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분석
2014.10.8 거시경제 허재환 02-768-3054
Jaehwan.huh@dwsec.com
달러 메가트렌드와 원달러 9월 이후 금융시장 여건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무엇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원 화도 절하되고 있는데 속도가 당초 필자의 예상을 넘어섰다. 원화 펀더멘탈에 변화가 생겼는지 면밀히 살펴볼 시점이다. 최근 원화 약세는 미국 통화정책이 큰 변곡점을 지나고 있고, 한미간 상대적 펀더멘탈 변화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 겹치면서 발생했다. 그 요인들을 정리하면 크게 네 가 지다. 1) 한미간 통화정책 차이가 실질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 실질금리 차이가 지난
8~9월 이후 빠르게 축소되었다. 원화 절상 요인이 예전보다 약해졌다. 2)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신용 위험이 높아졌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신용 스프레드가 확대되
는 국면에서 원화가 절하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미국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신용 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위험자산 전반에 반영되고 있다. 3) 한미간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 차이가 예전보다 축소되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부진과 엔저
영향으로 한국과 미국의 경상수지 차이가 예전보다 감소했다. 4) 올해 상반기 늘어난 단기 외채 부담이다. 외국계 은행들의 단기 차입이 늘어났는데, 미국
달러가 강해지자 이를 감내하지 못한 일부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 달러는 큰 변곡점을 지난 것으로 보인다. 달러의 메가트렌드가 시작된 것으로 보아도 큰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이는 Carry Trade가 정점을 지났고, 신흥국 자산에 불리한 여건임을 알 수 있다. 관전 포인트는 달러 강세에 따른 신용위험 확대 여부다.
빠른 시간 내에 원화가 절상 추세로 빨리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미국 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의 통화정책 변화 여지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전보다 한국 금융기관들의 단기 포지션이 양호하고, 원화도 과거 위기 국면에 비해 고평가되어 있지 않다는 점 에서 원화 절하 속도는 점차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2014년/15년 기말 원달러 환율 전망을 당초 전망 1,025원/$과 1,050원/$에서 각각 1,050원/$와 1,060원/$으로 수정했다. 원달러 전망치를 상향했지만, 연말까지 달러 강세에 따른 충격이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둔다.
경제분석
2014.10.8
9월 이후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금융시장 여건 필자가 그간 랠리 종결의 조건으로 1) 러시아 제재를 비롯한 유럽 경기 둔화, 2) 중국 경기 모멘텀 약화, 3) 본격적으로 엇갈리기 시작한 선진국 통화정책, 4) 2차 엔저 공습 피해에 대해 언급했다. 불행히도(?)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 가격은 일격을 맞았다. 그간 절상 추세가 컨센서스였던 원달러도 1,060원/$대까지 급격하게 절하되었다. 당초 예상보다 가팔랐던
당사는 4분기 이후 원화가 달러대비 약세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원화가 절하되는
원화 절하 속도
시점과 속도가 이렇게 빠르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본고에서는 최근 원화가 약한 배경과 향후 전망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경상수지로는 이해하기 힘든 최근 원화 약세 원화의 장기 절상 추세는 유효하다고 판단된다. 한국의 달러 공급 가운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경상흑자 규모는 GDP 대비 5~6%대를 당분간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한국의 경상흑자 즉 달러 공급 규모는 매우 두드러진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해 GDP 대비 경상수지가 늘어난 나라는 주요국 가운데 한국이 독보적이다. 미국 경상적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그래도 경상적자다. 2014년 들어서도 한국 경상흑자는 대규모로 늘어나고 있다. 1~8월까지 한국 경상수지
한국 경상수지 규모를 감안하면 달러 유동성이 부족하지는 않을 듯
는 54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3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했다. 최근 국제유가 가 하락한 점까지 고려해 보면 무역흑자는 4분기에 더 늘어날 전망이다. 2014년 경상수 지는 지난해 사상 최대를 능가하는 850~900억 달러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외환보유액도 마찬가지다. 9월말 한국 외환보유액은 3,644억 달러(세계 7위)다. 규모가 두달째 감소하긴 했다. 그러나, 외환보유액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8% 늘어났다. 원화 절 하가 추세적으로 진행될 만큼 달러 공급이 부족하지는 않다. 최근 원화 약세는 원화 자 체보다는 ‘달러 강세’라는 메가 트렌드를 반영한 흐름으로 보는 편이 타당해 보인다.
