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체 예능 전성시대

믿을 건 몸뿐인가? 강한 몸, 힘센 몸, 빠른 몸
JTBC


넷플릭스 ‘피지컬: 100’
양성희의 퍼스펙티브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바야흐로 몸의 시대. 잘 관리된 몸이 그
사람을 말해주는 시대다. TV와 OTT
예능도 ‘몸’이 접수했다. 장르 불문이
다. 지난달 시즌2가 끝난 넷플릭스 ‘솔
로지옥’ 등 연애 예능은 핫바디들의 향
연이다. 이름과 나이, 직업을 숨긴 첫 만
남부터 몸에 집중한다. 몸이 좋은 헬스
트레이너, 균형 잡힌 댄서 등이 인기 출
연자다. 카메라는 헐벗은 몸을 전시한
다. 해안가나 휴양지에 합숙소를 얻고
수영복 차림으로 미션을 수행한다. 출
연자들이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고, 시청자의 관음적 욕망도 충족시
킨다.
지난해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스트
리트 우먼 파이터’(m.net)는 춤을 통해
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에는 아예 맨몸으로 부딪히는 육체예능
이 인기다. 근육질 남녀 100명이 성별·
체급·나이를 불문하고 오직 맨몸만으로
프리즘 민선
대결해 최고의 몸을 뽑는 넷플릭스의
서바이벌 예능 ‘피지컬: 100’(MBC 제

