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희망 267호 <먹을까, 사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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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희망 NO.267

녹색희망 NO.267

먹을까, 사랑할까

2019.06/2019.07/2019.08 누리달+빗방울달+타오름달 다모아 이백육십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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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회원모임

독성물질 없는 #친환경 자외선 차단제! 제주바다에서 사라지고 있는 산호와 기후변화에 알아보아요!

기후위기시대,

무더운 여름을 함께 할, 내 몸과 산호초를 해치지 않는 건강한 자외선 차단제도 만든답니다!

산호와 함께 여름나기

때 : 2019년 6월 29일 토요일 2시 곳 : 호두나무집 (성북로 성북로 19길 15, 녹색연합 사무실) 대상 : 녹색연합 회원이라면 누구든 환영!

녹색연합 활동을

가족이나 친구, 그리고 아직 녹색연합 회원이 아닌 지인이 있다면

응원하는 또 하나의

회원가입을 권유해주세요. 회원님이 믿고 후원하는 단체라면 회원님의

방법!

지인들도 당연히 후원을 고려할 거예요. 녹색을 지키는 일이 얼마나 뿌듯한지 직접 전해주세요. 말을 꺼내기가 조금 쑥스러우시다면, 녹색연합에 도움을 청하셔도 됩니다. 전화나 메일을 주시면 녹색연합 소개 자료와 회원가입서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우리모두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 하지만 혼자 하기 힘든 일, 녹색연합과 함께해요! 회원권유를 해주신 회원님께는 ‘플라스틱없이 살아보기’를 실천해볼 수 있는 기회, ‘대나무 칫솔’을 선물로 드립니다! 문의 : 녹색이음팀 02-745-5001 member@greenkorea.org

이번 호의 제목 &lt;먹을까, 사랑할까&gt;는 공장식 축산 문제를 다룬 저서 ‘사랑할까 먹을까’에서 차용했습니다. 사용을 허락해주신 황윤 감독님 고맙습니다.


벼리 녹색칼럼

우리가 함께 밥을 먹을때면

윤정숙

p.2

기획 1

사는 동안 행복하게

김성만

p.4

기획 2

곰의 고통으로 몸보신하는 나라

박은정

p.8

기획 3

농업과 음식문화의 전수자, 토종씨앗

서근영

p.11

기획 4

내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배선영

p.14

그린픽 1

채식을 지향합니다

김진아

p.18

그린픽 2

그들이 바나나를 먹지 않는 이유

김수지

p.21

그린픽 3

받을 때 마다 설레는 &#39;꾸러미&#39;의 매력

강승남

p.22

소식

사진으로 보는 녹색현장

박효경

p.24

리뷰 1

지구를 살리는 제품 - 수세미

유새미

p.28

리뷰 2

함께 보고 싶은 책 - 아무튼, 비건

강승남

p.30

함께 보고 싶은 책 -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

김기돈

함께 보고 싶은 영화 - 바닷마을 다이어리

최승혁

함께 보고 싶은 영화 - 어느 날 그 길에서

김태훈

리뷰 3

만남 1

아름다운 만남 - 네팔에서 만난 인연

만남 2

p.31

Shila

p.32

회원에세이 - 별거인 듯 별거 아닌 봉사

정현진

p.36

만남 3

녹색시선 - 여전히 위기인 우리의 사대강으로

정규석

p.38

만남 4

회원모임 후기 - 서로가 든든한 만남

김윤진

p.41

만화

천년만년 살 것 같지?

박문영

p.42

참여 1

다른그림 찾기

얼레지

p.44

참여 2

녹색희망을 함께 만듭니다

p.45

참여 3

2019년 4월 녹색연합 살림살이 보고

p.46

참여 4

아름다운 지구인 -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p.48


녹색칼럼

우리가 함께 밥을 먹을 때면

밥에 관한 잊지 못할 기억이 하나 있다. 십년 쯤

방송이다. 출연자들은 밥을 먹으며 속 깊은

전이다. 매일같이 많은 회의와 일정에 쫓기며 일하던

이야기를 나눈다. 숨겨진 이야기, 꺼내기 주저했던

때였다. 일 생각을 떨구지 못해 주말에도 긴장 속에

속내를 주저 없이 표현한다. 그 많은 얘기를

묶여 지냈다. 이러다가 몸도 마음도 쓰러지겠다 싶어

연결해주는 건 밥이었다. 앞에 차 한 잔만 있었다면

피정을 하러 갔다. 수녀원도 피정도 처음이었다.

이야기가 그렇게 진하게 나올 수 있을까. 분명 ‘차와

도착하자마자 햇볕이 가득한 식당에서 차려준 점심의

밥’ 사이에는 거리가 있다. 얼마 전에는 성 소수자

첫 밥술을 뜨는 데 갑자기 눈물이 나기 시작했다.

자녀를 둔 엄마들이 출연했다. 나오는 것부터

태어나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아 밥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아이들의 성 정체성을 알고

한 그릇을 다 비우지 못하고 수저를 내려놓았다. 무슨

충격받고 부정해서 미안했던 마음도, 있는 그대로

일이었을까. 따뜻하게 나를 맞아준 소찬의 정갈한

아이를 받아들이게 된 힘겹던 과정도 솔직하게

밥상에 깊은 위로를 받은 것이다. 오랫동안 누르고

꺼내 놓는다. 눈물도 흘리며 서로 공감해가는

있던 쌓인 피로와 긴장을 녹여 눈물로 터트려 준 것은

사이에 닫히고 다친 마음들은 어루만져진다.

밥이었다.

밥심이 마음이 되고, 빈 속을 채우는 음식을 넘어

밥은 마음을 공명해주는 매개가 돼 주었다.

‘밥심으로 산다’고 했다. 사전을 보니 밥심은

‘밥을 먹고 내는 힘’이다. 오래전 엄마에게 자주

들었던 말이다. 감기로 골골하는 내게 억지로 밥을

이 원고를 청탁받기 전까지는 잘 못 느꼈다. 음

권할 때, 고된 명절 노동을 마치고 밥상에 앉으며

그랬었구나.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차 한잔

엄마는 그렇게 밥심 추임새를 날리셨다. ‘밥과 힘’의

하자’ 대신에 ‘언제 우리 뜨신 밥 먹자’고 했다. 차 한

조합인 밥심의 심을 ‘마음 심’으로 풀어서 ‘밥을 먹고

잔보다 밥 한 끼가 더 좋고, 그냥 밥보다는 ‘뜨신’ 밥

내는 마음’이라 풀어도 좋겠다. 밥이 힘이고, 밥이

먹자는 말이 더 좋다. 특별한 이유는 없지만, 그렇게

마음이다. 정말 우리는 밥심으로 산다. 그렇지 않은가.

말하면 만나자는 내 마음이 더 편안하게 전해질 것

같았다. 그렇다고 만나야 할 사람들 모두에게 밥

‘거리의 만찬’이라는 어느 공영방송의

프로그램이 있다. 밥심의 정체를 아낌없이 보여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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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리 밥 먹자’는 말을 자주 한단다. 사실

먹자고 하는 건 아니다. 차 한잔으로 간단히 용건만


녹색희망 NO.267 윤정숙(녹색연합 공동대표)

나누어도 아쉬울 것 하나 없는 관계도 있다. 반면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은 사람, 고마운 사람, 격려나

반찬을 슬며시 가까이 밀어주는 일은 기꺼운 일이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예외 없이 꼭 그렇게

자기가 주문한 음식을 맛보라며 살짝 덜어주는

한다. 조만간 ‘우리 뜨신 밥 먹자’고. 밥 값을 내는 건

일도 기쁨이다. 이렇듯 같이 밥 먹는 일은 관계를

물론이고, 모든 건 함께 밥 먹을 사람에게 맞춘다.

쌓는 행위이다. 마주한 사람을 조금씩 더 알아가는

일이다. 반찬 접시에 서로의 젓가락이 오가고, 음식

‘뜨신 밥’은 개인과 개인이 관계를 쌓아주는

밥을 먹으며 상대의 젓가락이 자주 가는

계기가 되어준다. 밥 약속의 과정에는 내 마음을

맛이 어떤지도 얘기 나눈다. 밥 먹는 모습과 버릇,

전하고, 또 상대를 알아가는 여러 순간이 잠재되어

채식과 육식 등 서로 다른 식성은 사람을 좀 더

있다. 밥 먹기 전부터 서로 얘기를 나눈다. 밥을

알게 해준다. 누구와 어떤 마음으로 먹는가에 따라

점심으로 할지 저녁으로 할지, 특히 무엇을 먹고

밥의 의미는 달라진다. 밥이 주는 ‘힘과 마음’의

싶은지 말이다. 메뉴를 못 정하고 만났을 때는

농도도 또한 달라진다. 문득 억울하게 자식을 잃고

상대에게 이렇게 묻는 습관이 있다. 점심 약속일

하늘이 무너진 한 사람이 떠오른다. 아이가 없는

경우에는 아침은 뭘 먹었냐고, 저녁일 경우에는

이 세상에서 조금도 행복해지고 싶지 않다는 고

점심은 뭘 먹었느냐고 말이다. 바로 전의 끼니가

김용균의 어머니 김미숙 씨. 오늘도 무너진 하늘을

빵이나 국수였다면 밥을 먹자 하고, 밥이었다면 뭐든

부여잡고 과로사한 젊은 집배원의 어머니를 찾아가

먹고 싶은 거 먹자고 한다. 같은 것보다 다른 음식을

아픔을 나눈 그녀에게 뜨신 밥 한 끼 대접하고 싶다.

먹게 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식당에 들어가 바깥 풍경이 보이는 쪽의 자리에 앉으라고 권하는 것도, 마주 앉아 서로 수저를 챙겨주고 컵에 물을 따라주는 시간도 참 좋다. 메뉴판을 보며 뭘 먹을지 상의하고, 맥주 한잔할까 말까를 정하는 시간에 서로의 마음은 조금씩 녹녹해진다. 한참 얘기를 나눈 듯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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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김성만(하하농장 농부) 김성만 님은 녹색연합 전 활동가로 금강소나무 숲길, 4대강 사업 반대 활동에 참여했다. 2012년에 생태적인 삶을 꿈꾸며 경북 봉화로 이주해, 직접 흙부대집을 짓고, 부부의 힘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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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명의 아이를 출산하는 등 모험적인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축사 내에 방사해 키우는 돼지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있다.

hahafarm.kr

사는 동안 행복하게


녹색희망 NO.267 대한민국 연평균 1인당 육류소비량이 2014년을

지나며 50kg을 넘겼다. 돼지고기가 가장 많고,

우리나라에서 사육하는 돼지는 약 천 백만 마리

닭고기와 소고기가 뒤를 잇는다. OECD 평균은 63kg

정도 된다. 이들 대부분은 창이 없는 무창돈사에서

정도, 미국 등 일부 국가는 90kg에 육박한다. 돼지,

태어나 일생을 보낸다. 창이 없다는 얘기는 평생동안

닭, 소를 이해하기 쉽게 &#39;돼지&#39;로 묶어 계산해보자.

‘직사광선’을 한 번도 쐬어보지 못한다는 얘기다.

돼지는 100kg 언저리가 됐을 때 도축을 한다.

또, 자연스럽게 불어오는 바람도 느껴볼 일이

정육점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상태로 만들고 나면

없다. 히터와 에어컨, 환풍기로 조절되는 인위적인

약 45kg 정도의 고기가 된다.

공기흐름 뿐이다. 좁은 공간 때문에 돼지들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 원인으로 서로를 물어뜯는다.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1인당 연간 돼지 한

다시 돼지만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해보자.

마리를 소비하는 셈이고, 미국은 두 마리를 소비한다.

사람들은 물어뜯는 부분인 이빨을 자르고,

놀랍지 않은가? 대한민국 인구는 2017년 기준

물어뜯기는 부분인 꼬리도 자른다.

5147만 명이다. 돼지, 닭, 소 등의 육류를 돼지로

환산했을 때 우리는 매년 최소 5147만 마리 이상의

출근길의 지하철이 아닐까 한다. 햇볕 대신 인공조명,

&#39;돼지&#39;를 먹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애매한 에어컨이나 히터, 편히 움직일 수 없는 좁은

징글징글하게 많다고 생각하는 수도권의 인구가

공간 등 여러모로 비슷하다. 한가지, 모두가 자기

2500만 명이다. 대체 그 많은 &#39;돼지&#39;는 어디에 있나?

자리 아래에 변을 본다면 조금 더 비슷해질 것 같고,

무얼 먹고 사나?

스트레스에 못 이겨 공격이라도 하게 되면, 공격하는

인간사회에서 비슷한 장면을 떠올려보면 아침

아무런 인위적인 조치없이 어미의 힘, 자연의 힘만으로 낳은 건강한 새끼들이 힘차게 젖을 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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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1

사는 동안 행복하게

신체와 공격받는 신체 부위를 잘라내면 더 똑같을 것

동안이라도 행복하게’로 정했다. 고통 속에서 살다

같긴 하다.

가는 게 아니라 짧은 시간 약간의 행복이라도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햇볕을 충분히 받을

나는 그런 축산업이 너무 싫었다. 고기를

좋아했었기에 배신감도 들었다. 2008년 광우병 사태

수 있게 지붕의 반을 투명으로 시공했다. 바람이

때 처음 현실을 마주하고는 짧게나마 채식을 했었다.

불어오면 방해받지 않고 지나갈 수 있게 지붕을

나름대로의 바꾸고자 하는 행동이었다. 채식은

매우 높였다. 오는 사람마다 ‘지붕을 왜 이렇게 높게

엄청나게 의식적인 행동이 필요했다. 힘들었고,

했어요?’다.

결국엔 포기했다. 그 때도 그랬고, 지금은 더 그렇지만

채식을 유지하는 분들을 정말 존경한다.

