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발자취 남은 ‘백
“고려시대의 화려한 불전(佛殿) 양식과
다산(茶山)이 참여한 백련사 관련 자료
등이 보물로 지정예고된 배경입니다.”
지난 23일 오후 전남 강진군 도암면
백련사. 김자룡(41) 강진군 학예연구사
가 대웅보전(大雄寶殿)을 가리키며 “빼
어난 건축양식을 갖춘 보물급 건축물
중 하나”라고 말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나흘 앞둔 이 날 백련사에는 신도들과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김 연구사는 백련결사(白蓮結社)가
이뤄졌던 고려 무신집권기부터 1000년
넘도록 백련사의 역사성이 이어져온 점
을 보물로 지정(예고)된 배경으로 꼽았
다. 또 다산 정약용(1762~1836) 등과의
교류를 통해 편찬된 만덕사지(萬德寺
志) 가치도 보물 지정에 큰 역할을 했

다고 설명했다. 만덕사는 839년 창건 당 시 사찰이 들어선 만덕산에서 따온 백 련사의 옛 이름이다.
천년고찰인 백련사 대웅보전이 보물
로 지정예고되면서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문화재청은 6월 중 문화
재위원회 심의를 열고 보물 지정을 확
정할 예정이다. 백련사는 강진읍에서 5
어획량 지난해 보다 30% 줄어
신안 식당가 “값 치솟아 손님 뚝”
초여름 별미인 병어가 제철을 맞았지만
한 마리에 5만원이 넘어가면서 이른바
‘금어(金魚)’가 됐다.
전남 신안군수협 지도수산물판매장
에 따르면 지난 27일 병어 30마리가 든
한 상자가 100만원에 위판됐다. 최근 한
상자에 70~80만원을 호가하던 위판가
가 연휴가 되자 더 치솟았다. 신안군수
련사 대웅보전’ 보물 된다
고려시대 화려한 불전 양식 보여줘
6월 심의서 확정 땐 강진서 13번째
정약용 유배 때 인연이 지정에 도움
손학규 전 대표, 2년 2개월 칩거도
문화재청이 지난달 27일 보물로 지정예고한 전
남 강진군 백련사의 대웅보전(大雄寶殿). 18세
기 불전(佛殿) 건축의 장식화를 보여주는 대표
적 건축물로 꼽힌다. 프리랜서 장정필
㎞가량 떨어진 만덕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다.
백련사는 고려 말 원묘국사 요세(了 世·1163~1245)가 불교 혁신운동을 한
결사처(結社處)다. 요세는 백련사에서
‘백련결사’를 주도해 보조국사 지눌(知 訥·1158~1210)의 ‘수선결사’와 함께 신앙
결사운동의 이론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련사 대웅보전은 화려한 팔작
지붕에 정면 3칸과 측면 3칸인 단층 건
물이다. 1760년 화재 후 1762년 중수됐
으며, 18세기 불전(佛殿) 건축의 장식화
‘금
병어
를 보여주는 대표적 건축물이다. 기둥
위쪽의 용머리 조각과 천장 위쪽 용머리
장식 등이 섬세하게 표현돼 있다. 대웅
보전 안에는 용과 봉황, 사자상 등으로
장식해 엄숙함을 강조했다.
백련사는 다산 정약용과도 인연이 깊
은 사찰이다. 다산은 유배 당시인 1805
년 백련사 아암(兒菴) 혜장선사(1772∼
1811)로부터 차(茶)를 배웠다. 그는 다
산이라는 자신의 호에 ‘차 다(茶)’를 넣
을 정도로 차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당시 다산은 차가 떨어지면 혜장선사
에게 걸명소(乞茗疏)를 보내 차를 청하
기도 했다. 걸명소란 차에 대한 간절함
과 차에 대한 애정이 담긴 편지형식의
글이다. 당시 혜장은 ‘제다(製茶)의 달
인’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떡 모양의
병차(餠茶)를 잘 만들었다고 한다. 1809

