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PPY_20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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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Contents

February 2015

January 2014

100

082 092 Housing & Deco

050 Special Issue

050 행복 감각

114 이야기가 있는 건축

하이브리드 리빙을 마주하다

부산 암남동 수국마을

072 라이프&스타일

120 리빙 디자인

덴스크 김효진 대표

문, 공간의 시작과 끝

080 신경옥의 의자 단상

128 새로 생긴 숍

082 감성을 일깨우는 데코 아이디어

폴아브릴/ 드로잉엣홈/ 티더블유엘TWL/

씨클드로

오렌지 컬러를 바라보는 다섯 가지 시선

092 한옥을 찾아서

구가도시건축에서 설계한 누하동 한옥

186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2015년, 우리는 이렇게 산다!

097 디자이너&디자인 257 문화 교양 특집

가족의 취미 생활

보드게임

디자인 컨설턴트 구병준과

포울 키에르홀름의 PK9

알려드립니다

098 쇼핑 아이템

022 지난 호를 읽고

056 <행복> 정기 구독을 신청하세요

테이블 조명등/ 알파벳 아이템

100 건축가가 지은 집

280 행복이 가득한 교실

284 행복이 가득한 쇼핑

대대손손 살아갈 집

108 아파트먼트 라이프

287 <행복> 독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288 다음 호를 준비하며

일곱 식구가 사는 휘경동 149㎡ 아파트


Contents February 2015

186

210

162 228 Cooking & Dining

Fashion & Beauty

138 트렌드 리포트

198 예산별 쇼핑 가이드

서울에서 만나는 ‘달콤한’ 세계

142 주방 가전 똑똑하게 고르기

‘반자동 커피 머신’에 주목해야 할 이유

144 쇼핑 아이템

전자동 커피 그라인더

162 아는 만큼 맛있다

白味예찬

174 오늘은 뭐 먹지?

잘 생겼다! 토스트

176 새로 생긴 레스토랑

마이스윗/ 르 프로젝트 아 따블르/

랍스터쉑/ 파크로얄

177 2월의 맛깔난 천연 양념

반할 만한 진짜 굴 소스

180 전문가의 조리 도구

셰프의 칼과 도마

피부 고민, 이렇게 관리해보세요 210 피부를 위해 2월에 해야 할 일

맑고, 화사하고, 사랑스럽게! 218 윈도쇼핑_ 뷰티

화이트닝 신제품/ 마스카라

248 똑똑하게 쇼핑하기

쇼핑도 남자답게 252 윈도쇼핑_패션

레오파드 패턴 아이템, 남성 지갑 253 기자가 고른 신상품_ 패션

알찬 쇼핑을 위한 한마디 조언

222 전문가에게 배우다

화사한 봄맞이 메이크업 225 기자가 고른 신상품_ 뷰티

이보다 더 솔직할 수 없는 품평기 228 스토리 패션

우리를 가장 예뻐 보이게 하는 옷, 한복 236 이 계절의 아이템

지루한 겨울을 채색하다 240 패션 아이디어

아름다워지는 덧셈, 주얼리 레이어드 244 스타일에 대한 조언

네 가지 스타일 바지 예쁘게 입는 법

050


Contents February 2015

072

150 268 People & Culture 024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268 행복하냐고 묻거든

김승희 시인의 첫 번째 글

인드키 록 밴드와 리드 보컬 전하진 의원

028 행복 리포트

276 오토 라이프

030 행복 안테나

277 여행 뉴스

2월을 아름답게 하는 실속 정보 모음

058 표지가 궁금해요

메르세데스-벤츠 GLA 45 AMG 4매틱 2월의 여행 소식 우리나라 잡지 중 최초로 한글 서술형

어른들을 위한 컬러링

제호를 사용하는 <행복이가득한집>은

064 인문학 사전

표현의 자유

065 행복 갤러리

사진가 한성필 개인전

한국적인 것의 힘, 대한민국 가족의

자연이가득한집 146 자연에서 식탁까지

066 귀 기울여 들어보니

150 DIY 아이디어

<기적의 자연재배> 송광일 농학 박사

바다와 햇빛이 만든 갯벌 위 산물, 감태

096 남편들의 이구동성

156 환경을 생각하는 삶

그렇게 부모가 된다

현대적 공간과 조화를 이룬 우리 꾸밈

125 지식 강연

161 책 읽어주는 여자

160 2월의 장바구니

정말 품위 있는 맛

당신에게 필요한 에코 지능 마트에서 찾은 간편하고 맛있는 먹을거리

힘을 이야기하는 잡지입니다.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자존심과 긍지의 잡지 <행복이가득한집>은 남다른 감각과 안목, 지성을 갖춘 분을 독자로 모십니다. 제호디자인Since2008:홍동원(글씨미디어)


리빙아트 LIVING ART 명품과 예술이 공존하는 VIP 마케팅 특별관 & 리빙 아트 라운지 브랜드와 아티스트의 컬래버레이션 공간

리빙브랜드 LIVING BRANDS 토털 인테리어 가구부터 데코 소품까지 트렌드를 선도하는 200여 개 국내외 리빙 브랜드의 신제품 발표 및 디자이너 브랜드 홍보를 위한 마케팅과 프로모션이 이루어지는 비즈니스 공간

디자이너스초이스 DESIGNER’S CHOICE <행복이가득한집>이 선정한 올해의 디자이너들이 제안하는 실용적인 취미생활 공간 솔루션 <다실, 화실, 오디오룸, 게임룸>

취미생활

趣味生活

‘행복’은 좋아하는 일에 온전히 몰입하는 경험이고, ‘집’은 그 행복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는 공간입니다. 행복 감각을 채워주는 베스트 리빙 솔루션을 찾으세요!

일시 2015년 4월 1일(수)~4월 5일(일), 5일간

장소 삼성동 Coex Hall A・B

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7시 (오후 6시까지 입장)

참관안내 현장구입 일반 10,000원・바이어 8,000원 온라인 사전등록 5,000원(50% 할인) *온라인 사전등록 기간 2015년 2월 2일~3월 13일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참조 www.livingdesignfair.co.kr

주최 주관 서울리빙디자인페어사무국 서울시 중구 동호로 310 태광빌딩 ㈜디자인하우스 T 02-2262-7191~9 F 02-2275-7884 E SLDF@design.co.kr H www.livingdesignfair.co.kr Facebook www.fb.com/seoullivingdesignfair


표지가 궁금해요

1

어른들을 위한 컬러링

마음이 어지러운 날은 색칠을 하세요

손가락을 움직여 그림 그리기에 몰입하면 주의력이 분산되어 생각을 내려놓게 되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심리적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행복>도 특별한 표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잠시 여유를 갖고 듣기 좋은 음악을 배경 삼아 나만의 표지를 직접 색칠해보세요. 우리 마음을 달래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니까요. 글 신진주 기자 사진 이창화 기자 자료 제공 및 도움말 교보문고, 서울아산병원 김병수 교수, 알라딘, 영풍문고, 예스24, 조해너 배스포드, 퍼블리싱 컴퍼니 클

아날로그적 위로 추억의 색연필이 마음을 달래다 요즘 어른들

엑스점 김수정 MD에게도 컬러링북의 인기는 이례적이라고. “수년간 도서를

사이에서 색칠 공부 책이라 불리는 ‘컬러링북’ 열풍이 거세다. 교보문고에는 컬

판매한 입장에서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돼요. 그 어떤 소설책이나 경제 분야 베

러링북만 따로 모아 진열한 매대가 여러 개 놓여 있을 정도. 더불어 실제로 색

스트셀러와 비교하면 가장 짧은 시간에 폭발적으로 판매가 증가했는데, 점점

칠할 수 있는 공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교보문고 브랜드관리팀의 김현정 씨에

엽서, 지도, 핸드북 등 다양한 형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2015년 상반기에는

따르면 그 시작점은 2014년 9월경. 작년 6월까지 마이너스 판매율을 보이던

그 인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해요.” 대표적 온라인 서점인 예스24 취미ㆍ실용

컬러링북이 9월에는 390.5%의 성장을 기록했다. “독자가 직접 색을 고르고

서 조세연 MD에 따르면 컬러링북을 구매하는 주요 독자는 30~40대의 여성

칠하는 과정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 것이 인기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다. “연령별 구매 통계를 보면 여성이 83.4%로 압도적입니다. 디지털 시대에

또 완성한 작품을 SNS에 업로드해 자발적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그 인기가 확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직장인 여성의 감성을 건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

장된 거죠.” 그의 설명처럼 급속도로 높아진 인기에 힘입어 현재 교보문고에서

절의 추억이 담긴 색연필로 심리적 위안을 얻기도 하지요.”