깔아두었다. 최종적인 목표는 숲의 부엽토처럼

광우병 사태 이후에도 충격적인 사건이 여러번

만들어주는 것이다. 야생돼지는 하루 7시간 정도를

있었다. 구제역으로 돼지와 소를 살처분하고, A.I.로

땅을 파며 먹이활동을 한다. 땅을 파야 스트레스가

닭과 오리를 생매장했다. 수백만 수천만의 생명이

풀린다. 이빨이나 꼬리를 자르는 일도 없다. 필수

일순간에 날아갔다. 저런 방법밖에 없을까 고민이

예방접종(구제역과 열병)을 제외하고는 예방적

많았다. 고기를 끊는 방법만을 생각했던 나였는데,

치료를 하지 않는다.

어느 날 돌아보니 대안적인 축산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걸 알았다. 시골에 살고 있었고, 작지만 땅이

옥수수가 주재료인 사료를 먹인다. 대부분 수입이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흑돼지를 ‘자연양돈’의 방식으로

당연하게도 GMO가 원료다. 대량생산을 위한 제초제

키우고 있는 분과 친하게 된 상태였다.

저항성 GMO라 어마어마한 제초제를 견디고 왔음이

분명하다. 영양은 어떨지 몰라도 건강할 리가 없다.

몇 년간의 준비 끝에 올해 초 축사를 준공했고,

축산업 허가도 받았다. 우리 농장의 컨셉을 ‘살아있는

바닥은 일단 톱밥을 45cm가 조금 넘게

사료도 중요한 문제다. 일반농장에서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인위적 유전자를 갖고 있기에

돼지들이 서로의 체온을 전하려고 붙어서 누워 잠 잘 준비를 할 때에는, 일을 끝내고 집으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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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희망 NO.267 언제 어디서 문제를 일으킬 지 모르는 일이다.

된 지는 10년이 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가축, 그 중에서도 돼지는 전통적으로 집에서

보이는 변화는 크게 없어 보인다. 오히려 값싼 육류가

나오는 잔반, 곡물을 가공하며 나오는 강피류(미강

수입되며 가축들은 더 열악한 환경에 내몰리고 있다.

등), 들판의 풀들을 먹여서 키웠다. 사람 입장에서는

나는 광우병 사태, 구제역 사태 등을 겪으며 무언가

못 먹는 음식들을 먹이고, 고영양의 고기를 얻은

크게 변할 것이라 기대하기도 했었다. 지금에 와서

셈이다. 또, 돼지 똥은 밭으로 논으로 나가 거름이

보니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되었다. 나름 돌고 도는 순환의 고리가 살아 있었다.

돼지를 위한, 즉 고기를 위한 농사를 따로 짓지

소규모의 농장들이 많아지고, 고기 소비량이 줄고

않았다. 농사 부산물이 나온 만큼 돼지들을 키웠고, 딱

줄어, 고통 속에서 살다 가는 가축들이 적어지기를.

그만큼만 고기를 먹었다.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만큼은

우리 같은 농장을 응원하는 이들도 많아져 힘을 낼 수

그랬다.

있기를!

하하농장은 꿈꾼다. 가축을 동물로 여기는

우리 농장도 그 뜻을 최대한 이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쌀을 도정하면 나오는 가루인 미강이 사료의 주재료다. 다만, 미강은 소화하기 힘든 재료라 발효를 한 뒤 먹인다. 계절에 따라 밭에 난 들풀들을 먹기도 하고, 과수원의 낙과를 가져와 먹이기도 하고, 배추 껍질을 얻어다 주기도 한다. 하지만, 영양 상태를 무시할 수는 없으므로 유기농 사료를 구입하여 섞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축들의 열악한 환경이 이슈화

고요히 잠에 든 돼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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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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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정(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

곰의 고통으로 몸보신하는 나라


녹색희망 NO.267 곰은 우리에게 친숙한 동물입니다. 유명한 곰

받기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캐릭터와 인형부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음료

광고 모델이기도 합니다. 단군신화에도 곰이

관련 한의사 여론조사’에서 한의사 93.3%는

등장합니다. 곰 하면 떠오를 또 하나의 이미지가

‘일반인들이 건강이나 약용 등의 목적으로 한의사의

있습니다. 웅담으로 대표되는 보신 문화의

처방 없이 웅담을 구입하여 복용하는 것의 안전성에

상징입니다. 이러한 곰의 이미지를 활용한 유명

문제가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또한, 2009년

제약회사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야생동물을

대한본초학회가 작성한 「웅담 대체 한약에 관한

이용한 보신 문화는 뿌리 깊습니다. 전통 의학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10년 동안 우리에 가두어

동의보감에는 야생동물을 이용한 약재가 기록되어

기른 곰에서 얻은 쓸개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웅담의

있습니다. 호골, 서각, 녹용 등 범위도 넓습니다.

약효를 나타낼 수 없으며, 웅담의 효능을 대체할

웅담 역시 그 효능이 기록되어 지금까지도 귀한 약재

여러 약재가 있다고 합니다.

2005년 녹색연합이 진행한 ‘사육곰 및 웅담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웅담은 귀하게 여겨지지만, 그 웅담을

그릇된 보신 문화의 상징, 웅담

채취하기 위해 사육되고 있는 곰에 대한 대접은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져 온 웅담에 대한 믿음은

그렇지 못합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는

그릇된 보신 문화를 불러왔습니다. 현재 웅담 채취를

곰들은 평균보다 몸집이 작고 말랐으며, 머리를

위해 곰을 사육하는 것이 합법인 나라는 전 세계에서

돌리거나, 제자리를 빙빙 도는 등의 스트레스로 인한

단 두 곳입니다. 중국, 그리고 우리나라입니다.

정형행동을 보입니다. 다치거나 병에 걸려도 치료를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곰을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국내에 웅담채취 및 거래가 불법이나 여전히 암암리에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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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

곰의 고통으로 몸보신하는 나라

사육하며 웅담 등의 부산물을 상품화해 파는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한국인은 주요 고객으로 꼽힙니다.

손실을 메꾸기 위해 사료의 질과 양을 낮추게 됩니다.

1997년 타임지는 동물보호단체 관계자의 말을

사육환경은 날로 열악해지고 있습니다. 약용으로서의

인용해, ‘전 세계 곰에서 채취한 쓸개의 10개 중 9개는

웅담 채취 외 다른 활용은 모두 불법이지만 공공연히 곰

한국에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사의 과장된 사실

코스요리 판매를 홍보하는 농가도 있습니다.

여부를 떠나 한국의 웅담 및 보신 풍조는 국제적

비난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지리산의 60마리와 철창 속 500마리

멸종위기종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기 위해 국가에서는

2018년 녹색연합은 국제동물보호단체인 ❶

웅담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자 농가에서는 경제적

WAP 와 함께 국내 웅담 및 호랑이 관련 상품

수백억의 예산을 쏟아붓습니다. 지리산에는 60여

인식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마리가 넘는 반달가슴곰이 귀한 대접을 받으며 살고

98.3%가 ‘향후 웅담 또는 웅담 관련 상품

있습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좁은 사육장에 갇혀

구입 의향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구입 의향이

자유를 잃고, 10년의 시한부 삶을 살다 웅담마저 빼앗길

없는 이유에 대한 답변은 ‘특별히 필요하지

500여 마리의 사육곰이 있습니다.

않아서(70.9%)’, ‘곰이 받을 고통 때문에(32.5%)’,

‘곰이 멸종위기종이라서(27.0%)’순으로 곰에 대한

국제적으로 보호받고 있는 멸종위기종을 웅담 채취를

보호 차원의 인식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위해 사육하는 이 모순을 우리는 언제쯤 해결할 수

국내에서는 웅담의 수요가 거의 없는 수준에 달하며,

있을까요? 다른 생명의 고통을 이용해 건강해지고자

곰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는 욕망을 우리는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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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을 밟고, 숲을 누벼야 할 야생동물이자,

❶ WAP : 세계동물보호기구(World Animal Protection)


기획3

녹색희망 NO.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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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근영 님은 언니네텃밭에서 일하면서 삶의 근간인

농민들이 체종하고 수확한 토종씨앗의 농산물이 오프라인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먹거리와 농업의 대안적 변화의 움직임에 촉을 세우며

함께 하고 있다.

농업과 음식문화의 전수자, 토종씨앗


기획3

농업과 음식문화의 전수자, 토종씨앗

겨울도 가물었는데 봄날도 가물다. 지하수를 파지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일일 것이다.

않은 엄마는 연신 개울물을 퍼 나르지만 개울도 말라

막 심은 모종들이 걱정이라고 하면서 물을 아껴가며

고추모 250포기를 예약하고 파프리카 2포기, 토마토

작물들에게 분배한다. 엄마는 숙명처럼 텃밭을

6포기, 서리태 2봉지와 함께 고추모에 함께 해주어야

가꾸는 사람이다. 생산물을 어디 파는 것도 아니지만

좋다는 비료를 사 왔다. 사장님은 친절하게도 심는

식구가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 텃밭을 늘린다. 일을

날짜까지도 알려주셨다. 이미 오랜 시간 텃밭을 가꾸어

다니시면서도 아버지와 함께 500여평의 텃밭에는

온 엄마의 입장에서도 종묘상에서 사 오는 씨앗과

엄마가 먹을 양식과 함께 큰아들과 막내딸과 양가

모종은 해마다 새로울 수밖에 없고 사장님이 주시는

사돈들의 먹거리들이 심고 거둔다. 올해 아버지가

정보는 너무도 소중한 것이다. 농사에 관여하는 그

돌아가시고 처음으로 엄마의 농사에 관심을 가지게

많은 것들을 관장하면서도 씨앗을 가지고 있지 않은

되었다. 엄마는 농민의 자식이고 내 기억이 닿는

엄마는 종묘상이 권하는 비료를 안 하면 한해 농사를

한 엄마는 자그마한 텃밭이라도 계속 가꾸어 왔다.

망칠 수도 있다는 불안이 있다.

산 아래 텃밭에 낙엽과 풀, 음식 부산물들을 모아

검은 퇴비를 만들고 늘 손으로 제초작업을 해왔다.

씨앗을 소유하기 시작했다. 지식재산권이라는

500평의 텃밭에는 콩, 감자, 고구마, 마늘, 토란,

이름으로, 특허라는 이름으로 농민의 손을 떠나

시금치, 울금, 생강, 고추, 김장거리, 각종 쌈채소,

기업으로 넘어갔다. 로열티에 갇힌 씨앗은 더이상

가지, 파프리카, 들깨, 참깨 등이 연중 쉴새 없이

농민의 것이 아니다.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기업의

심어지고 거두어진다. 돈이 많지는 않았지만, 농사로

씨앗은 이윤을 높이기 위해 한 번 밖에 발아하지

많은 사람에게 베풀고 나눠 먹는 부모님을 보며

못한다. F1(잡종 1대) 품종❶, 터미네이터❷와 트레이터❸

위대함을 느꼈었다. 나도 저만큼의 농사는 짓고

등은 일회성 품종이기 때문에 매년 농민들이 새롭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다.

사야 하는 일회용 씨앗이다. 한 해의 농사를 좌우하는

씨앗을 구입하는 농민에게 함께 사용해야 한다는

내가 먹을거리를 내가 생산한다는 것은 그만큼

5월 초 엄마와 종묘상에 다녀왔다.

먹을거리가 상품화 되면서 기업은 제일 먼저

❶ F1 종자는 우수한 형질의 두 작물의 교잡을 통해 만들어진 종자입니다. 하지만 형질이 고정되지 않아 채종해서 다시 심으면 다음세대에는 부모세대와 동일한 형질의 것이 아니라 다양한 형질의 것이 나옵니다. 동일한 농산물을 수확하기 위해서는 다음해에 다시 F1 종자를 사서 심어야하지요. (출처: 종자,세계를 지배하다) ❷ DNA 조작을 통해 수확물이 다시 싹을 틔울 수 없도록 만든 기술. 삽입된 유전자가 씨앗이 여물기 전에 스스로 독소를 배출해서 배아가 파괴되도록 고안된 것이다. (출처: 종자,세계를 지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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❸ 촉진자를 식물세포에 삽입하여 특정 화학 유도물질을 쓸 때만 촉진자가 활성화 되도록 하는 기술. 즉 종자를 심어 수확을 하려면 반드시 특정 화합물을 사용해야만 된다.


녹색희망 NO.267 농약과 비료를 사지 않는 대모험을 하기는 쉽지 않다.

기업들에 의해 채종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한 해 농사는 씨앗을 심는 것으로 시작하여

다행히 우리네 할머니들이 지금까지 토종씨앗을

씨앗을 채종하여 갈무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채종하고 다시 심으며 지켜온 씨앗이 있다. 그리고

갈무리할 때 가장 튼실하고 예쁜 것은 종자로 남기고,

뜻있는 사람들이 토종씨앗을 찾고 알려내면서

나머지는 양식이 된다. 이렇게 남겨진 씨앗은 자연과

여성 농민들과 일부 농민들이 토종 씨앗을 받아

땅에서 얻은 좋은 양분과 농민의 경험을 통해 쌓인

농사짓기를 이어가고 있다. 토종 씨앗의 가치가

지혜가 더해져 이듬해 더 좋은 맛을 내고 더 많은

조금씩 퍼져나가며 마음을 알아주는 소비자들도 함께

수확을 할 수 있다.

응원하고 지키고 있다. 지금 전국 각지에서 어렵게

토종 씨앗 채종포 운영 등을 이어가면서 토종 씨앗에

이렇게 보유된 씨앗에 담긴 경험과 지혜는 어느

한 농민의 것이 아닌 농촌공동체의 산물이다. 대를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한

이어 더 좋은 씨앗들이 이어지고 경험들이 축적되어

실천이 계속되고 있다.

교류되면서 땅과 자연과 사람에 적응하고 발전하며

다양한 생태계를, 건강한 지구를 만들어오는 바탕이

영역으로 토종 씨앗이 제자리를 지켜가려면 사람들이

되었다.

