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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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 날씨/소설/시

캐나다

2010년 9월 4일 토요일

<208>

“오리엔탈호텔 회장 이름이 시미 즈라고? 하시모토가 아니고? 언 제 왔는가?” “며칠 전이야. 하시모톤지 뭔지 는 사장 이름일 거야. 실질적인 오-너는 시미즈 마코토라는 사람 일세. 오리엔탈호텔이 송금을 하 고 있다는 게 사실인가?” “사실이야. 오리엔탈호텔이 한 국에 진출하기 위한 자금인 모양 인데 돈만 들어와 있을 뿐이지 아 직 그렇다 할 움직임은 없어. 우리 는 유심히 주시만 하고 있는 중이 야.” “오리엔탈호텔의 사무소나 지 점이 서울에 있을 텐데 책임자와 주소를 알고 싶어서 이 높은데 까 지 올라 왔으니 알거든 좀 가르쳐 주게나.” “우리가 모르면 누가 알겠나. 여 기까지 올라 오느라고 수고를 했 으니 보답을 해야 되겠지. 조금 기 다리게.” 외사과장이 수화기를 들고 지시 를 했다. “그런데 수사과에서 그 사람을 찾는 이유가 뭔가?” “아직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자 네도 미리 알고 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말하는데 이 사진을 보게. 이 사진은 어제 늦게 받은 것인데 일본경찰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개인적으로 보낸 것이네.” “이 사람은 동방물산의 강회장 이 아닌가?” “그렇다네. 강회장 앞 뒤에 두 젊 은이가 있지? 그 두 젊은이가 수이 도라는 암살용 단도로 강회장을 찌르고 있는 순간이라고 하네. 동 경의 데이고쿠호텔의 엘리베이터

에서 일어난 사건일세. 지금 강회 장은 J병원에 입원 중이야.” 장철 과장이 외사과장에게 수이 도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 주 었다. “그럼 시미즈 회장이 이 사건과 연관이 있다는 그런 말인가?” “일본 경찰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어. 놀라지 말게. 시미즈 회장은 한국 사람이야. 창시명은 야마다 히데오라고 하는데 우리 과원들 이 지금 야마다의 한국 이름을 찾 고 있는 중일세. 모르긴 하지만 시 미즈 회장이 강회장을 제거해야 만 되는 이유가 있는 모양이야.” “자네가 얘기한 것이 사실이라 면 이건 형사사건이 아닌가? 마 약 돈이나 이북 공작금 같은 검은 돈이라면 모를까 그러한 어마어 마한 자금 뒤에는 무시무시한 힘 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자네도 알지 않나? 경찰이 섣불리 달려 들 케이스가 아니야. 자네는 어떤 가? 입건할 충분한 증거라도 있는 가?” “이 사진 한 장과 사적인 편지 한 장으로서는 증거 불충분이지만 수사는 해 볼 생각이야. 내가 우려 하는 것은 시미즈 뒤에 있는 빽 일 세.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그런 존 재라면 검찰인들 별 수 없을 것이 고 오히려 내 목이 열 개라도 모자 랄 거야. 그러나 곧 무언가가 곪아 터질 것 같은 예감이 드네. 시미즈 가 있는 거처를 알게 되면 알려 주 게. 아- 황계장, 오래 만이에요.” 외사과 황계장이 종이 쪽지를 들 고 들어 와서 이과장에게 전해 주 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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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3

오관석(五觀釋) -표훈 (? ~ ?) 나는 모든 인연으로 이루어진 법(法)이요 모든 연(緣)은 나로써 이루어 얻은 연이네 연으로 이루어진 나이지만 나는 체(體)가 없고 나로써 연이 이루어졌지만 연엔 성(性)이 없네 만물이 있다, 없다 함은 원래 하나이며 있고 없는 만법은 본래 둘이 아니네 있을 때는 있음이 아니라 없음과 같고 없을 때는 없음이 아니라 있음과 같네 만법은 원래 움직이지 않나니 관(觀)하는 마음 역시 일어나지 않네

---------------------------------------------------선시(禪詩)는 그 깊은 세계를 알 길은 없으나, 가끔 일상에 젖은 나를 깜짝 깨 운다. 나는 가끔 책상 한구석에 놓은 종-이를 나는 스님이 중생(衆生)들을 깨 우기 위하여, 울리는 경자(磬子)로 생각한다-을 흔들어 나를 깨운다. 선시도 그 런, ‘정신의 소제’를 우리에게 경험하게 한다. 위의 선시는 표훈대사와 의상대 사 간의 문답 끝에 지어진 표훈대사의 시다. 이 짧은 몇 행에 숨은, 연기관(緣 起觀/3·4행), 성기관(性起觀/5·6행), 무주관(無住觀/7·8행), 실상관(實相觀/9·10 행)의 메시지들에 당신의 안테나를 세워보라. 경자를 흔들듯 정신이 광활해지 며 당신의 ‘체(體)’가 드러나리라.

info@joongang.ca

<강은교·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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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전면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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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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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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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joongang.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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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 내분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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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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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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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마지막 황세손 ‘이뤄지지 않은 사랑’ <皇世孫>

사람섹션  제이

2010년 9월 4일 토요일

Story 이구 - 유위진 진화랑 회장, 사후에야 밝혀진 애틋한 ‘러브 스토리’ >> 2,3,4

1970년대 초 사진관 카메라 앞에 나란히 앉은 황세손 이구와 유위진 회장. 이 사진은 유 회장의 유품에서 발견됐다.

주한 미국대사 스티븐스

>> 5

낙동강 일대 250km 자전거로 달린 까닭은 

협상학 대가 다이아몬드 교수

>> 8,9

와튼스쿨 최고 인기 강의 을이 갑보다 유리하다

팝계 댄스의 여신, 헬린 필립스 >> 12,13

마이클 잭슨도 마돈나도 ‘오, 헬린 헬린 헬린  ’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 시공사 사장 >> 6,7

“너무 커다란 아버지 있으면 편하지 않다” 40판 제14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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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토요일

From 중국의 마지막 황제 푸이는 다섯 번 결혼했습 니다. 첫째 부인인 위안룽이 일본 군관의 사생

李 玖 柳渭珍 <이구·1931~2005>

아를 뱄고, 화가 난 푸이는 그 아이를 아궁이

유위진 회장 아들 유재응씨의 증언 ‘역사의 아픔을 사랑으로 함께 한 두 사람’

<유위진·1931~2010>

불에 던졌다고 자서전에서 밝힙니다. 결혼은

대한제국은 100년 전 사라진 나라다. 1910년 8월 29일 한·일 강제병합의 치욕을 안고 국호를 버렸다. 조선왕조 500년의 빛나는 역사가 하루아침에 무너진 이 땅에서 망국의 한을 품고

모두 순탄치 않았지요. 푸이는 그중 셋째 부

살았던 이들 중엔 황실 사람들도 있다. 마지막 황세손(皇世孫) 이구(李玖·1931~2005)도 그 중 하나다. 일제의 제국주의가 총칼을 휘두르며 목을 조이지 않았다면 그가 통치할 수도 있었

인 탄위링을 가장 사랑했으나 그녀는 입궁 5 년 만에 22세로 급사했습니다. 2008년 푸이

던 국토와 백성을 유배지나 다름없는 타국에서 그리워할 수밖에 없었다. 망국의 역사를 참담한 심정으로 바라봤던 그에겐 잃어버린 나라를 대신한 정인(情人)이 있었다. 짧다면 짧고 길

황제의 유족들이 탄위링의 유골을 허베이성

다면 길다 할 수 있는 10년 세월을 그는 오롯이 그 연인에게 바쳤다. 20대에 했던 미국 여성과의 결혼 생활도, 부유한 일본 여성과의 말년 생활도 그에게 줄 수 없었던 행복을 선사한 그

에 위치한 푸이의 능에 합장한다는 보도가 화

애인이 한 달 전 타계했다. 두 사람의 죽음으로 이제야 세상에 공개할 수 있게 된 마지막 황세손의 사랑은 역사의 굴곡 속에 핀 한 떨기 국화처럼 애틋하다.

제가 된 이유였지요.

글=정재숙 선임기자 johanal@joongang.co.kr 사진 제공=진아트센터

비운으로 끝난 이승의 인연을 하늘나라에 서라도 이어가길 원했나 봅니다. 망국의 황손 들은 그 인생조차 국가의 운명과 궤를 같이하

“진, 사랑해  보고 싶지, 조금만 참자”

는 것인지….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손 이구

-이구 선생이 보낸 편지 중에서-

선생의 여인은 세 명이었습니다. 지난달 별세 한 유위진 진화랑 회장과, 마지막 황세손 이구 선생의 숨겨졌던 러브스토리를

가 처음으

로 발굴해 공개합니다. 조국의 여인과 사랑을 나눴지만 이구 선생의 소통 수단은 일본어와 영어였습니다.

지난달 3일자 일간지의 사람란에 실린 부음기 사 하나가 문화동네에서 화제가 됐다. 2일 오 후 79세로 별세한 유위진(柳渭珍) 진화랑 회 장이 그 주인공이다. 국내 화상(畵商) 1세대로 꼽히는 그의 죽음은 아쉬움을 남겼다. 며칠 전까지도 전시 도록을 챙겨 직접 신문사 문화 부를 돌던 영원한 현역이기 때문이다. 진화랑, 선화랑, 미화랑의 화랑 이름 순서를 따라 한국 화랑가의 진(眞)으로 불리던 진화랑 과 진아트센터를 40년 가까이 이끌어온 그였다. 동세대 화랑 여주인들이 대부분 남편과 경영을 함께 하거나 자식에게 대물림하는 추세와 달리 그는 평생 홀로 살며 싹싹한 ‘미스 유’로 불렸 다. 모자를 좋아하고 화려한 색 옷을 즐겨 입는 그에겐 젊은 친구가 많았다. 아가씨 뺨치는 센 스와 감각, 소녀처럼 웃으며 다정하게 말을 거 는 그 앞에서 나이를 묻는 건 실례였다.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아버지 영친왕에게 서 태어나 한국어조차 제대로 익힐 수 없었던

#결혼 안 한 그에게 아들이?

대한제국 황세손. 그에게서 인간적 연민과 함

사람들의 눈길을 끈 대목은 부고에 나타난 가족사항이었다. 미혼이었던 그에게 아들 유 재응(42·진화랑 전무)씨가 있는 것으로 밝혀 져서다.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수군거렸다. 한때 소문으로 번졌던 황세손과의 사랑이 진 짜였던 모양이라고. 숨겨둔 아들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은, 그러나 오해였다. 고인은 살 아 있을 때 남동생의 아들을 양자로 입적해 이미 후계자 교육을 시키고 있었다. 화랑의 미 래를 걱정하던 그에게 밑바닥 허드렛일부터 묵묵히 배워온 조카는 든든한 동지였다. 유위진 회장이 생전에 굳게 입을 다물고 목 숨처럼 지켰던 사랑이야기를 털어놓은 것은 그 를 친어머니처럼 모셨던 유재응씨였다. 삼일장 을 모시고 화랑으로 돌아온 그는 “이제는 그분 들의 러브스토리를 털어놓을 때가 됐다”고 했 다. 가슴속에 담아두기에는 안타까운 역사적 그늘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유 회장이 앞으 로 마지막 황세손 이구의 ‘동거녀’로만 표현된 다면 두 사람을 모욕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들은 진실로 사랑했고, 역사의 아픔을 함께 나눴기에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얘기였다.

께 망국의 업보를 다시금 느낄 수 있습니다. 그 민초들의 불행과 삶의 유린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었겠죠. 한일 강제병합 100년입니 다. 사람의 행복과 그 공동체의 운명을 곰곰 이 되새겨 봅니다.

최훈 중앙일보 에디터

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사람섹션 제이 16호 에디터 : 최훈 취재 : 이훈범 부장  김창규  김준술  박현영 기자 사진 : 박종근 기자 편집디자인 : 이세영  김호준 기자

Story

1970년대 중반, 한 문화계 모임에서 다정하게 노래 부르고 있는 황세손 이구(왼쪽)와 유위진 회장. 1931년생 동갑내기에다 취향이 비슷해 말이 잘 통했던 두 사람은 연인으로 지낸 10년 동안 절절한 사랑을 나눴다.

제14194호 4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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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토요일

#운명 같은 황세손과의 만남 유위진 회장은 1931년 경남 양산의 유복한 집안에서 7남매 중 둘째 딸로 태어났다. 황세 손 이구와는 동갑이다. 이화여대 음악학과에 서 공부하며 시를 즐겨 쓰던 문학소녀였다. 1959년엔 한국전쟁을 주제로 한 시를 발표하 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에 학교를 다녀 일본어 를 잘했고, 성격이 진취적인 신여성이었다. 여자도 자기 전문 분야를 가져야 한다는 일 념으로 문화계 인사들과 교유하며 이런저런 모 색을 하던 그에게 운명처럼 황세손이 나타난 때가 1970년 초였다. 50년대 미국 뉴욕 아이엠 페이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던 황세손이 63년 부 모인 영친왕, 이방자 여사와 함께 귀국해 7년여 를 고국에서 보낸 뒤였다. 이미 서울대학교와 연세대 등에서 건축설계를 강의하던 황세손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트랜스 아시아’라는 건축 설계회사의 부사장을 지냈다.

유 회장의 막내 여동생인 유민정(70·진화랑 부사장)씨의 기억에 따르면 두 사람은 문화 관 련 공식 모임에서 만났다고 한다. 한국어가 서 툴던 황세손 이구는 일본어를 잘하는 유위진 회장과 말이 통하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리게 됐다. 막상 대화를 시작하자 취향이 비슷한 걸 알게 된 두 사람은 운명처럼 서로에게 빠졌다. 마흔 살에 찾아온 사랑 앞에서 두 사람은 촌 음을 아껴가며 서로를 그리워했다. #몇 년 나눈 사랑의 편지가 수백 통 “언니가 골초였어요. 근데 이구 선생이 ‘담 배를 끊을 것!’이라는 편지를 보내자 그 즉시 담뱃갑을 내다버렸다니까요. 매일 일기를 쓰 던 언니 다이어리엔 이구 선생과 나눈 얘기가 빼곡해요.” 유민정씨 증언에 따르면 미술 관련 일을 하고 싶어 했던 유 회장에게 화랑업에 관 한 조언을 해준 것도 황세손이었다. 70년대 초 당시, 한국보다 화랑업이 앞서 있던 미국과 일

한국 미술계 대모 역할 했던 화랑가 1세대, 진화랑 대표 유위진씨 70년대 초부터 10년을 황세손 이구와 애틋한 연인으로 이방자 여사도 한때 “진이야” <대한제국 마지막 황태자비>

황세손 이구가 일본 돌아간 뒤 급작스럽게 소식 끊겨 본의 선례를 알려주고 화랑 건물까지 설계해 줬던 이가 황세손 이구다. 72년 10월 1일, 서울 사간동 지금의 법련사가 서 있는 자리에서 문 을 연 진화랑이 개관 초기부터 해외 작가들을 소개하는 굵직한 전시를 개최한 배경이다. 현재 통의동에 서 있는 진화랑 건물의 내부 설계와 보수공사를 한 이도 황세손이다. 1977 년 사간동에서 통의동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건 물을 고쳐야 했던 유 회장은 연인의 손에 그 공 사를 부탁했다. 단순하고 검박해 보이는 나무 천장의 실내에 들어가 서 있으면 사랑하는 연 인을 위해 설계도와 씨름하던 황세손이 보이는 것 같다. 79년 완공한 서울 청운동 자택을 설계 한 이도 황세손이다. 두 사람의 사랑이 익어간 보금자리다. 그런 사랑의 추억 때문일 까. 유 회장은 화랑이든 집이 든 어느 구석 하나 고치는 걸 반대했다고 한다. ‘얼마 전 오랜만에 당신 꿈을 꾸었어요. 역시 당신도 나를 그 리워하는구나 싶었어 요. 사랑하면서도 서로 떨어져 모든 감정을 누 르고 일에 열중하고 계 시는 당신을 보면 무슨 일이 있어도 꾹 참고 방해하지 말아야겠다 싶어요.’

칵테일 >> 영친왕의 아들, 황세손 이구의 일생

유 회장이 황세손에게 보낸 연서의 내용이 다. 회사 일로 해외 출장이 잦았던 연인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보낸 편지가 수백 통이 넘게 남아 있다. 유 회장은 곰살곰살한 글씨로, 황 세손은 황족다운 장중한 서체로 종이 위에서 사랑을 나누었다. ‘진, 사랑해. 진보다 내가 더 보고 싶어 하는 걸 모르고선 보고 싶지. 조금만 참자.’<4면 참조>

일본에서 사단장을 지내던 시절의 영친왕(왼쪽 첫째)과 아들 이구, 영친왕 부인 이방 자 여사. [중앙포토]

#10년 만에 끝난 사랑 황세손 이구는 유 회장을 진 또는 진사 마 라 불렀다. 황세손의 어머니인 이방자 (1901~89) 여사도 유 회장을 예뻐했다고 한 다.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한 이 여사는 ‘진이 야, 진아’라고 부르며 각종 모임에 유 회장을 대동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유 회장 역 시 이 여사를 시어머니 대하듯 깍듯하게 모 셨다고 한다. 장애인을 위한 명휘원의 운영 자금을 모으기 위해 열던 각종 바자나 전시 회에 유 회장이 큰 힘을 보태기도 했다. 그런데도 두 사람은 왜 결혼하지 않았을까. 물론 황세손 이구는 미국 체류 시절에 이미 여 덟 살 연상의 독일계 미국 여성 줄리아와 결혼 했지만 법적인 이혼 절차는 밟지 않은 상태였 다. 그러던 와중에 사업에 실패한 황세손이 이 방자 여사의 부름에 급작스럽게 일본으로 돌아 간 뒤 소식이 끊기게 된다. 돈 많은 일본 여성과 산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유 회장은 믿지 않 았다. 편지 한 줄, 전화 한 통 없는 황세손을 애 타게 기다리던 유 회장은 몇 차례 도쿄로 찾아 갔지만 그를 만나지 못했다. 수십 년 언니를 곁 에서 지켜본 여동생 유민정씨는 “얼마나 그리 웠으면 보고 싶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고 비망록에 썼으면서도 우리 앞에선 내색 한 번 안 했고 눈물 한 방울 안 비쳤다”고 회고했다. ‘그는 돌아온다, 돌아온다’고 주문처럼 말했다 는 것이다. 유민정씨는 이와 관련, 이방자 여사 가 경제적인 이유로 이구 선생을 일본으로 불러 들여 일본인 부자 여성과 만나게 한 뒤 언니와 는 소식이 끊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은 이승과 저승도 뛰어넘는 것일까. 유 회 장은 돌아가기 20일 전쯤 가족들에게 “이 선생 이 나타나 ‘오라, 오라고’ 하며 자꾸 손을 내밀 었다”며 “내가 죽을 뻔했다”고 말하면서도 기쁜 얼굴을 했다고 한다. 유재응 전무는 “뒤에 남아 두 분의 사랑을 기리는 우리들은 이구 선생이 어머니를 데려갔다고 믿는다. 지금쯤 하늘나 라에서 만나 이승에서 못다 한 사랑을 나 누고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애절한 기다림과 고독으로 끝난 마지막 황세손의 사랑은 한국 근 현대사의 뒤안길에 묻혀 있던 비 련의 풍경화였다.

1931년 일본 국적의 황세손으로 출생 이구는 1931년 12월 29일 일본 도쿄 지요다(千代田)구의 아카사카(赤坂)에 있던 저 택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일본에 사실상 볼모로 왔던 고종의 아들인 영친왕 이은 (李垠)이었고, 어머니는 일본 왕족 나시모토 미야 모리마사(梨本宮守正)의 딸 나시 모토 마사코(梨本方子·한국명 이방자)였다. 조선 왕실의 대를 끊기 위해 아이를 못 낳는 것으로 알려진 마사코와 결합시킨 정략 결혼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첫 아들 이진을 낳았고, 그가 출생 10개월 만인 22년 숨지면서 이구가 황세손이 됐다.

