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경영진·법인 계좌추적 병행
“돌려막기로 버텨, 폰지같은 사기죄”
큐텐 관계자 “계열사 대표들도
돈 흘러나간 이후 사후 결재 많아”
>> 1면 큐텐에서 계속
해당 발언은 구영배 큐텐 대표가 자본 잠식
티몬과위메프의거래로현 금을 확보해 위시 인수 자금으로 빼돌
려 썼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또 티몬·
위메프 입점 판매자들에게 대금을 정산
할 능력과 의지가 없는데도 유동성 확
보를 위해 무리해서 할인 프로모션을
남발하며 판매자와 계약을 유지했다는
사기 의혹과도 통한다. 구 대표는 지난
달 3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티몬과
위메프 자금 400억원을 위시 인수대금
으로 썼으며, 이 중에는 판매대금도 포
함돼있다”고인정했다.
큐텐의 위시 인수를 전후해 계열사
의 거래 규모는 실제로 증가했다. 시장
분석기관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
르면 티몬의 월간 추정 결제액은 1~3월
에는 월평균 6000억원 수준이었다. 하
지만 4월에는 각종 할인 프로모션에 나
서면서 6583억원으로 올랐다. 미국 증
권거래위원회(SEC) 공시 자료에 따르 면 큐텐의 위시 인수는 4월 19일에 최종
마무리됐다. 인수 금액은 1억7300만 달
러(약 2300억원)지만, 큐텐은 1900억원 을 위시와 큐텐의 지분교환 형태로, 나
머지 400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할
인상품권을 판매하기 시작한 6월 티몬
의 거래액 추정치는 8000억원을 넘었
다. 업계 관계자는 “4월 인수대금을 위
해 거래액을 올렸고, 정산을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할인권 판매로 다시 거래
액을 더 끌어올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고 말했다.
큐텐은 위시 인수를 위해 지난 1월과 4월 티몬에서 총 250억원을 빌렸다. 그 중 4월 200억원이 큐텐으로 흘러간 당 시 류 대표는 이미 돈이 나간 지 나흘 후 에야 서명했다. 류 대표는 국회 정무위 에서 “재무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티 몬은 마케팅과 상품기획(MD)만 있는
조직”이라고 발언했다. 큐텐 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티몬에서 돈이 필요
‘티몬·위메프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력만 검사와 수사관이 85명에 이른다. 동시에 경영진과 법인에 대한 계좌
정부, 에스크로 시스템 의무화 추진
업계“과도규제땐생태계위축”우려
정부가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정산
지연사태재발방지대책마련에속도를 내고 있다. 대책의 초점은 결제대금 관
리강화와정산주기단축이다.업계에선
“과도한규제가플랫폼생태계위축으로
이어질수있다”는우려도나온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 관은 1일 주재한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서 “이미 발표한 5600억원 규모의 지원
대책 외에 필요 시 추가적인 유동성 지
원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전자상거래 법·전자금융거래법 등의 적정성을 검토 해 제도적 보완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
겠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기재부·공 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등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상시 회의를 열며 제도 개선안을 논의 중이 다. TF에 속한 정부 관계자는 “조만간
개선안을발표할예정”이라고말했다.
개선안의 핵심 쟁점은 ①결제대금 관 리 ②정산 주기 단축 두 가지다. 결제대 금 관리 강화 방안으로는 ‘에스크로’ 시
하면 위메프에 들어온 돈을 가져다 쓰 고,반대의경우도많았다”면서“계열사 대표들도 돈이 오가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액수나 시기는 정확히 몰랐 고, 대부분 돈이 흘러간 이후에 사후 결
재하는경우가많았다”고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티메프 전담수사 팀(팀장 이준동)은 이날 구영배 큐텐 회 장을포함한경영진의자택및큐텐코리 아·티몬·위메프 등 계열사 사무실을 압 수수색했다.이날압수수색에투입된인
스템 적용이 유력하다. 에스크로는 은 행과 같이 신뢰성 있는 제3자가 결제대 금을보관하고있다가물품배송을완료 한 뒤 사업자에게 대금을 지급하는 방 식이다. 일종의 금고에 돈을 보관하는 셈이라플랫폼업체가판매자의정산대 금을 이용해 돈을 갚거나 기업 인수를 하는등다른목적으로유용할수없다. 에스크로는 사실 공정위 소관인 ‘전 자상거래법’에서 이미 ‘결제대금 예치제 도’라는 이름으로 도입돼 있다. 다만 적 용 대상이 셀러(판매자)를 중심으로 한 ‘통신판매업자’다. 티메프 같은 ‘통신판 매중개자’는 지킬 의무가 없다. 11번가· 옥션·G마켓 등 일부 플랫폼 업체는 의 무가아닌데도에스크로를
것으로전해졌다. 세종=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운전 벌금
우버가 북미 7개 도시에서 175명을
대상으로 4주간 자동차 없는 삶을 체
험하는 실험을 시작한다. 토론토와
밴쿠버 시민들도 이 실험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이번 실험 참가자들에게는 500달러
상당의 우버 크레딧과 500달러 상당
의 대중교통, 렌터카, 카셰어링 바우
처가 제공된다. 참가 조건은 일주일
에 3회 이상 자가용을 이용하는 사 람으로, 4주간의 경험을 기록해야 한
다. 우버의 이번 실험은 '차량 경량
화' 생활 방식을 연구하는 과정의 일
환이다. 회사 측은 이를 통해 배기가
스 감축과 교통 체증 완화 효과를 기
대하고 있다. 이는 결국 더 많은 우버
이용을 유도하는 간접적인 방법이라
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험이 자동차 소
유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잘 보여준
다고 평가한다. 레이트허브(Ratehub)
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캐나다의 연
간 평균 자동차 소유 비용은 1만6644
달러로, 2020년 대비 45% 증가했다.