그림 1. 금융위기 이전 경상흑자 규모를 능가하는 한국
그림 2. 2014년 경상흑자도 2013년 대비 17% 이상 증가
(%, GDP 대비 경상수지) 15
(십억달러)
미국
12
일본 유로 10
2012년
10
2013년
한국 중국
2014년
8
5
한국 경상수지 (월간)
2010년
6 4
0
2 -5
0
-2
-10 00
02
04
06
08
자료: 한국은행, CEIC,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10
12
14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자료: 한국은행,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경제분석
2014.10.8
한미간 통화정책 차이가 자산가격에 반영 원화 자체 요인이 크지 않다고 해도 올해 말~내년 초까지 원화가 본격적인 절상 추세로 반전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한미간 통화정책 변화 차이가 분명해지면서 그 차이가 실질 금리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반영되긴 했으나 당분간 한국은행도 유럽/일본처럼 통화 완화 인하 기조에서 벗어나기 힘들 듯
한국은행이 내년에도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2015년 상반기까지 미국 연준은 금리 정상화를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국 통화정책은 미국보다 후행 적일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을 제외하면 한국 내수 경기가 빠르게 좋아지고 있다는 조짐 이 미약하기 때문이다. 한미간 통화정책의 차이는 9월 이후 금리에 빠르게 반영되었다. 한국과 미국의 실질기준
여름 이후 빠르게 반영하고 있는 미국과 한국 통화정책 차이
금리 간 차이가 현저히 줄었다. 특히 2년 이하 단기 금리는 지난 9월 들어 확연히 변했 다. 그만큼 원화의 절상 요인이 감소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림 3. 한미간 실질 장기금리 차이 축소로 원화 절상 요인 완화 (%p) 4
(원/$) 800
한국-미국 실질 금리 차이 5년물 (L) 원/$ (R)
900
3
0
-1
-2 08
09
10
11
자료: CEIC,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12
13
14
15
(원/$) 한국-미국 실질 금리 차이 단기 (L) 원/$ (R)
800 900
2
1,000
1
1,100
1,200
0
1,200
1,300
-1
1,300
1,400
-2
1,400
1,500
-3
1,500
1,600
-4
1,100
1
(%p) 4 3
1,000 2
그림 4. 한미간 실질 단기 금리도 마찬가지로 축소
1,600 08
09
10
11
12
13
14
15
주: 한국은 1 년물, 미국은 2 년물, 자료: CEIC,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미국 통화정책의 변화는 신용위험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져 새삼 부각되고 있는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신용위험
두번째 이유는 통화정책 변화에 따라 신용 위험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미국 신용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 확대된 점이 원화를 비롯한 비달러 자산에 전반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전반적으로 자금은 이탈하고, 자산시장의 변동성은 높아졌다.
과거 미국 신용 스프레드 변화와 원달러 환율은 상당히 밀접하게 움직여
주목할 점은 미국 신용 스프레드와 원달러 흐름은 상당히 유사하게 움직여 왔고,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는 사실이다(그림5). 9월 이후 미국 신용 스프레드가 보다 빠르게 확대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원화도 빠르게 약세로 돌아섰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미칠 수 있는 신용위험이 한국 원화에도 반영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경제분석
2014.10.8
필자의 짧은 소견으로 미국 신용위험이 높아진 이유는 단순하다. 미국 통화정책 변화 시 점이 앞당겨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과거 미국 신용 스프레드는 미국 통화정책 변화 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에 1년반 시차를 두고 움직여 왔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림6). 한국 내부적인 신용위험은 미국과는 달라, 그러나 더 이상 신용위험이 낮아지기는 힘들 듯
한국은 미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통화정책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수면 아래로 가 라앉았다. 이미 낮아진 금리 수준 때문에 신용채권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강하다. 실제 신용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한국 신용 스프레드도 2012년말 이후 더 이상 축소되지 않고 있다(그림7). 게다 가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신용위험지수를 보면 가계는 견고한 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의 신용위험은 최근 높아졌다(그림8). 분명한 것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신용위험이 현시 점에서 더 줄어들 가능성은 예전보다 낮아졌다는 사실이다.
