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9일

Page 1

‘세계한인의 날’ 유공 정부포상 추천 후보자 공개검증

서부캐나다, 서정길·오유순 2명 후보자

10월 5일 ‘제17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

재외동포청이 세계한인의 날 유공 포상 추천 후보자를 공개하고 이달말까지 후 보자 검증을 한다.

재외동포청은 10월 5일에 있을 ‘제17회

세계한인의 날’을 기념하여 재외동포들의

권익신장과 동포사회 발전에 공헌한 국내‧

외 유공자를 대상으로 추천을 받은 후보

자를 공개했다.

주밴쿠버총영사관 관할지역에서는 6.25

참전유공자회의 서정길 서부지회 부회장 과 밴쿠버 무궁화재단 이사장의 오유순 이사장 등이 후보자로 올랐다.

서 부회장에 대한 주요 공적으로 캐나

다에 한인태권도 협회를 창설하여 태권도

를 보급하고, 6.25참전용사 대상 민간외교

활동을 통해 한국문화 이미지 향상에 기

여했다고 소개됐다. 오 이사장에 대해서

는 오유순은 34년간 한글학교 교사, 무궁

화여성회 이사장 등을 역임하며 동포사

회 차세대 육성, 여성커뮤니티 활동 강화

등을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으며, 캐나다 정부가 지원하는 한인 전용 공립 요양병원시설설립을 위해 기부하는 등 동

몬트리올 이 총영사, 캐나다 산불 진화 한국 해외긴급구호대 격려 방문

포사회 발전에 기여했다고 소개됐다.

재외동포청은 '정부포상 업무지침'에 따

라 17일부터 오는 31일(월)까지 재외동포

청 홈페이지 등을 통해 붙임과 같이 포상

후보자를 공개하여 국민들의 의견을 수

렴하고 있다며, 후보자에 대해 의견을 31 일(월) 24시(한국시각 기준)까지 의견 제

출처로 제출해 달라고 안내했다.

의견 제출처는 이메일(hjunkim15@korea.kr)이다.

재외동포청은 공개 명단은 최종 추천 대 상자가 아니며, 이번 공개검증 절차를 거쳐 재외동포청 공적심사위원회에서 최종 포 상대상자(안)을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제출한 의견은 민원으로 접수되지 않으며, 별도의 회신은 하지 않는다. 허위, 비방 정보 접수를 방지하기 위해 작성자

는 반드시 실명과 연락처를 기재해야 한

다. 실명과 연락처 미기재 시 제출하신 의 견은 반영되지 않는다. 한편 작년도에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재외동포 정부 포상 유공자 명 단이 최근에야 공개됐다. 작년도의 서부캐나다지역 유공자는 해 오름한국어학교의 박은숙 교장이 선정됐 다. 표영태 기자

6월도 식품물가 중단없이 고공 고통행진

신선과일, 빵값에 연간 상승률 9.1%로

소비자물가지수는 2.8%로 크게 낮아져

전체 소비자물가는 꾸준하게 하락하며

2%대까지 떨어졌지만 시장바구니 물가

는 여전히 높게 형성돼 서민 가구에서 물

가 안정을 체감하기 어려워 보인다.'

연방통계청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지수(CPI)에서 연간 상승률이 2.8%로

2021년 7월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내

려왔다.

그러나 서민 가계에 가장 중요한 식품

물가는 9.1%를 보이며 여전히 높은 상승

세를 이어갔다. 각 식품별 상승률을 보면

육류가 6.9%, 빵제품이 12.9%, 유제품이

7.4%, 그리고 기타 가공식품이 10.2%를

각각 기록했다. 또 신선과일 가격이 가장

빠르게 상승하는 품목으로 5월 연간 상

승률이 5.7%에서 6월에 10.4%로 2배 가 깝게 뛰었다. 특히 과일중 포도는 전달에

비해서만 30%나 올랐다.