중고차와 신차 구매 비용 역시 크게 올랐다. 투로(Turo)가 실시한 연례 자 동차 소유 설문 조사에서는 차가 없 는 응답자의 37%가 '비용이 너무 비
싸서' 차를 소유하지 않는다고 답했
다. 이는 '운전할 수 없어서'라는 이유 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우버의 이번 실험은 존 레논 씨가 "소유 없는 삶을 상상해보라"고 했던
것처럼, 캐나다인들에게 자동차 없는 삶을 상상해보라고 제안하는 셈이다.
이는 자동차 소유에 대한 새로운 시
각을 제시하며, 대중교통과
1300m 천상의 화원‘한여름의 꽃잔치’
등산이 아니라 자동차 몰고 휘파람 불며 찾아갈 수 있 는 산골 마을 말이다. 이를테면 강원도 정선, 태백 같은 곳. 함백산 만항재 자락
에는 형형색색의 야생화가 흐드러졌고, 구와우마을에는 해바라기가 만개했다.
지난달 25~26일 두 곳을 방문했다. 선선 한 산바람 쐬며 꽃구경을 하니 열대야 기다리는서울로돌아가기가싫었다.
자동차로 8부 능선까지 야생화 손짓
백두대간 함백산(1573m)은 한
국에서 여섯 번째로 높은 산
이다. 함백산 8부 능선 자 락에 한국에서 자동차
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
은 고개가 있다. 만항재 (1330m). 바로 이 고개
가 약 200종의 야생화가
자라는 천상의 화원이다. 여
름에만 70~80종 야생화가 꽃망울을 터
뜨려 더위에 지친 사람을 반긴다. 서울
낮 기온이 32도였던 7월 25일, 만항재는
25.5도였다.
대표적인 야생화 군락지는 하늘숲정
원과 산상의화원이다. 하늘숲정원은 오
는 7일까지 이어지는 ‘함백산 야생화축
제’의 주 무대다. 쉼터를 조성했고 포토
존도많다.그래서인지조금어수선하다.
하지만 2차선 도로 건너편 산상의화
원으로 가면 딴 세상이 펼쳐진다. 일본
잎갈나무가 가지런히 도열한 산기슭이
온통 꽃밭이다. 기역 자로 허리를 구부
리고 꽃송이에 눈을 맞춘 사람들이 꽃
에 감탄하느라 바쁘다. 꽃만큼 화려한
사향제비나비와 뒤영벌이 분주히 쏘다
니며숲의활기를더한다.
산림청 김명호(62) 숲 해설가는 “산상
의화원은과거무연탄을캐던곳”이라며 “폐광이후1970년대에침엽수를조림한
뒤온갖야생화가피었다”고설명했다.
긴 장마와 기후 위기 탓에 개화 상태
가 예년만 못하고, 난초과 식물을 무단
릿대가 많이 피어 있었다.
이왕이면 각각의 꽃과 만항재
숲해설가3명이상주한다.
구와우마을엔 해바라기 100만 송이
생태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자. 산림청
만항재를 내려와 태백 구와우마을로
이동한다. 백두대간 해발 850m 구릉에
자리한 마을이다. 고 김남표 고원자생
식물원 대표, 황창렬 해바라기문화재단
대표 등 태백 토박이가 만든 축제가 올
해20회째를맞았다.
해바라기 축제는 요란하지 않다. 6만
6000㎡에 달하는 밭을 거닐며 꽃을 감
상하면 된다. 아이 얼굴만 한 100만 송 이 해바라기가 일제히 동쪽 하늘을 향
해 고개를 치켜든 모습 자체가 장관이 다. 어린이집을 운영하며 꽃밭을 가꾸
채취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단다. 그래
도 산상의화원은 꽃 대궐이라 할 만했
다. 주홍빛 동자꽃과 말나리, 보랏빛 노
루오줌, 분홍빛
둥근이질풀, 하얀색 까치
수염과 개구
는 황창렬(62) 대표는 “아이들에게 노
란 세상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큰 선물
을주는셈”이라며“자연에서좋은기억
을 얻은 아이들은 살면서 어려움을 만
나도뚫고나갈수있다”고말했다.
올해는개화가빠르다.지난달19일시
작한 축제가 오는 15일까지 이어지는데, 이번주말까지꽃이가장화사할전망이 다. 지난달 25일 축제장에서 만난 최다
정선·태백 함백산 만항재 꽃구경 명 작가가 구와우마을에서 지 내며 만든 조각품 12개를 만들었 다.입장료어른5000원. 정선·태백=글·사진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은(24)씨는 “3년째 축제를 찾았는데 올 해꽃이가장예쁘다”고말했다. 구와우마을은 자연과 조화를 꿈 꾼다. 꽃밭 곳곳에 거대 조각품을 설치했다. 서용선, 이태량 등 유
“큰불에 이어 잔불까지 잡았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
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
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90분
회동했다는 소식이 31일 전해지자 여권
에선 이렇게 안도하는 목소리가 나왔 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배석했지
만, 오붓한 대화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7·23 전당대회 이후 사실상의 제대로 된
첫 만남이었다. 전당대회에서 한 대표
가 선출된 다음 날인 24일 두 사람의 만
남이 있었지만, 전현직 여당 지도부와
낙선자까지 포함한 27명의 대규모 만찬
행사였던 탓에 온전한 대화의 시간이
되기에는어려운상황이었다.
