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사랑하는 별 하나를 갖고 싶다
외로울 때 부르면 다가오는 그런 사람 하나 갖고 싶다
Vol.155
2021 신년호
새해의 기도
새해엔 서두르지 않게 하소서
가장 맑은 눈동자로
당신 가슴에서 물을 긷게 하소서
기도하는 나무가 되어
새로운 몸짓의 새가 되어
높이 비상하며
영원을 노래하는 악기가 되게 하소서
이성선의 시 「새해의 기도」 중에서
공기, 쇠, 그리고 물 Air, Iron, and Water
로베르 들로네 ( 1885~1941 )
파리에서 출생한 로베르 들로네는 바실리 칸딘스키, 파울클레 등과 함께 추상화가 모임인 청기사파의 멤버로 완전한 추상 작품을 그린 최초의 프랑스 미술가이다. 이 작품은 공기, 쇠, 물을 화폭에 상징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에펠탑을 중심에 배치하고 화려한 색 과 역동적인 구성으로 다채로운 파리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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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5 contents 발행처 재단법인 대구 포교 베네딕도수녀회 창원파티마병원 (경남 창원시 의창구 창이대로 45) 발행일 2021년 1월 2일 (계간지 제155호 1983년 12월 24일 창간) 발행인 박정순 수고하신 분 강민수 문효민 김재홍 박가애 권태정 홈페이지 www fatima hosp co kr 제호 캘리그라피 강병인 편집 및 디자인 불휘미디어 055 ) 244 -2067 표지글 _ 이성선의 시 「사랑하는 별 하나」 중에서 2 기도 새해의 기도 6 마음을 여는 글 김요세피나 이야기 8 CEO 메시지 새로운 일상, 새로운 경험 10 파티마는 지금 2020 파티마 어워드 시상 교원 심리치료 전문기관 지정 12 우리 몸의 신호등 겨울철 저체온증 14 감사일기 너무도 소중하고 고마운 선물 16 특집 건강하게 피부 관리하는 법 20 한미문학수필상 대상 아이가 다쳤다 24 문학테라피 사랑 없이 살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26 맛의 희로애락 팥죽 한그릇에 건강을 담다 28 예술과 의학 조화와 균형을 중시한 천재 화가 루벤스 30 길 위의 시간 양산 법기치유의 길과 법기수원지 32 시네마 클래식 지휘자 안토니아 브리코의 삶을 그린 영화 ‘더 컨덕터’ 34 건강요리조리 우리가 사랑하는 슈퍼푸드 ‘마늘’ 36 파티마 뉴스 39 진료 안내
마음을 여는 글 글 유자효 시인
김 요세피나 이야기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버릴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 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
소서. 저를 사려 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라는 매력적인 제목의 이 글은 서예를 하시는 장모님 댁의 벽에 걸려 있었
다. 나중에 나는 이 글이 류시화 시인이 엮은 잠언 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에 수록
된 기도문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알았다. 또한 ‘최인호 선답 에세이’라고 부제가 붙어 있는 그의 책 『산
중일기』에도 실려 있으며 그가 책상머리에 두고 있었던 유명한 글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내가 소중하게 보관하고 있는 해방 직후 배화여고 교지에는 장모님의 소설과 수필이 실려 있다.
두껍지도 않은 교지에 글 두 편이 실려 있기로는 장모님이 유일한 것으로 보아 당시 문예반을 주도했
던 학생이었음을 알겠다.
청운동 부잣집의 막내딸이었던 장모님은 이화여대 국문학과에 진학하였고 고려대 법학과에 다니던
장인을 알게 되었다. 집안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업을 그만두고 결혼을 감행한 장모님은 시대를
앞서간 의식의 여성이었음을 짐작게 한다. 그러나 결혼 이듬해 6·25 전쟁이 터지고 피난지에서 딸과
아들을 2년 터울로 낳으셨으니 그 고초가 얼마나 컸을까?
그 뒤 30년, 청혼이 빗발치던 큰딸이 최악의 선택을 하려 하자 맹렬하게 반대하던 남편을 설득하여
결혼시켰다. 딸이 살게 될 응암동 산비탈의 무허가 주택으로 혼수를 싣고 오며 자신과 같은 길을 걷는 딸의 처지에 눈물지으셨다고 한다.
5남매를 키워낸 장모님은 한숨 돌리기도 전에 직장에 나가는 큰딸을 위해 외손자를 돌봐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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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중에는 아예 내가 사는 동네 근처로 이사를 오셨고, 장인이 돌아가신 뒤로는 늘 가까이에서 살았다. 장 모를 위로하느라 내가 KBS 특파원으로 근무하던 파리로 모셨을 때 무엇을 보아도 눈물짓던 모습이 떠 오른다. 그러나 귀국 후 그동안 못했던 서예 지도 등 사회활동을 하며 홀로 꿋꿋하게 지냈다.
17세기 수녀가 걱정했던 것처럼 장모님은 80대 중반 들어 치매를 앓게 되었고, 우리 집에 기거하며
주간 보호센터에 다녔다. 그러나 길을 잃는 일이 잦아지고 뇌전증 증세마저 보여 119를 부르는 일이
빈발하자 사고를 염려해 집 근처의 요양원으로 가게 되었다. 요양원 입소 전날, 나는 여느 때처럼 장모
님을 식탁으로 모셔놓고 폭 안아 드렸다. 그랬더니 “왜 안 하던 짓을…” 하시면서 눈물짓는 것이었다. 아, 아무것도 모르는 줄 짐작했던 장모님이 사실은 다 알고 계셨다. 요양원 생활 초기, “너희 집에 그냥 있으면 안 되겠니?”하고 물어보셨던 것이 아프게 가슴에 남는다. 그러나 장모님은 이내 요양원에 적응 하셨다. “이곳이 천국이에요”라고 수녀님께 말씀하실 정도가 됐다. 수녀님은 “천국은 이곳보다 더 좋을 거예요”라고 대답하셨다 한다.
그 천국에서 사단이 났다. 밤에 화장실 출입이 잦아지자 낙상을 우려한 요양보호사가 장모를 휠체어
에 묶은 것이다. 전화로 처제의 동의를 얻은 것이긴 하지만 영문도 모른 채 갑자기 결박을 당한 장모님
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다고 이러느냐”며 극도의 흥분상태에 빠졌다. 연락을 받고 달려가 본 장모의 상 태는 심각했다. 당장 퇴소하고 조카가 의사로 있는 병원에 입원시켰다.
위기를 넘긴 장모님은 요양병원에 계신다. 코로나19 창궐 이후에는 면회가 안 돼 장모님은 자식들이
자신을 버린 줄 알고 계신다. 간식거리며 생필품 등을 간병인에게 전하고 돌아서는 마음은 에일듯하다.
더욱이 요즘은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고 사망자도 늘어 매일매일 지뢰 곁을 걷는 심정 이다.
요양병원에서 가까스로 몸을 추스를 때였다. 곁에 있던 내게 장모님이 불쑥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선희 잘 부탁해”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런 상태에서 믿기지 않는 말씀을 들어서였다.
사람은 노후에 병이 들었을 때 그 참모습이 드러난다는 것을 나는 장모님에게서 본다. 장모님은 늘
좋은 말씀만 하신다. 나는 장모님이 부정적인 말을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 장모님은 병환 이후 찾아
온 모든 변화를 묵묵히 수용하셨다. 그리고 잘 참으셨다. 요양원 결박 사건 이후 빈뇨와 변비로 큰 고통
을 겪으면서 부실한 정신에서도 인내하신다.
그리고 자식을 사랑하신다.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 있겠냐만 극심한 영육의 고통에서도
자식의 행복만을 생각하는 그 모습에서 나는 성스러운 모성을 본다.
수단의 수호성인, 아프리카의 꽃 요세피나를 세례명으로 받은 장모님은 새해 아흔네 살이시다. 나의
장모님은 내가 세상에서 만난 하느님의 모습이시다.
“여기는 결코 버려진 땅이 아니다//영원의 동산에다 꽃 피울/신령한 새싹을 가꾸는 새 밭이다”
- 구상의 시 「노경老境」에서
7 2021 신년호
새로운 일상 새로운 경험
사랑하는 파티마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희망찬 기대감 속에서 밝아오는 새해 아침, 생명이 넘치는 충만함으로 이날을 시작하지만
아직은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으로 인하여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시대적 상황과 병원 사정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그러나 이날을 허락하신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모든 것을 맡기 고 찬미와 감사를 드리면서 새 출발을 합니다.
2021년 신축년 흰 소의 해를 맞이하면서, 우리 모두를 구속했던 2020년, 너무도 힘들었던 시간에서 벗어나 새 마음으로 다시 태어납시다. 흰 소는 신성한 기운을 가진 소로서 여유와 평 화를 상징하며, 일을 시작하면 승부욕을 불태워 끝까지 해낸다고 합니다. 2021년도 많은 어려 움이 예상됩니다. 나만 우리 부서만 바라보지 말고 전체를 바라보는 눈을 키우고 한마음이 되
어 한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2020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습니다. 소의 승부욕이 우리
것이 되어 승자의 여유와 평화를 우리 파티마 가족이 느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역병이 창궐하고 기술은 따라잡을 수 없도록 앞서가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
다. 즉 사랑과 정성, 진심이 담긴 사람의 손길을 사람들은 그리워하고 기다립니다. 낫기 위해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들의 질병을 고쳐주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고 그것을 위해 각자의 자리
에서 우리는 진심을 담아야 합니다. 그것이 친절로, 배려로, 공감으로 나타납니다.
2021년 경영목표는 ‘환자경험가치 플러스 해’로 만드는 것입니다.
8 CEO 메시지
새로운 일상New Normal에 새로운 경험New Experience을 주제로 세 가지 추진전략 즉 New Hospital, New People, New Service를 통해 병원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가치를 느끼도록 하 는 것입니다. ‘새로운 파티마의 탄생’을 알리는 해입니다.
첫째, New Hospital입니다. 외래증축공사와 리모델링을 마무리하면서 새로운 병원의 모습이 드
러날 것입니다. 겉은 드러나는데 속은 무엇으로 채우겠습니까?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과 원칙에 충
실 하는 것입니다. 미션 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확대하고 2025비전의 평생 건강관리를 위한 새로운 서비스개발을 계속 진행할 것이며 경쟁력 있고 차별화할 수 있는 진료과목들을 지원할 것입니다.
둘째, New People입니다. 하드웨어가 변하는데 소프트웨어가 변하지 않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 습니까? 우리 직원들도 새롭게 거듭나야 합니다. 새로운 인재상을 정립하고 교육프로그램을 강화
해서 인재양성에 주력할 것이며, 최적의 자원관리 즉 근거 중심 자원 활용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새
롭게 만들어지는 직원커뮤니티 공간을 통해 직원복지와 소속감 강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
발할 것입니다. 장기휴가제도를 도입하고, Small Dream On Project를 통해 직원들의 작은 소망
들이 이루어지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입니다.
