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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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인종 차별 법안 위한 BC주민의 의견 수렴 중

한국어와 영어 등 15개 언어로 조사 중

전국에서 최초로 제도적 인종 차별에 대

처하기 위한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는

BC주에서 이와 관련한 주민의 의견을 모 으고 있다.

BC주 정부는 온라인 설문 조사를 15

개 언어로 오는 9월 30일까지 실시한다

고 밝혔다.

설문조사를 통해 수집된 내용은 새로

운 법안에 반영되어 정부가 프로그램 및

서비스에 내재하는 제도적 인종 차별을

책임지고 해결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받

은 피해자를 지원하도록 하기 위해 활

용된다.

반인종차별법은 역사적인 반인종 차별

데이터법을 기반으로 마련될 2024년에 상

정될 예정이다. 반인종차별법의 목표는

자발적인 데이터 수집을 통해 공공 서

비스를 이용할 때 원주민과 인종 차별

을 받는 사람들이 직면하는 격차와 장벽

을 파악하는 것이다. 새로운 법안은 정부

가 반인종 차별 데이터법으로 밝혀진 제

도적 인종 차별에 대해 정부가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한 조치를 요구한다. 이 요구에

는 정부가 법률을 변경하고 정책과 프로

그램을 수정하여 인종 차별을 받는 사

람들이 시스템에서 더 잘 대변하는 것

이 포함된다.

반인종 차별 설문지 참여 외에도 인종

차별, 차별 요소별, 2SLGBTQIA+(성 소

수자) 및 신앙기반 공동체 단체, 원주민

정부는 보조금을 신청하여 법안에 관한

자체 참여 세션을 실시할 수 있다. 보조금

수령이 확정된 신청자는 최대 5000달러를

받아 장비 대여, 통신자료, 사례금 등의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공동체 보조금

신청은 2023년 6월 23일 오후 5시(태평양

표준시)까지 접수할 예정이다.

반인종 차별 법안은 범정부적 작업의

일부로 원주민 및 인종 차별을 받는 공

동체와 협력하여 제도적 인종 차별을 철

폐하고 더 발전하고 더 포용적인 주를 건

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표영태 기자

절반 국민, 기준금리 인상에 주거비 부담 고통

임차인 54%, 모기지 대출자 45% 1년전보다 힘들어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각 가계의 재정상

태가 악화되고 있는데, 작년보다 올해, 올

해 보다 내년 더 악화될 것이라는 걱정

이 크다.

비영리설문조사기관인 앵거스리드연구

소(Angus Reid Institute)에 5일 발표한

최신 설문조사에서 렌트임차인 54%와 모

기지 대출자 45%가 이미 매일 월세를 내거

나 모기지 갚는데 고통스럽다고 대답했다.

전체적으로 모든 것을 감안해 재정문

제가 작년에 비해 나아졌는지 악화됐는

지에 대한 질문에 46%가 악화됐다고 대

답해 2010년 이후 가장 높았다. 작년과

같다고 해답한 비율은 39%로 2010년 이

후 최저 수준이었다. 나아졌다는 대답은

14%로 나왔다.

1년 후에는 어떨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

과 같을 것이라는 대답이 41%, 악화될 것

이라는 대답이 32%, 그리고 나아질 것이

라는 대답은 19%로 각각 나왔다.

특히 매달 렌트비나 모기지를 갚는

데 매우 힘들다고 대답한 비율이 작년

에 19%였는데, 올해는 24%로 올랐다. 모

기지로 주택을 산 자가 보유자 모기지를

관리하기에 힘들다고 대답이 중 34%에서

45%로 올랐다.

여러 문제들 중에 가장 개인적으로 걱

정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생활비/

인플레이션이 6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의료건강 47%, 주거 여유도 30% 등으

로 나왔다.

