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지역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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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판 발행

2013년 3월 발행처

지역발전위원회 기획

지역발전위원회 지역발전기획단 구성

㈜브랜드스토리 편집 진행

박정민 스토리작가

이하, 오현리, 문하나 디자인

디자이닝렐리프 [Quotation Information] Presidential Committee on Regional Development (2013), Blossom of Creative Economy, Creative Regional Development Projects-20 Cases in Korea, Seoul: PCRD (in Korean).

창조지역 사업 현장을 가다


목 차

발간사

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창조지역사업의 현재와 미래

128

140

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012

026

036

048

058

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070

082

092

104

116

152

01

전남 순천시

02

경남 남해군

03

경북 봉화군

04

충남 서산시

05

경남 합천군

문화로 가꾸는 경관농업

164

생생테마랜드_에너지 자족 마을

176

11

충남 공주시

사이버시민과 5도2촌 주말도시 융복합 사업

12

전남 순천시

13

강원 정선군

14 15

행복24시 정겨운 순천사람들 아리랑의 고향 정선 대구 중구

대구 읍성 상징거리 조성 충남 서천군

문헌서원 숨 불어넣기 사업

파인토피아 텃밭 퀵서비스

Birds of Korea Project 농촌관광 콘텐츠 개발

06

경북 칠곡군

07

대전 대덕구

08

전북 완주군

09

충북 음성군

10

충남 금산군

형형색색, 특색을 살리다

188

200

212

칠곡군 인문학 도시 조성 224

배달강좌제 다중지능 창조인력 육성 동요 에듀케어 Project 금산 자치종합대학

236

16

경북 예천군

17

전북 전주시

18

경남 고성군

19 20

꿀벌 우수 종봉 선발사업 국선생 막프로젝트 공룡특화자원화_4D입체 강원 영월군

흙마루 도예촌 생활도자기 소호사업 전남 무안군

무안품바 문화자원화

창조지역사업 2.0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 성공적인 창조지역사업을 위한 10가지 원칙


발간사

차별화된 전략으로 행복한 지역 만들기를 기대하며

21세기는 ‘창조의 시대, 지역의 세기’입니다. 이런 흐름에 따라 새로 출범하는 박근혜 정부는

지역 현장이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역 특화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창의적인

창조경제 구현과 지역균형발전을 국정의 핵심 기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역경제력이

발상으로 삶터, 일터, 쉼터, 공동체를 발전시키는 조용한 변화가 진행 중입니다. 이런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를 맞아 ‘창조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습니다.

과정 속에서 지역의 창조역량(creative capacity)과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축적되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 벤치마킹할 사례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창조시대의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서는 지역발전정책의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합니다. 산업단지를 만들고 도로를 확장하고 건물을 짓는 것이 지역개발의 전부라는 경직된

지역발전위원회에서는 창조지역사업에 대한 관계자들의 이해를 돕고, 사례학습을 통해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시키는 소프트

창조지역사업을 기획하거나 추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기 위해 「창조경제의

웨어와 지역 경쟁력을 높여줄 지역콘텐츠 개발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꽃, 창조지역사업 현장을 가다」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런 인식에 따라 창조지역 정책을 도입하여 추진중에 있습니다. 창조지역사업은

이 사례집에는 창조적인 발상으로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한 지자체 공무원,

지역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창조성을 발현하고 이를 토대로 보다 높은 차원의 지역발전을

주민, 전문가들의 고민과 열정이 생생히 묘사되어 있습니다. 차별화된 전략으로 행복한

이뤄보자는 취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사업을

지역 만들기를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이 유용한 길잡이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기획하고 주민 눈높이에 맞는 모델을 만들어 추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끝으로 책자 발간을 위해 바쁘신 가운데 적극 협조하여 주신 지자체 실무자 여러분, 우수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는 2011년부터 매년 관계부처와 협력하여 지자체에서 진행

사업 발굴에 힘써주신 관계부처, 지역현장을 다니며 일일이 컨설팅과 조언을 아끼지

중인 우수사업을 선정하고 전문가 컨설팅 등을 통해 지역의 명품사업으로 발전하도록

않으신 각계 전문가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성심껏 지원하고 있습니다.

2013. 03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창조지역사업의 현재와 미래

창조지역사업의 현재와 미래

창조지역사업 추진 경과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는 그동안 하드웨어 위주의 지역개발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의 특화 자원을 활용한 지역사업을 적극 발굴하기 위해 2010년 창조지역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게 되었다. 2011년부터 동 사업 추진에 수반되는 예산을 확보하고 매년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중 창조지역사업으로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사업을 선정 지원해오고 있다. 사업예산은 광특회계 지역개발계정 시군구 자율편성사업을 활용하여 매년 10여개 사업에 총 50억 내외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창조지역사업 현장 사례집 발간에 있어 2가지에 주안점을 두었다.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각 지역현장에서 일하는 지자체 관계자나 주민들이 창조지역사업의 취지와 내용을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공무원이나 주민의 목소리가 담길 수 있도록 이들을 취재하여 생생하고 다양한 현장 이야기를 수룩하였고 ‘사업’ 보다는 ‘사람’, ‘정보’ 보다는 ‘이야기’에 초점을 두었다. 또한 동 사례집을 참조하여 지자체 공무원이나 관계자들이 “창조지역사업, 우리도 할 수 있겠네” 라는 확신을 갖고 사업 과정과 노하우를 쉽게 이해하고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즉, 창조지역사업에 대한 관심과 이해, 참여 수준을 제고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2012년에는 그동안 지원된 사업에 대한 추진 현황과 그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현장에서의 성공적인 운영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전문가 현장 컨설팅을 실시하였다. 문화기획, 지역개발, 농촌, 마케팅, 스토리텔링 등 각계 전문가와 관계자 등 10명으로 구성된 컨설팅단이 지역 현장을 방문하여 사업담당 공무원 및 지역 주민들의 의견 청취 등을 통해 사업 추진 현황과 성과 등을 확인하였다. 이 밖에도 창조지역사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실무자 워크숍 개최 및 전문가 간담 토론, 현장 사례집 발간 등을 추진해 오고 있다.

창조지역사업 전망 그동안 추진된 창조지역사업의 내용과 소재는 지역별로 매우 다양하다. 지역의 독특한 문화역사자원, 지역특화자원, 지역민의 평생학습 의지와 열망, 관광자원, 농식품업, 생태환경 등 각 지역별로 특징과 장점을 살려내었다. 창조지역사업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지역의 자원과 가치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를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풀어내려는 지자체의 노력과 인식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지역사업으로의 변화와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지역 현장 사례 발굴과정과 특징 창조지역사업에 대한 현장 점검과 전문가 컨설팅 결과와 토의 등을 거쳐 현장 우수사례 20개를 선정하였다. 지역의 유무형 자산 활용 / 창의적 발상과 아이디어 /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 / 주민의 삶의 질과 공동체 의식 제고에 기여 / 장기적 안목에서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에 기여 정도 등이 주요한 판단기준이었다.

지역발전위원회는 앞으로도 창조지역사업 성공사례를 적극 발굴 확산하여 지역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지역경제가 살아나서 대한민국 방방곡곡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웃음꽃이 피어나도록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려요 살리다

01

전남 순천시

문화로 가꾸는 경관농업

12

13


전남 순천시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낸 순천만의 기적 ‘행정 따로, 현장 따로’ 라고요? 대부분의 지자체 공무원과 정부가 고민하는 가장 큰 문제 중의 하나이다. 실제로 행정 매뉴얼을 현장에 그대로 적용해도 성공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가장 큰 원인은 행정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담당 공무원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이를 현장 주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데 있다. 철새를 보호해야 한다는 건 상식이다. 그러나 실제로 농민들에게 철새는 자신들의

문화로 가꾸는 경관농업

생존을 위협하는 ‘적’이다. 따라서 철새를 보호하여 순천만을 생태관광의 메카로 만들어야 한다는 순천시의 목표를 현실화하는 데는 많은 난관이 있었다. 순천시는 농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철새 한 쌍씩을 지정해 주고 이를 관찰하게 했다. 하루 이틀 철새들을 관찰하던 농민들은 자연스럽게 철새들에게 정이 들기 시작했고, 결국은 자발적으로 먹이를 주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이것에 힘입은 순천시는 논을 매입해 철새들 먹이공급처로 만들었다. 또한 흑두루미가 날아가는 형상으로 농작물을 심는 경관농업을 통해 순천만을 대표적인 철새관광지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성공 포인트

농업과 문화예술을 접목, 차별화된 경관농업으로 발전

Tips

지역의 자원(흑두루미, 습지, 논농사)을 창조적 관점에서 활용 갈등상황을 주민 설득과 공감으로 풀어낸 담당 공무원의 재치와 끈기 사업추진 과정에서 공무원 - 주민간의 끊임없는 소통과 공감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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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행정은 흙이다. 주민들이 스스로 거름을 주고 가꾸어 가면 옥토가 되지만, 그렇지 못하면 잡초만 무성한 버려진 땅이 된다.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낸 순천만의 기적이 이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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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순천만 지킴이들은 이렇게 순번을 정해 순천만 일대를 돌며 환경관리를 한다. 철새들에게 먹이를 주고, 철새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쓰레기도 치운다. 이처럼 주민들이 스스로 가꾸고 지켜 나가기에 순천만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생태관광지가 되어 한 해 방문객만 200만 명, 관광수익만도 800억 원 이상에 달하게 되었다. 특히 흑두루미가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는 순천만의 논은 생태관광의 상징이 되었다.

하늘이 내린 정원, 순천만 전라남도 남해안을 낀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의 갯벌 순천만. 세계 최대의 연안습지로 '하늘이 내린 지구의 정원' 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순천만에는 사계(四季)가 있다. 봄이면 파릇파릇 움트는 새싹이 생명의 소리를 들려주고, 여름이면 우거진 녹원이 되며, 수확을 앞둔 가을이면 잘 익은 벼들이 춤추는 황금빛 벌판으로 변한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이곳의 농민들은 철새들을 원망했다. “겁나게 미웠재. 으째 안 밉겄소?” 농민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자연보호자의 입장에서는 철새들이 소중한 생명체이지만 농민들에게는 한 해 동안 구슬땀 흘리며 키운 농작물을 훔쳐 먹는 해조(害鳥)였기 때문이다. 견디다 못한 농민들은 약을 놓아 새를 죽이는 경우도 있었다. “이곳은 대략 60ha로 농가 97호가 농사를 지었지라. 2008년까지는 옛날식으로 약도 많이 치고요. 새를 쫓느라 곤욕을 치렀소.” 그랬던 이곳이 어떻게 대한민국 생태관광 1번지가 될 수 있었을까?

문화로 가꾸는 경관농업

순천만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갈대숲은 또 다시 삼계(三季)를 연출한다. 봄에는 청갈대, 여름에는 은갈대, 가을에는 금갈대로 철마다 옷을 갈아입는 것이다. 그리고 겨울이면 자칫 황량할 수 있는 너른 들판에 각지에서 날아든 철새들이 모여든다.

하늘의 뜻을 따르는 땅 ‘順天’

수 천 수 만 마리의 철새들이 비상하는 모습은 바로 밝은 미래를 향해 힘찬 날갯짓을 하는 순천의 모습이라 할 수 있으리라.

순천(順天). 해석하면 ‘하늘의 뜻을 따른다’는 지명이다.

“겁나게 미웠재. 으째 안 밉겄소?” 흑두루미를 비롯한 희귀한 철새들이 날아와 장관을 이루는 생태관광 1번지 순천만. 이곳에서 60년째 농사를 지으며 순천만지역보존회장을 맡고 있는 정종태 씨가 새벽같이 일어나 향하는 곳은 자기 논이 아니라 순천만 갈대숲이다. “먹이도 뿌려 줘야 허고, 쓰레기도 치워 줘야 하고, 혹시 낚싯줄 같은 거 없나 살펴봐야 허고… 손이 많이 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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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전남 순천시

천혜의 정원을 화폭 삼아 농업을 디자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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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름은 ‘하늘의 뜻에 따르는 자는 흥하고, 하늘의 뜻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順天者存, 逆天者亡)’라고 한 맹자(孟子)의 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마치 그 이름이 가진 운명처럼, 순천시는 철저히 하늘의 뜻을 따르는 정책방향을 추진해 왔다. 전남 순천시

순천사람들은 타 지역들이 길 하나 더 내고, 건물 한 채 더 올리고, 기업 하나 더 유치하려고 노력할 때, 우직하게 한 길을 고집했다. 바로 ‘하늘이 순천에 준 청정자연을 최대한 지키는 것’, ‘자연을 사람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연에 맞추어 사는 것’이었다. 그들은 순천만이야말로 하늘이 순천에 준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했다. 해마다 다양한 이곳에는 바이옴(Biom)이라 불리는 기묘한 형태의 온실들이 설치되어 있다. 언뜻 보면 SF

펼쳐진 기름진 논의 조화는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영혼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영화에 나오는 우주기지를 연상케 하는 모양인데 이 구조물들 안에 열대, 온대, 지중해,

안식처였다.

사막 등의 자연환경을 조성하고 세계 각국에서 가져온 식물 5천여 종을 심어 놓았다.

하지만 이것은 외부인의 시선이었다. 현실적으로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로서는 말 못

물론 여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간다. 그 비용의 대부분은 영국 정부가 댔다.

할 고민들이 많았다. 속칭 습지는 ‘돈이 안 되는 땅’이었고, 철새들은 애써 가꾼 농작물을

당시 영국의 노동당 정권은 복권사업을 펼치고 있었는데 이것은 정부가 사행성 사업을

해치고 훔쳐먹는 방해꾼이었다. 자연을 보호하는 것이 인간을 보호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부추긴다는 눈총을 사기 쉬웠다. 이러한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고민하던 영국 정부로서는

지역민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해 주는 것은 순천시에서 반드시 해내야 할 절대적인

에덴 프로젝트야말로 사회적으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국가적 프로젝트로서 발전시킬

사명이었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또한 영국 내 기업들을 독려해 기업 이미지를 살릴 겸

‘순천만의 농민들과 철새들을 화해시키고,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순천만 지킴이가

이윤의 사회적 환원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해 많은 영국 기업들이 이 에덴 프로젝트를

되도록 만들 것. 그리하여 순천만을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만들 것.’ 이것이 순천만을

지원하게 했다.

담당하는 순천시청 공무원들에게 주어진 특명이었다.

그리하여 이 프로젝트는 영국 정부에 의해 ‘영국의 아이콘(Icon of England)’ 중 하나가

농민들과 철새들을 화해시키고 공존하게 하면서 동시에 순천만을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로

되었고, BBC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는 죽기 전에 반드시 가 봐야 할 곳으로 선정되기도

만들 방법을 고민해야 했던 팀원 중 한 사람인 김성진 씨는 “지역 주민이 행복해야

했다.

공원이 산다.”는 영국의 에덴 프로젝트(Eden Project)를 떠올렸다. 에덴 프로젝트(Eden

‘그래! 순천만을 가지고 한국식 에덴 프로젝트를 해 보자!’

Project)는 영국에서 가장 낙후된 콘윌 지역에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를 설립한

김성진 씨는 잔뜩 고무되어 순천만으로 향했다.

프로젝트다. 2001년 3월 개장한 이후 연평균 90만 명, 콘월 주 인구의 배에 가까운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에덴 프로젝트는 ‘에덴’이라는 이름이 상징하듯 태초의 자연을 그대로 살려내어 인류를

철새를 사랑하게 만들다

위한 새로운 낙원을 건설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원래 이곳은 고령토와 구리를 캐내다가 버려진 폐광이었다. 이곳에 ‘세상에서 가장 큰 식물원’을 짓고자 한 것이다. 실제로 18

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그러나 현장을 방문한 그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농민들이 애써 가꿔놓은 농작물을 19

문화로 가꾸는 경관농업

종의 희귀 철새들이 찾아오는 보금자리였고, 아름다운 갈대밭과 습지, 그리고 드넓게


전남 순천시

새들이 훔쳐먹어 많은 미움을 받고 있는 철새의 현실이었다. 급히 날아오르다가 전선에 걸려 떨어지거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놓은 약을 먹고 죽은 새들도 꽤 있었다. 그는 농민들을 설득하여 철새를 보호하여 개체 수를 늘리고 순천만을 생태관광지로 만들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논에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요?

“철새를 보호해야 하는 건 상식이죠. 그런데 농민들이 농작물을 보호하려 하는 것도 철새를 보호하는 일은 어느 정도 진척되었지만 그들의 먹이를 해결해야 했다. 그래서

일이었지요. 농민들로서는 생존권이 걸린 문제니까요.”

순천시는 시비(市費)를 들여 친환경 벼를 생산하는 계약재배를 생각해 냈다. 농민들이

그는 먼저 마을의 지도자를 찾아가서 순천시청의 생태관광지 사업방침에 대해 설명했다.

농사를 짓도록 하고 그곳에서 나온 곡식을 철새들의 먹이로 사용하자는 의도였다.

당연히 마을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저 원수 같은 철새들과 어떻게

그러면서 김성진 씨의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었다.

같이 살라는 것이냐는 반응이었다.

‘농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고부가가치 미래산업으로 발전할 수는 없을까?’

“가장 시급한 일은 주민들이 철새를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기에 생각이 미친 김성진 씨는 마을사람 한 명이 한 쌍의 흑두루미를 관찰하도록 했다.

이왕 철새들의 곡식창고를 만든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뭔가 색다른 멋을 가미하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쌀을 고급화 . 브랜드화 하고 논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그냥 새를 쳐다보는 정도의 일이니 힘들지도 않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닌지라 마을사람들은

“농작물이 철새들의 먹이가 되는 만큼 농약을 절대 쳐서는 안 되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자기가 맡은 철새들을 지켜보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자 점차 변화가 일어나기

무공해쌀이 된 거예요. 시와 농민의 긴밀한 협조가 이뤄져야 했지요. 모를 심고 가꾸는

시작했다.

것까지는 농민이 책임지지만 수확부터는 시가 맡아서 하는 것이죠. 수확하는 비용, 도정비

“참말로 희한허재. 처음에는 그놈이 그놈 같더만 자꾸 보니께 인자 내 새가 어떤 놈인지

등이 들지 않으니 좋다고 했지요. 그리고 농사짓기 전에 계약금의 70%를 입금했어요.

딱 봐도 알겄더라고. 보고 보고 또 봉게 정이 들어부리더만. 하루는 배가 고파 보이길래

그래서 금년 같은 경우는 태풍 때문에 시가 많은 손해를 보았지만요. 하지만 그것은 단지

먹이 좀 갖다 주고 그랬는데 그게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더니 매일 갖다 주게 되드만.”

쌀만을 놓고 볼 때의 수치지요.”

당시 보존회장을 맡아 마을의 대소사를 관장하던 정종태 씨는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수확한 쌀을 나눠 일부는 철새들의 먹이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순천만 흑두루미쌀’이라는

그랬다. 자꾸 보다보니 그 밉던 철새들에게 정이 들기 시작했다. 사람처럼 짝 만나

이름으로 브랜드화하니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장수하는 새 흑두루미와 함께 먹는

새끼 키우며 애면글면 살아가는 것이 안쓰러워졌다. 어느 새 사람들이 철새를 사랑하기

쌀’이라는 사실이 소비자들에게 신뢰감과 신비감을 준 것이다.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김성진 씨는 또 다른 욕심이 생겼다. 모를 심고 수확을 하기까지 몇 개월

20

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21

문화로 가꾸는 경관농업

상식 아닐까요? 그러니 농민들이 철새들을 미워하는 것을 마냥 비난만 할 수도 없는


동안은 철새도 오지 않아 순천만을 찾는 관광객도 줄어든다. 이들에게 뭔가 볼거리를

처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제공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아무리 경관농업을 하고 주민들이 철새를 사랑하게 만들어도 철새가 안전하게 날 수 없는

“영국 솔즈베리에는 우주인이 그렸다고 하는 미스터리 서클(Mystery Circle)이라는

곳이라면 생태관광지가 될 수 없었다. 단단한 벽에 부딪힌 느낌이었다. 전남 순천시

거대한 지상화(地上畵)가 있잖아요. 그런 걸 우리 순천만의 논에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순천만의 상징이 철새이고, 특히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가

“동상, 얼굴이 으짜 그랴? 다 죽어 가네.”

날아오니까 논에다가 흑두루미를 형상화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이제는 형님 동생 하는 정도로 사이가 가까워진 정종태 회장이 걱정스레 물었다.

김성진 씨는 다시 주민들을 모아놓고 색깔이 다른 농작물들을 심어서 논을 화폭으로 삼아

김성진 씨가 고민을 털어놓자 정 회장이 어깨를 치며 말했다.

거대한 그림을 그려보자고 설득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즉각 반응이 있었다. 기왕이면

“그런 일이라면 진즉 우리덜한테 말을 허지 그랬어? 기둘려 봐.”

다홍치마라고 이왕 짓는 농사, 예쁜 논에다가 지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했던

다음날부터 정종태 회장은 마을사람들을 설득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전봇대가 없으면

것이다.

전기 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문(愚問)에서부터, 농사지을 일손도 부족한데 왜 일거리를

이렇게 해서 순천만의 상징인 흑두루미 날아가는 형상을 한 거대한 논이 완성되었다.

또 만드느냐는 현실적인 답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응들이 나왔다. 하지만 도움이 되는

‘순천’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게 되는 두루미 날아가는 그림이 그려진 거대한 논! 이것이

일임을 강조하며 계속 설득한 결과 주민들이 한전에 전봇대를 치워 줄 것을 요청하기에

바로 한국을 대표하는 경관농업의 결과물이다.

이르렀다. 있게 된 것이다. 오랜 숙원을 해결한 김성진 씨와 정 회장은 오랜만에 다리 뻗고 잠을 자게

주민들의 힘으로 전봇대를 뽑다

되었다.

하지만 갈 길은 멀었다. 약을 먹고 죽는 철새들은 줄었지만 전봇대의 전선 때문에 목숨을 잃는 철새들이 여전히 많았다.

설득과 공감으로 성공시킨 경관농업

‘흑두루미가 날아가는 논 주변에 전봇대가 없으면 좋을 텐데…….’ 순천시에서는 한국전력공사 측에 '전봇대를 철거해 줄 수 없냐?'는 문의를 해 보았다.

2011년 순천만을 찾은 관광객은 223만 명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관광객 한 사람이 쓰는

한국전력공사는 대번에 난색을 표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전의 자산을 순천시가 마음대로

비용이 4만 원이라고 하니 그 해 순천만에서 얻은 수익이 대략 892억 원이 된다고 할 수

22

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23

문화로 가꾸는 경관농업

이렇게 하여 드디어 순천만 일대에서 전봇대가 사라졌다. 철새들은 마음껏 하늘을 날 수


있다.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곳에 민박이 19곳이 생겨났고, 식당도 30여 곳이나 되요. 관광객의 편의를 제공하는 만큼 생태계가 약간은 오염될 수도 있겠다는 고민이 생겼지만요.” 전남 순천시

이렇듯 순천만 경관농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공무원과 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에 있다. 단순히 행정방침만을 강요하기보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주민들이 철새를 미워할 수밖에 없는 입장을 이해하고, 인간적으로 다가가 친밀감을 형성한 것이다. “가장 큰 무기는 소통이에요.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설득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지요. 협의회장님과도 싸우다가 정이 든 거죠. 그러고 나니 모든 게 수월하게 해결되었어요. 문제가 생기면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해결하게 되었거든요.” 엊그제만 해도 애써 가꾼 곡식을 먹는 철새를 잡기 위해 약을 놓던 농민들이 이제는 철새와 공존하는 길을 걷게 되었다. 그들은 자기들이 관찰하는 새들을 바라보며 순천의 비상을 꿈꾼다.

문화로 가꾸는 경관농업

“아마존은 총 700만㎢로 지구 면적의 1.4%에 불과하지만 ‘지구의 허파’로 불리지요. 인간의 허파처럼 전 세계 국가가 뿜어내는 각종 매연과 오염된 공기를 걸러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에요. 아마존은 또한 ‘생태의 보고(寶庫)’라고도 해요. 문명과는 괴리되어 수많은 희귀식물과 동물들이 서식하는 공간인 것이죠. 아마존이 ‘지구의 허파’라면 전라남도 순천만은 ‘우리나라의 허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예요. 천혜의 습지로 공기를 정화하는 것은 물론 겨울에는 수만 리를 날아온 철새들이 머무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앞으로도 순천만을 지키고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모두와 함께 할 것입니다.” 서로의 손을 맞잡는 경관농업 담당자 김성진 씨와 순천만지역보존회 정종태 회장의 눈에는 한없는 신뢰가 담겨 있다. ‘順天者存, 逆天者亡’에서 이름을 따 온 ‘순천(順天)’은 자연을 파괴하지 않고도, 인공적인 개발과 발전을 도모하지 않고도 얼마든지 경제적인 풍요를 이룰 수 있다는 진리를 증명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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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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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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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

생생테마랜드 _ 에너지 자족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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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남해군

혐오시설일수록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라 어느 지역이나 쓰레기 소각장 같은 혐오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힌다. 남해군도 마찬가지였다. 2001년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서는 것에 반대한 주민들은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음식물쓰레기를 자발적으로 분리수거해 4km 밖의 부지에 마련해 놓은 닭 사육장에 사료로 줬다. 그 뒤 지렁이 분변토를 활용한 음식물 처리 시설과 국내 최초의 가연성폐기물 전처리시설(MBT)을 갖췄다. 가연성폐기물 전처리시설은 폐기물을 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생생테마랜드 _에너지 자족 마을

생산처리시설로, 수거한 폐기물을 유기물과 무기물로 선별한 뒤 유기물은 퇴비로 만들고 무기물은 기계적 선별을 거쳐 품목별로 재활용할 수 있다. 그 뒤 순차적으로 들어선 환경기초시설들은 서로 연계해 운영할 수 있다는 점과 시설 설치와 운영비용이 절감된다는 합의 하에 한 곳에 모아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운영과정 중에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실제로는 냄새가 나지 않아도 사람들의 선입견이 그런 불만을 만드는 것이다. 이에 남해군은 이 시설단지를 공원으로 만들어 개방했다. 그러자 오히려 사람들이 기초시설들을 신뢰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남해군은 주민혐오시설일수록 계속 사람들이 찾아오게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주민혐오시설을 환경테마파크로

성공 포인트

혐오시설에 더 많은 주민들이 방문하도록 접근성, 친밀성 강화

만든 남해군의 비결은 여기에 있다.

Tips

흩어진 환경기초시설의 집적 및 연계로 시너지 제고 혐오시설을 생태공원화하여 생태관광, 교육체험장으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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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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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혐오시설을 환경테마파크로!

공원을 조성하였다. 2012년부터는 더 나아가 단순한 공원이 아닌, 환경생태교육의 장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마지막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환경기초시설들에 ‘혐오시설’이라는 낙인 대신, 남해의 아름다운 자연을 유지, 신재생에너지, 물의 소중함, 남해의 자연을 주제로 다양한 메시지들을 전하고자 노력 중이다.

경남 남해군

보존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라는 의미 부여와 함께 에너지・자원의 순환, 미래

소각장을 막아라! 열 개 이상의 환경기초시설이 한 곳에 모여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에코파크 안엔 그 흔한 쓰레기 소각장이 없다. 지난 2001년 쓰레기 소각장이 마을에 들어서려 했을 때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힘을 모아 스스로 막아냈기 때문이다. 소각장이 들어서는 것에 하수처리장이 혐오시설이라고요?

조세윤 씨다. “지역 주민들을 모아 놓고 소각장이 들어오는 위치에 대해 토의를 하는 자리였는데,

목욕을 좋아하지만 자신의 때로 더러워진 구정물은 외면하고 싶고, 음식은 좋아하지만

당시 모인 주민들 가운데 소각장 예정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었어요.

음식물쓰레기는 상종하고 싶지 않다. 배설하지 않으면 살 수 없지만 분뇨 앞에서는

주민혐오시설이 들어오는데, 주민들 뜻도 묻지 않고 결정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요.

눈을 감고 싶고, 내 집을 깨끗하게 치우는 건 좋지만 그 과정에서 나온 쓰레기는 잊고

당연히 반대를 했죠.”

싶다. 그래서 우리 생활에 꼭 필요한 하수처리장, 음식물쓰레기처리장, 분뇨처리장,

조세윤 씨는 그 뒤로 쓰레기매립장에 찾아가 20ℓ짜리 쓰레기봉투를 일일이 찢어

쓰레기매립장 같은 환경기초시설들은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혐오시설’이라는 오명을

성상조사를 시작했다. 봉투 하나를 뜯을 때마다 크고 작은 비닐봉투들이 최대 59개까지

쓴다. 인간의 이기심과 무책임함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지점이다.

들어가 있었다. 봉투들 안은 대부분 집에서 먹고 남은 음식물들.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를

79개의 크고 작은 예쁜 섬들과 가천마을의 다랑이 논 밑으로 너른 바다가 끝없이

전부 걷어내고 나니, 소각・매립해야 할 쓰레기의 양이 13%로 줄어 있었다.

반짝이고 있을 것만 같은 보물섬, 남해 역시 이러한 환경기초시설들에서 자유로울 수

“소각장에서 쓰레기를 태울 때 배출되는 유해물질 ‘다이옥신’의 주원인은 음식물

없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남해는 10여 개의 다양한 환경기초시설들이 1킬로미터 반경

쓰레기인데요, 남해군은 음식물 쓰레기가 별로 없을 거라고 주장했고 우리들은

안에 모두 모여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 지자체의 환경시설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듯

생각이 달랐죠.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주민들한테 협조를 구해 각 가정과 가게마다

없는 듯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음식물쓰레기를 걷기 시작했습니다. 트럭에 플라스틱 바구니 22통을 싣고 새벽 6시에

오히려 남해군은 이러한 환경기초시설들 주변으로 조경을 하여 '에코파크'라는 시민들의

마을 골목에서 종을 치면 사람들이 물기 꽉 짠 음식물쓰레기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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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테마랜드 _에너지 자족 마을

문제를 제기하며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낸 사람은 남해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이었던


걷은 음식물 쓰레기는 4km 밖의 부지에 마련해 놓은 닭 사육장에서 사료로 쓰였다. 2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음식물쓰레기를 거두는 동안 그 양은 점점 더 불어났다. 남해군도 음식물 쓰레기의 분리배출 방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고 결국 민관 협의 하에 경남 남해군

소각장이 들어서는 걸 막아냈다. 그 뒤 대안으로 들어선 것이 지렁이 분변토를 활용한 음식물 처리 시설과 국내 최초의 가연성폐기물 전처리시설(MBT)이었다. 가연성폐기물 전처리시설은 폐기물을 자원으로 만들 수 있는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생산처리시설로, 수거한 폐기물을 유기물과 무기물로 선별한 뒤 유기물은 퇴비로, 무기물은 기계적 선별을 거쳐 품목별로 재활용할 수 있다. 그 뒤 순차적으로 들어선 환경기초시설들은 서로 연계해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과 시설 설치와 운영비용이 절감될 거라는 합의 하에 한 곳에 모아 짓기 시작했다. “가령, 쓰레기 매립장에서 나오는 침출수를 하수처리장에 보내 정화처리를 하고, 하수처리장에서 발생한 슬러지(Sludge-물기가 많아 질퍽질퍽한 찌꺼기)들은 다시 시민단체들과의 협의 하에 만들어진 환경시설들이지만, 지역 주민들의 우려와 반대 여론도 무시할 수 없었다. “물론 운영 과정 중에 냄새가 난다거나 하는 민원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남해는 시설단지를 공원으로 만들었어요. 그렇게 해서 시민들에게 개방한 것이 외려 사람들에게 기초시설에 대한 신뢰를 갖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의 불만이 접수되면 이걸 감추고 숨길 수가 없는 구조인 거죠. 여론이 만들어지는 속도가 다른 곳에 비해 매우 빠르니까요. 이런 주민혐오시설들일수록 계속 사람들이 찾아오게 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 생각입니다. 주민들 의견을 수렴해 지난 2년 동안 비산먼지방지시설과 악취시설 등 시설투자를 계속했고요. 무엇보다 외부에서 남해의 환경기초시설 단지에 벤치마킹을 하러 오는 것을 보면서 주민들이 자긍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대상으로 하는 ‘알토(알찬 토요일)’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왔다. “태양광도 발생시켜 보고, 하수종말처리장에서 하수들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갯벌체험도 하고요. 에코파크에는 온갖 혐오시설들이 다 모여 있지만, 바로 인접하여 인공습지에 해마다 철새들이 찾아옵니다. 인간이 발생시킨 오염물질을 근거로 다양한 생태계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고 교육을 하는 거지요.” 생생랜드의 운영 주체는 ‘남해군 생태관광협의회’의 구성원인 시민단체와 남해 주민들이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환경기초시설들에 관한 서른 가지의 스토리텔링 작업을 마쳤고, 이에 소속된 생태관광 해설사들은 120시간의 생태교육을 모두 이수했다. “아이들은 버려진 쓰레기들 가운데 일부를 재활용하고, 퇴비로 사용하며, 더 나아가 새로운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에코파크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들과 더불어 자원의 순환에 대해 배우게 되죠.” 생생랜드 안의 하수처리장과 갈대조, 습지조를 통해 걸러진 생활하수가 봉천으로 흘러들며, 이는 입현매립지로 날아드는 철새들과 그들의 먹이가 되는 물속 생물들에 영향을 준다. 쓰레기를 분리해 재활용하고, 수많은 과정을 거쳐 쓰레기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일이 남해의 하천과 갯벌로 철새들을 부르고 *저서생물 같은 다양한 생물군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것을 자연스레 배우는 것이다. “쓰레기는 결국 집밖으로 나오면 어딘가에 쌓여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눈앞에서

쓰레기가 눈앞에서 사라진다고 끝은 아니죠

사라진다고 영원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시 우리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갔으면 합니다.”

이제 단순한 환경기초시설들의 집합을 넘어 교육시설 확충과 주변 환경과의 연계 속에 32

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저서생물-바다, 늪, 하천 등의 물 밑바닥에서 사는 생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 33

생생테마랜드 _에너지 자족 마을

매립장에 매립처리를 할 수 있는 거죠.”

생태관광 1번지로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선 남해. 이미 지난 1년여 동안 아이들을


때문이다. 남해에서 나고 자라, 환경시민단체에서 아이들을 위한 생태교육에 힘써온 조세윤 씨도 생태관광이 사회관광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부분에 깊이 공감한다. 가서 일부러 물을 얻어 마시고 오도록 하는 거죠. 그런데 물 마시러 간 아이들이 한 시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을 때가 있어요. 왜 그런가 하고 가보면 할머니, 할아버지들에

경남 남해군

“생태길을 두어 시간 걷게 하다가 아이들에게 빈 물통을 건네주거든요. 인근 마을에

둘러싸여 이야기를 나누느라 정신이 없는 겁니다. 저는 생태관광이 공정관광, 착한관광을 넘어 사회관광으로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더불어 이제 단순히 ‘소비하는 관광’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관광'이 되어야겠죠. 한마디로, 자연에 대한 예의를 배우자는 겁니다.”

생생테마랜드 _에너지 자족 마을

생태관광을 넘어 착한 관광, 사회관광으로 남해군 환경수도과 하홍태 팀장은 앞으로 생생랜드를 거점으로 남해 곳곳의 수려한 자연과 풍부한 문화자원을 하나의 고리로 묶어갈 계획이다. “남해엔 다양한 관광 자원이 있는데, 지금은 그게 다 섬처럼 독립돼 있어요.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유일한 산악공원인 금산, 우리나라 3대 기도처인 보리암, 암수바위와 다랭이논이 있는 가천마을과 남해 독일마을처럼요. 이 자원들을 다양하게 연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난 1년 동안 생태관광 협의회와 함께 만들어왔습니다.” 남해군의 자연환경보존지역의 제한된 개발로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서도 따로 떨어진 관광권역들을 생태관광으로 묶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까진 여행업체에서 관광수입의 대부분을 가져갔지만, 생태관광은 마을 주민들에게 공정한 관광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그는 이러한 관광이 생태관광을 넘어, 사회관광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젊은이들이 부족한 시골에서 이러한 생태관광이 주민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될 거라고 확신하기 34

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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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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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파인토피아 텃밭 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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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정직한 땀방울과 안전한 먹거리를 통한 도농교류 사람은 자기가 먹은 음식물로 피와 살을 만들고 세포를 키운다. 그래서 ‘내가 먹는 음식이 곧 나 자신’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래서 오늘날 고급 소비자들은 경제적 부담이 좀 있더라도 농부가 밭에서 거둔 작물을 직접 받아먹는 방법을 선호한다. 이에 따라 전국 농민들 사이에서 일명 ‘꾸러미 사업’이 뜨기 시작했다. 각 농가마다 생산된 제철농산물들을 종류별로 조금씩 묶어 일정 주기마다 한 번씩 도시로 보내는 농촌 사업이다. 농가 수익을 올리는 것과 더불어 도시에서는 우리 땅에서 난 안전한

파인토피아 텃밭 퀵서비스

제철 먹거리를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소규모 다품종 생산자들을 비롯, 각 농촌의 새로운 판로 개척과 수익 창출을 고민하고 있던 봉화군은 이 꾸러미 상품을 새로운 브랜드로 정착・발전시켜가기 위해 수험생을 위한 꾸러미, 다이어트를 위한 꾸러미, 혹은 설이나 추석 등 명절이나 24절기를 주제로 한 꾸러미 등 ‘테마가 있는 꾸러미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한 지역마다 흩어져 있는 농민들을 ‘봉화군’ 자체의 브랜드로 묶어나가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봉화라는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더불어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봉화의 다른 상품들을 홍보할 수 있는 동력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정직한 땀방울로 만든 안전한 먹거리를 통한 노동교류! 봉화군은 그 중심 역할을 하고자 한다.