는 74종의 컬러링 분야 도서를 판매한다.

사실 색칠하기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나 또한 어린 시절에 인형 놀이 다음으

영풍문고는 컬러링북을 즐길 수 있는 색칠용품을 구비해 함께 판매하는데, 코

로 즐기던 놀이가 ‘색칠 공부’였다. 주로 만화 주인공의 화려한 액션 동작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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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ssunny10.12

5

@woodonge

1

1 스코틀랜드 출신의 <비밀의 정원> 작가 조 해너 배스포드. 2 <비밀의 정원> 출판사로 보 내온 독자의 그림. 3 “픽셀보다 펜과 펜슬이 더 좋다”고 말하는 조해너 배스포드는 그의 취향대로 정교하고 조밀한 패턴의 무늬를 주 로 그린다. 4, 5 컬러링북 독자들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공유하는 컬러링 그림들. 독 자 스스로 컬러링을 SNS에 공개하면서 컬러 링이 많은 이에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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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진 얇은 종이 책이었는데, 1980년대 당시 가격은 1백 원 전후였다. “색칠 공

이지 않고도 나만의 작품을 완성하는 즐거움도 컸다고 생각합니다.” <비밀

부 책 사게 백 원만” 달라고 칭얼대던 그 시절엔 당연히 목적이 유희에 지나지

의 정원>을 담당한 홍경화 편집자는 실제로 많은 독자가 정신적인 이완에 도

않았다. 그렇게 따지면 ‘그때 그 시절’의 놀이는 참 많은데, 왜 이제 와서 어른

움이 되었다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말한다.

들이 색칠하기에 온 정성을 기울이며 몰두하는 걸까?

작가 조해너 배스포드도 컬러링북을 향한 한국 독자의 반응이 이렇게까지 뜨

긴장의 이완 마음의 평온을 얻다 관심의 시작점에는 스코틀랜드 출

거울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개인 홈페이지 방문자의 트래픽 초과와 페이스

신의 일러스트레이터 조해너 배스포드Johanna Basford의 컬러링북 <비밀

북 코멘트를 통해 얼마나 많은 한국 독자가 제 책에 관심을 갖는지 알았지요.

의 정원>이 있다. 조세연 MD에 따르면 2014년 8월에 <비밀의 정원>이 등

예상치 못한 사랑에 무척 놀랐고 또 행복합니다.”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에

장하기 전까지는 <알폰스 무하 명화 컬러링북>(2013년 7월 출간)이 국내

서 그는 SNS를 통해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행복의 심리학에 관

에 소개된 유일한 컬러링북이었다. <비밀의 정원>이 출간된 지 약 6개월이 지

한 책을 몇 권 읽었어요. 공통적으로 시공간을 인식하지 않고 무언가에 온전

난 지금, 동일 분야 서적이 70여 종 판매 중이니 놀라운 성장이다. 이는 출판사

히 몰입했을 때 얻는 만족감을 이야기하더군요. 제가 그림을 그릴 때도 마찬

입장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 사실 <비밀의 정원>은 퍼블리싱 컴퍼니 클

가지예요. 오랜 시간 작업에 집중하면 오히려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행복>

의 김경태 대표가 컬러링북이 유럽에서 하나의 장르로 인기를 얻고 있다는 트

독자들도 컬러링북을 통해 같은 감정을 느끼길 바라요. 그림에 재능이 없어도

위터 글을 보고 우연히 출간한 책이다. “출간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초판 1

흑백의 가이드라인이 있어 손쉽게 자신만의 창조적인 그림을 재미있게 완성할

쇄가 모두 팔려 일주일간 책을 출고하지 못한 적도 있습니다. 현재 약 25만 부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여유를 갖고 즐기세요! 마음에 드는 페이지를 열어 자

를 인쇄한 상태이며, 판매율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티

유롭게 색칠하면 됩니다. 정해진 순서나 규칙은 없어요. 그림을 완성하기 위

스트레스’라는 부제에 많은 독자가 이끌렸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가 많은 스

해 애쓰지도 마세요. 조밀한 패턴에 색을 칠하기 어려울 때는 먼저 다른 종이

트레스를 안고 있지만, 그것을 해소할 창구는 많지 않으니까요. 큰 비용을 들

에 펜이나 색연필을 테스트해보세요. 컬러링북 전용 펜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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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를 받는다고 고백했다. 조밀하게 그려진 도안을 보면 ‘대체 이걸 언제 다 칠 하지?’라고 생각한다는 것.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하나의 그림을 완성했을 땐 그 이상의 만족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 병수 교수는 컬러링북이 심리를 치유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몸의 감 각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하나의 방법은 될 수 있다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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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고민을 자꾸 반추하게 됩니다. 자려고 누워도 그 생각이 반복적으로 떠오르지요. 나를 힘들게 하는 생각을 억제하는 힘이 떨어

1

져 그렇습니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내성을 기르고,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인데 몸의 감각, 즉 체성감각體性感覺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 과적입니다. 내 몸이 느끼는 감각을 활용하는 것이 인지 행동 치료보다 훨씬

2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이미 이론적으로 검증되었습니다. 컬러링북도 자기 표 5

현을 하고, 몸을 쓴다는 측면에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봅 니다. 자기표현 측면에서만 본다면 훨씬 접근하기가 쉽지요. 무정형의 그림을 표현하는 것을 사람들은 어려워하거든요. 어느 정도 구조화가된 컬러링북에 서는 자기표현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몰입의 경험 몰입하면 신체 리듬이 살아난다 “사람의 심리 건강은 궁극적으로 리듬을 되찾는 일인데, 컬러링북의 조밀한 패턴을 몰입해서 반복 적으로 그리다 보면 신체의 리듬감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컬러링북의 패턴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쉬우면 재미를 느끼지 못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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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니다. 자신의 능력보다 살짝 높은 수위의 과제를 해결할 때 몰입을 경험하

현재 가장 ‘핫’한 컬러링북을 소개합니다

게 됩니다. 컬러링북은 어른도 약간 어렵게 느끼기 때문에 가벼운 ‘몰입 경험’을

1 비밀의 정원 국내에 컬러링북 열풍을 일으킨 조해너 배스포드의 컬러링북. 정교하고 세밀한 무

하는 데 좋은 과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간은 본능적으로 예술을 향한 욕구

늬가 특징으로 동식물을 소재로 한 그림이 다채롭다. 퍼블리싱 컴퍼니 클. 2 네이처 프랑스 대표

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예쁜 그림을 보거나, 밝은 색깔, 좋은 에너지,

컬러링북 시리즈 출판사인 데상 앤 뜰로라의 프랑스 정통 컬러링북. 무늬가 무척 조밀해 그림을 완성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지만, 그만큼 몰입과 집중 효과가 크다. 솜씨. 3 민화 컬러링 위시

