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CT중단, 인력부족 심각
써리 메모리얼 병원 의료진 "깊은 우려" 응급환자 로열 콜럼비안 병원으로 이송
캐나다에서 가장 바쁜 응급실중 한 곳
인 써리 메모리얼 병원에서 지난 주
말 6시간 동안 CT 스캐너 사용이 중
단되는 일이 발생해 병원에 비상등이 커졌다.
이는 운용 인력 부족으로 인한 것으
로 프레이저 보건당국은 이 기간 동안
필수적으로 CT스캔이 필요한 환자는
프레이저 강 건너 로열 콜럼비안 병원
으로 이송되었다고 밝혔다. 병원의 임
시 의료 책임자인 마리에타 반 덴 버
그 박사는 의료장비 운용 인력 부족으
로 인해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했음을 인정했다.
버그 박사는 방사선 운용 기사와 영 상의학과 전문의들의 부담이 크다고 언 급하며 지난 1년 동안 간호 인력은 크 게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운용 인력과 의사들이 상당한 부담을 호소한다고 전 했다.
또한 의료진 단체 대표인 아몰제트
라일 박사는 특수 의료장비 운용의 관
리부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써리 메모리얼 병원의 응급실은 캐나다에서도 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으로 CT가 몇 시간이라도 가동이 안 될 경우 심각한 진단 및 치료 지연이 발 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라일 박사와 반 덴 버그 박사는 어
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상의 상태를 유 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운용 요원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반 덴 버그 박사는 “매일 수천 명 의 의료진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 선을 다해 환자를 돌보려고 노력한다” 고 말했다.
새벽 코퀴틀람 아파트 화재, 100여명 긴급대피
3명 병원 이송… 소방관 1명 경상
7일 새벽 2시 15분경 발생한 코퀴틀람
오스틴 하이츠 5층짜리 아파트에서 발
생한 화재로 입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큰 소동을 빚었으며 100여명의 이주민
이 발생했다. 한 주민은 “갑작스러운
폭발음에 창문 밖으로 화염이 치솟아
삽시간에 2개 층을 휩쓸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화재 경보음에 잠
에서 깨어나 처음에는 아무 것도 보이
지 않았지만 이후 화재 경고등을 봤
다”며 “이전에도 몇 차례 거짓 경보가
있었으나 이번에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고 전했다. 코퀴틀람 소방서에 따르면 “
소방대원들은 500 Gatensbury St.와
Ridgeway Ave.의 현장에 도착하여 1
층에서 3층까지 확산된 불길속에 발코
니에서 주민들을 구조 했으며 이 화
재로 인해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1명의 소방관이 추락해 경미한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에는 코퀴틀람, 포트 코퀴 틀람, 포트 무디, 버나비의 소방서가 출
동하여 68명의 소방관이 현장에 투입 됐다. 긴급 대피했던 100여명의 주민 들을 위해 코퀴틀람의 포리에 커뮤니 티 센터에서 긴급 지원 서비스 센터가 설치되었다.
일부 주민들은 보험이 없어 피해 복 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한 편 화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조사 중 이며, 주민들이 아파트로 돌아갈 수 있 을 때까지는 며칠이 걸릴 것으로 예상 된다.
이민자 일가족 6명 비극… 피살 충격
범인은 대학생… 피해자 가족 아버지는 중상
오타와의 바하벤(Barrhaven) 지역에
서 일가족 살인 사건이 발생해 충격
을 주고 있다. 사건의 희생자는 스리
랑카에서 이민 온 한 가족으로, 어머
니와 네 명의 자녀, 그리고 가족 지인
이이번 비극의 희생자로 밝혀졌다.
살해된 가족은 다르샤니 반바라나야
케 가마 왈웨 다르샤니 딜란티카 에
카니아케(35세), 그녀의 네 자녀 이누 카(7세), 아쉬위니(4세), 리냐나(2세), 그리고 두 달 된 켈리, 그리고 40세의
가족 지인 아마라쿤무비아얀셀라 게 가미니 아마라쿤이다.
피해 가족의 아버지는 사건에서 중
상을 입고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이다.
오타와 경찰에 따르면, 사건 현장에
서는 날카로운 흉기가 사용된 것으
로 밝혀졌으며, 용의자인 19세 스리
랑카 국적의 페브리오 데-조이사는 1
급 살인 6건과 살인 미수 1건으로 기 소되었다.