작)이 그 중심에 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편 보는 듯
‘피지컬: 100’은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 체조 국가대표 양학선, 격투기
선수 추성훈 등 ‘한 몸’ 하는 출연자들
의 라인업부터 화려하다. 국내의 핫한
반응에 이어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확
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공개와 동시
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 TOP 10,
세계 33개국 TOP 10에 올랐다. 근육맨
들의 피 튀기는 서바이벌이라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을 빗댄 ‘근징어 게임’이란
별칭도 얻었다.
이 프로를 즐겨본다는 방탄소년단 정
국 효과도 봤다. 지난 3일 정국이 팬 플
랫폼 위버스의 라이브 방송에서 ‘피지
컬: 100’을 시청하는 장면은 전 세계 동
시 접속자가 1000만 명에 달했다. 그간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더 글로리’ 등 K드라마가 약진
한 데 반해, K예능은 큰 성과를 내지 못
했던 터라 K콘텐트의 새로운 가능성으
로 주목받는다.
우락부락한 출연진의 외모에서부터
승패가 빤해 보였지만 이변이 속출하는
7기와 헤어질 결심
웹예능 ‘오늘부터 운동뚱’
‘피지컬: 100’‘오버 더 톱’등 인기
드라마 이어 K콘텐트 새 길 열어 근육질 출연진의 서바이벌 게임 “나는 내가 지켜야”불황사회 반영
자기 과시하는 SNS 열풍도 한몫
사회적 좌절감이 몸 투자로 연결
게 포인트다. 운동이 아닌 직업으로 생 활근육을 키운 산악구조 요원이 오래 매달리기에서 1등을 하고, 몸이 날쌘 체 대생이 ‘덩치남’을 물리치는 식이다. 공 뺏기(순발력·근력), 오래 매달리기(밸 런스) 등 다양한 신체 능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게임을 구성한 결과다. 국내 서바이벌 특유의 ‘악마의 편집’ 이나 빌런(악당) 캐릭터, 예능형 자막도 없다. 오직 몸에 집중해 특수 카메라로
부풀어 오르는 근육, 튀는 땀방울을 잡 아낸다. 만국 공통어인 ‘몸의 언어’로 글
로벌 시청자를 사로잡겠다는 취지다.
“지구 반대편 할머니 할아버지도 즐길
예능을 만들겠다”는 장호기 PD(MBC
시사교양국)는 “한국에서 시즌 2, 나중
요즘 언론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지자체 는 아마도 경기도와 성남시일 거다. 하
루도 빠지지 않고 모든 언론에 등장한 다. 반면 경기도와 성남시의 반응은 뜨 뜻미지근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
표와 관련된 각종 의혹의 진원지로 지 목돼 부정적인 이미지만 강조되니 좋을 리 없다.
그간 압수수색만 수차례. 온라인 커
뮤니티 등에선 이미 이들 지자체를 영
화 ‘배트맨’ 속 악당들의 도시인 ‘고담 시’ 등과 도매금으로 묶어서 언급한다.
검·경의 수사로 바람 잘 날 없는 경기
도와 성남시에 이번엔 ‘감사’ 바람이 불
어닥쳤다. 감사원의 올 상반기 감사 계
획 명단에 경기도와 성남시의 이름이
올랐다. 경기도는 2017년 이후 6년 만
의, 성남시는 2010년 이후 13년 만의 감
사다.
일각에선 ‘이재명’을 겨냥한 감사라
고 추측한다. 성남시는 이재명 대표가
재선 시장을 지낸 곳이고, 경기도는 ‘대
선주자 이재명’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곳이기 때문이다.
감사원이 지난달 30일부터 시작한
경기도 사전 감사 인력의 절반 이상을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도청 북부청에 파
견한 것도 일맥상통한다. 경기도청 북
에는 전 세계 대륙별로 참가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 했다.
몸 앞에선 남녀 구별도 없다. 동등한 자격으로 혼성 대결도 펼쳐지는데 몸을 부딪치는 과정에서 일부 선 넘은 장면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일부 여자 출연자에 대한 성희롱성 악플이 쏟아지기도 한다. 제작진의 섬세한 고려 와 장치가 아쉬운 대목이다. 맨몸의 파이터들, ‘근부자’의 탄생 사실 일반인들의 몸만들기는 전혀 새 로운 현상이 아니다. 코로나 시국은 ‘홈 트’ 열풍까지 불러왔다. 1990년대 KBS ‘출발 드림팀’을 필두로 한 TV 운동 예 능의 역사도 오래다. 명절 간판 프로 ‘아 이돌 육상대회’(MBC)는 운동 잘하는 아이돌들이 단박에 주목받을 수 있어 소속사들이 특훈을 시키는 것으로 유 명하다. 미모의 여자 연예인들이 축구 의 거친 몸싸움을 불사하는 ‘골때리는 그녀들’(SBS)은 전통적 여성상을 비튼 다. ‘맛있는 녀석들’(코미디TV) 스핀오 프로 시작한 웹 예능 ‘오늘부터 운동뚱’ 은 뚱뚱하고 식성 좋은 여자 개그맨 김 민경을 ‘근(육)부자’ 스포츠 천재로 새 로 태어나게 했다. 김민경은 사격 ↗
부청은 이 대표가 중점 추진한 남북협 력(평화협력국)·지역 화폐(경제투자 실) 등 관련 부서가 몰려있다. 감사 범 위도 2018년 1월부터로 정확하게 이재 명 대표의 도지사 재임 때인 민선 7기 와 일치한다. “경기도 감사는 1년 연기 된 것이고 성남시는 장기간 감사하지 않아 감사 대상이 됐다”는 감사원의 해 명에도 “이재명 감사”라는 지적이 이어 지는 이유다.
감사와 수사를 지켜보는 현장 공무원 의 심정은 복잡했다. “문제가 있으면 바 로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민선 7기(성남시는 민선 5, 6기)의 모든 ↗
갓잡은 토종닭 ‘육회’로 즐긴다 땅
지난달 30일 오후 전남 해남군 ‘통닭거
리’ 내 진솔통닭. 이명순(64·여) 사장이
닭 가슴살로 만든 육회를 접시에 담아
냈다. 육회 옆에는 갓 썰어낸 닭 가슴살
과 모래집 회가 담긴 접시를 놓았다. 가
게 간판에 적힌 ‘통닭’ 문구와는 달리
튀김닭은 찾아볼 수 없었다. 주방 한쪽
에 놓인 찜솥에서 백숙이 삶아지는 것
도 여느 통닭집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 사장은 “4㎏짜리 토종닭 한 마리



