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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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서 집이 있어도 걱정, 집이 없어도 걱정

향후 5년간 재산세 9%까지 인상 예정 원룸 월 렌트비가 3000달러 전후 형성

밴쿠버시가 재산세를 향후 5년간 9%씩

인상할 계획을 밝히고 있고, 밴쿠버와 인

근 버나비시의 1룸 렌트비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어 주거고통이 가중될 예정이다.

밴쿠버시의 재정담당 직원은 시의 균

형 재정을 위해 2028년까지 매년 재산세

를 인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보고서를

시의회에 제출했다.

인상이 불가결한 이유로 인플레이션, 공급망 문제, 그리고 부족한 노동시장 문

제를 꼽았다. 이 3가지 요인만으로도 매

년 시에서 7억 3000만 달러의 예산이 요 구된다는 설명이다.

이 보고서대로라면 중간 가격 재산 보

유자는 매년 추가로 116달러를 더 재산세

로 지출해야 한다.

이번에 올려진 보고서에 대해서 밴쿠

버 시의회는 26일 검토를 할 예정이다.

이렇게 밴쿠버시에서 사상 최대 폭의

재산세 인상으로 주택 보유에 고통을 받

밴쿠버 참전용사 총영사관 관저 초청 위안 행사

고 있지만, 주택 렌트도 만만치 않다.

전국 주택 렌트 전문 사이트인 Rentals.

ca에 따르면 밴쿠버 지역의 1룸 렌트비가

한달에 3000달러를 육박하고 있기 때문

이다. 6월 기준 1룸 평균 렌트비는 2831달

러이다. 2룸의 경우는 3666달러이다.

밴쿠버와 접해 있는 버나비도 밴쿠버, 토론토에 이어 3번째로 높은 렌트비를 보

이고 있는데, 1룸이 2366달러이다. 2룸은 3304달러로 토론토보다 비싸다.

버나비와 함께 한인 주요 거주지역인

코퀴틀람도 1룸이 2200달러에서 2300달

러 대로 나와 있다. 2룸은 3200달러이다.

노스로드와 인접한 신축 렌트 아파트

인 에벌리아(Everlea) 아파트의 렌트비

를 보면 스튜디오가 2100~2250달러, 1룸

이 2350~2600달러, 2룸이 2950~3100달러, 그리고 2룸+덴이 3000~3300달러로 나와 있다.

결국 재산세가 올라도 이도 저도 못할

수 밖에 없는 높은 주택보유세로 고소득

자가 아니면 점차 외곽으로 이사하도록 압박이 커지고 있다. 표영태 기자

다운타운 교통사고 28세 남성 사망

션사인

밴쿠버경찰서는 22일 오전에 차량 2대가

연루된 교통사고로 한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밴쿠버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에

웨스트 조지아와 버라드에서 동편으로

향하던 파란색의 혼다 어코드가 적색 신

호에 멈춰섰다. 이때 뒤따라 오던 흰색 플 리머스 보이저(Plymouth Voyager)가 혼 다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혼다 운전자인 28세 남성이 사망했다. 사고를 일으킨 플리머스 보이저

를 몰던 34세의 남성도 중상을 입고 병원 에 입원했다.

경찰은 현재 사고 경위를 수사 중에 있

다. 이와 관련해 충돌이 있기 전 플리머

스 보이저가 웨스트 조지아 스트리트를

따라 달려가는 모습이 담긴 자동차 블 랙박스(dash-cam)나 목격자들을 수소문 하고 있다.

연락 전화번호는 밴쿠버교통사고전담팀 604-717-3012이다.

한편 살인사건합동수사대( Integrated Homicide Investigation Team, IHIT)는

이 사건과 거의 같은 오전 3시 38분 선샤

인 코스트을 지나는 고속도로에서 총격

살인 사건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IHIT에 따르면 총격이 있다는 신고

가 나고 수색 중 하프문 베이(Halfmoon

Bay)의 버치 웨이(Birch Way) 8000블록

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남성을 발견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용의자로 보이는 자

를 확인하고 체포했다. 표영태 기자

24일과 25일 오타와 국립묘지서 정전 기념식 메트로밴쿠버 지역은 24일 평화의 사도 앞서

밴쿠버총영사관은 지난 18일(일) 한-캐

수교 60주년 및 정전 70주년을 기념하

여 한국과 캐나다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들을 관저로 초청하여 감사 오찬 행사 를 개최했다.

