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06.
회원인터뷰 ㅣ 정은경·민동기 회원
모두가 언론을 행하는 세상을 위해 언론포커스 대학교육 살리기, 언론의 아젠다 키핑 절실
KBS <미디어인사이드> 폐지, 누구를 위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인가? 시시비비 미주알고주알 북한 보도하던 KBS, 민감한 사안엔 모르쇠
‘제2의 중동붐’? 정말 맞나요?
민언련 포커스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믿고 제대로 준비하겠습니다 제가 얼마나 놀랐고,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얼마나 설레고, 얼마나 걱정되는지 여러분들이 아실까요. 지난 총선보도감시 연대 모니터 활동을 하면서 저는 여러 번 울컥했습니다. 야근 을 밥 먹듯 시키면서 제대로 야근수당을 챙겨주는 것도 아니
30여명 넘는 분이 회원가입을 해주셨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고, ‘잠시 집에 다녀오는’ 활동가에게 호탕하게 “내일은 우리
저희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런데 이후 김어준 씨가 “민언련
11시까지 출근하자”고 말하지도 못하는 저 자신이 ‘악독 고용
과 종편을 제대로 감시해보고 싶다”며 구체적 제안을 해왔습
주’, ‘개저씨’ 같이 느껴졌습니다.. 선거가 끝나면 사람을 더 뽑
니다. 반신반의하며 저는 <민언련과 함께 하는 종편 때찌 프
던지, 안되면 일을 줄여야한다, 활동가 처우 개선을 위해 구걸
로젝트>녹화를 마쳤습니다. 방송은 구체적인 수준의 계획은
이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만 절실해졌습니다.
아니었지만, 종편을 철저히 감시하기 위해서 민언련을 후원해 달라는 호소의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선거가 끝나도 처우 개선을 하지도, 회원배가를 잘하 지도 못했습니다. 그럼 일을 줄여야하는데 그것도 불가능해
방송이 업로드 된 이후, 민언련은 ‘대박’이 났습니다. 이 글을
보였습니다. 여소야대 정국에 당장 할 수 있는 일들을 잘 준
쓰는 5월 25일 점심시간에 2,600명이 가입을 해주셨습니다.
비해야 하고요. 만날 여당 측의 공세에 수세적으로 따라가는
업로드 5일만입니다. 소심한 저는 이런 일은 생각한 적도 없
것이 아니라, 필요한 언론의제를 발굴해 던지는 일, 일인미디
기에 너무나 놀랐고, 신기했고, 감격했습니다. 실감이 나지 않
어를 지원하는 일, 언론교육, 회원사업 등등 민언련이 해야 할
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현실입니다. 저희를 응원하고
일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대선을 앞두고
지지해주시는 시민의 목소리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정말 감
어떻게 언론환경을 감시하고 그 결과를 잘 활용해서 운동으
사합니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힘을 믿고 그 마음을 소중히 안
로 이끌어갈지에 대한 내공을 키워야 합니다. 일 자체보다 일
아 잘 준비하겠습니다. 우리 활동가들이 자부심과 보람을 갖
에 대한 부담으로 지쳐가면서, 저는 ‘너무 돈이 많이 필요’하거
고 일할 수 있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신나게 일하는 사무처가
나, ‘덜 중요’한 일은 포기하는 수밖에 없는 게 아닐까 소심한
있어서 자랑스럽다 느끼는 민언련 회원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결심을 하는 중이었습니다.
저희는 정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거듭 감사드립니다.
그러다 얼마전 ‘김어준의 파파이스’에 출연했습니다. 총선보 도 결과에 대한 소회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김언경
2016. 06. 발행인 이완기 편집위원 김경실 김언경 박제선 조영수 <e-시민과 언론> 기획위원장 김은규 <e-시민과 언론> 기획위원 김경실 김서중 김성원 김수정 김언경 박석운 박제선 안건모 이기범 이완기 편집기자 유민지 이봉우 배나은 디자인 이은지 인쇄 신화프린팅 발행일 2016. 5. 26. 발행처 (사)민주언론시민연합 주소 04207서울 마포대로14가길10 동아빌딩 4층 Tel 02)392-0181 Fax 02)392-3722
02 민언련 포커스
깨어있는 시민의 힘을 믿고 제대로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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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글 언론을 바로 세우려면 기어이 민주정권 수립해야 ㅣ 정동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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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인터뷰 [정은경·민동기 회원] 모두가 언론을 행하는 세상을 위해 ㅣ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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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기자와 뒷담화 신문이 정파성을 밝히고 보도하는 것을 고민할 단계가 아닐까? ㅣ 유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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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 날 보도지침 사건은 영웅이 아닌 연대가 만들었다 ㅣ 배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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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후기 1980년 5월의 광주를 기억하는 방법, 민언련 회원으로 가입하세요! ㅣ 이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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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 『효창숲에 가면 그 나무가 있다』 잃어버린 나를 찾게 해주는 동네 숲 관찰기 ㅣ 최재혁
E-mail ccdm1984@hanmail.net 홈페이지 www.ccdm.or.kr 후원계좌 신한 110-019-186241(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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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자백』 추악하고 불편한 진실에 다가서는 저널리스트 최승호의 투혼 ㅣ 박성제
30 민언련 소식
<날자꾸나 민언련>은 민언련이 회 원에게 보내드리는 선물입니다. 또 한 공익적 목적으로 도서관이나 학 교 등에서 요청하는 경우에 한하여, 1년에 1만원의 비용을 받고 ‘자료회 원’으로 등록해 <날자꾸나 민언련 >을 보내드립니다. 현재 <날자꾸나 민언련>은 화강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전국의 대안고등학교 도서관과 마포, 은평, 서대문구의 작은도서관, 지역아동센터에 전달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변에 <날자꾸나 민언련> 을 권하고 싶은 분은 민언련으로 연 락주세요. 지정하신 곳으로 보내드 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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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포커스 대학교육 살리기, 언론의 아젠다 키핑 절실 ㅣ 김동민 KBS <미디어인사이드> 폐지, 누구를 위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인가? ㅣ 김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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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미주알고주알 북한 보도하던 KBS, 민감한 사안엔 모르쇠 ㅣ 김언경 ‘제2의 중동붐’? 정말 맞나요? ㅣ 이기범 “쪽 팔리게 살지 말자”와 “철면피” ㅣ 안성일 방송장악 청문회 실시하여 왜곡·편파 방송 바로잡자 ㅣ 박석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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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회비 납부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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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ㅣ
언론을 바로 세우려면 기어이 민주정권 수립해야
우리 국민들이 피눈물로 지켜온 민주주의가 부정선거로 등장한 박근혜 정권 3년 만에 처참히 무너지고 말았다. 대통령을 잘못 뽑은 대가는 끔찍 했다. 민주주의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언론자유는 국민의 언론자유가 아 니라 권력과 재벌만의 언론자유로 전락하였다. 올해 국경 없는 기자회는 한국의 언론자유 순위를 전년도 보다 무려 10계단이나 추락한 70위로 발 표했다. 참여정부 때 31위 박근혜정권 출범하던 해 50위에서 아프리카 국 가들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한국의 언론 매체들이 얼마나 정권 정동익 이사. 사월혁명회 상임의장 (cdongik@naver.com)
에 순치돼 있는지 SNS의 검열이 어느 수준인지를 잘 보여주는 반증이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어버이연합 게이트도 권력과 재벌 언론의 관계 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세월호 참사 역사교과서 국 정화 등 정치적 사건이 터질 때마다 수구세력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집회 를 벌여온 어버이연합에 전경련과 재벌들이 돈을 대준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청와대와 국정원이 이들의 뒷배를 봐주고 지시를 했다는 세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어버이연합 게이트의 공범 가운데 우리가 주목해야할 집단이 바로 언 론이다. 주류신문들과 KBS MBC등 지상파 방송과 종편들은 그동안 일 당 2만원으로 탈북자들을 집회에 동원한 어버이연합을 대표적인 보수시 민단체로 취급해주었다. 각종 친정부 집회 때마다 동원된 이들의 목소리
4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를 보수를 대변하는 목소리인 양 크게 보도해왔다. 국
기집권을 꾀했을 것이다. 참으로 아슬아슬한 국면에
정원 대선 개입 같은 정권의 명운이 걸린 큰 사건도 이
서 우리 국민들은 정권교체의 희망을 되살려주었다.
를 규탄하는 시민들과 어버이연합 집회를 보수와 진
그리고 우리 언론도 바로 세울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보의 공방으로 몰고 갔다.
만들었다.
이처럼 언론의 감시는커녕 비호를 받고 있는 박근혜
우리 민언련은 그동안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
정권은 종북몰이와 공안탄압으로 민주주의를 유린하
로 선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활동해왔다 우리의 바람
고 민생과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말았다. 입법부를 청
대로 언론이 바로 섰다면 박근혜정권의 폭정도 막아
와대의 거수기로 전락시키고 온 국민을 국정원의 감
내 민주주의와 민생 남북관계도 뒷걸음치는 일이 없
시 아래 살도록 하는 테러방지법을 강행하였다.
었을 것이다. 새삼 시민언론운동의 종가를 자부하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3년이 지나도록 진상규명
우리 민언련의 임무가 막중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도 못하게 방해하고 있고 농민의 생존권을 요구한 백
언론이 민주화 돼야 정권도 민주화 되고 역으로 정권
남기 농민이 살인적인 물대포에 쓰러져 사경을 헤메
이 민주화돼야 언론도 민주화될 수 있다.
고 있는데 책임자 처벌은 커녕 사과 한마디 없다.
언론을 바로 세우는 첩경은 바로 민주정권을 수립
한상균 노조위원장등 민주노총 지도부를 구속하고
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민주정권을 세워야 왜곡 편파
전교조를 법외노조화하고 실무자들의 해임을 지시하
방송을 일삼는 종편도 손 볼 수 있고 KBS MBC 연합
는 등 노동운동을 말살시키려 혈안이 돼 있다. 게다가
뉴스 같은 곳에 낙하산 사장 내려 보내는 것도 막을
대북적대정책에 매달려 화해와 평화의 상징인 개성공
수 있다. 그리고 조중동 같은 족벌언론 사주들이 대대
단을 폐쇄시키고 이 땅에 전쟁의 먹구름을 몰고 왔다.
손손 언론을 좌지우지하지 못하도록 언론사 지배구조
박근혜정권은 친일 독재 미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에 대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밀어붙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일본의 사죄도 없 이 단돈 10억 엔에 팔아넘기는 친일 반민족 폭거를 자
그렇다면 내년에 정권교체를 위해서 민언련이 해야
행하였다. 이러한 박근혜정권의 폭정을 들자면 헤아릴
할 일은 무엇이고 우리 회원들이 모두 함께 참여할 수
수 없을 지경이다.
있는 활동은 무엇인지 활발한 토론이 전개됐음 좋겠 다. 우리 민언련은 그동안 매체의 감시운동에 주력해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4·13총선에서 민주주의를 파
왔는데 더 효율적인 운동방식은 없는지 고민해 볼 필
괴하고 민생과 평화를 파탄내고 있는 박근혜정권을
요가 있지 않을까. 적어도 내년 대선 때까지 만이라도
준엄히 심판하고야 말았다. 야권 분열로 모두가 참패
전통적인 언론운동 방식을 뛰어넘는 창의적인 운동방
를 예상하고 있었지만 현명한 우리 국민들은 오만한
식이 찾아지길 기대해본다. 내년에 민주정권을 세우고
박근혜정권을 응징한 것이다. 이번에 총선이 애초 예
언론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 우리 모두 새로운 각오로
상대로 됐으면 박근혜정권은 개헌까지 밀어 붙여 장
힘차게 투쟁에 나서자.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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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인터뷰 ㅣ 정은경·민동기 회원
모두가 언론을 행하는 세상을 위해
5월 6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깜짝 선물처럼 마련된
동기·정은경 부부는 기자로 만나 지금은 각각 팟캐스트와 마
민언련의 5일 연휴가 금세 지나갔다. 연휴 마지막 날인 5월 8
을 미디어에 종사하고 있는 ‘대안 미디어 부부’이다. 풀뿌리 언
일, 정은경·민동기 부부를 만났다. 마침 지상파 3사가 박근혜
론의 토대가 되는 마을 미디어의 정은경 회원, 기성 언론과는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보도를 쏟아 부으며 ‘경제성과’를 부풀
다른 방식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는 팟캐스트의 민동기 회원.
리고 있던 와중이었다. ‘친정부 보도’에 신물이 날 때 쯤, 운명
묻고 싶은 것이 차고 넘쳤다. 하지만 민언련 소식지 최초의 부
처럼 대안 미디어에서 활약 중인 ‘부부 회원’을 인터뷰했다. 민
부 회원 인터뷰인 만큼 ‘러브 스토리’부터 들어보기로 했다.
6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완소 부부 회원’ 정은경·민동기, 민언련과도 ‘상부상조’ 민동기 회원에게는 미안한 일일 수도 있지만 정은경 회원과의 인연은 민언련이 먼저다. 그녀는 대학 시절, 리포트를 쓰기 위해 자료조사를 하 다가 민언련을 알게 되었고, 당시 방송분과를 하던 KBS 강정훈 기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방송모니터위원회에 들어오게 되었다. 3년 정도 참 열심히 분과 활동을 했다. 민언련 간사들의 애정을 듬뿍 받을 때, 언론학교를 추 천받아 29기 언론학교도 수강했다. 지금도 언론학교 동기인 뉴스타파 김 경래 기자 등 5~6명이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고 한다. 민동기 회원은 정은경 회원의 권유로 민언련에 가입했다. 연애를 시작 한 뒤 정은경 회원이 가장 먼저 물어본 것이 “적금 들어 놓은 것 있냐”와 “민언련 회원이냐”였단다. 인터뷰에 동석한 김언경 사무처장은 감격의 미 소를 숨기지 못했다. 정은경 회원처럼 연인의 조건으로 ‘민언련 회원’을 내거는 회원들이 많아진다면 얼마나 환상적인 일일까. 그래도 민동기 회 원은 ‘애인님’이 권유만으로 아무 생각 없이 회원 가입을 한 건 아니라고 했다. 그 전부터 민언련 후원을 다짐하고 있었다고 한다. 훈훈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김언경 사무처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민언련도 팟캐스트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민동기 회원에게 강력히 피력 했다. 결국 그가 진행하는 <국민라디오 뉴스바> 토요일 방송분에 ‘민언 련과 함께 하는 뉴스빡’이라는 코너를 만들기로 했다. 김언경 처장과, 배 나은 활동가, 그리고 필자가 5월 28일부터 고정 출연한다. ‘대업’이 결정 되자 김언경 처장은 부부를 ‘완소 회원’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상부상 조’ 또는 ‘회원 착취’. 김언경 처장의 ‘묘수’가 빛났다.
미디어 비평지가 맺어준 인연, ‘로맨스’대신 ‘투쟁’ 본격적인 ‘러브스토리’는 지금부터이다. 두 사람은 미디어비평 매체인 <미디어오늘>에서 선후배로 만난 이른바 ‘사내 커플’이다. 치열한 기자 생활 속에서 꽃피는 달달한 로맨스를 기대할 법 하지만 부부는 입을 모 아 “낭만이 없었다”고 단언했다. 민동기의 정은경에 대한 첫 인상은 “쟤 뭐야?”였단다. 신입 기자 채용 당시 면접관이었던 민동기는 입사 최종 면 접을 보러 찾아온 정은경을 만났고, 그녀가 당돌하게 ‘미디어오늘의 발전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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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한다고 하는데 지면과 화면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기존 매체에 지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의 ‘물대포 조준 발사’에 치를 떨었다. 정은경 회원은 “전경과 시 위대의 중재를 서겠다”며 나타난 예비군들에 관한 칼럼을 썼다가 곤혹을 치렀다고 한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정부에 ‘요구’하기 위해 나왔는데 왜 굳이 예비역들이 나서 서 중재자 역할을 하려 드는가”는 취지의 칼럼이었다고 한다. 정은경 회원은 격렬한 예비군들의 항의 전 방향’을 논했기 때문이다. 이후 명예훼손 소송에 휘말
화에 “테러를 당하지는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힘들었
린 후배 정은경의 노고를 보며 어느새 민동기는 ‘챙겨
다”고 회상했다.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렇게 ‘썸’이 시작됐다. 그 런데 정작 누가 먼저 고백했는지는 서로 ‘모르쇠’다.
‘바닥’친 언론, 기자생활의 ‘매너리즘’
그나마 정은경 회원이 답을 냈는데, 김빠지게도 “애매
이렇다 할 로맨스도 없고, ‘투쟁’이 추억이 된 연인
하다”는 답이었다. 민동기가 잽싸게 “정 기자가 손을
의 기자 생활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정은경 회원
먼저 덥석 잡았다”며 주도권을 가로채자 정은경은 눈
은 기자가 된 지 3년 차가 되었을 때 민동기 회원과
을 흘기며 “(민동기가) 속 터지는 캐릭터라서 그렇다”
‘썸’을 탔고, 5년차가 됐던 2008년 <미디어스>를 끝
고 맞받아쳤다. 투탁거리는 애정 다툼은 “그래도 프
으로 기자직을 떠났다. 정은경보다 언론계에 좀 더 머
로포즈는 내가 했다. 고소공포증이 있지만 호주 케언
문 민동기도 지난해 2월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직을
즈에서 열기구를 타고 올라가서 했다”며 ‘고공 청혼’
사퇴하면서, 15년에 걸친 기자생활을 마무리했다. 무
을 내세운 민동기 회원의 ‘우세승’으로 마무리됐다.
엇이 이들을 언론계에서 떠나게 만들었을까?
두 사람만의 ‘연애담’에 로맨스가 없다면 혹시 함께
“언론의 문제점을 15년 동안 보고 기사도 썼지만
한 기자 생활 와중에는 낭만이 있지 않을까. 이번에도
바뀐 것이 없었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서 기자들의 바
예상은 빗나갔다. 두 사람이 <미디어스>로 일터를 옮
닥, 언론계의 바닥을 목격했다. 이제는 세월호 참사
긴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 ‘투쟁’이다. 민동기 회
보도에 대한 언론사들의 반성도 ‘관성화’된 것 같다.
원은 2008년 촛불집회 당시를 떠올리며 직접 경험한
고민을 한다고 하는데 지면과 화면에 전혀 반영되지
8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않는다. 기존 매체에 지칠 수밖에 없었다.”
다.