데-조이사는 알곤퀸 칼리지 학생으 로 밝혀졌으며, 사건 당시 법적 대리 인 없이 법정에 출석했다.
이 사건으로 공동체의 연대와 안전 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 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 다. 특히 이민자 커뮤니티 내에서는 자녀를 포함한 가족 구성원의 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 사건은 바하벤 지역뿐만 아니라 오타와 전역의 안전 문제에 대한 관 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시민들은 비극 적인 사건으로 희생된 가족과 이민자 커뮤니티에 대한 애도를 표하고 있다.
연방 치과보험, 은퇴자 수혜 대상 확정
연금 플랜 은퇴자 지원 가능
연방 정부는 새로운 캐나다 치과보험
플랜(Canadian Dental Care Plan, CDCP)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온라인
에 게시했다. 이는 기존의 개인 치과 보
험 가입 여부가 공공 프로그램의 자격
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우려가 제기
된 후에 이루어진 조치다. 헬스 캐나다
대변인은 개인적으로 구입한 치과 보
험 가입자들도 기존 보험 정책이 만료 된 후에는 국가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직장이나 전문 기관을 통해 치 과 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여전히 캐
나다 치과 보험 계획에서 제외된다. 다
만 은퇴자들에게는 한 가지 예외를 적 용했다. 연금 플랜을 통한 개인 치과 보험에 가 입하지 않은 은퇴자는 신청할 수 있지 만 지난해 12월 11일 이전 보험을 해지 하고 다시 가입할 수 없는 경우 은퇴 자들은 치과보험플랜을 신청할 수 있 다. 치과보험플랜은 900만 명에 달하 는 저소득 및 중산층 캐나다인을 대상 으로 한다.
그 중 100만 명 이상이 이미 프로그램 에 등록했다. 이 프로그램의 자격을 얻 기 위해서는 개인 치과 보험에 접근할 수 없고, 가구 소득이 연간 9만 캐나다 달러 미만이며, 세금 보고를 한 캐나다 거주자여야 한다.
제5349호
The Korea Daily 2024년 3월 9일 토요일 A
트 택했다 푸마 다시 살린‘언더독 DNA’
브랜드로 본 세계 글로벌 브랜드의 현황과 철학, 투자 방향과 생존 전략을 전합 니다. 돈만 주면 사는 하나의 상품, 나를 돋보이게 하는 플렉스라고만 하기엔 그 ‘브랜드’ 에 담긴 이야기들이 아깝습니다. 국제부 기자들이 한땀한땀 정성껏 씁니다. 이번엔 죽었 다 살아난 브랜드 ‘푸마’의 환생 스토리입니다. 한국서도 ‘세대 통합’ 복고 열풍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콘텐트
1 007도 자칫하면 강도 당한다, 총 겨누고 뺏어가는 이 패딩 2 지구에 4조 기부한 등산복 CEO, 그 자식들은 어떻게 살까
76년 역사‘푸마’적자 탈출기
축구 강국 아르헨티나에선 나이키보다
이브랜드가 더 인기입니다. 2020년 세
상을 떠난 축구의 전설, 디에고 마라도
나가 이 브랜드 축구화를 신고 그라운
드를 누볐기 때문이죠. 글로벌 매출 중
아르헨티나의 비중이 워낙 커서, 지난
해 12월 ‘남미의 트럼프’ 하비에르 밀레
이신임 대통령이 환율의 54%를 평가
절하할 때 글로벌 실적과 주가가 타격을
입었다고 해요.
독일 태생의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푸
마 얘기입니다. 아르헨 평가절하 같은 변
수들이 있었지만, 지난해 푸마는 목표
치를 상회하는 6억2200만 유로(약 8965 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텃 밭’이던 남미·북미 외에 유럽·아시아에 서도 기대 이상 선전을 했기 때문이죠. 1948년 창립한 푸마는 아디다스와 ‘한뿌리’입니다. 형 루돌프 다슬러 (1898~1974)가 푸마, 동생 아돌프 다슬러(1900~1978)가 아디다스 의 창업자이거든요. 세일즈맨
경력이 있는 형, 손재주
가뛰어난 동생은 1924
년 뉘른베르크 인근 자
택에서 신발공장을 공동 창업합니다. 이들의 신발이 빛을 본 건 1936년 베
를린 올림픽 때였어요. 미국의 흑인 육
상선수 제시가 이들의 신발을 싣고
100m, 200m, 멀리뛰기, 400m 릴레이 등
4개 종목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
다. 당연히 다슬러 형제의 신발도 주목 을 받게 됐죠. 나치의 스포츠 장려 정책 도 형제가 승승장구하는 데 한몫했고요 (형·동생 모두 나치당원이었습니다).