그림 5. 9월 미국 신용 스프레드 확대 후 원화도 절하
그림 6. 미국 통화정책에 예민한 2년 금리 변화에 신용 스프레드 확대
(%p) 4
(원/$) 1,600
미국 신용 스프레드 (Baa-Aaa 등급차이, L) 원/$ (R)
(%p) 4.0
(%p) 6
미국 신용 스프레드 (Baa-Aaa 등급차이, L) 미국 2년 국채금리 (1년반 선행,R)
1,500 3
1,400
3.5
5
3.0
4
1,300
2.5 2
3
1,200 2.0 1,100
1
1,000
0 08
09
10
11
12
13
14
2 1.5
900
1.0
800
0.5
1
0 08
15
09
10
11
12
13
14
15
16
자료: CEIC,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CEIC,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7. 한국 신용위험도 더 낮아지지는 못할 듯
그림 8. 대기업/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지수 최근 상승
(%p) 10
(원/$) 1,600
한국 신용 스프레드 (BBB- 국채 등급차이, L) 한국 신용 스프레드 (BBB- AA-, L) 원/$ (R)
(pt)
80
17
(%p, 전년대비) 5
신용위험지수 대기업 중소기업
한국 신용 스프레드 (BBB- AA-, R) 1,400
8
4
60
3 1,200
40
1,000
20
2
6 1 0
4 800
0 -1
2
600 08
10
자료: CEIC,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12
14
-20
-2 02
04
06
08
자료: 한국은행,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10
12
14
경제분석
2014.10.8
예전 같지 않은 한미간 경상수지 차이 최근 원화 약세를 부추긴 세번째 이유는 한미간 무역수지 및 경상수지 차이다.
그동안 한미간 경상수지 차이와 원달러 환율은 상당히 밀접한 관련을 보여왔다. 하지만
원달러와 한미간 경상수지 차이도 높은 상관관계 보여
2013년 하반기 이후로만 보면 미국 경상적자 축소 속도가 좀더 빠르다(그림9~10). 절대 금액간 차이
뿐 아니라 GDP 대비 경상수지로도 보아도 마찬가지다(그림11). 최근 한국과 미국 경상수지 차이가 예전보다 축소되는 추세
한미 간 경상수지 차이가 축소되고 있는 것은 미국 셰일가스 영향에 따른 미국 경상적자 축소 영향이 크다. 그러나, 불행히도 최근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사실과 도 관련이 높다. 즉 대 중국 수출 부진과 엔저 영향이 한국 대외수지에 치명적이지는 않 아도 부정적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 달러 강세가 역으로 미국 제조업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전 까지 원화의 가파른 절상 추세는 일단 제동이 걸렸다고 볼 수 있다.