너무나도 쉽게 공감이 되서 더 슬픈, 민동기 회원의
정은경 회원은 <미디어스>를 떠난 후, <마포FM>
대답이다. 바닥에서 헤어날 줄 모르는 우리 언론의 현
에서 근무했고 현재 서울마을미디어지원센터에서 마
실은 두 기자를 회의로 이끌었다.
을미디어 사업의 실무를 맡고 있다. 마을미디어 행사
“기자로서 마지막 취재가 2008년 8월 8일, KBS 정
기획, 예산 지원 및 감사, 미디어 교육 교과서 발간, 보
연주 사장 해임 건이었다.(당시 KBS 이사회는 해임 제
도자료 작성 등의 업무를 포괄한다고 하니 ‘팔방미인’
청권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 규정까지 어겨가며
이라는 점에서 민언련 활동가들과도 닮은 구석이 있
정연주 사장 해임 제청안을 가결했다. 경찰은 수천 명
다. “다른 사람을 보조하고 지원하는 것이 성격에 맞
의 병력을 투입하여 KBS를 포위하고 사장실까지 진
다”며 손사래를 쳤지만 그녀는 대안 미디어 중에서도
출하며 KBS 기자협회 및 노조원들의 접근을 막았다.)
‘풀뿌리 언론’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경찰이 KBS에 들어오다니, 너무 화가 많이 났다. 욕도 했던 것 같다.”
마을미디어는 말 그대로 마을 사람들이 모여 직접 신문, 방송, 팟캐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꾸리는 것이
그녀는 정연주 사장 해임 건을 취재하기 전, 이미 퇴
다. 콘텐츠 선정과 제작, 운영이 모두 마을 사람들의
직을 결심한 상태였다. “적성에 맞지 않는다”는 말은
직접 참여로 이뤄진다. “서울에 마을미디어가 소소하
그녀의 본심인 듯 했다. 정은경 기자의 회의는 좀 더 개인적이지만 결국 망가진 기성 언론이 그녀를 지치
‘언론’이라고 하면
게 한 것은 매한가지다. 정연주 사장 해임 건 취재를
연예인과 정치인의 전유물인 줄
말하는 그녀의 눈빛에는 여전히 분노가 서려있었다.
알았는데 모든 사람에게 ‘발화’의 기회가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지닌 “표현의 욕구”, 그 자체가 풀뿌리 언론의 ‘청사진’ 두 사람이 인연을 맺고 함께 했 던 기자 생활은, 우리 언론 지형이 얼마나 보수화되어있는지 생생히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권력의 추가 오른쪽 날개 끄트머리에 걸려버린 우리 언론 지형에 답은 없는 것일 까. 대안 미디어에서 활약하고 있 는 정은경, 민동기 회원에게 그들 의 ‘현재’이자 ‘답’을 들어 볼 차례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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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 늘고 있다. 대중적으로 호의적인 반응이 많고 더
준비하고 있다면 민동기 회원은 숱한 화제를 뿌리며
필요하다는 인식도 생기고 있다. 지금은 서울에 조금
‘인터넷 극우’와 맞서는 팟캐스트에 몸담고 있기 때문
씩 생기는 수준이지만 확장될 가능성은 높다”는 그녀
이다. 민동기 회원은 스스로 말하길 “제2의 인생으로
의 얼굴엔 기자 생활 이야기를 할 땐 볼 수 없었던 기
서 팟캐스트를 하며 ‘프리댄서’(?)로 살고 있다.”
대감이 가득했다. 특히 정은경 회원이 놀란 부분은 마을 주민들의 참여 열기다.
그는 현재 고발뉴스의 <뉴스박스>, 국민 라디오의 <뉴스바>, 그리고 김용민과 함께 하는 <관훈나이트클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영향력이 있지도 않지만 참
럽> 등 3개의 팟캐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컨셉도 가지
주민들이 신기할 정도로 재밌어 한다. 나의 콘텐츠, 나
각색이다. <관훈나이트클럽>은 “관훈클럽에 대적하
의 말이 매체 형태를 갖춰 공식화된다는 것이 큰 의미
기 위한 코믹 컨셉”이고 <뉴스바>는 “진지한 정통 시
를 갖는 것 같다. ‘언론’이라고 하면 연예인과 정치인의
사 프로그램 컨셉”이며 <뉴스박스>는 “딱 그 중간”이
전유물인 줄 알았는데 모든 사람에게 ‘발화’의 기회가
라고 한다. <관훈나이트클럽>과 같이 ‘코믹 컨셉’을 표
있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엄마들끼리의 수
방하는 경우 수위가 센 미디어비평을 하다 보니 언론
다가 마을 미디어를 거치면 보육에 관한 공식적, 사회
사로부터 소송도 많이 당한다고 한다. 송사까지 수습
적 문제제기가 된다. 이런 측면에서 참 의미가 있다.”
하며 뛰어야 하는 ‘팟캐스트 스타’의 삶은 어떨까. 민
그렇다. 먹고 사는 문제부터 동네에 야구장을 짓는
동기 회원은 기자 시절보다 지금이 더 만족스럽다고
문제까지, 우리 삶의 그 어느 것 하나 정치적이지 않은
했다. 최근 20대 총선이 야권의 승리로 끝나면서 덩달
것이 없지만 마치 공기의 존재를 잊고 살 듯, 우리는
아 화제가 된 청년층의 팟캐스트 열풍도 그의 발걸음
스스로 정치와 거리가 멀다고 착각한다. 옆에서 거드
을 가볍게 했을 것이다.
는 민동기 회원은 그 일상 속 정치를 “표현을 하려는
“팟캐스트가 (야권)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효과는
욕구”로 규정했다. 누구에게나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
굉장히 강하다고 본다. 물론 그걸 뒤집어 보면 팟캐스
가 있고 그것이 공론의 장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 삶
트는 그 노선과 정파성이 대단히 뚜렷하다는 의미이
은 정치적인 본모습을 찾게 된다. 민주적 권리를 찾는
다. 여기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비판하는 입장에서는
일은 거기서 시작된다. 다시 정은경 회원의 말을 빌리
확장성의 부족과 지나친 정파성을 지적하지만 정파성
자면 “자신의 표현이 타인과의 소통을 만날 때 힘을
은 오히려 종편과 지상파 방송사들도 만만치 않다.”
갖게 된다.”정은경 회원은 지금 맨 아래에서부터 ‘소 통’의 가교를 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부자’의 시선이라고 해야 할까. 민동기 회원은 팟 캐스트의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꿰뚫으면서도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린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듯 했다.
‘정파성’ 뚜렷한 팟캐스트, ‘가능성’의 기지개를 켜다
“지금 사회에 너무 분노해서 마음 둘 곳이 없는 사람
‘대안 미디어 부부’는 마치 약속한 듯, 역할을 분담
들을 결집 시키는 효과”가 이번 총선에서도 드러났다
하고 있다. 정은경 회원이 마을에서 ‘조용한 혁명’을
는 것이다. 노선과 정파성이 지나치게 분화되는 문제
10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어난다. ‘스스로를 표현하려는 모 두의 욕구’를 모멘텀으로 삼는 마 을 미디어와 ‘젊은 층의 압도적 지 지’를 앞세운 팟캐스트는 그 출발 자체가 기성 매체와 확연히 다르 다. 일단 자본 및 기득권과 일절 관 계가 없다. 그러다보니 기계적 중 점도 빼놓지 않았다. “너무 잘게 쪼개지는 것은 지지
립을 가장한 은폐, 정권 눈치 보기 등 기성 매체의 구
자들의 카타르시스 분출에서 그 역할이 그칠 수도”있
태도 찾아볼 수 없다. 가능성의 최전선에 선 ‘대안 미
기 때문에 <뉴스바>를 기획할 때는 “새누리당과 박근
디어 부부’가 당당할 수 있는 이유다.
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노선 외에 너무 지나친 정
“<한겨레>도, <오마이뉴스>도, <미디어오늘>도 처
파성은 기피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우리 언론도 미국
음 나왔을 때는 다들 내일 모레 망한다고 했다. 그런
처럼 정파성을 공개하면서 합리적인 보도와 논쟁을
데 지금까지 왔다. 지금은 대안 미디어 전체의 상황이
꾀해야 한다는 논의가 오가는 요즘, ‘합리적인 정파성’
가능성에 집중해야 하는 시점이다. 문제가 있으면 개
을 고민하는 민동기 회원이 어쩌면 그 논의에서도 ‘최
선하고 공론화하면 된다. 기지개를 켤 때 밟는다면 그
전선’에 있는 것은 아닐까. 더 지켜봐 달라는 그의 말
어떤 싹도 자라지 못한다.”
에는 유독 힘이 실렸다.
민동기 회원은 대안 미디어의 미래를 묻는 질문에
“전체 유권자로 따지자면 팟캐스트의 영향력이 미
이렇게 답했다. 그의 말대로 기존언론이 ‘대안 미디어’
미하지만 젊은 세대에게는 확실히 어필하고 있다. 그
였던 시절이 있었고, 많은 국민들이 그 등장에 환호했
러므로 현재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세대 중에
었다. 그 시절, 드라마의 한 컷을 도맡았던 민언련에는
누가 듣고 있느냐가 유의미하다. 그들이 다음 대선과
이제 정은경·민동기와 같은 ‘또 다른 신대륙의 개척
총선의 향방을 가리기 때문이다.”
자’들이 있다. 민언련이 회원들과 함께 항상 바빠야 하 는 ‘기꺼운 의무감’이 이런 것 아닐까. 가벼운 마음으
“한겨레와 오마이뉴스도 창간 당시에는 내일 망한다고
로 다시 뛴다. 이번 인터뷰의 피날레는 다시 뛰는 우리
했다”
에게 ‘캐치 프래이즈’와도 같은 정은경 회원의 한 마디
마을 미디어와 팟캐스트라는 ‘대안 미디어’로 방향 을 돌린 부부의 삶은 치열하고 행복해 보였다. 여전히 대안 미디어가 생소한 우리 언론 지형의 척박한 토양 에서 치열하게 사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 치 열함이 자발적이며 ‘가능성’을 품고 있기에 행복이 묻
로 장식하고자 한다. “모든 사람들이 배우고, 언론을 직접 행하는, 그런 세상을 위해” 정리ㅣ이봉우 활동가 (dlqhddn1234@hanmail.net) 사진ㅣ 이병국 회원 (xxnnn@daum.net) 동행ㅣ 김언경 사무처장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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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취재기자와 뒷담화ㅣ
신문이 정파성을 밝히고 보도하는 것을 고민할 단계가 아닐까?
민주언론시민연합(아래 민언련)
지난 4월 26일, 민언련 선정 2016년 3월 ‘이달의 좋은 보도’시상식이 열렸
은 매달 ‘이달의 좋은 신문·방송보
다. ‘좋은 신문 보도’는 경향신문의 <20대 총선 3대 의제 기획보도>가 선
도’시상식 겸 간담회를 열고 있습
정됐다. ‘민언련 좋은·나쁜보도 선정위원회’는 “총선을 앞둔 3월, 모든 방
니다. 기자들의 취재과정과 보도에
송사가 각 정당의 계파 갈등과 공천, 지역 판세에만 집중했을 뿐, 후보자
실리지 않은 뒷이야기는 물론, 소
검증이나 정책 및 공약 보도에는 무관심했다”며 ‘좋은 방송 보도’는 선정
소하면서도 의미 있는 이야기들이
하지 않았다. 시상식에는 경향신문의 유정인·김지훈 기자가 참석했다.
오가는 자리입니다. 좋은보도 시상 식 및 간담회는 매달 마지막 주 화 요일 저녁에 공덕동 민언련 교육관
수상소감을 듣고 싶다
에서 진행됩니다. 누구에게나 열려
유정인 사실 상을 받기가 참 부끄럽다. 저는 정치부에서 새누리
있으니 많이 오셔서 좋은 기사를
당 출입을 하고 있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과연 스스로 정책 보도
쓰신 기자와의 대화에 동참하세
에 얼마나 신경 썼는가를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면이 많다. 회사 내
요.
부적으로도 정책보도에 신경을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문제의식 이 공유된 선거였지만, 실제 생각한 것만큼 실현하지 못했다. 그래 도 부족하지만 내놓은 정책보도에 이렇게 상을 주신 것에 감사드 린다. 다만 이런 의제들이 총선에서 논쟁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총 선이 치러졌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우리가 선정했던 아젠다는 20대 국회에서도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선거
정리ㅣ유민지 기획부장
12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 김언경 민언련 사무처장 경향신문 김지환, 유정인 기자
는 지났어도 계속 관심가지고 독자들에게 전하도
기에 일조한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하다.
록 노력하겠다.
김지환 근본적인 물음이 있다. 이번 기획을 떠
김지환 오늘 시상식에 대표로 오게 됐지만 워낙
나서 총선에서 언론이 정책이나 관련 상황을 보
많은 기자들이 붙어서 했던 보도라 제가 대표성
도하는 데 있어서 우리도 외국처럼 자기 정파성을
이 있는지는 모르겠다.(웃음) 준비할 때는 정책 중
드러내고 보도하는 것이 좋지 않나 싶다. 제가 썼
심의 선거가 되도록 노력을 하자는 취지에서 나름
던 쉬운 해고 관련 기사는 “정부나 여당이 저성과
이슈를 잡아서 토론도 많이 했고, 지면보도 이외
자 해고 지침을 ‘해고 예방 장치’라고 하지만, 그건
에도 정책 이슈가 어떻게 논의되고 진행되는지 온
‘뻥’이니까 그걸 걸러내는 당에 투표를 하자”는 내
라인에서 활발하게 소통하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용이다. 사실상 결과적으로 새누리당 찍지 말자는
이번 선거에서 야권 분열이 핵심 이슈가 되다보니
것이 기사의 핵심이다. ‘정파성’이 ‘진영 논리’가 되
정책이 실종되면서 이런 후속작업이 제대로 이루
면 안 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합리적 근
어지지 못한 것이 아쉽다.
거가 있다면 정파성도 존중 받을 수 있는 것이 아 닐까. 나는 한국 신문도 정파성을 분명하게 밝히
이번 기획을 하며 느낀 점이 있다면? 유정인 아시다시피 이번 총선은 설화, 인물, 세력
고 보도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 고 민한다.
다툼이 많이 다뤄졌고 그 다음에 일여다야 구도 가 된 후에는 구도 위주의 보도가 이뤄졌다. 그런
‘정치적 중립’이 아닌 ‘정치적 독립성’을 지킨 상
점에서 전체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총선을
태로 정파성 밝힌다는 말인데, 이에 대해 구체적인
구도싸움으로만 만드는 것이 현실인지, 언론도 거
실현계획이 있는지?
날자꾸나, 민언련
13
김지환 사내에서 그런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긴
가지를 뻗어서 나갔어야 하는데 이번 총선 특성상
하다. 환경이 오면 그렇게 갈 것 같은데 아직은 가
그게 막혀서 아쉽다. 하지만 제한된 환경 안에서
시화 되고 있진 않다. 정파성을 밝힌다는 것이 특
는 좋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정 정당을 지목하는 방식이 될지, 다른 것이 될지 방법론은 잘 모르겠고, 해외 사례를 좀 연구해야
총선 3대 의제 중, 한반도 평화가 있었는데, 경
하는데 이런 고민을 내부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
향신문 내부에서는 한반도 평화를 해치는 근본 원
고 생각한다. 저는 개인적으로 정파성을 드러내고
인은 뭐라고 보는가?
명확히 쓰고 독자들이 판단하는 것이 더 낫지 않
유정인 이 자리에서 경향신문 모든 분야의 대표
나 생각한다. 방법론에 대해서는 많은 토론이 필
성을 가진 대답을 내긴 어렵다. 3대 의제 선정 자
요하다고 본다. 나중에 정파성 밝힐 수 있다 해도
체가 저희가 꾸렸던 총선 자문단에게 질문지를 드
회사 내에서도 야권 단일화를 지지하는 사람과
리고, 10~15개 의제 중에서 중요한 것 3가지를 뽑
아예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어서 내부 입
아 달라고 했던 것이다. 결국 기존에 생각했던 범
장 정리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위 내에서 결과가 도출됐다. 한반도 평화라는 의 제를 선정할 때 특히 개성공단 전면 중단 사태가
이번 총선 자문단에 취업준비생이 있었던 것이
불거진 지 얼마 안됐고 북핵 사태를 거치는 와중
파격적이라고 생각한다. 평범한 취준생을 자문단
었다. 향후 우리가 한반도 평화에 대해 어떤 의제
으로 데려오면서 얻으려 했던 효과가 있었는지?
를 세워서 가느냐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유정인 이번 총선기획 자체가 정치부만의 기획
은 확실히 공유했다. 제가 생각하기에 경향이 공
이 아니라 전사적이었다. 그래서 자문단도 몇몇이
유하는 문제의식은 박근혜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
추천해서 고르는 것이 아니라 정치·외교·청년·노
로세스가 실제로는 대화나 소통이 제한됐다는 것
동 등 각 부서에서 후보군을 만들고 우선순위를
이다. 결국 지금의 경색 국면, 대화 단절에 대해서
정해서 자문단을 꾸렸다. 이번 총선에서 청년 의
는 정부가 돌아봐야 할 면이 있다. 그리고 이번에
제가 주요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방향은 있었다. 신
개성공단이 전면 중단되고, 북핵 사태가 또 터진
년 기획으로 청년 장기 기획 프로젝트 ‘부들부들’
데 대해 우리의 접근법에서는 돌아볼 면이 무엇인
기획팀이 청년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평범한 청년
지 언론 입장에서 문제제기 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 넣자고 해서 그 분이 들어갔다. 그 뒤로 그 팀이 주도해서 기획 내에서 간담회도 하고 여러 번 그 분께 자문을 구했다. 이번 의제 기획 자체가 계속
14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이번 총선의 결과가 예측과 달랐다. 여론조사 등에 대한 고민이 있는가?