년엔 초의선사(1786~1866)가 다산초당
을 찾아가 다산의 제자가 되기도 했다.
苦海津梁 인생의 고해를 건너는 데는
最重檀那之施 ‘보시’가 가장 중요하다
하였으니
초여름 별미에도 지갑 닫아
협 관계자는 “이 정도 가격에 위판된 병
어는 음식점 등에서 마리당 5만원은 받
는다”며 “역대 최고로 비싸게 팔린 수
준”이라고 말했다.
신안군수협에 따르면 병어 어획량은
해마다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올해 1~5
월 병어 어획량은 3539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 5051상자보다 30%(1512상

자)가량 줄었다. 2년 전인 2021년 같은
기간 5407상자보다는 34% 이상 감소
했다.
산지 병어값이 치솟자 신안군수산물
판매장 내 식당가는 울상을 짓고 있다.
매년 이맘때쯤 병어를 맛보기 위해 관 광객들로 북적였던 식당가에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서다.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52)씨는 “평소 같으면 병어 손님으 로 가득했을 가게가 올해는 점심 장사
로 2~3개 팀을 받는 게 전부일 정도”라
고 말했다.
수협 관계자는 “예년에는 관광버스
와 차량 등이 몰려 병어를 상자째 사 가
고 식당도 불야성을 이뤘는데 올해는
마리당 5만원이 넘어가니 손님들이 지
갑을 열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병어 최대 산지인 신안에서 잡히는 병
어는 미네랄이 풍부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신안에는 질 좋은 갯벌이 많
이 발달한 데다 빠른 물살 덕에 병어들
의 운동량이 많아 살이 꽉 차오르고 비
린내도 적다고 한다.
병어는 지방에서 ‘병치’라고 불리기
도 한다. 보통 ‘치’ 자로 끝나는 생선은
聊伸乞茗之情 오로지 차를 청하는 내 마 음을 생각해 毋慳波惠 아낌없는 은혜(차)를 베풀어 주길 바라오.
- 乞茗疏(걸명소). 1805년
백련사는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2 년 2개월간 칩거한 곳이기도 하다. 손 전 대표는 2014년 7·30 보궐선거 때 낙선한 뒤 백련사 내 토담집에서 지내다 2016년 10월 정계에 복귀했다.
강진은 백련사와 다산초당 외에도 굵 직한 문화유산이 많다. 고려청자 도요 지와 영랑생가·전라병영성 등 유적지가 곳곳에 있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에서 강진을 ‘남도답사 1번 지’로 꼽기도 했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백련사 대웅보전의 보물 지정예고로 강진은 13곳의 보물을 보유하게 됐다” 며 “다산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강진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전승하는 데 더 욱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쉽게 죽기에 횟집 수조에서 헤엄치는 병 어를 보기는 쉽지가 않다. 덕분에 숙성 회의 제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강점이 다. 병어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돼 어린이나 노인, 환자의 원기 회복 에 좋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병어 를 편어(扁魚)로 소개한다. ‘입이 매우 작고 창백하며 단맛이 난다. 뼈가 연해 회나 구이, 국에도 좋다’고 적었다. 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플라이강원 운행 중단 양양공항 또 ‘유령공항’ 우려
탑승수속 돕는 직원들도 철수
2008년에도 9개월간 노선 끊겨
원희룡 장관 “사기행위” 비판 회사측 “환불·배상 지급 조치”
저비용항공사 ‘플라이강원’이 운항을
중단한 지 열흘째를 맞은 29일 강원 양
양국제공항은 적막감이 돌았다. 이 공
항 유일한 노선이었던 양양-제주 노선
이 끊기면서 여객청사를 찾는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탑승 수속을 돕는 직원
이 모두 철수한 데다 조명도 꺼져 공항
에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흘렀다. 검색
대·대합실 모두 텅 비어 있기는 마찬가
지였다.
플라이강원은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한 항공사다. 최근 홈페이지에 기업회생
신청 예고를 공지한 뒤 20일부터 항공기
를 띄우지 않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달 제
주행 출발 2편과 도착 2편이 전부였고,
이달은 비행기 4편을 마지막으로 운항
이 중단됐다”며 “사무실을 지키던 플라
이강원 직원들도 모습을 보이지 않는
다”고 설명했다.
양양공항에서 출발해 제주도로 수학
여행을 떠나려던 강릉 지역 고등학교는
운항 중단 안내를 받고 대체 항공편을
급하게 구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어렵
게 표를 구했지만, 출발 공항과 도착 시
각 변경 등에 따라 불가피하게 일정 조
정을 했다”고 말했다.
2019년 11월 양양공항에 취항한 플라
이강원은 코로나19 등 각종 악재 속에
서 임금 체불과 항공기 임대료 체납 등
어려움을 겪어 왔다. 채무액은 440억원
에 달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플라
이강원이 운항하는 항공편 예약 현황은
5월 말까지 양양-제주 노선에 7000여
명, 10월 말까지는 국제선까지 포함해 3 만8000여 명 정도다.
강원도는 그동안 플라이강원에 145억
원, 양양군도 최근 20억원에 달하는 막

