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통제, 개발보다 중요…국제기구 만들어 협의를”
“인공지능(AI) 규제를 위해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AI 안전에 대한 국제 협의체’(IPAIS, International Panel on AI Safety) 등 독
립적이고 전문적인 국제기구를 창
설해 장기적으로 위험성을 모니터
링하고 조기 경보 기능을 구축해
야 한다.”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 (CEO)는 지난 17일 중앙일보와 서
면 인터뷰에서 “AI를 통제하는 것
은 AI 기능을 개발하는 것보다 훨
씬 더 큰 도전이 될 수 있다. 적절한
보호장치를 마련하면서 과잉규제 본
능도 피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인터뷰는 한국국제교류재단(KF)
과 국제전략포럼(ISF)이 서울에서
공동 개최한 ‘2024 ISF 글로벌 서
밋’을 계기로 이뤄졌다. 에릭 슈밋
이 설립한 ISF는 2020년부터 매년
전세계 차세대 과학인재를 선발·육
성하고 있다. ISF 글로벌 서밋은 기
술과 국제 문제 전문가를 중심으로
신진 리더를 선발해 분야 간 네트
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는 행사다.
슈밋은 오는 29일까지 한국에서 열
리는 이번 행사에는 화상으로 참여 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ISF 글로벌 서밋의 의의는.
ISF는 유망한 차세대 리더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다른 이들을 돕
는 기회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한다. ‘
기술’과 ‘지정학’의 연관성이 높아지
는 가운데 두 분야 전문가가 만나 소통할만한 공간이 부족했다. ISF
는 기술과 국제적 현안을 결합해
더 안전하고 자유로운 세계를 만들
어갈 리더들의 네트워크를 지원하
고자 한다.
-올해는 최초로 한국에서 KF와 함
께 행사를 여는데 2016년 바둑 챔피언 이세돌과 알
파고가 대결했던 구글 딥마인드 챌
린지 매치를 위해 서울을 방문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역사적으로 AI
분야에서 한국의 위상을 고려할 때
올해 ISF 글로벌 서밋을 한국에서
KF와 함께 개최해 기쁘다. 또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국은 글
로벌 기술 공급망에서 중요한 위상
![](https://assets.isu.pub/document-structure/240228042305-202d0d8ff00516357ce52aa050fe96a8/v1/562281b1e32127face3c670c85713e6a.jpeg)
2011년 당시 에릭 슈밋 구 글 회장이 미국 캘리포니
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 린 한 콘퍼런스에서 연설 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ISF 글로벌 서밋’ 개최 에릭 슈밋
AI, 세상 혁신적으로 바꾸지만
위험도 있어 보호 장치 필요
전문가 주도 독립기구서 논의를
을 차지하고 있고, 인도·태평양 지
역에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AI의 위험성에 대해 지속해서 경
고해왔다.
AI를 통제하는 것은 AI의 기능
을 개발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도
전이 될 수 있다. AI가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측면을 긍정적으로 혁신
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하
지만, 위험도 분명 존재한다. 때문
에 AI 규제에 대한 글로벌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 국가가 완벽한
대책을 마련한다고 해도 다른 국
가가 이를 따르지 않는다면 여전히 위험에 처할 수 있어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적절한 보호 장치를 마련하면서
과잉 규제도 피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 국가의 입법부는 기술이 어
떻게 작동하고, 얼마나 빠르게 변
화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고한 이해
가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
리 앞에 무엇이 놓여 있고,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증거에 기반
해 예측할 수 있는 독립적이면서
전문가가 주도하는 기구가 필요하
다. 전 세계는 ‘AI 안전에 대한 국
제 협의체’(IPAIS)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
-앞서 언론을 통해 제안한 바 있는
IPAIS에서는 어떤 아젠다를 주로 다뤄야 할까.
