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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실업률 3개월 연속 상승 중
BC주 실업률 하락은 취업 포기자 늘어
새 이민자의 고용률도 전년 비해 하락
BC의 텔러스 6000명 인원 감축안 발표

연방통계청이 4일 발표한 7월 노동시장 통계에 따르면, 실업률이 3개월 연속 상
승했다. 5월 전달에 비해 0.2% 포인트, 6
월에 0.2% 포인트 상승했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3개월 연속 실업률
이 올라간 것이다.
작년부터 7월까지 이어진 기준 금리로
경제 둔화를 유도했던 긴축 정책이 서
서히 그 효력이 나타나는 것일 수 있다.
특히 7월 실업자들 중에 절반 이상인
53.6%가 막 일자리를 잃은 새로운 실업자
였다. 38.7%는 기존 실업자였다. 나머지 7.7%
는 임시 구조조정이나 새 일자리를 시작
하기 전 대기의 임시 휴직 상태인 경우다. 이런 상황 속에 BC주는 실업률이 전달
5.6%에서 0.2% 포인트 내린 5.4%로 선방
했다. 전국에서 4번째로 낮은 실업률이다.
그런데 이 수치는 실직자가 줄어서가
아니라 15세 이상 경제활동 인구 중 노동
시장에 들어오려는 인구 수가 감소해서
일어난 일이다. 실제 임금 노동자 수는
277만 8100명에서 277만 6600명으로 오히
려 1만 600명이 감소했다. 그래서 15세 인
구 대비 피고용 인구의 비율은 61.6%에서
61.4%로 0.2% 포인트 낮아졌다.
이와 관련해 BC주 브렌다 베일리 직업
경제개발혁신부 장관은 "중앙은행( Bank of Canada)의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BC
주가 7월에 풀타임 노동자는 4100명 증가
했고, 파트타임 노동자가 5700명이 감소
했다"며, "BC주는 꾸준하게 풀타임 일자
리를 늘려 올해 들어서만 3만 2500개가
늘었다"고 말했다.
베일리 장관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이자 금리 인상, 산불, 가뭄, 공급망 붕
괴 속에서, 주정부는 주민과 비즈니스를
돕기 위한 정책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이런 와중에 BC주에 본사
가 있는 텔러스가 6000개의 일자리를 줄
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적으로 고용이 감소한 업종은 건 설(-45,000; -2.8%), 공공행정(-17,000; -1.4%), 정보예술여가(-16,000; -1.8%), 그
리고 수송창고(-14,000; -1.3%) 업종이다.
반대로 고용이 늘어난 업종은 사 회지원(+25,000; +0.9%), 교육서비스 (+19,000; +1.3%), 금융보험부동산렌트리 스(+15,000; +1.1%), 그리고 농업(+12,000; +4.6%) 업종이다. 핵심 노동연령대의 새
이민자의 고용률도 작년 7월 80%에서 이
번에 77.7%로 2.3%포인트가 하락했다. 이 는 캐나다 출생자가 86.6%로 별 변화가 없었던 것과 비교가 됐다. 이렇게 고용 상황은 좋지 못하지만
해 올랐었다. 이번 발표에서 포스트세컨더리 졸업자 의 일자리와 전공 관련 분석 연구결과도 공개했는데, 18세에서 24세 청년 노동자 중 30.6%가 자신의 전공분야와 관련된 직 업을 선택했다. 표영태 기자
해외서 갑자기 아프면 119응급의료상담 서비스가 도움
재외국민 119응급의료상담 서비스 이용자 증가
119응급의료상담 서비스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11월 일본을 시작으로 중

