterwork

ESSAYS

강병국 Kang Byungkuk_광양장도박물관

최문규 Choi Moongyu_KIST 숲속 어린이집 정재헌 Jeong Jaeheon_양평 펼친집

이관직 Lee Kwanjic_영남대60주년기념 천마아트센터

이한종 Lee Hanjong_가르멜의 모후 수도원

손진 Son Jean_아이뜰유치원

임형남, 노은주 Lim Hyoungnam, Roh Eunjoo_제따와나 선원

김광수 Kim Kwangsoo_부천아트벙커 B39

김재관 Kim Jaegwan_유진이네집

이은석 Lee Eunseok_새문안교회

강승희 Kang Seunghee_여목헌

김동원 Kim Dongwon_분당메모리얼파크 사옥

NOTICE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추천작 발표

제29회 김태수 해외건축여행

PARTNERS ARCHITECTS IN KOREA Ⅲ EDITORIAL X세대 건축가들의 자서전Architect’s Autobiography

ESSAYS

김주경 OUJAE Architects : 나의 건축 인생 연대기 혹은 기억조작 김범준 TOPOS Architectural Firm : 오리지낼러티 탐문의 건축여정 김태만 HAEAHN ARCHITECTURE : 실패의 역사 (to be) unbuilt 이상대 spaceyeon architects : 어느 건축 마라토너의 방백傍白 임영환 D·LIM architects : ‘지속가능한’ 아마추어 건축 김선현 D·LIM architects : 꿈꾸는 자의 행복한 건축 조성익 TRU Architects : 냅킨 드로잉

박창현 a round architects : 몇 가지 단서들

김세경 MMKM : 건축이라는 올가미

민서홍 MMKM : 건축 짓는 농사꾼의 길

조진만 JO JINMAN ARCHITECTS : 어느 젊은 건축가의 회상 홍재승, 최수연, 이강희 PLAT/FORM : 풍경風景, 반 풍경 그러나 알레고리

NOTICE

제12회 심원건축학술상 공모 제28회 김태수 해외건축여행장학제 공모

《와이드AR》 2019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3 《와이드AR》 2020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4
장학제 공모 제11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 공모 SE 03 한국의 건축가들 SE 04 강병국 Kang Byungkuk 최문규 Choi Moongyu 정재헌 Jeong Jaeheon 이관직 Lee Kwanjic 이한종 Lee Hanjong 손진 Son Jean 임형남, 노은주 Lim Hyoungnam, Roh Eunjoo 김광수 Kim Kwangsoo 김재관 Kim Jaegwan 이은석 Lee Eunseok 강승희 Kang Seunghee 김동원 Kim Dongwon
127 《와이드AR》 2017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1 《와이드AR》 2018년 3-4월호, Special Edition Vol.02 PUBLISHER’S COLUMN – ABCD파티–올해의 발견 ARCHITECTS IN KOREA Ⅱ EDITORIAL 한국 건축의 새 판을 여는 젊은 리더들의 12가지 화법 ESSAYS 건축의 엄밀성과 농담, 혹은 사랑과 체념 : aoa architects 건축이 남긴 이야기들 : CHAE–PEREIRA architects 새로운 프로세스와 시스템 : EMER–SYS 경계에서의 점진성 : EUS+ architects 새로운 주거 트렌드를 리드하는 건축, 건축가 : johsungwook architects 엘리스의 비눗방울 놀이, 그리고 일상 속 이야기 생성 : L’EAU Design 스타일의 전략–작업의 방법에 대한 근본적 이해 : Min Workshop 근대 건축, 수용과 변용의 미 : OFFICE ARCHITEKTON 들띄우기와 흰색 그리고 부산 : RAUM architects 새로운 눈을 갖기 위한 발견의 방식, 질문 : Samhyun Urban & Architecture 길, 에움길, 샛길 : SUPA schweitzer song 따뜻한 건축 그리고 10+ : UTAA NOTICE 제10회 심원건축학술상 심사결과 발표 당선작 : 해당작 없음 심사위원 김종헌, 박진호, 우동선, 함성호 PUBLISHER’S COLUMN – 친구 ARCHITECTS IN KOREA . Ⅰ EDITORIAL 젊은, 내일의 건축 리더들이 말하는 우리 건축 장場의 단면 #1. 건축의 뿌리 혹은 공부의 배경에 대하여 #2. 한국 건축 비평(계)에 대한 바람 #3. 귀 사무소(팀)의 작업 화두는? #4. 현대건축을 수행함에 있어서 ‘전통’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5. 귀하(또는 사무소, 팀)가 이해하고 있는 ‘개념’이란 무엇인가? #6. 현 단계 한국 건축계, 무엇이 문제인가? PROJECTS : OFFICE INFORMATION a.co.lab : 휴먼 네트워크의 수행자 BOUNDLESS : 관계의 진화를 엮는 전술가들 designband YOAP : 3인 3색의 피보나치 수열로 건축하는 집단 FHHH Friends : 좌충우돌 화려한 팀플레이 집단 HG–Architecture : 디지로그의 세계를 실천하는 스튜디오 JYA–rchitects : 함께 흘리는 땀의 가치로 무장한 팀워크 mmk+ : 한 방의 장외홈런 다음을 준비하는 히어로 OBBA : 건축, 내러티브의 소중함으로 승부하는 사무소 stpmj : 아트와 건축의 경계를 넘나드는 파이어니어 Z–Lab : A to Z, 콜라보&커뮤니케이션스 컴퍼니 NOTICE 제9회 심원건축학술상 당선작 발표 경복궁 궁역의 모던 프로젝트 — 발전국가시기 광화문과 국립종합박물관을 중심으로(1962~1973) 수상자 : 강난형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통권 83호, 2022년 9-10월호, 격월간 2022년 9월 15일 발행, ISSN 1976-7412