강원 양양공항을 모기지로 둔 플라이강원이 국내선 운항을 중단한 지난 20일 양양공항 카운터에 적막감이 감돌고 있다. 강원도는 플라이강원에 책임 있는 자세와 자구 노력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강원도는 올해 항공화물운송사업 재정지원금을 신설 하고, 운항장려금 지원 기준을 상향 조
정하는 등 지원 예산 22억원을 확보했다.
강원도는 “(우리가) 그동안 적극적으
지원을 요청했었다”며 “항공사 정
위한
대전에 장애 전문 공공어린이재활병원 개원
특수교사 파견해 6학급 운영 부족한 의료진 확보는 숙제
전국 첫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인 대전세
종충남·넥슨후원 공공어린이재활병원
이 30일 공식 개원한다. 지난 26일부터 진료를 시작한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장애가 있거나 장애가 예상돼 재활치료
가 필요한 18세 미만 어린이를 전문적 으로 진료하는 병원이다.
대전시 서구 관저동에 위치한 공공어
린이재활병원은 지하 2층·지상 5층, 연
면적 1만5789㎡ 규모로 지어졌다. 재활
의학과와 소아청소년과·소아치과 등 3
개 과목에서 외래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재활치료는 환자별로 주
2회 운영한다.
앞으로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를
대상으로 낮병동과 입원병동도 운영할
계획이다. 낮병동은 20병상, 24시간 상
태를 살펴야 하는 입원환자를 위해서는
50병상이 마련된다. 그동안 대전을 비롯
해 세종·충남지역에서 장애가 있는 어
린이들은 공공부문 전문기관의 치료를
받지 못해 전국의 병원을 찾아다니는
불편을 겪어왔다.
대전시교육청은 해든학교 소속 특수
교사 7명과 특수교육실무원 3명 등 10
책임 있는 자
세와 뼈를 깎는 자구 노력을 촉구한다”
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회관계
망서비스(SNS)에 ‘플라이 강원, 먹튀
말라’는 제목을 단 비판 글을 올렸다. 원
장관은 “플라이강원은 회생신청을 하
기로 결정한 당일 아침까지도 예약금을
받아 챙겼다”며 “소비자에게 무책임한
것을 넘어, 악질적인 사기행위다. 의도
적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자기 들만 살겠다는 이 상황을 두고 보지 않 겠다”고 강조했다. 플라이강원 측은 “최근 회사 주거래 통장이 압류돼 매출이 발생해도 우리가 1원도 쓸 수 없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예약자에게 환불은 물론 배상 조치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 다. 플라이강원은 예약자가 별도 항공 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편도당 1인 10만 원 이내의 배상금과 교통비 3만원을 지 급했다.
양양공항은 2002년 개항했다. 활주로 가 짧아 대형 항공기 취항이 어려웠던 강릉공항과 속초공항을 대체하기 위해 영동지역에 공항을 세우자는 취지였다. 2008년 11월부터 9개월 동안 비행기가 단 한 편도 뜨지 않아 ‘유령 공항’이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지방공항을 운영하 는 한국공항공사는 정부가 지분 100% 를 가진 공기업이다. 최종권·박진호 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명을 병원에 파견했다. 병원에서 6학급
을 운영하면서 환자들이 재활과 교육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공공어린이재활병원은 개원 전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2021년 착공한
뒤 후원 기업의 명칭을 둘러싼 논란을 시작으로 시공사와의 갈등으로 공사 중
단이 이어지면서 애초 올해 2월 예정이
던 개원이 두 차례나 미뤄지기도 했다.
의료진 추가 확보도 시급한 과제다. 애
초 병원은 7명의 의사를 충원할 계획이 었지만 지원자가 없어 필수 인력(5명)으
로 진료를 시작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잘 있었는가 전우여 연휴 마지막 날인 29일 오전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장병 묘역을 찾은 예비역 장교들이 먼저 간 옛 전우의 묘소에 참배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물과 불이 사랑에 빠지는 세상 한인 2세 감독이 그렸다
“저희 어머니, 아버지는 영화 제작 기
간 중에 돌아가셨지만, 제가 자라면서
그분들께 배운 모든 것이 여기에 들
어있습니다.”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멘
탈’(6월 14일 개봉)을 연출한 피터 손 (한국명 손태윤) 감독은 30일 내한한
자리에서 “한국에서 이 영화를 공유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 이
민 2세다. 2016년 ‘굿 다이노’를 연출