그러나 2차대전 이후 사업이 힘들어 졌고, 전쟁 막바지엔 형 루돌프가 군대 에 끌려갑니다. 동생 아돌프는 징집되
지 않았고요. 루돌프는 이런 우여곡절
뒤에 동생 아돌프가 있다고 여겼고, 반 목과 오해가 겹겹이 쌓여 형제는 1947년 갈라섭니다.
형제 기업이지만, 푸마가 아디다스
의 공세에 맥을 못 추던 시절이 있었습 니다. 미국 대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에도 밀렸고요. 1980년대 이후 시장
에서 푸마의 브랜드 가치는 그야
말로 사망 직전에 이릅니다. 8년
1980년대 이후 나이키 등에 밀려 선수가 후원 외면하는 수모 겪어 ‘언더독’유망주·비주류 후원 히트
지난해 영업이익 8965억원 기록
고 해도 해당 선수가 외면하
는 수모를 겪기도 합니다.
이랬던 푸마를 부활
시킨 인물이 요헨 차이
츠입니다. 그는 1990년 푸마
의 마케팅 부서에 들어와 30세
의자의 비밀
의 나이에 최고경영자(CEO)로
전격 발탁됐죠. 지금은 할리데
요헨 차이츠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1억 달러 (약 1332억원)의 부채를 졌다고 해요. 그 때문에 한때 푸마가 후원하려
푸마를 만든 형 루돌프 다슬러(왼쪽)와 아디 다스를 만든 동생 아돌프 다슬러. 푸마가 후 원한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 디에고 마라도 나와 그를 기념해 만든 축구화 ‘마라도나 수퍼 FG’다. [사진 푸마, 핀터레스트]
팔레르모
이비슨 이사회 의장 겸 CEO를 맡고 있
죠. 차이츠는 구조조정으로 군더더기
부터 없앤 뒤, 어정쩡한 브랜드에 정체
성을 불어넣었습니다. 나이키의 ‘자유’ 이미지처럼, 푸마는 ‘저항’을 전면에 내 세웠습니다.
아울러 유명 스포츠 브랜드들이 거 들떠보지 않은 아프리카와 비주류에 주목했어요. 경쟁 브랜드가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 브라질 축구선수 호나우
두에 투자할 때, 푸마는 당시 16세 무명
의 육상선수 우사인 볼트를 후원했어
요. 기존의 스타급 선수나 스포츠 강국
대신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에 게 힘을 불어넣는 ‘언더독 마케팅’에 집 중합니다.
우여곡절도 있었죠. 푸마가 후원한
카메룬 축구 국가대표팀은 2001년 1월
아프리카컵에 민소매 유니폼을 입고 나
타났습니다. 스포츠용품 업계 최 초였습니다. 푸마는 이슈 선 점을 위해 예고 없는 ‘게릴 라마케팅’을 진행했죠. 민 소매 유니폼 덕분인지 이듬해 카메룬은 아프리카컵에서 우승했 습니다. 그런데 사전 협의가 없던 푸마의 행보가 괘씸했던지 국제축 구연맹(FIFA)은 2002 한·일 월드컵 때 민소매 유니폼의 착용을 금지했죠. 이 를 예상하지 못했던 선수들은 급한 대 로 유니폼에 검정 셔츠를 받쳐 입고 뛰 어야 했습니다.