셋째, New Service입니다. 환자경험관리 부서를 신설하여 고객에 대한 총체적 관리가 이루어져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지표관리가 이루어지도록 하겠습니다. 비대
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스마트한 근무환경을 구축할 것입니다. 각종 편의시설을 통해 새로운 라이
프스타일에 따른 고객들의 이용 편리성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위의 세 가지가 잘 어우러져 환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가져다주고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2021년 우리의 목표입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결국 이를 극복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우리
병원을 든든한 반석 위에 올려놓는 것은 이 시대를 함께하는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 이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면 우리에게는 밝은 미래가 없을 것입니다. 모두 힘을 합하여 이 난국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지혜와 열정을 모읍시다. 희망은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 이유는 내 옆의 동료가 희
망이고 신뢰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내 옆의 동료를 존중하고 신뢰합시다.
우리가 기다리는 vaccine백신은 라틴어인 vacca소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신축년, 소가 백신을 선
물해 집단면역을 기대하고 내 옆의 동료가 또 하나의 백신이 되어 튼튼한 파티마, 훌륭한 파티마가
될 것입니다. 그 위에 하느님의 자비하심이 더해져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가정에 하느님의 은총이 충만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1. 01. 01.
병원장 박정순 도밍가 수녀
9 2021 신년호
FATIMA AWARD
2020 파티마 어워드 시상
우리 병원은 지난 12월 29일 1층 로비에서 응급의학과 강성우 과장의 사회로 2020 파티마 어 워드를 개최했다. 이번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방역수칙을 준수하여 최소 인원만 참석해 진행 됐다.
이번 시상식을 위해 11월 18일부터 12월 5일까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각 부문별로 후보자를
직접 추천받았으며, ‘Good Challenge’, ‘Good Service’, ‘Best 성과’, ‘Best 봉사’, ‘Best 닥터’, 신설된 ‘Best 파트너’와 ‘특별상’, 그리고 ‘대상’까지 총 8개 부분으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하고 시 상했다. 특히 이번 시상식은 부문별 시상을 작년도 수상자가 함께해 근황과 새해 계획, 덕담 등을 전하며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수상자는 ‘Good Challenge’ 부문 김태우 방사선사, ‘Good Service’ 부문 신보라미 간호사, ‘Best 성과’ 부문 최효미 간호사, ‘Best 봉사’ 부문 간호부 외래, ‘Best 닥터’ 부문은 소화기내과 박
종호 과장이 선정됐으며, 신설된 ‘Best 파트너’ 부문은 김필안 반장, ‘특별상’은 감염관리실이 수상 했다. 영예의 ‘대상’은 흉부외과 김대현 과장에게 돌아갔다.
10 파티마는 지금
교원 심리치료 전문기관 지정
우리 병원이 지난 11월 2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교원심리상담 및 심리치료기관 위촉식에 서 경상남도교육청으로부터 교원 심리치료 지정기관으로 위촉받았다.
경상남도교육청은 교권 침해와 교직 스트레스 및 심리적 소진으로 시달리는 교원의 신속한 심 리상담 및 치료지원을 위해 지역별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문 상담소와 치료전문병원을 공모, 연계 운영기관으로 지정·위촉했으며 우리 병원은 맞춤형 심리검사 및 상담, 심리치료를 통해 교 권보호정책 및 지원에 동참하게 됐다.
박정순 병원장은 이날 위촉식에서 "경남교육청의 교원 치유 지원을 위한 깊은 고민과 적극적인
노력에 동참하게 되어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 교권 침해와 직무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교사들
의 심리적 안정과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1 2021 신년호
응급의학과 강성우 과장
겨울철 저체온증
2021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최근에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록적인 폭설
과 체감온도가 영하 20℃에 가까운 한파가 오기도 했다. 이렇게 기온이 갑작스
레 큰 폭으로 하락할 때에는 겨울철 한랭질환이 많이 발생하게 되는데 한랭질환
은 우리의 생명을 위협할 만큼 위험도가 높은 질환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하고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한랭질환은 말 그대로 강한 추위가 원인이 되어 발생
하는 질환을 말하며 대표적인 질환으로 전신성 질환인 ‘저체온증’이 있다.
우리 몸의 신호등
우리 몸은 내부 온도를 37℃로 유지하려 하며, 외부 온도가 낮아지면 열을 잃지 않기 위해 피
부에 있던 혈액이 뇌, 심장, 그 밖의 장기들로 이동하게 된다. 저체온증은 임상적으로 중심체온
심부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인체의 열 생산이 감소되거나 열 손실이 증가될 때
또는 두 가지가 복합적으로 발생할 때 초래되며, 갑자기 생기거나 점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
체온이 정상보다 낮아지면 혈액순환과 호흡, 신경계의 기능이 느려지게 된다.
정상체온에서 1~2℃ 정도 떨어진 34~35℃가 되면 심한 떨림 증상과 입술이 청색으로 변해
피부가 창백해지고 발음이 부정확해진다. 32~33℃가 되면 근육이 점차 굳으면서 서서히 떨림
이 줄어들기 시작하고, 맥박이나 호흡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위급한 상황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이때는 심각한 경우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응급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저체온증의 기준인 심부체온은 본인이 직접 잴 수 없다. 병원에서는 직장이나 방광에서 측정
한 심부체온이 35℃ 이하일 경우 저체온증으로 진단한다. 저체온증을 방치하면, 체온 저하가 지속되어 의식까지 잃을 수 있어 위험하므로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저체온증을 의심해 최대 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안전하다.
저체온증 환자를 발견한 경우에는 더 이상의 열 손실을 방지하고, 조심스럽게 이송하여 재가
온 하는 것이 중요한데 먼저 체온 손실을 막기 위해 젖은 의복은 제거하고 담요로 환자를 감싸
줘야 한다. 심근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므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어 환자의 움직임을 최소
화하여 이동해야 한다. 부정맥은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지만 대부분의 심율동 장애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재가온 시 자발적으로 회복된다. 저체온증 환자는 탈수가 심하고 혈액의
점도가 증가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빠르게 수분을 공급해 줘야 한다. 의식이 있다면
따뜻한 음료와 당분을 공급하고, 의식이 없다면 호흡, 맥박 체크와 함께 필요할 경우 심폐소생
술을 하면서 수액을 공급해야 한다. 중심체온을 지속적으로 측정하며, 체온에 따른 재가온을 시
행한다.
저체온증의 예방책은 체온을 유지하며 동작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다. 또한 옷이 젖은 경우 열을 보존할 수 없기 때문에 신속히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한다.
외부에 노출되는 모든 신체 부위는 철저히 감싸는 것이 좋으며, 두꺼운 양말을 신고 발이 너무
조이지 않도록 여유 있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겨울철 야외 운동 전에는 따뜻한 식사를 하되 과
식을 피하고, 실내에서 충분한 준비운동으로 몸을 덥힌 후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좋으며, 운동
전이나 운동 중 음주는 삼가야 한다. 지난겨울 코로나19와 강추위로 몸과 마음이 지치는 날들
이 많았지만,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건강관리에 유의하여 남은 겨울을 따뜻하게 나길 바란다.
13 2021 신년호
너무도 소중하고
2010년 3월 초순. 온몸에 기운이 없고 계단 오르기가 힘들어져서 집 근처 병 원을 찾았습니다. 저는 감기인 줄 알았고 수액을 맞는 도중 갑자기 호흡곤란이
와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의사선생님이 진행한 검사 결과는 좋지 않았고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며 파티마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파티마병원 응급실에 도착 후 저는 의식을 잃었고 일주일이 지나서야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저를 봐주었던 박기룡 과장님이 말기신부전증으로 진단되 었다 하며 투석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4년 동안 매주 3
번씩 혈액투석 치료를 받았습니다.
혈액투석을 받을 때는 매번 투석 후에 심한 피로감이 몰려왔고 운전 중 나도
모르는 사이에 접촉 사고도 많이 냈습니다. 그리고 운영하는 문구점도 혈액투석
하는 날이면 아내가 가게를 봐줘야 했습니다. 운동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지만
일주일에 세 번 혈액투석을 해야 했고, 투석하지 않는 날은 가게 일을 봐야 해서
틈이 없었습니다. 모처럼 쉬는 주말은 피곤해 낮잠을 자기 일쑤였습니다. 아프기
전에 알고 지내던 친구들과는 연락도 소원해지고 점점 집에서 혼자 지내는 날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혈액투석 치료를 받고 지내던 중 파티마병원에서 뇌사자 신장이식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파티마병원 혈액투석 환자 중 가장 먼저 뇌사자 신장 이식 수혜 대기자로 등록했습니다.
감사일기
그러고 몇 달이 지나고 2014년 12월 마지막 주에 뇌사자 이식이 예정되었는데 제가 수혜 대상자에 선정되었다는 통보를 받 았고 2015년 1월 첫째 화요일에 드디어 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 글은 본원에서 최초로 뇌사자 신장이식을 받은 노동휘님의 글입니다.
고마운 선물
이식을 받고 나서는 일단 매주 3번 하던 혈액투석을 받지 않아도 되니 훨씬 자유로워졌습니
다. 투석 받던 때는 집에서 병원 다니는 길에서도 곧잘 사고를 유발하던 것에 비해 요즘은 주말
에 아내와 같이 강원도까지 장거리 운전해서 여행을 다녀오곤 합니다. 투석 받던 때는 부종이
생길까 봐 음식도 마음껏 못 먹고 물도 마음껏 못 마셨는데 지금은 당뇨식으로 가려 먹기는 하
지만 마음껏 먹고 물도 충분히 마십니다. 뿐만 아니라 내가 받은 것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다
는 생각에 라이온스 클럽에 가입하여 정기적으로 봉사활동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술과 담배는
전혀 하지 않고 음식도 맵고 짠 것은 피하며 음료수도 많이 절제를 합니다. 무엇보다 매일 열심
히 운동을 하는데 하루에 2만 보에서 3만 보씩 걷습니다.
지금도 혈액투석 받던 때를 생각하면 까마득하며, 같이 투석 받던 분들도 하루빨리 이식을 받
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매달 혹은 2달에 한 번씩 파티마병원에 진료를 올 때마다 검사
결과가 어떨지 긴장을 하지만 이식받은 콩팥이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갑니다. 이식 수술 중에 도움을 주신 외과 과장님, 신장내과
과장님, 투석실 수선생님, 중환자실, 병동 간호사 선생님들께 감사를 드리며 저에게 이런 기회
를 준 파티마병원에 평생 다 갚을 수 없는 은혜를 입었다고 생각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
파티마병원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덧붙이는 글
신장내과 박기룡 과장 노동휘님은 2015년 1월 첫째 주에 이식
을 받았고 6년이 지난 지금도 크레아티닌 수치가 14 정도의 정상
수치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식 수술 후에는 혈당 혈압 조절을 아
주 철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매일 2~4회 혈압과 혈당을 측정하여
표를 만들어 수치를 입력하고 매 진료 때마다 출력해 옵니다. 매
일 6~8km를 걸을 정도로 열심히 운동을 하고 지금은 코로나
노동휘 님과 신장내과 박기룡 과장
로 인해 못하고 있지만 재작년까지는 그동안 못했던 전국 자가 운전 여행을 부부
동반으로 다니기도 했습니다.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고 3년 전에는 창원시장상도
받았습니다. 노동휘님 이후로 10명 정도가 이어서 뇌사자 이식을 받았으며, 대부 분 좋은 상태를 유지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2년 전 연명치료 결정법이 생긴 후 전
국적으로 뇌사자 발생 건수가 감소했고 본원에도 뇌사자 신장 이식 건수가 감소
하여 안타깝습니다. 지금도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수많은 환자분들을 볼 때마다
많은 분들이 하루빨리 이식을 받으셨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듭니다.
