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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61호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The Korea Daily
넬리 신 후보 3당 각축전 속 박빙 리드... 밴쿠버 한인의 결집 여부가 중요 338canada.com 12일자 조사 결과 2019년 NDP 압승 전망 예측 실패 랭리-엘더그로브 장 후보 3위 선전 캐나다 4명 한인 중 신 후보만 1위 캐나다의 유일한 연방하원의원었던 넬 리 신이 선거일을 일주일 앞 둔 12일 현 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사실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상황이다. 선거여론조사 전문 사이트인 338canada.com가 매일 발표하는 전국 선거구 조사결과의 12일자 자료에 따르 면, 포트무디-코퀴틀람 선거구의 넬리 신 호부는 33.7%±7.1%로 NDP의 보니 타 자릴로 후보의 30.3%±6.9%와 자유 당의 윌 데이비스 후보의 28.8%±6.6% 와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 다. 338canada.com은 해당 선거구를 'Toss up LPC/CPC/NDP'이라고 표현 했다. 즉 3당이 서로 각축전을 벌이며 누가 당선될 지 모른다는 뜻이다. 당선 확실은 safe, 당선권은 likely, 우세는 leaning으로 표현하는 것과 달리 결과 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2019년 총선에서 338canada.com은 자릴로 후보가 38.6%±9.1%로 신 후 보의 28.2%±7.5%에 크게 앞서며 당선 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신 후보가 31.2% 그리고 자릴로 후보가 30.9%로 예측에서 크게 벗어났다. 이런 결과는 상대적으로 여론조사 대 상자 수가 적고 박빙의 승부를 벌이면 서 정확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었기 때 문이다. 랭리-엘더그로브 선거구의 마이클 장(Michael Chang, 장민우) 후보는 21%±5.7%로 3위를 달리고 있다. 해 당 선거구에서는 보수당이 40.7%±7.6% 로 절대적으로 앞서고, 자유당이 26.4%±6.4%로 차이를 보이며 2위를 달 리고 있다. 온타리오의 한인 후보 2명은 모두 선두를 빼앗긴 상태다. 뉴마켓-오로 라 선거구의 보수당 소속 해롤드 김
후보는 38.5%±7.7%로 자유당 후보의 39.5%±7.8%에 12일 현재 역전을 당했 다. 윌로우 데일 선거구의 보수당 소속 다니엘 리 후보는 8월 30일 이후 역전을 당한 후 점차 간격이 벌어져 38%±7.9% 로 자유당 후보의 43.2%±8.1%로 뒤지 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신 후보가 재선을 해 캐나다의 유일한 하원의원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현재로는 가장 높아보인다. 하 지만 한인 유권자의 참여가 없다면 사 실상 이런 기대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전국적으로 각 정당별 지지도에서 는 보수당이 32.2%±4.3%로 자유당의 31.9%±4.3%에 앞서고 있다. 하지만 각 선거구별 당선 가능성을 감안 한 의석 수에서 장유당이 145±43석으로 보수 당의 129±38석에 비해 우세가 점쳐지 고 있다. 캐나다 공영언론인 CBC의 여론추적 기(Poll Tracker) 13일 오전 10시 51분( 동부시간) 발표에서는 자유당이 31.9% 로 보수당의 31.3%에 비해 지지도에서 0.6% 포인트 앞지르는 것으로 나왔다. 예상 의석수에서도 자유당이 155석 으로 보수당의 118석을 크게 앞서고 있 다. 그러나 과반의석을 차지할 수 있다 는 결과는 나오고 있지 않다. 각 주별 지지도에서 42석이 배정 된 BC주는 자유당이 28%, 보수당이 29.8%, NDP가 29.1%로 나왔다. 338canada.com은 보수당이 31%, 자 유당이 27%, 그리고 NDP가 28%로 나 왔다. 다른 여론조사기관의 12일자 결과에 서는 모두 자유당이 앞서거나 같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8월 23일 이후 대부분 의 결과가 보수당이 앞서고 있다는 결 과를 낸 것과 다른 양상이다. 우선 나노리서치는 자유당과 보수당 이 33.2% 대 30.2%, 메인스트리트 리 서치는 33.5% 대 28.6%, 그리고 아바커 스 데이타는 모두 32%로 각각 나왔다. 표영태 기자
BC 13일 백신 카드 요구... 대상 업소들 아직 QR코드 확인 시스템 잘 몰라
다운받은 QR코드와 신분증 눈으로 확인 9월 26일까지 타 백신 접종 확인서 허용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앱 다운로드 가능 13일부터 본격적으로 BC주에서 일부 실 내 장소에 입장하기 위해서 QR코드 형태 로 된 백신 카드 확인이 필요하지만 당분 간은 눈으로 이름만 확인하는 선에서 그 칠 것으로 보인다. BC주 정부는 13일부터 식당을 이용하 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을 확인해야 한다 고 행정명령을 내렸다. 단 26일까지는 다 른 형태의 백신 접종 확인서도 인정을 한 다고 유예기간을 뒀다. 주정부가 발표한 인정되는 확인서는 인정한 명함 크기의 COVID-19 Immunization Record Card 나, 프레이저보건소, 밴쿠버해안보건소, 내륙보건소, 그리고 북부보건소에서 발행 한 Immunization Record Card 등도 백 신 접종 확인서 등이다. 지난 7일부터 BC주정부는 백신접종 확인사이트(https://www.healthgateway. gov.bc.ca/vaccinecard)를 통해 백신 카 드라 불리는 QR코드를 발급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백신접종 QR코드를 확인
해야 하는 업주들을 위해서 앱(BC Vaccine Card Verifier)을 아이폰 사용자 를 위해서 앱스토어(https://apps.apple. com/ca/app/bc-vaccine-card-verifier/ id1583114791)와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위 해 구글 플레이(https://play.google.com/ store/apps/details?id=ca.bc.gov.vaxcheck)에 각각 올려 놓았다. 하지만 13일 몇몇 식당들을 방문해 앱 을 통해 QR코드를 확인 하는 지를 알아 봤지만, 대부분의 식당들이 앱이 무엇인 지 모르거나,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이들 식당들은 대부분, 손님이 다운로 드 받은 QR코드에 나와 있는 이름과 정 부에서 발행한 신분증의 이름이 같은 지 를 확인한다고 했다. 또 26일까지는 주 정부가 인정한 확인서와 신분증의 이름 과 일치하는 지 확인해 받고 있다는 입 장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많은 업체들이 앱을 다운로드 받아서 확인을 할 수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정부에 따르면, 앱을 해당 사이트에 서 여러 기기에 온라인을 통해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면 된다. 그리고 이 앱이 카 메라에 접근하는 것을 허용하면 된다. 설 치 된 이후에는 휴대폰이나 테블릿과 같 은 휴대기기가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QR 코드를 읽어낼 수 있다. 이 업소용 앱으 로는 휴대폰에 담겨진 QR코드나 종이 형태로 프린트 해 온 QR코드 모두 해독 이 가능하다. 주 정부는 연방정부의 요구사항에 충족 하는 SMART Health Card QR 기준에 의해 만든 QR코드에는 최소 수준의 정보 만 담고 있고, 다른 의료정보와는 연결되 지 않도록 되거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타 주나 해외에서 이미 백신을 접 종하고 온 새 거주자들은 해당 정보가 BC주에서 인정 받도록 가능한 빨리 BC 주의 백신접종 포털 사이트인 Get Vaccinated에 등록하라고 안내했다. 예로 한 국 유학생의 경우 한국에서 백신 접종 받 은 디지털화 된 정보를 캐나다 입국을 위 해 ArriveCAN앱에 올려 놓았는데 바로 그 정보를 올리면 된다. 표영태 기자
A2 오피니언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사 설 고발 사주 의혹에 등장한 국정원장, 해명하고 조사받아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고발 사주’ 의혹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보위원들은 박 원장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이준석 대표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한 말이 기폭제가 됐다. 조씨는 그제
는 “박 원장이 제보자를 만난 8월 11일 바로 앞과 뒤에 (휴대전화
밤 SBS 인터뷰에서 “(고발 사주 의혹이 최초 보도된) 9월 2일이
에 담긴 고발장의) 캡처가 이뤄진 정황은, (박 원장이) 모종의 코
라는 날짜는 우리 (박지원)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거나, 제가 배려
칭을 한 것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공격했다.
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그동안 해
우선 정치 중립을 입버릇처럼 말해 온 박 원장의 처신에 문제
당 의혹과 관련해 박 원장과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았다고 해
가 있다. 박 원장은 지난 7월 국정원을 정치에 끌어들이는 시도에
왔다. 그런데 스스로 박 원장이 보도 시기를 저울질했다는 식으
대응하겠다면서 “저와 국정원 전 직원은 철저한 정치 거리두기를
로 말하자 개입설이 증폭됐다. 박 원장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놓고
은 지난 8월 11일 서울 모 호텔에서 조
제보자 원장님 원한 날짜 아냐 발언 논란
정작 자신은 과거 정당 시절 인연
씨와 만났는데, 매체 제보와 보도의 중
정치중립 생명인 국정원장, 또 의혹 중심에
을 맺었다지만, 정치권에 관여하면
간 시점이어서 국민의힘 측이 개입설을
서 특정 대선주자 측에 대한 의혹
제기해 왔다.
#338-4501 North Rd, Burnaby, BC, V3N 4R7
폭로를 진행하던 조씨와 접촉했다. 박 원장은 지난 2월 공관에서
조씨는 해당 발언에 대해 어제 “말 실수가 아니라 (박 원장 개입
조씨를 비롯해 국민의당 전직 의원들과 함께 만난 것도 인정했다.
설이) 너무 황당한 주장이라는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며 “말꼬리
거리를 두기는커녕 정치권과 잦은 접촉으로 화를 자초한 셈이다.
잡기식 억지”라고 해명했다. 침묵하던 박 원장도 언론과의 통화에
문재인 정부는 과거 정권에서 반복돼 온 국정원의 정치 개입 고
서 의혹을 부인했다. “야당이 헛다리를 짚는 것인데, 수사해 보면
리를 끊겠다고 다짐해 왔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기 “정권에 충성
나온다”며 “단역도 아닌 사람을 주연배우로 만들려고 한다”고 반
할 것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했고, 지난 6월 국정원에서 열린 보
박했다. 하지만 의혹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회에선 “국정원법 개정을 통해 정치적 중립을 확실하게 보장하
박 원장은 오히려 대선을 6개월 앞두고 공방의 한 축으로 떠올
겠다는 약속을 지켰다”고 자평했다. 그런데 또다시 국정원장이 대
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 측이 박 원장과 조씨 등을 공수
선 정국에서 의혹의 대상이 됐다. 박 원장은 국회 등에서 보다 자
처에 국정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국민의힘 정
세하게 입장을 밝히고, 미진한 의혹에 대해선 수사도 받아야 한다.
Seoul
New York
Montgomery
Los Angeles
Chicago
Atlanta
Vancouver
Washington DC San Francisco
Texas San Diego
Toronto
Seattle
북한 미사일 발사, 우리는 전혀 몰랐다니 북한이 지난 주말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군과 정보 당국은 전혀 몰랐
려두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미국과 대화의 창을 닫지 않으면서도 위
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의 어제 발표를 보고서야 진상 파
협적인 순항미사일을 과시한 셈이다. 이런 북한의 속셈을 간파한 미
악에 나섰다. 이 통신에 따르면 북한의 국방과학원은 새로 개발한 신
국방부는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는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이라
형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지난 11일과 12일에 걸쳐 시험발사했다. 이
고 즉각 비판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대북 규탄은 고사하고 아무
미사일은 북한 지역과 해상에서 ‘8자’를 그리며 126분 동안 1500㎞를
런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비행한 뒤 표적에 명중했다고 통신은 주장했다. 그런데 우리 정보당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는 최근 영변 핵시설 재가동
국은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장소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우왕좌왕
및 지난 9일의 심야 열병식 등과 함께 한반도에 위기 국면을 조성하
하고 있다고 한다.
고 있다. 이런 상황에 노규덕 외교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처럼 높은 고
연이틀 시험, 남한·주일미군기지 사정권
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3∼14
도로 올라가지 않고 수십∼수백m의 저고
언제 어디서 발사했는지 파악조차 못해
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과 한·미·일
도를 항공기처럼 비행한다. 그래서 순항
북핵수석대표 회의를 갖는다. 이 회
미사일은 레이더로 포착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 그런 위협적인 북한
의는 당초 대북 인도적 지원 협의가 목적이었지만, 북한 핵·미사일 대
순항미사일의 발사 징후와 발사 뒤 흔적도 몰랐다니 대북 정보망에
책도 반드시 논의해야 한다. 14일 방한할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대
심각한 구멍이 생겼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사거리가 1500㎞
북제재 완화를 주장하기 전에 북한에 대해 한반도 평화를 저해하는
인 이 미사일은 한반도 전역은 물론 주일미군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
도발적 행위부터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게 우선이다.
다. 북한이 이 미사일에 전술핵이라도 장착할 경우엔 더 심각하다. 북
그동안 코로나19 사태와 수해 등으로 침묵하던 북한이 다시 고개
한이 순항미사일을 우리 레이더망을 피해 저고도로 발사하면 한·미
를 들고 있다. 앞으로 어떤 심각한 상황을 만들지 모른다. 정보 당국
군은 방어 자체가 어렵다. 일종의 게임 체인저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
은 이번처럼 북한의 미사일 발사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실수를 반복
밴쿠버 날씨 오늘(화)
북한은 순항미사일 발사가 유엔결의안 위반이 아니라는 점을 이용
하지 않아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와 군 및 정보 당국은 한·미
14° /10°
해 고도의 심리전을 폈다. 이번 미사일 발사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동맹을 기반으로 북한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군사·안보 대비책 마
현장에 가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을 자극하지 않고 대화의 명분을 살
련에 철저하기 바란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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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금요일 18° /10°
13° /11°
종합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여당이 밀어붙이는 재외국민 우편투표제, 선관위 “대리투표·분실 우려” 재외국민 우편투표제 도입이 9월 정기 국회의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윤호 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재외선거 우편투표제 도입 법안(공직 선거법 개정안)을 9월 안에 처리하겠다” 고 공언했다. “법안소위가 안 열리면 행 안위 전체회의에서라도 논의에 착수하 겠다”며 단독 처리 가능성도 내비쳤다. 재외국민 우편투표제는 공관(21대 총 선 기준, 전 세계 91곳)에서만 투표가 가 능한 현 제도를 바꿔, 재외국민이 우편 으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정 책이다. 여당은 코로나19 여파로 20대 총 선(41.4%)에 비해 크게 떨어진 21대 총 선 재외국민 투표율(23.8%)을 우편투표 제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9 월 중 처리’ 공언은 내년 3월 대선에 서 재외국민 우편투표제를 실시하겠다 는 의미로 해석된다. 내년 대선 재외선 거인 부재자 신고는 10월 10일 시작된다.
그 전에 법안을 공포·시행하려면 9월 법 안 처리가 필수다. 민주당은 재외국민 우편투표제를 “당 리당략이 아닌 오직 국민만을 위한 사 안”(한병도 원내수석)이라고 하지만, 실 제로는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 이 크다. 재외선거 도입 이후 두 차례 대선에서 범진보 후보가 상대적으로 높 았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의 전체 득표율은 41.1%(1342만여 표)였 지만, 재외국민 득표율은 59.1%(13만886 표)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반면에 홍 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의 재외득표 율(7.8%, 1만7000여 표)은 전체 득표율 (24.0%)에 한참 못 미쳤다. 박근혜 전 대 통령이 당선된 2012년 18대 대선에서도 문 대통령은 재외득표(56.7%, 8만9192 표)에서 박 전 대통령(42.8%, 6만7319표) 을 크게 앞섰다. 다만 우편투표 실시로
투표율이 높아졌을 경우에도 이런 득표 율 양상이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우편투표의 신뢰도를 지적하는 목소 리도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대리투 표나 허위신고 문제, 국가별 우편 시스 템의 불안정성에 따른 분실이나 배달 지 연 문제가 없는지 등에 대한 검토가 필 요하다”는 전문위원의 지적이 있었다. “ 지금 사전투표 제도도 논란이 있는 마 당에, 해외 우편투표를 어떻게 신뢰하느 냐”(국민의힘 재선의원)는 말도 나온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해외에는 우편 시스템이 제대 로 돼 있지 않은 곳도 있어 분실·배달 문 제가 발생할 수 있다. 허위·대리투표 논 란도 있을 수 있는데, 여건상 단속도 쉽 지 않다”며 “비상 상황에서만 제한 실시 하자는 게 선관위 의견”이라고 말했다.
A3
‘2021 세계한인차세대대회’ 성황리에 마쳐 3박 4일간 총 27개국의 136명 한인 차세대 리더 온·오프라인 참석, 한민족 평화공동체 구축 약속 재외동포재단이 주최한 ‘2021 세계한인차 세대대회’가 3박 4일간의 일정을 성공적 으로 마무리하고 10일 폐회했다. 총 27개국 136명의 한인 차세대 주역들 이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참여한 이번 대 회는 FLC홍익포럼, 세계한인차세대대회 화상간담회, FLC리더회의, FLC문화콘서 트 및 지역회의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글 로벌 시민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고 서로 간의 네트워크 강화 및 한민족 평 화공동체 구축을 약속하는 자리가 됐다. 사전에 제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참가자들은 개회식부터 강연, 공연, 포럼, 폐회식 등 대회 전체 프로그램을 실시간 으로 시청할 수 있었으며, 화상회의를 통
해 지역회의에도 원활하게 참여할 수 있 었다. 또한 FLC시네마, FLC아카이브, 네 트워킹라운지 등 온라인 상시 프로그램 을 통해 활발한 언택트 네트워킹도 가 능했다. 참가자 김해냄은 이번 대회를 통해 “나 의 정체성을 가지고 무엇을 해야할지 깨 닫고, 이를 위한 실천 방법을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성곤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폐회식 에서 “우리 차세대들이 절망 속에서도 희 망을 찾고 겸허한 자세로 베푸는 자세를 갖추길 바라며, 앞으로도 코리안으로서 전 세계를 위한 일에 동참해 주길 바란 다” 다고 전했다. 밴쿠버 중앙일보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레깅스가 주가 18% 끌어올렸다 ‘요가계의 샤넬’ 최대 실적 ‘요가복의 샤넬’로 불리는 스포츠 의류업 체 룰루레몬(lululemon)의 주가가 올해 2 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앞지르는 실적 을 올리며 10% 이상 급등했다. 9일(현지시간) 나스닥에서 룰루레몬은 전날보다 10.47% 급등한 420.71달러에 장 을 마쳤다. 올해 들어서만 18% 뛰었다. 주가를 밀어 올린 건 실적 호조 덕이다. 룰루레몬은 지난 2분기 매출이 14억 50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 순이익이 2억8100만 달러로 전년보다 각각 61%, 140% 늘었다. 전 세계적으로 전년대비
매출이 49% 증가한 가운데 북미 매출은 63% 늘었다. 운동복이지만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 는 ‘애슬레저’(athletic+leisure)가 유행이 매출 상승의 큰 요인이 됐다. 여기에 신 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 태 이후 ‘홈트족’이 늘고 재택근무가 확대 된 사회적 분위기 등이 전체 실적 상승 을 견인했다. 룰루레몬은 1998년 캐나다 기업 룰루 레몬 애슬레티카가 설립한 브랜드로, 전 세계 요가복·레깅스 1위 업체다.