식품보다 더 서민 가계에 고통을 주는

것은 바로 모기지 이자로 연간 상승률이

무려 30.1%나 껑충 뛰었다. 지난 12일 캐

나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다시 0.25%

포인트 상승한 5%로 인상했기 때문에

모기지에 의한 소비자물가 상승 압박은

여전히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소비자물가가 2%대로 떨어지

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바로 휘발유

가격이 전년에 비해 21.6%나 하락했기

대문이다. 이는 작년 6월 세계원유가가

급등하면서 기저효과를 보인 것이다. 월

간으로 보면 1.9%가 올랐다. 표영태 기자

이재완 주몬트리올 총영사는 지난 17일

(월) 퀘벡주의 빌드흐를 방문해 산불진

화 협력을 위해 파견된 한국 긴급구호

대를 격려차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 한국 기업 POSCO Future M과 Volta Energy Solutions, 온타리오주의 Green Oil Inc. 그리고 몬 트리올한인회가 151명의 대원에게 격려

오찬을 제공하며 소방관들에 대해 감사

의 뜻을 전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금번

퀘벡주 산불진화 협력을 위해 소방관을

파견한 국가이다. 이 총영사는 또 퀘벡주산불방재센터

발도흐 사무소와 발도흐 소방서도 방 문했다.

퀘벡주정부 Balanchette-Vezina 천연 자원산림부 장관은 이재완 총영사와의 화상통화 계기로 한국 소방관들의 기여 에 대해 각별한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지난 3일 개시된 한국 긴급구호대 산 불진화 협력활동은 17일과 18일 이틀간 의 휴식 후 다시 재개되어 8월 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밴쿠버 중앙일보

제5224호 2023년 7월 19일 수요일 The Korea D aily COPYRIGHT 2023 안내 : (604)544-5155

공주, 물 빠진 지 사흘만에 또 호우경보 “하늘도 무심”

18일 오전 11시30분 충남 공주시

옥룡동. 며칠 전 내린 폭우로 빌

라와 아파트 지하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발생했던 곳이다. 전날까

지 복구작업이 한창이었지만 이

날 새벽부터 세찬 비가 내리면서

야외 작업은 사실상 중단됐다. 공

주시청과 자원봉사자들이 지하에

서 물에 젖은 장판과 가재도구·가

전제품을 밖으로 꺼냈지만, 빗물

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아파트와

빌라 앞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

기 더미는 언제 수거될지 기약이

없다고 했다. 옥룡동 주택가 골목

에도 치우지 못한 쓰레기가 곳곳

에 쌓여 있었다. 침수 피해가 발생

한 지 사흘이 지났지만, 인력 부족

으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침수 피해를 본 주민들은 우산

을 쓴 채 밖으로 나와 금강 쪽을

바라봤다. 지난 15일 겨우 대피소

로 피했던 한 주민은 “여기(옥룡

동)에서 40년을 살았지만 이런 물

난리는 처음”이라며 “하늘도 무심

하지”라고 말했다. 옥룡동 주민들

은 비가 19일 오전까지 이어질 것

이라는 기상 예보를 듣고는 “오늘

밤 제대로 잠을 잘 수 있을지 모

르겠다”고 걱정했다. 호우경보가

내려진 공주에는 18일 오후 9시까

지 69㎜가 내렸다. 오후 들어서는

시간당 16.0㎜가 넘는 세찬 비가

전국적으로 집중호우 피해가 커

지는 가운데 정치권의 잇따른 막

말 논란과 부적절한 처신이 국민

적 공분을 부르고 있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우

크라이나에 가서 한 행동과 말은

우리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궁평

지하차도로 밀어넣는 것과 마찬

가지”라고 발언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을 청주 오송 지

하차도 참사에 빗대 비판한 것이

다. 당 안팎에서 ‘유족의 아픔을

정쟁에 이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

18일 오전에도 비가 오는 가운데 폭우 피해를 당한 충남 공주시 옥룡동에 치

우지 못한 쓰레기가 쌓여 있다.