유망주를 발굴해 함께 시장의 흐름 을 바꾼다는 푸마의 ‘언더독 DNA’는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푸마 코 리아는 2022년부터 높이뛰기 선수 우 상혁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는 비치발리볼 선수도 후원하려고 한답 니다. 또 지난해 말부터 걸그룹 아이브 (IVE)를 아시아·태평양(APAC) 홍보 대사로 내세워 활발하게 마케팅 중입 니다. 이 회사 관계자는 “K팝 등 한국 의 문화 영향력을 토대로 국내뿐 아니 라APAC 시장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 이라고 말했습니다. 김민정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2024년 3월 8일 금요일 14 | 세상과 함께
3 뼈 43곳 부러진 사람도 “오” 200만원 그
푸마
A7 2024년 3월 9일 토요일
전면광고 A8 2024년 3월 9일 토요일
‘52m 코
끼리’가 사는 별천지 성지 사우디의 반전
<알울라 코끼리바위>
‘알울라’는 최근 사우디에서 가장 뜨는 여행지다. 기묘한 바위, 고대 유적, 기네스북에 오른 건축물을 볼 수 있다. 알울라의 상징인 코끼리바위는 저녁에 감상하면 더 신비롭다. 세계 최대 거울 건축물인 ‘마라야’. 고대 나바테아인의 무덤.
베일 벗은 사우디‘신비의 땅’
2019년 비무슬림에 국경 개방
고대 문명 찬란한 알울라 사막
낭만 넘치는 알 발라드 밤거리 자연·역사 숨쉬는 관광명소 즐비
요즘 국제뉴스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이
하 사우디)가 자주 등장한다. 중동의 대
표 산유국이자 한국의 주요 경제협력
국가 정도로 알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2030년 엑스포 유치 때문에 부쩍 익숙 해진 느낌이 든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사우디를 잘
모른다. 천문학적인 재산을 소유한 왕
가, 보수적인 종교 관습, 여성 운전 허용
등 ‘이제야’ 일어나는 작은 변화를 가십 처럼 소비할 따름이다. 지난달 사우디
관광청 초청으로 사우디 곳곳을 여행 했다. 한국의 21배가 넘는 땅 곳곳에 신 비한 볼거리가 수두룩했다. 수도 리야 드와 제2 도시 제다, 새로운 여행지로
떠오른 알울라와 이슬람 제2 성지 메디 나에서 보고 느꼈던 사우디의 매력을 소개한다.
커피와 낙타고기, 아랍 환대의 상징
수도 리야드는 700만 명이 사는 대도 시다. 휘황찬란한 테마파크와 99층짜리
마천루도 눈길이 가지만, 사우디를 이
해하려면 유적지부터 들러보길 권한다.
먼저 가본 곳은 알 마스막 요새. 1902년
쿠웨이트에 망명 중이던 압둘 아지즈
초대 국왕(왕세자 겸 국무총리인 무함
마드 빈 살만의 할아버지)이 병사 63명
을 이끌고 이 요새를 탈환한 뒤 여러 부 족과 토후국을 정복해 건국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한다. 인근 국립박물관에서
는 국가 설립부터 석유의 발견 등 사우 디의 굵직한 역사를 볼 수 있었다.
리야드 외곽 도시 ‘디리야’는 사우디
왕조의 첫 번째 수도였다. 유네스코 세
계유산으로 지정된 ‘아트 투라이프’ 지
구가 디리야 관광의 핵심이다. 15세기부
터 사막 기후에 적응하며 발전시킨 건
축 양식이 돋보인다. 해 질 무렵부터 은
은한 조명이 비추는 밤까지, 시시각각
바뀌는 점토 벽돌의 색채가 아름다웠
다. 사우디 정부는 약 20조원을 투자해
유적지를 정비하고 호텔, 리조트 단지까
지 조성하는 ‘디리야 게이트’ 사업을 진
행 중이다. 지난해 사우디 정부는 윤석
열 대통령을 이곳으로 초청해 한국 기
업의 개발 동참을 요청했다.
리야드의 전통시장과 호텔, 길거리에 서 커피와 대추야자를 자주 대접받았
다. 아랍권에서 커피는 환대를 뜻한다.
하여 커피를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
다. 커피 맛은 옅고 생강의 일종인 카르 다몸 향이 진했다. 전통식당 ‘나즈드 빌
리지’에서는 낙타고기를 맛봤다. 기름 진 소고기 맛과 비슷했다. 낙타고기도 아랍에서 손님을 극진하게 대접할 때 내 는 음식이다.