국, 동남아시아, 유럽, 미주로 확대됐고
2020년 2월부터는 전 세계 어디서나 이
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른바 ‘재외국민119응급의료상담서비
스’는 긴박한 상황에 처한 재외국민에게
365일 24시간 119종합상황실에서 응급의
학 전문의가 응급처치법 등을 제공하고
관계기관과의 협업으로 안전도 확보한다.
이 결과 지난해에만 재외국민 3811명(1
일 평균 10.4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고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2022
년 4분기에는 1228명이 이용하며 전년 4
분기 대비 117% 증가했다.
이처럼 의료상담 서비스는 대한민국
국민이 해외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의료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점
에서 국민 보호 기능을 한 단계 향상시
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의료 상담뿐만 아니라 해외의 자
녀가 국내 부모님 등 가족의 안전 확인
을 요청하는 방법으로도 유용한 서비스
로도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 같은 이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119응
급의료상담 서비스에 대한 국민 인지도는
밴쿠버 중앙일보 B.C. Day 공휴일 뉴스 발행 안내
8월 7일(월)은 B.C. Day 공휴일입니다.
따라서 8월 8일(화) 인터넷 신문은 휴간됩니다.
42.1%에 불과하다는 설문조사가 있었다. 아울러 최근 불거진 응급환자 이송 지연 문제로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역할 강화에 대한 목소리와 요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이에 소방청은 환자 상태 및 중증도 분
류에 따른 병원 선정을 위한 상담·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제공하고 있는 다양한 서비스와 역할, 이 용방법 등을 적극적으로 알리기로 했다.
이밖에도 시·도 119구급상황관리센터
상담 현황 분석을 통해 유행성 소아 바
이러스 질환과 같이 시기별·시간대별 자
주 묻는 질문들을 모아 국민이 필요로
하는 질병 정보를 미리 제공할 계획이다.
상담 표준 매뉴얼 제작 및 전문교육 과 정도 개설해 약물 복용과 같은 전문 상담
을 제공할 수 있도록 상담요원의 역량 향
상은 물론 구급지도의사 확충과 같은 대 책들도 함께 추진한다. 밴쿠버 중앙일보
2014년 캐나다서 만난
남북한 청춘남녀가 2029년 통일한국을
남북한 청춘남녀의 사랑 그린 뮤지컬 '그때 그순간 그대로'
매주 토요일 남북통합문화센터서 열리는 '한여름 밤의 꿈'
통일부 남북통합문화센터(이하 ‘센터’)는
8월 한 달 간 매주 토요일 마다 '한여름
밤의 꿈'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보다 다양한 세대가 남북
한 문화의 어우러짐을 체험하며 소통할
수 있도록 다채로운 공연으로 기획됐다.
첫째 주인 5일 오후 2시와 6시에는 1
층 대강당에서 창작뮤직컬 '그때 그순간
그대로' 펼쳐진다. 줄거리는 2014년 캐나
다에서 우연히 만난 북한처녀와 남한청
년이 2029년 통일된 한국에서 재회하여
꿈꿔왔던 사랑을 이루어가는 내용이다.
둘째 주에는 재즈밴드 어나더시즌의 재즈공연과 남북주민이 함께 꾸미는 난 타 오프닝 공연, 셋째 주에는 어린이들 을 위한 “빛과 모래가 들려주는 동화이 야기” 키즈힐링 매직쇼 등이 릴레이로 진행된다. 마지막 주에는 남북 음악인들 로 구성된 밴드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감 상할 수 있는 “음악으로 하나 되는 남북 밴드 콘서트”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연료는 무료이며, 마지막 주 남북밴 드 공연에서는 방청객 대상으로 경품추 첨 이벤트도 진행한다. 밴쿠버 중앙일보

007 뺨친 모로코 로케작전 “기동타격대 공짜로 섭외”

하정우(왼쪽)·주지훈 주연 영화 ‘비공식 작전’은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1980년대 중반 레바논에서 벌어진
영화 ‘비공식작전’ 오늘 개봉
1986년 한국 외교관 납치실화 배경
사건 현장인 레바논, 모로코서 재현
촬영허가 받으려 의료진까지 동행 “실감나는 카체이싱·총격액션 담아”
상어가 득실대는 바다(‘밀수’), 머나먼 우 주의 달(‘더 문’)…. 올여름 한국영화들은
다양한 배경의 액션 대결이 뜨겁다.
1986년 레바논 한국 외교관 납치 실