말리려 꺼낸 가재도구 다시 다 젖어

예천 산사태현장 옆 대피소 ‘불안’

전국서 이번 폭우로 사망·실종 50명

오늘 장맛비 그친 뒤 체감 35도 폭염

쏟아졌다. 지난 14일 밤부터 15일

새벽까지 500㎜의 기습적인 폭우

가 내리면서 도심은 물론 인근 읍·

면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금강교 수위는 5.3m(18일 자

정 기준)로 경계수위(11m)보다는

낮지만 상류인 대청댐에서 초당

2403t의 물을 방류, 안심할 수 없

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강 지

류인 공주시 소학동 혈저천도 급

속하게 수위가 다시 상승했다. 이

번 폭우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혈 저천 둑 안쪽 논도 모두 잠겼다가

겨우 물이 빠졌지만 세찬 비가 다 시 내리면서 침수 위험이 높은 상 태다.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너비의 둑 안쪽은 흙이 모두 쓸려나가 언제 붕괴할지 모를 정 도로 위험했지만 복구 작업은 이 뤄지지 못했다. 혈저천 둑 한쪽에 있는 농어촌공사 관할 소학제2배 수장도 담장이 무너지고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한편 지난 13일부터 쏟아진 집 중호우로 사망·실종자가 발생한 경북 예천군 마을 대피소 중 일부

여당 ‘홍준표 폭우골프’ 진상조사

정진석 “박수 보내달라” 주민 반발도

이 커지자 김 의원은 8시간 만에 페이스북을 통해 “부적절한 언급

을 한 것은 제 불찰”이라며 “유가

족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 거

듭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여권에서도 설화(舌禍)가 불거

졌다. 경북 지역 산사태가 일어난

지난 15일 골프장을 찾아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

시장은 17일 페이스북에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는 하천 범람에 직접 노출되거나, 산사태로 초토화된 현장에 대피 소가 인접해 있어 우려가 큰 것으 로 나타났다. 예천군 감천면 진평 2리 마을회관, 은풍면 금곡1리 경 로당은 산림청이 지정한 ‘산사태취 약지역 대피소’다. 하지만 18일 진 평2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홍화영 (72·여)씨는 “마을회관 뒷산에도 커다란 금이 가 있는데 불안해서 어떻게 여기서 밤을 지새울 수 있

겠나”라고 말했다. 금곡1리 경로당

도 5m 정도 바깥에 하천 범람으 로 도로 일부와 다리 난간이 유 실된 상태였다. 감천면 벌방리 노 인복지회관은 산사태로 마을이 휩 쓸려 내려간 곳과 불과 10여m 떨 어진 곳이다.

이번 폭우로 44명이 숨지고 6명

이 실종됐다(18일 오후 기준). 실 종자 대부분은 예천 주민이다. 이 날 해병대는 한국형상륙돌격장갑 차, 상륙형고무보트 등 장비를 동 원했고, 소방 당국과 경찰은 수색 구조견, 드론을 투입해 남은 실종 자를 수색 중이다. 기상청은 19일 장맛비가 그친 뒤 체감온도가 최 대 35도까지 오르면서 전국적으로 폭염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공주=신진호 기자, 예천=김정석·김홍범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김의겸, 유족에 사과

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나”라고 항변했다. 이어 ‘ 국민 눈높이에 안 맞는다는 지적 에 동의하지 못하냐’는 취재진 물 음에 외려 호통을 치면서 “기자들 이나 눈높이에 맞게 질문 좀 하 라. 이것이 어느 시대 법이냐. 주 말에 공무원은 자유롭게 개인활 동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비판 여론이 고조되자 국민의힘은 진 상조사에 나섰고, 지도부에선 “공

직자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 고 나서도 반성할 줄 모르는 적반 하장 행태”(김병민 최고위원)라는 강도 높은 질책이 나왔다. 당 윤리 위원회는 오는 20일 회의에 징계 직권개시의 건을 상정했다.