1956년 명문 MIT 건축과 입학 그는 1950년 도쿄의 가큐슈인(學習院) 고등과에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 다. 점령군인 미국 맥아더 장군의 주선으로 56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건축과에 입학했다. 이구와 그의 부인 줄리아 멀 록이 1974년 서울 창덕궁의 낙선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 다. [중앙포토]

1959년 미국인 여성과 결혼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의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던 이구는 1957년 회사의 크리스 마스 파티에서 한 여인을 만났다. 8세 연상인 독일계 미국인 줄리아 멀록. 둘은 59년 결혼했다. 그는 63년 부모와 서울로 돌아와 창덕궁 낙선재에서 살았다. 서 울대·연세대에서 강의를 했고 건축설계회사 부사장도 지냈다. 이구와 유위진은 다정하게 함 께한 여러 장의 사진을 남겼 다. 왼쪽 사진은 한 미술 전시 회의 작품 앞에 선 두 사람. [진아트센터]

1970년 초 운명적 만남 대학 강의와 건축 설계로 왕성하게 활동하던 그는 1970년 초 문화계의 한 공식 모임에서 유위진을 우연히 만났다. 두 사람은 수백 통의 연서를 나누며 사랑을 키웠지만 이구가 어머니의 부름에 갑자기 일본으로 돌아간 뒤 연락이 끊긴 후 다시 만나지 못했다. 2005년 7월 24일 이구의 영 결식이 열렸다. 서울 창덕궁 희정당 앞에서 영결식을 마 친 이구의 유해는 노제를 거 쳐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 영친왕 묘역인 영원(英園)에 안장됐다. [중앙포토]

황세손의 사랑 >> 4면 계속

2005년 도쿄에서 타계 이구의 어머니인 이방자 여사(왼쪽)가 유 회장과 함께 찍은 사진. 이 여사는 한복 맵시가 좋은 유 회장 을 ‘진이야’라고 부르며 모임에 동반 하기도 했다.

그는 전주이씨대동종약원 총재에 추대된 1973년 신한항업이란 회사를 세웠지만 실패하고 79년 다시 일본으로 갔다. 82년엔 아이를 낳지 못했던 멀록과 이혼한 뒤 96년 11월 영구 귀국했으나, 다시 일본으로 갔고 2005년 7월 16일 자신이 ‘태어났 던 터’인 도쿄의 아카사카 프린스호텔에 투숙했다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종의 후손들 어떻게 사나

이승만, 황실 재산 국가에 귀속시켜  대부분 궁핍한 생활 2005년 황세손 이구의 타계 후 이원(49)씨가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에 의해 황사손(皇嗣 孫·황실의 대를 잇는 후손)으로 추대됐다. 그 는 고종의 둘째 아들인 의친왕 이강의 9남 이 충길(황실명 이갑)씨의 장자다. <고종 가계도 참조>

종약원이 고종-순종-영친왕-이구로 이어 지는 왕실 적통을 잇기 위해 영친왕의 이복 형 인 의친왕의 손자 이원씨를 이구씨의 봉사손 으로 들인 것이다. 영친왕의 아들인 이구씨가 후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원씨는 황사손으 로 추대되는 동시에 대동종약원의 3대 총재로 도 이름을 올렸다. 대동종약원의 1대 총재는 의친왕, 2대 총재는 황세손 이구였다.

이원씨는 5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샐러 리맨에 불과했다. CJ홈쇼핑 부장으로 있다 하루아침에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적 대통을 잇게 된 것이다. 2005년 7월 24일 이구 황세손 의 영결식 이후 27개월 동안 이구 황세손의 상청이 있는 창덕궁 낙선재에 가서 3년상을 치른 그는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상주로서 부인을 대동하고 직접 제례를 올리기도 했다. 이씨는 서울에서 상문고를 졸업한 후 가족 과 함께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NYIT(New York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방송학 을 전공했다. 대학을 마치고 미국 케이블회사 인 HBO에서 PD로 일하던 그는 6년 만에 귀 국해 광고회사인 금강기획에서 5년 동안 광

고 제작 업무를 했었다. 결혼 관련 케이블 채 널인 뷰티 TV의 설립 멤버로 참여하기도 했 고, 댄스그룹 H.O.T가 한창 인기 있을 때는 관련 캐릭터사업을 벌이는 등 늘 트렌드의 최첨단에서 살았던 그다. 지금은 황실의 5대 제향(조경단대제·종묘대제·사직대제·건원릉 기신친향례·환구단제)의 초헌관(제사 지낼 때 첫 잔을 올리는 사람)과 세계 유네스코 문 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왕릉 40기에 대한 왕릉 제사를 맡고 있다. 광복 직후 왕조의 복귀를 꺼렸던 이승만 대 통령은 고종 직계(순종·의친왕·영친왕) 왕족 의 재산을 모두 국가에 귀속했다. 고종의 후손 들이 어려운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크게 사업으로 성공하거나 재산을 모은 후손 은 찾아보기 힘들다. 만년에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가 살던 창덕궁 낙선재 쪽에서는 늘 생계 비 부족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살아 있는 고종 직계 황손으로는 이구 황세손이 사망한 이후 의친왕 계열만 남았다. 이들 대부분은 몰락한 왕조의 ‘황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궁 핍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의친왕은 생전에 12남 9녀를 남겼고, 이 가운데 생존 아들로는 10남 이석(67)씨와 이갑·이환·이정씨가 있다. 이 중 이석씨만 한국에 거주하고 나머지 세 아들은 미국에 살고 있다. 이석씨는 창경초등학교와 경동 중·고교를

거쳐 한국외국어대 서반어학과를 졸업했다. 샌디에이고 김병묵 한인회장의 초청으로 1979 년 도미했다가 1989년 귀국했다. 2004년 10월 부터 전주시에서 만들어 준 150평짜리 한옥 ‘승광재’에서 전주황실문화재단을 만들어 황 실 살리기 운동과 역사 바로세우기 운동을 하 고 있다. ‘비둘기집’이라는 노래로 대중에게 익숙한 이석씨는 2008년 8월 ‘아! 숭례문’이 라는 타이틀의 음반을 내기도 했다. 이미 사망 한 의친왕의 큰아들 이건은 1947년 10월 일본 인 모모야마 겐이치로 귀화해 한국과 인연을 끊었다. 1991년 숨진 그는 자녀를 3명 남겼으 나 소식이 끊긴 상태다. 박미숙 월간중앙 기자

고종황제 가계도 3

2 7

4

6 1

순종 純宗  (대한제국 2대 황제)

슬하에 12남 9녀

의친왕 義親王 

이갑 李鉀(9남) 이석 李錫(10남) 황실문화재단 운영

고종 高宗  조선 26대 왕, 대한제국 초대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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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 李源(황사손) 2005년 이구 사후, 이구의 양자로 입적

이진 李晉 영친왕 英親王  (황태자)

이구 李玖(황세손)

덕혜옹주 德惠翁主  순종황후 윤대비  의친왕비 김비 

splanet88@joongang.co.kr 40판 제14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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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토요일

Story

황세손 이구 - 유위진 회장이 주고받은 90여 통 편지

마흔 살 황세손에게 찾아온 사랑  편지 말미엔‘LOVE 玖(구)’‘LOVE K 마지막 황세손 이구와 유위진 회장의 애틋한 로맨스는 ‘연서(戀書)’에 절절히 녹아 있었 다. 둘이 주고받은 90여 통의 편지와 엽서를  가 찾아 처음 공개한다. 그들에게 ‘시공(時 空)의 벽’이란 건 없었다. ‘구(玖)’와 ‘진(珍)’이란 필명으로 오간 편지들. 구는 터키 이스 탄불의 아름다운 보스포러스 야경 앞에서도 오로지 먼 타국에 있는 진을 사무치듯 그리 워했다. 진은 재회의 날을 손꼽으며 ‘죽음의 장소라도 찾아가겠다’고 갈구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김준술 기자 olive@joongang.co.kr

편지 1. 유위진 회장이 황세손 이구에게 1980년 2월 1일 보낸 편지의 일부.

편지 2. 황세손 이구가 유위진 회장에게 보낸 편지. 연도 미상.

편지 1.(좌측 사진) 사랑하는 구. 얼마 전 오랜만에 당신 꿈을 꿨어요. 역시 당신 도 나를 그리워하는구나 싶었어요. 사랑하면서 도 서로 떨어져 모든 감정을 누르고 일에 열중하 는 당신을 보면서 2월 15일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 도 꾹 참고 방해를 하지 말아야죠. 그래도 2월 16 일에는 당신께 갈 거예요. (중략) 나는 당신을 믿고 지구 끝까지 따라갈 거예 요. 그런데도 요즘은 가끔씩 불안하고 짜증도 나고. 우리가 이렇게 떨어져 있어도 되는 건가 하고 생각할 때가 종종 있어요. 당신도 짜증나 는 것 아니에요? 당신은 수양을 쌓은 분이니까 인내심이 강한 걸까요. 나는 못 참겠어요. 구. 진 을 살려주세요. 당신 없는 세상에서 진은 살아갈 수 없답니다. 구, 부탁이에요. 편지 써주세요. 80년 2월 1일, Love 진 편지2.(우측 사진) (중략) 어제 아파트 계약을 마쳐 마음이 편해요. 실내에 고칠 곳이 있어서, 카펫은 진이 올 때까지 는 집에 넣어둘 생각입니다. 방이 많은데, 진도 자기 방이 있는 게 좋다 싶 어요. 만약 손님이 오더라도 이틀 정도는 재워 줄 생각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방이 매우 넓어요. 40평이고, 그중 약 20평이 객실·식당·부 엌이 있는 정도예요. 벽지는 진이 와서 마음에 드는 걸로 다시 칠해도 될 것 같고, 침실 벽지는 썩 마음에 드는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써야 할 것 같아요. 어제 가까운 이탈리아 요리집에 가 봤는데, 내가 만든 링귀니가 더 맛이 있네요. 그 래도 가게 실내 인테리어는 좋았어요. 미국인들 이 많이 와 있었는데. 미인이 있더라고요. 엄청 많이 파인 드레스를 입고 있었어요. 알몸은 어떨까 상상하지 않아도 될 정 도로요. 8월 18일(연도 미상) Saran Hae(‘사 랑해’를 영어로 표기한 것) 구 사랑에 빠진 황세손은 아기자 기했다. 편지 말미엔 꼭 ‘LOVE 玖 (구)’ 와 ‘LOVE K’ 같은 이니셜 을 넣었다. 소년 같은 천진한 모습 도 보였다. 1974년 포르투갈에서 보낸 엽서엔 직접 빨간색 펜으로

‘하트 문양’ 을 그려넣어 마음을 전했다. 유위진 회장의 편지는 더 간절했다. 1980년 2월에 보낸 편지의 일부다. “오늘 아침 5시, 당 신 꿈을 꾸고 잠에서 깼어요. 당신의 행복, 불 행이 나의 것이며, 당신이 계신 곳에 내가 가 길 원합니다. 나는 그곳이 죽음의 장소라도 당신을 찾아갈 거예요.” 같은 달에 보낸 다른 연서도 그리움이 절절히 배어났다. “이런 토 요일 밤이 되면 너무나 당신이 보고 싶어서. 정신이 없어져요. 오늘 밤도 흰 눈이 내리고 있어요. 하루빨리 만나고 싶어요. 외로운 밤 엔 몇 시가 되건 당신이 보내준 편지를 반복 해 읽으면서 잠이 들어요.” 결혼과 관련된 대목도 눈에 띈다. 황세손 은 한 편지에서 “(아내) 줄리아와는 10월까지 는 헤어질 것 같아. 하지만 결혼은 올해가 아니 야! 진이 내가 있는 테헤란으로 올 수 있을 것 같아. 우리 둘이 조금 외국에서 방황해 볼까” 라고 썼다. 낙선재 문양이 찍힌 종이에 생년월 일을 적고 곤명·건명이라고 쓴 메모도 있었다. 곤명·건명은 보통 궁합과 사주팔자 등을 볼 때 쓰는 용어다. 황세손은 낯선 타국에 일하러 가는 연인의 일을 꼼꼼히 챙겨주는 ‘기사도(騎士道)’를 발 휘하기도 했다. 77년 6월 10일 호주의 한국대 사관에 보낸 편지에선 “좋은 친구인 미스 유위 진씨가 한국 현대미술품 전시를 위해 멜버른 을 방문한다”며 대사에게 배려해 달라는 취지 의 글을 보냈다. 둘의 소통 도구는 일본어였다. 적당히 흘려 쓴 황세손의 필치는 유려했다.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한글에 서툴렀다. 그러나 사랑 고백만은 ‘고국 말’로 하길 원했던 것 같다. 이란 체류 때 로 추정되는 연도가 알려지지 않 는 어느 8월의 편지. 그는 “진에 겐 한국어로 ‘사랑해’ 하고 말하는 게 가장 느낌이 와 닿을 것’이라며 한글로 또박또박 ‘보고 싶어. 정 말 당신이 정말 보고 싶어 요’라고 썼다. 그 한 문장을 위해 많은 연습을 했을 것이 다. 다른 편지에선 한글이 거 의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 다. 황세손과 여인은 그렇게 열렬한 사랑을 나눴다.

사진=박종근 기자

칵테일 >> 유위진 회장 황세손이 설계한 내 집, 한 곳도 손대지 말라

서울 청운동 89의 107번지, 고(故) 유위진 회장이 30년을 살다 떠난 빨간 대문 2층 양옥집은 황세손이 직접 설 계한 사랑의 보금자리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혼신을 기울여 설계한 황세손의 진심이 느껴져서일까. 단순하면 서도 아름다운 집 구조가 요즘 건축물에 뒤지지 않는다. 집주인이 하늘나라로 떠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도 고인의 체취가 그대로 묻어나는 실내 모습이 소박하면서도 정겹다. 황세손과 국제전화를 나누었을 구식 전 화기, 함께 보고 이야기했을 일본어판 화집, 작은 탁자 위에 놓인 해묵은 화장품 모두 오래전 두 사람의 사랑을 증거하고 있는 일종의 유물이다. 황세손의 설계를 존중했던 유 회장은 생전에 집 구석구석을 쓸고 닦으며 작은 모서리 하나 고치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제14194호 4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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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낙동강 일대 ‘자전거로 600리’ 달린 스티븐스 주한 미대사 1일 오전 9시15분. 경남 창녕군 영산면 영산호국공원 앞에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성조기를 단 외교차량 행렬이 미끄러지듯 들어왔다. 인구 6400명 의 소박한 시골마을에선 좀체 볼 수 없던 광경이다. 공원 앞에서 들뜬 표정으로 줄지어 서 있던 면사무소 직원들과 대표자들은 “오셨다!”고 이구동 성 외쳤다. 성조기를 단 방탄 캐딜락의 문이 열리고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국대사가 내렸다. 창녕·달성=전수진 기자 sujiney@joongang.co.kr 사진=송봉근 기자 bksong@joongang.co.kr

자전거 외교 250km  “심은경씨, 사람 참말로 멋있네” <스티븐스 대사 한국 이름>

“역대 대사가 가보지 않은 곳 직접 방문해 사람들 만나고 싶었죠”

사임이 증명됐는데. “감사하게도 모두들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영광이기도 하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 도 느꼈다. 미국대사로서 한국에서 나는 눈 에 띌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환대해 주신 건 내가 미국을 대표하는 대사이기 때문이지, 나 개인이 특별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국의 여러 분이 한·미 관계를 소중히 여기신 다는 걸 직접 느낄 수 있어 좋았다. 한국어를 조금 구사할 수 있는 것도 잘 봐주신 이유가 아닐까 싶다.” 주한 미국대사 직은 여러모로 수행하기가 어 려운 자리인데. “한·미 관계를 잘 이끌어 가는 건 자전거 를 타는 것과도 비슷하다. 자전거를 잘 타기 위해선 일단 계속 페달을 밟는 게 중요하다. 멈추면 넘어진다. 때로는 길이 험할 수도 있 다. 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있다. 우리는 매 우 길고 복잡한 역사를 갖고 있다. 하지만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서로에 대해 더 깊고 더 넓게 이해한다면 멋진 자전거 여행처럼 멋진 관계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난 한 국의 미래와 한·미 관계의 미래가 모두 밝다 고 확신한다.” ●

스티븐스 대사가 입고 있던 초록색 상의엔 ‘심은경 대사와 함께하는 자전거 600리’라 는 문구가 선명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영산 호국공원 기념비에 헌화한 뒤, 준비해 온 자 신의 자전거에 올랐다. 스티븐스 대사 일행 은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꼬박 5일간 낙 동강 일대 약 250㎞를 자전거로 주파했다.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기념해 스티븐스 대사가 주축이 돼 마련한 주한 미국대사관 의 행사로, 매일 10명의 대학생이 동행했다. 대학생들은 사전 공모를 통해 3대 1의 경쟁 을 뚫고 선발됐다. 주한 미대사관 직원들도 함께했다. 공보과 직원들은 물론이고 대사 관 담당 의사, 차량 담당 기능직 직원들도 한데 어우러졌다. 스티븐스 대사는 이들을 격려하며 국도를 자전거로 달리고, 주민들의 환영에 미소로 답했다. 쉴 때는 수박 한 쪽과 ‘쭈쭈바’로 열 기를 식혔다(오른쪽 아래 사진). 그는 “주한 미 국대사가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곳을 가고 만 나보지 못한 분들을 만나고 싶었다”고 말했 다. 심은경, 아니 스티븐스 대사의 ‘자전거 외 교’ 현장을 밀착 취재했다. 29일 전남 여수에서 시작한 일정은 남해·사 천·진주·함안·의령을 거쳐 2일엔 경남 창녕, 달 성군, 대구시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스티븐스 대사는 인터뷰엔 영어로 응했지 만 행사 내내 한국어를 우선으로 구사했다. 자기의 뜻을 완벽하게 한국어로 전할 수 없 을 것 같은 경우에만 상대방에게 양해를 구 하고 영어를 썼다. 인사말을 하면서는 “역시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한국말이 맞다”고 얘기해 좌중의 박수를 자아냈다. 2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소주·맥주를 곁들여 삼계탕을 저 녁으로 먹는 자리에서도 대사관 미국인 직원 들은 되도록 한국어를 쓰려고 노력했다. 온 몸과 온 마음으로 한국·한국인에게 파고들 려는 노력이 묻어났다. 미대사관 관계자들은 “여러 대사님을 모 셨지만 스티븐스 대사가 오신 후엔 새롭고 흥 미로운 일이 많다”며 “오늘 행사가 참 좋은 예”라고 입을 모았다. 스티븐스 대사는 “오늘 행사에 집중하고 싶다”며 산적한 현안에 대 한 의견 피력은 피했지만 아침부터 저녁 늦게 까지 다양한 일정을 소화하며 주한 미국대사 로서의 모범을 보여줬다. 2일 경남 창녕과 대 구시 달성군은 태풍 ‘곤파스’ 북상 소식에도 불구하고 햇빛이 쨍쨍했다. 다들 땀이 비 오 듯 했지만 스티븐스 대사의 ‘영도’ 하에 무사 고로 행사를 마쳤다. 다음은 스티븐스 대사 와 틈틈이 나눈 대화다. ● 가는 곳마다 대단한 환대를 받았다. 스타 대

주한 미국대사 임기는 3년이고 대사께서는 2008년 9월 부임했으니 이제 1년 남았는데. “벌써부터 내가 곧 떠날 것처럼 말하면 섭 섭한데(웃음).” ●

● 임기가 1년 남았다는 걸 알고 오늘 많은 분이 “대사님이 계속 계셨으면 좋겠다”고 하더라. “감사한 말씀이다. 대사직을 다시 수행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다른 형태로 한·미 관계에 기여할 방법이 많을 거라고 기대한다.”

