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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사회. 균형잡힌 환경. ARCHITECTURE AND URBAN DESIGN 주/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
47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목차
2015.9-10
cover work
review
6
34
남해 613여관, Namhae 613 Inn
와이드 FOCUS 동아시아 건축역사학의 활발한 교류를 위하여 | 전봉희
서승모 | Seo Seungmo 42 DIALOGUE 사무소 효자동의 감각 | 정귀원 45 CRITICISM
37 이종건의 COMPASS 44 ‘건축 독립’을 다시금 상고한다 | 이종건 40 와이드 COLUMN 문학장의 수술은 가능할 것인가 | 고영직
틀과 선 혹은 선과 틀 | 임성훈
arcade
report 50 와이드 REPORT 1 국립 광주문화의 전당 빛고을 광주의 새로운 상징 | 정귀원
edge 97
54 와이드 REPORT 2 바우지움의 공간, 시각, 텍토닉과 미래지향적 임무 | 김미상
와이드 EDGE | 해외 건축계 동향 분석 타임라인 : 일본 내 ‘신국립경기장’ 논란 | 이중용
59 와이드 REPORT 3
108
패션쇼 팝업 파빌리온
WIDE 건축영화공부방
Pop-Up Pavilion for ISU Fashion Show Promotion, 작은 것에서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젊은 건축가의 기록 | 지정우
110 간향클럽 소개
64
111
건축이 그렸던 미래의 도시상
땅집사향(105-106)
-‘아키토피아의 실험’ 전 리뷰 | 이성민
112
68
판권
와이드 REPORT 4
와이드 REPORT 5 꿈의 노들섬, 꿈꾸는 사람들 | 공을채
AR)
심원문화사업회
제8회 심원건축학술상 공모 SIMWON Architectural Award for Academic Researchers
■ 공모요강
2- 응모자의 이력서(연락 가능한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반드 시 명기할 것) 1부
Ⓢ 수상작: 1편
[심사위원회(이하, 위원회)는 모든 응모작의 저작권 보호를 준
1) 부상
수할 것이며, 응모작을 읽고 알게 된 사실에 대하여 표절, 인용
1-1 미발표작이 수상할 경우
및 아이디어 도용 등을 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함. 제출된 자료
상패 및 상금(고료) 1천만 원과 단행본 출간 지원
는 반환하지 않음]
1-2 발표작이 수상할 경우
상패(저자), 인증서(출판사 대표) 및 상금 1천만 원(저자)과 3
Ⓢ 제출처
백만 원에 상당하는 도서 매입(출판사) 그리고 수상 도서에 부
03994 서울특별시 마포구 양화로 175
착할 수상작 인증 라벨 지원
(동교동, 마젤란21오피스텔 909호) 간향 미디어랩&커뮤니티
Ⓢ 응모자격
(겉봉에 ‘제8회 심원건축학술상 응모작’이라고 명기 바람)
내외국인 제한 없음, 단 1인 단독의 연구자 및 저자 (출판사 대표 포함)에 한함
Ⓢ 응모작 접수 접수 마감: 2015년 10월 31일
Ⓢ 응모분야
(우편 소인 분까지, 기간 내 수시 모집)
건축역사, 건축이론, 건축미학, 건축비평 등 건축인문학 분야에 한함
Ⓢ 추천작 발표
(단, 외국국적 보유자인 경우 ‘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물’에 한함)
추천작 발표: 2016년 1월 중(《와이드AR》 카페 및 개별 통지)
Ⓢ 사용언어
Ⓢ 수상작 선정
한국어
예비심사를 통과한 추천작에 대하여 공개 포럼을 포함한 소정 의 본선 심사를 진행하며, 그 중 매년 1편을 수상작으로 선정하
Ⓢ 응모작 제출서류
여 시상함.
[미발표작의 경우]
1) 완성된 연구물(책 1권을 꾸밀 수 있는 원고분량으로 응
Ⓢ 수상작 발표
모자 자유로 설정)의 사본(A4 크기 프린트 물로 흑백/칼라 모
2016년 5월 중(《와이드AR》 2016년 5/6월호 지면 및
두 가능)을 제본된 상태로 5부 제출.
인터넷 카페에 공지)
2) 별도 첨부 자료(A4 크기 용지 사용)
1- 응모작의 요약 내용이 포함된 출판기획서
Ⓢ 시상식
(자유 양식으로 2매 이내 분량) 1부
별도 공지 예정
2- 응모자의 이력서 (연락 가능한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반드시 명기할 것) 1부
Ⓢ 미발표작의 출판일정 수상작 발표일로부터 1년 이내
[발표작의 경우]
1) 초판 1쇄 발행일 기준 최근 2년(2014~2015년) 사이에
국내에서 출간된 도서여야 함. 제출 수량 5부(공모기간 중 출판
주최
사와 계약을 통해 단행본 출간 작업 중에 있는 연구물의 경우,
심사위원회 김종헌, 박진호, 우동선, 함성호
‘미발표작’의 제출서류와 동일하게 제출하면 됨)
기획 및 주관 《와이드AR》·간향 미디어랩 & 커뮤니티
2) 별도 첨부 자료(A4 크기 용지 사용)
1-응모작의 소개서(자유 양식으로 2매 이내 분량) 1부
심원문화사업회
후원
(주)엠에스오토텍
문의
070-7715-1960
47
그림字 09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2015.9-10 report
거름
나중에 흙을 만지며 지낼 요량으로 올해 첫 농사 연습을 시 작했습니다. 한 시간 거리에 밭이 있어서 주말에나 한 번씩
72 와이드 REPORT 6 삶의 방식과 공간의 최소주의에 대한 물음 -반환점을 돈 ‘최소의 집’ 전 리뷰 | 공을채 75 와이드 REPORT 7
나가 밭일을 했습니다. 여러 가지 작물을 심고 뿌렸는데, 고 추가 잘 되고 고구마 잎이 무성하여 신이 났었습니다. “잎이 이리 무성하면 뿌리가 안 자라. 고구마는 거름 안 주고 척박 한 땅에 하는 거여, 허허.” 옆 밭 할아버지 말씀입니다. 작물 마다 필요한 게 모두 다른 모양입니다. 해서 고구마 줄기라 도 많이 먹자고, 갈 때마다 한 짐씩 해 와서 무침, 볶음, 김치 를 해 먹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많이 나누어 주었습니다.
건축적 상상력과 스토리텔링 2
땅은 내 수고의 몇 십 배 보답을 하였습니다. 해 준 것도 별
‘60초 건축’전, DDP 갤러리 문, 6월 6일~7월 25일 | 장혜인
로 없는데 수확은 짭짤하여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밭 갈 때 거름 좀 뿌려주고, 갈 때마다 물 좀 주고 풀 좀 매 주는 게 다
78 와이드 REPORT 8 작은 사무소의 아름다운 반란 -학교건축 아카이브: 삼각학교 2011-2015, 온그라운드갤러리 | 김희라 82 와이드 REPORT 9
인데, 볼 때마다 쑥쑥 자라있는 것이 신비롭습니다. 땅의 힘 이 이렇게 대단할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세상을 살아감에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지내고 보니, 세상 을 위해 한 일도 별로 없는데 수많은 것을 거저 받고 얻은 것 이었습니다. 하늘과 땅에서 받고, 사람들에게서 얻었습니다. 수없이 거저 받고 얻었습니다.
Strong Architect 09 | 김병윤
한 가지 일을 꾸준히 해왔다면, 누구든 할 이야기도 많고 나
오디너리 아케이드 - 단편의 표류 : 도시・상실・흔적・장소・현상을 통한
눌 것도 많을 것입니다. 그 일을 막 시작한 이들에게는 그 경
배경이 되는 건축가... | 박성용
험이 절실한 거름이 되어줄 터입니다. 밭에 비료가 뿌려져야 작물이 잘 자라나듯, 많은 것을 거저 준 이 세상과 사람들에
89 와이드 REPORT 10 Power & Young Architect 09 | 김윤수 boundaries 수많은 경계들의 경계들...그리고 경계 없음과 경계의 확장 | 박성용
게 거름이 되어줄 경험과 이야기가 뿌려지면 좋겠습니다. 자 기를 뽐내려는 뜻이 아니라 이 세상과 사람들에게 거름이 되 어 주려는 뜻에서의 드러냄과 내놓음은 모두가 즐겨 해야 할 일입니다. 글 | 임근배(간향클럽 대표 고문, 그림건축 대표)
notice 3 제8회 심원건축학술상 공모 106 제6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 공모
cover work 남해
06
여관
6 1 3
Namhae 613 Inn
서승모 Seo Seungmo
WIDE Architecture Report 47
천장, 기둥, 벽, 계단 등이 만드는 공간 장면
COVER WORK
1층은 주차장, 인포메이션 공간(카페), 서비스 공간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필로티로 띄웠다.
표지작 | COVER WORK
남해 613여관 Namhae 613 Inn
위치
경상남도 남해군 상주면 상주리 613-3
용도
근린생활시설 및 단독주택(다가구주택)
대지 면적 274m 2 건축 면적 157.79m 2 연면적
252.04m 2
건폐율
57.59%
용적률
91.99%
고 동경예술대학 미술연구과 건축전공 연구생 과정 수료 및 석사과정을
규모
지상 3층
마쳤다. 동경예술대학 건축학과 비상근 강사를 거쳐 2004년 귀국 후 건
구조
철근 콘크리트 구조
서승모 Seo Seungmo 건축사 사무소. 사무소 효자동 samuso hyojadong 1971년 일본 교토에서 출생했다. 경원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를 졸업하
축공방 rdaunit를 설립했다. 2010년 사무소 이름을 건축사 사무소. 사무 소 효자동으로 바꾸고 작업하고 있다.
외부 마감 종석마감, 지정색 드라이비트
진행 정귀원(본지 편집장) 사진 진효숙(본지 전속사진가)
7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후면 전경. 두 개의 필지에 3개 혹은 4개의 방을 가진 건물이 한 동씩 앉았다.
3층 건물이 주변의 낮은 건물에 부담될 것을 고려해 3층 부분의 매스를 분절하고 뒤로 물렸다.
8
COVER WORK
좌측 전경. 위쪽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게 흰색 드라이비트로 마감하고 아래쪽은 기단처럼 굳건한 느낌을 갖게 하기 위해 종석으로 마감했다.
우측 베란다
9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의도적으로 열어놓은 틈. 끝을 어긋나게 만들어 놓아 안쪽의 곡선으로 자연스럽게 진입 가능하다.
좌측 입면도
우측 입면도
정면도
배면도 10
4개실을 갖는 우측 건물은 동선을 2층으로 길게 끌어올린 후 그로부터 각 방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게 했다.
3층에 출입구를 갖는 204호와 긴 동선
COVER WORK
좌측 건물 계단실에서 바라본 중정. 동선의 흐름에 따라 중정에 사용자의 시선이 머문다.
13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b
8
9 8
9 8
8
6
8
3층 평면도
7 6
6
6
6
6 6
7
2층 평면도
1 주차장 2 카페 3 화장실 4
4 기계실 5
5 상점
4
6방
3
7 발코니 8 욕실
1
9 베란다
2
1층 평면도
단면도 a-a' 14
단면도 b-b'
COVER WORK
나무 기둥을 일렬로 세워 만든, 기둥과 벽의 중간에 해당하는 요소의 등장
15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틀이 이루는 장면은 창, 계단, 벽, 기둥과 같은 건축적인 내용들로 채워진다.
외벽의 곡면에 이끌려 안쪽에서 벽이 살짝 나뉘며 욕실. 매끈하거나 거친 재료의 대비
16
미묘하게 휘어지는 벽
COVER WORK
야경
좌측 중정의 야경
17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외관은 깔끔하고 단순한 펜션이지만, 더 가까이 다가서면 틀이 만든 공간이 미묘하게 느껴진다. <613여관>은 건축 이야기를 더 가까이서 들을 수 있도록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끄는 집이다.
18
다.
록
arcade c4 Architecture Bridge c3 삼협종합건설 c2 엠에스오토텍 1 행림건축 3 심원건축학술상 공모 20 이로재 21 시공테크 22 studio METAA 23 ONE O ONE Architects 24 서울시 세종대로 공모전 25 제효건설 26 ICON Choice 27 에이텍종합건축 28 운생동 29 기문당 30 동양PC 31 유오스 Knollkorea 32 EAAC2015광주
WIDE Architecture Report 47
studio METAA
Metabolic Evolution Through Art & Architecture since 1989
studio METAA는 1989년 ‘건축과 예술을 통한 점진적 발전 / Metabolic Evolution Through Art & Architecture’ 라는 이념 아래 hardware를 담당하는 메타건축과 software를 다루는 메타기획으로 함께 설립된 건축.문화집단입니다.
studio METAA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22 성북플라자 6층 메타건축
www.metaa.com
메타기획
www.metaa.net
세종대로 역사문화공간 설계 공모 2015
7. 27 9. 25
(주)제효에서 지은 집 건축가 상상 속의 건물을 구현하다 | www.jehyo.com
주.제효 인테리어 | studiozt_김동원 | 사진_김종오
ON
IC
choice2015 아이콘 초이스 009
아이콘 초이스 010
□ 일시: 2015년 10월 27일(화) 6:00pm
□ 일시: 2015년 11월 10일(화) 6:00pm
□ 장소: 컴팩스마트시티 3층 영상관
□ 장소: 트라이볼 공연장
□ 소주제: 공존, 착한 건축 vs. 못된 건축
□ 소주제: 공존, 집설계의 전략 vs. 철학
‘착한 건축/못된 건축’을 가르는 기준점의 논의로부터, 인천
쉐어하우스(공유주거) 및 집수리 전문가를 표방하는 일군의
의 일그러진 도시 표정과 그 배후 정보를 테이블에 올려놓고 이 도시의
건축가를 초청하여 그들이 말하는 집 관련 생각과 우리 시대 텍토닉에
건강성을 견인하기 위한 도시와 건축 전문가들의 위상과 역할론에 이르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 공간을 나눠 쓰는 거주의 태도와 설계방법
기까지 깊고 울림이 있는 동시에 날선 대화가 오가는 자리
론 그리고 집수리의 체크리스트까지 건축가들의 생생 토크쇼
□ SPEAKER
□ SPEAKER
/ 민운기(스페이스 빔 대표, 격월간《시각》 편집인)
/ 김재관(무회건축 대표)
/ 이경훈(국민대 건축대학 교수, 『못된 건축』 저자)
/ 원희연(Y조형연구소 대표)
□ PANEL
/ 이진오(SAAI건축 공동대표)
/ 이종건(경기대 대학원 교수, 계간《건축평단》 편집인 겸 주간)
□ MODERATOR
/ 구영민(인하대 건축학부 교수, 한국설계교수협의회 회장)
/ 오장연(굿하우스 대표)
□ MODERATOR
□ COORDINATOR
/ 박상문(인천의제21 상임대표)
/ 손정민(XECT건축 대표), 전진삼(와이드AR 발행인)
주최 인천광역시, 2015인천건축문화제조직위원회, 간향미디어랩&커뮤니티 주관 와이드AR 후원 (사)대한건축사협회 인천광역시건축사회, (사)인천건축재단
(주)에이텍종합건축사사무소 ATEC Architects & Associates Inc.
www.atec.co.kr add. 서울특별시 서초구 양재동 372-2 에이텍빌딩 tel. 02-3462-6366 fax. 02-3462-6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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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D Publishing NEW BOOK
가격: 13,000원 건축의 지역성을 다시 생각한다 지역주의는 21세기 한국건축에서 여전히 중요한 과제이다. 정답의기준이있는것은아니지만지난20세기때우리는아직 수긍하고 만족할만한 우리 만의 지역주의를 얻지 못했다. 시대는 흘러 이제 새로운 개념의 지역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지역주의는 전통이나 민족주의와 동의어이던 시대는 지났다. 21세기는 20세기 백년을 더해서 매우 확장된 레퍼토리가 조합하고 충돌하고 융합하는 다원주의 시대이다. ‘한국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이런 21세기에 우리의 위치와 상태를 찾고 정의하는 작업이다. 한 마디로 요약하 면 이제 한국 사람들이 ‘한국인은 누구인가’라는 큰 명제 아래 분야별로 한국적인 것을 찾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한국적인 것’에는 20 세기의 현대화된 요소도 반드시 들어간다는 것이다. 전통과 20세기가 서로에게 이분법적 타자가 아니고 2013년 현재의 한국인을 구성하는 공 통 요소로 서로 마주보고 섞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건축에도 이런 작업이 필요하다. ‘한국 건축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답을 해야 할 때이다. 그 답은 21세기의 새로운 지역주의, 즉 창작 지역주의가 될 것이다. 창작 지역주의의 조건은 ‘진정한 보편성’이다. 20세기 민족 지역주의의 논리 구도인 종속과 투쟁, 표절과 자폐의 이분법을 극복한 지역주의이다. 혹은 이런 극북에 이르는 방법론으로서의 지역주의이다. 창작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의 가치이기도 하다. -임석재, 강미선(이화여대 건축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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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안전하게 만드는 20가지 아이디어 사·례·로·이·해·하·는
저자: 이경훈·강석진
페이지: 192
판형: B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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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
www.kimoondang.com
02-2295-6171~5
E A A C 2 0 15 GWA N G J U International Conference on East Asian Architectural Culture 동아시 아 건 축 역 사 학 대 회 東 亞 細 亞 建 築 歷 史 學 大 會 NOVEMBER 10–14 (TUE.–SAT.) 2015, GWANGJU, KOREA
Practical History 역사와 실천 : History in Practice and Practice in History during the 21st Century In the midst of the technological advancement in the areas of representation, digital design/fabrication, and constructional and structural methods, and of the urgency to cope with the environmental exacerbation, history stands at another critical moment. Beyond being a discipline of historiographical classifications, history has to approve its resilience and relevance to the contemporary cultural, productive and environmental issues. This resuscitation of the role of history should not be seen as merely reactionary. Rather, as a leading historian wrote some decades ago, memory and its collective forms such as history and tradition are indispensible ingredients in every moment of the creation of inhabitable architecture and city. If memory is denied, as claimed, there is no humanity. Likewise, if collective memory is denied, there is no architecture and city, at least livable ones. The EAAC International Conferences have operated as the platform for the exchange of ideas and for the formation of international networks by embracing researches of all periods, types and areas. Marking the beginning of the second phase since its initiation with the EAAC 2002 in Seoul, the EAAC 2015 continues to perform this significant role as the cohesive datum for historians, theoreticians, educators, designers and planners on an international scale. Hoping strongly to elevate the status of the EAAC to another level where it stands as a solid international entity with appreciable influences on the trajectory of the architectural and urban culture, however, it revolves around a specific aim that inquires into and resuscitates the practical role of history in architectural and urban endeavors. Here the practical must not be understood in the sense of the instrumental that would, for instance, petrify history into a portable catalogue of styles, codes and vocabularies. Rather, the practical must be understood in the sense of history operating as a horizon on which we always presently stand in acting upon a concrete everyday situation and in formulating a creative and ingenious fusion between what is given and what could be anticipated. In this context, the EAAC 2015 seeks to reframe and revivify the role of history in reference to the issues of the contemporary period. Specifically, its goal is to explore new manners of conceptualizing and practicing historic preservation, new ways of fusing the past and the present in contemporary architectural and urban practices, enduring anthropological lessons for the construction of sustainable architecture and cities, reciprocities – not antinomies – between history and technology, various forms of significant cultural encounters and so forth. Below are the session themes: 1. 2. 3. 4. 5.
Preservation of Artifacts and Heritages Tradition and (Post) Modernity Community, Town and City Construction, Materials and Technology Colonial, Post–Colonial and Cross–Cultural Encounters
PRESENTERS Ahmad, Yahaya Ahn, Sangmin
University of Malaya
Gao, Xing
| MALAYSIA
National Institute of Technology, Kure
Arnold, Dana Ba, Zhenning Baek, Jin Bai, Ying
Middlesex University Tianjin University
| CHINA | CHINA
Seoul National University Southeast University
Barliana, M. Syaom Barna, Gergely Péter
| KOREA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Cai, Jun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Cao, Peng Tianjin University | CHINA Cao, Ruiyuan Cao, Zhenwei
Tianjin University
| INDONESIA | JAPAN
| CHINA
| CHINA
The Historical Architecture Department of the Forbidden City
| CHINA
Chang, Chih-Yuan Architecture and Building Research Institute, Ministry of the Interior Chang, Ji-In Hongik University | KOREA Chang, PilGu DongYang Mirae University | KOREA Chen, Chiao-Yi Cheng Shiu University | TAIWAN Chen, Chieh I National Quemoy University | TAIWAN Chen, Chien-Chung National Cheng Kung University Chen, Ching-Chieh National Taiwan University Chen, Chunhong Tianjin University | CHINA Chen, Fenfang Chen, Guodong
Huaqiao University
| CHINA
Tianjin University
| CHINA
Chen, Si Chen, Xi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Soochow University
| CHINA
| CHINA
| CHINA
Chen, Yongming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Chen, Yuzhou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 TAIWAN Huaqiao University
National Cheng Kung University
Chiou, Bor-Shuenn Taipei National University of the Arts | TAIWAN Chiou, Shang-chia National Yunlin 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 Cho, Jaemo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 KOREA Cho, Yibeu Choi, Jaepil
Korea University
| TAIWAN
Lee, Huei Chen National Taiw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Lee, Jaeho Seoul National University | KOREA Lee, Jong Hwa Lee, Jungwon
| KOREA
| KOREA
Chong, Keng Hua Singapore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Design Chu, Qiao Harbin Institude of Technology | CHINA Dai, Desheng Singapore SCP Consultants Pte Ltd. | SINGAPORE Daping, Liu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 CHINA Dayer, Carolina CalPoly State University, San Luis Obispo | USA
| SINGAPORE
| KOREA
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 KOREA
CONFERENCE VENUE
| CHINA
National Yunlin 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
| TAIWAN
Li, Heyong Hebei University of Technology Li, Jiang Tianjin University | CHINA
| CHINA | KOREA
University of Ottawa
| CANADA
Seoul National University
| KOREA
| JAPAN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The University of Tokyo
|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 SINGAPORE
Xia, Jin National Yunli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Xiaoming, Shen Southeast University | CHINA
Tianjin University
| CHINA
Southeast University
| CHINA
| TAIWAN
Shi, Fei Southeast University | CHINA Shimazaki, Aya The University of Tokyo
| CHINA
Li, Yingchun Tongji University | CHINA Liang, Lu Tianjin University | CHINA
Shin, Yoonjeong Shizhuo, Cheng
| CHINA
| CHINA
Liu, Siyuan Tongji University | CHINA Liu, Songfu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Liu, Tong Jilin Jianzhu University | CHINA
| TAIWAN
| CHINA
| THAILAND
Man, Bingbing Mao, Jianyuan
Tianjin University
| AUSTRIA
| CHINA
Fuzhou University
University of Malaya
| MALAYSIA
The University of Seoul
| KOREA
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Chosun University
| CHINA
| KOREA
18:00-21:00
Reception For Invited Guests
DAY #2 Nov.11 WED.
09:00-18:00 09:30-10:30
Opening Ceremony
11:00-12:00
Keynote 1 | Woo, Kyu Sung
13:30-15:00
Parallel Sessions 1
15:30-17:00
Parallel Sessions 2
17:30-18:20
Special Lecture | Kim, Sungwoo
18:20-21:00
DAY #3 Nov.12 THU.
Registration at ACC
Welcome Reception
Niu, Yuansha Nobuo, Aoki
Jiangsu Institute of Urban Planning and Design Tianjin University
Chang, Qing
University of Malaya
Tongji University
Chang, HunDuck Chen, Wei
Chiou, Shang–Chia
National Yunlin University of Science &Technology
Chung, MannYoung Fu, Chao–Ching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Technology
National Cheng Kung University
Fung, Stanislaus Heng, Chye Kiang Ho, Puay Peng Ito, Takeshi Lu, Zhou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Kong
The University of Tokyo
Kim, BongRyol
Tsinghua University
Tour Program
| CHINA
Tianjin University
| CHINA
Tianjin University
| CHINA
Tongji University
| CHINA
| CHINA
Nakagawa, Osamu Steinhardt, Nancy
Nagoya University
Takamura, Masahiko
Hosei University
Zhuge, Jing Zihan, Wang
| TAIWAN | KOREA
Kato, Koich
Shin, Taeyang Song, Seogki
| JAPAN | VIETNAM
| SINGAPORE
Yang, Byungbeom
ORGANIZER Korean Association of Architectural History
Yoo, Uoosang
| JAPAN
| KOREA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Gwangju Convention & Visitors Bureau
광주컨벤션뷰로
SUPPORTERS
|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 SINGAPORE
| KOREA
National Cheng Kung University
Tianjin University
The Korean Federation of Science and Technology Societies
| KOREA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Wu, Ping–Sheng Xu, Subin
| USA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Kunsan National University
Widodo, Johannes
한국관광공사
| KOREA
| KOREA
Chosun University
Woo, Don–Son
| CHINA
| KOREA
| CHINA
Honam University
Shin, Woongju
| USA
Korea Tourism Organization | KOREA
University of Washington
Chonnam National University Inha University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Republic of Korea
| KOREA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Tongji University
Park, Chan
| CHINA
OFFICIAL SPONSORS
| HONGKONG
| JAPAN
Kangwon National University DongEui University
| CHINA
Northeastern University
문화재청
| KOREA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Kong
The University of Tokyo
Kweon, Taeill
| KOREA
| KOREA
| KOREA
Chonnam National University
Southeast University
| CHINA
| KOREA
SECRETARIAT, Hongik University
Seoul National University
Shimizu, Shigeatsu
| JAPAN
HoChiMinh City University of Technology
한국건축역사학회
| CHINA
SECRETARIAT,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Han, Seung-Hoon Hui, MeiKei Maggie
Mei, Qing
| JAPAN
University of Pennsylvania
| CHINA
CHAIR, Seoul National University
Baek, Jin
Lee, Kyung Ah
| KOREA
| CHINA | CHINA
Zhu, Man Tianjin University | CHINA Zhuang, Lixin Palace Museum | CHINA
Tsinghua University Sun Yat-Sen University
Park, Jin–Ho
Vice President of SAHJ
Nishizawa, Yasuhiko
| JAPAN
| CHINA
Wang, Hanni Wang, Jing
| HONGKONG
| CHINA
Steering Committee
Tour Registration
| CHINA
Tianjin University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Zheng, Ying Tianjin University | CHINA Zhou, Xiaodi Southeast University | CHINA Zhu, Lei Tianjin University | CHINA
Oshima, Ken Tadashi
18:00-19:00
10:00-17:00
| CHINA
Uchino, Taro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 JAPAN Wang, Chih-Hung National Taiwan University | TAIWAN Wang, Chun Hsi National Taipei University | TAIWAN
| SINGAPORE
| JAPAN
Parallel Sessions 4
Farewell Party
| HONGKONG
President of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15:30-17:30
09:00-10:00
Zhang, Long Zhang, Peng
Kim, Dokyoung
| TAIWAN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Kong
Tsinghua University
18:00-21:00
Tan, Zheng Tongji University | CHINA Tang, Yezheng Nanjing Academy of Urban Planning & Design Co., LTD
Yun, Jieheerah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Annual Conference of KAAH
| CHINA
| KOREA
| CHINA
Zhai, Lian Southeast University | CHINA Zhang, Fengwu Tianjin University | CHINA
| CHINA | CHINA
Zhang, Jiahao Zhang, Jingjing Zhang, Lijuan
| KOREA
| CHINA
Wong, Yunn Chii
14:00-17:00
Tianjin University
Cho, Jaemo
| MALAYSIA
| CHINA
Wang, Gui Xiang
Round Table
Tsinghua University
Yun, Jieheerah Hongik University Zeng, Juan Sun Yat-Sen University Zeng, Yujie Southeast University
| JAPAN
Suwatcharapinun, Sant Chiangmai University | THAILAND Tan, Angelyn 'G'-Ling UCSI University | MALAYSIA Tan, Denise Singapore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Design | SINGAPORE
Jeon, Bong Hee
| KOREA
CHAIR,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Southeast University
Tran, VanKhai
14:00-17:00
Yoon, Gieun Chonbuk National University | KOREA Yukun, Cai Chengdu Institute of Historic Relic and Archaeology
ORGANIZING COMMITTEE
Chonnam National University
Keynote 2 | Lyu, Zhou
Keynote 4 | Ito, Takeshi
Nov.14 SAT.
Ahmad, Yahaya
| KOREA
Keynote 3 | Steinhardt, Nancy
Parallel Sessions 5
| SINGAPORE
Yeo, Shireen Singapore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Design | SINGAPORE Yeom, SeungHoon Chonnam National University | KOREA
Shummadtayar, Umpiga | THAILAND Shutter, Leigh Griffith University | AUSTRALIA
Wang, Liangliang Xiamen University | CHINA Wang, Lijun Tianjin University | CHINA Wang, Wei Tianjin University | CHINA Wang, Wei-Ju Shu-Te University | TAIWAN
| KOREA
Parallel Sessions 3
09:00-10:00
DAY #5
Cheon, DeukYeom
| CHINA
| CHINA
09:00-10:00
10:30-12:30
Singapore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Design
Zhao, Yuanxiang Chengdu Institute of Historic Relic and Archaeology Zheng, Jing Wuhan University | CHINA
| JAPAN
| JAPAN
14:00-15:00
Nov.13 FRI.
| TAIWAN
Chinese Culture University, Taiwan
Tsuji, Yasutaka Japan Society for the Promotion of Science Tu, Yingjia Tianjin University | CHINA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The University of Tokyo
10:30-12:30
DAY #4
| CHINA
Yen, Liang-Ping Yeo, Kang Shua
Nakagawa, Osamu Nakamura, Haruna
EAAC COMMITTEE
Nov.10 TUE.
| CHINA
Yao, Di Jiangsu Institute of Urban Planning and Design Yao, Shuran Southeast University | CHINA
Zhang, Yichi 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 AUSTRALIA Zhang, Yiwei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 HONGKONG Zhang, Yu Southeast Jiaotong University | CHINA Zhang, Zhiming Beijing Trace Architectural Design Co. Ltd. | CHINA Zhao, Pengwen Tianjin University | CHINA
| TAIWAN
| CHINA
| HONGKONG
Tongtuam, Yuttana Chiangmai University | THAILAND Tsai, Jung Jen The University of Edinburgh | TAIWAN Tsai, Yu-Hua National Cheng-Kung University | TAIWAN Tseng, Yi-Jen National Quemoy University | TAIWAN Tsui, Carmen C M City University of Hong Kong | HONGKONG
PROGRAM Registration at ACC
| CHINA
| HONGKONG
| CHINA
Mizuta, Susumu Hiroshima University | JAPAN Mo, Kar Him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 HONGKONG Mohd Ariffin, Noor Fazamimah University of Malaya | MALAYSIA Mu, Szumien National Taiwan University | TAIWAN Mu, Yanjie Southeast University | CHINA
Nyilas, Agnes | JAPAN Ock, Han Suk Kangwon National University Pak, Sungsine Kunsan National University Pan, Xi Beijing Jiaotong University | CHINA
09:00-18:00
Tianjin University
Zhang, Tianjie Tianjin University Zhang, Tong Southeast University Zhang, Xuzhou Tianjin University
Kim, Junebong Beijing University of Technology | CHINA Kim, Kwang-Joong Seoul National University | KOREA Kim, Kyoo Soon Kangwon National University | KOREA Kim, Min Kyoung Kyung Hee University | KOREA
DAY #1
| CHINA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Tian, Mengxiao Southeast University | CHINA Tinrat, Prat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 KOREA Toman, Radek Brno University of Technology | CZECH
| MALAYSIA
Nam, Haekyung Chonbuk National University | KOREA Ni, Weijiang | HONGKONG Nishikawa, Hiromi Okayama Prefectural University | JAPAN
| KOREA
| KOREA
Northeastern University
Callison
| CHINA
Shon, Donghwa Seoul National University | KOREA Shu, Ping Hebei University of Technology | CHINA
Sun, Yuan Sun, Yuejie
| CHINA
Lu, San-Hwan Vienna University of Technology Luan, Yifei University of Technology | CHINA Ma, Shengnan Tianjin University | CHINA
| JAPAN
Si, Daoguang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 CHINA Song, In Ho The University of Seoul | KOREA Suebsuk, Naphasinee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 CHINA
Liu, Tongtong Tianjin University | CHINA Liu, Yuan Summer Palace Management Office
| CHINA
Seoul National University
Tianjin University
Yang, Yu Columbia University | USA Yanze, Wang Southeast University Nanjing
| JAPAN
Shimizu, Shigeatsu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Shin, Woong Ju Chosun University | KOREA
| SINGAPORE
Xie, Yiming Xie, Zhaomu
| JAPAN
Li, Jingyang Tianjin University | CHINA Li, Luke Tsinghua University | CHINA
Liu, Mi Tianjin University | CHINA Liu, Rongling Tianjin University
Jing, Liu Tianjin University | CHINA Ju, Seo Ryeung Kyung Hee University | KOREA Ju, HyunJin Chosun University | KOREA Juangjandee, Warangkana Chiangmai University Jung, Jiyoun The University of Tokyo | KOREA
| KOREA
Ling, Jia Singapore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Design Liu, Daping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 CHINA
| SINGAPORE
| JAPAN
Jeong, Jeong Hyeok Chonnam National University | KOREA Ji, Lifang The Historical Architecture Department of the Forbidden City Jia, Tingli Southeast University | CHINA
HOW SHALL WE DO “PRACTICAL HISTORY”?
Widodo, Johannes
Wu, Ping-Sheng National Cheng Kung University Wu, Xiao-ting Huaqiao University | CHINA
Qu, Peng Rao, Chen
Yang, Xu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Yang, Yijiao Tongji University | CHINA
Li, Changwei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Li, Chao Tianjin University | CHINA
Tianjin University
Woo, Kyu Sung Kyu Sung Woo Architects Steinhardt, Nancy University of Pennsylvania Ito, Takeshi The University of Tokyo Lu, Zhou Tsinghua University
Baek, Jin Seoul National University | KOREA Fung, Stanislaus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Kong | HONGKONG Mei, Qing Tongji University | CHINA Oshima, Ken Tadashi University of Washington | USA Shimizu, Shigeatsu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 JAPAN
| TAIWAN
Qiao, Feng Tianjin University | CHINA Qiu, Mengyan Huaqiao University | CHINA
Yan, Liu Technical University of Munich | GERMANY Yang, Hong The Historical Architecture Department of the Forbidden City Yang, Jing Tianjin University | CHINA
| CHINA
Huang, Mengya Huang, Ming Tai
Yonsei University
ROUND TABLE
National Taipei University of Technology
Shao, Long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 CHINA Shen, Shaojie Fuzhou University | CHINA
| KOREA
Lei, Na Tong Tianjin University | CHINA Leng, Jiawei Southeast University | CHINA Li, Baihao Southeast University | CHINA
SPECIAL LECTURE
KEYNOTE SPEAKERS
| KOREA
| CHINA
Seo, Jeongil Seoul National University | KOREA Seong, In Soo University of Ulsan | KOREA Shan, Qunzhang Palace Museum | CHINA
Seoul National University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Lee, Yeji Seoul National University | KOREA Lee, Yeonkyung Yonsei University | KOREA Lee, Yun Jeong The Baekje Culture Foundation
Huang, Hsin-Yin National Quemoy University | TAIWAN Huang, Jinglin Fuzhou University | CHINA Huang, Kuang-Ting Chinese Culture University | TAIWAN
Asian Culture Complex (ACC), Gwangju, Korea
Kim, Sungwoo
| CHINA
Tianjin University
Xu, Xiaofei Northeastern University | CHINA Xu, Zhu The University of Hong Kong | HONGKONG Xue, Rui Huaqiao University | CHINA
Kim, Jongbum Kim, Jun Young
Deadline of Full Paper AUGUST 2015 Publication of Proceedings OCTOBER 2015 Conference NOVEMBER 10–14, 2015
Wu, Hanbing Wu, Nan-Wei
Xu, Liang Xu, Subin
Fujita, Kaori The University of Tokyo | JAPAN Fung, Stanislaus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IMPORTANT DATES
| MALAYSIA
Woo, Don-Son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Wu, Cong Tianjin University | CHINA
Promchart, Peerapong Chiangmai University | THAILAND Qian, Chenyuan Wuxi Civil Architectural Design Institute Co.Ltd.