성공 포인트

건강한 먹거리를 매개로 도시와 농촌의 교류와 소통의 장 마련

Tips

테마가 있는 꾸러미상품 개발과 판로개척으로 농가소득 창출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우면서 도시 어린이들에게 심성 순화의 기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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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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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하고 건강한 상자텃밭을 도시로!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한 게 농촌 살면서 오이 하나 구하는 게 쉽지 않아요. 시골은 대부분 자급자족을 해서 마땅히 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드물고요. 물야면 오전리도 사과를 제외한 20%는 박스씩 만들어 팔기도 애매하고요. 내년부턴 저희도 텃밭농사를 시작할 건데, 밭 한 구석에 상추를 조금만 가꾼다고 해도 우리 가족이 다 못 먹거든요. 그렇게 이것저것

경북 봉화군

집집마다 조금씩 생산하는 텃밭 상품들인데, 다들 애매하게 남는다는 게 문제죠. 한

키우다 보면 남는 게 꽤 생겨요. 마을의 노인 분들도 일 많이 못하시잖아요. 소비하고 도시에서도 갓 수확한 농산물 먹을 권리는 있는 거죠?!

남은 고추를 혼자 시장에 팔러 가시는 분들도 더러 계세요.” 봉화군 농업기술센터에서 귀농지원을 담당하고 있는 김해수 씨 역시 봉화로의

2010년부터 2012년 상반기까지 전국의 귀농가구 수는 모두 2만3279 가구. 서울에서 두 시간여를 험준한 산만 보고 달리다가 죽령터널을 지나서야 서서히 펼쳐지는 아늑한 농촌 풍경을 만나게 해주는 경북 봉화. 그래서인지 봉화는 도시를 벗어난 귀농인들이 가장 많이 정착하고 싶어 하는 곳 가운데 하나다. 수도권에서 비교적 가까운 위치, 80퍼센트 전문교육’, ‘전원생활학교’ 같은 우수한 귀농교육 프로그램도 귀농인들의 구미를 당긴다. 해마다 100가구 이상의 귀농・귀촌인구가 꾸준히 정착해 보금자리를 일구어 가는 경북 봉화는 이제 귀농인들과 현지 농민들의 자연스러운 조화 속에 살기 좋은 농촌을 위한 작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33057.8512㎡(1만 평) 이상의 농사를 지어야 생계유지가 가능한데, 초보 귀농인들은 농사가 서툴거나 자금이 부족해 약 6611.57025㎡(2천 평) 정도의 부지만 매입해 농사를 짓는 것이 다반사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렇게 적게 농사짓는 분들이 더 많아질 거란 사실입니다. 농촌에 사람이 점점 줄고, 고령화되니까요. 그럼, 이분들이 밭 두 자락에 농사지을 때 벌던 돈을 한 자락에 농사지을 때도 그대로 벌 수 있도록 해야 하잖아요. 그 방법이 뭘까 고민이 들었습니다.” 봉화군의 창조지역사업은 변화하는 농촌의 현실과 농가 소득창출, 새로운 판로 개척에 대한 공무원과 주민들의 공통된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변화의 필요를 절감하고 농촌에서 더 행복한 삶을 꿈꾸고 있는 주민들과 함께 이제 막 첫 걸음을 떼기 시작한 봉화군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다.

조금만 농사지어도 잘 살 수 없나요? 2년 전, 임옥녀 씨는 도시 생활을 접고 봉화 물야면에

소량다품종 포장 ‘꾸러미 상품’을 고민하다

자리를 잡았다. 귀농을 한 외부인이었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로 고산수목원권역 사무장이 되어 마을을

전국 농민들 사이에 몇 해 전부터 일명 ‘꾸러미 사업’이 뜨기 시작했다. 각 농가마다

두루 챙기는 옥녀 씨는 최근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생산된 제철농산물들을 종류별로 조금씩 거두어 일정 주기마다 한 번씩 도시의 가정으로

물야면 생산 작물의 80%를 차지하는 사과를 제외한

보내는 농촌 사업이다. 농가 수익을 올리는 것과 더불어 도시에서는 우리 땅에서 난

다른 여타 작물들의 판로를 구하기가 마땅치 않다는

안전한 제철 먹거리를 바로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서로에게 의미 있는 도농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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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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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토피아 텃밭 퀵서비스

험준한 산지 안에 아늑하게 자리한 평야, 다양한 귀농 지원 정책은 물론 ‘귀농 인력양성

귀농을 희망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옥녀 씨와 비슷한 고민이 생겼다. 기본


직거래인 셈이다. 소량다품종 생산자들을 비롯, 각 농촌의 새로운 판로개척과 수익 창출을 고민하고 있던 봉화군 창조지역사업의 취지 역시 이 꾸러미 상품을 상자텃밭과 함께 묶어 봉화의 경북 봉화군

새로운 브랜드로 정착・발전시켜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전국의 꾸러미 상품이 일반화되어가고 있는 가운데 성공을 보증하긴 어려운 상황.

으로도 기존 꾸러미 상품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꾸러미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우리집 베란다엔 블루베리가 열린다?

농업기술센터 김해수 씨는 봉화의 특성을 살리고 동시에 각

한 곳, 작목반 한 개, 농협 두 곳을 포함 모두 여섯 곳이다. 현재 봉화에서 영농조합법인을

지역의 꾸러미 상품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는 하지혜 씨는 2년 전 도시를 떠나 불쑥 봉화에 정착한

고민하기 시작했다. 여러 지역의 꾸러미 상품 사업지역을

귀농인이다. 평소 관광대학에 다니며 농촌만의 농업 비즈니스가 필요하다는 것을

둘러보며 고민한 끝에 그가 생각해낸 것이 바로 ‘테마가 있는

절감하고 있던 그녀에게 봉화군의 꾸러미 상품 및 상자 텃밭 사업은 뜻이 통하고 반가운

꾸러미 상품’.

제안이었다.

“수험생들을 위한 꾸러미, 다이어트를 위한 꾸러미, 혹은

“도시에 사는 친구들 부탁으로 재료비 정도만 받고 절임 반찬을 주문 받아 팔기 시작한

설과 추석 같은 명절이나 24 절기를 주제로 한 꾸러미 상품을

것이 벌써 1년째거든요. 이런 직거래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신뢰가 가장 중요해요. 한

생산할 예정입니다. 24절기 음식들 가운데 가령 정월대보름의

번 판로가 생기면 알음알음 주문이 는다는 장점도 있고요.”

오곡밥처럼 적은 양을 만들 때도 손이 많이 드는 음식 재료를

은어축제와 송이축제 당시 부스를 차려 블루베리를 팔아 본 경험은 블루베리 묘목이

꾸러미로 묶는 거죠.”

과일 자체보다 외려 사람들의 관심을 끈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다. 개인적으로도

입춘 때는 겨우내 부족했던 신선한 야채를 보충하기 위해 ‘햇나물

블루베리 화분에 이름표를 달아 선물로 주었을 때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봐왔던 터라

무침’을 먹고, 양력 10월 초인 한로(寒露-태양의 황경이 195°인

묘목・화분사업에 대한 확신은 더 커졌다.

때. 매년 10월8일경) 때는 집에서 국화전을 만들 재료를 꾸려

“블루베리를 키우며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단풍이 드는 걸 집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보내는 식이다.

장점이 아이들 교육용으로도 좋을 것 같았어요. 봉화군 상자 텃밭 사업을 함께 시작하게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과 스토리에 우리 상품을 곁들이는 것만

됐으니, 친환경 자재를 이용한 포장・홍보 부분에 기대하는 바가 커요. 무엇보다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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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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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토피아 텃밭 퀵서비스

현재 봉화군의 꾸러미 사업에 함께 참여하기로 한 곳은 권역마을 두 곳과 체험마을


고객과의 신뢰를 쌓기가 가장 어려운데, 일단 ‘봉화군’이라는 지역 브랜드로 우리 블루베리가 인정을 받은 셈이니 고객과의 신뢰 부분에선 한 시름 놓을 수 있어서 좋아요.” 경북 봉화군

블루베리 외에도 춘양면(봉화군 소재) 일대의 고산지대에만 자란다는 춘양목 등 도시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묘목들을 테마로 한 ‘상자 텃밭’의 주 타깃은 주로 도시 사람들이다. 달마다 귀농교육을 받기 위해 봉화를 찾는 귀농 희망인들과 봉화의 여러 체험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상자 텃밭은 매력 있는 상품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베란다에서 묘목을 키우다 보면, 아이들은 식물이 커 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좋고, 옆집에 구경 온 다른 사람들도 전화로 주문도 할 수 있겠죠. 상자텃밭은 봉화와

현지인들을 포함해 10%의 주민들을 중심으로 사업을 점점 늘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적게

도심을 이어주는 고리 역할을 하는 셈입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 위주로 모였고, 마을의 주요 작물인 사과는 3월 쓰가루(아오리)부터 꾸러미를 만들어 볼 생각이다.

갓 딴 오이 하나 ‘아삭’ 물었을 때 그 맛 아세요?

“도시 사람들은 대부분 오이를 갓 따 먹었을 때의 그 맛을 몰라요. 저는 시골에서 자랐던 터라 도시에 살 때 그때그때 생산한 농산물을 시골에서 보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봉화군’은 지역마다 흩어져 있는 농민들을 ‘봉화군’ 자체의

했었거든요. 가격을 정하는 것부터 판로를 알아보고, 판매하는 것까지 해야 할 일이

브랜드로 묶어나가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봉화라는 브랜드

많아지겠지만, 어렵게 생각하면 어렵고 쉽게 생각하면 또 쉬운 것 아니겠어요? 한 달에

이미지 상승과 더불어 사람들에게 자연스레 봉화의 다른

두 번, 선별한 농산물들에 공정하게 값을 매기고, 주민들이 직접 배달도 할 생각이에요.

상품들도 함께 홍보할 수 있는 동력이 되리라 믿기 때문이다.

그래야 서로 얼굴도 마주보고 불평, 불만 있을 때 바로 시정할 수 있죠.”

더불어 이 사업이 귀농인과 현지인들을 하나로 묶으며 농촌

봉화는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 전역이 갖고 있는 공통된 숙제 하나를 봉화에서 곧 이뤄낼

사회를 하나로 화합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되리라는 것이 해수

꿈을 갖고 있다. 지역에서 난 농산물을 지역 사람들이 구하기 어려운 현실, 봉화 역시

씨의 생각이다. 사업적 감각이 비교적 좋은 귀농인들과 지역

봉화에서 난 사과와 쌀을 정작 봉화 사람들은 구하기가 힘든 구조다.

사정을 잘 아는 현지인들이 힘을 합쳐 공공의 이익을 창출해

“여기에서 생산된 건 밖으로 나가고, 바깥에서 생산된 게 봉화로 들어옵니다. 유통체계를

본 경험이 모이면, 미래 마을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데에도 더

바꿔야죠. 이 체계를 바꿔서 매주 꾸러미를 외부로 배달하듯 지역 안에 있는 가게들에도

큰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봉화 농산물들이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겁니다. 적어도 봉화에서 난 농산물은

사무장 옥녀 씨가 살고 있는 물야면 주민들 역시 귀농인들과

봉화 사람들이 먼저 먹을 수 있어야 맞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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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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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토피아 텃밭 퀵서비스

11월 부사(후지)까지 모든 종류가 생산 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테마로 한 색깔 있는


경북 봉화군 파인토피아 텃밭 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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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 전경 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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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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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시

Birds of Korea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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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테마파크 천수만 버드랜드 충남 서산시

서산시 천수만은 텃새, 여름철새, 나그네새 등 300여 종 이상의 조류가 모여드는 동아시아 최대의 조류 서식지다. 하지만 인간의 무관심과 이기심으로 수많은 철새가 죽어갔다. 이러한 인식을 바꾸기 위해 서산시는 환경운동연합단체들과 함께 ‘철새문화교실’과 생태해설사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2002년에는 탐조투어 프로그램을 열었다. 처음에는 이 사업에 무관심하거나 적대적이었던 주민들도 실제로 탐조투어 Birds of Korea Project

프로그램을 통해 외부관광객들이 찾아오자 반응이 조금씩 달라졌다. 그러자 서산시는 천수만 철새들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교육중심의 생태공간인 ‘버드랜드’를 세웠다. 철새전망대와 숲속놀이터 외에 연안생태체험장과 야생동물 치료센터 등을 갖춘 일종의 테마파크이다. 또한 4D 영화관에서는 직접 철새가 되어 그들의 세상을 체험할 수 있게 입체 애니메이션을 보여주어 교육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서산시는 스마트폰용 철새 전문 앱을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새의 소리나 색깔, 부리모양만으로도 새를 찾을 수 있게 하고 이동경로와 서식지를 알게 하기 위해서다. 디지털로 만나는 천수만의 철새는 또 다른 매력으로 우리를 사로잡을 것이다.

성공 포인트

천수만 철새 생태자원을 IT와 접목,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

Tips

스마트폰 앱 활용, 철새에 대한 종합 정보 제공과 친밀감 제고 생태해설사 육성 및 해설 지원으로 생태교육의 질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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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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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새가 더불어 사는 나라 충남 서산시

많을 거예요.” 철새의 땅에서 꿈의 날개를 펴다

생태해설사 박향숙 씨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한다. 어떤 할아버지는 큰 고니를 잡아먹는 것으로만 알고 있었다고. 말 그대로 척박한 땅이었던 이곳이 어떻게 철새를 가족으로

동아시아 최대의 조류 서식지로 겨울철새를 비롯하여 텃새, 여름철새, 나그네새 등

받아들이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모든 새를 알리고 보존하는 새들의 요람이 되었을까?

300여 종 이상의 조류가 서식하는 천수만. 이 앞의 야트막한 언덕 위에는 이들을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교육중심의 생태공간이 있다. 철새전망대와 숲속놀이터 외에도 연안생태체험장과 야생동물치료센터 등이 눈길을 끄는 이곳은 버드랜드, 곧 새들을

새와 사람의 아름다운 만남

피라미드형의 4D 영화관이 자리하고 있었다.

서산시 공무원들은 가장 시급한 것이 철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천수만에서 자연사한 새들을 기증받아 박제로 잘 보존했어요. 진열된 새만 해도 약 140여

판단했다. 환경운동 연합단체들도 1999년부터 철새문화교실을 운영하면서 자발적으로

종이나 됩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직접 눈앞에서 새를 볼 수 있어 너무 좋아합니다.

교육을 시행했다. 새를 더 알고자 하는 사람들은 생태해설사 양성 과정을 이수하면서 전문

하지만 저희들은 단순히 보여주는 것보다 새들을 더 알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래야

인력으로 거듭났다.

사람들이 천수만과 철새들을 더 아끼고 사랑해줄 테니까요.”

“그분들이 새들을 위해 무언가 할 일을 찾기 시작했고, 2002년에 새들을 탐방하기 위한

서산시 생태사업팀 주무관이자 철새들의 아빠이기도 한 김태훈 씨가 마치 자식 자랑을

탐조투어 프로그램을 열면서 자연스레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2009년 버드랜드가

하듯이 웃으며 말한다.

조성되면서부터는 박물관에서 직접 해설도 해주시고요.”

“4D 영화관에서는 직접 철새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세상을 체험할 수 있게 입체

지체하면 할수록 철새와 천수만이 다치고 상할 것이기에 상황은 긴박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보여줍니다.”

서산시는 철새문화교실을 수료 한 인력을 주축으로 2002년부터 탐조투어 프로그램을

이제는 서산시의 상징이자 천수만의 요새가 된 버드랜드. 하지만 처음부터 이런 사업이

시작했다. 전문 생태해설사들로 거듭난 마을 주민들이 합류하면서 버드랜드 사업은

가능했던 것은 아니었다. 마을 주민들에게 철새는 잠시 머물렀다가 떠나는 불청객이었고,

탄력을 받았다. 하지만 몇몇 주민들은 볼멘소리를 했다.

관광객들에게는 그저 신기한 관찰물에 불과했다. 심지어 몰래 새를 사냥하거나 갯벌을

“처음엔 자신들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선을 긋기도 했어요. 결국 서산시만 좋은 거

훼손하는 경우도 많았다.

아니냐면서. 하지만 관광객들이 탐조투어를 하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또 탐조투어가

“보호구역이라는 인식 없이 방문객들이 차를 몰고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니 상한 지역도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모습을 보고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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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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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ds of Korea Project

주제로 한 테마파크이다. 바로 그 한 가운데 두 동의 건물에 각각 사각의 박물관과


몇 가지 키워드만으로 새의 정보를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생각하기

주민들은 시위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철새기행전이 거듭되고 대내외에 천수만에

시작한 것이다.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그라졌다.

가장 날것의 땅인 천수만에 가장 최첨단 시스템을 접목한다는 자체가 획기적이었지만

“주민들 역시 천수만을 다르게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이제는 철새 지킴이 역할을 자처

김태훈 주무관은 고개를 저었다.

합니다. 철새가 주민들의 가족이 된 셈이지요.”

“이미 해외에는 이런 프로그램들이 활성화되어 있어요. 기술로 치면 우리나라가 오히려

생태사업팀 담당자는 버드랜드 한 쪽에 다양한 생태보존을 위해 습지조성도 할

낫지만, 철새에 대한 관심만큼은 뒤져있던 셈이죠. 그게 더 안타까웠어요.”

계획이라며 눈을 반짝였다. 마치 대자연과 처음 조우한 아이처럼 그들은 아직도 천수만을

앞으로 이 앱을 통해 서산시는 새를 보존하는 것 뿐 아니라 버드랜드를 더 홍보할 수

비롯한 여타 생태계에 대해 무한한 호기심을 품고 있다. 관심의 무게만큼이나 커다란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실시간으로 철새의 이름을 알고 습성을 파악할 수 있도록

비전과 함께 말이다.

사진을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충남 서산시

그뿐 아니었다. 생태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 자신의 땅도 영향을 받을까 우려한 몇몇

“새소리만으로도, 새의 실루엣이나 색깔, 부리모양만으로도 새를 찾을 수 있게 하고 싶어요. 또한 사람들이 새들의 이름을 직접 부르면서 그 새들의 이동경로와 서식지를 알게 스마트폰에 철새를 담다

하고 싶고요. 철새가 떠난 후에도 사람들 마음속에서 계속 남을 수 있게, 그래서 전국의 새들이 더 보호받을 수 있게 말이죠.” 또한 야생동물치료센터에서는 직접 사람들이 야생동물을 치료하고 도울 수 있는

하고자 하는 마음은 가득했지만 여러 가지 장애물이

프로그램들을 마련하고 있다. 적어도 버드랜드는 사람들을 위한 테마파크이기 이전에

많았다. 열정만으로 감당하기에 천수만은 너무 드넓

새들을 위한 휴식공간임이 분명해 보였다.

었다. 서산시의 고민은 깊어졌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철새에 대해 더 세세하게 알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것을 편리하게 알려줄 수 있을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밤을 새는 날들이 많아졌다.

* 얼리버드 early bird 일찍 일어나 활동하는 사람 * 얼리어답터 early adapter 기술 이해도가 빠르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열정으로 무장되어 최초로 생산된 제품과 신기술들을 남들보다 먼저 구입하여 사용하는 사람

“생태해설사 분들의 설명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거든요. 사람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날아가는 새들을 궁금해 하니까요. 그리고 그 궁금증은 새들의 경로와

서산시와 천수만의 양쪽 날개

습성으로까지 이어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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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얼리버드이자, *얼리어답터였던 김태훈 주무관은

현재 서산시는 2009년 버드랜드 1차 착공을 시작한 이래, 철새박물관과 4D 영화관 등을

스마트폰이 처음 보급되기 시작하던 2010년, 누구

부분적으로 개관해 왔고 2013년 상반기에 공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 또한 이와 더불어

보다 먼저 스마트폰을 구입해 사용하면서 아이디어를

빠른 시일 내에 철새정보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밤낮없이 개발을 진행하고

구체화시켜 나갔다.

있다. 55

Birds of Korea Project

하지만 갈 길은 멀었다. 철새를 더 알리고 생태를 보존


2002년부터 천수만 세계철새기행전을 개최했고, 2007년에 철새도래지 조류모니터링을 실시한 이래 2010년에는 한국형 10대 생태관광 모델사업 충남 서산시

대상지로 선정되기도 한 서산시. 허관무 팀장을 비롯한 생태사업팀 팀원들은 이번 기회에 더 좋은 생태 환경을 조성해 천수만의 철새들과 서산시 주민들이 더 아름다운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게 사업의 외연을 더 넓혀나가고 있다. “진짜 보존해야 할 생태자원, 그걸 잘 지키기 위해서 버드랜드가 세워진 거잖아요. 소중한 생태환경을 미래 세대들에게 물려주고, 또 그들이 그 뜻을 잘 이해하고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는 것,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봐요. 그러면

Birds of Korea Project

서산시뿐 아니라 대한민국, 아니 시베리아까지 넘나드는 새들과, 그 새들이 다니는 땅 모두에 활력이 되고 희망이 될 테니까요. 그렇게 되겠죠?” 환하게 웃는 생태사업팀 팀원들의 어깨 너머로 새들이 V자를 그리며 날아갔다. 어릴 적 무리지어 날아가는 새들을 보며 막연하게 저 새들은 어디로 갈까, 생각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적어도 앞으로는 서산 버드랜드로 인해 그런 의문을 품을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올 것이다. 철새들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의 허파인 서산시와 천수만을 주목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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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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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농촌관광 콘텐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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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군

마을기업과 체험마을, 그리고 관광자원을 하나로 묶다 수려한 경관을 가진 합천은 대표적인 농업지역이다. 농업인구가 전체의 40%에 달하며, 이와 연계한 직업들까지 고려한다면 합천에서 농업이 가지는 영향력과 역할은 매우 크고 중요하다. 그래서 합천은 다양한 마을기업과 체험마을들을 육성해 왔다. 공주를 비롯, 전국에 두 곳뿐인 밤묵 가공 지역인 가회 등곡마을과 양파즙・떡가래・ 메주 등 가공식품을 만들어내는 양떡메 마을, 달궈진 자갈에 한과를 구워 전통을 잇고 있는 묘산 도옥마을 등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에 50여 명의 농민들로

농촌관광 콘텐츠 개발

구성된 ‘로컬 푸드’ 같은 사회적 기업도 있다. 이와 연장선상에서 합천은 가야산이 품은 천년고찰 해인사와 2004년 완공된 영상테마파크, 철쭉 군락으로 유명한 황매산 등의 수려한 합천 관광자원을 농업과 융합한 ‘합천 농촌관광콘텐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즉, <서울 1945>를 비롯,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시대물 드라마와 영화의 촬영지로 유명한 영상테마파크 안에 농산물직판장, 가칭 ‘아름다운 장터’를 열어 서울의 1.6배에 달하는 합천 땅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마을기업과 체험마을들을 한데 모아 관광객을 만나 상품을 판매하고 홍보할 수 있도록 하여 점진적으로 농촌관광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성공 포인트

마을만들기 사업과 권역별 테마관광을 연계, 농촌관광 새 모델 제시

Tips

영상테마파크 안에 직거래장터를 개설, 관광과 농산물 판매 시너지 제고 농민들로 구성된 ‘로컬푸드’ 사회적 기업이 네트워크 핵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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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먹거리 먹고 믿음직한 친구도 사귀고!

농촌경쟁력 강화를 위한 부농육성 프로젝트인 ‘오・사 프로젝트’ (5 . 5 . 5 . 5)도 함께 추진 하고 있다. 2012년 합천군의 창조지역사업은 이러한 농촌 살리기의 연속선상에서 가야산이 품은 수려한 합천 관광자원을 융합한 시도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물론, ‘관광과 농업’의 조화를 현실에 맞게 풀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긴 했지만,

경남 합천군

천년고찰 해인사와 2004년 완공된 영상테마파크, 철쭉 군락으로 유명한 황매산 등의

활기를 잃어가는 합천 농민들이 이 사업에 걸고 있는 기대와 꿈은 이번 사업의 가장 든든한 동력이 되고 있다. *오・사 프로젝트(5 . 5 . 5 . 5) 5000만 원 이상의 마을법인 5개 운영, 읍면별 영세농 5농가 연소득 5000만 원 끌어올리기

합천 창조지역사업은 현재 농업기술센터가 아닌 ‘관광개발사업단’이 맡아 추진하고 있다. 1년 전 이 사업을 맡게 된 관광개발사업단 공기택 담당자는 ‘농촌관광’이라는 추상적인 그림 앞에서 누구보다 고민이 많았다. 국가 지원에만 의존해 지원이 끊기면 흐지부지 합천 농촌, 이제 농민들 ‘얼굴’에 달렸죠!

사라져버리는 기존 농촌 사업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창조지역사업 역시 2년의 보조금 지원이 끊긴 뒤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기

서울을 한 시간만 벗어나도 펼쳐지는 논과 밭, 우린 그 안에서 허리 숙여 작물을 보듬는

위해 계획 단계부터 새로운 생각과 철저한 준비가 필요했다.

농민들의 모습을 마주하곤 한다. 농경지는 점점 줄고 있지만, 국내 어디를 가도 여전히

“합천에서 농촌 살리기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건 우선

쉽게 만날 수 있는 농촌의 풍경은 도시에 찌든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듯 다독거린다.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경남 합천도 군 생산수단의 절반 이상을 농업이 차지하는 전형적인 농업 지역이다. 합천의 농업인구는 전체의 40%에 달하며, 이와 연계한 직업들까지 고려한다면 합천에서 농업이 가지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이에 합천은 민선 5기(2011년)부터 마을을 중심으로 농촌 활력을 증진시키기 위한 ‘그린희망마을 만들기 사업’을 전개해 왔다. 뿐만 아니라 2012년 초부터는 FTA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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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관광 콘텐츠 개발

농촌이 안은 숙제, 열쇠는 ‘사람’


농촌을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을 개척하는 일입니다. 합천 영상테마파크에 들어설 농산물직판장, 가칭 ‘아름다운 장터’가 바로 그 역할을 할 겁니다. 무엇보다 이 ‘아름다운 장터’를 중심으로 서울의 1.6배에 달하는 합천 땅에 뿔뿔이 흩어져 있는 농촌과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 중요하고요.” 경남 합천군

요즘 농촌의 가장 큰 숙제는 고령화다. 마을기업의 경우에도 국가 보조금이 지원되고 컨설팅 단이 옆에서 도움을 줄 땐 영차영차 열의가 넘치지만, 실질적으로 마을기업을 책임질 사람이 한 두 사람의 지도자들에 국한되다 보니 동력이 빨리 약해진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농촌 사업의 핵심은 지역의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지역의 능력 있고 뜻 있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인적네트워크를 만들고 있습니다. 정보도 나누고, 서로 의지하다 보면 용기도 생길 것 아닙니까? 가장 중요한 건 외로운 젊은 투사(농촌 지도부와 활동가)들을 있다는 점에서 농촌과 도시를 연결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고리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수 있는 원동력이고요.”

장터’의 원칙은 합천 농민들이 직접 배당된 매대를 맡아 농산물들을 진열하고 소비자들도

현재 합천군에는 다양한 마을기업과 체험마을들이 있다. 공주를 비롯, 전국에 두 곳뿐인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생산자 실명제’를 통해 처음 오는 사람들도 이 농산물이

밤묵 가공 지역 ‘가회 등곡마을’과 양파즙・떡가래・메주 등 가공식품을 만들어내는

합천 어떤 마을의 어떤 생산자가 생산한 것인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생산자들은

‘양떡메 마을’, 달궈진 자갈에 한과를 굽는 전통을 이어온 ‘묘산 도옥마을’ 등이 그것이다.

자신이 직접 가꾼 농산물을 어떤 사람들이 사가게 되는지 알 수 있다. 유통단계를

뿐만 아니라 50여 명의 농민들로 구성된 ‘로컬푸드’ 같은 사회적 기업이 공기택 담당자가

간소화해 저렴한 가격과 갓 생산된 농산물의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생각하는 네트워크의 핵심축이다.

장점이다.

‘아름다운 장터’는 합천의 이런 단체들을 하나로 잇고, 새로운 농촌 브랜드를 만들

“사실 ‘관광’이라고 하면 자연풍경, 문화재 같은 볼거리 위주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출발점이 될 것이다. 2013년 초부터 시작될 ‘합천 농촌체험관광 창조 아카데미’ 역시 마을

많아요. ‘농촌관광’이라고 해도 별반 다를 건 없어요. 그런데 이렇게 시골장터에서 갓 거둔

이야기 자원화, 지역특산물을 활용한 지역 마케팅과 농촌문화 마케팅에 관한 수업들로

농작물을 먹어보면 그 지역과 그 지역 사람들이 좀 더 친근하게 느껴질 거 아니겠어요?

구성해 100여 명의 마을 단체장과 농촌지도자들을 하나로 잇는 또 다른 매개 역할을 하게

그런 계기를 한번 만들어보자, 하는 생각으로 ‘아름다운 장터’를 하게 된 거죠. 소비자들이

된다.

합천 농민들의 땀과 흙에서 자란 순수한 농산물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단순한 먹거리를 소비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을 테니까요.” 25살에 합천으로 시집온 선희 씨는 합천에서 무공해 마늘 농사를 짓고 있다. 하지만

얼굴을 마주보면, 좋은 점이 더 많습니다

그녀는 다른 농민들처럼 농작물을 도매로 판매하지 않는다. 창고 안에 1년 동안 마늘을 저장해 두었다가 그때그때 필요로 하는 곳에 소량 판매하는 식이다. 대부분 농민들이

무엇보다 ‘아름다운 장터’는 영상테마파크를 찾는 기존 관광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64

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창고의 농산물을 한번에 도매로 넘기고 곧바로 목돈을 받아 생활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65

농촌관광 콘텐츠 개발

결집시켜주는 것이죠. 이게 ‘아름다운 장터’의 본 목적입니다. 정부 지원이 끊겨도 지속될


모습이다.

어떻게 잘 팔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는 걸 깨달 았어요. 규모면에서도 훨씬 크고,

“처음 시집와 지은 농사가 고구마였어요. 힘들게 수확해서

지역 안에 사람들뿐 아니라 합천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았죠.”

공판장까지 가져갔는데, 터무니 없는 가격을 부르더라고요. 그 길로 아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내 고구마 진짜

경남 합천군

내가 얼마나 힘들게 키운 고구만데 그렇게 팔 순 없었어요. 선희 씨의 꿈

맛있는데 좀 사가라며 부탁을 했어요. 제가 직거래를 시작한 ‘아름다운 장터’가 들어설 영상테마파크의 12년도 관광객은 이미 32만 명을 넘어섰다.

그렇게 정성들여 지은 농산물들을 알음알음 직거래로 팔기

영상테마파크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시대극을 자유로이 찍을 수 있는 국내

시작한 선희 씨는, 이제 예비 사회적 기업인 ‘로컬푸드’를

유일의 촬영지다. 2004년 천만 관객의 흥행작인 ‘태극기 휘날리며’를 시작으로 ‘서울

통해 그녀가 생산한 물건을 판매한다.

1945’, ‘에덴의 동쪽’, ‘전우치’, ‘각시탈’, ‘써니’ 등 67편에 달하는 드라마와 영화가

모두 50여 명의 생산자 조합원이 있는 ‘로컬푸드’는 합천에서

이곳에서 만들어졌다. 영상테마파크는 합천 관광의 핵심축인 해인사와 황매산을 남북으로

난 농산물을 합천 사람들에게 공정한 가격으로 판매해야

잇는 중간 거점에 위치해 있다.

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대농들이야 판매 경로를

“이곳 출구 쪽에 ‘아름다운 장터’를 만들 겁니다. 해인사와 팔만대장경, 소리길과 홍류동

걱정할 리 없었지만 다품종을 소량 생산하거나 일을 많이

계곡, 황매산 철쭉 축제와 황강 등 수려한 합천을 찾는 많은 이들이 자연스럽게 여기를

할 수 없는 할머니들, 혹은 직접 생산한 농산물을 집에서

거치면서 ‘아름다운 장터’를 둘러보게 될 거예요. 그리고 이곳에 들른 많은 관광객들을

정성들여 가공하는 농가들에게 ‘로컬푸드’는 가장 든든하고

대상으로 체험마을 프로그램도 해 보려고요. 이 농산물들이 나고 자란 곳에 가서

고마운 판매처다.

직접 몸을 움직여 수확을 도울 수도 있고, 이런저런 시골인심도 맛보게 하고요. 도시

‘로컬푸드’에 가입한 소비자들 역시 지역의 농민들이 생산한

사람들에게는 아마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겁니다.”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마음 놓고 사 먹는다. 우리 땅에서

‘로컬푸드’를 시작하기 전, 선희 씨는 직거래로 멜론을 팔아본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 이웃이 살뜰히 키운 건강한 농산물을 사먹을 수 있다는

지인의 멜론을 대신 팔아준 격이었다. 맛이라면 누가 먹어도 빠지지 않는데, 당시

것. 무농약, 유기농 인증마크가 따로 없어도 ‘로컬푸드’는 그 이름 자체로 믿을 수 있는 또 다른 브랜드인 셈이다. 선희 씨는 지난 9월 합천군으로부터 영상테마파크 안에 들어설 ‘아름다운 장터’의 총 관리를 ‘로컬푸드’에서 맡아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평소에 꿈꿔오던 것을 합천군이 나서서 만들어 주겠다니 놀랄 수밖에 없었죠. 관광과 농업을 어떻게 합칠 수 있을까 궁금했고요. 우린 좋은 물건을 만들어낼 생각만 했지, 그걸 66

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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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관광 콘텐츠 개발

계기였죠.”


합천에서 처음으로 생산한 품종이었던 터라 시장에서의 판매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열매의 표피가 그물처럼 갈라져 있다 해서 ‘네트’ 멜론 경남 합천군

이라고 그러는데요. 시장에서는 그 네트의 모양에 따라 상품가치가 달라집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맛보다 작물의 겉모습이 더 중요하니까요.” 선희 씨는 다시 인터넷과 전화로 멜론을 팔기 시작했고, 그 멜론은 다음 해에도, 그 다음 해에도 전량 완판을 했다. 한 농가로는 모자라 주변의 멜론 농가가 두 곳 더 늘었고, 이젠 멜론 생산 한 달 전부터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진단다. “도시와 농촌의 직거래는 가능성이 아주 많습니다. 생산 자와 소비자가 서로에 대한 신뢰로 마음 놓고 생산하고

농촌관광 콘텐츠 개발

구매할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생길 ‘아름다운 장터’가 저를 비롯한 합천 농민들한테 이런 좋은 길을 열어 줄 거라 믿어요. 또, 장터에서 농산물을 구입한 도시 사람들이 합천에 애정을 갖고 대학생 때 농활 오듯 우리 마을에 찾아와 주고 그러면 더 좋겠죠. 그렇게 정이 들면 도시의 대형마트에서도 합천 농산물을 만나면 주저 없이 그것을 고를 테니까요.” 마늘을 생산하는 선희 씨의 농가로 종종 일을 도우러 오는 도시 사람들은, 하루만 그녀와 일을 해봐도 단번에 이런 말을 한단다. “이 값 받아서 되겠어요?” 절기 따라 부지런히 씨를 뿌리고, 정성들여 수확한 농산물. 그 귀한 가치를 많은 이들이 알아주길 바라는 선희 씨와 합천 농민들의 염원이 2013년 반드시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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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도 살리고, 지역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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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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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

칠곡군 인문학 도시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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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인문학’으로 공동체 만들기 경북 칠곡군

한때 서울시에서 노숙자들에게 인문학 강좌를 실시한 결과 다수의 노숙자가 자활의 의지를 다지고 삶의 태도가 개선되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사실 인문학 자체가 직업을 얻어 주거나 경제문제를 해결해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인문학은 정서를 안정시키고 지적 즐거움을 주며, 아울러 자존감과 삶의 만족도를 드높인다. 그래서 전국 각지에서 인문학 도시를 표방하고 나서는 지자체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칠곡군이 주목받는 이유는 타 지역의 인문학 도시 프로그램과는 철학부터 다른 바탕 칠곡군 인문학 도시 조성

위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인문학 도시에서는 전문학자들을 중심으로 한 포럼과 심포지엄, 혹은 강좌가 주요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다. 그러나 칠곡군은 다르다. 전문가에게 맞춘 심도 깊은 인문학이 아니라 지역민의 눈높이에 맞는 ‘마을 인문학’을 추구한 것이다. 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을 위한 문해교육은 칠곡군이 추구하는 마을 인문학 정신에 무엇보다도 잘 맞았다. 할머니들이 글을 배우게 되면서 이들을 중심으로 마을은 활기를 되찾았다. 일주일에 한 두 번, 할머니들이 모이는 날에는 부녀회도 어르신들을 위한 간식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자연스레 모임을 가졌다. 칠곡군은 이런 마을들을 중심으로 특색 있는 ‘인문학 축제’를 열었고, 자연스럽게 마을도 활기를 띠고, 공동체정신도 강해지게 되었다. 결국 인문학이 마을을 살리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었다.