이번 조사는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2808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됐고, 표준

오차는 +/- 2% 포인트이다. 표영태 기자

우리의 소원은 평화통일 한인의 고향인 한반도에서 한미 군사훈련 강화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횟수가 늘어나면서 긴장이 고조 되고 있지만, 밴쿠버 한인 청소년들은 평화로운 통일을 기원하는 지식대회를 펼쳤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밴쿠버협의회는 지난 3일 (토) 오후 3시부터 2023년도 평화통일 골든벨 행사를 가졌다. 이날 신주애 학생이 최우수상을 받아 7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 평화 골든벨

5일 인천 부영송도타워에서 재외동포청 공식 출범

본청은 인천, 서비스지원센터는 서울

5일 오전 10시에 연수구 부영송도타워에

서 열린 재외동포청 출범식이 열렸다 이

날 초대 재외동포청장에는 전 재외동포

대사가 임명장을 받았다 재외동포청은 이날 개청식을 열고 인

천 송도 본청과 서울 광화문 통합민원

실 '재외동포서비스지원센터' 업무를 시

작했다 재외동포청은 영사 등 민원서비

스는 물론이고 과거 재외동포재단이 수

행하던 재외동포 교류협력과 차세대 동

포 교육 등의 업무도 함께 맡게 된다

이날 151명의 규모로 출범한 재외동

포청의 본부는 인천 송도에 위치하며

재외동포의 민원 업무를 처리하는 재 외동포서비스지원센터는 서울에 설치됐

다 외교부는 이날 "재외동포서비스지원

센터는 오늘 문을 연 통합민원실과 연

중 24시간 동포콜센터와 함께 비대면 영 사 민원24 서비스 시스템을 운영한다"

며 "이를 통해 750만 재외동포들은 시

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온 오프라인

을 아우르는 민원서비스를 제공받는다"

고 밝혔다 이기철 초대 재외동포청장은 전 세계

750만 명의 재외동포를 지원하기 위해

재외동포청이 출범한 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 청장은 "재외동포의 손톱 밑

가시를 빼고 차세대 동포의 정체성을 강

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청장은 이날 초대 재외동포청장으

로서 "문턱 낮은 재외동포청"을 강조하

며 "LA 총영사 시절 제게 면담을 신청

하는 분들을 다 만났고 만난 결과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외

교관 시절 재외동포영사대사 등을 지내

며 재외동포 관련 업무에 전문성이 두

터운 이 청장은 LA가 마지막 임지였다

이 청장은 이어 "LA 총영사 재임 당

시에도 손톱 밑 가시를 빼드리는 총영사

관을 주창했는데 재외동포청 역시 동포 들을 위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렵고 불 합리한 일이 있으면 전부 다시 검토하고 새로운 일을 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겠다" 고 강조했다 이 청장은 또 "재외동포들이 3세, 4세 이렇게 내려가면서 (스스로) 한국인이 라는 생각을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고 들었다"며 "차세대 동포들의 조국에 대한 정체성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 러면서 "한글 교육도 잘해야겠지만 조 국인 한국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나라인 지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포부로는 "소통하는 재외동포 청"을 꼽았다. LA 총영사 시절 동포 신 문을 스크랩해 이른바 '총영사관 일보' 를 만들었던 경험을 소개하며 "재외동 포 국내전문가 언론에서 하는 말을 잘 듣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제5200호 2023년 6월 6일 화요일 The Korea D aily COPYRIGHT 2023 안내 : (604)544-5155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 표영태 기자
전면광고 A12  2023년 6월 6일 화요일

돌아온 국제 관광도시

잃어버린 3년? 홍콩의 밤은 더 화려해졌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방침을 거두

면서, 홍콩이 예전의 일상을 되찾아가

고 있다. 지난 몇 년간 홍콩은 여행자에

게 사라진 도시였다. 2019년 민주화 시

위, 2020년 국가보안법 시행과 코로나

확산까지 격동의 시절을 보내면서 국제

관광도시 홍콩의 면모는 빛을 잃었었

다. 지난달 홍콩에 다녀왔다. 다시 열린

홍콩은 그사이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

다. 추억의 관광지, 새로 뜨는 핫플레이

스를 두루 돌아봤다.