2000년 시간여행, 나바테아인의 무덤
리야드에서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2 시간 거리의 알울라로 이동했다. 사우
디 북서부, 메디나 주에 속한 사막 도시 알울라는 최근 가장 뜨는 여행지다. 오
랫동안 사우디 왕가는 선지자 무함마드 (570~632) 이전의 역사를 거들떠보
지 않았다. 알울라의 주요 관광
자원은 기원전 1세기부터 서
기 1세기 사이, 나바테아 왕
국 시절의 무덤이다. 2010 년 ‘헤그라’ 유적지가 세 계유산으로 등재된 뒤 문화재 발굴과 관광지 개발이 시작됐다.
헤그라 유적지로 향하는 길, 차창에 비 친 풍경이 미국 콜로라 도 고원지대 같았다. 기기묘
선지자 무함마드의 무덤이 있는 메디나는 2022년 비무슬림에게도 개방했다.
독특한 건축물을 볼 수 있는 제다 ‘알발라드’ 역사지구. 리야드 식당에서 맛본 사우디 전통 음식. 소고기 맛과 비슷한 낙타 고기를 밥 위에 얹었다. 사우디에서는 손님을 환대할 때 커피와 대추야자를 건넨다. 유목 문화에서 기원한 풍습이다.
묘한 바위와 협곡이 한없이 펼쳐졌다. 고대인이 바위를 파서 만든 무덤이 하 나둘 나타났다. 무덤이라기보다는 정교 한 조각품 같았다. 가이드인 누라는 “요 르단 페트라를 만든 고대 나바테아인의 무덤이 약 110개 남아 있다”고 말했다. 헤그라는 고대 교역로였다. 하여 그리 스·이집트·페니키아 등 주변 문명의 영 향을 많이 받았다. 돌무덤 파사드만 봐 도 그리스의 독수리 문양, 천국으로 가 는 계단 장식이 새겨져 있다. 이슬람에 서는 사용하지 않는 장식이다. 헤그라 인근에는 눈이 휘둥그레질 현 대 건축물도 있었다. 2019년 완공한 공 연장 ‘마라야’다. 아랍어로 거울을 뜻하 는 이름처럼 건물 외장이 전부 거울로 덮여 있다. 가로·세로 길이가 각 100m, 높이는 26m에 달한다. 거대한 거울은 주변 바위산을 살짝 왜곡해서 보여줬 다. 사막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보다 훨 씬 신비로웠다.
쏟아지는 탄성, 별 헤는 사막의 밤 무덥고 건조한 사막에 사람이 살까 싶지만, 알울라 인구는 약 4만 명에 달 한다. 대추야자 농장이 있는 오아시스 주변과 올드타운에 주민 대부분이 산 다. 올드타운에는 전통 가옥 900채가 그물망처럼 엉겨 있다. 미로 같은 골목 을 산책하고 서울 인사동처럼 최근에 조성한 상점가를 둘러봤다. 주변 바위 산과 어울리도록 거리를 설계한 점이 돋보였다. 미관을 해치는 에어컨 실외 기는 전부 갈색 덮개로 가렸다. 던킨도 너츠, 스타벅스 같은 체인점도 튀지 않 도록 디자인했다. 알울라는 밤이 더 환상적이었다. 최 고의 야경 명소는 52m 높이에 이르는 코끼리바위였다. 코끼리를 빼닮은 바 위 앞 야외 카페에 둘러앉아 시시각각 빛깔이 달라지는 바위를 감상했다. 술 생각이 간절한 여행자도 있겠으나,
↗
2024년 3월 8일 금요일 20 제18048호 40판
A10 2024년 3월 9일 토요일
전면광고 A11 2024년 3월 9일 토요일
전면광고 A12 2024년 3월 9일 토요일
전면광고 B3 2024년 3월 9일 토요일
롯데 연구
4남매 둔 롯데맨 아빠 “육아휴직 덕에 다섯째 고려”
롯데, 아이 낳기 좋은 기업 발돋움
2017년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그동안 아빠 8000명이 다녀와 직원·배우자 100명당 출생아 2.05
롯데 임직원 출생률 2.05명
단위: 명, 직원·배우자(20~60세)
대한민국 쇼핑 1번지, 롯데의 변곡점을 짚 어봅니다. MZ 사원 비율이 높은 ‘젊은 롯데’엔 다둥이 부 모가 많습니다. 이미 7년 전 남성 육아휴직도 의무화하면 서 기적의 출생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QR 코드를 찍으면 더중플이 5회에 걸쳐 집중탐구한 롯데의 역사와 미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2남 2녀를 둔 ‘다둥이 아빠’ 김태훈 롯데글로벌로지스 울산사무소 책임의 가족. � 롯데GRS의
MZ 직원들이 ‘주니어보드’를 통해 논의하는 모습. � 경기도 오산시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
에서 직원이 소리가 울리도록 설계한 원형 강의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롯데·최선을 기자]