아름다운 음악에 나를 노출시켰을 때 정서가 달라지는 것이 본능입니다. 사

북 민화 작가 서공임 씨가 그린 민화 44점을 담은 컬러링북. 새, 물고기, 꽃, 나비 등 친숙한 소재

람의 기분이 내적 변화라고 생각하지만 외부 자극, 즉 맥락에 의한 반응인 경

부터 십장생도, 일월오봉도 등 난도 있는 그림까지 다양하다. 효형출판. 4 파리 시크릿 프랑스의 그래픽 디자이너 조에 드 라스 카스의 그림책. 파리의 이국적 건물들, 디저트, 에펠탑, 패션 스타 일, 카페 등 파리에서 만나는 다양한 이미지가 담겨 있다. 자음과모음. 5 시간의 정원 일러스트레 이터 송지혜 씨의 컬러링북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스토리텔링 방식의 동화책. 북라이프. 6 아트 테라피 컬러링북 굵은 라인과 화려하고 예술적 감각의 패턴이 특징으로, 채색하기와 낙서하기로 구성되었다. 부분 채색이 되어 있어 색칠하기 쉽고, 도안이 다채롭다. 한스미디어.

우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나쁜 기분을 전환하고 싶을 때는 나를 둘러싼 환 경을 바꾸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컬러링북은 그런 욕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킵 니다. 보통 사람이 예술적 경험을 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김병수 교수의 말을 정리하면 색칠하는 행위 자체보다는 손가락을 반복적으 로 움직이며 몰입하면 신체 리듬이 되살아나 정서에 좋은 기운을 불어넣는다

입니다. 제 페이스북 페이지에 다양한 국적의 독자들이 제게 보낸 그림을 종종

는 것. 이 외에도 운동을 하거나 춤을 추는 등 몸의 감각을 활용하면 주의력

업로드해요. <행복> 독자들도 보내주실래요?” 조해너 배스포드는 지난여름

을 분산시켜 스트레스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컬러링북처럼

아이를 출산해 바쁜 나날을 보내면서도 현재 두 번째 컬러링북 <마법의 숲

손을 움직여 적극적으로 콘텐츠에 참여하고, 결과물을 만드는 DIY 분야의 책

(Enchanted Forest)> 출간을 앞두고 있다. “올봄 출간을 목표로 마무리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2015 출판 트렌

고 있어요. 그리고 세 번째 컬러링북도 바로 시작해 여름에 모든 시리즈를 마

드’ 강연에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에서 나아가 독자가 직접 참여하는 스토

무리할 예정이니 기대해도 좋습니다.”

리두잉storydoing 콘텐츠가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 전망했다. 스트레스는 증

심리적 위로 몸을 움직이면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컬러링북 <비

가하지만, 달리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려워 골몰하고 있다면 몸을 움직

밀의 정원>에는 ‘안티 스트레스’라는 부제가 달려 있다. 과연 색칠하는 것만

여보자. 색칠하고, 그림 그리고, 산책하고, 예술을 감상하고, 춤을 추고…. 그

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리적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평소 컬러링북에

렇게 오감을 최대한 활용해 생각을 내려놓고 피로한 마음을 달래보자. 그런

색칠하는 것을 즐기는 후배는 가끔 어떤 색깔을 칠해야 할지 모를 때 스트레

면에서 컬러링북은 가장 쉬운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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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작가를 소개합니다 <행복> 2월호 표지를 보고 놀라셨나요? 이번 표지는 여러분이 직접 완성하는 작품입니다. 박현웅 화가와 경연미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두 가지 작품 중에 하나를 골라 색칠해보세요.

일러스트레이터 경연미 “평소 지구 상에 살고 있는 여러 인종과 동식물의 생태에서 영감을 얻곤 합니다. 이번 작 업은 태국의 원시림 속 신비로운 기운을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네팔의 웅장한 산맥과 대륙을 대표하는 산들이 한 그림 속에 어우러진 상상의 대지를 그리고자 했습니다. 동 시간에 다른 곳에 존재하는 많은 삶, 소리, 냄새들… 그 안에서 ‘산다’라는 느낌을 공유 하고 싶고, 상상 속 자연을 통해 평온한 마음과 설렘을 느끼고자 합니다. 어린 시절에 하 던 ‘색칠 공부’를 생각하면 색연필이나 크레파스로 그림을 그릴 때 느끼던 질감의 온기, 그림을 완성했을 때 맛보던 기쁨 등이 떠오릅니다. 그 과정에서 즐거움과 마음의 평온 을 얻는다고 생각해요. 처음 의뢰받았을 때 제가 그린 선을 독자들이 따라 그리고, 색을 칠하면서 각자의 창조 적 그림을 완성하는 과정이 참 흥미롭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종의 독자와 함께 만드는 공동 작업인 셈이니까요. 처음에는 색을 채우려면 선이 닫힌 형태의 그림을 그려야 한 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선과 형태를 자유롭게 하면 그리는 사람도 선의 안팎을 상 관하지 않고 오히려 더 창의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그렇게 작 업했습니다. 여러분도 마음을 열고 자유롭게 색칠하세요. 잘 사용하지 않는 색을 섞어 도 보고, 강하게 누르거나 연하게 칠해보세요. 그려진 선에 굳이 구애받지 않아도 됩니 일러스트레이터 경연미 씨는 뉴욕스쿨오브비주얼아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고, 킹스턴대 학교 일러스트레이션 학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제15회 에즈라 잭 키츠상 신인 일러스트레이터를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도덕성을 주제로 조소물과 회화 작업을 하며, 세계의 관습을 소재로 한 그림책을 준비중이다.

다. 그렇게 완성하면 스스로 제목을 지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저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하던 일을 멈추고 걷기 시작합니다. 열까지 천천히 숫자를 세 면서 호흡을 가다듬고 음악을 들으며 걷다 보면 기분이 나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독자 여러분도 컬러링을 통해 그런 감정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조형예술가 박현웅 “컬러링 표지 작업이 그렇게 생소하진 않았습니다. 그림을 그리기 전 에는 대부분 스케치를 하니까요. 특히 제 작업이 입체적이기 때문에 스케치에 집중을 많이 합니다. 조각 높이, 맞물림 등에 따라 적확한 계산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스케치를 하고 나무를 재단하고 다듬 어 칠하고 붙이고 마무리하는 것이 저의 작업 순서입니다. <행복> 2월 호 표지 작품은 ‘만남, 소식 좀 전해주렴’ 시리즈의 초기 스케치 중 하 나입니다. 겨울이 지나 다시 새로운 소식을 전하는 봄의 전령사를 표 현한 것으로 새와 꽃을 넣었습니다. 도안이나 밑그림을 그릴 때 ‘어떤 색이 이 부분에 채워질까?’ 하는 상상을 하며 스케치합니다. 그림에 배색이 무척 중요하니까요. 색이 칠해지는 공간을 어떻게 배분하는 가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저의 화두는 늘 동화, 여행, 세계 등입니 다.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감성이 아닐까요? 제 그림이 자녀를 키 우는 부모에게 보내는 위로의 한마디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도 수고하셨어요’라고요. 그림을 그릴 때 자신이 직접 칠한 색의 에너지를 받는다고 합니다. 저도 작업을 하면서 매일 새로운 영감을 받고 위안을 얻고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그림을 그리며 그런 심리적 위안을 받길 바랍니

