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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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이란·아르헨티나 등 6개국, 내년부터 브릭스 합류

UAE·에티오피아·이집트도 가입 시진핑·푸틴 한목소리로 환영 입장 FT “G7과 경쟁 원한 중국의 승리”

중국·인도·러시아·브라질·남아프리카

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 정상회의인

브릭스(BRICS)에 내년부터 사우디아

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이란·이

집트·아르헨티나·에티오피아 등 6개국

이 새로 합류한다. 브릭스 회원국이 늘

어난 것은 2010년 남아공의 합류 이후

13년 만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올해 의장국인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

사 대통령은 제15차 브릭스 정상회의 마

지막 날인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브릭스 확대의 첫 번째 단계로 이

들 국가가 내년 1월 1일부터 회원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자리한 4개국 정상

과 화상 참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

아 대통령은 한목소리로 축하의 뜻을

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회원국 확

대는) 국제사회에 신흥국과 개도국의

공동 이익을 향한 브릭스 회원국의 결

심을 보여준다”며 “세계 평화와 개발을

위해 브릭스의 구조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브릭스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오늘 시작한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외무

부)에 따르면 이번에 회원으로 선정된 6 개국 외에 베네수엘라·말레이시아·베트

남 등 17개국이 브릭스 가입을 공식 요 청했다. 비공식적으로 관심을 표명한 국 가까지 포함하면 40개국이 넘는다.

FT는 “이번 결정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경쟁자가 되기 위해 브릭스 의 급속한 확대를 추진했던 중국의 승

리”라고 지적했다. 6개국은 모두 중국

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참여에 서명

한 국가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브릭스 확대는 서구를 견제하려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확대는

중국이 주도하고 러시아와 남아공이 지

지한 결과”라며 “영향력 확대를 위해 석

유 산유국 1위인 사우디를 초대한 것”이

라고 보도했다. 통신은 “인도는 브릭스

가 중국의 대변인으로 전락하는 것을 경

계했고, 브라질은 G7 등 서방국과 대립

각을 세우는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실제 시 주석은 지난 23일 전체회의

연설에서 “신흥국들의 힘을 모아야 한

다”며 브릭스 확대를 강하게 밀어붙였

다. 반면,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합의에 기반한 브릭스 확대를 지지한

다”며 ‘조건부 확대’를 강조했다. 로이

터 통신에 따르면 인도는 브릭스 회원국

이 되려면 국제 제재 대상이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제시했고, 1인당 국내총

생산(GDP) 등 경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고 한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엇

박자를 내는 사우디는 이번 브릭스 가입

으로 외교의 무게중심을 중·러 쪽으로

한 발짝 더 옮겼다. 사우디는 미국의 대

러시아 제재 국면에서 산유국 협의체인

오펙 플러스(OPEC+)를 통해 러시아와

공조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이런 사우디

에 밀착하면서 중동에서의 영향력 확대

를 시도하고 있다. 올해 3월 베이징에서

앙숙인 사우디와 이란 사이를 중재해 국

교 정상화 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

란의 합류 역시 이란핵합의(JCPOA) 파

기 등을 이유로 제재를 가동 중인 미국

으로선 달갑지 않은 결과다. 이유정기자uuu@joongang.co.kr

‘보호출산제’국회 소위

산모 정보 보호하되 출산 기록 남겨

최근 출생신고 없이 태어난 영아가 살 해·유기된 사건을 계기로 화두가 됐던

‘보호 출산제’ 관련 법안이 24일 국회 상 임위 소위를 통과했다.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 사소위원회는 회의를 열어 사회·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위기 임산부가 익명으로 출산하고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보호

출산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위기 임신

및 보호 출산 지원과 아동보호에 관한

특별법’을 의결했다.

