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dependent rock magazine vol.64 / www.elephant-shoe.net / 2012 NOVEMBER TABLOID 13
10cm
& Red
small talk with music
EPISODE : 노화
石군
DAVID BOWIE – IT AIN’T EASY 엘리펀트슈 타블로이드 편집장으로 일한 지난 1년 동안의 제 생활 패턴은 잡지 발간 주기인 한 달로 맞춰졌고, 모든 순간을 타블로이드와 엮은 채 보내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모든 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생각합니다. 엘리펀트슈 가족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엘리펀트슈라는 이름으로 하고 싶은 것도,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기에,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합니다. 이번 호를 마지막으로 공동편집장 자리를 용식 군에게 건네주고, 저는 선호누나와 함께 엘리펀트슈 홈페이지를 새로이 정비하려고 합니다. 새로운 두 편집장이 만들어갈 엘리펀트슈 타블로이드도, 헌 편집장과 엘리펀트슈의 실질적인 에이스 에디터 맹선호가 만들 홈페이지도 새로운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기대해주세요! 10월 27일 石군
십센치 커버사진을 찍던 날은 휴대폰 내비게이터 때문에 정말 가슴을 졸였습니다. 안산에서 출발해 압구정동 스튜디오에 도착하면 밤 아홉 시 콜타임에 적당히 맞출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날 따라 전화는 왜이리 자주오는지 그때마다 내비게이터가 중단되었고, 그 때문인지 평소와 다르게 한남대교가 아닌 마장동, 정릉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최근에 운전을 다시 시작해 내비게이터에 익숙하지 않은 지라 생 전 처음 보 는 풍 경 들 을 지 나 치며 슬 슬 불 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식은땀을 흘리며 열 시가 훌쩍 넘은 시간에 겨우 스튜디오에 도착했고, 마음씨 좋은 石군은 최신형 내비게이터를 달아주겠다고 위로해주었습니다. 덕분에 촬영은 밝고 사랑스러운 분위기로 진행되었습니다. 아트디렉터 이지선 양의 뭔가 야릇한 주문에 야릇함을 넘어선 짜릿한 연기를 펼쳐주신 십센치, 완전 쿨! 영상과 사진, 그들의 이야기. 이번 11월 호 엘슈와 함께 반해버릴 준비 되셨죠? 10월 27일 Jiyang Kim
Album : The Rise and Fall of Ziggy Stardust and the Spiders from Mars (1972) 육체라는 것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약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강해질 것이라 생각했던 마음이 약해지는 것은 견디기 힘들다. 이는 아마도 경험이 늘어날수록 내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곤 모든 것에 자신감이 넘치던 마음이 점점 소극적으로 변한다. 육체는 운동을 통해 키울 수 있지만, 마음에 생긴 이 문제는 어떻게 해야 풀 수 있는지 명확한 답이 없다.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물어봐야 할 문제이다.
JEE
MIKA – CELEBRATE
Album : The Origin Of Love (2012) 예전에는 나이를 먹는 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서른이 되고 보니 '마흔에 나는 어떨까? 쉰에 나는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끔 하게 된다. 행동이나 옷차림에도 지금보다 제약이 따르겠지. 아! 그러고 보니 오래전에 사놓고 아직까지 선뜻 못 신었던 망사스타킹이 떠올라 갑자기 마음이 조급해진다.
JUNE
BRUNCH – SUPERMAN Album : Imagine (2005)
대학생 때는 슈퍼맨 같은 초인적인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전혀 인지하지 못 하고 살았다. 누구나 다 그런 체력을 가진 줄 알았다. 학교 앞 아지트 술집에서 이틀 밤을 새며 술을 마시고, 다음날 낮에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다시 술집으로 달려갔던 슈퍼맨들. 지금은 황금연휴가 아닌 다음에야 무리하지 않는 어~른이 되어버렸다.
이지선
투코리언스 – 젊었다 Album : 젊었다 (1974)
어느 날 부터인가 불어난 살이 안 빠진다. 졸려서 밤새 놀지도 못한다. 록 페스티벌에 가면 의자에 껌딱지처럼 늘어 붙어서 잔다. 심지어 오아시스를 보다 잤다. 마감 때에도 마찬가지다. 밤을 새고 일하다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면 얼굴이 어제보다 늙어있다. 내가 늙을수록 엄마의 걱정이 늘어간다. 늙은 신부는 안 예쁘다며.
Julian Kim
DEAN AND BRITTA - I’M NOT A YOUNG MAN ANYMORE (MY ROBOT FRIEND REMIX) ALBUM : 13 Most Beautiful (2010) ELEPHANT-SHOE tabloid issue No.13 / 2012-11-1
요즘은 옛날 사진들을 보다가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인생이 그동안 많이 힘들었구나...”라는 생각이 속으로 팍팍들면서 내 자신을 돌볼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초창기 엘리펀트슈 때만 하더라도 모두 다 젊었던 것 같다. 그때 다같이 사진이라도 찍어서 남겨 놨어야 하는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아쉽다. 아무튼 다함께 늙어가는 우리 엘슈 가족들과 이 노래를 함께 듣고 싶다. (엘슈를 읽고 있는 당신도 예외는 아니다.)
Publisher 장은석 / ewanjj@naver.com Yun SukMu / djmou@hanmail.com Editor-in-Chief 石군 / ewanjj@naver.com Jiyang Kim / pinkymallow@naver.com Founder & First Director June / dafunk@hanmail.net Director JEE / seg1129@naver.com Julian Kim / comfortingsounds.vol1@hotmail.com 맹선호 / pluto116@naver.com 용식 / bleutk@gmail.com Art Director NOKID / starfucker6@naver.com 이지선 / aniklee@naver.com 윤희진 / hujjin@naver.com Registration Number / 마포,라00343 Published by Elephant-Shoe / www.elephant-shoe.net Printed by 솔텍 / 서울 중구 필동2가 120-1
용식
ANIMAL COLLECTIVE – DAILY ROUTINE Album : Merriweather Post Pavilion (2009)
엘리펀트슈의 막내이지만, 그냥 막내가 아닌 ‘늙은 막내’이기에 노화가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조금 전에 무얼 하려고 했는지 까먹는 전형적인 기억력 감퇴증상을 보이고 있다. 방금 전에도 “스몰톡 써야지.” 이래 놓고 다른 사람 원고 교정을 보고 있었다. 그 원고가 스몰톡이 아니었다면, 두 시간 후에야 다시 생각났을 것이다. 마감 때의 단조로운 생활 패턴 때문에 그렇다고 작은 위안으로 삼아보지만, 내가 생각해도 너무 말이 안 되는 변명이다.
맹선호
MARK RONSON (FEAT. LILY ALLEN) - OH MY GOD Album : Version (2007)
어째 나이는 이렇게 먹었는데 모르겠는 일투성이에 어려운 일투성이일까. 세상 모든 게 그 어느 하나도 내 마음 같을 수 없다는 걸 지금껏 그토록 눈물 콧물 빼며 배워와 놓고 왜 자꾸만 까먹는지 모르겠다. 나이 먹으며 건망증만 늘어가는 걸까. 살아오며 배운 만큼 잊어버리는 것도 많으니 나이 먹어서 좋은 게 하나도 없잖아! 어릴 땐 귀엽기라도 하지.
*엘리펀트슈 타블로이드의 본문은 아모레 퍼시픽에서 제공하는 아리따 글꼴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All Rights Reserved 2012 Elephant-Shoe
NOKID
ASOTO UNION – THINK ABOUT’ CHU Album : Sound Renovates A Structure (2003)
서른을 살짝 넘기며 나이 먹어 감을 느낀다. 정말 조그만 것부터 시작해서 큰 것까지 변하지 않는 게 없구나 싶다. ‘Think About' Chu’를 들으면 정말 내 어릴 적이 아름다웠던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요즘 자주 듣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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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NOVEMBER no.13
1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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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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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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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nterview
로맨스와 에로틱의 차이는 십센치
S tatistics
숫자로 보는 십센치의 성장기
R ecommend
십센치가 추천하는 낭만이 가득한 여행지
A n I deal D ay
철종의 이상理想적 하루, 그리고 정열의 이상異常한 하루
I tem
십센치의 빨간색 아이템
L yrics
눈이 오네
I ssue
태초에 빨강이 있었고, 블루스가 있었다
M usic
레드 카드와 옐로우 카드, 표절과 모방
S pectrum
알고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스물세 개의 빨강
E lephant C hoice
MUSIC VIDEO STILL HERE 멈춰있는 뮤직비디오
R ookies
INTRODUCE MYSELF 여동생을 멤버중 누군가에게 시집보내야 한다면?
H itchhiker ' s G uide
Can You See The Real Me: The British Mods <1> 더 후 부터 리암까지 이어지는 모드족의 역사
R eview
BEYOND LIVE DIRECTOR'S REVIEW
L ive S ketch
GRAND MINT FESTIVAL 2012 GMF풍 훈남들과 함께했던 어느 로맨틱한 가을날
P review
한 달 동안 당신이 놓쳐서는 안 될 공연
Original Sound Novel
그녀와 고양이
소심한 남녀의 연애 이야기
H ello , N okid
<57화-62화>
프로만화가의 초보 음악 생활
생각보다 치밀했고, 생각만큼이나 야했다
십센치가 제시하는 성공한 인디밴드의 기준 사랑한다면 지금 여기로 떠나세요 십센치가 직접 구성한 가상의 어느 날
애장품으로 시작해 야한 이야기로 끝났다
저만치 하얀 눈이 방울 져 창가를 지나네
블루스 전파왕 石군의 영업노트
이럴 땐 이랬다가, 저럴 땐 저랬다가 안데르센이 만들어 낸 쏘우같은 이야기
설마 자기 공연이 좋았다고 말하겠어?
같은 공간에서 열리는 완전히 다른 두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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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p e c i a l a r t i s t
<초속 5센티미터>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이 있다. “벚꽃이 떨어지는 속도가 초속 5cm래.”라는 대사로 이 애니메이션 제목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실제로는 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두 주인공의 마음이 가까워지는 속도를 표현한 것이다. 굉장히 빠르게 불붙는 사랑도 있는 반면, 정말 더디고 더딘 사랑도 있다. 밴드도 마찬가지로 단숨에 유명세를 얻는 이들이 있는 반면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게 되는 팀도 있다. 많은 이들이 십센치(10cm)는 단숨에 스타가 된 케이스로 생각한다. 하지만 십센치 또한 초속 5cm, 아니 분속 5cm 보다도 더 느리게 한 걸음을 걷던 순간이 있었다. 바로 그때쯤 나는 십센치를 만났다. 조그마한 페스티벌에서 정규스테이지가 아닌 캠핑 존에서의 버스킹 공연을 내가 담당하게 되었고, 몇몇 신인팀을 섭외했다. 공연을 앞두고 가진 몇 번의 회의에서 공연장소의 열악함에 대해 연거푸 설명했다. 그 말에 모든 밴드가 그보다 더 열악한 곳에서도 공연을 했었다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공연 당일 조명도 없고, 스피커도 없으며, 모래먼지가 날리고, 햇볕을 가릴수도 없는 공연장소를 보곤 모든 밴드가 불만을 한 마디씩 던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2008년 첫 버스킹 공연 2009년 첫 단독공연 @클럽 타 2010년 10cm The First EP 발매 2010년 '아메리카노' 발매
되었다. 하지만 페스티벌 기획자에게 아무리 요청해도 단 한 푼의 예산도 나오지 않은 버스킹 공연을 위해 내 앰프와 멀티탭,
2011년 1집 [1.0] 발매
조명 등을 힘겹게 챙겨왔던 나로서는 이들이 서운하게 느껴진 건 사실이다. 결국 한 팀은 아예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가버렸고,
2011년 첫 아트홀 단독공연 @마포아트센터
어떤 팀은 드러머가 가버려 관객이 드럼을 쳤다. 그 때, 단 한 마디의 불만도 표현하지 않은 채 직접 관객들에게 말을 걸며 공연을
2012년 2집 [2.0] 발매
시작하는 팀이 있었다. 십센치였다. 그들의 노력 덕에 꽤 많은 관객이 모였고, 버스킹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렇듯 그들은 분속 5cm일 때조차 전력으로 달렸다. 자전거를 타보면 알겠지만 처음 가속을 붙이기까지는 허벅지가 터질 정도로 힘껏
2013년 2월 23일 체조경기장 단독공연
밟아야 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 관성을 얻고 나면 조금 여유롭게 페달을 밟아도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하지만 분속 5cm에서 초속 5cm로, 심지어 최근엔 시속 200km로 달리던 이들은 여전히 전력으로 페달을 밟고 있다. 그런 그들의 노력이 온전히 담긴 새
Vocal & Jembe : 권정열
앨범 [2.0] 발표를 기념하여 엘리펀트슈로 그들의 현재 속도를 측정해 보았다.
Guitar & Chorus : 윤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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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와 에로틱의 차이는 십센치 WORDS : 용식 / PHOTOS : Jiyang Kim
그들은 생각보다 치밀했고, 생각만큼이나 야했다
그리고 너무(!) 솔직했다
엘슈 요즘 많이 바쁘시죠?
엘슈 타이틀 곡 ‘Fine thank you and you’ 가사도 그럼 실제
철종 쓸데없이 바쁘네요. 돈 안 되는 일들만 많아요.
경험에서 나온 게 아니에요?
엘슈 전 스케쥴은 뭐였어요?
정열 ‘30평 집’ 이렇게 딱 디테일한 생활 단어를 쓰다 보니 실제로 30평에 관한 사연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정말
정열 스케쥴은 아니었고, 악기 사고 왔어요. 그런데 원래 악기사면
솔직히 누가 30평에 산다 그래도 전혀 부럽지 않아요. 어느 지역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그렇진 않네요. 출혈이 너무 커서.
30평인가도 중요한 거고, 넓은 집도 별로 안 좋아해요.
엘슈 이번 앨범이 워낙 잘 되고 있어서 그 정도 출혈은 부담 없지
엘슈 그래도 '우리 옛날에 사랑을 했다니 우스워' 같은 가사를
않아요?
들으면 어떤 사연과 감정이 담겨 있는지 궁금해지긴 해요.
정열 에픽하이 때문에 일등을 못해서...
정열 굳이 상황을 가정해 보면 오래전에 한 연애가 이제는 별 의미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고, 그 친구랑 그렇게 연애를 했다는 사실이
엘슈 본인들이 느끼는 새 앨범에 대한 반응은 어때요?
이제는 우습게 느껴지는 거죠. 그리움이나 미련 따위는 하나도 없는,
정열 무척 만족하죠.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상태.
철종 녹음이 잘된 것도 만족스럽지만, 무엇보다도 저희 컨셉대로 나왔고,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다는 예상도 그대로 들어맞았어요.
엘슈 ‘이제.여기서.그만’도 이별 노래로 들려요. 이번 앨범에서 가장 슬픈 가사 같기도 하고.
엘슈 팬들이 올려놓은 새 앨범 리뷰들을 보신 건가요?
정열 그 곡 좀 식상하지 않아요? 구색 맞추려고 넣은 느낌이 있어요.
정열 일일이 다 찾아서 봤죠.
일부러 슬프게 쓰려고 한 것도 좀 있고. 저희는 멜로디를 먼저 만들고
철종 저희 노림수 그대로 써진 리뷰를 보며 희열을 느꼈어요.
그 위에 가사를 입히는 편이라서, 물론 가사도 중요하지만 주위에서 생각하시는 것만큼 가사를 그렇게 신경 써서 쓰지는 않아요.
엘슈 기억에 남는 말 있어요? 정열 ‘1집이 더 좋아요.’ (웃음) 철종 그런데 확실히 1집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랑 2집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갈리는 것 같아요.
엘슈 하지만 십센치 음악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부분이 ‘가사’잖아요. 그 점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정열 있어요. 특히 1집 때. 그때 인터뷰할 때는 가사밖에 안 물어보시더라고요. ‘곱슬머리’ 가사 중에 삼만칠천원은 뭐에요? 라고
엘슈 2집이 더 좋다고 하시는 분들의 이유는요?
물어보시는 분도 계셨어요.
철종 사실 1집은 거리에서 음악을 하던 정서를 그대로 옮겨 왔다면 이번 앨범은 ‘클래식’한 느낌을 담고 있어요. 좀 더 말끔한 느낌의
엘슈 뭐라고 대답하셨어요?
사운드나 가사를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정열 “그냥 쓴 겁니다.”라고 했죠. 별 의미 없는 숫자였으니까. 철종 그런데 1집 때는 일부러 가사에 힘을 주면서 욕심을 많이
순서상 ‘가사’에 관한 질문은 인터뷰 중반에 하려 했지만, 철종의
냈어요. 오버하기도 했고요. 가사에 관심이 쏠리는 건 저희가 스스로
입에서 나온 ‘말끔한 느낌의 가사’라는 말은 1집과 2집 사이의
만든 측면도 있는 거죠.
변화에 대해 갖고 있던 궁금증을 부추겼다. 실제로 첫 앨범의 매력 포인트였던 직설적이고 튀는 가사를 이번 앨범에서는
엘슈 이전에 발매한 곡 중에서 가사에 욕심낸 예를 하나 들어주세요.
찾아보기 어렵다.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가사를 언급하며 ‘진정성’이라는 단어를 꺼내 변화의 방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정열 1집 활동 때 인터뷰에서 “저희는 아무 생각 없이 가사를 쓰는 건데 왜 이렇게 사람들이 좋아해 주는지 잘 모르겠어요.”라는 말을
가사에 담긴 그들의 이야기와 변화의 이유, 그리고 19금 내용의
자주 했어요. 그런데 정말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노리고 쓴 것들이 많죠.
가사에 관한 질문까지 이야기를 이어갔다.
“여기서 이 단어가 들어가면 킬링이야!” 이렇게 생각하고 썼던 가사들이 있었어요. ‘그게 아니고’에서 “보일러가 고장 나서 울지” 이 부분은 저희가
엘슈 새 앨범에서 앞의 세 곡이 모두 이별에 관한 내용이라 혹시
쓰면서도 다들 좋아할 줄 알았어요. 딱 그러라고 쓴 거니까.
