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인드라망 2018년 11월 1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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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간행물 신고번호 양천 라 00074

생명살림의 연대 157호 2018년 11월

아름다운 어울림 “마을”

표지사진 : 실상사 작은학교 윤민서 학생이 그린 그림입니다.


사진으로 이야기하기

만물. 수 만 가지가 가득한 우주세상, 단순하고 지혜롭게 정리할 수 있는 '기회의 11월' 주셔서 고맙습니다.

사진_ 양시영 사진은 사는 것 그리고 살리는 것이다 "짱짱한 아름다움을 위하여" 블로그 : http://yangssi2000.blog.me


삶의 결을 바닥부터 바꾸는 운동 인드라망이란? “만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연기적 세계관을 상징하는 말로 그물코마다 유리구슬이 달린 그물의 모습입니다.

/ 생명평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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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인드라망 너와 나,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_백왕순

07 귀농탐방기 I 전북 남원 강인숙, 장현규 님

삶에 빗질을 해가며 삶의 통일을 일구는 다섯 식구_나익수

14 인드라망 20주년 특집 ◆ 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③ 박기호 님

‘불편한 삶이 순교보다 어렵다!’

/ 소박한 삶 /

36 짱짱의 농사일기 마늘과 양파, 한겨울 서릿발 피해가려면 제 때에 심어라_오창균 40 살아가는 이야기 서울살이_온빛 42 우리동네는 옥새봉이야기_정규원 44

구슬인터뷰_김귀옥

/쉼/

02 사진으로 이야기하기_양시영 34 단순 소박한 삶 나는 왜 이 별에 왔을까_이영희 48 인드라망 추천도서 용서의 나라_김한나 50 시를 적다 시를 만나다 <첫마음의 길>_두메 / 살림살이 /

52 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56 회원님들의 손길, 고맙습니다. 보내주신 정성 소중히 쓰고 있습니다 60 11월의 행사•교육 일정

※ 인드라망 소식지는 푸른 숲을 살리는 재생용지로 만듭니다.

통권 제 157호 발행일 2018년 11월 1일 발행인 도법 발행처 인드라망생명공동체 www.indramang.org 편집팀 조선원 오창균 나익수 최훈 원현경 이향민 제지현 정보간행물 신고번호 양천 라 00074 서울 양천구 목동동로10길 16-23(신정동 144-35번지) 전화 02-576-1886/1866 전송 02-576-1890


삶과 인드라망

너와 나,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 우리의 일상은 물론 살고 있는 세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사랑하기보다는 시기와 질투를, 화합하기보다는 경쟁과 대결을, 평화롭기보다는 투쟁과 분 쟁의 모습들이 많다. 마치 불행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살고 있는 이 모습의 근저에는 욕망과 집착이, 세상을 ‘네 편, 내편’으로 가르는 이분법적 세계관 이 자리 잡고 있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 ‘나는 선(善)이고 너는 악(惡)이다’는 이분법적 세 계관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포용하기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사람과 자연 의 관계, 자연과 자연의 관계를 대결과 투쟁의 대상으로 보고 싸워 이기려고 한다. 일등을 하기 위해 꼴등을 멸시하고, 더 많은 재산을 모으기 위해 중소 기업과 노동자를 착취하고,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고, 인간을 위해 자연을 마 음대로 훼손하는 불행이 악순환되고 있다. 그러나 세상에 존재하는 관계의 본질은 사실은 어떠한가? 텔레비전 프로그 램 중 산속이나 오지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다. 중년 남성들의 ‘바람’이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정 말 ‘나 혼자’ 살고 있을까? 사실은 자연의 도움을 받고, 문명을 이용해 살아 가고 있다. 단지 혼자 사는 것처럼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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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이분법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연관되어 존재한다. 세상의 존재는 대 결과 투쟁의 관계가 아니라 사실은 상호 연관되어 협력하고 상생하는 관계 이다. 그러니 일등이 꼴등을 돕고, 자본가가 노동자와 더 나누고, 강자가 약 자를 돕고, 인간은 자연을 보호해야 한다. 그래야 상생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연관된 세계관으로 보면 절대적인 옳고 그름은 없다. 단지 상대적이고 다름 이 존재할 뿐이다. 선과 악의 구분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입장이 아니라 상 대방의 처지를 고려하고 포용한다면 옳고 그름은 바뀌고, 선과 악의 구분도 사라진다. 존재의 상호연관성이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 이다. 연기적 세계관에 입각하여 함께 살고 함께 행복해지는,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삶의 태도를 바꾼다면 세상은 살 만한 곳이 될 것이다. 개인의 행복은 개인이 생각을 바꾸면 가능하다. 그러나 모두가 행복하기 위 해서는 사회적 조건과 상황을 바꿔 나가야한다. 지금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 는 사회적 조건은 ‘분단과 남북대결’,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정치 권의 대결구도’이다. 연기적 세계관으로 본다면, 북한은 ‘멸망시킬 주적’이 아니라 ‘함께 번영해 야 할 동반자’이다. 마찬가지로 야당과 여당도 적폐세력이나 종북세력이 아 니라 함께 대화를 나누고 공통의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할 협력 대상이다. 우 리가 관점을 바꾸고 실천하면 남북분단과 대결을 극복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를 만들 수 있다. 승자독식의 제도를 바꿔 싸우는 정치를 끝내고 국익과 국민을 위해 협력하는 정치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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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인드라망

새로운 세계관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고 협치(協治)의 정치구조를 만든다면, 국민은 행복하고 나라는 발전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 모두가 행복 해지는 길이다.

글_ 백왕순 평화재단 통일의병 자문위원 이분법적 세계관을 버리고 연관적 세계관을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조금 더 나은 사회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 습니다. 특히 불행한 한국 사회의 근원인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통일의병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주권자로서 정치권이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협치가 가능한 다당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오늘도 꿈꾸 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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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탐방기

전북 남원 강인숙, 장현규 님

삶에 빗질을 해가며 삶의 통일을 일구는 다섯 식구 햇살은 따갑고 바람은 선선한 10월 중순, 귀정사가 있는 남원시 산동면 대상 리 요골 마을로 갔다. 가을걷이가 한창일 때라 귀농탐방을 가기가 가장 미안 한 가을이었다. 날씨마저 좋으니 거둬들인 곡식 말리기에도 딱 좋겠다 싶었 다. 이번에 귀농탐방으로 만나는 분들은 9년 전 남원으로 와서 시골살이를 시작한 강인숙 장현규 부부이다. 4년 전쯤에도 인드라망 소식지에서 인사를 나눈 분들이기도 하다. 그 사이 귀농 생활은 어찌 달라졌는지 궁금하여 다시 만나 보기로 하였다. 지리산의 손과 발과 머릿결과 물결이 느껴지는 남원 쪽 으로 가는 길은 늘 설레는 기분이 들어 좋다. 두 분을 비롯해 미르, 라온, 한 울 세 자매를 만나는 순간도 그만큼 좋았다. 사는 집은 태평리인데, 벼농사를 짓는 곳은 귀정사 아랫자락에 있는 대상리 였다. 구불구불 대상리에 이르자 멀리 길가에 말린 벼를 휘젓고 있는 두 분 과 세 자매를 보며 한눈에 오늘 만날 식구들이구나 직감했다. 처음에는 의식 하지 못했는데 뒤늦게 생각해 보니 월요일 아침, 대부분 아이들은 학교 가 고 없을 시간에 세 자매가 부모 일을 거들기도 하고 놀기도 하며 시간을 보 냈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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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탐방기

말려 둔 벼를 한 번 더 저어 놓고는 마을 위쪽에 있는 강인숙 님 어머님 댁으 로 자리를 옮겼다. 감나무 아래 평상에서 차를 마시며 농사 얘기, 교육 얘기, 살림 얘기 들을 나누었다. 세 자매들도 옆에서 얘기를 거들었다 집 둘레에서 놀았다 하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홈 뒹굴뒹굴 논 뒹굴뒹굴 처음 만났는데도 밝게 웃어주고 살갑게 대해주는 세 자매가 인상 깊었다. 묘 하게 전부터 알던 사이 같았다. 세 자매가 옆에 있으니 자연스레 아이들 얘 기며 교육 얘기를 먼저 꺼냈다. 홈스쿨링을 하느냐는 물음에, 홈 뒹굴뒹굴이 라고 답을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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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 하면 사람들은 대개 엄마, 아빠가 다 가르치냐 무엇을 가르치냐 묻 기도 하고 뭔가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있나 하고 궁금해 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웃어 보였다. 아무것도 안 하며 그냥 같이 논다고 한다.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하는 걸 지원하거나 같이 하려고 하는 정도라고 한다. 첫째 미르는 캘리 에 관심이 있고, 다른 나라 국기에 관심이 생겨 다른 나라를 알아가며 여행 작가라는 꿈도 생겼다고 한다. 라온이는 요즘 조립하고 만드는 활동을 좋아 한다고 한다. 또 심심할 때면 동생 한울이와 동네 탐험을 나서기도 한단다. 심 심함이 뭔가 새로운 놀거리를 만들어 낸 셈이다. 엄마 아빠와 이야기를 나누 는 사이 막내 한울이는 어디에선가 예쁜 꽃을 흙으로 빚은 그릇에 담아 왔다. “한자로 교육(敎育)이라는 말에는 아이의 정신을 때려서라도 바른 방 향으로 이끌고, 품성에 맞게 크는 게 아니라 어른들이 이끄는 방향대 로 키우려는 의지가 보이는 낱말이 라고 생각한다. 농사도 되도록 약 을 안치는 게 작물이 가진 고유의 본성 그것대로 크게 하려면, 사람 이 작물에 인위적으로 개입을 덜 하는 방식이 가장 낫지 않나 싶다. 그런 생각이 아이들 키우는 일과 농사 짓는 일이 자연스럽게 적용이 돼서 우리도 아이들을 굳이 학교에 안 보낸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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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탐방기

자연스럽다는 말은 어쩌면 다양함을 뜻하지 않나 싶다. 그런 점에서 강인숙 장현규 님네 식구들은 자연스럽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관 행처럼 해오던 일상이 강하게 작용하는 우리 사회에서 소수의 길이기에 순 탄하지는 않았을 테다. 그 순탄하지 않은 길에 길동무가 되어 준 분들이 있 는데, 초기에는 홈스쿨링 1세대 부모들이고 지금은 귀정사와 인연을 맺어 귀 농귀촌을 한 이웃들이 아닐까 싶었다. 덧붙여 삶의 지향이 비슷한 부부 또한 중요한 동무였음을 대화 속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 살림이죠! 강인숙 장현규 님을 오전에 만난 까닭이 있다. 오후에는 남편 장현규 님이 농 사가 아닌 다른 일을 하기 때문이다. 새벽부터 오전에는 농사일을 하고, 오후 가 되면 남원시내에서 학습지 교사일을 해오고 있다. 그럴 듯한 상품을 만들 어내는 농사를 하는 게 아니니 당분간은 돈 버는 일을 더 해야 한다고 하였 다.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오히려 농사를 하니까 오후에 돈 버는 일을 할 수 있다고 했다. 몸은 힘들어도 동트기 전 혼자 일하고 있음을 느낄 때 뿌듯 한 기분이 든다고 한다. 먹고살기 위한 일이라기보다 신념에 따른 삶이라는 생각을 하며, 나아가 단순한 일의 반복이라는 농사가 명상과도 같다고 해주 었다. 그러면서 장현규 님은 자급자족을 위한 농사를 지으면서도 한편으로 는 지향과는 달리 사교육으로 돈벌이를 하는 모순된 이 삶이 통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했다. 조금씩 조금씩 농사짓는 일 쪽으로 삶이 통일되기 를 살며시 빌어드렸다. 농사는 주로 우렁이농법을 바탕으로 한 벼농사라고 한다. 그 밖에 100여 평 되는 집 앞 텃밭에서 식구들 먹을거리를 얻기 위한 텃밭농사를 하며,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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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하는 고구마는 어머님 밭에서 한다고 한다. 더구나 텃밭에 심는 작물 들을 가능하면 자가 채종해서 심는다고 한다. 강인숙 님은 자신은 돌아다니 는 걸 안 좋아해서 집과 텃밭에서만 주로 놀고(?) 남편은 벼농사와 오후 돈 벌이를 한다고 한다. 가만 보면 남편만 부려먹는구나 싶겠다. 실상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상품 소비 생활이 삶 곳곳에 스며든 오늘날 먹고 사는 일은 대부분 돈으로 해 결하는 게 당연해졌다. 그러니 농사를 짓는 일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작물 을 거둬들이고 갈무리해서 식구들이, 사람들이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일이 훨 씬 더 어려운 일이라며 장현규 님은 ‘살림’ 얘기를 꺼냈다. 아이들 셋이 학교를 가지 않기에 종일 집에서 동네서 밭에서 함께 보낸다. 그 러니 끼니때마다 아이들 먹을거리를 챙겨야 하고 집안일을 하고 텃밭농사도 해야 하니 강인숙 님이 하는 ‘살림’ 또한 만만치 않음을 깨달았다. 고추가 너무 많이 자라 그냥 먹고도 남아 버릴 수는 없어서 일부는 삭혔다 고 한다. 또 삭혀서 한 가지로만 먹기는 뭐해서 연한 것들로 고추부각을 만 들고 하는 등 식재료 하나로 다양하게 변주해서 먹을 수밖에 없는데, 다 손 이 많이 가고 힘든 일이다. 고추뿐만이 아니다. 도시에서야 대부분 돈 주고 사먹을 음식들이다. 두 부부만 살았다면 먹는 일에 지금만큼 신경을 쓰지는 못했을 테다. 아이들 이 있기에, 더구나 종일 함께 있다시피하기에 ‘살림’에 신경을 쓰게 되고 나 날이 ‘살림’이 말 그대로 살림이 되어 가는 듯 하다고 한다. 돈이 되고 안 되 고가 중요한 기준이 되어 버린 오늘날, 농사의 가치가 떨어진 만큼 살림의 가 치도 떨어진 현실에서 새겨볼 만한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삶의 전환은 우리 가 당연하게 여긴 것에 물음표를 던지며 스스로를 조금씩 바꿔 가고 삶의 방 식을 바꿔가는 데서 옴을 확인하고 배우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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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탐방기