롯데의 기업문화 혁신은 그룹 연수원인 롯데인재개발원이 있는 오산에서 시작 된다. 조직에 대한 첫 이미지인 신입사 원 교육이 확 달라지면서다. 롯데그룹은 2020년 하반기를 마지막으로 정기 공채 를 폐지했다. 매년 1~3기수를 선발했는 데 ‘91기’가 마지막이었다. 이제는 계열 사별로 필요한 인원을 수시 채용하고, 인재개발원은 매 분기 입사한 직원을 모 아 입문 교육을 진행한다. 과거 신입 연수가 공동체를 중시하는 롯데의 ‘빨간 피’ 주입이 목적이었다면, 이제 직원들 사이에선 ‘오캉스’(오산+호 캉스)로 불린다. 선배의 호통도, 똑같이 차려입은 단체복도, 등산이나 운동장 달 리기, 체조 같은 활동도 모두 사라졌다. 롯데가 2022년 1900억원을 투자해 연 수원을 리뉴얼한 이후 삼성전자와 현대 자동차, 신세계, KCC 등 주요 기업의 인 사·교육 담당자들이 벤치마크 차원에 서 다녀갔다. 신입사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김민주(25) 롯데홈쇼핑 사원은 “시설이 좋고 통창이 예뻐서 오자마자 인스타그램에 자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2015년 ‘기업문화개선위원회’를 만든 롯데는 2021년부터는 MZ직원들이 참 여하는 ‘주니어보드’를 운영 중이다. 젊 은 직원이 늘어나자 이들이 중시하는 가치관을 조직문화에 반영하겠다는 취 지다. 롯데의 MZ 직원 비율은 2018년 54%에서 2022년 62%로 높아졌다. 35개 사, 330명 규모인 주니어보드 구성원은 각 계열사 대표와 정기 회의를 통해 개 선이 필요한 점에 대해 거침없이 쓴소리 를 한다. 롯데 관계자는 “보상에 민감한 MZ세대인 만큼 주니어보드 활동도 수 당을 제공하고 업무 시간에 포함해 적
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고 설명했다.
주니어보드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을 개선할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있다.
롯데는 특히 육아 휴직 제도가 주요
대기업 가운데 가장 잘 정착된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 여성 자동 육아 휴직
제를 도입했고, 2017년에는 남성 육아
휴직 1개월을 의무화했다. 2022년까지
누적 8000여 명의 남성 직원이 육아 휴
직을 다녀왔다. 출산 후 1년 안에 남성
육아 휴직을 쓸 수 있도록 독려하고, 휴
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를 보전해 경
제적 이유로 휴직을 기피하지 않도록 조 치했다. 2022년 롯데 임직원의 출생률 (직원과 배우자 100명당 출생아 수)은
2.05명으로, 한국 출생률(20~60세 인구 100명당 출생아 수) 0.81명보다 2배 이
상 높았다. 롯데는 올해부터는 셋째를 출산한 임직원에게 카니발 승합차를 2 년간 대여해준다. 그 이후엔 저렴한 가 격에 구매도 가능하게 했다. 2남 2녀를 둔 ‘다둥이 아빠’ 김태훈 (41)롯데글로벌로지스 울산사무소 책 임은 지금까지 모두 3번 육아 휴직을 했 다. 2015년 첫째 성찬이땐 제도가 없었 지만, 2018년 온유·2020년 사랑·2022년 은혜가 태어났을 땐 한 달씩 육아 휴직 을 썼다. 그는 “한 달간 월급이 그대로니 마음 편히 휴직할 수 있었다”며 “실제로 직장 내 분위기가 바뀐 게 가장 큰 성과 다. 육아 휴직을 의무화함으로써 특정 인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기 힘든 구조 를 만들어 놓은 거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은 아니지만 다섯째도 생 각하고 있는데, 남성 육아 휴직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 라고 말했다. 신입 교육부터 복지 제도까지 다양 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수직적 문 화가 남아 있다”는 견해도 있다. 롯데 한 계열사에서 이직한 30대 A씨는 “팀 단 체로 회식하는 게 당연시 여겨지는 분위 기”라고 말했다. 롯데에서 이직한 20대 여성 B씨는 “여성 임원이 탄생하면 ‘얼 마나 독하길래’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최선을·최은경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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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롯데 망할 아이디어 내라” 짠돌이 롯데, 이때 변했다
2024년 3월 7일 목요일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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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당 출생아 수, 자료: 롯데 격차 2013년 2022 2017 20142016 2020 2018 여성 자동 육아휴직제 도입 2.5 2.49 2.31 2.05 0.81 1.06 1.30 1.42 남성 육아휴직 1개월 의무화 평균 롯데 1.08 1.19 1.25 1.24 B4 2024년 3월 9일 토요일
박석무의 실학산책 다산학자 우석대 석좌교수
“오늘 너를 무죄로 석방한다”
1797년 음력 윤 6월 2일 다산 정약 용은 황해도 곡산(谷山) 도호부사 로 임명되었다. 생애의 처음이자 마
지막이었던 목민관 생활, 조선이라
는 나라로서는 참으로 역사적인 날 이자 목민심서라는 위대한 고전
이탄생하게 되는 계기이기도 했다.