기억하는 맛으로 전수되어야 하지 않을까? 얼마 전

장 담그기가 무형문화재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씨앗은 농업의 전수자이자 음식문화의 전수자가

건강한 농사, 행복한 먹거리, 다양한 문화의 한

된다. 이러한 씨앗을 누구의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가치 있는 일이지’라며 끄덕이다가도 사라져가는

올 해 내가 심어서 거두었어도 나만의 씨앗이라고

것들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지금은 이러한 씨앗을 토종

없었다.

씨앗이라고 부른다.

않기에 토종 씨앗이 이런 몸부림에 포함되는 건

하지만 농민들도 더이상 채종하지 않는다.

지금 발 딛고 있는 농업농촌의 현실이 녹록지

대를 이어 씨앗을 전수받을 수 있는 사람이 없는

아닌지 왠지 헛헛한 것은 나만이 느끼는 것은 아닐

농촌과, 한국 농업의 현실, 그리고 씨앗을 빼앗아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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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4

음식물 쓰레기 건식 사료화 시설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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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영(녹색연합 전환사회팀 활동가)

내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녹색희망 NO.267 어느 날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 먹고 남은

음식물을 담아 봉투 입구를 오므리면서 문득, ‘이건

만든다는 걸까요? 궁금증을 가득 안고 서울시에 있는

쓰레기인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방금까지

음식물류 폐기물 공공 처리 시설 중 한 곳을 직접

내가 먹던 음식이 금세 ‘쓰레기’가 되는 시차가 새삼

방문해 시설 개요에 관해 설명을 듣고, 공정 과정을

기묘했던 것 입니다. 음식물 쓰레기가 처리되는

둘러보았습니다.

방법 중 하나가 ‘사료화’인데, 내가 버린 이 쓰레기를

어떤 동물들이 사료로 먹는다고 생각하니 ‘이렇게

음식물 쓰레기가 배출됩니다(2017년 기준).

버려도 될까?’ 주저하며 유통기한이 지난 마요네즈를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들고 싱크대 앞에 한참 서 있었던 기억도 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자원화’하는 업체는 203개. 이

플라스틱이나 캔, 유리 같은 쓰레기가 다른 제품으로

중 퇴비화 처리가 40.6%로 가장 많고, 사료화는

재활용되어 사용된다는 건 자원을 순환시키는

32.2% 정도입니다. 2005년 폐기물관리법에서

차원에서 바람직하고 충분히 납득할 만한 일이지만,

음식물 쓰레기를 직매립하는 것이 금지되고, 일반

내가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다른 동물에게

쓰레기와 음식물을 분리해서 배출하는 ‘종량제’가

먹여서 처리한다는 사실 앞에서 죄책감 비슷한

2013년 시행된 후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음이 일렁이기도 합니다. 이를 ‘자원 순환’이라

2013년 런던협약❶에 우리나라가 가입하면서 음식물

설명하는 것이 그리 탐탁지 않은 건 어쩔 수

쓰레기에서 탈수 분리해낸 탈리액(음폐수)을 해양에

없었습니다.

배출하는 것이 금지되자, 이 음폐수를 바이오 오일과

에어커튼

도대체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사료로

우리나라에서 연간 5,256,000t, 하루 14,400t의

에어커튼 자동도어

① 계량

② 폐수배출

③ 호퍼배출

탈취탑(흡착탑)

이물질 배출

④ 자동선별파쇄기

⑤ 스크류프레스

싸이클론 응축기

⑥ 중간저장탱크

백필터

싸이클론

⑪ 분쇄기

⑦ 진동쿠커

⑧ 디스크 건조기

⑨ 냉각 건조기

탈취탱크

흡착탑, 소각로

이물질 배출

⑫ 드럼 선별기

⑬ 제품 저장탱크

제품포장

음식물 쓰레기 처리 계통도 (출처: ㈜리클린)

❶ 비행기나 선박에서 나오는 쓰레기 투기를 규제해 해양오염을 막기 위한 협약. 1972년 런던에서 체결되어 1975년에 발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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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자력선별기


기획4

내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

바이오 가스로 에너지화하는 방법도 개발되어 사료화

봉지를 찢거나 이물질을 걸러내는 자동 선별

시설에서 다시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컨베이어

벨트 위를 지나가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노동자가

시청각 자료를 통해 처리 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시설로 수거-운반된 음식물을

일일이 손으로 비닐을 찢고 이물질을 골라내는

호퍼에 모두 쏟아낸 후 파쇄 선별기를 통해

작업을 한다는 설명에 아찔해졌습니다.

음식물이 담겨 있던 비닐봉지를 찢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닐이나 이쑤시개, 뼈 등 이물질이

시민들에게 제대로 안내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1차 걸러지며 음식물은 작게 파쇄됩니다. 스크류

떠올랐습니다. 쓰레기 처리와 배출방식에 관한

프레스에서 압착되어 압력밥솥과 같은 진공 쿠커로

책임은 「폐기물관리법」 상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이동한 음식물을 찌며 살균 처리를 합니다. 디스크

있습니다. 우리 집에서 배출한 쓰레기가 어디로 가서

건조기에서 4시간가량 100℃ 이상의 고온으로

어떻게 처리되는지는 내가 사는 지역의 주민센터에

건조한 후 바로 냉각 건조기에서 식히는데, 이는

문의해야 알 수 있습니다. 지역마다 계약한 업체가

음식물에 섞인 비닐 같은 가연성 이물질에 불이

다르기 때문에 그에 따라 내가 버린 음식물이

붙으면 큰 화재로 이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퇴비화되는지, 사료화되는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후 자력 선별기로 금속 조각들을 골라내고, 드럼

선별기로 마지막까지 남은 이물질을 걸러내면 고운

거름망’ 제품에 대한 논란의 핵심도 여기에 있습니다.

가루 입자의 ‘단미사료’가 만들어집니다. 이 시설에서

몇몇 업체는 하수구 거름망에 더럽게 쌓인 음식물

하루에 약 50t의 단미사료가 만들어지는데, 도매

쓰레기를 손으로 만지지 않아도 되는 이 비닐

업체에 판매되어 사료 생산 시설에 공급됩니다.

거름망이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퇴비화가 가능하므로 음식물과 함께 버려도 된다고

본격적으로 안전모를 착용하고 시설로

또한 이런 처리 과정과 시설에 대한 정보가

최근 유행하는 ‘생분해성 음식물 쓰레기

들어갔습니다. 수거해 온 음식물을 쏟아 놓는 호퍼

광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제품을 사용하는

앞에 선 녹색연합 활동가들은 곧장 ‘아-’ 하는 탄식을

사람이 사는 지역이 어디냐에 따라 사료화가 될

내뱉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에 섞여선 안 될 컵라면

수도 있는 것이지요. 더군다나 처리 시설에서 최초에

용기부터 플라스틱 포장재, 스티로폼 등 ‘이물질’이

봉지를 찢는 파봉작업을 하기 때문에 생분해든

뒤죽박죽 섞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이물질을

아니든 이물질로 간주되어 그냥 버려집니다. 즉,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제거하느냐에

‘옥수수로 만든 생분해성 거름망’이라는 홍보는

따라 사료로 생산된 제품의 품질이 좌우되겠지요.

언뜻 같은 음식물 성분이니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음식물 사료화 시설에서 만드는 사료는

것처럼 보이지만 ①어떤 조건에서 생분해된다는 건지

「사료관리법」에 따라 엄격하게 관리되며 중금속 등

불분명하기 때문에 사실 확인이 필요하고, ②현재

유해한 물질이 있는지 사료 성분 검사를 하기에 큰

우리나라 음식물 처리 시스템상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이상은 없다고 합니다. 아무리 이물질을 제거하고

없다는 것입니다.

성분검사를 한다고 하지만,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규모가 큰 공공시설 외에

억제하고 관리체계를 선진화하며 자원화 방법을

영세한 민간 처리 업체에서는

다양화시켜 퇴비나 사료의 품질을 향상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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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25년까지 음식물류 폐기물 발생을


녹색희망 NO.267

호퍼에서 쏟아낸 음식물 쓰레기에 각종 플라스틱과 일반쓰레기들이 뒤섞여있다.

목표로 음식물 쓰레기를 20% 감량하는 종합대책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통계 상 음식물 쓰레기 양은

처리에 대한 지역적 불평등도 존재합니다. 시설 건립을

계속 증가 추세입니다.

둘러싼 갈등도 물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은 없습니다. 제 키만한 톤백에

마트에서 잔뜩 장을 보고 돌아와 모든 식재료를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비용도 증가하고,

냉장고에 넣은 후 시간이 한참 지나 화석같이

최종적으로 걸러진 이물질(비닐 조각들)이 가득

얼어붙거나 흐물흐물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된

담겨 있던 장면을 떠올리면서, ‘작은 비닐 조각이라도

채소를 꺼내며 망연자실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섞이지 않도록 잘 버려야 겠다’, 그리고 ‘최대한 적게

그럼에도 아무런 의식 없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렸던

버리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지금 당장

지난날을 반성합니다. 『사람의 부엌』이라는 책에서

다짐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내가 만들어낸 쓰레기에

저자 류지현 씨는 ‘냉장고 문이 열리는 순간, 우리의

대한 책임을 누구에게도, 다른 종에게도 전가하지

앎은 닫힌다’고 적었습니다. 식재료를 다양하게

않는 정의로운 처리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관하는 지혜가 사라진 ‘냉장고의 부엌’은 결국

완전하진 않을 수 있지만, 꾸준히 의식하고 행동하며

쓰레기를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보관하다가

문제를 알리는 수밖에 없겠지요.

유통기한이 지나 버리는 식재료가 전체 음식물

쓰레기의 9% 정도 됩니다. 우리가 버리는 음식물

먹을 수 있는 비법, 식재료를 잘 보관할 수 있는 지혜를

쓰레기 중 57%는 유통이나 조리과정에서 나오고,

나누는 자리를 종종 만들어야겠습니다. 남은 음식물을

30%는 먹고 남긴 음식물, 4%는 먹지 않은 채 그냥

태양과 바람으로 잘 말려서 온전히 퇴비로 순환시켜

버려지는 음식물입니다. 발생 원인에 따른 해결

‘음식물 쓰레기 독립’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방법이 구체적이어야 하겠지요.

상상하며 글을 마칩니다.

요리 과정이나 후에 음식물을 남기지 않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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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픽1

채식을 지향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먹거리에 대해 조금씩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지요. 특정 식습관을 고집하는 건 신념과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유기농산물을 취급하거나 시장의 할머니들에게서 구매하려는 사람, 혹은 글루텐프리를 외치거나 오신채를 지양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 글에서는 채식을 실천하는 활동가들의 생각을 인터뷰를 통해 만나보려합니다. 채식인으로써 그간 많은 사람들에게서 질문을 받으며 더욱 단단하게 다져졌을 이야기들을 모았습니다.

이다솜 활동가

배제선 활동가

채식을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요?

오늘은 어떤 음식을 드셨나요?

공장식 축산에 반대해서 채식하게 되었고 화두는

저는 완전한 채식은 아니고 해산물은 먹습니다. 제가

고통이에요. 내가 먹는 것이 나를 만드는데, 고통

답변자로 적절할까요? 버섯, 두부 좋아합니다. 오늘은

가득한 생명체로 제 세포를 채우고 싶지 않았습니다.

녹색순례 때 남은 해물 짜장 만들어 먹었습니다.

채식할 때 불편했던 점이 있나요?

채식을 시작한 계기가 있었나요?

제가 채식을 시작했을 때는 지금보다 채식 인구가 더

녹색연합 활동 시작하고 출장을 갔는데 도축장

적었을 때라서 주위 반응이 불편했어요. 너만 환경

인근이었어요. 조사가 진행되는 약 세 시간가량

생각하냐, 유난이다 등등. 어떤 분이 특정 연예인이

소와 돼지의 울음소리❶가 쉼 없이 들렸어요. 그리고

채식을 유행시켰다는 말을 하며 제가 하는 채식의

사람들이 신선한 고기를 사기 위해 근처 정육점에 줄

진정성을 시험하려 들었을 때는 정말 당황스러웠어요.

서 있는 것을 보고 바로 육식을 중단했습니다.

당신의 슬로건이 있다면요?

고기가 먹고 싶을 때가 있나요?

타 생명체의 고통으로 내 만족을 채우지 말자.

당시 상황이 매우 충격이었는지 하루아침에 끊었어요. 때때로 1년 차까지 냄새에 자극됐어요.

요즘 채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 3년이 지나고는 욕구가 사라졌고 5년 넘어부터는

지금은 건강 상의 이유로 채식을 잠시 쉬고 있는데,

식감 등 관련 기억이 무뎌지고 ‘남의 살’로 보이기

7년을 안 먹던 고기를 다시 먹기 시작했을 때 생각보다

시작했습니다.

빨리 고기 먹는 게 자연스러워졌어요. 노력이 정말 많이 필요하구나 생각했습니다. 내가 먹는 것이

마음에 두는 문장이 있다면?

어디서왔는지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육식을 금하는 것은 소와 돼지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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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A 도축장에서 전기기절시킨 돼지 7089마리 가운데 12.3%인 874개체가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태에서 도축되었다. (출처: 농림수산식품부)


녹색희망 NO.267 인터뷰 : 김진아(녹색연합 녹색이음팀 활동가)

김수지 활동가

김진아 활동가

평소에 즐겨 먹는 음식은요?

오늘 어떤 음식을 드셨나요?

오늘은 새우 볶음밥을 먹었고 같이 나온 만두는

당근 레페를 만들었고 출근길에 김밥을 샀어요.

반납했어요. 예전에는 그걸 나오면 받았죠. 주변

500원 아껴보려고 일반 김밥에서 햄과 계란을 빼고

사람들에게 주려고. 그런데 소비를 줄이려면 앞으로

주문했더니 거의 단무지 김밥이 되었더라고요. 하하.