땀샘
피부가 예민해지는 겨울철
건강하게 피부 관리하는 법
계절의 변화는 갑작스러운 온도와 습도 변화로 피부를 일시적으로 건조하고 예민하게 하여 여러 가지 트러블을 일으킨다. 특히 겨울철
에는 춥고 건조한 날씨의 영향으로 피부 면역력과 재생력이 저하되어 건조증상과 함께 가려움증, 안면홍조 등이 많이 생겨 관련 증상으 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많다. 건조해진 피부는 가려움증이나 갈라지 는 증상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세균 감염으로 인한 문제가 생길 수
도 있기 때문에 증상이 발생하기 전에 올바른 방법으로 관리하는 것 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겨울철 대표 피부 질환과 보다 건강하게 피부 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법에 대해서 지금부터 알아보자.
<피부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
각질층 (피부의 천연방어막)
표피층 (세포생성) 피하 지방층
진피층 (콜라겐의 멜라스틴 생성) 근육층
16 특집
글 피부과 고동한 과장
모근
겨울철 대표 피부질환 1
피부 건조증
겨울이 되면 하얗게 피부가 일어나며 거칠어지고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다. 심하면 피부가 갈라지기도 하는데 이것이 바로 겨울철 대표
피부 질환인 피부 건조증이다.
피부는 우리 몸을 외부 환경으로부터 유해물질이나 세균 침입을 막고
수분 손실을 예방하는 장벽 기능을 하며 이중 가장 바깥쪽에 존재하는
‘각질층’은 강력한 보호막 역할을 하고 10~30% 정도의 수분을 유지해야 정상적인 기능을 한다. 피부세포는 새롭게 만들어진 피부세포에 밀려 위
로 올라오고, 각질층에 도달한 피부세포들은 납작하고 평평한, 소위 우리 가 ‘각질’이라고 부르는 죽은 세포가 된다. 이러한 각질은 자연적으로 피
부에서 서서히 떨어져 나가지만, 피부가 건조한 상태에서는 각질이 제대
로 떨어져 나가지 않고 피부에 남아 하얗게 일어나고 피부가 거칠어지며
모공을 막게 되면 피부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피부건조증은 겨울철 피지 분비나 피부 보습 성분이 줄어들어 이러한
피부 보호막이 제대로 기능을 못 해 나타나며, 주로 정강이, 옆구리, 손 등
에 잘 발생하고 특히 고령에서 겪는 가려움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일
반적으로 생활 습관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아서 피부 건조증이라 생각
이 된다면 먼저 평소 자신의 피부 관리 습관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
다. 생활환경이 춥고 건조하진 않은지 잦은 목욕, 과도한 세안제 또는 비
누 사용,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없었는지 확인해 보자.
그 외에도 당뇨병, 종양 같은 질환이나 이뇨제, 항히스타민 등의 약물
복용, 아연이나 비타민 A 결핍과 같은 영양 상태 불량에서도 피부건조증
은 생길 수 있다. 가려움증 때문에 피부를 계속해서 심하게 긁거나 연고
를 진단 없이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만성이 되거나 염증이 생길 수 있으
므로 증상이 심해지면 전문의를 찾아 치료받도록 하자
겨울철 대표 피부질환 2
안면 홍조
여름뿐만 아니라 겨울에 흔히 볼 수 있는 피부질환 중의 하나가 안면홍조이다. 안
면홍조란 얼굴이나 목, 가슴 부위 등의 피부가 붉게 변하는 것을 말하며 발생 부위
를 눌렀을 때 쉽게 사라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일시적으로 피부의 모세혈관
이 확장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이때 열이나 땀이 나거나 두근거림, 입 마름 등의 증상
을 동반하기도 하고 밤에 안면홍조 증상이 보일 경우에는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
와 만성 피로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안면홍조의 원인으로는 폐경기 여성이나 난소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에서 여성 호 르몬의 감소에 의한 경우가 있으며 자외선 노출과 급격한 온도 변화 시 피부 섬유조 직의 손상으로 피부혈관이 확장되어 안면홍조를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겨울 에는 건조하고 낮은 기온으로 피부 균형이 깨지고 실내외 급격한 온도 차로 추운 바 깥 환경에서 수축했던 혈관이 따뜻한 실내로 들어오면서 이완되어 혈액량이 증가하 여 홍조가 더 악화된다. 이외에도 심리적 요인에 의한 불안, 부끄러움, 긴장 등의 감 정의 변화로도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치즈나 초콜릿, 포도주와 같이 티라민이 들어간 식품이나 맵고 뜨거운 음식, 알코올, 스테로이드 연고의 장시간 사용, 항고혈압제, 진 통제, 발기부전치료제, 항암제 등의 약물에 의해서도 홍조가 나타날 수 있고 갑상샘 이나 부신 등에 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치료는 안면홍조가 아닌 여드름이나 지루피부염, 입술 주위염, 딸기코라 불리는
주사비, 다른 전신 질환 등이 아닌지를 감별하기 위해 피부과 진찰이 필요하며 의사
소견에 따라 약물이나 연고, 레이저치료 등을 한다. 안면홍조는 피부의 모세혈관에
자극을 주지 않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다음과 같은 생활 수칙을 일상생활 에서 사용하도록 한다.
외출 시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꼭 바르며 직사광선은 피한다
사우나, 찜질방 등 고온에 오래 노출되는 환경이나 급격하게 온도가 변화는 환경은 피한다
피부에 자극을 덜 주는 화장품이나 세안제를 사용하고 보습제를 사용한다
술, 담배, 카페인 등을 피하고 맵고 뜨거운 음식을 피한다
스트레스를 줄이며 정신적 안정을 취하고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한다
특집
샤워는 10분 이내 목욕 후 3분 이내 보습제 사용
겨울철 피부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법
겨울철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는 피부 표면 수분 손실을 줄이고 외부의 유해한 환
경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높은 실내 온도와 낮은 습도
는 피부의 수분을 빼앗아 가려움과 건조한 증상을 유발하므로 겨울철 실내 온도는
18~21도, 습도는 40%로 유지하고 실내가 건조한 경우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실내
에 젖은 수건이나 빨래 등을 널어놓으면 도움이 된다.
죽은 각질이 피부에 남아 있으면 보습제를 아무리 발라도 흡수되지 않아 효과가
없다. 따라서 보습을 위해 각질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데 너무 과도하게 각질을 제
거하는 것은 역효과가 날 수 있으므로 주 1회가 적당하다. 피부에 자극이 많이 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각질을 제거할 수 있는 각질제거제를 피부에 먼저 테스트해
보고 이용하도록 하자.
때를 미는 것은 피부 각질층을 제거하여 피부 보호막을 손상시켜 더욱 수분 손실 을 유발하게 하므로 피하고, 때를 민 경우에는 파괴된 각질층의 회복을 위해 최소
1~2주 정도의 기간을 두도록 한다.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 사용하면 급격한 온도 변
화로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홍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자제하고 목욕 직후에는 보습
제를 3분 이내에 충분히 바르도록 하자. 보습제를 충분히 바르더라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건조함이 느껴진다면 자주 덧발라줄 필요가 있다.
잦은 샤워 및 목욕은 피부에 수분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 샤워는 하루 1회 까지는
허용되며 장시간 샤워하는 것도 좋지 않으므로 되도록 10분 이내로 마쳐야 한다. 물
의 온도는 뜨겁지 않고 약간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정도의 온도로 약산성 또는 중
성 세정제를 사용하여 목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충분히 거품을 내어 부드럽게 문
지른 후 충분히 물로 씻어내 피부에 세정제가 남아 있지 않도록 한다.
수분 섭취 또한 중요한데 정상적인 신기능을 가진 성인은 하루 2리터의 수분섭취
가 바람직하며 영양소 결핍이 없도록 식사를 골고루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음
성인 기준 2리터 수분 섭취
주는 이뇨작용을 활발히 하여 몸의 수분을 배출하므로 피하고 음주 후에는 물을 충
분히 마셔 부족한 수분을 보충하도록 하자.
제20회 한미수필문학상 대상 수상작
흉부외과 김대현 과장
아이가 다쳤다
믿음이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면 후회란 바라지 않았던 것들의 실상이다. 이미 일이 벌어진 뒤에야 눈앞에 크게 떠오르
는 실상이다. 벌써 지나간 과거지만 손에 잡힐 듯한 현재처럼, 마치 막을 수 있는 일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소중한 것을 왜
지키지 못했을까? 후회는 마음속에다가 아쉬움, 미안함, 책임감, 온갖 감정들을 떨어트려 놓았다. 후회되는 시간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그 찰나의 순간이 현재라는 확대경을 통해 거대한 크기로 미래에 비춰진다. 그 일이 가져올 미래의 대가는 우
리 아이가 감당하기에 너무나 커 보인다. 머릿속 상상이 걱정을 덕지덕지 붙여 눈덩이처럼 키우면 우리는 그 미래의 눈덩
이 앞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결과를 확대시키고 있는 현재의 렌즈를 뒤집을 수는 없을까? ‘잘 될 거야’라는 낙관론의
주문을 되뇌어 봐도 그 렌즈는 꿈쩍도 않는다. 하루하루가 태산 같은 걱정을 짊어지고 사는 삶이다.
아이가 다쳤다.
밤새 아이 엄마의 한숨이 잠을 깨웠다. 나는 잠을 잘 만큼 무 심한 것일까. 아니면 아이한테 무정한 것인가. 하지만 내가 아
이 엄마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릴 수 있을까? 엄마가 느끼는 아
이는 아빠가 느끼는 아이와 다를지도. 딸아이와 엄마. 그 둘은
아마 이렇게 서로를 느끼고 있을 것이다. 탯줄이 한 번 연결된
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탯줄을 평생 묶어놓고 사는 거라고. 그
러니 내가 아이 엄마에게 한숨을 멈추라 말할 수 있을까. 하지
만 현실은 어떻게든 수습해야지만 한 발자국이라도 앞으로 나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의사 특유의 냉정함을 앞세워, 그래도 아이가 우리 앞에 있지 않냐고, 그러니 이제 그만 눈 좀 붙이라 고 말했다. 그 말을 하고 눈을 감았지만 말을 하며 떠올린 현실 이 이제는 내 걱정으로 가슴을 누른다. 나는 걱정을 잠시 어디 에다 밀쳐놓았던 것이다. 한꺼번에 밀려오는 고민에 나도 모르 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날 우리는 그렇게 말없이 한숨으로 이 야기하며 선잠이 들었다.