천
그림 9. 한미간 경상수지 차이 예전보다 축소 (십억달러) 1,000
그림 10. 한미간 무역수지 차이는 최근 감소 (원/$. 축반전) 800
한국 경상수지-미국 경상수지 (L) 원/$ (R)
900
(십억달러)
(원/$, 축반전)
100
800
한국-미국 무역수지 (L) 원/$ (R)
90
900
800 1,000 600
80
1000
70
1100
60
1200
50
1300
40
1400
30
1500
1,100 1,200
400
1,300 200 1,400 0
1,500
00
02
04
06
08
10
12
14
20
1600 08
09
10
11
12
13
14
15
자료: 한국은행,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한국은행,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11. 한미 GDP 대비 경상수지 차이도 2014년 1Q 이후 진정
그림 12. 금융위기 이후 미국 경상적자 축소, 글로벌 달러 유동성 감소
(%p, GDP 대비) 12 한국-미국 GDP 대비 경상수지 차이 (L)
(원/$. 축반전) 800
원/$ (R) 10
(%p, GDP 대비) 8 한국 경상수지/GDP
900
6
1,000
4
미국 경상수지/GDP
8 1,100 6
2 0
1,200 -2
4
1,300 -4 2
1,400
0
1,500 00
02
04
06
08
자료: 한국은행,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10
12
14
-6 -8 00
02
04
06
08
10
12
14
주: 경상수지는 4 분기합, 14 년 2Q 까지, 자료: 한국은행,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경제분석
2014.10.8
상반기 동안 늘어난 단기 외채 부담 네번째 요인은 단기 외채 부담에 따른 단기 차입금이 유출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단기외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당히 빠르게 감소했다. 그러나, 2014년 상반기 동안 간만에 늘었다. 물론,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 외채 비율로 보면 과거 원화가 상당히 불안한 국면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2008 년 이후 감소하던 단기 외채가 2014 년 상반기 들어 다소 증가
그러나 2014년 들어 주로 외국계 은행 지점을 중심으로 단기 외채가 늘었다. 이는 올해 들어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 영향으로 대출이 늘어나는 과정에서 은행권을 중심으로 단기 차입이 한시적이나마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반기 유입되었던 단기 차입이 재차 유출되는 과정에서 원화 변동성 확대
문제는 원달러의 단기 변동성에는 은행 차입 등 소위 기타투자 변동이 보다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8월까지 국제수지 가운데 기타투자 항목에서 자본 유출이 비교적 큰 폭으로 발생했다(그림16). 상반기 동안 유입되었던 단기 외채 가운데 환율 변동성을 감내하기 어려운 자금 중 일부가 급하게 유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림 13. 금융위기 이후 감소만하던 단기 외채 상반기 동안 증가 (십억달러)
(%) 350
단기 외채 (L)
200
그림 14. 주로 외국계은행 지점을 통해 단기 외채 확대 (십억달러)
200
외국계 은행 지점 단기 외채
단기외채/외환보유액 (R)
국내 금융기관 단기 외채
300 150
250
150
200 100
100 150 100
50
50
50 0
0 95
00
05
10
0
15
96
98
00
02
04
06
08
10
12
자료: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자료: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15. 2014년 들어 외국계은행 대출 빠르게 확대, 자금 조달 필요
그림 16. 최근 기타투자(은행 차입) 감소와 함께 원화 약세
(%, 전년비) 40
(십억달러, 3개월 이동평균) 10 기타투자 원/$ 5
예금은행 총대출 외국계은행 대출
(원/$, 축반전) 900 1,000
1,100
0
30
1,200
-5
20
1,300
-10
1,400
-15
10
1,500
-20 08 09 10 (십억달러, 3개월 이동평균) 10 증권투자 원/$
0
11
12
13
1,600 14 (원/$, 축반전) 900 1,000
5
-10
14
1,100 1,200
0
1,300
-20
1,400
-5
1,500
-30 08
09
10
자료: CEIC,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11
12
13
14
-10
1,600 08
09
10
11