계속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요즘 버섯 요리를 자주 먹어요. 짝꿍과 고기없이도 맛있는

채식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음식을 같이 연구하는 재미가 있더라고요.

관심사와 함께 이유가 조금씩 바뀌고 있어요. 처음에는 축산으로 인한 온실가스 증가❷에 대한

채식과 관련하여 사람과 어떻게 소통하나요?

문제의식이 컸어요. 어찌 보면 인간 중심적이었던

‘고기를 먹어야 하는 이유보다 안 먹어야 하는 이유가

것 같아요. 가축을 줄여 맑은 공기를 얻고 배고픈

많다.’ 저는 지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싶어요. 이

어린이가 한 끼를 더 먹을 수 있다는. 차츰 동물을

말을 먼저 꺼내 놓으면 왜 채식을 하는지 물어보는

착취하는 공장식 축산에 대한 거부로 이어졌어요.

사람들과 이야기하기에도 좋더라고요. 다들 안

처음 육회를 입에 넣었을 때의 두려움을 기억하려고

먹어야 하는 다양한 이유를 먼저 생각하게 하거든요.

해요. 지금은 암컷 동물의 생식기능을 착취하는

동물권 이야기만 하면 ‘이 사람이 되게 감성적이구나’

현상❸에 집중하면서 우유와 달걀을 소비하지 않는

하고만 여길 수 있거든요. 안 먹어야 하는 이유들을

것에 방점을 두고 있어요.

간단하게 언급해주면 그들 생활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것 같더라구요.

당신이 지향하는 채식이란? 소극적 비건과 완벽한 비건. 이 단어에서

고민이 있다면?

멀어지려고 해요. 나만 ‘잘’ 하기보다 같이 하기를

다행히 두부와 버섯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지향하며 비건이라는 프레임 안에서 스스로를

채식을 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어요. 다만 아이를

호되게 꾸짖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비건은 나의

가질 생각을 하면 조심스러워져요. 아이를 낳는

목표이자 태도인거죠.

과정에서의 나의 식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는 좀 더 고민과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❷ 초대형 농축산업은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52%를 농축산업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 중 70%가 가축으로 인한 것입니다. (출처: 그린피스) ❸ 젖소는 모유를 생산하기 위해서 태어난 지 2년 후부터 강제 임신을 당한다. 암탉은 자연 상태에서는 인간과 같이 1년에 12번 생리를 하지만, 매일 하루에도 몇 번씩 생리할 수밖에 없도록 변형되고 착취당하고 있다. (출처: 미디어 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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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을 지향합니다.

비건 Vegan 락토 베지테리언 Lacto vegetarian 오보 베지테리언 Ovo vegetarian 락토 오보 베지테리언 Lacto-ovo vegetarian 페스코 베지테리언 Pesco-vegetarian 폴로 베지테리언 Pollo-vegetarian 플렉시테리언 Flexitarian

‘채식주의’에는 다양한 단계가 있습니다. 위 그래프에 ❹

채식 인구는 1억 8천만 명으로 추산됩니다(인도

담기지 않은 프룻테리언 도 있지요. 가장 엄격한

인구 미포함).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전 세계

채식은 완전 채식이라 불리는 비건입니다. 비건이란

육류소비량❺과 별개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동물착취를 반대함으로써 모든 동물성 식품을

식생활문화에 채식을 가까이하는 추세입니다.

섭취하지 않는 이들을 말합니다. 식습관에서 더

여전히 쉽지 않지만 마음먹으면 그리 어렵지만도

나아가 가죽 제품, 털, 동물 화학 실험을 하는 제품

않은 채식생활, 하면 할수록 새로운 시야가

등도 피하는 적극적인 개념을 포함하기도 하지요.

트이는 비건 생활의 만족과 기쁨을 나누고 싶은

2017년 기준, 국제채식인연맹(IVU)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음입니다!

❹ 프룻테리언: 성장을 하고 생애주기가 있는 동물과 식물을 섭취하지 않고 열매 종류만 먹는 사람. ❺ 육류소비량의 증가: 우리나라의 연간 육류(소, 돼지, 닭) 전체소비량은 1995년 123만 1천 톤에서 2016년 250만 3천 톤으로 늘었고, 1인당 연간 소비량은 1995년 27.5kg에서 2016년 49.5kg으로 늘었습니다. 지난 20년 사이에 육류소비량이 약 2배로 증가한 것입니다. 육류소비량의 증가 추세는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UN은 2050년경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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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육류소비량이 4억 5000만 톤에 이를 것 이라 추정합니다. 이는 2000년보다 약 두 배로 증가하는 것입니다. (출처 : 농림수산식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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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희망 NO.267 김수지(녹색연합 녹색이음팀 팀장)

그들이 바나나를 먹지 않는 이유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가장 많이

있다. 최근 나의 지인은 아보카도를 너무 좋아해서

거래되는 수입 신선과일 바나나는 매해 최고

샌드위치를 주문할 때 비용이 더 들더라도 꼭

수입량을 갱신하고 있다. 이렇게 치솟는 인기에도

아보카도를 추가한다고 했다. 그 얘길 듣고 나서부터

불구하고 바나나 먹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샌드위치, 샐러드, 김밥, 스시, 아보카도 오일까지

왜일까?

다양한 음식에 아보카도가 활용되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수직적으로 상승하는 아보카도 인기는

대부분의 수입 농산물이 그러하듯 바나나에도

수출을 위해 사용되는 농약이 많다고 한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추세다. 이는 아보카도

신선과일로 인기를 얻기 위해 바나나에 입혀지는

생산량 그리고 농장 확대를 부추기고 있다.

화학물질들은 다양했다. 우선 농장에서 경비행기로

바나나 잎과 열매 그리고 땅까지 빠짐없이 살충제를

생산된다. 탄소발자국 연구에 따르면 아보카도

뿌린다. 초록색 바나나는 성장 억제를 위해 농약

2개는 바나나 1kg의 두배에 가까운 이산화탄소를

물에 담갔다가 말려서 수출하는 경우가 많다.

배출한다고 한다. 매년 사라지는 전체 숲의

그리고 수출 이후에는 초록의 바나나를 빨리 익히기

30~40%는 아보카도 농장 확대로 인한 것이다.

위해 카바이드나 에틸렌을 사용한다. 화학물질은

농장에서 바나나를 재배하는 노동자들, 수출 포장

물의 양이다. 오렌지 열매 하나에 22ℓ, 토마토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바나나를 수입해서

하나에 5ℓ 그리고 성인 일 인당 물 섭취 권장량 2ℓ 와

먹는 소비자들에게까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비교해보면 어느 정도 인지 가늠이 될까.

원래 바나나의 종류는 천 여 가지에 이를

아보카도는 멕시코와 칠레, 캘리포니아 등에서

320ℓ. 아보카도 1개를 생산하는데 필요한

아보카도 가격상승으로 이어진 무분별한 농장

정도였다. 하지만 병충해로 큰 손실을 겪고

확대는 지역 환경 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에게까지

단단해서 장거리에도 문제없는 ‘캐번디시’ 한

악영향을 미쳤다. 칠레 어떤 지역에 새로 들어선

종류만 기르게 되었다. 대량 수입의 결과가

아보카도 농장은 용수 확보를 위해 산지의 나무를

바나나종 다양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높아지는

잘라내고 농가 인근 지역주민들은 지하수가 말라

바나나의 인기에 발맞춰 국내 재배도 성공했다는

다른 지역에서 물을 끌어다 이용하고 있다.

뉴스를 들었다. 바나나를 거부하던 그들이 바나나를

먹을 날이 언젠가는 올까?

지역주민들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아보카도 산업의

질주를 우리가 어떻게 멈출 수 있을까.

그들이 먹지 않는 또 다른 과일, 아보카도가

야생동식물의 보금자리 숲을 훼손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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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픽3 강승남(녹색연합 녹색이음팀 활동가)

받을 때마다 설레는 ‘꾸러미’의 매력

꾸준히 먹어 온 꾸러미에서 두릅, 무우 등 제철 채소들을 가득 담아 보내주었다.

장을 보다 보면 항상 비슷비슷한 재료를 사게 되는

제철 채소들이 가득, 게다가 평소 내 손으로는 절대

경험들, 누구나 있을 거예요. 고심해서 골라도

장바구니에 담기지 않았을 귀한 재료들이 오기도

늘 그게 그것인 장바구니, 뭐 특별한 거 없을까?

해서, 요리법도 찾아보고 어떻게 먹을까? 고민하는

이런 고민을 하고 계신다면 신선한 제철 농산물을

재미 또한 쏠쏠하지요.

집으로 배송받는 농산물 직거래 시스템인 ‘꾸러미’를

이용해보시는 걸 추천해드립니다.

수 있으니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좋고, 이는 곧

먹거리를 생산하는 농부에 대한 지지이기도 하니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통 한 달에 10만원

건강하고 다양한 제철 먹거리를 편하게 접할

안팎의 비용을 지불하면 일주일에 한 번, 매번 다른

지속가능한 농업을 응원하는 방법이기도 하답니다.

제철 먹거리가 집까지 바로 배송됩니다. 그리고

고향 부모님께서 이것저것 자식들을 위해 먹을거리를

꾸러미가 오는 날, 오늘은 과연 뭐가 들어있을까?

꾸려 보내주시던 그 마음과 정성을 그대로 닮아 있는

괜스레 설레는 맘은 덤입니다. 두부나 유정란은

‘꾸러미’, 설렘을 기대하며, 한번 이용해 보세요!

기본이고 그 계절의 햇살과 바람을 듬뿍 맞고 자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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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희망 NO.267 꾸러미 몇 곳을 소개합니다. 언니네 텃밭

옥천살림 향수꾸러미

지역 공동체 여성 농민들이 수확한 농산물을 도시

충북 옥천지역 친환경 농부들이 지역 학교 급식에

소비자 회원들과 함께 나눈다. 전통농업 복원, 토종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하며 운영을 시작했다.

씨앗 농사로 건강한 먹을거리 생산기반을 만들기

먹을거리 관련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 참여 활동도

위해 회원제로 운영하고 다양한 교류도 진행한다.

하고 있다.

구성: 두 부, 유정란, 제철 채소, 반찬, 간식, 가공식품,

구성: 유정란, 두부, 콩나물, 곡류, 양념류, 절임, 장류, 제철 과일,

제주 특산물 꾸러미는 제주 특산품 추가

기타 옥천에서 생산하고 있는 친환경농산물

종류: 제 철 꾸러미, 1인 꾸러미, 제주 고향 꾸러미, 요리 뚝딱 꾸러미

종류: 큰 꾸러미, 작은 꾸러미

흙살림 꾸러미

충남 청양군 시골맛 보따리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몸도 살리고

집에서 직접 키운 유기농산물과 뒷산에서 채취한

흙도 살리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것을 기본으로 그 외 마을의 여섯 집과 홍성의

지향한다. 충북 괴산 흙살림 토종농장 유기농산물과

유기농 단지에서 재배하거나 가공한 물품으로

회원농장 친환경 농산물로 꾸러미를 구성한다.

구성, 가공품 역시 모두 친환경 재료로 만든다.

구성: 유 기농 무농약 채소, 무항생제 방사 유정란, 우리 콩 두부,

구성: 유기농 제철 농산물, 농산물 가공식품

국산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 종류: 생 활 꾸러미, 알찬 꾸러미, 채소 꾸러미, 과일 꾸러미,

미니 과일 꾸러미

백화골 푸른밥상 건강, 생태, 공정, 배려 등 유기농업 정신을

완주로컬푸드 건강한 밥상

바탕으로 제초제, 화학농약, 화학비료를 일절

전북 완주군 100여개 마을공동체, 300여 생산자

사용하지 않고 유기질 퇴비와 미생물로 땅을

참가하고 있는 영농조합이다. 지역 소농과 고령농,

살리며 농사를 짓는다. 올해로 14년째, 소농이 직접

여성농이 잘사는 농촌을 위해 지역 중심 로컬푸드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가능성을 실험해 오고 있다.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구성: 유 정란, 두부, 제철 채소, 육류나 과일, 밑반찬, 건강식품, 간식류 종류: 알 뜰 꾸러미, 아름 꾸러미, 효도 꾸러미

구성: 5월~10월 동안 친환경 제철 채소 9~10종류 배송 종류: 백화골 가족회원, 1인 가족회원

꽃비원 꾸러미

한살림 서울 설레임보따리

꽃비원은 ‘꽃비가 내리는 과수 정원’이라는 뜻,

소농 중심의 다품종 소량 생산, 노지재배 위주의 제철

화학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는 다품종 소량생산을

농산물을 생산함으로써 대농 위주로 급변하는 농업

고집스레 이어온 젊은 부부 농부, 농사의 규모와

현실에 대한 대안을 모색, 생산자와 조합원 간의

관계의 적정 규모를 유지하다 보니 일년에

활발한 교류 활동을 통해 신뢰를 쌓아 나가고 있다.

20가구로 제한하여 운영하고 있다.

구성: 유 정란, 콩나물, 제철 채소, 과일류, 잡곡류, 가공식품

구성: 제철 채소, 과일, 산나물, 달걀, 샐러드용 채소

꾸러미란? 다양한 먹을거리와 제철음식을 각각 소포장 하여 하나의 꾸러미로 만들어 배송해주는 방식, 이는 도시의 소비자들이 농부가 재배하고 수확한 먹을거리를 소비하는 동시에 농부의 생산비를 보장하는 공동체지원농업(CSA : 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의 방식이다. 이로써 소비자들도 농부와 함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농사 및 먹거리 생산소비 구조 만들기에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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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1

사진으로 보는 녹색현장

2019년 녹색순례, 미세먼지 걷고 에너지전환의 길 걷자

녹색연합은 1998년부터 봄이 되면 도보순례를 떠납니다. 활동가들은 무쌍한 자연과 또 인간이 낸 생채기들을 현장에서 만납니다. 2019년 스물 두 번째 녹색순례는 ‘기후변화를 걷다’입니다. 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를 둘러 재생에너지와 그 재생에너지를 일구고 사는 사람들의 궤적을 좇습니다. 기후변화와 미세먼지는 당장의 편리가 결국 치명적인 불리로 돌아온 증거입니다. 에너지 전환은 이제 절체절명의 사명입니다.