이날 마켓워치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 은 “코로나 사태 초기 룰루레몬 역시 타 격을 일부 받았지만 프리미엄 제품을 꾸 준히 개발해 높은 마진을 기록, 그 생산 성이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분석 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잘 갖춰진 공급망 덕분에 코로나 사태 속 오히려 더 늘어 난 수요를 잘 충족해 성장을 이끌고 있 다는 평가다. 국내 ‘레깅스 열풍’을 이끌고 있는 업체 는 2017년에 설립된 브랜드엑스코퍼레이 션이다. 이 회사는 ‘한국의 룰루레몬’이라 불리는 ‘젝시믹스’ 브랜드를 만들어 지난 해 8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매출액 이 지난해 1397억원으로 2년 새 7배 수준 으로 급증하는 등 회사 실적이 고성장세 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한 864억원을 기록했 다. 같은 기간 젝시믹스 매출은 703억원 으로, 전체 실적의 81%에 달했다. 이 같은 젝시믹스의 주가 행보는 룰루 레몬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룰루레몬 레깅스. 유튜브 캡처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해외 한상기업과 K-푸드 수출확대 간담회 개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5개국 한상기업 대표 등과 화상회의 한국농수산식품유공사(AT, 사장 김춘진) 는 10일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성곤), 주 요 수출국 한상(韓商)기업들과 함께 농수 산식품 수출확대를 위한 온라인 간담회 를 개최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북미지역 20개 지역협 회 총 2만여 회원을 보유한 국제한인식품 주류상총연합회 김주한 회장을 비롯하여 한상기업 최초로 베트남 100대 우수 브 랜드에 선정된 K&K Global Trading 고 상구 회장 등 5개국 6명의 한상기업 대표 가 참석했다. 간담회는 국가별 현지 동향 및 애로사 항을 공유하고 수출확대를 위한 협력과 제로 발굴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으며, 각 기업 대표들은 코로나 이후 높아진 한국 의 위상과 K-Food의 선전을 전하고 수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김춘진 사장
은 “코로나19 변이 확산으로 현지 홍보마 케팅에 제약이 따르는 상황에서 유통의 최일선에 있는 한상기업들의 역할이 크 다”며, “K-Food가 현지에서 더욱 사랑받 을 수 있도록 애써주시길 바라며 공사도 한상기업의 사업 확대에 아낌없는 지원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재외동포재단 김성곤 이사장은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전세계 식품 관련 지역별 한상분들의 네트워크를 서로 잘 활용할 수 있는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필요 를 강조하며 최대한 서로 자주 뵐 수 있 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제19차 세 계한상대회는 10월 19일(화)부터 서울 잠 실에서 개최되며, 국내 유수의 생산자들 과 비즈니스 협력의 기회를 주선할 것이 므로, 우수한 한상들이 바이어로서 많이 참여해 주시길 당부하였다. 밴쿠버 중앙일보
A4 종합 8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코로나19 일상 회복 기대감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일본 접종완료자 50% 넘어,11월 일상회복 조치 검토 음식점 영업제한 등에 불만 커져 11월 의료진부터 부스터샷도 추진 이스라엘은 4차 접종 물량 확보 중 일본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 비율이 대상자의 50%를 넘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11월 방역 규제를 완화하는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실시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대책을 책임지는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생담당상은 12일 밤 NHK방송에서 “백신 접종 완 료자가 전체 인구의 50%를 넘었다”고 발표했다. 총리 관저 홈페이지는 13일 통 계를 기준으로 1차 접종률이 63.0%, 2차 접종률은 50.9%라고 밝혔다. 니시무라
장관은 방송에서 9월 말이면 전 국민의 60%가 접종을 마쳐 영국·프랑스와 비슷 한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접종 가속화에 힘입어 한때 2만 명을 넘었던 일본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큰 폭으로 줄고 있다. 13일 확진자는 도 쿄 611명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4171명 으로, 나흘 연속 1만 명 미만이다. 월요 일 기준으로 도쿄 올림픽 개막 직전인 7 월 19일(2328명) 이후 8주 만에 가장 적 었다. 일본 정부는 감소세를 이어가기 위해 도쿄·오사카 등 19개 지역에 12일 까지 내렸던 긴급사태 선언을 이달 말까 지 연장했다. 긴급사태 발령 지역에선 음식점 등 이 오후 8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고, 주 류 제공은 금지된다. 하지만 규제에 대
한 불만이 커지면서 일본 정부는 국민 대다수가 접종을 마치는 11월을 전후해 ‘위드 코로나’ 전환을 검토 중이다. 아사 히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규제가 완화되면 접종 완료자와 음성 판정자는 4인 이상 모일 수 있고, 대규모 행사 참 가도 가능해진다. 감염 방지 대책을 완 료한 음식점은 영업시간 규제를 완화하 고 주류 제공도 허용한다. 오는 10월 21일 임기가 끝나는 중의원 의 총선을 앞두고 재계는 물론 여당 의 원들도 ‘위드 코로나’ 정책을 정부에 요 구해 왔다.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 다렌(經團連)은 지난 6일 ‘위드 코로나 시대 사회·경제 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 언’을 발표했다. 백신 접종 뒤 2주가 지 난 입국자들의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방
안을 조속히 검토하고, 접종 증명서가 있는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허용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백신 ‘부스 터샷’도 시작한다. 백신 정책을 책임진 고노 다로(河野太郎) 행정개혁담당상은 최근 회견에서 “의료종사자는 11월, 고령 자는 내년 2월부터 코로나19 백신 3차 접 종(부스터샷)을 시작한다”며 “이를 위한 백신 물량은 이미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7월 12일부터 부스터샷을 해온 이스라 엘 당국은 이제 ‘4차 접종’을 위한 백신을 확보 중이라고 12일 밝혔다. 블룸버그통 신 등에 따르면 나흐만 아시 이스라엘 보 건부 국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은 4차 접종이 필요할 경우에 대비해 충분한 물량 확보를 준비 중”이라
고 말했다. 아시 장관은 “6개월 이내에 4 차 접종 수요가 생기지 않고 3차 접종의 효능이 오래가길 바라지만 그런 일이 언 제 생길지 모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이스라엘 최고 방역 책임자인 살만 자르카는 지난 4일 “바이러스가 앞으로 계속 존재할 것을 고려하면 4차 접종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4 차 접종 준비에 착수했음을 밝혔다. 다 만 4차 접종의 시기는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이 4차 접종까지 준비하는 이 유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지 않는 데 다 백신이 중증 예방 효과가 있다는 판 단 때문이다. 현재 이스라엘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은 63%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임선영 기자 misquick@joongang.co.kr
정부의 추석 특별방역 대책으로 13일부터 오는 26일까지 요양병원·시설에서 환자와 면회객 모두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 대면 면회가 허용된다. 이날 광주광역시(왼쪽 사진)와 경기도 수원의 요양병원에서 부모가 자식들을 만나고 있다.
[뉴시스]
자식 만난 요양병원 어머니 웃음꽃, 26일까지 면회 사전예약하세요 환자·입소자·면회객 접종 완료 조건 상관없다. 다만 서로 ‘손’을 잡는 등 접촉 도권) 4명, 4단계(수도권·제주) 오후 6시 모일 수 있다. 물론 접종 완료자가 최소 서울(554명)·경기(395명)·인천(151명) 17~23일엔 수도권도 8인 집안모임 가족 중 접종완료 최소 4명 있어야 13일부터 2주간 ‘추석 특별방역대책’이 시행됐다. 요양병원·시설의 면회 방침이 바뀌고 사적 모임 기준도 달라진다. 지 난 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헛갈리기 쉬운 핵심 방 역수칙을 정리했다. 우선 요양병원·시설의 면회가 26일까 지 허용된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면회가 가능하려면 환자·입소자와 면 회객 모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물론 마스크(KF94·N95 이상)는 반드 시 써야 한다. 특별방역 기간 면회는 사전예약제로 이뤄진다. 면회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 을 막기 위해서다. 외부인의 출입이 늘 면 그만큼 감염 위험도는 올라간다. 요 양병원·시설에 미리 연락해 면회 날짜 를 잡아두는 게 좋다. 사적 모임 기준의 큰 틀은 3단계(비수
이후 2명(전엔 4명)까지 허용하는 것이 다. 여기에 백신 접종 인센티브가 적용 된다. 3단계 지역에선 접종 완료자 4명 을 포함해 다중이용시설에서 8명까지 사적 모임이 가능하다. 추석 연휴 때도 마찬가지다. 반면 4단계 지역은 식당·카페에서만 6명까지 가능하다. 이때도 접종 완료자 가 최소 2명(오후 6시 이전)·4명(오후 6 시 이후) 이상 더해질 경우다. 하지만 수 도권도 추석 연휴(17~23일) 때는 한시 적으로 직계가족·친인척 등이 8명까지
4명 이상 포함돼야 한다. 그렇다고 8명이 단체로 식당을 가거 나 성묘할 수는 없다. 8명 모임 장소가 ‘집 안’으로 한정되면서다. 예를 들어 수 도권 내 성묘·봉안시설을 다녀오려면 낮 시간대 4명까지만이다. 접종 완료자 2명 이 더 모일 수 있는 것은 식당·카페에서 만 통한다. 정부는 수도권 내 코로나19 상황이 불 안정한 만큼 이동 자제를 권고했다. 중 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 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433명이다.
등 수도권 환자가 1100명으로 전체 지역 사회 감염의 78.1%를 차지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 반장은 이날 “고령 부모가 예방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면 추석 만남을 자제해 주길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그러 면서 “접종 완료자와 미완료자 다수가 만나는 것 자체가 감염 확률을 높인다. (집 안 가족 모임을 8명까지 허용했지만 가급적) 접종을 완료한 이들끼리 소규 모로 만나 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내년 장기요양보험료율 또 오른다 월평균 보험료 1135원 증가 <가구당>
올해보다 0.75%P 오른 12.27% 장기요양 수가는 4.32% 인상 내년도 장기요양보험료율이 12.27%로 결정됐다. 보건복지부는 13일 제5차 장기요양위 원회를 열고 ‘2022년 장기요양보험료율 및 수가’와 ‘인력배치기준 개선안’을 심 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보험료율은 올해 (11.52%)보다 0.75%포인트 인상됐다. 장 기요양보험료는 건강보험료에 장기요양 제17412호 43판
보험료율을 곱해 산정한다. 2022년 가입 자 가구당 월평균 보험료는 약 1만4446 원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1만3311원이다. 내년 장기요양 수가 인상률은 평 균 4.32%다. 유형별로 방문요양급여 4.62%, 노인요양시설 4.1%, 공동생활가 정 4.28% 등이다. 이번 수가 인상에 따 라 노인요양시설(요양원)을 이용할 경 우 1일당 비용은 1등급자 기준 7만1900 원에서 7만4850원으로 2950원 높아진 다. 30일 이용 시 총 급여비용은 224만
5500원이다. 수급자의 본인 부담 비용 은 44만9100원이다. 위원회는 또 수급자들의 다양한 욕 구에 대응하고자 약 2000억원 규모의 2022년도 장기요양 보장성 강화 방안을 의결했다. 중증(1·2등급) 수급자가 원활 하게 재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급여비용을 조정하고, 중증 재가 수급 자의 월 한도액을 인상하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종사자의 과중한 업무부담
을 완화해 지속 가능한 돌봄 서비스 체 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인력배치기준 개선안을 의결했다. 현재는 노인요양시 설의 경우 수급자 2.5명당 요양보호사 를 1명 배치토록 하고 있는데, 2025년까 지 2.1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장기요양보험은 65세 이상 노인 또는 65세 미만이라도 치매·뇌혈관성질환 등 노인성 질병으로 6개월 이상 혼자서 일 상생활을 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제도 다. 신체·가사활동을 지원하거나 간병 등
서비스, 또는 현금을 제공한다. 복지부 는 2021년 1~8월 기준 약 97만 명의 노인 과 가족이 월평균 92만원 이상의 장기요 양서비스 혜택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수혜 대 상을 확대하면서 보험료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2010년부터 2017년까지 6.55%로 동결됐던 장기요양보험료율 은 2018년 7.38%, 2019년 8.51%, 2020년 10.25% 등 가파르게 인상됐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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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5
“외국어, 발음보다 통하는 게 중요 10살 넘으면 습득불가? 절대 아니다” 한국어로 390쪽 책 낸 미국인 파우저 미국인이 한국어로 390쪽 분량 의 책을 썼다. 그것도 두 권. 이 달 초 발간된 외국어 학습담과 외국어 전파담(혜화1117)의 저 자, 로버트 파우저(60). 미국 동 부에서 나고 자란 그는 ‘토종 미 국인’이다. 그런 그의 주요 경력 중엔 서울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일본 가고시마(鹿兒島)대 한국어 학 조교수, 일본 교토(京都)대 영 어교육학 조교수 등이 있다. 한 국어에 통달하기 전 일본어를 먼 저 배운그는 자칭 ‘외국어 순례 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 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미국 로드 아일랜드에 발이 묶여 있 지만, 하루빨리 한국에 다시 오 고 싶다는 그를 지난 12일 전화 와 e메일로 만났다. -한국인도 한국어로 390쪽에 달하는 책을 쓰기는 쉽지 않은 데요. “저도 쉽진 않았습니다. 하지 만 한국을 떠나있으면서 한국어 의 감을 유지하고 싶었어요. 외
국어 실력을 유지하려면 계속 사용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책에도 쓰셨지만, 외국어를 배 우는 건 항상 즐거운 일만은 아 닌데요. 한국어와 일본어 학습담 을 들려주신다면. “한국어와 일본어 모두 비슷 한 듯하면서 중요한 차이가 있 어요. (일본어의)경어(敬語)와 ( 한국어의) 존댓말은 비슷해 보 여도 기준이 다릅니다. 한국어는 나이가 기준이지만 일본어는 친 밀감과 (상대방에 대해 느끼는) 거리가 기준이거든요. 일본에서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 사람에 게 경어를 쓰는 게 그런 맥락이 지요. 그 차이가 어려웠지만 그 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했고, 점 차 익숙해졌지요.” 외국어 학습담은 그가 한국 어와 일본어는 물론 스페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습득하는 과정에 서 겪었던 일화와 꿀팁, 통찰력 이 담겨있다. 개정판인 외국어 전파담은 한 나라의 언어가 소
로버트 파우저 전 서울대 국어교육과 부교수. 2017년 한국 있을 때 모습. [사진 로버트 파우저]
통의 도구를 넘어, 그 국가의 역 사의 수레바퀴에서 어떻게 움직 이는지를 고찰한다. -한국인 은 영어에 대한 열정 이 남다른데 . “지난 11일에 온라인으로 진 행한 북 토크에서도 관련 질문이 많았 어요. 크리티컬 피리어드(언어학 에서 외국어 학습에 결정적 시기 라고 정의하는 10세안팎)가 지나 면 영어를 잘하기 어려운 것 아 니냐는 등의 내용이었죠.” -선생님 자신이 그렇지 않다는 좋은 사례네요. 일본어를 처음 접 하신 건 10대 후반, 한국어는 20 대였죠. “네, 크리티컬 피리어드가 지 났기에언어 습득이 불가능하다?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한국에선 아무래도 발음을 좋 게 하려고 노력을 하시는거 같 은데, 고백하자면 저도 발음 좋 다는 얘기를 원어민에게 들으면 기분은 좋습니다. 하지만 발음 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제 가 지금 사는 (미국) 동네에서 도 택시를 타면 기사님이 스페인 식 영어를 쓰고, 어떤 병원에 가 면 의사가 인도식 영어를 구사하 죠. 하지만 말이 통하면 되는 거 죠. 그 기사와 의사에게 영어 발 음을 잘해야 한다고 하는 게 의 미가 있을까요? 아 물론, 그래도 발음 공부하는 거 저는 좋아합 니다(웃음).” -한국어 표현 중 좋아하는 걸 꼽는다면. “너무 어려운 질문이에요. 왜 냐면 너무 많거든요. 하나만 꼽 자면 ‘우리’라는 말이요. 예를 들어 학회에 나 가면 ‘우리 선생님’이라거나 ‘우 리 교수님’ 이런 식으로 불러줄 때가 있잖아요. 아주 친하거나, 가족 관계가 없더라도, 당신을 존중한다는 의미로 ‘우리’라는 말을 붙이는 게 너무 좋아요. 미 국에서는 굉장히 좁은 의미로만 ‘우리’를 사용하니까요.” -‘우리 작가님’ 책 출간 축하 드립니다. “(웃으며) 와 감사합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게시판 제8회 열린문학회 및 출판기념회
KCWN과 영사관이 CO-
(사)한국문협 밴쿠버지부 제8
VID19로 인하여 구직활동에
회 열린문학회 및 본 지부 문집 '
어려움을 겪는 한인들을 위
밴쿠버 문학' 제6호 출판기념회와
해 온라인 커리어 톡을 진행
강숙려 시인의 시집 '바람 속에 귀
일시:9월25일 오전10시-11시30
를 열면' 출판 사인회 개최 문학
분:Community Workers, 10월 2
과 더불어 서동임 예술인협회장의
일 오전10시-11시30분: Graphic
팝송연주 행사 개최일시: 9월 27
Designers 온라인으로 진
하반기 늘푸른 장년대학 개강
일(월) 오전 11시-오후 3시장소:
행 참가신청: https://tinyurl.
일시 및 기간: 9월 18일(화)
Hume Park (660 E Columbia St,
com/y7h3ubw4
~11월 27일(목). 과목별 주 2시
New Westminster, BC)
중앙일보 이메일(edit@joongang. ca)로 보내주시면 신문에 게재됩 니다. 전화, FAX 접수는 받지 않 습니다. 날짜순으로 게재해 드립니다.
교민 동정
해병대 전우회 9.28 수도탈환
간 6회~10회 과목 및 일정: 컴퓨터교실(화 오후 2시-4시/
벤쿠버행복마당
기념식
강사 정성환/9월 21일 개강. 개
일시:9월25일 (토) 오후12시-2시
일시 : 9월25일(토)오후5시
별지도), 아트테라피 영어강좌(
30분장소:9523cameron st 도서
장소 : Yan's Garden 9938
수 오후 2시-4시/강사 웬다 나
관내용:영화,운동.,믿음 소망 사랑
Lougheed Hwy Burnaby문의
림/10월 6일 개강. 정원 8명),
중 선택참고:마스크착용.2차백신
: 604-506-1628
자녀성장교육(목 오후 4시-6시/
접종필수,선착순. 늘푸른 노래교실 참가자 모집
강사 민동필/9월 23일 개강. 정 원 10명), 건강사랑방(금 오후 2
[예술인 협회]
참가기간: 9월 30일부터 12
시-4시/강사 박영신/9월 24일
-온라인 음악강의연주
월 2일 매주 (목) 10시-12시(주1
개강. 정원 10명), 창업세무회
음의 마술사, 피아노계의 파가
회 총 10회)참가대상: 가곡, 한
계(토 오전 10시-12시/강사 이
니니/ 현란한 테크닉으로 청중을
국가요, 팝송 등 노래를 사랑하
원배 /9월 18일 개강. 정원 10
현혹한 리스트일시: 9월25일 (
는 모든 교민. 단 늘푸른 장년회
명), 화상여행(토 오후 2시-4시/
토) 오후 7-8시11번쨰 온라인 음
정회원으로 연회비($20) 납부자.
강사 정영훈. 정원 10명) 대
악 강의 연주 `리스트편`을 개최
COVID-19 방역규칙 준수자.참
상: 연회비($20) 납부자 장소:
제목: 수많은 여인을 현혹 시킨
가인원: 선착순 20명 지도강사:
컴퓨터교실(아트팩토리 9916 로
리스트 Liszt Who Captivated
안젤리나 박장소: 오유순약국
히드하이웨이 버나비), 아트테
Countless Women 일시: 9월 25
건물 1층(#100-504 Cottonwood
라피 영어강좌, 자녀 성장교육,
일 (토) 오후 7-8시 (영어 강의)
Ave. Coquitlam) 특전:① 온라
건강 사랑방, 창업세무회계, 화
강의: 피아니스트 서동임/ 밴쿠버
인 노래 경연대회 참가시 가산점
상여행(온라인 화상교육. Zoom
예술인 협회장/ 알레그로 앙상블
부여② 2022년도 고급 달력 증정
Class) 문의 및 수강신청:
디렉터/ 알레그로 코러스 디렉터
③ 공연예술봉사단 콘서트 참가
및 전화 604-435-7913/이메일
604-505-4187
vkas7890@
신청: 캐나다 한인 늘푸른 장
kessc2013@gmail.com/ 늘푸른
gmail.com부회장: Tony Wong
년회(전화 604-435-7913, 이메일
장년회 카페(http://cafe.daum.
(HongKong)연주자: 대만 출
kessc2013@gmail.com)
net/KESSC) 참조
신 피아니스트 캐서린 쳉: Un Sospiro, Au bord d`une source/
넘어짐 예방을 위한 건강 강좌
['아름다운 노래교실' 재개]
Hungarian Rhapsody No. 6/
치과의사를 찾지 않는 건강
대상: 노래를 좋아하는 모
UBC 음대 졸업, 캐나다 뮤직 컴
한 치아 관리법 임플란트 치
든 분들.기간: 9월 3일 ~11월
피티션 1위 수상자/ 밴쿠버 뮤직
료 방법과 관리법일시: 9월25
26일 일시:매주 (금)오후 1시
아카데미 졸업 / 밴쿠버 뮤직 아
일(토)오전10시-오후12시 강사:
30분-3시 장소:로히드몰 북쪽
카데미 오케스트라 협연/ 2010 밴
치과의사 함상우(Dr. Sang woo
카메론길.성 스테판교회내용:
쿠버 동계 올림픽 솔로이스트/ 차
Ham장소: 504 Cottonwood
가곡( 한국,외국), 가요, 민요,
이나 국제 컨트리 뮤직 페스티벌
Ave Coquitlam. B.C.(오약국
추억의 팝송, 성가...등강사:음
콘체르토 협연/ 솔로 리사이틀 독
건물내)대상: 전교민 누구나.