대학생들과 여수 ~ 대구 5일간 주파 한국 전쟁 전적지도 찾아다녀 이번 행사는 요즘 한창 화두인 ‘공공외교’의 모범 사례인 것 같다. 기획 계기는. “나는 이번 행사를 ‘자전거 외교(bike diplomacy)’라고 부르고 싶다. 특별히 어떤 목적을 갖고 기획했다기보다 자연스럽게 한 국 곳곳에 계신 한국인 여러분들을 찾아뵙 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련했다. 미국대사들이 만날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 방문한 적이 없 었던 곳을 찾아다니고 싶었다. 많은 군수님, 교장선생님들, 학생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갖 고 있는 풍부한 이야기 보따리를 듣는 건 매 우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방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은 ‘세 살 때 어머니가 나를 등에 업고 피란을 갔다’며 생생한 6·25전쟁 얘기를 들 려줬다.” ●

자전거 여행을 택한 이유는. “나를 포함한 많은 미대사관 직원이 자전 거 매니어다. 그래서 자전거에 대한 사랑으 로 자연스럽게 자전거 여행을 기획하게 됐다. 또 올해가 마침 6·25전쟁 발발 60주년이지 않 ●

나. 낙동강 지역은 전쟁에 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 는 전적지가 많다. 그래서 한 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자전거 로 전적지를 다니며 희생자들 에게 경의를 표하고 역사를 배 우는 기회로 삼았다. 게다가 자전 거를 이용하니 매연도 발생하지 않아 환경에도 좋다. 오늘 방문한 우포늪 역시 환 경적으로 중요한 곳이라 환경친화적 여행의 의미도 살릴 수 있었다.” ● 본인은 6·25전쟁에 얽힌 기억이 있나. “삼촌이 한국전쟁에 참전하셨다. 하지만 삼 촌에게 6·25전쟁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듣지는 못했다. 책을 읽고 오늘과 같은 여행을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있다. 오늘 아침 방문했던 영산호국공원은 미군과 한국군이 함께 싸운 곳이라 더 의미가 깊었다. 안내해 주신 분이 ‘저기 나무에 북한군 시체 가 걸려 있었다’는 식의 생생한 설명도 들을 수 있었다. 영산호국공원에 미군 기념비를 세워주신 것도 봤다. 한국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 오늘 행사에 참가한 어떤 대학생은 “주미 한국대사관에서도 이런 행사를 열면 좋겠다”고 제안하던데.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결정하실 일 이긴 하지만, 만약 하신다면 매우 뜻 깊은 행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워싱턴 DC에도 6·25전쟁 참전용사를 기리는 한국전쟁기념비와 알링턴 국립묘지 등 의미 있는 곳이 많고, 자전거를 타기에도 좋은 환경이다.” ● 오늘과 같은 행사를 이어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단 이번 행사가 끝나고 몇 달 후 참가 학생들과 함께 다시 모여 6·25전쟁 관련 세미 나를 하면 의미가 있을 듯하다. 그리고 이런 여행 프로그램이 좀 더 다방면으로 활성화 되면 좋겠다. 한국엔 우리들이 잘 모르는 소 중한 역사적 장소가 참 많은 것 같다. 오늘 중 간에 들른 광산서당에서도 한국인의 수백 년 된 교육열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에 관광객 들을 더 유치하려면 이런 면을 좀 더 부각시 키면 어떨까 조심스럽게 제안을 드린다.” 행사를 진행하면서 한국 대학생들은 “미 국대사관에서 이런 행사를 하다니 우리가 부 끄럽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최원석(27· 성균관대 중문과)씨는 “오늘 다닌 영산호국 공원과 같은 전적지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도 못했다. 미국에서 먼저 우리의 역사를 일 깨워준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지만 이런 행 사를 통해 오늘이나마 알게 돼 다행이다”라 고 말했다. 전세영(23·영남대 사회학과)씨는 “미국에 대한 감정이 좋아지는 계기가 됐다”며 “보통 대사님들 이미지는 정장 에 운전기사 딸린 자동차를 타고 다 니는 건데 스티븐스 대사님은 사서 고생을 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 다”라고 말했다. 창녕 이방초등학교 김석연(60) 교장은 “아이들이 대사 님이 오신 걸 보고 아주 감격했다” 며 “우리 역사를 외국 사람들이 먼 저 몸소 체험하고 다니는 게 대단 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칵테일 >> 가는 곳마다 환대  “미국대사가 애쓰는 모습 인상적” 스티븐스 대사는 원래 1일 오전 9시 정각에 경남 창녕군 영산면 영산호국공원 에 나타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9시5분쯤 미대사관 공보과에서 전화가 왔 다. “옆마을 이장님이 오셔서 ‘우리 마을 사람들이 대사님을 꼭 한번 뵙고 싶 다’며 새벽부터 기다려서 잠깐 그 곳에 들르셨다. 좀 늦을테니 양해를 구한다” 는 내용이었다. 이렇듯 어딜 가나 스티븐스 대사는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는 요 청과 사인 요청 공세를 받았다. 영산면사무소에 근무하는 안선영(31)씨는 사 인을 받고 “오늘 오신다는 얘기를 듣고 손꼽아 기다렸다”며 “같은 여성으로 서 심은경 대사님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얼굴이 빨 개졌다. 영산호국공원을 안내한 문화해설사 성창 식(61)씨는 행사를 마치고 “심은경 만세 삼창을 외치자”고 제의했고 모두들 ‘심은경’이란 이름 을 외쳤다. 스티븐스 대사는 쑥스러워하면서 도 지치는 기색 없이 항상 미소를 지었다. 영 산면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하는 노영호(70) 할머니는 스티븐스 대사가 아이스크림 값 을 치른 직후 “내 생전에 미국대사를 직접 볼 줄은 상상도 못했제. 사람 참말로 멋있네”라며 즐거워 했다. 40판 제14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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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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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창립 20년 시공사 사장 전재국 -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칵테일 >> 백담사 계곡물 속에서 시작된 시공사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8년 정권이 바뀐 뒤 강원도 백담사로 유배를 떠났다. 대학 생들이 조직한 ‘전두환 체포 결사대’가 연일 서울 연희동의 사저를 습격하고, 야당 이 죽기살기로 공세를 펴던 와중이었다. 차기 대통령이 된 노태우 대통령이 해외로 나가기를 거부하는 전임자를 산중으로 쫓아보내는 고육책을 택한 것이다. 장남인 전재국씨는 그때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와튼스쿨에서 경영학석사 (MBA)를 받은 뒤 공공정책학으로 2년간 박사 과정을 마친 상태였다. 지도교수와 캘 리포니아 토지정책 논문을 쓰려고 자료를 준비 중이었던 그는 백담사로 달려가 부친 을 만났다. 아버지는 “오지 마라”고 펄펄 뛰었지만 아들은 갔다. 89년 어느 여름날 그 는 술 한잔 걸치고 백담사 앞 계곡물에 몸을 담근 채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갈까” 하 고 막막한 고민을 하던 중이었다. “마침 집사람이 애들을 슬슬 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직업을 뭐라고 적어야 하느냐고 묻더라. 박사과정? 무직? 참 갑갑하더라.” 그렇게 고민하는데 갑자기 출판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다고 한다. 그래서 직원 두 명으로 시작한 게 시공사다. “인생에서 어떤 일들은 참 미스터리하게 이뤄 지는 것 같다. 내가 출판사 한 것도 그렇고.” 기자는 그의 대답이 조금 실망스러웠다. ‘아들인 내가 좋은 책을 펴내 아버지가 맺은 시대와의 악연을 풀고 싶었다’는 정도의 근사한 답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렇게 시작한 시공사는 9개 계열사를 거느린 커다란 회사로 성장했다. 어 린이 책, 추리소설, SF, 연애소설, 무협소설, 만화 등 모든 장르를 섭렵했다. 그간 펴낸 책의 숫자는 6700만 권. 대한민국 인구의 1.5배다. 출판뿐만이 아니다. 이젠 SBG(시 공 북 그룹)로 진화했는데, 단행본과 잡지 등만이 아니라 유통업도 하고, 인테리어 사

백담사(위 사진)와 인근의 계곡.

업도 하고 말 그대로 그룹 형태로 바뀌었다.

“대통령 아들로 사는 것, 너무 힘들었다” 시공사(時空社). 1990년 만들어져 올해 20년이 된 꽤 잘나가는 출판사 이름이다. 600명이 넘는 직원에 매출액이 2000억원을 넘는 커다란 회사다. 이 회사가 더 유명해진 건 오너 때문이다. 전재국(全宰國·51)씨. 제5공화국의 문을 연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이 바로 그다. 지난 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출판단지에 있는 시공사 건물로 찾아가 그를 인터뷰했다. 전직 대통령의 아들로서, 국내 굴지의 출판사 사장으로 살아온 그의 삶을 듣고 싶었다. 그는 출판인으로서는 크게 성공한 셈이지만 출판계의 작가들도, 언론도 그와 맞대면하기를 좀 꺼렸던 게 사실이다.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는 그의 아버지에 대한 부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는 그를 더 만나고 싶었다.

옛 청와대 생활을 말하다

글=김종혁 문화스포츠 에디터 김준술 기자 kimchy@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아버지 전두환, 손녀 업어주느라 출근 늦기도” “출판사에 30~40대 시절을 바쳤죠 비자금으로 시작했다는 식의 의혹 일로써 날려보내고 싶었습니다”

회사 이름이 특이하게 시공(時空·시간과 공간) 이다. 소설가 이병주씨가 지어줬다던데 맞나. “이름은 내가 지었다. 1989년에 아버지와 함 께 백담사에 있을 때 지었으니 불교와 관련이 있을 거다. 작고한 소설가 이병주 선생이 당시 에 백담사에 자주 들렀는데 시공사라는 이름 으로 출판사를 하겠다니까 말리더라. 그런 이 름의 출판사가 옛날에 망했다면서. 그런데 며 칠 뒤 전화를 하셔서 ‘전군아, 곰곰 생각해 보 니까 벼락 맞은 대추나무가 두 번은 안 맞는다 니까 시공사도 괜찮겠다’고 하시더라.” ●

원래는 군인이 되고 싶었던 걸로 안다. “어려서부터 군인만 보고 살았다. 푸른 제 복이 멋있어 보였다. ROTC(학군장교)를 하 려고 했는데 포기했다. 제가 79학번이데, 현직 대통령 아들이 군대 가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겠나. 하지만 서울에서 대통령 아들로 지 내는 게 너무 답답했다. 어떻게 해서든 유학을 가려고 생각했다. 군대는 석사 마치고 돌아와 서 파주시 법원리에서 석사장교를 했다.” ● 얼마를 가지고 출판사를 시작했나. “5000만원이다. 서울 동숭동에서 직원 2명 으로 시작했다. 삼성전자에 다니던 대학 동창 도 합류했다. 그 친구가 지금 계열사 사장이 다. 처음엔 일본 책을 다루려고 했다. 일본이 출판이 대단하다고 해서 일본에 가서 배낭 메 고 서점을 돌아다녔다. 일본말도 잘 못하면서 하루 종일 서점에 앉아서 책 구경을 했다.” ● 5000종 정도의 책을 냈는데 뭐가 가장 기억에 남나. “첫 번째 낸 책이 사르트르가 쓴 아랍과 이 스라엘이다. 떨리는 마음으로 냈다. 그땐 책 만 만들면 교보문고에서 팔아주는 줄 알았는 데, 대형 서점에 들어가는 것도 큰일이더라. 마침 무슨 전쟁이 나서(1차 이라크 전쟁을 지 칭) 꽤 많이 팔렸다. ‘출판도 괜찮은 거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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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생각이 들더라.” ● 최대 히트작은 어떤 것인가.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다. 100만 권을 넘 게 팔았다.” ● 존 그리샴 소설도 많이 내지 않았나. “그리샴은 원래 지명도가 별로 없었다. 첫 번째 책이 한국에서 나온 뒤, 두 번째 작품을 다른 출판사에서 검토하다 포기해서 우리가 계약했다. 그때는 하루에 주문 1000권이 들어 오면 기분 좋아서 회식하고 그럴 때다. 그리샴 책은 책마다 10만 부, 20만 부씩 나갔다. 초반 에 우리 출판사가 자리 잡힐 때까지 도움을 많 이 받았다.” ● 어떤 책을 낼지 누가 결정하나. “직원들이 다 같이 읽어보고 의논해 결정 한다.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도 무명작가의 책이었다. 그리샴 소설과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잘 나가면서 내 스스로 흥행감각이 있다고 오판했다. 그래서 수업료를 꽤 치렀 다. 책은 마케팅을 잘하면 히트칠 수 있겠다 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대부분 히트작을 낸 출판사들이 오래가진 않더라. 그래서 스 테디셀러로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린이 물을 생각한 것도 그때다. 어린이 책이 지금 매출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어린이 책을 만 들 때는 우리 애들이 어려서 코드를 맞출 수 있었다. 이젠 못한다. 내가 젊은 직원들의 감 각을 못 맞춘다.” ● 출판사를 아버지의 비자금으로 시작했다는 의혹이 있다. “우리 출판사 때문에 번역 로열티가 무지하 게 올랐다는 소문도 있었다. 존 그리샴에게 떼 돈 주고 번역권을 사왔다는 거다. 제가 명색이 경영학석사(MBA) 출신인데 터무니없이 장사 를 안 한다. 오해와 의혹이 많지만 일로 모든 걸 보여주려고 했다. 내 30~40대 시절을 출판사에 쏟아부었다. 시공사는 제 인생과 동의어다.” ● 출판에 대한 철학 같은 게 있나. “사실은 출판이란 단어 자체가 생명력을 잃 고 있다. 종이책만 책이 아니지 않은가. 전자 책을 통해 저자와 독자가 바로 소통할 수 있다 면 출판사가 왜 필요한가. 음반업계에선 이미 가수가 직접 발매를 한다. 정보기술(IT) 혁명

의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데 어떻게 서핑(파 도타기)을 할 수 있을지 고민이다. 출판사가 직접 콘텐트를 만드는 게 아니기 때문에 결국 은 ‘크리에이티브 마인드 네트워크(creative mind network)’를 찾고 만드는 게 생존을 좌 우할 것이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미국의 ‘스크리브드 닷컴(www.scribd. com)’이라는 회사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을 보여준다. 기존 출판사는 대개 저자에게 10% 정도 인세를 주는데, 이 회사는 전자책 을 만들어주고 저자에게 70%의 인세를 준 다. 앞으로 태블릿 PC나 스마트 PC 같은 게 엄청난 파괴력을 가질 것이다. 국내에선 아직 전자책 시장이 부진하다. 교보문고가 1등인 데 매출이 연간 50억원이 안 되는 것으로 알 고 있다. 하지만 IT 기기의 종류와 숫자가 늘 면 시장도 달라질 것이다. 최근 3~4년간 책 을 계약할 때 e-북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많 이 하고 있다. 기기 보급이 100만 대를 넘으 면 5만 대도 안 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얘 기가 될 것이다.” ● 종이를 기본으로 하는 콘텐트 사업은 끝났다 고 보나. “우리 세대까진 괜찮을 것이다. 그러나 다 음 세대는 활자로부터 갈수록 멀어지고 있 다. 책과 글도 호흡이 긴 것보다는 짧은 것 위주로 간다. 여러 패턴의 콘텐트 방식이 공 존할 것 같다.” ● 세상이 돌아가는 트렌드를 알기 위해 뭘 하는가. “보통 하루 2시간 이상 웹서핑을 한다. 밤에 와이프한테 ‘야동 보느냐’는 핀잔을 받기도 했다. 단순한 콘텐트보다는 댓글 같은 반응을 재밌게 본다. 현장에 있는 프로들을 찾기 위 해서다. 파워 블로거들이 훌륭한 저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우리 회사 직원 하나도 채식주의 자로 유명해 방송에도 출연한다. 요새는 50세 만 되면 직장이 흔들리는데 뭔가 하지 않으면 100세까지 사는 게 지옥일 수도 있다.” ● 파워 블로그들의 책은 성공적인가. “요리와 인테리어, 빵 만들기 등 취미와 여행· 실용서가 인기다. 독자들이 10만 명씩 움직이기 도 한다. 옛날에는 문단, 화단 같은 이른바 ‘단

(壇)’이라는 게 있었다. 인터넷에 가면 그런 거 없다. 옛날에 강했던 천리안·하이텔·나우누리 같은 건 지금은 없어졌다. 내가 열심히 하면 나 는 살고 경쟁업자는 죽는 시대가 아니다. 산업 자체가 동시에 없어지기도 한다. ● 경기도 연천에서 허브 농장을 하는데 돈 벌려 는 비즈니스인가 아니면 개인적인 관심인가. “둘 다로 보면 된다. 2006년에 시작했다. 총 1만6000평이다. 1년에 7만 명쯤 오는데 내년부 턴 수익도 날 것 같다. 우리가 그림책을 워낙 많이 팔아서 그걸 테마로 갤러리 같은 걸 만 들려고 했는데 그 아이디어를 허브 농장으로 확대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가드닝’ 체험 같 은 걸 해보게 하고 싶다. 허브농장은 내가 평 소 해보고 싶었던 것이기도 하다. 기술에 목매 지 않고 직접 접하는 ‘로 테크, 하이 터치(Low tech, High touch)’가 필요했다.” ● 당시 언론이 땅투기 의혹을 제기했었는데. “KTX를 타고 부산 출장을 갔다 오다 TV 보도를 봤는데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 방문한 것보다 내 뉴스가 먼저 나와 어이가 없더라. 물론 그 땅은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강남 땅 이 더 올랐다. 내가 일주일에 2~3일은 거기서 산다. 시골은 생각보다 할 일이 많다. 잡초도 끊임없이 뽑아야 한다. 새카맣게 타니까 나 보고 골프 엄청 친다는데 골프는 거의 안 나 간 지 몇 년 됐다.” ● 부인과는 연애결혼을 했나. “여동생의 동창인데 동생이 소개시켜 줬다. 시카고에서 미술을 전공한 내 딸은 스물여섯 인데 직장 다니다 쉬고 있고, 아들은 스물셋인 데 공익요원으로 근무 중이다.” ● 자녀들에게 강조하는 가훈 같은 게 있나. “나에게 기댈 생각 하지 말라는 얘기를 많 이 한다. 아이들한테 출판사를 물려주고 싶은 생각이 없다. 책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그걸 만 들려면 괴롭지 않겠나. 애들이 자기 힘으로 당 당한 사회인이 돼서 ‘저 사람이 있으면 좋다’ 라는 말을 들으며 살면 좋겠다.” ● 이름이 ‘재상 재(宰)’에 ‘나라 국(國)’인데 정치 할 생각은 없나. “엄숙하게 사는 게 내 스타일과는 잘 안 맞는다.”

함께 밥 먹고 떠들고 하는 게 좋은데 청와대선 가족끼리도 인터폰하고  혼자 자는데 외롭고 심심했죠 ‘뭐가 좋아 다들 오려 하나’ 생각했어요

1981년 1월1일 청와대에서 찍은 가족 사진.