![](https://assets.isu.pub/document-structure/240228042305-202d0d8ff00516357ce52aa050fe96a8/v1/f637e8ccb9f7b4be615c26b19b2135d0.jpeg)
이 기구는 AI 모델 데이터를 엄 격하게 수집하는 중앙 허브이자
AI 개발자들이 보고하는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이 될 것이다. 또 AI 시스템의 역량과 발전 속도에 대 해 시의적절하고, 기술적으로 신뢰 할 수 있는 평가를 제공할 것이다. 장기적인 모니터링과 조기 경보 기 능뿐만 아니라 국제 규범을 형성하 는 데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주로 다루게 될 의제는 AI의 현황 과 위험성, 잠재적 영향, 그리고 이 와 관련한 타임라인을 평가하는 것 이다. IPAIS가 다룰 의제는 과학적 으로 수집된 데이터에 대해 공정하 게 초점을 맞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이해 상충 위험이 있는 1 차 연구 및 정책 제안은 배제될 것 이다. 정책 입안자에게 가장 필요 한 건 무엇보다 어떤 AI 기능이 개 발됐고, 앞으로 어떤 기능이 개발 될 것인지에 대한 독립적이고 과학 적인 합의다. 이것이 바로 안전한 AI 개발을 위한 필수적 기반이다. -AI가 인류에게 도움이 되려면 더 필요한 게 있나. 챗 GPT와 같은 강력한 AI 모델 을 통제하기 위해 과거에 제안했던 해결책이 있다. 서로 혁신을 부추기 는 AI 검증 회사 생태계(an ecosystem of AI testing companies) 를 조성하자는 것이다. 물론 정부 규제 당국이 이 기업들을 점검하고 인증해야겠지만, 민간이 생태계를 구축하고 확장하는 데 주도적 역할 을 해야 한다. -AI 검증 회사 생태계에 대해 더 설명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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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강력한 AI 시스템을 검증 하기 위해선 검증 주체 역시 위험 성을 알아챌 수 있는 작업에 특화 된 강력한 AI 시스템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검증 회사들도 경 쟁이 필요하다. 돈과 인재를 놓고 경쟁하고, 서로를 능가하는 혁신을 이뤄야 한다. 그래야만 그들이 검 사하는 모델과 동일한 속도로 검 증 역량을 갖출 수 있을 거다. AI 는 너무 빠르게 변하고 있고, 일반 적인 정부의 프로세스에 의존하기 엔 위험성이 높다. 일정 수준 이상 기능을 가진 AI 모델은 정부 규제 당국이 인증한 민간 AI검증 회사 에 비용을 지불하고 안전성을 평가 하도록 한다면 이런 생태계를 구축 할 수 있다.
-한국은 올해 서울에서 'AI의 책임 있는 군사적 이용에 관한 고위급회 의'(REAIM)를 개최한다. 군사 작전 에 갈수록 녹아드는 AI 기술을 책 임 있게 활용할 방안은. 이미 세계 곳곳에서 AI가 전장 을 바꾸고 있다. 모든 군사 기술은 인간의 책임과 관련한 기본 원칙을 지키며 활용돼야 한다. 그래야만 민 간인의 고통을 줄이고 상호 파괴적 인 군비 경쟁을 막을 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 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미 서로에 게 이익이 되는 ‘안전 조치’에 대해 논의하기로 약속하지 않았나. -미국의 AI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장 을 역임했고 현재 특별 경쟁력 연 구 프로젝트(SCSP)를 맡아 신흥 기술 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한· 미가 중국의 기술 부상에 공동 대 응할 방안은.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 그 출발점 으로 연구·개발(R&D)과 데이터 공 유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이를 통 해 공급망을 강화하고 교역을 활 성화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는 AI, 생명공학 등 핵심 기술에 대한 공통된 국제 표준과 규범을 수립해 야 한다. AI 안전성과 관련한 국제 적 협력이 이뤄진다면 중국과 대화 할 여지도 충분히 생긴다. 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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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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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라지는 100년 학교
중학교 품은 초등학교 121년 된 일본 학
교 살린 비결
<도쿄 히노학교>
일본의 초·중학교 통합 실험
2001년 폐교 위기 몰린 히노소학교
인근 중학교와 합쳐‘9년’통합교육
입학생 8명서 전교생 958명으로 한국, 법적제약 많아 걸음마 단계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 빌딩 사이에 위
치한 히노학교(日野学園)에서는 입학식
때마다 특별한 장면이 연출된다. 최고
참인 9학년 학생들이 신입생의 손을 이
끌고 행사가 열리는 강당으로 들어오는
일이다. 2006년부터 초·중학교를 통합
해 9년제로 운영하면서 생긴 전통이다.
시나가와구 소식지는 “조금 큰 교복을
입고 긴장한 신입생과 이들을 배려하는
9학년의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묘사했
다. 졸업식 때는 9학년 학생들이 일렬로
서 있는 1~2학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
며 작별 인사를 한다.
