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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5호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A

The  Korea  Daily

메트로밴쿠버, 연이어 불 탄 사체들 발견 18일 버나비 공원서 여성 추정 사체 19일 리치몬드 주택 안서 2구 발견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중부 리치필드에 있는 리치필드 대성당에서 아이를 품에 안은 여성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있다. 유럽의약품청 (EMA)은 이날 안전성위원회 임시회의를 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관련해 “이 백신이 혈전의 전체적인 위험 증가와 관련돼 있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EMA의 발표에 따라 독일과 프랑스 등은 중단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AFP=연합뉴스]

변이바이러스, 캐나다 일일 확진자 8% 증가 전국 4500건 변이바이러스 감염 보고 점차 확진자 중 비중이 늘어나는 상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혈전과 상관없다 캐나다에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 되고 있지만, 변이바이러스로 인해 일 일 확진자 수가 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방 공중보건당국의 닥터 테레사 탐 은 19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 한 주간 일일 확진자 수가 8%가 증가했는데 변 이바이러스 확진자 증가 때문이라고 밝 혔다. 19일 오전 연방 공중보건당국 집계로 캐나다의 누적 확진자는 92만 2000명에 2만 2500명이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주에 일일 평균 확진자는 3300명 이었다. 또 하루 평균 사망자도 31명을 기록했다. 또 이날 캐나다의 변이바이러스 확진 자는 총 4500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들 중 90%, 즉 4169명이 영국 변이바이러스

로 알려진 B.1.1.7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됐 다. 241명은 남아프리카변이바이러스인 B.1.351에 그리고 89명은 브라질변이바 이러스인 P.1변이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닥터 탐은 바로 캐나다 일부 지역에서 새 확진자 중 변이바이러스 확진자 비 중이 점차 커지고 있어 걱정이 되고 있 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의 원만하게 이루어져 코로 나19가 관리를 할 정도의 수준으로 완 화될 수 있어야 하는데, 변이바이러스 가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매우 중대 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닥터 탐은 지적했 다. 닥터 탐은 "만약 변이바이러스 확산 을 잡지 못한다면, 백신 접종 효과가 위 험에 봉착하게 된다"며, "따라서 마지막 고비에 가능한 개인보호장비 착용과 가 능한 대인 접촉을 줄여서 백신 접종으로

인해 확실하게 코로나19를 잡을 수 있 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캐나다 전체적으로 80세 이상 노인들의 코로나19 감염율이 크게 낮아 졌고, 장기요양시설의 발병 사례도 눈 에 띄게 줄었다. 또 지난주에만 총 67 만 회의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는 등 큰 수의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있다. 캐 나다 전체로 350만 회분의 백신이 공급 이 된 상태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혈전 생 성 등 부작용에 대해, 닥터 탐은 "보건 부와 국제적인 관계자들과 긴밀히 협조 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 형성에 전체적으로 위험성을 높이지 않 는다고 결정을 내렸다"고 입장을 냈다. 즉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위험성 가 능성보다 그 혜택이 훨씬 크다는 뜻이 다. 그리고 캐나다에서 현재까지 백신 접종으로 안전에 문제 있다는 어떤 신 호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표영태 기자

메트로밴쿠버에서 이틀 연속 살인사건의 피해자로 보이는 희생자들이 불에 탄 채 발견되는 일이 발생했다. 살인사건합동수사대는 19일 리치몬드 의 뉴웨스트민스터 하이웨이와 하이웨이 91번에서 그리 멀지 않은 샬레데코트 드 리이브(Chaledecott Drive)와 래스번 드 라이브(Rathburn Drive) 인근 주택가에 출동했다. 이날 오전 4시 45분에 한 주택에서 화 재가 발생했는데, 현장에서 진화작업을 하던 소방관들이 그 안에서 두 구의 사 체가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를 한 것이다. 먼저 현장에 출동했던 리치몬드RCMP 는 살인사건합동수사대에 알리고 수사에 협조 중에 있다고 밝혔다. 살인사건합동수사대는 아직 수사 초기 상태라 사체 주인의 신분을 먼저 파악 중 에 있다.

이에 하루 앞선 지난 18일에는 버나비 BCIT 인근 그린 빌리지 그린 공원에서도 불 탄 사채가 발견됐다. 주택과 상업지역이 혼재 된 지역에서 한 밤 중에 사체 발견 됐는데, 이 역시 사 체의 신원을 알 수가 없는 상태였다. 살 인사건합동수사대는 피해자가 여성을 추 정된다고 이날 기자회견에서 밝혔지만 정 확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한다 고 밝혔었다. 마치 희생자의 신원을 밝힐 수 없도록 시체를 불태운 듯한 일이 발생하면서 수 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살인사건합동 수사대는 사건 현자 주변의 CCTV나 자 동차 블랙박스(dash cam) 동영상 등을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보는 살인사건합동수사대 전화 1-877-551-IHIT (4448) 또는 이메일 ihitinfo@rcmp-grc.gc.ca로 연락하면 된 다. 또 익명을 원할 경우 Crime Stoppers 의 1-800-222-TIPS (8477)로 신고해도 된 다. 표영태 기자

써리시, BC주 코로나19에서 여전히 최악 상황 써리시가 BC주 코로나19 상황에서 여전 히 가장 안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BC주질병관리본부(BCCDC)가 발표 한 지난 한 주간 코로나19 관련 지도에 서 써리시(사우스써리/화이트락 제외)가 925명으로 가장 많은 수의 확진자를 기 록했다. 써리시가 인구가 많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인구 10만명 당 발생율 에서도 메트로밴쿠버에서 유일하게 20명 이상인 지역이었다. 그 다음이 밴쿠버이 스트사이드로 인구 10만 명 당 15명 이 상 지역이었다. 지난 한 주간 새 확진자 수에서 써리 다음으로는 버나비시로 246명을, 그리고 트라이시티도 212명으로 기록돼 한인들 의 주요 거주지가 모두 2, 3위 안에 들 어갔다. 이외에 랭리는 121명, 노스밴쿠 버는 129명, 밴쿠버 웨스트사이드는 115

명 등이었다. 인구 10만 명 당 발생율에서는 서부 해안지역인 벨라쿨라벨리를 비롯해 하이 다가와이 등이 20명이 넘는 지역으로 기 록됐다. 써리를 관할하는 프레이저보건소는 노 인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드라 이브스루 접종을 한다고 18일 발표했 다. 이를 통해 백신 접종자들이 자신의 차 안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백신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한글 등 다수의 소수민족 언어 로 백신접종 대상 연령을 매일 업데이트 해서 알리고 있다. 19일 현재는 80세 이 상 노인들이 접종 예약을 할 수 있다. 만 약 본인의 나이에 해당하는 날짜를 넘겼 을 경우라도 언제라도 전화를 하면 예약 이 가능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 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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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0일~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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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구 명예의 전당은 언제쯤?

천박한 인권 의식 보인 외국인 코로나 검사 소동

사 설 사설

재개하면 좋겠다. 허정무·홍명보·박지성 등이 외국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화 ‘살인의 추억’이 배경인 1980년대에 머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 같은데, 축구팬의 지지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던 서울시가 비난 러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다. 정영재 <말하다> 투표도 곁들인다면 더욱 흥이 날 것이다. 여론이 일자 권고사항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 인권변호사 출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화 운 야구 쪽으로 넘어가 보자. 사실 야구가 축구 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동에 앞장섰던 이들이 집권하면서 인권 증진에 스포츠전문기자 보다 조건이 더 좋았다. 2014년 3월 부산시와 앞서 서울시는 17일 외국인노동자의 코로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컸다. 하지만 결과는 중앙콘텐트랩 기장군,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한국야구 나19 검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31일까 어떤가. 유엔이 지난 10년간 한국 정부에 제기 명예의 전당 건립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부산 지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튿날 사이먼 스미 한 인권 문제(35차례) 중 절반이 넘는 18건이 문 한국축구 풍운의 역사를 담아낼 축구박물관 시가 108억원의 건립비를 대고, 기장군은 1850 스 주한영국대사는 “불공정하다”며 한국 정 재인 정부에서 이뤄졌다. 이 드디어 탄생한다. 박상돈 천안시장과 정몽 ㎡의 부지와 부대시설 등을 조성하며, 운영 부에 항의했다. 캐나다 등 다른 나라 대사들 민주주의 역사는 인권 증진의 과정이었다. 17 규 대한축구협회장, 축구자료수집가 이재형씨 은 KBO가 맡기로 했다. 기장군은 이와 별도 도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세기 영국 권리장전에서 18세기 미국의 독립선 (월간축구 베스트일레븐 이사)는 지난 9일 ‘대 로 280억원을 투입해 명예의 전당이 들어설 기 (AMCHAM)도 서울시와 한국무역투자진흥 언과 프랑스혁명으로 이어지는 시민혁명의 근 한민국 축구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 기증식’ 장-현대차 드림볼 파크에 정규야구장 4면과 공사(KOTRA)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간은 천부인권 사상이다. 자연법에 주어진 인간 재개하면 좋겠다. 허정무·홍명보·박지 영화 ‘살인의 추억’이 배경인 1980년대에 머물 을 가졌다. 리틀야구장·소프트볼장 등을 조성했다. 실내 지난 8일부터 비슷한 조치를 시행해온 경기 의 기본 권리는 양도될 수 없으며 사회계약을 치열한 벌일 것 같은데, 축구팬 러도는 있는 건판정 아닌지 묻고 싶다. 천안시는 2019년 김포·예천 등 경쟁 도시들 야구 연습장과 야구경쟁을 체험관도 신축 예정이다. 음성 통해 시민의 권한 을 제치고<말하다>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건립지로 그런데 연간 20억원 정도로 추정되는 운영 을 받은 외국인노 을 이양받은 국가 투표도 곁들인다면 더욱 흥이 날 것이 인권변호사 출신 문재인 대통령과 운항의 방역구실로 통제늘어, 외국인민주화 차별에 각국 선정됐다. 천안시는 축구센터 안에 축구박물 비에 부담을 느낀 KBO가 미적대면서 사업이 동자만 고용할 수 는 인권 수호의 야구 쪽으로 넘어가 보자. 사실 야구 동에 집권하면서 인권 증진에 관을 짓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약속대로 박 표류하고 있다. 3연임 중인 오규석 기장군수는 있는 앞장섰던 방안까지 검 이들이 의무 를 지닌다. 친부 찾는다고 100여명 DNA 검사도 인권 침해 스포츠전문기자 물관 건립 준비를 해 왔다. 문제는 박물관 안 속이 탄다. 임기 만료(올해 6월)가 코앞인데 자 토했지만, 논란이 이를 망각한 독재 민주주의는 증진 과정  역사결과는 퇴행시키나 보다 조건이 더 좋았다. 2014년 3월 부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인권 컸다. 하지만 에 채울 유물의 양과 질이었다. 천안시는 4만 신이 유치한 명예의 전당 사업이 진전의 기미 일자 철회했다. 와 전체주의에 맞 중앙콘텐트랩 가 보이지 않아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그는 지난해 10월 KBO회 경북·전남·강원 서 싸운 것이 지 기장군, ‘한 어떤가. 유엔이 지난 10년간 한국 정부에 제기 관 앞에서 명예의 전당 건립 촉구 1인 피켓 시 등 다른 지자체도 유사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난 300여년간 민주주의의 역사다. 천안에 축구박물관 건립 착착 진행 명예의 전당 건립 실시협약’을 체결했 한 세계 인권경제 문제(35차례) 중 절반이 넘는 18건이 문 #338-4501 North Rd, Burnaby, BC, V3N 4R7 위도 했다. 오 군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시설 10위권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문재인 정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민주화 운 야구도 기장군-KBO 합의 끌어내야 운영비 부분을 기장군이 전액 부담할 용의도 대고, 기장군 벌어진 일이라고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만약 동과 집권 후 적폐청산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웠 한국축구 풍운의 역사를 담아낼 축구박물관 시가 108억원의 건립비를 재인 정부에서 이뤄졌다. 있다.Seoul 신임 KBO 총재(정지택)께서 강한 의지 유럽과 미국일본 등에서 한국인에게 이런 명 던 게 인권이었다. 검찰 개혁의 목표도 피의자 New York Montgomery 이 인권 드디어 탄생한다. 정몽 부대시설 민주주의 증진의 과정이었다. 17 그러나 집권세력의 여 점의 축구박상돈 관련 유물과천안시장과 자료를 가진 이재형 를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압박했다. 령이 내려졌다면역사는 어땠을까. 인권 단순히 외국인이라 인권 보호 아니었던가. Los㎡의 Angeles부지와 Chicago KBO를 Atlanta 등을 조성하 Washington DC Texas 씨와 꾸준히 접촉해 우선 129점을 기증받기 KBO도 난감한 처지다. 코로나19로 인해 무 는 이유로 내국인과 차별하는 건 명백한 인권침 의식은 민망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여당이 규 대한축구협회장, 축구자료수집가 이재형씨 Vancouver 은 KBO가 맡기로 했다. 기장군은 이 세기 영국 권리장전에서 18세기 미국의 독립선 San 길어지면서 Francisco 살림살이 San Diego 로 했다. 그중에는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예선 관중·제한관중 경기가 해다. 강행 처리한 대북전단금지법은 미 하원이 문제 Toronto Seattle 베스트일레븐 이사)는 지난 9일 로옹색해졌기 280억원을 투입해 전당이 들 언과 이어지는 근 벼르고 있다.(월간축구 한-일전 포스터 같은 희귀 아이템도 있고, 펠 ‘대 가 극도로 때문이다. 당장 팀명예의 해체 현프랑스혁명으로 정부의 인권침해 사례는 이뿐 아니다. 지시민혁명의 제기에 이어 청문회까지 내일로 레·마라도나 유니폼 같은 ‘국제명품’도 있다. 를 걱정해야 할 구단들이 있는데 명예의 전당 난 1년간 방역을 구실 삼아 시나브로 기본권을 꼭 6개월이 되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국제 한민국 축구박물관 건립을 위한 유물 기증식’ 장-현대차 드림볼 파크에 정규야구 간은 천부인권 사상이다. 자연법에 주어진 인간 이재형씨는 “혼자 사는 아파트에 꽉꽉 채워 더 에 예산을 투입하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그 제한해왔다. 방역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5인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거부할 명분도 없다. 류대환 KBO 사 등을 조성했 모임권리는 금지와 신고·포상금 전 국민 1948년 제정된 세계인권선언은 자유와 을평등, 가졌다. 이상 보관할 데도 없을 만큼 많은 한국축구의 렇다고 리틀야구장·소프트볼장 의이상 기본 양도될제도는 수 없으며 사회계약을 보물을 세상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 무총장은 “기장에 명예의 전당이 건립되지 않 을 감시 영역으로 몰아넣었다. 과도한 역학조사 생명의 가치를 강조한다. 고귀한 생명을 가진 천안시는 2019년 김포·예천 등 경쟁 도시들 야구 연습장과 야구 체험관도 신축 예 통해 시민의 권한 다. 고이 키운 딸을 시집보내는 느낌”이라며 웃 을 확률은 0.1%도 안 된다. 모두가 윈-윈 할 수 와 신상공개, 고무줄 방역기준으로 기본권이 침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으며 그 권리는 모두가 었다. 축구협회도 60여 점을 기증했다.건립지로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해되는 상황이었지만 국민은 팬데믹 극복을을 위 이양받은 평등하게 누려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문 대 을 제치고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그런데 연간 20억원 정도로 추정되 국가 한국축구 명예의 전당도 있다. 서울월드컵 KBO회관 지하 1층 아카이브 센터에는 3만 해 인내해왔다. 통령은 지난해 8·15 축사에서 “모든 국민이 인 천안시는 축구센터 안에 부담을 느낀 는 인권 수호의 경기장 내 월드컵기념관에는 2005년축구박물 선정된 7 2000여 비에 점의 기증품과 자료가 있다. KBO가 걸어 다니 미적대면서 그 사이 국가는 개인의 내밀한 사적 영역에 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갖도록 하는선정됐다. 것이 우 명(고 홍덕영·김용식·김화집 선생, 이회택·차 기 힘들 정도로 겹겹이 쌓인 물품들이 아무렇지 않게 침투했다. 최근 경북 구미의의무 3세 리를 정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관을 짓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약속대로 박 표류하고 있다. 3연임명예의 중인 오규석 기장 지닌다. 범근·히딩크 감독,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 전당으로 이사 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여아 사망사건을 보자. 아이의 친부가 밝혀지지 표현만 보면 인권이 최상위 가치인 것처럼 느 물관억건립 준비를 왔다. 속이 탄다. 임기 만료(올해 이를껴진다. 망각한 독재 의 흉상이해 전시돼 있다.문제는 2023년 천안박물관 축구센터 안 KBO와 기장군의 줄다리기가 하루빨리 마 6월)가 코앞 않자 경찰은 100여명의 유전자를 검사했다는 이 말이 진심이라면 시민의 자유를 가 완공돼 축구협회가 내려가면 명예의 전당 무리되길 바란다. 명예의 전당이 지어지면 1호 말이 나온다. 혐의점을 찾기 어려운 택배기사까 압하는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와 공공연히 가해 에 채울 유물의 양과 질이었다. 천안시는 4만 신이 유치한 명예의 전당 사업이 진전 와 전체주의에 맞 도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는 게 자연스럽다. 박 헌액자는 누가 될까. 투수 최동원·선동열·박 지 DNA 조사를 했다는데, 당국의 인권의식은 지는 차별과 통제부터 조속히 시정하길 바란다. 물관 건립을 계기로 16년 동안 중단된 명예의 찬호? 타자 감독 김응용·김경 가 이승엽·이종범? 보이지 않아서다. 그는 지난해 10월 서 싸운 것이 지 전당 헌액자(매년 1명씩 뽑기로 했음) 선정을 문? 이것도 투표하면 재밌을 것 같다.