제대로 못 팔 바에야 수고로움을 아는 이들과 나눠야죠 강인숙, 장현규 님이 짓는 농사는 누가 봐도 친환경 농사라 할 수 있다. 다 만 친환경 인증이라는 제도의 기준으로 보면 ‘친환경’이 아니다. 제도가 갖 는 모순이 있는 셈이다. 그러니 지역 농협에서 하는 로컬 매장에 ‘친환경’이 라고 써 붙여 팔지도 못한다. 이런 탓도 있었겠지만 두 부부는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한 채 팔 바에는 농사에 들인 수고로움을 알아주는 사람들한테 나눔 을 한다고 한다. 귀농하여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렇게 거둬들인 작물을 식구들 먹을 양식을 빼고는 아는 분들과 나눔을 해왔다고 한다. 수고로움과 고마움을 아 는 이들을 어쩌다 만나게 되면 쌀값이라며 주기도 한다고 한다. 더 고맙고 가 치 있는 관계를 만들어가는 분들이 아닌가 싶다. 큰 계획이라 하기는 뭐하겠지만 8년 벼농사를 하며 어떤 꿈을 그리고 있을 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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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농사를 8년 해보니까 관행농처럼은 아니지만 좀 되는 것 같아요. 쌀은 앞 으로 판로를 확보해서 인증은 안 받더라도 주변에 팔 마음이 있어요. 또 시 골에서 먹거리 자립을 하려면 고추장, 간장, 된장 같은 ‘장’은 독립을 해야 한 다고 봐요. 이러자면 고추농사랑 콩농사가 참 중요하죠. 하면서 조금씩 자신 감이 생겨요. 자가 채종한 씨로 키우니까 얘들이 병에도 강하지 싶고요. 잘할 수 있는 것들을 더 잘 농사지어서 가공식품을 만들어 팔 수 있다면 경제적으 로도 독립하는 데 보탬이 되리라 봐요. 그런 계획을 그리고 있지요.” 집과 논밭과 동네가 놀이터이자 학교인 세 자매와 두 부부가 온전히 독립하 고 자립하는 날이 오길 빌며 귀농탐방을 마친다.

글_나익수 책을 만듭니다. 녹색 삶을 지향하며 그렇게 살 수 있는 삶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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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20주년 특집 | 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③ 박기호 님

불편한 삶이 순교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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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나무 기암절벽 계절마다 바뀌는 농작물이 놀이터이자 삶터이고 학습 도구인 ‘산 위의 마을’ 사람들과 단양 소백산 자락에 깃들어 살고 계시는 박기호 신부님을 만났 습니다.

향민_ 요즘 어떻게 지내시는지요.

신부님_ 시골 마을살이가 그렇듯이 사람들 오면 안내하고, 함께 데리고 살기

도 하고 공동체에서 일상으로 해야 하는 일들 하면서 살고 있어요. 우리 아 이들이 중학과정을 마을에서 해야 해서 지난해 조금 신경 써서 아이들 교육 과정을 해보려 했는데 잘되지는 않았어요. 그전까지는 준비를 안 해도 찾아 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준비해서 해보려고 하니 관심들이 없어요. 마을에 분교를 폐교한다고 해서 작년 10월 무렵부터는 그 싸움에 그 싸움에 쫓아 다 니느라 좀 바빴어요. 향민_ 예수살이공동체도 올해 스무 살이던데 인드라망과 같은 시기에 시작

하셨네요. 신부님_ 그러게요. 1990년대 후반이 특별한 시기였나 봅니다. 인드라망 전에

정토회도 그렇고 개신교단의 여러 공동체가 출범을 했어요. 20주년을 맞은 예수살이공동체와 산위의 마을은 기본 영성에서는 한 통이지만 성격적으로 도 조직으로도 나눠져 있어요. 예수살이는 도시살이에서 상품주의 소비문화 를 극복해보자 하는 운동으로 시작이 되었어요. 기본교육 후에 일주일에 한 두 번, 또 한 달, 연간 며칠의 공동생활을 하는 형태로 모여 공부하고 먹고 세 상의 문제를 공유하고 실천하는 운동, Movement 성격의 공동체였죠.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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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20주년 특집 | 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③ 박기호 님

데 좀 더 근본적으로 무소유 정신에서 한 걸음 더 투신하여 완전한 공유의 대 가족 공동생활로 들어가는 삶을 생각하게 되었죠. 최근 발행된 《우린 다르게 살기로 했다》에서 소개한 마을들처럼 생업으로서의 자기 소유를 영위하면 서 관계적 삶을 함양 및 고양시킨 코하우징 류의 생활이 도시공동체 운동에 는 맞습니다. 예수살이 생활도 처음에는 그쪽을 염두에 두었어요. 그러려면 필수적인 공동 공간이 필요한데 밤에도 걸어서 동네 마실가듯 갈 수 있는 거 리로 모여 살자. 10여 세대 이상이 매월 모여 스터디도 하고 공동체 탐방도 하면서 준비 모임을 했어요. 그때 인드라망도 갔어요. 그런데 문제는 직장들 이 너무 멀고 직업과 생활권이 너무 달라서, 예수살이 본부격인 합정동을 중 심으로 모으기가 어려웠어요. 추진이 막히더라고요. 그래서 홀가분한 청년 들만 모여 사는 밀알공동체를 그대로 둔 채 산골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이 지 금 단양의 ‘산위의 마을’입니다. 향민_ 영성을 중심으로 공동체가 그 뜻을 삶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것을 구현

하는 과정과 현실적인 여건은 어려운 거죠? 신부님_ 그때나 지금이나 뭔가 주춧돌이라도 제대로 놓아졌다는 생각이 들

지 않고 한계를 많이 느껴요. 20여 년 전에는 진보적 운동 그룹이나 종교사 회가 종교의 교파를 넘어서야 함을 당위로 여기는 일이 일반이었습니다. 고 유한 종교 색깔로는 뭔가 편협하고 교조적이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한 시기였 어요. 초교파적이라든가 탈종교적이라든가 하는 인간 중심의 설정이 저한테 는 벅차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우리는 가톨릭 신앙인 공동체라는 색깔을 분 명히 하고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마을이 마치 결혼한 사람들의 수도원 같은 느낌을 많이 주게 되었는데 이것조차도 제대로 평가받을 만큼 잘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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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못한 것 같아요. 종교 영성의 차원에서 생각은 맞은 것 같은데 현실적인 한계를 많이 느끼고 있어요. 어려운 이유가 우리의 방향이 잘못되었다기보 다는 시대가 변하고 시대인의 삶이 너무나 변해버린 데서 오는 문제로 파악 을 하고 있어요. 현대인들의 삶의 모습과 태도가 20년 전이 아니라 30년, 50 년 과거로 거슬러 갈수록 사람다움의 기준이 더욱 변했다는 생각이에요. 소 비주의 상품문화라는 것이 그만큼 현대인들의 품성에서 노동을 분리시켜 버 리고 병들게 하고, 멀쩡한 장애인으로 만들고 있죠. 사람이 만든 기술 상품의 활용이 사람을 재구성해 버린 겁니다. 가령 사람이 의식주에 필요한 것을 구하고 책임 있게 짓고 누리고 사는 기 본적 삶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어가고 있어요. 자기 노동력을 팔아서 그걸로 원하는 것을 다시 구입하는 생활이 기본이 되어버린 겁니다. 필요한 것을 자 기 손으로 구하는 삶은 포기된 것 같아요. 공동생활을 시작할 때는 공동생 활의 관계, 어떻게 너그러움을 공유하고 배려하고 살아갈 수 있는가가 생활 의 질문이었어요. 그런데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 앞에 맞닥뜨린 거죠. 내가 정말 정상적인 사람인가? 정상적인 노동과 정신을 지니고 살아가는 사람인 가? 왜 필요한 일을 직접 하기는 어렵고 돈을 통해서만 가능한가? 이런 질문 앞에 서게 된 거죠. 과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게 아니라 20년 동안 더욱 쌓여 만 가는 거예요. 향민_ 말씀하신 대로 진리는 변하지 않지만 그걸 삶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변화, 시대정신의 변화 이런 게 현실인데 사람이란 존재를 천주교에서는 어 떻게 말씀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신부님_ 사람은 본래 땀을 흘려서 먹을 것을 구하고 출산의 고난으로 사회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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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20주년 특집 | 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③ 박기호 님

삶을 지속하는 것까지가 육신 존재의 기본이라고 창세기 가르침에 규정하지 요. 가장 건강한 삶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땀 흘리지 않고 적게 일하고 많은 돈을 얻으려는 삶, 쉬운 일을 하고 더 많은 것을 얻으려는 삶을 진화된 삶이라고 보지 않나요? 청소년기부터 땀 흘리는 일 없이 공부만 하는 것을 당연히 여기면서 공부하고 경쟁하는 목적이 되어버렸지요. 공동체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제 역할을 뒷바라지로 정했어요. 도시에서 본당 신부만 하며 살았으니까요. 공동체 청년들이 그런 삶을 추구해 나가고 저는 뒷바라지를 내 역할로 생각한 거죠. 저는 신학교 때부터 교회에서 노동 운동이나 학생운동 하는 운동가 실무자들과 많이 교류하고 지냈기 때문에 그들의 도덕성과 능력과 소명의식 이런 것에 신뢰가 굉장히 컸어요. 그야말 로 아무것도 없는 데서 일을 꾸리고 만들어내는 힘이 놀라웠으니까요. 그런 기운이 공동체로 간다고 하면 기반을 마련하고 토대를 제공하는 일에 조금 만 도와도 잘되어 가리라 믿었던 거예요. 그런데 마을을 시작하고 2년쯤 지 나 보니 ‘참, 이거는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임지는 누군가 있어야 겠다 싶었고 제가 시작한 일이니까 매듭도 짓자 하는 마음으로 경험도 단련 도 없이 마을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사람이 공동체 이념이나 좋은 생각을 갖 고 서로 연대하며 사는 것과 의식주를 스스로 마련하는 노동으로 눈만 뜨면 함께 지내는 공동생활은 전혀 같지 않지요. 그동안 좌충우돌하면서 관계 문 제로 너무 많은 어려움과 상처를 겪으며 험난하다 할 정도로 살아온 거지요. 향민_ 힘들고 어려움이 닥치면 포기하고 싶거나 핑계를 대고 피하고 싶을 때