1799년 음 4월 24일 부사직을 마치 고 내직으로 들어오기까지의 1년 11
여개월 간의 목민관 생활은 다산에 게 목민심서를 저술할 경험과 지 혜를 제공하는 결정적인 기회가 되
었기 때문이다.
다산은 본디 왕조 국가에서의 목
민관은 작은 나라의 임금에 비길
정도로 막중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
고 여겼다. 목민관들이 제대로 역
할을 한다면 세상은 반드시 좋은
정치가 이룩되고 국태민안의 나라
가 된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그래
서 직접 체험한 곡산의 목민관 생
활은 조선 역사상 획기적인 사건의
하나였다. 그런 이유에서 다산은
곡산에서 행한 목민관의 업무를 참
으로 섬세하게 기록으로 남겨 후세
에 전해지도록 정성을 기울였다. 부
임해서 퇴임하기까지의 보람 있는
업적들을 모두 기록하고, 목민관
이라면 그렇게 행정을 해야 한다는
본보기를 보여줘 목민관의 전범으
로 남게 되었다. 목민심서에도 대
부분 옮겨 기록하여 이론서가 아니
라 실제 행정의 지침서임을 알게 해
주고 있다.
다산은 자서전 격인 ‘자찬묘지
곡산 목민관으로 부임한 다산
맨 먼저 억울한 백성 석방부터
관 횡포 항의 주동자 무죄 판결
“형벌 두려워 않고 백성을 대변”
명’(집중본)에 모든 사실을 기록했 고 사암선생연보라는 책에도 그 대로 기록했다. 목민관이라면 이런 정도의 일을 해야 한다는 뜻에서 모 든 일의 전말을 자세하게 적었다. 가 장 획기적인 일이고, 선진적이면서, 혁명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큰 사건 이부임지인 곡산에 도착하면서 바 로 일어났다. “부임하자마자 이계심(李啓心)의 결박을 풀어주었다(旣赴任解李啓 心之縛)”라는 기록이 곡산에서 행 한 첫 번째의 일로 나와 있다. 이어 서 이계심 사건의 전말을 빠짐없이
기록했다. “이계심이라는 자는 곡산 의 백성이다. 앞의 원님이 다스릴 때 아전들이 농간을 부려 포보포(砲保
布) 40자의 대금으로 (본래 200냥의 4.5배인) 900냥을 대신 거두었으므 로 백성들의 원성이 시끄럽게 일어
났다. 이때 계심이 우두머리가 되어 농민 1000여 명을 모아 관에 들어와 호소하였는데, 말이 매우 공손하지 못했다. 사또가 계심에게 형벌을 내
리고자 했으나 1000여 명이 둘러싸 고 대신 고문받기를 원하니 벌을 내 릴 수가 없었고, 이계심은 탈출하고 말았다….”