임신 및 출산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

성을 보호하고 아동에게 안전한 양육

환경을 보장하겠다는 취지로, 출산한

산모가 신원을 숨기더라도 지방자치단

체가 아동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보호출산제로 태어난 아이가 나중에

엄마의 정보를 찾고 싶더라도 찾기 힘들

다는 점이 쟁점이었다. 하지만 논의 과

정에서 산모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되

출산 기록을 충실히 남겨 현행 입양 시

스템처럼 추후 산모 및 자녀의 동의 하

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해당 법안은 당초 국민의힘 김미애 의

원이 지난 2020년 12월 보호출산에 관

한 특별법이라는 이름으로 발의했지만 여야 논의 과정에서 법안명이 일부 변 경됐다. 복지위는 25일 전체회의를 열어 해당 법안을 심사·의결할 방침이다.  ‘병원 밖 출산’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입법의 또 다른 양대 축인 출생통보제 가 지난 6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보호출산제의 경우 양육 포기를 부추기 고 영·유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이 제기돼 논의가 지연된 바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비대면 진료 법제 화 방안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의 경우 계속 심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지영기자lee.jiyoung2@joongang.co.kr

A7  2023년 8월 26일 토요일 2023년 8월 25일 금요일 제17911호 40판 14 종합
통과  익명 산모도 출생신고
2024학년도 수능 원서 접수 시작 오는 11월 16일 치러지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원서 접수가 24일 전국 84개 시험지구 교 육지원청과 일선 고등학교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날 오전 광주광역시 교육청을 찾은 수험생들이 작성한 응시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종합
가능

여름 피하고 시설 늘리고  지자체 ‘국제행사 업그레이드’

“제2 잼버리 막아라” 점검 분주

내달 열리는 산청 항노화엑스포

그늘막·화장실·청소인력 등 확충

여수

경남 산청엑스포조직위원회는 다음 달

15일 ‘2023 산청 세계전통 의약항노화

엑스포’ 개막을 앞두고 초긴장 상태다.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사

태로 국제행사를 보는 부정적 시각이 확

산한 데다 안전대책·위생 등 행사장 관리

에 관심도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35일

간 열리는 이 행사에는 30개국에서 120

만명 이상 찾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남

도와 산청군, 엑스포조직위는 최근 현장

점검과 회의를 거쳐 위생·안전·편의시설

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그늘막을 기존

620m에서 1300m로, 680m를 더 늘였다.

노약자가 도보로 이동하기 힘든 1.2

㎞(산청한의학박물관~동의전무대) 구

간은 ‘힐링열차(14인승)’ 6대를 운영한

다. 누각·정자·평상 등 쉼터 73개소도 설치한다. 이미 있는 상설 화장실 25개

에다 임시 화장실 11개도 추가할 계획이

다. 화장실 청소 인력도 기존 6명에서 대

행용역 업체를 선정해 15명을 보강한다.

이 엑스포는 전체 사업비 147억4000만

원 중 37억원을 국비로 지원받았다. 조

직위 관계자는 “새만금 잼버리 이후 경

남에서 치르는 첫 국제행사인 만큼 ‘작

은 실수도 있어선 안 된다’는 생각에 최

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국제행사를 준비 중인 전국 자치단체

가 ‘잼버리 불똥’을 피하기 위해 안간힘

을 쓰고 있다. 날씨로 인한 행사 차질을

우려해 개최일을 바꾸거나, 행사 관리

를 책임질 전담 공무원제 운용 방침을

밝힌 곳도 있다. ‘국제’ ‘세계’ ‘엑스포’

등 명칭이 붙은 자치단체 주관 국제행

사는 상당수가 국비를 지원받는다.