Scaroni, Federico The University of Tokyo | JAPAN Seo, Chisang Pusan National University | KOREA Seo, Gun Hyuk A&A Research Institute | KOREA
Kim, Daeun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 KOREA Kim, Eun Jeong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 KOREA Kim, Eyun Jennifer University of Washington | USA
| CHINA
Wangruru Shandong University | CHINA Wong, Yeong Ann University of Malaya
Pernice, Raffaele Xi'an Jiaotong Liverpool University | CHINA Piao, Gensong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 KOREA
Ruijie, Du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 HONGKONG Sau, Luke Him Northeastern University | CHINA
| TAIWAN
Khalili, Samira Kim, Dae Han
Southeast University
| CHINA
| CHINA | CHINA
Wang, Xinpeng Waseda University | JAPAN Wang, Yan Harbin Institude of Technology | CHINA Wang, Yizhen Tianjin University | CHINA
Lee, Sooneon Lee, Sujeong
| THAILAND Chinese Culture University
Fok, Lydia Singapore University of Technology and Design | SINGAPORE Fu, Chao-Ching National Cheng Kung University | TAIWAN Fu, Lu Dalian University of Technology | CHINA
Gao, Wenjuan
| INDONESIA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Wang, Xiaoqian Southeast Univeristy Wang, Xin Beijing Jiaotong University
Hokao, Kazunori Hsieh, Yu-Chieh
Fei, YingQing Huaqiao University Feng, Qian Southeast University
| HONGKONG
| KOREA
Ren, Congcong The University of Tokyo Rong, Xing Tianjin University | CHINA
Emoto, Hiroshi The University of Tokyo | JAPAN Eom, Sujin UC Berkeley | USA Fan, Xiaofeng Tianjin University | CHINA
Furuya, Nobuaki Waseda University | JAPAN Gao, Chen Southeast Univeristy | CHINA Gao, Fei Harbin Institute of Technology | CHINA
| KOREA
Lee, Mi Sun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 KOREA Lee, Sang-Min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 KOREA
Kanemaki, Takahiko The University of Tokyo | JAPAN Kang, Junekyung Chungnam National University | KOREA Kang, Nan Hyoung The University of Seoul | KOREA Kao, Yu-ting National Taiwan University | TAIWAN Kawazu, Ayaka The University of Tokyo | JAPAN
| CHINA
| KOREA
Heo, Gunwoong Chonnam National University | KOREA Her, Jihye Chonnam National University | KOREA
Mat Radzuan, Indera Syahrul Universiti Tun Hussein Onn Malaysia Matsui, Kenta The University of Tokyo | JAPAN Ming, Shih Chih National Taiwan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 CHINA
| TAIWAN
| KOREA
Jung, Yoonchun McGill University | CANADA Kamatoko, Miyako Kagawa University | JAPAN Kaneko, Chihori The University of Tokyo | JAPAN
Ding, Yao Tianjin University | CHINA Dou, Pingping Nanjing University | CHINA
Wang, Xiaoli
| KOREA
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Hanul Research Institute of Cultural Heritage
Pedrabissi, Dario Korea University of Technology & Education Pedret, Annie Seoul National University | KOREA Pei, Yifei Southeast University | CHINA
Peng, Lin Tianjin University | CHINA Permanasari, Diah Cahyani Indonesia University of Education | TAIWAN
He, Beijie Tianjin University | CHINA Heng, Chye Kiang National University
Jiang, Zhidan | HONGKONG Jiao, Jian Southeast Univsersity
| KOREA
Seoul National University
Choi, Namsub Seoul National University | KOREA Choi, Soonsub 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Transportation Chong, Eunkyong The University of Seoul | KOREA
| KOREA
Handa, Rumiko University of Nebraska-Lincoln | USA Hawong, Moon Ho Tsinghua University | CHINA | CHINA
| KOREA
| KOREA
Lai, Shixian Tianjin University | CHINA Lee, Hee-Bong Chung Ang University
Izumi, Yusuke The University of Tokyo | JAPAN Jeon, Bong Hee Seoul National University | KOREA
| KOREA
Pusan National University
Korean National University of Cultural Heritage
Han, Pil-won Hannam University | KOREA Han, Tao Tianjin University | CHINA
Ismail, Fauzy Ito, Takeshita
| TAIWAN
Cheng, Li Huaqiao University | CHINA Cheon, Deukyoum Chonnam National University Cheon, Yeol Hong Chosun University | KOREA
Place.Hedge Architects & Planners / Architects Office
Komiyama, Yosuke The University of Tokyo | JAPAN Kuo, Mei Fang National Cheng Kung University Museum
| CHINA
Ishida, Aki Virginia Tech | USA Ishida, Jun'Ichiro Kyoto Institute of Technology
| CHINA
| KOREA
Koiwa, Masaki Waseda University | JAPAN Kominami, Hiroki The University of Tokyo | JAPAN
| KOREA
Inha University
Park, Kyung-Rip Park, Man Hong
| KOREA
Hafiz, Dalia Virginia Tech | USA Han, Dong Su Hanyang University
Hwang, So Young Hwang, Soe Won
| HONGKONG
Park, Jin-Ho
| KOREA
Inha University
Sha Architects & Consultants
Kim, Suk Hwan Kim, Yoonjeong Kim, Young Jae
Huang, Zhanjun Palace Museum Huh, Yoojin Seoul National University
| CHINA
Hanyang University
Kim, Sangwon Kim, Soo Hee
| USA
Hu, Lian Tianjin University | CHINA Hua, Zhu Jiangsu Institute of Urban Planning and Design Huang, En-Yu Chinese Culture University | TAIWAN
| TAIWAN
Chen, Xie Jiangsu Institute of Urban Planning and Design Chen, Yaoru Cheng Shiu University | TAIWAN
Chen, Zhi-hong Cheng, An-Yu
| TAIWAN
| TAIWAN
Chen, Han Huaqiao University | CHINA Chen, Shu Yan RenAi College of Tianjin University
Kim, Ranee
| CHINA
Gu, Kai Southeast University | CHINA Guo, Huazhan Beijing Jiaotong University | CHINA Ha, Tshui Mum University of Nebraska-Lincoln | USA
Han, Jiawen Xi'an Jiaotong-Liverpool University Han, Jie Xiamen University | CHINA
| CHINA
Indonesia University of Education
Southeast University
Genadt, Ariel University of Pennsylvania Gong, Kai Southeast University | CHINA
| JAPAN
Ali, Zuraini Md University of Malaya | MALAYSIA An, JungHyun Beijing University of Technology | CHINA Aoki, Nobuo Tianjin University | CHINA
| TAIWAN
| CHINA
Universe Top Engineering
Chonnam National University
| KOREA | KOREA
대한건축학회
Architectural Institute of Korea
Society of Architectural Historians of Japan 中国建筑学会
Architectural Society of China Korea Planners Association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Urban Design Institute of Korea
INQUIRIES
The Korean Housing Association Korean Institute of Architects
한국도시설계학회 한국주거학회
한국건축가협회
Architecture & Urban Research Information Center
Please address inquiries to EAAC2015@eaac2015.org
建築史学会
Architectural Institute of Taiwan 臺灣建築學會
G.S Architects & Associates
금성건축사사무소
건축도시연구정보센터
http://eaac2015.org
review
34 와이드 FOCUS 동아시아 건축역사학의 활발한 교류를 위하여 | 전봉희
37 이종건의 COMPASS 44 ‘건축 독립’을 다시금 상고한다 | 이종건
40 와이드 COLUMN 문학장의 수술은 가능할 것인가 | 고영직
42 표지작 DIALOGUE 사무소 효자동의 감각 | 정귀원
45 표지작 CRITICISM 틀과 선 혹은 선과 틀 | 임성훈
WIDE Architecture Report 47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와이드 FOCUS
동아시아 건축역사학의 활발한 교류를 위하여 전봉희 서울대 교수, EAAC2015광주 동아시아건축역사학대회 조직위원장
오는 11월 10일부터 14일까지 광주 아시아문화의 전당에
까지 더해져서, 이후로도 오랫동안 상대방에 대한 지식은
서 동아시아 건축역사학대회가 열린다. 2002년 서울대학
늘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상황이었다. 일본은 근대건축사학
에서 제1회 대회를 개최한 것을 시작으로 하여, 그 사이 중
을 먼저 시작한 선구자로서 우월의식이 있고, 중국 역시 중
국 남경의
전봉희 | FOCUS
대만의
동난대학東南大學,
청공대학成功大學,
교토대학京都大學,
일본 교토의
국식 목가구조의 원류로서 자부심과 특유의 중화의식에 비
국립싱가폴대학National University of
롯한 배타성을 드러내며, 한국은 한국대로 강한 민족주의와
Singapore, 홍콩 종원대학中文大學을 거쳐, 횟수로는 7번째이고,
결부되어 지역적 특수성을 연구의 주된 주제로 삼아왔다.
주요 참가국을 일순하고 제2기가 시작된 셈이다.
하지만 1980년대 후반 경제 부문에서 시작된 높은 세계화
2002년 필자는 대회준비위원회의 말석으로 참가하였을 뿐
의 파고가 학문의 영역에도 영향을 주어서, 국가 간의 학술
이지만, 대회 장소가 서울대학으로 정해지는 바람에 대회
적 교류에 대한 요구가 높아져 갔다. 역사적으로 세 나라는
의 진행과정을 좀 더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었다. 제1회 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강한 연대를 가지고 있으며, 올바른
회의 시작은 당시 한국건축역사학회의 회장을 맡고 있던
역사 해석을 위해선 상대에 대한 이해가 꼭 필요한 상황이
성균관대학의 이상해 교수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구체적으
었다. 가령, 한국건축사의 경우 1980년대까지 학계 공론으
로는 이상해 교수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던 중국 측의 학
로 인정받아왔던 목조건축 공포양식에 대한 가설이 1990
자들, 그리고 역시 당시 건축역사학회의 중추에 있었던 경
년대에 들어서 연구자들이 중국 현지에 직접 접근하게 되
기대 김동욱 교수와 선이 닿는 일본의 학자들과 각각 연락
면서 전혀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들이 나오기 시작하였다.
하여, 한・중・일 세 나라가 중심이 되는 국제학술대회로 큰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수십 동 정도의 작은 사례를 가지고
틀을 잡고 나갔다.
전체의 갈래를 규정한다든지, 일본의 전통 건축 양식에 빗
진행 과정에서 국제성을 갖추기 위하여, 미국의 유명한 중
대어 분류하는 방식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일어나기
국주거학자인 뉴욕주립대의 로날드 냅Ronald G. Knapp 교수,
시작한 것이다.
또 대만에서 가장 진지한 건축사학자로 평판이 높은 타이
그러니 한국이 이러한 역내 국가 간 교류에 앞장선 것은
완臺灣대의 샤추주夏鑄九교수를 초청하는 등 외연을 넓혔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건축문명의 시원을 중국에 빚지
만, 역시 중심은 한국과 중국, 일본의 세 나라 학자들이었
고 있고, 근대적 학문의 성립을 일본에 빚지고 있는 한국
다. 우선 이 세 나라의 학자들이 중심이 된 것은, 이 세 나라
의 처지에서는, 이들 두 나라와의 활발한 교류를 통하여 부
야말로 소위 중국식 목가구조가 전통 건축의 주류를 점하
족한 부분을 메꿀 수 있고, 현상의 극복을 위한 반성적 성
는 공통된 기반을 가지고 있고, 19세기 이래 가파른 근대화
찰도 가능하리라 생각하였을 것이다. 게다가 한국의 2세대
의 과정에서 서구 건축의 수입에 따른 갈등을 공통적으로
건축사학자들은 구미 건축사학의 영향을 받아서 역사와
겪었기 때문이다.
실천의 접점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다른 두 나라에 보탤 것 도 있었다. 현장에서는, 중국과 일본 두 나라 사이의 미묘
34
하지만 동아시아의 세 나라는 지리적 인접성에도 불구하고
한 신경전이 중재자로서 한국이 나서길 기대하는 상황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 기간 동안 정치적인 이유로 인하
기도 하였다.
여 상호 교류가 부진하였다. 특히,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한국과 일본은 각각 건축역사학회가 있어서, 그들이 두 나
정책을 펼 때까지 사실상 죽의 장막에 갇힌 폐쇄적인 국가
라의 대표자가 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중국은
였다. 이에 더해 세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불편한 민족 감정
사정이 좀 달라서, 2002년 당시에는 아직 학회가 형식뿐이
WIDE REVIEW
었고, 대개의 학문적 행사는 단위 대학을 중심으로 이루어
회위원회가 있지만, 여기서 정하는 것은 차기 회의의 개최
지는 상황이었다. 초기 대회에 중국 측의 대표 역할을 한 곳
장소 정도이고, 실질적인 대회의 운영은 주최국의 조직위
은 동난대학 측이었고, 여기엔 대회를 주도한 이상해 교수
원회에서 사실상 주도한다. 아직은 느슨한 연합체라고 보
와의 인맥도 작용하였지만, 다른 한편 당시 칭후아淸華대학
면 된다. 그래도 조금씩 체제를 갖추어 나가서 지난 2012
은 좀 더 설계 중심적이라 건축역사학 조차도 복원 설계에
년 말에 열린 홍콩 대회 때는 몇 가지의 주요한 원칙을 정
집중하는 분위기도 영향을 미쳤다. 이후 중국 측 참가자들
하였다. 즉, 대회의 이름을 “EAAC(대회연도)(대회장소)”
의 폭은 점차 늘어가기는 하였지만, 오랫동안 동난대학 세
로 하고, 그 아래에 부제로 해당 대회의 주제를 병기하기로
력이 중심적이었다. 올해 대회에서 처음으로 칭후아대학의
하였다. 그래서 이번 대회의 경우, “EAAC2015Gwangju”
뤼조우呂舟 교수가 중국 측의 대표가 되었고, 이는 그가 중
가 대회명이고, 이번 대회의 주제는, “Practical History :
국건축학회 건축사학분회이사中国建筑学会建筑史学分会理事를 맡
History in Practice and Practice in History” 이다. 그간 역
고 있다는 명분인데, 이로서 중국 측의 참가도 보다 공식적
대 대회의 주제를 일별하면, 1회 서울대회가 “Traditional
인 것이 되었다.
Architecture in modern Asia” 로 좀 넓게 잡았고, 2회 남
제2회 대회가 2004년 중국의 동난대학에서, 그리고 2006
in East Asia”, 3회 교토대회는 “Reassessing East Asia
년의 제3회 대회가 일본의 교토대학에서 열린 것은, 이 학
in the Light of Urban and Architectural History”, 4
술대회의 중심을 이루는 세 나라가 차례로 돌아가면서 개
회 대만대회는 “Whose East Asia? The East Asian
최한 것이니만큼 자연스럽다. 문제는 제4회 대회부터인데,
Architecture and Urbanism under Occidentalism”, 5
2006년 교토 학회 기간 중에 열린 각국 대표자회의에서 다
회 싱가폴 대회는 “South of East Asia: Re-addressing
음 회의의 개최 장소를 둘러싸고 꽤 격렬한 논의가 있었다.
East Asian Architecture and Urbanism”, 6회 홍콩대회는
1회 대회 때부터 꾸준히 참석해왔던 대만 측에서 대회 유치
“Convergence in Divergence: Contemporary Challenges
를 강력하게 희망한 것에 대하여 중국 측의 대표가 난색을
in East Asian Architectural Studies”였다.
표하였기 때문이다. 중국 측의 주장은, 만일 대만에서 대회
각각의 주제를 유심히 보면, 역시 각국이 처한 상황을 반영
를 개최한다면, 자신들은 중국정부로부터 대회 참가에 필
하고 있는 것 같아서 흥미롭다. 특히 한・중・일이 역사에 중
요한 여행 허가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대
점을 두는 데 반해, 역시 싱가폴과 홍콩은 좀 더 건축학 일
만은 최초의 대만인 출신 총통인
첸수이벤陳水扁이
이끄는
반에 대해 강조를 한다. 하지만, 대회의 주제와 실제의 발표
민진당이 집권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중국과의 관계가 좋지
논문들과 갖는 관계는 그리 강하지 않다. 실제 발표되는 논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를 비롯한 다른 나라 대표들
문은 건축역사학 일반을 두루 포섭하는 것으로 하여, 건축
의 설득으로 차기 대회의 장소를 대만으로 정했다.
역사학자들의 인적 교류를 진흥한다는 측면이 강하고, 주
2009년 대만 학회는 대만 제일의 이공계 대학인 청공대학
제가 뚜렷이 드러나는 부분은 주제발표나 집중회의를 통하
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대학이 위치한
타이난臺南
시장
는 양면의 전술을 택하는 것이다. 이번 대회의 주제가 되는
이 주도하여 시내의 호텔에서 리셉션을 열어주었고, 시내
역사와 실천의 이슈 역시, 라운드 테이블round table의 형식을
중심가에 배너가 걸리고, 논문 발표도 근대건축문화재인
빌려 각국의 40대 중진 학자들을 미리 선정하고, 주제와
국립대만문학관國立臺灣文學館에서
형식 등을 충분히 설명하고 준비시켜서 진행하려 한다.
진행되었다. 한번 한중일
전봉희 | FOCUS
경대회는 “History & Future of Architectural Heritage
의 지역적 울타리를 벗어나게 되니, 이후 싱가폴과 홍콩 측 에서도 대회 유치를 희망하게 되었고, 선례를 쫓아 큰 이견
이번 대회가 광주 아시아문화의 전당에서 열리는 것 역시
없이 두 지역에서 차례로 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대만 대
특별히 기록해 두고 싶다. 우리로선 두 번째로 맡는 대회인
회 때 결정하였다. 2006년 교토대회 때 함께 결정된 것이,
만큼 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를 선택하고자 하였고, 현재 한
1996년 이래 매 짝수 년마다 개최되고 있는 한중일 건축학
국건축역사학회장을 전남대의 천득염 교수가 맡고 있으니,
회
교류회ISAIA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하여 동아시아건축역
광주로 정하는 것에는 큰 무리 없이 동의가 되었다. 회의 장
사학대회를 홀수년으로 조정하는 일이었다. 이후 싱가폴
소는 여러 대안 중에서 마침 올해 개관을 앞두고 있는 광주
대회는 2011년에 개최되었으나, 홍콩에서는 중간에 2013
아시아문화의 전당으로 정하였다. 각국의 건축사학자들에
년 대신 2012년 12월로 개최 일정을 바꾸었다. 주최 측인
게 한국의 현대 건축을 소개하는 기회도 되고, 또 아시아문
홍콩 종원대학의 학사일정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화의 전당이 아시아의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만든 기관이라
동아시아 건축역사학대회에는 각국의 대표가 참여하는 대
는 점을 고려한 결과이다. 설계자인 우규승 선생을 개막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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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의 키노트 스피커로 모시게 된 점도 크게 다행스러운 일이 다. 보스턴에서 광주까지의 먼 길을 마다않고 연설을 수락 해준 우규승 선생께 감사드린다. 2002년 한국의 이상해 교수, 일본 건축역사학회장이었던 와세다대학의 나카가와 타케시中川 武교수, 중국 동난대학의 실질적인 리더 주광야朱光亞 교수, 이 세 사람의 의기투합으 로 시작한 동아시아 건축역사학자들의 모임이 지역을 일순 하고 이제 제2기를 맞게 된 것은 참으로 하늘이 도와준 결 과가 아닌가 싶다. 매번 대회를 준비하는 데 대개 1억 원 이 상의 비용이 들어가고, 이에 더하여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많 은 개최국 학자들의 자발적 헌신이 들어가 있다. 처음 대회 를 개최할 때 겨우 80편의 논문이 모였고, 120여 명의 학자 들이 참석하였다. 이번 광주대회에는 무려 290여 편의 초 록이 접수되어, 심사를 거쳐 250편 내외의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참석 예정자만 하여도 19개국에 걸친 300명이 넘는다. 첫 대회의 개최 준비에 참여하고 이후 여러 번 우리나라의 대표로서 참석해온 필자로서는 한 번씩 대회가 진행될수록 조금씩 더 모양을 갖추어가는 학회의 모습을 보고 큰 보람 을 느낀다. 우리가 세계에 대하여 작지만 무언가 발신을 해 전봉희 | FOCUS
야 한다고 하여 시작한 행사이다. 1990년대의 흥성함과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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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이 아직 남아있을 때 한 일이다. 이 대회를 잘 가꾸고, 무 엇을 더 보탤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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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건의 COMPASS 44
‘건축 독립’을 다시금 상고한다
일본 제국주의 식민에서 벗어난 지 70년이 흘렀다. 인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그리고 서구는 여전히 우리
이 태어나 고희에 이르는 긴 세월이다. 그런데도 우리의
학문의(따라서 우리 정신의) 주군이다(김종영 경희대 교
삶의 양태는 지금 그리 독립적이지 못하다. 독립은커녕
수는 자신의 책 『지배받는 지배자, 돌베게』에서 미국 유학
이제 독립의 의지나 생각조차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파 엘리트들이 우리 사회 다양한 부문에서 헤게모니를 장
먹고사는 것이 힘드니 그러할 것이다. 지금 우리세상은
악하는 과정을 상술한다. 2013년 기준으로 미국 유학 중
자유를 팔아서라도(무엇인들 팔지 못하겠는가) 밥을 먹
인 한국인 유학생 수는 7만여 명에 이른다. 중국과 인도
어야 할 판이며, 취업을 해야 할 판이며, 직장을 유지해야
에 이어 세 번째 순위지만, 인구 비례로는 중국보다 8배가
할 판이며, 그리해서 부모(봉양이)든 자식(양육)이든 우
량, 인도보다 17.5배 많다). 한국이 미국 유학생 수로 세계
리자신이든, 우선 인간(사회적 존재)으로 실존해야 할 판
에서 으뜸이라는 사실은 당연히 문제 삼을 바 아니다. 문
이니 말이다. 그런데 자유보다 더 소중하다 여기는 밥은,
제는 지식인의 이중(모순)성, 종속성, 무용성이다. 김종영
직장은, 우리로 하여금 인간답게 살도록 해 주는가? 인간
교수가 “트랜스내셔널 미들맨 지식인”이라 칭하는 우리의
으로 실존하는 것이 과연 자유 없이 가능한가?
유학파 지식인은, 20세기 학문의 패권을 장악한 미국에서 공부했으나, 정작 한국에서는 변변한 연구 성과를 못 낸
국정원 해킹 사건으로 나라가 어수선할 때 지뢰가 터져,
다. 그리고 미국의 ‘글로벌 헤게모니’의 지배를 받으면서
나라가 온통 팽팽한 긴장에 휘말렸다. 사태의 평화적 종
도 한국 사회에서는 헤게모니를 지니는 두 얼굴 존재다.
식을 위해 남북 고위급 회담이 이어졌고, 군사력 전진배 치로 일촉즉발 상황이 전개되었다. 국방부가 밝힌 북한
필자도 속하는 바로 그 트랜스내셔널 미들맨 지식인은, ‘지
잠수함 50대의 ‘졸지의 오리무중’ 상황은, 그리고 북한 군
식인’이 ‘미들맨’ 곧 낀 존재이어서 사태가 얄궂다. 사르트
사력 전개 상황을 식별해 낼 수 없다는 국방부의 (무능력)
르에 따르면, 지식인은 태생적으로 ‘한쪽에서 지배받고 다
발표는 이중 충격이었다. 안전과 경제가 동시에 풍전등화
른 쪽에서 지배하는 존재’, 정치(이데올로기)적으로 ‘이쪽
로 바뀌었다. 이 순간 유일하게 기댈 곳은 미국(전폭기)
에도 속하고 저쪽에도 속한’ 사람인 까닭에, 우선 그러한
뿐이었는데, 이 사태는 언제든 현실화될 ‘상존적’ 가능태
박쥐 같은 자신의 존재 자리와 위치를 정확히 인식해야 한
였다. 주지하다시피, 바깥으로부터 도래한 대한민국의 독
다. 외부적으로는 헤게모니를 쥔 지배계급으로부터 지식
립은 곧바로 분단, 그리고선 일제 잔재를 미처 청산하지
과 지식인의 자리를 획득해서 피지배계급 위에 군림하는
도 못한 채 미군정의 영향력 아래 놓여, 지금까지 줄곧 불
자, 자본가와 노동자라는 두 계급 사이에 속한 중간자(대
완전하고 불안정한 상태다. 동서로 이데올로기가 대치하
중으로부터 생산되는 잉여가치에서 봉급이나 사례금을 받
는 지구적 냉전 상황과 남북으로 나뉜 한반도 분단체제는
아 대중을 내리누르는 존재)이며, 내부적으로는 지배계급
친미親美를 유일한 ‘안전하고 행복한 삶’의 방도로, 더 나아
의 특수성과 대중적 삶의 보편성 사이에 위치한 존재로서,
가 미국을 심지어 세계의 안전과 질서를 책임진 절대 선善
근본적으로 모순에 붙잡힌 존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지식
이종건 | COMPASS 44
이종건 본지 논설고문, 경기대학교 대학원 교수
으로, 지향해야 할 이상국가로 삼도록 추동하고 닦달했다. 물론 이러한 형국은 21세기 이후 달라졌다. G2로 성장한 중국이 어느새 우리 경제의 한 축이 되어, 외교 딜레마에 처하게 되었으니 말이다.주1
주1. 미국의 우방으로는 우리 대통령이 유일하게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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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은 바로 그 사실을 깨달아 거기서 발생하는 부조리와 싸
오십여 개의 지식인 공동체가 자치권조차 유지 혹은 수
우며 극복하려고 애써야 한다. 그러니까 지식인은 두 세계
호하지 못하고 교육부에 넘겨줘, 부산대가 공동체 자유
와 연결된 끈을 단단히 거머쥔 채 그로부터 발생하는 갈등
의 마지막 보루로 남았다는 말이다. 그야말로 “지식인 종
과 모순을 실천적으로 살아내는 자이지, 이쪽과 저쪽으로
말” 시대다. 레지 드브레Regis Debray는 자신의 책 『지식인의
부터 벗어난 사이존재로서 주어진 계급(의 이익)에 안주
종말』(2011. 강주헌 옮김)에서 이렇게 썼다. “과거의 지
한 채 평화롭게 살아가는 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평화롭기
식인은 시대를 명료하게 해석해 주었지만 지금의 지식인
는커녕 근본적으로 불안정한 존재인데, 그것은 모순으로
은 시대의 어둠에 어둠을 더할 뿐이다.… 종말론적 시대
부터 출발해서 부단히 보편성을 향해 나아가야 하기 때문
에는 지식인이 먼저 죽습니다. 불행한 건 지식인이 죽었
이다. 게다가 갈등을 자신의 내면에 지닌 까닭에 자신의 시
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최후의 지식인은
대와 사회의 갈등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데, 인간사의 모든
여전히 희희낙락이다.… 안락을 누리고 있지만 30년 전부
갈등은, 그것이 계층 간이든 인종 간이든 국가 간이든, 지
터 제자리에서 맴도는 작태는 그들이 점점 멀리하고 있는
배로부터 발생하고, 자신 또한 억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
무덤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할 확신을 더해줄 따름이
은 까닭에, 억압당하는 자의 편에 서는 것이 온당하다. 한
다.… 최후의 지식인들은 집단의식이란 흐름에 동참하고
마디로, 지식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로써 지배세력과
있을 뿐이다. 그래서 똑같은 눈가리개를 하고 있어 첫눈
싸우는 자라는 것이다. 그러하기 위해 지식인은 자신 또한
에 알아볼 수 있으며, 난해한 말을 쏟아내고 .… 모두가 의
싸움의 대상으로 삼아야 마땅하다.
견의 일치라도 본 듯이 똑같은 말을 뱉어내지만, 우리보 다 한 옥타브쯤 목소리가 클 뿐이다. 이처럼 무례한 언동
남북이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던 긴박한 때, 부산대 국
이 지루하게 계속되면서 세상은 점점 나락으로 떨어지며
문과 고현철 교수(54)가 투신자살했다. 그가 남긴 유서는
현실세계는 도덕과 문학에서 불행한 시대라 해석한다.”
이렇게 시작한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이 필
오늘날의 지식인 곧 ‘최후의 지식인’마저 대중의 소소한
요하다면 감당하겠다.” 사태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교수
일상에 매몰되어 니체의 ‘마지막 인간’이 된 셈이다.주2
이종건 | COMPASS 44
라는 사람이 목숨을 무모하게 버렸다고들 수군댔다. 유서 의 일부는 이러하다. “민주주의 심각한 훼손이 아닐 수 없
우리나라는 미국의 잠재적 적국 중국과 미국의 확실한 우
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 대한 인식이 대학과 사회 전
방 일본이 군사력 증강으로 동아시아 패권을 다투는 현장
반적으로 너무 무뎌있다는 점이다. 국정원 사건부터 무뎌
한가운데 입지해, 애매하고 난처하다. 독립할 힘은 없는데
있는 게 우리의 현실 아닌가. 교묘하게 민주주의는 억압
안보와 경제 어떤 것도 포기할 수 없으니, 별수 없이 한 팔
되어 있는데 무뎌져 있는 것이다.… 대학 내 절대 권력을
은 미국을, 다른 팔은 중국을 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군사
가진 총장은 일종의 독재를 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교
력이야 거의 평생 약소국이었고 앞으로도 쭉 거의 확실히
수회장이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고, 오늘 12일째이다.
그러할 것이니 어쩔 수 없다손 치더라도, 문화적 삶마저
그런데도 휴가를 떠났다 돌아온 총장은 아무 반응이 없
식민이나 종속성의 현실을 정당화할 수 없다. 역사를 일
다. 기가 찰 노릇이다. 그렇다면, 이제 방법은 충격요법밖
별하건대, 군사적으로는 제대로 독립 한 번 변변히 해본
에 없다.… 늘 그랬다. 사회 민주화를 위해 시국선언 등을
적 없지만, 문화 영역에서는 일정 부분 독자적 꽃을 피우
해도 별 소용이 없다. 나도 그동안 이를 위해 시국선언에
기도 했으니(불교의 화쟁 사상과 퇴계 성리학이 대표적이
여러 번 참여한 적이 있지만, 개선된 것을 보고 듣지 못했
다), 그래서 생활세계의 근간인 문화 영역은 정치적 독립
다.… 근래 자기 관리를 제대로 못한 내 자신 부끄러운 존
과 딱히 연동되지 않는다고 해야겠다. 그러니 식민의 역
재이지만. 그래도 그 희생이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사와 약소국의 지정학적 입지를 엄정한 전제조건으로 삼
그 몫을 담당하겠다. 대학의 민주화는 진정한 민주주의
더라도, 일상의 삶의 (정신적) 주체성과 주권의 결핍 문제
수호의 최후의 보루이다.… 희생이 필요하다면 그걸 감당
는 지식인 책임으로 돌려야 마땅하다. 지식인의 독립 정
할 사람이 해야 한다. 그래야 무뎌져 있는 민주주의에 대
신과 의지와 활동의 무자각과 나태가 가장 큰 문제다.
한 의식이 각성이 되고 진정한 대학의 민주화, 나아가 사 회의 민주화가 굳건해질 것이다.” 주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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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4년제 국・공립 대학은 오십여 개나 되는데, 총
오늘날의 한국인은 정치적으로, 그리고 종교적으로 ‘이쪽도 저쪽도 아닌
장선출의 자율권을 가진 대학은 부산대뿐이다. 그러니까
에서 생존하기」, 중앙일보 2015.8.22)
사람’이 절반을 이룬다.(김환영, 「‘이쪽도 저쪽도 아닌 사람’이 절반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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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이 땅의 지식인이 감당해야 할 몫은 대충 두 가지
원군처럼 구별과 배제의 논리로 ‘경직되게’ 접근하기도 하
다. 하나는 경제와 관료라는 ‘제도’에 의해 식민화된 생활
고, 지나버린 역사의 개념들이나 유물들을 ‘피상적으로’ 재
세계를 탈식민화하거나 더 이상 식민화되지 않도록 막아
사용하기도 하고, 현재의 삶에서 특이하거나 고유하게 지각
내는 것이며(하버마스), 다른 하나는 우리와 타자(우리의
할 수 있는 것들을 단편적으로 취해 ‘묽게’ 추상화하기도 한
옛것이든 서구든) 간의 비판적 교섭과 융합이다. 두 과제
다. 우리세상은 목하, 번역작업은 의지나 활동은 차치하고
공히 자유와 주체성 의식이 요구되는 까닭에 쉬운 일이
번역이라곤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이들로 차 있으니, 어
아니다. 성급히 후자만 생각건대, 종국적으로는 문화적 고
떤 길이든 소중하나, 적어도 다음은 심중에 둬야 할 것이다.
유성의 확립이 목표이긴 하나, 다른 문화권의 언어 혹은
지식과 지혜를 추구하는 길에 네 것 내 것이 따로 없다는
개념을 우리 언어로 번역해내는 작업 또한 그에 못지않게
것, 문화의 승패는 원류의 위치와 상관없이 생활세계에서의
중요하다. 그리고 “내 시의 비밀은 번역에 있다.”는 시인
융성 여부에 달렸다는 것, 문화는 항상 현재적인 것이라는
김수영의 고백이 말하듯, 번역으로써도 그 목표에 도달할
사실, 그리고 우리의 옛 것이든 서양 것이든, 모름지기 진실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서구든 일본이든 중국이든, 타자의
로 독창적인 작업은 모두 해석학적 대화의 결과로 나타난다
언어를 우리 언어(뜻을 지닌 낱말이나 한문/한자 언어)로
는 것 등 말이다. 해석학적 대화라는 말이 어렵다면 다음처
표현해내는 것은, 이중적으로 생산적이다. 첫째, 타자의 언
럼 바꿔 말해 보자. 옛것(타자)이든 현재적인 것(초월 불가
어를 우리 언어로 옮기지 않고 그대로 씀으로써 우리의 의
능한 것)이든, 우리가 존재론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오만, 우
식과 삶이 타자의 문화로 동화되어가는 흐름에 저항할 수
리의 대화 상대가 실재하는 전범이라는 맹신, 대화로써 진
있다(우리는 영어를 남용하고 오용한다). 둘째, 낯선 타자
리를 낳는다는 착각 등으로부터 벗어나, 대상을 우리의 ‘질
의 언어를 본디의 뜻이 정합하는 방식으로 옮기는 작업은,
문’으로 삼아 오랜 숙고로써 답변을 모색하는, 대화적 상상
언어의 그물망을 끌어올려 문화를 풍요롭게 만든다. 문학비
력에 개입하자는 것이다. 우리건축의 독립군은 지금 어디
평가 황현산이 예를 들듯, 서양어 ‘radiation’을 ‘수레바퀴
있는가?
살’을 의미하는 라틴어 ‘radius’에서 유래한 사실을 알아내 긴 것이 그러하다. 이 맥락에서 황현산은 다음처럼 썼다. “나로서는 근대 서구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일본 학자들이 만든 한자 용어들을 ‘일본인들이 만든 말’이라고만 생각 하지 않는다. 그것은 한자문화권 전체가 한자문화의 지식 과 배경에 힘입어 만든 말이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다음 말로 마감했다. “원음을 그대로 표기하는 것이 그 말에 대
이종건 | COMPASS 44
어 ‘수레바퀴살 輻’자를 한문고전에서 찾아 ‘복사輻射’로 옮
한 오해를 줄일 수 있다는 생각도 위험하지만, 모든 학술 용어를 이미 세계 공용어가 된 영어로 통일함으로써 범세 계적 학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은 그보다 더 위 험하다. 이런 생각이 실현된다면 우리말 전체가 학문으로 부터 소외될 뿐만 아니라 우리들 자신이 모든 지적 활동 으로부터 소외된다. 간단히 말하자. 인간의 의식 밑바닥으 로 가장 깊이 내려갈 수 있는 언어는 그 인간의 모국어다. 외국어는 컴퓨터 언어와 같다. 번역과정을 거칠 때의 논 리적 정확성에 의해서도 그렇지만 낭비를 용납하지 않은 그 경제적 측면에서도 그렇다. 지식과 의식의 깊이를 연 결시키려는 노력은 낭비에 해당하며, 그 낭비에 의해서만 지식은 인간을 발전시킨다. 외국어로는 아는 것만 말할 수 있지만 모국어로는 알지 못하는 것도 말한다.”(황현산, 「학술용어의 운명」, 경향신문 2015.8.20) ‘건축 독립’을 심중에 둔 이들은, 서구 것과 우리 것을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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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COLUMN
문학장의 수술은 가능할 것인가
고영직 | COLUMN
고영직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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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탄 자리에 무엇이 돋는가.’ 이 표현은 소설가 공선옥이
한 명도 없을 거라고 봐요. 출판사 공모전에 입상하지 않았
쓴 동명의 소설 제목이다. 지난 6월 16일 소설가 이응준
으니까요.” 공모전만을 문제 삼은 발언이 아니고, ‘자폐적
이 인터넷 매체 <허핑턴포스트>에 신경숙의 ‘표절’ 문제를
인’ 문예지 운영 시스템을 비판한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우상의 어둠, 문학의 타락」을 통해 처음 제기한 이후 복잡
젊은 작가들의 이러한 문제의식은 ‘대안적’ 문학장을 어떻
한 나의 심사를 대변하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이응준이 신
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의 소산이라 해야 할 것
경숙의 표절을 처음 제기한 이후의 시간은 마치 썰물과도
이다. 어느 평론가가 “한국문학은 이제 뭘 해도 안 될 것이
같은 시간이었다. 스무 해 넘게 한 사람의 비평가로서 살아
다”(조영일)라는 식의 냉소주의를 유포하는 방식은 한국
온 나로서도 ‘나는 왜 문학을 하는가?’ 하는 자문자답을 자
문학장의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데 있어서 전혀 도움이
주 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불탄 자리에 무
되지 않는 태도라고 확언할 수 있다.
엇이 돋는가를 성찰하는 일이 퍽 중요하다.