자료: 한국은행,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12
13
14
경제분석
2014.10.8
달러 메가트렌드의 전조 미국 통화정책이 큰 변곡점을 지나는 사이 한미간 경제여건 차이 축소
한마디로 최근 원화 약세는 미국 통화정책이 큰 변곡점을 지나는 과정에서 한미간 상대적 펀더멘탈 변화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 겹치면서 발생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에서 미국 달러는 큰 변곡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며, 바야흐로 메가트렌드가 시작된 것으로 보아도 큰 이견이 없을 듯 하다. 지난 한달 동안 원화를 비롯한 자산가격 하락 속도가 워낙 가팔랐다.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 그러나 최근 달러 강세는 중기적인 관점에서 자산시장에 크게 세 가지 시사점을 확인시켜 준다고 판단된다. 1) Carry Trade 시대의 마감: 지난 2009 년 이후 5 년여 지속되었던 Carry Trade 가 이미 정점을
Carry Trade 정점을 지난 듯
지났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도이치은행(Deutsch Bank)에서 발표하고 있는 Carry Trade Index(Bloomberg 코드 DBCFHX Index)는 2008 년 정점과 유사한 수준에서 이미 정점을 지났음을 보여준다. 신흥국 자산과 원자재 가격에 불리한 상황 좀더 이어질 듯
2) 신흥국 자산과 원자재 가격에 불리: 미국 연준 데이터 가운데 해외 중앙은행들이 예치해둔 달러
자산이 있다. 해외 중앙은행들의 달러 자산은 금융위기 때마다 감소세로 반전하곤 했다. 최근 해외 중앙은행들의 달러 자산은 전년대비 (-)로 반전된 바 있다. 신흥국들의 달러 유동성은 일부 소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신흥국 자산에 대한 경계가 필요해 보인다.
보다 큰 위기가 도래하려면 신용위험으로 전이 여부를 확인해야
3) 신용위험으로의 전이 가능성에 주목: 달러 강세가 보다 심각한 악재 요인으로 이어지려면
신용위험에 따른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안으로 전이되어야 한다. 따라서 향후 관전 포인트는 신용스프레드의 추가 확대와 신용위험 증가 여부다. 그러나 일단은 미국 통화정책이 변해도 심각한 금융위험이나 기업들의 연쇄 부도를 야기시킬 만큼 통화정책 변화가 빠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은 너무 비관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판단된다.
그림 17. 소위 Carry Trade는 정점을 지난 듯 (pt) 350
그림 18. 신흥국에서 달러 유동성 감소 조짐 (%,전년비)
DB Carry Trade Index
50
해외 중앙은행들의 Fed 예치 자산
40 300
30 20
250
10 0
200
미국 서브프라임 리먼 파산
-10
아시아 외환위기 -20
150 02
04
06
08
자료: Bloomberg,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10
12
14
93
96
99
유럽 위기
QE 종료 신흥국 위기?
미국 경기침체 남미 위기
02
자료: CEIC,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05
08
11
14
경제분석
2014.10.8
그렇다고 원화 절하 속도가 더 심해지지는 않을 전망 미국 달러 추세가 중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원화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한국 원화 절하 추세는 더 심해지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한국 금융기관들의 단기 포지션이 예전만큼 취약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과거 원화가 급격히
한국 금융기관들의 단기 포지션은 과거 위기 국면에 비해 견고해져
약세를 보이는 국면에서의 가장 큰 특징은 금융기관들의 순차입이 상당히 부담이 되었다는 점이다. 대외수지가 아무리 견고해도 순차입 규모가 많은 상황에서 원화는 상당히 취약해지곤 했다. 그러나 <그림 19>에서 보듯이 97~98년 아시아 외환위기 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보면 한국 금융기관들의 단기 순대출(순차입) 포지션은 나쁘지 않다. 금융기관들의 자금 조달이 보수적인 패턴을 유지하는 것을 반드시 긍정적으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 그만큼 한국 내수가 나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거보다는 위기에 대해 취약한 상태는 아니라고 판단된다.