악을 전공하신 이삼성목사께서
주회 Join Zoom Meeting ID:
Covid 19 거리두기 관계로 선
발성부터 깊은 테크니까지 지
833 3421 9878/ Passcode: 644270
착순 예약 50명만 가능합니다. 문의:604 721-9199( 김인순) 604
도문의: 총무 채석환(236 330 9097)/이종순(604 441 1960)
[KCWN]캐나다에서 새로운 커리
761-2873(우애경) 604 813-1004(
어 찾기
김경애)
A6
벤쿠버 종합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이 민 ·교 계 · 비 즈
“내 폰에서 4월 3일 다운 기록 나와 보낸이는 손준성”
비즈니스
[캐나다 쉬핑] -로히드점 택배방 오픈 캐나다 쉬핑이 고객님의 더욱 나은 편의를 위해 로히 드 한남 마트 2층에 택배방 1호점을 오픈하였습니다.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오 후 7시, (토) 오전 10시-오후 5시) 랭리 본사, 및 각 지 역마다 연계된 접수처에서도 택배 접수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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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응급대응혜택(CERB) 등 신청지원 재택근무 중 온라 인 서비스 제공 COVID-19 관련 캐나다 응 급대응혜택(CERB), BC 임 시 렌트보조 프로그램 등연방 정부와 주정부 각종 혜택 신 청 집중 신청지원 문의: 장 기연/ 236-880-3071/ 이메일 esther.chang@success.bc.ca [모자익] -응급대응혜택(CERB) 무료 신청지원 대상: 영주권 소지자 문 의: 604-292 -390, 미셸 박 mpark@mosaicbc.org
[UNITREND PACKAGING] Delta BC(Tilbury)에 위 치한 30년 이상 된 플라스 틱 백 제조회사에서 생산직 포지션 구인 제조파트, 엔 지니어파트에서 일해보신 분 선호/ 반복작업을 빠르게 처 리하실 수 있고 무거운 물건 을 핸들링 할 수 있는분 우 대 회사베네핏 제공/분기 별 보너스도 있음 [고고치킨] 코퀴틀람 센터 근처에 있 는 고고치킨에서는 한국식 후라이트 치킨과 간장마늘 치킨 등 다양한 메뉴를 선 보이고 있음. 특히 인기메뉴 인 치킨마요 덮밥, 불고기덮 밥 등 다양한 rice bowl 도 판매중 [가디언 한인약국] -화이자 백신 접종 접종일: 8월 27일 이후
유형길 화백 작품 전시 주제: 나의 영원한 평화의 상 징 장소: 밴쿠버 한인회관 (1320 E Hastings St., Vancouver), 주밴쿠버총영사관 민원 업 무실(1600-1090 W Georgia St., Vancouver), ANVELY #111e4501 North Rd, Bby(상설) 문 의: 604-433-0107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관련 제보자 인 조성은(33)씨가 “수사기관 포렌식 결과 내가 지난해 4월 3일 (김웅 국민의힘 의원으로 부터 전달받은) 고발장 등 자 료 이미지를 휴대전화에서 다 운로드했다는 로그 기록이 확 인됐다”고 주장했다. 야당 측이 제기한 고발장 사후 조작 의혹 등을 반박하면서다. 조씨는 1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대검찰청 감찰부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수사기관이 내 휴대전화를 포렌식한 결과 2020년 4월 3 일 텔레그램으로 고발장 등 이 미지가 다운로드됐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내가 직접 포렌 식 현장을 참관해 확인한 결과 이며 수사기관에서도 함께 확 인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앞 서 윤 전 총장은 전날 “지난해 4월 초에는 도저히 알 수 없었 던 얘기들이 고발장에 들어가 있다고 한다. 누가 보더라도 공 작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씨 주장이 사실이 라면 이는 해당 고발장 이미지 가 사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 라 적어도 지난해 4월 3일 이 전에 생성됐다는 걸 뒷받침하 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조씨는 “고발장 이미지 파일 첫 생성 일이 2020년 4월 3일인 로그 기록도 (수사기관 포렌식 결과 에)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고 이재명 발장 이미지가 지난해 4월 3 일 당일 촬영해 전송한 것이라 는 의미다. 조씨는 또 “‘손준성 보냄’이 라고 명시된 해당 고발장 이 미지 파일을 김 의원에게 전달 한 인물이 대구고검 인권보호 관(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인 손준성 검사라는 근거도 빼 박(빼도 박도 못할 만큼 확실 하다는 뜻)”이라며 “‘손준성 보 냄’이라고 찍힌 메시지를 손 검 사의 연락처를 가지고 있는 제 삼자에게 전송했더니 ‘손준성’ 프로필에 손 검사의 휴대전화 번호가 떴다”고 말했다. 텔레 그램으로 메시지 전달 기능을 사용할 때 자동으로 생성되는 ‘○○○ 보냄’의 ○○○은 최초 발신자로, 메시지가 여러 사람
윤석열 ‘고발 사주’ 의혹 주요 관계인 입장.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13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띄운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한 관련 자료가 본회의장 전광판에 나타나고 있다.
을 거쳐 전달되더라도 그대로 유지된다. 조씨는 다만 손 검사가 고발 장의 최초 작성자인지에 대해 선 “그건 내용을 통해 유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유 추하는 내용과 직접 갖고 있
임현동 기자
는 자료는 좀 분류해야 한다” 고 다소 유보적 입장을 보였 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손 검 사가 직접 작성하지 않고 누군 가에게 지시해 작성토록 한 뒤 전송한 것이라면 윤 전 총장 지시 여부와 무관하게 손 검
사 본인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 다”고 말했다. 손 검사는 고발 장 작성 및 김 의원에 대한 전 송 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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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4일 화요일
종합
이슈 암호화폐 살생부
단기 4354년 (음력 8월 8일)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A7
실명계좌 못받은 암호화폐 거래소 24곳 코인마켓만 가능 <암호화폐 간 거래>
현금 교환 원화마켓은 종료해야 실명계좌 받은 거래소 4곳뿐 ISMS 인증 못받은 거래소는 폐업 정부 “예치금 등 미리 출금” 권고 암호화폐 거래소의 살생부가 나왔다. 금융 당국이 오는 25일 이후에도 영업 이 가능한 암호화폐 거래소 28곳의 명 단을 공개했다. 해당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거래소는 폐업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 는 13일 정보 보 호관 리체계 (ISMS) 인증을 받은 암호화폐 거래소 28곳의 명단을 발표했다. 해당 명단은 지난 10일 기준으로 작성됐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암
호화폐 거래소는 오는 24일까지 정보보 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받은 뒤 금 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 고를 마쳐야 한다. 신고하지 않은 거래 소는 영업할 수 없다. 전요섭 FIU 기획 조정실장은 “신고 기한까지 잔여 일정 을 고려할 때 이들 ISMS 인증 획득 거 래업자 외에는 추가로 인증을 받는 가 상자산 거래업자가 나올 가능성은 낮 다”며 “미획득 업체의 경우 암호화폐 관 련 영업 부분은 폐업할 것으로 예상된 다”고 말했다. ISMS 인증을 받은 거래소는 고팍 스 업비트 코빗 코인원 빗썸 한빗코 캐셔레스트 텐앤텐 비둘 기지갑 플라이빗 지닥 에이프로
영업 가능 암호화폐 거래소 명단 코인마켓 원화마켓 가능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한빗코, 캐셔레스트, 텐엔텐, 비둘기지갑, 플라이빗,
코인마켓만 가능
지닥, 에이프로빗, 후오비, 코인엔코인, 프로비트, 보라비트, 코어닥스, 포블게이트, 코인빗, 아이빗이엑스, 오케이비트, 빗크몬, 메타벡스, 오아시스, 플랫타익스체인지, 비블록, 프라뱅, 와우팍스
※나머지 암호화폐 거래소는 폐업.
자료: 금융위원회
빗 후오비 코인엔코인 프로비트 보라비트 코어닥스 포블게이트 코인빗 아이빗이엑스 오케이비트 빗크몬 메타벡스 오아시스 플
랫타익스체인지 비블록 프라뱅 와우팍스 등이다. 이들 업체 외에 ISMS 인증을 신청 중 이라는 업체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 다. 정부는 “ISMS 인증 신청을 ISMS 인증을 받은 것으로 과대 홍보하는 사 례가 있어 이용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ISMS 인증을 받았더 라도 은행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받 지 못한 사업자는 원화마켓 운영은 종 료해야 한다. 이들 업체는 암호화폐 간 거래인 코인마켓만 운영이 가능하다. 금융 당국은 원화마켓을 종료하고 코인 마켓만 운영할 경우 오는 24일까지 원화 마켓 영업을 반드시 종료하고, 이런 사 실을 오는 17일까지 이용자에게 알리도
록 했다. 13일 현재 은행의 실명계좌를 받은 업체는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 등 4곳뿐이다. 금융 당국은 암호화폐 업계에 영업 종 료 시 가이드라인도 배포한 상태다. 영 업 종료일 최소 7일 전 영업 종료 예정일 과 자산 환급 방법 등을 이용자에게 공 지하게 했다. 이용자 예치금과 암호화폐 의 출금은 영업 종료일로부터 최소 30일 이상 전담 창구를 통해 진행해야 한다. 다만 가이드라인의 경우 강제력이 없 어 폐업 시 예치금이나 암호화폐를 돌 려받기 어려울 수 있다. 정부는 이런 경 우를 대비해 사전에 예치금이나 암호화 폐 등을 인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오대산 분비나무 지구 온난화로 고사 “침엽수 떼죽음 시작됐다” 눈 빨리 녹아 봄철 수분 모자라 여름엔 폭염 스트레스로 죽어가
중앙그룹 인사 (9월 14일자) 중앙일보 편집인(부사장 승격) 중앙홀딩스 그룹부동산총괄(사장 승격)
최훈
인채권
JTBC 대표이사(전무 승격)
이수영
대표이사(전무 승격)
이규연
JTBC스튜디오 대표이사(부사장 승격)
정경문
메가박스 대표이사(전무 승격) 겸 제이콘텐트리 대표이사(내정)
제17412호 40판
홍정인
지난 3일 강원도 평창 오대산 두로령 등 산로. 해발 1300m 지점을 지나자 회색빛 을 띤 앙상한 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높 은 산지에 무리 지어 자라는 소나무과 침 엽수 ‘분비나무’다. 10m 정도에 이르는 키로 봐서 수령이 50년 남짓 된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반백 년의 풍상을 버텨낸 나무는 1년 전 쯤 허무하게 말라죽었다. 서재철 녹색연 합 전문위원은 “폭염에 시달린 나무들 이 스트레스로 죽어가는 모습이다. 오대 산에서도 침엽수의 떼죽음이 시작된 것” 이라고 말했다. 이날 취재팀은 녹색연합·국립공원연 구원과 오대산 두로봉을 동행 취재했다. 두로령 정상에 있는 분비나무 군락지엔 수십 그루가 잿빛 모습으로 서 있거나 쓰 러져 있었다. 살아있는 분비나무는 바늘 모양의 뾰족한 초록 잎이 무수히 붙어있 고, 아이 팔뚝만 한 열매가 난다. 하지만
붉게 변한 오대산 분비나무
2~3년 뒤엔 잿빛으로 고사
지난 6월 기후 스트레스로 붉게 변한 오대산 두로봉 분비나무(왼쪽 사진). 잿빛으로 말라 죽은 분비나무를 하늘에서 본 모습.
이곳의 풍경은 달랐다. 절반은 이파리가 모두 떨어져 있었다. 살아있는 나무들도 잎 개체 수가 적거나 그마저도 붉게 물들 어 있는 경우가 많았다. 기후위기 탓이 크다. 지구 온난화로 겨 울에 쌓인 눈이 빨리 녹아 봄철 수분 공 급이 줄고, 여름철 반복된 폭염에 노출
되면서 나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게 국립공원연구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른바 ‘기후 스트레스’가 나무를 서서 히 말려 죽이고 있는 것이다. 국립공원연구원 김진원 연구원은 “(죽어가는 나무들이) 자연적으로 다시 살아날 수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 침엽수
[사진 녹색연합]
가 모두 고사할 때를 대비해 고지대에서 유전자원을 확보하고 복원 증식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재철 전문 위원은 “기후위기로 죽어가는 나무들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하고 면밀히 관찰 편광현 기자 해야 한다”고 말했다. pyun.gwanghyun@joongang.co.kr
A8
이슈 개발사업 특혜 의혹
종합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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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대장동 개발’복병 야권 “화천대유 특혜 의혹” <성남 1조원대 개발사업>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 한 ‘대장동 개발사업’(성남판교대장 도 시개발사업)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사업은 대장동 일원 96만8890 ㎡(약 29만3089평)에 5903가구를 개발 하는 1조150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이 사업에 참여한 신생업체 화천대유자산 관리(이하 화천대유)가 수백억원대의 배당금을 받은 점이 의혹의 골자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13일 “아무 관 계도 없는데 의심하는 건 후보자 비방 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여권 1위 주 자를 흠집 내려는 중상모략일 뿐”이라 는 게 이재명 캠프 측의 설명이다. 화천 대유 측도 “부동산 개발사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생긴 억측”이라며 “허위사실 유포에도 엄정히 대응해 나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야권에선 “특혜 의혹이 매우 크다. 화천대유는 누구 겁니까”(장성민 전 의원)라는 공세가 전날에 이어 이날 도 이어졌다. 여권 2위인 이낙연 전 대 표도 “관심을 갖고 주목하고 있다. 진실 이 드러나야 한다”며 의혹 제기에 가세 했다. ① 신생업체 문제? =논란은 2015년 2 월 13일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 (SDC)가 공모를 낸 해당 사업에 참여 하게 된 AMC(자산관리사) 화천대유 가 공모 일주일 전인 2월 6일 설립된 것 에서부터 시작한다. 당시 3개 컨소시엄 이 공모했고, 하나은행을 대표사로 둔 ‘성남의뜰’이 그해 3월 우선협상대상자 로 선정됐는데, 여기에 화천대유가 지분 14.28%(4999만원)로 참여했다. 즉, 공모 가 나오기 1주일 전 만들어진 영세 업체 가 사업 규모 1조원이 넘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이다. 야권에서 지적하는 건, 이후 화천대 유의 고속 성장이다. 재무제표에 따르
<컨소시엄 참여 자산관리업체>
성남판교 교대장 장 도시개발사업구역 도시 도시개 업구역 구 자료: 경기도 성남시
판교JC 신분당 100
판교IC
판교역
분당구 구
판 판교신도시
서판교IC
성남시 남시 시
서현역
171
성남판교 대장지구
수내역 1
정자역
96만8890㎡ 서분당 IC 대장IC
(약 29만3089평) 주택 5903가구 개발 미금역
용인시 용인 시
오리역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일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2017년 착공한 대장지구는 올해 상반기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면 매출액은 2017년 18억원에서 2020년 4999만원 투자해 배당금만 577억 6970억원으로 폭증했다. 영업이익(2017 년 16억원 적자→2020년 1479억원 흑 3억 투자한 SK증권은 3463억 배당 자)과 당기순이익(2017년 226억원 적자 →2020년 1733억원 흑자)도 크게 늘었 화천대유 자회사도 신탁 통해 수익 다. 이곳의 현재 직원 수는 16명이다. 다만 경기도와 화천대유 측 모두 “적 이재명 인터뷰한 언론인이 설립 법한 절차로 선정됐다. 아무런 문제가 이 측 “여권 1위 흠집내기 모략”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측은 “당시 공 모 조건엔 AMC가 컨소시엄에 참여해 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이에 따라 성 남의뜰뿐 아니라 공모에 나선 다른 컨 소시엄들도 AMC를 포함시켰다. 당연 한 일”이라고 말했다. 화천대유 측 관계자도 “화천대유는 컨소시엄 합류를 위해 만들어진 법인 이라서, 그즈음 신설된 게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며 “더욱이 화천대유는 부동산 전문 변호사와 감정평가 사 등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들로 만들어진 법인” 이재명 이라고 말했다.
공모 일주일 전 설립한 신생회사
[중앙포토]
② 수상한 배당금? =야권은 성남의뜰 배당금이 화천대유에 크게 흘러간 것도 문제 삼는다. 성남의뜰 재무제표에 따 르면 화천대유는 2019년 270억원, 2020 년 206억원, 2021년 100억원 등 3년간 총 577억원을 배당받았다. 나머지 보통주 (85.72%)를 가진 SK증권은 3463억원 을 받았다. 3년간 성남의뜰이 배당한 총 5903억원 중 4040억원이 민간 2곳의 보 통주 회사에 들어갔다. 배당금 대부분이 민간 기업에 흘러가 면서 “개발이익금의 사회 환원이라는 지역 개발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 겠다”(2017년 이 지사)던 말과 상반된다 는 지적도 나온다. 장 전 의원은 “택지개 발이익 공공환수 취지를 퇴색시켰다” 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SK증권에 흘러간 3463억 원도 화천대유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런 의심은 화천대유 연결감사보고서에서 출발한다. 김경율 회계사는 “화천대유 자회사인 천화동
인 1호를 비롯해 나머지 2~7호의 보통 주와 설립 자본금을 모두 합치면 SK증 권이 가진 보통주 6만 주(3억원)와 정확 히 일치한다. 단돈 3억원으로 3463억원 을 얻은 건 팩트고, 이 중 천화동인 1호 가 화천대유의 자회사인 것도 팩트라 며 2~7호와 화천대유와의 관련성까지 입증되면 사실상 화천대유가 성남의뜰 보통주를 100% 가진 것이며 3억5000만 원으로 4040억원 배당수익을 올렸다는 것”이란 주장이다. 이에 화천대유 측은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이 화천대유 연결감사보고서에 포함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이 게 전부다. 나머지 천화동인 2~7호는 전 부 화천대유와 관련 없는 개별 투자자 들”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인 SK증권 이 신탁을 받아 운용하는 건 원래 하는 일”이라며 “김 회계사가 부동산 회계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도 반박했다. ③ 언론인과 유착? =일각에선 이 지사 와 화천대유의 고리로 화천대유 지분 100%를 가진 언론인 김모씨를 지목하 고 있다. 김씨는 2014년 이 지사와 인터 뷰했던 인연이 있고, 올해 언론사에서 퇴사했다. 이런 주장에 김씨와 이재명 캠프 측 모두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반응했 다. 김씨는 이날 통화에서 “주식을 보유 만 했을 뿐 경영에 관여한 적이 없다. 그 런데도 억지로 엮고 있다”며 “오히려 민 간개발인 줄 알았던 사업을 이 지사가 공공·민간 개발로 추진하는 바람에 나 는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아들이 천화동인 1호직 원으로 근무 중이라는 제보를 받았다” (장기표 국민의힘 경남 김해을 당협위 원장)는 의혹에 대해선 이 지사 본인이 “우리 아들은 그 회사에 다니지 않는다” 김준영 기자 고 해명했다.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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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4일 화요일
종합
정치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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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백의종군” 후보 사퇴, 이재명·이낙연 누가 득볼까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국 무총리가 13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 견을 갖고 “저는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 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 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나라와 국 민과 당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겠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선에서) 어떤 역할을 상정하고 있진 않다”고 덧붙였 다. 민주당 경선 상위권인 이재명 경기 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중 누구 도 공식적으론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것이다. 정 전 총리의 중도 사퇴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게 뒤진 것이 결정적이었 다는 관측이다. 정 전 총리는 12일 발표 된 1차 국민 선거인단 투표에서 4.03% 득표에 그쳐 누적 득표율 4.27%로 추 전 장관(11.35%)에 크게 뒤처지며 3위에 서 4위로 내려앉았다. 호남(25~26일) 경 선마저 참패하면 정치적으로 회복하기
민주당 대선 경선 4위 쇼크에 결단 이재명·이낙연 지지의사는 안 밝혀 이 지사 “정말 존경하는 정치 선배” 이낙연 측은 호남 표심 결집 기대
정세균 전 총리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를 선언 한 뒤 차량에 타 손을 흔들고 있다. 임현동 기자
어려울 것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총리가 사퇴하자 경쟁 주자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지역경선 5연속 과 반으로 대세론을 이어가는 이재명 지사 는 이날 광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도 정 후보의 식구라 할 수 있다. 저로선 정
말 존경하는 정치 선배”라며 “정권 재 창출이나 민주당이 앞으로 가야 할 길 에 ‘향도’(길잡이) 역할을 하실 어른”이 라고 추켜세웠다. 이 지사 캠프 특보단장인 정성호 의 원은 “이 지사가 그동안 정 전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존경의 뜻을 표하는 등 거
리를 좁혀왔다”고 말했다. 이 지사 캠프에서는 “정 전 총리 사퇴 가 경선에 미치는 영향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캠 프 핵심 관계자는 “정 전 총리가 받은 득표도 크지 않은 데다, 특별히 누구를 지지한다는 의사 표현 없이 물러났기
때문에 다른 특정 후보로 쏠리는 현상 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의원직 사퇴 후 누적 득표율 30%를 돌파하며 반등세를 잡은 이 전 대표 측은 “호남 출신 주자가 둘에서 하 나로 줄었다”며 내심 긍정적 영향을 기 대하는 눈치였다. 이 전 대표를 돕는 전 략통 의원은 통화에서 “호남에서 승부 를 봐야 하는 우리에게는 분명히 전북 에서 더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 고 말했다. 전직 총리, 당대표·호남 출신 등 캐릭 터가 겹치는 점도 이 전 대표에겐 다소 호재다. “높은 도덕성을 가진 이 전 대표 를 정 전 총리가 지지해주실 것”(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 박광온 의원)이라는 말도 나왔다. 경선 레이스 초반 정 전 총 리와 경선연기론을 함께 제기하며 ‘반명 (反明)’ 노선을 펴 온 것을 이 전 대표 측 은 부각하고 있다. 심새롬·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윤희숙 “부친 부동산, 도의적 책임질 것” 의원 사직안 본회의 가결 재적 인원 233인 중 찬성 188표 야당 “정권교체 밀알로 삼을 것”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 본회의장에 서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
제17412호 40판
임현동 기자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의 사직안이 13일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됐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본회의 에 윤 의원의 사직안을 상정해 투표에 부쳤다. 재적 의원 233명 중 찬성 188표, 반대 23표, 기권 12표로 ‘국회의원(윤희 숙) 사직의 건’을 가결처리했다. 윤 의원 이 부친의 부동산 관련 의혹이 제기되 자 지난달 25일 대선 경선 후보와 함께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지 19일 만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표결을 개별 의 원 자율에 맡기기로 했고, 국민의힘은 윤 의원의 의사를 존중해 당론으로 찬 성 투표하기로 정했다. 윤 의원은 본회 의 신상 발언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
산 정책 실패, 내로남불에 대한 비판을 날카롭게 해왔다”며 “그런 만큼 친정 아버지의 농지법 위반은 최종적인 법적 유죄 여부와 무관하게 희화화될 가능성 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면한 문제 는 부동산 문제를 공인으로서 쏘아올 린 화살이 제 가족에게 향할 때 제가 어 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라며 “제가 생각 할 수 있는 가장 무거운 도의적 책임을 짐으로써 그 화살의 의미를 살리는 길 을 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의 원들도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가,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치인 개인이 도의 적 책임을 지는 방식은 각자 다를 수밖 에 없고 각각의 방식은 인간 실존의 문
제로서 모두 존중받아 마땅하다”고 덧 붙였다. 윤 의원 사직안이 처리되면서 국민의힘 의석수는 104석으로 줄었다. 최근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의원 직 사퇴를 선언한 이낙연 전 대표의 사 직 안건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지 않았 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후 “이 전 대표의 사퇴 의향을 존중하되 추후 어떻게 할 것인지를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회 의 결과를 전했다. 윤 의원 사직안에 여야 의원 대부분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양측의 셈법과 반응 은 달랐다. 한준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안건 통과 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 개인
판단에 따라 처리한 것”이라며 “(윤 의원 이) 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느냐만 판단 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 적으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부동산 전 수조사 결과 투기 의혹이 제기된 자당 의원 12명에게 탈당을 권고했음에도 비 례대표 2명만 출당한 것을 두고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국민의힘은 정권교체를 위한 윤 의원 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의미 부여를 했 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정 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는 윤 의원의 사즉생의 결기를 불씨 삼아 반드시 정 권교체를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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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0일 금요일
문소영의 문화가 암시하는사회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올바름
백인은백인에 희생된 흑인그릴 자격 없나
데이나 셧츠의 그림 ‘열린 관’이 2017년 휘트니 비엔날레에 전시된 모습.
