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is Orange_Fall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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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no. 15 Fall 2014 Drink Yourself

1. I Am Thirsty 장진우, ‘대박’ 말고 ‘예술’

2. CD사용설명서 3편: 김기영 CD Shall We Walk?

What You Drink Says About You 지금 당신이 손에 쥔 한 병은?

이노션 백서(白書) 이노션의 갈증, 어떻게 풀고 있나요?

3. Cats & Dogs Your Drinking Day 월요일이 좋아, 목요일이 좋아? Collaboration 안경디자이너와 안경마니아의 만남


DRINK, AND YOU WILL FIND YOU. DRINK, AND YOU WILL GET THE ANSWER.



Drink Yourself


Contents

Life is Orange +no.15 Fall 2014

04~

28~

58~

LETTER

SHOWCASE

CREATOR’S NOTE 2

스카프라는 물질 듀나의 시네마투어

노진희 카피의 Material Girl

What You Drink Says

06~

About You

60~

INTERVIEW

지금 당신이 손에 쥔 한 병은?

이노션 백서(白書)

I Am Thirsty 장진우, ‘대박’ 말고 ‘예술’

14~

How to Quench Your Thirst

38~

이노션의 갈증,

CREATOR’S NOTE 1

어떻게 풀고 있나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홍상수의 합 <자유의 언덕> TV뽀개기 이제는 귀 기울일 때

ISSUE REPORT

40~

66~

표정훈의 철학으로 딴지걸기

Coming of Global

IN THE LIMELIGHT

CATS & DOGS

일소일소(一笑一少)에 버금가는

Lifestyle Accessory

Innocean Mentoring

Your Drinking Day

일보일소(一步一少)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의

Course Season 4

월요일이 좋아, 목요일이 좋아?

새로운 강자

이노션-사회적기업-대학생이 함께하는 착한 광고 동행

Drinking a Beer in a

김현주 기자의 F5 + IT

68~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곁에서

COLLABORATION

Strange City

Here I am Smoothie King

Two Men With

90~

낯선 도시에 가면

가끔은 그래도 괜찮아,

Refined Frame

CREATOR’S NOTE 3

나는 맥주를 마신다

스무디킹이 있잖아

안경디자이너와 안경마니아의 만남

92~ CONTEMPORARY ART

Mix & Reboot

K Series – Designed by K

무거웠던 날들이여, 안녕…

자동차를 넘어

76~

Lost Memory, Lost Space

문화를 디자인하다

CREATOR’S WORKS

공간에 시간을 담은 베허 스쿨

Creating Space,

Thumbnail Project &

98~

Editing Space

52~

술집 만드는 사람들,

CD사용설명서

술집 찾는 사람들

3편: 김기영 CD

78~

Shall We Walk?

TREND REPORT

100~

생각은 거리에서 태어난다

남충식의 뮤직에세이

EPILOGUE

Filing Your Taste 대세라면 이쯤은 마셔줬어야

Today's Special

24h

연애의 발견 혹은 발명


LETTER

04

COLORFUL LIFE IN A CUP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20층에는 ‘이노카페’라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노션 구성원들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곳이고, 외부 에서 방문하시는 분들에게는 시원한 전망과 함께 이노션의 색다른 모습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젊 은 세대들이 즐기는 ‘한 잔’의 문화와 그 변화를 발견합니다. 모두의 의견이 반영되는 메뉴의 변화, 특히 요즘 신선한 과일 주스를 즐겨 찾는 직원들을 보면서 ‘건강과 스타일’이라는 두 가지 욕구를 모두 충족하는 스마트함이 돋보이더군 요. 이런 변화를 단순히 재료의 변화라고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더 개인화되고, 다양한 계층의 욕구를 반영하고, 신선한 도전에 목말라 하는 삶의 모습을 그 ‘한 잔’을 통해 엿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가벼워지고 싶은 욕망, 궁극의 솔루션을 갖고 싶은 욕망, 다르게 살고 싶다는 욕망이 산뜻한 컬러의 디톡스 주스 한 잔에 담겨 있는 것은 아닐까요? 소주 한 잔, 맥주 한 캔으로 간단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음주 문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의 피로를 잊을 만큼 양 껏 마시는 것이 이전의 모습이라면, 이제는 그 ‘한 잔’의 시간을 어떻게 즐길 수 있는가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문화 가 다양해지고 성숙해지면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즐기는 시간도 함께 풍성해진다고들 하지요. 그 시간에 필요한 것이 바로 색다른 ‘한 잔’이 아닐까 합니다. 유럽의 카페 문화, 일본의 서민적인 선술집 등에서 느꼈던 인간적인 느낌과 함께 젊은 세대의 용감한 도전 정신까지 더해져 지금 우리의 낮과 밤은 만화경처럼 그 매력을 더하고 있습니다. ‘빨리빨리’에 점령당한 듯 보이는 우리 사회에도 다양한 보폭으로 자신을 조절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일상에 스타일 을 입히는 이들이 보입니다. 그것은 세련된 교향곡처럼 풍성한 즐거움을 안겨줍니다. 오늘도 이노카페에서 어떤 모습 으로 ‘한 잔’을 즐기는지 다시금 바라봅니다. ‘한 잔’에 중첩되어 담긴 삶의 리듬을 살펴봅니다. 여러분에게도 작지만 특 별한 그 ‘한 잔’이 함께하시길 바랍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 대표이사 사장 안건희


Life is Orange Fall 2014

05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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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Fall 2014

현재 가장 뜨고 있는 이태원 ‘장진우 골목’의 개척자 장진우. ‘핫’한 인물임을 입증하듯, 우리가 찾은 날도 빼곡히 들어찬 인터뷰 스케줄을 소화하느라 아침부터 분주한 모습이었다. 약속된 인터뷰가 시작되자 입에 모터를 단 듯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낸다. 이야기를 하면 할수록, 잘나가는 ‘사업가’가 아닌, 자기 스타일이 확고한 ‘아티스트’ 기질이 살아났다. 지금 왜 ‘핫’한지 알 것 같고 그래서 더 알고 싶은, 이 남자에 대한 ‘갈증’.

INTERVIEWER 석아영 차장 & 김진 대리 (The CAMPAIGN LAB, INNOCEAN Worldwide)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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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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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WAS A FEARLESS CHALLENGER


09

그땐 그랬지

연구하던 때였거든요.

석아영 차장(이하 아영) 우리 인사만 지금 세 번째 하고 있는 것 같

김진 심지어는 저희가 한입 먹고 나서 맛있다고 하니까 다행이라

아요. 저는 석아영이라고 합니다.

고 그러셨어요. 처음 해보는 요리를 저희한테 내주셨던 거죠.

김진 대리(이하 김진) 저는 김진입니다.

진우 매일 그런 식이었어요. 다 처음 해보는 요리였어요. 메뉴를 매

장진우 대표(이하 진우) 반갑습니다. 아, 그런데 진짜 김진같이 생

일 바꾸고 싶어서 바꾼 게 아니라, 하고 싶은 요리가 너무 많은데

기셨어요.

이걸 누군가에게 실험을 해봐야 될 거 아니에요. 마루타였죠.(웃음)

김진 종종 들어요, 그런 얘기.(웃음)

김진 그러니까요. 제가 옛날부터 마루타도 해드렸는데, 요새는

아영 사실 이 친구와 저는 장진우 식당 초기인 2012년도에 와 본

솔직히 홀대받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대표님이 슬슬 요리도 안 하

적이 있어요. SNS로 매일 바꿔서 ‘오늘의 메뉴’ 올리고 하실 때, 그

시고.(웃음)

땐 혼자 다 하셨잖아요. 그때 한번 오고, 그 이후에 대관해서 승진파

진우 절대 홀대하는 게 아니고요. 제가 마인드 자체를 바꿨어요. 장

티를 여기서 했었죠. 승진파티니까 잘해주세요~ 했더니 걱정 말라

사꾼에서 교육자로 말이죠. 저희 직원이 40명 정도 되는데, 이 친구

고 하셨는데.

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하고, 제대로 배워서 독립할 수 있도록 만

진우 아! 기억해요. 승진! 광고대행사 다니신다고 했던.

들어줘야 우리나라 요식업 문화가 바뀐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아영 네, 맞아요! 기억하시는구나.

저희는 주5일 근무에 하루 영업시간이 4시간 반밖에 안 돼요. 손님

김진 저는 대표님과 2012년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낸 사이죠. 그때

들은 불만이 많아지죠. 영업시간이 좀 더 길면 기다리는 시간도 줄

대관을 처음 해봤거든요. 대표님이 슬슬 요리를 안 하기 시작하셨

어들 거고, 직원들한테 월급을 많이 안 주면 가격을 싸게 할 수도

을 때인데 그날은 특별히 오셔서 해주셨어요.

있어요.

진우 아, 여자분들이 많이 온다고 해서.

아영 네. 저희도 알고 있어요. 말은 ‘아쉽다’고 해도 여전히 새로운

아영 하하하. 맞아요. 그땐 만원, 만오천원이면 대표님이 신경 써주

것을 만들고 확장해가는 모습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어요. 사실

신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고 사람도 많지 않아서 소소한 느낌이

우리는 아직 못하는 거니까. 같은 또래로서 뿌듯한 면이 있어요.

참 좋았어요. 이렇게까지 잘돼서 ‘장진우 골목’이라는 이름이 붙고, 핫 플레이스가 될 거라고 대표님도 솔직히 예상 못하셨겠죠?

나를 키운 건,

진우 예상 못했죠. 그때 적자가 엄청났었어요. 그냥 좋아서 한 일이

여행 그리고 친구들

었고, 정말 하나도 안 남았어요.

김진 대표님은 구현하는 능력이 참 뛰어나신 것 같아요. 특이하고

김진 진짜 그때는 만원 내고 미친 듯이 먹을 수 있는, 정말 최고의

새로운 걸 보고 즐기는 사람들은 굉장히 많지만, 사실 이 정도까

식당이었는데.

지 완성도 있게 만들어내고 구현하는 게 어려운 거잖아요.

진우 그렇죠. 막 퍼줬으니까.(웃음)

진우 제가 인테리어 디자이너잖아요. 그럼 잘해야죠.

아영 처음에 식당을 여신 건 어떤 마음에서였나요?

아영 인테리어 쪽을 전공한 건 아니실 텐데….

진우 그때는 포토그래퍼로 한창 잘나갈 때라서 수많은 광고대행사

진우 제가 옛날에 돈이 없어서 막노동을 진짜 오래 했어요. 그때

와 일이 많았죠. 그러다 보니 맨날 지하 스튜디오에 박혀서 작업만

다 배운 거죠. 근데 생각해보세요. 그림 잘 그리고 사진 잘 찍는 애

하고 재미가 너무 없는 거예요. 클라이언트, 에디터들과의 소통 방

가 막노동해서 현장 실무도 경험했어요. 그럼 인테리어 디자이너들

법도 잘못된 것 같아서 뭔가 그들을 초대해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새

보다 잘할 수밖에 없어요.

로운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시작했는데, 그 사 람들이 자꾸 친구들을 데리고 오는 바람에 돈을 안 받을 수 없겠더 라고요. 2012년도에 오셨으면 한창 엉망이었을 텐데, 그런데도 재 미있었죠. 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아니, 맛도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김진 네, 맛있었어요. 저야 워낙 먹는 걸 좋아하고, 새로운 음식에 도전하는 걸 즐기는데, 보통 처음 보는 음식은 실패할 가능성이

그때는 포토그래퍼로 한창 잘나갈 때라서 수많은 광고대행사와 일이 많았죠. 그러다 보니 맨날 지하 스튜디오에 박혀서 작업만 하고

높잖아요. 초창기에 대표님이 해 주셨던 새로운 요리들은 신기하

재미가 너무 없는 거예요. 클라이언트, 에디터들과의 소통 방법도

게도 맛이 있었어요.

잘못된 것 같아서 뭔가 그들을 초대해서 밥을 먹을 수 있는

진우 제가 요리에 미쳐서 하루에 열 시간 정도 요리 다큐 보면서

새로운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ISSUE REPORT

10

김진 그럼 포토그래퍼, 셰프,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 굉장히 많은

진우 맞아요. 근데 저는 싸가지도 없었어요. 스무 살 때부터 너무

일을 하고 계신데, 대표님께서는 어떻게 불리고 싶은가요?

잘나가는 사람들과 놀다 보니 후광효과라고 해야 하나요? 저도 그

진우 전 특별하게 그런 거 없는데. 그냥 제일 잘하는 걸로 불리는

들과 같은 줄 알았어요. 25살이 되어서야 그들과 다르다는 걸 깨닫

게 아무래도 좋겠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지금도 사진 찍는 걸 제일

고 무작정 떠났어요, ‘난 빈 껍데기였어, 나의 것을 채우고 와야겠

잘하거든요. 누구랑 붙어도 안 질 정도로.

어’ 이러면서. 그때부터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 때마다 여행을 다니

아영 게다가 음악도 하시고 캘리그래피도 하시잖아요. 못하시는

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게 없는 것 같아요.

아영 여행 얘기를 하시니까 생각난 건데요, ‘그랑블루’도 영덕의

진우 주변 환경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스무 살 때부터 같이 놀

어촌마을에서 보셨다던, 녹이 슨 파란색 조합 창고가 모티프가 된

던 사람들이 대단한 사람들이었거든요. 예를 들어, 박상원, 박광수,

거잖아요. 그 창고 문을 진짜 그랑블루의 문으로 쓸 줄은 몰랐거

백종열, 공병각 같은 1세대 캘리그래퍼들이요.

든요. 새로운 공간을 하나씩 만들어낼 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진 와, 그런 분들은 어떻게 만나셨어요?

것들이 있나요?

진우 실질적으로 저를 만든 사람들은 ‘정신’ ‘사이다’ ‘나난’이라는

진우 지금 꽂혀 있는 걸 생각해요. 인사이트라고 하죠. 돌아다니면

누나들이에요. 그들이 저를 발견하고 키워서 지금의 장진우를 만들

서 보고 느끼는 과정이 필요한 거고, 그래서 여행에서 얻는 게 많아

었죠. 특히 정신 누나를 통해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알게 되고

요. 그중에서도 이별여행이 최고죠.(웃음) 저는 굉장히 감성적인 사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람이라서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 때면 무조건 여행을 가요. 여행이

아영 아, 저희 대학교 때 PAPER에 자주 나오시던….

라는 게 현실을 살면서 유일하게 꿈과 가까워질 수 있는 중간 부분

진우 네. 그리고 PAPER 정유희 누나한테 맞으면서 글 쓰는 법을

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여행을 통해서 늘 영감을 얻게 되는 것 같아

배웠어요. 맞춤법 틀린다고 지금도 혼나요.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요. 크리에이터로서 엄청난 스트레스와 자괴감에 빠질 때, 해답은

제주도에서 우연히 예전 PAPER를 보게 됐는데, 거기에 제가 쓴 여

여행밖에 없어요.

행기가 있는 거예요. 바람에 실려 어쩌고저쩌고 하는. 그때 뭔 바람 을 알았겠어요. 고작 24살 때였는데. 근데 지금 봐도 글은 잘 썼더

‘술’ 얘기로 시작해

라고요.

‘예술’로 마무리

아영 맞춤법은 틀려도 그 안에서 뭔가 끄집어낼 수 있는 감성이

김진 너무 우리 얘기만 하다가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이번 가을

있다는 거겠죠.

호 키워드가 ‘마실 것’이에요. 대표님은 ‘마실 것’ 뭐 좋아하세요?

진우 옛날부터 누나들이 제 글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저보고 글

진우 사실 전 물이랑 술 빼고는 안 마셔요.

로 먹고살 수 있는 애라고 그랬어요. 지금 보면 딱 중2병, 허세병인

아영 어, 이러면 곤란한데. 그럼 제일 좋아하는 술이 뭐예요?

데.(웃음)

진우 제일 좋아하는 술이 ‘이거다’라고 하면 진정한 술꾼이 아니겠

김진 그건 이분이 지금 앓고 계시죠.

죠. 저는 날씨에 따라 마셔요. 오늘같이 비가 오는 날 낮에는 런치로

아영 저는 크리에이터에게 중요한 건 중2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화이트와인. 샤도네이 한 병을 들고 봉골레 파스타를 먹을 수 있는

에.(웃음)

그런 여유가 있어야죠. 비가 오면 조개 향내가 더 진해지거든요. 그 때 샤도네이를 딱 마시면 엄청나게 맛있죠. 그리고 저녁에는 기분 이 좋을 때면 막걸리를 마시고, 기분이 안 좋다고 하면 소주를 마시 는 거죠. 이건 절대적인 거예요. 아영 역시 스타일이 확고하시군요.(웃음) 보통 마실 것들에 대한 변화를 보면, 그 시대의 유행이라든가, 사람들의 취향, 문화를 엿 볼 수 있다고도 생각하거든요, 그런 걸 쫓거나 소개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뭐라고 보세요?

저는 굉장히 감성적인 사람이라서 생각의 정리가 필요할 때면 무조건 여행을 가요. 여행이라는 게 현실을 살면서 유일하게 꿈과 가까워질 수 있는 중간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여행을 통해서 늘 영감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크리에이터로서 엄청난 스트레스와 자괴감에 빠질 때, 해답은 여행밖에 없어요.

진우 허세죠.(웃음) 요즘 해독주스 이런 게 유행하고 있잖아요. 자 연 그대로의 맛이라고 해도 별로 좋은 것 같지는 않아요. 과일은 그 냥 먹는 게 최고죠. 비타민 음료만 해도 그래요. 비타민 한 알 먹는 효과를 보려면 200잔이나 마셔야 한다는데…. 이런 거 보면 다 허 세예요.


Life is Orange Fall 2014

MY FRIENDS &

TRAVEL MAKE ME HIG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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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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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생각하는 ‘예술’은 어떤 작품을 보고 똑같은 영감을 받으라고

아영 나이가 들면서 그런 게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내가 뭘 느끼

만드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마다 다른 영감을 받고,

고 있는지에 대한 얘기를 어느 순간부터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 대

그 영감으로 또 새로운 예술이 탄생할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신 자기가 못 가진 거, 지극히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얘기들만 늘어

‘아, 장진우가 했으니까 나도 한번 해봐야지’ 그런 게 예술이거든요. 나의 삶이 누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면, 내가 하는 모든 행위로 누군가에게 저렇게 살아도 된다는 예시가 될 수 있다면. 그게 제가 바라는 삶이에요.

놓게 되더라고요. 진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건 그거예요. ‘예술’과 ‘대박’이라는 단어만 봐도 그래요. 우리는 예전에 어떤 훌륭한 걸 보면 무조건 “우 와 예술이야”라고 얘기했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뭐라고 얘기하죠? “와, 대박이다” 이렇게 말하죠. 그만큼 삶이 많이 변했어요. ‘예술’이 란 건 꿈꾸고 싶고, 뭔가 계속 영감을 받고 싶은 거였는데, 지금은 단 하나의 기회를 잡아서 한방에 터트리고 싶은 마음밖에 없는 거죠. 김진 이야~ 지금 하신 말씀이야말로 ‘대박’, 아니 ‘예술’이네요. 진우 워낙 다들 ‘대박, 대박’ 하니까 저는 웬만하면 ‘대박’이라는 단 어는 안 쓰려고요. 사람은 입 밖으로 내뱉은 말과 단어대로 삶이 결

아영 그런 허세 음료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우리나라에 뿌리

정된다고 생각하거든요.

를 둔 게 아니라 외국에서 들어온 것이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 제대

아영 그럼 대표님이 꿈꾸는 삶은 어떤 건가요? 예전 어떤 인터뷰

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잠깐의 유행에 혹했다가 그냥 끝나버리는

에서 ‘라이프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것도 그 ‘예술’의

것 같아요.

맥락에서 말씀하신 건가요?

진우 그게 한국의 가장 큰 문제인 거 같아요. 뭐 하나 잘된다고 하

진우 네. 제가 생각하는 ‘예술’은 어떤 작품을 보고 똑같은 영감을 받

면 우루루 몰렸다가 또 금세 사그라지고. 와인도 과도기가 엄청났잖

으라고 만드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마다 다른 영감을 받고, 그 영감

아요. 한창 붐이 일었을 때 너도나도 재테크한다며 고급 와인을 사서

으로 또 새로운 예술이 탄생할 수 있게 만드는 거예요. ‘아, 장진우가

집에다 쟁여놓았는데, 결국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싼 가격으로 누구

했으니까 나도 한번 해봐야지’ 그런 게 예술이거든요. 나의 삶이 누

나 손쉽게 살 수 있게 되었잖아요.

군가에게 영감을 줄 수 있다면, 내가 하는 모든 행위로 누군가에게

김진 그렇죠. 그때 속상한 마음에 집에서 몇 백만 원짜리 와인을

저렇게 살아도 된다는 예시가 될 수 있다면. 그게 제가 바라는 삶이

손수 따서 드시던 우리네 아버지들이 많이 계셨죠. 근데 요즘은 굳

에요.

이 유행이 아니더라도 우리 일상생활에서 마실 것이 차지하는 비중

아영 다른 사람들에게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해주시는

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긴 해요.

건가요?

진우 그만큼 욕해야 할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거죠. 사람들이 누

진우 제가 대신 살아봐주는 거죠. 살아보지 않고는 모르니까. 제가

굴 씹어야 하는데 밥 먹으면서 씹기에는 좀 그렇고. 그러니까 뭔가를

이렇게 살아보고 ‘요건 실패했다, 이건 아닌 것 같다. 그건 해봐도 될

마시면서 남 욕을 하는 거죠.

것 같다’를 알려주는 거죠. 그래서 저는 결혼할 때도 웨딩플래너가

김진 아, 듣고 보니 진짜 그러네요.

되어서 결혼할 거예요. 어떻게 보면 웨딩플래너 사업을 준비하기 위

진우 그리고 음식 자체가 짜졌잖아요. 짠 걸 먹고 나면 달거나 시원

해서 꽃집을 오픈한 거라 할 수 있어요. 음식, 꽃, 공간. 다 준비됐잖

한 것, 깔끔한 걸 마셔주지 않으면 안 되는 거예요. 그만큼 살기 각박

아요. 제 결혼식까지 웨딩플래너로서 3명 정도 연습해보려고요. 제

하고 힘든 시간이 점점 오고 있는 거죠. 그래서 사람들이 그렇게 욕

껀 더 잘해야 하니까.(웃음) 아마 한국에서 가장 즐거운 웨딩 사업이

을 하나 봐요. 남 욕하고, 연예인 욕하고, 내 욕하고.(웃음)

될 거예요.

아영 마시면서 좀 더 좋은 얘기를 하면 좋을 텐데….

아영 최종목표는 장진우의 성공적인 결혼식이고 지금은 그걸 위한

김진 장진우 식당의 매력 중 하나가 옆 테이블 이야기를 들을 수

모든 비즈니스가 되는 거네요.

있다는 건데, 옆에서 욕이 들리면….

김진 가장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이별여행도 결혼으로 끝이니까요.

진우 그래도 우리 식당과 카페는 욕하는 사람이 덜해요. 너무 옆에

진우 맞아요. 그땐 이 사업 그만해야죠.(웃음)

붙어 있으니까. 제가 원테이블을 고집하는 이유도 그런 거예요. 그냥 음식만 맛있게 먹고 갔으면 해요. 왜 앉아서 자꾸 남 욕하는 데 시간 을 허비는지 모르겠어요. 난 남의 이야기를 절대 하지 않아요. 솔직 히 말해서 남의 삶에 관심이 없어요. 나만 잘하면 되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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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 I G

H I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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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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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ING OF GLOBAL LIFESTYLE ACCESSORY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의 새로운 강자 신상 스마트 폰? 혹은 신상 백? 아니, 이젠 주스를 들 때이다. ‘캐롯앤바나나 주스’ 가 아니라 ‘fuel’이라는 정식 이름이 붙은 이 컬러풀한 주스 한 병이 당신을 보다 슬림하고 가벼운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개성, 혹은 아름다움을 위해 선택하는 것이 액세서리라면, 지금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액세서리는 ‘마실 것’이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Life is Orange Fall 2014

프라다와 루이 비통의 선택

경배하라,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무엇을 마실 것인가?’라는 질문은 곧 ‘무엇을 입을 것인가?’와 비슷한

뉴욕에서부터 불어온 ‘건강 주스’의 열풍이 한국에도 거리낌없이 상륙

수준의 고민으로 진화했다.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한 것, 단순히 건강을

했다. 거리엔 주스 바가 넘쳐나고,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은 21세기의 트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 다른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와 결합해 강력

렌드가 된 ‘건강’을 위해 착즙 주스를 마신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건

한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 주스 전도사 조 크로스에 의하면 그가 140kg에서 90kg으로 감량

그 움직임은 올해 3월 프라다 그룹이 이탈리아 제과업체 마르케지의

하는 데에 건강 주스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극단적인 방법이

지분을 인수하고 베이커리 사업을 시작함을 알리고, 루이 비통을 소유

라서 모두에게 권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이렇게 입소문을 타기 시

한 LVMH 그룹도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커피 전문점 코바의 지분을

작한 해독 주스와 청혈 주스는 한 병만으로도 모든 고민을 해결해줄 것

인수하며 그들이 핸드백을 걸친 손끝으로 들 커피와 디저트까지 디렉

같은 아우라를 풍긴다.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건강 주스 레시피를 공개

팅하겠다는 소식을 전해오면서 본격적으로 감지되었다.

하는 것이야말로 시대의 리더가 갖추어야 할 미덕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백화점들이 명품 패션관 새단장보다 식품관 리뉴얼에 공을 들이

건강 주스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에서는 의사보다 주스를 추천

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 2002년 도곡동 타워팰리스 지하에 스타

하는 영양사들을 더 신뢰하고, 자신에게 꼭 맞는 맞춤 주스를 찾기 위

슈퍼를 오픈하며 상위 1% 식탁을 슈퍼마켓이라는 형태로 대중에게 공

해 스스로 공부를 시작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새로운 버전의 마법

개한 신세계는 청담동 SSG 푸드마켓을 성공시킨 데 이어 백화점 지하

물약인 이 색색의 주스 한 잔은 그를 경배하는 이들 사이에서는 신흥

푸드마켓을 새롭게 단장했다. 파리나 런던, 뉴욕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종교처럼 경건함을 불러 일으킨다. 드라마틱한 효과를 얻고도 밝힐 수

스페셜티 커피에서부터 건강 주스, 프리미엄 홍차 등을 갖추고 ‘건강’

없는 시술과 달리 이 주스의 혜택을 입은 자들은 경외의 대상이 되니

과 ‘스타일’을 모두 원하는 고객을 유혹한다. 불황이 장기화되어도 식

말이다.

품 분야에서는 보다 차별화된 품질의 프리미엄 라인이 더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대가 큰 소비를 포기하는 대신 최소한의 사치는 유지하고 싶

까다롭게 골라라, 당신을 위해

은 욕망 때문이다.

이 사소한 쇼핑은 SNS라는 1인 채널을 타고 실시간으로, 전지구적인

이런 현상은 평등했던 생수 시장에도 ‘프리미엄 워터’라는 신종 카테고

규모로 확산된다. 오늘 나의 테이블에 올라왔던 어여쁜 디저트 사진은

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물도 다 똑같은 물이 아니라며 미네랄이나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라이프스타일을 증명하고 싶어하는

실리카, 칼슘과 마그네슘 구성비를 따지더니 최근에는 ‘수원지’를 내세

SNS 스타들이 손쉽게 올리는 것도 바로 오늘 무엇을 먹었고, 무엇을

운다. 남태평양 피지, 하와이 심층수, 알프스 빙하수 등 수원지의 청정

마셨는지에 대해서이다. 두 세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프렌치 코스보다

한 이미지를 담아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 산 핸드백, 히말

는 하루에도 수차례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음료로 자신의 관심사를 우

라야 산 캐시미어, 이집트 산 코튼처럼 귀한 물 대접을 받으려면 어디

회적으로 표현한다. 이른바 SNS 시대에 어울리는 ‘사진발’도 중요하다.

출신인지 확실하게 밝혀야 하는 시대이다.

미란다 커가 직접 만드는 방법을 시연한 그녀만의 ‘디톡스 스무디’ 덕 분에 차이 씨드, 고지 베리와 같은 생소한 식재료 이름이 검색어 순위 에 오르기도 한다. 서로의 관심에 목마른 시대, 그 갈증까지 해소해주 는 다목적병기와도 같은 음료 한 잔의 다음 주인공이 궁금해진다. 그리하여, 지금 당신이 손에 쥔 한 잔은 무엇인가?라고 다시 묻는다. 그 한 잔에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모두 녹아 있을 것이다. 부족한 것이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부터 무엇을 더 채워야 할 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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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RINKING A BEER IN A STRANGE CITY 낯선 도시에 가면 나는 맥주를 마신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의 책에서 가끔 이런 말을 한다. “나는 낯선 도시에 가면 반드시 달린다. 달릴 때의 느낌을 통해서야 비로소 이해할 수 있는 일도 세상에는 있기 때문이다”라고. 달리면서 느끼는 대기의 밀도,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 무심한 듯 지나치는 이방인의 표정, 멀리 보이는 강과 나무가 그에게는 낯선 도시를 이해하는 수단이었을 것이다. 나에겐 맥주가 그렇다. 새로운 도시의 사람과 역사, 성향, 환경 그리고 그보다 세세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그곳의 맥주는 내게 들려주었다. TEXT 염철 수석국장 (AE, INNOCEAN Worldwide)

MEXICO CITY.

그날 새벽 난 솔을 마시며 멕시코시티를 느꼈다. 앞으로의 여행에서 만

멕시코시티. 나오지 않는 여행용 백팩을 찾는다고 뛰어다니다 보니 밤

나게 될 사람들이 얼마나 직선적이고 꾸밈 없을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아

12시. 공항에서 돌아돌아 시내로 들어가 허름한 호텔을 잡으니 새벽 3

니, 자기들은 ‘혈관에 피가 아니라 콜라가 흐른다’고 스스럼없이 이야기

시. 피곤에 지친 몸으로 작은 술집을 물어물어 찾아가 주문한 맥주 솔

하는 ‘메히카노(Mexicano)’들을 작은 바에서 이미 만나고 있었다.