히노학교의 전신은 1903년 개교한 제 2히노소학교(초등학교)다. 100년이 넘
는 역사를 가진 도쿄의 초등학교지만, 저출생과 도심 공동화를 피해갈 수 없 었다. 2001년엔 입학생이 8명까지 떨어
![](https://assets.isu.pub/document-structure/240228042305-202d0d8ff00516357ce52aa050fe96a8/v1/2e0d4f864e86a83e399d1a70b0c08522.jpeg)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에 있는 히노학교 입학식. 9학년 학생들이 신입생의 손을 잡고 행사장에 들 어온다. 초·중학교를 통합해 9년제로 운영하면서 생긴 전통이다. [사진 시나가와구 홈페이지]
지며 ‘폐교 위기’에 놓였다. 적정 규모의 학생 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다른 학 교와 통합은 불가피했다.
히노소학교는 인근 초등학교 대신
1947년에 개교한 히노중학교와 합치는 실험을 했다. 초·중 9년을 통합해 운영
하되, 초등 6년, 중학 3년을 나누지 않았 다. 예를 들어 ‘영어’의 경우 1~4학년은 ‘즐기는 영어’를, 5~9학년은 ‘사용할 수
있는 영어’를 목표로 가르친다. 4+3+2학
년으로 나뉘는 과정도 있다. 그 결과 히
구도심 쇠퇴하자 “학
노학교의 재학생은 2022년 기준 958명 으로 늘었다. 생존을 고민하던 100년 학 교가 ‘1000명 학교’로 살아남았다. 일본의 100년 학교들은 한국보다 먼 저 저출생 쓰나미에 휩쓸리면서 줄줄이 폐교 위기에 직면했다. 일본 경제가 호 황이던 1960년 1259만680명이던 초등 학생 수는 버블경제가 붕괴되며 2000년 736만6079명으로 40년 만에 60% 수준 으로 줄었다. 학생 수 감소로 소규모 학교가 빠르
게 늘자 일본은 학교 통폐합과 관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했다. 그중 하
나가 초·중 교육 통합으로 공교육의 질
을 높이는 ‘초중 의무교육 학교 설치’ 프
로젝트다. 단순히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건물을 같이 쓰는 게 아니라, 9년간 일
관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새로운 학 교 유형을 만들었다.
그 결과 2016년 22개였던 초중 의무교
육 학교는 2023년 207개까지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재학생 수도 1만2702명에서 7
교 옮기자” 서명운동, 모교 살린 동문들
<충북 제천 동명초등학교>
이전 직전보다 학생 수 5배 늘어 ‘AI 선도학교’변신, 유명세 탄 곳도
1908년에 설립된 충북 제천시 동명초등 학교는 두 곳으로 나뉘어 116년의 역사 를 이어가고 있다. 한 곳은 개교부터 써 왔던 옛 부지다. 한때 여름광장으로 이
름 붙었던 이곳은 ‘동명광장’으로 이름
이 바뀌어 지역 주민들의 문화 공간으
로 쓰일 예정이다. 나머지 한 곳은 2013
![](https://assets.isu.pub/document-structure/240228042305-202d0d8ff00516357ce52aa050fe96a8/v1/1ae45e73f5885bff9005fbbee2e455cc.jpeg)
충북 제천시 동명초 전경. 학생 수 감소로 폐교
위기를 겪은 이 학교는 2013년 이전하며 적정 규모의 학교로 변모했다. [사진 동명초등학교]
년에 자리를 옮긴 새 동명초다. 구도심 지역의 쇠퇴로 자연스레 폐교 위험에 처 한 학교를 살린 건 ‘동명’의 이름을 유지 하는 조건으로 부지 이전 서명운동 등 에 나선 동문들의 결단이었다. 박병욱 동명초 총동문회 사무총장(63)은 “이전 이 성사되지 못했다면 우리도 폐교 수 순을 밟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전 직 전인 2012년 146명이었던 전교생은 지 난해 746명까지 늘었다.
저출생 태풍 속에서도 100년의 역사 를 이어가는 학교들이 있다. 본지가 학 교알리미를 분석한 결과 개교한 지 100 년이 지난 780개교 중 171개교(21.9%)는
여전히 학교 적정규모 최소 기준인 전교 생 360명 이상의 학생 수를 유지하고 있
었다. 이 중 49개교는 2008년보다 학생
수가 오히려 늘었다.