조형예술가 박현웅 씨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금속조형 디자인학과와 동 대학원 공예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예술의전당, 인사아트센터 등에서 30회가 넘는 개인전을 열었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열리는 전시와 아트페어에서도

다. 각자 색의 취향이 다르기에 정해진 배색을 정의할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색깔의 조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는 3월에는 그림 에세이북

화입니다. 동반자가 누구냐에 따라 자신의 삶이 달라지는 것처럼요. 색깔의 배합을 고민해 색칠해

<숨은그림찾기>(가제)를 출간할 예정이며, 5월에는

보세요. 완전히 다른 느낌의 표지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선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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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맛있다

백자에서 백색 두루마기까지 조선시대를 풍미한 순백색을 우리 민족은 귀히 여겼다. 음식도 다르지 않다. 잡스러운 맛이 섞이지 않은 순백색의 음식은 복을 기원하는 자리에 빠지는 법이 없었다. 정월 초하룻날에 떡국으로 새해를 맞듯, 순백의 음식으로 조상들의 아취를 맛보자. 순백의 음식에는 한국인의 성정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진행 신민주 기자 사진 구본창 요리와 스타일링 노영희 캘리그래피 강병인 참고 도서 <우리 음식의 맛을 만나다>(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조선의 탐식가들>(따비)

조선시대 서울의 풍속을 담은 <열양세시기>에는 “흰떡을 조금씩 떼어 손으로 비벼 둥글고 길게 문어 발처럼 늘이는데, 이를 권모拳摸(골무떡)라고 한다. 섣달그믐에 엽전 모양으로 잘게 썰어 장국에 넣어 식구대로 한 그릇씩 먹으니 이를 떡국이라고 한다”고 나와 있다. 순백색의 흰떡은 다름 아닌 가래떡으로, 예전에는 그 당시의 화폐인 엽전 모양으로 즐겼다. 떡국은 한 살을 더 먹는다는 상징적 음식이자 1년 내내 돈을 모으라는 기원이 담긴 음식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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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는 정성스레 복을 빚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만두피의 재료나 모양, 익히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흰색을 띠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중에서도 대표 양념거리인 대파의 흰 대 부분이 만두피 역할을 하는 파만두는 본래 옥잠화처럼 아름답게 만들지만 가운데에 소만 넣기도 한다. 밀전병에 재료를 올려 돌돌 말아 먹는 밀쌈도 복을 기원하는 음식이다. 유두 절식의 하나로 ‘재수를 부르는 음식’인 구절판의 간편 버전인 셈. 무나물을 소로 올려 말면 겨울철 별미로도 제격이다. 조상들은 돌돌 만 음식을 그릇에 볏단처럼 높이 쌓아 담는 걸 즐겼는데, 이는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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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고 맑은 빛깔 덕에 백아순白雅馴이라고도 부른 두부는 예나 지금이나 건강 음식의 상징이다. 그 옛날에도 미덕이 있는 음식으로 찬사받았는데, 두부를 가리켜 오미五美를 갖춘 음식이라 했다. 맛이 부드럽고 좋음이 일덕이요, 은은한 향이 이덕이요, 아름다운 색과 광택이 삼덕이요, 반듯한 모양이 사덕이요, 먹기에 간편함이 오덕이라는 것. 특히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는 건강과 액막이를 위해 두부를 꼭 먹었으며, 이날 먹는 두부를 ‘복두부’라 했다.


음식을 탐하는 것을 경계하던 선비에게도 잘 만든 두부는 선물로 주고받을 정도로 즐기는 음식이었다. 음식에 관한 시를 많이 쓴 서거정은 ‘두부’라는 시에서 “옥 같은 두부 덩이 상머리에 가득하다/ 아침저녁 두부 있음을 다행으로 여기거니/ 구태여 고기 음식 번거로이 구하랴”고 읊으며 예찬했을 정도다. 꽤나 미식가로 알려진 추사 김정희의 충남 예산 고택 기둥에는 “대팽두부과장채大烹豆腐瓜薑菜 고회부처아녀손高會夫妻兒女孫”이라는 글귀가 붙어 있다. 그가 꼽은 가장 위대한 음식은 두부ㆍ생강ㆍ나물 등을 넣고 끓인 소박한 두붓국으로 부부, 아들딸, 손주와 함께하는 가족 식사 자리가 가장 즐거운 모임이라는 것을 이 글에서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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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에는 밀가루가 귀하디귀했기에 밀가루로 만든 희고 가는 국수는 아무 때나 먹지 못하고 잔칫날에나 맛볼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었다.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국수는 온갖 잔치에서, 조반이나 점심에 안 쓰는 데가 없으니 어찌 중하지 않겠는가. 누구를 대접하든 국수가 밥보다 낫다”라고 국수를 소개한 글만 봐도 알 수 있다. 혼례에서는 백년해로를, 회갑 등 어르신의 생신 잔치에서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음식이니 별미 중 별미가 희고 가는 국수다.


요즘은 백반白飯이 식당에서 흰쌀밥에 국과 반찬을 곁들여 내는 가정식 메뉴를 뜻하지만, 한자어를 풀이하면 잡곡을 섞지 않고 멥쌀로만 지은 흰밥을 가리킨다. 조상들은 흰밥을 밥상 위 음식 중 으뜸으로 여겼는데, 곡물 중에 흰쌀을 가장 중히 여겼기 때문이다. 백김치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순백의 음식이다. 고춧가루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임진왜란 즈음이므로 배추 본래의 맛과 양념 맛이 어우러진 담박한 백김치는 김치의 원조라 할 수 있다. 흰쌀밥과 백김치, 한약재로도 쓰는 백도라지와 겨울 무로 만든 나물, 은빛 갈치구이로 차린 밥상은 정갈한 맛에 완전한 영양을 갖춘 ‘백반’이다.


죽은 곡식으로 만든 가장 오래된 음식이다. 흰쌀을 기본으로 만들며, 쌀알 그대로 끓이는 옹근죽과 쌀알을 반 정도 갈아서 만드는 원미죽, 곱게 갈아서 쑤는 무리죽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보양식이자 별미로 인기인데, 그 옛날 궁중에서는 우유죽인 타락죽과 잣죽을 즐겼다. 눈빛이나 젖빛을 띠며 임금의 첫 끼니인 초조반상에 오르던 보양식인 것. 서민은 구경하기도 힘든 타락죽과 잣죽을 대신해 백성의 주린 배를 채워주던 고마운 죽이 있었으니 바로 입맛을 돋우는 콩죽이다.


산적은 양념한 고기나 생선 등을 꼬치에 꿰어 불에 굽는 음식을 이르는데, 기본 재료에 따라 어산적ㆍ육산적ㆍ잡산적 등으로 나눈다. 흰 살 생선의 살을 다른 재료와 함께 꿰어 구운 것이 어산적이고, 주로 쇠고기와 버섯, 대파를 꿰면 육산적, 여러 재료를 번갈아 꿰어 만들면 잡산적이 된다. 재료의 선별에 따라 제철의 맛을 즐길 수 있는 조화로운 음식인 것. 산적 종류에 상관없이 쇠고기를 기본 재료로 쓰며, 이를 대신해 쇠고기 육수에 삶은 흰 배추와 무를 흰 살 생선과 함께 꼬치에 꿰면 순백의 어산적을 즐길 수 있다.


쌀가루에 아무것도 섞지 않은 순백의 백설기는 순수함을 상징한다. 그 때문에 아기가 태어나 백일이 되거나 첫돌 때 백설기를 만들어 이웃 친지와 나누어 먹으며 아기의 건강과 복을 빌었다. 특히 백일떡은 1백 명의 사람에게 나누어주어야 아기가 장수한다고 믿어 되도록 여러 집에 돌려 나누어 먹었다. 아기의 건강을 기원하는 음식이어서인지 백일떡을 받은 집에서는 빈 그릇을 보내지 않고 반드시 흰 무명실이나 흰쌀을 담아 보내는 풍속이 전해진다.