를 통째로 맛본다는 뜻에서 통닭”이라
며 “시중에서 파는 치킨이나 어린 삼계
로 만든 닭요리와는 영양가나 풍미가
다르다”고 했다.
땅끝마을로 알려진 해남에는 ‘통닭’
가게들이 몰려있는 거리가 있다. 흔히들
통닭이라면 기름에 튀긴 닭을 떠올리지
만 ‘양념치킨’ 같은 메뉴는 없다. 닭 한
마리를 통째로 모두 요리한다는 뜻에
서 붙여진 이름이다. 닭 가슴살로 만든
회와 주물럭·구이·백숙·닭죽을 두루 내
놓는 코스 요리다.
천년고찰인 대흥사 입구에 독특한 통
닭집이 생긴 것은 1970년대 중반이다.
1995년 작고한 박상례 할머니가 아들과
함께 1975년 주막을 겸한 상점을 연 게
시초다. 배고픈 시절 주민들은 박 할머
니 가게에서 닭이나 삶은 계란·두부를
안주 삼아 낱잔으로 파는 ‘잔(盞)술’을
마셨다.
간판도 없던 가게는, ‘아무개 잔술집’
하면 읍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주말이면 대흥사를 찾은 관광객들까지
닭백숙을 먹고 갔다. 덕분에 가게 뒷마
당에 걸려있던 가마솥에서는 온종일
닭 삶는 냄새가 났다.
백숙맛이 알려지자 1986년
가게 옆에 새로 식당을 냈다.
닭고기를 먹고 오래 살라는
뜻에서 장수통닭이라는 간판
도 달았다. 당시 4000원하던 촌
닭을 사서 6000원에 팔다 보니 손해가
나기 일쑤였다. 적자가 많이 난 해에는 직접 농사지은 쌀이나 고추를 팔아 메 꿀 정도였다. 그래도 박 할머니네는 닭 발이나 닭 가슴살을 들녘에서 일하던 이웃들에게 건네며 정을 나눴다.
할머니의 손맛을 코스요리로 발전시
킨 것은 장남 안재근(79)씨다. 개업 후 손님들이 가슴살을 많이 남기는 것을 보고 궁리 끝에 회(생고기)를 생각해냈 다. 퍽퍽한 가슴살에 참기름과 깨로 양 념해서 손님상에 내놓았다.
손님들이 남기던 가슴살 ‘회’로 변신
맛을 본 손님들은 닭 가슴살의 고소
한 식감에 감탄했다. 야들야들한 닭살
이 입에서 부드럽게 녹는 듯한 맛을 담
은 신메뉴였다. 가슴살 회가 알려지면
서 3㎏짜리 토종닭 한 마리를 요리해주


던 식당에는 매일 손님들이 북적였다.
안씨는 1989년 닭 가슴살 회를 불고
끝마을의 닭 코스요리
문으로 하는 집도 있다. 가게마다 특유의 비법은 있지만 통닭 거리 업주들이 한목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갓 잡은 토종닭에 최상의 식자재 만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닭은 기름기 가 많은 암탉보다 쫄깃한 맛을 내는 수 탉만을 쓴다. 진솔통닭 명승호(67) 사장 은 “잡은 닭을 냉장고에 넣었다 빼면 죽 었다 깨나도 이 맛을 못 낸다”며 “여름 엔 새벽 2시부터 닭을 잡는데 6~7개월 키운 수탉이 가장 부드럽고 단맛이 난 다”고 했다.
기처럼 요리해 먹는 주물럭을 상에 올
렸다. 날것을 싫어하는 손님을 위해 불
판에 익혀 먹도록 머리를 짜냈다. 안씨
는 회와 주물럭의 명성이 알려질 때쯤
메뉴판에 ‘코스요리’를 추가했다.
닭 코스요리는 출시 직후부터 인기
를 끌었다. 소문을 듣고 온 손님들은 너
도나도 백숙보단 코스요리를 주문했
다. 1990년대 말부터 ‘통닭’이라는 간판





을 단 백숙집들이 주변에 속속 문을 연
배경이다. 현재 연동리 일대에는 11곳의
닭코스요리집이 영업을 하고 있다. 뒷산
지형이 노란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
이어서 조선시대 말까지 ‘황계동’(黃鷄
洞)이라 불렸던 곳이다.

식당 대부분은 닭이 전문이지만 오
리나 오골계로 만든 코스요리 집도 있
다. 닭 육회를 과일양념으로 숙성시켜
내놓거나 토종닭을 묵은김치와 함께
요리한 삼계탕도 있다. 해남 특산품인
황칠나무와 더해진 황칠오리백숙을 전
모래집·닭날개 ‘회’ 애주가 안주로 인기 해남군도 통닭거리 이름을 ‘닭코스 음식거리’로 정하고 지원에 나섰다. 지 난해 2월에는 11억 원을 들여 닭요리 전문점 11곳의 간판과 주차장 등을 정 비했다. 인근 대흥사, 고산 윤선도 유 적지 등과 연계한 관광사업도 추진 중 이다. 명현관 해남군수는 “닭코스음식 거리를 지역 축제와의 연계 등을 통해 남도의 관광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해남식 통닭은 부위별로 조리한 음식 을 차례로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닭 가 슴살 회부터 모래집-주물럭-구이-백 숙-닭죽을 순서대로 내놓는다. 모래집과 닭 날개로 만든 회는 애주 가들에게 특히 인기다. 닭 날개는 생것 을 뼈를 발라낸 다음 마늘과 참기름에 버무려 내놓는다. 여느 닭발 안주처럼 익히지 않았는데도 잡내가 없고 고소한 맛이 난다.
백숙을 소금이 아닌 초간장에 찍어 먹도록 한 것도 비법이다. 간장에 식초와 대파를 썰어 넣어 시큼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난다. 요리의 대미(大尾)인 닭죽은 녹두와 쌀을 넣어 끓이는데 손님이 원할 때까지 리필해준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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