모양뿐 아니라 내용도 나쁘지 않았
다는 게 여권의 평가다. 대통령실 관계
자는 3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예상보
다 시간이 길어져 두 분 모두 각자의 점
심 약속을 미루며 면담이 진행됐다”며
“당정 화합을 위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
러면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했다. ‘정치는 결국 자기 사
람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 사람 저
사람 폭넓게 포용해서 한 대표 사람으
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
다. 국민의힘 당직 개편과 관련해선 “자
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왔고 윤 대통령이
‘당내 인선은 당 대표가 알아서 잘해달
라’는 말과 함께 ‘인선이 마무리되면 관
저에서 만찬을 하자’는 초청 의사도 전
했다”고 밝혔다. 이에 한 대표는 “걱정 없이잘해내겠다”고답했다고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
과 한 대표가 검사 시절 함께 겪은 회고
담을 나눴는데,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며 “윤 대
통령은 한 대표의 성공을 바라며 진심
어린 덕담을 전했고, 대화의 밀도도 높
았다”고전했다.
여권선 “큰불 이어 잔불까지 잡았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여권은 공멸의 위
기감이 적지 않았다. 총선 직후 한 대표
가 윤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거절하는
등 총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윤·한 갈등’
이 해소되지 않은 채 당권 경쟁이 벌어
져서다. 실제로 경선 도중에 김건희 여
사 ‘문자 읽씹(읽고 무시)’, 댓글팀 논란
등이 등장해 ‘윤·한 갈등’이 더욱 악화 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당권을 잡은 뒤 단체 회동에 이어 3인 회동까지 곧바로 이어지자 “20 년 지기 관계, 그게 윤·한 관계의 본래 모습”(대통령실 핵심 관계자)이란 말이 나왔다. 이번 회동에서 특히 눈길을
특혜 논란이 제기되자 한 대표가 당 선 직후 “국민 눈높이를 고려했어야 한
다”고 발언을 내놓는 등 양측의 인식차 가 크다는 얘기가 나오던 차였는데 회 동 당일 대통령실이 김 여사 보좌를 담 당하는 제2부속실 설치를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그간 제2부속실에 미온적이 던 대통령실이 회동 전 전격적으로 방 향을 틀어 한 대표의 부담을 덜어줬다 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친한계에선 제 2부속실 설치를 “대통령실에서 보여주 는 (변화의) 사인”(박정하 당 대표 비서 실장)이란평가를하기도했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는 만남의 계기도 정무적 배경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양측의 말을 종합하 면 정진석 실장이 회동을 물밑에서 조 율했고, 최종 성사 뒤에 한 대표가 윤 대 통령에게 면담을 요청한 형식으로 정리 됐다고 한다. 내밀한 조율이 필요했던 만큼 두 사람이 실제 만나 대화하기까 지는 극소수만 회동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한 대표는 회동 전날인 지난달 29
일 최측근에게만 “저 내일(7월
<방통위원장>
방문진 이사 9명의 임기는 8월 12일, KBS 이사 11명의 임기는 8월 31일에 끝 난다.
야권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회 과학기
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 현 민주당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위원장이방송통신분야문외한인김상 임위원과 둘이서 공영방송 이사를 뽑는
MBC·KBS 놓고 여야 또 전면전 야당 “상임위원, 방송통신 문외한”
여당 “2인 체제, 야당이 만든 것”
폭거를 진행 중”이라며 “내일 민주당과 야 5당은 함께 이진숙 방통위원장에 대 한탄핵소추안을발의하겠다”고말했다.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방통위 ‘2
인 체제’의 원인 제공자는 민주당”이라
며 “자신들이 만들어낸 ‘2인 체제’를 빌
미로 방통위원장에 대한 탄핵을 연거푸
강행한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
이라고 맞대응했다. 그러면서 “하루빨
리 야당 몫 방통위원 후보자 2인을 추천
해 ‘5인 체제’를 복원하는 데 협력하라” 고촉구했다.
이 위원장 탄핵안이 제출되면 2일 본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김문수(73) 경제사회노동위
원장을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노동 현장
과 입법부, 행정부를 두루 경험한 김 후
보자야말로 다양한 구성원 간의 대화
와 타협을 바탕으로 노동개혁 과제를
완수할수있는적임자”라고말했다.
1951년 경북 영천 출생인 김 후보자는
1970년서울대경영학과에입학한뒤민
주화 운동에 뛰어들어 민청학련 사건
등으로 두 차례 제적됐다. 서울 구로공
단에서 노동운동을 시작한 그는 한국
“야권·노동계에 안 밀리려는 것”분석 김 “노란봉투법, 헌법·민법과 충돌”
야당 “노조 혐오 부추긴 인물” 반발
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 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이 위
원장은 자신에 대한 탄핵안이 제출돼 도 사퇴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한다.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인 이상휘 의원은 “직무정지는 처음부터 예상한 것이고, 자진 사퇴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할 일을 한 거고, 걸릴 게 없지 않은가,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맡 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김 후보자 를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낙점한 것은
업회 이사장,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장 등과 함께 민중당을 창당했다. 강성
좌파였던 그는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의 권유로 1994년 민주자유당에 입당했 다. 15~17대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도지 사를지냈다. 태극기 집회의 단골 연사였던 그는
보수 진영에서도 “보수색이 너무 강하
노총 산하 한국도루코 노조위원장을 지 낸 뒤 1990년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
야권과 노동계에 밀리지 않겠다는 윤 대통령의 뜻으로 해석된다. 김 후보자 는 2022년 10월 국정감사 때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신영복 선생을 가장 존경 하는 사상가라고 한다면 확실하게 김
일성주의자”라고 말하며 야당 의원들 과 맞섰다.
여권에선 “윤 대통령과 통하는 사
이”란 말도 나온다. 김 후보자도 경사
노위 위원장 시절 주변에 “윤 대통령이
박정희·전두환 전 대통령보다 덜 정치
적이어서 노동계와 거래하지 않는다”
고 말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윤 대통령의 법치주의 노동개혁은 지 난 2년간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고 말 했다. 그는 일명 ‘노란봉투법’에 대해 “노동 투쟁에대한손해배상청구가너무과도 해노조나개인을파산시키는일이있어 서는 안 되겠다”면서도 “노란봉투법은 헌법·민법과 충돌하는 점이 있고, 계약 과 관련된 불확실성을 바탕으로 책임을 묻는내용이많다”고강조했다.