(Sol). 대충 어슷썬 라임이 담긴 접시를 던지더니, 얼음이 가득 찬 튀튀 한 양은 바케스에 맥주를 거꾸로 꽂아서 탁자에 턱하니 놓고 간다. 이

CUSCO. PERU

제는 솔도 맥주전문점에 가면 마실 수 있는 맥주가 됐지만, 서른 즈음

쿠스코. 페루를 간다면 수도인 리마는 가지 않아도 이곳은 꼭 간다는,

처음 맛본 감동은 베일 듯 날카로웠다. 치아파스 주 농민반군의 도심테

‘세상의 배꼽’이라는 뜻의 도시. 찬란했던 잉카제국의 수도였지만 지금

러 때문에 경기관총을 걸쳐 멘 채로 순찰을 도는 경찰의 모습과 멕시

은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 들르는 곳이다. 해발 3,600미터에 자리 잡은

코시티의 끈적한 여름밤에 대비되는 깨질 듯한 청량감은 모든 걸 환하

인구 30만 명의 이 작은 도시의 맥주는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게 보이게 만들었다.

쿠스 코 의 도 시맥주 는 ‘쿠스 코 의 아가씨’라 는 뜻의 쿠스 케냐

멕시코 맥주는 많다. 잘 알려진 코로나, 도스에퀴스, 네그라 모델로 등

(Cusqueña)다. 쿠스코 여행에 대한 글을 읽다 보면, 이 도시(사실은 마

등. 하지만 솔의 경우는 브랜드부터가 ‘태양’(Sol은 스패니시로 태양)이

을에 가까운)에 대한 추억과 함께, 이 맥주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을 쉽

다. 게다가 보관의 용이성을 위해 짙은 색을 쓰는 많은 맥주에 비해 맥

게 찾아볼 수가 있는데 그게 단순히 쿠스케냐의 풍미 때문만일까?

주 본연의 황금빛을 마음껏 자랑할 수 있는 투명한 병을 사용한다. 멕

누구는 무자비한 정복자 스페인조차 지우지 못한 잉카의 흔적들처럼

시코시티에서 제조하기 시작해 90년대 중반부터 각 주로 퍼지기 시작

이 맥주를 기억하고 떠올리는 것일 수도. 또 누구는 피사로에게 방 가

한 이 맥주는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카리브의 바다를 연상시킨다. 그

득 금과 은을 채워 바치고도 끝내 교수형에 처해진 잉카왕 아타왈파의

야말로 눈부터 시원해지는 섹시한 맥주다. 깔끔한 끝 맛과 옥수수 전

슬픈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아서. 어떤 이는 태양의 신전 코리칸차 골

분이 주는 고소함을 일일이 열거하지 않아도, 라임이 주는 상큼함과

목에서 관광객에게 꽃을 파는 인디오 소녀의 순수한 눈망울이 떠올라

딱 떨어지는 목넘김이 머리를 때리는 멕시코시티의 맥주 솔.

서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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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유적과 풍광이 훌륭한 도시의 맥주라고 해서 모두 그런 것은 아

이 그렇듯이 에스트레야 담 또한 그 지역의 음식들과 보여주는 마리아

닐 테지만, 쿠스케냐만큼은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하이네켄처럼 매끈

주는 환상이다. 바르셀로나 항구를 따라 늘어선 타파스를 차례차례 순

함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마추픽추 모양을 형상화했다는 그 투박한 맥

례하며 마시다 보면 왜 많은 이들이 유럽에서도 스페인을, 그중에서도

주를 마시다 보면 맛을 형용하는 단어로는 표현에 한계가 있었다. 제조

마드리드가 아닌 바르셀로나를 첫손에 꼽는지 알게 될 것이다.

방법이나 맥아, 홉이나 효모만으로 온전히 설명할 수 없는 그런 맥주

말레콘의 부서지는 파도와 아프로 쿠반의 눈물을 담은 아바나의 부카

가 쿠스케냐였다. 관광객을 상대로 식당이나 호텔을 소개하는 호객꾼

네로. 더블린의 역사와 함께하는 검은 황금이라 불리는 기네스, 그리

(전문용어로 삐끼)이나, 담배와 잡화를 파는 인디오들과 밤늦도록 짧은

고 듀벨, 싱하, 필스너 우르켈 등. 도시와 사람, 그리고 그 안에 빠질 수

스패니시로 대화하며 술잔을 나누었던 날들이 바로 어제 일어난 일처

없는 맥주의 이야기는 이렇게 끊임없이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럼 기억되는 것 또한 온전히 쿠스케냐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다 보니 ‘왜 맥주를 마시는가?’에서 벗어나 맥주 예찬이 되어버렸 다. 나는 커피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그렇다고 차를 좋아하는 것도 아

BARCELONA

니다. 커피가 해주지 못하는 게 있고, 물로는 아쉬운 게 있다. 소주는

바르셀로나. 건축에 관심이 있는 이에게는 ‘가우디’의 도시. 축구를 사

너무 무거운 그런 날이 있다. 낯선 도시, 풍광이 멋들어진 노천 카페가

랑하는 이들에게는 ‘FC바르셀로나’의 도시. 하지만 나에게는 에스트

아니어도 좋다. 이노션 근처의, 치킨이 맛있는 호프집이어도, LP판을

레야 담(Estrella Damn)으로 기억되는 도시. 에스트레야? 스패니시로

틀어주는 작은 바라도 괜찮다. 함께 잔을 부딪쳐줄 좋은 이와 적당히

‘별’이라는 뜻이다. 진한 맛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조금은 약한 맥주

시원한 맥주만 있으면 난 행복하다.

겠지만, 바다가 보이는 타파스(Tapas)에서 처음 마셨을 때 든 생각은

‘맥주 첫 잔을 따르다 보면 파도 소리가 들린다’라는 말이 있다. 이 첫

‘와~바르셀로나답다’는 것이었다. 바르셀로나를 아주 잘 알거나 살았

잔의 파도 소리, 홉이 주는 쌉쌀함, 맥아의 단맛과 고소함, 식도를 감싸

던 사람은 아니지만 흔치 않은 청량감과 치고 올라오는 그 느낌이 왠

며 내려가는 거품의 부드러운 풍성함, 그리고 입안의 점막을 자극하는

지 이 도시와 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하몽과 함께 먹다 보면

질감과 알싸함이 나는 늘 그립다.

스파클링 와인 못지않은 풍미를 보이는데, 모든 맥주가, 아니 모든 술

그래서, 난 오늘도 맥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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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MIX & REBOOT 무거웠던 날들이여, 안녕… 매일 아침, 스타벅스 대신 주스 바를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마실 것’을 좀 더 유심히 보기 시작했다. 일시적 유행도, 만병통치약도 아닌 그저 ‘건강한 주스’에 관한 이야기. TEXT 조소영 (<얼루어코리아> 피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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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상륙한 주스 바 사람들은 그저 과일이 들어간 주스가 건강한 주스라 여겨왔다. 시대가 바뀌면서 우리는 막연히 달기만 한 주스를 졸업했고, 급기야 주스 기계에 돈을 투자하는 시대를 맞았 다. 할리우드 배우들의 파파라치 사진에는 별과 콩이 그려진 커피가 아닌 알록달록 한 색깔의 주스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몇 가지 객관적인 사 례로는 먼저 2013년 10월, 스타벅스가 70 밀리언달러를 들여 캘리포니아에 주스 농장과 공장을 세웠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커피만으로는 경쟁할 수 없는 음료 시대를 스타벅스 역시 예감한 것이다. 뉴욕 비즈니스 신문사 <Crain’s New York>에 따르면 2013년 미국 전역의 주스 바는 1.3 빌 리언달러를 쓸어 모았다고 한다. 많은 아메리카인이 매일 8~9달 러를 아낌없이 주스에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다.

역시 몇 해 전부터 ‘착즙 주스’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첨가 물 없이 과일을 그대로 담은 주스가 ‘과일 대용’으로 인 식되면서 주요 주스 바를 중심으로 그 열풍이 확산 되어갔다. 주스 바는 산뜻한 인테리어와 다채로운

고 무엇보다 ‘건강을 위한 음료’라는 이미지 를 내세우며 음료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 로 자리 잡고 있다. 산소 같은 엄마 이영애를 광고 모델 로 내세운 착즙 기계 휴롬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무섭게 팔 려나갔다. 과일이나 채소를 가는 방식이 아닌 ‘눌러 짜 내는’ 기술로 원액기 시 장을 만들어내며 세

판매기록을 세웠다. 아무리 많은 과일 을 집어넣어도 정작 뽑아내는 양은 작아 ‘과일 잡아먹는 도둑’이라는 오명을 얻었지 만 휴롬의 승승장구는 계속되었다. 기계 판매 에서 재미를 본 그들은 휴롬팜이라는 주스 바를 열었다. 휴롬팜에서 판매하는 주스의 가격은 7천원 에서 8천원 정도. 커피 한 잔 값보다 확실히 비싼 가격 이다. 흥미로운 점은 높은 가격대임에도 높은 재구매율 을 자랑한다는 것. 매출 비중이 가장 큰 도산대로점의 경우

물론 이건 먼 나라 미국에만 해당하는 현상이 아니다. 국내

색의 야채, 과일 등을 진열해 소비자를 유혹했

계 50개국에서 300만 대 이상의

단골 고객이 전체의 50%를 넘을 정도다. 여자고객이 많을 거 라 생각하지만 막상 가보면 그렇지도 않다. 비즈니스 미팅을 위해 이곳을 찾는 남자 고객도 꽤 눈에 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주스를 대접하는 게 사업 파트너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나 뭐라나. 한국 비즈니스맨들의 이러한 마인드는 분명 놀라운 변화다. 휴롬팜은 시작에 불과했다. 과일과 채소의 즙을 짜낸 착즙 주스를 파는 주 스 바는 어느덧 서울 곳곳에 자리 잡았다. 심지어 매일 아침 안방으로 신선한 주스를 배달해주기까지 한다. 디톡스 전문가이자 로푸드 셰프인 경미니 대표는 한남동에 디톡스 주스 라운지인 ‘에너지키친’을 오픈했다. 착즙기가 아닌 녹즙기를 사용해 직접 짜내는 것이 특징으로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주스클

렌즈(Juice Cleanse)’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주스클렌즈는 주스를 식사 대용으로 마시며 디톡스와 다이어트 효과를 누리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인 박지윤과 가수 아이비의 몸매 관리 비법으로 소개되면서 화제를 모은 ‘저스트주스’ 역시 토털 클렌즈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동에 오픈한 ‘주스마스터’는 녹즙과 과즙을 분리해 디톡스 효과를 높였다. 이곳 역시 오전 8시부터 오 후 6시까지 6가지 주스를 2시간마다 마시면서 수시로 코코넛워터나 레몬수를 마시는 디톡스 프로 그램과 개인별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해독주스 레시피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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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스는 주스일 뿐 웹디자이너 K는 밥 대신 주스를 마신 다. 주스를 커피나 차를 대신하는 음료가 아닌 식사 대용으로 먹는 주스클렌즈를 시작한 것이다. “5일 동안 주스만 마셨어요. 한 달에 한 번씩 이렇게 주기적으로 식이요법을 하고 있죠. 과일과 채소로 만든 주스가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속이 한결 편해졌어요. 물론 살도 빠졌고요.” 야채와 과일로 만든 주스가 건강과 미용에 탁월하다는 주장에는 이견이 없지만 모든 주스 브랜드에서 내놓고 있는 주스클렌즈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 소리가 높다. 주스 브랜드들은 주스클렌즈를 통해 어떠한 음식도 먹지 말고 오 직 주스만 먹을 것을 강요한다. 그것이 디톡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것도 과잉 섭취는 독이 될 수밖에 없다. 주스는 식사 대용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영양 보충제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주스 바를 넘어 마켓까지 “주스를 마시면 에너지가 생기고, 피부 에서 광이 나요. 거의 생으로 먹는 것과 다름없 는 야채와 과일은 해독 역할도 톡톡히 하죠. 착즙 주스 는 하루에 먹어야 할 야채와 과일을 가장 쉽고 간편하게 마 실 수 있는 방법이에요.” 할리우드의 핫한 여배우 블레이크 라이 블리는 실제로 매일 한 잔의 착즙 주스를 마시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주스 열풍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음료 하나도 맛과 영 양을 따져 고르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한다. 게다가 몸에 좋은 음식을 사 먹거나 요리할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에게 이만큼 간편하게 건 강을 챙기는 방법도 없다. 주스 바에 가면 좋아하는 과일과 야채로 만든 주스가 넘치고 게다가 매일매일 기분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기까지 하니 지겹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젊은 여성들은 디톡스와 다이어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겠다는 의지를 불태우

과일과 채소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활성 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방지하고

며 하루에 3만원부터 9만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자한다. 며칠 동안 주스만 먹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식이섬유·비타민·칼륨 등의 영양소 섭취를 통해 체내의 노폐물과

으니 살이 쭉쭉 빠지는 걸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주스를 먹으며 빠져나가는 건 지방이

독소를 제거해주며 장 기능을 활성화해 변비 개선은 물론 피부 트러블 완화에도 도움이

아닌 근육과 수분. 즉 프로그램이 끝난 후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그대로 몸에 흡수되어 요

된다고 알려져 있다. 궁합이 잘 맞는 과일과 채소를 섞은 주스는 맛도 좋고 다양한 영양소

요현상을 겪을 수밖에 없다. 세 끼 모두 주스만 먹다 보니 매스꺼움이나 어지럼증을 호소

를 섭취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주스로 마시면 통째로 먹는 것보다 거부감이 덜해 싫어하

하는 이들도 있다. 전문의들은 주스를 식사 대신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 권장량을 고려해

는 과일과 야채 역시 어렵지 않게 섭취할 수 있다. 혈액을 정화해주고 해독 효과가 있는 밀

매일 조금씩 마실 것을 추천한다. 강동경희대병원 김고운 교수는 “주스를 통해 채소나 과

싹, 니코틴 배출에 도움이 되는 케일 등을 함께 넣으면 해독 효과는 더 높아진다.

일을 잘 챙겨먹지 못해 생기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어요. 하지만 주스를 식사 대용으로

반가운 사실은 이제 주스 바뿐 아니라 마켓과 백화점에서도 착즙 주스를 만날 수 있게

마시면 영양소의 불균형과 당분 과다 섭취를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

되었다는 거다. 압구정 현대백화점 지하 식품관의 주스 진열대에는 50여 종류가 넘는

다. 디톡스를 하겠다,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그 기간만큼은 맵고 짠 음식을

국내외 주스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시중에서 이미 판매되던 이름만 ‘100% 주스’라 표

피하게 되고 술과 담배도 멀리하며 규칙적인 생활을 하게 된다. 주스클렌즈를 하는 동안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면 그건 여러 노력이 더해져 얻어낸 결과이지 결코 주 스만이 가져온 결과는 아니라는 말이다. 주스는 건강해질 수 있는 절대적 대안이 아닌, 건강해질 수 있도록 돕는 하나의 방안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매 일 마시는 콜라 한 잔을 과일 주스로 대체하거나, 아침 일찍 빈속에 들이켜 던 아메리카노가 주스로 바뀐다면 건강한 몸을 만들어가는 데 도움이 되리라는 건 누가 봐도 자명한 일이다. 하지만 모든 음식을 끊고 주 스만 마시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이건 주스클렌즈가 만병통 치약인 것처럼 광고하는 주스 브랜드도, 주스클렌즈를 무 조건적으로 예찬하는 사람들도 한번쯤 생각해봐 야 할 문제다.

기된 농축 환원 주스가 아니라 착즙 주스가 프리미엄 주스 시장을 섭렵한 것이다. 미 국의 3대 프리미엄 주스 중 하나인 플로리다 내추럴을 위시한 다양한 착즙 주스는 물 한 방울 넣지 않아 과일의 맛과 향이 그대로 살아 있다. 당연히 일반 주스와는 다른 맛이다. 건강한 마실 것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은 점점 더 커지고 있고 그 에 맞게 시장도 성장해가고 있다. 그동안 주스 바의 주스가 값비싸서 자주 마시지 못했다면 이제 가까운 마켓으로 가면 된다. 나 역시 매일 아침 아메리카노 대신 착즙 주스를 마시기 시작했다. 잦은 야근과 불규 칙한 식사로 몸을 혹사한 시간에 비하면 내 몸을 위한 아주 작 은 배려에 불과하지만 이 작은 배려가 가져올 기분 좋은 변화를 느끼기 시작했다. 그것만으로 충분히 즐거 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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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REATING SPACE, EDITING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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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 만드는 사람들, 술집 찾는 사람들 어제도 내일도 비슷한 일상, 그래서 우리는 오늘 저녁 특별한 한 잔을 찾아 나선다. 소주에 삼겹살, 치킨과 맥주가 밥과 같은 존재라면, 그런 무심한 일상을 날려버릴 ‘브릴리언트 아이디어’들이 지금 당신 곁으로 스며들고 있다. 한 잔의 칵테일에서 느껴지는 낯선 곳의 바람, 그리고 낯선 이들과도 금세 ‘썸’타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는 친밀함, 언제 찾아가도 어제 본 듯 반겨주는 언니의 존재, 나만 아는 아지트 같은 그곳. 지금 대한민국에 당신을 위한 ‘술자리’가 준비되어 있다. 어디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만이 술이던가?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한 잔 술이 몹시도 생각나는 오늘, 유난히도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절실

다. 어느 맥주집에서나 똑 같은 상표의 공장제조식 맥주를 마시던 것

해질 때 떠오르는 한 잔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이

에 지친 젊은 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 크래프트 비어 하우

요즘 홍대와 이태원 경리단길을 중심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크

스들이 마치 벤처회사처럼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맥주를 비교하고 자

래프트 비어가 요즘 대한민국의 입맛을 바꾸고 있다. 크래프트 맥주는

신의 입맛에 맞는 맥주를 찾아가는 과정도 인기몰이에 한 몫하고 있

소규모 양조업체가 독립적으로 소량 생산하는 맥주를 말한다. 아직 해

다. 어찌 보면, 크래프트 비어의 인기는 새로운 맛과 경험을 원하는 소

가 채 떨어지기 전인 오후 5시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는 크래프트 비어

비자층과 만난 이들 모험가들의 도전의 합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

하우스들 앞에는 길고 긴 줄이 생기기도 한다. 공장형 맥주에 길들여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진 우리에게 크래프트 맥주는 끊을 수 없는 매력적 존재이다. 심야식당 어디까지 진화할까? 오늘도 떠나는 크래프트 비어로의 여행

일본 만화 <심야식당>이 주는 위안에 흠뻑 빠졌던 사람들은 자신도 그

캐나다에서 온 ‘크래프트웍스’의 댄 브룬 사장은 20대부터 홈브루어링

런 단골 식당 하나쯤 갖게 되기를 꿈꾼다. 그런 소망에 부응한 곳이 바

(자가맥주 제조)이 취미였다고 한다. 그런 그가 한국에서 맛본 맥주 맛

로 동부이촌동의 ‘이꼬이’다. 그날그날 가장 좋은 재료를 선택하고, 손

은 실망스러웠다. 그래서 2010년부터 자기가 마시고 싶은 생맥주를 만

님들의 컨디션을 살피며 툭 내놓는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에 하루 피곤

들기 시작했다. 평소 등산을 좋아하는 취향에 맞춰 이름도 북한산, 남산,

을 잊는 이꼬이 팬들이 늘어나면서, 이곳은 한국판 ‘심야식당’으로 명성

지리산, 백두산으로 붙였다. 지난해 5월에 문을 연 ‘더 부스’는 영국인 대

을 쌓아갔다.그 성공을 발판으로, 이꼬이의 사장 정지원은 동부이촌동

니얼 튜더와 한국인 2명이 함께 의기투합한 곳이다. 튜더는 영국 <이코

의 이꼬이에서 실험했던 자신만의 방식을 확대해 ‘이꼬이 제주 프로젝

노미스트>의 한국특파원으로 일하며 작성한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트’를 완성해가고 있다. ‘이꼬이&스테이크’라는 이름으로 프라이버시가

맥주보다 맛이 없다’는 기사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그 반응에 놀

보장되는 B&B로 진화해간 것. 밤새워 술을 마시며 쌓아온 정이 제주로

란 튜더는 지금이 바로 한국에서 크래프트 비어를 시도할 절호의 시기

옮겨가면서 밤새워 술을 마시고, 아침에는 소박한 식사를 하는 곳으로

라고 판단했다. 더 부스의 대표 맥주는 ‘빌스 페일 에일’이다. 외국인들

변신했다. 그간의 게스트하우스와 다른 점은 낯선 이와 섞이지 않고,

사이에서는 맥주 장인으로 소문난 미군 군무원에게 도움을 청해 그의

충분한 휴식을 온전하게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 ‘이꼬이’에서 밤

레시피대로 만들었다. 튜더 씨는 “한국 맥주는 치맥(치킨과 맥주)이나

새워 술을 마시고 아침이 되면 헤어지는 것이 아쉬웠던 이들이라면 삼

소맥에는 더없이 좋으나 다양성이 떨어져 아쉽다”며 자신의 소망을 막

삼오오 짝을 지어 제주도로 ‘이꼬이’ 원정을 떠나는 콘셉트인 셈이다.

걸리에 견줘 강조한다. “막걸리는 국순당처럼 큰 회사도 있지만 지역마

진화하고 있는 심야식당 외에도 오리지널 콘셉트에 충실한 일본식 주

다 다양한 막걸리가 있어 좋아요. 맥주도 그런 날이 왔으면 합니다.”

점도 여전히 성행 중이다. 그중에서도 ‘제2의 가로수길’로 꼽히는 연남

이들이 시도하고 있는 크래프트 브루어리(Craft Brewery: 크래프트 맥

동의 ‘옥타’를 꼽을 수 있다. 일본인 주인장이 제대로 된 일본식 대중

주 양조장)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들만의 레시피가 있다는 것이다. 개

주점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탄생한 곳이다. 바 테이블이 있어 혼자라도

성이 강한 맛을 만들기 위해 홉이나 맥아 등의 원재료를 아끼지 않는

어색하지 않게 따뜻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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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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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촌스런 ‘봉구’의 얼굴이 반기는 곳. 이렇게 나와 다르지 않은 너 가볍게, 더 가볍게 우리끼리 한 잔

를 만나는 스몰비어의 열풍은 비슷한 분위기의 프랜차이즈 붐을 일으

스몰비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치맥, 쏘야, 노가리 등의 안주

키고 있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그만큼 빠르게 사라지

들 곁들이며 격의 없이 생맥주 한 잔을 즐기던 호프집의 세계가 좀 더

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지만, 스몰비어의 시작이 20대의 열정과 실험정

가볍고 젊게 새로운 옷을 입은 것이 바로 스몰비어이다. 마치 독일 뮌

신이었기에 또 다른 시도와 대박을 기대하게 한다.

헨에 온 듯한 인테리어, 또는 동네 아저씨들과 섞이는 불편함을 감수해 야 하는 호프집에서 분식집처럼 가볍게 또래의 문화를 즐기는 콘셉트

학교, 놀이터, 연구소

로 동네 골목상권을 파고들더니, 이제는 대부분의 번화가에서 스몰비

기존 장르에서 작은 변화로도 신선함을 보여줄 수 있지만, 파격적인 시

어를 발견할 수 있다.

도와 낯선 방식으로 ‘한 잔 술’의 자리를 드라마틱하게 바꾸어주는 곳

스몰비어의 주력 메뉴는 ‘감맥(감자튀김+맥주)’이다. 감자튀김 가격은

들도 순항 중이다.

보통 3천원에서 5천원 사이. 대표적인 맥주 안주인 치킨보다 훨씬 저

홍대에 문을 연 비주류주류연구소 ‘리믹스랩’은 그 이름에서부터 비장

렴한 데다 가벼운 술자리에 잘 어울린다. 이런 새로운 조합으로 스몰비

한 감이 느껴진다. 실험정신으로 따지자면, 요즘 장안에서 이 술집을

어는 20대의 흥미를 끄는 신선한 메뉴를 내세우며 가벼운 주머니 사

제일로 치고 싶다. 우리 담금주 문화를 트렌디하게 풀어내 세계 어디에

정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문을 열게 해준다. 흔히 스몰비어의 시초로

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콘텐츠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담금주라고 하

꼽는 곳이 서울 내자동의 ‘청년 장사꾼 감자집’(구열정감자)이다. 2012

면 인삼주, 산도라지주 같은 이름을 떠올리게 되는데, 리믹스랩의 담금

년 8월에 당시 20대 청년들이 힘을 합쳐 ‘감맥’의 신세계를 열었다. 마

주는 보드카 베이스이다. 보드카에 유자, 자몽, 복숭아 등을 넣어 숙성

치 과학실험실의 용기를 떠올리게 하는 맥주 잔과 ‘감자 팔아 장가간

시킨 담금주는 우리가 기억하는 과일의 향긋한 맛 덕분에 동서양의 세

다’와 같이 위트 넘치는 문구로 주머니 가볍고, 내일이 불투명한 2~30

련된 ‘리믹스’를 즐길 수 있다. 앞으로도 ‘비주류주류연구소’라는 이름처

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럼 실험정신 투철한 술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보다 한 발 앞선 곳이 ‘압구정 봉구비어’이다. 비슷한 분위기를 만들

로데오거리의 ‘리쿼스토어 바이 홈’은 술집인 동시에 칵테일 학교로 불

어내는 봉구비어는 2011년 11월, 부산에서 첫 가게를 열었다. 부산에

러도 될 정도로 학구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칵테일 관련 책, 도구, 그

서 ‘압구정’이라는 상호를 단 것이 ‘있어보여서’라고 밝히는 봉구비어

리고 레시피까지 알려주고 강의도 해준다. 리믹스랩이 연구소의 결과

는 2013년 2월, ‘있어보이는’ 서울로 진출하기에 이른다. 가짜 허세를

를 즐기는 곳이라면, 리쿼스토어 바이 홈은 전문가에게 자신의 칵테일

부리지 않지만, 봉구비어의 주력 메뉴는 최근의 트렌드를 이끌 정도로 강력하다. 소프트아이스크림 기계를 사용해 만드는 아이스크림 생맥 주, 더치 커피를 섞은 더치 맥주 등이 손꼽힌다. 좁은 실내에 들어서면 옆자리와 동석한 것처럼 느껴질 정도이지만, 이런 분위기를 즐기는 이 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주식을 하지 말자, 보증을 서지 말자, 밥값을 하자, 여자 말을 잘 듣자’ 등등 청춘임을 실감 하게 하는 문구가 눈에 띄고, 나 와 별반 다르지 않아


을 찾을 때까지 ‘과외’를 받 는 콘셉트랄까. 칵테일 문화 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의도로 문을 연 만큼 지금 당장 매출을 걱 정할 정도로 시음용 칵테일도 푸짐하 게 내준다. 술집에서 포켓 당구를 쳤던 기억이 있는 세대 들에게 고하니, 이제는 탁구의 시대다. 연남동의 ‘2.7그램’은 탁구대 2대와 비어퐁 스탠드 3개를 갖 춘, 이른바 ‘핑퐁 펍’이다. 실제 탁구 경기는 물론, 테 이블의 양쪽에 놓인 맥주 또는 물로 채워진 컵에 탁구 공을 테이블의 양쪽에서 던지는 비어퐁(Beer pong)이라는 색다른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너는 우리에게 딱이야! 마지막으로 은밀한 장소를 소개한다. 미국과 일본 등에서 물건너온 ‘스 피크 이지 바(speak easy bar)’이다. 원래 미국의 금주령 시대에 밀주 를 만들어 팔던 비밀스러운 술집을 일컫는 말로, 암호를 대야 출입할 수 있던 전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물론 금주령 시대에는 단속을 피하기 위한 수단을 지금은 재미 요소로 빌린 것이지만, 간판도 없고 남들과 그 정보를 쉽게 나누지 않는다는 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비슷 한 면이다. 현재 이태원과 한남동 등에서 비밀스럽게 그 서식지를 넓혀 가고 있다. 고급 위스키 바들이 자리 잡고 있는 한남동 근처에서 인기 를 모으고 있는데, 대표적인 ‘몰타르’는 내부에서 사진 촬영도 안 되고, LTE도 잘 터지지 않는다는 증언이다.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 세상과 고 립된 듯한 분위기를 선호하고 같은 공간 안에 있는 타인에게 묘한 동 질감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이 세상에서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이들 과 함께 있다는 안도감까지. 술집을 기획한다는 것. 술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지금 특정한 세대에 게 필요한 것을 잘 짚어내서 이 거대한 도시에서 하루를 살아내는 치 열한 전쟁을 겪은 이들에게 나 나름의 위안을 주고 싶어서…. 이유는 끝도 없을 것이다. 한 잔 술에 담긴 수많은 감정을 파 악한 술집기획자들의 행진에 그저 박수를 보내고 싶다.


ISSUE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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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980s 탄산음료, 치열한 전쟁에서 살아남기

1990s 생수, 그냥 물이 아니다

1980년대 패스트푸드의 급성장은 톡 쏘

몇십 년 전만 해도 물을 사 먹는 것은 상상

는 청량감이 매력인 탄산음료 소비의 급

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90년대 중

증을 가져왔다. 콜라와 사이다를 중심으

FILING YOUR TASTE

반부터 정부의 생수 판매 규제가 풀리고

로 환타, 써니텐 등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

기업들이 먹는 물 시장에 뛰어들면서 물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하는 다양한 형태의 탄산음료가 인기를 누

팽창하기 시작했다. 한 손에는 ‘진로석수’, ‘에비앙’ 등 생수병을 들

렸다. 국내 최초의 보리탄산음료 맥콜은

고, 이스트백을 멘 헐렁한 옷차림으로 이어폰을 끼고 다니는 모습

1986년 조용필을 앞세운 광고로 대박을

이 90년대 중후반 신세대의 기본조건이었다. 사람들은 조금 비싸

쳤고, 칠성사이다를 넘고 코카콜라를 위

더라도 트렌드에 맞춰 좋은 물을 마시기 위해 지갑을 열었다. 이

협할 정도의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하지

때부터 생수는 단순한 물을 넘어서 미용, 다이어트 등 기능성을

만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맥콜의 무

강조한 새로운 개념의 음료 문화로 자리 잡았다.