껍질을 벗기면 하얀 속살이 말갛게 나오는 더덕은 ‘백삼白參’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더덕에 찹쌀가루를 묻혀 튀겨낸 겨울철 다과가 섭산삼이다. 집안 잔치나 명절 때 후식으로 즐기던 것으로, 바삭한 식감과 입에서 향긋하게 퍼지는 더덕 향이 일품이다. 씹을수록 느껴지는 깊은 맛 덕분에 풍류가의 주안상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던 그야말로 미식美食인 것. 약용으로도 즐기는 백도라지와 배로 만든 차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감성을 일깨우는 데코 아이디어

컬러는 비단 패션뿐 아니라 우리의 라이프스타일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한다. 2000년대 에코그린과 블루 컬러로 안정감을 찾길 원했다면, 2015년은 보다 적극적이고 따뜻한 색감인 핑크ㆍ레드ㆍ오렌지 등 붉은 색이 유행할 전망. 가공하지 않은 코퍼 소재와의 만남, 블루와의 보색 효과, 올해의 컬러 마르살라와의 궁합 등 ‘오렌지’를 즐기는 다섯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글 이지현 기자 사진 박찬우 스타일링 고은선(고고작업실) 어시스턴트 김미라, 안현주 자료 제공 듀럭스 컬러퓨처, 팬톤 by 노루표페인트, 깔린 인터내셔날 촬영 협조 나무와사람들(02-3679-0101), 더걸온더문(070-7570-3357), 덴스크(02-592-6058), 도레도레(02-540-4553), 디자인포스트(02-542-8141),

라꼴렉뜨(02-548-3438), 라뒤레(02-3440-1404), 로얄코펜하겐(02-3453-4811), 메종드실비(02-518-2220), 모엠컬렉션(070-8159-3159), 몰(02-543-0164), 보에(02-517-6326), 브릭팝(02-337-0202), 신흥스톤(02-548-6650), 아티제(02-2155-5777), 에르메스(02-3015-3251), 에이치픽스(070-4656-0175), 엘스토어(02-790-8408), 유앤어스(02-547-8009), 윤현상재(02-540-0145), 이노메싸(02-3463-7752), 이솝(02-515-1606), 이헤베뜨(02-532-4953), 인엔(02-3446-5103), 짐블랑(070-7803-3798), 챕터원(02-517-8001), 카르텔(02-517-2002), 카우라카페트(02-423-5586), 콩부인(02-6282-2188), 크래프트브로(02-790-7446), 테일디자인(02-455-0649), 팀세라믹(02-515-0673), 파파버블(02-544-8851), 프린트 오브 더 데이(070-4606-3882), 현우디자인(02-549-2993)

오렌지를

바라보는

다섯 가지

시선


일상에 오렌지가 있다 2014년은 세계적으로 불안감이 만연한 한 해였다. 자연재해와 인재가 끊이지 않고 발생해 불안감을 느껴온 현대인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희망이 가득한 긍정적 컬러 에너지! 건강과 힐링 코드에 힘입어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주스 바, 다채로운 컬러로 소비자의 마음을 유혹하는 메이크업 제품, 바다ㆍ노을ㆍ흙ㆍ 금속 등 자연 물성의 컬러를 그대로 반영한 식품까지… 오렌지를 비롯해 자연과 호흡하며 더욱 생생해진 2015 유행 컬러를 모았다.

(왼쪽부터) 전 세계 수공예 장인들의 길드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이솝의 2014/2015 기프트 키트. 이솝 스토어에서 사용하는 인테리어 소재인 도자, 가죽, 직물, 구리, 목재, 대리석을 주제로 제작했다. 그중 카퍼 키트는 구리를 주제로 제작한 것. 만다린 라인드 오일, 오렌지 오일 등을 원료로 손에 완벽한 보습 효과를 준다. 상큼한 과일을 통째로 얼린 아이스크림은 브릭팝, 제철 과일과 채소를 믹스해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에너지 주스(시너지, 아가씨 파워, 스테미너, 에너지)는 콩부인, 핑크를 중심으로 톤온톤으로 구성한 마카롱은 라뒤레 판매. 크림 섀도우는 베네피트, 꽃무늬를 양각 처리한 블러셔는 샤넬 제품. 뉴트럴 톤 마카롱은 아티제, 친환경 소재의 알파벳 타일은 윤현상재, 무지개 단면이 돋보이는 소중해 케이크와 컬러 초코볼로 장식한 오 마이 갓 케이크는 고마워케이크 제품으로 도레도레, 비정형 오각형으로 만든 서울 트레이는 챕터원, 피부 톤에 따라 선택하는 파우더 파운데이션은 나스, 펄이 함유되어 풍성한 립 컬러를 연출하는 립글로스는 맥 제품.


블루&오렌지 패턴 타일은 팀세라믹, 블루 그러데이션 유리잔은 양유완 작가 작품, 화이트에 블루 핸드 페인팅한 세라믹 오브제는 정준영 작가, 뚜껑을 장식한 청화 오브제는 이윤희 작가 작품, 음각 장식이 돋보이는 꽃 접시와 향꽂이는 인도 작가 프리야 선드라발리 작품으로 모두 엘스토어 판매. 랠리 24 시리즈의 미니 오벌 플레이트와 옐로 에스프레소 잔, 블루 다이여 시리즈의 볼은 모두 에르메스, 블루 플루티드 메가 시리즈의 크림 저그와 풀 레이스 시리즈의 더블 레이스 접시, 블루 플루티드 플레인 접시는 모두 로얄코펜하겐 제품.


파랑이 없는 오렌지는 없다 주황색을 이해하려면 파랑과 노랑의 관계를 먼저 알아야 한다. 파랑과 노랑은 완벽한 보색으로 서로 대립적이어서 함께 어우러지지 못하지만 주황이 섞이면 이 둘을 연결하며 조화롭게 만드는 것. 그래서 주황을 행복의 컬러라 일컫기도 한다. 그렇다면 주황이 가장 돋보이는 컬러 매치는 무엇일까? 바로 파랑이다. “파랑이 없는 주황은 없다”고 한 반 고흐의 말처럼 주황은 파란색으로 둘러싸여 있을 때 가장 강렬한 빛을 발한다. 즐거움과 사교를 상징하는 주황과 정신적이며 사색의 컬러라 불리는 파랑은 특성이 정반대이면서도 서로를 보완해주는 컬러인 만큼 이 둘을 공간에 적용하면 강렬하면서도 인상적인 컬러 대비 효과를 낼 수 있다. 오렌지와 블루, 옐로 컬러가 조화를 이루려면? 깊은 오렌지 컬러와 코발트블루, 투명한 옐로로 명도와 채도의 조화를 고려할 것. 물결 디테일이 돋보이는 블루 글라스 스툴은 헤이만, 오렌지색 사이드보드는 글라스 이탈리아 제품으로 보에, 오렌지색 사이드 테이블 템포는 자노타 제품, 오렌지색 라운드형 다이닝 체어는 헤이 제품으로 라꼴렉뜨, 테이블 램프 테이크와 옐로 컬러 플라스틱 화기는 카르텔, 사이드 테이블 위 코발트블루 컬러 테이블 램프와 펜던트 조명등, 그러데이션 고무 볼은 모두 모엠컬렉션, 플레이 타입의 타이포그래피 포스터는 에이치픽스, 기하학 패턴 액자는 프린트 오브 더 데이, 카펫은 덴스크 판매.