“아버지가 대통령이 되지 않았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전재국 사장은 부친인 전두 환 전 대통령과 얽힌 비화(秘話)와 소회를 거침 없이 털어놓았다. 그는 “커다란 아버지 밑에 있 다 보니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 많 이 만들어지더라”고 했다. ●무슨 뜻인가. “좀 다른 인생을 택할 수도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했다. 태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느낌이 었다. 89년 백담사에서 생각 많이 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앞으로 이 일은 어떻게 결말이 날 까…. 내 인생도 중요하니 뭔가 가치 있고 보람 있게 살아보고 싶었는데, 힘든 상황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요즘은 편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출판하길 잘한 것 같다.” ●부친은 정치를 한 걸 후회하진 않나. “그러시지 않는 것 같다.” ●대통령 아들로 사는 게 그리 힘든가. “너무 힘들었다. 처음에 청와대도 부모님만 가면 되는 줄 알았다. 대학생 때 연애하는데도 늘 경호원들이 따라다녀 스트레스가 컸다. 따 돌리고 도망도 가고 그랬는데 감시하는 인원만 늘어나더라. 청와대는 너무 휑해서 가족들끼리 도 인터폰하고 혼자 자는데 외롭고 심심했다. 집에 가면 경비원들이 플래시로 얼굴을 확인해 소주 한 잔 마시고 들어가기도 불편했다. 20대 초반을 유쾌하지 않게 살았다. 그런데 아버지가 청와대에서 나오시면 편하겠다 했는데 세상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더라.” ●‘권력’이 뭐라고 생각하나. “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청와대에서 같 이 살았던 동거인에 불과하다. 청와대 관저 2층 은 출입구가 식자재가 들어오는 주방 옆 쪽문 으로 돼 있다. 왜 그런 데 만들어 놨는지 처음엔 너무 이상했다. 밤이 되면 셔터를 내려 라면도 못 끓여 먹었다. 나는 권력을 행사해 보지 않았 지만 ‘이 자리가 뭐가 좋아서 다들 오려고 그럴 까. 여기서 사는 게 행복하지 않은데’라고 생각 했다. 예전처럼 가족끼리 밥 먹고 같이 떠들고 그런 게 즐거운데. 청와대에선 죽어나간 사람 은 있어도 태어난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그래 서 아내가 85년에 딸을 낳았을 때 아버지가 너 무 좋아했다. 청와대 생긴 이후 처음 태어난 생

명이라고. 아버지가 손녀딸 업어주느라 출근이 늦어진 적도 있었다.” ●동생들은 어렸으니 더 힘들었겠다. “청와대 들어간 뒤 동생들 보면서 ‘떠날 때까 지 평범한 상식을 유지해야 하는데’라고 생각했 다. 거기선 자기가 직접 하는 게 없다. 기사와 비 서가 있어서 그렇다. 막내 재만이는 초등학생인 데 친구도 못 데려오고 혼자 자기 방에 있어 안돼 보였다. 동생들이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대통령의 집안에서 그러기가 쉬운 게 아닌 것 같다. 다른 전직 대통령의 자녀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누구나 너무 큰 아버지가 있으면 편치 않다.” ●요즘은 가족들이 자주 모이나. “일요일마다 연희동 부모님 집에서 형제들과 다 만난다. 우리는 교회에 간다고 표현한다.(웃 음) 아침 같이 먹고 오전에 배드민턴 한 게임을 치고 저녁까지 있다 온다. 애들도 다 데리고 간 다. 그게 우리 집안 룰이다. 미국에 사는 막내는 MIT대학 석사를 마치고 자기 장인 회사에서 근무한다. 여동생 효선이는 서경대 교수다. 아 버지는 요즘 바쁘시다. 결혼식 부지런히 다니고 붓글씨로 축사도 써주고. 그런데 후배가 죽으면 거기는 기분이 안 좋다고 안 가는 것 같다.” ●아들이 생각하는 아버지의 리더십은 뭔가. “일요일마다 아버지가 집에 오라고 위협한 것도 아닌데 그렇게 됐다. 아버지는 남자답다. 나는 그런 점에서 아버지를 안 닮았다. 처음 회 사를 시작한 뒤엔 사람들 앞에서 말을 못해 힘 들었다. 아버지는 주위에 사람이 많은 걸 좋아 한다. 용모는 둘째가 제일 닮았다. 머리카락이 제일 없으니까.(웃음) 형제들이 성격은 아버지 를 별로 안 닮은 것 같다.” ●아버지를 백담사로 보낸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서운한 감정은 없나. “청와대가 무서운 데라는 생각이 든다. 제일 친 했던 노 대통령과도 퇴임 뒤 그렇게 되고…. 권력 이 뭔지,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고 그랬으면 좋지 않았을까. 출판계에선 70~80대에도 ‘누구 누구 야 놀자’라면서 재밌게 사는 분이 많다. 우리 아버 지는 60세가 되기 전에 은퇴했고 재밌게 못 산 거 같다. 남자로서 안됐다. 아버지는 워커홀릭이어서 잘 못 노신다. 달리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40판 제14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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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토요일

다이아몬드 교수 협상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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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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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ine your goals and meet them 협상의 목적을 정하고 그것을 달성하라

There is no one size fits all 만능의 협상 법칙이란 없다 지금까지 배운 규칙은 잊어라. 협상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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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을 아는 사람이 유리하다. 놀랍게도 많은 사람이 협상을 하면서 자

People are everything. Feelings matter more than facts 사람이 전부다. 감정이 사실보다 중요하다.

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히 모른다. 내가 얻고 싶은 목표와 범위를 분명히

내가 2008년 할리우드 작가 파업 타결을 도운 비법은

정해야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에게 말릴 가능성이 작다.

단순하다. 작가조합 대표에게 기본급이나 보너스 문

모든 대화는 협상이다. 친구와 잡담을 할 때,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 심지 어 말을 하고 있지 않을 때도 당신은 협상 중이다. 여기서 누구든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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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Be yourself 당신 자신에게 충실해라

달라진다. “홈 그라운드의 이점을 활용해라”는 말도 맞지 않는다. 상대가 자신의 사무실을 좋아한다면 당신이 그 곳으로 찾아가면 된다. 상대가 기분이 좋아져 당신의 제 안에 쉽게 동의할 수 있다. “먼저 협상안을 제시하지 마 라”는 조언도 마찬가지다. 양측이 타협 범위를 알고 있다

제는 잠시 잊으라고 했다. 대신 제작사 대표에게 “우리

자신을 바꾸려고 하지 마라. 많은 전문가가 어떤 타입의 사람이 되

가 처음부터 다시 협상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라고 가르친다. 이는 실전에서 잘 먹히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은

물은 뒤 그 답을 들으라고 했다. 작가조합 대표

좋은 배우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상대가 진짜 모습을 보일

가 이 말을 실천하는 데는 30분이 걸렸다. 그

때 그를 신뢰한다. 그리고 신뢰는 많은 협상을 성공시키는 열쇠다.

Focus on what the other party wants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라

다. 어디서 누구와 어떤 목표로 협상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리고 그는 3주 만에 협상을 끝냈다. 사람

면 먼저 카드를 내밀고 기선을 잡는 것도 좋다.

7 Tricks and tactics do not work 기술을 쓰지 않는 것이 기술이다 많은 책이 속임수나 잔기술을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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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de items of unequal value 서로 다른 가치를 교환하라

다른 사람을 헷갈리게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흘려 주도권을 쥐라고 속삭인다. 없는 패 를 손에 쥐고 있는 것처럼 속이라고

은 자신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에

서로의 목표를 알면 무엇을 교환할지 보인다. 모든 가치는 상대적이

한다. 하지만 잔머리를 굴릴수록 당

내 목표를 알았다면 상대에게 관심을 기울일 차례다. 여자를 짝

게 무엇이든 주고 싶어 한다.

다. 협상 파트너가 간절히 원하는 것이 의외로 내가 쉽게 양보할 수

신은 더 많은 것을 날리게 된다.

사랑하듯 밤낮으로 고민해라.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도 해보고

상대의 감정을 존중하고 이

있는 것일 수 있다. 누구든 고객을 더 소개해주고 물건값을 할인받은

진실이 밝혀지면 서로의 신뢰가

주변 사람에게 수소문도 해봐라. 자신의 답에 확신이 없다면 상

에 공감하라. 생각보다 많

경험이 있을 것이다. 칭찬의 말 한마디, 추천사 몇 마디 등 눈에 보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협상이 완전

대에게 직접 물어라. 상대는 의외로 작은 것을 원할 수 있다.

은 것을 얻을 것이다.

지 않는 것이 더 큰 가치를 갖는 경우도 많다.

히 깨지는 일도 다반사다.

Stuart Diamond

와튼스쿨 ‘다이아몬드보다 비싼’ 강의 협상학의 대가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교수

“다이아몬드의 강의는 다이아몬드보다 더 비싸다~.” 미국 최고의 경영대학원 중 하나인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와튼스쿨 학생이 직접 기획하는 연극 ‘와튼 폴리스(Wharton Follies)’의 대사 중 하나다. 스튜어트 다이아몬드 와튼스쿨 교수의 ‘협상(Negotiation)’ 강의가 얼마나 인기 있는지 풍자한 것이다. 최근 저서 Getting More의 출간(12월 예정)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다이아몬드 교수를 가 만 났다. 그는 뉴욕 타임스 기자를 거쳐 하버드대 법학대학원을 졸업한 뒤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협상학 교수로 거듭났다. 그는 협상 전문가답게 인터뷰 전부터 필자와 몇 가지 협상을 했다. 원고 마 감이 있어 한 시간 내로 일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 전화나 e-메일로 얼마든지 추가 인터뷰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글=홍주연 와튼스쿨 MBA전 중앙일보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남북대표 만나면 점심부터 먹어라 월드컵 얘기 하고  본론은 스무 번쯤 만난 뒤” 칵테일 >> 20년간 기자하다 협상에 관심 기자를 하다 갑자기 다른 일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뭔가요. “미국 뉴저지의 작은 신문사부터 뉴욕 타 임스까지 거치며 20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 어요. 1986년에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폭발 사고를 취재해 퓰리처상도 받았고요.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86년)나 펜실베 이니아 스리마일섬의 원전 방사능 누출 사고 (79년)도 취재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기자 로 제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다 얻었다는 생각 이 들더군요.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영역을 넓 히고 싶었습니다.” ●

협상에서 중요한 건

왜 협상이었나요. “제가 잘하는 분야였기 때문이죠. 처음 로 스쿨에 들어갈 때는 저도 남들처럼 변호사를 희망했습니다. 그런데 점점 협상에 관심이 끌 렸어요. 기자를 할 때 첫 만남에서 5초 안에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야 했어요. 그래야 어려 운 취재를 할 수 있거든요. 그러기 위해선 상 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미리 고민하고 취재 목 표가 무엇인지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이 과정 이 협상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겁니다.” ●

상대가 원하는 바 파악하는 것

Insight

난 ‘갑’보다 ‘을’이 유리하다 여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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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약한 을은 협상 전부터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아내려고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물론 있었죠. 로스쿨을 졸업하고 ‘글로벌 스트래티지 그룹(Global Strategy group)’이 라는 컨설팅 회사를 만들었어요. 이론을 만 들어 실행도 해보고 몇 번의 실패도 겪었습니 다. 그러면서 협상기술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 죠. 기업에 대해 더 배우고 싶어 경영학석사 (MBA) 과정에도 진학했고요. 기업과 정부, 대학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하는 것을 보고 사 람들이 얼마나 ‘협상의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하는지 알았어요.” ●

협상이란 무엇입니까? “협상이란 두 사람 사이의 모든 상호관계 (interaction)를 말합니다. 시장에서 값을 흥 정하거나 자녀에게 숙제를 시키거나 연봉 조 건을 협의하는 것, 모두 다 협상이에요. 여기 서 대화의 목적을 아는 것이 중요해요. 수퍼마 ●

켓에서 사야 할 목록을 보며 물건을 사는 사 람과 그러지 않는 사람 중 누가 더 효율적이겠 어요? 지금 이 대화에서도 나는 원하는 목표 가 있지만 당신은 자신의 목적을 모른다면 누 가 이길까요?” ● 내 목표를 알면 협상을 잘할 수 있나요. “내 목표를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 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겁니다. 그래 야 무엇을 주고받을지 분명해져요. 저는 힘이 센 ‘갑(甲)’보다 힘이 약한 ‘을(乙)’이 협상에 서 더 유리하다고 주장합니다. ‘을’은 협상 전 부터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아내려고 더 열심 히 노력하거든요. ‘갑’은 자신의 힘을 과신해 상대를 화나게 하죠. 예를 들어 미국이 다른 나라를 힘으로 제압해 얻은 것이 무엇인가요? 폭탄 테러와 반미 감정이죠.” ●‘을’이 협상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말씀이 세요. “협상에 들어가면 갑과 을이 뒤바뀔 수도 있습니다. 세일즈맨이 바이어가 원하는 것을 완벽하게 파악한다면 더 이상 ‘을’이라고 할 수 없죠. 회사가 직원의 일요 근무를 원하고 있었다고 해보죠. 한 말단사원이 이를 미리 알 고 모범적으로 일요일에 나와 일을 합니다. 이 직원은 회사와의 관계에서 계속 힘이 약한 쪽 일까요. 중국 천안문 광장에서 시위하는 학생 과 이를 막는 경찰이 있지요. 이 경우 힘이 있 는 쪽은 경찰일까요, 아니면 학생인가요. 이처 럼 힘의 균형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어요.” ● 상대가 원하는 것은 어떻게 알아내나요. “미리 상대에게 물어보거나 상대방의 입장 에서 생각해 보세요. 제3자에게 물어보는 것 도 도움이 됩니다. 당신이 틀린다면 협상 상대 는 ‘당신은 바보다’라고 면박을 준 뒤 답을 말 해줄지 몰라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바보 같은 짓입니다. 미리 준비하는 것이 특히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협상장소에서 눈치로 이런 것들을 알아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데 그것은 오산입니다. 열심히 뛰는 자가 더 많

은 정보를 얻게 마련이죠.” ● 협상은 ‘윈-윈(win-win)’이 아니라 ‘파이 키우 기’라고 했는데요. “‘윈-윈’이란 말이 오히려 협상의 초점을 흐린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서로 다른 가치 (unequal value)’를 교환하라고 합니다. 상대 가 원하는 것을 파악한 뒤 그것이 나에게 중요 하지 않다면 내가 원하는 것과 바꾸라는 거예 요. 예를 들어 소련 붕괴 후 우크라이나는 미 국과 협상해 핵무기를 포기하고 경제 협력을 얻었어요. 미국 입장에서는 핵무기 포기가 경 제적 지원보다 더 큰 가치가 있고 우크라이나 는 그 반대였던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협상의 파이가 커집니다. 생각지 못한 것들도 협상 테이블에 올라갈 수 있겠죠.” ●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나요. “부모와 자녀 관계를 볼까요. 부모는 자녀 가 제때 숙제하기를,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원합니다. 부모는 자녀에게 매일 숙제를 하면 토요일마다 아이스크림을 주겠다고 말하죠. 서로 다른 가치(숙제와 아이스크림)를 교환하 도록 규칙을 만드는 겁니다. 아이가 숙제를 하 지 않는다면 아이스크림을 주지 않습니다. 그 뒤 ‘너와 내가 함께 이 규칙을 만들지 않았느 냐’며 자녀에게 책임을 지게 하세요. 아이들 은 자연스레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는 법을 배 우게 됩니다.” ● 협상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협상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입니다. 상대 의 감정을 존중해야 합니다. 제 학생이 공항에 서 경험한 일입니다. 비행기가 결항됐고 항공사 직원은 손님의 항의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죠. 이 학생은 시원한 물병을 그 직원에게 건네주며 ‘많이 바쁘시죠. 결항이 당신 잘못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습니다. 혹시 다음 비행기 에 제가 탈 자리가 있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알고 보니 다음 항공편엔 빈자리가 딱 하나 있 었던 거예요. 그 학생은 그 자리를 얻었을 뿐 아 니라 좌석도 일등석으로 업그레이드됐지요.”

남한이 북한과 협상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바보 같은 것은 아무 대화도 하지 않 는 것입니다. 말을 하지 않는데 전쟁 말고 어떤 해결책이 나오겠어요. 그렇다고 군사력으로 위협하는 것도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상대에 대한 반발만 일으키죠. 전 시간을 충분히 투 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돈과 식량 지원을, 한국은 북의 핵무기 포기와 정치적 협 력을 원한다고 해봅시다. 그럼 첫 단계는 양국 대표가 점심을 같이 먹는 겁니다. 정치 이슈는 피하고 월드컵 축구에 대한 이야기만 하세요. 이렇게 스무 번쯤 만나며 서로 알게 된 뒤 본 격적인 대화를 시작해도 늦지 않습니다.” ●

교수님 강의가 와튼스쿨에서 가장 인기 있는 비결은 뭔가요. “협상은 인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취직 협상을 잘하면 한 해에 수만 달러를 더 벌 수 있습니다. 몇 년 동안 부모님과 대화를 중단했던 학생은 제 강의 덕에 졸업식에 부모 님을 초대했답니다. 번번이 데이트에 실패했 던 학생은 데이트 신청에 성공했고요. 협상의 기술을 안다는 것이 학생에게 자신감을 주는 것 같아요.”

협상 부문에서 세계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스튜어 트 다이아몬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를 인 터뷰한 사람은 지난달 와튼스쿨에서 경영학 석사 (MBA)를 받고 돌아온 홍주연 팬택계열 해외마케팅 부장이다. 중앙일보 기자로 활약하다 도미해 와튼스 쿨을 나온 홍 부장처럼 다이아몬드 교수도 기자 출신 이었다. 1980년대에 뉴욕타임스 기자로 활동하며 90 여 개의 1면 헤드라인 기사를 쓰고 퓰리처상을 받기 도 했다. 하버드대 법대에서 법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 며 와튼스쿨에서 MBA를 받았다. 그는 마이크로소프 트·IBM·아마존·스프린트 등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가운데 200개 이상 기업에 컨설팅을 해줬다. 그의 강 의는 지난 10년간 와튼스쿨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 로 꼽히고 있다.

스스로 유능한 협상가라고 생각합니까. “제가 볼리비아 정부를 대신해 3000명의 농 부와 협상한 적이 있어요. 당시 농부들은 코 카인의 원료가 되는 코카 잎을 재배했고, 볼 리비아 정부는 이를 막고 싶어 했습니다. 저는 코카 대신 바나나를 키우면 돈을 더 벌 수 있 을 거라고 농부를 설득했습니다. 그 다음 에콰 도르에서 좋은 품종의 바나나를 들여와 농부 에게 재배기술을 가르쳤죠. 2008년 할리우드 작가 파업이 타결되도록 도운 것도 저였고요. 하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아이들과의 협상이 죠. 아이들은 어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집중 적으로 관찰하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협상의 규칙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유능 한 협상가인 것 같습니다(웃음).” ●

와튼에서 가장 비싼 강의의 주인공 홍주연 부장은 2008년부터 2년간 와튼스쿨에 다니 는 동안 다이아몬드 교수의 협상학 강의를 듣지 못했 다. 다이아몬드 교수의 강의가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학생의 등록금은 같은데 특정 강의가 유독 비싼 이유 는 무엇일까. 이는 와튼스쿨의 독특한 수업 경매 시스 템 때문이다. 2년 과정의 와튼스쿨 MBA는 한 학년에 800명 이상의 학생이 등록한다. 이에 비해 학생에게 인기 있는 강의는 한정돼 있다. 고심 끝에 학교 측은 경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학생은 입학과 동시에 5000 점을 받고 이를 적절히 배분해 과목마다 베팅한다. 한 과목에 많은 점수를 걸면 다른 과목에는 상대적으 로 적은 점수를 걸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과목에 100~500점이면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다. 일부 학생은 이 점수로 ‘투자’를 하기도 한다. 이 들은 인기 과목을 선점한 뒤 나중에 그 과목을 비싸 게 되팔아 자신의 점수를 늘려간다. 경매는 9라운드 에 걸쳐 진행된다. 초기에는 일주일 단위로 한 라운 드가 진행되지만 뒤로 가면 2~3일 단위로 짧아진다. 일부 학생은 1라운드에 특정 수업을 선점한 뒤 8~9 라운드에 본인이 베팅한 점수보다 높은 점수에 되팔 아 점수를 늘린다. 수십 명 정도만 들을 수 있는 다이 아몬드 교수의 수업은 1만 점을 넘게 걸어야 할 정도 로 인기다. 40판 제14194호


10 Novel

2010년 9월 4일 토요일

여인

이문열 연재소설

리투아니아

수도인 빌뉴스 일대를 점령하고 있던 폴란드군의 장교로 징집될 예정이었다. 조부까지 내려왔 다는 백작의 작위도 옛일이 되고, 빌뉴스 근처에 작은 영지(領地)와 허물어지다만 고성(古城)이 전부인 비타우타스는 그때 아내와 세 딸을 둔 서른 한 살의 고등학교 물리교사였다. 15세기 리 투아니아 영토를 발트해에서 흑해까지 확장했던 대공(大公)에게서 따온 이름에는 전혀 어울리 지 않았으나, 그래도 어쨌든 그는 신생 독립국 폴란드가 의지해야 할 지식인 계층에 속했고, 당 장은 침입해 오는 소련군에 맞설 폴란드군의 장교로 쓰이게 되어 있었다. 비타우타스가 폴란드의 운명에 얽매여 있는 조국 리투아니아를 떠나려고 마음먹은 것은 아 마도 카틴 숲에서의 학살 풍문을 들은 뒤였을 것이다. 볼셰비키 소련이 그토록 모질게 폴란드

일러스트: 백두리 baekduri@naver.com

장교들과 지식인을 처형한 것은 폴란드 독립의 의지와 능력을 말살하기 위함이었으며, 언젠가 는 자신에게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 믿고 불안하게 여기던 그는 비슷한 처지의 친구 몇 명과 미국으로의 이주를 꿈꾸었다. 실제로 그 무렵 적지 않은 리투아니아 민족주의자가 소련 당국에 의해 시베리아로 끌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미처 실행에 들어가기도 전에 다시 폴란 드와 리투아니아는 히틀러가 보낸 독일군에 점령되고, 멀리 외국으로 이주한다는 그의 계획은 잠시 주춤하게 되었다. 폴란드를 모두 점령한 그들 독일군은 어떻게 알았는지 소련군에 의한 카틴 숲의 학살을 들춰 내 전 세계에 대고 소리 높이 소련을 비난했다. 그것이 마치 세상에서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 라는 다짐처럼 들리며, 거의 강박의 수준에 이르렀던 비타우타스의 공포에 진정의 효과를 냈

2-1 “무슨 일이 나면  이 나라를 떠나시오”

다. 그러자 작은 농장 정도밖에 안 되는 영지와 이미 폐허에 가까운 고성도 새삼스러운 애착으 로 그를 붙잡았다. 그래서 어물어물하는 사이 두 해가 지나고 어느 날 홍수가 차오르듯 다시 소 련군이 독일군을 몰아내고 리투아니아로 들어왔다. 그제야 놀란 비타우타스는 이주 계획을 다시 서둘렀으나 스탈린이 보낸 군대와 비밀경찰이 더

히틀러와 스탈린이 폴란드를 나누어 점령했을 때 폴란드 동부의 삼림지대에서 벌어진 이른바

빨랐다. 폴란드에서만큼은 아니더라도, 리투아니아를 소련의 위성국으로 만드는 데 장애가 될 만한

‘카틴 학살’은 이듬해 폴란드 전토를 차지한 독일 군부가 그것이 소련군의 소행임을 밝히며 전

지도층 인사가 하나 둘 자취를 감추더니, 어느 날 밤 비타우타스도 어디론가 끌려갔다. 그런데 그 무

세계를 상대로 선전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비로소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카틴

슨 예감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체포되기 전날 밤 비타우타스는 젊은 아내에게 가만히 당부했다.