야구 명예의 전당은 언제쯤

천박한 인권 의식 보인 외국인 코로나 검사 소동

외국인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검사를 의무화했던 서울시가 비난 정영재 여론이 일자 권고사항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 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앞서 서울시는 17일 외국인노동자의 코로 나19 검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31일까 지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튿날 사이먼 스미 스 주한영국대사는 “불공정하다”며 한국 정 부에 항의했다. 캐나다 등 다른 나라 대사들 도 공감을 표했다고 한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AMCHAM)도 서울시와 한국무역투자진흥 공사(KOTRA)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지난 8일부터 비슷한 조치를 시행해온 경기 도는 음성 판정 을 받은 외국인노 방역구실로 통제늘어, 외국인 차별에 각국 항의 동자만 고용할 수 있는 방안까지 검 친부 찾는다고 100여명 DNA 검사도 인권 침해 토했지만, 논란이 민주주의는 인권 증진 과정  역사 퇴행시키나 일자 철회했다. 경북·전남·강원 등 다른 지자체도 유사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관 앞에서 명예의 전당 건립 촉구 1인 난 300여년간 민주주의의 역사다. 천안에 축구박물관 건립 착착 진행 세계 경제 10위권의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문재인 정부가 이를 모를 리 없다. 민주화 운 위도 했다. 오 군수는 최근 인터뷰에 야구도 기장군-KBO 합의 끌어내야 벌어진 일이라고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만약 동과 집권 후 적폐청산의 주요 명분으로 내세웠 운영비 부분을 기장군이 전액 부담할 유럽과 미국일본 등에서 한국인에게 이런 명 22일(월) 있다. 신임 KBO 총재(정지택)께서 강 던 게유로존 인권이었다. 검찰 개혁의 피의자 1월 경상수지 발표 미국 2월 기존 목표도 “마스크는 보여주기용이 아니라 보호용” 주택 매매 발표 ᢛ ᜟ ᜟ 앤서니 파우치 소장, 백신 접종자의 마스크 착용은 쇼 ᜟ 여 점의 축구 관련 유물과 자료를 가진 이재형 를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며 KBO를 압 령이 내려졌다면 어땠을까. 단순히 외국인이라 인권 보호 아니었던가. 그러나 집권세력의 인권 ᪡ ẇ ẇ ẇ 에 불과하다는 랜드 폴 상원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며. 영국 1월 실업률 발표 미국 4분기 경상수 씨와 꾸준히 접촉해 우선 기증받기 KBO도 난감한 처지다. 코로나19로 는 이유로 내국인과 차별하는 건 명백한 인권침 23일(화) 의식은 민망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여당이 ᜟ Ḏ ᵈ129점을 ᪊ 지 발표 미국 2월 신규 주택 판매 발표 ẇ ᚾ ᙽ 스위스 ᴅ 월드컵 예선 관중·제한관중 경기가 길어지면서 살 “지금 당장 일어나 함께 행동하자”로 했다. 그중에는 1954년 해다. 강행국회 처리한 ᴝᲕ 24일(수) 본회의대북전단금지법은 2월 생산자물가지수 발표 1미 하원이 문제 ᱹ 배우 라나 콘도르,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관련해 아 월 인구 동향 발표 미국 원유 재고량 발표  있다. 내일로 한-일전 포스터 같은 희귀 아이템도 있고, 펠 가 극도로 옹색해졌기 때문이다. 당장 현 정부의 인권침해 사례는 이뿐 아니다. 지 제기에 이어 청문회까지 벼르고 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 중단을 촉구하며. 미국·유로존 3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 발표 레·마라도나 유니폼 같은 ‘국제명품’도 있다. 를 걱정해야 할 구단들이 있는데 명예 난 1년간 방역을 구실 삼아 시나브로 기본권을 25일(목) 꼭 6개월이 되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국제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 발표 “그냥 강한 선수가 아니라 아주 강한 선수” 이재형씨는 “혼자 사는 아파트에 꽉꽉 채워 더 에 예산을 투입하는 게 부담이 될 수 제한해왔다. 방역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나 5인 26일(금) 사회의 지탄을 받고발표 있다. 3월 소비자동향조사 미국 2월 개인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유럽축구 유로파리그 16강 소득·지출제정된 발표 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맨유의 폴 포그바를 칭찬하며. 이상 보관할 데도 없을 만큼 많은 한국축구의 렇다고 거부할 명분도 없다. 류대환 이상 모임 금지와 신고·포상금 제도는 전 국민 1948년 세계인권선언은 자유와 평등, 보물을 세상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게 돼 기쁘 무총장은 “기장에 명예의 전당이 건립 을 감시 영역으로 몰아넣었다. 과도한 역학조사 생명의 가치를 강조한다. 고귀한 생명을 가진 다. 고이 키운 딸을 시집보내는 느낌”이라며 웃 을 확률은 0.1%도 안 된다. 모두가 윈와 신상공개, 고무줄 방역기준으로 기본권이 침 인간은 자유롭게 태어났으며 그 권리는 모두가 구독신청·배달 및 구독료 관련 문의 사장인쇄인 홍정도 발행인 이상언 었다. 축구협회도 60여 점을 기증했다. 해되는 상황이었지만 국민은 팬데믹 극복을 위 광고접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평등하게 누려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편집인 문최훈 대 콘텐트총괄 이훈범 편집국장 이상렬 기사제보 및 기사 관련 불편, 불만 처리센터 한국축구 명예의 전당도 있다. 서울월드컵 해 인내해왔다. 통령은 지난해 8·15 축사에서 “모든 국민이 인 막장김치! KBO회관 지하 1층 아카이브 센터 이정권 기자점의 gaga@joongang.co.kr 경기장 내 월드컵기념관에는 2005년 선정된 7 2000여 그 사이 국가는 개인의 내밀한 사적 영역에 간으로서 존엄과 가치를 갖도록 하는 것이 우 기증품과 자료가 있다. 걸 명(고 홍덕영·김용식·김화집 선생, 이회택·차 기 힘들 정도로 겹겹이 쌓인 물품들이 아무렇지 않게 침투했다. 최근 경북 구미의 3세 리 정부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밴쿠버 날씨 오늘(토 ) 일요일 범근·히딩크 감독, 정몽준 축구협회 명예회장) 여아 사망사건을 보자. 아이의 친부가 밝혀지지 표현만 보면 인권이 최상위 가치인 것처럼 느 전당으로 날을 기다리고 있다 월이사 요일 갈 화 요일 9° /2° 의 흉상이 전시돼 있다. 2023년 천안 축구센터6°/2° 않자 경찰은 100여명의 유전자를 검사했다는 껴진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시민의 자유를 억 KBO와 기장군의9° 줄다리기가 하루 10° /2° /4° 가 완공돼 축구협회가 내려가면 명예의 전당 무리되길 바란다. 명예의 전당이 지어 말이 나온다. 혐의점을 찾기 어려운 택배기사까 압하는 공권력의 부당한 행사와 공공연히 가해 도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는 게 자연스럽다. 박 헌액자는 누가 될까. 투수 최동원·선 지 DNA 조사를 했다는데, 당국의 인권의식은 지는 차별과 통제부터 조속히 시정하길 바란다. 소나기 물관 건립을 계기로 16년 동안 중단된 명예의 찬호? 타자 이승엽·이종범? 감독 김응 전당 헌액자(매년 1명씩 뽑기로 했음) 선정을 문? 이것도 투표하면 재밌을 것 같다. 1588-3600 홈페이지 news.joins.com/sun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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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8호 40판

22일(월) 유로존 1월 경상수지 발표 미국 2월 기존 주택 매매 발표 23일(화) 영국 1월 실업률 발표 미국 4분기 경상수

“마스크는 보여주기용이 아니라 보호용” 앤서니 파우치 소장, 백신 접종자의 마스크 착용은 쇼 에 불과하다는 랜드 폴 상원의원의 주장을 반박하며.

지 발표 미국 2월 신규 주택 판매 발표 24일(수) 국회 본회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 발표 1 월 인구 동향 발표 미국 원유 재고량 발표  미국·유로존 3월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 발표 25일(목)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 발표 26일(금) 3월 소비자동향조사 발표 미국 2월 개인 소득·지출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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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일어나 함께 행동하자” 배우 라나 콘도르,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관련해 아 시아계를 겨냥한 증오 범죄 중단을 촉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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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강한 선수가 아니라 아주 강한 선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유럽축구 유로파리그 16강 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맨유의 폴 포그바를 칭찬하며.

사장인쇄인 홍정도 발행인 이상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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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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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미국, AZ백신 멕시코, 캐나다에 공급 멕시코 250만회분, 캐나다 150만회분 제공 (캐나다) 미국 정부가 자국이 보유한 아 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중 4백 만회분을 멕시코와 캐나다에 제공할 계 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계자는 멕시 코에는 250만회분, 캐나다에 150만회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전달할 예정이라

고 현지 언론을 통해 밝혔다. 미국은 현재 자국에서 생산한 3억회 분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확보한 상 황이지만 미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해 미국내 접종은 이뤄지지 않 고 있다. 이와 관련된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공급은 '대출' 형식으로 제 공할 예정이며 멕시코와 캐나다는 미국 으로부터 백신을 먼저 공급받은 뒤 향후 자국에서 생산되는 백신으로 상환할 것 으로 알려졌다. 19일(금)을 기준으로 연방정부는 총 368만 3,292회분의 백신 접종을 완료했 토론토 중앙일보 다.

캐나다-미국 국경봉쇄 또 연장 연방정부 “4월21일까지 유지” (캐나다) 캐나다와 미국은 작년 3월부터 코로나 통제를 위해 시행하고 있는 양국 국경봉쇄 조치를 또다시 연장해 4월21일 까지 유지한다. 양국 정부는 지난해 3월 코로나 확산 사태가 발발하자 같은 달 21일 통상•수송 및 의료 인력 이외의 관광•쇼핑 등 비필 수 목적의 국경 통행 금지 조치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18일 빌 블레어 연방 공안 장관은 “연

방정부는 캐나다 주민들의 보건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대응조치를 내놓았 다”며 “현재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고 있 어 양국 국경봉쇄도 당분간 현재대로 유 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결정에 앞서 최근 저스틴 트뤼 도 연방 총리는”양국 주민들은 자유로 운 통행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며 “그러 나 현 단계에서는 규제를 풀기 이르다” 고 강조했다. 트뤼도 총리는 “하지만 주민들이 인내 심을 갖고 방역지침을 계속 따라주면 국

경을 개방할 수 있는 시점이 빨라질 것” 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연방 정부는 항공과 육로를 통 한 모든 입국자를 대상으로 14일간 의무 적인 자가격리 조치를 추가했다. 한편, 18일 미국 연방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백신 접종에 사용되지 않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4백만 회분을 캐나 다와 멕시코에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캐나다 정부 관계자는 “캐 나다에 배정될 백신은 1백50만 회 분량이 토론토 중앙일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1년도 보훈문예작품 공모전 개최 애국지사기념사업회, 7월 25일까지 접수

(캐나다) 애국지사기념사업회(회장 김대 억)는 광복 76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조국의 광복을 위해 헌신하신 애국지사 들의 애국정신을 고취하고 소중함을 깨 우칠 수 있는” 주제로 보훈문예작품 공 모전을 개최한다. 캐나다에 거주하고 있는 모든 동포와 본 공모에 입상자도 응모 가능하며(단, 장원은 제외), 각 작품은 A4 용지 2~3장 이내로 시, 시조, 추모 헌시, 수필, 보훈 수기를 오는 7월25일까지, dekim19@hotmail.com또는1004-80 Antibes Dr. Toronto ON M2R 3N5로 접수하면 된다. 시상은 오는 8월 15일에 진행될 예 정이며, 우수한 작품의 필자는 한국 문 단에 추천하고, 작품은 본회가 시리즈로 발행하는 “애국자들의 이야기”에 등재 되는 특전이 주어진다. 문의 (416) 661-6229 토론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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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한인, 인종 범죄 표적 주의요망 폭언-폭력 등 피해자 전년 대비 27% 급증 (캐나다) 지난 16일 미국 애틀랜타서 한 인 스파 업소 3곳에서 발생한 연쇄 총 격 사건으로 한국인 4명 등 8명이 숨지 면서 한인 등 미국 내 아시아계 사회가 불안감과 공포에 떨고 있는 가운데 캐 나다도 인종 증오 범죄에서 예외가 아니 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공개된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작 년 코로나 사태의 엉뚱한 파장으로 아 시안계를 표적한 인종차별-폭력 범죄가 빈발한 가운데 피해자들 중 한인들이 소수 유색계 그룹 중 중국계에 이어 두 번째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보고서는 소수계 인권단체인 ‘Fight COVID Racism’이 지난해 코 로나 사태를 이유로 아시안계 주민들이 겪은 각종 사례를 분석한 결과를 담 고 있다. 보고서는 “작년 3월 코로나 사태가 발발한 이후 토론토와 밴쿠버 등 주요 도시에서 아시안계 주민들을 노린 폭언, 폭행, 따돌림 등 인종 범죄가 6백 퍼 센트에서 7백 퍼센트까지 급증했다”라 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작년 3월 17일까지 전 국에 걸쳐 모두 891건의 인종차별, 증오 사건이 발생했다”라며 “이는 경찰에 신 고된 케이스만 집계한 것으로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연방 통계청은 작년 7월 발표한 관련 보고서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소수 유 색계 주민들을 표적 삼은 인종 증오성 행위가 3배나 증가했으며 특히 중국계 와 한인 등이 가장 많은 피해를 당했다” 고 밝혔다. 이와 관련, 캐나다 인권단체 관계자 는 “캐나다는 역사적으로 이미 오래전 부터 인종 차별과 인종 증오가 뿌리 깊 게 자리 잡아 왔다”며 “백인계 주류사 회가 아직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외면하 고 있다”고 말했다. ‘Fight COVID Racism’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에서 소수 유색계 주민이 가 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토론토의 경우, 차별-폭력 사건 발생 건수가 밴쿠버 다

음으로 많았다. 현재 ‘2020년도 인종증오 범죄’에 대 한 통계를 분석하고 있는 토론토 경찰 은 18일 “초기 자료에서 아시안계를 포 함한 인종이 연루된 증오 범죄가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안계 여성 인권단체인 ‘Project 1907’은 “캐나다는 인구당 인종증오 범 죄 발생률이 미국보다도 높다”며 “신 고된 전체 사건 중 65%는 폭언행위고 30%는 폭력이 자행된 케이스”이라고 밝 혔다. 토론토 다음으로 이민자들이 밀집 거 주하고 있는 밴쿠버의 경우 밴쿠버 경 찰에 따르면 2020년 한해 아시안계 주민 을 표적한 증오 범죄가 전년에 비해 무 려 717%나 치솟았다. 캐나다 수도 오타와에서는 지난해 전 체 증오 범죄가 1년 전보다 57퍼센트 증 가했지만 남부-서동남아 아시안계 주민 의 피해사례가 6백 퍼센트나 폭증한 것 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도 인종증오 범죄를 당한 한 인 피해자가 소수계 그룹 중 중국 다음 인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미국 아시 아계 이민자를 위한 이익단체인 ‘AAPI( 아시아•태평양계) 증오를 멈추라’가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월19일부터 올해 2월28일까지 이 단체에 보고된 증 오 범죄는 3천795건이었다. 이들 범죄의 피해자를 출신국별로 보 면 중국계의 비율이 42.2%로 가장 높 았고, 한국계가 14.8%, 베트남과 필리핀 계가 각각 8.5%, 7.9%, 일본계가 6.9% 로 집계됐다. 2019년 미국 인구조사국의 통계를 보 면 미국 내 아시아계 인구 가운데 중국 계는 22.6%, 한국계가 7.8%를 차지했다. 전체 아시아계 인구 중 한국계의 비율을 고려하면 인종적 증오 범죄의 피해를 상 대적으로 많이 본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국계가 전체 아시아계 중 인구 비 율이 더 높은 필리핀계(16.0%)와 베트남 (10.1%)계보다도 증오 범죄의 표적에 자 주 노출된 셈이다. 토론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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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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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사장불린 LH 보상업무 직원, 지인들과 42억 땅 매입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 관련 정부합 동조사단(이하 합조단)의 2차 조사에 서 적발된 23명이 소유한 토지는 총 32필지로 19일 확인됐다. 이 중 19필 지는 농지였다. 정부는 농지법 위반 여부를 살펴볼 계획이다. 23명 중 6 명은 2필지를, 1명은 신도시 토지 4필 지를 한꺼번에 소유한 사례도 있었다. 신도시 주민 공람일 기준으로 2년 이 내에 거래된 곳은 32필지 중 16필지인 것으로 조사됐다. 합조단은 이번 조사에서 토지거래 외에 3기 신도시와 인접한 지역에 주 택을 거래한 직원도 237명 확인됐다 고 밝혔다. 다만 정부 관계자는 “대 부분 직장 근거지에 주택이나 건물을 소유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합조단은 수사 참고자료로 이들 명단을 특수본 에 이첩했다. 청와대 직원 중 의심사례로 조사된 경호처 직원 1명 외에 신도시와 그 인 근 지역에서 부동산 거래 3건이 있었 다. 하지만 사업지구에서 1.5㎞ 떨어 져 있거나 오래전(8년 전, 12년 전) 에 거래돼 투기로 보기 힘들다고 청 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다만 해당 사 례들도 특수본에 수사 참고자료로 전 달키로 했다. 경찰의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 기남부경찰청 부동산 투기 사범 특별 수사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한국토 지주택공사(LH) 현직 직원 A씨(57) 등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 A씨는 경 기남부경찰청에서 수사하는 LH 전·

경찰 투기 의혹 수사 본격화 광명·시흥 일대 대규모 땅 구입 왕버들 심어 보상금 노린 듯 LH 본사, 압수 수색 대비 정황

현직 직원 15명 가운데 핵심 피의자 로 꼽힌다. 이들 가운데 가장 먼저 광 명·시흥시 땅을 샀고, 그 규모도 가장 크다고 한다. A씨는 3기 신도시 계획 이 발표되기 전인 2017년부터 가족이 나 다른 LH 직원 등과 광명·시흥 땅 42억원 어치를 매입했다. 신도시 인근 지역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매입 금액 은 더 늘어난다. LH에서 최근 3년 동 안 보상 업무를 담당해온 A씨는 광 명·시흥 일대에서 ‘사장님’ ‘강 사장’이 라 불렸다고 한다. 그가 2018년 4월 부 인과 LH 직원 부부 등 3명과 사들인 시흥시 무지내동 땅에는 보상비용을

19일 정부합동조사단이 LH 부동산 투기의심자에 대한 2차 조사 결과에서 23명을 적발했다고 발 표했다. 최창원 조사단장(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발표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높게 받을 수 있는 희귀수종인 왕버 들 나무가 심겨 있어 보상을 노린 게