유정인 어떻게 더 정확한 보도를 할 것인가 보
김언경 지금 정책보도는 의제 위주로 좀 어렵고
다 반성하는 단계에 가깝다. 애초에 각 언론에서
재미없게 정리된다. 그러다보니 많은 독자들이 저
총선에서 이 당이 몇 석, 저 당이 몇 석 이라는 보
의제가 나에게 해당되는 것이라고 직관적으로 느
도를 할 것인지, 그 부분에 대한 고민과 반성이 선
끼지 못하는 것 같다. 국민들이 각각의 정책과 내
행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래도 대략의 추세를 짚어
삶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밑에서 위로 그리는 보
줄 필요가 있다면 얼마나 더 정확하게 예측하느냐
도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노동자에게 필요한 정
이걸 고민해야 한다. 기존에 나와 있는 여론조사
책은 무엇, 고용주에게 필요한 정책은 무엇, 이런
나 이해당사자인 정당에서 보는 분석을 재료로 해
식으로 정책 그 자체가 아닌 국민 개개인의 입장
서 언론이 민심을 예측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
에서 바라보는 정책, 사람에 맞춰 쉽게 푸는 정책
는지 저조차도 고민이 된다. 여기에 대한 답을 먼
보도가 나오면 사람들이 정치가 나의 삶과 연관이
저 찾아야 한다. 일단 모든 언론이 다 크게 빗나간
있다고 느끼지 않을까 싶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상황이라 그에 대해 반성적 검토가 필요하다. 경
사는 삶을 그려주며, 그 삶에 필요한 정책을 쭉 푸
향이 중앙 일간지 중에서 유일하게 여론조사를 안
는 것이다. 20대 청년에게 필요한 정책은 무엇, 30
한 것으로 아는데, 거기엔 경마식 보도를 지양하
대 노동자에게 필요한 정책은 무엇 등으로 그려보
자는 뜻이 분명히 담겨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타
는거다. 노동, 복지, 인권, 환경 문제 등등 모두 이
사나 기관의 여론조사, 정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런 식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성적 소수자 문
다룰 때도 경마식 보도를 지양하자는 뜻이 좀 더
제, 미혼모, 이주노동자 관련 정책도 정책이 아니
반영되었어야 한다고 본다. 사내에서 논의하는 자
라 사람 이야기로 풀면 더 흥미를 주지 않을까.
리가 필요하다.
유정인 총선 전에 여쭸어야 했는데(웃음) 총선 보도에 SNS 이용하고 인터랙티브하게 하자고 해
(유정인)제가 오히려 여러분들에게 질문을 드
서 나에게 맞는 정당은? 정책으로 찍게 하는 걸
리고 싶다. 이번 총선 자체가 이런 정책이슈가 튀는
하기는 했는데 지면에서 그런 식의 정책보도는 하
것은 아니었지만, 사실 유권자들이 정책보도를 주
면 좋았을 것 같다. 사내에서 기획할 때 크게 던져
의 깊게 보면서 투표행위의 선택 기준으로 영향을
주면 많이들 읽는가 하는 의구심이 있는데 아래에
받는지 잘 모르겠다. 혹시 기존 언론들에서 접근하
서 하는 접근 방식을 다음에 꼭 하겠다.
는 방식들, 정책에 대한 접근 방식이 좀 바뀌었으면
김지환 이걸 하면 대선 때 상을 또 주실 것이라
좋겠다 하는 점은 없으신지. 어떻게 하면 정책을 좀
믿는다(웃음).
더 접근성 있게 전할 수 있을까.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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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의 날ㅣ 연극 <보도지침>을 만나다
보도지침 사건은 영웅이 아닌 연대가 만들었다
하나. 1986년 <보도지침> 사건 1986년 9월 6일 민언련의 전신인 민주언론운동협의회(약칭 언협)는 기관지인 월간 「말」지 특집호를 통해 국가권력과 제도 언론이 어떻게 정보를 왜곡·조작해왔는가를 보여주는 「보도지침 사례집」을 발표했습 니다. 한국일보 기자 김주언이 편집국에서 발견하여 보도지침철에 있던 2016년 5월 20일 민언련은 <회원의
584건의 내용을 항목에 따라 분류하고 해설을 붙여 펴낸 것입니다. ‘보
날> 행사로 연극 ‘보도지침’을 공동 관
도지침’이란 전두환 정권이 일찍이 언론인 강제해직과 언론 강제통폐합
람했습니다. 사실 5월은 5·18 광주순례
및 언론기본법 제정 등을 통해 언론통제 수단을 완비하고도 이에 더하
가 있기에 웬만하면 또 다른 회원행사
여 문화공보부 내에 홍보조정실을 두어 ‘협조’의 명분 아래 보도통제를
를 잡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그럼에
강제하기 위한 대언론 협조요청 사항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제도언론을
도 굳이 연극 공동관람을 추진한 것은
비판하고 민중언론을 지향하며 1984년 12월 19일 창립한 언협이 『말』
민언련이 도저히 함께 보지 않고서는
지를 통해 폭로한 것입니다.
견딜 수 없는 행사였기 때문이라고도
이로 말미암아 1986년 12월 9일과 15일에 언협 김태홍 사무국장·신
들었습니다. ‘회원의 날’행사 후기를 쓰
홍범 실행위원·한국일보 김주언 기자가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라는 지시를 받은 뒤, “열심히 공부해
연행 구속되었으며, 1987년 1월 27일 서울지검은 이들을 외교상의 기밀
서 써보겠습니다”라고 쉽게 장담했다.
누설, 국가 모독죄, 국가보안법 위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하지만 1986년에 태어난 저에게 1986
의 죄목으로 기소하였습니다. 뒤이어 이 사건과 관련하여 언협 박우정
년 <보도지침>사건은 옛날이야기로만
실행위원이 그해 3월 6일자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고, 3월 9일
느껴졌습니다.
정상모 사무국장이 유언비어 유포 혐의로 즉심에 넘겨져 구류 7일을 선
16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고받았습니다. 보도지침 폭로 사실에 대해서는 형법
장은 작고하
상의 외교상 기밀누설죄가 적용되었고, 국가보안법
셨습니다. 일주일 전 다녀온
은 단순히 일부 서적을 소지한 사실에 적용되었습니
광주순례 당시 참배도 했었는데, 아 ‘그 분이 바로 <
다.
보도지침> 당시 옥고를 치르신 분이었구나’ 생각하
사건발생 9년 후인 1995년 12월 5일에 이르러서야
니 새삼 찡했습니다. 실제 보도지침 주역의 인터뷰를
대법원에서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가
‘구경’하러 온 저는 긴장과 설렘으로 ‘두근두근’하며
톨릭계는 옥중의 김태홍, 신홍범, 김주언에게 가톨릭
그 질문과 답변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자유언론상을 수여했고 김수환 추기경은 강론을 통 해 보도지침 폭로는 정당하다고 선언했습니다. 국제
“하나도 드라마틱한 사건은 아닌데…” 첫 질문은
앰네스티와 외국 언론단체들도 이들의 석방운동을
보도지침 연극에 대한 생각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벌였습니다.
신홍범과 김주언 선생은 모두 ‘보도지침 자체는 드 라마틱한 사건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전
둘, 30년 후 만난 보도지침의 두 주역
이미 보도지침 연극을 관람하셨던 김주언 선생님은
연극이 시작되기 두 시간 전, 극장이 있던 건물 2
“보도지침 자체가 극적요소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
층 식당에서는 보도지침 사건의 실제 주역이신 신홍
만, 법정 드라마라는 형식을 빌면서 (극적인 요소가)
범 전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실행위원과 김주언 한국
생긴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홍범 선생님 역
일보 전 기자의 경향신문 인터뷰가 진행됐습니다. 인
시 “연극을 아직 보지는 못했지만 드라마틱한 요소
터뷰는 경향신문 이명희 기자의 질문 사이 김언경 민
가 없는 이런 내용을 어찌 연극으로 만들 수 있었는
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의 질문이 추가되는 방식
지 궁금하고 또 고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
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다른 주역이신 김태홍 사무국
만 그런 이야기가 오고 가는 와중 저는 속으로 ‘목숨
날자꾸나, 민언련
17
을 걸고 정권의 언론통제 도구를 세상에 공개한 사
했습니다. 보도지침을 언론사들과 언론인들이 내면
건이 드라마틱하지 않다면, 대체 이 세상에 드라마틱
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 것이 무엇이 있겠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시민단체나 독자, 시청자의 역할이 중요하고, 언론 스스로는 인터넷 검
“우린 개인적 영웅이 아니야” 보도지침 폭로라는
색이 아닌 발로 뛰는 기사를 내는 한편, 덩치만 키워
하나의 사건이 결코 몇 사람의 영웅에 의해 이뤄진
광고나 협찬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으로 걸어 들어
것이 아니라는 점 역시 인터뷰의 시작부터 끝까지 몇
가는 대신, 작지만 강한 언론을 지향해야 한다는 공
번이나 반복됐습니다. 연극에서는 시간과 공간의 제
통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이른바 “언론 독립운동이
약상 다 드러나지 않았지만, 민주언론운동협의회 뿐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니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민변 등의 재야 단체와 학생단체들. 그리고 신분을 숨기고 보도지침
“도망을 잘 못 쳐서 잡혔지” 인터뷰 과정에서는 무
폭로 과정에 힘을 보탠 이들이 너무나도 많이 있었다
척 재미있는 질문도 나왔습니다. 왜 많고 많은 사람
는 겁니다. 이후 꾸준히 이어진 이들 단체와 국제단
중 신홍범 선생님이 감옥에 갔냐는 김언경 사무처장
체 등의 지지 성명과 각종 연대 활동은 피의자 신분
의 질문에, 신홍범 선생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
이 된 ‘폭로자’들이 끝까지 버텨낼 수 있게 한 원동력
단과의 협의에 참여한 것과 폭로 기자회견에서 낭독
이 되기도 했습니다. 김주언 선생님은 이를 “보도지
한 성명문을 작성한 것을 이유로 꼽으셨습니다. 그
침은 개인 몇 사람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닌, 언론 민
렇지만 사실은 “남들보다 도망을 잘 못 다닌 탓”에
주와 및 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웠던 국내외 연대의
잡혔다고도 하셨지요. 그 말에 웃기도 했지만 가슴
결과물”이라 표현하셨습니다.
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진실을 말한 이들이 왜 ‘범죄 자’라도 된 양 도망 다녔어야 했던 것일까요. 그 유명
“언론 독립운동 필요한 시점” 보도지침 폭로가 이
한 ‘수의를 입고 포박당한 채 활짝 웃고 있는 사진’의
뤄진 지 30년이 된 현시점의 언론에 대한 평가도 이
진실도 밝혀졌습니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 좋았고,
어졌습니다. 신홍범 선생은 이번 총선 시기, 적극적
또 반가운 얼굴이 많이 보여 좋았다는 것입니다. 이
선거운동에 나선 보수신문들의 행태를 지적하며 자
또한 참으로 ‘웃픈’대답이었습니다.
본과 정치권력, 그리고 언론의 이해가 일치하고 있음 을 꼬집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레기로 불리는 것
셋. 2016년 연극 <보도지침>을 만나다.
이 싫다면, 그저 월급만 타려면 기자가 되어서는 안
연극 ‘보도지침’은 대한일보의 기자 주혁과 월간
된다는 것입니다. 김주언 선생도 과거에는 언론이 스
독백의 편집자 정배의 ‘보도지침 문건’폭로로 시작
스로 권력이 되어 정치 자본을 거느렸지만 이제는 하
됩니다. ‘이 기사는 보도하지 말 것’, ‘이 기사는 1면에
수인이자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
보도할 것’, ‘이 기사는 사회면에 2단으로만 보도할
18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것’. 보도 가치와는 무관하게 보도 여부 및 방향, 내
의 소리를, 송원달 판사는 균형을 추구하며 모두 자
용, 형식까지 이미 답은 정해져 있고, 언론사는 그저
리를 떠나지요. 그러나 와중 기자인 주혁은 끝내 무
따르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 저항하고 나선 것입니다.
엇을 추구하는지 말하지 않습니다. 이 장면은 과거와
이후 이들은 피의자 신분으로 법정에 서게 됩니다.
현재, 두 차례에 걸쳐 반복됩니다. 대신 그는 긴 침
두 피의자와 함께 법정에서 보도지침의 실체를 두고
묵 끝에 질문을 내놓습니다. ‘정말 몰라서 묻느냐’고.
공방을 벌이는 황승욱 변호인, 최돈결 검사, 송원달
여기에서 생략된 질문은 무엇이고, 우리가 내놓아야
판사는 모두 같은 대학 연극반 출신입니다. 이들이
하는 대답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 ‘몰라서 묻냐’는
기자회견장과 법정과 동아리방, 연극무대를 오가며,
질문은 판사와 편집국장, 연극 동아리 선배 등의 입
각자가 처한 개인적 배경과 사회적 현실 사이에서 각
을 통해 몇 번이나 반복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기 다른 행보를 선택하는 모습을, 관객은 외신기자와 관객, 참관인을 오가며 바라보게 됩니다.
이 연극이 무대에 오른 지금은 2016년입니다. 정의 로운 이들이 목숨을 걸고 진실을 폭로한 지 30년이 지난 것이지요. 그렇다면 정말 검은 옷을 입은 사람
“몰라서 묻냐?” 금서를 연극 무대에 올리거나, 보도
들은 사라진 걸까요? 편집국에 흩날리던 그 검은 종
지침을 폭로하거나 하는 식의, 삶을 흔드는 어떤 선
이들은 사라진 것일까요? 그냥 그 사안이 중요해서
택이 이뤄진 이후 주인공들은 앞으로의 삶의 방향에
그렇게 보도하는 것 아닐까요? 이런 질문을 향해 연
대한 일종의 선언을 내놓습니다. 변호사인 승욱은
극 보도지침은 이렇게 되묻습니다. “정말 몰라서 묻
진실을, 검사인 돈결은 정의를, 출판인 정배는 마음
나?”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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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연극이 끝난 뒤 진행된 신홍범 선생님과의 대화 연극이 끝난 뒤, 함께 관람한 30여명의 민언련 회원들은 신홍범 선생 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홍범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회고 중 언협에 대한 이야기는 민언련 회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했습니다. 선생님은 보도지침 폭로는 당연히 김주언 기자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엄 혹한 시대에 그 글을 폭로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추진하는 데는 언협의 결단과 노고가 있었기 때문임을 강조하셨습니다. 당시 여러 어르신들이 보도지침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시고 연이어 고초를 겪으셨다고 합니다. 보도지침 사건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서 임재경 선생님은 해외언론과 접촉하며 여론을 상기시켰고, 그야말로 민주언론운동협의회의 모든 분 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비뚤어진 언론문제를 바로잡고자 분투하셨음을 강조하셨습니다.
사실 부끄럽지만 제게 있어서 보도지침은 오래된 위인전에 적힌 위 인들의 업적처럼, 대단하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빚 바 랜 그냥 과거의 일’이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그런데 글이나 사진, 혹 은 제삼자의 설명으로 접한 보도지침 사건과 그 실제 주역들의 목소 리로 전해 듣는 사건은 전혀 달랐습니다. 권력이 스스로를 감시할 수 없듯, 언론 역시 외부에서 감시하는 시선과 비판하는 목소리가 반드 시 필요하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에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도 느 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 페이지의 글은 신홍범 선생님께
정부가 입맛에 맞춰 임명한 공영방송 사장들을 보고도. 비판적 기
서 ‘구속 수감된 사유 중 하나’라는 <보
사를 썼다는 이유로 정부로부터 광고를 받지 못하는 진보 언론들을
도지침> 폭로 기자회견 당시의 성명서
보고도. 해고된 이후 여전히 복직되지 못한 기자들을 보고도. 세월호
일부입니다. 이 글을 쓰실 때의 선생님
보도를 보고도, 어버이연합 게이트 보도를 보고도 우리는 정말로 정
들의 마음을 곱씹어보고 싶어 일부를
말로 모르고 있는 걸까요? 설령 알고 있다고 해도, 그럼 앞으로 어찌
발췌해서 올립니다. 언론개혁 운동의
해야 하는 것일까요?
필요성과 민언련이 해야 할 일을 절실
울고 웃으며 본 이 연극이 극장을 떠나는 각자의 주머니 속에 작은 숙제를 하나씩 넣어 준 기분입니다.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께도 연극 <보도지침>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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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 느끼게 됩니다. 정리ㅣ 배나은 활동가 (baenang@gmail.com)
성명서 오늘의 언론을 마음대로 조작하고 있는 정부당국의 이른바 「보도지침」의 세부 내용이 밝혀짐으로써 현 언론 의 정체가 남김없이 드러나게 되었다. 우리 민주언론운동협의회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미 공공연 한 비밀이 되어왔던, 그러나 정부당국이 애써 비밀로 취급코자 했던 이 보도지침을 입수하여 자료집으로 간 행, 공개한다. (중략…) 이제 이 땅에는 언론탄압이 아니라 언론과 권력의 일체화가 있을 뿐이다. 언론활동이 아니라 언론의 조작만이 있을 뿐이다. 엄밀한 의미에서의 언론탄압이란 말은 진정한 언론을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과 저항이 있을 때에 라야만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언론과 권력의 일체화, 이것이야말로 이 땅의 언론의 성격을 규정해 주는 본 질이다. 오늘의 언론이 마치 언론탄압의 대상이 되어 있는 것처럼 때때로 오인되고 있는 것 역시 언론이 마치 탄압받고 있는 양 가장함으로써 신문기업의 상업성을 높이려는 의식조작의 결과라고 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이다. (중략…) 국민의 편이 아니라 권력과 일체가 되어 마땅히 알려야 할 사실과 진실을 은폐·왜곡하고, 언론조작에 의해 국 민의 민주화 열망을 왜곡·오도한다면, 그리고 고난 받는 민중의 편에 서서 그들의 현실과 의사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권력과 더불어 오히려 그들을 박해한다면 그 언론은 민주주의와 민중의 적으로 규정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는 오늘의 언론이 민주화를 저해하는 가장 중요한 권력장치 가운데 하나, 즉 언론권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는 점에서 언론을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으로 규정한다. 「보도지침」에서 폭로된 이 땅의 언론현실은 우리로 하여금 지체 없이 오늘의 이 사악한 언론을 타파하고 우리 가 그토록 오래 열망해 마지않았던 민주적인, 민중적인 언론, 우리들의 참다운 새로운 언론을 탄생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새로운 언론의 건설은 낡고 그릇된 것의 부정, 극복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 「보도지침」 자 료집 간행을 계기로 우리는 민중이, 국민이 더 이상 제도언론의 의식조작, 환상조작에 기만당하지 않고 현 언 론의 정체에 대한 가차 없는 인식에 이르게 되기를 바라며, 이를 계기로 대대적인 제도언론거부운동을 우리와 더불어 전개해주실 것을 호소하고자 한다. 우리는 언론의 민주화가 사회의 민주화에 선결적 요건이 된다는 언 론의 중대성에 비추어 민주화를 열망하는 모든 국민과 더불어 낡고 거짓된 언론을 부수고 새 언론을 건설키 위한 범국민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임을 거듭 밝힌다.