“유기견을 키운다는 게 진짜 대단한 것 같아. (…) 전문가들은 (처음으로) 강아 지를 키우고 싶은 사람들한테 유기견을 절대 추천 안 해. 왜냐면 유기견들이 한 번 상처를 받았어가지고 사람한테 적응 되는 데 너무 오래 걸리면 강아지 모르 는 사람이, 사람도 상처받고 강아지도 또 상처받고.” 아이돌 출신 인기 연예인이 예능 프 로그램에서 한 말이다. 처음에는 이게 왜 논란이 되나 싶었다. 유기견 키우는 일이 그만큼 더 신중함과 각오가 필요 한 일이고 그래서 키우는 사람이 훌륭 하다는 찬사의 말인데 무엇이 문제일까. 하지만 “유기견도 성격과 건강상태 가 각기 다른데, 뭉뚱그려 키우기 어렵 다는 편견을 심는 말이다” “어차피 초보 에게는 어떤 반려견이든 쉽지 않은 법인 데, 유명인이 ‘유기견을 절대 추천 안 한 다’고 해서 기피하게 하면, 더 많은 유기 견이 반려를 못 찾아 죽음에 처할 수 있 다”라는 동물보호단체들의 반박 성명 이 나오자 이 또한 일리 있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 연예인이 “그 부분은 미처 생 각 못 했다”고 수긍하거나, “나는 여전 히 초보의 유기견 입양은 신중해야 한 다고 생각한다. 유기견 입양의 대안이 펫숍인 것만도 아니고 일반 가정분양도 있다”라고 차분하게 반박하는 것으로 끝났다면, 논란은 건설적인 토론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논란 초기에 인터넷과 소셜미 디어에 여과 없이 나온 비난에 마음이 상 한 것인지, 그 연예인은 분노를 터뜨렸고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를 지목하며 이 모 든 논란은 그곳 유저들이 삐딱한 해석을 퍼뜨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동물보 호단체들의 성명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 았다. 문제는 그가 지목한 여초 커뮤니티 가 요즘 남초·여초 커뮤를 중심으로 격렬 해지는 젠더 갈등과 얽혀 있어, 그가 의도 했건 아니건 동물권 문제가 엉뚱하게 젠 더 갈등 이슈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지금 한국을 비롯해 소 셜미디어를 통한 발언과 비판이 활발한 나라에서는, 생산적인 토론이 될 수 있는 이슈가 감정싸움이 되고 사회적 피로감 이 쌓이는 일이 많다. 지금 문제의 연예 인과 커뮤니티 이름을 굳이 쓰지 않는 것
[AP=연합뉴스]
은, 이것이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보편 적인 문제이며, 또한 이런 갈등이 발언자 에 대한 편견과 인신공격으로 악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유기견 발언 논란 처럼 선의로 한 말도 정치적 올바름의 부 족으로 비난받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그 와 비례해서 표현의 자유가 침해받는 것 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미 술계에서도 그런 일이 벌어진다. 휘트니 비엔날레의‘열린 관’사건
대표적으로, 미국 베스트셀러 작가 매기 넬슨이 최근에 출간한 책 자유에 대하여(On Freedom)에서 다룬 ‘열린 관(Open Casket)’ 그림 사건이 있다. 유 대계 백인 여성 화가가 2017년 미국 휘 트니 비엔날레에 출품한 것인데, 1955년 백인들에게 잔혹하게 린치·살해당하고, 시신마저 강물에 유기된 흑인 청소년 에 멧 틸의 주검을 반추상적으로 묘사한 그림이다. 그 당시 소년의 어머니 매미 틸은 이 만행을 널리 고발하기 위해 관 뚜껑을 열어서 아들 시신의 처참한 얼굴을 공 개한 채로 장례를 치렀다. 화가는 2016 년 여름 흑인 남성들이 잇달아 경찰의 총에 사망한 사건을 보고 에멧 틸의 비 극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생각에서 이 그림을 그렸다고 밝혔다. 그림에는 관에 누운 에멧 틸의 뭉개진 얼굴이 거 의 추상적으로 묘사돼 있다. 하지만 비엔날레 개막 날, 젊은 흑인 남성 미술가가 ‘열린 관’은 흑인의 끔찍 한 죽음을 볼거리로 만들고 흑인들에 게 상처를 줄 뿐이라며 ‘Black Death Spectacle’ 문구가 적힌 셔츠를 입고 그 림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또 다른 흑인 여성 작가는 그림을 철거하고 파괴하라 고 요구하며 서명 운동을 벌였다. 곧 ‘흑 인의 비극을 이용하는 백인 작가와 미 술관’에 대한 비난이 빗발쳤고 그에 대 한 반론도 나오면서 미술판은 논란의 아수라장이 되었다. 그러자 화가는 해명했다. “비록 내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게 어떤 것인 지 모르지만 엄마로 사는 게 어떤 것인 지는 알고 있다. 에멧은 매미 틸의 외동 아들이었다. (…) 내가 이 이미지를 그 리게 된 것은 그의 어머니에게 공감했 기 때문이었다.”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 전시된 정윤석의 ‘내일’.
차별받는 약자와 관련된 문제는 오직 그 그룹에 속하는 예술가만이 제대로 다룰 수 있을까. ‘열린 관’ 그림은 작가가 백인인 것을 떠나서 인종문제에 대한 접 근이 얄팍하고 그림 자체의 완성도가 떨 어지는 게 문제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 다. 당연히 이런 미학적 비판은 나올 수 있다. 그 비판이 옳다고 가정할 때, 그렇 다면 약자의 고통을 얄팍하게, 혹은 완 성도 떨어지게 다룬 작품은 전시조차 하면 안 될까.
“흑인 이용했다, 작품 치워라” 비판 작가의 의도 오해하는 경우 많아 연예인 유기견 발언 논란도 비슷 SNS 발달로 창작·수용 충돌 늘어 메신저보다 메시지에 주목하고 삭제·사과 요구보다 토론 벌여야
‘올해의 작가상’의 섹스돌 다큐 사건
이와 관련된 미술계 사례는 우리나라 에도 있다. 지난해 말 국립현대미술관 ‘2020 올해의 작가상’ 후보로 오른 미술 가 넷 중 유일한 남성 후보의 다큐멘터리 영화 ‘내일’이 논란이 됐다. ‘내일’은 중국 리얼돌(섹스돌) 공장에서 여성 노동자 들이 작업하는 모습, 가족과 떨어져 섹스 돌 다섯과 함께 사는 중년 남성의 모습, 인공지능 로봇을 정치에 도입하자는 일 본 운동가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작가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라는 분노의 해시태그 운동이 일 어났다. 한 정당은 작품 철거를 요구하는 성명에서 “해당 전시가 문제 되는 것은 섹스돌 이슈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는 비판적 관점이 결여돼 있기 때문”이라 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작가는 인간의 신 체가 상품화되는 현실, 일본에서 사용될 섹스돌이 중국에서 생산되며 거기에 여 성 노동자들이 동원되는 현실, 그리고 그 런 섹스돌에 정서적으로 의지하는 인간 이 있는 현실 등 “자본주의와 인간의 모 순”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작품에서 그 주제의식은 잘 구현되지 못했다. 말 그대로 ‘리얼’하게
[사진 국립현대미술관]
사람을 닮은 리얼돌이 무심하고 거칠게 조립되면서 마치 실제 여성 신체가 학 대당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장면이 필 요 이상 많이 나온다. 특히 여성 노동자 의 손이 리얼돌의 신체 부위에 들어가 는 모습이 종종 클로즈업된다. 여성 노 동자가 리얼돌을 제조하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나타내고자 한 바는 알겠으나, 문제의식보다 선정적인 충격효과만 돋 보이는 장면이었다. 여성 노동자들의 인 터뷰가 나오긴 하지만 이들이 리얼돌 제 조 노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깊 이 있게 다뤄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그러나 전시 철회 까지 간다면, 그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 한 새로운 검열이 아닐까. 다행인지 불 행인지, 코로나19 사태로 미술관이 휴 관하는 바람에 이 논란은 더 발전하지 않고 흐지부지 끝났다. ‘올해의 작가상’ 은 다른 작가에게 돌아갔다. 비슷한 논란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다.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올바름 이 충돌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상이 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이것이 진영 싸 움과 증오의 정치로 이어지는 대신 건강 한 토론으로 이어지는가이다.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것은 어떤 발 언이나 예술작품을 비평할 때, 그 화자 나 작가가 누구인가, 어떤 젠더·인종· 정치성향 등의 정체성을 가지는가에 집중하지 말고 그 발언과 예술작품 자 체에 집중하라는 것, 즉 메신저보다 메 시지를 보라는 것이다. 물론 화자나 작 가의 정체성을 아는 것은 그 발언과 작 품의 해석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요즘 은 주객이 전도돼 그 메신저의 정체성 에만 집중하고 인신공격까지 하면서 편가르기와 혐오의 재생산으로 이어지 고 있다. 또 한 가지 제안은, 범죄를 옹호하는 등의 선 넘은 발언이나 작품이 아니라 면, 철회나 사과까지 요구하지 말라는 것이다. 선의의 발언이나 작품이 정치적 올바름을 해쳤을 때는 그냥 비판만 하 면 된다. 화자나 작가는 해당 비판은 다 음 발언과 작품에서 적게든 많게든 반 영할 수 있다. 이것이 정치적 올바름이 표현의 자유와 공존하며 담론이 풍성해 지는 길이다. 코리아중앙데일리 문화부장 제17410호 40판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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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0일 금요일
한명기의 한중일 삼국지 광해군의 두 얼굴
명과 후금 사이 중립외교, 내정 실패로 무너졌다 1619년 12월, 광해군은 창덕궁 인정 전에서 찬획사(贊畫使) 이시발(李時 發·1569∼1626)과 면담했다. 찬획사란 후금(後金·청)의 위협에 대비하여 군 사·외교 대책을 기획하는 막중한 직책 이었다. 이시발은 광해군에게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 “일본은 같은 하늘을 쳐다보고 살 수 없는 원수(怨讐)입니다만 우리나라는 지금 그들에게 기미책(羈縻策·포용하 여 다독이는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하 물며 저 후금과는 대대로 원수진 일도 없고 불화(不和)의 단서도 맺지 않았으 니 화친해서 우호적으로 지내더라도 안 될 것이 없습니다.(…) 오늘의 계책은 신 료들을 접견하여 토론하고 여러 논의를 널리 채택하시되 전하께서 재결(裁決) 하시면 국가의 대사를 한마디 말만 듣 고도 결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시 조선은 군사적 대결을 한창 벌 이고 있던 명과 후금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광해군은 양국의 대결 에 휘말리지 않으려고 부심했다. 하지 만 명의 압박과 신료들의 채근에 밀려 같은 해 3월, 강홍립이 이끄는 원군을 보내 후금을 공격하는 데 동참했다가 심하(深河)라는 곳에서 참패한 바 있었 다. 그런데 명은 패전 이후에도 후금 공 격에 다시 나서라고 요구했고, 후금은 자신들 편에 서거나 최소한 ‘중립’을 지 키라고 조선을 압박했다. 이시발은 ‘원 수’ 일본과도 화해했는데 후금과 적대 할 이유가 없다며 그들과 화친하되 신 료들과 소통하여 의견을 폭넓게 청취하 라고 강조했던 것이다.
면 때로는 상대국을 기만하는 것도 필 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광해군의 이 같 은 자세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었다. 그가 1623년 이른바 인조반정으로 쫓겨 난 뒤에도 명에서는 “광해군이 우리를 충순하게 섬겼고 공(功)이 많았다”는 평 가가 나올 정도였다. 광해군이 나름대로 능력을 발휘했지 만 그의 외교가 딛고 선 토대는 허약했 다. 외교와 국내 정치가 따로 놀았기 때 문이다. 광해군은 이이첨(李爾瞻) 등 측 근들의 정치적 독주와 강공(强攻)을 제 어하지 못한 채 이복동생 영창대군(永昌 大君)을 살해하고 계모 인목대비(仁穆大 妃)를 유폐하는 인륜상의 과오, 이른바 폐모살제(廢母殺弟)를 저질렀다. 그 때 문에 효(孝)를 지고의 가치로 여기던 대 다수 사대부의 지지를 상실하고 말았다. 나무·돌·은 받고 벼슬 주기도
광해군은 국정 운 영을 놓고 신료들과 충돌하며 결국 몰락 의 길을 걸었다. 이 병헌이 주연한 영 화 ‘광해, 왕이 된 남 자’(2012)의 한 장면. 1617년 광해군이 창건한 경희궁 전경. 본래 경덕궁으로 불
국방의 중심축 대륙으로 옮겨
렸다. 경기도 남양
임진왜란을 계기로 원한이 하늘을 찔렀지만 조선은 1609년(광해군 1) 일 본과 국교를 재개했다. 막부(幕府)와 대 마도가 국교 회복을 강하게 요청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조선이 직면했던 엄 중한 대외 환경도 중요한 배경이 됐다. 명과 후금의 대결이 격화하면서 조선은 국방의 중심축을 대륙 방향으로 옮겨 야 했다. 대륙에서 밀려오는 위협에 집 중해야 할 상황에서 혹시라도 일본이 재침(再侵)할 경우 정면과 배후에서 협 공당하는 ‘복배수적(腹背受敵)’의 위기 에 처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했기 때문이었다. 광해군은 일본에 대해 복수(復讐)가 아닌 우호를 선택하면서 또 다른 측면 도 생각했다. 임진왜란을 계기로 조총 (鳥銃)·장검(長劍) 등의 성능과 품질을 인지했기에 일본에서 이들 무기를 수입 하여 후금의 침략에 대비하려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반일(反日) 감정이 들끓고, 후금을 오 랑캐로 매도하던 당시의 분위기를 거스 르며 일본과 후금을 포용하려 했던 데 는 그의 독특한 이력도 한몫했다고 보 인다. 광해군은 조선의 역대 왕세자 가 운데 궁궐 바깥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1592년 4월, 왕세자가 되자마자 분조(分朝)를 이끌고 전쟁의 현장을 주 유했다. 우선 평안도·함경도·강원도·황
주시에 있는 광해군
제17410호 40판
무덤. [사진 CJ엔터테 인먼트, 중앙포토]
해도를 돌며 조정이 건재하다는 사실을 알리고 관민들에게 분전할 것을 촉구했 다. 이후에는 선조 대신 경상도·전라도· 충청도를 주유하면서 명군에 대한 지원 업무를 총괄했다. 1년 이상의 전장 체험 을 통해 전쟁의 참상과 민중의 고난은 물론, 조선의 허약한 현실과 일본의 강 한 군사력을 직접 목도했다. 동시에 명 군의 실상에 대해서도 나름의 감각을 갖게 됐다. 1608년 즉위 이후 광해군은 명과 후 금, 그리고 일본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 를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전쟁으로 피 폐해진 민생을 회복하고 자신의 왕권을 공고히 하려면 대외관계가 안정돼야 한 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당장 신료들 대부분은 왜란 당 시 은혜를 베푼 ‘상국’ 명의 편에 서서 ‘오랑캐’ 후금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 다. 신료들은 1619년, 심하전투에서 패 한 이후에도 명의 재출병 요구를 받아 들이라고 촉구했다. 광해군은 단호했다. 명의 요구대로 원 병을 한번 보낸 이상 더 이상의 참전은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후금과 화 친을 꾀하는 한편, 명의 재출병 압박을 피하기 위해 부심했다. 우선 조선이 심 하전투 참전과 패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어 명을 도울 여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조선이 명편에 섰던 것에 반감을 품 은 후금으로부터 보복 침략을 당할 위기
충북 진천에 있는 조선 중기 문신 이시발 신도비. [사진 문화재청]
일본과 국교 재개한 현실주의자 명나라 주무르며 후금과도 화친 무리한 궁궐공사로 재정 밑바닥 독선과 아집에 신하들도 등돌려 내치 흔들리면 외교도 소용없어 진영에 매몰된 대선, 앞날 안보여
에 처해 있다고 명에 호소했다. 당시 요동의 명군 지휘관 중에는 심하 전투 당시 ‘조선군이 고의로 항복했다’ 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광해군 은 이들의 의심을 풀기 위한 대책도 마 련했다. 심하전투 당시 후금군과 끝까지 싸우다가 장렬하게 전사한 장수 김응하 (金應河)를 추모하는 시집, 충렬록(忠 烈錄)을 편찬한다. 이어 충렬록을 요 동 지역으로 유포시킨다. ‘조선군이 고 의로 항복하기는커녕 김응하처럼 명을 위해 분전했다’는 사실을 중국인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외교는 사술(詐術)을 피하지 않는다”
광해군은 또한 재출병을 요청하기 위 해 입국한 명 사신들이 상경하는 길목 에 소복을 입은 여인들을 모아놓고 곡 (哭)을 하도록 했다. 처연한 광경을 목 격한 명 사신들이 사연을 물으면 “심하 전투 당시 전사한 조선군의 미망인들” 이라고 소개했다. 명을 위해 참전했다가 조선 사회가 처참한 후유증에 시달린다 는 사실을 사신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줌 으로써 재출병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였다. 광해군은 “외교는 사술(詐術)을 피하 지 않는다”는 지론을 갖고 있었다. 명과 후금 사이에서 약소국 조선이 생존하려
광해군은 재정 문제 등을 내세워 명 의 출병 요구를 강하게 거부했지만, 정 작 스스로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를 보인 다. 왕권의 위신을 세운다는 명분으로 경덕궁(慶德宮·경희궁)과 인경궁(仁慶 宮) 등의 건설 공사에 매달렸다. 거대한 궁궐들을 동시에 지으면서 재정에 비상 등이 커졌다. 그러자 조도사(調度使)라 불리는 어사들을 삼남(三南)에 파견하 여 증세를 독촉했다. 목재와 석재 등을 바치는 사람들에게 벼슬을 주는가 하면 아예 은을 받고 벼슬을 팔기도 했다. 신 료들은 ‘공사 규모를 줄여 절약된 비용 을 후금을 막는 데 쓰자’고 호소했지만 듣지 않았다. 독선과 아집 속에서 백성 들은 아우성을 쳤고, 신료와 사대부들 은 등을 돌렸다. 패권국 명과 신흥 강국 후금 사이에서 명에 일방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후금과 도 잘 지내려 했던 광해군의 의도와 수 완은 좋았지만 돌아선 민심과 여론은 비 난과 냉소를 쏟아냈다. 내정이 무너지자 광해군도 쓰려졌고, 그의 외교 또한 신 기루처럼 허망하게 사라졌다. 광해군 당시와 오늘의 내외 현실을 평 행선상에서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패 권국과 신흥 강국 사이의 경쟁이 본격화 하고 그 사이에서 우리의 외교·안보 상 황이 중대한 시험대 위에 올랐다는 사 실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미· 중의 경쟁과 대결이 전방위적으로 확산 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오늘, 한·미동 맹을 굳건히 하면서도 중국과의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전략은 과연 무엇인가. 요즘 정치권에서는 내년 대선에 내세 울 후보를 정하기 위한 경선 일정이 한 창이다. 하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향후 우리 외교의 방향과 전략을 둘러싼 진 지한 토론의 목소리는 도무지 들리지 않는다. 오직 대권을 잡기 위한 정략 차 원의 흠잡기나 진영논리에 매몰된 상호 비방이 난무할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는 누가 대권을 잡아도 국론이 심각하 게 갈라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분열된 나라는 외교에 성공할 수 없다. 광해군 대의 외교가 오늘에 던지는 교훈이다. 명지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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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4일 화요일
스포츠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생후 7개월부터 등산한 거미소녀 2024년 파리선 더 높이 올라갈 것 “어릴 적 아빠 배낭에 업혀서 산에 간 적이 있대요.” “채현이가 생후 7개월 때였어요. 제 등 뒤의 ‘베이비 캐리어’에 앉히고 산 에 올라갔죠. 정상에 도착해 채현이를 보니까, 배냇저고리와 기저귀가 다 젖 어 있더라고요. 이슬 맞은 나뭇잎과 가 지를 피하려고 제가 고개를 숙이며 등 반했거든요. 그런데 채현이가 이슬을 다 맞은 걸 몰랐죠.” 스포츠클라이밍 국가대표 서채현 (18)을 그의 아버지 서종국(48)씨가 서 울 영등포에서 운영하는 실내암벽장( 서종국 클라이밍)에서 만났다. 지난달 도쿄올림픽 현장을 취재했던 기자들 사이에서 “서채현이 세 살 때부터 산에 올랐다”는 말이 나왔다. 확인 결과 ‘세 살’도 아닌 ‘생후 7개월’이었다. 서종국 씨는 당시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 주며 “채현이가 세 살 때는 이미 클라 이밍을 시작했죠”라며 웃었다. 어머니 전소영(48)씨는 “2000년 산 악회 등산 교실에서 남편을 만나 2년 뒤 결혼했다”고 전했다. 전씨는 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 출신이고, 서종국 씨는 아이스클라이밍 국가대표다. 서 채현은 클라이밍에 최적화한 유전자 를 타고났고, ‘조기 교육’까지 받은 셈 이다. 아빠 등에 업혀 새벽 이슬을 맞았 던 귀여운 아이는 18년이 흘러 ‘거미 소녀’가 됐다. 서채현은 지난달 도쿄 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에 최 연소 선수로 출전했다. 동메달까지 딱 세 걸음, 홀드(암벽의 돌출부) 3개가 모자랐다. 콤바인은 ▶스피드 ▶볼더링 ▶리드 의 세 종목 순위를 곱한 포인트로 순 위를 정한다. 포인트가 낮을수록 순위 가 높다. 서채현은 예선 20명 중 2위에 올랐다. 8명이 나선 결선에서 스피드 8 위, 볼더링 7위를 기록했다. 마지막 리 드(15m 암벽을 6분 안에 높이 오르기) 에서 1위를 차지했다면, 동메달을 따 는 거였다. 야냐 가른브레트(슬로베니 아, 37+개)보다 더 높은 홀드를 잡아야 했는데, 마지막 주자 서채현은 35번째