연말까지 300개 넘는 축제·할인 행사

홍콩은 지금 절박하다. 코로나 기간

관광객이 끊기며 기반 산업이 무너져버

렸기 때문이다. 연간 60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던 국제도시의 명성이 바

닥까지 떨어졌었다. 지난 2월 홍콩 정부

는 사실상 멈춰 선 관광산업을 다시 살

리기 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름하여 ‘헬로 홍콩’. 연말까지 300개

이상의 축제와 이벤트, 각종 할인 프로

모션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달 8일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해

제일 먼저 목격한 것도 100홍콩달러(약

1만6000원)짜리 소비 바우처를 외국인

여행자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풍경이었

다. 3500억원 규모의 홍콩 왕복 항공권

50만 장을 전 세계에 배포하는 무료 이

벤트는 이미 전 세계에서 화제를 일으

켰다. 지난달 한국에도 항공권 약 2만

4000장을 뿌렸는데, 이벤트 홈페이지

에 12만 명이 동시에 몰리면서 접속이

 빅토리아 피크 전망대에서 본 홍콩의 야경. 홍콩을 대표하는 풍경이다.  서구룡 문화지구의

해안 산책로. 관광객 몰리는 ‘스타의 거리’에 비해 한산한 매력이 큰 장소다. 바다 너머의 센트럴 도

심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담기 좋다.  침사추이 한편의 이소룡 동상. ‘스타의 거리’의 상징이다.

지연되는 소동까지 벌어졌다.

대대적인 물량 공세가 통했는지, 3월

부터 매달 200만 명이 넘는 여행자가 홍

콩을 방문하고 있다. 개관 100년을 앞둔

페닌슐라 홍콩 호텔에서도 비슷한 이야

기를 들었다. “이제 절반가량 객실이 찬

다. 객실 가동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렀

던 지난해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디즈니 화·목은 폐장  “곧 매일 열 듯”  홍콩에 도착해 디즈니랜드부터 들렀 다. 연간 600만 명이 넘게 방문했던 홍콩 디즈니랜드는 코로나가 닥친 2020년 한

해에만 27억 홍콩달러(약 4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도 폐쇄 조치

를 따르느라 6개월밖에 열지 못했다. 홍 콩 최대 놀이시설의 오늘이 궁금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평일이었는데도

파크 안은 의외로 시끌벅적했다. 디즈니

공주풍 드레스를 입은 어린 꼬마들, 세

계 각지에서 온 단체여행객이 파크 곳

곳을 활보했다. 그들과 어깨를 부대끼며

‘어벤저스’ 주역이 총출동하는 히어로

퍼레이드를 구경했다. 디즈니·픽사 명장

면을 3D 멀티미디어 맵핑 쇼로 구현하

는 ‘마법의 성 야간 공연’를 비롯해 눈에

돌아갈 만한 신종 콘텐트가 여럿 있었

다. 현장에서 만난 디즈니랜드 관계자는

“지금은 화·목요일을 제외한 주 5일 개

장하고 있지만, 예전처럼 매일 개장하는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 제일의 야경 명소로 통하는 ‘빅

토리아 피크(552m)’에 올랐다. 전망대까

지 45도 급경사를 오르는 명물 ‘피크 트

램(1888년 개통)’에도 작은 변화가 있었

다. 낡은 전차 대신 커다란 파노라마 창

으로 둘러싸인 새 트램이 도입됐는데, 15

분에 한 번씩 210명(기존 120석)을 태우

고 정상으로 향했다. 정상의 눈부신 야

경만큼은 달라진 게 없었다. 홍콩에만

높이 100m 이상의 고층 빌딩이 4000개

가 넘는다는데, 과연 밤하늘의 별보다

도시의 불빛이 더 크고 화려하게 빛났다.

‘스타의 거리’ 이소룡 동상 인기 여전

홍콩은 작다(서울의 약 1.8배). 해서

바다를 매립해 땅을 넓히고, 그 위에 빌

딩과 녹지를 조성하는 식으로 체급의

한계를 극복해왔다. 홍콩국제공항과 디

즈니랜드가 그렇게 탄생했다.