1986년 9월 9일 민주언론운동협의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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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후기ㅣ 2016 광주순례
1980년 5월의 광주를 기억하는 방법,
민언련 회원으로 가입하세요!
“소식지에 광주에 다녀온 이야기 를 좀 써주세요.” “네? 전 신입회원인데 글을 써도 돼요?” “물론입니다!”
발랄한 민언련 활동가분의 원 고 청탁 전화를 받았다. 회원으로
그렇다. 난 민언련 신입회원이다. 그리고 회원으로 가입하기 2일 전인
가입한 지 하루 만에 벌어진 일이
5월 14일 토요일, 민언련 광주 기행 버스에 올랐다. 작년 6월부터 같이
다. 조금 망설였지만, 언제 신입회
살게 된 짝꿍은 민언련을 참 좋아한다. 소식지가 집에 오는 날이면 가방
원으로 이런 원고를 쓸 날이 있겠
도 벗지 않고, 소식지부터 펼쳐 보는 사람이다. 옛날이야기를 할라 하면
냐 싶어 덥석 쓰겠다고 했다. 물론
민언련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어느날 퇴근길에 짝꿍이 ‘민언련에서
전화를 끊고 바로 후회했다. ‘민
광주에 같이 가자는데…’라며 슬쩍 말을 흘렸다. 가자는 것인지, 말자
언련 회원이 몇 명인데, 거기에 쓸
는 것인지 아리송했지만 ‘같이 갈까?’하고 물어보니, 바로 좋다고 한다.
글을 쓰겠다고 했을까. 그것도 그
생글생글 웃으며 좋아하던 짝꿍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물론 출발하
냥 시민단체도 아니고, ‘언론’시민
기 전날, ‘완전 소중한 토요일 늦잠’을 포기해야 한다 생각하니 후회가
단체인데… 망했다.
밀려왔지만. 짝꿍과 함께 사는 동안 민언련이 친숙한 곳이 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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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하는 날 아침, 버스에 올라 이야기로만 듣던 분 들을 실제로 뵈었을 때의 그 감동(?)이란!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인데도, 낯설지 않은 마음으로 광주길에 오를 수 있었다.
난 ‘1980년 5월 18일’을 잘 모른다. 그저 텍스트로, 영화로, 다큐멘터리로 본 게 다다. 광주도 몇 번 다녀 왔지만 좀처럼 내 ‘현실’로 와 닿지 않았다. 내 현실 은 우리집 거실을 꿰차고 앉아 계신 ‘은행’님께 매달 꼬박꼬박 용돈을 드려야 한다는 것, 빨리 아이를 낳 아야 한다며 성화인 울엄마랑 싸우는 것, 술 먹고 다 음날이면 얼굴이 까매지는 짝꿍의 건강을 걱정하며 잔소리하는 것, 앞으로는 100살까지 산다는데 대체 어떻게 100살까지 먹고 살아야 하는지 걱정하는 것 들이다. 가 그 현장에 없었다는 이유로 내 현실이 아니라고 광주에서 강용주 광주트라우마센터 센터장님의
할 수 없다. 그저 난 내 삶에만 갇히고 싶은 욕망을
강연을 들었다. 5월에 가족을 잃은 그분들의 저릿저
다른 사람을 통해 발견하고, 도움을 받아 내가 살아
릿한 사연과 30년 세월을 딛고 다른 사람을 보듬는
가는 현실임을 인식할 뿐이다.
치유자가 된 이야기를 담담히 전해 주셨다. 생각해 보니 내 시선은 ‘1980년 5월 18일’에 머물러 있었다.
돌아오는 길, 버스 안에서 ‘민언련 회원으로 가입
그 시간과 공간만을 현실로 인지하고 접점을 찾으려
하겠다’고 했다. 짝꿍 덕분에 알게 된 민언련과 가
했으니, 2016년 5월을 사는 내게 현실이 되지 않았
까워지고 싶다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 그것보다는
던 모양이다. 그분들은 그 이후 30년을 견디고, 끌어
2016년 5월을 내 경험으로 만들고 싶었던 게 더 큰
안고, 보듬고, 울고, 노래하며 살아 오셨다. 1980년에
이유였다. 광주를 계기로 민언련 회원으로 가입하게
서 시간이 정지한 게 아니다. 그분들이 가족을 가슴
되었으니, 5월이 되면 광주가 생각나고, 민언련 회원
에 묻고 매일을 살아온 삶이 지금, 2016년 5월의 나
으로 가입했던 2016년의 오늘이 기억나지 않을까.
와 만났다. 그리고, 그 삶은 아직도 진행 중인 2014년
작고 소소한 일이지만,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4월 16일의 비극과 마주 닿아 있었다. 난 5월의 슬픔
일을 해나가고 싶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말이다.
과 4월의 비극을 겪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내
이슬비 회원 (suribi@icloud.com)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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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야기ㅣ 『효창숲에 가면 그 나무가 있다』 김지석·함희숙·김수정 지음, 나남 펴냄
잃어버린 나를 찾게 해주는 동네 숲 관찰기
당신은 나무와 풀과 꽃과 대화를 나누어 본적이 있는
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효창공원 이라는, 용산구의 약
가? 4월 27일 방영된 MBC 대표 예능 프로그램 <라
3만 7천 평을 점유하고 있는 큰 규모의 특정 공원을
디오스타>에 출연한 가수 빅토리아는 자신의 외로움
상정해 놓았지만, 작은 공원에서도 책에 나오는 벚나
을 달래기 위해 자주 식물과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
무, 애기똥풀, 오리나무, 산수유 꽃 등을 볼 수 있다.
다. 사람들과도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는 세상에서 식 물과 대화를 나눈다니. 극한의 순수성 없이 가능한 대화일까 의심이 들 정도다.
백화제방(百花齊放)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 가? ‘온갖 꽃이 일시에 핀다.’는 뜻이다. 장미, 백합 등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여러 화사한 꽃이 곳곳에 펴있는 장면을 상상하기 쉽
걸으면서도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걷는다. 목적지에 도
지만, 이 책에서는 ‘백화제방’이라는 단어를 풀꽃에게
착하기 전까지 자신의 눈은 스마트폰에 고정되어 있
선사했다. 3월에도 5월에도 8월에도 봄꽃은 효창공원
다. 전혀 주변을 둘러보지 않는 다. 자연이 우리에게
을 내버려두지 않는다. 그래서 저자는 많은 페이지를
허락한 모습들을 보지 않는 것이다. 벚꽃 축제를 간다
할애해 풀꽃을 소개한다.
거나, 아침고요수목원을 간다거나, 고양 국제 꽃 박람
효창 숲에 가면 그 나무도 있지만 그 ‘풀꽃’도 절기
회처럼 인간이 의도적으로 군집시켜 놓은 곳에 가서
를 가리지 않고 손님을 반긴다. 효창공원의 봄에는 크
꽃을 감상할 뿐이다.
지 않은 귀여운 풀꽃들이 많이 핀다. 이름부터 예쁜
하지만 우리 집 앞 놀이터가 있는 공원에서도, 5분
‘꽃다지’는 발목 아래로 자라는 작은 풀인데 털이 많
걸으면 보이는 뒷산에서도 우리는 수백 가지의 꽃과
은 작은 뿌리잎 가운데서 줄기가 올라와 작고 노란 꽃
풀과 나무를 관찰할 수 있다. 『효창숲에 가면 그 나무
을 피운다. 또 다른 예쁜 이름을 가진 ‘꽃마리’는 연한
가 있다』는 우리 주변에도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있
하늘색의 작은 꽃을 피운다. 이 밖에도 노오란 잎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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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애기똥풀’과 ‘괭이밥’ 그리고 ‘씀바귀’도 있다.
이 없는 대중들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혔다.
자세히 탐색한 자에게만 선물로 보이는 풀꽃들. 입
그렇다면 조금 더 친절함을 발휘했다면 어땠을까. 이
추에서 추분까지, 8월 초순부터 9월 초순까지는 풀꽃
책의 앞에 효창공원 지도뿐만이 아니라 나무와 꽃의
의 전성기다. ‘박주가리’는 작고 연한 자주색 꽃이 뭉
일반적 모양을 하나씩 그려놓고 꽃자루, 암술과 수술,
쳐서 핀다. 키가 30센티미터도 안되는 ‘석잠풀’은 입술
수피 등 세부 용어들의 의미와 정확한 위치를 보여주
모양의 연한 붉은색 꽃이 줄기 끝에 돌아가면서 달린
었다면 좀 더 글을 읽어나가기가 쉬웠을 것이다. 이미
다. 이 시기에 한창인 망초도 부드러우면서도 은은한
중학교 이전에 배웠을 내용이지만, 독자들이 그러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 밖에도 송장풀, 도깨비바늘,
용어들을 다 기억하고 있을 거라는 건 오산이다.
금불초, 쥐꼬리망초, 토끼풀, 깨풀, 뽕모시풀 등 각각 의 개성 넘치는 풀꽃들을 소개해준다.
책 말미에 미니부록으로 컬리링 북을 하나 넣어놓 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각 챕터 마지막에 있는 ‘더 보기’는 책을 읽는데서 그치지 말고 실제로 가서 식물
식물관련 커뮤니티인 디시인사이드 식물갤러리를
을 봤으면 하는 저자의 갈망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꽃
가보면, 비슷한 식물을 구별해 달라는 질문들이 많이
잎을 뜯어 반지를 만들거나 은단풍 열매로 화관을 만
올라온다. 질문 글을 쓰기 전에 『효창숲에 가면 그 나
들거나 떨어진 나뭇잎을 모아 색상환을 만드는 등의
무가 있다』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저자는 구별방법을
아기자기한 실천방법들이 나온다. 하지만 단지 글 몇
자세하게 알려준다.
줄로 호소력이 커지지는 않을 것이다. 색을 꼭 칠해주
신기하게도 동일한 시기에 꽃잎을 틔우는 식물들끼 리 비슷한 용모를 가진 경우가 많다. 책의 첫 부분부
고 싶은 마음이 드는 컬러링북이 좋은 유인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터 나오는데 동요 <봄나들이>로 모두가 알고 있는 ‘개 나리’와 봄맞이꽃인 ‘영춘(迎春)화’는 서로 모양새가
차가 발달하면서 다리가 퇴화되고, 컴퓨터가 발달
닮았다. 이 두 꽃은 입춘과 춘분 사이에 나는 꽃이다.
하면서 두뇌가 퇴화되고, 이렇게 기술은 인간을 점
잎이 마주나는 것도 같지만 영춘화는 꽃잎이 6개로
점 퇴화시킨다. 숲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셔야 한
갈라지고 개나리는 4개로 갈라진다. 줄기도 개나리가
다며 도시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은 더 이상 퇴화되지
좀 더 굵고 거칠다. 장미과 유실수인 ‘살구나무’와 ‘매
않으려는 인간의 발버둥일지도 모르겠다. 교외를 가
실나무’도 분간하기 어렵다. 저자에 따르면 우선 8미
는 것도 좋지만, 이 책에서 나온 식물들은 이미 우리
터 이상인 큰키나무이면서 굵은 줄기가 사람 가슴 위
와 함께 있다. 오늘 하교 길에, 퇴근길에 10분간만이라
까지 올라가는 나무가 살구나무다. 꽃이 피면 더 확연
도 시간을 내서 근처 공원을 가보자. 그리고 차분하게
히 구분이 되는데 살구나무는 자주색 꽃받침이 뒤로
‘관찰’하자. 그들과 대화를 나누자. 그러면 그동안 놓
젖혀진다. 이것만 봐도 구분이 가능하다.
쳐왔던 당신의 원래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공저자 김수정 씨는 필자처럼 식물에 그다지 관심
최재혁 회원 (beatmaro@naver.com)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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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ㅣ 자백(2016, 한국, 다큐멘터리, 감독: 최승호)
추악하고 불편한 진실에 다가서는 저널리스트 최승호의 투혼
2012년 6월, 최승호 PD와 나는 MBC에서 느닷없이 해고됐다. 해고사유 는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몇 년 전 노조위원장을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두 사람은 청춘을 바쳐 일했던 회사에서 쫓겨났다. 많은 이들이 우 리를 걱정했다. 하지만 우리는 별 동요 없이 그해 12월 대통령 선거만을 기다렸다. 여야의 대통령 후보였던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씨가 모두 대 통령이 되면 MBC를 정상화하고 해직언론인들도 복직시키겠다고 약속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몇 달 뒤인 2013년 봄,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이 MBC 문제에 털끝만큼도 관심이 없고 약속을 지킬 생각도 없다는 사실 을 알게 됐다.
그 무렵 최승호 선배와 나는 함께 등산하러 다니기 시작했다. 어느 날 북한산 중턱에서 땀을 닦으며 내가 물었다.
“최 선배, 우리 이제 MBC로 돌아가기 힘들겠죠?” “쉽지 않겠지. 해고무효소송을 해도 몇 년은 걸릴 거야.” “그럼 앞으로 어떻게 지내실 거요?” “난 뉴스타파 열심히 해 보려고 한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지. 요즘 취재 시작한 것도 있고.” “무슨 취재인데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있지? 그게 아무래도 국정원이 조작한 거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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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한 번 제대로 파헤쳐 봐야겠어.”
성 씨가 무죄선고를 받았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정말이요? 최 선배에게 걸렸으니 국정원 이제 큰
하지만 최 선배가 그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일 났네.”
전혀 짐작할 수가 없었다. 산에 오를 때마다 가끔 ‘취
국정원 큰일 났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PD수첩
재 잘 돼 가냐’고 내가 물어도 최 선배는 얘기를 잘 해
을 통해 황우석 박사의 대국민 사기극을 밝혀내고, 검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의 수많은 재판기록
사와 스폰서의 뿌리 깊은 유착을 고발했던 대한민국
이 스크린을 통해 어떻게 영상으로 표현될 지도 참 궁
최고의 언론인 최승호였기에 나는 간첩사건이 조작됐
금했다. 영화와 TV는 다르다. 최선배가 대한민국 최고
다는 그의 말을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다. 최승호가 그
의 시사 프로그램 PD이긴 하지만 영화는 <PD수첩>
렇다면 그런 거다. 최 선배가 내게 물었다.
이 아니지 않은가. 만약 영화로서의 완성도에 조금이
“그나저나 너는 이제 어쩔거냐?”
라도 미흡한 점이 보이거나 지루한 느낌이 든다면 가
“글쎄요, 저도 뉴스타파 가서 선배 도와드리고 싶긴
차 없이 지적해 줘야지. 그런 생각을 하며 두근거리는
한데 요즘 뭐 시작한 일이 하나 있거든요. 그거 잘
마음으로 객석에 앉았다.
안되면 합류할게요.”
세다. <자백>은 진짜 센 영화였다. 순식간에 90분
“그게 뭔데?”
이 흘러가 버렸다. 보는 내내 심장을 조여 오는 긴장과
“스피커 만들어 보려고요.”
놀라움으로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
“웬 스피커? 네가 그런 것도 만들 줄 알아?” “네. 꼭 한번 해보고 싶었던 일이거든요. 나중에 보 여 드릴게요.” “허허 참.” MBC 복직을 기다리면서 무슨 일을 하고 지낼지 에 관한 우리 대화는 거기서 끝났다.
어느새 3년이 흘렀다. 나는 스피커회사 대표가 됐 다. 그리고 최승호 선배는 영화감독으로 변신했다. 3
탈북 여성이 유일한 혈육인 오빠를 만나기 위해 대
년 동안 끈질기게 추적해 온 국정원 간첩조작 사건의
한민국에 왔다. 그녀는 6개월간 국가정보원 합동신
전모를 다큐멘터리 영화로 만들어낸 것이다. 최승호
문센터에서 감금 취조를 당한 후 오빠가 북한 공작원
감독의 <자백>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이라고 ‘자백’한다. 그리고 서울시 공무원이었던 오빠
다는 소식에 나는 만사 제쳐놓고 전주로 달려갔다.
유우성 씨는 간첩 혐의로 기소당한다. 6개월 동안 그
그동안 드문드문 접했던 언론보도를 통해 국정원의
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카메라는 국정원에
간첩조작 사실이 드러났고 간첩으로 기소됐던 유우
서 풀려난 뒤에도 두려움과 불안에 떠는 그녀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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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그녀
큐멘터리로 분류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할 것
의 자백이 협박과 회유로 만들어 낸 거짓말이었음을
이다. <자백>은 기록하고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한 꺼풀씩 밝혀내기 시작한다.
추악하고 불편한 진실에 다가서는 저널리스트의 투
최승호는 영화의 모든 현장에서 언제나 중심에 있
혼은 관객들에게 강력한 정서적 울림을 전달한다. 그
다. 피해자들의 동선을 따라 몇 번이나 중국행 비행
결과 전주국제영화제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고 관객
기를 타고, 국정원 수사관과 검사를 만나기 위해 법원
과의 대화 열기도 가장 뜨거웠다. ‘넷팩상’과 ‘다큐멘
앞에서 밤늦도록 ‘뻗치기’를 마다치 않는다. 그는 영화
터리상’을 한꺼번에 수상하는 영예도 누렸다.
의 감독이자 주연배우이며 내레이터이기도 하지만 무
<자백>의 최고 장점은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거다.
엇보다 진실에 다가서는 저널리스트다. 흥분하지 않고
스릴러보다 스릴 넘치고 드라마보다 드라마틱하다. 혹
차근차근, 그러나 무섭도록 집요하게 파헤쳐 나간다.
시나 모를 단점을 지적해 주려 했던 내가 스스로 창피
국정원이 은폐하고 혹은 조작했던 수많은 증거들을.
해졌다. 나는 최승호 선배에게 달려가 이렇게 말했다.
그 과정에서 국정원 취조 중 의문의 자살을 한 또
“최 선배, 죽입니다. 선배는 진짜 최고의 영화감독
다른 탈북자 한준식 씨의 사연이 돌출하고 1970년대
이에요.”
학원가 간첩 조작 사건의 피해자인 재일동포 김승효
최 선배는 환하게 웃었다.
씨의 삶과 조우한다. 무슨 의도로 국가가 이들을 간첩 으로 몰아갔는지, 이들의 짓밟힌 삶을 어떻게 보상할
P.S.