서운 성장세를 우려한 경쟁사들이 ‘비비

대세라면 이쯤은 마셔줬어야 음료야말로 유행에 민감하고, 브랜드 의식도 강하다. 그래서 음료시장은 언제나 끊임없이 변화했고 진화해왔다. 시대별로 사람들이 선호했던 음료의 흐름을 살펴보면 그 당시의 사회 분위기와 트렌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보는 시대별 대세 음료! 트렌드를 주도했던 ‘마실 것’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그것을 통해본 우리 사회의 모습은?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 생수 시장의 틈새를 노린 한 수 <2% 부족할 때>

콜’, ‘보리텐’ 등 수많은 미투 상품을 출시

생수의 밋밋함과 과즙음료의 텁텁함을 없앤, ‘물에 가까운 음료’가 대세로 떠오른

했기 때문. 더 새롭고 자극적인 걸 원했던

시기가 잠깐 있었다. 체내에 수분이 2%만 부족해도 갈증을 느끼기 시작한다는 데서 탄생한 <2% 부족할 때>.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효능까지 더해

사람들의 변화무쌍한 입맛은 금세 보리음

여중고생과 여대생에게 크게 사랑받았다.

료 말고 다른 음료를 찾기 시작했다. 그 틈 을 타고 새로운 대세로 떠오른 것이 바로 ‘암바사’, ‘밀키스’ 같은 우유탄산음료였다. ⁂ ⁂

80년대 음료시장의 판도를

스타벅스 커피가 낳은

바꾼 오빠들

신조어 <된장녀>

- 조용필 : 지금까지도 업계의

웬만한 한 끼 밥값에

전설로 통하는 맥콜 광고.

해당하는 스타벅스 커피를

1987년 당대 최고의 국민가수 조용필을 모델로 기용해

즐겨 마시며 해외 명품

TV광고 사상 최초로 실제

소비를 즐기는 여성 중 자신은 경제적 활동을

콘서트를 광고로 제작한 것은 진정 신의 한 수!

하지 않고 가족이나 남친의

- 주윤발 : 80년대

경제 능력에 의존하는 젊은

탄산음료시장의 끝판왕!

여성을 풍자한 말. 2006년

1989년 외국인 출연금지가 풀린 후 최초로 TV광고에 출연한 외국인 스타 1호.

2000s 커피, 커피, 커피

야후 코리아가 조사한 인터넷 신조어와 유행어 2위.

“싸랑해요 밀키스!” 이 한마디로 시장 접수.

인스턴트커피, 원두커피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사랑받아온 커피지만, 1999년 서 울 이화여대 앞에 문을 연 스타벅스 1호점은 우리나라의 커피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전 통적인 다방이 점차 사라지고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이 성행하게 된 것. 달달한 믹스커 피가 유행하던 시절, 무설탕 아메리카노의 쓰디쓴 맛이 만인의 혀끝을 사로잡을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이를 계기로 테이크아웃 문화가 꽃피기 시작했는데, 자판기 커피 대 신 두 손이 자유로운 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핸드폰, 다른 한 손에는 뚜껑 달린 크고 두꺼 운 종이컵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하나의 패션코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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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s 맥주, 라거에 도전장을 던진 에일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탄산 맛이 강한 라거(Lager) 맥주가 한국 맥주 문화에 굳건하게 자리 잡았었다. 국내 맥주시장은 거대 브랜드 두 곳이 시장을 양분해 왔으며, 라거 맛에 익숙해진 사람 들의 입맛은 쉽사리 변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새로운 맥주 에 대한 사람들의 갈증은 점점 깊어갔고, 보다 좋은 품질과 다양 한 맛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맥주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을 가 ⁂ 와인 붐을 이끈 만화 <신의 물방울>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아버지의 유언을 위해

져왔다. 2010년을 전후로 해서 크래프트 맥주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으며, FTA의 영향으로 외국맥주의 수입까지 활발해지면서 맥주 시장은 더 다양해졌다. 라거 맥주만 만들던 국내 거대기업들

12병의 와인과 ‘신의

은 차례차례 새로운 움직임에 동참했다. 변화하는 대중의 입맛을

물방울’이라는 궁극의

맞추기 위해 국산 에일 맥주를 출시하게 된 것이다. 건국 이래 가

와인을 찾아나선 맥주회사 영업사원 칸자키 시즈쿠.

장 다양한 맥주시장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사람들의 입맛을 사

그와 대결하는 젊은 와인

로잡으며 살아남는 맥주는 과연 어떤 쪽일까.

평론가 토미네 잇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04년 연재를 시작한 뒤 10년 만인 올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 <에일> VS <라거> 맛 맥주는 효모 발효 위치에 따라 크게 에일 맥주와 라거 맥주로 구분된다. 에일은 맥주통 위쪽에서 발효시키는 상면 발효 방식으로 도수가 높고 묵직한 맛과 향이 특징이다. 반면 라거는 맥주통 아래쪽에서 발효시키는 ‘하면 발효’ 방식으로 톡 쏘는 청량감과 깨끗한 맛이 특징이다.

2000s 와인, 고급 VS 보급 ‘와인’ 하면 특별한 날에만 마시는 고급스 러운 술의 이미지가 강했던 게 사실. 90

2010s

년대 후반 무렵 유럽과의 교역 확대로 와

에너지음료, 남심을 공략한 폭발력

인이 등장했을 때만 해도 소수의 사람들 만 즐길 수 있는 고급 술이었다. 2000년 대 초반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프 리미엄 와인 시장은 중반에 접어들면서 변

2010년 핫식스와 레드불의 등장으로 국내 에너지음료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

화를 맞았다. 와인을 소재로 한 일본 만화

했다. 일 권하고 잠 안 재우는 우리 사회 풍조가 에너지 음료에 큰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신의 물방울> 신드롬에 힘입어 와인 붐은

카페인 성분의 각성제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정신적, 육체적 각성 상태 유지에 도움을 준

급 물살을 타기 시작했고, 다양하고 폭넓

다고 알려지면서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의 시험기간과 맞물릴 때면 판매량이 급증했다.

은 와인 소비가 이루어지면서 2007년 와

젊은 직장인과 대학생이 많은 강남과 홍대 등에서는 소주를 섞은 칵테일 음료로도 큰 인

인의 대중적 인기는 정점을 찍었다. 하지

기를 끌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트렌드의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던 남성 소비자들

만 2008년 찾아온 금융위기로 값비싼 와

이 폭발적인 구매력을 보였다는 것이다.

인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과도한 와인 열

⁂ <붕붕드링크> 온몸이 붕붕 날아다닐 것처럼 활력이 샘솟는다 하여 ‘붕붕드링크’. 더욱 강한 각성효과를

풍의 거품이 걷히고, 고급 와인문화와 실속 와인 문화가 공존하는 안정기를 맞았다.

얻기 위해 에너지음료에 이온음료, 비타민제를 섞어서 칵테일처럼 마시던 것으로 ‘수험생 묘약’으로 불리며,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지금 당신이 손에 쥔 한 병은? 당신을 표현하는 당신의 음료!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이 한 병의 음료가 지금의 당신을 대변한다. 라이프스타일 액세서리로 마실 것을 즐기는 4명의 크리에이터에게 물었다. 지금, 왜 그것을 마시고 있는가?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SHOW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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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Fall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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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Q3.

Q5.

요즘 정말 바쁘시죠?

로푸드 셰프님은 어떤 ‘마실 것’으로 하루를 채우는지 궁

셰프님의 소비생활에서 ‘마실 것’에 얼마나 투자할 수 있

A. 네, 좀 바쁘네요. 작년에 <로푸드 다이어트>라는 책이

금해지는데요.

다고 생각하시나요?

발간되었고 현재는 ‘주스클렌즈’ 콘셉트의 두 번째 책을

A. 7시 기상. 일어나자마자 마시기보다는 허기가 느껴질

A. 로푸드를 시작한 후 가치관이 많이 변했고 자연스레

집필 중입니다. 내년 봄쯤 출간 예정이에요. 그리고 지난

때까지 기다립니다. 7시 30분쯤 허기가 지면 밀싹즙을 마

소비생활도 많이 변했어요. 예를 들면 피부 관리를 위해

7월 한남동에 오픈한 디톡스 주스 라운지 ‘에너지키친’을

시고 8시부터 12시까지는 그린주스를 마셔요. 유기농 케

화장품에 투자하기보다는 마실 것에 투자한다는 것! 피

통해 할리우드 셀러브리티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디

일과 셀러리, 시금치, 오이, 레몬으로 만든 그린주스 1리터

부 개선을 위해서는 바르는 것보다는 마실 게 더 중요하

톡스 프로그램인 ‘주스클렌즈(Juice Cleanse)’를 소개하고

를 오전 내내 마시는 거죠. 12시까지는 노폐물을 배출하

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인데요. 보기에도 탐스러운 싱싱

있어요. 또 한 달에 몇 차례 디톡스 워크숍과 로푸드 요리

는 데 효과적인 시간이기 때문에 소화 과정이 필요한 음

한 야채와 과일이 제 삶의 질을 얼마나 높여주는지 잘 알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식보다는 주스를 마시는 게 좋거든요. 몸에 부담은 안 주

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이

는 대신 녹색야채의 영양소를 공복에 섭취할 수 있어 효

왕이면 유기농으로 찾아서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2.

과적입니다. 그리고 오후 12시부터 5시 사이에는 당근주

에너지키친이나 SNS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주스클렌

스, 비트주스, 코코넛워터, 아몬드밀크, 그린스무디를 마

Q6.

즈’를 소개하고 계시는 만큼, 지금 홀릭한 음료도 역시 주

셔요. 저녁 6시에야 일반적인 식사를 하죠.

‘주스클렌즈’를 통해 많은 분들의 고민을 해결해주고 계

스인가요?

시지만, 자신을 위한 레시피를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고

A. 그렇죠. 마시는 동시에 노폐물을 배출하는, 디톡스까

Q4.

싶으세요?

지 늘 생각하게 되거든요. 그 조건에 가장 잘 부합하는 것

그린주스나 그린스무디는 셰프님께 어떤 만족감과 영향

A. 저의 주스클렌즈에는 몇 가지 원칙이 있어요. 첫째, 디

이 생야채와 생과일이고요. 영양성분을 효과적으로 섭

을 주나요?

톡스에 효과적인 채소와 과일은 구하기 어려운 특별한

취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즙을 내어 주스로 마시거나

A. 처음 주스클렌즈를 접했을 땐 ‘살’을 위해 그린주스에

재료가 아니에요. 흔히 구할 수 있는 시금치와 케일, 셀러

섬유질째 갈아서 마시는 스무디입니다. 많은 분들이 디톡

홀릭했다면 지금은 ‘삶’을 위해 홀릭해요. ‘삶’의 문제라고

리, 오이, 레몬, 사과, 자몽 등이 기본 재료라는 것. 둘째,

스와 건강에 효과적인 황금비율의 레시피가 있을 거라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하루 중 그린주스나 그린스무디의 비

처음 주스를 마시기 시작할 때는 무조건 ‘맛있다’고 느껴

생각하시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신선한 재료로 갓 짜낸

중이 늘수록 집중력이 좋아지고 피로가 줄어 바쁜 스케

야 해요. 야채가 듬뿍 들어가고 과일의 양이 적은 씁쓸한

주스를 마시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줄을 거뜬히 소화해낼 수 있게 됐거든요. 로푸드를 알기

주스가 디톡스 효과는 물론 좋겠지만, 맛없는 걸 억지로

전에는 만성피로가 심했어요. 로푸드 식단은 약이 아니

마시는 방법은 올바른 주스 식습관이 자리 잡는 걸 방해

기 때문에 병의 완치 개념은 아니에요. 그래서 예전의 잘

하기 때문이죠. 셋째, 이왕이면 주스를 마시기 전에, 자연

못된 식단으로 돌아가면 다시 그때처럼 피로가 몰려오면

그대로의 싱그러운 주스 컬러를 보며 감정적인 디톡스도

서 몸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제 꿈을 위해, 하고 싶은 일

같이 하면 더 좋다는 것이에요. 그러니 주스를 만들 때부

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 그린주스와 그린스무디인

터 재료의 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겠죠. 그린은 그린끼

거죠. 예전 같으면 감기에 걸렸거나 피곤하면 체력회복을

리, 주황색은 주황색끼리! 시금치나 케일에 당근을 섞으

위해 고기를 챙겨 먹었는데요, 지금은 오히려 화식을 줄

면 갈색으로 변하니까 그린주스, 당근주스는 따로따로 만

이고 그린주스 양을 늘려요.

드는 게 포인트랍니다.

내 삶을 180도 바꾼 그린주스 경미니 로푸드 셰프


SHOW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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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정휘웅’과 ‘와인’.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거, 와인 좋 아하시는 분들은 아실 텐데요.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와인으로 마음을 해독하죠

A . 안녕하세요. 저는 네이버의 최대 와인 커뮤니티 ‘Naver wine cafe’를 운영하고 있는 정휘웅(필명: 웅가)입 니다. 제 아들이 집안을 기어 다닐 때부터 와인을 마시기 시작했고, 이제 아들이 중학생이니 아주 오랫동안 와인 을 마셔왔네요. 저의 직업은 와인과 관련이 없습니다. 컴

정휘웅 와인 커뮤니티 운영자

퓨터와 관련된 정부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도와드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2. 지금 특별히 홀릭한 음료가 있나요? 와인 커뮤니티 운영 자이시지만 꼭 와인이 아니어도 상관없는데요.

Q3.

Q6.

A. 당연히 와인이라 해야겠죠. 홀릭이라면 집착의 수준

그럼 와인은 선생님의 삶에 어떤 만족감과 영향을 주고

현재의 자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은 어떤 것이라고

은 아니지만 우선 어느 식당을 가든 와인이 있는지 꼭 확

있나요?

생각하시나요?

인합니다. 물어보는 것이 아니고 눈이 먼저 이 식당에는

A. 절대적인 마음의 안정감을 주고 숨을 쉴 수 있는 휴식

A. 지금의 저에게 어울리는 와인이라면 좀 더 다양하면

인테리어에 와인병이라도 있는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와

을 줍니다. 직업 특성상 늘 긴장하고 많은 아이디어를 내

서도 개성 있는 이탈리아산 화이트 와인이라 생각합니다.

인 셀러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홀 서빙하는 담당이나 주인

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생각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다

특히 지역으로 보자면 이탈리아 북부 프리울리(Friuli) 지

에게는 혹시 와인을 가져와도 되는지 자연스레 물어보게

양한 관점을 바라보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와인은

역의 와인을 들 수 있겠네요. 추천하자면 꽤 구하기 힘든

됩니다. 와인을 혹시 가져가게 되면 맥주잔에라도 와인을

이런 상황에서 안정감을 주고 아이디어에 많은 영향을 미

와인이긴 하지만 요스코 그라브너(Josko Gravner)의 부

따라 마시고요. 와인의 매력이요? 와인이 주는 모습은 매

칩니다. 당연히 떼려야 뗄 수 없는 음료지요.

리(Buri)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제가 개성 강한 사람이다

우 오묘하고도 섬세합니다. 같은 와인이라도 온도, 보관

보니 와인도 아주 개성 있는 와인을 찾게 되는 듯합니다.

상태, 생산 연도에 따라서 다르고 나의 몸 상태에도 민감

Q4.

하게 반응합니다. 그러니 한 가지 와인이라도 천의 얼굴

하루 동안 무엇을 어떻게 마시는지요?

Q7.

을 가지게 됩니다. 당연히 매력이 있을 수밖에 없겠죠?

A. 주로 물을 많이 마십니다. 업무 특성상 집중을 많이

만약 자신만을 위한 음료 레시피를 직접 만든다면 어떻

해야 하기 때문에 커피의 경우 하루에 아메리카노 열 잔

게 만들고 싶으세요?

은 너끈히 마실 것 같네요. 다만 미지근한 물을 많이 마

A. 예전에 양파와 양배추, 당근을 푹 삶아 주스를 내어

십니다. 방송에서는 하루 2리터라고 하지만 그 수준은 아

매일 아침 복용한 적이 있는데 속이 편안하고 안정감을

닌 듯 하고 1.5리터 가까이는 마시는 것 같습니다. 물은 와

주는 것을 느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양배추가 특히 좋

인을 마시는 자리에서도 주효합니다. 물은 입안의 와인

은 것 같네요. 몸속의 염증을 치료하는 데 많은 도움을

느낌을 제거해 다른 와인의 맛을 잘 느끼게 해줄 뿐만 아

주는 야채라고 하지요. 요즘 이야기하는 해독주스와 비

니라, 와인의 알코올을 희석시키고 포만감을 주어 과음을

슷한 레시피인 것 같네요. 다만 마시는 것이 내 몸을 해

방지해주니까요.

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마음도 해독한다는 의미에서 본다면 와인도 좋은 해독제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

Q5.

음에 쉼을 주고 안정감을 주는 것, 그로써 나를 치유해줄

평소 ‘마실 것’에 얼마나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수 있다면 좋은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A. 와인은 저렴한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지출 비용이 꽤 됩니다. 마시는 물은 스파클링 워터에는 투자를 하는 편 입니다. 오히려 맥주를 마시는 것보다 훨씬 낫더군요. 한 달에 30만원 정도는 와인이나 마실 음료에 투자할 수 있 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실제 지출은 비밀입니다.


SHOW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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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Fall 2014

35

Q1.

Q3.

Q5.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박카스는 작가님의 일상이나 작품활동에 어떤 만족감과

작가님 일상에서 마실 것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

A. 안녕하세요. 저는 대구에 살고 있는 31살 미술작가입

영향을 주고 있나요?

인가요? 그리고 ‘마실 것’에 얼마나 투자할 수 있다고 생

니다. 미술작가 일이 주업이지만, 프리랜서로 미술 수업과

A. 박카스는 일상생활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예요. 매일

각하시나요?

디자이너 일도 병행 중입니다. 여러 가지 일을 하며 바쁘

아침을 함께 시작하니까요. 직장을 다니는 분들과는 다

A. 마실 거리에 대해서 이번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느낀

게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고 최근엔 SNS로 소통하는 일

르게 스케줄이 불규칙하고 매일이 다르다 보니, 밤을 새

건데, 저는 마실 것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고 일상에서

에 푹 빠져 살고 있어요. 대구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10월

울 때도 있고 늦게 잠을 청하기도 해서 피로감을 많이 느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상당히 커요. 일단 매일 마시는 것이

에 열리는 전시를 준비 중입니다.

끼는 편이에요. 그럴 때 박카스를 마시면 왠지 모르게 작

박카스와 커피 한 잔 그리고 허브티 종류를 이것저것 번갈

업도 더 잘되는 것 같고 야간 작업도 끄떡없게 만들어주

아가면서 마셔요. 여름에는 하루에 밥값보다 마실 것에 돈

니까 고마운 제 에너지의 원천이죠.

이 더 나갈 때도 많아요. 마실 것에 투자하는 건, 제 가 바

Q2. 우연히 작가님 블로그를 방문해서 최근 박카스에 빠져 계

빠서 식사를 거를 때도 많거든요. 그럼 마실 것으로 대신

신다는 정보를 입수했는데요, 처음에 어떤 계기로 박카

Q4.

스에 빠져들기 시작하셨는지요?

혹시 건강이 염려되시는 부분은 없나요? 주변 분들의 걱

A. 박카스와 저는 인연이 깊어요. 항상 매일 아침 하나씩

정을 사거나 하는 경우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Q6.

마셔요. 저뿐만 아니라 저희 가족 다요. 박카스를 몇 박스

A. 아무래도 매일 아침 눈뜨자마자 찾아 마시니까 걱정

‘나’와 ‘일상의 이야기’를 테마로 젊은 감각을 살려 다양한

씩 사놓고 다들 피곤함을 느낄 때마다 마시곤 하는데, 저

이 된다는 분이 많았어요. 근데 전 하루 한 병 정도는 괜

미술작품 활동을 하고 계신데요. 만약 박카스를 소재로

는 특히 매일 아침에 마셔요. 뭔가 아침의 찌뿌둥함을 날

찮다고 봐요. 그리고 카페인 때문에 저녁에는 먹지 않고

작품을 구상한다면, 어떤 영감이 떠오르시나요?

려버리고 하루를 시작하는 에너지를 얻는 느낌이에요. 어

아침에만 마시거든요. 나름의 규칙을 지키고 있어서 괜찮

A. 저는 그야말로 저와 일상의 이야기를 다층적으로 작

릴 적 박카스를 마셔보고 너무 맛있어서 계속 먹고 싶었

다고 생각해요. 아, 그리고 집에서 푹 쉬는 날에는 마시지

업하고 있는데요. 마실 것을 주제로 삼은 적은 없지만, 제

는데, 어른들이 못 마시게 하잖아요, 근데 어느 순간 제가

않아요. ‘오늘은 할 일이 좀 많네… 열심히 파이팅하자!’

삶이 음료고 특히 박카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어른이 되었고. 이제 맘껏 마시는 거죠.

이런 생각이 드는 아침에 마시는 거죠. 물론 그게 거의 매

생각하기에 언제 어느 순간 작업으로 툭 튀어나와도 이

일이지만요.

상하지 않을 것 같아요. 박카스가 그림에 등장한다면, 박

하기도 하는데, 밥값만큼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카스 특유의 그 노란색 음료가 쏟아지는 장면을 등장시 키고 싶어요. 제 작업실 어딘가가 배경으로 보이고 박카 스가 쏟아지는 거죠. 그리고 그걸 지켜보는, 제가 좋아하 는 반짝거리는 만화 눈을 일정하게 배열하고 싶어요. 제 가 노력을 쏟아야 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표현하는 거죠. 설명하다 보니, 실제로 작업해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Q7. 작가님을 위한 음료 레시피를 직접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 고 싶으세요?

매일 아침의 시작은 박카스

A. 식사를 거르거나 간단히 해결할 때가 많아서 식사대

이민주 미술작가

배고프지 않고 간편하니까요. 단, 맛있어야 해요. 아무리

용 음료를 만들고 싶어요. 공복감이 전혀 들지 않도록 넉 넉한 양으로요. 예를 들어 우유에 고구마, 꿀, 레몬, 약간 의 야채, 견과류 간 것. 넣어서 셰이크처럼 마시는 거예 요. 그러면 한 끼에 필요한 영양소도 골고루 섭취하면서,

먹어도 질리지 않도록!


SHOWC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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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Fall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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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1.

Q3.

Q5.

자기소개 부탁 드릴게요.

미숫가루 예찬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언제부터 미숫가루

평소 ‘마실 것’에 얼마나 투자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

A. 원혜진CD팀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는 한명섭

의 매력을 알게 되신 건가요?

요?

입니다. 취미는 트레킹이고, 잠자는 걸 좋아합니다. 팀에

A. 제가 미숫가루를 처음 접한 건 아마도 4살 여름 때일

A. 부모님 용돈, 월세, 세금, 기타 등을 빼고 엥겔지수

선 방아깨비 역할을 맡고 있죠. 팔다리, 허리, 얼굴, 기타

거예요. 밖에서 뛰놀다 집에 들어오니 할머니가 얼음을

100%가 되더라도 마실 것을 줄일 순 없어요. 뭐든지 한

등이 모두 길기 때문에 이런 별명을 얻게 됐네요. 점심을

동동 띄워서 놋그릇에 담아 주셨던 기억이 나네요. 아, 그

번 빠지면 질릴 때까지 그것만 파는 스타일이라 미숫가루

잘 먹지 않아 팀원들이 걱정을 많이 하지만 요샌 자주 먹

때 딱 느꼈죠. “너, 였구나~” 내가 찾던 내 인생음료가.

를 처음 접한 후 하루에 10잔 이상 마시기도 했습니다. 그

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살을 찌워 방아깨비에서

랬더니 처음에는 웃으면서 타 주시던 어머니가 나중에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메뚜기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최선을

Q4.

미숫가루 얘기만 나오면 인간이 막을 수 없는 거대한 적,

다하겠습니다.

하루 동안 무엇을 어떻게 마시며 지내시는지요?

세금을 내는 날처럼 두려움에 떠셨습니다.

A.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선 정수기에서 물을 따라 마

Q2.

시고요. 출근 준비를 다 하고 나오기 전에 또 한 잔 마십

Q6.

듣기로는 미숫가루 마니아로 사내에서도 유명하시던데

니다. 회사에 도착하면 얼음을 담아 휴게실에 있는 커피

미숫가루는 삶에 있어 어떤 영향과 만족감을 주나요?

요, 어느 정도로 빠져 계시는지 알고 싶어요.

머신에 가서 핫밀크를 한 번 누른 뒤 에스프레소를 한 번

A. 참 태어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게 해줍니다. 미숫가

A. 미숫가루 정말 좋아합니다. 저를 키운 건 팔할이 미숫

누르면 캐러멜 마키아토 맛이 납니다. 자리에서 일어날

루는 여러 가지 의미로 제게 중요한 존재가 되어주니까

가루라고 할 정도로 제겐 정말 없어서는 안 될 훌륭한 음

때마다 물은 틈틈이 마시는 편이고요. 이노키친에서 식

요, 힘들 때 제 얘기를 말없이 들어주는 선배이자, 외로울

료수라고 생각해요. 이노션에 입사하기 가장 잘했다고 생

사 후 오늘의 음료수를 꼭 마십니다. 그리고 대망의 미숫

땐 목을 안아주는 애인이자, 배고플 땐 배를 채워주는 셰

각한 순간도 이노키친에서 미숫가루가 나왔을 때입니다.

가루가 나오는 날은 일단 밥 먹기 전에 한 잔, 밥 먹으면

프 같은,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죠. 힘들고 지칠 때마

이노키친의 미숫가루를 처음 마셨을 때 그 느낌을 표현한

서 또 한 잔, 밥 다 먹은 뒤 또 한 잔. 이렇게 세 잔을 마십

다 미숫가루를 마시면서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면, 수년간 전쟁터에서 싸우던 병사가 집에 돌아왔을

니다. 그리고 제가 워낙 술을 좋아해서 집에 갈 때 맥주

때 기다리던 연인이 온몸으로 뛰어와 포옥 안기는 느낌?

500mm 두 캔을 사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가 샤워를 한

Q7.

후에 마시면. 와, 정말 그 순간만큼은 악덕 광고주도 예뻐

미숫가루를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자신만의 레시피가

보이는 타이밍입니다. 저는 가끔 씻은 지 얼마 안 됐어도

있다면 알려주세요.

맥주 맛을 위해 일부러 샤워를 하고 마시곤 합니다. 차도

A. 마실 때는 즐겁게! 미숫가루를 넣고 적당량의 설탕을

좋아해서 집에서 일을 하거나 게임을 할 땐 틈틈이 마시

넣은 다음에 Daft Punk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비트에 맞

고요. 그래서 화장실을 좀 자주 갑니다. 제가 자리에 없으

춰, 쉐키~쉐키~ 열심히 섞은 다음에 마시면 그곳이 바

면 화장실 갔거나 담배 피우는 데 있을 겁니다. 그리고 소

로 무릉도원입니다. 그리고 맛있고 몸에도 좋은 미숫가

주 못 드시는 분들 소주 원샷하자마자 물을 마시면 많이

루, 여럿이서 함께 나누어 마시면 더 좋겠죠. 그런 의미로

마실 수 있습니다. 다음 날 숙취도 없고요. 추천드립니다.

미숫가루 샤워 아니, 셰이크 같이 하실래요?

나를 키운 건 팔할이 미숫가루 한명섭 이노션 월드와이드 카피라이터


CREATOR’S NOTE


01 CREATOR’S NOTE 멘붕의 단편展 험난한 아이데이션의 흔적들 사내 교육프로그램 YTT(Young Think Tank)에서 기획한 <생각의 단편展> 아이데이션의 희노애락이 담긴 이노시안의 아이디어 노트. 그 구석구석을 채우고 있는 멘붕의 단편들….


IN THE LIME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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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CEAN MENTORING COURSE SEASON 4 나누고, 더하고, 곱하고 이노션-사회적기업-대학생이 함께하는 착한 광고 동행 착하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거듭된 고민이 매년 광고 재능기부로 실현되고 있다. 광고 실전에 목마른 대학생의 멘토가 되어 실전 노하우를 전수하는 한편, 사회적기업에게 홍보·마케팅의 기회를 열어주는 이노션 멘토링 코스(IMC). 이노션이 가진 재능을 나누고,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더하고, 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곱해서 세상을 이롭게 할, 착한 광고 동행에 함께해보자.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Life is Orange Fall 2014

에트리카(ETHRICA) - 아프리칸 텍스타일 패션

두손컴퍼니 - 친환경 종이 옷걸이

화려한 색감과 유니크한 패턴의 아프리칸

옷걸이 몸체에 광고를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텍스타일을 이용해 제품을 소량만 제작한다. 이를

기업들이 광고를 넣을 수 있게 했고 몸체와 손잡이를

통한 수익으로 아프리카에서 디자인 교육을 진행,

조립하는 일은 노숙인들이 담당한다. 완성된 옷걸이는

아프리카에 숨어 있을지 모르는 코코 샤넬을

서울 시내 세탁소에 무료로 배포, 소비자들이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자연스럽게 광고를 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노션, 재능을 나누다

진행하기에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IMC를 통해 사회적기업이 대학생들의

IMC는 차세대 광고인을 꿈꾸는 대학생을 선발해 매년 여름방학 8주 동

신선한 아이디어가 가미된 광고대행사의 마케팅 솔루션을 제안받을 수 있

안 진행하는 이노션의 재능기부·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2011년에 시작

다는 점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

해 올해로 4회째를 맞고 있다. 2012년부터는 주변 사회적기업에게 도움 을 주기 위한 홍보·마케팅 과제를 부여해 우승팀들이 실제로 광고를 집행

대학생, 아이디어를 곱하다

할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재능기부의 폭을 확대했다. 참여한 학

최종 선발된 32명은 7월 8일부터 8월 29일까지(8주간) 4명씩 8팀으로 나

생들에게는 사회적기업의 광고 캠페인을 직접 기획하고 실전에 옮길 수

누어 이노션의 광고 마케팅 전문가 멘토에게 실전 업무지도를 받았다. 광

있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사회적기업 입장에서는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고 이론과 실무에 대한 특강에 참여하면서 주요 과제인 사회적기업의 광고

매출 증대의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캠페인을 제작했으며, 29일 최종 발표회에서 실제 광고 캠페인을 진행할

그뿐만이 아니다. IMC 과정을 수료하면 학생들에게 1인당 100만원의 장

우승 2팀이 선정됐다.