뉴트럴 컬러로 조합한 니트 짜임 카펫 스와치는 간, 원형 조각이 연결된 카펫은 유앤어스, 와인&브라운 컬러가 매치된 울 소재 카펫과 플라워 패턴 카펫, 그린&진한 와인색이 매치된 카펫과 동글동글한 울실 컬러 스와치는 모두 카우라, 마르살라와 오렌지 컬러 사각 트레이는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 판매. 와인 오프너는 알레시, 마르살라와 오렌지 컬러를 코팅한 가죽 스트랩의 차코르 트레이는 에르메스 제품. 오렌지색과 베이지색 페인트는 던-에드워드 제품으로 나무와사람들 판매.


명상의 시간

올해의 컬러를 패턴으로 즐기는 법

리셋, 백지 상태가 정신 건강에 유익하다고 해서 ‘멍 때리기 대회’가 열릴 정도다. 세계적 광고 회사 위든+케네디 빛바랜 듯 숙성한 와인 컬러, 팬톤에서 제시한 올해의 컬러 마르살라marsala는 서로 다른 소재와 런던 사무실에는 직원들이 멍 때릴 수 있는 플레이룸을 마련해놓았으며, 영국의 셀프리즈 백화점 역시

패턴이 접목되었을 때 시너지 효과가 큰 색이다. 니트나 울 등의 따뜻한 소재, 추상적 패턴,

쇼핑객을 위한 명상 공간을 만들었을 정도. 넓은 의미로 생각하면 일상 중 명상은 목적 없는 사색의 유희를

톤 다운된 오렌지 컬러와 매치해 마르살라 컬러를 더욱 클래식하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한다.

즐기며 하루하루를 다시 음미하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게 해주는 시간이다. 조용한 자리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거나 차를 마시며 하루를 돌아보는 10분의 휴식을 위해 단순하고 소박한 명상의 자리를 만들어보자.42개의 유닛, 49가지 컬러를 조합할 수 있는 몬타나 수납장은 효과적 매칭 샘플을 제시해 컬러 초보자도 손쉽게 공간에 컬러를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몬타나 수납장, 톨투스 코펜하겐의 대리석 소재 테이블 나인은 피에로 리소니가 디자인한 제품으로 밀라노디자인빌리지 판매.

꽃병과 마르살라 컬러 모자를 쓴 톰테보드 요정 인형, 카이카도의 코퍼 소재 테이블웨어, 솔방울

화이트, 블랙, 와인 컬러 유리 소재 등 세 가지 높이와 컬러가 있다.

오브제, 타일 상판이 돋보이는 앤티크 화분 테이블과 브로스테 코펜하겐의 사과 오브제는

와인 컬러 좌식 테이블 위 찻잔은 데카르트 제품.손바닥 오브제는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 판매. 도자 만년필과 문구 세트는 해브빈서울, 새 문양 접시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 제품으로 팀블룸, 뮬라의 오리 오브제와 테이블 조명등은

모두 덴스크, 돌과 화석 등의 문양이 실사 프린트된 쿠션과 콧수염 난 남성 얼굴이 프린트된 쿠션은 마인하트 제품, 감긴 눈 위에 영문이 프린트된 쿠션은 이해&다다 제품으로 모엠컬렉션, 에르메스의 자르뎅 도지에 엥프리메 패턴 쿠션과 H 블럭, 오토만 패턴 원단 샘플은 현우디자인,

이노메싸, 골드 블루투스 스피커는 네이티브 유니언 제품으로 루밍 판매.

깊은 오렌지 컬러의 투명 다이닝 체어는 카르텔 제품으로 카르텔, 아가일 패턴으로 패치워크한 쿠션은 헤이, 마르살라 컬러와 베리 핑크 컬러가 네모 문양으로 조합된 쿠션&오렌지색 퀼팅 쿠션은 노만 코펜하겐 제품으로 이노메싸, 숲이 실사 프린트된 쿠션은 이헤베뜨, 등받이와 팔걸이가 입체적 형태로 구성된 오렌지색 가죽 암체어는 몬티스 제품으로 디자인포스트 판매.

촬영 협조 10꼬르소꼬모(070-7130-7841),

구다모(02-558-3165), 김리아갤러리(02-517-7713), 김은학디자인스튜디오 (www.eunhakkim.com), 다브(02-512-8520), 데이글로우(02-6397-9937), 데카르트(www.decart.co.kr), 디자이너이미지(02-380-0001), 라쉐즈(02-540-5988), 라흰(02-534-2033), 레흐(02-797-0710), 루밍(02-599-0803), 마르멜로(02-588-9216), 모엠컬렉션(070-8159-3159), 미스고플라워(010-8543-6471), 밀라노디자인빌리지(02-516-1743), 보에(02-517-6326), 소설 호텔(02-507-0505), 소은명 작가(www.designartist.co.kr), 스코그(02-749-7708), 아르마니 까사(02540-3094), 안다미로스튜디오(www.andamirostudio.com), 에르메스(02-544-7722), 에이알에스서울(070-4418-1223), 에잇컬러스(070-8822-3637), 엘스토어(02-790-8408), 이노메싸(02-3463-7752), 이해앤다다(www.ehaedada.com), 인다디자인(02-546-0661), 인디아마이러브(010-4498-3489), 자라홈(02-3453-9495), 조은숙아트앤라이프스타일(02-541-8484), 짐블랑(070-7803-3798), 챕터원(02-517-8001), 테오홈(02-3672-2302), 팀블룸(02-518-8269), 해브빈서울(070-4415-1508), 현우디자인(02-549-2993), S갤러리(02-544-6360)


금속에서 컬러 버전으로 새로 출시한 PH 54 펜던트 조명등은 프리츠 한센 제품, 팔걸이를 테이블로 활용할 수 있는 오렌지색 가죽의 스패니시 체어는 프레데리시아 제품, 오렌지&블루&어스 톤 그러데이션 화기는 톨투스 코펜하겐 제품, 유리 오너먼트와 블루 티포트, 조지 젠슨의 양초 홀더는 모두 덴스크 판매. 레몬 컬러로 그러데이션된 오버사이즈 접시는 에르메스 제품. 오렌지와 옐로 컬러 그러데이션 초는 아마메르 판매.


번짐 효과로 공간감을 구현하다 디지털화로 우리가 인식하는 세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단순하게 음영만 이용해 공간감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색들을 섬세하게 조합해 새로운 상상의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 채도, 농도가 유사한 뉴트럴 컬러를 벽에 적용하면 한결 입체감 있는 공간이 완성된다. 컬러 매치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러데이션이나 날염 아이템으로 은근한 포인트를 주거나, 채도와 명도에 상관없이 잘 어우러지는 모노톤의 가구를 매치해 중간 톤을 만들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원하는 색을 일러스트 파일로 그러데이션화한 후 프린트를 해 커다란 액자에 끼우거나 벽지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귀족의 얼굴에 페인트를 뿌려 유니크하게 재해석한 액자는 마인하트 제품, 잉크가 번진 듯한 패턴의 쿠션은 이해&다다 제품으로 모엠컬렉션, 파스텔 블루 체어는 톤 제품으로 몰, 드롭 체어와 오렌지색 가죽 시트의 다이닝 체어는 칼 한센&선 제품으로 보에, 옐로 컬러 톨 사이드 테이블은 몬티스 제품으로 디자인포스트, 러그는 펌 리빙 제품으로 짐블랑, 사각 타일은 더걸온더문 판매.