예전의 명성과 규모를 유지하는 100 년 학교들은 변화에 적극적이었다는 공
만6045명으로 5배 이상 늘었다. 학교당 학생 수 역시 지난해 기준으로 367명에 이른다. 초·중 통합 학교 모델이 일본 내에서 안착한 건 학생·학부모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히노학교의 경우 활발한 학년 간 교류를 통해 통합 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6학년생이 1학년 생에게 책을 읽어주고 교가를 알려주거 나, 9학년생이 1학년생과 점심때 놀아 주는 ‘형제 학년’ 프로그램이 대표적이 다. 9학년생이 5학년생 공부를 가르쳐 주는 ‘썸머스쿨’도 인기다. 히노학교 학 부모들은 “학생들이 서로 돕다 보니 학 교생활에 적응이 빠르다”, “5학년부터 중학생과 같은 학습 형태가 되기 때문 에 초·중학교 사이 단절이 적다”고 했다. 일본은 통합뿐 아니라 학교 개방을 통 해 100년 학교의 명망을 유지하면서 지 역사회와 공존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은 현행법상 초등교원이 중학생 을 가르칠 수 없고, 그 반대도 안 되는 등 법적 제약이 많아 ‘통합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후연·서지원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통점이 있다. 1923년 개교한 경기 광주 시 곤지암초는 ‘읍 단위’의 작은 학교라 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AI(인공지능) 교 육을 선도하는 학교로 유명세를 탔다. 1921년 개교한 부산 서구 부민초는 시 교육청이 지정한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과정 연구학교다. 공립학교지만 사 립초 학생들도 전학 올 정도로 인기다. 최민지·이후연·서지원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https://assets.isu.pub/document-structure/240228042305-202d0d8ff00516357ce52aa050fe96a8/v1/f25c7e9048bb8fa593effc68cbe33693.jpeg)
![](https://assets.isu.pub/document-structure/240228042305-202d0d8ff00516357ce52aa050fe96a8/v1/72a8eba890cca658114fe12d35a8bae3.jpeg)
![](https://assets.isu.pub/document-structure/240228042305-202d0d8ff00516357ce52aa050fe96a8/v1/51ff6c24f7306b4dcc8b52d88213ff7b.jpeg)
![](https://assets.isu.pub/document-structure/240228042305-202d0d8ff00516357ce52aa050fe96a8/v1/4c8dc5239b376c81ddd95edd8dc97118.jpeg)
장하석의 과학하는마음
케임브리지대 석좌교수 과학철학
![](https://assets.isu.pub/document-structure/240228042305-202d0d8ff00516357ce52aa050fe96a8/v1/75a984062fcafe02e78b02ae0121b7ac.jpeg)
우리 현대인은 “지구는 둥글다”고
학교에서 배운 것을 생각 없이 되풀
이한다. 사실은 지구는 완벽한 구형
이 아니다. 산맥 등 표면이 울퉁불
퉁한 곳들을 무시하고 보는 전반적
모양은 적도 부분이 더 불룩한 타원 형이다. 쉽게 말하자면 지구가 자전
을 하기 때문에 그 원심력으로 인하
여 가장 이동 속력이 빠른 적도 부
분이 밖으로 내쳐지면서 모양이 납
작해지는 것이다. 이론은 그런데 실
제로 측정하여 지구의 정확한 모양
을 알아내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
었다. 약 200년간 많은 논란을 거친
후에 20세기 초반에 와서야 과학자
들은 지구의 정확한 모양에 대하여 동의하게 되었다.
지구 중심에서 표면까지 6000㎞
더 미묘한 것은 지구 내부의 밀도
였다. 지구라는 땅덩이가 왜 둥글게
뭉쳐 있는가 묻는다면, 그 대답은 뉴
턴이 17세기에 내놓았던 중력이론
에 기반한다. 지구를 구성하는 입자 들은 만유인력의 법칙에 따라 서로
를 끌어당긴다. 그렇다면 깊은 곳으
로 들어갈수록 물질이 더 압축되어 서 밀도가 높아지리라 예측할 수 있
다. 하지만 그것을 직접 들어가서 확
인할 방법은 없다. 지구의 반경, 즉 중심에서 표면까지의 거리는 6000 ㎞가 넘는데, 인간이 아무리 힘을 다해서 유전을 파도 겨우 10㎞ 남짓
우리들 발 밑에 있는 지구 속의 신비
우주 속에 떠 있는 달과 지구. 행성 테 이아와 지구의 충돌 로 달이 생겨난 것 이란 연구가 있다. [사진 셔터스톡]
![](https://assets.isu.pub/document-structure/240228042305-202d0d8ff00516357ce52aa050fe96a8/v1/c995c5a83c2426b1e5564ac8f4fd0bf0.jpeg)
한 것이 현재 한계이기 때문이다. 표 면을 긁는데 그치는 것이다.