우리는 이 땅을 더 사랑하기 위해 걷습니다.

발이 까지고 물집이 터지는 길, 내 안의 어지러운 생각을 내려놓고 걸음마다 새로운 생각을 담는 길, 옆의 동료와 함께 나란히 걷는 길, 풍경에 압도 되는 길, 상처받은 생명에 아파하는 길, 자연에 해를 덜 끼치는 삶으로 일상을 점검하는 길, 그 길을 걸어 지친 몸과 마음에 자연을 선물하고 다시 활동할 힘을 충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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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희망 NO.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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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2

사진으로 보는 녹색현장

평화와 화해의 공간 DMZ가 생태적 공간으로 거듭나도록

우리나라에는 약 120만 발의 지뢰가 묻혀 있다고 합니다. 대부분은 비무장지대와 민통선 지역에 묻혀있지만, 서울, 부산, 대구 등 전국 30여 개 지역 방공기지 주변으로 매설된 지뢰지대가 완전히 제거되지 못하고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5월, 서울 우면산, 김포 장릉산, 성남 검단산을 다녀왔습니다. 실제로 지뢰 위험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지만 사람들의 출입이 가능한 상태였습니다.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비무장지대 공간의 이용과 관련한 논의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비무장지대의 지뢰 제거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은 올해 이 후방 지뢰지대를 조사해 그 실상을 알립니다. 또, 해당 지역의 지뢰가 빠르고 확실하게 제거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도모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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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3

사진으로 보는 녹색현장

유리벽에 부딪힌 수만마리 새들의 죽음

녹색희망 NO.267

국립생태원의 2017년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선 매년 800만 마리의 새들이 투명 유리벽에 충돌해 죽고 있습니다. 겨울 동안 찾아오는 철새 수가 147만 마리이니 그 수가 커도 너무나 큽니다. 주로 죽어가는 종은 우리나라 텃새들이며 충돌의 흔적이 너무 작고 사체도 금방 사라지거나 풀숲에서 썩기 때문에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조사하기 위해 시민모니터링단, 새친구를 모집했습니다. 새친구는 우리 동네 방음유리벽과 충돌흔적을 찾아 기록하고 (5cm×10cm)으로 유리벽에 스티커를 붙여 충돌을 방지하는 활동을 진행합니다. 관련활동 : https://www.facebook.com/groups/44563927256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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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1

지구를 살리는 제품 유새미(녹색연합 전환사회팀 활동가)

수세미로 만드는 수세미

수세미. 저에겐 어린 시절부터 끊임없이 따라다닌

쓰레기섬까지 갈지도 모르죠. 어쩌면 그 조각을

별명이기도 한데요, 그래서인지 들을 때마다

삼킨 물고기가 언젠가 우리의 밥상 위에 다시

친숙하면서도 괜히 누군가가 저를 약 올리는 듯한

오를지도 모를 일이고요.

식물입니다. 수세미는 박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로,

여름에 노란 꽃이 피고요. 열매는 애호박과

설거지할 때 천연수세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잘

오이의 가운데 어딘가에 있는 듯한 모양새입니다.

말린 통수세미 하나를 인터넷에서 2~3천원이면 살

식이섬유가 풍부한 열매를 애호박처럼 조리해서

수 있고, 적당한 크기로 자르면 5~6개의 수세미가

먹을 수도 있고 즙을 내어 마시기도 한다지만, 역시

나옵니다. 직접 써 보기 전에는 ‘너무 딱딱하고 거칠지

수세미 열매의 으뜸가는 쓰임새는 ‘설거지용 도구’가

않을까’ 걱정했는데, 막상 써 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아닐까요?

없습니다. 물에 적시면 2초 만에 바로 쓰기 적당한

수준의 무르기로 변신하고, 다 쓴 후에 그냥 놔두면

1950년대에 합성수지로 만든 수세미가

이런저런 것들이 걱정된 저는 몇 달 전부터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사람들은 삶은 수세미

빛의 속도로 건조되어 다시 딱딱해집니다. 섬유질

열매의 껍질을 벗기고 말려서 그릇을 닦는

사이사이에 공기 구멍이 많아 적은 양의 세제로도

용도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거품이 아주 잘 나고요, 가장 중요한 세정력 또한

제게 익숙한 수세미는 초록색 ‘3M 스카치

우수합니다. 저는 샤워할 때도 수세미를 쓰는데요.

브라이트’였고, 언젠가부턴 ‘아크릴 손뜨개 수세미’가

통수세미를 자르면 안쪽 면에 드러나는 굴곡에

눈에 많이 띕니다. 그런데 이 초록색 수세미는

손가락이 착 붙어 비누칠을 할 때도 잘 미끄러지지

셀룰로스·나일론·폴리프로필렌·폴리에스테르 등의

않습니다. 아주 거칠지도, 너무 부드럽지도 않은

합성수지, 간단히 말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집니다.

수세미로 각질을 적당히 덜어내면 매끈한 살결은

수세미로 매일매일 설거지를 하다 보면 어느새

덤이고요.

조금씩 닳아 작은 조각들이 떨어져 나올 텐데, 그게

곧 미세플라스틱인 것이죠. 손뜨개질로 만드니까

있는 일회용 수세미를 보며, ‘저기서 얼마나 더 많은

왠지 친환경적일 것만 같은 아크릴 수세미도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될 지’ 걱정합니다. 통수세미를

다르지 않습니다. 오히려 일반 수세미보다도 더

잘라 쓴다는 것이 누군가에겐 촌스럽게, 혹은 귀찮게

많은 미세플라스틱을 발생한다고 하네요. 그렇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그 까슬까슬한

수세미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의 일부는 우리가

수세미의 감촉을 느끼며 몸을 구석구석 씻어내 보면,

사용하는 그릇에 남아 입속으로 들어갈 것이고,

시간에 따라 때가 타고 부피가 줄어드는 수세미가

하수구로 내려간 나머지는 흘러 흘러 태평양

어느새 좋아질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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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하고 위생적이라는 이유로 요즘 인기를 끌고


녹색희망 NO.267 수세미 만들기 ①

적당한 길이로 잘라줍니다. 저는 삼등분을 했어요.

수세미 단면을 따라 세로로 길게 잘라주며 하나씩 펼쳐 나갑니다. 자를 때 너무 딱딱하다고 걱정하지 마세요. 물에 적시면 부드러워져요.

수세미 완성! 비교적 부드럽고 조직이 촘촘한 겉면으로 세정하고, 좀 더

겉은 잘라내고 남은 가운데 심. 수세미에 따라 심이 나올 때도 있고

거친 안면(사진)은 발뒤꿈치 각질 제거에 제격

안 나올 때도 있는데, 이렇게 떨어져 나온 심은 병을 씻을 때나 각종 구석구석을 청소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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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2

함께 보고 싶은 책

마르코스와 안토니오 할아버지 마르코스, 박정훈 옮김, 현실문화, 2008년

김기돈(작은 것이 아름답다 글모듬지기)

김한민, 위고 출판, 2018

강승남(녹색연합 녹색이음팀 활동가)

아무튼, 비건

비건(Vegan)이란, 단순 채식주의자가 아니다. 비건은

멕시코 원주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찾아가는

동물로 만든 제품의 소비를 거부하는 사람이자

과정을 담은 동화 같은 글이다. 밀림에 도시를

소비자운동이다. 고기는 물론, 치즈나 우유 같은

세우고 해와 별과 달의 지도를 그렸던 마야인들

유제품, 달걀, 생선도 먹지 않으며, 음식 이외에도

이야기를 재해석했다. 치아파스 정글에서 만난

가죽, 모피, 양모, 악어가죽, 상아 같이 동물을

안토니오 할아버지는 손주에게 말하듯 느릿느릿 말을

착취해서 얻은 제품을 사지 않는다. 같은 의미에서

이어간다. 세상이 얼마나 다채로운 색깔로 어울려

돌고래 쇼 같은 착취 상품도 거부한다. 하지만 이

춤추는지, 얼마나 여리고 따스한 마음들이 손을 잡고

중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게 음식이니, 엄격한

있는지, 눈 깊은 얼굴로 이야기한다.

채식이라고 알고 있어도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날아다니는 이유는 색깔이 다채롭다는 것과 생각이

그렇다면 저자가 비건이 된 이유는 무엇일까?

숲에 사는 색동 앵무새가 세상 곳곳을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어느 날

다양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색동

무언가를 보았고, 알게 되었고, 이래서는 안 되겠다

앵무새를 본 사람들은 모든 색깔과 생각이 적절한

싶어서 변화를 시도했다. 시도의 결과는 좋았고,

곳을 찾는 꿈을 꾼다. 자신을 들여다볼 줄 아는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았고. 그러다 보니 이제 다른

두더지는 사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자기 마음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졌다. 이게 다다.”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도 그렇다. 마음이 지닌 힘을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비건을 실천하고 있는 이들에

대해 가졌던 무지함이 여지없이 깨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동물성 식품에 관한 진실과

복면을 벗지 않겠다는 마르코스는 폭풍우에 맞서서는

마주하면서 그동안 외면하고 싶어 했던 자신의

나무처럼, 시간에 맞서는 바위처럼 싸워야 할 때가

비겁함을 반성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다.

있다고 믿는다. 지금은 물이 되어 큰 물에 닿을 때까지

자신의 길을 가야 할 때라고 말한다. 언어를 무기로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비건에 대한

멕시코가 위선의 가면을 벗는 날까지 스키

이해를 넘어, 작게나마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의 비건

세계 시민들과 함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맞서며

목표치를 가늠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

원주민의 정글을 사회적 연대의 공간으로 바꿨다.

30


리뷰3

함께 보고싶은 영화

가족과 공동체, 관계는 음식을 공유하며 자란다.

“로드킬은 아무 이유도 가치도 없는 죽음이라고

함께 보낸 시간만큼 함께 나눈 음식도 쌓인다.

생각해요.”

그리고 그 음식 중에는 우리를 ‘우리’이게 하는

음식들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가족에겐 저녁 시간

보유한 국가다. 차만 있다면 전국 방방곡곡 못 가는

항상 먹던 김치찌개가, 또 어느 부자에겐 엄마 몰래

곳이 없다. 그만큼 도로는 당연하며 우리에게 필수

먹던 짜장면이 그럴 것이다. 가마쿠라 사람들에겐

불가결한 길 그 자체지만 매년 그 길에서 비참한

바다고양이 식당의 전갱이 튀김이 꼭 그런 역할을

죽음을 맞는 동물은 10만 마리가 넘는다.

한다.

「어느 날 그 길에서」는 동물의 로드킬을 주제로 한

바닷마을 가마쿠라. 세 자매의 집, 마당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 대비 가장 많은 도로를

영화다. 그동안 로드킬은 재해, 교통사고 정도로

한켠에는 엄마가 태어났을 때 심었다는 매화나무

인식돼왔다. 감독은 이런 인간 중심적 시각을 동물

한 그루가 자라고 있다. 매실이 열리면 가족은 매년

중심적 시각으로 바꿔 이야기한다. 인간에겐 한낱

매실주를 담갔고 그 매실주는 서로를 기억하게 하며

교통사고지만 동물에겐 생사가 걸린 문제라는

또 이어준다.

것이다.

스즈가 함께 살게 되며 세 자매는 네 자매가

김태훈(녹색연합 회원)

황윤, 2006

서울시 야생동물센터에서 재활관리사로

어느날 그 길에서

일하며, 새를 사랑하는 사람.

고레에다 히로카즈, 2015

최승혁(녹색연합 자연생태팀 활동가)

바닷마을 다이어리

녹색희망 NO.267

야생동물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인간에게

됐다. 매실이 가득 열린 어느 날, 매년 가족이 해오던

의식주가 필요한 것처럼 동물 또한 그저 먹고 마시며

대로 스즈도 처음으로 본인의 이름을 매실에 새기며

쉴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할 뿐이다. 동물의 길과 인간의

술을 담근다. 아빠가 만들어 주던 잔멸치 덮밥을

길, 굳이 배타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는가? 문제의식을

아빠가 없는 가마쿠라에서 언니들과 나누고, 어린

가지고 생각을 모은다면 공존의 길을 만들 수 있을

시절 언니들이 키를 쟀던 기둥 위로 자신의 키를

것이다.

표시한다. 그렇게 스즈는 가마쿠라에서의 시간을

쌓아간다. 조금은 불안해 보였던 네 자매의 첫 모습은

따뜻한 계절이 시작됐다. 더불어 지금, 이 순간에도

이젠 사라지고 없다. 시간이 흐르고 음식을 나누는

많은 동물의 생명이 스러져간다. 이 사실이

만큼 함께 나눌 이야기는 더욱더 많아지겠지. 넷이

불편함에도 외면하지 않았으면 싶어, 이 영화를

함께 걷는 가마쿠라의 바다가 평온하다.

당신에게 건네주고 싶다.

많은 어린 동물이 첫걸음을 떼기 시작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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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1

인터뷰 : 김수지(녹색연합 녹색이음팀 팀장)

최효정님은 동물권과 환경을 위해 비건 지향 활동을 하면서 인식하지 못하던 연결고리들을 발견하는 중이다. 네팔이름은 실라(Shila), ‘바위’라는 뜻이 있다. 바위처럼 흔들리지 않고 내 자리를 지키라는 뜻으로 여기고 이름처럼 살아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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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만남 최효정회원 네팔에서 이어진 인연


녹색희망 NO.267 회원가입하실 때 회원인 친구분이 소개해주셨다고

3개월 꾸준히 지켜보면서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다면

들었어요. 권유를 받더라도 가입까지는 어려울 수

무엇일까요?