하며 디즈니·픽사 사상 최초의 동양
계 감독 자리에 올랐던 그가 자신의
두 번째 연출작으로 고국을 찾았다.




이날 서울 용산구 한 극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손 감독과 함께 작품
에 참여한 이채연 애니메이터도 함께 자리했다. 픽사의 27번째 장편 애니메이션인 ‘ 엘리멘탈’은 세상을 구성하는 4원소, 물·불·흙·공기가 함께 사는 도시가 있 다는 상상에서 출발하는 작품이다. 장난감(‘토이 스토리’)부터 머릿속 감 정들(‘인사이드 아웃’)까지 살아 움직
이게 했던 픽사가 이번엔 물질을 구
성하는 기본 원소들의 세계를 창조해
낸 것이다. 4원소가 모여 사는 ‘엘리
멘트 시티’에서 불답게 열정적이고 다
혈질인 ‘앰버’가 물답게 유연하고 감
성적인 ‘웨이드’를 만나 사랑에 빠지
고 성장해가는 이야기가 풍성한 비주
얼로 펼쳐진다.
기발한 착상만큼이나 4원소들의 속
성을 형상화한 디테일 하나하나가 영





화를 보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한다. 예


컨대 ‘흙’들은 ‘물’과 만나면 머리에
서 나뭇가지가 자라나고, 겨드랑이에
서 꽃을 피워내기도 한다. ‘불’ 캐릭터
들은 숯을 간식처럼 먹으면서 몸집을
유지하고, 손으로 모래를 녹여 유리
를 만들 수 있다. 물·불·공기는 형체
를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만큼, 건
물 사이 비좁은 틈이나 벽돌 사이로
추격전을 벌이는 것도 엘리멘트 시티
에선 가능한 풍경이다.
‘엘리멘탈’에서 3D 애니메이션을 담
디즈니·픽사 ‘엘리멘탈’ 내달 개봉
물·불·흙·공기 4원소를 의인화


피터 손, 픽사 최초 동양계 감독
“뉴욕서 자랄 때 인종차별 경험
부모님께 배운 다양성
당한 이 애니메이터는 “모든 원소들이
가만히 멈춰있지 않고 항상 움직이는
상태여야 하는 설정이 가장 난관이었
다”고 말했다.
“불이 일렁거리는 모습이나 항상 공
중에 둥둥 떠 있는 공기의 속성을 어
떻게 더 매력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지 연구가 많이 필요했어요. 물 캐릭
터들의 경우 물 풍선이 참고자료였는