[뉴시스]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한편 경찰의 압수수색 즈음에 LH

본사 임직원의 초과 근무가 급증한 것 으로 파악돼 “LH 측이 경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한 내부 작업을 한 것 아 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정진석 국민 의힘 의원은 이날 LH가 제출한 ‘초과 근무 현황(2월 1일~3월 9일)’ 자료를 공개했다. LH 본사(경남 진주)는 2월 한 달간 하루 평균 262명이 초과 근무 했지만, 3월에는 1~9일까지 하루 평균 367명이 초과 근무한 것으로 분석됐 다. 조사 기간 중 초과 근무자가 가장 많은 날은 3월 8일(785명)과 9일(814 명)이었다. 경찰은 지난 9일 LH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정 의원은 “경찰 이 압수수색하기 하루 전날 대거 야근 한 게 수상하다”며 “월성 원전 1호기 문건 삭제 때처럼 단체로 신내림을 받 은 건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 장했다. LH 측은 “(초과 근무가) 경찰 수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윤성민·채혜선·현일훈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정부 투기 조사 기준 주먹구구 참여연대 등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지난 2일에 제 기한 뒤 LH는 이틀이 지난 4일 해명을 내놓았다. 직원 2명이 3기 신도시인 고 양창릉 지구에도 땅을 샀다는 언론 보 도에 대해 LH는 “창릉신도시 전체 토 지소유자와 LH 직원명부를 확인한 결

LH 직원 없다 했던 고양창릉 합조단 조사에선 2명 드러나 과 LH 직원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 나 지난 11일 정부합동조사단(합조단)은 이와 상반된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합 조단 측은 “1차 조사결과 총 20명의 투

기의심자를 발견했다”며 “모두 LH 직 원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 역별로 광명시흥이 15명으로 가장 많았 고 고양창릉 2명, 남양주왕숙, 과천과천, 하남교산이 각 1명이었다”고 설명했다. LH가 ‘0명’이라고 부인했던 고양창릉 지구의 투기의심자가 2명 적발된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조사 지역과 범위가 달랐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의혹 이 제기됨에 따라 LH가 가지고 있는 창릉신도시 사업지구 내 토지소유자 명 단과 직원 명단을 확인하며 자체적으 로 전수조사를 했다”며 “정부합동조사 단은사업지구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과 과거 거래내역까지 전수조사한 결과다” 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조사 범위를 어디까지 설 정하느냐에 따라 수사 결과도 크게 달 라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오히려 전

문투기꾼들은 개발 예정지가 아닌 인 근 땅을 사들여 향후 개발 가능성에 따 른 막대한 차익을 노린다”며 “투기 의혹 을 규명할 때는 신도시 외곽 지역도 반 드시 포함해야 하지만 현재까지는 조사 범위와 관련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 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 대 교수)은 “일반적으로 신도시가 들어 서는 곳의 3~4㎞ 반경을 개발 효과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본다”며 “구체적인 기준은 지역마다 다 다르고 이 범위를 어디까지 설정하느냐 에 따라 투기의심자의 숫자는 크게 달 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정 부가 신도시나 개발 예정지로부터 반경 몇 ㎞의 토지소유자를 조사했는지 구체 적인 기준을 함께 밝혀야 조사결과의 신 뢰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가람 기자 lee.garam1@joonang.co.kr

EMA “AZ 백신 혈전과 관련없어 안전” 독일·프랑스·스페인 등 접종 재개 정세균 “명확하게 입장 정리하라” 질병청, 22일 검토 결과 내놓기로 유럽의약품청(EMA)이 아스트라제네 카(AZ)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18일(현지시각) EMA 산하 약물감 시위해평가위원회(PRAC)는 “AZ 백 신은 혈전(血栓·핏덩어리) 생성 위험 증가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된다”고 발 표했다. 에머 쿡 EMA 청장은 “백신 의 이익이 부작용의 위험성보다 크 다”면서 “나라면 내일 백신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는 다만 특 정 종류의 희귀 혈전 증상과 AZ 백 신 간 연관성은 명확하게 배제하기 어 렵다고 덧붙였다. 최근 세계보건기구

(WHO) 역시 “혈전증은 백신 접종과 무관하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라며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공식성명을 발 표했다. EMA에 따르면 영국과 유렵 경제지역(EEA)에서 AZ 백신을 접종 한 2000만명 가운데 7명에게서 파종 성 혈관 내 응고, 18명에게서 대뇌 정 맥동 혈전증이 나타났으며 이 중 9명 이 사망했다. 대부분 55세 이하였다. 이같은 EMA의 결정에 따라 독일·프 랑스·이탈리아·스페인이 AZ 백신 접 종을 재개한다. 장 카스텍스 프랑스 총리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 해 19일 우선 접종한다. 한국 방역당국도 요양병원·시설의 65세 이상 노인 37만 7000명을 비 롯해 이달 이후 예정된 백신 접종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중앙방역대책본 부에 따르면 오는 4~6월 도입될 백 신 770만5000명분 가운데 AZ 백신 이 54.6%인 420만5000명분이다. 정세 균 국무총리는 이날 “예방접종전문위 원회를 신속히 소집해 세계보건기구 (WHO)·EMA 등의 평가 자료와 국 내 이상반응 사례를 충분히 검토, 명 확하게 입장을 정리하라”고 질병관리 청에 긴급지시했다. 국내에서도 접종 후 혈전 생성 의심사례가 2명 보고됐 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은 22일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 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 과 교수는 “접종은 하되 혈전 생성 사 례에 대한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 두통이 3일 이상 지속되거나 하지 마 비, 시력 불명 등 신경증이 동반되는 경우 즉시 병원에 가도록 안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욱·이민정·이우림 기자

사진출처=pixabay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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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쿠버 종합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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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장 인권 탄압 우려” vs “미국 내정 간섭 단호히 반대” 미·중 ‘2+2’ 고위급 회담 난타전 미, 홍콩·대만 문제 꺼내 포문 중, 흑인 인권 거론하며 반격 양측 기자들 퇴장 막으며 언쟁 2차 회담 끝 예정된 만찬도 취소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18일(현지시간) 처음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은 시작부터 ‘난타 전’이었다. “강경하게 나가겠다” 고 예고한 미국뿐 아니라 중국 도 작심한 듯 공개석상에서 상 대의 ‘아픈 부분’에 직격탄을 쏟 아냈다. 특히 회의 초반 언론 취 재를 위해 몇 마디 주고받는 모 두발언 자리에서만 반박과 재반 박이 이어지며 1시간 넘게 설전 이 이어졌다. 이날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 지에서 열린 ‘2+2’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중국 측에서 양제츠 공 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외교부장이 참석했다. 포문은 초 청국인 미국이 먼저 열었다. 블 링컨 장관은 중국이 민감하게 여 기는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을 비롯해 홍콩과 대만 문제를 꺼내 들었다. 미국은 그동안 수 차례 신장 사태를 “대량 학살”이 라고 규정했지만 카메라 앞에서 이를 대놓고 말한 건 처음이다. 그러자 양 정치국원도 “신장· 홍콩·대만은 분리할 수 없는 중

국 영토다. 미국의 내정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조목조목 반 박하고 나섰다. 더 나아가 미국 내 흑인 인권 문제를 거론하며 “ 정치·군사적 힘을 다른 나라를 억압하는 데 사용하지 말고 자 기 문제나 신경 쓰라”고 꼬집었 다. 블링컨 장관이 한국과 일본 방문을 마치고 막 귀국했다고 언 급한 데 대해서도 “두 나라는 중 국의 2위와 3위 교역국”이라며 “ 우리는 서로 아는 친구가 많아야 한다”고 받아쳤다. 로이터통신은 “양 정치국원의 연설은 15분이나 계속됐고, 긴 시간 중국어로 말 하는 동안 미국 측은 통역을 기 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회의 분 위기를 전했다. 블링컨 장관도 곧바로 재반격 에 나섰다. 모두발언이 끝났다고 생각해 회의장을 떠나려던 기자 들을 붙잡더니 “미국은 열린 자 세로 도전에 맞서기 때문에 더욱 강해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우리는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 척 하거나 카펫 밑으로 밀어넣지 않 는다”며 중국 정부의 불투명성을 우회적으로 공격했다. 양 정치국원도 물러서지 않았

다. 곧바로 TV 카메라를 향해 영 어로 “잠깐만(Wait)”이라고 외치 며 기자들의 퇴장을 막은 뒤 “강 압적인 방법으로 모두발언을 하 는 게 미국 측 의도였느냐. 이 모 든 게 치밀하게 계획되고 준비 되고 조정된 것이냐”고 따졌다. 옆에 있던 왕 외교부장도 거들 었다. 그는 “우리가 출발하기 직 전 미국이 새로운 제재를 부과 했는데 이런 식으로 손님을 맞 아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놨다. 회담 전날 미 정부가 홍콩 탄압 과 관련해 중국 인사 24명에 대 해 추가 제재를 가한 사실을 거 론한 것이다. 공방은 장외로도 이어졌다. 미 행정부 고위 관리는 “중국 대표 단이 2분씩 주어진 발언 시간을 의도적으로 어겼다”며 “중국 내 여론을 의식한 행동”이라고 비판 했다. 반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회담이 시작부터 화약 냄새로 가득했으며 이는 결코 중 국이 바라던 게 아니었다”고 미 국 측에 책임을 돌렸다. 험악한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2 차 회담도 한 시간 만에 종료됐 다. 이날 저녁 예정됐던 만찬도 결국 취소됐다. 당초 양국의 견 해 차이로 난항이 불가피할 것으 로 예상은 됐지만 현장에서는 훨 씬 더 날 선 공방이 전개된 셈이 다. 이번 회담은 19일 한 차례 더 열린 뒤 마무리된다. 애틀랜타=박현영 특파원 hypark@joongang.co.kr

게시판 중앙일보 이메일(edit@joongang. ca)로 보내주시면 신문에 게재됩 니다. 전화, FAX 접수는 받지 않 습니다.  날짜순으로 게재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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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

[알레그로 앙상블]

디 파티마 초등학교 /박선민

회의에는 블링컨 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 둘째첫째),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

는 공부 방법 및 같은 공부방

-연주자 모집

UBC 대학교 2학년

국원과 왕이 외교부장(왼쪽 둘째첫째)이 참석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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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쿠버 종합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이 민 ·교 계 · 비 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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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안 8분차 양보, 접점 찾은 단일화  조사 시기 불씨 남아 <오세훈·안철수>

후보 등록 마감날 긴박했던 야권 협상 조사 방식 대립, 비판론 거세지자 서로 “상대방 안 수용” 전격 선언 25일 선거운동 시작 전 성사 접근 오 “24일 확정” 안 “22일 결과 발표” 조사 시기 이견 커 막판 진통 예고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야권 후 보 단일화가 19일 가까스로 접점 을 찾았다. 전날 협상이 무산되면 서 ‘후보 등록 마감(19일) 전 단 일화’는 무산됐지만 이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서로 “양보하겠다”고 한 발씩 물러나면서 공식 선거운동 이 시작되는 25일 전까지 단일화 를 마무리할 수 있는 토대는 마 련했다. 하지만 여론조사 방식에 서는 의견이 접근된 반면 여론조 사 시기를 놓고 여전히 다투고 있 어 최종 타결까지는 진통이 따를 전망이다. 이날 양측이 의견 접근을 이룬 부분은 여론조사 문항(적합도·경 쟁력)과 방식(유·무선 전화 비율) 이다. ▶조사 대상을 무선전화(휴 대전화)에서 100% 추출해 2개의 표본으로 나누고 ▶2개 여론조사 업체가 한 개씩의 표본으로 각각 ‘ 적합도’와 ‘경쟁력’을 물은 뒤 최종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이다. 이날 오후 접점을 찾기까지 양 측은 극심한 진통을 거듭해야 했 다. ‘경쟁력+무선 100%’를 주장하 는 안 후보 측과 ‘적합도+유선전 화(집전화) 10% 포함’을 주장하

는 오 후보 측이 각자 두 차례 씩 번갈아 기자회견을 열고 설전 을 벌이면서 감정싸움 양상으로까 지 흘렀다. 이 과정에서 소통에 문제가 생 겨 갑론을박이 오가기도 했다. 먼 저 안 후보가 오전 10시30분쯤 기 자회견을 열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오 후보가 요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하겠다”며 양 보를 선언했다. 하지만 곧바로 ‘김 종인·오세훈 안’이 뭔지를 놓고 해 석이 엇갈렸다. 안 후보 측은 “경 쟁력+유선 10% 포함”(이태규 국 민의당 사무총장)이라고 이해한 반면 오 후보 측은 “경쟁력·적합 도 따로 조사+유선 10% 포함”(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오 후보도 오후 1시30분 쯤 직접 국회를 찾아 “(안 후보 측 이) 어떤 안을 받아들이겠다는 건 지 불투명하다”며 “다시 협상 재 개를 요청한 정도의 내용일 뿐이 고 새로운 내용은 없다는 판단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양측이 세세한 내용까지 서로 치받으며 공방을 벌이자 야권에선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두 당의 당

직자들마저 “그래서 누가 뭘 수용 한 거냐”는 한탄을 쏟아냈다. “오 늘 단일화를 못하면 둘 다 정치를 그만두라”(박수영 국민의힘 의원) 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그렇게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다 가 결국 실마리를 다시 푼 건 후 보 본인들이었다. 두 후보는 오후 3시30분쯤 8분의 시간 차를 두고 “양보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안 후보가 국회에서 “김종인·오세 훈 두 분이 요구하는 내용을 원하 는 대로 다 수용하겠다”고 밝히는 동안 후보 등록을 위해 서울시선 관위에 갔던 오 후보가 “제가 정 치적 손해를 입게 될지도 모르지 만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두 후보는 모두 “서울시장 탈환을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 다. 하지만 야권 내부에선 “통 큰 양보를 홍보해 여론조사에서 이 득을 보려는 것” “야권 내부의 비 판 여론에 등 떠밀린 모양새”라는 지적 또한 적잖았다. 안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해온 김 위원장도 이날은 양측 다툼에 개입하기보다 한발 물러난 모양새 를 취했다. 오 후보가 입장문을 낸 뒤 찾아와 “무선전화 100%를 받 아들이겠다”는 입장을 전달하자 “ 후보의 뜻을 존중한다”고 화답하 기도 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볼 때 여론조 사 방식에서는 양측 의견이 모아 지고 있지만 조사 시기는 여전히 쟁점으로 남아 있다. 안 후보 측 은 “주말(20~21일)에 조사해 월요

 원동연 박사님을 포함하여 4분 의 목사님들이 삶을 피하지 않는 방법, 인식의 틀을 새롭게 하는 방 법, 삶이 변하는 과정에 대해 여러 분과 함께 나누고자함 일시: 3월 20부터 매주 (토) 저녁 10시 (12 주 과정) ZOOM으로 수업문의 : 주효영 목사 778 780 8815

유형길 화백 작품 전시 주제: 나의 영원한 평화의 상 징 장소: 밴쿠버 한인회관 (1320 E Hastings St., Vancouver), 주밴쿠버총영사관 민원 업 무실(1600-1090 W Georgia St., Vancouver), ANVELY #111e4501 North Rd, Bby(상설) 문 의: 604-43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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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19일 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22일)에 단일화 결과를 발표하 자”는 입장이지만 오 후보 측은 “ 주말 조사는 물리적으로 불가능 하다”며 “월요일부터 이틀간 조사 해 수요일(24일)에 결과를 발표하 자”는 입장이다. 조사 시기를 두고 서로 다른 주 장을 하는 것은 안 후보에 비해 오 후보가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 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 나온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 비해 오 후보가 상대적으로 상승세에 있다 는 점에서다. 김 위원장도 이날 오후 당사에 서 열린 회의에서 “월요일 여론조 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짐작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그 자체 로 후보 단일화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 후 보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 큼 다음주 초 여론조사에서 민심 이 오 후보 쪽으로 더욱 쏠리는 것으로 나오면 단일화 협상이 훨 씬 순조롭게 풀릴 수 있을 것이 란 얘기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계속해서 시간 끌기 만 하고 있다”며 “공식 선거 운동 이 임박했는데 여론조사를 자꾸 늦추다 보면 단일화 효과가 떨어 질 수 있다”고 맞받았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김종인 위 원장이 단일화 과정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 다. 이날 오전 열린 비대위·중진 의원 연석회의에서 공천관리위원 장인 정진석 의원은 “남은 시간은 두 후보의 시간이자 두 후보의 공 간으로 좀 할애했으면 좋겠다”며 김 위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장 제원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안 후보를 “단칸방집 아들”, 오 후보 를 “부잣집 아들”에 비유한 뒤 “ 부잣집 아버지(김 위원장)가 온갖 심술을 부린다. 국민의힘이 깨끗하 고 따뜻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 려면 리더십이 변해야 한다”고 비 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권의 단일화 신경전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진 영 중앙당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 에서 “서울시민은 안중에도 없는 막장 단일화의 막을 내려야 한다” 며 “지난 몇 개월간 오로지 욕망 의 밑바닥만 보여줬다. 배신과 음 모의 막장극에 여론조사 게임까지 가관”이라고 꼬집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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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1년 3월 17일 수요일