이어 “이미 학계에서 상당한 문제 제 기가 됐고,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입법
사례는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 제사법위원회에서 이 법안을 강행 처리 했다. 21대 국회 때 윤 대통령의 재의요 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던
정원내대변인)고비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북한
위성발사기술
어디까지 왔나
북한이 지난 5월 27일 군사정찰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기 위해 발사했다가
공중 폭발한 신형 로켓(발사체)과 관련
해 국가정보원이 이 로켓에 사용된 엔
진을 러시아가 완제품 형태로 북한에
제공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북·러 정
상회담 이후 러시아의 북한 로켓 및 정
찰위성 기술 지원 의혹이 꾸준히 제기
된가운데국정원이러시아가북한에로
켓 엔진을 통째로 이전했을 가능성을
처음으로제기한것이다.
국정원은 지난달 29일 열린 국회 정보
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로켓의 연료로)
액체 산소와 케로신(등유) 조합을 처음
사용한것으로볼때러시아로부터지원
받은엔진일가능성이크다고분석한다”
고보고했다고정보위여야간사들이밝
혔다.그간북한이신형로켓엔진을개발
하는징후가없었다는보고와함께였다.
이와 관련해 해당 분야에 정통한 정
부 소식통은 1일 중앙일보에 “북한 내
사전 개발 징후가 없었음에도 액체 산
소 산화제와 케로신(등유) 연료 조합 엔
진을 처음 사용했다는 국정원의 보고는
북한이 러시아 측으로부터 단순한 기술
이전이 아니라 아예 엔진을 통째로 받
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
했다.2013년한국은러시아로부터구매
한 1단 발사체를 이용해 세 번째 도전 끝
에 나로호 위성 발사에 성공했는데, 북
한이우크라이나전쟁무기지원을대가
로 이와 유사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일
수있단얘기다.
지난해11월처음‘하이드라진(UDMH)
연료·사산화이질소(N2O4) 산화제 조
합’ 1단 엔진으로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
한 북한이 불과 6개월 만에 신형 엔진을
적용해 시험 발사에 나서면서 러시아가
도왔을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
는데, 완제품 형태의 엔진을 제공했다
‘5월말 폭발 로켓’러 완제품 의혹 “북한 엔진 사전개발 징후 없었다” 기술이전 아닌 엔진 제공 첫 제기
는 구체적 정황이 확인된 것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러시아와의 기술 협
력을 바탕으로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기
술 수준이 불과 1년 사이에 실전화 직전
단계까지 급진전했다고 진단했다. 중앙
일보가 1일 군사 전문가 6인에게 북한의
군사력 과업 진척 단계를 물은 결과다.
이들 전문가 평가에선 ‘주먹’ 격인 미사
일과 핵탄두보다는 ‘눈’ 격인 위성에서
의기술진전이눈에띄었다.
전문가들이 진척도를 평가한 무기 체
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1년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직접 제시한 9 대 국방 과업이다. 전술핵 고체 연
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 발사탄도미사일(SLBM) 초대형핵탄
군사정찰위성을 실은
진입시켰다. 지난해 5월 발사 실패 당시 군이 서해에서 인양한 ‘천리마-1형’. [조선중앙TV 캡처=뉴시스·뉴스1, 사진 합참]
두 무인기 수중발사 핵전략무기 극초음속미사일 군사정찰위성 핵 잠수함등이대상이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8월에도 9개 과업 에 대해 전문가 심층 설문을 통해 기술 진척도를 평가했다. 1년 사이 진척도 비 교를 위해 두 해 연속 동일한 1~10점 척 도를 적용했다. 1~3점은 개념화 및 기술 개발,4~7점은기술시연및고도화,8~9 점은 기술 성숙 및 양산, 10점은 최고 선 진국 수준의 완성을 각기 뜻한다. 지난
전문가‘북 9개 과업 진척도’평가 평균 5.5�6.3점 1년새 고도화 진입 군사정찰위성 기술 가장 많이 상승
해와 올해를 비교한 결과 9개 분야의 전 체 평균 점수는 5.5점에서 6.3점으로 올 랐다. 김정은의 군사숙제가전체적으로 완연한 고도화 단계로 접어든 셈이다.
이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낸 건 군 사정찰위성으로, 지난해 4점이던 점수 가 5.8점으로 뛰었다. 지난해 5월과 8월 두 차례 실패를 딛고 같은 해 11월 발사 체인 천리마-1형을 통해 탑재체인 만리 경-1호를 우주 궤도에 성공적으로 올린 점을의미있게평가한데따른것이다. 다만 북한 정찰위성이 유의미한 정보 를 보내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전 문가들은 지적했다. 장영근 한국국가 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만리경의 광학 카메라해상도는 1.5m에서 4m급
으로보인다”고말했다. 군 당국 역시 일반적으로 군사정찰위 성의 카메라 해상도는 가로·세로 1m 이 하범위를위성사진에서하나의
주신
(가나다 순) 권용수 국방대 명예교수, 김황록 전 국방부 정보본부장,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
암살된 하니야는 휴전협상 핵심
이스라엘은 하니야 사망 논평 안해
외신 “모사드 암살작전 때와 비슷”
미국 국방장관 “확전 바라지 않아
이스라엘 공격당하면 방어 도울 것”
슈크르는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
라의 ‘오른팔’로 불리는 인물로, 가자 전
쟁 발발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8일부터
이스라엘에 대한 헤즈볼라 공격을 지휘
해 왔다. 다만 헤즈볼라는 슈크르의 생
사여부를공개하지않고있다.