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17 일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청양 수 해 현장에서 ‘특별재난지역 선포 검토’를 언급한 김기현 대표에게 “박수 한 번 보내 달라”고 말했다

가 주민의 반발을 샀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 A2 종합 2023년 7월 19일 수요일 오늘(수) 목 요일 금 요일 토 요일 29°/16° 맑음 25°/16° 26°/16° 28°/16° 밴쿠버 날씨
“민족 운명을 지하차도로 ” 발언 논란

무질서에도 법칙이 있다  사랑은 식고, 청년은 늙는다

는 평균 운동에너지에 비례한다. 물

박권의 미래를 묻다

고등과학원 교수

또 엔트로피가 늘었군…. 배운 것이

도둑질이라고 무엇이 망가지거나

어떤 일이 어그러질 때면 이론 물리

학자인 필자의 머릿속에 드는 생각

이다.

엔트로피(Entropy)란 무엇일까.

엔트로피는 무질서도를 재는 양이

다. 놀랍게도, 무질서에는 아무런 법

칙이 없는 것 같지만 사실 정확한 법

칙이 있다. 바로 열역학 제2법칙이

다. 이에 따르면 외부로부터 고립된

시스템에서 엔트로피, 즉 무질서도

는 결코 줄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시간이 흐르면 깨끗한 방은 어지럽

혀지고, 새로 산 자동차는 고장 나

고, 뜨거운 사랑은 식고, 젊은 청년

은 늙는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

은 망가지고 결국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으로 산산이 흩어진다. 어쩔 수

없다지만 무척 서글프다. 우리는 무

질서를 막을 수 있을까. 다시 말해

서, 우리는 열역학 제2법칙을 극복

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고 생각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전

자기학을 완성한 업적으로 유명한

19세기 영국 물리학자 맥스웰이다.

맥스웰의 악마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섞으면

미지근한 물이 된다. 당연한 말 같지

만, 미지근한 물은 저절로 뜨거운 물

과 차가운 물로 갈라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물의 온도는 물 분자가 가지

이 미지근하게 된다는 것은 물 분자

의 평균 운동에너지가 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에서 그것이 가졌던 운동

에너지 사이의 적절한 중간값으로

변한다는 뜻이다. 이것은 에너지가

변한 것이 아니라 빠르게 움직이는

물 분자와 느리게 움직이는 물 분자

가 모두 골고루 섞여 버린 결과다. 다

시 말해서, 무질서도가 증가한 것이

다. 이것이 바로 열역학 제2법칙이다.

맥스웰은 열역학 제2법칙을 극복

하기 위해 사고 실험을 하나 고안했

다. 어떤 균일한 온도의 물을 담은

무질서도를 재는 양, 엔트로피 미지근한 물, 물분자 섞인 때문 e메일 지워도 엔트로피는 증가 무슨 짓을 하든 무질서는 늘어

수조의 중간에 칸막이를 치고 작은

문을 단다고 상상해 보자. 이 작은

문은 아주 작아서 물 분자를 하나씩

통과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 작은

문은 계산 능력이 매우 뛰어난 지적

생명체, 이른바 맥스웰의 악마가 열

고 닫는다. 참고로, 작은 문을 열고

닫는 데에는 마찰이 없어 에너지가

소모되지 않는다.

이제 맥스웰의 악마는 왼쪽 칸에

서 평균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 분

자가 작은 문으로 다가오면 재빠르

게 작은 문을 열어 오른쪽 칸으로

보낼 수 있다. 반대로 맥스웰의 악마

는 오른쪽 칸에서 평균보다 느리게

움직이는 물 분자가 작은 문으로 다

가오면 재빠르게 문을 열어 왼쪽 칸

으로 보낼 수 있다. 그 외의 경우에

방치된 집의 깨진 유리창처럼,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은 망가지고 결국 존재하지 않는 그 무엇으로 산산이 흩어진다. [사진 픽사보이]

맥스웰의 악마는 문을 굳게 닫고 있

다. 이러한 작업을 계속하면 결국 평

균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물 분자는

모두 오른쪽 칸, 느리게 움직이는 물

분자는 모두 왼쪽 칸으로 옮길 수

있다. 다시 말해, 오른쪽 칸의 물은

뜨거워지고 왼쪽 칸의 물은 차가워

진다. 적어도 겉보기에는 열역학 제

2법칙이 극복된 것이다. 만약 이것

이 정말 가능하다면 왼쪽 칸과 오른

쪽 칸 사이에 생기는 물의 온도 차이

를 이용해 엔진을 돌릴 수 있다. 즉, 맥스웰의 악마는 지적 능력만으로

엔진을 돌릴 수 있는 것이다. 도대체

말이 되는가.