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비공식작전’(2일



개봉)은 이슬람·기독교 세력이 내전을 벌
인 당시 레바논의 이국적 풍광 속에 펼
쳐낸 대규모 총격·카체이싱 액션이 볼거
리다. 하정우가 실종된 동료를 구하러 레
바논에 간 외교관 민준, 주지훈이 우연히
민준을 돕게 된 현지 택시기사 판수를 연
기했다. 연출은 넷플릭스 좀비 사극 시리
즈 ‘킹덤’, 영화 ‘터널’ 등을 연출한 김성
훈 감독이 맡았다. 팬데믹으로 막힌 국
경을 뚫고 2022년 2월 극비리에 모로코


에 입국해 촬영하기까지, 극 중 탈출극만
큼 긴박했던 제작 상황을 제작진의 목소

리로 전한다.
하정우가 시나리오를 받은 때가 2018년
추석. 레바논과 가장 유사한 풍광, 할리
우드식 촬영 여건을 갖춘 모로코 로케이
대규모 액션장면들도 모로코 현지 물량을 동
원해 촬영했다. 하정우는 “이국에 고립된 상황
이 오히려 촬영에 집중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 어줬다”고 돌이켰다. [사진쇼박스]
션 촬영을 결정할 때만 해도 제작 과정은

순조로웠다. 하지만 2020년 3월 크랭크인
직전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분위기

가 급변했다. 김 감독은 “하늘 길이 막힌
상황에서 경유지인 파리에 있던 모로코
의료진 3명을 태우고 가는 조건으로 전세

기를 띄워 극적으로 입국할 수 있었다. (
이례적 입국 허가가 새어나갈까 봐) 파리
공항에선 화장실도 가지 말고 기다리란
요구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왕정국가인 모로코는 절차는 까다롭지 만 일단 촬영 허가가 나면 장소 섭외, 험 지 치안까지 정부가 돕는다고 류정훈 프 로듀서는 설명했다. “납치된 외교관이 ( 무장세력 차량의) 트렁크에 갇힌 장면을
외진 지역에서 찍었는데 모로코 정부가 경찰 중대, 기동타격 부대를 보내줬다” 면서다. 이같은 지원 덕분에 한국 스태프 100명, 현지 스태프 150명에 달하는 대규
모 인원이 낯선 문화에 서로 적응하며 영 화의 40%를 촬영할 수 있었다. (서울·스 위스 장면은 한국과 이탈리아에서 촬영 했다). 테러가 빈번히 발생하는 도심은 카 사블랑카에서, 좁은 골목에 자동차가 끼 어 옴짝달싹 못 하는 마을과 시장 풍광, 아틀라스 산맥에 둘러싸인 황무지는 마 라케시와 탕헤르에서 촬영했다.
다국적 캐스팅도 007 작전을 방불케 했 다. 2년 전 캐스팅한 외국 배우들이 그 사 이 다른 촬영 스케줄로 빠져 재정비를 거 친 게 전화위복이 됐다. 할리우드 영화에

참여한 전문 캐스팅 디렉터의 도움도 컸
다.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1’에
나온 배우 마르친 도로친스키, ‘왕좌의 게
임’ 등으로 알려진 번 고먼 등이 합류한
건 K콘텐트 덕도 있었다고 한다.