데, 그렇다고 젤리나 탱탱볼처럼 보이
지 않도록 해야 했고요.”
이런 재기발랄한 상상의 세계를 쫓
아가다 보면 어느새 현실에도 고스란
히 적용되는 뭉클한 메시지가 마음
을 건드린다. 인간 세계와 마찬가지
로 엘리멘트 시티에도 4원소들 간 차
별과 배제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주 인공 ‘앰버’로 대표되는 불 종족은 모 든 걸 불태워버릴 수 있는 특성 탓에 다른 원소들로부터 떨어져 ‘파이어 타 운’이라는 자신들만의 외딴 마을을 이 뤄 살아간다.
이같은 설정은 미국 뉴욕에서 이
민 2세로 자란 손 감독의 자전적 이 야기가 대폭 녹아든 부분이다. 손 감 독은 “뉴욕에서 자라면서 외국인 혐
오와 인종차별을 경험한 기억을 갖고 있다”며 “이민자 구역을 나타내는 ‘파 이어 타운’을 통해 어떻게 다양한 공 동체가 서로의 차이점을 극복하며 이
해할 수 있는지를 담고자 했다”고 말 했다. 그의 말처럼 서로 절대 섞일 수
없을 것처럼 보였던 불(앰버)과 물(웨 이드)이 서로 공존할 방법을 찾아내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법
같은 순간이다.
앰버의 부모가 딸을 위해 고국을 떠
나 엘리멘트 시티로 이주한 점, 이주 후 식료품점을 운영하며 헌신적으로
생계를 꾸려간 점 등도 실제 손 감독
의 부모님을 모델로 한 설정이다.
그는 “1960년대 말 미국으로 이주
한 부모님의 이야기를 들은 픽사의 동
료들이 ‘그게 바로 네가 영화로 만들
어야 할 이야기야!’라고 말해준 것에

서 이 작품이 시작됐다”며 “부모님은
영어를 잘 못하셨지만, 식료품점에 오
는 다양한 배경의 손님들을 이해하고
도우려고 노력했다. 그때 배운 다양성
의 가치를 영화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
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영화는 부모의 희생에 감
사하면서도 그로 인한 부담감 때문에
진정한 자아를 찾지 못한 자녀 세대의
모습 등 굳이 이민자가 아니더라도 공
감할 수 있는 주제들도 풀어낸다. 손
감독은 “미국에서의 테스트 상영 당
시 이민자의 이야기를 아버지와 딸의
관계로 녹여낸 것이 감동적이라는 피
드백이 많았다”고 말했다. 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폐 면역력심폐 기능 높이는 ‘칵테일 한방복합요법’ COPD 근본부터 치료한다
COPD 한의학적 치료
매년 평균 20만 명 이상, 65세 이상 노
인 중 8%가 고통받는 질환. 세계보건기
구(WHO) 통계상 전체 사망의 6%를 차
지해 사망 원인 3위에 오른 질환. 바로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이다. 현대