하마스지도자,헤즈볼라최고위지휘
관의 잇따른 죽음은 이란이 대통령 취
임식을계기로이란의지원을받는무장 세력과의 연대를 과시하는 날에 발생했
다. 하니야는 가자전쟁 휴전협상 과정에 서하마스를대표해협상장에나섰던인 물이다.이란대통령취임식엔하니야외
에도 헤즈볼라 2인자 셰이크 나임 카셈,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 (PIJ) 지도자 지야드 알나카라, 예멘 후 티반군대변인무함마드압둘살람등이 른바‘저항의축’지도자들도참석했다.
이들은 취임식에 앞서 페제시키안 대
통령,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면담했다. 특히 페제시키
안 대통령과 하니야는 포옹 후 함께 손
을들어올리며승리를다짐했다.
하마스 측은 즉시 보복을 다짐했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알아크사TV에 따
르면, 하마스 고위 관계자 무사 아부 마
르주크는 하니야의 암살은 “처벌받지
것”이라며 “네타냐후 연정이 계속 전쟁
분위기를 유지해야 되는 상황으로 판 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입장 에선 각국의 친이란 무장세력에 보내는 강력한경고란분석도나왔다. 가장 큰 변수는
4월 공습, 가족사망 때“순교 영광” >> 1면 하마스 수장 암살에서 계속
이스라엘, 베이루트 보복 공습 이스라엘군이 지난주 축구장을 폭격한 헤즈볼라에 대한 보복 공습으로지난달30일레바논베이루트를공격했다.생존자들을구조하는모습. [AFP=연합뉴스]
태어나 하마스
하니야, 정치국장 맡아 카타르 생활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방문 중이
던 이란 테헤란에서 31일 암살된 이스 마일 하니야(62)는 가자지구의 난민 캠 프에서 태어나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 지도자까지 오른 인물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니 야는 유엔에서 운영하던 학교에 다녔고 가자이슬람대학을 졸업했다. 그는 1987 년 제1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인들의
민중봉기) 시위에 가담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 당국에 구금됐다. 하니야가
하마스에가입한것도이무렵이다.
하마스 창립자인 아흐메드 야신의 개
인비서가 된 그는 2004년 야신이 이스라
엘의공격으로숨지자복수를맹세했다.
그리고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의
통치권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넘기
자이스라엘과전면투쟁을선언했다.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하마스
의 대승을 이끌며 총리직에 올랐지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의 갈등으로 해 임됐다.이후그는가자지구의하마스지 도자가 됐다. 2017년 5월 정치국장으로
않을 수 없는 비겁한 행위”라며 “(그의
죽음은)헛되지않을것”이라고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는 암살의 장본인으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 그는 “범죄자이자 테러리스트인 시오니스트
정권은 가혹한 징벌을 자초했다. 복수 는 우리의 의무”라며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지시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니야 사망과 관련해 논평을 거부했다. 이를 두고 AP통신은
“이스라엘은 모사드 정보기관의 암살
작전에 대해선 공식 입장을 내지 않는
경우가많다”고전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스라엘 이 휴전협상 중 공격을 단행한 이유와
관련, “만약 협상에 방점을 둔다면 지금 이런식으로이란의대통령취임식에참 석해 있는 지도자를 죽이지는 않았을
선출돼 카타르에서 생활하며 하마스와 이스라엘간분쟁국면마다협상역을도 맡아왔다.지난해10월가자지구전쟁이 발발한 이후 진행된 휴전협상 과정에서
도하마스를대표해협상장에나섰다.
지난 4월 그의 세 아들과 손주 네 명 이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했다. 하니 야는 당시 “적들이 내 아들과 손주를 죽 임으로써 우리 입장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했다. 그러면 서 “순교하는 영광을 주신 신께 감사하 다”고밝혔다. 지난해 영국 더타임스는 그가 가자지 구로 들어오는 수입품에 관세를 20% 물 리고, 암시장 수수료를 챙겨 40억 달러 (약 5조2000억원)의 재산을 축적했다고 보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북, IT 외화벌이가 통치자금 핵심 중국서 내쫓자 러로
동 지역 개발을 위해 양질의 노동력이
필요한 러시아 양측 모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지점이 있다. 이에 정보당
국도 이미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직후부터관련동향을주시해왔다.
중국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북한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는 지
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해외
노동자 파견을 통해 유엔 제재 이전보
다 오히려 최대 3배 가까이 늘어난 연
간 7억5000만~11억 달러(약 1조382억 ~1조5227억원)를 벌어들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런 재중 IT 분야 노동자들을 북한
이 다시 러시아로 보낸다는 건 ‘앙꼬’만
빼서 외화벌이를 이어가겠다는 걸 뜻한
다. 러시아 역시 비자 세탁 등을 통해 북
한 노동자를 고용할 수 있게 하는 방식
으로 제재 회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
다. 특히 북한의 노동자 송출은 안정적
인 외화벌이 수단이 필요한 북한과 극
이 러시아 쪽으로 쏠리는 일종의 ‘풍선
효과’는사실상모든분야에서나타나는
분위기다.스포츠분야도예외는아니다.
또다른대북소식통은“북한이지난7월
초예정됐던중국동남부지역소재농구
팀의 방북 친선 경기를 일방적으로 취소
했다고 들었다”며 “반면에 러시아와는
지난 7월 12일과 15일에 양국 여자축구
대표팀 간 친선경기를 모스크바에서 열
고스포츠교류를강화했다”고말했다.
이와 관련,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
장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상원 외
교위원회청문회에서“중국과러시아는
미국에 대항해 그들의 이익을 진전시키
기 위해 교묘하게 노력하고 있다”며 “그
북도신의주시의침수피해지역을시찰하고있다.김위원장은중앙위원회정치국비상대책회의에 서수해책임을물어리태섭사회안전상과박성철평안북도당책임비서를경질했다. [연합뉴스]
재판받다 잠적하는 피의자들 구속영장 매년 1만건
불구속 재판 늘며 불출석 문제 커져 도주 피고인 검거율 10%대 불과
“검·경, 책임 불분명해 서로 미뤄”
들은 또한 종종 서로에 대해서도 교묘 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지난 10일 오전 대구지법 형사10단독 법
정.이날은수십배수익을미끼로237억
원대 투자금을 받은 혐의(유사수신 등)
로 3년 전 불구속기소 된 서모(51)씨의
선고기일이었다. 하지만 서씨가 지난해
7월 도주해 재판은 궐석으로 진행됐다.
