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국회 휴회기간 맞춰 윤관석·이성만 영장 재청구
민주당 전대 돈봉투 의혹 관련
체포동의안 없이 4일 영장심사
윤·이 의원 “검찰, 기습 꼼수영장”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윤관석·이성만 의원
에 대해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이
달 15일까지 국회가 휴회 기간이어서 두
의원의 구속 여부는 체포동의안 표결
없이 바로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김영철)는 1일 윤 의원과 이 의원에 대
윤관석 이성만
해 각각 정당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
을 청구했다. 검찰은 5월 24일 두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6월 12일

국회가 체포동의안을 부결하면서 자동
기각됐다. 검찰은 윤 의원에게 2021년 5
월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송영길 전
대표 당선을 위해 민주당 의원 20명에게


300만원씩 총 6000만원을 뿌린 혐의를, 이 의원에겐 비슷한 시기 민주당 지역 본부장에게 줄 현금 1000만원을 송 전 대표 경선캠프 관계자들에게 건넨 혐의 등을 적용했다. 검찰은 앞서 영장이 기 각된 뒤 두 의원의 혐의에 대해 보강 수 사를 해왔다.

민주당은 종일 술렁였다. 이성만 의원 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기 습적 영장 재청구는 국회 의결 사항을 전면적으로 무시하는 명백한 정치 행
위”라고 주장했다. 윤관석 의원도 입장
문을 내고 “검찰이 꼼수 구속영장을 청
구했다”며 “반헌법적, 정치 보복적, 편
“우리가 잠재적 아동학대범인가” 특수교사들 울분
‘주호민 사건’ 계기 성토 이어져
고소당한 해당 교사는 복직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특수교사를 신고한 사건이 알려
지면서 특수교사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1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수원지방법원에 주씨에게 고소당한 특
수교사 A씨의 선처를 요청하는 탄원서
를 제출했다. 교총은 “(이번 사안은) 학
부모가 교사와 다른 학생 모르게 교실
수업 내용을 무단 녹음해 신고한 것”이
라며 “몰래 녹음이 허용되는 교실이라
면 앞으로 교사는 물론 학생까지 모든
행동을 감시당하고 사생활이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져 학생, 학부모, 교 원 간 신뢰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주 장했다.
장은미 전국특수교사노조 위원장은
“특수 교사 입장에서 ‘내가 잠재적인 아 동학대범인가’라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
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분노가 커지면
서 임태희 경기교육감은 직위 해제 중이
던 A씨를 1일부터 복직시키기로 했다.
특수교사들은 학교 현장 실태는 주씨
사건보다 더 심각하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한 특수학교에선 학부모가 “왜 아
이의 몸에 멍이 생겼는지 설명하라”며
매일 등교 때마다 학생의 전신에 상처
검사를 요구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이 갑자기 머리
를 박거나 주변 친구들을 할퀴는 등의

행동을 하는데도 학교에서 상처가 생
기면 부모가 항의한다. 결국 교사 사비
로 학생에게 병원 진료를 보게 했다”고
말했다.
일반 학교에서 근무하는 특수교사 박
모(43)씨는 “수업 진행을 못 할 정도로