근래의 변화가 가장 잘 보이는 장소

는 구룡(주롱)반도 서남쪽의 ‘서구룡 문

화지구’다. 무려 216억 홍콩달러(약 3조 6400억원)를 투입해 해안을 간척하고 박

물관·미술관·공원 등을 조성했다. 특히

전시실만 33개를 갖춘 대형 미술관 ‘엠

플러스(M+)’의 반응이 뜨겁다. 2021년 11월 개관했는데, 4개월 만에 100만 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지난달 9일 하루만 해 도 ‘구사마 야요이 회고전’을 비롯해 15 개 전시가 동시에 벌어졌다. 미술관에서 홍콩 앞바다와 센트럴의 마천루를 내다 보는 전망도 훌륭했고, 전시실 옆 카페 의 분위기도 그윽했다. 건물을 빠져나오 니 2㎞ 길이의 해안 산책로가 이어졌다.  구룡반도 침사추이의 오랜 명물 ‘스 타의 거리’도 사뭇 달라진 모습이었다. 3년 전 대대적인 개보수를 거치면서 낡 은 분위기를 벗었다. 배우 장국영의 얼 굴을 새긴 해변 난간 앞에 유독 관광객 이 많이 몰려 있었다. 거리의 상징이랄 수 있는 이소룡 동상 앞에서는 이날도 액션 영화 촬영이 한창이었다. 홍콩의 변화와 여전한 활기를 단적으로 보여주 는 장면이었다. 홍콩=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 침사추이 시계탑 앞에서

제17851호 40판

여행정보=홍콩 입국이 자유로워 졌다. 격리 의무는 물론이고 실내· 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졌다. 패키 지여행이 아니라면 ‘옥토퍼스 카드’가 필수다. 충전식 교통카드로 MTR(지하 철)·트램·버스·페리 등의 대중교통에서 두루 쓸 수 있다. 6월의 홍콩은 비가 잦 은 편이라 우비를 휴대하는 것이 좋다. 캐세이퍼시픽을 비롯한 주요 항공사가 인천~홍콩 노선을 주 61편 운항한다.

B2 종합  2023년 6월 6일 화요일 2023년 6월 2일 금요일 20
3조
M+ 미술관, 넉달 새 100만명 방문 디즈니랜드도
홍콩
쏟은‘서구룡 문화지구’ 핫플로
여행객 몰리며 활기
단체 여행객이 기념사진을 담고 있다.   일명 ‘마블 히어로 퍼레이드’와 ‘마법의 성 야간 공연’. 최근 홍콩 디즈니랜드에서 가장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 서구룡 문화지구의 문화 공간 ‘엠플러스’.

다산과 추사, 천재였을 뿐인가

는 되었네”라고 말해 ‘마천십연(磨

박석무의

실학산책

다산학자·우석대 석좌교수

한국고전번역원은 참으로 큰일을

해냈다. 번역원으로 바뀌기 전 민족

문화추진회 때부터 신라 최치원에

서 한말에 이르는 유학자들의 문집

을 한국문집총간이라는 이름의

영인본으로 간행한 일을 말한다. 문

집총간으로 350책을 간행하고, 속

총간으로 150책을 합해 도합 500책

으로 수천 권의 문집을 합본·간행했

으니, 우리나라 학자들의 문집 대부

분은 그 총간에 실려 있어 한문으로

된 옛날의 문집은 대부분 읽을 수

있게 됐다. 오늘에는 그 문집을 번역

하여 계속 간행하여 누구나 옛날 우

리 선조들의 글을 쉽게 접할 수 있으

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나는 책을 읽는 날이 많다. 문집

500책을 꺼내서 읽는 재미로 세월

을 보낼 때가 많다. 특히 그중에서도

반계·성호·연암·다산·추사 등 실학

자들의 문장을 읽는 재미가 쏠쏠하

여 읽고 또 읽는다. 다산 책은 안 읽

는 날이 많지 않고, 추사의 책도 자

주 읽는 책의 하나다. 두 분의 책을

읽어보니 다산은 말할 것도 없고 추

사 또한 범접하기 어려운 천재였음

을 깨닫게 된다.

다산과 추사, 누가 뭐라 해도 조선

을 대표하는 천재였음이 분명하다.

조선 후기 여러 문헌을 살펴보면 다

산과 추사를 병칭하여 큰 학자이고

대사상가였음을 거론한 내용이 많

았다. 다산은 남인 집안 출생이고 추

사는 노론 집안 출신으로 둘 사이에

견해 차이가 있었고 고경(古經) 해

추사 제자인 허련이 다산 제자인 황상의 일속산방을 그린 ‘일속산방도’. [중앙포토]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두 학자

복숭아뼈 닳도록 공부한 다산

붓 천 자루 털 빠지게 쓴 추사

그 열정과 정진이 더욱 그리워

석에서도 의견을 달리했던 것도 사

실이었다. 그러나 추사는 다산의 둘

째 아들인 운포 정학유와 동갑내기

로 다산과도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

였으며, 다산의 두 아들 학연·학유

와도 아주 가까운 친구로서 시를 짓

고 학문을 논했던 기록이 있다.