그렇다면 건강하지 못한 지금의 문학장 생태계를 어떻게
한국문학은 스캔들이 되었다. 문예지 가을호에는 왜 문학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는 문학공동체로 만들 것인가. 지
이 추문이 되었는가에 대한 논자들의 백화제방식 논의가
금의 문학장 생태계 구조에서는 신경숙 같은 일부 작가의
활발하다. 소위 ‘문학권력’으로 지목된 창비, 문학동네, 문
작품이 자사 소속의 평단에 의해 ‘과대평가’되는 시스템이
학과지성사 등 문학판 3대 메이저 출판사가 아닌 실천문
고, 뛰어난 작가들의 경우 묵살 내지는 과소평가되는 시스
학사의 대응이 주목된다. 『실천문학』은 가을호에서 「표절,
템이다. 이야기가 더이상 성찰의 도구가 되지 못하고, 인간
문학권력, 대안」이라는 특집에서 전체 지면의 2/3에 해당
과 세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들이 출판시장
하는 구성을 통해 저마다 굵직한 토픽들을 다루고 있다. 이
과 독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것이 당연한 구조라고 해야
세 가지 토픽들 모두 지금 여기 한국문학장에서 고민하고
할까. 이른바 사이비 힐링을 권유하는 ‘위안’으로서 문학이
혁신해야 할 주제들임에는 틀림없다. 『실천문학』 편집위
득세하는 현상은 잘못 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다. 그런 문
원인 황인찬 시인이 「실천의 말」에서 “필요한 것은 진단이
학장 구조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인 ‘다양성’의 가치가 크
아니다. 처방이다 수술이다”라고 쓴 문장은 『실천문학』 편
게 훼손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문학의 폐쇄성 내지
집진의 문제의식만이 아니라 한국문학장의 혁신과 새로운
는 자폐성은 그런 토양 위에서 길러진 것이라고 보아야
문학장의 출현을 고대하는 독자들의 열망을 잘 요약하는
할 것이다.
문제의식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법하다.
이 점에서 최근 1~2년 사이에 새로운 한국문학장을 형성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젊은 작가 좌담>과 <문학 기자 좌
하기 위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그룹들이 자주 눈에 띄는
담>에서는 젊은 문인들과 문학 담당 기자들이 한자리에 모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문학장에는 1980년
여 한국문학의 ‘폐쇄성’을 어떻게 넘어야 할 것인지를 성찰
대식 무크mook지 운동과 같은 새로운 ‘소수자운동’이 활발
하고 있다. 공모전의 폐해를 비롯해 편집위원 제도 같은 온
히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매달 한 차례
갖 문제들이 거론되었다. 『소수의견』의 작가 손아람이 한
씩 꾸준히 낭독회를 진행하는 ‘304낭독회’를 비롯해, 배수
말이 폐부를 찌른다. “지금처럼 출판사가 권한을 쥐고 공
아・백가흠・정용준이 주도해 올여름 창간된 소설전문 문
모전 입상을 기준으로 평가를 달리하는 상황에서는, 저는
예지 『악스트』, 독립출판사 ‘문학과죄송사’, 젊은 시인들
도스토옙스키의 미발표 유고가 번역되어 익명의 한국 작
이 주축이 된 독립 잡지 『더 멀리』, 웹진 『소설리스트』, 이
가 이름으로 발표되어도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문인이 단
인성・김혜순・정과리・성민엽이 주도한 ‘문학실험실’ 같은
매체와 그룹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반드시 문학 독자
의 거점은 자임自任한다고 하여 스스로 ‘거점’이 되지는 않
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독자들이 중심이 되어 새로운 (문
을 것이다. 『창작과비평』 백영서 편집주간이 쓴 권두언을
학)출판의 구조를 형성하려는 일련의 뚜렷한 흐름 또한 감
보며 “한때의 저항이 저항 주식회사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지된다. 대학의 바깥에서 인문학의 장을 열고 있는 ‘인문학
고 진단한 캐나다 정치학자 피터 도베르뉴와 제네비브 르
협동조합’을 비롯해 일반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독서 동아
바론의 주장을 떠올린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이른바
리 활동을 하는 ‘땡땡협동조합’ 등의 모임은 대표적인 소
‘저항 주식회사’가 되어버린 창비의 입장을 비판한 것이다.
그룹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문학장에서 활동하는 작가뿐
물론 출판사 창비는 당연히 영리를 추구해야 할 자유와 권
만 아니라 연구자들과 독자들 또한 나름의 문제의식을 바
리가 있다. 문제는 지금의 한국문학장에 대한 창비의 이러
탕으로 하여 새로운 방식의 문학운동과 (문학)출판운동을
한 입장과 시선에서 저항의 거점 대신에, 스스로 권력의 거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모임들이 앞으로 어
점이 되어버린 모습을 여실히 확인하게 되었다는 씁쓸한
떻게 흥망성쇠의 역사를 만들어갈지는 아직은 아무도 모
뒷맛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른다고 감히 말할 수 있으리라.
사회학자 부르디외가 언명한 것처럼, 문학장은 입장position
그러나 나는 최근의 소수자운동이 한국문학장의 새로운
과 입장 취하기position-talking의 싸움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
출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
은 문학장에만 해당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우리나라 예술
는 편이다. 최근 표절 사태 이후 가장 마음이 아팠던 것은
장을 비롯해 건축 분야 등 온갖 분야의 장場, field 모두에 해
‘한국문학 따위는’ 읽지도 보지도 않는 것을 마치 교양인의
당하는 문제라고 보아야 옳을 터이다. 최근 문학장에서 벌
척도쯤으로 간주하는 것이었다. 이 점에서 이들 그룹들이
어지는 대립과 투쟁의 양상이 문학판 사람들만의 ‘그들
독자들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만 있다면 그 자체로서 적
만의 싸움’으로 보아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
잖은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1980년대 운동성과 현장
와 당신의 일상성에 대한 ‘저항’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
성을 기반으로 한 무크지 운동과는 다른 방식으로 문학의
을 법하다. 예술가의 신념을 표현한 제임스 조임스의 소설
‘문학성’ 자체를 문제 삼으며 문학의 ‘외부성’을 성찰한다
『젊은 예술가의 초상』(1916)에 나오는 표현으로 이 글을
면, 문학은 문학이라는 이름을 고집하지 않더라도 새로운
맺을까 한다. “내가 믿지 않게 된 것은, 그것이 나의 가정이
‘문학성’을 얻게 될 것이라고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젊
든 나의 조국이든 나의 교회든, 결코 섬기지 않겠어.”
은 시인 김현이 「독립, 상업, 실험」에서 “실체 없는 대중이 아니라 저 실체 있는 100명의 정기구독자가 문학의 미래 라는 건 불행한 일일까”라고 쓴 문장에서 그런 고민의 일 단을 확인하는 것은 분명 고통스럽지만, 차라리 더 희망적
고영직 | COLUMN
WIDE REVIEW
이다. 김현은 동료들과 함께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독립 잡지 『더 멀리』를 2호째 발간하고 있다. 문제는 문학권력으로 지목된 대형 출판사들의 대응이다. 문학동네의 경우 스무 해 넘도록 유지해온 강태형 사장을 비롯해 1기 편집위원 전원이 스스로 용퇴하겠다고 결정했 다고 한다. 만시지탄은 있으나, 환영할 만한 처사라고 생각 한다. 자신의 기득권을 내려놓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 갈수록 심해지는 ‘세습화’ 현상을 떠올리면 『문학동네』 1기 편집위원들의 자진 용퇴는 새로운 문학장의 출현에 상당한 기여를 하리 라는 희망 섞인 전망을 하게 한다. 그러나 세상사는 쉽지 않다. 최근 발매된 『창작과비평』 가 을호 권두언에서 백영서 편집주간이 “창조와 저항의 거점” 운운하는 글을 발표한 것을 보라. 제 안의 우물에서 벗어나 는 것을 의미하는 탈정脫井)이 쉽지 않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나는 어느 글에서 이와 같은 『창작과비평』 의 입장 표명과 관련해 다음처럼 쓴 바 있다. “창조와 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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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표지작 DIALOGUE
정귀원, 서승모 | DIALOGUE
사무소 효자동의 감각
1층 카페
독특한 형상의 땅에 두 개의 중정과 긴 동선이 내부지향적
땅이 좋은 전망을 갖고 있진 않다. 근처 해수욕장의 바다
인 건축을 만들고 있다. 계획의 주안점을 말해 달라.
가 보이는 것도 아니고, 동네 풍경도 지극히 평범하다. 결
이 프로젝트의 주어진 조건은 두 개의 필지에 건물이 한
국 휘어지고 꺾이는 동선의 흐름에 따라 창을 내어 이런저
동씩 앉은 형태로 각 동에 3개 혹은 4개의 방을 계획하는
런 조망을 해결해야 했다. 다행히 대지 내 중정이 있고, 북
것이었다. 대개 작은 규모의 일반 펜션은 복도식으로 1층
동쪽으로는 꽤 근사한 산도 있다. 또 동네 풍경도 평범하지
에 주차장을 두고 상층부 뷰view가 좋은 쪽에 발코니를 내
만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멋이 있다.
곤 하지만, 7개 방을 갖는 이 집은 좀 달랐으면 했다. 첫 번
째 생각은 모든 방에 계단실을 두자는 것이었다. 주차 문제
건물 바깥에서는 안쪽이 잘 상상되지 않는다. ‘안에서 밖을
도 있고 해서, 현실적으로는 계단실 7개를 만든다는 게 불
보는 시선’은 이전 작업에서도 이야기된 바 있는데, 여전히
가능했지만, 게 껍질모양으로 생긴 대지 양쪽에 중정을 두
건물의 외형보다도 내부 공간에 더 신경을 쓰는 편인가.
고 긴 동선을 이용하여 특징있는 7개의 출입구를 만들어
지금도 안에서 밖을 바라본다. 우리에게 밖에서 건물을 바
보려고 했다. 결과적으로 좌측 건물은 2개의 계단을 통해
라보는 시선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실 <613여관>의
독자적인 출입구를 가진 방 3개(복층 구조)가 배치되었고,
입면을 보면, 건축가가 창을 이렇게 구성하지는 않을 것 같
4개실을 갖는 우측 건물은 여러 개의 계단을 두는 게 여의
다.(웃음) 다만 이 집의 경우는 3개 층이 주변 환경에 상대
치 않아서 동선을 2층으로 길게 끌어올린 후 그로부터 각
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에 3층 외벽은 분절하여
방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게 했다. 덕분에 동쪽은 다소 입
안쪽으로 조금씩 셋백시켰고, 또 위쪽은 빛을 받아들일 수
체적인 중정, 서쪽은 전통적인 느낌의 중정이 만들어졌다.
있게 흰색 드라이비트로 마감하고 아래쪽은 기단처럼 좀
굳건한 느낌을 갖게 종석으로 마감했다. 보통 이런 정도이
이 중정들은 사용자의 시선이 머무는 곳이 되기도 한다.
지, 멋지고 예쁜 외관을 의도적으로 만들지는 않는다.
동시에 대지 바깥으로의 시선은 어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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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WORK
본인의 작업에 대해 구구절절 얘기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
켜 나간다. 그러다보니 사무실 작업이 다른 데보다 좀 많은
럼에도 사무소 효자동의 건축 키워드로 ‘틀’과 ‘선’은 꽤 언
것 같기도 하다.
구성하는 방식, 건축의 유형에 관한 것이고 선은 조금 더 감
보통 방향이 찾아지면 그 다음부터는 일이 일사천리로 진
각적인 부분으로 알고 있다. 이 개념이 <613여관>에도 유효
행되지 않나.
하게 적용된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는 그게 잘 안 된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컨셉트가 읽
각 실로 진입하기 위해 길고 다양한 동선을 만들고 여러 방
히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작업 방향이 읽히
향에서 뷰를 끌어들인 것은 ‘틀’이다. 여기에 우리 사무실만
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사무실에서 공유되고 있는 기본 생
의 감각적인 ‘선’이 더해졌다. 경험으로 축적된 이 감각들은
각이다. 읽히지만 감동이 없는 것, 크리틱은 좋지만 손맛이
동시에 작동한다. 비유하자면, 일반적인 김치찌개 레시피에
없는 것?(웃음), 아무튼 컨셉트가 너무 명료하게 드러나는
손맛처럼 가미되는 것이다.
건물은 별로다.
<613여관>의 공간에서 볼 수 있는 풍부하고 다양한 장면들
그런데, 좀 전에 상식적인 감각인란 말도 썼지만, 사무소
은 틀과 선이 작동하여 이뤄낸 것으로 보면 되는지. 어디 하
효자동이 보여주는 감각은 요란하거나 튀지 않는다. 이전
나 똑같은 장면이 없는 듯하다.
작업을 보더라도 평범한 재료의 조합, 천장・창・복도・
우리는 눈으로 인지할 수 있는 공간 외에 보이지 않는 부분
계단 같은 일반적인 건축요소의 변주, 구조의 병치와 대비
까지 이해하려고 한다. 일점투시도를 그리면서 두 방향에
등으로 독특한 감각을 만들어왔다.
포커싱focusing을 둔다. 그래서 공간의 한 쪽에 창을 두면, 또
우리 사무실의 디자인은 기능 우선이다. 가구를 배치하면
다른 쪽에 창, 벽, 혹은 보이드를 구상한다. 공간의 느낌이 풍
서 계획하기 때문에, 그것이 막상 놓였을 때 위화감이 없어
성해지는 이유이다. 더구나 그러한 투시도는 지속적으로 장
야 한다. 서로 시각적으로 부딪히지 않게 하면서 선들을 정
면을 바꿔 나간다. 입구부터 끊임없이 이어지는 움직임이 투
리한다. 건축가마다 다르겠지만, 어떤 건축가들은 매스mass
시도의 소실점을 계속 미끄러져 나가게 만드는 것이다.
가 어느 정도 결정되면 그 안에 평면을 구겨 넣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는 평면이 잘 해결되지 않으면, 기꺼이 매스를
각 공간들이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가능한 일이다. 결
바꾼다.
국 모든 것은 틀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안에서 밖을 바라보면서 기능적인 부분을 해결하고 매스
그렇다. 일곱 개의 출입구를 만드는 것에서 시작하여 계단
를 결정할 때, 감각적으로 공간의 크기와 명암 등을 모두
실이 확보되고 방 사이에 거리가 생겨났다.
고려하기란 어렵다. 한 단계 진행된 과정에서 평면을 짜고 가구를 배치하다 보면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그럴 때 매
‘선’은 어떻게 부여되는가.
스를 덜어내기 시작하는 거다. 덜어내다가 또 새로운 방향
여러 번 고쳐 가면서 공유할 수 있는 어떤 접점을 찾는다. 상
으로 가게 되더라도 우리에게 건축의 평면은 절대적으로
식적 감각이랄까, 누구나 느끼는 가장 좋은 맛을 찾기 위해
중요하다.
정귀원, 서승모 | DIALOGUE
급한 것 같다. 한마디로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틀은 평면을
이런저런 조미료를 넣어 보는 것과 같다. 물론 중요한 방향 설정은 해 놓지만, 더 좋은 느낌을 찾기 위해 조금씩 발전시
평면의 핵심은 뭔가. 사용자(건축주)에게 편안한 공간이다. 어찌 보면 당연한 얘기겠지만, 그들의 만족이 중요하다. 건축가의 욕망으로 ‘작품’이 된 집 중에는 나중에 고쳐서 사용되는 경우도 많 은데, 그런 것은 이미 건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연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얘기다. 그런데, 그래서인지 디 자인이 보수적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같다. 조금씩 맞춰가면서 적절히 균형을 찾으며 나름대로 우리 디자인은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고 생각한다. 사실 우리가 작업해 온 것들은 새로운 레시피의 퓨전 요리라기보다 늘 상 먹는 음식에 가깝다. 만약 우리가 특별한 기능이 요구되
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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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사용자의 취향이 고려된 방
복층의 방
는 건축 작업을 하게 된다면, 또 다른 입장이나 태도를 가 질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거의 주거 기반 프로젝트였다. 동경예술대학 미술연구과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학생들을 가르쳤다. 일본에서의 경험이 작업에 미친 영향이 있다면. 나는 사무실에서 스케치를 하지 않는다. 물론 설명에 도움 이 된다면 선을 그어볼 수도 있겠지만, 거의 다 얘기로 풀 어나간다. 세미나를 하면서 작업을 만들어 나가는 방식은 일본에서 배웠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일본의 경우는 조금 더 틀이 잘 보이게, 즉 다소 공격적이더라도 명쾌한 컨셉트 로 작업을 풀어나가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런 게 좀 희석 되었다. 오히려 공간의 세세한 느낌이나 건축주의 만족도 에 신경을 더 쓰는 편이다. 그리고 앞서 얘기한 ‘안에서 밖을 보는 시선’도 일본 건축 에서 많이 볼 수 있는 태도이다. 건축 사진만 보더라도 한 국 건축은 외관 사진이 유난히 많고, 일본 건축은 내부에서 내부를 보는, 혹은 내부에서 밖을 보는 사진이 많다. 2004년 귀국하여 10여 년을 보내면서 혼자만의 작업 공간 은 일고여덟이 함께 일하는 공간으로 자랐다. 그런데, 그 동안 건축 작업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그러고 보니 전시의 성격이 큰 작업, 미술 작업을 많이 했 다. 인테리어 작업들이 좀 있었고, 건축 작업은 거의 2011 년~12년부터 시작된 것 같다. 지금은 일도 조금씩 다양해 지고 일의 규모도 커지고 있다. 더 복합적이고 재미있는 건 축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계획? 직원이 늘어 난 요즘은 사무실 식구들과 함께 일하면서 감각을 어떻게 공유하고, 사무실 색깔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가 더 중요 한 과제가 됐다. 사진 | 진효숙(본지 전속사진가) 인터뷰 정리 | 정귀원(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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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WORK
표지작 CRITICISM
잡해서 소리가 안 들린다. 하지만 좀 더 가까이 다가서서 이
틀과 선 혹은 선과 틀
야기를 들을 수 있다면, 가만히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이야
임성훈 동명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처음 <613여관>을 보았을 때 나는 건물을 가까이서 본다는 생각을 의식조차 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았다. 나는 자꾸만 가까이 가라고 몰아대는 공간을 느꼈다. 나는 내 눈이 카메 라 렌즈라고 착각을 하면서 여기쯤 서면 적당하겠지 생각 했지만, 건축은 나에게 틀렸다고 말하고 있었다. 어릴 때 우리는 텔레비전에 가까이 다가가 야단을 들었지만, 누구도 야단치지 않는 지금은 가까이 다가서는 법을 잊었나
거리
보다. 우리 건축인들은 그렇게 건축에서 멀리 서 있고, 또 사
텔레비전 화면이 브라운관으로 만들어졌을 때는 멀리서 보
람들을 더 멀리 서게 한다. 일상에서 사람들은 건축과 멀리
아야 했다. 화면 크기의 몇 배 거리가 되도록 떨어져 앉으라
떨어져 있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건축에 대해 더 많이 알려야
했다. 하지만 그런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사람은 없었다. 브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 반대로 행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 그래도 가까이서 보는 것이 좋았다.
틀과 선
누구든 가까이서 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건축가 서승모는 틀과 선을 말한다. 틀은 평면을 조금 다른
미술관에 가든 박물관에 가든 혹은 공연을 보든, 사람들은
방식으로 구획 짓는 것이고, 선은 그에 감각적으로 손 내음
가까이서 보는 것을 좋아한다. 가까이서 보면 안 된다고 해
을 더하는 것이다. 그렇게 틀은 합리적이고 선은 감각적인
도, 그래도 가까이서 보는 것을 즐긴다.
것이라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선은 다시 객관적이고 틀
예외가 있다면 건축이다. 우리는 건물을 가까이서 보려고
은 다시 감각적이다.
하지 않는다. 가까이 서서 상세를 보고 마감을 보기는 해도
그의 건축은 틀에서 시작한다. 클라이언트와 이야기 속에
건물을 본다는 생각은 하지 못한다.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
서, 함께 일하는 직원들과의 대화 속에서 건축의 ‘바탕틀’을
가 다 들어오도록 물러서는 것처럼, 건물만은 멀리서 본다.
만든다. 여기서 틀은 시각적인 것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스
안에서 보는 것도 그리 가깝지만은 않다. 손에 잡을 만큼 가
케치 한 장 그리지 않는다고 한다. 어디에 무엇을 넣을지,
까이 서면 볼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이상하게도 공간의
어떻게 이어갈지 생각을 나눈다. 틀은 의견의 종합이며, 건
이야기는 가까이 다가서면 들리지 않는다. 창에 다가서면
축이 가져야 할 것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다.주1
다만 밖을 내다볼 수밖에 없는 것처럼, 건축의 소리를 지나
하지만 틀은 감각적이다. 투시도와 같은 모습으로 한 지점,
치게 된다.
또 한 지점 만들어져 가는 어떤 테두리가 있다. 이때 틀은
건축은 왜 그렇게 멀리서 보아야 하는 것일까. 크기 때문에
만들어진 ‘바탕틀’ 위에 올라선 또 다른 틀이며, 하나의 장
멀리서 보아야 할 필요도 있겠지만, 애초에 가까이서 보도
면을 만드는 시각적인 것이다. 하지만 시각은 평범한 투시
록 만들어지지 않은 것은 아닐까. 빌딩이나 아파트 같이 우
도처럼 나타나지는 않는다. 그의 표현대로 말하면, 사람의
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은 아주 멀리서 보아야 한
눈은 한쪽이 180°그려 한 번에 앞과 뒤를 본다. 그는 양 손
다. 건물의 이야기는 전혀 들을 수 없다. 물론 그런 건물은
날을 포개어 눈앞에 대고는 두 손을 머리 양쪽으로 돌려, 뒤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야기를 하는 건물도 큰
로 향하게 하면서 그렇게 말했다.
소리로 말해 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가까이서 들으려 하지
그의 눈에는 앞과 뒤가 한꺼번에 보이는 것일까. 이 말을 어
만, 다가서면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는다. 건축을 담은 사진
떻게 들어야 할까. 앞과 뒤로 동시에 움직인다고 해야 할까.
이 적막하다면, 멀리서 이야기를 들어야 하니 모든 것을 치
나는 여기에 선을 넣어보고 싶다. 그러니까 하나하나의 틀
임성훈 | CRITICISM
라운관은 너무 가까이 가면 오히려 화면이 잘 보이지 않지
워버리고 고요하게 만들어서 귀 기울이려 애쓰기 때문일 것이다. 멀리 물러서면, 건축은 보는 것으로 끝나게 된다. 게다가 아 주 조용히 보아야 한다. 재료의 질감도 빛의 효과도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가만히 귀를 기울여야 하니 움직이기도 어 렵다. 가만히 서있으라 건축하는 것이 아닌데, 움직이면 번
주1. <613여관>의 클라이언트는 1년간 여러 건축가를 만났지만, 건축가의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서승모 소장의 이야기는 알아들을 수 있었고, 그 래서 함께 작업하기 좋았다고 했다. 건축가로서 서승모 소장은 선입관이 없 다. 건축을 아는 사람이 생각하는 당연한 것과 전형적인 것이 없다. 그는 아 예 밑바닥의 그림을 다시 그리고, 그래서 소통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낼 수 있고, 틀이 비판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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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은 자연스레 분기되는 선에 올라서 앞뒤로 움직이며 자리 잡는다. 투시도를 상상하며 틀을 만들어 가면서 앞으로만 가지 않고 뒤로도 움직이니, 건축가는 뒤도 보아야 한다. 그 렇게 앞뒤로 움직이면 장면을 이어주는 길이 나온다. 그게 선이다. 그런데 그 선은 오래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자연 스럽게 살짝 빗겨나며 분기되는 길처럼 갈라진다. 선은 감각적이다. 장면을 이어가고, 나누어지면서 방향을 만들고, 다시 장면을 만든다. 하지만 또 선은 객관적이다. 공간의 크기를 드러내 주는 것은 틀보다 선이다. 틀이 공간 을 분절하지만, 분절이 곧 한 덩어리의 공간은 아니기 때문 이다. 그의 다른 작품 <J studio house>처럼 하나의 방에 틀 이 여럿 있어서 공간을 분절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공간 을 이어서 구분하고, 장면의 거리를 만드는 것은 틀과 이어 진 선의 역할이다. 그렇게 선은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조직
주변을 고려한 분절, 셋백
하며, 밑바탕 틀과 이어진 객관적인 측면을 만든다. 여기에 어떤 비밀이 있다. 틀은 하나의 방도 잘게 나눈다. 객관적인 프로그램상의 필요로 혹은 머리 위를 지나가는 보와 같이 구조적인 문제로 그렇게 나눈다. 감각적인 장면 을 이끄는 선은 틀과 겹쳐지면서 잘게 나누어진 틀을 재조 정한다. 선은 기능상의 이유로 내가 그 자리에 다가설 수밖 에 없는 지점을 만든다. 계단의 첫 발판 앞에 나를 세운다. 임성훈 | CRITICISM
동시에 나를 하나의 장면 앞에 세운다. 거기서 틀은 나와 장 면 사이의 거리를 조절한다. 장면은 움직임과 결합되면서 나를 더 가까이 다가서게 한다. 그렇게 틀과 선은 다층적으
중정
로 이어지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물론 이 도식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밖에도 선이 있지
한 서측의 예각은 다른 의도가 아니었고, 작은 하나의 덩어
만, 틀과 선이 결합되는 것은 안에서 이루어진다. 필연적으
리로 만들어져 내밀한 알처럼 보이는 3층의 독립된 매스도
로 안에서 밖으로 향하며 건축이 구성되는 것이다. 그 과정
다른 의도가 아니라 한다. 다르게 보인다면 선이 길어져서
에서 최소한 바깥의 몇몇 틀과 선에 포착되지 않는 부분이
틀 사이의 간격이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나타날 수 있다. <613여관>에서는 1층의 카페가 그렇다. 무
서승모 소장의 틀이 이루는 장면은 창, 계단, 벽, 기둥과 같
엇보다 재조정될 수 없는 프로그램이 덩어리져 나타나거나,
은 건축적인 내용으로 채워진다. <C 한옥 리노베이션>에서
바깥에서 특별한 요건을 부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타난
는 처마도 등장하고, 주춧돌도 나온다. 노출된 보나, 아니면
다면, 틀과 선을 꾸려가기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
우연히 겹쳐진 구조체도 좋은 볼거리가 된다. <613여관>에
으로 <613여관>은 바깥의 가능성을 열어 보여주기도 한다.
서는 그의 건축에서 자주 등장하는 계단뿐만 아니라, 어떤 방에는 나무 기둥을 일렬로 세워 만든 기둥과 벽의 중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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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여관
해당하는 요소도 등장하고, 다른 방에는 외벽의 곡면에 이
<613여관>은 외견상 그의 다른 작품과 달라 보인다. 다른
끌려 안쪽에서 벽이 살짝 나뉘며 미묘하게 휘어지는 벽도
방식으로 지어진 것 같다. 하지만 서승모는 그저 주변의 환
있다. 다만 선이 길어지면서 장면과 장면 사이를 창이 채우
경과 대지의 형상에 따라 똑같이 틀을 만들고 선을 만들었
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창은 풍경을 보기 위한 것이라 해도
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마디 거든다. 서측의 예각 주위를 지
건축적인 요소로 재조정된다. 창의 끝단과 구조체 사이에
나치는 길이 선의 갈라짐에 대해서 말했듯 자연스레 나뉘
간격이 있어서 겹쳐 보이기도 하고, 창과 나란히 서 있는 벽
는 길이라고. 그러니까 선이라고. 모든 것은 자연스럽다. 3
에 구멍을 뚫어 또 다른 장면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니까 창
층 건물은 주변의 낮은 건물에 부담이 될 테니, 3층 부분이
을 내다보면 창과 이어진 바깥의 틀이 있어서 건축적 풍경
라도 매스를 분절하고 또 뒤로 물렸다. 하늘로 뻗어 오를 듯
을 마주하게 된다. 이것이 건축가 서승모의 다른 건축과 다
COVER WORK
른 <613여관>의 독특함이다. 또 다른 성격을 가진 틀과 선 이 바깥에 만들어졌다. 외부의 선은 서로 다른 입구를 가진 7개의 객실로 향하는 길이 자연스레 분기되도록 한다. 앞서 건축가의 말처럼, 선 은 엄격하게 한정되지 않아서 건축물 주위를 지나는 길에 까지 펼쳐져 있다. 바깥의 틀은 역시 내부의 틀이 자연스럽 게 확장되는 데서 시작한다. 그 한 가지는 창이 펼쳐지는 것 이고, 또 다른 한 가지는 필로티로 처리된 1층의 주차장 천 장이다. 머리 위로 지나는 보가 바닥을 분할하면서 기둥으 로 이어져 내려온다. 당연히 있어야 할 구조체이지만, 외벽 의 색과 달리 그 부분이 흰색으로 칠해져 있어서 틀을 분명 히 느낄 수 있다. 그런 틀은 객실의 입구로 통하는 계단을 올라갈 때 여러 모습으로 나타난다. 계단실을 이루는 틀과, 계단과 2층 벽의 틈새로 보이는 필로티에서 보이는 틀이 겹 쳐진다. 그것을 보면 계단도 하나의 선을 이루며 틀을 잇는 다는 것을 알 수 있다.주2 외부에 대해서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서승모의 설명을 들으면 바깥쪽에 일부러 틀을 만들려 한 것 같지는 않다. 보 의 위치도 내부를 구성하면서 결정된 것이라 보아야 하고, 외부의 틀을 이루는 주요한 부분도 창문과 이어진 것이 많 다. 안쪽에서 정해진 창문의 위치와, 그 창문을 위해서 벽에 지기 때문에 많은 경우 틀은 안에서 시작된다. 그렇지만 <613여관>에서는 틀이 바깥에 특별한 공간을 만 든다. 북쪽에서 서쪽으로 넘어갈 때 큰 틈이 있다. 그 부분 은 의도적으로 열어놓은 것이라 한다. 마치 커다란 도넛의 일부를 자르고 그 끝을 어긋나게 만들어 놓은 것 같아서, 안 진입을 위한 거대한 틈
임성훈 | CRITICISM
구멍이 뚫리거나 간격이 조정된 벽에 의해서 틀이 만들어
쪽의 곡선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두었다. <613여관>은 실 은 서로 다른 두 개의 건물로 구성되어 있는데, 건물이 나뉘 어 있는 그 틈에, 건축이 이루는 큰 틀이 있다. ‘바탕틀’과는 다른, 매스가 이루는 ‘묶음틀’이 있다. 안쪽에서 배어 나오 는 틀을 서로 마주치게 하고 또 어긋나게 하면서, 건축 전체 가 틀의 이야기로 묶였다. <613여관>은 건축가 서승모의 방법이 똑같이 사용된 건축 이지만 우연히든 우연치 않든 다른 건축이 되었다. 왜냐하 면 바깥의 틀이 강하기 때문이다. 굳이 그의 다른 건축을 찾으면, 여관은 <M guest house>와 유사한 점이 많다. <M guest house>에서 계단으로 반 층 올라가는 분할된 공간과 <613여관>의 필로티는 서로 닮았다. 친척 정도는 되어 보 인다. 특별히 의도한 색채는 없다고 하지만, 두 공간에 유사 한 색채의 배열이 보이는 것도 그런 생각을 더한다. 하지만 여관의 필로티는 더 이질적인 요소가 많아 복합적이고, 틀
주2. 계단도 선을 이룬다. <613여관>에는 없지만, <M guest house>에는 마지막 단이 사선으로 놓여서 선의 역할이 강조되는 계단이 있다.
의 직접적인 결과물이기보다는 중복된 틀과 매스의 관계에 서 나타난다는 것이 다르다. 그의 건축에서 또 하나 펼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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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훈 | CRITICISM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는 분기선을 이루는 건축이다. <M guest house>와 비슷하지
양적인 공간이라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일부
만, 그보다 나중에 만들어져야 했을 법한 건축, 바야르가 말
러 다른 색채를 더하려 한 것이 아니며, 일상적으로 마주하
하는 <예상표절>쯤 될까?
는 공간을 나누어가며 건축적인 장면들을 보는 것이니 그
한 가지 더 이야기하자면, 선과 틀이 역의 관계를 이루면서
공간을 규정할 필요는 없다. 장면을 규정한 것이 아니라, 다
종합되듯이, <613여관>의 공간도 역을 이루며 결합하여 있
만 건축의 이야기를 더 가까이서 들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니
다. 7개의 객실 중에서 복층을 이루는 몇몇 객실은 바깥쪽의
그 성격을 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재료와 반대로 구성된다. 밖에서 2층은 종석마감의 거친 벽
건축가 서승모는 작은 공간에서 특별함을 보여주었다. 하
이고, 3층은 더 매끈한 흰 벽이다. 안에서는 2층이 흰 벽이고,
지만 욕심인지, 다른 큰 공간에서 작은 틀이 어떻게 자리잡
3층이 잔다듬한 거친 돌과 상대적으로 거친 페인트 마감이
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 도시에서는 그런 건축이 필요
다. 의도적으로 뒤집으려고 한 것은 아니라 생각되지만, 그래
하기 때문이다. 내부에서 한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도 필
도 곳곳에 뒤바뀌어 있는 것들을 찾을 수 있다. 그런 모습이
요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고,
틀과 선이 역을 이루며 구성된다는 생각에 힘을 더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외부 공간에서도 가까이 혹은 더 멀리 건축적 거리를 흔들어 건축의 이야기
건축과 시각
를 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613여관>은 남해 상주해수욕장 옆에 있다. 해수욕장 쪽에
그런 점에서 틀과 선이 외부로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서 걸어가면, 깔끔한 펜션이 보인다. 하지만 더 가까이 가서
준 <613여관>은 특별하다. 하지만 더 나아가야 한다. 만약
필로티에 한 발을 걸치면, 틀이 만든 공간이 미묘하게 느껴
<613여관> 주변에 큰 덩어리의 매스가 있었다면 어떻게 분
진다. 계단에 올라서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여러 모양의 틀
할되었을까. 도시의 커다란 공간에 대해서 틀과 선은 어떻
을 마주할 수 있다. 건축에 다가서면, 틀에 점점 더 다가서게
게 이야기하며 사람들에게 다가설 수 있을까. 우리가 가까
된다. 틀의 이야기가 들린다. 틀은 선을 따라 이어지면서도
이 다가서는 법을 잊었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
충분히 작게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가까이서 이야기 듣기에
면 어떻게 해야 할까. 건축가 서승모에게 그 답을 기대한다.
충분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서 안으로 들어가면 갑자기 넓은 방이 나타나지만, 그래도 곧 여러 곳에 많이 있는 창이 그만
사진 | 진효숙(본지 전속사진가)
큼 여러 곳에 작은 틀이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투시도와는 다르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공간. 여러 개의 장면이 함께 모인 방. 서양의 그림과 달리 여러 개의 시점이 모인 ‘책거리’와 같은 공간. 건축가 서승모의 건축은 언뜻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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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훈 부산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동명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 다. 건축의 여러 이야기를 이어가는 자유로운 비평에 관심이 있다.
report 50 와이드 REPORT 1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빛고을 광주의 새로운 상징 | 정귀원 54 와이드 REPORT 2 바우지움의 공간, 시각, 텍토닉과 미래지향적 임무 | 김미상 59 와이드 REPORT 3 패션쇼 팝업 파빌리온, 작은 것에서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젊은 건축가의 기록 | 지정우 64 와이드 REPORT 4 건축이 그렸던 미래의 도시상 -‘아키토피아의 실험’ 전 리뷰 | 이성민 68 와이드 REPORT 5 꿈의 노들섬, 꿈꾸는 사람들 | 공을채 72 와이드 REPORT 6 삶의 방식과 공간의 최소주의에 대한 물음 -반환점을 돈 ‘최소의 집’ 전 리뷰 | 공을채 75 와이드 REPORT 7 건축적 상상력과 스토리텔링 2 ‘60초 건축’전, DDP 갤러리 문, 6월 6일~7월 25일 | 장혜인 78 와이드 REPORT 8 작은 사무소의 아름다운 반란 -학교건축 아카이브: 삼각학교 2011-2015, 온그라운드갤러리 | 김희라 82 와이드 REPORT 9 Strong Architect 09 | 김병윤 오디너리 아케이드 - 단편의 표류 : 도시・상실・흔적・장소・현상을 통한 배경이 되는 건축가... | 박성용 89 와이드 REPORT 10 Power & Young Architect 09 | 김윤수 boundaries 수많은 경계들의 공간 경계들...그리고 경계 없음과 경계의 확장 | 박성용
WIDE Architecture Report 47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와이드 REPORT 1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정귀원 | REPORT 1
빛고을 광주의 새로운 상징
아시아문화광장과 보수 중인 기존 건물 설계
우규승 아키텍츠
협력설계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주)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조경설계
마이클 반 발켄버흐 어소시에이츠+(주)서안조경
위치
광주광역시 동구 광산동 등 구 전남도청 일원
대지면적
96,036m 2
건축면적
21,314m 2
연면적
143,837m 2
규모
지하 4층, 지상 4층
구조
RC조, PC 콘크리트, 철골조 복합구조
설계기간
2005.5-2007.11(설계변경 2010.10.19.-2011.11.30., 보존건물 및 어린이문화원)
공사기간
2008.6-2015. 예술극장
지난 9월 4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일반인에게 전격 공개됐다. 아직 민주평화교류원 (옛 전남도청)이 보수 공사 중이어서 정식 개관은 11월 말이지만, 부분 개방과 시범 운영으로 시설 및 주요 콘텐츠 운영 등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한다. 잘 알다시피, ACC는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핵심시설로서 광주 시민들이 거는 기대 가 컸던 만큼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5년 12월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시설안을 뽑은 지 근 12 년이라는 시간은 그동안의 과정이 얼마나 지난했는지를 잘 대변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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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REP0RT
시작 ACC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광주 문화수도 육성 공약에서 비롯됐다. 문화전당은 문화수도의 핵 심 시설이었다. 같은 해 9월에는 건립 부지를 1980년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들의 본부로 사 용한 옛 전남도청 일원으로 결정했다. 애초 광주시는 시 외곽을 제안한 바 있으나 전남도청이 이전 함에 따라 도심 공동화에 대응하고 도심 활성화 차원에서 지금의 위치로 정해지게 되었다. 부지는 옛 전남도청 본관/별관, 전남도청 회의실, 경찰청, 경찰청 민원실, 도청 앞 광장 등을 포함하고 있으 며, 무등산과 광주공원, 사직공원, 광주천이 인접해 있다. 또 광주시 최대 유동 인구가 집중되는 충장 로, 예술의 거리, 5·18 민주화 항쟁의 현장인 금남로가 연계되어 있다. 실로 광주의 역사와 문화가 집 결되어 있는 장소이다. 빛의 숲 이와 같은 목표와 역사적 장소를 전제로 민주평화교류원, 아시아문 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 린이문화원 등의 프로그램이 결정되 고, 2005년 5월 국제현상공모를 실 시하여 그해 12월 우규승의 <빛의 숲Forest of Light>을 당선작으로 선정 했다. 이 안은 당시의 유적을 중심에 두 고, 나머지 건물들은 주변 지하에 배치하여 중심을 떠받치는 독특한 개념을 갖고 있었다. 부지가 5·18민 주화운동의 역사적 현장임을 고려 하여 채움 대신 비움을 택한 건축가 는, 대신 건물 지붕을 거대한 녹지 로 꾸미고 천창을 배치 하여 낮에는 건물 내부 로 빛을 끌어들이고 밤 에는 빛을 발산하는 ‘빛 의 숲’ 개념을 도입했다. 당선안에서 건축가는 이 녹지가 시민공원으로 서 다양한 문화적 기능
문화정보원
을 가진 문화도시 광주의 심장이 될 것으로 믿었고, 지역 사회와 광주가 요구하는 커뮤 광장을 둘러싸고 배치된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니티, 민주주의 장소로서 환영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더욱이 상부 공원은 기존의 도시 적 맥락을 수용하고 도시조직과의 긴밀한 연계를 의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비단 ACC 자체의 기능뿐만 아니라 도심 활성화의 플랫폼이란 목적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또한 건축가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건물들이 이 가운데서 더욱 존재를 드러낼 것으로 기대했다. 랜드마크 이슈 지난 10여 년 동안 ACC는 두 번에 걸쳐 설계가 변경되었다. 가장 두드러진 요인은 ‘랜드마크에 대 한 요구’와 ‘옛 전남도청 별관 보존 주장’ 때문이다. 2007년 건축가는 기본 설계안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면서 당초 지표면과 동일한 층에 위치했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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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부분 철거한 전남도청 별관
시민 녹지 공원, 멀리 천창 구조물과 광주읍성 유허가 보인다.