견종호 총영사는 한국전 참전용사들

의 희생과 헌신은 지난 60년간 한-캐 양국의 발전적 우호관계의 든든한 기 반이 되었고,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

신은 한-캐 양국에서 영원히 기억될 것 이라며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행사는 밴쿠버 한인회 소속 청

소년 문화사절단 학생들이 부채춤 및 째

즈연주 공연을 펼치고 밴쿠버를 방문중

인 국기원 시범단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

면서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존경의 마음을 전하는데 동참하는 뜻

깊은 시간이 됐다. 한편 연방정부는 24일 오전 9시 30분( 동부시간) 오타와에서 참전용사들을 초

청해 한국전 종전 70주년 기념식을 거행

한다. 이번 기념식에는 밴쿠버의 시온어

린이합창단(지휘자 정성자)가 노래를 부

를 예정이다. 기념식 장소는 오타와 비

치우드국립묘지(Beechwood National

Cemetery)이다.

25일 오전 11시(동부시간)에는 모나 포 티에르 재무위원회 의장(President of the Treasury Board)이 로렌스 맥올 레이(Lawrence MacAulay,) 보훈국방 부장관을 대신해 국립전쟁기념 및 무명 용사묘역(National War Memorial and Tomb of the Unknown Soldier)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함께 기념식에 참 석한다. 이 자리에는 연아 마틴 상원의원 과 임웅순 주한캐나다대사도 참석한다. 밴쿠버에서는 24일 오전 11시에 버나 비에 위치한 평화의 사도 앞에서 재향군 인회캐나다서부지회(회장 장민우) 주관 으로 기념식이 열릴 예정이다. 표영태 기자

제5211호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A The Korea D aily COPYRIGHT 2023 안내 : (604)544-5155 (사진=밴쿠버
총영사관)
코스트 고속도로선 총격 사망사건 발생
전면광고 A12 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귀공자 킬러와 코피노

차별받은 자의 한방 승부

아르풍 현실에 ‘마녀’ 1·2편(2018·2022)

의 만화 같은 액션 쾌감을 접목한 신작

이다. 주인공은 조커 같은 미소의 미스테

리한 킬러 귀공자(김선호)다. 필리핀 빈

민가에서 불법 권투 경기를 뛰는 ‘코피노

물이 별개라 설명했지만, 두 영화의 귀 공자 모두 능글 맞고 장난기 있는데다

미스테리한 점이 닮았다. 또 목표물을

사냥할 땐 죄의식 없고 무자비하면서도

절제된 동작을 펼치는 것도 공통점이

로 만들었다. 지난 8일 언론시사 후 박

감독은 “차별 받는 이들이 차별하고 무

시하는 이들에게 한 방 먹이는 이야기

를 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맨몸 난투극부터 권투, 총기 액션, 자동

액션을 위한 소재로 활용하는 데 그쳤 다는 인상도 준다.

아무리 높은 곳에서도 거침없이 뛰어내

린다. 착지할 땐 ‘터미네이터’처럼 무릎

을 90도로 굽힌 자세다. 죽음의 공포라

곤 전혀 없는 듯 달려들다가도, 비만 오

면 몸을 사리는 모습이 마치 햇빛을 싫

어하는 ‘뱀파이어’ 같다.

21일 개봉하는 액션 영화 ‘귀공자’는

박훈정 감독이 전작 ‘신세계’(2013)의 누

(Kopino,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

에 태어난 아이)’ 청년 마르코(강태주)는

아픈 어머니의 수술비를 위해 본 적 없는

아버지를 만나러 한국에 가고, 귀공자와

함께 목숨 건 추격전에 휘말린다.