학살의 풍문은 이미 그 전에도 폴란드뿐만 아니라 여러 세기 연방으로서 폴란드와 운명을 같

“아무래도 나는 기회를 놓친 것 같소. 카틴 숲의 일 때문인지 폴란드는 전보다 더 엄하게 단

이해온 리투아니아의 구석구석까지 음산한 겨울 안개처럼 번져 나가고 있었다. 특히 리투아니

속되고, 발트해 쪽도 소비에트 군함들로 콱 막혔소. 우리 다섯 가족이 함께 이 나라를 빠져나가

아 지식인이나 전문가 층으로서 폴란드 장교로 징집될 예정이었던 사람

기는 이제 틀린 듯하오. 잘 들으시오.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면 당신이라도 아이들과 함께

들은 언 가슴을 쓸어 내리면서도 수시로 가위눌림에서 깨나야 할 만큼

이 나라를 떠나 멀리 달아나시오.”

그 일을 소름 끼쳐 했다.

그 말에 놀란 그의 아내가 눈물을 쏟으며 받았다.

리투아니아-폴란드 연방 시절에 폴란드화한 리투아니아 옛 영주계급

“당신도 없이 우리만 가서 무엇 하겠어요? 그렇게 되면 오히려 여기 남아 당신이 돌아오기를

의 후예인 비타우타스도 독일과 소련이 개전하기 전에는 리투아니아의

기다려야지요.”

리투아니아 여인

14

“당신은 카틴 숲의 일을 모르시오? 거기서 처형당한 것은 폴란드 장교들만이 아니오. 그들을 찾

세 살배기 막내 올가는 약간의 귀금속과 함께 오래 영지를 지켜온 늙은 부부에게 맡겨졌다.

아 나선 가족들도 학살당했을 뿐만 아니라 독일군의 침공이 늦었으면 나머지 가족들까지 처분할

혜련에게서 그 이야기를 들은 것은 내가 부산에서의 연출 활동을 접고 서울로 올라온 그해 겨

계획이 있었다는 말도 있소. 내가 끌려가면 당신들은 반드시 멀리 피해야 하오. 당신들 넷이 모두

울이었다. 학사 편입을 한 격인 혜련이 다시 석사과정으로 들어간 해이니 그녀가 부산에서 떠난 지

함께 떠날 수 없으면 떠날 수 있는 만큼이라도 떠나 어떻게든 반드시 살아남아야 하오.”

는 3년쯤 지난 뒤였다. 지방 무대의 척박함에 지쳐 무턱대고 서울로 올라온 내가 대학로에 짐을 부

“싫어요. 저 어린 것들하고 떠난들 어디로 가며, 가서는 또 어떻게 살아간단 말이에요?”

린 지 얼마 안 되는 어느 날 우연히 거리 카페에서 혜련을 만났다. 벌써 세 번째로 반복되는 만남

“미국으로 가시오. 그곳은 모두에게 기회의 땅이라 하지 않소? 진작 이 나라를 떠나 미국으

이라 그런지, 헤어진 뒤로 그리 절실하게 그리워해 본 적도 없는 사이였지만 반갑기 짝이 없었다.

로 간 친구 중에는 벌써 그곳 시카고에서 자리 잡은 이들도 있다 하니 그리로 가 보시오. 특히

혜련도 반가워하기는 마찬가지여서, 이내 함께 들어온 일행과 작별하고 내 자리로 옮겨왔다. 그런

스메타나를 찾아가면 모르는 체하지는 않을 것이오. 거, 왜, 내 어릴 적부터의 친구 스메타나 말

데 서로의 근황과 아는 사람의 안부를 묻는 절차가 끝나기 바쁘게 혜련이 그 얘기를 꺼냈다.

이오. 대학 동창이기도 하고… 빌뉴스 상의 회장까지 지낸 그의 아버지만큼은 안 되어도, 그곳

“지금 외가 쪽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그럼 그 일리야란 여섯 살배기가 바로 어머니가 되

시장에서 제법 그럴듯한 점포까지 열었다고 하오.”

는 거야?”

그러고는 윗대로부터 물려받은 자신의 봉인(封印) 반지까지 뽑아 채운 귀금속 주머니와 소련

“그래요. 외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큰이모 에레나와 막내이모 올가 얘기예요.”

군표를 비롯해 몇 가지 북유럽에서 유통 가능성이 있는 인접국 화폐 한 묶음을 내놓았다. 모두

“그런데 우리 3년 만에 만나는데, 그 얘기가 만나자마자 할 얘기냐?”

국외로 이주할 준비를 하면서부터 모아온 것들인 듯했다.

나는 재미있게 들었으면서도 난데없다는 기분을 떨쳐내지 못하고 그렇게 솔직히 물었다. 혜

자신의 예감대로 비타우타스는 이튿날 밤 급조된 리투아니아 소비에트 당원들에게 끌려간

련이 조금도 이상할 게 없다는 듯 받았다.

뒤로 다시는 아내와 가족들에게로 돌아오지 못했다. 1945년 초봄의 일이었다.

“그때 부산에서 단원들과 송별회 하던 밤에 궁금해 하셨잖아요. 마지막 화제였으니까 이렇

비타우타스의 젊은 아내는 남편의 간곡한 당부도 접어두고 그날부터 있는 힘을 다해 남편의

게 만난 김에 잇는 거죠. 뭐.”

행방을 좇았다. 그러나 보름이나 빌뉴스의 구석구석을 뒤지며 알아보아도 남편이 간 곳을 알

그러고 보니 그게 모든 일에 실용적인 그녀의 어법이기도 했다. 나도 더 따지지 않고 그때까

길이 없었다. 40년 초 리투아니아 민족주의자들이 그랬던 것처럼 시베리아로 끌려갔다는 소문

지 이야기를 듣는 사이에 생긴 궁금증부터 털어놓았다.

부터 어딘가 또 다른 카틴 숲에서 원통한 죽음을 당했을 거란 불길한 추측까지 모두가 하나같

“그런데 외할머니는 어째서 세 딸을 다 데리고 가지 않았지?”

이 넋이 흩어지고 애간장이 녹을 소리들뿐이었다.

“아마 그 당시 형편이 셋을 다 데리고는 리투아니아를 벗어날 수 없어서였을 거예요. 생각해

그러는 사이에 동쪽과 서쪽에서 독일로 다가들던 전선은 마침내 베를린에서 만나고 참혹한

보세요. 미국 가는 배를 탄 것이 암스테르담이었다니,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폴란드와 독일을

대전은 끝이 났다. 이제 붉은 군대로 불리게 된 러시아군은 예전처럼 자신의 땅으로 돌아가거

가로질러 수천 킬로미터를 갓 서른인 젊은 여자가 세 아이를 데리고 어떻게 헤쳐갈 수 있었겠어

나 폴란드 일부를 분할해 점령하는 정도로 전쟁을 마감하지 않고, 동유럽 곳곳에 주둔해 미국

요? 폴란드뿐만 아니라 동독을 가로지를 때도 줄곧 걸었다는데요.”

과 더불어 유럽을 반분했다. 그 유례없이 강대한 두 세력의 대치와 고착의 기미가 문득 비타우

“그렇다고 해도 왜 하필 여섯 살배기 가운데 아이야? 잘 걷는 아이로 고른다면 아홉 살배기

타스의 젊은 아내를 깨우쳤다.

가 나을 거고, 어린 게 불쌍하다면 세 살배기를 데려 갔어야지.”

‘남편이 돌아올 수 없게 되었다면 이제는 우리가 서둘러 빠져나가야 할 차례다. 더 늦기 전에

나는 정말로 궁금해 혜련이 그녀의 외할머니나 되는 듯 다그쳐 물었다. 혜련이 갑자기 쿡쿡

아이들과 함께 저들에게서 벗어나야 한다. 저들의 지배 아래 있는 이 리투아니아는 우리에게

웃으며 대답했다.

죽음의 땅이나 다름없다.’

“그건 나도 모르죠. 아니 그렇게 선택한 외할머니도 모르시는 것 같았어요.”

그런 깨달음에 소스라친 비타우타스의 젊은 아내는 그날로 떠날 채비를 하고 밤이 깊기를

“물어봤어?”

기다려 몰래 빌뉴스를 떠났다. 그러나 그녀가 폴란드의 국경도시로 떠나는 기차에 오를 때 함

“아뇨. 저는 아니고. 한 10년 전에 에레나 이모와 올가 이모가 외할머니를 찾아와 그걸 따진

께 데리고 간 것은 세 딸 중 가운데인 여섯 살배기 일리야뿐이었다. 아홉 살배기 맏딸 에레나와

적이 있는데, 외할머니는 도통 대답을 못하시더라고요.”

리투아니아 여인

제14194호 40판

15


12

2010년 9월 4일 토요일

이경민의 Hollywood

Interview

13

2010년 9월 4일 토요일

신수경 국제통화기금 의전관 / 신병현 전 부총리의 딸

마이클 잭슨 “함께 춤추게 돼 영광이에요, 헬린”

“IMF 한국인 직원, 채 1%도 안 되죠 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주최한 파티장. 음악을 즐기며 리듬을 타고 있는 헬린 필립스에게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다짜고짜 다가와 물었다. “당신이 헬린인가요?” 아 들뻘 되는 톱스타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네, 그런데요” 하고 짧게 대답하자, 팀버레이크가 두 눈을 반짝이며 외친다. “아아, 드디어 만났군요! 당신… 도대체 정체가 뭔 가요? ‘댄스의 신’ 정도 되는 거예요? 댄서들이 온통 ‘헬린, 헬린, 헬린’ 해댄다고요!”

Helene

마이클 잭슨도 마돈나도 이 사람의 춤을 췄다 춤꾼 중의 춤꾼, 댄스의 신 헬린 필립스

Global

Phillips

제14194호 40판

댄서이자 안무가인 헬린 필립스(Helene Phillips·53)의 존재감은 이 정도다. 브리트니 스피어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셀린 디옹, 핑크, 어셔 등 웬만한 수퍼스타들의 콘서트 무대를 책임지는 안무가나 댄서들 중엔 백이 면 백 그녀의 제자들이 있다. 댄서들의 대모, 안무가들의 우상인 그녀는 쉰이 훌쩍 넘은 나 이에도 여전히 열정적으로 춤을 추고 후배를 양성한다. “리듬이 변하고 템포는 달라져도 춤에 대한 내 열정만은 언제고 변함없다”는 ‘춤꾼 중의 춤꾼’ 헬린 필립스를 만나, 댄서로 살아 온 50여 년의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헬린은 자신이 기억할 수도 없을 만큼 어린 시절부터 춤을 췄다. 다섯 살 때부터 전문적인 춤 트레이닝을 받으며 UCLA 댄스 스쿨을 졸 업했다. 이후 성장은 빨랐다. 워낙 춤을 좋아 했기 때문이다. “주 6일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춤 연습 만 했어요. 끝나면 또 클럽에 가서 새벽 2시까 지 신나게 춤을 췄죠. 힘들단 생각은 없었어 요. 춤추는 게 그저 즐거웠거든요.” 헬린의 경력은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버라이어티쇼 ‘솔리드 골드(Solid Gold)’ 의 고정 출연으로 이어졌다. 여기서부터는 탄 탄대로였다. ‘솔리드 골드의 헬린’이라고 하면 모두가 끔뻑 죽었다. 덕분에 뮤지컬 영화의 고 전 ‘코러스 라인’을 시작으로 ‘스테잉 얼라이 브’ ‘파파스 에인절’ 등의 영화나 TV 시리즈, 각종 광고의 안무를 맡는 기회를 잡았고 존 트래볼타, 마이클 더글러스 등과 어울려 일을 했다. 춤으로 에미상도 받고, 아카데미 시상식 무대의 안무도 맡았다. 댄스계에서 그녀는 ‘특A급’이었다. 모두들 그녀와 일하고 싶어 했다. 마이클 잭슨과 마돈 나도 마찬가지였다. 마이클 잭슨과 헬린은 1986년 영화 ‘캡틴 이오(Captain EO)’에서 만났다. 뮤직비디오 형식의 영화인 ‘캡틴 이오’는 17여 분짜리 짧 은 영상이지만 조지 루커스가 제작하고 프랜 시스 코폴라가 감독했을 만큼 ‘대작’이었다. 당시로선 획기적인 3D 영화이기도 했다. 헬 린이 영화에서 맡은 일은 조안무(Assistant Choreographer). 현장에서 가장 몸을 많이 써 야 하는 위치다. 영화 작업 내내 헬린은 마이 클 잭슨과 몸으로 대화했고 땀으로 교감했다. “잭슨은 정말 수줍음이 많은, 하지만 너무 나도 순수하고 지적이고 열심히 하는 최고의 아티스트였어요. ‘순금의 마음’을 가진 사람 이었다고나 할까요?” 아무리 날고 기는 댄서였지만 수퍼스타 마 이클 잭슨과 함께 작업하게 됐다는 데 적잖이 설렜던 헬린에게 마이클 잭슨은 먼저 다가와 “‘솔리드 골드’의 댄서였죠? 함께 하게 돼서 너무너무 영광이에요” 하며 흥분했었다고. “얼마나 귀여웠는지 몰라요. 안무를 구상하 기 위해 음악에 맞춰 일단 자유롭게 춤을 춰 보자고 했더니 ‘난 헬린 춤을 따라 추겠다’며

국제기구서 일하려면 글 잘 써야 해요”

LA중앙일보=이경민 기자 rachel@koreadaily.com 사진=백종춘 기자 jcwhite@koreadaily.com

저를 그대로 따라 했죠. 수퍼스타였지만 정말 겸손하고 따뜻했어요. 항상 ‘내가 뭔가 잘못 하고 있다면 언제든 얘기해줘요’ 하는 스타일 이었죠.” 비록 카메라 뒤 스타의 그림자 역할이지만 가끔은 그들을 어르고 달래기도, 친구나 선생 님, 컨설턴트가 되기도 해야 한다. 마이클 잭 슨과도 그랬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었다. ‘캡틴 이오’를 녹 화하던 중간, 마이클 잭슨은 헬린에게 다가와 “음악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어쩔 줄 몰라했 다. 문제는 스피커였다. 제작비를 줄이기 위해 현장 음향시설을 최소화하다 보니 충분히 음 악에 빠져들 수 없었던 것이다.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던 잭슨을 달래 원하는 바를 얻어내는 수밖에 없었던 헬린은 잭슨에게 일종의 ‘쇼’ 를 제안했다. “다음 테이크에 들어가자마자 춤을 추지 말 고 그냥 멈춰서요. 그러고는 ‘음악이 느껴지 지 않아요! 더 이상 못하겠어요!’라고 소리쳐 봐요” 잭슨은 아이같이 겁을 냈다. “정말요? 그래도 될까요?” “물론이죠. 나만 믿어요. 그 냥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면 돼요.” 두 사람의 게임은 시작한 지 2분 만에 성공했다. 잭슨이 춤을 멈추고 음향에 대해 불평을 하자 혼비백 산한 스태프들이 콘서트 수준의 사운드로 촬 영을 할 수 있게 온갖 장비를 공수해 온 것이 다. 덕분에 잭슨의 춤은 한층 근사해졌고 두 사람 사이는 더욱 친밀해질 수 있었다. 또 다른 수퍼스타인 마돈나는 마이클 잭슨 과는 퍽이나 다른 스타일이었다. 헬린은 마돈 나와 ‘후스 댓 걸(Who’s That Girl)’ 월드투어 를 함께 했다. “(마돈나는) 매 초, 모든 박자에 완벽한 움 직임을 안무해 줘야 하는 스타일이에요. 정말 열심히 연습하지만, 땀을 뻘뻘 흘리는 건 싫어 하죠. 어떻게 보면 나르시스틱하다고나 할까 요? 현장에서는 ‘모두 내 말을 따라라’ 하는 식이에요. 저한테만은 퍽 많이 의지했죠. 새벽 3시에 갑자기 전화해서는 ‘나 머리가 너무 아 파. 어떻게 해야 해?’ 하는 식이었어요.” 현재 헬린은 전문 댄서들을 한층 업그레이 드시켜주는 ‘마스터 클래스’에 대부분의 시 간을 보내고 있다. 춤을 가르치는 데 있어 그 녀의 철학과 기술은 많은 후배들에게 새로운 발전과 영감의 기회를 주고 있다. 브리트니 스 피어스,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의 댄서인 낸시 앤더슨, 한국계 입양아 출신으로 셀린 디옹· 셰어·마돈나 등과 일하고 있는 애디 영미 등이 대표적이다. 그녀가 강조하는 것은 대략 세 가지 정도. 음악, 발레, 자신만의 스타일 찾기다. 먼저 음악. 춤을 제대로 추기 위해선 먼저 음악과 완전히 하나가 돼야 한다는 게 그녀의 신념이다. “전 세상 그 누구, 그 무엇보다도 음악과 가 까워요. 항상 춤을 시작하기 전에 아주 조용