정귀원 | REPORT 1
이중 외피가 만드는 빛 그림자, 문화창조원 내부
문화창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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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REP0RT
린이지식박물관(현 어린이문화원)을 지상으로 돌출시키고, 다목적 전시공간인 멀티스페이스(현 문 화창조원 복합전시관) 위에 태양 집광판 기능과 대규모 그늘을 제공하는 그랜드 캐노피를 설치하 고, 광장에 여러 가지 규모의 전광판 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는 대형 이중 철골구조물 등을 보완할 것임을 밝혔다. 이는 시각적 인지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랜드마크 기능이 부족하다는 광주 의 여론을 수렴”한 것이었다. 광주가 갖고 있는 풍부한 자원을 활용한 폭넓은 경험으로, 혹은 무등 산, 광주의 상징인 빛, 숲, 중앙광장, 5·18정신, 도청 등을 조합해 그 자체로 어울릴 수 있는 풍광으로, 광주를 대변하는 랜드마크를 만들어 내고자 했던 건축가의 의도는 지하 건물이 랜드마크가 될 수 없 다며 기념비적 구조물을 요구하는 일부 시민들에 의해 오랫동안 논란거리가 되었다. 보존 이슈 2008년 6월에는 건물 기공식을 전후로 옛 전남도청의 별관 존치 문제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발단은 ACC의 주 진입로를 조성하기 위해 옛 전남도청 별관을 철거해야 한다는 소식이 몇몇 5월 관련 단체와 기념 재단 측에 전달되면서였다. 기념사업보다 진실 규명 투쟁에 집중하고 있었던 이들 은 즉각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인 도청 별관을 해체하는 것은 5·18 정신을 망각하는 행위다”라며 천막 농성에 돌입하였고, 추진단은 이미 “사회적 합의와 법적 절차를 거쳐 합의된 사항을 공사가 진 행 중인 시점에서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팽팽히 맞서게 되었다. 결국 공사는 그해 11월 중단 되었다가 두 달여만에 재개됐다. 그러나 갈등은 별관 부분 보존 합의로 결론이 난 뒤에도 이어졌고, 2010년 12월에야 별관 부분 보존 방식 최종안이 확정되면서 봉합됐다. 최종안은 전체 54m에 이르 는 도청 별관 가운데 30m는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나머지 24m 구간은 강구조물을 덧붙여 도청 별 관 전체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구체적으로, 24m 구간의 경우 1, 2층은 통로가 되고 3, 4층은 골격만 남긴 채 건물의 형태를 유지하자는 것이었는데, 이로써 금남로 5·18광장에서 아시아 이러한 논란에 대해 한 지역 전문가는 “아시아문화전당과 시민공원은 광주천과 광주공원, 사직공원, 무등산을 연결하는 녹지축의 일부이다. 도시의 열린 공간에서 빛고을 광주의 상징 ‘무등산’을 향한 완전한 조망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 5·18의 상징인 도청 본관이 보존된 만큼 별관 철거가 저항 정신 에 크게 위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는데, 그의 말에서 건축가의 의도가 어렴풋이 짐 작되기도 한다.
정귀원 | REPORT 1
문화광장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확보되기도 했다.
즐겨 보자, ACC 어찌됐건 ACC는 개관되었다. 콘텐츠 부재가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 있지만, 우선은 건축물 자체에 애정을 갖고 공간을 즐겨 봐도 좋을 것이다. 시민녹지공원을 거닐다가 공사 중인 민주평화교 류원을 끼고 옛 도청별관 구조물 아래로 진입하여 어린이문화원,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을 거쳐 다시 도심 가로에 이르는 길을 즐겨 보자. 도시조직과 자연스럽게 연계된 시민녹지공원, 해 체 복원된 광주 읍성 유허, 천창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 고고한 위용을 뽐내는 보존 건물들, 한옥 마 당의 개념이 차용되었다는 아시아문화광장과 소통 마당들, 디지털 디스플레이 및 기타 기획 전시관 의 역할을 하는 구 경찰청사 앞 비계구조물, 투명한 유리 파사드에 투영되는 다양한 행위들, 내부 공 간에 유입되는 자연의 빛과 건물 향에 대응하여 계획된 이중외피가 자아내는 그림자, 개방적이고 투 명한 내부 공간의 흐름, 지붕의 철골구조를 확장하여 계획한 조형적인 캐노피와 하부 광장의 그늘 공간, 음악이 흐르는 예술극장 앞 외부 공연장, 그리고 어린이지식문화원 앞마당에 울려 퍼지는 아 이들의 웃음소리. 글, 사진 | 정귀원(본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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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와이드 REPORT 2
바우지움의 공간, 시각, 텍토닉과 미래지향적 임무 김인철은 나이에 따라 점점 더 완성도가 더해가는, 그리고 모든 것이 체화되어 녹 아든 ‘몸으로 건축하는’ 건축가라고 생각 한다. 그러나 새로이 선 뵌 바우지움은 단 언컨대, 의미론적 측면이나 시각적으로 흥미로운 부분이 어느 정도 있음에도 불 구하고,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을 수 있 는 수준의 건축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작품에 관한 질적 평가와는 달리 바우지 움에서 발견되고 있는 중히 논의되어야 할 흥미로운 주제들은 오로지 그 자신에 게만 해당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동양의 근현대조각관 앞 연못과 퍼골라
급부상으로 인하여 문화적 대격변기에 이미 들어선 오늘 날 재발견, 혹은 재고되고 있는 동양 및 한국의 전통적이
고 고유한 시각과 아울러 논리적 엄밀함으로 무장하여 이미 세계를 석권하고 있는 서구의 정신문
김미상 | REPORT 2
화 사이의 충돌과 융합이 그의 건축 가운데 발견되고 있다. 좀 더 정확히 관찰하면 그의 작품에서 는 도전적이지만 유보적이거나 머뭇거리는 행보가 자주 발견된다. 목표 지점은 확실하나 전환기 인물답게 방법과 경로를 모색 중이고, 자신의 확신을 증명하기 위해선 적잖은 실험과 시행착오가 진행되어야 함을 ‘몸으로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근현대조각관 전경 54
WIDE REP0RT
1 입구 2 갤러리 3 워크숍 4 사무실 5 탕비실 6 트리움 7 테라스 8 연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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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6 4
5
2
8
1
7 4
2
0
20
N
배치도
자료제공 : 아르키움건축
바우지움은 강원도 고성의 굴곡이 적어 비교적 평탄하고 너
아울러 몸과 시선을 한데 그러모아 건물로 인도하고 있으며,
른 터에 자리하고 있다. 김인철의 설명, 그리고 자연스레 눈
송림언덕의 낮은 발치엔 거의 모든 건물의 장변을 가로지르
에 들어오는 풍광으로 인한 판단에 의하면, 건물 진입 경로
는 넓은 연못이 놓임으로써 공간을 한층 더 넓게 인지케 하
를 등진 곳에 높이 위치한 설악산의 울산바위가 바우지움의
고, 건물 내부로 진입 후 뒤돌아보는 광경을 상상케 하여 발
초점이 되어 커다란 시각축을 형성하며 건물 주요 동의 향을
걸음을 재촉시킨다.
결정짓고 있다.
그러나 외부 공간에 배치된 여러 오브제 중 바우지움으로 인
우리의 전통 건축에서는 건물전면을 마주하여 집안으로 진
도하는 담벽은 그 시각적 특이함, 그리고 박탈되거나 변형된
입하며, 그 경로 중 눈높이에서 다양한 방향성의 시공간적 변
물리적 성상으로 인하여 맨 처음 눈길이 닿자마자 강력하게
화를 거치는 프로그램이 전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구
시선을 빨아들여 주의를 끌게 만듦과 아울러, 시내川에 박혀
성에선 큰 스케일로써 다양하게 변하는 몸의 각도와 흐트러
있는 ‘바우’가 그러하듯 경내로 이어지는 자칫 밋밋했을 뻔
진 시선을 바로잡아 수렴시키는
건물로 가까이 갈
한 진행 방향과 속도를 조정하고 있다. 방문객은 느슨하지만
형성하다 지붕 너머로 사라진
강하게 방향을 지시하는 담벽을 따라 진행하도록 통제되며,
다. 그러나 바우지움에서는 근현대조각관에 들어서서야, 다
건물 동에 점차 가까워짐에 따라 좁아지는 깔때기 같은 공간
시 말해 방향을 완전히 거꾸로 틀어 미술관 경내에 들어서서
구성으로 인하여 베르누이의 정리를 떠올리게 된다. 그리하
야 울산바위를 제대로 발견할 수 있다. 외부로부터의 진입 공
여 가까이 접근할수록 좁아지는 건물 동체와 담벽으로 조성
간은 그러한 조건을 아주 강하게 강조하고 연출하는 차폐와
되는 틈을 지날 땐 마치 빠르게 빠져나가는 급물살처럼 이동
순차적 인도의 도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입구 오른쪽으로 듬
속도가 가속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바우(바위)’
성듬성한 송림은 어느 정도 주변으로부터 시선을 차단함과
로 ‘지어진’ 이 인공 조각물은 가능한 한 단순한 평면성을 지
수록 더더욱 가파른
앙시仰視를
주산主山은
김미상 | REPORT 2
6
55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향하고 풍요로운 가소성을 강조하고자 유기적 형태의 ‘바우’
건물자체 보다도 그 전체를 대표하는 듯이 비쳐질 만큼 그 특
를 판상형의 콘크리트 사각 틀에 집어넣어 일으켜 세움으로
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김미상 | REPORT 2
써 벽으로 기능한다. 이것은 구축물이자 조각물이며, 조각물 이자 회화적 구조물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다중의 해석과 번
건물군이 자리잡은 대지는 각각 ㅁ자로 이루어진 직사각형
역이 가능한 대상물이다. 예를 들어 ‘바우지움’으로써 만들어
의 근현대 조각관, 마름모 모양의 김명숙 조각관, ㄴ자 모양
진 이 벽체에선 무엇보다도 시선의 방향과 움직임을 제어하
의 별관으로써 크게 3분되고 있다. 3개의 건물은 ‘바우지움’
는 판으로서의 성격, 그리고 조각적 구조물-회화판을 구성
담벽으로 상호 구분되며 순서에 따라 치차형齒次形으로 연결
함으로써 본래 벽체가 지니고 있어야 할 구축적 성격을 감소
배치되었고, 각 건물 전면엔 그에 상응하는 마당들이 접합되
시키는 경향이 다분히 있음은 언급되어야 한다. 즉 담벽은 구
어 있다. 건물은 ‘바우지움’ 담벽과 유리로써 공간을 형성하
축적, 구조적 성격이 소멸하여 시각적 감상판感想板이 됨으로
여 재료와 시각적 연출의 측면에서 통일성을 이루고 있으나
써 궁극적으로는 회화적 대상물로 환원된 것으로까지 여겨
각 건물은 시각방향과 공간성에서 상이한 구성을 하고 있다.
질 정도로 비물질화된 성격을 지닌다는 것, 다시 말하면 조각
맨 처음 접하게 되는 근현대 조각관은 중앙의 빈 공간 주위
으로서의 담벽은 시각적 매력과 그 특성이 강하며, 그 자신이
로 너르고 긴 전시 공간이 ㅁ자 형태로 에워싸고 있다. 후면
시선, 혹은 미학적 시선의 목표가 됨으로써 구조적이고 구축
과 양측면은 평행을 이루는 ‘바우지움’ 벽체로 막았고 전면엔
적 대상물로부터 감각적 대상물로 전환되고 있음에 주목하
연못을 두어 시선을 유도하고 있으며, 그 뒤로 멀리 울산바위
여야 할 것이다. 본래 구조적 의미가 강한, 텍토닉의 성격을
와 연결하여 주된 시각축을 이끌고 있다. 내부의 공간연출과
지니는 담벽은 바우지움에서 여지없이 허물어져 비구축적
시각연출을 본다면 2개의 실로 이루어진 겹 전시장 모두 장
인, 즉 a-tectonic하고 감상적 부가물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변에 유리벽을 두어 공간의 구획이나 연계, 그리고 그 내부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지경地境의 내부에 있지만 외부의 요소
중정의 존재를 확실히 인지하게 하지는 않는다. 이 건물에서
인 담벽은 여러 측면에
는 투명성이 주된 주제로 느
서의 해석, 그리고 그와
껴지며, 그러한 까닭에 면面으
아울러 논란의 여지가
로 다가오는 건물 외부의 연
있다고 생각된다. 내용
못, 점-선으로 인지되는 퍼골
상 주된 공간인 조각미
라, 그리고 먼 곳의 앙각仰角이
술관이 시작되기 직전에
전제되는 울산바위와 하늘이
배치된 화려한 벽체로
시각적 클라이맥스를 이루는
이루어진 건축적이자 예
공간-시간적 프로그램으로
술적인 향연은 그 성격
써 외부로의 시각 이동이 강
상 작가의 모든 기술적
하게 유도되고 내외부의 공
역량, 기량이 발휘되어
간관입이 상호 부드러우나
야 할 카덴차로서 느껴
견고하게 결속되고 있다. 이
진다. 그러나 이러한 형
에 접하여 배치된 김명숙 조
식적 배치를 염두에 두
각관의 영역은 평면상 마름
면 불편한 상황이 존재
모의 형태를 하고 있으며, 접
한다. 전체 건물들로써
하고 있는 좌우의 두 건물과
형성되는 공간, 그리고
달리 사방을 ‘바우지움’ 벽체
개개의 건물들을 고려한
들이 에워쌈으로써 자기중심
다면 전반적 측면에서
적이라 할 공간을 형성하고
불균형적인 구성으로 느
있으며 중정의 존재가 한층
껴지곤 하기 때문이다.
더 강조됨으로써 사적인 명
한마디로 카덴차에 머물
상과 내적 성찰을 유도하고
러야 할 것이 바우지움
상징하는 듯하다. 전면의 마
전체의 이름이 되었다는 사실, 즉 ‘바우’ 담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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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조각관 겹 전시장의 투시(위), 근현대 조각관 겹 전시장 사이공간, 중정(아래)
당은 전체 평면 구성에서 중 앙을 점하고 있어 아마도 주
WIDE REP0RT
연못 그리고 담벽
담벽과 틈 그리고 별관 마당
로 공적인 행사나 활동 등에 할애된 것으로 여겨진다. 단 순히 터진 공간이 아닌 벽으 로 적절히 에워쌈으로써 야 외의 미술관, 활동을 위한 방 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 이다. 이곳의 마당은 김명숙 조각관과 평면적으로 연관되 나 벽으로 분리됨으로써 독
연못 조경석
바우지움 입구의 뒤태
립된 공간, 독립된 기능의 터 로 ㄴ자 모양의 별관은 간단한 숙식, 거주와 레지던시 등으로
념에 관하여 잠시 돌아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활용가능한 공간이다. 여기서는 좌측의 사선방향으로 달리
현재까지 데카르트나 칸트, 그리고 무엇보다도 코페르니쿠
는 벽체로써 내부 지경이 마감되며 공간과 시각은 전면의 좁
스 이후 뉴턴에 의하여 규정된 서구의 공간론은 우리에게 이
게 한정된 마당으로 연결된다.
식되어 억지와 무리에 가깝게 적용되곤 하였다. 실생활 자체 로서의 건축물은 문화와 풍토 등 여러 고유한 맥락에서 그에
바우지움의 건물들은 재료, 그의 연출, 그리고 무엇보다도
상응하여야 하는바, 기존 모더니즘의 공간개념에 의하면 모
‘바우지움 담벽’으로써 하나의 통일된 집합체를 이루고 있다.
든 경험과 시간성이 제거된 완벽한 추상화와 동질성으로 인
그러나 위에서 보았듯 바우지움은 각기 다른 고유의 공간 및
하여 개성과 경험이 제거된 개념적 차원에 머물러 그러한 실
시각연출로 연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결이 하나의 수
질적 적용이 어려웠다. 전혀 다른 문화와 사상의 전통으로 인
미일관한, 그리고 동일한 연속체를 이루고 있지는 않음은 여
하여 이러한 미학 개념과 철학에 익숙지 않은 우리는 그 이
러 측면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해 및 실천과 적용에 많은 어려움과 곤란을 격곤 하였으며,
근현대조각관은 큰 스케일에서의 선형 시각축이 형성되고
우리 본래의 문화로부터 적절한 방식을 도출하려는 노력이
있는 반면 김명숙 조각관은 다수의 구심적 시각축들, 별관
진행되었다. 김인철이 주장하고 나서는 ‘共間’이란 그처럼 주
은 아주 작은 스케일의, 소우주적 선형 시각축이 형성되고 있
입된 기존의 공간론을 재검토하고 설정하려는 시도이다. 중
다. 이러한 특성의 집합은 - 적합하든 아니든 혹은 이론적으
대한 열쇠가 되는 그의 주장은 문화·역사적으로 깊은 의미
로 합당하든 부당하든 - 김인철의 작품에서 중요한 역할을
를 지니는데 그의 주장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좀 더
하고 있다. 김인철은 이러한 공간 구성을 통해 그가 주장하는
깊은 숙고가 필요한 점도 있다고 생각된다.
‘空間’이 아닌 ‘共間’, 즉 전통적 공간론이 아닌 다수의 공간
김인철의 공간은 그의 한자어 차용이 보여주듯 ‘함께하는 間’
이 함께하는 또는 공존하는
사이間의
건축을 제안하고자 노
김미상 | REPORT 2
가 생성되고 있다. 마지막으
을 의미하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바우지움에서는 크게 3분
력한다.
된 공간이 함께 나열되어 있는데 이들은 서양의 모더니즘식
이에 관한 논의를 전개시키기 위하여, 그리고 건축인과 후학들
공간개념처럼 명확히 한정된 것이 아니라 개념적으로는 서
을 위하여 부담스럽지만 그토록 정의되기 까다로운 공간의 개
로 상응하며, 구체적 공간뿐만 아니라 틈과 그 사이 역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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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된 개념으로 취급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개념은 현저하게 상반적이고 우리들의 문화권에서 볼 때 중
는, 필자의 견해로는, 이러한 소통과 상응, 교통, 서로 하나를
요한 비교점이 될 것이다.
만드는 건축적 작업은 때때로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할 만큼
존재론적 환경을 지시하는 코라, 그리고 실체와 물체의 정체
상호 폐쇄적인 성격이 훨씬 더 강하게 느껴지곤 한다.
성을 담는 장소로서의 토포스는 현격한 차이를 갖는다. 코라
그는 이러한 점을 잘 나타내는 담론, 혹은 이론의 바탕이나
는 물체와 공간이 분리됨을 원치 않는다. 그보다는 물체와 공
실 예로 겸재謙齋 등의 산수화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진경산
간이 합치된 일종의 완전체가 되길 원하는 개념이다. 반면 아
수화를 들 수 있다.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혹은 아주 강한 통
리스토텔레스의 토포스는 공간이나 장소가 물체로부터 분
찰력으로써 그는 공간을 언급하며 원근법과 진경산수를 언
리 가능함을 허용한다. 그러므로 한 공간이나 장소로부터 다
급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새로운 미학적 출발로 볼 때 매
른 곳으로 옮겨가는 물체는 또 다른 장소의 성상과 마주침을
우 타당한 점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구의 회화는 1
받아들인다. 다시 말해 토포스에서는 물체의 정체가 시간과
점 투시도로부터 다점 투시도, 그리고 또한 완벽한 추상화
장소에 따라 변하며 그곳의 물체는 그에 따라 고유의 성격을
로의 전이를 선적인 발전의 경로로 추구하여 왔으며, 최근
지니게 된다. 즉 ‘間’은 다양한 성격으로 구성되며, 그러한 요
엔 과학의 발전 및 그에 동반하는 철학, 사상의 변화로 인
소들은 불변의 것들이 아님을 대변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
하여 궁극적으로는 우리의 산수화나 중국의 산수화에서 볼
을진대 토포스 이론에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양에서
수 있는 동시적 표현법과 다시점 화법이 한 화폭에 구현되
의 공간이란 글자가 나타내듯 단순히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
는 수법을 인정하고 구사하기에 까지 이르렀다. 서양의 근현
이 아니라 시간과 관계된 것임을 언급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 회화 중 후자의 경우로 대표적인 것은 세잔느를 들 수 있
점에서 토포스에 훨씬 더 가까운 성격을 지니게 되며, 더 연
고, 근래에 이르러 동양식 산점투시법散點透視法을 채용한 데
장하여 이야기 하면 아마도 텍토닉 개념과의 연계를 이을 수
이비드 호크니의 ‘A Visit with Christopher and Don, Santa
도 있을 것이다.
Monica(1984)’, 그리고 그 이후 여러 타 작가들의 활동들에
그러나 한마디로 바우지움은 텍토닉한 구축물이라기보다는
서 이러한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 다만 건축분야에서는 간의
상징성과 미학적, 조형적 의도가 훨씬 강한 비-텍토닉한 건
김미상 | REPORT 2
개념을 일본식
‘Ma間’로
바꾸어 세계를 향해 선전한 이소자
물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장소적 측면에서 고려할 때, 즉
키의 발 빠른 논단 외에는 작품으로써 이에 상응하는 구체적
토포스의 측면, 그리고 지질학이 지칭하는 텍토닉의 측면에
움직임들은 동서를 불문하고 눈에 띠지 않는다.
서 고려할 때는 이러한 해석이 달리 비쳐지고 타당해 보이기
그러면 이러한 지점을 건드리고 있는 김인철의 공간론은 어
도 한다. 각 바우지움의 각 공간 영역과 건물은 자발적이자
떤 성격을 지니는가? 그는 전형적인 전통적 동양의 해석으로
독립적인 동시에 상호 공존함을 목표로 하고 있고, 토포스,
부터 시작하고 있으며, 언급되고 있는 공간개념에 의하면 ‘共
즉 지각면은 지표뿐만 아니라 지구의 내적 힘과 동력의 원천,
間’이란 공시적 다시점의 성격을 갖는다. 이미 그는 최초개념
즉 텍토닉적인 항목들로부터 그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에서부터 간이 내포하고 있는 시간성을 언급하고 있어서 시
그러나 구체적 건축물로서의 바우지움이 가지고 있는 궁극
순공간純空間개념
적인 성패의 열쇠는 이러한 근본 원리적 차원에서의 논단보
과는 결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제시하는 대상물,
다는 일차적으로 구체적인 공간의 엮음과 세밀한 개념의 완
오브제들은 이데아의 존재물이 아닌 무수한 자연의 개체들
성도에 훨씬 더 많은 성패가 달려있다고 생각된다.
이며, 그 공간은 그러한 요소들의 집합체로 구성됨을 숨기지
적잖은 건축가들이 몸에 맞는 의상을 구하듯 거의 동일한 시
않는다. 그러므로 그는 애초부터 플라톤과는 결별하고 차라
각과 의중으로써 우리의 전통건축과 회화 등을 분석하고 궁
리 아리스토텔레스적 공간관을 제시하는 것으로 비쳐진다.
구함으로 출발하고 있다. 바우지움은 선도적 건축가가 제시
이러한 확신은 한자 ‘間’의 문자적 해석에 충실한 공간관과도
하는 그러한 예의 하나로 중대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연결되어 설명이 가능하다.
과연 완성도 높은 공간개념이 구현된 건축물은 언제 등장할
요즘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공간 이론 혹은 개념 중의 하나
것인가?
간성이 제거된 초월적, 절대적 모더니즘의
로 ‘Chora’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원뜻은 고대 그리스의 도시 와 삼림, 자연 사이에 존재하던 유휴지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문 전체 사진 | 전진삼
플라톤의 공간 개념 중 주요한 항목이 되었다. 반면 절대 이데
글 | 김미상(O.A.S.학교장, 간향클럽 고문, 계간 《건축평단》
아적 공간을 전제하던 플라톤의 ‘Chora’와는 달리 각 사물마
편집위원)
다 고유한 이데아가 존재하며 경험적 측면을 강조하였던 아 리스토텔레스는 ‘Topos’로써 공간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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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REPORT 3
지정우 | REPORT 3
패션쇼 팝업 파빌리온 Pop-Up Pavilion for ISU Fashion Show Promotion, 작은 것에서 큰 울림을 만들어내는 젊은 건축가의 기록
프로젝트 발생 2014년 말,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건축과사무실에 같은 학교 패션디자 인과에서 박사과정을 하고 계신 한 분이 찾아왔다. 매년 봄 패션과에서는 패션쇼를 큰 행사로 여는 데 내년부터 그 행사를 홍보하는 ‘팝업숍Pop-up shop’을 캠퍼스 내에 설치를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지 만 어떻게 디자인하고 구축해야 할지 조언을 구하고자 함이었다. 학생들의 자치적인 행사라 비용 도 학생들 스스로 스폰서를 구하여 해결하고 있었고, 어떤 내용을 팝업숍에 담을지에 대한 기획 또 한 학생들이 만들어가고 있던 때였다. 그분의 연결로 담당 학부 리더 학생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 고 필자는 이전에 했던 건축, 인스톨레이션 작업들 사례를 프레젠테이션 해주어, 이 작업이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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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진행되어야하고 어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지 이해시켰다. 그러한 바탕으로 필자가 공동 운영하고 있는 유경건축(서울)의 프로젝트로 계약을 체결했고 팝업숍을 위한 파빌리 온 디자인과 구축에 대한 전권을 패션디자인과 담당 학생들로부터 위임받았다. 타 분야의 아직은 어 린 학생들이라 건축가와 어떻게 작업을 하고 어떤 것을 존중해야 하는지 미흡한 부분이 있었으나 미 래 건축주 교육의 연장이라 생각하고 하나하나 알려주며 때로는 바로 잡아주며 진행해 나갔다. 디자인 전제조건 디자인은 건축가인 필자에게 일임되었으나 가장 큰 전제조건은 시간과 비용이었다. 이 파빌리온을 설치할 장소는 캠퍼스 내의 도서관 앞과 공연장 앞이 될것인데 팝업숍의 특성상 그 전날 밤 몇시간 동안 현장에서 설치가 끝나서 아침에는 학생들에게 깜짝 등장하는 효과가 있어야 하고 단 하루동 안만 한 장소에서 머물다가 다음날에는 다음 장소로 해체 이동하여 다시 설치되어야 하는 조건이 었다. 또한 학생들이 주변 패션관련 스폰서 업체에서 모으는 비용으로 짓고 그 구조물 안에 그 업 체들의 헤어쇼, 바자, 런웨이 등을 포함해야 하기때문에 비용이 상당히 한계가 있었다. 4000불(약 450만원)이라는 비용 안에서 파빌리온의 재료비, 운반비, 재단비, 설치비 등이 모두 포함되어야 했 다. 상당히 복합적인 행사를 담아야 하는 관계로 초 단기 파빌리온으로는 상당히 큰 규모인 5m× 40m×3m의 구조물이 형성되어야 하기에 구조적인 해결도 민감한 부분이었다. 보통 건축학교에서 만들곤 하는 파빌리온은 비용을 들여 CNC 등을 이용하여 꽤 오랜 시간 조립하고 수업에 참여하는 많은 인원들을 동원하여 아담한 사이즈의 구조물을 세우는 것과 비교해봤을 때 상당한 도전이 되 는 조건이었다. 아울러 지역의 컨트렉터를 써서 세울 수 있으리라 기대했던 패션디자인과에서 그 스폰서가 해결이 안 되면서 자체적으로 구축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기에 디자인과 구축에
지정우 | REPORT 3
제약이 많이 따랐다. 참여 팀의 구성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건축과 5학년이었던 권한 학생이 인턴으로 도와 주며 설계를 진행했으며 파빌리온의 구축은 크게 두단계로 보고 팀을 구상했다. 이 프로젝트는 학교 안에 지어지지만 건축학과내의 과목이나 행사와 무관한 유경건축의 작업이므로 건축과 학생들을 공식적으로 참 여시키기는 어려웠다. 따라서 이전에도 개인주택 지하 리노베이션 프로 젝트에 손 발을 맞춰본 아이오와 한국건축학생회의 이석, 박성우, 장보 현 세 학생의 도움을 받아서 대형 창고내에서 구축의 첫 단계인 구조재 들 재단과 조립, 세탁바구니의 결합 등을 진행했고 실제 사이트에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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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두번째 단계는 본 행사를 담당한 패션디자인과의 학생들 20여명을 투입하여 창고에서 사이 트로의 운반과 현장에서의 설치를 돕게 했다. 즉, 숙련된 건설 전문인력이 아닌 비전문가 학생들의 손으로 제작과 운반, 설치가 되어야 하는 것이 디자인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가 되었다. 가장 허드레 재료에서 주인공으로 팝업 파빌리온의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이고 그 안에서 많은 행사와 사람들이 오가야 하며, 그 파빌 리온 자체가 캠퍼스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켜서 패션쇼를 알려야 하기때문에 일반적인 건축재료 로 그 큰 체적을 덮는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건축재료로서는 비일상적인 것이지만 개당 단가가 상당히 저렴해야 하고 비전문가가 다루기 쉬운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 듭했다. 아울러 이번에 구축하면 해체하여 창고에 보관해놓았다가 앞으로 매년 재사용되어야 하기 에 단순히 가벼운 재료가 아닌 일정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야 했다. 이러한 조건들을 바탕으로 기존 의 전 세계에서 파빌리온에 사용되었던 재료들을 리서치 해보고 이전까지 전혀 사용된 적이 없는 재료를 떠올리게 되었다. 그것은 의외로 일상생활에서 발견되었는데, 어느날 집안에 빨래를 기다 리는 옷들이 수북히 쌓여있는 여러 종류의 세탁바구니들을 보는 순간 “이거다!”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플라스틱 재질의 세탁바구니들 중에 컵 모양의 가장 단순한 형태는 개당 단가가 1-2불 밖에 하지 않지만 가벼우면서도 제법 부피가 있었고, 항상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서 서로 포개어 보 관하기도 편했다. 무엇보다 패션쇼의 기본 재료인 옷과 관련된 물건 중 가장 낮은 위치에서 보잘것 없이 사용되는 물건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고 옷을 만들 때 사용하는 골무와 형태가 흡사하기도 했다. 또한 표면이 많은 구멍으로 뚫려있어서 돌풍 등에 쉽게 날아가지 않을 수 있어서 안성맞춤이 었다.
세탁바구니가 훌륭한 주 재료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그 큰 크기의 파빌리온을 구성하기엔 어느 정도 크기가 넘어가면 자중을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는다는 것을 테스트를 통해서 발견했다. 또한 몇시간 동안 일반 학생들이 모여서 구성하기엔 그것을 리드하고 형태를 잡아주는 구조체가 필수적 이었다. 따라서 뼈대가 되는 구조체를 PVC파이프와 2×4나무 각재를 갖고 테스트해보았는데 미 적인 것과 넓은 스팬 사이즈, 반복 사용을 고려하여 2×4화이트우드 각재를 쓰기로 결정했다. 스케
지정우 | REPORT 3
구조체의 발전
치와, 3D, 그리고 현장에서의 실제 목업을 반복하여 오가며 구체적인 사이즈와 각도, 결합방식을 해결해 나갔으며 구조체의 형태는 농과대로 유명한 아이오와 주립대의 캠퍼스에서 흔히 보이는 온 실green house의 형태를 차용했다. 재료를 재단하는 도구 또한 가장 기본적인 전기톱, 드릴만 사용되 었으며 이음철판metal plate을 이용해 목재들이 결합했다. 스터드와 스터드 사이 간격을 유지해주기 위해 철재 봉metal rods가 사용되었으며 세탁바구니들은 케이블타이를 이용해 목재 스터드 사이사이 에 설치되었다. 형태의 변형과 바구니의 기능 기본 형태의 단면 프로파일은 조금씩 비율이 달라지면서 전체적으로는 가운데가 넓고 양쪽이 약간 폭이 좁은 유선형의 모습을 띠게 되고 그에 따라 바구니의 각도를 조절하여 정면에서 봤을 때 바구 니가 파도치듯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아울러 바구니 안쪽에는 원형 거울을 붙여서 헤 어 쇼나, 바자 등의 내부 행사에 이용되게 하고 물건을 적재할 수도 있으며 바닥은 일부 구멍을 뚫 어서 바깥에서 들여다보이는 효과와 매년 주제에 따라서 다른 오브젝트를 그곳에 설치 할 수 있게 하였다. 예를 들어 그곳에 거울을 설치하면 하늘이 반사되어 보일 것이고, 바람개비를 설치하면 입 면에서 많은 움직임을 표현하여 장관을 이룰 것이며, 서로 다른 색의 천을 늘어뜨리면 바람에 흩날 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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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설치와 행사 창고에서 사이트까지 운반은 밤시간 트레일러와 대형 트럭을 이용해서 크게 9덩어리로 나눠진 구 조체들을 옮겼고 4~6명의 학생들이 한 덩어리씩 들어서 옮길 수 있었다. 바스켓들을 현장에서 연 결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꾸어 약 80%의 바스켓을 창고에서 이미 구조체에 부착하여 시간을 절약 했으며 나머지 20%만 사이트에서 패션디자인과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서 케이블타이를 이용하여 결합함으로써 형태와 시간 조정이 용이했다. 그리고 예상보다 빠른 시간 내에 조립을 마쳐서 다음 날 행사를 진행하는데 여유가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구조물이 하루 밤사이에 캠퍼스에 나타났다는 데에 놀라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한차례 행사를 마치고 해체하여 다음 장소로 옮겨지는데도 어려움이 없었고, 전체 일정을 마치고 구조체와 바구니들은 분리되어 다
지정우 | REPORT 3
음 해 재사용을 위하여 창고에 보관되었다.
결론과 확장 대도시의 캠퍼스와 달리 이벤트가 많지 않은 미 중부의 대학 캠퍼스에 일시적 공공공간으로 새로 운 자극을 주었다는 평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제작과 설치가 비전문가의 노동력과 가장 기본적인 도구들을 이용하여 전통적인 구축방식을 활용해 이루어졌다는 것이 학생들의 협력정신과 교육에 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지속적인 설득과 대화를 통해서 프로젝트답게 만들고 흔 한 이벤트 천막 등에 머무르지 않은 새로운 디자인 공간을 캠퍼스와 지역사회에 제시하였다는 것 이 큰 성과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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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REP0RT
최근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전 세계적으로 파빌리온이 붐을 이루는 것을 목격하게 된 다. 파빌리온은 그 특성상 크게 두 가지 방향일 수 있는데, 첫째는 정말로 웬만한 건축물에 버금가 는 충분한 예산으로 실험적인 구축법과 재료를 이용하여 공간적인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있을 수 있고 두 번째는 저예산과 비 숙련된 노동력이 바탕이지만 일상적 재료를 비 일상적으로 창 의적으로 이용하면서 구축의 과정이 참가자들 모두에게 윈윈이 되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서 울, 뉴욕, 로마 등지에서 MoMA주최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이 전자의 예라면 조민석씨가 만들었 던 링돔이나 이 패션쇼 파빌리온이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다. 전자는 예산만큼이나 사회적으 로도 큰 홍보와 파장 등이 이어져서 대중적인 영향이 강하다면 후자는 조용하게 각 참여자들에 몸 과 기억에 축적되는 경험이 중요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이때 사용하고 남은 세탁바구니와 케이블타이를 이용해서 지난 봄, 동네 어린이들을 모아놓고 ‘어 린이 건축학교’를 진행하며 어린이들 스스로 돔 모양의 구조물을 1:1로 만드는 것을 성공하기도 했 고 그 사진을 필자의 페이스북에서 본 지인이 연결을 해주어 같은 재료들을 사용하여 경기도 어린 이박물관에서 5~6월과 9~10월에 ‘내가 짓는 파빌리온’이라는 프로그램을 주말마다 진행하기도 하 였다. 아이들이 종이컵으로 재료의 성질과 반복 패턴, 구조에 대한 이해를 한 후 스스로 자신들이 들어갈 수 있는 파빌리온을 만든다는 것에 큰 즐거움을 표현하곤 했다. 본문 전체 사진 제공 | 지정우, 유경건축
<작업 개요> Design
지정우, 유경건축 공동대표
Fabrication and Construction: 지정우 + 아이오와 한국건축학생회 (권한+이석+박성우+장보현) Installation Collaborator: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패션디자인과 학생들 Site: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캠퍼스 내 도서관 앞과 공연장 앞 Design Period: 2015. 1. ~ 2015. 3. Construction Period: 2015.2. ~ 2015.4.