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신부님_ 도저히 같이 못 살겠다고 하는데, 그냥 헤어지고 갈라지고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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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너무 간단하고 쉬운 일이지만 같이 살아야 하는 전제 속에서 문제를 해결 하려니까 참 많이 힘들었어요. 스트레스로 죽을 것 같더라고요. 그런 어려움 속에서 ‘사람이란 뭘까?’ 하는 그야말로 존재론적인 질문을 하게 되더군요. 공동생활로 내가 단련된 것이 있다면 사람에 대한 이해의 심층이 좀 깊어지 고 폭이 넓어졌달까요. 관계가 너무 어려운 가족이나 독특한 색깔의 가족을 대할 때면, 저이는 저런 돌쩌귀 같은 성깔 때문에 공동체 영성 생활이 어렵다 고 생각이 되죠. 그런데 바로 그 돌쩌귀 성품이 공동체에 투신하게 된 결정적 요인이었고 나와 만나서 살게 된 인연이고 힘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그 성품을 이해하고 긍정적으로 보아 존중할 수 있게 됩니다. 현재는 내가 그런 사람의 태도를 사랑할 수는 없어도 이해는 한다. 미워할 이유는 없다. 함께 살 수 있다. 여기까지는 온 것 같아요. 어떤 태도와 모습을 원하는 사람은 나 이지만 바꿀 수 있는 결정은 온전히 그의 몫이고 그만의 일이니까 내가 안달 하거나 스트레스 받지 말아야지요. 공동생활 자체가 수행 같아요. 말로는 간단한 듯한데 거기까지 가기가 참 힘든 세월이었답니다. 제가 본당 주임으로 있을 때도 같이 소임하는 신부, 수녀, 사무실 직원들, 평신도 사도 직 교우들… 많이 있었는데 다 내 마음에 들진 않잖아요. 그래도 임기라는 게 있어서 이 사람들하고 내가 같이 살아 봐야 겨우 3-5년인데 힘들다 해도 그 것도 같이 못 살아서야 되겠는가 하며 살았죠. 그런데 공동생활은 임기가 없 어요. 평생 가족이니까, 헤어지자 갈라지자 하지 않아도 헤어질 날을 맞는 것 이 인생이니까 같이 사는 데 의미가 있다고 이해하는 거죠. 가장 뚜렷한 자기갈등은 노동에서 오는 것 같은데요. 밥을 짓거나 밭에서 일 하거나, 청소를 하거나 할 때 몸을 쓰는 노동을 두려워합니다. 우리가 예전에 는 별로 노동이라고까지는 볼 수 없는 허드렛일들이 얼마나 중요한 노동이 었는지 알게 돼요. 주방 소임은 주방만이 자기 일로 여기지요. 하우스에는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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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얼갈이가 있어도 가져다가 하려는 생각을 못 해요. 장년층들은 주변 산야 에 널려 있는 푸성귀들을 주섬주섬 거둬서 씻어 무치면 반찬이 되었는데 젊 은 세대는 그런 게 안 되죠, 만들어 가는 생활의 폭이 확 줄어든 거죠. 그런데 그런 것은 얘기를 한다고 해서 되는 문제가 아니니까 삶이란 세월로 배우는 거구나 알게 되죠. 저는 그런 것들을 포함해서 사람이 왜 이렇게 변해가나 생 각을 자꾸 하게 돼요. 생활 교육이랄까 가정에서 어머니로부터 배울 수 있었 던 그 시간을 다 교육에 뺏겨서 그런 생활을 배울 기회를 박탈당한 대신 자 격증을 따고 졸업장을 따고 스펙을 쌓느라 세월을 날려버린 게 아닌가 해요. 가족들이 새로 들어오면 대부분 고학력에 좋은 경력도 가진 분들이에요. 그 런데 공동체에서 자신이 하고 싶거나 잘할 수 있는 일이 딱 규정이 되어 있 는 경우가 많아요. 새로운 삶으로 들어갈 준비가 안 된 거죠. 노동 자체가 어 려워서 두려운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 할 수 없는 일이 자기 안에 규 정되어 있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습에 두려움의 실체가 있는 거죠. 향민_ 그분들이 갖고 있는 노동관이나,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상이 있어

서 그런 것 같은데, 공동생활에선 사회적 기준과는 다른 기준이 필요한데 그 것에 대한 전환 없인 받아들이기가 어렵지 않을까요? 신부님_ 효율성을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자기 전공을 잘 발휘해서 얻는 게

더 크고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데 그거를 제쳐놓고 단순한 일을 힘들게 하 고 있어야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되는 거죠. 삶에 필요한 것은 끼니때가 되면 밥 먹고, 계절이 오면 파종을 하고, 농작물을 적기에 거둬들여 창고에 잘 저 장하는 일이죠. 이런 일이 중요하죠. 전문성으로 하는 일에서는 그런 게 없지 요. 기회와 시간이 곧 돈이고 어려운 일을 해결해주니까요. 삶의 전환이란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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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운 영성의 탑재에서 오는데, 공동체의 세계관이나 영성의 차원에서 보면 지금의 나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니고 관계적이고 유기적 세계의 산물이지요. 지금까지 자기 손으로 한주먹의 쌀도 배추도 생산해 보지 않았는데 평생 동 안 삼시 세끼를 굶지 않고 살아왔잖아요. 삶이란 얼마나 신비로운가요? 공동 체의 새로운 노동은 그 신비를 깨우치게 해주는 거죠. 향민_ 인드라망도 20년 되니까 모색을 많이 하게 되는데, 신부님 말씀처럼 뭔

가 많이 했는데 된 게 없는 듯하고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지 않아요. 예수님 이나 부처님의 삶을 21세기에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지금 여기서 구현한 다는 게 가능할까? 라는 질문이 생기죠. 신부님_ 공동체로 산다는 것은 개인의 수행이면서 동시에 세계관적 혁명에

참여하는 일이지요. 산골의 단순한 공동생활도 혁명가의 삶이 되기에 충분 합니다. 공동체 운동의 성과 기준을, 사람이 얼마나 많이 모여드는가, 공동체 가 하는 사업의 규모나 행사들이 얼마나 알려져 있나, 문화생활을 어떻게 색 다르게 누리나, 어떤 면이 사회적 과제의 해답일 수 있겠는가 이런 것들로 판 단하는 경우가 많지요. 저는 노동과 영성의 분열적 현상세계 속에서 공동체 가 개인과 사회의 가장 근본적 문제까지 내려가 수행으로 삼고 도전하는 공 동체인가 아니면 자기에게 좀 더 편리하고 필요한 요소를 채워가는 형태의 공동체인가로 구분을 해 봤어요. 무엇인가 할 때는 자본주의적 원리로 하느냐 아니면 경제건 문화건 교육이 건 공유방식의 해결 원리로 나가느냐. 이 두 가지로만 분리해서 생각해 보죠. 인간의 본성적 욕구와 욕망을 추동하고 독려하는 게 자본주의적 해결원리 죠. 그런데 그런 삶이 과연 ‘인지(人智)의 꽃’을 피워낼 수 있는 삶이냐고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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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한다면, 아니라는 거죠. 인류의 삶은 갈수록 파괴되어 간다는 것은 결론이 잖아요. 성현들의 가르침과 경전의 공통점은 인간의 욕망과 탐욕에 대한 자 기와 사회의 제어를 핵심으로 하고 있습니다. 신앙이란 이성주의에 대한 자 기 봉헌이지요. 공동체도 인간 욕망을 일정 정도 인정해 주는 틀로 가는 쪽은 잘될 수 있을 겁니다. 원하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어 있고 필요로 하는 시대니 까요. 공동체를 성과적 측면으로 보려면 인간의 근본적인 욕구, 이거를 최대 한 살려주고 독려하고 부추기는 쪽으로 가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공동체란 서로를 자기 몸으로 고백하는 삶이고, 인간이 끝까지 움켜 쥐고자 하는 대상을, 그것이 경제건 어떤 결정권이건 공동소유로 내려놓고 함께 누리는 삶을 살자는 데 있지 않겠어요? 그런 공동체는 성공률이 높지 않아서 종교공동체 차원에서 일부로 남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에 인드라망이 해나가는 걸 보면서 절충적인 차원으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봤어요. 산내 일대를 대상으로 해서 좋은 삶을 찾아오는 사람을 담을 그릇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믿었습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찾아오는 사 람들도 포용할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고 부럽게 보였어요. 사람들이 모이 니 필요한 학교도 하게 되고 점차 여러 가지 기본적 삶을 갖춰가는 성장을 보 고 있으니 역시 좋아 보입니다. 향민_ 지향에 맞게 그를 실현할 구체적 실력도 필요한 것 같아요. 가치를 지

향하는 공동체는 도덕적 권위가 필요한데 그것을 형성하는 게 우리의 과제 예요.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 만큼 사람들의 기대는 높아지는데 이렇게 살고 자 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신부님_ 공동체를 찾는 사람들도 시스템과 토대가 완성된 곳을 찾아가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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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하나의 멤버로 집어넣기를 바라지 스스로 건설하는 혁명가적 고난을 원하지는 않는 듯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들의 생각과도 유사해요. 과거처럼 빈손으로 만나서 결혼을 하고 둘이서 힘을 모아 월세방부터 생활을 키워가 고 가전제품 하나씩 구입하면서 즐거움과 행복을 누리는 삶이 아니라 모두 구비된 곳에 한 짝으로 들어가기를 원하는 듯합니다. 공동체를 생각해 보는 사람도 적은 데다 지향을 가진 사람들조차도 그런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때 영국의 부르더호프 공동체에 한국인이 많이 가니까 한국이 어떤 나라 이길래 공동체에 관심이 많을까 싶어, 한국에 지원자를 모집해 보고자 분원 을 낸 적도 있었어요. 최근에는 두 가족이 다시 한국으로 진출할 계획이란 말 을 들었습니다만 공동체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뭔가 건설자 정신으로 영감 을 얻기 위해서 찾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아요. 이곳저곳 완성품을 비교하는 차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완성된 수준의 공동체가 있다 면 들어가서 살고 싶어 하는 거죠. 원목을 잘라 기둥을 세우고 집을 짓는 일 은 외면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런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니까 공동체에 관 심 있는 사람은 20년, 30년 전 시대인들 같기도 해요. 그 사람들이 나이 들어 찾아오는 숫자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상처 입은 사슴처럼 느껴질 때가 많 지요. 그분들 역시 이제는 나이가 들어서 새로운 일은 두렵고 이미 갖추어진 기초가 되어 있는 곳에 살기를 원하죠. 향민_ 미래 사회를 호모데우스 시대로 예견도 하는데 지금처럼 자본 논리로

우리 사회가 운영된다면 그렇게 갈 가능성도 있겠다 싶어요. 단순히 일자리 가 없어지는 수준이 아니라 인류의 노동이란 측면에서 이런 현상을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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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님_ 현 정부가 일자리를 늘린다고 하지만 자본주의 대단원에 속하는 시