대변 실수를 자주 하는 학생이 있어 학
부모에게 특수학교 전학을 권유했더니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고 하더라”고 전
했다. 병원 진료를 권했더니 학부모는
“교사 트라우마 때문 아니냐”며 진료를
거부하기도 했다. 박 교사는 “결국 학생
이 복용하던 약의 부작용으로 확인돼 허탈했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특수교사만의 문제가 아니
라고 지적한다. 지난달 27일 교총이 발
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교원 3만 2951명 중 86.8%가 주의력 결핍과다행 동장애(ADHD), 경계성 지능·성격·인 격 장애 학생의 학부모 민원이나 문제 행동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문제 학생에게 필요한 대책을 묻는 문항엔 ‘수업 방해 시 즉각 분리 조 치 권한 부여’라는 답이 30.5%로 가장 많았다. 정원화 전국특수교사노조 정책실장 은 “현행법상 초등학교 한 학급에 특수
교육 대상 학생 6명까지 있을 수 있는데,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거나 ‘1학급 2교 사제’처럼 교사를 추가 배치하는 제도
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정상원 인턴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법적 영장 재청구에 단호히 맞서 싸우
겠다”고 말했다. 두 의원에 대한 영장실
질심사는 4일 이뤄진다.
민주당 내에선 검찰의 영장 재청구가
향후 돈 봉투 수수 의혹을 받는 의원들
에 대한 ‘줄소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7월 검찰
은 송 전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박용수
씨 구속영장 청구서에 돈 봉투 수수 의
원을 ‘20명’으로 특정했다. 법사위 소속
의원은 “검찰이 일부 의원들에 대해 혐
의를 입증할 만큼 자료를 쌓아둔 것 같
다는 이야기가 있다. 만약 그렇다면 꽤
타격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
번 영장 재청구를 계기로 8월 중으로 예 상되는 이재명 대표에 대한 추가 영장 청구 시기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 이 나온다. 한 친명계 의원은 “용산에서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을 빨리 청구하라’ 고 압박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두 사 람에 대한 영장이 발부되면 비회기 중이 라도 시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와 관련, 한 검찰 관계자는 “현재 이 대 표의 소환 일정 조율은 하지 않고 있다” 며 “일정을 역산해보면 8월 15일 이전에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불가능 하다”고 전했다. 박현준·성지원 기자 park.hyeonjun@joongang.co.kr
조선통신사선, 212년 만에 일본으로 1811년 순조 때 12차 조선통신사의 마지막 사신 행차 이후 212년 만에 일본으로 떠나는 조선통신사선이 1일 부산 중구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항하고 있다. 조선통신사선은 대마도 이즈하라항 축제와 연계해 5~6일 이틀간 선상 박물관을 운영하고 시민들에게 선상 전통 공연 등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송봉근 기자



Fed도 꽂혔다, 톱가수‘스위프트 효과’
미국 순회 콘서트 수익만 1조3000억
호텔·식당 매출도 코로나 이후 최대
Fed 보고서에 내수 진작 효과 언급
내년 2월 호주 콘서트 개최 소식에
항공 예약 급증, 14편 추가 편성도
우리는 모두 테일러 스위프트의 경제
안에 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Fed)도 스위프트의 행보에 주목한다. 23일(현지시간)월스트리트저널 (WSJ)이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4)
가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이같
이 표현했다. 지난 3월부터 다음 달 9 일까지 미국 전역을 돌며 진행하는 콘
서트 '디 에라스(The Eras)'가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현상을 조 명하면서다. WSJ는 "20여 개 도시에 서 호텔·음식점 등의 수요가 코로나 19 확산 전 수준까지 회복됐다"며 "
테일러 스위프트가 오면 팬들이 내수
를 진작시키는 이른바 '테일러노믹스 (Taylornomics·테일러와 경제의 합성 어)'"라고 소개했다.
WSJ에 따르면, 총 52차례 열리는






이번 콘서트의 수익은 10억 달러(약 1 조 29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
다. 2018년부터 5년째 이어오는 엘튼

존의 콘서트 수익(약 8억 8000만 달 러)을 상회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 기