이별하신 건가 생각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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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종 심경의 변화가 있었던 건 아니고요. 가을이잖아요. 10월에
엘슈 그럼 이번 앨범에서도 이런 노림수가 있나요?
내기로 했으니까 가사에 계절감을 준거죠.
정열 사실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 예전에 썼던 가사들을 다시
정열 저희가 예전에 인터뷰에서 ‘실제 생활을 가사로 많이
보니까 저희는 되게 별로더라고요. 너무 욕심이 들어가 있다 보니
옮긴다.’라고 말해놓고 엄청 후회했어요. 나중에 생각해 보니 아니었거든요. 십센치 노래 가사처럼 살면 심리적으로 너무 힘들 것
철종 치기어린 가사였죠. 어린 티가 팍팍 나는. 이번에는 그런
같지 않아요?
강박관념을 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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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웠어요.
엘슈 그래도 여전히 튀는 부분들이 있어요. ‘냄새나는 여자’는 제목부터 그렇고요. 정열 이번 앨범에도 말도 안 되는 가사들 많아요. 근본은 못 버리는 거니까. 철종 1집 때는 “나 너 좋아해”라고 직설적으로 말하고 있다면 2집에서는 돌려 말하는 법을 알게 된 거죠. 일종의 밀당이죠. 엘슈 19금 내용 가사는 여전히 직설적이에요. 정열 ‘너의 꽃’ 같은 노래는 정말 야하죠. 아니, 더럽게 야하죠. 녹음할 때 엔지니어분이 가사 너무 심한 거 아니냐고 그러시더라고요. 철종 그런데 전에는 더 심했어요. 저희 딴에는 타협점을 찾은 거예요. 엘슈 또 다른 19금 곡은 어떤 건가요? ‘너의 꽃’ 말고는 마땅히 안 보여요. 철종 ‘고추잠자리’요. 제목 그대로 해석하시면 돼요. 더불어 가을의 계절감까지 주는 최고의 제목이죠. 엘슈 저는 삐쳐 있는 여자 친구의 마음을 풀어주려는 남자의 마음을 노래한 줄 알았어요. 정열 그러면 십센치가 아니죠(웃음). 그런 내용은 너무 재미없어서 안 좋아해요. 엘슈 팬들은 많이 알아차린 것 같아요? 정열 앨범 발매 전에 트랙 리스트를 먼저 공개했어요. 그런데 정말 웃긴 게 사람들이 ‘너의 꽃’이랑 ‘고추잠자리’ 제목만 보고 저희가 어떤 말을 할지 딱 알더라고요. 엘슈 듣고 나니 ‘냄새나는 여자’도 은근 은밀한 느낌인데요? 정열 아, 그건 가사 내용 그대로예요. 냄새나는 여자라는 주제가 좋아서 가사를 쓰기 시작했던 곡이에요. ‘향기’라고 표현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사람 특유의 체취 있잖아요. 엘슈 사실은 가사 내용에 조금은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어요. 정열 나중에 ‘좋은 냄새’라 그래서? 엘슈 네. 십센치스러움을 기대했는데 좀 뻔 한 느낌이었어요. 정열 그렇다고 안 좋은 냄새는 아니잖아요. 계속 맡고 싶게 만드는 냄새예요. 철종 배꼽냄새. 정수리 냄새(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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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성인 남녀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것들 중에 빠진 것 하나가 바로 섹스에 관한 내용이죠. 저희는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뿐이에요.”
엘슈 십센치 노래의 섹슈얼리티를 말할 때 1집 수록곡 ‘Kingstar’를
엘슈 데이브레이크의 김선일 씨랑은 어떻게 처음 작업하게
게을러졌어요. 그래서 합리화시켰어요. 짧은 거로 그대로 가는 것도
빼놓을 수 없어요. 누구의 성적 판타지인가요?
되었나요?
괜찮다고.
정열 누구라고 말할 것도 없어요. 남자라면 스타킹에 대한 성적
철종 처음에 저희 곡 베이스 연주를 해주시면서 시작하게 됐어요.
판타지는 다 있어요.
정열 그러다가 저희 작업하는 모습이 되게 안쓰러웠나 봐요.
엘슈 철종 씨는요? 아쉬운 거 없어요?
철종 이 부분을 표현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지 스타킹 판타지 유무에
이런저런 조언을 받다가 아예 앨범 전체의 디렉터 역할을 해달라고
관한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우리나라 성인 남녀들이 자연스럽게
부탁했죠.
철종 ‘그러니까...’요. 들으면 눈물이 왈칵 쏟아지게 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못 해서 너무 아쉬워요.
이야기하는 것들 중에 빠진 것 하나가 바로 섹스에 관한 내용이죠. 엘슈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되었나요?
엘슈 그런데 십센치 앨범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열 한마디로 녹음을 즐기면서 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엘리펀트슈 편집장인 石군은 ‘그러니까...’의 끝에 일 분여 동안
엘슈 십센치의 인기가 그런 이야기에 대한 팬들의 공감에서 오고
사실 이전에는 앨범 녹음하는 과정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받는
이어지는 철종씨 기타연주가 정말 좋았다고 그랬어요.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이었어요. 1집 때는 녹음만 6개월 걸렸는데 이번에는 두 달 만에
철종 지극히 의도된 부분이고요(웃음). 원래 더 좋았어야 돼요.
반면에 저희는 좀 더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뿐이에요.
철종 여자 관객들이 특히 더 좋아하세요. “꺄악 변태!” 이러면서
다 했어요.
정열 다른 사람들은 다 좋다 그러는데 혼자만 만족 못하고 있어요.
표정은 웃고 있죠.
철종 저희 둘이 곡을 만들고 녹음도 직접 하는 입장이다 보니
철종 더 좋을 수 있었어요... 아쉬워요. 진짜.
정열 차트에서는 순위가 낮았었는데 공연에서는 정말 최고죠.
객관적으로 판단해 줄 사람이 필요해요. 선일이형이 그 부분을 잘
‘아메리카노’ 이런 곡 필요 없어요. 얼마나 억눌려 있었으면 그런 반응이 나올까 싶어요.
해주셨어요. 쓸데없는 의견 충돌을 줄여준 거죠.
엘슈 본인들이 꼽는 베스트는요? 철종 저는 ‘오늘밤에’를 꼽아요. 베스트라기보다는 작업하면서
엘슈 십센치와 디렉터간의 의견 충돌은 없었어요?
가장 재미있었어요. 초반에는 완성도가 떨어지는 곡이었는데
엘슈 아예 성인가요로 진출하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정열 의견 충돌이라기보다는 십센치의 음악에 관한 생각의 차이가
선일이형이랑 작업하면서 나아지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더라고요.
정열 정말 하고 싶어요.
있었어요. 사실은 저희가 작업할 때 정말 독한 스타일이에요. 그런데
결국, 공동 타이틀곡들 중에 한 곡까지 됐어요.
철종 그래서 이번에 저희가 흉내를 내본 곡이 ‘한강의 작별’이에요.
선일이형이 저희가 쓸데없이 까다롭게 굴었던 부분을 잡아준 거죠.
그런데 정말 흉내 수준인 것 같아요. 성인가요 하시는 분들의 내공을
철종 선일이형이 생각하는 십센치 음악은 그리 치밀하게 계산된
정열 저는 ‘한강의 작별’이요. 타협을 안 했거든요. 보통 엔지니어분들은 믹싱 작업 때 저희가 부탁하는 그대로 작업을
못 따라 가죠 아직은.
음악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자연스러움이 더 잘 어울린다고
해주세요. 그런데 이번에 저희 엔지니어분은 너무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해주었고, 덕분에 치밀함에 대한 부담감을 덜었죠.
내주셨어요. 엔지니어분의 의견이 반영되면서 곡이 좀 위험(?)해 지긴
엘슈 그래도 ‘한강의 작별’에서 그 싹을 보여주신 것 같아요. 철종 저희 그 가사 쓰려고 한강까지 직접 갔어요.
했지만(웃음), 타협을 안 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요. 엘슈 이번 앨범에서는 젬베 사운드가 하나도 안 들려요.
정열 나이에서 오는 내공을 무시 못 하는 게, 우주히피의 보컬
정열 젬베를 연주할 곡이 없었어요.
엘슈 구체적으로 어떻게 위험해졌다는 거죠?
한국인형이 툭툭 던져준 ‘불 붙여주오 심지만 남은 당신만의 등대’,
철종 솔직하게 그냥 치기 싫었다고 말해.
정열 리버브를 거의 제로에 가깝게 맞췄어요. 그러다 보니 음이 완전
‘나는 버려진 항구’같은 가사는 정말 들으면서도 놀랐어요. 죽이지 않아요?
정열 1집 활동을 계속하다 보니까 젬베가 제 트레이드마크가
플랫하게 들려요. 1920년대 음악 같은 느낌이 되어버렸어요. 그런데
돼버렸더라고요. 그런데 젬베보다 다른 악기로 연주하면 좀 더
앞에서 말했듯이 너무 표현하고 싶었던 느낌이었기 때문에 결과물은
완벽한 사운드가 될 수 있겠다 생각했던 부분이 분명 있었어요. 일이
만족스러워요. 그리고 팬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하고요.
엘슈 심수봉씨의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에 대한 오마주인가요? 정열 심수봉 선배님에 대한 생각도 있었고 특히 최백호 선배님께
년 음악 할 것도 아니니까 과감하게 빼버린 거죠.
직접 드릴까도 생각했어요. “우리가 할 게 아니다.” 라는 생각이
엘슈 밴드음악을 하고 싶은 건가요?
말씀해 주시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할게요.
들더라고요. 그런데 직접 불러보니까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래서
정열 너무 하고 싶어요. 그런데 너무 못해요.
정열 앨범 전체의 호흡도 신경 써서 만든 앨범이에요. 음원으로 한
그냥 저희가 했죠.
철종 하고 싶은 게 있고 또 해야 할 게 있잖아요. 2집 작업 끝내놓고
곡씩 듣지 말고 음반을 사셔서 통째로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엘슈 마지막으로 본인들이 생각하는 앨범의 감상 포인트 하나씩
저희 둘이 한 이야기가 “3집 때는 어떤 걸 하게 될까?”에 대한
철종 추억을 회상하면서 들으셨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연속으로
엘슈 앨범 자켓 사진은 누구 아이디어에요?
이야기였어요. 지금 생각으로는 어쿠스틱한 사운드의 밴드 음악이
두 번 이상 꼭 들으세요. 들을수록 좋아지니까.
정열 1집 때부터 자켓 디자인을 해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처음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오늘 악기도 산 거고요. 그런데 어떤
계획은 전문 모델한테 야한 속옷을 입히고 촬영하는 거였어요.
음악을 해야겠다고 정해놓은 건 없어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하는
촬영장에 응원 차 꼭 가겠다고 했죠. 그런데 막상 촬영 당일
거죠 그냥.
찍으셨어요.
기대 많이 할게요. 정열 내년 2월에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이 있어요. 예전부터
연락해보니 이미 찍었더라고요. 철종 그 디자이너분들이 커플이신데 여자 분이 직접 속옷을 입고
엘슈 인터뷰하시느라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2집 발매 기념 공연도
엘슈 ‘이제.여기서.그만’은 완전 밴드 사운드잖아요. 3집에 대한 암시인가요?
로망이었던 공연이라 기대가 큽니다. 솔직히 매진시킬 자신은 없지만 기대는 살짝 하고 있어요. 많이들 보러 와주세요!
정열 솔직히 이 곡을 앨범에 좀 억지로 넣은 듯한 느낌이라서
철종 얼마나 오실지 몰라서 저희는 그냥 욕심을 버렸어요. 매진
엘슈 시안들 중에서 지금 사진을 커버로 선택하신 이유는요?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곡이에요. 좀 생뚱맞잖아요. 나머지 곡은 다
안 되도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되면 좋은 거니깐 많이들 와주세요.
철종 앨범 왼쪽에 끼워져 있는 종이 부분이 사진을 조금 가렸을
어쿠스틱인데 얘 혼자만 U2니까(웃음). 얘가 앨범 전체 통일감을 확
티켓 오픈은 이미 했네요. 나중에 중고나라 뒤지지 마시고 지금 바로
때를 생각해서 골랐어요. 나머지 사진들도 버리기 아까워서 다 자켓
깨고 있죠.
예매하세요. 얼른.
속지에 넣었어요. 정열 지인이 말해줬는데 길에서 누가 자켓 사진들 보고 길에 그대로
엘슈 저희 사이에서도 ‘이제.여기서.그만’에 대한 비슷한 의견이
버렸대요(웃음)
있었어요. 페이드 아웃(fade out)으로 끝나는데 뭔가 갑자기 끝나는 느낌을 주더라고요.
이어졌던 오프더레코드 이야기를 다 실을 수는 없었다. 엘리펀트슈는
정열 오, 진짜 예리하시네요. 어떻게 안 거지? 오늘 인터뷰는 ‘고백의
<MAXIM>이 아니니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새 앨범의 작업 과정과 본인들이 생각하는 십센치 두 번째 앨범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갔다.
시간’ 같네요(웃음). 솔직히 드럼 연주 사운드를 좀 더 길게 받았어야 했는데 생각보다 짧게 받은 거예요. 그래서 그냥 마스터링 할 때
그리고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할 건지에 대한 생각도 살짝 엿보았다.
붙여 넣기 하자는 식으로 이야기하다가 막상 작업할 때 둘 다 너무 E LE P H A N T-S H O E
9
숫자로 보는 십센치의 성장기
WORDS : 용식, JUNE
길거리 공연부터 체조경기장까지 성공한 인디밴드의 기준을 제시한다
Audience
Ticket Price
Staff
Cost
Catering
버스킹
0~∞
150
350
0~∞
20,000
20,000
4
8
0
엔지니어 1 조명기사 1 진행스태프 2
엔지니어 조명기사 진행스태프 무대스태프
0
800,000~1,500,000
2,000,000~4,000,000
편의점에서 직접 해결
클럽에서 제공하는 맥주
약간의 과자와 음료수
2008년 여름
라이브 클럽 打 [ta:]
2009년 12월
상상마당 Live Hall
2010년 2월
첫 버스킹은 2008년 여름 인사동에서였다. 50여 명 정도가
버스킹을 시작한 지 몇 달 후, 어떻게든 공연은 해야겠는데
상상마당에서 첫 무대는 2010년 2월에 있었던
자리를 뜨지 않고 우리 공연을 보고 있었고 끝나고 돈 통을
한겨울의 야외공연은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럽 빵
<싸이키델릭팩토리> 공연이었다. 팬들이 직접 기획하는
까보니 25만 원이나 모여 있었다. 기분이 한참 좋아져 있는
오디션을 보기로 했고 붙을 자신도 있었다. 그런데 짧게 몇 달
공연으로 13팀의 참가팀 중 한 팀으로 섭외되었다. 팬심으로
찰나에 지폐들 사이로 작은 쪽지 하나가 보였다. 그리고
동안 버스킹하면서 생목으로 노래했더니 마이크를 쓰는 게
만들어지는 공연에 섭외되었다는 자체만으로 우리에게 큰
거기에는 영어로 쓴 편지가 적혀있었다. 내용인즉슨 “ 너희 노래 멜로디랑 보컬 보이스는 너무 좋아. 그런데 너희가
너무 어색했다. 결국, 오디션을 망쳤고 다른 클럽을 찾아보던 중
의미가 있는 무대였다. 당시 섰던 무대 중 가장 큰 규모의
클럽 타의 오디션 게시판이 눈에 들어왔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공연이다 보니 둘 다 너무 긴장해서 무슨 멘트를 하고
부른 영어 가사 발음은 다 틀렸어.” 이 말만 해도 얄미운데
운이 정말 좋았던 게, 원래 클럽 타는 오디션을 보지 않지만
내려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이때부터 우리의 시크한
그 밑에 추신으로 자기가 운영하는 영어 회화 사이트 주소를
마침 우리가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오디션 게시판이 실수로
적어놓았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열 받는다. 만나면 한 대
잠깐 열려있던 것이다. 그때부터 이어진 클럽 타와의 인연으로
아이덴티티가 회자되었는데, “얘네 뭐야. 뭐 이런 놈들이 다 있어. ” 같은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때 국카스텐 형들과
때려주고 싶다.
2009년 첫 단독공연도 이곳에서 가졌다.
대기실을 같이 쓰면서 생각보다 너무 착한 그들에게 실망했던 기억이 있다. 록 밴드가 록 스피릿이 있어야지 말이야!
10
E L E P HA N T - S HO E
1 1 4 2
800
3,000
10,000
44,000
66,000
77,000
34
엔지니어 조명기사 진행스태프 영상스태프 무대스태프 무대감독 음향업체 조명업체
66
2 2 15 2 4 1 4 4
엔지니어 조명기사 진행스태프 영상스태프 무대스태프 무대감독 무대조감독 음향업체 조명업체 경호팀
2 2 30 3 10 1 1 6 6 5
125
엔지니어 조명기사 진행스태프 영상스태프 무대스태프 무대감독 무대조감독 음향업체 조명업체 경호팀 영상중계팀 특수효과팀
2 3 60 4 15 1 1 10 10 10 5 4
10,000,000~20,000,000
35,000,000~70,000,000
70,000,000~150,000,000
신선한 과일 추가
개인 기호품의 등장
아마도 원하는대로 ex) 에스프레소 머신 등등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2011년 2월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2011년 9월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2013년 2월
2011년 2월 마포아트센터에서 처음으로 천 석 규모의 단독
서울 올림픽홀 공연을 시작으로 창원, 전주, 천안, 부산, 대전,
공연을 진행하였다. 매번 공연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관객들이
대구 등의 도시에서 투어공연을 가졌다. 지방 공연을 많이 다녀
많은 밴드가 목표로 삼는 ‘ 체조경기장 단독공연 ’ 이라는 타이틀을 2013년 달게 된다. 사실 큰 규모의 공연장이 십센치
앉아서 공연을 봐주는 게 우리 마음이 편하다. 2009년 펜타포트
본 팀들에게 지역마다 관객들의 성향이 다르다는 말을 들었던
음악 스타일에 맞지 않고 매진시킬 자신도 없지만, 지금이
락 페스티벌 무대에 올랐을 때, 전부다 서 있는 관객들 앞에서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충청도랑
아니면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공연을 결정했다. 인기란
오히려 더 어색했었다. 게다가 한 남성 무리는 ‘아메리카노’에
호남지역은 점잖은 편이었고, 가장 뜨거운 곳은 부산이었다.