있는데 친구분이 뭐라고 소개해주셨을까요?

활동 중에서 사육곰 구출작전 프로젝트, 산양

친구가 녹색연합을 소개해주는 과정이 마음에

모의법정 동영상도 재미있게 봤어요. 이렇게도 할

들었어요. 저를 녹색연합에 가입시키려고 한 건

수 있구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어요. 케이블카로

아니었어요. 친구와는 2017-2018년도에 네팔에서

산양이 다치니까 산양을 직접 내세우는 방식이

가깝게 지내면서 서로 사고하는 방식도 추구하는

재미있더라구요. 빈곤포르노라고 하죠. 구호단체

방향도 비슷함을 알게 되었어요. 이 친구가 동물,

홍보영상에서 굶주리고 어려운 아이들이 등장하는데

환경에 관심이 많고 네팔 동물보호센터에서 먼저

아프리카 모든 대륙이 그렇게 빈곤한 상황이

활동을 시작했고 저에게 소개해줬어요. 같이 센터에

아니잖아요. 모금을 해야하니까 점점 더 감정적이고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동물권, 환경, 비거니즘 등

자극적인 이미지를 쓰는데, 저는 이것도 일종의

점점 대화 주제의 범주가 넓어졌어요. 동물권에서

폭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자극적인 요소들을 계속

시작했지만 궁극적인 방향은 환경이라는 것으로

찾으니까 빈곤포르노가 생길 수밖에 없고 환경

이야기를 같이 좁혀갔어요. 대화 중에 친구가

쪽으로는 북극곰도 그렇다는 생각이에요. 정말

오래전부터 녹색연합에 후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심각하긴 하지만 굳이 북극곰만 내세워서 환경운동을

되었어요. 그 친구가 환경은 혼자 활동한다고 되는

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 북극은 너무 먼 이야기일 수

일이 아니고 개개인이 만족하면 되는 문제가 아닌

있는데 녹색연합은 바로 앞에 있는 문제를 제기하고

것 같다. 주제가 너무 광범위하고 언젠가는 지칠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활동을 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거다. 한국에 들어가면 나와 맞는 커뮤니티에 안에 들어가서 같이 활동해보고 만나보고 해야지 규모가

최근 네팔에서 돌아오셨는데,

커지고 나 스스로도 의지하는 커뮤니티가 생기는

네팔에서의 생활이 궁금해요!

것이기 때문에 꼭 가봤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KCOC(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는 저개발국가에서

저는 공정무역단체를 통해서 활동하러 네팔에 갔고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하는 NGO나 NPO단체에

그 친구는 아동복지단체를 통해서 활동하러 간 거라

봉사단원들을 파견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저는

단체 상황을 조금은 알거든요. 우리나라 NGO 혹은

공정무역 단체에 지원해서 1년을 지내고 너무

모금 관련 단체를 보면 후원할 때 감정적으로 쉽게

좋아서 연장하여 1년 더 있었어요. 사람들은 자아를

가입하는 분들이 많아서 조금이라도 흠이 잡히면

찾아서 인도, 아이슬란드, 산티아고 순례길도 간다고

후원을 끊어버리는 경우가 있는데 단체 입장에서는

하잖아요. 저는 운이 좋게 일하는 곳과 생활 과정에서

개개인의 후원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마음수련을 한 기분이 들고 많은 것을 받은 것 같아요.

중단하는 게 큰 타격이 된다고 알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공부하는 심정으로 내가 내키는 단체에

소개하는데, 이런 정보로 네팔을 상상하면 못 살 것

오랫동안 후원하고 싶어서 많이 알아봤던 것 같아요.

같고 우중충하고 위험할 것 같은데 사람들도 너무

녹색연합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활동을 3개월 정도

좋고 예상과 달랐어요. 네팔이라는 나라가 인도와

꾸준히 지켜봤어요.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중국 사이에 있고 히말라야 정기 때문인지 사람들이

후원가입할 수 있었고, 운이 좋게 그 다음 달에 바로

각박하지 않아요. 절대 서두르는 법이 없어요.

새내기회원모임이 있어서 참석했어요.

누군가는 게으르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저는 그런

네팔을 어디에서는 최장기 최빈국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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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1

아름다운 만남, 최효정회원

shila님의 취미는 드로잉. 네팔의 주요 관광지인 포카라 지역의 페와호수.

카트만두의 외국인 거리인 터멜의 한 레스토랑에서 바라본 힌두사원

표현은 안 맞는 거 같아요.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가

브라만 카스트는 채식만 하는 사람도 많고, 민족에

있어서 항상 웃으며 다녀요.

따라서는 닭고기만 혹은 오리고기만 먹기도 해요.

같이 일했던 분들이 대부분 네팔 분들이었어요.

일을 할 때도 오늘까지 끝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우리나라같은 경우에는 밤을 새서라도

행사하면 주로 도시락을 주문하는데 베지테리언

데드라인을 꼭 지키잖아요. 함께 일했던 동료들은

식단으로 주문해달라고 한번 말했는데 그 뒤로

‘오늘 다 못하면 내일해도 되는 거고 여긴 네팔이니까

베지테리언이라고 인식하고 잊지 않고 제 것만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돼. 웃어웃어 찡그리고 화낼

베지테리언 식단으로 주문을 해줬어요. 특별한

정도로 중요한 일 아니야’ 식으로 말해줬어요. 소득은

반응 없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지만 저개발국가라고 해서

그 분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그런

갔어요. 맛있는 게 많다고 들었거든요. 제품들의

분위기들이 너무 좋았어요.

영양성분표를 다 읽어보는데 비건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하나는 있을 줄 알았는데 없더라고요.

세탁기, 에어콘, 선풍기 없는 생활을 2년

한국에 오자마자 편의점에 제일 먼저

동안하고 햇볕이 강한나라라서 옥상 집열이 잘되서

라면 스프에 돼지고기와 소고기가 다 들어가 있고.

태양열로 온수는 잘 나오는데 우기 때는 찬물로

내가 비건을 하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거예요.

샤워해야했죠. 이런 불편한 게 저에게 크게 다가오지

컵라면 우동에 소고기, 돼지고기가 들어간 줄

않았어요. 하루에 스트레스 받은 거 손빨래로 풀고

아는 사람 별로 없을 것 같아요. 채식 음식이라는

재미있었어요.

표시가 있어요. 초록색 네모안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는데 네팔에서도 그런 마크가 보이는건

비건이라고 들었어요.

비건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건 채식주의자가 먹을

비건이라서 보이는 것들이 더 있을 것 같아요.

수 있다는 표시에요. 그런 딱지가 붙어있는 음식이

비건을 한 지는 네팔에 있을 때부터니까 거의

많은데 우리나라는 마크조차 사용을 안하고 음식의

10개월 정도 되었어요. 식습관을 바꿨을 뿐인데

성분을 알고 싶으면 뒤집어서 봐야 하더라구요.

엄청 큰 일이 날 것처럼 반응하는 사람들이 많았죠.

요즘에야 알러지 있는 사람들이 많아 대두 밀 우유

네팔에서는 반응이 달랐는데 문화 차이일 수도

계란 함유 등 굵은 글씨로 써두지만 글씨가 너무

있다고 생각했어요. 힌두교는 카스트가 있어서

작아 저희 엄마, 아빠는 읽기 힘들어 하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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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희망 NO.267

녹색연합과의 첫만남, 새내기회원모임은 어땠나요?

기계적으로 하는 모임이 아니구나. 활동가들도

사람만나는 것을 힘들어 하는데 노력을 많이 해요.

원해서 회원들도 가고 싶어서 찾아가는 모임이라는

식은땀 나고 얼굴 빨개지고 눈 못마주치고. 제가

걸 느꼈어요. 편했다는 말밖에 다른 말을 찾을 수가

준비를 하고 기대를 했던 모임이라 그런지 가고

없네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이야기도 많이 나눴던

싶다는 의지가 강했어요. 주기적으로 회원모임이

것 같아요. 제가 여태까지 생각만 해왔던 환경문제,

있다는 것을 친구가 알려줬어요. 거창하게

플라스틱, 비건 이슈는 누구나와 나눌 수 없는

환경운동을 하는 게 아니고 일상생활에서 만들

주제인데 제가 고민하고 있던 마음속 이야기를

수 있는 것 만들어보고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끄집어내 주셔서 답답했던 것들이 좀 풀리는

이야기할 수 있는 편안한 자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시간이었어요. 조금 더 활동적인 모임이 있다면

있어서 언제 하는지 기대하고 있었어요. 가입하고

참여하고 싶어요.

나서 활동가분이 전화를 주셨더라고요. 메일로만 연락해주실 줄 알았는데 편하게 통화해주셔서

생애 첫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긴장했던 그녀의

저도 모르게 비건이라는 이야기까지 했는데 유별난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인터뷰 시간은 오랜 친구를

사람으로 반응하지 않으시고, 회원 모임에 참여

만난 것 처럼 편안하고 아름다운 만남이었다.

줬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셨어요. 편안한 마음을

한국에서의 삶을 또다시 시작하는 shila회원님에게

갖게 해주신 첫 통화가 기대하게 만들었던 것

녹색연합이 좋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다.

같아요. 소식지 녹색희망과 작은것이 아름답다를 보내주셨는데 손으로 주소를 써주셔서 감동했어요. 새내기회원모임은 낯설지 않고 편했어요. 저도 활동가로 활동을 해봤는데 이런 모임이 귀찮을 수 있고 힘들 수도 있는 일인데 사무실에서 처음 인사를 할 때 되게 반겨주는 게 느껴졌어요. 활동가들의 말투와 행동을 보면 단체의 성격이 보일 수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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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2 정현진(녹색연합 회원)

가까운 자연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화여대 식물

생태 소모임 &lt;이싹&gt;에서 교내 생물들의 미소서식지를

별거인듯 별거아닌 봉사

지키고 생태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회원 에세이

처음 녹색연합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시작할 때는 그저

책 속에서 삶을 막 시작한 새끼 지네가 우수수 함께

이것저것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대학교

나왔다. 밖에 나가려 신발을 신으면 안에서 꿈틀하는

1학년, 약대 입시를 준비하다 과연 이것이 적성에

움직임이 느껴지기도 했다. 책을 읽다 미처 안전한

맞는 일인지 회의가 들었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한

모기장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잠이 든 날, 커다란

뒤에 준비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했다. 입시를

지네에 물려 응급실에 갔다. 허리의 흉터가 10년을

중단하고 하고 싶은 일이 뭐가 있을까 찾다 우연히

갔다. 다른 곳으로 이사한 이유 중 지네가 큰 몫을

발견한 기회가 녹색연합이었다. 학교 커뮤니티에 뜬

차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곳에서의 기억은

‘기후변화 생태다양성 모니터링’ 공고를 보고 고민

행복하다. 측백나무 열매를 따다 동생과 함께 마법의

없이, 재밌어 보인단 이유만으로 지원했다. 막상 하고

파란 구슬이라 칭하며 놀았다. 엄마랑 마당에 분꽃을

보니, 별로 재미는 없었지만. 컴퓨터 앞에 앉아 수많은

심고, 올라오는 새싹에 신기해했다. 텃밭에 후투티가

생물의 학명이 무엇인지 검색했다. 전 세계적으로

오기도 했다. 당시에는 너무 화려한 모습에 괴물이라

규정된 학명은 하나일 텐데, 왜 이렇게 오류가 많은가?

생각했지만.

백과사전마다 다른 학명으로 부르고 있었다. 무엇하나

믿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고민은 많은데 결과는 없는,

산을 곁에 두고 사는 것이 어떤지. 슈퍼에

게다가 지루한 활동이었다. 하지만, 녹색연합에서의

나가려면 차를 타고 가야 했다. 보건소도 멀다.

활동의 시발점이자 다른 봉사활동을 시작해 볼 수

하산하고 내려오는 길에 지네에 물린 할아버지를

있는 불씨를 제공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싶다.

만나 함께 차를 타고 보건소를 가기도 했다. 물은

찬물만 나왔다. 시기가 한여름인 것이 참 다행이었다.

2017년, 서재철 전문위원님의 제안으로, 그해

야생동물탐사단은 그때의 기억을 일깨워주었다.

여름 야생동물탐사단 활동을 하게 되었다. 야탐단

조금 불편했지만, 그래도 좋았다. 산양의 흔적을

활동은 내가 이전까지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삶의

관찰하는 한 달 동안 내가 목표로 삼았던 것은, 산양

방식에 새로운 제안을 했다. 어렸을 때, 산 중턱에 집이

뒤꽁무니라도 보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있었다. 올라가는 길에 수많은 계단과 흙을 지나야

못 봤다. 바라던 것을 이루지 못했는데도, 그때의

했다. 뱀과 마주하는 일도 많았다. 우리 가족은 그

시간은 황홀했다. 공간도 좋았고, 사람도 좋았다.

집을 ‘지네의 집’이라 부른다. 책장에서 책을 꺼낼 때,

느껴지는 모든 것들이 꽤 자연스러웠다. 아침 안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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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희망 NO.267

야생동물의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무인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무인카메라에 찍힌 화면을 확인하고 있다.

수북이 쌓인 산은 시야가 좁아 바로 오를 수 없었지만

끝에 만든 보고서가 발표되고, 내가 공들여 그린

오묘한 느낌을 줬다. 뺨에 차가운 물방울이 자잘하게

그림이 뉴스에 나오는 일은 감동적이었다. 이전에

닿았다. 안개가 마음속까지 스며드는 기분이었다.