‘마녀’에서 배우 최우식이 신체 조작

으로 살상 무기처럼 키워진 동명의 초능

력자를 연기한 바 있다. 박 감독은 두 인

다. 다만, SF 판타지 같은 ‘마녀’ 시리즈

의 세계관과 달리 ‘귀공자’는 비교적 현

실적인 배경이다.  ‘신세계’와 ‘브이아이피’(2017) 등 장

르 영화로 권력의 명과 암을 파고드는

게 박 감독의 장기다. ‘귀공자’에선 제작 비 100억원대 이상의 한국 상업영화로 는 처음으로 ‘코피노’를 액션 주인공으

차 추격전 등 주인공들의 활극이 태국

열대우림과 전남 곡성·장성, 제주도 편

백숲 등에서 펼쳐진다.

하지만 원래 ‘슬픈 열대’였던 제목을

‘귀공자’로 바꾸고 장르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비중이 커진 귀공자 캐릭터에

관한 결말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코

피노의 현실을 깊이 있게 그리기보다는

이 영화가 스크린 데뷔작인 김선호는 tvN ‘갯마을 차차차’(2021) 등 드라마에 서의 해맑은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연 기 변신을 했다. 김선호는 본지와의 인 터뷰에서 박 감독이 제안한 스탠리 큐 브릭 감독의 범죄 영화 ‘시계태엽오렌 지’(1971)의 주인공을 귀공자 연기에 참 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톤을 높인 웃음 과 사이코 같은 정적인 웃음 등 웃는 연 기에 중점을 뒀다”고 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지금까지 도움”

“어릴 때부터 시조를 쓰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풀어내본 경

험이 지금도 도움이 됩니다.”

2014년 개최된 제1회 중앙학생시조백

일장에서 중등부 대상을 수상했던 서

창현(22·사진)씨의 말이다. 당시 중학교

1학년이었던 서씨는 ‘아버지’라는 제시

어를 받아들고 2시간 동안 현장에서 써

내려간 시조로 “매우 정제된 음률과 군

더더기 없는 형식으로 아버지의 사랑과

고단한 삶을 잘 그리고 있다”는 심사평

을 받으며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제 대학생이 되어 최근 육군 최전

방에서의 군복무도 마쳤다는 그를 지난

15일 만나 학창시절 시조 짓기에 몰

입해본 경험이 어떤 의미가 있었는

지 이야기를 나눴다.

중앙학생시조백일장은 우리나

라 고유의 정형시인 시조를 알

리고 계승하려는 취지로 중

앙일보가 주최(한국시조시

인협회 주관, 교육부 후원)하

는 대회로, 코로나19 여파

로 건너뛴 2020년을 제외하

고는 매년 열려 올해로 9회째

를 맞았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시조 쓰기를 배웠던 서씨는 시조를 가르쳐주 셨던 선생님의 권유로 제1회 백일장에 참가했다고 한다.

수상작은 마트를 운영하는 아 버지를 떠올리며 쓴 것으로, 아 빠의 손바닥에 밴 땀으로 꽃송이

가 피어나고, 그 꽃이 자신

이라는 비유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초등생 때부터 시조를

쓸 정도라면 영락없는 ‘문

학소년’일 것 같지만, 그

는 실은 유치원 시절부터 기

계를 좋아하던 이과생이다. 지금도 미국

보스턴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며 개

발자를 꿈꾼다. 그렇게 이공계열 진로

를 추구하는 길에 시조백일장에서의 수

상 이력이 큰 도움이 됐다고 그는 말했

다. “백일장 수상 기록 등 문학적 자질을

부각함으로써 ‘과학에만 치중하지 않은

문·이과 통합형 인재’라는 식으로 어필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씨는 “실제로 시조를 배우면서 조금

이나마 (문·이과 성향이) 균형이 맞춰졌

다”며 “시조를 쓰는 순간은 고통스럽기

보다는 즐거웠던 기억밖에 안 남아있다”