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스위프트가 일으키는 돌풍에 미 연
준(Fed)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2일(
현지시간) 연준이 발표한 경제동향보
고서 베이지북에는 스위프트 콘서트
가 창출한 경제적 가치가 언급됐다.
지난달 공연이 열렸던 신시내티에선
호텔 예약률이 98%, 총 매출이 260만
달러(약 33억 원)에 달했다. 라스베이
거스·미니애폴리스 등에서도 호텔 수
요가 코로나19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
다. 시카고 투어 기간엔 대중교통 이
용률이 4만 3000회 추가 발생했다. 지
난 5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은 "
지역 전체의 관광업이 둔화하던 중 스
위프트의 콘서트가 열리면서 호텔·식
당 매출이 코로나19 확산 전 수준으로
지난 3월부터 미국 전역을 돌
며 콘서트를 열고있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테일러노믹
스’ 열풍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아래 사진은 지난 6월 피츠버
그에 있는 애크리슈어 스타디
움에서 열린 스위프트 콘서트. [AP=연합뉴스]
돌아갔다"고 밝혔다.
스위프트가 향후 호주·유럽·남미 등
해외 공연을 계획하면서 테일러 효과
는 전 세계로 번지는 모양새다. 글로
벌 공연 티켓 판매회사 티켓 마스터
는 이달 초 스위프트의 프랑스 콘서
트 표 예매일을 앞두고 홈페이지 서버
가 마비돼 판매를 미뤄야 했다. 항공 사 에어뉴질랜드는 내년 2월 콘서트가
열리는 호주행 비행기 예약이 급증해
항공기 14편을 추가 편성했다고 밝혔
다. 지난 6일(현지시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캐나다에서도 스위프
트 공연을 해 달라"는 취지의 글을 온
라인에 올렸다가, 전례 없는 산불 사
태 중에 경솔한 발언을 했다는 비판
을 받기도 했다.
스위프트는 성공한 가수일 뿐 아
니라 비즈니스에서도 수완을 보여줬
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백악
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앨
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는 2019년
펴낸 책 『로커노믹스(Rockonomics)
』를 소개하며 "(스위프트는) 예술의
희소성을 가장 잘 이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2017년 스위프트는 6집 앨범
을 발매하며 3주간 음원 스트리밍 서
비스를 중단한 뒤, CD를 사거나 음원
을 다운로드 받아야만 자신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했다. 앞서 2014년엔 세


계 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를
상대로 "수익을 공정하게 배분하자"며
음원 제공을 중단하기도 했다. 그는
콘서트 표도 오랜 기간 분할 판매해
온라인 등에서 재판매되지 않게 했다.
스위프트는 17세에 데뷔한 이래 앨
범 판매량, 콘서트 규모, 수상 경력 등
여러 분야에서 신기록을 세웠다. 2010
년 3집 앨범을 발매하며 전곡을 작사·
작곡·편곡해 주목받았다. 여성 가수로
는 최초로 세 차례(2010·2016·2021년)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앨범상'을 수