수 있을지, 영화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간첩 조작이
<자백>의 마지막 화면이 지나간 후에도 관객들은 자리에서
단발성 사건이 아니라 우리 현대사에서 독재 권력이
일어서지 못한다. 바로 충격적이면서도 무거운 여운을 남기
정권안보를 위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온 무기였
는 엔딩 크레딧 때문이다. 그 내용은 영화를 감상하게 될 독
음을 놓치지 않고 지적한다.
자들을 위해 소개하지 않고 남겨둔다. 함께 <자백>을 본 아
이제 모든 음모를 밝혀낸 감독 최승호의 카메라는
내는 엔딩 크레딧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는 올해
조작의 책임자들을 향한다. 마치 과녁을 향해 정조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엔딩
준된 화살처럼. 어렵게 어렵게 만난 당시 국정원장과
크레딧이 생각난다고 말했다. 두 영화 모두 저널리스트의 끈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분노를 억누르고 냉정하게 최
질긴 노력이 권력의 치부와 은폐된 진실을 드러내는 작품이
승호는 묻는다. 그들의 사과 한마디를 듣기 위해서.
라는 점이 공교롭다.
권력자들은 ‘모른다’‘기억나지 않는다‘고 부인하지만, 관객들은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그들이 가해자라는 것을.
<자백>을 본 관객이라면 이 영화를 그냥 평범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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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MBC 해직기자 (psjmb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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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처 소식
5월 사무처는 두 개의 회원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먼저 14일 토요일엔 광주순례를 다녀왔습니 다. 그동안 민언련 회원들과 지인, 그리고 동국대 학생들이 함께했었는데요. 올해부터는 동국 대 학생들이 별로의 행사를 준비한다고 해서 순례단 모집에 조금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그런 데 ‘창작과비평’에서 진행하는 ‘리영희 다시 읽기’ 수강생 분들이 함께해 동국대 학생들의 빈자 리를 메워주시고, 민언련 활동에도 많은 관심과 지지도 표명해 주셨습니다. 서로 인연 이어가 자는 약속도 잊지 않았습니다. 이어 20일에는 연극 ‘보도지침’ 공동관람을 했습니다. 서른 분 넘게 함께했고, 무엇보다도 보도지침 폭로 주역 중 한 분인 신홍범 선생님과의 대화가 뜻 깊었 습니다. 앞에 나서는 걸 좀처럼 하지 않는 분인데, 막상 앞에서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말씀 하시며 공감을 이끌어 냈습니다. 공연장 사정으로 너무 짧게 진행된 게 아쉬울 정도였는데, 이 아쉬운 시간은 뒤풀이로 달랬습니다. 이번 달을 시작으로 매월 ‘회원의 날’행사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반가운 얼굴도 보고, 알찬 시간으로 만들테니 많이 많이 참여해 주세요~
회원활동 소식
신문모니터위원회 계속 침체되었던 분위기를 다시 살리고자 김언경 사무처장님이 앞으로 모임이 안정될 때까지 들어 오시기로 했습니다. 그만큼 민언련에서 신문분과를 생각해주고 있는 것이겠지요. 우선 모니터 활동을 정상화 하기로 하고 새로운 주제를 정하였습니다.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문제와 해운, 조선업 구조 조정 문제에서 노동과 관련된 것들을 모니터 하기로 했습니다. 그 동안 분과원들이 바빠 나오지 못해서 모임을 못하는 날이 많았는데 이번을 계기로 함께 마음 을 다잡고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 분과에 신입 회원이 오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작년 중순에 들어온 회원을 마지막으 로 신입회원이 없었습니다. 이 문제도 민언련 사무처에서 여러가지 해법을 제시해 주셨습니다. 앞으로 사무처에서 비회원들을 위해 모니터 교육이나 강연를 열어 주기로 했는데 효과가 나 타나서 많은 신입 회원이 들어왔으면 합니다.
방송모니터위원회 지난 5월에는 민언련 회원 행사가 많았습니다. 5월 14일, 광주민주항쟁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 한 민주묘역 참배에 김주리 회원이 방송분과를 대표해 참석했습니다. 시민군 출신으로서 광 주트라우마센터장이신 강용주 선생님의 강의까지 더해져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안타깝게
30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도 5월 20일, 연극 <보도지침> 관람은 방송분과에서 아무도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취업 준 비, 중간고사 등 바쁜 일상에 언론 자유 역사를 목격할 기회를 놓쳐 매우 아쉽습니다. 다른 회 원들께서 저희의 아쉬움을 대신 하셨을 것이라 믿습니다. 방송분과는 7월 초 분과 생일잔치를 목표로 또 뛰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의 성원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노래분과 5월 7일 김채빈 분과원의 결혼식이 경북 구미에서 있었습니다. 분과원들은 김채빈 분과원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축가도 불렀습니다. 회원 여러분들도 김 채빈 분과원의 결혼을 함께 축하해주세요~ 얼마 전에는 이봉우 활동가가 막모인의 분과원으 로 합류했습니다. 락밴드 출신의 이봉우 활동가가 막모인에서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 지 기대 해주세요~ 요즘은 다가오는 28일에 열리는 성미산 마을축제 공연 준비가 한창입니다. 시간 되시는 분들은 공연도 보고 축제도 같이 즐겨요!
주요회의 결과
운영위원회 5월 8일과 18일, 7·8차 운영위가 있었습니다. 7차 운영위는 총선 후속 사업과 20대 국회 대응 과제를 논의하고, 이어 있을 광주순례와 <보도지침> 공동관람 행사를 점검했습니다. 또 민주 노총 등 타 단체와의 연대를 강화해 언론모니터는 물론 언론현안에 대한 공감대를 적극 확산 하자고 결정했습니다. 8차 회의에서는 ‘파파이스’와 진행할 종편 대응 프로젝트에 대한 의견을 집중적으로 나눴고, 오마이뉴스, 국민TV와 펼칠 공동사업도 주요하게 논의했습니다.
정책위원회 5월 13일에 열린 정책위는 20대 국회 선결과제부터 시작해 장기적으로 대선 때까지 의제화 할 사안들을 펼쳐놓고 의견을 나눴습니다. 우선 공영방송 장악 청문회 개최 요구를 시작으로, 종편 특혜 시정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습니다. 또, 공영방송을 정상화 할 수 있는 지배구 조 개선 및 내부 민주화 장치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언론모니터 를 기본으로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각종 ‘액션’들이 배치되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고, 장기적으로 대선 언론정책 제안을 위한 TF를 구성해 각 분야별로 차근차근 논 의·점검해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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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보고
모니터 보고서 ■ 2016년 3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보도’ 선정·발표 ‘북풍의 왕’ KBS, 3월의 나쁜 보도로 선정(2016.4.19.) ■ ‘세월호 참사 2주기’ 방송 보도 모니터 보고서 ‘세월호 참사’ 외면한 MBC, ‘해양 안전’ 완비됐다는 TV조선(2016.4.19.) ■ ‘세월호 참사 2주기’ 신문 보도 모니터 보고서 세월호 참사 2주기, ‘광화문 농성’이 부끄럽다는 조선(2016.4.20.) ■ 2016년 3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보도’ 선정·발표 선거 앞두고 ‘운동권당 청산’만 외친 조선일보(2016.4.25) ■ ‘어버이연합 게이트’ 신문·방송 보도 모니터 보고서 ‘어버이연합 게이트’, 묵살하는 언론(2016.4.28.) ■ ‘박 대통령 이란 순방’관련 방송 보도 모니터 보고서 ‘수행 언론’ 노릇, 지나치게 충실히 해낸 공영방송(2016.5.7.) ■ ‘사라진 종편 시사토크쇼 영상’ 추가 모니터 보고서]‘사라진 영상’ 찾아보니, 심의 규정 위반 사례 드러나(2016.5.11.) ■ ‘박 대통령·여야 원내지도부 회동’ 관련 방송 보도 모니터 보고서 대통령 ‘협치’ 칭송하고 세월호 참사는 ‘모독’, MBC의 ‘과잉충성’(2016.5.16.) ■ 2016년 4월 ‘이달의 좋은·나쁜 신문보도’ 선정·발표 세월호 ‘농성’ 때문에 국민안전수준 제자리라는 조선일보(2016.5.23.) ■ 2016년 4월 ‘이달의 좋은·나쁜 방송보도’ 선정·발표 ‘어버이연합 게이트’ JTBC는 ‘종횡무진’, 공영방송은 ‘침묵’(2016.5.23.) ■ 오늘의 방송보도 4·13 총선 결과를 바라보는 MBC의 비뚤어진 자세 외 24건(2016.4.18.~5.23.) ■ 오늘의 신문보도 세월호법 개정·국정교과서 폐지 움직임에 ‘정치투쟁’ 운운한 조선 외 21건(2016.4.19.~ 5.23.)
논평 ■ MBC공대위 논평] MBC 경영진은 소송남발 배임행위를 중단하라!(2016.5.10.) ■ 소송 남발 MBC, 배임죄로 단죄될 것이다(2016.5.17.) ■ MBC 경영진, ‘언론자유 침해’ 운운말고, 동행명령에 떳떳이 응하라(2016.5.18.)
32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카드뉴스 ■ 5.18당일, 간판칼럼으로 전두환 연애담 내건 동아일보(2016.5.18.)
알립니다!
■ ‘미디어 뻐꾹’이란 1인 미디어 활동을 하고 있는 이병국 회원이 ‘오렌지 인권상’을 수상합 니다. 이병국 회원은 민언련과 비평TV도 찍어주시고, <날자꾸나 민언련>의 표지사진도 찍어주고 있는 ‘충성회원’입니다. 오렌지 인권상은 ‘인권재단 사람’에서 故 엄명환((필명 ‘오렌지가 좋아’)님을 추모하고, 그 뜻을 이어가기 위해 제정한 상이라고 합니다. 2016년 첫 시상식이 열리는데, 이병국 회원이 명예로운 1회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6월 10일 오 후 6시 30분에 경기도 수원에 있는 ‘사이다’라는 곳에서 시상식이 열린다고 합니다. 많이 축하해주세요! ■ 연식이 오래된 컴퓨터 때문에 활동가들이 답답한 적이 많았는데요, 이번에 중고 컴퓨터 4대와 모니터 4대를 기부 받았습니다. 그 외에 여러대의 선풍기와 전열기도 함께 주셨는 데요, 덕분에 사무실 환경이 더욱 쾌적해졌답니다. 손정일 님께 감사드립니다. ■ 민언련은 매년 광주순례를 다녀오는데요, 올해는 리영희 재단에서 50만원을 후원해주 셨습니다. ‘리영희 다시읽기’ 강좌 수강생들도 함께 다녀왔습니다.
민언련 신입회원님, 반갑고 고맙습니다! 항상 열심히 언론운동하겠습니다 (괄호는 추천인) 금준경, 박현, 박영직(이완기), 김성만(신태섭), 이슬비(박제선), 우지연(김언경), 이무섭(조영수), 정이랑·황민지·차지훈·유세경·이한섭·박길우·박노곤·변정목·조현경·방종훈· 박지영·이한주홍 연·김종수·송인덕·황상인·김건오·이희성·우상준·전홍표· 유경리·장현진·김수진·오영주·조수장·남은경·유종혁·김정란(파파이스)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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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좋은·나쁜 신문방송 검찰·법원의 ‘국정원 직원 불법행위
‘어버이연합 게이트’속속들이 파헤친
봐주기’ 폭로한 한겨레 ▶ 법원이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좌익
JTBC ▶ 4월, 국민의 이목을 끈 최대 이슈 중 하나는 단연 ‘어
효수’라는 필명으로 인터넷 댓글을 달아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
버이연합 게이트’였다. 4월 11일 시사저널이 ‘친정부 집회’에 탈
의로 기소된 국정원 직원 유모 씨에 대해 4월 21일 무죄를 선
북자를 동원하는 어버이연합의 실태를 폭로하고 ‘청와대 지시
고했다. 이에 한겨레는 검찰은 대부분의 증거를 누락한 채 기소
설’까지 보도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지만 이후 이슈를 주도한
하고 재판부는 노골적 선거개입 흔적을 무시하는 등, 힘을 합
것은 JTBC였다. JTBC는 4월 17일부터 현재까지, 전국경제인
쳐 국정원 직원의 명백한 불법행위를 눈감아주고 있음을 단독
엽합회가 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한 ‘차명계좌’의 정체, ‘친
보도를 통해 폭로했다. 민언련은 민주주의를 훼손한 국정원의
정부 집회’정황, 국정원 및 통일부의 보수단체 지원 정황 등 핵
선거 개입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미 있는 지적을 내놓은 한겨레
심적 문제 제기를 모두 선도했다. 특히 계좌 입출금 내역과 어
의 <좌익효수 봐수기 기소·판결> 보도 8건을 녠년 4월, 이달의
버이연합의 ‘유령회사’인 ‘벧엘선교재단’에 대한 탐문 등 직접
좋은 신문보도’로 선정한다.
적인 증거를 제시해 전경련과 청와대가 침묵 외에는 다른 대 응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이에 민언련은
세월호 특별법이 정쟁의 산물이라 폄훼한 조선 ▶ 세월호 2주기를 맞아 관련 보도가 쏟아진 와
JTBC ‘어버이연합 게이트’관련 보도를 2016년 4월 ‘이달의 좋 은 방송보도’로 선정했다.
중, 조선일보는 세월호 특별법 이슈를 야당이 선명성 경쟁을 위해 내놓은 정치 이슈라 지목하고,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와
‘어버이연합 게이트’철저히 은폐한
천막 농성중인 유가족들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참사의 실
공영방송 ▶ JTBC가 연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어버이연합 자
질적 책임자인 정부와 특조위 활동을 직접 훼방하는 여당이
금 지원 정황을 폭로하고 ‘청와대 연루설’을 검증하는 등, ‘어버
아닌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세력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겨냥
이연합 게이트’의 실체를 파헤치는 동안, 공영방송 KBS와 MBC
한 것이다. 이에 민언련은 조선일보의 <세월호 특별법> 관련
는 철저히 침묵을 지켰다. SBS, TV조선, 채널A, MBN 등 다른
보도 8건을 2016년 4월, 이달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한다.
방송사들이 4월 20일에는 JTBC가 보도한 사태 전반을 요약 해 보도했지만 두 공영방송은 검찰이 사건을 배당한 26일이 되어서야 첫 보도를 내놨다. 하지만 그 보도마저 주요 의혹은 누락한 반쪽짜리에 불과해 사실상 ‘어버이연합 게이트’를 은폐 했다. 민언련은 박근혜 정부의 치부를 숨기는 데 급급했던 두 공영방송의 행태를 2016년 4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 했다.
34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민언련 웹진‘e-시민과 언론’ 2016년 4월 23일~ 2016년 5월 24일에 배포된 내용입니다.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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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교육부의 대학교육 학살에 방조하는 언론
대학교육 살리기, 언론의 아젠다 키핑 절실
교육부가 5월 3일 프라임사업(산업연계교육 활성화
는 말할 나위도 없다. 그러나 작금 교육부는 대학의
선도대학 지원 사업)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21개 대학
본분을 압살하면서 취업준비학원으로 유도하는 길로
의 명단을 발표했다. 대학 구조 조정의 일환이다. 골자
질주하고 있다. 이미 대학교육은 실종되었고 과거 기
는 산업의 수요에 맞춰 인문 ·사회 ·자연과학대학 정
능인을 양성하는 전문대학의 수준으로 격하되었다.
원을 대폭 줄이고 그만큼 공과대학 정원을 늘인 대학
큰 인물은 고사하고 알바하며 취직 걱정이나 하는 소
에 대해 한해 150억 원씩 3년 동안 모두 450억 원을
인배들을 양산하는 구조로 고착되고 있다.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대학에 교육을 걱정하는 사람이 없지 않겠지만 돈
교육부가 총대를 메고 선도하고 있는 구조조정의
을 미끼로 휘두르는 데 굴복한 지 오래다. 우리나라
프로그램이 이런 식으로 착착 진행되면 줄어드는 학
대학 재정의 사부담 비율이 OECD 1위다. OECD 평
령인구 감소에 따른 인력수급의 문제가 해결되고 산
균이 30.9%인데 한국은 무려 79.3%다. OECD 1위를
업의 수요에 부응하는 일자리도 생길까? 아닐 것이다.
기록하고 있는 분야가 한둘이 아닌데 이 분야도 빠지
이것은 선무당이 사람 잡는 꼴이다. 대학의 의미도 교
지 않는다. 20.7%의 공부담에 해당하는 쥐꼬리만큼
육의 의미도 모르는 외골수 관료들이 오로지 기업의
지원하면서 그 알량한 지원금으로 대학을 쥐락펴락
이익만 고려하는 엽기적인 발상을 무모하게 실행에
하고 있는 것이다. 등록금 또한 비쌀 수밖에 없고 대
옮기고 있는 중이다.
부분 서민 가정의 자녀들인 학생들은 스스로 학비를
법에 의해 고등교육기관으로 정의되는 대학의 근본
벌어야 하니 ‘대인지학’은 먼 나라의 얘기다.
취지는 큰 인물을 기르는 학문(大人之學)을 실천하는
이 정부는 출범 때부터 경제를 살린다며 창조경제
것이다. 두루 학문에 능통하여 훌륭한 인품을 갖추도
를 강조했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경제를 살린다는
록 가르치는 곳이다. 가르치는 교수의 자격에 대해서
취지라면 환영이다. 그런데, 창조적인 아이디어는 어
36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디에서 나올까? 아이들을 공과대학에 몰아넣고 공학 만 가르치면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번뜩이게 될까? 아 닐 것이다. 공학은 기술이고, 기술은 자연과학이 뒷받 침되어야 향상될 수 있다. 자연과학의 뿌리는 자연철학이고, 자연철학은 인문 학이다. 기실 자연과학도 인문학이다. 창조경제의 원 천은 인문학이다. 아인슈타인과 하이젠베르크 등 출
△ 5월 3일,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프라임) 사업 선정 결과를 발표하는 백성기 프라임평가위원장
중한 자연과학자들은 대부분 철학에도 능통했다. 맥 락이 이러함에도 인문 ·사회 ·자연과학대학 정원을
자에 <수능 코앞에 두고 대입정원 조정이라니>이라
빼다가 공대에 추가하면서 창조경제를 부르짖는 것은
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그걸로 끝이다. 대학생들이
코미디다.
기자회견도 묵살했다.