그런데도 현대 지구과학자들은 지 구의 내부 구조에 대하여 자신 있게 이야기한다. 사람이 지구 속으로 직 접 들어가서 관측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간접적 방법으로 추론해낼 수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방법은 지진 을 관측하는 것이다. 지구 위 어디에 서 지진이 나면 그 지진파는 지구 속 을 통해 퍼져 나간다. 큰 지진이 나면 지구 전체가 종이 울리듯이 진동한 다고 한다. 세계 여러 곳에 설치된 지 진 관측소들 간에 긴밀한 협력을 하 면 지진파가 어느 지점에 얼마만한 시간이 걸려서 도착하는가를 관찰할 수 있다. 그러한 관측에는 자연적으 로 일어나는 지진뿐 아니라 인간들 이 하는 핵실험도 크게 일조하였다.
땅속에서 원자폭탄을 터뜨리게 되면 지구가 확연히 흔들린다. 지진의 진 원지는 사실 직접 확인할 수 없지만, 핵실험에서 일어나는 폭발은 어디서 생겼는지 정확히 알 수 있고 그 폭발 의 에너지가 얼마나 되는지도 알기 에, 어떠한 지진파가 일어날지도 예 측이 가능하고 그 지진파가 퍼지는 모습을 잘 보면 지구의 내부 구조를 정확히 알아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깊이는 같은데 고밀도 지역 존재
그렇게 정밀하고 체계적인 관측 을 해 보고 알게 된 것은, 지진파가 지구 내부를 통과해서 갈 때 그 속 도가 균일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지 진파의 속도는 통과해 가는 물질의 밀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관측 결과
뉴턴의 중력이론이 예측한 대로 지
지구는 완벽한 구형 아닌 타원형
지진파 통해 지구 속 구조 알아내
지구와 행성 대충돌로 달 생성돼
달의 광물질 지구와 상당히 유사
구 중심층의 밀도는 표면층의 밀도
보다 약 3배나 높다는 것이 입증되 었다. 그렇게 알게 된 내용 중 예기
치 못했던 것도 있다. 밀도의 변화
가 단순히 깊이에 의한 것만이 아니
라는 것이었다. 지구 안에는 같은 깊 이에 있는 곳에 비하여 훨씬 밀도가
높은 지역들이 있다는 것이 1980년
대에 밝혀졌다. 그런 곳이 지구 속
상당히 깊은 부분에 두 군데 보이는
데, 규모가 엄청나서 달의 크기보다
도 더 크다. 지구 속에 왜 그런 거대 한 규모의 이물질이 박혀 있을까.