고 말했다. 특히 “제한된 틀 안에서 생

각을 풀어내야 한다는 게 즐겁더라”며 “(글자 수) 3-5-4-3을 맞춰 써야 하는 종 장에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 고민하는 과 정에서는 생각도 깊어지고 어휘력 향상 에도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제9회 중앙학생시조백일장 은 30일까지 예심 응모를 받는다. 본심 진출자 명단은 다음 달 2일 중앙일보 (joongang.co.kr)와 한국시조시인협회 (www.hankuksijo.com) 홈페이지에서 발표되고, 본심은 다음 달 15일 서울 조 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공연장 에서 열린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제17862호 40판

B4 종합 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2023년 6월 19일 월요일 20
액션 영화 ‘귀공자’ 21일 개봉 ‘마녀’‘신세계’박훈정 감독 신작 김선호 연기 변신, 강태주와 호흡
9년
30일까지
 영화 ‘귀공자’는 배우 김선호의 스크린 데뷔작이다.  ‘코피노’ 마르코 역은 신예 강태주가 1980대 1 경쟁을 뚫고 발탁됐다.  재벌 2세 역 배우 김강우는 박훈정 감독 차기작 ‘폭군’에도 김선호와 함께 출연한다. [사진 NEW]
서창현 “초등생 때부터 시조 공부, 개발자 꿈꾸는
전 중앙학생시조백일장 대상
응모작 접수, 내달 본심

지난 3월의 서울대 입학식에서 축사

를 맡았다. 영광스러운 일이었고, 그

만큼 오랫동안 고민했다. 밤잠을 설

치고, 고쳐 쓰기를 거듭한 끝에, 수

많은 당부를 다 버리고서도 남는 딱

한 문장이 뭘까를 찾기로 했다. 그

리고 마침내 제목을 정했다. ‘교과

서를 버려라.’ 아이작 뉴턴이 1687년

중력의 법칙을 담은 역작 프린키피

아를 발표하고 나서 근대적 의미의

물리학이 탄생했다. 뉴턴의 이론은

의심할 여지가 없는 교과서로서 물

리 세계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는 토

대가 되었다. 그러나 19세기 들어 이

교과서에 들어맞지 않는 증거가 하

나둘씩 쌓이기 시작했고, 다른 설명

논리가 가능하지 않을까 질문을 제

기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

다. 아인슈타인은 그처럼 질문했던

사람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이었고, 결국 기존의 교과서는 다시 쓰였다.

‘삼각형 세 각 합 180도’는 조건적 진리

뉴턴의 이론을 포함해 우리 눈앞

에 있는 교과서의 이야기들은 결코

불변의 진리가 아니다. 지금까지 맞

다고 생각한 잠정적인 가설의 모음일

따름이다. 삼각형의 세 각을 합하면

180도라는 이야기는 어떤가. 이것도

평면이라는 전제가 없다면 맞지 않

는 이야기가 된다. 오목한 말안장 위

에 그린 삼각형의 세 각 합은 180도보

다 작고, 볼록한 지구본 위의 삼각형

최초의 질문을 던지는 기술 선도국을 기대하며

교과서를 쓰는 기술 선도국과 교

과서를 수용하는 추격국의 차이도

이 지점에서 갈라진다. 기술 선도국

은 교과서적 논리가 있음에도 불구

하고 다르게 생각해볼 수 있지 않으

냐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은

국가다. 그 결과 기존과 다른 새로운

교과서를 끊임없이 생성하는 국가

다. 뒤늦게 출발한 추격국은 기술 선

도국에서 정립된 교과서를 번역하

고, 수용해서, 적용하는 국가다.

우리는 지난 70년간 추격국으로

서 기술 선도국이 쌓아 만든 교과

서를 충실히 익히고 더 열심히 실행

하는 것으로 세계사에 유례없는 성

공스토리를 써왔다. 이제 우리 사회

곳곳에서도 추격국이 아니라 선도

국으로서 교과서에 도전하는 모습

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의 교과서

를 매번 새롭게 써나가고 있는 사례

교과서는 만고불변 진리 아냐

교과서 추종 추격국서 벗어나

선도국 변신 꿈꾸는 대한한국

정답 일단 의심하고 질문해야

의 경우에는 반대로 180도보다 크다.