성공 포인트

지역민 눈높이에 맞는 ‘마을 인문학’, ‘주민 중심 인문학’ 구현

Tips

국내 최초 학점은행제 도입과 평생학습으로 마을지도자 육성 순환보직 없이 1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전문공무원이 중추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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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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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나흘 지우개 하나가 다 닳도록 더듬더듬 적어 내려간

마을 인문학을 통해 공동체를 만들다 !

할머니의 글은 마을 잔칫날 낭독회에서 발표된다. 낭독은 천방지축 뛰놀기 바쁘던 어르신들의 코흘리개 손자, 아이들은 이내 눈물 한 방울을 툭 떨어뜨리고 만다. 켜켜이 쌓인 할머니의 세월이, 어린 손녀와 할머니 사이에 자못

한글 몰라 서러웠는데, 이젠 행복함니더

단단하게 쌓여 있었던 시간의 벽을 자연스레 허물어 버렸기

“기역, 니은, 디귿, 리을 …… 가, 갸, 거, 겨, 고, 교, 구, 규…….” 칠곡군 가산면 학상리의 작은 마을회관. 더듬더듬 ‘가나다라’를 외는 목소리가 들린다. 떨리는 음성, 사이사이 공백이 긴 호흡,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저마다 얇은 공책 위에 오늘 배운 글자를 꾸욱 꾹 눌러 써 내려가는 이들은 하얀 머리를 곱게 빗어 넘긴 학상리 할머니들이다. 6학년 1반부터 8학년 9반까지 나이도 제각각이지만, 오랫동안 학마을에 3년 전, 칠곡군 인문학 사업의 일환으로 한글 수업을 받기 시작한 열두 명의 할머니들.

때문이다. “경로당 잔치 때 만장(풍물굿패에서 사용하는 소원글) 이라는 걸 쓰는데, 한 할머니가 붓글씨로 ‘나의 소원은 하나밖에 없는 손자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다’라고 쓰셨어요. 그거 보고 거기 있던 사람들이 다 울었어요. 아들 내외 먼저 저세상 보내고 그 할머니가 얼마나 어렵게 칠곡군 인문학 도시 조성

정붙이며 살아온 세월은 매 비슷하다.

손자를 홀로 키우고 계시는지 다들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 가운데 두 분은 글공부를 다 마치시기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남은 동무들은 어느새 마을 다른 할머니들에게 글을 가르쳐줄 수 있는 실력이 됐다. “바깥양반한테 글공부한다고 하기 부끄러버서 몰래 숙제 하느라 애 많이 묵었재. 인자사 (이제야) 은행 가서 볼 일도 혼자 보고, 간판도 읽고 하는 거 보면 고맵고 신기한기라.” 평생 한글 한 번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이 한이 된 할머니들은 이제, 해마다 칠곡군에서 여는 ‘성인문해백일장’에 출품할 작품 하나 써 내려갈 정도로 풋풋한 새내기 작가들이 다 됐다.

순환보직 없이 10년 넘게 자리 지키는 전문공무원 2000년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평생학습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의 학점은행제를 도입해 250명의 누적 학위자를 배출한 칠곡군. 평생학습에 이어 3년 전부터 새로이 번지기 시작한 인문학 열기의 중심에는 이렇게 십여 마을의 작은

“개밥을 챙겨주고, 피곤에 지쳐 씻는 둥 마는 둥 밥도 팽개치고 책가방 들고 한글 공부 배우러 갑니다. 3년을 열심히 배우고 쓰고 밤이면 달력 뒤편에다 글씨 연습을 합니다. 너무 재미있고 선생이 고마워 죽겠어요. 순애아빠요, 내 행복을 아시겠지요. 선생님 덕택으로 당신께 편지도 써보고 간판이고 은행이고 무슨 병원이고 다 읽게 됐습니다. 서투른 게 많지만, 재미있고 행복합니다.” 칠곡군 동명면 박후불 할머니 ‘사랑했던 순애 아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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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

손녀들의 몫이다.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읽어내려 가다가도

마을회관에서부터 시작된 문해교육과 학구열에 가득 찬 할머니들이 있었다. 칠곡군의 인문학은 이 작은 움직임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련되고 어려운 도시형 인문학이 아닌 오랜 시간 평생학습도시의 면모를 이어온 칠곡군이 풀어가는 인문학, 이른바 ‘사람 중심, 마을 중심의 75


인문학’이란 무엇일까?

인문학이 마을에 숨결을 불어넣다

2013년, 칠곡은 인문학 도시로 도약하는 꿈을 꾸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국에서 불고 사회복지, 아동・가족, 농업경영 등 학점은행제와 다양한 평생학습을 들어온 학생들의

들어봤음직한 철학자의 이름만으로도 긴장감이 밀려오니

열망이 이루어낸 자연스러운 결과다. 칠곡서 11년째 평생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지선영

말이다. 하지만, 칠곡의 인문학은 철저히 사람 중심, 마을

씨는 2000년 개관한 교육문화회관에서 여성들을 중심으로 꾸려졌던 작은 교양강좌들이

중심의 인문학이라는 점에서 여느 인문학과 조금 다르다.

지금의 칠곡 인문학을 있게 한 또 다른 씨앗이 됐다고 말한다.

“인문학이란 말 자체가 주는 거부감이 있어요. 처음엔 이

“당시 교양 강좌를 듣던 학생들을 중심으로 자연스레 공부 동아리가 생겨났어요.

인문학이란 말을 ‘인간의 무늬’ 같은 말들로 풀기 위한 노력을

평생학습 이란 게 마약 같아서 단순 교양강좌에 만족 못하고 계속 질 높은 교육에 대한

했어요. 그런데 결국 답은 ‘인문학’ 사업을 주민들에게 맞춰

욕구가 생겼죠. 그러다보니 2003년 전국 최초로 ‘학점은행제’라는 것도 만들게 됐고요.

쉽게 풀어가는 데 있었어요. 우리에게 맞는 인문학, 그러니까

농업인구가 많아 농업경영전공을 처음 도입했고 그 뒤 사회복지, 아동・가족 등으로

‘마을 인문학’이 필요했죠.”

전공을 늘려갔죠.”

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을 위한 문해교육은 칠곡군이 추구하는

2004년, 평생학습도시로 선정된 이래 지금까지 칠곡은 ‘마을로 찾아가는 현장교육’

마을 인문학 정신에 무엇보다도 잘 맞았다. 마을 이장들은

50강좌, 성인문해교육 10개 마을, 한 학기 서른 강좌 이상의 학점은행제, 청소년, 어른들을

어르신들의 문해교육을 위해 일말의 망설임 없이 마을의

위한 인문학과 평생학습까지 모두 150여 개에 이르는 강좌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쯤 되면

문을 열었고, 그렇게 1년, 2년의 시간이 지나 글을 읽고 쓸 줄

대부분의 칠곡 주민이 칠곡군 평생학습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알게 된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칠곡의 숨겨진 역사, 발굴되지

칠곡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인문학 도시로 자리매김하게 된 데는 해당 공무원들의

않는 시간과 공간을 복원하는 가장 든든한 열쇠가 됐다.

전문성이 큰 역할을 했다. 타 지역의 순환보직 공무원들과 달리 30여 명의 교육 전문

“한 분 한 분 이야기가 영화 같아요. 연륜이라는 것이

공무원들이 10년 동안 평생교육, 청소년, 여성, 사회교육으로 분화해 교육 업무에 매진해

그야말로 짱짱하세요. 그걸 무시 못합니다.”

온 것이다. 무엇보다 마을 주민들과의 지속된 교류는 칠곡 주민들이 원하는 교육이

할머니들이 글을 배우게 되면서 마을은 이들을 중심으로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됐다.

활기를 되찾았다. 일주일에 한두 번, 할머니들이 한글을

“다른 건 몰라도, 칠곡 주민들의 교육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증가해 주었던 것, 든든한

배우는 날이면 간식을 챙겨드리기 위해 자연스레 모임을

고정 수요층이 있었던 것이 저희한테는 큰 힘이 됐습니다. 처음 평생학습과 학점은행제를

갖기 시작한 부녀회를 포함해 마을 주민들이 하나 둘

모두 이수한 주민들 나이가 이제 40대, 50대가 되었는데, 그들에게 인문학은 자연스러운

할머니들의 문해교육을 돕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요구였죠. 이런 분들의 요구를 반영한 게 지금의 ‘인문학 사업’입니다.”

칠곡군은 이들을 위해 비누 만들기 같은 생활 강좌들을 함께 마련해주었다. “전과 달리 마을행사를 하나 해도, 마을회관에서 수업이 있는 날 이장님이 가서 말하면, 일사천리로 다 해결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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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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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인문학 도시 조성

인문학은 어렵다. 데카르트, 니체, 사르트르 같은 한 번쯤 경북 칠곡군

있는 인문학 바람에 편승한 것은 결코 아니다. 10여 년 전부터 칠곡 주민들을 위해 마련된


칠곡군은 학점은행제와 평생학습을 바탕으로 진선 씨처럼 마을을 꾸려 가는 지도자들을 길러내기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 여전히 다양한 수업들로 꽉 채워진 칠곡의 많은 교육 과정들은 새로운 공부 동아리를 의사가 된다. 한 예로 칠곡에서 자랑하는 마을기업들 모두가 칠곡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 연구하고 힘을 모아 이루어낸 결과물이다.

경북 칠곡군

만들고, 학생들은 마을로 돌아가 마을의 선생님이 되고, 복지사가 되며 마음을 치유하는

“점심 때면 마을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밥을 먹을 수 있는 마을기업이 있어요. 홀로 사시는 노인들이 많은 농촌엔 반드시 필요하죠. 어떤 마을이 어떻게 마을기업을 하고 있는지 직접 찾아가 공부한 사람들이 아니라면 하기 어려운 일이에요.” 칠곡은 지난 2009년 인문학 도시를 위한 첫 발을 떼었다. 고미숙, 한홍구 씨 같은 굵직한

마을 어르신들은 누군가의 마당에 설치된 스크린 앞에서 옹기종기 영화를 보았고, 인근

인문학 강사들을 초청해 1년 과정의 강좌를 열었고 ‘스토리텔링’을 인문학과 함께 엮어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책을 읽었다. 한두 달 아무 일 없으면 몸이 근질근질해질 정도로

마을의 이야기를 하나, 둘 풀어나가기 시작했다. 그 가운데 미리 참가자를 받아 조를

새로운 일을 벌이는 데 할머니들은 신바람이 났다.

이룬 뒤 칠곡의 인문학적 요소들을 스토리로 엮은 <기억으로 쓰는 칠곡 이야기>는

결국 칠곡군은 작년부터 이런 마을들을 중심으로 특색 있는 마을축제를 열기 시작했다.

하나 놓칠 것 없는 칠곡의 지난 세월과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집과 가문을 지켜온

이른바 ‘인문학 축제’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우유상자를 모아 설치한 마을 부스에서

종손들의 삶, 칠곡 미군부대와 6.25 전쟁을 겪어온 어르신들과의 만남, 왜관시장에서

배운 것들을 마음껏 풀어냈고, 마을 봉사단체와 부녀회, 평생학습 동아리들도 선뜻 힘을

70년을 장사해 온 상인의 이야기들이 바로 그것이다. 주석희 씨는 6.25 전쟁에 참전한

모아 함께 축제를 즐겼다.

어르신들의 구술작업에 함께 참여했다.

“인문학은 사람이 모여 하는 것이죠. 어르신들 모이는 자리가 만들어지니 사람이 모여 하는

“아이 키우는 엄마로서 6.25라는 아픈 역사에 대해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모든 게 이루어졌어요. 갈등도 사라지고, 세대 간・가족 간의 치유가 이뤄졌죠. 그렇게

많아졌어요. 전쟁의 참혹한 참상을 영화나 책이 아니라 어르신들 말씀으로 직접 듣고

감동을 가진 마을들은 마을 만들기, 혹은 마을기업을 만들 수 있는 동력이 생깁니다. 이게

나니, 칠곡의 ‘다부동전적기념관’에 가서도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졌죠.”

인문학의 힘이에요.”

그녀는 이런 작업들을 통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든 이야기가 인문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스토리텔링을 통해 개인 삶의 이야기들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들 하나하나가 역사가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의 중심은 나를 세우고 공동체를 이롭게 하는 것

“인문학을 통해 어른이 되어 간다고 해야 하나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다보니 전보다 사물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어요. 전에는 쉽게 말해버리고

칠곡 학상리에 살고 있는 진선 씨는 몇 해 전 사회복지학 졸업장을 받았다. 젊은 시절,

지나쳐버릴 많은 것들을 수용할 수 있고, 포용할 수 있게 됐죠.”

대학에 합격하고도 가정 형편 때문에 가지 못했던 그가 7년 만에 이룬 꿈이었다. 학마을

칠곡은 앞으로 인문학 공정여행, 전국 인문학활동(인활) 등 더 넓은 분야를 아우르는

이장으로 마을을 살뜰히 챙기는 그는 여전히 지역복지에 대해 공부하고 싶은 게 많다.

인문학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인활의 요지는 농촌에 농활을 가듯 전국 대학생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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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군 인문학 도시 조성

공동체 사업도 그만큼 잘 됐고, 마을이 하나가 됐죠.”


마을의 인문학 자원을 찾고 그것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로 푸는 것이다. 칠곡이 인문학 도시라는 것을 경북 칠곡군

알림과 동시에 마을 중심, 주민 중심의 인문학을 이루는 데 큰 보탬이 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칠곡군 주민들의 평생교육과 학점 은행제에 이어 인문학 도시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십여 년을 교육사업에만 매진 해 온 지선영 담당자가 생각하는 마을 인문학이란 과연 무엇일까. “우선, 평생학습을 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공동체를 이루는 게 목표죠.

칠곡군 인문학 도시 조성

인문학의 중심은 사람, 나를 반듯하게 세워 마을 공동체를 이롭게 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나의 인성을 통해 공동체를 아름답게 하는 것, 그게 인문학이죠. 공자 말씀 중에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줘야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말이 있어요. 내가 치유를 원하고 사람이 그리워지면 언제든 사람들이 우리 고장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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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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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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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대덕구

배달강좌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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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대전 대덕구

지구상 생명체 중에서 인간만이 배우고 익히는 것을 즐거워한다. 물론 대입이나 입사를 위한 공부일 경우에는 큰 스트레스를 받지만 배움,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학문은 분명히 일종의 놀이다. 그래서 공자도 말하지 않았던가? 學而時習之, 不亦悅乎!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하냐고! 많은 사람들이 배움을 갈구하지만 돈과 시간의 문제 때문에 그 꿈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 점을 파악한 대전시 대덕구는 ‘찾아가는 배달강좌 서비스’를 배달강좌제

시작했다. 자장면이나 피자를 배달해 먹듯 ‘배움’도 배달할 수 있다는 것! 특기할 만한 것은 일반적인 명사 특강에 기울지 않고 주민들이 스스로 선택한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인문학 강좌를 신청할 수도 있고, 미용강좌도 들을 수 있다. 즉, 주민들이 강좌 커리큘럼에 자연스럽게 참여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배달강좌제’ 자체가 수익원이 생기거나 지역경제에 직접적으로 이바지하는 바는 없다. 오히려 강좌를 운영하는 사업비를 지자체가 고스란히 감당해야 한다. 하지만 행복하고 품격있는 주민들이 경쟁력 있는 지역을 만들어 간다는 것을 생각하면 대덕구의 ‘배달강좌제’는 먼 미래를 위한 현명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성공 포인트

부족한 지역자원을 사람 키움과 교육의 문제로 해결하고자 접근

Tips

주민 5인 이상 요청 시 자장면 배달하듯 강좌 서비스 배달 배달강좌제 서비스 수혜자가 강사로 변신, 지속적인 배움의 선순환 고학력 유휴 여성인력이 강사로 활동하며 새로운 일자리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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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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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이 무엇인지 잘 알지 못했다. 교육프로그램 뿐

찾아가는 강좌로 지역을 깊이 있게!

아니라 배울 장소도 마땅치 않아 학습할 기회가 턱없이 부족했다. 학습에 대한 갈망이 현실에 대한 불만으로 어떻게 이제는 다른 시에 배달강좌 시스템을 전파할 정도로 모범적인 평생학습도시로 우뚝 서게 되었을까?

대전 대덕구

이어질까 아예 기대를 접은 지 오래였다. 그랬던 이곳이

학습을 열망하게 만들다 대덕구 평생학습원장 김원규 씨는 강좌가 수시로 배달 배달강좌제 마스코트

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가슴이 훈훈해진다. 그가 정용기 구청장의 뜻에 따라 배달강좌제를 담당하여 시행 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평생학습에 대한 인프라가 부족할 뿐 더러 콘텐츠를 지원할 재정도

다섯 명이 모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달려간다는 대전 대덕구의 배달강좌제. 이곳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주민들의 학습 욕구는 점점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일 때마다 치킨이나 족발을 시킬까 고민하기보다 이번에는 무슨

높아지는 반면, 그것들을 뒷받침할 하드웨어는 턱없이

강좌를 주문할지 논의한다고.

부족했다.

“담번에는 민요를 좀 배워볼까? 악기는 어때? 그런데 그런 강좌도 있는 겨?”

“대덕구는 영화관, 교육센터, 지하철 등 인프라가

경로당에 있는 노인들도, 아직 한국말이 여의치 않은 다문화 가정 아낙들도, 주변 지인들의

부족한 지역입니다. 그렇다고 지역 주민들에 대한 교육

도움을 받아 서슴없이 배달강좌 홈페이지에 강의를 신청한다.

사업을 포기할 순 없었어요. 밤을 새워가며 공무원들이

한번 강좌를 듣고 나면 주민들끼리 동아리를 만들어 지역에 학습내용을 전파하는 경우도

모여 이 상황을 돌파할 아이디어를 모의했어요. 다른

다반사다. 배움에 부족함을 느낀 주민들은 어김없이 재수강을 요청하고, 접수를 받은

도시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도 찾아보고, 해외의

대덕구는 이번엔 곱빼기인 심화과정을 배달한다. 한 번 교육이 평생학습으로 이어지는

사례까지 전부 따져보았지요.”

순간, 심화과정에도 아쉬움을 느낀 사람들은 이번엔 직접 자격증을 취득하여 강사에

구청장이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생각을 모으기

도전한다.

시작했고, 대덕구 평생학습원 공무원들은 국내외를

“나도 꼭 자장면, 아니 강의 배달부가 될거유.”

넘나들며 견학을 통해 성공사례를 따져보기에

한바탕 웃으며 주민들은 너나없이 입을 모은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이곳 주민들은

이르렀다. 하지만 사례를 모으면 모을수록 평생학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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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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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강좌제

“배달강좌 시키신 분?”


느끼세요. 자신들을 통해 열악하고 어려운 환경에

같이 지자체의 막대한 재정과 시설을 지원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숨가쁘게 바쁜

있는 아이들이 변화되는 모습을 보고 눈물을 훔칠

현대인들은 무엇인가를 새로 배우기보다는 그저 집으로 돌아와 지친 몸을 눕히는 게 최고의

때도 있고요. 오히려 학습을 하는 강사들이 얻는 게

관심사였다.

더 많다고들 해요. 그것까지도 평생학습의 일환이

“찾아오게 할 게 아니라, 아예 먼저 찾아가 보면 어떨까?”

아닐까 생각합니다.”

평생학습도시에 대한 꿈이 요원해지려는 찰나, 일본의 평생학습도시인 야시오 시(市)를

대덕구청 권오철 주무관은 못내 미안해하면서도

견학하고 온 정용기 구청장이 던진 한 마디에 공무원들의 귀가 번쩍 뜨였다.

강사들의 노고에 고마워했다. 그러한 강사들을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인 거지. 자장면이나 피자 배달하듯이 강좌도

독려하고 주민들과의 접점에서 커뮤니케이션을

배달시키면 사람들이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지 않겠어?”

이어나가는 것도 그의 몫이다. 그렇기에 권오철

공급이 어려워 교육을 못 할 게 아니라, 공급이 어려우니 수요자를 더 생각한다는 역발상.

주무관은 강사보다 더한 열정으로 학습을 해나간다.

일본 야시오 시(市)에서는 행정적인 민원이나 질문이 있는 주민들 다섯이 모이면 직접

언젠가는 그 자신도 주민들에게 강의를 배달할 꿈을

공무원이 나가서 설명을 해 주고 있었다. 이렇듯 인프라가 부족하여 학습을 받기 어려운

꾸면서.

대전 대덕구

공무원들은 속이 탔다. 그도 그럴 것이 평생학습을 잘하고 있다고 소문난 지역들은 하나

주민들에게도 직접 강사가 나가서 강의를 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이내 평생학습원 배달강좌제

공무원들부터 학습을 열망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공무원들이 학습을 열망하자 다음부터는 일사천리로 학습 배달 시스템이 갖추어졌다.

학습에서 치유로, 치유에서 화합으로 한편 맛있는 강좌를 맛본 주민들의 학습욕구는 더

강의를 배달하는 강사들이 더 배우다

구체화되고 다양화되었다. 단순히 지식의 습득에서 비롯된 강좌는 미술치료나 청소년상담 강의로 이어

학습을 열망하는 주민들은 대덕구 배달강좌제 홈페이지에 입맛에 맞는 강좌 메뉴를

졌다. 학습이 치료로 거듭나는 순간, 배달된 강의가

신청한다. 강좌신청이 접수되면 대덕구 평생학습원에서는 적절한 강사를 선정하여 강의를

이루어지는 공간은 어느새 학교에서 병원으로, 다시

배달시킨다.

재취업 센터로 바뀌었다.

하지만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어야 몸에도 좋듯이 강좌 역시 밀도 있고 알차야 지역

“한번은 저소득층 주부들이 모여 생계에 보탬이

주민들의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법. 해당 과목에 대해 전문 자격증을 갖추는 것은 물론,

되고 싶다고 미용강좌를 주문했어요. 이전에는 그런

오랜 교육 경험으로 강의능력을 검증받아야만 배달강좌제의 강사로 설 수 있다.

강좌가 없어서 저희가 아예 맞춤 교육을 신설했어요.

그렇기에 처음에는 강사들의 불만도 있었다.

헌데 미장원을 차리려고 하면 피부관리뿐 아니라

“그분들이 열심히 배우고 강의해 온 것만큼 강사료 책정을 해주지 못해 늘 아쉬웠어요.

네일아트, 뭐 그런 것도 해야 한다고 하데요. 그래서

하지만 직접 강의를 배달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소통을 해보신 분들은 큰 보람을

저희가 아예 저소득층 주부 십여 명을 모아놓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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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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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에 걸쳐 강의를 해준 적이 있어요. 그때만큼은 예산을 고려하지 않고 퍼부었지요.” 평생학습원 공무원들의 얼굴에 저마다 후덕한 미소가 서렸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에게 언어학습을 배달했을 때도 더할 나위 없이 뿌듯했다고. 그야말로 평생학습이 자기계발의 대전 대덕구

차원을 넘어 내적 치유와 지역문화 통합의 장을 창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배달강좌를 통해 취업의 꿈을 찾은 사람들은 비단 학생들만이 아니다. 대전 시내 중고등학교에서 평생을 교사로 재직해온 소병만 씨는 은퇴 이후 배달강좌제 강사로 인생 2막을 성공적으로 일구어가고 있다. 자신이 담당했던 과학 과목을 주민들과 아이들이 더 쉽게 익힐 수 있도록 다양한 과학실험과 실습을 통해 입체적인 교육을 실현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기도 했던 박택용 씨는 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다가 은퇴한 후 미술과 디자인 강좌를 배달하고 있다.

수요자 입장에서 일구어나간 배달강좌 한 동력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은 주민들은 그것들을 아직 맛보지 못한 마을 주민들에게

배달하였고, 강좌에 참여한 인원만 해도 23,000여 명에 이른다. 이러한 교육 시스템은

알리고 또 함께 즐기고자 마을 축제도 기획하고 있다.

생산적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짐은 물론 학습의 양극화를 해소하였고, 불필요한 이동을

“이런 재미가 있다는 것을 왜 예전에는 몰랐을까요? 바쁘고 고단하게만 살아온

줄여 저탄소 녹색성장에도 기여하였다. 획기적으로 절감된 사교육비는 자연히 지역경제를

어르신들과, 학업 때문에 지친 우리 아이들이 진짜 배움이 무엇인지 꼭 알았으면

활성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였다.

좋겠어요.”

하지만 대덕구의 배달강좌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수요자, 곧 주민들의

아무것도 몰랐던 수강생에서 지역의 비전을 품은 강사로 거듭난 마을 주민들이 한 자리에

입장에서 생각을 하고 사업을 해온 공무원들의 마인드와 노력에 있다. 부족한 환경만을

모여 의지를 다졌다. 머지않아 대덕구 평생학습원의 배달강좌가 남쪽 끝 마라도까지

탓하기보다 그렇기 때문에 학습을 받기가 어려운 주민들의 입장을 먼저 헤아렸고,

배달되는 풍경을 그려본다. 이들에게 학습은 더 이상 학습이 아닌 생활이다. 평생학습이

국내외를 뛰어다니며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가능한 이상 인생 2막에 대한 불안도 기우에 불과하다. 대덕구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그러한 이들의 열정이 강좌와 함께 주민들에게 배달되었고, 주민들은 그 뜨거운 메뉴들을

만들어 갈 미래에 동참하고 싶은 이유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소화하고 새로운 메뉴를 주문하더니 어느 순간 교육자가 되어 강좌를 배달하겠다고 자청한다. 이제 마을 주민들은 강좌를 배달하는 것뿐 아니라 그들 스스로가 교육 주체이자 각 마을의 리더가 되어 지역을 조금씩 바꾸어나갈 꿈도 꾸고 있다. 배움의 기쁨이 곧 자아실현의 90

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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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강좌제

현재까지 대덕구는 2009년 배달강좌제를 시행한 이래 총 3,400여 건의 강좌를


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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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다중지능 창조인력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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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완주군

개인맞춤형 교육이 농촌의 미래를 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와 스티브 잡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공통점은 ‘천재’ 특히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라는 것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이 두 사람은 모두 ‘르네상스맨(Renaissance Man)’이다. ‘르네상스맨’이란 ‘르네상스적 교양인’이라는 뜻으로 폭넓은 지식과 교양의 소유자, 모든 학문과 예술에 통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화가이자, 음악가이자, 요리사이자, 과학자이자 해부학자였다. 스티브 잡스는 기술과 예술 분야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다중지능 창조인력 육성

상상력과 창의력을 통해 애플을 이 시대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이들은 모두 어려서부터 부모의 배려로 독특한 경험을 했다. 정규교육보다는 놀이와 공부가 구분되지 않는 에듀테인먼트 식으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접하고, 과학기술을 섭렵했다. 그 결과 행복한 르네상스맨이 될 수 있었다. 전북 완주는 이러한 흐름을 인지하고 ‘다중지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특히 농산어촌의 어린이들은 도시에 비해 다양한 분야의 문화콘텐츠를 접하거나 배울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에 문제의식을 갖고 지역 학교를 대상으로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예술분야의 교육을 실시한 것이다. 그 결과 많은 어린이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자신의 숨은 재능을 발견해낼 수 있었고, 학부모들 역시 자녀교육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게 되었다. ‘팔방미인은 밥 굶는다’, ‘한우물만 파라’. 이제 이것은 창의력보다는 손에 익은 단순기술이 우위를 점하던 농경시대와 기술산업시대에만 유효했던 진리다. 완주군은 2008년 30개 학교 5,500명 학생을 대상으로 다중지능검사를 실시하여 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도록 계획했다. 완주군에서 최초로 시도한 획기적인 특화사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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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성공 포인트

지역에 필요한 미래 인재를 지역 스스로 키우고자 하는 발상

Tips

소외된 농촌지역을 교육 중심 허브로 육성 일일교사 동참 등 지역 어르신들의 지원이 핵심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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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맞춤형 교육이 농촌의 미래를 열다

인간에게는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 공간지능,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인간친화지능, 자기성찰지능, 자연친화지능, 실존지능 등 9가지 지능이 있으며, 이들은 독립적이지만 발현될 때에는 서로 교류된다는 내용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전북 완주군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지능지수와 감성지수를 넘어 다중지능의 시대로

상부의 지시를 따르기만 하는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스스로 기획안을 써서 제안하는 적극적인 타입이자 휴일에도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주민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임정엽

흔히 인간의 지능을 IQ로 측정한다. IQ가 높으면 머리가 좋고, 낮으면 머리가 나쁘다는 식이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혁명적인 이론이 등장했다. 감성이 풍부해야 지능도 발달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감성지수 EQ가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인간의 능력을 이런 단순한 잣대로만 재기에는 무리가 있다. 영화 <레인맨>이나 분야에서 뜻밖의 능력을 보이는 경우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처럼 ‘서번트 신드롬(savant syndrome: 특정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다. “1년을 내다보는 사람은 농사를 짓고, 10년을 내다보는 사람은 나무를 심고, 100년을 내다보는 이는 인재를 키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농촌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는 인재 양성을 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고민하던 2008년, 임정엽 군수는 다중지능이론을 만나게 되었다. 가드너 박사가 주장한 다중지능이론의 핵심은 ‘인간은 누구나 각자 다 잘하는 분야가 있다’는 것이었다.

가진 이들은 대부분 IQ가 70 미만이면서도 놀라운 능력을 보이므로 일명 ‘바보 천재’라고 한다. 즉 인간에게는 IQ나 EQ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점에 착안하여 새로이 부각된 학설이 다중지능이론(Multiple intelligence theory)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발달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Haward Gardner) 박사가 기존의 지능검사, 지능지수 등을 비판하고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며 주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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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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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지능 창조인력 육성

<말아톤>의 주인공처럼 자폐증을 가졌기에 일반적인 사회생활은 힘들지만 특정한

완주군수는 낙후되고 소외된 농촌지역을 살리는 길은 미래에 대한 투자, 즉 교육임을


이렇게 생각한 임정엽 군수는 다중지능이론을 현장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2008년 30개 학교 5,500명 학생을 대상으로 다중지능검사를 실시하여 교육을 실시하도록 계획했다. 완주군에서 최초로 시도한 획기적인 특화사업이었다.

전북 완주군

개인의 강점과 약점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하지만 모든 일에는 장애가 따르는 법. 특화교육에 대해 삐딱한 시선을 가진 일부 학부모들도 있었다. “이런 시골에서 뭔 예능교육을 하겠다고?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지. 피아노다 미술이다 배운다고 하다가 괜히 학부모 허리만 휘어지는 것 아녀?” 이 같은 염려를 종식시키기 위해 서울대학교 문용린 교수(현 서울시 교육감)와 다중지능교육의 선두주 가졌다. 국어는 잘하는데 수학에는 유난히 약한 사람이 있고, 음악에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지만

“우리 세대는 먹고살기 힘들어서 학교를 다니는

운동신경은 둔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이 있다. 외국어 능력은 뛰어난데 정작 주변사람들과

것만도 감지덕지했죠. 하지만 이제 시대는 바뀌었

감정적으로 소통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기억력은 비상한데 자꾸 길을 잃어버려

습니다. 공부는 물론 다른 것도 잘해야 행세를 하는

‘길치’로 불리는 사람들도 있다.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자기 자식들이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자기가 잘하는 분야보다는 약한 분야에 신경을 쓰는

뭘 잘하는지를 모르니 재능이 있어도 키워줄 수 없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니 정작 자기가 타고난 재능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거예요. 다중지능검사는 자녀의 강점을 파악하여

따라서 사람들이 자신의 재능을 빨리 알아차리고 이를 키워 나갈 수 있는 방법을 교육

특화된 교육을 함으로써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시스템에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다중지능이론의 핵심이다. 이것은 특히 국가의 미래를

보완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짊어지고 나갈 어린이들에게는 필수적인 것이다.

완주군청 행정지원과 최은아 담당자와 인재양성담당

‘하지만 자기가 어떤 재능이 있는지 전혀 모른 채 평생을 살다가는 사람도 있다. 아무리

윤당호 계장은 낙후된 고향을 발전시키는 길은 인재

음악적 재능이 있어도 피아노 한번 배워 보지 못했다면 자기의 재능을 알아차릴 수

양성뿐이라는 의견에 공감하고 그 실행을 위해

없듯이……. 즉,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것들을 경험해 봐야 자기가 무엇을 잘하는지 알 수

불철주야 노력을 기울였다.

있다.’

아이들의 강점과 약점이 파악된 자료를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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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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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지능 창조인력 육성

자인 류숙희 박사를 초청하여 학부모 대상 설명회를


아이들의 문제점까지도 고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갖고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바로

언어에 재능이 있으면 독서와 글짓기를 집중적으로

SMART-world 프로젝트다.

교육하도록 학교에 요청한 것이다.

‘나와 너 그리고 우리, 자연과 함께 하는 SMART-world’는 Study-up, Mind-up, Art-

그러나 기획과 실천은 많은 차이가 났다. 우선 특화된

up, Relation-up, Trust-up의 합성어로, 다중지능이론을 바탕으로 ‘학문과 예술적 발전을

맞춤형 교육분야가 ‘방과 후 학교’, 즉 특별 활동과

통해 정신을 수양하고 인간관계를 활성화하여 신뢰를 갖도록 한다’는 새로운 교육형태라 할

겹치는 경우가 많았고 특정 분야를 지도할 교사가

수 있다.

부족한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군청이 다중지능이론에 확신을 갖고 진행해 온 터라 많은 문제점이

“초기에는 행정적으로만 접근하다 보니 미비한 점이

보완되었어요. 저는 방향 설정만 하면 되었죠. 특화교육을 ‘방과 후 학교’에서만 할 게

많았어요. 지원도 띄엄띄엄하니 지속성도 없었고요.

아니라 정규교육 과정에도 넣도록 했습니다. 그랬더니 더욱 효과가 높더군요. 거칠었던

일회성 행사로 그칠 우려가 많았죠.”

아이들도 순화되어 친구들과 잘 어울리게 되었고요. 군청과 주민들이 전폭적인 지지를

전북 완주군

음악 재능이 있는 아이에겐 악기를 연주하도록 하고,

해주신 덕분입니다.” 시행착오를 겪고서 다중지능교육도 한층 발전했다. 다양한 ‘1일체험캠프’를 개설하여 교육의 허브로 발돋움할 ‘인재개발관’

강점을 더욱 상세히 분석하고, 이를 발전시킨 강점체험캠프도 개설하게 되었다.

2010년 3월 고산초등학교로 전근해 온 조성훈 교사는 두

전문가를 초빙하고, 그 학교로 학생들이 모이도록 한 것이다.

번 놀랐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은 전주대학교 은희천 교수를 초빙하여 지도하도록 하고, 외국어

첫째는 도시도 아닌 농촌지역의 초등학교에서 다중

교육을 위해 2007년부터는 초등학교에 중국어 교실을 개설했다. 그 결과 현재 원어민

지능을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었기 때문

강사가 30명에 이르며 우석대학교와 전주대학교에는 각각 중국어 캠프와 영어캠프가

이고, 둘째는 마냥 순박하리라고만 생각했던 아이들이

생겼다.

도시의 아이들보다 오히려 되바라진 경우가 많았기

이와 함께 영화 제작 등 농촌에서는 좀처럼 접하기 힘든 분야의 교육을 실시하여 도시와의

때문이다.