지정우 | REPORT 3
글 | 지정우(유경건축 공동대표,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교수)
Installation Period: 2015. 4. 10~12 Material: 500개 세탁 바구니, 2 × 4 목재 스터드, 연결철물, 케이블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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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와이드 REPORT 4
건축이 그렸던 미래의 도시상 -‘아키토피아의 실험’ 전 리뷰 국립현대미술관의 첫 건축기획전시 ‘아키토피아의 실험’(2015.6.30~2016.1.3)은 한국의 근현대사 에서 건축이 도시적 규모에서 개입하며 꿈꾸었던 유토피아들은 어떻게 계획되었으며 구현되었는 가 그리고 이것이 현실에 어떻게 안착하였는가를 주제로 하고 있다. 전시는 특정 시대와 장소에서 일어났던 ‘현상’들을 선별하여 동시적이고 병렬적으로 3부로 나누어 구성된다.
이성민 | REPORT 4
강홍구, 드럼통, 2004
1부 ‘유토피안의 꿈’에서는 국가적으로 경제개발 5개년계획 (1962~67)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고자 했던 서울시장 김현옥과 건축가 김수근이 만나 꿈꾸었던 미 래의 도시계획 중에서 하나인 ‘세운상가’에 대한 이야기가 펼 쳐진다. 세운상가는 1967년 완공된 현대상가와 세운상가 가 동을 시작으로 1972년까지 준공된 세운청계상가, 대림상가, 삼풍상가, 풍전호텔, 신성상가, 진양상가 등 총 4개의 건물군 과 8개의 상가로 구성된 초대형 건축프로젝트였다. 전시된 16점의 청사진 도면들은 1966년경 건축가 김수근이 수장으 계획도면>으로 김수근이 「미래의 도시상」주1으로 제시하였던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형성하는 인공대지와 입체도시에 대한 개념과 선적인 요소가 강하게 드러나는 입면에 그려진 3층
주1.
의 공중보도 그리고 일부 실현되었다가 지금은 사라진 옥상
글에서 도시의 체질을 ‘철근철골콘크리트’로 개조함에 있어, 향후 1세기를
정원의 어린이 놀이터 계획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 안창모 (경기대 건축대학원) 교수와 작가 서현석의 <잃어버린 항해> 는 1960년대 한국의 대중문화가 발달하고, 서구적 도시 생
주2
활방식과 소비에 대한 욕구가 상승하던 시절에 서울을 대표 하는 쇼핑센터이자 고급 주거공간, 초등학교와 동사무소, 교 회, 공원 등의 공공서비스를 모두 수용하는 독립된 입체도시 로 계획된 세운상가가 한국의 근현대사의 급격한 변화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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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토피아 전시장 사진, 1부 유토피안의 꿈
김수근은 1962년 1월 27일자 한국일보에 기고한 「미래의 도시상」이라는 전망할 만한 계획에서 미래 도시의 여러 문제를 해결할 방안으로 르 코르 뷔지에가 제안하였던 ‘인공 대지’와 횡에서 종으로 평면이 옮겨진 ‘입체도 시’를 제시하였다. 또한, “도시의 성격과 규모에 건축물이 갖는 골격과 체 질이 맺는 상관성이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라 언급한 바 있다. 주2. <잃어버린 항해>는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건축가의 항해’라 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인 뒤, 이후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건축전에서 ‘THE LOST VOYAGE’로 새롭게 선보였으며, 이번에 재구성되어 가변 설 치되었다.
ⓒRoh SPACE
로 있었던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가 작성한 <세운상가 건립
서 어떤 충돌을 일으키며 애초의 기능을 상실해왔으며, 현재
겔Florian Beigel, 김종규, 김영준이 참여한 건축설계지침이 만들
의 도시경관을 형성해왔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영상은 건설
어졌다. 전시된 플로리안 베이겔의 드로잉 <파주 랜드스케이
과정에 참여하였던 행정가와 건축가 그리고 그 장소에서 삶
프 쓰기Paju Landscape Script, 1999>는 이를 위한 콘셉트 스케치로
을 영위하였던 사람들의 각기 다른 시간과 관점의 기억들을
서 2.1km의 선형의 부지가 가진 환경의 조건에서 도출된 도
건물의 현재 모습에 몽타주의 형식으로 중첩해 담아낸다. <
시 구조와 패턴을 표현하고 있다. 이 외 벽면을 함께 구성한
세운상가의 탄생과 몰락 그리고 부활의 서사>는 안창모 교
플로리안 베이겔과 필립 크리스토Philip Christou, 건축리서치유
수가 그동안 축적해 온 자료를 선별하여 세운상가의 생애
닛Architecture Research Unit의 드로잉, 사진, 이미지들은 심학산을
를 근현대 정치·사회사적인 관점에서 ‘배경’, ‘구현’, ‘몰락’,
향해 고안된 도시의 습지에 대한 풍경과 녹지대의 구성, 땅
‘부침’, ‘부활’의 5개 주제로 엮은 아카이브이다. 아카이브는
의 조건들로부터 도출된 최소한의 건축 유형들로 파주출판도
1945년 조성된 대규모 소개공지가 광복과 한국전쟁을 겪으
시의 건축적 풍경을 형성하는 데 방향을 제시해주었다. 그 앞
면서 실향민들의 판자촌과 환락가로 변했던 장소에 1967년
에 놓인 책에는 플로리안 베이겔과 건축가들에게 영감을 주
최초의 도시재개발사업으로 계획된 세운상가에 대한 역사
었던 파울 클레Paul Klee의 그림 <N6 도시의 책들로부터 뽑아
적 사실과 1968년 무장간첩 청와대 기습사건과 강남개발계
낸 한 페이지(N6: a Leaf from the Book of Cities, 1928)>가
획으로 어떻게 쇠락의 길을 걷게 되었는지에 대한 관점, 철거
있는 펼쳐져 있다. 태양과 수평선 아래 수평과 수직으로 일정
위기를 거쳐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종합계획’이 발표된 현
한 거리를 두며 나열된 형태들이 반복과 변주를 이루며 만들
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자료들이 중심이 되어 나열
어낸 공백과 이와 관계를 맺으며 구성되어 일종의 패턴과 같
되어 있다. 연구자들을 위한 서재와 같은 이 아카이브에서 세
이 그려진 이 그림은 파주출판도시의 구조와 건축의 유형 등
계건축사에서 반모더니즘 건축운동이 일어나던 시기에 1920
에 대한 미학적인 감각들의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배형민(서
년대 르 코르뷔지에의 인공대지, 거대구조 등의 개념을 부분
울시립대) 교수와 정다운 감독의 <목소리의 방>은 파주출판
적으로 수용하며 전통과의 단절 혹은 주변의 지역의 맥락을
도시를 둘러싼 다양한 주체들의 인터뷰들을 9가지의 이야기
벗어난 초월적인 존재를 기존의 도시에 삽입하였던 계획자
구조로 구성한 영상이다. 이야기의 주제는 1부 이곳은 도시인
들에 대한 어떤 비판적인 관점이나 이 계획이 도시에서 미친
가, 2부 출판이 건축을 만나다, 3부 이들은 누구인가, 4부 파
영향력, 오늘날 서울시 총괄건축가 승효상이 미래의 도시상
주출판도시라는 풍경, 5부 디자인 가이드라인, 6부 방법론, 7
으로 제안한 ‘성찰적 도시’에서 세운상가의 재건이 어떻게 해
부 이상과 현실, 8부 공동성과 공공성, 9부 장소이다. 그 안에
석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등의 질문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서 특히 ‘이곳은 도시인가’라는 질문이 흥미로웠다. 이번 전시
없다는 점은 아쉬운 지점이다. 하지만 100여 장의 사진을 이
에서는 여러 매체가 가진 다양한 관점들이 ‘공간 안에서 관계
어 붙인 가로 7m의 대형작업인 사진작가 안세권의 <세운상
맺기’를 통해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세밀하게 배치되었는데주3
가 보이는 서울파노라마>을 통해 성장과 발전을 향한 끊임없
벽면에 텍스트로 전시된 조명래 교수의 글에서 “단지가 도시
는 질주를 멈추고 끊어진 허리를 가진 채로 여전히 주변에 그
로 변환되는 것은 건축가의 개입으로 건축의 조건을 확장시
원초적인 힘을 발산하고 있는 거대한 건축물의 모습에서 역설
켜 이를 도시적 조직으로 창출시키는 ‘건축의 사회적 실험’에
적으로 집단의 이익과 정치적인 목적들이 충돌할 때마다 변경
의한 것이다. 그러니 파주출판도시는 현존하는 도시라기보다
되는 불안정한 미래 도시의 상황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공간담론 혹은 건축가의 상상으로 구축되어야 할 아키토피아
이성민 | REPORT 4
WIDE REP0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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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4가 의미하는 바가 ‘이곳은 도시인가’라는 질문에 대응 2부
하며 ‘아키토피아의 실험’ 전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되었
‘건축도시로의 여정’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출판공
기 때문이다. 1980년대를 함께 겪은 후 중소자본가가 된 출판
동체를 위해 계획된 ‘파주출판도시’와 예술인들이 꿈꾸었던
업자들의 강한 연대의식과 공동체적 이상향, 공업단지라는 태
문화예술마을인 ‘헤이리 아트밸리‘에 대한 이야기이다. 파주
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시의 개념으로 변환시키려 했
‘공동성communality
던 건축가들의 도전과 출판인들과의 협업 과정, 불확정적 공간
출판도시가 근본적인 목표로 설정한 것은
의 실현’이었다. 이는 출판산업과 건축문화를 위한 공동의 협 력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개별의 차이를 인정하고 산업의 이 익을 위해 노력한다는 약속이기도 했지만, 건축에서는 개별 의 특성을 고려한 공동체를 위한 보편적인 디자인의 법칙을 발견하고 제안해야 함을 의미하기도 했다. 이를 위해 건축코 디네이터로 민현식, 승효상을 비롯해 영국의 플로리안 베이
주3. 본 전시의 기획에 참여한 큐레이터 정다영의 건축잡지기자로서의 배경이 이번 전시계획과 공간구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주4. 조명래, '파주출판도시의 긴장과 딜레마', 『문화과학』 41호,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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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비움의 건축에 대한 시적인 아이디어, 건축적 풍경에 대한
트밸리 건축설계 지침>에 대한 시각적 이미지와 텍스트가 전
개념과 건물의 유형학적인 배열,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건축가
시되었고, 마주하는 벽면에는 작가 강홍구의 <드럼통>이 걸
들의 도전들 그리고 거주자들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목소리의
렸다. <드럼통>은 건설 초기 단계의 헤이리 아트밸리의 모습
방>은 파주출판도시가 실현되는 과정을 통해 한국의 정치, 경
에 해운대 바닷가에서 촬영한 남자 아이의 뒷모습을 합성해
제, 문화의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단서들을 제공하고자 했다.주
만든 사진 작업으로, 예술의 창작과 교류, 유통구조가 거주
<출판도시 가는 길>은 ‘세 도시 이야기’, ‘확률가족’ 등의 작
기능과 함께 모두 포함된 헤이리의 유토피아적인 계획이 가
업을 통해 한국의 경제·사회·문화적 이슈와 인구, 교통, 부
진 가치에 대한 의문과 불확실성을 허구의 풍경으로 표현하
동산 등 인프라에 대한 통계와 정보를 바탕으로 도시에 대한
고 있다. 미술관에서 함께 열리고 있는 사전전인 ‘우리가 알
연구를 지속해 온 옵티컬레이스(김형재, 박재현)의 작업이다.
던 도시’ 전과의 연결성을 위해 공간을 열어두려는 의지가 있
출판도시에 근무하는 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
었겠지만, 이러한 평행한 배치가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거
해 출퇴근 경로에 대한 정보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파주
나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지는 못했다.
5
었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삶과 일터의 분리와 그로 인해 지역
3부
사회에서 고립되어 가는 출판공동체에 대한 문제가 지속해서
욕망의 주거풍경에서는 2010년대 주거에 대한 중산층의 열
제기되어 왔다. 시간과 거리, 교통수단 등에 대한 정보를 인자
망으로 형성된 판교신도시를 서판교의 단독주택지를 중심으
로 파주출판도시로 향하거나 그곳에서 다른 도시로 뻗어 가
로 살펴본다. <경부고속도로>는 1968년부터 1972년까지 토
는 수많은 선으로 구성된 작업은 마치 미래를 위해 새로이 계
목학자이자 사진작가인 전몽각이 한국도로공사에 재직했던
획된 ‘선들의 도시’의 모습을 연상케 하였고, 파주출판도시가
시절에 촬영한 사진으로 3부 전시의 인트로를 대신하고 있
가진 지리학적인 범위를 한 단면으로 나타내는 동시에 거시
다. 1970년에 완공된 후 국가 중심축이 된 경부고속도로는
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의 도시계획안을 필요로 하는 현재 상
분당과 판교와 같은 신도시를 탄생시켰다. 판교신도시는 경
황을 암시하고 있기도 했다.
부고속도로를 경계로 공동주택과 첨단성장산업단지가 배치
헤이리 아트밸리의 전시실의 한쪽 벽면에는 2001년 건축가
된 동판교와 상대적으로 자연지형을 따라 유기적으로 중저
김종규, 김준성이 코디네이터로서 예술인 마을인 <헤이리 아
층 고급타운하우스와 2,000여 세대의 대규모 단독주택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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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민 | REPORT 4
출판도시는 서울로부터 유입된 산업체들로 중심으로 구성되
아키토피아 전시장 사진, 3부 욕망의 주거 풍경, 황효철_유형을 보다
주5. “출판도시를 만들겠다는 첫 발상을 했던 1980년대 말에서 2007년 1단계가
옵티컬레이스+박정현, 판교 유토피아-판교지구단위계획, ‘해야 한다’와 ‘해서는 안
마무리되기 까지, 파주출판도시의 실현과정은 바로 한국의 정치, 경제, 문화
된다’의 세계, 2015
의 변화를 비추어 주는 거울이었다.” 배형민, '파주출판도시의 낯선 경계', 『파 주출판도시 컬처스케이프』, 기문당,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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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한계선, 건축물의 배치, 대지 안의 조경, 입면의 구성, 외벽 의 재료 등에 대한 제도화된 지침들이 어떻게 건축의 형태와 공간 구성에 있어 강력한 기제로 영향력을 행사하였는가를 건축적이고 디자인적인 문법들로 표현하고 있다. 황효철의 < 유형을 보다>는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많은 변화가 건축가 에게 다양한 가능성을 선사하는 듯했지만, 새로운 도시에서 의 주인공은 더 이상 건축가나 건축이 될 수 없음을 증명하 고 있는 듯하다. 몇십 억 원의 자산을 가진 중산층의 자본과 삶, 취향과 목적에 의지하고 있는 현대 건축에서 이들의 영향 이영준, 왜 판교는 창문을 싫어할까, 2015
력은 건물의 내·외부를 구성하거나 형태를 규정하고 재료 를 선택하는 데 반복적이고 연쇄적인 작용들을 일으키고 있 다. 이로 인해 단란하고 다채로운 모습이지만 전형적인 구도 의 가족사진과 같은 주택들을 지속해서 생산된다.
계획된 서판교로 나뉜다. 2015년 한국 젊은 건축가들의 국제 교류전인 ‘Out of the Ordinary’에서 선보인 바 있는 건축사
개인적으로는 이 전시가 엉뚱하게 “자본주의의 발전이 건축
진작가 신경섭의 <SCRUTABLE LANDSCAPE SERIES>
으로부터 빼앗아간 것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고 있다는
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을 통해서 말 그대로 판독이
것을 이야기해야겠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된 자본가나 행정
가능한 도시의 컨텍스트와 건축의 관계가 이루는 풍경을 사
가, 지식인들과 같은 소수의 공동체를 위한 건축의 미래상들
진으로 선보인다. 사진·기계비평가인 이영준 교수의 <판교
은 현실을 구성하는 다양한 계층 간의 관계와 공존, 그 사이의
옛날>, <판교요즘>, <왜 판교는 창문을 싫어할까>와 같은 일
치열한 논쟁이나 갈등에 대해 다루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만
련의 사진들이 판교가 개발되기 이전의 지형을 전혀 알아볼
작동이 가능한 게임이며 유토피아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건축물들이 이루고 있는 풍경에 대하여 건축의 유토피아가 과
글 | 이성민(독립기획자)
연 과거의 건설방식이나 보편적인 추세와 얼마나 다른 것인 가를 묻고 있는 것이라면, 옵티컬레이스와 건축평론가 박정현 의 공동작업인 <판교 유토피 아 - 판교지구단위계획, ‘해야
이성민 | REPORT 4
수 없는 현재의 도시 구조와 공공공간을 등지고 선 내향적인
한다’와 ‘해서는 안 된다’의 세 계>는 이에 대하여 ‘건축의 유 토피아이자 동시에 무덤’주6이 된 서판교 단독주택지를 탐 사할 수 있는 안내 지도로서 그 답을 대신할 수 있을 것이 다. <판교 유토피아>는 판교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만들어 진 건축물 최고 높이 제한, 주 택 유형의 지정, 공개공지, 건 플로리안 베이겔, 심학산 쪽으로 제안된 도시 습지의 모습, 1999
주6. “판교는 건축의 유토피아이자 동시에 무덤이다. 중산층과 건축가의 취향과 욕망은 판교를 건축의 전시장으로 만들지만, 어떤 건축도 자신이 처한 대지를 벗어나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제각각 독자적인 이유로 서 있는 신도시 주택지에서 하나의 건축물은 무기력하다.“ 박정현, '중산층의 욕망과 공공성 의 환상', 『SPACE』 2015. 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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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REPORT 5
꿈의 노들섬, 꿈꾸는 사람들 “더 많은 사람이 건축을 이해하게 될 때 더 좋은 건축물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됨으로써 우리를 감싸고 있는 공간과 도시가 더 좋아질 것이고, 그래야 우리가 더 행복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공공공간의 사용설명서, 시민이 직접 만든다 지금껏 우리가 사용하던 대부분 공공공간은 정부의 주도하에 완성된 공간을 시민들이 이용하는 방 식이었다. 대부분 건물의 쓰임과 활용이 고려되지 않은 채 시설을 계획하였고, 용도를 결정하는 과 정 역시 관주도 방식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사용자는 물론이려니와 위탁을 받아 운영하는 운영자 도 만족하지 못하는 구조를 지니게 되었다. 이 같은 문제인식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개선 의지 를 행동으로 옮겨가는 것이 소중한 이유다. 그런 면에서 지난 6월 10일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노들 꿈섬 공모전은 사업의 초기 단계부터 이전과는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 세인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화려한 결과물을 만드는 데에 집중하는 방식이 아닌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 다는 면과 운영이 우선시 된다는 면에서 그렇다. 노들섬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려던 계획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노들섬은 2005년 서울시에서 공을채 | REPORT 5
274억 원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였고, 몇 차례의 설계경기를 거치면서 거대한 예술센터를 건립하 고자 했다. 하지만 접근성 개선에 필요한 비용과 천문학적 유지관리비로 인해 한강 예술섬 사업은 중단된 바 있다. 이후 노들섬의 가치와 활용에 대해 시민과 전문가가 함께 모여 포럼을 개최하였 고, 시민토론회, 워크숍 등 다양한 논의 및 온라인 여론조사, 전문가 아이디어 스케치, 시민 아이디 어 공모 등의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현재 노들섬은 시민에게 개 방된 텃밭으로 임시 활용되고 있으며, 지난 8월 24일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발표한 한강협력계획에 따르면, 노들섬과 이촌지역을 연결하는 배다리를 설치하여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노들꿈섬 공모전, 첫걸음을 떼다 노들꿈섬 공모전은 서울시 공공개발센터에서 주최하고 한국도시설계학회가 주관하며, 총 사업비 는 491억 원이다. 사업은 총 3단계로 진행되는데 1차 운영구상(기획·운영) 공모를 거쳐, 선정된 팀들은 2차 운영계획·시설구상 공모에서 실현 가능성이 담보된 운영계획과 공간 및 시설에 대한 개략 구상안을 제시하게 된다. 2차 공모에서 최종 당선된 1팀은 운영권에 대한 우선 협상권을 가지 게 되고 선정된 안을 기반으로 시설설계 지침을 마련한다. 시설설계 지침으로 3차 공간 시설조성 공모를 통해 건축가를 선정한다. 1차 공모에는 총 104개의 작품이 접수되었고, 심사위원주1의 서면 심사를 통해 20개의 입상 후보 작품이 선정되었다. 이후 입상 후보팀의 발표와 심사위원의 질의를 통해 2차 공모를 수행하게 될 10팀(자료 참조)이 가려졌다. 이전 건축현상설계 공모는 아이디어 공모 후 기본구상과 용도를 결정하고 완성된 건축물의 운영자 주1. 심사위원 : 강우현(제주남이섬 대표이사), 박은실(추계예술대학교 교 수), 이강오(서울 어린이대공원 원장), 전상인(서울대학교 교수), 정호승 (시인), 최재천(국립생태원 원장), 하승창(시민운동가, 싱크카페 대표), 예비심사위원 : 심재현(세종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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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이와 같은 방식은 운영프로그램의 구체적 공간계획의 반영이 불가능했고 운영 프로그램 선정의 제약이 있었으며 필요에 의하면 공간을 조정하거나 재배치가 필요했다. 노 들꿈섬 공모전은 그로 인한 불합리성을 제고하고, 사업의 초기화 과정에서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공간 조성 사업의 특별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1차 공모 결과는 다양하고 참신한 아이디어의 경쟁이기보다 좀 더 가능성이 엿보이는 그룹들이 선 정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1차 공모의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들은 독창적이고 과감한 아이디어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강우현 심사위원은 “익명성의 측면은 공모에서 중요하지만, 이 같은 운영공모 의 경우는 운영 조직의 신뢰성이 핵심인데 공모에 참여하고 있는 조직의 정체가 명확하지 않는 것 같다”며 향후 운영에 따른 면밀한 검토가 요구됨을 시사하였다. 최재천 심사위원은 “현재 주어진 상황을 너무 순응적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소극적으로 꿈을 펼친 듯한 느낌이었다”며 참여자 들의 소극적인 자세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후 일정과 과제 앞으로 1차 선정된 10개의 작품은 좀더 구체적인 운영방안과 대략적인 공간구성으로 2차 공모를 진행하게 될 예정이며, 서울시는 이들이 탄탄한 조직을 구성할 수 있도록 가능한 범위 내에서 충분 히 지원할 예정이다. 전례가 없는 첫 시도이니만큼 리스크가 없진 않을 테지만, 그 동안 문화, 건축, 회계 분야 전문가 등 각계 각층의 자문위원과 서울시 공무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사회는 이제 껏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해 왔고, 공간 속 프로그램보다는 거 대하고 화려한 외관에 집착했다. 그에 과감히 반기를 들어 단계 별로 진행되는 이번 공모전이 끝까지 좋은 선례로 기록될지 지 공을채 | REPORT 5
켜볼 일이다. 자료 제공 | 서울시 공공개발센터 글 | 공을채(본지 외래기자)
임채성, <소심한 배려>
(주)플래닝 코리아, <위키아일랜드>
(주)메타기획컨설팅, <내일 꿈 경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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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텃밭’을 넘어선 10개의 아이디어 <위키 아일랜드> ㈜플래닝 코리아 출품작. 365일 밤낮으
한 시너지 프로그램을 만들어 낸다.
로 누리는 노들섬 마을 만들기를 제안했다. 예술 콘텐츠,
<오투공공 프로젝트_나로부터 공공으로> 케이비에스엔
IT 콘텐츠, 교육 콘텐츠, 친환경 콘텐츠 등의 프로그램을
출품작. 서울시민 스스로가 문화 발신자이자 제공자, 콘
구성했고, 약 200개의 소규모 모듈을 순차적으로 단계별
텐츠 미디어가 되는 것을 제안했다. 개인방송송출이 가
로 조합, 입주자가 모집 단계부터 섬 운영 시스템에 참여
능한 스튜디오시설인 창작소는 우리 삶과 연관된 ‘의식
하여 함께 공유한다.
주휴미락’분야의 방송을 유치하고, 이를 책임질 수 있는
<소심한 배려> 임채성 출품작. 자연과 인간이 서로 배려
창의센터를 구상했다.
함으로써 상생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선행적 모델을 제
<움직이는 유토피아: 모바일 셰어링 아일랜드> 스케일과
시했다. 숲 학교, 사색의 길, 노들섬 소리 등 다양한 프로
엘로퀀스 출품작. 서울시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모든
그램을 마련하고, 예술가에게 스튜디오와 공방을 무료로
문화 예술 사업을 시민협동조합이라는 프로세스를 통해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대신 시민들에게 창작 및 체험의
다양성을 수용하는 안을 마련하였다. 일정한 하나의 테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마사업이 아닌 가변적이고 유동적인 환경을 도입하여 시
<내일 꿈 경작지> ㈜메타기획컨설팅 출품작. 모이고 작업
민들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자 한다.
하고 보고 얘기하고 배우고 사고 팔고 먹고 쉬고 놀고 구
<노들노들 놀아들> Big by Small 출품작. 도시 야생성을
경하는 행위들을 집약할 콘텐츠를 ‘작지만 위대한’것들
느낄 수 있는, 즐겁게 놀고 체험하는 장소로서 노들섬을
로 제안했다. 노들꿈섬에서 ‘작은 우주’라는 플랫폼, ‘작
구상했다. 다양하고 신속한 참여와 느리고 점진적인 적
은 학교’라는 놀이터, ‘작은 광장’이라는 플라자를 실현하
응할 수 있도록 시설은 최소화 하여 여백을 두고 가변적,
고자 한다.
임시적 프로그램을 구현하고자 한다.
<자연히 흘러 자연과 사람이 이어진 섬, 여기는 어디일까 공을채 | REPORT 5
요?> 환경재단 출품작.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지키는 숲 속 놀이터, 산책로, 그린농장과 시민에게 열린 공간을 제 안했다. 계절에 따른 놀이시설을 마련하고, 가족형 도심 리조트로 시민이 언제든 찾아올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상호 교감할 수 있는 문화 예술 공 간을 제시했다. <원더가든, 식물의 시대> 티팟(주) 출품작. 개발과 무한 경쟁으로 상징되는 동물의 시대를 뒤로하고, 재생과 협 동의 철학을 실천하는 식물의 시대로서의 원더가든을 제 안한다.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자유롭게 펼치는 곳, 꿈 꿔왔지만 현실화 할 수 없었던 것을 실제화하는 방법을 제공하여 시민들로 하여금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도 시 혁신 플랫폼을 제공하고자 한다. <노들생태꿈섬> (주)숲과도시 출품작. 자연적·생태적 관점에서 노들섬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자 한다. 대도시 공원으로 작고 비좁은 노들섬의 생태수용성을 최대화하 여 섬의 다양한 식생이 살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자연 스럽게 예술활동이 일어나도록 계획했다. <Band of NODEUL> Urban Transformer 출품작. 아 티스트, 제작사, 시민이 협력하여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 는 음악 플랫폼을 제안했다. 플랫폼 안에서 아티스트는 기본 콘텐츠를 제공하고, 대형제작사는 마케팅과 이벤트 공간으로 활용하고, 시민들은 이 공간을 향유하며 다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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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재단, <자연히 흘러 자연과 사람이 이어진 섬, 여기는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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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팟(주), <원더가든 식물의 시대> (주)숲과도시, <노들생태꿈섬>
공을채 | REPORT 5
Urban Transformer, <Band of NODEUL>
케이비에스엔, <오투공공 프로젝트_나로부터 공공으로>
Big by Small, <노들노들 놀아들>
스케일+엘로퀸스, <모바일 셰어링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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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REPORT 6
삶의 방식과 공간의 최소주의에 대한 물음 -반환점을 돈 ‘최소의 집’ 전 리뷰
지난 2003년 가을부터 젊은 건축가 정 영한에 의해 기획, 전시되고 있는 ‘최소 의 집’ 전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의 생 활이 배제된 주거의 현상을 비판적으로 사유하며, 사용자의 삶이 반영된 집의 가치를 ‘최소’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야 기하고 있다는 면에서 주목된다. 총 10회라는 비교적 긴 호흡의 ‘최소의 집’ 전시 프로젝트는 어느덧 5회를 지나 공을채 | REPORT 6
며 목표 지점의 절반을 소화해 내었다. 이 글은 지난 다섯 차례의 전시를 압축 하여 되돌아봄과 동시에 향후 이 기획 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1회 포스터
2회 포스터
1회(2013년 10월 10일~11월 4일,
2회(2014년 3월 25일~ 월 11일, 창
창의물류갤러리 낳이)
의물류갤러리 낳이)
참여 건축가 : 가온건축(임형남, 노은
참여 건축가 : OFFICE 53427(고기
주), 스튜디오 ANM(김희준), 정영한
웅), 비온 후 풍경(장지훈), AND(정
아키텍츠(정영한)
의엽)
첫 번째 전시에서는 삶에 있어 가장 필
두 번째 전시에서는 남은 공간을 무엇으
요한 요소를 갖춘 ‘적정한 집’이 최소의
로 채울지, 필요 없는 공간을 얼만큼 덜
집이라는 생각(임형남, 노은주)과, 집을
어낼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고기웅) 하
조직하는 기본 인자인 ‘방’이 최소의 집
거나, 사회적 주택시스템에 대한 생각과
의 출발점이며 이는 늘상 새롭게 발견되
공동주택 공급의 생산양식을 큐빅으로
어야(김희준) 하며, 최소한의 기능에서
제안하는(장지훈) 것과 한국의 현대 주
출발하여 건축 이후 거주자가 의외의 공
거공간의 특이점인 발코니 공간이 집을
간을 발견하며 스스로 영역을 정의하거
구축하는 본질적인 요소로 주목한 제안
나 능동적 선택으로 공간을 가변적으로
(정의엽) 등이 전시되었다.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정영한)는 최소 의 집에 숨은 가치를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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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2015년 7월 23일~8월 17일, 보안여관) 참여 건축가 : 오피스 아키텍톤(우지현, 차상훈, 최영준), 비피아키텍츠(이영 조), JHW이로재(정효원) 다섯 번째 전시는 시인 건축가로 불리는 함성호의 기획이 더해진 ‘타인의 시선, 3회(2014년 10월 07일~10월 31일,
하나 – 삶의 최소주의’라는 부제로 전
온그라운드 갤러리)
시 중반의 반전을 꾀했다. 자동차의 출
참여 건축가 : 에이라운드(박창현),
입을 위한 도로와 부설 주차장을 요구
OBBA(곽상준, 이소정), 이와임(이도
받지 않는 연면적 50㎡ 이하의 집을 통
은, 임현진)
해 최소주의를 지향하는 이상적 모델의 제안(오피스 아키텍톤)과 사용자 1인을
세 번째 전시에서는 최소의 집이라는 큰
위한 창고이면서 하나의 독립된 주택이
주제 안에 ‘유휴영역을 찾아서’라는 부
자 최소의 집에 대한 또 다른 정의에 접
제를 설정하여 전시 분위기를 일신했다. 는 가정하에 버려진 최소의 영역에 활력 을 불어넣어 주는 기획전이었다. 넉넉하 지 않지만 그 속에 사는 사람에게서 나오 는 향기에 주목(박창현)하거나, 나를 바 라보는 삶, 즉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
근(이영조)하는 제안과 작은 섬에 자연 4회 포스터
으로부터 땅을 빌려 집을 세운다는 역설
4회(2015년 3월 06일~3월 31일, 온
적 주거의 제안(정효원) 등이 눈길을 끌
그라운드 갤러리)
었다.
참여 건축가 : 유경건축(권경은), 삼간 일목 건축(권현효), 스튜디오 모프(박 공을채 | REPORT 6
도시적 맥락에서 유휴공간이 존재한다
종민)
며 내가 무엇이 왜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 의 과정을 통해서 도출된 나를 위한 집 의 구상(곽상준, 이소정)과 고쳐 쓰는 집 이라는 행위를 통해 기존에 있던 집이 가 진 시간이나 흔적을 느끼면서 관찰하고 그로부터 새로운 집에 대한 개념을 제안 (이도은, 임현진)하는 내용을 담았다.
네 번째 전시의 부제는 ‘외딴 방’이다. 외 딴 방은 버려지고 소외된 물리적 공간 일 수도 있고, 자신만이 들어갈 수 있는 독백의 방일 수도 있다. 온그라운드 갤 러리에 외딴 방을 설정하여 기존 전시에 참여했던 9인의 건축가와 네 번째 참여 건축가의 ‘외딴 방’에 대한 생각을 엿보 게 했다. 일상의 많은 필요와 바람을 담 은 집을 마음속에 그리는 과정, 그리고 그 바람과 거리를 둔 또 하나의 작은 집 을 짓는 과정을 통해 최소의 집이 나온 다고 제안(권경은) 하거나, 작은 집일지 라도 과실나무 한 그루와 함께 살아가는
5회 포스터
삶은 좀 더 푸르러질 수 있다(권현효)는 생각, 농가에서 볼 수 있는 오래된 창고 나 빈집의 벽돌을 헐지 않고 벽 안쪽에 시간과 기억을 품는 작은 방을 두는 제 안(박종민) 등이 공유되었다.