그래서 삼각형의 세 각 합이 180도라

는 법칙도 평면이라는 전제하에서만

성립하는 조건적 진리에 불과하다.

심지어 어떤 이론은 맥락적이기

도 하다. 애덤 스미스나 케인스의 경

제학 이론은 당시 자신이 경험했던

국가와 시장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담은 주장이다. 그래서 교과서에 실

려있는 이론을 접할 때 주장하는 사

람이 처해 있던 당시의 맥락을 제거

하고 마치 객관적 법칙인 양 받아들

이는 것은 살아있는 생물이 아니라

죽은 화석을 보는 것과 같다.

결론적으로 교과서는 단지 잠정

적이고, 조건적이며, 맥락적인 가설

과 주장을 담고 있을 뿐 결코 만고불

변의 진리를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교과서의 내용은 틀릴 수도 있고,

구부러질 수도 있으며, 따라서 얼마

든지 고쳐질 수 있다. 교과서는 지금

까지 사람들이 고민하고, 시행착오

를 겪으면서 잠정적으로 합의한 발

자국의 마지막 경계는 보여줄지언

정 그 경계 밖에 어떤 새로운 발자

국이 찍힐지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새로운 교과서는 판례를 쌓아가듯

새로운 질문과 그에 대한 치열한 논

쟁을 축적하는 가운데 다시 쓰인다.

그래서 지금도 그 어디에선가 끊임

없이 교과서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

지 않으냐고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

이 있고, 그 덕분에 교과서는 쉼 없

이 새로 고쳐지고 있다.

는 말할 것도 없다. K팝은 대중가요

가 만들어지는 기존의 논리와 다른

장르를 만들어냄으로써 많은 나라

에서 분석의 대상이 되고 있다. 풀

리지 않는 난제에 도전함으로써 세

계를 놀라게 한 수학자가 등장하고, 미래 통신 플랫폼인 6G의 밑그림을

그리는 국제표준화기구를 이끄는

역할도 한국이 맡고 있다. 우리 사

회 여러 곳에서 아직 지도가 없는 흰 눈밭에 첫 발자국을 내보겠다고

덤벼드는 사례가 심심찮게 등장하

고 있다. 모두 추격국에서 선도국으 로의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는 귀한 길잡이 반딧불이다.

‘서울대에서 A+를 받는 비법’ 충격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추격국 의 어두운 그림자는 곳곳에서 짙게

드리워져 있다. 몇 년 전 ‘서울대에

서 A+를 받는 비법’이라는 주제의

다큐멘터리가 많은 사람에게 충격 을 주었다. 심지어 농담까지 철저히 필기하고, 교과서와 교수의 의견에 토를 달지 않고, 빈틈없이 암기하 는 것이 비법이었다. 교과서와 교수 의 논리를 질문 없이 수용해야 좋 은 성과가 나오는 사회에서는 새로 운 교과서가 탄생할 수 없다. 교실 에서뿐만 아니다.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도입하려다 좌초된 사례 에서 드러난 것처럼 새로운 기업가 적 시도가 제도적 경직성이나 촘촘 한 기존 이해관계망에 짓눌려 원천 봉쇄되는 환경에서는 기존의 교과 서와 다른 혁신적 신산업을 기대하 기 어렵다.

추격국의 어두운 그림자를 뚫고 하나둘 반짝이는 반딧불이 날아오 르는 바로 이때를 놓치지 않고, 진정 한 선도국으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 아야 한다. 그 출발은 최초의 질문이 다. 이것이 정답이라거나 교과서라 고 말하는 것에 대해 일단 의심하고, 질문해야 한다. 다른 관점과 판단 기 준, 다른 대안적 세상에 대한 상상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손을 들어야 한다. 그런 최초의 질문이 제기되면, 힘겹게 날아오르는 반딧불이를 반 가워하고 소중히 감싸 안듯, 장하다 고 칭찬하고 격려해주어야 한다. 선 도국으로서 우리가 다시 쓸 교과서 의 귀한 싹이기 때문이다. 이제 선도 국으로서의 한국이 던지는 최초의 질문을 찾고, 널리 알리고, 격려해야 한다. 그 여정을 시작할 때다. 베스트셀러 축적의 시간을 기획하 고 본지에 같은 이름의 칼럼을 썼던 이 정동 서울대 공대 교수가 5주마다 ‘최 초의 질문’이란 제목으로