답은 융합교육인데, 융합교육이란 전공영역들 사이
‘대학 공공성 실현! 대학생 네트워크 모두의 대학’
의 교류와 연대가 아니라 개인적으로 인문 ·사회 ·자
이라는 단체와 대학교 총학생회장들이 9일 오후 정부
연과학의 지식을 두루 배우는 것이다. 공대생들도 마
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 수요에 맞추
찬가지다. 그래야 뇌에서 지식의 융합으로 부분의 합
겠다는 목적으로 학문 추구가 본질인 대학을 자본의
을 초월하는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면서 창조적인 아
논리에 종속시키는 프라임 사업은 전면 철회돼야한
이디어가 샘솟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교육부, 대학,
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나마 대학생들이 바른 생각으
교수들 모두 개념 없이 어두움 속에서 산학(産學)연
로 행동에 나섰다는 게 반갑다.
계만 붙들고 엉뚱한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손석희 사장은 작년 언론정보학회 강연에서 세월
이 와중에 언론이라도 잘못을 지적하고 방향을 바
호 보도를 예로 들면서 jtbc는 아젠다 세팅(Agenda
로잡아주면 좋을 텐데 그것도 아니다. 교육이 백년지
Setting) 뿐만 아니라 아젠다 키핑(Agenda Keeping)
대계라는 것은 말 뿐이고 주요 의제로 다루지 않는다.
까지 책임진다는 말을 했다. 그날그날의 의제를 단편
대기업의 대변지를 자임하는 조중동 따위는 그렇다
적으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중요한 의제는 지속
치더라도 진보매체들도 교육의제는 좀처럼 부각시키
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도록 꾸준히 보도한다는 얘기
지 않는다.
다. 한겨레신문은 5월 5일과 6일 연달아 미국 공화당
이번 교육부 발표의 경우 한겨레신문은 5월 4일자
대선 후보로 확정된 트럼프를 1면 톱으로 배치했다. 진
16면에 <프라임사업 21개대 선정…공학계로 정원 5
보매체들은 대학교육을 살리는 일이 미국 대선보다 중
천명 이동>이라는 제목으로 단순 전달에 그쳤고, 다
요하다는 인식으로 아젠다 키핑에 나서주기를 바란다.
음날에는 10면에 대학의 반발과 고3 수험생들의 혼란 을 ‘프라임사업 후폭풍’으로 중계했다. 그리고 5월 6일
김동민 이사, 단국대 커뮤니케이션학부 외래교수 (wanju9691@hanmail.net)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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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국내 유일의 매체간 상호비평 프로그램의 최후
KBS <미디어인사이드> 폐지, 누구를 위한 선택과 집중의 전략인가?
지난 4월 중순, 20대 총선 결과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
라졌다. KBS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선택과 집중을
중되고 있는 사이에 KBS의 공영성을 대표하던 프로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미디어인사이드>를 폐지한
그램 하나가 폐지됐다. 바로 <미디어인사이드>라는
다고 표명했다. 헌데, 의문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한 선
KBS의 매체비평 프로그램이다. <미디어인사이드>는
택과 집중이며, 누구를 위한 전략인지.
2003년 6월 ‘미디어포커스’라는 타이틀로 시작하여 ‘미디어비평’, ‘미디어인사이드’라는 타이틀 변경 과정
후속 조치 없는 선택과 집중
을 거치면서 13년간 이어져 온 프로그램이다. 지상파,
그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 그리고 KBS의 결정을 이
종편, 보도전문 채널 등을 통틀어 유일하게 남아있
해해보기 위해서는 세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첫째는
던 ‘매체 간 상호비평’프로그램이었는데, 4월 17일 마
KBS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여 이해해보는 것이다.
지막 방송을 내보내고 종영한 것이다. 이로써 국내 방
KBS는 “매체 비평 프로그램으로 <TV비평 시청자
송매체에서 ‘매체 간 상호비평 프로그램’은 완전히 사
데스크>, <미디어인사이드>, <KBS뉴스 옴부즈맨>
38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등이 있는데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폐
매체비평 프로그램의 효용성이 끝났나?
지가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유사한 프로그램을 통합
둘째는 매체 간 상호비평 프로그램이 그 효용성을
하고 조정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해명을 이
다(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
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위 세 가지 매체비평 프로그램
한 평가에는 어느 누구도 동의하기 힘들다. 매체 간
의 특성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TV비평 시청자데
상호비평 프로그램의 순기능은 아직도 너무나 중요하
스크>는 시청자의 민원과 비평을 토대로 자사의 프
고 막중하다. 비평 프로그램의 핵심 기능은 건강한 언
로그램들을 평가하는 이름 그대로 시청자 평가프로
론 공론장을 형성하는 것이다. 특히나 매체의 정파성
그램이다. 방송법에 의해 종합편성 또는 보도전문편
이 강하고 특정 성향으로 기울어진 언론 환경에서 매
성을 행하는 방송사업자라면 주당 60분 이상의 시청
체 간 상호비평 프로그램은 상호 견제와 비판 속에서
자 평가프로그램을 의무 편성해야 한다. <KBS뉴스
균형추를 잡기 위한 중요한 장치이다. 이런 측면에서
옴부즈맨>은 전문 옴부즈맨의 의견을 토대로 자사의
볼 때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의 효용성은 상황에 따라
뉴스를 비평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6인의 전문 옴
소멸되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언론 환경에서든 상시
부즈맨이 KBS 뉴스를 평가하고 있지만, 그 대상은 뉴
적으로 작동되어야 하는 것이다. 더구나 우리의 경우
스에 한정되며 월 1회 방송된다는 제한점을 가지고 있
2008년 이후 보수정권의 재집권과 이들에 의한 폭력
다. 그리고, <미디어인사이드>는 홈페이지에서 밝히
적 미디어법 개악, 그리고 언론 장악에 따라 현저하게
고 있듯이 “언론의 책임을 스스로 다할 수 있도록 매
기울어진 언론구조를 창출하고 있다. 미디어비평 프
체 간 상호 비평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자사와 타사
로그램이 더욱 늘어나야 할 상황이고, 그 효용성이 더
를 가리지 않고 국내 언론 보도 전반을 심층 분석하
욱 필요한 상황이다.
는 매체 비평 프로그램이다.
<미디어인사이드>의 폐지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이처럼 세 프로그램의 내용과 성격은 명확히 구분
언론학자들 및 언론관계자들의 목소리는 이러한 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과 집중을 위한 전략’속
실 인식과 더불어 비평 프로그램의 유용성을 잘 알고
에서 유독 매체 간 상호비평 프로그램인 ‘미디어인사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공영방송의 저널리즘 책무 포
이드’만 폐지됐다. 전략적 조정이라는 KBS의 해명 그
기, 공영방송의 공공성 후퇴, 침묵의 카르텔로 회귀,
대로를 뒷받침하려면 최소한 관련 프로그램에서 매
공영방송 거버넌스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미디어인
체 간 상호비평의 내용을 담아내는 후속 조치라도 뒤
사이드>의 폐지 반대를 한 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따랐어야 한다. 결국 매체 간 상호비평 프로그램에 대 한 KBS 경영진의 무지이거나 아니면 전략적 죽이기이
외압에 시달려온 매체비평 프로그램
다. 그러나 KBS 경영진도 세 프로그램의 특성 차이를
셋째는 <미디어인사이드>의 변천사를 점검해보며,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닐 것이기에, 매체 간 상호비평
선택과 집중의 의도를 파악해 보는 것이다. 2003년 6
프로그램의 전략적 죽이기라는 의혹으로 귀결된다.
월 <미디어포커스>로 시작된 KBS의 매체 간 상호비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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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 프로그램은 자사의 잘못된 과거를 반성하는 한편
한 맥락이다. 프로그램의 폐지가 거론되자 <미디어인
조중동으로 독과점화 된 언론환경과 보도에 날카로
사이드>의 제작진들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폐지 논의
운 비판의 잣대를 들이대 왔다. 타사의 매체 비평 프
를 재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제작진들은 <미디어인사
로그램이 사라져갈 때도 KBS는 타이틀을 바꾸어 가
이드>가 KBS 공영성을 대표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시
며 그 명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의
청률이나 비용 등의 경쟁력으로만 평가해 미디어인사
변천 과정은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심각한 상처
이드의 존폐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고 읍소했다. 아울
를 입혀왔던 것이 사실이다.
러 “한국 언론의 정파성이 더욱 커지고 언론이 사회
KBS <미디어포커스>가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은
갈등을 조장하는 상황에서 언론 보도를 균형 있게 분
2008년 11월 가을 개편 때였다. MB정부의 출범 이후
석해 시청자들에게 합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도
정연주 사장을 쫒아낸 자리에 들어온 이병순 사장은
와주는 매체 비평 프로그램의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
<미디어포커스>와 <시사투나잇> 이라는 눈엣 가시
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제작진의 외침과 반발에도 불구
같은 프로그램의 폐지를 반영한 가을 개편안에 서명
하고 ‘미디어인사이드’의 폐지가 결정된 것이다.
했다. KBS 구성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친 것은 당연 하다. 이때의 맥락은 당시 <미디어포커스> 제작진 6
경영진의 장밋빛 미래와 맞바꾼 KBS의 공영성
명이 사내 게시판에 올린 “미디어포커스, 이대로 보낼
이상의 세 가지 추론과 맥락을 통해 보면, KBS가
수는 없습니다”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상세히 폭로된
내세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란 결국 껄끄러운 프
바 있다. 제작진들은 <미디어포커스>라는 타이틀을
로그램의 축출을 통해 장밋빛 미래나 닦아보겠다는
지키려고 했던 이유를 “조중동과 한나라당이 미디어
KBS 경영진의 보신주의적이고 기회주의적인 전략에
포커스 폐지를 줄기차게 요구해 온 상황에서, 미디어
다름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보신을 위해 공영방송
포커스라는 이름을 버리고 새로운 포맷으로 프로그
의 책무를 저버리고 있으며, 한국 저널리즘을 후퇴시
램을 만든다는 것은 KBS가 권력에 굴복하는 것이라
키고 있다. 매체간 상호비평 프로그램, 미디어비평 프
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시사보도팀장
로그램의 복원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겠지만, 속 뻔
이 제작 과정에서 여러 압력을 행사한 사실도 공개했
히 들여다보이는 이들의 속셈을 보면서 복원하라고
다. 제작진은 정치적 입김에 의한 관제 개편에 동참하
읍소하는 것도 사실 우스운 일이다. 결국 공영방송의
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던 것이고, 이에 따른 인사
민주적 거버넌스를 확립하는 것이 한국 저널리즘의
상의 불이익도 감수했다. 이러한 내부의 저항에도 불
건강성과 공영방송의 독립성, 공정성을 확보하는 지
구하고 결국 ‘미디어포커스’는 ‘미디어비평’이라는 타
름길이다.
이틀로 변경됐다. 이후 비평의 논조는 무디어졌고 비 판의 강도 역시 위축됐다. 2016년 <미디어인사이드>의 폐지 과정 역시 유사
40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김은규 웹진 기획위원장, 우석대 교수 (kimegy@hanmail.net)
ㅣ KBS 북풍보도 어느 정도였을까.
미주알고주알 북한 보도하던 KBS, 민감한 사안엔 모르쇠
13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은 국가정
터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보원에 국내에 입국한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12명에 대한 변호사 접견을 신청했다. 민변의 접견 요청 사
‘북한보도의 메카’KBS의 북풍관련 보도 실태, 1일 평균
유는 북한이 국정원에 의한 유인납치라고 강력하게
6.4건
주장하면서 국제 여론에 호소하고 있는 만큼, 국제인
올 1월 6일 북한의 수소탄 핵실험 발표와 2월 7일
권 기준에 맞게 이들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한다
장거리 로켓 발사로 대한민국은 거센 북풍에 휘말렸
는 것이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 이를 거
다. 특히 공영방송인 KBS와 일부 종합편성채널은 북
부했다. 국정원이 공문을 통해 밝힌 접견 거부사유는
한의 로켓발사를 비롯한 핵실험, 군사훈련, 군사도발
“해당 종업원들이 변호인 접견 대상이 아니다”였다
가능성, 테러 가능성 관련 보도에 많은 양을 할애했
고 한다. 민변은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원의 변호
다. 여기에 개성공단 폐쇄와 한미군사훈련, 사드배치,
사 접견 거부는 국내법과 국제법을 모두 위반하는 것
정부의 대북성명이나 대통령 발언과 국정원이 발표
이라고 비판했다. 신문 중 조중동은 관련 내용을 전혀
한 다양한 북한 동향 보고 및 탈북자 소식 등 2016년
보도하지 않았고, 경향신문과 한겨레, 한국일보가 민
1월부터 4월까지는 북한 관련 소식의 뉴스의 큰 비중
변 기자회견을 보도했다.
을 차지했다. 2016년 1월 6일부터 총선 전날인 4월 12
그렇다면 북한 관련 보도라면 거의 모든 내용을 미
일까지 KBS의 <뉴스9>, MBC의 <뉴스데스크>, SBS
주알고주알 보도하던 ‘북한 보도의 메카’KBS는 이 사
의 <8뉴스>의 북한 관련 보도를 수집 분석해보았다.
안을 어떻게 보도했을까. KBS는 이 내용을 저녁종합
로켓발사와 테러 가능성 등 북한의 도발 행태와 북한
뉴스에서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KBS가 어쩌다 보도
동정 보도 일체와 이에 대응하는 우리 측 대응과 외
하지 않을 수도 있지 뭘 그런가 여길 수 있다. 그러나
교행위, 국제사회 반응 등을 모두 포함한 북한 관련
그동안 KBS가 얼마나 북한 보도를 ‘쏟아냈었는지’부
보도량을 비교한 결과는 아래 표와 같다.
날자꾸나, 민언련
41
KBS는 624건을 보도해서 기간 중 총 보도량 대
앵커나 기자가 총선이나 선거라는 언급하면서 사안
비 31.3%가 선거 관련 보도였다. MBC는 19%인 374
을 선거와 연결지은 보도를 포함했다. 이처럼 직접 선
건, SBS는 17%인 377건이 북한 관련 보도였다. KBS
거보도가 아니라 간접 선거보도 사안까지 포함했음
는 98일간 하루 평균 북한 관련 보도를 6.4건씩 보도
에도 KBS의 선거관련보도량은 290건으로, 북한보도
한 것이다. MBC는 3.8건, SBS가 3.5건을 전했다. 선거
(624건)에 비해 절반도 안 된다. 지상파 3사 모두 북한
보도와 비교해보면 북한관련 보도가 얼마나 많은 보
관련 보도가 더 많았지만, MBC는 선거 250건:북한
도량인지 짐작할 수 있다. 분석 기간은 정확하게 총선
374건, SBS는 선거 302건:북한 344건으로 KBS에 비
D-98일부터 D-1일이었다. 선거 관련 보도가 많이 나
해 간극이 그리 크지 않다.
올 수밖에 없는 시기였다. 게다가 총선보도감시연대 의 선거보도 체크는 직접적 선거 관련 보도뿐 아니라,
직접적 북한 관련 보도 KBS 302건 vs MBC 157건 vs SBS 136건 이처럼 압도적으로 타 방송사들에 비해 비정상적 으로 북한 위협 보도 쏟아낸 KBS는 어떤 보도를 했 을까. 북한 관련 보도의 소재를 분석해보았다. 보도량은 KBS가 가장 많지만, 전체 북한관련 보도 대비 비율로 봤을 때는 지상파 3사가 대체로 비슷한 소재에 대해서 비슷한 비율로 보도했다. 3사 종합해 서 높은 보도비율로 드러난 소재는 ① 북한의 군사도 발 관련 보도(총 328건), ②우리 정부의 외교노력(대 통령 해외 순방 포함)과 국제사회 대응 관련 보도(총 282건), ③우리(한미연합 포함)측 군사대응 관련 보도
42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KBS
MBC
SBS
소계
북한관련 보도량
624건(31.3%)
374건(19.0%)
344건(17.0%)
1,342건(22.4%)
북한관련 1일 평균보도량
6.4건
3.8건
3.5건
13.7건
선거 관련 보도량
290건(14.5%)
250건(12.7%)
302건(14.9%)
842건(14.1%)
선거 관련 1일 평균보도량
3건
2.6건
3.1건
8.6건
북한보도-선거보도
+334건
+124건
+42건
+500건
총 보도량
1,995건
1,967건
2,023건
5,985건
△<표1> 지상파 방송3사 북한 관련 보도량 비교(1/6∼4/12 : 총 98일) ⓒ민언련
KBS
MBC
SBS
소계
북한 군사도발 보도
177건(28.4%)
113건(30.2%)
98건(28.5%)
①328(24.4%)
북한 정치권 동정보도
96건(15.4%)
25건(6.7%)
22건(6.4%)
143(10.7%)
북한 테러 관련 보도
13건(2.1%)
11건(2.9%)
10건(2.9%)
34(2.5%)
탈북자 관련 보도
16건(2.6%)
8건(2.1%)
6건(1.7%)
30(2.3%)
개성공단 관련 보도
35건(5.6%)
16건(4.3%)
34건(9.9%)
85(6.4%)
개성공단 이외 돈줄 관련 보도
22건(3.5%)
4건(1.1%)
2건(0.6%)
28(2.1%)
사드 배치 관련 보도
23건(3.7%)
21건(5.6%)
21건(6.1%)
65(4.9%)
우리 군사적 대응(한미 포함)보도
93건(14.9%)
46건(12.3%)
50건(14.5%)
③189(14.1%)
우리 정부, 대통령 대응 보도
24건(3.8%)
26건(7.0%)
21건(6.1%)
71(5.3%)
우리 정치권 대응 보도
5건(0.8%)
14건(3.7%)
5건(1.5%)
24(1.8%)
우리 외교와 국제사회 대응 보도
118건(18.9%)
90건(24.1%)
74건(21.5%)
②282(21%)
우리 민간분야 보도
2건(0.3%)
0건(0%)
1건(0.3%)
3(0.2%)
북한관련 보도 소계
624건
374
344
1,342
△<표2> 지상파 방송3사 북한 관련 보도 소재 비교(1/6∼4/12 총 98일) ⓒ민언련
날자꾸나, 민언련
43
(총 189건)였다.