격차를 좁히니 반응도 뜨거웠다.

시골에는 결손가정 또는 배려가 필요한 가정이 많다.

“가천초등학교와 태봉초등학교는 다중지능 연구학교로 개편하여 교육교재 및

일자리가 부족해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떼어놓고 도시로

프로그램을 보완했고요. 고산초등학교는 다중지능실험학교로 지정, 방학 중에 집중적

나간 집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도

교육을 실시하도록 했습니다. 효과가 예상보다 훨씬 좋았어요.”

부모들이 온종일 일을 하기에 자연히 가정 교육이

눈에 띄는 결과가 나타나자 처음에는 손사래를 치던 학부모들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부실할 수밖에 없었고 아이들의 인성교육 역시 제대로

“늦잠 자던 아이가 토요일에도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서 오후 늦게까지 연습하고

이루어지지 못한 탓이다.

돌아오곤 해요. 일하느라 아이 챙겨주지도 못해서 늘 미안했는데… 아주 잘된 거죠.”

조성훈 교사는 다중지능교육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100

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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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지능 창조인력 육성

무엇보다 획기적인 것은 ‘거점별 특화교육’이다.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학생들을 위해


농사는 물론 요리를 비롯한 생활 부문에서 경험으로 터득한 노하우를 교육 현장에서 가르친 교육의 커뮤니티 비즈니스화(化)

것이다. 이러다 보니 도예가, 공예가 등 지역에 숨어 있던 전문가들도 참여하기 시작했고, 퇴직

하여 ‘인재개발관’으로 만들었다. 명실공히 완주 인재교육의 허브를 만든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자녀들이 교사로 나선 자신의 부모를 존경하고 자랑스럽게 여기게

“군청이 병행하고 있는 지역공동체사업, 그리고 로컬푸드 등 다른 프로젝트와

된 것이었다. 그 결과 2011년 대한민국학생창의력챔피언전국대회에서 초등부 동상을

연계한 커뮤니티 비즈니스로 만들려고 다양한 행사를 열었어요. 농촌 체험을 하는

수상하는가 하면, 2012년에는 대음악제 사물놀이 우륵상, 완주 스포츠클럽대회 풋살 1위

팜스데이(Farm’s Day), 학교 텃밭에서 가꾼 농산물을 이용해 비빔밥을 만들어 어르신들께

그리고 전국과학전람회 특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대접하는 비빔데이……. 기획부터 진행까지 모든 것을 아이들이 하도록 했지요. 사회도

교육 만족도와 함께 가족의 화합, 어른에 대한 존경 등이 저절로 이뤄지도록 다중지능

아이들이 보았는데, 우리말, 영어, 중국어 이렇게 3개 국어로 진행하고, 직접 악기를 연주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완주군청 공무원과 교사들. 이들은 그야말로 관과

공연도 했죠. 게다가 고사리 손으로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니 주민 모두가 좋아하셨어요.

학교의 성공적 연계를 보인 최강의 파트너들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들이 성공을

저희들도 보람을 느꼈고요. 정말 완주군청은 교육청보다 교육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아요.”

이룬 것은 무엇보다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교육은

이처럼 야심찬 완주군청의 다중지능 교육 프로젝트는 소외된 농촌지역을 교육의 허브로

백년지대계’라는 말을 생활 속에서 실현한 완주(完州)는 이름처럼 완전한 지역으로 거듭날

바꿔 놓았을 뿐 아니라 학생들이 후일 진로 결정을 하는 데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어 칭찬이

것으로 기대된다.

다중지능 창조인력 육성

교사들로 이루어진 ‘찾아가는 과학교실’팀도 구성되어 교육의 질이 부쩍 높아졌다. 그리고

자자하다. “교육적 성과는 물론 주민들이 참여하니 주민간 서로 화목해졌어요. 더 바랄 나위가 없을 정도지요. 다중지능이론처럼 업무도 서로 연계되니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아요. 앞으로는 더욱 프로젝트를 보완하여 창의성을 키우는 것은 물론 실천가능한 인성교육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하지만 교육이 군청이나 교사만의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니에요. 학생과 교사만 있는 학교를 부모와 지역민들이 함께 하는 공간으로 만드는 노력과 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죠. 이를 위해 주민들이 각 캠프에서 일일교사가 되는 운동도 적극 후원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내가 어찌 아이들을 가르치겠냐며 손사래를 치던 주민들도 오랜 설득에 하나둘씩 나서기 시작했다. “배운 것이 없어서 망설였는디… 내가 평생 해온 김치 담그기를 가르치라니 해보기로 했지라. 막상 해보니 학상들도 좋아하고 나도 뿌듯했제. 그래도 우리가 먹을 김치는 담글 줄 알아야 하지 않겠어?” 70대 할머니를 시작으로 많은 주민들이 일일교사로 나섰다. 모종심기, 텃밭 가꾸기 등 102

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전북 완주군

이러한 결과에 확신을 얻은 군청은 폐교가 된 고산동초등학교를 인수하고 리모델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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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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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

동요 에듀케어

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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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음성군

동요를 부르며 마음도 치유하고 경제도 살리고 <물은 답을 알고 있다>는 책에는 재미있는 실험결과가 생생한 사진과 함께 실려 있다. 두 개의 컵에 각기 똑같은 물을 넣어두고, 한 컵의 물에는 질서정연한 고전음악을 들려주고, 다른 컵의 물에는 번뇌가 가득한 헤비메탈 음악을 틀어 주었다. 그러자 헤비메탈 음악을 들은 물의 결정은 보기 흉하게 일그러진 반면, 질서정연한 고전음악을 들은 물은 아름답고 조화로운 결정체를 이루었다. 이를 통해 이 세상의 모든 소리는 좋은 에너지, 혹은 나쁜 에너지를 갖고 있으며 모든 것은 그 에너지의

동요 에듀케어 Project

영향을 받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충북 음성군 동요 에듀케어 프로젝트는 바로 이렇게 소리의 힘, 음악의 긍정적인 파동을 믿는 사람들에 의해 추진되어 왔다. 음성군은 폐교를 활용하여 만든 동요학교를 지원하여 다양한 동요축제를 열고,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한 동요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동요가 불릴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실제로 동요를 접한 어린이들의 생활습관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어 음성군 동요학교는 이제 인기 있는 에듀테인먼트의 상징으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나아가 음성군 동요학교는 동요를 듣고 자란 된장과 청국장을 비롯한 힐링푸드 생산 판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로 동요를 들으면서 숙성한 된장과 청국장은 더욱 깊은 맛을 낸다고!

성공 포인트

전래동요를 활용한 독특한 지역문화 콘텐츠 발굴

Tips

동요를 통한 교육과 문화, 치유와 통합의 코드로 확장 음파 연구와 특화상품을 연계하여 마을 기업 활성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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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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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를 함께 부르며 지역을 아름답게!

동요를 친근하게 만들다 음성군 공무원 홍경옥 씨는 지역 곳곳에 동요테마로 창조지역사업을 맡아 동요 콘텐츠를 점검할 때만 해도 동요 학교는 단순히 동요를 배우고 가르치는 일종의 모임에 불과

“고추 먹고 맴맴, 달래 먹고 맴맴” 어릴 적 누구나 듣고 자랐을 이 전래동요의 발상지가 음성군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동요를 아끼고 부르는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나누고 전할 자원은 요원했기에 이곳 사람들은 동요대회 같은 건 TV 속에서나 하는 것인 줄 알았다. “그랬던 동요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우리가 동요를 가르쳤는데, 그 예술품으로 만들어지는가 하면 이제는 된장이나 화장품도 동요를 들려주면서 빚어내요.” 동요학교 선생님 전민현 씨는 상기된 목소리로 말한다. 그의 낭랑한 말투에서 동요의 정다운 화음이 느껴진다. 이제 이곳 주민들은 일반 동요뿐 아니라, 아이들에게 교육효과를 줄 수 있는 인성동요까지도 꿰고 있다. 동요는 더 이상 어린이들만 부르는 노래가 아닌, 동심(童心)을 통해 소통하고 치유하고 꿈을 꿀 수 있는 하나의 문화인 것이다. 하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이곳 주민들은 동요를 싫어했다.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만날 동요가 울리니 시끄럽지 않겠소?” 주민들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동요학교 선생들에겐 동요가 소중한 자산이었지만 주민들한테는 고단한 일상을 방해하는 소음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어떤 주민은 동요학교의 스피커에서 동요가 울려 퍼지면 쫓아와서 항의하는 경우도 있었다. ‘고추 먹고 맴맴’이라는 가사처럼 모든 과정이 맵디매웠다. 그랬던 이곳이 어떻게 이제는 동요의 발상지를 넘어 동요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까?

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물어도 그런 건 아이들이나 배우는 게 아니냐며 손사래를 쳤다. “이 좋은 콘텐츠가 널려있고, 또 의식 있는 선생님들이 동요학교를 만들어 동요를 알리고 있는데 주민들이 미처 이해 못하는 게 안타까웠죠.” 그녀는 먼저 동요학교의 선생님들을 찾아갔다. 직접 그들이 가르치는 동요도 배워서 불러보고, 그 동요를 부르면서 즐기는 아이들도 관찰했다. 작은 변화의 조짐들이 눈에 띄었다. “언어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이 부쩍 말이 늘었죠. 그 뿐 아닙니다. 자폐적인 성향의 아이들이 동요를 부르며 밝아졌고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동요를 통해 한국문화에 더 흥미를 느끼며 적극적으로 바뀌어갔어요.” 그녀는 일일이 주민들을 찾아가 참여를 독려했고 관내뿐 아니라 전국의 선생님들에게 동요 프로그램을 알리기 시작했다. 소문을 들은 각급 학교 선생님들은 음성군 동요학교에서 시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을 배우겠다며 삼삼오오 찾아왔다. 그러던 것이 2012년엔 전국의 유치원・초등학교 선생님 120명에게 3차에 걸쳐 동요교육을 실시할 정도로 커졌다. 이제 동요는 노래를 넘어선 축제가 된 것이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니까, 지역 주민의 반응도 달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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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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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에듀케어 Project

다음엔 주민들이 나서서 동요를 연구하고 나누었죠. 그러더니 동요가 공공미술이 되어

충북 음성군

조성된 경관을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다. 그녀가 제일 처음


더라고요. 처음엔 상징 조형물 하나 설치하는데도 *가로거친다고 눈살을 찌푸리던

다문화 가족 동요대회를 열다

사람들이, 이제는 서로 하겠다고 나섭니다. 무엇보다 동요를 부르며 좋아하는 아이들의 동요를 통해 음성군이 얻은 혜택이 큰 만큼 아쉬움도

홍경옥 씨의 목소리가 떨린다. 역시 가장 큰 것은 동심이었다. 그 순백의 마음이

많았다. 음성군 공무원 홍경옥 씨는 인성동요대회를 개최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순간 마을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소꿉친구들과 노닐 수 있는

하고 시행하면서 내내 마음 한쪽이 아려왔다고 했다.

뒤란으로 바뀐다. 어르신들일수록 그러한 체험은 각별했다. 동요에 대한 사랑이 싹트면서

그도 그럴 것이 이제 곳곳에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고,

동요학교 역시 동요 에듀케어 사업으로 확대되었다.

우리 사회도 다양한 문화를 포용할 만큼 성장했는데 정작

충북 음성군

모습에 주민들의 마음도 바뀐 거 같아요.”

언어의 차이로 동요를 공유하지 못하는 게 마냥 안타까웠던 *가로거친다(이리저리 아무렇게나 놓여 있어 일에 방해가 되다)

것이다. “선생님들과 마을 주민들의 의견이 더해지면서 지체할

사물에도 동요를 들려주면 어떨까요?

필요도 없었죠. 다문화 가족 동요대회를 열어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문화 노래대회 같은 건 있어도 가족단위 동요대회는 전국에서 처음이었죠.”

일찌감치 깨닫고 음파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동요가 가진 고유의 파동을 연구하여

하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언어의 차이만큼

음파를 추출하였고, 그것을 동・식물에 들려 주면서 일어나는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였다.

문화의 차이도 컸다. 더군다나 각국의 나라에서 온

“신기하지 않아요? 녀석들도 알아들어요. 그리고 자라납니다!”

주민들이 모인만큼 그들에게 한국의 동요를 가르치는 일도

동요학교 선생님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이 연구를 통해 직접 복숭아 등의 과일을

어려웠다.

발효시켜 와인과 화장품 등의 상품을 생산해내고 있다. 이들은 동요 에듀케어 사업이

“그래서 더 그들의 문화를 아껴야한다고 생각했어요. 다문화

단순히 동요학교의 기능을 넘어서 마을기업으로서의 역할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족들을 모아놓고 우리 동요를 부르게 하는 건 어떻게 보면

지역 주민들과 동요학교 선생님,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동요 에듀케어 사업을 펼치는

다문화를 존중하는 게 아니죠. 저희들은 아예 자신들의

음성군이 삼위일체가 되어 만들어 갈 미래를 꿈꾸며 밤새워 연구에 매진하는 중이다.

동요를 있는 그대로, 자신들의 언어로 부르게 했죠.”

“한번 맛보세요. 맛이 확실히 다르답니다.”

자국의 악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에 음성군 공무원들과

홍경옥 씨가 동요 음파로 숙성시킨 된장 한 통과 수분크림을 양손에 잔뜩 들고 사람들

동요학교 선생들은 밤을 세워가며 각 나라의 동요를

에게 건넨다. 동요학교 선생님들이 그것을 직접 연구하고 개발하여 만들었다면 성과물을

검색하여 들었고, 종내는 직접 나라별 동요의 반주가 담긴

홍보하고 알리는 일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홍경옥 씨가 나서서 맡는다.

반주음악(MR)을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가족단위의 다문화

“제가 음성군 공무원인지 동요학교 마을 기업 홍보직원인지 모르겠어요.”

가정 동요대회를 전국에서 처음 실시할 수 있었던 것은

환하게 웃는 홍경옥 담당자의 얼굴에서 음성군과 동요 에듀케어 사업에 대한 자부심이

이런 피땀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거듭 느껴진다.

“올해로 벌써 3회째예요. 한번 하고 말겠지 했던 주민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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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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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에듀케어 Project

한편 동요학교 선생님들은 동요의 효능이 비단 사람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다문화 가족 동요대회를 언제 하냐며 성화에요. 처음엔 이런저런 사연으로 참여하지 않던 다문화 가정의 아빠들도 2회를 넘어서면서부터는 하나, 둘 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죠. 서로의 문화 뿐 아니라 상처까지 보듬는 장이 되었어요.” 충북 음성군

동요 에듀케어 사업은 이렇게 명칭 그대로 동요를 통한 교육과 문화, 치유, 통합의 코드로 뻗어나가고 있었다. 말 그대로 힐링 사업이 된 것이다.

세계 동요대회를 꿈꾸다 충북 음성이 고향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11년에 다녀간 이후, 음성군은 지금껏 개최해온 동요대회의 무대를 세계로 확장시킬 비전을 가지게 되었다. 이미 다문화 동요대회를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한 음성군 공무원들은 지역이 가진 무궁무진한 문화콘텐츠를 동요 에듀케어 Project

브랜드로 만들어 동요대회뿐 아니라, 마을기업 생산품, 그리고 각종 동요연수 프로그램에 적용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동요의 깊이를 체험하길 고대하고 있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다시금 동심을 통해 전인적으로 만나고 상생하는 문화를 빚어나가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아울러 청소년들에게도 동요와 동화를 통해 더 많은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생각이다. 동요가 지역을 통합하고 사회 안전망으로서의 역할도 이미 톡톡히 해내고 있기에 이제는 이것들을 연구 성과로 객관화하여 여타 지역에도 제공할 예정이다. 주름진 얼굴 속에서도 천진한 눈망울이 엿보이는 음성 사람들, 그들이 아직도 논밭에서, 학교에서, 거리에서 동요를 부르는 이유는 바로 어린 시절 모두가 둘러앉아 소꿉놀이를 하던 때의 그 한 마음, 소통과 통합에 대한 갈망에 있지 않을까.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동심이고 동요이기에, 그 원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음성군이 대한민국에 일으킬 파동과 노래가 몹시 궁금하고 또 기대된다. 112

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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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고유의 음파가 있듯이 식물과 동물들도 똑같아요. 텔레파시가 통한다고 할까요? 비록 인간의 언어로는 어렵지만, 충북 음성군

추천 인터뷰

음악으로는 그들과 통할 수 있어요. ‘그린(Green) 음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저희는 그린 음악을 연구해서 복숭아를 비롯한 나무와 식물들의 동심에도 호소했어요. 아이들이 인성 동요를

전민현 동요학교 선생님

듣고 달라지듯이 식물도 마찬가지였지요.” 동요학교 선생님 전민현 씨는 마치 자식들에게 자장가를 들려주는 어버이처럼 흐뭇한 표정으로 말한다. 그가 그린 음악을 연구하다가 동요를 본격적으로 가르치고 모임을 주도한 것도 동요가 가진 무궁무진한 효과를 직접 체험하고 깨달았기 때문이다. 신기했다. 동심을 담은 음악은 남녀노소뿐 아니라 동요 에듀케어 Project

사람과 자연의 경계까지 뛰어넘었다. 그러더니 국가와 인종을 뛰어넘고, 언어와 사상을 뛰어넘는다. 이렇게 신비로운 효능이 또 어디에 있을까. 이제는 그것을 사업의 영역까지 확장하여 음파를 통해 복숭아를 숙성시켜 와인도 만들고, 화장품으로도 빚어내고, 된장과 간장 등의 식품으로도 발효시켜 생산해내기에 이르렀다. “맛의 깊이가 다르다고 할까요? 진하고 고소한 맛이 벌써 맛보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해요. 진국이라고 합니다. 왜 사람도 진국이 있듯이 음식도 마찬가지에요. 동요를 들으 면서 인성교육을 받아서 그렇겠지요?” 호탕하게 웃는 그의 모습에서 음성군의 또 다른 미래가 엿보인다. 그는 음성군이 동요를 통해, 그리고 동요를 머금은 복숭아 등의 식품을 통해 마을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 “무릉도원이 바로 거기에 있지 않겠어요? 꼭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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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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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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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금산군

금산 자치 종합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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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과 전인치유의 도시 ‘금산’! 충남 금산군

1886년 병인양요 때 강화도를 함락한 한 프랑스 군인은 이렇게 기록했다. ‘조선은 집집마다 책이 있었다. 아무리 허름한 집이라도 반드시 책이 있었다.’ 이렇듯 배움을 향한 한민족의 경외심은 타 민족과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충남 금산은 ‘금산 자치종합대학’을 통해 금산의 모든 지역을 대학으로, 모든 군민을 대학생으로 만드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금산군 내에 있는 대학 자원들을 적극 활용하여 주민들을 대상으로 대학교육을 실시하는데, 특히 ‘지역민이 원하는 것’을, 금산 자치종합대학

‘지역민들이 스스로’ 선택해서 배울 수 있도록 하며, 더 나아가 ‘지역민이 교수가 되어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때문에 지역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지역 농민들의 농사기술을 직접 들으며 살아 있는 강의 콘텐츠를 기획・발굴하는 것은 물론, 주부와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분석하여 실질적으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커리큘럼을 만들었다. 특히 금산군의 특산품을 활용한 인삼 약초대학, 주부들을 위한 주부건강대학, 생활한의학을 배울 수 있는 한방건강대학 등이 인기가 높다. 특히 한방건강대학의 경우는 한의약건강증진허브보건사업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평생교육과 전인치유의 도시 금산! 이것이 ‘자치종합대학’을 통해 금산이 구축하고자 하는 미래 금산의 모습이다.

성공 포인트

마을-단체-지역대학 간 긴밀한 연계 협력 구축

Tips

금산의 인삼, 한방 등 지역특성을 살린 특화된 커리큘럼 구성 지역 농민이 강사가 되고, 그들의 농사기술과 경험이 강의 콘텐츠가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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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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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마을 사람들이 대학생!

교육자인 마을 말이에요.” 금산군 자치행정과 공무원 박지환 씨가 교감 선생님처럼 인자하게 말한다. “참여 학교만 해도 배재대학교, 대전대학교, 중부대학교 등 2012년에만 총 18개 대학으로 게 어려운데, 여기서는 대전대학교의 한방건강대학을 신청해서 들을 수도 있어요. 반응이 엄청납니다.”

충남 금산군

늘었어요. 이곳에서 운영하는 과정은 33개나 되고요. 학생들도 한의학대학에 들어가는

우리들이 모두 허준이라며 한쪽에서 어르신들이 입을 모은다. 하지만 수 년 전 까지만 해도 지역 전체가 캠퍼스가 되다

이곳 주민들은 공부는 물론이거니와 대학은 어린 학생들만의 것인 줄 알았다. 평생학습은 요원한 일이었고, 단 한 번도 대학교정에 들어가 본 적 없는 주민들이 대부분이었다.

“대학은 대학생만 다니는 건 줄 알았어요. 으잉? 이거 말

이들이 일군 기적의 비결이 궁금했다.

되나유?” 책 보따리를 끌어안고 학습관을 지나던 마을 주민이 되묻는다. 충남 금산에서는 누구나 부근의 대학과

마을 주민들이 리더를 꿈꾸게 하다

‘자치종합대학’. 금산군에서는 2007년 자치종합대학 조례를 제정하고 개강을 한 이래 매년 500명 내외의 수료생을 배출해 왔다. 그랬던 것이 2010년을 넘어서 면서 열기가 더해져 모집인원만 1,000명을 넘어섰고, 수료생도 800명 내외의 증가세를 보였다. “1인당 2개 대학까지 들을 수 있어요. 대학을 두 개나 다니는 셈이죠.” 어느새 모여든 여대생(?) 아주머니들이 저마다 자신이 듣는 수업 자랑을 늘어놓기에 바빴다. “음악교실부터 예술대학, 한방건강대학, CEO대학, 귀농귀촌대학 등 없는 게 없어요. 이곳에서는 정말 어떤 학위보다도 순수 학문과 생활을 위해 배운다고 볼 수 있어요. 금산군에서는 이 시스템을 통해서 주민들 자치 의식이 더 함양되길 바랍니다. 주민들 자신이 주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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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박지환 담당자는 매년 자치종합대학이 개강할 때마다 가슴이 뿌듯해진다. 그가 처음 자치종합대학 사업에 참여할 때만 해도 지역의 여러 대학이 똘똘 뭉쳐 거대한 캠퍼스의 기능을 하게 될 줄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대학은 말 그대로 수능을 본 고등학생들만 가는 줄 알았다. 공부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펜을 놓은 지 오래된 주민들이 교정에서 다시 책을 들고 강의를 듣는 풍경도 쉽게 머리에 그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절실했어요. 평생교육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도 높아졌고요. 몇몇은 대도시로 빠져나갔지요. 금산군 공무원들의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어떻게 하면 이들에게 더 좋은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이 더 풍요로워질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지요.” 금산군뿐 아니라 같은 지향점을 가진 지역의 자치단체들과 대학이 힘을 모았다. 금산군이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정(情)’이었다. 큰 도시의 각박한 환경에서 경쟁하고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은 생각도 할 수 없는 방안이었다. “쉽게 말해서 뭉치자는 거였죠. 마을도, 단체도, 대학도 평생학습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헤쳐 모였습니다. 그러고 나니 제가 볼 때는 어마어마한 대학이 탄생한 것이죠. 학문 영역뿐 아니라 규모도 그렇고, 학생의 경계도 허문 새로운 개념의 자치종합대학이 121

금산 자치종합대학

교육센터에서 직능별 맞춤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른바


하지만 자치종합대학이 마냥 승승장구를 해온 것만은 아니다. 일부 대학은 주민들 간의 갈등으로 폐강이 되기도 했고, 금산 다락원이라는 학습관을 비롯, 여러 있으나 아직도 제반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이 대학은 말 그대로 군청과 대학들만이 만들어가는

충남 금산군

지역의 공공시설과 공간을 이용하여 수업이 진행되고

학교가 아닙니다. 농촌생활과 귀농과 관련한 현장 프로그램도 있는 만큼 반드시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있어야 해요. 이런 분야에서는 농민들이 곧 교수님

금산군 내의 지역과 대학이 뭉치자 금산이 가지고 있는 특색이 더 선명해졌다. 기존에는

이지요.”

단순히 인삼도시로 유명했던 금산이었지만, 한방건강대학이 열리면서는 인삼의 효능을

금산군청 공무원들은 부침이 있을 때마다 주민들을

연구하는 사람이 많아졌고, 졸업생들은 그것을 다양한 약초와 식품에 접목하면서 금산

찾아다니며 설득을 거듭했다. 학습 공간이 부족하면

내에 더 많은 시너지효과를 발생시켰다.

근방의 대학과 주민센터 강당을 수소문했고, 그래도

금산이 가진 강점은 인삼만이 아니었다. 한방건강대학을 통해 주민들이 얻은 자신감은

여의치 않을 때는 폐교를 찾아다니며 공간을 정비하고

자연스레 귀농귀촌대학과 농촌관광대학 수강생에게로 이어졌다.

다듬었다.

“대도시인 대전과 세종시에 인접해 있으면서도 농촌 환경을 보존하고 있기에 더 금산이

또한 직접 주민들의 농사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있는

가치가 있지 않나 싶어요. 그래서 더 귀농귀촌대학이 각광을 받고 그만큼 인정을 받고

강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발굴했다. 이러한 노력들이

있나 봅니다. 서울서도 수업을 들으러 올 정도니까요.”

조금씩 빛을 발하면서 추상적으로 여겨졌던 금산

귀농귀촌대학 수료에 이어 농촌관광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금산군 주민 신현용 씨가

자치종합대학이 마침내 주민들의 마음속에 또 다른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의미의 명문대학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수업을 듣는 마을 주민들의 포부도 달라졌다. 배움이 깊어질수록 주민들은

“이제는 소문을 듣고 외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수료 후에도 동아리 모임을 통해 다양한 연계활동을 펼쳤다. 두각을 나타내는 몇몇은

있어요. 귀농을 준비하는 사람이 늘면서 일부 관련

검정고시나 학점은행을 별도로 준비하여 상급학교 진학을 목표로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대학은 줄을 서야 하기도 하고요. 앞으로 그런 분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깨닫고, 변화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각자의 마을과 단체, 가정으로

더 많아져서 금산이 북적북적해지면 좋겠어요.”

돌아가 리더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배움이란 게 참 신기하지요? 저희 공무원들도

박지환 담당자는 무엇보다 농사를 지으면서도 수업을

물론 대학에 다니며 공부하고 있답니다.”

듣는 주민들의 노고와 열정에 고마워하면서도

박지환 담당자가 이번에는 수줍은 표정으로 웃었다. 모두가 주민이면서 학생이고, 교수인

미안해했다. 자신 또한 다음 학기엔 무슨 수업을

동시에 전문가인 도시, 대한민국이 금산 자치종합대학을 주목하는 이유다.

들을지 요새는 행복한 고민 중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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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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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자치종합대학

되었어요.”


금산군, 전국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다

대학 프로그램이 인삼과도 같은 효능으로 금산을 넘어 한국의 모든 지자체로 뻗어나가길, 그래서 한반도 전체가 캠퍼스가 되길, 수업을 듣는 사람들뿐 아니라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들

2012년 금산 자치종합대학의 모집인원은 1,430명에

모두가 기대하는 바다. 금산 자치종합대학이 있어 가능한 꿈이리라. 충남 금산군

달하고, 수료율은 매년 상승하여 80%에 육박한다. 그 중에서도 금산군만의 특산품을 활용한 인삼약초대학과 주부들만을 위한 주부건강대학, 생활 한의학을 배울 수 있는 한방건강대학 등은 특히 인기가 많다. 이러한 금산군의 노력으로 2011년, 감초반 등 14개 반으로 구성된 한방건강대학의 운영사례는 한의약 건강증진허브보건사업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 하기도 했다. “한방건강대학은 특히 지역 어르신들이 좋아하세요. 그분들은 살아있는 허준이세요. 건강 정보를 알려드리면

금산 자치종합대학

더 좋아하시죠. 어르신을 모시고 있는 가정에서도 적극적이고요. 그뿐 아니라 노인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하고 취미활동도 겸하면서 반응이 아주 좋아요. 단순히 몸만 고치는 게 아닌, 살아 오면서 다친 마음과 상처를 치유하는 열린 공간이기도 해요.” 지역문화대학에서 해금과 태평소를 배운 고선환 씨는 전통 악기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고 도움을 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신체에 장애가 있어 늘 남들에게 도움을 받기만 했지요. 하지만 이제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주민 행사 때나 축제 때면 어김없이 해금과 태평소 공연을 해요. 앞으로 공연을 할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고선환 씨가 갖는 바람 속에 금산군의 미래가 엿보인다. 평생교육과 전인치유의 도시 금산, 이곳의 자치종합 124

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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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인터뷰

충남 금산군

신현용 귀농귀촌대학 수료생

귀농귀촌대학의 모범 수료생 신현용 씨는 오랫동안 잊고 지낸 학구열을 다시 불태우는 중이다. 25년 가까이 직장생활과 자영업을 하며 자녀들을 키워냈다는 신현용 씨는 충남 금산의 귀농귀촌대학을 통해 새로운 꿈을 갖게 되었다. “이제 만으로 52세가 되었는데 무언가 준비할 때가 왔다고 생각 했어요. 도시의 사람들은 단순히 농촌에 대해 로망을 가지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제가 직접 금산 자치종합대학

농촌에 살아 보니까 깊이 알아야겠더라고요. 바로 금산군에 연락했더니 자치종합대학 귀농귀촌과정을 추천해 주셨어요.” 귀농귀촌 수업을 제대로 듣기 위해 전국의 귀농 프로그램을 다 알아 본 신현용 씨는 오랜 숙고 끝에 금산 자치종합대학의 1년 과정을 선택했다. “진짜 성공적인 귀농을 하고 싶었어요. 필요하다면 아무리 먼 곳이라도 원정을 가서 공부할 생각이었죠. 경기도 쪽에 유사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좀 약했어요. 금산 자치종합대학은 이름처럼 학사과정 못지않게 귀농 수업을 꼼꼼히 하고 있었어요. 이거다 싶었지요.” 본격적으로 농업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신현용 씨는 놀란 점이 많다. 무엇보다 먼저 프로그램에 참여한 수료생들이 너무 다양했다. 대도시에서 온 사람들부터 각계각층의 직업인들, 2~30대 젊은층까지 많은 사람들의 열정이 신현용 씨를 더 일깨웠다고. “이론, 실기, 현장 견학 수업 등 귀농에 성공한 분들의 강의를 들으면서 반성을 많이 했어요. 그간 농촌을 너무 쉽게 봤구나. 이렇게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농업을 모르고 살아왔구나. 앞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농촌에서 찾을 수 있겠구나, 확신을 하게 되었죠.” 신현용 씨는 현재 조그만 땅을 알아보고 있다. 작게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 이제껏 배운 것들을 활용해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시켜서 농업을 하나의 놀이문화로 알리고 나누고 싶은 게 신현용 씨의 바람이다. 126

가르치고 배우며 기쁨을 나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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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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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사이버시민과 5도2촌 주말도시 융복합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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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고도 공주의 사이버시민이 되세요 충남 공주시

농촌의 고령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백제의 고도(古都)인 충남 공주시 역시 같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이에 공주는 디지털시대에 맞는 색다른 아이디어를 냈다. 사이버상에서 공주시민을 모집한 것이다. 인터넷상으로 공주 시민권을 신청하면 사이버 공주시민으로 인정이 되고, ‘준시 민증’이 발급된다. 그러면 공주시에서 제공하는 가맹점 할인, 문화관광지 입장료 면제, 공주한옥마을 숙박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다. 사이버시민과 5도2촌 주말도시 융복합 사업

그러자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현재 공주시 사이버 시민은 무려 30만 명이 넘는다. 이들은 자연스럽게 공주를 방문했고 체험마을들을 찾아다니고 공주의 특산품을 구입했으며 이것은 공주시 지역경제 활성화를 촉진했다. 공주시는 이들을 위해 무령왕릉과 공산성 등의 역사문화자원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다듬고, 매년 10월초에 열리는 백제문화제와 7~8월에 열리는 고마나루 축제, 9~10월에 열리는 공주알밤축제를 더욱 활성화해 홍보효과를 극대화했다. 자신만의 특색으로 마을들이 체험문화를 가꿔나가면서 지역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는 것은 물론 마을 어르신들의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지역 분위기 또한 되살아나고 있다.

성공 포인트

인구감소 문제를 사이버 시민 확대와 외부방문객 유입으로 해결 노력

Tips

전담부서 5도2촌과를 신설하여 체계적인 사업 지원 1공무원-1마을 결연 및 멘토사업으로 공동체의 유대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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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요 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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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의 닷새는 도시, 이틀은 공주에서!

쳤다. “저거다 싶었어요. 비록 수입은 지금 연봉만큼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우리 가족의 행복은 두 배, 세 배로 뛰겠다 싶었죠. 이제는 아내와 아이들이 더 좋아합니다.” 이렇게 5도2촌 사업을 통해 도회인들을 끌어안고 더불어 상생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충남 공주시

이처럼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쉼을 위해, 또 자신만의 꿈을 위해 찾는 이곳 공주도

“농촌 체험이랍시고 기껏 와서는 저희들끼리 농산물을 뽑아가질 않나, 환경을 훼손하질 “백제의 고도, 공주시민이 되세요!”

않나, 기분이 좋겠어요?” 공주 사람들은 서로 한 마디씩 거든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이곳의 문화와 환경이

천 년의 세월을 머금은 백제의 옛 수도 공주, 이곳에는 주말이면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허덕이던 사람들이 주말마다 향하는 곳은 이제 백화점이 아니라 농가마을이다.

풋풋하고 색달라서 직접 만져보고 어우러지고 싶었지만 거주하는 생활인의 입장에서는 생계를 방해하는 훼방꾼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부침이 많았던 이곳이 주말이면 마을마다 축제가 열리는 힐링도시가 된 데에는 의외의 비결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이버!

하잖아요?” 아내와 함께 두 자녀를 데리고 온 김지만 씨는 금강을

사이버 시민이 되게 하다

내려다보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서울의 대기업에서 일하며 부장 승진을 앞두고 있다는 그는 주말마다 이곳에서 농촌 수업을 받고 있다고 한다. “부장이 된다고 생각하니 외려 겁이 나더라고요. 그 소리는 이제 나갈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얘기거든요. 처음엔 이곳에 혼자 내려왔어요. 여기저기 다니다가 아예 계룡산에 들어가 도인이 될까도 생각했습니다.” 김지만 씨는 쉬는 날이면 혼자 공주에 내려와 계룡산에도 오르고, 이 마을, 저 마을을 다니며 한동안 방황의 날들을 보냈다. 그러다가 마을 곳곳이 저마다 자신만의 특색을 가지고 농산물이나 도자기, 김장 김치 등으로 마을기업 못지않게 농장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가는 것을 보고 무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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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무령왕릉, 공산성, 곰나루, 계룡산 등 오랜 문화유산과 자연환경이 한데 어우러져 지금도 신비한 매력을 발산하는 공주. 그러나 5도2촌마을이 생기기 전까지는 단순한 관광지에 불과했다. 적어도 2006년, 공주시의 28개 농촌마을이 5도2촌마을로 지정되기 전까지는 말이다. 공주시는 새로운 부서인 5도2촌과를 신설하여 지역 주민들과 방문객들 모두가 공주에서 더 많은 것들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게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그뿐 아니라 공주시는 1공무원 1마을 멘토사업도 실시하였다. 공주시 공무원 한 명당 하나의 마을과 결연을 맺어 마을의 대소사를 직접 전담케 하였다. 자신과 연결된 마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담당 공무원은 아예 그 마을로 출근을 하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팔을 걷어붙이고 뛰어다녔다. “처음엔 저희가 멘토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마을 어르신들과 일하며 깨닫게 되었지요. 공주 시민들이 바로 멘토였습니다.” 133

사이버시민과 5도2촌 주말도시 융복합 사업

“일주일에 닷새 동안 시달렸으면, 적어도 이틀은 힐링해야


“사이버 시민으로 활동이 늘수록 마일리지를 주고, 그게 또 밤 같은 공주 특산물 구입이나 관광 상품 구입으로 이어지지요. 공주 시민으로 살고 싶어서 주말만 기다린 손영진 씨가 공주 안내 책자를 내밀었다. 사이버 공주를 관리하는 주무관으로서 단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충남 공주시

다는 사람들이 많아요.”