B6 종합 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2023년 6월 19일 월요일 26
40판 오피니언
제17862호
이정동의 최초의 질문 서울대 공대 교수
다시 연재를 시작합니다. 근대 물리학의 탄생을 알린 아이작 뉴턴의 역작 프린키피아(1687). 고전 역학의 바 탕을 이루는 만유인력의 법칙을 기술하고 있다. [중앙포토]

“챗GPT 수업에 활용  앞으론 질문 잘해야 우수한 학생”

1월 취임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

올해 1월 성균관대 총장으로 취임한 유

지범(64) 총장은 지난 1학기 동안 매주

학생들과 만났다. ‘담대한 대담’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월요일 오전 학생들과 티

타임을 가진 것이다. 총학생회, 단과대

학 학생회, 학내 언론사 학생은 물론 동

아리 학생들까지 15회에 걸쳐 학생 100

여명의 이야기를 들었다. 일회성 행사로

그칠 것이라 예상한 교수들도 놀랐다.

그는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이

뭘 바라는지 직접 듣고 싶었다”며 “2학

기에는 각 학과 학생들까지 다 만날 것”

이라고 했다. 취임과 동시에 ‘학생이 꿈

을 펼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선언한

유 총장에게 성균관대의 혁신 구상을 들어봤다.

-취임하면서 ‘존경받는 대학’을 만들겠 다고 했다.

“대학끼리 경쟁이 심해지고 학생들도

점수에 매몰되는 경향이 있는데, 좀 더 넓게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

각한다. 세상의 근본적 문제가 뭔지 고

민하고 도전하는 사람을 키워야 한다고

본다. 존경받는 대학은 사회를 인도하

는 방향을 제시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

하는 대학이다.”

-‘성대다움’도 언급했다.

“우리 교가에 ‘배움만이 보배 아닌, 인의예지 그 자랑인’이라는 구절이 있

다. 배움이 중요하지만 그것만이 아니라

인의예지를 갖춘 인간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성균관은 예로부터 국가의 지

도자를 양성하는 기관이었다. 현대에서

도 기본을 갖춘, 선비다운 지도자를 기 르는 게 성대다움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빠르게 발전한 대학 중 하나로 꼽 힌다.

“1996년 삼성 재단이 들어온 이후 혁

신적인 교육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고

본다. 기존에 소위 ‘SKY’로 대표되는

대학의 질서를 깨고 새로운 일을 해보

려고 했다. 선택과 집중으로 장기 계획

을 세우고 중간 점검을 하면서 발전했

다. 이제는 혁신이란 말이 너무 흔해졌

지만, 우리는 새로운 혁신을 하려고 한

다. 다른 대학이 모두 하는 혁신은 혁신

이 아니다.”

-교육에선 어떤 혁신을 생각하나.

“대학에 와서 하고 싶은 공부를 마음

껏 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게 해주

고 싶다. 그러려면 전공이라는 벽을 낮

춰야 한다. 학과마다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전공 학점을 대폭 낮춰서 다양한

분야를 탐색하고 배울 수 있게 하겠다.”

그는 스무살에 선택한 전공을 졸업할

때까지 벗어나지 못하는 현 제도를 “가

두리 양식장 같다”고 표현했다. 문화와

기술이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나가기 전

에 학생의 전공 선택권을 넓혀야 한다

는 것이다. 성균관대는 학생 선택권 확

대를 위한 교육과정 개편에 착수했다.