페르미와 함께 원자로를 발명한

물리학자 질라드는 말이 된다고 생

각했다. 다만, 그는 수조의 물과 맥

스웰의 악마를 포함한 전체 시스템

을 고려하면 열역학 제2법칙이 위

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맥스웰

의 악마는 물 분자의 속도를 측정하

고 그것이 평균보다 빠른지 느린지

계산해야 한다. 이러한 측정과 계산 은 필연적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며

결국 맥스웰의 악마는 수조 속 갈라

진 물을 통해 줄어든 엔트로피보다

더 많은 양의 엔트로피를 생성하게

된다. 그럴싸하다. 그런데 측정과 계

산, 둘 중 정확히 어느 부분에서 엔 트로피가 늘어나는 것일까.

1961년 당시 IBM에서 일하고 있

던 물리학자 란다우어는 질라드의

생각을 꼼꼼히 분석했다. 이후 ‘란

다우어의 원리’로 널리 알려지게 되

는 그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측

정은 에너지 소모가 거의 없는 아주 정밀한 장치를 통해 수행될 수 있다. 문제는 계산이다. 맥스웰의 악마는 입자의 속도를 계산한 후 그 정보를 이용해 문을 열지 닫을지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때마다 맥스웰의 악 마는 머릿속이든 메모장이든 어떤 저장장치에 그 정보를 기록할 수밖 에 없다. 그런데 새로운 계산을 하려 면 이전 정보는 언젠가 지워야 한다. 정보를 지우는 것은 되돌이킬 수 없 는, 즉 불가역적 과정이다. 이때 엔 트로피가 늘어난다.

디지털 탄소 발자국

최근에 탄소 발자국을 줄이기 위 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있 다. 그중에서 특히 디지털 탄소 발자 국을 줄이려면 쓸데없는 e메일을 깨 끗이 지우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일리가 없지 않지만 단지 부분적으 로만 맞다.

원리에 따라 e메일에 담긴 정보를 지우면 엔트로피가 늘 어나기 때문이다. 이것은 탄소 발자 국을 줄이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곰곰이 잘 생각해 보 면, e메일은 한 번에 깨끗이 지워지 지 않는다. 일단 e메일은 ‘휴지통’에 들어간다. 그것에 담긴 정보는 다른 정보로 덮어 쓰여질 뿐, 원한다면 어 느 정도 다시 복원될 수 있다. 결국 e 메일을 지우는 것은 완벽한 불가역 적 과정이 아니다. 이 경우 엔트로 피는 최소한으로만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우리가 무슨 짓을 하든 엔트로 피는 결국 늘어나게 마련이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다음과 같다. 엔트로 피를 늘리면서 매 순간, 매일 쏟아지 고 있는 e메일이 과연 그만한 가치 가 있는가.

A4 종합  2023년 7월 19일 수요일 2023년 7월 17일 월요일 26 제17882호 40판 오피니언
란다우어의
전면광고 A12  2023년 7월 19일 수요일

대금산조 외길 이생강·이광훈 부자

“음을 더 숙여라 아버지의 말씀

혼쭐 나 화났지만 결국 깨달아”

“아흔을 바라보는 지금도 팔굽혀펴기를

하며 체력 관리를 합니다. 호흡이 조금만

달려도 대금을 불 수가 없기 때문에 대

금 연습만큼 운동도 열심히 하는 거죠.”