다산과 추사는 천재였기 때문에

그런 큰 학자로 추앙받는 것일까. 천

재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조선에는 다산·추사 못지않은 천재도 많았다.

그러나 그들이 다산과 추사의 업적

에 따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

인가. 다산이 다산초당에서 귀양 살

며 얼마나 전심치지하여 학문연구

에 몰두했었던가를 증언해주는 제

자 황상이 있었다. 황상은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다산이 학문 연구

할 때의 일화를 이렇게 전했다. “우

리 선생님은 얼마나 오랫동안 방바

닥에 앉아 공부만 했기 때문에 복숭 아뼈가 세 번이나 구멍이 뚫려 큰 고

통을 겪었다”라고 말했다. ‘과골삼 천(踝骨三穿)’이라는 사자성어가 그

렇게 해서 나왔다. 의자를 사용하지

않던 시절, 바닥에 발을 밀착해 앉

아 있노라면 복숭아뼈가 닳아져, 구

멍이 뚫릴 정도로 부지런하고 열심

히 공부했다는 증언이었다.

추사의 평생 친구는 이재 권돈인

이었다. 자신보다 세 살 위의 친구, 안동 권씨로 명문의 후예인 데다 같

은 당색 노론 출신이고, 문과에 급제

하여 영의정을 지낸 고관대작이었

지만 추사에 못지않게 서화에도 조

예가 깊어 추사의 막역한 벗이었다. 추사문집을 읽다 보면 권돈인에게

보낸 편지 수십 통이 있다. 어떤 편

지에 “내 글씨에 대해서야 별로 이

야기할 것은 없지만, 다만 기억해주

실 일은 있네. 내가 붓글씨를 쓰려고

벼루에 먹을 가느라 10개 정도의 벼

루가 가운데가 뚫렸고 모지랑이 붓

이 다 닳아 털이 없어진 붓이 1000개

穿十硏) 독진천호(禿盡千毫)’라는

유명한 글귀가 전해지고 있다는 사

실이다.

천재라는 사실만으로 최고의 지

도자가 되고 큰 학자나 인물이 된다

는 사실은 이제 믿을 수 없다. 다산

과 추사가 그 정도의 업적을 이룩하

기 위해 얼마나 힘든 노력과 땀을 흘

렸고 열성과 정성을 바쳤던가를 기

억해야 한다. 오래전에 세계적인 천

재 에디슨도 “천재란 1%의 영감과

99%의 땀과 노력으로 이룩된다”라

고 말했지 않은가. 노력하고 땀을 흘

린 천재만이 역사를 발전시키고 새

로운 창조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그

런 데서 알 수 있다.

입학시험으로 학생을 선발하고

사시나 행시로 공무원을 선발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좋은 학교에 입학

하면 천재이고, 행시나 사시 같은 어

려운 시험에 합격하면 천재라는 호

칭을 사용하는데, 그런 일이 얼마나

엉터리 짓인가를 알아야 한다. 머리

좀 좋고 암기능력만 뛰어나면 입시

나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

합격한 뒤에 다산이나 추사, 에디

슨처럼 피와 땀을 흘리는 아픔과 고

통 속에서 인격을 수양하고 학문을

연구한 뒤라야 천재라는 호칭이 가

능하지, 좋은 대학만 졸업하고 국가

고시에 합격했다는 이유로 천재라

인정받고 고관대작의 직무를 맡는

일은 결코 찬성하기 어렵다. 인격수

양에 온갖 정성을 바쳤고 학문연구

에 심혈을 기울인 천재가 과연 우리

주변에 얼마나 있는가. 뛰어난 천재

여서 높은 고관대작이 되었다고 흐

뭇하게 생각하는 오늘의 고위공직 자들, 다산과 추사의 삶에서 한 수 배우기를 권장해 마지않는다.