어쨌든 부모가 된다는 것은 아파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이 다. 사고가 아이의 몸에 상처를 내면 먹지를 대고 그리듯 그 상 처는 부모의 마음에 그대로 그려진다. 부모란 먹지를 대고 자
식의 등 뒤에 바짝 붙어있는 사람들이다. 아이가 느끼는 아픔
을 그대로 느껴보고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람 말이
다. 아이의 가슴에 귀를 대고 있으면 그 심장 뛰는 소리에 맞추
어 내 심장이 빨라진다. 하나의 심장이 또 다른 심장과 보조를
맞추려는 노력. 그 노력으로 부모는 끊임없이 아이가 되어보려 고 한다. 아이의 고통을 느껴보려고 한다.
1. 아이 우리 아이가 느낄 고통의 양을 상상하다 보니 한 가족이 느
꼈을 고통의 양에 도달했다. 자식의 고통을 몇 번이고 마음에
다 그려보았을 한 부모와 다른 부모들에게 각자의 자식을 생각
나게 했던 한 아이. 그날의 일은 머릿속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가 ‘아이’와 ‘사고’라는 말이 짝을 이루고 내 앞에 나타나기라
도 하면 늘상 뛰쳐나오는 그런 기억이 되어버렸다. 그날 나는
퇴근하고 초등학생 딸아이와의 저녁 식탁 앞에서 병원의 호출
전화를 받았다. 한 아이의 사고 소식이었다.
열한 살 여자아이는 후진하는 덤프트럭에 몸의 반이 훼손된
채 응급실로 실려 왔다. 내가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처음 들었
던 소리는 아이의 고통 소리가 아니었다. 처치실 밖에서 어찌
할 바를 몰라 왔다갔다하며 딸이 있는 곳을 향해 부르짖던 엄
마의 목소리였다.
“엄마 밖에 있다…. ○○야! 엄마 밖에 있다.” “○○야! 조
금만 참아. 엄마 여기 있다….” 그 소리를 잊을 수가 없다. “엄
마…밖에…있다”는 한마디 한마디가 그렇게 아프게 들릴 줄은
몰랐다. 응급실 안 그 누구의 신음 소리도 그보다 아프게 들리
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부모가 다친 아이 주
위를 맴돌며 자식에게 보내는 슬픈 신호처럼 들렸다. 목소리는
울먹이고 떨렸지만 엄마는 결코 울지 않았다. 아이를 살리겠
다는 모성이 울고 싶은 모성을 억누르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
는 눈물이 아닌 땀을 흘리고 있었다. 마치 산고를 겪는 사람처
럼 보였다. 자신이 가장 아팠던 통증을 끄집어내 아이의 통증
을 느껴보려 했을까. 아니면 그 아이를 태어나게 했던 노력으
로 아이를 다시 한번 살리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땀이 눈물보
다 더 가슴 아팠다.
처치실 안에서는 아빠가 아이 옆을 지키고 있었다. 아이의
손을 붙잡은 채 붉게 상기된 얼굴로 차마 아이 쪽을 보지 못하
고 정면에 있는 벽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벽에는 아무것도 없
었다. 상처를 보게 되면 곧바로 아이의 상처는 현실이 되어버
리니 그 실상을 보는 게 두려웠을까. 그보다는 신음 소리만으
로도 큰 상처가 마음에 그대로 그려지는데 굳이 눈으로 확인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의료진들이 상처를 씻어내자 아이는 경
련하듯 고통에 떨었다. 그때마다 아빠는 아이의 손을 꼭 쥐었
다. 그것은 아빠가 줄 수 있는 유일한 도움이었지만 아빠가 옆
에 있다는 신호이기도 했다. 그리고 잡은 손으로라도 아이의
고통을 느끼려는 아빠의 노력이기도 했다. 그렇게 아이와 아빠
는 아픈 시간을 함께 견뎌내고 있었다.
우리는 첫 번째 시술을 하러 들어갔다. 희망이 있어서라기보
다 희망을 찾으러 들어갔다. 시술로 출혈 부위를 막고 손상된
근육과 피부를 봉합했다. 아이는 의식이 가물가물하는지 아무
증을 달래고 있었다. 우리는 아이의 살을 봉합하며 마음속으로
각자의 아이를 떠올렸을지도 모른다. 아픈 아이는 언제나 부모
의 심정이라는 것을 불러내는 법이니까. 아이의 하반신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손상되어 있었고 우리는 치료가 아닌
수습밖에 할 수 없었다. 한 의사는 그렇게 손상된 상태로 살아
있는 환자를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숨과 탄식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다들 살아
있는 게 기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적은 한 번뿐이었고 우리
는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시술을 마치고 아이의 상태를 이야기했을 때 나는 결국 부모
의 희망을 빼앗고 말았다. 모진 말이란 게 따로 없겠지만 자식
의 죽음을 준비하라는 말처럼 모진 말이 있을까. 솔직함은 그
렇게 부모의 마음을 후벼팠다. 희망을 지어낼 수만 있었다면
그 부모가 느끼는 아픔의 수위를 조절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
다. 하지만 아이의 상태는 너무 나빴고 잡을 수 있는 희망은 병
원 어디에도 없었다. 첨단기기도, 능숙한 전문가들도, 최고의
시설도 그 어떤 것도 부모에게는 지푸라기조차 될 수 없었다.
외과 의사의 손이 부끄러웠다.
밤새 중환자실에서 아이의 혈압은 떨어졌다 올랐다를 반복
하며 불안정했고 아이는 인공호흡기와 숨을 교환하며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음 날 아침 아무런 반응이 없을 거
라 예상하며 무심코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출혈과 쇽으로 밤
을 보냈으니 눈을 뜨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갑자
기 아이가 눈을 번쩍 떴다. 반가움에 코끝이 찡해왔다. 그때부
터 그 아이와 같이 떠오르는 또 다른 아이 얼굴이 그날 내내 마
음속에서 나를 따라다녔다. 아이는 인공호흡기 때문에 말을 할
수는 없었지만 묻는 말에 고개를 끄덕여 대답했고 의식은 또렷
해 보였다. 희망은 아직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 그때. 붉게 물
든 병상 시트가 눈에 들어왔다. 상처 사이로 스며 나온 피가 밤
새 시트를 적셔 놓은 것이다. 우리가 해놓은 봉합이 상처들은
지탱하고 있었지만 그 봉합이 아이의 생명까지 지탱해낼 것 같
지는 않았다. 그곳은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하나의 몸이 마치
런
방울방울 떨어져
소리도 내지 않았고 진통제만
아이의 통
두 사람의 몸처럼 나뉜 것 같았다. 한쪽에서는 아이의 또렷한
의식이 살려고 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의 몸이 죽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아이를 보는데 우리 딸아이 얼굴이 떠올
랐다. 결국 눈물이 핑 돌았다. 아이가 도움을 바라는 눈빛을 보
내는데 나는 그 시선을 받을 자신이 없었다. 메이는 목을 가다
듬으며, 아프겠지만 치료에 잘 따라줄 수 있겠냐고 물었다. 아
이는 그러겠다고 끄덕였다. 의사 선생님들이 치료해줄 테니 조
금만 참으라고 말했다. 아이는 알겠다고 끄덕였다. 하지만 그
‘조금’이 무엇을 의미할지는 나도 몰랐다. 갑자기 죽음의 무게 를 짊어지게 된 열한 살 아이는 아프고 무서울 텐데도 잘 참아 주었다. 아이는 마치 자신의 상태를 다 아는 것처럼 보였다. 그
래서 아이가 더 불쌍했다. 엄마가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는 말 에 아이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렇게 아이가 눈을 뜨자 우리의 의지도 다시 눈을 떴다. 우 리는 아이를 살리기 위한 두 번째 계획에 착수했다. 잠자고 있 는 의료진들을 깨우고 출근하는 의사들을 수술실로 불러들였
다. 일반외과, 정형외과, ○○과. 이름만큼 각각의 의사들이 자
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 수술실을 오고 갔다. 의사들은 장
을 꿰매고 출혈을 막고 근육을 봉합하며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갔지만, 아이의 상태를 아이가 견뎌낼 수 있을 정도로 되돌
려 놓지는 못했다. 수술실 밖에서는 모두들 희망이라는 나무에
각자의 기대로 가지를 치고, 잎을 달며 열매를 기다렸다. 하지
만 나무는 그 크기에 비해 수술이라는 나약한 줄기 위로 뻗어 있었다. 줄기가 꺾이자 나무는 우리 모두를 향해 쓰러졌다. 희
망은 오래가지 않았다. 희망은 단 하루였다. 그 하루가 지나자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
수술실을 한 번 더 다녀온 다음 날, 아이는 엄마 아빠 앞에서 눈을 감았다. 그들은 감겨져 가는 눈을 보며 딸이 그 눈을 다시 뜨기를 얼마나 바랬을까. 어쩌면 자신들의 눈에서 아이가 죽어 가는 것보다 아이 눈에서 엄마 아빠의 모습이 사라져 가는 것 을 더 안타까워했을지도 모른다. 아이의 눈이 닫히고 삶의 문 도 닫혔다. 아이는 떠났고 부모는 삶에 갇혔다. 살아가는 게 감 옥이지 않겠는가. 부모는 그렇게 삶 속에 갇힌 채 평생을 살아 야 한다. 아이가 먼저 하늘나라로 간다면 남겨진 부모에게는 지상에서 천국은 없다.
2. 부모
처음 의사가 되어서 병원으로 출근했던 날이 눈에 선하다.
자정부터 시작되는 중환자실 근무가 의사로서의 첫 일이었기
에 옷가지를 챙긴 가방을 들고 밤늦게 인턴 숙소로 들어갔다.
그 가방 속에는 모든 질병을 치료하겠다는 허황된 꿈은 없었지
만 내 앞에 있는 모든 환자의 고통을 공감하리라는 연민은 가
득 들어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 무슨 일이 있었을까. 나는 그
초심에서 한없이 멀어져 있다. 어떤 사람들에게 직업은 초심이
라는 바닥에서 조금씩 올라가는 길일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살
아온 직업은 초심이라는 꼭대기에서 조금씩 내려오는 길이었
다. 나는 늘 초심에서 내려오고 멀어지고 아래로 떨어졌다. 그
것이 나를 밀어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이제 우리 아이가 겪은
일로 시작했던 곳을 다시 올려다본다. 그리고 어디쯤에 한 아
이와 그 가족이 있다.