풍전등화와 같아서 언제나 승승장구할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맞춰 헤드뱅잉을 하는 게 아닌가. 안 그래도 남자 관객이 공연
공연 중 롯데 야구팀을 디스했다가 죽일듯한 야유를 듣기도
그나마 할 수 있을 때, 추억거리를 만들고 싶다. 큰 공연장이라
중간에 리액션 하는 걸 싫어하는데, 이건 뭐 싫어하는 두 가지가
했다. 대구는 아무래도 고향과 가까운 곳이다 보니 환대해
해서 더 동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는 욕심보다는 관객들이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내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정적인
주는 느낌이 들었고, 전주는 맛있는 음식들이 너무 많아서 본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집중하려 한다.
아트홀 공연이 우리가 계속해오던 방식에 더 맞았다. 관객들이
공연보다도 먹었던 기억이 더 생생하다.
좀 더 편하게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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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센치가 추천하는 낭만이 가득한 여행지 제주도 파밭 너머의 석양
권정열
윤철종
제주도 물고기 카페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
“제 생각엔 파밭이 여심을 자극하는 것 같아요”
“물론 세상엔 더 아름다운 일몰도 있겠지만, 아직까지 제겐 이곳이 최고예요”
보라카이 바다 한가운데서의 석양 사랑한다면 이곳으로 떠나세요 WORDS : 맹선호, PHOTOS: 10cm
제주도 여행 때 여자친구가 가보자고 해서 가게 된 카페인데, 파밭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파 냄새가 엄청나게 나는데, 그
여자친구와 처음 가는, 제 인생 최초의 외국여행이었어요.
파밭이 정말 아름답거든요. 쉽게 눈에 띄지 않는 외진 동네에
세일링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해가 지는 것을 보는 그
단층 주택들만 있어요. 언젠가는 제주도에 살려고 계획하고
순간은 20분 남짓할 정도로 짧았지만, 제 인생 최고로 예뻤던
있는데, 이 동네에 살고 싶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흔히 생각하는
일몰이에요. 물론 세상엔 더 아름다운 일몰도 있겠지만,
바닷가처럼 눈앞에 바다가 탁 펼쳐진 광경은 아니지만, 파밭
아직까지 제겐 화이트 비치의 일몰이 최고예요.
너머 멀리 바다가 보여요. 카페 마당에 여자친구와 앉아
세일링을 끝내고 해변으로 돌아오면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휴대폰으로 음악을 틀어놓고 앉아서 석양을 바라보던 순간이
곳에서 라이브 공연을 해요. 전 세계적인 추세인지 모르겠지만,
기억에 남아있어요. 저녁 하늘이 정말 예뻐요. 제 전화기에 딱 한
그 밴드도 젬베와 기타, 그리고 보컬이 있는 밴드더라고요.
장 있는 제주도 여행 사진이 이곳에서 찍은 거에요.
베이스도 있긴 했지만요. 주옥같은 팝 명곡들을 연주하는데
제가 면허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제주도를 여행했는데, 이
정말 죽여주게 잘해요. 완전 미쳐요. 맨날 그것만 연주해선지
카페에서 나올 때 교통편이 없어서 걸어 나올 수밖에 없었어요.
여유가 넘치더라고요. 베이시스트가 맥주 한 모금 마시고
그런데 파밭 사이를 걷는 게 참 좋더라고요. 제 생각엔 파밭이
두둥~ 안주 한 입 먹고 두둥~. 예전 십센치 버스킹 때
여심을 자극하는 것 같던데요.
공연하던 곡들도 연주해서 향수에 젖기도 했어요. 아, 저 화이트 비치로 여행을 두 번이나 갔어요. 그런데 여자친구는 세 번 갔다네요.
정열이 추천하는 BGM
Kings Of Convenience - Mrs. Cold 이런 조용한 분위기에서는 무조건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Kings 물고기 카페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804 영화감독 장선우가 제주도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한적한 마을에 부인과 함께 차린 카페. 앞마당 나뭇가지 사이로 저 멀리 대평리 해안가가 보인다.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볕이 좋으면 좋은 대로 다른 매력이 있다. 커피 맛은 별로라는 평도 있지만, 아름다운 풍경이 그런 작은 불평거리를 상쇄하고 남는다.
Of Convenience)에요. 이게 짱 이에요. 음, 뭐 고르지? 유명한
철종이 추천하는 BGM
Ben Folds - Still
‘미세스 콜드(Mrs. Cold)’로 할까요? 이런 음악 틀어놓으면 그 순간이 무조건 영화죠. 아무튼, 이런 데선 킹스 오브
화이트 비치에 어울리는 노래는 시간대별로 다른 거 같아요.
컨비니언스나 잭 존슨(Jack Johnson) 같은 음악이 짱 이에요.
음악이 어울릴 거 같고, 노을이 정말 예쁜 저녁에는 은은하고
낮에는 비치 보이스(Beach Boys)나 잭 존슨의 밝고 경쾌한 잔잔한 노래가 좋을 거 같아요. 또, 해가 완전히 지고 난 후에는 맥주 파티에 어울리는, 몸을 흐느적거릴 수 있는 그런 비트의 음악이 좋을 거예요. 아, 하나만 고르기 어렵네요. 고민되지만
보라카이 화이트 비치 Balabag, Boracay Island, Philippines 보라카이 섬에 있는 4km 길이의 해변으로 때 묻지 않은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는 휴양지. 세계 3대 해변으로 손꼽힌다.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되는 무동력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해가 지는 것을 볼 수 있는 선셋 세일링은 낭만 그 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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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그냥 좋아하는 벤 폴즈(Ben Folds)의 ‘스틸(Still)’을 추천할게요.
철종의 이상(理想)적 하루, 그리고 정열의 이상(異常)한 하루 십센치 멤버가 직접 상상하고 구성한 어느 가상의 하루 이야기
WORDS : 맹선호 / ILLUSTRATION : 윤희진
지구중력에 눌린 당신의 관념에 도전한다 시간을 정복한 여행자 윤철종
승승장구하던 인생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후 고군분투하는 정열 그의 고시원 방에서 피어나는 한 줄기의 희망
얼마 전 차를 산 후로 철종의 자동차에 관한 관심은 점점 늘어나는 중이었다. 매주 TV 프로그램 <탑 기어>를 챙겨보던 철종은 국내 한 연구소에서 변신 자동차를 개발했다는
십센치 2집을 내며 상류사회 진출을 꿈꿨던 정열. 승승장구하던 그의 인생은 철종이
소식을 알게 됐고, 그 차를 몰고 싶은 욕망에 집 보증금부터 뺐다. 소중히 여겼던
사라지며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정열은 철종에게 전 재산을 빌려줬을 뿐만 아니라 대출
악기들마저 몽땅 팔았을 뿐만 아니라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보증까지 섰었다. 이렇게 십센치는 망했다.
그리고 오늘이 그 차가 철종의 수중에 들어오는 날이다. 오늘 이 특별한 하루를 위해 철종은 새벽부터 일어나 있다. 이동할 수 있는 온갖 형태의 교통수단으로 변신이 가능한,
정열은 아침 7시에 일어난다. 오전 아르바이트가 있기 때문이다. 정열은 십센치 버스킹 시절에 하곤 했던 전단지
만화에서나 상상할 수 있었던 변신 자동차를 직접 몰 수 있게 된다니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었던 것이다. 철종은
아르바이트를 다시 시작했다. 오늘의 전단 배포는 홍대입구역이다. 아침 8시부터 정신없이 배포를 하던 정열은
최고급 컨버터블로 변신시켜둔 차에 여자친구를 태워 길을 나선다. 시간의 개념 따위에 얽매이지 않는 이 놀라운
출근 인파가 슬슬 줄어들 때쯤에서야 자신이 나누어주던 전단지를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정열의 손에 들려있는
이동수단은 십 분이 채 지나지 않아 정동진에 도착한다. 편안한 시트는 일출을 감상하는데 완벽하다. 오메가(바다에서
것은 데이브레이크의 잠실 주경기장 콘서트 광고였다.
해가 떠오르는 모양이 그리스 문자 Ω 모양인 것을 빗대어 붙여진 이름)를 바라보며 철종은 이 특별한 여정을
세 시간 동안의 배포가 끝나고 그날의 일당 3만 원을 받아 쥔 정열은 편의점으로 간다. 삼각김밥, 컵라면,
시작한다.
커피우유를 사서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 어느 벤치에 앉는다. 오늘의 첫 끼다. 밥을 먹으며 잠시 멍하니
평소 경치 보는 걸 좋아하는 철종은 오늘같이 특별한 날, 세상의 온갖 아름다운 풍경을 보기로 한다. 차가 검색해
앉아있다 보니 어느새 1시다.
준 근처 맛집에서 아침을 먹고 난 철종은 문득 나이아가라 폭포가 보고 싶다. 컨버터블은 철종의 조작에 수륙양용
이렇게 쉴 틈 없이 돈을 벌어야 하는 정열이 돈을 꼭 써야 하는 곳이 있다. 일주일에 한 번 신촌 세브란스 병원
보트로 변신한다. 시동을 걸고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도착한 나이아가라 폭포. 어마어마한 기세로 쏟아지는 폭포를
정신과에 상담을 받으러 가는 것이다. 승승장구하던 삶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충격 때문에 정열에게 공황장애가
아래서부터 역류해 올라가는 보트 안에서 보는, 유리창에 부딪히는 하얀 물거품이 만들어내는 장관에 철종은 진한
찾아온 것이다. 상담이 끝나자마자 정열은 오후 아르바이트를 간다. 한국 성인영화 더빙 아르바이트다. 이제는
감동을 느낀다.
꾸준히 찾는 곳도 생겼다. 홍대의 한 스튜디오에서 한 프로 녹음하고 나니 어느새 저녁 6시다.
아직 점심때까지는 시간이 좀 남은 터라 여유롭게 컨버터블을 타고 미국을 횡단하기로 한다. 한식을 좋아하는 철종은
허기를 느낀 정열은 밥집이 아니라 어느 카페로 들어간다. 그리고 아메리카노에 베이글을 씹으며 여기저기로
광활한 아메리카대륙을 가로질러 LA로 가 인기 순두부 체인의 본점이라는 맛집에서 점심을 먹는다. 순두부를 먹으며
전화를 돌리기 시작한다. 우선 철종에게 열 통, 매니저에게 열 통. 그리고 데이브레이크의 이원석, 소란의
철종과 여자친구는 다음 목적지에 대해 고민한다.
고영배에게 다섯 통씩 전화를 돌린다. 아무도 받질 않는다.
“남극엔 어떤 국기들이 꽂혀있을까?” “한번 가볼까?” 비행기로 순식간에 날아간 남극점에서 12개의 국기를 구경하고 나니 철종은 다시
정열은 데이브레이크 합주실로 찾아가기로 한다. 없는 돈에 비타500 한 상자를 사 들고 합주실로 들어간다. 다들 떨떠름한 표정. 어느 누구도 정열의 인사에 아는 척도 않는데, 십센치 2집 디렉팅을 했던 선일이 합주실 밖으로 조용히 정열을 데리고 나온다. 아무 말 없이
궁금증이 도진다.
둘은 담배를 태우고, 선일은 용돈이나 하라며 정열의 주머니에 오만 원짜리
“남극이 추울까, 북극이 추울까?”
한 장을 찔러준다.
어느새 북극…
정열은 홍대 놀이터로 향한다. 놀이터에는 고영배가 버스킹을
“남극이 조금 더 추운 거 같네”
하고 있다. 사실 영배네 밴드 소란은 십센치처럼 망하진 않았다.
둘은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13남매를 낳아 키우는 영배네는 양육비가 도저히
철종은 이제 에베레스트 산이 궁금해진다. 마침 오늘은
감당이 안 돼 부업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열과 영배의
개기일식이 일어나는 날이라 에베레스트로 향하는 길에
눈이 마주친다. 차마 서로 인사는 하지 못한다. 슬프니까.
일식을 볼 수 있는 태평양 한가운데에 잠시 착륙하기로
예전엔 그렇게 친했었는데.
한다. 캄캄해진 하늘, 달에 가려진 태양이 테두리만 빛났다.
예전 버스킹 시절이 떠오른다. 그때의 정열은 자신감이
몇 분밖에 되지 않는 짧지만 특별한 순간을 여자친구와
가득했다. 본디 멘트가 많은 걸 좋아하지 않는 정열은
말없이 함께한 철종은 다시 에베레스트로 향한다.
별말 없이 앉아서 공연만 했었다. 그랬던 정열이
열기구로 변신한 차 안에서 에베레스트에 쌓인 눈을
기타를 메고 지금 놀이터에 서 있다. 이제는 사람들
바라보는데 여자친구가 추운 건 이제 지겹다고 불평을
앞에서 별의별 토크를 다 한다. 심지어 여자 관객
시작한다.
하나를 앞에 모셔놓고 무릎을 꿇은 채 노래하기도 한다.
문득 달라이 라마가 떠올랐다. 평소 이런저런 깨달음과
예전의 정열이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일이다. 정열의
가르침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철종이 차에 설치된 컴퓨터로
앞에는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 노래를 듣고 있다.
체크해보니 마침 근처의 한 사원에서 달라이 라마의 강연이
슬슬 레퍼토리가 떨어져 가는데 한번 나오기 시작한 기침이
있다. 티베트 날씨도 눈부실 정도로 맑다니 여자친구도 찬성이다.
멈추지 않는다. 슬슬 버스킹을 정리하고 근처 편의점으로
이렇게 아침부터 세계 곳곳을 돌며 구경하다 보니 철종은 어느새
간다. 비록 망했지만 딸린 식솔은 없는 정열이 맥주 두 캔과
하루가 얼마 남지 않았단 사실을 깨닫는다. 어떻게 하면 이 특별한
안주를 겸할 목캔디 체리 맛을 사서 버스킹을 정리하고 있는
날의 저녁을 아름답게 보낼까 의논한 둘은 파리의 야경을 선택한다. 우선
영배에게 다가간다. 놀이터 한쪽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가까운 인도에 잠시 들려 차가 검색해준 맛집에서 카레를 포장해 파리로 가는
지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자연스레 요즘 승승장구 중인 데이브레이크가
비행기 안에서 저녁을 먹는다. 식사가 끝날 때쯤 몽마르트르 언덕에 도착한 철종은 따뜻한 커피를 사서 잔디밭에 앉는다. 그러고 보니 여행을 시작한 후 처음 차에서 내리는 것 같다. 아름다운 파리의 석양을 바라보고 앉아있노라니 해가 뜨는 걸 보던 정동진에서의 아침이 꽤 오래전인 것만 같다.
입에 오른다. “아까 봤는데 다들 얼굴 좋아 보이더라” “신곡 들어봤는데 생각보다 못하더라고. 매너리즘에 빠진듯해.” “그러게. 4집 타이틀 ‘들어갔다 나왔다’부터 조짐이 보이더니 이번 5집 타이틀이라는 ‘CHILLY’는 아주
여행 내내 그리 많은 말을 하지 않은 둘. 워낙 철종이 말이 없는 편인데다가 경이로운 광경들 앞에선 그다지 많은 말이
히트곡을 고대로 답습하더만”
필요하지 않았다. 여자친구와 이토록 멋진 순간들을 함께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철종은 좋았다. 석양이 내려앉고 이
“그런데 이번에 데이브레이크 빌딩 세웠다던데?”
특별한 여행이 끝을 향하고 있었다.
“응, 나도 들었어. 원석이 형이랑 선일이 형 얼굴에 보톡스도 맞았더라구.”
별이 가득한 밤하늘 아래서 이 멋진 하루를 마무리하고 싶은 철종은 핀란드로 간다. 우선 사우나로 여독을 풀기로
“하긴 장원이 형도 이번에 가발 좋은 거 장만했드라”
한다. 장작불에 달궈진 돌에 물 한 바가지를 부으니 뽀얀 수증기가 사우나를 가득 채운다. 자작나무 냄새가 얼굴을
한참을 영배와 데이브레이크 이야기를 하던 정열은 내일 아침 아르바이트 생각에 고시원으로 돌아온다.
감싸고 몸이 뜨거워질 때쯤 밖으로 나가 차가운 호숫물에 몸을 담근다. 뜨거운 사우나와 차가운 호수를 오가다 보니
정열이 살고 있는 고시원 방 한구석에 낡은 기타가 놓여있다. 예전에 잘 나갈 때 샀던 비싼 악기들은 이제 다
몸이 노곤해진다. 나른해진 몸을 이끌고 캠핑카로 변신한 차로 돌아와 푹신한 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본다. 유리로 된
팔아버렸지만, 이 기타 하나만은 남겨두었다. 정열은 냉장고에서 소주 한 병을 꺼낸다. 그리고 기타를 손에 쥐고
천장 위로 밤하늘의 별이 쏟아질 듯하다. 어디선가 얼음으로 된 공기들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온다. 쉽게 볼 수 없다는
여느 밤처럼 곡을 쓰기 시작한다. 오늘 밤은 느낌이 심상치 않다. 명곡이 나올 듯한 기분이다.
오로라가 철종의 머리 위에 펼쳐진다. 온갖 색들로 만들어진 빛의 커튼 아래 철종은 여자친구와 사랑을 나눈다.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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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센치의 빨간색 아이템
WORDS : 용식 / PHOTOS : 이지미
그들이 고른 빨간색 아이템은 달랐지만 그들이 빨간색을 좋아하는 이유는 같았다
권정열
특별히 심슨을 고른 이유가 있나? 전 시즌을 박스셋으로 갖고 있을 정도로 심슨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실 빨간색 아이템이 집에 정말 없더라. 빨간색 팬티가 있긴 한데, 그걸 십센치 권정열이 한다고 하면 너무 뻔하다. 직접 산 건가? 아니면 선물 받았나? 올해 생일 선물로 받았다. 어떤 시리즈로 살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친구가 전 시즌을 박스셋으로 사줬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역시 호머 심슨? 당연하다. 호머 심슨은 인간이 만들 수 없는 캐릭터다. 전형적인 미국 아버지의 모습을 과장해 놓은 인물이다 보니, 행동이나 말이 전부 다 공감
윤철종
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의 표현 방식이 내가 가사를 쓰는데 영향을 준 면이 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받았나?