미국 달러가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지만, 한국 원화도 비싸지 않아
다음으로는, 한국 원화가 고평가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IMF에서 발표하는 단위노동비용 기준
실질실효환율은 각 국가들의 실제 경쟁력을 통해 환율의 저평가와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는데 유용하다. 동 지표를 보면 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 비해 원화가 고평가되어 있지 않다. 물론, 미국 달러가 원화보다 더 저평가되어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미국 달러 강세 추세는 좀더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원화가 비싸지 않다는 점에서 최근 원화의 급격한 절하 추세는 장기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말까지 원화가 재차 절상 추세로 본격 진입할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오히려 2015년 상반기 이후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가시화된 이후에는 재차 절상 추세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그림 19. 한국 금융기관들의 단기 포지션은 예전처럼 취약하지 않아 (십억달러, 자산-부채)
그림 20. 한국 원화 더 이상 싸지도 않지만 비싸지도 않아 (94년 이후 평균=100)
40
금융기관 단기 순대출/차입
20
기타투자 순유입
160
실질실효환율 (단위노동비용 기준)
한국
중국
미국
일본
환율 절하 당시 원화 고평가 그러나 현재는 그다지 비싸지 않아
140
0 -20
120
-40 -60
100
-80 아시아 외환위기
-100
80
-120
글로벌 금융위기
-140 94
96
98
00
02
04
자료: 한국은행,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06
08
10
12
14
60 94
96
98
00
02
자료: IMF,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04
06
08
10
12
14
경제분석
2014.10.8
장기 원화 절상 추세는 유효 이에 필자는 2014 년 연말 및 2015 년 환율 전망을 변경했다. 원달러 환율은 2014 년/15 년 기말 기준으로 당초 1,025 원/$과 1,050 원/$에서 각각 1,050 원/$와 1,060 원/$로 변경했다. 14 년/15 년 연말 원달러 전망 변경 그러나 달러 강세 충격은 점차 진정될 듯
시사점은 1) 현재 환율을 감안할 때 원화와 엔 및 유로화의 절하가 더 심각하게 진행될 가능성은 낮다는 점과 2) 2015 년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 추세가 좀더 이어진 이후 하반기에는 원화가 강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원화의 장기 절상 추세는 유효하다는 시각 유지
원화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한국 외환보유액 대비 경상흑자 규모가 상당히 많이 누적되어 있는 만큼 장기적인 추세는 절상 쪽에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둔다. 또한, 엔화와 유로화는 2015 년까지 나타날 중앙은행 자산 변화 가능성을 상당부분 반영했다고 보여진다. 달러 강세 추세는 유효하나, 연말까지는 달러 강세에 따른 충격은 더 심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표 1. 환율 전망 변경 2014F
2015F
2014F 4Q 1,050 110 1.26
3Q 원/달러 (기말) 엔/달러(기말) 달러/유로(기말)
1,050 110 1.25
1,060 120 1.20
2015F 2Q 1,070 115 1.22
1Q 1,060 112 1.23
1,050 110 1.25
3Q 1,060 120 1.21
4Q 1,060 120 1.20
자료: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21. 80년 이후 외환보유액보다 경상흑자 규모가 클 때 원화는 절상, 장기 원화 절상 기조는 유효 (비율) 2
(원/$, 축반전) 200
경상수지/외환보유액 (L)
원/$ (R)
1
400 600
0 800 -1
1000
-2
1200 1400
-3 1600 -4
1800
-5
2000
80
85
90
95
00
05
10
15
자료: 한국은행,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그림 22. 향후 미일 중앙은행 자산 변화를 감안하면, 2015년말 120엔/$ (2009년초=100) 150
(엔/$) 130
일본은행자산/미국 연준자산 (L)
140
그림 23. 향후 ECB 자산 변화를 가정하면, 15년말 1.20달러/유로 (달러/유로)
(2009년초=100, 축반전) 40
1.7
ECB 자산 (L)
JPY/USD (R)
120
60
1.6
110
80
1.5
110
100
100
1.4
100
90
120
1.3
80
140
70
160
60
180
USD/EUR (R)
130 120
90 연 60조엔 자산 매입 지속 가정
80 70
60 09
10
11
12
자료: CEIC,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13
14
15
16
1.2
2년간 1조 유로 매입 가정
1.1 1.0
09
10
11
12
자료: CEIC, KDB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13
14
1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