그 아이가 죽기 전 부모는 딸과 작별인사를 했다. 엄마와 아
빠는 의외의 담담함으로 딸을 떠나보냈다. 아이의 고통을 바라
보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워 이제는 죽음을 허락한 것일까. 하
지만 그 담담함은 아마 그때부터 시작할 또 다른 고통을 위해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이었으리라. 아이를 보내고 아파하면서 살 겠다고. 체념처럼 보이기도 했다. 행복을 체념한 것이다. 하지
만 사람은 체념으로라도 살아야 한다. 그리고 짐을 지고라도
살아야 한다. 마음의 짐이 너무 괴롭더라도 부모란 자식에 대 한 미안함까지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날 나는 집에 돌아와서 마치 내일 먼 곳으로 떠날 사람처
럼 딸 아이 얼굴을 한참 동안 바라봤던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
의 체온이 식어가는 것을 느낀다는 것은 어떤 고통일까. 그것
을 ‘슬픔’이라는 한 단어로 말해버릴 수 있을까. 아니면 ‘슬픔’
이라는 단어를 평생 가슴에 못박고 사는 그 못질의 시작일까. 그날 나는 그 부모를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나도 한 아이의 부
모니까. 그런데 알지 못했다면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그때 그
부모가 아이를 떠나보내고 집으로 들어가는 심정을 과연 내가
알았을까. 그것은 아이의 침대는 있지만 거기에 누울 아이는
없다는 것이다. 아이 냄새가 스며든 옷은 있지만 그걸 입었던
아이는 없다는 것이다. 책상 위의 아이 연필조차, 딸의 연필이
었던 것이 이제 그냥 연필이라는 것이다. 신발도, 가방도, 머리
핀마저도…. 물건들이 갑자기 그 의미를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내가 그때 그걸 알았을까. 내일부터 엄마가 챙겨줄 아이의 식
탁은 없다. 누구의 엄마 아빠는 주인을 잃은 듯 이름을 잃어버
렸다. 늘 하던 일들이, 사람들이 그 의미를 잃어버렸다는 것이
다. 어제까지 있었던 의미들이 오늘부터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
이다. 사랑할 아이가 눈앞에 없다! 내가 그때 그걸 ‘이해’했을
까? 3. 추錘
타인의 고통을 가늠한다는 것은 마음속 한쪽에는 자기 고통
의 추를 다른 한쪽에는 타인의 고통을 놓고 저울질하는 것이
다. 그러면 마음의 저울은 대부분 자기 고통이라는 추로 기울
고 타인의 고통은 보다 가볍게 올라간다. 하지만 한편 타인이
라도 자식의 고통은 아주 무거운 추로 내려앉는다. 자식의 고
통을 느끼는 부모는 자식만큼, 아니 아이가 아픈 것보다 더 아
파한다. 공감이란 사랑이 만들어내는 상상의 양이다. 사랑의
추로 만들어낸 무게다. 연민이란 상상 없이는 불가능하다. 어
쨌든 경험이란 자기 살을 타고 흐르는 느낌이니, 남의 살을 찌
르는 고통을 느끼고자 한다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아이의 고통’이 있고 ‘아이를 잃은 고통’이 있다. 그 둘을 모
두 겪었던 사람들이 있다. 그날 응급실에서 ‘아이의 고통’을 느
껴보려 했던 엄마의 목소리, 땀에 젖은 얼굴, 아빠의 시선, 맞
잡은 손. 그것들이 모두 한 장면처럼 기억에 남아있다. ‘아이가
사라진 고통’은 어떤 걸까. 우리 아이의 얼굴을 보며 이 아이가
없다는 상상을 해 보면 마치 금기시되는 것을 떠올린 것처럼
아찔해진다. 아이를 잃은 고통은 그 부모만이 측정할 수 있는 고통이다. 의사가 공감의 깊이를 아무리 파고들어가도 그곳이
내가 겪은 우물이 아니면 거기서 슬픔 한 방울도 길러내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부모가 아니라 다친 아이의 부
모가 되어서야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으니. 공
감이란 이렇게 어려운 모양이다. 의사로서 내뱉었던 공감의 말
들은, 말일 뿐이지 마음은 아니었나보다. 큰 불행을 운 좋게 비
껴간 사람이 단지 안도감에서 보내는 위로였던 셈이다.
한 가족이 겪었던 3일 속에 그 가족의 모든 것이 들어있다.
고통의 총량이 생명의 총량이라면 환자 한 사람의 생명은 그 사람을 넘어선다. 그 아이의 고통은 가족의 고통이었고, 그러
니 아이의 생명은 가족의 생명이다. 의사는 때로 한 사람이 아
니라 가족의 생명을 살려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을 둘러
싼 모든 의미들, 심지어 사물들의 의미까지 책임지는 셈이다.
다친 아이의 부모가 되어 의사 가운을 벗고 보니 알게 되었다.
그 가운을 입고하는 일이 어떤 일이었는지….
환자와 의사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틈이 있다. 건널 수 없
는 강이 있는 것처럼. 나는 그 강을 건너지 못했다. 단지 강 너
머를 바라만 본 것일 뿐. 하지만 의사라고 그 강을 건너지 않을
수 있을까. 삶은 모두에게 공평하니 그러므로 고통도 공평하
다. 의사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봐야 하는 때가 있으
며 자신 또한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음을 맞아
야 할 것이다. 의사가 조금 더 상상하려 노력한다면 그 공감이
환자의 마음에 가서 닿을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 아이한테 놓
았던 추를 저쪽으로 옮겨 놓아본다.
글 김은정 교수
일러스트 류
사랑 없이 살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러나 나는 여러분에게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 더 두고 보야 할 것이다. 사랑해야 한다.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중에서
이 작품은 자기 앞의 생이 아직 펼쳐지지 않은 꼬마 모모와 두 노인 로자 아줌마와 하밀 할아
버지의 이야기이다.
꼬마 모모는 늙고 뚱뚱한 로자 아줌마 집에 살고 있는 14살 고아 소년이다. 로자 아줌마는 젊
은 시절 ‘거리의 여자’였으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끔찍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그래서 종종 과거의 환각에 사로잡히면 혼자 지하실에 숨어 지내고는 한다. 모모는 로자 아줌
마의 열다섯 살 때 사진을 보며 속상해한다. 지금의 그녀와 열다섯의 그녀 사이의 간극을 모모 는 ‘생이 그녀를 속여 먹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거울 앞에서 생이 자신을 속여 먹게 되
면 어떤 모습이 될지 상상해 보곤 한다.
양탄자 행상인 여든 살의 아랍인 하밀 할아버지는 젊은 시절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사
랑한 여자를 무려 60년이 지난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모모에게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은 지난 일을 잊게 해주는 지우개를 쥐고 계시지. 그래서 난 두려웠어. 그녀에게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거든. 그 맹세를 지킬 수 있을지 겁이 나곤 했어. 하지만 이젠 안심이야. 살날이
얼마 없어 잊기 전에 죽을 수 있을 테니 말이야.”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모모는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는지 묻는다.
하밀 할아버지는 그렇다고 대답했지만 고개를 숙인다. 모모는 그
대답이 너무 슬퍼 울기 시작한다. 모모의 울음처럼 이 작품에
서 말하는 것은 사람은 사랑 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문학테라피
하밀 할아버지는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긴 세월을 살아왔다. 그리고 사랑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
다. 그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진심으로 사랑했던 그녀와 잊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아갈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랑과 함께 살아간 하밀 할아버지의 생이었 다.
모모는 거리를 떠돌던 자기를 거두어준 로자 아줌마를 사랑한다. 두 사람은 그녀가 많이 아프더라도 병원
에 보내지 않기로 약속한다. 어느 날, 로자 아줌마는 쓰러지고 모모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죽음 직전에 놓인
로자 아줌마를 그녀의 유일한 안식처인 지하실로 힘겹게 데리고 간다. 그리고 가지고 있는 돈을 다 털어 향
수를 사서 이젠 숨도 쉬지 않고 악취를 풍기는 로자 아줌마에게 뿌려 준다.
자신과 로자 아줌마 둘만의 공간에 다른 사람이 침입하지 않도록 하면서 모모는 그녀의 마지막을 지킨다.
그리고 매음굴의 여자, 늙고 뚱뚱하고 악취를 풍기는 로자 아줌마를 아름다웠다고 회상한다. 그녀가 가장 좋
아했던 화려한 기모노를 입혀주면서…….
모모는 이미 죽은 로자 아줌마를 위해 초를 딱 하나만 켜두고 그 곁을 지킨다. 모모가 단 하나의 초를 켜
두는 이유는 초를 하나도 켜두지 않으면 죽은 로자 아줌마가 다시 깨어났을 때 자신이 죽었다고 생각할까 보
아서, 그리고 너무 많은 초를 켜두면 밝은 빛 때문에 자기의 지금 상태를 너무 비참하게 여길까 보아서이다.
그것은 누구도 아닌 ‘로자 아줌마’라는 그 사람을 사랑하였기 때문이다. 모모는 하밀 할아버
지를 부를 때면 꼭 “하밀 할아버지, 하밀 할아버지!”라고 이름을 넣어 부른다. 이 세상에 할아
버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할아버지에게는 이름이 있고, 그 이름을 아는 사람이 있
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기 위해서이다. 그렇듯이 모모는 로자 아줌마도 사랑했고, 그래서 약속을 지켰다. 사랑하였기에 모모는 로자 아줌
마를 속여 먹은 생 역시 아름다웠다고 말한다.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 그 사랑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
라 내 앞에 놓여 있는 생을 위한 것이다. ‘자기 앞에 놓인 생’이
자기를 속여 먹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 유일한 방법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
람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며, 그래
야만 그 생이 아름답고 빛날 수 있기 때
문이다.
맛의 희로애락
글 백혜숙 아동문학가
일러스트 박가애
아주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은 농사를 지었다. 농사를 잘 지으려면 계절의 변화를
잘 알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보리는 언제 심어야 하는지, 모내기는 언제 하는 것이 적당
한지, 수확하기에 적당한 날은 언제인지를 잘 알아야 풍년 농사를 지을 수 있었을 것이다.
계절의 변화가 뚜렷했던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날씨의 변화를 잘 읽고 농사를 짓느냐에
따라 수확량이 달랐다고 하니 계절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었을까 싶다. 농사는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시작과 관리, 수확까지의 날씨를 가늠해 농사의 틀을 마
련해두는 게 유용했을 것이다. 때에 맞춰 농사일하기 위해서 절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태양의 움직임에 동식물의 변화를 살피면서 계절을 구분했는데, 그
것이 24절기이다. 봄이 오면 입춘, 여름이면 입하, 가을이면 입추, 겨울이면 입동이라 부르
며 사계절의 시작을 알리는 날짜를 정해 놓았다. 중국의 절기가 우리와 맞지 않은 부분도
있으나, 지금까지 우리 삶 속에 함께 하는 것을 보면 우리 조상들도 이 절기를 참고해서 일
년 살이를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입춘에는 봄이 왔다고 여기고, 춘분에는 낮의 길이가 밤의 길이보다 길어지는 날이니 한
해 농사 준비를 하고 청명이 되면 봄 농사를 시작한다. 소만에는 보리를 베고 한로에는 찬
이슬이 내리기 시작하니 수확을 해야 하고, 입동은 겨울에 들어서니 김장을 하며 겨울 준
비를 한다. 동지를 맞이하면 겨울이 한창이라 농한기에 접어든다.