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종합 A7

스페이스X의 꿈  국내 기술로 만든 한국형 발사체 산실 한화에어로 로켓엔진 공장 공개 10월 발사 누리호 75t 엔진 조립 우주로켓=안보스스로 개발해야 갈 길 멀어  상업성 검토 필요 문을 열고 들어서니 높이 3m, 무게 912 ㎏의 은빛 75t 로켓엔진 5기가 초대형 태 극기를 배경으로 우뚝 서 있다. 2개 층 으로 된 철 구조물 위엔 작업자들이 또 다른 75t 엔진들을 조립하느라 분주하 다. 그 뒤론, 노즐을 확장해 높이 4m에 달하는 75t 2단 로켓엔진이 잿빛 모습을 하고 서 있다. 구석 쪽엔 높이 1.9m의 7t 로켓엔진도 조립돼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오는 10월 발 사될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 의 로켓엔진 생산현장을 국내 언론에 처음으로 공개했다. 지난 10일 중앙일 보 취재진이 찾은 경남 창원 한화에어 로스페이스 로켓엔진 공장 내부는 마치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나 항공우주 국(NASA)에서나 볼 수 있는 ‘우주 풍 경’이었다. 1800㎡(약 550평) 규모의 공장 내부 엔 총 12기의 우주로켓이 놓여있었다. 입구 쪽 은빛 반짝이는 75t 엔진 5기는 내년 5월로 예정된 2차 발사를 위한 것 으로, 오는 6월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납품을 기다리고 있다. 잿빛 모습의 로 켓엔진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연소시험을 마치고 돌아온 제품이다. 직경 2.2m의 노즐(연소기)은 구리와 스 테인리스 특수강을 섞은 합금으로 만 들어져 섭씨 3200도의 초고온을 견딘 다. 노즐 위로 수㎜의 홈이 마치 치마주 름처럼 패어있다. 이 사이로 로켓연료 가 빨려 올라가 연소하면서 75t에 이르 는 추력을 만들어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과학기술정 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2010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한국형 발 사체 KSLV-2’누리호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액체로켓 엔진의 터보펌프, 밸브 류 생산과 엔진 전체조립을 맡은 유일 한 국내 기업이다. 1.5t급 실용위성을 저 궤도(상공 600~800㎞)에 투입할 수 있 는 발사체를 위한 것이다. 발사체 엔진 은 1단에 75t급 액체엔진 4기, 2단에 75t 급 1기, 3단에 7t급 1기가 탑재된다. 총 1200여 개 부품이 들어가는 이 로켓엔 진 제작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외에도 국내 30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한화 는 2016년 3월 1호기를 시작으로 최근 까지 75t급 엔진 30기와 7t급 엔진 11기 를 공급했다. 우주로켓은 안보기술이다. 미사일 기 술로 도용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어떤 나라도 외국에 관련 기술을 전수해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로켓 개발은 처음부 터 끝까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두 차 례 실패 끝에 2013년 1월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KSLV-1) 나로호의 경우 1단 부분은 러시아의 151t 액체로켓 엔 진을 그대로 들여온 것이다. 문윤완 항우연 발사체엔진개발부 책 임연구원은 “당시 러시아 측이 1단엔진 운영에 한국 과학기술자들을 참여시키 지 않을 정도로 극도의 보안을 지키는 바람에 어떤 기술도 전수받을 수 없었 다”며 “75t 엔진은 항우연이 그간 100% 자력으로 개발해온 로켓엔진 기술의 결 정체”라고 말했다. 여태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운영실 부장은 “그간 쌓아온 가스터빈 엔진과 항공기 엔진 부품 조립 노하우 등이 있 었기 때문에 우주로켓 엔진 조립도 해 낼 수 있었다”며 “처음엔 수많은 시행착 오를 거치느라 로켓엔진 하나 조립에 7 개월 이상 걸렸지만, 지금은 3개월 만에 완성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한국의 스페이스X를 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공장에 있는 누리호 75t급 액체우주로켓 엔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47.2m 길이중량: 47m200t

페어링부

엔진규격 3단

1단

2단

3단 4.0m

탑재 중량: 1500 투입궤도: 600~800

송봉근 기자

2단

최대직경: 3.5m

1.9m

1단: 75t 액체엔진 4기 2단: 75t 액체엔진 1기

1단

3단: 7t 액체엔진 1기

꾸고 있다. 지난 7일에는 그룹 내 여러 회사에 흩어져있는 우주 관련 핵심기술 을 한군데 모은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

1.9m

2.2m

0.9m

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38) 사장이 스페이스 허브의 팀 장을 맡았다. 한화시스템의 통신, 영상

장비 전문인력과 ㈜한화의 무기체계 분 야별 전문인력, 지난 2월 인수를 결정한 인공위성 제작기업 쎄트렉아이 등이 한 데 모인다. 한화는 최근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는 뉴스페이스(New Space), 즉 민간 우주산업의 흐름에 올라타겠다는 전 략을 세우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글로벌 우주산업 시장 은 2018년 3500억 달러(약 420조원)에서 2040년 약 1조 1000억 달러(약 122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 균 성장률이 5.3%에 달한다. 김동관 사장은 스페이스허브 발족 당 시 “누군가는 해야 하는 게 우주산업” 이라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 로 개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의 우주산업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는 게 우주 전문가 의 판단이다. 최근까지 40기가 넘는 우 주로켓 조립을 담당해온 한화에어로스 페이스는 정부의 관련 기술 민간이전 계획에 대해 아직도 검토를 진행 중에 있다. 우주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주 로켓 조립과 기술 이전은 별개의 문제” 라며 “한화도 상업성에 대한 검토가 아 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주로켓 을 개발한다고 해도 이미 70년 전부터 서구 선진국이 개발해온 엔진기술을 따 라가기도 쉽지 않고, 최소한의 국내 수 요도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로켓 기 술 이전은 자칫 기업에 독(毒)이 든 잔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우주발사체 분야는 당 장의 경제성보다는 미래 기회를 선점하 는 측면에서 ‘뉴 스페이스 시대’에 산업 계가 담당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국가 적 차원의 지속적인 지원과 관심이 필 요하다”고 덧붙였다. 창원=최준호 과학·미래 전문기자 joonho@joongang.co.kr

제17283호 40판


이슈

2021년 3월 15일 월요일 A8 종합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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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비타민 vs 약사비타민  4000억 시장 승자는 비타민은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다. 한국건 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종합비 타민 시장 규모는 지난해 4295억원으로 2016년(3583억원)보다 약 20% 증가했 다. 비타민은 주(主) 영양소는아니지만, 정상적인 발육·생리에 필요한 미량의 유 기화합물이다. 단백질·탄수화물 등을 생성하거나 분해하고, 신경계가 활동하 거나 인체가 면역 작용을 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인석 대한약사회 학술이 사는 “비타민은 인체에서 저절로 합성 되지 않기 때문에 음식 등으로 섭취해야 한다”며 “지난해 코로나19로 면역력을 높이려는 사람이 늘면서 판매량도 늘었 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국내 소비자 들은 어떤 비타민 제품을 선호할까.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 위 5개 비타민 브랜드는 모두 비타민 B 군(群) 함량이 많은 종합비타민이다. 음 식물을 통해 인체에 단백질이 들어오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데, 이때 호모시 스테인이라는 독성 물질이 만들어진다. 이 물질의 수치를 조절하는 것이 비타 민B군이다. 종합비타민을 선택할 때는 티아민(비타민 B1)이 ‘활성형’인지 확인 하는 게 포인트다. 비타민B는 기본적으 로 수용성이다. 인체에 들어오면 대부 분 소변으로 배출된다. 이 때문에 티아 민염산염이나 티아민질산염 등 ‘비활성 형’은 고용량을 복용해도 효과가 미미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활성형 티아민은 지방(기름)에 잘 녹아들도록 구조를 개 선했다. 오성곤 성균관대 약학과 겸임교 수는 “다른 영양분이 에너지를 만들도 록 도와주는 비타민B는 섭취해도 인체 에서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따라 서 활성형 비타민을 먹는 것이 중요하 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 많이 팔린 5개 종합비타민 은 모두 활성형이다. 이 가운데 티아민

지난해 종합비타민 매출 순위

국내 비타민 매출 현황

단위: 원

2020년은 추정치

741억 663억

아로나민(일동제약)

263억 113억 94억

127억

72억 58억

112억 103억

2018년

2019

임팩타민(대웅제약) 비맥스(GC녹십자) 메가트루(유한양행) 벤포벨(종근당) 삐콤씨(유한양행)

2020

VB 함량 많은 종합비타민 인기 활성형 티아민이 체내 흡수 잘돼 강남형, 두뇌활동 돕는 성분 많아 약사형, VB·보조성분 배합 뛰어나

자료: 각 사

단일비타민

단위: 원

2016년

2017

363억 320억

종합비타민

2018

2019

2020

3583억 2308억 4036억 2604억 4097억 2302억 4082억 2401억 4295억 2553억

자료: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함량이 가장 높은 제품은 유한양행의 ‘메가트루’와 GC녹십자의 ‘비맥스’다 (100㎎). 티아민 성분은 다시 벤포티아 민과 푸르설티아민으로 나뉜다. 같은 티 아민이지만 큰 차이가 있다. 푸르설티아 민은 혈액뇌장벽을 통과하고, 벤포티아 민은 이를 통과하지 못한다. 이론적으로 푸르설티아민은 뇌까지 티아민을 공급 한다. 따라서 두뇌를 많이 쓰는 수험생이 라면 뇌까지 티아민을 공급하는 푸르설 티이민을 복용할 경우 효과적일 수 있다. 이른바 ‘대치동 비타민’ ‘강남 비타민’으 로 불리는 비타민 제품엔 푸르설티아민 성분이 많이 들어 있다. 일동제약의 ‘아 로나민’과 엑세라민이 각각 50㎎의 푸르 설티아민을 함유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육체적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이라면 벤 포티아민 함량이 높은 제품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같은 용 량을 복용해도 뇌 대신 다른 인체에 티 아민을 더 공급할 수 있어서다. 메가트루 나 종근당의 ‘벤포벨’ 등은 벤포티아민 함량이 많은 제품이다. 비타민B는 티아민만 있는 건 아니다.

고함량 종합비타민으로 분류하는 제 품이더라도 비타민B 함량은 다소 차이 가 있다. 박현진 바로약국 약사는 “비타 민B군과 함께 보조 성분의 배합이 우수 한 종합비타민을 추천하면 소비자 만족 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일 부 업체는 전문가와 상담을 권유하면서 ‘약사 비타민’으로 포지셔닝하고 있다. 예컨대 메가트루와 벤포벨은 비타민 B2 함량(100㎎)이 가장 많다. 우유·버섯 등 에 함유된 비타민 B2가 부족하면 혀의 염증이나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에 비해 엑세라민과 비맥스, 대웅제약 ‘임팩타민’은 비타민 B3·B5가 상대적으 로 많은 제품이다. B3가 부족하면 현기 증을 유발하고, B5가 부족하면 수면 장 애가 올 수 있다. 피부·혈관 등 각종 세포의 산화를 억 제하는 비타민C와 비타민E가 함께 들 어있는 종합비타민도 있다. 아로나민은 비타민E(100IU·비타민 효능을 나타내 는 국제단위)를 가장 많이 함유하고 있 다. 임팩타민은 비타민C(100㎎) 함유량 이 많다. 일부 고용량 비타민 제품은 비

타민D도 포함한다. 면역력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비타민D는 뼈를 강화하거 나 세포가 성장하는데 영향을 준다. 질 병관리청에 따르면 한국 성인의 93%는 비타민D 결핍 상태다(2018년 기준). 엑 세라민·비맥스·메가트루·벤포벨은 각 각 비타민D 1000IU를 함유했다. 종합 비타민과 별도로 비타민C나 비타민D 제품을 별도로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비타민C·D를 함유한 고함량 비타 민 제품을 먹으면 별도 구매하지 않아 도 된다. 한편 비맥스·메가트루·벤포벨 등 3 종은 우르소데옥시콜산도 함유했다 (15~30㎎). 대웅제약 ‘우루사’의 주성분 으로 유명한데, 담즙 분비를 촉진하고 간세포를 보호한다. 피로 회복과 간 기 능 개선이 필요하다면 고려할만하다. 오 인석 학술이사는 “비타민은 함량이 많 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며 “무조건 비타 민을 먹는 대신 개인의 건강 상태나 질 병, 기존 투약 여부를 고려해 약사의 조 언에 따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제17281호 40판


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전면광고 A9


A10 전면광고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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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전면광고 A11


A12 전면광고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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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전면광고 A13


A14 오피니언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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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국가의 비결

혁신은 거인의 어깨 위에서 이루어진다 기술자들이 분투하고 있는 산업의 현장을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듣다 보면 늘 가슴이 뛴다. 공 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학교에서 가르치는 것 도 의의가 크지만,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왠지 치열한 격전장에서 한발 물러서 있다는 아쉬움 이 들곤 한다. 제법 큰 규모의 엔지니어링 설계 회사를 방 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대형 플랜트 설계과 제를 수주한 기술자들의 분주한 발걸음 소리가 복도를 울리는 가운데, 안타까운 현실을 토로하 는 한 기술임원의 이야기가 잊히지 않는다. 자 주 설계업무를 발주해주는 소위 ‘갑’ 회사에서 플랜트 설계 중 특정 핵심설비는 해외기업의 개 념설계를 적용하라고 요구한다는 것이다. ‘우리 도 그런 핵심설비에 자꾸 도전해봐야 새로운 개 념설계를 할 수 있는 역량이 늘 텐데, 발주회사 가 시행착오를 두려워한 탓에 기회를 주지 않 으니 답답하다’는 게 핵심이었다. 안타까웠지만, 할 수 있는 일이 딱히 없어 격렬히 공감해주는 것으로 대신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우연히 만나게 된 바로 그 문제의 ‘갑’측 회사 임원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내놓았다. 그 핵심설비의 설계에 도전 할 수 있도록 몇 차례 기회를 주었음에도 계 속 같은 종류의 실수를 반복하니 더 이상 기회 를 주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갑 측 회사가 그 원인을 추적해본 결과는 황당했다. 설계회사에 서 기술자가 교체되는 와중에 이전의 시행착오 와 뒤처리 과정이 후임자에게 제대로 전수되지 않았고, 결국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어이없 는 상황이 확인되었다. 시행착오는 할 수 있지 만, 그 경험이 교훈이 되어 조직적으로 축적되 지 않는 설계회사에 어떻게 핵심분야까지 맡기 겠느냐는 항변인데, 듣고 보니 이전보다 두 배 로 공감이 되었다. 미국 기계엔지니어협회(ASME, The American Society of Mechanical Engineers)에서는 ‘보일러 및 압력용기에 관한 규격(B&PV Code)’ 을 매년 펴내고 있다. 그 탄생과정을 보면 새로 운 개념설계를 할 수 있는 창의적 역량이 어떻

축적의시간 그래픽 이미지.

시행착오 전수 안되는 한국 산업계 도전적 시행착오 자체가 없는데다 단기적인 성과 중심 문화도 원인 경험 사장되지 않게 축적 노력 필요

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다. 보일러와 압력용기 가 산업용으로 확산하기 시작하던 19세기 중반 이후, 기술자들이 자기만의 노하우로 온갖 새로 운 보일러를 설계했다. 당연히 각종 사고가 빈 발했다. 1895년부터 10년간 미국 내에서 보일러 사고로 무려 7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날 정도였 다. 1905년에는 매사추세츠의 한 신발공장에서 보일러가 폭발하면서, 한번에 58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치는 참사가 났다. 보다 못해 기계엔지니어협회가 나섰다. 전문가 들을 불러모아 그간의 시행착오 경험을 하나하 나 검증한 다음 매뉴얼로 정리했다. 그렇게 펴낸 1915년도 첫판이 114페이지짜리의 얇은 책 한 권이었다. 그 이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들 이 생겼다. 그때마다 이론적 분석과 실험을 병행 하며 원인과 해법을 찾고, 설계코드로 정리하여 한 항목씩 추가하였는데, 그 결과 지금 28권에 1만6000페이지가 넘는 매뉴얼이 되었다. 이 매 뉴얼은 오늘 1만8000달러만 주면 누구나 살 수 있는 공유된 설계지침서의 하나일 뿐 실제 설계 에서 사용하는 매뉴얼은 이것 말고도 여러 가 지다. 설계회사별로 고유한 경험을 노하우로 정 리해놓은 비공개 매뉴얼도 따로 있는데, 회사가

새로운 일을 할 때마다 한 페이지씩 늘어간다. 선진국 설계회사에서는 새로운 개념설계 작업 을 수주하면 일단 이런 매뉴얼을 충실히 찾는 다. 매뉴얼에 있는 것까지는 검증이 된 것이니 바로 활용하고, 매뉴얼에 없는 새로운 상황을 해 결하는데 창의적인 노력을 집중한다. 혁신적 개 념설계의 비밀을 ‘99% 매뉴얼에 1%의 창의’라 고 표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혁신적 기술은 분명 도전적 시행착오의 결과 이지만, 그 경험들을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활용 하지 않으면 그저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제자리 걸음에 불과하다. 앞서 안타까운 한탄을 털어놓 던 엔지니어링 회사의 사례를 되짚어보면, 그 설 계오류들은 가치있는 시행착오가 아니라 시간과 노력의 낭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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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이런 안타까운 이야기는 우리 산업 현장의 곳 곳에 널려있다. 멋진 사옥에 최첨단 사무환경을 갖춘 디자인 회사를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 다. 해외 유수의 디자인 회사에서 근무하다 갓 영입된 상무급 전문가는 회사 내에 그동안 했던 디자인의 데이터베이스가 축적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서 좌절하고 있었다. 어떤 디자인을 어 떤 이유로 했었고, 성과가 어떠했는지 기록이 없 이는 창의적인 디자인이 불가능한 것이 글로벌 디자인 업계의 상식인데, 자꾸 백지 위에서 혁 신적인 뭔가를 그려내라고 하니 답답하다는 것 이었다. 가장 창의적 활동이라는 디자인도 알고 보면 지금까지 밟아본 영역을 확인하고 그 밖으 로 한 발 떼어놓는 진화적 과정의 결과물이다. 새로운 프로그램의 코딩도 첨단 반도체 칩 설계 도 결코 예외가 아니다. 왜 우리 산업계에는 새로운 시행착오가 쌓이 고 전수되지 않을까. 가장 큰 이유는 도전적 시 행착오 자체가 없어서다. 도전적 시도를 꾸준히 하면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데는 당연히 시간 이 오래 걸린다. 차라리 글로벌 선도기업이 오 랜 시행착오의 축적 끝에 완성해놓은 모델을 정 답 삼아 벤치마킹한 다음 조금 변형하는 추격 자 전략이 더 빠르다. 게다가 실패위험도 낮으니 이만큼 효과적인 전략이 없다. 그 결과 축적의 대상인 도전적 시행착오 자체가 많지 않다. 성과 중심의 문화도 한몫한다.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일단 완성된 결과물을 내놓는 것이 더 인정받는 조직문화에서는 중간단계의 시행착오를 축적할 이유가 없다. 게다가 요령껏 일단 완성된 것처럼 임시변통해놓은 것이라면 그 원리를 알 수 없으 니 써둘 수도 없다. 시행착오를 기록했다가 개인적으로 책임추궁 을 당한 경험도 일조한다. 조직의 책임을 개인에 게 돌리니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시행착오를 감 추고 성공적인 결과물만 내놓는 현명한 처신을 하는 게 상책이다. 시행착오 경험이야말로 자신 만이 알아야 할 비밀이자 경쟁우위라고 생각하 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 그 결과 지난 20 년 동안 유행처럼 거의 모든 기업과 공공조직 이 지식관리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돈을 퍼부었 지만, 제대로 쓰고 있다는 조직은 찾아보기 어 렵고, 인수인계는 여전히 형식적이다. 이 이야기는 비단 기업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 니다. 국가 정책이나 법 제도가 만들어지는 현 장을 포함하여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견되는 현

상이다. 그래서 분야별로 살아있는 매뉴얼이 드 물고, 고유한 시행착오 경험을 갈무리해놓은 책 도 서점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정책은 매번 새 로 만들어지고, 숱한 백서도 홍보성 치적 모음 집이 되기에 십상이다. 이런저런 원인으로 우리 산업계에는 개개인 의 역량이 중심이 된 ‘개체발생’만 있고, 한 사 람의 어깨 위에 또 한 사람이 올라서는 조직적 ‘계통발생’은 없다. 글로벌 기업의 5년 차 엔지 니어도 100년의 축적된 경험 위에 올라서면 105 년 차 고수가 되고, 그 딛고선 거인의 어깨높이 에서부터 자신감 있게 독창적 개념설계에 도전 한다. 지금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은 국가적 으로 이런 실용주의에 기반을 둔 축적시스템을 일찍 갖춘 덕분에 산업과 기술을 계통적으로 발 전시킬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추격단계에 있을 때는 눈에 잘 들 어오지 않다가 선도국가가 되고자 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도전적 시행착오의 경험을 꼼꼼히 축적하고 철저히 활용하는 문화도 그중 의 하나다. 기업에서는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모 든 새로운 시도의 교훈을 꼼꼼히 분석하고, 공 유하며, 전수하는 시스템을 철저히 정착시켜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각 분야에서 귀중한 시행착 오를 사회 전체가 공유할 수 있도록 축적하고 전파하는 문화를 체화해야 한다. 국가적으로도 할 일이 적지 않다. 당장 앞으로 몇 년 동안 80 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매년 산업현장에서 은퇴 할 예정인데, 이들의 경험이 사장되지 않고, 산 업 곳곳에서 발전적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 시스 템을 갖추는 것도 우선 챙겨야 할 일이다. 독창적 개념설계를 한다는 것은 아직 지도가 없는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의 기록이 없으면 후임자는 매번 등산로 입 구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비록 늦었지만, 선도국가가 되고자 하는 지금부터 더 과감하게 시도하고, 더 집요하게 축적하는 문화와 시스템 을 갖추어야 한다.