언제부터 빨간색 바지를 입기 시작했나?
가벼운 척하지만 자극적이고 무거운 메시지를 담거나, 반대로 진지한
갖고 있던 바지가 전부 다 청바지였다.
척하지만 별것 아닌 메시지를 담는 식이다. 십센치를 하기 전부터 심슨을
활동을 계속하다 보니 다른 색 바지가
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런 태연함이 우리 가사에도 녹아있다. 특히
필요한 경우가 종종 생겼다. 베이지색은
성인용 가사를 쓸 때 더 그렇다.
너무 흔했고 원색 중에 가장 획기적이라고 생각되는 색을 골랐다.
호머 심슨의 부인으로 나오는 마지 심슨 캐릭터는 어떤가? 이상형에 가까운 여자다. 유부녀의 억척스러움도 있지만, 본성이
색감이 유달리 예뻤던 건가? 아니면
섹시하다. 왠지 할머니가 돼서도 섹시할 것 같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나? 그냥 빨간색 바지를 사야지 하고
그런 부인을 두고 호머 심슨은 바람을 피운다.
마음먹었던 때라 별생각 없이 샀다.
그래도 결국 둘이 다시 잘 산다. 물론 현실에서는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공연 때 입은 적이 있나? 물론이다. 공연에 처음 입고 무대에 올랐을
빨간색은 좋아하나?
때 팬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기도 했다.
빨간색 옷을 내가 입는 것 보다 누가 입은 걸 보는 게 좋다. 그 이후로 원색 바지를 즐겨 입나? 특별한 이유가 있나?
얼마 전에는 노란색 바지도 샀다. 이제 노랑, 빨강, 파랑 삼원색을 완성했으니,
야해서. 빨간색이 야해서 좋다는 말이 엄청 식상하긴 한데,
다음엔 신호등 색으로 맞추고 싶다. 다음 바지 색깔은 녹색이 될 것 같다.
가장 섹시한 색인 건 사실이다. 빨간색을 평상시에 좋아하나? 물론이다. 빨간색에는 야릇한 기운이 있다. 정열 씨도 같은 이유로 빨간색이 좋다 했다. 뭐, 둘 다 야한 걸 좋아하니까 같은 팀을 하고 있지 않겠나. 빨간색이 야하다고 느껴지는 건 좀 뻔하다. 다른 색 중에는 없나? 사실 흰색이 가장 섹시하다. 이번 호 색이 흰색이었으면 할 말이 더 많았을 거다. 흰 색이 가장 섹시한 이유는? 빨간색은 대놓고 섹시한 느낌이라면 흰색은 은근한 섹시함이다. 속살을 훔쳐보는 은밀함? 이 정도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저번 호 색이 흰색이었다. 아! 10월에 불러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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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L E P HA N T - S HO E
ILLUSTRATION : NOKID
눈이 오네 눈이 오네 구름 같은 저만치 하얀 눈이 방울 져 창가를 지나 사람들과 사람들의 그림 같은 기억에 앉아 녹아가네 한해 전에 그대와 내가 눈을 맞던 거리마다에 숨겨 놓은 기억들이 광선처럼 나를 뚫고 들어와 더욱 아프게 해 지나간 마음은 지나간 그대로 그대와 나만의 아름다웠던 그 나날들이 나는 두려워져 녹아 없어질까 난 무서워 눈이 오네 저만치 하얀 눈이 방울 져 창가를 지나 사람들과 사람들의 그림 같은 기억에 앉아 녹아가네 지나간 마음은 지나간 그대로 그대와 나만의 아름다웠던 그 나날들이 나는 두려워져 녹아 없어질까 난 내가 없어질까 난 무서워 눈이 오네 눈이 방울 져 창가를 지나 사람들과 사람들의 그림 같은 기억에 앉아 녹아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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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 石군
BOYS NOIZE _ ICH R U 처음 봤을 때 CG인가를 의심했다. 그래서 제작 후기를 찾아봤더니 이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200개의 고장 난 키보드를 사용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바지를 만드는 데에는 총 3,400개의 버튼을 사용하여 1주일하고도 91시간이 걸렸고, 머리는 580개의 버튼으로 70시간, 턴테이블에는 1,100개의 버튼으로 150시간이 걸렸다고 웃으며 말하는 두 제작자를 보고 “미친놈들!”(실제로는 이보다는 좀 더 센 욕을 했지만)이라고 나도 모르게 소리 질렀다. 아무튼 미친놈들이 미친 듯 집중해서 만든 뮤직 비디오지만, 사이버 세계에만 갇혀 있는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계몽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일렉트로닉 음악 자체가 전자 악기인데 이런 내용의 훈계를 하는 것이 조금 웃기기도 하다. 하지만 계속해서 보다 보니 마치 컴퓨터가 나에게 “너 진짜 미친 거 아냐? 그렇지 않고서야 하루 종일 나랑만 보내?”라고 말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강력한 훈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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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art direction by Sebastien Loghman & Patrick Jean As Keyboy : Gildas Loupiac Production : Wearefrench DP : Mathias Boucard camera assistant : Francois Vigon electrician : Basile Joyeux Set construction & prop master : Brice Haumont Edited by Philippe Roch, S. Loghman, P. Jean VFX : Maxime Leturcq, P. Jean GOOD 와우 등 온라인 게임 중독자 Matte painting : Arnaud Philippe-Giraux BAD 업무적으로 24시간 컴퓨터를 사용해야만 하는 자 (직업은 소중하니까요) Flame artist : Herve Thouement
Citizens _ True Romance 사랑은 어렵다. 어떤 일이라고 장애물이 없겠느냐마는, 유독 사랑에만은 장애물도 많고, 벽도 높다. 이렇듯 허들이 사랑에 다가오면 사건에도 신경 써야 하며, 애인에게도 신경 써야 한다. 두 가지 모두를 배려하고자 하지만 대부분의 결과는 양쪽 모두에서 안 좋게 나온다. 이런 상황을 피하려면 두 가지 밖에 없다. 허들을 넘는 데에만 신경을 쓰든지, 안고 있는 애인에게만 신경을 쓰든지. 하지만 양쪽 다 쉽지 않다. 이 뮤직 비디오에서는 사랑을 하게 되면 그 주변에 어떠한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상대방만을 보게 되고, 그게 이 노래 제목처럼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이를 먹으니 이게 꼭 옳은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와 동시에 이런 사랑을 해보고 싶긴 하다.
Good 권태기에 접어든 모든 커플 Bad
뽀뽀와 키스의 다른 점을 모르는 모태 솔로 당신
director : We Are From LA producer : Roman Pichon, Mourad Belkeddar production co : Iconoclast DP : Arnau Valls editor : Walter Mauriot
Sarah Blasko _ No Turning Back 올 한 해 공연장에서 만난 영상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티예(Gotye)의 ‘Seven Hours With a Backseat Driver’에 쓰인 애니메이션이었다. 꽤나 구식으로 보이는 그림체가 굉장히 세련된 애니메이션으로 엮여 있어, 이 영상이 오래된 것인지 최근에 만들어진 것인지 모호했다. 개인적으로 요즘 꽂히는 영상은 이런 식으로 시대적 혼동을 통해 기분 좋은 자극을 주는 것들이다. 아무튼 고티예의 영상은 호주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꽤나 집착적으로 호주 뮤지션을
Good 동화책 또는 팝업북을 좋아하는 아이 같은 어른, 또는 성숙한 아이
파기 시작했고, 그중에 몇몇 뮤지션의 큰 팬이 되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사라 블라스코(Sarah Blasko). 그녀가 지닌 믿기지 않는 목소리의 힘과 아름다운 외모도
Bad
소녀 감성을 두드러기 날 정도로 싫어하는 이
그녀의 팬이 되는데 한몫했지만, 결정타는 바로 이 비디오가 날렸다. 여동생들이 언니라 부를 정도인 나의 소녀감성을 완벽히 충족시켜줬다. 여기에서 핵심 캐릭터는 소녀보다는 그녀가 타고 다니는 늑대다. 약간의 스포일을 하자면 영상 끝 부분에서 늑대가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걱정하지는 말기를. 영상의 앞과 끝이 흰 배경으로 이어져 있어 재생 버튼을 누르면 우리의 귀여운 늑대가 다시 나온다! 그렇게 이 뮤직 비디오는 무한 반복의 굴레에 들어가 버린다.
Play Time : 4:02 Illustration + Concept : Celeste Potter Animation + Compositing : Cameron Gou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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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나무를 떡잎부터 알아보는 엘리펀트슈가 선택한 신인 네 팀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이야기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자신들의 음악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딱 한 곡을 들려줄 수 있다면 어떤 곡을 꼽을 수
첫 앨범 [비밀리에] 작업 때 어떤 곡이 본인들을 가장 고생시켰나요?
있을까요?
‘dawn’이요. 재즈의 느낌이 가미된 곡이라 좀 힘들었어요. 저희가 워낙 롹킹한 사람들이라 힘을 빼고 유연한 사운드를 만들어내려니 뜻대로 되지 않더라고요. 연기자가 연기 연습하듯 가장 신
‘No No More’요. 단순하지만 강한 느낌의 멜로디에 보컬이 잘 살아있어요. 나머지 곡을 먼저 들었다면 저희의 성격을 단번에 알긴 힘들 거예요.
나는 ‘Ball’을 연주하고 ‘dawn‘을 이어 부르며 감정선이 갑자기 바뀌는 연습도 했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재미있어요. 미친 사람이 절로 되는 기분이에요.
직접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아슬아슬한 찌릿함. 솔직하고 고집과 철학이 있는 아웃사이더.
공연 때 멤버들 간의 호흡이 가장 잘 맞는다고 느껴지는 곡은 어떤 곡인가요?
작업과정에서 본인들을 가장 괴롭혔던 곡은 어떤 곡인가요?
‘이런’ 이에요! 앞부분의 장난스러운 느낌에서 빵빵 터지는 부분으로 넘어갈 때의 흥겨움! 관객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최근에야 틀이 잡힌 ‘ 궤도 ’ 라는 신곡이요. 곡을 만들면서 멤버들 간 음악성의 차이도 많이 느꼈고, 각자 다른 환경에서 다른 음악을 듣던 사람들이 모여 음악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앵콜이 항상 반갑지는 않을 것 같아요. 혹시 그런 순간이 있었어요?
느꼈어요. 이번 일을 계기로 서로 더 이해하기 위해 지금은 각자 좋아하는 음악을 가져와 돌아가며
3월 3일 첫 단독 공연 때 저희가 준비한 노래들을 본 공연 때 다 해버린 거에요. 앵콜을 아예 생각도
카피해보면서 서로 융합되어가고 있습니다. 밴드에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안 하고 있었거든요. 단독공연인데 왜 앵콜을 생각도 안 했는지 아직 저희 스스로도 의아해요. 관객들은 앵콜을 외치시고 저희는 준비를 못 했고... 신인 밴드의 비애였어요. 하지만 아직 저희는
첫 공연 때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앵콜이 언제나 반가운 신인 밴드랍니다.
죠이(기타)가 스무 살 때 밴드에 들어와 첫 공연을 할 때 긴장을 푼다고 막걸리를 너무 많이 마셨어요. 그 후로 죠이는 그날 공연에 대한 기억이 없었죠;;
처음 봤을 때 첫인상과 실제 모습이 가장 다른 멤버는 누구예요? 어떻게 다른가요? 기타 치는 자헌이요. 처음 봤을 때 반할 만큼 멋있었는데... 알고 보니 허당... 슬프네요.
멤버들이 꼽는 외모 순위는요? 1등은 리더의 권한으로 유희. 매력 포인트는 지저분함이에요. 2등은 청일점 원배. 피부가 메이크업 아티스트 분도 놀랄 정도로 투명합니다. 3등은 죠이. 꼴등은 눈 크고 예쁜 혜민이.
합주 제외하고 사적으로는 얼마나 자주 만나요? 멤버들간의 결속력을 100점 만점으로 계산하면 몇 점 정도 될까요? 요즘은 작업하고 합주할 때 만나는 것도 징글징글해서 다른 때는 안 만나요. 어떤 때는 +100점(술
가장 친하게 지내는 밴드는 누구예요? 그리고 ‘그들보다 이것만큼은 우리가 더 낫다’고 말할 수
마실 때), 어떤 때는 -100점(술을 너무 오래 마실 때).
있는 부분은요? 가장 친하게 지내는 밴드는 ‘전기뱀장어’와 ‘미드나잇 스모킹 드라이브’에요. 요즘엔 ‘구텐버즈’랑 ‘이스턴 사이드킥’도 은근히 친해지고 있어요. ‘미모’와 ‘폭력성’은 그들보다 저희가 한 수 위죠. 헬로루키 때 들었던 심사평 중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앙칼짐’과 ‘원초적’이라는 단어로 심사평을 해주셨던 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생고기의 느낌 같은 건가? 심사위원님들은 뭔가 정곡만을 콕 집어내세요.
기타 치는 자헌이와 북 치는 경용이가 비등비등하게 안 좋아요. 술을 오랫동안 같이 먹으면 팀워크가 -100이 된다는 거 진짜에요. 자헌인 “미치겠네”를 계속 반복해요. 말 시키면 무조건 “미치겠네”라고 대답하는데 나중엔 다른 멤버들이 미쳐버려요. 그리고 경용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계속 주입시키려 노력해요. 말도 너무너무 많아지고. 다른 멤버들을 지치게 만들어요. 지쳐 잠들게 하는 고마우신 분이죠 ;;
헬로루키 이후에 밴드가 생각하는 다음 스텝이 궁금해요.
밴드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무대는 어떤 모습인가요?
당연히 앨범이죠! 저희 스스로의 힘으로 앨범을 찍을 거에요. 진짜 남 의견 없이 저희가 가진
페스티벌도 클럽 공연도 좋지만, 밴드의 120%를 끌어낼 수 있는 무대는 단독공연이라고 생각해요.
것만으로 좋은 걸 만들고 싶어요. 그다음에 또 다른 앨범을 준비할 구상을 할 것 같아요. 동시에
무대 시스템이 우리에게만 집중되어 있다면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밴드 스스로 다 신경 쓸 수
해외에서 활동해보고 싶어요. 지금은 준비된 것이 없지만, 기회를 만들 거에요. 신중하면서도
있으니까요. 영상과 결합한, 퍼포먼스라는 측면까지 고려한 그런 단독공연을 꼭 해보고 싶어요.
민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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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버릇이 가장 안 좋은 멤버는 누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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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고통을 가장 많이 겪은 곡’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곡이 있어요? 최근에 쓴 노래 중에 분위기가 어둡기도 하고 민중가요 같기도 해서 그냥 저만 간직할지도 모르는
자신들의 음악을 들어본 적 없는 사람에게 딱 한 곡을 들려줄 수 있다면 어떤 곡을 꼽을 수
노래가 하나 있어요. ‘155’라는 노랜데, 자전적 이야기라 저의 유년시절에 관한 추상적인 가사를
'Dance(Fresh groove)'라는 곡인데요, 공연장에서 주변 눈치 보지 말고 저희와 함께 공연을
붙였어요. 그런데 계속 눈물이 나고 기분이 가라앉아서 녹음하기가 너무 어려운 거에요. 저를 너무
즐기자는 메시지를 담은 곡입니다.
있을까요?
후벼 판 것 같아서 괴롭고 불편했는데 이상하게 그 감정의 끝에는 꽤 시원하다는 기분이 들었죠. 그래서 얻은 교훈: 가끔 나를 후벼 파보자.
‘이런 뮤지션의 음악을 좋아한다면 우리 것도 들어봐라!’라고 말할 수 있는 팀이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코어매거진의 음악은 80년대 신스팝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그런 면에서 역시
솔로로 활동하는 최고 장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80년대 신스팝 스타였던 A-Ha와 Duran Duran입니다. 그리고 개러지 록을 기반으로 80년대
장점은 하나도 없어요. 공연 때마다 세션도 구해야해서 매번 외로워요.
신스팝 요소를 차용한 스타일을 멤버 모두가 즐기는데요, 그런 점에선 The Killers를 소개하고 싶어요.
그럼 밴드를 구성한다면 다른 팀 멤버 중 가장 영입하고 싶은 멤버가 있어요? 피터팬컴플렉스 기타리스트 이치원, 드러머 김경인이 탐나요.
합주 때 최고 잔소리꾼은 누구예요? 아무래도 리더인 기타 치는 류정헌 군입니다. 리더이면서 음악에 대한 욕심이 많아서 멤버들 모두
첫 공연 때 많이 긴장하지 않았나요?
그러려니 하지만 가끔은 반발심도 생겨요. 그래도 술을 잘 사주는 편이라 잘 풀리죠.
원래는 긴장을 잘 안 하는데, 첫 공연 때는 긴장이 많이 됐어요. 잠을 정말 한숨도 못 자고 8시간을 누운 채로 있다가 바로 일어나 나왔던 기억이 나요.
첫 공연 때 재미있었던 기억이 있어요? 팀 결성하고 첫 번째 공연이 춘천에서 있었는데요, 올해 5월 24일에 첫EP [peep]를 발매하고 6월
지산 록 페스티벌 무대는 어땠어요? 지금까지 공연 중 가장 큰 무대였을 텐데.
말쯤이었어요. 그 공연이 합주를 제외한 코어매거진의 첫 공연이었죠. 특별히 실수가 있었던 건
저녁 시간이라 무대 앞 푸드존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들어 좋았어요. 그런데 바비큐 연기 때문에
아닌데 처음이라 서로 너무 어색해서...^^ 지금 생각하면 재미있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기침 참느라 고생했어요.