자료를 찾기 위해 검색했을 때에는 구체적인 자료가

산을 조금만 올라도, 금세 땀으로 흠뻑 젖는다. 그때

녹색연합의 자료 뿐이었는데, 지금은 여러 기관에서

맡는 흙냄새와 땀 냄새가 적절히 섞인 향이란! 어느

이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정도 올랐다 싶으면, 가쁜 숨을 내쉬며 잠깐의 휴식을

취한다. 아예 누워서. 누우면 머리에 시원한 감각이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온다. 손목을 간질이는 개미와 함께 나무들이 만들어

자원봉사를 하면서 봉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낸 하늘을 올려다본다. 코끝을 스치는 살랑이는

임하지는 않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야지,

바람은, 완벽하다.

지구를 살려야지 하는 마음이 아니었다. 그저, 했다.

별생각 없이. 즐거워서 산에 올랐고, 궁금해서 나무의

‘산을 옆에 두고 살고 싶다.’ 활동 중에도, 활동

재밌어서, 기쁘게 했던 일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이후에도 강하게 들었던 열망이다. 녹색연합에서의

생애를 찾아보았다. 덕분에 지구를 생각하며 일상에

활동을 통해 비로소 진정으로 원하는 것, 감동하며

임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되었다. 친구와 하고 있는

임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았다. 꿈을 설정하니,

플라스틱 지양 일기 소모임도 일상에서의 실천이다.

앞으로 선택할 길이 달라졌다. 방향을 잡고 원하는

거창하게 봉사라 명명되지 않은 것도 누군가를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것 중 하나가 ‘아고산대

위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침엽수 고사 보고서’였다. 기후변화에 취약한 아고산대 침엽수의 고사 상황을 알리는 보고서였다. 처음 날 것의 보고서를 받았을 때는 막막했다. 이미 어느 정도 쓰인 보고서는 완전히 뒤집어야 할 정도로 제멋대로 쓰여있었기 때문이다. 어려운 한자어가 해석 없이 쓰여 있었고 사진의 출처 표기도 없었다. 보고서는 많은 사람의 손을 거쳤다. 보고서 편집을 위해 만들어진 카톡방이 몇 개인지 셀 수 없다. 고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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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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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위기인 우리의 사대강으로

정규석(녹색연합 정책팀 활동가, 협동사무처장)

녹색시선


녹색희망 NO.267 4대강 사업이 한창일 때 부단히 강에 다녔습니다.

그나마 마련된 4대강 재자연화의 새로운 전기

환경활동가라면 너나 할 것 없이 강을 찾았습니다.

2017년, 드디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습니다.

농성장을 차렸고, 국회 앞 길바닥서 고단한 일상을

겨울밤을 촛불로 지샜던 시민들이 새로운 정부를

보냈습니다. 2009년 6월 5일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만들어낸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을

사업 마스터플랜’이 발표되고, 16개의 보로 4대강의

살리겠다고 공약했습니다. 그해 5월엔 청와대가

물길이 막힌 2012년까지 쉼 없이 소리쳤습니다.

4대강 관련 지시사항을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4대강

하지만 결국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국민 절대다수가

사업을 감사하고, 물길을 막고 있는 보를 개방해

반대한 국책사업을 밀어붙인 대통령의 위세는

재자연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16개 보 처리 방안을

대단했습니다.

2018년까지 마련해서 우리 강 자연성 회복의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내용입니다. 그야말로 참혹한 질곡을

홍수를 막겠다고 했지만 정작 홍수와 상관없는

곳에 보를 만들었고, 가뭄을 막겠다고 했지만 정작

통과한 4대강에 생명을 불어넣겠다는 희소식입니다.

가뭄과 상관없는 곳에 물을 가뒀습니다. 수질을

하지만 대통령 공약인 4대강 재자연화는 쉽지

개선하겠다고 했지만 고인 물은 썩기 마련입니다.

않았습니다. 지방선거와 국회 내 정쟁 그리고

홍수 저감, 가뭄 해소, 수질 개선 등 4대강 사업은 애초

물관리일원화라는 현안 등에 치여 4대강 재자연화는

표방했던 그 어떤 목적도 달성해내지 못했습니다.

공전을 거듭합니다. 보는 좀처럼 열리지 않았고,

우리는 결국 홍수에 도움 되지 않는 보에다 가뭄에

조직과 예산을 만드는 것도 요원해 보였습니다.

쓸 수도 없는 썩은 물을 이만큼씩이나 가둬두고

주지의 사실이지만 4대강 사업은 국가(행정) 주도로

있는 셈입니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초과 노동,

우리 강을 파괴한 정책실패 행정실패의 전형입니다.

철야 작업 등으로 사망한 노동자만 스물한 명입니다.

그런데 이제 와 4대강을 망친 가해자인 행정 주도로

21세기에 가당치 않은 일이 이 땅에서 보란 듯이

4대강을 치료하겠다는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을

벌어졌습니다.

반대했던 시민사회가 4대강 재자연화의 중심에 서야

함에도 기계적 중립성을 핑계로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22조 원이라는 역사상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간

국책사업입니다. 불행하게도 4대강 사업은 정부

참여를 방해했습니다.

스스로 법절차를 완전히 무시하고 상식을 거스른

부끄러운 역사입니다. 4대강 사업은 강을 터전으로

하는 ‘4대강 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이하

삶을 일구던 어부들을 몰아냈습니다. 물길이 막힌

조사평가단)이 환경부에 만들어졌습니다. 민간

강은 더는 강이 아니기에 그곳에 살던 물고기들은

전문위원이 4대강 16개 보를 어떻게 처리할지

제 살 곳을 잃어버렸고, 그 물고기들을 쫓던 어부들

안을 만드는 기구입니다. 의결권은 민간위원 8명과

역시 설 곳이 없습니다. 4대강 사업은 강을 터전으로

공무원 7명 등 15명의 기획위원회에 주어졌습니다.

삶을 일구던 농부들을 몰아냈습니다. 여울과 모래톱을

물 환경, 수리 수문, 유역협력, 사회경제 등 네 개

벗 삼아 농사짓던 곳은 콘크리트가 뒤덮인 둔치가

분야로 나눠 4대강의 현재를 점검하고 미래를

되었고, 그때 그 농부의 땀은 어제의 기록으로만

디자인하는 조직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물론

남습니다. 4대강 사업은 강이 흉기가 될 수 있다는

구성까지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인적 구성을

것을 보여줬습니다. 16개의 호수가 된 4대강은

놓고 행정과 시민사회는 옥신각신했고, 논의

독성물질을 품은 녹조가 연례행사처럼 반복되고 있고,

방법을 가지고 토론을 거듭했습니다. 조직은

종국엔 영남지역의 식수 오염 문제까지 불러왔습니다.

8월에 떴지만 정작 민간위원 구성을 포함한 조직

우여곡절 끝에 2018년 8월 민관이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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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3

여전히 위기인 우리의 사대강으로

완비는 10월에야 완성되었습니다. 녹색연합은

한강과 낙동강의 보 처리 방안을 마련해야 함에도 관련

‘4대강재자연화시민위원회’의 사무국으로써 행정의

절차들이 모두 멈춰버린 상황입니다. 일부 보수 언론과

카운터파트너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마침내 올해

자유한국당은 4대강 사업 지키기에 혈안입니다.

2월 경제적 편익에 근거해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

있지도 않은 농민피해가 가짜뉴스로 떠돌아다니고

처리 방안이 조사평가단에서 발표되었습니다. 3개는

급기야 ‘4대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연합’이라는 단체가

해체, 나머지 2개는 상시개방 후 추가 모니터링을

한기총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좌고우면할 새가

하자는 안입니다. 이 안은 7월에 구성될 대통령

없습니다. 시민들의 관심에서 비켜난 사이 우리 강은

직속의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됩니다.

더욱더 처참해질 것이 분명합니다. 16개 보로 물길이 막힌 우리 강을 마주할 때마다, 죽음의 기록이 새로

하지만 여전히 위태로운 4대강

경신될 때마다, 더 늦기 전에 물길을 다시 열어야

여전히 공고한 벽 앞에 무력합니다. 강의 상처와

한다는 강박감이 더해집니다. 그리고 이제 조금씩 보를

강에 기댄 생명의 단절을 외면해야 하는 순간은

열기 시작했고, 무거운 중장비가 할퀴고 간 폐허를

지금도 계속됩니다. 새롭게 등장한 이해당사자

보듬기 시작했는데 자칫 모든 게 멈춰버리지 않을까

설득이 아득하고, 4대강 재자연화가 매 순간

조급해집니다. 어쩌면 다시 환경활동가들은 길 위에

정쟁으로 내몰리기 때문입니다. 열렸던 보가 다시

서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4대강에 만들어진 보는

닫힐 때마다, 금강과 낙동강 등 지역에서 전해지는

그 유지관리 비용만 해도 수천억 원입니다. 해악이

부정적인 징후들을 마주할 때마다 자칫 바둑의

분명하다면 당장 해체하는 게 경제적입니다. 일각에서

축처럼 끝단으로 내몰리는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이야기되고 있는 보 해체가 아니라 보 수문을 개방하는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할 때 우린 최소한 정확한

방안도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왜냐면 거의 모든 보가

근거와 일말의 합리성을 기대합니다. 시민이 주인인

수문을 완전히 개방한다고 해도 절반 이상 고정보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시민의 권한을 대리한 위정자에게

여전히 막혀 있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의 관심이

기대하는 것은 상식과 그에 걸맞은 공의입니다.

절실합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강은 다시 한번 위기에

4대강 사업은 상식을 강바닥에 묻어버렸고, 염려를

처해있습니다.

표하는 수많은 시민을 길바닥에 세웠습니다. 민주주의 그 자체를 훼손했습니다. 뒤이어 등장한 보수 정권은 오류를 명백히 인정하면서도 끝끝내 방관했고, 불법과 부정의 위정자를 주군으로 모셨던 행정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촛불로 세운 정부가 4대강 재자연화에 있어 절호의 기회이고, 자신의 의무와 권리에 당당한 시민들이 그나마 여기까지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습니다.

내년 총선을 핑계로 정치권은 조사평가단이

발표한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보 처리 방안에 대해 갑론을박합니다. 청와대에서도 뚜렷한 근거 없이 제동을 걸고 있습니다. 예정대로라면 올 연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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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4

녹색희망 NO.267 김윤진(녹색연합 회원)

자연과 인간의 사이에서 기분좋은 틈새가 되고 싶은

플로리스트로, 현재 이태원에서 작은 작업실을 운영중이다.

서로가 든든한 만남

벚꽃이 한바탕 잔치를 끝내고 빠르게 번져오는

얼굴들을 마주할 용기는 쉽게 나지 않았거든요. (안

봄기운에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뛰쳐나갔던 날로

어울리게 부끄.. ) 그러다 마침 비닐, 플라스틱 대용품

기억해요. 아침 일찍부터 목련, 개나리가 흐드러진

찾기에 관심을 쏟고 있던 저에게 다회용 밀랍랩을

북한산 자락 한 코스를 돌고 그렇게 찾아갔던

함께 만들자는 문자가 날아왔죠. 가벼운 맘으로

‘호두나무 집’이었습니다. 사실 그 날, 도착하기까지

가보자.

제가 모임 자리에 있을지 저도 확신을 할 수 없었어요.

산의 유혹이 계속 있었거든요. 하하.

것보다는 둘 셋 그리고 여럿이 낫더라고요. 이렇게

좋은 것은 좋은대로 나누고요! 모두가 각자의

존재를 알고 먼발치서 마음으로 응원하던

늘 그렇듯이 고민이 있을 때 혼자 낑낑대는

녹색연합에 제가 가입하게 된 것은, 작년 고산지대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작은 실천들을

침엽수 집단고사 현장조사팀의 일원으로 활동하게

한다면 그게 변화의 시작이 아닐까요. 그렇게

되면서였습니다. 회원가입 이후 몇 번의 흥미로운

서서히 주변을 물들여가고 싶습니다. 서로를

새내기 모임에 초대를 받았지만 선뜻 나서지는

확인하며 든든한 느낌을 받은 날, 그대들 맘, 제 맘

못했어요. 평소에 워낙 밖으로 나가 자연의 품에서

꼭 똑같습니다. 일선에서 활동가분들이 나서시면

노는 것을 좋아해 자연스레 환경문제에 관심을

여전히 소심한 저는 뒤에서, 그러나 정조준해서

가지며 작은 실천도 해왔지만, 두 발로 찾아가 용맹한

지원사격하겠습니다. 선한 영향력,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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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천년만년 살 것 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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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희망 NO.267

담겨 있습니다. 2018년 우수환경도서 100종에 선정되었습니다.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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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영 작가

만화와 함께 활동가들이 현장에서 느낀 생생한 에세이도 함께

만화를 그린 박문영 작가는 자리를 못잡고 겉도는 것들에 관심이

나들이했습니다. 녹색연합이 만든 &lt;천년만년 살 것 같지?&gt;에는

많습니다. 주로 소설, 만화, 일러스트레이션을 다루며 매일 그림일기를

이야기를 담은 만화 에세이 &lt;천년만년 살 것 같지?&gt;에서

씁니다. 시리즈 그림책 &lt;그리면서 놀자&gt;, 만화집 &lt;봄꽃도 한때(공저)&gt;,

이 만화는 우리 곁에서 사라져가는 20가지 멸종위기 동식물의

SF중편소설 &lt;사마귀의 나라, 이 책의 전신인 웹툰 &lt;천년만년 살 것

같지?&gt; 등을 만들었습니다. (http://wppmy.egloos.com/)


참여1

다른 그림 찾기

7개를 찾고, 아래 문장(글자수 무관)을 만들어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주시면, 추첨하여 작은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한 번 도전해보세요!

녹색연합은 매해 녹색순례를 떠납니다.

“녹색희망은 (

)이다.”

올해는 &#39;기후여정&#39;이라는 주제로 5월 9일부터 17일까지 활동가 및 회원 약 40여명이 함께 여러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quot;인생이라는 순례길, 당신의 꾸러미에는 무엇이 들어가나요?&qu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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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내실 곳

회원전용 연락처 010-8406-8500,

member@greenkorea.org

* 기한

6월 30일

* 지난호 당첨자

노건 김현지 김동실

얼레지(자연의 큰 아우름 안에서

비슷한 듯 보이지만 7개의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다른 그림

다양한 살이를 꿈꾸는 회원)

&lt;다른 그림 찾기&gt; 에 참여해보세요!