대 자체가 일자리가 도저히 늘어날 수 없는 삶으로 가고 있어요. 사람이 우 아하고 고상하게 할 수 있는 일은 인공지능이 뺏어 가버리고 힘들고 어려운 일은 안 하려 하고…. 그러니까 외국인 노동자들 몫이 되는 거고. 중간지대 의 일거리를 얻으려고 하는데 그게 되겠어요? 사람들은 편의점에서 하루에 10시간씩도 일을 할 수 있지만 단 3시간이라도 땅 위에서 하는 농사는 못 한 다고 하거든요. 사람이 흙으로 빚어진 존재인데 흙을 멀리하고 흙과 사람 사 이를 떨어뜨려 놓는 삶을 사니까 삶과 생이 부자연스러워진 거죠. 노동도 몸 을 쓰든 무엇을 하던 시간 단위로 돈으로 환산하는 것에 길들여져 있지요. 이런 관점의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노동과 일자리의 해법을 찾기가 어렵 지 않을까요. 어찌됐던 밭에서 노동하는 시간, 흙과 함께 일하는 시간, 그것에 대한 고귀 성을 강조하는 베네딕토 성인은 ‘기도하고 노동하라’고 하셨어요. 그 당시 4 세경에 수도 생활하면 동굴도 파고 벽화도 그리고 집도 짓고 여러 가지 일이 있었는데 베네딕토 성인의 노동이란 밭 노동이라고 규칙서에 명시하고 있어 요. ‘흙 위에서 노동해야 한다.’ 저희는 가톨릭 영성의 전통 안에서 노동의 영 성을 삶의 기품과 품위의 도구로 강조하고 있지요. 땅을 파고 노동을 할 수 있었던 사람은 어떤 일이든 다 할 수가 있죠. 집을 짓고 짐을 나르고 심부름 을 하고 살림을 하고 뭐든 다, 그러나 자격증으로 전문가로 일하는 사람은 다른 걸 하기는 어렵다는 거죠. 전문성이나 자격증을 뺏어버리면 그 순간부 로 장애자가 되는 겁니다. 젊은이들이 직업을 고를 때 첫째가 돈 많이 버는 일을 최고로 여기고 다음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인데 정말 좋은 직업은 누 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이거든요. 농업이야말로 파업하면 큰일 나는 일 아닌 가요? 그런데 정치권에서 하는 ‘일자리 보조금’ 논의를 보면 가장 근본인 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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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은 일자리로 취급하지도 않거든요. 왜 농업노동을 이렇게 천시하는지 알 수 없어요. ‘산위의 마을’에선 애들도 처음부터 일을 다 시켜요. 초등학생은 토요일만, 중고생은 평일도 2시간씩 계란을 걷어온다든가 포장을 한다든가 처음에는 뭐든 다 재밌어 해요. 그런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 하게 되니까 나중에 는 슬슬 꼬리를 빼죠. 그래서 ‘재미있어서 하는 것은 놀이가 된다. 놀이는 즐 거워하는 거니까 돈을 주고도 하는 거고 진짜 일이란 하기 싫어도 의무감으 로 해야 하는 거다.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이고 그 일이 바로 주변 사람을 먹여 살리는 것이고 부모가 이제까지 그렇게 너희를 먹여 살렸다. 그걸 생각 하면 하기 싫어도 의무감과 소명으로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가르치지요. 노동 의 영성을 일 시키면서 막 집어넣는 거죠. 질문이 드는데, 미래사회에 관해 종교가 무슨 기능을 해야 할까요? 미래에 아니 이미 다가오는 세계는 자연 생태적 출생의 인간과 인공지능 인간이 경 쟁하는 시대라고 얘기하잖아요. 인간성을 가진 순수 인간과 프로그램화된 AI 인간이 경쟁을 한다면 인간이 이길 수 없는 건 분명하지요. 저는 영성을 ‘ 노동과 인정’이라고 보는데, 노동은 어차피 AI에게 뒤쳐질 수밖에 없지만 영 성 세계는 인간만이 지닐 수 있는 본질인데 그것을 지키는 것만도 인류의 새 로운 과제로 등장하게 되지 않나 걱정도 됩니다. 이때 바로 종교의 사회적 기 능이 소명을 띄게 되는데 인간성과 인정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게 소명이고 역 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죠. 이미 인공지능이 신의 영역인 죽음과 행복감 의 문제를 대신해버리는 시대로 접어들었는데 말하자면 인간 수명이 한없이 늘어나는 시대를 살게 된다는 거죠. 기본 130세를 사는 것으로 전망하는데 종교에서 그건 저주의 차원이에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라고 봐야죠. 종교 는 근본적으로 인간을 생각할 때 인간의 수명을 순환으로 보는데, 그거를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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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적으로 바꾸는 거죠. 그렇다고 종교가 할 일이 ‘재수 없으면 오래 산다’ ‘빨 리 잘 죽자’라고 가르칠 수는 없는 거 아니에요? 하하하. 향민_ 지금 대부분 노후를 요양원이나 시설에서 외롭게 살다가 돌아가시잖아

요. 인간으로서 삶의 마무리가 그리 행복하거나 아름답지는 않은 것 같아요. 신부님_ 공동체라는 것이 사회적 배경이나 환경에 의해서 등장하는데 19세

기 초는 경제문제가 화두였죠. 60년대로 오면서 산업화와 국가주의를 배경 으로 히피공동체와 명상공동체가 등장하고 80년대 지구온난화 문제가 제기 되면서 생태환경 각성을 강조하는 핀드혼, 오르빌 같은 공동체가 등장했죠. 신자유주의 질서가 세계를 지배하면서 대량생산 대량유통 대량소비를 강요 하는 강대국 수탈의 시대를 맞이해서 작은 삶을 추구하는 방식이 등장하는 거죠. 그럼 향후 중요한 시대 배경의 주제는 무엇인가? 인간복지가 될 거예요. 생 로병사의 건강성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는가에 관심이 높아질 겁니다. 현대 인은 출산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의료산업이 주관해버리고 있어 요. 출생과 질환의 치료, 노후와 장례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장사꾼들 손에 쥐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현대의 이런 시스템을 통째로 극복할 수 있는 유일 한 것을 전통적 삶인 대가족 제도로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대가족 시스 템은 남녀노소가 동거하는 삶이기 때문에 노인들 손에 출산이 맡겨지고 아 기가 경기가 나면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능력도 있고, 백수도 있고 결혼에 실패해 와서 사는 자녀도 있고 어떤 때는 친척 아이들이 와서 식객이 되기도 하고 홀로 된 조카들을 데려다 키우기도 하고 그런 게 전통적인 대가족의 삶 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는 생로병사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죠. 죽음을 앞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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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에게 온 가족이 호스피스가 되지요. 미래는 생로병사가 건강하게 유 지되는 공동체가 공동체 건설의 목적이 된다든가 중심적 화두가 되지 않을 까 그런 생각을 해봐요. ‘산위의 마을’은 처음에 50세 이전까지만 멤버를 받는다고 시작을 했는데 지 금은 슬그머니 그 부분을 뺏어요. 50세 이후가 된 사람이라야 훨씬 생의 공 감대가 있고 생활인으로 기능이 있어요. 노인들은 그런 기능에 더 출중하시 고 젊은 사람보다 큰 몫을 하지요. 사람이 늘 다니는 길에 잡초가 자라도 젊 은 사람들은 역할로 주지 않으면 그게 안 보여요. 노인들은 짬짬이 시간으로 풀을 뽑지요. 삶을 미학적으로 완성시키는 순간이잖아요? 전통적 삶에 배어 있는 보배로운 삶이 그분들을 통해 비춰지는데 그게 머지않아 사라지겠죠. 젊은 사람들은 비질은 누가 하고 풀은 누가 뽑고 이렇게 역할을 나눠줘도 잘 지켜지지 않잖아요? 아이들 때문에 어른들이 위로를 받아요. 공동체에 아이 들이 없으면 삭막할 거예요. 그래서 어려워도 대가족처럼 남녀노소가 같이 살아야 건강한 삶이라 할 수 있지요. 향민_ 그런 지점이 아쉬운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역동성과 뛰어남이 있어요.

그런데 그 힘을 잘 쓰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경쟁하느라 다들 피로에 지쳐 있기도 한 것 같고요. 공동체 식구들의 일체감이나 소통을 위해 하는 수행법 이나, 일상을 어떻게 보내는지 안내해 주세요. 신부님_ 저희 마을은 관계문제를 잘 해소하기 위해 노력은 하는데 문화적 생

활이 많이 부족합니다. 앞으로 개선할 과제입니다. 무슨 일이 생기면 그날 풀 자 하는 주의인데 서로 대화로 풀어야 하는데 그게 참 안 돼요. 우리가 대학 교육까지 대략 16년 이상을 교육을 받는데도 대화법을 들은 적도 없고 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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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경험도 없지요. 집에서는 가부장적 질서 속에서 자기가 이야기를 해야 할 때와 안 해야 될 때가 있지 주고받는 훈련이 안 되어 있어 자기가 늘 살아 온 방식으로 소통을 하다 보니까 참 어려워요. 저희 같은 경우는 매일매일 하루 생활을 성찰하는 시간을 저녁 기도 모임 때 에 붙여서 잠깐 얘기를 하는데 특별한 경우 누군가가 원하면 다 같이 모여서 얘기 들어주는 시간을 갖죠. 그런데 한번도 ‘이거야말로 공동생활의 좋은 수 행 방법이다’ 싶은 그런 경험이 없어요. 뭔가 자기 의견을 설득하거나 합리화 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았어요. 지금은 ‘상호교범’이 라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불교에서 하는 포살이 계율을 따라 성찰하 는 방법이라면 우리는 공동 충고를 하는 거예요. 잘못하면 인민재판처럼 되 기 때문에 글로 써서 취합해 전달하는 방법을 쓰고 있지요. 방법은 가족이 열 명이라면 아홉 사람에 대해 자기가 고맙게 생각하는 점과 단점으로 느끼는 부분을 써서 내면, 지도자가 취합을 해서 그대로 옮겨서 전 달하는 거예요. 자기에 대해서 가족이 생각하는 장단점이 제시되면 둘러앉 아서 자기가 칭찬받거나 지적받은 내용을 직접 공개합니다. 앞으로 나는 이 러이러한 것을 생활에서 집중적으로 수행 대상으로 삼겠다 하고 발표하고 도움을 청하는 방식이죠. 그전에 대화로 할 때는 누가 자신에 대해 얘기하 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해명하고 방어하려 하죠. 그런데 글로 써서 정리하니 까 그 얘기를 한 사람만 지적했으면 모르는데 똑같은 것을 여러 사람이 지 적하니까 자기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죠. 또 좋은 점은 내가 A라는 사람 에 대해서 나쁜 점이라고 쓴 것을 다른 사람은 오히려 좋은 점으로 쓰는 경 우가 있어요. 돌아가면서 얘기하는 가운데 깨우치게 되죠. ‘아! 내가 편견이 있었구나’ 하고. 한국 사람들은 기탄없이 얘기하고 받아들이는 훈련이 안 되어 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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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 감정적이고 체면을 중시하니까 그 방식이 괜찮은 것 같아요. 상호교범 은 12월에 해서 내년도 수행목표를 세우기 위해서 의무적으로 전원이 2-3일 동안 해야 하고, 들어온 지 1년, 3년 각 시기마다 피정을 해요. 해보니까 좋 은 점은 모두가 수긍을 한다는 거예요. 대화 관계가 성숙해지기 전까지는 좋 은 방법 같아요. 향민_ 불교에서 ‘자자 포살’이 신부님 말씀하신 것처럼 하는 것인데 ‘자자(自

恣)’는 어느 정도 신뢰가 형성된 사람들끼리 해야 해요. 신부님_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함이 있어야 가능해 보여요. 불교식으로 해본

다 해서 했더니 엉망이 됐어요. ‘벌집 쑤셔 놨다’는 생각이 들고 그다음부터 는 방식을 바꿔서 했어요. 꽤 오래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성찰이나 관계를 생 각할 때 잘하고 잘되는 부분도 많은데, 잘 안 되는 점에 집중하다 보니 감정 이나 사소한 부분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아요. 향민_ 사람 사는 곳에 갈등은 늘 있는 것 같아요. 우리 사회도 이념, 빈부, 성

별, 세대 등 과도한 경쟁으로 함께보다는 다름을 찾아 대립하고 싸우는 기운 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 같아요. 이런 현실을 감안했을 때 우리 사회 정의실현 이나 갈등해결을 할 수 있는 실마리는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신부님_ 우리 교회도 마찬가지지만 한국 사회에서 지금처럼 종교사회가 세속