시조가 있는 아침 177 서산에

해지고

이휘일(1619∼1672)

서산에 해지고 풀 끝에 이슬 난다 호미를 둘러메고 달 띠어 가자스라 이 중의 즐거운 뜻을 일러 무삼하 리오 -존재필첩(存齋筆帖)

고향으로 돌아가자 존재 이휘일(李徽逸)의 어머니는 최초의 한글 요리서인 음식디미방 을 지은 장계향이다. 그는 외할아버 지 경당 장흥효에게 학문을 배웠으 며, 퇴계학파의 적통을 계승하였다. 뒤에 학행으로 천거되어 참봉에 임 명되었으나 부임하지 않았다.  그는 모두 8수로 된 연시조를 남 겼다. 풍년을 기원하는 원풍 1수와 춘사, 하사, 추사, 동사의 4수, 그리고 신사(晨詞), 오사(午詞), 석사(夕詞) 3수로 구성되어 있다. 소개한 시조 는 석사, 즉 저녁의 노래다. 일을 마 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즐거움을 그 리고 있다.

서산에 해가 넘어가니 벌써 풀 끝 에 이슬이 묻어나네. 호미는 둘러메 고 달을 등 뒤에 두고 가자꾸나. 하 루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즐거 움을 말해 무엇하리오.

옛 선비들은 전원생활에 대한 그 리움이 있었다. 농경문화의 전통에 서 비롯된 것이었다. 오늘날에는 건 강을 이유로 전원을 찾는 경우가 많 다. 그런 이유 외에도 은퇴 이후 고향 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수구초심(首 丘初心)의 전통도 아름다운 일이다. 여생을 고향에 봉사함도 값진 후반생 이 아니겠는가.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B3 종합  2023년 6월 6일 화요일 2023년 6월 1일 목요일 26
40판 오피니언
제17850호

간병 스릴러  이 소설이 불편했다면, 성공입니다

 우리가 겨울을   쓴 문미순

부모 간병하는 두 주인공 이야기

뇌졸중 남편 돌봤던 본인 경험 담아

“살 날 많은 청년 준성에 가장 애착

아버지 해치는 상상, 괴로웠을 것”

“연금 100만원에서 한 달 생활비를 제

하면 28만원이 남았다. 명주는 몇 번

이고 다시 계산한 뒤 28만원에 동그라

미를 쳤다. 28만원은 엄마의 진료비를

내고, 병원 약, 기저귀와 패드, 영양 캔

과 속옷 들을 사던 금액이었다. (...) 생

각만 해도 가슴이 뛰었다. 명주

는 엄마가 남겨준 풍요와 여유

가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소설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나무옆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으로 제19회 세계문

학상을 받은 문미순 작가.

가족 간병의 굴레에 갇힌

이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사진 나무옆의자]

의자)은 치매 어머니를 간병하는 50대

여성 명주와 뇌졸중 아버지를 돌보는

20대 청년 준성의 이야기다. 소설은 명

주가 연금을 받기 위해 어머니 사망을

숨기면서 시작된다. 임대아파트 이웃인 명주와 준성은 빈곤 가정의 부양자이며

친족의 간병인이라는 정체성을 공유한

다. 이 소설로 “신선하면서도 노련하다

는 점에서, 그 밖에 여러 면에서, 군계일

학”이라는 심사평과 함께 제19회 세계

문학상을 받은 문미순(57) 작가를 서면 으로 만났다.

소설은 빈곤과 간병 문제를 다루는

사회 소설의 외피를 가졌지만, 진지하거 나 어둡지만은 않다. 정체불명의 남성이 명주에게 전화해 “당신이 저지른 죄를 알고 있다”며 전화 를 뚝 끊고, 준성 의 부친에게 발생 한 사고를 명주가 처리하기로 마음먹 은 순간부터 서사는 급물살을 타며 서스 펜스를 선사한다.  주제 의식도 묵직

하지만, 무엇보다 뒷얘기가 궁금해지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문 작가는 소설, 그중에서도 장편소설은 재밌어야 한다

는 단순하고도 어려운 원칙을 간파했

다. 그는 “이들이 자신에게 닥친 비극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절박함과

긴박함이 스릴러 같은 분위기를 낸 것

같다”며 “의도한 것은 아니고 다만 장

편은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

다”고 했다.