브리트니 스피어스

어셔

마돈나

셀린 디옹

마이클 잭슨

하게 마음을 가라앉히고 음악을 들어요. 그러 면 음악이 저에게 말을 걸어오죠. 그 느낌을 잡아야 합니다. 거의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 럽게 느껴질 때까지 반복하곤 하죠.” 모든 춤을 가르치기에 앞서 댄서들의 발레 기본을 탄탄히 하는 데도 총력을 기울인다. “모든 건 발레에서 시작됩니다. 발레가 첫 째이자 기본이 돼야 해요. 그렇지 않다면 기초 없는 바닥에 집을 짓는 거나 마찬가지죠. 재즈 도, 힙합도, 탭도 발레의 기본 위에 뿌려져야 하는 ‘양념’입니다.” 댄서들에겐 항상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있 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섹스어필만 하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대 신 어떤 성별을 취해서 내 몸을 얼마나 매력적 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라고 강조하죠. 다른 누구처럼 춤 추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을 찾아 춤을 춰야 사람들의 시선을 끌 어당길 수 있습니다.” 외모나 스타일 등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 가’에도 신경을 쓰라고 가르친다. “키가 작아도 커 보이게 옷을 입는 법, 땀을 많이 흘리고 나서도 흉해 보이지 않는 헤어스 타일 같은 것까지 챙겨줘요. 스모 선수에겐 육 중한 몸집이 필요하듯이, 댄서들에게도 적절한 외모나 스타일은 직업적 필요조건이거든요.” 그는 자신이 트레이닝시킨 댄서들의 역량을 최대한 보여줄 수 있는 쇼도 직접 제작하고 있 다. 내년에 싱가포르 ‘크리스털 파빌리온’에서 막이 오를 예정이다. ‘제2의 태양의 서커스’ 수 준은 되고도 남을 것이라며 자신감에 차 있다. 아직 한국 가수나 댄서들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8월 LA 지역에서 열린 ‘2010 할리우드 댄스 캠프’를 계기로 만난 한국인 전문 댄서나 댄서 지망생 들에게 ‘원 포인트 레슨’을 해줄 생각도 있었 다고 한다. ‘타고난 댄서’들을 어려서부터 트 레이닝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는 만큼 자신의 가르침을 받아들일 기본과 준비 를 갖춘 학생이라면 아주 짧은 시간, 한두 번 의 레슨으로도 그 수준을 껑충 높여줄 수 있 다고 자신한다. “춤은 타고 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트레이 닝을 통해 어느 정도까지는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춤으로 먹고살 수 있는 정도까지 되긴 힘들죠. 하지만 좋은 댄서가 되고 싶단 꿈을 절대로 포기하진 마세요. 전 누구든 ‘못 하겠다’ ‘힘들다’ 하면 당장에 ‘넌 해고야!’라 고 하며 잘라 버린답니다. 하하” 그녀는 한국의 댄서 지망생 후배들에게 댄 서로서의 자부심을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톱스타나 모델들은 댄서들보다 훨씬 적게 일하고도 더 많은 돈과 유명세를 얻죠. 하지만 그들에게 우리 같은 댄서는 또 다른 우상이자 동경의 대상이랍니다. 이 점을 잊지 말고 항상 우리가 ‘최고’라는 생각을 갖고 일한다면 어 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일하는 신수경(63· 사진)씨는 직함이 두 개다. 본업은 정보기술 선임 팀장(Senior Information Technology Officer). 1971년 IMF에 입사한 뒤 30년 이상 줄곧 IT분야에서 일해 왔다. 둘째 임무는 IMF 및 세계은행 연차 총회의 의전관(Social Protocol Officer)이다. 각국 재 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석하는 총회 의 각종 부대 행사를 책임진다. 각국 정상, 재 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의 오찬·만찬과 부대 행사 및 배우자를 위한 문화·사회 프로그램을 짜는 일이다. 의전관을 겸직한 지는 20년이 넘 었다. 오랜 경험과 노하우 덕에 그는 대통령이 나 국왕 등 국가원수급 VIP가 참석하는 행사 의 국제 의전 전문가이자 IT전문가로 꼽힌다. 지난달 30일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대회가 열린 부산에서 그를 만났다. ● 의전관은 어떻게 맡게 됐습니까. “1980년대까지만 해도 대표단 참가 등록을 일일이 손으로 했지요. 그러다 참가 등록을 자 동화하는 프로젝트를 맡게 됐어요. 85년 한국 이 연차 총회를 개최하게 됐는데, 한국 정부와 IMF 간의 통역을 맡으면서 총회 업무를 알게 됐습니다. 의전관은 보통 겸직을 하는데, 88년 부터 제가 맡았어요. 전임자 두 명 모두 각각 25 년씩 이 일을 했고, 저도 20년이 넘었습니다.” ● 남다른 애정이 있었나 봅니다.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1955년 터키에서 열린 연차 총회에 아버지(고 신병현 전 경제부 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가 초대 한국 대표 단으로 참석했어요. 제가 초등학생이었는데, IMF가 뭔지는 몰라도 아버지가 보여줬던 이 국적인 분위기의 사진들이 강렬한 기억을 남 겼던 것 같습니다.” ● 의전의 성공은 어떻게 판가름합니까.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여기서 통해 요. 총회가 끝나고 각국 담당자들로부터 아무 런 소식이 없으면 행사가 성공했다는 뜻이에 요. 그 나라 장관이나 은행 총재가 불편을 겪은 일이 있으면 반드시 컴플레인이 들어옵니다.” ● 컴플레인을 받은 적도 있겠네요. “94년 스페인 총회 때로 기억해요. 각국 장 관들이 부부 동반으로 문화공연을 보는 일정 이었어요. VIP를 모시고 30분 전에 공연장에 도착했는데, 이미 다른 사람이 자리를 차지하 고 있는 겁니다. 현지 담당자와의 소통에 착오 가 있었던 거예요. VIP들을 밖에 세워놓고 한 참이 흘렀고 결국 일부는 뒷길, 옆길로 안내해 겨우 들어갔어요. 각국에서 컴플레인 편지가 왔습니다.” ● 에피소드도 적지 않을 것 같습니다. “부부 동반 만찬에 장관 부인이 갑자기 못 나오는 경우가 간혹 있어요. 특히 헤드 테이블 은 홀수가 되면 분위기가 깨지기 십상이에요. 그럴 때면 제가 장관 부인 자리를 대신 메웠어 요. 화제의 흐름을 잘 타면서 매끄럽게 만찬을

마치면 그제야 안도했어요.” 그는 중학교 2학년 때인 1961년 아버지가 주 미 대사관으로 발령이 나면서 가족과 함께 미 국으로 갔다. 메릴랜드대에서 회계학과 경제 학을 전공하고 71년 프로그래머로 IMF에 입 사했다. IMF는 가족이 근무하고 있으면 다른 가족은 입사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친족이나 혈연을 우대하는 네포티즘(연 고주의)을 막기 위한 제도인데, 당시 언니가 IMF에서 일해서 전 다른 길을 가려고 했어 요. 그러다가 언니가 한국으로 시집오면서 그 만두게 돼 제가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IMF에서 인생의 반려자도 만났다. 그 리스계 미국인인 그의 남편은 IMF 유럽지역 부문에서 일했고, 그리스 대표를 마지막으로 4년 전 은퇴했다. 슬하에 3남1녀를 뒀다. 신씨 를 유난히 아꼈던 아버지는 딸이 외국인과 결 혼한다고 하자 처음엔 무조건 반대했다. ● 아버지를 설득했나요. “사람은 좋은데, 여성을 얼마나 존중하는지 그 나라 문화나 사고방식을 잘 모르니, 불안 해서 결혼시킬 수 없다고 아버지가 그래요. 그 래서 제가 따졌어요. 아버지는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고 가르쳐 놓고 이제 와서 차별하느 냐고. 결국 부모님 허락을 얻어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리스 문화나 가족제도가 한국과 비슷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 어떤 점에서요. “남편은 제가 집에서 애 보길 원했어요. 시 어머니가 육아에만 전념했듯, 엄마가 직접 아

“여기서도 무소식이 희소식이죠 행사가 끝나고 각국서 연락 없으면 그 행사가 성공했다는 뜻입니다”

이를 키워야 한다고 믿었죠. 저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이들에게 쏟느냐보다 ‘퀄리티 타임’ 이 더 중요하다고 맞섰어요. 아이들에겐 우울 한 엄마보다 즐거운 엄마가 더 좋은 영향을 끼 칠 거라고 설득했더니 제 말을 들어줬어요.” ● 일과 가정의 균형을 어떻게 맞췄나요. “회사가 유연하게 근무여건을 조정해 줬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많이 도와줬어요. 아이들 이 건강한 것도 큰 도움이 됐고, 다른 엄마들 처럼 숙제를 봐주지 못했지만 공부를 알아서 잘해 준 게 고마워요. IMF에서 일한 39년간 모두 세 번 휴직하고, 1년은 파트타임으로 근 무했어요.” ● 일하는 여성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아직도 남자의 세상이기 때문에 여성이 자 기 능력을 입증해 보이려면 남자보다 일을 조 금씩 더 해야 해요. 물론 일부러 잘난 체하면 안 좋게 보이겠지요. 하지만 팀으로 일할 때 ‘메인 플레이어’로 앞장서서 일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해요. 필요에 따라서 아량을 베풀 줄 도 알아야 합니다.” ● 국제기구에서 일하길 원하는 젊은이가 많습 니다. “능력 있는 분들이 국제기구에 더 많이 도 전하면 좋겠어요. 한국의 경제규모에 비해 국 제기구 직원은 아직 소수입니다. IMF의 정규 직원 2500명 가운데 한국인은 20명이 채 안 돼요. 그중 여성은 3명이고요.” ● 한국인들이 보완해야 할 점은요. “요즘 젊은 분들 워낙 똑소리 나잖아요. 특별히 부족하달 건 아니지만, 글쓰기 능력 은 좀 키워야 할 것 같아요. 국제기구에서 일 하려면 글을 잘 써야 합니다. 매사에 리포트 를 써야 하는데, 아무리 많이 알아도, 아무리 성과가 좋아도 글로 표현하는 게 부족하면 신수경 IMF 선임 IT팀장 능력을 드러내기 어려워요. 예를 들어 한국  1961년 미국으로 건너감 인보다 그다지 똑똑하지 않은데도 영어가 모  70년 메릴랜드대 졸업 국어인 사람들은 언어 문제가 없으니까 제대 (회계학·경제학 전공) 로 대접받는 측면도 있습니다.”  71년 IMF 입사 글=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76년~ 선임 IT팀장

사진=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88년~ 총회 의전관 겸직

40판 제1419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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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9월 4일 토요일

View 파워스타일 정병국 국회 문방위원장 해외 칼럼 요슈카 피셔 전 독일 외무장관

경호원처럼 보인다기에 

아프간 안정, 오바마 특사에 달렸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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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 ‘문화’란 두 글자가 들어간 상임위가 생긴 건 1990년 6월이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고 어 느덧 문화공보위(∼96년)에서 문화체육공보위(∼97년), 문화관광위(∼2008년)를 거쳐 현재 국회 에서 가장 이름이 긴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문방위)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 중 절 반을 함께한 이가 있으니 한나라당 정병국(3선·양평-가평) 의원이다. 그는 의원 배지를 달자마 자 2000년 5월 문화관광위를 자원했고 11년째 한 상임위를 고수하고 있다. “21세기는 문화의 시 대”란 신념에서였다고 한다. 올 6월엔 문방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친구 따라 옷도  남성 신사복 업체(아름다운 사람)에서 만드는 ‘LDM’ 브랜드를 즐겨 입 는다. 대학 동기(김창환·성균관대 사회학과)가 하는 곳인 데다 장애인을 30% 이상 고용한 취지가 좋아서였다. 한 벌당 25만원 정도다. 어깨가 넓 고 하체가 굵은 편이라 그에 따른 보정을 해 준다. 근래엔 한국 명품으로 이름난 신사복 ‘솔리드 옴므’의 우영미 디자이너 역시 대학 동기(의상학 과)란 걸 알게 됐다. “내 옷 입을 거지”란 우 디자이너의 ‘강권’성 물음에 “그래”라고 답했다. 와이셔츠는 이태원의 맞춤셔츠집 ‘워싱턴’에서 마련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단골이라고 들었다. 장당 2만5000원꼴이다.

검은 뿔테 안경이 트레이드마크 2000년 출마 전에 이미지 컨설팅을 했는데 “청와대 경호원처럼 딱딱해 보인 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영삼 청와대에서 5년 일한 때문인 듯했다. 그때부터 도수 없는 뿔테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지금 착용한 건 마이 클 코어스 제품이다   . S.T. 듀퐁 테까지 포함해 4개를 돌 려 쓰곤 한다. 넥타이는 푸른색과 붉은색 계통만 있다. 역시 이미지 컨설팅을 한 결과다. 던힐과 조르지오 아 르마니 넥타이를 선호한다. 지금 매고 있는 건 ‘한나 라당색’이어서 유독 손이 자주 간다. 레이블엔 보 색 격인 ‘PINK(핑크)’가 새겨져 있다. 늘 타이 핀을 꼽는다. 5년 전쯤 부인이 큰 마음먹고 사 준 까르띠에 ‘트리니티’ 핀을 잃어버린 뒤 “(타 이핀을) 할 자격이 없다”고 한소리 듣긴 했지만….

200개의 벨을 울리면  청와대 시절 5년간 27개국을 다녔다. 박물관엔 갈 시 간이 없어 대신 찾은 곳이 앤티크 가게였고 눈에 들 어온 게 벨이었다    .수시로 사 모으고, 모은다는 사실이 입소문이 나면서 선물로도 들어왔다. 현재 200개 쯤 소장하고 있다. 그중엔 500달러쯤 준 스페인 명품 도자 기인 야드로(LLADRO)의 벨도 있다. 청아한 벨 소리를 들 으며 당시 기억을 떠올리곤 한다. 최근엔 벨용 장식장을 새 로 마련했다. 그림도 좋아한다. 90년 3당 합당 덕분에 통일민 주당 대표실에 걸려 있던 황영성 화백의 작품을 ‘불하’받은 게 계기가 됐다. 2007년 효자동으로 이사할 때 TV냐 그림이냐 를 놓고 고민하다가 그림을 선택한 일도 있다. 당시 3000만원이 란 거금을 들여 산 그림이 김종학 화백의 작품이다. 그림 속 달 밤에 핀 박꽃에선 초가을의 정취가 느껴진다. 근래에 빠져 지내 는 건 아이패드다    . 고정애 기자 ockham@joongang.co.kr

전략적으로 깊숙한 관계를 추구하면서 인도· 파키스탄 분쟁과도 관련을 맺게 됐다. 이어 2001년의 9·11 테러로 아프간은 글로벌 전쟁 터가 되고 말았다. 앞으론 사태가 어떻게 전 개될까. 지역 분쟁과 이슬람 테러가 끝없이 되풀이될 것인가. 아니면 예기치 못한 반전이 나타날 것인가.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아프간 에서 진퇴양난에 처하고 말았다. 확고하게 남 는다고 할 수도 없고, 떠나기도 어려운 상황 이다. 종종 잊혀지는 사실이 있는데 미국이 89년 소련의 퇴각 이후 한때 아프간에서 사 실상 발을 뺐다는 것이다. 12년이 지나 9·11 테러가 터졌다.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은 다시 아프간으로 돌아와 알카에다탈레반과 싸움 을 벌였고, 이 나라를 이슬람 테러리즘의 번 식지로 바꾸어 놓았다. 우리는 90년대가 주 는 교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무시하기엔 너무 중요한 교훈이다. 그런데도 서방 당국자 들은 이를 무시하려 한다. 유럽에선 하루라 도 빨리 발을 빼려 하고, 미국도 따르려 한다. 미국이 아프간의 정체 확립을 위한 적절한 전략을 갖지 못한 채 군사적 수단에만 전적 으로 의존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었다. 올 초 런던의 회의에서 합의된 아프간 자립화 계획 은 자체 보안군을 육성한다는 것인데 현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미국과 유럽의 철수 계 획에 맞춰 이뤄진 프로그램이었다. 미국과 나 토가 최소한의 안보 장치를 구축해 놓지 못 하고 빠질 경우 위험한 이슬람주의자들이 다 시 득세할 것이고, 이는 90년대보다 더할 것 이다. 서방은 아프간 철수를 원하고 분명 그 렇게 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엔 아이러니가 있다.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밀고 나가면서 서방이 새롭고 더 위험한 분쟁에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이 안정되려면 근본적으로 파키스 탄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 작업에 탈레반이 끼어들게 하면 안 된다. 탈레반은 파키스탄과 협상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아프간 해법의 열쇠는 파키스탄의 수도인 이슬라마바드에 있다. 아프간의 수도 카불이 아니다. 버락 오 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간·파키스탄 특사로 파견한 리처드 홀브룩이 현지 사령관인 데이 비드 퍼트레이어스 장군보다 더 중요한 역할 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희망은 있다.

‘길에 들어서는 것은 쉽지만, 발을 빼기란 그렇지 않다.’ 지금 미국에 딱 어울리는 격 언이다. 미국은 3개 전쟁을 치르느라 허우 적대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및 테러와의 전 쟁은 어쩔 수 없이 발을 담갔다. 이라크 전 쟁은 이상과 자만심에 눈이 멀었던 미국 정 부가 불필요하게 시작했다. 아프간이건 이 라크건 미국이 군사적 승리를 쟁취할 것 같 지는 않다. 이뿐만 아니라 전비(戰費)도 감 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왔고, 안방의 정치적 지지도 시들해지는 판국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미국은 철수할 수밖에 없다. 그러 나 철군으로 미국과 동맹국·서방이 치르게 될 대가에 대해서는 한번 곰곰이 생각해 봐 야 한다. 이라크에선 미군 최후의 병력이 철수했다.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취했는데도 지구상 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이 얻은 것은 불안 한 국내 입지뿐이었다. 그동안 미국은 긴급한 정치 현안에 많이 개입했다. 시아파와 수니 파를 비롯해 쿠르드족과 아랍권, 이라크 바 그다드와 다른 지역의 권력 분점이 대표적이 다. 그러나 어디에서도 해법은 도출되지 못했 다. 이라크는 여러 민족·종파로 구성된 국가 다. 특히 이라크는 인접국의 상충하는 이해 관계에 얽혀 전장(戰場)이 될 수 있는 위협을 받고 있다. 수니파를 대표하는 사우디아라비 아와 시아파의 이란이 걸프만의 헤게모니를 놓고 다투면서 이라크가 내전을 포함한 전쟁 터로 바뀔 수 있다는 소리다. 그런 상황이 발 생하면 시리아와 터키도 즉각 개입할 것이다. 미국의 철수로 생긴 ‘진공 상태’가 폭력으로 번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아프간의 상황은 더 복잡하다. 이라크 상 황과 정반대다. 아프간은 민족·종파는 단순 하지만 국가로서 정체(政體)를 갖추지 못했 다. 이곳에선 분리주의가 위협으로 등장하 지 않았는데도 1979년 소련의 침공 이후로 전 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리가 지 금 아프간에서 목격하는 것은 단순한 내전 이 아니다. 아프간 내 동맹 세력을 통해 파키 스탄을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인 도·중앙아시아 국가들까지 영향력을 확대하 기 위한 싸움에 휘말려 들고 있다. 원래 아프 간의 전쟁은 소련의 ‘붉은 군대’와 맞선 해방 운동이었다. 그러다 내전으로 변하면서 90년 대 중반부터 파키스탄이 아프간의 탈레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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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범 의 세상사 편력 미래 세대를 위한

속임수로 얻은 빵에 맛들이면 모래 씹을 날이 온다 이 땅의 백성들은 또 한번 씁쓸함을 맛봐야 했습니다. 저 높은 곳에서 잘나가는 사람들 의 도덕성이 저 밑바닥 시궁창을 기고 있다 는 사실을 또 한 차례 확인했으니까요. 낮은 곳에서 하루하루 바듯한 삶을 살면서도 혹 여 구정물 묻을까 몸 사리던 소시민들은 배 신감보다 더 큰 좌절감을 느껴야 했지요. 남 다른 이력의 젊은 총리 후보자는 좀 나아서 젊은이들의 롤 모델이 돼줄까 했더니, 허물 한 가지를 더 보태는 걸로 끝나고 말았습니 다. 거짓말 말입니다. 본인은 좀 억울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 지만 누굴 탓할 것도 없겠습니다. 호메로스 의 말대로 “죄악에는 허다한 도구가 있지만, 그 모든 것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게 거짓 말”이니까요. 뭔가 숨기고 싶은 사실이 있으 니 거짓말도 나온 게 아니겠느냔 말입니다. 아니면 17세기 프랑스 극작가 피에르 코르네 유가 훈수한 것처럼 “거짓말쟁이가 되려면

좋은 기억력을 가져야 한다”는 진리를 염두 에 두었던가요. 자꾸만 말이 바뀌면 별것 아 닌 거라도 별것처럼 보이지 않겠습니까. 코흘리개 아이가 거짓말을 해도 회초리를 드는데, 한 나라의 정승이 되겠다는 사람의 거짓말을 허투루 넘길 수는 없겠지요. 영국 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말년운에 망신살 이 끼인 것도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블레어 총리가 어떤 사람입니까. 마흔한 살에 최연 소 노동당 당수가 되고, 마흔네 살에 20세기 최연소 총리가 된 인물입니다. 이후 총선에서 세 번 연속 승리해 10년이나 다우닝가 10번지 에 살았습니다. 지하철 타고 출근하는 참신 함으로 기대를 모았고, 좌우를 모두 아우르 는 제3의 길을 주창해 비전과 결단력을 가진 ‘영국의 케네디’란 찬사를 받았었지요. 하지만 거짓말 하나가 모든 걸 산산조 각 냈습니다. 2002년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WMD)에 관한 영국 정부의 판단’이란 보