부산시는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결정이 11월로 예정된 가운데 새

만금 잼버리 대회 부실 운영이 막판 유

치전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까 조심하

는 모습이다. 올해를 ‘전남 방문의 해’로

정한 전남도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

서울시, 난자 동결 시술비 최대 200만원 지원

20~49세 여성 300명이다. 이들은 난

자 채취를 위한 사전 검사비와 시술 비

용 가운데 50% 등 최대 200만원을 받을

다. 하반기 국제행사인 국제수묵비엔날

레(9월 1∼10월 31일)와 영광 e-모빌리티

엑스포(10월 6일~9일), 국제농업박람회

(10월 12∼22일) 등이 열린다. 4만여명이

방문하는 전국체전(10월 13∼19일)과 남

도음식문화축제(10월 6∼8일) 등이 줄

줄이 예고돼 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연일 행사 예정지를 방문하며 사전 준비

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전남도는 2026년 7월 개막할 여수세

계섬박람회의 개최시기 변경도 추진하

고 있다. 7월 17일부터 8월 16일로 예정 된 박람회 기간에 폭염과 장마·태풍 등 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섬 박람회 주 무 대가 될 여수 돌산 진모지구 일대는 바 다를 메워 만든 매립지다. 여수시 관계 자는 “영화 촬영 세트장으로 활용됐던 진모지구 현장은 나무 그늘조차 찾기 힘들었던 새만금 잼버리 부지와 유사하 다”며 “박람회를 5~6월로 앞당기는 방 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다음 달 7일부터 9 일까지 개최하는 ‘2023 경북바이오산업 엑스포’ 현장 점검을 거듭하고 있다. 강 원도는 다음 달 22일부터 한 달간 열리 는 ‘2023 강원세계산림엑스포’를 앞두고 가을 태풍에 대비한다. 엄태석 서원대 교수(복지행정학과)는 “자치단체 국제 행사는 지역 이미지 제고나 관광객 유입 등을 정책 효과로 앞세우고 있어 사전 경 제성 평가가 정확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국비 지원 시 감사를 전제 조건으로 한 사후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동·부산·여수·고성·포항·산청=최종권· 위성욱·최경호·박진호·김정석·안대훈기자 choi.jongkwon@joongang.co.kr

전국 지자체가 출산율 끌어올리기에 안

간힘을 쓰고 있다. 난자 동결 시술비를

주고 난임 시술 지원대상 소득 기준을

폐지한다. 난임전문의사 상담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2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시는 다

음 달부터 난자 동결 시술 비용을 준다.

지원 대상은 서울에서 6개월 이상 거주

수 있다. 시술 이후 1년 이내 신청해야 하

며 난자 보관료·입원료 등은 제외된다.

차병원이 서울시에 제공한 자료에 따

르면 난자 동결 시술 건수는 2019년 599

건에서 지난해 1131건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난자 동결 시술은 회당 약 250

만~500만원이 들고, 건강보험 급여 항

목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난자 동결 시술비는 다음 달 1일 열리

는 서울시 출산·육아 종합 누리집 ‘몽땅 정보 만능키’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모든 산모에게 100만원 상당 산후조리경비 바우처를

다음 달 1일부터 지급한다. 쌍둥이를 낳

은 산모에겐 200만원을, 세쌍둥이 이상

출산한 산모에겐 300만원 상당을 지원 한다. 35세 이상 산모에겐 산전 검사비 로 1인당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계획 도 세웠다.

충북도는 내년부터 난임 시술비 지원

대상 소득 기준을 폐지하기로 했다. 지

금까지 난임 시술비 지원 대상은 중위

소득 180% 이하 가구였다. 도 관계자는

“올해는 2500건에 20억원, 내년은 4100

건에 30억원이 될 것 같다”며 “난임 지

원은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저출산 대

책”이라고 밝혔다.

충북도는 난임시술여성 가사서비스

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시술자가 난임시

술 후 회복 시까지 가사서비스를 이용하

면 최대 20만원까지 준다.

서울 송파구는 이달부터 ‘난임 전문 의사 심층 의료상담’ 서비스를 하고 있 다. 대상은 관내 난임부부 또는 임신을 원하는 주민이다. 송파산모건강증진센 터에서 주 3회 이상 상담하며 전액 무료 다. 난소기능검사도 공짜로 해준다.  경기도는 난임시술 시 난자가 채취되 지 않아도 본인부담금을 지원하는 방안 을 검토하고 있다.