24절기 중 스물 두 번째인 동지는 일 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짧고, 밤의 길이가 가장 긴 날이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동짓날을 ‘아세亞歲’라 했고, 민간에서는 흔히 ‘작은 설’이라
했다고 한다. 낮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태양이 잃었던 기운을 다시 얻는
것으로 보았으며, 그래서 설 다음가는 작은설의 대접을 받은 것이다. 동짓날에는 팥죽을 먹
는데, 동지팥죽 또는 동지두죽冬至豆粥·동지시식冬至時食
이라했다. 동지에 먹는 팥죽은 세시풍 속의 하나이기도 하면서, 팥의 붉은 색이 온갖 나쁜 기운을 물리쳐 줄 것이라는 우리 조상 들의 염원이 담긴 신앙적 의미도 있다.
한 그릇에 건강을 담다
동짓날 팥죽을 쑨 유래는 중국의 『형초세시기』에 나온다.
옛날 중국 진나라에 공공씨라는 사람이 살았는데, 이 사람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이 아들은 살
면서 망나니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아버지의 속을 무척 썩였다. 그러던 중에 이 아들이 동짓날에 죽
어 사람들에게 천연두를 옮기는 무서운 귀신이 되었다. 그 후 동짓날만 되면 이 역귀가 나타나 사람들
을 괴롭혔다. 죽어서까지 사람들을 괴롭히는 아들을 보면서 가슴 아팠던 아버지. 자신의 아들로 인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아들이 생전에 싫어하고 두려워했던 팥죽을 쑤어 대문간과 마당 구석구석
에 뿌리라고 했다. 그다음부터 역귀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때부터 동짓날이면 역귀를 물리치기
위해 팥죽을 쑤었다고 한다.
농사를 주로 지어서 생활하던 고대사회에서는 추수가 끝나고 입동을 지나 겨울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작
물이 자라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겨울에는 먹을거리도 넉넉하지 않았고, 영양도 충분히 섭취하지 못했을 것이다. 추운 겨울, 뜨거운 팥죽 한 그릇이면 영양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얼었던 속까지 녹
여 소한, 대한 추위까지 물리칠 수 있으니 전염병 예방과 치료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을 것이다. 조선시대
에도 동짓날이면 배고픈 사람을 모아 팥죽을 먹였다고 하는데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에게 팥죽 한 그릇은 보약과 다름없는 영양식이었을 것이다.
나는 팥죽을 좋아한다. 붉은색 죽 속에 동글동글 하얀 새알이 숨어 있는 팥죽! 요즘처럼 날씨가 추운 계 절에 더 맛있다. 팥은 씻어 무를 때까지 푹 삶고 건져 식으면 체에 거르고, 찹쌀가루는 곱게 빻아 익반죽하
여 동글동글 새알을 빚어 만든 뜨거운 팥죽을 호호 불어가면서 새알심 한 알 한 알 먹는 맛이 일품이다. 붉
은색 팥과 쌀, 그리고 새알심이 어우러진 팥죽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쑨 팥죽은 먹기도 편하고 소화도 잘된다. 부드러운 팥죽을 먹다 보면 기분도 따라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낀다. 이런 게 팥죽을
먹으면서 얻는 작은 위안이 아닐까?
이제 낮의 길이가 조금씩 길어질 것이다. 태양도 잃었던 기운을 회
복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2020년 한해지만 큰 사
고 없이 지나간 걸 감사하고, 2021년 새해에는 코로나19가 빨
리 물러가서 아무 탈 없이, 아무 병 없이 모두가 건강하게 보
내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한해의 무탈함을 염원하는 마음을 따끈한 팥죽 한 그릇에 담아본다.
의학
조화와 균형을 중시한 천재 화가 루벤스
루벤스의 그림 앞에서 오래 머물러 있는 사람들은 대개가 지성인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의 작품 속 에는 각종 상징들이 보물찾기 하듯이 숨어 있다. 삶에 대한 깊
은 안목과 철학을 가진 루벤스의 작품은 감상하는 즐거움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루벤스는 현재의 벨기에 플란더른Vlaanderen 출신으로 바로크 전통을 가장 잘 표현한 궁정 화가이면서 6개 국어를 구사한 탁 월한 외교관이자 인문학에 심취한 학자였다. 특히 그가 그린
인체의 관능미는 뛰어난 색채감을 보여준다. 살아 움직이는 듯 한 다이나믹함은 빛의 효과를 통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시선 을 뗄 수 없게 한다.
바로크의 전통을 가장 잘 표현하여 북유럽 미술을 꽃피운
루벤스가 남긴 작품은 3천 점이 넘는다. 그는 지성, 건강, 외모, 재력, 정력, 명석한 두뇌, 합리적 판단력 등을 두루 갖춘 천재
였기에 행복한 삶에 필요한 조화와 균형을 화폭에 담아낼 수 있었다. 그는 그림을 통해 사랑하는 가족들, 친구들과의 우정, 신화와 알레고리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 것인가를 질문하고 있다.
가족을 담은 작품으로 「인동덩굴 나무 그늘」은 루벤스의 신
혼 초 아내 이사벨라와 함께 있는 모습을 그린 부부 초상화이
다. 손에 손을 얹은 것은 “두 사람은 부부입니다”라는 뜻으로 고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다. 남편이 쥔 검은 가정의 수호자로 서의 역할, 낮은 곳에 앉은 아내는 겸손의 덕목을 암시한다. 인 동덩굴에는 벽을 타고 오르는 덩굴의 성질 때문에 남편을 잘
섬기고 따르는 아내의 미덕을 상징하기도 하고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이 시들지 않는다고 해서 영원불변의 결속을 뜻하기도 한다. 열네 살이나 어린 아내와 사랑스런 아이들의 재롱으로
루벤스의 집에는 늘 웃음이 가득하였다고 한다. 친구들과의 우정이 담긴 「네 철학자」는 루벤스의 형 필립
과 그가 존경하는 철학자들을 그린 작품이다. 화폭 속 왼쪽이
루벤스, 두 번째가 형 필립이다. 오른쪽 두 사람은 필립의 스
승 유스투스 립시우스 그리고 인문학자 얀 보베리우스이다. 탁
자 밑에는 얀 보베리우스의 애견도 고개를 내밀고 있다. 형 필 립이 루벤스보다 어려보이는 것은 루벤스가 이 그림을 그리기
전에 세상을 떠난 형의 젊었을 때 건강했던 모습을 그렸기 때
문이다. 창 옆에 세네카의 흉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모임이
세네카 연구와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으며, 꽃병에는 튤립 네
송이 중 두 송이는 고개를 떨구고 있는데 세상을 떠난 두 사람
을 암시한다. 알베르티는 『회화론』에서 세네카를 인용하며 “우
정과 회화는 둘 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기적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우정과 회화의 매개를 통해 이미 세상을 떠난
그리운 얼굴도 얼마든지 눈앞에 되살릴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루벤스 말년에는 완성한 작품들은 통풍의 고통 속에서
만들어졌다. 그는 규칙적으로 새벽 4시에 기상하여 오후 5시
까지 작업실에서 작품과 씨름했다. 통풍은 혈액 속에 요산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발생하는 질병으로 요산염이 관절의 활액 막, 연골, 안골하골 및 관절 주위 조직과 피하조직에 침착하여
염증을 일으켜 뼈를 비틀고 손의 형태도 울퉁불퉁하게 만든
다. 말년에 찾아온 통풍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지만 루벤스는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러한 고통 속에 만든 작품 중
에 유명한 것이 「파리스의 심판」이다.
신화와 알레고리의 작품 「파리스의 심판」은 바다의 여신 테
티스와 미르미돈의 영웅 펠레우스의 결혼식에 유일하게 초대
받지 못했던 언쟁과 불화의 여신 에리스가 화가 나서 황금사
과를 던지면서
글
예술과
김리아
“가장 아름다운 여신의 것”이라고 외쳤다. 여신 들은 서로 황금사과를 가지기 위해 다투었고 제우스에게 심판 해줄 것을 청했지만 제우스는 파리스에게 판정을 맡겼다. 가장 인동덩굴 나무 그늘
Paul Rubens 1577-1640
Peter
네 철학자들
왼편에 있는 여신
은 전쟁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미네르바
이다. 그녀의 발밑
에 투구가 있고 그
위에 메두사의 장
식을 한 방패가 보
인다. 나뭇가지 뒤
에는 지혜의 상징
인 올빼미가 눈을
크게 뜨고 있다.
그림 속 오른쪽은
헤라유노이다. 헤라 여신의 발치 아래 여신의 상징인 공작새가
보인다. 중앙에 있는 여신은 아프로디테비너스이다.
심판을 하는 파리스는 트로이의 프리아모스 왕의 아들이다.
파리스가 태어날 때 왕비 헤카베는 횃불이 도시 전체를 불태
우는 꿈을 꾸었다. 이것은 트로이의 멸망을 의미하는 불길한
전조라 하여 이데산에 버려지게 되어 양치기로 살았던 것이
다. 파리스는 지상의 권력을 약속한 헤라와 영웅의 용기를 약
파리스의 심판
내로 주겠다는 아프로디테에게 황금사과를 건넨다. 파리스는 달콤한 뇌물에 넘어가는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의
선택은 트로이전쟁을 불러일으킨다.
제우스가 트로이 전쟁의 불씨를 던져서 인간 본성을 거짓없 이 드러나게 한 것에 대해 풀겐타우스는 『세 가지 삶』에서 세
여신에 대하여 “아테나는 지성과 지혜의 사유하는 삶을 의미
한다. 아테나는 제우스의 머리에서 나왔다. 머리는 지성의 거
처이다. 헤라는 실천하는 삶을 의미한다. 헤라는 규칙과 지배
를 관할하는 여신이고 풍족한 삶을 보장한다. 아프로디테는 쾌
락의 삶을 의미한다. 쾌락은 에피쿠로스학파에게는 추구할 만
한 선한 것이고, 스토아학파에 따르면 공허하고 헛된 것이다.
그리스어 아프로디테는 ‘아프로스’에서 나온 말인데 거품이라
는 뜻”으로 해석했다.
인문학과 신학에 심취한 루벤스가 그린 「파리스의 심판」은
세 여신의 아름다움을 가리는 신화적 사건이 아니라 세 가지
삶의 선택을 보여주고 있다. 사유하는 삶과 실천하는 삶, 쾌락
의 삶으로 가는 갈림길 앞에서 번민하는 인간의 고뇌를 다루
면서 어떻게 살 것인지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해 조화와 균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참고: 노성두 ( 2015 ) , 『예술의 거울에 역사를 비춘 루벤스』
가장 아름다운 헬레나를 아
속한 아테나를 외면하고 지상에서
치유가 필요한 그대라면
양산 법기치유의 길과 법기수원지
30 길 위의 시간 글 정이경 시인 사진 김재홍
양산에 있는 법기치유의 길을 다녀왔습니다. 혼자만의 시간
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 부담 없이 가기 좋은 곳이라는 이야기
를 들었습니다.