고서가 문제가 됐지요. 거기에는 나중에 주 워담을 수 없는 거짓말이 들어 있었습니다. 블레어가 보고서 머리말에 “이라크가 명령 하달 후 45분 내에 사용 가능한 대량살상무 기를 가졌다”고 했던 거지요. 이 문장은 결 국 거짓으로 판명이 났고, 사람들이 블레어 를 신뢰할 수 없는 증거가 됐으며, 블레어 (Blair)를 ‘블라이어(Bliar)’라고 놀리는 구 실이 됐습니다. 블레어의 전기작가 앤서니 셀던은 이렇게 쓰기까지 했지요. “블레어는 모든 사람과 친구인 지도자로 시작해 영국 에서는 거의 아무런 친구도 없는 사람으로 끝났다.” 거짓말이란 게 그만큼 치명적인 겁니다. 커 다란 코를 가졌기에 쉽게 눈에 띌 수밖에 없 고, 짧은 다리를 가졌기에 멀리 달아날 수 없 는 게 거짓말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억력을 가졌더라도 거짓을 숨겨서 멀리 도피시킬 수 는 없을 겁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더욱

다치듯, 지위가 높을수록 거짓말의 대가는 클 수밖에 없는 겁니다. 하지만 거짓말이 더 위험한 것은 다른 이 유에서입니다. 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가 재 미있는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두 유대인이 거리에서 만났습니다. 한 사람이 묻습니다. “어디 가니?” 다른 사람이 대답합니다. “크라 코비아.” 그러자 질문한 사람이 버럭 화를 냅 니다. “이런 거짓말쟁이! 너는 지금 크라코비 아에 가면서 나로 하여금 람부르크에 간다고 믿게 하기 위해서 크라코비아에 간다고 하는 구나. 왜 그런 거짓말을 하지?”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남들도 자신처럼 거 짓말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남들을 믿을 수 없게 되지요. 지도자가 아랫사람을 믿지 못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어떠한 현 명한 조언도 귀에 들어오지 않겠지요. 히틀 러가 그랬잖아요. 자신이 거짓말쟁이다 보니 주위 사람을 믿지 못했습니다. 1940년 5월 히

틀러는 폭풍처럼 전진하던 전차부대의 진격 을 멈추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부하 장군을 믿지 못했던 거지요. ‘전격전(Blitzkrieg)’의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구데리안 장군은 섬멸 을 눈앞에 뒀던 영불 연합군이 됭케르크 항 구를 탈출하는 기적을 닭 쫓던 개처럼 바라 봐야 했습니다. 그래서 18세기 프랑스 작가 앙투안 드 리바 롤 같은 사람은 “신뢰하는 사람에겐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그에게 거짓말을 하는 순간 그를 믿지 못하게 된다” 고 말이지요. 하물며 백성에게 거짓말을 하다 니요. 절대 그러지 마십시오. 당장 아플 순 있 어도 정직 이후의 길은 평탄합니다. 달콤한 거 짓말은 하는 순간이 절정이지요. 이후에는 추 락하는 일만 남아있습니다. 성경 말씀 한마디 외워두시면 도움이 될 겁니다. “속임수로 얻 어먹은 빵에 맛들이면 입에 모래가 가득 들어 갈 날이 오고야 만다.” 중앙일보  부장 40판 제14194호


2010년 9월 4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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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날의 외로움이 그를 밀어간다 ㄳᅔ㟓ᷴ#=#☧⒃⪿ᜏ/#⫔ᅃ᳷ᠧὋ᭓/#࿟᫜/#⒋᭔◯0F/# ⢏ᷳ᭓+⑯㦟╣/#᫇ᑯⴋ/#⢏⪿⥯㛣#ᠼ,#ᅃ#⧃#ᴙ⪋#⭧㟓⪿#⫓☀ᘓᘯ1##

가수 바비 킴(37)의 이름에선 짙은 외로움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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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17년차. 그 가운데 10년 이상을 무명으로 지냈던 그에겐 숙명 같은 외로움이 늘 따라다녔다. 그는 두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스물한 살에 가수의 꿈을 품고 한국에 돌아왔다. 하지만 조국의 가요계는 냉혹했다. 신승훈류의 미성(美聲)이 장악하고 있던 당시 가요계는 개성이 또렷한 그의 음색에 대해 “노래에 쓸 수 없는 목소리”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가 래퍼로 방향을 튼 건 그래서였다. 1994년 ‘닥터 레게’라는 그룹의 전문 래퍼로 데뷔했다. 하지만 2년이 채 못 돼 그룹은 종적을 감췄고, 또다시 길고 긴 무명 생활이 이어졌다. 가수로서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새천년이 시작되면서다. 2004년 솔로 앨범의 타이틀곡 ‘고래의 꿈’이 대중의 마음을 훔쳐내면서 인기가수의 반열에 올랐다. ‘고래의 꿈’ 이후에도 ‘소나무’ ‘사랑 그놈’ 등을 잇따라 히트시킨 그는 지난 이태 동안 전국 투어 콘서트에서 10만 명에 이르는 관객을 동원하기도 했다. 무명의 쓸쓸함을 말끔히 씻어낸 그, 그러나 “갈수록 더 외로워진다”고 말한다. 자신의 음악에 대해 “기본적인 정서가 외로움”이라고 말했다. ▶B4면 글=정강현 기자 foneo@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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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김회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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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 운세/말의 달인 2010년 9월 4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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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퀴틀람점 604.937.5411 435T North Rd. 코퀴틀람 Extra Food 옆  다운타운점 604.605.5499 그린라이프 다운타운 한아름마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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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스꽃집 .... 프로펫애견미용 .... 피닉스스포츠센터 .... 핏메도우스골프클럽 .... 한남꽃집 .... 혜성명리원 ....

미용/피부관리/화장품 160

캐네디언이 애용하는 41년 전통의 Organic Health Food 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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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다현 모기지 전문가 T. 604-505-7738 www.agathaha.com (한국어) 강병규모기지 .... 6048259579 글로벌씨큐리티스 .... 6044435434 데이빗유모게지 .... 6049106325 로얄은행코퀴틀람타운센터 .... 6049335335 로얄은행코퀴틀람한인타운 .... 6049335432 몬트리얼은행밴쿠버다운타운본점 6046657303 몬트리얼은행코퀴틀람타운센터 .... 6049274605 문한나보험 .... 6043066960 박도희생명보험 .... 6047640639 박종찬모게지 .... 6043096550 서상빈보험 .... 6046470630 서희삼모게지스페셜리스트 .... 6043511528 소피아박보험 .... 6048099090 손태현모게지 .... 6048898982 스코샤은행밴쿠버본점 .... 6046683454 스코샤은행버나비본점 .... 6046683939 신용조합종합보험 .... 6049311132 씨앤씨보험 .... 6044150653 아르고벤처 .... 6046020878

에이치에스비씨은행 .... 에이치에스비씨증권 .... 오이코스파이낸셜 .... 외한은행코퀴틀람 .... 외한은행한인타운 .... 외환은행다운타운 .... 외환은행버나비 .... 이병상보험 .... 이상엽보험 .... 이윤도모게지 .... 임재진모게지 .... 자스퍼인베스트코퍼레이션 .... 정근택모게지 .... 정은국보험 .... 최보광모게지 .... 티디은행버나비한인금융센터 .... 티디은행한인빌리지금융센터 .... 파라곤모게지 .... 프리덤오십오파이낸셜 .... 한상훈모게지 .... 한인신용조합밴쿠버본점 .... 한인신용조합버나비 .... 한인신용조합써리 .... 한인신용조합코퀴틀람 .... 허중구보험 ....

6046595713 6046233275 6048892244 6044200019 6044200019 6046092700 6044321984 6048092858 6049310705 6045517550 6047153959 6045897797 6045816633 6048342024 6047739882 6044822463 6049334900 6045700455 6046856521 6046717783 6048736490 6044356606 6045827272 6049365058 6043779080

문화 스포츠/꽃집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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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철태권도 .... 김인식사진관 .... 김종설태권도 .... 내츄럴플러스 .... 노스쇼어태권도 .... 랍슨꽃집 .... 록키포인트골프아카데미 .... 리버사이드골프센타코퀴틀람 .... 링컨가축병원 .... 마샬플라워가든 .... 무스킴골프 .... 밴쿠버골프아카데미 .... 밴쿠버교육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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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동물원 .... 밴피싱 .... 베리푸스튜디오 .... 상무태권도 .... 새생명말씀사 .... 세계무술문화원원무도연맹 .... 소리모아악기 .... 소피아이벤트뮤직앙상블 .... 스쿨북스 .... 아르누보갤러리 .... 에이비씨서적 .... 엠마오기독교서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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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홍윤공인회계사 .... 고민수-하준석공인회계사 .... 곽영범-정봉구공인회계사 .... 김성종회계사 .... 김순오회계사 .... 김재현공인회계사 .... 데이빗토마스법률 .... 박신일법률공증 .... 박종억변호사 .... 박주희변호사 .... 박창구통역 .... 백기욱회계사 .... 브라이언츄지변호사 .... 빌몰리변호사 .... 스팻앤프라이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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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영회계사 .... 6048733155 심슨토마스변호사 .... 6046898888 씨티비지니스서비스 .... 6047220082 유병규회계사 .... 6049367777 이승열회계사 .... 6045682622 장광순회계사 .... 6048756650 장정원회계사무소 .... 6044387959 저스틴한공증사 .... 6044444566 정원섭 .... 6044351150 정해민회계사 .... 6044317775 조영제강우진합동회계사무소 .... 7782179957 킨만합동법률 .... 6045261805 티알엘로코퍼레이션 .... 6046371758 필립와이즈만변호사 .... 6048738446 황영원회계사 .... 6049427211

생활용품 180 나무이야기 레인보우기프트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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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82170499 주노앤주니 6044441238 현대백화점

서비스 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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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팩스한인모터스 .... 엔젤자동차 .... 오토웨스트비엠더블류 .... 오토프로자동차정비 .... 오픈로드렉서스포트무디 .... 오픈로드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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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 럭키운송 .... 로젠택배 .... 메트로운송 .... 범양해운 .... 베큠센터 .... 서울냉동 ... 센츄리핸디맨서비스 .... 알버토무빙익스프레스 ... 에이팩운송 .... 오케이운송 .... 제일운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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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민스터폭스바겐 .... 웨스트코스트토요타 .... 피터김자동차 .... 혼다이진아 .... Chips Away Autobod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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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통신 300 동서전자 .... 6044159858 제이테크전기공사 .... 로저스한인휴대폰 .... 6049394777 코러스통신 .... 쎌타운 .... 6043384365 쿠쿠트레이딩캐나다 .... 아프로만컴퓨터-버나비점- .... 6047810392 하나솔루션 .... 에이링크컴퓨터 .... 6044680006 하이텔글로벌 .... 에이스컴퓨터 .... 6044211830 한국정보통신 .... 와이에스전자 .... 6048735773 휴대폰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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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운송 .... 한진택배 .... 해륙해운 ..... 현대택배주식회사 .... 현대해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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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가구/건축/인스펙션 320

식당/식품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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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70:4<08666 Hilltop Restoration Inc. #520-329 North Road Coquitlam www.hilltoprestoration.com • info@hilltoprestoration.com 㢧⫃ェ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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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저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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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트레이딩 .... 가나안정육점 .... 경복궁노스밴쿠버 .... 경복궁리치몬드 .... 골든어니언 .... 그랜드부페 .... 그린에이커트리농장 .... 글로벌트레이딩네트워크 .... 금강산식당 .... 금강산정육점 .... 김가네 .... 낙원정육점 .... 남한산성 .... 뉴차이나키친레스토랑 .... 늘봄 .... 다락방 .... 단골집 .... 대덕동네피자 .... 드라곤플레이스 .... 라스파게테리아 .... 라슨마켓 .... 랭리정육점 .... 럭키게이트차이니스레스토랑 .... 릭샤차이니스푸드 .... 만나식품 .... 만리성 .... 만요일식 .... 맛동네 .... 먹자골 .... 몽골리안핫팟 .... 미담 .... 버나비올리브제과 .... 북경반점 .... 북치고장구치고 .... 붉은악마 .... 빠리아저씨 .... 사랑채 .... 상고일식레스토랑 .... 새마을떡집 .... 샤토비노 .... 서울관로얄 .... 서울정육점-노스로드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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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 신한정육점 .... 써리단성사 .... 써리올리브제과 .... 아즈메식당 .... 오리엔탈뷔페 .... 오복떡마을 .... 와인위저드 .... 왕가마 .... 요꼬스시 .... 원조칼국수 .... 웨스턴마켓 .... 이노베이커리 .... 인디안스타 .... 일곱시떡집 .... 일억조식당 .... 종가집김치 .... 주농장 .... 초당두부 .... 초원유통 .... 총럼힌시푸드레스토랑 .... 코리아정육 .... 킴스마트 .... 토담 .... 토야마일식 .... 티브라더스 .... 파파존스피자 .... 플로타씨푸드레스토랑 .... 한국정육점 .... 한남수퍼마켓 .... 한아름마트 .... 한양떡집 .... 한우리 .... 함지박 .... 해피데이메트로하우스 .... 허니비센터 .... 현대수퍼 .... 호돌이마켓 .... 호돌이정육점 .... 홍마노 .... 홍학주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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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모집 DAMIKO SUSHI in Langley is looking for F/T Food service supervisor. At lest 2~2 yrs. exp. in foold/ beverage server field or food service counter attendants field. Also Korean speaker is an asset. The duties are eunsure food service and quality control and establish work schedule and perform other duties as req. Salary will start $15/hr (40 hours a week) Resume -(fax)604-590-1252 /(email) dh-you@hotmail.com

직원모집 Tara Vista Motel in Alberta is hiring a room attendant. Tara Vista Motel in Alberta is hiring a room attendant. $12.50 No experience required. On-the-job training will be provided. Completion of high school is required. Fluency in Korean, basic ability in English assets. Duties: -Clean bathtubs, toilets, sinks, walls, mirrors, tiles, counters and floor surfaces; -Make beds, change sheets and distribute clean towles -Dust all furnitures, pictures, drawers, window ledges and shelves thoroughly -Vacuum the entire room and empties the trash bin; -Replenish amenities, linens and supplies in guestrooms Contact by e-mail: jinsang0114@yahoo.com 알버타 Hinton 타라비스타 모텔 룸어텐던트 모집 시간당 $12.50, 무경험자 가능. 자격요건: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겸손하신분. 고등학교졸업자 이상. 한국어 능숙, 기본영어구사자. 메일: jinsang0114@yahoo.com

TOYOMI SUSHI 일식/한식 요리사 구함 근무지: North Vancouver. 자격조건: 3년 이상의 일식 혹은 한식 경험자. 월급: $3,000/월 의무: 일식/한식 요리, 주방 청결 유지, 그외의 주어진 의무 등등. 근무 시작일: 체용 즉시. 이력서: fax)604-986-2988 혹은 sushijip@gmail.com

직원모집 F/T Cook for Jangmojib Korean Restaurant in Burnaby 3 yrs or more exp. in cooking Completion of high school $17.50 hourly/40 hrs weekly Email: jangmojib@hotmail.com Fax: 604-872-0799

*Korean Food Cooks Edu:G-9 up,No need Certif.Exp:3yrs, 40HR/W,Wage:$18-$20/hr.,Korean,No/ Basic Englis h DUTIES :Cook& plan menus,Check & order materials, Train 1 P/R or 1 Canadian, Robson Jangmojib/T:604-687-0712/ 1719 Robson Van.BC /jangmojib@hotmail.com

*Korean Food Cooks Edu:G-9 up,No need Certif.Exp:3yrs, 40HR/W,Wage:$18-$20/hr.,Korean,No/ Basic Englis h DUTIES :Cook& planmenus,Check & order materials, Train 1 P/R or 1 Canadian, Richmond Jangmojib/T:604-233-0712/8320 Alexandra Rd.Rich.BC /jangmojib@hotmail.com

*Korean Food Cooks Edu:G-9 up,No need Certif.Exp:3yrs, 40HR/W,Wage:$18-$20/hr,Korean, NoEnglish or Bas ic English DUTIES:Cook&plan,menus, Check & order materials,Train 1 P/R or 1 Canadia n/email:jangmojib@hotmail.com|Hansem Food/T:604-872-07121647 E Pender St.Van.BC

*Korean Food Cooks Edu:G-9 up,No need Certif.Exp:3yrs, 40HR/W,Wag:$18-$20/hr.Korean,No English or Bas icEnglish DUTIES:Cook&plan,menus, Check & order materials,Train 1 P/R or 1 Canadia n/email:jangmojib@hotmail.com|Metro Jangmojib/T:604-439-0712 |5075 Kingsway Burn.BC

*Korean Food Cooks Edu:G-9 up,No need Certif.Exp:3yrs,40HR/W,Wage:$18-$20/hr,Korean,NoEnglishorBasicEngli sh DUTIES:Cook&planmenus, Check & order materials,Train 1 P/R or1 Canadian/email:jangm ojib@hotmail.com|Aberdeen Jangmojib/T:604-273-0712 |#3200 Averdeen Way Richmond.

*Food & beverage servers Edu:G-12 Exp:6m-1yr(be train )No certif. 40hr/W,Wage:$12/hr+tip,Korean & Englis h . Duties:greetpatrons,present menus,order & serve food,bill & accept payment, re commend foods and beverages | Robson Jangmojib/T:604-687-0712 | 1719 Robson Van.BC| Email:jangmojib.@hotmail.com

*Korean Food Cooks Edu:G-12 up,No need Certif.Exp:3yrs, 40HR/W,Wage:$18-$20/hr,Korean, No English orBas icEnglish DUTIES:Cook& plan menus, Check & order materials,Train 1 P/R or 1 Canadi an/email:jangmojib@hotmail.com | Robson DaebakbongaRest./F:604-602-4949 #201-132 3 Robson St.Van / email:daebakbonga@gmail.com

직원모집 Seeking a Korean/ Japanese Fusion Style Cook at The 6 Restaurant in Burnaby Completion of High school /3 or more yrs. Exp. in cooking. Duties: Prepare and cook Fusion dishes, Develop and improve menu Train staff, supervise kitchen staff $17.50 ~ $19/hour, 40 hour/week T: 778-688-5252, E: kiss506@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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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구합니다. 풀타임, 시급: $15.00 근무지역: 사스케치완주 옥스보 자격요건: * 최소 5년 이상 요리 경력자 * 주방 청결상태 유지 * 신속하고 안전하게 요리할 수 있는 분 * 주방 관리 감독 가능자 한국어 구사 가능자.