류 프로듀서는 “‘킹덤’을 연출한 김 감
[사진 쇼박스]
독을 만나보고 싶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
사이 ‘오징어 게임’이 히트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하정우·주지훈과 가장 많
이 호흡을 맞춘 현지 용병 대장 카림 역
의 페드 벤솀시는 ‘아메리칸 스나이퍼’ 등
의 영화에 출연한 배우다. 갱단 우두머리
나지 역의 아나스 엘 바즈는 SNS 팔로워
수가 수백만명에 달하는 모로코 스타다.
이슬람 국가인 데다, 라마단 기간까지
겹쳐 “촬영 말고는 할 것이 없어 오히려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었다”고 하정우는
돌이켰다. 제작진은 현지 묘사에도 신중
을 기했다. 김 감독은 “레바논 여러 종
파 군인들의 군복을 섞어 극중 현지 군인
모습을 중립적으로 표현했다”고 말했다.
비싼 체류비용을 줄이기 위해 같은 액
션 장면을 현지와 한국에서 나눠 촬영하
기도 했다. 민준이 탈출 도중 높은 건물
에 매달리는 장면은 현지 촬영 장면의 하
늘 색깔까지 맞춰 한국에서 이어 촬영했

다. 현지 군인들과 들개가 일행을 쫓는
장면, 마지막 공항 장면은 현지 배우들을
한국에 데려와 촬영을 마무리했다.
류 프로듀서는 “제작비가 많이 들긴 하
지만, 이국적 풍광과 현지인, 총격 액션의
자율성 때문에 해외 로케이션을 선호하
는 추세”라고 말했다.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악귀
홍성남의 속풀이처방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폭염이 계속되면서 납량 특집물이
쏟아져 나온다. 대개 공포물이고 악

귀 들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다.
현대인들은 “세상에 귀신이 어디 있
어?” 하면서도 혼자 있으면 귀신공
포증을 갖는다. 그리고 사람들의 이
런 심리를 파고드는 콘텐트는 한여
름 더위를 잊게 해준다.
고지식한 과학자들은 귀신의 존
재를 한사코 부정하지만, 과학이란
것 자체가 완전한 것이 아니고, 많은
민족이 그토록 오랫동안 생각해온
것이라면 악귀의 존재성에 대해 생
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세간에 떠도는 악귀들에 관한 이
야기를 보면 악귀도 여러 양상을 가
지는 것 같다. 보통 공포물에서 다
루는 악귀, 한 맺힌 귀신은 등급이
낮은 편이다.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
의 원혼으로, 자기를 죽인 사람에게
복수하고자 한다. 무소불위의 권력
을 가졌던 유물론자 스탈린은 말년