점잖은 표현이지만 사실은 곡산 에서 민란이 일어난 것이다. 주동자 이계심에 농민 1000여 명이 합세하 여 관아에 쳐들어가 ‘원님 물러가 라’고 천지가 흔들리도록 구호를 외 치며 위협을 가했던 것이다. 이 사건 으로 상부로 보고하여 이계심은 5영 에 수배가 내렸으나 민간들이 숨겨 주어 붙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 이유 로 조정에서는 부사를 파면하고 다 산을 후임으로 임명한 것이다. 다산 이부임차 곡산 땅에 도착하자 이계 심이 백성들이 당하는 고통 12조목 을 적은 서류를 제출하며 신임 사또 앞에 자수하였다. 군청에 따라온 이 계심을 심문하고 판결을 내린 정약 용, 그야말로 200년 전의 일로는 혁 명적인 재판을 하기에 이른다. 곡산 으로 부임차 조정을 떠날 때 대신들 은 모두 “민란의 우두머리 몇 사람
은 반드시 죽이라”고 당부했건만, 다산의 판결은 분명히 달랐다.
주문: “오늘 너를 무죄로 석방한 다(今日汝白放矣).”
참으로 파격적인 판결이었다. 주 문에 이어지는 판결 이유는 더욱 놀 랍다. 어찌 200년 전의 재판이라고
생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목민관
이 밝은 정치를 하지 못하는 이유는, 백성들이 자신의 몸보신에만 영리
하여 백성들이 당하는 고통을 관에
항의하지 않기 때문이다(官所以不
明者 民工於謨身 不以 瘼犯官也).”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한 고
을에 모름지기 너와 같은 사람이 있
어 형벌이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
고 만백성을 위해 그들의 원통함을
폈으니, 천금은 얻을 수 있어도 너와
같은 사람은 얻기 어려운 일이다.”
민란을 일으킨 주모자에게 사형
을 선고하고 나라의 기강을 세우라 던 중앙의 대신들 분부까지 묵살하
고, 벌을 주기보다는 천금으로 사야
할 사람이라고 칭찬했으니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잘못하는 관(官)에
강력히 항의할 때에만 관이 밝은 정
치를 할 수 있다는 국민 저항권. 200
년 전 전제군주 국가에서 일어난 일
이니 혁명적인 판결이 아니고 무엇 이겠는가.
독재시대, 관의 잘못에 항의하다
가얼마나 많은 국민이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던가. 비록 200년 뒤이지
만 우리는 이계심의 전통을 이어 촛
불로 항의하여 대통령을 파면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4·19, 5·18, 6·10항 쟁 모두 국민 저항권의 발동으로 역 사를 바꾸었다. 오늘의 현실에서 이
계심의 외침이 새롭다. 형벌이나 죽
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외침, 시대고
해결의 열쇠는 거기에 있을 뿐이다.
시조가 있는 아침 217
매화 한 가지에 유심영 (생몰연대 미상)
매화 한 가지에 새 달이 돋아오니 달에게 물은 말이 매화 흥미 네 아 느냐
차라리 내 네 몸 되면 가지가지 돋 으리
-동유록(東遊錄)
봄의 전령 매화 긴 겨울을 견뎌 넘긴 사람들에게 봄이 주는 기쁨 가운데 하나가 매화 를 만나는 것이다. 그 기다림이 얼마 나 간절했으면 차라리 내가 네 몸이 되겠다고 했을까? 매화나무 가지에 달이 걸리자 마치 한 송이 매화가 핀 듯하다. 달에게 물어본다. ‘매화의 흥을 네 아느냐?’
남녘에서부터 매화가 만개하기 시작해 봄이 왔음을 온 세상에 알리 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이신 중봉 성파 대종사의 동안거 해제 법 어에도 매화가 등장한다. 즉 “자장 매 더욱 붉고 찬 소나무 푸르네!” 자장매는 종정께서 계신 양산 통 도사에 있는 매화나무다. 신라 시대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율사의 이름 을 따온 것이다. 사찰 매화로는 선암 사선암매, 백양사 고불매, 화엄사 홍매화와 더불어 4대 천왕이라 일 컫는데, 그 가운데서도 통도사 자장 매를 으뜸으로 친다. 우리는 이 매화를 만난다는 기다 림으로 혹독한 겨울을 견뎌 넘겼다. 올해도 어김없이 싸늘한 바람 속에 황홀한 자태를 드러낸 매화나무들. 자연의 약속은 한 치의 어김이 없다. 그 지킴의 아름다움이여!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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