재판부는서씨에게징역4년6개월을선
고했다. 검사는 당초 서씨에게 징역 3년
을 구형했지만, 1년 6개월의 ‘괘씸죄’를
추가한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서씨는 2013년부
터 2016년 무렵까지 “검증된 기술을 보
유한 아이카이스트에 투자하면 원금
을 보장하고 연 30%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고, 투자자 104명
으로부터 237억1772원가량의 투자금 을 모았다. 서씨는 그러나 사기·폭행·음
주운전 등 전과 13범이었고, 모은 투자 금을 개인 주식투자, 생활비 등으로 유 용했다. 불구속기소 상태로 재판을 받 던 서씨는 징역 9년형을 구형받자 선고
기일인 지난해 7월 21일 잠적해버렸다. 이후 이 재판 선고는 7번이나 연기됐다.
피해자 문모(44)씨는 “서씨가 제주도 인
근에서 자산가 행세를 하며 또 사기를
치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수사기관
이 검거에 손을 놓고 있는 것 같아 속이 탄다”고 말했다.
서씨 같은 사례는 법조계에서 낯설지 않다. 2022년 5월 경북 고령군에서 혈중
알코올농도 0.033%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사람을 치고 달아난 A씨에게 법원 은 지난해 10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동 종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 또 범행을 저지른 A씨는 선고기일에 서씨처럼 불 출석도주했다. 이렇게 도주한 피고인의 검거는 하세 월이다. 불출석 피고인 검거는 보통 판 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검찰 지휘 아래 경찰이 집행하는 식으로 이뤄진 다. 하지만 부장판사 출신 윤지상 변호 사는 “불출석 피고인의 검거 책임 소재 가 불분명해, 수사기관이 서로 책임을 미루는경우가적지않다”고지적했다. 검찰은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해 직접 피고인 검거 활동에 나섰다. 하지만 대 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재판에 나타나 지 않아 구속영장이
정부 “북한에 수해물자 지원
적십자사 통해 인도적 지원 밝혀 북 2010년 이후 거부, 호응 미지수
정부가
박종술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은 이 날 “최근 신의주 등 평안북도와 자강도
를 비롯한 북한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북한 주민들에게 큰 피해가 발생했다”
며 “우리 측은 인도주의와 동포애의 견
지에서 북한 이재민들에게 긴급히 필요
한 물자들을 신속히 지원할 용의가 있
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원 품목, 규모,
지원 방식 등에 대해선 북한 적십자회
중앙위원회와 협의할 준비가 돼 있으며
조속한호응을기대한다”고덧붙였다.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수
대법관들 “판결 대한 잦은
해 지원은 긴급 지원으로 가장 기본적
인 인도적 사안”이라며 “형식상 남북 적십자의 실무 접촉 방식이 될 것이지 만 정부와 공동 협의 하에 진행하는 만 큼 정부의 직접 제안이라고 봐도 무방 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원이 이뤄질 경
우 예산은 남북협력기금에서 집행하며, 지원 규모는 북한과 협의해 정하겠다는 게정부입장이다.
북한의 호응 여부에 대해 이 당국자 는 “예단하지 않겠다”면서 “우리 측의 제의에 호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 다. 북한은 현재까지 정확한 인명·재산 피해 규모를 밝히고 있진 않지만 피해 규모가 상당할 것이란 게 정부 안팎의 추정이다.통일부에따르면정부의수해 지원은 2005년, 2006년, 2007년, 2010년 등 모두 4차례 이뤄졌다. 구호물품과 컵
잡힌 판단을 함으로써 사회의 중심을
법률보다 ‘양심’을 앞세워
대법관(63·연수원
역시 “(법관은) 국가권력이라는 수레바퀴와 함께 회전할 수밖에 없는 하나의 톱니
가 아니라 수레바퀴 외부에 존재하는
제동장치”라며 “필요하다면 국가권력 전체와 맞설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
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후배 법관들
에게 “사회가 아무리 혼란스럽고 대립
이 격화하는 상황이라도 냉정하고 균형
잡아줘야한다”고당부했다.
이동원대법관(61·연수원17기)은“법
관은 정치적 압력 등 외부 압력으로부
터 독립해야 할 뿐 아니라 자기 자신으
로부터, 즉 법관 자신의 개인적 소신으
로부터 독립하여야 한다”며 “재판의 자
리에 서는 사람들은 항상 사람이 지배
하는 재판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
다”고도 말했다. 일부 법관들이 헌법과
된다고경계하는목소리다.
통상 수십년간의 법관 생활에 대한
밝히며 후배들에게
퇴임사에서 세 명의 퇴임 대법관 이 동시에 사법부 독립이라는 화두를 던진 건 이례적이다. 이에 최근 정치권
에서 잇따라 법원 판결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법원 내부가 동요하는 것을 경 계한것이란해석이나온다. 앞서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는 쌍방울 대북송금 혐의로 재판을 받 던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가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자 “심판도 선출돼야 한 다”며 공세에 나섰다. 같은 당 민형배 의 원은 사건을 심리한 부장판사를 두고 “퇴출돼야 한다고 본다”며 판사 탄핵을 거론했다.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 인 ‘개딸’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담당
제안
라면, 쌀 등 1297억원 규모였다. 정부는 2011년과 2012년에도 수해 지원을 제안 했지만,북한은거부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정은 국무위원장이 현장을
기자 uuu@joongang.co.kr
판사의 실명은 물론 고향까지
국민의힘 역시 지난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55·연수원
26 기) 후보자가 지명됐다. 노·박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 했다. 이 후보자는 자녀의 비상장주식 시세차익 등 재산 형성 과정이 논란이 돼, 임명동의안
보류된상태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홀로 버려져 울 때 그대 생각, 나는 왕이 부럽지 않네
내가운명에미움받고사람들눈밖에나서
버려진내처지를홀로울어야할때가있지 덧없는눈물로응답없는하늘을괴롭히면서 나를생각하다운명저주할때가있지,그때, 나는꿈꾸지,희망이많은사람이면좋겠다고 누구처럼멋진외모에벗도많으면좋겠다고
이사람의능력,저사람의기회욕망하면서 내가실컷누리는것엔만족할줄도모르면서.