다 평화통일을 지향해야 하며 국민의 안전을 위하여
KBS는 타사에 비해 북한의 군사도발이외의 정치권
최대한 이성적인 보도를 해야 할 공영방송이 감정적
동향이나 북한 동정을 다룬 보도를 유난히 많이 내
으로 북한의 위협을 한껏 과장하는 보도를 앞세우고,
놨다. KBS는 북한 동정을 143건(10.7%)이나 다룬 데
객관적 검증이나 진위 파악을 위한 정보는 슬쩍 뒷전
비해, 같은 시기 MBC는 25건, SBS는 22건이었다. 실
으로 미루는 식의 보도행태를 일삼는 것은 문제이다.
제 직접적 북한 보도라 할 수 있는 북한 도발+북한 정
예컨대 관련 정보가 북한의 일방적 주장이라 사실 관
치권 동정+북한의 테러 암살 가능성+탈북자 관련 보
계가 명확하지 않은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일단 북한
도를 합하면 KBS 302건(48.%), MBC가 157건(42%),
에서 제공한 선전물을 그대로 이용하여 화면을 구성
SBS가 136건(40%)이다. KBS가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하며 대단한 일이 벌어진 양 위협을 부풀려 보도한다.
일거수일투족과 북한 내부 정보 관련해 지나치게 많
그리곤 관련된 국방부나 통일부의 입장은 언급하지
은 내용을 전했음을 알 수 있다.
않거나 축소하는 식이다.
이밖에 개성공단 이외의 북한의 해외 자금줄을 추
이처럼 치밀한 검증 없이 전쟁 불안감을 자극하는
적하는 보도들도 KBS에서만 많았다. SBS는 관련 내
것은 ‘선동’에 불과하며 남북관계에 결코 바람직한 보
용이 2건(0.6%)뿐이었고, MBC도 4건(1.1%)이었지만,
도태도가 아니다. 그나마 위안이라면, 선거를 앞둔 시
KBS는 22건(3.5건)이나 할애했다. 이들 보도는 주로
기에 지독한 북풍몰이라고 비판한 것이 무색하게,
해외 북한식당이나 북한의 노동자가 파견된 곳의 상
KBS는 선거 이후에도 꾸준하게 북한 관련 보도를 내
황을 전하는 내용이였는데, KBS는 자신들의 이런 보
고 계속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특별할 것도 없는 북
도로 인해 4월 북한식당 종업원의 대량 탈북이 이뤄
한 내부 소식을 스토킹 수준으로 전하는 것도 여전하
졌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4월 8일 탈북 당시 보도
다. 딱 하나만 분명히 짚고 싶다. KBS의 북한관련 ‘과
량도 MBC는 2건, SBS는 3건인데, KBS는 7건이었다.
잉보도’는 그 자체로도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같이 작
그런데 정작 이 식당 종업원 탈북에 대한 논란이 일자
용해 국민의 안보의식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 또
한마디도 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봐야할까.
한 이처럼 미주알고주알 북한 동정을 전하면서 정작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이는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같이 국민의 안보 불감증 자초
국민 겁박용 보도일 뿐이다. KBS, 기왕 열심히 보도하
할 우려 있어
기로 했다면 진정한 북한통으로 제대로 된 정확한 정
KBS가 국가기간방송사로서 국민의 안전과 한반도
보를 제대로 제공하기 바란다.
평화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정작 국민이 알아야 할 주요한 내용은 보도하 지 않은 채, 국민의 안보의식을 키운답시고 위기의식 만 부풀린다면 이는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
44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 (true4731@naver.com)
ㅣ 성과 부풀리기에만 몰두한 지상파 3사 대통령 순방 보도의 한계
‘제2의 중동붐’? 정말 맞나요?
모든 거래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시장에서 물건 을 사고 팔 때도 형성된 가격 또는 처한 위치에 따라 거래가 이뤄진다. 국제적 협상은 더욱 그렇다. 각 종 FTA에서도 각종 관세율과 산업 전 망 및 진출 전략 등 다양한 사안이 고려된다. 언론이 이를 보도할 때 협상의 손익계산서를 만들곤 했다. 하지만 언제인가부터 ‘따지지 않는 것’ 이 관례화된 듯 보인다. 지난 5월1일부터 5월4일까지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을 보도한 지상파 3사 보도에서 ‘이란’이 얻 은 내용은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청와대는 홈페이지에서 총 66건의 양해 각서(MOU)를 체결해 역대 최대의 경제외 교 성과를 거두었으며, 제2 중동 붐의 한 축인 이란 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을 마련했고, 371억 불 (약 42조 원)에 달하는 프로젝트 관련 교역 촉진으 로 이란 경제제재 이전의 교역 수준을 조기에 회복 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양
날자꾸나, 민언련
45
▽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관련 지상파 3사 보도 내용
KBS
MBC
SBS
- 54년만에 첫 이란 방문.. “북핵 5 월 1 일
저지 외교”(1) - 최대 경제 사절단 제2 중동붐 교 두보 확보(2)
- 이란 방문... 북핵 경제 회담(13)
- 잠시후 이란 도착... ‘세일즈 외교’ 시동(16)
- 이란 한류 붐 ... 2030 세대를 잡 아라(3)
- 한-이란 정상회담 “한반도 비핵 - 한-이란 첫 정상회담 ... ‘북핵 반 5 월 2 일
대’공감(1) - 42조원 경제 성과...“제2중동붐 선점”(2) - 이란에 “한류열풍”...“문화 교류 확산”(3)
- 한-이란 정상 “북핵 반대...평화 통일 지지”(1) - 이란 개발 사업 참여 최대 52조 원 규모(2) - 테헤란에 K타워 서울에 I타워(3)
화 지지(1) - 42조 ‘에너지-인프라’참여 길 열 렸다(2) - ‘절대권력 하메네이.. 대통령 해 임권도(3) - 침체 빠진 건설 중화학에 돌파 구(4) - 하메네이 면담.. “평화 안정 위해 협력(1)
- ‘한 이란 경협’지원...6천억원 5 월 3 일
MOU 체결>(1) - 하메네이 면담 “평화위해 양국 협력>(2) - 이란도 북핵 반대... 북 사면초과
- 중소 중견기업도 6천억 수주 발 - 최고 지도자만나 협력 희망 “북 압박될 것”(1) - “한국은 최상의 파트너”6천억 수출 계약(2)
(3)
판(2) - 구속력 없는 MOU ‘제2 중동붐’ 되려면(3) - 히잡쓴 채 환호.. 한류엔 ‘기회의 땅’(4) - ‘루싸리’쓴 대통령... 히잡의 정치 학(5)
5 월 4 일
- 제2중동붐, 경제 재도약 계기돼 야(4) - 이란 수주 45조.. 성과 극대화하 려면?(5)
46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 제2중동붐으로 경제 재도약 계 기 마련(4) - 드라마 K팝 태권도로 한류 확산 (5)
- “이란과 한반도 비핵화 협력은 큰 의미”(4)
국 공동 프로젝트에 250억불 규모 금융패키지를 마
謚~52조의 경제효과”강조한 청와대, 지상파3사도
련하기로 했다는 내용을 전했다.
‘제2의 중동붐’강조 일부 신문에서 이번 한국이 걷은 효과를 ‘잭팟’이
특히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핵 개발은 우리 민
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렇게 자극적인 용
족의 생존에 대한 위협이며, 동북아의 안정과 세계
어는 아니지만 방송 3사 역시 ‘제2의 중동붐’이란 명
평화에 심각한 위협으로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명을 사용하며 경제 효과를 강조했다. KBS는 <제2
며 안보리 결의 2270호의 충실한 이행의 중요성을
중동붐 교두보 확보>(5/1) <42조원 경제 성과>(5/2)
강조하고 이란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로하니 대통
<6천억원 MOU체결>(5/3)이라고 했고, MBC는 <최
령은 “이란은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핵 활동
대 52조원 규모>(5/2), <6천억 수출 계약>(5월3일),
도 반대한다는 입장 하에 중동지역은 물론 한반도에
<“제2 중동붐으로”>(5/4/) 등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서도 핵을 없애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답했다.
그나마 SBS는 <구속력 없는 MOU, ‘제2 중동붐’되 려면>(5/3)에서 해외 자원개발로 수조 원의 경제효
“북핵 저지 공감 외교”라는 평가, 적절했나?
과를 기대했던 이명박 정부 당시의 자원 외교의 경
청와대 보도자료를 보면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북
우 체결한 자원외교 MOU 96건 중 본 계약은 겨우
핵 반대라는 구체적이고도 명확한 입장은 밝히지 않
16건에 불과했다고 지적하면서 MOU는 정식 계약
고 있다.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어떠한 핵 활동도 반
전 상호 간 논의내용을 명시할 뿐 법적 구속력이 없
대’, ‘한반도에서도 핵을 없애는 것이 기본 원칙’등 원
다는 것을 짚었다.
론적 수준의 말이다. 물론 의미는 있지만, 올 초 막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 입장에서 위의 입장은 당연 하다고 볼 수 있다.
5월 4일 KBS 역시 <이란 수주 42조…성과 극대화 하려면?>이란 리포트에서 이란 정부가 돈이 많지 않
하지만 한국 언론은 제목부터 ‘북한 압박’과 ‘고
아 본 계약 체결 시 입찰 기업의 자금조달 계획이 막
립’이란 각을 세워 놓고 보도했다. KBS는 <“북핵 저
판 변수가 될 수 있으며, 실제 경쟁국들은 앞 다투어
지 외교”>(5/1), <‘북핵 반대’공감>(5/2/), <이란도 북
이란에 자금 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한 뒤 우리 정
핵 반대…북 사면초과>(5/3/) 등의 내용을 쏟아냈
부가 250억 달러 규모의 금융지원 카드 제시의 배경
다. MBC 역시 <북핵 경제회담>(5/1/), <“북핵 반대..
을 전했다.
평화 통일 지지”>(5/2/), <“북 압박된 것”>(5/3/) 등
이란 측 언론인 Tehran Times <한국 측의 250억
의 제목을 달았다. 이에 비해 SBS는 <“한반도 비핵
불 규모 금융 지원>(5/2, http://www.tehrantimes.
화 지지”>(5/2/), <“평화 안정 위해 협력”>(5/3/), <
com/news/301112/S-Korea-to-invest-25b-in-
“이란과 한반도 비핵화 협력은 큰의미>(5/4/) 등으
Iran), Irna<한국으로 석유 수출 증가>(5/1, http://
로 사안을 전했다.
www7.irna.ir/en/News/82056937/) 등의 보도가
날자꾸나, 민언련
47
▽ 한국의 이란 수출입 추이
구분
2011
2012
2013
2014
2015
교역액
17,426 (51.0)
14,801 (-15.1)
10,045 (-32.1)
8,740 (-13.0)
6,098 (-30.2)
수출액
6,068 (32.0)
6,257 (3.1)
4,481 (-28.4)
4,162 (-7.1)
3,731 (-10.4)
수입액
11,358 (63.7)
8,544 (-24.8)
5,564 (-34.9)
4,578 (-17.7)
2,367 (-48.3)
무역수지
-5,290
-2,287
-1,083
-416
1,364
주 : ( )는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 자료 : 한국무역협회
(단위 : 백만달러)
나오고 있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60억 달러
단이 총 360명이 왔고, 중국 시진핑 주석은 올 1월
의 무역 규모를 3배로 키울 것(pledging to increase
방문해 고속철도, 원전 프로젝트 등 총 17개 분야 협
their annual trade by three times the current
력 및 향후 10년 내 양국 교역규모 11배(6천억 달러)
volume of around $6 billion to $18 billion)이다.
확대를 합의 했다. 또 이란 대통령 역시 유럽 순방을
이 보도에서 강조하는 단어 중 하나는 미국의 간
통해 이탈리아와 파이프라인, 수자원 등 170억 유로
섭 없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를 원한다는 내
(22조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고, 프랑스 에어버스와
용이다.(Khamenei said Tehran and Seoul would
114대 항공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benefit from “continuous and stable relations”, free from US influence.>) 이란은 경제재제 이전의
정상회담 등 협상 보도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상대
석유 수출 회복을 원하고 있다. 2015년 기준의 3배인
국이 왜 협상에 나섰는가를 살펴야 하는 것이다. 국
180억 규모 수준은 2011년과 비슷하다. 당시 한국과
제 경제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란의 무역 수지를 따지면 한국이 -52.9억 달러의
이다. 정부의 제시하는 장밋빛 수치만이 아니라 상대
손실을 입고 있다.
국은 왜 협상에 나섰는가? 그들은 어떤 이익이 있는
우리 언론이 누락시키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이란
가를 따지는 것이 중요하며, 중동 등 다른 국가들은
에 대한 세계 각국의 러브콜이다. 이란은 한국에게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다면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
만 특수의 땅이 아니다. 이란투자진흥청에 따르면
리 입장에서만 보도하는 것은 국가 입장에서도 결코
지난 2015년 3월부터 약 9개월 동안 총 47개국에서
좋은 이익을 가져다주지 않는다.
145개 경제 사절단, 3,763명이 이란을 방문했다는 것 이다. 규모면에서는 2015년 11월 이탈리아 경제사절
48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이기범 민언련 웹진 기획위원 (bumcom@hanmail.net)
ㅣ 사라진 후보자 인물검증 보도
“쪽 팔리게 살지 말자”와 “철면피”
영화 ‘베테랑’
총선 이후
지난해 나온 류승완 감독의 영화 ‘베테랑’에서 가장
4월 13일 국회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여당보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잘 살지는 못해도 쪽팔리게 살
야당에 더 많은 표를 줬습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
지 말자”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인공 형사 서도
통령에 대한 심판이었습니다. 봉사해야 하는 국민은
철의 아내는 뇌물로 가져온 5만 원 지폐가 가득 든 루
띄엄띄엄 생각하는 ‘직업 정치인’들에 대한 심판이기
이비통 가방을 과감하게 거절하고, 잠시 그 돈에 흔들
도 했습니다. 투표 결과가 나온 뒤 잠깐 반성하는 척
렸다는 사실조차 쪽팔려합니다. ‘베테랑’을 본 사람은
하던 여야는 다시 완장을 놓고 다투고 있습니다. 새누
모두 천3백40만 명이 넘습니다. 한국영화 역사에서
리당 원내대표 후보로 나경원, 유기준, 정진석 당선인
세 번째로 많은 사람이 보았다. “쪽 팔리지 않게”살고
이 확정되었습니다. 나경원 후보에 대해 생각합니다.
싶은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나경원과 ‘미모’ ‘철면피’
나경원 의원은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입니다.
중국에 왕광원이라는 진사가 있었습니다. 삶의 목
2011년부터 맡고 있습니다. 딸이 장애인입니다. 여성
표가 출세 하나였습니다. 권력가에게 줄을 대기 위해
입니다. 그리고 미인입니다. ‘미인’이라는 이야기를 굳
집을 찾아갔다가 채찍으로 맞고 쫓겨나도 웃었습니
이 한 까닭은 ‘뉴스타파’가 딸의 성신여대 부정입학과
다. 사람들이 ‘광원의 낯가죽은 열 겹의 쇠 갑옷처럼
스페셜올림픽 글로벌 메신저 한국대표 특혜선정 의혹
두껍다(光遠顔厚如十重鐵甲)’라고 놀렸습니다. 부끄
을 보도한 후에도 일부 언론들이 의혹이 사실인지 캐
러움을 모르는 뻔뻔한 사람을 일컫는 철면피(鐵面皮)
기 보다는 30년이 더 된 나의원의 대학시절 사진을 보
가 여기서 나왔습니다.
여주며 ‘미모’를 들먹였기 때문입니다. 박근혜는 ‘박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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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의 딸’이라는 사실만 중요하고, 나경원을 볼 때는
메라기자가 “글로벌 메신저 모집 공고 내셨나요?”라
‘미모’만 보는 짓을 언론이 합니다.
고 묻습니다. 나경원은 한참을 그냥 가다 대답합니다. “합리적인 이야기들을 해야 대답을 합니다. 합리적인
뉴스타파가 보도한 의혹 두 가지
이야기를 해야지...”나경원에게 ‘합리’는 ‘나한테 유리
지난 3월17일 뉴스타파는 <‘공짜 점심은 없다’… 나
한’의 뜻인 것 같습니다. 나경원은 뉴스타파 황일송 기
경원 딸 성신여대 부정입학>이라는 기사를 단독으로
자를 검찰에 고소하고, 김용진 대표와 황일송 기자에
냈습니다. 딸이 2012년도 성신여대 실용음악과 장애
대해 1억 원 손해배상을 하라는 민사소송까지 제기했
인 특별전형에서 1등으로 뽑혔는데 그 과정에 수상한
습니다.
구석이 많다는 기사였습니다. 나경원은 반박문을 냈 는데 뉴스타파가 지적한 의혹이 터무니없다면서 ‘특
쪽팔리지 않게
혜’는 ‘배려’와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은 밝히지
대부분의 이른바 주요 언론사들이 뉴스타파가 제
않고 감정에 호소했습니다. 한 네티즌은 “우연히 성신
기한 나경원 딸 의혹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고 보도
여대에 ‘장애인 특별전형’이 생기고, 나경원의 딸이 실
하지 않았습니다. 30년 넘게 기자로 산 저는 쪽팔립
수로 면접에서 엄마의 이름을 밝히고, 실기 준비도 우
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뜨거웠습니다. 특히 장애
연히 잘못했는데, 우연히 면접관이 도와주고, 우연히
인 가족들의 관심이 컸습니다. 부정입학 의혹 보도
최고점수로 합격하고, 그 해 이후 성신여대에 ‘장애인
에 대한 나경원 의원의 반박문이 나온 다음날 ‘장애
특별전형 합격자’가 전혀 없다”고 정리했습니다.
인의 주홍글씨, BeMinor’란 사이트에 한 편지가 실렸
뉴스타파는 또 3월 28일 스페셜올림픽코리아가 공
습니다. <나경원 의원님께 보내는 편지/속상하시죠?
모를 거치지 않고 나경원 딸을 ‘글로벌 메신저’로 추천
저희도 속상합니다>(http://beminor.com/detail.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확인하러 간 뉴스타파 기자에
php?number=9512&thread=03r03)란 제목의 글입
게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송동근 사무총장은 자격기준
니다.
에 맞는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나경원 딸 한사람밖에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장애인 딸을 둔 나경원
없어서 공모할 필요가 없었다고 대답합니다. 증거라며
의원은 여러 장애인관련 단체의 주요한 자리를 맡고
내놓은 공문을 살펴본 기자가 그 조건은 글로벌 메신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에 올라온 글을 살펴보면 진
저가 아니고 파트너 조건이라고 지적하자 말을 제대
정성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심하
로 잇지 못합니다.