나운채기자na.unchae@joongang.co.kr

A8 종합  2023년 8월 26일 토요일 2023년 8월 25일 금요일 18 제17911호 40판 전국
섬박람회 7월�5·6월 고려 산후경비 바우처 내달부터 지급 충북, 난임시술여성 가사서비스 지난 2일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에 대원들이 누워있다(왼쪽). 산청 항노화엑스포 행사장에 그늘막이 설치됐다. [사진 중앙포토·산청엑스포 조직위]
전면광고 A12  2023년 8월 26일 토요일
B8 전면광고  2023년 8월 26일 토요일

앞엔 단풍, 뒤엔 설산  알프스 걷고 있는 이 생에 감사

스위스는 생각보다 작은 나라여서 취

리히에서 당일치기로 알프스를 다녀오

는 데에도 무리가 없었다. 그렇게 나는

타고난 ‘산파’처럼 이 산 저 산을 유랑했 다. 영화 ‘007과 여왕’의 촬영지인 쉴트

호른(2971m)을 비롯해 융프라우요흐

(4166m)와 알레치 빙하, 니체가 사랑했

다는 ‘고독한 은신처’ 실스마리아도 다

“뭐? 일주일짜리 패키지여행도 아니고

한 달씩이나 스위스에 있다가 왔다고?

돈이 얼마나 많은 거야?”

2021년 9월, 스위스 취리히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왔다. 스위스는 비싼 물가

로 워낙 악명이 높은 나라다. 당연히 많

은 이가 부러워했고 몇몇은 질투 어린 시

선을 보냈다. 지금부터 이 지면은 스위스

예찬으로 꽉 채워질 예정이다. 한 번도

스위스에 다녀와 본 적이 없다면 지금 당

장 ‘알프스 적금’을 개설하길 권한다.

아내의여행

누구나 동경하는 알프스이지만, 이전

의 나는 좀 시큰둥했다. ‘케이블카 타고

오르는 산이 뭐 그리 매력적인가’ 싶었

다. 게다가 나는 산보다 바다에 끌리는

‘바다파’다. 준비물이 많은 산보다 비키

니 한장이면 충분한 바다가 좋다. 하지

만 스위스에선 나를 바꿔야 했다. 버스· 기차·케이블카 등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스위스 트래블 패스’를 들고 매일

아침 기차역으로 향했다.

제17911호 40판

녀왔다.

알프스에서의 마지막 날. 그린델발트

에서 피르스트(2184m)까지 올랐다가

바보같이 울음이 터져 나왔다. 난 좀 건

조한 인간이라 분할 때 빼고는 울지 않

는 편이다. 그날 무슨 일인지 정상까지

오르는 케이블카가 운행을 멈췄고 두

시간가량 힘든 산행을 해야 했다.

산에 올라 맥주 한 병을 마시고 하산

했다. 그게 다였다. 걷는 내내 발밑에는

푸른 허브 밭이, 눈앞에는 가을 단풍이

그리고 등 뒤에는 하얀 설산이 우리와

함께였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종민과

함께 걸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고, 알

프스를 걷고 있는 이 삶에 감사해서 눈

물이 났다고 말하지는 못했다. 그저 케

이블카가 고장 나서 안 해도 되는 등산

을 한 게 억울했다고 건조하게 답했을

뿐이다.

취리히에서 한 달을 지낸다는 게 쉬

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생에 한 번

쯤은 큰 결심을 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한 달 내내 취리히를 거점 삼아 알프스

 스위스 취리히 린덴호프 광장에서 본 구도심의 모습. 린덴호프는 TV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로, 피크닉 장소로도 좋다.  동화 속 알프스 마을 같은 그린델발트의 풍경.

이곳저곳을 오르내리고, 그러다 지치면 고요한 호숫가에 발라당 누워 현지인처

럼 휴식을 취해 보시라. 그럼 당신도 나 처럼 일주일에 네 번 이상 동네 뒷산을

찾고, 한 달에 한 번꼴로 ‘한국의 100대

명산’을 오르게 될지도 모른다. 요즘 나

는 등산 장비가 하나둘 늘어나는 걸 불

편해하면서도 점점 ‘산파’가 되어간다.