학금을 지원한다. 우수 아이디어를 제안한 2팀(총 8명)에게는 실제로 캠

두손컴퍼니 캠페인 우승은 ‘별일인家’ 집짓기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낸 손

페인을 집행할 수 있도록 팀 당 2000만원씩 아이디어 집행 지원금을 지

자비 팀에게 돌아갔다. 사람들이 겪는 크고 작은 고민들도 ‘다 지나면 별

급하며, 개인에게도 1인당 100만원의 장학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특히 지

일 아니다’는 위로를 건네줄 다목적 카페 ‘별일인家’를 노숙인들이 직접 만

난 시즌까지는 팀별로 멘토 1명이 배정된 데 반해 이번 시즌4에서는 기획,

든다는 것. 어려움을 딛고 자활에 대한 용기를 갖게 된 노숙인들에게 일자

아트, 카피, 미디어 등 광고 실무 4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멘토팀을

리를 제공하고, 그렇게 지은 ‘별일인家’는 노숙인들의 자활공간이자 청년들

구성해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결과물의 완성도를 높였다.

의 고민상담소, 두손컴퍼니의 오프라인 상점으로 다양하게 활용된다. 눈에

IMC는 광고에 대한 열정과 사회공헌에 대해 관심이 많은 2~3학년 대학

보이지 않는 노숙인들의 자활의지를 시각화했다는 점과 서울시, 서울문화

생이라면 전공을 불문하고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작년까지 지방에 거주

재단, 건설업체 KCC 담당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는 점이 심

하는 학생들에게 교통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 데 이어

사위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외국인 유학생으로 지원 대상을 넓혔다.

에트리카의 경우는 ‘ETHRICA Social Lookbook’ 캠페인을 제안한 우쭈 쭈 팀이 우승했다. 윤리적 패션 아이템에 열광하는 ‘소셜 쇼퍼’를 타깃으로

사회적기업, 가치를 더하다

이들을 공략하는 참여 캠페인을 기획한 것. 소셜 쇼퍼를 모델로 해서 화

이노션이 IMC 시즌4를 통해 광고를 후원하게 될 사회적기업은 한국사회적

보 촬영을 진행하고, 이렇게 촬영된 화보를 모아 에트리카 SNS 계정을 통

기업진흥원의 공모를 통해서 선정했다. 올해는 ‘두손컴퍼니’와 ‘에트리카’가

해 소셜 룩북을 발행한다는 계획이다. 착한 패션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는

대학생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제작하게 될 광고 캠페인을 집행하게 됐다.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하고 사회적기업의 활동에

두손컴퍼니는 창의적인 비즈니스를 통해 노숙인을 위한 일자리 창출의 솔

동참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 그것을 명확한 타깃팅과 ‘소셜 룩북’이라는 흥

루션을 제공하는 소셜 벤처다. 종이 옷걸이, 컵홀더, 캐릭터 옷걸이 등 다

미로운 방식으로 전개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양한 제품을 통해 부가가치를 만들고, 그 생산과정에 노숙인들이 참여할

이처럼 IMC는 멘토링을 통하여 대학생 광고역량 향상에 기여하는 수준에

수 있는 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주변 사회적기업들에게 이노션이 가진 아이디어를

에트리카(ETHRICA)는 아프리카의 빈곤 문제를 패션을 통해 해결하고자

나누어줌으로써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노

하는 착한 패션 브랜드다. 아프리카 현지에서 제작한 독특한 패턴의 텍스

션은 광고에 꿈을 가진 학생들이 좋은 뜻에 더 많이 동참할 수 있도록 대

타일을 활용하여 패션 상품을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이 수익금을 바탕으

학생과 사회적기업에 대한 재능기부 차원에서 지속적인 프로그램을 시행

로 아프리카 현지인들에게 디자인 교육을 실시하여 아프리카 빈곤 문제를

해나갈 예정이다.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실 대부분의 사회적기업들은 광고 마케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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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LIME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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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트리카의 브랜드 가치를 알리기 위한 방법으로 우쭈쭈 팀이 제안한 소셜 스튜디오 구상안(좌)과 두손컴퍼니의 캐릭터 옷걸이 홍보를 위해 거리로 나선 손자비 팀의 활동모습(우)

Records of IMC Season4 사회적기업 두손컴퍼니와 에트리카의 홍보·마케팅을 위해 8주간 다양한 캠페인을 선보인 IMC 시즌4 참가자들. 그들은 물론 그들을 지도한 크리에이티브 멘토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었던 특별한 경험이었다. 우승 여부를 떠나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생의 소중한 추억으로 기록될 값진 시간들.


Life is Orange Fall 2014

Mentors & Mentees’ Epilogue 권경대 부장(3본부캠페인2팀)

진기수 부장(지식정보센터)

심현택 차장(AP3팀)

4팀이었다. 16명이었다. 게다가 과제는 동일

2달간의 여정이 끝났습니다. 끝나고 터져 나

OT 때 ‘참 마약 같은 프로그램입니다’라고

과제 4가지의 생각방향, 4가지의 솔루션. 사

오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할 만큼의 열정과

소개할 때까지 무슨 소리하나 했습니다. 그

람이 옳다라고 확신이 드는 생각의 방향성

노력이 뜨거웠던 시간. 행복한 세상을 광고

런데 끝내고 보니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네

이 한 가지. 하지만 4개 팀 각각의 아이디어

가 만들 수 있다는 달콤한 꿈을 같이 꾸고,

요. 뭐랄까 다른 집으로 보내기 전 잠시 맡

에 날개를 달아주고 싶었다. 진행되는 순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결코 꿈만은 아니라

았던 강아지를 보내는 느낌이랄까 이런 아쉬

순간 보람과 희열, 기쁨이 교차하는 롤러코

는 것을 깨달은 시간. 멘토링은 내가 했지만

움이 남더군요. 다들 ‘고맙다’, ‘많이 배웠다’

스트를 타고 있었다. 아이들은 가장 큰 스승

오히려 내가 더 배우고 더 성장하게 해준 우

라고 얘기하면서 우는데 갑자기 아줌마 감

이다. 준 것도 많고 받기도 많이 한 60일의

리 멘티들… 고맙다.

성이 깨어나더군요. 오히려 제가 한 수 배운

롤러코스트. 그 종착역은 지났지만 아이들

시간이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했습니다. 사

과의 인연이 시작된 즐거운 여름이었다.

랑합니다.

두손컴퍼니 크리에이티브 멘토 & 최우수팀 <손자비>

-

심성무(가천대학교 3학년)

이재형(건국대학교 2학년)

김의진(인천대학교 3학년)

최혜원(한양대학교 2학년)

‘1등할 거야’라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다만

솔직히 우승할 줄은 몰랐는데, 노숙인분들

우리끼리라면 부족했겠지만 권 부장님, 진

처음 보는 언니오빠들과 아무것도 없는 상태

우리의 생각이 실제로 집행된다는 것, 그리

에 대한 인식이 저희의 노력으로 조금이라도

부장님, 심 차장님이 이끌어주신 덕분에 만

에서 ‘별일인家’를 만들어내기까지, 사실은

고 그 생각이 사회를 조금은 변화시킬 수 있

개선된다면 정말 뿌듯하고 좋을 것 같아요.

족스러운 기획서를 완성할 수 있었어요. 단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힘들었어요. 학교에서

는, 착한 생각이라는 것이 2달간 지치지 않

저희의 노력과 생각으로 조금이나마 힘이 되

순히 ‘얻었다’고 말하기 죄송할 만큼 사람, 경

는 배울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게 이끌어준 원동력이었습니다.

었으면 좋겠습니다!

험, 새로운 꿈같은 값진 것을 많이 얻어가요.

석아영 차장(김정환LAB)

이윤주 차장(이성규CD팀)

공승현 차장(조희숙CD팀)

-

‘이 시대의 멘토’란 건 실용서의 또 다른 모

우리 멘티 4팀의 캠페인 슬로건으로 풀이하

“멘토에게는 멘티의 열정이 전이되고, 멘티

습일 뿐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멘토’라니….

자면, ‘Class by clothes’ 패션으로 아프리카

에게는 멘토의 스킬이 전해지는 것” 그것이

에트리카

많은 고민 끝에 멘티 친구들의 이야기를 많

교육을 돕자고 시작했지만, ‘Change your

멘토링 코스의 성질인 것 같습니다. 동시에

이 듣고, 스스로 고민하도록 해주는 것이 제

pattern’ 풋풋한 멘티들 덕분에 내 생각의

4개의 팀을 진행하다 보니, 우승한 한 팀은

역할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절대로 가

패턴도 바꿔보게 되고, ‘Difficult to wear’

대견하지만 나머지 세 팀 때문에 안쓰러움

르쳐주지 않는다’는 한 가지 원칙을 정했습

어려운 과정들이 있어 더 잘해보자고 뭉쳤

한가득이네요. 혹시, 광고에 대한 순수한 열

니다. 광고도 인생도 모범답안을 따르기보

던 기억들로, ‘Vivid up your festival’ 여름

정이 잊혀진 이노시안 분들이 계시다면 추

다는 어설프더라도 자신만의 답을 찾아냈을

을 페스티벌처럼 알록달록 채웠습니다.^^

천드리고 싶습니다. 참고로, 멘토의 격려금

크리에이티브 멘토 & 최우수팀 <우쭈쭈>

-

때 더 기쁘고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

도 꽤… 쏠쏠합니다. 후훗

던 기회였으면 좋겠습니다.

양새별(인하대학교 3학년)

오지영(아주대학교 3학년)

이영현(숭실대학교 3학년)

이지인(SVA 3학년)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일을 할 수 있었던

최선을 다했고 모든 것을 쏟아부었기에

좋은 팀원들을 만나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언젠가 하고 싶다고 꿈꾸던 일들을 멋지

두 달이었습니다. 인생 멘토로 삼고 싶은 멘

그리고 우리 조원들이기에 가능한 상이

얻게 되어서, 좋은 멘토님들을 만나 평소

게 해내고 계시는 멘토님들을 바라보면서

토 세분과 팀원들 덕분에 잘 달릴 수 있었어

었습니다. 이번에 얻은 소중한 경험들을

라면 받을 수 없는 깊은 조언들을 받게 되

참 두근두근했던 두 달이었습니다. 저도

요. 이제 이들과 함께 진짜로 달릴 생각하니

바탕으로 앞으로의 오지영을 만들어가겠

어서, 더 나아가 이런 기회를 주신 것에, 감

어서 쑥쑥 자라서 멋진 아트디렉터가 되

두근두근하네요! 파이팅!

습니다.

사드립니다.

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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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LIME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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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E I AM SMOOTHIE KING’ 가끔은 그래도 괜찮아, 스무디킹이 있잖아 햄버거, 도넛, 치맥, 피자, 삼겹살…. 먹고 싶은 건 많지만 마음껏 먹지 못하는 대한민국 2030 여성들. 그녀들에게 “가끔은 먹고 싶은 대로 먹어도 괜찮다”는 든든한 언니의 조언만큼 힘이 되는 게 또 있을까? 2030의 절대적인 워너비 공효진을 모델 로 많은 여성의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는 <HERE I AM 스무디킹> 캠페인. 효진 언니의 목소리로 전하는 ‘MY FOOD’ 이야기 가 대한민국 여심을 흔들고 있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Life is Orange Fall 2014

공효진의 마이푸드 이야기 자연스럽고 건강한 매력의 공효진이 <HERE I AM 스무디킹> 캠페인을 통해 2030 여성의 고민을 들어주는 큰 언니로 나섰다. 착한 언니가 아닌, 쿨하고 자 기관리 잘하는, 조언보다는 함께 공감해주는, 프로페셔널하면서도 가끔은 망 가지는 편안한 이미지의 모델로 그녀만큼 적합한 인물이 없었다. 가장 먼저 선보인 티저 광고에서는 ‘가끔은 먹고 싶은 대로 먹어도 괜찮아, 우 리에게는 스무디킹이 있으니까 괜찮아’라는 메시지를 공효진 특유의 개성 있 고 친근한 목소리로 전한다. 친한 언니가 말을 건네듯 편안하면서도 유쾌한 분 위기를 연출해 젊은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티저 광고에 이어 공개된 두 편의 광고에서는 공효진이 직접 등장한다. 스무디킹의 4가지 라인, 47종의 스 무디 중 M(meal) 라인의 든든한 ‘그릭요거트 스트로베리 블루베리’와 E(enjoy) 라인의 달콤한 ‘피치 슬라이스 플러스’를 소개하고 있다. ‘가끔은 화내도 괜찮아’ 편에서 연락이 안 되는 남자친구에게 돌직구를 날리 는 그녀, 스무디킹에서 ‘피치 슬라이스 플러스’를 먹으며 달콤하게 기분전환을 한다. 또 다른 광고 ‘가끔은 바빠도 괜찮아’ 편에서는 후배의 끼니를 챙겨주는 마음씨 좋은 선배 의사로 등장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틈을 내 스무디킹 에서 ‘그릭요거트 스트로베리 블루베리 스무디’를 먹는 그녀, 후배와 함께 사 이 좋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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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그래도 괜찮아’를 발표한 옥상달빛과 함께 요리도 하고 미니 콘서트도 즐길 수 있는 ‘가끔은 괜찮은 날’ 이벤트. 앨범이 발매된 7월 15일 ‘옥상 떡볶이 파티’, 7월 22일에는 ‘치맥파티’, 7월 29일에는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광고-드라마-음악을 넘나드는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HERE I AM 스무디킹> 캠페인은 광고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광고를 넘어 드라마와 음악, 공연 등 다양한 문화 영역으로 확장해 우리 일상 깊

스무디킹 × 페스티벌 스무디킹은 브랜드 이미지를 한층 강화하는 차원

숙이 응원의 메시지를 더하며 많은 공감과 지지를 얻고 있다.

에서 건강하고 활기찬 라이프스타일과 어울리는 음악페스티벌에 참여해 스무디 ‘밥차’ 윙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재즈 페스티벌, 울트라 뮤직 페스

스무디킹 × 괜찮아 사랑이야 스무디킹이 SBS 수목드라마 <괜찮아 사랑

티벌, 사운드 홀릭 페스티벌, 시티브레이크 등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축제

이야>와 KBS 2TV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을 제작 지원하면서, 드라마

의 현장에 활기를 더해주는 브랜드로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앞으로

속 주요 장면에 등장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특히, 공효진이 여주인공으

국내에서 개최되는 많은 페스티벌에 참가함으로써 다이내믹한 축제를 즐

로 활약한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가 인기를 끌면서 그녀의 패션과 화

기는 사람들에게 핫한 브랜드로 자리매김해나갈 계획이다.

장법 등 모든 것이 함께 주목받았고, 드라마 속 공효진이 즐겨 먹는 스무 디도 함께 화제가 되었다. 이는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매력을 가진 배우 공

스무디킹을 ‘음료’가 아닌 ‘푸드’로

효진이 건강하고 활기찬 라이프를 응원하는 브랜드 스무디킹을 만나 시너

스무디킹의 스무디는 창업자 스티브 쿠노가 자신의 지병을 해결하고자

지 효과를 내며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고 볼 수 있다.

칼로리는 낮고 영양학적으로 균형 잡힌 자신만의 식사대용식으로 개발한 것이었다. 하지만 커피 전문점이나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달고 차가운

스무디킹 × 옥상달빛 스무디킹과 옥상달빛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도

스무디를 만들어 시즌음료로 판매하면서 스무디가 건강식보다 여름음료

눈길을 끈다. <HERE I AM 스무디킹>과 편안한 노랫말로 공감을 이끄는

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스무디킹만의 차별점은 희석되었다. 이번 캠페인

언니들 ‘옥상달빛’이 만나 현대인에게 힐링의 메시지를 전하는 디지털 싱

의 목적은 스무디킹을 단순한 여름음료에서, 영양 밸런스를 갖춘 ‘건강한

글 ‘가끔은 그래도 괜찮아’를 발표했다. 더불어 옥상달빛과의 이벤트, 인디

푸드’로 리포지셔닝하는 데 있다.

뮤지션들의 음악 페스티벌이나 토크콘서트 등 지친 일상에서 잠시나마 탈

좋은 재료로 건강까지 생각할 수 있는 개인 맞춤 푸드라는 인식이 이번

출할 수 있는 즐거운 일탈의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프로젝트는 지속

<HERE I AM 스무디킹> 캠페인을 통해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Life is Orange Fall 2014

Q&A <HERE I AM 스무디킹> 캠페인 기획자와 광고주에게 물었다!

Q1. <HERE, I AM> 라는 캠페인 슬로건이 나오게 된 배경은?

지 보충 Active 라인, 야채가 들어간 Veggie 라인 등에서 많은 인기메뉴가 생겨

스무디킹은 90% 이상의 타깃 보조인지도를 가지고 있지만 브랜드 이용률이 떨

나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맞는 스무디를 찾게 되었고, 이는 스무디를 여름음

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건강’이라는 것은 막연히 어렵고 부담스러운 주제이기

료에서 건강한 푸드로 자리매김하는 초석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캠페

도 했기 때문에, 좀 더 친밀하고 감성적인 슬로건이 필요했습니다. 많은 소비자와

인이 시작된 한 달 뒤인 9월에 들어 매장의 직접적 소비자 반응으로 돌아왔습니

이야기를 나누며 얻은 인사이트는, 여자들은 늘 음식과 운동에 신경을 쓰지만,

다. 현재 매장의 방문자와 매출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스무디킹 마케팅팀

가끔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폭식이나 야식을 한 뒤에 죄책감과 스트레스를 느낀

·정원희 이사

다는 것이었습니다. 스무디킹은 소비자의 이런 점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위로한

Q4. 기획 단계나 제작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다는 편안한 메시지인 ‘가끔은 그래도 괜찮아’를 전달하게 되었고, 그 실체인 스

티저 광고의 제작을 마치고 본편 촬영을 준비하며,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무디킹을 상기할 수 있는 슬로건인 ‘HERE, I AM’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있을 때 갑자기 공효진 씨의 교통사고 소식이 있었습니다. 부상은 보도된 내용보

·김주영 부장

이노션 더캠페인랩 ·한수현 대리

다 다소 심했고, 본편 촬영 일정이 늦어지게 되었지요. 스무디킹은 여름 시즌을

·김현주 대리

Q2. 모델로 공효진을 선택한 이유와 이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무엇인

놓칠 수 없는 제품이라 내부적으로 논의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가요? (공효진이 출연하는 드라마 타이틀과 메인 카피의 ‘괜찮아’의 일치는 우연

공효진이 적합하다고 판단하였고, 그녀가 회복하기를 기다려서 캠페인을 계획보

인가요? 의도한 건가요?)

다 3주 늦게 시작했습니다.

우연이었습니다. 공효진을 모델로 최종 선택하고 난 뒤에, 새로 촬영하는 드라마 가 발표되었는데 그 제목이 ‘괜찮아 사랑이야’, 그것도 현대인의 정신적 건강을

Q5. TV광고뿐만 아니라 드라마, 노래, 공연까지 문화 전반을 넘나드는 콜라보

헤아려주는 정신과 의사 캐릭터였습니다. 이는 스무디킹의 메시지와 잘 맞았고,

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는데 또 어떤 프로젝트가 준비 중인가요? 스무디킹의 향

계획에 없었던 드라마 PPL까지 확장하게 되어 공효진이 즐겨 먹는 푸드로 드라

후 계획에 대해 살짝 소개해주세요.

마에도 소개가 되었습니다.

스무디킹은 모든 사람이 건강하고 활기찬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게 하자는 브랜드 미션을 기반으로, 신체적인 건강만큼 정신적인 건강도 중요하게 생각합

Q3. 광고 집행 후 실제 소비자들(타깃)의 반응은?

니다. 음악은 이러한 스무디킹의 생각을 잘 전달해줄 수 있는 좋은 매개가 되었

광고 집행 후,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주 긍정적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푸드로의

고, 그래서 스무디킹은 지속적으로 음악과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만들고

이미지 전환도 기대 이상의 효과를 거두었지요. 이는 광고 집행과 함께 그에 맞는

있습니다. 앞으로도 스무디킹 매장 내 인디뮤지션들의 미니콘서트 등 더욱 재미

다양한 메뉴를 출시한 것에서도 큰 시너지 효과를 얻었습니다. 기존에 스무디킹

있는 프로젝트가 이어지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이 ‘스트로베리 익스트림’으로 대표되었다면, 이제는 식사대용 Meal 라인과 에너

스무디킹 윙버스가 뜨거운 페스티벌의 현장으로 달려가 즉석에서 스무디를 만들어주고 있다. 서울재즈 페스티벌,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 사운드 홀릭 페스티벌, 시티브레이크 등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축제에 활기를 더해주는 브랜드로 사람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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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SERIES <DESIGNED BY K> 자동차를 넘어 문화를 디자인하다 기아자동차 K시리즈 <Designed by K> 캠페인 지금까지 이런 자동차 광고는 없었다. 타기만 하는 자동차를 넘어,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 컬처를 디자인한다는 새로운 발상의 자동차 캠페인! 기아자동차 K시리즈가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와 최고의 에디터들과 함께 자동차를 즐기는 신선한 컬처 프로젝트를 만들어냈다. 자동차 업계 최초로 시도된 컬처 마케팅! 광고를 뛰어넘어 자동차 문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기아자동차 K시리즈 <Designed by K> 캠페인에 주목해보자.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Life is Orange Fall 2014

K시리즈 <Designed by K> 캠페인 TV광고

<Designed by K> campaign TV commercial

Culture Designer K, 디자인의 정의를 바꾸다

K시리즈,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와 도시 트렌드의 만남

그간 업계에서 자동차를 론칭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있어서 성능, 배기

기아자동차가 K시리즈(K3, K5, K7)를 위해 오픈한 브랜드 사이트(kseries.

량, 디자인 등 자동차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일반적이었다. 어떻게

kia.com)는 다양한 분야의 아티스트들과 에디터들, 그리고 이용자들이 함

보면 ‘자동차스러운 커뮤니케이션’이라고 할까? 하지만 기아자동차의 K시

께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사이트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참여한 아티

리즈는 기존의 고정 관념을 깨는 새로운 시도로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

스트나 작가, 에디터들은 자신만의 컬러와 필체, 영상미로 도시인들이 누

으키고 있다. 과거의 캠페인들이 자동차의 성능을 강조한 일률적인 홍보

릴 수 있는 신선한 아이템을 K시리즈와 함께 만들어 하나의 문화 콘텐츠

마케팅 방식이었다면, 온라인과 SNS 등 더욱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고객

로 보여준다.

들과 소통하며 그들에게 맞는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제안하는 K시리즈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건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콜라보레이션 영상

의 커뮤니케이션은 그래서 특별하다.

들이다. K7의 페어트래블, 바버숍, 비스포크, K5의 소셜 다이닝, 시그니처

<Designed by K> 캠페인 홈페이지(Kseries.kia.com)에 접속하면 가장 먼

퍼퓸, 클러치백, K3의 폰 스택 게임, 레이저 그라운드, K3워치 등 각 세대

저 시선을 끄는 동영상이 있는데, 그게 바로 K시리즈 <Designed by K>

에 어울리는 컬처를 각 아티스트만의 스타일로 해석해낸 스토리가 무척 인

TV광고이다. 30초짜리 이 짧은 영상이 주는 임팩트는 아주 강렬하다. 멋,

상적이다.

기대, 자부심, 영감, 자극, 새로움, 열정, 도전, 놀라움, 품격, 소통, 변화, 모

영상은 방문자들끼리 공유가 가능하고,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거나, 자신의

험이라는 매력적인 단어들을 나열하며, K시리즈가 디자인해줄 새로운 라

이야기를 넣어 또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볼 수도 있다. K시리즈에 대한

이프스타일과 문화를 기대하게 만든다. 자동차의 성능이나 디자인이 아닌

광고와 홍보를 넘어 자동차에 어우러진 스타일과 컬처, 트렌드를 누릴 수

K7, K5, K3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서로 다른 스타일과 문화에 주목한 점은

있게 하는 색다른 커뮤니케이션이다. 모델 한혜진이 그녀만의 스타일리시

참신하고 색다른 시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함과 패션을 접목해 K시리즈를 소개하는 것 또한 기존의 틀을 깬 독특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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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초이 ARTIST COLLABORATION FILM

Fair Travel, by photographer Jun Choi

FAIR TRAVEL에 대한 준초이 작가의 새로운 시선 ‘K7 페어트래블’ 편

이야기 전개 방식이다. 사이트를 둘러보는 내내 자동차 홈페이지가 아닌,

로 한 <Designed by K> 캠페인이다. <Designed by K> 캠페인의 진일보한

한 권의 라이프스타일 매거진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시도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고 의미 있다. 지금 바로 kseries.kia.com에서 광고 그 이상의 가치를 경험해보길 바란다.

<Designed by K>, 광고 이상의 가치를 말하다 <Designed by K> 캠페인은 K시리즈를 이용하는 각각의 고객 특성과 니즈 를 분석하여 그에 적합한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제안한다는 것이 큰 특 징이다. K7은 배려와 사려 깊은 젠틀맨의 모습을, K5는 스타일 넘치는 프 로페셔널을, K3는 도전을 즐기는 스마트한 젊음으로 정의하고 이들에게 어울리는 다양한 이야기를 웹진 형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자동차 디자인뿐 만 아니라 자동차를 타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까지 디자인해주

“Designed by K” is a vibrant, exciting, and innovative sales campaign that goes far beyond the mere selling of automobiles and replaces it with an emphasis on cars, drivers, and their values and lifestyles. To carry it out, Kia Motors has partnered with a number of renowned Korean and international artists to offer the very first “culture marketing” campaign in the automobile industry, pioneering a new era in the automobile world.

겠다는 캠페인 의도가 돋보인다. 기아자동차는 2007년 디자인 경영을 선언한 이후 디자인의 정체성이 담

Cultural Designer “K”: Redefining the Meaning of Design

긴 모델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이제

The usual practice in the automotive industry when launching a new

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메시지를 줄 수 있고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가치의

series of cars has been to focus on such attributes as performance,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필요해졌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K시리즈를 기반으

power, and looks. Kia Motors’ K series is breaking that mould, in a bold

K SERIES BRAND SITE (http://kseries.kia.com)


Life is Orange Fall 2014

attempt to do away with such stereotypes. It involves communicating

and lifestyles with them.

with potential customers by utilizing online platforms, SNS, etc. to

Visitors to the site can share the images with other people. They can

emphasize their values and lifestyles.

even create new content by adding their very own stories onto the list.

One especially eye-catching example of this new approach to automobile

This previously unheard-of form of twenty-first-century communication

sales is the commercial that you will see when you visit the homepage

enables people to share information about their values, lifestyles, and

of the "Designed by K" campaign at kseries.kia.com. The impact of

tastes concerning cars. One of the most exciting examples of how this

this short but attention-grabbing thirty-second video lies in the use of

concept works in practice is having the model Han Hye-jin introduce

alluring words, like style, pride, inspiration, passion, challenge, change,

the K series, offering viewers a fresh and unique take on advertising

communication, and adventure. After watching it, you will begin to

and storytelling. Visiting the website is almost like reading a lifestyle

appreciate how much owning a new K series car will show people who

magazine!

you really are. "Designed by K": Not just another old-fashioned advertising pitch The all-new K series: partnering with renowned artists

The "Designed by K" campaign takes the needs, wants, and other

to drive the message home

characteristics of each potential new customer and suggests the sort

The web site (kseries.kia.com) that Kia Motors is using to spread the

of lifestyle that is most suitable for him or her. Each member of the K7,

word about its exciting new K series of cars utilizes the collaborative

K5, and K3 family has been designed to reflect how their owners think

talents of artists, writers, editors, and even outside viewers to create an

of themselves: considerate, thoughtful, stylish, professional, young, and

entirely new form of advertising content. The results of these cooperative

smart.

partnerships include Fair Travel, Barber Shop, and Bespoke (for the K7),

Kia Motors’ rapid growth into a truly global car brand is based on

Social Dining, Signature Perfume, and Clutch Bag (for the K5), and Phone

introducing automobiles that stand head and shoulders apart from their

Stack Game, Laser Ground, and K Watch (for the K3). Each of the stories

competitors. The "Designed by K" campaign was launched to reflect the

that they tell underlines the many ways in which a new Kia K series car

need to make cars that can truly speak to and about their owners, their

speaks to a new generation of automobile drivers and shares their values

values, and their lifestyles. Please visit us at kseries.kia.com!

문병곤 ARTIST COLLABORATION FILM SIGNATURE PERFUME에 대한 문병곤 감독의 새로운 시선 ‘K5 감독의 시그니처 퍼퓸’ 편

Signature Perfume, by director Moon Byeong-gon

킴보킴 ARTIST COLLABORATION FILM PHONE STACK GAME에 대한 킴보킴 감독의 새로운 시선 ‘K3 폰 스택 게임’ 편

Phone Stack Game, by directors Kimbo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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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사용설명서

SHALL WE WALK? 3편: 김기영 CD

생각은 거리에서 태어난다 CD사용설명서. 세 번째 주인공은 온화한 카리스마 김기영 CD다. 선하고 부드러운 이면에 강한 정신력과 에너지로 특별한 존재감을 드러내던 그. 바쁘고 스트레스 가득한 CD생활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힘과 여유는 어디서 나오는 걸까. 2편의 이나영 CD가 물었고 돌아온 대답은 의외로 심플했다. ‘쫄지 않는 것’과 ‘기대하지 않는 것’. 그리고 여기에 ‘노력’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Life is Orange Fall 2014

1. 이름

2. 출생지

3. 좋아하는 것

4. 싫어하는 것

5. 어린 시절 자주 하던 행동

6. 현재 자주 하는 행동

7. 자주 출몰하는 장소

8. 소원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9. 만약 광고를 안 했다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지?

10. 나를 움직인 카피, 혹은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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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사용설명서

10× 10

김기영 CD를 상징하는 물건들을 소개합니다. 그가 직접 고르고 설명하는 열 개의 물건, 열 개의 이야기들.