이런생각들로나를거의경멸할뻔하다가도
문득그대를떠올리면그때내마음이란건
동틀무렵적막한지상에서비상한종달새가
천상의문앞에서찬가를부르는그런마음.
당신달콤한사랑생각하면나는부자가돼
내처지를왕과바꿀생각마저멸시하게돼.
소네트29(신형철옮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는 10음절짜리
행 14개(4-4-4-2 구조)가 규칙적 라
임(각운)과 함께 움직이는 정형시다.
총 154편 중 빼어난 것을 고르고, 동
시대적 사운드를 입혀 새로 번역하면 서, 지금-여기의 맥락 속에서 읽는다.
신형철=2005년계간문학동네
에 글을 쓰며 비평 활동을 시
작했다. 인생의 역사 몰락의 에
티카 등을 썼다. 2022년 가을부터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비교문학 협 동과정)에재직중이다.
신형철의 리믹싱 셰익스피어
문학평론가
누군가에겐 가장 애틋한 시가 다른 누군가에겐 가장 답답한 시로 보이
기도 한다. 그러니까 양극단의 반응
만 존재할 뿐 중간은 없는 그런 시.
셰익스피어의 이 소네트가 그런 사
례 중 하나다. 19세기 초 영국 낭만
주의의 상징적 인물인 새뮤얼 테일
러 콜리지가 셰익스피어 소네트 154
편중가장아꼈던이작품을,(이지
면에 자주 등장하는) 현대 영국 시
인 돈 패터슨은 ‘미련퉁이(duffer)’
같은 시라고 깎아내린다. 뭐 하나 번
듯한게없다는뜻이다.메시지는투
명하고(즉 따분하고), 비유는 진부
하다는것(특히종달새운운하는대
목). 패터슨의 말은 다 옳은데 그렇
다고 콜리지의 체면이 구겨지는 건
아니다.어째서그런가.
나를 이해해줄 것 같은 시
콜리지 역시 이 시가 시학적으로
뛰어나다고 여기진 않았을 것이다.
‘이 시가 훌륭하다’와 ‘나는 이 시가
좋다’는 다른 말이다. 전자는 대상
에 대한 평가, 후자는 자신에 대한
고백이다. 이 둘이 엇갈릴 때가 있
다. 좋지 않아도 좋아지는 시가 있는
것이다.그시가먼저나를좋아한다
고 느껴질 때 그렇게 된다. 이 시가
나를 이해하는 것 같고, 그럼으로써
위로하는것같을때말이다.그러니
돈 패터슨처럼 선배 시인의 취향이
변변찮다고 타박할 것까진 없다. 그
냥 콜리지는 그런 사람이었던 거다.
소네트 29에서 자기를 발견하고 또
그림=김지윤 기자
래서 화자는 주눅 들어 있다. 자신 이 울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그게 하늘을 대상으로 한 정당한 항변이
아니라 하늘을 ‘괴롭히는(trouble)’
그런데 반전이 온다. 모두가 나를 버린 게 아니다. 나는 아무것도 없 는 게 아니다. 당신은 ‘내 곁에’ 있 고, 당신이 내 곁에 ‘있다’.
시
위로받는 사람. 그렇다면 이 시를 좋
아하는 사람이 꽤 많다는 건 우리가 자기를 생각하는 방식이 비슷하단 뜻도된다. 첫 네 줄은 지금 자신의 처지 를 말하는데 그 핵심은 ‘불명예 (disgrace)’다. 사전적 의미를 음미 하자면 이것은 ‘누군가의 수치의 원 인이 되어버린 상태’다. 그래서 첫 행(“in disgrace with fortune and men’s eyes”)은 운(運)과 타인이 나
를 수치스러워하는 상황을 가리킨 다. 시에 운명을 저주한다는 표현이 있기는 해도, 욥기의 욥처럼 일방적
으로 당한 억울하기만 한 상황은 아
니고, 자신의 책임도 분명히 있어 보 인다. 그러니 더 비참할 것이고, 그
일이라고 말하게 만든 마음은 그런 것이리라. 다음 네 줄은 그래서 바라는 게
많을 수밖에 없는 제 마음을 들여다 본다. 지금의 나 말고 어떤 다른 나
가 되고 싶은가. 곧장 나오는 건 “희
망이 더 많은(more rich in hope)”
사람이다. (한자어를 써서 ‘유망(有 望)한 사람’이라고 하면 깔끔해질
대목이지만, ‘희망이 많은 사람’이 라고 그대로 옮겨야 그 사람이 더 부러워진다) 바라는 게 많은 사람 이 되길 바란다, 라는 건 제 꼬리를 물고 있는 이상한 말 같지만 그렇 지 않다. ‘소망’이나 ‘욕망’과는 달라 서 ‘희망’이라는 말엔 ‘가능성’이 이 미 함유돼 있다. 희망을 가질 수 있 다는 건 그 자체로 좋은 조건 속에 있다는 뜻이다. 감히 희망을 가지고 싶다는 희망, 화자는 그게 없는 제 결핍을생각한다.