노포동부산에서 오는 버스 주차장 옆 안내판에는 둘레길 A, B,
C 코스와 인근의 운봉산, 천성산의 등산로까지 자세하게 나와
있는데 편백숲이란 글자에 끌려 1.3km 거리의 B 코스인 법기
편백숲길로 1차 목적지를 잡고 재빠르게 법기2교를 건넙니다.
밭둑을 옆에 끼고 걸으니 ‘법기치유의 길 입구’ 팻말과 곧이어
시작된 편백숲이 나왔습니다.
때로는 거대한 침묵을 품고 있는 숲에서 그 풍경에 압도되어
버리기도 하지만 짧은 순간에 마을을 완전히 벗어나 만난 숲은
다정한 모양새였습니다. 그 숲길은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잡목
들 아래로 낙엽 세상이 펼쳐져 있습니다. 같이 간 친구라도 있
었으면 학창 시절 배운 구르몽의 「낙엽」이란 시를 떠올려 ‘낙엽
밟는 소리가 좋으냐’고 두어 마디씩은 주고받았겠지만, 오롯이
혼자였기에 발아래 깔린 낙엽 밟는 소리에 집중해 걷습니다. 오
르막 부분에서는 ‘계속 이런 길이면 둘레길이 아니라 등산인데’
싶어지려는 찰나 요술을 부려놓은 듯 편한 길에 접어듭니다. 즉
오른쪽으로 갔다가 왼쪽으로 걷게 되는 지그재그식의 산길이
오히려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이런 길은 고산高山을 오를 때도
힘들지 않고 쉽게 오를 수 있는 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높여가는 갈림길마다 ‘법기치유의 길’ 팻말이 친절하게
서 있습니다. 드디어 약 30여 분을 걸어서 ‘법기전망대’에 도착
합니다. 천성산을 머리에 이고 있는 겨울 법기수원지 물빛은 이
별을 통보한 여자의 옆얼굴처럼 차가워 보입니다만, 보온병에
담아간 커피 한 잔과 상쾌하게 느껴지는 겨울 공기를 깊숙이 들
이마십니다. 이 소소함이 그대에게도 한껏 전해지기를 바라며.
하산 길은 법기수원지 방향으로 잡고 내려옵니다. 천천히 걸
어도 두 시간이 채 걸리지 않은 법기치유의 길을 묵묵히 걷다
보면 세상의 소란스러움이 어느새 다 빠져나가고 한결 차분해
진 자신을 만날 수 있는 둘레길이었습니다.
다시금 그리 큰 규모가 아닌 법기마을로 돌아와 마을의 북쪽 에 있는 법기수원지로 발걸음을 옮기며 삶의 자락마다 다른 결 이 숨어있음을 발견합니다.
무려 79년 만에 일부가 개방된 법기수원지에는 원산지가 히 말라야산맥인 수령 90년이 넘은 히말라시다개잎갈나무와 편백들이
큰 키로 하늘을 가리며 제대로 된 편백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아래에 유치원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이 운동장인양 끊임없이
뛰고 달리고, 친구들과 함께 온 무리는 거대한 나무들을 배경으
로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들을 품어 주는 숲은 아
무리 강한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고 차가운 겨울
날씨와는 상관없이 가족과 연인들 모습이 많았던 이유도 알 것
같았습니다. 그제야 법기마을 들머리에서부터 식당과 주차장이
많았던 궁금증도 한순간 사라졌습니다.
수원지 둑으로 올라가는 나무계단 끝에서 만난 130년생의
반송 7그루는 이미 명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반송은 소나
무의 한 품종으로, 외줄기로 자라는 소나무에 비하면 반송은 밑
에서부터 줄기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나무라 전체적으로 둥
그스름한 부챗살 모양으로 잘 손질된 부드러움이 묻어났습니
다. 이곳 역시도 사진 찍기의 명당이 되어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고 찍히는 장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둑에서 내려다보니
신록이 한창일 때, 벚꽃이 화사할 봄에는 그야말로 장관이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정문의 오른쪽에 있는 무료주차장
을 늦게야 알게 되었습니다. 둘레길이나 운봉산, 법기수원지를
간다면 이 주차장을 이용하면 사설 주차장의 주차비를 아끼게
됩니다. 단, 수원지이니만큼 음식물과 애완견, 자전거, 돗자리는
반입금지입니다.
평범한 일상이 실종된 2020년을 살아내면서 치유가 필요한
그대를 위해, 자유롭지 못한 여행에의 탈출구로 법기수원지와
법기치유의 길을 묶어 산책 삼아 다녀오면 겨울 숲이 지닌 비밀
하나쯤은 풀지 않을까 여겨졌습니다.
31 2021 신년호
클래식 시네마 글 정은주 클래식 음악 칼럼니스트
지휘자 안토니아 브리코의 삶을 그린 영화
더 컨덕터
여성은 왜 지휘하면 안 되죠?
요즘 지구촌 클래식 음악계는 하나의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여성 지휘자의 활약인데요. 그 어느 때보다 포디엄에 오르는 여성 지휘자가 늘고 있거든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지에서도 같은 상황입니다. 10
년 전과 오늘날의 상황을 비교하자면, 여성 지휘자가 열 배 이상 늘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거든요. 저는 여러모로 좋은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클래식 음악계는 남성 지휘자가 일종의 전통이었습니다. 꽤 보수 적인 면이 있었고, 어찌 보면 악습일 수도 있는 전통이 꽤 오래 이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세계적인 교향악단 중 하나인 빈 필하모닉은 1997년 첫 여성
단원을 허가했을 정도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단원들을 통솔해야 하는 지휘
자의 자리에 여성이 오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을 테고요. 물론 클
래식 음악계에 여성 지휘자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닌데요. 대부분의 여성 지
휘자들은 행사의 일환으로 초청되거나, 여성 연주자로 구성된 연주 단체의
지휘를 맡는 등 한정적인 역할을 맡아왔는데요. 그들은 결코 정규직이 아닌
일회성 지휘자로, 정식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수 없는 지휘자였음에도 불구
하고 자신들의 꿈을 향해 매진해왔습니다. 그런 여성 지휘자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여성 지휘자의 시대가 열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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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컨덕터」 중, 라이크 콘텐츠 제공
출처: 다음영화
세계 최초 뉴욕필 지휘한 여성 지휘자 안토니아 브리코
이러한 클래식 음악계 무려 근 백 년 전, 당
찬 도전장을 내밀고 끝까지 투쟁했던 여성 지
휘자, 안토니아 브리코antonia brico가 있었습니
다. 그는 클래식 음악사 최초로 뉴욕필을 지
휘한 여성 지휘자로 역사에 기록되었는데요.
지휘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한 생을 살았던
그의 삶은 영화 「더 컨덕터」를 통해 한 걸음
더 가까이 살펴볼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 출신의 감독 마리아 피터스는 안
토니아 브리코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는데요. 크리스탄 드 브루인이
브리코 역을 맡아 열연했습니다.
안토니아 브리코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불우한 미혼모의 딸로 태어났습
니다. 이후 그는 여러 사건 사고로 미국 캘리포니아로 입양되었고요. 그곳에
서 출생의 비밀을 모른 채 성장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자신의 진짜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이때부터 그는 두 번째 인생을 시작합니
다. 그의 꿈은 바로 여성 지휘자가 되는 것인데요. ‘윌리 월터스’크리스탄 드 브루인 역
라는 이름으로 살았던 날을 모두 버리고 본래의 이름인 안토니아 브리코로
살아가는 여정이 참으로 눈물겹습니다.
그는 뉴욕 뒷골목의 퇴폐 카바레 악단 피아니스트로 일하며 돈을 모으는 데요. 이 돈으로 암스테르담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암스테르담의 유명 공
연장인 콘서트 헤보우 앞 카페에서 당대 최고 지휘자 중 한 명이던 밍겔베
르크를 무작정 기다리는데요. 지휘 공부를 하고 싶다고 말하기 위해서였어 요. 극 중 안토니아 브리코가 지휘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자, 말도 안 되는 소
리라며 사람들이 웃어넘기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당시의 인식이 그랬던 것
도 사실입니다. 여성으로 지휘 공부를 하기까지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결
국 그는 독일 베를린에서 지휘 공부를 시작하고요. 그리고 미국인과 여자를
저주하던 그의 첫 지휘 스승 카를 무크의 도움으로 베를린필의 지휘봉을 잡
고 첫 연주를 무사히 마칩니다.
이후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필을 지휘한 세계 최초의 여성 지휘자로 이름
을 올리는데요. 이 연주가 있기까지 뉴욕필 남성 단원들의 따돌림을 당할
수밖에 없었고요. 그러던 어느 순간 안토니아 브리코가 남성 단원들을 향해
소리를 꽥 지릅니다. “나의 악기는 당신들, 남성 연주자들인데 내 말을 듣지 않으니 나는 연주할 수가 없습니다!”라고요. 그의 말에
클래식 음악 3곡
「더 컨덕터」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힘들어야
했던 브리코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매력
이 있는 작품입니다. 잔잔하고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과 함께 더욱 아름답게 녹아드는 영화고요.
그중 3곡을 소개합니다.
말러 「교향곡 4번」
「더 컨덕터」의 모든 클래식 음악들은 내용과 상황
에 맞게 선곡되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저는 말러
「교향곡 4번」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말러의 ‘심포
니 4번’은 가장 사랑받는 서양 음악사의 마스터 피스 중 하나인데요. 실제로 말러는 이 작품을 쓴 이후에 “천상의 삶을 담았다”라는 고백을 한 바 있는데요. 공연장 안내원으로 일하던 윌리 월터스
안토니아 브리코가 말러의 「교향곡 4번」이 연주되자 마자 화장실로 들어가 젓가락을 쥔 채 지휘 연습 을 하는 장면은 무척이나 아름답거든요.
스트라빈스키 「불새」
스크랴빈의 「불새」 는 이 영화에서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 등장하는데요. 바로 출생의 비밀을 알아 챈 순간에 흘러나옵니다. 윌리 월터스는 미친 듯
이 자신의 방에서 「불새」 를 연주합니다. 마치 피
아노를 부술 것 같이요. 그리고 새로운 인생을 시 작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이름이었던 안토 니아 브리코로요.
엘가 「사랑의 인사」
결국 모든 시련을 이겨낸 후 브리코가 연주하는 곡입니다. 평소 결혼식장의 오브리 연주로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결혼이라는 행복한 순간에 울
려 퍼지기에 이만한 곡도 없을 겁니다. 행복의 미
래를 축복해주는 음악인 거죠. 브리코의 앞날을
축하하던 이 음악이 엔딩 크레딧이 내려갈 때까
지 연주됩니다.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중
‘지옥의 춤’
33 2021 신년호
반성한 남성 연주자 들은 마음을 바꾸고 안토니아 브리코의 뉴욕필 데뷔 무대를 함께 합니다. 「더 컨덕터」를 빛낸
출처: 위키백과
요리조리 글 정은하 영양사
우리가 사랑하는
마 늘
일해백리一害百利. 강한 냄새를 제외하고는 100가지 이로움이 있다고 전 해지는 마늘은 단군신화에서도 등장할 정도로 오랜 시간 우리와 함께하 고 있다. 우리나라 거의 모든 요리에 쓰일 정도로 우리가 사랑하는 식자
재 마늘은 2019년 기준 1인당 마늘 소비량 7 4kg으로 전 세계 1위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2002년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 10대 슈퍼푸드인 마늘 에 대해 지금부터 알아보자.