서채현이 지난달 6일 일본 도쿄 아오미 어반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스포츠클라이밍 콤바인 결선 리드 종목 경기를 치르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홀드를 잡고 36번째 홀드를 향해 손을 뻗다가 떨어졌다. 서채현은 “함성만 듣고 야냐가 리드 완등을 했다고 착각했다. 둘 다 완등 하면 더 빨리 올라간 선수가 1위가 된 다. 그래서 오버 페이스를 했다. 중간에 한 번 손을 털고 쉬었다면, 충분히 갈 수 있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서채 현은 리드 2위를 기록했지만, 최종 8위 (8X7X2=112점)에 그쳤다. 야냐가 5점 (5X1X1)으로 금메달을 땄다. 서채현은 “야냐가 예선 리드에서 부 진했다. 그래서 ‘야냐도 사람이구나’라 고 생각했는데, 결선에서 그는 ‘넘사벽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부럽기도 했 고, 야냐 같은 선수가 되고 싶어졌다” 고 말했다. 올림픽 믹스트존에서 눈물을 쏟은 서채현은 엄마와 통화하며 두 시간 내 내 엉엉 울었다고 한다. 서채현은 “볼 더링 과제가 너무 어려워 걱정했다. 경 험이 있었다면 처음에 잘못 생각했더
라도 고쳐나갔을텐데…. 코로나19 여 파로 볼더링 국제대회를 한 번(2019년 출전)밖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거미 소녀’는 아쉬움을 툭 털어냈다. 도쿄에서 귀국해 이틀만 쉰 서채현은 다시 훈련에 돌입했고 국제대회에 나 섰다. 지난 5일 슬로베니아 크란에서 열린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 월드컵 8차 대회에서 리드 준우승을 차지했 다. 그는 또 16일 열리는 세계선수권대 회를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로 떠났다. 도쿄올림픽 후 서채현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1만 5000명으로 늘었다. “최 선 다했으니 금메달”이라는 댓글이 제 일 기억 남는다고 했다. ‘암벽 여제’ 김 자인(33)은 서채현에게 스테이크를 사 주며 “처음이니까 괜찮다. 너무 잘했 다”고 격려해줬다. 서채현은 “많은 분이 ‘스파이더 걸’ 이라고 불러주신다. 거미처럼 잘 올라 간다는 의미의 별명이라 맘에 든다. 실 제로 거미를 보고 ‘저렇게 쉽게 올라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며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모두 봤 다. 배우 톰 홀랜드가 좋다. 만약 스파 이더맨처럼 거미줄을 쓸 수 있다고 상 상하면 스포츠클라이밍의 매력이 없어 지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 서종국씨는 “채현이가 얼마 전 ‘올림 픽이란 큰 대회를 겪어보니, 월드컵은 긴장도 안 된다’고 하더라. 도쿄에서 금 메달을 땄다면 자만하고 덜 노력했을 지 모른다. 걸림돌에 넘어졌으니 털고 일어나면 된다. (2024년) 파리올림픽을 위한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고 했다. 파리올림픽에서는 콤바인이 ▶리드 와 볼더링 ▶스피드로 분리된다. 스피 드가 취약한 서채현에게 유리한 방식 이다. 그는 “스피드는 도쿄올림픽이 마 지막 경기였다. 이제 리드는 안정적인 것 같다. 볼더링을 보완하면 충분히 ( 메달을) 욕심낼 만하다. 파리에서는 더 높이 올라갈게요”라며 웃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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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6일 월요일
고려대의료원 청담 고영캠퍼스 개소
집·병원·국가 초연결 미래 의학 연구개발 새로운 롤모델 제시 1900년대 중반 미국과 소련은 앞다퉈 우 주 개발에 뛰어들었다.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고 유인 우주선을 달에 보내기 위해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했다. 체제 선전 을 위한 이들의 경쟁은 아이러니하게도 현대 과학기술 발전의 마중물이 됐다. 수 많은 인공위성은 내비게이션·방송·통신 기술의 토대가 됐고 우주인의 생존을 담 보한 전자레인지·진공청소기·정수기는 현대인의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았다. 냉전이 오늘날 삶을 뒤바꿨듯,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미래 의학’의 시간표를 앞당기고 있다. 유전자 검사, 신약 개발, 비대면 진료 등 변화의 폭과 깊이가 방대하다. 고려대의 료원의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인공 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한 정밀의학 과 기초·임상을 연결하는 기술 산업화, 홈 헬스케어까지 대학병원의 한계를 뛰 어넘는 도전을 이어가며 미래 의학을 현 실화하고 있다.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코로나19는 고려대의 료원의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는 변곡점 이 될 것”이라며 “미래 의학 선도를 위해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의료 분야 연구·
기술 개발에 투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2030년까지 총 1조원 R&D 투자
고려대의료원은 산하 안암·구로·안산 등 3개 병원이 모두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 된 유일한 사학 의료기관이다. 매년 400 여만 명의 외래·입원 환자를 돌보며 1조 원이 넘는 의료 수익(매출)을 기록할 만 큼 전국적인 명성을 쌓았다. 그런데도 고 려대의료원은 수년 전부터 의료 규모가 아닌 ‘의료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 왔 다. 진료 위주의 병원을 넘어 연구·교육 을 아우르는 ‘KU Medicine’을 표방하며 미래 의학을 위한 인력·장비·공간 확충 에 매진했다. 연구중심병원 연속 지정(안 암·구로), 총 769억원이 투입되는 국가전 략프로젝트 정밀의료사업단 선정은 이
한국형 홈 헬스케어 모델 개발 3개 부속병원 영상 데이터 공유 의료기기 글로벌 임상시험 지원
고려대의료원 청담 고영캠퍼스는 규모 지하 5층, 지상 10층(연면적 4645㎡) 설립 목적 첨단 헬스케어 테스트베드, 혁신적 협업 모델을 통한 연구개발, 사회적 가치 실현의 전초기지 구성 임상연구지원본부 국내 의료기기의 해외 진출을 위한 임상시험 허브 역할 수행 의료영상센터 클라우드 기반의 영상 데이터 정밀 분석·연구 사회공헌사업본부 의료지원, 국내외 봉사를 총괄하는 의료원장 직속 본부 공동연구센터 한국형 홈 헬스케어 모델 개발
과정에서 얻은 굵직한 성과들이다. 오는 10월 문을 여는 청담 고영캠퍼스 에도 고려대의료원이 꿈꾸는 미래 의학의 청사진을 엿볼 수 있다. 강 남 한복판에 들어서는 지하 5층, 지상 10 층의 고영캠퍼스에는 진료실이 단 한 곳 도 없다. 대신 한국형 홈 헬스케어 모델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센터(3~5층)와 의 료원장 직속 사회공헌사업본부(6층), 의 료영상센터(7층), 임상연구지원본부(8 층)를 설치해 미래 의학의 ‘전진기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 의료원장은 “고영캠 퍼스는 고려대의료원이 미래 의학을 어 떻게 바라보고 준비하는지 보여주는 ‘테 스트베드’”라며 “집과 병원, 병원과 병 원, 나라와 나라를 잇는 ‘초연결 의료’로 미래 의학의 롤모델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영상센터는 3개 병원의 의료 영상 이 한데 모이는 ‘데이터 댐’이다. 대학병 원에서는 하루에 수천 건의 영상 촬영이 이뤄진다. 병원의 의료진만으로는 감당 하기 어려워 외부에 판독을 의뢰하는 경 우가 상당수다. 판독료로 매년 수십억의 비용이 쓰이지만 정작 결과를 완벽히 신 뢰하지 못해 의료진이 이중확인하는 악 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악순환의 고 리를 끊는 공간이 바로 의료영상센터다. 8명 이상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고난 도 영상 판독을 책임지는 한편 AI를 활 용한 영상 판독과 질병 예측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할 예정이다. 김 의료원장은 “최근 국내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클라 우드 기반의 정밀의료 병원정보시스템
(P-HIS)을 구축하면서 병 원 간 원활한 의료 정보 공유가 가능해 졌다”며 “영상의학과의 판독 부담을 덜 어주면 혈관 스텐트 등 인터벤션 시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치료 성적 도 한층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병원급 가정 요양 프로그램 개발
가정과 병원을 연결하는 홈 헬스케어도 주목하는 분야다. 김 의료원장은 “초고 령화 사회에서는 집에서 전문적인 케어 를 받고 상태가 악화하면 연계된 병원에 서 연속적으로 치료받는 ‘가정-병원 콤 플렉스’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방문 진 료 수요가 높은 강남을 중심으로 의료진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원격 모니터 링 시스템, 헬스케어 로봇 등 기술 개발 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를 위해 고영캠퍼스에서는 바야다코리 아·아라케어 등 홈 헬스케어 전문기업과 함께 가정에서도 안심하고 황혼기를 보 낼 수 있는 방안을 공동 연구할 예정이 다. 예컨대 입원 환자의 간호 데이터를 토 대로 낙상 예방에 최적화된 조명 밝기나 침대 기립 속도를 결정하는 식이다. 종전 에 간호사·요양보호사 중심의 방문 진료 도 신경과·재활의학과 등 대학병원 교수 의 참여로 전문화·고도화시킬 계획이다. 2018년 고려대의료원은 의과대학 설 립 90주년을 맞아 ‘미래 의학, 우리가 만 들고 세계가 누린다’는 비전을 선포했 다. 임상연구지원본부·사회공헌사업본
부는 의 료원의 ‘글 로벌 DNA’가 선명 하게 드러나는 공간이다. 특히 임상연구 지원본부는 세계 종합병원 가운데 최초 로 ‘ISO14155’ 인증을 획득하며 해외 진 출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수행할 예정 이다. 유럽 시장에 의료기기를 출시하려 면 반드시 ‘ISO14155’ 규격에 맞춰 임상 데이터를 제출해야 하는데, 해외에 가 지 않아도 고려대의료원에서 이를 진행 할 수 있어 시간·비용적 부담이 크게 줄 었다. 김 의료원장은 “타 대학과 병원, 연 구원 등의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도 울 예정”이라며 “지속 가능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기 위해 국제·통일 보건의료 전문가도 체계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라 고 밝혔다. 청담 고영캠퍼스와 함께 10월 개소 예 정인 정릉 메디사이언스파크에서는 포 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백신 연구가 진행된다. 최근에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사재 100억원을 기부하며 원 천기술 확보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커졌 다. 김 의료원장은 “발생 시기와 변이 여 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범용 인플루엔자 백신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까 지 발굴된 여러 후보물질의 기초·전임상 연구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전 세계가 사 용하는 저렴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인터뷰 김영훈 고려대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류 건강 위한 보건·의료 분야 융복합 연구에 집중” 코로나19로 의료계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고려대의료원은 청담 고영캠퍼스, 정릉 메디사이언스 파크 등 미래 의학의 ‘전진기지’ 를 잇따라 건립하며 위기를 기 회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김영 훈(사진) 고려대의료원장 겸 의무부총장은 “코로 나19는 고려대의료원이 꿈꾸는 미래 의학을
가속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10월이면 기존의 안암·구로·안산 병 원에 청담 고영캠퍼스, 정릉 메디사 이언스파크가 더해져 고려대의료원 의 ‘5캠퍼스’ 체제가 완성된 다. 어떤 의미가 있나.
“각 병원·시설을 캠퍼 스라 부르는 이유는 저 마다 독립된 연구·교육
기관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 이다. 환자 진료에만 매몰되지 않고 병의 근원을 탐구하며 이를 해결하는 것은 대 학병원에 주어진 시대적 사명이다. 이를 위해 캠퍼스마다 특화된 연구 역량을 쌓 아왔다. 청담 고영캠퍼스 개소에 맞춰 이 제는 각 분야를 융·복합해 새로운 가치 를 창출하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고영캠퍼스의 역할은. “의료영상센터에 3개 병원의 의료 영
상 데이터와 전문 인력을 집결시켜 인공 지능·빅데이터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임상연구지원본부는 고려대의료원의 ‘연구 컨트롤타워’로 암, 심뇌혈관 질환, 치매 등 중증 질환 연구를 통합·지원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과감한 투자인데. “미래 의학의 실현을 위해 10년이 넘 게 일관성 있는 정책과 투자를 진행하 고 있다. 코로나19가 창궐한 뒤에도 새롭 게 건물을 올리고 교수 70여 명을 포함해
2000여 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하는 등 진료·연구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 다. 코로나19는 보건·의료가 정치·경제· 사회·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극명히 보여줬다. 미래 의학을 어떻게 구 상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인간의 사 고·생활 방식은 얼마든 달라질 수 있다.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건강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고려대의료원의 도전은 계 박정렬 기자 속될 것이다.” 제17406호 40판
종합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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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5
2021년 9월 4일~5일
STORY
예술가의 한끼
색채 추상화가 최욱경, 맥주에 생호박 등 야채 안주 즐겨 황인 미술평론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는 ‘여성작 가 추상미술전(Women in Abstraction)’ 이 오는 6일까지 열린다. 루이스 부르주 아(1911~2010), 에바 헤세(1936~1970) 등 20세기와 21세기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여성 작가 110인의 작품 500여 점이 참가 하는 이 전시회에 최욱경(1940~1985)의 색채추상 작품 3점이 출품됐다. 전시는 다음달 스페인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 에서 순회전으로 이어진다. 최욱경은 오 래전에 세상을 떠났는데 그의 명성과 작 품은 여전히 지구촌의 여기저기를 분주 히 돌아다니고 있다. 최욱경은 서울 낙원동에서 태어났 다. 부친이 출판사 교학사를 운영했기 에 경제적으로 넉넉했다. 부모는 자식 들의 개성과 자유를 존중했다. 최욱경 은 그 덕을 크게 봤다. 물질적으로도 정 신적으로도 망설임과 거리낌이 없는 삶 을 살았다. 최욱경은 열 살 때부터 을지 로에 있던 김기창(1913~2001), 박래현 (1920~1976) 부부 화가의 화실을 다녔 다. 이화여중 때는 김흥수(1919~2014) 가, 서울예고 때는 김창열(1929~2021)이 그의 미술 선생님이었다. 1963년 서울대 미대 회화과를 졸업하 자마자 미국으로 갔다. 크랜부룩대학원 을 다녔다. 어릴 때부터 국제적 수준의 교양이 몸에 배어 있었던 최욱경은 미 국인들과 동등한 시선에서 곧바로 미국 문화에 적응했다. 한국인 화가들이 미 국에 가면 현지의 문화를 거부하며 방 어적인 한국풍의 화가로 축소되기 쉬운 데, 드물게도 최욱경은 미국의 현지 문 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신을 확장시 켜 나갔다. 최욱경은 1960년대 미국의 민권운동, 히피문화, 우드스톡 페스티 벌, 반전운동 등을 있는 그대로 자신의 온몸으로 다 받아들였다. 관광상품 신라토기도 술잔으로 동원
그는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살았다. 그 중에서도 1976년 로즈웰 미술관의 연구 비 수상자로 선정돼 뉴멕시코에서 1년 간 지원을 받으며 지낸 아트 레지던스 생활이 인상적이었다. 사막의 황량하고 망망한 자연은 그의 몸과 마음에서 중 력의 감각을 뺏어 갔다. 중력에 구애받 지 않는 그의 자유로운 색채운용은 그 곳 생활의 체험에서 나왔을 수도 있다. 오랫동안 미국 생활을 하던 화가 최 욱경은 1971년 일단 서울에 돌아왔다. 그리고 1974년에 미국으로 되돌아간 다. 1979년 본격적으로 한국에 정착하 기 위해 택한 도시는 그가 태어나고 자 란 서울이 아니라 생면부지의 도시 대 구였다. 영남대가 외지에서 온 교수들 에게 제공하는 대구 만촌동의 13평짜리 AID아파트에 최욱경은 터를 잡았다. 1955년 이중섭이 대구 미국공보원에서 전시를 할 때 그의 은지화 석 점을 구입 하여 뉴욕의 MOMA미술관에 기증을 했던 당시의 공보원장 아더 맥타가트도 독신으로 이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제752호 4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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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업실의 최욱경, 1973년. 2 최욱경의 ‘미완성(무제)’, 캔버스에 아크릴, 128.5x184.5㎝, 1985년. 3 1985년 대구 수화랑에서 열린 ‘이명미 개인전’에 참석한 최욱경(왼쪽 끝). 박성연(왼쪽 넷째), 이명미(왼쪽 여섯째), 박숙자(오른쪽 끝)와 함께했다.
대표 김태수(1942~2014)는 최욱경을 존 경했다. 술을 사주며 따랐다. 다방의 문 열 살 때부터 김기창 부부 화실 다녀 을 열면 정면 왼쪽에 가로로 걸린 최욱 경의 그림이 나타나며 카페 공간을 압 1963년 미대 졸업 후 미국 유학 도했다. 갓 볶은 커피 냄새와 이국풍의 중력 거스른 자유로운 색채 구사 그림은 잘 어울렸다. 조선의 선비들이 조심스레 지나다니던 경상감영의 퇴색 미국식 입맛에도 김치는 좋아해 한 옛길에 중력을 벗어난 최욱경의 추 상표현주의의 순도 높은 색채가 찬연한 서양풍의 아우라로 밀려나왔다. 대구 출신으로 홍익대를 다녔던 화 가 이명미(1950~ )가 최욱경을 처음 본 것은 1972년 제1회 앙데팡당전이 열린 경복궁에서였다. 몇 년 후 부산의 국제 신문 박숙자 기자의 소개로 대구에서 최욱경을 만나 가까워졌다. 자유분방 최욱경은 성격이 깔끔하여 쉽게 사람 한 색채의 구사라는 공통점을 가진 둘 을 사귀지 못했다. 포장마차에 가서 술 은 곧바로 언니 동생으로 친해졌다. 대 을 마실 때도 자신의 나무젓가락과 냅 구 시절의 최욱경은 제대로 된 작업실 킨을 들고 가는 결벽증이 있었다. 술은 이 없었다.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그림 주로 집에서 마셨는데, 가끔은 친구들 을 거의 그리지 못했다. 대신 최욱경은 과 동성로 대구백화점 맞은편 골목 안 삶의 순수한 소비에 충실했다. 만촌동 막걸리집들을 찾았다. 미국에서 공수 AID아파트에서 자주 파티가 열렸다. 해 온 최욱경의 100호쯤 되는 그림이 경 부산에서는 박숙자가 왔다. 서울에서는 상감영 앞의 맥향다방에 걸렸다. 맥향 한국의 빌리 홀리데이라 불리던 재즈가 다방은 화랑을 겸했는데 카페의 벽면에 수 박성연(1943~2020)이 왔다. 이화여대 그림들을 바꾸어가며 걸었다. 맥향화랑 앞에서 재즈바 야누스를 경영하던 박성
출판사 운영 부친, 개성·자유 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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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국제갤러리, 이명미]
연은 틈을 내어 대구 만촌동을 찾아왔 다. 빌리 홀리데이의 노래를 즐겨 듣던 최욱경은 박성연이 마냥 좋았다. 짜장면 한 그릇을 포기하는 대신 맥 주 두 병을 원할 정도로 최욱경은 맥주 애호가였다. 맥주는 궤짝으로 사서 마 셨다. 안주는 생호박 등 간단한 야채를 마요네즈에 찍어 먹는 게 전부였다. 본 격적인 요리를 하기엔 공간이 협소했다. 싱크대에 유리 술잔이 가득 쌓였다. 마 지막에는 경주의 관광상품인 신라토기 도 술잔으로 동원되어야만 했다. 전국 에서 모인 개성 강한 문화예술인들로 그의 숙소는 대구 속의 은밀한 히피빌 리지가 됐다. 자고 갈 손님들에게는 잠옷이 지급됐 다. 잠옷은 하얀 유도복 상하의였다. 최 욱경과 이명미는 유도복 상의에 나염물 감 붓질로 그림을 그린 후 뜨거운 다림 질을 하여 개성 만점의 잠옷을 완성했 다. 그들은 의식을 치르듯 유도복 잠옷 을 입고 잤다. 물론 유도복 잠옷은 반납 해야 했다. 밤새 술을 마시다 바다가 그 리우면 새벽에 갑자기 택시를 타고 부산 으로 달렸다. 낙동강 끝 을숙도의 철새 도래지도 빠뜨리지 않았다. 중력을 거부 하는 새의 가벼운 깃털과 자유로운 움 직임은 그녀의 작품 속에서 자주 등장 했다. 거제도 학동에 그들의 베이스 캠 프로 쓸 만한 별장을 하나 지었다. 방은 하나, 거실의 테라조 바닥 가운데에 캠 프파이어를 피울 둥그런 화로를 팠다. 당시 영남대의 교수 월급은 전국 톱이 었다. 왕성한 소비력의 최욱경에겐 그 월급으로도 생활이 부족했다. 부친이 용돈을 보내어 주어야만 했다.