상했고, 빌보드 메인 차트인 '빌보드
200'에 통산 12번 오르며 여성 가수
최다 기록을 세웠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한국 대기업의 역사적 책임은
압축
성장 한국형 경제 기적 뒤 ‘반기업 정서’ 그림자
다. 대기업과 관련해 박정희 정부의 경제 정책은 크게 두 번의 변곡점을 겪었다.
저자
‘자본주의 이전’ 경제와 ‘자본주의
이후’ 경제에서 달라지는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대기업
의 등장이다. 대기업은 자본주의의
핵심(core)에 해당한다. 자본주의에
비판적인 시대가 되면 ‘반(反)기업
정서’가 확산한다. 자본주의에 우호
적인 시대가 되면 ‘친(親)기업 정서’
가 확산한다.
자본주의 탄생 이래 대기업에 대
한 반감과 호감은 역사적으로 공존
했고, 시차를 두고 출렁거렸다. 한
국의 경우, 서구와 구분되는 반기업
정서의 역사적 유래가 존재한다. 이
지점을 제대로 파악해야만 우리는
한 단계 높은 사회적 통합을 달성하
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2021년 7월, 한국을 선진국으로 지
정했다. 회원국 만장일치였다. 식민
지의 경험이 있는 제3세계 국가 중
최초이고 유일한 경우다. 한국은 어
떻게 선진국이 될 수 있었을까? 여
러 가지 분석이 있을 수 있다.
성장 중심에는 수출 - 중공업 전략
그 중 하나는 박정희 정부가 주도
했던 ‘수출-중화학공업 중심 산업
화 전략’이었다. 다른 하나는 이병
철, 정주영, 박태준, 이건희로 상징되
는 한국 기업인들의 ‘기업가 정신’이
다. 박정희 정부의 국가주도 산업화
와 민간 대기업의 기업가 정신은 서
로 맞물려서 작동했다. 이 두 요소
가 어울리며 한편으로는 ‘한국형 경
제기적’을 만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형 반기업 정서’를 만들었다.
한국형 경제기적과 한국형 반기
업 정서가 어떻게 연결됐다는 말인
가? 이를 알려면, 박정희 정부 시절
대기업의 성장과정을 알아야만 한
로컬프리즘
를 철거하고 새로 아이파크를 짓겠
습니다.”
지난해 5월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정몽규 HDC현대산업
개발그룹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그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
괴사고 114일 만에 “(단지 전체를) 모
두 철거하겠다”고 했다. 23~39층이
무너져 6명이 숨진 건물을 포함해 8
개 동을 다시 짓겠다는 의미였다.
앞서 정 회장은 참사 엿새 후 대국
민 사과를 하면서도 전면 철거에 대
제17889호 40판
한 뜻을 내비쳤다. “안전점검 결과 문제가 있다면 완전 철거 후 재시공
까지 고려하겠다”고 했다. 이후 정
회장은 입주예정자들의 재시공 요
구를 받아들여 전면 해체를 약속했 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새로운 회 사로 거듭나겠다”라는 뜻도 밝혔다.
‘현산 환골탈태’까지 거론했던 약
속은 1년 2개월 만에 빛이 바랬다.
현산이 지난 11일 해체계획 설명회
에서 일부 층을 제외한 철거 계획을
밝히면서다. 이미 완공된 8개 동의
1월 11일 23~39층 내·외부 구조물이 붕괴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아이파크 신축 공사현장. 프리랜서 장정필
첫번째 변곡점은 수출 노선의 채 택이다. 채택 연도는 1964년이다. 이 노선의 채택으로 박정희 정부는 수 출 기업에 대해 파격적인 수준의 금 융 혜택을 제공한다. ‘무역금융’ 혹 은 ‘수출금융’으로 불리는 정책이다. <표 1>을 보자. 1966~72년의 기간 동안 일반 대출금리는 23.2%였다. 무역(수출)금융 금리는 6.1%였다. 무역금융 대비 일반대출의 금리 격 차는 무려 17.1%포인트였다. 배율로 보면 3.8배였다. 수출 기업 중에는 대기업 비중이 중소기업보다 더 컸 다. 결과적으로 ‘대기업을 더 많이’ 지원하게 된 셈이다.
닉슨 독트린이 부른 충격 둘째 변곡점은 중화학공업 노선 의 채택이다. 채택 연도는 1973년이 다. 당시 중화학공업은 선진국이나 하는 산업이었다. 저개발 국가는 경 공업 정도만 해도 대단한 것으로 평 가됐다. 박정희 정부가 중화학공업 정책을 편 이유는 안보위기 때문이 었다. 미국은 1960년대 중후반에 걸 쳐 강력한 흑인 민권운동과 베트남 반전운동에 직면한다. 닉슨 정부는 1969년에 닉슨 독트린을 발표한다. 골자는 ‘아시아가 공산주의 위협을 받더라도 우리는 간여하지 않겠다’ 는 것이었다.
1972년 2월, 닉슨은 전격적으로 중 국을 방문한다. 한국전쟁 기간에 서 로 죽고 죽이는 원수로 지내다가 서 로 화해하게 된 것이다. 베트남 반전 운동→닉슨 독트린→중국과의 데
탕트 과정을 거치며 주한미군이 한
국에서 전면 철수할 조짐을 보였다. 한국의 안보위기 상황에서 박정희 정부는 ‘자주 국방’을 추진했다. 자 주 국방의 연장에서 방위산업 육성 을 추진했다. 방위산업 육성에는 돈 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외국에서 차 관 도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빌려주 는 나라가 없었다. 결국 차관 도입은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