문 작가는 47세였던 2013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소설가가 된 늦깎

이다. 등단 이후에도 2021년 심훈문학상

을 받기 전까지 8년간 마트 아르바이트

와 베이비시터 등 여러 파트타임과 풀타

임 직업을 오갔다. 그는 “일과 습작을 병

행하느라 첫 장편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사회를 보는 눈을 키운 소

중한 시간이었다”고 했다. 끓는 물에 장

화가 녹아 발에 화상을 입는 급식 노동

자 명주, 매달 착실히 납부한 보험료를

회사에 착복 당하는 대리운전 기사 준

성 등 살아있는 캐릭터가 그 “소중한 시

간”에서 나왔다.

문 작가는 “코로나19 시기 뇌졸중으

로 쓰러진 남편을 간병하며 개인에게 맡 겨진 돌봄의 무게를 소설로 다뤄야겠 다고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가장 애착 가는 인물로 “살아갈 날이 많은 청년 준 성”을 꼽았다. “술 취한 아버지를 데리 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상상으로 아버지 를 때려죽이고, 그 죄책감에 아버지 얼 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장면을 쓸 때는 준성의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 져 상상임에도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문 작가는 “다음번엔 좀 더 상상력 을 발휘한 작품을 써보고 싶다”고 했 다. 그의 상상력은 다분히 현실을 살아 가는 평범한 이들을 향할 것 같다. 세대 갈등, 지방 소멸, 디지털 약자 등이 그 의 관심 주제다.

“이 소설이 어떤 독자들에게는 조금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 다면 더욱 이 소설은 제 기능을 다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자와 빈자, 모두 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에서 내가 속하 지 않은 세계를 한 번쯤 들여다보는 것, 그 자체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봅 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이적 첫 산문집  “술은 첫 두잔이 가장 행복, 이후는 짠한 발버둥”

이적의 단어들 SNS 연재글 모아

인생 등 101개 단어를 소재로 풀어

인기곡 ‘달팽이’ ‘다행이다’ 등의 싱어송 라이터 이적이 첫 산문집 이적의 단어 들(김영사)을 냈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이화여고 백 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 에서 그는 “단어 하나에서 파생된 생각

들을 담은 책”이라며 “픽션과 산문과 노

랫말이 섞여 있다. ‘101개의 단어를 어떻

게 풀었을까’하는 궁금증을 일으켰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인생·시간·지폐·영화관·가스 등 101개

의 단어를 소재로 2020년부터 소셜미디

어에 쓴 글을 엮은 책이다. 짧게는 한두

문장, 길어도 한장 분량이라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이적은 “통상적인 에세이처럼 긴 분

량의 글을 썼는데, ‘누군가를 가르치려

드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많

이 덜어내고 압축해서 읽는 사람이 빈

곳을 채울 수 있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고 설명했다.

‘술은 첫 두 잔이 가장 행복하다/ 이

후는 그 기분을 유지하려 애쓰는 짠한 발버둥.’(술), ‘싫은 사람과는 같이 일하 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는 상

태.’(성공) 등 폐부를 찌르는 짧은 두어

문장과 운율을 살린 짧은 산문은 작사

가의 면모를 잘 보여준다.

이적은 가장 기억에 남는 독자의 피드

백으로 ‘눈사람’과 관련한 댓글을 꼽았

이적의 단어들은 저자 이적이 101개의 단어

를 보고 떠올린 단상을 모은 책이다. 시·산문·

소설이 고루 담겼다. [사진 김영사]

다. ‘눈사람’은 길거리의 눈사람을 사정 없이 걷어차며 크게 웃는 연인을 보고 이별을 결심하는 여자 이야기다. 그는 “비약이 있는 이야기지만, 눈사 람을 걷어차는 연인을 보고 미묘한 불 쾌감 혹은 공포심을 느끼는 동시에 ‘과 잉 반응일까’ 하는 느낌도 드는 복잡다 단한 순간을 표현했다”며 “SNS에서 그 글을 읽고 고맙다는 댓글을 남긴 독 자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B4 종합  2023년 6월 6일 화요일 2023년 6월 1일 목요일 20
제17850호 40판

한상훈(James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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