수 없었지만, 이어지는 그의 말투에서 공주에 대한 자부심과 애틋함이 더해졌다. 공주시 공무원들은 서로 자신들이 맡은 마을을 자랑하며 웃었다. 한 번 내 마을이라고 생각하자 자연스레 그곳의 주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애착이 더 가게 되었다고. “그게 사이버 공간으로 확장된 것이죠. 외지 사람들이 마음으로 사이버 공주와 결연을

네트워크뿐 아니라 시・공을 넘다

맺게 하면 어떨까 하는 발상이었어요.” 한편 공주시에서는 5도2촌 사업과, 사이버 시민 사업

묻는 것이 있다. 바로 사이버 공주 시민권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 인터넷상으로 신청하면

으로 늘어나는 방문객들을 위해 인프라 구축에도

바로 사이버 공주 시민으로 인정이 되고, 준시민권이 발급된다고 한다.

박차를 가했다. 백제의 숨결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무령

“누구라도 등록하면 주소이전 없이 사이버 공주시민이 되지요. 공주시에서 제공하는

왕릉과 공산성 등의 자원과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을 더

가맹점 할인, 문화관광지 입장료 면제, 공주한옥마을 숙박료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면밀하게 다듬었고, 매년 7~8월에 열리는 고마나루

제공받으실 수 있답니다.”

축제와 10월 초에 열리는 공주알밤축제와 백제문화

도회지로 빠져나가는 주민들 때문에 공무원들의 시름이 깊어질 무렵, 5도2촌과

제를 더욱 활성화하여 홍보효과를 극대화했다.

공무원들은 공주 이곳저곳을 다니며 어떻게 하면 공주에 사람들이 더 많이 방문할지를

“단순히 이틀 동안 도시를 떠나 농촌에서 쉼을 얻고자

고민했다고 한다.

하는 사람은 많아요. 하지만 공간적인 변화에서 오는

“바로 이준원 시장님의 아이디어였어요. 사이버상으로 시민을 모집해보면 어떨까 하는.

만족은 다른 데서도 느낄 수 있죠. 저희 공주를 찾는

그 말을 듣고 모든 공무원들이 탄성을 질렀지요. 2008년부터 시민들을 모집해서 지금은

사람들은 시간마저 뛰어넘고 싶어 해요. 백제 시대로

35만 명이 넘었어요.”

시간여행도 해보는 거죠.”

사이버 시민이 늘자 자연스레 공주 방문객들도 늘었다. 인터넷상에서 다양한 정보를

사이버 공주 사무국장인 김승태 씨는 시민들을 위한

얻고 온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공주의 체험마을을 찾아다니며 자연스레 진짜 시민을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며

자청했다. 처음에는 경계의 눈으로 5도2촌 사업을 바라보던 마을 주민들도 그로 인해

말한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 시작하자 자신만의 프로그램을 개발해 나가기에 이르렀다.

“시・공을 가로지르는 게 가능한 도시가 바로 여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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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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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시민과 5도2촌 주말도시 융복합 사업

5도2촌과 사이버 공주 담당 주무관 손영진 씨는 외지에서 온 사람들을 볼 때면 제일 먼저


충남 공주시

자생하는 체험마을, 재기하는 어르신들 현재 공주시의 5도2촌 사업은 돌담풍경마을, 지게놀이마을, 부곡천탑마을, 예울림 물레방아마을, 허수아비마을 등 시범마을만 32개소, 고맛나루 장터에 입점한 상점만 205개소, 사이버 시민들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을 더한 사이버 가맹점만 55개소에 이른다. 사이버 시민 사업을 시작한 이래 사이버 시민이 공주 시민임을 자처하며 백제문화여행을 한 이들은 100만 명이 넘었고, 특히 매년 개최되는 백제문화제 웅진성 퍼레이드에 400여 명이 자신만의 특색으로 마을들이 체험문화를 가꿔나가면서 지역경제가 조금씩 살아나는 것은 여의치 않으면 사이버 공간을 통해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인물들처럼 접속을 하면

물론 마을 어르신들의 참여도가 높아지면서 지역 분위기 또한 되살아나고 있다.

되겠지요? 이런 곳이 대한민국에서 또 어디에 있을까요?”

하지만 공주시의 5도2촌 사업이 이렇게 활성화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진심’에

하지만 아무리 좋은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공주를 부여에 가기 위한 경유지쯤으로

있었다. 잊혀져가는 백제의 문화와 마을 주민들의 숨결이 담긴 문화를 마치 고고학자가

여기는 사람도 많았다. 공주에서는 한두 가지 유적지만 보고 숙박은 부여에 가서 하는

유물을 발굴하듯 하나하나 다듬어서 알렸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그것들을 지원하기

게 사람들에게 알려진 정석 코스였다. 그런 행태를 깨기 위해 공주시에서는 직접 한국의

위해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러고 나서도 부족하게 느껴져 ‘사이버 공주’에서도 시민들을

멋과 맛이 배인 전통가옥을 현대식 기와집으로 지어 한옥마을을 대대적으로 조성했다.

모집해 상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러한 공무원들의 진심에 주민들이 자연스레

“온돌난방에다가 구들장 체험도 가능하지요. 무령왕릉과 국립공주박물관 사이에 있어

호응하여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특산품과 차별화된 문화를 빚어 체험마을을 구축했다.

그곳에 들어서면 말 그대로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에요. 아예 한옥마을 때문에 이곳을

각박한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이 힐링을 위해, 그리고 잊었던 꿈을 되찾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도 있을 정도니까요. 역시 사이버 시민이면 30% 할인도 받을 수 있고요.”

찾는 이유는 다름 아닌 이들이 힘을 모아 발굴해낸 천 년 묵은 마음이었던 것이다.

김승태 씨를 비롯한 5도2촌과 공무원들은 사이버 시민으로 등록하라며 재차 권한다.

공주시는 사이버 시민들을 더욱 늘리고 5도2촌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여 대한민국

단체로 오는 손님이 주였으나 최근에는 혼자 오거나 커플 단위로 찾는 사람도 부쩍 늘어

국민들이 시・공을 넘어 백제의 심장, 공주를 더 깊이 느끼게 하는 게 목표이다. 그 뜨거운

새로 개별 숙박동도 지었다고 한다. 어쩌면 앞으로는 5도2촌이 아닌, 5촌2도이여야

심장박동 속에서 조금은 느린 호흡으로 모두가 함께 숨쉬며 나누는 세상을 꿈꾼다.

공주를 다 체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공주시가 힐링시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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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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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시민과 5도2촌 주말도시 융복합 사업

직접 참여하고 있다.


추천 인터뷰

오흥찬 밤 전문 농가식당 대표

충남 공주시

공주의 특산품인 밤의 맛과 영양을 알리고자 식당 문을 닫은 후에도 밤새 식단 개발에 주력하는 밤 아저씨, 오흥찬 씨. 그가 35년간의 군생활을 마친 후 밤 영농조합에 들어간 것도 전적으로 밤에 대한 짝사랑 때문이었다. “시골에 사람이 없어요. 밤을 주울 사람이 없다는 것이죠. 다른 건 순서를 나눠서 수확하면 되는데 밤은 때가 있거든요. 때를 놓친 밤들은 물에 띄워보면 알아요. 가라앉는 건 알밤인데 뜨는 건 아니죠. 농민들은 어째요. 일꾼이 없어서 수확을 놓친 밤들은 또 어떻고. 그래서 가라앉든 아니든 조합에서 사줘요. 그러면 저는 알밤뿐 아니라 소외된 밤 녀석들까지 잘 활용해서 밤 음식의 원료로 삼지요. 영양가는 똑같거든요.”

사이버시민과 5도2촌 주말도시 융복합 사업

밤 음식을 맛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맛집 탐방 블로거들로 그가 운영하고 있는 음식점은 항상 북적거린다. 밤묵잡채를 비롯해 밤된장찌개, 밤묵밥, 밤말랭이, 밤만두, 밤국수 등등 그가 개발한 밤 음식만 해도 수십가지다. 최근에는 밤으로 만든 피자를 개발 중인데 아이들이 좋아하는 피자에 밤을 접목시켜 건강을 생각했다. “시간이 없어요. 땅덩어리가 넓은 만큼 밤나무도 많은 중국과 FTA가 되면 우리나라 밤들은 설 자리가 없거든요. 내수를 살려야 해요. 우리 밤들이 얼마나 맛있고 영양이 많은데요. 그래서 밤으로 만든 음식을 개발해서 더 많은 아이와 어른들이 우리의 밤을 알게 하고 싶어요. 그 맛을 알게 된 사람들은 자연스레 우리 밤을 사랑하게 되거든요.” 밤 아저씨가 5도2촌 사업에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참여하는 것도, 지역의 문화상품을 알리고 나누는 길이 농촌을 살리는 길임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이처럼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밤을 사랑하고 키워주기를 그는 바라고 있다. “저도 이제 나이를 먹었잖아요. 밤을 더 궁금해 하고, 배우고 싶어 하고, 곳곳에 전하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하는 게 제 바람이에요. 열심히 밤 메뉴를 개발하고 그 레시피들을 가르쳐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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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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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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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행복24시 정겨운 순천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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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당장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농촌의 고령화와 농촌의 공동화현상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지자체가 대규모의 경제발전계획 연구용역을 진행하기도 하고, 대기업 유치에도 나선다. 하지만 이렇게 큰 걸음에 가려져 정작 생활 속에서 부딪히는 지역민들의 크고 작은 문제들이 본의 아니게 관심 밖으로 밀려날 때도 없지 않다. 순천시는 바로 이런 문제를 직시하고, 주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했다. 고령으로 운신이 어려운 오지 노인들을 위해 봉사버스를 행복24시 정겨운 순천사람들

만들어 방문의료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의료뿐 아니라 집수리와 농기구 수리, 이・미용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생활편의 서비스도 제공하기 시작했다. 봉사단체에 협조를 요청하는 손쉬운 방법보다는 주민 개개인이 참여하도록 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참가자들 스스로 책임감과 애정을 느끼게 해 사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게 되었다. 특히 무료의료 서비스가 지역 병원과 의원의 생계를 위협할 것이라는 당초의 우려를 씻고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한 결과 오히려 의사와 병원의 지명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거둘 수 있었다. 유명한 전문가의 도움이나 거창한 계획 없이 당장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당장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지역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

성공 포인트

평범한 시민자원봉사자와 공무원의 참여로 이뤄지는 의료봉사 서비스

Tips

의료-생활-복지 연계 원스톱 서비스, 저소득층, 독거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맞춤형 서비스로 주민복지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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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보호, 창조지역사업과 함께해요 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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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효자들 전남 순천시

“오날(오늘)이 우리 마을 잔칫날이랑게요~” 이때 멀리 차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자 노인들 얼굴이 단박에 환해진다.

엉휘엉 늘어진 감나무 가지마다 주황색 감들이 푸짐하게 달려 있다. 개중에는 이미 홍시

“왔네잉, 왔어.”

가 되어 버린 채 매달린 것들도 있고, 제풀에 지쳐 바닥에 떨어진 지 오래인 놈들도 있다.

노인들은 마을회관 마당으로 몰려나온다. 커다란 버스 한 대가 마을회관 입구로 들어선

“묵을 사람이 없응게라. 죄다 노인네들뿐인디 요놈들을 누가 다 먹겄어라?”

다. 버스 측면에는 ‘행복24시 정겨운 순천사람들’이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보름마다 한

“우리 마을 노인네들이 요걸 다 묵었다간 가으내 벤비(변비) 걸릴 것이오잉.”

번씩 이 마을에 방문진료봉사를 오는 차량이다. 차 안에서는 각종 기기들이 끊임없이 실

마을회관에 모여 앉은 토박이 노인들이 재기 넘치는 말로 마을 상황을 설명해 준다. 웃기

려 나온다. 이동식 침대와 족욕기를 비롯한 의료기구들은 물론이고 미용재료들이며 벽지

는 해도 말끝에는 쓸쓸함이 묻어난다.

와 풀통, 페인트 통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다. 램프의 거인이 나타난 것도 같다.

농촌의 고령화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듯, 이곳 순천시 황전면 모전리도 예외가 아니다.

“아버님, 감기는 좀 어떠세요?”

가을걷이가 끝나고 나면 달리 할 일도, 갈 데도 없는 노인들은 거의 모두 마을회관으로

“어머나, 어머니는 다리를 왜 저세요?”

모인다.

버스에서 내린 봉사자들은 이내 노인들과 하나가 되어 둥기둥기 회관 안으로 들어간다.

“행님, 으째 그라요? 뭔 일 있었어라?”

썰렁하던 마을회관 안은 이내 멋진 의료시설이 되고, 미용실이 된다. 곶감 널다가 다리를

다리를 절며 회관으로 들어오는 김 할머니에게 유난히 고운 분홍색 스웨터를 입은 박 할

다친 김 할머니는 침을 맞고, 멋쟁이 박 할머니는 파마부터 한다. 다른 노인들은 저마다

머니가 묻는다.

족욕기를 하나씩 차고 앉아 ‘어, 시원하다’를 연발하고, 다른 방에서는 김세레나의 노래에

“곶감 널다가 고만 툇마루에서 자빠져부렀당게.”

맞춰 춤판이 벌어진다.

“음마, 뭔 정성으로 곶감을 다 말렸어라?”

“열무~김치 담그~을 때면 님 새~앵각이 절~로 나네...

“손주들이 좋아헝게 몇 줄 히서(해서) 보낼라다 그랐제.”

맹이야, 꽁이야, 너마~저~ 울어~ 아이고되고, 요~ 맹꽁아~”

“으따, 행님은 안즉도 청춘이요잉. 나는 늙어서 곶감은 놔두고 내 모가지 매달 힘도 없당

그 사이 몇몇 남자들은 손에손에 풀통과 벽지, 페인트 통과 공구상자 등을 바리바리 들고

게.”

마을로 향한다. 집집마다 들러 도배를 해 주고, 고장난 가전기기를 고쳐 주고, 망가진 집

“고로케 입방정 떨믄 오던 복도 날아가는 겨.”

구석구석을 손보아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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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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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24시 정겨운 순천사람들

구불텅구불텅 양 창자처럼 꼬인 논둑길을 사이에 두고 추수를 마친 논이 펼쳐져 있다. 휘


면 색깔까지도 포근한 색깔로 칠했다. 또한 시립도서관

가는 오지 노인들을 위해 순천시가 만든 봉사 프로그램 ‘행복24시 프로젝트 정겨운 순천

과 마주하고 있어 진료와 함께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사람들’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노인들뿐이라 흑백사진처럼 적막하던 마을이 이 봉

했다.

사자들 덕분에 금세 환한 칼라사진처럼, 동영상처럼 생기를 찾는다.

이곳 순천시 보건소 건강증진과에서 근무하며 방문진료

“농촌에 살면 공기 맑고 한적해서 좋긴 한데… 병원에 가는 게 큰 문제여. 특히 겨울에는

를 담당하는 김정숙 씨는 순천 출생으로 치위생학을 전

수십 리 떨어진 읍내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려고 경운기 타고 가다가 미끄러져 오히려 다

공하여 종합병원에서 3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러

치는 경우도 많거든. 근디 행복24시 서비스가 생긴 뒤로는 그런 일이 없어. 가만히 앉아

다 1986년부터 보건소에서 활동하다가 자연스럽게 이

서 치료도 받고 사람도 만나니께 참 좋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김신곤 이장은 환한 미소를 짓는다.

“보건소는 서민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현장이거든요. 일반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는 위중한 환자들을 많이 봐

칫날이랑게요.”

요. 하지만 보건소에서는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크

김세레나 흉내를 내며 휙휙 몸을 돌리던 할머니 한 분이 파안대소를 한다.

고 작은 사건사고들, 그 안에서 다치고 병을 얻는 지역

평범한 시민들과 공무원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순천시의 독특한 의료봉사 서비스는 이

민들의 생생한 생활을 만날 수 있어요. 부자들 병이라는

렇게 오지 마을 주민들에게 잔치 같은 기쁨을 주고 있다.

대장암이나 췌장암보다는 쯔쯔가무시병이나 독사에 물 린 환자, 빙판길에 넘어진 노인들이 더 주목을 받는 곳 이죠.” 당시에는 보건소에서도 단순한 건강 체크를 주로 했다. 하지만 당시 보건소장이던 김연풍 선생은 생각이 좀 달

‘희망순천 2020 프로젝트’의 일환인 순천시의 ‘행복24시 서비스’는 공무원, 시민, NGO

랐다.

등이 한자리에 모여 의견을 모으고 힘을 합쳐 2006년부터 기획한 일이다. 핵심은 ‘전 주 민들에게 의료 . 생활 . 복지 전 분야의 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무엇보다 중시한 것은

“결국 보건소도 병원이고, 아픈 사람을 상대하는 곳인

사업의 연속성이었다. 단발성 정책이 아니라 2020년까지 연동해 진행될 수 있는 프로젝

먹어도 배달이 되는데, 환자가 아픈 몸을 이끌고 병원에

트를 기획하여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알차게 운영해가고 있다.

오는 건 모순 아닐까? 의료서비스야말로 배달이 되어야

이처럼 사람을 향한 따뜻한 행정은 순천시의 보건소에서 단번에 드러난다. 순천시 보건

하는 것 아닐까?”

소는 순천시문화관광센터 안에 있다. 진료실이 있는 1층은 종합병원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사실이었다. 당시 순천에는 보건진료소조차 없는 오지

크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의료진과 간호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사이를 뚫고 아이들이 뛰

가 무려 480곳에 이르렀다. 게다가 이런 오지일수록 고

어다니며 장난을 친다. 병원이라기보다는 어린이집 같은 느낌이다.

령자가 많았기에 이들이 시내에 있는 병원으로 나오는

어린이들과 환자들이 일반병원에서 느끼기 쉬운 차갑고 긴장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벽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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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데 너무 오만한 것 아닐까? 건강한 사람이 자장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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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24시 정겨운 순천사람들

“보름마다 한 번씩 요로코롬 찾아 주는데 으찌 안 고맙겄소? 오날(오늘)이 우리 마을 잔

자장면은 배달되는데 의료서비스는 왜 안 될까?

전남 순천시

이들은 모두 평범한 순천 시민들이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


“그래서 승합차에다가는 장비만 싣고, 의료인력들은 개인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는 것’, 그리고 ‘예방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수밖에 없었죠. 서로 놓칠까봐 노심초사하면서 시골길을 달렸죠. 게다가 겨울에

러자면 답은 하나, ‘방문진료’죠!”

조금이라도 고지대에 있는 마을에 갈 경우에는 고생이 이만저만한 게 아니었어요. 소형

이러한 보건소의 뜻은 순천시청에도 전달되었고,

승용차들이 힘이 약하니까 고개를 못 올라가고, 제자리에서 헛돌고, 미끄러지고, 야단도

2006년부터 T/F 팀이 구성되어 꼼꼼한 조사와 연구

아니었지요.”

가 시작되었다.

그때를 회상하는 두 사람의 눈에 눈물이 살짝 괸다. 하지만 얼핏 보기에는 초라해 보이는

전남 순천시

“결국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직접 찾아가

이 방문진료 행렬은 생각보다 호응이 좋았다. 여기저기서 우리 마을에도 보내 달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지역민이 직접 요구하는 것! 이 이상 가는 18종 의료기가 장착된 행복24시 버스

명분이 있을까? 그리하여 드디어 최대 규모 34인승 버스로 봉사차량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18종의 의료장비를 실으려면 버스 내부를 개조해야 했다. 게다가 차 안에서 치료도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가능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했다. 결국 차량 내부 개조공사에만 꼬박 반 년이 걸렸다.

“방문진료를 하던 중 어떤 할머니는 암으로 의심되어

그러나 단순히 의료장비를 늘리고 차량을 바꾼다고 해서 이 서비스가 원활하게 진행될

종합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도록 조치했지요. 검사

수는 없었다. 정작 가장 중요한 전문의료진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다. 게다가

결과 암으로 판정이 났지만 수술을 받아 지금은

시내 병원 관계자들은 이 방문진료 서비스에 큰 반감을 갖고 있었다.

건강히 지내고 계셔요. 또 어떤 집은 식구 모두가

“이렇게 구석구석 의료서비스를 무료로 지원한다면 순천시의 병원과 의원들은 모두 문을

정신지체자이고 그나마 온전한 아버지는 아파서 누워

닫으라는 이야기입니까?”

계셨어요. 식구들이 밥은 해드리지만 목욕은 커녕

“병원과 의원이 순천시 경제에 미치는 좋은 영향은 왜 과소평가하는 겁니까?”

자세도 바꿔드리지도 않으니 욕창이 날 정도였어요.

그런 가운데에도 순천시 관계자들은 열심히 의사들을 찾아다니며 설득을 하고 동참을

가족 모두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장애수당도 받도록

호소했다. 그 결과 일부 뜻 있는 의사들이 나섰다.

해주었지요.”

“의사가 되었을 때 저희는 분명히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습니다. 거기에는 이런 구절이

그 당시 담당이었던 강종희 씨의 회고처럼 방문진료

있지요. ‘나는 나의 삶과 의술을 순수하고 경건하게 지키겠습니다’라는.”

서비스는 분명 가난한 오지마을 사람들에게 축복이었

이렇게 의료진이 더 내실 있게 갖추어지자 방문진료 서비스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다. 하지만 정작 이 서비스를 수행하는 순천시와 보건

그러면서 생각지 못한 결과를 보게 되었다. 의사의 방문진료 서비스를 받은 환자가 조금

소 관계자들의 고충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몸이 나아지자 그 후부터는 아예 그 고마운 의사가 있는 병원을 물어물어 직접 찾아오는

처음에는 9인승 승합차를 운행했는데 의료장비를 싣

일이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어느 병원 어느 의사가

는 것만으로도 차가 꽉 차 버렸다. 한정된 예산 때문

참 친절하고 병도 잘 고친다더라’ 는 입소문이 나면서 봉사활동에 참여한 의료진들의

에 더 큰 차는 언감생심 요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명도가 자연스럽게 더 올라가는 효과도 거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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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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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24시 정겨운 순천사람들

이렇게 하여 2006년 9월 3일부터 본격적인 방문진료


위해 가벼운 명아주나무로 지팡이 수백 개를 만들어 기증하기도 했다. “모든 게 일이고 봉사예요. 여름이면 방충망을 갈아드리고 겨울에는 가스나 전기를 점검하고 고쳐 드리지요. 기능동우회 회원들의 도움이 컸지요. 저희들은 원가에 이러한 서비스 때문에 행복24시 버스가 방문하면 마을은 거의 잔치 분위기가 된다. 그래서 기왕이면 마을 행사 때에 맞춰 방문하고, 마을 또한 진료팀 방문에 맞춰 행사를

전남 순천시

해당하는 재료비만 드릴 뿐이니 일종의 재능 기부인 셈이에요.”

하기도 한단다. 생활편의 서비스로 이・미용 봉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본래 복지원 등을 찾아다니며 불편하신 분들 음식도 해드리고 목욕 등 봉사활동을 “결국 봉사가 수익을 낳은 셈이지요. ‘좋은 일을 하니까 나한테도 좋은 일이 생긴다’는

했어요. 그러다가 기왕이면 뭔가 기술을 익혀 진정한 도움을 드리자는 마음으로

확신이 들게 되었죠. 그런데 좋은 일이 생기건 안 생기건, 봉사하는 것 자체로도 이미 저

미용기술을 배웠지요.

자신이 충분히 행복하니까 더 바랄 게 없어요.”

어느 날인가 예전에 들렀던 마을에 갔더니 할머니께서 제 손을 꼭 잡고는 ‘당신이 머리를

김정숙 씨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퍼져나간다.

잘 잘라주어서 영감이 예쁘게 하늘나라로 갔구만’ 하는데 눈물이 핑 돌면서도 큰 보람을 미용 봉사를 5년 전부터 해왔다는 양인순 씨는 봉사활동도 투철한 정신무장이

진료와 함께 각종 생활 서비스를 제공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때문에 자신과 함께 하는 미용봉사팀은 매주 봉사에 절대 빠지는 일이 없단다.

그런데 막상 방문진료봉사를 다니다 보니 오지마을 주민들의 육체적 건강은 물론이

“마을마다 상황과 요구가 조금씩 달라요. 그래서 보다 철저한 조사를 하고 의견을

거니와 생활환경까지 열악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민들 대부분이 고령자들이거나

수렴하여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려 합니다. 예를 들면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는 추세인

서민들이다 보니 벽지가 누렇게 뜨거나 습기에 들떠 있는 경우가 태반이고, 빗물이 새는

만큼 커플사진을 찍어 준다던가 하는 식이죠.”

집도 많았다. 가전기기나 농기계가 고장나 무용지물이 된 집도 많았고, 수도나 보일러를

초기비용이 적지 않게 들었지만 농촌지역에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정숙

고치지 못해 불편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씨는 앞으로 이러한 서비스가 순천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대되었으면 한다고 소망을

순천시는 이런 분야의 봉사를 해 줄 수 있는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하기 시작했는데

밝힌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디자인 건축학원 원장님은 도배와 페인트칠을

오늘도 오지마을의 어르신들을 찾아 길을 재촉하는 행복24시 버스. 그들 뒤에는 45개

해 주겠다고 하고, 기능공들은 수도나 보일러, 농기계를 고쳐 주겠다고 했다. 뚜렷한

단체 1,800여 명 자원봉사자가 함께 하고 있다.

기술이 없는 사람들은 청소라도 해 주겠다고 나섰다. 직업 사진사들은 노인들이 나중에 영정으로도 쓰실 수 있도록 장수사진을 찍어 드리겠다고 했다. 이 같은 소식을 들은 순천제일대학 산업안전관리과 학생들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150

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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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24시 정겨운 순천사람들

느꼈지요.”


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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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정선군

아리랑의 고향 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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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를 통해 지역경제를 일구다 강원 정선군

정선은 아리랑의 고향이라 불릴 정도로 아리랑 연구와 보존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정선 아리랑은 ‘아라리’라고도 불린다. 정선군은 아라리를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보존하는 것은 물론 ‘아라리촌’을 조성하여 새로운 문화관광자원으로 키워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라리촌에는 초가집과 귀틀집, 돌집은 물론 대마 껍질을 까서 지붕을 얹은 저릅집, 소나무 널판으로 지붕을 만든 너와집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우리 가옥들을 복원해 아리랑의 고향 정선

놓았다. 또한 아라리촌 안에 안테나숍을 만들어 정선 각지의 특산품이나 농산물을 판매하는 한편, 옛 정선의 저잣거리를 재현하고, 농약을 치지 않은 유기농 농산물로 만든 먹거리를 팔았다. 지역민들에게 텃밭을 분양하여 가꾸게 하면서 자연스럽게 아라리촌에 애착을 갖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정선군 내에 있는 고등학생들에게는 아라리촌에 연습공간을 제공해 주었고, 우수교사와 학생들에게는 공연을 위한 경비도 지원하고 있다. 지역문화자원은 아무리 중앙정부가 애써 지원을 해도 지역민의 애정과 관심이 없는 한 생명을 유지해 나갈 수 없다. 정선군은 지역민이 먼저 아라리촌을 사랑하게 만들고, 이끌어 가게 만듦으로써 궁극적으로 정선 아라리가 사랑받을 수 있는 토대를 구축하고 있다.

성공 포인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연계, 정선 아리랑의 지역브랜드화

Tips

정선아리랑의 모든 것을 체험할 수 있도록 아라리촌 조성 정선5일장 - 아라리촌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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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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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의 고향 정선, 세계를 아라리촌으로!

한(恨)을 기반으로 한 사랑이자, 그리움이고, 만남이자, 소통이다. 아리랑을 부르며 즉석에서 춤사위를 펼치고, 아리랑을 돌려 부르며 소리를 엮는다. 거기에 사연을 이어붙이면 어르신들에게는 살풀이가, 청소년들에게는 영락없는 랩이 된다. 되었어요. 소리가 단순히 음정으로 끝나지 않고, 사물도 되고, 메시지도 되다니…” 정선의 한 초등학교에서 원어민 교사로 일하고 있는 클레오 씨는 두둥실, 어깨춤을

강원 정선군

“말로만 듣던 한국 고유 정서인 정한(情恨)을 이곳에 와서 아리랑을 부르며 알게

추면서 환하게 웃는다. 이제는 한국말도 제법 늘어서 추임새도 적절하게 넣을 줄 알고, 목소리를 구수하게 꺾을 줄도 안다. “낯설었던 이곳에서 아라리는 제 발걸음을 멈추게 했어요. 노래 가락마다 사람 사는 정이 묻어나는 게 신기했어요. 곳곳에 이야기가 더해진 정선 아리랑은 화음만으로도 이곳 사람들의 마음을 전하고 있었죠. 그 어울림 속에서는 나이도, 국적도 중요하지 않았어요. 이미 영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의 친구들도 아리랑을 익히 알고 자주 따라 불러요. 노랫말도 쉽잖아요. 좀 더 빨리 유네스코에 등재되어야 했습니다.” 돈다. 요즘 그녀는 정선의 아리랑, 곧 아라리만의 또 다른 매력을 알아가는 중이라고. “한국인도 외국인도 보고, 듣고, 부르고, 느끼고!”

연극인으로 활동했던 클레오 씨는 곧 영국으로 돌아가서 아리랑의 아름다움을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자

매월 끝자리 2일과 7일마다 열리는 정선5일장에는 아라리가 더 구성지게 오간다. 이

유점사법당 뒤에 칠성단 도두 모고

날만큼은 장터에 오는 모든 이가 가족이자 연인이고, 연적이자 숙적이다. 막걸리 한 잔

팔자에 없는 아들 딸 나달라고

걸치고 달달하게 취하면 제법 목청도 트여서 그간 못다했던 얘기들을 아리랑 끝자락에

석 달 열흘 노구뫼에 정성을 말고~~~

덧붙여 진실게임처럼 주고받는다.

타관객리 외로이 난 사람 괄세를 마라.

“그 아리랑을 정선을 찾는 사람들에게 듣는 것 뿐 아니라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단순한 민요가 아니라 하나의 문화 콘텐츠이자, 절절한 이야기이고,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소통의 채널이자, 꿈을 담은 방주라고 할까. 이런 게 세상 어디에 또 있을까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정선군 공무원들은 제각기 두 손을 쥐었다 펴면서 마치 아라리를 조형물로 빚어내듯이 설명을 이어갔다. 그들의 반짝이는 눈매에서 아리랑에 대한 정선군의 열정과 자부심이

아리랑의 고향 강원 정선, 여기서는 거리 곳곳에서 아리랑이 돌림노래처럼 울려 퍼진다.

느껴졌다. 첩첩산중에 둘러싸인 두메산골에 불과했던 정선군이 이렇게 유네스코에

한국 사람들에게 아리랑이 한(恨)의 정서를 담은 민요라면 정선 사람에게 아라리는

등재된 아리랑의 중심축을 맡는 핵심지역이 된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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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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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의 고향 정선

한복을 입고 정선아리랑을 따라 부르던 클레오 씨가 마을 사람들의 손을 붙잡고 뱅뱅


한 방울 들어가지 않은 먹거리를 유통하며 관리했다. “정선군 내 농악 동아리활동을 하는 고등학생들에게 아라리촌에서 연습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했어요. 우수한 선생님과 공연을 위한 경비도 지원했지요. 그 다음부터는 아이들뿐 정선군 관광문화과 곽성수 주무관은 아라리촌이 지역 주민들과 동떨어진 지자체의 단순 자산이어선 안 된다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강원 정선군

아니라 학부모들도 아라리촌을 제 집처럼 드나들기 시작했어요.”

“아라리촌 안에 옛 집들이 많아요. 대마 껍질을 까서 지붕을 얹은 저릅집과 소나무 널판으로 지붕을 만든 너와집도 있고요. 초가집부터 귀틀집, 돌집 등 다양한 집들이 있어요. 옛날 정선 모습을 간직하기 위해 양반들 한옥집도 작게나마 복원해 놓았지요.” 아라리촌을 다시 태어나게 하다

정선군에서는 지역자원봉사자들에게 눈을 돌려 그들에게 각각 텃밭 하나씩을 배정하고 집 주위 환경을 가꾸게 했다. 가족단위로 봉사활동을 찾아서 하는 주민들에게 텃밭을 가꾸는 일은 더없는 재미이자 보람으로 다가갔다.

그지없었어요. 막막했지요. 이렇게 좋은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나누고 알리지

“직접 아라리촌의 집들과 텃밭을 가꾸면서 그들이 진정한 아라리촌 주민이 된 것이죠.

못하니 그저 작은 민속촌에 불과했지요.”

이제는 아라리촌 일이라면 무엇을 부탁하지 않아도 나서서 일해주십니다. 고마운 분들이죠.”

정선아리랑문화재단 김우영 팀장이 당시를 회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선군 공무원들과 김우영 팀장이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지역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단순히 아리랑을 알리자는 명목만으로는 바쁘고 고단한 일상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기 어려웠다. “사계절 내내 공무원들이 구석구석 찾아다니며 마을 주민들과 어르신들을 만났어요. 동네 별로 가지고 있는 특산품을 아라리촌 안에서 팔면 어떻겠냐고 제안도 하고 조언도 들었죠. 이름도 안테나숍이에요. 여러 군데의 주파수를 한데 모으는 안테나처럼 정선 곳곳의 생산물을 한데 모아놓고 정선을 찾는 사람들에게 알려보자는 취지였죠. 당연히 판매로도 이어졌고요. 자연스레 지역 주민들의 관심 또한 안테나에 이끌리듯 모아졌지요.” 주민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정선군 공무원들은 아라리촌 안에 옛 정선의 저잣거리를 재현했고, 소리 및 농악 등의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도 조성했다. 주기적으로 아리랑 공연을 했고, 저잣거리에 쉬어갈 수 있도록 만든 주막에서는 수시로 답가가 울려 퍼졌다. 주막에서 파는 음식 하나하나에도 지역 주민들의 정성을 담아 농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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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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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의 고향 정선

“정선의 옛 집과, 살림살이, 아리랑 문화 등을 모아둔 아라리촌만 해도 황량하기


한편 정선군에서는 아라리촌 창조지역사업과 정선5일장 및

현재 정선군은 아라리와 아라리촌의 문화가 온전히 주민들로부터 비롯되어 더

아라리 콘텐츠를 연계하여 많은 이들에게 아라리의 정수를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민간조직인 아라리촌 문화사업단을 만들었다. 구성원은

전하기 위한 문화 프로그램 및 시설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각 사회 및 기관 단체의 실무책임자로 조성하였다.

“정선 아리랑만의 정서가 있거든요. 정선아리랑을 우리는

“정선문화원의 사무국장, 청소년 자원봉사센터의 봉사팀장, 노인회의 어르신을 담당하는

줄여서 아라리라고 부릅니다.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부장님, 전수회의 사무국장, 정선아리랑 예술원의 부원장, 시민단체 정선문화연대 간사

아라리타령이라고도 부릅니다. 아라리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등 7명이 모였습니다. 이들이 앞으로 매개자이자 *고갱이가 되어서 이 사업을 더 발전

길게, 늘어지게 부르는 긴 아라리, 좀 더 경쾌하게 부르는 자진

시켜나갈 예정이지요.”

아라리가 있어요. 그리고 또,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자기 흥에

아리랑문화재단 이종영 이사장이 직접 구성원들의 이름까지 불러주었다. 정선군에서는

겨워 사설을 덧붙여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걸 엮음아라리 라고

창조지역사업 지원이 끝난 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역 주민이 더 많은 혜택을 받게 하기

해요.”

위하여 이 사업단을 사회적 기업으로 발돋움시킬 계획도 세우고 있다.

또한 지역 어르신들에게 아라리촌 내에 소소한 일자리를 제공

“아라리촌 관광객이 작년 대비 5만이나 늘어서 30만 명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하여 그곳을 찾는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방편도 마련하였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습니다. 아리랑의 유네스코 등재효과도 있고 TV프로그램 ‘1박2일’에

“그분들은 살아있는 무형문화재나 마찬가지잖아요. 이미

정선이 방영된 이유도 있을 테니까요. 저희의 목표는 정선아리랑과 아라리촌을 하나의

많이들 아시지만, 소리를 좀 더 가르쳐드리면 그분들 자체가

놀이문화와 놀이판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이곳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아라리를 통해

소리꾼이 되어, 일하시면서 이곳저곳에서 소리를 하실 테니

신명나게 놀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그 흥겨움이 정선군의 발전과 주민들의 생계로

보기에도 좋고, 듣기에도 좋겠지요.”

이어진다면, 그리고 한국을 넘어 세계의 자랑이 된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겁니다.

김우영 팀장의 말을 듣고 있자니 말 그대로 아라리가 눈에

꼭 그렇게 만들고 싶어요.”