관광객 북적대는 낮에 왜 가는가
우도 진면목은 밤바다에 묻어나
전복·성게 바닷것 그득한 해녀 섬 식당들도
섬을 드나들다 깨달은 게 있다. 섬 바다
는 섬사람의 것이지만, 섬의 이름은 섬
사람 것이 아니다. 섬 이름에는 섬사람
바깥의 시선이 투영되어 있다. 제주도
동쪽 섬 우도(牛島)가 그러하다. 이름
을 풀면 ‘소섬’인데, 우도에서 소를 풀
어 키웠다는 기록은 없다. 우도는 어디
에서 나왔을까. 제주도 동쪽 해안에 서
면 알 수 있다. 바다 건너 섬이 영락없
이 소가 누워 있는 꼴이다. 시방 우도가 제 이름 같다. 밀려드는 관광객과 그 관
광객을 상대로 한 장사치가 섬 주인 행
세를 한다.
‘섬 속의 섬’ 우도, 해마다 150만명 찾아
우도는 현재 가장 뜨거운 제주도 관
광지다. 2012년 연 100만 명을 넘어선 우
도 방문객은 2010년대 중반 연 200만 명 을 돌파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한풀 꺾
였다지만, 우도는 여전히 만원이다. 우
도면사무소에 따르면 지난해 약 150만 명이 우도를 방문했고, 올해도 지난해 수준이 예상된다. 제주도 관광 시장이
울상이라지만,우도는건재하다.
우도도 제주도처럼 화산 폭발로 만들 어졌다. 섬 남쪽 불룩한 언덕이 우도봉 (132m)이다. 우도를 낳은 작은 화산, 즉 오름이다. 우도봉이 고개 든 쇠머리가 되고, 남쪽으로 길게 이어진 평지가 소
등줄기를이룬다.
우도는 제주도 부속 섬 62개 중 가장 큰 섬이다. 면적이 5.9㎢이고 둘레는 17 ㎞다. 제주올레 1-1코스가 우도 해안을 얼추에두른다.
섬 속의 섬 우도에도 ‘섬 속의 섬’이 있 다. 제주도 옆 우도 옆에 비양도가 딸렸 다. 제주도 서쪽 한림 앞바다에만 비양
‘썸’이 된다
끝이 비양도다. 제주올레 1-1코스가 지나간다.
도가 있는 게 아니다. 제주도 동쪽 우도 옆에도 비양도가 있다. 우도 비양도는
요즘캠핑으로인기가높다.
우도는 번다하고 복잡하다. 그러나 온종일 시끄러운 건 아니다. 우도 관광
은 보통 반나절이면 끝난다. 중국인은 물론이고 한국인에게도 우도는 당일 여 행지다. 여행 고수는 이 틈을 노린다. 느 지막한 오후 우도에 들어갔다가 이튿날 다시 번잡해질 즈음 섬에서 나온다. 한
낮의 우도 해변은 시장통 같지만, 해 질 녘에는 당신이 독차지할 수 있다. 식당 에서도 대우가 달라진다. 점심 한 끼 장 사로 먹고사는 우도 식당에서 저녁 손 님은 귀빈 대접을 받는다. 그리고 우도 의 밤. 한치 배와 갈치 배가 수평선을 밝 힌 우도의 밤바다는 오롯이 당신 혼자 만의것이된다.
주민 20% 해녀 알 굵은 소라 특히 유명 우도 바다는 제주에서도 알아주는 ‘바당밭’이다. 특히 소라가 많다. 우도 소라는 알도 굵다. 소라는 4월부터 9월 까지수확을금지한다.그러나우도에서 는 한여름에도 신선한 소라를 먹을 수 있다. 해녀가 봄에 잡은 소라를 바닷속 에쟁여놓고있어서다. 소라를 채취하는 일은 물론 해녀의
몫이다.우도의딸은어려서부터바다로 나갔다. 옛날에는 ‘우미 방학’이란 게 있 었단다. 제주 말로 우미, 그러니까 우뭇 가사리 수확 철이 되면 아이를 학교 대 신바다로보냈었다.
우도 해녀는 제주 해녀 중에서도 억 척스럽기로 유명하다. 1932년 1월 세화 오일장에서 발발한 해녀 항쟁도 우도 해녀가 주도했다. 1932년의 해녀 항쟁은 제주에서 일어났던 반일 시위 중 가장 격렬했다. 현재 우도 인구는 1618명이다 (2023년). 우도면사무소에 따르면 우도 에서해녀는300여명에이른다.섬주민 의약20%가해녀인셈이다. 우도 북쪽 끄트머리 전흘동 바다가
우도에서도 이름난 바당밭이다. 전흘 동 바다를 우도 해녀는 ‘물들이’라고 부른다. 여러 갈래에서 물이 들어와서 다. 하여 소라부터 성게·전복·문어·톳· 미역 같은 온갖 바닷것이 그득하단다. 여기에서 해녀 고봉선(53)씨를 만났다. 막 바다에서 나온 해녀의 ‘망사리’에 제주 말로 ‘구살(성게)’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구살은 7월이 끝이에요. 구살도 소 라처럼 미리 잡은 걸 여름에 팔아요. 어 머니가 우도에서 유명한 해녀였어요. 올해 팔순인데, 건강이 안 좋아 은퇴하 셨어요. 65년은 물질을 하셨을 거예요. 저도 어머니 따라 어렸을 때부터 바다 로 나갔어요. 저도 많으면 하루 100㎏씩 소라를잡아옵니다.”
그날 저녁 해녀 아내가 잡아 온 바닷 것으로 남편 홍영수(57)씨가 밥상을 차 렸다. 소라회에 모둠물회, 성게비빔밥, 보말칼국수를 차례로 맛봤다. 우도 바 다는달고고소했다.
우도=글·사진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