다 이놈의 스위스 때문이다.

남편의여행

당시만 해도 코로나가 한창이었다. 한

데 바이러스보다 살인적인 물가가 더 걱 정이었다. 여행 짐을 싸면서도 손이 덜 덜 떨렸다. 스위스에서는 돈 좀 아껴보

려고 햄버거를 사 먹어도 2만원이 필요

하고, 작은 식당에서도 한 사람당 5만원

이 우습다고 했으니까.

걱정과 달리 스위스도 사람 사는 곳

이었다. 마트에 진열된 식재료는 물건값

이 서울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한 끼 음

식으로 먹기 좋은 반조리 식품과 샐러

드도 우리 동네 편의점 물가와 비슷했

다. 메뉴도 다양해서 풍기 리소토, 볼로

냐 스파게티, 태국 그린 카레, 피자, 치킨

등 취향대로 고를 수 있었다.

취리히 사람이라고 해서 세끼를 전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해결하는 건 아니

었다. 공원이나 호숫가를 산책할 때마

다 목격한 것이 벤치에 앉아 간단히 끼

니를 때우고 떠나는 현지인의 모습이었

다. 사람 잡는다는 취리히의 물가 속에

서도 한 달 살기를 할 수 있었던 건 현지 인처럼 지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주 마트에서 점심거리를 사 들고 취리히 시 내가 내려다보이는 린덴호프 광장에 올 랐다.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로도 유명 한 그곳이 우리의 아지트이자, 레스토 랑이었다.  가끔은 진짜 레스토랑도 갔다. 현지 문화를 이해하는 데 전통 음식만큼 좋 은 재료도 없기 때문이다. 사계절 젖과 꿀이 흐를 것만 같았던 알프스도 1960년 대 이전에는 가난한 산골이었다고 한다. 우리 정부가 베트남전쟁에 군대를 파견 해 돈을 벌어 왔던 것처럼, 스위스도 전 쟁터에 용병을 보내 겨우 먹고 살았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겨울, 딱딱하게 굳 은 치즈를 수프처럼 녹인 다음 빵을 찍 어 먹었던 것이 퐁듀의 원형이 됐단다.  사연 많은 스위스 음식을 먹는 건 늘 행복했지만, 내 주머니를 설득시키기엔 사실 부족했다. ‘감자전이 3만원, 찐 감 자가 5만원…’ 지갑을 열 때마다 정신이 아득했다. 그때마다 기분 풀라고 은덕은 내 입에 스위스 초콜릿을 넣어줬고, 마 음이 사르르 녹아내렸 다. 인생도 여행도 달 고 쓰고 중독성이 강 하다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된 한 달이었다. 글·사진=김은덕·백종민 여행작가 think-things@naver.com

스위스 취리히 한 달 살기 정보 ●비행시간 약 13시간 ●날씨 알프스 하 이킹이 목적이라면 5~10월이 적기. ●언어 독일 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 등 지역마다 사용하는 언어가 다른데 기본적으로 영어도 잘함. ●물가 외식비와 교통비는 비싸지만, 마트 물가는 한 국과 비슷한 수준. 되레 더 저렴한 품목도 있음. ●숙소 1500스위스프랑(약 220만원) 이상(집 전체 사용, 취리히 시내에서 30분 내외 거리)

마트에서 끝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B10 종합  2023년 8월 26일 토요일 2023년 8월 25일 금요일 20
만능 교통패스로 당일치기 알프스 ‘바다파’였던 아내 ‘산파’로 변해 마트 간편식 의외로 가성비 높아 스위스 취리히 10년째 신혼여행   낭만적인 취리히 호수의 풍경.  융프라우요흐 정상에서 본 알레치 빙하.  전통 음식 퐁듀.  스위스는 물가가 비싸다. 현지인의 일상도 마트에서 시작해

주태근/앤디김

604-544-5155/5150/5153 Email: ad@joongang.ca Printed on August 26th,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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