3회 포스터 73
종합 그리고 이후 전시기간 중에 진행된 포럼에서 이종건 (경기대 대학원) 교수는 “최소가 무엇인 지, 집이 무엇인지 오래 생각해본 적도 없고, 생각해 볼 수 있는 훈련도 받지 않 은 채 지내왔다...(중략)... 최소라고 하는 단위에는 인간이 존엄하게 살기 위해서 는 최소한 어떤 것들이 있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봐야 한다. 최소한 무엇이 있어야 집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가. 무엇이 빠져 있는가. 그런 면에서 최 소의 집 전시는 대체로 무엇이 빠져 있 는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최소가 무 엇을 뜻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집이 무엇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이전까 지 해왔던 방식대로 한다면 억지로 10번 을 채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날
4회 전시 풍경
을 세웠다. 르 코르뷔지에는 어머니가 노후를 보낼 수 있는 기능적이면서도 미니멀한 ‘작 은 집’을 계획했다. 그는 늘 주머니 속에 공을채 | REPORT 6
도면을 넣고 다니며, 꼭 들어맞는 대지 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레만 호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맞춤한 대 지에 건축을 실현했다. 건축가는 단순히 현실에 주어진 조건 안에서 건축주의 삶 과 생활을 이야기하기보다는 현실 너머 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정영한은 앞으로 남은 다섯 번의 전시에 초대할 건축가 선정에 더욱 고민을 하고 있는 눈치다. 반환점을 돌아선 최소의 집 전시가 침체된 건축계의 분위기를 일 신하고, 젊은 건축가는 물론 선후배 건 축가들의 소통 장은 물론이려니와 일반 대중 사회의 구성원들이 최소주거, 최소 공간에 대한 자의적 질문을 이끌어내는
5회 전시 풍경
수준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면 남은 다 섯 번의 전시는 그 자체로 유의미한 행 보가 될 것이다. 포스터 자료 제공 | 정영한 아키텍츠 사진 | 박종민(별도 표기외) 글 | 공을채(본지 외래기자) ⓒ전진삼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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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REPORT 7
건축적 상상력과 스토리텔링 2 ‘60초 건축’전, DDP 갤러리 문, 6월 6일~7월 25일
건축은 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건물로서 남 은 결과물이 사용자와 비사용자를 가리지 않 고 만난다는 점에서 태생부터 사회와 관계하 게 된다. 또한 그 자체로써 구축 방식을 드러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말인 즉슨 건물을 지은 건축가와 기술자가 당시 어 떤 방식의 설계와 시공법을 채택했는지를 남 긴다는 뜻이다. 따라서, 건축은 그 스스로 사 회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하나씩 찾아 나가는 여정이다. 이 여정에서 는데, 소통이란 질의응답만으로 결론을 맺을 수 없으며 서로가 만족하거나 동의할 만한 답 변을 이끌어내기까지 지난한 과정과 세월을 필요로 하는 까닭이다. 그래서 전시 제목과도 같은 “60초 건축”은 단
장혜인 | REPORT 7
“시간”은 건축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하
어 조합부터 생소하다. 동시에 대담한 도발이 기도 하다. 앞서 말했듯 건축에 요구되는 시 간 속성은 곧 역사로 확장되어가기 때문에 자 칫 진중하고도 어렵게 여겨지기 십상이다. 시 간이 짧게 소요될수록 성찰 또한 얕았음을 반 영하는 것만 같다. “60초 건축”에 깃든 이러 한 염려는, 표현 방식으로 채택한 영상이란 매체가 보완한다. 이제는 건축가들에게도 익 숙한 3D 이미지를 이용하면 현실감을 극대화한 표현에서부터 공상과 비현실까지 자유자재 로 넘나들 수 있기에, 디지털 툴을 활용해 만들어진 그래픽 요소들은 때로는 극단적으로 또 직관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단축된 시간 안에 함축해 드러낸다. 따라서 전시를 감상 하기 위해 필요한 질문은 두 가지였다. “60초 건축”이라는 키워드를 각자는 어떻게 해석했 는가? 영상으로 구현한 결과는 주제를 표현하기에 적절했는가? 먼저 각 참여작가가 “60초” 와 “건축” 이라는 각각의 키워드를 해석한 방향은 다음과 같이 나뉘었다. 대부분은 “60초 동안의 건축(에 대한 주제의식)”을 보여주는 방식이었다. 즉 ‘60 초’ 라는 시간간격을 DP 상의 제약조건으로 전제하고 진행한 작품이 있었는가 하면, 반대 로 “60초짜리 건축”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이도 있었다. 전자 같은 해석은 건축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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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람들 특유의 시간 습관 같은 것이 아닌가 하고 조금은 장난스러 운 추측도 해보나, 실제로 <60초>를 전시 조건만으로 상정해 작 업한 결과물은 어쩌면 그저 ‘건축을 다루는 영상’, ‘건축을 소개하 는 영상’ 에서 그칠 우려가 있었다. 이 경우 스토리텔링의 측면에 서 세밀한 연출이 요구되는 부분이었다. 이렇게 되면 논의 영역 은 각자가 영상을 얼마나 능수능란하게 다뤄냈는지, 그래서 내용 이 얼마나 밀도 있는 짜임새로 갖춰졌는지에 넘어간다. 반면 후 자의 경우에는 관객에게 쉽게 어필할 수 있는 것으로, 소위 대중 친화성을 띤 건축으로서 다가가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인다. 소통 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채택하기 좋으나, 작품이 갖게 되는 힘 을 그만큼 분산시키는 점을 감수한 선택이다. 전시 구성은 패널 위에 프로젝터로 영사되는 영상 14개와, 전시 되어 있는 모든 영상을 차례대로 틀고 있는 대형 스크린, 밀폐된 전시실에 음향 장비만 갖춘 작업 하나와 영상 중 하나의 결과물 이 전시된 조형물 하나로 이루어져 있었다. 각 영상마다 헤드폰 이 구비되어 있었고, 1분 여 분량의 영상이 끝난 다음에는 제작 자들의 인터뷰가 상영되었다. 영상 위주인 전시이므로 관람 편의 를 위해 전시장 내부는 어두컴컴한 조도를 유지하고 있었고, 관 객들은 DDP에 방문했다가 전시장을 찾은 가족 단위에서부터 청 소년들, 건축에 관심이 있어 찾아온 사람들 등 그 수는 적었으나 다양했다. 장혜인 | REPORT 7
안내 부스를 지나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참여작가 이양희의 <1800초 건축>에서 도출된 이미지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다. 약 30여 명의 참가자가 60초 동안 그려낸 각기 다른 드로잉을 모아 건축적 요소 및 이미지로 재구성해낸 것이다. 색색이 덧입 혀진 기하학적인 이미지들은 전시장 초입에서 시선을 묶어두기 에 충분했다. 이 작품을 지나면 전시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의식적으로 인지한 결과일지 모르겠으나, 제재 도출이나 결과물 형태에서 외국 작가들과 한국 작가들 간 차이가 있었다. 상대적 으로 외국 작가들의 경우 완전히 가상에 존재하는 공간들 (닉 막 시멘코의 <Grotech Island그로테크 아일랜드>, 프린스 예모의 <2110 A.E 2110 스 켈리의 <Rubix
루빅스>,
마이크 알링의 <Digital Cottage Industries
아프터 어스>,
크리
디지털 코티지 인더스트리>)
을 영상 속에 완제품처럼 그려낸 작품이 많았다. 한편 한국 작가들의 경우, 개인마다의 관심 사나 주제 의식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 형식으로 진행한 작품이 많았다. 이를 개괄적으로 상 기해보면 한국 사회에 팽배한 주거 문제에 대한 위기의식 환기(김영욱의 <공간의 역습>, 박 경식과 홍하영의 <플라톤의 동굴>), 특정 도시에 대한 재해석(김우종의 <잠든 자들의 도시 >, 배지윤의 <런던의 기억 저장소>, 전필준의 <풍경의 숨겨진 차원, 베니스>, 김진숙의 <혼성 경관>, 김지흠의 <즉흥적 도심 재생 건축>), 쉽고 간단한 형태의 건축(정종태의 <소비건축>), 그리고 감각의 위계질서 재편으로 인지 확장을 요하는 작품(이준열의 <인간의 움벨트>)까 지 다양했다. 부연하자면 “파편”이라는 단어가 여러 작품에 걸쳐 쓰였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 했다. 물론 각자가 채택한 주제와 작품 안에서 단어가 쓰인 맥락은 조금씩 달랐지만 그것이 개인화로 자리를 옮겨가는 건축 담론이었든 의미 그대로 “산산이 쪼개어진” 사회 문제를 가 리키는 것이었든 ‘조각 단위’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한 출발점 내지는 전환점으로 인 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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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작품마다의 주제의식과 성찰로 인해 눈과 귀가 즐거웠던 경험 이었다. 사고 영역을 극단으로 확장해주는 작품도 있었는가 하면, 작가의 사유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낸 작품도 시선을 끌었다. 다소 아쉬웠던 점이 란, 대부분 작품에서 영상이라는 매체가 매체다운 성격으로 활용되지 못했 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1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건축을 제시하는 방편으로써의 영상이라면, 효과적인 표현을 위한 연출 방식이나 영상에 쓰 인 질료 종류, 이미지 채택과 나열 등이 보다 세심하게 기획되었더라면 더 좋았을 작품들이 눈에 띄었다. 훌륭한 렌더 이미지를 연속 프레임으로 보 여주는 것이나 질료를 일차원적 비유로 소비하는 것은 단지 건축 프레젠테 이션에 불과할 뿐, 적어도 영상으로써 가능한 건축 제2의 영역은 아니었을 ⓒ장혜인
거라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역설적으로, 영상이 아닌 음향 장비만으로 작업 된 <인간의 움벨트>가 신선하 게 다가왔다. 관람 동선상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칠 가능성도 큰 위치에 있었는데, 전 시실 내 사방에 위치한 스피커에서 발산하는 소리들에 눈을 감고 집중하는 건 매우 고무적 인 경험이었다. 인간은 감각 중 70%를 시각에 의존한다고 하는데, 그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청각만을 이용해 공간감을 일으키고 감상하게 한 작업은 건축계에서 필요하 면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종류였다. 감각과 의식의 확장은 틀 바깥에서 이루어진다는 것 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서, 관람을 마칠 수 있었다. 참고로, 전시 기간 후반에 다시 찾은 안내 부스에서는 도서 『건축적 상상력과 스토리텔링바틀렛의 건축 시나리오』 (서경욱 외 24인, 2014, 미메시스) 를 함께 소개하고 있었다. 홍 보는 아니지만 이 전시를 만든 주최 측의 면면을 이해하는 데에 참고할 만한 좋은 서적이기
사진제공 | ‘60초 건축’ 전 기획팀(별도 표기 외) 글 | 장혜인(간향저널리즘스쿨 6기, 고려대 건축학과)
ⓒ장혜인
장혜인 | REPORT 7
에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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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REPORT 8
작은 사무소의 아름다운 반란 학교건축 아카이브: 삼각학교 2011-2015, 온그라운드갤러리
네임리스 건축의 특별한 전시(2015년 7월 16일~8월 7일)가 열 리는 창성동 온그라운드갤러리는 소박한 공간이었지만 깊이 있 고 단단해보였다. 그래서였을까, 학교 건축 설계에 따른 전 과정 을 담은 이번 전시는 이 공간과 무척 닮았다. 교육시설 리서치부 터 설계, 시공, 그리고 결과물의 기록까지. 동화고 삼각학교(이 하, 삼각학교)의 탄생 과정을 압축한 아카이브 전시는 더 나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한 소규모 건축 설계 사무소의 당당한 제 언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발길을 갤러리로 그러모았다. 과정으로서의 건축 작업 김희라 | REPORT 8
‘학교건축 아카이브: 삼각학교 2011-2015’는 네임리스 건축(나 은중, 유소래)과 사진가 노경의 협업을 통해 경기도 남양주시에 완공된 삼각학교의 건축행위 과정을 담은 전시이다. 네임리스 건축은 서울과 뉴욕에 기반을 둔 설계사무소로, 2009년 뉴욕에 서 동명의 사무소(NAMELESS Architecture)을 개소한 후 서 울로 사무실을 확장하였다. 특이하게도 부부가 파트너 건축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작품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이 시대의 학교 건축은 과연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이번 전시 프로젝트 는 네임리스 건축이 생각하는 교육 시설의 가치가 무엇이며 그것들을 어떻게 담을 것인가 에 대한 고민들이 녹아있다고 볼 수 있다. 나은중 대표는 “결과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과 정으로서 건축물을 기록하고 싶었다.”라고 말하며 흔히 건축물이 완성되면 건축사진이나 압축된 텍스트 등으로 결과물만 기록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을 사 진작가 노경과 의논하였고 1년 반 동안 삼각학교의 구축 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전시 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한다. 건축 행위의 처음과 끝, 모두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카 이브라는 용어에 걸맞게 자료의 전부를 전시하는 것은 큰 무리였다고 말했다. 얼마만큼 보 여주었는가 보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학교 건축 설계 과정의 아카이브 전시를 시도한 것만 으로도 이번 전시는 큰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교육시설의 문제점과 해법 네임리스 건축이 전시에서 가장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나 대표는 다양한 리서치 를 통해 한국의 교육시설이 가진 한계를 파악하는 작업을 우선적으로 행했다고 말했다. “리서치를 통해서 우리가 발견한 국내 학교 건축의 몇 가지 특질들이 있었다. 학교 건축의 표준 설계도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현재 사용되지는 않지만 관행상 일자형 복도와 교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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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없이 나열된 구조들과 학교 내의 사회성이 짙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공공성이 부 재한 공간들, 폐쇄적인 입면의 형상들이 그것들이다.” 이와 다르게 이들이 조사한 외국 학교의 다양한 건축 사례들에서는 우리네 교육시설에서 부재한 요소들이 상당히 강조되어 나타났다고 말한다. “외국 학교의 리서치 작업을 통해 현재의 교육시설이 가져야 할 특징들을 정리해보니 투명 성, 배치의 다양성, 공공성, 유동성으로 압축할 수 있었다. 한국의 학교건축에는 이러한 요 소들이 부재했으며 이를 채워가는 것이 한국의 교육시설들이 찾아가야 할 방향성이라고 생 각했다.” 전시의 키워드들 전시에서는 네임리스 건축이 삼각학교 설계를 통해 담아내고자 하는 여러 가치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첫째, 투명성. 과거 한국의 학교들은 집중력을 높인다는 명목하에 최소의 개구부를 가진 폐 쇄적인 입면이 대부분이었다. 잠시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행위조차 허용되지 않는 환경 이었다. 네임리스 건축은 이러한 문제를 파악하고 그 해결방안으로 학교에 투명성을 입혔다.
김희라 | REPORT 8
“투명성의 근간인 시선과 정보의 확장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폐쇄적인 시스템을 재고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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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라 | REPORT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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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사회적 가치이며, 특히 미래를 내다보는 교육의 관점에서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같 은 맥락으로 건축에서 투명성은 더 이상 고층 건물이나 열림을 지향하는 공공시설에 한정 되지 않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 공간에 까지 확장될 필요가 있다. 학교 건축의 투명성은 단 지 학생들의 영역에 머물지 않는다. 선생님들의 공간 역시 열린 구조를 지향하여 학생 혹은 지역 사회와 소통하는 모습으로 보다 친밀한 공간을 만들 수 있다.”(나은중) 둘째, 배치의 다양성. 이는 삼각형 평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 대표는 결과물이 갖고 있는 성질 자체가 특이하길 바라는 전략으로써 삼각형 배치를 사용한 것은 아니라고 말하면서, 외부 형태의 관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대지로부터 도출된 평면의 방식이었다고 덧붙였 다. 다만 과거의 획일적인 배치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학교 건축들, 표준 설계 도에 의한 건물들을 보며 관행적인 시스템에 의해서 고착된 즉, 학교 건축에 부재한 가치들 을 찾아내었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배치의 다양성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셋째, 유동성. 중정을 구획하는 삼각형과 건물의 외형을 만드는 삼각형이 어긋나게 배치되 면서 만드는 틈에서 찾아진다. 이 틈은 2층과 3층을 하나의 공간으로 연결하고 건물 내부 어느 곳에서나 서로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한다. 삼각형의 물리적인 구조물 안에서도 사람들 의 유동적인 흐름을 경험하게 하는 공간이다. 사회, 문화, 경제 등 끊임없이 변하는 한국 사 회에서 교육 공간도 그에 맞게 변해야 한다는 네임리스 건축의 생각이 강하게 묻어난다. 넷째, 공공성(공용공간). 국내의 교육시설에서 찾을 수 있는 공용공간은 1층 현관 로비를 제외하고는 복도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2m 내외로 제한되면서 공적 기능을 발휘하는 공간 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없다. 삼각학교의 복도는 2.4m에서 5.5m까지 폭이 다양하며, 중정 을 순환하는 동선을 만든다. 이곳은 단지 이동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만남을 유발하는 일 상적인 장소이다. 한국의 학교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공용 공간으로서의 복도’가 삼각학 교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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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타이틀의 숫자에 담긴 상징 삼각학교는 기존의 학교설계 건축수법과 많이 달랐기 때문에 인허 가 과정이 순탄치 않아 허가를 받는 데에 무려 1년이라는 짧지 않 은 시간이 걸렸다. 심의와 허가를 담당했던 교육청 관계자들과 부 대낌이 많았던 까닭이다. 나 대표는 전시 타이틀의 ‘2011-2015’라 는 숫자가 단순히 설계에서 완공까지의 기간만을 나타내는 것은 아 니라고 말한다. 5년의 시간동안 부딪혔던 어려움들을 구구절절하 게 나열하기 보다는 그간의 과정을 숫자로 압축하여 보여주고자 붙 이게 된 것이라고. 결과적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관계자들 역시 네임리스건축이 생각하는 가치들을 수용해주었기 때문에 삼 각학교가, 그리고 아카이브 전시가 가능할 수 있었다. 당신도 건축 아카이브의 주체가 될 수 있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직업인 ‘건축큐 레이터’ 직제가 생기고 2013년에는 ‘그림일기: 정기용 건축 아카이 브’라는 첫 아카이브 전시가 열리면서 비로소 건축 아카이브의 시 작점에 발을 디뎠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일회적 이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체계적이고 타당한 문화로 구축되기 위 해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 나 대표는 ‘지속성’이 가장 중요하다 고 말한다. “외국 건축 큐레이터들은 대부분 노인들이다. 그만큼 그 역사와 문 40대가 되어서도 활발히 활동하면서 작은 역사이지만 그것이 쌓이고 쌓일 때 기관이 할 수 있는 아카이브의 역할이 보다 힘을 갖출 수 있을 것 같다. 기관뿐만 아니라 설계 사무소 혹 은 개인 등의 다양한 주체들이 각자의 역할을 할 때 비로소 건축 사회 전반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하나의 문화일거라 생각한다.” 네임리스건축은 현재, 그 다양한 주체들 중 하나로서 건축 아카이브 문화를 조금씩 만들어
김희라 | REPORT 8
화가 단단하다고 볼 수 있다. 현재 한국의 젊은 건축 큐레이터들이
가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드러냈다. 작은 사무소의 아름다운 반란 이번 전시는 단순히 건축 행위의 과정을 담은 아카이브 전시가 아니다. 대형 설계 사무소와 소규모 설계 사무소 간의 격차가 점점 커져가고 있는 현실에서 ‘작은 건축’(사무소 혹은 아 틀리에)이 살아남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건축 대상에 대한 결과물 위주로 보여주는 이전까 지의 뭇 전시 방법과 달리, 그 과정을 나열하고 곳곳에 밴 건축가들의 생각을 공유하며 좀 더 다양한 건축물이 탄생할 수 있는 밑바탕을 만들려는 실천적 태도를 엿볼 수 있었던 것은 이 전시의 미덕이다. 그런 면에서 협소하지만 공간의 깊이가 단단한 느낌으로 다가왔던 온그라 운드갤러리와 작은 시도이지만 과거에 묶여있던 학교 건축 설계의 오랜 관성을 비판적으로 들여다봄으로써 건축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네임리스 건축의 이번 전시는 닮은꼴이다. 본문 전체 사진 제공 | NAMELESS건축 글 | 김희라(간향저널리즘스쿨 6기, 부산대 건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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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REPORT 9
김병윤
STRONG ARCHITECT 09 | 김병윤
박사수료, 영국AA School에서 수학했다. 스튜디
한양대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ordinary arcade
오디너리 아케이드 단편의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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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타를 이종호, 강준혁과 함께 설립했으며, 경 기대 디자인디렉터, 홍익대 교수를 역임했다. 한 국건축가협회 아천상, 김수근문화상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 파주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및 연 수지원센터(호텔 紙之鄕)가 있다. 2012베니스비 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역임했고, 현재는 한
: 도시·상실·흔적·장소·현상을 통한
국건축가협회 명예이사, 대전도시재생포럼위원 장, 서울시 공공건축가, 대전대학교 디자인・아트
김병윤 | STRONG ARCHITECT 09
대 학장 및 건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원고 청탁과 강연이 늘 그렇지만 특히 이번 『와이드AR』의 강연과 청탁은 무척 부담스런 과제였다. 미국인은 강연을 유머로 시작한다는데 우린 사죄와도 같은 사과부터 시작한다고 한다. 오랜 습관이 나 겸양을 미덕으로 아는 우리의 덕이 아닌가 싶다. 역시 나의 강연도 그렇게 사과로 시작하게 된다. 제목이 긴 것도 연유가 되겠고 나 자신 스트롱 아키텍트Strong Architect의 주제에 꼭 맞는 체형은 아니 라고 생각되지만 발의한 이의 이를 지탱하려는 진의를 더욱 소중하게 여겨 시간과 주제를 설정함 에 있어서는 그간 건축이란 무거움 속에서 잘 해결해내지 못한 문제들을 중심으로 정리했고, 징검 다리처럼 발제된 사고들과 건축설계의 큰 짐만은 잠시 내려놓고 과제들을 소개하는 골격만으로 시 작했다. 단편의 표류
아무래도 건축 속에 살면서 가장 큰 임무이자 부담이었던 이탈리아 베니스비엔
날레의 한국관 커미셔너로 지낸 몇 년은 쉽게 가슴 속을 떠나지 않고 있는 짐이기도 해서 그 뒤 이야 기를 하게 되었다. 전시와 관련된 작가선정이라는 고질병적인 사회적 문제의 끝을 밟은 시간이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안고 가야 할 문제와 같이 풀어가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었다. 다행히 그 다 음 이어지는 한국관이 주제를 작가에 치중하지 않고 기록에 집중하였고 우리의 오랜 시련과 분단의 아픔 속에 자란 우리건축의 주요기록에 집중함으로서 큰 상을 수상하게 되어 무척 다행으로 생각되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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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의 기록은 이렇게 시작된다. 8월 말 베니스는 아직 여름의 끝에 있어 더웠고 많은 관객들의 운 집으로 소란했었다. 이 날을 위해 저마다의 나라들이 준비한 잔치들이 여기저기 장사진을 이루어 많은 각국의 관련자들이 세운 수많은 밤들이 한 순간의 긴장으로 녹아내린 그런 날이기도 했었다. 밤 새워 준비한 제안서에게 미처 애정을 줄 시간도 없이 심사결과의 한마디로 날아가 버린 허망함 에 대하여 익숙해질 때도 되었건만 그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망연한 다음을 기약하듯 자리를 떠나야 했다. 개관 전날 국가별 심사위원들 중 위원장인 미국의 건축가 타이거맨에게 그동안 작가 와 전시지원 건축가들이 열심히 준비한 전시장 구성과 주제를 설명했다. 몇 개의 채로 나누어진 한 국관의 벽들은 전통 한지로 우리 건축의 분위기를 잘 나타내 주었고 목조 건축의 구축성을 보여주 는 전시장에는 당시 최신의 국내산 디스플레이 디지털 패널들이 움직이며 다양한 작가들의 건축이 야기를 시간차 속에서 각기 펼치는 내레이션으로 차분하게 건축이야기들을 분출했다. 우리가 보여준 공통의 주제는 모두 현재와 방금 지나온 건축의 시간 속에 담긴 우리 삶의 공간과 장 소들을 체험하는 이야기들로 채워졌고 지난 시간의 반성과 앞으로 펼쳐질 미래에도 건강할 수 있는 있는 우리 건축의 자취들을 영상 시나리오로 담아내었다. 모두 사회적으로 완전한 공감대가 형성된 작업들도 아니지만 체험적 요소가 지대한 작업들이었고 미완성의 꿈도 포함하고 있었다. 비엔날레 전 공통의 메인 주제가 커먼그라운드common ground여서 다양한 시간과 건축이 엮어내는 장소의 이야 기들로 작가들의 작업은 전개되었고 현대사와 미래사에 얽힌 공간 탐험의 이야기들이 소주제에 맞 게 구성되어진 자리였다. 주제는 건축이 단지 수요자에게 주어진 단순기능을 떠나 지리적 소임과 일 상의 비지시적인 장소의 역량을 통해 보이는 다양한 재현 기능적 측면을 주된 사고로 일상의 여러 구조에 잠재되어 있을 건축이 된 시간과 이야기들을 암시한다. 주제의식인 공통이란 분명 이런 사 회적 보편의 틀 안에 존재하는 공시성과 공감적 인식의 공간성을 의미함에 있음을 주목하였지만 주 우기보다는 우리 속에 잠재우고 있는 근원적 공통의 자율적 시간을 자유롭게 드러내고 싶었다. 우 리 건축의 100년의 시간은 무엇을 공통으로 삼기보다는 각기 나름대로 세운 기원을 찾아 떠난 시간 들이었고 뒤따르는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뒤뚱거리며 지나온 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 변화와 다종
김병윤 | STRONG ARCHITECT 09
제의 틀에 건축의 자율적이며 자의적인 속성을 제어하려 하지는 않았다. 숙제하려고 날밤을 다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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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김병윤 | STRONG ARCHITECT 09
파주 아시아 출판문화 정보센터
의 체계들을 허기진 몸으로 다 받아낸 변종은 꽤 튼튼한 생산체계 를 지닌 공장처럼 육신화肉身化에 몰두한 체험의 시간도 있고 근본을 소중하게 여기는 지속성의 근기를 유지 함에도 집중한다. 비대해진 몸의 변화에 가려진 근성을 일반화하기보다는 다면으로 분산해보 는 조작으로 전시는 다소 산만해졌다. 이런 익숙하지 못한 전시 수 행체계는 어려운 갈등의 시간을 드러냈고 진행의 피로도 역시 최고 조였다. 커미셔너팀과 작가들 모두 나름 대단한 인력 풀이라 자부했지만 진행은 오히려 쉽지 않은 경로로 오랜 시름을 했고 곱지 않은 시선이 내내 괴롭게 따라 다녔다. 건축을 걷다walk in architecture는 건축에 대한 직접적 이야기라기보다는 건축이 차지하는 장소와 구축 된 공간의 사유가 더욱 중요하게 논의되고 경험되는 건축 일반화에 대한 내레이션 중심으로 구성 되었다. 가능한 진지함으로 오래전 이루어진 근대 건축의 화용론적 입장에서 드러난 작업들은 건 축가 개인과 타자간의 개통된 의사소통을 다루면서도 보다 광범위한 공중관계의 의사소통을 중심 으로 정적체계의 건축을 동적으로 변화시킨 실사례를 중심어로 다수의 화제가 되는 건축이 동시적 으로 공동체의 움직임을 보다 원활히 유도하는 체계를 통하여 건축이 능동태로 변모하는 구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비구현적 언어라도 충분하게 전달력을 지닌 언어 가 존재하며 실현 가능성에 매달리기보다는 메타언어방식에서 구축된 실과제가 비 지시적 실체로 체계화된 매개적 효과와 경험의 체계를 통해 긴밀하게 건축의 사용적 의미를 나타내는 작업임을 입증하며, 영상들은 상대적으로 긴장감 없는 건축탐험의 대화에 참여한다. 반면 긴장감은 있으나 모호함으로 담론의 축에서 멀어지는 경우는 가볍게 전시의 즐거움을 증진시키며 전시체계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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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백으로 극적인 요소를 드러내었다. 전시는 이처럼 두 개의 그라운드에서 날아오르며, 마치 군대 식 축구처럼 여러 개의 공들이 전시장의 필드를 번쩍이게 하였다. 하나의 그라운드는 안정과 권력 의 끝에 붙어있는 지배적 존재감으로 건축의 틀이 공공적으로 완성된 도시의 섬들이고 또 다른 그 라운드는 한 번도 뛰어 본 적도 사용한 적도 없는 거친 풀밭에서 생존게임장에서처럼 룰도 시간적 제약도 없는 죽음의 게임을 치르는 이들의 공간이었다. 그동안의 비엔날레가 우리에겐 서바이벌게 임에서 살아 남은 자의 축배시간이었다면 이번엔 그 서바이벌게임장의 한 축을 그대로 옮겨오는 것이기도 했다. 누구와의 각축도 아닌 시간과 동질의 공간에 대해 치열한 각축을 벌인 그들이 감히 바로 스트롱이라는 공통의 축배를 들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우리 건축의 가능성이 크다고 덕담을 남긴 외국 건축가들의 덕담이 왠지 공허하게 느껴질 무렵 전 시는 그렇게 시작되어 넉 달간의 긴 축제기간은 마무리되었다. 나의 긴장이 채 가시기도 전, 예산 을 감안해 우리 본진은 서둘러 그곳을 떠야 했고, 곧 떠나야 할 전시장이 아쉬운지라 자기 집은 비 워두고 모두 다른 전시장으로 떠나 베니스를 유동하고 있었으니 홀로 남아 낯선 관람자들을 통해 그들과 나누는 대화로 조금 위로가 되었다. 그동안 정신없이 달려온 시간의 긴장이 서서히 빠져나 가면서 주위의 전시관들이 잠시 하나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공허함은 오래도록 가시질 않았 다. 귀국 전에 대한 부담감도 만만치 않아 저 예산으로 이루어진 귀국전도 어려웠으나 참여한 젊은 작가들의 노고가 드러나는 시간이었다. 오디너리 아케이드ordinary arcade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이 세상 어디에도 있는 그런 가 게들의 이름처럼 흔하디흔한 모습이며 치장으로 가리지 않은 시간들의 나열을 위해 진열한 곳을 의미한다. 도시는 7개의 언덕을 지녔던 2000년 전 로마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선행 모습이었을 것이라 지금의 온갖 것도 다 그때부터 시작되어 먼지조차도 새 로울 건 없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상실-잠들어 있는 시간에도 깨어 있는 시간에도 끊임 없이 다가오는 건축의 무게를 결코 내려놓을 수 없는 그 짐 지음은 우리가 이미 공통으로 같은 시
김병윤 | STRONG ARCHITECT 09
도시·상실·흔적·장소·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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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 | STRONG ARCHITECT 09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간에서 같은 무게로 짐을 나누어진 운명임을 느끼게 한다. 로마 콜로세움의 검투사들은 대부분 전 쟁에서 패한 적군의 병사들로 포로들이었다. 그들에게 그라운드는 오직 그 경기장 안에서만 움직 일 수 있는 가능한 것이었다. 물론 이 거대한 공연은 기획자들의 연출과 기획에 의해서 이루어지게 되고 그들의 운명도 극본에 따른 극처럼 극작가가 내리게 된다. 이겨서 살아남거나 저서 죽거나 또 한 운명적으로 살아남기도 하는 제한된 그라운드를 만든 위대한 건축은 다시 우리를 그 그라운드 에 가두려 한다. 살아남기 위한 기술이 위대한 예술을 짓고 이 위대한 예술이 다시 그 안에 우리를 가둔다. 느림·소멸·위기
저항의 건축은 바로 이러한 우리 삶의 배경을 전제하며 시간에 관한
문제로 느림에 대해서 관점을 지닌 건축과 공간을 조직화하는 문제에서 시간의 의미를 무엇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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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하여 공간을 본질적으로 성격화하고 조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문제부터 관심을 갖게 한다. 다 른 관점은 소멸에 관한 것이며 소멸은 변화를 의미하고 변화는 진보적인 미래의 시간에 대한 예측 과 현실에서 가능한 시간의 연장을 구축하려는 시도일 것이라 사고하며 변화의 가능성이 지닌 공 간적 예에 관한 관찰을 시도해 본다. 판단과 결정 등의 상황의식에서 비롯된 저항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지침들을 예시하는 예지적 사고이다. 저항을 세 가지의 관점으로 압축해 바라본 건축이 드 러나야 할 시점이지만 여전히 잘 드러나지 못하고 긴장감과 위기감은 사라지질 않는다. 거대 건축 조직의 파생은 커다란 풍랑으로 설계시장의 소요와 깊은 침묵의 시간을 만들었고 이 쓰나미 속을 견디며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소형 설계시장은 아슬아슬하게 풍랑을 거스르며 넘기는 모습을 압축 하면 저항이고, 여기엔 느림과 소멸, 위기가 지혜롭게 버무려져야 할 것이다. 흔적·장소
도시재생에 담긴 갈등의 자리들이 우후죽순 피어난다. 최근 축제처럼 도시를 바
꾸며 지우고 다시 쓰는 일들이 빈번해지며 다시 만들어 가는 도시 모습은 한편 기억할 수 있는 사건 들을 지우고 있는 완력의 시간으로도 비쳐진다. 시청에서 바라본 성공회 성당의 드러내기를 위한 도 시 재생은 인위적인 도시형성의 막을 내리는 일련의 의식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한편은 흔적과 근거 를 삭제해 가는 것이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고 어차피 도시는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모순과 갈 등의 진원지인데 보이지 않는 건축의 언저리를 찾아 숨어들던 골목길의 추억마저도 사라지는 것을 아쉬워한다. 아쉬운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의 마지막 선택이기도 하지만 의미 있는 역사바로 세우기에 대해서 지우기 전 한 번만 더 숨 고르기를 권유하고 싶다. 치우는 일이 우선이다 보니 지우 면서 기억을 지우게 될 것을 우려함이다. 프라하에서 로마에서 또한 이름 모를 프랑스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많은 길 중에서도 그중 제일을 골목길로 친 것은 바로 우리들이며 이런 점일 지도 모른다. 넓은 포룸의 광장에서 바라보는 신전이 닐까. 논리적으로 볼 때 치욕이 전제되어 건축을 삭제하고 장소를 변하게 하여 슬프고 뼈아픈 기억 을 삭제하겠다는 것은 당대의 무능하고 약한 시대를 감추려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지 않은가. 버리 고 갈 수 없는 과거라면 껴안고 가야 하지 않을까 부수는 일은 바로 도시재생의 허세다. 모든 사람들 에게 그 건축과 시간을 보여주고 지나치며 기억하는 시간의 기념비로 역사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장소·현상
아주 힘없고 약한 도시재생의 실전이 이루어진 두 사례는 대전의 구도심과 공
주시의 유구에서 일어났다. 100년 동안의 시간에 대한 기억과 무게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대전 구 도심의 구심점은 매우 약해 보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약해지는 우리의 기억처럼 도시도 점점 흔적 이 사라지고 있음에도 염려하지 않으려 한다. 미약하나마 이런 기억을 붙잡으려 거리를 유지하는
김병윤 | STRONG ARCHITECT 09
나 바실리카보다도 골목길에 숨어든 사람들의 소리와 냄새나는 공동주택 인술라를 찾기 위함이 아
프로그램을 국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고 <문화의 흐름>이라는 프로그램이 거리를 아주 조금 회생 하게 하였다. 유구 역시 오랜 섬유산업역사의 근원지임에도 불구하고 훅하고 불면 사라질 운명이 었다. 사라지는 시간을 붙들려는 프로그램을 미술가들과 더불어 역시 지자체와 국가의 지원을 받 아 진행하였다. 우선 아무런 도면이 없어 유네스코에서 배운 베트남의 지혜를 조금 차용했다. 그래 서 거리와 공장의 도면도 만들어 전시와 인큐베이팅을 위한 시장과 공장을 위주로 기억 보관소를 구축했다. 하지만 대부분 성과 측정과 서둘러 효과를 보여야 하는 결과에만 관심이 있는지라 지속 성은 약한 그런 아쉬움이 있다. 반면 파주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 진행한 열린 도서관은 그 곳에 건축이 시작된 이후 15년이 지난 시점에서 내적인 변화를 일으킨 것이어서 지속성의 측면에 서 건축의 장소적 재생이 파생된 것이었고 근무하는 대학의 낙후된 골목길은 아키펠라고archipelago 란 이름으로 소생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 파주의 출판영상단지 13블록 건축가로 블록의 건축을 가꾸고 있고 여전히 대전과 공주, 서울 시 공공건축가로 감히 건축을 가꾸는 일에 매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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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 REPORT]
배경이 되는 건축가...
정신없이 반짝거리는 거리의 네온사인 불빛...
었던 “스튜디오 메타”는 4.3그룹의 유명 건축가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건축가
내용은 알아들을 수 없지만, 아니... 서로 알아들을 필요도 없지만,
그룹 중 하나였다. 하지만 스튜디오 메타라는 사무소 이름이 건축가 김병윤
가슴 깊은 곳 무언가를 토해내겠다는 듯 왁자지껄 떠들어 대는
의 건축동아리 이름에서 따왔다는 사실은 차치하고서라도...건축가 김병윤이
취객무리들...
스튜디오 메타의 주요 창립 멤버라는 사실조차 기억하는 이 드물다. 김병윤,
그러한 번잡함과는 대조적으로 빨강색 후미등이 나란히 정렬되어있는
이종호, 양남철 중 가장 연장자로서, 스튜디오 메타 창립에 그가 미친 영향은
눈앞의 차선과...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만하지만, 그는 이제껏 스튜디오 메타의 배경으로 존
하얀색 전조등이 질서 있게 정렬해있는 반대편 차선...
재해 왔다.
차창 밖 도시야경은 하루를 마무리하는 나의 세상과는 다른 법칙을 가지고 너무나 번잡하고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기에 내겐 아름다움이라기보다
파주 출판단지의 “아시아문화 정보센타”는 배경으로 존재하고자 하는 건축가
일종의 공포였다.
김병윤의 작품으로 너무나 잘 어울리는 건물이다. 기하학적 절제미를 갖춘
불빛의 움직임을 두드러지게 드러내 보인 도시의 밤은 어린 나의 눈에
배경으로써 그 건물은, 파주출판단지와 한강의 경계에서, 잔잔한 존재감으로
이전까지 익숙했던 세상과는 다른 또 하나의 미지의 세상을 밝혀놓고
건축과 자연의 만남을 조율한다.
있었다... 근원적인 존재의 불안...
그러한 건축가 김병윤이 배경에서 나와 세간의 구설의 중심에 선 사건이라
하늘의 별은 떨어져서 온통 어두컴컴한데,
고 한다면, 아마도 2012년 베니스비엔날레를 꼽을 수 있겠다. 대한민국의 대
땅 위는 별빛 보다 더 밝은 인공의 불빛들로 가득했다.
형건축사사무소의 대표와 신진건축가들로 구성된 비엔날레의 참여 건축가
하늘 위 별자리의 질서는 도로 위로 쏟아져 인간에 의해 하양과
의 선정을 놓고, 그는 한참이나 건축대중들의 구설에 오르내렸다. 작가정신
빨강으로 나란히 정렬했다.
과 인내로 오랜 시간 대한민국 건축의 중심을 지켜왔다고 자부하는 중견건축
박성용 | STRONG ARCHITECT 09
가들의 시선에는 건축계 대표 축제라 할 수 있는 베니스비엔날레에 기업형 활기참, 발전, 풍요로움, 새로움 등 통상적으로 도시를 설명하는 단어들과 다
사무소의 대표들과 아직은 설익어 보이는 “어린” 건축가들을 대표로 내보내
르게, 제103차 땅집사향의 초청 건축가 김병윤 교수는 상실, 흔적, 장소, 현상
는 것이 마뜩치 않았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시선을 조금 돌려보면, 대한민국
으로 도시를 설명했다.
의 대형건축사사무소와 그들에 의해 형성된 대한민국 건축계에서 살아남기
번잡하게 살아가는 도시...하지만 외로움이 진하게 묻어나는 단어들...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신진건축가들은 대한민국 건축계에 분명히 존재하
아마도 건축가 김병윤은 필자와 마찬가지로 도시에 대한 최초의 경험을
는 한 일면이기도 하다. 이는 대한민국 건축계의 배경 혹은 산업적 구조를 극
여전히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명하게 보여주는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다. 그러한 그들을 “폭로”하는 일에 있어서 스스로 배경을 자처하는 건축가 김병윤 만큼 적당한 이가 또 있
“거대한 시간의 도시에서 나를 보다...”