게는 자신의 정치적 욕망을 위해 딸을 이용한다고 생 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슬프고 쪽팔리는 일입니
나경원과 ‘합리적인 이야기’ 직접 나경원의 말을 듣기 위해 선거사무실로 찾아 간 취재기자를 지지자들이 몸으로 막습니다. 대신 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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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저는 나경원 의원의 미모가 진실과 욕망을 감추는 철면피가 아니길 바랍니다. 안성일(전 MBC 논설위원) jesaisrien@naver.com
ㅣ 지금 언론에 가장 시급한 것은
방송장악 청문회 실시하여 왜곡·편파 방송 바로잡자
“기사회생” 새누리당 압승이 예상되던 상황에서 급반 전되어 여소야대로 귀결된 4·13총선결과는, 이 정도의 4자성어로 정리되지 않을까 생각 된다. 지난해 말경부터 본격화된 야권분열 로 인해 1여다여 구도로 선거구도가 짜이면서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킬 수 있 는 180석을 얻느냐, 더 나아가 개헌선인 200석 을 넘느냐는 식의 악몽에 가위눌려 지내던 지난 몇 달간의 고통이 출구조사 발표 때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여소야대에 집권 여 당인 새누리당이 원내 제2당으로 추락하는 이변이
총선보도감시연대에서 지난 3달 넘게 촘촘히 진행한
연출되었다. 필자를 비롯한 많은 국민들이 비로소 악
방송과 신문 보도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면, 조중동
몽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기 시작할 수 있
은 말할 것도 없고 공중파 방송과 종편 등 주류언론
게 되었다. 주권자인 국민들이 ‘박근혜·새누리당’을
의 선거보도는 언론이라기보다 거의 “새누리당 기관
엄히 심판하면서 만들어 준 감로수(사이다)는 너무
지”또는 “새누리당 방송”수준으로 일관하였다는 것
나 감격스러웠다.
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www.ccdm.or.kr). 조중동과 종편의 왜곡·편파 보도와 새누리당 편들기
민언련과 언론노조 등 언론단체들이 함께 구성한
는 워낙 악명 높은 것이어서 제쳐 놓는다 치더라도,
날자꾸나,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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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3사도 이에 못지않은 수법으로 누락·묵
지만 그냥 법 시행을 강행함), 이에 근거하여 종편이
살 보도와 실로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는(目不忍見)
라는 괴물이 탄생하게 된다.
수준의 왜곡·편파 보도를 쏟아내었다. 2012년 총선 시기에는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이명박근혜’정권의 공영방송 장악의 결과
와 KBS본부, YTN지부와 연합뉴스지부 등이 연대
어찌하다 이 꼴이 되었을까? 공영방송이 권력에
해서 공정언론을 위한 공동파업을 진행했다. 총선에
장악당한 것이 그 중요한 원인이다. 8년 전 정권 출
서 여소야대 만들기가 실패하게 되자 170여일이라
범하자마자 광우병 촛불에 데어서 심한 화상을 입은
는 초장기간 파업을 진행한 MBC본부에 대한 상식
이명박 정권은 최시중 방통위원장을 앞장세워 KBS
을 벗어난 수준의 “싹쓸이 탄압”이 자행되었다. 심지
와 MBC, YTN 등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온갖
어는 중견 기자와 PD를 스케이트장 관리로 발령 내
무리수를 남발하게 된다. 먼저 KBS 신태섭 이사를
고, MBC 막내PD는 세월호 보도를 반성하는 “엠병
재직하고 있던 동의대에 압력을 넣어서 부당 해고시
신 피디입니다“라는 글을 썼다는 이유로 징계받고
키고 이를 지렛대 삼아 KBS 이사회 내에서의 수적
‘유배지’에서 예능국을 그리워하는 만화를 그렸다는
우위를 확보한 후 KBS 정연주 사장을 얼토당토 않
이유로 해고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까지 전개되었
는 이유를 덮어씌워 강제 해임시켰다.(신태섭 이사와
다. 또 그 과정에서 김재철 당시 MBC사장이 연출한
정연주 사장은 1,2심과 대법원에서 모두 해임무효라
3류 코미디 수준의 엽기적 행각이 폭로되고 또 최근
고 확정판결을 받았지만, 재판하는 사이 KBS 사장과
에는 정당한 이유 없는 부당해고인 줄 뻔히 알고도
이사 임기가 이미 만료되어 버렸다). 이어서 YTN과
고의적으로 노조원들을 일단 해고했다는 백종문 본
MBC까지 장악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그러고는 ‘이
부장 등의 “범죄내용 자백”이 담긴 음성녹음이 공개
명박근혜’정권은 국회에서 대리투표, 번복투표 등 위
되어도, 그들은 끄떡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실로
헌적 과정을 통해 방송법 등 미디어 관련법을 날치
더 이상의 막장으로 떨어지기도 어려운 ‘아사리판’
기 처리하였고(헌법재판소에서 위헌이라고 결정하였
(무질서한 난장판)이 벌어지고 있다.
야당 의원들, 방송장악 청문회 반드시 실현시켜야 중국혁명 시기 모택동은 “정권은 총구로부터 나온 다”고 말하였지만, ‘박근혜·새누리’정권은 마치 “정권 은 왜곡·편파방송으로부터 나온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온갖 종류의 편법과 위법한 문제점이 나타나
◁ 미디어 관련법을 날치기 처리
52 민주언론시민연합 소식지
더라도, 그들의 권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다 면, 현재의 “왜곡·편파방송 체제를 유지·온존시키려 고 발버둥 칠 것이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언론지형, 즉 “기울어진 운동 장”을 그대로 두고는 민주주의 또는 국민주권이나 정권교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사회생은 어쩌다 한번 생기는 일이지, 늘상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이 점을 착각하는 “바보들의 행진”은 이제 끝내야 한다.
여소야대된 기념으로, 가장 먼저 세월호특조 위 기간 연장하는 법 개정과 함께 방송장악 청문회를 실현시켜야 한다. 방송장악 청 문회는 4년 전 제19대 국회 개원할 때 여야 합의가 이루어졌지만, 부 도수표가 되었던 사안이다. 비 록 4년이 지연되었지만 지금이 라도 20대 국회 개원의 선결과제로 실시되어야 한다. 그 청문회 결과를 바탕으로 MBC와 KBS 등 공영방 송을 ‘아사리판’에서 건져낼 때에만, 비로소 한국에 서 민주주의라는 말을 바르게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야당들이 이런 것도 못하고 버벅댈 것 같으면, 당장 국회의원 배지를 떼야할 것이다. 다음에는 국민들 이 두 야당을 심판하게 될 지도 모른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aabb00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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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의 회비는 민언련 살림살이의 근간입니다. 감사합니다. 4월 회비 납부 회원 가붕현 강대석 강명호 강병국 강삼규 강석봉 강성남 강승연 강영임 강유원 강윤희 강일두 강정미 강정훈 강진구 강진숙 강태호 강현용 강현우 강혜인 강호민 강효정 고광백 고규석 고명섭 고병년 고삼석 고승우 고은희 고정주 고현강 공준기 곽노필 곽동국 곽우신 구미경 구본권 구본학 구완회 구은영 김우철 구자룡 구자중 권건희 권명수 권상현 권수미 권오성 권오훈 권위상 권은주 권재현 권 철 권희도 기대정 기 민 기민수 김경래 김경실 김경아 김경인 김경호 김경훈 김경훈 김고은 김광동 김광명 김광중 김금녀 김기대 김기연 김남석 김남혁 김대선 김대영 김대현 김덕재 김도식 김도형 김동규 김동민 김동찬 김동현 김동환 김동훈 김두한 김레베카 김명걸 김명옥 김미라 김미영 김미영 김미자 김미정 김미정 김미정 김미희 김민경 김민기 김범수 김범용 김범휴 김병석 김병선 김병찬 김병화 김보경 김보현 김보형 김복도 김사무엘 김삼진 김상경 김상남 김상원 김상환 김상훈 김서중 김서현 김 석 김석균 김선욱 김선정 김선주 김선호 김선호 김성근 김성례 김성원 김성일 김성재 김성진 김성진 김성철 김성춘 김성희 김세환 김소영 김수정 김수천 김수호 김순배 김순봉 김승민 김승형 김시내 김시연 김시원 김시창 김신욱 김양임 김양중 김언경 최대식 김연국 김연주 김연지 김 영 김영삼 김영삼 김영삼 김영석 김영석 김영선 김영수 김영수 김영애 김영일 김영주 김영준 김영훈 김영훈 김옥란 김요안 김용덕 김용두 김용범 김용재 김용진 김위근 김유진 김윤수 김윤정 김은경 김은경 김은규 김은아 김은주 김은형 김이지 김 인 김인봉 김인순 김인중 김인희 김장곤 김재두 김재영 김재철 김재필 김재헌 김정국 김정란 김정만 김정본 김정중 김정진 김정현 김정현 김정환 김종구 김종규 김종목 김종배 김종호 김주리 김주연 김증임 김지석 김지선 김지현 김진범 김진영 김진정회 이철호 김진형 김진호 김진호 김진홍 김찬용 김창근 김창용 김채빈 김철관 김철규 김춘균 김충녀 김태겸 김태석 김태영 김태준 김태진 김태희 김택수 김택희 김판수 김평호 김평화 김하자 김학동 김학철 김학희 김한도 김 현 김현대 김현석 김현식 김현정 김형균 김형수 김형주 김혜미 김혜영 김혜원 김혜정 김혜정 김홍준 김환균 김효순 김희경 김희곤 김희수 나준영 나현윤 남건우 남궁정 남오연 남은영 남지현 남태우 남호섭 남효숙 노경진 노도영 노미정 노희경 도인태 류 균 류민지 류성진 류재원 류정민 류현우 맹준열 맹찬형 목정민 문미원 문선근 문성근 문성길 문옥심 문현숙 문효선 민동기 민만기 민병희 민일홍 민형원 민혜경 민희웅 박강호 박건식 박경신 박광우 박규장 박근영 박기성 박기태 박기현 박기호 박꽃님 박노원 박다슬 박 무 박미애 박미현 박민수 박범준 박병수 박병수 박병완 박병원 박상규 박상재 박석운 박성제 박성현 박성희 박순옥 박신서 박영규 박영순 박영일 박영조 박영진 박용규 박우섭 박우정 박우진 박원석 박윤진 박윤탁 박이화 박인우 박장호 박정삼 박정희 박제선 박제성 박종석 박종원 박종원 박종훈 박지혜 박진만 박진아 박진형 박진형 박창봉 박창현 박창홍 박철웅 박철훈 박태선 박태순 박태희 박한솔 박한엽 박한용 박해부 박혁종 박현숙 박현진 박형근 박형철 박희우 방성근 방윤규 방정배 방현철 배강호 배경선 배나은 배정철 배종만 백금렬 백삼철 백승기 백승아 백인환 백홍종 변승우 변지철 변희재 복진선 상덕규 상영숙 서기환 서상현 서성일 서수정 서승욱 서일봉 서정민 서정은 서지영 서춘원 석원혁 선대식 선상원 선춘욱 설재욱 성기남 성은형 성한표 소병훈 손병일 손석희 손성일 손영주 손중양 송경우 송경재 송기인 송길석 송대갑 송미선 송민희 송승현 송승훈 송요훈 송용암 송윤석 송은아 송인미령 송종호 송준용 송학선 송혜미 신기섭 신동욱 신동향 신라영 신미희 신봉철 신수정 신연숙 신윤진 신재관 신정우 신종열 신태섭 신하영 신학림 신현준 신혜영 신홍범 신화프린팅 신희철 심명숙 심영구 심원보 심효진 심 훈 안건모 안경호 안동운 안병일 안상준 안영배 안영진 안종남 안주식 안준희 안 진 안진걸 안진우 안창호 안판석 양경자 양길승 양문석 양석용 양세정 양슬기 양승동 양여원 양윤미 양주연 양지애 양한승 양희주 어성민 엄경철 엄민형 여현호 연승익 염찬희 염흥섭 오기현 오동운 오민석 오세민 오수형 오연호 오영은 오원주 오윤덕 오은주 오진규 오태훈 옥동훈 우종현 원용선 원용진 원창수 유길연 유동선 유동숙 유명선 유민지 유병선 유상균 유상하 유선욱 유애리 유영민 유용민 유일환 유정민 유정아 유정훈 유종오 유주연 유지향 유한경 유현종 유희락 윤구현 윤덕한 윤복자 윤석호 윤선주 윤성규 윤성도 윤성준 윤성호 윤정문 윤정호 윤종성 윤주석 윤주승 윤지선 윤진원 윤현숙 윤화중 윤후상 이가희 이강두 이강표 이 경 이계숙 이광인 이광찬 이군순 이근영 이근주 이기범 이기수 이낙연 이남진 이남표 이내규 이노형범 이대건 이대연 이대욱 이도영 이동애 이동철 이동헌 이동희 이만영 이명순 이명화 이문복 이미연 이민정 이민정 이민화 이범수 이병국 이병권 이병남 이병민 이병선 이보경 이보나 이봉우 이부덕 이상미 이상민 이상술 이상우 이상욱 이상호 이상훈 이석인 이선경 이선근 이선옥 이성미 이성윤 이성희 이성희 이세진 이송지혜 박상남 이수강 이수연 이수영 이수진 이승용 이승우 이승헌 이승헌 이승현 이승현 이영선 이영은 이영철 이영혜 이영환 이영환 이옥희 이완기 이용마 이용성 이용주 이용준 이용진 이 원 이원형 이유리 이 윤 이윤애 이윤정 이윤종 이은영 이은정 이은주 이은지 이익상 이인배 이인성 이장희 이재민 이재숙 이재승 이재은 이재혁 이재홍 이정국 이정석 이정섭 이정식 이정신 이정우 이정임 이정환 이정환 이정환 이정훈 이제훈 이종보 이종수 이종철 이종호 이종희 이주연 이주한 이준수 이준희 이준희 이중각 이지상 이지영 이지전 이진순 이진혁 이진화 이창현 이창형 이창희 이철우 이철호 이택순 이필희 이하영 이한진 이헌의 이혁진 이현민 이현숙 이형걸 이혜경 이호진 이홍구 이후삼 이훈우 이훈희 이희길 이희숙 이희완 이희용 인태원 임동식 임병도 임성래 임은성 임자운 임장원 임정섭 임종업 임종헌 임진세 임진수 임헌영 임혜영 장덕남 장석태 장성룡 장성식 장수진 장영채 장우봉 장우성 장우식 장유식 장유정 장점봉 장창덕 장해랑 장환순 전경일 전대진 전미경 전미선 전미희 전민선 전민용 전상주 전수경 전수영 전영일 전영재 전재현 전정수 전제훈 전진우 전태진 전희락 전희만 전희만 정 광 정기영 정길화 정덕순 정동익 정득철 정래훈 정명옥 정명진 정 민 정민주 정민현 정봉근 정상모 정상준 정상훈 정석구 정석인 정세원 정수근 정수영 정수철 정수현 정시윤 정연구 정연우 정영무 정영주 정영하 정영학 정옥희 정용우 정용해 정원철 정은경 정인택 정재권 정재철 정정일 정정호 정지석 정지윤 정지은 정찬무 강윤경 정찬미 정찬영 정창인 정철윤 정철훈 정청래 정혜아 정혜영 정호식 정화숙 정효진 정희종 정희찬 조경민 조경희 조동문 조동주 조룡상 조민혁 조상기 조성래 조영규 조영수 조영희 조유식 조유진 조윤주 조은미 조지연 조짐모 조탁현 조하나 조현우 조현준 조현진 조혜련 주상희 주성기 주영진 주하형 지민숙 지병현 지영선 지정구 진경희 이산하 진교영 진남순 진희영 차옥숭 차익준 채도진 천세환 천정은 천현숙 철오큰스님 최강호 최 경 최경준 최관집 최낙수 최대식 최동철 최명희 최민석 최민희 최상덕 최상천 최상호 최석봉 최석태 최선영 최선욱 최성관 최성혁 최성황 최세경 최수진 최순규 최승호 최안진경 최영균 최영묵 최영민 최영범 최영우 최영철 최용수 최원석 최유진 최윤실 최윤정 최인숙 최인호 최재원 최재혁 최재환 최정규 최정분 최정은 최정훈 최종식 최주리 최중억 최지윤 최진봉 최진솔 최춘식 최한성 최현영 최형석 탁범우 탁승수 탁종열 표 석 표완수 하국봉 하태욱 한보경 한상덕 한상일 한상진 한성환 한성희 한승동 한승우 한영식 한인섭 한태욱 한호석 한효진 한희정 허성식 허 욱 허 육 허인순 허종환 허준기 허하영 현상윤 현일훈 홍미정 홍석구 홍석진 홍수영 홍수원 홍영미 홍정배 홍 진 홍현수 황경희 황광수 황명숙 황명필 황보반 황보영근 황 숙 황순구 황애자 황용석 황유지 황인성 황인웅 황정민 황정현 황준범 황춘화 황현주 황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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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 ьаЬы░Ь ыВШьШдьзА ызИьГБ
ып╝ьЦ╕ыаиьЭ┤ ы╜СьЭА
эЗ┤ь╢ЬьЭ┤ эХДьЪФэХЬ ьвЕэО╕ ь╢ЬьЧ░ьзД ▐│ржл█мрйГ рбнри▒ р░╜рн│рйГ р│Урз╜р│Ъ ркУр▓Ш рн│рзЕрлН
р┤Щр░Пр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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рнврв░ рйЖрй│раСр░Ъ рйЖрй│╙грлЛ рйЖ╨║ рнврв░▀╗тАл╪втАм╨┐рдарзЕтАл╫Ю▌╖ ╫║тАмр░Ъ р│К█╖╙МтАл █ОтАм ╤Крж║ рнв р┤Я рн│рзЕ
╤║роР╙Ч рнзтАлрн│ ╫итАмрзЕ риЮ
nрзГрда роТ╓ЬроТтАл рвЧ▀╛ ▐УтАмриЗтАл╪мтАм╥╝ри╛ ▀╛рвЧ рк┤ржОриЮриСр┤Ярж║рвм ▀╗рзВрк╢╪З тАл▌╖тАмрдЭрйГ рвИрдд риЗтАл╪мтАм╥╝ри╛ рй│р┤Ерй▓рйЕ тАл▌╖тАмрдЭ ржБтАл"рз╜рж║╫ЮтАм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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