02 무질서한 책상 ‘책상 위가 어지러운 사람이 더 창조적이다’라는 기사를 읽은 후 나의 책상은 좀처럼 정리되지 않는다. 나의 게으름을 누군가가 창조성으로 읽어줬으면 하는 아주 간교한 마음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책상 위에 책이 쌓여갈수록 창조적인 인간에 가까워지고 있음이다. 아니

classic record

그렇게 믿고 싶음이다.

my desk

01 클래식 LP

나의 문화유산 1호다. 아버지가

travel maps

넘겨준 제법 많은 LP들. 어릴

03 우리나라 지도

때 그렇게도 지루했던 클래식이

예약을 할 수 없는 인생을 사는지라, 시간이 나면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제법

무조건 떠난다. 그리고 그곳은 빨간 동그라미로

좋아졌다. 아주 천천히 나에게

남는다. 그중 우리 가족은 부여를 좋아한다. 어디든

다가온 만큼 아주 오랜 시간 곁에

좋게 만드는 것이 가을하늘의 힘이지만, 가을

머물 것 같은 감정은 사뭇 아름답다.

부여는 그중 좋다. 부여에 가거든, 백제의 흐릿한 기억 담고 있는 부소산성의 한적한 아름다움과 국립부여박물관에 있는 백제 금동대향로의 놀라운 아우라에 빠져보시길.

wine

05 오노 요코 신문광고 존 레논의 부인인 오노 요코가 2006년 1월 1일을 맞아 존 레논의 명곡인 Imagine의 가사를 한 줄 실은 신문광고. 너무 멋있고

04 와인 내가 결론 내린 전통 있는 맛집은 혼자 찾는 사람이 많은 집이다, 굳이 먹는 행위에 인간관계라는 것을 덧붙이지 않아도, 먹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해지게 하는 것이 진짜 맛집이니까. 와인이 그렇다. 전통 있는 와인은 혼자 마셔도 맛있다. 아니 혼자 마셔야 맛있다.

아름다워서 대한민국에 발행된 모든 헤럴드 트리뷴을 샀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한 부씩 나눠주고 마지막 한 부는 액자로 만들어 책상 위에 올려 놓았다. 나의 광고도 언젠가는 세상을 위로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바라며….

imagine


07 청바지

생물학적으로는 남자이나 쇼핑학적으로는 여자임이 분명하다.

운동을 거의 매일 하려고 노력한다.

쇼핑에 관한 한 여자의 행동·생각·태도 등과 싱크로율 100%.

이유는 청바지가 잘 어울리도록이다.

밤을 새우고 잠든 아침잠을 깨울 수 있는 유일한 알람은

광고회사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도

“옷 사줄게 나가자”이지요. 나의 가방 속에서 호시탐탐 펼쳐질

청바지를 입고 회사에 출근할

기회를 노리는 이 녀석, 꽃에 꽃말이 있는 것처럼 BAG에게도

수 있다는 어마어마한 베네핏

BAG말이 있다면 ‘네 꿈을 펼쳐라’쯤 되려나.

때문이었다. 70이 되어서도

jea ns

06 쇼핑백

blue

eco shopping bag

청바지가 어울리는 할아버지, 나의 꿈

reusable paper

중에 하나이다.

beyond beef

08 뒷면까紙 웬만하면 앞면 뒷면 모두 쓰려고 노력한다. 특히 버려지는 PPM노트는 정말 아깝다. 종이도 두꺼운 비싼 종이를 쓴다. 제발 출력물로 하지 말고 빔으로 하라고 해도 고쳐지지 않는다. 쓸데없는 형식에 뭔가를 낭비하는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walking shoes

것이 싫다.

10 운동화

나는 발이 고맙다. 사우나에 가면 꼭 뜨거운 물에 발만 담그고, 이곳 저곳 주물러주며 고마움을 표한다.

09 육식의 종말

나에게 걷는다는 것은 건강을 위한

건강상의 이유로 고기를 멀리하기 시작한 즈음 만났다,

행위이며, 생각을 만들어내기 위한

이 책을. 내 인생 몇 안 되는 잘한 일 가운데 하나이지

행위이다. 얼마 전 후배들에게 예쁜

싶다. 내가 먹고 있는 것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내

운동화를 선물 받았다. 그 후배들은

입까지 들어오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 한다. 덕분에

내가 걷기를 좋아한다는 걸 몰랐을

육식을 덜 하게 되니까 좋은 게 많다. 그중 좋은 건 고기 사 먹을 돈으로 옷을 살 수 있다는 것과 그 돈으로 산 옷에 고기 냄새가 배지 않는다는 것. ㅋㅋㅋ

터인데…. 어찌 그 많은 물건 중에

운동화를 선물했을까? 걷기는 나의 운명인가… 뚜벅이!


CD사용설명서

광고는 자수와 같아서 결과물을 보면 아름답고 세련되고 정리되어(몇몇 안 그런 광고도 있지만) 있는 것 같지만 그 뒷면은 혼돈이다. 그래서 광고의 뒷면인, 만드는 과정은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것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중 가장 심한 고통은 아이데이션이라 부르는 ‘생각만들기’일 것이다. 자, 그럼 나의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누추하지만 공개해볼까 한다. Walking is Thinking! 나만의 생각 공장, 나의 사무실은 거리다. 나는 걷는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이상한 생각이 잘 난다. 그것을 깨달은 어느 순간부터 생각이 평범해질 때마다 여기저기를 걷는다. 지금은 이노션에 다니기 때문에 강남역 주변이 메인 코스. 생각이 나올 때까지 걷는다. 빠름빠름 캠페인도 거리에서 만났다. 어떤 매장에서 흘러나온 빠담빠담을 듣고 이리저리 생각을 조합해 완성한, 거리에서 태어난 캠페인 중 하나다. 걸으면 왜 생각이 잘 날까? 정말 나만 그런 걸까? 아니다. 아리스토텔레스를 중심으로 한 소요학파가 그랬다. 소요학파는 걸으면서 대화하고 토론해가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정교하는 방법으로 철학하는 학파다. 실제로 많은 철학가가 이들처럼, 걸으면서 새로운 생각을 만들었다. 니체도 그 대표적인 사람. 그는, 책상에 앉아서 남이 쓴 책이나 뒤적이며 철학을 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남의 생각을 베끼는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걸으면서 끊임없이 자신과 대화하고 자신만의 생각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광고도 비슷한 면이 있다. 자리에서 끊임없이 남이 만든 결과물들을 보면서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남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인 것처럼 착각하게 되는 끔찍한 순간이 오게 된다. 그러니 여러분은 생각이 막히면 책을 펼칠 게 아니라 책을 덮고 밖으로 나가보길 바란다. 그곳에 당신이 원하는 생각이 보물처럼 숨어 있을지도 모르니까. 참고로 걸으면 생각이 잘 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걸으면 뇌를 자극해 전두엽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더 많이 생성되는데 이 도파민이 창조적인 생각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물질이란다. 생각이 막힐 땐 걷기! 과학적으로까지 입증된 정말 괜찮은 방법인 것 같다. 생각만들기 보너스! 어떤 시인은 생각이 막힐 때 거꾸로 매달리는 운동기구를 사용한다고 한다. 뇌에 피가 몰려 생각이 잘 난다고. 그래서 나도 이 방법도 써보고 있다. 지하 체육관에서 가끔 거꾸로 매달려 있는 나를 보게 된다면 운동하는 게 아니라 아이데이션 중이라고 생각해주길 바란다. 나는 지금 거꾸로 매달려서 일하고 있는 거라고!

text by 김기영 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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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Orange Fall 2014

김기영 CD의 다 알려주마 김기영 CD의 팀원들이 그간 궁금했던 것들을 가감 없이 물었습니다. 물론 무기명으로.

Q. 후배들에게 꼭 읽으라고 강요하고 싶은 책 3권?

샴페인을 제일 좋아한다. ‘신이시여, 별을 맛보았습니다’라고 한 돔 페

A. <육식의 종말> 육식을 혐오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리뇽의 말처럼 샴페인은 나에게 최고의 물방울이다.

<만들어진 신> 신을 의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Q. 가장 최근에 울었던 날짜와 이유는?

<백년의 고독> 소설의 능력을 불신하는 사람들에게,

A. 워낙 잘 운다. 근래엔 세월호 때문에 많이 울었다. 오늘(9월17일)은

Q. 머리는 언제부터 기르셨는지? 자르실 생각은 없는지?

김호철ECD님 아들이 아버지에게 남긴 감동적인 생일축하 메시지를 보

A. 누군가에게 이름으로 기억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을 알고부터.

고도 찔끔 울었다.

“아, 머리 묶은 CD”로 기억되는 것이 아직은 나쁘지 않음.

Q. 팀장님께 자주 듣는 말이 있는데요, ”나는 천재야!”

Q. 와인을 대하는 나만의 선택 기준, 혹은 철학이 있다면?

정말 그런가요?

A. 긴 시간을 가지고 마시는 자리에는 한 병 안에 시간의 흐름에 따라

A. 팀원 여러분, 죄송합니다. 다시는 이런 실수하지 않도록 주의하겠

여러 맛과 향을 지닌 조금 비싼 레드와인을 준비한다. 잔의 회전이 빠

습니다. B급 저질 아이디어를 내는 부분에 있어서는 아주 가끔 그런 착

른 자리에는 가격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칠레 와인이 좋다. 물론 나는

각을 하기도 합니다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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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NOTE

02 CREATOR’S NOTE INNO CAFÉ 한 잔의 휴식이 필요한 시간 2007년 문을 연 이래, 이노시안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이노카페. 업무의 피로를 풀어줄 이노시안들의 소중한 휴식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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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백서(白書)

HOW TO QUENCH YOUR THIRST 이노션의 갈증, 어떻게 풀고 있나요? 누구는 그럴 것이다. 목이 타면 물을 마시면 될 일이라고. 하지만 생각처럼 쉽게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다. 회의할 때, 프레젠테이 션할 때, 회심의 기획안이 쓰레기통으로 향할 때, 몸 세포 하나하 나 죄어오는 긴장과 함께 찾아오는 ‘갈증’ ! 이번 호에서는 이노시 안이 느끼는 갈증의 순간과 그들이 애정해마지 않는 목마름 해소 법을 공개한다. 꼭 술 이야기만 하자는 건 아니다! 이노시안의 갈 증을 풀어주는 한 잔은 무엇일지 궁금하다.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Life is Orange Fall 2014

● 술 마시고 다음 날 아침, 우리 집 냉장고 안에 보리차 한 잔 ● LF 사옥 옥상 가든에서 진행된 후원협약식 준비… 끝나고 뒤풀이 막걸리 한 잔 ● 퇴근 후 잠이 안 와서 뒤척이다 냉장고에서 발견한 시원한 맥주 한 잔~ 캬~ ● 예비군 산악 수색훈련 끝나고 자판기 포카리스웨트 한 캔 ● 그저께 친구와 함께한 좋은데이… ● 3층은 더워서 자주 목이 마르죠. ● 광고주의 긴급 요청 순간(예를 들어 금일 오전 중으로 or 오후 중으로), 더블샷 아메리카노 ● 오늘 출근하는 길에 비가 엄청 많이 와서 하고 싶은 게 생각났어요. 계속 바쁘다 보니 ‘여유로운 순간’에 대한 목마름이 심한데, 비 오는 창밖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시면 그 순간을 누릴 수 있을

묻지 않아도 척하면 척! 우리 팀이 즐겨 마시는 음료, 알고 있나요?

것 같았거든요(비 오는 날은 싫어하는데 빗소리와 비 떨어지는 모습은 좋아해요). 그래서 점심 때 폴 바셋에 가서 창밖을 바라보고 이야기하면서 룽고 한잔 마시고 왔어요. ● 피티 전야 내내 / 페리에는 감당이 안 돼서 양은 두 배, 가격은 절반인 트레비 ㅎㅎ ● 운동 후에 목마름이 가장 심했던 것 같아요! 물&탄산수가 최고! ● 얼음 가득 모히토 ● 출장 복귀 후, 나른한 몸을 달래준 캔맥주 한 잔 ● 긴 회의 끝에 마신 물 한 잔 ● 경쟁 피티 진행 중 클라이언트 회사에서 결과 기다릴 때 / 승전보를 듣고 와서 마신 소주 한

Q2

잔 ● 나오지 않는 아이디어. 정말 백지 상태. 베이뷔 해드로 돌아간 순간.

● 술은 100% 알고 있습니다. 음료는 매번

갈증을 풀어준 한잔은… 치킨에 맥주 한잔하며 다 함께 나누는 얘기 한 잔

달라서… ● 글쎄요… 저 말고는 다들 랜덤이신

● 집에 가서 먹은 위스키 ● 점심 저녁으로 짠 음식을 먹고 들어와서 너무

듯! ● 어딜 가든 팀장님은 아이스라테, 대리님은

목 말랐는데 수박으로도 풀리지 않던 갈증이 매실액 탄 물로 풀렸어요~ㅋㅋ

스타벅스 더블샷 ● 바나나주스 / 에스프레소

QI

도피오 ● 과일음료 많이들 좋아하세요! 혹은 비타민워터ㅋㅋ ● 에스프레소를 마실 것 같은 외모와 달리 플레인 요거트를 좋아하시는 우리 팀장님 ● 커피 하나를 마셔도 시간대에 따라 아메리카노냐 더치커피냐, 라테의 우유가 어느 정도냐 등등 취향이 또렷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느낌 ● 페리에, 프라푸치노 ● 퇴근 후–생맥주 /

최근 일주일 동안

야근할 때–레드불 / 점심시간 피로할 때–박카스

가장 목말랐던

● 아메리카노, 라테, 탄산수 ● 20층 수박주스

순간과 그 갈증을

● 특징 없는 그냥 물은 가라~ 언제나 톡톡 튀는

풀어준 한 잔은?

팀장님을 위한 천연 탄산수~ 어메리칸 스타일?? 다이어트 스타일 팀원을 위한 코카콜라 제로~ ● 소주. 아… 질문이 술이 아니고 음료였구나. 흠흠 ● 딸바, 컨디션, 홍삼한뿌리 ● 모닝 케어를 자주 마시는 그분 ㅎㅎ ● 같은 팀 모 대리는 매일 한 잔 이상 1층 달콤 음료를 마심. VIP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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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백서(白書)

팀을 위한 음료 심부름, 어디까지 해봤나요? 미션을 창의적으로 완수하는 당신만의 비결은?

● 막내생활 7년으로 다져진 음료 심부름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수준. 그날 기분의 온도습도에 따라 마시는 종목이 달라지는 팀장님의 취향을 알아맞힌 기분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 ● 광고주 회식 전, 컨디션을 수량대로 준비…. ● 혼자 많은 잔의 음료를 들기 위해 캐리어 두 개에 내 음료는 입으로 운반해서 총 10잔의 음료를 한 번에. ● 글쎄요…. 그냥 나 좋을 대로 2~3가지 아이템으로 몇 개씩 삽니다. ● 당구로 돈을 따고 그 돈으로 팀에 커피를 쏜다! 내 돈은 하나도 들이지 않고 생색 내는 나만의 비결^^ ● 커피셔틀은 많이 하는 일. 그룹장님과 본부장님 사번은 암기 필수. ● 그냥 시간 떼우면서 사오는 거죠. ● 그런 건 따로 없구요. 업무시간 중에 배가 고픈 3~4시쯤 카페에 가서 단체 음료를 사다드린 적이 있어요:) 많이들 좋아하셨어요! ● 없어요.(단호박)

Q3 Q4 ● 홍초 등을 물에 희석시키지 않고 먹는 친구. 자신의 취향을 주변

동료, 혹은 선후배의 음료 취향 중에 가장 신기하다고

느낀 것은? 동료의 개성 때문에 방해를 받은 적이 있나요?

사람들에게 강요해서 힘들었다. ● 항상 신제품만 시키는 사람이 있다. 딱히 방해를 받지는 않는다. 취존. ● 소주 글라스. ● 저지방 우유로 탄 바나나 주스. ● 한뿌리 음료 좋아하시는 대리님이 계심ㅋㅋ 얼굴은 동안인데 음료취향은 독특했어요. 방해를 받은 적은 없습니다. 취향이니 존중해줘야죠! ● OO 수석님의 취향을 위해 아메리카노에 시럽을 약 10초간 발사해드렸죠. 전 못 마실 거예요 아마…. ● 매우 일반적이고 대중적인 입맛을 소유. 이상하고 처음 본 음료는 마시지 않습니다. 거부감이 크죠. ● 디테일한 주문, 지금에야 외웠지만 처음엔 힘들었음. ● 무조건 비싼 것을 먹는 사람. ● 막내가 홍삼음료를 즐겨 마시며 혼자 몸을 챙겨요….


Life is Orange Fall 2014

당신의 목마름을 풀어줄 당신만의 장소가 있나요?

Q6

지금 홀릭한 음료가 있다면? 하루에 얼마나? 중독 현상은?

● 등산을 하다 보면 숨이 턱까지 막히는 순간이 있는데 그때 이온음료 한 잔을 마시고 아래를 내려다보면 목마름이 풀어지는 기분이다. ● 우리 집 빠알간 소파 위~ 그 위에서 뒹굴뒹굴 거리며 맥주 한 잔~ ● 술집…?? ● 시원한 맥주를 들이켤 수 있는 치킨집 ● 회사 근처에서 유일하게 만날 수 있는 ‘진짜 맛있는 커피 딱 한 잔’이 있는 원테이블 로스팅 카페. 처음엔 커피

공차

밀 크 버블 티에 중 독되어 일 주일에 4번은 마시는 것 같다. 밀크티의 부드러움과 버블의 쫀득한 식감이 너무 좋다! ● 아이스아메리카노 더블샷. ● 요즘 따로 홀릭한 음료는 없고, 탄산수가 점점 좋아져요~ 집에 탄산수 제조기계를 하나 살까 생각 중이에요~ ● 홍자몽주스(생, 설탕 빼고) 자꾸 생각납니다. ● 더블샷 아메리카노, 하루에 최소 한 잔 이상, 중독현상은 아침에 커피를 안 마시면 잠이 안 깨는 현상? ● 커피죠.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제대로 된 하루가 시작됐다고 할 수 없어요. 원래 두세 잔 마시던 걸 요즘은 한 잔으로 줄였는데, 특히 갓 내린 커피를 받아서 마시기 전에 가만히 커피 향을 먼저 맡는 순간에 크게 중독됐죠. 그러면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에요. ● 스파클링워터 중독으로 하루 1병 이상. ● 요즘 다이어트 중이라 탄산수를 많이 마시고

향이 좋았지만 이젠 그곳에서 허바리랑 수다 떠는 시간이 좋아서 가는 것 같기도! ● 17층 로비 둥근 의자. ● 제가 3년 단골인 카페가 있어요. 혼자 가서 음악을 들으며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면 자체힐링! ● 20층 이노카페가 최고. ● 금연 중에 흡연실. ● 집 앞 한강 고수부지와 팔당 자전거길. ● 진공안드로메다. ● 회사 근처에는 없지만 가로수길 와인바 ‘헬로’는 지하음침좌식 등으로 나만의 한 잔의 장소로 잘 어울림. 강남역의 ‘레인보우’도 기본적으로 어둑어둑한 지하에 편한 자세로 마실 수 있는 술집 선호. ● 남산 커피하우스의 예맨모카. ● 집이 최고죠!

있는데, 처음엔 맹맛이라 맛이 없었지만 점점 중독되더라구요! 몸에도 좋다니 다행이죠? ● 이노션 커피머신 커피. 하루에 약 5잔? ● 아사이베리 음료 하루에 1리터는 마시는 듯. ● 십전대보탕, 1주일에 한 잔, 안 마시면 기운이 없어짐. ● 1층 달콤커피 – 자몽음료 (이노션 할인 제외 품목인데도, 중독성이 있네요. 왠지, 건강해지는 기분이랄까?) ● Always 커피. 하루 4잔씩~ ● 폴 바셋의 밀크셰이크, 커피빈의 자몽주스!!! 폴 바셋은 넘 멀어서 한 달에 1번? 자몽수즈는 과음 후 숙취 해소를 위해ㅋㅋ ● 싱글몰트 위스키 먹어보는 중.

Q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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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션 백서(白書)

건강을 위해 마실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나요? 건강을 위해 선택한 ‘마실 것’은?

Q7

● 우엉차 다이어트가 갑자기 각광받아 ‘우엉차’가 요즘 핫하다고 생각된다.

● 몸의 70%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코코넛워터(코코넛워터가 상품화되어 나오는 몇몇 브랜드가 있습니다). ●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식, 우엉차, 발포비타민

스파클링워터. ● 요새는 아니고 최근 들어 많이들 마시는 버블티 종류가

워터 등등…. ● 오미자. 새콤한 게 너무 좋아요~

아닐까 싶어요 ‘공차, 버블퐁’ 등등! ● 저도 그것이 알고 싶습니다…. ●

● 음… 아이스아메리카노 더블샷(당 중독은

내용물보단 보틀. 마이보틀의 유행 이후로 그런 투명병에 각자의 마실 것을

무서우니깐). ● 아침마다 와이프가 갈아주는

담아 다니는 것. ● 아사이베리 강추! 검색창에 삼바존 검색해보면 신세계를

토마토주스. ● 몸이 약해서 기침을 자주 하는

발견할 것! ● 클라우드. ● 하이트 캔맥주(디자인이 전보다 깔끔해서). ●

편이라 병원에 가봤더니 카페인이 후두에 좋지

소주, 희대의 아이콘. ● 수제 맥주 같음. ● TEMPT. ● 딱히 마실 것은

않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요즘은 홍초. ● 물이

아니지만, 카페에서 판매하는 것이니, 간식과 음료의 중간인 빙수!

● 핫한 것은 잘 모르겠고, 캠핑 가서 더치맥주 한번 만들어서 마셔보고 싶어요~ ● 크래프트 비어. ● 바질시드 음료와 밀싹주스. ● 쏘맥? ●

최고인 것 같아요. 물도 계속 마시다 보니 하루에 3리터 정도씩 마시는 것 같아요! ● 건강을 포기하고 커피만 마십니다. ● 무조건 물. 아침에

일어나서 물 한 잔 안 마시면 뭘 할 수 없을 정도.

한국에서 요새 가장 핫한 ‘마실 것’은

하루에 5~8잔은 마신다. 물 싸랑해~ ● 물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가장 중요한 것 같네요. 시중에 판매하는 음료 중에서는 건강을 위한 음료라 느껴지는 상품을 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왠지 모를 거부감이 있죠. ● 홍삼, 아침마다 마심. ● 건강 쪽은 취약해서

Q8

잘 모르겠습니다. ● Only water, Only 물!!! ● 해독주스 아침에 한 잔 ● 물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실제론 단 음료를 마심.

‘목이 마르다’고 느끼는 순간은 마음의 갈급함이 몸 밖으로 보내는

중압감, 회의의 긴장감, 광고주와의 트러블 등등…. 몸과 마음이

또 다른 신호. 차가운 물을 마시고 마셔도 쉽사리 풀리지 않는

타 들어가는 상황들을 견딜 수 있었던 건 그들만의 갈증 해소법이

‘마음의 갈증’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시원한 맥주, 얼음이 가득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한 잔의 술이 되었든, 커피가 되었든,

담긴 아이스커피, 톡 쏘는 탄산음료 등 더욱더 자극적인 ‘마실

다른 그 무엇이 되었든. 그 한 잔이야말로 이 바닥(?)을 버텨낼

것’들을 찾게 되는 건지도.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일 것. 지금 이 순간 수많은 갈증의

이노시안에게 찾아오는 갈증의 순간 역시 광고인으로서 겪게

순간에 놓여 있을 이노시안들이여, 시원하게 한잔하고 가열차게

되는 업무의 압박,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 물로 극복할 수 있는

달려봅시다. 지금 이노카페로 OK?

갈증은 아니다. 아이디어와의 기나긴 싸움, 프레젠테이션의


Life is Orange Fall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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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NO CAFÉ 이노카페에 묻는다! 20층 이노카페(inno café)는 2007년에 만들어진 이노시안들의 휴식처. 이노카페의 등장은 당시 건물 1층에 있던 별다방의 급격한 매출 저하를 불러올 만큼 호응이 대단했다. 이노 시안이라면 누구든지 이용 가능하고, 매월 2만원은 회사에서 지원한다. 물론 초과되는 금액은 개인이 부담하지만 이 역시 사회공헌기금으로 모아져 매해 연말 뜻깊은 기부활동에 쓰인다. 오늘도 이노카페에서 휴식하고, 대화하고, 사색하는 이노시안! 이들의 이노카페 이용 행태를 살펴본다.

이노카페 구혜원 매니저에게 물었다

음료 선택에도 이노시안만의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

아하, 그분~ 취향 한번 특이하시네요!

Q1 이노카페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료는? COFFEE VARIETIES 1위

아이스 아메리카노

2위

더치커피(수량 부족으로 없어서 못 팔아요)

3위

아이스 바닐라라테

3샷 주세요!

F R E S H

F R U I T

는, 3샷 주세요~! 아이스 커피에도 따뜻한 커피에도 3샷!!

FRESH한 과일사랑!!

VEVERAGES

과일주스 사랑은 물론 이노션 직원분들의 무한한 과일사랑은

1위

자몽에이드

아침에도!! 커피 또는 음료를 주문 시 사과, 바나나는 필수가

2위

키위아작

되어버린 분들이 많으며 아침에 과일이 떨어졌을 시 작은 탄

3위

플레인 요거트

식을 내뱉으셔서 저희가 죄송스러울 때가…^^;;

Q2 하루 중 이노카페가 가장 붐비는 시간대는? 아침 : 08시40분 ~ 09시20분(출근시간)

이노시안 분들은 커피를 진하게 드시는 편인데 그중 최고

항상 3샷을 외치시는 분, 두 분 계십니다^^ 직접 오셔서 주문하지 않으셔도 저희는 알 수 있습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쉐낏쉐낏~ 얼음과 에스프레소와 취향에 따라 약간의 시럽을 넣고 셰 이커로 흔들어 마시는 샤케라토! 이노시안 땡땡 사원은 혼

SAUSAGE BREAD

점심 : 12시40분 ~ 13시10분(식사 후 음료 내기)

소시지빵 없으면 앙되요~

오후 : 16시00분 ~ 17시00분(당 떨어지는 시간)

식사를 못하신 분들을 위하여 이노카페에는 여러 종류의 빵

자서도 잘해요~ “물 적게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를 외치고 음료가 나오면 쉐낏쉐낏~ 아이스 아메리카노 위로 부드러운 거품이 어느새!! 그의 실력은 셰이커가 없어도 으 뜸입니다!

을 비치해놓습니다. 크루아상, 베이글, 크로크무슈, 소시지

Q3 하루 평균 몇 잔의 음료가 팔리는지?

빵, 머핀, 스콘 등…. 그중 가장 먼저 떨어지는 빵은 소!시!지!

하루 평균 850잔, 그중 커피음료가 350잔 팔리며

빵!! 두 달에 한 번 정도 다른 종류의 빵으로 바꾸어 비치하지

매일 판매되는 음료 중 최고의 음료는 단언컨대

만 빠지면 서운한! 없어서는 안 되는 그 빵, 소시지빵! 그리하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루 평균 200잔)

여 이노카페에서는 소시지가 들어간 빵을 오전 오후로 나누 어 비치하고 있습니다. 소시지빵 없으면 앙되요~

Q4 올해 최고의 이용 금액은? 지금까지 최고 이용금액 기록은 145,700원(지원되는 20,000원 제외된 금액) 20층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대체적으로 이용금액이 많은 편입니다^^

최저 이용금액 2,000원

coffee coke는 가끔 다른 카페 메뉴판에서 본 적이 있습니 다. 콜라와 에스프레소의 만남. 호불호 갈리는 음료인데요 ~ 이노션에도 있습니다. 가끔 탄산수에 에스프레소를 넣 어주세요!! 저희도 주문하신 덕에 한번 맛보았습니다. 역 시 호불호 갈리더라구요. 그 맛은.. 오묘하면서... 글쎄요,,,

L

O

W -

F A T

저지방으로 주세요~ 소시지빵 먹더라도 포기 못해~ 달달한 마키야토 먹더라도 포

Q5 올해 최저 이용 금액은?

탄산수에 에스프레소를?!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맥주 ‘기네스 드래프트’ 맛과 비슷하 다고.......^^;; 주문하시면 저희는 해드릴 수 있어요^^ 하지 만 그 책임은 저희가 못집니다. 그래도 도전?! 하시겠습니 까?^^

기 안 해! 그것은 저.지.방.우.유 ^^ 달달한 거 먹고 싶은데, 그 냥 우유 살찌죠~ 라테에도 마키야토에도 과일주스에도 저지 방우유!! 저지방 없으면 여자 직원분들 슬퍼하세요^^;;

달게 해주세요! 달게! 이노시안 분들은 과일주스나 다른 음료에 되도록이면 시 럽을 적게 혹은 아예 빼달라고 주문하십니다. 하지만 단 한 분!! 그분만은 “더 달게” 해주세요 !! 라고 주문하시지요. 처 음엔 저희가 잘못 들었나 해서 다시 여쭈어봅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달게 많이 달게 해주세요~”입니다^^;; 그 분이 오시면 저희는 시럽을 아끼지 않고 듬뿍 넣어 음료를 만듭니다^^ 맞습니다! 과일주스는 달아야 제맛이지요^^


CATS & DO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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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DRINKING DAY 월요일, 누군가에겐 힘든 육아와

있지만 일단은 월요일을 극복했다는 기분에 취해 서

광고주보다 요구사항이 많은 와이

로를 위로하며 각자의 집으로 향한다. 지하철 막차

프로부터의 탈출이 이루어지는 날

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월요일 미드나잇. 지난주

이고, 또 누군가에겐 생각만 해도

목요일은 황 전무님의 회식 독려로 새벽도 한참을

두통을 유발하는 프로젝트를 만나

넘어서야 간신히 정신줄을 잡고 집에 들어간 탓

야 하는 날이다. 물을 흠뻑 빨아들

에 와이프로부터 1차 경고장을 받은 상태다. 살짝

인 담요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긴장되긴 하지만 ‘와이프는 날 사랑하니까 다 이

사무실로 소환되어 하루를 보내고

해해줄 거야’라는 환상 반, 착각 반의 생각들을

있는 박 차장은 오후 세 시 무렵

머릿속에 띄우며 지하철역 앞 베

부터는 저절로 망막이 흐려지는

이커리에 들러 와이프가 좋아하

놀라운 경험까지 겪는다. 퇴근 시

월요데미지, 술톡스로 힐링하다

는 치즈케이크 한 조각을 산다. 늦

간이 가까워오며 드디어 몸에서

김헌 부장 (아트디렉터, INNOCEAN Worldwide)

었지만 문 건너편에서 왠지 자신

도 서서히 신호가 오기 시작하고

을 반겨줄 가족을 상상하며 초인

두 개로 나누어진 자아가 서로 대

종을 누르는 박 차장. 열리는 현관

화를 하기 시작 하는데…. “토요일, 일요일 아이와 와이프 모시고 에버랜

문 뒤에는 시안 보드를 밥 먹듯이 집어 던지는 광고주 최 팀장과 같은 표

드부터 안면도까지 풀코스로 접대했는데 내게도 뭔가 보상이 필요하지

정의 와이프가 서 있다. “오늘 2차 경고장이다? 알지? 3차 경고장 나가면

않겠어? 그치그치?” VS “금요일 그렇게 달리고 와이프한테 나노 단위가

저건 짤 없는 거?”