Red Chicken Korean Restaurant in Vancouver seeks a Head Cook. - Compl. Secondary school - 3 years or more exp. in cooking Korean Food - Duties : 1) Prepare and Cook Individual Dishes and Korean Foods 2) Develop and Improve menu 3) Train and Supervise Line Cooks and Helpers - Read English and Fluency in Korean - $19.00~$23.00/hour, 40 hour/week - Fax : 604-633-0661 E-mail : conny_lim@yahoo.co.kr

직무: 음식 준비 및 요리, 메뉴 작성, 신규메뉴 작성, 음식 질적 및 양적 관리 및 예상비용 측정, 식재료 관리및 부족한 식재료 주문, 식기관리 및 청결상태 유지. 고용주: Bow Manor Motor Hotel (보우마노 모토 호텔) 주소: 724 Railway Ave. Oxbow SK S0C 2B0 이력서 팩스 제출: (306) 483-2455 전화문의는 가급적 자제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Sushi Chef. Full-time Wages: $17/ hour Minimum of 3 years of previous experience in Japanese cuisine. Duties and responsibilities: * Prepare & serve sushi, sashimi, and roll; Prepare & serve food; Monitor food quality; Plan menus, ensure quality of food & determine size of food proportions; Estimate food requirements and cost; Training & supervise kitchen staff; Demonstrate new cooking techniques & equipment to kitchen staff; Korean language is preferred. Employer name: Sakura Sushi & Grill Address: 1015 Baker St. Cranbrook BC V1C 1A6 Email resume to sakurasushingrill@gmail.com 일식 요리사(스시바) 구함. 최소 3년 이상 일식경력자. 풀타임, 급여(시간급): $17/hr 업무: 스시, 사시미 및 롤 가능. 음식준비, 요리, 식재료 관리 및 주문, 메뉴개발, 주문, 주방청결 및 관리. 한국어 가능자 선호 고용주: Sakura Sushi & Grill 주소: 1015 Baker St. Cranbrook BC V1C 1A6 이력서 이메일발송 sakurasushingril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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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nimum of 5 years of previous experience in Korean/Japanese cuisine. * High standard of cleanliness * Ability to work quickly and safely under pressure * Good supervisory skills are essential. Duties included: * Prepare & cook meals, * Plan menus, ensure quality of food & determine size of food proportions, * Estimate food requirements and costs, * Order supplies and equipment. * Maintain inventory & records of food, supplies and equipment. Korean language is required. Employer: Bow Manor Motor Hotel Location: 724 Railway Ave. Oxbow SK S0C 2B0 Fax resume: (306) 483-2455

Telecommunications firm seeks an advertising manager to plan, develop, implement, manage and evaluate the firm's advertising and communications strategies. Tasks include overseeing developing and delivery of promotional materials and media, identifying promotional opportunities, running advertising campaigns and publicity events in established and potential markets, evaluating campaign results, allocating and overseeing advertising expenditures, making presentations and conducting public relations, advising senior management, preparing reports, leading and mentoring staff. University Degree in a related field and 3 or more years of experience including supervisory experience in marketing, advertising or public relations in a Korean setting required. Also fluency in Korean required. Hourly wage: $25~$30 based on 37.5 hours weekly. Fax: 604-517-8487, E-mail: info@canadakt.com

Seeks a F/T Japanese Cook Akasaka Japanese Restaurant in Pitt Meadows is hiring a full-time Japanese cook. Job Requirement: -Certificate of Cook is required. Must be reliable -Completion of high school -Min 3 years of experience in cooking is required -Fluency in Korean, Basic English is required. Job Duties: -Prepare and cook Japanese dishes -Plan menus, ensure quality of food and determine size of food proportions -Train staffs in preparation, cooking and handling of food -Clean kitchen and work area The job is full time for 37.50 hours/week. The wage will be $17/hour 14 days of paid vacation after 1 year To apply send your resume to akasaka209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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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i rest. In SRY looks for an exp’d chef. Min. 3 yrs Japanese cuisine exp. / G12 / Speaking Korean is an assets / Prep. & cook full meals w/ min. supervision / Plan menus / Estimate food requirements / Ensure food quality & portion control / Supervise kitchen staff $19/hr /40 hrs/wk F/T, Perm E-mail resume: srykami@gmail.com or send resume to: Unit# 40-2215 160th Street, Surrey BC V3S 9N6

Sushi 1 Japanese Restaurant Seeks a Cook. Completion of Secondary school. 3yrs or more exp. In Korean/Japanese cooking, $17~$19/hr, F/T, Fluency in Korean & Basic English E-mail: hoonh812@hotmail.com Fax: 250-275-2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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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Restaurant supervisor, Supervise, co-ordinate, train & schedule staff. Ensure food service, Completion of college program and/or min. 3yr relevant exp. $13-15/hr, paid vacation, Basic English &Fluent Korean. Hongmano Restaurant (Surrey Guilford Mall area), Fax: 604-588-2241

Bon sushi looks for an exp’d Hot food cook for Japanese food. Min. 3yrs commercial Exp. Completion of High school, Korean speaking is an asset, Prepare & cook meals, Plan & develop menus, Ensure food quality, Train staff, Order supplies & equipment, Manage kitchen operations $19/hr Perm, F/T. E-mail resume: victoriabonsushi@gmail.com Or mail: 1467 Hampshire Rd. Victoria, BC V8S 4T5

Monkey's Playhouse at D/T Port Moody seeks a fulltime permanent early childhood educator assistant who can start immediately. $15/h, 40h/wk, medical &dental benefit. Job duties include: Plan activities &provide care to preschool children. Education requirement: Completion of secondary. Must be fluent in English. Korean language is an asset. 0~2 years of child care experience and ECE certificate is prefered. Email:monkeysplayhouse@hotmail.com

직원모집 KIMCHI Korean& Japanese Rest. in 821A Sixth Ave. Hope. Hiring full-time(40hrs/wk.) cook. Reqirement-3-Syr s Jap./Korean cooking exp. & completion of high school' Monthly wage will start $3,000. Main duty is Korean/Jap. cooking and perform other duties as req. Resume by fax at 604-869-00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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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모집 NIKKO SUSHI 위치 - Langley, 직위 - F/T 일식 요리사, 자격조건 - 3년 이상의 일식 경험자 & 고졸 이상자, 월급 - $17.50/시간 (40 hours a week) 의무 - 일식 요리, 음식의 질 보장, 주방 청결유지, 그리고 그외의 다른 주어진 업무 등등 채용일 - 즉시 email - nikko.chung2004@gmail.com

Wharf Ichiban Japanese Restaurant in Gibsons area is hiring a F/T Cook-Japanese. Qualification: 1. 3+ years Japanese cooking experience. 2. Completion of high school or higher. Wage & Benefit: $15.00 per hour and 14 days paid vacation. Duties: 1. mainly cook Japanese food. 2. ensure and improve quality of food. 3. Inspect and clean kitchen and food service area. 4. may plan and develop menu. 5. perform other duties as required. Resume: - fax : 604-886-2289 - e-mail: wharf-ichiban@hotmail.com

직원모집 Wanted F/T sign graphic designer We are a design focused sign shop of Burnaby looking for a talented sign graphic designer to develop on site marketing solutions for local businesses. working condition: F/T 35 hrs/ week wage: $44226/year ($24.3/hr) with 2 weeks paid vacation. Must Canadian Permanent resident or Citizen Requirement: -University Degree or Diploma In Graphic Design/ Industrial Design w/ 2 Yrs or more working Experience in an Electric Sign Company. -Above average communication skills; Must fluent in English and Korean, Oral and Written -Knowledge or office procedures and Equipment and Ability To work Unsupervised/and Work Under deadlines in a team Environment. -Understanding of Permit Procedures For signs and Drawing Requirements of Same. Demonstrated Understanding of Sign Components and Materials/Substrates -Superior Understanding of software programs Vectorization/Digitizing of artwork for output to various Electronic and print devices which Include the use Of:, Flexi-sign, Sign lab Adobe Illustrator, Auto cad, Photoshop, 3d studio, Corel Draw and Others. main duties: Meet directly with customers to solve their on site marketing needs through effective -Consulting with clients to establish the overall look, design concept, manufacturing method of sign, installation method of sign, graphics elements and contents of sign materials in order to meet their needs. -Consult with clients to determine the nature and content of sign to meet their needs. -preparing and conducting presentation (including estimation, construction work, and design concept) to clients -Develop the graphic elements (logo, brand Identity, fonts, colors, and material) that meet the client's objectives in eye catching signs and graphics and storefront design, interior signs and graphics and all collateral material. -Estimate cost of materials and time to complete the graphics design side of sign manufacturing. -Design Electric Signs and Other sign projects based on Customer Needs and Budgets. -Take Idea's and Design information and convey them to Customers of varied tastes/Through paper and Digital Formats -Apply Various Digital and Vinyls to Substrates and Materials From the Design Process

King’s sign & graphic Ltd 101-6833 Seller Ave., Burnaby, BC V5J 4R2, kingssign@gmail.com FAX: (604) 431-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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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rean Food Cooks Edu:G-12 up,No need Certif.Exp:3yrs, 40HR/W,Wage:$18-$20/hr,Korean, No English orBasicE nglish DUTIES:Cook&plan menus, Check & order materials,Train 1P/R or 1 Canadian/Daeb akbonga BBQ Rest. F:604-602-4949/1949 W.4th Ave.Van.BC/email:daebakbonga@gmail.com

Buddhist Nun for Sam Bo Jung Sa in Langley. Completion of Univ. 3 yrs of exp in a related field. Fluency in Korean $15.00 per hour plus Room and Board provided/40 hrs per week Tel: 604-341-6539 Email: heun9156@hanmail.net

*Food & beverage servers Edu:G-12 Exp:6m-1yr(betrain)No certif.40hr/W,Wage:$12/hr+tip, Korean, English. Dut ies:greetpatrons,present menus,order & serve food,bill & accept payment, recomm end foods and beverages 1)Robson Daebakbonga Rest./T:604-683-9298 #201-1323Robson St.Van|daebakbonga@gmail.com 2)4 t h A v e d a e b a k b o n g a R e s t./F:604-602-4949 | 1949 W.4th Ave.Van.BC

*Korean Food Cooks Edu:G-12,No need Certif.Exp:3yrs, 40HR/W,Wag:$18-$20/hr.Korean, NoEnglish orBasicEnglish DUTIES:Cook&plan menus, Check & order materials,Train 1 P/ R or 1 Canadian:T:604-987-311 Kyungbog Palace Rest 143W3rdSt,N.Van.BC/kyungbok@hotmail.com

*Food & Beverage Serv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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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u:G-12 Exp:6m-1yr(be train )No certif. 40hr/W,Wage:$12/hr+tip,Korean, English. Duties:greet patrons,present menus,order & serve food,bill & accept payment, recomm end foods and beverages/T:604-987-3112 |KyungBok Palace:143 W 3rd St.,N.Van.BC

Waka Sushi Japanese Restaurant in Langley Seeks a Fusion Style Cook. Completion of Secondary school. 3yrs or more exp. in Japanese/Korean cooking, $17~$19/hr, 40 hours weekly, Fluency in Korean& read English. E-mail: sushiinlangley@hotmail.com Tel: 604-888-4862

*Japanese food or Korean food Cooks Edu:G-12,No need Certif.Exp:3yrs, 40HR/W,Wage:$18-$20/hr.Korean,NoEnglish orBasic English DUTIES:Cook&plan menus, Check & order materials,Train1 P/Ror 1 Canadian/F: 604-850-1264/Sehmi Rest: 2443 Mccallum Rd.Abbotsford B.C.

*Japanese food or Korean food Cooks Edu:G-12,No need Cert.,Exp:3yrs,40HR/W, Wage:$18-$20/hr.,Korean, No.English or b asic English DUTIES:Check & order materials,Train 1 P/R or 1 Canadian, Plan &Devel oping menus/T:604-854-6205/Little Japan Sushi/#105-33643 Marshall Rd.Abbotsford BC/www.littlejap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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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736 고객관리 (Customer Service Representative) 급여: 경험자 우대 장소: 밴쿠버 지원자격: 1년이상 경력자 영어: 상급 근무조건: Part Time

#V735 테스트 기술자 (Test Technician) 급여: $12 -$14 장소: 버나비 지원자격: 전자과 전공자 또는 전자기술 소지자 영어: 중급 근무조건: Full Time

#V734 기계조립 직원 (Mechanical Assembler) 급여: $9 - $11 장소: 버나비 지원자격: 무경험자 가능 영어: 중급 근무조건: Full Time

#V732 경비직원 (Security Guards) 급여: 경험자 우대 장소: 광역 밴쿠버 지원자격: BST 1,2자격증 소지자 또는 자격증 이수 할 분 영어: 상급 근무조건: Full Time

비씨 이민자봉사회(ISS) 제공 구직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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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 604-595-4021(한인 담당자 조이스 리) #201 - 7337 137th Street, Surrey TEL: 604-684-2504(한인 담당자 소피아) #501 - 333 Terminal Ave, Vancouver

TEL: 604-595-4021(한인 담당자 조이스 리) #201 - 7337 137th Street, Surrey TEL: 604-684-2504(한인 담당자 소피아) #501 - 333 Terminal Ave, Vancouver

TEL: 604-595-4021(한인 담당자 조이스 리) #201 - 7337 137th Street, Surrey TEL: 604-684-2504(한인 담당자 소피아) #501 - 333 Terminal Ave, Vancou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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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교습 수학 개인지도 썸머스쿨 특강 Math 8-12 현직 Secondary 수학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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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ite English Education www.englisheducation.ca 코퀴틀람 센터에 근접한 위치 모든 수업은 ESL교육에 정통하고, BC주에서 인증된 선생님에 의해 진행됩니다 초급, 중급 및 TOEFL 수업 2010년 9월 7일에 개강합니다. 등록을 원하시거나 문의사항이 있으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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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9월 4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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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새 소식 ◆파고다어학원 - <조용배 원장의 34차~35차 한 국대학입학 / 편입학 설명회>

이번 설명회는 총 3부로 나누어서 진행되며 1부 : 2011학년도 한국대학 수시모집 최종요강을 토대로한 올바른 한국대학입학준비방법 2부 : 캐나다 대학 재 학생들을 위한 한국대학 편입학 준비방법 3부 : 외 국대학 학생들에게도 문호가 개방된 한국 약대 본과 1학년 입학전형 (35개대 1,602명모집) 준비방법등에 대해서 알기쉽고 정확하게 설명해 드립니다. 34차 설명회 : 랭리, 써리, 화이트락, 아보츠포드, 메이플리지 지역 학생, 학부모를 위한 설명회 시간 : 2010년 9월 18일(토) 오전 10시 ~ 오후 1시 (120분 선착순 마감) 장소 : Hampton Inn & Suites by Hilton (19500 Langley Bypass, Surrey, BC V3S 7R2) 35차 설명회 : 웨스트/노스밴쿠버, 밴쿠버웨스트, 버나비, 코퀴틀람, 포트무디 지역 학생, 학부모를 위 한 설명회 시간 : 2010년 9월 25일(토) 오전 10시 ~ 오후 1시 (150분 선착순 마감) 장소 : Hyatt Regency Vancouver (655 Burrard Street, Vancouver, BC V6C 2R7) 예약 : 604-568-8005 ◆피쉬 앤 그릴 <8월말 소식> *피쉬 앤 그릴에서 8월20일부터 고객 Pick up & Drop off 개시:코퀴센터, 포트무디,로히드 지역 서비스 가 능 시간 Mon-Sat-6:00PM-2:00AM, Sun 6:00PM12:00AM 피쉬앤 그릴 영업시간과 같으며 Pick up 은 Last call 1시간 전까지 가능합니다. (Last call time : Mon-Fri- 음식 1:00AM, 술 1:30AM, Sun-음 식 11:00PM, 술11:30PM) 상기 서비스는 술을 많이 마신분들 위한 서비스이므로 테이블가격 합산 1인당 25불 이상 드시는 고객분에 한해서 적용됩니다.원하

B19

새 소식 게재문의: 중앙일보 광고국  604-420-6033~4 ad@joongang.ca

는 시간에 서비스가 필요하 실 경우에 예약을 해 주 시면 더욱 더 편리합니다. 무료서비스 이며 운전자 팁만 챙겨주시면 됩니다. 예약번호 : 604-461-4461 *피쉬 앤 그릴에서 8월20일부터 음식 Delivery 개 시:코퀴센터, 포트무디,로히드 지역, SFU 까지 가 능 (SFU 로 배달시 공기밥2개가 무료!), 상기 서비 스는 Delivery Menu 5가지중 2가지이상 선택 시에 만 적용되며 추가로 다른 피쉬 앤 그릴 음식을 주 문하 실 수 있습니다. Delivery Menu: 양념치킨 ($20.00),파다닥($20.00),치즈불닭($20.00),골뱅이소면 ($20.00),도미회무침($15.00), 이 메뉴들을 1.5배~2배 의 양으로 모십니다. 문의전화 : 604-461-4461 ◆주태근회계사무실 - <오픈 안내> 회계 감사 세무 및 사업계획 및 상담을 주 업무로 주태근회계사무실이 새로 오픈했다. 주소 #207 - 508 CLARKE RD COQUITLAM ( 원조칼국수 2층) 전화 604 936 5222 ◆Burnaby Martial Arts Academy <박선아 관장- 해동검도 오픈> 1.평생할 수 있는 운동입니다. 2.정신건강에 최고 의 운동입니다. 3.폭력 및 위급한 상황에서도 대처 할 수 있는 정통 호신운동입니다. 4.귀댁의 자녀를 예의 바르고 패기 있는 젊은이로 교육 시키겠습니 다. 5.검도 수련의 목적은 결코 남을 이기기 위해서 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다스리기 위한 능력을 수양 하는 것입니다. 홈페이지 : www.hdgd.ca 상담문의 : 778-840-2159 버나비 수련관 : 4277 Kingsway 노스밴 수련관 : 1326 Main st ◆옵션스 이민자 봉사회 <9월 15일 “미국 명문대학 진학의 새로운 접근법 [8 Cores & Peculiarity]“ 세미나 안내>

날짜: 9월 15일 , 오전 10:00 - 12:00 장소 : 길포드 레크리에이션 센터 CRAFT Room 2 15105-105Ave. Surrey, BC 강사: 찰리 홍(미국대학 입학 컨설턴트) 내용: A) 미국 명문대 입학을 위한, 8가지 요소 들의 학년별 준비 방법 [8 Cores] 1. 과목그룹 분류 에 따른 효율적인 내신성적 관리 2. 고득점 토플 취 득 방법 3. PSAT / SAT 응시및 점수 관리 요령 4. AP / IB 점수의 의미 5. 특별활동 관리 방법 6. 커 뮤니티, 봉사 활동 선정및 학년별 준비요령 7. 수상 기록, 스포츠 및 예능활동의 다양성 8. 추천서및 에 세이 사전 준비 요령 B) 명문대 합격을 결정하는 보이지않는 요소들 [Peculiarity] 1. 성적우수학생으로 2개 명문대학 추천받 는 방법 2. PSAT 상위 1% 랭크 방법 3. 다양한 이 력 관리 요령 4. 특별활동, 봉사활동의 독특한 어필 방법 5. 꼭! 인지해야할 명문대학들의 변화되는 최 근 입학사정 경향 문의 : (604) 572-4060, 596-4357 교환 373, 황 성 애 좌석관계로 선착순 예약 마감합니다.

Transportation E-mail: faithglorytranspotation@gmail.com

◆믿음의영광운송 - <개업기념 30% 특별 할인 행사> 개업 기념 할인 기간: 8월23일~ 9월 30일(한시 적) 대상 : 밴쿠버 교민 30 가구 할인 요금 : $50 (2인) ($70불, 30% OFF,시간당 금액) $60 (3인) ($80불, 25% OFF,시간당 금액) 조건 : 1. 선착순 예약마감. 2. 벤쿠버 지역(로칼) 지역내에 한함 3. 기본 3시간 적용 면제사항 : 1. HST (저희는 HST NO 있습니다.) 2. 출발지 요금 (Travel time fee) 제외사항 : 배달품목(Delivery 물품) : 별도의 상 담을 요구합니다. 기타사항 : 1. 본 교민 특별 할인 행사에는 “5톤 트럭(24Foot)과 2명”이 기본으로 제공 됩니다. 2. 상 담을 원하시는 분은 아래에 전화로 문의 하시기 바 랍니다. 믿음의 영광운송 604-779-5709 Faith Glory

◆케이트 이민 컨설팅(LEE&WILSON ASSOCIATES INC.) - <캘거리 이민 설명회> 케이트 이민 컨설팅(LEE&WILSON ASSOCIATES INC.)에 서 2010년 6월 26일자로 발효, 개정 된 29개 직종의 전문인력 이민 제도 및 앞으로의 캐 나다 이민 전망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합니다. 행사 일시: 9월 16일 (목요일) PM 5:00~ 장소: 캘거리 김옥란 유학원 ( # 205-900 6th Ave, SW, Calgary, AB ) 상담 E-mail: lwacalgary@hotmail.com 문의 전화: 403-200-4688 설명회 개최 * 이 설명회는 케이트 대표님께서 직 접 설명하실 예정입니다 * 설명회 후 개별 상담 시 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미리 E-MAIL로 알려주 시고 참석해 주시면 우선순위로 상담받으실 수 있 습니다. *누구나 참석 가능하십니다.

◆빌라델비아 한국학교 빌라델비아교회 한국학교는 캐나다에 살고 있는 교 민 자녀들에게 한글과 한국의 고유문화를 가르칠 뿐 만 아니라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에 힘쓰고자 합니다. 상당한 양의 어린이 장서를 보유 한 도서실 및 좋은 교육시설과 환경, 훌룡한 인품을 지닌 교사진, 엄선된 교재 선택 및 다양한 특별활동 을 통해 이루어지는 빌라델비아의 교육은 이민 사회 의 자녀들 교육에 커다란 자부심이 될 것입니다. 개강 일시 : 9월 18일(토) 오전 9시 30분 수업 일정 : 매주 토 오전 9시 30분 - 낮 12시 30 분 (한학기당 10주 교육, 총 3학기 30주) 장소 : 밴쿠버 빌라델비아 교회 교육관 (9135 132 Street, Surrey, V3V 5P6) 대상 : 만 4세 ~ 12학년 (미취학반, 초급반, 중급 반, 고급반) 학비: 연 150달러(30주), 친 가족 등록 시 130달러 문의 : (604) 584-5780, Fax (604) 584-5717


B20 전면광고

2010년 9월 4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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