의 조롱과 빈정의 대상이 되던 때가 없지 싶어요. 종교가 영성을 잃고 운영 에 치중하면 그 결과는 결국 권위주의나 사업이 되어버리고 자본주의 질서 에 편입되고 말겠지요. 종교의 영성은 영감으로 늘 깨어있지 않고 안주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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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하면 종교성도 계도성도 상실하게 됩니다. 우리 가톨릭교회도 그런 의 미에서 선교방식의 성찰이 일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스도교 역사는 선 교를 확정 방식으로 삼았는데, 선교방식으로는 대표적으로 세 가지예요. 사 회복지, 의료, 교육이죠. 그리스도교 교회의 선교는 부유한 사회 종교가 빈곤 한 사회로 교세를 확장할 때 사용한 방법이거든요. 그렇다면 빈곤국의 GDP가 올라가고 성장을 이루었다면 선교의 방식도 변 해야 하는데 여전하다는 데 문제의식이 생깁니다. GDP가 높고 경제력이 달 라지면 이제 그 일은 정부의 몫이어야죠. 정부 재정이 안 되니까 종교가 나섰 던 거고 급한 불 끄는 차원이었지만 이젠 선교 본연의 기능, 즉 인간의 질적 삶을 변화시키고 정신세계를 정립하는 데 초점이 옮겨져야 하지요. 그런데 사업은 기초적 토대가 수익 확대 기여지만, 종교는 영성의 함양과 고 양에 기여해야 하는 건데요. 관행적 삶이 다 그렇듯이 시혜적 차원의 운영은 영성의 토대를 상실하면 사업이 되고 그 필연은 고객의 확장 혹은 퀄리티 높 은 고급화에 맞춰지게 마련이지요. 결과는 양적 확장으로 성과를 과시하는 자기만족에 빠지게 됩니다. 이것이 오늘날 종교가 권력화되고 상업화되는 천박한 이면이라는 생각입니다. 종교는 창시자의 진리를 담보하고 그것이 정의와 평화 공존이라는 삶의 질 적 변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세계 최고 교세의 종교가 될 이 유도 없고 필요도 없습니다. 소유의 축적이나 재력, 권력 이런 것은 본래가 출가자의 일도 아니고 출가의 목적도 아니지요. 이루었으면 버리는 것이 다 음 순서 아닌가요? 가톨릭은 한국에 들어오면서 한국전쟁과 근대화 과정에서 사회복지와 교 육/의료 발전에 많은 기여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지자체로부터 사회복 지 시설의 위탁 경영을 많이 받고 세금을 쓰고 있어요. 교회가 하지 않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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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때가 지났는데 하다 보니 국가 기관화되어 가고 다른 병원과 경쟁도 해 야 하는 거죠. 일반 사립학교와 차별도 없게 되니까 사학법을 고수하기 위한 카르텔에 가담하는 거 아니겠어요? 영성의 고갈 상태에서 비롯한다고 봐요. 종교는 아무리 사회적 실천을 강조해도 그 자체도 늘 영성에 기반 해야 하고, 시대에 맞는 영성을 찾고 그런 쪽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 을 해 봤어요. 지금 벌어지는 일들은 불교 문제만도 아니고 우리도 여전하고 모든 종교의 공통점이 돼 버렸으니 참 부끄러운 일이죠. 향민_ 한국사회 대립과 갈등의 큰 원인 중 하나가 분단인데요. 요즘 한반도 평

화 정착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의견과 방식이 제시되고 있는 데 신부님 의견도 궁금하네요. 신부님_ 저는 한국 현대사의 분단구조가 한국사회 미래를 살려낼 수 있는 은

총의 시대가 될 수 있다고 봐요. 가령 통일을 얘기하면서 ‘통일대박론’을 생 각하는 쪽은 경제 논리로 한국사회를 반세기 동안 이끌어온 그 논리 그대로 북쪽을 접수해서 한국식으로 변화시키겠다는 거잖아요. 저는 통일이 되면 남한 사회 삶의 방식을 그대로 북한에 옮겨 놓는 식의 통일은 반대합니다. 우리나라는 조선 왕조시대 이후로 토지 개혁이 이루어진 땅이죠. 토지개혁, 국유화는 한마디로 땅의 주인을 백성에게 돌리는 개혁인데 헨리 조지의 지 공주의(地公主義) 차원에서 보면 땅은 하느님의 것이라는 공유의 개념에 기 반한 거죠. 헨리조지도 그 당시 지공주의를 실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이론으 로만 남은 것인데 한반도 반쪽인 북한에서 현실로 이뤄져 있다고 봐줄 수 있 는 거죠. 그러니까 통일은 새로운 시대와 상황에 맞게 땅을 공유하고 새로운 경제체제에 바탕해 이루어지는 삶이 최소한 반쪽이라도 실현되어야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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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20주년 특집 | 같이 사는 삶, 가치 있는 삶 ③ 박기호 님

회의 미래를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해요. 저는 우리의 전통적인 문화나 심성 등은 적어도 북한 사람들에게 더 많이 남 아있다고 보는데 통일 이후에도 보존되고 주류화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 서 북한 사람들이 가진 좋은 삶들이 남쪽 사람들에게 거울이 된다면, 소비문 화에 너무 치우친 삶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남한 중심의 흡수통일은 재앙을 확장시키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아니에요. 북 한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이상하게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데 사실 북한 사람들이 쓰는 용어가 우리가 전통적으로 썼던 억양이에요, 60년대 한국 영 화를 보면 현재 북한 사람들이 하는 말투를 그대로 쓰고 있음을 알 수 있어 요. 우리가 변해버린 건데 북한 사람들더러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거죠. 어떤 체제가 더 좋으냐의 문제도 솔직하게 직시하고 장단점을 편집할 필요가 있 는 거예요. 남북문제를 풀어가는 방향도 경제 중심으로만 생각하기보다 문화와 정신세 계를 더 중심적으로 생각해야 희망적인 통일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암튼 흡 수통일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향민_ 오랜 시간 고맙습니다. 스무 살 인드라망에 우정과 지혜의 한 말씀 부

탁 드려요. 신부님_ 인드라망이 오래돼서 공유되는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야기 나누기가

편하고 좋네요. 어떤 만남에선 ‘공동체가 뭐예요’ 하고 물어보면 참 난감해 요. 어디서부터 시작할지도 모르겠고, 그래도 같이 살면 퉁 하면 통하니까 좋 은 게 있어요. 일본이나 다른 공동체 가서도 얘기를 하면, 얘기 꺼내면서 서 로 웃어요. 질문을 서로 하는데 삶의 뻔한 난제들 얘기니 통하는 게 있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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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데 이렇게 살려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저는 그런 믿음은 가지 고 있는데 사람들이 모여 살면 그 안에는 이기심, 개인주의, 여러 가지 욕망 의 충돌도 있겠지만 결국은 해결이 되는데 모여 사는 자체를 괴로워하니까 마을살이가 힘든 것 같아요. 그래도 인드라망처럼 꿋꿋하게 이 길을 가는 사 람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요즘 제가 아는 예수회의 신부님 한 분이 결혼 적 령기를 넘긴 청년들을 모아서 모임도 하고 중매도 하는 프로그램을 해요. 시 대를 열어가는 차원에서는 삼포, 오포 시대 청년들의 결혼부터 시작하자는 것은 매우 중요한 통찰이라고 봐요. 인드라망도 스무 살 청년이 됐으니 2019 년부터는 인드라망에 결혼 적령기의 청년들이 와글와글 하는 공동체가 되 면 좋겠어요.

박기호 님 ‘태초에 하늘과 땅과 농사가 있었다.’는 말씀처럼 흙과 사람 농사를 지으며 단양 소백산 자락 ‘산위의 마을’에 깃들어 살고 계십니다. 서른 즈음 부름을 받았을 때 세운 ‘신부로서 필요로 하는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자.’는 서원처럼 머무름 없이 필요한 곳에 쓰이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대담, 정리(이향민, 제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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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소박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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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그림_ 이영희 불교귀농학교 18기 돈이 아닌 손으로 살고 싶은, 손살림을 일상의 실천으로 만들려 끙끙대는, 그림 그리는 사람. nearzoo.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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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의 농사일기

마늘과 양파, 한겨울 서릿발 피해가려면 제 때에 심어라

농사짓기 좋은 가을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필요한 때에 비도 내리고, 햇볕 도 좋으니 광합성이 활발해서 배추를 비롯한 가을작물이 잘 자라고 있다. 농 사는 하늘의 자연적인 기운이 흙에 충만했을 때, 작물은 생육에 필요한 양 분을 얻는다. 찬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는 24절기의 상강(霜降,10월23일)을 전후로 추위에 강한 한지형 육쪽마늘과 양파모종을 심는다. 파종시기를 조금 늦게 하더라 도 겨울이 시작되는 입동(立冬,11월7일)까지는 심어야 흙에 뿌리를 활착시키 고 긴 겨울을 지나 봄이 올 때까지 잘 견딜 수 있다. 작년 겨울은 매서운 추위로 꽁꽁 얼었던 흙이 풀리는데 평년보다 한 달 정도 늦어졌다. 길었던 겨울만큼 마늘, 양파의 생육기간은 단축되어 작황은 실망 스러울 만큼 좋지 못했다. 흙에 활착이 제대로 안 된 것은 뿌리가 들뜨고 서 릿발 피해로 말라죽기도 했다. 봄 농사는 천천히 시작해도 되지만, 겨울을 앞두고 있는 마늘과 양파는 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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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놓치면 날씨에 따라서 피해를 볼 수 있다. 겨울에는 흙이 얼면서 수축되었 다가 날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팽창한다.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한 마늘과 양파는 뿌리가 들뜨거나 밖으로 튕겨지기도 하는데, 서릿발 피해는 얼어 죽 는 냉해가 아닌 수분흡수를 제대로 못해서 말라죽는 것이다. 서릿발 피해를 막으려면 제 때에 심어서 뿌리가 깊이 활착되도록 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마늘은 크기만큼 들어가도록 흙속에 심은 후에 낙엽이나 왕겨를 두껍게 덮 어주면 보온효과와 급격한 수축과 팽창으로 뿌리가 들뜨는 것을 막을 수 있 다. 두껍게 덮어준 낙엽, 왕겨와 같은 유기물은 봄이 오고, 날씨가 풀리면서 마늘은 뚫고 올라오지만 풀씨는 햇볕을 받지 못하면 발아가 되지 않는다. 흙 을 덮어주는 유기물 피복은 풀을 막는 방패역할과 수분을 유지해주는 효과 가 있다. 양파모종도 흙의 수축과 팽창으로 들뜨지 않도록 뿌리를 깊이 심어주는 것 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풀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낙엽, 왕겨와 같은 유기물 을 두껍게 덮어준 후에 모종을 심는 방법도 있으며, 반달모양으로 비닐터널 을 씌워서 보온을 하기도 한다. 마늘을 심는 간격은 약 10cm의 재식거리를 두고, 양파는 15cm정도의 거리를 둔다. 씨마늘을 만드는 주아 씨마늘은 작은 것 보다는 중간크기 이상의 것이 생육과 결실에서 유리하다. 수확한 마늘을 한 개씩 쪼개서 종자로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마늘의 주아(꽃)에서 받아낸 씨앗으로 종자를 키워보는 것도 마늘농사에서는 꼭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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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짱의 농사일기

봐야 한다. 밭 한쪽에 씨앗을 줄뿌림이나 흩어뿌림으로 파종을 하면, 다음해 에 도토리 혹은 밤알 크기만한 한 개짜리 통마늘이 나온다. 통마늘을 그 해에 또 심으면 다음해에 4~6쪽의 마늘이 나오고, 그것을 다시 심으면 온전한 육쪽마늘이 된다. 씨앗으로 키우면 3년의 시간을 필요로 하지 만, 해마다 마늘의 씨앗인 주아와 통마늘, 마늘의 삼대(三代)를 함께 심으면 튼실하고 맛 좋은 마늘과 종자를 계속해서 수확 할 수 있다. 김장채소를 수확 후에 파종시기가 늦더라도 마늘과 양파를 심을 수 있는 방 법은 있다. 11월중순을 지났거나 12월 초에도 흙이 얼지 않았다면 마늘 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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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심은 후에 비닐보온을 해주면 된다. 마늘과 양파를 심은 후에, 투명비닐을 덮어주는데 두세겹이면 보온력이 더 좋다. 마늘은 낙엽, 왕겨와 같은 유 기물을 두껍게 덮어준 후에,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비닐을 팽팽하게 당겨서 바깥부분을 흙으로 덮어준다. 양파는 잎 이 비닐에 닿지 않도록 활대 를 꽂은 후에 반달모양으로 비닐터널을 만들어주면 된다.

글_ 오창균 흙에서 사람 냄새를 느낄 때 가장 행복한 도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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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서울살이 생명평화대학에서 청년인생학교 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온빛이 9월10일부터 10월 12일까지 한 달여 시간동안 우리옷인드라망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며 느낀 소감을 공 유합니다.