다른 위성과 구별되는 달의 특이성
여기서 달을 언급하는 데는 또 이 유가 있다. 태양계의 다른 행성들 주 위를 도는 위성들과 비교해볼 때 우
리 지구의 달은 아주 특이하다. 첫 째, 다른 위성들과 달리 달은 지구보 다 그리 아주 작지 않다. 궤도도 좀 이상한 각도이다. 또한 달의 광물질 성분은 지구와 상당히 비슷하다. 다 른 행성에 딸린 위성들은 그렇지 않 다. 이러한 달의 특유함을 설명하기 위해 천문학자들이 오래전부터 억 측으로 내놓은 가설이 있다. 태양계 가 형성되던 초기에 화성만큼이나 큰 다른 행성이 지구와 대충돌을 하 면서 달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테이 아(Theia)라 명명된 그 가상의 행성
이 지구를 들이받았을 때 지구의 한 쪽 면은 산산조각이 나서 우주 공간
으로 흩어졌고, 그 부스러기들이 다 시 중력으로 뭉쳐서 달을 형성했다 는 것이다. 아주 그럴듯한 이야기인 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 가상 의 행성 테이아의 흔적이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가상 행성 지구에 박혔을 수도 그런데 지구의 내부 구조를 연구 하는 한 팀이 최근에 발표한 논문에 의하면, 그 지구 내부에 있는 밀도 높은 지역들이 바로 테이아가 지구 와 충돌 후 산산이 조각나지 않고 두 개의 큰 덩어리로 지구 속에 박힘으 로써 형성되었을 것이라 한다. 이 연 구팀은 충돌에 대한 모델링을 잘해 내었으며, 테이아가 철을 많이 포함 했다는 가설을 통해 지구 속의 고밀 도 부위를 설명하고 달에서 가져온 바위에 철분의 함량이 높았다는 잘 알려진 분석 결과도 같이 수렴했다. 이들의 연구는 지구 속의 이물질과 달의 특이함을 동시에 설명하는 기 가 막힌 추론을 통해 테이아 가설의 신빙성을 크게 높여주는 성과를 이 루었다.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활 동하고 있는 한국인 과학자 고병관 박사가 그 연구에 참여하였다는 것 도 주목할만하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을 생각하다 보면 지구가 참 신비하다는 것을 느 끼게 된다. 인간들은 어떤 일에는 굉 장히 신경을 쓰면서도 또 다른 많은 일에 대해선 생각 없이 살아간다. 사 람들은 일생의 거의 모든 순간을 땅 에 붙어서 살면서도 그 땅덩어리가 정확히 어떤 형태이고 어떻게 해서 형성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그러한 내용에 호기심을 가지 고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로 과학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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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학원·집 바깥의 그 시절 소녀들 이야기 들어볼래
스테디셀러 너도 하늘말나리야(1999), 유진과 유진(2004) 등을 쓴 이금이 (62) 작가가 지난달 22일 ‘아동문학 노
벨상’으로 불리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
데르센상의 최종 후보(6인)에 올랐다.
1984년 단편 동화 영구랑 흑구랑으로
안데르센상 후보 오른 이금이 일제강점기 하와이로 시집가는 등 먼 나라로 떠났던 여성들 삶 다뤄 “입시만 보는 아이들, 다른 경험을”
데뷔해 가족 결손, 아동 성폭력 등 청소
년의 현실을 반영한 작품 세계로 주목
받아 온 작가다.
안데르센상은 덴마크 동화작가 한스
안데르센(1805~1875)을 기려 1956년 제
정된 아동문학상이다. 2년마다 글·그림
작가를 한 명씩 선정해 시상한다. 한국
인으로는 여름이 온다의 이수지 작가
가 2022년 안데르센상 그림 작가상을
받았다. 글 작가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것은 그가 처음이다. 최종 수상자 발표
(4월 8일)를 기다리고 있는 이 작가를
지난 8일 서울 중구의 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2016), 알
로하, 나의 엄마들(2020) 등 작품 세계가
점점 확장하는 느낌이다.
“청소년 소설 작가로서 아이들이 처
한 현실을 쓰다 보니 작품의 무대가 학
교·학원·집으로 한정되더라. 그런 점이
답답해서 시공간을 넓혀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특히 한국 청소년들은 발 밑
만 보면서 살지 않나. 코 앞의 입시만 생 각하면서. 독자들에게 다른 시절을 경 험하게 해주고 싶었고 더 넓은 세상이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일제 강점기에
하와이로 시집간 소녀들의 이야기(알로
하, 나의 엄마들)이나 일본·러시아·미
국을 넘나들며 운명을 개척한 식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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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이야기(거기, 내가 가면 안 돼 요?)가 그렇게 나왔다.”
-가혹한 시대를 살아낸 여성들의 삶이 뭉클하다.
“배경은 일제 강점기지만 민족·이념 같은 거창한 주제보다 그 시절을 치열 하게 살아냈던 젊은 여자의 삶을 보여 주고 싶었다. 세속적인 성공으로 이어 지지 않는 삶이라도 아름다울 수 있다
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한 장의 사진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썼다고 들었다.
“일제 강점기 많은 한국 남성이 사탕
수수 농장에 취업해 하와이로 떠났는
데, 대부분이 ‘사진 중매’를 통해 결혼했
다. 직접 한국에 건너와 선을 볼 수 없으
니 사진 한 장과 대강의 정보만 교환한
후 여성이 하와이로 이주하는 식이었
홍상수, 베를린영화제 심사위원대상 2022년 이어
상작으로 발표하고 시상했다. 부문별 작품상인 은곰상은 최우수작 품상인 황금곰상에 이은 두 번째로 큰
홍상수 감독이 ‘제74회 베를린영화제’
에서 신작 ‘여행자의 필요’로 은곰상 심 사위원대상을 받았다.