잡지창간 등록일|2008년 1월 2일

창간호 발행일|2008년 1월 15일

잡지사업 변경 등록일|2021년 1월 7일

등록 번호|서대문, 마00029

발행인 겸 편집인|전진삼

발행소|간향 미디어랩 GANYANG Media Lab.

주소|03733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독립문공원길 13, 5층 (현저동, 극동프라자) Spacetime 전화|02-2235-1960

홈페이지|간향클럽 ganyangclub.com ; 《와이드AR》 창간호부터 최근호까지 PDF지면 읽기 Free 이용 서비스

네이버 카페|와이드AR cafe.naver.com/aqlab ; 《와이드AR》의 오프라인 활동 소식 등 건축 관련 다양한 콘텐츠 이용 가능 커뮤니티

네이버 밴드|와이드AR 프렌즈 band.us/@widearfriends ; 《와이드AR》 구독자, 후원자, 건축 팬덤 대상 건축계 정보 직배송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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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급 신청바라며, 이 경우 상기 본지 이메일로 사업자등록증 사본-전자계산서 수취용 이메일주소 포함- 전송 필수) 두 가지 유형 중 하나로 발급됩니다. 광고문의|02-2235-1960 《와이드AR》의 광고는 본 잡지를 함께 만드는 건축(가)네트워크와의 연계를 지원합니다. 지면

위에서의 1차적 홍보 효과를 넘어, 실질적 수익 효과의

창출을 위해 데스크가 함께 고민해 드립니다.

제작사양

표지 지질: 아트지 300g 횡목

내지 지질: 미스틱 105g 횡목

주 활용서체 및 라인선스

표지 및 본문: SM/직지폰트

라이선스 명: 프리 라이선스

사용기간: 2022.04.27.~2023.04.27.

인증코드: RW20220427BXXXXX

《와이드AR》 주요 배본처 온라인 서점 ·예스24 ·인터파크 ·알라딘 11번가 ·인터넷 교보문고

오프라인 서점 교보문고 ·영풍문고 ·종로서적

《와이드AR》 과월호 구입처 총판 정광도서 매대명: 선인장 ·담당자: 심상하 방장(문의: 02-725-9470) ·소재지: 서울특별시 종로구 필운대로 56 (통인동) 1층

* 2008년~2010년 발행본: 현재 1호~18호까지 품절되어 구입 불가합니다.

* 그 외 과월호 구입: 2011년~2021년에 발행된 《와이드AR》을 할인가로 구입 가능합니다.

* 본지의 오프라인 매대인 〈선인장〉에서 누구나 자유롭게 본지를 열람할 수 있습니다.

* 특정 발행호의 다량 구입이 필요한 경우 위 매대 담당자에게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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