이정동 서울대 공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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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2035

명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불법 땅 투기 의혹 규명엔 검·경만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도 명운을 걸어야 한다. [뉴스1]

이 고단한 직업을 왜 선택했느냐고 누가 물으면 ‘짜 릿함’으로 답을 대신하곤 했다. 2017년 8월 일본군 위 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참석한 수요집회에서 무심코 말을 걸었다가 그가 일본인임을 알고 느꼈던, 2018년 3월 인적이 드물었던 국회의 한 회의장에서 흘러나 온 음성을 우연히 듣곤 미친 듯이 수첩에 메모하던 때 느꼈던 그런 감정 말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참여연대가 한국 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제기한 지난 2일 이후 공공의 적(敵)이 된 LH 직원 들도 같은 경험을 했을까. 투기 의심을 받는 땅 매입 을 전후로 일종의 ‘짜릿함’을 느꼈을 테니 말이다. 남 들은 모르는 정보를 알게 된 뒤 느꼈을 희열, 잔금을 치르고 등기 이전을 하면서 그렸을 나와 내 가족의 설레는 미래는 그들의 눈을 멀게 만들었을 것이다. 시세 차익을 거두기 위한 투기는 옳은 행동은 아 니나 그 자체로 범죄라고 보긴 어렵다. 핵심은 수도권 신도시 개발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LH의 직원 들이 남들은 알 수 없는 내부 정보를 이용했느냐다. 그렇다면 누가 최초로 내부 정보를 유출했고, 어떻게 유통됐는지 밝혀내는 게 최우선 과제다. 그 길목에 있는 이들이 잠재적 용의자여서다. 하지만 정책이 결 정되고 유통된 핵심 경로인 청와대·국토교통부로 수 사망을 넓힌단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정직하게 일했던 LH 구성원 다수의

허탈감은 커지고 있다.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꾼보 다 자신이 ‘국민 주거안정의 실현과 국토의 효율적 이 용’(LH 미션)에 이바지한단 자부심으로 살아왔던 이 들이 더 많았을 터.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LH 직원 은 유서에 “국민께 죄송하다”는 글을 남겼다고 한다. 진짜 범죄는 베일 뒤에 숨어 있는 사이 애꿎은 이들 만 자괴감 속에 살고 있다. 삶과 죽음에 각별히 민감해하던 문재인 정부다. “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정세균 총리)를 말하지만 “해 경을 해체하겠다”(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던 박근 혜 전 대통령의 말보다 감수성이 옅게 느껴지는 건 그래서다. 이번에도 국가 의사결정 체계의 구조적 문 제는 경시되고 있다. 그 체계 속 부실한 정보 관리와 불법 기밀유출 등은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되고 오로 지 LH 때려잡기에만 혈안이 된 것 같다. 이런 지적이 검찰 내부에서도 나오자 박범계 법무 부 장관은 이렇게 쏘아붙였다. “수사권이 있을 땐 뭘 했느냐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 2018년 당시 여당의 적폐청산위원장이었던 박 장관은 “부동산 적 폐”(문 대통령)엔 손 놓고 뭘 했나. 정부 안에서 일어 난 일이건만 이 정부의 최종 책임자인 문 대통령의 진심 어린 사과도 아직 들어본 적 없다. 문 대통령이 경찰에, 박 장관이 검찰에 걸라고 주 문하는 그 ‘명운’은 그들이 먼저 걸면 좋겠다. 하준호 사회1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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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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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지 않고,않고 갈아엎지 않고 더만든다 나은 일상공간 만 부수지 않고, 갈아엎지 더 나은 일상공간

“그들은 새 건물을 짓기 위해 기존 건물 을 철거한 적이 없다. 그들은 모든 건축 물이 용도가 바뀔 수 있고, 재창조될 수 있으며,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고 믿 는다. 34년 동안 그런 방식으로 일한 그 들이 건축 분야 최고 영예인 프리츠커상 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프리츠커 상 수상자 안 라카통(65)과 장 필립 바 살(67)을 소개하며 이렇게 썼다. ‘건축계 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이 올 해는 낡은 건축물을 최대한 유지하며 고 치고 업그레이드한 프랑스 건축가 듀오, 라카통과 바살에게 돌아갔다. 뉴욕타임 스는 “이들은 과거에 대한 향수 없이 기 술적이고 혁신적이며 생태학적으로 반응 하는 리모델링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 했다”고 전했다. 올해 프리츠커상 수상자들의 프로젝트 는 서민들의 삶을 바꿨다. 오래된 아파트 를 개조하는 작업으로 더 넓은 테라스를 갖게 했고, 입주민을 퇴거시키지 않고 공 사를 마무리하기도 했다. 라카통은 “아직 쓸 만한 기존 건물을 철거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면서 “그것은 너무 큰 재료 낭비다. 면밀히 관찰하고,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 항상 지금 있 는 것에서 긍정적인 것들을 찾아낼 수 있 다”고 말했다. 바살은 “건물을 지을 때는 건축물과 자 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도록 최선을 다했 다”며 “절대 허물지 말고, 한 그루의 나 무도 베지 말고, 한 송이 꽃도 꺽지 말아 야 한다. 그 자리에 있었던 것들의 기억 을 잘 살피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이 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프리츠커상 받은 라카통·바살 “그들은 새 건물을 짓기 위해 기존 건물 을 철거한 적이 없다. 그들은 낡은 아파트 개조해 테라스모든 선물건축

물이 용도가 바뀔 수 있고, 재창조될 수

입주민 않고도찾을 공사수마무리 있으며, 퇴거 다시 활력을 있다고 믿 는다. 안 34년베고, 동안 꽃도 그런 방식으로 그 나무 꺾지 않는일한 건축 들이 건축 분야 최고 영예인 프리츠커 어떻게 보일까보다 쓸모에 초점

상을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프리 이런 철학은 2012년 파리의 ‘팔레 드 츠커상 수상자 안 라카통(65)과 장 필립 도쿄’ 확장 프로젝트에서도 드러났다. 이 바살(67)을 소개하며 이렇게 썼다. ‘건 들은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 때 사용 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상 된 원모습을 유지하면서 이 건축물의 올해는 낡은 건축물을 최대한 단순 유지 한 재료를 최소로 사용해 오래된 하며 고치고 업그레이드한 프랑스 건물 건축 을 유럽에서 주목받는 현대 미술관으로 가 듀오, 라카통과 바살에게 돌아갔다. 개조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들은 과거에 대한 향 지어진 파리 외곽의 생태학 주택을 수1960년대에 없이 기술적이고 혁신적이며 개조한 이들의 대표가능하다 작업. 바 적으로프로젝트도 반응하는 리모델링이 닥 면을 증명했다”고 확장해 방의 전했다. 크기를 늘리고, 발 는 것을 코니와 정원을 수상자들의 추가했다. 바살은 “ 올해겨울 프리츠커상 프로젝 건축은 갈수록 더삶을 기술이 중요해지고, 트는 서민들의 바꿨다. 오래된 복 아 잡해지고, 규제에 기반을 둔 것이 되고 있 파트를 개조하는 작업으로 더 넓은 테 다. 우리는 이를 지양하려 한다.퇴거시키 대신 돈 라스를 갖게 했고, 입주민을 을 내지 공사를 않아도 마무리하기도 되는 아주 단순한 지 않고 했다.요소 들, 즉 공기와 햇살을 중요하게 다루는 것 라카통은 “아직 쓸 만한 기존 건물을 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철거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면서 “그것 라카통과 바살은 공간을면밀히 사용하는 사 은 너무 큰 재료 낭비다. 관찰하 람이 창의적으로 쓸 수바라보면 있게 설계해야 고, 새로운 시각으로 항상 한 지 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들은 것들을 “주민들이 생 금 있는 것에서 긍정적인 찾아 각해 용도를 보고 놀란다”며 “테라 낼 수내는 있다”고 말했다. 스의 온실이 식물로지을 가득때는 찰 것으로 예 바살은 “건물을 건축물과 상했지만 주민들은 의자와 테이블을 놓고 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도록 최선을 다 생활 공간으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테 했다”며 “절대 허물지 말고, 한 그루의 라스는 활동을 위한 장소 나무도 생각 베지 이상으로 말고, 한 송이 꽃도 꺽지 말 였다. 보내는 입 아야 대부분 한다. 그시간을 자리에그곳에서 있었던 것들의 기 주민도 억을 잘있었다.” 살피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그들의 프로젝트는 비용이 덜 들고 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런 철학은 2012년 파리의 ‘팔레 드 도쿄’ 확장 프로젝트에서도 드러났다. 이들은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 때 사 용된 건축물의 원모습을 유지하면서 단 순한 재료를 최소로 사용해 오래된 건 물을 유럽에서 주목받는 현대 미술관으 로 개조했다. 1960년대에 지어진 파리 외곽의 주택

프리츠커 바살.

 2017년 리모델링된 1960년대 아파트. 530세 대가 퇴거하지 않고 개조됐으며, 입주민은 넓고 채광 좋은 테라스를 얻었다.  파리‘팔레 드 도 쿄’ 현대미술관.  개방감이 돋보이는 보르도 주택. Philippe Ruault 촬영, [사진 하얏트재단]

경적으로 더 지속 뿐만 아니라, 프리츠커상 받은가능할 라카통·바살 공사 기간 거주자들이 퇴거하는 것도 피 낡은 아파트 개조해 테라스 선물 했다. 이들은 2017년 보르도 인근 그랜드 입주민 퇴거 않고도 공사 마무리 파크의 530세대가 거주하는 아파트를 개 나무 안 베고, 꽃도 꺾지 건축 조하며 입주민들이 집에 머문않는 채 개조하 고 확장했다. 어떻게 보일까보다 쓸모에 초점

편안함을 을바살은 개조한“거주자가 프로젝트도 이들의느끼거나, 대표 작 행복을 느끼거나, 혼자 있거나, 구름을 바 업. 바닥 면을 확장해 방의 크기를 늘리 라볼 수 있다면, 바로 이때 추가했다. 건축은 창조 고, 발코니와 겨울 정원을 바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코로나 살은 “건축은 갈수록 더 기술이 중요해 19를 자신들의 건축기반을 철학에 둔 더욱 지고,겪으며 복잡해지고, 규제에 것 확신을 말했다. “일상생활을 이 되고갖게 있다.됐다고 우리는 이를 지양하려 한 하는 공간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다. 대신 돈을너무도 내지 않아도 되는 아주 단 1996년 이들은 보르도의 퍼블릭 광장 순한 요소들, 즉 공기와 햇살을 중요하 을 새로 디자인해달라는 주문을 받았을 게 다루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때 “그대로 두는 게 낫겠다”고 했다. 프 라카통과 바살은 공간을 사용하는 리츠커상 심사위원단은 “이있게 프로젝트에 사람이 창의적으로 쓸수 설계해 서 이들은 말한다. 자갈을 실제로 교체하고, 라임 “주민 나무 야 한다고 그들은 를 치료하는 최소한으로 작업했다”며 들이 생각해 등 내는 용도를 보고 놀란다” “이런 접근은 온실이 이미 존재하는 것에 찰 새로 며 “테라스의 식물로 가득 것 운 잠재력을 부여하는 방법이었다”고 평 가했다. 무조건 갈아엎는 게 최선은 아니 라는 얘기다.

이들은 건축물이 궁극적으로 ‘어떻게 으로 예상했지만 주민들은 의자와 테이 보일까’가 했다. 블을 놓고주요 생활관심사는 공간으로아니라고 이용했다”고 공간의 목적이나 사용에 초점을 맞추어 말했다. “테라스는 생각 이상으로 활동 내부로부터 설계한다는 의미다. 그 그곳 과정 을 위한 장소였다. 대부분 시간을 이 좋을 때 결과도 비로소 좋다고 믿는단 에서 보내는 입주민도 있었다.” 다. 그들은 프로젝트는 “우리는 미적비용이 아름다움을 추 그들의 덜 들고 구하지 않는다. 창조 과정의 결과 환경적으로 더그것은 지속 가능할 뿐만 아니 로 우리가 처음부터 염두 라, 생겨나야 공사 기간하지 거주자들이 퇴거하는 것 에 둬야 할 이들은 것이 아니다. 항 도 피했다. 2017년아름다움은 보르도 인근 상 마지막에 일어난다.” 그랜드 파크의 530세대가 거주하는 아 두 사람은 1970년대 후반 보르도 건축 파트를 개조하며 입주민들이 집에 머문 학교에서 만났다. 사막은 그들에게 제2의 채 개조하고 확장했다. 학교였다. “시적 접근법”이라고 바살은 그곳에서 “거주자가 편안함을 느끼거 부르는 것을느끼거나, 배웠다. 나무와 직물과 구름 같은 나, 행복을 혼자 있거나, 기본적인 재료들로 그늘을 만드는 방법이 다. 이은주 문화선임기자

을 바라 창조되 코로나 에 더욱 상생활 다”는 뜻 1996 을 새로 을때“ 프리츠 트에서 나무를 다”며 “ 새로운 고 평가 은 아니 이들 게 보일 했다. 공 맞추어 그 과정 고 믿는 다움을 과정의 처음부 아름다 두 사 축학교 2의 학 이라고 물과 같 만드는

팬데믹 날려버릴 해독제, 올 봄엔 샤방샤방 공주패션 꽃무늬 원피스에 진주 머리띠 화사하고 로맨틱한 의상 인기 회색 트레이닝복과 운동화만 팔린다는 풍문이 돌 정도로 지난 1년 코로나19 팬 데믹이 패션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했 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고,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패션계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11일 의류브랜드 ‘H&M’과 영국 디자이너 시몬 로샤(Simone Rocha)가 협업한 한정판 컬렉션이 온라인으로 판 매됐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시몬 로샤는 장식적이고 화려한 스타일의 의 상을 주로 선보이는 디자이너다. 이번 협 업 컬렉션도 주름 장식이 길게 달린 원 피스부터 소매를 잔뜩 부풀린 트렌치코 트, 커다란 리본을 단 진주 머리띠까지 마치 영국 빅토리아 시대 드레스를 연상 시키는 의상들로 구성됐다. 리본, 튤(얇 은 그물 편직 옷감), 자수, 주름 장식, 진 주, 꽃무늬 장식 등 시몬 로샤가 즐겨 사 제17284호 40판

julee@joongang.co.kr

팬데믹 날려버릴 해독제, 런 변화를 반영한다. 발등을 가로지르 는 밴드가 있는 둥근 굽의 메리 제인슈 올 봄엔 샤방샤방 공주패션 꽃무늬 원피스에 진주 머리띠 화사하고 로맨틱한 의상 인기 회색 트레이닝복과 운동화만 팔린다는 풍문이 돌 정도로 지난 1년 코로나19 팬데믹이 패션계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 했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고, 백신 접종 이 시작되면서 패션계에도 변화의 바람 이 불고 있다. 지난 11일 의류브랜드 ‘H&M’과 영 시몬 로샤(Simone Rocha) 패션계에도 코로나19 극복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국디자이너  대담한 패턴이 돋보이는H&MX시몬로 가 협업한 한정판 컬렉션이 온라인으로 샤 컬렉션.  섬세하면서도 여성적 스타일을 선보인 지컷 로스트 가든 컬렉션 [사진 각 사] 판매됐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은 시 로샤는 장식적이고 화려한 나19로 집 반경 1마일 이내 입을스타일의 수 있는 용하는 상징적 디자인을 고루 사용했다. 몬 주로 일컫는 선보이는 디자이너다. 이 간편한 옷을 ‘원마일웨어’가 대 이 컬렉션의 전 품목은 몇 시간 만에 의상을 협업 컬렉션도 주름봄에는 장식이꽃무늬와 길게 달 세가 됐지만, 여전히 매진됐다. 저렴한 가격의 디자이너 의 번 원피스부터 소매를 부풀린 트 리본으로 장식된 옷에 잔뜩 눈길이 간다는 상이라는 점도 인기 요인이지만, 여심을 린 얘기다. 커다란 리본을 단 진주 머리 자극할만한 ‘가장 어두운 시대에 탄생 렌치코트, 마치 영국 빅토리아 드레 공주풍 ‘메리 제인 슈즈’의시대 인기도 이 한 로맨틱 룩’이라는 평가가 컸다. 코로 띠까지 스를 연상시키는 의상들로 구성됐다. 리 본, 튤(얇은 그물 편직 옷감), 자수, 주 름 장식, 진주, 꽃무늬 장식 등 시몬 로 샤가 즐겨 사용하는 상징적 디자인을 고 루 사용했다. 이 컬렉션의 전 품목은 몇 시간 만에 매진됐다. 저렴한 가격의 디자이너 의 상이라는 점도 인기 요인이지만, 여심 을 자극할만한 ‘가장 어두운 시대에 탄 생한 로맨틱 룩’이라는 평가가 컸다. 코 로나19로 집 반경 1마일 이내 입을 수 있는 간편한 옷을 일컫는 ‘원마일웨어’ 가 대세가 됐지만, 여전히 봄에는 꽃무 늬와 리본으로 장식된 옷에 눈길이 간 다는 얘기다. 공주풍 ‘메리 제인 슈즈’의 인기도 이 런 변화를 반영한다. 발등을 가로지르는 밴드가 있는 둥근 굽의 메리 제인슈즈 는 사랑스러운 패션의 상징이다. 봄을 맞아 ‘페미닌(feminine·여성적 인)’ 패션을 선보이는 브랜드도 많다. 신