건강
마늘의 영양
마늘은 비타민 B1, 비타민 B2, 비타민 C, 칼슘, 인, 아연, 셀레늄 등 다양한 영양소가 함유되어 있다. 특히 주목해
야 하는 성분인 생리활성물질인 알린alliin은 자체는 아무
런 향이 없지만, 마늘의 매운맛과 독특한 향을 풍기게 하
는 주성분이다. 마늘을 썰거나 다지게 되면 마늘에 들어
있던 알리네이즈alliinase라는 효소에 의해 알린alliin이 알리
신allicin으로 바뀌게 되어 마늘 특유의 향을 내고, 다양한
약리작용을 한다. 즉 마늘의 다양한 효능은 대부분 알리
신allicin에서 비롯된다 할 수 있다.
항산화, 암 예방 및 혈행 개선 효과
마늘에는 항산화 물질인 셀레늄의 함량이 높고, 알
리신이 생성하는 2차 물질인 설펜산sulfenic acid 이 유
해 물질인 활성산소를 제거하여 항산화에 매우 효과
적이다. 또한 익힌 마늘에 있는 S-알리엘 시스테인
S-allylcysteine은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하여 암예방효과가
있다. 또한 마늘의 알리신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 농도 감소로 혈전을 막고 혈액순환 돕는다. 또한
생리활성 물질인 스코르디닌scordinin 성분도 혈중 콜레
스테롤 감소 효과가 있다.
항균 및 항바이러스 효과
마늘의 알리신allicin은 세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탁월하
여 결핵균, 식중독균, 위궤양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
일로리균Helicobacter pylori까지 죽일 수 있다. 이런 효과로 미
국 타임지는 알리신allicin이 페니실린penicillin보다 더 강한
항생제라고 소개했다. 또한 항바이러스 효과도 있어서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조심해야 하는 요즘 같은 시기의
필수 식자재라고 할 수 있다.
강장 및 피로회복 효과
고대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를 쌓을 때, 중국에서도 만
리장성을 쌓을 때 노동자들에게 마늘을 제공했다고 하
는데 그 이유는 바로 체력증진을 위해서이다. 알리신allicin
은 비타민 B1과 결합하면 알리티아민allithiamin이 되어, 비
타민 B1의 흡수와 체내 이용률을 높여 체력증진, 피로회
복에 도움을 준다. 마늘의 스코르디닌scordinin 성분과 함께
혈기를 왕성하게 해주는 강장 효과가 있다.
이렇게 몸에 좋은 마늘은 어떻게 먹어야 할까? 마늘의 알리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생마늘을 다지거나 썰어서 먹는 것이 좋다. 하지만 생마늘은 위에 자극을 줘 속 쓰림, 위경련 등을 일으 킬 수 있고 위염과 위궤양이 있으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빈속 에는 마늘을 단독으로 먹지 않고, 식사와 함께 생마늘을 드시는 것 이 좋다. 생마늘이 부담스럽다면 마늘을 익혀 먹으면 된다. 하지만 마늘을 익히게 되면 알리신 함량은 줄어든다. 마늘을 익히면서 알 리신의 손실을 막는 방법은 통마늘을 익혀 먹기보다 마늘을 다져 서 조리하면 알리신 손실을 줄일 수 있다.
TIP! 마늘 보관 방법
통마늘은 통풍이 잘되는 망에 넣어 서늘한 곳에 보관한
다. 깐 마늘은 수분에 약하므로 씻지 않고 보관해야 한다.
꼭지를 자르고 밀폐 용기에 보관하면 잘린 단면에서 나온 알리신으로 인해 오래 보관 할 수 있다.
중증응급환자 야간 휴일 수술 지원 사업 참여
우리 병원이 보건복지부가 실시하는 중증응급환자의 야간 휴일 수·시술 지원사업에 참
여한다. 이번 사업은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야간 휴일에 내원하 는 중증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최종치료를 제공하고, 환자가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아다
녀야 하는 상황을 줄이기 위한 사업으로, 우리 병원은 12월 1일부터 뇌실질출혈, 거미막 하출혈, 외과계질환, 위장관 출혈 등의 질환에 대해 소화기내과, 외과, 신경외과 전문의가 순환 당직을 실시하여 내원한 중증응급환자에게 신속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흉부외과 김대현 과장 ‘한미수필문학상’ 대상 수상 우리 병원 흉부외과 김대현 과장이 제20회 한미수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한미 수필문학상은 정호승 시인, 한창훈 소설가, 홍기동 문학평론가가 심사를 맡았으며, 대상 을 받은 김대현 과장의 수필 「아이가 다쳤다」는 결선에 오른 23개의 작품 중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대상에 선정됐다. 심사위원단은 “글에 대한 기본이 찬찬한 작품으로 슬픔을 섬세하게 포착했을 뿐만 아니라 심리를 헤아리고 묘사하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평했다. 안과 최성원 과장 SCI 논문 게재 우리 병원 안과 최성원 과장이 작성한 논문(Intraocular pressure change with facedown positioning after macular hole surgery)이 지난 11월 17일 SCI 국제학술 저 널 「PLoS ONE」 에 게재됐다. 이번에 게재된 논문은 황반원공 수술 시 안구 내에 가스주 입술을 시행하고, 안면하체위(엎드린 자세)를 취함으로써 발생하는 양안의 안압 변화를 후향적으로 연구한 논문이다. 논문이 게재된 「PLoS ONE」은 저널의 질적 수준과 영향력 정도를 나타내는 인용지수가 2.74에 달하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의 온라인 국제학술지 로 과학 및 의학 조사 연구를 다루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유공 경남도지사 표창
지난 10월 30일 우리 병원 감염관리실 박미경 팀장과 간호부 주정희 매니저가 코로나19 감 염병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지역 공동체 안전망 확보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경상
남도지사 표창을 수상했다. 두 사람은 “지난
내서 어려운 이 시간을 함께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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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병원 전 직원 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함께 노력했다며, 조금 더 힘을
파티마 NEWS
보건복지부장관 표창과 국립암센 터원장 우수봉사상을 받았다. 이번 수상은 지난 10월 20일 보건복지부와 중앙호스피스센 터가 ‘제8회 호스피스의 날’을 기념해 호스피스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해 헌신해온 자원봉 사자를 선정·표창했다. 특히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은 권호윤 자원봉사자는 2010년
2월부터 10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으며, 거동이 힘든 환자들의 발 마사지와 목욕, 면도 등을 돕고, 보호자들의 곁에서 함께 기도하며 성실히 봉사를 이어왔다.
사랑의 헌혈 행사 동참
우리 병원은 지난 10월 16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원내 지상 주차장 경남혈
액원 버스에서 ‘사랑의 헌혈’을 실시했다. 이번 헌혈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어려
워진 혈액 수급에 도움이 되고자 병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헌혈에 동참 했다. 우리 병원
은
남창원라이온스클럽 김장김치 지원
지난 12월 5일 우리 병원은 자매결연 단체인 남창원라이온스클럽으로부터 김장김치
100상자를 받아 의창구청과 함께 지역 내 저소득 가정 및 취약 계층에 전달했다. 우리 병원은 남창원라이온스클럽과 매년 겨울 ‘사랑 나눔 김장 봉사’를 실시하여 우리 지역 이
웃들을 위해 직접 김장봉사를 해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김장김치를
받아 나눔을 실천했다.
37 2021 신년호 파티마 NEWS
지난해 1월 경남혈액원과 선진헌혈문화 확산을 위해 정기적인 헌혈을 약속하는 협약 을 체결하고 정기적으로 헌혈에 동참하고 있다. MBC경남 라디오 신장내과 권윤재 과장 출연 지난 11월 16일 우리 병원 신장내과 권윤재 과장이 MBC 경남 라디오 프로그램인 ‘당신 의 저녁’ 건강주치의 코너에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권윤재 과장은 열, 몸살 등의 증상 을 동반해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으로 감별이 필요한 급성 신우신염에 대해 다양한 정 보를 청취자에게 전달했다. 호스피스 자원 봉사자 표창 우리 병원 호스피스병동 권호윤, 최말순 자원봉사자가
의창구청 동절기 난방용품 지원
우리 병원은 11월 13일 7층 회의실에서 의창구청에 1,000만원 상당의 난방용품 지원금 을 기탁했다. 가톨릭교회에서 지정한 ‘세계 가난한 이의 날(11월 15일)’에 맞춰 진행된 이번 기탁식에서는 병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한 ‘파티마사랑기금’으로 지원금을
전달했으며, 지원금은 의창구 지역 내 어려운 이웃들의 따뜻한 겨울을
2021년 파티마 마니또(수호천사) 실시 우리 병원은 2021년 새해를 맞아 직원들 간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파티마 마니또를 실 시한다. 마니또는 ‘비밀 친구’라는 뜻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편지나 선 물, 선행 등의 활동을 하지만 이번에 실시되는 파티마 마니또 행사는 평소 잘 몰랐던 타 부서원 간에도 친밀감을 쌓고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전 직원이 참여하여 공개적으로 1
년간 활동하게 된다. 이번 마니또 활동은 SNS를 통해 활동 내용을 공유하고 소통하게 되 며, 분기별로 특별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1분기에는 각자의 마니또와 행복한 인증
샷을 찍어 공유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파티마 사랑기금 캠페인 실시
우리 병원은 지난 12월 22일 ‘파티마사랑기금 캠페인’을 실시했다. 파티마사랑기금은
진료가 절실히 필요함에도 경제적 사정으로 진료받지 못하는 이웃의 진료비 지원과 지 역사회 복지실천을 위한 기금으로 이번 캠페인은 파티마사랑기금 신규 정기후원자 모 집과 홍보 그리고 기존 후원자를 대상으로 기금 활용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합하기 위해 실시됐다. □ 후원 문의: 사회복지과 270-1115
파티마갤러리 오현숙 개인전 ‘안녕을 소망하다’
파티마갤러리에서는 2월 1일부터 26일까지 오현숙 작가의 개인전 ‘안녕을 소망하다’를 연다. 이번 전시는 문자를 그림으로 표현한 동물 문자도와 장수와 복을 기원하는 화조도 등 그림마다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는 민화 작품 20여 점을 전시한다. 오현숙 작가는 “조 상들의 미적 감각과 의식을 반영하여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추구했다며 작품을 관람하는 분들의 소망과 염원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 로 작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38 파티마
NEWS
위해 이불과 전기 매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우리 병원은 2013년부터 의창구 관내 저소득층을 위한 난방용 품 기탁을 시작으로 6,500만원 상당의 난방용품을 지원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