최욱경의 아파트 문을 열면 바로 앞 은 정병국(1948~ ), 양행기(1946~ ) 부 부 교수의 집이다. 둘 다 서울대 미대 후 배들이었다. 최욱경이 이사를 올 때 그 의 어머니가 서울에서 따라왔다. 부모 의 눈에는 아직 어린 딸로 보였던지 주 변에 딸을 부탁하는 인사를 했다. 음악 을 크게 틀어 민폐를 끼칠까 걱정이 되 었다. 최욱경은 김치가 떨어지면 앞집 문을 두드렸다. 성격도 입맛도 미국식이 었던 최욱경이지만 김치는 좋아했다. 미 국에 있을 때 김치가 생각나면 그 길로 비행기를 타고 뉴욕 맨해튼 32번가의 코리아타운을 찾아갔다. 설렁탕 한 그 릇에 김치를 잔뜩 먹고는 김치를 포장 해서 다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탔다. 이 젠 멀리 갈 것도 없이 앞집 문을 두드리 기만 하면 됐다. 가끔 정병국을 그녀들 의 파티에 초대하기도 했다. 45세에 돌연 세상 뜨자 밤샘 애도 물결
채 3년이 안 되는 대구 생활을 마치고 1981년 서울 덕성여대로 직장을 옮겼다. 거처와 작업실을 겸한 여의도 시범 아파 트는 47평으로 제법 넓었으나 큰 작업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바닥에 비닐을 깔고 작업을 했다. 공간미술관에서 개인 전 ‘그림자 놀이’를 하고 난 이후로 점점 우울해져 갔다. 수면제 복용이 늘었다. 최욱경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대 구의 이명미가 김포공항에 내려 여의 도 시범아파트에 도착하니 빨려고 물통 에 담근 붓이 그대로 꽂혀 있었다. 물감 이 덜 빠졌는지 아직 물빛이 흐릿했다. 학생들이 몰려들어 며칠간 아파트에서 밤을 새우며 최욱경을 애도했다. 발인 날 관이 마당으로 내려오니 후배 화가 이강소와 조각가 심문섭의 슬픈 표정이 육신이 식어 버린 최욱경을 기다리고 있었다. ‘얼음 같기도 하고 불 같은 장작 같기 도 하고 눈처럼 하늘에서 매일 내려오는 여자’(김영태의 화산 같은 여자중) 최 욱경은 그렇게 하늘을 향해 떠나갔다.
황인 미술평론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시기획 과 공학과 미술을 융합하는 학제 간 연구를 병 행하고 있다. 1980년대 후반 현대화랑에서 일 하면서 지금은 거의 작고한 대표적 화가들을 많이 만났다. 문학·무용·음악 등 다른 장르의 문화인들과도 교유를 확장해 나갔다. 골목기행 과 홍대 앞 게릴라 문화를 즐기며 가성비가 높 은 중저가 음식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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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맛따라기
15가지 야생버섯 탕 감칠맛 철철 “마법가루 안 쓴 맹물탕” 이택희 음식문화 이야기꾼
주인과 인사를 나누자마자 주방으로 따 라 들어갔다. 혼자 큰 식당 점심손님 맞 을 준비가 한창이다. 커다란 양은 푼주 에서 ‘자연산 버섯탕’이 펄펄 끓고 있다. 그렇게 초벌 끓이고 투가리(뚝배기의 현지어)에 나눠 담아 다시 끓여 손님상 에 낸다. 대뜸 물었다. “국물엔 뭐가 들 어가나요? ” 택배로 받아 처음 먹어 본 버섯탕 향과 맛의 인상이 강렬해 무척 궁금했기 때문이다. 대답은 않고 왜 묻 냐는 표정이라 더 자극적으로 물었다. “감칠맛이 철철 넘쳐요. 마법가루를 많 이 넣은 것 아닌가요?” 이걸 물으려고 지난달 23일 먼 길(서 울시청에서 406㎞)을 갔는데 대답은 싱 거웠다. “이거 맹물탕여요. 맹물에 자연 산 버섯 15가지 하고 쇠고기양파청양 고추소금 말고는 암 것도 안 들어가. 마 법가루? 난 그게 뭔지도 몰라. 그거 들 어가면 버섯 맛을 버릴 틴디. 버섯 향을 해칠 거여. 나는 그렇게 생각하는디. 국 물 감칠맛은, 버섯을 물에 담그면 미끈 덩거리는 진액이 있는디, 거기서 나는 맛여. 버섯이 여러 가지 들어가야 하지 글 안 하면 맛이 안 나. 15가지 버섯으로 끓이다가 저장한 게 떨어져 7~8가지만 넣으면 맛이 없더라고. 그랑게 종류가 적어지면 버섯탕 안 팔아 부러.” “버섯 덜 들어가면 맛 없어, 안 팔아 부러”
전남 해남 대흥사 입구 음식촌에 있는 야생버섯 전문 ‘호남식당’ 여주인 조경 애(71)씨 얘기다. 주인도 정확히 기억 못 하지만, 이곳에서 식당을 시작한 지 44~45년쯤 됐다 한다. 식재료 살 돈도 없어서 두륜산에서 버섯 따고 산나물 뜯어 산채음식을 만들어 판 게 시작이 었다. 그는 “근디 이걸 다 얘기하면 어떡하 나” 걱정하면서도 본인의 요리법 얘기 를 계속했다. “버섯도 맛있지만, 잘 익어 서 말린 청양고추에서 맛이 많이 나와. 달보드름 시원 칼칼한 맛이 거기서 다 나와. 감칠맛은 버섯이 내고, 단맛은 양 파가 내고, 고추를 좋은 거로 잘 골라 써 야 혀. 청양고추 퍼런 걸 썼더니 풋내가 나고 맛이 없어. 이 국물 맛 낸다고 안 해본 게 없어. 뼈 고아서 해보고 멸치다 시마 국물도 써 보고 마지막에 알아낸 게 맹물에 고추여. 뼈 국물로 하니까 느 글거려서 못 먹겠더라고. 소고기는 사 태 위주로 여러 부위를 섞어 쓰는디, 한 우 아니면 절대 안 쓰지.” 이날 버섯탕에는 야생버섯 15가지가 들어갔다. 능이버섯, 밤버섯, 강강술래 버섯, 참나무버섯, 곰팡버섯, 솔버섯, 서 리버섯(표준명 가지버섯), 총각버섯, 싸 리버섯, 오이꽃버섯(꾀꼬리버섯), 솔꽃 버섯, 산느타리버섯, 갓버섯, 계란버섯 두 가지(하얀 것, 꺼풀 쓴 것)까지 꼽더 니 탄식을 했다. “아이구, 나도 다 기억 못 해. 더 들어갔을 거여. 전부 자연산이 지. 버섯탕만 해. 다른 메뉴는 안 해. 예 전에는 버섯볶음이나 구이도 했지만, 제752호 40판
을 섯 버 생
인 끓
탕. 버섯
15 가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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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hnon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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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호남
조경애씨가 날마다 직접 준비해 전라도 말로 ‘개미가 있는’ 반찬 15가지가 오 른 버섯탕 밥상.
[사진 이택희]
요즘은 나이 들고 힘들어 서 이것만 해.” 두륜산 일대 버섯 따기 45년 ‘전설’ 반찬도 15가지였다. 엄 버섯·쇠고기·양파·고추·소금·맹물로 나무순장아찌, 도라지나 두 번 끓여낸 맑은 국물 향·맛 일품 물, 더덕장아찌, 새송이버 섯볶음, 만가닥버섯볶음, 배 11가지 곡물 섞은 밥, 15가지 반찬 추김치, 산다래순나물, 해파 리무침, 석화젓무침, 양하(양 주인 혼자 직접 준비하는 수제밥상 애)근볶음, 쪽파김치, 쑥부쟁이 나물, 죽순나물, 토란대나물, 고사 리나물. 날마다 조금씩 바뀌는데, 일반 음식점에서 나오는 것은 별로 없다. 재 료나 이름이 같아도 나온 음식은 다르 다. 절 아래서 익힌 솜씨로 손수 준비하 기 때문이다. 더덕장아찌가 맛있다고 하자 푸념 섞 인 자랑을 했다. “들어가는 공력이 말도 못해. 껍질을 까서 40%쯤 말리고 고추 장에 버무려서 1년 넘게 둬야 먹어. 냉장 1 고에 두면 더덕이 고추장을 다 먹어. 그 걸 꺼내 찢어서 물엿 넣고 볶은 고추장 에 다시 무친 게 그거여.” 밥도 범상치 않다. 쌀찹쌀흑미찰보 리쌀흑보리쌀차조기장녹두와 콩 3가 지 등 11가지 곡물로 지은 건강밥이다. 요즘 젊은이들 말처럼 가히 ‘예술’이다. 단골손님들 가운데 성인병 있는 사람도 많고, 남편이 콩밥을 좋아해서 3년 전부 터 밥을 그렇게 짓고 있다 한다. 해남 대흥사 입구 ‘호남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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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집부터 조리까지 모든 과정 혼자 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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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난달 23일 새벽 두륜산에서 딴 총각 버섯(회색 갓), 계란버섯(흰 갓), 오이꽃버 섯(노랑주홍), 참나무버섯(갈색). 2 2019 년 밤버섯을 따는 조경애씨. 3 안혜경씨 가 그려 선물한 ‘두륜균보’ 그림. [사진 이택희]
식당 벽에는 주인이 두륜산 일대에서 따 나른 버섯의 야생 상태 사진이 가득 걸려있다. 그 사이에 ‘두륜균보(頭輪菌 寶)’라는 제목의 유화(193.9×130.3㎝, 캔버스에 아크릴, 2016년) 한 점도 걸려 있다. 자주 올 때는 일주일에 두 번은 밥 을 먹으러 오던 손님이 있었다. 버섯 철 이 되자 올 때마다 그날 따온 버섯을 사 진 찍고, 물어보고, 본인이 따로 알아보 고… 2년을 그러더니 이 그림을 그려서 2016년 선물했다. 맛있는 음식에 대한 보답인 셈이다. 주인은 “우리 식당에 있는 버섯은 거의 다 그렸다고 봐야지”라며 흡족한 표정 이다. 그림에는 버섯을 40가지쯤 그렸 다. 버섯은 두륜산 종균들이 키운 보물 이라 여기는 마음을 그림에 담은 작가 는 안혜경씨다. 주인은 그림 속 버섯 이름을 줄줄이 읊었다. 헌데 책에 나오는 이름과 사뭇 다르다. 문자로 버섯을 배운 게 아니라
실물을 보고 구 전으로 배웠기 때문이 다. 가르쳐 준 분은 한 동네 살면 서 미수(米壽)까지 버섯과 산나물 채취 해 홀로 10남매를 키운 위금요 할머니 (1925~2014)였다. 할머니는 따 온 버섯 을 호남식당에 몽땅 넘겼다. 38년 동안 그러면서 버섯 이름, 독 있 는 것과 없는 것, 독 빼는 법 같은 걸 알 려줬다. 산에서 배운 건 거의 없다. 산속 의 버섯밭은 자식도 안 알려준다 할 만 큼 일생의 비밀이다. 양어머니로 모신 그분도 산 입구까지는 함께 가지만 채취 는 각자 했다. 주인 조씨는 버섯이 많이 나는 기간 에는 음식점 손님을 받으면서 오전 5시 부터 하루에 두세 차례 두륜산 일대를 오르내리며 많게는 300㎏씩 버섯을 딴 다. 그만큼 따는 날이 한 해 20일은 된다 고 한다. 버섯 자루를 임도에 내놓으면 남편 김대진(77)씨가 때맞춰 오토바이 타고 올라가 실어 내린다. 저녁이면 그 버섯을 일일이 다듬고 가려 저장한다. 그러기를 올해로 45년. 독이 있는 버섯은 염장했다가 요리할 때 잘 우려서 쓰고, 독 없는 버섯은 생 으로 냉동했다가 녹여서 쓴다. 저장할 때 비닐봉지 색깔로 버섯 종류를 구분 한다. 버섯을 많이 따면 손질 작업을 오 전 2시까지도 한다. 그런데도 남에게 일 을 맡기지 못한다. 조씨는 “일을 내 손으 로 해야 마음이 놓이는 성격이기도 하 지만, 버섯은 뭐 하나 깜빡 잘못 섞여 들 어가면 인생 망가지는 거라 남 못 맡겨” 라면서 “날 새워 가며 하는 날이 올해도 있어야 할 건디 있을래나 말래나”하고 기대 반 걱정 반 혼잣말을 했다.
지난달 23일 현재 이 지 역 야생버섯은 예년보다 2~3주 늦다고 한다. 그날 새벽 조씨는 산에 가서 오이 꽃버섯 2가지와 총각버섯계란버섯참 나무버섯을 조금씩 따다가 다듬어 놓고 있었다. 두륜산 버섯이 모자라면 강원 도, 충북 괴산, 전남 구례의 단골 버섯꾼 들에게서 긴급 조달한다. 늦은 점심으로 차려 준 버섯탕 국물 은 어찌나 향기롭고 쌉싸름 칼칼하면서 시원하고 감칠맛 넘치던지, 또 버섯마다 각자의 향과 맛이 다 살아 있는 것은 어 찌나 신기하던지. 감탄하는 사이 옆에 있던 주인은 “앞으로 몇 년이나 더 할라 나” 하며 앞산을 바라본다. 문득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라는 시 한 구절이 그 반대 상황을 연상케 했다. “사람이 온다는 건/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그는/그의 과거와/현재와/그리 고/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위험한 식재료인 야생버섯의 채집분류-갈무리-조리 모든 과정을 혼자 다 해내는 이런 분이 일손을 놓으면 그 경 험과 지혜가 통째 사라지는 건 아닐까. 그러면 이런 훌륭한 음식을 어디서 먹 을 수 있을까. 아무쪼록 부질없는 걱정 이기를 ….
이택희 전직 신문기자. 기자 시절 먹고 마시고 여행하기를 본업 다음으로 열심히 했다. 2018 년 처음 무소속이 돼 자연으로 가는 자유인을 꿈꾸는 자칭 ‘자자처사(自自處士)’로 살고 있다.
종합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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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7
2021년 9월 4일~5일
FOCUS
인문학자의 과학 탐미
“인생은 다이너마이트” 가슴 속 잠재력을 폭발시켜라 <BTS 노래 가사 life is dynamite>
노벨, 불안정 액체폭약 폭발 제어 김동훈
잠재력 뜻의 다이너마이트 개발
인문학자
“Dynnnnnanana, life is dynamite.” BTS가 지난해 발표한 노래 ‘다이너마 이트’에서 반복되는 가사다. 가끔 힘이 빠질 때 듣다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반 복되는 노랫말은 이렇다. “인생은 다이 너마이트/ 펑크와 소울로 난 온 도시를 반짝여/ 빛으로 물들일 거야 다이너마 이트처럼.” 대중음악 장르인 ‘펑크’와 ‘소울’로 온 도시를 물들이겠다는 멋진 포부가 참 신난다. ‘다이너마이트’의 뿌리어는 고대 그 리스어 ‘뒤나미스(dynamis)’다. ‘다이 나믹(dynamic)’(역학/힘센)이란 말도 여기서 나왔다. 힘이긴 하지만 현실에서 아직 그 형태를 드러나지 않은 잠재력이 ‘뒤나미스’다. 도토리가 있다고 하자. 아 직 나무가 되지 않았음에도 장차 나무 가 될 도토리 속에 있는 잠재력이 바로 ‘뒤나미스’다. 이 힘이 도토리를 기필코 나무로 변하게 한다. 폭발력 안으로 숨긴 고체폭약 만들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사람은 스웨덴 의 발명가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이 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기 전 그가 생산했던 폭약은 액체 상태의 니트로글 리세린이었다. ‘니트로(nitro)’란 한 개의 질소 원자 와 두 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한 원자단 을 말하는데, 여기에 글리세롤을 혼합 하여 물속에 넣자 니트로글리세린이 분 리되었다. 이 분리법을 알아낸 사람이 이탈리아의 화학자 아스카니오 소브레 로(1812~1888)다. 소브레로는 니트로글 리세린을 조금만 맛보았는데도 심장 박 동이 거세지고 사지가 풀어지며 두통이 생긴다는 것을 알았다. 니트로글리세린 은 혈관을 확장시켜 피의 흐름을 원활 하게 해 주었기에 협심증 환자의 치료제 로 한동안 쓰였다. 하지만 액체폭약으로 사용되면서 공 포의 대상이 됐다. 부주의로 조금만 흔 들려도 폭발했기 때문이다. 생산 공장 에서 폭발이 잇따랐고, 노벨의 동생마 저 사고를 당했다. 안전한 고체폭약을 만들고 싶었던 노벨은 액체 상태의 니 트로글리세린에 톱밥·시멘트·숯가루 등 을 섞어가며 실험했다. 그럼에도 고체폭 약은 쉽게 얻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노벨은 엎질러진 니트 로글리세린이 톱밥의 포장 재료였던 규 조토에 흡수되는 것을 보았다. 위험을 무릅쓰고 니트로글리세린과 규조토의 비율을 달리하며 실험을 거듭하다가, 3 대 1의 비율로 섞을 때 폭약을 쉽게 제어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흔들거 나 두들겨도 뇌관 없이는 폭발하지 않 는 안전한 고체폭약을 어떤 모양이나 크기로든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노벨 은 ‘잠재력’이란 뜻이 담긴 고대어 ‘뒤나 미스’를 참조해 ‘다이너마이트’라는 이 름을 만들어냈다. 잠재력과 실패는 동전의 양면과 같 다. 계획대로 일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제752호 40판
지구, 잠재 에너지로 자기장 생성 태양풍 방사선 막는 보호막 역할 스펙 쌓기에 좌절하는 젊은이들 실패 겁먹지 말고 도전해야 꿈 이뤄
1 ‘다이너마이트’로 지난해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한 BTS. 2 고체 폭약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 3 태양광 발전시설.