베를린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단
은 24일(현지시간) 주 행사장인 독일 베 를리날레팔라스트에서 홍 감독의 ‘여행
자의 필요’를 은곰상 심사위원대상 수
상이다. 홍 감독은 2022년에도 ‘소설가 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 은 바 있다. 홍 감독은 이날 수상으로 베 를린영화제 경쟁 부문에 7차례 진출해 은곰상만 모두 5차례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2008년 ‘밤과 낮’으로 베를린영 화제 경쟁 부문에 처음 초청받은 홍 감
독은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은곰 상 여우주연상·김민희), 2020년 ‘도 망친 여자’(은곰상 감독상), 2021 년 ‘인트로덕션’(은곰상 각본상) 으로 상을 받았다. 홍 감독의 31번째 장편 영화인 ‘여행자의 필요’ 는 영화제 내내 언론들 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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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남자 사진 한 장만 믿고 망망대해를 건너는 열여섯 소녀는 어떤 심정이었을 까.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소 설이 됐다.”
-디아스포라 소설인 만큼 해외 독자들의 반응도 좋을 것 같다.
이금이 작가는 지난달 한국인 중 처음으로 안 데르센상 글 작가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그 의 작품은 결손가정 문제 등 청소년이 처한 현 실을 다룬 것이 많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B5 종합 2024년 2월 27일 화요일
“이민자의 삶, 소수자의 삶을 다룬 디 아스포라 소설은 영미권에서 하나의 독 자적인 소설 장르가 된 것 같다. 특히 미 국은 이민자들로 시작된 나라여서인지 디아스포라 소설에 관심이 많고 한국 역사에서도 보편성을 느끼는 것 같다.” -어떻게 아동·청소년 문학 작가가 됐나. “어릴 때 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 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작가를 꿈꿨 는데, 내 마음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전부 아이들 이야기더라. 어린 시절 나 를 가장 행복하게 해 준 것이 동화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동화를 쓰게 됐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성인 독자도 많다. “1차 독자를 어린이·청소년으로 생 각하고 글을 쓰지만, 성인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모 두 그 시기를 지나왔으니까.”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두 번째
높였다. 프랑스에서 온 주인공이 두 명 의 한국 여성에게 프랑스어를 가르 치고 막걸리는 마시는 이야기로, 프랑스 간판 배우 이자벨위페르 가 주연을 맡았다. 위페르는 ‘다 른 나라에서’(2012), ‘클레 어의 카메라’(2018)에 이 어 홍 감독과 세 번째로 작업했다. 또 이혜영·권해효·조
윤희·하성국 등도 출연했다. 홍 감독의 연인인 배우 김민희가 제작실장으로 참 여했지만, 다른 스케줄로 이번 베를린 영화제엔 동행하지 않았다. 한편, 김혜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는 어린이 심사위원단이 뽑는 수정곰상을 차지했 다. 황금곰상은 프랑스 감독 마티 디오 프가 연출한 ‘다호메이’가 받았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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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 최영재 기자 choi.yeongjae@joongang.co.kr
대게 철을 맞아 경북 울진군 후포항
공판장이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경매인들이 입찰가를 결정하기 위해 가지런히 누워있는 대게를 유심히 살핀다. 빨간 모자를 쓴 경매사가 세종호에서 하역한 대게 3000여 마리 를 경매에 부치자 수십 명의 경매인들이 낙찰가를 적은 작은 판을 들어 보인다. 짧은 긴장의 시간이 지나고 최고가로 낙찰받은 경매인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진다. 영덕과 삼척도 대게로 유명하지만, 전국에서 대게 생산량 1위는 단연 울진이다. 이유는 울진 후포항에서 동쪽으로 23㎞ 떨어진 왕돌초라는 거대한 수중 암초 지대에 대게 서식지가 있기 때문이다. 수중 산맥인 왕돌초 심해 지역은 한류와 난류가 교차해 120여 종의 해양 생물이 사는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다. 울진군은 후포항 왕돌초 광장 일원에서 내일(25일)까지 ‘2024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를 연다.
대게가 누운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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