서울 인드라망 사무국에 처음 온 날은 낯 설기도 했고, 생각했던 환경보다 좋지 않 아서 마음이 불편했어요. 또 혼자 밥을 해 먹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맞 다. 다들 좁은 방 한 칸에서 혼자 이렇게 사는구나. 그런데 왜 이렇게 살까?’ 평소 에도 혼자 밥을 먹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서울이 라는 곳에 오니까. 다들 각자의 방에서 혼 자 산다는 느낌을 크게 받은 거 같아요. 우리 옷 인턴은 기꺼이 하려고 했어요. 주어지는 일대로. 내가 할 수 있는 만 큼.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올라 올 때도 있었어요. 그럴 때는 그 불편함을 받 아들였어요. 한번은 내가 여기서 뭐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어요. 나 는 여기서 무엇을 배워가는 걸까. 우울한 적도 있었어요. 낯선 환경 때문인지 계속 불안하고, 잘 모르겠는 상태가 되었어요. 내 마음 안에 불꽃이 점점 작 아지는 느낌이었어요. 심지어 꺼질 거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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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점점 일을 할수록 그런 걱정들을 하지 않게 되었어요. 진짜 기꺼이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주어진 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며, 기꺼이 쓰일려 고 했어요. 그리고 일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라는 것을 알게 되 었어요. 내가 옷을 만들고 싶다 해서 나 혼자만 하는 일이 없었어요. 모든 시 작은 관계에서 시작하는 거였어요. 함께 어울려 만들어 가는 거였죠. 서울에 서 그런 관계를 맺기는 참 어려운거 같아요.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 속에서 관 계란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아침마다 하는 공부는 아직 어렵지만, 그 시간에 사람들과 소통하고 함께 하 는 것이 좋았어요. 계속 알아차리며 함께 이야기 나누고 깨어있는 것을 도와 주는 것이 참 좋아요. 이번 공부를 통해 껍데기, 인간의 외적인 것에 대해 많 이 생각을 했어요. 진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왜 껍데기에 집착할까. 껍데 기는 껍데기일 뿐인데 그 껍데기를 놓지 못하는 이유. 이 공부를 통해서 그래 도 마음이 조금 더 열린 거 같아요. ‘있는 그대로를 보려고 하자’ 우리 옷에서 함께한 시간 정말 고맙고 즐거웠어요. 함께한 시간들 알차게 보 냈고 아쉬운 것들도 있지만 좋은 경험들을 많이 했어요. 점점 즐거워지는 일 이였어요. 끝나려고 하니까 재밌어지는 거 같아서 너무 아쉽고, 더 많은 도움 이 될 수 있게 많이 배워야겠어요. 내가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것. 그냥 걷기로 했어요, 여전히 잘 모르겠고, 배우 는 중이에요. 함께 할 수 있어서 고마웠어요. 모두 행복하세요.

글_ 온빛 온 세상을 비출, 온전히 비출 온빛.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삶을 살아보려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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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는

옥새봉 이야기 옥새봉 농장에 들어서면 풍경소리가 난다. 산으로 빙 둘러쳐진 이곳에는 절이 있었다고 한다. 그릇 깨진 것, 기와 깨진 것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묻혀 있다. 전쟁 때 폭격을 받고 부서진 것들이다. 그 위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작년 봄에 밭 이천 평을 새로 개간했다. 구절초가 더 많이 필요했고 들깨를 심을 밭도 필요해서였다. 많은 돌을 주워내 입구 길에 깔았다. 그러다가 탑을 쌓기 시작했다.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기도하고 수행하던 곳이다. 이 곳을 찾는 사람들, 이곳에서 농사짓는 우리들 모두 탑을 보며 깨어있기를 바 라면서 쌓았다. 그리고 창고에 굴러다니던 쇠방울에 물고기 모양의 장식을 달아 풍경을 만들어 설치했다. 쇳소리가 짐승의 피해를 막아주기를 바랬다. 그러나 단 한차례 멧돼지의 공격으로 모든 밭은 쑥대밭이 되었다. 마치 폭격 을 맞은 것처럼 하나도 건지지 못했다. 멧돼지는 가끔 발자국을 남기고 다녀갔다. 망연자실 농부는 할 말이 없었다. 하도 기가 막혀 눈물도 나지 않았다. 멧돼지는 구절초를 먹지 않았다. 농부에 게 악한 마음을 가진 것도 아니었다. 다만 지렁이와 굼벵이를 먹기 위해 흙 을 파헤쳤을 뿐이었다. 겨울이 지나고 다시 봄이 되었다. 작년 여름 멧돼지와 씨름을 했던 옥새봉 농 장에는 냉이와 고들빼기가 많이 나왔다. 농부는 평생 먹은 냉이보다 더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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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이를 먹었다. 멧돼지를 막을 방법으로 농장을 빙 둘러서 철망을 튼튼하게 설치했고, 지독한 여름가뭄에도 연일 물을 주어 살려놨더니 농사가 제법 잘 되었다. 그렇게 풍성한 가을이 왔다. 10월9일 옥새봉 농부들은 구절초화전을 준비했다. 봄에 구절초를 심어준 마 을 어르신들과 친구들을 초대해서 팜파티를 했다. 구절초와 억새꽃이 만발 한 옥새봉에 기타소리, 풍물소리가 울리고 막걸리에 꽃잎을 띄워 가을을 만 끽했다. 옥새봉 하늘을 보았다. 지나온 날들이 스크린처럼 지나갔다. 하늘이 참 편안해 보였다. 올해 농사는 이렇게 마무리 되어가고 내년 농사가 저만 큼 다가와 있다. 옥새봉 농장에 들어서면 돌탑 위에 세운 풍경소리가 난다. 옥새봉에 밤이나 도토리를 주우러 오는 사람들 중에는 돌탑에 돌을 얹어 놓는 사람도 있다.

글_ 정규원 불교귀농학교 22기 졸업생이고 아내는 24기 졸업생이다. 청주시 문의면에 귀농하여 구절초, 쌀, 아로니아 농 사를 짓고 있다. 구절초연구소를 운영하며 구절초의 효능과 구절초문화에 대해 연구하고 다양한 구절초제품 을 개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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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인터뷰

끊임없이 배움을 이어나가는 김귀옥 구슬님을 소개합니다

Q. 자기소개 및 하시는 일을 소개 해주세요? 20년 째 중학교에서 아이들의 맑음, 사춘기, 변화, 성장하는 과정을 보 면서 교사로 지내고 있습니다. Q. 인드라망생명공동체와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셨나요? 1998년 그 당시 제가 인생의 고뇌 에 빠져 굉장히 힘든 때였는데 아 는 선생님이랑 실상사에 방문하여 도법스님을 만나게 되었어요. 저는 기독교인이라 불교와 절을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그때 느낌이 좋았어요. 그 렇게 시작되어 인드라망이 태동하고 활동가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계속 인연을 이어오고 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처음 만났을 때가 제가 몹시 힘들 었던 시기였는데 그 힘든 과정을 통과하는데 인드라망이 없었으면 어땠을까 할 정도로 중요한 만남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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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즘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행복한 것에 별로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데 생각해보니까 책 읽기를 좋아해 요. 요즘은 원효의 열반경을 읽고 있고 불교서적, 여행서적을 좋아해요. 그리고 제가 중3 담임인데 3월 달에 만난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이 눈으로 확인 될 때 정말 기쁘고 뿌듯해요. 말할 수 없이 좋아요. Q. 구슬님의 삶의 철학이 있다면? 죽을 때 까지 배운다. 언제나 학생 정신이예요. 스티브잡스의 연설 중에 stay foolish, stay hungry라고 언제나 어리석은 상태에 있으니 배워야 한다. 맞 아요. 세상에 모르는 것도 많고 공부할 것도 많아요. 저는 여전히 지적 호기 심이 있어요. 사람들은 문제를 어떻게 보고 해결하는지 더 나은 방식을 제안 하는 것에 대한 지적호기심이 있는데 이런 호기심이 계속 가지 않을까 싶어 요. 그리고 어른이 되면 다 배웠다고 생각하는데 자만심을 버려야 해요. 스님 이 늘 붓다로 살자 라고 하시는데 내가 붓다임을 알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공 부를 해야 할 것 같아요. Q. 근래 내 마음을 움직인 삶의 경험이나 글은? ‘이것이 인간인가’ 하는 책인데 글쓴이인 프리모 레비가 아우슈비츠 수용소 에서 일 년 넘게 살면서 자기가 경험한 것을 객관화해서 써 나간 책이에요. 기억에 남는 것은 프리모 레비가 밥을 먹으러 갈 때 단테의 신곡을 막 기억 하려고 애써요. ‘그대들이 타고난 본성을 가늠하시오. 짐승으로 살고자 태어 나지 않았고 오히려 덕과 지를 따르기 위함이라오.’ 라는 구절인데 자기가 인 간임을 계속 자각하려고 그 구절을 매일 떠올려요.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서 생생하게 기억해서 기록해야겠다’ 라고 다짐을 하죠. 그래서 이 글을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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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인터뷰

남은 자의 슬픈 사명’이라고 프리모 레비는 말해요. 그 말이 참 가슴에 와 닿 았어요. 책을 읽다보면 이 사람이 인간은 전쟁의 역사를 반복해 왔고 앞으로 이런 역사가 이어지지 않을까 절망하면서 담담하게 관찰자 입장으로 써 내 려간게 느껴지는데 결국은 자기 속에 고통 받았던 단단한 응어리가 해결이 되지 않아 자살을 해요. 책을 덮으면서 인간승리 보다 인간의 존재를 적나라 하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기록 같았어요. 불교 공부를 하면서 도대체 인간이 란 무엇인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요. 부처님은 인간은 계속 변화하는 존 재라고 하는데 뭐라고 규정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 같아요. 자기가 한 만큼 이루어가는 존재라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자기 문제를 해결 못해서 자 살하는 프리모 레비가 인간적이고 솔직하게 느껴졌어요. Q. 나에게 인드라망이란? 내가 만났던 가장 큰 전환점, 힘든 시기에 나를 변화시킨 계기입니다. Q. 20살 청년이 된 인드라망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20년의 역사를 기록한 것을 축하드려요. 인드라망은 청년의 정신이 있는 것 같아요. 오픈마인드, 머무르지 않는 청년정신을 계속 모색해 나가면 좋겠고, 최고(best)가 아니라 더 나은(better) 것을 찾고 탐구하는 인드라망으로 걸 어 나가길 바랍니다.

취재 및 정리_ 사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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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추천도서

용서의 나라 인터넷 뉴스 목록을 보면 하루도 빠짐없 이 성폭력 기사를 보게 된다. 간혹 가다 어떤 사건은 피해자가 계속되는 2차 가 해에 시달리다 자살하고 어떤 사건은 가 해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미디어에 공공 연하게 알려진 것에 비관하여 자살했다. 피해자의 죽음에는 다들 너무나 안타까 워했지만, 가해자의 죽음이 실린 기사의 댓글에는 그들의 죽음마저 비난하는 사 람들도 있었다. 이 현상을 지켜보면서 이런 결론밖에 없는 것일까? 하는 의문 이 있었다.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스스 로 죽음을 선택한 것은 이 사건 이후의

용서의 나라 성폭력 생존자와 가해자가 함께 써내려간 기적의 대화 토르디스 엘바, 톰스트레인저 씀 권가비 옮김 | 책세상 | 2017 일만육천원

삶에 대해 도저히 희망을 가질 수 없었 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성폭행은 타인 의 존엄을 침해하는 매우 중한 범죄이 다. 이 불행한 사건으로 엮인 사람들의 인생의 결말이 이런 비극밖에 없을까? 그렇게 머리에 물음표를 가졌던 중에 이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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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같이 쓴 토르디스 엘바와 톰 스트레인저는 10대 시절 연인이었다. 그런데 만취한 여자친구를 남자친구가 집에 데려다주기는커녕 강간했고, 이 후 교환학생으로 와있던 남자는 자기 나라로 돌아가버렸다. 여자는 자신에 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로 자해 충동, 섭식 장애, 알콜의존증 등에 9년간 시달렸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진 여자는 남자에게 메일을 보냈다. 남자는 후회가 가득 담긴 답장을 보냈고 그 후 두 사람은 8년 간 300통의 메일을 계속 주고받다 그들 나라의 중간 지점인 남아프리카공 화국에서 일주일간 만나기로 한다. 이 책은 그들이 상처에 굴하지 않고 치열 하게 소통하여 결국 용서와 화해에 이른 기록이다. 이 과정을 상처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아픈 여자가 거의 이끌다시피 했다. 남자가 자기연민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워 용서와 화해의 과정에 참여시킨 것도 여자였다. 그녀는 왜 그렇게까지 그를 용서해 야 했을까? 그녀는 말한다. “용서가 유일한 길이야. 그가 용서를 받을 자격이 있든 없든 나는 평화를 누릴 자격이 있으니까.”라고. 두 사람이 간 길은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사건에서부터 자유 로워질 뿐만 아니라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성장할 수 있는 다른 길이 가능하 다는 생생한 사례를 목격할 수 있어 기뻤다. 용기 있게 상처에 직면하여 결국 고통으로부터 해방된 그들의 이야기를 알게 되어 고맙다.