의학에서도 난치성 질환으로 통한다.
하지만 한의학에서는 다른 관점으로 접
근한다. 폐의 면역력을 높이고 심폐 기
능을 끌어올려 폐포를 재생하는 방식
으로 치료한다.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
장이 연구개발한 ‘칵테일 한방 복합요
법’을 통해서다. 이 치료를 통해 COPD
환자 10명 중 8~9명이 회복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COPD는 미세먼지·배기가스 노출과 알
레르기 등으로 기도와 폐포에 이상이
생겨 폐가 서서히 기능을 잃어가는 병 이다. 환자는 호흡곤란, 기침, 가래, 가슴 압박감, 전신 무기력증으로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진다. 환자 절반이 감기로 오
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친다. 서서
히 망가지는 질환이라 한번 발병하면 증
상 개선이 쉽지 않다.
심폐 기능 동시에 치료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이 COPD 치
료를 위해 오랜 연구 끝에 내놓은 치료
법은 ‘칵테일 한방 복합요법’이다. 폐뿐
아니라 심장까지 동시에 치료해 나가는
방법이다. 폐와 심장이 상호작용해 서
로 영향을 준다는 점을 파고든 결과다.
김남선 원장은 “폐가 나빠지면 심장이
나빠지고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폐 기
능도 약해진다”며 “따라서 COPD 같은
폐 질환 치료에 심폐 기능 항진약을 동
시에 처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설 명했다.
치료의 핵심은 청폐(靑肺) 면역
력 증강 심폐 기능 항진 폐포 재생
이다. 청폐는 호흡기 곳곳에 쌓인 염증
을 제거해 숨길을 열어 폐를 깨끗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치료의 밑바탕을 다
지는 단계다. 이 단계에서 기침·가래 등
의 증상이 잦아든다. 그다음 건강한 상
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면역력을 끌어올
린다. 여기에 ‘김씨녹용영동탕’이 탁월
한 효험을 보인다. 김씨녹용영동탕은 기
관지와 폐의 면역력을 높이는 데 작용하
는 탕약으로 ‘폐 면역약’으로도 불린다.
녹용을 비롯해 녹각교, 홍화자, 토사자, 우슬, 속단 등 35가지 약재가 쓰인다.
그다음 단계에서는 ‘김씨공심단’으로
심폐 기능을 올린다. 침향, 사향, 녹용, 산수유, 당귀, 우황 등의 고급 약재가 기
관지평활근 재생과 폐포 재생에 관여하
고 심장과 심혈관의 기능을 강화한다.
공진단과 강심약인 우황청심원을 개량
한 칵테일 처방이다. 김씨공심단에 코팅
된 99.9%의 금 성분은 강심, 강혈관 작
용과 함께 몸에 축적된 중금속을 체외
로 빨리 배출시키는 효과도 있다.
김 원장은 환자의 병증과 체질에 맞는
개인 맞춤 처방도 개발했다. K-심폐단
이다. 환자 개개인의 몸 상태를 고려한
만큼 치료 효과를 김씨공심단의 3~4배
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약이다. 김 원장
은 “K-심폐단은 맞춤 처방인 만큼 조제
기간은 3~7일이 소요되며 효과를 극대
화하는 고가의 약”이라며 “50~100일간
복용하면 심폐 기능 개선과 함께 각종
증상이 치료된다”고 말했다.
환자 80~90% 완쾌 성과
영동한의원이 그동안 치료한 COPD 환
자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1년간 김씨
녹용영동탕과 김씨공심단을 함께 복용
한 환자 10명 중 8~9명이 완쾌됐다.
실제로 7년 전부터 기침과 함께 연 1~2회 죽을 것 같은 숨 막힘으로 응급실 신세를 졌던 남성 COPD 환자 A씨(78) 는 하루에 담배 두 갑을 피우는 헤비스 모커로, 스테로이드 흡입제 처방에 의 존하던 상태였다. 김 원장은 A씨에게 칵 테일 한방 복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했 고, 심폐경락 레이저, 아로마 네블라이 저, 코점막 레이저 치료, 심폐 기능을 돕 는 침·뜸 치료 등 호흡기 재활치료를 병 행했다. 그 결과 치료 시작 후 1년 만에 A씨는 기존 COPD 증상이 사라졌다. 도쿄에 거주하는 59세 여성 COPD 환 자 K씨도 비슷하다. 공인회계사인 K씨 는 미국 유학 시절 알레르기로 고생한 적이 있었다. 직장생활 이후에도 호흡곤 란과 기침이 반복됐고 수시로 천식 발작 을 겪으면서 근무가 힘들어졌다. 증상이 심할 때마다 병원 치료로 버텼지만 잦은 출장으로 과로가 겹치면서 상태가 더욱 악화했다. K씨는 두 달에 한 번씩 2박3일 영동한의원에서 약물 칵테일 치료와 호 흡기 재활 치료를 받았다. 1년간의 치료 결과 호흡곤란, 기침, 가슴 압박감이 사 라져 치료를 중단할 수 있었다. 치료 전 78%로 낮았던 K씨의 혈액산소 포화도 (SpO2)는 치료 후 1년 만에 98%(정상 범위 95% 이상)로 개선됐다. K씨는 결 국 업무와 출장 스케줄에 아무런 문제 가 없을 정도로 일상을 회복했다. 한편 김남선 원장은 이 같은 연구·임 상 결과를 바탕으로 하버드 메디컬스쿨 스탠리 쇼(Stanley Shaw) 학장을 비롯 한 의대 교수들과 하버드HLP 멤버들에 게 지난해 8월 1일부터 5일간 ‘폐 COPD 한방 칵테일 치료’를 주제로 강의와 워 크숍을 갖기도 했다. 김 원장은 “하버드 의대에 한국의 K-Medicine을 소개하 고 COPD의 한방 치료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