핸드 페인팅의 내추럴한 질감이 살아 있는 타일은 팀세라믹, 가죽을 엮은 매트는 유앤어스, 황동·적동·스틸 소재 접시와 다각형 모양 접시와 오프너는 모두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목걸이와 패브릭 팔찌, 종이 화병 커버, 나이테가 그려진 RJ 접시는 모두 챕터원 판매. 오렌지, 레몬피유 성분이 함유되어 상큼한 향이 돋보이는 라인드 컨센트레이트 바디 밤은 이솝 제품. 천연 대리석 타일은 신흥스톤, 나뭇결이 프린트된 우드 페커 노트는 테일디자인 판매.


오렌지와 금속 소재가 만났을 때 대비적 컬러나 상호 보완적 소재를 서로 더해 완성하는 콘트라스트 하모니가 디자인 이슈다. 컬러퓨쳐가 제시한 올해 유행 컬러는 쿠퍼copper 오렌지. 금속, 돌 등 자연 물성과 톤 다운된 오렌지, 베리 오렌지 컬러가 만나 새로운 힐링 코드를 제시한다. 차콜, 황갈색 등 어스earth 컬러를 매치하면 보다 풍성하고 따뜻한 느낌을 더할 수 있다. 오렌지 컬러는 골드, 코퍼 등 금속의 차가움을 상쇄해주는 컬러다. 오랜 시간에 걸쳐 풍화되고 부식되어 만들어진 자연의 흔적, 자연 그대로의 마감재가 어우러져 중후한 안정감을 준다. 원목 나무 사다리와 방짜로 만든 적동 스툴은 마담스톨츠 제품으로 메종드실비, 금도금한 테이블 조명등 필 램프는 델 라 에스파다 제품으로 인엔, 테이블 위 물병은 메누 제품, 둥근 코퍼 갓이 화려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조명등 브루노는 베름 제품으로 보에, 호두나무 프레임에 황동 소재를 더해 만든 LED 스탠드 램프와 책상 형태의 램프는 크래프트브로, 오렌지 스트라이프 패턴이 돋보이는 화기는 케흘러, 다이닝 체어는 노만 코펜하겐, 3백60도 회전하는 바 스툴은 롱 포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 골드 마감의 테이블 조명등 필 램프는 델 라 에스파다 제품으로 인엔, 조합토로 만든 볼과 컵은 윤상혁 작가 작품으로 엘스토어 판매.



자연에서 식탁까지

바다와 햇빛이 만든 갯벌 위 산물

감태 산과 들이 푸름을 잃는 겨울이면 바다로 푸른빛이 옮겨간다. 바닷물이 빠지고 난 갯벌에 모습을 드러내는 감태는 밀물과 썰물을 수천수만 번 겪으며 깊은 맛이 든다. 반지르르한 윤기와 깊은 바다 내음을 머금은 이 녹색 풀은 아무 땅에나 뿌리내리지 않는다. 오염되지 않은 청정 갯벌에만 자태를 드러내는 감태는 까탈스러운 성미 덕분에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재료’에 열광하는 요즘 새롭게 주목받는 식재료다. 글 박유주 기자 사진 김동오 기자 요리 레이먼 킴(세흐림니르 미드가르드, 02-516-9400) 취재 협조 바다숲(www.badasoop.co.kr)

달 감甘에 이끼 태苔, 단맛 나는 이끼

라남도에서 매입한 생감태를 트럭에 실어 서산으로 옮기는 과

세계에서 해조류를 먹는 나라는 드물고, 우리나라에서도 김이

정에서 삭아 그대로 버린 적도 있다.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을

나 미역, 파래 정도가 대중적이다 보니 요즘 젊은이 가운데 감태

모색하고자 채취한 곳에서 판에 떠 말려 옮겨보려고도 했지만,

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조선시대 문헌을 찾아보면 광해군 원

감태를 말려 먹는 충청도와 달리 전라도에서는 생감태를 삭혀

년 명나라 사신 접대상, 혜경궁 홍씨의 환갑 진연 상차림에 감

식초, 설탕, 참기름 등을 넣어 조물조물 무쳐 먹거나 고추와 소

태가 올랐다는 기록이 있으며, <자산어보>에도 등장할 만큼

금을 넣고 버무린 뒤 물을 부어 김치(감태지)로 즐겨 먹는 탓에

수백 년 역사를 함께해온 것에 비하면 그다지 널리 알려지지 않

틀에 얇게 뜨는 써레질을 해줄 이가 마땅치 않았다. 아무리 말

았다. 그 까닭은 매년 같은 자리에서 나지 않으며, 땅이 오염되

로 설명하고 손으로 시범을 보여도 수십 년 쌓은 내공으로 말

면 회복될 때까지 절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씨를 뿌릴 수도

린 것에는 비할 바가 못 되었다. 이마저도 실패해 30년 전부터

양식을 할 수도 없는 감태의 까다로운 특성 때문이다. 한때 김

지금까지 전남에서 채취하는 감태는 바닷물에 담근 채 트럭으

양식장에 잡조류를 제거하기 위해 공업용 염산을 사용한 일이

로 실어 날라 서산에서 작업한다.

알려지면서 크게 이슈화된 적이 있는데, 공업용 염산은 생태계에 도 엄청난 악영향을 미친다. 특히 감태는 염산을 한 번만 뿌려

큰 조수 간만의 차와 일교차가 맛 좋은 감태를 만든다

도 십수 년은 자취를 감춰 생산량이 얼마 되지 않던 시절도 있었

12~3월이 제철이라 하지만 추위가 한창인 1~2월에 채취한 감

다. 요즘은 충남 서산과 태안, 전남 무안과 신안 등지에서 나는

태가 가장 맛이 좋다. 서산과 태안이 감태 풍년이 든 지난해와

데 매해 수확량이 천차만별이다. 감태가 나는 곳은 곧 청정 지

달리 올해는 감태를 찾아보기가 힘들어 송철수 대표는 12월 한

역임을 의미하니, 먹을거리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이 시대에 그

달간 발을 동동 굴렀다고 한다. 해가 바뀐 뒤에야 드디어 태안

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믿음직한 식품인 셈이다. 30여 년 전

에도 감태가 나기 시작했다는 소식을 송 대표의 큰딸 송주현

서산에서 구이 김 공장을 운영하던 송원식품의 송철수 대표는

씨에게 들었다. 휴대폰을 만드는 엔지니어 출신인 딸은 일찍부

태안의 한 시장에서 감태를 접했다.

터 아버지 일을 잇는 동생과 의기투합해 2년 전부터 성원식품의

“김도 아니요, 파래도 아닌 것을 말려서 파는데 풍미가 독특하

프리미엄 해조류 전문 브랜드 바다숲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고 맛이 달더라고요. 김처럼 구워 판매해보면 어떨까 싶어 감

수십 년간 아버지가 일구어온 감태를 ‘요즘 사람들’의 취향에

태를 말린다는 농가를 찾아갔는데, 수확량이 워낙 적어 제게는

맞게 브랜딩해 널리 알리고 싶은 생각에서다. “저희 집 밥상에서

줄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1년 넘게 전국을 돌며 감태

는 감태가 빠지는 법이 없었어요. 그런데 먹을 줄만 알았지, 아

를 찾아 나섰습니다. 갯벌이 있는 곳이면 무작정 달려갔지만 빈

는 건 없더라고요.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고는 온갖 책과

손으로 돌아오는 날이 허다했지요.”

자료를 찾아보며 공부도 했고,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갯벌에도

감태는 환경에만 민감한 것이 아니라 채취한 뒤에도 금세 삭아

들어가보았지요.”