글_ 김한나 인드라망대학 1기 학생으로, 유명유실(有名有實)한 삶을 살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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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적다 시를 만나다

첫마음의 길 박노해

첫마음의 길을 따라 한결같이 걸어온 겨울 정오 돌아보니 고비마다 굽은 길이네 한결같은 마음은 없어라 시공을 초월한 곧은 마음은 없어라 시간과 공간 속에서 늘 달라져온 새로와진 첫마음이 있을 뿐 변화하는 세상을 거슬러 오르며 상처마다 꽃이 피고 눈물마다 별이 뜨는 굽이굽이 한결같은 첫마음이 있을 뿐

視詩한 한마디! 인드라망이 어느덧 스무 살 청년이 되었습니다. 청년으로 가는 길, 첫마음 잃지 않고 용기와 열정으로 힘찬 발을 내딛겠습니다. 스무 해 동안 함께 해주신 인연에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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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캘리그라피!

시 고르고 씀_ 캘리그라피_두메 최훈 녹색삶을 모색하는 캘리그라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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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실상사

10월 11일(목) ~ 12일(금) 실상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위한 씨앗교육이 있 었습니다. 실상사를 포함해 생명평화 대학, 한생명, 농장, 실상사 작은학교 등을 돌아보며 실상사와 인드라망 생 명공동체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10월 12일(금)에는 인월중학교 아이 들이 실상사 문화재 안내판을 설치하 고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앞으 로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실상사 문화 재를 관람할 때 훨씬 더 이해가 잘 될 거 같네요.^^

실상사 농장 깊어 가는 가을은 농부에겐 풍성한 수확의 계절입니다. 농장에서도 고 구마, 토종벼, 일반벼 수확을 마쳤습 니다. 벼 익어가는 소리가 들릴 것만 같던 논은 어느새 허수아비만 외로이 서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의 도 움으로 농장이 트럭을 구입했습니다. 함께 해주신 마음 잊지 않고 더욱 정 성으로 농사짓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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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한생명 요즘 산내에서는 노인은퇴자를 위한 목공방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부터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와 남원시가 함께 하는 목금토작업장이 지난 9월 7일(금) 목공기초교육 첫 시간을 시작으로 6주 동안 12강을 진 행해 왔습니다. 총 18명의 수강생분들과 함께하고 있는 이번 프로그램은 총 14주 동안 진행됩니다. 수업시간에 만들어진 작품들은 공익적 목적으로 기부되고 있어, 사 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실상사 작은학교 가을입니다. 자연이 주는 것들에 고마움을 느끼는 날들입니다. 작은학교는 10월3일(토) ‘새 식구를 모 시는 학교 설명회’를 했습니다. ‘언니네(고등학교)과정’에 새 식구를 모시기 위해 ‘사랑어린배움터’에도 다녀왔습니다. 마음이 통했던 사람들과 함께 배우고 우정을 나눌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중학생은 15일 (월)~19일(금), 작업 장 주간을 가졌습니 다. 다섯 날 동안 자 신이 선택한 ‘바느 질, 농사, 자전거수 리, 먹거리’를 집중해 서 공부했습니다. 아 참.. 아이들과 4월에 함께 손 모내기 했던 날.. 그때를 추억하 며 노랗게 물든 벼들 도 수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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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드라망,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광주도량 선덕사 10월에도 금강경 금요기도회가 금강처럼 단 단하고 아름답게 순항하고 있습니다. 수능기 도 회향 기도를 봉행합니다. - 일시 : 11월 14일 (수) 오전10시 30분 수능 당일(15일)에는 특별정진기도와 명상 이 있습니다. - 종무소 062)263-4660

광주전남인드라망

생명평화대학

어머님들의 열성적인 수업 우리 아이 책읽기는 내가 책임진다! 대안도서관 틔움에서 문화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지리산 생명평화 순례학교를 10월 18

있는 동화구연 수업

일(금)부터 20일(토)까지 진행했습니

책읽는 방법, 말투, 동화책 속 주인공 인형 제작, 경력

다. 광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청소년

단절을 극복하기 위한 자격증반 도전까지 엄마들의

공간 ‘날다’) 식구들 6명과 생명평화대

도전은 끝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시는 열성 수강생들

학 식구들 함께 지리산을 걸으며 가을

파이팅입니다!

의 정취를 만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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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정사

인드라망생협 13일 토요일에는 장터생산자인 횡성농부 발자국영농조합 구현석 생산자가 계시는 오산리에 고구마 캐기를 가려고 했으나 부 득이하게 일정이 취소되어 아쉽지만 내년 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고 자 27일 토요일에 조합원들과 경북 봉화 같 이살기영농조합 장창호 선생님의 사과 농 장에서 같이 사과를 따러 가기로 하였습니 다. 장창호 생산자는 칼슘보르도액이라는 친환경 자재를 사용해 사과를 재배하고 계

10월 20일 저녁. 사회연대 쉼터 ‘인드라망’의

십니다. 매장에서만 봤던 새빨간 사과가 탐

5주년을 함께 축하하는 산사음악회가 귀정사

스럽게 열려있는 과수 농장을 방문하여 사

마당에서 펼쳐졌습니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

과향을 맡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와 평화를 애써 가꿔가고 있는 활동가 100여

됩니다. 사과도 빨갛게 익어가고, 낙엽도

명이 함께하셨습니다. 평등과 평화를 기원하

물들어 갑니다.

는 10번의 타종과 초청 가수의 노래, 시인들의

11월에는 한 해 동안 식탁을 풍성하게 채워

시 낭송이 이어졌습니다. 귀정사와 사회연대

줄 김치재료인 절임배추와 고춧가루 등을

쉼터를 소중하게 지켜가기 위한 마음을 모으

예약 받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평안하고 풍

는 뜻 깊은 자리였습니다.

성한 가을 보내십시오.

사무처 인드라망 하반기 대중공사를 실상사 작은학 교에서 진행했습니다. 20주년을 맞이하여 산내공동체 연결과 공동체 활동가들의 수행 계본인 포살 계본을 검토하였습니다. 더불어 11월10일(토)-11일(일) 실상사에서 진행되는 한마당 잔치를 어떻게 준비하여 구슬님들을 맞이할지 함께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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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의 손길

“회원님들의 손길, 고맙습니다!” 인드라망 활동을 위해 기꺼이 마음을 내어 활동해 주신 자원활동가 여러분, 고맙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어 도량을 찾아 주시고, 나눔을 실천하시는 회원들 덕분에 인드라망이 더욱 빛납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겉옷이 두꺼워지는 늦가을 소식지 발송 작업이 있었습니다. 가을은 수확 과 나눔이 유독 많은 계절이지요. 인드라망에도 나눠먹을 음식과 도움의 손길이 있었습니다. 오 랜만에 마주하는 분과 늘 함께 해주는 고마운 분들 덕분에 날씨는 추워졌지만, 다정한 담소와 온 기로 따뜻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자원 활동 : 이순우님, 혜일심님, 온빛님, 김채현님 보시 목록 : 음식-주용수님, 채영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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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주신 정성 소중히 쓰고 있습니다

2018년 9월 수지 결산서 수 관

이월금 전월이월금 회비 경상 수익

금 액

소 계

5,820,918

5,820,918

사무실운영비

8,859,500

인건비

출 금 액

소 계

757,220 4,840,000

교육사업

-

귀농사업

-

회원사업

-

기타

-

회의비

143,100

10,500

출장비

56,000

기타관리비

35,000

후원금 기금사업 사업지원금 비경상 지원금 수익 외부활동수익 기타 특별사업 기타

8,859,500

자료구입비

187,000

후생복지비

529,731

경상 관리비 지급수수료

-

144,730

교육사업비

500,000

조직사업비

1,476,300

-

회원사업비

901,090

459

홍보사업비

189,000

연대사업비

200,000

특별사업비

700,000

500,000

915,959

사업비

405,000

차입금

-

대여금반환

-

-

기타

기관기구지원비

-

기금사업

-

차입금반환

-

오납입반환

-

외부대여금

-

6,692,781

3,966,390

월 계

9,775,459

월 계

10,659,171

이월금

4,937,206

수입 총계

15,596,377

지출 총계

15,596,377

18년 수입 누계

124,910,394

18년 지출 누계

126,340,853

□ CMS로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 중 미납분에 대해서는 3개월 전까지 미납 출금을 하고 있습니다. □ 주소가 바뀐 구슬님께서는 누리집에서 정보를 수정하거나, 바뀐 주소와 연락처를 알려주세요!! □ 자동이체 후원 : 사무처에 문의하시면 친절히 안내해드릴게요!! □ 회원가입 문의 : 전자우편 indramang1@hanmail.net 전화 02-576-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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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 생명평화를 위해 보시해주신 구슬들입니다