즈는 사랑스러운 패션의 상징이다. 세계인터내셔날의 ‘지컷’은 ‘로스트 가 봄을 맞아 ‘페미닌(feminine·여성적 든 새롭게 브랜드도 선보이면서 주름 인)’컬렉션’을 패션을 선보이는 많다. 신 장식 블라우스, 부풀린 소매의 상의, 가 꽃 세계인터내셔날의 ‘지컷’은 ‘로스트 무늬 패턴의 셔츠형 원피스 등을 출시 든 컬렉션’을 새롭게 선보이면서 주름 했는데 3월 출시부풀린 한 주소매의 만에 재생산을 장식 블라우스, 상의, 꽃 앞두고 있다고 한다.원피스 톰포드·발렌티노· 무늬 패턴의 셔츠형 등을 출시했 마르니 드레스로, 버버리· 는데 3월등은 출시꽃무늬 한 주 만에 재생산을 앞두 디올·프라다 등은톰포드·발렌티노·마르 밝은 색조 코트로, 토 고 있다고 한다. 즈·클로에·질샌더 등은 연보라·레몬 등 니 등은 꽃무늬 드레스로, 버버리·디올· 의 파스텔 톤밝은 의상으로 봄을 알렸다. 프라다 등은 색조 코트로, 토즈·클 글로벌 온라인 편집숍 등의 ‘네타포 로에·질샌더 등은 패션 연보라·레몬 파 르테’는 2021년 봄·여름 트렌드 보고서 스텔 톤 의상으로 봄을 알렸다. 에서 “많은온라인 디자이너가 대담하고 밝은 글로벌 패션 편집숍 ‘네타포 컬러를 ‘긍정적이고 밝은 스타일의 르테’는담은 2021년 봄·여름 트렌드 보고서 패션’ 트렌드를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에서 “많은 디자이너가 대담하고 밝은 일명 분석도밝은 덧붙였다. 올 컬러를‘해독 담은패션’ ‘긍정적이고 스타일의 봄에 꽃무늬, 가벼 패션’ 섬세하고 트렌드를 아름다운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운 쉬폰 소재, 하늘하늘한 드레스 등 여 일명 ‘해독 패션’ 분석도 덧붙였다. 올봄 성스러운 옷들이 눈에 띄는 이유로 “지 에 섬세하고 아름다운 꽃무늬, 가벼운 난 ‘격리’에 대한 해독제”라고 해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브리저튼’ 의 인기 요인으로 화려한 패션이 꼽히 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1800년대 영 국 귀족 가문의 로맨틱한 패션이 우울 한 팬데믹 시대에 일종의 해방구 역할을 했다는 얘기다. 패션 전문매체 WWD 는 “브리저튼에 등장하는 화려한 코스 튬 패션은 격리로 인한 불쾌감에 대한 해독제”라며 “현재 소비자는 패션이 현 실을 반영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소비 트렌드 분석가 이정민 트렌드랩 506 대표는 “19세기 스페인 독감 이후에 도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로 불리는 시기가 왔다”며 “옷 입기의 즐거 움을 찾는 시대적 분위기가 표현적이고 장식적 패션을 소비하는 움직임으로 발 현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ang.co.kr

쉬폰 소 스러운 ‘격리’에 넷플 튼’의 인 히는 것 영국 귀 울한 팬 할을 했 WWD 한 코스 에 대한 패션이 않는다 소비 506 대표 도 ‘광란 로 불리 즐거움 이고 장 로 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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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13일~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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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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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수포자’에서 수학자가 됐나

서기 위해 낮잠을 이용했다고 한다. 머 리를 식히는 산책도 분산모드를 켜는 데 도움이 된다. 수학·과학을 잘하려면 또 개념적인 ‘기억 덩어리’를 잘 형성해야 한다. 이 작업은 개별적인 정보 조각을 뜻이 통 하게 결합하는 정신적인 도약이기 때 문이다. 정보를 덩어리로 만들어 놓을 경우, 핵심개념만 잘 기억하면 자연스 럽게 디테일이 떠오르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이다. 비유와 은유 활용, 시각 이미지로 구성, 기억의 궁전법, 암기용 문장이나 노래 만들기 등을 통해 머 릿속에 기억 덩어리를 쉽게 구축할 수

있다. 우뇌와 좌뇌를 번갈아 가며 활용하 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우뇌는 현 상태에 의문을 제기하고 전반적인 모순을 찾아내는 일종의 ‘악마의 대 변인’이다. 좌뇌는 보다 조심스럽고 주 의 깊은 활동과 연계된다. 순차적인 정 보와 논리적인 사고를 다루는 데 좀 더 전문화돼 있다. 좌뇌와 우뇌 사이의 상 호작용이 활발해지면 각 두뇌의 독특 한 관점과 능력을 모두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 이 책은 또 시험 잘 보는 법을 소개 한다. ‘어려운 문제에서 쉬운 문제로 넘 어가기’ 기술이란 게 있다. 먼저 출제 된 시험 문제들을 빠르게 훑어보고 가 장 어려워 보이는 문제부터 손대 보는 것이다. 정 못 풀겠으면 빨리 손을 떼고 좀 쉬운 문제로 넘어간다. 비교적 쉬운 문제를 먼저 풀다 보면 분산모드의 도 움으로 어려운 문제의 실마리를 의외 로 쉽게 찾을 수도 있다. 시험 전날엔 내용 전체를 빠르게 죽 훑어본다. 밤을 새운다면 아무리 완벽 하게 시험 준비를 했을지라도 머릿속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기 힘들다. 당일엔 집중모 드와 분산모드 둘 다 필요하다. 저자의 경험에다 유명 교수들이나 이과생 수백 명을 인터뷰해서 발견한 온갖 비법을 모아 소개한 이 책은 고교 생, 대학생은 물론 학부모와 모든 연령 대 독자를 위한 책이다. 교사나 교수 등 전문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수학, 과학뿐 아니라 일반적인 과목의 학습법 또는 세상 사는 방법을 담고 있는 ‘공부학’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찬찬히 읽고 나면 공부와 삶이 모 두 풍족해질 수 있을 것이다.

된다는 사실을 각종 자료와 통계를 통 해 보여준다. ‘단순한 범주화’는 편견의 다른 이름 이다. 즉흥적 연상에 의지해 신속한 판 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흔히 ‘나와 같음’과 ‘나와 같지 않음’ 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분류하기도 한다. 이런 분류는 ‘내집단’과 ‘외집단’ 의 구분을 낳으며 편견을 심화시킨다. 이런 편견에 휘둘리지 않는 방법은 무엇일까? 저자는 부모나 교육자가 가 정이나 학교에서 ‘단순한 범주화’ 예방

교육을 시도해 보길 제안했다. 예컨대 ‘남자아이들’ ‘뚱뚱한 친구 들’ 같은 표현은 삼가야 할 말이라고 했 다. 어떤 집단 전체를 지칭해 일반화하 지 말자는 얘기다. 대신 개인의 속성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볼 것을 권했다. 예 컨대 “그 아이는 수학을 잘해”라고 표 현하는 것이다. 이를 “남자애들이 수학 을 잘해”라고 일반화한다면 바로 암묵 적 편향이 된다. 가정이나 학교를 중시 하는 것은 어른들의 암묵적 편향을 아 이들에게 이식하지 않기 위해서다.

정원의 쓸모(수 스튜어트

어른의 교양(천영준 지음,

다뉴브 연가(김운하 지음,

스미스 지음, 고정아 옮김,

21세기북스)=소크라테스·

엠씨앤미디어)=80대 중반

윌북)=문학을 사랑하는 정

니체 같은 이들은 정신적,

언론인이 팔순을 맞은 아내

신과 의사가 원예의 치유

지적 독립을 추구했다. 철

에게 바치는 사랑 시집. 저

효과를 과학적·객관적으

학·예술·역사·정치·경제 분

자는 일간지 주미 특파원

로 밝혔다. 정신의학·심리학 등을 동원한다.

야 동서고금 거장 30명의 ‘생각하는 기술’

으로 일하다 1972년 유신 직전 그만뒀다. 이

손과 몸을 사용해 정원 일에 몰입하면 전두

을 ‘삶의 문제 해결’이라는 시각으로 재정

후 ‘미주동아’ 편집국장 등을 지내다 지금

엽 활동이 감소돼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이

의했다. 저자에 따르면 작곡가 바흐는 “노가

은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블로그 뉴스 ‘새로

완화된다는 것이다. 저자의 할아버지가 1차

다로 역사를 만든 천재”다. 데이터베이스를

운 한국’을 운영한다. ‘당신의 브라우스를

대전 트라우마를 원예로 극복했다.

구축해 의미 있는 조각들을 뽑아 썼다.

처음으로 다리며’ 같은 제목의 시가 보인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수학·과학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학생 들이 많다. 좀 더 쉽게 공부하는 방법은 없을까. 학원 문을 두드려 봐도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수학·과학이라면 진저리치는 ‘수포자’나 ‘과포자’가 이 책만 읽으면 단숨에 애호자로 바뀔 수 있다고 하니 눈이 번쩍 뜨였다. 이과형 두뇌 활용 법은 수포자나 다름없었던 저자가 최 고의 수학자, 과학자로 변모하기까지 자신의 힘든 경험담을 담았다. 이 책은 제한된 시간 내에 보다 깊게 그리고 보다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데 유용한 두뇌 사용 설명서다. 실전 경험 을 통해 수학과 과학을 잘하게 된 많은 경험자가 주는 꿀팁들로 가득하다. 좌 절과 고난을 겪지 않고 최대한 쉽게 이 과 과목을 공부하게 해 준다. 먼저, 수학과 과학을 배우고 이 분 야에서 창의성을 발휘하려면 집중모 드와 분산모드 두 ‘근육’을 모두 단련 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집중 모드는 논리적이고 순차적이며 분석 적인 접근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직 접적인 방식이다. 분산모드는 고군분 투 중인 문제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갑자기 제공해 주거나 큰 그림을 그리 게 해 준다. 어떤 개념이나 문제를 처음 접하면 집중모드를 활용하는 게 좋다. 그러나 과제를 하거나 문제를 풀 때 처음 떠오 른 아이디어에만 집중하다 보면 더 나 은 해결책을 찾는 데 실패할 수도 있 다. 아인슈텔룽(Einstellung) 효과라 는 게 있다. 기존의 잘못된 접근법에 사로잡혀서 어떤 문제를 풀거나 개념

‘단순한 범주화’가 편견을 만든다 배영대 학술전문기자 balance@joongang.co.kr 편견의 이유 프라기야 아가왈 지음 이재경 옮김 반니

수학 머리가 따로 있지 않다. 공부법을 몰라서 수학을 못한다. 그리스 아테네의 한 청소년교정시설 수학교실의 화이트보드. [AP=연합뉴스]

을 이해하는 데 방해를 받아 꼼짝 못 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일단 집중모 드에서 열심히 공부했다면 이제 분산 모드의 차례다. 집중모드에서 분산모 드로 전환하면 아인슈텔룽 효과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가끔은 유연한 사 고가 필요하다는 걸 명심하자. 집중모 드에서 열심히 해결하려고 애써도 안 풀리던 문제가 분산모드에 들어가면 갑자기 예상치도 못했던 답이 떠올라 ‘아하!’ 하며 무릎을 치게 되는 때를 우리는 종종 경험한다. 화가 살바도르 달리 역시 발명왕 에디슨과 마찬가지 로 분산모드의 창의적인 관점에 들어

인간의 행동이나 의사 결정에는 이런 저런 편견이 들어 있다. 피부 색깔, 성 별, 외모, 나이, 직업 등에 대한 편향은 성차별, 인종차별, 직업차별 등으로 이 어질 수 있다. 사회 통합을 해치는 수많 은 편견과 고정관념이 곳곳에 존재하 는데, 그런 편견과 차별은 은연중에 발 생하기도 한다. 조심한다고 하면서도 편견의 뿌리가 깊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편향적 발언 이나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편견이 축적된 자료를 학습한 인공지

교수 등 수백 명 인터뷰 분석 수학·과학 잘하는 법 탐구 집중·분산모드 번갈아 활용 수학개념‘덩어리’로 기억해야

이과형 두뇌 활용법 바버라 오클리 지음 김아림 옮김 문학동네

능 알고리즘까지도 그 편견을 반복하게 된다. 그러한 무의식적 편견 혹은 암묵 적 편향의 문제를 이 책은 다루고 있다.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공부한 행동과학자인 저자는 개인적으로 겪은 두 가지 편견을 소개하기도 했다. 하나 는 어린 시절 겪은 인도의 가부장적 문 화이고, 다른 하나는 영국 유학 때 겪 은 외국인에 대한 편견이다. 저자는 편 견과 고정관념이 개인의 정신건강을 해 칠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차별과 혐 오와 불공정을 암묵적으로 반복하게

책꽂이

제727호 4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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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피니언

2021년 3월 19일 금요일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바이든‘무역확장법 232조’수입규제 철회해야 미 의회는 1962년 국가안보의 위협이 발 생할 경우 수입제한조치를 취할 수 있 는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하는 무역확 장법 232조를 제정했다. 2018년 3월 트 럼프 대통령은 바로 이 조항을 근거로 전 세계로부터 수입하는 철강제품에 대 해 25% 추가관세 부과를 결정했다(수 입 알루미늄에 대해서도 10% 추가관세 를 부과했지만 여기서는 우리의 관심이 큰 철강수입규제에 대해 살펴본다). 한 국과는 관세부과 대신 미국으로의 철강 수출물량을 30% 축소하는 약속에 합 의했다. 이러한 철강수입규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지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통상전문가들은 무역확장 법 232조에 의한 철강수입규제가 세계 무역기구(WTO)의 국가안보 예외규정 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캐나 다, 멕시코,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들도 자국으 로부터의 철강수입이 미국의 안보에 위 협이 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입장이다. 또한 당시 미국은 수입 철강 제품에 대해 이미 40~50%의 반덤핑관 세 및 상계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상태여 서 추가적인 수입규제가 필요했는지도 의문이다. 나아가 한국의 철강수출물 량 축소는 사실상 WTO가 금지하고 있 는 ‘수출자율제한(VER)’에 해당한다. 이처럼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한 철강 수입규제에 대해서는 이행 시작부터 많 은 문제점들이 지적되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위협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에서 철강수입규제를 결 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16년 미국 의 대통령 선거결과를 보면 잘 이해가 된다. 당시 트럼프 후보는 철강기업들이 많이 위치한 펜실베이니아, 웨스트버지 니아, 오하이오 등 미국의 ‘러스트 벨트 (rust-belt)’ 지역에서 지지를 호소하며 철강산업보호를 약속했다. 이후 이들 지역의 투표결과가 트럼프의 대통령 당

중앙시평 박태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 원장 전 통상교섭본부장

선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트럼프 대 통령은 취임 후 정치적 약속을 지킨다 는 차원에서 철강수입규제를 단행한 것 으로 보인다. 미국은 2002년 부시 대통 령 시절에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긴급 수입제한조치(safeguard measures)를 발동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 이 때문 에 트럼프 행정부는 당시 유일한 대안으 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미국 워싱턴 소재 ‘피터슨국제경제연 구소(PIIE)’의 게리 허프바우어 박사팀 의 연구에 의하면 2018년 3월 추가관세 가 부과되면서 미국내 철강가격이 9% 가량 상승했으며 이에 따라 철강기업의

미‘무역확장법 232조’문제 많아 수출 감소로 한국 철강기업 피해 철강 수입규제 미 경제에도 손실 미국, 세계무역질서 모범 보여야

수익이 24억 달러 증가했고 대략 8700 명의 철강관련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미국 내 철강을 사용하는 다른 산업들은 철강가격 상 승으로 국내수요 감소는 물론 국제경쟁 력 약화로 수출수요도 감소해 56억 달 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했다. 나 아가 이들 기업은 철강산업의 신규 일자 리 수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고용손실 을 본 것으로 추정했다. 거기다가 일부 무역상대국들의 보복조치로 철강과 관 계가 없는 미국 내 다른 산업들도 피해 를 보았다고 지적했다. 이렇듯 동 연구 는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철강수 입규제가 미국경제 전체에 순손실을 가 져다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일반적으로 특정제품의 수입이 늘면 국내 동종산업이 피해를 본다. 특히 동

종산업의 노동자들은 직접적인 피해를 볼 수 있어 수입에 대한 강한 불만을 갖 게 된다. 또한 이들은 결집력이 강해 집 단행동에 나서고 나아가 수입을 막아달 라는 정치적 로비도 하게 된다. 한편 특 정제품에 대한 수입규제는 동 제품을 원 부자재로 사용하는 국내기업들에게 피 해를 주게 된다. 그러나 동 제품을 사용 하는 기업들은 여러 산업에 분산되어 있 어 노동자들이 쉽게 집단행동을 할 수 없으며 정치적 힘도 약할 수밖에 없다. 이렇듯 보호무역조치를 원하는 집단과 이를 반대하는 집단의 정치적 역량은 구조적으로 매우 비대칭적이다. 정치경 제학자들은 이러한 특징 때문에 경제효 과와는 무관하게 늘 보호무역조치가 정 치적으로 활용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이 겪는 철강산업 문제는 세계철 강생산능력이 과도하게 확대된 데 근본 원인이 있다. 따라서 미국의 일방적 철 강수입규제는 이러한 글로벌 문제해결 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세 계철강교역을 왜곡시키고 있다. 특히 미 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음 에도 불구하고 철강수출물량을 비자발 적으로 축소해야 하는 한국의 철강기업 들은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미국은 철강 산업보호 대신 구조개혁을 추진해야 한 다. 예를 들면 연구개발(R&D), 교육, 훈 련, 인프라 등을 위한 투자확대를 통해 자국 철강기업과 노동자들이 미래환경 에 적응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더 나 은 정책이 될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미국이 다자무역체제를 존중하고 동맹국들과 협력하여 다시 세계무역질서를 주도하 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제적 실익 도 없고, WTO규범 측면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세계교역질서를 왜곡시키 는 무역확장법 232조 수입규제를 조속 히 철회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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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 이 장면

파이터

윤재호 감독에게 새터 민들의 삶은 지속적인 테마다. 다큐멘터리 ‘마담 B’(2016)를 비롯해 이나영 주연의 ‘뷰티풀 데이즈’ (2017), 그리고 ‘파이터’까지 북한에서 나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에 담아낸 다. 중요한 건 이른바 ‘탈북자’에 대한 영 화의 전형성을 탈피한다는 점이다. 윤재 호 감독은 그들의 표면이 아닌 삶 자체 에 초점을 맞추고, 그들이 지닌 사연을 담아내려 한다. ‘파이터’는 주인공 진아(임성미)가 새 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다. 남한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분투하던 그는 우연히 권투를 접하게 되고, 복서 의 길에 들어선다. 여기서 영화는 다시 한번 전형성에서 벗어난다. ‘파이터’는 스포츠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삶의 변화 시기를 겪고 있는 한 청춘의 이야 기다.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될 풍경은 진 아의 얼굴이다. 영화 초반 아무런 감정 없이 노동하던 진아는 글러브를 끼고 줄넘기를 하고 링에 서면서, 꿈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면서, 굳은 얼굴에 조금 씩 감정이 번져간다. ‘파이터’는 한 인물 에게 표정이 생기는 시간을 담아낸 영 화며,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올해의 배 우상을 수상한 임성미의 마스크는 진정 좋은 그릇이다. 여기서 영화는 굳이 새 터민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 춘에 대한 보편적 이야기로 나아간다. 북에서 나와 남한 사회에 정착하기까지 끊임없이 싸워야 하는 진아의 현실은 우리 주변에 있는 젊은 그들의 삶과 겹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쳐진다.