었을까? 물론, 2012년 베니스비엔날레는 대한민국 건축의 작가적 입장에서
건축가 김병윤은 권삼윤 작가의 책 제목을 언급하며, 공감을 표한다.
보자면 성공적인 한 해는 아니었을지 모른다. 특히나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그리고, “조르조 데 키리코”의 거리의 우울함을 담은 그림들에 대한 공감...
2014년과 비교했을 때, 그 명암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2012
그리고, “에드워드 호퍼”가 말하는 현대인의 고독과 나른함에 대한 공감...
년 베니스비엔날레는, 우리가 스스로의 현실을 고스란히 직시하고자 했다면
또 그리고, “발터 벤야민”의 도시 군중 속 배회에 대한 공감...
누군가는 했어야 할 일이었다. 그리고 배경을 자처하는 건축가 김병윤이 그
이 모든 공감은 건축가 김병윤이 도시 속 존재의 근원적인 존재의
일을 했을 뿐이다. 만약, 2012년 베니스비엔날레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면, 그
불안과 소외감을 기억하고 있다는 증거다.
것이 우리 건축의 맨얼굴임을 자성하는 기회로 삼을 일이다.
소외가 무엇인지 아는 자는, 버려진 것을 찾아 해매는 법이다.
근대건축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르 꼬르뷔지에, 미스 반데 로에, 발터 그로
파괴의 변증법을 통해 구원을 꿈꾸었던 발터 벤야민은, 버려진 것들을 찾아
피우스...현대건축의 프랭크 게리, 램 콜하스 그리고 자하 하디드 등...건축가
파리의 길거리를 헤맸고, 성경 속 예수는 유태인들의 세속적 기대를 저버리
의 표상이라고 할 만한 사람들은 하나 같이 대단한 자아의식(Egoism)을 가
고 바득바득 소외된 이들을 찾아 다녔다.
지고 있다. 하지만, 정신분석학자이자 철학자인 자크 라캉은, 자아(Ego)란 한
도시 속 소외를 기억하는 건축가 김병윤은 어떠한가?
낱 환상일 뿐이라고 말하며, 그 환상 넘어 존재하는 상징구조 혹은 배경에 강
그는, 스스로 드러나지 않는 자, 배경으로 존재하는 건축가가 되겠다고 말한
조점을 두었다. 스스로를 소외된 자 그리고 배경으로 자처하는 건축가 김병
다.
윤은 그러한 점에서 건축가의 표상 너머에 존재하는 건축가인지도 모르겠다.
누구도 찾지 않지만, 진정으로 따듯한 손길이 필요한 곳.
적어도 그는 도시의 소외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공유하는 내가 만나 본 몇 안
화려하고 거창한 세상과는 괴리되어 있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우리 사회의 이
되는 건축가임이 분명하다.
면들... 하지만 그 존재로서 우리사회의 배경이 되는 곳. 건축가 김병윤은 자신이 그곳에 있겠다고 이야기한다. 4.3그룹의 활동이 절정에 달했던 90년대, 건축가 이종호, 양남철로 대변되
글 | 박성용(땅집 리뷰어, 금오공대 건축과 교수, 간향클럽 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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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REPORT 10
김윤수
POWER & YOUNG ARCHITECT 09 : 김윤수
공 석사를 취득한 후 운생동 건축사사무소에서 다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였
boundaries 수많은 경계들의 공간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경기대 건축전문대학원에서 건축설계전 다. 2011년 바운더리스를 설립하여 건축, 인테리어, 설치 등의 작업을 진행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유주택, 공유업무공간인 WITHSOMETHING을 운 영하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적 공유공간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다. 공 사 중인 위드썸씽 건물을 이용하여 “철거전” 전시를 기획하고 이를 기록한 책을 출판하였으며 현재 단국대학교 건축대학 건축학과에 출강중이다.
바운더리스는 다양한 경계선을 넘나드는 작업, 전시, 세미나, 파티를 추구하는 열린 공간으로 2011 년 4월 1일에 거짓말처럼 오픈을 했다. 건축을 베이스로 하여 다양한 장르와의 교류를 통해 프로젝 트를 진행했으며, 경계를 넘나드는 오픈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아티스트 및 디자이너의 자발적 참여 를 통한 작업을 하고 있다. 2011년 “붉은 집”. “pop up space”, 2012년 서울시 72시간 도시재생프 로젝트 “서울채집”, 2013년 세종문화회관 정오의 예술무대 “AUTUMN ART PROJECT”, “SOSO HOUSE” 등 다양한 작업을 협력하여 진행해 왔다. 2011∼2013년 3년간 단국대학교 건축학과와 공동으로 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아키트리 건축캠 프”를 기획하여 진행했으며, 2015년에는 남원에서 문화전문인력 꾼 프로젝트 “남원 파빌리온”은 남 원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설치 워크숍을 진행했다. 2013년에 “철거전”을 기획하여 공간 사용자의 이주에서 시작되어 공사 착공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 하는 공간의 진공 상태인 철거전의 시간에 주목하며, 이 시간과 공간을 이용하여 건물의 기억을 기록,
김윤수 | POWER & YOUNG ARCHITECT 09
재생산하여는 전시를 공유하고자 했다.
붉은 집,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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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boundaries installation works -disruption of vision ‘시선 흔들기’는 눈으로 포착되지 않는 형태로써 현기증을 일으키고, 착시를 통해 주체의 시선을 미끄러뜨리며 비켜간다. 이로써 주체는 대상을 눈 으로 포획하기 위해 다양한 시점에서 접근을 시도 하고 대상은 매 순간마다 다른 형상으로 변화하며 그 상황 속에서 다양한 시선의 거리를 생산한다. 이 작업을 통해서 생산되는 거리는 사진의 초점 거리처럼 대상을 포획하고 통제하면서, 모든 것 이 명확해지는 거리가 아니다. 실체의 판단을 유 보시키는 불명확한 시선의 거리를 생산한다. ‘시 선 흔들기’는 사진기의 단안렌즈-원급법적 시 각-로는 재현될 수 없는 분위기를 만든다. 인간 의 눈을 통해서만 느껴지는, 그러나 시선으로 포 획될 수 없는 촉각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공 간을 생산한다. -시선 흔들기, 경기대건축전문대학원 김윤수 석 사 논문, 2003
김윤수 | POWER & YOUNG ARCHITECT 09
붉은 집, 2011 붉은 집은 상징적인 집의 형태와 체적이 없는 실 을 재료로 사용한 설치작업이다. 검은색 실의 집 안에 다시 붉은 실의 집이 있는 형태로, 실체가 없 는 실로 집의 형태를 반복하여 모호한 존재를 만 들어내며 상징적으로 건축의 본질과 외연에 대한 질문을 반복한다. 붉은 집, 2011
red-house 붉은색의 심장을 가진 집을 짓는다. 피와 같이 진한 마음의 색은 우리를 사로잡지만 약한 경계를 가진 우리의 집은 한없이 흔들리고 나부낀다. 흔들림에서 시작되는 심자의 고동은 마을을 울리고 우리는 다시 붉은 마음을 바라본다. 하지만 포착되지 않는 존재의 모호함은 헛된 노력을 비웃고 우리가 깨달은 것은 비어있는 집에 대한 우리의 마음이다. 비어있는 마을을 감추기 위해 우리는 집을 짓는다. 집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경계를 세워 다시 집을 짓는다. 강할 수 없는 경계는 아무런 구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공간이 사라진 틈새 사이로 우리는 붉은 심장의 집을 바라본다. 반복되는 집의 형상 속에 우리가 바라보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집이며, 우리는 집을 무엇으로 채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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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문화회관 정오의 예술무대 설치, 2013 정오의 예술무대는 세종문화회관에서 주최하는 직장인들을 위한 정오의 음악회에 사용할 무 대로, 이동이 가능하고 예인마당 앞 카페를 위한 설치물의 두 가지 기능을 만족해야 하는 작 업이었다. 공연이 만드는 열기와 그 속에 담겨진 힘을 표현하고자 했다. 불규칙한 사다리꼴 형 태를 조작하여 틀로 배치하고 각각의 사다리꼴을 연결한 이중 나선구조를 실을 이용하여 제 작했다. 바람에 흔들려서 포착될 수 없는 실들의 떨림은 시선을 흔드는 음악이 된다. 예인마당 을 중심으로 다양한 공연에 대응할 수 있도록 분리형으로 제작되기를 발주처에서 요구했다. 2 개로 분리된 형태와 그 사이 공간을 통해 다양한 힘의 흐름이 표현될 수 있었다. autumn art breeze 가을에 붉은 바람이 분다. 정오의 시간 단풍은 붉어지고, 붉은 바람은 뜨겁다. 형태가 없는 바람을 포착하여 존재하지 않는 공간을 조직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공간속에서 순간의 축제를 펼친다. 무대 속 열기는 뜨거움을 더하고 바람은 돌풍이 된다. 공연이 끝난 자리 열기는 하늘로 간다.
김윤수 | POWER & YOUNG ARCHITECT 09
어딘가에 붉은 바람이 분다. 낙엽이 흐른다.
세종문화회관 정오의 예술무대,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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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1光1루, 2015 南1光1루 프로젝트의 명칭은 남원과 광한루의 음과 의를 조합하여 만들었으며, 남원을 밝히는 1개의 누각이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시민 워크숍을 통해 다양한 제안을 받아 설치를 하며, 그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상과 비일상의 축제를 기록하여 남긴다. 문화도시 남원에 이식된 열려진 문화쉼터로 일 상 속 축제와 같이 지속하지 않고 사라지고 다시 나타남을 반복한다. “南1光1루”를 통해 남원의 시민 에게 기존의 도시를 다르게 보는 방법과 보지 않는 방법을 제시하여 새로운 시각적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별의 비와 바람을 담고 있는 천장을 통해 풍경을 만들고, 벽은 시민의 작업을 담는 전시장이 된 다. 4개이지만 하나인 집을 짓는다. 각각의 집들이 모이고 펼쳐져 만드는 공간을 통해 다양한 예가람 길의 이야기를 담는 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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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1光1루,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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撤去前, 2013
撤去前, 2013 현대생활의 주공간인 도시는 수많은 건물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건물들은 쓰임에 따라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소멸하고 있다. 공간들은 사람들에 의해 왕성히 소비되기도 하고 쓰임을 잃고 버려지기도 한다. 우리는 도시 속 정체된 공간에 주목한다. 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비어있는 건물을 사용하게 하고자 한다. 건물의 라이프사이클 속 빈 시간을 이용하여 일시적으로 공간을 공유하고 그를 통해 도
김윤수 | POWER & YOUNG ARCHITECT 09
撤去前, 2013
시 속에서 새로운 문화 점유방식의 가능성을 찾아보고자 한다. 공간을 유지해야 하는 한계조건이 사 라진 ‘철거’라는 상황은 공간의 훼손 및 재생 작업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새로운 문화가지 생산의 가 능성을 제시한다. 철거작업으로 인해 폐기되는 건축 재료들, 부산물을 활용한 재창조 작업을 통해 소 비와 용도 폐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재고하며, 현재와 미래 공간의 공존을 통해 도시 공간 속 건축 의 역할과 공간 사용방식에 대한 새로운 대안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를 얻기를 기대한다. 본 전시는 총 18명 12팀이 참여하였으며, 이들은 모두 승미빌딩의 공간 또는 재료를 활용하여 현장에 서 작업, 설치하는 방법으로 작품을 제안했다. 완성된 작품을 전시작에 디스플레이 하는 일반의 전시 방식과는 차별화된 형식으로, 전시장소인 승미빌딩 자체가 전시체展示體가 되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 식은 다양한 분야 예술가들의 결과물이 경계 지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되었다. 또한 전시 코디네이팅은 작가가 승미빌딩을 느끼고 떠오른 작업을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자 유롭게 선택함으로서 기존의 공간이 다양하게 보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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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WITHSOMETHING, 2014
김윤수 | POWER & YOUNG ARCHITECT 09
WITHSOMETHING, 2014 WITHSOMETHING은 역삼동에 위치한 근생 건물을 공유주거 / 공유워크숍 / 공유카페 등 복합적 인 공유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프로젝트였다. 1990년대 초에 지어진 약 20년 된 건축물의 리모델링 공사였기에 기존 건축물이 가지는 한계와 가치, 시간을 어떻게 이용할 것이라는 점이 고민의 대상이 었다. WITHSOMETHING은 Boundaries architects에서 기획/운영하는 복합공간으로 쉐어주거, 1 인 주거, 토킹 플레이스, 소규모 전시, 세미나, 워크숍, 파티, 프로젝트 코워킹 플랫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이 용 가능한 공간이다. 프로젝트의 사업성 검토와 가능성 그리고 가치를 검토하는 부분부터 그것이 현실화될 수 있는 공간의 설계까지 모든 부분에 관여할 수 있는 프 로젝트인 점에서 건축의 다양한 측면을 바라볼 수 있는 확장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WITHSOMETHING은 건축 프로그램을 통한 공간 구조의 변화와 개발과 임대 방식의 변화를 시도해보는 과정을 통해 도시 속 주거방 식과 업무방식의 변화에 공간이 어떻게 대처를 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내포하고 있다. 아직은 그 운영이 시작 단계이지만 도시를 변화시키는 하나의 스팟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기존 건축물의 내/외관을 유지하며 필요에 따른 최소한의 디자인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증 축부인 5층 부분은 최초 여러 면의 경사를 가진 박공지붕으로 계획하여 기존 건축물과의 뚜렷한 대비 를 가지도록 했으나 인허가 과정에서 모호한 내부규제로 실현하지 못하였다. 기존 타일 마감의 외벽에 철제 프레임을 설치했으며, 내부에도 동일한 재료를 적용하여 기존 건축물과의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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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월의집
행신동 근린생활시설
가평 청아빌라
김윤수 | POWER & YOUNG ARCHITECT 09
파주 연산수련원 증축공사
파주 연산수련원 증축공사
구로동 주민센터
@boundaries boundaries에서는 사무실 공간인 “withplay”를 건축가를 위한 코워킹플랫폼으로 운영을 하고 있다. 주로 1인 사무실들이 입주를 하고 있으며 현재 boundaries 외에 5팀이 공유하여 사용을 하고 있다. 초기에는 다양한 분야의 입주자를 모집하였으나 현재는 건축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분들을 주 입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집중을 할 필요가 있었고 서로 간 협업과 의 사소통의 극대화를 위해서 필요한 변화였다. withplay는 리더가 없는 공간으로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며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본문 전체 사진 | 황효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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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집 REPORT]
경계들...그리고 경계 없음과 경계의 확장
104차 땅집사향의 초청 건축가 김윤수, 그의 사무실 이름은 ‘Boundaries’다.
그의 인스톨레이션에 자주 등장하는 또 다른 재료는 바퀴다. 대표적으로는 남
우리말로, ‘경계들’. 무언가 건축적 메시지가 진하고 노골적으로 묻어나는 사
원에 설치한 목조 파빌리온을 들 수 있다. 얼핏 간단한 모임지붕 목조프레임은
무소 이름이다.
4개로 분리되고 각각 바퀴를 통해 이동하며 필요에 따라 분리-조합된다. 모임
개인적으로는, ‘Boundaries(경계들)’과 ‘Boundless(경계 없음)’ 사이의 발음
지붕 목조프레임이라는 기존유형에 장난기 가득한 변형들이 발생한다. 그러
상 유사성이 참 재미있게 생각되던 이름이기도 하다.
한 변형과 일탈을 통해 이벤트가 유발된다.
사실상 우리말로는 둘 사이의 발음상 차이를 구분하기 힘들다. 하긴, 무수한 경계들이 겹치고 겹치다 보면, 서로의 경계들을 지워나가지 않겠
‘경계들’에 주목하는 건축가 김윤수는 경계를 찾아가는 자신의 작업을 건축의
는가?
경계 밖에서 시작했다. 그는 그것이 젊은 건축가가 생존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
그렇게 겹쳐지고 희미해진 경계들을 통해 건축의 경계 또한 다원화되고 희미
이라 이야기했다. 젊은 건축가의 생존전략이 만개하기 전에 섣불리 평가해서
해지지 않겠는가?
결론지어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지만, 기우라고 해도 좋을 조심스러운
건축가 김윤수도 ‘Boundaries’와 ‘Boundless’ 사이의 모호함을 생각하고 있
조언을 하나 제안하는 것으로 이 리뷰를 마무리하려 한다.
을까? 건축가는 건축가다. 건축가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건축의) 경계 밖 경계들을
김윤수 | POWER & YOUNG ARCHITECT 09
POWER & YOUNG ARCHITECT 08 | 김수영
이런 저런 상상의 사치를 즐기던 중, 시간은 흘러 어느덧 강연이 예정되었던
포섭해서 건축적 경계로 전용(轉用)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건물로 변환해 낼
저녁 7시 30분이 훌쩍 지나 8시쯤 되어서 건축가 김윤수가 도시의 다양한 경
계기가 필요하다. 필자는 설치미술이 건축이냐 아니냐의 논쟁을 하려는 것은
계들을 뚫고 강연장에 등장했다. 그의 얼굴에는 주인공이 부재한 강연장을
아니다. 물론 설치미술도 건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건축가가 현실에 떠밀린
30분 동안 지켜준 청중들에 대한 미안함과, 도시에 쳐진 겹겹의 경계들을 뚫
유사 설치미술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설치미술과 ‘건물’ 모두를 아우를
고 지나온 노곤함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청중들은 격려의 박수를 보
수 있는 포괄적인 건축적 경계가 필요하다. 이를 설치미술과 건물 사이의 경계
냈고, 강연자는 그에 화답하는 마음으로 얼음이 담긴 청량하고 시원한 탄산음
없음이라고 해도 좋다.
료를 한 모금 들이키고 자세를 정비해 강연을 시작한다.
김윤수는 젊은 건축가다. 그가 말하는 @Boundaries의 건축 여정은 (기존의) 건축경계 밖에서 시작했지만, 몇몇 설치작품들에서 볼 수 있듯 그가 가진 젊은
그의 강연은, 건축의 경계 밖에서 시작되었다. 그가 ‘@Boundaries’라고 이름
매력을 기존의 건축적 경계로 재단해 잘라내긴 힘들다. 더욱이 그는 자신이 즐
붙인 그 경계들은 ‘Open Party, Seminar/Work Shop, 그리고 Installation/
거워하는 바를 쟁취하고야 마는 어린아이와 같은 집요함과 탄탄한 기획력을
Party’다. 파티(Party)가 두 번 등장하고, 강연 슬라이드에 술병은 더 자주 등
갖추고 있다. 그가 앞으로 넓혀갈 ‘경계들’의 ‘경계 없음’과 ‘경계의 확장’이 더
장했다. 사람을 좋아하고, 돌발적 이벤트를 좋아하는 젊은이의 모습이 고스란
욱 기대되는 이유다.
히 담긴 구성이다. 사람을 모으고 이벤트를 기획하고 설치물을 통해 행위를 유 발한다. 유발된 행위로 사람을 모으고 모인 사람들이 둘러앉아 술을 마시며 흥 겨운 이야기에 빠져든다. 엄숙했던 선배들의 건축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 는, 마치 어린아이가 사탕을 깨먹듯 강연 중간 중간 탄산음료 속 얼음들을 “아 스락” 소리를 즐기듯 깨먹곤 했다. 강연회와는 어울리지 않을 법한 행동이지 만, 이상하게 거슬리지 않는다. 일견 무모해 보일 수 있는 그의 이벤트 기획들 에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가 이것일까? 돌발적이고 예상 밖의 행동이지만 이 상하게 기분 나쁘지 않은, 청량음료 속 시원한 얼음의 “아스락”거림과 같이 무 언가 상쾌한 느낌을 주는, 젊은이의 자세.
그의 인스톨레이션(Installation)에 자주 등장하는 재료들은 실인데, 기존의 기하학 구도와 형태 그리고 고정적 위치개념으로 구성되곤 했던 건축의 경계 밖으로 미끄러지듯 뻗어 나간다. 실 즉 선은 1차원 요소로써 경계를 만들어 내 기 시작하는 2차원 이전의 세상이다. 건축가 김윤수가 만들어 내는 선들의 조 합은 느슨한 면들을 만들어 내는데, 이는 사물의 면과 공간의 면 사이 어중간 한 경계에 위치한 반(半)-추상의 면이며, 1차원과 2차원의 경계에 중첩된 면이 다. 각각의 면은 중첩을 통해 서로 간섭하는데, 겹쳐진 것이 2차원의 면인지 1 차원의 실인지 분명치 않다. 그리고 이내 얽히고설킨 면과 선으로 구성된 3차 원의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경계들의 중첩과 차원의 모호함은 관람자를 흡 수하는 재미 혹은 마력이 있다. 블랙홀의 중력에 사로잡히듯 끌려 들어간 관람 자는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그 공간과 하나 되어 무언가 이벤트를 만들어 낸 다. 의미보다는 흥미에 의해 유발된 파티(Party) 혹은 놀이 같은 행위들...
글 | 박성용(땅집 리뷰어, 금오공대 건축과 교수, 간향클럽 자문위원)
WIDE EDGE
와이드 EDGE | 해외 건축계 동향 분석
타임라인 : 일본 내 ‘신국립경기장’ 논란
이중용 | EDGE
-2015년 8월 31일까지의 기록
주1. 다이어그램 디자인 ⓒ정인평
다이어그램주1을 봐주길 바란다. 이것이 한 국가가 국제적 행사를 위해 수년간 준비한 초대형 공공건 축사업을 좌초시킨 구조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2020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일본 도쿄는 조 직위원회를 꾸려 준비에 들어갔고, 일본 정부는 일본스포츠진흥센터JSC를 사업주체로 기존 국립경기 장을 철거·신축하여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른다는 계획이었다. 2012년 11월, 디자인공모에서 자 하 하디드가 선정되고 구상이 구체화되기 시작했지만 이후 웬일인지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2015년 7월 17일, 아베 신조 총리가 “계획 백지화, 제로베이스 재검토”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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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신국립경기장 논란이 바다 건너 우리나라로 들어와서는 주로 건설비용 문제로 다루어지곤 했다. 그 것이 틀리진 않지만, 여기에는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힌 이야기가 있다. 비용 상승에 대한 불편한 전망 이 뒤로 감춰지고, 계획 재검토와 대안을 제시한 건축가들의 제언에 대해 이렇다 할 정부의 검토결과 가 제시되지 않았으며, 시민사회의 의문과 걱정도 흔히 있는 일처럼 다뤄졌다. 물론 반대만 있었던 건 아니다. 훌륭한 경기장과 콘서트홀을 원하는 사람들은 디자인도 규모도 버릴 수 없었다. 한편, 조금 씩 불거지기 시작한 경기장건설 재원 논란은 해체공사 입찰 논란, 전체 비용 논란, 규모와 디자인 논 란, 건축을 위한 규제완화 논란에서부터 최초의 공모 심사과정 논란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논란들 과 함께 공명하기 시작했다. 7월 16일, 아베 정권이 밀어붙여 통과시킨 ‘집단자위권 제한 철폐’ 등 안 보법안에 의해 국민여론은 빨간불이 켜졌고, 정치권으로선 논란뭉치가 된 신국립경기장까지 끌어안 고 가는 건 확실히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다음 날, 프로젝트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것으로 모든 게 설명이 된다면 좋겠지만, 이 또한 전체 이야기의 일부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행정 에 원칙이, 문화에 공감이, 정치에 공익이, 경제에 적정히 시민들 만족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이 글의 서두에서 언급한 ‘국가적 사업을 좌초시킨 구조’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일반적인 구조다. 기존의 인식으론 당연히 아무 문제 없었어야 할 이 구조가 실패한 걸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안팎에서 각각의 입장과 방식으로 노력한 많은 사람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올곧게, 때로는 비겁하게, 때로는 조직적으로, 때로는 혈혈단신으로, 그들은 각자의 자리를 지켰다. 이제 겨우 중반에 돌입한 이 사건은 가급적 전체 과정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는 것이 독자들에게 도움 이 될 것이라 판단하여 별도의 일지 형식으로 정리, 첨부했다. 내용은 주로 일본 도쿄신문의 아카이빙 된 기사들(http://www.tokyo-np.co.jp/article/culture/new_stadium/list)과 아사히신문의 타임라인 이중용 | EDGE
(http://www.asahi.com/special/timeline/nationalstadium)을 바탕으로 다양한 국내외 기사 및 정보 를 비교·검토하여 정리한 것이다.(‘자료’ 참조) 일본 내 시각이라는 한계도 있지만, 외부 시각을 접할 때 비교해서 생각할 바탕이 될 수 있으리라고 본다. 현재 올림픽 등 국제적 행사 추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도시들, 서울시처럼 대형 공공사업을 진행하 고 있는 도시들에서는 이와 유사한 과정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이해당사자들은 ‘좋은 사업’을 기 대한다. 보통의 시민들은 ‘투명한 사업’을 기대한다. 그리고 일본 신국립경기장 논란 과정에서 알 수 있듯 공공의 세금을 사용하는 공공의 사업이 적당히 성취된다는 의식은 점점 바뀌고 있다. 그만큼 공 공건축에서도 투명한 정보와 적극적 소통은 앞으로 중요한 화두가 될 전망이며, 이를 위해 건축가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사회는 건축가에게 어떠한 역할과 구체적 실천과정을 요구할 것인지 한번 쯤 생각해 봄직하다. 글 | 이중용(저술가, 간향 미디어랩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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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DE EDGE
일본 내 ‘신국립경기장’ 타임라인
회사 네 곳(닛켄설계, 니혼설계, 아즈사설계, ARUP) 공동기업체(Joint Venture, 이하 JV)와 3 억9200만 엔 계약.
시 설치된 경기장운영 특수법인 <국립경기장>은 2003년 <일본스포츠진흥센터>(이하 JSC)가 됨.
2013-06-00 국립경기장 부지(풍치지구), 높이 규제 15m에서 75m로 완화. 2013-07-01 JV, JSC와 미팅에서 2000억 엔 넘을 가능성 시사.
1964-10-10 제18회 도쿄올림픽. 국립경기장 스탠드 71,715명
2013-07-30 JV, 디자인에 충실하면서 각 경기단체 요망사항
수용 증축.(1978년 개수 후 62,000명, 마지막 개
모두 포함시키면 3000억 엔 넘을 것으로 JSC에
수 후 50,339명으로 감소)
보고.
---------------------------------------------2004-09-22 일본, 2011 럭비월드컵 유치의사 표명.(낙선. 뉴질 랜드 결정) 2006-03-08 도쿄 도의회, 올림픽 유치 결의.(당시 도지사는 이 시하라 신타로) 2006-11-17 일본, 2015 럭비월드컵 유치활동 정식 결정. 2008-01-10 도쿄도,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에 올림픽 ・패럴림픽 유치 신청. 2008-05-29 국립경기장, 시설 노후화 이유로 축구경기장으로 사용하기로 하고 다른 부지(하루미 부두)에 올림 픽스타디움 신축 계획. 2009-02-12 도쿄도, 2016 올림픽・패럴림픽 입후보 파일 제 출.(낙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결정)
2013-08-05 JSC, 문부성에 3000억 엔 초과 추정액 제시. 문부 성, 비용 크게 삭감 지시. 2013-08-20 JSC, 바닥면적 29만㎡에서 22만㎡으로 하는 등 복수의 축소 방안 제시. 2013-08-20 건축가 마키 후미히코(86), 경기장 계획 대폭 재 검토 요구하는 논문을 일본건축가협회 기관지 『JIA매거진』 통해 발표. 2013-09-07 도쿄도, 2020 올림픽・패럴림픽 개최지 선정. IOC 총회에서 아베 총리가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CG 사용하여 프레젠테이션. 2013-09-24 J SC, 문부성에 해체공사비 포함 1852억 엔 방안 보고. 2013-10-11 마키 후미히코, 계획축소요구 심포지엄 개최. 올
2009-07-28 일본, 2019 럭비월드컵 개최 결정.
림픽 사상 최대 규모인 이 시설의 필요성에 대한
2009-09-16 민주당 내각 출범.
설명이 없으며, 50~60년 유지비가 건축비에 상응한
2011-07-16 도쿄도, 2020 올림픽・패럴림픽 재출마 표명.
다는 문제 등 지적. 이토 도요, 쿠마 켄고 등 참여.
2011-12-24 2 019년 럭비월드컵, 2020년 올림픽 개최 염두에 둔 국립경기장 개축 조사.(조사비 1억 엔) ---------------------------------------------2012-01-31 J SC, 자문기구 <국립경기장 장래구상 유식자회의>(이 하 유식자회의) 설치.
2013-10-23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성 대신(이하 시모무라 문부상), 국회 질의에서 3000억 엔에 대해 비용감 축 실시하겠다고 답변. 2013-11-00 신국립경기장, 일본이 유치 검토 중인 2023 FIFA 여자월드컵 주경기장 상정 가능성 부상.
2012-02-12 도쿄도, 2020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신청 파일 제출.
2013-11-11 일본건축사협회 등 5단체, 경기장 현행 정비계획
2012-03-30 문부과학성(이하 문부성), 스포츠기본계획 책정.
이 주변 경관에 중대한 영향 준다며 규모 축소토
JSC가 국립경기장 정비 및 대규모 국제경기대회
록 문부성과 도쿄도에 문서로 요망. 검토 과정 및
의 유치・개최 지원하도록 함.
결과 정보 공개 요구.
2012-07-13 JSC+유식자회의, 유치활동 어필 포인트로 「신국
2013-11-17 경기장 관련 시민들의 경관보존운동 <신궁외원과
립경기장 기본구상 국제디자인공모전」 실시 결정.
국립경기장을 미래에 전하는 모임>(이하 신궁외
본체 공사비 1300억 엔 정도로 기재.
원 시민모임) 시작.
2012-09-25 공모전에 총 46점(해외 34, 국내 12) 응모.
2013-11-22 설계경기 심사위원이었던 외국 건축가들(노먼 포
2012-10-30 공모전 1차 심사 후 남은 11점 작품 발표.
스터, 리차드 로저스)이 1차 심사 불참했던 것 확
2012-11-07 안도 타다오(73)를 위원장으로 하는 심사위원회,
인됨. 이들은 2차 심사에서도 참석은 하지 않고
자하 하디드(64) 작품 선정.(상금 2000만 엔과 기
‘필요한 정보를 제공 받고 (별도) 심사’한 것으로
본설계・실시설계・시공 각 단계의 ‘감수’ 역할)
알려짐.
2012-12-17 제18대 도쿄도지사, 이노세 나오키(무소속) 취임.
2013-11-26 JSC, ①공사비 1785억 엔(경기장 본체공사비
2012-12-26 자민당 아베 신조 내각 출범.
1413억 엔), ②8만 명 수용, 육상경기 트랙은 9레
----------------------------------------------
인, ③콘서트 등 다목적 이용 가능한 개폐식 지
2013-01-07 도쿄도, 2020 올림픽・패럴림픽 유치 입후보 파
붕 설치, ④현장감 창출하는 가동석 설치, ⑤부지
일 IOC에 제출. 2013-05-00 설계 작업 개시. JSC, 환경조사업무 관련 설계
이중용 | EDGE
1958-03-25 국립경기장, 제3회 아시안게임 개최위해 준공. 당
면적 약 11만㎡, 높이 약 70m, 연면적 약 22만㎡ (20% 감소) 등의 기본설계조건안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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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7 문부성, 해체공사비 포함 1699억 엔으로 정부에 설명. 2013-11-28 자민당 행정개혁추진본부 낭비박멸프로젝트팀, 경기장 건설계획 의견 수렴 실시. 사업비 계산과 불필요한 주변사업 등 계획내용 재검증 요구. 2013-12-19 제18대 도쿄도지사 이노세 나오키, 비리의혹으로 자진 사퇴.
해한다는 등의 문제 제기. 2014-07-04 JSC, 비판 대응 설명회 대상을 건축단체 등에 한 정하여 비공개로 할 방침인 것 알려짐. 참여 요청 받은 마키 후미히코 등 건축가들은 밀실 논의 받 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2014-07-07 JSC, 일본건축가협회 등 건축 5단체 대상의 대외
식 지붕’ 등 올림픽 유치 시 IOC에 제안한 내용 유
설명회 개최. JSC 측은 ‘계획에 대한 근본적 변화’
지 방침. 규모 작아져 국민 이해 얻을 수 있다고 생
는 고려하지 않고 있음.
연간 4억 엔 흑자 전망. ---------------------------------------------
2014-07-15 경기장 재건축에 따른 부지 내 아파트 철거 및 이 전 문제. <카스미가오카 아파트를 생각하는 모임 >, 이전 재고 요망서를 마스조에 도지사에게 제출.
2014-01-15 시모무라 문부상, 신국립경기장 정비비 총 1692
2014-08-18 JSC, 공사구역을 스탠드 부분과 지붕 부분으로 나
억 엔 최종 전망. 경기장 본체 건설비 1388억 엔,
누고 시공사 선정을 제안방식으로 한다고 공시.
현 시설 해체비 67억 엔, 주변 공원 및 인도 정비
선정업체는 실시설계 검토에 참여.
237억 엔. 2019년 봄까지 개축. 재정에 대해서는
2014-08-19 J SC, 새 경기장의 수지계획전망 공표. 사업수익
도쿄도 500억 엔 정도 부담, 스포츠복권매출 일부
약 38억4200만 엔, 유지비 약 35억1100만 엔, 수
사용, 국가 부담 절반 정도의 계획 밝힘.
지차이 약 +3억3000만 엔. 축구 등 스포츠 관련
2014-02-11 도쿄도 보궐선거 통해 마스조에 요이치(신당개혁 당, 이하 마스조에 도지사) 취임.
이중용 | EDGE
경기장이 도심 기온 떨어뜨리는 바닷바람 흐름 저
2013-12-24 시모무라 문부상, ‘8만 명 수용, 이동식 좌석, 개폐
각하며, 개폐식 지붕의 경우 150억 엔 비용 들여
행사(80일), 콘서트(12일) 등 연 9억8700만 엔 수 입 전망. 잔디관리비용 현재 연간 1000만 엔에서
2014-03-27 폭설 시 개폐식 지붕의 내구성 등 재검토 이유로
3억3000만 엔으로 상승. 한편, 개수비는 완성부터
기본설계가 목표한 3월 말 완료 못하는 것으로 알
50년간 656억 엔 들어갈 것으로 추산. 연평균 13
려짐. 4월부터 계획된 실시설계 미뤄짐. JSC, “7
억1200만 엔 지출에 실질적으로 연간 9억8000만
월부터 시작되는 해체공사에는 영향 없다.”
엔 적자.
2014-05-12 건축가 이토 도요(74), 기존 경기장 유지보수방안 발표. 현 계획의 정보공개 불충분한 점도 비판. 2014-05-23 일본건축가협회, 경기장 해체 연기를 호소하는 내 용의 요망서 정부 및 도쿄도 등에 제출.
2014-08-20 JSC, JV와 26억4700만 엔으로 실시설계업무계약 체결. 자하 하디드 사무소도 9억3000만 엔으로 실 시설계에 따른 디자인감독업무 계약 맺음. 2014-09-30 내각부 정부조달애로사항검토위원회, 경기장 철
2014-05-28 JSC, 유식자회에서 기본설계방안 설명. 개산공사
거공사 2차 입찰에서 공정하지 않은 절차 있었다
비는 1625억 엔, 2015년 10월 착공 목표. 콘서트
면 JSC에 낙찰업체 계약 파기 및 재입찰 촉구. 문
에 필요하여 유지해 온 개폐식 지붕은 공법을 수
제가 된 것은 입찰 하루 전인 7월 16일 접수한 각
정하여 플라스틱의 ‘개폐식 방음장치’로 설치하기
업체의 입찰 내역을 개봉한 것과 JSC에서 자체적
로 하고, 건물 전체 높이 75m에서 70m로 낮춤.
으로 정하는 예정가격이 이 날 정해진 것.
2014-05-30 마스조에 도지사, ‘국립경기장은 국가가 하는 것
2014-10-05 마키 후미히코 등 반대 건축가 그룹, 총 공사비
이 기본이므로 도민 세금 쓰는 것에 대해 신중 대
2500억 엔에 달한다는 계산 공개. 유지비 또한
응’ 의향 나타냄.
1000억 엔 이상으로 커질 가능성 있다고 언급. 공
2014-06-09 경기장 해체공사 입찰, 예정가격초과로 실패. 7월
사기간도 42개월(JSC) 아닌 최소 50개월 필요 전망.
시작 예정된 철거작업 지연 가능성 높아짐. 동일
2014-10-31 JSC, 경기장 건설공사 시행예정자에 타이세이건
본 대지진 부흥공사 등으로 공사비 급등세. 2014-06-13 JSC, 경기장 기본설계안에 대해 도쿄 도내에서 주민설명회 개최. 설계안 승인한 유식자회의에 주 민이 들어있지 않은 점, 경기장 높이 70m에 따른 일조, 소음 등 의문 제기. 2014-06-15 마키 후미히코, 심포지엄에서 자하 하디드가 설 계한 신국립경기장의 보행자 눈높이 이미지 발표
100
용 사례 제시, 정보공유 프로세스에 대한 비판, 새
설(스탠드 부분), 타케나카공무점(지붕 부분) 결 정 발표. 두 회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실시설계 에 기술협력 형태로 참여. 2014-11-16 해체 예정인 국립경기장의 모자이크 벽화(1점 당 대략 가로, 세로 8m 규모) 13점 중 2점만 임시 보 관했다가 신국립경기장 완성되면 병설 박물관에 보존하겠다는 방침 알려짐.