될 때까지 깨졌는데…. 며칠 지나지도 않았잖아 좀 그렇지 않아?”

‘아… 월요일부터 마시는 게 아니었어…’라고 후회해도 3차 경고장이 발

퇴근 시간을 훌쩍 넘겨버린 퇴근길, 집으로 바로 가자니 스트레스가 이

부되면 박 차장이 가장 아끼는 레

만저만이 아니다. 일주일 중 가장 강력한 스트레스와의 전투를 마치고선

와이프의 조카에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 오늘 하루 스트레스와의 치열했던 과정을 누군

이프를 위해 사

가와 떠들며 간단하게 한잔하고픈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난다. 주말 내내

로 직행. 안방 침

가족을 위해, 그러고선 출근한 월요일에는 광고주와 팀을 위해 달린 탓

냉랭한 기운을 느

에 다른 요일보다 더 큰 욕구를 느끼게 된다. 결국 다른 층에 근무하는

잠자리를 준비하는

친한 서 차장에게 톡을 날린다. “오늘 한잔 어때?”

을 받은 건 무섭지만

둘은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얘기들과 그다지 새로울 것 없는 뒷담화,

장과 떠들며 들었던 다

하소연을 안주 삼아 월요일의 피곤했던 스트레스들을 맥주 한 모금과

차장 팀, 팀장의 몰랐던

함께 목으로 넘겨버린다. 어깨를 누르고 있던 끝판왕급의 월요일 스트

올리며 재미있는 걸 알았

고 폴크스바겐 T1 캠핑카는 게 바로 넘어가게 된다. 와 온 치즈케이크는 냉장고 실로 사라진 와이프의 끼며 작은 방에 늦은 박 차장. 2차 경고장 그래도 아까 서 차 른 팀 얘기며 서 비하인드를 떠 다는 듯 입꼬리가

레스가 서서히 사라지며 힐링의 기운을 느낀다. 월요일 스트레스 몹을

올라가는 걸 느낀다. ‘그래,

털기 위해 시작된 간단한 한잔의 자리는 어느덧 12시로 이어진다. 시끄

디지…. 경고장은 받았지만 그래도 월요 술톡스는 성공~’ 확실히 월요

러운 술집의 소음이 와이프로부터 걸려오는 전화 벨소리를 묻어버리는

일은 술과 힐링이 필요하다. 특히 가정과 아이와 와이프를 사랑하며 누

지도 모른 채 어느 정도 힐링이 이루어지고 나서야 술집 문을 나서게 된

구보다 열심히 일하는 당신에게는.

박 차장과 그의 술친구 서 차장. 내일 출근하려면 수면부족 상태일 수도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 월요일을 견

***이 글은 특정인과는 상관없는 픽션임을 밝힙니다.


Life is Orange Fall 2014

월요일이 좋아, 목요일이 좋아? 언제부터였더라. 직장인들의 ‘불금’에 술자리가 슬금슬금 사라지게 된 것이. 회식과 약속이 집중되던 금요 일이 가고, 월요일과 목요일의 ‘뜨거운 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물론 자유로운 영혼의 청춘에게 요 일 따위가 뭐가 중요하겠느냐마는, 가정과 조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당신이라면 공감할 이야기. 일과 가 족, 친구… 어느 것 하나 소홀하고 싶지 않은, (그렇지만 술도 사랑하는) 이노션의 아트디렉터와 카피라이 터에게 물었다. 그래서, 당신은 ‘월요파’ or ‘목요파’?

광고회사의 업무 특성상 지인들과의 술 약속은 지킬 때보다 지키지 못할

이브인 것이다. 월요일의 한잔이, 주말을 가족들에게 저당잡힌 유부남녀

때가 더 많다. 금요일을 제외하면 목요일이 유일하게 마음 편히 술 약속

들의 조금 쓸쓸한 위문공연 같은 것이라면, 목요일의 한 잔은 한 주의 하

을 잡고 또 80%의 확률로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지 짧지도 않고 길

이라이트를 시작하는 축포와도 같은 것! 계란 프라이 하나를 해 먹더라

지도 않은 광고회사 6년 차의 경험에 비추어 통계를 내보자면 월요일은

도 프라이팬의 예열이 필수고 에베레스트를 오르더라도 그 전 준비운동

‘OT의 날’이요(이상하게도 월요일에 OT를 가장 많이 받는다), ‘벼락치기

이 필수인 것을 상기해보면, ‘불금’과 ‘불토’를 보내기 위해서 목요일을 뜨

아이데이션’의 날이요(우리 팀의 경우, 주말 근무 배려차 보통 화요일 날

겁게 달궈야 하는 건 하나의 의무이자 성스러운 의식과도 같은 것이다. 실

아이디어 회의가 가장 많이 잡힌다), ‘광고주 피드백의 날’인 반면, 목요일

제로 요즘 SNS를 하다 보면 ‘불목’이라는 신조어도 꽤 많이 눈에 띄고 클

은 ‘수확의 날’이요(통계상 이날 광고주 보고를 제일 많이 들어가는 것 같

럽이나 바에서도 ‘불목 할인 이벤트’를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다), ‘평화의 날’이다!(죽이 되든 밥

‘목요일의 술’이 좋은 또 다른 이

이 되든 전쟁이 끝나면 평화는 찾

유는 약속잡기의 ‘부담 없음’이다.

아온다) 이날 저녁만큼은 무언가

나에게 목요일은 80%다

일찍이 한국문단에 혜성처럼 등

마음이 여유로워져 흔쾌히 술자리

서재식 대리 (카피라이터, INNOCEAN Worldwide)

장한 하상욱 시인께서 ‘알고 보면

를 찾게 된다. 업무적 관점에서 ‘목

다들 딱히’(하상욱 단편시집 ‘불

요일의 술’이 월요일보다 더 좋은

금’ 中에서)라는 기가 막힌 여덟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멀쩡한 사람도

글자 시로 ‘불금’의 인사이트를 아주 적나라하게 까발렸으나

‘떡‘으로 변신시킨다는 숙취!

그렇다 한들 금요일 밤은 일종의 건드려

한번 마시면 주종 상관없이 꽤 많이 마

서는 안 될 성역과도 같은 것. 모임 주최

시는 나의 평소 음주습성상 월요일의 술자리는 당연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 다. 자칫 한 주를 망칠 수도 있을뿐더러, 화요일에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 고 야근이라도 하게 되면 정말이지 Go To The Hell! 죽음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목요일의 술은 그 다음 날 8시간만 버티면 되기 때문에 상대적으 로 마음이 편하다(주5일 근무제 및 각종 미드의 영향으로 대체로 Friday

시나 회사 후배에게 혹은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선뜻 금요일에 보자고

Night엔 야근이 없다).

제안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러나 목요일은 상대적으로 아

지금까지의 이유가 모두 업무생태학적 입장이었다면, 순전히 청년놀이문

직 블루오션 같은 날이며, 뜨기 전 아이돌 같은 날이기에 누구든 갑자기

화인류학적 관점도 있다. 예부터 우리 지구촌 선조들은 본행사인 크리스

생각나면 전화하고 카톡하고 약속 잡고 함께 술 한 잔을 기울일 수 있는

마스 전날을 크리스마스이브라 하여 격하게 기념하고 챙겼는데, 이 아름

편안함이 있는 것이다!

다운 문화는 곧 록 페스티벌 전야제, 총각파티, 브라이덜 파티 등 각기 다

지금까지 애주가의 한 사람으로서 ‘목요일의 술자리’가 더 좋은 이유에

른 형식으로 발전하게 되었고(물론 근거는 구글 다 뒤져도 없다), 꽤 많은

대해서 기술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막상 목요일을 불태우

경우에 오히려 본행사보다 더 기다리고 주목받게 되었다.

면 정작 금요일엔 어떡하냐고~ 무엇이 걱정인가? ‘어제보다 오늘 더 사

이 이론에 비추어보자면, 금요일은 크리스마스요, 목요일은 크리스마스

랑하라’는 어느 격언처럼 금요일 밤엔 금요일 밤답게 더 불타오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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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ABO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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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pt

110 pt

60 pt

50 pt

42 pt

26 pt

18 pt

안경디자이너 개럿 라이트는 말했다. “안경은 안경 그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그의 말처럼 안경의 영역을 넘어 아이웨어의 새로운 스타일 과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국내 하우스 브랜드가 있다. 바로 ‘젠틀몬스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실험적인 브랜드 정서를 매력적인 공간으 로 구현해낸 홍대의 쇼룸에서 젠틀몬스터의 안경디자이너와 이노션의 안경마니아가 만났다. 겉으로 드러나는 스타일은 사뭇 달랐지만, ‘안

8.2 pt

경’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어 묘하게도 어울렸던, 두 남자의 수줍은 수다 삼매경.

INTERVIEW 신정인 디자이너 (GENTLE MONSTER) + 김형석 차장 (미디어바잉2팀, INNOCEAN Worldwide)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PHOTOGRAPH Studio 1839

6 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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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몬스터, 불가능은 없다

인적으로 새롭고 놀랍다는 게 큰 매력인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이곳

김형석 차장(이하 김) 여기 들어올 때부터 느낀 거지만, 젠틀몬스터의

디자이너들은 특이하고 괴짜들이 많을 것 같았거든요. 근데 만나보니

이미지만큼이나 쇼룸도 굉장히 독특하고 강렬한 인상이에요.

팀장님이 굉장히 차분하고 조근조근한 분이라서 좀 놀랐어요.(웃음)

신정인 팀장(이하 신) 이곳은 ‘패브리커’라고 아티스트분들이 따로 계

신 저희 팀 중에서 제가 가장 까불거려요. 사실 다들 괴짜이긴 한데,

시는데요, 그분들과 저희 디자이너, 대표님이 같이 아이디어를 공유해

서로 너무 다른 성향이라 디자인할 때도 스타일이 다양하게 나오는 것

가며 꾸려가고 있어요. 들어오실 때 보셔서 아시겠지만, 1층은 15일마

같아요. 진짜 가족 같은 분위기라서 서로 의지할 때도 많고, 작업할 때

다 콘셉트가 바뀌는 퀀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고요.

재미있어요.

김 제가 광고회사를 다니고 있지만, 안경에 관심이 많아서 매년 휴가

김 디자인팀 분위기가 굉장히 자유로울 것 같아요. 업무 시간은 정해

를 내고 디옵스에 다녀오고 있어요. 몇 년 전 파격적인 부스 디자인에

져 있나요?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나는데, 오늘 쇼룸을 보면서 다시 한 번 놀라게 되

신 정해진 근무시간은 있어요. 9시부터 6시까지. 근데 실생활은 그렇

네요. 젠틀몬스터가 안경 사업을 주로 하고 있지만 공간에도 투자를 많

게 안 되고 있죠. 주5일제이지만 주말에도 디자인에 대한 생각을 많이

이 하시잖아요, 추구하는 목표,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뭔지 궁금해요.

해요. 저희 대표님이 워낙 일에 대한 열정이 가득하신 분이라 젠틀몬

신 안경회사라고 해서 꼭 안경에 관련된 일만 하라는 법 없잖아요. 저

스터에 모든 걸 다 쏟아부으세요. 하루에 2~3시간밖에 안 주무시죠.

희는 그 틀을 깨고자 다른 쪽으로도 많이 생각하고 있죠. 저희가 추

그래서 새벽에도 막 메일이 와요. 이 아이디어 어떠냐고.(웃음)

구하는 다섯 가지가 있어요, 제품, 스타일링, 공간, 문화, 기술 영역이

김 새벽에 오는 업무 메일이라니… 정말 싫을 거 같은데요.

요. 대표님은 항상 저희에게 지금 시대의 흐름을 보라고 말씀하시거든

신 약간 힘든 점은 있는데, 그래도 같은 걸 추구하니까, 재미는 있어요.

요. 디자인과 퀄리티가 아무리 좋아도, 사람들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

김 몸은 쉬고 있지만 계속 뭔가를 생각하고 있거나, 노는 것도 노는

지 못한다면 의미가 없다고요. ‘세상을 놀라게 하라’ 이게 저희 젠틀몬

게 아닌….

스터가 추구하는 정신이에요.

신 그렇죠. 계속 주입이 되다 보니… 이제는 생활이 된 것 같아요.

김 그럼 안경 이외의 디자인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영역의 활동을 기

김 불만 같은 건 없나 봐요.

대해봐도 되겠군요. 안경만 놓고 보더라도 유니크한 매력으로 많은 국

신 불만은 어느 회사를 가든 있기 마련이잖아요. 그래도 결과가 좋으

내 연예인의 지지를 받고 있잖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디자이너로서

니까 저희도 만족하는 거죠. 쇼룸 준비할 때도 1층에 대해서 의견이

어떻게 생각하세요?

분분했거든요. 15일마다 공간을 바꾸는 게 가능한 일이냐, 아이디어는

신 지금 젠틀몬스터가 많이 알려지는 데 연예인 효과가 컸다는 건 저

좋은데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서로 의견이 엇갈릴 때면 대표님이 중

희들도 인정하는 부분이에요. 사람들은 저희가 연예인 마케팅을 많이

재에 나섰죠. 아이디어가 좋으면 일단 진행해보자, 그래서 안 되면 말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그렇지는 않거든요. 젠틀몬스터 하면 ‘전지현

고, 되면 좋은 거니까. 대표님 말씀대로 해서 좋은 경우가 많았어요.

선글라스’라는 이미지가 생겨서, 오히려 그런 이미지로 굳어지는 걸 경

그래서 저희도 믿고 따르려고 하죠

계하고 있어요. 저희의 모토인 실험(Experiment) 정신을 잃어버리지

김 조직이 탄탄한 느낌이에요. 사실 보름마다 공간을 바꾼다는 건 진

않도록.

짜 어려운 거잖아요. 그 짧은 시간에 여러 사람이 뜻을 모아서 같이

김 제 생각에 젠틀몬스터의 제품은 편안하게 쓸 수 있으면서도 디자

움직인다는 게 참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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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님이 워낙 빨리빨리 하자는 주의세요.(웃음) 시대가 빠른 걸

디자인이 나올 수 없다고 해서.

원한다, 그러니까 시대에 맞춰서 우리도 빨리 준비해야 한다고 늘 말

김 저희도 광고회사지만 광고전공자라고 해서 특별히 선호하지 않는

씀하시죠. 그래서 뭘 하든 항상 날짜를 타이트하게 잡으세요. 이 쇼룸

것과 같은 맥락이네요. 사실 실험적이고 세상을 놀라게 하는 걸 만들

도 거의 한 달 반 만에 완공한 거예요.

어내는 건, 사람을 미치게 하는 일이잖아요. 저희 광고기획자들도 늘

김 정말요? 말이 안 되는 일인데.

고민이고 힘든 부분인데, 디자이너로서 힘든 점이 많죠?

신 안 된다고 생각한 것들도 막상 해보니까 가능하더라고요.

신 사실 엄청 힘들어요. 계속 생각해야 하고, 꾸준히 발전해야 하고, 실험적이고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일 자체가 말은 쉽지만 쉬운 일은 아

안경디자이너로서의 고민

니잖아요. 아이디어는 좋더라도 그걸 실현하는 게 힘든 것 같아요. 그

김 젠틀몬스터에는 어떻게 입사하시게 된 건지 궁금해요.

런데 거기에 대해서 결과가 좋으면 쾌감을 많이 느끼죠. 모든 크리에

신 원래부터 안경을 좋아했어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국내에는 아이

이터가 그렇겠지만.

웨어를 다루는 회사가 별로 없었잖아요. 그렇다 보니 하고는 싶은데,

김 디자인하실 때 판매적인 부분과 실험적인 부분, 이 두 가지를 놓고

같이 일할 수 있는 회사가 없어서 고민이 되더라고요. 그러던 중 우연

고민도 많으실 텐데요.

히 젠틀몬스터를 알게 됐고, 관심 갖게 되다가 ‘비지트(Visit)’에 참여

신 저야 실험적인 걸 중심에 두고 싶죠. 그게 훨씬 더 재미있고 끊임

하게 됐어요. 혹시 아시나요?

없이 하고 싶은 일이니까.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서는 수

김 네. 일반인들이 참여해서 직접 안경을 디자인하고 만들어볼 수 있

입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그래서 디자인할 때 항상 어려워요.

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김 생각했던 디자인이랑 샘플 받아보실 때랑 차이가 있는 경우도 종

신 네, 맞아요. 비지트에서 제가 디자인한 것을 대표님께서 보시고,

종 있지 않나요?

절 따로 부르시더라고요. 그래서 몇 번의 미팅을 가졌고, 그것이 면접

신 그런 경우가 좀 많아요. 막상 샘플로 나오면 재질감이나 진짜 작은

아닌 면접이 된 셈이었죠.

디테일에서 오는 차이 때문에 실망하게 되거든요. 그러면 저희가 중국

김 특채네요. (웃음) 사실은 저도 6회 때인가, 지원했던 적이 있어요.

공장에 직접 건너가서 컨트롤을 하든지, 다시 디자인을 수정해서 잘못

신 아, 정말요?

된 부분을 개선하려고 해요.

김 네, 근데 저한텐 연락이 없더라고요. 제 디자인은 전혀 실험적이지

김 아, 중국에 공장이 있군요. 제작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나요?

않았나 봐요. 젠틀몬스터가 좋아하는 디자인 취향이라고 해야 할까

신 저희 디자인 보면 아시겠지만, 공장 측에서 항상 불만이 많아요.

요, 그런 게 있나요?

판매용으로 만든 모델이 아니라서 한정판으로 소량 제작해야 하는 것

신 사람들이 실험적인 디자인이라고 해서 가져오는 것들 보면, 진짜

도 많고. 흔히 사람들은 안경을 공장에서 그냥 찍어낸다고 생각하잖

괴기스러운 게 많아요. 실험적인 것과 유치한 것, 저희는 그 선이 명확

아요. 실제로는 기계로 하는 것보다 사람 손이 더 많이 가는 작업이에

하거든요. 그런 걸 보는 눈이 있어야 해요. 이 안경을 왜 만들어야 하

요. 저희 안경은 아세테이트를 소재로 하는데, 안경 하나 만들려면 공

는지 목적성이 분명해야 해요. 안경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이냐 아니냐

정만 두 달이 걸려요. 하나 만드는 데 거의 70~80개 공정을 거치는

는 중요하지 않아요. 저도 전공은 산업디자인이거든요. 저희 회사는

거죠. 괜히 핸드메이드가 아니에요. 그런 점들을 좀 알아줬으면 하는

일부러 안경 쪽 관련한 사람은 안 뽑아요. 너무 안경에 국한되면 좋은

바람이죠.


신정인 디자이너

29세. 국내 안경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디자인 팀장을 맡고 있으며, 실험정신을 모토로 과감하고 개성 넘치는 아이템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학에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했고, 안경을 무척 좋아해 안경디자이너의 길을 고민하던 중

젠틀몬스터에서 주최하는 일반 소비자 대상 제작참여 프로그램 ‘비지트(Visit)’에 참가했다. 그곳에서 자신의 디자인 재능을 알아봐준 김한국 대표에게 발탁돼 2012년 12월 젠틀몬스터에 입사했다.



COLLABORATION

계속 생각해야 하고,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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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의 영역을 넘어선 새로운 도전 김 지금 쓰고 계신 안경도 참 멋진데요, 소장하고 계신 안경은 몇 개

발전해야 하고, 실험적이고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일 자체가 말은 쉽지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아이디어는 좋더라도 그걸 실현하는 게 힘든 것 같아요.

인가요? 신 가지고 있는 안경은 20~25개 정도 되는 것 같아요. 그중 젠틀몬 스터 제품이 반이지만요. 김 저도 나름 안경마니아인데, 이 얼굴형과 스타일에 어울릴 만한 안 경을 추천해주신다면? 신 차장님 스타일은 저희도 항상 연구하는 건데, 얼굴이 그리 작은 편은 아니시잖아요. 김 네, 그렇죠. (웃음)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결과가 좋으면 쾌감을 많이 느끼죠. 모든 크리에이터가 그렇겠지만.

신 얼굴이 큰 분들한테 작은 안구가 잘 어울리기는 정말 힘들거든요. 그런데 지금 쓰고 계신 안경은 차장님께 진짜 잘 맞는 안경이에요. 자 신의 스타일에 맞게 잘 쓰고 계시니까 따로 조언해드릴 건 없을 것 같은 데, 좀 더 색다른 스타일을 원하신다면 인터뷰 끝나고 추천해드릴게요. 김 감사합니다. 요즘에 잘 나가는 스타일은 어떤 건가요? 신 아무래도 미러 선글라스겠죠. 예전보다는 사람들이 오픈 마인드 가 된 것 같아요. 1~2년 전에 저희가 미러 선글라스를 디자인했을 때 만 해도, ‘너무 튄다, 이런 걸 어떻게 쓰냐’ 그런 반응이었거든요. 저희 가 시대를 좀 앞서 생각한 거죠. 그래서 잠시 접어뒀다가 2014년에 다 시 선보인 건데, 반응이 이번에는 확 오더라고요. 김 시대 흐름을 너무 앞서도 문제네요.(웃음) 현재 콜라보레이션도 다 양하게 하고 계시죠. 신 제가 입사하기 전부터 다양한 아티스트분과 콜라보레이션을 해왔 는데, 럭셔리하면서도 실험적인 주제를 가지고 많이 하려고 해요. 저 희가 하는 콜라보는 크게 두 종류가 있어요. 아티스트 아니면 기업. 예 전에는 아티스트와의 작업이 많았는데, 요즘은 기업에서 제의가 많이 와서 함께할 기회가 많아요. 김 콜라보 작업은 의뢰가 들어온다고 해서 다 할 수는 없잖아요. 어떤 기준으로 같이 하고, 안 하고를 결정하시는지 궁금해요. 신 일단 아티스트에게는 좀 더 오픈마인드예요. 유명한 사람인지 아 닌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진짜 특색 있고, 자기만의 뭔가를 보여주겠다 싶으면 같이 해요. 기업의 경우는 조금 까다로운데요, 일단 미팅을 해 봐서 진짜 아이디어가 좋고, 뭘 하고 싶은지가 뚜렷하고, 우리한테 재 미있겠다 판단되면 그때 같이 작업해요. 그렇지 않고 “그냥 알아서 해 주세요” 이렇게 나오면 굳이 에너지 쏟아가면서 할 필요가 없는 거죠. 김 따로 준비하고 계신 프로젝트가 있나요? 신 해외 브랜드 3~4곳과 콜라보를 진행하고 있어요, 국내보다는 세 계를 타깃으로 하는 건데, 거기서 나온 아이웨어가 굉장히 독특하고 신선해서 재미있을 것 같아요. 지금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는 곤란한 데요, 선글라스에 사용하지 않던 소재를 가지고 이제까지 볼 수 없었 던 새로운 걸 보여드릴 수 있을 거예요 김 역시, 자세히는 말씀 안 해주시는군요.(웃음) 신 하하. 그냥 여기 쇼룸에 있는 선글라스가 진짜 보편적인 거라고 보 시면 돼요. 대충 감이 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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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WOR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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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스무살] 2014.04.01 썸네일 프로젝트의 첫 번째 싱글. 마흔을 재기발랄한 ‘두 번째 스무 살’로 보자는 어른들을 위한 희망동화.

[스타벅 Starbuck] 2014.07.23 썸네일 프로젝트의 두 번째 싱글. 별다방을 별나게

음악도 광고쟁이답게

노래하는, 독특한 발상의 모던록.

광고쟁이 원맨밴드 ‘썸네일 프로젝트’ 썸네일 프로젝트(thumbnail project)는 브랜드에서 영감을 받아 음악을 만들고 비정기적으로 한 곡씩 발 표하는 ‘일명 광고쟁이 뮤직 프레젠테이션’이다. 14년 차 광고쟁이 남충식 부장(남충식LAB 팀장)의 원맨밴 드로 음악도 광고쟁이답게 크리에이티브하게 팔아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된 엉뚱한 프로젝트. 2014년 만 우절에 발표한 첫 번째 싱글 [두번째 스무살]을 시작으로, 7월에 두번째 싱글 [스타벅]을 내고, 내친김에 이번엔 드라마 <연애의 발견> OST [굿바이] 작곡가로 참여했다.

* ‘썸네일 프로젝트’의 음악은 네이버뮤직, 멜론, 벅스 등 각종 음원사이트에서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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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지만 낯설지 않은 20년의 내공이 살아 있는 모던록밴드 ‘투데이스페셜’ 92년에 데뷔하여 94년까지 활동하면서 두 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한 밴드 ‘이야기’ 가 20년 만에 다시 모여 ‘투데이스페셜’의 이름으로 앨범을 출시했다. 베이시스트 서정훈 국장(3본부캠페인2팀 팀장)을 비롯한 멤버들의 ‘재장전’된 음악은 역시나 ‘낯설지 않은 새로움’으로 가득 차 있다. 지나간 세월만큼 쌓인 각자의 삶에 대한 고찰과 달라진 음악세계를 담고 있으면서도 이들의 음악적 정체성은 변함이 없다. 레스토랑의 셰프가 가장 자신 있게 내놓는 오늘의 메뉴처럼, 새롭지만 낯설지 않 은, 익숙하지만 다시 듣게 되는 이들의 음악을 들어보자.

[Reloaded] 2014.09.04 투데이스페셜(Today’s Special)의 첫 번째 EP. 20년 내공이 살아 있는 믿고 들을 수 있는 모던록.

* ‘투데이스페셜’의 앨범은 예스24, 교보핫트랙스 등 각종 온·오프라인 숍을 통해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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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충식의 뮤직에세이

연애의 발견 혹은 발명

<연애의 발견>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잘 만든(Well-made) 리얼 연애 드라마다. 숱한 연애 드라마가 있지만 이 작품은 현실적인 연애의 다양한

몰랐다. 내가 드라마 OST를 하게 될 줄이야. 그것도 달달한 연애

모습을 더욱 섬세하고 적나라하게 조명하여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연애’라는 전혀 새로울 것 없는 화두를 ‘연애는 누군가의 흑역사다’라는

드라마를. 그것도 요즘 가장 핫한

새로운 관점으로 누구나 경험해보았을 연애시절의 찌질함과 구차함을

공중파 드라마 <연애의 발견>을.

우리 면전에 고스란히 소환하여 폭풍 공감을 얻는 데 성공한다. 드라마

무작정 다시 음악의 꿈을 시작한

내용은 과거 남자친구(강태하)와의 연애를 끝내고 새로운 사랑(남하진)을

것이 작은 씨앗이 됐다. 나이 마흔에

시작한 여자(한여름) 앞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 옛 남자친구(강태하)가

어쨌든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더니

돌아오며 발생하는 세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정유미(한여름

이렇게 예상치 못한 재미있는 일들이

역), 에릭(강태하 역), 성준(남하진 역) 주연이다. 본질적으로 드라마 OST는

1

굿바이(Good bye) 여름의 테마

벌어진다. 아쉽게도 OST에 가수로

‘소리’가 아닌 ‘영상’이다. ‘영상화된 스토리’가 우선이고 음악은 철저하게

참여하진 않는다. (못한다는 표현이

그 영상을 돋보이게 만드는 조연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즉 OST는

온종일 그대 생각뿐이죠 그대란 사람 참

‘콘셉트’가 무척 중요하다. 전체 스토리의 총론적 콘셉트뿐 아니라 각 신들의

알수가 없죠 (가까이 느껴지고 멀게도

적확하다.) 작곡가로 참여한다.

각론적 콘셉트까지 섭렵해야만 맥락에 맞는 음악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작곡가가 드라마 기획안과 대본을 꼼꼼히 읽는 건 필수다. 나도 역시 ‘어떤 콘셉트의 음악을 만들어야 할까?’를 고민하며 정독해보았다.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뭐랄까. 다 죽어가던(?) 나의 연애 세포가 다시 살아나는 느낌? 요즘 젊은 친구들의 연애 행태와 심리도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연애의 본질에

A.

느껴지고) 그때는 우린 어렸었죠. 사랑이 뭔지도 몰랐죠. 그래서 바보처럼 아팠죠. 굿바이 굿바이 굿바이 오 굿바이 B. 온종일 그대 생각뿐이죠.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5년이 가면 다 잊혀지나요 (좋았던 기억들도 아팠던 기억들도) 오직

대한 작가의 통찰이 무척 재미있었다. 연애(戀愛)가 무엇인가? 어의적으로

나만의 그대이기를 오직 그대만의 나이기를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함’을 의미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남녀’도

바라는 내가 너무한가요 굿바이(we must

‘사랑’도 아니다. ‘서로’다. 연애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say) 굿바이 굿바이(we must say)굿바이(we must say) 굿바이.

거다. 즉 짝사랑은 연애가 아닌 것이다. <어린왕자>의 생텍쥐페리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해주는 건 기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렇다. 연애는

굿바이(그대에겐 말 한마디였죠.) 굿바이 (나에게는 세상 끝이었죠.)

기적이다. 세상에서 이루어지기 가장 어려운 일이다. 뒤집어 말하면 연애를 하는 중에도 ‘서로’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순간이 연애의 끝인 것이다. 극중 한여름(정유미)이 강태하(에릭)에게 이별을 선언하며 내뱉은 울분의 말들을

1 TEXT

남충식 부장 (The CAMPAIGN LAB, INNOCEAN Worldwide)

남충식 캠페인플래너. 인생에서 두 번째로 좋아하는 광고를 직업으로 택하고 첫 번째로 좋아하는 음악을 취미로 택한 행복한 싱어송아이디어라이터 (Singer Song Idea Writer)이자 <기획은 2형식이다>의 저자.

굿바이(그대에겐) 굿바이(나에게는). 굿바이(그대에겐). 굿바이(나에게는).