[중앙포토]
더없이 좋겠지만, 그것 못지않게 실패까 지도 받아들이고 그것을 뛰어넘고자 도 전할 때 우리는 꿈을 이룬다. 잠재력 은 역설적이게도 우리의 실패 속에 서 꽃을 피운다. 잠재력이 현실로 드러나는 것 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엔에르게 이아(energeia)’라고 했다. 여기 서 흥미로운 사실은, 이 단어가 에너지(energy)의 뿌리어라는 점이다. ‘엔’은 영어의 ‘in’에, ‘에르 게이아’는 ‘work’에 해당한다. 즉 에 너지란 어떤 작업이나 작품, 열매나 결실로 구체화된 힘을 말한다. 잠재력과 에너지의 의미 를 구체적으로 볼 수 있 는 것이 발전기다. 발전 기를 뜻하는 ‘다이나모 (dynamo)’ 역시 ‘뒤나 미스’에서 온 용어인 데, 발전기는 잠재력에 해당하고 여기서 얻 게 된 전기가 구체 화 된 ‘엔에르 기아’, 즉 에너지에 해 당 한 다. 발전기는 전 기에너지를 얻 기 위해 자석 속(자기장)에 코 일을 돌리는데, 전 기뿐만 아니라 자기의 성질 이 이용된다. 옛날 사람들은 전기와 자기를 별 개의 것으로 생각했다. 나침반 바늘이 어디에 있든지 북쪽과 남쪽을 가리킨 다는 것에 대해선, 지구의 내부에 영구 자석이 있다고 단순하게 이해했다. 물 론 지구의 내부에 철이 있기 때문에 영 구 자석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는 받아 들이지 않는 이론이 되었다. 섭씨 770도 보다 높은 온도(퀴리점)에서 영구 자석 은 자성을 잃게 되는데, 지구핵의 온도 가 무려 3000도 이상이기에 지구 내부 에서는 자성을 지닐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 내부에 영구 자석이 없다면, 지 구는 어떻게 자기장을 지니게 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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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의 일대 전환을 가져온 것은 발전 기 원리를 적용하면서부터다. 발 전기의 원리로 지구의 자기장을 설명하는 것을 ‘다이나모 이 론’(발전기설)이라 한다. 나 침반 바늘은 영구 자석 주 위에서뿐만 아니라 전류가 흐르는 전선 주위에서도 움
직인다. 이 사실로 볼 때 자기장은 자석뿐만 아 니라 전류가 흐르는 곳 주위에서도 형성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구 내 부에 전류만 흐른다면 지구 자기장이 형성된다는 것은 가 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지구 내부에 전류 가 흐를 수 있을까. 지구 속에는 외핵과 내핵이 있는데, 외핵 속에는 전도체인 철 과 니켈이 액체 상태로 있다. 액체 상태 의 철과 니켈은 지구의 자전 때문에 내핵 주위를 순환할 것이고, 이것이 전류가 흐르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내 어 자기장이 자전축과 평행한 방향으 로 발생한다. 그러면 그 자기장이 다시 유도 전류를 만들어 내면서 지구 내부의 자기장은 계속 유지된다. ‘다이나모 이론’ 에 따르면 지구 자기장은 섭씨 3000도 이 상의 고온에서도 자성을 보존하며, 외 핵 속에서 대류 가 변화되는 경 우가 있어 자극이 이 동하거나 역전되는 현 상도 쉽게 설명된다. 지구는 스 스 로 움직 이는 힘, 자전으 로 전류 효과 2 를 발생 시 켜 자기장 을 끌어낸 다. 그 결과 현 실적으로 방사선이 방출되는 태양풍을 막아 주는 보호막 역할을 한 다. 그래서 인간은 지 구에서 우주복을 입지 3 않아도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 지구를 ‘다이나 모’라는 잠재력으로 보는 관점에서 지구 자기장은 일 종의 에너지인 셈이다. 다이나모 이론에 따르면 ‘지구 발 전기’는 지구의 자전, 철과 니켈의 순환, 자기장의 발생이라는 과정 을 통해 존재한다. 그렇다면 ‘지구 발전기’와 같이 잠재되어 있는 지 구 자체의 에너지원에서 에너지를 모을 수는 없을까. 화석 연료의 고 갈과 환경오염 문제에 직면해 국내외 적으로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그 답은 더 절실하다. 신재생에너지란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환시켜 이용하거나(신에너지) 햇빛· 물·지열·강수·생물유기체 등을 포함하 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 하는”(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 발·이용·보급 촉진법 제2조) 에너지를 말한다. 신에너지 에는 연료전지·석탄액화 가 스화·수소에너지 등이 있고, 재생에너지에는 태양열·태양 광 발전·바이오매스·풍력·수력· 지열·해양에너지·폐기물에너지
등이 있다. 하지만 여기에 나열된 에너 지는 아직 에너지로 전환되기 전의 ‘잠 재(적 상)태’로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잠재력을 에너지로 전환해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 하베스 팅(energy harvesting)’ 기술이다. 다양한 잠재적 에너지원 중 최근 눈 길을 끄는 연구가 마찰전기로 에너지 를 모으는 것이다. 마찰전기의 효과인 정전기는 겨울철 흔한 현상으로, 이전 까지는 에너지로 모은다는 생각을 하 지 못했다. 하지만 2012년 조지아 공 대에서 마찰전기로 발생한 전하를 활 용한 ‘나노제너레이터(triboelectric nanogenerator)’를 선보인 후 연구가 급진전했다. 마찰전기에서 얻은 전기 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로, 자가충전 (self-powering)이 가능한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생체이식형 소자, 최근에 는 자기장이 결합된 고출력 최첨단 에 너지원으로서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 고 있다. 잠재력과 실패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
현재 우리 사회의 에너지 전환은 조급 한 감이 있다. 잠재적 에너지원을 에너 지로 전환하고 저장하기 위해서는 에너 지원 발굴과 에너지 기반 인프라의 변 화, 에너지 생산과 소비 구조에 대한 전 반적인 변화가 요구되기에 장기적인 계 획에 따라 치밀하게 진행되어야만 한다. 임기응변식 ‘에너지 하베스팅’ 기술은 잠재력 있는 에너지원을 놓치기 쉽다. 또 특정 에너지에 편중되면 만에 하나 라도 있을 그 에너지의 폐해로 큰 문제 가 될 우려도 있다. 이는 사람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태 도와도 무관하지 않다. 우리 사회는 언 젠가부터 많은 젊은이들의 잠재력을 확 보하고 결집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그 어떤 세대보다 더 많은 학력과 경험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 들을 낙오자로 여긴다. 사회에서 요구하 는 고스펙에 맞추지 못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잠재력을 무한히 품고 있는 2030세대의 자살률이 이를 말해 준다.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 다 에너지 잠재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구성원이 지닌 진정한 잠재력을 찾아내 고 이를 에너지로 만드는 것이 절실하 다. 지금 우리 가슴에는 어떤 ‘다이너마 이트’가 있을까. BTS의 노랫말에서 다 이너마이트를 그 뿌리어 버전으로 살짝 바꾸면 이렇다. “인생은 잠재력/ 사회가 요구하는 평균치나 고스펙이 아닌/ 나 만의 잠재력으로 온 도시를 물들일 거 야/ 다이너마이트처럼.” 반전은 도전에서 나온다. 성공은 실패 에서 나온다. 당신의 잠재력을 폭발시켜 라. 분명 “인생은 다이너마이트”다!
김동훈 서양고전학자·철학자. 서울대와 고려 대에서 희랍과 로마문학 및 수사학, 철학을 공 부했다. 희랍어와 라틴어 및 고전과 인문학을 가르친다. 도시와 지역 상생의 나눔 마당 ‘푸 라파케’ 대표. 인공지능과 흙 브랜드 인문 학 별별명언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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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2021 올해의 공예상’ 받은 김준용 작가
지리산 석양 붉은 덩어리의 마법, 유리에 녹이다 서정민 기자/중앙 컬처&라이프스타일랩 meantree@joongang.co.kr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공예디자인문 화진흥원이 선정하는 ‘2021 올해의 공 예상’의 주인공은 김준용(49) 유리공예 작가다. 올해 4회째인 이 상은 한국 공 예 발전에 기여하고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창작자에게 주어진다. 청주대학교 예술대학 공예디자인학 과 교수이기도 한 김 작가는 유리공예 불모지였던 국내에서 20년간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현해왔다. 2018년에는 ‘전 세계 공예작가들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제2회 로에베(LOEWE) 크래 프트 프라이즈’ 파이널 30인에 선정됐 고, 이듬해에는 작가가 아닌 심사위원 으로 위촉됐다. 1만 시간의 법칙
“유리의 가단성(외부 충격에 깨지지 않 고 늘어나는 성질), 다양한 색상, 불투 명도와 반투명도를 엮어 만든 이 미묘 한 그릇은 시간과 장소의 초상화다.” 김 작가가 2018년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에 출품한 ‘석양 속의 눈물 (Tears in the Sunset)’에 대한 심사위 원들의 평가다. 언뜻 들으면 모든 유리 가 가진 물성에 대한 일반적인 해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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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만, 전문가 들의 이런 평가 에는 특별한 이유 가 있다. 그는 ‘블로잉 기법’과 ‘캐스팅 기법’ 을 함께 사용한다. 현존하는 유리공예 작가 중 두 기법을 동시에 사용해 작품 을 만드는 사람은 김 작가가 거의 유일 하다.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 심 사위원들이 높이 산 부분도 바로 이 대 목이다. 블로잉은 유리공예의 대표적인 전통 기법이다. 규석과 소다를 녹여 만든 말 랑말랑한 유리를 돌돌 말아 1600℃의 뜨거운 용해로에 넣었다가 꺼낸다. 연결 된 긴 파이프로 숨을 불어넣고, 코르크· 신문·쇠 가위 등으로 표면을 조이고 누 르며 형태와 디자인을 잡는다. 그런데
이렇게 만든 유리는 원래의 유리 덩어리 가 가진 크기 때문에 일정 정도 이상의 두께를 갖지 못한다. 대부분의 유리잔 과 화병이 안은 비어 있고 두께가 얇은 이유다. 김 작가는 블로잉 과정에서 원하는 부위에 유리를 덧입힌다. 커다란 혹처럼 우툴두툴해진 유리가 돌처럼 단단하게 굳으면 다이아몬드 그라인더로 깎고 다 듬으면서 형태와 질감을 만드는데, 이 는 ‘캐스팅 기법’의 장점을 취하는 과정 이다. 왁스로 만든 몰드(거푸집)에 유리 물을 부어 형태를 만들고 그라인더로 조각하는 캐스팅 기법은 유리 두께를 몰드의 두께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게 장 점이다. 김 작가가 이처럼 복잡하고 번거롭게 서로 다른 기법을 섞어가면서까지 유리 두께에 천착하는 이유는 색의 자유로운 농담(濃淡) 표현을 위해서다. “바닷물의 깊이가 얕으면 물이 에메 랄드빛으로 보이지만, 심해는 진청색을 띄잖아요. 유리도 두꺼울수록 진하고, 얇을수록 옅은 색을 띄죠. 그 오묘한 농담을 자유자재로 표현하기 위해 저는 블로잉 기법과 캐스팅 기법을 병행하는 겁니다.” 색유리도 직접 만든다. 유리 원료에 금가루를 섞으면 보라색, 은가루를 넣 으면 노란색, 산화철을 녹이면 녹색을 만 들 수 있다. 이렇 게 만든 색유리를 어떤 부분은 두껍 게, 어떤 부 분 은 얇게 펼치고 깎아 북극의 오로라처럼 신묘한 컬러 그러데이션을 만드는 게 김 작가만의 기법이다.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수없이 실 험하면서 데이터를 모았죠. 이 재료는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다 깎았을 때의 두께와 색감은 어떻게 해야 유지할 수 있는지, 저만의 노하우를 갖추느라 꽤 오래 걸렸어요. 사람들이 말하는 1만 시 간의 법칙이 정말 맞는 말이구나 싶었 죠.”(웃음) ‘1만 시간의 법칙’은 미국의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이 1993년 발표한 논문에서 주장한 개념이다.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 려면 1만 시간 이 상의 훈련이 필 요 하다는 것이다. “초등학 교 4학년 때 쯤 일 거예 요. T V 프
로그램 ‘뽀뽀뽀’에서 유리공장 영상을 봤어요. 두꺼운 철문을 여니까 칠흑처 럼 까만 통 한가운데서 빨갛기도 하고 주황색 같기도 한 불덩어리가 출렁거리 는데, 정말 놀랍도록 아름다운 광경이 었어요.” 유리로 쓰는 수필
2018년 ‘로에베 크래프트 프라이즈’ 파 이널 30에 오른 김준용 작가의 ‘석양 속 의 눈물’(위 사진). 2013년 ‘가나자와 국 제 유리 공모전’에서 은상을 수상한 ‘파 도 속의 석양’.
블로잉·캐스팅 기법 동시 사용 오묘한 색 농담 자유자재 표현 대학 시절 지리산 산장에서 영감 순식간에 세상 바뀌는 빛의 시간 작품으로 공유하고 싶은 꿈 실현
그렇게 ‘유리’라는 세계에 빠지게 된 그 는 1991년 국민대학교 공예미술학과에 입학했다. 이 학교에서 유리공예를 전공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30년 전 한국의 유리공예는 도 자·금속·목공예 등에 비해 영향력이 형 편없이 적었다. 출토 유적에서 알 수 있 2 듯 삼국시대부터 찬란했던 전통은 맥이 끊긴 상태였고, 이탈리아·미국·일본에 서 발전을 거듭해온 신기술은 이제 막 놓는 순간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찰나였다. 4대 독자 었죠. 그때부 로 애지중지 자란 청년 김준용은 늘 좀 터였던 것 같 더 넓은 세계로 나가 자신을 증명하고 아요 . 내가 만 싶다는 욕망이 컸다. 여기에 유리공예 든 유리 작품으 의 신세계를 개척해야겠다는 결심이 더 로 마법 같은 시 해지면서 대학 졸업 후 미국 맨체스터 간을 선물하고 싶 공대 유리학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다는 생각이 작품 돌아와 국내외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의 주요 테마가 됐 하는 작가로 지낸 지 20년. 청년 시절의 죠.” 작품 제목에 유 자신과 똑같이 유리에 대한 열정으로 난히 ‘석양(sunset)’ 가득한 학생들을 가르치며 보낸 지도 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 10년이 지났다. 다. ‘7.30 pm’ 등 구체적인 시간을 그가 지금까지 손끝으로 적은 작품명도 여럿이다. 체득한 기법과 기술은 점 “작품 하나를 완성할 점 더 넓고 섬세해졌 때마다 유리로 쓰는 지만, 작품을 관통하 수필이라는 생각을 는 ‘석양’이라는 테마 해요. 유리를 통과 는 한결같다. 어린 시 한 빛을 통해 내가 절의 기억을 오랫동안 경험한 어느 순간을 지배했던 ‘출렁이는 붉 관객들과 공유하는 거 김준용 작가 은 덩어리’를 만들려는 욕 죠. 저는 호주 아들레이 망은 대학 시절 지리산 여행에 드 해변의 석양을 상상하며 서 만난 석양을 통해 더욱 구체 작품을 만들었지만, 관람객의 머릿속엔 화됐다. 저마다의 석양의 추억이 펼쳐지겠죠.” “장마철 비구름을 관람객과의 공감은 이제 이탈리아 밀 헤치고 산장에 도 라노 디자인위크 전시 현장에서 이뤄질 착한 날, 저녁을 예정이다. 5일부터 10일까지 밀라노 팔 먹고 설거지를 라조리타 복합문화공간(온라인 전시는 할 때 였 죠 . 9월 말까지 푸오리살로네 홈페이지)에 내 내 무 겁 서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최 게 깔 렸던 하는 한국 대표작가전 ‘사물을 대하는 회 색 빛 운 태도’를 통해서다. 해 한가운데 그는 후배 작가들에 대한 조언도 잊 가 순식간에 석 지 않았다. “해외 공모전은 많이 시도할 양빛으로 붉게 물 수록 좋아요. 공모전마다 성격과 목적 들어가는데, 뭐라 표 이 다 다르거든요. 자신의 작품과 맞는 현할 수 없는 기분이 궁합이 따로 있다는 얘기죠. 서양의 공 었어요. 영화 ‘라라랜 예 전문가들과 이야기해 보면 한국은 드’에서 해가 저무는 시 영국·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공예 간을 ‘매직 아워(magic 강국으로 이미 자리 잡았어요. 그러니 hour)’라고 하던데, 정말 자신감을 갖고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을 온 세상을 마법처럼 바꿔 준비해 문을 힘차게 두드려 보세요.”