에 자기가 죽인 사람들의 원혼이 찾
아올까 봐 똑같은 방을 여러 개 만
들었고, 심지어 방을 찾아가는 길을
미로처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밤마다 원혼들이 자기 방을 찾아온
다고 공포에 떨었다고 한다. 유물론
자들도 악귀는 무서워한다.
전쟁통에 사람들을 죽인 군인들
도 같은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죽은
사람들의 원혼이 자기를 지옥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고 공포에 떠는 사
람들이 부지기수이다. 이것을 섬망
이나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
최근 종영된 드라마 ‘악귀’에서 주연한 김태리. 9급 공무원 준비생이다. [사진 SBS]
악귀도 여러 종류와 등급 있어 적개심 넘치는 사회 파고들어
부패한 정치인들도 그중 하나
최악은 무감각한 연쇄살인마
고 간단하게 진단하는 것은 경솔한 일이다.
지금도 자국민을 학살하는 미얀
마 군부 역시 가장 두려워하는 대 상이 원혼이라고 한다. 그래서 원혼 을 막으려고 불상 머리에 자기 머리 상을 얹어 놓는 기행마저 벌인다고 한다. 악귀가 단순히 여름 드라마의
소재만은 아니란 것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의 악귀는 사이 비 종교에서 주로 나타난다. 대부분 의 사이비 교주는 성장 과정이 곤궁
하고 궁핍하며 방치된 상태에서 유
기견처럼 자란 경우가 많다. 이들에
게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현상이 나
르시시즘 인격장애이다.
어린 시절 기본적인 보살핌조차 받지 못하고 자기 모습을 긍정적으
로 보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역설적 으로 자신을 과대 포장하여 자기 허 상을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대부분 의 사이비 교주는 정신착란적인 종
교적 망상 증세가 있어서 스스로 도 인이니, 예언자니 심지어 재림예수 니, 성령님이니 하면서 사람들을 현 혹하는 것이다.
무의식적 절박함으로 자신을 과
대 포장하는 것인데, 악귀는 이들의 심리적 취약점을 파고들어서 그 영
혼의 지배자가 된다. 교주들이 종교
의 창시자가 되게 하고, 신도들을 성
적으로 착취하거나 노동력을 착취
하게 만든다. 완전히 닫힌 집단 안에
서 병적인 신념을 주입하고 정신적
인 노예로 만드는 것은 악귀가 아니
고는 할 수가 없는 범죄행위이다.
더 높은 단계의 악귀들은 부패한
정치인들에 빙의한다. ‘도덕 정신병’
으로 불리는 인격 파탄, 욕망 차원
이 아닌 도덕적 차원의 사디즘. 자신
이 가한 위해나 파렴치한 행위에 대
해 일말의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 오히려 사람들에게 가학적
행위를 하면서 쾌감을 느끼고 스스
로 정의의 사도라 여기는 사람들을
일컬어 도덕적 정신병자라고 한다.
정신과 의사인 스콧 펙 박사는 이
런 부류의 사람들은 자신을 선량한
시민으로 위장하고 자기기만을 하
는 데 능숙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자신은 늘 정의롭고, 자신을 비난하
는 사람들은 부패한 무리이기에 응
징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반대 세력
에게 극단적인 발언을 하고 낙인을
찍기 일쑤이다. 사회심리학자인 에
리히 프롬은 이들이 양의 탈을 쓴 늑

대들이라고 일갈하였다. 바로 이런
도덕 정신병자들이 악귀에 들린 사
람들이다. 이들은 좌우 양쪽의 극단
주의자들 안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최악의 악귀는 사람
들에게 빙의하여 전혀 다른 인격체
의 모습을 갖게 하며, 사람을 해치
고 싶은 욕구에 사로잡히게 한다. 영
성 심리에서 연쇄살인범들을 악령
에 사로잡혔다고 하는 것은 이런 이
유에서이다. 수많은 사람을 아무런
가책 없이, 심지어 자신이 정의를 실
현한다는 망상을 품고 대량 학살하
는 사람들은 악귀가 들린 것이다.
악귀들이 사람 마음 안에 가득 불
어넣는 감정은 적개심이다. 적개심
은 사람들을 죽여도 괜찮다는 광적
인 생각을 갖게 하는 아주 위험한
감정인데, 이 감정은 자신이 정의의
사도이고, 그래서 살인할 권리가 있
다는 정신착란 상태에 빠지게 한다.
그래서 르완다를 비롯한 전 세계
곳곳에서 대량 학살극이 벌어진 것
이며, 우크라이나·미얀마 등지에서
여전히 인간사냥이 진행되는 것이
다.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악귀들의
세력. 적개심이 난무하는 곳에 나타
나는 악귀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언
뜻 보이는 것 같아 두려운 마음이다.
시조가 있는 아침 186
그리움
김일연(1955∼ )
참았던 신음처럼 사립문이 닫히고 찬
이마 위에
치자꽃이 지는 밤
저만치, 그리고 귓가에 초침 소리
빗소리 -한국현대시조대사전
위대한 여름도 가고야 만다
신음처럼 닫히는 사립문, 이마 위 로 치자꽃이 지는 밤에 들리는 초침 소리, 빗소리로 그리움을 형상화했 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비록 어지럽 고, 범죄가 난무해도 이런 서정의 세 계가 있는 한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 는 생각을 한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는 이제 온난화를 넘어 열대화로 들 끓고 있다고 경고했다. 우리나라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덥다는 이 여 름은 20여 명의 사망자가 나올 정도 로 살인적이다. 그러나 이 더위도 결 국 물러가고 라이너 마리아 릴케처 럼 생명의 계절을 그리워하는 때가 반드시 온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 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 를 태양 시계 위에 던져주시고/ 들판 에 바람을 풀어놓아 주소서// 마지막 열매들이 탐스럽게 무르익도록 명해 주시고/ 그들에게 이틀만 더 남국의 나날을 베풀어 주소서’(‘가을날’)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