첫 공연은 아니지만, 첫 방송 녹화가 <EBS스페이스 공감>이었는데요, 드럼 치는 김기원 군이 다리에 쥐가 나서 녹화를 중단하고 다시 한 적이 있었습니다.^^
혹시 친한 밴드의 남자 멤버 팬들에게 질투의 시선을 느낀 적은 없어요? 테테씨 팬들이 저를 싫어하는 것 같진 않았는데, 앞으론 피쳐링 같이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멤버들이 꼽는 외모 순위는요? 각자의 매력 포인트도 알려주세요. 건반 치는 강민규, 드럼 치는 김기원, 베이스 치는 이동훈, 노래하는 이정호, 기타 치는 류정헌군...
‘홍대 여신’이라는 타이틀 말고 욕심나는 수식어가 있나요? 홍대 여식
민규를 빼고는 나이순이네요. 각자 매력 포인트라기보다는 저희 코어매거진이 홍대 최장신 밴드가 아닌가 싶어요. 평균 신장 180m! 얼마 전 레이디 가가(Lady GaGa), 마릴린 맨슨(Marilyn Manson),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가 열광하는 패션 디자이너 이주영 씨의 <RESURRECTION>
헬로루키 때 심사의원들의 심사평 중에 기억에 남는 게 있어요?
컬렉션에 멤버 중 2명이 모델로 선적이 있어요. 음, 그리고 나름 꽃미남도, 훈남도 있고 다들 나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재도전할 팀에게 전할 팁이라시며, 절대로 앉아서 공연하지 말라고 저를 예로 들며 충고를
보기 좋게 생긴 듯해요.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 난 떨어졌구나 했는데 이 말을 하시면서 제 이름을 불러주셨어요.
정말 아끼는 여동생을 멤버 중 한 명에게 시집보내야 한다면, 누구한테 보낼 건가요? 정말 다행히 아무도 여동생이 없습니다.
뮤지션으로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무대는 어떤 모습인가요? 사실 지산과 GMF 무대에 서는 게 늘 꿈꿨던 저의 이상이었는데 올해 운 좋게 꿈을 이루었어요. 이제
밴드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무대는 어떤 모습인가요?
다음 바람은 메인 스테이지가 되겠죠. 관객들 모두가 제 노래 전곡을 떼창하며 함께 춤추는 공연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같이 역사 깊은 록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면 멋지겠는데요!
꿈꾸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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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ERPAN COMPLEX / PHOTO: YUN suk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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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2012 M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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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2 19 26
6 13 20 27
7 14 21 28
T 1 8 15 22 29
F 2 9 16 23 30
S 3 10 1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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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4 11 1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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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N: 윤희 TRA TIO ILL US
나는 빨간 스포츠카를 탄 찌질한 솔로나 마찬가지지. I’m sort of like a lame, single guy in a red sports car. 빌리 코건 Billy Corgan (1967 ~ ) 스매싱 펌킨스의 프론트맨 젊은 시절 머리를 길렀을 때엔 꽃미남 소리를 들었지만 최근 스킨헤드가 된 후 외모 이야기는 쏙 들어가 “원빈이 아닌 이상 남자는 머리빨”이라는 주장의 중요 샘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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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드와 옐로우 카드, 표절과 모방 이럴 땐 이랬다가, 저럴 땐 저랬다가
한
WORDS : 石군
동안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아마도
운동 경기에서 반칙을 한 선수를 퇴장시킬 때에도 레드카드를
내놓거나, 그게 싫다면 이 곡을 발표하지 말라고 했다. 이 사건은
세계화(Globalization)일 것이다. 물론 아직도 걸핏하면
사용한다. 음악 분야에도 금지된 항목이 있고, 이를 어기면
결국 수익의 전액을 롤링스톤즈에게 지급하는 것으로 종결됐다.
글로벌 인재, 글로벌 리더, 글로벌 기업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레드카드와 같은 제재가 가해진다. 이를 크게 나누자면 두 가지가
이에 열 받은 리차드 애쉬크로프트는 “키스 리차즈와 믹 재거가
하지만 이제 이런 소리는 약간 철 지난 옷 같은 느낌이다. 요즘은
있을 수 있다.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음악이어서
20년 동안 쓴 곡 중에 최고의 곡이다!”라고 칭찬(?)을 하기도
글로컬리즘(Glocalizm)이 대세니까. 글로컬리즘이란 세계화가
했다. 하지만 모든 경우가 이렇게 억울한 상황인 것은 아니다.
이루어지면서 생긴 가장 큰 문제인 획일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미성년자 청취불가’이거나, 허락 없이 다른 뮤지션의 음악을 따라 한 ‘표절’이거나. 두 가지 중 이번 호에서는 표절에 관한
지역의 특색을 살리자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꽤나 오래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Boys)의 대표곡 ‘Surfin’ USA’는 완벽한 표절곡이다. 그것도 무려 척 베리(Chuck Berry)의 음악을 카피했다. 1963년 라디오를 듣던
맥락이다. 하지만 획일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획일화라는
모든 분야의 창작에는 항상 모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음악
척 베리는 자신의 음악인 ‘Sweet Little Sixteen’과 비슷해도 너무
말 자체가 가진 폭력성이 약간은 배제된 동의어 통일화를
분야로 한정시켜 생각해보자. 아무리 새로운 음악을 만들었다고
비슷한 음악이 흘러나와 깜짝 놀란다. 결국, 그는 완전히 뚜껑이
놓고 얘기해보자. 규격 또는 도량형의 경우에는 전 세계적으로
해도 기타, 베이스, 드럼을 활용하였다면 어느 정도는 이전의
열려 변호사 사무실을 찾아갔고, 소송을 통해 ‘Surfin’ USA’의
통일화시킬 필요가 있다. 하다못해 음식점에서도 한 가지 메뉴로
형식을 따랐으니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공동 저작권을 받아냈다. 사실 이 당시 흑인은 메이저에서
통일시키면 빨리 나오니 보다 더 복잡한 공정의 경우는 말 할
누구도 모방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그러다 보니 모방이냐
활동하지 못했기에 여러 흑인 뮤지션의 음악을 많은 이들이
필요도 없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표절이냐에 관한 분쟁은 끊이지 않는다. 이는 모방의 선이
불법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척 베리의 음악을 많은 이들이
집의 크기를 측정하는 단위인 ‘평’을 ‘제곱미터’로 바꾸려고 하지만,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 십센치의 이번 앨범 타이틀
어디까지이냐에 달린 문제인듯하다. 모방의 선이라는 것을
커버라는 명목으로 불법적으로 앨범에 싣는 경우도 많았다.
음악에서 구분해 보자.
비틀즈 또한 척 베리의 음악을 공연장에서 자주 커버했고,
슬로건인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도 같은
곡 ‘Fine thank you and you’의 가사에서도 여전히 평을 사용하고
69년도에 발표한 ‘Come Together’의 가사에 척 베리의 ‘You
있다. 그렇다고 ‘너는 벌써 30평에 사는구나’를 ‘너는 벌써 99제곱미터에 사는구나’로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처럼
리메이크 원곡 전체를 다시 만든 경우
도량형을 전 세계적으로 통일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커버 원곡 그대로를 다른 이가 연주 또는 노래한 경우
샘플링 어떤 곡의 특정 부분을 그대로 가져와 새로운 노래를 만든 경우
리믹스 원곡의 연주라든지 노래 등의 소스에 조작을 가하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호등은 전 세계적으로 통일되어 사용되고
새로운 악기를 덧씌운 경우
Can’t Catch Me’의 가사 중 2문장을 거의 비슷하게 사용하여 보상금을 지불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표절은 근절되어야 할 일이다. 그러나 표절이라고 하는 것의 선이 어디까지냐가 항상 문제다. 만약 버브가
파란색은 하늘색과 비슷해서 인지하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이 네 가지 방법 모두 원작자의 허락을 구해야 하며, 원곡에
롤링스톤즈의 주장 때문에 ‘ Bitter Sweet Symphony ’ 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생각해보자. 그렇다면 당신은 이 노래가
초록색을 사용하였다. 비록 초록색은 낮에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대한 표시를 해줘야 한다. 이를 수행하지 않으면 표절이
듣고 싶은 상황에서 롤링스톤즈의 ‘The Last Time’을 대신하여
색이지만, 지나가도 된다는 사인이기 때문에 이를 놓쳐도 큰일이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모호한 기준을 갖고 있다. 록 음악을
듣겠는가? 아마도 다른 어떤 노래를 들었을 것이다. 그럼 우리는
발생하지는 않으므로 채택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멈추라는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버브(The Verve)의
사인을 어길 경우에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잘 보이는 색이 필요했고, 빨간색이 선택되었다. 신호등에 쓰인
‘Bitter Sweet Symphony’ 사건을 예로 들어보자. 버브는 롤링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The Last Time’을 샘플링하여
‘Bitter Sweet Symphony’라는 명곡을 완전히 잃어버리게 된다. 슬픈 일이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비치 보이스 표절 사건과 같은
빨간색은 현대인에게 강하게 인식되어 이제는 많은 사람이
사용하기로 했다. 말 그대로 샘플링이었으니 가사는 버브의 보컬
리믹스 또한 하나의 창작물로 인정하고, 이런 작업을 하는 뮤지션
빨간색만 봐도 ‘정지!’ 또는 ‘위험!’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리차드 애쉬크로프트(Richard Ashcroft)가 새로이 썼다. 초기
또한 저작권을 인정받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신호등만이 아니라 거의 모든 기계의 경고등도
계약은 이 곡에 대한 수익을 50/50으로 나누기로 약속했으나,
결국에는 이런 모든 작업을 통해 또 새로운 창작물이 나올 수
빨간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게다가 각종 금지 표지판과 관련하여
곡이 완성된 이후 이를 들은 롤링스톤즈의 키스 리차즈(Keith
있는 것이니 말이다.
있다. 여기에는 색채학적인 의미가 있다. 기본색인 빨노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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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되면 적어도 한 번씩은 듣게 되는 비치 보이스(Beach
국제적으로 통일된 구성 요소에는 ‘표지판의 가장자리를 빨간
Richards)와 믹 재거(Mick Jagger)는 샘플링이라고 하기엔
선으로 그릴 것’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축구를 포함한 대부분의
너무 많이 반복되어 사용되어 있어 이 곡에 대한 수익을 전부
E L E P HA N T - S HO E
경우를 위한 강력한 법은 필요하지만 샘플링, 리메이크, 커버,
태초에 빨강이 있었고, 블루스가 있었다 블루스 전파왕 石군의 영업노트 <이렇게 하면 힙합 클럽에서도 블루스를 튼다>
사
WORDS : 石군
전을 볼 때면 항상 신기했다. 그 옛날에 교류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우리나라에서 명칭을 부여한 것을 다른 나라에서도 이름을 붙여 줬다는 것이
말이다. 그런데 거기에서 나아가 어떻게 이런 이름을 붙였을지, 그리고 언제부터 이런
한 음악 장르에 흥미가 생기면 가장 먼저 찾아보는 것은 역시나 그 장르 레전드의 음악이다.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한 것인지도 궁금했다. 색깔도 마찬가지다. 누가 최초로 빨강을
이 때 들은 음악이 마음에 들면 계속해서 더 찾아 듣게 되고, 반대의 경우 관심을 접게
빨강이라고 불렀을까? 이는 알 수 없지만, 인류가 최초로 이름 붙인 첫 번째 색은
된다. 하지만 여기에서 조심할 것은 레전드 중에서도 매니악한 레전드가 있고, 범용적인
빨강이라고 알려졌다. 스페인어 콜로라도(colorado)는 ‘색이 있다’는 뜻임과 동시에
레전드가 있다는 것이다. 초급 단계인 이때에 매니악한 레전드를 추천해서는 안 된다.
‘붉다’는 의미를 갖고 있어 이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래서 빨강을 최초의 색이라고도 말한다. 그렇다면 록 음악에 있어서 빨강과 같은 존재는 무엇이 있을까?
실험적이기보다는 대중적인 면이 많은, 하지만 음악 자체는 에릭 클랩튼(Eric Clapton)도 접고 들어가는 비비킹(B.B.King)이라면 완벽하다! 그렇다고 섣불리 정규 앨범으로 접근하기보다는 베스트 앨범을 권함이 옳다. 쉬운 길을 두고 돌아가지 말자. 베스트 앨범을
흔히 록은 백인의 컨트리와 흑인의 블루스가 만나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둘 중에
듣고 나면 자연스럽게 앨범을 하나씩 훑게 되어 있으니 조급해하지 말자.
어떤 하나를 록의 원류로 섣불리 꼽을 수는 없다. 그래도 선택해야 한다면 현대의 밴드 형태를 만드는 데에는 블루스의 역할이 더 컸다고 감히 말해본다.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오른 윌리 딕슨(Willie Dixon) 또한 “블루스가 뿌리이며 다른 모든 것은 열매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컨트리 음악은 백인들의 사랑을 받으며 지금도 큰 인기를 누리는 반면, 블루스는 흑인에게조차 관심받지 못하며 한동안 상업적으로는 완전히 수명을 다한 음악으로 취급됐다. 하지만 “시대는 돌고 도는 법! 조만간 다시 블루스의 시대가 올 것이다!” 라고 홀로 외치고 있다. 엘리펀트슈에서 구닥다리 취향의 음악을 담당하고 있는 내가 블루스 전도사로서의 사명감을 가지고 이 코너를 준비했다! 이름하야 블루스 전파 매뉴얼, <이렇게 하면 힙합 클럽에서도 블루스를 튼다>가 되겠다!
3단계 : 난 이런 뮤지션도 알아 - Seasick Steve 자! 이제 고지가 멀지 않았다! 2단계를 무사히 마쳤다면 이미 반쯤은 블루스의 마수에 빠진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는 약간의 보상을 제공해 줄 단계이다. 블랙 키스는 현재 떠오르는 팀이고 비비킹은 너무나도 유명한 뮤지션인지라 누군가에게 ‘나 이런 음악 들어~’라고 자랑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 음악을 자랑하려고 듣느냐고 나무라면 할 말은 없지만, 솔직히 자랑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다! 그런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씨씩 스티브(Seasick Steve) 할아버지!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 할머니가 한참 이름을 날릴 때 같은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며 세션 맨을 했었고, 이후 스튜디오 엔지니어로 일하며 지하철에서 버스킹을 했었다. 그러다 63세가 되어서야 본인의 첫 앨범을 냈지만, 강태공이 70이 되어서야 세상에 나오고서도 재상이 된 것처럼, 폭발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안심하길. 아직 한국에는 그리 널리 알려진 뮤지션은 아니다.
짜게 먹기 시작하면 점점 더 짜게 먹게 되고, 마찬가지로 한 종류의 자극을 계속 받다 보면 웬만한 자극으로는 성이 차지 않게 되는 순간이 온다. 충격 요법이 필요한 순간인데, 바로 이때 필요한 것이 매니악한 레전드이다. 지미 헨드릭스(Jimi Hendrix)도 훌륭한 샘플이지만, 그는 3단계의 조건을 넘어설 정도로 너무 유명한 뮤지션이다. 백인 지미 헨드릭스라고 불리며,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한 스티비 레이 본(Stevie Ray Vaughan)이 바로 4단계에 적합한 뮤지션이다. 그가 완성시킨 텍사스 블루스는 텍사스의 뜨거운 열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미 헨드릭스보다 그를 더 좋아하는데, 헨드릭스와 동급의 필과 테크닉을 기타에 담으면서도 좀 더 대중적인 코드를 사용하기 블루스 전도사 역할을 다년간 수행해본 결과, 입문자에게 원형의 블루스를 권하는 것은
때문이다. 그 말인즉슨 너무 난해하여 블루스 음악을 등질 일은 없다는 것이다!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고 최대한 입맛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줘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블루스는 왜 재미가 없는가?’를 생각해 봤다. 이유는 간단했다. 밴드 멤버 중 보컬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전 세계적인 경향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난히 보컬 편향적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연주에는 관심이 없는데, 블루스는 노래보다는 연주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음악이다 보니 한국인에게도
4단계까지 빠져든 고객이라면 이제는 충성 고객으로 분류해도 된다. 그렇다고 이탈
관심 밖의 음악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 블루스를 처음 접하는 이에게 현란한 기타
방지를 위한 주기적인 업데이트를 잊어서는 안 된다. 안타깝게도 블루스 뮤지션에 대한
솔로가 담긴 음악을 추천하는 것은 말 그대로 폭력이다. 그보다는 노래가 있고, 후렴구도
정보는 얻기 힘들다. 하지만 쉼없이 활동하는 뮤지션의 팬이 되면 그의 신보를 통해
있으며, 현대적인 감각을 가진 음악을 추천해야 한다. 이런 포장은 화이트 스트라입스
블루스 음악 데이터베이스가 꾸준히 업데이트 된다. 이 역할에는 데릭 트럭스(Derek
(White Stripes)도 했다. 잭 화이트는 “우리는 화이트 스트라입스가 블루스 음악을
Trucks)가 제격이다. 거의 매년 하나씩 앨범이 나오고, 수많은 콜라보레이션 작품을
하고 있는 줄 모르게 사람을 속여야만 했다. 흑인들의 100년 전 음악을 하는 백인으로
발표한다. 게다가 그의 부인 수잔 테데스키(Susan Tedeschi) 또한 유명한 블루스
평가절하되지 않으려면 말이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내가 듣는 음악인지 블루스인지
뮤지션이니 샘이 마를 걱정은 없다. 중요한 것은 그의 음악인데, 9세부터 신동으로
모른 채 빠져들게 만들 미끼로는 블랙 키스(The Black Keys)가 좋다. 이들의 이번 앨범 [El
유명했고, 12세에는 프로 밴드의 세션, 15세에는 데릭 트럭스 밴드를 만들었으며
Camino]의 타이틀곡 ‘Lonely Boy’의 뮤직비디오에서 흑인 아저씨가 춘 춤은 싸이의
20대에는 에릭 클랩튼의 세션이 되었다. 이제 나이가 33세인데 그에게 내려갈 길이
말춤이 뜨기 전까지 미국을 지배하고 있었다. 미국 최대의 페스티벌 코첼라에서 올해
남았는지 올라갈 길이 남았는지는 말할 필요가 없다. 여기까지 전파했다면 데릭
헤드라이너를 맡았다. 블루스의 본고장인 미국에서조차 이는 이례적인 일로, 이들이 현재
트럭스에서 가지치기하며 새로운 블루스 뮤지션을 찾아내는 훌륭한 블루스 오타쿠를
블루스 음악계의 첨병임은 부인할 수 없다.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사냥감을 찾아 블루스 음악 전파왕을 노려보자!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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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지만 의식하지 않았던
스물세 개의 빨강
WORDS : 용식
빨간 구두 안데르센의 동화 작품으로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처녀가 부잣집 미망인의 양녀가 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빨간 구두를 얻어 신게 된 그녀는 어찌 된 일인지 그 구두를 신으면 춤을 멈출 수가 없게 된다. 결국, 양모의 장례식날에도 무도회에 나가 춤을 추게 되고, 구두를 신은 채 발목을 자른 후에야 춤을 멈추게 된다. 기독교적인 색채가 짙은 작품으로 허영심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레드 스트라이프(Red Stripe) 자메이카 맥주로 1928년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 에일(Ale)맥주였다. 더운 기후에서 마시기에는 텁텁하고 무거운 맛이었기 때문에 십 년 후인 1938년 시원하고 상쾌한 맛의 라거(Lager)맥주로 재탄생 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자메이카의 가장 큰 음악 페스티벌인 레게 섬페스트(Reggae Sumfest)의 공식 스폰서이며 영화 쿨러닝으로 유명한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을 후원하고 있다.