제17285호 40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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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전기차로 갈아타는 완성차업계  내연기관차의 종말? 너나없이 전기차업체로 변신 선언 폴크스바겐도 “500만대 생산” 발표 10년 후 신차 대부분 전기차 될 듯 “업계에 엄청난 구조조정 덮칠 것” “자동차학과에서 엔진·변속기를 전공 하겠다는 학생이 없다.” ‘기계공업의 꽃’으로 불리던 자동차 엔진을 만드는 기술자는 사라지는 것 인가. 17일 수도권대학 자동차학과의 한 교수는 “엔진 전공 희망자는 안 보 이고 대신 자율주행, 센서, 수소, 배터 리에 관심을 갖는 학생은 많다”고 말 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시대로 의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 서 미래 자동차를 만들 학생의 눈은 이미 전기차로 옮겨가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업체는 너나없이 전기차업 체로의 변신을 선언하는 중이다. 세 계 1위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도 예 외가 아니다. 폴크스바겐은 지난 15 일 “2030년 240GWh(기가와트시) 규 모의 전기차 배터리를 자체 생산하겠 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신차 시장 규모는 약 7500만대, 폴크스바겐은 15% 안팎의 시장점유 율을 갖고 있다. 따라서 폴크스바겐의 선언은 2030년부터 약 500만대의 전 기차를 만들겠다는 즉, 생산하는 자 동차의 절반을 전기차로 만들겠다는 의미다. 전기차의 선구자격인 테슬라 는 이미 지난해 9월 폴크스바겐을 훨 씬 뛰어넘는 전기차 양산 계획을 내 놓은 바 있다. 테슬라의 배터리 생산 목표는 3000GWh로 폴크스바겐의 10 배 이상이다. 2030년 신차 두 대 중 한 대는 전기차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폴크스바겐의 발표는 충격적이지만 사실은 테슬라를 따라 한 것”이라며 “연간 1000만대를 파는 폴크스바겐조 차 한 전기차 스타트업을 ‘패스트 팔 로우(후발주자)’ 하겠다고 선언한 만 큼 다른 완성차업체도 뒤따를 수밖에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 지난달 아이오닉5(오른쪽)를 출시했으며, 내년 아이오닉6(왼쪽), 2024년 아이오닉7을 출시할 계획이다.

[사진 현대차] Kamloops Photograph by KTW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전기 차 시장에서도 1, 2위를 각각 기록중 인 테슬라와 폴크스바겐이 계획대로 목표를 달성한다면 2030년 전 세계에 서 팔리는 신차 두 대 중 한 대는 전 기차가 된다. 이는 사실상 선진국 시 장에서 팔리는 신형 차의 대부분이 전 기차로 대체되는 걸 의미한다. 전기차 시대가 바싹 다가오면서 세 계 자동차 시장의 재편도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 10년간 이전과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구조조정 파고가 덮 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고태봉 하 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완성차 진영에서 글로벌 빅4만 살아남는다는 말이 늘 있었지만 이제는 올 때까지 왔다고 본다”며 “전기차시대에는 100 년 역사의 레거시(전통) 완성차업체도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전기차 경쟁력이 떨어지는 이탈리아· 프랑스의 전통적인 강자가 생존 위협 에 노출될 것이란 지적이다. 신흥강자·IT업체·기존 차업체 간 경쟁 전망 현재 세계 전기차의 진영은 세 부류 로 나뉘고 있다. 먼저 테슬라·루시드 (이상 미국 전기차업체)·니오(중국 신 흥 전기차업체)·리막(크로아티아 고성 능 전기차업체) 같은 신흥 강자의 출 현이다. 두 번째는 폭스콘(대만 반도

캐나다의 겨울철 대표적인 여행상품인 오로라를 구경할 수 있는 이벤트가 한 국의 대표적인 식품인 라면과 엮어서 진행 중에 있다.

체 제조업체)·마그나(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소니(일본 전자업체) 등 전 기차 시장을 노리는 반도체·IT 강자가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애플카’ 양산 을 준비하는 애플도 그렇다. 그리고 세 번째는 폴크스바겐·도요타·GM·현 대차 등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다. 고태봉 센터장은 “전기차 전용 플 랫폼을 갖춘 곳은 테슬라·폴크스바 겐·GM·현대차·도요타 정도인데, 폴크 스바겐이 이번에 치고 나오면서 나머 지 업체의 전기차 전환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레거시 업체 와 신흥 강자들 간에 생존을 위한 합 종연횡도 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를 둘러싼 자동차 업 계와 배터리업체간 주도권 다툼도 본 격화하고 있다. 박철완 교수는 “폴크 스바겐의 배터리 자급화 선언은 전기 차 시대 헤게모니를 완성차가 쥐고 가 겠다는 것”이라며 “배터리 제조사는 완성차가 요구하는 스펙의 제품을 생 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살아남 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도 전기차 생태계·인력풀 늘려야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점유율 약 6%인 현대차그룹도 고민이 깊어지 고 있다. 배터리 내재화 측면에선 후 발 주자로 꼽힌다. 또 LG에너지솔루

캐나다관광청은 삼양식품과 함께 ‘ 삼양라면 먹고 캐나다 오로라 보러 가 자!’ 이벤트가 오는 31일까지 진행 중 이라고 홍보하고 나섰다.

션·SK이노베이션·삼성SDI과 ‘배터리 동맹’을 구축했지만, 배터리 경쟁력을 더욱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또 업계에서는 한국이 전기차 대전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완성차· 배터리 관련 인프라 투자를 더 늘려 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항구 한 국자동차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 후 전기차 시장은 자율주행 완성도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이 관건”이라며 “독일은 자동차산업 엔지니어가 12만 명, 한국은 5만명이다. 현대차는 부 품업체와 협력해 전기차 생태계 구축 을 위한 인력풀을 늘려야 한다”고 말 했다. 그는 “정부도 부품산업의 전기 차 사업전환, 연구개발 투자, 인력 양 성을 위한 패키지 지원을 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전기차 시장조사기관 EV볼륨즈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시장 규모는 지 난해보다 42% 성장한 462만대(플러 그인하이브리드·수소전기 포함), 2025 년은 1276만대로 전망된다. 또 2025 년 제조사별 판매 대수는 테슬라가 250만대로 1위, 이어 폴크스바겐(150 만대)·GM(80만대)·르노닛산얼라이언 스(60만대)·현대차(50만대) 등의 순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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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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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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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21년 3월 20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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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터 끝 납작해 면도도 가능한 바리캉 100년 전통 미 이용기구 브랜드 단순하고 묵직한 디자인 돋보여 세계 유명 이발사들 필수 장비 영화 ‘마션’의 주인공 애장품 턱수염 많은 남성 관리하기 쉬워 겪어보지 못한 역병 대란으로 달라진 게 한둘이 아니다. 너나 할 것 없이 오래 갇 혀 있다 보니 답답하고 피로감은 쌓여간 다. 급기야 우울증으로 번진 이들도 많다. 세상이 혼란해도 시간은 어김없이 흐른 다. 때만 되면 허기를 느끼는 몸의 정직함 은 변함이 없다. 수시로 먹거리를 주문하 고, 그렇게 먹다 보니 느는 건 몸무게와 자성의 탄식 뿐이다. 돌아다니지 못해 쌓이는 짜증은 집 안 에서 할 수 있는 일로 풀어야 한다. 만만 한 게 음악 듣고 영화 보는 거다. 평소 벼 르던 말러 교향곡 전 곡을 빠짐없이 들었 다. 오전 10시쯤 시작해 저녁 때 자리에 서 일어나기도 했다. 평소라면 듣지 않았 을 바인베르크의 현대 교향곡도 섭렵했 다. 귀에 상처를 줄 듯한 날카로운 소리도 받아들인다. 덩달아 혹사당하는 늙은 탄 노이 스피커가 안쓰럽기도 하다.

넷플릭스 영화를 보는 일도 잦아졌다. 봤던 영화 가운데 화성에 홀로 남은 우 주인의 지구 귀환을 다룬 ‘마션’이 있다. 영화의 완성도가 높아 두 번이나 꼼꼼하 게 보게 됐다. 앤디 위어의 원작 소설을 읽은 이들은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이론 적 배경이 촘촘하게 깔린 소설의 행간을 영화가 다 채우지 못해서 일 것이다. 하 지만 감독인 리들리 스콧이 누군가. 허술 하게 영화를 마무리할 사람이 아니다. 치 밀한 미장센으로 여느 영화와 배경이 전 혀 다른 우주의 분위기를 사실감 있게 그려냈다. 마션은 진짜 화성이라 해도 믿을만한 요르단의 와디 럼 사막에서 찍었다. 실 사로 묘사된 화성의 지형은 허구를 현 실로 느끼게 한 중요한 이유가 된다. 미 국 NASA는 이미 화성에 네 차례의 탐 사 로버를 착륙시켰고, 얼마 전에는 지 질 탐사용 로버 ‘퍼서비어런스’ 착륙에도 성공했다. 감독의 선택은 고해상도의 사진과 데이 터로 축적된 화성의 실체와 연구 결과를 근거로 했음은 물론이다. 곧 인간의 정착 지가 될지도 모르는 화성을 친근하게 보 여줬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주인공은 구출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최우선의 문제인 식량 조달을 감자 농사

이발과 면도가 모두 가능한 왈 트리머. [사진 윤광준]

영화 ‘마션’에서 지구 귀환을 앞둔 주인공(맷 데이먼)이 왈 트리머로 면도하는 모습.

로 해결한다. 자신의 전공을 우주에서 써 먹은 식물학자의 선택은 빛났다. 흙은 지 구의 것과 다르지 않으니 다행이고, 화성 에도 똑같은 햇빛이 비친다. 물은 화학적 으로 합성하고 자신의 똥으로 거름을 줬 다. 비닐하우스 농법을 그대로 적용시켜 길러낸 감자의 푸른 잎이 탄성을 자아내 게 했다. 우주에서 농사를 지은 첫 인간 의 뿌듯한 심정이 그대로 전이된 덕분일 것이다. 닥치면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는 다는 희망의 메시지가 큰 울림이다. 지구로 돌아가던 아레스 3호는 동료의 구출을 위해 방향을 바꾼다. 지구 상공 을 오가는 비행기도 아닌 우주선의 회항 이 쉬울 리 없다. 지상의 천재 과학자들 이 최단 거리로 이동해 만날 방법을 찾아 낸다. 모선의 착륙 없이 주인공이 남겨진 화성 기지의 로켓을 이용해 궤도에서 도 킹하기로 한다. 주인공이 해야 할 일은 기 지 너머 수 천㎞ 떨어져 있는 탈출 로켓 까지 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동하는 동안 홀로 고립되어 살아온 절망의 시간은 점 차 희망으로 바뀌어 간다. 자신을 구출하 러 온 동료와 만나기 전, 주인공은 가방

에서 트리머(trimmer)를 꺼내 덥수룩해 진 수염과 머리를 다듬기 시작한다. 생사 가 걸린 긴박한 순간에 대한 묘사치곤 독 특하다. 헝클어진 머리를 자르는 남자의 표정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이런 장면은 리들리 스콧 감독이 아니 라면 어림도 없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 간은 자신의 모습을 신경 쓰고 있으며 존 엄성을 지키고 싶어하는 심리 묘사는 탁 월했다. 화면을 주의 깊게 보았다. 지퍼를 열고 조심스레 꺼낸 트리머에는 ‘WAHL’이란 상표가 선명했다. 순간 내 눈을 의심했다. 평소 내가 쓰던 것과 똑같은 모델이었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쓰는 트리머와 개인 용품을 넣는 가방이 그대로 나오는 영화 의 한 장면은 사실일까. 사실 여부는 확 인하지 못했지만 안 될 것도 없다는 생각 이 들었다. 어쨌든 평소 쓰던 왈 트리머 의 익숙한 모습 때문에 이 장면을 놓치지 않고 기억한다. 나의 왈 트리머는 팔년 전 일본 교토의 한 양품점에서 찾아냈다. 그렇고 그런 가 볍고 얍삽한 느낌이 없어 좋았다. 단순하

고 무뚝뚝해 보이는 묵직한 디자인의 힘 이다. 왈,월… 발음도 어려운 낯선 상표보 다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가 더 끌렸다. 메이드 인 차이나가 당연한 시대에 아직 도 미국에서 만드는 물건이 있을까 의심 했을 정도다. 나중에 알았다. WAHL은 100년 넘게 이용(理容)기구를 만들어온 전문 브랜드였다. 우리에겐 ‘바리캉’이라는 별칭으로 더 친숙한 물건이 트리머다. 왈은 세계의 내 로라하는 바버(바보가 아니다. 이발사다) 들의 필수 장비로 인정받은 지 오래다. 털 이 많은 여느 미국 남자들의 상비품으로 도 유용하다. 면도와 이발이 동시에 해결 되는 신통방통한 재주 덕분이다. 수염은 조금만 자라면 면도기로는 쉽 게 밀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왈은 커터 끝 부분이 납작해(다른 트리머는 이 부분이 두꺼워 털이 짧게 깎기지 않는다) 면도 효과까지 낸다. 트리머 하나면 머리 전체 의 털을 모두 다듬을 수 있다는 말이다. 난 이발소 신세를 지지 않고 이십 년 이상 살았다. 스스로 머리를 밀어 빡빡이 가 되었고, 콧수염은 기르고 다녔다. 처 음엔 트리머로 머리를 밀었고 수염은 전 용 가위로 해결했다. 왈이 생긴 이후 털의 관리가 매우 쉬워 졌다. 세면과 동시에 매일 머리와 턱수염 을 민다. 중은 제 머리를 못 깎는다지만, 난 깎는다. 남의 손 빌리지 않아 좋고 시 간도 절약시켜주는 왈 덕분이다. 에햄! 이 래 봬도 난 우주에서도 쓰는 트리머가 있 는 사람이라구. ◆윤광준 사진가 충실한 일상이 주먹 쥔 다짐보다 중요하다는 걸 자칫 죽을지도 모르는 수술대 위에서 깨달았다. 이후 음악, 미술, 건축과 디자인에 빠져들어 세 상의 좋고 아름다운 것을 사랑하게 됐다. 살면 서 쓰게 되는 물건의 의미와 가치를 헤아리는 일 또한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생각한다. 『심 미안 수업』 등을 썼다.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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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슬리퍼는 어떻게 루이뷔통의 브랜드가 됐나 여배우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2019년 아 버켄스탁, 지난달 LVMH에 인수돼 카데미 시상식에 스웨이드 재질의 노란 구두 수선공 신발서 명품과 협업 색 버켄스탁을 신고 등장했다. ‘최악의 ‘반(反)패션’대명사에서 주류로 패션’이라고 혹평을 받을 법한 상황인 데, 의외로 비평가는 환호했다. 미국 패 코로나로 편안함 부각  최고 실적 션 잡지 보그는 “브루클린 엄마 신발장 의 필수품이 할리우드 패션 아이콘으로 격상됐다”고 평가했다. 동네 마실 샌들, 사무실 슬리퍼쯤으 로 여겨지던 버켄스탁이 명품 그룹의 구애를 받는 패션 브랜드로 거듭났다. 버켄스탁은 지난달 프랑스 명품 그룹 루 이뷔통모에헤네시(LVMH) 계열 사모 펀드에 40억 유로(약 5조4000억원) 에 인수됐다. 인수전도 치열했다. LVMH는 벨기에 사모펀드 CVC 캐피털 파트너스와 막판까지 각축전 을 벌였다.