태풍 마와르 피해 상당부분 복구 공항·호텔 등 관광시설 운영 재개
이나라한 웅덩이, 탕기슨 해변 등 섬 중남부 숨은 매력 찾아볼 기회
한국인이 관광 시장 전체를 좌우하는
먼 나라 섬이 있다. 미국령 괌이다. 한국
과 관광 시장을 양분했던 일본이 코로





나 여파로 해외여행을 멈춘 사이, 괌은
섬 전체가 한국인 세상이 됐다. 지난해
괌을 찾은 전 세계 여행자 32만 명 중에
서 19만 명이 한국인이었다.
한국인 천지였던 괌에서 한동안 한
국인이 사라졌었다. 지난 5월 섬 전체를
강타한 태풍 ‘마와르’ 때문이었다. 태풍
이 휩쓸고 지나간 지 두어 달이 지난 지
금, 공항·호텔·쇼핑몰·식당 등 시설 대
부분이 운영을 재개했다. 정상 회복을
선언했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달 괌을
방문했다. 두어 달 공백에도 한국인의
괌 사랑은 여전했다. 올해도 6월까지 18
만 명 넘는 한국인이 괌을 방문했다고


한다. 점유율이 61.2%에 이른다.




코로나도 가고, 태풍도 가고
지난달 19일 괌행 비행기에 올랐다. 소셜미디어와 언론보도를 통해 “태풍

잔해가 바다에 둥둥 떠 있다” “호텔·식
당 곳곳이 문을 닫았다” 같은 소식을 접
한국인이 사랑하는 괌



한


게 엊그제 같은데, 현장 모습은 전혀 달랐다.
두짓타니, 더 츠바키 타워, 롯데호텔
등 주요 호텔·리조트가 정상 영업 중이
었고, 야외 수영장과 레스토랑 모두 한
국인으로 북적였다. 니코 호텔 관계자
는 “태풍 직후 한국인 예약이 뚝 끊겼
는데 현재는 전체 투숙객 중 한국인이
30%가 넘는다”고 말했다. 한 달 넘게 중
단됐던 서커스 공연(수퍼 아메리칸 서
커스)도 지난달 재개했다.

쪽빛 바다에서 패들보드·카약·스노

클링을 즐기는 관광객의 모습도 그대
로였다. 현지에서 만난 칼 T.C. 구티에
레즈(82) 괌 정부관광청장은 “피해는


컸지만, 인명사고는 한 건도 없었다”
며 “한국인의 도움으로 괌 관광시장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6월

28~30일에는 괌 정부관광청과 진에어, PIC 괌 호텔, 괌 한인회 등이 투몬 지역
해변에서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을 벌이
기도 했다.
모든 상처가 아문 건 아니다. 시내 외
곽 도로에 쓰러진 나무가 남아있었다.
기념사진 명소로 통하는 스페인 광장에
도 나무가 뿌리째 뽑힌 흔적이 있었다.



관광 명소 ‘사랑의 절벽’도 타격이 컸다.