적혈구 혈액세포 중 수적으로 가장 많은 세포로 혈관을 통해 몸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적혈구는 산소운반에 특화된 세포로 이를 위해 헤모글로빈을 포함하고 있다. 그 때문에 헤모글로빈의 양이 기준에 못 미치는 경우 조직에 필요한 만큼의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게 된다. 이때 어지러움을 느끼게 되는데, 이를 ‘빈혈’이라고 말한다.
우체통 우편제도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는 암갈색, 1957년부터 1984년까지는 윗부분은 빨간색 아랫부분은 초록색 우체통을 사용했다. 그 이후로는 지금과 같이 전체가 빨간색을 띈다. 이유는 적색계통이 넉넉함과 따뜻함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무나 함부로 손대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도 있다.
적십자 스위스인 장 앙리 뒤낭(Jean Henri Dunant)이 1863년 창설한 기구로 전쟁 시에 부상자 구호를 목적으로 한다. 현재는 재난 구조 활동, 희귀난치병 어린이 지원 등으로까지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적십자 표장인 흰 바탕 위 붉은 십자가는 창시자의 조국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스위스 국기의 배색을 반대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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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 캐나다 여성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의 1908년 작으로, 고아인 앤 셜리가 밝게 성장해 가는 과정을 목가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로 묘사하며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앤이 염색약을 사는 장면에서 유대인 상인을 사기꾼으로 묘사하고, 멍청한 영국 아이를 데려올 수 없다고 말하는 내용 등의 인종차별적 시각도 찾을 수 있다.
볼빨간
레드 헤링(Red Herring) 레드 헤링이란 어종은 존재하지 않는다. 붉은 청어(靑魚) 자체가 모순형용이다. 청어를 훈제하면 붉은색을 띠게 된다. 때문에 레드 헤링은 주위를 다른 곳으로 돌려 본질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을 말하는 관용어로 쓰인다. 경제 영역에서는 ‘거짓신호’를 뜻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1998년 펑크록과 하드록이 주류였던 홍대인디씬에 지르박과 테크노를 결합한 [지르박리믹스쑈]를 발매하며 독보적인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또한, 그냥 웃어넘기기에 가볍지 않은 가사로 뭉클함을 주기도 한다. 볼빨간(본명 서준호)이란 이름은 삐삐롱스타킹의 리더 달파란(본명 강기영)의 이름을 패러디한 것이다.
레드오션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산업을 뜻하여 붉은(red) 피를 흘릴 만큼의 치열한 경쟁을 해야만 한다는 의미에서 레드오션이라 부른다. 시장 세분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나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M&A 등이 레드오션 산업 안에서의 생존 방법으로 꼽힌다.
홍해(Red Sea) 아프리카 대륙과 아라비아 반도 사이의 좁고 긴 바다로 성서 출애굽기에 모세가 홍해를 가르고 건넜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이는 신화를 역사라는 사실로 둔갑시켜 종교 선전의 목적으로 사용한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다. 이 과정에서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실제 인명이나 지명을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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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 국가적 행사나 격식 있는 행사에서 공식 이동 경로에 깔아두어 환대와 예우의 의미가 있다. 중세 유럽 시기에 10kg의 모직을 빨간색으로 염색하기 위해 케르베스(karmes,연지벌레) 14만 마리가 필요했기 때문에 귀족이나 왕족만 사용할 수 있는 사치품 중의 하나였다. 문학 작품으로는 <아가멤논>에 최초로 레드카펫이 등장했다. 극 중 아가멤논의 아내가 트로이에서 귀환하는 남편을 모함하기 위해 레드카펫을 깔아놓지만, 그는 ‘붉은 길은 오직 신만이 오를 수 있는 사치스러운 길’이라 말하며 거절한다.
레드 판다(Red Panda) 레서판다(Lesser Panda)라고도 불리며 혼자 생활하는 습성은 육식동물의 특징이지만 식성은 대나무, 풀, 과일 등을 주로 먹으며 초식동물의 모습을 보인다. 또한, 공동화장실 구역을 정해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서식지, 먹이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며, 소리뿐만 아니라 손짓 발짓으로 의사전달을 한다.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 1983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에서 결성된 록 밴드로 얼터너티브 록, 펑크 록, 헤비메탈, 싸이키델릭을 섞은 음악 스타일을 들려준다. 동명의 첫 앨범 [Red Hot Chili Peppers]를 발매한 이후로 30여 년 동안 활동하면서 마약문제 등의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꾸준히 명반들을 발표해 왔다. 그 결과 올해 2012년 비스티보이즈, 건즈 앤 로지스와 함께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스테이크 소스 이름을 뜻하는 팀 이름 때문에 이들의 앨범[Blood Sugar Sex Magik]은 매콤한 피망으로 [Californication]은 달콤한 오렌지와 같이 음식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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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로큰롤 성지순례 WORDS, PHOTOS : Julian Kim
가장 영국적인 서브 컬쳐, 모드(Mods) 모드족의 탄생 배경과 ‘더 후’부터 ‘리암’까지 이어지는 모드족의 역사
웬만큼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 아니 꼭 음악에 관심이 없더라도-
일을 하거나 벨보이, 배달원 등의 일들을 맡았다. 젊은이들이
곳이나 카나비 스트리트와 함께 런던의 패션 중심지였던 첼시의 킹스
영국에서 서브컬쳐로 등장했던 모드 문화에 대해서 들어보지
주말이면 패션을 뽐내며 어느 정도의 여가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도
로드가 그들이 주로 어울리는 곳이었다. 춤과 술에 취해 하룻밤을
못한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설령 당신이 이 문화를 모른다고
이렇게 일정한 수입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보낸 뒤 동이 트면 다시 일터로 나가 돈을 벌었고, 쌓인 피로와
하더라도 패션 잡지에서 종종 우려먹는 그들의 패션 스타일은 한
모자라는 잠을 잊기 위해 암페타민류의 각성제나 신경안정제에
번쯤이라도 접해본 적이 있을 것이라 짐작한다. 어떤 이들은 ‘언제
모드족이라 알려진 젊은이들은 1960년대 초반에 영국 런던의
사용했으며, 스쿠터를 타고 질주를 즐기고, 기물 파손, 패싸움 등
적 모드 이야기냐!’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한 시대에 일었던
카나비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자신들만의 뚜렷한 스타일을 내세우며
꿈과 미래가 없는 찰나적인 태도가 몸에 배어있는 친구들이었다.
서브 컬쳐라고 치부해버리기에 모드는 아직도 영국을 비롯한 다양한
생겨났다. 깔끔하고 세련된 것을 좋아한 모드족들은 컨템포러리
(그중에서도 1963년 여름, 영국 브라이튼 해변에서 일어난 모드족과
문화 그리고 예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게다가 영국 록
재즈를 비롯한 다른 모던한 음악을 무척 좋아한 나머지 자신들을
로커스 사이의 싸움은 유명하다.)
음악이나 서브컬쳐를 이야기할 때 영국적이라는 말을 이해하려면
모더니스트라고 칭하거나 줄여서 모드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모드는 필수 불가결한 부분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사실 50년대 말까지만 해도 Modernists란 단어는 모던 재즈를
모드족은 1960년대 영국의 경제적 급성장의 시기를 거쳐 나타난
모드 시대의 록 음악들을 좋아하고, 또 그들의 문화를 부분적으로
비롯한 다른 컨템포러리 뮤지션들과 팬들을 지칭하는 단어로
풍요의 아이들이었지만, 동시에 갑갑한 영국 사회 제도와 현실,
좋아하지만, 그렇다고 모드 컬쳐와 모드족들을 단순 우상화하고 싶은
사용되었다.) 물론 이와 같은 명칭에는 자신들을 기성세대와 확연히
그리고 부모세대의 가치관에 반감을 품고 모든 일에 냉소적인
생각은 없다. 이번 히치하이커에서는 60년대에
구분 지어 나누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을 테고, 유행을 앞서 간다는
태도로 일관했던 자아상실의 세대이기도 했다. 가치관이 확립되기
시작된 모드족들과 그들의 문화에 관해서 이야기해
자부심도 깔려 있었을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는 요즘 다시 부는
전에 사회에 뛰어들어 일해야만 했던 이들은 집과 사회에서 받은
보겠다. 시작하기 전에 모드족을 대변했던 밴드 The
힙스터 리바이벌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일부에서는 모드와
스트레스를 친구들과 함께 모여 풀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Who의 'My Generation' 안 들어볼 수가 없겠다.
로커스 문화가 ‘테디보이 (Teddy Boys) 문화에서 파생되었다.’ , '아니, 비트닉 (Beatniks) 문화에서 파생되었다. ’ 라며 의견이
<쿼드로페니아 (Quadrophenia)>에 비친 모습처럼 모드족이라
시간을 거슬러 1950년대 말. 그 당시 영국은 사회, 경제, 그리고
분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 의미 없는 논쟁이라고 생각한다.
하루하루를 사는 젊은이들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 시대 배경과
문화적으로 급격한 변화를 체감하고 있는 시기였다. 온 세계에 피를
굳이 이야기하자면 모드와 로커스 모두 비트닉 & 테디보이 문화의
그들의 삶을 고려한다면 그들이 왜 모드족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몰고 온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지도 10여 년이 훌쩍 지났지만,
후예들이라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영국은 20~30대 남성들이 전쟁터에서 검은 총탄과 폭격, 지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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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목숨을 잃었기에 심각한 노동력 부족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모드족이라 불렸던 이 젊은이들은 낮에 번 돈으로 값비싼 옷을 사고
이 문제는 결국 청소년들이 일찍이 산업 일선에 뛰어들면서 해결이
모던 재즈와 소울, 댄스음악이 가득한 밤의 클럽 거리를 전전했다.
되었는데, 영국 각지의 대도시에 사는 노동계층 출신의 젊은이들이
런던 웨스트엔드 뒷골목에 자리한 The Roaring Twenties, Club 11,
일찍부터 노동을 시작했다. 대부분 공장, 저택, 호텔 등에서 잡다한
The Flamingo, The Marquee, The Scene, La Discothèque과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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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리던 젊은이들은 어쩌면 찌질하고 꿈도 없이 갈등하면서
모드는 음악이기 이전에 스타일이자 패션이며 애티튜드였다. 모드란 말 자체도 영국 젊은이들이 형성했던 고유한 생활양식을 통해 탄생한 신조어였다. 모더니티를 고수하는 이런 모드족들에게 패션은 그들이 표현할 수 있는 일종의 자기애였고, 그들이 함께 공유하는 규율 혹은 유대감 같은 것이었다. 모드족들은 대체로 스마트하고 세련된 스타일을 지향하는데, 모드의 대부 폴 웰러(Paul Weller)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고 다니는 스타일이 모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프랑스나 이탈리아산 슬림한 테일러 메이드 수트에 좁은 타이, 행커치프, 페이즐리 셔츠, 날렵하게 빠진 클래식 수제 구두, 혹은 첼시 부츠나 윙클픽커스 같은 신발, 청바지, *RAF 심볼이 그려진 티셔츠, 프레디 페리나 벤 셔먼 테니스 셔츠, 바라쿠타-G9 재킷, 편안한 스니커즈, 모두 모드족들이 좋아했던 것들이었다. 여자들 같은 경우에는 60년대 영국 패션계의 여왕 메리 퀀트 (Mary Quant)가 처음으로 선보인 미니스커트, 긴 스카프, 비달 사순의 보이시한 헤어 스타일, 혹은 당시의 패션 아이콘이었던 트위기 같은 세련된 스타일을 선호했다. *모드족들이 그들의 스타일에 흔히 사용했던 이 심볼은 영국 공군 (The British Royal Air Force *RAF라고 흔히 부른다.)의 '라운델'에서 가져온 것으로 쿨함과 자유를 선망하는 모드족에게는 하나의 상징물로 사용되었다.
모드족 하면 떠오르는 빼놓을 수 없는 다른 한가지가 바로 슬림한 수트 위에 덧입는 파카인데, 1951년 한국전 당시 추운 기후를 견디기 위해 만들었다는 M51 피쉬테일 파카는 전쟁이 끝난 후에 빠르게 젊은이들의 문화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물론 영국의 추운 날씨를 견디기 위해 두꺼운 파카를 입기도 했지만, 스타일을 목숨처럼 중요시했던 모드 족들에게 피쉬테일 파카는 그들이 소중하게 여겼던 슈트를 스쿠터에 묻어있는 흙으로부터 청결히 하기 위해 착용했었다. 모드의 성지였던 카나비 스트리트에는 아직도 Sherry’s, The Face, Peckham’s Rye, Lambretta와 같은 모드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다. Merc라는 이름의 나름 꽤 컸던 옷가게도 있었지만, 얼마 전에 문을 닫은 것 같다. 그리고 모드 관련 옷가게를 이야기할 때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프리티 그린 (Pretty Green). 몇 년 전, 리암 갤러거가 “요즘에는 나 같은 사람들이 별로 입을 게 없어”라고 궁시렁거리며 자신과 현대판 모드족들을 위해 런칭한 브랜드가 바로 프리티 그린이다. 그 플래그 스토어가 카나비 스트리트에 있는데, 매장에는 리암 갤러거의 사진으로 거의 도배된 수준. 다른 비디 아이(Beady Eye) 멤버들에게도 프리티 그린 옷을 입게 하는 것은 물론 얼마 전에는 폴 웰러와 콜라보레이션하여 폴 웰러 스타일의 옷을 선보이기도 했다.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전 세계 배송도 가능하단다. 음악 활동도 하고 애들도 열심히 돌보고, 전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하면서도 미디어를 통해 틈틈이 형 노엘을 비난하는 것도 잊지 않는 그는... 참 흔히 보기 어려운 캐릭터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The Who의 <Quadrophenia> 앨범 재발매와 함께 특별 전시회가 카나비 스트리트 프리티 그린에서 열려 필자도 다녀왔는데, 전시회에는 그 당시의 사진들, 피트 타운센드의 개인 노트, 베스파 특별 모델, 마샬 앰프가 협찬한 모드 음악 부스가 있어 60~70년대 영국의 모드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The Who’s Quadrophenia Exhibition Launch - Pretty Green, Carnaby Street
모드족들과 경쟁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던 로커스가 제임스 딘(James Dean)과 말론 브란도(Marlon Brando) 같은 당대의 가장 핫한 스타들처럼 가죽 재킷이나 밀리터리 점퍼 차림에 클래식 바이크를 멋지게 타고 다녔다면, 모드족들은 그들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며 날렵하고 깜찍한 디자인의 이탈리아산 베스파 (Vespa)와 람브레타 (Lambretta)를 즐겨 탔다. 당시 런던의 언더그라운드 클럽들은 규정상 자정이 넘으면 영업을 할 수 없었다. 클럽을 나온 모드족들이 밤에도 몰려다니며 파티를 계속하기 위해 손쉽고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으로 스쿠터를 이용하면서 상징적인 물건이 되어버렸다. *이 당시 모드족들의 스쿠터를 보면 엄청나게 많은 사이드미러가 달린 것을 볼 수 있다. 당시 영국정부는 스쿠터를 타고 다니며 문제를 일으키는 젊은이들이 스쿠터를 타지 못하게 하기 위해 모든 스쿠터에 사이드미러 부착을 의무화한 규정을 내놓았다. 하지만 기성세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들은 적게는 두세 개에서 많게는 수십 개가 넘는 사이드미러와 헤드램프를 달고 다니기 시작했다.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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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PHOTOS : 石군
공연 기획자가 직접 본인의 공연에 대해 말한다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함함하다 한다지만 설마 자기 공연이 좋았다고 말하겠어? “네, 좋았습니다!”
인디 음악은 안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도 없이 한 말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뮤지션들은 이런 정성 어린 조언들을 무시한 채 멋진 음악을 계속해서 만들어왔다. 그 덕분에 이제 인디 음악 또한 대중이 즐기는 음악 중에 하나가 되었다.