3
1 작품명 ‘정령의 풍경’. 위로 갈수록 두께가 얇아지면서 진청색에서 연둣빛을 띤 다. 2 작품명 ‘저녁 7시30분 청주’. 블로잉 기법과 캐스팅 기법을 병행하는 김 작 가의 작품들은 유리지만 표면 질감이 다양하다. 3 작품명 ‘어떤 저녁’. 서쪽 하 늘에서 번지는 노을빛이 연상된다. [사진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김준용] 제752호 40판
종합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B9 19
2021년 9월 4일~5일
CULTURE 유주현의 비욘드 스테이지 독창회 여는 카디프 콩쿠르 우승자 김기훈
“팬텀싱어 인기 부럽지만수퍼 바리톤외길 걸을 것” <JTBC 크로스오버 오디션>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보기 드문 유주현 기자열린다. 독창회에서 66인조 풀 독창회가 중앙 컬처&라이프스타일랩 오케스트라 반주로 가곡 한 곡 없이 로 yjjoo@joongang.co.kr 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모차르트 ‘코지 판 투테’, 바그너 ‘탄호이저’ 등 유명 오페 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보기 드 라 아리아로만 전체 프로그램을 짰다는 문 독창회가 열린다. 독창회에서 66인 것은 잔뜩 벼린 칼을 내세운 ‘진검승부’ 조 풀오케스트라 반주로 가곡 한 곡 없 가 아닐 수 없다. 바리톤 김기훈(30)의 ‘ 이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모차르트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우승 기념 리 ‘코지 판 투테’, 바그너 ‘탄호이저’ 등 유 사이틀이다. 명 오페라 아리아로만 전체 프로그램을 김기훈은 요즘 세계에서 가장 핫한 성 짰다는 것은 잔뜩 벼린 칼을 내세운 ‘진 악가다. 지난 6월 한국인 최초로 메인 프 검승부’가 아닐 수 없다. 바리톤 김기훈 라이즈 우승을 거머쥔 영국의 카디프 콩 (30)의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우승 쿠르는 초청을 받아야 참가할 수 있는 ‘ 기념 리사이틀이다. 성악 콩쿠르의 끝판왕’으로, 콩쿠르가 진 “한번 멋있게 도전해 보고 싶어서, 콩 행되는 열흘 내내 BBC로 생중계되는 ‘글 쿠르 때 부르던 곡들을 다 집어넣었습니 로벌 오디션’이다. 심사위원들이 그의 노 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하실텐데, 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방송 우승에 걸맞는 최고의 무대로 제가 걸 을 타며 더욱 화제가 됐다. “영국에선 시 어온 길을 프리젠테이션하려고요. ‘이 청률이 20% 넘게 나오는 인기 프로그램 게 바로 수퍼 바리톤’이라는 걸 보여드 이예요. 예전 ‘슈퍼스타K’의 성악 버전이 리려는 건데, 걱정도 좀 되네요.(웃음)” 랄까. 리허설하고 호텔로 돌아가는데 길 김기훈은 요즘 세계에서 가장 핫한 성 에서 사람들이 ‘기훈 킴?’하며 아는 척 악가다. 지난 6월 한국인 최초로 메인 프 을 하더군요.” 라이즈 우승을 거머쥔 영국의 카디프 콩쿠르는 초청을 받아야 참가할 수 있 격투기 선수로 전향 고민하기도 는 ‘성악 콩쿠르의 끝판왕’으로, 콩쿠르 만면에 ‘살인미소’를 머금은 여유로운 가 진행되는 열흘 내내 BBC로 생중계되 무대 매너는 백전노장 클라쓰인데, 성악 는 ‘글로벌 오디션’이다. 심사위원들이 에 입문한 지 이제 10년을 갓 넘겼다. 드 그의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리는 장 면이 방송을 타며 더욱 화제가 됐다. “영 국에선 시청률이 20% 넘게 나오는 인기 프로그램이예요. 예전 ‘슈퍼스타K’의 성악 버전이랄까. 리허설하고 호텔로 돌 아가는데 길에서 사람들이 ‘기훈 킴?’하 며 아는 척을 하더군요.” 격투기 선수로 전향 고민하기도
만면에 ‘살인미소’를 머금은 여유로운 무대 매너는 백전노장 클라쓰인데, 성 악에 입문한 지 이제 10년을 갓 넘겼다.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살벌한 예고 출 신 금수저들과 달리, 전남 곡성에서 뛰 놀다가 고3 때 노래를 시작한 ‘흙수저’ 다. “친구들은 벼농사를 지어요.(웃음) 곡성이 ‘찐 시골’이라 제가 어릴 땐 음악 적 인프라가 전혀 없었고, 음악 시간엔 보통 자습을 했죠. 취미로 친구들과 밴 드를 하고, 성악 발성을 흉내 내 가요를 부르는 게 개인기이긴 했어요.” 음악 인생이 시작된 건 교회에서다. 성가대 세미나 강사가 그의 목소리에서 “세계적 성악가가 될 그릇”을 발견한 것 이다. “아버지 말씀이 제가 날 때부터 울 음소리가 다른 애들 너댓배로 우렁찼다 고 해요. 음악성은 자꾸 보였지만 경제 적 여유가 없으니 일부러 음악을 멀리하 게 하셨다죠. 지원해줄 형편이 안 되는 데 음대에 가겠다고 하니 가슴 아파하시 다가, 다행히 광주에서 정말 저렴하게 렛 슨 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나 입시를 치를 수 있었어요.” 급상경한 몸으로 쟁쟁한 예고생들 사 이에서 당당히 연세대에 합격했지만 마 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미안하지만 장학금 주는 대학에 진학해 달라”는 아 버지의 부탁에 온 가족이 부둥켜안고 울 기도 했다고. “연대 가서 꼭 장학금 받고 다니겠다고 약속하고 들어갔는데, 처음
라마 ‘펜트하우스’의 살벌한 예고 출신 선배들이 다 대가처럼 보여서 소외감도 금수저들과 달리, 전남 곡성에서 뛰놀다 느꼈죠. 하지만 금방 적응했습니다. 음악 하는 사람들이 다들 착하거든요.(웃음)” 가 고3 때 노래를 시작한 ‘흙수저’다. “친노래 곡성 출신 ‘흙수저’ 고3 때 시작 카디프 콩쿠르 우승 이전에도 이미 ‘월 구들은 벼농사를 지어요.(웃음) 곡성이 ‘ 군대서 성대 다쳐 제대 후 슬럼프도 찐 시골’이라 제가 어릴 땐 음악적 인프 드 클래스’였다. 2016년 서울국제음악콩 라가 전혀 없었고, 음악 시간엔 보통 자 쿠르 우승을 비롯해 2019년 차이콥스키 독창회, 오페라 아리아로만 구성 습을 했죠. 취미로 친구들과 밴드를 하 국제콩쿠르와 ‘도밍고 콩쿠르’라 불리는 ‘ 진면목 보여주고파 고, 성악바리톤의 발성을 흉내 내 가요를 부르는 오페랄리아 국제성악콩쿠르’에서 연달아 2위를 했다. 덕분에 속칭 ‘군면제권’도 3 게 개인기이긴 했어요.” 스카르피아가 개나 되지만, 그는 ‘군필’이다. “속 편하 음악 ‘토스카’ 인생이 시작된 건 교회에서다.꿈의 성 배역 다녀왔어요. 운동선수나 가수나 경 가대 세미나 그의 목소리에서 웃는강사가 사람이 나쁜 역할하면“ 더려고 오싹 세계적 성악가가 될 그릇”을 발견한 것이 력이 이어지는 게 중요한데, 군대 때문에 다. “아버지 말씀이 제가 날 때부터 울 발목 잡히는 사람들 보면서 미연에 방지 음소리가 다른 애들 너댓배로 우렁찼다 하자는 마음이었죠.(웃음)” ‘발목 잡히기 싫어서 간’ 군대가 발목 고 해요. 음악성은 자꾸 보였지만 경제 적 여유가 없으니 일부러 음악을 멀리하 을 잡았다. 씨름 선수 같은 당당한 풍채 게 하셨다죠. 지원해줄 형편이 안 되는 에 격투기 선수 제안을 받을 만큼 힘도 데 음대에 가겠다고 하니 가슴 아파하시 세고 운동도 잘하기에, 군대에서도 스스 다가, 다행히 광주에서 정말 저렴하게 렛 로 ‘강철인간’이라 믿고 몸을 사리지 않 슨 해주시는 선생님을 만나 입시를 치를 았던 것. 온갖 행사를 원맨쇼처럼 소화 하다 그만 성대가 손상됐다. 병원에서 “ 수 있었어요.” 급상경한 몸으로 쟁쟁한 예고생들 사 노래를 부를 수 없는 목”이라고 진단할 이에서 당당히 연세대에 합격했지만 마 정도였다. “보병으로 입대했는데 군악대에 차출 냥 좋아할 수만은 없었다. “미안하지만 장학금 주는 대학에 진학해 달라”는 아 됐죠. 무슨 악기를 다루느냐 묻길래 피아 버지의 부탁에 온 가족이 부둥켜안고 울 노와 리코더 좀 분다고 하니 튜바를 시 기도 했다고. “연대 가서 꼭 장학금 받 키더군요.(웃음) 하루 8시간 이상 연습하 고 다니겠다고 약속하고 들어갔는데, 처 며 마스터했는데, 연주회를 한번 하면 이 음엔 굉장히 쫄았어요. 서울 출신 동기, 런 식이에요. 브라스심포니를 불고 나면
엔 굉장히 쫄았어요. 서울 출신 동기, 선배들이 다 대가처럼 보여서 소외감도 느꼈죠. 하지만 금방 적응했습 니다. 음악 하는 사람들이 다들 착하거 든요.(웃음)” 카디프 콩쿠르 우승 이전에도 이미 월드 클래스였다. 2016년 서울국제음 악콩쿠르 우승을 비롯해 2019년 차이콥 스키 국제콩쿠르와 ‘도밍고 콩쿠르’라 불리는 ‘오페랄리아 국제성악콩쿠르’ 에서 연달아 2위를 했다. 덕분에 속칭 ‘군면제권’도 3개나 되지만, 그는 ‘군필’ 이다. “속 편하려고 다녀왔어요. 운동 선수나 가수나 경력이 이어지는 게 중 요한데, 군대 때문에 발목 잡히는 사람 들 보면서 미연에 방지하자는 마음이었 죠.(웃음)” ‘발목 잡히기 싫어서 간’ 군대가 발목 을 잡았다. 씨름 선수 같은 당당한 풍채 에 격투기 선수 제안을 받을 만큼 힘도 세고 운동도 잘하기에, 군대에서도 스 스로 ‘강철인간’이라 믿고 몸을 사리지 않았던 것. 온갖 행사를 원맨쇼처럼 소 화하다 그만 성대가 손상됐다. 병원에 서 “노래를 부를 수 없는 목”이라고 진 단할 정도였다. “보병으로 입대했는데 군악대에 차 출됐죠. 무슨 악기를 다루느냐 묻 길래 피아노와 리코더 좀 분다고 하니 튜바를 시 키더군요.(웃음) 하루 8시간 이상 연습하며 카디프 콩쿠르 우승 트 로피 수상 모습. [사진 커스틴 맥터넌]
마스터했는데, 연주회를 한번 하면 이런 식이에요. 브라스심포니를 불고 나면 성 악을 하러 불려 나가고, 들어오면 곧바 로 사물놀이 순서가 되죠. 어려서 사물 놀이도 배운 덕분에 그것도 제 몫이었어 요. 그 다음엔 아카펠라를 해야 하고, 다 시 밴드와 함께 ‘붉은 노을’을 부르고 있 는 저를 발견하죠. 그런 행사를 정말 많 이 뛰었어요.” 성대가 고장난 채로 복학을 하니 성적 은 바닥을 쳤고,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 때 열달 넘게 방황을 했어요. 마치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처럼 성악을 어떻 게 해야 하는지, 내가 여태 뭘 해왔는지 조차 모르겠더라고요. 나름 유망주로 불 렸었는데, 수치심에 도망가고 싶었죠.” 때마침 격투기 선수 제안까지 받아 고 민은 더 깊어졌다. 포기 직전, 지도교수 였던 김관동 교수를 찾아갔다. 고3 때 속성으로 성악을 습득한 뒤 누구의 조 언도 듣지 않고 오만하게 자기 고집만 세워왔던 그가 처음으로 ‘선생님’에게 매달려 보기로 한 것이다. “배움의 시간이 짧았잖아요. 돌이켜 보면 기초가 약해서 쉽게 무너졌던 것 같아요. 다친 성대는 결국 ‘김관동 발성 법’으로 치유했는데, 선생님 시키는 대 로 따르니 거짓말처럼 회복이 됐 어요. ‘테너처럼 부르라’는 가르 침대로 인위적인 무게를 버리니 해결되더군요. 결국 그 슬럼프가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것 같아요. 이번에 우승하고 전화드렸더니 선생님도 눈물이 난다고 하시 더라고요.” 클래식 애호가 사이에서 이미
로 저를 알릴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죠.” 3년 전부터 독일 하노버를 기반으로 유럽에서 활동하며 느낀 건 오페라 가 수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다 는 것이다. BBC에서 성악 콩쿠르 를 열흘 동안 생중계하는 것도 그래서다. “하노버는 작은 도시인데, 학교에서 소 규모 음악회를 열어도 어떻게들 알고 찾 김기훈 은 아오세요. 오페라 수퍼 바리톤 도 관객들이 정 의 진면목을 보 색하고 오는 게 여주기 위해 독 아니라 자연스 창회를 오페라 런 사교 모임을 아리아로만 겸하고 있죠. 오 꽉 채웠다. 페라 가수를 존중 김경빈 기자 해준다는 것도 자 주 체감해요. 이번 에 카디프 콩쿠르 갔다가 돌아올 때도 그랬 죠. 독일 공항 입국심사대 직원들이 표 정 안 좋기로 유명하잖아요.(웃음) 줄을 서 있는데 바로 앞 중국인을 유독 까칠 하게 대하던 사람이 제 비자에 직업이 오페라 가수라고 적힌 걸 보고는 갑자 기 태도가 돌변하더군요. 유튜브로 찾 아보겠다면서 밝게 웃더니, 친절하게 보 내줬어요.(웃음)” 글에 담기 어렵지만, 그는 퍽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대화 속 등장인물들에 수시 로 빙의하고, 사진 촬영 때도 립싱크만 탄탄한 지지를 받고 있지만, 대중적 인기 으로 거대한 아리아를 부르는 고도의 연 는 다른 문제다. JTBC ‘팬텀싱어’ 출연 기력에 입이 떡 벌어졌다. “오페라 가수 김기 훈 은수퍼 바리톤의 진면목을 보여주기 위해 독창회를 오페라 아리아로만 꽉 채웠다. 을 고민했던 이유다. 는 기본적으로 연기가 필수라서요. 연기 김경빈 기자 “라포엠의 바리톤 정민성은 연대 동 가 체질인 것 같아요. 너무 재밌어요. 웃 기고, 레떼아모르의 베이스바리톤 길병 긴 역할이라면 오늘은 어떻게 많이 웃길 성악을 하러 불려 나가고, 들어오면 곧바 톤’에게 거는 한국 성악계와 클래식의 순 민과도 각종 국내 콩쿠르에서 동고동락 까 고민하죠. 어린이 오페라에서 애드립 로 사물놀이 순서가 되죠. 어려서 사물 수함을 고집하는 애호가들의 기대가 절 한 사이죠. 솔직히 엄청 부러워요. 저도 도 해봤는데 애들이 다 빵 터지더군요.” 놀이도 배운 덕분에 그것도 제 몫이었어 대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장르에 제작진의 연락을 많이 받았고, 출연을 ‘토스카’의 악역 스카르피아를 꿈의 요. 그 다음엔 아카펠라를 해야 하고, 다 거부감은 전혀 없어요. 크로스오버 음악 고민 안 했다면 거짓말이죠. 국제 콩쿠 배역으로 꼽는 이유도 재미있다. 자신 시 밴드와 함께 ‘붉은 노을’을 부르고 있 도 좋아하고, 친구들의 티켓파워도 탐이 르에 입상했어도 국내에선 소용없으니 이 ‘웃는 남자’라서다. “멋있는 악역인데 는 저를 발견하죠. 그런 행사를 정말 많 나죠. 그런데 저는 온전히 저를 위해서만 까요. 다른 친구들도 제가 나올까 봐 걱 요, 제가 평소에 늘 웃고 다니잖아요. 무 살 수 없는 상황이 되버렸네요. 나름대 이 뛰었어요.” 정들 했다네요.(웃음)” 서운 사람이 무서운 역할하면 그런가보 성대가 고장난 채로 복학을 하니 성적 로 저를 알릴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죠.” 다 싶지만, 웃고 다니는 사람이 나쁜 역 3년 전부터 독일 하노버를 기반으로 유 은 바닥을 쳤고, 슬럼프가 찾아왔다. “ 유럽에선 오페라 가수도 대중적 인기 할하면 더 오싹할 테니까요.(웃음)” 그때 열달 넘게 방황을 했어요. 마치 단 럽에서 활동하며 느낀 건 오페라 가수도 하지만 결국 미디어의 힘보다 자기 자신 그의 ‘살인미소’가 왠지 좀 다르게 보 기 기억상실증에 걸린 것처럼 성악을 어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을 믿기로 했다. 자타 공인 ‘수퍼 바리톤’ 였다. 떻게 해야 하는지, 내가 여태 뭘 해왔는 BBC에서 성악 콩쿠르를 열흘 동안 생중 에게 거는 한국 성악계와 클래식의 순수 지조차 모르겠더라고요. 나름 유망주로 계하는 것도 그래서다. “하노버는 작은 함을 고집하는 애호가들의 기대가 절대 학교에서 소규모 음악회를 열 불렸었는데, 수치심에 도망가고 싶었죠.” 도시인데, 중앙SUNDAY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다른 장르에 거 유튜브 채널 때마침 격투기 선수 제안까지 받아 고 어도 어떻게들 알고 찾아오세요. 오페라 부감은 전혀 없어요. 크로스오버 음악도 QR코드를 찍으면 정색하고 오는 게 아니라 자 민은 더 깊어졌다. 포기 직전, 지도교수 도 관객들이 김기훈의 노래가 좋아하고, 친구들의 티켓파워도 탐이 나 사교모임을 겸하고 있죠. 오페라 였던 김관동 교수를 찾아갔다. 고3 때 속 연스런담긴 동영상 인터뷰 죠. 그런데 저는 온전히 저를 위해서만 를 볼 수 있습니다. 성으로 성악을 습득한 뒤 누구의 조언도 가수를 존중해준다는 것도 자주 체감해 살 수 없는 상황이 되버렸네요. 나름대 듣지 않고 오만하게 자기 고집만 세워왔 요. 이번에 카디프 콩쿠르 갔다가 돌아올 던 그가 처음으로 ‘선생님’에게 매달려 보 때도 그랬죠. 독일 공항 입국심사대 직 원들이 표정 안 좋기로 유명하잖아요.(웃 기로 한 것이다. “배움의 시간이 짧았잖아요. 돌이켜보 음) 줄을 서 있는데 바로 앞 중국인을 유 면 기초가 약해서 쉽게 무너졌던 것 같 독 까칠하게 대하던 사람이 제 비자에 직 아요. 다친 성대는 결국 ‘김관동 발성법’ 업이 오페라 가수라고 적힌 걸 보고는 갑 으로 치유했는데, 선생님 시키는 대로 따 자기 태도가 돌변하더군요. 유튜브로 찾 르니 거짓말처럼 회복이 됐어요. ‘테너처 아보겠다면서 밝게 웃더니, 친절하게 보 럼 부르라’는 가르침대로 인위적인 무게 내줬어요.(웃음)” 글에 담기 어렵지만, 그는 퍽 매력적인 를 버리니 해결되더군요. 결국 그 슬럼프 가 오늘의 저를 있게 한 것 같아요. 이번 사람이었다. 대화 속 등장인물들에 수시 에 우승하고 전화드렸더니 선생님도 눈 로 빙의하고, 사진 촬영 때도 립싱크만 으로 거대한 아리아를 부르는 고도의 연 물이 난다고 하시더라고요.” “오페라 가수 클래식 애호가 사이에서 이미 탄탄한 기력에 입이 떡 벌어졌다. 제752호 40판 지지를 받고 있지만, 대중적 인기는 다른 는 기본적으로 연기가 필수라서요. 연기 문제다. JTBC ‘팬텀싱어’ 출연을 고민했 가 체질인 것 같아요. 너무 재밌어요. 웃 긴 역할이라면 오늘은 어떻게 많이 웃길 던 이유다. “라포엠의 바리톤 정민성은 연대 동기 까 고민하죠. 어린이 오페라에서 애드립 고, 레떼아모르의 베이스바리톤 길병민 도 해봤는데 애들이 다 빵 터지더군요.” ‘토스카’의 악역 스카르피아를 꿈의 배 과도 각종 국내 콩쿠르에서 동고동락한 사이죠. 솔직히 엄청 부러워요. 저도 제 역으로 꼽는 이유도 재미있다. 자신이 ‘웃 작진의 연락을 많이 받았고, 출연을 고 는 남자’라서다. “멋있는 악역인데요, 제 민 안 했다면 거짓말이죠. 국제 콩쿠르에 가 평소에 늘 웃고 다니잖아요. 무서운 입상했어도 국내에선 소용없으니까요. 다 사람이 무서운 역할하면 그런가보다 싶 른 친구들도 제가 나올까 봐 걱정들 했 지만, 웃고 다니는 사람이 나쁜 역할하면 더 오싹할 테니까요.(웃음)” 다네요.(웃음)” 그의 ‘살인미소’가 왠지 좀 다르게 보 였다. 유럽에선 오페라 가수도 대중적 인기 하지만 결국 미디어의 힘보다 자기 자 유주현 기자/중앙 컬처&라이프스타일랩 신을 믿기로 했다. 자타 공인 ‘수퍼 바리 yjjoo@joongang.co.kr
한탄강이 휘감아 도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 고석정 옆 공터에 관상용 해바라기를 비롯해 촛불 맨드라미, 백일홍, 천일홍 등 18종의 가을꽃들이 어우러진 드넓은 꽃밭이 펼쳐져 있다. 이 곳은 철원군이 2016년부터 해마다 관광객들을 위해 꽃밭을 조성하는 곳이다. 2019년에는 30만 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후기 구석기 시대 유적이 발견돼 지난해 운영이 중단됐다. 문 화재청의 유적 표본조사를 거쳐 보존을 위해 일부 구역에 흙을 쌓는 등 조처를 한 뒤 올해는 꽃밭이 되살아났다. 철원군 관계자는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이곳을 찾 사진·글=김경빈 선임기자 kgboy@joongang.co.kr 는 모든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위안을 받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4일부터 임시 개장하고 10일에 정식 개장한다.
WIDE SHOT
구석기 유적 위에 만든 꽃밭
B10 종합 2021년 9월 14일 화요일
2021년 9월 4일~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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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2호 43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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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nted on September 14th, 2021
* ASSISTANT RESTAURANT MANAGERS (1) Edu: High School(Grade-12)certificate, No need certification, Exp: several years of rest. assist. manager experience.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Duties : plan, organize, control and evaluate the operations of restaurants, bars, hall and other food and beverage service establishments, schedule the activities of staff portion, work schedules, Maintain records of stock. DAEBAKBONGA RESTAURANT/MRS. KIM/F:604-602-4949/ EMAIL:daebakbonga@gmail.com/ADD:201-1323 ROBSON, ST.,VAN. B C.
* RESTAURANT MANAGER (1) Edu: College (G-14) Certificate, No need certification, Exp: several years of restautant manager experience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Duties : plan, organize, control and evaluate the operations of restaurants, bars, hall and other food and beverage service establishments, schedule the activities of staff portion, work schedules, Maintain records of stock. LANGLEY DAMIKO REST/ 2-7280 200TH ST.,LANGLEY BC / F:778-575-5252 / EMAIL:jsy611@hotmail.com/ Mrs. You
* COOK (1) OF JAPANESE HOT FOOD * COOK OF KOREAN FOOD (1) Edu: G-12 grade, No need certification, Exp: 2-3 years /Full time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English /Duties : cook,plan,developing, create menus/ check and order all supplies/ check daily schedule/ supervise kitchen staffs,train one permanent resident or one canadian / DAEBAKBONGA RESTAURANT /MRS. KIM /F:604-602-4949/EMAIL:daebakbonga@gmail.com/ADD :201-1323 ROBSON, ST.,VAN.
* ASSISTANT RESTAURANT MANAGERS (1) Edu: College (G-14), No need certification, Exp: several years of rest.assistant manager experience.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Duties : plan, organize, control and evaluate the operations of restaurants, bars, hall and other food and beverage service establishments, schedule the activities of staff portion, work schedules, Maintain records of stock. SURREY DAMIKO REST/MRS.YOU,/ADD:#140-2950 KING GEORGE BLVD,SURREY/EMAIL: jsy611@hotmail.com /F: 778-575-5252
*CHEF (1) OF JAPANESE HOT FOOD Edu: G-12 grade, No need certification, Exp: 2- 3 years,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 Duties : cook, plan, developing,/create menus/ manage kitchen operation/ sanitation/ food storage procedures/manage staffs/presentation food equipment/safety and hygine. LANGLEY DAMIKO REST/ 2-7280 200TH ST.,LANGLEY BC / F:778-575-5252 / EMAIL:jsy611@hotmail.com/ Mrs. You
* ASSISTANT RESTAURANT MANAGERS (1) Edu: High School(G-12)certificate, No need certification, Exp: several years of rest.assist. manager experience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Duties : plan, organize, control and evaluate the operations of restaurants, bars, hall and other food and beverage service establishments, schedule the activities of staff portion, work schedules, Maintain records of stock. LANGLEY DAMIKO REST/ 2-7280 200TH ST.,LANGLEY BC / F:778-575-5252 / EMAIL:jsy611@hotmail.com/ Mrs. You
Edu: G-12 grade, No need certification, Exp: 2 -3 years,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 Duties : cook,plan,developing, create menus/ check and order all supplies/ check daily schedule/ supervise kitchen staffs,train one permanent resident or one canadian SURREY DAMIKO REST/MRS.YOU,/ADD:#140-2950 KING GEORGE BLVD,SURREY/EMAIL: jsy611@hotmail.com /F: 778-575-5252
* RESTAURANT MANAGERS (1) Edu: College (G-14) certificate, No need certification, Exp: several years of rest. assist. manager experience.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Duties : plan, organize, control and evaluate the operations of restaurants, bars, hall and other food and beverage service establishments, schedule the activities of staff portion, work schedules, Maintain records of stock. MASITA REST. MRS. KIM /ADD: 6516 KINGSWAY BURNABY BC / F:604-985-8657 / email: masitabur01@gmail.com
* ASSISTANT RESTAURANT MANAGERS (1) Edu: High school(G-12)certificate, No need certification, Exp: several years of rest. assist. manager experience.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Duties : plan, organize, control and evaluate the operations of restaurants, bars, hall and other food and beverage service establishments, schedule the activities of staff portion, work schedules, Maintain records of stock. MRS. KIM - 88 NOODLE HOUSE REST./109-5021 Kingsway Burnaby BC F : 604-985-8657 / email : mercinny@gmail.com
*CHEF (1) OF NOODLE HOUSE Edu: G-12 grade, No need certification, Exp: 2 -3 years,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 Duties : cook, plan, developing,/create menus/ manage kitchen operation/ sanitation/ food storage procedures/manage staffs/presentation food equipment/safety and hygine. MRS. KIM - 88 NOODLE HOUSE REST./109-5021 Kingsway Burnaby BC / F : 604-985-8657 / email : mercin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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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14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