7.6m 높이의 명물 ‘연인 동상’과 과일 음
료를 팔던 노점이 태풍에 쓰러져 사라

졌다. 그래도 전 세계 연인이 남기고 간
‘사랑의 자물쇠’만은 절벽 난간에 굳건
히 매달려 있었다. 이날도 여러 한국인
연인이 자물쇠를 걸며 추억을 남기고
돌아가는 걸 봤다.
‘괌’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쇼핑이었
지만, 요즘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면
세·아울렛 쇼핑의 이득이 많아 사라졌
다. 이번에는 쇼핑몰이 몰려 있는 투몬
해변을 벗어나, 섬 곳곳을 돌며 괌의 숨


은 매력을 담아보기로 했다. 명품 가방 보다 인생 사진을 택한 셈이다.
제17896호 40판












괌은 작다. 우리나라 거제도와 비슷 한 크기로, 자동차로 2~3시간이면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신속하게 이동 하며 다양한 기념사진을 남기는 여행을 선호한다면 한인 택시나 현지 여행사 를 통한 반나절 남부 투어가 적당하다. 스페인 식민지 시절의 흔적이 서린 ‘솔 레다드 요새’, 괌 최남단 ‘메리조 마을’ 등을 두루 거치며 기념사진을 담을 수 있다. 4인 기준 200달러(약 25만원, 4시 간)가 보통이다. 100달러로 즐기는 렌터카 탐방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괌에서는 체류 30일까지 한국 운전면허 증만으로도 운전대를 잡을 수 있다. 소 형차의 경우 100달러(약 12만원, 보험 포함) 정도면 24시간 대여가 가능하다. 렌터카는 섬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돌 아보고 여유 있게 시간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이를테면 섬 남부 이나라한(Inarajan) 은 반나절 투어로 스쳐 지나기엔 아까 운 지역이다. 마을 끄트머리에 과거 화 산 폭발로 형성된 웅덩이가 여럿 있는 데,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물놀이 시 설로 통했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갯바 위가 해안선을 따라 장벽을 치고 있어 물살이 잔잔했다. 스노클링을 즐기기에 안성맞춤한 천연 수영장이었다. 전망대 가 설치된 암초 위에 올라서니 웅덩이 너머로 바다가 한눈에 펼쳐졌다. 괌을 여행한 한국인 중에서 괌 중부 지역의 ‘사랑의 절벽’을 모르는 한국인 은 없을 테다. 반면에 절벽 아래 탕기슨 (Tanguisson) 해변은 아는 사람이 드 물다. 25년 경력의 현지 택시 기사는 “백사장이 작고 편의시설도 없지만, 한 적한 매력이 큰 해변”이라고 소개했다. 탕기슨 해변의 명물은 바다 위에 우뚝 솟은 버섯 모양의 갯바위 두 개다. 썰물 시간 북쪽 해안을 따라 돌아가면 만날 수 있다. 탕기슨 해변과 이나라한 천연 수영장 모두 한국인을 찾아볼 수 없는 비밀의 명당이다. 괌=글·사진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여행정보=대한항공·제주항공·진 에어 등의 항공사가 괌 직항 편을 주 50회가량 운항한다. 코로나 관련 규 제가 사라져 PCR 검사나 백신 증명서 없이도 괌을 여행할 수 있다. 8월의 괌 은 한국의 한여름 날씨와 비슷하다. 햇 볕이 강해 선글라스와 모자가 필수다. 맑은 날에도 소나기가 잦은 편이라 우비 도 챙기는 것이 안전하다.
괌이 태풍 피해를 딛고 여행 정상화에 돌입 했다. 현재 공항·호텔·상점·관광지 등이 모두 정상에 들어갔다. 투몬 해변의 평화로운 풍경도 옛 모습을 되찾았다. 태풍 전 한 국인이 즐겨 찾았던 니 코 호텔의 워터파크도 현재 정상 가동 중이다. 이나라한의 자연 풀 장. 먼 옛날 화산의 영향 으로 생긴 천연 물놀이 시설 이다. 뮤지컬·서커스 등의 공연 도 모두 재개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차모 로 야시장’ 동상이 쓰러지는 등 피해가 컸던 관광지 ‘사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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