음악 잡지는 안 된다 한 때는 음악잡지가 전성시대를 누렸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이 보급되고 MP3 파일이 퍼지며 음악산업은 크게 축소됐고,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찾게 되자 음악잡지 또한 사라져 갔다. 음악잡지가 완전히 바닥을 찍던 2006년 엘리펀트슈는 웹진으로 첫걸음을 뗐다. 음악 잡지조차 없어지는 마당에, 인디 음악을 중심으로 한 음악 매거진을 만든다니 주변 사람들은 두 가지 반응이었다. 만류하거나, 진심으로 무관심하거나. 그럼에도 엘리펀트슈는 지금까지 끈질기게 발간됐고, 2011년부터는 타블로이드도 발간하고 있다. 인디 뮤지션은 자신의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엘리펀트슈는 그들과 그들의 음악에 대한 애정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제는 엘리펀트슈가 좋아하는 것들을 많은 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고, 이를 위해 만들어진 공연이 <비욘드 라이브>다. 홍대 클럽에서의 공연도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가고 있는 지금, 이러한 생각을 뛰어넘는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여러가지 제약 속에서 단번에 이룰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대신 기본은
이에 엘리펀트슈 8월 호와 10월 호 커버 아티스트였던 브로콜리 너마저와 피터팬 컴플렉스를 섭외했다. 엘리펀트슈를 통해 2012년 주목해야될 뮤지션으로 선정된 휴 키이쓰는 런던에서 활동 중인데, 때마침 한국에 잠시 들린다는 연락을 받고 그 또한 섭외했다. 홍대 클럽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조합이 몹시 마음에 들었다.
충실히 지킨 상태에서 매거진과 결합된 공연을 만들고 싶었다. 리허설은 다른 공연보다 굉장히 이른 시간에 시작되었다. 2시부터 브로콜리 너마저가 리허설을 시작했고, 이어서 피터팬 컴플렉스, 마지막으로는 휴 키이쓰가 관객 입장 직전까지 사운드를 맞췄다. 그동안 엘리펀트슈 멤버들은 외적인 준비를 마쳤고, 손님맞이가 시작됐다. 금요일 공연이어서 공연 시작시간을 주말보다는 조금 늦은 7시 반으로 잡았지만, 그럼에도 미처 도착하지 못한 관객들이 많았다. 때문에 첫 팀인 휴 키이쓰의 공연은 조금 늦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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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키이쓰는 이제 영국에서 제법 큰 무대에 서는 뮤지션이 되었지만, 한국에서는 아직이었다. 때문에 이번 무대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던 그는 한 번도 선보인 적 없는 신곡을 <비욘드 라이브>에서 공개했다. 때문에 리허설 시간을 살짝 초과할 정도로 열심이었고, 그 노력은
휴 키이쓰 피터팬 컴플렉스 브로콜리 너마저
라이브를 통해 빛났다. 기타를 메고 혼자 무대에 등장하여 세 곡을 연달아 노래하며 관객을 자신에게 집중시킨 후, 풀 밴드 공연으로 음악에 몰입시켰다. 그리고 마지막 곡에서는 직접 드럼을 치며 공연 속으로 사람을 끌어들였다. 나는 그동안 몇 번이나 그의 공연을 봤지만, 이번이 최고의 공연이었다. 아마도 많은 이들에게 이날의 공연에서의 가장 큰 수확은 휴 키이쓰를 알게 된 것이었을 것이다. 공연 후 매진된 그의 CD를 봐도 그렇고, 공연이 끝나고 공연장을 떠나는 관객들의 수다 속에도 그의 이름이 가장 많이 언급되었다.
이어 피터팬 컴플렉스가 무대에 올랐다. <비욘드 라이브>가 열린 10월의 엘리펀트슈 커버 모델인 전지한은 얼굴을 매거진 표지로 가린 채 등장했다. 보컬 혼자 등장하여 노래하는 것이 이날 컨셉이었는지 피터팬 컴플렉스도 전지한 홀로 ‘사랑의 첫 단계’를 부르며 시작했다. 첫 곡의 끝 무렵 기타리스트 이치원이 등장했지만, 홍일점 드러머 김경인은 모두가 알고 있는 임신 때문에 공연에 함께하지 못했다. 그녀는 피터팬 컴플렉스에서 드럼 이외에도 다양한 전자 악기를 맡고 있는데, 이를 대체할 수 없어 피터팬 컴플렉스의 공연은 언플러그드 컨셉으로 진행되어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탑밴드>에서 검증된 전지한의 끼로 모든 것이 커버되었다. 그리고 인정하겠다. 그가 <비욘드 라이브>의 남자 주인공이었다. 이 날 공연에 온 대부분의 여성이 그에게 빠졌다. 그게 음악적이었든, 다른 무엇이었든 말이다.
브로콜리 너마저의 올여름 장기 공연 <이른 열대야>를 보면서 그들의 음악적 발전이 느껴졌다면, 이번 공연을 통해서는 확신을 받았다. 엄청난 사랑을 받는 앨범을 가진 밴드에게 최대의 적은 바로 자신의 앨범이다. 대부분의 브로콜리 너마저의 팬은 앨범에서 느낀 감동 이상의 것을 기대하고 공연장에 온다. 그러니 앨범만큼의 라이브를 하여도 관객에게는 기준치 이하의 공연이 되기 쉽다. 이는 어마어마한 부담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이제 그들은 이러한 부담에서 벗어난 것 같다. 그래서인지 관객도 앨범 이상의 감동을 얻어간다. 이번 <비욘드 라이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특별한 연출이나 기교 없이 연주와 노래에
공연에 관련된 부분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기본에 충실했다.
충실했던 그들의 공연은 음악 그 자체가 가진 힘을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공연만 놓고 보자면 전형적인 홍대 클럽 공연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차이점을 두고자 한 부분은 공연과 공연 사이에 있는 교체 시간이었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20분 가까이 걸리는 이 시간은 하나의 무대가 더 설치되지 않는 이상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이 공백의 시간은 관객에게 휴식을 제공하는 장점도 있지만, 공연의 흐름이 끊어지는 크디큰 단점을 갖고 있다. 공연장에 입장한 후부터 퇴장할 때까지는 관객이 지루함을 느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 시간이 항상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이 부분을 매거진과 결합된 컨텐츠로 메꾸기로 했다. 이를 위해 우선 휴 키이쓰, 피터팬 컴플렉스, 브로콜리 너마저로 만들어진 엘리펀트슈 기사 중 가장 재미있는 것을 뽑았다. 평면의 종이 속에 멈춰 있던 기사를 공연장 화면 속에 움직이는 영상으로 바꾸었다. 다음에 나올 뮤지션의 음악과 그 뮤지션의 인터뷰 또는 촬영 스케치 등의 영상은 관객이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다른 공연보다는 휴식 시간에 의미 없이 핸드폰을 만지고 있는 관객이 적어보였다. 이것이 잡지에 실린 내용을 공연장으로 옮기는 형태의 결합이었다면, 반대로 공연을 잡지로 옮기는 것도 계획했다. 그래서 영상과 사진 촬영을 진행했고, 이 모든 것이 담긴 <비욘드 라이브> 특별판을 탭진을 통해 발간할 예정이다. 물론 부족한 점이 많았다. 하지만 1회 <비욘드 라이브>와 비교하자면 많은 발전을 한 것 같다. 내년 초쯤 계획 중인 3회 <비욘드
위에서부터 휴키이쓰, 피터팬 컴플렉스, 브로콜리 너마저의 향기(G)
라이브>에서는 공연 외적으로도, 또 내적으로도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자 한다. 기본에 충실하지만, 뭔가 다른 재미가 있는 공연. 그게 <비욘드 라이브>의 변하지 않을 컨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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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 맹선호, PHOTOS: 초딩손
행복해 보이는 커플과 끼리끼리 소풍 온 예쁜 여자들로 가득해 보이는 이 페스티벌은 멀쩡한 사람조차 외로움에 쪼그라들게 만들 기세로 다가왔다. 그런데 귀여운 영어 이름을 가진 스테이지를 오가다 보니 혼자서도 공연을 보러 다니는 관객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왔다. 음악 취향이 비슷한지 가는 곳마다 마주치는 얼굴들도 생겼고, 인사를 나누진 않았지만 서로의 존재에 따뜻했다. 널찍한 돗자리들로 가득 찬 민트 브리즈 스테이지 뒤쪽만 피한다면 쉼 없이 들려오는 음악은 혼자란 사실을 금세 잊게 했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보통의 가을날. 좋아하는 밴드들이 총출동해 얼굴에 미소를 번지게 했고, 때론 깔깔대며 웃게 했고, 함께 소리쳐 노래하게 했고, 또 가슴 벅차게 했다. 이 잔잔한 보통의 페스티벌은 TV 속 잘생긴 아이돌도, 젊음을 불태워야 하는 여름 페스티벌도 할 수 없는 것을 했다. 그저 따뜻하게 마음을 어루만져주었다.
검정치마 @ Club Midnight Sunset
에피톤 프로젝트 @ Mint Breeze Stage
아마도 남자들은 의아할 것이다.
가을밤 돗자리에 앉아 귀를 기울이면 마음을 어루만지는 차세정의 목소리.
조휴일을 향한 여자들의 애정에.
역시나 수많은 여자를 뒤흔드는 이 명쾌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그의 매력이
솔직히 명쾌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외모이긴 한데, 귀여운 색기 정도로 정리하자.
궁금하다면 이번 GMF에 놀러 왔다는 이상순이 누구와 사귀는지 떠올려보라.
참, 그는 옷을 참 잘 입는다.
그리고 이 세 남자의 얼굴을 한참 들여다보면 뭔가 느껴질 것이다.
이규호 @ Hall of Fame 아직도 이규호의 미모에 홀려 벌어진 전설 같은 음악계 비화가 들려오는데, 꼭꼭 숨어 살던 그를 미처 알지 못하는 이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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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많음에 탄식이 절로 나왔다. 이승환의 ‘세 가지 소원’을
피터팬 컴플렉스 @ Club Midnight Sunset
만들었던 그 이규호의 ‘내일도 만날래?’를 지금 당장 들어보라.
이렇게 보들보들한 훈남의 향연에 헤벌쭉하다가도 자꾸만 ‘빽바지’를 입은
묘한 중독성에 빠져들 것. 그나저나 이규호는 늙어도 예쁘더라.
전지한의 요망한 춤이 머리 한구석을 떠다녔다. 이 MSG 같은 남자 같으니…
마이 앤트 메리 @ Hall of Fame 오늘만은 토마스 쿡이 아닌, 옐로우 몬스터즈가 아닌, 나의 메리 이모. 3년만에 찾아온 오늘은 럭키데이,
피아 unplugged @ Loving Forest Garden
당신들은 락앤롤 스타야. 나나나나.
이 작고 낭만적인 스테이지는 진입 장벽이 높은 만큼 이 안에서 관객과 밴드는 그 어디보다 가깝고 친밀하다.
혹시나 커플지옥 속에 덩그러니 있어도 어쩌면 혼자만의 축제일지 몰라도 끝없이 이어질 음악이라는 선물로 내게 즐거움은 충분 - GMF 2011 테마송 'So Nice' 가사 중 일부
불독맨션 @ Hall of Fame 가까이 더 가까이! Love me! 여전한 불독맨션 덕에 벅차도록 행복했지만, 또 언제 볼 수 있을까 생각에 눈물도 핑그르르.
박지윤 @ Sign Event Festival Lady인 박지윤의 싸인회 모습
십센치와 윤상에 홀려 명예의 전당으로 걸음 하지 않은 자들은 후회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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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USTRATION : J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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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페스티벌 이후로 몸이 근질근질한 사람들, 여기여기 모여라
WORDS : 용식
90년대 후반만 해도 홍대 인디씬을 대표하는 음악은 하드록과
리듬은 지금까지 로코프랭크를 대표하는 사운드가 되었고, 2006년에
펑크록이었다. 하지만 특정 장르가 이 씬을 대표한다고 할 수 없을
발매한 [The First Chapter]에서는 리차드 막스(Richard Marx)의
정도로 다양한 음악을 하는 팀들이 생겨났고, 이 흐름 속에서 강한
히트곡 ‘Now and Forever’를 자기들의 색깔로 능수능란하게 편곡해
사운드의 밴드는 오히려 줄어드는 모양새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명성에 비해 내한 공연은 늦게 성사되었다. 작년
크라잉 넛은 물론이고, 옐로우 몬스터즈와 갤럭시 익스프레스같은
10월 <유니온웨이페스트>를 통해 처음 내한한 이들은 공연 말미에
팀들은 꾼준히 활동하며 팬층을 점점 넓혀갔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
관객석까지 내려오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고 관객들은 주위로
<MONSTER'S ROCK SHOW vol.3>는 그 꾸준함의 바통을 이어받을
서클핏을 만들며 이에 화답했다.
준비를 하고 있다. 로코프랭크를 맞이하는 국내 팀들도 막강하다. 이번 공연의 이번 몬스터 락 쇼의 라인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팀은 단연
호스트격인 옐로우 몬스터즈를 비롯해 크라잉 넛과 갤럭시
로코프랭크이다. 1998년 결성된 이들은 오사카 라이브 무대에서
익스프레스의 라입업은 근래 펑크 록 공연 중 가장 돋보이는 조합이다.
활동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펑크밴드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2003년
지난 10월 <웬즈데이프로젝트>를 통해 매주 수요일 무대에 올랐던
10월 첫 미니앨범 [Starting Age]부터 들려준 스피디하고 멜로디컬 한
엘로우 몬스터즈는 올해 초에 크라잉 넛, 3호선 버터플라이와 함께 <서울소닉>이라는 타이틀로 미국, 캐나다 투어 공연을 다니며, 올 한 해 동안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밴드로 꼽힌다. 게다가 일본의
LOCOFRANK'S EXPECTED SETLIST Grab Again
언제 다시 최고의 펑크 록 팀, 네팀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을까 싶다.
One
그린 데이(Green Day)가 다시 오지 않는 한 이 라인업의 무게감을
Play It!!
무너뜨리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네 팀이 두 시간 넘게 만들어내는
Reason
흥분감은 적어도 올겨울 당신이 음악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흥분감 중에
Start
가장 강력할 것이다. 이는 기존 펑크록 팬들에게도, 펑크록이 익숙지
Survive
2012.11.10 PM 7 @ 홍대 V-Hall
또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라이브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팀들이니 홍대 인디씬에서 볼 수 있는 펑크 공연 중 최고의 무대가 펼쳐지는 셈이다.
Coconuts Fine
자주 보니 좋네요
펑크레이블 773FOUR RECORDS와 계약하고 정규 2집인 [We Eat Your Dog]의 일본판을 발매하기도 한다. 크라잉 넛과 갤럭시 익스프레스
않은 이들에게도 유효하다.
WORDS : 김지은
한국은 자신이 지구상에서 가장 공연하기 좋아하는 곳이라고
아울시티는 첫 메이저 데뷔 앨범 [Ocean Eyes]에 수록된 ‘Fireflies'로
트윗질을 하더니만, 진심이었나 보다. 벌써 세 번째 한국을 찾을
빌보드 싱글 차트와 UK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다.
계획을 세운 아울시티의 아담 영(Adam Young). 게다가 이번에는
신스팝의 부흥을 예고하며 화려하게 등장한 그는 신시사이저와
홍대 브이홀에 온단다. 이 기세라면 11월 즈음에는 “아울시티와 놀이터에서 인증이긔. ” “ 아울시티 레게치킨에서 치킨 먹고
현악기를 다양하게 사용하여 신선하고 젊은 사운드를 재현했다.
있닼ㅋㅋㅋ.” 같은 홍대 부근에서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있는 그를 목격했다는 내용의 멘션이 시간대별로 올라올 것만 같다.
그곳에서 이미 남다른 존재감으로 국내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올해 여름 2012 지산밸리록페스티벌을 통해 첫 내한한 그는 각인시킨 바 있다. 이번 내한 공연은 엘리펀트슈에서도 이미 소개한 바 있는 그의 신보,
EXPECTED SETLIST
[The Midsummer Station]의 발매를 기념하여 진행하는 월드투어의
Dreams and Disasters
칼리 레이 젭슨(Carly Rae Jepsen) 등, 든든한 조력자들과 함께한
The Yacht Club
이번 앨범은 자력으로 선보였던 이전의 앨범들보다 더욱 광활한
The Tip of the Iceberg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었음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아담 영이 자신의
Dementia
영웅으로 꼽은 블링크-182(Blink-182)의 베이시스트이자 보컬 마크
Meteor Shower
호퍼스(Mark Hoppus)와 작업한 'Dementia' 등의 곡도 들을 수 있었던
Designer Skyline
풍성한 음반이었던지라 이번 투어가 더욱 기다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일환이다. 특히 스타게이트(Stargate), 매트 티센(Matt Thiessen),
Shooting Star I'm Coming After You
이미 두 번의 내한공연을 통해 국내 팬들에게 최고의 라이브와
Speed of Love
폭발적인 무대매너를 인정받은 그의 공연은 사실 8월 중하순부터
Seahorses
예매에 돌입했었다. 그것은 곧, 지금 이 소식을 알게 된 이들은
Deer in the Headlights
아무래도 이번 공연을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과 상통할 수
Take It All Away
있을 것이라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그러나 너무 실망은 하지 말
Whole Band Drum Solo
것. 지금까지의 추이로 보건데 아울시티는 분명 한국 팬들의 열정에
Good Time
매료되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니 다음 번 내한 또한 조심스럽게,
GoldHello Seattle
예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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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커버에 덧붙이는 단편 소설 WORDS : 물고기군
그녀와 고양이 * 지난 호 OSN의 원고가 실수로 누락되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끝까지 읽어주세요.