챗GPT 확대되면 입시 바뀔 수도 전공 선택권 넓히려 교과 개편 중 비대면교육, 외국 학생

-대학에서도 챗GPT 같은 생성형AI 기술 이 화제다.

“지난 2월부터 챗GPT를 어떻게 교육 에 활용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고, 정보 를 모은 ‘챗GPT SKKU’ 홈페이지도 따 로 만들었다. 2학기부터는 챗GPT를 활

용하는 수업 모델을 운영해볼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답을 잘 하면 우수한 학생이 었지만, 챗GPT에서는 질문을 잘 해야 우수한 학생이다. 수업은 물론 입시까지 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연구 분야에서는 어떤 혁신을 계획하나.

“연구의 양이 아니라 질로 가야 한다.

높은 수준의 연구,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구를 더 강조할 것이다. 임기 내

에 글로벌 TOP 10에 4개 분야를 진입시

키는 게 목표다. 반도체, AI, 양자기술, 바이오 등에 잠재력이 있다. 또 성균관

에는 625년의 인문학 전통이 있다. 과학

이 연구하고 인문학이 답하는 융합 심

포지엄을 정례화할 것이다.”

-최근 반도체 등 첨단학과가 많아졌다.

“대학이 첨단과학을 가르치는 것은

시대적 사명이다. 2006년 삼성전자와 협

력해 학사과정에 국내 최초로 채용연계

형 학과인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만들

었다. 최근엔 교육부에서 347명(대학원

251명, 학부 96명)의 첨단학과 증원을

받아서 2학기 대학원에 반도체융합공

학과 등의 첨단학과를 만들고, 내년엔

학사과정에 반도체융합공학과와 에너

지학과를 신설한다.”

-캠퍼스 재구조화 구상도 밝혔다.

“학문적 특성에 따라 학교 밖으로 나

가 캠퍼스를 확대하자는 생각이다. 인

문사회캠퍼스 근처 대학로는 문화예술

의 중심지인데, 이점을 활용해 문화예술 융복합 센터가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자연과학캠퍼스는 근처에 판교가 있는 데 이곳에 반도체, 소프트웨어, AI와 관 련된 캠퍼스가 진출해 기업들과 협력할 수 있다. 바이오도 또 다른 캠퍼스로 나 갈 수 있다. 학부보다는 주로 대학원 등 연구 기능이 이동하게 될 것이다.”

-취업난 속에서 의대 등 특정 전공에 쏠 림이 심한데.

“안정적이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의대 인기는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심하게 쏠리는 것은 그만 큼 다양한 교육과 기회가 없었기 때문 이라고 본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문 과적 소양을 갖춘 이공계생, 이공계적 소양이 있는 문과생이다. 전공의 벽을 낮춰 이런 인재를 키운다면 ‘문송합니 다’란 말도 사라지지 않을까.”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대학이 위기다.  “학생 수가 줄면 우수한 학생, 대학원 생 모집도 어려워진다. 코로나19때 잘 갖춰놓은 비대면 수업 시스템을 활용해 우수한 외국 학생을 받아들여야 한다. 다행히 한국을 선호하는 수요가 아시 아권에 많이 있고, 성균관대를 찾는 유 학생도 많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유지범 총장=서울대 금속공학과 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 서 전자재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연구원으 로 재직하다 1994년 성균관대 교수로 부 임했다. 학내에서 공학교육혁신센터장, 공대학장, 자연과학캠퍼스 부총장, 산학 협력단장 등을 지냈고, 한국연구재단 국 책연구본부장, 나노기술연구협의회장, 국가전략기술조정위원으로 활동했다. 그래핀 양산 기술을 개발한 나노 분야 과학자로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이다.

B7 종합  2023년 6월 24일 토요일 2023년 6월 23일 금요일 17 대학의 길, 총장이 답하다
유치 활용 반도체시스템 등 첨단학과 늘려 문과+이공계 소양갖춘 인재 육성 유지범 성균관대 총장은 “가장 먼저 혁신하는 대학이라는 DNA가 있다. 혼자 빨리 가지 않고 함께 멀리 가는 대학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한상훈(James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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