회원목록 - 9월 회비 납부해주신 분 강대규,강대중,강덕순,강동민,강보라,강손주,강수돌,강수형,강영인,강용준,강유진,강종구,강지영,강화석,고명석,고 병헌,고은실,곽우석,광주전남지부,구은모,구장현,권기철,권다솜,권도익,권성실,권순상,권순용,권오현,금산사,김경 룡,김경숙(의왕),김경예,김경호,김경희(마포),김귀옥,김기정,김낙희,김대성/길은실,김도연(안동),김란영,김만수,김명 숙,김명화,김미경(의령),김미경(주안),김미숙(심심3기),김민경,김병주/정영아,김보민,김복희,김봉구,김부경,김상률, 김상채,김석정,김선애,김선엽,김성동,김성수(불귀24기),김성수(전주),김성수/이종진,김성희/조용대,김수,김수경,김 순미,김승석,김승열,김시유,김시향/전상규,김여진,김연순,김영근,김영옥(강서),김영옥(분당),김옥희(동작구),김용구, 김용식,김우석(더불어삶),김유미(의왕),김윤미(마포),김윤희,김은경(수지),김은남,김은숙,김은희(계룡),김인복,김잔 디,김장전,김정수,김정순(도봉),김정연,김종숙,김좌웅,김준권,김지호,김진강,김진천,김춘우,김태경,김태환,김하연,김 현숙/이성근,김형균,김형숙,김호영,김희원,김희준,나명숙,나익수,남태희,노시춘,노을혜,도법스님,류지호,마정숙,명 훈재,문근식,문병국/김계연,민경은,민성원,박경선,박경화,박동철,박미경/고영록,박미경/안형주,박민주/최정훈,박상 진,박상희(종로),박선경,박수환,박영선(대전),박영호,박영희,박용규,박용배,박용주,박유미,박윤희,박윤희(성남),박은 숙,박인선,박일남/이정자,박재군,박정은(순천),박종학,박지선,박진숙(성북),박진신,박진영/정은경,박진현,박차식/정 혜숙,박찬은,박철규,박해준/염경순,박후임,배병국,배연주,배영화,배정환,백승준,백향숙,변택주,상정스님,생명평화 대학,서강석,서금주,서민정,서석원,서주희,서현석,선덕사,설헌동,설혜윤,성연동,성용숙,성종기,성진스님(윤용순),손 정옥,송기봉,송미정,송선우,송은주,송지연/민태문,송지희,신승순,신유정/김문욱,신재열(정애란),신한보경,신현종, 실상사,심호석,안경희,안문재,안미숙,안선주,안수현,안정연,안정혜,안혜영,양난영,양미희,양시영/박은정,엄대용,여 원익,여희동,연성오,오근수,오미정,오진탁,오창균,오현주,왕영미(왕영옥),왕영술/최명자,용묵스님,우경식,우리옷살 림,우정원,원소영/김태환,원종호,원현경,월정사,위양자,유백식,유선미,유선화,유이상,유재림,유현경/조형원,육경영, 윤대중,윤덕영/김춘희,윤미경,윤미순,윤상복,윤유미,윤정인,윤종상/신용한,윤현자,윤형수,이강구,이건열/이재건,이 걸재,이경미,이경섭/정성화,이경숙,이경순(종로),이경실,이경윤,이경희(수원),이관희,이광희/이금희,이귀선,이규원/ 박세진,이기원/이향숙,이기춘,이동언,이동열,이동춘(대전),이림영옥,이명심,이명진,이모정,이미선,이미연,이미현,이 병성,이병욱,이병인,이봉규(남양주),이상경,이상기(성북),이상민(파주),이상정,이상화,이석민,이석재,이선화(과천), 이성미/이병석,이성우,이세열,이소영,이순우,이승용,이연창,이영민,이영숙(서울),이영한,이영희,이용미,이용진/장인 영,이은,이은주(보은),이은주(사당),이은주(양천),이은주(충주),이은희(거창),이일구,이장림,이재영,이재희,이정남,이 정은(구로),이정호,이준경,이지영(마포),이채화,이천호,이춘남,이평래,이학,이한재,이향민,이현애,이현이/윤동희,이 현재,이형숙,이혜정(용인),이환욱,인드라망생협,임경도,임재복,작은학교,장경숙(경기도),장기용,장도원,장동임,장상 준,장순자,장철현,장희경,전대식,전수경,전영호,전원배,전정희,정계영,정교용,정면,정명희,정명희(하동),정봉수,정석 우,정세홍,정순교,정연철,정영일,정영태(주안),정웅기,정은주,정제봉,정진희,정춘심,제지현,조경숙/이호균,조경순, 조규영,조문제,조문희,조미정,조선원,조순례,조원옥,조인옥,조장래,조재원/구진아,조정연,조찬욱,조태임,조행임,조 현삼,주경순,주성철,주염숙,진미정,진창희,채수광,천기원,최경애,최복순,최수정,최연희,최영규/박연옥,최요신,최우 영,최은아,최은정,최정예,최정은,최충기,최태영,최평식,최현숙,최현지,최훈,편정자,하림스님,하성준,하충식,한광용/ 장희정,한나래,한생명,한설룡,한숙영,한정숙,한해정,함지호,해공스님,허갑열,허극,허금희,허용석,현영심,홍민철,홍 수찬(지각스님),홍승규,홍영진,홍용호,홍진섭,홍태경,홍현경,홍현숙(마포),황남채,황말희,황명은,황은영,황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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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지부 회원 강동완,강미다,강은정,강지수,고난순,권태성,김경미,김경아,김선규,김선아,김선주(순천),김성부,김송자(광주),김영 봉,김영임(광주),김옥자/설이원,김용성(광주),김유경,김유미(광주),김은숙(광주),김인태,김정아(광주),김정태(19기), 김정희(광주),김종근,김종덕,김주헌,김향화,김화자,김활현,노병암/박경여,노상훈,류성임,문동숙,문서희,문영숙,문한 식,문혜원,박귀환,박길원,박숙/최기주,박영숙,박윤희(부산),박정출/김우용,박태양,박희선(광주),방상영,봉문수,서마 리아,서판규,송화숙,신숙,양성미,양옥자(행법스님),양은석,여은영,염준구,오경애,오선옥,원묵스님,유경준,유순종,윤 근자,윤우향,윤종민,이경순(광주),이동호(광주),이명규,이영숙(광주),이옥인,이윤희,이중근,이창식,이혜연,임선현,임 유경,임진행,임현수,임희숙,장춘호,장흥수,전금자,전동선,전성수,전향진,정성태,정옥순,정찬희,조배균,조봉태,조태 정,진석만,진슬기,최병욱,최선영,최점화,최정준,최홍규,한희정

한생명(남원함양) 회원 각묵스님,강태형,고광균,고자연,권시은,권오준/김은성,김경림/홍종표,김대웅,김미숙/염성환,김미영(산내),김미정( 산내),김복순(부산),김상수,김소연(남원),김수미,김수정,김영균/윤선영,김영임,김용민,김윤정(함양),김은경,김은영, 김인중,김정오,김종옥,김진희,김태식,김태정,김태준/김현정,김태훈,김한나,김현지,노경애,류순영/김경식,류정희,박 미경(함양),박미란,박세정,박승년,박은영/이강진,박이은실,서광석,서동우,서만억,서상남/김미정,서석곤,서영현,석라 비,승묵스님,신명화/최영래,신윤상,신현미,양상은,양재경,엄혜원,여명화,오정윤,오지영/김성오,용춘란/양운석,원현 욱,유정호/김경희,유현미,윤수민/이귀섭,윤용병,윤정준(산내),윤지홍,윤희중,응묵스님,이경재/류귀자,이규동,이길 동,이덕임,이동호,이득규/오혜원,이명희(수지행),이민제/이훤민,이선진,이수민,이수아,이숙경,이영경,이영준,이은 희/송사석,이일형/김영선,이주신,이주희(함양),이지윤,이진순,이창호,이철승,이해경(이향천),이현정,이현지,이혜경( 남원),이혜정(산내),임동석,임희경,장일안,장준모,전석규,전소영(산내),전재성,정경아,정경화/조의제,정계임,정대환, 정상길,정상순/윤정준,정용우,정충식,정현임,정회석/조성미,조경미/이주승,조경숙(남원),조미영/임현택,조선희,조 숙경,조창숙/윤여정,주상용,주용수,주지환,지숙현/손성진,진상훈/최윤선,차상영,채윤경,천유라,최귀순,최석민,최세 현(남원),최수옥,최은주(남원),최종식,최혁희,표외숙,하건찬/백혜순,하대덕,하수용,한동훈,한미경/조종환,한승명,허 은정,허현,현미선,홍현숙(남원),황대중/안수희,황미경

2018년 연회비 납부해 주신 분 고소자,곽만연,권명심,김범용/김진향,김병찬/강양화,김보영(청주),김성희(원주),김영실,김정순(이천),김정현,김한 나/유성철,박대철,박승순,백합사김학덕,변강훈,신원철,신진수,안미루,양경자,양선배,이경희,이근범/이안순,이남곡, 이석주,이용준,이원모,이인석/차영미,이일우,이재관,이정민(파주),이정훈,이종원,이창림,전순란,정기효,정윤화,정진 철,조봉순,조성철,진영범,채영님,천수만,총무원중앙기록관,최은영,현각스님

인드라망 생명공동체 회비 계좌 안내 농협 100012-55-012462 / 국민 787201-04-027130 (예금주 인드라망생명공동체) ☎ 문의 사무처 02-576-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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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11 행사•교육 일정

11/3 [귀정사] 가을여행 주간 템플스테이

11/17 [작은학교] 연극음악제 ‘우정의 숲에 깃들다’

11/10-11 인드라망 20주년 한마당 잔치

11/22-24 [생명평화대학] 지리산 생명평화 순례학교

11/10 [한생명] 살래장, 가을한마당

11/22-25 [교육도량] 혜봉 선생님과 함께하는 명상수련

11/15-17 인드라망 활동가 새싹교육

인드라망교육도량 소모임 일정(서울 양천구 신정동) 강서양천녹색평론모임 : 매월 두 번째 화요일 늦은 7시30분 그림그리기모임 : 매월 세 번째 수요일 늦은 6시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홈페이지나 전화 02-576-1886로 문의하세요.

인드라망생협 소모임 일정(서울 양천구 신정동) 요가 모임 : 매주 월, 수요일 늦은 7시 30분 기타 모임 : 매주 월요일 이른 10시 독서 ·논술 교실 : 매주 월, 수, 목요일 진행합니다. 야생화자수 : 매주 월요일 이른 10시, 목요일 늦은 1시 손뜨개 : 매주 화요일 이른 10시 / 인물화 : 매주 화요일 이른 10시 퀼트 : 매주 수요일 이른 10시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인드라망생명공동체 홈페이지나 전화 02-576-1882로 문의하세요.

한생명 소모임 일정(남원 산내면) 어르신 한글교실 : 매주 월, 화요일 늦은 6시 / 원천리, 중황마을회관, 매동마을회관 서각 모임 : 매주 목요일 늦은 7시 / 느티나무 사랑방 목공 교실 : 격주 일요일 늦은 2시 / 원백일리 목공장 반찬나눔 ‘게미’ : 매월 넷째 주 일요일 이른 9시 / 맛있는 부엌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한생명 홈페이지나 전화 063-636-5388로 문의하세요.

광주전남인드라망 소모임 일정(광주 동구 산수동) 시 모임 나루터 : 매월 첫째 주 토요일 늦은 7시 씨앗 독서 모임 : 매월 마지막 주 일요일 늦은 2시 *각 소모임의 자세한 일정과 내용은 다음카페 ‘광주전남인드라망’이나 전화 062-264-4660로 문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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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옷인드라망에서 공동판매 합니다 (30벌 한정판매)

디자인은 아래와 같고, 바지는 사폭바지로 통이 넓고, 허리는 고무줄로 입고벗기 편하게 제작합니다.

*원단: 면100% (가는 누빔있음) * 색상 1) 겨자색과 짙은밤색 2) 인디언핑크와 짙은보라로 준비합니다. *크기 대. 중. 소 *가격 일반:20만원, 인드라망회원: 17만원 (바지만 구입할 경우: 7만원) * 신청마감: 11월16일 까지 주문 및 상담을 원하시는 분은 우리옷 인드라망으로 연락주세요. *손전화: 010-3930-0084 우리옷인드라망은 - 우리나라의 얼과 멋을 담은 옷을 살려가고자 노력합니다. - 옷에 내 몸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몸에 옷을 맞추어 입고 생활하기 편한 의복 문화를 가꾸어 가려 합니다.


청년의 삶자리X일자리에 대한 공동체적 모색과 실험

시골살이 레지던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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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실상사작은학교 ‘새 식구 모심’ 안내 배움과 우정의 공동체, 실상사작은학교는 기꺼이 벗이 되어 함께 배우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이 배움에 함께 할 벗들을 모십니다.​​

1. 모심 대상 - 중학교 1학년 10명 내외(5년제) / 고등학교 1학년 5명 (2년 과정) 2. 모심 지역 - 전국 3. 지원 할 때 - 작은학교의 교육철학과 운영원칙에 동의하는 예비 중학생/예비 고등학생/홈스쿨러 - 작은학교의 교육철학은 ‘생명평화의 삶을 실현하는 인드라망 세계관’입니다. 우리는 ‘인드라망 생명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하고 있으며, 입학원서 제출 시 <인드라망 회원가입 신청서>를 제출하고, 배움을 함께 하기로 확정 한 경우 학교에서 ‘인드라망 회원’으로 등록하게 됩니다. 4. 새 식구 모심 전형 일정 ⊙ 1차 : 서류 - 교부 : 2018년 10월 6일(토) ~ 2018년 11월 7일(수) - 접수, 마감 : 2018년 10월 8일(월) ~ 2018년 11월 7일(수) (11/7일 도착분에 한함.) - 서류전형 결과 발표 : 2018년 11월 8일(목) - 원서는 실상사 작은학교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후(이 게시물에 첨부파일 있음) 작성하셔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방문접수 또는 우편접수에 한함) ⊙ 2차 : 학생, 부모 면접 - 언제 : 2018년 11월 10일(토) ~11일(일) (양일 중 개별적으로 시간 조정) - 최종 전형 결과 발표 : 2018년 11월 13일(화) - 면접은 학생과 부모가 반드시 함께 참여하셔야 합니다. - 고등학교 1학년 입학전형의 경우, 학생은 1박2일(10일~11일) 예비학교(면접포함)를 진행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작은학교 홈페이지에서 꼭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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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10일 흙날

둘째날 11일 해날

시간

행사명

장소

14:30~16:00

생명평화 마을순례

산내면

16:00~17:30

20주년 한마당 감사제

휴휴당 마당

17:30~19:30

공동체 밥상

공양간

19:30~20:30

공동체 놀이

실상사 농장

08:30~09:00

아침을 여는 모임

실상사 설법전

09:00~11:00

대화 - 하림스님 묻고 도법스님 답하다

실상사 설법전

11:00~12:00

닫는 마당

실상사 설법전

12:30

점심 식사 후 헤어짐 - 부대행사 -

11월 10일 흙날 13:00-15:00 : 살래장, 가을한마당, 공포 및 석등 향초 체험 등 11월 11일 해날 12:00-12:30 : 풍경소리 장독대 터 닦기

후원계좌 : 농협 355-0030-2041-03, 인드라망생명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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