보이는 듯 했다. 그뿐 아니라 정선군은 연암 박지원의

한겨울에도 일일이 아라리촌 기둥을 쓸어가며 정선군 공무원들과 아라리촌을 바삐

<양반전> 스토리를 활용하여 직접 아라리촌 내부에 양반전의

오가는 주민들이 목소리를 높인다. 그들의 흰 입김이 밥 짓는 부뚜막에 가득한 연기처럼

등장인물을 조형물로 만들어 설치하였다. <양반전>이 정선을

따뜻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아리랑의 도시, 정선군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 연유도 있지만, 무엇보다 당대의

또한 이렇지 않을까. 우리네 잃어버린 정서에 대한 허기, 그것을 한 숟가락 그득하게

현실을 고민하고 백성들의 삶을 걱정했던 연암의 실학사상이

떠서 흥얼거리며 입에 넣고 싶은 마음, 바로 거기에 정선군이 염원하는 미래가 있다.

정선군의 정서와도 맞아떨어졌기 때문이었다.

이런 연유로 대한민국은 오늘도 눈과 귀를 열어 정선아리랑에 주목하는 것인지도

“이야기 길 따라 조형물을 보면서 안내해주시는 선생님의

모른다.

얘기와 소리를 듣다 보면 한 편의 영화를 관람하는 기분이 드실 겁니다.”

* 고갱이(명사) 1. <식물> 풀이나 나무의 줄기 한가운데에 있는 연한 심 2. 사물의 중심이 되는 부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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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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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의 고향 정선

모두의 아라리, 정선군의 미래

강원 정선군

정선아리랑과 정선군 이야기


아라리촌 활성화사업단을 자체적으로 구성해서 아라리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 강원 정선군

추천 인터뷰

그녀가 정선 주민으로서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활동하는 것은 전적으로 아라리에 대한 사랑 때문이다. “외지에서 온 사람들이 정선아리랑을 많이 궁금해

이금득 아라리학당 소리꾼 선생님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아라리학당을 만들 었어요. 한옥에 공간을 구성해서 시범적으로 아라리를 가르쳐드렸는데 생각 외로 반응이 좋았어요. 정선아리랑을 듣고 부르는 것뿐 아니라, 그 유래부터 체계적으로 배우고 싶어들 하세요.” 이금득 씨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바쁜 가운데도 아리랑의 고향 정선 조성

대부분의 시간을 정선아리랑을 가르치고 부르는데 할애한다. 비단 이금득 씨뿐 아니라 아리랑학당에 소리 꾼으로 참여하시는 선생님들은 농사를 짓다가도 오고, 가게를 운영하다가도 달려온다. 이들 모두 정선 아리랑을 몹시 아끼는 사람들이다. “저는 주로 엮음아리랑을 가르쳐드려요. 자신의 심정을 길게 풀어서 부르는 게 있어요. 젊은이들이 랩 같다며 좋아해요. 이런 게 외국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옛날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있었다니 자부심도 느끼고요.” 이금득 씨가 직접 엮음아리랑을 부르며 흥에 겨워 말한다. 이금득 씨는 앞으로 아라리를 더 많은 사람들이 부르고 나누는 모습을 꿈꾼다. 그뿐 아니라 정선을 찾는 세계 사람들 또한 아리랑의 시원인 아라리의 깊이를 마음으로 느끼고 애착을 가질 수 있기를 바라며 한겨울에도 소리를 놓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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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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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대구 읍성 상징거리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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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근대문화유산 복원으로 피어나는 관광대구의 꿈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통해 나라 잃은 우리 민족의 아픔을 노래한 시인 이상화의 고향이자, 한국인의 애창가곡인 ‘봄의 교향악’의 무대 청라언덕이 있는 곳! 대구는 근대문화의 도시다. 일찍이 대구시 중구청은 이러한 근대문화유산이 문화적・경제적으로 큰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다. 특히 동성로의 크고 작은 24개의 골목들에 배어있는 다양한 문화유적과 근대사 이야기들을 복원해 ‘근대문화골목조성사업’을 시작했다.

대구 읍성 상징거리 조성

여기에 더해 1980년이라는 시간에 멈춰 있는 북성로와 서성로를 대상으로 ‘대구 읍성 상징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읍성을 상징할 수 있는 경관을 복원하고 옛 성곽길을 조성하여 스토리텔링이 있는 골목투어를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북성로의 경우는 역사,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근대건축과 한옥들이 많은데 2012년 북성로에 들어선 삼덕상회는 관(官)과 전문가, 그리고 건물소유자의 협의 하에 ‘대구시 중구 도시 만들기 지원센터’가 진행한 첫 번째 근대건축 복원 사업이다. 원래 일본식 건물이던 2층 건물을 리모델링해 지금은 대구 젊은이들과 북성로 상인들 사이에서도 기분 좋게 눈길을 끄는 카페로 변신했다. 특히 이 모든 과정은 대구시의 민・관・학(民・官・學)이 긴밀하게 연계하여 계획을 수립하고 사업을 추진한 것이 프로젝트 성공의 비결이라고 담당 공무원들은 강조한다.

성공 포인트

읍성의 경관복원을 통한 도심재생의 새로운 대안 제시

Tips

스토리텔링이 있는 도시골목길 투어 개발로 관광객 유치 구상 및 추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민・관・학(民・官・學)의 긴밀한 연계 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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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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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따라 떠나는 시간 여행!

결정적이었다. 특히 동성로의 크고 작은 24개의 골목들에 배어있는 다양한 문화유적과 근대사 이야기들을 복원, 재현해낸 ‘근대문화골목조성사업’은 대구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가장 가치 있는 관광 선물인 ‘골목투어’를 가능케 했던 발판이 됐다. 대구 중구

시민과 학계, 지자체가 함께 걷는 길 대구 읍성, 100년의 시간을 복원하다 2007년부터 시작된 동성로 디자인개선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민・관・학(民・官・學)이 분주한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번화한 거리. 하루 유동인구가 40만에 이르고 대구 젊은이들이 가장 사랑하는 거리로 부동의 인기를 유지해온 이곳은 바로 대구 중구에 위치한 동성로다. 100여 년 전만 해도 둘레 2,650미터에 달하는 대구 읍성이 서 있던 자리지만, 1907년 일본 거류민단과 친일파 관리들이 일방적으로 이를 허물면서 지금의 이후 동성로는 1970년대 초 대구백화점 본점이 들어서면서 상권의 중심지로서 번영의 길로 들어섰지만 지난 90년대 초 부도심 개발 붐과 함께 잠시 주춤거리는 시기를 맞기도 했다. 그런 동성로가 오늘날처럼 수많은 인파로 북적거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대구

가지고 있다. 중구 골목투어를 담당하고 있는 문화관광과 오성희 씨는 그때 당시 민관학이 함께 힘을 모을 수 있었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대구에는 그야말로 짱짱한 지식인들이 많습니다. 시민단체의 역할도 컸고요. 우리가 거리사업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대구골목에 대한 다양한 스토리텔링 책과 자료들이 많이 보급돼 있었으니까요. 우리가 함부로 사업을 추진할 수 없었습니다.” 인건비가 싼 중국과 제3세계의 등장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한때 대구는 한국 섬유산업의 메카였다. 하지만 대구는 그 모든 것 이전에 우리 역사 무대에

중구에서 시행했던 ‘동성로 공공디자인 개선사업’과 ‘근대문화골목조성사업’의 역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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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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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읍성 상징거리 조성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동성로공공디자인사업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사업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된 2.28학생민주화운동이 일어난 곳이자, 우리나라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현진건

의견이 잘 반영돼 상인과 시민들의 반응이 만족

선생과 이상화 선생이 태어나고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다. 즉, 중구는 대구 근대사의

스럽다고 말했다.

중심무대였으며, 다행히도 그 흔적이 중구 골목 곳곳에 남아 있다. 바로 이 흔적의 가치를

“예전엔 대형화된 노점상들이 너무 많고, 배전반이

알아차리고 숨결을 불어넣은 것이 근대골목투어라 할 수 있다.

불쑥불쑥 올라와 있어서 사람들이 많이 불편해

사실, 근대골목투어는 대구 골목의 숨은 이야기들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시민단체에

했거든요. 이제 간판정비사업까지 마치고 나니

의해 처음 시작됐다. 약전골목과 향촌동 골목, 진골목 등 명물 골목을 중심으로 자료를

오랜 만에 동성로에 나오신 어르신들은 거리가 왜

조사하고 스토리를 발굴해내면서, 대구 시민들은 그동안 무심히 지나쳤던 거리거리들을

이렇게 깨끗해졌냐며 놀라시기도 합니다. 처음엔

다시 되돌아 보게 됐고, 대구 중구는 살아있는 하나의 근대사 박물관으로 바뀌어 갔다.

필요 없을 거라 여겼던 벤치와 가로수도 시민들의

2008년, 시민단체에서 운영하던 골목투어를 이관 받은 대구 중구는 근대골목을 더욱

휴식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고요. 근대골목,

체계화하고 발전시켜 한 해 3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대구의 대표 명소로

봉산문화거리 같은 문화거리가 조성된 것도 참

만들었다.

좋지요. 이제 시작 아니겠습니까. 외국 나가도

동성로 공공디자인사업은 동성로 거리 정비와 역사, 문화를 함께 복원하기 위해 상인,

특별한 건 아닌데, 관광 상품으로 개발한 것들이

시민, 지자체 및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대대적으로 진행된 복합 사업이다. 길

많잖아요.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이런 문화유산과

한복판을 가로질러 설치된 배전반을 땅에 묻어 시민과 상인들의 통행 불편을 없앴고,

골목들이 톡톡히 제 역할을 할 거라고 봅니다.”

대구백화점 앞 열린광장을 새로운 무대공간으로 꾸며 공연문화의 랜드마크로 만들었다.

모두 다섯 개의 코스로 세분화된 대구 읍성골목은

민관학 협력으로 변화한 거리에서 대구 시민들은 사라졌던 도시의 활기와 지역에 대한

저마다 다양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조선시대

관심을 되찾게 된 것이다.

경상도를 관할하던 경상감영 터가 있는 1코스를 포함해 경상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계산성당과 이상화, 서상돈 고택 등 다양한 근대문화를 엿볼

어려움을 딛고, 별이 되다

수 있는 2코스, 우리나라는 물론 만주, 중국 등 나라밖으로 한약재를 거래하던 약령시를

물론, 사업을 해나가며 어려운 고비도 많았다. 거리에 즐비했던 노점상들을 철거하고,

가로지르는 3코스 등 서로 다른 색깔의 코스들은

주변 상인들을 설득해 가는 일은 당시 대구 중구청이 풀어야 할 가장 큰 숙제였다.

대구 시민들이 알지 못했던 읍성 골목의 숨은

“아무래도 가게 앞에서 공사를 하면 장사에 지장을 주니까요. 그래서 주민들을 설득하는

이야기들을 세상 밖으로 불러내었다.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주민설명회, 시민토론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고 추진하고자

2012년 한 해 동안 대구 골목투어에 참여한

하는 배경과 방향도 잘 설명했죠.”

사람들의 수는 약 5만4천여 명(10월 기준), 이는

동성로상인회장 김은수 씨는 공공디자인 도심재생 사업이 진행되면서 크고 작은 마찰이

2009년보다 20배 가까이 늘어난 인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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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읍성 상징거리 조성

없었던 건 아니지만, 추진위원회를 통해 상인들의

대구 중구

커다란 무게를 가지고 등장했다. 국채보상운동이 일어나고, 4.19혁명의 도화선이


제2의 바람 2012년 창조지역사업으로 선정된 ‘대구읍성상징거리조성사업’은 공공디자인 거리조성사업과 근대골목사업 등으로 생기를 되찾은 동성로, 남성로와 달리, 1980년대 김상석 씨는 이번 창조지역사업 역시 계획 수립단계서부터 민관학을 기본으로 하는

대구 중구

시절에 멈춰 있는 북성로와 서성로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대구 중구청 도시관리과 ‘대구읍성상징거리 조성사업 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엔 서로 입장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대구는 민・관・학(民・官・學) 협의체가 그 역할을 참 잘해주고 있습니다.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서로 입장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데 이만한 게 없죠.” 서성로 상인회장 이종윤 씨 역시 관(官)에서 하는 일에 대부분 협조를 하고 있지만, 40여 년 넘게 거리를 지켜온 상인들의 의견을 전문가들이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성로 주 업종이 무거운 보일러나 철판 쇠붙이, 건축 자재입니다. 때문에 화물차들이 물건을 싣고 내리는 데 주차하느라 대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차구역 확장과 간판 재정비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금 계속 회의를 통해서 의견을 모아가는 중이죠. 관(官)이나 우리나 서로 윈윈(Win-Win)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성로, 북성로의 읍성상징거리조성사업은 과거 읍성을 상징하는 망경루, 달서문, 공북문, 서소문 같은 주요 경관물 설치와 옛 성곽길 조성, 그리고 스토리텔링이 있는 골목투어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북성로의 경우는 역사, 문화적으로 가치가 있는 근대건축과 한옥들이 많아 스토리와 함께 보존하는 방법도 함께 연구 중이다. 한 예로 2012년 북성로에 들어선 삼덕상회는 관(官)과 전문가, 그리고 건물소유자의 협의 하에 ‘대구 중구 도시만들기 지원센터’가 진행한 첫 번째 근대건축 복원 사업이다. 일본식 건물이던 2층 건물은 현재 리모델링되어 대구 젊은이들과 북성로 상인들 사이에서 이색적이고 아름다운 카페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카페 운영자는 대학원에서 근대 ‘한국관광의 별’과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대한민국 관광명소 100곳’에 선정되는 등

건축을 전공하며 삼덕상회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흔쾌히 가게 문을 열었다. 카페 문을 여는

대구의 대표적 관광지로 자리매김한 지금, 대구 중구는 아직도 다 못다한 이야기들을

날, ‘북성로의 재발견전’을 시작으로 의미 있는 전시회를 열며 알음알음 사람들이 모이기

풀어내기 위해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했다.

시작한 삼덕상회는 근대의 시간을 복원해 의미 있는 오늘을 채우기 위한 북성로의 첫 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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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읍성 상징거리 조성

원활히 운행되어야 하죠. 그런데 현재는 손님들이 왕복 4차선 가운데 2개 차선을


대구 중구

도전을 이룬 셈이다. 차갑기만 하던 공구거리 북성로에도 이제 은은한 커피향이 퍼지고, 동성로에 이어 대구 시민들의 발길을 맞는 정겨운 거리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끊어진 거리와 시간을 잇는 작업

대구 읍성 상징거리 조성

중구청은 현재까지 근대문화거리조성 외에도 봉산문화 거리, 종로와 진골목, 경상 감영공원 주변의 이야기 복원과 환경개선사업을 마무리한 상태다. 창조지역으로 선정된 ‘읍성상징거리조성사업’은 동성로와 남성로에 이어 서성로, 북성로를 통일성 있게 연결하며 중구의 역사문화를 매개로 한 ‘근대역사문화벨트’를 완성해 가는 중요한 사업이 될 것이다. 1980년대 이후 점점 사람들 마음속에서 멀어졌던 북성로와 서성로의 멈췄던 과거의 시계를 부단히 움직여 현재로 되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도시관리과 김상석 씨는 이번 창조지역사업을 맡아 진행하면서, 그가 살아오고 있는 대구를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됐다고 말한다. 5년 전 골목투어에 참여해보기 전까진 대구의 좁은 골목길 하나하나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있는지 그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어디를 가고 누구를 만나도 자신 있게 대구의 골목투어를 추천한다는 그. 지난 세월 켜켜이 쌓아온 많은 이야기들은 이제 북성로와 서성로에 활기를 불어넣는 새로운 힘이 될 것이다. 동성로와 남성로에 이어 북성로와 서성로의 변화를 기다리는 상인들과 대구 시민들의 염원이 하루 빨리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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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천군

문헌서원 숨 불어넣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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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 스테이’보다 ‘서원 스테이’ 충남 서천군

베트남 사람들이 국부처럼 받드는 지도자 ‘호치민’은 평생 정약용의 <목민심서>를 머리맡에 두었다고 한다. 프랑스 출신 한국학자인 필립 티에보 교수는 아예 한국에 터를 잡고 전 세계에 한국의 유학을 알리는 데 일생을 바쳤다. 영화, 드라마, 가요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외국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다음에야 허둥지둥 우리 것의 가치를 새삼 느끼는 악습을 반복하고 있다. 유학도 예외가 아닌 것이다. 문헌서원 숨 불어넣기 사업

그러나 충남 서천은 다르다. 사람들이 아직 유교문화를 크게 주목하지 않던 시기에 지역에 자리한 ‘문헌서원’의 가치를 인식하고, 조용하고 꾸준히 이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서원 스테이’까지 발전해 가고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템플 스테이’가 인기다. 좋은 현상이지만 사실 ‘템플 스테이’는 인도에서 기원한 것이다. 그러나 ‘서원 스테이’는 순전히 우리나라가 신기원을 세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21세기는 정신문화의 시대라고 한다. 철학을 가진 나라, 인간을 이해하는 민족이 주도권을 갖는 시대다. 문헌서원에 숨결을 불어넣는 서천군의 노력에서 우리 정신문화의 밝은 미래를 본다.

성공 포인트

퇴락한 서원을 유교문화 체험장인 ‘서원 스테이’로 특화 발전

Tips

선비들의 철학을 계승, 현대사회에 필요한 리더십, 공감능력 배움터화 문헌서원을 지역의 정신문화 구심점으로 되살린 공무원의 노력과 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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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요 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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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정신의 재현으로 지역을 올곧게!

“이곳은 이제 우리 모두의 학교이자 안방이고, 놀이터에요. 앞으로는 국민 모두의 서원으로 꼭 만들고 싶어요.” 주민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문중 사람들만 알음알음 앉을 곳도 부족해 오래 머물기도 어려웠다. 나들이 차 이곳을 방문한 학생들은 선생님이 설명해주기 전에는 뭐하는 곳인지도 몰랐다.

충남 서천군

오가던 허름한 서원이었다. 여기저기 솟은 잡초는 아무리 뽑아도 줄지 않았고, 마땅히

목은 이색의 정신을 조금이라도 느끼고자 했던 사람들은 먼발치에서 막연하게 이 서원을 “선비들은 다 모여라”

바라보는 데 만족해야 했다. 그랬던 이곳이 어떻게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이자, 이색 선생의 정신을 올곧게 알리는 살아있는 한국의 대표 서원이 되었을까?

한겨울에도 서원에 숨을 불어넣고자 하는 주민들의 손길이 이어진다. 충남 서천 목은 이색의 사당을 모신 문헌서원. 서원 한쪽에서는 아주머니들이 수건을 두른

문헌서원을 사랑방으로 만들다

채 나뭇가지를 쳐내는가 하면, 청년들은 교육관과 식당을 보이는 할아버지는 망치로 무언가를 열심히 두드린다. “저건 언제 쳐낼 거야? 빨리 다듬어야 보기에도 좋지 않컸어?” 앞니가 다 빠진 노인이 해맑게 웃으며 오늘도 서원을 살피러 나온 서천군청 공무원들을 붙잡는다. “금방 해야지요. 진작 했어야 하는데…….” 십년을 한결같이 문헌서원과 함께 해온 문화체육과 공무원 오철환 씨는 더 마음이 급하다. 아직도 구석구석 다듬고 고쳐야할 것이 많은지 손으로 쓸어보고 입으로 불어보고 서원을 자식 보듬듯 어르기까지 한다. 어느새 이들 주변에 둘러선 사람들은 더하다. 뒷짐을 진 채 탄식을 내뱉는가 하면 앞으로 더 키워나갈 문헌서원의 미래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주저 없이 말하는 모습들이 영락없는 조선시대 서원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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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서천군청 문화예술과 공무원들은 처음 문헌서원을 찾았을 때를 회상하며 고개를 흔든다. “서원 한쪽에서 선비들이 글 읽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어요. 하지만 너무 초라하고 볼품없었죠. 시설 유지를 위한 돈 먹는 하마일 뿐이었죠. 물론 진짜 조선시대 선비들은 그런 것에는 아랑곳하지 않았겠지만 그걸 보는 제 마음이 아팠어요. 더군다나 많은 분들이 추앙하는 이색 선생이 이런 식으로 소외됐다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었죠.” 그때부터 문화예술과 공무원들은 마을의 협동조합 조합원들과 함께 문헌서원 사업과는 별개로 주말마다 서원으로 출근했다.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주변의 잡초를 뽑고, 서원 마당을 쓸고 닦는 일이었다. 주말을 서원에서 꼬박 보내고 다시 월요일엔 서천군청으로 출근하기를 3년 여, 어느 날부터 가족들이 공무원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고. “마누라가 어디 숨겨둔 첩이 있는지 생각했다네요, 그러다가 3년째 되던 해에 직접 문헌서원까지 와 본 거예요. 어떤 여자가 숨어사나. 그렇죠. 저에겐 애인이죠. 거기에 서원이 있었고, 말끔하게 단장한 서원을 보자 더 질투가 났다고 해요. 그때부터는 제 부인도 같이 일을 돕게 되었지요.” 공무원들이 오철환 씨를 지목하자 그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서천군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문헌서원은 서서히 꼴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성리학의 대가인 목은 이색의 181

문헌서원 숨 불어넣기 사업

짓기 위해 기와지붕 위에 올라선다. 팔순도 훌쩍 넘어


목은 이색과 서천군청 충남 서천군 기산면에는 문헌서원이 있다. 서원은 사교육 기관이다. 문헌서원은 고려 말 대학자인 가정 이곡과 목은 이색을 배출한 곳이다. 목은 이색은 포은

충남 서천군

조선시대 유학 공부와 함께 과거를 준비했던 일종의

정몽주, 야은 길재와 함께 삼은(三隱)으로 불렸던 학자로 성리학을 연구하고 전파하는 데 혁혁한 공로를 끼쳤던 분이다. “선비 정신이란 나라와 백성을 생각하는 곧은 마음이지요. 이 곳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교육관을 꾸몄고, 한옥민박 시설과 식당을 더 증축하고 있어요. 잠자는 곳 구들에는 저희가 바위와 숯을 다 깔았고, 한옥으로서는 국내 최초로 있거든요.” 서천군 공무원들은 서원 하나, 하나를 가꾸고 꾸미는데 목은 선생의 철학을 담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며 묻고 따졌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서원 앞 나무가 왜 가지런하게 심기지 않고 제멋대로 흩어져 있는지도 철학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대안적 삶의 모습을 제시하고자 서천군은 이를 기점으로

묻는다고.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였다. 조선시대 서원이 했던 역할을 21세기에 맞게 새로운

“그 역시 자연 그대로를 존중하는 마음이었어요. 목은

차원으로 복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선생이라면 학생들을 더 받기 위해 나무를 쳐내는 일

그것을 위해 서천군은 문헌서원의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문화교육과

따윈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대로 두어야한다고 박박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또한 교육공간을 확보하고 식당과 민박 시설 등의

우겼어요. 목은 선생의 동상이 한 쪽에 들어서고 나니

제반 인프라를 구축했다. 자신들의 자산이라며 커다란 변화를 거부했던 문중 사람들도

이제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거려요.”

문헌서원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을 바꿔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오철환 씨는 단호하게 말한다.

이제는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서 돕는다고 한다.

아예 서원 앞의 한옥시설 한쪽에는 오직 문헌서원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알리기 위한 사무국이 차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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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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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서원 숨 불어넣기 사업

지진방지설계까지 했어요. 저희는 천 년 후를 내다보고


모두의 서원으로서의 문헌서원 현재 서천군에서는 문헌서원을 시작점과 종착점으로 이색 선생 묘와 기린이 풀을 뜯는 박경수 선생 생가, 3분의 보불을 모신 봉서사, 3충신이 백제 멸망 후 부흥운동을 했다는 건지산성을 이은 천년마중길을 정비 중에 있다. 이 길은 총 6km로 다 도는데 2시간 30분

충남 서천군

형국을 한 기린봉, 옛 문헌서원이 있던 고촌, 독립운동가 이상재 선생 생가터, 수필가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올바른 교육모델이 부재한 시대. 대입을 기준으로 헤쳐모인 무분별한 교육사업이 만연한 시기이기에, 지역과 계층의 구분을 넘어 올곧은 선비 정신을 재현하여 전하고자 하는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문헌서원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조선시대 서원 역할을

서천군의 노력이 사철 푸른 소나무처럼 돋보인다. 그곳에서 현현할 목은 이색 선생의

톡톡히 해주기를 고대하며 밤낮없이 지역을 홍보하고 교육 콘텐츠를 점검하고 있다.

철학과 목소리는 또 어떤 색깔일까. 한참 유행하는 템플 스테이보다 서천군이 만들어갈 서원 스테이가 더 기다려지는 이유다. 문헌서원 숨 불어넣기 사업

템플 스테이보다 서원 스테이 템플 스테이가 쉼을 위한 종교적인 명상 프로그램이 주라면 서원 스테이는 선비들의 철학을 계승하여 사회에서 필요한 리더십과 공감능력, 그리고 다중지능을 배양하는 데 중점을 둔다. 서천군은 우선 지역 주민들, 종중 사람들과 함께 직접 조선시대 유생들처럼 향을 피워 삭망분향례를 열었고, 문헌서원을 감싸고 있는 기린봉에 올라 새해를 맞이하는 의식도 올렸다. 또한 학생들이 문헌서원에 거주하며 직접 문학・미술・사진・국악 등의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이름 하여 ‘목은 창작마을’, 공무원들과 학교 선생들에게는 목은 철학마을이 될 것이고, 기업인들에게는 목은 리더십마을이 될 것이다. 한편 이색 선생의 시집에서 발췌한 문구로 이름을 지은 식당 시우(時雨)는 문헌서원이 자리한 기산면 영모리 주민들과 협의하여 무농약 로컬푸드를 공급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또한 한산이씨 종중 사람들은 한산섞박지와 서천박대, 서천김 등의 기본메뉴를 직접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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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전의 학교를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지금의 학교에서 추천 인터뷰

충남 서천군

느낄 수 없는 이색 선생의 철학과 조선시대 선비들의 생활습관과 정신, 그 모든 것들을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꼭 가슴속에 담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문헌서원의 전체 행정을 총괄하는 사무국장 서원 씨는 생김새부터

서원

말투까지 영락없는 선비였다. 그는 이 서원을 만나는 사람들이

문헌서원 사무국장

저마다 자신들의 비전과 철학을 찾아가길 바란다. “처음엔 사진이 좋아서 사진을 공부했습니다. 이곳저곳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다니며 사진기에 담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지금 찍는 사진은 조금 어렵긴 해요. 인화필름에 담는 게 아니라 문헌서원 숨 불어넣기 사업

서원이라는 문화를 사람들의 마음에 입체적으로 담아야하니까요.” 서원 씨는 이곳 문헌서원을 만나기 위해 자신의 이름도 서원이 었을지 모른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야말로 운명적인 만남이랄까. 사무국장 주위에 둘러선 사람들도 손뼉을 치며 고개를 끄덕인다. “옛날 서원이 감당했던 역할을 21세기에도 해주길 바랍니다. 이 시대에는 리더십이 필요하잖아요. 길을 잃고 헤매는 청소년들도 많고요. 서원은 이곳 말고도 많습니다. 청학동처럼 조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마을도 있고요. 하지만 이곳 문헌서원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선비 정신 안에 깃든 사상을 인문학 뿐 아니라 문학과 철학, 예술영역을 넘나들어 배우고, 잃어버린 자기 자신을 찾아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서원 씨는 앞으로 이곳 문헌서원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젊은이들과 각계각층의 리더들이 모이는 장으로 만들 꿈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그들이 이곳에서 목은 이색을 만나 더 많은 것들을 깨달을 수 있기를, 그리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시대의 앞날을 꾸려갈 수 있기를 말이다. 186

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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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특색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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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예천군

꿀벌 우수 종봉 선발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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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년 들고 엑스포 열고 경북 예천군

일본에 수출까지 할 정도로 품질 좋은 사과를 생산하는 예천! 그런데 사과를 비롯한 과실수들은 나비와 벌 같은 화분매개곤충(花粉媒介昆蟲)들의 도움이 없이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물론 화분매개능력이 뛰어난 곤충이 더 많은 결실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예천군은 1998년 국내최초의 산업곤충연구소를 세우고 머리뿔가위벌과 호박벌을 비롯한 화분매개곤충 연구를 시작, 지역 과수농가의 수익을 크게 올려주었다. 이에 힘입어 2009년 ‘꿀벌육종연구소’를 건립하여 꿀벌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꿀벌 우수 종봉 선발사업

특히 여기서 인기 있는 곳은 곤충생태관이다. 이곳은 국내 최대의 말벌집, 비단벌레 13만 마리의 날개로 꾸며진 세계 최대 비단벌레전시관, 수천 마리 나비가 날아다니는 동양 최대의 자생 사육관찰 나비터널을 갖춘 곤충생태박물관으로 어린이들의 자연체험학습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러한 흐름에 힘입어 예천군은 2007년부터 곤충엑스포를 열고 있다. 2012년에는 곤충엑스포 기간 23일 동안 85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들이 이어졌고, 엑스포가 끝난 뒤에도 하루 평균 700여 명의 관람객들이 찾아 오고 있다. 환경오염과 이상기후로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뉴스가 들리는 요즘, 예천의 꿀벌 우수종봉 선발사업은 인류의 미래에 드리운 그림자를 조용히 걷어내 줄 것이다.

성공 포인트

격리된 지리적 환경, 천혜자연을 활용한 지역특화사업 발굴

Tips

인력난, 재정난을 공무원의 끈기와 열정으로 극복 미래산업으로 부각되는 곤충산업 육성에 역점

지역문화를 새롭게 키워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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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이 없으면 인간도 살 수 없다 경북 예천군

호박벌 대량증식 국내 첫 성공

어린 아이 두세 명이 족히 들어갈 법한 국내 최대의 말벌집, 비단벌레 13만 마리의

일본에 수출까지 할 정도로 품질 좋은 사과를 생산하는 예천! 사과를 비롯한 과실수들은

날개로 꾸며진 세계 최대 비단벌레전시관, 수천 마리 나비를 볼 수 있는 동양 최대의

나비와 벌 같은 곤충들의 도움이 없이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벌과 나비들이 이 꽃 저

자생 사육관찰 나비터널. 아이들의 발길을 붙잡는 다양한 생태 볼거리가 전시된 이곳은

꽃으로 이동하면서 꽃가루를 옮기는 과정에서 열매가 맺히기 때문이다.

예천군 상리면에 위치한 곤충생태박물관이다. 2007년에 이어 5년 만에 열린 제2회

그래서 벌과 나비처럼 꽃가루를 날라 농작물의 결실에 도움을 주는 유용한 곤충을

예천곤충바이오엑스포에는 23일 동안 85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들이 이어졌다.

학술용어로 ‘화분매개곤충(花粉媒介昆蟲)’이라고 부른다. 쉽게 말해 ‘중매쟁이’인 셈이다.

곤충연구소에서 생태해설을 담당하고 있는 박남순 씨는 누가 뭐래도 곤충생태박물관의

유능한 중매쟁이를 만나면 결혼에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마찬가지로 농작물 역시

백미는 곤충의 진화과정과 다양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곤충역사관이라고 강조한다.

화분매개능력이 뛰어난 벌을 만난다면 더 많은 결실을 거둘 수 있다.

“곤충역사관은 해외에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은 곳이에요. 예천 곤충생태박물관에는 다른

그래서 예천군은 1998년 국내최초의 산업곤충연구소를 세우고 머리뿔가위벌 연구를

곳에서는 체험할 수 없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호박벌을 직접 만져볼 수

시작했다. 머리뿔가위벌은 특히 사과꽃 화분매개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다 자란

있다는 거죠. 수펄은 침이 없거든요. 아이들이 무서워해도 제가 꼭 한번 만져보고 가도록

머리뿔가위벌은 1분 동안에 평균 사과 꽃 15송이를 거쳐 간다. 꽃가루 뭉치를 집으로

해요.”

운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6분. 머리뿔가위벌이 동일한 사과꽃송이에 1차로

엑스포가 끝난 뒤에도 하루 평균 700여 명의 관람객들이 찾아와 지역에선 보기 드물게

꽃가루를 옮겼을 때 열매가 열리는 확률은 평균 60.5%, 2차에는 78%, 3차에는 거의

문전성시를 이룬 곤충생태박물관은 1998년 설립된 예천산업곤충연구소의 결정판이라

100%로 꿀벌보다 82배나 높은 화분매개능력을 자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리뿔가위벌 연구 및 대량 보급이 성공하면서, 곤충연구소가 눈을 돌린 대상은 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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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우수 종봉 선발사업

외국에서도 인정받은 곤충생태박물관


뒤영벌과인 호박벌! 호박벌은 꿀보다 꽃가루를 주먹이로 하고, 몸에 털이 많으며 추위에 강하기 때문에 화분매개곤충으로 인기가 높다. 대학에서 호박벌의 생태를 공부한 최경 연구원은 2002년 산업곤충연구소에 부임해 경북 예천군

호박벌 연구를 시작했다. “처음 온 날이 가을이었는데, 연구동 한 동에 단풍이 참 예뻤어요. 대구에서 살다가 시골로 오니 경치도 예쁘고 참 좋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 그는 근 1년 만에 당시 네덜란드와 벨기에 등 2개국에서만 가능했던 호박벌 대량증식에

이러한 환경적, 인적 기반에 힘입어 2009년 예천군은 드디어 ‘꿀벌육종연구센터’를

성공했다. 그 뒤 전량 수입에만 의존해 1통당 24만 원에 사오던 호박벌을 수입가의

건립하여, 꿀벌 우수품종개발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급한 것이

3분의 1 가격으로 농가에 보급하기 시작했다.

좋은 여왕벌을 만드는 것이었다. 꿀벌은 여왕벌의 산란, 월동, 분봉(식구를 늘리는)

“현재까지 호박벌은 연 3천 통, 머리뿔가위벌은 연 20만 수를 보급하고 있어요. 이

능력이 좋을수록 벌꿀, 로얄젤리와 프로폴리스, 화분꽃가루 같은 봉산물의 생산성 또한

친구들은 사과, 배, 토마토, 애호박 같은 시설원예 채소농가의 수익을 꽤 많이 올려줘요.

높아지기 때문이다.

호박벌을 방사한 농가가 다음 해 수확한 사과를 주시며 고맙다고 하실 때가 있는데,

그러나 국내에는 아쉽게도 이런 우수한 여왕벌의 종자를 선발하고 보급해 줄 수 있는

그럴 때마다 적잖이 보람을 느껴요.”

공인된 육종연구소가 없었다. 농민들은 대개 겨울을 견디지 못하는 여왕벌을 방치한 뒤 “미국이나 중국은 국가에서 우수 여왕벌을 직접 생산하고 보급합니다. 우리나라에는

꿀벌육종연구소 출범

아직 그런 기관이 없죠. 향후 곤충연구소가 추구하는 역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공인된 꿀벌 품종 보급기관’입니다.”

화분매개곤충인 머리뿔가위벌과 호박벌에 대한 반응이 좋아지자 이에 힘입은 예천군은

예천군은 이에 중국 길림성 양봉과학연구소와 우량 품종 공동개발 연구협약(2009

꿀벌 우량 여왕벌 선발사업을 시작했다.

~2011)을 맺은 뒤 농진청 양봉연구실, 경북대와 공동연구에 돌입, 지금까지 우수품종

북동쪽으로 소백산이 감싸 안고 내성천과 낙동강이 그 앞을 유유히 흐르는 전형적인

개발에 힘쓰고 있다.

배산임수 지역인 예천은 전형적인 길지(吉地)이다. 게다가 험준한 지형 때문에 외부로부터 격리되어 오염과 공해가 적고 조용하며 풍부한 밀원(蜜源-벌들의 먹이가 되는 꽃)이 있다.

인재난과 자금난을 열정으로 돌파하며

이러한 천혜의 조건에 힘입어 2008년 예천군은 꿀벌 우수품종 선발사업에 도전했다. 당시 군내에는 400여 농가가 양봉을 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양봉전문농업인 김인석

50여 년이 넘는 연구 업적을 간직한 중국에 비하면 국내의 꿀벌 연구는 여전히 미비한

씨는 일찍이 농업기술센터 보조사업을 통해 홀로 꿀벌을 연구해 오고 있었다. 무엇보다

부분이 많다. 예천곤충연구소는 무엇보다 턱없이 부족한 전문 연구 인력에 대한 한계를

예천에는 일본으로까지 수출하는 예천 명품브랜드인 ‘금당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절감하고 있다. 국내 대학에서는 아직까지 곤충을 전공한 사람들이 드물고, 곤충

있던 차였다.

가운데도 꿀벌은 더더욱 전공자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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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우수 종봉 선발사업

다음 해가 되어 종자가 좋다는 여왕벌을 주위의 일반농가에서 다시 사오곤 했다.