GOODBYE TO ROM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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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펴보자. “혼자만 속 끓이고, 혼자만 기다리고, 혼자만 너 쳐다보고, 둘이 같이 있어도 너무 외롭다. 이게 연애냐?” 맞다. 연애 아니다. 아, 대본을 보다가 이 부분에서 격하게 공감하며 울컥했다. 그리고 이거다 싶었다. 연애의 핵심은 아이러니하게도 ‘사랑’이 아닌 ‘이별’이 아닐까? 심지어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에서도 핵심 콘셉트가 ‘이별’이 될 순 없을까? 생각해보면 이별은 연애의 종착역이자 출발역이 아닌가. 극중 한여름(정유미)은 강태하(에릭)와 이별하고 남하진(성준)이라는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 그러다 여름과 태하가 재회하고 여름은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두 남자 모두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남하진은 이별을 받아들이지만 강태하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연애의 이야기를 ‘사랑’이 아닌 ‘이별’이라는 축으로 전개한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훌륭한 드라마다.) 그래서 나는 음악의 콘셉트를 ‘굿바이 어게인(Good bye again)’으로 잡았다. 철없던

2

했다. 스윗소로우를 보컬로 섭외했다. (하지만 상황이

시절 ‘첫 번째 굿바이’를 했던 두 사람이 5년 후

굿바이(Good bye)

꼬여 그들은 내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다른 작곡가의

재회하여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다

태하의 테마

달달한 사랑노래만 부르게 되었다.)

‘두 번째 굿바이’의 상황에 놓이고 그때 그들의

A.

이 드라마 제목처럼 연애는 과연 ‘발견’일까? 혹시

서로 다른 감정을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하나의

온종일 그대 생각뿐이죠. 한번쯤 다시 꼭 보고 싶었죠. (우연이라도 좋고 운명이면 더 좋고) 그때는 내가 바보였죠. 그대를 참 많이 울렸죠.

연애는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은 아닐까?

Good bye를 두고 여자는 ‘We must say Good

그토록 잔인한 그 한마디- 굿바이(굿-바이) 굿바이(굿-바이)

bye’라고 말하고 남자는 ‘Never say Good bye’라고

굿바이(굿바이- 굿바이)- 굿바이(we just said 굿바~이.)

말한다고 설정했다. 그래서 같은 멜로디, 다른 가사의

B.

우리 인류는 수억 년째 웃고 울고 또 울고 웃는 건

남녀 버전을 각각 따로 만들었다. 멜로디는 예전에

온종일 그대 생각뿐이죠. (웃지도 못하고 울지도 못하고) 5년이 가도

아닐까? 아무튼 이번 드라마 OST 프로젝트를 통해

써놓았던 모티프를 다듬었고 그 위에 가사를 얹었다.

난 제자리겠죠. (잡지도 못하고 보내지도 못하고) 그대가 아니면 안 되요. 옆에만 있으면 안 되요? 그대도 흔들리고 있쟎아-

아, 실로 오랜만에 불타는 연애 감정을 이입하여 가사를 썼다. 그 멜로디는 애초에 나의 음악친구 스윗소로우를 염두에 둔 것이라서 가창은 그들이어야

사랑이 시작되면 이별이 시작되고 이별은 곧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게 하는 이 놀라운 역설의 게임에

연애에 대해 많이 배웠고 공부할 수 있었다. 주인공 한여름(정유미)은 나의 연애 선생님이시다. 그녀에게

굿바이(굿-바이) 굿바이(굿-바이) 굿바이(굿바이- 굿바이)굿바이. Never say 굿바~이. 굿바이, 굿바이. 서로가 원하쟎아-

감사하다. 끝으로 그녀가 드라마에서 남긴 숱한 연애의 명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소개한다.

Never say 굿바이~

“전엔 사랑이 감정의 문제인 줄 알았는데 아니야. 사랑은 그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느냐의 감정의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랑을 얼마나 지키고 싶어 하느냐의 의지의 녹음실에서.

문제야….”

내 멋진 친구들

이 말에 폭풍 공감하지 않는다면 당신은 너무

스윗소로우와.

어리거나 심장이 멎었거나. 아울러 드라마 <연애의 발견>과 내 노래 <굿바이>도 사랑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신인 뮤지션은 관심과 사랑을 먹고 자란다.

P.S. 극중 한여름(정유미)은 아무리 봐도 우리 더캠페인랩의 석아영 차장과 똑닮지 않았는가?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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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진희 카피의 Material Girl

…HAD ENVELOPED ITSELF IN A SPECIAL WIND… 노진희

카피라이터,

<서른다섯까지는 연습이다>를 썼다, <훔쳐라, 아티스트처럼>

<보여줘라, 아티스트처럼>을 번역했다.

엎드려 무릎보행을 해야 했던 한 시절을 마감하고 직립보행에 성공한 소녀들은 이제 온몸과 마음으로 엄마 물건을 노리기 시작한다. 그것이 아름답거나 정교할수록 쉽게 표적이 된다. 소녀 맹수들의 먹잇감이 되는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하이힐, 립스틱, 귀고리, 향수, 핸드백 등이 있다. 입술에 살짝만 발라본다는 게 립스틱이 태양초 고추장처럼 뭉개지는 대참사로 이어지고, 귓불에 가만히 대보려고만 했는데 귀고리 한 쪽이 영영 자취를 감추는 미스터리가 발생한다. 기억을 더듬더듬해 보면 딸들이 파괴하고 분실한 엄마의 애장품들, 그 리스트가 참 길다. 뭔가 예쁜 걸 보면 엄마한테 사주고 싶다든가, 되게 아끼는 백이지만 엄마에게만큼은 공유를 허락하는 그런 것들로, 딸들은 소녀시절의 행패를 갚아야 하는지도 모른다.

가격 고하를 막론하고 제품의 카테고리도 가리지 않고, 엄마의 아름다운 물건이라면 무조건 노리고, 건드리고, 망가뜨리던 시절이었다. 그러던 어느 심심한 오후, 혹독한 매력으로 내 모든 감각을 치고 들어오는 극강의 아이템과 직면했다. 엄마의 서랍 속에서 스카프를 처음 봤을 땐 예쁜 종이 같다고 생각했다. 몇 가지 색들과 무늬들이 복잡하게 엉켜 있었다. 한참을 들여다봤지만 무슨 그림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손 끝에 닿은 느낌은… 황홀했다. 서늘한 온도로 챠르르 감겨 들어오는데 매끈한 동시에 부드러웠다. 아, 이렇게 예쁘고 야들야들한 종이를 다 봤나. 스카프 위에 나른하게 떠 있는 향수의 잔향까지. 머리가 띵-해졌고 완벽하게 매료됐다.

80년대 초반, 대한민국 어린이들 가슴 위엔 옷핀으로 야무지게 찝어놓은 가제 손수건이 휘날리고 있었다. 테두리를 핑크나 노랑, 하늘색 실로 얇게 둘러친 흰 손수건. 가제 손수건이라는 단어 자체가 상처를 덮는 거즈(gauze)로부터 유래한 것답게,

스카프라는 물질 : 먼 세계로 긴 여행을 떠나는 새가 특별한 바람을 몸에 두르는 것 처럼-

붕대보다 촘촘힌 질감에 콧물을 잘도 쫙쫙 흡수했다. 어째서 그 시절 엄마들은 그토록 눈에 잘 띄는 자리에 굳이 콧물용 손수건을 달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

물질에게서 위안받는다. 엇, 이거 너무 삭막하고 속물 같은가.

와중에 나는 한술 더 떠 가제 손수건 말고 실크 스카프를 달아

물질은 사람보다 더 의리 있고 가식 없다. 늘 그렇진 않지만 분명 그렇다.

달라고 떼를 썼었다. 미끄러지는 듯한 실크로 콧물을 훔치는

그러니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을 때, 나는 산다. 물질만능주의는 확실히 구리지만, 물질이 유능한 건 고마운 일이다. 가만히 날 달래주는 물질이 고맙다.

2

TEXT 노진희 부장 (카피라이터, INNOCEAN Worldwide)

소녀. 소녀 노진희는 패리스 희튼이 되는가 싶었지만, 엄마한테 욕만 한 바가지 얻어먹고, 눈물콧물 흩날리며, 유치원으로 쓸쓸한 발걸음을 옮겼다고 한다.

엄마의 서랍 밖에도 매혹적인 스카프들이 많았다.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앙증맞게 묶은 스카프가 귀 밑에서 팔랑거렸다. ‘어린 왕자’는 자신이 딛고 선 별의 지름만큼이나 긴 스카프를 착용했는데, 날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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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의 대표 아이템인 스카프를 그들은 특별히 ‘까레’라고 부른다. 매년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지독히 잘 들어맞는 스카프 컬렉션을 내놓는다. 가장 하늘거리는 캔버스 위에 고아하게 얹혀져 있는 그 작품들을 보면 몇 년 전 그들이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이 문장에 완전히 동의할 수밖에 없다.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모습이 좀 뻣뻣한 걸로 봐서 울과 펠트의 혼방직물일

묶었다고 한다. 귀한 것에 귀한 것을 더하여 귀한 배를

완성될 때가 있다. 그런데 다음번에 다시 똑같이 매려고

것으로 추정된다. 영화 ‘원 파인 데이’에서 싱글맘 미셸

가리려 한 이미지에서 첩첩산중 범접할 수 없는 품위가

하면 잘 안 되는 경우가 꽤 된다. 내 손에 익어 있는

파이퍼는 아침마다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뛰기 바쁘다.

느껴진다. 답답하게 아름다운 기품에 숨이 막힌다.

솜씨와 뭔가 알 수 없는 운이 50 대 50으로 작용하는

얘부터 얼른 학교에 데려다주고, 거기서 바로 회사로

것 같다. 오래전 남자들은 큰 사이즈의 스카프를 여러

돌진해야 하는 난코스. 하루는 아이가 미셸 파이퍼의

스카프는 못 말리게 화려해도 용인이 되는 흔치 않은

번 길게 접고, 뾰족한 삼각끝 모양을 손끝으로 잡아낸

셔츠에 주스를 거나하게 쏟아버렸다. 그녀는 당황하지

아이템이다. 한 폭의 화려함을 어떤 방향으로 접느냐,

후, 목에 매듭을 지어 묶었다고 한다. 이 같은 일련의

않고, 백에서 스카프를 꺼내 묶고, 끝. 더러워진 부분을

어떤 매듭으로 묶느냐, 네크라인 밖으로 얼마나 꺼내

과정이 귀찮기도 하고 매번 일정한 모양으로 완성되지도

감쪽같이 가리면서도 더 멋진 룩으로 출근하는 내공을

놓느냐에 따라 화려함을 얼만큼 드러낼지 조절이

않자, 아예 드르륵 박음질을 해버렸다. 그것이 지금의

보여줬다. 호오, 이 장면에 딱 감동 먹은 난 한동안 백

가능하다. 그 조절을 잘해보겠다고 막 공들여 맸을

넥타이다. 나는 반쯤은 운에 기대는 스카프가 편하게

속에 비상용 스카프를 갖고 다녔다. 점심 먹다가 옷에

때보다 아무렇게나 맸을 때, 딱 맘에 드는 모양으로

잘라내고 박아버린 넥타이보다 멋지다고 생각하는

뭘 흘려서 그 위에 스카프를 묶었는데, 저녁 먹다가 그

쪽이다.

스카프 위에 또 뭘 흘렸다. [그녀는 마치 먼 세계로 긴 여행을 떠나는 새가 특별한 한 여자와 한 장의 스카프가 함께 등장하는 이야기엔

바람을 몸에 두르는 것처럼, 아주 자연스럽고 우아하게

가차없이 아름다운 구석이 있다. 현대무용의 전설

옷을 걸치고 있었다, 옷 쪽도 그녀의 몸에 걸쳐짐으로

이사도라 던컨이 부가티 오픈카를 타고 달리다가 긴

해서 새로운 생명을 얻은 것처럼 보였다.]

스카프가 뒷바퀴에 휘감겨 사망한 스토리는 유명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토니 타키타니’에서 제일

끔찍한 사고 이야기임에도 극적인 아름다움이 있다.

좋아하는 구절이다. ‘아주 자연스럽고 우아하게’란

그 어떤 교통사고가, 그 어떤 질식사가, 이 한 장면보다

사람이 풍길 수 있는 분위기 중 가장 멋지고 어려운 게

강렬할 수 있을지 나는 짐작할 수 없다. 바람 속에서

아닐까 싶다. 가을이 될 거라고 바람의 온도가 달라졌다.

그녀처럼 자유롭게 춤추던 쉬폰 스카프가 그녀의

‘먼 세계로 긴 여행을 떠나는 새가 특별한 바람을 몸에

목을 졸라 영원한 잠 속으로 데려가는 이미지가

두르는 것처럼’ 스카프를 두르고 싶……은데, 특별한

비극적이면서도, 기묘하게 매혹적이다. 그레이스 켈리가

바람을 목에 두르는 것처럼 스카프를 두른다는 게

왕비가 되어 첫 아기를 임신했을 때, 그녀는 부른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일단 나는 스카프에 뭘

배를 감추려 커다란 켈리 백 손잡이에 사각 스카프를

흘리는 짓거리부터 그만두는 게 좋겠다.


TREND REPORT

82

듀나의 시네마투어

ALL ABOUT HIS FANTASTIC WORLD

홍상수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크게 볼 때 늘 한 가지로 수렴된다. 일상적인 것을 단순히 일상적으로, 상투적으로 바라보지 않게 하는 것.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하루의 삶을 상투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 겪는 일들, 우리가 보는 사람들,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과 우리가 머무르는 공간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착각에 기반해 있다. 이미 알고 있기에 더 이상 새롭지 않고, 그렇기에 상투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홍상수는 우리의 일상 속에 일상적이지 않은 순간들, 그가 자주 쓰는 어휘에 기대어 표현하자면 ‘귀여운’ 순간들이 산재해 있으며, 그것이 정확히 무어라 말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포착해내기 위해 상투성과 싸워야 한다고 여기는 듯하다. <자유의 언덕>에서 구조를 바라볼 때 가장 눈에 띄는 요소 중 하나는 영화가 시간을 다루는 방식일 것이다. 모리는 ‘시간’이라는 제목의 책을 들고 다닌다. 모리가 전달하는 책의 내용에 따르면, 인간은 과거, 현재, 미래라는 구분된 시간적 개념을 따라 살고 사유하게 되는데, 이러한 시간의 개념은 인간이 스스로 편의를 위해 부여한 틀로써 꼭 이를 바탕으로 사유해야 할 당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태생적으로 그러한 틀 내에서 사유하고자 하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 영화는 영화 속 시간의 축을 뒤틀어놓고는 이것을 바로잡고자 하는 관객의 강박을 시험한다. 시간에 대한 논의는 이미 <하하하>에서부터 몇 편에 걸쳐 다루어졌으며, 특히 이번 영화에서와 유사한 방식의 관객 시험이 <북촌방향>에서도 진행된 바가 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 누구의 것도 아닌 홍상수의 합 <자유의 언덕> 홍상수의 영화에서 언젠가부터 플롯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그의 영화 속 플롯은 비슷한 남녀의 연애 이야기를 반복하되 그조차도 점차 간소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했고, 이는 홍상수가 동어반복을 하고 있다며 오해를 받는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번 <자유의 언덕> 역시 플롯은 간단하기 짝이 없다. 아니, 우리가 영화적으로 익숙한 기승전결을 갖춘 플롯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

TEXT 듀나 (SF작가, 영화평론가) COOPERATION 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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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기까지의 구조를 이자벨 위페르가 연기하는 외국인 캐릭터 안느로 하여금 다시 통과하게 함으로써 그 의미를 극대화했다. 그리고 이때 안느의 이야기는 정유미가 연기하는 또 다른 인물이 쓰는 단편 속의 이야기로 제시되어, 영화는 결국 외국인이라는 틀, 그 밖에서 다시 이를 지켜보는 이의 틀로 이중의 틀을 둔 셈이 되었다. 이 이중의 틀은 우리가 상투적으로 바라보는 일상과 작중에서 묘사하는 일상을 유리시킴으로써 일상을 낯선 무언가로 재구성한다. <자유의 언덕> 역시 마찬가지이다. 작중에서 묘사되는 일상은 외국인 모리라는 틀, 그리고 다시 모리의 편지를 읽는 권의 틀, 이렇게 이중의 틀 안에 존재한다. 그리고 여기서 영화는 모리의 틀 안에서는 모리의 내레이션을, 모리의 틀 밖이자 권의 틀 안에서는 권의 내레이션을 등장시킨다. 모리의 내레이션이 권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편지 형식으로 등장하는 숏들, 모리와 권이 떠나는 뒷모습을 배경으로 그들의 미래에 대해 언급하는 내레이션이 흐르는 숏으로 볼 때, 이 내레이션은 그 숏에서 보여지는 사건과 동시적으로 진행되어 인물의 듀나(DJUNA)

심리를 실시간으로 드러내는 장치라 보기 힘들다.

소설뿐 아니라 영화 평론 등 여러

따라서 이 틀은 ‘내레이션을 발화하고 있는 또 다른

분야에서 왕성히 활동하는 SF 작가. 지은 책으로 소설집 <나비전쟁> <태평양 횡단

외부’로부터 인위적으로 부여된 틀임을 명확히 드러내는

특급> <대리전> <용의 이> <브로콜리

셈이다.

평원의 혈투> <면세구역>과 장편소설 <제저벨> 그리고 영화 비평집 <스크린

<자유의 언덕>은 홍상수의 장편 중 가장 간소한 플롯을

앞에서 투덜대기> 등이 있다. 그 외에도

담고 있지만, 그 구조에 있어서는 기존 필모그래피의

<잃어버린 개념을 찾아서>를 비롯한 다수의 공저서 집필에 참여했다.

총집합이나 다름없다. <하하하>, <북촌방향> 등에서 이어지는 시간에 대한 탐구는 관객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더욱 심화되고, <극장전>에서부터 <잘 알지도 못하면서>까지의 작품들과

이번 영화는 더욱 적극적으로 관객을 이 구조 실험

하고,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한국인들과 한국어를

<북촌방향>으로부터 이어져온 공간에 대한 탐구는

안으로 유도한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 못하는 일본인은 영어로 대화를 하며, 이들은

<다른 나라에서> 때 사용한 이중적 틀과 결합되어 한층

이 영화의 구조는 ‘공간’의 측면에서도 상투성에

대부분의 경우 와인을 마신다. ‘이곳은 한국’이라는,

새로워졌다. 이전의 모든 홍상수 영화, 그중에서도

저항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제시되는 공간은 분명

공간에 대한 우리의 상투적인 인식에 전면적으로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과 <우리 선희>에서 중점적으로

한국의 서울이지만, 그중에서도 영화의 프레임을

공격을 가하기 위한 매우 고의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다루어진 재현의 문제는 인물 구도의 전복을 통해

통해 특정되는 공간들은 서울 안에서도 꽤 독특한

공간의 무국적 묘사는 이 영화가 한국에 온 일본인

확장되고, <옥희의 영화>나 <다른 나라에서>에서

공간들이다. 영어 이니셜이 대문짝만 하게 찍혀 있는

모리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더욱 두드러진다.

건드린 바 있는 영화적 재현으로 인한 인물의 분열로

어학원, 한옥인 동시에 외국인들을 맞는 공간인

외국에서 온 이방인의 존재는 그 자체로도 일상을

이어지기까지 한다. 필모그래피를 거듭할수록 그의

게스트하우스, '자유의 언덕'이라는 뜻의 일본어

비일상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따라서 영화 안에서

영화는 표면적으로는 끝없이 무언가를 덜어내며

‘지유가오카’를 알파벳으로 적은 간판의 카페,

진행되는, 상투에 맞서기 위한 모든 구조적 실험은

작아져만 가는 듯 보이나, 그 기저에는 무섭도록

그리고 외국인들을 보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외국인 모리의 틀로 감싸이는 순간 더욱 그 의미를

쌓여가는 것들이 있다. 그가 필모를 거듭할수록 그 다음

경리단길. 이렇게 영화는 한국 내에서도 무국적이라 할

더하게 된다. 이렇게 외국인의 존재로 구조의 의미를

작품에 내가 가지게 되는 기대감처럼 말이다.

수 있는 공간만을 선택해 프레임 안에 담는다. 그러한

더하는 시도는 <다른 나라에서>를 통해서 제시한

공간들에서 영어가 익숙할 백인은 한국어로 인사를

바 있다. 그때 홍상수는 <하하하>부터 <북촌방향>에


TREND REPORT

84

TV뽀개기

Cooperation JTBC, 샘 해밍턴 트위터

LET THEM TALK & LAUGH

이제는 귀 기울일 때 추석이나 설 같은 명절에 등장하던 외국인과는 차원이 다르다.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이젠 성공적인 예능 프로그램의 공식처럼 한국말 잘하는 외국인이 등장한다. 한국 노래 한두 곡 구성지게 부르는 것 만으로도 감탄을 자아내던 시대에서 한국 역사를 우리보다 잘 아는 그들을 보며 잠깐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었나 하는 착각까지 하게 된다. 그들은 발전했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는 지금 어디쯤 와 있나? 그들의 등장이 우리에게 더 큰 시야를 확보해주는가?

4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Life is Orange Fall 2014

‘한국말 잘 하는 외국인의 역습.’ 요즘 잘나가는 대세 예능의 필수 조건으로 꼽힌다. 프로그램 등장인물 중의 한 사람으로 조연 역할에 머물더니, 이제는 <비정상회담>의 등장과 함께 외국인의 특징만으로 프로그램을 채우기에 이르렀다. 터키의 속담을 듣고, 가나에서는 사자를 집에서 키우냐는 동심 어린 질문을 해대기도 하고, 슬쩍 동북아 3국 사이의 긴장감 넘치는 대결구도가 펼쳐진다. 재한외국인을 한데 모아 놓았다는 것만으로도 이야기는 풍성해진다. 전생에 한국인이었다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로 호감을 모은 <진짜 사나이>의 샘 해밍턴처럼 예능의 한 축을 담당하던 포맷에서 프로그램의 전부를 차지할 정도로 이들의 활약은 날로 거세어진다. 외국인이 한국 군대에서 유격 훈련을 받으며 한국 군대라는 특별한 상황을 체험하고, 흑인 청년이 한국 여행을 하면서 간장게장을 먹는다.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외국인인데 잘도 하네’라는 신기한 감정을 갖게 된다. 그것은 마치 ‘아기가 잘도 하네’라는 것과 비슷한 감정이다.

나뉘지만 본질적으로는 크게 다르지 않은 에피소드

얼마나 목말라하는지 여실히 드러내준다. 또한

<비정상회담>이 다른 외국인 출연 프로그램과

토크들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지면서 케이블 TV

TV 시청률을 결정짓는 여성에게 꽃미남 외국인은

차별화되는 점은 외국인이 한국어를, 한국의 특수한

특유의 거침없는 진행도 <비정상회담>의 인기 요인이다.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외국인의 평가에

문화를 얼마나 잘 따라오는가를 보는 것에서 한 걸음

지상파 방송에서 중국과 일본의 민족감정, 이탈리아와

관심을 쏟는 우리의 모습이 바로 이들 ‘한국말

나아가 ‘문화적 다양성’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일

프랑스의 문화 원조 논쟁, 보수적인 터키와 자유분방한

잘하는 외국인의 역습’을 가능케 한 것이리라.

것이다. 출연진이 다 함께 ‘손에 손잡고’를 부르는

호주의 집안 교육 언급까지 지켜보다 보면 아슬아슬한

한류 문화나 한류 스타의 인지도가 어느 정도인지,

장면은 이 프로그램의 장점을 잘 보여준다. 사실 이

경계를 잘 타고 넘는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한국 문화는 얼마나 우수하게 보이는지 우리는

프로그램이 주는 친숙함은 바로 남성 대신 여성이

출연진들의 솔직함을 거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외국인들에게 듣고 또 듣고 싶어 한다. 일상적인

등장하는 <미녀들의 수다>로부터 비롯된다. 유명인의

<미녀들의 수다>가 거둔 성공을 그대로 이어받은

모습의 확인뿐 아니라 다소 민감한 국제정세 속에서

자기 고백식 토크, 힐링이나 독설이라는 극단으로

<비정상회담>은 한국인이 외국과 외국인의 평가에

한국의 입장을 강요하기도 한다. 케이블 TV의 약진에 자극받은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도 이제 외국인들이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추석 연휴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영된 <나의 결혼원정기>나 <이방인> 같은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들 방송에서 시청자들은 160만 명에 달한다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의 현실에 가까이 다가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해본다. 지금 당장은 호기심이나 자기 확신에 외국인의 동의를 구하는 수준이었다면, 다른 문화를 가진 이웃을 이해하고, 행복한 공동체에 기여한다는 것이 이들 프로그램의 진정한 기획 의도라고 생각하기 대문이다. 현재까지 ‘흥행불패’를 기록하고 있는 외국인 예능, 단순한 자기 복제를 벗어나 멋진 진화를 기대해본다. ‘한국 너무 좋아요’를 이제는 벗어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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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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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훈의 철학으로 딴지걸기

걷기 예찬(Elooge de la marche) 저자 다비드 르 브르통 역자 김화영 현대문학

WALK OF LIFE, LIFE OF WALK

프랑스의 사회학자 다비드 르 브르통은 <걷기예찬>(현대문학)에서 이렇게 말한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숨을 가다듬고 전신의 감각들을 예리하게 가는 기회를 얻게 된다. 걷는다는 것은 한 곳에 집중하기 위한 과정이다.’ 제어장치 없이 빨라지기만 하는 현대사회의 속도에 제동을 걸고, 걷기를 통해 몸의 의미를 본래대로 되돌려놓자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사실 대부분의 걷기는 약속시간을 맞추기 위한 걷기이거나 노동의 연장선이 됐다. 방해받지 않고 조용히 걸으며 사색할 수 있는 길, 걷다 지치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 마련되어 있는 길, 그런 길을 찾기도 힘들다. 때문에 걷기를 미친 듯한 리듬을 타고 돌아가는 현대성에 대한 도전으로, 개인 존재의 확인인 동시에 승리의 보증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사뭇 비장하기까지 하다. 역시 프랑스 사람으로 생물학자이자 걷기 예찬론자인 이브 파칼레는 <걷는 행복>(궁리)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효율성을 숭배하고 속도의 강박증에 걸려버린, 그리고 오로지 결과와 잇속만이 횡행하는 이 사회를 싫어한다. 나는 우회, 주저, 뒤로 걷기, 맴돌기, 방랑의 편이다. 시간과 공간의

일소일소(一笑一少)에 버금가는

풍성한 결합을 선호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일보일소(一步一少)

고속도로보다는 야생의 오솔길을 좋아한다. 놀람,

2002년 5월 한 고고학 발굴 결과가 발표됐다.

가다가 만나는 뜻밖의 경이를.”

프랑스 남부의 고고학 유적지 아브리 카스타네(Abri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태어나서 첫걸음을 뗄 때부터

Castanet)에서 발견된, 후기 구석기 시대 오리냑

죽을 때까지 대략 12억 5000만 걸음을 걷는다고

문화(Aurignac Culture)의 암각화였다. 오리냑 문화는

한다. 이는 지구를 22번 도는 거리. 그래서 저자는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최초로 이주한 사람들이 이룬

걷는다는 것이 인생의 은유라고 확신한다. 우리는

문화다. 암각화는 약 3만7천 년 전 것임이 밝혀졌다.

어디로, 무엇을 향해 걷는가? 이에 대해 저자는

지금까지 발견된 것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암각화를

다음과 같이 답한다.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린 이유는 분명치 않지만, 가장 이른 시기 인간 집단의

중요한 것은 오직 우리가 걷는 길, 그것뿐이다.”

의사소통과 표현수단이 이미지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이 책의 한국어판 서문을 보면 누구나 좀 놀랄지도

갈림길, 숨을 곳, 비밀을 직선보다 좋아한다. 길을

모른다. 이브 파칼레는 ‘한국의 걷는 친구들에게’

표정훈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번역과 저술, 출판평론을 해왔다. 한양대학교 기초융합교육원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며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서도 강의한다. 저서 <탐미주의자의 책>, 번역서 <젠틀 매드니스> 등 10여 권의 책을 냈다.

5 TEXT

표정훈 (출판평론가, 한양대학교 교수)

보내는 글에서 자신이 한강의 발원지까지 가볼 것이며, 동해의 푸른 물을 만질 것이고, 울진과 영덕 근처를 걸을 것이며, 아름다운 수묵화가 품고 있는 소나무를 배경으로 심호흡을 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윤선도(1587~1671)의 ‘어부사시사(漁夫四時詞)’ 가운데 봄 노래와 ‘오우가(五友歌)’의 구절을 인용한다. 자신은 걸음으로써 400년 전 윤선도의 피부


Life is Orange Fall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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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으로, 몸속으로, 귀 속으로, 눈 속으로 들어갈 수

계통의 질병을 가지고 있다면 매일 산책을 하는 것보다

아니라 아름다운 지구별 위를 걷는다고 생각하라.

있으며, 그와 소통하고, 난초의 향기를 들이마시며,

더 좋은 치료는 상상하기 힘들다.”

다음, 생각을 놓아버리고 그냥 존재하라. 숨을

붓꽃의 꽃잎을 만지고, 대나무와 소나무를 스칠 수

걷기만을 주제로 한 책은 아니지만 틱낫한 스님의

들이쉬면서, 마음에는 평화, 숨을 내쉬면서, 얼굴에는

있다고 한다. 시대와 지역을 뛰어넘는 오감의 교류가

<힘>(명진출판)을 비롯한 몇몇 저서도 이른바 ‘걷기

미소, 그대 발걸음마다 바람이 일고, 그대 발걸음마다

자연 속에서 걷는 일을 통해 가능하다는 걸 말하는

명상’을 중요한 수행법으로 제시한다. 들이마시고

한 송이 꽃이 핀다. 나는 느낀다. 살아 있는 지금 이

셈이다. 걷기와 건강의 관계에 대한 파칼레의 다음과

내쉬는 호흡에 주의하면서 천천히 집중하여 걷는

순간이 가장 경이로운 순간임을.”