대금 연주의 대가 죽향(竹鄕) 이생강

(86) 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

예능 보유자의 말이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꼿꼿하고 다부진 모습이었

다. 아들 이광훈(56) 대금산조 전승교육

사도 그의 뒤를 이어 대금 연주자가 됐

다. 이들 부자를 최근 서울 성북구의 대

금산조 전수관에서 만났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에 건너간 이생강

보유자의 선친은 고향이 그리울 때면 피

리와 단소를 불었다고 한다. 아버지가

악기로 토해내는 한 맺힌 소리가 어린

아들에게 마음의 응어리로 남았던 것일

까. 이 보유자는 다섯 살에 처음 단소를

손에 쥐었다. 붙들고 가르쳐준 사람이

없는데도 금세 소리를 냈다.

취구에 바람을 불어 넣어야 하는 관

악기는 두드리기만 하면 소리가 나는

타악기나 건반 악기와 달리 소리를 내

는 것 자체가 어렵다. 폐활량이 약한 어

린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쉽게 소

여덟살 시작한 대금, 계속 불려고 아흔 앞둔 지금도 팔굽혀펴기

리를 내니 아버지가 눈여겨봤던 것 같 다”고 이 보유자는 어린 시절을 회상했 다. 재능을 알아본 그의 아버지는 “무엇

이든 불어보고, 어떤 소리든 내보라”며

퉁소·소금 같은 동양 악기뿐 아니라 플

승이자 든든한

예인이 많은 남도로 내려가자”고 했다. 아들의 재능을 알아 본 아버지의 결단이었다.

명태를 파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 아들은 모객용으로 악기를 연주했

6070 어르신들의‘이야기

6070세대가 이야기 구연 재능을 겨루

는 예능프로그램 ‘오늘도 주인공’(tvN

STORY·사진)이 18일 최종 경연을 펼친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보균)가 제

작을 지원하는 이 프로그램은 한 마디

로 어르신들의 ‘이야기 배틀’이다. 지난

달 13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

일 오후 7시 방송된다. 높은 경쟁률을 뚫

고 선발된 6070 이야기 예술인들(이야기

할머니)의 이야기 구연 실력과 끈끈한

다. 그러다 1947년 전주역에서 한주환 (1904~1966)의 눈에 들었다. 한주환은

대금산조의 창시자 박종기(1879~1941)

의 제자였다. 그때부터 이생강 보유자

는 80년 가까이 국악 외길을 걷고 있다.

하고 많은 악기 중 왜 대금이었을까.

그는 “대금은 중·임·무·황·태 5음계뿐

이지만 미분음으로 나눠 불면 무궁무진

배틀’ 대망의 우승팀은

팀워크에 “활력 넘치셔서 너무 보기 좋 다” “어르신들의 도전을 응원한다” 등 시청자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방송된 5화에서는 최종 무대를 앞두고 팀별 연습에 돌입한 이야기 할머 니들이 연예인 팀장들(장동민·정영주· 육중완·홍윤화)로부터 중간 점검 평가 를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18일 방송되

는 최종 6화에서는 4개 팀의 이야기 구 연극 공연이 펼쳐진다. 뮤지컬·국악·밴

드·넌버벌 등 4개의 융·복합 장르와 이

야기 구연이 결합된 형태다. 최종 우승

팀은 어린이와 학부모 방청객의 투표, 심사위원의 점수를 합산해 결정된다.