하고 경관 악영향 우려. 재건축 아닌 개수(리모델
2014-12-02 JSC, 해체공사 세 번째 입찰 실시했지만, 낙찰 보
링) 호소. 이외에도 참가 발표자들이 해외 개수사
류 발표. 응찰금액이 JSC가 설정한 최저가격을 밑
WIDE EDGE
돌았기 때문이며, 계약내용 이행 가능한지 조사한
엔 추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주 중 적산 근거
후 낙찰업자 결정하기로 함.
상세설명 방침.
2014-12-05 JSC, 타이세이건설과 타케나카공무점을 기술협력
2015-05-29 마스조에 도지사, 문부성의 경과설명 위한 도청방
업무위탁업체로 계약 체결. 금액은 각각 1억3400
문요청 거절. 적당한 숫자 아닌 정확한 정보를 가
만 엔, 1억3500만 엔.
져오라는 입장.
2014-12-15 옛 국립경기장 해체공사계약 체결. 남측 공사구역
2015-05-29 마키 후미히코, 거대한 아치구조가 거액 건설비와
을 칸토건설흥업 15억552만 엔, 북측 공사구역을
공기 길어지는 요인이 되고 있어 취소해야 한다
후지무라 16억7292만 엔에 위탁.
며, 관객석만 지붕 덮고 8만 석 중 2만 석 가설하 는 대안 등 제시.
2015-01-07 JSC, 해체공사업자 결정 후 도내 주민설명회 개
2015-06-04 신궁외원 시민모임, 도지사에게 계획 백지화를 공
최. 공사공정표 제시. 경기장 본체 해체공사 시작
개 논의할 수 있도록 지도력 발휘 요구하는 요망
과 향후 일정 및 환경대책 설명.
서 제출.
2015-01-00 타이세이건설과 타케나카공무점, 개산공사비가 3000억 엔 넘고 완공도 당초 예정인 2019년 3월 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 JSC에 보고. 2015-02-13 JSC, JV와 함께 조사한 결과, 총 공사비 2100억 엔 정도 된다고 문부성에 보고. 문부성은 공기 단 축과 비용 절감을 더 도모하라 지시. 2015-02-20 일본학술회의 내 <도시와 자연과 환경 분과회>, 경기장 본체 주변 개발계획 수정하여 숲으로 정비 하도록 요구하는 제안을 심포지엄에서 발표.
2015-06-08 IOC 토마스 바흐 회장, 경기장 논의가 그림자 드 리우고 있다며 문제해결 서두를 것 촉구. 2015-06-09 시모무라 문부상, ‘도쿄도 비용부담 뒷받침하는 법 정비 검토 중’ 언급. 2015-06-10 마스조에 도지사, 전날 시모무라 문부상 언급에 대해 ‘특정 단체에만 적용되는 특별법 만들 때 주 민투표 필요하다’는 헌법 규정 들어 견제. 2015-06-12 시모무라 문부상, 건설업체 공사계약 시기가 당초 예정인 7월 초순에서 늦어질 가능성 시사. 럭비월
2015-03-05 경기장 해체공사현장 보도진에 공개.
드컵 맞춘 2019년 봄 완성 계획은 안 바뀐다고 강
조. 디자인 수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정, 국제신
신궁외원 시민모임, 항의 성명 발표.
2015-03-18 문부성, JSC가 운용하는 스포츠진흥기금 294억 엔 중 정부출자금 250억 엔 허물어 절반인 125억 엔을 개축비에 충당할 방침 밝힘.
용 문제 등으로 부인. 2015-06-14 재무성, 경기장 건설 관련하여 이미 193억 엔 예 산 투입, 향후 국비 계상에는 신중하겠다는 자세.
2015-03-25 JSC, 럭비월드컵 개최하는 2019년 봄 완성 위해
2015-06-15 JSC와 JV가 가격협의 후 문부성 확인을 얻었고,
서는 개폐식 지붕의 시공을 올림픽 후에 해야 한
공사비 약 2520억 엔으로 시공업체인 타이세이건
다고 문부성에 보고.
설과 타케나카공무점과도 기본적 합의.
2015-04-17 구 국립경기장 모자이크 벽화 11점, 모두 신국립
2015-06-16 신궁외원 시민모임, 건축비와 공기 대폭 초과 우려
경기장 내 저장 가능성 높아짐. 벽화 그린 화가들
되는 현행 안을 포기하고 계획을 백지화하도록 요
중 손자 한 명이 저장 요구하는 서명 1000명 정도 얻어 국회 청원. 저장 관련하여 경기장 실시설계 에 반영할 전망.
구하는 제언 공표. 역사와 환경 배려한 계획 요구. 2015-06-16 민주당, 신국립경기장 건설문제 조사하기 위해 < 공공사업재검토본부> 신설.
2015-04-24 일본학술회의 내 <도시와 자연과 환경 분과위원회
2015-06-22 시모무라 문부상, 마키 후미히코 등 제안한 개선
>, 신국립경기장 주변을 숲으로 정비하라는 권고
방안에 관해 일부 의견 도입검토 의향도 나타냄.
JSC에 제출. 인공지반을 축소하고 수목을 지상에
다시 디자인하는 건 아니라는 것 강조. 2019년 럭
직접 심는 것으로, 올림픽 기간의 한여름 더위 해
비월드컵 개최까지 맞춰 완성하는 것이 절대조건.
소효과(최대 -4.6℃)와 인공지반 축소에 따른 건
2015-06-25 엔도 토시아키 의원(이하 엔도 올림픽상), 올림픽
설비용 절감 기대.
장관五輪相 취임.
2015-05-18 시모무라 문부상, 마스조에 도지사와 회담에서 도
2015-06-26 시모무라 문부상, 기자회견에서 마스조에 도지사
쿄도 비용 부담 요청. 마스조에 도지사, 총액 등 정
에게 29일 약 500억 엔 부담 재차 요청 방침 밝힘.
보공개 후 검토 언급. 시모무라 문부상, 이달 중 총 액 밝히겠다고 함. 2015-05-19 마스조에 도지사, 정례브리핑에서 프로젝트 책임 문제, 빠른 정보공개 요구, 500억 엔 출연 위해 도 민에게 부탁할만한 논리 필요 등 지적. 2015-05-26 문부성, 도쿄도가 부담해야 할 금액으로 약 580억
이중용 | E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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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억 엔 증액 책임 묻는 질문에는 언급 회피. 2015-06-26 신주쿠 거리에서 ‘돈 먹는 벌레, 올림픽’에 대한 항 의 시위. 50명 규모로 한 시간 행진. 2015-06-29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조정회의에서 경기장 완 공 일정 2019년 5월로 2개월 뒤로 조정. 총공사비 2520억 엔 수정 보고.
101
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2015-06-29 시모무라 문부상, 민간 기부 200억 엔 계획하면
도 이설비용 35억 엔, 합계 72억 엔이 7월 새로 발
서 재원확보 방안으로 경기장의 명명권Naming rights 판매 검토 의향 나타냄. <toto> 매출 충당
표된 정비비 총액에 포함되지 않은 사실 전해짐. 2015-07-16 자민당 일부 의원들, 계획 재검토 호소하는 마키
분 5%에서 10% 인상 고려도 언급.
후미히코 그룹 멤버들 초청 공부회 개최. 약 70명
2015-06-30 시모무라 문부상, 개폐식 지붕 없는 기간의 운영 수지 적자 전망. 올림픽 후 민간에 위탁하여 수지
참석. 2015-07-16 안도 타다오, 공식석상에 처음으로 모습 드러내고
개선 도모할 방침 밝힘.
기자회견. 심사위원인 자신들은 디자인 안 선정까
2015-07-01 마키 후미히코 등, 재차 계획 재검토 요망하는 제
지 역할이었고, 공사비 결정과 무관하다는 입장.
언 발표. 제언은 시모무라 문부상이 지난 달 22일 제안한 아치 없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 그 후 연락도 없이 현행 안으로 추진할 방침
<안도 타다오 기자회견 내용>
표명한 것 문제시. 2015-07-07 JSC, 유식자회의 열고 ①신국립경기장 정비는
• 1300억 엔 예산, 신궁 외원 부지, 8만 명 수용 규모, 스포츠+콘서트 등
2019년 럭비월드컵 후에도 단계적으로 진행, ②
문화 행사 가능케 하는 자동(개폐식) 지붕 등 지금까지 올림픽 스타디움
공기 44개월, 완성은 2019년 5월, ③공사비는 2520억 엔, ④개폐식 지붕 설치를 전제로 운영수
이중용 | EDGE
지 균형 전망 등 설명.
에 없는 복잡한 요구 전제조건으로 디자인공모 시작. • 2013.1 올림픽 유치파일제출시기 맞추기 위한 짧은 준비기간, 참가자격 은 국가프로젝트 수행 가능한 실적 있는 건축가 한정, 46작품 모임.
2015-07-09 JSC, 10월 착공 때 필요한 최소 자재조달비용 등
• 심사는 10명 심사위원회 조직(글로벌 관점에서 저명 해외 건축가 2인
으로 스탠드구역 공사청부계약 약 32억9400만 엔
포함). 심사위원회 밑에 건축분야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기술조사위
으로 체결. 현행 소비세율 8% 적용되는 연내 모든
원회 설치하여 기능성, 친환경, 구조, 계획, 사업비 등 실현가능성 검증
계약 체결 방침.
했음. 그 뒤 두 단계 심사에서 공모 요건인 미래 나타내는 디자인성, 기
2015-07-09 이시하라 전 도쿄도지사, 인터뷰에서 ‘도쿄 도내
술적 도전, 스포츠행사 때 기능성, 건설 실현성 등 관점에서 상세한 논의
로 들어오는 450만 명 대상으로 1인당 월 1000엔
실시. 2012년 11월 2차 심사에서 심사원 투표 실시. 상위 작품에 대해
씩 세금 걷으면 연간 600억 엔 마련’ 발언.
표가 나뉘고 막판까지 치열한 논의 오감. 그 결과 위원회의 총의로 자하
2015-07-09 신궁외원 시민모임, 나라 빚 1000조 엔 넘고 동일 본대지진 이재민 20만 명 넘는 현실 언급하며 ‘현 행 계획 추진은 망국의 사업’ 비판 성명 발표.
하디드 방안 선택. • 자하 제안은 스포츠의 역동적 느낌 생각하게 하는 유선형의 참신한 디자 인. 매우 획기적 형태지만, 이면에는 구조와 내부 공간 표현의 놀라운 일
2015-07-10 시모무라 문부상, 내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공사
치가 있고, 도시 공간과의 관계에서도 간단하고 힘찬 아이디어 제시되고
비 증가 검증하겠다고 밝힘. 아베 총리도 거액 공
있었음. 특히 대담한 건축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아레나 공간의 고양감,
사비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하는 한편, 현 디자인
현장감, 일체감은 두드러진 것이었음.
을 결정한 국제공모는 민주당 정권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지적.
• 자하 제안에 몇 가지 과제 있었음. 기술적 어려움에 대해서는 일본의 기 술력 결집함으로써 현실화할 수 있다고 생각. 비용에 대해서는 자하 측
2015-07-12 <쿠소코라 사이트>(http://kusokora.jp/gp/新国立
과 일본 설계팀에 의해 다음 설계단계에서 조정 가능한 것으로 생각됐
競技場クソコラグランプリ) 통해 ‘빌어먹을 콜라
음. 최종적으로 세계에 일본의 선진성을 발신하고 뛰어난 일본의 기술을
주 그랑프리’에 신국립경기장 이미지 활발히 업데
홍보할 수 있는 디자인을 높이 평가하여 자하 방안 선정 결론. 심사위원
이트(2015.8.23 현재 2,314장) #新国立競技場ク ソコラグランプリ 해시태그 트위터 확산
회의 실질적 관계는 여기서 마치고 설계팀 작업으로 이행. • 발주자인 JSC의 기초기술제안서에 의해 닛켄설계, 니혼설계, 아즈사설
2015-07-14 신구 외원 시민모임, 시모무라 문부상과 JSC 고노
계, ARUP이 설계팀으로 선정. 2013.6 설계 작업 시작하여 모든 문제 검
이사장에게 공사비 내역 등 14항목 공개질문장
토 이뤄지고 2014.5 기본설계까지 완료했음. 이 시점에 예산 1625억 엔
우송. 현행 계획 변경할 수 없는 이유, ‘진정한 공
발표. 이 액수라면 실시설계단계에서 비용 줄이고 조정하는 것 실현 가
사비’ 공개, 계획 책임자가 누군지 분명히 하도록
능하다 인식했음. 여기에 소비세 증세와 물가상승에 따른 공사비 상승은
요구.
이해하지만, 그 이외 대폭적 비용 증가로 이어진 항목의 세부현황과 기
2015-07-14 아사히신문 여론조사, 경기장 건설 반대 71%. 내
본설계 이후 실시설계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 않음. 추가 설명
각 지지층에서도 반대 62%, 찬성 28%. 자민당 지
이 요구된다고 생각함. 물가상승 등 있으면 1700~1890억 엔 정도 될
지층에서도 반대 64%, 찬성 23%. 총 공사비 2520
것으로 예상했음. 하지만 2520억 엔은 더 내려갈 곳 없었는지 “저도 묻
억 엔으로 기본설계시보다 895억 엔 증가하여 야
고 싶습니다.”
당 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비판 잇따르고 있음. 이 외에도 보행자 데크 2개 분량의 37억 엔과 수
102
2015-07-16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하 스가 관방장관), 공
WIDE EDGE
사비 2520억 엔으로 부푼 문제에 대해 계획 재검
및 관계 부처 간 조율 진행하는 <정비계획재검토
토하고 있음 인정. 디자인 변경에 대해선 아직 정
추진실> 설치.
있는 안보법안을 중의원 강행 통과시킴. 2015-07-17 아베 총리, 한 달 전부터 계획 재검토 진행해왔으 며, 정비계획을 백지화하고 제로베이스에서 재검 토하겠다고 발표. 2015-07-17 스가 관방장관, 원인과 책임 검증하는 제3자위원 회 설치하는 생각 밝힘. 2015-07-17 자하 하디드 사무소, ‘알려진 건설비 급등은 도쿄 에서 건축 공사비의 폭등이 배경’이라는 성명 발
2015-07-22 엔도 올림픽상, 마스조에 도지사와 회담에서 계획 재검토하는 정부정책 등 보고하고 협력 요청. 마 스조에 지사, ‘전적 협력’ 약속 및 적극적 정보 공 개와 건축 관계자 섞은 논의 등 요구. 2015-07-23 일본 설계업체와 공사감리 등으로 약 24억7000만 엔 계약 이달에 맺어진 것 새롭게 밝혀짐. 2015-07-23 자하 하디드 사무소 임원 등이 문부성 방문하여 경위 설명 들음. 계약 해제에 따른 손해배상 요구 가능성을 부정하지 않았으며, 동시에 새로운 건설 계획에도 의욕 보임.
표. 공사비 부풀려진 것이 디자인 탓이라는 보도
2015-07-24 시모무라 문부상, 경위 검증하는 제3자위원회 조
는 사실과 다르다고. 디자인은 일본의 건설회사
속히 구성, 9월 중순 보고 요구한다고 함. 위원회
능력에 따라 기본 자재와 기술을 사용하고 있으
는 법조인, 선수, 건축가, 언론관계자 5~10명 구
며, JSC 상정예산에 부합한 것이라는 설명.
성.
2015-07-17 모리 회장, 새로운 경기장 건설계획 재검토 허용.
2015-07-27 건설계획 백지화에도 불구하고, 도영 카스미가오
공사비 증가 원인된 거대 아치 대해 “검토하는 것
카 아파트 철거・이전을 계획대로 추진할 방침 알
이 좋다. 원래 그 스타일 싫었다.”고 말함.
려짐.
2015-07-17 JSC, 지금까지 설계 관련 투입된 약 58억 엔이 무
2015-07-28 문부성, 신국립경기장 건설담당자였던 스포츠·
위로 돌아간다고 전망. 설계사 지급 39억 엔, 자하
청소년국장 사퇴인사 발표. 건설 백지철회에 따른
씨 디자인 감독료 13억 엔, 시행예정자로 실시설
‘사실상 경질’ 시각 있음.
계 기술 협력했던 건설업체 2곳 6억 엔 등. 2015-07-17 야당, 아베 총리가 경기장 재검토 표명한 데 대해 대응이 매우 느린 것 비판하며, 시모무라 문부상 책임 및 사퇴 요구. 2015-07-18 럭비월드컵대회 조직위원회, “매우 유감스런 사 태” 언급. 2015-07-18 일본육상경기연맹, 서브트랙 상설 재차 희망.
2015-07-28 자하 하디드 사무소, 아베 총리에서 개선 방안 제 시할 용의 있다는 내용의 서한 전달했다고 발표. 2015-07-29 모리 회장, IOC 이사회에서 신국립경기장 계획 백 지화한 것에 대해 사과 및 설명. IOC 바흐 회장은 “사과할 일 전혀 아니다. 변경은 당연히 있어야 할 것.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기 바란다. 이를 위해 협 조하겠다.” 답변.
2015-07-18 일본축구협회, 남자월드컵 유치하기 위해 8만 명
2015-07-30 마키 후미히코 등 건축가 그룹, 기자회견으로 새
관객 수, 가동석, 관객석 지붕, 이 세 가지는 국제
로운 건설계획 위한 제안 발표. 8만 명 수용 관객
공약인 만큼 지켜줬으면 한다고 언급.
석 중 상설은 5~6만 명에 그치고 나머지는 가설
2015-07-18 신궁외원 시민모임, 철거 전이라면 개수 선택도
로, 올림픽 이후에는 전 국립경기장(약 54,000명
있었을 것이라며 결정 지연 비판. 제대로 시민 목
수용) 규모까지 축소할 것 요구. 공사비도 당초 예
소리 반영할 수 있는 구조 만들어 달라 요구. 2015-07-18 존 코츠 IOC 부회장, 17일 경기장 백지화로 인한 올림픽 개최 영향은 없으며, 대회에 요구되는 것 보장되도록 협력하겠다는 의견 피력. 2015-07-18 건축가 마키 후미히코, “건축가로서 책임 있다. 엉
산 1300억 엔 이내로 하도록 요구. 2015-07-30 일본축구협회에서 월드컵 요건인 상설 8만 명 이 상 관중석 요구. 2015-07-30 신궁외원 시민모임, 신궁외원 미관 해치지 않는 간소한 경기장 요구하는 총 93,924명 서명을 정부
뚱한 계획을 꼭 바꾸고 싶다. 아베 백지화 결단 평
담당자나 국회의원에게 전달 예정.
가하고 싶다. 하지만 어디까지 변화하는 것인가,
2015-07-31 엔도 올림픽상, 전문가 의견 청취. 일본올림픽위
그 내용이 문제다.” 2015-07-20 아베 총리, TV프로그램에서 경기장 백지화에 대 해 일본 정부와 총리 자신의 책임 언급.
원회(JOC)는 2019년 12월까지 완성 요망. 2020 년 1~3월에 시범대회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는 의견. 서브트랙 상설화 호소. 일본패럴림픽위
2015-07-21 정부, 경기장 건설 재검토할 관계각료회의 출범.
원회(JPC), 휠체어석 총 좌석 수의 1% 만드는 것
관저 주도로 가을까지 수용규모 등 담은 정비계획
이나 대형 엘리베이터 설치 등 국제패럴림픽위원
책정. 디자인과 설계, 시공 일체로 국제경쟁입찰
회 기준에 따른 시설 정비 요구.
실시하여 결정. 각료회의 하부조직으로 계획입안
이중용 | EDGE
해지지 않았다고만 언급. 2015-07-16 이날, 아베 정권이 ‘자위대 권환 확대 내용’ 담고
2015-07-31 JSC가 계획 당초 총 공사비로 상정한 1300억 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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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AR no.47 | Wide AR no.47
은 유식자회의에 붙이지 않고 설정된 것이 자민당 행정개혁추진본부 조사로 밝혀짐. 2015-08-01 정부, 새로운 정비계획수립 및 시공업체 선정에 전문가에 의한 심사위원회를 구성한다고 밝힘. 비 용이나 기술면의 현실성 검증 목적으로, 설치와 인선은 총리 관저가 주도.
약 62억 엔 손실에 대해 “결과적으로 귀중한 공적 자금을 사용한 것은 국민에게 죄송하다.” 사과. 2015-08-14 정부, 경기장 정비재검토에서 원칙적으로 경기 사 용에 한정하여 지붕은 관객석만하는 기본 개념 결 정. 올림픽 이후 시설운영은 민간업체에 위탁. 공
책임에 따른 시모무라 문부상 사퇴, ②JV와 계약
사비 급등락 등 불투명한 과정에 비판이 집중되어
한 공사감리업무 위탁비 중 약 3억7000만 엔 지
향후 계획의 진척상황 투명하게 하는 것 합의. 9월
불 문제, ③새로운 계획 및 결정 과정 투명화, ‘가
상순에는 설계·시공 일괄업자 공모 시작. 내년 1
시화’ 도모. 지 총리가 계획 재검토 지시한 것 몰랐다고 설명. 2015-08-05 정부, 신국립경기장 새로운 정비계획수립 위해 수 상 관저 홈페이지 통해 의견 공모 시작.
월 공사 발주, 2020년 봄 완공 목표로 함. 2015-08-17 자민당 행정개혁추진본부, 새로운 국립경기장 정 비계획을 재검토할 관계각료회의 앞두고 회의록 공개하는 등 투명성 확보 요구 요청서 제출. 2015-08-17 JSC <기술제안 등 심사위원회> 첫 회의. 위원회
2015-08-05 JSC 본부건물 재건축 문제 부각. 기존 JSC 본부
는 건축 및 경관 전문가들 총 7인으로 구성. 위원
건물은 백지화된 경기장 건설계획 대상지역에 포
회는 이전 철회된 계획이 디자인을 중시했기에 구
함되기 때문에 철거하고 새로 건물지어 입주할 예
조와 비용에 대한 심사가 미흡했다는 반성으로부
정. 옛 건물은 이미 철거되고 현재 JSC는 임시 사 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음. 임시 사무실 사용료 는 3년간 약 10억 엔. 2015-08-05 이 즈음 도쿄올림픽 엠블럼 표절 시비 문제 부상. (9월, 결국 사용 철회.) 2015-08-06 자민당 행정개혁추진본부와 관계 합동회의에서 이중용 | EDGE
제 집중 심의 실시. 아베 총리는 백지 철회에 따른
2015-08-04 참의원 문교과학위원회 심의 개최. ①건설 백지화
2015-08-04 JSC 고노 이사장, 총리의 백지화 표명 있을 때까
신국립경기장 건설 계획의 개정을 위한 제언 정
터 설치 결정된 것. 2015-08-19 문부성 제3자위원회에 제출된 JSC 자료에서 2012년 7월 1300억 엔 책정 공사비가 2013년 7 월 3462억 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던 것 드러남. 2015-08-21 일본축구협회 최고 고문 겸 일본농구협회 회장, 엔도 올림픽상 회담 후 미래 월드컵 유치 내다보 고 8만 명 수용 위한 가동석 설치 필요성 주장.
리. 국가 재정상황 바탕으로 새로운 경기장을 건
2015-08-21 마스조에 도지사, 트위터에서 정보공개 중요성 주
설하지 않고 기존 시설 활용하는 대안(제로 옵션)
장. 밀실정책이 실패로 연결된다며 열린 민주주
을 담은 것이 특징. 올림픽의 중심인 개・폐회식
의, 다원주의 사회에서는 정보공개 필수 지적.
은 6만 명 수용 경기장에서 하는 게 개최 조건이지 만 IOC와의 협의 통해 광장에 가설 스탠드 건설 방안 등도 염두에 두고 있음.
2015-08-25 엔도 올림픽상, 이달 중 정리할 새로운 경기장 정 비계획 비용에 대해 “2000억 엔 이내” 언급. 2015-08-26 신국립경기장 건설로 설계・시공업체 공모 조건
2015-08-07 시모무라 문부상,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백지 철
을 검토하고 있는 JSC 심사위원회, 공기 단축 제
회된 경기장의 새로운 건설계획에 대해 ‘8만 명 규
안을 한 업체 우대하는 것을 모집 요강에 포함시
모 상정’ 밝힘. 비용 억제 도모하기 위한 수용인원
킬 의향 나타냄.
놓고 당 측과 정부 측 의견 엇갈림. 2015-08-07 제3자에 의한 문부성 제1회 검증위원회 열림. 경 기장 정비계획 백지 철회에 이른 경위, 공사비 견 적 요동쳤던 이유와 책임 소재 따지기 위해 관계 자 청취. 두 번째 회의는 19일에 열리고, 다음 달 중순 최종보고 정리. 2015-08-09 초당파 스포츠의원연맹, 경기장 재원 충당위해 <toto> 매출 10%로 인상법 개정 검토 중. JSC의 정리에 따르면 10% 매출을 공사비로 사용할 경우 스포츠보조금 연간 36억 엔 감소. 2015-08-10 수상 관저의 경기장 관련 인터넷 의식조사에서 8 월 4일~10일 아침까지 19만 건 응답. 비용 절감에 관한 질문에는 ‘유지보수 용이하고 관리하기 쉬운 시설이 되도록 유의한다.’ 응답이 43% 차지.
104
2015-08-10 참의원 예산위원회, 경기장 건설계획 백지화한 문
2015-08-26 일본건축사회연합회, 경기장 지붕 부분을 목조로 건축하는 제안 공개. 예상 건설비는 150억 엔. 건 축물 목조화와 임업 활성화 의도. 2015-08-28 정부, 신국립경기장 공사비 상한 1550억 엔 결정.
제6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 공모 본지는 2010년 이래 꾸밈건축평론상과 공간건축평론신인상, 와이드AR 건축비평상 수상자들의 모임인 건축평론동우회와 손잡고 <와이드AR 건축비평상>을 제정하여 신진 비평가의 발굴을 모색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국 건축평단의 재구축은 물론 건축과 사회와 여타 장르를 연결하는 통로로서 건축비평의 가치를 공유하는 젊은 시각의 출현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역량 있는 새 얼굴들의 많은 관심과 응모를 바랍니다.
주최: 간향 미디어랩 & 커뮤니티
[당선작 발표]
주관: 와이드AR
2016년 1월 중 개별통보 및 <와이드AR>
후원: 건축평론동우회
2016년 1/2월호 지면 및 2016년 1월 초 네이버카페 <와이드AR> 게시판에 발표
공모요강 [시상내역]
[심사위원]
- 당선작: 1인
수상작 발표와 함께 공지 예정
- 기타(심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당선작 외에도 가작을 선정 할 수 있음)
[시상식] 2016년 1월(예정)
[수상작 예우] - 당선작: 상장과 고료(100만원) 및 부상
[응모작 접수처]
- 가작: 상장과 부상
widear@naver.com
- 공통사항 1) <와이드AR> 필자로 우대하여, 집필 기회 제공
[기타 문의]
2) ‘건축평론동우회’의 회원 자격 부여
대표전화: 070-7715-1960
[응모편수]
[응모요령]
- 다음의 ‘주평론’과 ‘단평론’을 동시에 제출하여야 함.
1. 모든 응모작은 응모자 개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함.
주평론과 단평론의 내용은 아래 ‘응모요령’을 반드시 확인하고
기존 인쇄매체(잡지, 단행본 기타)에 발표된 원고도 응모
제출바람
가능함.(단, 본 건축비평상의 취지에 맞게 조정하여 응모 바람)
1) 주평론 1편(200자 원고지 50매 이상~70매 사이 분량으로,
2. ‘주평론’의 내용은 작품론, 작가론을 위주로 다루어야 함
A4용지 출력 시 참고도판 등 이미지 포함하여 7매~10매 사이
3. ‘단평론’의 내용은 건축과 도시의 전 영역에서 일어나는
분량)
시의성 있는 문화현상을 다루어야 함
2) 단평론 2편(상기 기준 적용한 20매 내외 분량으로, A4용지
4. 응모 시 이메일 제목 란에 “제6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
출력 시 3매 분량)
응모작”임을 표기할 것 5. 원고는 파일로 첨부하길 바라며 원고 말미에 성명, 주소,
[응모자격]
전화번호를 적을 것
내외국인, 학력, 성별, 연령 등 제한 없음
6. 원고 본문의 폰트 크기는 10폰트 사용 권장 7. 이메일 접수만 받음
[사용언어]
8. 응모작의 접수여부는 네이버카페 <와이드AR> 게시판에서
1) 한글 사용 원칙
확인할 수 있음
2) 내용 중 개념 혼동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괄호( ) 안에 한 자 혹은 원어를 표기하기 바람 [응모마감일] 2015년 11월 30일(월) 자정(기한 내 수시 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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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2015 건축 평단
건축평단 2015 봄호 발간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가 3.21
텐이슈 토요집담회 #1
세월호 이후의 건축 임성훈 이경창 송종열 이종건 4.25
텐이슈 토요집담회 #2
건축가는 누구인가 임성훈 함성호 이종건 6.27
텐이슈 토요집담회 #4
5.30
텐이슈 토요집담회 #3
대토론회_ 젊은 건축가란 누구인가 6.5
건축평단 2015 여름호 발간
건축가는 누구인가 7.25
텐이슈 토요집담회 #5
렘 콜하스의 비판적 수용
건축작품의 판단
김인성 이장환
김영철 이종건 8.29
원전과 수용, 슈마르조와 뵐플린
임성훈 정만영
김영철 강혁
역사의 현재화와 현재의 역사화 이종우 김원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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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9.5
건축평단 2015 가을호 발간
건축작품은, 어떻게 판단할 수 있는가
텐이슈 토요집담회 #6
실험적인 건축
10.31 텐이슈 토요집담회 #8
11.28 텐이슈 토요집담회 #9
건축평단 정기구독 문의_정예씨(JEONGYE publishing Company) 070-4067-8952 book. jeongye@gmail.com 텐이슈 토요집담회 참가 문의_정림건축문화재단 02-3210-4991 lee@ junglimfoundation.org 기획/주최_건축평단+정림 건축문화재단+토요건축강독+한양대 동아시아건축역사연구실
9.19
텐이슈 토요집담회 #7
동아시아 건축 한양대 동아시아건축 역사연구실
건축평단 2015 겨울호 발간
건축의 한국성 12.19 텐이슈 토요집담회 #10
전통의 해석과 고유성의 문제 송종열 이상헌
2015. 5. 7. 오후 6:09
WIDE 건축영화공부방 -노매딕 스크리닝 5 2015년 <시즌4> 《WIDE건축영화공부방》이 노매딕 스크리닝으로 운영됩니다. 올해도 본지 독자 및 후원회원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성원과 참여 기대하겠습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분은 아래 일정을 꼭 확인 바랍니다.
▣ 제22차 상영작: 라이프 인 어 데이 (Life in a Day)
감독 케빈 맥도날드
제작 2011
개관 인류 역사상 최고의 타임캡슐!
전 세계 곳곳을 비추면서 희로애락, 남녀노소, 생로병사 등 삶의 모든 조각들을 모자이크처럼 아름답게 펼쳐내는 영 화 <라이프 인 어 데이>는 오늘날 지구에서 살아간다는 것 의 의미를 영화 한 편으로 완성해낸 역사적인 작품이다. 평 범한 사람들이 어떤 과장이나 꾸밈도 없이 드러내는 솔직 한 삶의 단면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가 소중히 하는 것 들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깊은 공감과 벅찬 감 동을 안겨주는 마법의 순간들을 만끽하게 하는 특별한 경 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일시
2015년 10월 12일(월) 7:00~10:30pm
▣ 장소
㈜해안건축
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208 (역삼동, 해안빌딩) 15층,
H-카페
▣ 방장
강병국(간향클럽 자문위원, WIDE건축 대표)
● 참석 신청 예약 총원: 총 25인 내외로 제한함(선착순 마감 예정) ● 신 청 예약 방법: 네이버카페 <와이드AR> 게시판에
각 차수별 프로그램 예고 후 선착순 접수 *참가비 없음
주최
간향클럽, 미디어랩&커뮤니티
주관
WIDE건축, 와이드AR
후원
㈜해안건축
www.MASILWIDE.com
마실 | 서울시 마포구 서강로 133(노고산동, 병우빌딩) 901호 T.02-6010-1022 F.02.6007.1251 E-mail. masil@masilwide.com
www.masilwide.com
간향클럽, 미디어랩&커뮤니티 GANYANG CLUB, Media Lab. & Community 우리는
우리는
건축가와 비평가 및 다방면 건축의 파트너들과 함께 네트워크를
격월간으로 발행하는 잡지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구축하여 “지방locality, 지역region, 청년youth,
월례 저녁 강의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땅집사향)》
진정성authenticity, 실용성practicality”에 시선을 맞추고,
건축가들의 이슈가 있는 파티 《Architecture Bridge(ABCD파티)》
“건축을 배우는 후배들에게 꿈을, 건축하는 모든 이들에게
《ICON Choice》
긍지를” 전하자는 목표 아래 건축한다는 것만으로 반갑고 행복한
건축역사이론비평의 연구자 및 예비 저자를 지원하는 《심원건축학술상》
세상을 짓는데 함께 힘을 보태겠습니다.
신예비평가의 출현을 응원하는 《와이드AR 건축비평상》 내일의 건축저널리스트를 양성하는 《간향저널리즘스쿨》
우리는
색깔 있는 건축도서 출판 《간향間鄕》 《AQ Insight Books》
건축계 안팎의 현안을 주시하며 이슈를 발굴-공론화하고,
국내외 건축과 도시를 찾아 떠나는 현장 저널 《WIDE 아키버스》
나아가 건축동네의 계층, 세대, 업역 간의 골 깊은 갈등 구조를
건축인을 위한 미술수업 《WIDE 건축유리조형워크숍》
중재하는 매개자 역할을 통해 우리 건축의 현재와 미래를
인간·시간·공간의 이슈를 영상으로 따라잡는 《WIDE 건축영화공부방》
견인하는 지렛대가 되고자 합니다. 그로써 이 땅에 필요한 건강
어린이·청소년 건축학교 《AB스쿨》
한 건축 저널리즘을 구현함은 물론 건축과 대중 사회를 연결하는
등의 연속된 프로젝트를 독자적으로 또는 파트너들과 함께 수행하며
미디어 커뮤니티가 되겠습니다.
우리 건축 문화의 켜를 기품 있게 다져 나가겠습니다.
간향 미디어랩 GANYANG Media Lab.
간향 커뮤니티 GANYANG Community
[와이드AR 발행실 publisher partners]
[고문단 advisory group]
발행인 겸 편집인 전진삼
명예고문 곽재환, 김정동, 박길룡, 우경국, 이상해, 임창복, 최동규
발행위원 김기중, 박민철, 박유진, 오섬훈, 우의정
대표고문 임근배 고문 구영민, 김원식, 박승홍, 박철수, 이일훈, 이충기
[와이드AR 논설실 editorialist] 고문 이종건
[후원사 patrons]
논설위원 이주연
대표 김연흥, 박달영, 승효상, 이백화, 이태규, 장윤규, 최욱
[와이드AR 편집실 editorial camp]
[자문단 creative committee]
편집자문위원 김재경, 남수현, 박영채, 박인수, 박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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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 정귀원
김태일, 박성용, 박준호, 박창현, 손승희, 손장원, 신창훈, 안용대, 안철흥,
전속사진가 남궁선, 진효숙
이경창, 이정범, 임형남, 장정제, 전진성, 조남호, 조택연, 최춘웅
디자이너 노희영, banhana project 외래기자 공을채
[협력기관 program partnerships] 심원건축학술상 심사위원회 위원 김종헌, 박진호, 우동선, 함성호
[와이드AR 유통관리대행 distribution agency]
심원건축학술상 역대 수상자 박성형, 서정일, 이강민, 이연경
서점 심상호, 정광도서
심원문화사업회 사무장 신정환
직판 박상영, 삼우문화사 [계열사 project partners] [와이드AR 제작협력 production partners]
마실와이드 대표 김명규
코디네이터 김기현, 시공문화사 spacetime
와이드플러스 이사 이경일
인쇄, 출력 및 제본 강영숙, 서울문화인쇄 종이공급 박희진, 신안지류유통
GanyangClub.com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약칭, 땅집사향) ‘건축가 초청 강의’(시즌4) 홀수 달은 선배 건축가들이 ‘Strong Architect’의 이름으로 짝수 달은 후배 건축가들이 ‘Power & Young Architect’의 이름으로 초대됩니다.
2015년 9월 | 제105차 Strong Architect 10 이야기손님 조성룡(성균관대 석좌교수, 조성룡도시건축연구 소 대표 건축가) 일시 9월 16일(수) 7:30pm 장소 토즈 홍대점 H1 방 주제 변환과 재생
2015년 10월 | 제106차 Power & Young Architect 10 이야기손님 정영한(정영한 아키텍츠 대표 건축가) 일시 10월 14일(수) 7:30pm 장소 토즈 홍대점 H1 방 주제 거주란 무엇인가 - 7가지 통로
|주관 와이드AR |주최 그림건축, 간향클럽 <땅집사향>의 지난 기록과 행사참여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카페
|협찬 시공문화사 spacetime
(카페명: 와이드AR, 카페주소: http://cafe.naver.com/aqlab 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문의 02-2231-3370, 02-2235-1960
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통권 47호, 2015년 9-10월호, 격월간
ⓦ <와이드AR> 주요 배본처
2015년 9월 15일 발행, ISSN 1976-7412
● 온라인 서점
2008년 1월 2일 창간 등록, 2008년 1월 15일 창간호(통권 1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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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19일 변경 등록, 마포 마-0004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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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리포트 와이드(와이드AR) WIDE Architecture Report, Bimonthly
47
2015.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