“옛날엔 무조건 농사가 안 되면 벌만 탓하시는 농가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젠 스스로 하우스의 상태를 점검하거나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 그만큼 신뢰가 쌓인 거니까요.” 경북 예천군

꿀벌의 위기는, 사람의 위기다 권천락 농촌지도사에게는 품종개발이 진행되는 데 걸리는 오랜 시간을 꿋꿋이 기다리는 일이 가장 어렵다. “쌀이든 뭐든, 새로운 종자를 개발한다는 게 보통 10년 이상의 긴 시간이 필요한데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크죠. 지자체에서도 투자를 많이 했는데, 이건 오래 기다려야 성과가 나오는 사업이거든요.” 무엇보다 꿀벌육종연구는 특성상 관내 농가들과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예천 수시로 체크하고, 2010년과 2011년엔 분기별로 꿀벌사관학교를 열어 농민들을 위한 교육사업에 매진했다. 연구를 시작한 이래, 2011년부터는 꿀벌육종센터에서 선발한 우량 여왕벌 100마리를 10여 농가에 보급하여 꿀벌의 능력을 시험하고 있으나, 연구인력 및 예산 등에 대한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농가들과 같이 하다 보면 어떤 벌은 기존 농가 벌보다 꿀을 적게 생산할 때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왕벌 수정과정에서 능력이 떨어지는 일반농가 수벌과 교미를 해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더러 있거든요. 그럼, 이게 도대체 무슨 벌이냐며 따지는 분들도 계시고, 무엇보다 연세 지긋하신 농민 분들은 연구 자체에 협조를 안 해줄 때도 있죠. 저희가 새벽마다 찾아가 귀찮게 굴 때도 있고요.” 연구원들은 이제 벌에 쏘이는 것도 일상이 된지 오래다. 최경 연구원은 대학시절, 벌에 쏘이면 내장이 붓고 호흡곤란이 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더러 겪으면서 의사로부터 연구를 그만두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연구를 계속 해왔다. 무엇보다 농가들과 가까이에서 일을 계속해오면서 쌓인 신뢰가 그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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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연구소는 지금까지 꿀 30%, 로열젤리는 70%까지 생산량이 증가한 우수 종봉을 개발해 농가들과 함께 시험 연구 중에 있다. “하지만, 아직 섣불리 말하기는 일러요. 예천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해도, 관외에서의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거든요. 내년부터는 전국 10여 농가와 시험 연구를 해 나갈 겁니다. 적어도 2014년엔 우수종봉 선발사업의 첫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거라 보고요.” 우수종봉 선발사업에서 성공한 첫 여왕벌은 ‘예천 1호’라는 이름을 달고 전국 4만 농가에 일 년 이천 수 이상 농가보급형으로 보급할 계획이다.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와 밀원 감소, 전자파 등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꿀벌들이 사라지고 있는 일이 빈번하다. 올해 우리나라 역시 낭충봉아부패병으로 인해 토종벌이 95% 이상 죽어 갔다. 8만 원에 불과하던 벌 한 통이 80만 원까지 껑충 뛰어 올랐다. 권천락 연구원은 이런 때일수록 국가가 나서서 꿀벌 우수종봉 선발사업을 보다 확실하게 지원 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산업화에 집중하느라 곤충연구에는 사실상 소홀했어요. 농촌 곳곳에 시설채소 재배 비닐하우스가 들어서면서 화분매개곤충인 꿀벌은 그 필요성이 점점 강조돼 오기 시작한 셈이에요. 벌이 들어오기 힘든 하우스의 특성상 수정을 위해선 사람들이 일일이 해주거나 호르몬제 등 다른 수단을 강구해야 했거든요. 최근엔 곤충산업법이 개정돼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도 있는 부분도 많아지면서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어요. 꿀벌은 그 자체로서 의미도 있지만, 먹거리 자체의 위기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존재할 수 없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어요?” 197

꿀벌 우수 종봉 선발사업

곤충연구소는 이에 날마다 농가를 방문해 꿀이 얼마나 나오고 있는지, 질병은 없는지

산업곤충의 메카로 자리 잡은 예천은 이제 여러 농업 지자체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경북 예천군 꿀벌 우수 종봉 선발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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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시

국선생 막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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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은 문화산업이다 전북 전주시

전주는 손꼽히는 전통문화의 도시다. 특히 전주시는 한스타일관광과를 설치해 우리 전통문화가 문화관광콘텐츠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주시 한스타일관광과에서 추진하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전주 국선생 막프로젝트’가 있다. 오래전부터 전주시내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삼천동 막걸리 골목을 중심으로 하여 다양한 막걸리를 생산하고, 그에 따른 독특한 막걸리 문화를 만들어내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외국으로 수출까지 하고 있다. 국선생 막프로젝트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전주시가 기울인 노력은 눈물겹다. 일단 비위생적인 상점들의 환경개선사업부터 시작했다. 도로를 정비하고, 주방시설을 개보수하는 한편, 간판까지 바꿔 달았다. 하지만 ‘전주 국선생 막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전주가 자랑하는 음식문화의 전통에 있다. 삼천동 막걸리 골목은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던 IMF 시절에 부흥기를 맞이했다. 막걸리 맛도 일품이지만 푸짐하고 정갈하게 차려져 나오는 안주 덕분에 호주머니 가벼운 손님들이 많이 찾아오면서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하게 된 것이다. 즉, 푸짐한 전주 인심과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 등 전주 지역이 본래부터 갖고 있던 경쟁력에 막걸리라는 코드를 덧붙인 것이다. 음식은 문화다. 따라서 음식산업은 문화사업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를 성공 포인트

음식의 고장, 한스타일의 도시 이미지를 살린 사업 발굴

Tips

전담부서(한스타일 관광과)를 신설, 업무의 전문화와 전략화 전통주+문화관광+도시재생사업 결합으로 시너지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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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하고 마케팅하려면 무엇보다 그 지역이 본래 가지고 있는 전통과 문화를 상품에 접목시켜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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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 주전자와 즐기는 푸짐한 잔칫상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다. “다른 데 갈 것 없이 여기서 막걸리 한잔 마시면 전주의 푸근하고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지요. 친구들과의 만남도 늘 이곳에서 가져요. 교통도 편하고 무엇보다 가격이 싸니까요. 전부 새로운 것으로 바뀌고.” 삼천동에 거주하는 강상원 씨는 동네 자랑, 막걸리 자랑에 여념이 없다. 그래서 이곳에

전북 전주시

막걸리 한 주전자에 안주를 최소한 열두 가지를 주거든요. 또 한 주전자 시키면 안주가

살게 된 것을 늘 감사히 여긴단다. “삼천동 막걸리 골목이 유명해진 것은 IMF 때부터예요. 국민들의 힘든 사정을 감안해서 막걸리 한 되를 시키면 후하게 안주를 주었기 때문이죠. 값도 쌌어요. 당시에는 오백 원 하는 곳도 있었거든요. 이런 후한 인심 때문에 삼천동 막걸리 골목은 입소문을 타고 널리 퍼졌고 오늘날에는 관광객들도 찾는 명소가 된 것이죠. 타 지역 친구나 손님이 오면 반드시 한 번은 삼천동 막걸리 골목으로 모시고 와요. 전국적 명소가 된 삼천동 막걸리 골목

넉넉한 전주 인심을 알릴 수 있거든요. 근래에는 서울에도 비슷한 집이 더러 생겼다는 자영업을 하는 양청문 씨는 전주 시민으로서 긍지를 느낀다며 환하게 웃는다.

“인물이 번창하고, 가옥이 즐비하며, 백성의 성품이 질박하지 않고, 선비는 행동이 신중하다.”

“2006년 10월에 전북경찰청 국정감사가 끝나고 국회의원 몇 분과 보좌관까지 합해서

그 자부심은 오늘날까지도 그대로 이어진다. 특히 음식문화에 대한 전주인들의 자부심은

50여 명이 전주막걸리를 맛보자고 우리 가게로 오셨어요. 가게가 꽉 찼고, 그날 9시

누구도 범접할 수 없을 정도다. 전주비빔밥은 이제 한국을 대표하는 한식브랜드로 자리

뉴스에도 방송되었지요. 그 후로 우리 가게가 유명해졌어요.

매김했다.

이렇게 우리집은 동네 단골이나 전주 분만 아니라 타지역 분들도 많이 오세요. 방학이면

그런데 여기 전주비빔밥만큼이나 전주의 음식문화를 대표할 만한 새로운 브랜드가 뜨고

대학생들도 오고요. 단지 술 마시러 오는 게 아니고 전주의 막걸리 문화를 체험하러

있다. 바로 전주막걸리다. 특히 애주가들 사이에서는 ‘전주 삼천동 막걸리집에서 막걸리

온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한 주전자를 시키면 안주가 2층으로 포개져서 나온다’는 소문까지 돌 정도다.

전에는 고급안주를 많이 내놓았으나 지금은 물가가 올라서 그러지 못하는 것이

애환을 달래주고 하루의 피로를 풀어주는 막걸리. 무엇보다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안주가

안타까워요. 그래도 잊지 않고 찾아 주시는 손님께 정성껏 안주를 마련해서 대접하고

있으니… 밤이 깊어도 잔을 기울이며 벗과 나누는 이야기는 멈출 줄 모른다.

있습니다.”

생두부, 생선구이, 부추전, 돼지불고기, 세꼬시초무침, 꼬막, 버섯구이, 생마, 선지국…….

2001년부터 막걸리업소 ‘용진집’을 운영하고 있는 홍용자 씨의 말이다.

남도(南道) 인심이 후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막걸리 한 주전자에 딸린 안주로는 과하다 싶을 정도다. 게다가 삼계탕을 기본안주로 제공하는 곳도 있다고 하니 애주가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전주 삼천동 막걸리 골목은 전라북도뿐만 아니라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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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생 막프로젝트

이야기를 들었어요. 전주막걸리뿐 아니라 ‘막걸리집’도 전파된 거죠.” 고려 말기 명문장가였던 이규보는 전주를 이렇게 설명했다.


10년 동안 삼천동에서 막걸리 전문업소를 운영했다는 한 업주의 말은 곧 현실이었다. 게다가 생계에 연연하다 보니 사명감이 부족했고, 의견을 모으고 힘을 합칠 만한 특별한 구심점도 없었다. 이어지리라고 생각한 업주들은 그다지 많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하루가 멀다 하고 공사를 하니 주민들의 불평도 많았다.

전북 전주시

그리고 홍보가 부족했다는 문제도 있었다. 거리 정비나 시설 보수가 매출 증대로

“다른 방법이 없었어요. 업주와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 밖에는요. 아무리 좋은 콘텐츠를 막걸리 골목 활성화로 한류를 이룬다

가지고 있더라도, 또 아무리 인심이 후하더라도 손님이 찾지 않으면 그만이에요. 삼천동 막걸리 골목은 전주의 일부지역이지만, 전주는 음식창의도시에 세계에서 4번째로 등록되었을 정도로 음식문화가 발달했어요. 관광수입의 30퍼센트 이상이 먹거리를

알리자는 생각을 했다. 즉 한옥, 한지, 한식 등을 주 아이템으로 하는 한브랜드과를

통해서 들어온다는 통계도 있고요. 이를 바탕으로 해서 삼천동 막걸리 골목의 활성화가 곧

신설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도록 한 것이다.

전주 경제의 활성화라는 사실을 역설한 거죠.”

“한스타일 사업과 삼천동 막걸리 골목이 콘셉트가 맞아떨어진 거죠. 그래서 삼천동 막걸리

결코 쉽지는 않았지만 한스타일과 직원들의 줄기찬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이듬해인

골목을 활성화하기로 한 거예요. 그런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거리 정비를 할 필요가

2007년 7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행정안전부와 한국일보가 공동

있었어요. 보도블록을 교체하고 띠녹지 사업 등으로 경관을 개선하고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주최한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경영대전 시상식에서 전주시는 전통문화 브랜드 개발,

거리 정비를 시작했어요.”

관광홍보마케팅 등 우수 문화관광상품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대상의 영예를

하지만 거리의 경관을 손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인근 도시인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잘

안았다.

찾는 삼천동 막걸리 전문업소에 내부 시설이 열악했기 때문이었다.

“전주시는 전통문화 핵심사업인 한스타일 허브도시 육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화장실도 지저분하고 내부 벽지도 낡아서 불결한 느낌이 드는 곳이 많았어요. 그래서

전통문화유산의 산업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해 새로운 한류(韓流)의 주역으로

2006년부터는 업소들을 점검해서 화장실 개량과 도배하는 데 드는 비용의 50퍼센트를

발돋움하게끔 노력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지원하기로 했지요.”

송하진 전주시장의 수상 소감처럼 전주의 한스타일이 전국에서 통한 것이다. 이 같은

전주시청 한스타일과 한식팀장 최행자 씨는 힘들었던 때가 생각나는지 씁쓰레한 미소를

성과에 힘입어 삼천동 막걸리 골목 단장도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한옥마을에서 열리는

짓는다.

비빔밥 축제 때 막걸리를 곁들이는 ‘국선생 막프로젝트’와 함께 삼천동 띠녹지 및

하지만 야심찬 첫 시도의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전주에서 막걸리를 취급하는 105개 업소

휴게공간 조성 등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가운데 단 5곳만이 개・보수 신청을 했을 뿐이었다.

“2011년에는 상인협의회가 구성되었으며, 업소 개보수 신청도 40곳으로 증가했어요.

“이곳 업주 대부분이 건물을 임차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언제 장사를 그만둘지 모르는데

우체국 뒤에 주차공간도 확보했고요. 이제 우리가 막걸리 골목을 찾으면 업주분들이

내 돈을 들여서 실내공사를 하기란 힘들죠. 가게를 그만둘 때 화장실이나 벽지를 가져갈

먼저 반겨주세요. 가끔 동료들과 회식도 하러 가지요.”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러니 건물주의 협조가 없이는 곤란하지요.”

한스타일관광과에 근무하는 홍명균 씨는 함박웃음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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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생 막프로젝트

2006년 송하진 전주시장은 예향(藝鄕) 전주의 특징을 살리면서 후한 인심을 널리


전북 전주시

막걸리를 일본, 호주, 중국,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캐나다에는 현지 생산공장까지 건립하고 있다. 또한 전주 한옥마을 내 노인일자리 창출 사회적기업인 전통주점 ‘천년누리봄’을 오픈하기도 했으며, 전북대 부설 막걸리연구센터도 개소했다. 4년에 걸쳐 진행한 ‘국선생 막프로젝트’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2011년 지역발전위원회의 창조지역사업으로 선정됐다. 막프로젝트가 창조지역사업에 선정되자 전주시는 즉각 문화관광콘텐츠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막걸리 테마타운 경관개선 사업을 시행하고, 전주 음식축제 개최 기간에 막걸리를 테마로 이규보와 ‘국선생 막프로젝트’

방문객 수가 5백만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째서 전주의 막걸리 문화사업명이 ‘국선생 막프로젝트’가 된 것일까? “전주에서는 매년 한옥마을 일대에서 비빔밥 축제를 열어요. 그 축제에 전통술을

다양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

곁들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거예요. 밤새 고민하다가 고등학교 고전 시간에 배웠던 <국선생전(麴先生傳)>이 떠올랐죠. 그래서 ‘국선생

그러나 전주 한스타일과 팀원들과 전주전통술박물관 박소영 관장은 단지 관광객 수의

막프로젝트’라고 이름 짓게 된 거예요.”

증가에 만족하지 않았다.

브랜드 네이밍을 한 전주전통술박물관 박소영 관장이 웃으며 뒷이야기를 털어놓는다.

“막걸리는 개량화된 술이 아닌 보편적인 술이에요. 그래서 축제 때 곁들이는 데는

우연히도 고려 후기에는 두 명의 명문장가가 술에 관한 문학작품을 남겼다. 임춘(林椿)의

무난하지만 특색이 있다고 할 수는 없어요. 전주를 전국적으로 알리고 나아가 세계 시장을

<국순전(麴醇傳)>, 그리고 이규보(李奎報)의 <국선생전(麴先生傳)>이 그것이다.

겨냥하려면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야 했죠.”

“국순전은 술의 폐해를 이야기한 데 반해 국선생전은 술은 단점도 있지만 잘 활용하면

고심하던 박소영 관장은 물 좋고 누룩 좋은 전주에서는 일찍부터 각자의 집에서 담근

도움을 준다는 내용이지요. 그래서 저희 프로젝트 이름으로 정했어요. 그리고 국(鞠)은

가양주(家釀酒)가 발달했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바로 누룩을 가리키잖아요. 누룩에 따라 술의 맛이 달라진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어요.”

‘가양주의 맥을 이은 사람이 없을까?’

이 ‘국선생 막프로젝트’를 통해 전주의 막걸리산업도 크게 발전하고 있다. 대량생산한

하지만 조선시대에도 여러 차례 금주령이 내려졌고, 일제강점기와 고도산업화를 거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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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생 막프로젝트

하는 ‘국선생 축제’를 연다. 실제로 ‘국선생 막프로젝트’ 실시 이후 전주 한옥마을의 한 해


그 맥이 끊어졌기에 좀처럼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다가 전통주 명인인 박록담 선생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 술은 문헌상 8가지 방법이 전한다고 전북 전주시

한다. 인절미, 백설기, 시루떡 등 누룩을 만드는 재료에 따라 술맛이 달라진다. 누룩이 맛과 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내한한 일본주류명인협회 회원들도 한국 누룩을 보고 감탄했다고. “그분들 말로는 일본 술은 너무 표준화되어 맛은 일정 하지만 풍취가 없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더더욱 용기를 얻고 전통주대회를 개최했어요. 다양한 전통주가 출품되었는데 2008년에는 자희향, 2009년에는 상주곶감술이 농민주로 추천되었지요. 그리고 연구용역을 부탁한 전북대학교에서는 2010년에 술을

국선생 막프로젝트

이용한 빵을 개발하기도 했지요. 이제 전통술은 전통음식과 마찬가지로 한류 열풍을 일으키는 주역이 될 겁니다. 보다 고급화한 전통주는 로컬푸드(Local Food)의 개념이거든요. 세계 정상들 모임에서도 고급전통주로 건배를 하지 않습니까? 우리가 이 같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개발 해야지요. 앞으로 고급 막걸리를 비롯한 다양한 전통주를 개발하여 세계인의 입맛을 잡을 겁니다.” 이와 함께 한스타일과는 삼천동 막걸리 골목 지도 및 종업원 앞치마를 제작했고, 나아가 배부른 안주, 건강한 안주, 중장년층을 위한 안주 등 콘텐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제 삼천동 막걸리 골목에서는 쾌적한 술자리에서 일반 막걸리가 아닌 가양주나 보다 고급화된 전통주를 맛볼 날이 머지않은 듯싶다. 그와 함께 전주는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룰 것이다. 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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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

공룡특화자원화 _4D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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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고성군

이벤트 마당이 아니라 철학의 장(場)을 만들라 이제 ‘고성’하면 자연스럽게 ‘공룡’을 떠올린다. 그만큼 고성공룡엑스포를 필두로 하는 고성의 공룡 특화자원화사업의 브랜드 가치는 커졌다. 지금까지 공룡엑스포를 찾은 관람객은 178만 명에 이른다. 또한 이를 통해 직접 수익 114억 원, 간접 수익 생산유발 1,800억여 원, 수입유발 264억여 원, 부가가치유발 445억여 원 등 모두 2,528억여 원의 경제효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긴 시간과 노력을 들여 구축한 기반작업이 있다. 우선 고성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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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라는 콘텐츠를 낯설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각 학교와 시민단체들을 통해 공룡 콘텐츠를 소개했다. 특히 구연동화 형식으로 공룡 이야기를 전파하여 어린이들이 공룡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했다. 주민들을 공룡해설사로 양성하는가 하면, 아예 신입 공무원들을 수습 차원에서 공룡 해설사로 세우기도 했다. 특히 ‘공룡’이라는 콘텐츠를 단순히 동물, 혹은 화석으로만 접근하지 않고 환경문제와 결부하여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늘이 내린 빗물, 공룡을 깨우다’ 라는 테마 아래 공룡 테마파크 내 화장실 물부터 수도시설에 모두 빗물을 활용하여 운영비를 절감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빗물 사용을 통해 사람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즉, 고성공룡엑스포를 단순히 신기한 것을 구경하러 오는 엑스포가 성공포인트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인 경남 고성의 지리적 특징을 특화자원화

아니라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고민하는 철학의 장(場)으로 만든 것이다. 이제

Tips

3년마다 세계 공룡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공룡관련 문화상품에 선택적 집중

이벤트 위주의 행사는 매력요소가 될 수 없다. 인류 공통의 주제를 고민하는 철학과

공룡테마랜드의 환경생태적 메시지를 강화하여 독특한 에코투어, 에듀투어로

이야기가 담길 때 비로소 그 사업은 생명력을 얻게 되는 것이다.

포지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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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넘어 세계로 내딛는 공룡 발자국! 경남 고성군

공룡이 살아있는 도시, 고성 전까지만 해도 이곳 주민들은 공룡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 너무 먼 시대의 유물이라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무시무시한 육식공룡부터 뿔 달린 초식공룡, 하늘을 나는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존재라고 여겼을 뿐더러 고고학자들이나 그것을 취급하는

익룡까지, 고성에 들어선 관광객들은 벌써 커다란 동상들의 규모 앞에 압도당한다. 하지만

줄로만 알았다. 그랬던 이곳이 어떻게 이제는 명실상부한 환경생태의 도시이자 세계가

고성 주민들에게는 그것들이 애완동물처럼 친숙하다.

주목하는 공룡의 수도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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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멸종된 공룡, 하지만 경남 고성에서는 아직도 거대한 공룡들이

“저건 트리케라톱스, 저거는 모놀로포사우루스, 그리고 저거는… 알죠?” 거리를 지나는 학생들도, 구멍가게에 모인 어르신들도, 저마다 공룡의 이름을 하나씩 짚어가며 설명을 해준다. 그러더니 슬쩍 퀴즈까지 낸다. 하나 같이 공룡 박사고 공룡

공룡을 사랑하게 만들다

선생이다. “저는 집에서 한 마리 키우고 있는데요?”

고성군청 공무원 빈영호 씨는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공룡을 보러 사람들이 밀려드는

초등학생 남자아이 하나는 자신이 키우는 공룡을 자랑한다. 이미 오래 전에 멸종된 생물을

모습을 보면 아직도 숨이 벅차다. 그가 이학렬 군수의 뜻에 따라 2003년부터 공룡자원화

키운다는 게 믿기지 않아 웃고 넘어가려는데 핸드폰 사진까지 쑥 내민다.

사업을 맡아 시행하기까지는 굴곡이 많았다. 공룡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미약할 뿐더러

“티라노사우루스에요.”

그것을 어떻게 콘텐츠로 만들지도 막연했다. 관광산업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는 많았지만,

한참을 들여다보니 짧은 앞발을 들고 선 공룡 한 마리가 포효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전적으로 당항포에 한정된 관심일 뿐이었다.

그런데 뼈대가 전부 은색 철제로 이루어져 있다. 뼈와 뼈가 만나는 지점에 나사못이 있고

“이것을 어떻게 공룡과 연결시킬지 고민이 많았어요. 그리고 시기도 문제였죠. 조금만

안쪽에 태엽과 모터도 보인다.

늦어지면 공룡 발자국이 있는 인근의 지역들이 먼저 공룡 브랜드를 선점할 수도 있었어요.

“제가 만든 로봇이에요. 다음번 고성 공룡로봇올림픽에서는 꼭 1등할 거예요.”

첫발이 중요했지요.”

두 주먹을 꼭 쥐며 말하는 아이의 눈빛이 형형하다. 키는 한참 작았지만 초등학생 아이의

이때 이학렬 군수가 출사표를 던진다. 이 군수는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공무원들과 함께

꿈은 이미 공룡보다 훌쩍 컸다. 1982년 국내 최초로 공룡발자국이 발견되었지만 십년

아이디어를 모색했다. 국내외 연구원들에게 자문을 구했고 이를 기반으로 공룡을 테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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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축제를 열었다. 하지만 수백 년도 아닌, 수억 년 전의 시대와 생물을 직접 가늠하고 사람들 눈앞에 재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공룡군수는 벤치마킹을 위해 공룡엑스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일본 후쿠이현 가쯔야마시에 다녀오기도 했다. 경남 고성군

“1등이 아니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뭉쳐야 공룡을 살릴 수 있습니다. 우리도 엑스포를 열어봅시다. 우리 공룡을 보러 세계 각국에서 찾아올 거예요.” 국내도 아니고 세계에서 공룡을 보러 찾아올 거라는 이 군수의 말에 고성군 공무원들의 눈이 번쩍 뜨였다. 자신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자 공무원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는 공무원 스스로 공룡을 사랑하고 열망하는 계기가 되었다. 요컨대 이들의 비전에 익룡처럼 날개까지 돋은 셈이었다.

공무원과 주민들이 먼저 학자가 되다 공룡특화자원화_4D입체

“고성이 세계적인 공룡의 도시가 되려면 시설과 규모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콘텐츠 하나 하나가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했지요.” 고성군 기반조성팀 주무관인 강봉성 씨는 직접 아이들의 눈에서 모든 콘텐츠를 점검했다. 가장 역점을 두었던 것은 3D, 4D, 5D 영상 콘텐츠와 이를 관람할 수 있는 IT시설이었다. “엑스포조직위원회가 꾸려지면서는 아예 잠도 안 잤어요. 공룡 식물원, 공룡동산, 공룡 발자국화석관부터 빗물공룡분수까지, 공룡을 통해 생각하고 체험할 수 있는 모든 시설을 만들고 시연하였지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고성 주민들의 푸념도 많이 들어야 했다. 당항포와 상족암 관광지에 기대를 걸고 있던 주민들은 낯선 건물들이 들어서고 경계가 지워지자 덜컥 겁부터 먹었다. 엑스포라는 개념도 생소했다. “주민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직접 근방의 상인들뿐 아니라 각급 학교 선생님과 아이들, 그리고 시민단체를 만나며 콘텐츠를 알렸어요. 어떤 때는 동화 구연하듯 공룡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기도 했지요.” 우려가 기대로 바뀌자 그 다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덕분에 채용이 늘고 주변 상권도 218

형형색색, 특색을 살리다

살아나자 주민들이 먼저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고성군은 공룡에 관심있는 주민들을 공룡 해설사로 양성하였고 신입 공무원들을 수습 차원에서 해설사로도 세웠다. 공무원 전국희 씨는 이때의 경험을 ‘공룡 알에서 깨어난 시간’이라 평했다. “이제까지는 그저 고성군의 주민으로 살아왔지만 공룡 알림이로 활동하면서 공룡 엄마가 된 기분이었어요. 자연스레 고성군청 공무원으로서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지요.” 다른 누구보다 공룡 해설사로 바쁘게 활동하는 고성군 주민 김행숙 씨도 이제는 공룡의 언어를 조금 알아들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단순히 옛 동물의 소리가 아닌 미래를 향한 메시지였다. 공룡의 멸종에 대한 안타까움이 자연스레 인류의 생태와 환경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 경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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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기가 맞았어요.” 빈영호 씨가 직접 설계도를 손으로 짚어가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러한 빗물이용시스템은 국제대회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고성군 NGO단체인 빗물모아 지구사랑과 서울대 동아시아 지역예선 마케팅 앤 커뮤니케이션 부문에서 Honour Award를 수상한 것이다. 강봉성 씨가 힘주어 말했다.

경남 고성군

빗물연구센터가 공동으로 2012 IWA PIA(Project Innovation Awards)에 참가해

“프로젝트의 주제는 빗물혁명이었어요. 핵심은 빗물 관리를 기술자와 정부의 일로 한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빗물 관리를 자신의 일로 생각하고 일상 속에서 활용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지요.” 공룡에게 배운 것들, 환경생태를 위하여 한때 지구의 주인이었지만, 이제는 너무도 먼 시대의 저편으로 사라진 공룡. 그들에

세계를 향해 내딛는 고성의 발자국

대한 주민들의 애정은 자연스레 인류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바뀌었다. 인간들 또한 인구 5만여 명의 작은 도시를 세계적인 공룡 왕국으로 승화시킨 고성군의 공룡 공무원과

“2012년, 엑스포가 3회째를 맞으면서부터는 단순히 공룡을 알리는 것을 넘어서서 인류의

공룡 주민들. 이들이 만들어낸 공룡엑스포는 178만 명이라는 엄청난 관람객이 고성을

오늘에 주목하게 되었어요. 주제도 ‘하늘이 내린 빗물, 공룡을 깨우다’였지요. 물을 아끼기

찾게 하였다. 또한 직접 수익 114억5,000여만 원, 간접 수익 생산유발 1,800억여 원,

위한 첫 발이었어요.”

수입유발 264억여 원, 부가가치유발 445억여 원 등 모두 2,528억여 원의 경제효과라는

고성군 공무원들의 얼굴에 저마다 흐뭇한 미소가 서렸다. 이를 위해 고성군은 직접

그야말로 공룡 같은 기록을 세웠다.

서울대 빗물연구센터 한무영 교수와 만났다. 평소에도 ‘빗물은 하늘이 내린 돈 줄기’라고

하지만 고성군 공무원들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고성공룡로봇올림픽, 생명환경농업,

역설했던 한무영 교수는 고성군의 결단에 전적인 지지를 보냈다.

사이버공룡테마파크 등, 공룡 특화자원화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도시 전체가

“물이 없으면 인간도 멸종할지 모르잖아요. 물 부족으로 인한 분쟁이 생길 소지도

중수도를 통해 빗물을 활용하는 등 창조적인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환경 생태적

충분하고요. 그래서 빗물에 대한 갈증이 더 컸지요.”

메시지를 위한 에코투어와 에듀투어도 기획하고 있다.

고성군 공무원들과 엑스포조직위원회, 그리고 서울대 빗물연구센터는 당장 공룡테마파크

“앞으로는 캐릭터도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저희는 온고지신이라는 캐릭터도 만들었어요.

내의 화장실 물부터 수도 시설까지 빗물을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뿐 아니라 이곳을

오니는 초식공룡, 고니는 익룡, 지니는 뿔룡, 시니는 육식공룡이지요. 작년에는 부천시랑

찾는 사람들이 빗물의 청정함과 가능성을 잘 이해할 수 있게 시스템에 대한 안내와 해설을

협력해서 지니를 둘리랑 결혼시키려고도 했었지요.”

강화했다.

둘리 식구들처럼 왁자지껄하게 웃는 고성군 공무원들의 어깨너머로 고성군청 앞에 서있는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직접 빗물을 체험해보고는 다들 고개를 끄덕였어요.

거대한 공룡 동상이 보인다. 이제 고성군 공무원들과 주민들은 공룡알림이뿐 아니라

외려 자연에서 온 물이니 더 신뢰를 갖는 사람도 늘었고요. 한무영 교수님 말마따나

지킴이가 되어 지역뿐 아니라 지구를 바꾸어나갈 꿈도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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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환경을 잘 보존하지 못하면 언제 어느 때 사라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공룡한테 오히려 우리가 배웠다고 할까요?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텔레파시를 나누고 있지요. 다른 누가 아닌, 바로 인류를 위해 경남 고성군

서요.” 일반 시민에서 지구의 지킴이로 거듭난 고성 주민들을 보니 머지않아 고성군의 공룡 발자국이 국내뿐 아니라 태평양을 건너 해외로 뻗어나가는 풍경이 그려진다. 이들에게 공룡은 더 이상 화석이 아닌 희망 이다. 그것은 단순한 꿈이 아닌, 지구의 미래이기도 하다. 고성군 주민들이 내딛는 발자국 소리가 더없는 무게감을 가지고 울려 퍼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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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영월군

흙마루 도예촌 생활도자기 소호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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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이 직접 만들고 파는 예술품 공방 겸 시장 강원 영월군

강원도 영월은 ‘박물관 고을’로 불린다. 동강사진박물관, 곤충박물관, 화석박물관, 호야지리박물관, 아프리카미술박물관, 국제현대미술관, 호안다구박물관, 별마로천문대를 비롯, 다양한 박물관과 미술・전시관이 운영되고 있어 국내 유일의 ‘박물관고을 특구’로 지정되었다. 박물관사업이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라는 것을 깨달은 영월군은 ‘흙마루 도예촌 소호사업’을 시작했다. 도예에 재능과 관심이 있는 두고 있다. 실제로 이 사업을 통해 도예상품 400세트를 발주해서 상품화하기도 하고, 충북 제천시가 공모한 캐릭터 문화상품에 입상한 회원도 나왔다. 또한 영월군은 박물관의 독자적인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2012년 하반기에 별도로 주민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한 창의 체험 프로그램도 만들어 청소년 450명이 참여하기도 했다. 죽어 있는 박물관이 아니라 사람이 숨쉬고 창작하는 열기로 가득한 살아 있는 공간! 흙에 생명을 불어넣는 도예처럼 ‘흙마루 도예촌 소호사업’은 영월군의 박물관 사업에 또 다른 모델을 제시해 주고 있다.

성공 포인트

박물관도시 영월의 특성과 문화기반시설을 활용한 사업 발굴

Tips

영월군내 16개의 박물관-미술관 간의 네트워크와 협력이 구심점 시민예술가 육성과 지역 주민 SOHO산업과 연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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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마루 도예촌 생활도자기 소호사업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여 작품을 생산해 내고, 이를 상품화하는 데 주안점을


체험프로그램으로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문화관광과 공무원 이재현 씨는 바쁘게 뛰어다니는 가운데서도 하늘을 가리키며 환하게 웃는다. “2008년 영월군에 쾌연재도자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2010년에는 한반도면 흙마루 도예 동호회가 결성 되었고, 같은 해 12월에 평생학습 프로그램 1기생이

강원 영월군

장인정신을 나누며 지역을 아름답게! 시민 예술가 빚는 거대한 도자 공방, 강원 영월

교육 이수를 했어요.” 이때까지만 해도 쾌연재도자미술관을 비롯한 영월 군내 여타 박물관들은 말 그대로 물리적인 시설에 불과했다. 영월을 찾은 관광객들만 지도를 뒤져가며 한번 둘러 “사랑과 영혼을 지역 주민에게”

보는 데 그쳤다. 마을 주민들과는 더더욱 상관없는 공간 이었다. 어쩌다 한번씩 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어디? 이번에는 도자기에 좀 더 혼을 담아볼까? 힘들면 말해, 내가 뒤에서 잡아줄 도자미술관에서 생활도자기를 다듬던 지역 아주머니들이 한바탕 웃음꽃을 피운다. 손바닥과 손등, 팔목에 진흙을 그득 묻힌 손으로 김장김치를 담그듯 도자기에 그림을

박물관이, 이제는 관광객들보다 주민들이 더 많이 찾는 지역의 대표 문화 상품이 될 수 있었던 건 ‘사람’ 을 끌어들이면서부터였다.

그린다. 집에서 가족들을 위해 먹거리만 만들어왔던 어머니들은 도자기를 만지며 잊었던 학창시절 예술혼을 발견하고는 퍼뜩 놀란다. 평생 바깥에서 일만 했던 가장들은 흙

미술관에 숨을 불어넣다

묻은 손에서 또 다른 장인정신을 찾는다. 도자기가 마을 주민들을 한데 묶을 수 있었던 이유다. “영월군에서는 바로 이런 분들이 토우, 그러니까 흙 인형이라고 보면 되요. 살아있는 화석이랄까. 도자기도 아름답지만 저는 이분들이 더 아름답습니다.” 영월군 문화관광과장 유영목 씨는 마을 주민들이 생활도자기 소호사업을 통해 문화예술을 이해하고, 자신들이 직접 만든 도자기를 팔면서 작은 꿈을 키워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 “그러면서 저도 꿈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영월군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잖아요? 꼭 이곳 미술관이나 몇몇 박물관에 국한된 사업이 아닌, 영월군의 모든 시설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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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담당자는 박물관 업무를 담당하면서 제일 먼저 영화 <박물관이 살아있다>를 떠올렸다고 한다. “왜, 박물관의 사물과 골동품이 살아나서 주인공에게 달려들잖아요. 그런 생생한 문화공간을 생각했어요. 물론 어디까지나 영화에 불과하지만, 그렇다고 못할 일은 또 아니잖아요?” 박물관의 시설을 가꾸고 수집품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박물관이 살기 위해서는 더 229

흙마루 도예촌 생활도자기 소호사업

테니까.”