방송에 출연한 이야기 할머니들은 프

로그램 안팎에서 시니어 스타로 활약하

고 있다. 방영희씨는 KTV 특집 생방송

에 출연해 “프로그램을 찍으며 내 인생

의 봄날이 이제야 왔구나, 내 삶의 주인

공은 나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프로

한 음을 낼 수 있다. 세밀한 표현이 가능 하기 때문에 재즈나 크로스오버 음악 에도 잘 어울린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피아니스트, 기타리스트와 함께 연주 하는 크로스오버 공연을 수차례 선보 였다. “퉁소나 단소는 일본과 중국에도 있지만 대금은 우리나라에만 있어 더 특별하다”고 덧붙였다.  이광훈 전승교육사는 “여러 국악 관악 기 중에서도 대금은 악기가 길고 취구가 크기 때문에 소리를 내기 어렵다”며 “일 단 대금을 불 줄 알면 다른 악기는 상대적 으로 쉽다. 그게 대금의 매력”이라고 했다.  이 전승교육사는 대금 명인인 아버지 의 연주를 들으며 자랐다. 좋은 대금 소 리를 구분하는 능력은 자연스럽게 그의 피에 녹아 있다. 이 전승교육사는 “대금 에서는 반음 내린 ‘플랫’을 ‘숙인다’고 표 현한다”며 “아버지가 ‘음을 더 숙여라’ 말씀하시면 ‘어떻게 더 숙이라는 건가’ 생각하며 화도 났다. 그렇게 안 쉬고 4~5 시간 연습하면서 아주 조금씩 귀가 열리 는 경험을 했다”고 했다. “숙이고도 더 숙 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생강 보유자는 지금도 매일 6~8시 간 대금을 연습한다. “여덟 살 때부터 대 금을 불기 시작했지만 대금을 익히는 일 에는 끝이 없다”며 “남은 생을 대금 연 주와 후학 양성에 바치고 싶다”고 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제17880호 40판

그램 진행을 맡은 정치학자 김지윤씨는 “100세 시대, 열정과 용기가 있으면 어떤 나이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게 됐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최종화에서 선보인 4개의 이야기극을 소극장 무대에 맞게 각색, 우승팀을 주요 출연진으로 해 10월부터 전국 3개 내외 도시에서 약 10회 공연할 예정이다.

B6 종합  2023년 7월 19일 수요일 2023년 7월 13일 목요일 20
루트와 색소폰 등 당시 일반인들은 구 경도 하기 어려운 서양 관악기를 구해다 주곤 했다. 아버지는 그에게 첫 음악 스 후원자였다.  1945년 광복 이후 이 보유자는 가족 과 함께 귀국해 전라도로 향했다. 부친 은 “일단 소리꾼과
‘오늘도 주인공’ 18일 최종 경연 이생강 대금산조 예능 보유자(오른쪽)와 그의 아들 이광훈씨. 이생강 보유자는 86세의 나이에도 매일 6~8시간씩 대금 연습을 한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B9 전면광고  2023년 7월 19일 수요일

&인터넷 e-중앙일보 (매주 화,수,금,토 발행)

연락하십시오. 바로 내일 게재됩 니다. 중앙타운 & 홈페이지 업소록 광고문의 Tel. 604-544-5155 Email:ad@joongang.ca www.joinsmediacanada.com