같은 말을 들으면 지금 당장 걷고 싶어진다. “걷기는

것이 요체인데, 걷는 행위를 다분히 우주적 명상의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건강을 위한

골격을 강화시키고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치료에

차원으로까지 끌어올린 점이 특기할 만하다. 틱

운동’이라는 권고문에 따르면, 매년 운동부족으로

도움을 준다. 걷기는 근육을 발달시키고 근육의

스님의 철학을 가장 잘 요약한 말이 ‘내딛는 걸음마다

200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으며 특히 아시아태평양

저항력을 증가시키며 근육의 노화를 늦춘다. 걷기는

평화’라고 하던가. 스님은 이렇게 말한다.

지역 사망자 10명 중 6명은 운동 부족으로 목숨을

스트레스를 줄이고 성격을 차분하게 한다. 순환기

“그냥 대지 위를 천천히 걸어라. 차가운 아스팔트가

잃고 있는데, 도시화와 서구식 식생활 등이 원인이다. WHO가 내놓은 대책은 간단하다. 산책이나 계단오르기, 심지어 춤을 추는 간단한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것. 일소일소(一笑一少)라는 말이 있다. 한 번 웃으면 그만큼 젊어진다는 뜻이다. 이 말을 일보일소(一步一少), 즉 한 번 걸으면 그만큼 젊어진다는 말로 바꿔도 좋을 것이다. 어떤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이동하는 걷기가 아니라 목적을 지니지 않은 지유롭고 가벼운 걷기, 그런 걷기만큼 몸과 마음에 두루 좋은 명약도 없으리라. ‘새는 날고 물고기를 헤엄치고 사람은 달린다.’ 2000년 11월 22일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체코의 ‘인간기관차’ 에밀 자토페크가 남긴 말이다. 그의 말을 이렇게 조금 바꾸어 말하면 어떨까.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고 인간은 걷는다.’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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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의 F5+IT

HAPPILY EVER AFTER WITH GOOGLE 김현주

IT가 낳은 ‘희대의 기형아’.

2010년 8월~현재까지 <아이뉴스24>에서 기자생활을 하고 있다.

6년째 쩔뚝거리며 쓰는 중.

6

언제, 어디서나 당신의 곁에서 이제 당신과 구글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이 될 것이다. 안드로이드(android)라는 단어가 원래는 ‘인간과 닮은 인조인간’이라는 점을 다시금 떠올리면, 지금 우리 손에 들고 있는 안드로이드 폰이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해 결국 우리 곁의 가장 친숙한 친구의 모습으로 정점을 찍게 되는 것은 아닌가 싶다.

TEXT 김현주 기자 (아이뉴스24) COOPERATION Google

또한 구글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실용성을 앞세워 신흥시장 공략에 나섰다. 더 이상 신상의 고가 스마트폰에 묶여 살 필요가 없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구글은 ‘언제 어디서나’ 안드로이드와 함께하는 삶을 제안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사용자 경험을 확대해줄 웨어러블 기기를 공개하는 한편 가정, 자동차 안에서도 구글 플랫폼과 함께할 수 있도록 안드로이드의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대비하는 ‘구글 에브리웨어’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구글 I/O 2014’ 개발자 행사를 개최하고 안드로이드 차세대 버전인 ‘안드로이드 웨어’ ‘안드로이드 원’ ‘안드로이드 L’ ‘안드로이드 TV’ ‘안드로이드 오토’ 등 새로운 플랫폼을 대거 선보였다. 모든 플랫폼은 구글 음성인식으로 조작 가능하고 제품,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연동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구글의 새로운 웨어러블 플랫폼이다. 기존 모바일 안드로이드 OS가 아닌 더 새롭고 가벼운 시계용 OS로 개발됐다. 음성인식으로 스마트폰의 정보를 손목에서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음악 재생, 주변 환경 정보 알리미 등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이날 구글은 LG전자 G워치로 대부분의 시연을 펼쳐


Life is Orange Fall 2014

눈길을 끌기도 했다. G워치와 삼성전자 기어라이브는

안드로이드 오토가 적용된 제품을 선보일 계획도

이날부터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예약 구매할 수 있다.

갖고 있다.

동그란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모토로라 모토360은

구글은 차세대 안드로이드 버전인 ‘안드로이드 L’에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대한 정보도 공개했다. 코드명격인 ‘안드로이드 L’은

‘안드로이드 TV’도 베일을 벗었다. 구글 TV,

‘롤리팝’이 출시 이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크롬캐스트 등을 선보인 구글은 새 TV 플랫폼에

차세대 안드로이드 OS는 64비트 CPU를 지원하며

영상 콘텐츠와 게임에 최적화된 사용자 환경(UI)을

배터리 수명 시간을 향상시킨 점이 특징이다.

적용했다. 구글플레이의 콘텐츠도 적극 활용한다는

사용자환경(UI)을 새롭게 해 디자인을 단순화시킨

전략이다.

구현하는 안드로이드 오토도 공개됐다. 사용자는 운전

것이 특징이다. 또한 하단 물리버튼은 기호로

구글은 셋톱박스와 TV 형태로 안드로이드 TV를

중에 음성 명령을 통해 전화를 걸고 문자를 확인할

바뀌었다.

내놓는다. 소니·샤프·필립스와 손잡고

수 있으며 지도를 이용해 길을 찾거나 음악 재생도

구글은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신흥 시장에 고성능

안드로이드TV가 내장된 TV를 출시한다. 레이저와

가능하다. 최근 애플이 공개한 스마트카 플랫폼과 전면

안드로이드 폰을 저가로 공급하기 위한 프로그램

에이수스는 셋톱박스 제조사로 안드로이드 TV 연합군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안드로이드 원’도 공개했다. 구글이 넥서스 브랜드의

일원이 됐다.

구글은 현대·기아차, 아우디, BMW 등이 참여하는

레퍼런스폰을 직접 출시해온 것과는 달리 안드로이드

자동차에 안드로이드 기기를 연결해 스마트카를

오픈 오토모티브 얼라이언스(OAA)를 통해 올해 안에

원 기반의 스마트폰은 제조사가 순정 안드로이드 OS를 기반으로 직접 생산을 담당하되 구글이 이를 인증하는 절차를 통해 품질을 통제하게 된다. 첫 안드로이드 원 단말기는 4.5인치 크기 스크린을 탑재했으며 FM라디오, 듀얼 심, SD카드슬롯 등을 지원하며 100달러 미만 가격에 인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구글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안드로이드 실제 사용자수가 월 10억 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여기에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은 신흥 시장을 겨냥한 안드로이드 원 프로그램이 출시됨에 따라 안드로이드 OS 기기 사용 인구는 세계적으로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안드로이드 및 크롬OS 수장인 선다 피차이 수석 부사장은 “미국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인도 내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맥스, 카본 등을 포함해 인도 내 많은 제조사와 협력 중에 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지난 9월 15일 구글은 인도에서 초저가폰 플랫폼 ‘안드로이드 원’을 적용한 스마트폰을 새롭게 선보이며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진영의 공세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 샤오미 등은 오픈소스 안드로이드로 자기만의 운영체제를 구성해 사용한다. 덕분에 가격 경쟁력이 높아 구글 입장에선 위기감을 느낄 수밖에 없던 터다. 이에 따라 구글은 안드로이드 원에 순정 안드로이드 버전을 적용해 기능을 키웠으며 구글 플레이 스토어 및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지원을 내세우며 오픈소스 안드로이드와의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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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TOR’S NOTE


03 CREATOR’S NOTE 그림에. 다 그리는 아빠의 쉼표 심재원 차장 (아트디렉터, INNOCEAN Worldwide) 쪽잠 자며 그리는 직장인 아빠 심재원 차장의 육아웹툰.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최고이고 싶은 이 시대 슈퍼맨 아빠의 이야기. 공감 백배, ‘좋아요’ 백만 번 누르고 싶을걸요~ https://www.facebook.com/Grimeda


CONTEMPORARY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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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MEMORY,

LOST SPACE 공간에 시간을 담은 베허 스쿨


베른트&힐다 베허 부부의 사진들. 흐린 날의 광선 아래 세밀한 부분의 표현이 돋보인다.

현대 사진사에서 가장 유명한 커플로 꼽히는 베른트&힐다 베허(Bernd and Hilda

버려진 산업시설에 주목하다

Becher) 부부의 전시회가 런던의 슈프루트 매거(Spruth Magers in London) 갤러리에서

흐린 날의 광선 아래에서 세부적인 건축물의 디테일까지 정밀하게 촬영한

10월까지 열린다. 1963년부터 자신들의 사진 작품을 함께 전시하기 시작한 이들 부부는

이들 부부의 사진 작품 속 산업시설, 건물들은 필요에 따라 덧붙여진 ‘기계

20세기의 유명 사진가들 중에 가장 절제된 표현으로도 유명하다. 글로벌 컨템포러리

장치 같은 구조물’들에 의해 마치 그 자리에 묶여버린 존재처럼 보인다. 베

아트 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이들 부부가 보여주는 강력한 이미지 안으로 들어가보자.

허 부부는 그들의 작업에 대해 “우리의 의도는 오래된 산업용 건물을 유물

TEXT Life is Orange 편집팀

로 묘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건축의 기술적인 부분에 매료되었고, 그 것들의 역사는 관심 밖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베허 부부의 사진 속에서 적나라하게 묘사되는 건물들은 분명히 기술자의 의도적이고 경제적인 계 베른트&힐다 부부와 그들의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면 그들이 만

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겠지만, 전문적인 정보를 갖고 있지 않은 감상자

난 1950년대라는 시대적 배경과 그들이 함께 작품 활동의 꽃을 피우고

의 눈에는 마치 불안하게 엉켜 있는 문어 다리를 연상시킬 정도로 초현실

후배와 제자를 양성해낸 독일 뒤셀도르프 미술대학(Dusseldorf Kunst

적으로 보인다. 작가는 지극히 이성적인 태도를 취했다고 하지만, 버려져

Academy)이라는 공간적 배경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야 할 듯싶다.

있는 황폐한 배경과 흐린 날의 광선으로 인해 관람자들은 마치 고대의 폐

회화와 석판인쇄술을 공부하던 베튼트 베어가 독일의 지겐 지역에 있던 철

허를 마주하며 느끼는 우수를 경험하기도 한다.

광석 채취 시설에 대한 옛 사진을 모으다가 결국 자신이 직접 촬영하게 된

더 이상의 효용성을 잃고 버려지거나, 파괴되는 산업시설을 통해 베허 부

것이 바로 1950년대 말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그림에 쓰기 위한 밑그림으

부는 근대화의 확산을 안겨준 석탄 철강업계가 새로운 기술에 의해 대체

로 사진을 시작했지만, 곧 사진이 회화보다 더 초현실적으로 보인다는 것

되며 빠르게 쇠락하는 상태를 구체화하여 보여준다. 그러나 이들이 사진

을 깨달았다. 베른트 베허는 당시 석탄 및 철강 업계에 불어 닥친 불황으로

을 통해 보여주는 것은 ‘상실’이나 ‘파괴’의 기록이 아니다. 그들의 사진을

인해 파괴되고 버려지는 산업단지들에 주목하게 된다. 이후 50여 년 동안

‘유물(遺物)적 장르’의 창시라고 평가한 티에리 드 뷔브(Thierry de Duve)

이들 부부는 급수탑, 탄광의 채굴탑, 철강소의 용광로 등의 버려진 산업건

에 의하면 베허 부부의 사진은 유물적인 특성과 기록의 혼합이라고 한다.

축물들을 통해 새로운 개념 예술 영역의 선구자로 알려진다.

사진적인 기록을 통해서만 고대의 유물과도 같은 의미를 지니게 되었다는



베허 부부의 뒤를 이어 독일 사진의 르네상스를 이끈 안드레아스 거스키, 칸디다 회퍼, 토마스 슈투르트(왼쪽에서 차례대로)의 대표적인 작품들.


TREND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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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거스키

뜻이다. 베허 부부는 그 어떤 사물에도 아름다운 광선을 사용하지 않았고,

다. 익명적인 오브제의 선택, 정면 촬영법, 구성주의적 사진 공간이라는 공

낭만적인 신비화도 시도하지 않았다.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하는 것도 아니

통점을 지닌 이들 작가들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 이후, 고전적인 사진 예술

고, 지극히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하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반복되는 유사성

의 틀을 깬 성공 사례로 언급된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3인방으로 꼽히

과 미세한 차이에 집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허 부부의 사진은 언어

는 작가들이 앞서 언급한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 토마스 슈

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현실을 초월하는 감정을 갖게 한다.

트루트(Thomas Struth), 칸디다 회퍼(Candida Hofer)이다. 이들은 스승의 뒤를 이어 1990년대 이후 독일 사진의 르네상스를 이루어냈다.

현대 사진의 요람, 뒤셀로르프 미술대학

‘현대의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작가’로 알려진 안드레아스 거스키는 대형슈

이들 부부에게 중요한 공간적 배경이 바로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이다. 베

퍼마켓, 평양의 매스게임, 붉은 유니폼을 입고 일사분란하게 일하는 홍콩

른트의 사진에 매료된 광고사진작가 힐라와 만나면서 이른바 우리가 ‘베허

증권거래소 같은 곳에서 무한하게 반복되는 사람과 상품들에 주목해 스펙

학파’라고 부르는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에서의 활동이 펼쳐진다. 독일 최고

타클한 사진을 만들어낸다. 압도당할 만큼의 풍부한 색감과 디테일로 가득

의 공립 예술대학인 뒤셀도르프 미술대학은 한때 백남준이 교수로 재직하

한 그의 사진은 현대 사회의 맹목적인 욕망을 표현한다는 평을 듣는다.

기도 한 곳으로, 세계의 그 어느 대학보다 다양하고 수준 높은 예술가를

미술관, 수도원, 도서관, 서점, 동물원 같이 다양한 공공 장소의 내부를 촬

직접 교단에 서게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바로 이곳에 베허 부부가 1976

영하는 칸디다 회퍼는 인간이 없는 공간을 찍으면서 동시에 사람들이 남긴

년 독일 미술대학 중에서는 최초로 사진 강좌를 개설했다.

흔적과 시간의 흐름을 느끼게 하는 작품으로 유명세를 얻었다. 또한, 미술

18세기부터 유럽과 세계 예술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오던 뒤셀도르프

작품을 전시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두오모 성당, 일본 도쿄국립미술관, 독일

미술대학의 주류적인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있었지만, 이들은 사진 강좌를

베를린 페라가모미술관 등의 공간을 치밀하게 보여주는 ‘미술관 시리즈’로

통해 안드레아스 거스키, 토마스 슈트루트, 칸디다 회퍼 같은 세계적인 작

명성을 얻은 토마스 슈트루트 역시 일반적인 관람자의 시선으로는 포착하

가들을 배출하면서 현대사진의 흐름을 주도하게 된다. 또한 ‘유럽에서 사

기 힘든 와이어, 천장의 구석 등을 통해 현장의 긴장감을 그대로 전해준다.

진을 예술로서 배울 수 있는’ 몇 안 되는 학교로 키워내며 1980년대부터는

흔히, ‘사진보다 더 사진 같은 그림’ 이라거나 ‘그림보다 더 그림 같은 사진’

본격적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 회화 작품이나 사진 작품을 보면서 아무 의식 없이 내뱉게 되는 이 말들은 예술 장르에 안착한 사진이 기존 예술과 어떻게 교

독일 사진의 르네상스를 이끈 베허의 제작들

류하고 발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가 아닐까? ‘현실과 이상’이라는 영

‘베허 학파’ 혹은 ‘뒤셀도르프 학파’로도 불리는 베허의 제작들은 도제식 수

원한 숙제 앞에서 특별함 없는 대상을 통해 예술을 이루어낸 베허 부부의

2 업을 거치며, 자신만의 세계를 통해 베허 부부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해갔

사진으로 ‘강력함’의 기본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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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h

INNOCEAN Worldwide News

IWI INNOCEAN Worldwide India (New Delhi, Nov 2005)

IWUK INNOCEAN Worldwide UK (London, Jul 2006)

*IWA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Apr 2009)

IWCa INNOCEAN Worldwide Canada (Toronto, Jan 2010)

IWA New York INNOCEAN Worldwide Americas New York office (New York, Jun 2011)

IWF INNOCEAN Worldwide France (Paris, Jan 2010)

IWC SH I 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Shanghai, Nov 2006)

*IWE INNOCEAN Worldwide Europe (Frankfurt, Jan 2007)

*IWC BJ INNOCEAN Worldwide China Beijing (Beijing, Dec 2005)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WTr INNOCEAN Worldwide Turkey (Istanbul, Feb 2011)

IWCz INNOCEAN Worldwide Czech office (Prague, Jan 2009)

IWR INNOCEAN Worldwide Russia (Moscow, Jan 2009)

IWS

INNOCEAN-CBAC

INNOCEAN Worldwide Spain (Madrid, Nov 2009)

INNOCEAN-CBAC (Beijing, Dec 2009)

IWIt INNOCEAN Worldwide Italy (Milano, Aug 2008)

IWC SH (Nanjing) INNOCEAN Worldwide China Shanghai Nanjing office (Nanjing, Nov 2008)

IWAu INNOCEAN Worldwide Australia (Sydney, Aug 2008)

IWB INNOCEAN Worldwide Brazil (Sรกo Paulo, Sep 2012)

IWA Chicago INNOCEAN Worldwide Americas Chicago office (Chicago, Apr 2011)

IWM INNOCEAN Worldwide Mexico (Mexico City, Feb 2014)

*=RHQ office


Life is Orange Fall 2014

99

IWHQ

IWA

IWCa

INNOCEAN Worldwide HQ (Seoul, May 2005)

INNOCEAN Worldwide Americas (Huntington Beach, CA, Apr 2009)

INNOCEAN Worldwide Canada (Toronto, Jan 2010)

INNOCEAN Worldwide’s Global Creative Council

“The Walking Dead Chop Shop” campaign that

INNOCEAN Worldwide Canada (IWCa) is proud

held its third meeting in the city of Cannes, the site of

INNOCEAN Worldwide Americas (IWA) produced

to welcome Cycling Canada as a new client. Cycling

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for Hyundai Motor won the Silver Prize in the

Canada is a non-profit national sports organization

in June 2014. It was attended by eight executive

Engaged Community category at the North American

that promotes cycling in Canada. It supports a wide

creative directors from the company’s head office

Effie Awards. Based on an American horror television

range of programs, including preparing riders for six

and each of its regional headquarters. They included

series called “Walking Dead,” the campaign features

main cycling events: Road Racing, Mountain Biking,

Mr. Bob Isherwood, the Worldwide Creative Advisor

a mobile game app that allows viewers to construct

Cyclocross, BMX, Track, and Paracyclin. Its ultimate

and Chairperson of the GCC. In addition, Mr. Ahn

their own apparatus for surviving attacks by zombies.

goal is to ensure that Canada will be able to take its

Kun-Hee, the Global CEO of INNOCEAN Worldwide,

The campaign also won awards at a number of

rightful place as a leading cycling nation in the world.

reviewed some of the activities at the Cannes Lions

other advertising festivals, such as One Show, the

IWCa’s job will be to create a dynamic and exciting ad

2014, and discussed plans for 2015. Mr. Ahn won the

American Advertising Federation festival, the A-List

campaign for the organization.

International Honor Prize at the AD STARS 2014 held

Hollywood Awards, and the Webby Awards.

in Busan on August 21. 이노션 월드와이드의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협의회(GCC)

이노션 월드와이드 미국법인(IWA)이 제작한 현대자동

이노션 월드와이드 캐나다법인(IWCa)이 Cycling Canada를

가 6월 세계 최대 광고 축제인 칸 국제광고제가 열린

차 <The Walking Dead Chop Shop> 캠페인이 북미 에

신규 광고주로 영입했다. Cycling Canada는 캐나다 현지에

프랑스 칸에서 세 번째 미팅을 가졌다. 제3회 GCC는

피어워즈 Engaged Community 부문 은상을 수상했다.

서 사이클링을 홍보하는 비영리 국가 스포츠 기구로, 대표

Worldwide Creative Advisor이자 GCC 위원장인 Bob

이 캠페인은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를 소재로 좀비로

적인 사이클링 국가인 캐나다가 세계적인 퍼포먼스를 지

Isherwood를 비롯해, 본사와 각 지역본부/법인을 대표하

부터 살아남기 위한 차를 만드는 모바일 게임 앱이다.

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6개의 사이클

는 총 8명의 ECD가 자리를 함께했다. 이날 안건희 대표

IWA에 첫 북미 에피어워즈 수상을 안긴 이번 캠페인은

링 종목(Road Racing, Mountain Biking, Cyclocross, BMX,

이사는 GCC 멤버들과 2014년 칸 국제광고제 활동을 리

One Show, American Advertising Federation, A-List

Track, Paracycling)에 대한 선수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뷰하고 2015년 추진 계획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

Hollywood Awards, Webby Awards 등 유수 광고제에

IWCa는 역동적인 신규 광고주에 걸맞은 다이내믹한 캠페

다. 한편 안건희 대표이사는 8월 2014 부산국제광고제에

서 수상을 차지한 바 있으며 이번 수상으로 캠페인의 우

인을 내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서 ‘국제명예상’을 수상하며 광고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

수한 효율성과 전략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를 인정받았다.

IWE

IWTr

IWI

INNOCEAN Worldwide Europe (Frankfurt, Jan 2007)

INNOCEAN Worldwide Turkey (Istanbul, Feb 2011)

INNOCEAN Worldwide India (New Delhi, Nov 2005)

INNOCEAN Worldwide Europe(IWE)’s prominence

INNOCEAN Worldwide Turkey (IWTr) recently

INNOCEAN Worldwide India(IWI), is proud to

in the global advertising industry is reflected in the

launched its “7,500 Welcome Miles Campaign” for

announce that USHA International, a leading Indian

number of its people who are being asked to serve as

Turkish Airlines, which was named Best Airline in

consumer electronics manufacturing and sales

judges at major overseas awards events. For example,

Europe for the fourth consecutive year at the 2014

company, has become one of its clients. As part of the

the company’s President and Chief Executive Officer,

Skytrax World Airline Awards. The campaign’s

agreement, IWI will create a package of about twenty

Steve Jun, and its COO, Johan Fourie, were selected

primary sales pitch is that any of the airline’s new

different designs for the company. IWI is also taking

as judges at the Euro Effie Awards, while its Marketing

customers will receive up to 7,500 points through

the lead in expanding INNOCEAN Worldwide’s client

Director, Nilesha Chauvet, was chosen for a similar

its “Miles&Smiles” loyalty program as a reward

portfolio by adding a number of local advertisers to

position at the Companies As Responsive Employers

for booking their first return-trip flight on it. The

its stable. They include Mawana Sugar Ltd. and Hero

(CARE) Awards. In addition, Julia Pequeño, the Head

campaign, which includes radio commercials, print

Eco, a company that specializes in the manufacture of

of Art at INNOCEAN Worldwide Spain, will serve

ads, and a TVC that uses stop-motion technology,

electric motorcycles and bicycles.

as a judge at the Advertising Photography Award

has a goal of increasing the number of members in

ceremony in Spain.

the company’s loyalty program.

이노션 월드와이드 유럽지역본부(IWE)가 최근 주요

IWE 산하 이노션 월드와이드 터키법인(IWTr)이 2011년

이노션 월드와이드 인도법인(IWI)이 인도의 대표 종합 가

해외 시상식에 심사위원을 대거 배출하며 글로벌 광

부터 4년 연속 유럽 최우수 항공사로 선정된 Turkish

전제품 제작 및 판매 업체인 USHA International을 신

고 업계에서 전문성을 입증하고 있다. 전일수 본부장

Airlines의 신규 캠페인 <7,500 Welcome Miles

규광고주로 영입하고 약 20가지 품목의 패키지 디자인

과 COO Johan Fourie는 유럽에서 진행된 마케팅 캠

Campaign>을 선보였다. 이 캠페인은 Turkish Airlines의

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IWI는 올해 설탕제조업체

페인의 효율성을 평가하는 Euro Effie Awards의 심사

로열티 프로그램인 Miles&Smiles를 통해 신규 고객이 첫

Mawana Sugar Ltd.와 전기오토바이 및 자전거 전문 기

위원으로, Marketing Director Nilesha Chauvet은 사

왕복 비행 시 최대 7,500마일의 마일리지 혜택을 획득

업 Hero Eco를 광고주로 영입한 데 이어 연달아 현지

회 환경 발전과 인재육성에 기여한 사례를 수상하는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손으로 직접 제작한

광고주를 영입하며 이노션의 포트폴리오 영역을 확장시

CARE Awards의 심사위원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IWS

세계적인 건축의 조형물을 stop motion 기술로 촬영한

키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의 Head of Art인 Julia Pequeño는 스페인 최대 마케팅

TVC를 비롯해 라디오, 인쇄광고 등을 집행했다.

전문지 El Periodico de la Publicidad가 주최하는 제1회 Advertising Photography Award의 심사위원으로 참여 하게 된다.


EPILOGUE

Healing Times With You

그들이 함께해온 시간은 길었고, 공유할 추억거리는 많았으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야기는 거침이 없었다. 장진우 대표와 석아영 차장, 김진 대리. 이들 셋은 마주 앉아 대화를 시작한 지 30분을 훨씬 넘겨서야 비로소 Life is Orange의 메인 인터뷰이와 인터뷰어로서의 카테고리를 장착해주었다. 동네의 친한 형, 누나, 친구처럼 스스럼없고, 서로를 향한 디스(?)에도 애정이 담겼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이들의 수다는 결국, 장진우 웨딩플래너의 기막힌 플랜을 통해 두 사람이 웨딩마치를 올리게 될 거라는 약속으로 마무으~리. 오해는 마시라. 각자 따로따로라니까. 시종일관 오누이처럼 아웅다웅하며 유쾌한 웃음을 안겨준 ‘수잔미치코석’ 님, ‘시샵드조세핀’ 님께 무한감사를.

테이블 하나 없는 공간에 달랑 의자 2개 놓고 남자 둘이 마주

김기영 CD가 스튜디오 문을 열고 들어왔다가 나가기까지 20분도

앉았다. 뭔가 이야기는 시작해야 하겠고, 자리는 영 불편하고. 인터뷰

걸리지 않았다. 시간을 분초 단위로 쪼개서 쓸 만큼 바쁜 분이라

것’을 주제로 하는 이번 가을호에 어울리는 곳답게 Life is Orange를

초반에 숨 막힐 듯 어색했던 분위기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이런

촬영날짜가 예상보다 빨리 잡힌 것도 편집팀에겐 기적 같은 일.

위해 여러 가지 도움을 주셨다. 이노시안의 음료 행태를 속속들이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좌불안석이던 김형석 차장에 비해 그 어떤

그 와중에 개인 물품도 꼼꼼히 챙기고, 촬영 시안까지 준비해

파악하고, 누구누구의 각별(?)한 음료 취향까지도 다 꿰뚫고 있는,

물음에도 평정심을 유지하던 신정인 팀장.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안경

현장에서 직접 제안해주기까지! 뒷모습 보고 사람들이 여자로

엄청난 내공의 그들! <이노션 백서>에 센스 넘치는 답변으로 빅

좋아하는 남자들의 끈끈한 공감대로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만약

착각한다며 앞과 뒤를 반전 있게 찍어달라던 김기영 CD. 정말

재미를 더해준 에인젤~ 구혜원 매니저를 비롯해 이노시안에게

김형석 차장이 젠틀몬스터에 제출했던 안경디자인이 좀 더 새롭고

여자들도 울고 갈 완벽한 라인(?)을 보여주었다. 가져온 물품을

행복한 휴식을 만들어주는 문영인 바리스타, 이동선 바리스타, 이지인

실험적인 것이었다면, 지금쯤 안경디자이너로 맹활약하는 두 남자의

다시 챙겨갈 겨를도 없이 황급히 자리를 떠나야 했지만 그가 남기고

바리스타, 이재현 바리스타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도

모습을 볼 수 있었을지도. 그 모습도 왠지 잘 어울렸을 것 같다.

간 온화한 카리스마의 여운은 오래도록 그곳에 남았다. 김기영 CD님

이노시안의 갈증 해소를 위해 애써주세요!

감사해요^^

2014 Fall, Contributors of INNOCEAN Worldwide 공승현 차장, 권경대 부장, 김기영 수석국장, 김진 대리, 김헌 부장, 김형석 차장, 남충식 부장, 노진희 부장, 서재식 대리, 석아영 차장, 심재원 차장, 심현택 차장, 염철 수석국장, 이윤주 차장, 진기수 부장, 한명섭 대리, 한수현 대리 외 김기영CD팀과 이노카페에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업무에 지친 이노시안들의 오아시스 같은 휴식공간 이노카페. ‘마실


Life is Orange +no. 15 Fall 2014 Drink Yourself

가을호 작업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던 한여름에 시작했습니다. 그 여름이 언제 가을로 바뀌었는지도 모를 만큼 시간이 흘러 가을호를 발간하는 지금은 완연한 가을의 중턱에 와 있네요.

2014년의 여름이 그리 더웠던 건 아니지만, 가을호를 준비하는 편집실의 갈증은 그 어느 때보다도 극심했던 것 같습니다. 다 지난여름의 뜨거운 태양을 집어삼킨 듯 차가운 물을 마시고 마셔도 사라지지 않는 갈증 말이죠.

내부의 크고 작은 변화 속에서 그 어느 때보다 잘해내고 싶고, 더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욕심이 시간이 흐를수록 집요해지는 ‘마음의 갈증’으로 표출되더군요.

발행인 안건희 발행일 2014년 9월 25일 발행처 이노션 월드와이드 INNOCEAN Worldwide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837-36 랜드마크타워 837-36, Yeoksam-dong, Gangnam-gu, Seoul, Korea

마실 것으로 충족되지 않는 이 마음의 갈급함을 독서로 치유하면 좀 나아질까요. 주말에 여유롭게 읽는 책 한 권이 주는 진정한 힐링.

www.innocean.com blog.innocean.com www.facebook.com/innocean www.twitter.com/innocean

책으로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가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Life is Orange> 편집팀 기획 INNOCEAN Worldwide 홍보팀 02-2016-2214 편집 디자인 제작 iPublics Inc. 02-3446-7279

물론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밀어 올려줄

사진 Studio 1839 02-548-1839 인쇄 (주)삼성문화인쇄 02-468-0361

나의 사랑 아메리카노 한 잔은 덤이겠지요. 본지에 실린 글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을 나타냅니다. 본지에 실린 이노션 월드와이드 관련 콘텐츠는 본사의 허락 없이

윤택하고 풍요로운 가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무단으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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