신선도를 유지하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한번은 전

물때가 맞아야 갯벌에 들어갈 수 있어 채취할 수 있는 날은 한

감태가 나는 곳이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송철수 대표와 생감태의 풍미를 맛보기 위해 함께한 레이먼 킴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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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보름 남짓이라 감태가 한창일 땐 고향에 내려가 작업을 돕

고 말린다. 햇볕이 좋은 날엔 두어 시간이면 충분히 마른다. 1

는다. 신정 연휴가 지나고 처음으로 물때가 맞은 날, 송철수 대

백 장씩 묶어 작업장으로 옮긴 뒤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골라 내

표 부녀를 만나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러 태안으로 향했다. 서울

버린다. 기계로 찍어내는 김과 달리 수작업으로 떠서 말린 감태

과 부산에 레스토랑 세 곳과 카페까지 운영하느라 서울-부산

는 두께가 일정하지 않아 손으로 느껴지는 감만으로 불 조절

간을 강남에서 강북 넘어가듯 수시로 오가는 레이먼 킴 셰프가

을 해 재빨리 구워낸다.

함께 따라나섰다. 그는 자신이 진정 좋아하고, 잘 알아야 훌륭

송철수ㆍ송주현 부녀는 감태를 알리려고 음식도 참 다양하게

한 요리를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이다. 서울 가로수길의 레스토

만들어 먹어봤다고 한다. 흰쌀밥에 김처럼 싸 먹는 것만으로는

랑도, 바닷가 가까이에 있는 부산의 레스토랑에서도 해산물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김에 경쟁력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이다. 고기

아닌 육류 메뉴를 주력으로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식재료

나 회에 곁들이면 탈이 나지 않고, 밥도둑이라 부르는 간장게장

를 제대로 잘 알기 위해 잠을 줄이면서 산지를 찾아다니는 일을

과 함께 먹어도 맛이 좋으며 대부분의 한식 요리와 잘 어울린다.

게을리하지 않는다. 레이먼 셰프가 감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이곳에 내려올 때만 해도 감태는 색이 좋으니 음식에 포인트 역

감태와 돼지고기가 꽤 잘 어울린다는 이유에서다. 송철수ㆍ송

할을 하는 부재료나 소스로 사용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

주현 대표와 레이먼 셰프가 만나자 조리법과 풍미에 대한 이야

다. 한데 직접 내려와서 생감태를 맛보고 나니 해보고 싶은 요

기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리가 많아졌어요. 서양에서는 해조류를 먹지 않으니 낯설게 느

“감태는 특유의 향이 있어 고기의 잡내를 싹 잡아줍니다. 그런

낄 수도 있지만, 감태는 서양의 조리법으로 요리해도 좋을 것

데 감태가 더 좋은 건 소화를 도와주어 아무리 먹어도 탈이 나

같아요. 특히 오렌지에 절인 통삼겹살에 감태를 곁들이면 조합

지 않는다는 거예요. 고기에 곁들여 먹기에는 불에 살짝 구운

이 꽤 괜찮을 것 같은데요?” 며칠 동안 감태로 다양한 레시피를

감태가 제일 잘 어울립니다.” 수십 년 감태만 만진 송철수 대표

시도해보았다는 레이먼 셰프는 감태 파파르델레 오일 파스타

야말로 감태 요리에서는 최고의 요리사다.

와 삼겹살 스테이크를 선보였다. 듀럼 세몰리나로 만든 반죽

바닷물이 다 빠지기 전 작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서니 얼마 되

을 얇게 밀어 그 위에 생감태를 고루 펼친 뒤 다시 얇게 민 반죽

지 않아 감태밭이 드러났지만, 한참을 더 가서야 배를 대고 물

을 덮어 파파르델레 생면을 뽑았다. 연둣빛을 띤 면은 얼기설기

이 다 빠지기를 기다렸다. 감태는 수심이 얕은 곳부터 꽤 깊은

얽힌 감태 결이 투과된다. 감태 고유의 색과 조직을 살리기 위해

곳까지 두루 분포하는데, 수심이 깊을수록 진한 색이 나며 영양

두꺼운 파파르델레로 만들어보았다고. 팬에 오일을 두르고 양

도 향도 깊어진다. 얕은 데서 나는 감태는 채취하지 않고, 또 너

파와 마늘을 볶다가 베이컨, 홍합, 감태를 넣어 볶고 화이트 와

무 깊은 곳의 것은 향이 지나치게 강해 먹기에 적당하지 않다.

인을 둘러 잡냄새를 제거한 뒤 감태 파파르델레 삶은 물을 조금

송철수 대표는 그저 수십 년을 보아온 감으로 가장 맛이 좋은

씩 더하며 끓인다. 여기에 칙피, 토마토, 삶은 파파르델레를 넣

감태의 위치를 찾아냈다. 갯벌에 적응하자마자 레이먼 셰프는

고 자작해질 때까지 볶은 뒤 시금치와 올리브유를 넣어 10초간

쪼그려 앉아 맨손으로 감태를 걷어 흙을 털어내고는 바로 입으

볶아 삼겹살 스테이크를 올려 낸다.

로 가져갔다. “말린 감태는 먹어봤지만, 생감태를 본 건 저도 처

생감태부터 구운 감태, 볶은 감태 등을 두루두루 먹어보았다는

음이에요. 자르르 윤기가 도는 것이 곱고 향도 진하네요. 그동

레이먼 셰프는 생감태는 고기나 해산물, 감자 등 곡물과 두루

안 구운 것만 먹어서 그런가 이렇게까지 진한 향을 맡아보지 못

잘 어울리며, 구운 감태나 볶은 감태는 치즈 등을 곁들여 카나

했어요. 말린 감태가 입에서 사르르 녹는 식감이 매력이라면, 생

페로 즐기는 것도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바다숲의 송주현 대표

감태는 부드럽게 입안에 퍼지는 향이 일품이에요.”

는 앞으로 감태를 다채롭게 동서양 요리로 맛볼 수 있는 방법 을 모색하는 것이 숙제라고 했다. 세모가사리 등 아직 잘 알려

갯벌의 밥도둑

지지 않은 우리 바다의 해조류를 찾아 소개하려는 계획도 세워

도시에서 구입해 먹는 감태는 김처럼 네모나게 말린 게 대부분.

두었다. 잘 알지 못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재료들이 갯벌에는

이렇게 가공하는 작업은 감태를 걷어 육지로 돌아오자마자 바

무궁무진하단다. 좋은 식재료를 찾아 세상에 소개하는 이와

로 시작한다. 물에 여러 번 헹궈 모래와 불순물을 제거하고 물

이를 맛깔 난 한 접시 요리로 만드는 셰프가 만나 자연이 예술

기를 꼭 짠 감태 한 줌을 틀을 대고 슬슬 펼친 뒤 마당에 널어두

로 재창작되었다.

1 감태는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한 곳에서 나는 게 맛이 좋다. 뿌리와 끝은 사용하지 않고 가운데 몸통 부분만 채취해 작업한다. 2 대나무 발에 감태 한 줌을 펼치는 일은 수십 년 공력이 쌓여야 가능한 일. 고르게 펼치지 않으면 제대로 마르지 않을 뿐더러 굽는 과정에서 파르르 타버린다. 3 30여 년간 감태를 일군 송철수 대표의 뒤를 이어 프리미엄 해조류 브랜드 바다숲을 운영하는 딸 송주현 씨. 4 레이먼 셰프와 김성구 셰프가 요리한 감태 파파르델레 오일 파스타는 시원하면서도 달큰한 풍미가 매력적이다. 일급수의 지표 생물인 감태를 말려 가공한 바다숲의 감태 제품은 본지 284쪽 스토리샵을 통해 구입할 수 있습니다. Organic Style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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