실제로 캐주얼 신발은 구두를 밀어내 며 인기를 끌고 있다. 못생긴 신발의 원 조인 크록스의 지난 4분기 매출은 지난 해 같은 기간 대비 56.5% 증가한 4억1150 만 달러(약 4615억원)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이다. 순이익(1억8330만 달러)은 같은 기간 9배 넘게 증가했다. 호실적 덕분에 크록스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10달러에서 81달러로 8배 뛰었다. 투박한 디자인으로 잘 알려진 영 국 닥터마틴은 올 초 런던 증시에서 37 억 파운드(약 5조8084억원) 기업공개 (IPO)에 성공했다. 아울러, 글로벌 사 모펀드 퍼미라는 지난해 이탈리아 명품 스니커즈 골든 구스를 13억 유로(약 1조 7476억원)에 인수했다. 미국 보그 비즈니스는 “코로나19는 캐주얼하고, 편안함을 강조하는 의류와 신발 소비를 부추겼다”며 “이 때문에 최근 사모펀드의 관심은 캐주얼 신발 제조업체로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꼴불견 아재 패션에서 명품 협업 브랜드로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버켄스탁은 패 션과는 거리가 먼 브랜드였다. 특히 양 말에 버켄스탁을 신은 모습은 꼴불견으 로 지목될 정도였다. 실제로 버켄스탁 이 처음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도 ‘목욕 탕 슬리퍼’로 쓰이면서부터다. 19세기 독일로 여행 온 유럽인은 구두 수선공 요한 버켄스탁이 개발한 굴곡진 밑창의 슬리퍼를 사우나에서 사용했고, 발이 편한 신발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이후로도 200여 년간 실용적인 신발 로 여겨지던 버켄스탁은 2013년 올리버 라이헤르트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면서 달라졌다. 그는 밑창을 코르크 대 신 다양한 색상의 고무로 만드는 등 디 자인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명품 브랜드와 협업도 추 진했다. 발렌티노·릭 오웬스·프로엔자 슐러 등과 콜라보(협업)한 한정판 제품 을 내놓았다. 여배우 프랜시스 맥도먼 드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신은 버켄

독일 생산 고집하는 장인 정신

2018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랜시스 맥도먼드(왼쪽)는 이듬해 시상자로 오른 무대에서 노란색 버켄스탁을 신고 등장했다(왼쪽 사진). 양말에 버켄스탁을 착용한 모습은 한때 꼴불견으로 지목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최근 원마일웨어(집 반경 1마일 이내에서 입는 간편한 옷), 애슬레저룩(일상생활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패션) 등 편안함이 부각되면서 버켄스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스탁도 발렌티노와 협업한 제품이다. 프랑스 AFP는 “버켄스탁은 1960년 대 히피들이 즐겨 신으며 ‘반(反)패션 (anti-fashion)’의 대명사였는데, 이제 는 히피와 유명인을 모두 고객으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재택근무로 편안함 부각

최근 원마일웨어(집 반경 1마일 이내 에서 입는 간편한 옷), 애슬레저룩(일상 생활과 레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패

션)이 인기를 끌면서 버켄스탁의 독보적 인 편안함이 새삼 부각된 면도 있다. 투 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애슬레저 시장 규모를 2019년 2819억 달러(약 317 조원)에서 2020년 3652억 달러(약 411조 3300억원)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버켄스탁은 1960년대부터 밑창 소재 로 라텍스와 코르크 혼합물을 사용하 고 있다. 오래 신을수록 밑창이 사람 발 모양대로 변해 더 편해진다. 버켄스탁 측은 “웰빙은 언제나 디자인에 앞선다”

[사진 핀터레스트버켄스탁]

고 주장했다. 라이헤르트 CEO는 “아무 리 디자인이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 더라도 우리 몸에 좋다면 신게 되기 마 련이다”며 “약이 입에 쓰더라도 먹게 되 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버켄스탁은 코로나 재택근 무 기간 중 ‘공식 홈 오피스 신발’로 불 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직 2020 년도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버켄 스탁 측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고 밝혔다.

버켄스탁은 MZ세대(밀레니얼 Z세 대)에게 진정성 있는 브랜드로 평가받 는다.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진출해 매 년 2400만 켤레 이상을 팔고 있지만, 생 산량 전부를 독일 괼리츠시에서 제작한 다. 1켤레를 만드는데 평균 32명의 손을 거친다. 라이헤르트 CEO는 “앞으로도 아시아 등 다른 어떤 곳으로 생산 기지 를 절대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 조했다. 헤리티지(유산)도 LVMH가 눈독을 들인 이유다. 버켄스탁은 247년 동안 한 결같은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베 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이번 인 수를 마무리 지으며 “버켄스탁은 신발 업계에 몇 안 되는 상징적인 브랜드로 오랜 전통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배정원 기자 bae.ju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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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동의 실크로드에 길을 묻다 인류는 언어장벽을 어떻게 넘었나

몽골제국이 기용한 통역관, 중국에만 2만6000명 최근 화제가 된 한국형 SF영화 ‘승리호’ 를 보면서 흥미로운 장면에 눈길이 끌렸 다. 등장인물들이 각자 다른 모국어로 말을 하는데도 의사소통에 아무런 문제 가 없는 것이다. 그들이 모두 통역장치 가 구비된 리시버를 귀에 끼고 대화하고 있었다. 지구가 병들고 우주에 쓰레기 가 가득 찬 2092년이란 미래의 특정 시 점을 설정한 영화이긴 하지만 그것이 실 제로 우리가 곧 겪게 될 현실이라는 점 은 의심할 나위가 없었다. 중국 한나라 무제는 북방의 강적 흉 노와 전쟁을 하기 전에 먼저 서방의 월 지라는 세력과 연맹하기 위해 장건(張 騫)이라는 인물을 사신으로 파견했다. 2000년 전 옛날에도 언어의 장벽은 엄 연히 존재했다. 불멸의 역사서 사기를 쓴 사마천은 장건의 여행을 서술하면서 ‘중구역(重九譯)’이라는 표현을 사용했 다. 거듭해서 아홉 번의 통역을 거쳐야 의사소통이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동서양 문화는 통역이란 징검다리를 거쳐 교류해왔다. 과거 외국에 사신단 을 파견할 때 역관은 필요불가결한 존 재였다. 조선에서 청나라에 보내는 연 행사(燕行使)나 일본에 파견한 통신사 (通信使)에도 통역은 반드시 들어갔다. 조정에서는 사역원(司譯院)이라는 관 청을 두어 중국어·만주어·몽골어·일본 어 등의 전문 역관을 양성했다. 이런 사 정은 다른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몽골제국과 같이 다민족을 통치하는 세계제국의 경우 역관의 중요성은 두말 할 필요가 없었다. 몽골어밖에 모르는 황제는 당연히 자기네 말로 명령을 내렸 는데, 이를 ‘성지(聖旨)’라고 불렀다. 이 명령은 그 자리에서 몽골어로 필사됐 고, 동시에 바로 한문·페르시아어·위구 르어 번역본이 제작됐다.

17년간 인도에 머물면서 산스크리트어 와 팔리어를 공부했다. 귀국할 때 갖고 온 수많은 불경을 정확한 한문으로 번 역, 그 후 불교도들이 읽는 많은 경전의 텍스트를 마련해줬다. 반면 이슬람의 경전 꾸란은 극도의 신성성이 강조되며 번역이 금지됐다. 무 슬림에 의한 번역이 처음 나온 것은 19 세기 이후의 일이다. 따라서 경전을 이 해하기 위해서는 아랍어를 배우지 않으 면 안 됐는데, 이것이 오히려 이슬람권 내부의 광범위한 여행에 도움을 주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다. 아프리카와 유라시아의 육로와 해로를 누비고 다닌 모로코 출신의 중세 여행가 이븐 바투 타(1304~68)는 오로지 아랍어만으로 도 별다른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을 정 도였다. 로마기독교 전파 보여주는 중국 비석 실크로드의 경유지 중 하나인 중국 신장(新疆) 투르판에서 발견된 마니교 경전의 단편이다.

불경을 한문으로 옮겨 중국에 전 파한 인도 출신의 승려 쿠마라지

라틴어로 쓴 러시아·청나라 조약문서

바(위 사진)와 모로코 출신의 중세

예컨대 현재 로마 바티칸 비밀 서고에 는 몽골 황제가 1245년 교황에게 보낸 친서가 보관돼 있다. 당시에는 몽골어 원본 이외에 라틴어와 페르시아어 번역 본도 함께 보냈는데, 그중에서 페르시 아어로 된 것만 남은 것이다. 또 중국 각 지에는 몽골 황제의 칙령을 새긴 비석이 다수 남아 있는데, 한쪽 면은 한문으로, 다른 한쪽은 몽골어로 된 것이 많다. 당 시 중국을 통치하면서 기용한 관리들의 4.3%에 달하는 2만6000명이 통역 관련 인원이었다고 한다. 지금 기준으로 봐도 어마어마한 숫자다. 몽골의 ‘멍에’를 벗어던진 러시아는 맹렬하게 시베리아에 진출했다. 마침내 17세기 중반에 이르러 아시아의 동쪽 끝 아무르 강가에 이르게 된다. 중국에 ‘아 라사(俄羅斯)’라는 이름으로 알려지게 됐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렇게 불렀다. 물론 ‘러시아’라는 말을 옮긴 것이지만 정확하지 않다. 몽골인들이 ‘루스(Rus)’ 라는 말의 어두음 ‘r’을 발음하기 힘들 어, 모음을 하나 더 첨가하여 ‘우루스’ 혹은 ‘오로스’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한 자로 옮겼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와 국

이슬람 여행가 이븐 바투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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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분쟁을 일으키게 됐고, 양측은 러시 아 중부 네르친스크에서 담판을 벌였 다. 그러나 통역에 나선 몽골인이 미묘 한 외교적 용어를 제대로 소화해 내지 못해, 당시 베이징(北京)에 주재하던 유 럽 출신 제주이트(예수회) 선교사들이 통역으로 기용됐다. 그들은 라틴어·만 주어·중국어에 능통했기 때문이다. 마 침내 1689년 조약이 체결됐는데, 역사적 으로 유명한 이 네르친스크 조약의 정 본(正本)이 라틴어로 된 것은 그 때문이 었다. 회담 당사국의 언어인 만주어와 러시아어는 오히려 부본(副本)으로 남 았다. 통역이란 난해한 작업이 빚어낸 희한한 일화다. 종교의 전파 역시 번역, 특히 경전 번 역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일찍부터 실크로드를 따라 동쪽으로 선교를 시 도한 조로아스터교와 마니교는 중앙아 시아와 동아시아 주민을 개종시키기 위

[사진 베를린 인도미술관]

황제 명령, 여러 언어로 즉각 번역 문화교류·종교전래 길잡이 역할 당나라 때 이미 한문 성경 선보여 AI시대의 바벨탑은 어떻게 될까

해 자기들의 경전을 소그드어·위구르 어·한문 등으로 번역했다. 지금도 그 조 각들이 남아 있어 선교에서 경전 번역 이 얼마나 핵심 요소인가를 돌아보게 한다. 불교 역시 후한 말 이래 인도나 중 앙아시아 출신 승려들에 의해 초보적 인 번역이 이뤄졌다. 4~5세기 중앙아 시아 출신의 승려 쿠마라지바(鳩摩羅 什·344~413)는 상당수의 불경을 한문으 로 옮겨 불교의 전파에 크게 기여했다. 당나라 때 현장(602?~664) 법사는 무려

중국 시안 비림박물관에 있는 ‘대진경교유행중국비(大秦景敎流行中國碑)’의 머릿돌. 이무기 두 마리가 여의주를 받들고 있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오른쪽 사진은 비림박물관 입구.

[중앙포토]

바티칸 비밀서고에 보관 중인 몽골 황제의 친서 1207년부터 추진된 칭기즈칸의 정복 전

파 수도사인 요한 카르피니를 몽골의 궁

쟁은 1227년 그의 사후에도 계속됐다. 칭

정으로 파견했다. 그해 4월 프랑스 리옹을

기즈칸의 손자 바투가 이끄는 몽골군은

출발한 카르피니는 러시아 키예프를 거쳐

1230년대에 유럽을 침공해 러시아와 헝가

이듬해 7월 몽골 카라코룸에 도착해 몽골

리의 도시들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몽골

3대 황제 구육의 즉위식에 참가했다.

의 세력이 유라시아 대부분에 미치게 됐

구육은 카르피니에게 교황에게 보내는

다. 유럽 기독교권에 커다란 위협이 됐다.

답신을 전했는데, 그 편지의 페르시아어

유럽은 공황 상황에 빠졌다. 이에 교황

번역본(사진)이 현재 로마 바티칸 비밀 서

인노켄티우스 4세는 1245년 프란체스코

고에 보관돼 있다.

기독교의 신·구약 성경은 이미 일찍 부터 라틴어로 번역돼 유럽 각지로 퍼 져나갔다. 동아시아로 기독교가 전파될 때에도 가장 먼저 이루어진 것이 성경 번역이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이미 당 나라 때에 구약의 시편, 신약의 사복음 서 등이 한문으로 번역됐다. 현재 중국 시안(西安)에 있는 비림 (碑林)박물관에 가면 ‘대진경교유행중 국비(大秦景敎流行中國碑)’라는 큰 비 석이 전시돼 있다. 로마(대진)의 기독교 (경교)가 실크로드를 따라 어떻게 중국 에 전파되어 유행하게 되었는가 하는 전 말을 자세히 적은 기념비적인 자료다. 이것이 기독교의 동방 전파에서 첫 번 째 파도였다. 그 후 16~17세기 제주이트 선교사들 이 주도한 두 번째 파도가 밀려왔다. 특 히 마테오 리치는 중국어 일상 회화는 물론 고전 한문에도 능통했다. 기독교 교리를 정리한 천주실의(天主實義)를 비롯해 많은 한문 저서들을 남겼다. 19세기에 이르러 서구의 제국주의 세 력을 등에 업은 세 번째 파도가 밀려왔 다. 신·구약 성경이 한문으로 번역됐고, 그것이 조선에도 전해져 우리나라에 최 초의 기독교 신자들이 생겨났다. 기독 교는 이처럼 세 차례 파도를 타고 동아 시아로 들어왔는데, 그때마다 통역과 번역을 통해서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것이다. 언어는 우리 사고(思考)가 머물고 자 라는 집이지만 동시에 우리를 묶어 놓 는 쇠사슬이기도 하다. 인간은 이 족쇄 로부터 자유롭기를 원했고, 그래서 성 경 창세기에 나오듯이 이미 일찍부터 바 벨의 탑을 쌓으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신들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우리 가 내려가서 거기서 그들의 언어를 혼잡 하게 하여 그들이 서로 알아듣지 못하 게 하자.” 이렇게 해서 탑은 무너졌다. 역 사상 인류 문명의 수많은 교류는 이러한 언어의 장벽을 넘으려는 부단한 노력의 결과로 이루어졌다. 이제 21세기 인류는 인공지능(AI)을 사용하여 새로운 바벨 탑을 쌓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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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ad@joongang.ca

*COOKS(2) OF JAPANESE HOT FOOD Edu: G-12 grade, No need certification, Exp: 2 -3 years, 40 hours/week,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 Duties : cook,plan,developing,create menus/ check and order all supplies/ check daily schedule/ supervise kitchen staffs,train one permanent resident or one canadian SURREY DAMIKO REST/MRS.YOU,/ADD:#140-2950 KING GEORGE BLVD,SURREY/ EMAIL: jsy611@hotmail.com /F: 778-575-5252

COOKS(2) OF KOREAN FOOD Edu: G-12 grade, No need certification, Exp: 2-3 years /Full time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 hour, Lang.:English /Duties : cook,plan,developing, create menus/ check and order all supplies/ check daily schedule/ supervise kitchen staffs,train one permanent resident or one canadian / DAEBAKBONGA RESTAURANT /MRS. KIM/F:604-602-4949/EMAIL:daebakbonga@gmail.com/ADD:201-1323 ROBSON, ST.,VAN.

ASSISTANT RESTAURANT MANAGERS (2) Edu: High school(G-12), No need certification, Exp: several years of rest. manager experience. 40 hours/ 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Duties : plan, organize, control and evaluate the operations of restaurants,bars, hall and other food and beverage service establishments, schedule the activities of staff portion, work schedules, Maintain records of stock. SURREY DAMIKO REST/MRS.YOU,/ ADD:#140-2950 KING GEORGEBLVD,SURREY/EMAIL: jsy611@hotmail.com /F: 778-575-5252

*CHEFS(2) OF JAPANESE HOT FOOD Edu: G-12 grade, No need certification, Exp: 2- 3 years,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 Duties : cook, plan,developing,/create menus/ manage kitchen operation/ sanitation/ food storage procedures/manage staffs/presentation food equipment/safety and hygine.LANGLEY DAMIKO REST/ 2-7280 200TH ST.,LANGLEY BC / F:778-575-5252 EMAIL:jsy611@hotmail.com/ Mrs. You

ASSISTANT RESTAURANT MANAGERS (2) Edu: High School(G-12)certificate, No need certification, Exp: several years of rest.assist. manager experience: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Duties : plan, organize, control and evaluate the operations of restaurants,bars, hall and other food and beverage service establishments, schedule the activities of staff portion, work schedules, Maintain records of stock. LANGLEY DAMIKO REST/ 2-7280 200TH ST.,LANGLEY BC / F:778-575-5252 EMAIL:jsy611@hotmail.com/ Mrs. You

ASSISTANT RESTAURANT MANAGERS (2) Edu: High school(G-12)certificate, No need certification, Exp: several years of rest. assist. manager experience.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Duties : plan, organize, control and evaluate the operations of restaurants,bars, hall and other food and beverage service establishments, schedule the activities of staff portion, work schedules, Maintain records of stock. MASITA REST. MRS. KIM /ADD: 6516 KINGSWAY BURNABY B C /F:604-985-8657 / email: masitabur01@gmail.com

ASSISTANT RESTAURANT MANAGERS (2) Edu: High school(G-12)certificate, No need certification, Exp: several years of rest. assist. manager experience.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Duties : plan, organize, control and evaluate the operations of restaurants,bars, hall and other food and beverage service establishments, schedule the activities of staff portion, work schedules, Maintain records of stock. MRS. KIM - 88 NOODLE HOUSE REST./109-5021 Kingsway Burnaby BC F : 604-985-8657 / email : mercinny@gmail.com

*CHEFS(2) OF NOODLE HOUSE Edu: G-12 grade, No need certification, Exp: 2 -3 years, 40 hours/week, Wage: $25.00/hour to $30.00/hour, Lang.: English , Duties : cook, plan,developing,/create menus/ manage kitchen operation/ sanitation/ food storage procedures/manage staffs/presentation food equipment/safety and hygine.MRS. KIM - 88 NOODLE HOUSE REST./109-5021 Kingsway Burnaby BC F : 604-985-8657 / email : mercinn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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