“
봤어?” “뭘?” “고양이.” 그녀가 말했다. “어디서?” “지금 막 우리 앞을 지나갔잖아.” “우리 앞?” “그래. 우리 앞을 막 지나서 저기, 저 골목 쪽으로 들어갔어.” “골목이라고?” 그녀는 보도 오른편에 보이는 골목을 가리켰다. 골목은 마치 그녀가 가리킨 그 순간, 생겨난 것 같다. 그럴 리는 없겠지. 내가 딴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탓일 것이다. 나는 새삼 우리가 걷는 거리를 둘러보았다. 이상한 장소였다. 우리는 영업이 끝난 은행 앞에 차를 주차시키고 걷기 시작했다. 그녀가 저기다 주차시키면 되겠네 하고 말했다. ATM기계가 놓인 무인점포는 형광등 불빛에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게 빛났다. 나는 마치 그것이 꿈속의 한 장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내내 아무도 보지 못했다. 어쩌면 우리는 예전에 이곳에 와봤는지도 몰랐다. 우리는 숱한 거리를 걸어 다녔으니까. 하지만 그렇다해도 전혀 알아보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거리 대부분이 공사중이었다. 철조망에 둘러싸인, 운동장처럼 평탄하게 다져진 공터가 널따랗게 한 구역을 차지하고 있었고, 군데군데 그것보다 더 작은 공터도 남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빠진 이처럼 휑하니 드러났다. 바닥공사를 마친 곳은 매끈한 시멘트 블록 위로 철근들이 묘비처럼 삐죽삐죽 솟아있었다. 남은 건물들도 모두 떠나버린 듯 어둠에 휩싸여 있었다. 그래도 가로수와 가로등만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우리는 마치 영화 세트장이거나 가치 있는 옛 건물들을 보존해놓은 커다란 박물관을 걷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멈춰 서서 한동안 골목을 바라봤다. 보도를 따라 늘어선 주황색 가로등 불빛이 그녀 얼굴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나는 울창한 은행나무 가로수 그늘 속에 있다. 가끔씩 그 죽어버린 것 같은 거리에도 차가 들어와서, 반듯하게 구획된 이면 도로를 따라 무언가 찾는 것처럼 느린 속도로 이동하다가 마침내 그것을 찾아낸 듯 속도를 내서 반대편으로 빠져나갔다. 순간 나는 골목 입구에서 무언가 붕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천천히 하늘을 향해 올랐고, 가만히 바라보자 풍선 같았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녀가 물었다. “고양이가?” “따라가야 할지도 몰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그건 토끼지.” 하지만 그녀에게는 중요하지 않은 사실처럼 느껴졌다. 토끼든, 고양이든, 실제로 그게 무엇이든. “못 봤구나.” 나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고양이가 아니었어?” 나는 그렇게 말했다. “몰라. 고양이든, 아니든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잖아.” “ 그래 중요하지 않지. 그게 우리 앞을, 여기서, 저쪽에서부터, 저쪽으로 지나갔다는 게 중요한 거야.” “따라갈 거야?” 그녀는 여전히 아까와 똑같은 자세로 서 있다. 여전히 그녀의 얼굴은 주황색으로 물들어 있다. 내가 사랑했던 얼굴. 한때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얼굴. 나는 그녀가 원하는 만큼 그곳에 멈춰 서 있도록, 자신이 그곳에 서 있다는 것에 불편하지 않도록, 신경 쓰면서, 가만히 그녀의 반응을 살폈다. 마치 나 자신이 그곳에 없는 것처럼 숨을 죽였다. 은행나무의 넓은 그림자 속에서. “못 봤어. 그렇지, 못 봤지?” 그녀가 고개를 돌려 나를 봤다. 한순간 나는 그녀의 얼굴이 사라진 것처럼 느꼈다. 아니면 내가 사라졌거나. 시간이 흘렀다. 눈치채지도 못했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이 흘렀다. 나는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그녀의 얼굴이 다시 나타났다.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나는 우리가 지금껏 걸어온 보도 쪽을 바라보고, 다시 앞에 놓인 보도를 봤다. 아마도 우리가 앞으로 걸어가야 할 것 같은 길을. 물론 그녀가 고양이를 찾으러 이 길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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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츠카 아이 - 고양이에게 풍선을 ネコに風船 (2005)
“나만 본 거야? 그런 건가?” “네가 본 건 고양이가 아닐지도 몰라.” “그건 아까 한 말이잖아.” “무언가……” “그럼 그게 뭐였을까?”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었을지도 몰라.” “아무것도 아닌, 뭐?” “그러니까 내 말은 네가 잘못 봤다는 거지.” 그녀는 내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그녀는 나를 빤히 쳐다봤다. 내 안에서 무언가를 찾아내려는 듯이. 그리고 마침내 그것을 찾아냈다. “사실은…… 아무것도 우리 앞을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하지?” “아니, 어쩌면 내가 잘못 봤을지도 몰라. 내가 보지 못했을지도.” “하지만 우린 함께 걷고 있잖아. 앞을 보면서 걷는다고. 네가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는 거야?” “그래. 우리 함께 걷고 있지. 같은 곳을 보면서.” “그런데 어떻게 내가 본 것을 네가 못 볼 수 있지?” 그럴 수 있다. 언제나. 반대로, 다른 곳을 보면서 서로 같은 것을 볼 수도 있다. 그녀가 갑자기 울기 시작한다. 나는 그녀에게 한 발짝 다가간다. 하지만 그녀의 몸에 손을 대지는 않는다. 나는 그녀의 울음소리가 고양이 울음소리 같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것을 참을 수 있는 만큼 참는다. 그리고서 천천히 설명을 시작한다. “네가 잘못 봤을 수도 있고, 내가 잘못 봤을 수도 있어. 그건 고양이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 그리고 실제로 아무것도 우리 앞을 지나가지 않았을 수도 있지. 하지만 너 자신에 대해서 잘 생각해 봐. 넌 아까부터 계속 이렇게 굴고 있어. 아니, 아주 오래전부터. 자꾸만 아무것도 아닌 것을 보고 있다고. 언제까지 너한테 거짓말할 수는 없어.” “내가 헛것을 본다는 거야? 내가 망상에 빠져 있다는 거야?” “ 그런 뜻은 아니야. 그렇다 해도, 그게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해. 실제로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었어. 그건 확실해.” “언제부터.” “어?” “언제부터, 내가 없는 것을 보기 시작했던 거야. 아니, 네가 그렇게 생각한 거야?” 글쎄, 그게 언제부터였을까? 우리가 헤어지고 나서부터.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나는 그렇게 말한다. 그녀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나는 참을 만큼
참았다. 내가 어떻게 더 참을 수 있겠는가? 애초에 이곳에 오는 게 아니었다. 모든 게 처음부터, 애초부터 잘못되었다. 그녀를 다시 만나서는 안 되었다. 내가 그녀의 몸에 손을 대려고 팔을 뻗는 순간, 그녀가 거짓말처럼 울음을 그쳤다. 그녀는 나를 보고, 앞으로 뻗은 내 팔을 보았다. 그러나 정작 그녀가 신경 쓰는 것은 다른 데에 있었다. “들려?” “뭐가?” “고양이 울음소리.” 나는 진절머리가 났다. 팔을 내렸다.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아까 자신이 가리킨 골목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쪽을 향해 몸을 돌리고 걸음을 옮겼다. 미쳤어, 하고 나는 생각했다. 뭐가 들린단 말인가? 그녀는 점점 더 내게서 멀어져 갔다. 그래도 나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뭐라고 웅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녀에게 신경 쓰지 않는다. 뭐라고 했느냐고 묻지도 않는다. 나는 그저 골목 안쪽으로 점점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봤다. 그녀의 뒷모습. 한때. 내가……. 그만하자. 나는 바닥에 쪼그려 앉는다. 세운 무릎 사이로 고개를 묻고, 양팔을 되는 대로 바닥에 늘어뜨린다. 나는 조금 울었다.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그곳에 고양이 한 마리가 있었다. 그것은 마치 무언가의 그림자처럼 보였다. 나는 손을 뻗었다. 고양이는 엉덩이를 바닥에 댄 채 고개를 빳빳이 들고 나를 봤다. “이리와.” 나는 손짓했다. 고양이가 조그만 입을 벌려 무언가 소리를 내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다시 입을 다문다. 우리는 한참 동안 그렇게 바닥에 앉아 서로를 봤다. 나는 벌떡 일어나서 마지막으로 그것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그것은 재빠르게 몸을 일으켜, 금세 내 손이 닿지 않는 쪽으로, 언젠가, 아주 오래전에 그녀가 가리켰던 골목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나도 몇 발짝 그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몇 발짝 되지도 않는 거리였다. 나는 금세, 골목 입구에 선다. 빨간 풍선이 다시 날아올랐다. 나는 순간적으로 고개를 쳐들고 까만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풍선을 바라보다가, 다시 골목을 바라봤다. 고양이는, 그것은, 그 무언가는 이미 어둠 속에 스며들었다. 나는 내가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실제로 그곳에 없었다는 것을 안다.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나는 본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그녀를 본다. 그게 언제부터였지?
이 세상 모든 게으른 뮤지션들아, 그를 본 받아라 WORDS : 용식
Ty Segall 2012.10.9 Drag City
올해만 벌써 세 번째 앨범이다. White Fence와 함께 한 [Hair], Ty Segall Band의
* 이 차트는 향뮤직의 10월 음반 판매량을 기준으로 합니다.
이름으로 발매한 [Slaughterhouse] 그리고 이번 솔로 앨범 [Twins]까지, 죽어가는 개러지 록을 혼자 붙들고 살리려는 듯, 집착을 의심케 할 만큼 성실하다. 결과물도 로파이의 거친 느낌에 귀에 감기는 사운드를 들려주며 중독적이다. 가장 대표적인
2.0
곡은 ‘The Hill’과 ‘They Told Me Too Much’이다. 듣고 있으면 거친 질감에 내 마음도
10센치 (10cm)
거칠어져, 한밤중의 일탈을 상상하게 된다. 말끔하게 포장된 음악들 사이에서 까끌까끌하지만, 진정성 담긴 그의 음악이 오히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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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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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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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ché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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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dnight Cinder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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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Feet Don’t Touch The Ground (AND I’M SO WINDED I CAN’T SING FOR YOU TODAY) (재발매)
신선하게 다가오는 요즘이다. 이 앨범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낀다. 구닥다리 음악이라 하기에 개러지 록은 아직 너무 젊다.
역시는 역시나 역시, 디어후프 WORDS : 김지은
Deerhoof 2012.09.27 MUSICAROMA
재작년 즈음, 당시 나는 웹을 서핑하며 시간을 죽이기 일쑤였다. 그러다 우연히 영화 <Dedication>의 O.S.T를 듣게 되었는데, 그것이 나와 디어후프와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 인상적인 만남은 아니었지만, 그들이 참여했던 첫 번째 트랙을 재생했을 때 온몸을
덜어지고 노이즈의 농도도 짙어진 것이 슬레이 벨즈의 사운드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도 부정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디어후프만의 그 무엇은 분명 더욱 견고해졌다. 그들의 행보가 어디로 향해있는지는 알
아침
글렌체크 (Glen Check)
로맨틱펀치 (Romantic Punch)
조휴일
휘감던 청량감만은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그 기억은 자연스럽게 그들의 신보 [Breakup Song]과 이어졌다. 소감은 ‘디어후프는 역시 디어후프’ 정도로 일축하겠다. 무게감이
3호선 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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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olu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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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연애
9
First Bridge (MINI ALBUM)
솔루션스 (The Solutions)
전기뱀장어
수 없으나 모쪼록, 더욱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들려주길.
담담하게 계절과 인생의 흐름을 담아낸 슬로우 쥰의 다정한 목소리
톡식 (Toxic)
10
욘욘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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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sto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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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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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 (리을) (2CD) + ㄹ (리을) 시집 합본 스페셜 패키지
이랑
WORDS : 맹선호
슬로우 쥰
나인 (Nine9)
2012.08.22 파스텔뮤직
오랜만이라며 ‘aloha’ 인사로 돌아온 슬로우 쥰. 그간 다녔다는 여행을 그대로 녹여낸 듯한 그의 앨범을 차가운 가을 공기를 뚫고 창문으로 스며드는 햇볕 속에서 들었다.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이야기들을 담아낸 가사를 곱씹다 보면 달콤하기도 쓸쓸하기도 했던 기억들이 떠오른다. 담담하게 계절과 인생의 흐름을 담아낸 이번 앨범에 프로듀서로 참여한 재주소년 유상봉은 아마 슬로우 쥰의 감성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이 중 하나일 것이다. ‘April’에 참여한 연진의 목소리만큼이나 사랑스러운 베이비 기타 사운드가 앨범 전반에 사용된 것도 그의 제안이었다. ‘Baby It's You’에서는 북유럽 밴드의 세련되고 산뜻한 사운드가 돋보이고, ‘연애찬가‘의 툴툴거리는 사랑 이야기엔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진다.
음식 평론가가 진짜 맛집을 안 가르쳐 주듯, 음악 평론가로서 알려주기 싫은 진짜 뮤지션 WORDS : 石군
성기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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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힛트 모음집 / [앵콜요청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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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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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이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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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alcoma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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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악 외출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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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해주세요 (2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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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스 더, Blues
Sarah Blasko 2012. 10. 26 Dew Process
아마도 여태까지의 앨범 리뷰 중 가장 빠른 리뷰가 아닐까 싶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이 앨범이 나온 날이고, 엘리펀트슈 잡지를 인쇄소에 맡겨야 하는 날이니까. 앨범의 시작과 마감의 끝 사이에서 굳이 이 앨범 리뷰를 쓰는 것은 그녀의 앨범을 한국에 가장 먼저 소개한 사람이 되고 싶어서이다. 한편으로는 어느 누구에게도 소개하고 싶지 않기도 하다. 나만 알고 있고 싶달까? 그녀의 목소리와 보컬 재능은 정말 조금의 거짓말도 보태지 않고, 이 세상에서 유일하다 생각된다. 스웨덴에서 진행된 이번 앨범
이스턴 사이드 킥 (Eastern Side Kick)
브로콜리 너마저
커피소년
퓨어 킴 (Puer Kim)
심규선 (Lucia)
가을방학 & 김재훈
Various Artists
Various Artists
녹음을 위해 불가리아의 뉴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함께 했다. 하지만 이 앨범을 들어보면 알게 될 것이다. 52명이 연주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보다 그녀 한 명이 만들어 내는 사운드의 다양함을. E LE P H A N T-S H O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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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음악 - 여러 가지 힘든 일이 있었지만, 완전히 끝맺지 못하고 도망치듯 친구의 차를 얻어타고 부산으로 갔다. 어두운 밤 달리는 차 안에서 들은 Morten Harket의 'Can't Take My Eyes Off You'는 정말이지 좋았다. 차는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차를 가지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이달의 만화 - 굽시니스트의 <본격시사인만화> ' fly me to the 文 ' 편을 보고 정말 빵 터졌다. 에반게리온 내용으로 대선판을 이리 적나라하게 패러디할 수 있다니. 그는 정말 진정한 천재.
이달의 실수 - 복구하는 서점에 멋진 포스터들을 붙이기 위해 여기저기 발품 팔며 좋은 포스터들을 구하러 다녔는데, 택시를 탔다가 한순간에 모든 수고를 날려버렸다.
이달의 스타2 - 김기조씨의 멋진 타이포와 DJ 소울스케이프의 음악이 인상 깊었던 KBS 특집다큐 <천하장사만만세>를 보면서 느낀 점. 한때 프로야구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인기있던 프로씨름은 협회의 주먹구구행정과 독재성, 소홀한 후진양성, 그외 여러 가지 외부요인으로 지금은 몰락해버렸다. 작은 판을 가진 엔터테인먼트가 커갈때 협회 또는 조합의 건전성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망하는건 순식간이다. 그 좁은 판을 가진 스타2도 'E스포츠'라는 것을 이루는데 지대한 공헌을 한 임요환의 팀 '슬레이어즈'가 해체하면서 왕따 문제, 선수영입문제 등으로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듯하다. 몰락하는 건 정말 순간이다.
이달의 구매 - 복구하는 서점에 책을 들이기 위해서라지만, 50만 원에 가까운 돈을 그 자리에서 현금으로 내고 책을 사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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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쿠키 냄새를 맡으면 힘이 솟는 엘리펀트슈의 마스코트 코코마! 여기에는 지난 한 달 동안 코코마가 트위터를 통해 전했던 음악 소식을 모아놨습니다. 보다 빠른 음악 뉴스와 엘리펀트슈 관련 소식을 얻고자 하신다면 팔로우 해주세요. 트친이 되시면 코코마가 음악 추천부터 맛있는 쿠키 추천과 연애 문제, 인생 상담 등 무엇이든 해드립니다. 어서 오세요, 코코마에게 :)
지난여름 내한해서 수많은 팬을 양성해 낸 포스터 더 피플(Foster The People)의 프런트 맨 마크 포스터(Mark Foster)가 얼마 전 할리우드에서 있었던 프린스(Prince)의 공연장에서 쫓겨났습니다.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공연이라 촬영/녹음기기의 사용이 금지된 공연이었는데, 마크가 아이폰을 사용했다는군요. 스태프에게 사정해 간신히 전화기를 맡기고 다시 들어올 수 있었는데, 이렇게 100명도 안 되는 관객들 사이에서 프린스 공연을 계속 볼 수 있단 사실에 마크는 몹시 안도했다는군요.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가 지난달 19일 배우 제시카 비엘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이제 한 여인에게 정착하길 바란다는 축하의 메시지가 대부분이지만, 한 여인만큼은 이들의 결혼이 무척이나 마음에 안 드나 봅니다. 주인공은 바로 저스틴의 전 연인이었던 브리트니 스피어스인데요. 결혼 소식을 듣자마자 손에 잡히는 집기들을 내 던지며 분노를 표출했다고 하네요.
M83이 앨범 [Hurry Up, We ’ re Dreaming]의 수록곡 ‘ Steve McQueen’의 뮤직비디오를 발표했습니다. 앨범이 발매된 지 일 년여가 지난 지라 뒷북치는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Geneto.tv. 사이트를 통한 콘테스트에서 1등을 차지한 작품이라고 하니 궁금하긴 하네요. 직접 보시고 1등 할 만한지 판단해 보세요.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가 컴필레이션 앨범 [Holidays Rule]을 통해 조금은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The Christmas Song (Chestnuts Roasting on an Open Fire)’이란 제목의 따뜻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지금 몸이 으슬으슬하신 분들은 바로 플레이해보세요. 방 안에 벽난로가 놓여있는 것 같은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가 결성 50주년을 맞아 올겨울 베스트 앨범 [GRRR!]를 발매하고, 런던과 미국에서 대형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런던 공연은 7분만에 매진되었다고 하는데요. 제일 싼 티켓이 20만 원 정도이고, 무대 앞 스탠딩 티켓은 80만 원을 호가한다네요. 롤링 스톤즈는 얼마 전 파리에서 600명 규모의 공연장에서 깜짝 공연을 하기도 했는데요. 티켓가격이 2만 원 정도라니 정말 운 좋은 팬들이군요. 대형 공연 전까진 몸도 풀 겸 이런 작은 규모의 깜짝 공연들을 또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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