참여2

녹색희망을 함께 만듭니다.

녹색희망 NO.267

지난 호 이야기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살아가고 다양한 욕망이 쌓이는 공간인 집은 아주 개인적인 동시에 지구별에 심어진 공간이기도 하지요. 녹색희망 266호는 &lt;공간을 심다&gt;는 가장 잘 알고 익숙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39;집&#39;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이번에도 꼼꼼하게 살펴보고 다양한 의견을 나눠주신 녹색희망 모니터링단 회원님들, 고맙습니다!

언젠가 에너지 적게 쓰는 집을 짓고 살고

누군가에게는 투자의 수단으로, 누군가에게는

싶다는 막연한 꿈을 갖고 있고, 집에서 발생하는

소유해야하는 부담으로 인식이 되어가는 집에 대해

쓰레기나 늘어가는 가구, 쉽게 교체되는 가전제품에

아름다운 집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는 내용이었습니다

문제의식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소비 중심의

— 정경혜 회원님

육아생활에 대한 회의도 있었지요. 육아생활을 통해 공동체의 역할도 좀 더 관심 갖고 알아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시기에 이번호의 기획주제와

많~아진 시점에 읽게 됐습니다. 이사과정에서

내용들은 저를 위해 준비된 것 같다는 생각이

욕심으로 인한 불필요한 소비를 하진 않을지 한 번 더

들었습니다 — 민마루 회원님

생각해봐야겠습니다 — 김솔아 회원님

녹색시선 코너의 ‘빛을 만드는 청년’이란 단어가

이사해야 할 때가 되어 집에 대한 생각이 정말

기획지면인 만큼 원고에 노출된 정보가 한 번 더

가슴에 남아 보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편하게 전기를

친절하게 정리돼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예를

쓰기 위해 약자의 희생을 요구하는 사회에 살고

들어, 알루미늄 소재의 외부 블라인드나 Ar 마크에

있음을 새삼 반성하게 됩니다 — 가이안선 회원님

대한 정보 같은 것이요. 원고 내 정보가 풍부했던 미니태양광 리뷰처럼요. — 윤연진 회원님

이번 호를 기획하며 먹거리는 의식주의 하나로서 우리의 삶과 생활방식에 크게 관여합니다. 다만 반복적인 일상이 당연해질수록 우리는 무뎌지기도 하고 고착된 생활을 영위하기도 하지요. 녹색희망 267호 &lt;먹을까, 사랑할까&gt;에서는 무분별한 생산과 착취, 인간이 먹기 위해 행하는 폭력을 다시금 돌아보며 녹색연합이 지향하는 식생활 문화의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밥이 오기까지의 글을 정리하다보니 문득 내 앞에 온 한 끼가 감사해, 코를 대어 깊고 큰 숨을 들이마셔봅니다. 녹색희망 267호 &lt;먹을까, 사랑할까&gt;기획단 김영해 김태훈 신소진 이아롬 회원님, 정성을 다해 이번 호 제작에 도움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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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3

재정보고

2019년 4월 수익

2019년 4월 비용

지정사업기부금수익 23%

일반관리비용 10%

비정기후원 2%

모금비용 14%

일반사업수익 2%

수익

비용

정기후원 73%

사업수행비용 75%

지정사업 기부금수익

생태순환 1%

야생동물보호 4%

환경안전 0.2%

생태순환 6%

에너지기후변화 1%

환경안전 1%

녹색사회 3%

에너지기후변화 5%

생태보전 6% 야생동물보호 89%

생태보존 40%

사업수행 비용

시민참여 17%

녹색사회 26%

(단위 : 원) 수익합계

(단위 : 원)

92,078,991

비용합계

사업수익

92,078,291

사업비용

97,146,741

시민참여수익

69,000,479

사업수행비용

75,009,036

• 정기기부금

67,292,611

• 녹색사회운동

4,579,302

1,707,868

• 생태보전운동

7,008,320

• 비정기기부금 지정사업기부금수익

21,577,812

• 야생동물보호운동

97,176,741

755,840

• 녹색사회운동

700,000

• 생태순환운동

1,057,700

• 생태보전운동

1,256,444

• 환경안전운동

199,000

• 야생동물보호운동

19,129,190

• 에너지기후변화대응운동

897,410

• 생태순환운동

164,577

• 사업수행인력비용

56,230,282

• 환경안전운동

48,405

• 사업수행시설비용

1,128,260

• 에너지기후변화대응운동

279,196

• 사업수행기타비용

3,152,922

일반사업수익

1,500,000

모금비용

• 녹색사회운동

1,200,000

• 시민참여운동

2,884,058

• 기타목적사업

300,000

• 모금인력비용

7,667,769

사업외수익

700

• 모금시설비용

153,852

• 잡이익

700

* 살림살이 보고는 공익법인회계기준에서 제27조 5항에 따라 작성되었습니다 * 살림살이 보고는 연말회계 감사에 따라 조정이 있을 수 있습니다.

• 모금기타비용

429,942

일반관리비용

11,002,084

• 일반관리인력비용

10,223,692

• 일반관리시설비용

205,136

• 일반관리기타비용

573,256

사업외비용 • 잡손실 당월순손실

46

11,135,621

30,000 30,000 -5,097,750


녹색희망 NO.267

2019년 4월 녹색연합 본부사무처의 살림살이를 알려드립니다.

녹색연합 회원들의 소중한 기부금, 이번 달에도 지구를 살리는 일에 소중히 쓰였습니다.

공익법인회계기준에 따라 수익과 비용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먼저 수익의 가장 큰 부분은 녹색연합 회원들이 달마다 내시는 회비, 즉 정기기부금입니다. 정기기부금과 일시 기부금을 합하여 전체 수익의 7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녹색연합이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할 수 있는 든든한 재원입니다. 특정 사업을 후원하는 지정기부금으로 4월달엔 해외재단인 WAP에서 사육곰정책폐지를 위한 기금이 들어와 야생동물보호운동의 지정사업기부금수입이 늘어났습니다.

비용은 크게 사업수행, 모금, 일반관리비용을

나뉘고 각 영역마다 사업비, 인건비, 시설비로 다시 나뉩니다. 사업수행비용은 녹색사회, 생태보전, 생태순환운동 같은 각 운동의제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과 이 일을 하는 22명 활동가들의 인건비와 시설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금비용은 기부자들을 모으고 관리하고 새로운 모금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인력 3인의 인건비와 사업비가, 일반관리비용은 단체를 관리, 운영하는 일을 하는 4인의 인건비와 사업비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모든 일이 사람이 하는 일이라, 인건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사업수행에서는 4대강 재자연화, DMZ 연구조사 같은 생태보전운동 사업비가 많이 지출되었습니다.

달마다 살람살이는 녹색연합 홈페이지에

공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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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지구인

참여4

반갑습니다! 녹색연합 회원이 되어주셨습니다. (2018.02.16 ~ 2019.05.15)

(가나다순)

KOODAAE

김세연

김현주

배미영

오송희

이용심

전지선

최영미

강수연

김소애

김혜은

배서준

오용재

이은진

정성우

최용모

강혜인

김소정

김효종

백연화

오진호

이은진

정양미

최우성

곽재석

김수길

김희연

변다영

오현숙

이인숙

정유진

최은주

구경희

김신범

노고운

서미혜

유경

이인순

정효원

최은진

구민재

김애란

목동족발

서우민

유경아

이정희

조미영

최이화

권나연

김연희

문나래

성은주

유수용

이주영

조선행

최효정

권다은

김연희

박경림

손영달

유순종

이지선

조원경

하나외환카드노동조합

김가은

김영근

박귀

신윤선

유은혜

이한아

조은경

하상민

김도현

김영미

박명자

신주연

유주경

이현진

조향미

한소영

김동석

김영환

박선애

신지성

윤미화

이혜지

주미란

한은노조

김령희

김영희

박세은

신지심

윤지희

이효진

주민아

함소희

김미애

김원영

박수지

신지아

윤초록

이희숙

지은아

허은정

김미옥

김윤나영

박영미

신초현

이규연

임상준

차은주

허현옥

김민경

김은실

박윤지

심재경

이기영

임아랑

천영신

현이목장

김민정

김정설

박윤희

심하나

이다용

임영기

청담클루빌학원

황선우

김민지

김지연

박정은

안윤정

이민정

장승연

최고은

황세진

김서정

김진

박종무

안춘인

이선지

장윤화

최보윤

김성민

김태은

박준호

양명주

이숙희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김성희

김하나

박혜영

오민희

이용균

한국증권금융지부

최성은

고맙습니다! 기금·물품·재능으로 후원해주셨습니다. (2018.02.16 ~ 2019.05.15)

(가나다순)

가이안선

김유찬

모영동

배보람

유새미

이은주

임효상

최영인

강선민

김은상

문예림

배제선

유솔아

이은지

장서윤

최윤호

권승문

김은정

박대필

백선희

윤기돈

이정민

장은진

추유선

그린블리스

김정환

박미령

서소영

윤민이

이정은

정다연

해든창의원

금세훈

김지숙

박미정

서재철

윤서연

이준혁

정명희

형혁규

길지연

김한나

박민우

서해숙

윤정숙

이초영

정혜윰

황규호

김경선

김혜애

박소영

신상은

윤지의

이하늘

조수하

황유나

김경선

김희수

박은경

신승호

윤초록

이해완

조하늘

김나리

나경원

박정운

신혜연

이경진

이현민

조현철

김미

나경주

박지연

신혜인

이도연

이현진

㈜아모레퍼시픽

김성아

나희원

박채영

안소희

이소은

이혜리

지성나비

김세영

남상민

박혜진

안에스더

이영은

임성희

차신애

김송이

누리봄

박효경

양선혜

이윤근

임연화

최미애

김시연

다즐링북스

배병권

오지현

이은주

임태영

최승혁

협력 파트너로 사업기금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물품 후원과 협찬으로 응원해주셨습니다.

• 미크스튜디오

• ㈜아로마티카

• 소원나무출판사

• ㈜젠아웃도어

22회 녹색순례 기후여정에 김한수 회원님, 엄길용님, 아이쿱자연드림서울, 태성김치, 제로그램, 한살림연합회, 한살림북서울지부에서 물품 후원과 차량 협찬으로 함께 해 주셨습니다.

48

• ㈜케이솔라


녹색연합 소식지

녹색연합은 녹색희망을 통해 다양한 환경 문제에 대하여 회원 그리고

&lt;녹색희망&gt;

시민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책을 통해 진심을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만 작은 고민이라면, 베어지는 나무를 생각하여 한 해 6회 발행하던 격월지를 계절지로 전환해 4번 제작하고 있답니다.

우편물 대신 메일로

인쇄물은 효과적으로 진심을 전할 수 있는 매체지만 자칫 쌓여가는

(e-book) 받아보시는

우편물에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이번 기회에 버려지는 종이

건 어떠세요?

소식지를 줄여보는 건 어떨까요? 우편으로 받아보는 &lt;녹색희망&gt; 대신, 메일로 받아보는 e-book &lt;녹색희망&gt;을 신청하세요! 문의 : 070-7438-8517, 010-8406-8500 / member@greenkorea.org 종이 소식지가 더 좋으신 회원님! 녹색희망을 읽고 떠오르는 지인과 함께 돌려 봐주세요!

녹색희망을

녹색희망은 녹색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을 만나는, 녹색연합을 조금 더

만날 수 있는 곳

가깝게 알게 되는 간행물로 회원들과의 소통에 중요한 매체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자연을 살리는 방식으로 변화되도록 돕기 위해 &lt;녹색연합 × 독립서점&gt; 협력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독립서점에서 녹색희망을 만날 수 있습니다. 꿈틀책방(경기 김포), 대륙서점(서울 동작), 숲속작은책방(충북 괴산), 옥수책방(서울 성동), 이음책방(서울 혜화), 북살롱이마고(제주)

&lt;작은것이 아름답다&gt;

&lt;작은것이 아름답다&gt; 266호가 나왔습니다. 창간 23돌을 맞는 올해는 계절에 한번 연 4회 특별호로 펴냅니다. &lt;땅&gt;, &lt;하늘&gt;, &lt;강&gt;, &lt;바다&gt;를 주제로 생태환경과 우리의 삶을 깊이 있고 넓게 돌아봅니다. 첫 번째 호인 266호는 ‘평방미터’에 갇히고, 잊힌 생명의 생태계, ‘땅’을 만납니다. 지금, 정기구독으로 &lt;작은것이 아름답다&gt;를 만나세요. 정기구독 : 1년 4회 52000원(15퍼센트 할인, 특별선물) 구독신청 : www.jaga.or.kr 구독료 : 농협 355.0009.2549.23, 신한 100.026.906819 작은것이 아름답다 문의 : 02-744-9074, jaga@greenkorea.org

1996년 창간된 우리나라 최초 생태환경문화잡지입니다. 재생종이로 펴내며, 원시림을 지키는 재생종이운동을 펼칩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을 위한 녹색문화운동을 일굽니다. 작아를 만나보세요 페이스북 @작은것이아름답다 @jagagreen | 인스타그램 @jaga_green


표지이야기: 한 그릇에 담겨있는 자연과 먹거리

녹색희망 02879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19길 15 (성북동 113-34번지)

T. 02. 747. 8500 www.greenkorea.org

펴낸날 2019.06.03 펴낸곳 녹색연합 기획 녹색희망 기획위원회 디자인 일상의실천 everyday-practice 발간번호 01-19-06-01

표지 사용전고지 55퍼센트의 앙코르 130g/㎡ 내지 사용후고지(폐지) 80퍼센트 이상을

52

함유한 중질지 7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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