604-544-5155/5150/5153 Email: ad@joongang.ca Printed on July 19th, 2023

$100/월
신문발행4회
지금
부동 / / 산 매매 등기 / 공증서 / 유언장 / 비지니스 매매 / 양도위임장 / 계약서 / 진술서 604.416.0211 법률 공증사무소 최병하 법률공증사 헬스타운 비타민 쇼핑몰 OPEN gdvitamin.com 건강식품 3000여종 취급, 저렴한 가격, 한국택배까지 박보영 B Vancouver West 전문 “30년 경력의 전문가 www.bopark.ca 22년 상담 604-319-6330 “올바른 학습방법, 기분좋은 학습결과” www.eliteprep. ca Junior Elite Prep Consulting 604.736.8922 하다현 AGATHA HA T 604-505-7738 주택 융자 모기지 전문 부장 ) 주택/자동차/비지니스/여행자 보험 외 한인종합보험( 주 유 용 규 ong o 604.803.9746 YYo T.604 . 936 . 77 77 #101-15375 102A Avenue. Surrey. BC vict orc ga@hotmail .com 식당/식품 #210-1175 Johnson St, Coquitlam BC V3B 7K1 T. 778 285 28 04 아씨마 켓 코퀴틀람점 이 있는 Jho 과 Glen 교차몰 원장 임정 환 / 원장 임신 영 / 원장 김경수 임플란 트 · 교정 · 잇몸 치료 신경치 료 사랑 니 크라운 코퀴틀람 센터 그린 치과 오약 국 · 가정의 밴쿠 버 한인 오약 국 T 604-800-225 #100-50 4 Cottonwood 이글리 지 밴쿠 버 한인약 #201B-119 4 La nsdowne Dr 103- by BC V3N 4R7 최고 딜러 기술력 진정 여러분이 찾던 정비 sh Pick up & Delivery Se ▶엔진튠업 ▶쇼바 및 서스펜션 ▶마후라 수리 및 교환 ▶컴퓨터 및 각종 전기장치 ▶각종 오일 및 필터 교환 ▶엔진/밋숀 교환 및 수 ▶브레이크 수리 및 교환 ▶타이어 교환 및 휠 밸 ▶에어컨 및 히터 604-430-8040 5757 B ford St. B rnaby 서스 Enlish Srv 604.461.4043 604.461.4040 한국어비 geice 2902 St.Johns Street, Port Moody, BC V3H 2C3 차량 수리기간 중 무료 대차 90% 이상이 고정 고객인 회사 권원식 부동산 T.604-306-6750 bkwonrealtor@gmail.com BRUCE KWON PREC 30년 오랜 경험의 전문 리얼터 레스토랑 전문, 맞춤형 부동산 김영선 부동산 778.241.5555 밴쿠버 최고의 부동산 전문가 www.youngsunkim.com 건강식품/의료기 교육 학원/학교 금융 보험/은행 법률 회계사/공증/공인번역 버나비 에드먼즈 2호점 T. 604-468-2432 의료 Registered Clinical Counsellor, MA, MEd Tel. 778-887-7275 연우심리 상담소 延 友 심리치료 / 놀이치료 / 심리검사 / 부부상담 / 가족상담 604-492-2875 #525-329 North Rd, Coquitlam, BC Tel. 604-992-2580 모 기 지 전 문 가 이경은 모기지 실적 1위 604.319.8080 도승준 모기지 사업대출 전 문 크리스 김 한인 빌리지 One stop으로 모든 쇼핑이 가능한 복합쇼핑몰 대표번호 : 604-544-5155 밴쿠버 중앙일보 5 박신일 법률공증사 NOTARY PUBLICSHINIL PARK 부동산 등기/사업체 양도 유언장/위임장/증언서/공증 T604.936.72 7 한상훈(James Han) T. 604.671.7783 코퀴틀람 지점 604 420 0019 다운타운 지점 604 609 2700 캐나다 미국 캐나다 상법 변 호사 상법 및 부동산법 / 각종 법인 관련 업무 T. 604.433.0787
회계법인 회계/세무/감사/사업계획 및 상담 T. 604-936-5222 광고문의 604-544-5155 하나치과 그룹 김영복 원장/임신영 원장/김경수 원장/임정환 원장 www.hani nd ental .com 진료시 간: 월- 금 9:30am~6pm, 토 9:30am-4pm 버나비 한남슈퍼 3층 310호 60 4- 421-2804 국 가디언 한인 약 Guardian HANIN PHARMACY #201-329 North Rd, Coquitlam 604.939.7880 코퀴틀람 한인빌리지내, 한아름마트 옆 이민/유학 웨스트캔 이민컨설팅 공인이민컨설턴트 최 주 찬 WestCan Immigration Consulting T: 604-461-010 www.westcanimm.com #304-566 Lougheed Hwy. Coquitlam BC 0 해외투자이민 전문기업 클럽이민과 상담하세요 +82-2-549-5993 자동차 주택 가구/건축/인스팩션 부동산 ALL POINTS REALTY 위니박 부동산 winniepak@remax.net www.winniepark.net 604 813 80 00 비지니스 / 투자건물 / LEASE / 경매물건 남승오 부동산 C har les Nam PREC* 604 710 3897 집매매 콘도매매 부동산 투자 신규분양
16회
el:
주태근/앤디김
전면광고 B12  2023년 7월 19일 수요일

Turn static files into dynamic content formats.

Create a flipbook
Issuu converts static files into: digital portfolios, online yearbooks, online catalogs, digital photo albums and more. Sign up and create your flip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