인솔하고 오는 게 전부였다. 그랬던 영월군의 미술관과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와서 역사 인물들에게 말도

영월군 문화관광과 공무원들이 제각기 두 손으로 도자기를 만드는 시늉을 하며 눈을

걸고, 사진도 찍고, 더러는 차를 마시며 수다도

반짝였다. 지붕 없는 박물관인 영월군의 미래를 빚어나가는 그들 또한 공무원이기 이전에

떨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월의 장인(匠人)임이 분명했다. 강원 영월군

“영월군 공무원들 모두 그렇게 생각했지요. 생각 자체가 시・공을 뛰어 넘었다고 할까요? 물론 답답한 마음도 있었겠지요. 그래서 한번 바꿔보자 싶었어요.”

영월군의 문화시설을 마실방으로 만들다

그것은 미술관도 마찬가지였다. 미술관이 단순히 하지만 문화혜택 취약지구인 농촌에서는 아직도 이 사업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민들도

고정관념을 일찍부터 버렸다. 정연택 관장은 한

많다. 바쁘고 고단한 일상 속에서 굳이 그런 것까지 참여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는

발짝 더 나아가 미술품이 살아서 주민들과 호흡하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영월군은 좀 더 많은 주민들의 관심을 끌어내기 위해 농촌 인력들을

엉뚱한 상상을 했다.

직접 소호사업에 활용하였고 이에 따른 교육 및 소득효과를 직접 느끼게 하였다.

“2010년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통해 도예 동호회

도자기뿐 아니라 지역별 관광 상품을 직접 만들게 하고 전시하는 프로그램도 실시하여

회원들을 비롯한 마을 주민들이 1기로 교육을

많은 호응을 얻었다.

마친 이후로 작은 변화가 일어났어요. 단순히 취미

“장인정신에 호소했어요. 이미 그렇게 살아온 분들이고, 또 삶 속에서 그렇게 무언가를

생활로만 여겼던 도예 작업에서 어떤 예술적인

만들어갈 분들이잖아요. 게다가 자신들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계신 분이고. 저희들은

열정을 느꼈을까요? 이듬해에는 2기생을 배출했고,

그것을 스스로 찾고, 알릴 수 있게 도왔을 뿐입니다.”

2012년에는 마침내 생활도자기 소호사업에

영월군 공무원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어느 영화제 시상식에서 큰 상을 수상한 배우가

참여하기에 이르렀죠.” 그간의 교육을 통해 어느 정도 전문가가 된 수료생과 도예에 관심을 느낀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여 도자기를 빚고 관광상품을 개발했다. 도예가 어려운 주민들은 바탕에 그림을 그렸고, 그림이 어려운 주민들은 나서서 그것들을 홍보했다. “영월군의 여러 박물관에도 주민들이 그림을 그려 넣은 도자기가 진열되기 시작했어요. 비록 판매 수량은 아직 미미하지만, 어떤가요? 그럴듯하지 않아요? 미술관과 박물관이 살아나기 시작한 거 같지 않나요?”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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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마루 도예촌 생활도자기 소호사업

그림만 걸어놓고 전시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이제 자체적으로 동아리를 조직하고 적극적으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저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

“앞으로도 학생들뿐 아니라 주민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찾아나갔으면 좋겠어요.

얹고 맛있게 먹었을 뿐이라고. 겸손한 그들의

저희들도 흙마루 도예촌 소호사업 덕분에 그것을 찾았지요. 도자기뿐 아니라 다양한

마음가짐에서도 장인(匠人)의 혼이 느껴진다.

지역 관광 상품이 제작되고 영월의 미술관과 박물관 곳곳에서 그것들이 전시되기를 기대해요. 결국은 그 하나하나가 지역 주민들의 소호사업으로 발전되기를 바랍니다.” 작은 군내에 무려 16개의 박물관이 있는 박물관 고을 영월군. 그곳에서는 주민 스스로가

박물관 고을, 영월군의 꿈

강원 영월군

수상소감으로 했던 말이 떠오른다. 자신은

장인이고 예술품이었다.

현재 흙마루 도예 동호회 회원을 육성하여 영월군이 확보한 전문 인력은 전체 회원 135명 중 30여 명에 이른다. 영월박물관을 비롯한 관내 문화시설들은 예술 교육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지역 흙마루 도예촌 생활도자기 소호사업

주민들을 위한 판매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전기 가마와 프레스, 압력주입기 등의 시설을 구매해 안정적인 시설도 확보했다. “이렇게 만들고 그려낸 상품 400세트를 발주해서 상품화하기도 했고요. 얼마 전에는 이분들이 충북 제천시가 공모한 캐릭터 문화상품에 입상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도 영월박물관은 지속적으로 리빙클레이 세트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상품을 개발해서 영월을 더 고풍스럽게 만들 것입니다.” 직접 육각접시를 빚고 그림을 그려 넣었던 주민들과 동호회 회원들이 입을 모아 말한다. 박물관과 미술관이 시행한 체험프로그램에 다녀간 청소년들만 해도 벌써 450명이 넘는다. 영월군의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맛본 아이들은 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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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전문 인력들이 더 많이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꼭 그렇게 되었으면

도자미술관. 바로 이곳에서 그 자신이 도예가이기도 한 정연택

좋겠습니다.”

관장이 흙과 자연을 벗 삼아 사람들에게 도예를 전하고 있다.

도예촌에 대한 정이 듬뿍 담긴 정연택 씨의 목소리에서 장인의 혼이 느껴졌다. 그가

“2008년 개관 이후 저희 미술관은 도예 전시뿐 아니라 다양한

만들어나가는 것은 도자기뿐이 아니라, 지붕 없는 박물관이자 열린 공동체인 영월이라는

행사를 진행해 왔어요. 2010년부터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그가 빚어낼 거대한 도자기가 더욱 궁금해진다.

도예반 평생학습 프로그램, 흙마루 동호회를 결성했지요. 단순히

정연택

보는 미술관이 아니라 직접 만지고 만드는 미술관이랍니다.”

쾌연재도자미술관 관장

직접 마을 주민들이 참여하면서 쾌연재도자미술관은 단순히

강원 영월군

추천 인터뷰

서강이 바로 보이는 한반도면 구 옹정리 분교에 자리한 쾌연재

관람을 위한 공간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열린 공간으로 거듭났다. 이러한 정연택 씨의 노력으로 흙마루 동호회 회원들은 2012년, 영월군의 박물관들과 함께 창조지역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또한 흙마루 도예촌 SOHO사업으로 거듭나면서 주민들의 참여도가 더욱 높아졌고, 전문 강사를 통한 체계적인 흙마루 도예촌 생활도자기 소호사업

교육 프로그램도 시행할 수 있었다. “도시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직업이 있지만 농촌은 한정되어 있거든요. 처음에는 이곳에서 문화를 기반으로 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직접 주민들이 SOHO 사업에 참여하면서 가능성을 느낀 거지요. 먼저는 주민들 스스로 도예 활동을 통한 어떤 기쁨을 느꼈다고 할까요. 그것이 수익으로 이어지면서 기반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정연택 씨는 단순히 도예의 영역을 넘어서 미술 전반에 걸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하였다. 참여자들도 점점 바뀌어갔다. 그것이 예술의 힘일까, 아니면 지역발전을 위한 주민들의 소망일까. 이제는 주민들이 나서서 또 다른 배움을 요청하며 적극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간다고.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문화예술이 가진 힘을 느끼고 있어요. 흙마루 도예촌 SOHO사업을 통해 농촌에서도 고부가가치의 문화예술사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이제는 모두 알게 되었죠.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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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특색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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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무안군

무안품바 문화자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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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덕꾸러기가 지역 문화 콘텐츠로 전남 무안군

문화 콘텐츠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각 지자체는 저마다 자기 지역 이야깃거리 찾기에 여념이 없다. 그 대부분이 장군, 왕족, 열사, 열녀, 천재, 영웅 등 소위 ‘잘난’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나마 홍길동은 ‘의적’이라서, 기생 매창은 ‘예술인’이라서 문화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있는데 이는 드문 경우다. 그런데 대중이 사랑하는 대중문화 콘텐츠를 살펴보면 기생, 상인, 백정, 노비에 이르기까지 소위 ‘못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다수를 차지한다. 심지어 주인공이 무안품바 문화자원화

왕자라 해도 비참한 상황에 내몰려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이것은 인간이 가진 ‘공감본능’ 때문이다. 보통 대중은 자기가 도무지 따라갈 수 없는 고매한 이상을 갖춘, 혹은 까마득히 높은 곳에 자리한 사람들보다는 자기가 이해할 수 있는,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사람을 이해하고 응원하는 것이다. ‘무안 품바 보존 프로젝트’는 바로 이러한 인간의 ‘공감본능’을 잘 이해한 창조지역사업이다. 품바는 거지들의 타령이다. 당연히 “왜 하필 거지가 우리 지역의 상징이 되느냐?”며 반발하는 지역민도 있었지만 무안은 천재 극작가 김시라의 걸작 <품바>를 모티프로 하여 무안 품바를 보존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이것은 타 지역과는 뚜렷하게 구별되는 개성을 가진 콘텐츠로 가꾸고 있다. 지역문화 콘텐츠도 마케팅 대상으로 놓고 본다면 엄밀하게 대중의 기호와 공감본능을 읽어야 한다는 것을 무안 품바 보존 프로젝트는 잘 보여 주고 있다.

성공 포인트

향시문화와 소리문화를 지역문화 자원화

Tips

품바를 서민문화와 지역 공동체문화로 승화 발전 서민문화 무안 품바를 토착화시킨 창조계층(김시라)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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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운 품바타령 속에 녹아 있는 지역문화

잔돈푼이며 들고 있던 음식을 아낌없이 내어주고 품바타령을 부르는 각설이의 음성은 더욱 높아진다. “각설이가 부르는 타령은 단순한 노래가 아녜요. 인생의 회한(悔恨)과 풍자가 있죠. 특히 있는 사람들, 즉 뭔가 지킬 것이 있는 이들은 겁이 나서 하지 못할 말들을 각설이들은 품바타령을 통해 술술 토해 냈어요. 가진 것이 없어서 지킬 것도 없는, 그래서 잃을 것도

전남 무안군

권력자를 질타하고 조롱하는 내용이 많아요. 가족이 있고, 작게나마 집이나 밭뙈기가

없는 사람들이죠.” 속풀이 해장국 같은 각설이의 품바타령

권력자들도 ‘체면’이란 게 있어서 각설이들과 정면승부를 벌일 수는 없었기에 품바타령 속에 맺혀 있는 그들을 향한 분노와 조롱을 조용히 무시하는 수밖에 없었다.

오라는 데는 없지만, 갈 곳은 많은 사람들. 가진 것이 없어서 잃을 것도 없는, 그래서 무서울 것도 없는 사람들.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보통 사람들은 자기들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 주는 각설이들이 고마웠고 품바타령에 마음 속 체증이 내려갔다. 각설이들에게 주는 돈과 음식은 바로 그 속풀이 해장국에 대한 답례가 아니었을까?

우리는 그들을 ‘각설이’라 불렀다. 무안품바 문화자원화

커다란 바가지를 허리춤에 차고 이 마을 저 마을 떠돌아다니다가 잔칫집에 들르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흥겹게 노래하고 춤추며 흥을 돋우었다. 얼~씨구씨구 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품바 품바 각설이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어. 어허 허~허 또 왔어 또 왔어. 어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천재 극작가 김시라와 연극 <품바>의 고향, 무안

이 선생은 누구시오 저 선생은 누구시오? 일자나 한자나 들고 보니 고향생각에 눈물 나고

각설이는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 구걸하다가 따귀를 맞는 한이 있어도 남의 것을 훔치지

이자나 한자나 들고 보니 님 생각에 눈물 나네.

않았다. 그것은 각설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치는 철칙이었다. 각설이는 마을 지킴이 역할도 했다. 마을에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거나, 어떤 집에 변고가

우스꽝스런 동작에 흥겨운 가락! 사람들은 너나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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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특색을 살리다

생기면 집집마다 뛰어다니며 소식을 전했다.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는 통에 얻어듣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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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각설이는 외지에서 왔지만 토박이들과 완벽하게

‘천사’라는 단어는 그리 잘 조화되지 못하는 것 같다.

공존하는 독특한 존재였다. 그래서 친근하고 믿음이

하지만 그들은 정말로 천사였다고, 일로품바보존회 조순형 회장은 증언한다.

가는 존재이기도 했다.

“광주에는 무등 갱생원이 있었고, 목포에도 윤치호 씨가 만든 공생원이 있었습니다. 공생.

이러한 각설이의 매력에 푹 빠진 작가가 있다. 김시라

즉 ‘더불어 살고 나누는 삶’이 모토였지요. ‘천사촌’도 그런 곳이었습니다. 몸이 아픈 걸인이

(金詩羅). 한국이 낳은 천재 극작가이자 시인인 그는

구걸을 못하면 다른 걸인들이 자기가 어렵게 구걸을 해 온 음식을 나눠 주었고, 누가 죽으면

1945년 무안에서 해방둥이로 태어났다. 그는 각설이

모두가 함께 상주 노릇을 했지요.”

타령을 테마로 한 민중연극 <품바>를 만들어 1981년

천사촌 사람들은 자기들끼리도 공생을 했지만 마을 사람들과도 공생을 했다. 밥을 얻어먹는

부터 무대에 올렸다.

대가로 품바타령을 불러 주기도 하지만 굳이 밥을 빌지 않아도 동네 경조사에는 지체 없이

서슬퍼런 5공시대, 그가 굳이 각설이의 품바타령을

나서서 일손을 도왔다.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힘든 일, 지저분한 일들은 모두 이들의

테마로 잡은 것은 그 안에 담긴 저항의식과 시대 고발

차지였다. 가장 비참하게 살지언정 인간이 가져야 할 기품까지는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의

정신 때문이었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이 가장

자존심을 지켰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을 향해 가장 솔직하고 용감한

조순형 회장은 김시라 씨와 함께 2006년부터 지역문화를 찾기 위한 운동의 일환으로

방식으로 할 말을 하는 것! 그것이 연극 <품바>였다.

고향인 무안에 <인우예술회>를 결성해 품바타령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군사정부는 극작가와 극단을 늘 감시하였고, 해외

김시라 씨가 서울로 진출한 후 구심점이 없어지면서 활동이 침체되기 시작했다.

공연도 금지시켰다. 하지만 대중은 <품바>를 응원했다.

“중국 무협지를 보면 개방이라는 집단이 등장합니다. 걸인들의 조직이지만 뛰어난 무술로

1981년부터 20년간 총 4,000여 회의 공연과 100만 명이

악을 물리치는 정의로운 조직이죠. 그리고 거지는 전국 각지에 있기에 정보력이 대단했다고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연극사상 최장기 공연으로

해요. 그만큼 조직적이진 못했지만 우리네 품바도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보아야겠죠.

1996년 <한국 기네스북>에 수록되기도 했으며,

그리고 그들이 부른 타령은 지역문화이자 가장 밑바닥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정서를 담고

1997년에는 호주와 일본 순회공연도 했다.

있다고 해야지요.”

공생과 나눔의 일로 천사촌

시대상황과 서민문화가 녹아 있는 품바타령

극작가 김시라는 어떻게 해서 각설이의 품바타령에

일로품바보존회 조순형 회장은 축제 보존과 진흥을 위해 전국 각지의 품바 관련 행사나

주목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그가 무안 사람이었기

축제를 모두 다니며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때문에 가능했는지도 모른다. 무안 인근 영산강 주변

“언젠가 울산 품바 축제를 가보았는데 기존의 것과는 전혀 다르더군요. 남도의 것과

일로 지역에는 1983년까지 ‘천사촌’이라는 거지공동체

중부 지역의 타령이 마구 뒤섞여 있는가 하면, 가사도 장타령과 시대가가 오락가락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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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 특색을 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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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품바 문화자원화

마을이 있었다. 전국 각지의 거지들이 모여 만든 공동체였는데 언뜻 들으면 ‘거지’와

전남 무안군

정보도 많아 각설이는 중요한 정보원 역할도 했다.


동작이나 행위로 억지 웃음을 이끌어내려고만 했지요.

터라 축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각별하다.

쓴웃음이 나왔어요.

“무안 ‘연꽃축제’는 화산백련지를 중심으로 한 연꽃길 보트탐사와 연요리 경연, 분청

각설이는 전국 지방행사의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에요.

전시 등의 행사를 여는데… 다소 정적(靜的)인 느낌이었어요. 음식도 세발낙지를 빼면 썩

연간 1만 회 정도 공연이 되거든요. 이래서는 안 되겠다

내세울 만한 것이 없었고요. 축제라면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뭔가 생동감이 있어야 하지

싶었어요. 게다가 2010년 1월 각설이타령 계승자인

않겠어요? 그래서 조사를 해보니 특징적인 문화로 각설이 품바타령이 있었지요. 각설이가

김연산 옹(翁)이 타계하시니 맥이 끊어질지도 모른다는

부르는 흥겨운 타령이라… 축제와 어울리겠다 싶었지요.”

위기감이 들었죠. 게다가 바로 그 다음 달에 극작가

성종실록을 보면 영산강이 지나는 이곳에 장시(場市)가 있었다고 한다. 요즘으로 치면

김시라 씨까지 돌아가셨으니 원…….”

유통의 중심지이니 물자가 풍부하고 인심이 넉넉할 터. 때문에 각설이도 모여들고 이들이

그는 사라져가는 각설이 문화의 맥을 잇고자 2006년에

공동체를 이루어 살게 된 것이라 추측할 수 있으리라.

품바명인대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2011년에는

“무려 542년의 역사를 가진 각설이 문화는 이 지역과 시대의 애환을 담은 문화라고

품바페스티벌도 개최했다. 그런데 작품에만 신경

할 수 있어요. 우리 것을 보존하고 널리 알리는 한편 지역축제도 활성화할 수 있으니

쓰다 보니 정작 품바타령의 역사 연구는 뒷전으로

일석이조라고 생각했지요.”

밀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전국적으로 구전되는

박기수 씨는 담당자로서 각설이타령과 공연문화에 대해 좀 깊이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에

각설이타령을 모아 책을 펴냈고, 무안 지역 초중학교

일로품바보존회 모임을 찾았다. 그런데 김시라 선생이 떠난 뒤로 구심점이 없어진

음악시간에 품바타령을 과목으로 정착시키려고 노력

보존회는 인력자원의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었다.

중이다. 아울러 2013년에는 품바타령을 향토문화재로

“남은 회원들이 애를 쓰고 있었지만 인물도 없고 콘텐츠도 부족하다고 느꼈지요. 그래서

등록하기 위해 목포대학교에 연구용역을 맡겼다.

전문기획자, 공연자, 무용가 등을 모셔 무대에 올릴 수 있도록 내용을 튼실하게 꾸미도록

“타령에는 시대와 지방의 역사가 담겨 있어요.

했습니다.”

품바타령이 사실상 우리나라 창극의 원조인 만큼

이렇게 어느 정도 형태는 갖췄지만 각설이타령이 주가 된 독자적인 행사를 하기에는

유네스코 지정문화재 등록도 가능하거든요.”

문제가 많았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모두가 어울리는 축제인 만큼 노랫말이나 춤, 행위 등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본래 품바타령이란 게 해학과 풍자를 담고 걸쭉한 육담(肉談)에 다소 야릇한 동작이

축제 속의 축제, 품바공연으로 지역축제의 차별화 시도

어우러져야 하잖아요. 그런데 남녀노소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그걸 그대로 다 표현할 수는 없으니 아무래도 재미가 반감할 수밖에요. 예산도 부족했고요. 그래서 연꽃축제와 연계할

“지방자치제가 시행됨에 따라 지역축제가 활성화

생각을 했어요. 축제 속의 작은 축제인 셈이죠.”

되었습니다. 하지만 몇 군데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잊혀져 가는 지역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일은 우리의 뿌리와 전통을 잇는 것인 만큼

특징이 없는 경우가 많지요. 비슷비슷하거든요.”

더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일로품바보존회 같은 민간단체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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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품바 문화자원화

무안군청 관광문화과에 근무하는 박기수 씨는 1997년부터 지역축제 행사를 담당해온

전남 무안군

식이더군요. 게다가 공연 위주이다 보니 전혀 생뚱맞은


전남 무안군

문화의 계승과 발전에도 민(民)・관(官)・학(學)의 긴밀한 협조체제가 필요하다.

필요한 것이다. 이 때문에 박기수 씨는 일로품바보존회 회원들과 함께 세계 각국의 서민문화에 대한 자료를 모아 연구하여 공연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품바타령은 무안 인심의 증거, 서민문화의 지역 브랜드화

“각설이란 한자로 각설리(覺說理)로 ‘깨달음을 전파한다’는 불교용어예요. 승려들이 탁발을 했기 때문이죠. 유럽의 집시(Gypsy)나 인도의 방랑자 바울(Baul) 등이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죠.

품바타령. 하지만 후대 사람들에게 각설이는 그저 ‘거지’일 뿐이다. ‘품바타령’은

우리나라의 맥은 호남하도거괴(湖南下道巨魁)라 불렸던 대접주 배상옥과 유랑자지만

‘밥 빌어먹는 노래’이자 ‘인생 꼬인 사람의 넋두리’일 뿐이다. 이러한 편견은 극작가

민중의 결속을 다졌던 일제강점기의 천자근 등으로 이어지지요. 그래서 축제 개막행사

김시라와 명작 <품바>를 낳은 고향인 무안에서도 다르지 않다.

때 거지대장 천자근의 넋을 달래고 무안의 풍요와 안녕을 비는 천사촌 진혼굿을 합니다.

사라져 가는 우리 서민문화의 하나인 각설이 품바타령을 연구, 채보하여 맥을 잇고자

이밖에도 품바명인 공연, 품바마당극, 천사촌 저잣거리 체험 등 행사를 다양화하려 하고

애쓰는 일로품바보존회 조순형 회장은 이것을 매우 가슴 아프게 여겼다.

있어요.”

“아직도 무안을 품바타령과 결부시키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품바축제를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공연 인력이 필요한데 예술단체 키우는 것은 지자체로서는

활성화하기 위해 2010년 천사촌 지역에 품바표지석을 세울 때 반대가 무척 심했어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예산도 부족하고 기껏 사람을 키워 놓으면 중앙무대로 진출해

고급스럽지도 않고 자랑할 만한 문화도 아닌데 뭐 표지석까지 세우냐는 거였죠.

버리기 때문이다.

난감했어요. 그나마 당시에는 서울 연극무대에 품바를 알린 김시라 선생이 계셔서

아직까지 산적한 어려움이 있지만 각설이 품바타령은 훌륭하고 독특한 지역 브랜드로서

무마되긴 했지만요.”

충분한 가치가 있다. 걸인들이 지역문화의 한 축을 이루고 집단을 이뤄 평화롭게 살 수

그러나 아직도 주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축제 때 품바 공연을 보며 웃음을

있었다는 건, 무안 사람들이 그만큼 따뜻하고 착한 성품을 가졌다는 증거이고 무안의

터뜨리지만 돌아서면 ‘뭐 저런 걸 보존할 필요가 있냐?’는 식이다.

지역문화가 그만큼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넉넉함 때문이다.

그렇다. 아무리 희소성 있는 지역문화라 할지라도 그저 말뿐인 보존으로는 맥을

품바타령이 서민들의 애환이 깃든 우리의 소리로서 더욱 사랑받을 날을 기대해 본다.

전승하기 힘들다.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노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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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품바 문화자원화

가진 것 없지만 자존감 높았던, 잃을 게 없기에 용감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노래


박은실

지난 두 달간 위원님들이 다양한 창조지역사업 현장을 돌아보며 많은 것을 보고 느끼셨을 겁니다. 그래서 창조지역사업의 현황과 미래 비전을 함께 고민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창조지역사업 2.0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

‘창조지역사업 2.0버전을 위하여’ 정도가 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진행된 창조지역사업들을 1.0버전으로 본다면 앞으로 우리가 추구하는 창조지역사업 2.0버전은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추진해 나아가면 좋은지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향후 방향을 공유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원광희

그러려면 창조지역사업 1.0 버전은 무엇인가에 대해 먼저 정의를 내려야 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진행된 사업이 수십 개인데, 그동안 진행된 사업에 대해 정리하고 큰 틀과 방향을 고민해보는 논의 과정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컨설팅에 참여하는 전문가들의 관점과 이해 수준도 다른 것 같구요.

장소

지역발전위원회 회의실

김경회

실제 지역현장을 다녀보니 전반적으로 창조지역사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지자체 공무원들이 사업을 잘

박은실

해보고자 하는 의욕도 많고 관심도 높은데, 구체적으로 사업을 어떤

참여 전문가

좌장 추계예술대학교 교수

김경회

조선대학교 BK산업마케팅팀 선임연구원

방향으로 어떻게 기획할지, 과정을 어떻게 설계할지에 대해서는 나름

김종대

디자인연구소 이선 대표

고충이 많다는 것을 느껴졌습니다.

송미령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안이영노 기분좋은 QX 대표

송미령

이 단계에서 다시금 창조지역사업을 처음 시작했을 때 왜 ‘창조지역’

원광희

충북발전연구원 선임연구원

이란 말을 썼는지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 차제에 이론적 베이스를

윤현옥

AEC 비빗펌 대표

다시 점검하고 다른 지역사업들과 창조지역사업이 어떻게 다른지

정영선

(주)브랜드스토리 이사

독자적인 사업 아이덴티티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창조지역사업에 대한 이론적 토대가 명확하지 않다 보니 타 사업과의 중첩성 문제 및 정체성 문제가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존의 지역사업과 차별되는 새로운 가치 추구, 새로운 추진 방식으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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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지역사업 2.0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

전환 등에 역점을 두어 창조지역사업을 재정립해야 하지 않을까

일자리를 몇개 만들겠다 등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나간다면

생각합니다.

구체적으로 사업을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지역의 창조경쟁력 지수를 개발하여 주기적으로 발표, 지역의 창조적 역량을

안이영노

아울러 우리가 쓰고 있는 ‘창조지역’, ‘창조도시’, ‘창조계급’이란 용어가

강화시켜나가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입니다.

지역 현장에서는 좀 생소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사실 이런 단어들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관성적으로 쓰는 용어들이잖아요.

안이영노

창조지역사업 추진 시 지자체가 단기와 중장기 계획을 나누어서

단어 하나가 그리 중요하냐 싶겠지만, 그 단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구조를 짜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중장기 계획없이

못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봅니다. 이정표가 아무리 멋있게 잘

단발성으로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가

만들어져 있어도 행인들의 눈높이와 상식선에 맞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어렵고 일정기간 예산 지원이 끝나면 후속 추진도 담보할 수 없구요.

되는 것과 마찬가지죠. 전문용어들을 지자체부터 이해할 수 있게

지역에서 종합적인 발전계획에 의거하여 창조지역사업을 추진한다면

정리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지구력있는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사업추진 시 시스템 구축이 매우 중요한데요, 지자체내에

박은실

지역발전위원회에서는 창조지역사업을 ‘창조성을 기반으로 지역의 잠재능력과 정체성을 찾고 경제적 . 사회적 . 문화적 가치를 새롭게

태스크 포스팀을 만들거나 경우에 따라 제3의 조직이나 별동대 같은

창출하는 지역사업’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만, 지역현장에서 사업을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자체가 민관 거버넌스를 짜도록 요청해야

설계할 때 참고로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이에 창조지역

합니다. 이렇게 지자체가 사업 전담팀을 꾸려 사업을 잘 진행하는 경우

사업의 정의를 새롭게 하는 작업과 함께 사업 전체가 앞으로 어떤

사업비 추가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면 동기부여가 될 것입니다.

스타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지점을 행해 나아가야 하는지 큰 그림과 방향을 그려주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진행중인 사업들의 성과를 정리하여 각 사업이 가진 장점과

송미령

창조지역사업 추진에 있어 제일 중요한 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 잘 되고 있는 점과 문제가 되고 있는 점들을 고루 살펴서

‘창조지역’이라는 말은 리처드 플로리다 교수가 제시한 크리에이티브

현재의 단계에서 사업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의견을

클래스(creative class), ‘창조계급’에서 이론적으로 시작되었는데요,

부탁드립니다.

즉 창조적인 재능을 가진 몇몇 사람을 중심으로 창조계층이 형성되고, 그들의 힘으로 지역이 그 지역만의 매력을 가진 창의적인 도시로

송미령

지역 현장에서 고민하는 지자체 공무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태어난다는 거죠. 지역발전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고 사업을 기획하는

위해서는 보다 명확하게, 가령 6하 원칙에 의거하여 기존사업과

것도 결국 사람이고 성공적으로 과정을 만들어내는 것도 창의로운

창조사업이 어떻게 다른지 또는 창조지역사업에서 추구해야 할 10

사람들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지 원칙 등을 정리하여 제시한다면 실무진들의 이해와 설득에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또한 이 사업을 통해 소득을 얼마나 올리겠다

250

김경회

동의합니다. 창조지역사업에서 제일 중요한 건 ‘사람’, 즉 ‘담당자’ 251


창조지역사업 2.0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

입니다. 사업 성패가 담당자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어떻게든 우선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이에

그래서 사업 선정 및 평가 기준을 고려할 때 사업 자체만이 아니라 그

치중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이 외부 사람들이

사업을 맡게 되는 부서와 담당자의 적정성도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요?

많이 찾는 관광지가 되는 것보다는 우선 지역민들 삶의 질, 정주의식,

또한 이건 구조적인 문제인데요, 보통의 경우 예산실이나 기획실에서

자부심과 문화적 감수성이 높아지는 방향의 사업을 보다 고려했으면

아이디어를 내서 사업제안서를 써서 가져 옵니다. 그러나 사업이 일단

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의 공동체문화, 문화공동체가 살아나고

선정되면 초기 기획과정에 참여하지 않은 타과 사업담당자에게 사업이

지속가능한 지역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맡겨지는데요, 담당자 입장에서는 제대로 사업에 대한 공감도 이해도 부족한 상태에서 일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럼 아무래도 ‘이게 내

김종대

사업의 성패 여부도 보는 관점과 판단 기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일이다’라는 주인의식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 사업 진척과정에서 많은

수 있습니다. 과정 중심으로 볼 것인가, 목적 중심으로 볼 것인가,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최종적인 결과를 지향할 것인가, 과정상의 효과를 지향할 것인가. 사실 ‘대덕구 배달강좌제’의 경우에는 지역에 눈에 보이는 경제적 이득을

정영선

맞아요. 이제 겨우 사업을 이해하고 애정을 가지게 될 즈음이면 다른

가져다주는 것도 아니고, 사업비 지원이 끊기면 사업의 지속성도

부서로 발령 나고..... 칠곡 같은 경우에는 인문학도시사업을 맡은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이 사업을 통해 많은 지역민의 행복지수가

담당자가 10년째 그 업무를 일관성 있게 이끌어오고 있는데 이것이

높아지고 공동체 의식 고양 효과가 분명히 있단 말이죠. 따라서 사업의

칠곡군의 사업의 성공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성과를 판단하는 관점과 기준도 단일화하지 않고 다양화하여 사업을 발굴하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경회

지자체에서 좋은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간과

정영선

제 의견으로는 진행 과정이 좋으면 결과도 좋은 경우가 많았던 것

모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조지역사업의 특성상

같습니다. 순천만 경관농업이 바로 그런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기획실에서만 우수한 아이디어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일반인들은 철새를 보호하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현장에서

지자체 공무원과 주민들이 함께 모여 그 지역이 잘 할 수 있는 사업을

농사짓는 분들에게는 농작물을 해치는 원망스런 존재거든요. 순천시

찾고 창의적인 제안을 수렴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포럼’과 같은

공무원들은 이 점을 명확하게 알고 농민들을 아주 감성적인 방법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제안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설득했지요. 농민 한 사람이 철새 한 쌍을 책임지고 관찰하게 하는 것. 그냥 바라보기만 해 달라는 것으로 첫발을 뗍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윤현옥

252

지역사업의 현장을 돌아보면서 느낀 것 중의 하나가 대부분의 사업의

철새에게 정이 들고, 먹이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결국 그 마음이

목표나 추진 방향이 관광을 지향하는 것처럼 외부로 시선이 쏠려

모여서 순천만을 경쟁력 있는 철새 관광지로 만들었어요. 과정이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즉, 어떤 사업을 추진할 때 우선적으로 이

아름다웠기 때문에 결과도 아름다웠던 것 같아요. 사업의 성공적

사업을 어떤 과정으로, 어떤 콘텐츠로 풀어 나갈까 하는 고민보다는

추진을 위한 관건은 바로 두 가지-‘과정과 사람’이죠. 253


원광희 창조지역사업 2.0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

윤현옥

사업 평가에 대한 세심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성과를 이룬 사업이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 요건으로 ‘인큐베이팅’을 제안합니다.

무엇인지, 어떤 방법을 통해 어떤 성과를 이루었는지, 그 성과의 특성과

공무원들은 사업을 설계할 때 실제로 지역에 대한 자료수집이나

역할은 무엇인지를 정리하고 많은 성공사례를 꾸준히 만들고 축적하고

조사를 아주 철저하게 합니다. 그런데 이 자료를 창의적으로 활용하지

유형화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창조지역사업에 대한 성과도 분석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하면 공무원 자신이 그 지역에 너무

하고 다른 지역에서 우수 모델을 벤치마킹하여 이 사업이 널리 확산될

익숙해져 있어서 새로운 걸 발견하기가 좀 어렵기 때문이죠. 지역의

수 있어야 합니다. 사업 평가방식에 있어서도 동일한 기준과 방식의

자원을 새롭게 보고, 창의적인 과정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평가가 아니라 사업 유형별로 평가기준을 만들어 적용한다면 사업별로

수 있도록 사업관계자들, 지자체, 주민간의 정보 나눔, 포럼을

좋은 모델 사례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통해 성공경험을 쌓아가야 합니다. 그리고 지역발전위원회에서 사업 단계별로 컨설팅이나 자문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면 더 많은 지역사업이 발굴되고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박은실

여러 위원님들이 주신 다양한 의견에 감사를 드립니다. 정리하자면 창조지역사업에 있어 중요한 것은 지역이 가진 특화자원과 가치를 잘 발견하고 이를 창의적인 발상으로 운영 시스템을 갖춰 주민참여를

박은실

맞습니다. 게다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처음에 아이디어가 아무리

이끌어 내는 것이 관건인 것 같습니다. 또한 그 핵심은 창의적인

좋아도 이걸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업이 변질되는 경우가 많이 나타

발상과 열정을 가진 사람(공무원, 지역주민)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는데, 사업 추진 중간 중간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제대로 방향성을 가지고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실제로 특정 단체에

오늘 전문가 여러분께서 주신 다양한 의견과 제안들이 지자체에서

사업을 위탁하고 진도관리나 예산관리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

실제 사업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실무자들에게 유익한 참고자료가 되었

곳도 있는데 정기적인 현장 모니터링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을 많이

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현옥

또 하나, 사업의 초기단계에 중요한 것은 원활한 사업 추진 및 안착을 위해 인적, 시스템 구축에 역량을 집중하고 지역민 전체가 창조지역사업의 추진 방향과 철학을 이해하고 공유하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이 사업을 통해 단순히 일자리가 몇 개나 더 만들어지고 지역에 경제적으로 얼마나 기여했는가가 아니라 지역민의 삶에 얼마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앞으로 지역의 미래 발전에 기여할 것인가를 공유하게 된다면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 참여과 공감, 자발성이 배가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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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체적인 추진방향과 과정, 그리고 가치를 공유한다.

성공적인 창조지역사업을 위한 10가지 원칙

주민설명회, 비전 워크숍

2. 잠재된 지역의 물적・인적 자원을 다각도로 조사한다. 외부인의 시각으로 새롭고 낯설게 바라보기

3. 사업의 우선순위를 사람과 지역공동체성 회복에 둔다. 보여주기식 사업보다는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 유도

4. 하드웨어 사업을 지양하고 주민참여형 프로그램과 콘텐츠 사업에 집중한다. 주민의 눈높이와 취향에 맞고 주민이 스스로 해 나갈 수 있는 프로그램

5. 지역개발계획에 기초한 지속가능한 사업을 추진한다. 기 계획되거나 추진 중인 지역개발계획과 연계 단발성 사업보다 지역현실에 맞는 사업으로 지속성 추구

6. 사업담당자 교체 시에도 사업이 지속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기획실과 사업담당과가 공동 참여하는 협의체 구축

7. 지역주민의 공감과 자발성을 이끌어내고 이를 사업추진의 동력으로 삼는다. 사업추진과정의 주민참여 제도화 및 정기적 소통체계 구축

8. 사업참여 공무원과 관계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한다. 참여형・체험형 프로그램과 워크숍

9. 지역 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추진주체들의 협력을 이끌어낸다. 각 추진주체들의 강점을 배려한 역할 분담 및 네트워크 구축

10.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사후 관리대책을 강구한다. 사업 추진주체의 역량과 재정상태를 고려한 사업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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